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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완득이
26 ver
완득이
원작 김려령
각본 김동우
-1-
감독 이 한
(주)유비유필름
어나더라이프컴퍼니(주)
#1. 캬바레 앞 (오후)
완득 어떻게 된 거에요?
-2-
#3. 학교(낮)
동주 야! 니들 고개 들어봐. 어서!
동주 완득이냐?
대답이 없는 학생들.
동주 이 새끼! 어디 갔어?
혁주 아까 수업 째고 발랐는데요.
동주 뭘 째고 뭘 발라?
동주 가방은 뭐야?
-3-
혁주 가방 버리는 게 특긴데요.
동주 도완득, 이 새끼.
(골목길)
좁은 골목길을 빠르게 달려가는 완득.
(재래시장)
행상1 여기 우리 구역이라니까!
완득부 (끌려가며) 아이고, 선생님. 한 번만 봐주세요.
행상1 놓으라고! 쬐끔한 새끼가 끈질기네!
민구 아, 아, 아. 채칼, 채칼.
행상2 뭐야, 이거. 병신들이 세트로 다니는구만.
-4-
(길거리)
넓은 도로를 달리는 완득. 저 멀리 시장의 입구가 보인다.
(재래시장)
힘겹게 일어난 완득부가 행상들에게 사정한다.
민구 완득아,
-5-
남자1 어, 저 있네. 꼬맹이 새끼.
남자2 야! 애기야! 일루 와! 일루 와! 애기야~~
완득부 빨리 가자.
완득 물건 챙겨가야죠.
완득 어서 챙기세요.
감독 자, 자! 하나만 잡자!
-6-
불안한 얼굴로 다시 포수의 사인을 받는 완득. 이어지는 투구. 타자의 엉덩이를 맞
히는 데드볼. 완득이 백스크린을 쳐다보면 9회말 2사 만루가 표시되어있다. 다시 다
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고 이어지는 연속투구. 타자의 머리위로 날아가는 공. 흠짓
놀라는 타자. 심판을 마스크를 맞히는 공. 마스크를 벗어서 완득을 노려보는 심판.
원바운드 되어서 포수의 급소를 때리는 공. 데굴데굴 구르는 포수. 이어지는 마지막
네 번째 공에는 심판과 타자가 흩어질 정도다. 모자를 벗어서 던지는 감독. 끝내기
포볼. 환호하는 상대팀 선수들. 인상을 쓰는 완득. 다시 공을 위로 튕긴다.
#7. 재래시장(낮)
-7-
다시 힘차게 양파를 던지는 완득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울 때, 떠오르는 타이틀.
완득이
#8. 동네 골목길(밤)
옥상을 올라오는 완득, 완득부, 민구. 완득부가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더니 갑자기 완
득의 뺨을 후려친다.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는 완득. 카메라가 옆으로 돌면, 건너
편 옥상에서 동주가 담배를 피며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10. 교실(낮)
-8-
동주 야자는, 그렇다, 치고, 수업을, 땡땡이, 쳐? 엉덩이 스무 댄데,
어제 아버지한테 맞았으니까 다섯 대 빼준다. 그럼 몇 대 남았어?
혁주 열 세 대 때렸구요. 두 대 남았어요.
동주 들어가!
#11. 교회(밤)
-9-
교통사고도 좋구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이번 주 안으로 꼭 부탁드립니다.
소리 자매님 오셨네요.
민구 완득아,
완득 어. 삼촌. (상자를 부엌에 놓으며) 오셨어요.
완득부 어. 그래.
완득 뭐 하시는 거에요?
완득부 이제 카바레도 나 같은 바람잡이는 써주지 않아.
그렇다고 집에 앉아 놀 수도 없고, 먹고 살아야지.
민구하고 시골장터를 돌아다녀 볼 생각이다.
민구 오일장, 오일장
완득부 (문뜩 완득에게) 혼자 있을 수 있지?
-10-
아저씨들, 고기반찬 올라와요. 변강쇠 깔창.
cut to
카바레 앞, 거리에서 춤을 추며 바람잡이를 하는 완득부.
그 옆에서 완득부를 지켜보는 민구.
cut to
완득부에게 춤을 배우는 민구.
완득부의 지적에 난처해하면서도 헤헤거리는 남민구.
cut to
뛰어난 춤 실력을 보이는 민구. 흐뭇해하는 완득부. 헤헤거리는 남민구.
cut to
멋지게 턱시도를 차려입은 민구. 중년의 여성이 다가온다. 중년여성을 리드하며 멋
지게 춤을 추는 민구. 주변의 사람들이 부러운 듯 바라본다. 노래가 끝나자 동작을
멈추는 민구. 황홀한 표정으로 민구를 바라보는 중년 여성.
-11-
중년여성 최고예요. 다음에도 한 번 잡아주세요.
민구 네, 네, 최고에요...
완득부 이거 너 가져라.
민구 이거, 이거,
완득 멋있다구요?
민구 헤헤헤.
이때 들려오는 소리.
문을 나서는 완득.
#15. 옥상(밤)
-12-
완득이 옥상으로 나가면 옆 건물의 옥상에 동주가 서있다.
동주 왜 백미야? 흑미 없어?
완득 오늘은 백미밖에 없었어요. 그 전 건 어제 다 먹었구요.
동주 아껴 좀 먹어, 새끼야!
-13-
동주 당신은 오 미터 거리에서 전화 하냐! 이 양반아!
#16. 완득 집(밤)
동주 우리 몇 번 만났는데, 이름이?
민구 난밍구, 난밍구,
동주 난닝구? 이야. 이름이 시원하네.
완득 남민구요. 삼촌이에요.
민구 난밍구, 난밍구,
-14-
동주 거. 가족 구성이 개성만점입니다.
(완득부에게 술을 따르며) 농담입니다. 아버님.
동주 아휴, 짐이 많네요.
-15-
#17. 완득집 옥상(밤)
민구 좋아요, 좋아요.
완득 그렇게 좋아요?
동주 와, 이 똥차 뭡니까?
완득부 시골장 다니려면 필요하잖아요.
동주 지금 가시는 거에요?
완득부 네.
동주 근데 갑니까? 이거? 툭 치면 쓰러지겠는데?
완득부 연식에 비해서 주행거리는 얼마 안 됩니다.
-16-
동주가 창문으로 머리를 쑥 넣더니 이내 뺀다.
동주 그, 햇반.
완득 햇반 달라고요?
동주 잘 챙겨먹으라고. 새끼야.
-17-
동주의 손에 들려있는 성경책이 보인다.
#20. 교실(밤)
그가 선생인지 의심스럽다’
서로 눈치만 보는 아이들.
insert
- ‘얌마! 도완득!’하며 부르는 다양한 동작의 동주 몽타쥬 몇 컷.
-18-
스스로 놀란 표정의 완득. 그런 완득을 학생들이 멍하게 쳐다본다.
혁주 이 새끼가!
#21. 교무실(밤)
동주 아버님이 말 안 해?
-19-
완득 저 어머니 없는데요.
동주 있어. 새끼야. 내가 너 처음 봤을 때 눈썹이 건방지게 진하다고 생
각했어.
완득 등본에도 없는 어머니가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와요?
동주 여어, 이 새끼 제법 묵직한 돌대가릴세. 십오 년 전에 등본에서만
빠졌어. 새끼야. 호적등본에는 그대로 있고, 알지? 호적등본? 네 부
모님 이혼한 것도 아니야. 그냥 십칠 년 동안 따로 산 것뿐이야. 니
어머님. 그 옛날에 뗀 호적등본을 아직까지 가지고 계셔.
완득 호적등본이요?
동주 그래, 새끼야. 그때는 한국 남자하고 결혼만 하면 자동으로 국적을
취득했단 말이야. 니 어머님, 호적등본에 이숙자라고 한국 이름으로
떡 등재돼 있어. 이 새끼야.
동주 만나볼래?
완득 내가 누군 줄 알고 만나요. 그 동안 나도 몰랐던 사람을 선생님이
어떻게 알고 어머니래요? ..... 나한테 왜 이러세요!
동주 얌마! 도완득!
#22. 길거리(여러 곳, 밤)
<야구연습장>
배트를 휘두르는 완득의 모습이 컷, 컷되면서 빠르게 보여진다.
<터널>
긴 터널을 걷고 있는 완득.
-20-
<유흥가>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를 걷고 있는 완득.
신경질적으로 문을 여는 완득.
-21-
동주 (옥탑으로 들어오며) 완득이 문 열었잖아. 이 양반아!
완득이 동주 앞에 컵을 하나 내려놓는다.
동주 하나 더 가져와.
동주 하나 더 가져오라고, 새끼야.
컵을 하나 더 내려놓는 완득.
동주 받어.
완득 ......
동주 받으라고. 새끼야.
동주 너 술 못 마시냐?
완득 스승이 고2 제자한테 하실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동주 닥쳐! 이 새끼야!
-22-
술을 한잔 마시는 동주.
#24. 교회(밤)
-23-
뭘 가르치겠어요? 그리고 이도저도 안되니 머리가 돌아버렸나 봐요.
완득 아저씨는 어느 나라 사람이세요?
핫산 아, 인도에서 온 핫산입니다.
#25. 완득 집 옥상(낮)
#26. 완득 집 앞(낮)
동주 씨불놈?
#27. 완득 집 옥상(낮)
완득 아버지.
완득부 응?
완득 ... 아니에요.
-24-
이 때 골목에서 들려오는 소리. 쿵쿵쿵하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동주의 고함이
섞여서 들려온다.
동주(소리) 이 봐! 나와 봐!
#28. 완득 집 앞(낮)
cut to
아저씨 이 씨불놈들이 어디서 생사람을 잡어!
동주 이 동네에서 씨불놈이라고 욕하는 사람이 당신 말고 또 누가 있어?
완득부 그냥 사과 하시면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아저씨 무슨 사과!
민구 씨불놈, 씨불놈, 씨불놈.
아저씨 아니, 웬 병신들이 떼거지로 나와서 지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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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느린 화면으로 전개된다. 놀란 얼굴로 완득을 쳐다보는 동주와 완득부. 완득부
가 완득의 다리를 잡으려고 두 손을 뻗는다. 한 쪽 다리를 들어 올리며 피하는 완
득. 넘어지는 완득부. 동주가 완득을 양손으로 껴안으려는 듯 감싸오면 허리를 숙여
피하는 완득. 역시 넘어지는 동주. 앞집 아저씨 앞으로 다가간 완득이 주먹을 뻗는
동작에서 컷.
#29. 파출소(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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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입니다. 오늘은 너무 화가 나서 실수를 한 모양인데
선처 바랍니다.
경찰1 제가 봐준다고 되나요. 합의를 봐야죠. 저기, 아저씨. 별로
다친 거 같지도 않은데 좋게 끝내세요. 그 집 앞, 아저씨네만 쓰는
데 아니에요. 아저씨도 도색 값 물어줘야 하는데 화해하시고 좋게
끝내시죠?
아저씨 그 똥차 도색해주고 말지. 저런 놈은 폭행죄로 집어넣어야 돼!
법대로 해. 법대로! 난 합의 못해! 씨불!
호정 오빠!!!! 그 입!
완득 죄송합니다.
-27-
경찰1 아저씨, 여기 도장 찍고 가세요!
#30. 교실(밤)
준호 이리 내. 새끼야.
혁주가 노트를 높이 들어서 피한다. 준호가 혁주의 멱살을 잡자, 혁주가 준호의 얼
-28-
굴을 강타한다. 넘어진 준호를 올라타는 혁주. 하지만 이내 전세는 역전돼서 준호에
게 깔리고 마는 혁주. 목이 졸려 얼굴이 홍시처럼 달아오른다. 컥컥거리는 혁주. 주
변의 학생들이 달려들어 두 사람을 떼어낸다.
윤하 줘.
윤하 달라고!
정윤하 비켜!
-29-
정윤하 비켜 줄래?
혁주 선물이다.
혁주 난 이거면 돼.
완득 또라이 새끼.
#31. 복도(밤)
혁주(소리) 완득아.
-30-
혁주 오늘 일찍 끝났는데, 니네 집에 가서 라면이나 끓여 먹자.
완득 이 또라이야. 그건 아주 친한 사이끼리 하는 얘기야.
혁주 우리 친하잖아?
완득 (한숨을 내쉬며) 아버지 오시는 날이야.
혁주 오시면 왜?
완득 쉬셔야지.
혁주 에이,
cut to
앞 쪽에 걸어가고 있는 윤하에게 달려가는 혁주. 완득이 그 모습을 쳐다본다. 웃으
며 뭔가를 얘기하는 혁주. 갑자기 윤하가 혁주의 뺨을 찰싹 때리더니 사라진다. 멍
한 표정의 혁주.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완득.
#32. 개천길(밤)
소리 저기... 도완득.
정윤하 도완득!
완득 왜?
정윤하 할 말이 있어.
완득 해.
정윤하 어디 좀 가서...
완득 어디?
정윤하 나, 이 동네에 안 살아서...
-31-
잠시 주위를 둘러보는 완득.
완득 따라와.
#33. 교회(밤)
-32-
정윤하 (주저하면서) 사실, 나, 나 준호랑 사귀었었거든. (손수건으로 눈물
을 닦으며) 걔, 그런 만화 그리는 거 나한테 벌써 걸렸었어. 그래서
헤어졌고.
#34. 완득 집(밤)
-33-
방바닥에 누워서 천정을 올려다보고 있는 완득.
동주 니 어머니가 너를 보고 싶어 하신다.
너를 보고 싶... (하는데 동주 멀어지고 윤하의 목소리가 끼어든다.)
윤하 또 시간 내줄 수 있니?
#35. 완득 집 옥상(밤)
완득 (큰 소리로) 어험!
동주 저, 저.
완득 안녕하세요!
동주 야, 이 새끼야.
-34-
동주와 호정. 호정 가벼운 목례를 한다. 동주는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한다.
#36. 학교(낮)
학교 전경이 보인다.
#37. 복도(낮)
동주 얌마, 도완득!
-35-
#38. 교회(밤)
소리 자매님.
핫산 제 부인입니다.
완득모 잘 지냈어요?
완득 라면...... 끓여 먹으려고요.
-36-
완득모 잘 커줘서 고마워요.
완득 (시선을 주지 않고) 라면 드실래요?
완득모 ......
완득모 아버지는......
완득 계란은 없어요.
완득모 나는....... 그냥, 한번만......
완득 끓여서 들어갈 테니까, 방에 계세요.
완득모 김치 없어요?
대답이 없는 완득.
라면을 먹는 완득모.
-37-
cut to
물 두 잔이 놓인 밥상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는 두 사람. 완득모는 벌 받는 사람처
럼 무릎을 꿇고 있다. 완득의 시선에 보이는 완득모의 거친 손과 발, 예쁘장한 얼굴
에 어울리지 않는 새치들이 보인다. 골목에서 여자 아이들의 소리가 들렸다가 사라
진다.
완득모 내일 학교 가야지요.
완득 이제 자려구요.
완득모 이거......
완득 그런 거 필요 없는데요.
완득모 말로는 잘 못하겠어요... 너무 미안해서...
완득 필요 없으니까. 가져가세요.
완득모(NA) 미안해요.
잊고 살지 않았어요. 많이 보고 싶었어요.
나는 나쁜 사람이에요. 정말 미안해요.
혹시 전화할 수 있으면 전화해주세요.
000-0000-0000
안 해도 돼요.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38-
완득(소리) 필리핀 사람이데요?
완득 왔었어요.
완득부 잘 지낸데?
다시 손을 움직이는 완득부.
완득 금방 갔어요.
완득부 ......
완득 전화번호 두고 갔어요.
완득부 (반짝이 옷을 문 앞에 놓으며) 이거 세탁소에 좀 맡겨라.
완득 시장에 춤 출 곳이 있어요?
완득부 수레 앞에서. 민구 춤이 좋아서 제법 사람들이 모인다.
민구 각설이들도 잘 춘다.
-39-
옷을 들고 방을 나가는 완득.
완득 문 열어요.
동주 못 열어, 새끼야!
완득 씨발, 빨리 안 열어요!
동주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 어디서 선생님한테 씨발이야! 이 씨발놈아!
완득 왜 가르쳐줬어요!
동주 내가 안 가르쳐줬어!
완득 그럼 어떻게 알고 왔어요!
동주 내가 어떻게 알아, 새끼야! 나는 우리 집밖에 안 가르쳐줬어!
완득 이 집은 왜 가르쳐줬어요!
동주 니네 집 어디냐고 물어보니까!
완득 그거 봐요! 가르쳐줬잖아요!
재빠르게 문을 닫는 동주.
완득 ...고맙습니다.
동주 뭐? 고구마 가져왔다고?
-40-
완득 (문을 잠시 쳐다보다가) 고맙다구요.
동주 씨발, 씨발 다 해놓곤 고맙다고, 씨발. 얼른 가, 새끼야.
#44. 교실(낮)
코웃음 치는 윤하.
여선생 거기 맨 뒤에 학생.
여선생 거기 뒤에 학생!
-41-
완득 네? 네.
여선생 (그림을 가르키며) 저 그림 보니까 어때요? 얘기해봐요.
완득 뭘 봐? 하는 것 같은데요.
여선생 뭐?
완득 구부정하게 서 있는 저 아줌마요, 뭘 봐? 하는 거 같다고요.
-42-
곧 치고 들어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입니다.
#45. 교회 내부(밤)
완득 맞았어요?
핫산 싸웠어요.
완득 그 사람 어딨어요?
핫산 집에 갔겠죠.
완득 집 알아요?
-43-
핫산 몰라요.
완득 혼자 다니지 마세요.
핫산 개인전인데 그럼 둘이 올라가요?
완득 네?
핫산 킥복싱 스파링이 있었어요. 아, 이길 수 있었는데,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나서.
완득 괜히 그런 데 다니면서 맞지 말고 교회나 열심히 다니세요.
핫산 상대가 너무 쎘다니까요.
완득 쎄긴 뭘 쎄요. 킥복싱 그거 팔다리 다 쓰는 건데 그냥 패면 되지.
핫산 하하하. 싸움 잘하나 봐요.
완득 싸움......
<캬바레 사무실>
<캬바레 대기실>
-44-
차력사 싸움은 생각하기 나름이야. (무쇠의 양끝을 잡으며) 상대의
모가지를 잡고는 이건 닭 새끼다 생각하고! 비트는거야.
<캬바레 홀>
<학교 운동장>
#47. 체육관(낮)
-45-
과 발에 이리저리 휘청거리는 완득. 연이어 들어오는 관원의 미들킥과 하이킥에 속
수무책인 완득. 순간, 열 받은 완득이 미들킥으로 들어오는 관원의 발목을 잡아당기
자, 관원이 뒤로 벌렁 넘어진다. 위로 올라타는 완득. 엎치락 뒤치락거리는 두 사람.
관장 그만! 그만하라고!
관장 야! 너, 내려와!
관장 똑바로 서!
관장 이건 따귀고!
관장 이건 잽!
-46-
#48. 완득의 집(밤)
#49. 동네 입구 가게 앞(밤)
-47-
완득부 내가 그 놈 아버지라는 걸 사람들이 모르길 바랐어요. 그래서
자꾸 숨었어요. 그렇게 나를 숨겼던 게 오히려 그 녀석까지
숨어 살게 만든 꼴이 된 것 같아요.
동주 너무 걱정 마세요. 몸이 아니라 정신이 문제인 부모들이 훨씬
많습니다.
완득부 카바레에서 일할 때 건달들 많이 봤습니다. 어설프게 운동하고
어설프게 건달 짓이나 하는 놈들이 대부분이었어요.
단지 그게 걱정입니다.
동주 아버님,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겼다는 건 좋은 겁니다.
그 운동, 완득이에게 나쁘지 않을 거예요.
완득부 그럴까요?
동주 지가 스스로 세상으로 나와 보겠다는 거 아닙니까?
조만간 한 번 가보려고요.
완득부 어디요?
동주 체육관요. 요 밑에 있는 동네 체육관이잖아요.
동주 안녕하세요.
동주 어디 가시나봐요?
-48-
완득부가 동주의 잔에 막걸리를 채우는데 넘쳐흐른다.
호정 나도 술 값 낸거에요.
동주 오늘 무슨 일이라도?
호정 죽여야 돼? 살려야 돼?
동주 네?
호정 진도가 안 나가! 글빨이 안 붙는다고!
동주 네?
호정 이때까지 뭐 들었어요?
동주 네? 방금 오셨는데요. 술 많이 하셨네.
호정 씨, 무협소설 작가라고 내가 얘기했잖아요. 몰라요?
무협소설 작가 이호정. 이호정!
동주 아, 네.
호정 떠있어요.
동주 네?
호정 주인공이 공중에 떠있다고요. 거기서 막혔어요. 독살 외엔 방법이
없어요. 근데 그 놈이 내공이 너무 높아서 독살이 안 통한단
말이에욧!
완득부 (혀가 꼬인 목소리) 나도 한 때 무협지에 빠졌었죠. 특히, 축지법과
경공술! 이 짧은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겁니다.
그러다가 장애물이 나타나면 붕하고 뛰어오르죠. 으하하하.
호정 와! 아저씨. 최고다.
-49-
완득부가 아예 일어서서 뛰는 동작과 날아오르는 동작을 반복한다. ‘붕!!’, ‘성큼, 성
큼’. 완득부의 발치에 막걸리 병이 채여서 넘어진다. 이때 병을 받아 세우는 손. 올
려다보면 완득이다.
#50. 골목길(밤)
완득 왜 이렇게 많이 드셨어요?
완득부 그러게 말이다. 하하.
동주 그 손은 왜?
호정 아, 이거요? 철사장 연습하다가요.
동주 철사장요?
호정 손가락 단련.
-50-
호정이 갑자기 동주의 명치쪽으로 손바닥을 빠르게 내민다. 깜짝 놀라는 동주.
동주 헉!
호정 날 만만하게 보는 놈들 쿡!
다시 다소곳하게 앉는 호정,
호정 한 잔 따르시죠.
동주 네.
동주 근데, 그 술은 괜찮......
#52. 개천길(밤)
#53. 교무실
-51-
학생부장 저기, 이 선생.
동주 (돌아서며) 네.
#54. 체육관
-52-
#55. 길거리(새벽)
cut to
신문배달을 하는 완득. 푸르스름한 새벽빛을 뚫고 달리는 완득의 모습이 한 동안
보인다.
#56. 교실(낮)
동주 혁주 처럼 책 보는 척 자는 성의나 보이던가.
새끼가 대놓고 엎드려 자고 자빠졌어.
학생부장 이 선생님.
-53-
남자 이동주 선생님이시죠?
동주 그런데요.
남자 잠깐 나와 주시죠.
#57. 운동장(낮)
cut to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승용차. 뒷자리에 앉아있는 동주의 모습이 보인다.
#58. 체육관(밤)
-54-
관장 요 며칠 핫산이 안 나오네?
완득 핫산 형이요?
관장 한 번도 운동 빠진 일이 없는 녀석인데...... 이상하네.
너 킥 한 번 보자.
#59. 교실(낮)
#60. 복도/교실(낮)
완득 정윤하, 나 좀 잠깐 보자.
정윤하 왜?
완득 여기는 좀 그렇고......
완득 똥주한테 같이 좀 가자.
-55-
정윤하 담임? 어딨는데?
완득 경찰서.
정윤하 어머, 왜?
완득 나도 몰라.
정윤하 근데 거길 우리가 왜 가?
완득 그냥, 토요일이고, 날씨도 좋으니까.
정윤하 너 지금 나한테 데이트 신청하는 거야?
완득 그렇다 치자.
정윤하 그런데 하필이면 경찰서냐? 좋아, 가자.
#61. 경찰서(낮)
-56-
윤하가 시선을 돌려서 경찰관을 째려본다. 동주와 시선이 마주치는 경찰관. 헛기침
하는 동주.
동주 얌마! 도완득.
완득 네.
동주 넌 윤하 보디가드냐? 새끼가 가만히 와서 가만히 가네.
완득 .....
동주 사식이라도 좀 넣었냐?
완득 네?
동주 됐다. 새끼야. 제자라는 게 선생이 고생하는데. 가라. 가! 새끼야.
#62. 산성길(밤)
-57-
완득이 품속에서 편지지 한 장을 꺼낸다. 얼른 낚아채는 윤하.
완득 집에 가서 읽어.
윤하 지금 못 읽게 하면 나 안 읽어.
“윤하에게”
“요즘은 내가 보는 모든 게 너랑 닮았다. 구름도 닮았고 꽃도 닮았고 달도 닮았다.
오늘 구름은 쭉 찢어진 게 너의 웃는 모습을 닮아서 나도 입이 쭉 찢어지게 웃었
다.”
윤하 너, 내일 뭐해?
완득 뭐? 체육관 가야지.
윤하 나도 갈래.
완득 니가 거길 왜 와?
다시 ‘나 잡아봐라’를 하는 두 그림자.
윤하 나도 갈래.
완득 학원이나 가. 빨리 줘.
#63. 골목길(밤)
쉐도우 복싱을 하면서 골목길을 오르는 완득. 완득이 어딘가를 올려다본다. 완득의
시선을 따라가면 불 꺼진 동주의 옥탑방이 보인다. 다시 올라가는 완득. 이내, 들려
오는 벨소리. 계속해서 이어진다. 완득이 다가가면, 호정이 대문의 벨을 계속 누르고
-58-
있다.
완득 없어요.
#64. 체육관(낮)
관장 누구냐?
완득 우리 반 애요.
관장 근데 여긴 왜 왔대?
완득 다이어트한대요.
관장 여기가 무슨 헬스클럽이냐?
관장 몸 다 풀었냐?
-59-
관장 윤하라고 했냐?
윤하 네.
관장 니가 심판 좀 봐라.
cut to
링 위에는 완득과 관장이 있고 링 밖에는 윤하가 서있다.
윤하 시... 작!
(완득) 왔다!
-60-
정윤하 추신수 선수는 그거 먹는데.
완득 내가 야구선수냐?
정윤하 야, 나 앞으로 너 매니저 할래.
완득 뭐, 어휴.
윤하 맞어.
관장 내가 공격할 부위만 보지 말고, 상대방 움직임을 봐.
윤하 맞어.
완득 아... 짜다...
-61-
#66. 주택가(새벽)
cut to
샌드백을 향해서 날리는 완득의 하이킥이 제법 모양 나온다. 그런 완득을 쳐다보는
관장.
#68. 교실(낮)
동주 새끼들, 이게 웬 미친 학습모드야!
-62-
시간에 대놓고 다른 과목 공부하지 말고, 그 선생님들도 졸라 공부
해서 선생 됐으니까. 알았어?
학생들 네.
완득 화장실이나 갈란다.
혁주 얌마! 완득아. 에이, 그럼.
혁주 나도 화장실이나 갈란다.
완득 선생님......
조용하다.
완득 없나 봐요. 그냥 가요.
-63-
완득부 선생님! 이 선생님!
완득 핫산 형은 어떻게 됐나요?
동주 (얼굴이 어두워지며) 핫산? 잡혀서 추방당했다.
완득 왜요?
-64-
동주 일하다 보니 체류기간을 넘겼어. 대부분 그렇게 불법이 되는 거지.
고용주들은 그걸 악용하기도 하고. (혼자말로) 고약한 노인네.
완득 그 사람들하고 계속 있으면, 선생님 또 잡혀가시는 거 아니에요?
동주 외국인 노동자하고 있는 게 불법이냐? 하하하.
한참을 웃는 동주.
#72. 몽타쥬(낮)
-65-
- 미트를 대고 있는 정윤하. 망설이는 완득. 빨리 차라는 정윤하.
미들킥을 날리는 완득. 미트와 함께 뒤로 자빠지는 정윤하.
- 줄넘기를 하고 있는 완득.
- 미트를 대고 있는 관장과 호흡을 맞추는 완득.
펑펑하며 들리는 미트 소리가 강하다.
그 위로 어렴풋이 종소리가 울린다.
#73. 학교 교실(낮)
#74. 골목길(밤)
#75. 체육관(낮)
#76. 교회(밤)
-66-
긴 의자에 나란히 앉아있는 완득과 윤하. 윤하가 완득의 얼굴을 빤히 보고 있다.
정윤하 야!
완득 왜?
정윤하 뭐 이런 게 다 있어? 니가 내 남자친구야? 너 미쳤어!
완득 나가자. 똥주 나타날지 몰라.
소리 나타났다. 새끼야.
-67-
동주 교회다 싶으면 교횐 거지, 교회가 뭐 특별한 데라도 되는 줄 아냐?
윤하야. 너 왜 저런 새끼랑 다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차라리 혁주랑 다녀라!
킥킥거리는 정윤하.
완득 가자!
동주 얌마, 도완득.
#77. 교회마당(밤)
관장 애들 몸 좀 풀어 놨냐?
성북관장 우리 애들이야 늘 풀려 있죠. 도진아, 몸 좀 풀었냐?
도진 예!
관장 쟤야?
성북관장 네.
관장 그럼 바로 할까? (완득에게) 괜찮지?
완득 네
-68-
보호 장구를 착용한 완득과 도진이 링 위에 서있다. 심판을 보기로 한 김사범의 신
호에 시합이 시작된다. 링 주위에 몰려있는 회원들. 공소리와 함께 서서히 상대에게
다가가는 완득과 도진. 잠시의 탐색전 후, 원투스트레이트 로우킥, 원투스트레이트
하이킥. 컴비네이션을 펼친다. 순간적으로 도진의 얼굴에 적중되는 스트레이트성 잽.
휘청하는 도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파고 들어가며 잽과 로우 킥을 무수히
날린다. 하지만 도진은 완득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며 민첩하게 공격으로 연
결한다. 두 사람의 치열한 공방 속에 라운드가 끝난다. 코너에 앉아있는 완득에게
쉼 호흡을 시키는 관장. 지친 모습이 역력한 완득. 얼굴 여기저기에 상처다.
2라운드 공이 울린다.
관장 3분이다. 가자!
주먹을 강하게 부딪히며 일어나는 완득. 라운드가 시작되자, 도진의 공격에 초반부
터 밀리기 시작한다. 맞으면 맞을수록 저돌적으로 공격하는 완득. 공격은 무위로 돌
아가고 방어는 되지 않는다. 점점 멍해지는 완득의 오감. 완득의 눈에 뭐라고 소리
지르는 관장의 액션이 보이지만 왠지 느린 화면처럼 보인다. 계속되는 도진의 공격
속에 링 밖의 소리는 이미 들리지도 않는다. 무모한 완득의 라이트 훅을 피하며 터
지는 도진의 카운터. 링 위에 대자로 쓰러지는 완득. 깊은 물속으로 잠수한 듯 진공
소리만이 완득의 귓가를 맴돈다. 뭔가 꿈을 꾸는 듯, 아버지와 어머니, 윤하, 민구
삼촌의 얼굴이 일렁거리며 지나간다. 피식 피식 웃는 완득. 이내 동주의 얼굴이 나
타난다. 아예 소리까지 내며 웃는 완득. 정신은 놓은 것처럼 보인다. 짧게 웃다가 짧
게 코를 골고 잤다가 난리다. 헤롱거리는 완득의 얼굴위로 쏟아지는 물. 완득의 시
선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관장과 성북관장. 완득의 얼굴은
여전히 넋이 나간 듯 웃고 있다.
-69-
성북관장 골이 꽤 흔들렸네요.
관장 응. 웃다가 자다가. 제대로네.
#79. 길거리(낮)
관장 완득아.
완득 네.
관장 체육관, 문 닫을 생각이다.
완득 (관장을 잠시 쳐다보다가) 관장님!
관장 별 신통치도 않은 체육관 문 닫으려고 하니 핫산 오고 너 오더라.
이동주 선생이 특별히 부탁하기도 했고
-70-
간다.
완득 강원도요?
관장 그래. 젊어서 맞고 때린 사람은 난데, 왜 마누라가 아퍼.
전생에 업보가 쌓였나.
완득 자주 찾아갈게요.
관장 홍천?
완득 네.
완득 헉!
동주 너, 이...... 싸지가 없는 새끼......감히 학생이......선, 선생을......
#81. 개천길(밤)
-71-
다시 달리는 완득. 그 앞으로 고양이가 한 마리 휙 지나간다.
완득 비켜! 개새끼야!
동주 (힘겹게) 고양이야. 이....새끼야.
#82. 교실(낮)
학생부장이 교실 앞에 서있다.
혁주 담탱이 또 잡혀갔냐?
완득 뼈에 금이 가서 입원했어.
혁주 왜?
완득 킥복싱하다가.
혁주 하다하다 이제 별짓을 다 하는구나.
-72-
#83. 병원(밤)
-73-
동주부 정 기사, 정 기사!
동주부 천하의 못된 놈!
동주부 니가 찬 놈이냐?
완득 죄송합니다.
동주부 아주 뒈지도록 찼어야지 이놈아!
-74-
동주 알아, 새끼야.
완득 근데 왜 가난한 척하고 다녔어요?
동주 새끼야, 척이 아니라 진짜야. 옥탑 방에 사는 거 보면 몰라?
완득 아닌 건 아닌 거예요! 하도 가난해서 다른 나라로 시집온 어머니
있어봤어요? 장애인 아버지 때문에 놀림 받아봤어요? 배고파서
쪽 팔린대도 참고 수급품 받아가 봤어요?
동주 새끼가 주둥이로 킥복싱을 배웠나? 니 아버지, 사고로 키 안 크신
게 니 아버지 잘못이냐? 그리고 니 아버지가 너한테 금칠은 못줬어
도 굶기지는 않았잖아? 이 새끼야.
완득 제가 재미있으시죠? 어쩜 저렇게 완벽하게 불쌍한 놈이 있을까하고
재미 있으신 거죠!
동주 이 새끼가? 그래, 이 새끼야. 재밌다. 이 새끼야. 아주 재밌어 환장
하겠다. 이 새끼야. 문병 오면서 복숭아 하나 안 사오고......싸가지
없는 새끼.
동주 야, 어디 가.
-75-
집 앞 골목길을 오르는 완득. 어딘가를 쳐다보며 멈추는 완득. 완득의 시선을 따라
가면 완득모가 도시락통을 들고 내려오고 있다.
잠시 말이 없는 두 사람.
완득모 갈게요.
완득 저기요.
완득모가 돌아본다.
완득 아버지 한 번 만나보실래요?
#85. 교무실(낮)
-76-
완득 ... 그래도 가 보려고요.
동주 부딪혀 보겠다? 좋아. (다짐받듯) 잘 해라!
완득 네.
동주 그럼 나한테 뭐 해줄래?
완득 네?
동주 수업 빼주면 뭐 해줄거냐고. 이 새끼야.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지. 아, 맞다. 너 요즘 신문 돌린다며?
완득 네.
동주 잘 됐다. 요즘 볼 만한 신문이 없어. 돈 주고 보는 건 아까우니까.
하나씩 쌔벼 와.
완득 인터넷으로 보세요, 그냥.
동주 새끼야 너는 똥 쌀 때 컴퓨터 들고 가냐?
완득 노트북을 사든가요.
동주 니가 사줘라 노트북.
동주 아! 아야, 이 씨.
#86. 도로(낮)
-77-
섞인다. 주위를 살피며 걸어가는 두 사람. 어딘가 ‘밀양머슴아리랑’이 들려온다. 두
사람이 시선을 돌리면 완득부와 민구가 춤을 추며 물건을 팔고 있다. 삐에로 분장
에 우스꽝스런 옷을 입은 두 사람. 춤추는 사이사이 완득부의 외침이 들려온다.
#88. 숙소 앞(밤)
#89. 방안(밤)
-78-
완득모 완득이한테는 미안했지만, 당신한텐 미안하지 않았어요.
완득부 나도 그래. 그래서 핏덩이 같은 아들을 두고 떠났나?
그러고선 지금 나타나는 이유가 뭐야?
완득모 아들이 어디 있는지 알았으니까요.
완득부 낳기만 한다고 다 엄만가?
완득모 당신도 제대로 키운 거 같지 않은데요.
완득부 뭐야?
완득모 어린 애가 혼자 밥먹고 설겆이하고 빨래하고! 당신이 잘 키울 수
있다면서요!
완득부 왜 이래!
완득모 가끔 와서 용돈 주고 쌀독 채워놓으면 다예요?
그럴 줄 알았으면 당신이 싫었어도 끝까지 옆에 있었을 거라고요!
#90. 숙소 앞(밤)
완득 (완득모에게) 따라오세요.
#91. 재래시장(밤)
-79-
완득 들어오세요.
주인 그래, 얼른 들어 와. 골라 봐. 많아.
완득 들어오시라고요.
완득 신발 몇 신어요?
완득모 난 괜찮아요.
완득 몇 신냐고요.
주인 240은 되겠네.
완득 그럼 240짜리 구두 보여주세요. 굽 좀 있는 걸로요.
저렇게 납작한 거 말고.
주인 (구두를 챙기며) 여기서 골라 봐. 응? 이거? 이거?
한 번 신어 봐. 어서.
완득 신어보세요.
머뭇거리는 완득모.
주인 꼭 맞네.
다시 신발을 벗는 완득모.
-80-
완득 그냥 신고 가세요.
다시 신발을 신는 완득모.
완득 얼마에요?
주인 삼만 오 천 원인데 삼만 삼 천 원만 내.
완득모 고마워요......
-81-
완득 그리고 다음에는 존댓말 하지 마세요.
완득모 와... 완득아... 이름을... 이름을 불러보고 싶었어요.
#93. 동주 집 옥상(밤)
#94. 방안(밤)
민구 맛있다, 맛있다.
완득부 그래? 맛있어?
-82-
민구 완득이도 엄마 있으면 좋다. 엄마 좋다, 엄마 좋다.
#96. 동주 집 옥상(밤)
-83-
잠시 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완득모. 배달을 다녀왔는지 머리에 큰 쟁반을 이고 있
다. 쟁반을 내려놓으며 시선을 돌리는데 완득부와 민구가 보인다. 가만히 쳐다보는
완득모. 완득모에게 다가가는 종업원들. 완득모에게 완득부를 손짓으로 가르킨다. 어
림짐작한 키높이를 맞추며 킥킥거린다. 완득부와 민구를 보던 완득모의 시선이 어
딘가로 향한다. 완득모의 시선을 따라가면 늘 완득에게 가져가던 찬합보자기가 보
인다. 컷되면, 테이블에 놓여지는 찬합 한 단. 그 속에 가득 채워진 맛깔스러운 음식
들. 완득부가 올려다보면 완득모가 보인다. 민구는 완득모를 쳐다보며 깜짝 놀란 듯
‘어?’하며 소리치다가 완득부의 눈치를 살피더니 다급하게 음식만 먹는다. 완득모가
잔에 물을 따라서 완득부의 옆에 둔다. 잠시 시선이 마주치는 두 사람. 완득모가
다시 주방 쪽으로 움직인다. 완득모에게 모여드는 종업원들.
종업원1 뭔 얘기했어?
종업원2 아는 사람이야?
완득모 (필리핀어) 내 남편. (한국어) 내 남편이에요.
#99. 교실(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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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쏙 들어가는 혁주.
#100. 재래시장(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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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보니까 앞집의 위계질서는 확실해 보이네요.
-86-
해줄게.
아저씨 (술잔을 들며) 됐네. 이 사람아.
동주 자, 자. 다 같이 한잔 합시다들!
술잔을 드는 사람들.
cut to
춤판이 벌어졌다. 호정은 한 쪽 구석에서 편지지 하나를 들고 읽고 있다.
픽 웃는 호정.
#102. 교회(낮)
#104. 교회(오후)
-87-
에 붙어있는 플랜카드에는 춤, 한국 전통 음식, 국어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소
개되어있다. 완득이 간판을 잠시 올려다본다.
-88-
맡았다.
그저 숨는 것밖에 몰라 계속 숨어 있었다.
-89-
완득이 외침이 고지대 주택가를 메아리치며 울린다. 잠시 후, 맞은 편 동주의 집
새시 문이 열리며 동주가 나온다.
#107. 언덕(새벽)
끝.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