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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 최지유 첫 시간 리뷰

첫 시간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가 아니라 질문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전에 현대 철학자들에게 매력을 느꼈던 것은 현실과 밀접한 문제에 대한
생각들을 제안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론 윤리학이 가진 한계를 돌파하고자 탄생한 실천
윤리학에 관심이 있었던 것 역시 같은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듣고 생각해 보니
그들은 문제를 제기하지만, 정작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고대 철학자들은 질문에 답하고자 했는지, 어떤 질문에 답하고자 했는지, 의문을
품고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업에서는 ‘세상 만물의 근원(arche)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한 이오니아 학파를


배웠습니다. 탈레스는 물, 아낙시만드로스는 무한정자, 아낙시멘데스는 공기라고 답했으나
21 세기에 살고 있는 저는 세 명의 설명 중 어떤 설명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공리의
차원에서 받아들여지는 ‘세상 만물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라는 명제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17 세기 과학 혁명이 시작되기 전의 시대를 살았던 고대 철학자들이
세상 만물의 구성을 파악하고자 했다는 사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아낙시만드로스가
무한 소급(infinite regress)에 대해 제시한 ‘지구는 모든 것으로부터 등거리에 있다.’라는
주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구가 물 위에 떠 있다면, 물 아래에는 다른 것이 있을 것이고, 그
아래에는 또 다른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인해 결론을 얻지 못하고 무한히 반복되는
문제에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당 대안이 지구를 중심으로 위성인 달이
공전하는 현대의 과학 이론과 일부 일치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러나, 지구가
등거리에 있다는 것으로 무한 소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그의 주장은 무한
소급의 결론이 지구로 귀결된다는 것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이오니아 학파가 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무리수를 발견한 자를 죽인


피타고라스 학파와 다르게, 이오니아 학파는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의 태도를 본받아 의견을 활발하게 피력하는 친구들, 선배님과 함께 서로의 생각을
비판하고 보완하며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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