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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Boy Over Bad Boy
Bad Boy Over Bad Boy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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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화
#평점(9.9) #출판사(블래스트) #19 세 이용가 #글 (계자) #2022.04.29 완결 #사건물 #강공 #연하공 #능글
•
* 주의 : 해당 작품에 나오는 범죄 묘사는 모두 허구이며 다소 폭력적이고 강제적인 묘사가 등장할 수 있으니 구매 시 참
고 부탁드립니다.
<아르바이트 하나 해>
웃으며 남의 배에 칼을 꽂아 넣는 개새끼.
<진실이 궁금해?>
그 끝에 남은 건 결국….
•
[공금.갠소.본문수정有.AngKeumToKi]
1화
“김정우.”
또, 시작이다.
다.
딱 이 새끼처럼.
“칭찬 감사합니다.”
“필요하면 연락해.”
놓고 주려면 돈이나 주지. 미소를 띠며 양손으로 공손히 명함을 건네받고 밖으로 나오는
“네.”
렁하게 울렸다.
소변기 앞에서 바지를 추켜올리는 중이다. 만취하여 지퍼를 제대로 잠그지 못하고 연신
눈을 찡그리더니 이내 손을 까닥였다.
다.
“내놔.”
“뭘.”
“방금 지갑.”
“입 다무는 조건.”
“야, 너!”
툭 치며 수현은 씩 웃었다.
고….
운전기사가 뒤를 본다.
“홍제동이요.”
나, 소주, 박카스, 그리고 엄마가 좋아하던 담배를 계산하고 나와서 한참을 걸었다. 동네
다.
말을 걸어온다.
“백수현.”
다.
“돈 아니면 뭐. 콩팥 이런 거라도 떼 가게?”
“너 아르바이트 하나 해.”
“형님이 시킨 거야.”
“무슨 알바?”
“가면 알려 줄 거야.”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메시지가 들어온다.
질 때까지 숨어 있어.]
온다.
❖❖❖
“이게 뭔가.”
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선물?”
가게.”
서 있다. 병풍마다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대부분 장수를 상징하는 것들이다. 고개를
“우리 손주들.”
다.
“그렇지?”
입니다.
다!”
로 손을 가져갔다.
“찾았어?”
“네.”
“확실하답니다.”
보일 듯 말 듯 웃는다.
“예?”
답을 들려주면 그만이다.
“그거야 회장님 뜻대로 하셔야죠. 분이 풀릴 때까지 두들겨 패셔도 되고, 여차하면 확,”
었다.
“그래?”
“예, 회장님….”
감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자네, 그거 알고 있나?”
“예…? 어떤….”
“그, 그런 일은 제가 금시초문이라….”
서늘한 목소리에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양 회장에게 밉보인 사람들이 어떻게 됐더라.
“회, 회장님!”
책임을 져야 할 거야.”
박 의원이 이마를 땅에 찧으며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선 칼로 고기를 썰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남자가 동작을 멈추고 눈만 들어 수현을 본다. 살기가 등등한 게 고기가 아니라 사람도
“철아, 손님 오셨다.”
“뭐 해. 따라와.”
남자에게 수현을 인계하고 철이란 남자가 사라졌다. 그런데도 코끝에서 머무는 피비린
다.
붙인다.
“열어 봐.”
한 남자는 처음 보는 얼굴이다.
같은 기분이 든다.
“왜. 못 하겠어?”
을 알려 줬다.
“…….”
폭탄. 무슨 일이길래 폭탄까지 등장해. 스케일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할게요.”
는 수현의 눈을.
❖❖❖
없이 그곳을 통과했다.
이는 중이었다.
수현을 쳐다본다.
“입.”
수현은 앞선 사람이 그랬던 것처럼 입을 벌렸다. 남자가 랜턴으로 입 안 구석구석을 비
“새끼 구멍 존나 예쁘네.”
“저기, 셔츠 없는데요?”
“무슨 개소리야?”
“셔츠가 없다고요.”
졌던 남자가 다시 다가온다.
“왜 입기 싫어?”
“…….”
“….”
노골적인 희롱에 옆에서는 키득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 수현은 불쾌한 기색을 지우고 씩
“야, 신참.”
수현은 나비넥타이를 매며 남자를 바라봤다.
“너 어떤 동물 좋아해?”
물어볼 틈도 없었다.
4화
수조차 없었다.
다짐하였다.
아 있다는 거.
었다.
“죄송합니다, 손님.”
으로 물러섰다.
“가져도 돼?”
“네?”
“그거.”
남자는 턱짓으로 수현이 쓰고 있던 머리띠를 가리켰다 . 난 또 뭐라고. 다짜고짜 주어 없
“팁 줄게.”
“감사합니다. 손님.”
“별말씀을.”
“뭐야, 너.”
“화장실 찾는데요.”
거라고 했는데….
“들어가세요.”
“아, 그럼 다행이고.”
다른 곳으로 피했다.
“거기,”
“저요?”
“손님, 술 가져왔습니다.”
“들어와요.”
나.
내가 불리해지는데.
벽 너머로 살짝 눈만 내밀어 보던 수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 불청객은 한 명이었는데
멈칫했다.
“어딨어?”
“묻잖아. 어딨어?”
은 덜덜 떨며 고개를 저었다.
한테 법이 얼마나 지독한지를.
물들어 갔다.
똑같다.
“모… 모….”
“모?”
“하, 씨발.”
가 코앞까지 다가왔으니까.
여기서 근육 덩어리 토끼에게 맞아 죽으나 재수 없게 시멘트 바닥에 대가리 박고 죽으나
잠깐이었다.
을 잡기 바로 직전 바깥쪽으로 몸을 날렸다.
고 있었다.
명을 지르고 뛰쳐나왔다.
내들이 쫓아온다.
수현은 출구 대신 산길을 택했다. 담을 넘어 미리 봐 뒀던 길을 이동하는 내내 개 짖는 소
❖❖❖
들도 별로 없었다.
한 장을 쥐여 주기까지 한다.
[여보세요?]
“형님, 저예요.”
[너 이 새끼, 어디야. 연락이 안 돼서 죽은 줄 알았다.]
[물건은?]
“찾긴 찾았는데….”
하면….
[이 새끼….]
[백수현!]
대답 해 주시길 바랍니다.”
않는다. 달칵, 뒤늦게 누군가 전화를 받았으나 말이 없다. 수현은 입꼬리를 올렸다.
“미안해요. 농담이에요.”
[어….]
[알았다….]
움직였다.
다. 그를 알고 지낸 게 6 년이다. 여태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다시 차 문이 열렸
차가 출발했다.
잃고 말았다.
6화
눈에서는 눈물이 새어 나왔다. 흐흑, 잇새로 터지는 울음을 참으며 그녀는 아들의 손을
“네 다리 먼저 풀어, 어서.”
수현은 그녀가 시키는 대로 발목에 칭칭 감긴 테이프를 뜯어냈다. 그다음엔 엄마의 손과
푸드드득, 새들이 날아가고 멀리서 차 소리가 들려온다 . 엄마의 낯빛이 하얗게 질리고
수현은 마음이 다급해져 엄마를 끌어 올렸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가 수현을 거칠게 떠민
“가! 얼른!”
“엄마….”
다.
울부짖는 소리에 엄마가 수현의 따귀를 내리쳤다. 귓속이 먹먹하다. 엄마는 수현의 뺨을
“엄마….”
들었어?”
가요. 수현이 고개를 젓는데 엄마가 수현을 꽉 끌어안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더니
비틀거리고 일어서서 아들을 구덩이 바깥쪽으로 밀어낸다. 바닥에 질질 끌리는 그녀의
“가, 얼른!”
엄마! 팔을 붙잡고 매달리는데 그녀가 아들을 기어코 구덩이 바깥으로 떠민다. 수현이
작했다.
“거짓말이잖아….”
가락지가 걸려 있었다.
무 사이로 들어갔다.
께 있을까. 망설이는데 차 소리가 멈추고 남자들의 고함이 들려온다. 찾아! 잡아! 두려움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보인 건….
“정신이 들어요?”
“괜찮으세요?”
욕이 먼저 튀어나왔다.
닐까.
다.
“그쪽은… 누구?”
바구니였다.
진짜 다리 분질러 버린다고.”
리며 소리를 낸다.
“일어났군.”
“아닌데요.”
노인의 주름진 입꼬리가 씰룩 올라갔다. 저놈 보게. 제 아비 닮아서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사기를 치네. 노인이 끌끌거리고 웃더니 들어가자며 손짓을 한다. 수현은 생각했다. 이
“왜 그러고 서 있어?”
모양이구나.”
수록 확신이 든다.
“얼굴은 왜 그래?”
“다쳤어요.”
“왜요. 고소하세요?”
“망할 놈.”
양이다.
“누구예요, 손님?”
“백광무 아들.”
“아, 그 도둑놈.”
우진이 가까이 오더니 수현에게 손짓을 한다. 저쪽으로 들어가시면 돼요. 아, 살았다. 다
“아직도 어지러워요?”
수현은 자리를 잡고 앉아 주위를 둘러봤다. 도자기와 그림, 병풍과 분재, 곳곳에 골동품
“네….”
지작대는 중이었다.
“우진이라고 했지?”
“형이요.”
“누구라고?”
“양호범. 저희 형이에요.”
“사촌이에요.”
나이스. 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저도 모르게 표정이 풀어졌다. 알아보지 못했으니
분해하진 않았을까.
“그래서요?”
“그야 두고 보면 알겠지.”
“거절하면요.”
“선택은 자네 몫이야. 빚을 진 건 자네 아버지지 자네가 아니니까. 지금이라도 여기서 나
데….”
도와주면 보상을 하겠다는 건가. 뭐로? 돈으로? 수현은 침묵했다. 대답이 없자 노인이 차
를 입으로 가져간다.
수현은 곰곰이 생각했다. 어차피 죽었다고 생각한 아버지다. 아니, 죽길 바랐던 아버지
“얼마 주실 건데요?”
“얼마면 되겠나.”
일어섰다.
“네.”
수현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응접실을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바람은 추운데 꽉
손에 땀이 축축하다.
일단 이건 숨겨 두는 게 좋겠어.
“누구세요.”
“여기가 아닌가.”
세요.”
“누구시죠? 무슨 일이신데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 구면이죠?”
정말 궁금한 얼굴이다.
“아닌데요….”
“그래요? 왜 낯이 익지?”
다.
“왜 막 들어오세요?”
“줄 게 있어서.”
“씨발! 뭐,”
손을 가져다 댔다.
칼이 쑥 뽑혀 나온다.
“역시 손이 빨라.”
“이 개새끼….”
다.
머리를 쓸어 넘긴다.
“어딨어?”
이었다.
“두 번 묻게 하지 마.”
“…….”
“어딨어?”
수현은 숨을 헐떡이며 입과 코에 흐르는 피를 닦았다. 갈아입은 셔츠가 온통 피로 물들
용없는 짓이었다.
현은 입을 벌리고 팔을 휘저었다.
“기분이 어때?”
다정하게 닦아 줬다.
“그러니까 왜 거짓말을 해. 응?”
가 덜덜 떨려 밖으로 새어 나온다.
양호범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수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여기서 준다고 놈이
그렇겠지. 그렇다면….
“그 말을, 믿으라고?”
호범은 수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수현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양호범은 능수능란
해서 살아남았으니까.
“도망 안 가요.”
“약이요?”
어져서….”
“대체 어디에,”
노인의 말대로 수현은 이곳에 붙들린 인질이 아니다. 나가고 싶으면 언제든 나가라고 노
“어디 가?”
껌이다.
껍질을 벗겨 입에 넣더니 질겅질겅 씹는다 . 덕분에 어젯밤으로 돌아온 듯한 착각이 인
다.
“너.”
를 꽉 물고 그를 노려봤다.
“용서해 준다니까.”
노려보긴 했지만.
“범아, 네가 그랬어?”
“너.”
발 놈아.
“애새끼처럼 말이죠.”
9화
“뭐, 몇 살?”
“스물넷이요.”
아 죽었을걸.”
우진은 정리한 상자를 한쪽에 밀어 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상처를 만지려는 수
의자 뒤로 몸을 기댔다.
“마음대로.”
없어요.”
“…….”
현의 얼굴로 이동했다.
“너 어디 가?”
“불똥 튀기 전에 가려고요.”
하다.
“거절할래요. 죽기 싫어요.”
우진은 매달리는 수현의 손과 수현의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그러
줄 수 있지 않을까.
“형 도와주면… 뭐 주실 건데요?”
“글쎄…. 뭘 줘야 네가 좋아하려나.”
“어… 그래.”
장하여 허리를 꼿꼿하게 세웠다. 드르륵, 문이 열리며 양호범과 노인이 나온다. 얻어터
“때려서 미안해요.”
힌 문만 바라볼 뿐이었다.
수현은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 우진의 말대로 노인은 양호범이 사람을 죽여도 용서하려
“왜. 내게 할 말이 남았나.”
다.
그가 작은 약상자를 내밀었다.
“나한테 할 말 있어?”
“저기… 내일….”
“응?”
❖❖❖
였다.
“오셨어요?”
“어, 안녕….”
“나한테 12 시 전은 새벽이야….”
다.
“형님. 오셨어요.”
“잘 잤어요?”
“스물여덟이라면서요.”
“…….”
“말했으면.”
놈이 피식 웃는다.
기가 막혀 웃자 그가 손을 내민다.
걸까.
걸.
밥을 먹었다.
요할 것이다.
“한… 10 억 정도?”
마음은 없었다.
을 리가 없었다.
가.”
을 많이 찍혀서요.”
“일이요…?”
“거절하면요.”
“어떤가?”
수현은 끄덕였다.
는데.
“그러도록 하지.”
다.
는 건 아무래도….”
“왜. 난 상관없는데.”
입을 연다.
을 한번 꾹 깨물었다 떼어 냈다.
주름이 생긴다. 수현은 속으로 나이스를 외쳤다. 솔직히 남자에다 연하는 취향이 아니지
만, 네가 원하면 이 형이 한 번쯤은,
“그럴게요, 할아버지.”
“쫄긴.”
수현은 직감했다.
❖❖❖
“할아버지께서 가져다드리래요.”
고맙다.”
“왜?”
“그냥, 가끔 연락하게요.”
그냥 다 때려치울까?
11 화
옆에 앉아 있으려니 죽을 맛이다.
“더 열어 줘요?”
“말 놔요. 내가 어린데.”
“아니요.”
“내려요.”
발레 직원이 나타나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호범의 키를 잽싸게 받아 챙긴다. 뒤늦게 내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이동하는 속도가 빠르다. 수현은 숫자가 바뀌는 걸 보다가 양호범
을 한번 흘깃 봤다.
“왜 그러고 쳐다봐요?”
호범은 웃었다.
“뭐 해?”
도 모르는 걸까.
“있었는데 죽었어요.”
“난 줄 알고 쐈겠지. 어떤 병신이.”
가 나를 놀려먹는 모양이다.
어서.”
갑자기 여기 더 있고 싶지 않아진다. 혹시 지금도 저 맞은편에서 누군가 양호범의 대가
피식 웃는다.
“그런다고 안 죽나?”
“됐고, 일할 데나 알려 줘.”
다.
“왔잖아.”
졌다.
“마음에 들어요?”
“뭐가?”
“남자하고도 잔다며.”
수현이 입을 꾹 다물었다. 노려봤더니 호범이 속옷을 입고 태연하게 셔츠에 팔을 넣는
한 말이 거슬렸다.
“누가 그런 소릴 해?”
“…….”
“잘됐네. 너도 내 취향 아니야.”
꺼냈다.
끔이고.”
겼으니까.
12 화
현 씨의 교육을 맡게 되었어요.”
충격을 받았다.
니다. 사장님이 주로 사용하시는 셔츠, 바지, 속옷, 이런 것들은 알아서 앞쪽에 배치해 주
시고요.”
데 대뜸 다른 질문을 한다.
“얼굴은 왜….”
가 다음 질문을 한다.
“….”
“네….”
거예요.”
“들으셨군요. 총 맞았어요.”
“…….”
“…….”
“극비 사항이라 다른 데서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더 궁금한 거 있나요?”
“아직이요.”
“아… 매니저님하고?”
“기쁜가요?”
“보안팀이요?”
“예전에 안 좋은 일 그게 뭔데요?”
침실로 먼저 향했다. 난잡한 거실과는 다르게 침대는 사용한 흔적이 없는 것처럼 깔끔했
“하아.”
“아!”
엉덩이를 올리고 허벅지에 힘을 주자 울컥, 정액이 분출하며 손과 배를 적신다. 그대로
❖❖❖
“하, 씨발.”
하는 짓을 보니 참….
“사장님. 왜 그러십니까.”
“아무것도 아닙니다.”
“기억나십니까?”
알다마다. 저 입을 누가 찢었는데.
“김태신이네요.”
악은 끝낸 거 같습니다.”
테니까.
을 가리켰다.
소문도 자자했다.
가.
니다.”
“그 백수현이란 친구는….”
방방 뛴다.
아야 한단다.
“일, 일찍 왔네?”
양호범이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열이 받은 건지 아니면 공중으로 흩어지는 담배 연기를
“하나, 피울래?”
그걸 보며 호범은 이를 꽉 물고 웃었다.
해도 우선 직장 상사 아닌가.
“뭐 시킬 일이라도….”
“당분간은 이거 써요.”
아.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다. 봉투를 열고 상자를 꺼내는데 최신 기종이다. 수현이 휴대
더니 잔을 형광등에 비춰 확인한다.
그 정도는 해 줘야지.”
이것도 의외다.
“마음대로.”
“고마워.”
“더 시킬 거 없으면, 나 이제 퇴근,”
했다.
분히 넓고 깔끔했다.
한 명품이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뭐 이렇게 비싼 옷을….”
워를 하고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여보세요?]
“형님, 납니다.”
떨어 줘야 정상인데.
“미안하게 됐어요. 근데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 내가 일부러 그걸 어떻게 하려고 한
서 괴롭히지 말고,”
[야, 백수현.]
“왜요.”
[너 다신 전화하지 마.]
설다.
신호가 간다.
[왜.]
[무슨 일이에요?]
“방해해서 미안.”
[용건만 말해요.]
“혹시 내 돈 갚아 줬어?”
“아….”
릴 수도 있는 거고.
“누구? 신입?”
“어서 오세요.”
수현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으려고 살폈다. 창가는 이미 자리가 다 찼고, 어디 구석진
아질 것 같아 모른 척 돌아섰다.
르는 거 아니야? 라는 표정이다.
매니저가 손을 흔들며 오라고 손짓을 한다. 빌어먹을. 조용히 밥 처먹긴 글렀군. 마지못
해 갔더니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벌써 의자를 조금씩 옆으로 이동해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갑이었고 알고 보니 수현의 옆방을 쓴다고 했다. 그리고 여자는 프런트 직원으로 수현보
다는 3 살이 많았다.
“수현 씨 여기 다 좋은 친구들이에요.”
“네….”
“누나가 그게 왜 궁금해?”
“왜 궁금해하면 안 돼?”
로 주지.
수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아아, 다들 약간은 실망하는 눈치다. 이해가 될 것
“양호범한테 얻어맞았어요.”
“…….”
도 그것 때문이고.”
는 소리가 좋다.
“매니저님은 왜 남아 계세요?”
“네. 그러세요.”
“오, 고기 좀 구워 본 솜씬데?”
한 날이 거의 없었으니까.
“매니저님은요? 안 무서워요?”
“깡패요.”
“거짓말.”
“아우, 야, 너 술 엄청….”
“어디 다녀와요?”
“밥 먹으러요.”
“네.”
“왜 존댓말 해요?”
“사람들 많아서.”
“옷이….”
목을 또 조를까 봐.
“생각보다 영….”
“영?”
양호범은 쯧, 혀를 찼다.
“미모를 못 담네.”
“수현아… 너….”
“사장님 애인이었냐.”
뭐래, 이 인간이.
어이없어 쳐다보는데 매니저의 고개가 아래로 다시 툭, 떨어진다.
15 화
고 싶지도 않았고.
“수현 씨, 안녕?”
“안녕하세요.”
“저는 바빠서.”
어서.
진다.
한눈에 들어온다.
았다.
을 것 같다고.
눈을 감고 물고기처럼 유영했다.
“뭐 해요? 남의 수영장에서.”
걸음질 쳤다.
“갑자기?”
머뭇거리고 서 있으니 어서 오라고 눈으로 재촉한다. 수현은 긴장하여 걸음을 떼지 못하
그는 수현의 등 뒤로 손을 옮겼다.
“여기서부터.”
하던데. 엉덩이 위에서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수현은 아랫도리가 홧홧하게 달아올
“너 나 마음에 들어?”
“응.”
“파티장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응.”
수현은 피식 웃었다.
손은 그의 좆을 잡고 문질렀다.
“하아, 씨발.”
“내가 빨아 줄까?”
수 있어.
“여기서?”
다. 환장할 만큼 짜릿하다.
물을 새도 없이 그가 혀를 길게 내민다.
“네 좆.”
아아아아아악!
“으억!”
수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헉헉대며 제 가랑이 사이를 보고, 그것도 모자라
을 쓸어내렸다.
“뭐가요?”
휘둘렀다.
“하지 마! 먹지 마, 씨발!”
“왜…?”
양호범의 얼굴에 미소가 생긴다. 가식적인 미소가 아니라 정말 즐거워 웃는 것처럼 보였
다.
“일은. 할 만해요?”
“응….”
“…….”
“그죠?”
“여기가 어디야.”
“들어가 보면 알아요.”
을 쥐어뜯었다.
저 인간이… 왜 여기에….
거렸다. 저 인간을 어떻게 찾았지. 그렇게 찾아도 없었는데. 묻기도 전에 호범이 옆으로
와 선다.
“…….”
다.
“뭐 하자는 거야…?”
“…….”
“죽여야지.”
“말했잖아. 선물 준다고.”
원하는 대로 해.”
“해 보라니까.”
몸은 바들바들 떨렸다.
지 말고.”
수현을 본다. 수현은 태연한 척 차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양
묻은 피를 바지에 벅벅 문질렀다.
❖❖❖
“응.”
호범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 앞으로 걸어갔다. 반짝이는 도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둬. 먼저 연락 올 거야.”
17 화
다 까였을 테니까.
하고 있다는 답이 온다.
끄고 샤워를 하기 위해 옷을 모두 벗어 던졌다.
그러니 그 새끼는 죽어도 싸다. 저뿐 아니라 김도한한테 피해를 당한, 앞으로 피해를 당
수현은 한숨을 내쉬고 전화기를 한쪽에 던져 버렸다 . 빌어먹을. 빈속에 맥주만 깠더니
동석이었다.
[너 지금 어디야?]
“왜.”
[혹시 궁전 모텔 들어갔냐?]
곳 알려 주더라.]
“다른 데 어디?”
동석의 핀잔이 이어졌으나 수현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몰라, 씨발. 일단 끊어. 짐을
다.
는 것을 알아봤다.
“…….”
“너 이거 안 열면 부수고 들어간다.”
위협적인 목소리. 수현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정육점 사장일 거라고 짐작했다. 어떻게 된
마세요.”
은 앞이 깜깜해짐을 다시 한번 느꼈다.
“…와 줘.”
[안 들리는데?]
개새끼. 들었으면서.
“이 새끼 너!”
덩치가 사라지고 이번엔 다른 사람이 고개를 내민다. 정육점 사장. 이름이 김태신이었던
고 있는 것 같았다.
“오랜만이네.”
“근데 그건 네 사정이고,”
“…….”
“물건을 잃어버렸으면, 값은 치러야지.”
아왔다.
“윽.”
수현은 고개를 들었다. 코피가 터졌는지 입술과 턱으로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린다. 돌아
육점으로 간다.”
그가 담배에 불을 붙인다.
“…….”
“대체. 왜?”
세를 가다듬고 이를 갈았다.
“뭐야.”
뒤로 주춤 물러선다.
“저게 누구야?”
어둠 속에서 정장을 입고 나타난 남자는 놀랍게도 양호범이었다 . 그는 김태신의 부하를
“뭐 해요, 안 내리고?”
“김태신.”
“빨리 가.”
“아니야….”
이 뒤를 돌아봤다.
“들어와요. 안 잡아먹어.”
있을까. 빼앗아 간 USB 는 어디다 뒀을까. 물끄러미 보는데 양호범이 안쪽에서 나오는
“손 줘요.”
“어떻게 생각해요?”
“…….”
지 마, 라고 했던가?”
“아, 하지 마.”
“손 닦았어?”
“닦았으니까 빨리 대요.”
말고는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이봐, 양 사장.”
“너 왜 나한테 잘해 줘?”
도 어색하다.
“잘해 주는 걸 알긴 알아?”
“자.”
“백수현 동영상.”
이 한마디 더 보탠다.
소가 생긴다.
“…….”
“ 김도한 귀 자를 때, 그리고 내가 김태신한테서 빼낼 때. 그때도 존나 설레 보였거든. 지
금처럼.”
“…….”
“무슨 꿍꿍이야?”
“꿍꿍이?”
호범은 말해 주지 않겠지만.
“구라치지 말고.”
“왜.”
“자고 가요.”
“왜 그러고 봐요?”
“전에 뭐 했어요?”
다 알면서 묻는 게 가소롭다.
“웨이터.”
갈 수 없게 됐다.
술을 한 모금 마시는데 굉장히 독하다. 어우, 인상을 쓰고 나서 앞에 있는 접시에서 딸기
나 뽑아서 건네준다.
“고마워.”
“얘기 좀 더 해 봐요.”
“무슨 얘기?”
“아무거나. 어릴 때라든가.”
파에서 자면 그만이니.
“써 봐요.”
“왜.”
“어울려서.”
켰다.
TV 는 혼자 떠들고 있었고 둘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말없이 술만 마셨다 . 긴장이 풀어
“자요?”
“안 자.”
있을까 해서.
던 수현은 눈이 커졌다.
금고다.
닥에 뒤집어 놨다.
다.
“발이 끄였어.”
“혀도 꼬였는데?”
“왜 이래? 난 배 말고 다른 데도 잘 쑤셔.”
눈으로 지 아랫도리를 가리키길래 수현은 알아듣고 코웃음을 쳤다 . 자랑이다, 새끼야.
“거긴 욕실이고.”
“왜 음흉하게 쳐다봐요?”
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말이 늘어진다. 셔츠가 벌어지고 서늘한 공기가 피부에
“빨아도 돼?”
못해 창백하게 느껴진다.
게 잠이 들었는지 조용하다.
20 화
거울에 비친 모습을 봤는데, 머리는 엉망이고 셔츠는 단추가 다 풀어져 가슴이 드러나고
다.
“일어나셨네요?”
“예, 안녕하세요….”
“양 사장님은 어디 갔어요?”
“모셔다?”
“박태준입니다.”
“그래요. 태준 씨.”
“예?”
“왜 자꾸 저를 쫓아오세요?”
“2 층은 사장님 개인 공간입니다.”
“같이 가겠습니다.”
“그만 내려가죠.”
수현이 앞장서 걸으니 남자가 다시 쫓아온다. 그렇게 아래층으로 내려온 수현은 몸을 씻
흘깃 돌아본다. 그를 보며 눈을 싱긋 접어 웃었다.
꽃이 문신으로 새겨졌다.
“뭐야….”
“…….”
“청소?”
코 몸뚱이에 끼워 맞춘다.
저런, 병신….
“왜 이렇게 작아졌지?”
“야, 이것 좀 벗겨 봐.”
“…….”
빼 남자에게 내밀었다. 남자가 눈으로 웃으며 담배를 물고, 땡큐, 라고 말했다. 수현에 대
있는 걸까.
다.
“백수현입니다.”
“몇 살?”
“스물여덟이요.”
“나보다 두 살 어리네.”
긴 했다.
“그 나이로 안 보이지?”
“아니요. 보여요.”
거지만.
“씨발. 담배.”
“너무하네. 형한테.”
“자주 봐.”
왜 그러나 싶어 물었다.
“왜.”
“청소하기 어때요?”
그러더니 또 말이 없이 빤히 본다.
“왜.”
“지금도 안 잡혀요?”
“사람 붙일까요.”
람이 차다.
[현금?]
잠시 침묵.
게 녹음된 파일에 소리는 더 없었다. 수현은 파일을 앞으로 돌려 금고의 버튼을 누르던
순간으로 되돌아갔다.
셌다.
“어서 오세요.”
수현은 가게 안을 둘러봤다.
“어떻게 오셨어요?”
“야 빡!”
“아니에요. 동생이에요.”
“어디서 만났는데.”
“학교요.”
학교는 학교지. 재선이 서둘러 수현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뒤에서 그의 아버지가 모
“응….”
“돈 없다.”
“에이 씨. 그런 거 아니고.”
있다. 몰래 찍느라 흔들리긴 했으나 알아보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 . 금고를 확인하는
“구형 모델이네.”
“야, 너….”
그는 고개를 저었다.
“한다며. 전에 형이 그랬잖아.”
“새끼야, 그건 구라 조금 보탠 거지.”
낮추고 머뭇거린다.
“너… 호구 하나 물었냐?”
“안 돼도 원망은 하지 마라.”
“알았어.”
“근데 금고 누구 거야?”
“역시, 하나 물었구나.”
굳어졌다.
“안녕? 우리 자주 보네?”
수현은 주변을 살펴봤다. 혹시 양호범이 심어 둔 놈들이 튀어나와 저를 구해 줄까 해서.
“죽이지 않을 테니 타.”
히 휴대전화를 꺼냈다.
“나 건드리면 좋지 않을 거예요.”
“무슨 얘기요?”
“…….”
“할 말이 뭐예요?”
“그때 대답 안 했잖아.”
“뭘요.”
“그게 왜 궁금한데요?”
대체 왜?”
“사실은….”
수현은 말하기 곤란하다는 표정을 했다. 김태신의 눈빛이 반짝인다. 수현은 입을 달싹였
“진짠데.”
그의 뺨이 부르르 떨린다.
“정 못 믿겠으면 직접 가서 물어보세요.”
“…….”
“많이 심해.”
김태신이 이를 까득 문다.
“너 구라치지 마.”
도 훤하다. 분명 웃고 있었겠지.
가.
“말해.”
“왜.”
“아니. 몰래 빼 와야죠.”
“대신,”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
셔.”
하고는 했다. 그들은 호범을 어릴 적부터 봐 왔기에 속마음은 어떨지 몰라도 겉으로는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서 검사님, 오랜만이네요.”
“제 잔은 받기 싫으신가 보네요.”
호범은 웃었다.
듣고 있던 김 차장이 은근 흉을 보는 투로 이야기했다.
봐.”
“뭐야.”
히 알면서.”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겠는데?”
“나 정도면 효자 아닙니까.”
떻게 되든 말든 넌 상관없지?”
“글쎄요.”
“저런.”
아, 씨발 담배 땡겨.
“이봐요, 서 검사님.”
“나도 선물 하나 줄 것 있는데.”
“…….”
린다. 윤 실장이다.
“예, 실장님.”
“그래서. 어디 있다고요?”
태신을 만난 걸 떠올렸다.
설마.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번호나왔어?]
바로 답장이 온다.
[빨리 안될까?]
[기다려. 노력중이야.]
다.
“자고 있는 걸 깨웠어요?”
“어? 아니.”
“올라가죠.”
“어딜?”
다.
을 땄다.
호범이 웃는다.
“술 좋아해요?”
“거기까진 몰랐지.”
“괜히 얘기했네.”
단단하고 예쁘게 생겼다. 움직일 때마다 근육 모양이 바뀌고 파랗게 돋아난 핏줄까지 더
해져 여간 섹시한 게 아니었다.
“며칠 동안 별일 없었어요?”
“딱히. 아, 너희 형이 또 여길 어지럽혔어. 내가 올 때까지 여자 둘하고 셋이서 헐벗고 있
더라.”
“그런 거 같아….”
가 색기도 흐르고.
“너는 어때?”
“어릴 적?”
부렸었다.
꼬마가 되어 있었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마음씨 좋은 부부?”
“그리고 또?”
렸을까. 멍청하게.
“그게 다야.”
“아니.”
“왜.”
역시. 아는구나.
“비슷해.”
“그렇구나.”
“억울하지 않아요?”
겨 들었다.
다는 표정으로.
“…….”
친 새끼가, 설마 그걸….
“…….”
슨 말인들 못 해.”
“때리기만 해. 가만 안 둬.”
다.
“아, 해 봐.”
수현이 알아듣지 못하자 호범은 엄지로 수현의 아랫입술을 눌러 벌린다.
“자존심 상해?”
“…….”
숨 막힐 듯한 정적.
진다.
“하,”
“후우, 씨빨.”
의 허벅지를 손톱으로 긁었다. 그러다 울컥, 뜨거운 정액이 흘러나와 목구멍을 적신다.
그리고 바로 좆이 쑥 빠져나갔다.
을 닦아 내는 중이었다.
개새끼. 욕을 뱉자 양호범이 앞에 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으며 손을 뻗는다 . 악에 받친 와
다.
돈을 뽑고 있었다.
“뭔데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직은요. 한 번씩 병신 짓을 해서 문제지만.”
한 듯 웃었다.
“봐서요.”
“네, 형님.”
“너 아직도 그 새끼 만나?”
“아니에요… 이제 안 만나요.”
텔로 들어가는 걸 딱 걸린 그 순간 말이다.
“씨발. 담배 땡겨.”
순간 다시 메시지가 온다.
졌다.
아닌가.
건다.
“금을 사고 싶어서요.”
다.
밀었다.
었다.
“무슨 일이신데요?”
“왜요.”
옆에 있던 남자가 말을 거들었다.
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본인 카드세요?”
“아니요.”
두 사람의 눈에 의심이 깃든다. 수현은 다급히 말을 덧붙였다.
막힐 따름이었다.
“이름?”
“백수현이요.”
“나이는요?”
“스물여덟.”
“주민등록번호가….”
“우선 여기 앉으세요.”
가 확인을 해야 해서요.”
“누구시더라?”
“야….”
다.
을 노려봤다.
니까!”
다.
“꺼져, 개새끼야!”
“잘못했어….”
“형사님. 저는 이제 가도 되죠?”
형사는 당황한 듯하면서도 말리지는 못한다. 밖으로 나오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다.
잘못 본 게 아니었다.
25 화
“정신이 드니?”
자를 나무랐다.
“너 이름이 뭐야? 산에는 어떻게 올라온 거야? 머리는 어때? 아프지 않아?”
었다.
“먹을래? 먹을 수 있겠어?”
“민준아, 잠깐 이리 와 봐.”
문이 열리고 방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키가 큰 남학생 하나가 교복을 입고 들어
다.
“아, 해.”
“제가, 제가 먹을게요.”
민준이 물을 챙겨 준다.
“괜찮아?”
“이름이 뭐야?”
“수현이요, 백수현….”
“몇 살인데?”
“열 살….”
낳았어.”
리가 들려온다.
“여긴 어쩐 일입니까?”
뒤통수가 따갑다. 수현은 떨리는 손끝을 꽉 말아 쥐었다. 돌아선 호범이 수현의 어깨를
잡는다.
양호범은 웃었다.
“아까… 누구였어?”
“누구요?”
“서 검사?”
“잘 아는 사람이야?”
이 가방을 집어 품에 안겨 준다.
“챙겨요. 내 좆 빨아 준 값인데.”
죽 얼굴을 내민다.
팁이랍시고 건네준.
들어왔다. 말끔하게 청소된 소파에 자신의 외투를 벗어 던지고 양호범이 그랬던 것처럼
바로 가서 술을 꺼내 왔다.
드에서 빼낸 그 돈이다.
들었다.
“저게, 뭐야?”
“누구야? 존나 잘생겼는데?”
자도 끌어냈다.
“얼른.”
다들 야유를 퍼부으면서도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내쫓겼다. 호범은 문을 닫은 뒤 천천히
야. 일어나.
팔이 쑥 들어온다.
안았다.
26 화
“씨발.”
다.
“한번 준다니까.”
못 할 건 없다고 생각했다.
“안 돼….”
또다시 웅얼거리길래 호범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수현이 잡으려 팔을 뻗길래 그 손
“네가 먼저 꼬셨다.”
“뭐 하는 거야….”
“하자며.”
눌러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할래….”
돌아봤다.
“무, 무거워….”
도 맞은 얼굴이다.
“잠, 잠깐!”
“윽, 안 돼, 안 들어가!”
“안 된, 아!”
“거봐, 들어가잖아.”
입만 벌리고 헉, 헉, 숨을 토막 치며 내쉬었다.
“안 된,”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빼… 진짜 아파….”
목덜미가 눈에 들어왔다.
“으응….”
신음이 듣기 좋다.
손가락을 핥는다.
으로 움직였다.
“좋았어…?”
시내에….”
며 셔츠를 벗었다.
필름이 뚝 끊겼다.
누가 봐도 정사 후의 흔적이었다.
“뭐야.”
써 오전 9 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다.
소리가 사방에 퍼졌으니까. 그걸 들으니 어젯밤 있었던 기억이 조각난 파편처럼 떠오른
다.
[네가 먼저 꼬셨다.]
“자주 보네?”
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우영이 일어나서 곁으로 오더니 수현의 어깨에 팔을
“아니면 이런 것도 있어.”
현은 그를 힐긋 보고 나서 입을 열었다.
“혹시, 어제 여기 있었어요?”
목소리가 오버랩된다.
은 채.
“왜… 왜?”
“비켜야 지나가죠.”
“내가?”
“그럼. 여기 또 누가 있나.”
“운전은 할 줄 알죠?”
“응….”
“있잖아. 어제 말인데….”
역시 너는 아니구나.
“했어요, 섹스.”
수현이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양호범의 표정은 변화가 없다. 마치 그게 아무 일 아니
“표정이 또, 좆같네.”
“그럴 리가.”
“그럼 내가…?!”
려고 노력했다.
“피하지… 그랬어?”
“차라리… 패지.”
수현은 바로 말을 바꿨다.
“없던 일로 하자.”
“…….”
“…….”
냥 나를 죽여.”
“…….”
아 씨발. 깜짝이야!
하면서.
28 화
편이었다.
았다.
우연인가. 아니면 꼬리가 따라붙은 걸까. 갑자기 목이 탄다. 수현은 차가 사라진 방향을
을 몰아쉬고 있었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그래, 그럼.”
“그거 혹시 금연 껌이야?”
떨린다.
“그동안 잘 지냈어요?”
“뭐… 그럭저럭.”
“연락 기다렸는데….”
우진은 옅게 웃었다.
“응.”
어. 그래서 그 얘긴 굳이 하지 않았다.
“네.”
“친해?”
김우진이 쳐다본다.
껴간 듯 여전히 푸르렀다.
“어르신 덕분입니다.”
를 하고 물러난다.
내야 해. 비록 그게 내 혈육이라도.”
한 할아버지를 등질 일은 없겠지만.
건 아직 모른다.
“이제 가는 거예요?”
“응.”
“전화번호 알려 주세요.”
은근히 끈질긴 구석이 있다. 우진이 휴대전화를 주길래 거기에 제 번호를 입력하고 돌려
“그래. 상관없어.”
“아무래도 좀 그렇겠죠?”
친다.”
“꼬드겨요?”
를 지킨다.
그곳을 빠져나왔다.
29 화
“…….”
는데, 그게 백수현이었다니.
“검사님?”
나.”
작은 사건들이 꽤 많이 터진 곳이었다.
다.
는데 저 멀리 누군가 걸어온다.
[나도 선물 하나 줄 것 있는데.]
쳤다.
빌어먹을.
민준은 핸들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숨을 골랐다.
이를 까득 물고 읊조렸다.
❖❖❖
“누고.”
“눈데 너메 집서 알짱대노.”
“혹시, 동….”
수현의 팔을 덥석 잡았다.
“이게 누꼬!”
남자의 눈에 놀라움이 번진다.
“니 수현이제? 광무 아들 백수현이!”
백광무의 아들인 자신을 남자가 기억해 냈다. 남자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수현의 머리
“저… 알아보시겠어요?”
없다가 이제 나타났냐고.
깄다 아이가.”
“여 앉아라.”
사발 두 개를 가져온다.
“그동안 우째 지냈노.”
자 연거푸 술을 들이켰다.
며 찾아왔더라고.
가 손을 내젓는다.
“받으세요. 술은 좀 끊으시고요.”
“아… 됐다.”
쯧, 혀를 차고 나서 전화를 받았다.
[뭐 해요?]
“어?”
[술 먹어서 운전 못 해요.]
“대리 불러.”
“아, 여긴 박수현.”
“근데 왜 낯이 익지?”
“가게?”
“어.”
아선다.
“그래서 왔잖아.”
그 말에 호범이 피식 웃었다.
“그건 두고 봐야 아는 거고.”
그러자 호범이 걸음을 멈추고 우영을 돌아봤다. 그의 눈빛이 어딘가 싸하다. 우영은 영
“고모도 같은 생각이실까?”
않지만,”
“받아요.”
억지로 웃으며 뒷문을 열었다. 알아서 타지. 개새끼. 양호범이 탔고, 김우영은 직원과 함
“그럼 잘 부탁해.”
게 들렸다.
봤다.
아는 사람인가.
“열어 줘요.”
하고 있다.
소리가 들려왔다.
고.
히며 신음을 흘렸다.
“문 안 열어 줘요?”
호범의 말에 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가 뒷문을 열었다. 양호범이 나오고 여자가
“잘 가.”
여자의 눈이 커다래진다.
“응.”
“오늘 수고했어요.”
서 사라진다.
좌석을 노려봤다.
기분이 존나 더러워졌으니까.
31 화
“저녁 먹었어?”
“네. 먹었어요.”
“피곤해서요.”
“다음에요. 나가 봐야 할 것 같아요.”
행동이었다.
[스물다섯이에요.]
연하는 취향이 아니라 채팅창을 나왔다. 이번엔 다른 사람이 말을 건다. 대화를 나누다
사람의 체온이 느끼고 싶다. 추워지면 외로움도 심해져 일회성으로 사람을 만나는 일도
새끼하고 비교를 해.
[만날래요?]
[삽입가능?]
그 큰 걸로 쑤셨으니 아플 만도 하지.
[불가]
[어디서 볼까요?]
수현은 장소를 정하고 나서 채팅창을 닫았다. 일어나서 옷장을 뒤지니 매니저가 쳐다본
다.
“어디 가?”
“약속이요. 친구 만나려고.”
“여자?”
“토끼?”
“왜 그러고 쳐다보세요?”
“생각보다 기대 이상이라서.”
“밥은 먹었어?”
크인하러 프런트로 갔다. 남자가 뒤쫓아 와 자기가 내겠다고 우기는 걸 한사코 마다했
지.
른다.
“뛰어왔어요?”
그머니 밀어냈다.
“성격 급하네.”
못 참겠더라. 남자는 허겁지겁 아래로 내려가 수현의 가슴을 빨았다 . 젖꼭지를 깨물고
쳤을까. 그의 좆을 물고 빨아 주던 그때가.
“씨발….”
한다.
“꺼져, 씨발!”
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머리를 헝클었다. 남자가 눈이 커져서는 수현의 안색을 살핀다 .
“갑자기, 왜…?”
향마저 싫었다.
32 화
“직장이 이 근처야?”
“집이 이쪽이야?”
“연락해도 돼?”
조심스럽게 묻는 말투.
“즐거웠어요. 잘 가요.”
남자의 얼굴에 실망감이 내비쳐진다. 손을 떼어 내자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 잘 가.
“외박?”
“호텔서 잤구나?”
묻어 있다.
됐다.
서 등장한다.
“뭐예요?”
“어제, 선물.”
“왜…?”
“뭐가요?”
“고장 났어요….”
이렇게 치졸하게 복수하는 건가. 씨발, 그러면 장단을 맞추질 말고 차라리 패든가. 자기
도 할 거 다 해 놓고 이제 와서 왜 지랄인데.
았더니 나중엔 종아리가 땅기고 일어설 때마다 머리가 핑, 현기증이 난다. 수현은 이마
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수현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매니저를 바라봤다. 매니저는 미
안한 표정으로 조금 전 한 말을 다시 반복했다.
“청소를 다시 하라고요?”
“너 혹시 사장님한테 뭐 잘못했냐?”
“야….”
“수현아!”
왜.”
“수, 수현아….”
“이름 부르지 마요. 지금 미쳐 버릴 지경이니까.”
“백수현.”
요.”
을 했다.
“타요. 올라가야죠.”
33 화
“내려요.”
어…?
보면 이건 양호범 피가 아니다.
준이 수현을 부른다.
“백수현 씨.”
그는 들고 있던 것을 건네줬다.
고, 수현은 긴장했다.
바뀐 건가.
“청소는…?”
“내일 해요.”
은 흠칫 놀라 그 손을 붙들었다.
“왜?”
“맬 줄 알아요?”
“어젯밤에 즐거웠어요?”
머릿속으로 그 한마디가 훅 가르고 들어온다. 수현은 어? 하고 멍청한 표정으로 양호범
꾹 다물었다.
“뭐가.”
“잘 어울리네요.”
“나 어디 접대 나가?”
“접대해 본 적 있어요?”
“여자들 상대로?”
“응.”
“가능은 하나.”
“뭔데? 혹시 약?”
“그림?”
지인들한테 나눠 주는 선물이라고.
림을 준다.
이한다.
“오랜만이네요.”
“누구? 이미주?”
“예.”
여자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까. 모르는 게 없어.”
“못 보던 친구가 있네?”
“새로 왔습니다.”
니다.”
“저 그림 가격은 얼마 정도 해요?”
을 걸치고 나온다.
“누구시죠?”
“예. 맞습니다.”
“엄마. 누가 왔어요?”
“괜찮습니까?”
올라탔는데 오한이 나고 머리가 무겁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그곳에서 어떻게 빠져나
“안 내려요?”
기 앞으로 가 물을 틀었다.
이 기다린다.
“씻었어요?”
“뭘 쳐다봐?”
차하면 누울 자세다.
“속은 좀 어때요?”
“여긴 왜 왔어?”
“나한테 할 말 있어요?”
싶어서.
“여보세요?”
[수현이니?]
“네….”
곳으로 걸어갔다.
“다시 연락할게요.”
“나쁠 건 없었어.”
“난 그쪽 아버진 줄 알고 살짝 설렜는데.”
“그랬어요?”
“다행이네요.”
을 양호범이 붙잡는다.
“뭐?”
“내 마음에 들 때까지.”
“…….”
한이 든다. 역시 그건 아니다.
서민준이다.
[이따가 만나요.]
네.
옷장을 열었다.
작품명, 속죄.
결과가 어찌 되려나…?
고루 다 갖췄다.
❖❖❖
있지 않은가.
“서민준 씨요.”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안쪽으로 향했다. 밤이라 곳곳에 연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눈에
수현이 말을 가로챘다.
“오랜만이야, 형.”
“괜찮아. 나도 마찬가지였으니까.”
“그 얘기 하러 나왔어.”
“취직?”
“응. 당분간만.”
지 진담인지 모르겠더라고.
“아니.”
“다행이네.”
“그게 무슨 뜻이야?”
인간이야.”
꼭 더럽게 했지만.
“얼마나?”
“20 억.”
“수현아.”
“응.”
“줄게. 그 돈.”
“…….”
[얼마나?]
[20 억.]
호범은 차 뒷좌석에 앉아 이동하는 내내 녹음된 파일을 듣고 있었다 . 20 억이란 수현의
“벌구. 입만 열면 아주.”
다.
[줄게, 그 돈.]
[부탁이다, 제발.]
[생각해 볼게.]
“시말서 썼어요?”
백수현이 기겁을 하고 뒤를 돌아본다. 놀랐다가, 질색하고 욕을 하는 표정이 볼만하다.
두기도 했다.
호범은 웃으며 종이를 툭 앞으로 둔다. 가져가요. 수현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걸로
“다시 써 와요.”
보기 좋게 그 얼굴이 일그러진다.
“뭐?”
가,”
다.
계를 책상 위에 올려 뒀다.
“어제 놓고 갔어.”
“싫어.”
계가 아깝긴 하지만.
았다면 술집이 아니라 청소부로 일했을 텐데. 그러다 또다시 서민준 생각이 났다.
확실히 알겠다.
“무슨 생각 해요?”
양호범이 빤히 보더니 오라고 손짓을 한다. 저놈이 오라고 하면 무섭다. 수현은 마지못
“뭔데요.”
“네 생일 선물.”
“버려요.”
“진짜 버려?”
“필요 없는 것들이에요.”
“걔들이 목적 없이 그걸 줬을까.”
[수현아, 아빠 믿지?]
입이 써진다.
수현에게 넘겨줬다.
“…….”
“내 카드로?”
신 아예 몸을 돌려 수현을 쳐다봤다.
“그래…. 먹자.”
“이 정도면 됐겠지.”
상대가 빈정거렸다.
[아직 살아 있네?]
“형님. 어쩐 일이세요?”
수현은 침대에 다시 앉았다.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그날의 대화를 떠올렸다. USB 를
며 시치미를 뗐다.
“무슨 얘길 하는지 도통 모르겠네요.”
[너, 이 씨발!]
“많이 기다렸어?”
호범은 일을 하다 온 차림새였다.
“아니요. 방금 왔어요.”
“안녕하셨어요.”
데.”
“호텔?”
“유한 호텔.”
술을 마시겠느냐고 물었다.
“소주 마실래?”
“그래요.”
다.
로 경고했다.
“하지 마.”
“뭘.”
“필요 없어.”
“왜 그렇게 쳐다봐?”
“신기해서요.”
“뭐가.”
붙였다.
“더 미친 새끼였어.”
다.
“뭔데.”
“땅.”
어봤더니 그것 역시 선뜻 말해 준다.
“그만 마셔요.”
“왜.”
“지금 취했어.”
“아닌데에.”
“그럼 우리 집 가서 먹든가.”
어? 취한 와중에도 당황해하자 호범이 반쯤 남은 수현의 소주를 단숨에 들이켜고 내려놓
며 가게 주인에게 말한다.
“백수현.”
다.
바닥에 핏자국이 흥건하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문을 미는데 단단히 잠겼다. 흔들면서
한 손엔 칼을 들고 야차 같은 모습이었다.
38 화
같은 피가 흥건했다.
않을 만큼 덤덤했다.
으로 나왔다.
가게 앞에 박태준이 와 있었는데,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검은 봉고차가 서 있고 피를 흘
를 잡고 있던 남자 중에 하나다.
저 사람이 왜 여기에….
“가요.”
“어딜.”
생각이 다 든다.
“한남동으로 가.”
“있잖아…. 양 사장.”
난다.
“너 무서워서.”
끊어 놓냐.
깨닫게 됐다.
“술 깼어요?”
같았다.
양호범이 반대편을 손으로 가리켰다.
것 같았다.
불빛이 반짝인다.
까.
올라갔다.
“키가 작네요.”
“술 더 마실 수 있겠어요?”
“소주도 좋아해요.”
“이것 좀 까 줘.”
패널들 입에서 서민준의 장인인 김현식 의원의 이름이 거론됐다 . 양호범은 어떤 표정일
다.
“왜요.”
“뭐가.”
“둘 중에 누구 뽑을 거야?”
렇게 봅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었다.
“사실, 내가 아는 사람이야.”
“기억나요.”
“그 아들이 서민준이야.”
39 화
“놀랍네요.”
호범이 아예 몸을 돌려 앉는다.
“그래서요. 반가웠어요?”
“…….”
야 하는 게 맞고.”
런 거면 지금 백수현은….
정을 했지. 사람 감질나게.
“또?”
람이 어떻게 멀쩡하겠어?”
“결론은?”
수현은 작게 숨을 한번 내쉬었다.
은 눈빛을 하고.
“줄 거야?”
“더 할 얘기 있어요?”
“선불?”
“계약서에는 아버지를 잡으면 준다고 하긴 했는데 , 사실 그때 가서 말 바꾸고 나까지 담
“무기명 채권으로.”
호범은 피식 웃었다.
“기다려요.”
이 반이나 남았다.
“세 봐요.”
“이제 우리 한 팀이네?”
“어, 어… 그래.”
“난 배신할 생각 없어.”
“나하고 한번 할래?”
“술 먹으니까 꼴려.”
“…….”
“섹스만 해.”
“매몰차긴.”
나무토막인지 모르겠다.
“자존심 상했구나?”
며 악마처럼 웃는다.
아올랐다.
“진짜… 아파.”
“또 징징거리네. 이게 네가 말한 어른 섹스야?”
“그럼 관둘까?”
의 목을 양팔로 끌어안았다.
럽다.
“아….”
앓는 소리를 내며 허벅지를 양호범의 다리에 문질렀다. 양호범이 이를 까득 무는 소리가
좆은 아직 반도 채 들어가지 못했다.
40 화
“살살, 살, 윽!”
“아, 파, 으읏.”
로 내려가며 삽입도 깊어진다. 하아, 간간이 숨소리에 욕설이 섞여 나온다. 씨발, 존나,
올라앉은 꼴이 됐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욕망으로 번들거리는 삼백안. 거칠게 오르내리는 어깨.
“좋아?”
“알았으니까, 힘 빼.”
잡이로 흩어졌다.
하지만 마음과는 반대로 쾌감은 평소와 다르게 더 날뛰었다 . 눈앞에 보이는 TV 화면에
한 채로 몸을 축 늘어트렸다.
“어디 아파?”
돌아보는 호범의 표정이 어딘가 이상하다. 아, 씨발. 호범은 손으로 얼굴을 거칠게 문지
“너….”
그가 갑자기 수현을 향해 손을 뻗는다. 수현이 재빨리 일어나 뒤로 피하자 호범이 같이
쪽 키스를 하고 웃었다.
고 밖으로 나오는데, CCTV 만 돌아가고 사람은 없다. 저녁에 급습을 당한 사람이 이렇게
수현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른쪽 계단을 이용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 곧바로 양호범의
나서 연락을 해 왔다.
“어…?”
이 살펴봤다.
“씨발….”
생각해. 어디에다 뒀을지 생각해 보란 말이야. 머리를 쥐어뜯던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를 시작했다.
“여보세요?”
[어디예요?]
[거기 없어요.]
호범이 영문 모를 소릴 한다.
“응?”
“…….”
[1 시간 줄게.]
겼다.
다.
메시지가 들어온다.
양호범이다.
뒷목이 서늘해진다. 혹시 이곳에 온 건 아닐까, 주위를 둘러보며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호흡기 떼기 전에 오는 게 좋을 거야.]
떻게 그의 사진을….
죽는다는 게 중요한 거지. 수현은 결심을 굳히고 휴대전화를 초기화시켜 그대로 쓰레기
통에 던졌다.
게 맞다.
❖❖❖
운 투로 묻는다.
“괜찮으세요?”
“아니요. 대가리가 깨지는 것 같습니다.”
“저 한심하죠?”
“이제 좀 사람 같습니다.”
“백수현, 올까요?”
검은 가방이 놓여 있었다.
“너한테 받은 거 다 저 안에 있어.”
호범은 손목시계를 봤다.
“1 시간 줬는데, 12 시간 만에 나타났네요.”
“네가 먼저 나 속였잖아.”
“그래서.”
“백광무는?”
익힌 그의 필체.
다.
“너 이거 조작했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정말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해?
“왜. 이제 좀 억울해졌어?”
씨발.
집에는 수현과 서민준 그리고 서민준의 누나인 서윤경만 머물고 있었다 . 서윤경은 다니
표정을 짓는다.
“왜.”
“형이 잘생겨서.”
죽어 이 개새끼야!
했다.
“이 사람아. 그걸 말이라고….”
께였다. 이장은 어떻게든 수습할 테니, 백수현이 저지른 거로 마무리 짓자고 설득했다.
으려고 애를 썼다.
다.
“넌 왜 나왔어? 들어가.”
“아저씨….”
수현은 아직도 놀란 게 가라앉질 않아 입술이 덜덜 떨렸다.
깨 뒤로 넘어간다.
수현은 뒤를 돌아봤다.
걱정 마, 형. 형은 내가 지켜 줄게.
❖❖❖
요.”
“서민준이 그런 건 확실하대요?”
진술을 했을 테고.”
“싫어요.”
“범아,”
쑤셨을지도.”
마나 달콤한지를….
“얼마예요?”
였다.
었다.
책을 가까이하라고 했었지.
나른해졌다.
지 못하였습니다.]
수현은 진술서를 구겨 버리고 리모컨을 들었다. 채널을 누르는 손끝의 감각이 무뎌졌다.
어쩌고 하는.
기 눈물이 고인다. 두 다리를 모아서 끌어안고 그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있으니 밖에서
다른 소리가 들려온다. 사람들 떠도는 소리. 오토바이 지나가는 소리. 아이들이 왁자지
껄 웃는 소리.
서?
럼 헛것을 보는 건지 모르겠다.
[왜. 이제 좀 억울해졌어?]
❖❖❖
짝, 누군가 뺨을 건든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아, 목이 따갑고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수현은 머리를 간신히 추슬러 주변을 둘러봤
다.
을 잡았다.
“꼴이 아주….”
볼만하네, 씨발.
수현은 밖으로 나오며 수건을 바닥에 던지고 부르터진 입술로 담배를 물었다.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누구시죠?”
“백수현이라고 하면 아실 거예요.”
고….”
순수하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아이는 친구들과 어울려 담배를 피우고 , 아버지
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생각?”
“네.”
“우선 들어오게.”
세 명의 남자가 있었다.
“앉아.”
“몰골이 말이 아니구먼.”
수현은 쓰게 웃었다.
세요.”
“네….”
“계약?”
“말해도 되네.”
수명이 100 세라고 하는데 노인의 나이는 대략 80 세는 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양호범
획을 듣고 반대하기도 했었고.
“동영상?”
“섹스 동영상.”
원위치로 돌아온다.
보군.”
달게 받을게요.”
“그거면 충분하겠나?”
“자네한테 그 얘길 해?”
“네….”
“그래서?”
입술이 오므라졌다.
“네.”
“이유는?”
다.
“주실 겁니까?”
“거절하고, 차라리 돈을 더 주겠다고 하면?”
“그건 저도 거절합니다.”
했다.
면….
❖❖❖
순간 매니저가 당황한다.
“없으면, 내, 내가 가지.”
“아, 됐어요. 말이나 더듬지 마세요.”
겠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김우영의 입가에 피멍이 들었다. 얼굴은 왜 저래. 의아하게 쳐
질러진 것을 담는데 콘돔에 정액이 흥건하다. 수현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그것을 봉투에
해 있었다.
“야.”
소름 끼치게 낮은 저음.
데 뺨이 얼얼하고 귀가 먹먹하다.
완전 악에 받친 얼굴로.
같았다.
히 잃기 전 양호범이 손을 놓는다.
“일어나.”
로 번뜩였으니까.
“웃어?”
“애새끼?”
내가 자빠져 잔 새끼 중에 진짜 최악이야.”
했다.
“너 이리 안 와!”
었어!”
“꺼져, 병신아!”
했다.
수 소리와 함께.
“깡 죽인다. 백수현.”
“근데, 둘이 진짜,”
“아니요.”
“에이, 범이 표정은 아니었는데. 나 쟤 저렇게 빡친 거 거진 5 년 만에 봤어.”
었다.
“이거?”
“네.”
“호범이한테 맞았어.”
“너한테 약 준 거 걸렸거든.”
자기 사촌 형을 보며 겁을 먹어 떨던 녀석이 그런 말을.
“왜 그런 눈으로 봐?”
❖❖❖
하고 있고요.”
“빚은요?”
“양호범한테 따로 빚이 있는 건 아니랍니다.”
서민준은 방금 막 면도하고 나온 턱을 쓸었다. 백수현은 양호범에게 20 억의 빚이 있다고
“백광무 행방은요.”
“불명입니다.”
울리고 살겠다고.
머리를 쓰다듬는 척 귓불을 만지기도 하고, 장난을 치며 껴안기도 하고, 공부를 가르쳐
살냄새.
갑자기 목이 탄다.
습이 우스워 낄낄댔다.
게 안 취한 게 되는 건가.
참나. 수현은 어이없이 웃었다. 부모님은 어디에 계시느냐고 묻길래 없다고 했을 뿐인데
“알았어요. 금방 갈 테니 기다려요.”
“그런가.”
계산하더니 웃는다.
“인마. 형이 이런 것도 못 살까.”
“간다. 그만 먹고 들어가.”
“조심히 가세요.”
또 도망가지 말고. 적당히 먹어. 취해서 불타는 고구마 같은 얼굴로 잔소리를 하니까 웃
기다. 수현이 가라며 등을 떠밀었다. 매니저가 사라지고 자리로 돌아온 수현은 혼자서
“눈 온다!”
“사장님, 소주 하나 추가요!”
이야.]
호범은 저도 모르게 담배 끝을 앞니로 꽉 깨물었다. 씨발.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고 열
“라디오 틀까요?”
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순간 영감의 말이 떠올랐다.
“여보세요.”
[호로범 씨?]
다.
“거기 어딥니까.”
“기다리지 말고 가.”
“괜찮으시겠어요?”
람들이 모여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어서 오세요.”
사장이 아이고, 하고 탄식을 하더니 안으로 들어가 백수현의 것으로 보이는 점퍼를 가져
나온다.
“질질 짜더니 나 잠깐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돈이랑 잠바도 두고 사라졌어요.”
“미치겠네.”
다.
무리 중 하나가 돌아본다.
“뭐야, 씨발.”
그 꼴이 보기 싫어 발로 툭, 어깨를 건드렸다.
“일어나요.”
꼼짝을 않는다.
“안 일어나면 간다?”
온다.
“엄마….”
엄마…. 엄마….
명치가 답답해진다.
가만히 있어, 좀.
“아파아.”
“어떡해요? 기다려요?”
“기사님.”
“네?”
“차로 확 쳐 버리세요.”
가 받고 있구나.
“아파아. 아파아.”
“아가리 다물어.”
“하.”
“추워….”
어쩌라고.
“춥다.”
“어디서 봤는데….”
“그 사람 되게 잘생겼죠?”
“섹스도 존나 못해.”
었다.
“아파아.”
“한남동이요.”
지 위를 더듬으며 좆을 만졌다.
“섹스하고 싶어….”
기사가 잘못 들었나 하는 표정으로 뒤를 흘깃 본다 . 호범은 백수현에게 섹스 못 해 죽은
것 같았다.
근새근 잠이 들었다.
적부터 봐 오던 사람이었다.
“세상에. 그게 뭐예요?”
“시체요.”
“누구예요?”
“도둑놈이요.”
“응?”
“곰국 끓여 놨어요.”
웃었다.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바지와 셔츠를 벗는데 좆이 아직도 발기 중이다. 욕실로 들어가 찬물을 틀었다. 머리부
뻗었다.
“키스해 줘.”
각이 들다가 속으로 웃었다. 호흡이 가빠지는 가운데 호범이 수현의 목덜미를 물어뜯을
“아!”
“얼굴하고 딱 어울려.”
“무슨 뜻이야?”
호범이 싱긋 웃었다.
“천박해.”
필 좀 할걸.
현이 눈을 치켜뜨고 위를 올려다봤다.
다.
간다.
“씨발….”
처먹었나. 하다가 토하진 않겠지. 양호범이 개지랄할 텐데.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호범이
수현을 돌려세운다.
“뭘 그렇게 쳐다봐?”
“구멍이 예뻐서.”
수현이 히죽 웃었다.
댔다.
다.
음모가 비벼졌다.
“이번에도 별로였어요?”
를 쥐어짰다.
많았다.
어지질 않았다.
49 화
“정신 들어요?”
“나 살아 있어?”
그 말에 호범이 픽 웃었다.
“아쉽게도요.”
“나쁜 새끼….”
“욕하는 거 보니 멀쩡하네.”
이 살짝 높으시다고 하던데.”
“그렇습니까?”
“네….”
“그런데 두 분 관계는…?”
수현이 불쑥 대답했다.
“저기, 의사 선생님.”
“네, 말씀하세요.”
“제 신장은… 괜찮나요?”
“신장이요?”
“콩팥.”
“하나밖에 없다뇨?”
실대로 털어놨다.
“예전에… 누가 떼어 갔어요.”
이다.
“이상 없었습니다.”
지게 내려다봤다. 그럼 이건 뭐야.
다급한 마음에 메스를 쥐어 휘둘렀고 비틀거리며 그곳을 도망쳐 나왔다 . 어떻게 거기서
“양 사장. 넌 알고 있었지?”
한 줄 알았던가?”
수현은 순간 멍했다.
“어차피 하는 말 중에 90 은 다 구라잖아요.”
질 않아 호범의 소매 깃을 잡고 당겼다.
“양 사장… 이불 좀 덮어 줘.”
침에 사람 올 거야.
“고마워.”
❖❖❖
[멓?]
[네?]
[ㅇ진아 구금ㅎㄱ있ㄴ데]
[어디예요?]
“포장마차.”
[술 많이 마셨어요?]
“어, 티가 나?”
리다.
[뭔데요?]
“호범이 새끼 약점 같은 거 없냐.”
대답이 없다.
[형.]
“응.”
[정말요?]
“응.”
또 말이 없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동물 뭐, 호랑이?”
[형….]
“응?”
“뭐?”
“길 잃은 개새끼라….”
“사장님. 많이 바쁘세요?”
다.
에게 건네준다.
수현이 싱긋 웃었다.
“감사합니다.”
“네.”
“남잔데?”
“온대요?”
에이 씨, 역시 호락호락하질 않네.
님 파이팅.
“됐지?”
“흐흐, 감사합니다.”
다. 마치 산에 홀로 남겨진 그 날처럼.
웠어야 했다.
나만 없었다면. 나만….
수갑이다.
“왜. 자기 취향이야?”
때문에 만나는 사람마다 난리였다. 차라리 밴드라도 붙일걸. 사람들은 누군지 몰라도 화
“아니에요….”
니까.”
“사양할게요.”
“후유증도 없어.”
“싫어요. 예전에,”
하려 하는.
“약 끊다가 뒈질 뻔했어요.”
르겠네요.”
“뭘 또 그런 식으로 말해.”
“양 사장은 여기 안 오면 뭐 하러 다녀요?”
“하는 일이 많아요?”
“…….”
정으로 대꾸했다.
서민준이다.
[저녁 같이 먹을까?]
저도 모르게 입이 굳게 닫혔다. 몇 시에? 라고 메시지를 보내 놓고 나니 김우영이 소리
“누군데 숨길까.”
가 버린다.
[7 시. 전에 거기 어때?]
철 승강장으로 움직였다.
“저 새끼 여긴 또 어떻게….”
“왜 자꾸 김태신하고 붙어먹어요?”
다.
“못 할 것도 없지.”
호범이 슈트의 단추를 풀고 활짝 벌렸다. 해봐, 어디. 주위의 시선이 하나둘 몰리기 시작
를 목에 짓이겼다.
뒷좌석에 그를 던져 넣고 문을 탁, 닫았다.
호범은 말없이 수현의 목덜미를 잡아채 검은색 승용차로 끌고갔다. 놓으라고 버둥대던
다. 언제 도착하는지 묻는 메시지였다.
“서민준이네?”
“아까부터 뭘 찾아요?”
“죽은 잘 챙겨 먹었어요?”
“먹었어….”
“약은?”
“아직 남았어.”
“왜.”
“너무 애 같아서.”
“멍이 오래 가네요.”
“손.”
안 봐도 뻔하다.
“생각보다 일찍 왔네.”
“놀랬구나. 미리 말해 줄걸.”
“아빠 누구야?”
“나는 삼촌 옆에 앉을래요.”
“아니면 봐서 2 차는 우리 집 가요.”
“뭐라고 했는데.”
“친동생이나 다름없다고.”
“죽었어.”
“통화했어?”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복도를 걷는데 다리가 휘청인다. 수현은 화장실로 들어가 세면대 앞에서 찬물을 틀었다.
다. 이제 좀 정신이 드는 것 같네.
“뭐?”
“수현아.”
아니야?”
한 표정을 한다.
신이 알던 서민준이 아니었다.
수현은 뒤로 물러서며 손등으로 입술을 닦았다. 서민준의 표정이 무섭게 변한다. 하지만
거 없어. 다만,
차 한 대가 이쪽으로 온다.
“안 타고 뭐 해요?”
것을 확인하고는 차에 올라탔다.
“양 사장, 왜 안 갔어?”
기로 한 거 아니었나.”
준이었고.
“그거 혹시….”
에 손을 가져다 댔다.
전화로 옮겨 간다.
“무슨 생각?”
“어?”
“무슨 생각이냐고.”
“…….”
“여보세요….”
[수현아.]
는지 호범이 힐긋 본다.
“왜 전화했어?”
[휴대전화 네가 가져갔어?]
“응.”
[왜…?]
“형 미워서….”
더 컸어.”
말을 멈췄다. 감정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데 옆에서 호범이 기막힌 얼굴로 본다 . 뭐 어쩌
다.
어도 형… 때문에 내가 버텼는데….”
“왜.”
“아주….”
“감쪽같지?”
“어련하시겠어요.”
나.
[뭐라고 했는데.]
[친동생이나 다름없다고.]
영상이 흔들리고 벽으로 보이는 것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 이어서 화장실로 추정되는 장
야?]
그리고 저녁 약속이 있다며 나가는 백수현. 화면은 거기에서 멈췄다. 호범은 영상을 앞
[웬일이야. 이 시간에.]
[양 사장. 왜 전화했어?]
[어, 어….]
“그럼 끊어요.”
[어, 그래.]
하더니 미련 없이 툭, 끊는다.
“먹고, 죽자!”
수현은 생각했다.
“선후배는 아닌가?”
“아니, 그것보다 방금 어디 대학이라고 했어요?”
“K 대. 왜?”
“양호범이… 거기 나왔어요?”
“몰랐어?”
“그래도 나온 건 나온 거지.”
게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뭐가.”
“사장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봤다. 호범은 눈썹을 까딱하더니 뻔뻔하게 웃는다 . 놀란 기색을 지우고 하나둘 회식에
“이쪽으로 오세요.”
“아니에요. 여기 앉으세요.”
를 쳐다봤다.
“드세요. 제가 사겠습니다.”
“대표님도 참.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다. 얼씨구, 잘하면 소고기에 영혼도 팔겠네. 불판이 바뀌고 핏기를 머금은 소고기가 올
라갔다.
“왜 왔어?”
“술 먹고 개 될까 봐 단속하러 왔어요.”
“누구? 나?”
“약 미리 먹었어.”
요.
“너는 이제 가….”
“그럼요. 가야죠.”
처음엔 호범의 눈치를 보면서 노래 부르기를 떠밀더니 한사람이 나와서 부르기 시작하
럼 움직인다.
“첫 잔은 우리 싸장님!”
박으로 추면서. 시간이 흘러도 수현은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섹스할 때나 잘 버티지, 라
이거 보면 수치스러울 거다.
뒤 노래방을 빠져나왔다.
“그냥….”
“이건 또 무슨 개수작이야?”
“억울해.”
“왜. 내가 끌고 나와서?”
“아니….”
“그럼?”
“서민준이….”
심으로 보였다.
“…….”
“아파아.”
“알았으니까, 가자고.”
“같이 있자….”
고는 눈이 커졌다.
며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거울로 엉덩이를 확인했다 . 엉덩이에 빨갛게 손자국이 선명하
“일어났네요. 속은 괜찮아요?”
“덕분에요.”
같아 무섭기까지 했다.
더니 수현을 쳐다본다.
“아이돌 같아요.”
봐라! 와하하.
“감상이 어떠신지.”
져 물었다.
“엉덩이도 네가 때렸지?”
“응.”
“왜.”
“어서 앉아요.”
수현이 의자를 끌어내 앉으니 아주머니가 밥과 따뜻한 국을 앞에 놓아 준다.
어봐야겠다.
“잘 먹겠습니다.”
“어때요? 맛이 괜찮나요?”
다.
“완전 맛있어요!”
“젓가락질 진짜,”
슷하달까. 기분이 이상했다. 양호범이 이곳에 아무도 데려온 적이 없다는 사실과 그리고
시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싫으면 줘요.”
“나는 네가 옷 주면 겁나….”
“이번엔 또 누구야?”
“맞춰 봐요.”
“힌트 줘.”
“무슨 힌트.”
옷도 엉망이다.
으니 바로 거두어 내고 마저 푼다.
에서 그랬던 것처럼. 수현이 어깨를 움츠리자 오른쪽 가슴을 손바닥으로 쓸더니 모아서
“뭐, 뭐야?”
“셋이 하자며.”
이젠 손톱으로 젖꼭지 가운데를 꾹 누른다. 아프고 찌릿하여 입술을 깨무니 양호범이 바
“대답해요, 해, 말아?”
“싫으면 관두고.”
“가슴, 빨아 줘.”
55 화
밖으로 향했다. 소리가 새어 나갈까 봐 입술을 깨물며 참는데 호범이 일어나 수현의 손
“선물이 이거였어?”
이거냐고 물으며 기둥을 꽉 쥐었더니 짙고 매끈한 눈썹이 보기 좋게 일그러진다. 호범은
“풀어 주게?”
에 속삭인다.
“여기 방음 돼요.”
아래로 내린 채 감상 중이시다.
“너… 뭐 해?”
“무, 무슨 노래?”
“안 할 거야?”
“양 사장. 너 그런 변태 같은 취미 있었냐.”
퍽, 하고 끝까지 들어온다.
“어흑!”
뱃가죽이 뚫리는 충격에 주저앉으려고 하자 호범이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 상체를
시작한다.
“잠, 잠깐,”
“세게? 응? 더 세게?”
“나, 쌀, 야, 좀! 아아!”
“개, 아아!”
뒤통수를 양호범의 어깨에 걸치고서 수현은 입도 다물지 못하고 파르르 떨기만 했다.
그때 양호범이 안쪽에 깊숙이 사정하며 쥐고 있던 좆을 놓아준다. 후두둑, 정액이 바닥
렸구나.
었다.
“닦아요.”
“저건 누구 거야?”
호범은 덤덤하게 말했다.
“아버지.”
“두 분 모두 돌아가셨어요. 나 다섯 살 때.”
후린 게 아니에요.”
56 화
것 같았다.
“무슨 이유?”
신을 좀 차릴까 해서 온 거지.”
“아직 못 찾은 거야?”
고.”
않을 것이 분명했다.
“삐뚤어졌어요.”
적힌 문들이 나타난다.
“맞네요….”
쩌면 팔자가….
말을 하는데 목이 멘다.
“엄마 죽은 건 알아?”
“우리 엄마?”
“우리 엄마 김순정?!”
“살아 있어?”
진짜 죽었구나… 죽어 버렸어….
1…?
다.
악을 썼다.
면서 왜 내 인생까지! 왜! 왜에!”
순간 누군가 몸을 받쳐 안아 준다.
수현아. 백수현.
“청소 중이었어?”
“네….”
“나 부탁이 있는데.”
“뭔데요?”
“본인한테 물어보세요.”
“싫어, 무서워.”
있을까….
“돌아가신 외삼촌?”
“네….”
“그냥요. 궁금해서….”
“자세한 얘긴 안 했어요.”
“양호범?”
“사랑은 무슨….”
자빠져 자면서.
“혼자서?”
“…….”
“뭘요?”
겨.”
❖❖❖
도 믿을 정도였다. 뭐, 열흘 뒤면 스무 살이 되긴 했지만.
“괜찮아요?”
“그래.”
했다.
착했다.
“이거 열어 봐도 돼?”
“네.”
“어울려?”
이 먼저 적당히 잘라 내곤 했다.
“다음에 저 만날 때 꼭 입고 와 줘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왜 그래요?”
“아니야…. 아무것도.”
“우진아.”
“우리 동맹 맺을까?”
“동맹이요?”
“응.”
“그걸로 제가 얻는 게 뭔데요?”
“다른 거, 뭐?”
우진이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은밀하게 손짓을 했다. 이리. 가까이. 수현이 기대감을
“뭐 해요, 여기서.”
58 화
“여기서 다 보네?”
했는데 이젠 모르겠다.
“1 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쪽으로 걸어간다.
“너, 왜 그랬어?”
우진은 침묵했고, 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부턴 그런 장난 하지 마.”
“호범이 형 알아요.”
“어?”
“저 남자 좋아하는 거 안다고요.”
기고 귀여운 건 인정하지만….
먹어요.
“우진아.”
“많이 마셨어요?”
“우진인요?”
나서 몇 번 흔들었음에도 마찬가지였다.
졌다.
“왜?”
“씨발. 병 주고 약 주냐.”
수현은 비웃었다.
“양 사장, 너 질투하지?”
“뭐?”
안 해?”
량 앞쪽을 발로 퍽, 한 번 걷어찼다.
이 들고 있는 쇼핑백으로 옮겨 왔다.
“그건 뭐예요?”
성질이 나서 말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었다.
“우진이한테 선물 받았어요?”
“야….”
“줘, 빨리.”
“뭘.”
“아까, 그거.”
“이!”
“시끄럽고, 좋은 말로 할 때 내놔!”
“수현 씨.”
“어디 다쳤어?”
“아니에요. 무슨 일이세요?”
그가 손에 들고 있던 우편물을 내밀었다.
선을 잡아끈다.
“1…7…”
한솔 추모공원?
여러 번 시도해도 마찬가지였다.
고민 끝에 수현은 모자를 눌러쓰고 백팩에 짐을 담아 숙소를 빠져나왔다.
59 화
“아후, 여기 맞아요?”
장을 꺼내 기사에게 넘겨줬다.
“감사합니다.”
“괜찮겠어요?”
음에 생각하는 거.
잠겼다.
“후, 아직 죽지 않았어.”
그런데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건물에서 희미하게 불빛과 사람의 형상이 나타난다. 들킬
김순정.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진짜 죽어 버렸구나.
“거기 누구요?”
른 이리 나와요.”
만 넣고 갈게요.”
“너… 광무 형님 아들이니?”
야.
“…….”
“아버지는 잘 계시고?”
“아프세요….”
“어디가?”
“교통사고 당하셔서….”
“…….”
자가 나타났다.
로 된 사진이 제대로 세워질 리 없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자가 안타까운 표정을 한다.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뼛가루가 없다.
“죄송합니다. 그럴게요.”
다.
“……!”
“뭐야…?”
“설마….”
“호텔에서 나와 택시 탔답니다.”
“티 나지 않게 붙으라고 해.”
히 기분 좋게 들렸다는 것이다.
“까불지 마.”
“들어가시면 압니다.”
쳐다본다.
서민준이 왜 여기에….
한번 주지 않은 채.
다.”
“범아.”
“말씀하세요.”
“걘 전과자야. 그 말을 누가 믿어 줄까.”
도록 하지.”
목석처럼 앉아 있다.
“토끼를 잡았으니, 사냥개는 버리겠다?”
“범아.”
척했을 테고.
노인네 입에서 아버지 얘기가 나오니 명치가 꽉 막히는 것처럼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네
밖으로 나오자 막혔던 숨이 트인다. 쫓아오는 최 비서를 물리고 담배를 찾는데 박태준이
“대표님.”
“응.”
“백수현을….”
“그냥 둬.”
“네?”
“찾지 마.”
나누고 있을까.
“이게 진짜 다이아면….”
있었던 거 같은데.
봐도 큐빅은 아닌 거 같단 말이지.
정신과에서 치료받은 이력도 있다. 약물과 알코올 중독이었던 적도 있고, 그동안 섹스를
양호범을 그냥 놔둘까.
“아, 진짜….”
온다.
“벌써 일어났네?”
“오셨어요….”
“그게 재미있어요?”
죽음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도 피가 범벅이다.
“좋아 죽네?”
다.
“손은 왜 그래?”
“유리에 베였어요.”
“줘 봐. 약 발라 줄게.”
“괜찮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양호범이 무서울 때가 지금처럼 입을 처닫고 속을 알 수 없을 때
“됐어. 완벽해.”
“그 시간에?”
“…….”
“난,”
“난, 뭐?”
“도망쳤다고 생각했어요.”
수현은 긴장을 지우고 입가에 미소를 만들었다 . 마음 같아선 도망치고 싶었지. 하지만
끼.
까.
양 회장의 자택이었다.
62 화
한 사이였던가. 결국 다시 원점이다.
내는데 신경을 쓴 탓인지 갑자기 위가 쪼이며 통증이 생겨난다. 수현은 침대에서 내려와
었다.
[형, 어쩐 일이에요?]
태연한 말투에 그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디예요?]
[아직도…?]
아직도라니, 무슨 뜻이야.
“그거… 네가 보낸 거였어?”
[네….]
“왜?”
질문을 했다.
[네….]
[동의했다고 알고 있어요.]
점점 붉어진다.
[형….]
“응….”
아니었다.
까. 이젠 모든 것들이 의심스럽다.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던 그때 예상치도 못하게 매니저가 들어온다.
“왜 벌써 와요?”
“아….”
“아니에요….”
“매니저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보세요.]
“형님. 저 백수현입니다.”
어갔다.
요.”
❖❖❖
으나 입을 열지는 않았다.
박태준을 불렀다.
다.
다.
이윤철, 백수현.
이윤철은 야간 근무였고 안에는 백수현 혼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문을 노려보다 노크를
에 가득 들린 쇼핑백을 발견했다.
“어디 다녀와요?”
“쇼핑.”
“이 늦은 시간에?”
로 다가왔다.
“근데 여긴 무슨 일이야?”
“양 사장, 술 마셨어?”
“조금.”
지 않고 보기만 했다.
“뭐예요?”
한번 열어 봐.”
호범이 무심한 얼굴로 포장을 벗겨 내고 상자를 열었다. 버건디 색상의 목도리가 예쁘게
“…….”
“저건 누구 건데?”
“매니저 형.”
“설마 저게 다 목도리?”
답했다.
“씨발. 무슨 개업식 수건 돌리는 것도 아니고.”
웃는다.
“근데 여긴 어쩐 일이야.”
“너 무슨 걱정 있어?”
고 물었다.
“그래 보여요?”
“응. 조금.”
“가게…?”
없는 얼굴을 하고.
“문 잘 잠그고 자요.”
“내가 애야?”
려왔다.
[어이, 백수현.]
“찾아냈어요?”
요.”
“형님은 절대 그런 짓 안 해요.”
[무슨 근거로?]
[흠….]
“그럼요…?”
설마….
[맞아, 불상.]
[너 모르는구나?]
“뭘요…?”
[하하, 이런 멍청이.]
“이거… 비싼 겁니까?”
“…….”
[백수현.]
“…….”
그는 한 박자 쉬고 다음 말을 이었다.
“어디든?”
을 하고 싶다.
“최대한 빨리 가능해요?”
[이틀 뒤. 어때?]
놀라서 눈이 커졌다.
“그렇게나 빨리요?”
“사진은… 왜요?”
“젠장….”
목소리가 들려온다.
[조리팀에서 왔는데요.]
더니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일이세요?”
“양배추 죽이에요.”
“네?”
라고요.”
띄었다. 설마 아까 왔을 때 봤나.
[양호범도… 거기 있었어?]
[네….]
[동의했다고 알고 있어요.]
하필 딱 크리스마스네.
❖❖❖
“셋 다?”
“예.”
봐.”
“예.”
“백수현한테 애들 몇 명 붙였지?”
“지금은 둘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퇴근해. 늦었다.”
“태준아.”
“백수현.”
그래서 이곳엔 유독 노인들의 사진이 많았다. 옛 기억을 지우고 호범은 천천히 자리에서
고 있었다.
짜증 나게 이놈 저놈 다 나눠 주긴 했지만.
아버지.
성에 잘 맞아 그런가.
고, 팬티 하나만 달랑 걸친 채였다.
“좋은 아침.”
던졌다.
“버릴 거죠?”
“네, 버릴게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벗겨 낸 시트와 함께 가발을 카트 쪽으로 옮겼다. 그러고 나서 어젯
“뭐야?”
“내 선물을?”
금 뿌듯했다.
“이야. 세상에.”
“마음에 드세요?”
“어때? 어울려?”
이라고 있겠어.
“어, 어울려요.”
“진짠데….”
“양 사장도 줬어요.”
“그래? 어떤 거?”
“목도리요….”
전해 주지 못하겠지만….
“범이건 무슨 색이야?”
“붉은색이요.”
“그래요…?”
만이었지.
“네, 그럴게요!”
“괜찮아요. 사양할래요.”
랑 빛 약이 여러 알 들어 있다.
“소 말고, 호랑이도.”
김우영이 속삭이더니 씩 웃고 나서 반대편으로 걸어간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속을 알 수
나중에 급히 쓸 일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은가.
양호범이다.
[몇 시에?]
[알았어.]
받았다.
[서민준을 왜 만나는데.]
목소리가 살벌하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아요.]
으니 별수 없잖아. 내 말이 틀려?”
❖❖❖
[숙소에 있어요?]
“응.”
“너는 어딘데.”
[호텔에 들어왔어요.]
“언제 오는데?”
[모레 아침.]
도 잠시 잊고 넋을 놓고 그것을 바라봤다.
“여기 지금 눈 온다….”
[많이 와요?]
“응. 엄청 오는데?”
호범에게 행패를 부리던 게 떠올라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그러다 무심코 손목시계
를 봤다. 11 시 59 분이다.
[왜 말이 없어요?]
[싱겁긴.]
[나한테만 준 거 아니잖아.]
는 느낌이었다.
“양 사장.”
[응.]
“메리 크리스마스.”
“너는 왜 안 해?”
“기대된다. 빨리 받고 싶어 죽겠어.”
65 화
으로.
은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짧게 편지를 적었다.
는 늘 이런 식이다.
수현은 폴더폰을 꺼내 김태신에게 전화를 걸었다 . 신호가 가자마자 그가 기다렸다는 듯
받는다.
[눈 온다. 서둘러.]
“네….”
[마음 바뀐 거 아니지?]
“그럴 리가요.”
“알아요. 빨리 갈게요.”
지에 넣고 돌렸다.
만 하면 됐다.
❖❖❖
김태신은 차 뒷좌석에 앉은 채 창밖을 내다봤다. 항구 주변은 어둡고 쥐 죽은 듯 조용했
“박 선장한테 미리 말했지?”
“죄송합니다, 형님.”
“저만 믿으세요.”
지라는 걸.
이것도 아량을 베푸는 거다. 양호범이 제 조직에 빨대를 꽂아 넣은 걸 생각하면 아직도
“형님.”
“응.”
“저기. 옵니다.”
웃었다.
명을 까맣게 모른 채.
❖❖❖
공항을 나온 호범은 같이 출장을 다녀온 윤 실장을 따로 돌려보내고 미리 대기 중이던
“씨발. 믿을 놈을 믿어야지.”
갑자기 우스워졌다. 그럼 난 믿을 놈이고? 하긴 백수현한테는 김태신이나 나나 똑같은
군 채.
“오셨습니까, 대표님.”
야, 백수현.
백수현이 돌아선다.
“네. 괜찮아요.”
“나쁜 생각 하는 거 아니지?”
“하하, 그럴 리가요.”
“네….”
“백수현?”
듯 웃는다.
“뭐냐, 새꺄. 너 수술했냐?”
도 괜찮지.
“도망치느라 잠깐 쓴 거예요.”
“씨발. 놀래라.”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나야 뭐. 똑같지.”
건넸다.
“확인해 봐.”
김영택이 가방을 내민다. 수현은 그것을 받아서 지퍼를 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위
“더 빨리 출발하는 건 없어요?”
“네….”
“선금은?”
“형님. 맞습니다.”
만….
김영택이 웃는다.
“너, 나 못 믿냐?”
문자 한 통 남기고.”
“네.”
“감사합니다, 형님.”
“가라. 몸조심하고.”
었다.
❖❖❖
둔 것이 후회됐다.
게 내밀었다.
신은 칼과 휴대전화를 쥔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닥쳐, 씹새끼야!”
있는 걸 몰라서 여태 그냥 뒀을까.”
“그러면 넌 죽어!”
“백수현 데려와.”
“뭐?”
“3 일 줄게.”
“이 씨발!”
“1 분 남았어.”
“태준아.”
“예, 대표님.”
“알겠습니다.”
“예.”
줄였다.
여,]
았다.
“다행이다. 아직 있네.”
“굿이라도 한 건가.”
따뜻하였다.
소주병을 집어 들었다.
한 얼굴이었다.
“으악!”
라면 냄새가 풍긴다.
정으로 묻는다.
“일어났네. 괜찮아?”
“당신 뭐야.”
다본다.
“왜.”
가 받아서 웃는다.
지 뭐야.”
리켰다.
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데.”
깨어난 장소가 바뀌었을 뿐인데 그동안 일들이 아주 오래된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 슬
할 것 같았다.
❖❖❖
다.
다.
“도움?”
답지 않은 게 어디 박태준뿐인가.
호범은 담배 끝을 앞니로 씹으며 백수현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다 . 호텔에서 빠져나가
“그래서 김영택은.”
하필 내가 왜 그런 인간한테….
[양 사장.]
그랬던 것처럼….
호범은 걷잡을 수 없이 치미는 분노에 눈을 뜨고 이를 갈았다.
히고 있었다.
“8 시.”
“이런. 내가 많이 잤구나. 들어와.”
들려온다.
[아빠!]
“지윤이 밥 먹었어?”
[ 외할머니가 떡국 해 줘서 먹었어. 아빠 어디야? 왜 이렇게 어두워? 아빠는 떡국 먹었
어?]
것도 많았다.
“지윤아. 엄마는?”
[아빠. 언제 와? 보고 싶어.]
“딸이에요?”
“응….”
“노름했어요?”
남자가 고개를 젓는다. 수현 역시 짐작했다. 모든 걸 다 알 수 없지만, 남자의 언행이 망
“보증 섰나 보네.”
칠 수 있게 해 주세요.
용 책자를 하나 살까.
는데.
어두운 숲 사이로 불빛이 나타나자 수현은 들고 있던 소주를 내팽개치고 황급히 요양원
찌푸렸다.
“아…. 또 왔네.”
“저 사람들 누군데요?”
“딱 보니 흉가 체험하는 애들 같은데.”
수현은 그들을 자세히 봤다. 차에서 내리는데 인원은 총 4 명이었다. 대부분 어렸으며 그
“준비도 많이 했네.”
웃는다.
“뭐 하는 거야?”
흠칫 놀란다.
“어때요? 귀신 같아요?”
“괜찮겠어?”
“연기가 또 내 전문이에요.”
는다고 해요.]
쫄지 마. 쫄지 마. 그냥 휠체어야.
헤헤헤!
69 화
한 걸 볼 수 있었다.
부동자세로 앉아 있었다.
내린 듯하였다.
“그래, 언제라고?”
“상관없습니다.”
“감사합니다.”
“내 손주 놈이 자네 찾고 있는 건 아나.”
“연락받았습니다.”
다. 자신의 그늘에 있었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사망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하나뿐인
“누구?”
“일어났네? 괜찮아?”
호범은 청소를 하던 직원에게 오후에 올라오라는 지시를 내렸다 . 직원이 서둘러 나가고
“신경 꺼.”
에도 화가 부글부글 끓는다.
직 별다른 수확이 없다. 김영택인지 뭔지도 중국에서 돌아왔는데 그대로 잠수를 탔다.
“그만 가. 얼굴 보고 싶지 않아.”
“내려가란 말 못 들었어?”
“이상하다…?”
“약 그만 처먹어.”
“이게 지금 엄청 핫하거든.”
었다며.”
있었다.
“감사합니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는데….
“저희 교회 다녀요.”
요동쳤다. 이게 어떻게….
“아 짜증 나.”
남자애 중 하나가 휴대전화를 낚아채 가더니 눈을 희번덕거리며 노려본다 . 수현은 다소
“으헤헤헤.”
“어때? 닮았어?”
“뭐가요…?”
“그런 거 자꾸 보면 귀신 붙는다.”
음이 조급해진다.
수현은 서둘러 요양원으로 돌아왔다. 차를 숨기는 대신 마당 한가운데 세워 두고 음식과
를 적었다.
그를 태운 차가 맹렬히 쫓아온다.
에는 국도로 나갈 수 있는 길이 하나 나 있다.
갈등하던 수현은 차를 멈추고 그쪽으로 핸들을 틀어 속력을 냈다. 이판사판이다. 양호범
“형님 저예요.”
[그래, 수현아.]
하는 배 없을까요?”
“힘들겠죠?”
“내일이요?”
[너 지금 어딘데.]
“형님?”
[조심히 내려가고.]
“네!”
에도 같은 신세가 되었다.
이게 뭐야?
“네, 형님.”
[가고 있어?]
“아직이요.”
[듣고 있는 거니?]
“만나셨어요…?”
맛있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며 배 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먹은 거라곤 생라면 하
이 하나 있었다.
를 지급하고 키를 챙겨 위로 올라갔다.
다.
게 잡히질 않았다.
강원도에서 만났을 때 범퍼에 위치 추적기를 부착했는데, 달아나는 와중에도 번호판을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뒤 양호범에게 보고했다.
다.
“가만있어, 새꺄.”
수현은 생각했다.
느낌이 생생하다. 약물의 정체를 알 것 같았으나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의식이 흐릿해
“아까워라. 팔면 돈 좀 벌겠는데.”
남자가 얼굴을 탁 놓더니 일어선다. 수현은 자꾸 아래로 내려가는 고개를 간신히 추켜올
다가온다.
낌이 든다.
다.
“잘 가라.”
“이거 은근 독하네.”
팔을 잡은 이는 조금 전 그 남자가 아니다.
시야가 차츰 또렷해진다.
“잡았다, 백수현.”
씨발,
진짜 양호범이다.
72 화
달칵, 치익, 라이터의 부싯돌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천천히 시선을 위로 움직였다.
“씨발. 꼴이 이게….”
화가 난 듯한 말투였으나 수현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살았다. 양호범이 적어도 나를 죽
지 뒤집어씌우고 몸을 밀착했다.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괜찮아요?”
러졌다.
“이게….”
더 물을 것도 없이 강원댁이 끼어들었다.
불렀다.
“전화요?”
“뭐, 뭐 하세요?”
“…….”
“…….”
“휠체어에 타는 거 도와줄까요?”
다.
원래대로 붙인 뒤 몸을 웅크리고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또 잠이 쏟아지기
“뜻대로 안 돼?”
“거봐, 갈 거면서.”
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뗀 다음 입을 열었다.
“뭐, 좋아합니까?”
“저, 저요?”
빨리 눈을 감고서 쥐 죽은 듯 있었다.
“다 잤어요?”
까워지다가 멈춘다.
“열받게 하지 말고 일어나지.”
“와, 왔어?”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야야, 그거 막 그렇게,”
“아니면 이거?”
려 들까 봐.
“내가, 무서워?”
“대답해. 내가 무서워?”
이후에도,
“어!”
당황하여 팔을 휘저었다.
쪽 빤다.
걸 알기는 하는 걸까.
“말해 봐. 지금도 내가 무서워?”
어 고분고분하게 말을 들었다.
끓기 시작했다.
“너,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률도 높다.
“응.”
그렇군. 수현은 입에 있던 죽을 씹지도 않고 꿀꺽 삼켰다.
“잘했어….”
“근데 내 얘긴 왜 안 했어요?”
긴 쏙 빼놨냐고.”
“그러고 싶지 않았어.”
“왜.”
“그냥….”
“그러니까 왜.”
“이유 없는데.”
“저거… 네가 사 왔어?”
“응.”
“왜.”
아무 생각 없이 한마디 했다.
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필요한 거 있으십니까?”
웃었는데도 남자는 비켜날 생각을 않는다. 뒤늦게 남자가 자신을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
[다 정리해.]
“…….”
[응, 죽여.]
“안 잤어요?”
“어…. 씻고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 와.”
“안 훔쳐 가.”
거 보면 꽤 비싼 물건이란 뜻인데….
“양 사장.”
“응.”
“열 배.”
“어?”
“50 억의 열 배라고.”
“아쉬워요?”
상은 왜 찍혀 가지고….”
쪽으로 떠민다.
“이 밤중에?”
“왜 안 하던 짓을 해….”
“왜?”
“아.”
“야, 빨아 줘.”
고 눈만 감으면 떠오른다니까.”
안은 채 입술을 움직였다.
“양 사장.”
“응.”
“또 빨아 봐. 아까처럼.”
말하면서도 설마 했다. 닥치고 잠이나 처자라고 할 줄 알았는데 가만히 쳐다보더니 키스
“싫으면 말고….”
에서 이러고 있으니 희열이 느껴졌다. 이래서 옛날 왕들이 그렇게 신하들 무릎을 꿇렸나
보다. 올라가는 입꼬리를 간신히 누르고 있는데 양호범이 바지와 속옷을 끌어 내린다.
“따뜻해.”
쪽으로 잡아당겼다.
“너 뭐 해?”
“갑자기 하기 싫어졌어요.”
“나는 원래 커요.”
“…….”
“누구하고는 달라서.”
정거리며 대꾸했다.
야.”
버럭 쏘아붙였다.
“너, 너! 다 봤어?”
“보면 안 되는 거였어요?”
“이거 미친놈이네.”
“…….”
“…….”
“그런 거, 뭐.”
“헤프게 구는 거.”
“꺼져! 네가 무슨 상관인데.”
“웃기시네. 나 잡아 왔을 때도 손 하나 까닥 못 하고 발만 묶어 둔 주제에.”
“…….”
수현은 비웃었다.
“구라치지 마.”
“약속해요.”
“내, 내가 왜. 네가 뭐라고….”
“해요, 얼른.”
“하면?”
“마저 해 줄게.”
“…았어….”
“못 들었어요.”
“알았다고, 개새끼야.”
“어디, 아!”
“왜 그렇게 끙끙거려요?”
“안 보여요.”
그 말을 증명하듯 지나가는 사람들은 자기 할 일을 하느라 바빴다. 거실을 가로질러 침
굴을 바라봤다.
처음이다.
“약속, 지켜요.”
76 화
“식전부터 무슨 일이야?”
우진이 서 있었다. 짐작으로 미루어 보건대 양 회장이 서민준과 한패가 되었다고 백수현
“다 아시잖아요. 제가 왜 왔는지.”
보다 식구라고 여겼다.
“집에 모셔 놨어요.”
주름이 더 늘어났다.
“생각이 바뀌었어요.”
“바뀌어?”
“제가 데리고 살 거예요.”
“서민준은 어쩔 건데.”
들여앉혀? 같이 살겠다고?
“아니요. 달라요. 전 도망칠 생각도 없고, 빼앗길 생각도 없어요. 아버지보단 할아버지를
쏙 빼닮았죠.”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매우 감사합니다.”
양 회장은 혀를 차며 홱 돌아섰다.
기진 못할 것 같으니까.
“우진아.”
“네, 형님….”
“들어가자.”
“네.”
❖❖❖
스를 가져와 건넨다.
“마셔요.”
“고맙습니다.”
“대표님도 참… 짓궂다니까….”
지를….
“…….”
인이 당선이라도 되는 날엔 더 자주 보겠지.
도중에 입이 쩍 벌어졌다.
“이렇게 많이 번단 말이야…?”
손을 흔들었다.
“안녕, 나는 휠체어 귀신이야. 반가워. 내가 방송을 켠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음, 사람
음….”
겠다. 수현은 정지 버튼을 누르고 화면을 재생했다. 목소리는 좋지만, 시선은 엉망이다.
요.
그냥 입 다물고 할 수 있는 걸 찾아볼까.
다.
77 화
“어, 언제 왔어?”
갑자기 나타난 양호범 때문에 수현은 화들짝 놀라 카메라를 껐다. 설마 처음부터 끝까지
면 파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나 인터넷 방송할까?”
“얼마나.”
“음… 수십억?”
“노후 자금.”
“밥 먹을 때만이라도 이거 풀어 주면 안 돼?”
“언제까지 묶어 둘 거야.”
“안 도망쳐.”
[약속 지켜요.]
서 불상을 싹 지웠다.
“아닌데.”
호범은 웃었고 다 썬 스테이크 접시를 수현의 것과 바꾸었다 . 먹기 좋은 크기로 잘린 고
어 먹는데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유명해지고 싶어.”
“왜.”
“그러면 나를 쉽게 죽일 수 없을 테니까.”
“단지 그런 이유로?”
길은 미리 만들어 놔야지.”
쌓을 시간조차 없었다.
“해도 돼?”
“하고 싶다며.”
“싫어할 줄 알았는데….”
“그래요. 존나 삐졌어요.”
“덩칫값도 못 하고.”
“별일이야 있겠어….”
하고 웃었다.
“나쁜 생각은 접어 둬. 그래도 구독자는 많을 거야. 나하고 잤던 애들이 찾아와서 좋아요
한 번씩만 눌러 줘도,”
당시엔 이상할 만큼 사건이 조용히 묻혔다. 외압이 있었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지금
이 느껴 보라고.
“그런 거 아니야….”
할 수도 있다.
“…….”
해졌다.
“양 사장.”
“왜요.”
“나 방금 너한테 반한 거 같아.”
“못 들은 걸로 해. 취했나 봐.”
대답이 없다.
쪽팔려 죽을 것 같다.
귀가 뜨겁다.
다.
조금 더 참으라는 답이 전부였다.
[하, 씹!]
었을 때도 동정심 따윈 들지 않았었다.
가 들어 있었다.
[호랑이도 재울 수 있는 약.]
“양 사장!”
[뭐 하고 있었어요.]
그럴 줄 알았다.
다.
“나 좋은 생각이 났거든.”
“별로야?”
“어디가?”
❖❖❖
고 했으니 입 다물어야겠지.
“받아요, 선물.”
“백수현은.”
“멀쩡히 살아 있어요.”
“어쩌죠. 지금 내가 줄 수 있는 건 이거 하나뿐인데.”
“그럼 장부 다시 돌려받든가.”
“…….”
야. 알았어?”
던 모양이군.
을 보고 즐거워했다.
“이 씨발 새끼가!”
“…….”
“잘 가요, 셋.”
“이걸로 끝냅시다.”
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를 지냈었다.
“뭐 해요?”
정장 차림으로 앞에 서 있었다.
“입술 왜 그래?”
“정말?”
“아파요. 호- 해 줘요.”
“어?”
“서민준.”
“가만히 맞고 있었어?”
“별수 있나. 내가 약속을 어겼는데.”
“춥다. 들어가요.”
“벌써?”
“기분 나아졌어요.”
걷는데 바스락대는 소리가 난다. 근처에 있던 경호원들을 지나쳐 수현은 안으로 들어갔
“다쳤어요.”
“잘 먹겠습니다.”
양호범이 계속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식사를 함께하는 건 며칠만이었다 . 오늘은 그래도
“그만하고 저리 가. 혼자 먹을 수 있어.”
“그러니까 대신 많이 먹어요.”
❖❖❖
“음….”
“잘 접었네요.”
수현은 으쓱해졌다.
“그치? 내가 도둑질만 잘하는지 알았는데, 의외로 이거에 소질이 있더라. 그래서 말인데
도 많아서 말이야.”
“그래요, 그럼.”
“고마워.”
“직원은 왜?”
“경호해 줄 사람.”
“잘생겼어?”
다.
“인상 펴. 농담이야.”
“또 딴생각하네?”
“아닌데.”
“했어, 방금.”
“난 종이 말고 다른 거 접을 건데.”
“있어요. 그런 게.”
80 화
“입이 너무 작아.”
넣지 않으려 참는 게 느껴졌다.
“엉덩이, 귀여워.”
그러더니 이번엔 혀끝을 구멍에 가져다 댄다. 엉덩이를 벌리고 게걸스럽게 구멍을 빨고
어졌다.
“벌써 지쳤어요?”
“이 정도로?”
려 쾌감을 부추겼다.
넣었다. 사정한 상태로 전립선을 짓뭉개니 온몸이 감전된 것처럼 덜덜 떨린다 . 수현은
“잠, 아흑,”
킨다.
“왜요. 또 쌀 것 같아?”
죽을 맛이었다.
“…으흣….”
는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못하고 헉헉대고 몸부림을 치는데 눈앞에서 불꽃이 번쩍번쩍 튀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씨….”
둘둘 만다.
“뭐, 뭐 하는 거야?”
다.
지가 도착한다.
스가 뭔지 제대로 보여 줄게.
“네, 괜찮아졌어요….”
“다행이네요.”
“양 사장이요? 왜요?”
“혹시 여자예요?”
“맞아요.”
“…….”
“여자.”
“어떻게 알았어요?”
“…….”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혔다.
양 사장, 이 새끼.
“제가 들겠습니다.”
수현이 계산을 마치자마자 경호원 하나가 셔츠가 담긴 쇼핑백을 낚아채 갔다. 밖으로 나
신이 들겠다고 나섰다.
“괜찮습니다. 이게 저희 일입니다.”
사 버렸다.
다.
게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고 적혀 있었다.
“양 대표님 가족이신가요?”
다.
“형이에요….”
시면 제가 항상 도와드렸거든요.”
기분이 팍 가라앉는다.
“아니에요.”
“네?”
“시키실 일 있으십니까?”
은 파스타 집이 눈에 띈다.
“저희는 상관없습니다.”
결제 내역을 문자로 받았을 텐데. 얼마를 쓰든 상관없다 이건가. 갑자기 카드의 한도가
“이게 누구야?”
“누구십니까.”
왔다.
커다란 조형물 사이로 찬 바람이 쌩 불어온다. 추위를 느낄 새도 없이 김태신이 팔을 툭,
은 것이다.
그 안에 총이 들어 있었다.
“네 아버지가 백광무라며.”
끌고 자리를 뜬다.
“괜찮으십니까?”
미러로 쳐다본다.
“좋은 일 있으세요?”
호범은 표정을 감추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나 윤 실장은 거기서 그
치지 않고 호범을 한번 떠보았다.
하던데요.”
을 보였으니까.
하지만 백수현과의 관계가 발전하면서 호범은 그에게 자꾸 숨기는 게 늘어났다. 그가 양
아예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할 게 없었다.
“다른 건?”
“파일?”
[바로 보내겠습니다.]
[네 아버지가 백광무라며.]
“응.”
[따로 알아볼까요?]
“아니, 됐어.”
“오셨어요, 늦으셨네요.”
“백수현은요?”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렸다.
“언, 언제 왔어?”
“뭐 해요?”
“이거 요즘 유행하는 춤이거든. 구독자 많아지면 라이브 방송 때 추려고. 어때?”
붙어 있네.
“잘했네. 안 보는 게 나을 거야.”
“꿈도 야무져.”
“좋은데, 왜.”
낫겠지.
“나하고 있는데 다른 생각을 하네.”
그에게 달라붙었다.
짙게 가라앉는다.
는 소리가 들린다.
“후, 씨발.”
빨아 먹는다.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호범이 좆을 빼낸다. 동시에 막혔던 숨이 트이며 기침이 콜록콜록
새어 나왔다.
“왜 웃어?”
“좋아서.”
른 구멍에도 넣고 싶어.
83 화
잡아당긴다.
“어차피 볼 사람 없어요.”
“좋아, 읏, 더, 더 해, 줘, 응?”
입했다.
아아, 수현은 고통과 쾌감에 어쩔 줄 몰라 시트를 쥐어뜯으며 몸부림을 쳤다. 사정감이
발가락을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하며 사정할 준비를 시작하는데 호범이 어깨를 강하게
“나, 싸, 아!”
“괜찮아요?”
“야, 너, 너, 뭐 해?”
대답이 없다.
“내가, 언, 하.”
나 죽을 거 같아, 이제 진짜 힘들어서 못 해.
❖❖❖
“마셔요.”
“왜요. 고마워?”
“고맙겠냐.”
“나한테 할 말 있지 않아요?”
하지 못했다.
“제정신이야?”
“물론.”
범이 선수를 친다.
“믿진 않았어.”
고….
“씨발….”
면 족해.”
“말씀하세요.”
럽게 물었다.
“누구야?”
“영감.”
“왜…?”
“밥 먹자고.”
“다녀와….”
수현은 놀라 눈이 커졌다.
“나를?”
“서민준도 온대.”
생각지도 못한 말에 사고가 잠시 정지했다.
“그래서? 거절했어?”
“당연하지. 거길 왜 가.”
“난 갈래….”
“그럴 필요 없어요.”
“괜찮아.”
“안 되겠다. 한 번 더 하자.”
얼굴을 보니 진심이다.
“이게 누구야.”
“잘 지냈어요?”
“죄송해요. 그럴 일이 있었어요.”
수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감시가 맞지만 보호의 목적이 더 크다고 하면 이윤철은
“다른 거?”
“위층에 김우영 씨 있으면 잠깐 만났으면 하는데….”
“김우영 씨는 왜?”
“물어볼 게 있어서요.”
왔다.
“감사해요.”
“어이, 이게 누구야?”
여 관뒀다.
꿍꿍이가 있는 걸까.
“잘 지내셨어요?”
“나야 잘 지냈지. 들어와.”
“신수가 훤해졌어?”
아봤다.
게 집에 있는 우렁 각시 때문이라고.”
지는가 싶더니 푸하하 하고 옆으로 쓰러지며 박장대소를 한다. 아무리 웃겨도 그렇지 저
수현을 쳐다본다.
는 시늉을 했다.
다.
두 번은 묻지 못했다.
“범이가 싫어하는구나?”
“아마도?”
“배우요? 제가?”
“나 같은 초짜를 누가….”
턱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선을 옮겼다.
“확실해?”
다.”
었다.
사람이었다고.
보자마자 이내 사라졌다.
히 내려다봤다.
[네 아버지가 백광무라며.]
“일어나 봐.”
수 있으려나.
“누구십니까.”
진 않는 듯하였다.
“여긴 어쩐 일이야?”
“그래서? 나를 미행했다고?”
“오해야. 그런 적 없어.”
“네가 직접 들은 게 아니잖아.”
거지. 김우진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서민준보다는 김우진
을 더 믿었다.
다.
“수현아.”
“핑계 대지 마!”
적 없어.”
“정말 미안해?”
서민준은 대답이 없었다.
네 진심을 믿어 줄게.”
“…….”
“수현아.”
호범 때문에.”
있었다. 저럴 줄 알았다.
못한다. 씨발. 이놈이나 저놈이나 왜 말을 하다가 말아서 사람을 미치게 하는지 모르겠
“괜찮으세요?”
경호원은 대답이 없다. 그렇다는 뜻일 거다. 수현을 보호하는 목적도 있지만 감시하는
아.
“뭐야?”
“백수현입니다….”
“여기 사장.”
“사촌 누나예요.”
“사촌?”
“막내 고모 딸.”
“아닌 경우?”
수현은 아무 생각 없이 얘기했다.
“맞아요, 김우영.”
“직접 만든 거야?”
“어디다 가뒀는데.”
“알면. 가서 풀어 주게?”
“식어요. 얼른 먹어요
“와, 맛있어.”
“이탈리아 가면 진짜 이런 거 파나?”
얘기야.”
다. 그래서 더 불안했다.
“가 볼래요?”
다.
“너는. 너는 여기 남고?”
“봐서. 따라가야지.”
수현은 포크를 내려놓았고 와인을 단숨에 마셨다. 알싸한 맛이 혀끝에 맴돈다. 머릿속에
“양사장 너… 뭘 알아냈구나?”
되는 일.
“설마….”
수현은 정지된 화면처럼 그대로 굳었다. 호범은 천천히 설명을 이어갔다. 백광무가 아주
“ 그런데 이게 정확한 사실인지 아닌지, 아직은 몰라. 연관됐던 사람들 대부분 행방불명
이거든. 마치 짜고 치는 것처럼.”
“아무도 없단 소리지.”
“…….”
“그 얘길 왜 해…. 숨길 수도 있었잖아.”
“종일 고민했어요. 이게 진실이면 나는 백수현한테 원수나 마찬가지인 거잖아.”
“도망치지 마.”
“편하게 앉게.”
다면 왜 막아 주지 못했는지를.
[정리할게요.]
마음이 놓였다.
“감사합니다.”
서민준은 소리 없이 웃었다. 처음 양 회장에게 제안했을 때만 해도 그는 꽤 회의적인 반
봐.”
“네, 명심하겠습니다.”
“강릉에 있습니다.”
위를 맞추는 것도.
❖❖❖
팔을 잡고 말린다.
지 않는 것이었다.
에 걸어 뒀다. 방이 냉골이다.
기타 등등.
그러다 어디에도 양호범의 흔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씁쓸하게 웃으며 맥주를 들이켰
다.
88 화
“저런. 나는 속이 후련했는데.”
“난 멀쩡해. 봐.”
“손님? 이 시간에?”
냐.”
“정말 농담이었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여겼는지 호범은 김우영을 외면하고 돌아섰다. 김우영은 이곳에
“이제 가. 나도 내 할 일이 있어.”
은데. 라고 말하자 양호범 눈빛에 살기가 번뜩인다. 더 엉덩이를 뭉개고 있다간 양호범
았다.
“와 줘서 고마워.”
으로 경고했다.
“아니.”
“너 남자 애인 생겼다더니 진짜였어?”
종이접기를 하겠습니다.
“이게 미쳤나….”
수와 댓글 수는 전보다 몇 배가 늘어났다.
호범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영상을 한참 노려보다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음
“마음이 바뀐 거야?”
“너 차 끌고 왔지?”
여자를 재촉했다.
❖❖❖
“불 있어요?”
“고마워요.”
“사장님이 찾아.”
수현은 남아 있던 담배를 벽에 짓이기고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이 부산스럽고 사장은
입이 귀에 걸려 싱글벙글이다.
“제가요…?”
면 한대.”
쁘다.
니었다.
“생각보다 더 괜찮네.”
“네?”
“회요.”
는다.
들리지 않는다.
“너… 여기 왜 왔어?”
범도 당연히 알고 있을 테니까.
한쪽 무릎을 꿇고 앉는다.
튀어나왔다.
불룩 튀어나온다.
사정할 것 같은 와중에 호범이 좆을 입에서 빼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러더니 바지 버
“안돼. 진짜 못 해.”
“나 잡아요.”
이 간절해졌다.
“하아, 나, 읏!”
가져다 댔다.
“입 벌려요.”
“너 이거 하려고 왔지?”
“아니.”
“그럼?”
수현이 먼저 호범의 얼굴을 붙들고 진하게 키스를 날렸다. 입술이 떨어지는데 한숨이 함
께 흘러나온다.
“간다.”
“맛있게 드세요.”
[배달 잘했어?]
[고생했다. 돈은?]
아 … . 수현은 한 대 맞은 표정으로 차를 끼익 멈춰 세웠다. 두 눈을 질끈 감으니 사장이
“네, 받았어요….”
마 얘기할 수가 없었다.
❖❖❖
“계속 기다렸어요.”
나 한편으로는 알고 싶지 않았다.
“여기까진 어쩐 일이야?”
“퇴근이 늦으셨네요.”
“마실래?”
“그럼 뭘 좋아하는데.”
“간 보지 말고 본론 말해.”
“수현이 형은 어디 있어요?”
“그게 왜 궁금할까.”
“누가 그래?”
“아니요.”
“그럼.”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이유는 도청과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 게다가 수시로 자신의
을 쳐다봤다.
“앙큼한 새끼.”
“아니요.”
“유한 호텔 넘겨주세요.”
“재미있네.”
막힘없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모습에 호범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김우진을 봤다. 똘똘한
“그거면 돼?”
“백수현….”
“아무 때나 만날 수 있게 해 주세요.”
90 화
“그냥….”
“그냥?”
귀엽다고 넘겨 줄 수 있었는데.
“그런가요…?”
“알았어, 그럼.”
세다.
“우진아.”
“…….”
“…….”
“근데, 딱 하나.”
“…….”
“백수현은 안돼.”
“놔요, 놓으라고!”
호범을 죽일 듯 노려봤다.
“놔!”
“이 개새끼야!”
“이제 좀 사람 같네.”
놓아주자마자 김우진이 몸을 일으켜 곧바로 달려든다 . 호범은 팔을 낚아채 목덜미를 잡
“…….”
“백수현 연하 존나 싫어해.”
“물론, 나만 빼고.”
❖❖❖
고 춤출까. 그럼 진짜 대박 나겠는데.
“왜요?”
전거에 올라탔다.
가게 근처에 다다르자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앞에 서 있는 게 눈에 띈다 . 선팅이 짙어 안
“아이고, 저기 왔네.”
은 중매쟁이처럼 나섰다.
텐데요. 하하.”
다.
“그런 거 아니야.”
“아니라고 했잖아.”
“미안해.”
“이런 말 너는 지겹겠지만….”
다가 내쉰다.
“뭘로? 돈으로?”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거짓말. 다 핑계야.”
“내가… 잘못했다.”
“네 뜻대로 다 관둘게.”
“…….”
덕였다.
“강릉에?”
“예.”
다름없었다. 대체 거긴 왜 갔을까.
“바다로 나갈 배 한 척을 대기시켰답니다.”
을 보니 알 것 같다.
“사람 보낼까요?”
양 회장은 붓을 다시 움직였다.
“예, 알겠습니다.”
“범이는.”
“예.”
알 수 있을까.
❖❖❖
를 건넸다.
“그랬군요.”
내가 더 신경 써서 챙겨 줬을 텐데.”
다.
“으음.”
“조 비서님. 몇 시였죠?”
“3 시에 출항합니다.”
“3 시라….”
민준은 수현이 머물던 원룸을 올려다봤다. 때마침 수현이 몸을 뒤척이며 민준의 허리를
“무…물….”
준을 애타게 올려다봤다.
“혀엉….”
“서민준.”
게 빨았다.
“좋아?”
휘젓는다.
“뭐가 부끄러워?”
이번엔 초인종이 울리고 곧바로 누군가 쾅쾅, 문을 두드린다. 씨발. 민준은 욕을 씹어뱉
“무슨 일입니까.”
를 입고 있었다.
“수현아….”
“말했잖아. 보는 눈이 많다고.”
색은 여전히 창백하다.
“장난하지 마….”
“빨, 빨리…응?”
호범은 수현이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는 걸 깨닫고 속도를 높였다 . 안쪽 깊숙한 곳까지
“나, 나,”
“아읏!”
울컥, 사정하며 구멍이 확 조여든다. 큭, 호범은 탱글탱글한 엉덩이를 짓뭉개며 백수현
었다.
“무거워….”
“나, 나 죽을 거 같아….”
“안에 싼 것만 빼 줄게요.”
“그 소리만 몇 번째야.”
“양 사장.”
“응?”
다.
“난 분명 싫다고 했어요.”
“그러지 말고 들어 봐.”
“싫어.”
넣을게.”
“대화로…?”
“그 인간이 잘도 넘어가겠다.”
“나를 한 번만 믿어 줘.”
“제발, 응?”
“약속?”
“쓸데없는 짓 뭐.”
“알잖아요. 내가 뭘 걱정하는지.”
“그 약속, 지켜요.”
새로 악에 받친 신음이 흘러나왔다.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도 난리다. 뭐야? 연출인 건가? 근데 왜 둘 다 남자야? 저 남자 낯
뛰어 들어온다.
“대표님.”
“예, 알겠습니다.”
“대기 중입니다.”
“예.”
“씨발, 백수현.”
❖❖❖
몸이 들썩이는 바람에 수현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고 의식이
다.
“깨어났네.”
웃었다.
이 눈에 띈다. 성관계 유튜버, 전과자? 은혜를 원수로 갚다. 라고 적힌. 서민준은 차분하
게 그것을 읽어 내려갔다.
기 그지없었다.
런 짓까지 벌일 줄은 몰랐네요.”
“검사님.”
“왜요.”
“뒤에 차 한 대가 따라붙었습니다.”
들려왔다.
“그대로 밀고 나가요.”
수현은 그것을 피하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 밟아요. 밟아! 서민준의 고함에 부응, 부응,
“도착했습니다.”
묶여 있던 손목 하나가 쑥 빠져나온다.
“저기 세우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다.
“저, 저 기억하시죠?”
“바다에 빠졌수?”
“열쇠 잃어버렸어?”
움직이질 않는다.
[그 약속, 지켜요.]
[불가능.]
직이질 않는다.
❖❖❖
은 그를 보며 양 회장이 물었다.
“서민준은.”
“보냈습니다.”
“뭐라고 하던가.”
“범이는?”
“예.”
스럽게 입을 열었다.
“양 사장….”
튼을 젖히고 내다봤다.
수현은 황급히 커튼을 닫고 쭈그려 앉았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여전히 소리가 들리지 않
“살려 줘.”
“잘못했어….”
[어디야.]
다.
오길 기다렸다.
“아…”
에 싣는다.
“화났어?”
았다.
“야.”
사정을 해도 소용없었다.
해졌다.
예쁘다.
시간이 그냥 여기서 멈추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점점 허리 짓이 과격해지다가 절정에 다
이 뒤엉킨….
“우리 어디가?”
돌아온 건 짧은 대답이었다.
“부산.”
95 화
을 밝혔습니다.]
“그러니까요.”
야.”
“당신 영상 봤어요?”
죽어.”
“법이 어디 없는 놈들 편인가. 죄다 있는 놈들한테나 유리하지.”
“무슨 소리야.”
“에이, 설마.”
고 꽃다발을 챙겨 내렸다.
김순정.
백수현을 낳은 여자.
“가자. 약속 늦겠다.”
❖❖❖
먹밥 같다고 생각했다.
“오셨어요, 형님.”
져졌다.
“운동하고 왔어?
“네.”
“들어가자.”
안으로 들어가 복도를 따라 걷자 오래된 나무 바닥이 뒤틀리며 소리를 낸다. 여러 개의
데 올려놓는 중이었다.
“응.”
“괜찮아요.”
이처럼 자랑했다.
데.”
호범은 들리지 않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양 회장은 가운데 자리를 잡으며
“다들 앉아.”
“오늘 별일 없었고.”
“네.”
좀 접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늘 일산 다녀왔다며.”
사람이기도 했다.
다.
안부 전해 드릴게.”
아무 미련 없이 돌아서자 등 뒤로 비명이 들린다. 아아아악, 살려 주세요. 제발요. 제발
“뭐든 다 하겠다…?”
잠시 후 그는 눈을 뜨고 조 비서를 빤히 바라봤다.
“조 비서님.”
“네….”
“이직할래요?”
“…….”
요?”
“…….”
“좋아요.”
“네?”
“말하는 동안 10 초 지났어.”
다.
“열어 보세요.”
“이걸… 어디에….”
“네…”
그 말에 호범은 헛웃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호범은 부하에게 지시를 내렸다. 부하가 시커먼 가방을 들고 온다.
권 다발이 눈에 들어왔다.
갈등하던 조 비서의 눈빛에 욕망이 번지기 시작했고 호범은 산뜻하게 웃으며 그에게 손
을 내밀었다.
❖❖❖
“드시겠어요?”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영어로 주문을 하고 바트로 계산을 한다. 수현은 이곳에 와 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려 두고 또 다른 걸 골랐다.
고,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하세요.”
수현이 얼른 가라고 손짓을 하자 그녀가 자리를 비운다. 혼자 남은 수현은 신나게 옷을
할 말을 잃었다.
다.
“얼른 가세요.”
수현은 팔을 잡힌 채 미처 사지 못한 옷을 한 손에 들고 물었다.
“왜, 왜요?”
준 이름 석 자가 대문짝만하게 실릴 거다.
“도착했습니다.”
며 혀를 찼다.
“백광무 환자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백광무가 돌아본다 . 얼굴이 퀭했으나 눈빛은 제법 또렷하
석이 없었다.
만약 백수현이 저 얼굴이었다면….
하게 설명을 보탰다.
“너, 너 그 깡패 새끼!”
해 있을 때도 죽든 말든 상관없었었다.
“잘못 보셨습니다.”
뻔뻔하게 웃으며 대답하자 백광무가 성질을 낸다.
다.
개를 들지 못하였다.
❖❖❖
“깨어났어…?”
“헛소리?”
[있어요. 그런 거.]
“…….”
[보고 싶어요?]
[아버지 말고 나.]
마시느냐고 묻는다.
“한 캔째야.”
“내가 무슨 소리 냈는데.”
“아니야.”
[맞아.]
[영상통화 돼요?]
“지금?”
[응.]
잠시만 기다려. 통화를 영상으로 전환하자 화면에 호범의 얼굴이 나타난다 . 뒤에 책이
[왜 벗고 있어요?]
“답답해서.”
하지 못했었다.
로 지켜본다.
[미치겠군….]
쳤다.
“양 사장. 얼굴 잘 비춰 봐.”
[밑에도 보여 주면.]
수현은 화면을 아래로 더 내린 다음 몸을 돌려 엎드렸다. 볼기를 양손으로 움켜잡고 구
[더 벌려.]
시트에 좆을 문질렀다.
음란한 말에 배 속이 저릿해진다.
“넣어 줘. 빨리.”
음을 냈다.
[후, 씨발.]
“으읏”
뭐야. 어디 간 거야.
98 화
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뭐예요, 그거?”
“진짜 마약 했대요?”
“그랬답니다.”
수현은 할 말을 잃었다. 인간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니까 정말 끝도 없구나. 그래
“아, 비 오는 건 질색인데….”
했다.
“저하고 함께 가세요.”
다.
“네. 이상해요?”
“윗옷은?”
“이대로 나가려고요.”
제법 많았다.
수현은 파라솔 하나를 고르고 자리를 잡았다 . 가지고 온 선크림을 짜서 얼굴에 바르는
“왜요.”
“개수작이죠.”
“박 팀장님 여기 봐요.”
곧바로 메시지를 읽었다는 표시가 뜨는데 기다려도 답장은 오질 않는다. 뭐야. 바쁜가.
“음?”
“즐거워요?”
고개를 들다가 비명을 지를 뻔했다. 전화로만 보던 얼굴이 눈앞에 있다. 도저히 믿기지
지!”
“보고 싶었어요.”
“어?”
“보고 싶었다고.”
지도 않던 말을 대놓고 하다니.
“그럼?”
곳으로 데리고 갔다. 엉겁결에 따라온 호범이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보다가 뒤늦게 수
“지금까지 이걸 입고,”
을 떼고 나서 물었다.
“셔츠 더 있지?”
“왜요?”
기가 찬 듯 웃었다.
“우리 애인 안 본 사이 과격해졌네.”
“대놓고 좋아하네?”
쩔 줄 몰라 하며 침대 시트를 쥐어뜯었다.
“아아!”
다.
“여기쯤인가.”
거기, 싫어.
가라앉는다.
“하, 표정이 진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응.”
“얼만큼?”
“계속 커져….”
“아읏”
“정말?”
그의 말대로 소리는 들리는데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 움직이는 강도가 세지며 눈앞에
목을 끌어안았다.
집는다.
“엉덩이 들어요.”
넣을 때마다 배 속이 징, 징 울린다.
“아아!”
“쌀, 쌀 것, 같, 윽.”
립선을 더 찍어 누른다.
“나, 아, 거기, 하, 하읏!”
“괜찮아요?”
“죽을 뻔했어….”
“좋아서?”
려온다.
“나 지금 못 씻어…. 다리 풀렸어.”
“왜 뚫어지게 봐요?”
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해변을 거닐며 장난을 친다. 아무
는데.
“응.”
“고마워.”
“뭐가요?”
“전부다.”
고.”
을 꺼냈다.
“그래요?”
“너 몰랐어?”
“전혀.”
“그래도 섹시하지?”
“나 서울 가면 영어 배울 거야….”
“검정고시도 보고.”
“응.”
도 돕고.”
“응.”
“근데… 나 언제 한국 갈 수 있어?”
“때가 되면.”
가슴이 설레고 두근댔다. 때마침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어왔고 바다의 냄새가 코끝에 머
❖❖❖
잠에서 깬 수현은 몸이 꽁꽁 묶여 있는 기분에 눈을 떴다 . 겨드랑이 아래로 팔이 들어와
일어나는데 골이 띵하다.
래로 내렸다.
“어?”
일단 반지를 빼서 빛에 비춰 봤다.
“이거 네가 그랬어?”
“응.”
“언제 샀어?”
“커플 반지야?”
“응.”
“네 것은?”
왔다.
“나 태어나서 커플링 처음 샀어요.”
“나는 두 번,”
들었다.
“아니! 처음이야.”
을 떼 놓는다.
까지 여기서 있어야 하냐는 물음에 호범은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 시무룩해져서
“씻고 나올게요.”
“잘 주무셨어요?”
“네, 덕분에요.”
“대표님은요?”
“안에서 씻어요.”
“준비 안 하세요?”
“짐도 챙기셔야죠.”
“왜요?”
“양 사장!”
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좋아요?”
“어!”
“이러다 우리 못 가는 거 아니야?”
“키스만.”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수현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