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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빨갛기가 딸기코 버금가는 빛깔이었다. 씩씩한 걸음걸
이하며 노상 걷어붙인 채인 팔뚝의 꿈틀거리는 힘줄 따
㉠근 열흘간이나 바람이 억세게 불어 댔다. 지독한
위를 보노라면 노인의 나이가 이제 칠순을 코앞에 둔
꽃샘바람 때문에 동네 길목마다 비닐봉지며 과자 껍질
것이라고 어림잡기는 좀체 어려웠다. 목소리도 우렁차
들이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어서 오가는 행인들의 눈살
서, 그가 밭에서 일하다 말고 “용문아!” 하고 소리쳐
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때때로 청소부들이 쓰레기를 주
부르면 도로를 하나 건너서 백 미터쯤 떨어져 있는, 게
워 모아 공터에서 불을 사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불
다가 딱 뒤로 돌아앉은 그의 이층집에 있던 막내아들
어오는 바람에 실려 검은 연기가 이리저리 휩쓸려 올라
용문이가 금세 튀어나오곤 했다.
가고 미농지보다 얇은 그을음들이 나방 떼처럼 떠돌아
다녔다.
청소부가 불만 피워 놓고 떠나 버리면 그다음은 아이 1.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들 차지였다. 지물포 집 큰아이인 상수, 쓰레기차를 끄 ① 공간적 배경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는 김 씨의 막내딸 경옥이, 말썽꾸러기 진만이 들이 우 ②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다루고 있다.
르르 몰려나와 불더미 속에 돌을 던지기도 하고 말라붙 ③ 1980년대의 구체적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은 풀 더미에 불씨를 옮겨 붙이기도 한다. 원미동 아이 ④ 여러 인물들의 행위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들은 집 안에서 틀어박혀 지내는 법은 애당초 배운 적 ⑤ 특정 인물이 자신의 상황을 소개하며 사건이 제시되
이 없다. 아침 눈뜨면서부터 집 앞으로 뛰쳐나와 어두 고 있다.
워질 때까지 거리에서 놀았다. 하루 온종일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울음소리가 거리에 가득한데 그런 꼬마들
이 불장난의 짜릿한 재미를 앞에 두고 온전할 리 없다.
2. 이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얼굴은 금세 검댕투성이가 되고 때로 손을 덴
① 원미동 아이들은 집 안보다 집 밖에서 놀았다.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어 젖힐 무렵이면 으레 원미 지물
② 청소부들은 어수선한 쓰레기들을 모아 태우곤 했다.
포 주 씨가 등장했다. 원래는 부산에서 미장이 기술로
③ 사진관 엄 씨는 딸을 셋 둔 것을 행복한 일로 여겼다.
벌어먹었으나 어찌어찌 부천시 원미동까지 오게 된 주
④ 사진관 엄 씨의 딸들의 이름은 그가 직접 붙인 이름
씨네 지물포가 바로 공터 옆의 첫 집이었다. 맞바람에
이다.
불씨라도 옮겨붙으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을 물건들을
⑤ 지물포 주 씨는 어렸을 때부터 원미동에 쭉 거주해
보존하기 위해 그가 우락부락한 몸짓으로 뛰어나와 호
온 원미동 토박이다.
통을 치면, 아이들은 꽁무니를 빼고 달아나 버린다. 행
복 사진관의 셋째 딸인 세 살배기 미야 같은 꼬마는 도
망치다 신발이 벗겨져 넘어지는 통에 숨넘어가는 울음
을 토해 내기도 한다. 사진관 엄 씨는 딸만 셋을 두어 3.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서 자칭 행복한 사나이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첫째는 ① ‘꽃샘바람’과 같은 소재를 통해 작품의 계절적 배경
엄지, 둘째는 엄선, 셋째는 엄미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을 드러내고 있다.
행복한 사나이의 발상이었다. ② ‘검은 연기’와 같은 상징적 소재를 통해 공업화로
㉡지물포 주 씨가 구둣발로 대충대충 불더미를 다독 인한 폐해를 비판하고 있다.
거려 놓고 들어가 버리면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③ ‘얇은 그을음’과 같은 소재를 통해 당시 심각했던
하나 있다. 그가 바로 강만성(姜萬成) 노인이다. 원미동 환경 파괴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23통 일대에서는 강 노인을 모르는 이가 없었다. 아니 ④ ‘비닐봉지, 과자 껍질’ 등과 같은 소재를 통해 당시
강 노인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지주(地主)라고 칭해야 더 사람들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드러내고 있다.
잘 알았고, 그 지주네 밭에서 일어나는 여름과 겨울의 ⑤ ‘나방 떼’와 같은 소재를 통해 정착하지 못하고 살
난리판을 속속들이 겪지 않고서는 이 동네 사람이라고 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말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일 미터 팔십을 넘는 큰
키에 거대한 몸집을 가진 강 노인은 언제 보아도 막일
꾼 차림새였다. 유난히 큰 코는 얼굴의 절반 이상을 차 4. ㉡과 같은 행동을 하는 이유를 본문에서 직접 찾아
지하는 듯싶고, 검붉은 얼굴과 어울리게끔 주먹코 또한 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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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과 같은 결과를 낳게 한 사회적 원인을 본문에서 나섰다고 숫제 집까지 찾아와서 온갖 ( ㉡ )을/를
찾아 쓰시오. 다 늘어놓는 박 씨였다. 그것도 강 노인의 나머지 땅을
한꺼번에 사들여서 길 이쪽저쪽으로 쌍둥이 빌딩을 지
어 부천의 명물로 만들 것이고, 거기에 초호화판 위락
시설이 들어서서 동네가 삽시간에 환해질 것이라고 했
다. 일 층에는 상가, 이 층은 사우나, 삼 층은 헬스클
럽, 사오 층은 사무실 임대하는 식의 건물 용도부터가
강 노인 마음에는 들지 않았지만 어차피 팔지 않을 땅
9. ㉡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반응을 추측한 내용으로 적 이므로 어느 작자가 어떤 김칫국을 마시든 크게 나무랄
절하지 않은 것은? 일은 못 되었다.
① 청소부 : 쓰레기들을 모아서 이곳에서 태우면 좋겠군. “영감님, 유 사장이 저 심곡동 쪽으로 땅을 보러 다
② 강 노인 : 땅값이 더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 팔아야 니나 봅디다. 영감님은 물론이고 우리 동네의 발전을
겠군. 위해서 그렇게 애를 썼는데…….”
③ 강 노인 : 아들과 함께 밭을 일구어서 채소들을 가 박 씨가 짐짓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고 있는데
꾸어야겠군. 뒤따라 나온 동업자 고흥댁이 뒷말을 거든다.
④ 박 씨 :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므로 땅을 개발할 사 “참말로 이 양반이 지난겨울부터 무진 애를 썼구만
람에게 파는 것이 좋겠군. 요. 우리사 셋방이나 얻어 주고 소개료 받는 것으로
⑤ 박 씨 : 이 땅에서 농사를 짓기보다는 건물을 지어 도 얼마든지 살 수 있지라우. 그람시도 그리 애를 쓴
개발하는 것이 더 이윤이 남겠군. 것이야 다 한동네 사는 정리로다가 그런 것이지요.”
강 노인은 가타부타 말이 없고 이번엔 박 씨가 나섰
다.
“아직도 늦은 것은 아니고,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
여름마다 똥 냄새 풍겨 주는 밭으로 두고 있느니 평
당 백만 원 이상으로 팔아넘기기가 그리 쉬운 일입니
까. 이제는 참말이지 더 이상 땅값이 오를 수가 없게
10. ⓐ~ⓔ 중, 나머지와 그 성격이 가장 다른 것은? 돼 있다 이 말씀입니다. 아, 모르십니까. 팔팔 올림픽
① ⓐ ② ⓑ ③ ⓒ 전에 북에서 쳐들어올 확률이 높다고 신문 방송에서
④ ⓔ ⑤ ⓔ 떠들어 쌓으니 이삼천짜리 집들도 매기가 뚝 끊겼다
이 말입니다.”
“영감님도 ㉢욕심 그만 부리고 이만한 가격으로 임자
나섰을 때 후딱 팔아 치우시요. 영감님이 아무리 기
다리셔도 인자 더 이상 오르기는 어렵다는디 왜 못
알아들으실까잉. 경국이 할머니도 팔아 치우자고 저
야단인디…….”
고흥댁은 이제 강 노인 마누라까지 쳐들고 나선다.
강 노인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일하던 자리로 돌아가
[11~1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버린다. 그 등에 대고 박 씨가 마지막으로 또 한마디
던졌다.
겨우내 굳어 있던 땅은 괭이 날 들어가기가 썩 힘이
“아직도 유 사장 마음은 이 땅에 있는 모양이니께 금
들었고 게다가 돌덩이처럼 틀어박힌 연탄재 부스러기들
을 일일이 골라내다 보면 한 두둑을 갈아엎는 데도 꽤 액이야 영감님 마음에 맞게 잘 조정해 보기로 하고,
일단 결정해 뿌리시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용문이가 지난달 내내 연탄재들을
거두어 내고 겨우 맨땅을 내놓았다고 한 꼴이 요 모양
이었다. ㉠서울 것들이란. 강 노인은 끙끙거리다 토막 11. 이 글에 드러난 갈등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난 욕설을 내뱉어 놓았다. 강 노인이 괭이를 내던지고 것은?
밭 끄트머리로 걸어가는 사이 언제 나왔는지 부동산의 ① 인물의 내적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박 씨가 알은체를 하였다. 자그마한 체구에 검은 테 안 ② 인물과 사회의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경을 쓰고, 머리는 기름 발라 착 달라붙게 빗어넘긴 박 ③ 인물과 인물 간의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씨의 면상을 보는 일이 강 노인으로서는 괴롭기 짝이 ④ 인물과 그 인물의 운명 간의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없었다. 얼굴만 마주쳤다 하면 땅을 팔아 보지 않겠느 ⑤ 갈등이 선명하게 제시되지 않은 채 인물의 내면 심
냐고 은근히 회유를 거듭하더니 지난겨울부터는 임자가 리를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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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와서 한바탕 쏟아 놓고 갔어요. 경국이 할머님이라 17. (나)에 제시된 사건들을 <보기>와 같이 정리했을
도 꼭 참석하셔야 해요. 아셨죠?” 때, 시간 순서대로 바르게 나열한 것은?
그녀는 23통 6반의 반장이다. 길 건너 5반장은 형제 <보기>
슈퍼의 김 씨지만 우리 정육점의 임 씨가 똥 냄새 문제 ㄱ. 강 노인의 밭 문제로 인해 반상회를 개최하게 됨.
에는 노상 앞장을 서고 있는 중이었다. 임 씨에 비하면 ㄴ. 임 씨가 미용실 자리를 욕심냈다가 강 노인에게 퇴
6반장의 경우 강 노인한테만은 훨씬 우호적이다. 용민 박을 당함.
네 가게에 세 든 탓도 있지만 임 씨가 애초 미용실 자 ㄷ. 임 씨와 정미 엄마가 합세하여 집주인들을 부추김.
리를 욕심냈다가 강 노인에게 퇴박을 당했던 까닭에 임 ㄹ. 강 노인의 농사 문제를 손댈 수는 없다고 시청에서
씨 스스로 강 노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못하였다. 어디 답변을 함.
를 쇠백정이. 단 한마디로 잘라 낸 이태 전 일을 두고
임 씨는 여태도 강 노인을 바로 보지 않는다. 6반에 비 ① ㄱ - ㄴ - ㄷ - ㄹ ② ㄱ – ㄷ – ㄴ - ㄹ
하면 5반에서야 인분 냄새나 물것 극성이 그저 그만할 ③ ㄴ – ㄷ – ㄹ - ㄱ ④ ㄴ – ㄹ – ㄷ - ㄱ
정도인데도 작년에 시청에다 ㉡진정서를 낸 것은 5반 ⑤ ㄹ – ㄴ – ㄱ - ㄷ
이었다. 그게 다 임 씨 술책이라는 것쯤은 강 노인도
알지만 무궁화 연립이라면 5반인데 현대 연립의 정미
엄마와 합세한 것을 보면 임 씨가 올해 또한 집주인들
을 부추기는 것이 틀림없었다. 돼지나 닭을 집단으로
사육하는 것도 아니고 노는 땅에 푸성귀를 갈아먹고 있
는 심심풀이 농사까지야 손댈 수는 없다고 시청의 답변
이 내려온 것을 온 동네가 다 아는데 내년에는 연판장
이라도 돌리겠다며 큰소리치던 작자였다.
“올해일랑은 농사 시작하기 전에 아예 막아야 한다고
18. 다음 등장인물 중 ‘강 노인’이 ㉠과 같이 평가할
들 그러든데요. 시청에서도 이제는 보고만 있지 않을
인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거래요.”
① 지물포 주 씨 ② 사진관 엄 씨
여자가 피아노 교습소와 나란히 붙은 미용실 안으로
③ 청소원 김 씨 ④ 진만이 아버지
들어가 버린 뒤 강 노인은 쯧쯧 혀를 차는 것으로 자신
⑤ 우리 정육점의 임 씨
의 울화를 삭여 버리고는 이내 말라붙은 밭 꼬락서니를
내려다본다. 그러고 보면 정미 엄마나 동네 사람들이
날뛰는 이유가 꼭 똥 냄새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5
반이나 6반이나 정육점 임 씨를 빼고 나면 집주인들을
주축으로 시비가 있어 왔었다. 가게에 세 들어 있는 지
물포 주 씨와 사진관 엄 씨도 코앞에 밭을 두고 있는
처지이지만 강 노인과 마주치면 깍듯이 어른 대접을 갖
추었다. 셋방 신세인 진만이 아버지도 그렇고 청소원
김 씨도 하루에 몇 번씩 마주쳐도 공손히 알은체를 해
왔지 팩팩거리며 못되게 구는 법이라곤 없었다. 19. ㉡에 담겨 있을 내용 두 가지를 (나)에서 직접 찾
아 각각 2어절로 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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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래는 부산에서 미장이 기술로 벌어먹었으나 어찌 15. 고흥댁은 땅에 대한 강 노인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어찌 부천시 원미동까지 오게 된 주 씨네’를 통해 지물 못하는 인물로, 그가 자신이 원하는 만큼 땅값이 오르지
포 주 씨는 원미동 토박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않았기 때문에 땅을 팔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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