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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이 책에 샤삭~ 녹아있는
혜정샘의 속셈

우리 목표는 그냥 단순한 건데.


그냥 소박하게 딴 거 말고, 언어 영역 다 맞는 거... -.-;
목표는 단순한데,
정작 방법은 각이 안 나와, 한숨만 푹푹, 성적은 더 깊은 땅 속으로 더 푹푹.
이런 학생들이 안타까운 혜정 선생님은
‘그래, 여름 방학 전, 마지막 기회다!
제대로 읽어내게 하자!! 아주 그냥 독하게 연습 한 번 시켜 보자!!’
라는 각오로 강의와 교재 제목까지
‘개념으로 제대로 讀(독)하게!!’

그냥 심플하게 언어 영역 다 맞는 게 목표일 뿐인데,


당췌 답이 안 나오는 학생들과
그 답을 보여 주려는 혜정 선생님이
이 교재와 강의로 딱! 20시간만 독해져 보려고 합니다.

얘들아, 힘내자.
우리 이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넘기고 넘기고 넘기고오~
꼭꼭꽉꽉!! 씹어서 소화해 볼까?

여름 방학 전 마지막 개념 정리!
배수진(背水陣)을 치고!!
毒(독)하게 개념으로 讀(독)해내자!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귀한 시간 갉아 먹지 않기 위한 우리 교재 활용법

강의 전. 예습은 최대한 빠르고 간략하고 시크하게!


강의 중. 강의 중에는 눈이 탈출하셔서 모니터로 들어갈까 살짝 걱정될 정도로 초집중해서!
강의 후. 복습은 내일이 수능날인 것처럼 절박하고 철저하게!!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은

수험생에게 있어서의 마지막 개념 정리의 포인트를 모았습니다.


2010 EBS 수능특강 교재에 녹아 있는 개념들을 기출 선지를 통해 분석할 수 있는 강의
입니다.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라 생각하고 독하게 소화하세요.

‘개념 정리 따로, 문제 풀이 따로’였던 학생들을 위한 강의입니다.

따끈따끈하게 정리한 개념을 즉시 주요 기출 지문에 적용하겠습니다.


‘기출 선지, 이것은 진리!’ 라는 신념 아래, 기출 문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개념과 지문에
의 적용 연습을 철저히 합니다.

각 강의 마지막에 다시 보아야 하는 수능특강 지문과 문제가 제공됩니다.


오늘 배운 개념과 지문, 과제를 똑똑하게 소화해 보세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기회가 되는 여름방학 전까지 쌓아야 할 내공의 분량을 채웁니다!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차례
Part1. 문제편 1강 화자의 상황, 그리고 정서와 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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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이미지(image, 心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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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시상의 전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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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감정 이입과 객관적 상관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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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강 함축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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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표현법 몽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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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강 운문 개념 정리의 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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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고전 시가, 주제별 정리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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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강 고전 시가, 주제별 정리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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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강 고전 시가의 단골 발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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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강 수필, 교훈과 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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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강 소설, 결국은 서사 구조의 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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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강 서술자, 시점과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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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강 말하기와 보여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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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강 갈등과 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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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산문 개념 정리의 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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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강 고전 소설만의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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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강 고전 소설의 주제 총집합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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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강 고전 소설의 주제 총집합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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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강 극, 대사와 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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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우리만의 특별한 페이지

공부 강의 뼛속까지 새긴다!
오늘의 포인트!
날짜
 전지적 서술자가 한 인물의 시각에서 모든 사건을 서술할 수도 있는
 6/1 13강 서술자, 시점과 거리 거야. 이런 걸 제한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고 해!

/ 1강 화자의 상황, 그리고 정서와 태도

/ 2강 이미지(image, 心像)

/ 3강 시상의 전개

/ 4강 감정 이입과 객관적 상관물

/ 5강 함축성

/ 6강 표현법 몽땅

/ 7강 운문 개념 정리의 완결

/ 8강 고전 시가, 주제별 정리 1

/ 9강 고전 시가, 주제별 정리 2

/ 10강 고전 시가의 단골 발상들

/ 11강 수필, 교훈과 태도

/ 12강 소설, 결국은 서사 구조의 파악

/ 13강 서술자, 시점과 거리

/ 14강 말하기와 보여주기

/ 15강 갈등과 구성

/ 16강 산문 개념 정리의 완결

/ 17강 고전 소설만의 특징

/ 18강 고전 소설의 주제 총집합 1

/ 19강 고전 소설의 주제 총집합 2

/ 20강 극, 대사와 행동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이제 나도
언어의 神 그래, 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난, 난 열심히 했으니까!
- 드라마 ‘공부의 신’ 中

1강. 화자의 상황, 그리고 정서와 태도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수능 언어 영역 지문은 절대론적 방법으로 감상한다!


!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시에서도 화자①와 화자가 처해 있는 상황②, 정서 및 태도③를 찾아낼 수 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감상의 방법?

현실

작가 작품 독자

• 내재적 접근
: ‘내재(內在, 안 내, 있을 재)’란 안에 있는 거죠~! 작품의 내적 요소를 중심으로 작품을 감상
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

① 절대론적 관점
: 키워드는 걍 시! 시는 그냥 시인 것이야!
시를 감상할 때, 작가, 독자, 시대는 전혀 신경 쓰지 말자는 주의!
시를 이해하기 위한 모든 것은 시 안에서만 찾는다. 그럼 시 안에는 뭐가 있을까?

▶ 시의 언어, 운율, 이미지, 표현법


▶ 화자와 청자, 시적 화자의 정서나 태도, 어조

딴건건 보지
보지 마.
마. 절대
절대 시
시 안에
안에 있는
있는 것만
것만 보는
보는 거야!
거야!

1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 외재적 접근
: 아는 것이 힘이지! 시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시를 쓴 작가에 대한 정보도 좀 알고 있고, 시가
언제 쓰였는지도 좀 알아보고, 이 시를 읽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걸 느꼈는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느낄 수 있는지도 좀 생각해 보고.

② 표현론적 관점
: 키워드는 작가! 영화를 볼 때도, ‘그 영화, 감독이 누구지?’ 라는 생각을 하지. 그 감독이 만든
전작(前作)들의 경향을 보면 새로 개봉한 영화도 어떤 영화일지 대충 감이 오니까. 시도 마찬
가지! 어떤 작가의 작품인지를 따져 가며 시를 감상하는 것도 의미가 있거든요. 이렇게 작가
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시를 감상하는 방법을 표현론적 관점이라고 한다.

▶ 작가의 창작 의도, 창작 동기
▶ 작가의 또 다른 작품(상호 텍스트)
▶ 작가의 내면 심리, 정신세계, 가치관, 성장 과정, 가족 관계, 생활환경, 취미, 종교, 영향 받
은 사상 등
시를
시를 표현하는
하는 사람은 작가
작가!!

③ 반영론적 관점
: 키워드는 현실! 국사 시간에 배운 우리나라 역사를 한 번 떠올려 볼 것. 일제 강점기나
6ㆍ25 전쟁 때처럼 온 나라가 힘들 때도 있었고, 나라가 태평할 때도 물론 있었죠. 그런데
시가 만들어진 그 시대가 어떤 때였는지가 희한하게 시의 의미를 좌우할 때가 많다는 것! 시
를 감상하면서 이 시가 쓰였을 때 시대 현실이 어땠었지? 하고 고민해 보는 감상 방법을
반영론적 관점이라고 한다.

▶ 작품 속 배경이 되는 당시 제도, 생활상, 시대상, 역사적 상황, 사회상


시에 반영
반영된 시대 현실
현실!

④ 효용론적 관점
: 키워드는 독자! ‘효용(效用)’이라는 말의 뜻은 ‘효험’. 그럼 또 효험은 뭐냐! ‘일이나 작용의 보
람. 기도나 치료의 보람. 효력’이라는 뜻! 그러니까 이 시를 읽으면 도대체 읽는 사람에게 무
슨 보람, 교훈, 가치, 의미가 있을 지를 생각해 보는 걸 효용론적 관점이라고 한다.

▶ 독자가 얻은 깨달음, 교훈, 감동, 흥미, 미적 쾌감, 반성


▶ 독자의 인생관이나 세계관, 인식, 태도의 변화
시는
시는 시를
시를 읽는
읽는 독자
독자에게
에게 보람
보람을을 줘!
줘!

⑤ 종합적 관점
: 이제까지 배운 관점 중 하나의 관점으로만 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종합적
으로 바라보는 것!

2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화자!! 사실 지금 이 시점에서도 화자를 모르면, 지구를 떠나야 함. -.-;

•시적 화자 : 시인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누구일


까 고민고민 끝에 설정한 허구적 대리인! 곧 시 속 목소리의 주인공이 화자라는 것!
주의 화자는 시인이 아니야!

•시적 화자는 무슨 일을 하나?


① 시적 상황을 묘사해 준다.
② 시적 상황이나 대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준다.
③ 시인의 내면세계를 효과적으로 드러내 준다.

화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파악할 것!


있어 보이는 그런 현학적인 표현은 갖다 버리시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표현으로 찾으면
된다.
옆에다가 쓰지 마라! 수행평가 보니? 그거 걍 너의 시험지거든. 머릿속으로 그려 보면 그만!
화자가 없다면 손 떨지 말고, 화자가 바라보고 있는 대상이 처한 상황을 찾으면 그만인 것!
이제 그만 마음 편하게, 시를 있는 그대로만 분석하자. 그래도 충분히 정답은 찾을 수 있어. ^ㅡ^

•시적 상황
: 시적 화자가 처해 있는 모든 시간적, 공간적, 심리적 상황을 말한다.

① 내적 상황 : 시적 화자가 시 속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을 말한다.


 6월 모의고사에서 20점 오른 상황, 화장실 마무리 단계에서 휴지가 없음을 발견했는데 휴대폰도 없다는 걸
알게 된 상황 등
② 외적 상황 : 시에 반영된 시대적, 사회적 상황을 말한다.
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일제 강점기 상황, 자유와 민주주의를 박탈당했던 군사 독재 권력 상황 등

•정서
: 시적 화자가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바라보고 있는 대상에 대해 느끼는 다양한 감정, 기분,
생각.
 기뻤고, 행복했고, 그리움, 사랑합니다, 답답한, 두려움, 설움, 부끄러우랴, 슬픔, 쓸쓸한 …

•태도
: 시적 화자가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바라보고 있는 대상에 대해 취하는 심리적 자세 또는 대
응 방식.
힌트 주로 어조를 통해 나타난다. 어조에 대한 문제도 차암~ 많이 나온다.

•어조
: 시적 화자가 바라보고 있는 대상이나 독자에게 취하는 말투!
시의 분위기나 정서와 관련이 깊고, 주로 시어와 종결 어미에서 찾을 수 있다.
 주저앉았다(좌절), ~고 싶다(소망), 믿는다(믿음), 빌었습니다(기원), ~해야지(다짐), 거부하면서(저항) …

3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독한 혜정 선생님, 기출과 수능특강에서 죄다 찾아온 시적 화자의 정서와 태도! 얘들아아~ 이 개념들 가지고 제대로 독(讀)하자!!

199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님이여, 당신은 백 번(百番)이나 단련한 금(金)결입니다.

감탄 & 예찬 뽕나무 뿌리가 산호(珊瑚)가 되도록 천국(天國)의 사랑을 받읍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아침 볕의 첫걸음이여.
- 한용운, 「찬송」 -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활자(活字)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 자유를 말하는데 /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반성
벗이여 /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어라
- 김수영, 「사령」 -

 2003학년도 9월 모의평가
관조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누일지라도
: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비추어 봄. - 서정주, 「무등(無等)을 보며」 -


달관
2005학년도 6월 고1 학력평가
: 사소한 사물이나 일에 얽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매이지 않고 세속을 벗어난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활달한 식견이나 인생관에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름. 또는 그 식견이나 인 - 천상병, 「귀천」 -
생관.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담담 물 먹는 소 목덜미에 /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 이 하루도 / 함께 지났다고,
: 차분하고 평온하다.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 서로 적막하다고,
- 김종삼, 「묵화(墨畵)」 -

2009학년도 9월 모의평가
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 /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낯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 / 나는 네 닫힌 문에 기

구도 대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 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 / 문 열어라 꽃아.
: 종교적 깨달음이나 진리
문 열어라 꽃아.
를 추구함.

[원주(原註)] 사소 : 사소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어머니. 처녀로 잉태하여, 산으로 신선수행


(神仙修行)을 간 일이 있는데, 이 글은 그 떠나기 전 그의 집 꽃밭에서의 독백.
- 서정주, 「꽃밭의 독백-사소(娑蘇) 단장」 -

4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 그러면 아무개씨
고향이란다 / 그러면 아무개씰 아느냐 한즉 /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띄고 / 막역지

그리움 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쓴다 /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 의원은 또다
시 넌즈시 웃고 / 말없이 팔을 잡어 맥을 보는데 /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 고
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 백석, 「고향」 -

2006학년도 9월 모의평가
하루에 몇 번쯤 푸른 산 언덕들을 눈 아래 보았을까나. 그러면 그때마다 일렁여 오
 는 푸른 그리움에 어울려, 흐느껴 물살 짓는 어깨가 얼마쯤 하였을까나. 진실로, 우
안타까움
리가 받들 산신령은 그 어디 있을까마는, 산과 언덕들의 만리(萬里) 같은 물살을 굽
어보는, 춘향은 바람에 어울린 수정(水晶) 빛 임자가 아니었을까나.
- 박재삼, 「수정가」 -

2009학년도 EBS 인터넷수능 시문학


내 말씀 광언인가 저 화상 구경하세 / 남촌한량 개똥이는 부모덕에 편히 놀고
호의호식 무식하고 미련하고 용통하여 / 눈은 높고 손은 커서 가량없이 주제넘어
시체 따라 의관하고 남의 눈만 위하것다. <중략>

냉소 내 행세는 개차반에 경계판을 짊어지고 / 없는 말도 지어내고 시비에 선봉이라
날 데 없는 용전여수 상하탱석 하여 가니 / 손님은 채객이요 윤의는 내 몰래라
: 쌀쌀한 태도로 비웃음.
입구멍이 제일이라 돈날 노릇 하여 보세 / 전답 팔아 변돈주기 종을 팔아 월수주기
또는 그런 웃음.
구목 베어 장사하기 서책 팔아 빚주기와 / 동네 상놈 부역이요 먼 데 사람 행악이며
잡아오라 꺼물리라 자장격지* 몽둥이질 / 전당잡고 세간 뺏기 계집문서 종삼기와
살 결박에 소 뺏기와 불호령에 솔 뺏기와 / 여기저기 간 곳마다 적실인심 하는구나
사람마다 도적이요 원망하는 소리로다. 이사나 하여 볼까
- 작자 미상, 「우부가」 -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그대의 정의(正義)도 우리들의 섬세(纖細)도 / 행동이 죽음에서 나오는

자조(自嘲) 이 욕된 교외에서는 /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마음에 들지 않어라 //
: 자기를 비웃음. 그대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 자유를 말하는데 / 우스워라 나의 영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 김수영, 「사령」 -
⓫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단호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
: 결심이나 태도, 입장 따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
위가 과단성 있고 엄격하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 마침내 호수(湖水)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다. -이육사, 「교목」 -
2010학년도 6월 모의평가
쪼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 날아온다 꺼칠한 굴뚝새가 / 서
둘러 뒷간에 몸을 감춘다. / 그 어디에 부리부리한 솔개라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일

대상에 대한 비판 까. / 길 잃고 굶주리는 산짐승들 있을 듯 / 눈더미의 무게로 소나무 가지들이 부러
질 듯 /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 때죽나무와 때 끓이는 외딴집 굴뚝
에 /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과 골짜기에 / 눈보라가 내리는 / 백색의 계엄령.
-최승호, 「대설주의보」 -

5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

긍정적 삶의 자세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 신석정, 「들길에 서서」 -

나의 원수와 / 원수에게 아첨하는 자에겐 / 가장 옳은 증오를 예비하였나니, //


 마지막 우러른 태양이 / 두 동공에 해바라기처럼 박힌 채로
부정적인 세계에 대한
내 어느 불의(不意)에 짐승처럼 무찔리기로 //
대결
오오, 나의 세상의 거룩한 일월(日月)에 / 또한 모슨 회한(悔恨)인들 남길쏘냐.
- 유치환, 「일월」 -

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삶에 대한 고뇌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
(내적 갈등)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강호에 놀자 하니 임금을 저버리겠고 / 임금을 섬기자 하니 즐거움에 어긋나네 /
혼자서 기로에 서서 갈 데 몰라 하노라
-권호문, 「한거십팔곡 <제4수>」 -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
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 쳐다보면 하늘 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
자아 성찰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
내가 사는 것은, 다만, /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윤동주,「길」 -

2005학년도 6월 모의평가
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 겨울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현실 극복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 정호승, 「겨울강에서」 -

2009학년도 3월 학력평가
 철없는 누이 고수머릴랑 어루만지며 / 우라지오의 이야길 캐고 싶던 밤이면 / 울
회고(回顧)
어머닌 // 서투른 마우재 말도 들려주셨지. / 졸음졸음 귀 밝히는 누이 잠들때꺼정
: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
/ 등불이 깜빡 저절로 눈 감을 때꺼정 // 다시 내게로 헤여드는 / 어머니의 입김이
각함.
무지개처럼 어질다.
- 이용악,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

6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시적 화자 찾기!시적 화자의 상황과 정서, 태도 찾기!

1 2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죽어도 못 보내 - 2AM 와사등 - 김광균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가려거든 떠나려거든 내 가슴 고쳐 내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아프지 않게 나 살아갈 수라도 있게
안 된다면 어차피 못살 거 죽어도 못 보내 긴―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아무리 네가 날 밀쳐도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끝까지 붙잡을 거야 어디도 가지 못하게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정말 갈 거라면 거짓말을 해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내일 다시 만나자고 웃으면서 보자고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헤어지잔 말은 농담이라고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3 2010학년도 9월 모의평가 4 2005학년도 6월 모의평가


어부단가 - 이현보 가정 - 박목월
이 중에 시름없으니 어부(漁父)의 생애(生涯)로다 지상(地上)에는 / 아홉 켤레의 신발.
일엽편주(一葉扁舟)를 만경파(萬頃波)에 띄워 두고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인세(人世)를 다 잊었거니 날 가는 줄을 알랴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 전등이 켜질 무렵을
청하(靑荷)*에 밥을 싸고 녹류(綠柳)에 고기 꿰어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노적(蘆荻) 화총(花叢)*에 배 매어 두고 내 신발은 / 십구문반(十九文半).
일반(一般) 청의미(淸意味)*를 어느 분이 아실까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산두(山頭)에 한운(閑雲) 일고 수중에 백구(白鷗) 난다 귀염둥아 귀염둥아 / 우리 막내둥아
무심(無心)코 다정한 이 이 두 것이로다
일생에 시름을 잊고 너를 좇아 놀리라 미소하는 /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壁)을 짜올린
장안(長安)을 돌아보니 북궐(北闕)이 천리(千里)로다 여기는 / 지상.
어주(漁舟)에 누어신들 잊은 때가 있으랴 연민한 삶의 길이여. / 내 신발은 십구문반(十九文半).
두어라 내 시름 아니라 제세현(濟世賢)*이 없으랴
아랫목에 모인 /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 청하: 푸른 연잎. 강아지 같은 것들아.
* 노적 화총: 갈대와 물억새의 덤불.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 일반 청의미: 자연이 주는 참된 의미.
내가 왔다. / 아버지가 왔다.
* 제세현: 세상을 구제할 현명한 선비.
아니 십구문반(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 내 얼굴을 보아라.

7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꼬투리 문제>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시적 화자의 내적 갈등을 보여 준다. ( ,  ,  ,  )


②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대응 방식이 드러나 있다. ( ,  ,  ,  )
③ 관조적인 자세로 대상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 ,  ,  ,  )
④ 섬세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애상적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 ,  ,  ,  )
⑤ 화자와 대상의 거리를 좁혀 자연 친화적 태도를 드러낸다. ( ,  ,  ,  )

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2006학년도 6월 모의평가 Q. (가)의 시적 대상인 ‘나비’와 (나)의 화자에 대해 바르게
(가)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이해했는가?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하나. (가)의 ‘나비’ 에 대하여.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A1. 가고 싶은 곳이 있으나, 그 곳은 매혹적이지만 치명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적인 곳이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 □ Yes, □ No )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근거는?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김기림, 「바다와 나비」 -
A2. 너무 순진하게 덤벼들었다가 큰 상처만 입었다.
( □ Yes, □ No )
근거는?
(나) 흙이 풀리는 내음새
강바람은 / 산짐승의 우는 소릴 불러
둘. (나)의 화자에 대하여
다 녹지 않은 얼음장 울멍울멍 떠내려간다.
A3. 가고 싶은 곳이 있으나, 현실의 벽은 너무 높기 때문
진종일 / 나룻가에 서성거리다 에 좌절하고 있다.
행인의 손을 쥐면 따듯하리라. ( □ Yes, □ No )
근거는?
고향 가까운 주막에 들러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하랴. A4. 가고 싶은 그 곳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렸다.

양구비 끓여다 놓고 ( □ Yes, □ No )


주인집 늙은이는 공연히 눈물지운다 근거는?

A5. 소망하면서도 그것을 이루지 못하기에 슬퍼한다.


간간이 잔나비 우는 산기슭에는
( □ Yes, □ No )
아직도 무덤 속에 조상이 잠자고
근거는?
설레는 바람이 가랑잎을 휩쓸어간다.

예 제로 떠도는 장꾼들이여!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상고(商賈)하며 오가는 길에 p.30~31 운문복합 지문 + 문제1
혹여나 보셨나이까. p.36~37 운문복합 지문 + 문제1

전나무 우거진 마을 / 집집마다 누룩을 디디는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소리, 누룩이 뜨는 내음새……
- 오장환, 「고향 앞에서」 -
화자, 상황, 정서, 태도만!!! 가볍게 확인할 것! 제.발. ^-^

8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강. 이미지(image, 心像)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이제는 시 지문 속에 담긴 이미지들을 파악할 수 있다.
! 이미지와 관련된 문제의 선지를 읽고 지문 속에서 근거를 찾아낼 수 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이미지?

한자로 풀이하면 心마음 심, 像형상 상!! ‘마음속에 떠오르는 형상’인 거죠!


시를 읽다 보면 마음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들을 이미지, 곧 심상이라고 하는 것!!

자, 이제부터 이미지의 종류를 알아 볼 텐데,


지금 이 시점에서 감각적 이미지를 모르면, 화자를 몰라서 지구 떠난 녀석한테 택배로 보내버림. -.-;

• 감각적 이미지
어떤 것이 있나?
① 시각적 이미지 : 눈으로! 대상의 모양이나 색깔을 확인하여 느낄 수 있는 이미지  빨간 사과
② 청각적 이미지 : 귀로! 소리를 확인하여 느낄 수 있는 이미지  아삭아삭한 사과
③ 후각적 이미지 : 코로! 냄새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이미지  향긋한 사과
④ 촉각적 이미지 : 피부로! 감촉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이미지  매끄러운 사과
⑤ 미각적 이미지 : 혀로! 맛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이미지  달콤한 사과
⑥ 복합적 이미지 : 두 개의 서로 다른 감각이 나란히 제시되는 이미지
 하얀 쟁반에 담긴 향긋한 사과 (시각적 이미지 / 후각적 이미지)
⑦ 공감각적 이미지 : 하나의 감각적 대상을 다른 종류의 감각으로 전이시켜 표현하는 이미지
(감각의 전이)
 푸른 향기가 나는 사과 (후각의 시각화)

• 감각적 이미지의 효과
• 시어를 통해 마음속에 감각을 재생시킴
• 시적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함
• 시적 대상의 운동감을 드러냄
• 대상의 인상을 구체화함
• 시적 정서나 분위기를 환기함

9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사실, 수능 언어 지문에 나오는 시 지문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 전체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파악하는 것!
이 녀석이 좋은 느낌을 주는 시어인지, 나쁜 느낌을 주는 시어인지, 그 이미지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
근거를 찾아서 파악하기!! 무엇을 통해? 수식어와 서술어를 통해~
‘어둠’이라고 무조건 나쁘니? 난, 잘 때는 어둠이 좋거든! 어둠도 때로는 좋은 녀석일 수 있다는 것!!
고정관념과 선입견은 휴지통으로 GO GO!!
수능 언어 영역의 모든 지문을 독해할 때, 배경 지식은 휴지통으로!
우리는 지문 속에서 근거를 찾아서 제대로 讀한다!!

• 의미에 따른 이미지
① 긍정적 이미지
: 시적 화자가 지향하고 긍정하는 느낌을 주는 시어에 의해 형성되는 이미지
(= 상승 이미지 : 시적 화자가 지향하고 긍정하는 느낌을 주는 시어에 의해 형성되는 이미지)
 날아오른다, ~을 향하여, 나무, 탑

② 부정적 이미지
: 시적 화자가 부정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대상 또는 하강과 소멸의 의미를 지닌 시어에 의해
형성되는 이미지
(= 하강 이미지 : 시적 화자가 부정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대상 또는 소멸의 의미를 지닌 시어
에 의해 형성되는 이미지)
 이지러진, 기울고, 주저앉는다.

• 움직임에 따른 이미지
① 정적 이미지
: 시를 읽어 보면 참~ 조용해. 시적 상황이 고요하거나, 시적 대상이 움직임 없이 얼음! 하고 있
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미지
 흰 달빛 / 자하문 // 달 안개 / 물 소리 //
대웅전 / 큰 보살 // 바람 소리 / 솔 소리 //
범영루 / 뜬 그림자 // 흐는히 / 젖는데 //
흰 달빛 / 자하문 // 바람소리 / 물소리 //
- 박목월, 불국사 -
② 역동적 이미지
: 시를 읽어 보면 참 힘차고 생동감이 느껴져. 때로는 격렬하기까지 한 느낌을 주는 이미지
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끄려네어, 흰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
금빛안 오고, 바람금빛안 불고, 너멋 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
- 박두진, 청산도 -
③ 정중동 이미지
: 시를 읽어 보면 참 고요하고 조용한 분위기인데, 그 속에 움직임이 있는 오묘한 이미지
 청노루 / 맑은 눈에 //
도는 / 구름
- 박목월, 청노루 -

10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독한 혜정 선생님 강조하는 포인트 개념!! 얘들아아~ 이 개념들 가지고 제대로 독(讀)하자!!

대상의 형상화
효과 • 독자들은 시어를 통해 특정한 영상이나 이미지를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
: 이미지 등을 활용하여 려보게 됨.
시인이 전달하려는 관념
 冬至(동지)ㅅ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이나 정서(추상적)를 감
春風(춘풍) 니불 아 서리서리 너헛다가,
각적(구체적)으로 표현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하는 것.
- 황진이의 시조 -

→ 손으로 만질 수도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추상적인 개념인 ‘시간’을, 구체적으로 형상


화하여 잘라내어 동그랗게 말아 넣었다가, 굽이굽이 펼쳐서 쓰겠다는 발상이 드러남.

 내 마음 버혀 내여 뎌 달을 만들고져,
구만 리 당텬(長天)의 번 듯이 걸려 이셔,
고온 님 겨신 곳에 가 비최여나 보리라.
- 정철의 시조 -
→ ‘마음’이라는 추상적 대상을 ‘달’이라는 구체적인 사물로 형상화함

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 광야의 탄생 장면 형상화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 광야의 형성 형상화
참아 이 곳을 범하던 못 하였으리라

끊임 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여선 지고 → 세월의 흐름 형상화
- 이육사, 광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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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시에서 느껴지는 전체적인 이미지 파악하기! &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감각적 이미지 파악하기!

1 2 2003학년도 10월 학력평가


Butterfly - 러브홀릭스 어느 지류에 서서 - 신석정

꺾여버린 꽃처럼 아플 때도 강물 아래로 강물 아래로


쓰러진 나무처럼 초라해도 한 줄기 어두운 이 강물 아래로
너를 믿어 나를 믿어 검은 밤이 흐른다.
우리는 서로를 믿고 있어 은하수가 흐른다.

심장에 손을 느껴 봐 낡은 밤에 숨막히는 나도 흐르고


힘겹게 접어 놓았던 은하수에 빠진 푸른 별이 흐른다.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강물 아래로 강물 아래로
벅차도록 아름다운 그대여 못 견디게 어두운 이 강물 아래로
이 세상이 차갑게 등을 보여도 빛나는 태양이
눈부신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다다를 무렵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이 강물 어느 지류에 조각처럼 서서
나는 다시 푸른 하늘을 우러러 보리…….

3 2003학년도 10월 학력평가 4 2003학년도 10월 학력평가


초토의 시 1 - 구상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 - 정진규
판자집 유리딱지에 어쩌랴, 하늘 가득 머리 풀어 울고 우는 빗줄기, 뜨
아이들 얼굴이 락에 와 가득히 당도하는 저녁 나절의 저 음험한 비애
불타는 해바라기마냥 걸려 있다. 의 어깨들, 오, 어쩌랴, 나 차가운 한 잔의 술로 더불어
혼자일 따름이로다. 뜨락엔 작은 나무 의자 하나, 깊이
내리쪼이던 햇발이 눈부시어 돌아선다. 젖고 있을 따름이로다. 전재산(全財産)이로다.
나도 돌아선다. 어쩌랴, 그대도 들으시는가, 귀 기울이면 내 유년(幼
울상이 된 그림자 나의 뒤를 따른다. 年)의 캄캄한 늪에서 한 마리의 이무기는 살아남아 울
도다. 오, 어쩌랴, 때가 아니로다, 때가 아니로다, 때가
어느 접어든 골목에서 걸음을 멈춘다. 아니로다, 온 국토의 벌판을 기일게 기일게 혼자서 건
잿더미가 소복한 울타리에
너가는 비에 젖은 소리의 뒷등이 보일 따름이로다.
개나리가 망울졌다.
어쩌랴, 나는 없어라. 그리운 물. 설설설 끓이고 싶
은 한 가마솥의 뜨거운 물. 우리네 아궁이에 지피어지
저기 언덕을 내리달리는
던 어머니의 불, 그 잘 마른 삭정이들, 불의 살점들. 하
소녀의 미소에 앞니가 빠져
나도 없이 오, 어쩌랴, 또 다시 나 차가운 한 잔의 술
죄 하나도 없다.
로 더불어 오직 혼자일 따름이로다. 전재산(全財産)이

나는 술 취한 듯 흥그러워진다. 로다, 비인 집이로다,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 하늘 가득

그림자 웃으며 앞장을 선다. 머리 풀어 빗줄기만 울고 울도다.

꼬투리 문제>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이미지의 대비를 통해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 ,  ,  ,  )


② 감각적인 이미지들을 활용하여 선명한 인상을 준다. ( ,  ,  ,  )
③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전이하여 화자의 정서를 드러낸다.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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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Q1. ⓐ,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가?
(가)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A1. ⓐ는 ⓑ와 달리 상승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N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 □ Yes, □ No )

근거는?
ⓐ 긴-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A2. ⓐ, ⓑ 모두 시간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Y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 □ Yes, □ No )
- 김광균, 「와사등」 -
근거는?

(나) 계교(計巧) 이렇더니 공명이 늦었어라


*
부급동남(負 東南) 해도 이루지 못할까 하는 뜻을
ⓑ 세월이 물 흐르듯 하니 못 이룰까 하여라
- 권호문, 「한거십팔곡(閑居十八曲), <제2수>」 -

* 부급동남 : 이리저리 공부하러 감.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Q2.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가? Y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A.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 □ Yes, □ No )
길 문득 사라지고
근거는?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황동규, 「조그만 사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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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Q3.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가? N, Y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A1. ‘흐르는 빛’은 여러 빛들에 비추어진 무녀의 낯빛으로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서, 상승이미지를 통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 □ Yes, □ No )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근거는?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 없이 녹는 밤에 A2. 말없이 녹아내리는 ‘황촉불’과 기우는 ‘달’은 하강과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멸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유한한 인간 존재를 떠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올리게 한다.


( □ Yes, □ No )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 보
선이여. 근거는?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조지훈, 「승무」-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p.12~13 현대시1 지문 + 문제3
p.24~25 현대시3 지문 + 문제4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이미지 위주로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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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3강. 시상의 전개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시상의 전개’라는 거창한 표현에 주눅 들지 않는다.
! 시에서 드러나는 생각의 전체적인 전개 방식을 파악해 낼 수 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시상?

한자로 풀이하면 詩시 시, 想생각할 상!! ‘시에 담긴 시인의 생각’인 거죠!


그러니까, ‘시상의 전개’라는 것은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시로 표현하고 싶었던 시인의 생
각이 쭉 이어져 나가는 방법이라는 뜻!!

자, 이제부터 많이 나오는 시상의 전개 방식들에 대해 알아 볼 텐데,


제발 고정 관념은 버리길!!
시상 전개 방식은 지금부터 선생님이 말해주는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상 전개의 효과
• 시 전체의 큰 특징을 형성함
• 그 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시인의 사상이나 정서, 즉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 줌

① 시간적 전개(추보식 구성)


: 시상이 하루 중의 시간(아침-점심-저녁), 계절(봄-여름-가을-겨울), 과거-현재-미래 등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함. 주의! 순행적 변화뿐만 아니라, 역순행적 변화도 포함한다는 것 기억!

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 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 백석, <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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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공간적 전개(시선의 이동)


: 화자(시적 대상)가 공간에 따라 이동하면서 시상을 전개함.
주의! 시선의 이동에 따른 시상 전개도 공간적 전개에 포함됨.
화자는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고, 화자의 시선이 ‘아래→위’, ‘위→아래’, ‘원경→근경’, ‘근경→원경’으로 바꾸어 전
개하는 방법. 시선의 이동에 따라 시각적 이미지가 강조되는 효과를 거울 수 있음(묘사)

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조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 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 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거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 신경림, <농무>

③ 기승전결
: 기(起)에서 시상을 일으켜, 승(乘)에서 발전ㆍ심화시킨 후, 전(轉)에서 시의 내용이 고조되어 절
정에 이르거나 전환되어, 결(結)에서 시상을 마무리함.

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기 : 북방으로 휩쓸려가는 비극적 현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승 : 시련과 고난의 절정의 공간인 고원에 이름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전 : 한 걸음도 더 나갈 수 없는 극한의 절정에서 침묵함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결 : 절망의 상황을 희망의 상징인 무지개를 통해 초극함
- 이육사,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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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④ 대립
: 상반된 두 흐름(시어, 이미지, 태도 등)으로 시상을 전개함.

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⑤ 점층
: 행과 연의 확장과 함께 시의 의미가 점차적으로 심화되며 전개됨.

 신새벽 뒷골목에 /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⑥ 어조 변화 (=태도 변화)
: 화자의 어조가 크게 변화하여 시작할 때와는 다른 어조로 마무리 됨.
주의! 꼭 눈에 보이는 종결 어미의 표현만을 어조라고 봐서는 안 된다! 그 안에 담긴 화자의 태도를 살필 것!

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
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⑦ 선경 후정
: 전반부는 대상의 외적 요소를 묘사하거나 경치를 묘사하고(선경), 후반부는 대상을 통해 얻게
되는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며(후정) 전개함.

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如意珠) 희롱하는 쌍룡
(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선경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 石)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佩玉)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
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둘 곳은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
새야 구천(九天)에 호곡(號哭)하리라.』후정
- 조지훈, <봉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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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⑧ 연상
: 시적 대상에 비롯된 상상력이 다른 대상으로 자유롭게 이어지며 전개함.

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는
끊임없이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 전봉건, <피아노>

⑨ 수미상관
: 시의 처음과 끝에 같은 시구나 비슷한 시구를 배열하여 시상을 전개함.

효과 • 의미를 강조함
• 시적 형태의 안정감
• 운율감 형성

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꿑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 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 정희성,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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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독한 혜정 선생님 강조하는 포인트 개념!! 얘들아아~ 이 개념들 가지고 제대로 독(讀)하자!!

자연의 순환적 질서 자연의 순환적 질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며, 이 때 자연의 순환적
: 계절의 흐름이나 자연 질서는 긍정적 인식을 얻어 낼 수 있는 대상으로 드러날 때가 많다!
의 순리에 따라 시상을
전개함.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루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이형기, <낙화>

→ 봄에 꽃이 피었다가 여름에는 무성한 잎을 피우고, 가을에는 꽃이 떨어지는 것은 당


연한 자연의 섭리이다. 꽃은 떨어져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연의 섭리 속에서, ‘더욱 성숙하기 위해서는 이별이라는 아픔도 극복해 내
야 한다’는 삶의 의미를 이끌어 내고 있다. 자연의 섭리는 시 속에서 긍정적 인식의 바
탕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19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전개되는 방식을 파악하기!

1
30분 전 - 이현

닫힌 문이 열리고 / 네가 들어오고 / 비워진 커피 잔이 채워지고 / 너의 입이 네 말을 거뒀어


이별의 말을 듣기 전으로 / 커피 잔을 잡은 손이 떨리지도 않고 머뭇거리지도 않던
30분 전에 내 가슴 찢기지 않았는데 / 30분 전에 내 얼굴이 눈물범벅 아니었는데
아무리 울어도 시간은 앞으로만 가서 / 너와의 이별은 그 이별은 돌릴 수가 없는 건가 봐 / 30분 전으로

2 2009학년도 6월 모의평가 3 2009학년도 6월 모의평가


결빙(結氷)의 아버지 - 이수익 못 위의 잠 - 나희덕

어머님,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제 예닐곱 살 적 겨울은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목조 적산 가옥 이층 다다미방의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 대던 외풍 탓으로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 놓았을까요, 못 하나
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 그 못이 아니었다면
아버지 가랭이 사이로 시린 발을 밀어 넣고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그 가슴팍에 벌레처럼 파고들어 얼굴을 묻은 채 못 위에 앉아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
겨우 잠이 들곤 했었지요. 눈이 뜨겁도록 올려다봅니다
종암동 버스 정류장, 흙바람은 불어오고
요즈음도 추운 밤이면 한 사내가 아이 셋을 데리고 마중 나온 모습
곁에서 잠든 아이들 이불깃을 덮어 주며 수많은 버스를 보내고 나서야
늘 그런 추억으로 마음이 아프고, 피곤에 지친 한 여자가 내리고, 그 창백함 때문에
나를 품어 주던 그 가슴이 이제는 한 줌 뼛가루로 반쪽 난 달빛은 또 얼마나 창백했던가요
삭아 아이들은 달려가 엄마의 옷자락을 잡고
붉은 흙에 자취 없이 뒤섞여 있음을 생각하면 제자리에 선 채 달빛을 좀 더 바라보던
옛날처럼 나는 다시 아버지 곁에 눕고 싶습니다. 사내의, 그 마음을 오늘 밤은 알 것도 같습니다
실업의 호주머니에서 만져지던
그런데 어머님, 때 묻은 호두알은 쉽게 깨어지지 않고
오늘은 영하(零下)의 한강교를 지나면서 문득 그럴듯한 집 한 채 짓는 대신
나를 품에 안고 추위를 막아 주던 못 하나 위에서 견디는 것으로 살아온 아비,
예닐곱 살 적 그 겨울밤의 아버지가 거리에선 아직도 흙바람이 몰려오나 봐요
이승의 물로 화신(化身)해 있음을 보았습니다. 돌아오는 길 희미한 달빛은 그런대로
품 안에 부드럽고 여린 물살은 무사히 흘러 식구들의 손잡은 그림자를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바다로 가라고, 그러기엔 골목이 너무 좁았고
꽝 꽝 얼어붙은 잔등으로 혹한을 막으며 늘 한 걸음 늦게 따라오던 아버지의 그림자
하얗게 얼음으로 엎드려 있던 아버지, 그 꾸벅거림을 기억나게 하는
아버지, 아버지…… 못 하나, 그 위의 잠

꼬투리 문제>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시간의 변화가 시상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  ,  )


② 부정적 현실을 포용하려는 여유로운 정신이 엿보인다. ( ,  ,  )
③ 어조의 변화를 통해 상황에 따른 화자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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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2007학년도 6월 모의평가 Q1. 이 시의 시상 전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가? 2

눈을 가만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 길이 A1.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가 두드러진다.


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 ( □ Yes, □ No )
백양 숲 사립을 가린 초집들도 보이구요 근거는?

A2. 회상 형식이 드러나도록 처음과 끝에 화자의 현재


송아지 몰고 오며 바라보던 진달래도
상황을 부여했다. ( □ Yes, □ No )
저녁 노을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
근거는?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A3. 점층적인 구성이 되도록 화자의 시선을 먼 곳에서


어질고 고운 그들 멧남새도 캐어 오리 가까운 곳으로 이동시킨다. ( □ Yes, □ No )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근거는?
감았던 그 눈을 뜨면 마음 도로 애젓하오
- 김상옥, <사향(思鄕)>
A4. 각 연마다 선경 후정(先景後情)의 방식이 드러난다.
( □ Yes, □ No )

근거는?

2007학년도 3월 학력평가 Q2.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가?


어이할꺼나 A1. 시간 경과에 따른 상황의 변화가 나타나 있다.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 □ Yes, □ No )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근거는?

천지엔 이제 꽃잎이 지고
A2. 자연의 순환적 질서가 시상의 바탕에 깔려 있다.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 □ Yes, □ No )
또 한번 나-ㄹ 에워싸는데
근거는?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나려 A3. 어조의 전환을 통해 화자의 심리 변화를 드러내고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나려 있다. ( □ Yes, □ No )

근거는?
신라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나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p.15~16 현대시1 + 문제7, 문제8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 서정주, <신록>
시상의 전개 방식에 집중해서 가볍게 확인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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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4강. 감정 이입과 객관적 상관물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감정 이입된 대상에 담긴 시적 화자나 대상의 정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 객관적 상관물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객관적 상관물이 유발해 낸 정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솔직히 말해서, ‘의인화, 감정 이입, 객관적 상관물’이라는 개념을 처음 들어본 학생들은 없을 것!


그러나 정확한 개념을 알고 지문에 적용할 수 있는 학생은 많지가 않다는 것!
우리는 '선지 속에서 그 개념을 찾아내고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실천해 봐야 하는 것 알지? ^.^

객관적 상관물?

: 화자의 감정을 객관화하여 표현하기 위한 대상물로 화자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역할


을 함.

① 객관적 상관물은 화자의 정서를 대변해주는 대상 (감정 이입)


② 화자가 어떤 정서를 느끼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대상, 화자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대상,
화자의 정서를 환기하는 대상 (매개체)

주의! 화자가 느끼는 감정과 같지 않더라도 그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 시적 대상물은 객관적 상관물이다!

의인법?

: 사람이 아닌 무생물이나 동식물에 인격적 요소를 부여하여 사람의 의지, 감정, 생각 등을 지니


도록 하는 방법.

주의! 단순히 무생물에다 생물적 특성을 부여하여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나타내는 방법은 '활유법'이고, 인격적 속성을
부여하여 나타내면 '의인법'이다. 그리고, 감정 이입의 경우 그 대상은 의인화되는 것!!

※ 활유(活喩)
: 무생물에 생물적 특성을 부여하여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나타내는 방법.
주의! 단순히 생물적 특성을 부여하여 나타내면, ‘활유’! 인격을 부여하면 ‘의인’!! 또강조함! 반복은? 강조니까!^^

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 박남수, <아침 이미지>
➜ 생명의 모태로서의 ‘어둠’의 긍정적 이미지를 표현함.
봐라, 여기에서는 어둠이 긍정이지? 모든 생명들을 (생물처럼) 낳는 존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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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감정 이입?

: 시적 화자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다른 대상물에게 돌리는(이입시키는) 방법! 그


대상은 (개인적으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시적 화자의 감정과 동일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표현됨!

주의! 이 때 가만히 있다가 시적 화자에게 감정을 이입당한 녀석을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한다.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시적 화자의 정서가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1 2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그 후로 오랫동안 - 신승훈 야청도의성(夜聽擣衣聲) - 양태사
하늘이여 나를 도와줘 가을 하늘에 달 비치고 은하수 환하니
그렇게 울고 있지 말고 나그네는 돌아가고픈 심정이 간절해지네
내 임이 있는 곳 긴긴 밤 근심에 겨워 오래 앉았노라니
너는 쉽게 알 수 있잖아 홀연 들리는 이웃집 여인의 다듬이 소리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바람에 실려 오는 소리 끊어질 듯 이어지며
한 번만이라도 그대를 우연일지라도 밤 깊고 별이 낮도록 잠시도 멈추지 않네
너를 믿을게 너의 눈물 맞으며 고국을 떠나온 뒤로는 듣지를 못하였건만
지금 타향에서 들으니 소리 서로 비슷하네
3 2010학년도 6월 모의평가 4 2009학년도 9월 모의평가
거문고 - 김영랑 나무를 위하여 - 신경림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어둠이 오는 것이 왜 두렵지 않으리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디 불어 닥치는 비바람이 왜 무섭지 않으리
내 기린(麒麟)*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잎들 더러 썩고 떨어지는 어둠 속에서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의 손 가지들 휘고 꺾이는 비바람 속에서
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饗宴)에 높이 앉았으려니 보인다 꼭 잡은 너희들 작은 손들이
땅 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 손을 타고 흐르는 숨죽인 흐느낌이
바깥은 거친 들 이리떼만 몰려다니고 어둠과 비바람까지도 삭여서
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떼들 쏘다다니어 더 단단히 뿌리와 몸통을 키운다면
내 기린은 맘둘 곳 몸둘 곳 없어지다 너희 왜 모르랴 밝는 날 어깨와 가슴에
문 아주 굳이 닫고 벽에 기대선 채 더 많은 꽃과 열매를 달게 되리라는 걸
해가 또 한 번 바뀌거늘 산바람 바닷바람보다도 짓궂은 이웃들의
이 밤도 내 기린은 맘 놓고 울들 못한다 비웃음과 발길질이 더 아프고 서러워
산비알과 바위너설에서 목 움츠린 나무들아
*기린: 성인이 이 세상에 나올 징조로 나타난다는 상상 속의 동물.
다시 고개 들고 절로 터져 나올 잎과 꽃으로
숲과 들판에 떼 지어 설 나무들아

꼬투리 문제>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대상에 시적 화자의 정서를 이입하여 우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  ,  ,  )


② 특정한 대상으로 인해 화자의 정서가 심화된다. ( ,  ,  ,  )
③ 의인화된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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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2006학년도 6월 모의평가 A2. 소리로써 화자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귀뚜리 저 귀뚜리 어여쁘다 저 귀뚜리 ( □ Yes, □ No )
어인 귀뚜리 지는 달 새는 밤에 긴 소리 짧은 소리
근거는?
절절(節節)이 슬픈 소리 제 혼자 울어 예어 사창(紗窓)
여윈 잠을 살뜰히도 깨우는고야 A3. 화자가 자신의 처지를 확인하게 해 준다.
두어라 제 비록 미물(微物)이나 무인 동방(無人洞 ( □ Yes, □ No )
房)의 내 뜻 알 이는 저뿐인가 하노라
근거는?
- 작자 미상, 사설시조 -
A4. 화자의 마음을 청자에게 전달하는 구실을 한다.
Q1. 이 시의 ‘귀또리’의 시적 기능에 대한 적절한 설명
( □ Yes, □ No )
인가?
근거는?
A1. 화자의 정서 변화에 촉매 역할을 한다.
A5. 작품 내의 상황과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개입한다.
( □ Yes, □ No )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2007학년도 3월 학력평가 Q2. ㉠~㉤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
흰 구름 뿌연 연하(煙霞) 푸른 이는 산람(山嵐) 이라 A1. ㉠ : 화자의 감정이 이입되어 있다.
천암(千巖) 만학(萬壑)을 제 집으로 삼아 두고
( □ Yes, □ No )
나명셩 들명셩 아양도 떠는구나
오르거니 나리거니 장공(長空)에 떠나거니 광야로 근거는?
건너거니 A2. ㉡ : 화자의 한가로운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푸르락 붉으락 옅으락 짙으락 ( □ Yes, □ No )
사양(斜陽)과 섞어지어 세우(細雨)조차 뿌리는구나
근거는?
남여(藍輿)를 재촉해 타고 솔 아래 굽은 길로 오며 가
며 하는 적에 A3. ㉢ : 풍경의 변화를 통해 적막감을 자아내고 있다.
㉠ 녹양(綠楊)에 우는 황앵(黃鶯) 교태 겨워하는구나 ( □ Yes, □ No )
나무 사이 우거져서 녹음(綠陰)이 엉킨 적에
근거는?
㉡ 백척 난간에 긴 조으름 내어 펴니
수면(水面) 양풍(凉風)이야 그칠 줄 모르는가 A4. ㉣ : 시․청각적 이미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 된서리 빠진 후에 산빛이 금수(錦繡)로다 ( □ Yes, □ No )
황운(黃雲)은 또 어찌 만경(萬頃)에 펼쳐진고
근거는?
㉣ 어적(漁笛)도 흥에 겨워 달을 따라 부는구나
초목 다 진 후에 강산이 매몰커늘 A5. ㉤ : 화자의 감회가 집약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조물이 헌사하여 빙설(氷雪)로 꾸며 내니 ( □ Yes, □ No )
* *
경궁요대(瓊宮瑤臺) 와 옥해 은산(玉海銀山) 이 안저(眼
근거는?
底)에 벌였어라
㉤ 건곤도 풍성할사 간 데마다 경이로다
- 송순, <면앙정가>

* 산람 : 산 속에 생기는 아지랑이 같은 기운.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 경궁요대 : 옥으로 장식한 궁전과 누대(樓臺).
* 옥해 은산 : 눈 덮인 들판과 산.
p.12~13 현대시1 + 문제1, 문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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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5강. 함축성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시어의 의미 파악, 안 나오려야 안 나올 수가 없는 문제의 유형, 반드시 비유와 상징의 관문을 통과한다.
! 외우지 않고도, 처음 보는 시어의 비유적, 상징적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함축성?

: 비유, 상징, 역설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일상적ㆍ과학적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정서적 효과를


불러일으켜 정신적 가치를 드러낼 때, 시의 아름다움이 실현된다.

비유?

: 사물이나 관념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그와 유사한 다른 대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방법.

•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 = 원관념
• 빗대기 위해 사용한 대상 = 보조 관념

설마 비유에 ‘직유’랑 ‘은유’만 있는 줄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래와 같은 표현법이 쓰였는데, 선지에 ‘우의적으로 형상화하였다.’라는 표현이 있어.
그럼 이 말은 맞는 말? 틀린 말?
그래! 맞는 말이야! 개념을 제대로 알아야 적용을 하지. 그리고 적용만 하고 끝나면 안 됨!
비유의 방법이 쓰인 시어의 의미까지 파악할 수 있어야 돼. 외워서?
아니, 분명 처음 보는 시가 하나 이상을 나올 텐데 어쩔.. 그러니까 ‘외워서’가 아니라 ‘실력’으로!

① 직유(直喩)
: 직유는 '∼처럼, ∼같이, ∼인 듯, ∼같은, ~인 양'과 같은 연결어를 써서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직
접 연결하는 표현 방법

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차가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에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 윤동주, <봄>
➜ 원관념 ‘봄’을 보조 관념 ‘시내’와 연결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봄이 마치 시내가 흘러가는 것처럼
시각화하여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 (이런 게 추상적 대상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거랬지? 비유와 형상화를 동시에!!)

➜ 원관념 ‘나’를 보조 관념 ‘풀포기’와 연결해 생명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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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은유(隱喩, metaphor)
: 연결어를 통해 직접 연결하지 않고, 마치 두 대상이 동일한 것처럼 간접적으로 연결하는 표현
방법

 구름은
보랏빛 색지 위에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
- 김광균, <데생>
➜ 원관념 ‘구름’과 보조 관념 ‘고요한 물결’을 연결어 없이 'A=B'의 형식으로 연결하여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효과를 냄.
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림이 자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 김광섭, <마을>
➜ 원관념 ‘나의 마음’과 보조 관념 ‘고요한 물결’을 연결어 없이 'A=B'의 형식으로 연결하여 고요한 마음의
상태를 표현함.

③ 대유(代喩)
: 대상의 한 부분이나 속성만으로 전체를 대신하여 표현하는 방법

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 국토의 남단인 ‘한라’와 북단인 ‘백두’를 보조 관념으로 하여 원관념인 ‘우리 국토 전체(한반도)’를 표현함

④ 풍유(諷諭)
: 말하고자 하는 원관념은 숨긴 채 특정 대상을 은근히 비꼬아 속뜻을 짐작하여 깨닫도록 하는
방법. 속담, 격언 등을 이용하는 것이 모두 풍유!

 야, 이눔아,
뿌리가 없으믄 썩는 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허지두 말어.
- 김진경, <뿌리가 없으믄 썩는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를 혼자 중얼거림)라는 속담을 통해, 뿌리(근원) 없는 삶을 비
판하고 있지.

⑤ 의인(擬人)
: 사물이나 관념에 인격을 부여하는 표현 방법.
주의! 감정 이입의 경우 그 대상은 의인화되는 거지!! 기억하고 있지?
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鄕愁),
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 김동명, <파초>

➜ 파초를 ‘너’로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있으며, 시적 화자가 느끼는 ‘향수’, ‘외로움’등을 파초에 감정 이입하
여 나타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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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활유(活喩)
: 무생물에 생물적 특성을 부여하여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나타내는 방법.
주의! 단순히 생물적 특성을 부여하여 나타내면, ‘활유’! 인격을 부여하면 ‘의인’!!

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 박남수, <아침 이미지>
➜ ‘어둠’은 ‘생명의 모태’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표현함.
봐라, 여기에서는 어둠이 긍정이지? 모든 생명들을 (생물처럼) 낳는 존재이니까!

➆ 중의(重意)
: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 방법. 여기에서 ‘ 두 가지 이상
의 의미’란 그 단어나 문장이 가지고 있는 원래 의미로부터 파생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의미
들이 재치 있게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가 어려오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여간들 엇더리
- 황진이의 시조
➜ 벽계수 ❶ 푸르고 맑은 시냇물 ❷ 벽계수라는 사람
명월 ❶ 밝은 달 ❷ 황진이(황진이의 기명이 ‘명월’이었음)

상징?

: 내가 표현하려고 하는 원관념은 숨겨 버리고, 다른 사물로 대신해서 표현하는 방법

• 그럼 비유랑 뭐가 달라요?
➜ 비유는 원관념과 보조 관념이 뭔가 비슷해야 돼. 그런데 상징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

① 관습적(慣習的) 상징
: 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쓰인 결과 굳어져서 모든 사람에게 그러그러한 뜻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상징.
 이 몸이 주거가서 무어시 될꼬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야 이셔 (고전 시가에서 흔히 소나무는 ‘지조, 절개’를 상징)
백설이 만건곤 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 성삼문의 시조

※ 비둘기 = 평화
백합 = 순결, 십자가 = 희생(고난)
태극기 = 대한민국
해, 달 =임금

② 창조적(創造的) 상징(= 개인적 상징, 문학적 상징)


: 개인에 의해 독창적으로 만들어져 참신한 문학적 효과를 발휘하는 상징.

 소년아 / 인제 너는 백마를 타도 좋다.


- 이육사, <소년에게>

➜ 백마 : 희망,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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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 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 봄 : 온갖 더러움과 역경을 딛고 결국 찾아오리라 믿는 민주와 자유
- 이성부, <봄>

③ 원형적(原形的) 상징
: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수없이 되풀이되는 원초적 이미지로서의
상징
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라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
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 '해' : 탄생, 기쁨, 희망, 생명 등 상징
- 박두진, <해>

 公無渡河(공무도하) 님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공경도하) 기어이 건너시다가
墮河而死(타하이사) 물에 빠져 죽으니
當奈公何(당내공하) 님을 장차 어이할거나
➜ '물' : 죽음과 재생, 충만한 깊이의 사랑을 의미
- 공무도하가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독한 혜정 선생님 강조하는 포인트 개념!! 얘들아아~ 이 개념들 가지고 제대로 독(讀)하자!!

시에 자주 등장하는 하늘 : 희망, 이상적 가치, 포부

상징적 시어들! 어둠 : 부정적 상황


별 : 희망, 소망, 이상적 가치
: 무조건 암기하면 안
된다!! 상황과 맥락에 해 : 희망, 왕

따라 판단하기! 눈 : 순결함, 시련과 고통, 포용, 정화


바람 : 자유로움, 시련과 고통, 부질없음
물 : 생명력, 정화, 죽음,
강물 : 역사의 흐름
불 : 생명력, 죽음, 파괴, 정화, 대립과 갈등
푸른 색 : 생명력
바위 : 굳은 의지, 불변
대나무, 난, 매화, 국화, 소나무 : 절개, 지조
구름 : 간신배, 장애물
고개 : 장애물,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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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시어들이 함축하는 의미를 파악하기!

1
사노라면 - 전인권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밑천인데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2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3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교목(喬木) - 이육사 들길에 서서 - 들길에 서서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湖水) 속 깊이 거꾸러져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꼬투리 문제>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1

① 비유와 상징을 통해 시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 ,  ,  )


② 어조의 변화를 통해 시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 ( ,  ,  )
③ 동일한 색채어를 반복하여 정서를 고조시키고 있다. ( ,  ,  )
④ 공감각적 표현으로 이미지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 ,  ,  )
⑤ 화자의 시선이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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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A4. ⓑ와는 달리 B의 ‘나무’는 화자 자신을 비유하고 있다.
생사(生死) 길은 ( □ Yes, □ No )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
근거는?
나는 간다는 말도
못다 이르고 어찌 갑니까.
어느 가을 이른 ⓐ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 잎처럼
한 가지에 나고 A5. ⓑ, A의 ‘도화’, B의 ‘나무’는 수동성을 함축하고 있다.
가는 곳 모르온저. ( □ Yes, □ No )

근거는?
아아, 미타찰(彌陀刹) 에서 만날 나
도(道) 닦아 기다리겠노라.
- 월명사, <제망매가(祭亡妹歌)>

Q1. 위 시의 ⓐ,ⓑ와 <보기>의 밑줄 친 시어들을 비


교하여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한가?

<보기>
A. 간밤에 부던 바람 만정 도화(桃花) 다 지겠다
아이는 비를 들어 쓸려고 하는구나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엇 하리오

B. 바람 불어 쓰러진 나무 비 온다 싹이 나며
임 그려 든 병이 약 먹다 나을쏘냐
저 임아 널로 든 병이니 네 고칠까 하노라

A1. ⓐ와는 달리 A의 ‘바람’은 화자의 시련을 상징하고


있다. ( □ Yes, □ No )

근거는?

A2. ⓐ와 B의 ‘바람’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 Yes, □ No )

근거는?

A3. ⓑ와는 달리 A의 ‘도화’는 화자의 감회와 흥취를 부


각하고 있다. ( □ Yes, □ No )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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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A3. ㉢ 낯설은 : ( □ Yes, □ No )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근거는?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 슬픈 신호냐

긴―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 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A4. ㉣ 공허한 : ( □ Yes, □ No )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근거는?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A5. ㉤ 차단-한 : ( □ Yes, □ No )
근거는?
㉣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 김광균, <와사등>

Q2. <보기>의 밑줄 친 부분에 해당하는 시어로 볼 수


있는가? 2

<보기>
서정적 자아는 세계를 내면화한다. 이런 작용으로
서정시에서 자아는 상상적으로 세계와 하나가 된다.
그렇지만 근대 이후의 문명사회에서 자아와 세계의
조화나 통일은 달성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
래서 근대 이후의 서정시에서는 자아와 세계 사이의
분열에 대한 자아의 반응을 함축하고 있는 시어들이
자주 나타난다.

A1. ㉠ 슬픈 : ( □ Yes, □ No )
근거는?

A2. ㉡ 늘어선 : ( □ Yes, □ No )


근거는?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p.30~31 운문 복합1 + 문제3, 문제4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시어의 의미 파악에 집중해서 분석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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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표현법 몽땅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이제는 시 지문 속에 담긴 표현법들을 파악할 수 있다.
! 각 표현법의 효과와 그 의미를 근거를 통해 찾아낼 수 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표현법 자체만을 아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음. 그게 바로 개념 따로 문제 따로 노는 형국! 표현법을 이해했
으면, 모르는 시를 딱! 봐도 그 안에 쓰인 표현법을 발견해 낼 수 있어야 한다. 발견만 하면 뭐하나? 수능에
서는 그렇게 묻지를 않는데. 그 표현법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의미를 알아야 한다. 그 표현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알아야 한다. 그 표현법의 기능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기본은 우선 표현법 자체에 대한 이해!

강조법?

특정 부분을 강조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더욱 인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

① 점층법
: 어떠한 글이 포함하고 있는 내용의 비중이나 정도를 한 단계씩 높여서 뜻을 점점 강하게, 높
게, 깊게 층을 이루어 독자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절정으로 이끌어 올리는 표현 방법이다. 이
방법은 독자를 설득하여 감동시키는 데에 효과적이다.

 잠을 자야 꿈을 꾸고 꿈을 꿔야 님을 보지. (& 연쇄법)


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의 모든 구석구석을 하나
하나 씻어 낸다.

② 열거법
: 서로 비슷하거나 같은 계열의 구절이나 그 내용을 늘어놓음으로써 서술하는 내용을 강조하려
는 수사법이다. 부분적으로는 각각 다른 자격과 표현 가치를 가진 어휘로써 전체 내용을 강조
하는 수사법이다.

 우리의 국토는 그대로 우리의 역사이며, 철학이며, 시이며, 정신입니다.

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의 어머


니.... 어머니,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 윤동주, <별 헤는 밤>

주의! 대체로 셋 이상을 늘어놓을 때만 열거법으로 본다. 같은 어구가 늘어 놓인 것은 '열거법'이 아니고 ‘반복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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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반복법
: 같은 단어나 구절, 문장을 반복시켜 뜻을 강조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문장의 율조로써 흥을 돋
우어 강조할 때에 사용됨.

 꽃이 피네 / 꽃이 피네 / 갈 봄 여름 없이 / 꽃이 피네. (& AABA 구조)


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 금잔디
 고향으로 돌아가자, 나의 고향으로 돌아가자.
 꿰매어도 꿰매어도 밤은 안 깊어.

④ 연쇄법
: 앞 구절의 말을 다시 다음 구절에 연결시켜 연쇄적으로 이어가는 방법이다. 강조를 위한 반복
법과 다른 점은, 가락을 통해 글에 변화를 줌으로써 흥미를 일으키게 하는 데에 있다.

 맛있는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⑤ 영탄법
: 슬픔, 기쁨, 감동 등 벅찬 감정을 강조하여 표현하는 수법이다.

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 어머나, 저렇게 많아! 참 기막히게 아름답구나!

⑥ 대조법
: 서로 반대되는 내용을 맞세워 강조하거나 선명한 인상을 주려는 방법이다. 장단(長短), 강약(强
弱), 광협(廣狹) 등으로써 대조되는 내용의 단어나 구절을 대립시켜서 표현하는 방법이다.

㉠ 단어의 대조
 지식을 전하는 책은 지식이 발달함에 따라서 잊혀지지만,
진실한 사상과 보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문학은 그 생명이 영구하다.
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 의미의 대조
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 미소(인간성)와 이 커다란 세계(현대의 문명사회)의 대조
 산천은 의구(依舊)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 세상사의 무상함과 불변의 자연과의 대조
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 푸른 산 빛(임이 있는 존재의 상황)과 단풍나무 숲(임이 없는 무의 상황)의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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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 색상의 대비
 가라미 파라니 새 더욱 해오 : 푸른색과 흰색의 대비
 푸른 버들에 노랑 꾀꼬리가 운다. : 푸른색과 노란색의 대비

㉣ 감각의 대비
 들을 제난 우레러니 보니난 눈이로다. : 청각과 시각의 대비

⑦ 대구법
: 비슷한 가락을 병립시켜 대립의 흥미를 일으키는 기교이다. 이는 단순한 글자 수의 대립만이
아니라, 앞뒤의 내용이 비슷한 성격으로서 나타나야 한다. 가사나 한시에서 많이 볼 수 있다. '
대우법'이라고도 한다.

 범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 은유법, 직유법)

변화법?

시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기 위해 문장에 변화를 주어 표현하는 방법

① 역설법
: 표면적으로는 이치에 안 맞는 듯하나, 실은 그 속에 절실한 뜻이 담기도록 하는 수사법. 외견상
모순되는 사물이나 관념을 연결시킴으로써 독자에게 신선함과 경이감을 준다. (Paradox, 모순 형용)

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얐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한용운, <임의 침묵>

② 반어법
: 겉으로 표현할 내용과 속에 숨어 있는 내용을 서로 반대로 나타내어 진심을 숨기고 반대로 말
하는 방법. 반어가 사용된 표현은 그 속뜻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드러난 내용만
으로는 말하는 이의 의도를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irony, 아이러니)

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리면 /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
그래도 당신이 나무리면 /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
- 김소월, <먼 후일>

34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③ 도치법
: 문장상의 순서를 바꾸어서 내용을 강조하는 기교로서 '환서법'이라고도 한다. 문장의 순서는 '
주어+목적어(보어)+서술어'의 형식으로 나타나는데, 이 순서가 바뀐 형태가 도치법이다. "단발
머리를 나풀거리며 소녀가 막 달린다."에서 주어는 '소녀가'로서 '단발머리를' 앞에 와야 할 말
인데 뒤에 왔다.

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 영탄법, 은유법)
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반어법)
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역설법)
 이제 우리들은 부르노니 새벽을, 이제 우리들은 외치노니 우리를, 이제 우리들은 비노니 이
밤을 분쇄할 벽력을. (& 열거법)

④ 설의법
: 처음에는 일반적인 서술문으로 표현해 나가다가 결론이나 단정 부분에서 의문 형식으로써 강
조하는 방법이다. 반어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좀 더 효과적으로 상대방을 납득시키려는 표현 형
식이다. 내용상으로는 의문이 아니며, 누구나 충분히 알고 있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을
독자의 판단에 맡겨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표현하는 기교이며 정말로 몰라서 의문을 나타내
는 것은 설의법이 아니다.

 한 치의 국토라도 빼앗길 수 있는가?


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이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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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시에 사용된 표현법을 찾고 그 의미와 효과 파악하기!

1 2
길 - GOD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2 2010학년도 6월 모의평가 3 2010학년도 6월 모의평가


대설주의보 - 최승호 발열(發熱) - 정지용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들, 처마 끝에 서린 연기 따라
제설차 한 대 올 리 없는 포도순이 기어 나가는 밤, 소리 없이,
깊은 백색의 골짜기를 메우며 가믈음 땅에 시며든 더운 김이
굵은 눈발은 휘몰아치고, 등에 서리나니, 훈훈히,
쪼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아 오르노나.
굴뚝새가 눈보라 속으로 날아간다. 가쁜 숨결을 드내쉬노니, 박나비*처럼,
길 잃은 등산객들 있을 듯 가녀린 머리, 주사* 찍은 자리에, 입술을 붙이고
외딴 두메마을 길 끊어 놓을 듯 나는 중얼거리다, 나는 중얼거리다,
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날아오듯 덤벼드는 눈,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다신교도(多神敎徒)와도 같이.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아아, 이 애가 애자지게 보채노나!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불도 약도 달도 없는 밤,
쪼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아득한 하늘에는
날아온다 꺼칠한 굴뚝새가 별들이 참벌 날으듯 하여라.
서둘러 뒷간에 몸을 감춘다.
* 박나비 : 흰제비불나방. 몸이 흰색이고 배에는 붉은 줄무늬가 있음.
그 어디에 부리부리한 솔개라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일까.
* 주사(朱砂) : 짙은 붉은색의 광물질로, 한방에서 열을 내리는 데
길 잃고 굶주리는 산짐승들 있을 듯
사용하였음.
눈더미의 무게로 소나무 가지들이 부러질 듯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때죽나무와 때 끓이는 외딴집 굴뚝에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과 골짜기에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꼬투리 문제>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동일한 시행을 반복하여 운율감을 느끼게 한다. ( ,  ,  )
② 명사로 끝맺은 시행을 반복하여 시적인 여운을 준다. ( ,  ,  )
③ 의인화된 사물을 등장시켜 독자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 ,  ,  )
④ 어순의 도치를 통해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 ,  ,  )
⑤ 대상의 현재 상황을 부각하여 시적 정서를 형성하고 있다. ( ,  ,  )

36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Q1.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가?
들가에 떨어져 나가 앉은 메기슭의
A1. 문장을 도치시켜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넓은 바다의 물가 뒤에,
( □ Yes, □ No )
나는 지으리, 나의 집을,
근거는?
다시금 큰길을 앞에다 두고.
길로 지나가는 그 사람들은 A2. 음절의 수를 조절하여 리듬감을 살리고 있다.
제가끔 떨어져서 혼자 가는 길. ( □ Yes, □ No )
하이얀 여울턱에 날은 저물 때. 근거는?
나는 문(門)간에 서서 기다리리
새벽 새가 울며 지새는 그늘로 A3. 동일한 시어를 반복하여 정서를 심화하고 있다.
세상은 희게, 또는 고요하게, ( □ Yes, □ No )
번쩍이며 오는 아침부터, 근거는?
지나가는 길손을 눈여겨보며,
A4. 색채어를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대인가고, 그대인가고.
( □ Yes, □ No )
- 김소월, 「나의 집」 -
근거는?

2010학년도 9월 모의평가 Q2.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가?


이 중에 시름없으니 어부(漁父)의 생애(生涯)로다 A1. 음악적 리듬감이 두드러진다.
일엽편주(一葉扁舟)를 만경파(萬頃波)에 띄워 두고 ( □ Yes, □ No )
인세(人世)를 다 잊었거니 날 가는 줄을 알랴 근거는?

굽어보면 천심녹수 돌아보니 만첩청산 A2. 대구의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십장(十丈) 홍진(紅塵)이 얼마나 가렸는고
( □ Yes, □ No )
강호(江湖)에 월백(月白)하거든 더욱 무심(無心)하여라
근거는?

청하(靑荷)*에 밥을 싸고 녹류(綠柳)에 고기 꿰어
A3.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한다.
노적(蘆荻) 화총(花叢)*에 배 매어 두고
( □ Yes, □ No )
일반(一般) 청의미(淸意味)*를 어느 분이 아실까
근거는?

산두(山頭)에 한운(閑雲) 일고 수중에 백구(白鷗) 난다


A4. 영탄의 어조로 시상을 집약하고 있다.
무심(無心)코 다정한 이 이 두 것이로다
( □ Yes, □ No )
일생에 시름을 잊고 너를 좇아 놀리라
근거는?

장안(長安)을 돌아보니 북궐(北闕)이 천리(千里)로다


어주(漁舟)에 누어신들 잊은 때가 있으랴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두어라 내 시름 아니라 제세현(濟世賢)*이 없으랴
p.148~149 시가 복합 지문 + 문제5
-이현보, 어부단가 -
* 청하: 푸른 연잎.
* 노적 화총: 갈대와 물억새의 덤불.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 일반 청의미: 자연이 주는 참된 의미.
* 제세현: 세상을 구제할 현명한 선비.
표현법의 효과에 집중하여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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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7강. 운문 개념 정리의 완결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기출 문제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개념들을 명확하게 점검한다.
! 표현법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표현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능과 표현법이 쓰인 시어나 시구의 의미를 파악
한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이제 운문에 적용되는 개념들 정리에 마침표를 찍자! 이제 수능을 향해 완전 달릴 준비의 완료 시점!!


‘이 말이 이 뜻이었어~?’ 이런 건 이제 끝!! 기출문제에 항상 반복해서 등장하는 개념들을 완벽하게 정리하
고, 이제 선지들에 실린 의미를 파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0’에 수렴된다!

첫째, 장면의 초점화?

• 하나의 시적 상황이 한 화면에 펼쳐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한 장면에 집중한다.

기출 선지로 분석하기!! 그냥 받아들이기!!!


2008학년도 9월 모의평가
(가) 우리 집도 아니고
일가 집도 아닌 집
고향은 더욱 아닌 곳에서
아버지의 침상(寢床) 없는 최후 최후의 밤은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노령(露領)*을 다니면서까지
애써 자래운* 아들과 딸에게
한 마디 남겨 두는 말도 없었고
아무을 만(灣)*의 파선도
설룽한* 니코리스크*의 밤도 완전히 잊으셨다
목침을 반듯이 벤 채
다시 뜨시잖는 두 눈에
피지 못한 꿈의 꽃봉오리가 갈앉고
얼음장에 누우신 듯 손발은 식어 갈 뿐
입술은 심장의 영원한 정지를 가리켰다
때 늦은 의원이 아모 말없이 돌아간 뒤
이웃 늙은이 손으로
눈빛 미명은 고요히
낯을 덮었다

우리는 머리맡에 엎디어


있는 대로의 울음을 다아 울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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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아버지의 침상 없는 최후 최후의 밤은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 이용악,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 노령 : 러시아의 영토.
* 자래운 : 키운.
* 아무을 만, 니코리스크 : 오호츠크 해 근처의 러시아 지명.
* 설룽한 : 춥고 차가운.

(나) 첩첩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랫둑,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다리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
갱(坑) 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
지, 콩깍지처럼 후미진 외딴집, 외딴집에도 불빛은 앉아 이슥토록 창문은 모과 빛입니다.
기인 밤입니다. 외딴집 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출출한 나머지 무를 깎기도 하고 고구마를
깎다, 문득 바람도 없는데 시나브로 풀려 풀려 내리는 짚단,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듣습니
다. 귀를 모으고 듣지요. 후루룩 후루룩 처마깃에 나래 묻는 이름 모를 새, 새들의 온기를
생각합니다. 숨을 죽이고 생각하지요.
참 오래오래, 노인의 자리맡에 밭은기침 소리도 없을 양이면 벽 속에서 겨울 귀뚜라미는
울지요. 떼를 지어 웁니다, 벽이 무너지라고 웁니다.
어느덧 밖에는 눈발이라도 치는지, 펄펄 함박눈이라도 흩날리는지, 창호지 문살에 돋는 월
*
훈(月暈) .
- 박용래, <월훈(月暈)>
* 월훈 : 달무리.

이거슨 진.리 (가)와 (나)의 공통점은 ‘①장면을 초점화하여 ②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거는?

둘째,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

• 문장 구조의 반복

효과 • 구조적 통일성을 줌.
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부사어 - 부사어 - 서술어

기출 선지로 분석하기!! 그냥 받아들이기!!!


2009학년도 10월 학력평가
정월 원일에 달과 노는 소년들은 답교(踏橋)하고 노니는데
우리 님은 어디 가고 답교할 줄 모르는고
이월이라 청명일에 나무마다 춘기(春氣) 들고
잔디 잔디 속잎 나니 만물이 화락한데
우리 님은 어디가고 춘기든 줄 모르는고
삼월 삼일날에 강남서 나온 제비 왔노라 현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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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소상강 기러기는 가노라 하직한다


이화 도화 만발하고 행화 방초 흩날린다
우리 님은 어디 가고 화유(花遊)할 줄 모르는고
사월이라 초파일에 관등(觀燈)하러 임고대(臨高臺)하니
원근 고저에 석양은 비꼈는데
어룡등 봉학등과 두루미 남성(南星)이며
연꽃 속에 선동(仙童)이며 난봉 위에 천녀(天女)로다
종경등 선등 북등이며 수림등 마늘등과
배등 집등 산대등과 영등 알등 병등 벽장등
가마등 난간등과 사자 탄 체괄이며
호랑이 탄 오랑캐며 발로 툭 차 구을등에
칠성등 벌여있고 일월등 밝았는데
동령(東嶺)에 월상(月上)하고 곳곳에 불을 켠다
우리 님은 어디 가고 관등할 줄 모르는고
- 작자 미상, <관등가(觀燈歌)>


이거슨 진.리 이 시는 유사한 통사구조를 반복하며 달을 구분하고 있다.

근거는?

2007학년도 7월 학력평가
어려서 나는 램프불 밑에서 자랐다,
밤중에 눈을 뜨고 내가 보는 것은
재봉틀을 돌리는 젊은 어머니와
실을 감는 주름진 할머니뿐이었다.
나는 그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었다.
조금 자라서는 칸델라불 밑에서 놀았다,
밖은 칠흑 같은 어둠
지익지익 소리로 새파란 불꽃을 뿜는 불은
주정하는 험상궂은 금점꾼들과
셈이 늦는다고 몰려와 생떼를 쓰는 그
아내들의 모습만 돋움새겼다.
소년 시절은 전등불 밑에서 보냈다,
가설극장의 화려한 간판과
가겟방의 휘황한 불빛을 보면서
나는 세상이 넓다고 알았다, 그리고

나는 대처로 나왔다. <후략>


- 신경림,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① ②
이거슨 진.리 이 시는 통사 구조의 반복을 통해 시적 정서를 환기하고 있다.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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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셋째, 독백체 vs 대화체?

• 독백 : 혼자 중얼거림.
• 대화 : 마주 대해 이야기함.

마주 대해 이야기 하려면 듣는 애가 있어야 함. 듣는 애가 없이 혼자 중얼거리면 그게 독백체라는 것! 그럼


참고!
거의 대부분의 시는 독백체!
대화체가 쓰인 녀석을 볼까?
2003학년도 9월 모의평가
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뎁까? (아우)
이애 이애 그 말 마라 시집살이 개집살이. (형님)
- 시집살이 노래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뎨 가 뎌 각시 본 듯도 뎌이고.
天텬上샹 白玉옥京경을 엇디야 離니別별고,
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고. (여자1)
어와 네여이고 내 셜 드로보오. (여자2)
- 정철, ‘속미인곡’

2007학년도 7월 학력평가
 아배요 아배요
내 눈이 티눈인 걸
아배도 알러지요.
등잔불도 없는 제사상에
축문이 당한기요.
눌러 눌러
소금에 밥이나마 많이 묵고 가이소.
윤사월 보릿고개
아배도 알러지요.
간고등어 한 손이믄
아배 소원 풀어 드리련만
저승길 배고플라요.
소금에 밥이나마 많이 묵고 묵고 가이소.
- 박목월, ‘만술 아비의 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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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 선지로 분석하기!! 그냥 받아들이기!!!


2008학년도 9월 모의평가
첩첩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랫둑,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다리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
갱(坑) 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지,
콩깍지처럼 후미진 외딴집, 외딴집에도 불빛은 앉아 이슥토록 창문은 모과 빛입니다.
기인 밤입니다. 외딴집 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출출한 나머지 무를 깎기도 하고 고구마를
깎다, 문득 바람도 없는데 시나브로 풀려 풀려 내리는 짚단,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듣습니다.
귀를 모으고 듣지요. 후루룩 후루룩 처마깃에 나래 묻는 이름 모를 새, 새들의 온기를 생각합
니다. 숨을 죽이고 생각하지요.
참 오래오래, 노인의 자리맡에 밭은기침 소리도 없을 양이면 벽 속에서 겨울 귀뚜라미는 울
지요. 떼를 지어 웁니다, 벽이 무너지라고 웁니다.
어느덧 밖에는 눈발이라도 치는지, 펄펄 함박눈이라도 흩날리는지, 창호지 문살에 돋는 월
*
훈(月暈) .
- 박용래, <월훈(月暈)>
* 월훈 : 달무리.

① ②
이거슨 진.리 이 시에 대해 ‘ 목가적 분위기를 대화적 구성을 통해 보여 주고 있어.’라고 말할 수 없다.
근거는?

2005학년도 6월 모의평가
(가) 내 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害)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독 안차고 살아도 머지않아 너 나 마주 가버리면


억만세대(億萬世代)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한듸!’ 독은 차서 무엇하느냐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 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 김영랑, <독(毒)을 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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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나) 지상(地上)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 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구문반(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壁)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구문반(十九文半).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문반(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 박목월, <가정(家庭)>

① ②
이거슨 진.리 (가)는 대화를 인용하고 있고, (나)는 말을 건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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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넷째, 수미상관?

시의 처음과 끝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시구를 배치함

효과 • 의미를 강조함
• 시적 형태의 안정감
• 운율감 형성

기출 선지로 분석하기!! 그냥 받아들이기!!!


2005학년도 9월 모의평가
꽃 사이 타오르는 햇살을 향하여
고요히 돌아가는 해바라기처럼
높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맑은 넋을 살게 하자.

가시밭길 넘어 그윽히 웃는 한 송이 꽃은
눈물의 이슬을 받아 핀다 하노니,
깊고 거룩한 세상을 우러르기에
삼가 육신의 괴로움도 달게 받으라.

괴로움에 짐짓 웃을 양이면
슬픔도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
고난을 사랑하는 이에게만이
마음 나라의 원광(圓光)은 떠오른다.

푸른 하늘로 푸른 하늘로
항시 날아오르는 노고지리같이
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높은 넋을 살게 하자.
- 조지훈, <마음의 태양>


이거슨 진.리 이 시는 첫 연과 끝 연이 상응하는 구성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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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 활자(活字)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벗이여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어라

모두 다 마음에 들지 않어라
이 황혼도 저 돌벽 아래 잡초도
담장의 푸른 페인트 빛도
저 고요함도 이 고요함도

그대의 정의(正義)도 우리들의 섬세(纖細)도


행동이 죽음에서 나오는
이 욕된 교외에서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마음에 들지 않어라

그대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우스워라 나의 영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 김수영, <사령(死靈)>

이거슨 진.리 이 시는 첫 연과 끝 연을 대응시켜 화자의 정서를 심화하고 있다.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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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다섯째, 시각적 인상을 구체화?

방법 •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 묘사의 방법을 통해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들가에 떨어져 나가 앉은 메기슭의
넓은 바다의 물가 뒤에,
나는 지으리, 나의 집을,
다시금 큰길을 앞에다 두고.
길로 지나가는 그 사람들은
제가끔 떨어져서 혼자 가는 길.
하이얀 여울턱에 날은 저물 때.
나는 문(門)간에 서서 기다리리
[A] 새벽 새가 울며 지새는 그늘로
세상은 희게, 또는 고요하게,
번쩍이며 오는 아침부터,
지나가는 길손을 눈여겨보며,
그대인가고, 그대인가고.
- 김소월, <나의 집>


이거슨 진.리 [A]에서는 시간이 감각적인 이미지로 표현되어 있다.

근거는?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가)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 긴―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나) 계교(計較)* 이렇더니 공명이 늦었어라


*
부급동남(負 東南) 해도 이루지 못할까 하는 뜻을
ⓑ 세월이 물 흐르듯 하니 못 이룰까 하여라
- 권호문, 「한거십팔곡(閑居十八曲)」 <제2수>
* 계교 : 서로 견주어 살펴봄.
* 부급동남 : 이리저리 공부하러 감.


이거슨 진.리 ⓐ와 ⓑ의 공통점은 둘 다 ‘시간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거는?

46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여섯째, 시어의 반복적 사용?

같거나 비슷한 어휘ㆍ어구를 반복함

효과 • 의미를 강조함
• 운율감 형성

박목월, ‘가정’을 지문으로


① ②
이거슨 진.리 ㉠에서는 반복을 통해 아버지의 등장을 강조하고, 아버지의 책임감을 부각하고 있다.
근거는?

김소월, ‘나의 집’을 지문으로


① ②
이거슨 진.리 ㉢에서는 ‘돌’을 반복함으로써 화자의 무거운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근거는?

일곱째, 시적 허용?

• 효과적인 의미의 전달을 위해 문법에 어긋나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효과 • 정서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 규범을 파괴한 낯선 표현을 통해 그 의미에 집중하게 한다.
• 의도적인 시행의 배열이나 글자 수의 조정을 통해 운율감을 형성한다.

기출 선지로 분석하기!! 그냥 받아들이기!!!


2007학년도 9월 모의평가
저 청청한 하늘
저 흰 구름 저 눈부신 산맥
왜 날 울리나
㉠ 날으는 새여
묶인 이 가슴

① ②
이거슨 진.리 ㉠은 어법에 어긋나지만 리듬감을 살리는 효과가 있다.

근거는?

47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현대시로는 참 힘이 드는
8강. “고전 시가, 주제별 정리”1

기초 튼튼 알통 튼튼
• 하다 = 많다(多), 크다(大) / • 다 = ~하다(爲)
• 시름 = 걱정, 근심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울어라 울어라 일어나 울어라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너보다 걱정 많은
- 청산별곡

• 버혀 = 베어

冬至(동지)ㅅ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베어
春風(춘풍) 니불 아 서리서리 너헛다가,
이불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정분을 맺은 임
- 황진이

• 둏다 = 좋다 / • 죻다 = 깨끗하다
• ~예 = ~에 (처소 부사격 조사)

物外(물외)예 조 일이 漁夫生涯(어부 생애) 아니러냐.


자연에 깨끗한
- 윤선도, 어부사시사

• ~ㄹ셰라 = ~할까 봐 두렵다.

잡와 두어리마
선면 아니 올셰라
서운하면 안 올까 봐 두렵다
- 가시리

어긔야 즌  드욜셰라.
진 데를 디딜까 봐 두렵다

어긔야 어됴리
어느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  졈그셰라.
저물까 봐 두렵다
- 정읍사

• 고텨(고쳐) = 다시

珠쥬簾렴을 고텨 것고, 玉옥階계 다시 쓸며,


다시 걷고

그제야 고텨 맛나   잔 쟛고야.
다시 만나 또 하자꾸나
- 정철, 관동별곡

• 녜다, 녀다, 니다 = 가다

天텬中듕의 티니 毫호髮발을 혜리로다. 아마도 녈구름 근쳐의 머믈셰라.


천중에 치뜨니 헤아리겠구나 지나가는 구름 머물까 봐 두렵다
- 정철, 관동별곡

48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 머흘다 = 험하다

님의게 보내오려 님 겨신 대 바라보니,


임에게 임 계신

山인가 구롬인가 머흐도 머흘시고.


험하기도 험하구나
- 정철, 사미인곡

• 2인칭 주어 + 는다 = ~는가?(의문형)
• 장소 + 의/희 = ~에(처소 부사격 조사)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터에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다, 몰다.


아는가, 모르는가
- 정철, 관동별곡

• 괴다 = 사랑하다
•‘ㄷ,ㅌ’ = ‘ㅈ,ㅊ’으로 읽어 보자. 구개음화가 안 일어난 거니까.

마님티 괴시리 업세라


어머님같이 사랑하실 이
- 사모곡

• 어리다 = 어리석다
• 지다, 듣다 = 떨어지다

음이 어린 後(후)ㅣ니  일이 다 어리다.


어리석으니 어리석다

萬重雲山(만중 운산)에 어늬 님 오리마,


지 닙 부 람에 幸(행)혀 긘가 노라.
떨어지는 잎 그인가
- 서경덕의 시조

• ~도곤 = ~보다

李니謫뎍仙션 이제 이셔 고텨 의논게 되면, 廬녀山산이 여긔도곤 낫단 말 못 려니.


이적선(이태백) 다시 여산(중국의 산 이름) 여기보다
- 정철, 관동별곡

• 헴 = 생각 / • 혜다 = 생각하다, 헤아리다

긴 한숨 디 눈물 속절업시 헴만 만타
떨어지는 생각만 많다
- 허날설헌, 규원가

• 녀름 = 여름(夏, 계절) / • 여름 = 열매(果)


• 곶 = 꽃(花) / • 곧 = 곳(處, 장소)

불휘 기픈 남 매 아니 뮐, 곶 됴코 여름 하니


뿌리 깊은 나무 흔들릴 새, 꽃 좋고 열매 많나니

이 곧 져 고대 후(後)ㅿ 날 다리잇가.
이 곳 저 곳에 훗날 다르겠는가
- 용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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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가사 하나, 시조 하나로 보는 주제별 정리

이별 자연 비판 교훈 충심 사랑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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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학년도 12월 예비평가


때때로 머리 들어 북신(北辰)을 바라보며 이 몸이 주거 가셔 무엇이 될꼬 하니
상시(傷時) 노루(老淚)를 천일방(天一方)에 지게 한다.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야이셔
우리 동방 문물이 한당송(漢唐宋)에 지랴마는 ㉠ 백설이 만건곤할 제 ㉡ 독야청청하
국운이 불행하여 해추(海醜) 흉모(兇謀)*에 큰 수치를 안고 있어 리라.
백분에 한 가지도 못 씻어 버리거든 - 성삼문의 시조 -
이 몸이 무상(無狀)한들 신자(臣子) 되어 있었다가
궁달(窮達)이 길이 달라 못 모시고 늙었지만
우국(憂國) 단심(丹心)이야 어느 각(刻)에 잊을런고.
강개(慷慨) 겨운 장기(壯氣)는 노당익장(老當益壯) 하다마는
조그마한 이 몸이 병중에 들었으니
설분신원(雪憤伸寃)**이 어려울 듯 하건마는
그러나 사제갈(死諸葛)도 생중달(生仲達)을 멀리 쫓고
발 없는 손빈(孫臏)도 방연(龐涓)을 잡았거든
하물며 이 몸은 손발이 갖춰 있고 명맥(命脈)이 이었으니
서절구투(鼠竊狗偸)***를 조금이나 두려워할까.
비선(飛仙)에 달려들어 선봉(先鋒)을 거치면
구시월 상풍(霜風)에 낙엽(落葉)같이 헤치리라.
- 박인로, 선상탄(船上歎) -
* 해추 흉모 : 바다 도적의 음흉한 모략.
** 설분신원 : 분하고 원통한 마음을 씻음.
*** 서절구투 : 쥐나 개처럼 남의 것을 몰래 훔치는 무리.

Q1. ‘선상탄’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화자의 무력감과 환멸의 정서가 드러나 있다. ( □ Yes, □ No )

청년기 시인의 낭만적 열정이 투영되어 있다. ( □ Yes, □ No )

암울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 □ Yes, □ No )

역설과 반어를 통해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 Yes, □ No )


, N Y, Y, Y, Y,

Q2. <보기>를 참조하여 ‘성삼문의 시조’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한가?

<보기>
성삼문의 시조는 성삼문이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대하다 죽임을 당할 때 읊은 것으로 의지적 태도로 화자의
강직한 신념을 우의적으로 표현하였다.

㉠ : 모든 사람이 세조를 섬기는 세상을 의미한다. ( □ Yes, □ No )

㉡ : 끝까지 지조와 절개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의미한다. ( □ Yes, □ 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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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10월 학력평가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정월 원일에 달과 노는 소년들은 답교(踏橋)하고 노니는데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에게
우리 님은 어디 가고 답교할 줄 모르는고 자시는 창(窓)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이월이라 청명일에 나무마다 춘기(春氣) 들고 밤비는 새잎 나거든 나인가도 여기소서
잔디 잔디 속잎 나니 만물이 화락한데 - 홍랑의 시조

우리 님은 어디가고 춘기든 줄 모르는고


삼월 삼일날에 강남서 나온 제비 왔노라 현신하고
소상강 기러기는 가노라 하직한다
이화 도화 만발하고 행화 방초 흩날린다
우리 님은 어디 가고 화유(花遊)할 줄 모르는고
사월이라 초파일에 관등(觀燈)하러 임고대(臨高臺)하니
원근 고저에 석양은 비꼈는데
어룡등 봉학등과 두루미 남성(南星)이며
연꽃 속에 선동(仙童)이며 난봉 위에 천녀(天女)로다
종경등 선등 북등이며 수림등 마늘등과
배등 집등 산대등과 영등 알등 병등 벽장등
가마등 난간등과 사자 탄 체괄이며
호랑이 탄 오랑캐며 발로 툭 차 구을등에
칠성등 벌여있고 일월등 밝았는데
동령(東嶺)에 월상(月上)하고 곳곳에 불을 켠다
우리 님은 어디 가고 관등할 줄 모르는고
- 작자 미상, 「 관등가(觀燈歌) 」-

Q3. ‘관등가’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Y, N, Y, Y

자연물에 인격을 부여하여 친근감을 주고 있다. ( □ Yes, □ No )

역설적 발상을 통해 시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 □ Yes, □ No )

비슷한 사물을 나열하여 시적 상황을 부각하고 있다. ( □ Yes, □ No )

계절적 배경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생동감을 주고 있다. ( □ Yes, □ No )

Q4. ‘홍랑의 시조’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Y, N, N, Y

이별에 따른 정서를 노래하고 있다. ( □ Yes, □ No )

상대방의 덕을 송축(頌祝)하고 있다. ( □ Yes, □ No )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 □ Yes, □ No )

자연물에 의탁해 자신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 □ Yes, □ 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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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삼촌 화류(三春花柳) 호시절(好時節)에의 경물이 시름업다. 이화우(梨花雨)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가을 달 방에 들고 실솔(蟋蟀)이 상(床)에 울 제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는가
긴 한숨 디는 눈물 속절업시 헴만 만타. 천 리(千里)에 외로운 꿈 만 오락가락 하노매
아마도 모진 목숨 죽기도 어려울사. - 계랑의 시조 -

도로혀 풀쳐 헤니 이리하여 어이하리 / 청등(靑燈)을 돌라


노코 녹기금을 빗기 안아 / 벽련화 한 곡조를 시름 조차 섯
거 타니 / 소상 야우(瀟湘夜雨)의 댓소리 섯도는 듯,
화표(華表) 천 년의 별학(別鶴)이 우니는 듯,
옥수(玉手)의 타는 수단(手段) 녯 소래 잇다마는
부용장(芙蓉帳) 적막(寂寞)니 뉘 귀에 들리소니.
간장(肝腸)이 구곡(九曲)되야 구븨구븨 끈쳐서라.
찰하리 잠을 들어 꿈의나 보려 하니 / 바람의 디는 닢과 풀
속의 우는 즘생 / 므스 일 원수로서 잠조차 깨우는가.
천상(天上)의 견우 직녀(牽牛織女) 은하수(銀河水) 막혔어도,
칠월 칠석(七月七夕) 일년 일도(一年一度) 실기(失期)치 아니커든,
우리 님 가신 후는 무슨 약수(弱手) 가렸관데,
오거나 가거나 소식(消息)조차 그쳤는고?
난간(欄干)에 비겨 서서 님 가신 데 바라보니,
초로(草露)는 맺혀 있고 모운(暮雲)이 지나갈 제,
죽림(竹林) 푸른 곳에 새 소리 더욱 섧다.
세상(世上)에 설운 사람 수없다 하려니와,
박명(薄命)한 홍안(紅顔)이야 날 같은 이 또 있을까?
아마도 이 님의 탓으로 살동 말동 하여라.
- 허난설헌, 규원가

Q5. ‘규원가’와 ‘계랑의 시조’의 공통점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이별에 따른 정서를 노래하고 있다. ( 규원가 □, 계랑의 시조 □ )

상대방의 덕을 송축(頌祝)하고 있다 ( 규원가 □, 계랑의 시조 □ )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 규원가 □, 계랑의 시조 □ )

자연물에 의탁해 자신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 규원가 □, 계랑의 시조 □ )

Q6. ‘계랑의 시조’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Y, N, N, N

계절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시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 □ Yes, □ No )

감정을 절제한 표현으로 화자의 처지를 부각하고 있다. ( □ Yes, □ No )

동일한 시어를 반복하여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 □ Yes, □ No )

단호한 어조로 화자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 □ Yes, □ 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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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로는 참 힘이 드는
9강. “고전 시가, 주제별 정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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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008학년도 4월 학력평가


인간(人間)을 떠나와도 내 몸이 겨를 없다 ㉠ 보리밥 풋나물을 알마초 머근 後(후)에
이것도 보려 하고 저것도 들으려코 바횟긋 ㉡ 믈가의 슬카지 ㉢ 노니노라
바람도 쐬려 하고 달도 맞으려코 그 나믄 ㉣ 녀나믄 일이야 부러워할 줄이 이시랴
밤으란 언제 줍고 고기란 언제 낚고 - 윤선도, 만흥 -
시비(柴扉)란 뉘 닫으며 진 꽃으란 뉘 쓸려뇨
아침이 낫브거니 저녁이라 싫을소냐
오늘이 부족(不足)커니 내일이라 유여(有餘)하랴
이 뫼에 앉아 보고 저 뫼에 걸어 보니
번로(煩勞)한 마음에 버릴 일이 아주 없다
쉴 사이 없거든 길이나 전하리야
다만 한 청려장(靑藜杖)이 다 무디어 가노매라
술이 익었거니 벗이라 없을소냐
불리며 타이며 켜이며 이아며*
온갖 소리로 취흥(醉興)을 재촉커니
근심이라 있으며 시름이라 붙었으랴
누우락 앉으락 굽으락 젖히락
읊으락 파람하락 노혜로** 놀거니
천지(天地)도 넓고 넓고 일월(日月)도 한가하다
희황(羲皇)***을 모를러니 이 적이야 긔로구나
신선(神仙)이 어떻던지 이 몸이야 긔로구나
강산 풍월(江山風月) 거느리고 내 백년을 다 누리면
악양루 상의 이태백(李太白)이 살아 오다
호탕 정회(浩蕩情懷)야 이에서 더할소냐」
이 몸이 이렁 굼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 송순, 면앙정가(俛仰亭歌)
* 이아며 : 흔들며. 또는 (계속해서) 이으며.
** 노혜로 : 마음대로.
*** 희황 : 중국 전설상의 제왕인 복희씨(伏羲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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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Q7. ‘면앙정가’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Y, N, N, N, N

‘바람’은 흥겹게 일을 한 다음에 느끼는 시원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 □ Yes, □ No )

‘벗’은 일상적 삶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 □ Yes, □ No )

‘파람’은 자연 속에서의 풍류를 표현하는 것이다. ( □ Yes, □ No )

Q8. ‘만흥’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Y, Y, Y, N

㉠ : ‘보리밥’은 모두 현실에 만족하는 삶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 □ Yes, □ No )

㉡ : ‘믈가’는 풍류의 공간이다. ( □ Yes, □ No )

㉢ : ‘노니노라’에서는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 □ Yes, □ No )

㉣ : ‘녀나믄 일’은 모두 화자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나타낸다. ( □ Yes, □ 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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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EBS 인터넷수능 시문학 2009학년도 포스 고전문학


내 말씀 광언인가 저 화상 구경하세 두터비 리를 물고 두험 우희 치라 안자
남촌한량 개똥이는 부모덕에 편히 놀고 것넌 山(산) 라보니 白松骨(백송골)이 떠잇
호의호식 무식하고 미련하고 용통하여 거 가슴이 금즉여 풀덕 뛰여 내다가
눈은 높고 손은 커서 가량없이 주제넘어 두험 아래 잣바지거고
시체 따라 의관하고 남의 눈만 위하것다. <중략> 모쳐라 낸 낼싀만졍 에헐질 번괘라.
내 행세는 개차반에 경계판을 짊어지고 -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없는 말도 지어내고 시비에 선봉이라


날 데 없는 용전여수 상하탱석 하여 가니
손님은 채객이요 윤의는 내 몰래라
입구멍이 제일이라 돈날 노릇 하여 보세
전답 팔아 변돈주기 종을 팔아 월수주기
구목 베어 장사하기 서책 팔아 빚주기와
동네 상놈 부역이요 먼 데 사람 행악이며
잡아오라 꺼물리라 자장격지* 몽둥이질
전당잡고 세간 뺏기 계집문서 종삼기와
살 결박에 소 뺏기와 불호령에 솔 뺏기와
여기저기 간 곳마다 적실인심 하는구나
사람마다 도적이요 원망하는 소리로다. 이사나 하여 볼까
가장을 다 팔아도 상팔십**이 내 팔자라
종손 핑계 위전 팔아 투전질이 생애로다
제사 핑계 제기 팔아 관재구설 일어난다
뉘라서 돌아볼까 독부가 되단 말가
가련타 저 인생아 일조에 걸객이라
대모관자 어디 가고 물래줄은 무슨 일꼬
통냥갓은 어디 가고 헌 파립에 통모자라
주체***로 못 먹던 밥 책력 보아 밥 먹는다
양볶이는 어디 가고 씀바귀를 단물 빨듯
죽력고**** 어디 가고 모주 한 잔 어려워라
울타리가 땔나무요 동네소금 반찬일세
- 작자 미상, 「우부가」 -
****자장격지 : 남에게 시키지 않고 손수함.
****상팔십 : 오래 살 팔자
****주체 :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죽력고 : 좋은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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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우부가’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Y, N, N, Y, N

화자가 대상을 관찰하는 입장에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 □ Yes, □ No )

현실에서의 좌절로 인한 내적 갈등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 □ Yes, □ No )

현실에서 느끼는 삶의 궁핍함을 토로하고 있다. ( □ Yes, □ No )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환기하고 있다. ( □ Yes, □ No )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 □ Yes, □ No )

Q10.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N, Y, N

유사한 통사 구조를 반복하여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 □ Yes, □ No )

우의적인 수법을 통해 현실의 세태를 비판하고 있다. ( □ Yes, □ No )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려는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 있다. ( □ Yes, □ 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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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자연 비판 교훈 충심 사랑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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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4월 학력평가 2004학년도 6월 모의평가


슬프나 즐거오나 옳다 하나 외다 하나 반중(盤中) 조홍(早紅)감* 이 고와도 보이나다
내 몸의 해올 일만 닦고 닦을 뿐이언정 유자(柚子)가 아니라도 품음 직도 하다마는,**
그 밧긔 여남은 일이야 분별(分別)할 줄 이시랴. 품어 가 반길 이 없을새 그로 설워하나이다.
<제1수> - 박인로, 조홍시가(早紅柿歌) -

내 일 망녕된 줄 내라 하여 모랄 손가.
** 조홍감 : 일찍 익은 붉은 감.
이 마음 어리기도 님 위한 탓이로세. ** 유자가 ~ 하다마는 : 후한(後漢)의 육적이 남의 집에 갔
아모ㅣ 아무리 일러도 임이 혜여 보소서. 다가 대접 받은 귤[유자]을 먹지 않고 어머니를 위해 품고

<제2수> 왔다는 고사에서 끌어온 표현.

추성(秋城) 진호루(鎭胡樓) 밧긔 울어 예는 저 시내야.


무음 호리라 주야(晝夜)에 흐르는다.
님 향한 내 뜻을 조차 그칠 뉘를 모르나다.
<제3수>
뫼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하고 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제4수>
어버이 그릴 줄을 처엄부터 알아마는
님군 향한 뜻도 하날이 삼겨시니
진실로 님군을 잊으면 긔 불효(不孝)인가 여기노라.
<제5수>
- 윤선도, 「견회요(遣懷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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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1. 윤선도의 ‘견회요’를 유배지에서 쓴 글이라고 할 때, <보기>와 관련지어 ‘견회요’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한가?,

<보기>
군신(君臣)의 대의(大義)를 아뢰나이다. 신의 아버지는 저의 상소를 금하려 한즉 국가를 저버릴까 두렵고, 받아
들이려 한즉 그 아들이 죽음으로 나가는 것을 불쌍히 여겨서 멍하니 앉았고 묵묵하게 말이 없었습니다. 신이 상
소를 올린다는 말을 듣고는 신의 손을 잡고서 눈물을 흘리며 울고 슬피 목이 메었으니,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성스럽고 자비로운 임금님께서는 비록 신을 무거운 법에 놓아 주시되 이 때문에 늙은 아버
지에게 화(禍)가 미치게 하지 마시면 영원히 천하 후세에 충신 효자들의 귀감이 될 것입니다.
- (다)의 화자가 유배당한 원인이 된 상소문의 일부 -

제1수에는 아버지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상소문을 올리게 된 화자의 성품이 나타나 있군. ( □ Yes, □ No )

제2수에는 무거운 법을 감수하더라도 상소를 올리는 이유가 나타나 있군. ( □ Yes, □ No )

제3수에는 유배를 당했어도 임금의 안녕을 기원하는 신하로서의 마음이 드러나 있군. ( □ Yes, □ No )

제4수에는 아들을 걱정하던 아버지를 유배지에서 그리워하는 아들의 심정이 드러나 있군. ( □ Yes, □ No )

제5수에는 충과 효를 모두 중시하는 화자의 생각이 충과 효를 동일시하는 모습으로 나타


( □ Yes, □ No )
나 있군.

Q12. '박인로의 시조‘에 대하여 학생이 스스로 탐구 과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해결해 보는 중이다.
다음의 과제 해결 과정은 적절한가? Y, Y, N, Y, Y

‧ 중심 소재인 ‘조홍감’의 기능은? → 외적 기능 : 창작의 계기, 내적 기능 : 정서 환기 ( □ Yes, □ No )

‧ ‘유자(柚子)’ 관련 고사(故事)를 인용한 효과는? → 주제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킴 ( □ Yes, □ No )

‧ 표현 기법상의 특징은? → 표면과 이면의 의미가 다른 반어(反語) ( □ Yes, □ No )

‧ 주제와 관련된 한자 성어가 있을까? → 풍수지탄(風樹之嘆) ( □ Yes, □ No )

‧ 독자에게는 어떤 교훈을 주게 될까? → 부모님 생전에 효도를 다하자는 마음을 갖게 함 ( □ Yes, □ 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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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자연 비판 교훈 충심 사랑 삶
7 ㅠㅠ ^.^ -.-+ :D (-_-)> ♥.♥ ㅡ.ㅜ

2010학년도 4월 학력평가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초경(初更)도 거읜대 긔 엇지 와 겨신고. 연년(年年)에 이러 땀은 듣는 대로 듣고 볕은 쬘 대로 쬔다
하기 구차(苟且)한 줄 알건마난 쇼 업산 궁가(窮家)애 혜염 청풍(淸風)에 옷깃 열고 긴 파람 흘리 불 제
만하 왓삽노라. 공하니나 갑시나 주엄즉도 하다마는 다만 어디서 길 가는 손님네 아는 듯이 머무는고
어제 밤의 거넨 집 저 사람이 목 불근 수기치*(雉)를 옥지 <4장>
읍(玉脂泣)게 꾸어 내고 간 이근 삼해주(三亥酒)를 취(醉)토
록 권(勸)하거든 이러한 은혜(恩惠)를 어이 아니 갑흘넌고. 돌아가자 돌아가자 해 지거든 돌아가자
내일(來日)로 주마 하고 큰 언약(言約) 하야거든 실약(失約) 계변(溪邊)에 손발 씻고 호미 메고 돌아올 제
이 미편(未便)하니 사설이 어려왜라. 실위(實爲) 그러하면 혈 어디서 우배 초적(牛背草笛)*이 함께 가자 재촉
마 어이할고. 헌 먼덕 수기 스고 측 업슨 집신에 설피설피 하는고
물너오니 풍채(風彩) 저근 형용(形容)애 개 즈칠 뿐이로다. <6장>
와실(蝸室)*에 드러간들 잠이 와사 누어시랴. 북창(北窓)을 - 위백규, 농가(農歌) -

비겨 안자 새배랄 기다리니 무정(無情)한 대승(戴勝)은 이내


* 우배 초적 : 소를 타고 가면서 부는 피리 소리.
한(恨)을 도우나다. 종조추창(終朝惆悵)*하며 먼 들흘 바라보
니 즐기는 농가(農歌)도 흥(興) 업서 들리나다. 세정(世情)
모란 한숨은 그칠 줄을 모라나다. 아까운 져 소뷔난 볏보님
도 됴할세고. 가시 엉긘 묵은 밧도 용이(容易)케 갈련마는,
허당반벽(虛堂半壁)에 슬듸업시 걸려고야. 춘경(春耕)도 거의
거다. 후리쳐 던져 두쟈.
강호(江湖) 한 꿈을 꾸언 지도 오래러니 구복(口腹)이 위루
(爲累)하야 어지버 이져떠다. 첨피기욱(瞻彼淇澳)혼대* 녹죽
(綠竹)도 하도 할샤. 유비군자(有斐君子)들아 낙대 하나 빌려
사라. 노하(蘆花) 깁픈 곳애 명월청풍(明月淸風) 벗이 되야,
님재 업산 풍월강산(風月江山)애 절로절로 늘그리라. 무심
(無心)한 백구(白鷗)야 오라 하며 말라 하랴. 다토리 업슬산
다문 인가 너기로라.
- 박인로,「누항사」
* 수기치 : 장끼(수꿩)
* 와실 : 달팽이 집, 작고 누추한 집
* 종조추창 : 아침이 끝날 때까지 슬퍼함
* 첨피기욱혼대 : 저 물가를 바라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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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3. <보기>를 참조하여 ‘누항사’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한가? Y, Y, N, Y

<보기>
이 작품은 당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대화 형식의 말투를 받아들여 임진왜란 이후의 변화된 사회상을 담고
있다. 특히 신분제 동요, 양반의 경제적 몰락, 실리를 추구하는 민중의 면모 등 사회적 변화가 반영되어 있다.
또한 조선 전기부터 양반들이 지향하던 관념적인 삶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런데, 그것은 자연 친화적인 삶을 지
향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쇼 업산 궁가’의 화자가 이웃집 소 주인에게 소를 빌리러 간다는 사실에서 경제적으로 몰락


( □ Yes, □ No )
한 양반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님재 업산 풍월강산애 절로절로 늘그리라.’에서 조선 전기의 양반들이 추구하던 삶의 모습
( □ Yes, □ No )
을 볼 수 있다.
‘후리쳐 던져 두쟈.’에서는 전쟁으로 인한 신분제의 동요와 혼란한 사회상에 대한 불만이 나
( □ Yes, □ No )
타나 있다.
‘목 불근 수기치’와 ‘삼해주’를 제공받고 소를 빌려 주려는 소 주인의 모습에서 실리(實利)를
( □ Yes, □ No )
중시하는 민중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Q14. ‘농가’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N, Y, Y, Y

의문형으로 시상을 매듭지어 삶에 대한 반성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어. ( □ Yes, □ No )

낮에서 저녁으로의 시간 경과와 함께 공간적 이동도 나타나고 있어. ( □ Yes, □ No )

시적 화자와 다른 인물들 사이의 유대감이 잘 드러나 있어. ( □ Yes, □ No )

농촌 생활의 분주함과 여유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어. ( □ Yes, □ 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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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강. 고전 시가의 단골 발상들

고전 시가에 툭하면 나오는 발상 시리즈

1 진짜야~? 초라하고 소박한 것도 자연 속에서라면 만족해.

고전에 뻑하면 나오는 초라한 밥상 • 안빈낙도(安편안할 안, 貧가난할 빈, 樂즐거울 락, 道길 도)

: 구차한 중에도 편안한 마음으로 도(道)를 즐김.

• 안분지족(安편안할 안, 分나눌 분, 知알 지, 足발 족)

: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함을 앎.

짚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안즈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 도다온다.
아희야, 박주산채(薄酒山菜)ㄹ망졍 업다 말고 내여라.
- 한호의 시조 -

2003학년도 9월 모의평가
무상(無狀)한 이 몸에 무슨 지취(志趣) 있으리마는
두세 이랑 ⓑ 밭논을 다 묵혀 던져 두고
있으면 죽(粥)이요 없으면 굶을망정 / 남의 집 남의 것은 전혀 부러워 않겠노라
내 빈천(貧賤) 슬피 여겨 손을 저어 물러가며
남의 부귀(富貴) 부럽게 여겨 손을 치며 다가가랴
인간(人間) 어느 일이 명(命) 밖에 생겼으리
빈이무원(貧而無怨)을 어렵다 하건마는 / 내 생애(生涯) 이러하되 설운 뜻은 없노매라
ⓒ 단사표음(簞食瓢飮)*을 이도 족(足)히 여기노라
평생(平生) 한 뜻이 온포(溫飽)에는 없노매라
태평천하(太平天下)에 충효(忠孝)를 일을 삼아
화형제(和兄弟) 신붕우(信朋友) 그르다 할 이 뉘 이시리
㉠ 그 밖의 남은 일이야 생긴 대로 살렷노라.

- 박인로, 누항사(陋巷詞) -
* 단사표음(簞食瓢飮) : 대나무 도시락과 표주박에 든 물.

Q1. 위 작품의 ㉠ 과 <보기>의 ㉡ 을 비교하여 감상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2점]

<보기>
보리밥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바위 끝 물가에 실컷 노니노라
㉡ 그 남은 여남은 일이야 부러울 리 있으랴.
- 윤선도, 만흥(漫興) 2 -

① ㉠ 에는 마음의 평온을 얻은 화자의 심리가 담겨 있는 것 같아.


② ㉠ 에서 ‘그 밖의 남은 일’은 먹고사는 문제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아.
③ ㉡ 을 통해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
④ ㉡ 의 ‘그 남은 여남은 일’에는 현실에 대한 관심은 포함되지 않아.
⑤ ㉠ 과 ㉡ 은 화자의 생활 지침이 되는 신념을 보여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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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백구는 만날 무심하대.

고전에 뻑하면 나오는 백구 • 물아일체(物물건 물, 我나 아, 一한 일, 體몸 체)

그리고 무심(無心) : 외물(外物)과 자아(自我) 또는 객관과 주관이 하나가 됨. 또는 그런


경지.

• 물심일여(物물건 물, 心마음 심, 一한 일, 如같을 여)

: 사물과 마음이 구분 없이 하나의 근본으로 통합됨.

• 자연친화(自스스로 자, 然그러할 연, 親친할 친, 和화할 화)

년닙희 밥 싸 두고 반찬으란 쟝만 마라.


닫 드러라 닫 드러라
청약립은 써 잇노라, 녹사의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한 백구 내 좃가, 제 좃가.
- 윤선도, 어부사시사 -

산두(山頭)에 한운(閑雲)이 기(起)하고 수중(水中)에 백구(白鷗)이 비(飛)이라


무심(無心)코 다정(多情)니 이 두 거시로다.
일생(一生)애 시르믈 닛고 너를 조차 노로리라.
- 이현보, 어부가 -

3 도화, 복숭아꽃 뜨시면 그건 곧 이상 세계!

고전에 뻑하면 나오는 도화 무릉에 한 어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산 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시


냇물에 복숭아 꽃(도화)가 둥둥 떠내려 오는 게 아닌가? 그걸 그대로
따라 올라가 보니, 오~ 아름다운 신선 세계가 있었으니.

問爾何事棲碧山 왜 푸른 산중에 사느냐고 물어봐도


笑而不答心自閑 대답 없이 빙그레 웃으니 마음이 한가롭다.
桃花流水杳然去 복숭아꽃 흐르는 물따라 묘연히 떠나가니
別有天地非人間 인간 세상이 아닌 별천지에 있다네.
- 이백의 한시 -

두류산 양단수를 녜 듯고 이졔 보니,


도화(桃花) 뜬 은 물에 산영(山影)이 감겻셰라.
아희야, 무릉武陵)이 어듸오, 나 옌가 노라.
- 조식의 시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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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완전 순애보. 무조건 희생적이지, 기다림의 포스 작렬!

전통적 여인상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희생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


= 희생, 인고의 여인 주는 여인의 모습을 우리 전통 시가 속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서경별곡’에서처럼 적극적으로 이별을 거부하는 여인도 없는 것은 아
니다. ^^;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
리고 가시리잇고 나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

날러는 엇디 살라 고
리고 가시리잇고 나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

잡와 두어리마
선면 아니 올셰라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

셜온 님 보내노니 나
가시  도셔 오쇼셔 나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
- 작자 미상, 가시리 -

5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만 있다면 죽어서 oo이 되어 그에게 갈 거야.

꿈에라도 만날 수 있 고전에는 사랑하는 임을 만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다면, 차라리 죽어서라 까? 꿈에서라도 임을 만나고 싶다. 그런데 꼭 잠 깨우는 녀석들이 있다.
도 만나 볼 수 있다면 이승에서 임을 만나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어서라도 그 임을 만나고 싶
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간절한 심정일까.

이 시 닛쟈 니 의 쳐 이셔 骨골髓슈의 텨시니,


扁편鵲쟉 이 열히 오나 이병을 엇디리.
어와 내 병이야 이 님의 타시로다.
하리 싀어디여 범나븨 되오리라.
곳나모 가지마다 간  죡죡 안니다가,
향 므든 날애로 님의 오 올므리라.
님이야 날인줄 모샤도 내 님 조려 노라.
- 정철, 사미인곡 -

63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하리 싀여디여 낙落월月이나 되야이셔


님 겨신 창窓 안 번드시 비최리라.
각시님 이야니와 구 비나 되쇼셔.
- 정철, 속미인곡 -

님 글인 상사몽(相思夢)이 실솔(蟋蟀)의 넉시 되야
추야장(秋夜長) 깊픈 밤에 님의 방(房)에 드럿다가
날 닛고 깁히 든 을 깨와 볼가 노라,
- 박효관의 시조 -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삼경에 못 든 잠을 사경 말에 비로소 들어 / 상사(相思)하던 우리 님을 꿈 가운데 해후하니
시름과 한(恨) 못다 일러 한바탕 꿈 흩어지니 / 아리따운 고운 얼굴 곁에 얼핏 앉았는 듯
어화 아뜩하다 꿈을 생시 삼고지고 / 잠 못 들어 탄식하고 바삐 일어나 바라보니
구름산은 첩첩하여 천리몽(千里夢)을 가려 있고 / 흰 달은 창창하여 두 마음을 비추었다
좋은 기약 막혀 있고 세월이 하도 할사
엊그제 꽃이 버들 곁에 붉었더니 / 그 결에 훌훌하여* 잎에 가득 가을 소리라
새벽 서리 지는 달에 외기러기 슬피 울 제
반가운 님의 소식 행여 올까 바라더니 / 아득한 구름 밖에 빈 소리뿐이로다
지리하다 이 이별이 언제면 다시 볼까 / 어화 내 일이야 나도 모를 일이로다
*
이리저리 그리면서 어이 그리 못 가는고 / 약수(弱水) 삼천 리 멀단 말이 이런 곳을 일렀구나
산 머리에 조각달 되어 님의 낯에 비추고자
[A] 바위 위에 오동 되어 님의 무릎 베고자 / 빈산에 잘새 되어 북창(北窓)에 가 울고자
지붕 위 아침 햇살에 제비 되어 날고지고 / 옥창(玉窓)의 앵두화에 나비 되어 날고지고
태산이 평지 되도록 금강이 다 마르도록 / 평생 슬픈 회포 어디에 견주리오

- 작자 미상, 「춘면곡(春眠曲)」 -
* 훌훌하여 :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 약수 : 신선이 사는 땅에 있다는 강 이름.

Q2. <보기>를 참고하여 [A]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4

<보기>
시조나 가사에는, 임과 헤어져 있는 화자가 어떤 특정한 자연물로 다시 태어나서 임의 곁
에 머물고 싶다는 진술이 흔히 나타난다. 이러한 진술은 화자의 소망을 강조하기 위한 관습
적 표현인데, 그 속에는 당대인들의 세계관이 투영되어 있다. 인간과 자연이 깊은 관련을 맺
으며 조화를 이룬다는 인식, 현세의 인연이 후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순환적 인식 등이 그것
이다. 시가에 담긴 이러한 인식은 화자가 현실의 고난이나 결핍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① 관습적인 표현을 활용한 것은 개인적 정서를 보편적인 것으로 느끼게 하는 데 효과적이었겠어.


② 비슷한 의미 구조를 지니는 구절을 거듭 제시함으로써 화자의 소망이 간절함을 강조하고 있어.
③ ‘오동’, ‘제비’, ‘나비’ 등이 사용된 데서, 인간과 자연이 관련되어 있다는 화자의 인식을 엿볼 수
있어.
④ ‘조각달’이나 ‘잘새’ 같은 소재에는 ‘님’과 함께 크고 넓은 세계로 도약하려는 화자의 희망이 담
겨 있어.
⑤ 자연물로 변해서라도 ‘님’과 만나려 하는 것을 보니 화자가 ‘님’과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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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왕은 해고, 구름은 간신이야.

구름은 해를 가리우는 고전 작품에 나오는 구름이 무조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항상 100%


속성이 있지. 는 없다. 문맥에 따라 해석하되, ‘구름’은 나쁜 녀석으로 등장하는 경우
가 많다는 것!

구름이 무심(無心) 말이 아마도 허랑(虛浪)하다.


중천(中天)에 떠 이셔 임의(任意)로 다니면셔
구태야 광명(光明) 날빗 따라가며 덥니
- 이존오의 시조 -

일출(日出)을 보리라 밤듕만 니러니


샹운(祥雲)이 집픠 동 뉵뇽(六龍)이 바퇴 동
바다희 떠날 제 만국(萬國)이 일위더니
텬듕(天中)의 티뜨니 호발(毫髮)을 혜리로다.
아마도 녈구름 근쳐의 머믈셰라.
- 정철, 관동별곡 -

7 매화, 난, 국화, 대나무, 소나무 다~ 지조와 절개를 의미해.

사군자, 그리고 소나무 매화, 난, 국화, 대나무 그리고 소나무까지. 추운 날씨나 바람에도 굴하
지 않는 이 녀석들의 자연적인 속성은 양반 사대부들이 추구하는 지조
와 절개를 드러내는 데, 안성맞춤!! 그래서 ‘지조, 절개’로 해석해 보면
딱 들어맞을 때가 아주 많다. 그러나 역시 항상 100%로만 해석하는
것은 금물!! 고정관념, 갖다 버려~!!

백설(白雪)이 자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라.


반가온 매화(梅花)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夕陽)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노라.
- 이색의 시조 -

눈 마 휘여진 대를 뉘라셔 굽다턴고.


구블 절(節)이면 눈 속에서 프를소냐.
아마도 세한 고절(歲寒孤節)은 너뿐인가 노라.
- 원천석의 시조 -

국화야, 너 어이 삼월동풍(三月東風) 다 지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오상고절(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 이정보의 시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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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불가능한 이 상황이 이루어진다면!

완전 말도 안 돼! 허생이 그러지 않았던가. 바다에 50만 냥을 던지면서 ‘바다가 마르면


주워갈 사람이 있겠지.’ 뭥미.. -.-; 그건 아무도 못 가져가!! 라는 말이
지 않은가. 이런 발상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간절함, 절실함을 표현하고 싶을 때 많이 쓰이더라.

나무 도막으로 닭을 깎아 젓가락으로 집어
벽에 앉히고, 이 새가 꼬끼오 하면
어머니 얼굴이 비로소 서쪽으로 기우는 해처럼 늙으시리라.
- 문충, 오산관요 -

오리의 짧은 다리가 학의 긴 다리로 될 때까지


검은 까마귀가 하얀 백로가 될 때까지
끝없이 복을 누리소서, 억만 년을 영원히 복을 누리소서.
- 김구의 시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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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강. 수필, 교훈과 태도

오늘의 강의 목표 단 한 개
! 수필은 어차피 고전 시가와 묶여서 출제된다. 복합 지문으로 무엇을 묻는지, 그 유형을 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수능 출제 수필? 이런 식이다.

시 같은 수필이 있다.
아마 이 글에 드러나 있는 작가의 정서나 태도를 물어 볼 거다. 이런 수필은 한 편의 긴 시라고 생각하자.

경험이나 일화를 얘기하고 그에 대한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수필이 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뭐냐고 물어보자. 교훈을 찾으면 되는 글이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주인공을 데려다 놓고 뭐라 뭐라 설명도 하고 칭찬도 하는 수필이
있다. 그 대상에 대한 관점을 찾으라는 거다.

갈래 복합 지문, 이런 거 물어 본다
공통점 고전 시가 두 개와 묶인다. 그리고 수필까지 껴서 세 녀석의 공통점 꼭 묻는다. 어렵다고? 현대시 지문으
로 항상 하던 거다. 딴 생각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렴.
관점ㆍ태도 비문학에서 화제 찾듯, 수필 지문에서도 소재 찾아라. 그 녀석을 대하는 태도, 분명히 찾을 수 있다.
좋게 보는 지, 나쁘게 보는 지로 시작해서 구체적으로 파고들어라.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수필 지문에서 물을 법한 출제 요소(정서, 태도, 교훈, 관점)를 찾기!

가1 2008학년도 9월 모의평가 나 2008학년도 9월 모의평가


상춘곡 - 정극인 어옹 - 설장수

송간(松間) 세로(細路)에 두견화(杜鵑花)를 부치들고, 헛된 이름 따라 허덕허덕 바삐 다니지 않고,


봉두(峯頭)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 보니, 평생 물과 구름 가득한 마을을 찾아다녔네.
천촌만락(千村萬落)이 곳곳에 펼쳐져 있네. 따스한 봄 잔잔한 호수엔 안개가 천 리에 끼었고,
연하일휘(煙霞日輝)는 금수(錦繡)를 펴 놓은 듯, 맑은 가을날 옛 기슭엔 달이 배 한 척 비추네.
엊그제 검은 들이 봄빛도 유여(有餘)할사. 서울 길의 붉은 먼지 꿈에서도 바라지 않고,
공명(功名)도 날 꺼리고 부귀(富貴)도 날 꺼리니, 초록 도롱이 푸른 삿갓과 함께 살아간다네.
청풍명월(淸風明月) 외에 어떤 벗이 있사올꼬. 어기여차 노랫소리는 뱃사람의 흥취이니,
단표누항(簞瓢陋巷)에 헛된 생각 아니 하네. 세상에 옥당(玉堂)* 있다고 어찌 부러워하리오.
아모타 백년행락(百年行樂)이 이만한들 어찌하리. 不爲浮名役役忙 生涯追逐水雲鄕
平湖春暖烟千里 古岸秋高月一航
紫陌紅塵無夢寐 綠簑靑笠共行藏
一聲欸乃舟中趣 那羨人間有玉堂

* 옥당 : 문장 관련 업무를 담당한 관청의 별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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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2008학년도 9월 모의평가
동원화수기(東園花樹記) - 남공철

나는 성품이 또한 게을러 일찍이 동산을 가꾸지 않았고, 화훼(花卉)에 관심이 없었다. 동쪽 정원에 단지
복숭아나무 한 그루와 잡목 한 그루가 있을 뿐이다. 모두 심지 않았는데도 싹이 트고, 물을 주지 않았는데
도 자랐으며, 호미질하지 않았는데도 무성하게 된 것들이다. 바야흐로 춘삼월에 복숭아꽃이 막 피어났는데,
꽃잎이 곱고 꽃부리가 연약하며 꽃술이 향기로웠다. 금으로 둥글리고 옥으로 깎은 듯, 분칠을 옅게 하고
연지를 짙게 찍은 듯하였다. 잡목은 그 곁에 서 있는데, 가지나 잎도 볼 만한 것이 없고 꽃도 피지 않았다.
그저 이름도 모르는 나무일 뿐이기에 잡목이라고 불렀다.
하루는 종 녀석이 화원에 가서 한참 바라보더니 복숭아나무로 다가가 어루만지면서 주위를 서성였다. 다
시 물을 주고 흙을 북돋아 주고서 떠났는데, 잡목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내가 그 이유를 물으니 대답했다.
“지금 복숭아나무가 잎이 막 싹을 틔우고 꽃이 또 봉오리를 맺으니, 그 열매가 익기를 기다리면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나무는 사람에게 정말 사랑스러운 데다가 장차 이익까지 주게 됩니다. 저 잡목은 꽃도
잎도 볼 것이 없고, 과실도 먹을 것이 없는 데다가, 그 뿌리가 굳세고 가지가 큽니다. 뿌리가 길게 뻗으면
지맥을 막아 복숭아나무가 번식할 수 없습니다. 가지가 크면 햇볕을 가로막고 방해하여 양기(陽氣)를 소모
하게 되니 복숭아나무가 번창하여 무성할 수가 없습니다. 베임을 당하지 않는 것도 다행인데, 우리가 지켜
줄 필요가 있겠습니까?”
내가 말했다.
“그래, 그렇군. 하지만 아니야, 아니야. 너는 큰 도리를 듣지 못했느냐? 하늘의 도(道)는 만물에 두루 은
혜를 베풀어서 비와 이슬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내리고, 군자는 남을 두루 사랑하여 다른 사람과 함께 인
(仁)의 경지를 이룬단다. 그러므로 태산의 언덕에 소나무, 계수나무가 가죽나무, 상수리나무와 함께 자라고,
달인(達人)의 문하에 어진 이와 어질지 못한 이가 같이 있게 되지. 복숭아나무와 잡목은 예쁘다는 점과 못
생겼다는 점, 특이하다는 점과 평범하다는 점에서 정말로 차이가 있지. 하지만 똑같이 천지의 기를 받아
태어났고, 태어나서 또 마침 나의 동산에 심어져 있구나. 사람이 하나는 보호하고 하나는 버린다면, 잡목으
로 태어난 존재가 더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느냐? 나는 내 화원에 있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모두
그 사이에 행(幸)과 불행(不幸)이 있게 하고 싶지 않다. 너는 얼른 가서 가꾸어라.”

꼬투리 문제>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2

①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창작의 동기가 되고 있다. ( ,  ,  )


② 세속적 이익을 좇지 않는 삶의 자세가 나타나 있다. ( ,  ,  )
③ 인간과 자연의 대비를 통해 주제 의식을 부각하고 있다. ( ,  ,  )
④ 견디기 힘든 현실의 고통을 자연에 의지해 잊고자 한다. ( ,  ,  )
⑤ 현재보다 나은 삶을 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드러나 있다. ( ,  ,  )

3단계. 제대로 독(讀)한 당신, 풀어 봐! ^-^


Q1. (다)를 읽고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1

① ‘나’는 잡목의 심미적 가치는 인정하지 않되, 존재 가치는 인정하고 있군.


② ‘나’는 복숭아나무의 실용적 가치는 인정하되, 심미적 가치는 인정하지 않고 있군.
③ ‘종’은 잡목의 실용적 가치는 인정하지 않되, 존재 가치는 인정하고 있군.
④ ‘종’은 복숭아나무의 심미적 가치는 인정하되, 실용적 가치는 인정하지 않고 있군.
⑤ ‘나’와 ‘종’은 모두 잡목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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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가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나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야청도의성(夜聽擣衣聲) - 양태사 속미인곡 - 정철

가을 하늘에 달 비치고 은하수 환하니 저기 가는 저 각시 본 듯도 한져이고


나그네는 돌아가고픈 심정이 간절해지네 천상 백옥경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긴긴 밤 근심에 겨워 오래 앉았노라니 해 다 져 저문 날에 누굴 보러 가시는고


홀연 들리는 이웃집 여인의 다듬이 소리 어와 너여이고 나의 사설 들어 보오

바람에 실려 오는 소리 끊어질 듯 이어지며 내 얼굴 이 거동이 임 괴얌즉 한가마는


밤 깊고 별이 낮도록 잠시도 멈추지 않네 어쩐지 날 보시고 네로다 여기실새
고국을 떠나온 뒤로는 듣지를 못하였건만 나도 임을 믿어 군뜻이 전혀 없어

지금 타향에서 들으니 소리 서로 비슷하네 이래야 교태야 어지러이 굴었던지


반기시는 낯빛이 예와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 앉아 헤아리니
내 몸의 지은 죄 뫼같이 쌓였으니
하늘이라 원망하며 사람이라 허물하랴
설워 풀쳐 혜니 조물의 탓이로다
글란 생각 마오 맺힌 일이 있어이다
임을 뫼셔 있어 임의 일을 내 알거니
물 같은 얼굴이 편하실 적 몇 날인고
춘한(春寒) 고열(苦熱)은 어찌하여 지내시며
추일(秋日) 동천(冬天)은 뉘라서 뫼셨는고

다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조춘점묘(早春點描) - 이상
그날 황혼 천하에 공지(空地) 없음을 한탄하며 뉘 집 이층에서 저물어 가는 도회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실로 덕수궁 연못 같은, 날만 따뜻해지면 제 출몰에 해소될 엉성한 공지와는 비교가 안 되는 참 훌륭
한 공지를 하나 발견하였다.
○○보험회사 신축 용지라고 대서특서한 높다란 판장(板墻)으로 둘러막은 목산(目算)* 범 천 평 이상의
명실상부의 공지가 아닌가. / 잡초가 우거졌다가 우거진 채 말라서 일면이 세피아 빛으로 덮인 실로 황량한
공지인 것이다. 입추의 여지가 가히 없는 이 대도시 한복판에 이런 인외경(人外境)의 감을 풍기는 적지 않은
공지가 있다는 것은 기적 아닐 수 없다.
인마(人馬)의 발자취가 끊인 지―아니 그건 또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르지만―오랜 이 공지에는 강아지
가 서너 마리 모여 석양의 그림자를 끌고 희롱한다. 정말 공지―참말이지 이 세상에는 인제는 공지라고는
없다. 아스팔트를 깐 뻔질한 길도 공지가 아니다. 질펀한 논밭, 임야, 석산, 다 아무개의 소유답이요, 아무
개 소유의 산깣**이요, 아무개 소유의 광산인 것이다. 생각하면 들에 나는 풀 한 포기가 공지에 뿌리를 내
리지 못한다. 이치대로 하자면 우리는 소유자의 허락이 없이 일 보의 반 보를 어찌 옮겨 놓으리오. 오늘
우리가 제법 교외로 산보도 할 수 있는 것은 아직도 세상 인심이 좋아서 모두들 묵허(黙許)를 해 주니까
향유할 수 있는 사치다. 하나도 공지가 없는 이 세상에 어디로 갈까 하던 차에 이런 공지다운 공지를 발견
하고 저기 가서 두 다리 쭉 뻗고 누워서 담배나 한 대 피웠으면 하고 나서 또 생각해 보니까 이것도 역시
○○보험회사가 이윤을 기다리고 있는 건조물인 것을 깨달았다. 다만 이 건조물은 콘크리트로 여러 층을
쌓아 올린 것과 달라 잡초가 우거진 형태를 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봄이 왔다. 가난한 방안에 왜꼬아리 분(盆) 하나가 철을 찾아서 요리조리 싹이 튼다. 그 닷곱 한 되도 안
되는 흙 위에다가 늘 잉크병을 올려놓고 하다가 싹트는 것을 보고 잉크병을 치우고 겨우내 그대로 두었던
낙엽을 거두고 맑은 물을 한 주발 주었다.
그리고 천하에 공지라곤 요 분 안에 놓인 땅 한 군데밖에는 없다고 좋아하였다. 그러나 두 다리를 뻗고
누워서 담배를 피우기에는 이 동글납작한 공지는 너무 좁다.

*목산 : 눈으로 어림셈함. / **산깣 : 산갓. 산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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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꼬투리 문제>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4

① 꿈과 환상을 통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태도가 나타나 있다. ( ,  ,  )


② 자신의 상황을 운명론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 ,  ,  )
③ 자신의 문제와 관련하여 세상을 원망하는 마음이 나타나 있다. ( ,  ,  )
④ 바라는 공간에 있지 못한 안타까운 심정이 드러나 있다. ( ,  ,  )
⑤ 자연물에 빗대어 이별의 정한을 드러내고 있다. ( ,  ,  )

Q2. <보기>를 통해 (다)의 화자의 심리를 미루어 짐작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5

<보기>
현대인이 신경증을 앓는 까닭은 자신이 만들어 낸 바로 그 문명 때문일 것이다.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욕
망의 창고에는 오히려 빈 구석만 더욱 늘어 간다. 그리고 그 빈 구석을 메우고 타오르는 것은 울화의 불길이다.

① 도시적 삶이 주는 화려함에 이끌려 헤매는 마음이 드러나 있다.


② 전통적 가치가 배척되는 근대 사회를 보고 비애감을 느끼고 있다.
③ 식민지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전망을 상실하고 절망감에 빠져 있다.
④ 도시 문명에서 도피하여 전원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충동을 느끼고 있다.
⑤ 물질적 가치가 중시되는 도시 문명에 대한 불만과 피로감이 쌓여 있다.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p.51~52 운문 복합 지문 + 문제6, 문제8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수필 지문으로 출제될 만한 요소를 찾아가며 지문을 읽을 것!


어차피 고전 시가와 묶이기 때문에 문제 유형은 시 문제와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면서 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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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12강. 소설, 결국은 서사 구조의 파악

오늘의 강의 목표 단 한 개
! 소설의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수능 출제 소설? 안구습기 질문 BEST2

1위 길어서 내용을 자꾸 까먹어요.


일 년에 한 편씩 개봉하는 해리포터 내용은 다 기억하면서 잘도 그런 말을 하는구나. -.-+ 글자 수 1000자 조
금 넘는다. 충분히 기억할 수 있다. 문제는 집중력. '저는 선천적 기억력 부족 유전자를 타고 났어요.' 라고 호소
하는 학생들에게! 장면으로 기억해라. 영화나 드라마를 본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머릿속 화면으로 떠올려라.
그리고 드라마처럼 장면 단위로 자른다. 장소가 바뀌거나 대화하고 있는 그룹이 바뀌면 자르는 거다. 전체적으
로 쭉 읽고 문제를 풀 때 근거만 확인하자.

2위 누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백만 대군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도, 고전 소설에서는 진짜 헷갈린다. 성이 같으면 그 녀석이 그 녀석이거나, 아
들 아니면 아버지인 거다. 직책이나 관직명이 같으면 그 녀석이 그 녀석일 때가 많다. 인물들 간에 서로 부르
는 호칭을 통해 관계를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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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줄거리 파악, 인물 파악, 사건 파악

가1 2009학년도 10월 학력평가


운영전 - 작자 미상 이를 어지러이 날아다녔다. 김생이 누구의 집이냐
[앞부분 줄거리] 젊은 유생인 김생은 회산군의 궁녀인 영영을 길 고 물으니, 곧 회산군(檜山君) 댁이라고 하였다. 김
거리에서 우연히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는 하인인 막동과 영영 생은 문득 옛날 일이 생각나 마음속으로 은근히
의 이모인 노파의 도움을 받아 노파의 집에서 영영을 만나 사랑
기뻐하며, 짐짓 취한 듯 말에서 떨어져 땅에 눕고
을 고백하고, 영영이 거처하는 궁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얼마 후 김생은 몰래 궁으로 들어가 영영을 만나 사랑을 나눈다.
는 일어나지 않았다. 궁인(宮人)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몰려나오자, 구경꾼들이 저자처럼 모여들었
밤이 다 끝나갈 즈음에 새벽닭이 꼬끼오 울며 다.
날 밝기를 재촉하고, 멀리서 파루를 알리는 종소리 이때 회산군은 죽은 지 이미 3년이나 되었으며,
가 은은하게 울려왔다. 김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 궁인들은 이제 막 상복(喪服)을 벗은 상태였다. 그
가지를 챙겨 입고 탄식하며 다급히 말했다. 동안 부인은 마음 붙일 곳 없이 홀로 적적하게 살
“좋은 밤은 괴로울 정도로 짧고 사랑하는 두 마 아온 터라, 광대들의 재주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음은 끝이 없는데, 장차 어떻게 이별을 하리오? 궁 시녀들에게 김생을 부축해서 서쪽 가옥으로 모시
궐 문을 한번 나가면 다시 만나기 어려울 터이니, 고, 죽부인을 베개 삼아 비단 무늬 자리에 누이게
이 마음을 어떻게 하리오?” 하였다. 김생은 여전히 눈이 어질어질하여 깨닫지
영영은 이 말을 듣고 울음을 삼키며 흐느끼더니, 못한 듯이 누워 있었다.
고운 손으로 눈물을 흩뿌리면서 말했다. 이윽고 광대와 악공들이 뜰 가운데 나열하여 일
“홍안박명은 옛날부터 있었으니 비단 미천한 저 제히 음악을 연주하면서 온갖 놀이를 다 펼쳐 보
에게만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살아서 이렇듯 이별 였다. 궁중 시녀들은 고운 얼굴에 분을 바르고 구
하니, 죽어서도 이렇듯이 원통할 것입니다. 죽고 름처럼 아름다운 머릿결을 드리우고 있었는데, 주
사는 것은 꽃이 시들고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과 렴을 걷고 보는 자가 수십 명이나 되었다. 그러나
같으니, 굳이 날씨가 추워지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 영영이라고 하는 시녀는 그 가운데 없었다. 김생은
습니다. 낭군은 철석같은 마음을 가진 남아인데, 속으로 이상하게 생각하였으나 그녀의 생사를 알
어찌 소소하게 아녀자를 염려하다가 성정(性情)을 수가 없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한 낭자가 나오다
해쳐서야 되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낭군께서 가 김생을 보고는 다시 들어가서 눈물을 훔치고,
는 이별한 뒤에는 제 얼굴을 가슴속에 두어 심려 안팎을 들락거리며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다. 이는
치 마시고, 천금같이 귀중한 몸을 잘 보존하십시 바로 영영이 김생을 보고서 흐르는 눈물을 참지
오. 또 학업을 계속하여 과거에 급제하고 운로(雲 못하고, 차마 남이 알아챌까 봐 두려워한 것이었
路)*에 올라 평생의 소원을 이루시길 간절히 바라 다.
옵고 또 바라옵니다!” 이러한 영영을 바라보고 있는 김생의 마음은 처
량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날은 이미 어두워지려
[중간 줄거리] 노파가 죽어 영영과 연락할 방법이 없어진 김생은 고 하였다. 김생은 이곳에 더 이상 오래 머물러 있
학업에 전념한다. 3년 후 김생은 과거에 장원 급제를 하고, 삼일
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나
유가(三日遊街)*를 하게 된다.
주위를 돌아보고는 놀라서 말했다.
김생은 얼큰하게 술에 취한지라, 의기(意氣)가 “이곳이 어디입니까?”
호탕해져 채찍을 잡고 말 위에 걸터앉아 수많은 궁중의 늙은 노비인 장획(藏獲)이라는 자가 달려
집들을 한번 둘러보았다. 갑자기 길가의 한 집이 와 아뢰었다.
눈에 띄었는데 높고 긴 담장이 백 걸음 정도 빙빙 “회산군 댁입니다.”
둘러 있었으며, 푸른 기와와 붉은 난간이 사면에서 김생은 더욱 놀라며 말했다.
빛났다. 섬돌과 뜰은 온갖 꽃과 초목들로 향기로운 “내가 어떻게 해서 이곳에 왔습니까?”
숲을 이루고, 희롱하는 나비와 미친 벌들이 그 사 장획이 사실대로 대답하자, 김생은 곧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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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일어나서 나가려고 하였다. 이때 부인이 술로 인한 연히 간직하고 있으니 경대(鏡臺)에는 먼지만 가득


김생의 갈증을 염려하여 영영에게 차를 가져오라 합니다. 지는 해와 저녁 하늘은 저의 한을 돋우는
고 명령하였다. 이로 인해 두 사뢌 인서로 가까이 데, 새벽별과 이지러진 달인들 제 마음을 염려하겠
하게 되었으나, 말 한 마디도 못하고 단지 눈길만 습니까? 누각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보면 구름이 제
주고받을 뿐이었다. 영영 인챜를 다 올리고 일어나 눈을 가리고, 창가에 기대어 생각에 잠기면 수심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품속에서 편지 한 통을 떨어뜨 제 꿈을 깨웠습니다. 아아, 낭군이여! 어찌 슬프지
렸다. 이에 김생은 얼리에편지를 주워서 소매 속에 않았겠습니까?”
숨기고 나왔다.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와 뜯어보
* 운로 : 높은 벼슬길.
니, 그 글에 일렀다.
* 삼일유가(三日遊街) :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사흘 동안 시험관
“박명한 첩 영영은 재배하고 낭군께 사룁니다. 과 선배 급제자와 친척을 방문하던 일.
저는 살아서 낭군을 따를 수 없고, 또 그렇다고 죽
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잔해만이 남은 숨을
헐떡이며 아직까지 살아 있습니다. 어찌 제가 성의
가 없어서 낭군을 그리워하지 않았겠습니까? 하늘
은 얼마나 아득하고, 땅은 얼마나 막막하던지! 복
숭아와 자두나무에 부는 봄바람은 첩을 깊은 궁중
에 가두고, 오동에 내리는 밤비는 저를 빈방에 묶
어 놓았습니다. 오래도록 거문고를 타지 않으니 거
문고 갑(匣)에는 거미줄이 생기고, 화장 거울을 공

Q1. <보기>는 (가)의 공간적 배경 및 사건을 도식화한 것이다. 이에 대한 올바른 설명인가?

A2. 공간Ⅰ은 영영이 거주하는 장소로, 김생과 영영의 만


<보기>
남과 헤어짐이 반복되고 있군. ( □ Yes, □ No )
[공간의 변화] [사건]
근거는?
김생과 영영이 은밀히 만난 후 헤
공간Ⅰ
어짐.
A3. 공간Ⅱ에서 김생은 영영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행동
을 꾸몄군. ( □ Yes, □ No )
공간Ⅱ 김생이 삼일유가(三日遊街)를 함.
근거는?

공간Ⅰ 김생이 영영과 마침내 재회함.


A4. 공간Ⅲ은 김생의 집으로, ㉮에는 김생이 영영의 편지

를 읽는 내용이 들어가야겠군. ( □ Yes, □ No )
공간Ⅲ ㉮
근거는?

A1. 공간Ⅰ에서 회산군 부인은 영영의 심정을 이해하여 A5. ㉯는 하루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었군.
김생을 만나게 했군. ( □ Yes, □ No )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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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나1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운전 - 작자 미상 이때 황제는 치원이 여러 문을 아무런 탈이 없
[앞부분 줄거리] 금돼지의 아들이라 하여 외딴 섬에 버려진 최치 이 태연하게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라 말
원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비들에게 글을 배운다. 최치원이 12세가 했다.
되었을 때, 중국 황제가 신라를 공격할 구실을 찾기 위해 함에
“이는 진실로 천지(天地)가 알고 있는 사람이다.”
달걀을 넣고 봉한 다음,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아내어
시를 지어 올리라 한다. 최치원이 시를 지어 올리자, 중국 황제는
치원이 오문(五門)에 들어서니 학사들이 좌우로
최치원이 장차 중국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하여 그를 죽이려고 쭉 늘어서서 서로 경쟁하듯 질문을 던졌다. 치원이
신라 왕에게 조서를 보내 중국으로 부른다. 최치원은 50자나 되 전혀 응답하지 않고 오직 시를 지어 주었는데, 순
는 기다란 모자를 마련하여 중국으로 떠난다.
식간에 많은 시를 지었는지라 학사들이 그 시들을
다 기억할 수가 없었다. 이에 학사들이 감히 다시
낙양 성문에 들어서니, 어떤 학사가 치원에게 묻
말을 하지 못했다.
기를,
치원이 어전에 이르니 황제가 용상에서 내려와
“해와 달은 하늘에 매달려 있는데, 하늘은 어느
그를 맞이하였다. 이내 인사말을 마치고 황제가 물
곳에 매달려 있는가?”
었다.
하니, 치원이 말했다.
“경이 함 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어 시를 지었
“산과 내는 땅에 실려 있는데, 땅은 어느 곳에
소?”
실려 있는가? 당신이 땅이 실린 곳을 말하면 내가
치원이 대답하기를,
하늘이 매달린 곳을 말하겠소.”
“그렇습니다.”
이에 학사가 대답하지 못했다.
하니, 황제가 물었다.
이때 황제가 최 문장이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알고 시를 지었소?”
그를 속이고자 삼문(三門) 안에 몇 길이나 되는 깊
대답하기를,
은 구덩이를 판 후, 악공들을 그 안에 매복시키고
“신이 듣자오니 무릇 현자는 비록 천상에 있는
경계하여 말했다.
물건이라도 통달해 안다고 합니다. 신이 비록 불민
“만약 최 문장이 들어오면 일제히 음악을 연주
하지만 어찌 함 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어 시 짓
하여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도록 하여라.”
는 것쯤 못하겠습니까?”
또 사문(四門) 안에는 장막을 설치하여 코끼리와
하니, 황제가 마음 속으로 기이하게 여기고 또
사람을 장막 안에 매복시킨 다음 치원을 불렀다.
물었다.
치원이 느린 걸음으로 궐문에 들어서니 쓰고 있
“경이 삼문 안으로 들어올 때 음악 소리를 듣지
던 모자가 문 꼭대기에 닿았다. 치원이 탄식하며
못했소?”
말하기를,
치원이 대답하길,
“비록 우리 소국의 궐문이라도 내 모자가 닿지
“듣지 못했습니다.”
않았건만 하물며 대국의 궐문에 내 모자가 닿는단
하였다. 이에 황제가 삼문 안에 매복해 있던 악공
말인가?”
들을 불러들여 꾸짖으니, 악공들이 모두 아뢰었다.
하고, 오래도록 들어가지 않았다.
“우리들이 함께 음악을 연주할 때 청의와 백의
황제가 그 말을 듣고 몹시 부끄러워하며 즉시
를 입은 자들 수천 명이 와서 우리를 묶으며, ‘대
궐문을 부수게 한 연후에 치원을 다시 불렀다. 치
빈(大賓)께서 오시니 음악을 연주하지 말라.’라고
원이 궐문을 지나 얼마쯤 걸어 들어가니 지하에서
하면서 몽둥이로 때리기에 감히 연주할 수가 없었
음악 소리가 들렸다. 치원이 즉시 청색 부적을 던
습니다.”
지자 그 소리가 그쳤다. 삼문에 들어서니 또 음악
황제가 크게 놀라 사람을 시켜 가 보게 하니 구
소리가 들려 흰색 부적을 던지자 그 소리가 곧 그
덩이 안에는 큰 구렁이들이 가득 차 있었다. 황제
쳤다. 사문에 들어서니 흰 코끼리가 장막 안에 숨
가 감탄하여 말하길,
어 있는 것이 보였다. 치원이 황색 부적을 던지자
“이는 보통 사람이 아니니 소홀히 할 수 없다.”
그 부적이 변해 누런 벌이 되어 코끼리 입을 둘러
하고, 장막을 쳐 황제가 먹는 음식을 올리게 하
싸니, 코끼리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래서 무
고 시중 드는 관리들을 배치하는 등 모두 황제의
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거처와 같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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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 (나)의 서사 구조를 아래와 같이 도식화하였다. 이를 참고하여 답하기!

공간 사건 장애물 해결 수단

신라 어전 황제의 명을 거역할 수 없어 중국으로 가다.



낙양 성문 어떤 학사와 수수께끼 대결을 하다. 수수께끼 ↔ 수수께끼

궐문 궐문을 부수게 하다. 궐문 ↔ ㄱ

삼문(三門) 구덩이 안 악공들을 제압하다. 음악 소리 ↔ ㄴ

사문(四門) 코끼리의 위협을 막아 내다. 흰 코끼리 ↔ ㄷ

오문(五門) 학사들의 질문을 물리치다. 질문 ↔ ㄹ

황제 어전 황제의 거처와 같게 하다.

Q2. 해결 수단의 ㄱ~ㄹ에 들어갈 내용은 무엇인가?

ㄱ ㄴ ㄹ ㅁ
50자 모 자 구렁이 누런 벌 시

Q3. 사건에 대한 올바른 해석인가? N , Y, Y, Y, Y A3. 주인공의 비범한 능력을 입증해 가는 과정이다.
( □ Yes, □ No )
A1. 버려진 영웅이 자신의 신분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4. 학식과 지혜로 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이다.
( □ Yes, □ No )
A2. 대국에 대한 소국의 자존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5. 개인이 부당한 위협에 맞서 가는 과정이다.
( □ Yes, □ No )

근거는?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p.75~76 현대 소설 지문 + 문제8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전체적인 서사구조를 파악하면서 지문을 분석해 보자. ^-^

75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13강. 서술자, 시점과 거리

오늘의 강의 목표 딱 세 개
! 소설 본문을 읽고 서술자의 위치①와 시점의 특징②과 효과③를 안다.
! 선지에 있는 시점(서술상의 특징)에 관한 문장을 읽으면, 어떤 시점에 대한 설명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 제한적 전지적 작가 시점에 대해 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시점?

소설에서 인물의 성격이나 행위, 사건 등을 누구의 눈으로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가에 관한 서술자의 위치. (소설의 서술자 ≠ 작가)

시점에 대해서는 이제 또 말하면 입 아프다.


시점은 네 가지가 있고, 각 시점에 대해서 정리도 다 했단 말이지. 그런데 중요한 건, 공부
는 다 했는데, 적용이 안 된다는 것! ㅠㅠ
제대로 연습해 보자. 개념과 문제를 이제는 연결해 보자. 이젠 내 인생에서 시점에 대한 개념 정리
는 더 이상 없는 거다! 진짜 없는 거다~!!!

설마... 아직도 구분이 안 돼? 이렇게 해 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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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본문을 딱 봐서 ‘나’라는 애가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찾기! 글자만 읽을 수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지!
• ‘나’가 나온다. : 1인칭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아니면 1인칭 관찰자 시점인 거다.)
→ 2번으로 가시오.
• ‘나’가 눈 씻고 찾아도 안 나온다. : 3인칭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 아니면 전지적 작가 시점
인 거다.)
→ 3번으로 가시오.

2번. ‘나’가 나왔다면 ‘나’가 주인공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면 되는데,


• ‘나’가 자기 생각 얘기하는데 바쁘다. : 1인칭 주인공 시점 (그 녀석이 주인공인 거다.)
• ‘나’가 자기 얘기는 안 하고 자꾸 남 얘기만 한다. : 1인칭 관찰자 시점 (그 녀석은 관찰자인 거다.)

3번. ‘나’도 안 나오고, 누가 말하는지 당최 모르겠다면


•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말하시는 분이 아는 게 별로 없다. 인물의 속마음이 궁금해 죽겠는데
절대 말 안 해준다. : 작가 관찰자 시점
•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박학다식하시다. 과거에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궁금할만하면 모든 것을 알
려 주시고, 인물의 속마음도 완전 분석해 주는 것이 꼭 심리학자인 것 같다. : 전지적 작가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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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① 1인칭 주인공 시점
: ‘나’가 작품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시점.
☞ 주인공이 직접 자기의 이야기를 하므로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음.
☞ 독자들에게 직접 말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친근감과 신뢰감을 줌.
☞ 그러나 주인공이 자신의 입장에서만 말하기 때문에 내용이 주관적임.
☞ 독자는 주인공이 보고 느낀 것만을 알게 된다는 한계점이 있음.

② 1인칭 관찰자 시점
: 작품 속에 등장하는 부수적 인물인 ‘나’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시점. 작품에 ‘나’가 등장하지만 주인공이 아닌 관찰자임.
☞‘나’의 눈에 비친 것만을 이야기함.
☞ 주인공이나 등장인물들의 내면이 직접 드러나지 않아 긴장감과 신비감을 줌.
☞ 독자는‘나’가 전해 주는 내용을 바탕으로 주인공의 심리나 성격을 추측해야 함.

③ 작가 관찰자 시점(3인칭 관찰자 시점)


: 서술자가 소설의 사건이나 인물의 행동을 관찰자의 위치에서 서술하는 시점.
☞ 서술자는 객관적인 태도로 눈으로 보는 것만을 서술하며 일체의 해설이나 평가는 하지 않으
므로 극적인 효과를 줌.
☞ 서술자는 작품 밖에 있으므로 인물을 부를 때는 ‘그, 그녀, 개똥이, 아무개’처럼 3인칭 대명사
나 고유명사(인물의 이름)로 부름.
☞ 독자는 서술자의 객관적 설명을 통해 사건 전개나 작가의 의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상상해 의미를
찾아내야 함.

④ 전지적 작가 시점
: 서술자가 작품 밖에서 등장인물과 사건에 대해 서술하는 시점. 서술자는 신처럼 등장인물들의
모든 것(속마음, 인간관계, 과거와 미래 등)을 훤히 들여다보듯 알고 있음.
☞ 서술자는 인물과 사건에 대해 분석하고 해설한다.
☞ 때로는 서술자가 작가의 인생관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까지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 서술자가 알아서 다 분석해서 말해주므로 독자는 딱히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된다.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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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거리?

서술자와 인물, 독자 사이에 가깝고 멀게 느끼는 심적 거리. 서술자의 위치나 서술자가 대상을 바
라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짐.

① 서술자-인물
: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서술자=주인공>이므로 서술자와 인물 사이의 거리는 존재하지 않는
다.’라고 보통 설명되어 있지. 그렇지만 인물이 주인공만 있나? 다른 인물들과의 거리는? 서술
자가 다른 인물들과 한 시대적ㆍ공간적 배경에서 함께 살고 사건을 겪어가므로 서술자와 다른
인물들 간의 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가깝다. 어쨌든 서술자와 인물 사이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것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는 거!
그럼 제일 먼 건 뭘까? 서술자가 작품 속에 있지도 않고 속마음도 모르는 시점이겠지, 뭐. 그
럼 작가 관찰자 시점이겠네. 의외로 간단!

② 독자-서술자
: 독자는 어떤 서술자를 가깝게 느낄까.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방치하는 서술자는 쌀쌀맞고 멀
게 느껴지지. 반대로 인물 속마음 다 말해주고, 과거, 미래의 사건 다 말해주면 친절해 보이고
가깝게 느껴지지.
그러므로 1인칭 주인공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의 서술자는 가깝게 느껴지고, 1인칭 관찰자
시점과 작가 관찰자 시점의 서술자는 멀게 느껴진다. 누구에게? 우리 독자들에게!

③ 독자-인물
: 독자와 인물 사이의 관계는 독자와 서술자의 관계랑 반대라고 보면 돼. 삼각관계거든. 서술자
와 인물이 독자를 두고 경쟁한다고 보면 쉬워진다.
서술자가 인물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면 우린 굳이 인물들을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없어져. 그냥 서술자의 얘기 들으면서 끄덕끄덕하면 되거든. 그래서 독자가 서술자와
가깝게 되면 인물과는 멀어지지.
( ※ 헷갈림 주의!!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독자는 서술자이면서 인물인 ‘나’와는 가깝지만 ‘나’
를 뺀 다른 인물들과의 거리는 멀어지는 거다~)
반대로 서술자가 완전 까칠해서 우리한테 인물에 대해 아무 것도 안 알려줘. 그럼 우리는 인
물한테 찾아가서,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행동을 하는지 관찰하고 분석해야 돼. 그러니까 독자
가 서술자와 거리가 멀면 독자는 인물과는 가까워지지.
그러므로 1인칭 주인공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의 인물(1인칭 주인공 시점의 ‘나’를 제외한
인물)은 멀게 느껴지고, 1인칭 관찰자 시점과 작가 관찰자 시점의 인물은 가깝게 느껴진다. 누
구에게? 우리 독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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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독한 혜정 선생님 강조하는 수능특강의 포인트 개념!! 요즘에 참 많이 들장하고 있는 시점에 관한 개념~ 이 개념들 가지고 제대로 독(讀)하자!!

제한적 전지적 작가 시점 2009 EBS 인터넷 수능 소설문학

: 인물의 내면과 사건의  【앞부분의 줄거리】 ‘은서’와 ‘완’, ‘세’는 모두 고향 친구지간이나 ‘은서’는 ‘세’의 애정 어린 배려에는

전모를 모두 알고 있는 무관심한 반면 ‘완’을 사랑하게 된다. ‘은서’에게 사랑을 맹세했던 ‘완’은 정작 ‘은서’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자 ‘은서’로부터 멀어진다. ‘완’이 멀어질수록 ‘완’에게 더 몰입해가는 ‘은서’를 ‘세’는 고통스럽게 지켜볼
전지적 작가가 한 인물
뿐이다.
의 시각에서 모든 사건
과 인물들에 대하여 서 침대 쪽을 바라봤다. 침대 머리밭의 시계는 일곱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침대는
술하는 시점. 비어있다. 섬짓할 정도로 피로했던 여자의 얼굴이 떠올라 은서는 몸을 반쯤 일으
켰다.
방은 아홉 평쯤 되는 원룸 형식이어서 어디에 있어도 어느 구석이나 다 보여
한번 휘휘 둘러보면 그만이었다. 문 또한 밖에서 들어오는 현관문을 제외하고 나
면 세면장으로 들어가는 것 하나뿐이었다.
여자는 어디에도 없다. 혹시 세수를 하나 싶어 잠깐 세면장 쪽을 향해 귀를 기
울여 봤지만 물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싱크대 위에는 씻어놓은 야채들이 시들어 있고, 식탁엔 석죽이 꽂힌 화병, 수
저 두 벌, 뚜껑이 덮인 두 개의 밥그릇이 놓여 있다. 완이 오면 같이 먹으려고 펴
놓았던 손도 안 댄 밥그릇을 보자 은서는 문득 슬퍼져서 침대 시트 속에 엎드려
기다려 봤다. 불결처럼 퍼져 가는 슬픔이 가라앉기를.
<중략>
“이름이 화연이래.”
“누구 이름이?”
“옆방 여자. 아까 그 여자 말야.”
완은 그래서? 하는 눈빛으로 멀거니 은서를 바라봤다. 은서는 완의 시선을 외
면하고 시계를 봤다.
열 시다. 세와의 약속 시간이다.
그는 나를 또 얼마나 기다릴 것인지.
세의 기다림을 생각하니 은서는 잠시 멍해졌다. 전화를 하고 왔어야 했는데.
그러나가 은서는 피식 웃었다. 세에게 그리 무신경하게 구는 자신이 완을 탓할
자격이 있는지.
- 신경숙, ‘깊은 슬픔’

↗ 완
서술자
― 은서
(전지적)
↘ 여자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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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주어진 지문의 시점을 파악하기! 그 시점에 대한 설명을 선지에서 확인하기!!

가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흐르는 북 - 최일남

그날 밤, 민 노인은 근래에 흔치 않은 노곤함으로 깊은 잠을 잤다. 춤판이 끝나고 아이들과 어울려 조금


과음한 까닭도 있을 것이었다. 더 많이는, 오랜만에 돌아온 자기 몫을 제대로 해냈다는 느긋함이, 꿈도 없는
잠을 거쳐 상큼한 아침을 맞고 했을 것으로 믿었는데, 그런 흐뭇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다 저녁때가 되어,
외출에서 돌아온 며느리는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성규를 찾았고, 그가 안 보이자 민 노인의 방문을 밀쳤다.
“아버님, 어저께 성규 학교에 가셨어요?”
예사로운 말씨와는 달리, 굳어 있는 표정 위로는 낭패의 그늘이 좍 깔려 있었다. 금방 대답을 못하고 엉거
주춤한 형세로 며느리를 올려다보는 민 노인의 면전에서, 송 여사의 한숨 섞인 물음이 또 떨어졌다.
“북을 치셨다면서요.”
“그랬다. 잘못했니?”
우선은 죄인 다루듯 하는 며느리의 힐문에 부아가 꾸역꾸역 치솟고, 소문이 빠르기도 하다는 놀라움이 그
뒤에 일었다.
“아이들 노는 데 구경 가시는 것까지는 몰라도, 걔들과 같이 어울려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게 나이 자신 어
른이 할 일인가요?”
“하면 어때서. 성규가 지성으로 청하길래 응한 것뿐이고, 나는 원래 그런 사람 아니니. 이번에도 내가 늬들
체면 깎았냐.”
“아시니 다행이네요.”
송 여사는 후닥닥 문을 닫고 나갔다.

나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다방을
찾는 사람들은, 어인 까닭인지 모두들 구석진 좌석을 좋아하였다. 구보는 하나 남아 있는 가운데 탁자에
앉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는 그곳에서 엘만의 「발스 센티멘털」을 가장 마음 고요히 들을 수 있었다. 그
러나 그 선율이 채 끝나기 전에, 방약무인(傍若無人)한 소리가, 구포 씨 아니오―― 구보는 다방 안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에 느끼며, 소리 나는 쪽을 돌아보았다. 중학을 이삼 년 일찍 마친 사내, 어느 생명 보
험 회사의 외교원이라는 말을 들었다. 평소에 결코 왕래가 없으면서도 이제 이렇게 알은체를 하려는 것은 오
직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먹은 술 탓인지도 몰랐다. 구보는 무표정한 얼굴로 약간 끄떡하여 보이고 즉시 고개
를 돌렸다. 그러나 그 사내가 또 한 번, 역시 큰 소리로, 이리 좀 안 오시료, 하고 말하였을 때 구보는 게으르
게나마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탁자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이리 좀 앉으시오. 참, 최 군, 인사하지. 소설가,
구포 씨.
이 사내는, 어인 까닭인지 구보를 반드시 ‘구포’라고 발음하였다. 그는 맥주병을 들어 보고, 아이 쪽을 향하
여 더 가져오라고 소리치고, 다시 구보를 보고, 그래 요새두 많이 쓰시우. 무어 별로 쓰는 것 ‘없습니다.’ 구보
는 자기가 이러한 사내와 접촉을 가지게 된 것에 지극한 불쾌를 느끼며, 경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와 사이
에 간격을 두기로 하였다.

꼬투리 문제> 와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Y, N, N

① 서술의 초점을 한 인물에 맞추어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 ,  )


② 서술자가 인물에 대해 거리를 두며 논평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 ,  )
③ 서술자가 직접 개입하여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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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2009학년도 3월 학력평가
아내의 바가지 긁는 소리로 창업기념일의 아침은 시작되었다. 체육대회가 열리는 제1공장까지 가자면 다른
날보다 더 일찍 나서야 되는데도 여전히 밍기적거리고만 있는 남편 곁에서 아내는 시종 근심스런 눈초리를 거
두지 않았다. 제복 때문에 총각 사원 하나가 사표를 던졌다는 소문을 아내는 믿지 않았다. 사표를 제출한 게 아
니라 강제로 모가지가 잘린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까짓것 난 필요 없어. 거기 아니면 밥 빌어먹을 데 없는 줄 알아? 세상엔 아직도 유니폼 안 입는 회사가 수
두룩하단 말야!”
거듭되는 재촉에 이렇게 큰소리로 대거리는 했지만 결국 민도식은 뒤늦게나마 집을 나서고 말았다.
시내를 멀리 벗어나서 교외에 널찍하게 자리 잡은 제1공장 앞에 당도했을 때는 벌써 개회식이 시작된 뒤였
다. 공장 정문 철책 너머로 검정곤색 일색의 운동장을 넘어다보는 순간 민도식은 갑자기 숨이 턱 막혀 옴을 느
꼈다. 새로 맞춘 제복으로 단장한 남녀 전 사원이 각 부서별로 군대처럼 질서정연하게 도열해 서서 연단에 선
지휘자의 손끝을 우러러보며 사가(社歌)를 제창하기 직전의 예비 운동으로 목청을 가다듬는 헛기침들을 하고 있
었다. 이윽고 공장 일대를 한바탕 들었다 놓은 우렁찬 노래가 터지기 시작했다. 노래 부르는 사원들 모두가 작
당해서 지각한 사람을 야유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검정곤색의 제복들이 일치단결해 가지고 사복 차림으로 꽁
무니에 따라붙으려는 유일한 사람을 완강히 거부하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세상 전체가 온통 제복투성이인
가운데 저 혼자만 외돌토리로 떨어져 있는 셈이었다. 자기 한 사람쯤 불참한다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체육대회
개회식은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민도식을 무척 화나면서도 그지없이 외롭게 만들었다. 정문으로 들어서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뒤돌아서서 나오지도 못한 채 그는 일단 멈춘 자리에 붙박여 버린 듯 언제까지 움직일 줄을
몰랐다.
- 윤흥길,「 날개 또는 수갑」-

Q. 위 글의 시점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가?

A1. 작품 속의 서술자가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하고 A4. 작품 밖의 서술자가 인물의 내면과 행동을 제시하고
있다. ( □ Yes, □ No ) 있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2. 작품 속의 서술자가 중심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A5. 작품 밖의 서술자가 객관적인 관찰을 위주로 전달하
있다. ( □ Yes, □ No )
고 있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3. 장면에 따라서 서술에 다양한 변화를 주며 서술하고
있다. ( □ Yes, □ No )

근거는?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p.138~139 현대소설 지문 + 문제5
p.156~157 현대소설 지문 + 문제1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소설 속에서 서술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시점에 따른 서술상의 특징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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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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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강. 말하기와 보여주기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말하기와 보여주기의 서술 방식, 개념을 확실히 정리한다.
! 서술을 통해 얻어지는 효과①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②를 파악할 수 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직접 제시 vs 간접 제시?
‘직접 제시’와 ‘간접 제시’라는 말은 선지에 잘 노출되지 않는다. 문장으로 풀어서 제시될
뿐. 우리는 선지의 내용을 눈으로 보고 개념으로 읽어낸다. 이 녀석들은 정말 빈번하게 출
연하기 때문에 잘 이해해 두고, 기출 선지를 통해 분석해 놓도록 하자!

① 직접 제시= 말하기(Telling), 분석적 제시

: 서술자(narrator)가 인물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요약해서 설명하는 것으로, 인물의 속성을 열


거하고 그 인물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있다. 고전 소설에서는 서술자
의 직접 개입으로 많이 드러난다.

➜ 많이 쓰이는 경우? 전지적 작가 시점

장점 단점
• 서술자가 인물의 성격이나 심리를 분석 • 직접 설명하다보면 추상적으로 흐를 수가
하여 오해 없이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 있다.
다. • 서술자가 다 말해줘 버리니까 읽는 사람
• 그냥 말해주면 되니까 내용을 빨리 빨리 은 할 일이 없네.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
전달해서 서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② 간접 제시= 보여주기(Showing), 극적 제시

: 인물들의 성격이 대사와 행동을 통해 스스로 독자에게 드러나도록 한다. 이것은 극에서 인
물이 관객들에게 제시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 많이 쓰이는 경우? 1인칭 관찰자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

장점 단점

• 인물의 말과 행동을 묘사하며 장면이 보


이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준다. • 인물에 대한 작가의 평가나 판단을 드러내
• 독자의 상상적 참여가 가능하고 극적인 기 힘들다.
효과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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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서술 방법과 거리
☺ 말하기 보여주기

서술자 - 인물 가깝다 멀다

서술자 - 독자 가깝다 멀다

독자 - 인물 멀다 가깝다

➜ 말하기 : 서술자가 인물의 내면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으므로 서술자와 인물의 거


리는 가깝다. 독자는 서술자의 상세한 설명을 통해 인물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인물에
게 다가서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독자와 인물의 거리는 멀다.

➜ 보여주기 : 서술자가 인물의 외양만을 묘사하므로 서술자와 인물의 거리는 멀다.


독자는 인물에 바짝 다가서서 인물의 내면을 추리해야 하므로 독자와 인물의 거리는 가
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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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제시 방법을 파악하기! 그 효과 알기!

가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사씨남정기 - 김만중

사씨는 두 부인을 맞아 절을 올린 후 말했다.


“숙숙*께서 영귀하여 멀리 떠나시지요. 그러나 돌아보건대 저는 상복을 입은 사람이고 또한 씻을 수 없
는 죄명을 지고 있어, 감히 뜰에 나가 경하 드리며 떠나시는 길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집에 오셨다는 말
을 들었지만 또한 나가서 뵈올 수가 없었습니다. 이생에서는 다시 존안을 대할 날이 없을 듯하여 무궁한
한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부인께서 이 누추한 곳까지 왕림하셨습니다.”
“오라버니께서 임종하실 때 한림을 내게 부탁하셨지. 그 말씀이 아직도 귀에 남아 있네. 내가 조카를 잘
인도하지 못한 탓에, 자네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어. 모두 내 허물일세. 그런데 내가 몇 해 전에 자네에게
했던 말을 혹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가?”
사씨는 다시 절을 하고 대답했다.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찌 잊을 날이 있겠습니까? 제가 눈은 있으나 사람을 알아보지 못
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어찌 감히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중략>

[중략 부분의 줄거리] 두 부인이 떠난 뒤, 사씨는 또다시 교씨의 흉계에 빠진다. 교씨는 울면서 사씨를 모함한다. 마침내 한림은 화를 벌
컥 냈다.

“투부*가 처음에 저주를 했을 때, 나는 부부의 정의를 생각하여 차마 적발할 수가 없었지. 그 후 신성현


에서 더러운 행실을 한 단서가 이미 드러났을 때에도 죄를 묻지 않았어. 지금 또 이렇게 세상에 보기 드문
흉악한 짓을 하다니……. 이 사람을 집안에 그대로 둔다면 조상께서 제사를 흠향하지 않으시고, 자손도 완
전히 끊어질 거야.”
한림은 교씨를 위로하였다.
“오늘은 이미 저물었네. 날이 밝으면 일가들을 모아 사당에 고한 후에 투부를 내칠 것이네. 그리고 자네
를 부인으로 삼을 것이야. 쓸데없이 슬퍼하지 말게. 꽃 같은 얼굴만 상하겠네.”
교씨는 눈물을 거두며 대답했다.
“그같이 조치하시다니……. 이제 첩의 원한이 거의 풀렸습니다. 하지만 부인의 자리를 첩이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한림은 즉시 일가들에게 통지하여 아침에 모두 사당 아래로 모이게 했다.

나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신열(身熱) - 현길언

“이봐, 그때 그 한글 강습소를 폐쇄시킨 게 바로 김만호였어. 우리가 주재소에 가서 혼이 나도록 당한


것도 다 뒤에서 그 작자가 조종을 한 거야. 나도 학교를 마치지도 않고 고향에 있을 수가 없어서 일본으로
떠나 버렸어. 귀찮은 일이 자꾸 따라다녔지.” / 재종숙은 그때 일을 바로 어제 일같이 말하였다.
“그 일뿐이 아니라고. 참으로 못할 짓 많이 하였지. 그런데 내가 해방이 되어서 고향에 돌아와 보니까,
아니 어디 숨어 있는 줄 알았던 그가 아주 요란스럽게 행세를 하고 있었어. 난 그 꼴이 보기 싫어서 다시
일본으로 들어가 버렸지만…….” / 재종숙의 말은 자꾸 헷갈렸다.
김만호 씨는 면 농회 근무 3년 만에 서른이 안 된 나이로 면장이 됐다. 재종숙은 아마 그가 제일 악질
적인 면장이었을 거라고 말하였다. 더구나 용서하지 못할 일은, 그가 가장 면민을 위하는 척하면서 제 할
일은 다 했다는 점이었다. 그는 젊은 면장으로서 이 제주 섬에서 가장 도사(島司)의 신임을 얻은 면장이
되었다. 재종숙의 말투는 점점 과격하여 갔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아무리 뼈에 사무친 일이라 하더라도 이
나이쯤이면 모두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터인데 그게 아니었다.
“생각해 보게. 어떻게 그런 사람에게 ‘선구적인 시민상’을 주어. 나라를 팔아먹는 데, 권력의 종노릇 하는
데 선구적이었어. 그건 김만호 개인의 문제가 아니여. 신문사 문제만도 아니고, 작은 문제가 아니여. 그 사
람이 상을 타면 세상 사람의 본이 되는 건데, 아니 모두들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거여? 안 되여. 안 돼.”
그는 언성을 높였다. 바로 교장 어른을 상대하여 말하는 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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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투리 문제> 와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대화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 ,  )


② 상황을 요약하게 제시해줌으로써 독자의 수고를 덜어주기도 한다. ( ,  )
③ 사건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 ( ,  )

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모시 적삼을 입은 한영덕이 오른쪽 무대 아래에서 허리를 굽힌 채 염을 하고 있다. 수술 장면에서 사용했던 수술대와 환자
용 마네킹이 그대로 이용된다. 허름한 옷차림의 강 노인, 관을 들고 등장. 차트를 넘긴다. ― ‘1972년 서울’. 강 노인은 망치를
관 위에 올려놓고 소주병을 관 옆에 둔다. 조용히 엎드려 잠을 청한다. 이때 여학생 교복을 입은 한혜자, 조심스럽게 걸어 나
와 한영덕을 바라보면서 오른쪽 무대 위로 올라간다.

한혜자 (종이쪽지를 보며) 오늘 아침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았습니다. 난,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날마다 허리를 앓거나 날마다 폭음을 하던 술꾼이라는 기억뿐이에요. 아버지는 식구들
과 말도 건네지 않고 항상 골이 난 사람처럼 보였어요. 술이 깨면 무슨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면서 솜으
로 두 귀를 꼭 틀어막고 지냈었죠. 나는 자라는 동안, 양친의 일가친척 집에 거의 왕래를 하지 않고 살
았습니다. 그 어느 쪽에서도 혈육의 대접을 기대할 수가 없었거든요.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아버지가
의사 노릇을 했었다는 기억이 없습니다. 난 아버지가 의사인 줄도 몰랐으니까요.
한영덕 (염을 끝내고 흰 천을 씌우면서) 자, 이제 염은 끝났소. 이승에서 못다 한 일, 저승에 가서라도 꼭 이루
시오. (천천히 강 노인이 엎드려 있는 관 쪽으로 걸어간다)
강 노인 (인기척에 잠을 깨며) 일은 다 끝났수? / 한영덕 예.
강 노인 내가 깜박 잠이 들었나 보구만. (한영덕이 관 옆에 앉아 소주를 마신다)
한혜자 어느 날 아침에 아버지는 아무 얘기도 없이 집을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중략>
강 노인 한 씨한테는 딸이 하나 있는 모양인데 이제 그만 집으로 들어가지 않구.
한영덕 여기가 내 집이외다. 내레 갈 곳이 없시오.
강 노인 (쯧쯧 혀를 찬다) 필시 무슨 사연이 있을 게야. 하기사 한 씨가 우리 장의사에 처음 찾아왔을 때부텀
무슨 기막힌 사연이 있는 줄 알았지. (사이) 근데, 거, 한 씨 염하는 솜씨를 보니까 보통 솜씨가 아니던
데 전에도 시체를 다뤄 본 적이 있수?
한영덕 (뭔가 얘기를 하려다 말고) 강 노인은 집 짓던 목수가 어째 관을 짜게 되었수?
강 노인 나야 뭐, 늙어서 쉬운 일을 찾다 보니까 이렇게 되었지. 하지만 이 관으로 말할 것 같으면 죽은 사람
의 집이니까 마찬가지예요.
한영덕 기왕이면 내 것도 하나 짜 주시구려.
강 노인 (어이가 없다는 듯) 거 무슨 소리! 나보다 젊은 양반이 못하는 소리가 없구만. 갈려면 이 늙은이가 먼
저 가야지. (사이) 정말 한 씨 염하는 솜씨가 내 맘에 꼭 들어요. 그러니까 내가 가거들랑 내 염을 해
주고 나서 뒤따라올 생각을 해도 늦지 않아요.
한영덕 그러면 내 관은 누가 짜 줍네까?
강 노인 (한영덕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무 말 않고 관을 두드린다)
한혜자 한영덕 씨가 사망했다는 전보를 받고서도 울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난 그가 살았던 시대를 새롭게 실
감했기 때문이죠. 아버지 한영덕 씨는 시대와 더불어 캄캄한 어둠 속에 박제될 거예요. 저 정지된 폐허
가운데 들꽃과 잡초에 뒤덮여 쓰러진 녹슨 기관차처럼 그의 매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퇴장)

술에 취한 한영덕, 관 앞에 쓰러져 잔다. 음악 소리와 함께 망치 소리 고조되면서 조명 서서히 암전된다.

- 황석영 원작, 김석만․오인두 각색, 「한씨연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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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한혜자’가 말하는 부분을 [A], ‘한영덕’과 ‘강 노인’이 대화하는 부분을 [B]라고 할 때, 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가?

A1. [A]는 말하기가 중심이고, [B]는 보여주기가 중심이 A3. [A]는 갈등의 내용을,[B]는 그 갈등의 원인을 다루
다. ( □ Yes, □ No ) 고 있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2. [A]는 [B]에 대한 관객의 정서적 몰입을 제한하고 있


다. ( □ Yes, □ No )
근거는?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 [중모리] 창황분주 도망을 갈 제 새만 푸루루루루 날아 나도 복병인가 의심하고, 낙엽만 퍼뜩 떨어져도 추
병인가 의심하여, 엎어지고 자빠지며 오림산 험한 산을 반생반사 도망을 간다.

(나) [아니리] 조조(曹操) 가다 목을 움쑥움쑥하니 정욱(程昱)이 여짜오되,


“승상님 무게 많은 중에, 말 허리에 목을 어찌 그리 움치시나이까?”
“야야, 화살이 귀에서 앵앵하며 칼날이 눈에서 번뜻번뜻 하는구나.”
“이제는 아무 것도 없사오니 목을 늘여 사면을 살펴보옵소서.”
“야야, 진정으로 조용하냐?”
조조가 목을 막 늘여 좌우 산천을 살펴보려 할 제, 의외에 말 굽통 머리에서 메추리 표루루루 하고 날아 나
니 조조 깜짝 놀라,
“아이고 정욱아, 내 목 떨어졌다. 목 있나 봐라.”
“눈치 밝소. 조그만한 메추리를 보고 놀랄진대 큰 장끼를 보았으면 기절할 뻔하였소그려.”
조조 속없이,
“야 그게 메추리냐? 그놈 비록 자그마한 놈이지만 냄비에다 물 붓고 갖은 양념 하여 보글보글 볶아 놓으면
술안주 몇 점 참 맛있느니라만.”
“입맛은 이 통에라도 안 변하였소그려.”
조조가 좌우 산천을 살펴보니,

(다) [중모리] 산천은 험준하고 수목은 총잡한데, 골짜기 눈 쌓이고 봉우리 바람 칠 제, 화초 목실 없었으니 앵무
원앙이 그쳤는데 새가 어이 울랴마는, 적벽 싸움에 죽은 군사 원조(怨鳥)라는 새가 되어 조 승상을 원망하
여 지지거려 우더니라. 나무 나무 끝끝트리 앉아 우는 각 새 소리. 도탄에 싸인 군사, 고향 이별이 몇 해런
고. 귀촉도 귀촉도 불여귀라, 슬피 우는 저 초혼조. 여산 군량이 소진하여 촌비 노략 한때로구나, 소텡 소텡
저 흉년새. 백만 군사를 자랑터니 금일 패전이 어인 일고, 입삐쭉 입삐쭉 저 삐쭉새. 자칭 영웅 간곳없고
도망할 길을 꾀로만 낸다, 꾀꼬리 수리루리루 저 꾀꼬리. 들판 대로를 마다하고 심산 숲 속에 고리각 까옥
저 까마귀. 가련타 주린 장졸 냉병인들 아니 들랴, 병에 좋다고 쑥국 쑥쑥국. (중략)
처량하구나 각 새 소리. 조조가 듣더니 탄식한다.
“울지를 말아라. 너희가 모두 다 내 제장 죽은 원귀가 나를 원망하여서 우는구나.”

(라) [아니리] 탄식하던 끝에 ‘히히히, 해해해’ 대소하니 정욱이 기가 막혀,


“여보시오 승상님, 근근도생 창황 중에 슬픈 신세 생각지 않고 무슨 일로 웃나이까?”
조조 대답하되,
“내 웃는 게 다름 아니라 주유(周瑜)*는 꾀가 없고 공명(孔明)*은 슬기 없음을 생각하여 웃노라.”

(마) [엇모리] 이 말이 지듯 마듯 오림산곡 양편에서 고성 화광이 충천, 한 장수가 나온다. 얼굴은 형산백옥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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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소상강 물결이라. 이리 허리 곰의 팔, 녹포엄신 갑옷, 팔척 장창 비껴들고 당당위풍 일 포성, 큰 소리


로 호령하되,
“네 이놈 조조야. 상산 명장 조자룡(趙子龍)을 아는다 모르는다? 조조는 닫지 말고 창 받으라!”
말 놓아 달려들어 동에 얼른 서를 쳐, 남에서 얼른 북을 쳐, 생문으로 내리닫아 사문에 와 번뜻! 장졸의 머리
가 추풍낙엽이라. 예 와서 번뜻하면 저 가 뎅기령 베고, 저 와서 번뜻하면 예 와 뎅기령 베고, 백송골이 꿩 차
듯, 두꺼비 파리 차듯, 은장도 칼 베듯, 여름날 번개 치듯 흥행행 쳐들어갈 제, 피 흘러 강물 되고 주검이 여산
이라.
- 「적벽가(赤壁歌)」 -
* 주유 : 조조의 위나라와 적대 관계에 있던 오나라의 대장군.
* 공명 : 제갈량(諸葛亮). 위나라와 적대 관계에 있던 촉나라의 군사(軍師).

Q2. (나)와 (마)를 비교하여 설명한 내용으로 적절한가?

A1. (마)는 (나)에 비해 작중 상황이 급박하여 정서적 긴 A3. (나)는 주로 인물 간의 대화에 의해, (마)는 주로 서
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 □ Yes, □ No ) 술자의 서술에 의해 사건이 진행된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2. (나)에서 인물 간의 갈등이 해소되는 데 비하여, (마)


에서는 인물 간의 갈등이 고조된다. ( □ Yes, □ No )
근거는?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p.75~76 현대소설 지문 + 문제5, 문제6
p.78~79 현대소설 지문 + 문제2, 문제3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직접 제시와 간접 제시된 부분을 통해서 사건의 파악, 인물들의 구체적인 성격이나 심리를 파악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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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강. 갈등과 구성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갈등의 주체①와 내용②, 심화와 해소 과정③을 안다.
! 갈등의 배열 구조를 파악한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갈등?
갈등이 안 나와 있는 지문이 있는 거 같다고?
없어 보여도 그 안에는 내적 갈등이라도 반드시 있을 거야. 소설 지문은 갈등의 시작부터
해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떤 유형이든 반드시 갈등이 드러나기 마련! 출제자들이
갈등의 원인과 양상, 그 내용을 묻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

• 내적 갈등 : 한 인물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상반되거나 분열된 심리가 원인이 되는 갈등.


인물이 겪는 고민, 근심, 불안, 방황, 망설임, 분노 등도 모두 내적 갈등에 포함된다.

• 외적 갈등 : 인물과 그를 둘러싼 외부적인 요소와의 상반된 입장과 태도가 원인이 되어 생


기는 갈등.

㉠ 인물과 인물의 갈등
: 주동 인물과 반동 인물 간의 대립과 충돌로 인해 생기는 갈등.
: 개인의 가치관이나 성격, 태도, 감정 등을 포착해 낼 수 있음.

㉡ 인물과 운명의 갈등
: 인물의 삶이 주어진 가혹한 운명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겪게 되는 갈등.
: 대부분 인간의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론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이에 인물들이 패배하
거나 순응하는 내용의 결말로 구성됨.

㉢ 인물과 사회의 갈등
: 인물이 속한 사회의 윤리나 제도 등과 충돌하여 생기는 갈등.

㉣ 인물과 자연의 갈등
: 인물이 거대한 힘을 가진 자연 환경과 부딪쳐 싸우면서 겪게 되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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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구성?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설의 구성 형식은 액자식 구성!! 우리가 고등학교 올라와서 가장 먼
저 배운 소설에서 배운 개념이지! 만득이와 곱단이 기억 나? ‘액자식 구성’의 개념과 특징
은 꼭 기억해 두도록 하자!!

• 평면적 구성 : 시간적 순서에 따라 사건이 전개되는 구성 = 순행적 구성


• 입체적 구성 : 시간의 역전이 일어나면서 사건이 전개되는 구성 = 역순행적 구성
• 액자식 구성
- 외부 이야기 속에 또 다른 내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구성
- 이야기의 핵심 내용을 가리키는 내부 이야기(내화)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 이야기(외화)로
나뉨.

주의! 외화와 내화의 시점이 바뀌는 경우가 많음. 특히 내화는 전지적 작가 시점일 경우가 많음.
효과 • 내부 이야기가 신빙성을 가지게 된다.
(= 내화의 내용이 믿을 수 있는 이야기로 느껴진다는 뜻!)

※ 현재 사건 속에 과거 장면이 삽입= 역순행적 구성

주의! 액자식 구성이 아님! 액자식 구성은 내화와 외화의 사건이 독립된 이야기여야 함.
같은 주인공들의 사건이면서 단순히 시간적 배경만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역순행적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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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사건의 흐름! 구성에 집중!!!

가 2009학년도 3월 학력평가
타인의 얼굴 - 한수산
[앞부분의 줄거리] ‘나’는 투병 중이던 최 교수의 부고를 듣고, 서울행 비행기를 탈지 말지 망설인다. ‘나’는 과거 최 교수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는 응접실로 나오지도 못하고 안방에 딸린 침구 위에서 나를 맞았다. 전번에 찾아오려고 했을 때, 병


원에 가고 안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두 주일이 지나 있었다.
“그렇겠지. 막살아왔다면, 그렇게 아무렇게나 살아왔다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무슨 짓이든 하겠지.
그러나…… 난 그렇지가 못하잖아. 그렇게 막살지도 못했잖아.”
얼음 조각을 하듯 그렇게 사셨을 것이다. 깨뜨리면 잘못 부수면 회복이 안 되는 것으로 사신 시간들일
것이다. 선생님의 시간.
“폭력적인 생각이 자꾸 들곤 해. 뛰어내릴까. 그래서라도 죽는 게 낫지 않나. 딱 죽는 약이 있으면 먹을
까도 싶고. 이런 폭력적인 생각을 또 고쳐. 내가 이래선 안 된다, 안 된다 하고.”
왜 그런 약한 생각을 하세요. 나는 겨우 그렇게 중얼거리려다가 목이 아프게 누르며 그 말을 참았다. 아
무것도 선생님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을 나는 가지고 있지 못했다.
“죽음이…… 화려하게까지 느껴지기도 해. 그게 두렵지가 않아. 이상하지. 전에 할아버지 무덤에 가 앉아
있을 때 생각이 나. 그때, 그 융단같이 푸른 잔디를 보며 앉았노라면 그렇게 좋고 평화스러울 수가 없었어.
내가 이제 여길 내려가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고, 얼마나 많은 나쁜 짓을 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속이며 살아갈 건가. 그런 생각을 하곤 했었지. 물론 살아가며, 순간순간의 기쁨이야 있겠지. 그러나……”
이미 노오랗게 물들어 있는 선생님의 눈을 나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병이 저렇게 만든 것일까. 검고 컸
던 선생님의 눈. 우리는 이다지도 무력한가. 우리가 무엇을 이룩하겠다고. 무엇을 남기겠다고 매일을 고단
하게 살았단 말인가. 메마른 입술을 적시며 선생님이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길이 커튼이 열려진 창에 가
멎었다. 텅 빈 하늘이 거기 가득했다.
“끊임없이 싸워. 정상적인 자아와 병든 자아가 이십사 시간을 싸워. 이게 나야. 내가, 두 개의 내가 살아
있어. 내가 나를, 정상적인 자아가 병든 자아를 두 시간만 재워 놓자. 그러면서 잠이 들어. 여덟 시에 깨우
자. 그러면서 살아. 병든 자아를 달래서 약을 먹이고, 병든 자아에게 사정해 가며 물도 몇 모금 먹고……”
그때, 왜 그 생각이 떠올랐을까. 그것은 내가 본 처음이자 마지막 한 번의 선생님이었다. 그때 선생님은
대학의 보직을 맡고 있었다. 마침 약속이 있어서 학교 본관의 처장실로 찾아갔을 때였다. 그때 다른 단과
대학의 학장을 했던 원로 교수 하나가, 최명하 너 이놈 하고 고함을 치며 처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었다.
그는 아마 선생님보다 스무 해는 나이가 위였을 게다. 그를 향해서 그때 선생님이 소리쳤다. 학자라는 게
나잇값도 못하고! 당신하고 할 이야기 없으니 당장 나가! 놀라서 집무실 한구석에 나는 서 있었고, 선생님
은 그 노교수의 등을 밀어 밖으로 내몰았다. 문을 닫아걸며 선생님이 내뱉듯 말했다. 무슨 부정입학생 명
단을 수첩에 적어 가지고 합격을 시키자니! 그걸 내가 못 한다고 잘랐더니 저 주책이야! 그때는 마침 입시
철이었다. 그처럼 격렬하고 단호했던 선생님의 모습이 갑자기 왜 떠오르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때의
그 선생님, 또 다른 선생님의 자아를 생각했던 것일까.
메마른 발을, 여윈 발을 당겨 앉은 자세를 바꾸며 그때 선생님이 중얼거렸다.
“황 교수, 그 사람이 뭔데 나보다 이십 년을 더 살아. 말이나 되는 소리야. 나보다 이십 년을 더 살다니.”
황 교수. 그분은 선생님과는 가까웠던 국문과 교수였고, 원로소설가였다.
“오늘 비행기는 전연 예약이 안 되네요. 그냥 비행장으로 나가 보실래요. 좌석이 있으면 탈 수도 있을
테니까요.”
아내의 그런 말을 들으며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아니, 가지 않겠어. 병든 자아와 정상적인 자아가 아냐.
수없이 많은 내가 내 속에 있어. 그의 죽음을 지켜보며 나는 또 얼마나 많은 자아와 싸웠던가. 때로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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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웠던 나. 때로는 슬펐던 나. 때로는 그의 병듦을 보며 살아있는 자신이 기뻤던 나도 있었어. 그의 무너져
가는 몸을 보며, 건강에 조심해야지 하고 쥐가 천장을 갉아대듯 속삭인 나도 있었어.
그는 새로 빤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맸다. 비뚤어진 매듭을 거울 속으로 바라보며 다시 맬까 어쩔까
를 그는 잠시 생각했다. 그는 양복을 걸치며, 넥타이를 고치지도 다시 매지도 않은 또 하나의 자신에게 말
했다. 두 시의 약속을 미룰걸 그랬어.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기 위해 구두를 신으며 그는 오늘 저녁에는
술을 마시자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많이 마시지는 마. 밖으로 나섰다. 바람이 빗발을 뿌려 그의 구두를
젖게 했다. 그는 우산을 바람 쪽으로 기울이며 걸음을 빨리했다. 비는 모래알같이 뿌려댔다. 골목에는 누구
도 보이지 않았다. 사막 같았다. 비를 맞고 있는 집과 나무와 아스팔트 포장이 된 골목을 바라보았다. 사
막. 순간 그는 자신 속에 아무도 살아 있지 않다고 느꼈다. 어떤 모습의 그도.
나 2007학년도 6월 모의평가
금시조(金翅鳥) - 이문열

그런데 그 가을의 어느 날이었다. 이미 가끔씩 노환으로 자리보전을 하던 석담 선생은 그날도 병석에서 일


어나기 바쁘게 종이와 붓을 찾았다. 그것도 그 무렵에는 거의 쓰지 않던 대필(大筆)과 전지(全紙)였다. 벌써
몇 달째 종이와 붓을 가까이 않던 고죽은 그런 스승의 집착에 까닭 모를 심화를 느끼며 먹을 갈기 바쁘게
스승 곁을 물러나고 말았다. 어딘가 모르게 스승의 과장된 집착에는 제자의 방황을 비웃는 듯한 느낌이 드는
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동안 뜰을 서성이는 사이에 그는 문득 늙은 스승의 하는 양이 궁금해졌다.
방에 돌아오니 석담 선생은 붓을 연적에 기대 놓고 눈을 감은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바닥에는 방금
쓰다가 그만둔 것인 듯 ‘萬毫齊力(만호제력)’ 넉 자 중에서 앞의 석 자만이 씌어져 있었다.
“소재(蘇齋)*는 일흔여덟에 참깨 위에 ‘天下泰平(천하태평)’ 넉 자를 썼다고 한다. 나는 아직 일흔도 차지
않았는데 이 넉 자 ‘萬毫齊力’을 단숨에 쓸 힘도 남지 않았으니…….”
그렇게 탄식하는 석담 선생의 얼굴에는 자못 처연한 기색이 떠올랐다. 그러나 고죽은 그 말을 듣자 억눌
렀던 심화가 다시 솟아올랐다. 스승의 그 같은 표정은 그에게는 처연함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만만함으로
비쳤다.
“설령 이 글을 단숨에 쓰시고, 여기서 금시조(金翅鳥)*가 솟아오르며 향상(香象)*이 노닌들, 그게 선생님
을 위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고죽은 자신도 모르게 심술궂은 미소를 띠며 물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 채 기진해 있던 석담
선생은 처음 그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내 그 말의 참뜻을 알아들은 듯 매서운 눈길로 그
를 노려보았다.
“무슨 소리냐? 그와 같이 드높은 경지는 글씨를 쓰는 이면 누구든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이르러 보고
싶은 경지다.”
“거기에 이르러 본들 그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단 말입니까?”
고죽도 지지 않았다.
“태산에 올라 보지도 않고, 거기에 오르면 그보다 더 높은 산이 없을까를 근심하는구나. 그럼 너는 일
찍이 그들이 성취한 드높은 경지로 후세에까지 큰 이름을 드리운 선인들이 모두 쓸모없는 일을 하였단 말
이냐?”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인 것입니다. 도대체 종이에 먹물을 적시는 일에 도가 있은들 무엇이며, 현묘(玄
妙)함이 있은들 그게 얼마나 대단하겠습니까? 도로 이름하면 백정이나 도둑에게도 도가 있고, 뜻을 어렵게
꾸미면 장인이나 야공(冶工)의 일에도 현묘함이 있습니다. 천고에 드리우는 이름이 있다 하나 이 나[我]가
없는데 문자로 된 나의 껍데기가 낯모르는 후인들 사이를 떠돈들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서화가 남겨진다
하나 단단한 비석도 비바람에 깎이는데 하물며 종이와 먹이겠습니까? 거기다가 그것은 살아 그들의 몸을
편안하게 해 주지도 못했고 헐벗고 굶주리는 이웃을 도울 수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 허망함과 쓰라림을
감추기 위해 이를 수도 없고 증명할 수도 없는 어떤 경지를 설정하여 자기를 위로하고 이웃과 뒷사람을
홀렸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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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그때였다. 고죽은 불의의 통증으로 이마를 감싸 안으며 엎드렸다. 노한 석담 선생이 앞에 놓인 벼루 뚜


껑을 집어던진 것이다. 샘솟듯 솟는 피를 훔치고 있는 고죽의 귀에 늙은 스승의 광기 어린 고함 소리가 들
려 왔다.
“내 일찍이 네놈의 천골(賤骨)을 알아보았더니라. 가거라. 너는 진작부터 저잣거리에 나앉아야 할 놈이었
다. 용케 천골을 숨기고 오늘날에 이르렀으니 이제 나가면 글씨 한 자에 쌀 됫박은 후히 받을 게다…….”
결국 그 자리가 그들의 마지막 자리였다. 그 길로 석담 선생의 집을 나선 고죽이 다시 돌아온 것은 이미
스승의 시신이 입관된 뒤였다.
벌써 삼십여 년 전의 일이건만 고죽은 아직도 희미한 아픔을 느끼며 이제는 주름살이 덮여 흉터가 별로
드러나지 않는 왼쪽 이마 어름을 만져 보았다. 그러나 그와 함께 떠오르는 스승의 얼굴은 미움도 두려움도
아닌, 그리움 그것이었다.
“아버님, 김 군이 왔습니다.”
다시 추수의 목소리가 그를 끝 모를 회상에서 깨나게 하였다. 이어 방문이 열리며 초헌(草軒)의 둥글넓
적한 얼굴이 나타났다. 대할 때마다 만득자(晩得子)를 대하는 것과 같이 유별난 애정을 느끼게 하는 제자
였다. 사람이 무던하다거나 이렇다할 요구 없이 일 년 가까이나 그가 없는 서실을 꾸려 가고 있는 탓도 있
겠지만 그보다는 글씨 때문이었다. 붓 쥐는 법도 익히기 전에 행서(行書)를 휘갈기고, 점획 결구(點劃結構)
도 모르면서 초서(草書)며 전서(篆書)까지 그려 대는 요즈음 젊은이들 답지 않게 초헌은 스스로 정서(正書)
로만 삼 년을 채웠다. 또 서력(書歷) 칠 년이라고는 하지만 칠 년을 하루같이 서실에만 붙어 산 그에게는
결코 짧은 것이 아닌데도 그 봄의 고죽 문하생 합동전에는 정서 두어 폭을 수줍게 내놓았을 뿐이었다. 그
러나 그의 글은 서투른 것 같으면서도 이상한 힘으로 충만돼 있어, 고죽에게는 남모를 감동을 주곤 했다.
젊었을 때는 그토록 완강하게 거부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윽하게 느껴지는 스승 석담의 서법을 연상케
하는 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 소재 : 청나라 학자 옹방강의 호. * 금시조 : 불경에 나오는 상상의 큰 새. * 향상 : 상상의 큰 코끼리.

꼬투리 문제> 과 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시간의 흐름을 비약시킴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연계하고 있다. ( ,  )


② 인물의 공간 이동에 따라 서사의 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 ,  )
③ 사건을 병렬적으로 구성하여 이야기의 입체감을 높이고 있다. ( ,  )

Q1. (가)의 시간 구조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때, ㉮ ~ ㉰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Y, Y, Y, Y, N

㉮ (현재) 근거는?

㉯ (회상 1) A3. ㉰는 선생님이 대학에서 보직을 맡고 있을 때이다.


㉰ (회상 2) ( □ Yes, □ No )
근거는?

A4. ㉯의 선생님의 모습이 ㉰를 떠올리게 한다.


( □ Yes, □ No )
A1. ㉮는 선생님의 부고를 들은 후의 시간이다. 근거는?
( □ Yes, □ No )
근거는? A5. 황 교수에 대한 선생님의 말로 인해 ㉯에서 ㉮로 돌
아온다. ( □ Yes, □ No )
A2. ㉯는 선생님에게 병문안을 갔을 때이다.
( □ Yes, □ No ) 근거는?

92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상처를 입은 노루는 설원에 피를 뿌리며 도망쳤다. 사냥꾼과 몰이꾼은 눈 위에 방울방울 번진 핏자국을 따라
노루를 쫓았다. 핏자국을 따라가면 어디엔가 노루가 피를 쏟고 쓰러져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나>는 흰 눈을
선연하게 물들이고 있는 핏빛에 가슴을 섬뜩거리며 마지못해 일행을 쫓고 있었다. 총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은 후회가 가슴에서 끝없이 피어올랐다. <나>는 차라리 노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기 전에 산을 내려가 버
리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망설이기만 할 뿐 가슴을 두근거리며 해가 저물 때까지도 일행에서 벗어나지 못하
고 있었다. 핏자국은 끝나지 않았고, <나>는 어스름이 내릴 때에야 비로소 일행에서 떨어져 집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곧 열이 심하게 앓아 누웠기 때문에, 다음날 그들이 산을 세 개나 더 넘어가서 결국 그 노루를
찾아냈다는 이야기는 자리에서 소문으로 듣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만으로도 몇 번이고 끔찍스러운 몸서
리를 치곤 했다.
서장(序章)은 대략 그런 이야기였다. 물론 내가 처음에 이 서장을 읽은 것은 아니었다. 어느 중간을 읽다가 문
득 긴장하여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읽게 된 것이었지만, 여기에서도 나는 그 총소리 하며 노루의 핏자국이나
눈빛 같은 것들이 묘한 조화 속에 긴장기 어린 분위기를 이루고 있음을 느꼈다. 사실 여기서도 암시하고 있듯이
형의 소설은 전반에 걸쳐서 무거운 긴장과 비정기가 흐르고 있었다.
형의 내력에 대한 관심도 문제였지만, 형의 소설이 나를 더욱 초조하게 하는 것은 그것이 이상하게 나의 그
림과 관계가 되고 있는 것 같은 생각 때문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사실일 수도 있었다. 혜인과 헤어지고 나서 나
는 갑자기 사람의 얼굴이 그리고 싶어졌다. 사실 내가 모든 사물에 앞서 사람의 얼굴을 한번 그리고 싶다는 생
각은 막연하게나마 퍽 오래 지녀온 갈망이었다. 그러니까 혜인과 헤어지게 된 것이 그 모든 동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 무렵 그런 충동이 새로워진 것은 사실이었다.
나의 그림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견딜 수 없이 괴로운 일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것
에 대해 생각하고 화필과 물감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의 10분의 1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나는 인간의 근원에 대해 생각을 좀 더 깊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느낌이 절실했던 점만은 지금도 고백할 수
가 있을 것이다. 하여 에덴으로부터 그 이후로는 아벨이라든지 카인, 또 그 인간들이 지니고 의미하는 속성들을
즉흥적으로 생각해 보곤 하였다. 그러나 어느 것도 전부를 긍정할 수는 없었다. 단세포 동물처럼 아무 사고도
찾아볼 수 없는 에덴의 두 인간과 창세기적 아벨의 선 개념, 또 신으로부터 영원한 악으로 단죄받은 카인의 질
투--그것은 참으로 인간의 향상 의지로서 신을 두렵게 했을는지도 모른다--그 이후로 나타난 수많은 분화,
선과 악의 무한정한 배합 비율……. 그러나 감격으로 나의 화필이 떨리게 하는 얼굴은 없었다. 나는 실상 그 많
은 얼굴들 사이를 방황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혜인 이후 나는 벌써 어떤 얼굴을 강하게
예감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직은 내가 그것과 만날 수 없었을 뿐이었다. 둥그스름한, 그러나 튀어 나갈 듯이
긴장한 선으로 얼굴의 외곽선을 떠 놓고(그것은 나에게 있어 참 이상한 방법이었다) 나는 며칠 동안 고심만 하
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소설이라는 것이 시작되기 바로 전날이었을 것이다. 형이 불쑥 나의 화실에 나타났다. 그
는 낮부터 취해 있었다. 숫제 나의 일은 제쳐 놓고 학생들에게 매달려 있는 나에게 형이 시비조로 말했다.
“흠! 선생님이 그리는 사람은 외롭구나. 교합 작용이 이루어지는 기관은 하나도 용납하지 않았으니…….”
얼굴의 윤곽만 떠 놓은 나의 화폭을 완성된 것에서처럼 형은 무엇을 찾아내려는 듯 요리조리 뜯어보고 있었
다. 나는 물끄러미 그 형을 바라보았다.
“그건 아직 시작인걸요.”
“뭐, 보기에 따라서는 다 된 그림일 수도 있는걸…… 하나님의 가장 진실한 아들일지도 몰라. 보지 않고 듣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마음만으로 살아가는. 하지만, 눈과 입과 코…… 귀를 주면…… 달라질 테지--한데, 선생님은
어느 편이지?”
형은 그림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 눈이 무엇을 열심히 찾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밖에서 찾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줄을 알고 있는 눈이었다. 나는 어리둥절해 있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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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흥, 나를 무시하는군. 사람의 안팎은 합리적 논리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예술가도 이 의사에
게 동의해 줄 테지. 그렇다면 내 얘기도 조금은 맞는 데가 있을지 몰라. 어때, 말해 볼까?”
형은 도시 종잡을 수 없는 말을 했다. 무엇인가 열심이라는, 열심히 말하고 싶어 한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 새로 탄생할 인간의 눈은, 그리고 입은 좀더 독이 흐르는 쪽이어야 할 것 같은데…… 희망은--이건 순전
히 나의 생각이지만, 선(線)이 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야.”
이상하게도 형은 나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

Q2. 위 글에 대한 적절한 반응인가? Y, Y, Y

A1. 두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그 연관성을 세 A3. 추상적인 개념어를 사용한 요약적 서술과 인물 간의
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군. ( □ Yes, □ No ) 대화를 통한 장면 제시를 모두 활용하고 있군.
근거는? ( □ Yes, □ No )
근거는?

A2. 개인과 사회의 갈등보다는 개인의 내면적 갈등에 깊 A4. 서술하는 시간과 서술되는 시간이 일치하지 않는 서
은 주의를 기울여 읽어야겠군. ( □ Yes, □ No ) 술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오늘도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p.84~85 현대소설 지문 + 문제1, 문제2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갈등의 내용에 집중해서 지문을 분석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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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16강. 산문 개념 정리의 완결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기출 문제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개념들을 명확하게 점검한다.
! 선지에서 찾은 서술상의 특징을 지문에 반드시 적용하고, 그 구절의 의미를 파악한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이제 산문에 적용되는 개념들 정리에 마침표를 찍자! 이제 수능을 향해 완전 달릴 준비의 완료 시점!!


‘이 말이 이 뜻이었어~?’ 이런 건 이제 끝!! 기출문제에 항상 반복해서 등장하는 개념들을 완벽하게 정리하
고, 이제 선지들에 실린 의미를 파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0’에 수렴된다!

첫째, 병렬적 구성, 병치

• 사건이나 사건의 배경이 되는 공간이나 시간적 배경 등을 나란히 배열하는 것을 말한다!


- 성격이 대등한 두 가지 이상의 사건이나 삽화를 나열하는 경우!
- 성격이 유사하거나 상이한 공간적 배경을 나란히 배열하는 경우!

기출 선지로 분석하기!! 그냥 받아들이기!!!

2005학년도 6월 모의평가

청이 이 말을 듣고 나서야 전후 지낸 일이 다 정한 운명인 줄 알고, 더욱 슬퍼하여 땅에 엎


드려 아뢰기를,
“말씀을 듣고 보니 저의 전생 죄악으로 말미암은 것이 분명한데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를 탓
하겠습니까마는, 지나간 고생과 지금 병든 아비가 굶주리고 슬퍼하여 죽게 될 일을 생각하니
간장이 미어지는 듯합니다.”
하니, 용왕이 말하기를,
“이제는 너의 고생이 다 끝나고 이후에 무궁한 복을 누릴 것이니 슬퍼하지 말아라.”
하고 시녀를 명하여 다과를 내와서 먹이라 하니, 얼마 후에 시녀가 붉은 소반에 차를 내오는
데 백옥 잔에 안개 같은 차와 대추 같은 과일이었다. 청이 받아먹으니 정신이 맑아져서 전생의
일이 분명히 기억났다. 부왕(父王)의 용안을 새롭게 알아보며, 좌우 시녀가 전생에 자기 앞에서
심부름하던 무리인 줄 아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자기가 본디 천일주를 맡아보다가 노군을 불쌍
히 여겨 술을 훔쳐 먹이던 일이 어제 일처럼 생각나니, 슬픈 마음이 새로워 부인을 우러러 눈
물을 흘리며,
“제가 인간 세상에서 고초를 겪던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두렵습니다. 이제 여기 들어왔으니
도로 나가지 말고 여기 머물기를 원합니다.”
부인이 말하기를,
“너는 슬퍼하지 말아라. 이제 다시 인간 세상에 나가면 전날의 고초는 일장춘몽이 될 것이니
어찌 천명을 어기겠느냐?”
하고, 시녀를 명하여,
“청을 후원 별당으로 인도하여 편히 쉬게 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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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청이 시녀를 따라 후원 별당에 이르니 집안에 벌여놓은 것들이 모두 전날에 보던 것이었다.


이때 심현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딸이 문을 나가 어디로든 가는 모양이나 보려
하나 눈이 감겼으니 어찌 볼 수가 있겠는가? 가슴을 치며 통곡하다가 문득 기절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니, 이웃 사람들이 그 형편을 참혹히 여겨 붙들어 손발을 주무르고 더운물을 입에
떠 넣어 구호하니,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려 손으로 벽을 치며 통곡했다.
“불쌍하다 내 딸아, 세 살에 어미를 잃고 가련한 어린 아기 어미를 부르짖어 울 적에 이 마
음이 얼마나 아팠겠느냐? 목숨이 모질어 죽지 못하고 사는 중에 앞 못 보는 병신까지 되어 지
척을 분간하지 못하고, 집안 살림은 나날이 어려워서 하루 한 끼를 얻어먹지 못하고 있을 때
에, 추위와 더위를 헤아리지 아니하고 빌어다가 잠시도 배고프지 않게 해 주더니, 이제 아비를
위하여 이렇게 되었으니 네 정성은 지극하나 내 어찌 살기를 바라겠느냐? 아아, 하늘이여, 집안
살림이 어렵거든 눈이나 성하거나, 앞을 보지 못하거든 집안 살림이 넉넉하거나 할 일이지, 제
어찌 애를 그토록 태우며 죽을 곳에 나아갔단 말이냐? 슬프다! 자식이 병들어 죽어도 참혹한데
나는 오랜 병에 성한 자식을 눈앞에서 비명원사(非命寃死)케 하니, 설령 천지귀신이 그릇되게
여기지 아니하여 눈이 뜨인들 어찌 홀로 살아 이 설움을 참고 견디리오?”
하며, 이렇듯 밤낮으로 청을 부르며 통곡하니 이웃 사람이 그 우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공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홀로 애통해 하다가 스스로 위로하여 더듬어 보니, 청이 빌어다 모
아 둔 양식과 마른 고기 반찬과 익힌 음식이 그릇마다 담겼거늘, 만지는 족족 가슴이 막히고
간장이 녹는 듯하여 아무리 슬픔을 억제하려 하나 어찌할 수가 없었다. 다시금 딸을 부르짖어,
“불쌍하다, 너는 병신 아비를 이같이 먹여 살리려고 애를 썼는데, 나는 너를 죽을 곳에 보내
고도 태연하니 이게 어찌 사람의 도리라 하겠느냐?”
하며, 밤낮없이 울음으로 세월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었다. 눈바람
이 몰아쳐 뼈에 사무치고 적막한 빈집에 인적이 끊어지니 생각하는 것이라고는 청이뿐이었고,
얼굴은 핼쑥하여 뼈만 남아 있었다.
- 심청전 (경판본) -


이거슨 진.리 대립적인 두 공간을 병치시켜 사건을 전개한다.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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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갈등의 해소

• 대립하는 두 대상의 ‘화해’만이 갈등의 해소는 아니다.


사사건건 주동 인물에게 태클 걸던 반동 인물의 패배도 갈등의 해소에 속한다는 것!!
즉, 권선징악도 갈등의 해소가 되는 것이다!!

기출 선지로 분석하기!! 그냥 받아들이기!!!


2010학년도 3월월 학력평가
승상이 배를 타고 황하로 들어가니, 백이해 승상 오심을 듣고 마중 나와 맞아 영중(營中)에
들어가 국가사(國家事) 가이없음을 아뢰거늘, 승상이 탄식 왈,
“내 이리 옴은 폐제를 회복코져 하여 남방 각진을 돌아 운 남(雲南)으로 왔으니, 그대도 아
무날 배를 출발하여 운남 절도사 신사덕과 합세하라.”
하시니, 백이해 허락하거늘, 승상 왈, / “이리이리하라.”
하고 떠나려 하니, 백이해 왈, / “승상이 이제 어디로 행하시나이까.”
답 왈, / “나는 황토에 들어가 폐제를 뵈옵고 날을 기다려 떠나려 하노라.”
백이해 왈, / “육로(陸路)로 가시면 길이 험악하오니, 수로(水路)로 가시게 하옵소서.”
하고, 사공에 분부하여 빠른 배를 선창에 대라 하고 승상을 모시고 선창에 나아가니 동남풍
이 일어나거늘, 백이해 왈,
“승상의 충성을 하늘이 알으셔 때 없는 동남풍이 부오니, 폐제를 수이 뵈오리다.”
하직하고 돌아와 각처 배들을 단단히 경계하더라.
승상이 배를 타고 삼일 만에 황토에 득달하니, 사공이 여쭈오되,
“수로(水路) 사천 리를 삼 일만에 득달하오니 가장 괴이하여이다.”
승상이 속으로 크게 기뻐 사공을 보내고 폐제의 유배된 곳에 들어가니, 가시로 성을 쌓고 있
는지라. 승상이 관을 벗고 사립문 밖에 엎디어 통곡하니, 폐제 들으시고 크게 놀라 신하를 보
내어 물으시니 아뢰되,
“전(前) 승상 장경이 문 밖에 대령하였나이다.”
폐제 내달아 승상을 붙들고 통곡하시니, 승상이 위로 왈,
“폐하 이렇듯 하심은 다 신의 죄오니, 무슨 면목으로 뵈오리까마는 죄를 무릅쓰고 명령을 기
다리오니, 폐하는 옥루(玉淚)를 거두소서.”
폐제 울음을 그치시고 승상의 손을 잡고 위로 왈,
“내 덕이 밝지 못하여 그대를 귀양 보내고 이 욕을 당하니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리
오. 경은 안심하라.”
하시고, 처소에 들어가 건성(建成)이 모반하던 말씀을 이르며 물은즉, 승상이 도망한다 하매
다행하여 혹 찾아올까 고대하던 말씀을 차례로 하시니, 승상 또한 악명(惡名)을 씻지 못하고 천
명을 기다리더니, 한 꿈을 얻어 도주하여 청운산 승당(僧堂)에 가 애첩 초운을 만나던 말과 남
방 각진을 두루 돌아 약속한 말씀을 차례로 아뢰니라. (중략)
승상이 폐제를 모시고 남성문에 올라 청룡기(靑龍旗)를 두르니, 좌선봉 양철이 십만 정병을
거느리고 동성문을 쳐 백이해를 맞아들이고 백호기(白虎旗)를 두르니 우선봉 신담이 팔만 정병
을 거느려 서성문을 쳐 유지엄을 맞아들이니, 삼대진(三大陣)이 합세하여 궁성을 둘러싸고 치니
대장 추통이 군병 대세를 당치 못하여 죽도록 막더니, 선봉장 양철이 말을 몰아 추통과 접전하
여 이십여 합에 승부를 결단치 못하더니, 총독장 마맹덕이 말 위에서 보다가 크게 소리하고 달
려들어 일합에 추통의 머리를 베어 선봉 깃대에 달고 좌충우돌하니, 건성이 추통의 죽음을 보
고 크게 놀라 신하들을 거느리고 북문으로 달아 총독장 승상이 북을 울리며 기를 둘러 좌우
군병을 재촉하여 급히 따르니, 건성이 후군(後軍) 급함을 보고 유성장 한원과 도총독 배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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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막으추통과 접닫더니, 선봉장 양철이 군사를 재촉하여 쫓아가며 후군을 치니 한원 등이 선


봉을 막거늘, 양철이 달려들어 한원을 베고 우선봉 신담은 배웅을 베고 급히 쳐들어가니, 건성
군이 힘이 다하매, 중서랑 추원에게 명하여 옥새를 봉하여 드리거늘, 양철이 마상에서 칼 끝에
받아 들고 크게 외쳐 왈,
“반적 건성은 하늘로 오르며 땅으로 들다. 어디로 가리오.”
하며 칼을 빼어 들고 달려들거늘, 승상이 급히 말려 왈,
“건성의 죄는 죽음직하나 선제(先帝)의 혈육이라. 양원수는 진정하라.”
하시니, 양철이 건성의 용포(龍袍)와 금관(金冠)을 벗기고 따르던 신하들을 다 결박하여 앞에
세우고 폐제를 모시고 이날 환궁하사 승전고를 울리며 황극전(皇極殿)에 나와 앉으시니, 제장군
졸이 만세를 부르며 역모에 가담한 신하들을 차례로 항복받아 법에 따라 사형에 처하고, 비군
을 잡아내어 능지처참하고 건성의 황비(皇妃)를 백파강 가에 내치니, 건성이 남루한 옷차림으로
천수산에 들어가 주려 죽으니라. 승상이 폐제를 받들어 종사에 나아가, 다시 천자사직(天子社
稷)을 받드신 후에 천하가 태평하더라.
이적에 폐제 섬기던 신하들이 산중에 숨었더니, 기별을 듣고 모두 들어와 천자를 섬기는지라.
승상이 남북방 군사를 위로하여 보낸 후에 천자께서 큰 연회를 벌여 잔치하실새, 상이 친히
잔을 들어 승상께 전하시고 명령 왈,
“짐이 경등(卿等)으로 더불어 오늘날 즐김은 다 승상의 덕이라. 어찌 그 은혜를 모르리오.”
하시고, 이날 장경을 연왕으로 봉하시고 곧 유지를 내리우시니, 승상이 사은(謝恩)하시고 돌
아오니 연국(燕國) 신하들이 잇달아 위의(威儀)를 차려 왔는지라.
- 작자 미상,「 장경전 」-

① ②
이거슨 진.리 대립적 인물군의 갈등과 해소 과정을 통해 주제를 형상화하고 있다.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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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의식의 흐름 기법

• 완전 어렵다. 왜?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는데ㅠㅠ.


인물의 내면에 흐르는 잠재의식을 있는 그대로, 머릿속에 떠올리는 대로 서술해 나가는 기법
이기 때문에 어려운 거다. 인물의 내면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관찰자 시점에서는
불가능!
전지적 작가 시점 혹은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가능하다!

기출 선지로 분석하기!! 그냥 받아들이기!!!

2008학년도 9월 모의평가
아내는 너 밤새워 가면서 도적질하러 다니느냐, 계집질하러 다니느냐고 발악이다. 이것은 참
너무 억울하다.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너는 그야말로 나를 살해하려던 것이 아니냐고 소리를 한번 꽥 질러 보고도 싶었으나 그런
긴가민가한 소리를 섣불리 입 밖에 내었다가는 무슨 화를 볼는지 알 수 있나. 차라리 억울하지
만 잠자코 있는 것이 우선 상책인 듯싶이 생각이 들길래 나는 이것은 또 무슨 생각으로 그랬
는지 모르지만 툭툭 털고 일어나서 내 바지 포켓 속에 남은 돈 몇 원 몇 십 전을 가만히 꺼내
서는 몰래 미닫이를 열고 살며시 문지방 밑에다 놓고 나서는 그냥 줄달음박질을 쳐서 나와 버
렸다.
여러 번 자동차에 치일 뻔하면서 나는 그래도 경성역을 찾아갔다. 빈자리와 마주 앉아서 이
쓰디쓴 입맛을 거두기 위하여 무엇으로나 입가심을 하고 싶었다.
커피. 좋다. 그러나 경성역 홀에 한 걸음을 들여놓았을 때 나는 내 주머니에는 돈이 한 푼도
없는 것을, 그것을 깜빡 잊었던 것을 깨달았다. 또 아뜩하였다. 나는 어디선가 그저 맥없이 머
뭇머뭇하면서 어쩔 줄을 모를 뿐이었다. 얼빠진 사람처럼 그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서…….
나는 어디로 어디로 들입다 쏘다녔는지 하나도 모른다. 다만 몇 시간 후에 내가 미쓰꼬시*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나는 거기 아무 데나 주저앉아서 내 자라 온 스물여섯 해를 회고하여 보았다. 몽롱한 기억
속에서는 이렇다는 아무 제목도 불그러져 나오지 않았다.
나는 또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
고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나는 거의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조차도 어려웠다.
허리를 굽혀서 나는 그저 금붕어나 들여다보고 있었다. 금붕어는 참 잘들도 생겼다. 작은 놈
은 작은 놈대로 큰 놈은 큰 놈대로 다 싱싱하니 보기 좋았다. 내리비치는 오월 햇살에 금붕어
들은 그릇 바탕에 그림자를 내려뜨렸다. 지느러미는 하늘하늘 손수건을 흔드는 흉내를 낸다.
나는 이 지느러미 수효를 헤어 보기도 하면서 굽힌 허리를 좀처럼 펴지 않았다. 등허리가 따뜻
하다.
나는 또 회탁의*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서는 피곤한 생활이 똑 금붕어 지느러미처럼 흐
늑흐늑 허비적거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적끈적한 줄에 엉켜서 헤어나지들을 못한다. 나는
피로와 공복 때문에 무너져 들어가는 몸뚱이를 끌고 그 회탁의 거리 속으로 섞여 들어가지 않
는 수도 없다 생각하였다.
나서서 나는 또 문득 생각하여 보았다. 이 발길이 지금 어
디로 향하여 가는 것인가를…….
그때 내 눈앞에는 아내의 모가지가 벼락처럼 내려 떨어졌다. 아스피린과 아달린*.
우리들은 서로 오해하고 있느니라. 설마 아내가 아스피린 대신에 아달린의 정량을 나에게 먹
여 왔을까? 나는 그것을 믿을 수는 없다. 아내가 대체 그럴 까닭이 없을 것이니.
그러면 나는 날밤을 새면서 도적질을, 계집질을 하였나? 정말이지 아니다.

99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우리 부부는 숙명적으로 발이 맞지 않는 절름발이인 것이다. 나나 아내나 제 거동에 로직을


붙일 필요는 없다. 변해할 필요도 없다. 사실은 사실대로 오해는 오해대로 그저 끝없이 발을
절뚝거리면서 세상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이 발길이 아내에게로 돌아가야 옳은가. 이것만은 분간하기가 좀 어려웠다. 가
야 하나? 그럼 어디로 가나?
이때 뚜 ―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
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 이상, 「날개」 -
* 미쓰꼬시 : 일제 강점기에 서울에 있었던 백화점 이름.
* 회탁의 : 회색의 탁한.
* 아달린 : 수면제의 일종.

① ②
이거슨 진.리 독백적인 어조로 현실과 단절된 의식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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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넷째, 간접 화법, 직접 화법

• 간접 화법 : 인물의 대사를 따옴표 없이 제시하는 것


 그러나 그 사내가 또 한 번, 역시 큰 소리로, 이리 좀 안 오시료, 하고 말하였을 때 구보는 게
으르게나마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탁자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이리 좀 앉으시오. 참, 최 군, 인
사하지. 소설가, 구포 씨.

• 직접 화법 : 인물의 대사를 따옴표로 묶어 제시하는 것


 마악 자리에 앉으려는 벗에게,
“나갑시다. 다른 데로 갑시다.”
밖에, 여름 밤, 가벼운 바람이 상쾌하다.
- 박태원,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

기출 선지로 분석하기!! 그냥 받아들이기!!!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다방을
찾는 사람들은, 어인 까닭인지 모두들 구석진 좌석을 좋아하였다. 구보는 하나 남아 있는 가
운데 탁자에 앉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는 그곳에서 엘만의 「발스 센티멘털」을 가장 마음
고요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선율이 채 끝나기 전에, 방약무인(傍若無人)한 소리가, 구포
씨 아니오―― 구보는 다방 안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에 느끼며, 소리 나는 쪽을 돌아보
았다. 중학을 이삼 년 일찍 마친 사내, 어느 생명 보험 회사의 외교원이라는 말을 들었다. 평소
에 결코 왕래가 없으면서도 이제 이렇게 알은체를 하려는 것은 오직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먹
은 술 탓인지도 몰랐다. 구보는 무표정한 얼굴로 약간 끄떡하여 보이고 즉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 사내가 또 한 번, 역시 큰 소리로, 이리 좀 안 오시료, 하고 말하였을 때 구보는 게
으르게나마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탁자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이리 좀 앉으시오. 참, 최 군,
인사하지. 소설가, 구포 씨.
이 사내는, 어인 까닭인지 구보를 반드시 ‘구포’라고 발음하였다. 그는 맥주병을 들어 보고,
아이 쪽을 향하여 더 가져오라고 소리치고, 다시 구보를 보고, 그래 요새두 많이 쓰시우. 무어
별로 쓰는 것 ‘없습니다.’ 구보는 자기가 이러한 사내와 접촉을 가지게 된 것에 지극한 불쾌를
느끼며, 경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와 사이에 간격을 두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 딱한 사내는
도리어 그것에서 일종 득의감을 맛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뿐 아니라, 그는 한 잔 십 전짜
리 차들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그렇게 몇 병씩 맥주를 먹을 수 있는 것에 우월감을 갖
고, 그리고 지금 행복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구보에게 술을 따라 권하고, 내 참 구포 씨 작품
을 애독하지. 그리고 그러한 말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구보가 아무런 감동도 갖지 않는 듯싶
은 것을 눈치 채자, 사실, 내 또 만나는 사람마다 보고,
“구포 씨를 선전하지요.”
그러한 말을 하고는 혼자 허허 웃었다. 구보는 의미몽롱한 웃음을 웃으며, 문득, 이 용감하고
또 무지한 사내를 고급(高給)으로 채용하여 구보 독자 권유원을 시키면, 자기도 응당 몇 십 명
의, 또는 몇 백 명의 독자를 획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그런 난데없는 생각을 하여 보고,
그리고 혼자 속으로 웃었다. 참 구보 선생, 하고 최 군이라 불린 사내도 말참견을 하여, 자기가
독견(獨鵑)의 「승방비곡(僧房悲曲)」*과 윤백남(尹白南)의 「대도전(大盜傳)」*을 걸작이라 여기고
있는 것에 구보의 동의를 구하였다. 그리고, 이 어느 화재 보험 회사의 권유원인지도 알 수 없
는 사내는, 가장 영리하게,
“구보 선생님의 작품은 따루 치고…….”
그러한 말을 덧붙였다. 구보가 간신히 그것들이 좋은 작품이라 말하였을 때, 최 군은 또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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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기를 얻어, 참 조선서 원고료(原稿料)는 얼마나 됩니까. 구보는 이 사내가 원호료라 발음하지


않는 것에 경의를 표하였으나 물론 그는 이러한 종류의 사내에게 조선 작가의 생활 정도를 알
려 주어야 할 아무런 의무도 갖지 않는다.
그래, 구보는 혹은 상대자가 모멸을 느낄지도 모를 것을 알면서도, 불쑥, 자기는 이제까지 고
료라는 것을 받아 본 일이 없어, 그러한 것은 조금도 모른다 말하고, 마침 문을 들어서는 벗을
보자 그만 실례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무어라 말할 수 있기 전에 제자리로 돌아와 노트와 단장
을 집어 들고, 마악 자리에 앉으려는 벗에게,
“나갑시다. 다른 데로 갑시다.”
밖에, 여름 밤, 가벼운 바람이 상쾌하다.
- 박태원,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
* 「승방비곡」‧「대도전」 : 1930년대에 큰 인기를 얻었던 장편 소설.

① ②
이거슨 진.리 직접 화법과 간접 화법을 활용하여 등장인물 간의 심리적 거리를 조절하고 있다.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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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현대 소설이 넘보지 못하는


17강. 고전 소설만의 특징

고전 소설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시리즈

1 고전 소설의 서술자는 자기 주관을 참 드러내고 싶어 해.

서술자의 개입 = 편집자적 논평 : 서술자가 작품 속 인물과 사건에 대한 판단이나 자신의 생


각을 서술하는 것.
주의! • 전지적 작가 시점이어야 가능함.
• 판소리 문체일 때 : 판소리 공연에서 나온 문체. 판소리 창자가 청중에게
직접 말하는 것처럼, 작가가 독자에게 직접 말하는 투의 문체.
 일찍이 윤 직원 영감은 그의 소싯적에, 자기 부친 윤용구가 화적의 손
에 무참히 맞아죽은 시체 옆에 서서, 노적이 불타느라고 화광이 충천한
하늘을 우러러, / "이 놈의 세상, 언제나 망하려느냐?" / "우리만 빼놓고
어서 망해라!" / 하고 부르짖은 적이 있겠다요. / 이미 반세기 전, 그리고
그것은 당시의 나한테 불리한 세상에 대한 격분된 저주요, 겸하여 위대
한 투쟁의 선언이었습니다. 해서 윤 직원 영감은 과연 승리를 했겠다요.
- 채만식, ‘태평천하’
• 고전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설의적 의문형
 달 같은 마패(馬牌)를 햇빛같이 번듯 들어
“암행 어사 출도(出道)야!
외치는 소리. 강산이 무너지고 천지가 뒤눕는 듯. 초목 금순(草木禽獸,山川
草木)들 아니 떨랴.
- 작자 미상, ‘춘향전’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마침내 한림은 화를 벌컥 냈다.
“투부*가 처음에 저주를 했을 때, 나는 부부의 정의를 생각
하여 차마 적발할 수가 없었지. 그 후 신성현에서 더러운 행실을 한 단서가 이미 드러났을
때에도 죄를 묻지 않았어. 지금 또 이렇게 세상에 보기 드문 흉악한 짓을 하다니……. 이 사람을
집안에 그대로 둔다면 조상께서 제사를 흠향하지 않으시고, 자손도 완전히 끊어질 거야.”
한림은 교씨를 위로하였다.
“오늘은 이미 저물었네. 날이 밝으면 일가들을 모아 사당에 고한 후에 투부를 내칠 것이네.
그리고 자네를 부인으로 삼을 것이야. 쓸데없이 슬퍼하지 말게. 꽃 같은 얼굴만 상하겠네.”
교씨는 눈물을 거두며 대답했다.
“그같이 조치하시다니……. 이제 첩의 원한이 거의 풀렸습니다. 하지만 부인의 자리를 첩이 어
찌 감당하겠습니까?”
한림은 즉시 일가들에게 통지하여 아침에 모두 사당 아래로 모이게 했다.
아아! 유 소사는 지하에서 일어날 수 없고 두 부인도 만 리나 멀리 떠났으니, 누가 한림의
뜻을 돌릴 수 있겠는가?
여러 시비들이 달려가 사씨에게 그 전말을 고하고 통곡하였다.
- 김만중, 「사씨남정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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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때 대원수가 금산성에서 적 십만 병을 한칼에 무찌르고 바로 호산대에 득달하여 적병을
씨 없이 함몰코자 행하더니, 뜻밖에 월색이 희미하며 난데없는 빗방울이 원수 얼굴에 내리거
늘, 원수 괴이히 여겨 말을 잠깐 머무르고 천기를 살펴보니, 도성에 살기 가득하고 천자의 자
미성(紫微星)이 떨어져 번수 가에 비쳤거늘, 크게 놀라 발을 구르며 왈,
“이게 웬 변이냐?”
갑옷과 투구, 창검을 갖추고 천사마 위에 바삐 올라 산호 채찍을 높이 들어 채질하며 말에게
단단히 부탁하여 왈,
“천사마야, 너의 용맹 두었다가 이런 때에 아니 쓰고 어디 쓰리오. 지금 천자 도적에게 잡히
어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지라. 순식간에 득달하여 천자를 구원하라.”
천사마는 본디 천상에서 타고 온 비룡이라. 채질을 아니 하고 단단히 부탁하여 말해도, 비룡
의 조화라 제 가는 대로 두어도 순식간에 몇 천 리를 갈 줄 모르는데, 하물며 제 임자 급한 말
로 부탁하고 산호채로 채질하니, 어찌 아니 급히 갈까. 눈 한 번 깜짝이며 황성 밖을 얼른 지
나 번수 가에 다다르니,
이때 천자 는 백사장에 엎어지고 한담은 칼을 들고 천자를 치려 하거늘, 원수 이때를 당하
매 평생에 있는 기력과 일생에 지를 호통을 힘을 다해 지르고, 천사마도 평생 용맹을 이때에
다 부리고, 변화 좋은 장성검도 삼십삼천 어린 조화 이때에 다 부리니, 원수 닫는 앞에 귀신인
들 아니 울며, 강산도 무너지고 하해도 뒤엎는 듯 혼백인들 아니 울리오. 온몸이 불빛 되어 벽
력같이 소리하며 왈,
“이놈 정한담아, 우리 천자를 해치지 말고 내 칼을 받으라.”
하는 소리에 나는 짐승도 떨어지고 강신 하백(江神河伯)도 넋을 잃어 용납지 못하거늘, 정한
담의 혼백인들 아니 가며 간담인들 성할쏘냐. 호통 소리 지나는 곳에 두 눈이 캄캄하고 두 귀
가 먹먹하여 탔던 말 둘러 타고 도망하여 가려다가, 형산마 거꾸러져 백사장에 떨어지니 창검
을 갈라 들고 원수를 겨누거늘, 구만 청천 구름 속에 번개칼이 번쩍 하며 한담의 장창 대검이
부서지니, 원수 달려들어 한담의 목을 산 채로 잡아들고 말에서 내려 천자 앞에 엎드리니, 이
때 천자 백사장에 엎어져서 반생반사 기절하여 누워 있거늘, 원수 붙잡아 앉히고 정신을 진정
한 후에 엎드려 주왈,
“소장이 도적을 함몰하고 한담을 사로잡아 말에 달고 왔나이다.”
- 작자 미상, 「유충렬전」-

2008학년도 6월 모의평가
이때, 함경도 곡산 땅에 한 사람이 있으되, 성은 김(金)이요 명은 덕령(德齡)이라. 힘은 능히
삼천 근을 들고 신장은 구 척이요, 검술과 육도삼략이 옛날 황석공의 도술을 당하는지라. 아깝
도다. 이때는 부친의 초토(草土)* 중에 있고, 모부인을 섬겨 하루도 떠나지 아니하더니, 일일은
들으니 왜적이 백 리 안에 온다 하거늘 모부인께 여쭈오되,
“국운이 불행하여 왜적이 산과 들에 가득 찼사오니, 소자가 비록 초토에 있사오나 지금은 국
사가 망극하오니 신민의 도리로 어찌 편안하오리이까? 나아가 도적을 물리치고 즉시 돌아오리
이다.”
부인이 책망하여 왈,
“너는 어찌 무지한 말로 어미를 놀라게 하느냐? 공자(公子)는 구 년 거상(居喪)이요, 군자(君
子)는 육 년 거상이요, 대부(大夫)는 삼 년 거상이라. 네 어찌 무슨 지략으로 사정에 어두운 말
을 하느냐? 만일 내 말을 거역하면 모자지의(母子之義)를 끊으리라.”
- 작자 미상, 「임진록」 -
* 초토 : 거적자리와 흙 베개라는 뜻으로, 상중에 있음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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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등만 기억하는 이 서러운 세상! 주인공은 재주와 외모가 뛰어난 남녀

영웅 등장 • 고귀한 혈통 ➜ 비범한 출생 ➜ 탁월한 능력 ➜ 가족과 헤어짐, 죽을


재자가인(才子佳人) 고비(위기ㆍ시련) ➜ 구출ㆍ양육 ➜ 성장 후 위기 ➜ 고난의 극복과 승리
• 재자가인(才재주 재, 子아들 자, 佳아름다울 가, 人사람 인)

: 꼭 엄친아, 엄친딸이 주인공

2003학년도 10월 학력평가


이때 안평국 왕비가 기러기 발에 편지를 매어 보내고 회답 오기를 밤낮으로 기다리고 있었
는데, 하루는 왕이 내전에 들어 왕비와 더불어 옥루에 올라 난간에 비기어 앉아 성의를 생각하
시고 슬픔을 금치 못하였다. 홀연 기러기가 중천에 높이 떠서 긴 소리로 아뢰는 듯하더니 순식
간에 쏜살같이 내려와 왕비 앞에 앉거늘, 왕비가 기러기만 보아도 성의를 본 듯하여 손으로 기
러기를 덥석 안고 어루만지며 살펴보니 기러기가 발에 한 통의 편지를 매고 왔는지라. 일희일
비하여 급히 풀어 뜯어보니 그 사연에 이르기를,
“불효자 성의는 삼가 백배(百拜)하옵고 부왕 전하와 모비 마마께 올리나이다. 이별이 오래되
었사온데 양 전하의 기후 강녕하심을 기러기 편으로 듣자오니 반갑고 설운 마음 헤아릴 길이
없사옵니다. 연전에 모비의 병환을 위하여 슬하를 떠나 서역을 갈 때에 천신만고 끝에 십생구
사(十生九死)로 수만리 서천에 이르러 일영주를 얻었습니다. 돌아오던 도중 바다 가운데에서 포
악한 변을 만나 뱃사람 일행을 모두 죽이고 장차 소자를 죽이려 할 때 거느린 군사 중에 태연
이라 하는 사람의 힘을 입어 목숨은 보전하였으나 두 눈을 잃고 한 조각 나무판에 태워져 푸
른 파도 속으로 밀쳤으니 십이 세 어린 것이 어찌 살기를 바라리오? 파도에 밀려서 지향없이
가옵더니 여러 날만에 겨우 한 섬에 다달았습니다. 짐작하니 언덕이어서 더듬어 보니 바위가
있기에 바위 위에 올라 정신을 수습하였더니 바람결에 대 우는 소리가 들려 내려가 더듬어 보
니 과연 대밭이 있었습니다. 대를 베어 단저*를 만들어 슬픈 마음을 덜고 앉아 오작에게 실과
를 얻어 먹고 있었더니 천지신명이 도우사 중국 호승상이 남일국의 사신으로 다녀오시는 길에
소자를 데려다가 보살핌을 입어 승상부에 머물게 되었던 일이며, 과거에 급제하여 부마된 전후
사연과 호승상의 수양자된 말씀을 낱낱이 아뢰고, 공주와 더불어 고국으로 즉행하오니 또 중도
에 무슨 변이 있을지 모르오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양친은 살피옵소서.”
하였더라. 왕비가 보기를 다함에, 전하는 다 듣고 나서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시더라. 왕비가
기러기를 붙들고 통곡하여 슬퍼하시더니, 이 때 세자 항의가 왕비의 곡성을 듣고 크게 놀라 들
어가 엎드려 여쭙기를,
“모후는 무슨 까닭으로 이렇듯이 비창(悲愴)하십니까?”
왕비가 항의를 보고 잠잠하시거늘 항의가 일어나 사면을 살펴보니 서안에 일봉 서찰이 놓였
고 또 기러기를 어루만지시거늘 자세히 보니 이는 곧 성의의 필적이었다. 항의가 말하기를,
“서간을 보오니 성의가 중국에 들어가 입신양명하여 부마가 되었다 하니 이는 부왕의 성덕
이거늘 어찌 그리 슬퍼하십니까? 빨리 예단을 갖추어 마중나가시옵소서.”
하더라. 왕비가 그날로 예단을 갖추어 중로에 사신을 보내었다. 이 때 상이 항의에게 칙교(勅
敎)하기를, ‘중전을 모시고 떠나지 말라’ 하셨다.
차설, 항의가 마음 속으로 헤아리되, ‘성의가 틀림없이 죽은 줄로 알았는데 어찌하여 살았으
며 이다지 영귀하게 되었는고. 만일 성의가 오면 나의 전후 행적이 발각되겠구나.’ 하고 매우
근심하다가 한 계교를 생각하고 노복에게 분부하여 적부리를 부르니, 이 사람은 지혜와 용기가
매우 많았다. 이날 항의가 적부리를 청하여 후히 대접하고 말하기를,
“그대가 나를 위하여 오백 군사를 거느리고 중로에 나가 매복하였다가 성의 일행을 쳐서 함
몰시키고 돌아오면 천금의 상을 아끼지 않겠다. 그리고 내 장차 왕이 되는 날 무거운 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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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길 것이니 그대는 힘을 다하여 성사케 하라.”


<중략>
적부리가 정신을 진정하여 살펴보니 한 소녀가 말을 타고 진전에 횡행함이 제비 같은지라.
적부리가 분을 참지 못하여 달려들어 칠십여 차례가 되도록 승부를 결정지을 수 없었는데, 기
러기가 또 날개에 모래를 묻혀 적부리의 얼굴에 뿌려 묻혀 에 모래가 들어가 적부뜨지 못십
여 에 공주의 칼이 번뜩하더니 적부리의 머리가 말 아래로 떨어졌다. 이 때 적진 승부서 적부
리의 죽음을 보고 또 한 장수찀지 창을 들고 내달아 크게 외쳐 말하기를,
“너는 조그만 여자이다. 내 형을 죽이고 어찌 살기를 바라겠느냐?”
하니 이는 부리의 아우 문이라. 오백 근 철퇴를 들고 달려들어 싸울 때에, 황성 장졸이 접응
(接應)하여 공주를 도우니 창검이 서리 같았다. 문이 더욱 분하여 서로 싸워 칠십여 합에 이르
러도 서로 승부를 결정 짓지 못할 정도로 검술이 신묘하니 참으로 적수였다. 공주가 정신을 진
정하여 무슨 경문을 외니 문득 공중으로부터 오방신장(五方神將)이 내려와 좌우로 적문을 치며
호령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더라. 문이 황겁하여 도망하고자 하더니 문득 공주의 검광이 빛
나며 문의 머리가 검광을 따라 떨어졌다. 공주가 칼을 들어 적부리의 군사를 치고자 하다가 문
득 깨닫고 ‘적부리의 군사는 곧 부마국 백성이다’ 하고 일제히 호령하여 세우고 큰 소리로 깨
우쳐 돌려보내니, 군사들이 물러나와 공주의 은덕을 송덕하며 만세를 불렀다. 군사 한 사람이
아뢰기를,
“망발스런 모습이 되었사오니 소졸들이 전배(前陪)*함을 바라나이다.”
하거늘 공주가 허락하여 앞세우고 황성 일행은 뒤를 따라 일행과 인마를 거느리고 도성으로
들어가니 거리마다 송덕하며 만민이 모두 천만세를 부르며 남녀노소 없이 다투어 구경하더라.
- 작자 미상, ‘적성의전’ -

* 단저 : 짧은 피리.
* 전배(前陪) : 벼슬아치가 행차할 때나 상관을 뵐 때에 앞을 인도하는 일.

Q1. 위 글과 <보기>의 공통적인 이야기 요소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옛날에 어떤 왕이 계속 딸만 낳았는데 그 일곱 번째 딸이 바리데기였다. 일곱째도 또 딸이
라는 소리에 화가 난 왕은 딸을 갖다 버리도록 시켰다. 십여 년 후 왕과 왕후가 죽을병에 걸
려 점을 쳐보니 저승에 있는 약수를 먹어야 산다고 했다. 왕은 여섯 딸들에게 그 약을 가져올
것을 부탁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이 소식을 들은 바리데기는 약수를 구하러 저승으로 떠난다.
공주는 수많은 역경을 겪지만 불보살의 도움으로 무사히 저승에 도착한다. 그러나 저승의 수
문장이, 같이 살면서 아들 일곱을 낳아주고 온갖 시중을 다 들어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의
요구를 들어 준 바리데기는 약수를 얻고 돌아와서 왕과 왕후를 살려낸다. 바리데기는 만신의
왕인 무당이 되고 남편과 아들들도 각각 신이 되었다.

① 주인공이 고귀한 혈통을 지니고 태어났다.


② 주인공의 과업 성취를 방해하는 존재가 있다.
③ 주인공이 겪는 시련은 운명적으로 결정된 것이다.
④ 주인공이 노력의 대가로 영예로운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⑤ 주인공이 어려운 과업을 성취함으로써 비범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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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말이 안 돼. 꿈과 모험이 가득한 세상~?

현실과 비현실을 교차함 =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등장함.


• 전기적(傳奇的)(傳전할 전, 奇기이할 기)
: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가 아닌 진기한 것. 일상적 현실적인 것과 거
리가 먼 신비로운 내용을 허구적으로 짜 놓은 것.

※ 구분할 것!
• 전기(傳전할 전, 記기록할 기)
: 한 사람의 일생 동안의 행적을 적은 기록.

2008학년도 9월 모의평가
조선 초에 송경 숭인문 안에 한 선비 있으니, 성은 전이요 이름은 우치라. 일찍 높은 스승에
게서 신선의 도를 배우되, 본래 재질이 뛰어나고 정성이 지극하여 마침내 오묘한 이치를 통하
고 신기한 재주를 얻었으나 소리를 숨기고 자취를 감추어 지내므로 비록 가까이 지내는 이도
알 리 없더라.
이때 남방 해변 여러 고을이 여러 해 바다 도적의 노략을 당하고 엎친 데 덮쳐 무서운 흉년
까지 만나니, 그곳 백성의 참혹한 형상은 이루 붓으로 그리지 못할지라. 그러나 조정에 벼슬하
는 이들은 권세 다투기에만 눈이 붉고 가슴이 탈 뿐이요 백성의 고통은 모르는 듯 버려두니,
뜻있는 이가 통분함이 이를 길 없더니 우치 또한 참다못하여 뜻을 결단하고 집을 버리며 세간
을 헤치고, 천하로써 집을 삼고 백성으로써 몸을 삼으려 하더라.
<중략>
이때 간의태위 상소하여 왈,
“호서 땅에 사오십 명이 모여 반역을 모의하여 조만간 기병(起兵)한다는 문서를 사자가 신에
게 가져왔사오니, 그를 가두어 두고 사연을 아뢰나이다.”
상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과인이 박덕(薄德)하여 곳곳에 도적이 일어나니 어찌 한심치 아니하리오.”
하고 금부와 포청으로 잡으라 하시니, 오래지 않아 적당을 잡았거늘, 상이 친히 신문하는데
그중에 한 놈이,
“선전관 전우치 재주 과인(過人)하기로 신 등이 우치로 임금을 삼아 만민을 평안케 하려 하
더니, 하늘이 돕지 않아 발각되었으니 죄사무석(罪死無惜)*이로소이다.”
하더라. 이때 우치 문사낭청(問事郎廳)*으로 있더니, 뜻밖에 이름이 역도(逆徒)의 진술에 나오
는지라. 상이 대로하사,
“우치 역모함을 짐작하되 나중을 보려 하였더니, 이제 발각되었으니 빨리 잡아오라.”
하시니, 나졸이 명을 받들어 일시에 달려들어 관대를 벗기고
옥계 하에 꿇리니, 상이 진노하사 형틀에 올려 매고 죄를 추궁하여 왈,
“네 전일 나라를 속이고 도처마다 장난함도 용서치 못할 일이거늘, 이제 또 역적죄에 들었으
니 변명한들 어찌 면하리오.”
하시고, 나졸을 호령하사 한 매에 죽이라 하시니, 집장과 나졸이 힘껏 치나 능히 또 매를 들
지 못하고 팔이 아파 치지 못하거늘, 우치 아뢰되,
“신의 전일 죄상은 죽어 마땅하오나, 금일 이 일은 만만 애매하오니 용서하옵소서.”
하고, 심중에 생각하되, ‘주상이 필경 용서치 아니시리라.’ 하고 다시 아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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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이제 죽사올진대, 평생에 배운 재주를 세상에 전하지 못할지라. 지하에 돌아가오나 원


혼이 되리니, 엎드려 바라건대 성상은 원을 풀게 하옵소서.”
상이 헤아리시되, ‘이놈이 재주 능하다 하니 시험하여 보리라.’ 하시고 가라사대,
“네 무슨 능함이 있어 이리 보채느뇨?”
우치 아뢰기를,
“신이 본대 그림 그리기를 잘하니 나무를 그리면 나무가 점점 자라고 짐승을 그리면 짐승이
걸어가고 산을 그리면 초목이 나서 자라니 이러므로 명화라 하오니, 이런 그림을 전하지 못하
고 죽사오면 어찌 원통치 아니리오.”
상이 가만히 생각하되, ‘이놈을 죽이면 원혼이 되어 괴로움이 있을까’ 하여 즉시 맨 것을 끌
러 주시고 지필(紙筆)을 내리사 원을 풀라 하시니, ㉠ 우치 지필을 받자와 산수를 그리니 천봉
만학과 만장폭포가 산 위로부터 산 밖으로 흐르게 그리고 시냇가에 버들을 그려 가지가지 늘
어지게 그리고 그 밑에 안장 지은 나귀를 그리고, 붓을 던진 후 사은(謝恩)하매, 상이 묻기를,
“너는 방금 죽을 놈이라, 이제 사은함은 무슨 뜻이뇨?”
우치 아뢰기를,
“신이 이제 폐하를 하직하옵고 산림에 들어 여년을 마치고자 하와 아뢰나이다.”
하고, 나귀 등에 올라 산 동구에 들어가더니 이윽고 간 데 없거늘, 상이 대경하사 왈,
“내 이놈의 꾀에 또 속았으니, 이를 어찌하리오.”
- 「전우치전」 -
* 죄사무석 : 죽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죄가 큼.
* 문사낭청 : 죄인을 신문할 때 기록과 낭독을 맡은 임시 벼슬.

Q2. ㉠의 그림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보기>에서 모두 고른 것은? [1점] 2

<보기>
ㄱ.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통로이다.
ㄴ. 의롭지 못한 자를 단죄하는 방법이다.
ㄷ.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 주는 수단이다.
ㄹ. 사건을 요약적으로 제시하는 방편이다.

① ㄱ ② ㄱ, ㄷ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ㄱ, ㄴ, 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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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래로 불렸던 소설, 티가 나.

판소리계 소설 : 판소리 사설이 독서의 대상으로 전환되면서 이루어진 작품. 판소리로부터


유래된 공통의 문체, 수사적 특징의 세계관을 보여 줌.
① 운문체
: 고전 소설은 보통 한 사람이 읽고, 여러 사람이 둘러 앉아 그것을 듣는 형
식으로 읽혀졌기 때문에, 읽기 편하고 알아듣기 쉬운 운율을 지니고 있다.

② 장면의 극대화
: 독자들이 관심 있어 할 흥미 있는 장면을 열거, 나열, 과장의 방법으로 자
세하게 서술하는 방법. 운율감, 해학성 발생하기 쉽다.

③ 해학과 골계
• 해학 : 익살과 재미를 통해 냉소나 조소가 포함되지 않은 웃음을 유발하는 어조
• 골계 : 익살을 부리는 가운데 어떤 교훈을 주는. 또는 그런 것.

④ 언어유희 : 동음이의어나 각운 등을 이용하여 재미있게 꾸미는 말의 표현.


• 동음 이의어를 통한 언어유희
 운봉의 갈비(사람의 갈비뼈)를 직신, "갈비(소갈비) 한 대 먹고 지고."

• 유사 음운의 반복을 통한 언어유희


 아, 이 양반이 허리 꺾어 절반인지, 개다리소반인지, 꾸레미전에 백반인지.

• 언어 도치를 위한 언어유희
 어 추워라, 문 들어온다, 바람 닫아라. 물 마른다, 목 들여라.
어이구, 그만 정신없다 보니 말이 빠져서 이가 헛나와 버렸네.

• 발음의 유사성을 통한 언어유희


 올라간 이 도령인지 삼 도령인지, 그 놈의 자식은 일거 후 무소식하니, 인사
가 그렇고는 사람 구실도 못 하지.
마구간에 들어가 노새원님(노(老)생원님)을 끌어다가 등에 솔질을 솰솰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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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9월 모의평가
“먹고 노니 좋소마는 그 돈이 웬 돈이오?”
“자네 이 말을 천기누설 하지 마소. 읍내를 가서 환곡 호방을 보았더니 나를 보고, ‘병영으로
매품 팔러 가려오?’ 하기에, 돈 삼십 냥 받고 별도로 마삯 닷 냥까지 받아 왔네.”
흥보 아내 이 말 듣고,
“애고, 이게 웬 말이오. ‘하늘은 복록이 없는 사람은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키우지 않
는다.’고 하옵나니, 모진 목숨 사는 대로 살 것이지 남의 죄로 매 맞을까. 마오 마오, 가지 마오.”
흥보 하는 말이, / “어허, 그거 방정이로고. 볼기 놀려 쓸 데 있나.”
“그러하면 볼기가 다 구실이 있소?”
“내 이를 테니 들어보소. 삼정승 하였으니 평교자에 앉아 볼까. 육조 판서 하였으니 초헌 위
에 앉아 볼까. 양국대장 하였으니 장대(將臺) 위에 앉아 볼까. 팔도 방백 하였으니 선화당에
앉아 볼까. 각읍 수령 하였으니 동헌 좌기 하여볼까. 좌수별감 하였으니 행사당에 앉아 볼까.
[A] 이방 호장 하였으니 각청 수석 앉아 볼까. 장안 일색 명기 되어 승교 위에 앉아 볼까. 만금
거래 상고 되어 부담마에 앉아 볼까. 이내 몸 궁곤한데 매품이나 팔아먹지 볼기 놀려 쓸 데
있나. 자네 내 말 들어 보소. 그 돈 삼십 냥 벌어다가 착한 사람 맡겨 두면 이리저리 늘리어
서 큰 아들은 장가들이고 티끌 모아 태산으로 그렁저렁 살아 보세."
흥보 자식들이 이 말 듣고 벌 떼 뫼듯 하더니만,
*
“허허 아부지. 그 돈 많이 받거들랑 풍안(風眼) 한 벌 사다 주오.”
“이 자식, 풍안 무엇하려느냐?”
그놈 하는 말이,
“부자간이라도 속을 몰라주니 답답하지요. 이월 동풍 부는 때에 뒷간 출입 다니려면 뭇사람
의 발길에 눈에 티가 들어 다닐 수 없어 그리하지요.”
또 한 놈이 나앉더니, / “아부지, 나는 송아지 한 마리 사다 주오.”
흥보 좋아라고,
“기특한 내 아들이야. 장래 살림은 잘하겄구나. 송아지는 무엇 할래?”
“한 마리만 사다 주면 모닥불에 구워 먹게요.”
“어 그놈, 허망한 놈이로고. 저리 가거라.”
또 한 놈이 썩 나오며,
“아부지, 나일랑은 양피 조끼에 통대모 장도(粧刀) 비단 꽃신 한 벌 사다 주오.”
“네 이 자식, 대모 장도 얻다 찰래?”
“찰 데 없으면 갈비 뚫어 차지요.”
흥보 아내 곁에 섰다 여러 자식들을 호통하여 물리치니, 흥보 하는 말이,
“요런 몹쓸 일도 있는가. 개암쪽 만한 볼기짝에 그새에 시장판을 벌였구나. 그만두어라. 많이
사다 주마.”
- 작자 미상, 「박흥보전」 -
* 풍안 : 바람과 티끌을 막으려고 쓰는 안경.

Q3. [A]의 표현상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① 시선의 빠른 이동을 통하여 긴장을 조성한다.
② 동일한 구조의 문장을 중첩하여 리듬감을 살린다.
③ 신체 부위를 소재로 하여 해학적 효과를 자아낸다.
④ 실현되기 어려운 일들을 열거하여 궁한 신세를 드러낸다.
⑤ 관용 표현을 이용하여 주인공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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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5 당대 사회의 모습이 소설에 쏙

가부장적 제도 아 • 가부장(家집 가, 父아비 부, 長길 장)

래의 축첩제도 : 봉건 사회에서, 가장권(家長權)의 주체가 되는 사람. 가족에 대하여 절대


적인 권력을 가졌다.
➜ 가부장적 권위주의란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의 권위를 내
세우는 것을 말함.

2005학년도 3월 학력평가
장쇠가 말을 잡고 내리라 하거늘 장화 크게 놀라 묻되,
“이곳에서 내리라 함은 어쩐 말인고?”
장쇠 가로되,
“그대를 외가에 가라 함은 진정이 아니라 잘못 행동하여 낙태한 사실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그대를 이 못에 넣고 오라 하여 이곳에 왔으니, 빨리 물속으로 들어가라.”
하며 잡아 내리는지라. 장화 이 말을 들으매 청천백일에 벼락이 내리는 듯 넋을 잃고 소리질
러 울부짖기를,
“유유창천(悠悠蒼天)은 이 어쩐 일이니이꼬? 무슨 일로 장화를 내시고 천고에 없는 악명(惡
名)을 지고 이 못에 빠져 죽어 속절없이 원혼이 되게 하시는고? 유유창천은 살피소서. 장화는
세상에 태어난 이후로 문밖을 모르거늘 오늘날에 맺힌 누명을 얻사오니 전생 죄악이 이같이
중하던지 우리 모친을 일찍 잃어버리고 슬픈 인생이 이 세상에 살아 있다가 간악한 사람의 모
해를 입어 단불에 나비 죽듯 하니 죽기는 섧지 아니하거니와 불측한 악명을 어느 시절에 씻사
오며 외로운 홍련을 어찌 하리오?”
하며 통곡 기절하니 그 정상(情狀)은 목석(木石)이라도 슬퍼하련마는 무지한 장쇠는 다만 재
촉하여, 적막 산중에 밤이 깊을 뿐 아니라 ‘이미 죽을 인생이 발악하여 무익하니 바삐 물에 들
라’ 하거늘, 장화 겨우 정신을 수습하여 울며 말하기를,
“나의 망극한 경지를 들으라. 우리 비록 이복(異腹)이나 아비 골육은 한가지라. 전일 우애하
던 일을 생각하여 영영 황천으로 돌아가나 인명을 가련히 여겨 잠시 말미를 주면 외삼촌 집에
가서 망모(亡母)의 가묘에 하직 인사하고, 외로운 홍련을 부탁하여 위로코자 하나니, 목숨을 보
존하여 누명을 신원(伸寃)코자 함이 아니라 변명한즉 계모에게 해 있을 것이요 살고자 한즉 부
명(父命)을 거역함이니 정해진 명대로 하려니와 바라건대 나에게 잠깐 말미를 주면 다녀와 죽
음을 청하겠노라.”
하며 비는 소리 애원 처절하되 토목(土木) 장쇠놈은 조금도 동정하는 빛이 없어 마침내 듣지
아니하니, 장화 더욱 망극하여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며 가로되,
“명천(明天)은 이 자의 원을 살피소서. 장화의 팔자 기박하여 6세에 모친을 여의옵고 자매 서
로 의지하여 서산에 지는 해와 동녘에 돋는 달을 대하면 간장이 스러지고 후원에 피는 꽃과
옥계에 돋는 풀을 보면 하염없이 눈물이 비 오듯 하여 지내옵더니 3년 후 계모를 얻으매 성품
이 불측하여 박대 심한지라. 서러운 간장과 슬픈 마음을 이기지 못하오나 낮이면 부친을 바라
고 밤이면 망모를 생각하며 자매 서로 손을 잡아 긴긴 여름날과 가을밤을 한숨과 탄식으로 지
내옵더니 몹시 음흉하고 악한 계모의 독수(毒手)를 벗어나지 못하여 오늘날 이 못에 빠져 죽사
오니 이 장화의 천만 애매함을 천지일월은 질정(質定)하소서. 홍련의 잔인한 인생을 어여삐 여
기시어 나 같은 원귀(寃鬼)를 본받게 마옵소서.”
하고 장쇠를 돌아보며 이르기를,
“나는 이미 악명을 입어 죽거니와 저 외로운 홍련을 어여삐 여겨 잘 인도하여 부모에게 득
죄함이 없게 하라. 부모를 모셔 백세무양(百歲無樣)함을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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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하며 왼손으로 홍상을 부여잡고 오른손으로 월귀탄을 벗어 들고 주리를 벗어 발을 동동 구


르며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며 오던 길을 향하여 실성통곡하며 가로되,
“아뿔사! 홍련아. 빈방에 너 홀로 앉아 밤인들 누구를 의지하여 살리오? 차마 너를 버리고
죽는 간장이 구비구비 다 썩는구나.”
말을 마치고 만경창파에 나는 듯이 뛰어드니 문득 물결이 하늘에 닿으며 찬바람이 일어나고
공중에서 큰 호랑이가 내달아 꾸짖기를,
“네 어미 무도(無道)하여 애매한 자식을 모해하여 죽이니 어찌 하늘이 무심하리오?”
하며 장쇠놈의 두 귀와 한 팔과 한 다리를 베어 먹고 간 데 없거늘, 장쇠 기절하여 거꾸러지
니 장화 탔던 말이 놀래 집으로 돌아가더라. <중략>
하루는 흉녀가 나가고 없거늘 장쇠를 불러 달래며 장화의 거취를 탐문하니, 장쇠 감히 감추
지 못하여 장화의 전후사를 설파하는지라. 그제야 홍련이 제 언니가 애매하게 죽은 줄 알고 애
호일성(哀呼一聲)에 기절하였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 가로되,
“어여뿔사 언니여, 야속할사 흉녀로다. 잔인할사 우리 언니여, 불측할사 흉녀로다. 불쌍하다
우리 언니 나이 몇이라고 적막공방(寂寞空房)에 외로운 나를 버리고 한없는 물에 빠져 죽어 슬
픈 혼백이 되었는고? 세상 사람이 제 명에 죽어도 오히려 부족히 여기거든 참혹하다 우리 언
니여 이팔 청춘에 불측한 악명을 씻지 못하고 천추원혼이 되었으니 고왕금래에 이런 지극히
원통한 일이 또 어디 있으리오? 명천(明天)은 아소서. 소녀 3세에 어미를 여의옵고 언니와 더불
어 의지하여 세월을 보내옵더니, 외로운 몸이 전생에 죄가 많아 차생(此生)의 목숨이 기구하여
일신이 의지할 곳이 없사오니 모진 목숨이 외로이 남았다가 언니처럼 더러운 욕을 보지 말고
차라리 내 몸이 먼저 죽어 남을 원치 말지니, 이제 정회(情懷)를 생각하오매 죽기만 원하옵나니
소원대로 죽여 주시면 외로운 혼백이라도 언니와 한가지로 다니고자 하나이다.”
말을 마치며 옥루만면(玉淚滿面)하여 정신이 비원(悲願)한지라. 아무리 언니가 죽은 곳을 찾
아가고자 하나 규중(閨中)의 여자 몸으로 문밖길을 모르거늘 어찌 그곳을 능히 찾아가리오? 주
야로 한탄할 뿐이러니, 하루는 청조(靑鳥)가 날아와 백화만발한 곳에서 오락가락하거늘 홍련이
생각하되, ‘언니 죽은 곳을 영영 모르겠더니 청조가 저러함은 필연 나를 데려가려 함인가’하여
슬픈 정회를 진정치 못하더니, 날이 밝으매 청조 오기를 기다릴 새 해가 지기를 창가에 의지하
여 헤아리되 ‘청조가 아니와도 언니 죽은 곳을 찾아가려니와 이 일을 부친께 고하면 필연 못 가
게 할 것이니 스스로 이 사연을 기록하여 두고 가리라’하고 인하여 지필을 가져다 유서를 쓰니..
- 작자미상, 장화홍련전(경판본) -

Q4. <보기>를 참고했을 때, 위 글과 관련하여 제기할 수 있는 의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

<보기>
소설은 시대와 현실을 반영한다. 새로운 유형의 소설이 등장하는 것은 현실의 변화와 맞
물려 있는 경우가 많다. 조선 후기에 계모와 전처 자식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한 계모형 가
정소설이 크게 유행하게 되는데, 장화홍련전은 그 대표작으로 꼽힌다. 다양한 판본과 아류작
을 파생시킨 장화홍련전은 계모의 인물형을 소설 속에서 본격적으로 정립한 작품이다.

① 작품에 나타나는 계모의 이미지와 당대 현실에서의 계모의 이미지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② ‘흉녀’로서의 계모와 박해 받는 존재로서의 장화 · 홍련의 이미지가 이 작품의 결말에서는 어떻게
달라질까?
③ 작품에서 드러나듯 ‘흉녀’로 지칭되는 계모라는 인물형이 조선 후기에 서사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④ 계모형 가정 소설이 유행했던 조선 후기 시대 상황과 장화 · 홍련이 계모에 의해 죽게 되는 작품
속 상황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⑤ 계모형 가정 소설의 특징인 계모와 전처 자식 간의 갈등이 작품에서는 장쇠와 전처 자식 간의
갈등으로 변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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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18강. 고전 소설은 이게 다다, 고전 소설의 주제 총집합1

기출 지문으로 보는 주제별 정리

영웅
애정 가정 풍자 우화
군담
1 ♡.♡ -.ㅜ (-_-)> :P ^.^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인물 사이의 관계] 화욱에게는 세 부인이 있었는데, 심씨에게서 장자 화춘을, 정씨에게서 차자 화진을, 그리고 요씨에게서 딸 화빙선을 얻었
다. 요씨는 일찍 죽었고, 후에 화욱과 정씨가 잇달아 죽었다. 성 부인은 화욱의 누이로, 과부가 되어 친정에서 지내고 있다.

하루는 요 부인의 유모 취선이 빙선 소저를 대하여 흐느끼며 이르기를, “어르신과 정 부인의 은덕으로 소저
와 둘째 공자(公子)에 대해 염려하지 않았더니, 두 분이 돌아가시매 문득 독수(毒手)에 들었으니 이 늙은이가
차라리 먼저 죽어 그 일을 아니 보고자 하나이다.” 소저가 눈물을 삼키며 대답하지 않더니, 취선이 또 말하기
를, “정 부인이 돌아가신 후에 그분이 거하시던 수선루(壽仙樓)의 시녀들이 가혹한 형벌을 받은 자 많으니, 아
아, 정 부인이 어찌 남에게 해악을 끼쳤으리오?” 하니, 소저 또 대답하지 않더라.
이를 난향이 창밖에서 엿듣고 심씨에게 고한대, 심씨 시비(侍婢)를 시켜 소저를 잡아 와서 꾸짖기를, “네 년
이 감히 흉심(凶心)을 품고 진이와 함께 장자(長子)의 자리를 빼앗고 나를 제거하고자 천한 종 취선과 모의한
것이 아니냐?” 하니, 소저가 당혹하여 말도 못하고 구슬 같은 눈물만 흘릴 따름이라. 심씨 또 화진 공자를 오
라 하여 마당에 꿇리고 큰 소리로 죄를 묻기를, “네 이놈 진아, 네가 성 부인의 위세를 빙자하고 선친(先親)을
우롱하여 적장자(嫡長子) 자리를 빼앗고자 하나 하늘이 돕지 않아 대사(大事)가 틀어졌더니, 도리어 요망한 누
이와 흉악한 종과 함께 불측(不測)한 일을 꾀하였도다.” 하니,
공자가 통곡하며 우러러 여짜오되, “사람이 세상에 나매 오륜(五倫)이 중하고 오륜 중에 부자지간이 더욱 중
하니, 부친과 모친은 한 몸이라, 소자 선친의 혈육으로 모부인을 가까이 모시고 있는데 어찌 이런 말씀을 하시
나이까? 누이가 비록 취선과 말하긴 하였으나 사사로운 정을 나눔이 큰 죄 아니고, 혹 원망의 말이 있었어도
취선이 하였지 누이가 하지는 않았으니, 바라건대 모친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베푸소서.” 소저 여짜오되, “큰
집 작은집이 모두 혈육이니 이 자리를 빼앗고 저 사람과 협력한다는 말씀은 만만부당하나이다.” 하니, 심씨 크
게 노하여 쇠채찍을 잡고 소저를 치려 하니, 공자는 방성대곡(放聲大哭)한대, 화춘의 부인 임씨가 심씨 손을 붙
들고 눈물을 흘리며 만류하니 심씨 더욱 노하여 노비로 하여금 공자를 잡아 내치라 하고, 임씨를 꾸짖어, “너
도 악한 무리에 들어 나를 없애려 하느냐?” 하더라.
이때 비복(婢僕)들이 황황히 중문 밖에 모여 흐느끼더니, 마침 빙선의 약혼자 유생이 화씨 집으로 오다가 공
자가 찢어진 베옷에 머리를 풀어 헤치고 나오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 물으니 공자가 부끄러워 대답을 못하는
지라. 유생이 큰 변이 있는 줄 알고 화춘을 만나려고 시묘(侍墓)하는 곳에 가니 춘이 없는지라. 동자가 한송정
(寒松亭)에서 낮잠이 드셨다고 아뢰니, 유생이 그곳에 올라 보니 과연 대공자(大公子)란 자가 창틀에 다리를 높
이 얹고 코를 골며 옷을 풀어 헤치고 자고 있거늘, 유생이 탄식하기를, “쯧쯧, 도척(盜跖)과 유하혜(柳下惠)*가
세상에 항상 있는 것이 아니라더니, 어찌 오늘 다시 이런 형제를 보는가?” 하고 발로 차서 깨우면서, “그대의
집에 큰 변란이 일어났으니 빨리 가 보라.” 하니라.
화춘이 놀라 급히 내당에 들어가니 심씨 바야흐로 계향으로 하여금 빙선 소저를 매질하고 취선은 이미 6, 70
대를 맞고 다 죽어 가는지라. 심씨 화춘이 오자 손뼉 치고 펄쩍펄쩍 뛰면서 소저와 취선의 말을 더욱 꾸며서
화춘을 격노케 하니,
화춘이 이르기를, “소자 이미 진이 남매가 이 같은 마음을 품었음을 알고 있었으나, 둘이 고모와 합심하였으
니 형세로는 지금 당장 제거하지 못하옵고, 아까 유생이 이미 이 변을 알고는 얼굴빛이 좋지 않았나이다. 또
고모께서 머지않아 돌아오시면 반드시 크게 꾸짖으실 것이니 이번은 의당 참고 때를 기다리소서.” 심씨가 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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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며 발악하기를, “성씨 집 늙은 과부가 내 집에 웅거하여 생각이 음흉하니 반드시 우리 모자를 죽일지라.
내 비록 힘이 모자라나 그 늙은이와 한판 붙어 보리라. 또 유생은 남의 집 자식이라, 어찌 우리 집안의 일을
알리오. 필시 진이 유생에게 알려 나의 부덕함을 누설하였으리니 내가 응당 네 앞에서 결단하리라.” 하니,
화춘이 부득이 화진 공자를 붙들어 와 가혹한 매를 가하니, 공자가 이미 그 모친과 형을 어찌할 수 없음을
알고 한 마디 변명도 없이 20여 장(杖)에 혼절(昏絶)하는지라.
- 조성기, 창선감의록(彰善感義錄) -
* 도척 : 중국 춘추 시대의 유명한 도적.
유하혜 : 도척의 형. 어진 인물.

Q1. 윗글에 그려진 갈등의 근본 원인은? 3

① 심씨와 화춘이 화진과 빙선의 도덕성을 시험해 보고자 한다.


② 심씨가 자기 가문의 일에 간섭하는 성 부인을 축출하고자 한다.
③ 심씨가 가문 내에서 화춘이 지닌 장자로서의 권한을 확고히 하고자 한다.
④ 심씨가 남편과 다른 두 부인이 죽은 후, 두 부인의 소생(所生)들을 배척한다.
⑤ 심씨가 화진과 빙선이 자기를 친모(親母)로 대접하지 않는 데에 대해 보복하고자 한다.

Q2. <보기>의 관점에서 윗글의 화진과 화춘에게 해 줄 말로 적절한 것은? [1.8점] 1

<보기1>
부모의 뜻이 의리(義理)에 해가 되지 않는다면 마땅히 먼저 그 뜻을 받들어 따르고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여
어긋나서는 안 된다. 그 뜻이 만약 이치를 해치는 것이라면 곧 기운을 화평하게 하고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여
부드러운 음성으로 간(諫)하여 반복 개진(開陳)함으로써 끝내는 이치에 따르도록 할 것이다.
- 이이, 격몽요결 -

① 진아, 네 어머니로 인해 애통한 심정이겠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말고 어머니께서 의리를 깨닫도록 기회 있


을 때마다 정성껏 아뢰어라.
② 춘아, 너에게는 집안의 분란을 바로잡을 책임이 있으니 분란을 일으킨 진과 빙선을 훈계하여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해 드려라.
③ 진아, 네 어머니 앞에서 통곡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니 당당하게 네 어머니의 잘못을 지적하여
고치시게 하여라.
④ 춘아, 네 어머니의 심정과 처지를 잘 이해하여서 그 뜻이 이루어지도록 네가 먼저 나서서 일을 주선하도록 하
여라.
⑤ 진아, 네 어머니께서 비록 너를 미워하기는 하시지만 본뜻이 잘못되지는 않았으니 그 뜻을 받들어 묵묵히 따
라라.

대표적인 가정 소설 : 김만중 <사씨남정기>, <장화홍령전>, <콩쥐팥쥐전>, <조생원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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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심생(沈生)은 서울의 양반이다. 약관의 나이에 용모가 매우 준수하고, 풍정(風情)이 넘쳤다.
어느 날 운종가(雲從街)*에 나가 임금님의 거둥을 구경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건장한 여종이 자주색 명주
(明紬) 보자기로 한 처녀를 덮어씌워 등에 업고, 머리를 땋은 여종은 주홍색 비단신을 들고 뒤를 따르는 모습
이 눈에 들어왔다.
어림짐작으로 보자기 안의 몸을 재어 보니 어린 여자 아이는 아니었다. 드디어 심생은 바짝 붙어 뒤를 쫓았다.
멀찍이 따르다가 소매로 스치며 지나가기도 하면서 눈은 한순간도 그 보자기를 떠나지 않았다. 걸음이 소광통
교(小廣通橋)*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앞에서 일어나 자주색 보자기를 반이나 들추었다. 아니나
다를까 처녀가 나타나는데 복숭아 빛 발그레한 뺨에 버들가지 같은 가는 눈썹, 초록 저고리에 다홍치마, 연지
분이 몹시 고와 설핏 보아도 절색이었다.
처녀도 보자기 속에서 어렴풋하게 아름다운 소년이 쪽빛 두루마기에 초립(草笠)을 쓰고, 좌우 이쪽저쪽으로
따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추파(秋波)를 들어 보자기 밖의 소년을 한참 주시하던 중에 보자기가 걷히고 버들
같은 눈과 별 같은 눈동자 네 개가 부딪쳤다. 놀라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보자기를 당겨 다시 덮어쓰고
자리를 떴다.
심생이 어찌 그대로 놓치겠는가! 곧장 뒤를 쫓아갔다. 소공주동(小公主洞)* 홍살문 안에 이르러 처녀는 중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심생은 망연자실하여 한참을 배회하다가 이웃 노파를 붙들고 자세히 알아보았다. 늙어
서 은퇴한 호조(戶曹) 계사(計士)*의 집이요, 딸 하나만을 두었고, 나이는 열 예닐곱이요, 아직 시집가지 않았다
는 등등. 처녀가 거처하는 곳을 물었더니 노파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좁은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회칠한 담이 하나 나올 거유. 담 안에 작은 집이 한 채 있는데 바로 처자(處子)
가 거처하는 곳이라우.”
노파의 말을 듣고 난 심생은 아무리 해도 잊을 수가 없었다. 저녁이 다가오자 집에다 거짓말을 꾸며 댔다.
“서당 친구가 저랑 밤을 같이 보내자고 하니 오늘 밤부터 가 볼게요.”
드디어 인정(人定)이 되기를 기다려 그 집으로 가서 담을 넘었다. 초승달이 어스름 빛을 드리운 창밖에는
꽃과 나무들이 제법 아담하게 가꾸어져 있고, 창호지에 비치는 등불은 아주 환하였다. 벽에 등을 대고 처마 밑
에 앉아서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방 안에는 여종 둘이 함께 있었다. 처녀는 나직한 목소리로 언문 소설을 읽
는 중이었는데 꾀꼬리 새끼가 우는 듯 낭랑하게 들려왔다.
삼경(三更) 무렵, 여종들은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처녀는 그제야 “훅!” 등불을 끄고서 잠자리에 들었다. 하
지만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무슨 고민이라도 하는 듯 몸을 뒤척거렸다. 심생은 잠이 들 리도 없었고
숨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 새벽종이 울릴 때까지 그대로 있다가 담을 타고 나왔다.
그로부터 일과로 날이 저물면 가서 파루가 치면 돌아오곤 했다. 그렇게 한 지 스무날이 되었어도 심생은 조금
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처녀는 처음에는 소설도 읽고 바느질도 하며, 한밤에 등불이 꺼지면 잠도 잤으나,
번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였다. 예니레를 넘기자 “몸이 편치 않다.”라고 말하고 겨우 초경(初更)인데도
베개를 베고 누워서는 자주 손을 던져 벽을 쳤고, 긴 한숨 짧은 탄식이 창을 넘어 들려왔다.
하루하루 밤을 보낼 적마다 심해지던 스무날째 저녁, 처녀는 홀연히 마루 뒤쪽으로 나와서 벽을 따라 돌아
심생이 앉아 있는 장소에 이르렀다. 심생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불쑥 일어나 처녀를 잡았다. 처녀는 조금도 놀
라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은 소광통교에서 만났던 분이 맞지요? 소녀는 도련님이 여기를 찾아오신 지 벌써 스무날인 것을 잘
알아요. 저를 잡지 마세요. 소리를 지르기만 하면 다시는 여기를 나가지 못해요. 저를 놓아주시면 제가 틀림없
이 이 문을 열어 맞이할 거예요. 어서 저를 놓아요.”
심생은 곧이듣고 뒤로 물러서서 기다렸다. 처녀는 다시 빙 돌아서 방에 들어갔고, 그 다음에 여종을 불러 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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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어머니한테 가서 큰 주석 자물쇠를 달래서 갖고 오너라. 밤이 아주 캄캄하여 겁이 난다.”
여종이 안방으로 가더니 오래지 않아 자물쇠를 갖고 왔다. 처녀는 드디어 약속한 뒷문에다 문고리를 아주
분명하게 걸고 손으로 자물쇠를 채우되 일부러 “철거덕!” 거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바로 등잔불을 껐다. ㉠
정적에 쌓여 잠이 깊이 든 듯했으나 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 이옥, 심생전(沈生傳) -

* 운종가, 소광통교, 소공주동 : 서울의 지명.


* 계사 : 회계원.

Q3. ㉠의 상황에서 읊었을 만한 노래로 가장 적절한 것은? 5


① 마음속의 끝없는 사연을 세세하게 옮겨다가
달빛 비친 사창과 비단 휘장에 님 계신 곳 전하고자
그제야 알뜰히 그리워하는 줄 짐작이나 하실까

② 꿈이 날 위하여 먼 데 님 데려왔거늘
간절하고 반갑게 여겨 꿈 깨어 일어나 보니
그 님이 성나서 갔는지 간 곳이 없어라

③ 각시네 꽃을 보소 피는 듯 시드나니
옥 같은 얼굴인들 청춘을 매었을까
늙은 후 찾는 이 없으면 뉘우칠까 하노라

④ 꿈에 다니는 길이 발자취 날작시면


님의 집 창밖이 돌길이라도 닳으리라
꿈길이 자취 없으니 그를 슬퍼하노라

⑤ 아아 내 일이여 그릴 줄을 몰랐더냐
있으라 하였더면 갔으랴만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Q4. 위 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5

① 섬세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묘사가 돋보인다.


② 간결한 문장으로 장면을 빠르게 전환시켜 박진감을 준다.
③ 당시에도 자유로운 사랑에 대한 욕구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④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어 선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⑤ 남자 주인공의 순수한 집념과 성공이 지닌 교훈적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애정 소설 : 김시습, <이생규장전>, <만복사저포기>, <춘향전>, <운영전>, <숙영낭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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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학년도 6월 모의평가
백호산군이 왈,
“대개 만물의 경중을 알고자 할진대 저울만 같음이 없고, 송사의 곡직을 알진대 양쪽의 말을 들음만 같음이
없나니, 한 쪽의 말만 듣고 선불선(善不善)을 가벼이 판결치 못할지라. 소진*의 말로써 진나라를 배반함이 어찌
옳다 하며 장의*의 말로써 진나라를 섬김이 어찌 그르다 하리오. 소장(訴狀) 양쪽의 말을 같이 들은 연후에야
종횡을 쾌히 결단하리니, 다람쥐는 우선 옥으로 내리고 서대쥐를 즉각 잡아 와서 상대한 연후에 가히 밝게 분
변하리라.”
하고, 오소리와 너구리 두 형졸로 하여금 서대쥐를 빨리 잡아 대령하라 분부하니 두 짐승이 명을 듣고 나올새
오소리가 너구리더러 일러 왈,
“내 들으니 서대쥐 재물이 많으므로 심히 교만하매 우리 매양 괴악히 알아 벼르던 바이러니, 오늘 우리에게
걸렸는지라. 이놈을 잡아 우리를 괄시하던 일을 분풀이하고 또 소송당한 쪽 전례는 위에서도 아는 바라. 수백
냥이 아니면 결단코 놓지 말자.”
하고 둘이 서로 약속을 정하고, 호호탕탕한 기분을 발호하고 예기는 맹렬하여 바로 구궁산 팔괘동에 이르러
토굴 밖에서 소리 높여 부르며 가로되,
“서대쥐 고소를 당함에 백호산군의 명을 받아 패자(牌子)*를 가지고 잡으러 왔나니 서대쥐는 빨리 나오고 지
체 말라.” 독촉이 성화 같은지라.
비복들이 이 말을 듣고 혼백이 흩어져 버리는 듯 놀라서 급급히 들어가서 서대쥐께 연유를 고할새 서대쥐 호
흡이 급해지고 땀이 배어 등을 적시는지라. 모든 쥐들이 이를 보고 눈을 둥글고 두 귀 발록발록하여 허둥지둥
하거늘 서대쥐 왈,
“너희들은 놀라지 말라. 옛말에 일렀으되 칼이 비록 비수라도 죄 없는 사람은 해치지 못한다 하였으니 우리
본디 죄를 범한 바 없는지라 무엇이 두려우리오.”
인하여 자손과 노복쥐를 데리고 토굴 밖으로 나오니 오소리와 너구리가 서대쥐 나옴을 보고 더욱 의기양양 하
는지라. 서대쥐 오소리를 보고 흔연히 웃어 가로되,
“오 별감은 그 사이 평안하셨느뇨. 나는 층암절벽 한 곳에 토굴을 의지하고 그대는 천봉만학 절승처에 산군을
모시니 유현(幽顯)*의 길이 다른지라. 마음은 항상 그윽하나 승안접사(承顔接事)*를 일차 부득하더니 오늘 관고
(官故)로 말미암아 누추한 곳에 왕림하여 의외로 청안(淸眼)을 대하니 패자예차는 서서히 수작하려니와 일배
박주(薄酒)*를 잠깐 나누기를 바라노니 허락함이 어떠리오.”
오소리는 본디 마음이 순한지라, 서대쥐의 대접이 심히 관후함을 보고 처음에 발발하던 마음이 춘산에 눈 녹
듯이 스러지는지라. 서대쥐더러 왈,
“우리 백호산군의 명을 받아 서대쥐와 다람쥐로 더불어 재
판코자 하여 빨리 잡아오라 분부 지엄하니 빨리 행함이 옳
거늘 어찌 조금이나 지체하리오.”
장자쥐 왈,
“오 별감 말씀이 옳은지라, 어찌 두 번 청함이 있으리오마는 성인도 권도(權道)함이 있나니 원컨대 오 별감은
두 번 살피라.”
모든 쥐들이 일시에 간청하며 서대쥐는 오소리의 손을 잡고 장자쥐는 너구리를 붙들고 들어가기를 청하니, 너
구리는 본래 음흉한 짐승이라 심중에 생각하되,
‘만일 들어가는 경우에는 죄인 다루는 데 거북할 테니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리고 기왕 뇌물을 받으려면 톡
톡히 실속을 차려야 한다.’
하며 소매를 떨치고 거짓 노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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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령은 지엄하고 갈 길은 멀고 날은 저물어 가는데 어느 때에 술 마시고 놀며 희롱하리오. 관령이 엄한 줄


알지 못하고 다만 일배 박주에 팔려 형장(刑杖)이 이 몸에 돌아오는 것은 생각지 못하는가. 나는 굴 밖에 있으
리니 빨리 다녀오라.”
하고 말을 마치며 나와 수풀 사이에 앉아 종시 들어가지 않는지라. 서대쥐 이 말을 듣고 오소리더러 너구리를
청하라 권하매, 오소리 나아가 너구리를 이끌어 가로되,
“서대쥐 이처럼 간청하거늘 어찌 차마 거절하리오. 잠깐 들어가 동정을 봄이 좋도다.”
너구리 가로되,
“그러면 전례는 어찌한다 하느뇨.”
오소리가 너구리 귀에 대고 대강 이르니, 너구리 그제야 오소리와 더불어 가니 화려한 누각이 굉장한지라. 전
각에 올라 서대쥐와 더불어 좌정 후에 다람쥐 송사한 일을 두어 마디 수작하더니 얼마 안 되어 안으로서 주찬
이 나오는지라. 잔을 잡아 서로 권할새 수십 배를 지난 후에, 장자쥐 화각(畵角) 모반에 황금 스무 냥을 담아
서대쥐 앞에 드리니, 서대쥐 황금을 가져 오소리 앞으로 밀어 놓으며 가로되,
“이것이 대접하는 예는 아니나 서로 정을 표할 것이 없으매 마음에 심히 무정한고로 소소한 물건으로 옛정을
표하나니 두 분 별감은 혐의치 말고 나의 적은 정성을 거두소서.”
오소리 웃으며 왈,
“서대쥐의 관대함이 감사하던 중 이같이 후의를 끼치시니 받는 것이 온당치 못하오나 감히 물리치지 못할지
라. 그러나 서대쥐는 조금도 염려치 말고 다람쥐와 결송케 하면 내일 재판할 때에 우리 둘이 집장(執杖)할 터
이오니 어찌 다람쥐를 중죄(重罪)하여 서대쥐의 분풀이를 못하리오.”
하고 인하여 서대쥐와 더불어 떠나더라.
- 작자 미상, 「서동지전(鼠同知傳)」 -
* 소진, 장의 : 중국 전국시대에 활약한 달변의 정치가.
* 패자 : 지위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공식적으로 주는 글.
* 유현 : 사람의 눈에 띄지 아니하는 곳과 눈에 띄는 곳.
* 승안접사 : 웃어른을 만나 뵙는 일.

* 박주 : 맛이 좋지 못한 술.

Q5. 작중 인물의 생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① 서대쥐 : 두 형졸에 대한 나의 대접이 소홀하여 부끄럽다.


② 백호산군 : 다람쥐 말만 듣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③ 너구리 : 이 기회에 서대쥐에게 돈을 뜯어내야겠다.
④ 장자쥐 : 형편에 따라 원칙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⑤ 오소리 : 평소 서대쥐의 행실이 불만스러웠다.

Q6. 위 글을 읽고 나서 보인 학생의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5


① 진실성 없이 겉과 속이 다른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두었군.
② 관(官)의 힘에 기대어 위세를 부리는 인물을 풍자하고 있군.
③ 인정세태를 그리기 위해서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는 기법을 사용했군.
④ 돈의 힘을 알고서 능란하게 쓸 줄 아는 인물의 처세를 보여주고 있군.
⑤ 절차를 까다롭게 하여 백성을 괴롭히는 재판 제도의 불합리성을 비판하고 있군.

대표적인 우화 소설 : <장끼전>, <까치전>, <토끼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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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강. 고전 소설은 이게 다다, 고전 소설의 주제 총집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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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학년도 9월 모의평가
용홀대가 의기양양하여 피화당에 달려드니, 불의에 하늘이 어두워지며, 흑운(黑雲)이 자욱하고 뇌성벽력(雷聲
霹靂)이 진동하며, 좌우전후에 벌였던 나무 일시에 변하여 무수한 갑옷 입은 군사가 되어 점점 에워싸고, 가지
와 잎이 화하여 깃발과 창검(槍劍)이 되며, 함성 소리가 천지 진동하는지라. 용홀대 크게 놀라 급히 내달아오려
한즉, 벌써 칼 같은 바위 높기는 천여 장이나 되어 앞을 가리워 겹겹이 둘러싸이니, 전혀 갈 길이 없는지라. 용
홀대 혼백을 잃어 어찌할 줄 모르더니, 방안에서 한 여인이 칼을 들고 나오면서 꾸짖어 가로되,
“네 호국 장수 용골대의 아우 용홀대 아닌가? 네 본디 오랑캐로 천의(天意)를 모르고 남의 나라를 침범하고,
또 감히 사부가(士夫家)의 규문(閨門)을 당돌히 범하니, 너 같은 놈은 죽여 후일을 징계하리라.”
하고 완완(緩緩)히 걸어 달려들며 이르되,
“네 나를 아느냐?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광주 유수 이공의 부인 박씨의 시비(侍婢)* 계화로소니, 네 선봉
이 되었다가 나 같은 여자의 손에 목 없는 귀신이 될 터이니, 어찌 불쌍하고 잔인하지 아니하리오.”
하며,
“내 칼을 받으라.”
하는 소리, 옥반(玉盤)에 진주를 굴리듯 한지라. 용홀대 바라보니, 그 미인이 머리에 태화관(太和冠)을 쓰고, 몸
에 홍금사 화의(紅錦紗華衣)를 입고, 허리에 측금사 만대를 두르고, 손에 용문자 화검(龍文字華劍)을 들고 완연
히 섰으니, 나는 제비 같은지라.
용홀대 정신이 아찔하나 분기를 참지 못하여 다시 정신을 차려 꾸짖어 가로되,
“조그마한 여자 엄연히 장부를 꾸짖느냐. 내 너를 잡지 못하면 어찌 세상에 서리오.”
하고 달려들거늘, 계화 용홀대를 보니, 머리에 용봉 쌍학(龍鳳雙鶴) 투구를 쓰고, 몸에 황금사 문갑(黃金紗紋甲)
을 입고, 허리에 진홍 보호대를 두르고, 손에 삼백 근 금강도를 들었거늘, 서로 싸워 사십여 합에 승부를 모르
더니, 계화의 칼이 번듯하며, 용홀대의 머리 검광(劍光)을 좇아 마하(馬下)에 나려지니, 계화 그 머리를 칼 끝에
끼워 들고 좌충우돌하여 사방으로 달리니, 모든 장졸이 혼비백산하여 일시에 항복하니,
계화 용홀대의 머리를 박 부인께 드리니 부인이,
“그 놈의 머리를 높은 나무에 달아 두라. 용골대 제 아우의 머리를 보면 낙담상혼(落膽喪魂)**하리라.”
하니, 계화 영을 듣고, 후원 전나무에 높이 달아 두니라. (중략)
용골대 호령하여 가로되, / “네 군사를 몰아 박 부인과 계화를 사로잡아 들이라.”
하는지라. 김자점이 황겁하여 방포(放砲) 일성(一聲)에 군사를 몰아 피화당을 에워싸니, 문득 팔문(八門)이 변하
여 백여 길 함정이 되는지라. 용골대 그 변을 보고 졸연히 깨지 못할 줄을 알고 한 꾀를 생각하여, 군사로 하
여금 피화당 사방 십 리를 깊이 파서 화약 염초를 많이 붓고 군사로 하여금 각각 불을 지르고,
“너희 무리 아무리 천변만화지술이 있은들 어찌 하리오.”
하고 군사를 호령하여 일시에 불을 놓는지라. 그 불이 화약 염초를 범하매, 벽력 같은 소리가 나며 장안 삼십
리에 화광이 충천하여 죽는 자가 무수하더라. 박씨 옥으로 된 발을 드리우고 좌수에 옥화선을 쥐어 불을 부치
니 화광(火光)이 호진(胡陣)을 충돌하거든, 호진 장졸이 항오(行伍)*** 를 잃고 다 죽고 밟혀 죽으며 남은 군사
는 살기를 도모하고 다 도망하는지라.
- 박씨전 -
* 시비(侍婢):곁에서 시중을 드는 계집종.
** 낙담상혼(落膽喪魂) : 몹시 놀라거나 마음이 상해서 넋을 잃음.
*** 항오(行伍) : 군대를 편성한 대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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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구술 시험에서 윗글의 현대적 의의를 묻는 질문을 받았을 때, 가장 잘 답한 사람은?

① 정숙 : 사회의 부정적인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반성하게 하고 있습니다.
② 상호 :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③ 경아 : 여성이 국난 극복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④ 찬우 : 선조들의 유교적인 가치관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윤리 도덕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습니다.
⑤ 혜영 : 우리의 다양하고 우수한 전통 문화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Q8. 윗글의 내용을 <보기>와 같이 나타낼 경우, 그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계화 용홀대

박씨 용골대

① 계화와 용홀대의 대결은 박씨와 용골대의 대결을 예비하는군.


② 왼쪽 인물과 오른쪽 인물의 대비는 민족간의 대립을 보여주는군.
③ 김자점이라는 인물은 오른쪽 자리에 위치하게 해야 할 것 같군.
④ 박씨는 계화를 통해서 용홀대에 대한 승리를 쟁취했다고 해야겠지.
⑤ 위쪽 인물과 아래쪽 인물의 관계는 피지배층과 지배층의 대결 관계를 나타내고 있군.

Q9. <보기>는 이 작품의 다른 판본의 일부이다. <보기>가 (가)와 같이 바뀌었을 때, (가)가 얻게 되는 효과로 가장
알맞은 것은?

<보기>
용홀대 그 말을 듣고 대로(大怒)하여 칼을 들며 계화를 치고자 하더니 팔 힘이 하나도 없어 꼼짝하지 못
하겠는지라. 하릴없어 하늘만을 우러르고 탄식하는지라.
“슬프다. 대장부 세상에 나서 만리타국에 대공(大功)을 바라고 왔더니 조그마한 여자의 손에 죽을 줄 어찌
알았으리요.”
계화 웃으며 가로되
“불쌍하고 가련토다. 저 장수야. 세상에 장부로 나서 나 같은 연약한 아녀자를 당치 못하느냐. 오늘은 네 명
이 내 손에 달렸으니, 바삐 목을 늘이어 내 칼을 받아라.”
용홀대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여 가로되 / “천수(天數)로다.” / 하고 자결하더라.

① 사건의 서술이 간결하게 되었다.


② 상황의 비장감이 더욱 고조되었다.
③ 등장 인물의 내적 갈등이 심화되었다.
④ 장면의 긴장감과 박진감이 강조되었다.
⑤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성격을 강조하였다.

대표적인 영운 군담 소설 : <유충렬전>, <임진록>, <장국진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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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4월 학력평가
[앞부분의 줄거리] 예방 소임을 맡아 제주에 온 배비장은 어머니와 부인에게 여자에게 빠지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방자에게까지 큰소리친다.
그러나 제주 목사의 지시로 기생 애랑이 유혹하자 한눈에 반하고 만다. 그래서 애랑에게 편지를 보낸 후 답장을 받는다.

강호에 병이 들어 덧없이 죽겠더니, 낭자 회답이 반갑도다. 삼경에 기약 두고 해지기만 바라더니 석양이 다


져 간다.
방자 입시(入侍) 보내고 빈 방 안에 문을 닫고 그 여자에게 잘 보이려고 다시 의관을 차릴 적에, 망건 위에
탕건 쓰고 그 위에 벙거지 올려 쓰고, 철릭 위에 쾌자 입고 허리에는 관대 두르고 활과 화살 주머니를 제법 격
식 있게 갖추고 빈방 안에 혼자 우뚝 서서 도깨비 들린 듯이 혼잣말로 두런거리며 습의(習儀)*하고 하는 말이,
“가만가만 걸어가서 여자 문전에 들어서며 기침 한번을 가만히 하면 그 여인이 낌새를 채고 문을 펄쩍 열렷
다. 걸음을 한번 대학지도로 이리 걸어 들어가 수인사후(修人事後)에 대천명(待天命)이라 하니, 여자에게 한번
이되 군례(軍禮)로 뵈렸다.”
한창 이리 습의할 제, 방자놈이 뜻밖에 문을 펄쩍 열며 하는 말이,
“나으리, 무엇하오?”
배비장 깜짝 놀라,
“너 벌써 왔느냐?”
“예, 군례 전에 대령하였소.”
“이놈, 내 깜짝 놀라 바로 땀이 난다.”
하며 방자 앞세운 채로 썩 나서니, 달이 진 산에 까마귀 울고 고기 잡는 불빛이 물에 비친다. 앞개울에 있던
사람은 돌아가고, 춘풍에 학이 운다. 전 기약 맺은 낭자 이 밤중에 어서 가자. 거들거려 갈 제 방자놈 이르는
말이,
“나으리 소견 바이 없소. 밤중에 유부녀 통간 가오면서 비단 옷 입고 저리 하고 가다가는 될 일도 못
될 것이니, 그 의관 다 벗으시오.”
[A] “벗기는 초라하구나.”
“초라커든 가지 마옵시다.”
“얘야, 요란히 굴지 마라. 내 벗으마.”
활짝 벗고 알몸으로 서서,
“어떠하니?”
“그것이 원 좋소마는, 누구 보면 한라산 매사냥꾼으로 알겠소. 제주 인물 복색으로 차리시오.”
“제주 인물 복색은 어떤 것이냐?”
“개가죽 두루마기에 노펑거지*를 쓰시오.”
“그것은 과히 초라하구나.”
[B]
“초라하거든 그만두시오.”
“그리하단 말이로다. 개가죽 아니라, 도야지 가죽이라도 내 입으마.”
하더니, 구록피(狗鹿皮) 두루마기에 노펑거지를 쓰고 나서서 앞뒤를 살펴보며,
“얘야, 범 보면 개로 알겠다. 군기총(軍器銃) 하나만 내어 들고 가자.”
“무섭거든 가지 마옵시다.”
“얘야, 그러하단 말이로다. 네 성정 그러한 줄 몰랐구나. 정 못 갈 터이면 내 업고라도 가마.”
배비장 뒤를 따라 가며 하는 말이,
“기약 둔 사랑 여자 어서 가 반겨보자.”
서쪽 창문으로 돌아들어 동편 소나무 계단에 다다르니, 북쪽 창에 밝게 켠 불 외로운 등은 한 점이요, 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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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은 삼경이라. 높은 담 궁궐 찾아가서 방자 먼저 기어들며,


“쉬, 나으리 잘못하다가는 일 날 것이니, 두 발을 한데 모아 묘리(妙理) 있게 들이미시오.”
배비장이 방자 말을 옳게 듣고 두 발을 모아 들이밀자, 방자 놈이 안에서 배비장의 두 발목을 모아 쥐고 힘
껏 잡아당기니, 부른 배가 딱 걸려서 들도 나도 아니하는지라,
배비장 두 눈을 희게 뜨고 이를 갈며,
“좀 놓아다고!”
하면서, 죽어도 문자(文字)는 쓰는 것이었다.
“포복불입(飽腹不入)하니 출분이기사(出糞而幾死)로다.*”
방자 안에서 웃으며 탁 놓으니, 배비장이 곤두박질하여 일어 앉으며 하는 말이,
“매사(每事)가 순리로 아니 되니 대패(大敗)로다. 산모(産母)의 해산법으로 말하여도 아해를 머리부터 낳아야
순산이다 하니, 내 상투를 들이밀 것이니 잘 잡아 다려라.”
방자놈이 배비장 상투를 노펑거지 쓴 채 왈칵 잡아당기니, 아무리 하여도 나은 줄 모르겠다. 사지부생(死地
復生)이라, 원명(元命)이 재천(在天)이로다. 뻥 하고 들어가니 배비장이 아프단 말도 못 하고,
“어허, 아마도 내 등에는 꼰질곤자판을 놓았나 보다.”
- 작자 미상, 「배비장전」 -
* 습의 : 행동을 미리 연습함.
* 노펑거지 : 노벙거지의 잘못. 실, 삼, 종이 따위를 가늘게 비비거나 꼰 줄로 엮어서 만든 벙거지.
* 포복불입하니 출분이기사로다 : 배가 불러 들어갈 수 없으니 똥이 나와 죽겠구나.

Q10.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Q12. [A]와 [B]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대화의 구조를 <보
①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사건이 전개되고 있다. 기>와 같이 정리했을 때, ⓐ ~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
② 서술자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사건을 관찰하고 있다. 하지 않은 것은?
③ 행동의 묘사와 대화를 통해 인물을 희화화하고 있다.
④ 기지와 재치로 신분 상승을 꾀하는 인물을 비웃고 <보기>
있다. ⓐ 방자의 제안 → ⓑ 배비장의 주저
⑤ 사건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입체적 성격을 보여
주고 있다.
→ ⓒ 방자의 대응 → ⓓ 배비장의 수용

① ⓐ에는 양반을 조롱하기 위한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② ⓑ는 ⓐ의 속뜻을 알아차리고 망설이는 것이다.
Q11. ‘배비장’에 대해 알 수 없는 것은? [1점] ③ ⓒ는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상대방을 자극
하고 있는 것이다.
① 상황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져 있다.
④ ⓓ는 ⓒ의 인물이 예상한 결과이다.
②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 하지 않고 있다.
⑤ ⓓ의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빨리 이루기 위
③ 겉으로는 상대방을 위하는 척하고 있다.
해서이다.
④ 여자에게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고 있다.
⑤ 양반의 체통보다는 욕망을 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풍자 소설 : 박지원, <양반전>, <호질>, <예덕 선생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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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20강. 극, 대사와 행동

오늘의 강의 목표 단 두 개
! 몇 개 정리할 것도 없는 극문학의 기본 개념을 반드시 정리한다.
! 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파악해낼 수 있다.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기본적으로 인물의 성격이나 심리 상태, 갈등 구조와 갈등의 심화와 해소 과정을 파악하는 일은 소설과 또~~옥
같다는 점을 기억할 것!! 소설은 서술자가 말하기와 보여주기의 방법으로 사건을 서술해 나가지만, 극문학
에서는 서술자가 없이 인물들이 알아서 저희들끼리 보여주기의 방법으로 사건을 끌고 나가는 것이다. 설마 ‘보여주
기’가 뭔지 잊은 것은 아니겠지? ㅡ.ㅡ+ 지구를 떠나고 싶지 않거든, 꼭 기억할 것! 보여주기란, 인물의 대사와 행동
으로 모든 것을 제시한다! 그래서 극 문학은 인물의 행동을 제시해 주는 ‘지문’, 인물의 말을 제시해 주는 ‘대사’가
포인트!!

1단계, 내 생애 마지막 개념 정리

첫째, 인물의 대사, 독백과 방백

• 해설 : 주로 희곡의 맨 처음에 등장인물, 곳, 무대 등을 제시하는 부분


• 지문 : 인물의 동작, 표정, 심리 상태를 상황에 맞게 지시하는 부분
• 대사 : 극적인 주제를 실현시키는 대화, 독백, 방백
① 대화 : 두 명 이상의 등장인물이 서로 주고받는 말.
➜ 사건을 진행시킴, 인물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드러냄.
② 독백 : 한 사람이 혼자 하는 말.
➜ 자기 반성적, 설명적 성격을 띰.
③ 방백 : 무대 위의 다른 인물들은 듣지 못하는 것으로 약속된 대사

둘째, 무대와 배우

관객과 배우는 소리 없이 약속을 맺는다.


희곡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문학.
무대에서는 시공간의 제약, 등장하는 인물의 수의 제약 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은 이러한 제약성을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야 하는 너그러움이 있어야 할 수밖에.

관객은
꾸며진 무대의 공간을 현실적 공간으로 인정한다.
배우의 행동을 실제 인물의 실제 행동으로 인정한다.
배우의 독백이나 방백은 다른 인물들이 듣지 못하는 것으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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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셋째, 음향 효과

극 문학은 무대 공연 및 상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시각적 장치뿐만 아니라, 청각적 음향


효과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기능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건 및 극의 흐름에 집중하게 한다.
극에 현장감 및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넷째, 카메라 기법

사건의 전개 및 인물의 심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적절한 촬영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읽어만 두자, 기타 등등
• 희곡이란?
: 무대 상연을 전제로 한 연극의 대본.
※ 희곡은 허구적 사건을 다루는 점에서 소설과 같으나, 소설처럼 사건을 묘사하거나 서술하지 않고, 대화와 행
동을 통하여 그것을 제시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희곡의 특성
- 무대 상연을 전제로 한 문학 : 무대 상연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물론 공연을 전제로 하
지 않고 순전히 읽히기 위해서 쓰이는 희곡(레제 드라마)도 있다.
- 대사의 문학 : 서술자가 서술과 묘사를 하는 소설과 달리, 희곡에서는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하여 줄거리가 전
개된다.
- 행동의 문학 : 희곡은 인간 행동을 표현하는 문학이다. 즉 희곡은 배우의 연기를 지시하여 무대 위에서 인간
의 행동을 표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희곡에서의 행동은 압축과 생략, 집중과 통일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 제약성으로 인한 장점
- 집약성 : 압축된 구조 - 긴장성 : 주의력 분산이 허용되지 않음 - 강력성 : 강력한 효과

- 현재화된 인생 표현 : 희곡은 무대 위에서 직접적으로 인생을 표현하는 문학이다. 따라서 모든 이야기를 현재


화시켜서 표현하고, 작가와 독자와의 의사소통을 즉석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점이 희곡의 특성이다.

• 시나리오란?
: 영화 촬영을 목적으로 한 영화의 각본. 영화 장면의 순서, 배우의 대사와 동작 등을 적은 대본.

• 시나리오의 특성
- 화면에 의하여 표현되므로 촬영을 고려해야 하고, 특수한 시나리오 용어가 사용된다.
- 주로 대사로 표현된다.
- 시간적, 공간적 배경의 제한을 적게 받는다.
- 등장 인물의 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 시퀸스(sequence)나 화면(cut)과 장면(scene)을 단위로 한다.
- 직접적인 심리 묘사가 불가능하고, 장면과 대상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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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 시나리오 용어
- S#(Scene Number) : 장면번호
- NAR.(Narration) : 해설. 등장인물이 아닌 사람에게서 들려오는 설명체의 대사
- F.I(Fade In) : 화면이 차차 밝아짐. 용명 / - F.O(Fade Out) : 화면이 차차 어두워짐. 용암
- O.L(Over Lap) : 앞 화면에 뒷 화면이 포개어지는 기법. 주로 과거 회상 장면에 많이 이용됨.
- C.U(Close Up) : 어떤 대상이나 인물이 두드러지게 화면에 확대되는 것
- I.O(Iris.Out) : 화면이 천천히 닫히는 것. / - PAN(Panning) : 카메라를 상하 좌우로 이동하는 것.
- Ins(Insert) : 일련의 화면에 신문이나 편지 따위의 화면이 끼이는 것
- monologue : 독백 / - M(Music) : 효과 음악 / - Bust : 상반신의 화면
- E(Effect) : 효과음. 주로 화면 밖에서의 음향이나 대사에 의한 효과를 말함.
- Shot : 카메라의 회전을 중단하지 않고 촬영한 일련의 필름(화면). 이것이 모여 신(장면)을 이름.

2단계, 오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나!


지금 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목표는 Only 이거다!!
극문학 지문의 특징을 중심으로!!

가1 2010학년도 9월 모의평가
주위는 차츰차츰 어두워진다. 이윽고 ㉠ 범종 소 방문 열구 웬 부인이 쌀을 퍼 주며 나를 한
리 들려온다. 멀리 산울림. 초부, 나무를 안고 나와 참 바라보구 있드니 별안간 ‘도념아, 내 아
지게에 얹고, 담배를 한 대 피운다. 흩날리는 초설 들아, 이게 웬일이냐.’ 하고 맨발바닥으로 뛰
(初雪)을 머리에 받은 채 슬픈 듯한 표정으로 ㉡ 종 어 내려오든 꿈을 여러 번 꾸었어요.
소리를 듣는다. 이윽고 ㉢ 종소리 그친다. 도념, 고깔 초부 가려거든 빨리 가자. 퍽퍽 쏟아지기 전에. 이
을 쓰고 바랑*을 걸머지고, 깽매기*를 들고 나온다. 길루 갈테니?
도념 비탈길루 가겠어요.
초부 (지게를 지고 일어서며) 지금 그 종 네가 쳤니?
초부 그럼 잘―가라. 난 이 길루 가겠다.
도념 그러믄요. 언젠 내가 안 치구 다른 이가 쳤나요?
도념 네, 안녕히 가세요.
초부 밤낮 나무해 가지구 비탈 내려가면서 듣는
소리지만 오늘은 왜 그런지 유난히 슬프구나. 초부, 나무를 지고 내려간다. ㉣ 도념, 두어 걸음
(일어서다가 도념의 옷차림을 발견하고) 아니, 나갈 때 법당에서 주지의 독경 소리. 발을 멈추고,
너 닷다가* 바랑은 왜 걸머지구 나오니? 생각난 듯이 바랑에서 표주박을 꺼내 잣을 한 움
도념 이번 가면 다시 안 올지 몰라요. 큼 담아서 산문 앞에 놓는다.
초부 왜? 스님이 동냥 나가라구 하시든?
도념 (무릎을 꿇고) 스님, 이 잣은 다람쥐가 겨울에
도념 아아니요. 몰래 나가려구 해요.
먹으려고 등걸 구멍에다 뫄 둔 것을 제가 아
초부 이렇게 눈이 오는데 잘 데두 없을 텐데. 어
침이면 몰래 꺼내 뒀었어요. 어머니 오시면
딜 간다구 이러니? 응, 갈 곳이나 있니?
드리려구요. 동지섣달 긴긴 밤 잠이 안 오시
도념 조선 팔도 다 돌아다닐걸요 뭐.
어 심심하실 때 깨무십시오. (산문에 절을 한
초부 아예, 그런 생각 말구, 어서 가서 스님 말씀
후) 스님, 안녕히 계십시오.
잘 듣구 있거라.
도념 벌써 언제부터 나가려구 별렀는데요? 그렇
멀리 동리를 내려다보고 길-게 한숨을 쉰다. 정
지만 스님을 속이구 몰래 도망가기가 차마
적. ㉤ 원내에서는 목탁과 주지의 염불 소리만 청정
발이 떨어지지 않아서 못 갔어요.
히 들릴 뿐. 눈은 점점 퍽퍽 내리기 시작한다. 도념,
초부 어머니 아버질 찾기나 했으면 좋겠지만 찾
산문을 돌아다보며 비탈길을 내려간다.
지두 못하면 다시 돌아올 수도 없구, 거지밖 - 함세덕, 동승
에 될 게 없을 텐데 잘 생각해서 해라. * 바랑: 승려가 등에 지고 다니는 자루 모양의 큰 주머니.

도념 꼭 찾을 거예요. 내가 동냥 달라고 하니까 * 깽매기: ‘꽹과리’의 전라도 방언. / * 닷다가: 난데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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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3단계, 기출 선지와 만나는 작품으로 언어 만점!

Q1. <보기>를 바탕으로 위 글을 감상한다고 할 때, 적절한 설명인가? Y, Y, N, Y, Y

A3. 도념이 초부와 헤어진 후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드


<보기> 러내야 한다는 심리적 자극을 받았기 때문에 독백을
대사에는 대화, 방백, 독백 등이 있다. 대화는 등장 한 것이군. ( □ Yes, □ No )
인물 간에 주고받는 대사로, 인물들의 관계를 알려
근거는?
주고 사건을 진행시키는 기능을 한다. 방백이 관객을
청자로 상정한 대사라면, 독백은 배우가 심리적으로
A4. 도념의 독백은 절을 떠나는 사건을 지연하고 작품의
자극을 받아 촉발된 혼잣말이다. 독백은 사건 진행을
서정적 분위기를 강화하는 기능을 하는군.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배우가 내면 심리를 직접 드러
( □ Yes, □ No )
낼 수 있게 하여, 연극의 서사에 시적 분위기를 첨가
하는 기능을 한다. 근거는?

A1. 두 사람의 대화는 초부와 도념이 그동안 친밀한 관


A5. 독백 후 도념은 말을 가급적 억제하고, 한숨이나 시
계를 형성하고 있었음을 보여 주는군.
선 혹은 신체 연기를 활용하여 심리적 정황을 전달
( □ Yes, □ No )
하는군.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2.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초부가 도념의 결심을 헤아


리고 도념의 의사를 존중하게 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군. ( □ Yes, □ No )

근거는?

Q2. ㉠~㉤의 음향 효과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설명인가? Y, Y, Y, Y, N

A1. ㉠을 통해 관객은 공간적 배경의 특성을 인지할 수 A4. ㉣에서는 음향이 생성되면서 도념의 행동 변화를 일
있다. ( □ Yes, □ No ) 으키고 있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2. ㉡에서 초부는 관객들이 음향 효과에 집중할 수 있 A5. ㉤에서는 음향이 도념과 주지의 정서적 교감을 이끌
도록 연기하고 있다. ( □ Yes, □ No ) 며 심리적 여운을 증폭한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3. ㉢은 새로운 사건이 일어날 것임을 알려 주는 기능


을 한다. ( □ Yes, □ No )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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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나1 2006학년도 9월 모의평가
무대 전체가 어두워지고 스포트라이트가 교수만 장녀 (관객들에게) ⓑ 벌써 아침이 됐습니다. (자고
을 포착한다. 잠시 모든 것이 조용해지며 과거를 있는 교수를 가리키며) 아버지는 연구하시다
상기시키는 감상적인 음악이 고요히 흘러나온다. 가 가끔 그대로 책상에서 주무신답니다. 그
교수 전면에 또 하나의 스포트라이트가 투사되며 야말로 학자지요. 여러분은 아침에 어머니가
천사가 역시 미소를 지으며 가벼운 발레를 추면서 먼저 안 나오시고 제가 이 방에 대신 왔다는
들어온다. 교수는 천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점을 이상하게 생각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는 아침 일찍이 아버지 원고를 가지
교수 (한참 있다) 오라, 생각이 나는 것 같아. 그
고 출판사로 달려갔으니 이렇게 제가 대신
래 바로 그거야.
왔습니다. 아시겠지요. ⓒ 아버지가 밤늦도록
천사 나를 완전히 잊은 줄 알았어요.
수고하시니 저도 아버지를 위해 한 가지 좋
교수 (일어서며) 분명 그래. 아직 잊지를 않았어.
은 일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아버
나의 희망, 나의 정열의 옛 모습이야.
지께 신문을 읽어 드립니다. (교수를 깨운다.)
천사 쥐꼬리만한 기억력이 아직 남아 있군요.
아버지. (교수, 눈을 비비며 머리를 든다.) 아
교수 언제 어떻게 해서 당신과 헤어졌는지 모르겠
버지, 아침 신문 왔어요. 읽어 드리겠어요.
습니다. 나에게도 불타는 듯한 정열이 있었
교수 (하품을 하며) 그래, 읽어다오.
어요. 그래요. 생각이 납니다. 밤을 새워가며
장녀 (신문을 읽는다.) 비가 많이 왔어요. 강원도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진리를 위해 온 생애
쪽의 눈이 굉장한 모양이에요. 또 살인입니
를 바치겠노라고 떠들던 때……. 아, 꿈 같은
다. 이번엔 두 살 난 애가 자기 애비를 죽였
시절이었습니다. 당신은 왜 나를 버렸어요?
대요. 참 지프차가 동대문을 들이받아 동대
천사 당신이 나를 떠났지요. 당신을 돕고 싶습니
문이 완전히 무너졌답니다. 지프차는 도망가
다. 그러나 이미 늦었어요. 나한테 되돌아오
버리구. 이것 봐요. 아버지 ‘개성을 잃은 노
기는 너무 늦었어요.
동자’라는 번역 책이 악마사에서 다시 나왔
교수 내 꿈을 도로 찾아 주십시오. 생각할 힘을 주
어요. 이씨가 또 당선됐답니다. 신경통에 듣
시오. 요즈음은 통 사고를 할 수가 없습니다.
는 한약이 새로 나왔군요. 끔찍도 해라. 남편
천사 사고(思考)할 필요가 없어요. 이미 사고(事故)
이 자기 아내한테 또 매 맞았대요.
가 난 걸요.
교수 하룻밤 사이에 참 신기한 사건도 많아라. 세
교수 이 함정에서 뛰어나가고 싶습니다. (천사가
상이 그렇게 변해서야 어디 살 수 있겠니.
서서히 사라진다.) 가지 마시오! 내 희망, 내
너 왼쪽 손에 들고 있는 종이는 뭐냐?
정열은 어떻게 되는 거요. 꿈을 주십시오!
장녀 이거요?
내 꿈! 내 꿈!
영자 신문을 교수에게 준다. 교수는 받기가 무섭
꿈을 잃은 교수는 맥없이 전면을 바라보며 앉아
게 기계적으로 번역을 한다.
있다. 어둠 속에서 창을 여는 소리가 나며, 감독관
이 얼굴을 나타낸다. 장녀 뭘 번역을 하세요?
교수 이 영어를 우리말로 고치는 거야.
감독관 (회초리를 흔들며) ⓐ 원고! 원고는 언제
쓰는 거야? 그대로 번역을 한다.

이 소리에 교수는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다시 비 장녀 ⓓ 아버지두 참! 그거 오늘 아침 영어 신문이에요.


참한 표정으로 번역을 계속한다. 이러는 사이에 무대 교수 (신문을 보더니) ⓔ 그렇군! 난 영어길래 곧
전체가 암흑화된다. 잠시 후 새 소리, 닭 우는 소리 번역하려구 했지.
와 더불어 무대 전체가 밝아진다. 아침이다. 교수는
시계가 여덟 번을 친다. 교수는 무엇에 놀란 듯
책상에 머리를 박은 채 자고 있다. 플랫폼 방에서는
황급히 일어나 가방을 들고 소파 쪽으로 가 철쇄
장남이 반나체가 돼서 아령을 쥐고 운동을 하고 있
를 바꾸어 맨다.
다. 장녀가 아침 신문을 들고 응접실로 들어온다.
- 이근삼, 「원고지」 -

127
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Q3. ⓐ~ⓔ 중, <보기>의 밑줄 친 부분에 해당하는 대사로 볼 수 있는가? Y, N, Y, Y, Y

A3. ⓒ 아버지가 밤늦도록 수고하시니 저도 아버지를 위


<보기>
해 한 가지 좋은 일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희곡에서 대사는 작품의 주제를 제시하고, 등장 ( □ Yes, □ No )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며, 무대 밖에서 일어나고 있
근거는?
는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준다.

A1. ⓐ 원고! 원고는 언제 쓰는 거야? A4. ⓓ 아버지두 참! 그거 오늘 아침 영어 신문이에요.


( □ Yes, □ No )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2. ⓑ 벌써 아침이 됐습니다. ( □ Yes, □ No ) A5. ⓔ 그렇군! 난 영어길래 곧 번역하려구 했지.

근거는? ( □ Yes, □ No )
근거는?

다1 2009학년도 9월 모의평가
파수꾼 가 이리 떼다, 이리 떼! 이리 떼가 몰려온다! 촌장 오다 보니까 저쪽 덫에 이리가 치어 있습디다.
파수꾼 나 이리요? 어느 쪽이죠?
‘파수꾼 나’는 확신 있게 양철북을 두드린다. ‘파 촌장 저쪽요, 저쪽. 찔레 덩굴 밑이던가요…….
수꾼 다’는 여느 때와는 달리 침착하게 일어선다. 파수꾼 나 드디어 잡는군요!
그리고 담요를 벗어 네모반듯하게 갠 다음 식탁
위에 놓는다. 그는 북을 두드리는 ‘파수꾼 나’를 바 ‘파수꾼 나’ 퇴장. 촌장은 편지를 꺼내 ‘파수꾼
라보면서 몹시 안타까운 표정이 된다. 다’에게 보인다.

파수꾼 가 북소리 중지! 이리 떼는 물러갔다. 촌장 이것, 네가 보낸 거니?


파수꾼 다 정말 이리가 있다구 믿으세요? 파수꾼 다 네, 촌장님.
파수꾼 나 보렴, 방금도 이리 떼가 오질 않았니? 그 촌장 나를 이곳에 오도록 해서 고맙다. 한 가지
렇지 않다면 내가 왜 양철북을 치며 평 유감스러운 건, 이 편지를 가져온 운반인이
생을 보냈겠느냐? 서운하다. 아무리 아픈 도중에서 읽어 본 모양이더라. ‘이리 떼는
애라지만 너무 심한 말을 하는구나. 없구, 흰 구름뿐.’ 그 수다쟁이가 사람들에게
파수꾼 다 죄송해요. 하지만 어쩜 그 많은 나날을 떠벌리고 있단다. 조금 후엔 모두들 이곳으
단 한 번도 의심 없이 보내셨어요? 로 몰려올 거야. 물론 네 탓은 아니다. 넌 나
파수꾼 나 넌 그렇게도 무섭니, 이리가? 혼자만을 와 달라구 하지 않았니? 몰려오는
파수꾼 다 오히려 이리가 있다구 믿었던 때가 좋 사람들은, 말하자면 불청객이지. 더구나 어떤
았던 것 같아요. 그땐 숨기라도 했으니 사람은 도끼까지 들고 온다더라.
까요. 땅에 엎드리면 아늑하게 느껴졌 파수꾼 다 도끼는 왜 들고 와요?
어요. 지금은요, 이리가 없으니 땅에 엎 촌장 망루를 부순다고 그런단다. ‘이리 떼는 없구,
드려야 아무 소용 없구요, 양철북도 쓸 흰 구름뿐.’ 이것이 구호처럼 외쳐지고 있어.
모가 없게 됐어요. 오직 이제는 제가 그 성난 사람들만 오지 않는다면 난 너하고
본 그 사실만을 말하고 싶어요. 딸기라도 따러 가고 싶다. 난 어디에 딸기가
많은지 알고 있거든. 이리 떼를 주의하라는
해설자, 촌장이 되어 등장. 검은 옷차림. 이해심 팻말 밑엔 으레히 잘 익은 딸기 가 가득하
이 많아 보이는 얼굴과 정중한 태도. 낮고 부드러 단다.
운 음성으로 말한다. 파수꾼 다 촌장님은 이리가 무섭지 않으세요?
(중략) 촌장 없는 걸 왜 무서워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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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파수꾼 다 촌장님도 아시는군요? 촌장 얘야, 이리 떼는 처음부터 없었다. 없는 걸


촌장 난 알고 있지. 좀 두려워한다는 것이 뭐가 그렇게 나쁘다
파수꾼 다 아셨으면서 왜 숨기셨죠? 모든 사람들 는 거냐?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이리에게
에게, 저 덫을 보러 간 파수꾼에게, 왜 말하 물리지 않았단다. 마을은 늘 안전했어. 그리
지 않는 거예요? 고 사람들은 이리 떼에 대항하기 위해서 단
촌장 말해 주지 않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결했다. 그들은 질서를 만든 거야. 질서, 그
파수꾼 다 거짓말 마세요, 촌장님! 일생을 이 쓸쓸 게 뭔지 넌 알기나 하니? 모를 거야, 너는.
한 곳에서 보내는 것이 더 좋아요? 사람들 그건 마을을 지켜 주는 거란다.
도 그렇죠! ‘이리 떼가 몰려온다.’ 이 헛된 - 이강백, 「파수꾼」 -

두려움에 시달리는데 그게 더 좋아요?

Q4. <보기>를 참조하여 [A]를 서사극으로 공연하기 위한 의견으로 적절한가? N, N, Y, N, N

A2. 배우들의 표정에서 내면이 잘 드러나도록 조명을 활


<보기> 용한다. ( □ Yes, □ No )
정통 연극은 무대의 모든 사건과 인물이 현실 그
근거는?
대로라는 것을 강조한다. 무대 위의 햄릿은 진짜
햄릿이지 특정한 배우가 아니며 무대 위의 상황도 A3. ‘촌장’이 해설자의 역할도 맡고 있다는 점을 관객이
현실의 상황인 것처럼 보여야 한다. 하지만 서사극 알게 한다. ( □ Yes, □ No )
은 현실과 극중 상황을 분리하여 관객을 관찰자로
만든다. 관객에게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은 근거는?

‘연극’일 뿐이다. 그리고 그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기


A4. 파수꾼들에게 각각 고유한 이름을 부여하여 개성을
위해 서사극에서는 ‘낯설게 하기’의 기법을 활용하
드러낸다. ( □ Yes, □ No )
여, 일부러 무대 장치를 노출하기도 하고 배우가
관객에게 극중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근거는?

A1. 무대의 배경 그림이나 망루를 실감 나게 제작한다. A5. ‘파수꾼 다’는 역할에 어울리는 연기로 관객의 연민
( □ Yes, □ No ) 을 이끌어낸다.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Q5. '파수꾼‘의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가? Y, Y, Y, Y, N

A1. 소도구를 활용하여 주제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근거는?
( □ Yes, □ No )
A4. 장녀가 관객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무대와 객석
근거는?
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 □ Yes, □ No )

A2. 무대 장치의 전환 없이 조명을 통해 장면이 바뀌고 근거는?


있다. ( □ Yes, □ No )
A5. 천사와 감독관이 대립하는 장면을 통해 현대인의 기
근거는?
계적인 삶을 비판하고 있다. ( □ Yes, □ No )

A3.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보통명사로 제시함으로써 익명 근거는?


성을 강조하고 있다. ( □ Yes, □ 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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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샘의
개념으로 제대로 독(讀)하게! -문학

라1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28. 동만네 집 전경(밤) 바라보는 외할머니.
동만모의 진한 핏빛 울음 소리 들리는데 빗속에
누워있는 동만네 집 전경. 끝없이 쏟아지는 ㉠ 장 이모 길자 진지 드세요.
맛비. 장맛비. (F. O.) 친할머니 (밥상 받으며) 사부인은 좀 드셨능가?
이모 통 안 드셔요. 한 숟갈두…….
# 29. 건지산 전경 친할머니 에휴 쯧쯧…….
(F. I.) 한고비 숨을 돌려 보슬비 뿌리는 하늘. 멀리 (밥상을 받고 사르르 문을 닫는다. 다시 부엌으
회색빛 웅자를 자랑하는 ㉡ 건지산의 자태. 로 들어가 또 한상 들고 나오는 이모.)
이모 (외할머니 앞에 멎더니) 그래 진지 안 드셔
# 30. 동만네 마당 요?
㉢ 완두콩 소쿠리를 무릎에 올려 놓고 툇마루에 (그저 넋 나간듯 앉아 있는 외할머니. 이모 밥상
나와 앉은 외할머니. 부엌에서 이모가 ㉣ 밥상을 을 들고 건넌방으로 간다.) <후략>
들고 힘겹게 나온다. 일손 멈추고 멍하니 건지산을 - 윤삼육 각생, 장마 -

Q6. ㉠~㉣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가? Y, Y, Y, Y

A1. ㉠은 ‘울음소리’와 뒤섞이며 관객의 정서적 반응을 A3. ㉢을 소품으로 먼저 제시한 이후, 이것을 다듬는 연
고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군. 기를 통해 외할머니의 내면 심리를 표현하고 있군.
( □ Yes, □ No )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A2. ㉡은 원경으로 제시되어, 배경이 되는 공간을 확장해 A4. ㉣은 카메라의 이동을 유도하는 기능을 하여, 가족들
서 보여 주고 있군. 의 상황이 자연스럽게 화면에 포착되도록 돕고 있군.
( □ Yes, □ No ) ( □ Yes, □ No )

근거는? 근거는?

오늘도 끝까지 숙제를 내주시는 고마운(?) 혜정 샘~ㅎㅎ 다시 보자, 수특 교재!


p.114~115 극문학 지문 + 문제4
p.194~195 시나리오 지문 + 문제11

아ㅠㅠ, 의심 많은 혜정 샘의 한 마디.

소설처럼 전체적인 서사 구조를 파악하되, 선지를 통해 극문학의 특징을 다시 생각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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