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essional Documents
Culture Documents
「…… 뭘 하고 있는 거야?」
후지미야 아마네가 그녀――시이나 마히루와 처음으로 말하게 된 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공원에서 그네에
앉아 있던 그녀를 보았을 때였다.
천사라는 건 물론 비유이긴 하지만, 그 비유가 농담이 아닐 만큼 시이나 마히루는 아름답고 가련한 소녀다.
브라운색의 생머리는 늘 매끄럽고, 비치는 듯한 피부는 매끄러움을 지니고 있다. 가지런한 콧날과 긴 속눈썹에
덮인 큰 눈동자는, 실로 인형같이 섬세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녀와 같은 고교, 그것도 학년에 있는 아마네는 마히루의 평판을 자주 들었는데, 문무 양도의 미소녀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정기 고사에서 항상 1 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체육 수업에서도 에이스급 활약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결점 다운 결점은 보이지 않고, 용모 단련에 성적 우수, 그러면서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며, 얌전한 성격이라면,
인기가 있는 것도 납득이 간다.
친해진다면 남자들로부터 질투도 받을 테고, 애초에 옆집에 사는 것만으로 친해질 수 있었다면, 그녀를 사랑한
남자들도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새콤달콤한 관계라는 것을 기대할 생각도, 친해질 생각도 없이, 그저 옆집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갈 정도의 빗속에서, 그녀는 학교와 맨션 사이에 있는 공원에서 홀로 그네에
걸터앉아 있었다.
(빗속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자칫하면 눈 깜짝할 순간에 감기에 걸릴지도 모를 상태지만, 그런데도 마히루는 조용히 그 자리에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공원을 빠져나가려다가 ―― 마지막으로 본 마히루의 얼굴이 어딘가 울 것같이 일그러지고
있기에, 아마네는 긁적긁적 머리를 긁었다.
「…… 뭘 하고 있는 거야?」
타의는 없다,라는 의미를 담아 되도록 소탈하게 말을 걸자, 빗물로 묵직 무거워진 것 같은 머리카락을 흔들며,
이쪽을 향했다.
여전히, 예쁜 얼굴이다.
비에 젖어 있어도 그 빛은 바래지지 않은 채, 오히려 비조차 그녀의 얼굴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소품이 되어 있다.
비를 맞아도 괜찮은 여자,라는 것이겠지.
하지만 갑자기 말을 건 탓에, 그리고 지금까지 전혀 접점이 없었던 사람으로부터의 접촉에, 암갈색의 눈동자에
희미하게 경계의 색이 번졌다.
낯설지는 않지만 접점이 없었던 타인이 말을 거니, 가드를 굳히는 것도 납득이 갔다.
경계심을 노출할만한 날카로운 목소리가 아닌, 어디까지나 부드럽고, 그러면서 내면에 들어갈 생각이 조금도 없는
담백한 목소리였다.
뭔가 이유가 있음이 확실하고, 관여하지 말라는 거절의 말에, 아마네도 깊게 파고들 생각은 없었다.
원래, 변덕스럽게 말을 건 것뿐이다. 사정을 들으려는 것도 흐름이었을 뿐이므로,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감기라도 걸리면 왠지 모르게 찝찝할 것 같다, 그런 마음이 들어 지금까지 머리를 덮고 있던 우산을 건네줬다.
그녀가 받도록, 올바르게 말하자면 아마네는 강제로 우산을 건네주고, 그녀의 입술이 움직이기 전에 등을 돌렸다.
뭐 감기만 안 걸리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우산을 떠넘긴 탓인지, 맨 처음 무시하고 지나가려던 죄책감이 살짝
가벼워졌다.
-----------------------------------------------------
02 천사님의 제의
「너야말로 시끄러워」
「어제까진 건강했잖아, 너」
「비 맞았어」
거기에, 마히루는 학교에서 얼핏 본 느낌으론, 안색도 나쁘지 않고 괜찮은 것 같았고, 우산을 준 자신만이
감기에 걸려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친절하네」
두통과 콧물만으로 끝났던 감기의 증상은, 목의 통증과 권태감까지 동료로 삼아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간신히 맨션의 입구에 가까스로 도착한 뒤, 무거운 다리를 움직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벽에 기댄다.
엘리베이터의 독특한 부유감도, 평상시라면 아무렇지도 않았겠지만, 지금은 약간의 고통을 주고 있다.
그래도, 이제 집에 도착한다.
「저기, …… 열이 있죠……?」
하지만, 마히루로서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내팽개칠만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단정한 얼굴에는 초조함이 떠올라
있었다.
대답하고 있는 편이 아마네로서는 괴로웠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마히루의 추궁과 걱정을 피하기로 했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울타리는 튼튼해서 부딪친 정도로 넘어질 걱정도 없고, 높이도 있어서 떨어질 일도
없다. 부딪쳐서 아프기는 하겠지만, 뭐 어쩔 수 없지…… 하고 아픔을 각오했다.
「…… 역시 그냥 놔둘 수는 없어요」
「빚은 갚겠습니다」
감기에 걸린 아마네는 저항할 기력도 없이, 끌려가는 대로, 처음으로 또래 여성을 데리고 귀가했다.
-----------------------------------------------------
집안으로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한 것은, 열에 젖은 머리로 뒤늦게 자신의 집 상태를 떠 올렸다기보다는
실태를 보고 나서였다.
넓은 거실에 침실, 덤으로 창고까지 있어 혼자 살기에는 상당히 사치스러운 집이지만, 부모님이 유복해, 보안과
교통 편만을 고려해 이곳으로 정해졌다.
자취를 한다면 여기,라고 결정한 것은 부모님이므로 불평할 생각은 없지만, 별로 그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고는 있다. 혼자 살기에는 넓은 집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네요」
중간에 둘이서 넘어질 뻔했기에, 슬슬 성실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위험할 것 같다고 어지럽힌 본인은 생각했다.
그 머리카락을 더듬듯이 시선을 올리자, 아무래도 꿈은 아니었던 듯, 마히루가 아마네를 들여다보듯이 조용히 서
있었다.
「…… 지금 몇 시야?」
머리가 차갑다는 것을 깨닫고 이마를 눌러 보자, 천처럼 조금 뻣뻣한 느낌이 손가락 끝으로 잡혔다.
이 집에 있을 리가 없는 냉감 시트가 붙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마히루를 올려다보자, 「집에서 가져왔어요」라는
단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이 집에는 냉감 시트도 없고, 심지어 스포츠 드링크조차 없다. 스포츠 드링크도 그녀가 가져온 것일 것이다.
「아니에요」
죄책감 때문에 간병을 해주는 것뿐, 아마네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닐 것이다. 애초부터, 거의 안면만 있는
남자의 집에서 단둘뿐이라는 상태로 친근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응, 뭐, 대충은」
곧바로 고개를 숙여 먹는다고 대답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다소 어이없는 눈빛을 보냈지만, 수긍한 뒤 측면
테이블에 올려놓은 체온계를 건네줬다.
「응」
시키는 대로 셔츠의 앞을 열고 체온계를 들어 올리자, 마히루는 휙 얼굴을 딴 데로 돌렸다.
별로 여자와 달리 남자의 가슴은 숨길게 없는데, 하고 아마네로서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그다지 살색에 면역이
없는 것인지, 겨우 앞을 연 것만으로 마히루는 알기 쉽게 당황했다.
흰 뺨을 희미하고 장미색으로 물들인 마히루는 변함없이 고개를 돌리고, 부들부들 떨고 있다. 왠지 귀도 물들고
있는 듯해, 마히루의 수줍음 상태가 보였다.
아마네에게 있어서 마히루는 분명 미소녀라고 생각되지만, 별로 그 이상의 감상은 떠오르지 않았다. 예쁘고
귀엽다, 그것은 틀림없지만,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미미한 수줍음을 보이며 당황하고 있는 마히루는, 뭐랄까 인간다움을 보여주기에, 묘하게
사랑스러웠다.
다만, 솔직하게 귀엽다고 말하는 사이도 아니고, 말하면 확실히 이상한 눈으로 볼 것 같아서 감상은 말하지
않았다.
그 리스크를 가지고도 간병을 선택했으니, 어지간히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거기에 더해서, 아마네의 태도가
분명하게 흥미가 없어 보인다,라는 것도 안심시키는 요인이었을지 모른다.
「…… 가져왔습니다만」
「아직 열을 못 쟀는데」
흠, 하고 들어 올려 화면을 보자, 38.3 도로 표시되어 있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높은 숫자다.
「38.3 도. 약 먹고 자면 나아」
「응, 고마워」
대충 생각하는 것을 알았던 것 같은 마히루가 재빠르게 다짐을 받아 오기에, 아마네는 가볍게 대답하고 속이듯이
죽을 스푼으로 건져 입으로 옮겼다.
그다지 아마네는 짠 우메보시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달콤함이 느껴지는 마일드한 신맛은 좋아해서,
건강했다면 그대로 흰쌀에 얹고 싶은 맛이었다.
「잘하네」
학교에서 이따금 보이는, 외부용 웃는 얼굴과는 또 다른 안도가 포함된 미소에, 무심코 바라보고 말았다.
「…… 후지미야씨?」
-----------------------------------------------------
04 천사님의 죽과 사정
「…… 어쨌든, 오늘은 안정을 취하시고, 수분 보급을 확실히 해주세요. 그리고 수건은 이쪽에 있어요. 대야에
물을 담아 뒀으니까, 적셔서 짜고 닦으세요」
약의 효과가 나타난 건지, 권태감은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지만 열은 조금 내려간 것 같다. 사고도 자기 전보다
깨어 있다.
「어떤 걸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기에, 억측으로 남자친구랑 싸웠다,라는 단순한 예상을 했지만, 마히루는 기가 막힌
것처럼 이쪽을 바라봤다.
「하? 왜?」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는 아마네에게 있어서, 마히루는 생각보다 인간미가 넘치는 조금 야무진 평범한 소녀지만,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다르다.
청순가련하고 얌전하며 겸허한 미소녀. 천사라 일컬어질 만큼 단정한 미모는 눈길을 끄며, 넋을 잃고 봐버릴 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수석을 차치하고 있으며 스포츠도 만능, 게다가 오늘 알았지만 요리도 잘한다. 그것은 곧 인기로
반영된다.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언뜻 본적도 있고, 급우의 상당수가 마히루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섬뜩할 만큼 사나운 눈동자로, 담담하게 부정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곧바로 뭔가 지뢰를 밟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기에 걸린 탓일지도 모르지만, 한순간 오한이 시렸다. 분위기 탓인지, 방이 으스스하게 느껴진다.
「…… 어쨌든, 그때의 그 일은 그런 일 때문이 아니라, 그저 머리를 식히고 싶었을 뿐이에요. …… 걱정을 해준
당신이 감기에 걸리게 된 건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그렇네요」
「그치?」
얌전하고 우등생이며 사랑스러운 천사라고 불리는 그녀도, 역시 호불호가 있고 번거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약간의 친근감이 생긴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 돌아간 마히루를 생각하면서, 아마네는 침대에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
간병 다음날에 건강해져서,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갈 때, 우연히 마히루와 얼굴이 마주쳤지만, 특별히 대화를
하진 않았다. 다만, 건강해 보이는 아마네를 보고, 조금 안도한 것이 보였다.
「덕분에 말이지」
지난주에 돌아갈 때, 반 죽어 있던 아마네를 이츠키도 걱정하고 있던 듯, 승강구에서 만나 바로 아마네의
컨디션을 살펴본다. 토, 일요일에 『살아있냐?』라는 메시지가 와 있었을 정도다.
괜찮다고 하는 의미에 메시지를 보내도 반신반의였던 듯, 이렇게 실제로 만나 팔팔한 상태를 본 뒤, 이츠키는
일부로 인듯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만큼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면, 아무리 나라도 걱정이 된다고. 뭐 나았으니 괜찮지만 말이야, 너도
좀 더 착실하게 살아라. 우선 집 좀 치워」
「응?」
떨떠름한 얼굴로 실내화로 갈아 신고 학교로 들어가 교실로 향하고 있을 때, 매우 소란스러운 교실이 있어 무심코
곁눈질로 바라봤다.
창문으로 들여다본 그 교실에는, 변함없이 미모를 발휘하고 있는 마히루가, 남녀 따지지 않고 둘러싸여 있었다.
말을 걸면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응대하는 그녀의 모습에, 뭐랄까, 얼마 전 마히루와는 전혀 캐릭터가 다르네,
하고 쓴웃음이 흘러넘쳤다.
그 모습을 본 이츠키도 똑같이 시선을 돌려, 마히루의 모습을 보고는 납득한다는 모습을 보였다.
「아 시이나인가. 변함없는 인기네, 뭐 미소녀니까」
「아, 예에―」
자랑은 다른 곳에 가서 해줘,라고 팔랑팔랑 손을 흔드는 아마네에, 이츠키는 마음이 상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평소의 일이기에 「매정한 녀석」이라며 웃는다.
「예쁘다. 그것뿐이야」
「단순하네」
「맞는 말이네」
「…… 뭘 먹고 있는 거예요?」
그 생각이 뒤집어진 것은, 베란다에서 젤리 음료를 마시며, 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
아마네의 모습을 발견한 마히루는 똑같이 베란다 울타리에서 살짝 얼굴을 내민 뒤 아마네가 마시고 있는 젤리
음료를 본 뒤 눈썹을 찌푸렸다.
「저녁밥인데」
「불필요한 참견이야」
평소엔 편의점 도시락이나 슈퍼에서 파는 반찬을 먹고 있기에, 이렇게까지 적게 먹지는 않는다. 오늘은 저녁밥을
사러 가기 귀찮고, 컵라면을 먹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런 젤리 음료를 마시고 있을 뿐이다.
「…… 요리는」
「시끄러워. 상관없잖아」
정곡을 찔렸기에, 약간 눈썹을 찌푸린 채, 마시고 있던 젤리 음료를 다 들이마셨다.
왜 이렇게 귀찮게 따지는 거지, 하고 오히려 이상한 마음이 들었지만, 마히루는 그런 아마네를 가만히 바라보곤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기다리라는 말을 들어서 일단은 기다리고 있지만, 가을밤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춥다. 스웨트만 입고 있어서
쌀쌀하다.
「…… 뭐 하는 거야? 너」
「당신이 제대로 먹지 않아서 그래요. 영양 보조 식품은 말 그대로 보조이므로 그걸 주식으로 드시면 안 돼요」
「그런 건가」
「떨어진 것뿐이야」
「빨아서 말리고 개야 끝나는 거예요. 잡지는 안 읽으면 모아서 묶어두고요. 밟고 미끄러지면 큰일이니까요」
볼을 붉히고 조금 눈물이 맺힌 눈으로 원망하는 듯이 올려다보는 마히루의 모습에, 아마네는 무심코 미소를
지었다.
더 이상 말했다면, 분명히 기분이 상했을 테니, 더 이상 놀리지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친하지 않기도 하고.
「별로, 그건 간병한 것으로 끝냈어요. 이건, 저의 자기만족이라고나 할까…… 당신이 제대로 된 생활을 하지
않는 게 보여서, 신경이 쓰인 것뿐이에요」
「알았어」
한심한 모습만 보였으니, 그러한 판단이 내려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
몇 가지의 야채와 닭고기로 만들어져있다. 국물의 색은 약간 엷었지만, 선명한 갈색과 장식으로 올려진 고명이
있다.
맛은 곧바로 느껴졌다.
야채의 맛을 살리면서도 안까지 맛이 스며든 조림은, 그다지 야채를 좋아하지 않는 아마네도 매우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대단하네, 천사」
공부도 운동도 가사 전반도 완벽하게 해내다니, 아마 본인이 들으면 싫어할 호칭으로 칭찬을 한 아마네는, 손을
멈추지 않고 이상적인 맛을 가진 조림을 먹었다.
-----------------------------------------------------
마히루가 냄비를 가져간, 그 순간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번엔 갑자기 다른 냄비가 아마네의 손에 들렸다.
내용물은 아마 돼지와 가지를 볶은 것 같았다. 약간은 식은 상태로 뚜껑이 흐려질 정도는 아니어서, 제대로
가지의 색과 잘 익은 돼지고기, 그리고 그 위에 뿌려진 깨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색으로 봤을 때, 볶은 양념은 아마 된장. 그윽한 빛깔의 향긋한 가지와 잘 익은 돼지고기가 식욕을 돋웠다.
맛있을 것 같다.
하지만, 왜 또 받은 건지 모르겠다.
「…… 아니, 냄비를 돌려줬는데」
「오늘 저녁이에요」
「응, 그건 아는데」
「없기는 한데, 아니 또 받는 건」
영양이 치우쳐져 있는 몸으로서 고맙고, 무엇보다 마히루의 요리 솜씨는 같은 나이의 여자들보다 월등해서, 맛도
맛있을 것이다.
다만, 이걸 같은 학교를 다니는 사람한테 보인다면 대참사가 될 것 같다. 물론 아마네의 평온한 학생 생활이,
라는 의미로.
이 맨션은 자취생활 전용이지만, 설비나 위치로 인해 집세가 비싸다. 마히루 이외에 같은 학교 학생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목격자에 관해서는 걱정을 안 해도 되겠지만, 그런데도 이런 관계를 가지는 건 역시 조금 주저하게
만든다.
「하시나요?」
「아─니, 안 하네」
애초에, 마히루와 같은 미모의 여자가 야무지지 못한 아마네 같은 남자에게 호의를 갖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어떻게 생각해봐도, 부엌이 제대로 쓰인 흔적이 없었고,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의 할인 전단지가 책상에 많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당신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어요. 건강해 보이지 않는 얼굴이니까요」
손안에서 어렴풋이 따듯함이 전해지는 냄비에, 살며시 한숨을 내쉬고 아마네도 집으로 돌아갔다.
결국, 매일 냄비를 줄 때마다 내용물이 들어있는 냄비를 손에 받으면서, 아마네의 식생활은 극적으로 개선됐다.
천사의 요리는 의존성이 높은 걸지도 모른다.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순순히 냄비를 받고, 무심코 입맛을
다신다.
저녁으로 며칠간 영양을 보급하고 있던 탓인지, 안색도 좋아져, 점심시간에 이츠키가 초롱초롱 눈으로 다가왔다.
「이츠키, 나는 네가 무섭다」
마히루와 맨션에서 엇갈릴 때마다 제대로 드셔주세요 하고 잔소리를 하고, 저녁밥을 나눠주고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생활의 질이 향상됐다.
「시끄러」
「근데 왜, 또 바꾸게?」
「…… 강제적으로?」
대해준다고 하기엔, 너무 젊은 데다가 귀엽지만, 왠지 모르게 부지런히 보살펴주는 마히루를 아마네는 거절할
생각이 없다.
「어, 원래부터 피부도 하얀데, 키는 크고, 덩치가 작아. 무기력한 얼굴이라, 건강하지 못한 것 같은 인상이
야」
「얼굴은 원래 이렇거든」
자신의 얼굴을 거의 거울로 보지 않아서 몰랐지만, 타인에게는 별로 생기가 없는 것처럼 비치는 것 같다.
어쩌면, 아마네의 평상시 표정이 다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기에, 마히루가 걱정했을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디스 하네, 너」
이걸 기회로 조금은 건강과 함께 몸가짐에 신경을 쓰라고 이츠키에게 참견을 받았기에, 「불필요한 참견이야」
라고 돌려준 뒤, 아마네는 외면했다.
-----------------------------------------------------
「아」
손에는 슈퍼 바구니를 들고 있었으며, 그 안에는 오늘의 저녁식사에 사용하는 건지, 무 한 통과 두부, 닭고기에
우유가 들어있다.
간장과 미림, 하고 가련한 목소리로 실로 가정적인 물건을 찾고 있는 모습은, 귀엽기도 했지만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 사면 되는 거야?」
그녀가 말하려고 하는 건 알아차렸으므로, 쓴웃음을 지으면서 간장병을 손에 쥐자, 만족스럽게 입술이 벌어졌다.
생각보다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저렇게 예쁘고 안전한 맨션에 살 수 있어서, 정말로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있다. 학비도 있고 송금도 그 나름대로 시간이 걸리므로, 가능한 낭비는 피하고 있다.
단번에 싸늘한 목소리가 된 마히루에게 조금 놀랐지만, 마히루가 얼굴을 올렸을 땐, 평소의 얼굴로 돌아왔다.
마히루에게 나눠 받는 요리는 맛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평소에는 이렇게 주식과 덤으로 샐러드를 준비해
놓고 있다.
「저녁밥이야」
「불건강」
「쓸모없는 참견이야」
좀 더 야채를 먹어야겠네요, 하고 눈동자를 가늘게 뜬 채, 이쪽으로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고개를 돌렸다.
이러니저러니 이야기를 하면서 계산이 끝났기 때문에, 비닐봉지에 산 것을 넣는데, 마히루는 가방 속에서
에코백을 꺼내 부지런히 넣고 있다.
물건을 다 넣은 시점에서 에코 백의 손잡이를 잡아들어 올렸다. 아마네에게는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여자로선 힘이 들만한 증량을 느꼈다.
학교에서 보이는, 누구나 인정하는 상냥하고 온후하며 겸허한 면을, 아마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다.
바르게 말하자면, 아마네에게도 상냥하기는 하지만, 말이 단적이라고 말하면 좋을까. 그녀의 안에서는
아마네용의 외부 용이 없는 듯, 언제나 솔직하게 말한다.
-----------------------------------------------------
만약의 경우엔, 빨래방이라는 수단도 있고, 평상시엔 세탁기에 넣고 세제를 물과 함께 돌릴 뿐이어서 문제없이
해내고 있다.
「어떻게 하지?」
휴일, 마히루한테도 이츠키한테도 청소하라는 말을 계속 들었기에, 간신히 허리를 올린 아마네였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청소를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우선 물건이 너무 많아 어떻게 정리해야 좋을지 순서가 떠오르지
않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식품 관련 쓰레기는 냄새가 나기 마련이라 바로바로 버리므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기름때가
끼진 않았다. 그저 오로지 어질러져 있을 뿐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손님,이라기보다는 건네줄 만큼 건네주고 돌아가는 하늘의 은혜이자 배달원 같은 존재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구세주처럼 느껴졌다.
「…… 청소하려고」
「그렇군요」
이만큼 심하면 그럴 수 있겠네요,라는 변함없이 기탄없는 의견에 아마네도는 뺨에 경련이 일어났지만, 부정할
말이 없다.
「하?」
그녀의 언동이 다소 신랄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라 화가 나지 않았다. 애초에 사실밖에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박할 수가 없었지만.
「집안일도 못하는데 자취를 하신다고 했네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라는 낙관이 눈에 들어와요.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으니 조금 반성하는 게 어때요?」
끽소리도 못하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얕잡아보고 이렇게 되었으니. 이미 아마네로서는 그녀의 말에 조용하게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청소해도 될까요? 이 방」
「제가 물어봤으니 당연하죠. 그리고, 전 준비를 해올 테니, 그 사이에 숨기고 싶은 거나 귀중품은 창고로
가져간 뒤에, 자물쇠를 걸어두세요」
「그건 걱정 안 해」
「공교롭게도, 그런 것은 없어」
「뭐, 그렇다면 괜찮지만요. 그럼, 옷을 갈아입고 청소도구를 가지고 올게요. …… 철저히 할 테니까요, 청소」
어깨를 움츠리고는 자택으로 돌아간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 등을 바라보았다.
-----------------------------------------------------
이러한 보이시한 복장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 실수라고 생각될 정도다.
다만, 확실히 움직이기는 편할지 모르지만, 평범하게 외출할 수 있는 외출복이다. 이게 더러워져도 괜찮은
복장인지는 모르겠다.
「…… 알겠어」
「마음대로 해 줘……」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청소기를 돌리고 싶어도, 바닥이 온통 물건투성이라, 먼저 그것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일단 옷은 나중에 돌리도록 하죠, 빨고 말리더라도 청소로 먼지가 날리면 말릴 장소가
없으니까요. 급한 게 아니라면 청소가 끝나고 하세요」
「네에」
「…… 그럼, 잡지로 넘어가서, 처분할게요. 모으고 있다면 모를까, 이 상태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
필요하다면 그 페이지를 스크랩만 하고 나머지는 버리도록 하죠. 묶은 다음에 폐지 처리를 하죠」
조속히 청소를 시작한 마히루는, 아마네 주변에 떨어져 있는 옷을 빨래 바구니에 담으라고 지시하면서, 잡지들을
쌓아올리기 시작했다.
필요한 잡지가 있다면 지금 말하라고 했지만, 특별히 필요한 잡지는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히루는 그것을 보고 가져온 듯한 비닐 끈으로 잡지들을 묶었다.
「맞습니다」
휴일이라고는 해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청소기를 돌린다고는 해도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 청소기를 돌리기 전 단계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마히루는 가급적 서둘러 정리를 했다.
이렇게까지 하게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반면, 마히루의 지휘 아래 순식간에 정리가 되어가고 있기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시이나 교관……」
「Yes, Sir」
마히루의 입에서, 앗,이라는 소리가 샌 순간, 아마네는 반사적으로 마히루가 떨어질 바닥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살짝 달콤한 향기. 거기에 희미하게 섞여 오는 먼지 냄새는, 당황한 탓에 먼지들을 놓쳤기 때문일 것이다.
「…… 후지미야씨」
「아니, 내 탓이니까……」
안 그래도, 가뜩이나 밥을 얻어먹고 있고 청소도 도와주고 있는데, 그것을 원인으로 상처라도 난다면, 차마 눈을
뜨고 다닐 수 없다.
안 그래도, 그다지 여자와 인연이 없는 아마네에게 이러한 거리는 심장에 안 좋은 데, 미소녀와 밀착되어 있다.
마히루가 이 몸의 자세를 의식하지 않는 것 같기에, 아마네는 살그머니 어깨를 잡아 그녀를 옮기고, 얼굴이
달아오르기 전에 일어섰다.
「그러죠」
태연한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기합을 넣고 청소를 재개하는
것이었다.
「…… 깜짝 놀랐다」
바닥의 물건들을 치우는 데 몇 시간, 그리고 옷을 세탁하거나 선반 위나 조명의 먼지, 창문을 닦고 청소기를
돌리자, 완전히 날이 저물었다.
마히루가 왔을 때, 보였던 태양의 모습이 사라져있어, 두 사람의 분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를 증명한다.
바닥에는 물건이 떨어져 있지 않아 바닥이 드러나 있고, 유리창이나 선반 위에는 먼지 하나 없으며. 조명도
먼지가 제거돼 예전보다 밝기가 밝아졌다.
「너무 더러웠으니까……」
「당신이 한 짓이에요」
「말씀하시는 대로입니다」
천사님 겸 구세주님께 너무 고마웠기 때문에, 태도를 낮추고 (도게자는 거부당했으므로), 여태까지 도와준
마히루를 슬쩍 바라봤다.
일부러 귀중한 휴일을 소비해준 마히루는, 쓰레기 봉지를 묶고 있었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대사 치고는, 오히려 성취감이 엿보인다. 다만, 어렴풋이 얼굴에 피로도 보였다.
그녀에게 하루를 헛되이 쓰게 만들었으니, 당연하겠지.
「그래도」
「에, 없어?」
보통은 피자를 먹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배달을 시킬까와 외식을 한다. 이 두 가지 선택이 보통이다.
「배달을 시킨 적이 없다니 이상해. 난 평범하게 혼자서도 시켜 먹는데. 그건가, 패밀리 레스토랑도 혼자서 못
가는 파인거야?」
「애초부터 가본 적이 없어요」
쓸데없는 말을 해버렸다고 후회한 것은, 마히루의 미소가 기쁨도 자랑도 아닌, 오히려 자학적인 미소, 또는
자조의 미소라고 해도 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전에도 부모님의 이야기를 꺼내면 어딘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었으니, 아마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을 것이다.
마음탓인지 안절부절 해 보이는 마히루는, 잠깐 메뉴를 보고서 「그럼 이게 좋아요」라며 조심스레 네 종류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파티용 피자를 가리켰다.
희미하게 표정도 기쁜 것 같아서, 아마네는 어렴풋이 쓴웃음을 지으며, 스마트폰으로 광고에 게재되어 있는
전화번호를 눌렀다.
의외는 아니었지만 비교적 부잣집 아가씨라고 발각된 마히루는, 작은 입으로 피자를 먹고 있다.
실수를 하더라도 먹는 모습이 어딘가 품위가 있어 보이는 것은, 아마 교육을 받은 덕분일 것이다.
「…… 왜 그러시죠?」
「없어도 괜찮아요. 오히려, 이제 와서 평상시의 학교처럼 행동해도, 당신의 기분이 나빠질 테니까요」
그저, 동일하게 모두에게 상냥하면서도 빈틈이 없는 아름다운 미소를 보이는 모습을 가끔 볼 뿐이다.
「귀염성이 없어서요?」
「식단이랑 수업 내용 말인가요?」
「그렇게 말을 흐릴 줄도 아는구나, 너」
마음속에 본 모습을 숨기고 있다는 의미로 말했지만, 마히루는 그대로의 의미로 파악한 것 같다.
「그런 게 아니라, 내심을 잘 모르겠다고. 그래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것보다는 약간 인상이
나빠도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쪽이 더 사람들이 다가가기 싶다는 거야」
「처세술일 테니까 안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다만, 피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겠지만」
「굳건한 신념인가」
어릴 적부터의 버릇이라면 그 행동이 잘 어울리는 것도 납득이 가지만, 의도적으로 『이상적인 아이』로 있는다,
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건 미안하네」
-----------------------------------------------------
12. 친구의 집 방문
그 청소대작전 이래, 마히루와의 나 사이에 있던 벽이 얇아진 것 같지만, 특별히 거리가 가까워 진 것은 아니다.
「깨끗해졌네」
「시끄러워」
보통은 바닥에 물건을 놔두지 않는다, 라는 정론을 듣고 미세하게 얼굴을 찡그렸지만, 이츠키는 친절하게 상식을
말하고 있을 뿐이기에, 반론을 할 수 없없다.
애당초, 마히루에게 도움을 받기 전에, 이츠키에게 폐를 끼치고 있었기에, 이러한 점에서는 강하게 나올 수 없다.
「사양하지 마」
「선처는 하고 있어」
「참견이야……」
응석을 받아 주는 것과는 다르지만, 어쨌든 이것저것 보살펴 주거나 신경써주기 때문에, 싫어하지는 않지만 약간
상대하기 곤란했다.
고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본가와 떨어져 자취를 할 때도, 여러 가지 말을 듣기도 했고, 가끔 불시에 체크를 하러
오려고 하기에, 꽤 큰일이다.
「사랑이 너무 무거워」
아버지와 여자친구 문제로 여러 가지 옥신각신 하고 있는 이츠키가 말하기에, 그다지 설득력은 없지만, 말하고
있는 내용은 그 자체로 일리가 있기에, 조용히 들었다.
히죽 웃은 이츠키에게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라며 차분한 얼굴을 만들고 돌려주며, 어딘가의 누군가와 같은
말을 하네, 하고 살그머니 쓴웃음을 지었다.
이츠키가 아마네의 집을 찾아온 이유는 생활을 검사하…… 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놀러 왔기 때문에, 방의
이야기는 빨리 끝내고 둘이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스릴을 맛보는 걸 좋아하는 이츠키에게 어떻게 달려들까 고민하던 아마네였지만, 집에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곧바로 다른 고민이 떠올랐다.
「응? 손님?」
「그렇구만―」
「잠깐, 갔다올게」
경련이 일어날 것 같은 얼굴을 어떻게든 숨기면서 적당히 이츠키를 속이고 빠른 걸음으로 현관으로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마히루가 있다, 아마네는 평상시와 다른 모습의 아마네의 모습을 보고 끔뻑 눈을 깜빡이고 있는
그녀에게 「쉬잇―」하고 손가락을 올렸다.
「친구야. 놀러 왔어」
「그래서..」
아마네의 비밀스러운 행동에 납득을 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그 이상은 추궁하지 않은 채 평소처럼 냄비를
아마네에게 건네줬다.
「별로, 사례를 바라고 드리는게 아니니까 괜찮아요. …… 잘됐네요, 친구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됐으니까요」
「그만둬주세요」
묘하게 말에 진심이 섞여 버린 건, 그녀에게 정말로 고맙기 때문일 것이다. 도게자를 해도 괜찮을 정도로 신세를
지고 있다.
「그렇게 하세요」
「그렇네요」
믿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복잡해지긴 하겠지만, 아마네가 아츠키의 입장이었어도, 사실, 시이나가 내 밥을
만들어주고 있어, 라는 말을 듣는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망상이라고 하겠지.
잘생긴 남자라면 몰라도, 자신처럼 시원치 않고 야무지지 못한 남자에게 손수 만든 요리를 만들어주다니, 보통은
천지가 뒤집혀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어떤거요?」
보통, 노력도 돈도 들이면서, 무상으로 요리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아마네가 반대의 입장이었어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만에 하나라도 없는 확률을 기대할 생각은 없지만, 이상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뭐, 그것도 있어요. 당신은 착각없이 그저 맛있다고 해주니까 편하기도 하고, 당신의 식생활은 보고 있자니,
불안하기도 해서, 그냥 자기만족이에요」
「…… 그런건가?」
「알았어」
(…… 그런걸까)
공짜로 주기엔 적당한 양이 아닌데, 라고 생각하며, 아마네도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누구였어?」
「장난치냐」
-----------------------------------------------------
「너 이런 데서 뭐하고 있는 거야?」
「…… 별로……」
밖에선 연관되지 않는다는 조약이 맺어져 있지만, 이번에는 마히루가 뭔가 곤란해 보였기에 무심코 말을 걸어
버렸다.
「네?」
이상한 곳에서 강한 척을 하는 녀석,이라고 혼잣말을 흘리며 주변에 있던 약국에서 습포와 테이프, 편의점에서
커피용 컵 얼음을 구입해 마히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역시 그대로 그녀는 앉아 있었다.
「시이나, 양말 좀 벗어봐」
「네?」
아무리 그래도 스타킹을 벗게 하고 기뻐하는 취미는 없기에, 변명으로 미리 산 봉투를 흔들자, 마히루의 얼굴이
알기 쉽게 굳어졌다.
「신발을 한 짝만 벗고 있기도 하고, 미묘하게 발목의 굵기가 다르니까. 그리고 거기서 일어나려고 하지
않으니까 알았어. 고양이를 도와주고 발을 다치다니 정말 이상하네」
「시끄러워요」
쏟아지지 않도록 입구를 묶고, 가볍게 가방에 있던 수건으로 감싸 즉석 얼음주머니를 만든 시점에서 천천히 다시
뒤를 돌아봤다.
쓸데없는 지방이 없는,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매끄러운 다리의 라인과, 발목의 부자연스럽게 부푼
곳이, 드러나 있다.
「뭐 붓기는 심하지 않지만 움직이면 악화될 것 같네. 일단은, 춥겠지만 조금 찜질을 하고 있어. 통증이
엷어지면 습포를 붙일 테니까」
「…… 감사합니다」
오히려 나로서는 많이 쌓여 있는 은혜를 작게라도 돌려주고 싶기 때문에, 곤란한 일이나 어러운 일 한두 가지쯤은
해결해주고 싶다.
다리를 벤치에 얹고 발목을 찜질하는 마히루는 변함없는 표정이었지만, 아마네의 걱정을 거부하지 않은 채,
얌전히 있었다.
「통증은 엷어졌어?」
「…… 뭐, 어느 정도는요」
「그건 다행이네」
일단 통증의 정도를 물어봤더니, 걸을 수는 있지만 악화될 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다,라고 말했기에, 일단 경상일
것이다.
「의외로 잘하시네요」
「네?」
「자, 이거 입어」
「싫은데요, 왜 그러시죠?」
어차피 돌아갈 장소는 같으니까, 아메네가 데리고 돌아가는 편이 효율도 좋고 상처에도 좋다.
「저기 있잖아, 다리도 다쳤으니까 안정을 좀 취해라. 아무도 없다면 몰라도, 지금은 좋은 발이 있으니까
이용이라도 해 줘」
「다리요?」
「입었으면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메줘. 그리고, 내 가방도 나한테 업히고 들어줘, 너를 들고선 가방을 못 드니
까」
「…… 죄송합니다」
목에 둘러진 손이 꽉 조이지 않을 정도로 아마네를 잡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아마네는 천천히 마히루를 짊어지고
일어섰다.
은은하게 달콤한 향기가 나고, 불안한 듯 꽉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겉으로 들어내지
않은 채 귀로에 오른다.
업고 있다는 이유로 남들의 시선이 모였지만, 마히루가 얼굴을 가리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기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구원이었다.
「그럼, 이걸로」
마히루의 집의 현관 앞까지 옮기고 내리자, 아마네는 더 이상의 간섭은 생활과 시원스럽게 떨어진다.
벽에 기대면서도 깔끔하게 일어날 수 있기에, 상처는 그리 심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내일부터 휴일이
시작하기에, 며칠간 안정을 취한다면 걷기에 지장이 없을 정도까지 괜찮아질 것이다.
「…… 저기」
「응?」
말을 걸어왔기에 얼굴을 마히루에게 향하자, 자신의 가방을 껴안은 그녀가 흠칫흠칫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렴풋이 흔들리는 눈동자에 고개를 갸웃하자, 조금 곤란한 듯 시선을 헤맸지만, 그런데도 마음을 정했는지
아마네를 제대로 바라봤다.
그러고 나서, 파커와 운동복을 빌려줬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나중에 돌려주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아마네는
그대로 문안으로 들어갔다.
-----------------------------------------------------
월요일의 체육이 우울한 것은, 아마네가 운동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과 이 으스스 추운 계절에 무릎길이만 오는
운동복 바지를 입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바보네―」
「시끄러」
토, 일요일에 마히루와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돌려받지 못해서 이렇게 되었지만, 이츠키에게 말할 수
없기에, 잊어버렸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지금 운동장에서는 높이뛰기를 하고 있다. 여자들도 체육으로 운동장을 사용해서 여자들도 운동장에 보인다.
게다가 두 반의 합동수업으로 상당한 인원수가 운동장에 있다.
저쪽은 저쪽에서 육상 경기를 하고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에 이쪽의 체육을 바라본다,라는 느낌이다.
「카도와키군 힘내―!」
기본적으로 남녀별 개별 장소에서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자들이 있다고 남자들이 떠들고 있지만……
여자들의 시선의 끝에는, 아마네의 클래스메이트이며 이케맨으로 유명한 남자, 카도와키 유타가 있다.
아마네도 대화를 거의 해본 적은 없지만, 공부도 잘하고 일학년이면서도 육상부의 에이스라는 점에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오 뭔가 저쪽 굉장하네」
「그렇네」
「흥미가 없어 보이네」
「넌 그런 캐릭터가 아니잖아」
여자들의 뜨거운 시선들과 목소리에 싱긋하게 미소를 머금고 손을 흔들어 돌려주는 모습은, 정말로 빈틈없는
남자라는 느낌마저 준다.
「여자들도 대단하네」
이츠키에게는 치토세라는 몹시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다른 여자에게 관심이 없으니 남 일처럼 되어
버린다.
치토세도 카도와키에게는 요만큼도 흥미가 없기 때문에, 이츠키가 그에게 이렇다 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마침 마히루의 클래스와의 합동이었기에, 남몰래 슬그머니 주위를 둘러보자, 사람이 많아도 유난히 눈에 띄는
외모를 지닌 소녀가 운동장 구석에 있었다.
멀뚱멀뚱 바라보다 눈이 마주쳐, 거북한 듯 시선을 돌리자 그녀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작은 미소 하나로 이렇게나 소란을 만들다니,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얘네가 단순하다고 해야 할지.
「…… 단순하네」
-----------------------------------------------------
15. 천사님의 자비
「네」
「뭐, 미인에게서 미소를 받으면 의욕이 생기는 건 당연한 거니까. 여자들도 오늘 봐봐, 카도와키에게 손을
흔들면서 꺄─꺄─ 소리를 질렀잖아?」
마히루는 그다지 흥미가 없어 보이는 것 같다기보다는 실제로 없는 것인지 이름만 갖고는 알아차리지 못한 채
아마네의 설명으로 간신히 짐작이 갔다는 느낌이다.
천사만큼은 아니지만, 카도와키도 그 나름대로 1 학년에서 유명한 남자였기에, 이름만 듣고도 생각나지 않는다는
게 의외였다.
「너는 흥미 없어?」
예쁘다는 요인이 호의를 갖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호의를 갖지는 않다.
이 말에는 동의하지만, 마히루가 미소녀인 것도 인정한다. 본인도 그것을 자각하고 있어 긍정하고 있다는 것이
의외이긴 하지만.
머리카락은 별명인 천사에 어울리는 모습이며, 피부도 완벽해 여드름이 하나도 없다. 가사를 하고 있어도 손이
거칠지 않고, 손톱도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담담하게 사실을 말하고 있으니까 싫진 않은데, 이렇게, 칭찬을 받아도 부끄럽지 않나 보네」
「힘들구나, 미인은」
「…… 정말 남의 일처럼……」
「그렇네」
마히루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면, 그건 그대로 곤란하다. 학교의 마히루처럼 행동한다면, 미묘하게 소름이 돋을
것 같기에, 부디 이대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익숙함이란 무서운 것으로, 학교의 천사처럼 천사같이 행동한다면, 위화감이 느껴질 것이다.
평소보다 큰 그것은 몇 가지 반찬이 담겨 있었으며, 종류도 많아, 음식을 나눠 받는다는 것보다는 도시락을 받은
것 같았다.
「오늘은 호화롭네」
「신세를 졌으니까요」
「네」
그녀는 위생상인지, 어느 정도 식히고 나서, 냄비에 넣었기에, 아무래도 다시 한 번 따뜻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튀김도 튀김옷에 바삭바삭함이 다시 부활할 수 있지만, 갓 튀긴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엉뚱한 의심을 받았기에 어깨를 움츠리고 확실히 부정했지만, 마히루는 입가에 손을 대고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 절반」
「응?」
그쪽이 효율이 좋다고는 해도, 상대는 이성이며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다. 불안하지는 않는 걸까.
「절반을 내는 건 내가 오히려 바라고 있었던 거라서 정말 좋긴 한데…… 너 신변의 위험을 느끼진 않는 거냐?」
「무섭네」
아마네와 마히루 사이에는 압도적인 덕망의 차이가 있으며, 연약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그녀가 아마네에게 무슨
일을 당했다고 말한다면 분명 아마네는 학교에 갈 수 없게 될 것이다.
사회적인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아마네도 바보는 아니다.
「거기에」
「거기에?」
「만약에 이상형이었다면?」
「안전선에 걸친 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걸로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히루에게 뭔가를 할 생각은 없기에, 부정은 하지 않았다.
게다가, 갓 만들어진 저녁밥을 먹을 수 있다는 모처럼의 기회를 놓칠 생각도 없었기에, 아마네는 무해한 남자라는
칭호를 받아들여, 밥을 먹을 권리를 얻는 것이었다.
-----------------------------------------------------
인건비에 대해서는, 시간을 뺏는 것에 미안함을 느낀 아마네가 말한 것으로 마히루에게 양보를 받았고, 그 외에는
특별히 다투는 일 없이 순조롭게 결정됐다.
「시끄러」
머리를 묶은 마히루의 모습이 신선했다는 것도 있지만, 부엌이 거의 미사용에 가깝다는 사실을 새삼 지적받아
거북하다는 느낌이 더 컸다.
「의외네요」
「봉투를 뜯지 않았으니까」
사기는 했지만,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라기보단 부엌에 설 일이 거의 없어서 결국 사용하지 못했다. 조미료도
마히루라는 요리인에게 사용되길 원할 것이다.
「알았어」
「일단, 뭐, 기본적인 조미료가 있다면, 어떻게든 되겠죠. 그런데, 오늘의 메뉴는 독단으로 결정했는데
괜찮아요?」
「이 바구니에 들어있어」
조미료가 정리되어 있는 바구니를 바라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평소에 표정으로 돌아와선
손을 씻기 시작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할까…… 뭐 괜찮아요. 저로서도 요리를 도와주지도 못하는데 멀뚱멀뚱 있으면 곤란하니까요」
「직설적이네」
마히루가 말한 대로 방해가 되므로, 아마네는 순순히 거실로 돌아와 마히루의 뒷모습을 관찰하기로 했다.
손을 씻은 마히루는 조속히 요리에 들어갔다.
맛있는 요리를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도 꿈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실제로, 마히루가
하나로 묶은 머리카락을 흔들면서 재료를 손질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일 것이다.
그런 감정은 서로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너무 이 상황이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것처럼 보여, 무심코 상상해
버렸다.
호의가 없는데, 사랑스러운 소녀가 손수 만든 요리를 해준다고 하는 시추에이션에, 아마네의 가슴에도 무언가
오는 것이 있었다.
-----------------------------------------------------
오늘은 마히루가 음식을 선택했는데, 건강을 지향하는 마히루답게 일식으로 통일되어 있다.
「비교적 조리도구랑 조미료가 있어, 집에서 가져올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내일부터는 좀 더 본격적으로 만들
수 있겠어요」
조리도구와 조미료가 얼마나 갖춰진지 몰랐기 때문에, 비교적 어려운 것보다는 심플한 것이 많았으나, 색감이나
플레이팅은 완벽했다.
아마네로서는 만들 생각조차 안 할 것으로 보이는 생선조림이나 나물, 계란말이에 된장국 등 그야말로 일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음식들이 놓인다.
기본적으로 일식을 좋아하는 아마네로서는, 어렴풋이 미안한 듯 보이는 마히루에게 이런 것을 원하고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다.
「…… 굉장하다」
「맛있다」
「감사합니다」
이쪽을 바라보던 마히루도 식사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아마네는 반찬으로 젓가락을 돌렸다.
맛을 스며들게 하기 위해, 오래 가열하면 당연히 수분이 빠져나가 먹을 때, 퍽퍽한 느낌을 주는데 반해, 이쪽은
부드러워 식감이 좋다.
표면의 선명한 황색에 이끌려 입에 담자, 역시나일까, 최고의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최고는 고소함과 달콤함이 느껴지는 품위 있는 맛내기라고 생각하는 아마네로서는, 이 이상형의 계란말이에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익힘 정도도 완벽. 콩나물이 포함되어 있어, 싱싱한 식감을 천천히 느끼면서, 조용히 맛을 즐겼다.
우리 엄마보다 확실히 잘한다며 여기엔 없는 어머니에게 실례인 생각을 몰래 하면서 행복하게 입을 채우고 있자,
마히루가 가만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네, 그건 뭐」
맛있다고 생각해도 얼굴에 드러나지 않으면 제작자는 불안해지고 신경이 쓰일 것이다. 무표정으로 맛있다고
말해도 정말로 맛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것보다는, 솔직하게 느끼고 있는 것을 얼굴에 드러내고 말로 하는 편이, 양쪽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감사를
하는 것도, 기분이 좋아지니까.
「…… 그렇네요」
「…… 잘 먹었습니다」
「변변치 못했네요」
「맛있었어」
「보면 알아요」
「뭐 그건, 그렇겠네」
마히루는 솔직해, 싫다면 애초부터 말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도 정말로 만들어 준 걸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다.
재료비 절반에 더해 인건비도 내고 있지만, 그런데도 마히루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신이 너무 폐인생활을 하시니까요. 뭐 그래도. 제가 만드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당신이 맛있게 먹는
걸 보고 있는 게 싫지는 않아요」
「그래도 말이야」
무심코 즉답을 해버린 것은, 그만큼 마히루의 요리가 아마네에게 필요하고 맛있기 때문이다.
-----------------------------------------------------
「아마네─, 어땠어?」
기말고사 일정이 겨우 끝나 지옥의 시험에서 해방된 학생들은 평소보다 활기찬 모습으로 교실에 모였다.
대부분 수업에서 배운 것은 머릿속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이 푼다. 만점은 무리지만, 80% ~ 90%는 풀 수
있었다.
「평소 대로야」
이츠키도 이해력이 좋아서, 성실하게 한다면 그 나름대로 높은 순위를 낼 수 있지만, 치토세와의 시간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아마네보다 순위는 아래였다.
「네에 네에」
「아마네도 여자 친구 좀 만들어」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은 산처럼 쌓여 있으니, 이츠키의 경솔한 발언은 듣는 사람에 따라선 매우
화가 날 것이다.
「더블데이트」
「…… 무리지」
「그렇잖아?」
사람에 따라서는 냉정하다고 지적받고, 귀찮음이 많은 성격이며, 단적인 말투는,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다.
애인이 애초에 생길 수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마네는 흐리멍덩하고 생활 능력이 없는 인간이며, 붙임성도 없다. 오히려 끌리는 여자가 있다면 보고 싶다고,
본인이 쓴웃음을 지을 정도다.
게다가, 지금은 마히루가 저녁밥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만들
예정은 티끌만큼도 없어서 불안하지는 않지만, 이런 이유가 있어서라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쓸데없는 참견이야. 바보야. 치토세의 친구는 하이텐션인 녀석들이겠지만, 나는 친구를 사귀는 것조차 힘들
어」
「아마네는 음침하니까」
「시끄러워」
「뭐, 아마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더 이상 말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꽃의 고등학교 생활인데 여자친구도 만들지
않고 혼자 외롭게 지내는 건 힘들지 않겠어?」
「필요 없고 귀찮아」
학교생활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특별히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아깝네」
「네네」
「마음대로 생각해라」
자신이 달콤한 인간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있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 아마네는, 이츠키의 말을 적당히 흘렸다.
「자아, 돌아가자」
「엇, 치이」
마침, 이츠키의 여자친구인 치토세가 온 것 같다. 귀가 약속을 잡은 듯, 아마네는 그때까지의 이야기 상대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뒤를 돌아보자, 밝은 갈색 머리를 쇼트 컷으로 자른 보이시한 소녀가 만면의 미소로 이쪽, 바르게 말하자면
이츠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발랄한 분위기나 밝은 미소는, 보고 있는 이쪽이 눈부셔질 정도다. 성격도 보는 것처럼 활발하고 밝으며,
떠들썩함을 담당하는 소녀다.
마히루와는 다른 타입의 미인인 치토세는, 이쪽으로 달려와 싱글벙글 웃었다.
「쓸데없는 말 하지 마」
「없어」
「농담 농담」
「널 상대하면 너무 지쳐……」
마찬가지로 이츠키도 웃으며 「빨리 익숙해져라」며 적당한 어드바이스를 던지기에, 아마네는 지쳐서 숨을 깊게
쉴 수밖에 없었다.
「…… 뭐 하는 거야?」
집에 돌아와 마히루의 수제 요리를 먹은 후, 아마네가 설거지를 끝내고 돌아오자 마히루가 거실에서 문제지를
펼치고 있었다.
설거지는 교대제, 라기보다는 가능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아마네가 솔선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마히루는 거실에 있다. 밥만 만들어주고 바로 돌아가게 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채점하고 있어요」
「뭐, 보면 알겠는데」
「덧붙여서, 결과는?」
「과연」
너무나 시원스럽게 만점이라 들었기 때문에, 아마네도 특별히 호들갑스러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히루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만점이라 들어도 역시라는 감정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우와, 대단하네……」
「후지미야씨도 나름대로 공부하고 있잖아요?」
「내 성적도 알고 있었냐」
아마네가 공부하는 것은, 학생의 본분은 공부다…… 라는 고지식한 사고 회로 때문이 아닌, 가족과의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반년에 한 번은 얼굴을 보인다든가 조건이 있지만, 그쪽은 방학을 하면 어떻게든 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론 성적만 유지한다면 이러쿵저러쿵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무엇이 괴롭다든가 무엇이 싫다던가 하는 일은 결코 입에 담지 않지만, 뭔가에 얽매여 발버둥 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조금 전의 분위기를 숨긴 마히루는 「슬슬 가볼게요」라며 평소의 시원한 목소리로 말하곤, 가방에 교과서와
문제지를 넣었다.
얼굴 사진에 이름, 학적 번호, 생년월일, 혈액형 등 간단한 정보가 쓰인 그것을 바라보고, 돌아가려고 현관에서
구두를 신고 있던 마히루에게 말을 건다.
「이거 놓고 갔어」
「잘 자」
「……4 일 후잖아」
-----------------------------------------------------
19. 천사님이 갖고 싶은 것
「갑자기요?」
「또……」
「가지고 싶은 건?」
「숫돌이네요」
「…… 숫돌?」
「어이, 현역 여고생」
천사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시점부터 상당하지만, 문무 양도의 재녀, 게다가 요리도 잘하고 가사도 완벽.
「…… 직접 사면 되잖아」
「사고는 싶어요. 다만, 별로 사용할 기회도 없고, 게다가 비싸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을 뿐이에요. 원래 갖고
싶은 것보다 조금 좋지 않아도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걸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아요」
「생각보다는 많아요」
「야, 이츠키」
「생각하지 않아」
「그렇잖아」
「여자친구가 아니야」
「…… 자세하네」
「뭐 나름대로 공부했으니까」
이츠키와 치토세는 처음부터 상사 생애라는 것이 아닌, 중학생 때부터 천천히 거리를 좁혀 온 것 같다. 중학교는
달랐기에 아마네로서는 모르지만, 여러 가지를 극복하고 교제로 발전한 듯, 지금도 그때의 이야기를 함께
얘기하고 있다.
「핸드크림?」
「네가 물어봤잖아」
(핸드크림이라)
그렇다기보다는 평상시에 관리를 하고 있으니까 저렇게 매끈매끈한 손을 가지고 있을 테니, 건조 방지의 물건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네─」
「이제 좀 익숙해져라」
물론 싫지는 않지만 서투른 타입의 치토세를 만나러 가는 것은 미묘하게 주눅이 들므로 꺼리자, 이츠키가
유쾌하게 웃으면서 이번엔 상냥하게 등을 두드렸다.
-----------------------------------------------------
20. 천사님과 생일
이츠키와 치토세의 어드바이스를 거쳐 선물을 선택한 아마네는, 생일 당일, 수수하게 긴장한 표정으로 마히루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메뉴는 모르지만 일식 같은 분위기이며, 역시 특별하다는 느낌은 없다.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일단, 뒷정리를 끝내고 거실로 돌아오자, 마히루가 마침 2 인용의 소파에 걸터앉아 들고 온 책을 대충 훑어보고
있었다.
기색과 종이가 스치는 소리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캬라멜색의 시선이 아마네에 향하고,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봉투로 옮겨진다.
「음, 여기」
「뭔가요, 이건」
「생일이잖아?」
과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왜 생일인데도 태도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던 것인지.. 그건, 생일을 몰랐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생일을 축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는 것과 평소의 답례는 또 별개로, 생일 선물로서가 아니라 감사의
마음이라는 걸로 그녀에게 건네줬다.
매일매일 맛있는 요리를 대접받고, 가끔 청소도 도움받는데, 수수방관하는 형편이다. 은혜를 조금씩이라도
돌려주고 싶었다.
「응」
고개를 끄덕이자, 마히루는 흠칫흠칫 봉투에 들어있는 상자를 손에 들어, 정성스레 포장지를 열고 리본을 푼다.
덧붙여서 좋은 냄새가 나는 멋을 부리는 용이 아닌, 가사를 하는데 곤란하지 않을 무취 그리고 피부를 부드럽게
유지시켜준다는 문구로 팔리고 있는 것이다.
「실용적이네요」
「그렇네요. 감사합니다」
「…… 하나 더 들어있는데요?」
「덤?」
「…… 덤이야」
「…… 곰?」
그렇지만, 여자는 몇 살이 되어도 귀여운 것을 좋아한다,라는 치토세의 어드바이스 아래, 이것을 선택했다.
이런 건 질색이다.
이런 귀여운 인형을 남자에게서 받아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고 슬쩍 마히루를 엿보자, 마히루는
가만히 곰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짓은 하지 않아요!」
어린아이가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행동으로도, 부모가 사랑해서 자식을 껴안은 행동으로도
보인다.
떠오른 표정은, 평소의 매정한 표정이나 기막힐 때 보여주는 표정이 아닌,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어딘가
사랑스러운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천진난만함조차 느껴지는, 무구한 미소는, 무심코 숨을 집어삼킬 정도로 아름답고, 그리고
사랑스러웠다.
(-보는 게 아니었는데)
「…… 이런 걸 받은 건, 처음이에요」
「저를 뭐라고……」
조금 질린듯한 목소리와 표정이 되어 안도해 버린 것은, 그 표정을 직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건 받는구나」
작은 목소리로 살그머니 말하고 곰에 얼굴을 묻으면서 이쪽을 올려다보는 마히루를 바라봤던 것을 후회했다.
무심코 충동적으로 머리를 쓰다듬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워서, 무심코 머리로 향하는 손을 당황하며 되돌렸다.
「…… 왜 그러세요?」
「아니, 아무것도」
아무리 그래도, 정면에서 사랑스러워서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어라고 말하기엔 부끄럽고, 말해도 「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자신이 있다.
-----------------------------------------------------
쇼핑을 도와줬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다음날 치토세는 히죽히죽 웃으며 찾아왔다.
「왜?」
「네가 관련된 범위에서 알고 있고, 신세를 지고 있다면 이웃이잖아. 여기서 살았던 것도 아니고, 여자랑 만난
적도 없고. 지난번에 밥도 나눠 받았고, 그래서 이런 걸까 생각했지」
「글쎄」
「글쎄」
「쩨쩨한 녀석」
「-치잇」
「시끄러워」
툭하고 입을 연다면, 내가 전부 내뱉을 때까지 추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츠키는 어쨌든, 사랑이라고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생물인 현역 여고생은.
사랑은 전혀 없다고 해도, 사랑에 연결된다는 불가사의한 생물이 있으므로, 매우 귀찮을 따름이다.
「그럴 생각을 하더라도 말하지 않을 거야. 네가 생각하는 일은 일절 없고, 해봤자 입구에서 멈출 거야」
「쳇」
농담도 없이 진지한 치토세에게 전율을 느끼면서, 아마네는 두 사람을 두고 교실을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왔다.
「…… 위험했어」
「뭐가 말이에요?」
어제의 그 미소는 온데간데없어졌다. 꿈이었던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그녀는 평소의 표정을 짓고 있다.
이것이 보통이고, 오히려 이렇게 있어줬으면 좋겠다. 저런 표정을 짓는다면, 내 심장이 아파질 거 같으니까.
이츠키에게 상담해서,라며 말을 추가하고 한숨을 쉬자, 이츠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던 듯, 마히루가 「저렇게
될 정도로」라고 납득한 듯 숨을 내쉬었다.
실제로는, 양쪽 모두 달콤하다거나 시거나 쓰라리는 등, 그러한 사랑에 따르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분명, 마히루는 사랑스럽고 그때 당시에는 만지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그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청소년이라면 누구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애당초 마히루가 터무니없는 미소녀라고
재차 실감해서 두근두근 한 것뿐으로, 이것이 연애 감정일 이유가 없다.
그러나, 어젯밤 같은 심장의 두근거림은 없다. 자신은 그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며,
살그머니 한숨을 내쉰다.
이츠키일거라고 생각하며, 앱을 열어 보자, 수신란에 떠있는 이름은 아마네가 상상하지 않았던 이름이 있었다.
『할아버지한테서 과일을 받았으니까 아마네한테도 나눠 줄게, 보내줄 테니까 토요일 오후에는 집에 있어! 수취
거부나 부재 같은 건 용서하지 않는 단다?』
「무슨 일 있으세요?」
「껍질은 벗길 줄 아세요?」
「와일드하네요」
「귀찮으니까」
「엉터리네요」
변함없이 솔직한 의견을 보내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움츠려 반응했다.
훗, 하고 아주 작게 미소를 짓는 마히루.
-----------------------------------------------------
22. 안식처의 적습
인터폰 소리와 함께 「아─」하고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렸을 때, 아마네는 모든 것을 파악하고 머리를 감싸
안았다.
마히루가 토요일에 점심을 만들어 준다는 제의는, 고마웠다. 하늘이 주는 은혜라고도 생각했다.
실제로 만든 카르보나라는 맛있었다. 농후한 소스와 블랙 페퍼의 자극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넘쳤다.
「…… 네, 어머니?」
「아아……」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어머니를 집으로 데려오면 마히루를 보고, 엉뚱한 착각을 할 것이다. 그건 마히루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아 이젠)
「이걸 줄 게, 내가 어떻게든 엄마를 밖으로 끌어낼 테니까, 그다음에 집으로 돌아가 줘. 정말 미안하지만,
부탁할게」
신발은 신발장에 숨기면 찾을 수 없고, 지금 가지고 있는 담요 같은 그녀의 물건은 그녀와 같이 방에 넣으면 된다.
굳이 냉장고에 없는 식재료를 사용하길 희망해 같이 쇼핑하러 간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마히루는 방에서 탈출한
다――이것이 줄거리다.
아마네의 방에는 난방도 있고 부드러운 쿠션도 있다.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 앉다가 허리를 다치거나 감기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얼굴을 맞대기 전에, 아마네가 현관으로 향하자, 마히루도 조용히 아마네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럼 들어갈게?」
「…… 응」
점심은 둘이서 먹었기 때문에, 당연히 접시도 두 사람 몫이다. 그것을 아마네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실수였지만,
시호코도 눈치가 빨랐다.
「친구가 왔었으니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아마도 친구관계와 비슷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성별을 숨기고 있기는 하지만.
가능한 동요를 견디고 담담하게 대답한 아마네에게 시호코는 「후응」라고 그다지 납득이 되지 않은 듯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는, 다시 거실로 시선을 돌렸다.
누가 말하고 있는 건지,라고 내심으로 자조를 하면서도 그렇게 돌려주자, 시호코도 상냥하게 「뭐 노력했네」라고
칭찬했다.
안에는, 당연히 마히루가 있다. 발견된다면, 당초 예상하고 있던 접촉보다 훨씬 큰 참사가 일어날 것이다.
「아 인정하니까 들어가지 마」
이곳은, 전력으로 막아야 한다. 약간의 수치를 감수하더라도, 마히루의 존재를 숨겨야 한다.
지금, 아마네의 방에 있는 마히루를 봐 버린다면, 시호코는 분명히 자신에게 편하고 즐거울 방향으로 망상을 할
것이다. 그것만은 어떻게 해서든지 피하고 싶다.
오기로라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시호코의 시선을 차단하듯 문 앞에 서서 거절하자, 뭔가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헤아린 시호코가 「부모에게 비밀이 있으면 안되지─」하며 부드럽게 다가온다.
「아마네」
「네」
「뭘 숨기고 있는 걸까?」
「그렇구나, 알았어」
그것은, 거부를 허락하지 않는 압력의 미소로, 매번 이 미소를 본 순간 아마네는 매우 불편해지고 거역할 기력이
크게 줄어든다.
-----------------------------------------------------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 화
난방이 잘 된 따뜻한 방, 점심을 먹어 만복인 상태, 이것만이라도 낮잠을 자기엔 충분한 환경이다.
하지만, 이쪽이 머리를 감싸는 원인은, 어머니인 시호코가 와 있는 타이밍에, 게다가 이 상태를 봤다는 것이다.
아마네가 타인이라도, 착각할 것이다. 방에 들여보내고, 낮잠을 잘 정도로 사이가 가까운 거라고.
굳은 얼굴로 어머니를 슬쩍 바라보자, 마히루를 바라보는 눈이 빛나고 있다. 어라어라, 이건, 이라는 마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건 기분 탓인 걸까.
하지만 이렇게 기뻐하고 있는 것은, 시호코가 사랑스러운 것이 좋아하기 때문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아마네의 쿠션을 껴안고 새근새근 자고 있는 모습은, 공공연하게는 말하고 싶지 않은 욕구를 드러낼 정도다.
이렇게, 익숙해진 아마네도 인정하는 미소녀가, 시호코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들의 여자친구(가짜).
흥분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라, 변명하지 않아도 괜찮단다? 엄마는, 아마네가 선택한 사람이라면 반대할 생각이 없으니까」
「애초에, 아마네는 호의가 없다면 여자를 집에 들이지도 않고, 여자는 호의가 없는 상대의 집에는 들어가지
않는 단다?」
시호코의 말대로, 아마네에게 있어서 기본적으로 집은 자신의 영역이며, 타인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마히루가 처음에 들어오게 된 건 기세에 밀렸기 때문이지만, 그 이후부턴 요리도 있고 마히루의 성격과 맞아서
집에 들이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보이지 않는 신랄하고 솔직함, 그러면서도 솔직하지 못한 모순된 성격, 매정하게 보여도 남의 일에
신경을 쓰는 모습과, 어딘가 달관하는 듯한 말투도, 허를 찔리면 당황해하며 나이에 맞는 모습을 보이는 면도,
아주 가끔씩 보이는 천진난만한 미소도, 전부 마히루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시호코의 말을 긍정할 만큼 달달한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다. 애당초, 마히루에게 있어서 아마네가
호의를 갖고 있다고 착각 받아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어라, 모르는 거야? 아마네야말로 여자아이의 복잡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교만하는 거 아니니?」
「어떻게 말해야 엄마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알아주는 거야…… 시이나, 부탁이니까 제발 일어나줘……」
「으으……」
캐러멜 같은 색상의 눈동자가 촉촉이 젖어 흔들리는 모습은, 왠지 바라보기 미안해질 정도로 무방비하다.
아직 의식이 각성되지 않은 듯, 졸린 눈빛으로 아마네를 보지만, 아마네는 시선을 미묘하게 피했다.
「오해……?」
이런 환한 미소와 정겨운 눈빛을 받자, 마히루는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머릿속에 혼란스러운 듯 보였다.
「네, 아, 그」
기세에 밀려 무심코 자기소개를 한 마히루가 「도와줘 후지미야씨」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처럼 이쪽을
바라보지만, 아마네로서는 오히려 이쪽이 도와주었으면 하고 생각했기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
「후지미야씨!」
너무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시호코에 아마네의 미간의 주름이 지지만, 시호코는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왜?」
시호코에게 재촉당한 탓이겠지만 이름을 부르기엔 주저해 잠시 이쪽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이름을 부르게 만든
시호코가 만면의 미소를 띠었다.
「에, 저, 그, 그게 아니라」
「저, 저, 설명을 제대로 드리고 싶은데요! 아마네, 군과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밥을 같이 먹는다고나 할까,
아마네군이 밥을 못해서」
「아니, 그」
「그런……」
이미 달관의 영역에 이른 아마네는, 일찌감치 해명을 포기하고 어머니의 폭주를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
그녀가 있어서 지금의 쾌적한 생활이 되었으므로, 도게자를 할 만큼 감사는 주저 없이 할 수 있다. 마히루가
싫어해서 하지는 않지만, 가능한 마히루를 배려하기 위해 평소부터 노력하고 있다.
「로맨틱하고 좋잖아」
「어라어라」
잘 됐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있어서 멋진 망상의 양식이 되는 해석을 하는 어머니에게 몇 번이나 시달렸을지 모르는
아들은, 몇 달 만에 가장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지나친 기세에 눌린 마히루는, 아마네와 시호코를 교대로 바라보며 허둥지둥 당황해하고 있다.
「그건 그렇고, 오히려 왜 여자친구를 만들지 않았을까? 수토씨를 닮아서 겉모습은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촌스러워서 그런 걸까?」
「불필요한 참견이야」
「이 녀석도 보고 싶지 않을 거야」
「또―. 아, 뭣하면 마히루짱이 자신의 취향으로 맞춰도 된단다? 몸을 치장하면 아마네는 나름대로 괜찮으니까」
「이제 빨리 돌아가 줘」
당연하겠지, 기본적으로 차분한 그녀가, 익숙한 친 아들도 지치는 텐션의 대화와 어울리고 있으니까.
나중에 위로하자고 마음으로 결정하면서 가라는 듯이 손짓을 시호코에게 향하자, 미묘하게 불만스러운 얼굴이
되돌아왔다.
「에, 네, 네……?」
「피곤하네요……」
털썩 주저앉은 아마네는 얼굴을 누르면서 깊게 한숨을 쉰다. 마히루는 조심스럽게 오도카니 앉아 있지만,
평소라면 쭉 뻗은 허리가 평소보다 굽어있다.
「…… 좋겠다」
「뭐가?」
겉치레가 아닌, 정말로 부러운 듯한 표정과 당장이라도 꺼저버릴 것 같은 작고 희미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그녀는 눈동자를 감췄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돌아온 마히루는, 드물게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맡겼다.
「마히루짱 인가」
「…… 뭐야 갑자기」
이렇게 인기가 많은 천사님이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는 게 의외였지만, 반대로 마히루를 이름으로 부르기에
겁이나 주눅이 든 인간투성이일 것이다.
다만 그것도 한순간뿐, 아마네의 시선을 알아차린 마히루는 무표정을 지우고, 어딘가 곤란한 것처럼 살짝 눈썹을
내렸다.
부모님에 관해 이야기할 때 이따금씩 보이는 차가운 표정이나, 부모와 외식을 한 적이 없다, 생일이 싫다,라는
발언으로부터,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지만――부모님에게 이름조차 불리지
않는다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좋겠다』
「마히루」
자연스럽게 부를 일이 없었던 이름을, 말했다.
「…… 아마네군」
조금 전까지는, 어머니밖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인 걸까,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렇게 얼굴을 마주
보고 정면에서 이름을 불리자, 근질근질하고, 답답한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친다.
아마네는 「오우」라고 매정하게 돌려준 뒤, 몸의 자세를 바꾸는 척, 그녀의 미소에서 벗어나듯 고개를 돌렸다.
--------------------------------------------------
25. 열쇠의 행방
토요일, 어머니의 내습으로, 아마네와 마히루 사이에 호칭이 바뀌었지만, 그 이외에는 특별히 바뀐 것은 없다.
갑자기 사이가 좋아진 것도 아니고, 그저, 부르는 법이 약간 달라져, 마히루의 태도가 연화된 정도일까.
「…… 저, 저기 아마네군」
일요일 저녁, 평소보다 일찍 찾아온 그녀는 미묘하게 주눅 들었다고나 할까, 곤란한 얼굴로 찾아왔다.
갑자기 뭘까 하고 생각하자, 조심스레 정리되어 있던 손수건을 펴서, 감싸여 있던 약하게 빛을 반사하는 열쇠가
보였다.
「그렇군」
「네?」
뭐 말하자면, 건네준 이상, 당분간은 신세를 진다는 것이었지만, 마히루는 열쇠를 받지 않은 아마네를 불안하게
바라봤다.
「그, 그래도」
「본심이 새고 있어요」
「너, 악용 같은 건 하지 않을 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마히루라고 한다면, 잠시 가만히 아마네와 열쇠를 교대로 바라본 뒤─작게, 한숨을 쉬었다.
「응」
「나답잖아?」
「뭐?」
「그건 고마운데」
「안 했는데」
--------------------------------------------------
26. 천사님과 포상
「시이나씨 또 1 등이야……」
「그닥. 오차 범위잖아」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응? 무슨 말을 했어?」
「오케이」
「아마네군, 저건 뭔가요?」
「왜 또?」
「그래도 항상 열심히 하고 있고, 가끔은 포상을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쇼트케이크지만 싫어하진 않지?」
그녀는 타인에게는 힘을 쏟는 타입의 인간이지만, 자신의 일이라면, 매우 금욕적이고 분별없는 것으로 자신을
응석 부리게 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칭찬하거나 위로하지 않으면, 마히루는 긴장을 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아마, 응석 부린다는 행위를
모르는 게 아닐까 싶다.
부엌에서 아직도 굳어있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은 아마네는, 천천히 숨을 내쉬며 그녀의 재기동까지 그녀를
바라보기로 했다.
식사 후, 미묘하게 긴장된 표정으로 케이크를 접시에 가져온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무심코 웃음을 터뜨렸다.
「축하해」
「그래도」
「잘 먹겠습니다」
「자」
「……? 왜 그러세요?」
「아니, 아무것도」
가만히 아마네를 바라보던 마히루는, 문득 생각난 듯 포크를 사용해 케이크를 자른 뒤, 아마네에게 내밀었다.
「아니에요?」
이 나이가 되어서, 그것도 이성에게, 게다가 터무니없는 미소녀가 먹여주다니 어떤 의미로선 행운일지도
모르겠지만――솔직하게 기뻐할 만큼, 아마네는 수치심을 버리지 않았다.
제안을 하고 있는 마히루는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 평상시의 표정 그대로 아마네의 입가에 케이크를 내밀고 있다.
마히루를 봐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아마네는 과감하게 케이크에 물었다.
「…… 너무 달아」
「그거야 케이크이니까요」
그것이 수수하게 분해서, 아마네는 「잠깐 빌려줘」라며 마히루의 손에서 포크를 빼앗아 똑같이 케이크를
내밀었다.
「자」
「…… 저기」
「먹어」
「그래서, 감상은」
「마, 맛있어요……」
(견디는 것도 힘들어)
그렇게 결론을 지으며, 아마네는 옆에서 조금 쑥스러워진 바람에 움츠려진 마히루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
「안 해」
조금 전…… 가족과 떨어져 있는 외톨이인 아마네에게는 특별한 인연이 없는 이벤트지만, 아무래도 치토세와
이츠키는 아마네와 함께 보낼 생각인 듯, 이렇게 해 권유를 해왔다.
일부러 점심시간에 이렇게 아마네와 이츠키의 교실에 찾아와 제안을 해온 치토세는, 아마네의 즉답에 뺨을
부풀리고 있다.
「있지도 않아」
꺼리는 건, 그들이 사적인 장소에서는 심상치 않게 스킨십을 격렬하게 한다는 것과 마히루에게 설명하는 수고가
들기 때문이다.
극론적으로 말하자면, 마히루에게 그들이 돌아갈 때까지 이쪽으로 오지 말라고 말하고, 마히루가 있었던 흔적을
지워놓으면 된다.
「싫지는 않지만 말이야…… 알았어, 알았어. 24 일이지? 어차피 밤이 되기 전에는 해산할 텐데, 그 후에 너희
둘이 열을 내든 뭐 하든 맘대로 해. 제발 집에서 러브러브 하지 마」
「뭔데」
「네네, 나 대신 꼭 꼬집어줘」
「알았어」
「그러면 안 되는데―! 」
이것도 노닥거리는 구실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이츠키에게 꼬집는 것을 양보하자,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은 뺨을
꼬집으며 놀고 있다.
「뭐야」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알려주지 않아」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케이크를 준비하는 건 무리고, 식사도 준비를 할 수 없다. 그러면 파는 물건들을
준비하는 게 당연한 흐름이다.
「치킨이 아닌 거야?―」
「뭐야─. 역시 알고 있네」
「에헤헤─」
멋대로 피자로 정해졌지만, 아마네로서도 피자는 싫지 않았고 파티 다운 느낌이 들어서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제 그런 일은)
서로 먹여준다니, 이제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이츠키와 치토세 같이 사이좋은 커플도 아니고, 기회도 오지
않을 것이다.
순간 떠올라 멍─하니 있던 아마네를 치토세가 걱정스럽게 바라보자, 아마네는 황급히 머리에서 그 생각을 내쫓고
평상시의 얼굴로 되돌렸다.
텐션이 오른 치토세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마네는 집에 돌아가, 마히루에게 크리스마스의 예정에 대해 묻기로
결정했다.
아마네로서 보자면, 잘도 권유했네,라는 감상이다.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었다면, 천사님을 권유할 수 없었을
테니까, 하고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왜요?」
「왜 사귀고 싶어 하는 걸까요?」
「불순하네요」
귀엽다거나 머리를 쓰다듬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있지만, 이러니저러니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다.
무해한 남자라 그녀의 옆에 있을 수 있는 것이지, 만약 이빨을 하나라도 드러내면 그녀는 바로 사라질 것이다.
특별히 이렇다 할 생각도 없고 식욕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의 관계를 무너뜨릴 생각도 없다.
「뭐」
「그러므로, 신뢰하고 있어요」
「그건 뭐야」
「알겠어요. 그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면 불러 주세요, 그때부터 밥을 준비할 테니까요. 준비만 해둘게요」
「어어, 뭔가 미안하네」
「아니에요. 즐겨주세요」
「익숙하니까요, 혼자는」
「…… 아─, 그」
「네?」
「함께라니, 뭘 하실 거예요?」
최근엔 저녁에 마히루가 있어서 그다지 기동하지 않게 된 그것에 흥미를 표시한듯한 마히루는 「저런 건, 해본
적이 없어서……」라고 작게 희망을 나타냈다.
「안 되나요?」
「안되지는 않지만」
「오, 오우」
소박한 즐거움 정도는, 주고 싶다.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예정도 없고, 마히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일 것이다.
「그렇네요」
29. 천사님과의 본의 아닌 만남
「메리 크리스마스!」
시각은 13 시경.
테이블 위에는 이미 배달을 시킨 피자와 주스가 줄지어 있다. 이 시간에 이렇게 된 건, 예약을 했더라도,
크리스마스의 혼잡에 피할 수 없어 늦어버렸기 때문이다.
점심 식사로 하기엔 문제없는 시간이고, 두 사람도 밥을 먹고 찾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
「네네, 메리 크리스마스」
「Merry Christmas」
이츠키는 이래 보여도 텐션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치토세를 달래면서, 평소의 상쾌한 미소를 띠고
있다.
「농담이야. 잠은 조금 잤어」
부엌은, 당연히 예쁘게 정리 정돈되어 있다. 이미 마히루의 공간이기 때문에, 그녀가 사용하기 쉽게 각종 도구나
조미료가 나열되어 있다.
「의외로 잘 돼있어」
「그래」
적당하게 말을 흘리며 찬장에서 작은 그릇과 컵을 꺼내 치토세에게 절반을 건네주자, 치토세는 찬장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 뭐야」
「별로―?」
엄청나게 그녀의 마음속에서 막대한 오해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으로는 말하지 않았으니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어렴풋이 기분이 좋아진 치토세에게 뺨이 굳어지며, 아마네와 치토세는 이츠키가 기다리는 거실로 돌아왔다.
「시끄러」
「…… 엄마 건데」
「흐음?」
아마네의 식기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마히루가 몇 개를 집에서 가져왔었지만, 설마 이렇게 세세한 점을,
뭐든지 대충대충 하는 치토세가 눈치챌 줄은 몰랐다.
「부러워─?」
「별로」
부럽다기보다는 부끄러웠기에 그만두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이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주의를 주어도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이다.
모두 이러고 있다,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친구와 보내는 사람도 있다. 혼자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독신을 굴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에, 치토세의 발언을 밖에 꺼내기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필요 없는데」
「시끄러」
「헤에」
허울 좋은 거절의 이유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거절하는 마히루의 양심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사용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이름을 대지 않았을 테니 문제없겠지.
「웃어 주지 마」
「근데 말이야, 평소에는 관련도 없는 사람이 이벤트를 구실로 같이 지내고 싶다고 한다면 무리잖아? 그전에
관계를 맺지 못한 시점에서, 사이가 좋지 않지만 지금부터 사이좋게 같이 보내자는 건 너무 형편이 좋은 게
아닐까. 그리고 그런 녀석들에 한해서 파티라고 말했으면서도 단둘이 있으려고 하고. 여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무서워」
「뭐」
「아니면 이웃이 아마네에게 천사님이라던가?」
「내쫓겠어」
「싫엉」
「노려보지 마. 미안하다구」
그다지 반성하지 않는 듯한 음성으로 사과한 치토세를 한 번 더 노려보자 「꺄─」하는 귀여운 소리를 지르며
이츠키에게 찰싹 붙은 뒤…… 그리고, 문득 이츠키에 뒤에 있던 창문으로 눈을 돌렸다.
그쪽을 보고는 얼굴이 굳어져 무슨 일인가 하고 아마네도 창문으로 시선을 돌리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것이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분명 커플들은 기뻐하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가까이 있는 커플이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는 것을 바라본
아마네는 「어차피 당분간은 저기서 노닥거릴 테니, 따뜻한 거라도 준비해 둘까」하고 일어서자마자――
베란다에서, 엉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 어, 어째서 여기에」
「에, 에?」
「아」
30. 천사님과 곤혹
「…… 저, 정말 죄송합니다……」
이츠키라 한다면, 뺨을 긁으면서 아마네와 마히루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며 눈썹을 내리고 있다.
「…… 응」
「뭐, 뭐…… 그, 은혜도 있었고, 후지미야씨가 보기에도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을 보내고 있는 게 신경이 쓰여서
……」
관련되는 계기도 슬쩍 이야기해 어떻게 교류가 계속되고 있는지를 설명하자, 이츠키는 「과연」이라고 말하면서도
미묘하게 납득하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응, 사정은 이해했는데 말이지. 시이나씨가 아마네에게 타의가 없다는 게 신기해. 이 상황, 거의 아내잖아」
「뭣」
듣고 보면, 상황을 볼 때, 그렇게 보일지도 모른다. 저녁식사를 매일 만들어 주고, 가끔 휴일에 점심도
만들어준다. 게다가 이따금 청소도 도와주고 있다. 듣기에 그런 느낌일지 모른다.
마히루도 이츠키의 말에 조금 놀랐지만, 곧바로 접대용의 웃는 얼굴로 「그런 생각도 없고, 있을 수도 없어요」
라고 단호히 부정했다.
「아마네가 그렇다면 괜찮지만 말이야. 정말, 수수께끼의 조합이네…… 아마네에게 요리를 해주다니 …… 인형을
선물해준 것도 시이나씨?」
「…… 뭐」
「헤에─」
「시끄러워」
「아직 아무 말도 안했는데에?」
「얼굴이 시끄러웠어」
「너무해!」
아직은 사실 확인뿐 놀림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놀림을 당하는 건 사양이다. 마히루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치토세를 무시하고 싶다.
「뭐, 둘 다 진정해, 」
처음, 아마네의 모습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이츠키는, 치토세처럼 조롱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미묘하게 노려보는 아마네와 수수께끼가 해결되어 만족스러운 치토세를 진정시킨 이츠키는, 왠지 자세를
바로잡고는 마히루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실제로도 못났잖아」
「이 자식」
이런 농담에 장난을 치며 흐뭇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는, 아마네와 이츠키의 대화를 바라보며 쿡쿡 미소를 지었다.
여자친구가 보고 있다고, 하고 이츠키를 찌르자, 기분이 언짢은 치토세가 똑같이…… 아니, 조금 강하게 찌른 게
왠지 재미있다.
다만, 마히루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기 때문에, 아마네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갔다.
「…… 그런데 말이야, 별로, 우리들은 너희들 같이 달콤한 관계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지면 어떻게
될지 알겠지?」
「나도 그런 말은 안한다구. 게다가,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아마네에게 밥을 만들어 준다고 말해도 믿지 않을
걸」
평범한 남자 학생이, 학교의 아이돌이라고 해도 괜찮은 천사님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니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저, 왜 그러신가요?」
「에? 감사합니다……?」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인데, 역시 천사님이라고 말해질 정도로 미인이야. 얼굴도 이쁘고 굉장히 피부도
하얗고 예뻐, 속눈썹도 길고 머리카락도 부드러우면서 화사해」
「저, 저……?」
싫어하지는 않고, 인품은 생각보다 좋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서툴다. 하이 텐션이라든가 가끔 쓸데없이
파고드는 점이라든가, 이런 점에서 약하다. 가족에 닮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더욱 약해지는 걸까.
치토세는 아마네의 어머니와 성격도 그렇지만 기호도 비슷해…… 예쁜 것이나 사랑스러운 것을, 정말 좋아한다.
역시 멈추지 않으면 마히루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짢아하며 손을 뻗어 치토세의 머리를 툭 가볍게 친다.
「친해지면 되는 거야?」
「네……」
「할 수 없습니다!」
당당히 스스로를 부정한 치토세는 가만히 마히루를 바라본 후,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마히루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에? 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아마 한 번 마음에 들면 사이가 좋아지려는 치토세의 성질상 마히루가 휘둘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평범한
친구라고 한다면, 이쪽이 참견을 할 일도 아니다.
「노력할게」
저녁이 되어 이츠키와 치토세가 돌아간 뒤, 아마네는 어렴풋이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마히루에게 사과했다.
갑자기 모르는 인간과 얽히고 비밀을 들켜, 마히루도 당황했을 거고 지쳤을 것이다.
「소란스러웠지?」
저건 확실하게 시끄러운 영영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소극적인 마히루는 실로 마일드한 표현으로 그녀를
평가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그녀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실제로 치토세는 기세가 지나쳐 자주 이상한 방향으로
열의가 쏠리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나중에 치토세에게 직접 주의를 주자,라는 다짐을 하며, 아마네는 창문 너머로 떨어지는 눈을 바라봤다.
이 날씨가 아니었다면, 그 커플에게 들키지 않았을 텐데…… 연인들에게 축복을 내려주는 걸지도 모르기에,
그다지 불평은 할 수 없다.
벌서 밤이라고 말해도 괜찮을 정도의 어두움이 되었으며, 눈도 희미해, 집의 조명을 통해 간신히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네요」
사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이트 크리스마스같은 건 솔직히 상관이 없지만…… 마히루가 기뻐하고 있으니,
눈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작게 춤추며 떨어지는 눈이 세상을 희미하지만 하얗게 치장해간다. 이대로 계속 내리더라도, 그다지 쌓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너무 현실적인데?」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가, 가져온다고?」
「먼저 저쪽에서 비프스튜를 만들고 있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칠면조 한 마리를 둘이서 다 먹을 수는 없겠지만
……」
「정말 맛있겠네……」
「난 계란을 바싹 구운 걸 좋아해」
애초에, 의심을 받고 있었기에 의심이 깊어지는 정도는 예상했었는데…… 설마, 그 타이밍에 마히루가 얼굴을
내밀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두 사람에게 일일이 숨기지 않아서, 생활이 훨씬 편해졌을 텐데, 미묘하게 흐릿한 느낌이 느껴져, 당황스럽다.
파이를 나누는 즐거움을 맛보고 난 뒤, 사각사각 먹을 때, 비프스튜의 풍미와 감칠맛 나는 소스를 곁들여 먹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다.
이미 전문가 수준이다.
「…… 잘 드시네요」
「응. 맛있었으니까」
「그건 감사합니다」
「오므라이스를 좋아하세요?」
「맛있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독점하고 있는 것이 굉장히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누군가에게 양보할 생각은 없다. 마히루가 만드는 것을
그만둘 때까지는 계속 받을 생각이다.
「행복하네. 나도」
「…… 그래요?」
「미안하네, 나 같은 놈의 위를 잡아서」
「예행연습으로 삼고 있어요」
「네, 그 사람은 굉장히 요리를 잘 했거든요. 아직도 저는 그 사람한테는 당해낼 수 없어요, 그 사람의 요리는,
행복한 맛이 나거든요」
이야기한 걸로 봤을 때 여성이라 생각되지만, 그녀가 있었기 때문에, 마히루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는 내버려 두고, 아버지의 요리는 맛있지만, 마히루가 아마네의 입맛과 잘 맞는다.
마히루의 요리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편안함이 있다. 마음이 편안해지면서도 설레게 만드는 요리로, 전혀
질리지 않고 오히려 더 먹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다.
「…… 마히루?」
마음에 드는 쿠션을 꽉 껴안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는 마히루는, 아까와는 달리 모습이 달라져 어딘가 이상함이
느껴졌다.
「왜 그래?」
「…… 감사합니다」
이쪽을 올려다보며 조금 쑥스러운 듯 눈썹을 내리고 미소를 지은 마히루에, 이번엔 아마네가 고개를 숙여 표정을
숨기고 싶어졌다.
정말로 아주 가끔 보이는 이런 표정이, 이성으로서 좋아하지 않아도 심장을 뛰게 만든다.
평소의 가면을 벗고 무방비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의 미소를 보여주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얼굴을 식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내일은, 낮에 괜찮지?」
이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억지로 화제를 바꾸지만, 마히루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은 듯, 아마네의 말을
떠올렸다.
「그래」
「아니, 확인한 것뿐이야. …… 정말, 이브가 지났다고는 해도, 크리스마스를 그렇게 보내도 괜찮아?」
또 조그맣게 해이해진 미소가 그녀에게 떠올라, 아마네는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 채 「그래」라고 엉거주춤
대답하며, 마히루의 반대편에 기대며 수치심을 감출 수밖에 없었다.
「알고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냉정하고 침착한 마히루가 허둥지둥 대며 컨트롤러와 텔레비전을 번갈아보며 조작을 하는 모습이,
뭔가 어색하다.
「…… 못 이기겠어요」
「시끄러워요」
「뭐 익숙해져야지. 이런 건 몸이 익숙해져야 해」
다만, 계속해서 적에게 죽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진행되지 않는 화면으로, 점점 웃음보다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그렇다고나 할까, 마히루가 너무 못하는 것뿐, 평범한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그
점은 잠자코 있었다.
「자, 이 적은 일정 속도로 불규칙하게 이동하니까, 여기를 시인하면 캐릭터를 향해 속도를 높여 접근하는 거야.
타이밍을 맞춰서……」
거리가 가까운 까닭에, 속눈썹이 길구나 하는 새로운 발견을 하면서, 기뻐하는 마히루를 바라보고, 작게 웃었다.
그렇다고나 할까, 두 팔과 손이 맞닿아 있고, 어쩌면 그녀의 숨결이 희미하게 피부를 어루만져질 정도로,
가까웠다. 덕분에, 마히루의 따스함과 달콤한 향기가 바로 전해진다.
「미안」
별로, 마히루는 접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익숙해졌다고는 해도, 손을 잡히는 것이 불쾌할지도
모른다.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이번에야말로 마히루에 게임이 진행되는지 화면을 바라보지만…… 역시 쓰러지는 마히루의 모습에, 아마네는
어떻게 해야 그녀가 게임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초심자는 계속해서 죽으면, 의욕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다른 게임으로 눈을 돌려, 스트레스를 풀 생각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현실 세계에서 익숙한 레이스 게임을 시켜보았는데…… 마히루의 몸이 기울고 있다.
몸을 기울일 필요가 전혀 없는데…… 본인은 무의식인지, 컨트롤러를 든 상태로 좌우로 기울고 있다.
역시라고나 할가, 부드럽고 가볍다. 몸집이 작은 데,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가늘어서, 만지기에
주저될 정도다.
「바, 바보 취급 하고 계신 건가요?」
내심에서는 얼마든지 생각해도 표정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문제가 없으니,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각하자.
천사님이 도중에 삐질 뻔한 사태는 있었지만, 그런 천사님도 게임을 하는데 빠진 듯 다시 열심히 집중하고 있다.
아마네도 화면을 분할해 같이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마히루가 무의식적으로 방해를 해와서 조금 힘들다.
「경력과 익숙하니까」
여러 번 플레이를 하다 보면 코스를 기억해 코너링도 자연스레 잘해진다. 상대방의 방해도, 익숙해지면 카메라
워크나 차폐물 등을 이용하여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그녀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큰 화면에서 먼저 연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마네의 플레이를 보고 자신의
플레이를 실망하기보다는, CPU 에 익숙해지는 편이 좋다.
노력가인 면이 이런 점에서도 볼 수 있어, 흐뭇해져, 작게 웃음을 흘리자, 알아차린 마히루가 찰싹찰싹 무릎을
친다.
그 모습이 더 재미있어서 더 웃자, 마히루가 눈썹을 찌푸린 후 「아마네군 바보」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이겼습니다」
2 시간 후.
화면의 구석에 찬란히 빛나는 1 위의 문자를 받은 채로 목표를 완수한 마히루는, 어렴풋이 자랑스럽게 아마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
어딘가 천진난만한 미소는, 아마네의 이성의 끈을 느슨하게 만들어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다.
고양이를 쓰다듬고 싶다는 욕구와 비슷한, 귀여워해주고 싶다는 충동은 무심코 팔에 지령을 내리고…… 무심코
손이 올라갔다가 황급히 내렸다
「무슨 일 있으세요?」
「잘해졌죠?」
후후, 하고 또다시 미소를 지은 마히루를 볼 수 없어서, 아마네는 속이듯 바구니에 넣어 둔 작은 상자를 꺼냈다.
「1 위의 상으로 이걸 줄게」
「에, 저, 별로 그런」
(뭐, 별건 아니지만)
꽃과 담쟁이덩굴의 무늬가 새겨진 심플한 디자인으로, 평상시에 사용하기에 곤란하지 않을 정도의 디자인. 그다지
꽃을 자세하게 알고 있지는 않아 무슨 꽃이 새겨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섬세한 형태의 이것이 분명 마히루에게
어울릴 것 같았기에 골랐다.
마히루에게는 옷을 차려입은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고, 그런 게 귀찮아서 가능한 피하고 있었기에, 교복이나
느슨한 실내복만 보여줬었다.
「그 녀석」
어머니와 대화를 하면서 외부용의 모습을 잘 갖췄을 때의 사진이 유출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기에, 아마네는
이곳에 없는 어머니에게 속으로 대량의 불평을 보냈다.
「…… 나는 그런 거, 잘 안 어울려」
「그런가요. 아마네군, 다른 사람이랑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머리로 얼굴을 가려서 그렇지, 이목구비는
갖추어졌다고 생각하는데요……」
별로 놀랄 것도 없는, 못생긴 것도 아닌 평범한 얼굴일 텐데, 이쪽을 가만히 바라보는 마히루가 이상해서 견딜
수 없다.
「…… 뭐야」
손을 대는데 주저함이 있었지만, 마히루가 별생각 없이 아마네의 머리를 만졌으니, 이 정도는 용서해줄 것이다.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이프라 생각하고 싶다.
한순간을 잘라내 가공을 할 수 있는 그것은, 있는 그대로를 찍어내는 것도,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것도,
속일 수도 있으니까.
질리지 않는 단정인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마히루가 점차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에? 그, 그래……?」
이런 말을 남기곤, 벌떡 일어나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35. 천사님과 신년 예정
변신이 빠르네, 하고 완전히 신년 준비에 들어가고 있는 주위를 바라보면서, 아마네는 머플러에 얼굴을 묻고
따듯함을 느꼈다.
목에도 멋을 부리는 게 중요해요,라는 것으로, 촉감이 좋고 제대로 바람을 막아 열을 모아주는 실용성과 장식성을
겸비한 선물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쇼핑은 분담이지만, 요리를 만드는 마히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본적으론 아마네가 메모를 들고
가서 사 오고 있다.
오늘은 추운 날씨기 때문에, 냄비요리인 듯, 야채나 버섯, 고기가 봉투에 담겨 있다. 야채가 많은 것은, 제대로
영향을 섭취하라는 마히루의 무언의 주장일 것이다.
「어서 오세요」
집에 돌아가자, 저녁이었기 때문에 마히루가 마중을 나왔다.
그녀는 칼로리를 조심하고 있는지 식사는 살찌지 않을 정도만 먹고 있지만, 그녀보다 많은 양을 먹는 몸으로서
미묘하게 걱정이 되어, 근력 트레이닝을 시작하고 있다.
마히루으로선, 아마네는 날씬하기 때문에 살을 조금 찌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감상인 것 같아서, 가급적 지방이
아닌 근육을 붙이고 싶다.
「알고 있다구」
너무나 담담한 어조로 말을 돌려줬기에, 자신의 실패를 알아차렸지만, 마히루는 그다지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마네는 기본적으로 반년에 한 번은 얼굴을 내밀라는 약속이 있기 때문에, 마히루와 만나기 전에는 방학 때
친가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큰일이겠네요」
「…… 그런 가요」
「식탐이 많으시네요」
「마히루의 요리니까」
「…… 거의 시제품인데도?」
「그런데도야」
「시끄러」
「…… 감사합니다」
「뭐가」
「뭐든지요」
12 월 31 일,
「저기, 마히루」
「왜 그러세요?」
거실 소파에 느긋하게 앉은 아마네는, 앞치마를 입은 채 아침부터 부엌에 서있는 마히루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라고 한다.
그런 말을 듣자 확실히 납득이 됐지만, 그런데도 일부러 아침부터 음식을 준비하는 마히루에게 신경이 쓰인다.
「없습니다」
실로 엄격하게 마히루에게 설득당해 얌전히 소파에 앉아 있지만, 역시라고나 할까, 하지 못한다고 가만히 있는 게
뭔가 조금 그렇다.
아마네라고, 일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청소는 어제 끝냈고, 당분간은 나가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의 대량의 식재료의 사 왔다.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의 마히루에 비하면 노동력은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말이야」
「괜찮아요, 재밌으니까요」
「마히루, 점심 사 왔어」
역시, 음식 준비를 하는데 열중인 그녀에게 점심을 준비하도록 요청하기엔 가혹했기에, 편의점에 가서 적당한
밥을 사 왔다. 별로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마히루라, 샌드위치 한 봉지로 괜찮을 것이다.
「네, 감사합니다」
「얼마나 만들었어?」
「어느 정도는 시제품을 사용했고, 품목도 조금만 해서 거의 끝났어요. 나머지는 식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에요.
아마네군은 다테마키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건 직접 만들었어요」
「어떻게 안 거야?」
사소한 말이었지만 기억하고 있었던 듯, 일부러 오븐에 구워준 것 같다. 오븐의 가동음이 났었기 때문에 뭘
만들고 있는 걸까 생각했었는데, 다테마키였던 것 같다.
「잘 알고 있네」
설마 자취를 하는데 찬합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옻칠에 금박이 들어간 고급스러운 찬합이 나왔을 땐,
조금 놀랐다.
「오한이 드는데」
미묘하게 기합이 들어간 마히루의 모습을 보고, 내년에도 같이 있을 생각으로 가득 차 있구나, 하고 생각하자
묘하게 부끄러워져서 눈을 돌렸다.
다만, 그 태도를 나태하게 보내고 싶다는 뜻으로 간주한 마히루가 조금 불만스러운 듯이 아마네를 바라보기에,
아마네는 변명을 하는데 조금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37. 천사님과 신년
해가 질 무렵, 모든 음식을 다 만들고 찬합에 담은 마히루는, 이번엔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가끔씩은 이런 것도 좋잖아요?」
큰 새우튀김은 한 사람당 두 마리씩 준비되어 있고, 덤인 호박 튀김도 깔끔하게 마무리. 시금치와 파는 듬뿍,
어묵은 부채모양으로 잘려 있다.
「오─」
「맛있게 드세요」
시판품이에요, 라고는 말했지만, 비싼 메밀을 사온 것인지, 씹으면 씹을수록 메밀의 향기가 퍼진다.
국물도 너무 진하지도 엷지는 않은, 안심하고 한숨을 돌릴 수 있을 만한 간으로 완성되어 있다. 뱃속부터
따뜻해지는, 추운 날에 딱 맞는 맛이다.
「정말이에요」
작게 웃으면서 모든 긍정을 하는 것이, 어렴풋이 가슴에 박혔지만, 마히루는 도와주는 게 싫지 않은 것 같다.
「부정은 못하겠네」
아마 유의를 한다 하더라도, 마히루에게 보살핌을 받으면 결의도 녹아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본인에게
말하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둘 것이다.
나아질 거라고 마히루에게 선언을 해봤자 웃음거리가 될 것 같아, 밋밋한 표정을 지었지만, 마히루는 즐거운 듯이
작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이제 새해네요」
「그러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날짜가 바뀌는 순간, 이쪽을 바라보며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고개를 숙인 마히루에, 이끌려 아마네도 자세를
가다듬고 똑같이 신년인사를 했다.
그것은 마히루도 마찬가지로…… 라고나 할까 아마 마히루가 많겠지만, 마히루의 스마트폰도 떨리고 있다.
「잠깐 답장 좀 할게」
「저도 조금 할게요」
익숙한 손놀림으로 타자를 치는 마히루에 「이런 점은 여고생이구나」하고 감탄하면서 자신도 이츠키와 치토세에게
답장을 보냈다.
메시지에는 평범하게 『새해 복 많이 받아』와 『시이나씨랑 사이좋게 보내고 있어?』라는 필요하지 않은 소리가
들어 있으므로, 부정의 메시지를 보냈다.
곧바로 이츠키한테 『또또또』라는 조롱하는 답신이 왔기에, 잠시 얼버무리거나 부정하기를 반복해 대화를 즐기고
있었지만.
현재 시간은 12 시 30 분이 조금 지난 시간.
이유는, 알고 있다.
「마히루, 일어나」
그런 일을 하고 있자, 기대고 있는 부분이 어긋나 앞으로 넘어지기 시작했기에, 아마네는 황급히 마히루를 받아
들었다……하지만 그건 다행이었지만, 뜻밖에 껴안은 듯한 몸의 자세가 되어 버려, 더욱 당황스러워졌다.
깨워보려고 해도, 너무 깊게 잠들었기 때문에, 깨우지 못했다. 애당초 세게 흔들어 깨워볼 수준이 아니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떻게 하지)
정말로 자고 있다.
특히, 접촉한 몸에서 겉보기보다 질량이 느껴진다는 것이 느껴져, 아마네의 이성을 사정없이 갈아먹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여자는 이렇게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난다…… 하고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에 묘한 감회를 느끼면서, 곧바로
이상한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이성을 되돌린다.
첫 번째는, 이렇게 지쳐서 잠들어 있는 마히루를 억지로 깨우기가 미안하다. 피곤하게 만든 것은 나니까,
가능하다면 자게 내버려 두고 싶다.
두 번째는, 딱 보기에 가장 무난해 보일지 모르지만, 마히루의 옷을 찾아 열쇠를 꺼내고 여성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간다는 큰 허들이 있다. 이는 아무리 마히루라도 나중에 알게 된다면 싫어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세 번째 옵션인 침대에 재운다는 선택지가 무난하고 실행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죽을 자신이 있다.
일단 가능한 흔들지 않도록 하면서 아마네의 방으로 조심스레 옮긴다. 옆으로 안았기 때문에, 손잡이를 열기
어려웠지만, 그 지점을 넘자, 나머지는 침대에 눕힐 뿐이었다.
(…… 힘들다)
어째서, 자신의 침대에 자고 있다는 시추에이션도, 부드러운 감촉도, 이 무방비하게 사랑스럽게 자는 얼굴도,
남자의 집에서 잔다는 신뢰로의 달린 것도, 이것도, 저것도, 모든 것들이.
아마, 그녀의 속에서는 아마네는 『안되고 돌봐줘야 하는 안심 안전 무해한 사내아이』라는 인식일 것이다.
너무나 무방비해서, 이대로 같이 누워서 잘까…… 순간 생각했지만,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함께 잔다는 건 안
된다는 사실로 통과시킨다.
이것도 굉장한 노력이 있었을 거라고 여성의 노력에 감동과 전율을 하면서, 천천히 손가락 끝을 마히루의 뺨으로
가져다 댔다.
깔끔하고 매끈매끈한 하얀 피부는, 체온이 높지 않은 건지, 아마네의 손과 비교해볼 때 다소 서늘해 보인다.
손가락 끝으로 살그머니 어루만지자, 편하듯 자는 얼굴을 띄우는 마히루가, 살그머니 쓴웃음을 띄웠다.
「잘 자」
밖에서 새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로, 아마네의 방에서 자고 있는 마히루는 일어날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덧붙여서 아마네라고 한다면, 일단 잠을 자긴 했지만, 자신의 침대에 마히루가 있다고 생각하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서, 결국 지금 시각에 일어나 버렸다.
우선, 마히루의 모습을 살펴보려 한다. 옷을 갈아 입으로 간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내친김에 마히루의
모습도 볼 생각이다.
살짝, 방에 문을 연다.
안은 조용했으며, 역시 침대에서 자고 있는 마히루도 그대로다.
정말, 자고 있을 때는 천진난만하다.
평상시엔 긴장을 하고 있는지, 쿨한 표정이 많지만…… 자는 얼굴은, 느슨해진 표정으로 역시 귀엽다고나 할까,
쓰다듬고 싶은 듯한 사랑스러움이 있다.
물론 일어나 있어도 미소녀임에 틀림없고 사랑스럽지만, 이쪽은 애완동물을 보았을 때에 느껴지는 감정에 가깝다.
이 머리카락을 쓰담고 싶고, 말랑말랑 한 볼을 쿡쿡 찌르고 싶어진다. 평소에 탄탄하고 빈틈이 없는 만큼,
이렇게 무방비인 상태여서 이런 생각이 나는 걸지도 모른다.
매끄러운 볼은, 어제와 같은 부드러움이 손가락 끝으로 전해져 왔다. 계속 손대고 싶어지는 듯한 찹쌀떡 같은
모습에, 무심코 아마네는 손가락으로 말랑말랑 쿡쿡 찔렀다.
가볍게 터치를 하고 있지만, 너무 부드러워 사랑스러운 듯 만지고 있었더니, 조용히 자고 있던 마히루가 「응우
……」하고 달콤한 소리를 냈다.
초점이 맞춰진, 촉촉한 캐러멜색의 눈동자가, 아마네…… 정확하게는 아마네의 방향을 바라본다.
닿은 손가락을 접으려고 하자, 손가락에 부비부비, 볼을 문질러, 응석을 부리듯 움직였다. 가지 말라고 말하는
듯한, 그런 볼 비비기.
이렇게나 잠에 취해 있을 줄이야.
하지만 ―― 응석을 부리는 새끼 고양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기에, 이른 아침부터 아마네의 심장과 이성은 시험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실행으로 옮기면 마히루의 의식이 뚜렷해진 순간, 마히루가 말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치심에 몸부림을 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좋을 짐 모르겠다.
「우, 응……」
「안녕」
「…… 아, 안녕하세요……」
「네가 우리 집에서 잠들어서 여기서 재웠어. 타의는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한테 감사해줬으면 할 정도
야」
다만, 남자의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라는 사실에 볼이 자꾸자꾸 붉어져, 이불을 들어 올려 입가를 숨겼다.
(뭐야, 이 상황)
「응?」
「그럴 리가 없잖아요」
새빨갛게 되어 강하게 부정한 마히루가 또다시 이불로 들어가기에, 거긴 내 침대인데 말이야,라는 공격을 삼켰다.
다만, 아직 부끄러운 것인지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칠 때마다 미묘하게 시선이 돌려, 아마네로서는 뭔가 거북함이
느껴졌다.
「…… 용서해 줘」
뭐랄까, 왠지 불편하게 되어, 무심코 사과를 하자, 마히루가 슬쩍 아마네를 바라보곤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야무지지 못하다고 해서 못 볼 것 같다고는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만은 부정하자, 마히루는 꽉 입술을
깨물고, 왠지 껴안고 있던 쿠션으로 아마네를 툭툭 쳤다.
치토세는 확실히 귀엽다는 분류에 들어가지만,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귀찮다는 마음이 먼저 들고, 정면에서 칭찬할
필요도 없기에, 마히루정도 밖에 칭찬할 상대가 없다.
마히루로서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에, 칭찬받는 것도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강압된 쿠션을 손에 들면서, 아마네는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진 마히루의 등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떡국을 다 먹었을 무렵, 마히루는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떡국을 먹기 시작한 시점엔, 미묘하게 위화감이 느껴졌었지만, 떡국이 맛있어서 먹는데 열중하고 있었더니,
어느샌가 마히루의 마음이 풀어진 것 같았다.
「그건 네가……」
「동감이에요」
「치토세 커플은 치토세의 집에서 사이좋게 지내는 것 같고, 뭐 요즘 사람들은 새해 참배를 가지 않으니까.
상관없지만」
「쇼핑몰이라도 가게?」
「……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갈 용기는 없어요」
「동감이야」
마히루의 존재는 어머니에게서 제대로 들었는 지, 얼마나 아마네가 신세를 지고 있는지 알고 있는 듯, 부모로서
인사를 해 두고 싶다는 것이었다.
만약 시호코가 모르는 상태였다면, 전력으로 거부했겠지만, 이미 알려져 있을 뿐만이 아니라 마히루가 시호코와
교제를 하고 있기에, 거절해도 쓸데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숨기는 것이 없어진 지금, 부모님이 귀성하지 않는 아들의 시찰을 하는 일자체에 거부감이 없다.
이건 어떤 의미로서는 당연할 것이다. 갑자기 돌보고 있는 남자의 부모님이 마히루를 만나고 싶다고 하니까.
「아니, 아빠가 너한테 인사하러 오는 거기도 하고, 엄마도 마히루를 마음에 들어하니까 있어줬으면 좋겠어.
오히려 너가 없으면 안돼」
부모님에게 인사를 시킨다는 이상한 상황이 되버렸지만, 저쪽에서는 벌서 만날 생각을 하고 있기에 어쩔 수 없다.
마히루의 시간을 들이다는 것이 조금 나쁘지만, 아버지의 성격상 마히루에게 인사를 끝내야 직성이 풀릴것이기에,
조금만 참아주면 좋겠다.
「안심해. 아버지에게는 은인이라고 끈질기게 전했을 테니까. 아니더라도 어머니의 즐거운 망상이 아니라고 전할
테니까」
「반년만이구나 아마네」
「오래간만이네, 아빠」
온화한 미소를 띄우는 아버지…… 슈토에, 아마네도 똑같이 조금 안도한 듯한 미소를 띄웠다.
둥실둥실한 분위기를 가진 슈토는, 무슨일이 있든 화기애애한 타입이므로, 아마네도 무심코 대면하고 있으면
마음이 헤이 해진다.
그 때는 마히루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대응을 했을뿐, 아마네뿐이었다면 좀 더 누그럽게 대응을 했었을 것이다.
「안쪽에」
간결하게 돌려주고, 구두를 벗은 부모님을 데리고 거실로 돌아가자, 안절부절하며 앉아 있는 마히루가 이쪽으로
시선을 향한 뒤――끔뻑, 눈을 깜박였다.
마히루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슈토는, 30 대 후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젊다. 20 대에서 30 초반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비 페이스라고 말해도 괜찮을 정도인 단정한 외모로서, 좀 더 그 피를 진하게 이어받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던 적이 여러번있었다.
「마히루짱, 오랜만이야」
「오랫만이라니, 한 달도 안 지났잖아」
「내 입장에서는 오랜만이야」
마히루에게 달려들어 싱글벙글 미소를 띄우는 시호코에, 마히루도 앉은 자세를 고치고 「오랜만이에요」라고
외출용의 미소를 지었다.
다만, 시선은 곤혹스러워하며 슈토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 시선을 알아차린 슈토는 온화한 미소를 띠며
시호코의 옆으로 다가갔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마네의 아버지의 후지미야 슈토라고 합니다. 시이나씨는 시호코씨한테 들었습니다. 항상
아들이 신세를 지고 있네요」
마히루가 걱정하고 있던 건, 슈토가 시호코와 같은 타입인지 어떤지, 걱정하고 있던 것 같지만, 슈토는 온후한
상식인으로 마히루가 안심해줬으면 좋겠다.
「할 수 있는 한은」
「다행이네」
여성은 소중히 여겨야하는 것, 이라는 교육 방침을 가진 슈토로서는, 아들인 아마네가 마히루를 잘 대해주고
있는지 걱정이었던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데 자신은 편하게 있는다는 건 아마네의 심정상 무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마히루에게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다.
「…… 정말,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평소에 요리를 만들어주고 있고, 거기에 생활전반을 도와주는 것 같기도
하니……」
「의외라는 건 뭐야」
「왜냐면……」
대충하는 것처럼 보여도 세세하게 신경쓰고 있잖아요, 라는 말을 듣고, 반박을 할 수 없었기에 말문이 막히자,
슈토가 부드러운 미소를 띄웠다.
「…… 알고 있어」
「있구나」
「…… 싫다고나 할까,…… 안되겠어요」
머뭇머뭇 부끄러워 하면서 말하기 시작한 마히루에게, 그렇게 부끄러워하면서 말하고 싶어하는 게 뭐야…… 라고
캐묻고 싶어졌다.
「여기요」
마히루가 스스로 마시는 용으로 가져온 티 세트와 홍차가 설마 이런 곳에서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네, 네」
아마, 아마네가 끓인다면 홍차의 떫은맛만 날 것 같기에 마히루가 직접 했지만, 시호코는 희미하게 웃는 얼굴을
띄우고 있었다.
「아뇨, 제가 하고 싶어서요……」
자연스럽게 부르고 있었기에 알아채지 못했지만, 전에 어머니와 만났을 때, 아마네는 마히루를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고, 마히루는 아마네를 어색하게 부르고 있었다.
시호코는 슈토가 말하는 것이라면 순조롭게 따르고 있기에, 끌려가는 아들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말린 것은 다행이지만, 이번엔 부모님이 미묘하게 두 사람의 세계를 만들고는 빠져있기에, 아마네는 한숨을
숨기지 않았다.
기본적으로는 슈토는 상식인이지만, 아내를 무의식중에 귀여워하는 일이 있기에, 가끔 타인이 접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어 버린다.
다행히, 그것은 가족 앞에서나 볼 수 있는. 밖에서는 이런 노골적인 분위기가 나지 않지만, 이곳이 아마네의
집이기에 마음이 풀린 건지 모르겠다.
나이를 먹어도 화목하다는 것은 아들이 볼 때, 좋은 일이지만, 그것을 보게 되는 이쪽도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
「그런가요?」
「어머나, 부럽니?」
평상시의 마히루로 돌아왔기에, 아마네는 희미하게 안도하면서, 눈치채지 못하도록 평상시의 시무룩한 얼굴로
되돌렸다.
「이봐」
「목적?」
만면의 미소를 띠고 있어, 상당히 큰 짐을 가져온 이유를 새삼스럽게 깨달은 아마네는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내쉬었다.
시호코는 귀여운 것을 좋아하고, 사람을 꾸미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므로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 딸한테 기모노를 입히고 참배를 가는 게 꿈이기도 했고…… 마히루짱이라면 분명 어울릴 거야」
「어떤 때야!?」
「아빠……」
가족관계를 소중히 하는 슈토의 의향이 있어 시호코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뿌리치는 건 나쁘다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말이야」
「괜찮아, 엄마를 믿으세요. 확실하게 원래의 아마네와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근사한 남자로 만들어 줄
테니까! 」
「물론, 슈토씨를 닮았으니까 보기에 안 좋지는 않지만, 머리 모양이나 분위기가 촌스러워. 음침하달까」
「시끄러워」
스스로도 촌스럽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지만, 좋아서 이런 모습을 하고 있으므로, 일일이 지적받고 싶지 않다.
「불필요한 참견이야」
「에?」
「아마네가 잘 차려입으면 마히루쨩도 다시 보일 거야. 이렇게 보여도, 아마네, 생각보다는 잘 생겼다구? 성격도
솔직하지는 않지만 슈토씨를 닮아서 신사적이고, 제대로 정돈하면 정말로 좋은 물건이라고 생각해」
「이봐, 배신하지 마」
「…… 알았어」
「자, 이제 됐어」
시호코에게 이렇게 저렇게 머리카락과 얼굴을 만져지고 복장의 코디네이터도 받은 뒤, 간신히 해방되었을 땐,
수수하게 피로함에 지쳐있었다.
그다지 옷에 흥미가 없는 주로서는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거울로 확인해 보자,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인지,
평소의 아마네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남자가 있었다.
시호코가 선택한 것은, 다크 그레이의 체스터 코트에 흰색 터틀넥, 검은색 슬랙스라는 심플하면서도 캐주얼함을
줄인 코디네이터다.
아마네로서도 너무 화려한 복장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 모노톤의 차분한 모습은 아마네의 취향과도 맞았다.
눈을 확실히 노출시킨 일로 인상이 상당히 밝아지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머리카락 전체에 볼륨을 갖도록 세팅을
한 것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음침하다고 어머니나 이츠키에게 야유를 받던 아마네가 아닌, 어디의 누구냐고 말할만한 상쾌함이 느껴지는
남자가, 거울 앞에 있었다.
「조금만 만져도 이렇게 멋진 남자가 되는데, 왜 하지 않는 거니?」
「취미가 아니야」
「…… 뭐, 괜찮겠지」
시야에 어른거리는 일이 사라진 앞머리를 조금 만지작거리면서, 가끔씩은 이런 모습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여자들의 준비에는 막대한 노력과 시간이 걸린다,라는 건 알고 있었기에 기다리는 것 자체에는 불만은 없었지만,
마히루가 시호코에게 성희롱을 당하지 않았을지 걱정이다.
겨우인가, 하고 앉아 있던 소파에서 고개를 들고 현관 쪽을 바라보자, 마히루가 조용하게 거실로 오고 있었다.
평소, 마히루는 화장을 하지 않고, 볼 기회도 없다. 어울릴 것이다, 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 설마
이렇게나 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역시 기모노는 사람이 많은 곳에선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움직이기 편하게 한 것 같지만, 희미한 핑크를 기조로
한 매실 무늬는, 마히루가 임자인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잘 어울렸다.
긴 머리카락은 옆머리를 한 가닥만 남기고는, 나머지는 뒤로 돌리고 있다. 하얀 목과 현란하게 흔들리는 장식이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키고 있어, 요염하다.
원래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화장도 어우러져, 더없이 청초한 미인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응, 정말 잘 어울려」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칭찬하는 슈토에, 마히루는 약간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그 행동조차 요염해 보이니,
미인이라는 건 정말로 무섭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아무리 그래도, 부모님이 있기에, 무난한 칭찬을 했지만, 시호코는 매우 불만스러운 듯하다.
「시끄러워」
시호코에게서 지적을 받아 버렸지만, 아마네는 부모님의 앞에서, 더 이상 칭찬할 생각이 없었기에 외면했다.
「뭐」
확실히 아마네는 불특정 다수에게 사랑받는 것보다 그저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그렇다고나 할까, 슈토에게
그렇게 배우고 있고 실제로 그 편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라면 그 상대가 마히루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을까.
왜 이렇게나 의혹을 받아야 하는 건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 타인들에게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자각하고
있다.
그건, 사실이지만―.
슬쩍 마히루가 눈치채지 않게 바라본 뒤, 살그머니 한숨.
좋아한다고는 생각한다.
「응」
「네, 이 가방 안에 들어있어요」
「그런가」
갑자기 단둘이 되어서 어렴풋한 답답함을 느끼면서, 아마네는 창문 단속과 여분의 전자제품의 콘센트를 뽑았다.
역시, 미인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앞에선 그다지 칭찬할 수 없었지만, 누가 봐도 화장을 한 마히루는 매우
아름답다.
「왜 그러세요? 아마네군」
본래, 슈토로부터 여성이 멋을 부리고 있으면 칭찬해 주어야 한다고 배우고 있으므로 본 순간에 칭찬을 해야
했지만, 역시 부모님의 눈앞에서 칭찬하기엔 부끄러웠다.
「생각보다?」
푸, 하고 외면하는 마히루에 뭐냐고 생각하면서도, 입을 열 기색이 없었기에 조용히 포기하고, 마히루를 데리고
현관으로 향했다.
「아마네군」
「응?」
「그,…… 멋져요」
「…… 이건 너무 치사하잖아」
복수라는 듯이 속삭였던 목소리에, 아마네의 심장은 경종을 치듯 요동쳤다.
「그렇네」
「마히루짱, 놓치지 않도록 조심해. 우리들도 조심하고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모이기는 쉽겠지만, 역시 같이
참배하고 싶으니까」
「네」
기모노를 입고 있는 마히루가 가장 움직이기 어렵고, 다리도 느리다. 구두는 부츠라고는 해도, 기모노는 보폭이
제한되기 때문에, 걸음걸이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늦기 때문이다.
사람들에 끼일정도는 아니지만, 어깨가 부딪히기 쉽기에, 이쪽도 배려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갈까?」
애당초,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교복 차림조차 눈길을 끈다. 청초계 정통파 미소녀가 화장을 하고 있으니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다.
「아니야」
일단 마히루에게 걸음을 맞추고는 있지만, 역시 평상복이 아니라 움직이기 어렵다는 점도 있고, 사람들이 많아
혼잡하다는 것도 있어서 평소보다 느리게 걸었다.
「마히루, 괜찮아?」
「네, 이 정도는…… 앗」
「괜찮지 않은 것 같네」
「…… 죄송해요」
「이봐, 손을 빌려줘」
이것이야말로 견본이라 할만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참배를 한 마히루는, 아마네의 2 배정도 눈을 감고 손을 맞잡고
있었다. 그 후의 예의 우아함에 정신이 빼앗겨 있었지만, 그녀가 뭔가 소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물은 것이다.
「무병무사일까요」
그다지 본인은 물욕이나 금전욕, 명예욕이 없기 때문에 어떤 걸 바라고 있던 걸까 생각하고 있었기에, 예상하던
범위에 있던 것이라 맥이 빠졌다고나 할까.
「그거랑」
「그거랑?」
자극이나 변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마히루가 바랄 것 같은 일이며, 평화와 평온을 좋아하는 마히루만이
가능한 소원일 것이다.
「두 사람 다, 이쪽이야―」
재촉하듯 둘이서 부모님의 곁으로 향하자, 시호코가 눈을 동그랗게 뜬 뒤, 그리고 입가에 손을 얹고는 흐뭇한
듯이 이쪽을 바라봤다.
「어라어라」
「뭐야」
이래서는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특별하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시호코에게 들키고 히죽히죽 웃음만
받다니.
이렇게 아버지처럼 스마트하게 손을 내밀어 맞잡을 수 있다면 힘들지 않겠지만, 성격상 무리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히루가 순순히 손을 잡아 준 것이 고마웠다
시호코의 의식이 슈토로 옮겨간 것에 안심하면서, 살그머니 손을 놓으려고 했지만, 마히루의 손에서 힘이 빠지지
않았다.
「…… 그럼 나는 감주」
「네네」
단지, 마히루가 싫어하지 않는다면 그걸로 괜찮겠지, 하고 가슴속으로 일어난 희미한 웅성거림을 억제시키며,
시호코에게 희망을 전한 뒤 마히루의 다시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의 세계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러브러브를 하고 있기에, 말을 걸기 어려워진 아마네도 건네받은 감주를
입에 댔다.
마시는 링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양이 좋지만, 쌀의 단맛과 깊이에, 무심코 감탄과 안도가 섞인 한숨이
흘러넘친다.
팥죽도 선택하고 싶었지만, 역시 신년이기에 기분적으로 이쪽을 선택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답이었던 것 같다.
「팥죽은 맛있어?」
「맛있어요」
「한입만 줘」
「응」
「맛있네」
「뭐야」
「따뜻한 게 더 좋잖아」
시호코가 같이 지켜보고 있던 슈토에게 동의를 구하자, 슈토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미묘하게 쓴웃음이
섞이긴 했지만,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는 「그렇네」라고 대답했다.
이쪽을 보는 시선이 묘하게 미지근해서 불편함에 어깨를 흔든 아마네를, 마히루는 이상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5 화
45. 천사님과 행복한 분위기
「마히루짱, 요리 잘하네」
차로 몇 시간이 걸리는 거리에 친가가 있으므로, 피곤해서 애초부터 하룻밤을 묵으려고 한 것 같다. 집주인의
허가를 받기를 원했지만, 원래 집주인은 슈토이므로 불평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불은 만약을 위해 손님용으로 일단 하나가 남아 있었기에, 둘이서 사용할 것이다. 친가에서도 같이 자고
있으므로,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무슨 말일까나?」
「아무것도」
옆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는 슈토가 「시호코씨를 괴롭히지 마」라고 나무랐지만, 평소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건
이쪽이기에 이 정도의 복수는 허용 범위일 것이다.
마히루도 시호코에 말에 당황하는 일 없이 돌려주고 있었다. 오이타 시호코의 기세와 성격에 익숙해진 듯, 온화한
표정을 띠고 있다.
멀찍이 두 사람이 사이좋게 요리를 하는 것을 바라보며, 아마네는 살그머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뭐, 솜씨도 뛰어나고 사랑스럽고 성격도 좋으니까, 엄마의 마음에 들 거라는 건 예상할 수 있잖아」
「아마네는 어때?」
「그래?」
자연스럽게 체크한 걸까 생각했지만, 슈토의 성격상 그다지 파고드는 타입이 아니기에 순수한 흥미일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시호코씨도 시이나씨의 요리를 먹고 싶어 하니까, 어디까지나 거들어주는 것뿐이야」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물론 식욕이 왕성한 시기의 아들을 가진 주부라면 그것은 당연하겠지만, 아마네의 입맛은 마히루가 만든 계산된
맛이어서, 마히루의 요리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싫었다.
다행히 시호코도 마히루의 도와주는 것일 뿐이기에, 안심하며 한숨을 내쉰 뒤, 두 사람의 조리 풍경을 바라보았다.
「응, 맛있다」
「감사합니다」
이쪽을 보면서 중얼거리는 시호코에게 뺨에 경련이 일어났지만, 무표정을 유지한 채 된장국을 훌쩍거렸다.
진한 맛과 친숙해진 맛.
「아마네, 감상은?」
「귀여워 마히루짱」
「시호코씨, 너무 놀리지 마」
「그, 그렇지는……」
「아마네군!?」
「별로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어요」
「알고 있어」
「순진하다는 건 진심이었어」
옆에 있었지만, 상 밑에서 허벅지를 얻어맞았다.
뺨을 붉힌 채 이쪽을 살짝 노려다 보고 있기에 「미안해」라고 돌려주자, 단정한 외모의 불쾌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 행동이 묘하게 사랑스러워서,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혼나지 않도록 웃음을 참았다.
부모님한테는 먼저 목욕을 하라고 했기 때문에, 아마네 혼자서 그녀를 배웅하려 밖으로 나왔다. 배웅할 필요는
없지만, 일단 만약을 위해서와 오늘 있었던 시호코의 당치않은 행동들을 사과하기 위해 서기도 하다.
「그런가」
「…… 거기에……」
「거기에?」
가냘픈 목소리로 한숨과도 비슷한 소리를 말한 마히루가 띄우는 것은, 어딘가 적막을 동반한 미소였다.
바람이 불면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그런 덧없는 미소. 눈동자에 희미한 동경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아마네가 그녀의 가정환경을 헤아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 뭐예요?」
「별로」
「그건 그렇지만」
「만졌어」
「그건 사후 보고에요」
「미안」
「아니 너 밖에 하지 않는데……」
일단, 마히루와는 친하다는 부류에 들어간다고 아마네는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히루가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만졌지만, 마히루 이외에는 할 생각이 없다.
확실히 옆에 있으면 나이차이가 나는 형제로 오해받기는 하지만, 아마네와 슈토는 분위기가 정반대다.
마음껏 쓰다듬고 나서 손을 떼자, 마히루는 확 제정신이 든 듯 아마네를 올려다보며 미묘하게 당황하고 있었다.
놀림이 섞인 질문을 하자, 마히루의 어렴풋이 붉어진 얼굴에 「놀리지 말아주세요」라는 반론이 왔으므로,
여기서 그만두기로 하자.
아무래도 기분이 언짢아졌는지, 불만스러운 얼굴을 숨기지 않은 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 아마네군」
「왜?」
46. 천사님과 새 학기
「아마네, 잘 지낸 것 같네」
「덕분에 말이야」
아마네보다 늦게 반에 온 이츠키지만, 이츠키도 달라진 모습은 없다.
「…… 뭐, 그 나름대로」
「…… 흐음?」
여자들이 학년의 왕자인 카도와키의 곁에 있는 것도 변함이 없다. 둘러싸여 있는 본인은 약간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주변의 남자들이 질투하고 있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
「이봐, 아마네」
「몰라」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관계없어」
「그렇구만」
자신의 모습은 나름대로 괜찮지만 이케맨이라고 말해질 만큼이 아니라고 자각하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얼굴의
평가를 듣고 싶지 않았다.
「너는 그런 놈이니까」
「시끄러」
소문을 듣기에, 일단 상대가 아마네라는 건 발각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런데도 갑자기 남자친구 있는 것 같다는
추측을 받았으니 피곤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은 아마네의 집에 왔을 때로부터 미묘하게 어색함이 감돌았고,
걸음이 무거웠던 것일 것이다.
「몰라요. 우선 아는 사람이라고 빈틈없이 부정은 했어요. 나머지는 소문이 수습되는 것을 기다릴 뿐이에요」
「그렇지 않아요」
「에?」
「아마네군은 비교적 자기평가가 낮은데, 그렇지 않아요. 아마네군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상냥하고,
배려심이 있으며 신사적이고, 그, 굉장히 인품이, 좋다고 생각해요. …… 꾸몄을 때는, 굉장히, 멋있었어요」
설마 마히루가 그렇게까지 좋게 생각하고 있는지 몰랐던 것도 있고, 너무 진지하게 말하고 있기에, 칭찬받는데
쑥스러워졌다.
그런데도 본심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전해주기 위해 아마네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더욱더 부끄러웠다.
「어, 어어……」
이렇게까지 정면에서 칭찬을 받으면, 그것이 다르다고 부정을 할 수 없다. 겸손조차 허용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
「네, 네」
전술적 후퇴라고 말해도 괜찮다. 그녀의 수치에 떨리는 모습을 시야에 계속 보는 것은, 심장에 아주 나쁘기
때문에.
스으, 하아, 하고 심호흡을 하고 나서 일어난 뒤, 식기를 모아 싱크대로 옮기는 동안에, 마히루는 거실 소파에
앉은 채 쿠션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그녀는 그녀대로 익숙하지 않은 칭찬에 몸부림치는 것 같았다.
그것을 자각하면서도 역시 부끄러운 것은 부끄럽기 때문에, 겨울인데도 냉수를 사용해 무심히 접시를 닦는
아마네였다.
평상시라면 메시지로 대화를 주고받지만, 왠지 모르게 전화를 걸은 뒤, 마히루의 이야기를 물어보기에 의미를
모르겠다
「스스로 물어봐」
연락처를 안 물어본 건가 이 녀석,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크리스마스 때는 치토세가 마히루와 친해지는데 열심히
해서 그럴 틈이 없었다는 일이 떠올랐다.
일단 본인과 대화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옆에서 이상한 듯 바라보는 마히루에게 건네준 뒤 「
치토세가 할 말이 있대」라고 전해준 뒤,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맡겼다.
그녀도 곤란한 것 같은, 그러면서도 어렴풋이 안도와 기쁨이 보이는 작은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고마워요. 돌려드릴게요」
「네」
「…… 아 맞다」
「네?」
재밌게 놀기를 바라지만, 한 가지, 주의해두어야 할 일이 있다.
마히루는 이거야말로 미소녀라는 외모를 가진 소녀다.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눈길을 끌 정도로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마히루가 치토세와 놀게 된 날, 아마네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 오래간만에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것도 마히루가 점심 식사를 만들어준다고 했을 때는 응석을 부리고 있었으므로, 혼자서 보내는 일이 적어졌었다.
뚜렷한 호의라고 단언하기에는 마음이 별로 없고,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이웃 겸 친구라고 하기엔 너무 독점욕이
많다.
친구 이상의 호의는 있어도, 연애 대상으로 보기엔 아직 작은 등불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자각해, 뭐라고도
말할 수 없는 근지러움을 느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호의를 베풀고는 있지만, 연애 감정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기보다는, 이런 몹쓸 남자를 좋아하게 되는 일이 있을까?
그녀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줬지만, 그런데도 역시 좋아하게 된다는 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다른
방향으로 돌려도 관계가 어색해질 뿐이다.
『언제쯤 끝나?』
스마트폰을 몸에서 떼지 않은 채 치토세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곧바로 『이제 곧 바이바이 할 거야』라는 답장이
왔다
그 촌스럽고 세련되지 않은 자신을 스스로의 손으로 바꾸기 위해, 아마네는 왁스를 손에 들었다.
48. 천사님 마중
가끔씩 스쳐 지나치는 여고생들도 쓸데없이 짧은 스커트를 흔들고 있으므로, 미에 대한 여고생의 노력은 무섭다,
라는 걸 통감했다.
아무래도 대형 상업지역으로 간 듯, 전철을 이용한 것 같다. 역에서 집까지는 도보로 몇 분이며, 치토세의
정보로 볼 때, 이제 곧 전철이 도착할 예정이기에, 적당한 시기일 것이다.
맨션의 방향을 생각해보면, 이 출입구로 나타날 테니, 출입구 부근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분명 마히루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출입구의 벽에 등을 맡기고, 시간을 확인하면서 마히루를 기다리자, 이윽고 익숙한 황갈색의 스트레이트 헤어를
한 소녀가 역에서 나왔다.
「마히루」
「에,…… 네? 어, 어째서」
어째서, 라는 건 이 모습으로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스스로 이 모습을 못할 줄 알았냐. 아무리 그래도 평상시 모습으로 데리러 올 수는 없잖아」
「…… 그래도」
평범하고 무난하게 머리 스타일은 요전 날의 참배와 그렇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이상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미적 센스가 뛰어난 사람들이 볼 땐, 이상해 보일지 모른다.
나름대로 꾸몄는데 촌스러웠던 건가, 하고 조금 쇼크를 받고 받았지만, 마히루가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잘
어울려요」라고 긍정해 줘서 안심하고 한숨을 돌렸다.
「응」
「…… 따뜻하다」
「그렇네요」
「…… 네」
다음날, 이츠키에게 소문도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부채질을 해서 어쩌자는 거냐, 라는 시선을 받았기에, 아마네는
획 외면했다.
얘네 이제 손도 자연스럽게 막 잡네..
다음화부터는 발렌타인데이 이벤트입니다.
그때부터 아마네가 밖에서 마히루와 만나는 일이 없었다,라는 점이 클 것이다. 마중을 나갔을 때, 무심코
부채질을 해 버렸지만, 그 이후, 아무런 소식도 없자, 진화가 되기까지 이르렀다.
그래도 「연인은 아니지만 마히루와 친한 남자」라는 인식이 뿌리내린 듯, 마히루가 그 남자를 떠올리고 있다는
사실무근인 소문도 나돌았었지만…… 본인이 상냥하게, 그리고 추궁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한 미소로 부정했기에,
어떻게든 그쪽도 진정되고 있었다.
뭐 그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전력으로 부정당하니, 약간 슬프다는 감정이 느껴졌다. 다만,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2 월이라고 한다면?」
「학년말 시험」
뭔가 상담이 있다면서 찾아왔는데, 기분 탓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히루와 놀기 위해서 왔다는 기분이 든다.
「또오―」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알려지게 됐지만, 히죽히죽 이쪽을 바라보고 있기에, 아마네는 한번 노려보기로 했다.
치토세가 일부러 아마네의 집에 온 이유는, 이츠키를 제외하고 아마네와 마히루에게 상담이 있다는 것.
「그게, 직접 만들어서 주는 초콜릿은 어떨까 해서. 중학교 때는 말이야, 평범하게 녹인 초콜릿을 굳혀서
줬었는데, 역시 고등학생이 됐으니까 조금 더 멋을 부려보고 싶어서 말이지」
요리를 할 수 없는 아마네에게 초콜릿에 대해 말해도, 모른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최대한 이츠키의 취향에
맞게 대답할 뿐이지만, 그런 건 치토세가 사귀고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알고 있을 것이다.
마히루에게 그런 욕구가 솟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외모도 내면도 매력적인 여성이 곁에 있으면, 당연히
남자 특유의 욕구가 솟아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히루를 마히룽하고 귀여운 별명을 붙이고 부르고 있는 치토세. 마히루가 부엌에서 듣고 있는데도 부정하지
않는다는 건, 마지못해 인지, 기분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별명이라는 것을 납득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이츠키와 치토세에게 마히루의 소문의 상대가 아마네라는 건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뿐더러 요전날에 인정해
버렸으므로, 이제 와서 숨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닳는 것도 아닌데―」
「신경이 닮는 것 같아」
「이 자식!」
「알았어, 여러 가지 준비할게」
「이상한 거 넣지 마」
「괜찮아, 먹을 수 있는 거니까」
「저기」
「아─」
남자들이 들끓는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된다. 거기서부터 소모적인 분쟁을 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치토세씨에게도 드릴게요」
「어이」
「모두 들떠있네」
아직 수업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본인이 준비한 듯한 가방에는 빵빵하게 선물이 가득 차 있으므로, 인기의
굉장함이 엿보인다.
「역시 왕자네」
「인기 있는 남자는 괴로워 보이네. 저거, 가지고 돌아가서 먹는데 고생할 거 같아」
「뭔데, 각오까지」
「러시안룰렛이야」
지난번에 대화를 통해, 평범한 과자를 만들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헤아리고 있었지만, 불필요한 것을 섞은 것
같다.
「포기해. 나도 맛을 봤었으니까」
「너는 재미 삼아 먹은 거잖아」
「바보 커플 자식」
「그래」
방과후 이츠키를 데리러 오는 김에 아마네에게 초콜릿을 건네주는 치토세에게, 아마네는 미묘하게 마음이 내키지
않는 듯 대답했다.
받는 건, 당연히 고맙다.
고맙지만, 내용물에 이상한 것이 들어있으므로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다는 게 문제지만.
「나 매운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입가심?」
이츠키의 「건투를 빈다」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받아들이면서, 아마네는 피곤한 듯 한숨을 쉬고는 손을
흔들었다.
그들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 뒤, 아마네도 슬슬 귀가를 하기 위해 코트를 입고, 가방을 획 들어 올린다.
「카도와키」
1 년 가까이 클래스 메이트로 있어서 그런지, 존재감이 그다지 없는 아마네의 이름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마히루가 「만약을 위해 몇 개 넣어두고 다니면, 나중에는 편리할 거에요」라고 말했기에 가지고 다녔었는데,
아마 이런 상태를 위해였던 것 같다. 사용하는 사람이 아마네가 아니긴 하지만.
「아니야?」
드디어 50 화 돌파...!
최신화가 102 화이니 거의 절반정도 따라잡았네요..
일단 이번주까지 1 장완결인 66 화를 끝낼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오늘 번역은 여기까지 !
밸런타인데이이긴 하지만, 집에서는 이벤트 분위기가 아니기에,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귀가를 해서 쉬고 있었다.
저녁밥을 만들기엔 아직 일러서, 옆에 마히루가 있었지만, 조금도 들뜬 기색을 보이지 않았으며, 아마네에게
뭔가 할 것 같은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받을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상관은 없었지만, 미묘하게 슬퍼지는 것은 남자의 긍지라는 녀석 때문일
것이다.
「밸런타인데이잖아요」
같은 반 여자들에게는 준 것 같지만 남자들에게는 의리 초콜릿조차 주지 않은 듯, 천사님을 사랑하는
남자들에게서는 몹시 낙담한 소리가 들렸었다.
「깨달으셨나 보네요」
「러시안룰렛 의리 초콜릿?」
「또 굉장한 것을……」
「드시는군요」
일부러 시간을 내서 만들어줬으니, 받는 사람은 그것을 먹어야 할 것이다. 자극적인 내용물들 때문에 썩 내키지는
않지만.
「…… 그런가요」
「걸리셨나 보네요」
「…… 며칠 뒤에 먹을 줄 알았는데……」
부엌에서 음료수를 만들고 있던 마히루가 아마네의 모습을 깨닫고, 약간의 애련함을 담은 채, 말을 걸어왔다.
간신히 삼키기는 했지만, 입안은 괴롭다는 범주를 넘어서 아프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것은 그런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코에 담기는 와사비 특유의 찡한 자극에, 잘도 냄새를 숨겼네 하고 감탄을 하면서도 이렇게까지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리적인 눈물을 참으면서 아마네는 욕했다.
빨리 이 통증이 사라지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는 아마네에게, 작은 한숨과 함께, 컵이 놓이는 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입가심으로 드세요」
속은, 진한 갈색 액체.
「코코아?」
「고마워……」
초콜릿의 달콤한 향기가 났지만, 그렇게 달콤하지는 않았다. 약간 쓰다는 느낌의 달콤함으로, 마시기가 쉽게
입안이 안정이 되는 맛이었다.
「맛있다」
「다행이네요」
「그렇게 괴로웠어요?」
「그거야, 고추랑 와사비등 여러 가지를 넣었으니까. 나참…… 입가심을 해서 다행이지, 이것만 먹었다면 죽었을
거야」
「불행 중 다행이네요」
「정말이야」
이런 것들 외에는 아마 제대로 된 것들일 테고,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남에게 먹일 뿐만이 아니라 본인도
맛을 보기 때문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 네에, 뭐」
기본적으로 마히루는 코코아보다는 핫 밀크나 밀크티─를 마시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이런 음료를 만들었기에,
약간의 기대를 갖고 물어봤다.
「…… 네」
「왜 그래?」
「…… 저, 그」
「응?」
조용히 물어보자, 마히루는 부둥켜안은 쿠션에 반쯤 얼굴을 묻으며, 이쪽을 올려다본다. 약간 등이 둥글어지고
불안해 보이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기에, 무심코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졌다.
작은 동물같이 행동을 하는 그녀가 묘하게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조용히 기다렸지만, 마히루는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 전혀 말을 하려 하지 않았다.
「…… 도, 돌아갈게요」
아마네가 굳어있는 동안, 현관문이 열리고 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문이 잠기는 잠금 소리가 난 뒤, 눈 깜짝할
순간에 마히루는 사라져버렸다.
(나 뭔가 한 건가……?)
도망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기에 곤혹스러움이 반, 그리고 혹시 뭔가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행동을
했었던가 하는…… 불안감이 가슴을 덮친다.
내일 만났을 때, 기분이 안 좋다면 어떻게 하지, 하고 걱정을 하면서 일어나서, 그녀가 사라진 현관문을 보러
가다, 문득 자기 방의 문 손잡이에 종이봉투가 걸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떠날 때, 그녀가 들고 있던 연분홍색의 종이봉투로, 바깥쪽에 스티커로 고정된 메시지 카드가 있었다.
마히루답게 둥그스름하면서도 꼼꼼한 글씨로 그렇게 적혀 있었으며, 안을 바라보자, 초콜릿색의 리본으로 포장된
분홍색 상자가 들어 있었다.
안에는, 비닐로 개별 포장에 들어간 채, 둥글게 잘린 오렌지를 초콜릿에 넣은, 이른바 *오란제트가 들어있었다.
코팅에 사용한 초콜릿도 화이트 초콜릿이나 레몬의 과실로 만든 초콜릿도 함께 개별 포장되어 있어, 질리는 일도
없을 것 같다.
『어떤 게 좋아?』
마히루다운 섬세한 걱정과 취향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에게 초콜릿을 받았다는 사실에
쑥스러워져, 뺨이 달아오른다.
(…… 맛있어)
어제, 비록 작은 접점이 있었다고는 해도, 일부러 그 일로 인사를 하러 온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뭐……」
본인으로서는 인기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도 자랑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며, 질투하는 남자들도 진심으로 싫어하지는 않는 것이다.
유타, 라는 건 카도와키의 이름이다. 이츠키는 클래스 메이트 전원과 비교적 사이가 좋은 분위기 메이커라는
느낌으로, 카도와키하고도 대화를 하고 있다.
그 정도나 있으면, 가지고 돌아가기 힘들 것이다,라는 것이 두 사람의 감상이었기 때문에, 아마네가 도와준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너답네. …… 그런데, 비닐봉지를 가지고 있었다니…… 살림에 찌들어버린 거냐, 너. 스마트폰으로 슈퍼의
광고를 보고 있었을 땐, 주부인 줄 알았어」
식비는 둘이서 반으로 나누기 때문에, 가능한 싼 것이 좋을 거라 생각해, 인터넷 광고를 체크하거나 그 광고에서
싼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제안하거나 하고 있다. 이츠키로서는 그것이 더욱더 살림에 열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 그런 점도 귀엽잖아?」
「야, 말 돌리지 마」
평범하게 한다면, 일반 여고생 정도의 집안일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항상 놀고 싶은 마음이 있고, 기분이
변했을 경우 여러 가지 일을 저지른다.
요즘엔 드문 교제에 엄격한 이츠키의 아버지는 치토세를 달갑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는
지금 상태를 이츠키의 아버지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반대로 치토세의 부모님은 이츠키라면 언제든 웰컴이라는 듯, 평범한 집이라면 보통 반대가 아닌가…… 하고 약간
기가 막히기도 했다.
그만큼 치토세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평소에도 알 수 있기 때문에, 고등학생이 결혼을 생각하다니 굉장하네, 하고
생각하면서 응원하고 있다.
「오우. 너도 힘내라」
「뭘 말이야?」
「그러니까 그 사람과……?」
「…… 별로, 나는 그 녀석이랑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슈퍼에서 부탁받은 재료를 사서 돌아가자, 마히루는 이미 아마네의 집에서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가 삐졌을 때 취하는 행동처럼 보이지만, 삐졌다는 것보다는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그 귀여움에
아마네로서도 여러 가지 눈을 둘 곳이 없었다.
롱 스커트라서 살았다,라고 아마네는 미묘하게 눈을 돌리면서 냉장고에 재료를 넣고 거실로 돌아오자, 이쪽을
바라보는 마히루가 있었다.
「…… 그건 다행이네요」
「답례는 어떤 게 좋아?」
「그건 알고 있지만, 역시 성의는 성의로 돌려줘야 하잖아? 받기만 하기엔, 남자로서 부끄럽다고나 할까」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아마네로서는, 그렇게 맛있는 것을 일부러 만들어주고 받은 것이기에,
상응하는 것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마음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비록 아마네가 무의식중에 뭔가를 주고 있었다고 해도, 그것과 화이트 데이의 답례는 다르다.
양보할 생각은 없다는 듯이 가만히 마히루를 바라보자 「…… 네」하고 미묘하게 시선을 돌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 예습, 복습을 착실히 하고 공부에 관해서는 착실히 임하고 있으므로, 시험에 곤란한 적은 거의 없었다.
마히루는 애당초 수업내용을 예습한 듯하고, 똑같이 예습, 복습을 빠뜨리지 않는 유형으로, 조바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입장으로선, 빨리 일정이 끝나는 시험이 편한 게 아닐까.
「너무 과장하지 마」
쿠마씨, 라는 귀여운 호칭을 부른 마히루에게 무심코 입가가 느슨해질 것 같았지만, 눈총을 받을 것 같았기에
어떻게든 참았다.
「…… 저기 아마네군」
「응?」
「그때, 우리 이미 알고 있었죠?」
「그랬지」
「왜 말하지 않은 거예요?」
「으으」
「…… 그래도」
받기만 해서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자신보다 진지하게 축하해주려는 시선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마히루도 아마네와 같이…… 앞으로도, 옆에 있어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그때까지, 같이 있을 거란 약속을 해 주는구나」
무심코 흘러내린 말에, 마히루는 투명한 캐러멜색 눈동자를 동그랗게 하고――그리고, 한순간에 얼굴을 붉힌 뒤,
손에 들고 있던 쿠션으로 조금 전까지 잡고 있던 소매 주위를 두드렸다.
「…… 별로, 아마네군을, 싫다고 하지 않았잖아요, 하……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서, 좋아요」
「그런가, 고마워」
「그 정도는 알고 있어」
마히루와 같이 시험을 확인해보니 항상 받는 점수를 받은 듯하고, 학교에서 평상시의 태도가 좋았기 때문에
유급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츠키도 이츠키 나름대로 점수를 따고, 치토세도 낙제점은 면한 것 같기에, 아마네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
중 유급의 위기 맞는 사람은 없었다.
나머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3 학년을 보내는 졸업식이 있고, 그 후 수료식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 사이에
있는 하나의 이벤트가 문제다.
「…… 뭘 줘야 하지」
그렇다, 밸런타인데이의 승자에게 찾아오는 답례의 날이다.
아마네가 승자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마히루와 치토세에게 받았기에, 당연히 답례는 할 생각이었다.
치토세는 무난하게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산 가게의 화이트 데이용으로 준비된 상품과 그녀가 모으고 있는 캐릭터
상품을 준비할 생각이다.
문제는 마히루다.
아마네가 주는 선물을 기꺼이 받아 주고, 기분을 중시하는 것 같기에, 특별한 것에 구애받지 않는 것 같다.
솔직히 제일 난처하다.
일단 잡화점에서 화이트 데이 특집 코너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녀가 정말로 좋아하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여자가 좋아할 만한 것을 아마네의 빈곤한 상상력으로는 액세서리 정도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끙끙거리고 있자, 뒤에서 「무언가 찾으시는 건가요?」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 고민하고 있는 아마네가 보기 어려워 말을 걸어 주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수상한 사람처럼 우왕좌왕
허둥지둥 대고 있는 아마네에게 일부러 말을 걸지는 않는다.
「이쪽 코너에서 마음에 드시는 게 없었나요? 다른 코너에 화이트 데이의 답례에 자주 선택되는 것이 있으니
안내해 드릴게요」
「그렇다는 건?」
상담하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어떻게든 설명을 하자, 점원인 여성은 미소를 띠었다. 아마, 흐뭇하다는 이유로.
그녀는 옷차림이 깔끔하지만, 그다지 액세서리는 하지 않는다. 가끔씩 하기도 했지만, 모두 좋은 물건인
것뿐이다.
「……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사버렸다고?」
식당의 가장자리에서 둘이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화이트 데이의 화제가 되어 무심코 말해 버린 것이다.
「결국 뭘 산거야?」
「…… 핑크골드 컬러의 꽃을 모티브로 한 팔찌」
마히루에게는 쿨한 분위기의 실버나 화려한 인상을 주는 골드보다, 화려하면서도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색조인
핑크골드가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너 그런 데서 자신감이 없네……」
「곰인형은 기뻐했었지?」
「그건 그런데」
「아마네, 마음이야 마음. 어느 정도 이미 비용을 들여서 선택했으니까 나머지는 마음을 담아서 주는 것뿐이야」
가볍게 말해 주는 이츠키에게 「그렇게 결론지을 수 있다면, 이렇게 고생하지도 않아」라고 투덜대고, 아마네는
이마를 눌렀다.
학교는 밸런타인데이 때보다 떠들썩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승자들이 답례를 하기 위해 안절부절못하고 있거나
여자들이 답례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오늘은 먼저 돌아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지만, 역시 아무래도 선물을 하는 데 서투르기 때문에 긴장이 되었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으로 마히루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자, 현관에서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린다.
여느 때처럼 열쇠를 이용해 들어온 마히루는 거실에 얼굴을 비친 다음, 그리고 아마네를 바라보고는 굳어졌다.
아무래도 마히루를 놀라게 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지만,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어나려 하자, 마히루가 붕붕 부정하듯이 손을 흔들었다.
「그래?」
「쓸데없이라는 건 뭐야」
「그럼 되돌릴게」
착, 하고 소매를 잡고 선 올려다본다.
부끄러운 탓인지, 어렴풋이 붉어진 뺨과 촉촉한 눈동자로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자 심장이 뛰었다.
의식이 되고 있는데,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이쪽의 모습을 의식하고 있는 것인지 꼼지락꼼지락 손을 돌리고 있어,
둘이서 뺨이 붉어졌다.
시선을 돌리면서 「그, 그래」하고 어색하게 돌려준 뒤, 그대로 옆에 놓여 있던 봉투를 그녀에게 건넸다.
「응」
곳곳에 반짝반짝 빛을 받아 빛나는 크리스털 유리가 있어서, 아기자기함과 우아함을 겸비한 디자인이다.
「아니요, 귀여워요」
「…… 감사합니다」
눈을 돌리고 싶어도 시선이 박혀서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던 아마네는, 덤이 있다는 것을 마히루가 깨닫자, 뺨을
긁었다.
「아─, 그거 말이지. 아니, 그,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신세를 지고 있기도 하고, 그, 소원 정도는 들어주고
싶어서」
덤으로 안에 들어있는 것은, 손수 만든 『무슨 말이든 들어주는 권』이라는 어린애 장난과 다름없는 종이다. 세
차례 사용할 수 있는 회수권으로, 아마네가 그린 곰 일러스트가 들어간 특별품이다.
평소에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에, 마히루가 원하는 자그마한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서 덤으로서 넣었지만,
마히루는 그려진 곰을 주목하는 듯 어깨를 떨었다.
「아니, 괜찮아요」
은근히 아주 못 그린다는 말을 하는 것 같아서 눈썹을 찌푸렸지만, 마히루가 천진난만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탓에,
불평의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뭔데?」
그렇게 생각하고 바라보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살그머니 팔찌가 들어간 상자를, 아마네에게 내밀었다.
좀 더 큰일에 사용하면 될 텐데. 아기자기한 소원을 말한 마히루의 조신함과 사랑스러움에 자연스럽게 표정이
부드러워진다.
가느다란 쇠사슬이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팔찌를 열고 손목에 휘감는다.
「응, 잘 어울리네」
「…… 감사합니다」
희미하게 뺨을 홍조로 물들인 채 느슨해진 입가를 그대로 드러낸 미소에, 아마네는 눈을 돌리려고 해도 너무나
매력적이라 돌릴 수 없었다.
만면의 미소와는 다른 아담함과 천진난만함이 포함된 달콤한 미소가, 머리에 강하게 새겨진다.
언제나 보여주는 어이가 없는 듯한 미소나 순수한 기쁨과는 또 다른, 어딘가 어려 보이면서도 여성스러운
아름다운 미소는 부드럽고 고혹적이며, 아마네의 시선을 끌어당긴 채 놓아주지 않았다.
(…… 힘들다)
가끔씩은 짭짤한 음식도 먹고 싶었기에, 감자튀김을 먹으로 왔지만, 이런 소리를 들을 거였다면, 패스트푸드점에
들리지 않는 게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좋아해 줬어?」
「…… 뭐」
안쪽부터 열이 뺨으로 다가오는 것을 억누르며, 가능한 평정심을 유지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이츠키는 팔짱을 낀
뒤 「응응」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그건」
이츠키는 참견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곳은 참견해오지 않지만, 그 이외에는 친구로서 지적해오기 때문에, 곤란하다.
되갚아주려고 해도 치토세와는 애초부터 사이가 좋기에 이제 와서라는 느낌이므로, 방법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주문한 감자튀김을 손으로 집으며 고개를 돌린 아마네에, 이츠키는 쓴웃음을 흘렸다.
「나로서는 기쁘다구? 아마네한테도 이제 봄이 오는구나 하고」
「그런 게 아니라니까」
「…… 없어, 그런 건」
확실히, 마히루가 아마네를 깊이 신뢰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뭣하면 마히루가 아마네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남자,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해도 될 것이다. 적어도, 지금
관계에서는 아마네에게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엔 조금 외견을 꾸미게 된 아마네지만, 몹쓸 남자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아마네 같은 타입을 좋아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하늘에서 선물이 떨어졌다…… 라기보다는 그냥 도움을 받는 것뿐이지만, 그런 귀엽고 굉장한 아이한테
글러먹은 내가 사랑을 받는다고?」
「뭔데」
「너는 머지않아, 바뀔 거야. 라고나 할까,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나머진 네가 내디딜 뿐이야」
「……아는 척하기는」
「1 년도 안 지났잖아」
냉정하게 태클을 걸자, 「그랬구나」하고 웃는다.
「그보다」
「응?」
「너, 자기가 그녀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구시렁대고 있지만, 그 말투나 태도를 보면,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 것 같아」
「감자튀김을 코에 넣어버린다」
「미안」
조금 감동했지만 마지막에 불필요한 말을 하기에 감자튀김을 손에 들었지만, 곧바로 사과를 하기에 이츠키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으셨네요」
무심코 아내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츠키와의 대화 때문일 것이다. 마히루에게 그런 감정이 없는데 망상을 해
버리는 것은, 본인한테 미안하기 때문에 황급히 머리에서 쫓아냈다.
마히루는 가녀린 그야말로 소녀다운 체격을 가지고 있다. 운동을 잘하기 때문에, 가녀리다고 해도 그저
가녀리다는 것뿐만이 아닌 좀 더 피부가 부드럽다는 느낌이지만.
심장의 시끄러운 소리를 속이듯 물어보자, 마히루는 손목을 바라본 뒤, 살그머니 아마네가 잡고 있던 장소를
손으로 만졌다.
「…… 그렇구나」
선물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도, 확실하게 사용해줄 거라는 말도 들어서, 아마네로서는 다양하게 치솟는
감정이 가슴에서 흘러넘칠 것 같아 괴로웠다.
쿵쿵 하고 시끄러울 정도로 심장이 뛰는 것을 머리로 인식하면서, 아마네는 진정하기 위해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마중을 받은 듯한 기분을 느껴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한 아마네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단상에서 엄격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는 교장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아마네는 하품을 참았다.
아무리 그래도 대놓고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을 수는 없었기에,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빨리 끝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 아마네는 적당히 흘러들었다.
이것이 자신들의 졸업식이라면 감회가 있었겠지만, 수료식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만한 감동이나 다른 감정이
떠오르지 않았다.
「…… 아─ 어깨 결렸어」
「교장선생님의 말이 길었으니까」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해도 맘에 드는 아르바이트를 찾기엔 시간이 없고, 휴일에 놀만한 친구는 이츠키와
치토세 정도다.
「야야, 아마네」
뒤를 돌아보자, 실로 상쾌한 미소를 짓는 표정……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어쩐지 수상쩍은 느낌이 드는 표정으로,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이츠키가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은, 뭔가 부탁할 일이 있을 때나 귀찮은 일을 떠맡을
때다.
「뭐야」
「…… 뭐야」
「…… 그건?」
「갈아입을 옷」
「왜?」
「머물게」
「…… 치토세때문에?」
또 하나, 다른 문제로서 최근 마히루가 묘하게 사랑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수줍어하기에, 이성으로서 의식할
수밖에 없는데, 이츠키가 그걸 보고 착각을 할 것 같아서 두렵다.
마히루의 의사도 물어봐야 하기에, 메시지를 보냈다. 아마 돌아가기 전에 한 번 이쪽으로 쇼핑 메모를 보내기
때문에, 그때 알아차릴 것이다.
이츠키의 미소에 한숨을 쉬자, 우연히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던 것 같은 마히루에게서 『세 사람분의 재료를
사다주신다면 평범하게 만들게요』라는 승낙의 취지를 받았다.
「괜찮대」
「나한테도 하지마」
히죽 웃는 이츠키의 이마에 딱밤을 때리자 「아야아!」하고 말하면서도 유쾌한 듯 미소를 짓기에, 아마네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엔 마히루가 있는 관계로 그다지 집에 데리고 오지 못했지만, 몇 번이나 이 집에 왔었기 때문에 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다리를 꼬고 커피를 마시는 미남들에게만 가능한 모습을 취하던 이츠키는, 생각을 하듯 시선을 위로 올렸다.
「저기」
「부모님한테 만날 상대 같은 걸 지시받았거든」
치토세와의 교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츠키의 집안이 나름대로 좋은 집안이기 때문에, 장남으로서 맞는
여성을 선택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으로서는 존경하고 있지만 부모로서는 아니야. 너무 억압만 하잖아……. 조금은 당근을 줘도 괜찮을 텐데,
너무 채찍만 휘두르며 키우려고 하니까」
「방목만 해줬다면, 그걸로 납득했을 텐데, 우리에 넣고 목걸이까지 채우려고 하니까, 이빨을 보이는 거야」
「생각?」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우선은 이츠키의 아버지의 분노가 누그러질 때까지는 여기에 있겠지만, 빨리 화해를 했으면 좋겠다.
「가진 건 친구뿐이야……!」
「들러붙지 마, 기분 나빠」
「테헷」
「너무 심하잖아…… 야」
일부러 우는 시늉을 하지만 얼굴은 미소가 가득한 채였기에, 아마네는 기가 막힌 것처럼 그를 바라보며, 약간
안도했다.
사전에 이츠키가 있다는 걸 전해줬기에, 편히 쉬고 있는 이츠키의 모습을 보고도 동요한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이츠키가 미묘하게 당황할 정도였다.
「오랜만이에요, 아카자와씨」
「나야말로 오랜만이야. 갑자기 사랑의 보금자리로……아야아, 알았어, 농담이라고. 갑작스레 찾아와서 미안해,
친하지도 않은 녀석이 와서 곤란하잖아」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에요」
꾸중을 들어서 입을 다물자 이츠키가 싱글싱글 웃었기에,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보이지 않게 옆구리를 꼬집었다.
둘이서 자그마한 공방을 펼치고 있자, 마히루는 생긋 천사의 미소를 띠곤, 앞치마를 입고 부엌으로 떠났다.
「시끄러」
너무나 일상이 되어 열쇠를 사용해버렸을 것이다. 인터폰을 누르지 않고 들어왔기 때문에, 이츠키가
알아차려버렸다.
「느긋해 보이는 건, 시이나씨에게 있어서, 이곳이 있을 곳이란 인식이라 그런 거겠지? 이미 부인인 것처럼
보이는데, 저 태도」
「내쫓아도 되지?」
목덜미를 잡으려고 한 시점에서 이츠키가 도망친 뒤, 카펫에 앉아 게임을 기동하기 시작했으므로, 아마네는
소파에서 내려와, 그의 등을 가볍게 무릎으로 차면서 옆에 앉은 뒤.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잠시 후, 접시를 꺼내는 소리가 들렸기에, 마히루에게 전부 시키기 미안해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감사합니다」
「…… 뭐랄까……」
「뭐야」
「아니, 안 말할래」
「감사합니다」
기분이 좋은 듯 마히루는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 천사님의 미소이긴 하지만, 비밀을 알고 있는 상대이기 때문에
조금 소심하다.
이츠키는 아마네보다 많이 먹는다고 미리 말해놨기 때문에, 평소보다 양이 많았지만 그것조차 시원스럽게 해치울
것 같다.
「…… 감사합니다」
자연스레 뺨이 느슨해지는, 이 안심되는 맛과 된장의 풍미가 좋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다는 것이 사실은
대단한 일이지만, 제작자 본인은 그다지 자각이 없는 것 같기에, 칭찬을 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본인의 인품이 배어 나온 것 같은 상냥한 맛은 혀뿐만 아니라 가슴까지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이츠키가
빠져드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 맛있다」
맛있다, 하고 깊은 맛이 흘러넘치는 요리에 입맛을 다시고 있자, 이츠키가 이쪽과 마히루를 힐끔힐끔 바라봤다.
「…… 흐흥」
「무슨 말 했어?」
「아─니, 아무것도」
평상시라면 아마네가 목욕을 하기 전인, 22 시 전까지는 집에 있지만, 오늘은 이츠키가 있기 때문에, 돌아갔을
것이다. 아마네가 빨래를 하는 동안 이츠키랑 뭔가 대화를 나눈 듯, 어쩐지 어색해 보였기에, 그 탓도 있을
것이다.
「야, 아마네」
「뭐야」
「시끄러」
「내쫓아버린다」
「싫엉」
아직도 더 남았냐, 이 녀석,이라는 시선을 보내지만, 이츠키에게 반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
「왜 시비조인 거야……. 너 말야, 클래스 녀석들은 아마 어둡고 무뚝뚝한 존재감 얇은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이츠키처럼 세련되고 밝은 이케맨이나 카도와키처럼 왕자님계 이케맨이라는 기질을 기준으로 보자면, 아마네는
공기라고 해도 될 정도다.
뭔가 불편한 것은, 이츠키의 눈이 농담을 하거나 놀릴 때 나오는 색이 아닌, 진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츠키……」
단지, 이츠키는 이츠키대로 얼버무리지 않는다면 힘든 건지, 어렴풋이 뺨이 붉어져 있기에,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이도 기뻐할 거야」
「혼자서…… 아니, 둘이서 갔다 와라. 우리들을 말려들게 하지 마. 그보다 만약 그런 관계가 되었다고 해도,
내 모습으로 갈 수 있을까」
「싫어」
「알겠어」
안 그래도, 보살펴주고 있고 폐도 많이 끼치고 있는데, 사귀게 된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의지해 버릴 것 같아서
두렵다. 이미 몹쓸 인간인 상태인데, 사귀고 나면, 더욱 타락으로 일직선 할 것 같다.
아마네나 수토, 아마네가 신뢰하고 있는 이츠키에게는 거부감을 보이지 않지만, 이따금 학교에서 보이는 마히루는
이성을 대할 때, 다른 여자들보다도 벽이 두껍다. 천사님의 가면을 쓰면서 위화감이 없이 거리를 두고 있다.
그 많은 고백성사를 받았음에도 교제를 했던 경험이 없었으니, 남자, 그 자체를 피하고 있다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애당초, 어설픈 마음으로 상대에게 좋아한다고 전하는 건 실례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현제 마히루와
어떻게 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마히루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을 테고, 사귀다니, 바보 같은 망상이다.
아무래도 이츠키가 어제 치토세에게 그렇게 전해줬던 것 같다. 어제 식사가 나열되었을 때,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치토세에게 보내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그건, 뭐」
「치이는 잘 있나 보네」
점심때가 되자, 금세 치토세가 나타났다. 짐인 것 같은 배낭을 짊어진 채, 손에는 재료가 잔뜩 들어간 쇼핑백을
들고 있었으며, 옆에선 마히루가 쓴웃음을 지으며 똑같이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밖에서 만난 것 같다. 치토세와 같이 쇼핑을 하고 여기까지 왔던 것이겠지. 그렇지 않다면, 둘이서
쇼핑백을 들고 있지도 않을 테고, 치토세는 엔트렌스를 넘어올 수조차 없다.
「행동이 빠르네……」
「마히룽의 집에 묵게 돼서 어쩔 수가 없었어!」
「…… 묵어?」
그치? 하고 치토세가 만면의 미소를 띠며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눌렸구나)
치토세는 싱글벙글 웃으며 「마히룽의 요리가 기대돼―」하고 이츠키의 옆에 앉아 끈적거리고 있기에, 아마네는
앉은 장소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마히루의 일을 도와주는 데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하지만, 요리를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계량이나
사전 준비를 돕는 정도는 할 수 있으므로, 당분간, 연인들의 노닥거림을 뒤로하면서 마히루의 서포트를 하게 될
것이다.
「오무라이스와 그린포타주, 그리고 샐러드에요. 치토세씨가 오믈렛을 자르면 퍼지는 반숙 타입을 먹고 싶다고
하셔서요」
「그렇구나」
「좋아하죠? 계란요리」
「좋아해. 거기에 네가 만든 게 가장 맛있으니까, 기대된다」
마히루의 요리는 빗나간 적이 없기 때문에, 좋아하는 계란 요리라면 더욱더 기대가 된다. 전에 먹은 비프 스튜─
오무라이스도 최고였다. 그걸 매주 먹어도 질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 왜 그래?」
「무슨 말이야?」
「모르셔도 돼요」
휙, 하고 고개를 외면한 채, 수프의 재료를 자르기 시작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게―」
「하ㅡ아 맛있었다―!」
「요리를 배운 적이 있었어?」
고양이처럼 제멋대로고 마이 페이스 성격인 치토세가 가만히 있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일 것이다. 가만히
있는다면, 있을 수 있는 것 같지만, 피곤해지는 것 같다.
가만히 있기만 한다면, 총명한 여성이 될 텐데, 본인의 본바탕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응─. 같은 반이 아니니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재미없어 보인다고나 할까, 조금 뒤처져서 전체를 부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보이고, 약간의 실수도 방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니까」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좋은 아이의 행동을 하고 있지만, 그 가면의 안쪽에는 극소수밖에 없다.
마히루는 좋은 아이라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기피하는 점이 있다.
그것을 본인이 가장 자각하고 있기에, 조금 표정이 흐려지긴 했지만, 치토세는 방긋 웃으며 옆에 있는 마히루에게
팔을 뻗었다.
「이런 사적인 장소에선 미히룽이 굉장히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이쪽이 진짜구나라는 걸 알 수 있다구?
나는 이쪽이 좋아―」
에헤헤─, 하고 웃으며 마히루에게 찰싹 달라붙는 치토세에게, 마히루는 한순간 당황한 듯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싫지는 않은 듯 조심스레 치토세를 접했다.
「하지 않을 거예요! 」
「에─?」
이쪽을 바라봐도, 이쪽에선 어찌할 도리가 없다. 마히루가 의지해 오지 않는 한, 약해지지 않는 한, 마히루가
응석 부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본인은 자신의 다리로 서기를 바라고 있으니까, 그 의사를 존중하는 편이 좋다.
다만, 만약…… 응석을 부리고 싶다고 한다면, 어찌해야 할까…….
주저는 없다. 혼자서 떠안고 있는 것을 이쪽에게 보여주고 지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란다면, 당연한 듯이 그 작은
등을 받쳐줄 자신이 있다.
「어이」
이츠키의 변태 냄새나는 발언을 무시하며, 사이좋게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히루에게도 확실하게
내면을 보여줄 수 있는 동성 친구가 나타나서 다행이다,라고 작게 안도했다.
진심으로 밟은 것이 아닌 금방 아픔이 가실 정도로 힘을 조절했기 때문에 이츠키도 화내는 모습은 없다. 그렇다고
하는 것보다 남자끼리의 가벼운 장난에 화를 낼만한 이유가 없다. 이츠키한테 밝히기도 하므로, 자주 있는 일이다.
「됐다」
일일이 친구 커플의 생생한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는 끝이라며 이츠키를 노려보자, 유쾌한
듯한 미소를 띠었다.
「내쫓겠어」
「뭐, 그러니까 시이나씨도 마음을 열은 거겠지. 네가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접근하지 않았을 테니까」
메시지 수신의 신호로 설정되어 있는 소리로, 이츠키를 노려보는 것을 일단 그만두고, 스마트폰의 화면을 열자,
치토세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사진에 있는 것은, 마히루가 침대 위에서 정자세를 무너뜨린 모습이다. 뒤에는 침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그뿐만이라면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문제는 복장이나 표정이다.
그것은 그저 평범한 일이지만, 잠옷으로 입고 있는 것이 긴 소매의 넉넉한 원피스 타입의 잠옷, 이른바
네글리제라는 녀석으로, 마히루의 청초함 부각시키고 있었다. 희미한 핑크색인 것도 여성스러움을 끌어올리고
있어, 정말로 사랑스러웠다.
목욕을 해서 그런지, 소매에서 들여다보이는 피부는, 전체적으로 달아오른 듯, 안쪽부터 희미하게 붉어져 있다.
덕분에 노출은 없는데도 묘하게 요염하고, 그러면서도 청초라는 상반되는 인상을 동시에 안겼다.
다만, 많이 고개를 숙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표정이 가려지지 않은 채, 수줍어하는 표정이 찍혀 있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럼 뭘 보고 있는 건데?」
자, 하고 보여주자, 숨길 여유도 없이 이츠키의 눈동자가 스마트폰에 표시된 메시지를 찍고, 그리고 빙그레
미소를 띤다.
「영원히 잠들어버려라」
「직접 말해줘?」
도대체, 라고 말하며 손바닥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 한숨을 내쉬자, 찰칵하고 셔터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 이츠키」
「…… 지쳤어……」
일단 3 일째인 오늘로 집에서 지내는 것이 끝났으며, 나머지 하루나 이틀 정도는 치토세의 집에 지내게 된 것
같다. 며칠 정도라면 치토세의 부모님도 괜찮은 것 같다 (매일 있어줘도 좋다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사양한 것
같다).
마히루가 만든 점심을 먹은 뒤, 「방해 했었네, 나머진 둘이서 사이좋게 있어」라는 말을 남기곤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떠났다. 이상한 망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태클을 거는 것도 귀찮아졌기에
방치했다.
「그래?」
특별히 큰 노출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네글리제는 소재가 얇은 옷이기 때문에, 몸매가 부각되어 있어서 눈의
독이었다. 오히려 노출이 없다는 것이 요염함을 높여주는 요인이었다.
남자의 욕심으로 무심코 저장을 한 뒤 폴더에 넣어버렸지만, 죄책감이 든다.
아마 베스트 샷을 이쪽으로 보냈겠지만, 본인은 그런 표정을 짓고, 그런 사진이 찍혔다는 걸 알고나 있을까.
「…… 쿠, 쿠마씨를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평소의 천사의 미소와 다른, 천진난만함과 모든 것을 포옹할 듯한 자애가 뒤섞인 미소는, 무심코 넋을 잃고
바라봐 버릴 정도로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다만, 아름다울 뿐만이 아닌, 무심코 끌어안고 싶어질 것 같은 애처로움도 포함하고 있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매일 손질하고, 쓰다듬고, 껴안고 같이 자고…… 지금 말은, 없던
걸로 해주세요」
껴안고 같이 잔다.
상상을 하자, 굉장히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싶어지는 광경이 뇌리에 펼쳐졌기에, 얼굴이 붉어졌다.
「이, 잊어 주세요」
「제가 곤란해요」
아무래도 이 사실이 꽤나 부끄러웠던 듯.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인 마히루는 눈물에 어렴풋이 맺힌 눈동자로
아마네를 올려다봤다.
그 모습조차 귀엽다고 느끼는 자신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심코, 귀여워해 주고 싶어졌다.
「어……?」
--
작가님 리뷰
그리고, 감상란에 자주 있는 질문에 대한 것입니다만, 비슷한 질문들이 많기에 대답을 드리려고 합니다.
A. 제 옆에도 없습니다(′;ω;`)
이런 느낌입니다.
봄방학이란 것은, 특별히 이렇다 할만한 취미가 없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꽤나 한가한 기간이다.
이런 취미를 위해, 밖으로 나가거나 레저시설로 가지는 않는다. 뭔가 권유를 받지 않는 한, 런닝이나 산책,
식재료를 사러 나가는 정도다.
이츠키는 고등학생인데 청춘을 구가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냐, 하고 기가 막혀 했지만, 어느 정도 건강을 유의해서
운동을 하고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어딘가 놀러 가고 싶지 않은 거야?」
「뭐, 나도 마찬가지네」
「…… 그, 그런가요?」
귀여움이나 애처로움에 의식이 되는 일이 있지만, 옆에 있어서 진정이 된다. 마히루가 내뿜는 분위기가 아마네와
잘 맞는다는 것일 것이다.
「여행을 가거나 쇼핑을 할 때라던가, 예정이 없으면 어딘가로 데려가. 중학교 땐, 겨울방학에 온천여행도
했었어」
시호코는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고 밖에 나가는 것도 좋아한다, 라기보다는 뭐든지 즐겁게 해내는 타입이다.
거기에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기도 해서, 선약이 있거나 아마네가 싫어하지 않는 한은 어딘가로
데려 다니고 있다. 선택지를 주기는 하지만, 승낙을 받으면 휘둘리게 된다.
유원지나 쇼핑몰은 괜찮지만, 서바이벌 챌린지 같은 도전에 동반으로 참여해서, 힘들었다. 그 가느다란 몸의
어디에 저런 힘이 있는 건가 이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덕분에 여러 가지를 배우고 몸도 나름대로 단련이 되긴 했지만, 그 반동으로 스스로 하는 취미는 차분한 것이 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 그건……」
「…… 여름」
「…… 감사합니다」
「정말..」
「…… 아마네군?」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이야기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해, 화면이 빛나는 스마트폰을 가리킨다.
「…… 마히루?」
손을 뻗어봤지만, 그녀는 그걸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무시를 한 것인지. 뻗은 손은, 허공에 떠있을
뿐이었다.
(…… 왜, 갑자기)
마히루는 그다지 사람들에게 연락처를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소수의 사람들만이 메시지 앱의 아이디를 알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말이 없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도망친 것이, 혹시 부모님이랑 만나기 때문이 아닐까.
부모님과 갈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런 표정이 된 것이 부모님이라는 원인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추측만 할 수 있었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 마히루」
창밖을 바라보자, 흐리멍덩한 구름이 하늘에 모두 깔려있어, 햇빛은 한 줄기도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서 뭔가
떨어져 내린다면, 빛보다는 물방울일 것이다.
그렇게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뭔가 응어리가 진 듯 불쾌한 느낌이
든다.
수상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곧바로 표정을 되돌렸지만, 그래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하아, 하고 한숨을 쉬면서 물건을 계산하며, 천천히 흐린 하늘 아래로 들어간 뒤─그리고, 자신의 집이 있는
플로어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돌아왔을 때, 이변을 느꼈다.
몸집이 작은 마히루와 대치하고 있었기에 알 수 있지만, 그 여성은 키가 컸다. 마히루와의 차이를 감안해봐도
몸집이 작은 남자 정도와 비슷할 정도로 키가 컸다.
그러면서 몸집이 크다고 느껴지지 않은 것은, 그 여성의 몸이 균형이 잡힌 몸이기 때문일 것이다. 몸에 맞는
슈트로 엿보이는 몸매는, 여성의 이상적인 체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균형이 잡힌 모습이다.
제대로 아이라인이 있는 눈동자는 화장을 빼고도 야무지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어, 마히루와 대치하고 있어도
눈빛의 날카로움이 누그러지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상당한 미인이지만, 너무나도 얼굴이나 분위기가 선명하면서도 강렬해, 어딘가 다가가기 어려운, 그런 인상이다.
그야말로 잘 나가는 여성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마히루를 청초한 백합이라고 비유한다면, 그녀는 선명하고 강렬하며 화려한 장미,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나 겉모습의 질이 다른 여성이었다.
저런 모습을 친부모가 보여준다면, 누구든지 상처받을 것이 뻔하다. 이것을, 마히루는 참아왔던 걸까.
「적어도 나를 닮았다면 아직은 괜찮았을 텐데…… 그 사람을 닮아버렸네. 뭐 괜찮아, 대학을 졸업하면 거의
관계가 없으니까, 신경을 써도 어쩔 수 없지. 필요한 서류는 지금까지처럼 우편으로 보내도 돼」
「…… 네」
「미안」
최근엔 부드러운 표정이 많았지만, 지금의 마히루는 처음 만났을 때보다도 더 어두운 분위기이며, 말할 때마다
삐걱삐걱 소리가 들릴 정도로 암울하다.
멍하게, 있다가 희미하게 미소를 띠며 아마네의 손을 뿌리치려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놓치지 않기 위해 제대로
손을 잡았다.
「같이 있자」
희미한 미소를 머금은 마히루는 바람을 불면 사라질 것만 같아서, 마히루의 손을 잡은 채 앉은 아마네는 감싸듯
손목에서 손바닥으로 손을 이동시켰다.
「저희 부모님은,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었어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집안 사정과 이해의 일치로
결혼했을 뿐이었어요」
보통은 서로 좋아해서 결혼하는 것으로, 이해의 일치로 결혼한다는 것은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상류층의 사람처럼 보였기에, 그 부모님도 당연히 상류층의 사람. 그런 이유로 결혼을 했겠지만……
그런데도, 아마네로서는 믿기 어려웠다.
「그래서…… 사실은,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단지, 하룻밤의 실수로 생기게 되었다. 낳아
버렸으니, 어쩔 수 없이 금전적으로 기르고 있었을 뿐. 저를 키울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그다지 부모님의 얼굴을 자주 보지 못했어요. 하고 작게 웃어넘긴 마히루는, 어딘가 초췌해 보였다.
거기서, 마히루가 어째서 착한 아이로서, 천사님으로서 행동하는지, 이제야 진정으로 이해가 됐다.
착한 아이로 있으면 자신에게 눈을 돌려줄지도 모른다, 칭찬을 해 줄지도 모른다――그런 희미한 기대를 안고
계속 행동하다, 멈출 타이밍을 놓쳐서 지금에 이르렀던 것이다.
지금도 멈추지 않는 것은, 약간의 가능성에 기대는 것인지, 아니면 내면에 있는 자신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가면을 써야만 했었던 건지.
「결국, 저 같은 건 봐주지 않았어요. 예쁘게 자라도, 공부를 잘해도, 운동을 잘해도, 가사를 잘해도, 그
사람들은 한 번도 저를 바라봐 준 적이 없었어요. …… 노력을 해도 소용이 없었을 텐데 그런데도 열심히 노력했던
제가 분명 바보일 거예요」
「…… 쓸모없는 아이라고, 정면에서 들었을 땐…… 충격이었어요. 무심코 빗속에서 그네를 타고 있을 정도로
자포자기 상태였어요」
있을 곳이 없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미아 같은, 어딘가 불안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무의식중에 입술을 물어뜯은 듯, 작은 아픔과 독특한 풍미가 입속으로 들어왔다. 너무나도 불합리한
일에, 나도 모르게 분노가 쌓여 버린 것 같다.
여기까지, 마히루가 말해준 마히루의 친부모에게 머리가 새하얗게 될 정도의 분노가 느껴졌다.
부모님에게서 조금의 애정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나 섬세하면서도 연약하게 자랐던 것이다. 겉으로는
강하게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울게 된 결과, 마히루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게 되었다.
착한 아이의 가면을 벗겨내 버린다면, 약간의 바람만으로도 사라질 것만 같은 덧없는 모습이 나타난다.
마히루의 가정 사정을 타인이 깊이 파고드는 것은 좋지 않다. 자칫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무턱대고
끼어들었다가, 더욱 마히루가 상처 입을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아마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다만, 이대로 내버려 두다간 사라져버릴 것 같았기에─아마네는, 옆에 있던 담요를 마히루의 머리에 걸쳤다.
처음으로 스스로 껴안은 몸은, 매우 가녀리고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무리하게 힘을 준다면, 쉽게
부서질 것만 같을 정도로.
「에, 아, 아마네군……?」
가정부는 마히루를 아껴주고 있던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고용된 타인으로, 마히루를 도와줄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 별로, 나는 너의 가정에 참견할 생각은 없어. 타인의 가정 사정의 참견을 할 수는 없으니까」
아마네는, 타인이다. 가족이라는 섬세한 관계에 다가설 수는 없다.
괴롭다면 괴롭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 아마네는 그녀의 곁에
있어서 들어 줄 테니까.
주제가 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슬쩍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마히루가 아마네의 팔 안에서 조금 움직여서, 아마네의
가슴에 스스로 얼굴을 묻었으므로, 그 생각들이 사라졌다.
「…… 보고 있잖아요」
그녀는 길게 울지 않았다.
얼굴을 든 마히루의 눈동자는 젖어 있었지만, 기운을 되찾은 듯 아마네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또렷했다.
「…… 아마네군」
「뭐야」
「…… 감사합니다」
「…… 응」
열심히 노력했다고, 이제 내 앞에서는 억지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 라는 마음을 담아 상냥하게 손바닥으로
쓰다듬자, 마히루도 침착해진 듯 힘이 빠진 표정으로 아마네를 올려다봤다.
「열심히 노력해도, 봐주지 않으니까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천사님이라고 말하면서 인기가 있어도, 절
필요로 하는 건 아니잖아요. 천사처럼 행동하는 시이나 마히루가 좋은 것뿐…… 원래의 저는 필요 없을 거예요.
스스로 그렇게 대했는데 괴로워한다니,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저는, 귀염성이라는 것도 없고, 겁쟁이고 제멋대로에, 성격도 나쁘고, 입도 험하고…… 사랑받을 요소가
없네요」
걱정이 지나쳐, 하고 마히루의 이마를 가볍게 치자, 어딘가 정신 나간 것처럼 마히루가 표정을 지었다.
아마네로서는, 어째서 마히루가 그렇게까지 자신을 나쁘게 말하는지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다.
누가 어떻게 봐도, 그녀는 노력가로 마음이 착한 소녀다. 다소 언행이 노골적인 면은 있지만, 지적은 정확하고
사람을 생각한 발언뿐이다.
사랑받을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거겠지만,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네뿐만이 아니라
아마네의 주변에도 있기에, 걱정이 너무 심하다.
치토세만 바라봐도 본모습의 마히루가 더 귀엽다고 들이대고 있는 것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겉모습만
바라보고 저러는 것이 아니다.
마히루의 캐러멜색의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며 타일렀지만, 마히루는 시선을 딴 데로 돌리기 시작했다.
마히루의 모습에서 스스로 꽤나 아슬아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아마네까지 얼굴이 붉어진다.
「아, 아니, 치토세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결코, 타의가 있던 건 아니야! 나뿐만 그런 게 아니라,
엄마도, 치토세나 이츠키도, 너의 천사가 아닌 모습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한 거니까!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서둘러 자신의 발언을 설명하고 있자, 마히루도 간신히 시선을 아마네로 돌렸다.
다만, 한순간이라도 착각한 것에는 변함이 없는 듯 새빨간 얼굴로 떨고 있으므로, 상당히 부끄럽게 만든 것 같다.
아마네도 꽤나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지만, 듣고 있는 입장으로선 더 부끄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 열심히 노력할 수 없게 되거나 부모님이 싫어지게 되면, 우리 집으로 도망쳐와도 괜찮아. 엄마는 사정을
알면 숨겨줄 테니까. 그, 요양 같은 느낌이라도 괜찮아」
「…… 네」
「엄마는 마히루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으니까, 계속 있어도 된다고 말해줄 거라 생각해…… 오히려 마히루가
행복하게 될 때까지 같이 있어주려고 할걸. 우리들은 네가 부모님이랑 어떻게 하라고 결정해줄 수는 없지만, 네가
결심이 설 때까지 언제까지나 응석을 받아주고, 지지해줄 테니까」
「네……」
「어, 왜 또 우는 거야??」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서요……」
금전적으로는 풍족할지 모르지만, 그 이외에는 그녀는 아무것도 없었다. 받아야 할 애정을 조금도 받지 못한 채,
잘도 이만큼 자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마히루는, 누군가에게 응석을 부려도 괜찮다. 좀 더 제멋대로 말해도 된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만큼,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으면 좋겠다.
「뭘?」
내가 이뤄줄 수 있다면,이라는 전제를 첨가하자, 마히루는 작게 웃으며 「아마네군밖에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라고 속삭였다.
「너의 노력하는 모습은 제대로 보고 있고, 한 눈을 팔고 있으면 어딘가로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아서 잘 바라보고
있어」
「…… 잡아주세요」
「손이라도 잡아줄게」
그렇게 말한 뒤, 아마네의 등에 손을 감싸며 가슴에 얼굴을 묻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일순간 가슴이 철렁일만한
생각을 품어서는 안 된다며 삼킨 뒤, 가녀린 몸을 다시 껴안았다.
어제의 일을 회복한 듯, 평상시에 보이는 표정으로 아마네의 옆에 앉아 있다. 고통스러운 모습은 없으며, 지극히
편안한 얼굴이다.
예전에는 기본적으로 옆에 앉아 있어도 주먹 2 개 정도의 거리가 있었지만, 오늘의 마히루는 팔이 맞닿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덕분에, 어제 껴안은 일이나 향기, 부드러운 감촉이 떠올라 몸부림치고 싶었다. 마히루의 여린 모습에 무심코
껴안아 버렸지만, 꽤나 대담한 행동이었던 게 아닐까.
마히루는 싫어하지 않았다,라고 하기보다는 마지막엔 스스로 껴안아왔다.
이제, 자신을 속이지 못할 정도로 마히루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 버렸기 때문에, 앞으로 그녀와의
거리감에 고심하게 되었다.
평범하게 대해도 괜찮은 것인지, 어디까지 대해야 하는 것인지,라는 고민을 안는 처지가 된다고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행복인지 불행인지, 마히루는 아마네의 갈등도 모르고 달라붙어선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부모님이라는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아마 이성 교제에 대해서 부정적인 마히루에게, 이 감정을 알리고 싶지는
않았다. 경멸을 당한다고는 마히루의 성격상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약간 거리가 벌어질 것 같아서 두렵다.
정면으로 다시 포옹하고 싶다거나 몸에 닿고 싶거나 키스하고 싶다는 둥, 사귀고 있지 않는 남자가 생각을 하다니,
여성의 입장에서 보자면, 공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요?」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마히루가 꾹 옷의 소매를 이끌었기에, 아마네는 평소의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네요」
「2 학년이 되면 반이 바뀌겠네요」
「기대된다고?」
「아마네군이랑 같은 반이 될지 모르잖아요」
쑥스러운 듯 웃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소파의 팔걸이에 머리를 부딪치고 싶어졌다. 하는 김에 가슴도 쥐어뜯고
싶다.
「아깝다……」
「그」
오늘의 마히루는 뭔가 평소보다 아마네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달콤하다고나 할까, 이른바 데레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얼굴이 붉어진 것을 속이듯 「…… 별로, 멋있지 않은데」라고 흘린 순간, 마히루가 불만스러운 눈빛과 함께
탁탁 무릎을 쳤다.
저도 부끄러웠어요, 하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마히루에게, 귀엽다고 할 때마다 이래도 될 정도로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네가 칭찬하면 부끄러워하는 마히루가 사랑스러웠기 때문에, 칭찬을 했지만, 그때마다 수줍어하는
마히루로서는 견디지 못했던 것 같다.
「…… 으, 응」
그렇지 않아도 그다지 칭찬받을 일이 없는 아마네로서는, 정면에서, 그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진심으로
칭찬을 받았기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다고나 할까. 부끄러움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커서, 아마네는 이 마음을 숨기기 위해 마히루의 머리에 손을
뻗어 스윽스윽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아마네군……」
「시끄러워」
여자아이에게는 난폭했을지도 모른다며 황급히 부드럽게 빗질을 하듯 쓰다듬는 것으로 바꾸자, 마히루는 순순히
머리를 내밀어왔다
지금까지 응석을 부릴 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사정과 본심을 전부 안 상대가 생겨서 응석을 부리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조금 더 응석을 부려도 되지 않을까,라는 감정을 마음속에 숨기며, 바라는 대로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끝난 뒤, 새빨간 얼굴로 고개를 숙이는 마히루에, 우쭐해져서 너무 쓰다듬은 아마네도 얼굴이 붉어진 것은, 어느
정도 당연한 흐름이었다.
이걸로 1 장이 끝났습니다.
다음부터는 바로 2 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조금 쉬며 다른 작품들을 번역하려 합니다.
일단은 마물을 길들이는 현자의 1 장(약 11 화)를 끝내고 다시 이웃천사 번역으로 돌아올 것 같네요.
오늘 번역은 일단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올해는 다 모였네」
「시끄러운 반이 될 것 같아」
놀림을 순순히 받을 생각은 없었기에 이정도만 돌려준 뒤, 자신의 반으로 향하는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쓴웃음을
지으며 따라왔다.
속으로는 올해도 이츠키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놀림을 받을 것이 뻔하기에 속으로 담아두었다. 칭찬을
받으면 우쭐해주는 타입으로, 적당히 흘려주는 편이 편해지는 길이다.
반으로 들어가자, 당연한 것처럼 천사님과 왕자님에게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여전한 인기네, 하고 이츠키랑 같이 웃자, 카도와키가 이쪽이 들어온 것을 알아차렸는지 상쾌한 미소를 띄웠다.
「그런가?」
「응. 같은 중학교니까」
「올해도 잘 부탁해─후지미야」
「그래」
주변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평온한 태도를 취하는 카도와키에게 기가 막혀하면서도 대답을 한 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 앉았다.
마히루는, 보지 않았다.
이상한 의심을 받아도 곤란하고, 지금은 남녀를 불문하고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바쁠
것이다.
마히룽이라는 별명에 주변이 굳어졌지만, 마히루가 평범하게 받아드리며 천사의 미소를 띠우고 있기에, 허락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미묘하게 부러운 듯한 시선을 보냈다.
「그래요, 저로 괜찮다면」
기분탓 인걸까, 이쪽을 바라본 것 같았지만, 아마네로서는 제한할 생각도 권한도 없기 때문에, 마음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점심은 패스트푸드나 편의점 음식으로 때우면 된다.
치토세의 기세에 밀리면서도 즐거운 듯이 미소짓는 마히루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아마네도 미소를 지었다.
역시라고나 할까, 조금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미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그녀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천사님이나 왕자님은 남녀 불문하고 인기다. 뭐 동성에게 약간 질투를 받을지도 모르지만, 그런데도 용모와 능력,
인품이 우수하기 때문에, 그것을 보충할만한 인기가 있는 것이다.
이츠키와 치토세 커플도, 같은 학년에서는 모르는 인간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뭐 큰 이유는 교내에서
노닥거리고 있다는 거지만, 두 사람 모두 외모가 좋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길을 끈다.
거기에 더해, 각각 반의 분위기 메이커라는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런 이들이 모이면, 당연히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이끌려 반으로 몰려들므로, 분명 담임선생님은 골치가 아플
거라 생각한다. 네 사람의 인품은 문제가 없지만, 소란스럽고 그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각오해야 하니까.
뭐, 카도와키라면 남자끼리 대화를 할지도 모르지만, 마히루는 여자, 그것도 교내 제일의 미소녀다.
「왜 기분이 안 좋은 거야?」
아마네가 손으로 상냥하게 쓰다듬자, 겨우 표정이 달콤한 것을 먹은 것처럼 부드러워졌기에, 똑바로 바라보기가
어렵다.
목욕을 한 건지, 왠지 좋은 향기가 나서 솔직히 가슴의 두근거림이 숨겨지지 않았지만, 마히루에게 들키지 않도록
정성스레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 왜 그래?」
그런데도 만지고 싶다면, 별로 닳는 것도 아니기에 거절할 생각이 없어서 「자」하고 잠시 쓰다듬던 손을 멈추자,
마히루는 자신의 허벅지를 두드렸다.
「…… 그건?」
마히루가 아마네를 쓰다듬으려면 아마네가 모성의 덩어리에 얼굴을 묻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거절할 수밖에
없다.
단지 조금, 이 제안이 매력적인 제안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말하면 분명 경멸을 받을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다.
정말로 괜찮은 건가, 하고 그녀를 바라봤지만 재촉하듯 팡팡 스커트 위에 허벅지를 두드렸기에, 흠칫흠칫 소파에
누우면서 마히루의 허벅지에 머리를 얹었다.
손가락이 조심스레 스쳐가는 느낌은, 마히루가 띄우는 미소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입가를 느슨하게 만들 정도로
기분이 좋다. 뭐랄까, 잠이 들게 될 것 같은 안락함이다.
아마네가 하는 것보다도 훨씬 상냥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머리를 정돈하는 마히루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즐거워하고 있을 것이다.
「어때요?」
「너무 좋아」
치토세 굿 잡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부끄러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새 학기 때문에 반이 바뀐 직후, 자기소개를 하거나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서 정신적으로
피곤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걸 받으면 깊은 잠에 빠질 자신이 있다.
「…… 옵션?」
「싫어요?」
「…… 좋은데」
「그럼 다행이네요」
머리카락을 지나는 손가락이 아마네에게 잠을 재촉하듯 상냥하게 어루만져 와, 아마네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밀어닥치는 안락함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9 화
69. 덤
덕분에 섬유 유연제의 냄새와 마히루 본래의 달콤한 우유 같은 향기가 나서, 얼굴이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실패했다,라는 생각을 한 것은, 역시 마히루는 생각했던 것보다도 크다,라는 것을 봐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에서 위로 가는 앵글이라면 질량이 강조되기에, 참기가 어렵다.
「안녕하세요」
「…… 안녕」
「편했어요?」
「한 시간 정도일까요?」
「미안」
「…… 그래?」
아직도 아마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감촉을 즐기고 있는 것 같은 마히루에, 아마네는 똑바로 바라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눈을 피했다.
「아마네군은 싫었어요?」
「왜요?」
본인으로서는, 가정환경 때문에 스킨십에 굶주려서, 머리를 쓰다듬으면 안정이 된다는 뜻이겠지만, 듣는 방법에
따라서는 호의가 있기 때문에 만지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것으로도 들린다.
「성희롱?」
「어디를?」
무심코 얼굴이 붉어진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눈을 깜박인 뒤 「아아」하고 납득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만지고 싶으세요?」
「시끄러」
「시끄러워」
「아마네군의 그런 점을 좋아해요」
이 좋아한다는 말은 사람으로서 좋다는 의미로 말하는 것이지, 이성으로서 좋다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어느 정도 호의는 가지고 있겠지만, 그것이 어떤 종류의 호의이며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는 아마네로서는,
마히루의 말에 일희일비하며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 그건 좀」
작가님 후기
학생답게 성실하게 수업을 듣고, 이츠키와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방과 후에는 동아리가 없기 때문에
돌아간다. 마히루와 관련되는 일은 없었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지만.
덧붙여서 치토세도 이 장소로 원래는 같이 오지만, 오늘은 마히루랑 같이 먹는 것 같다. 완전히 마히루와 친해진
것 같아 조금 흐뭇했다.
「뭐가?」
「그 사람이랑 이대로」
「…… 뭐, 그건 그렇네」
가능한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아마네를 시야에서 돌리고 있지만, 가끔씩은 이쪽을 바라보며 마음탓인지 쓸쓸해
보이곤 한다.
「어디가?」
자신이 머리 스타일을 바꾼다고 갑자기 인기 있어질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이츠키는 왠지 확신이 있는 것
같았다.
「너, 성격은 여자들이 남자친구로 삼고 싶은 성격이야. 입은 조금 험해도 솔직하고, 여자들을 소중히 대해주는
타입」
「…… 보통이잖아?」
「그 보통을 할 수 없는 남자가 많다고나 할까, 소중히 대해줬으면 하는 여자들의 기분을 헤아리고 소중히 대해줄
수 있는 타입이잖아. 독선이 아닌, 확실하게 바라보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을 테니까」
「뭐?」
「시끄러워, 나쁘냐?」
이젠 태도로 다 알고 있을 테고 숨길 수도 없을 것이다.
이츠키는 놀린다는 것보다는 역시나 하고 납득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한 모습이다.
「나로서는 오히려 기쁘다고나 할까.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다는 사람이 생긴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
「그런가?」
「성취했으면 좋겠다」
「…… 별로, 나로선, 실현되지 않아도 괜찮아. 저 녀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상대라면, 내가 아니라도
상관없으니까」
물론 그 상대가 스스로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마히루가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를 선택하고 행복해진다면,
그것은 축복해야 할 일이다.
자신이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반면, 마히루가 행복해진다면 자신이 마음을 감춰도 괜찮다.
마히루는, 행복해져야 한다. 혜택받지 못한 만큼, 많은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과 맞지
않으니까.
아직 이성으로서 사랑받고 있는지 없는지 확신하지도 못하는데, 고백할 만큼 얕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마히루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은 바, 확실하게 마히루에게는 간단하게 수긍할 이유가 없다. 서로 마음을 굳힐
각오와 생각이 없다면, 교제로는 발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전할 수 없는 것이다.
「…… 정말」
「뭐야」
「카도와키야말로. 동아리는?」
「그런가」
환전이 끝나고 비키자, 카도와키도 똑같이 환전기에 지폐를 넣고는 동전을 바꿨다.
「평범하게 오락실 정도는 가거든. 그래도 돈 낭비는 하고 싶지 않아서 목적이 없으면 오지 않지만」
「인형 뽑기 잘해?」
「생각보다는」
이 오락실은 기계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잡기 쉽고, 물건의 중심이나 배치를 이해하고 있다면 의외로 쉽게 잡힌다.
초등학교 때, 시호코에게 『이건 말이야─, 여기에 넣으면 돼. 이건 태그에 다리를 걸면 뽑을 수 있어』하며
여러 가지 배운 덕분이다.
뭔가의 캐릭터인 듯한 토끼 인형의 머리와 몸 사이에 부분을 노려 발을 맞추자, 머리에 걸린 채 고정된 상태로
떠오른다.
툭 하고 떨어진 토끼 인형을 꺼내 가볍게 카도와키에게 흔들자, 카도와키는 감탄한 것처럼 「오─」라고 소리를
높였다.
「여기 오락실은 기계 힘이 세고, 점원이 친절해서, 곤란해하면 하는 방법도 알려주니까 초심자한테 추천이야」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상대가 마히루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신세를 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평소의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머지는 단순하게, 인형에게 둘러싸인 마히루도 귀엽겠지,라는 약간의 생각이 섞여있을 뿐이다.
「우연이었던 거야」
정면에서 감사를 받는 부끄러움을 속이듯이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자, 카도와키는 미묘하게 표정을 흐렸다.
「맛이 없다고?」
몸의 일부를 먹으면 사이가 가까워진다,라는 주술이 옛날에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결국은 이렇다.
먹는 몸으로서는 견디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간절해 보이네」
보통은 여자가 직접 만든 물건에 가치가 있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공포의 대상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이상한
체험을 몇 번이나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불쌍하다.
「응……」
너무나 동정심을 일으키는 모습에, 아마네는 옆에 있던 큰 봉투로 된 포테이토 스틱 과자를 뽑기로 뽑아서 그에게
건넸다.
「다행이야…… 괴로웠어……」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는 카도와키의 모습을 바라보며, 인기가 있는 것도 편하고 즐거운 것만이 아니구나, 하고
실감했다.
오늘의 마히루는 앞치마를 입고, 머리카락을 경단 모양으로 정리한 모습으로 마중을 나와줬다.
일단 늦는다고 연락은 했었지만, 마히루를 걱정시키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 후문 옆에 카페에서 가볍게 커피를
마시며 푸념을 들어서 늦어버렸다.
「뭘 가져오신 거예요?」
「알았어」
말을 하지 않아도 항상 하고 있는 일이었지만, 이렇게 신경을 써줘서 기뻤다.
「응? 인형」
「인형?」
「마히루, 좋아하잖아?」
「조, 좋아하지만」
「다행이네」
평소의 쿠션을 껴안듯이 꽉 양팔에 껴안고 뺨을 비비는 마히루에, 순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까 했지만
그만두었다.
묘하게 마히루의 비슷해 보이는 베이지와 하얀색 털이 있는 고양이의 인형이나 시바견의 모습을 본 뜬 강아지
인형을 추가로 건네주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저, 저, 이렇게나……?」
「방해였어?」
「그럼 다행이네」
지금은 토끼를 껴안고 있지만, 다음은 어느 쪽으로 할까, 하고 고양이랑 강아지를 비교해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그런 마히루가 귀여워서 무심코 미소를 띤 채 바라보고 있자, 시선을 깨달은 듯 얼굴을 붉히며 토끼에 얼굴을
반쯤 파묻었다.
토끼의 귀 사이로 들여다 보이는 눈동자가 촉촉해서 묘하게 요염함과 사랑스러움을 자아내고 있기에,
아마네로서는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안 했어」
「…… 웃고 있잖아요」
「어이쿠」
들켰어?, 하고 얼버무린 것처럼 웃자 마히루가 이번엔 허벅지를 두드렸으므로, 우선 달래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 속고 있는 것 같아요」
「기분 탓이야」
이렇게 보면, 마히루가 좋아하는 것이 대가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자기만족으로, 주고 싶기 때문에 주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아마네로서는 그녀가 많이 보살펴주고 있기 때문에, 은혜를 갚는데 이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말하면 뭐든지 해 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조금 위험한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부담이 될만한 일을 부탁할
수는 없다.
아주 진지하게 부탁을 하자, 마히루는 가만히 아마네를 올려다본 후,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
왠지 쓸데없이 의욕 만만인 마히루가 결의를 나타내고 있기에,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하고
생각했지만 맛있는 푸딩을 먹을 수 있으니까 불평은 말하지 않았다.
푸딩은 요즘 유행하는 생크림이 충분히 들어간 걸쭉한 것도 맛있지만, 역시 아마네에게 베스트는 스푼으로
떠올려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 모양을 굳힌 푸딩이다.
계란 본래의 맛을 제대로 남기면서 생크림의 깊이를 간직한 푸딩은 약간 달지만, 씁쓸한 캐러멜 덕분에 질리지
않을 달콤함으로 무장되어 있다.
「하─, 맛있었어」
「칭찬해주셔서 고마워요」
자랑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마히루였지만, 실제로 그녀는 요리의 레퍼토리는 풍부해서 가끔씩 아마네가 모르는
요리도 나온다.
「…… 행복하세요?」
마히루의 요리가 나날의 즐거움의 반을 차지하고 있고, 하루의 마지막에 마히루의 요리를 먹으면 불쾌한 일이
잊혀친다.
매일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으로, 매번 행복하게 먹고 있지만, 그녀는 그다지 자신의 요리의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전에도 마히루의 요리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맛이라고 말했지만, 마히루는 그다지 자각하고 있지 않은 듯,
아마네가 칭찬을 해주지 않으면 가치를 이해해 줄 것 같지 않다.
「나로 괜찮다면 얼마든지 칭찬해줄게. 매일 맛있다고 했는데 부족해? 좀 더 자세하게 감상을 말해달라 한다면
말해줄게」
딱히 마히루와는 부부도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매일 요리를 받고 있는 몸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잊어서는 안되며,
맛의 감상은 모티베이션으로도 연결되므로, 바란다면 자세하게 말할 생각이다.
「과장이 심한데」
「그래? 하지만, 앞으로도 매일 만들어주게 되니까, 확실하게 감사는 말해두고 싶어. 항상 고마워」
고맙기 그지없다며 웃자, 마히루가 부들부들 매너 모드인 것처럼 몸을 떨더니, 그대로 일어섰다.
조금 전보다도 붉어진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는 마히루는 더욱더 얼굴을 붉어졌기에, 왠지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조금 전의 수줍음으로 채워진 얼굴을 떠올리고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차가운 물로 식기를 씻기로 한
아마네였다.
학교의 점심시간, 여느 때처럼 이츠키와 점심을 먹으려던 아마네에게, 최근 귀에 익숙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상관없는데……」
「이츠키도 괜찮지?」
카도와키는 기본적으로 적극적으로 아마네와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츠키에게 있어서도 신기했을 것이다.
제일 놀란 건 아마네지만.
「유타는 비교적 개 과야. 한번 신용을 받으면 꼬리를 흔들면서 오는 타입이라. 왠지 골든 레트리버 같다고나
할까」
이츠키에게 태클을 걸었지만, 분위기가 확실히 골든 레트리버 같다는 생각이 들자, 무심코 웃음이 나왔다.
아마네가 어깨를 떠는 걸 깨달은 카도와키는 조금 불만스러워 보였지만, 기분이 상했다기보다는 놀림을 당해서
표면적으로 비뚤어졌다는 느낌이다.
「후지미야도 웃지 마」
「뭔데, 너는」
확 하고 손등으로 츳코미를 넣으면서 말 그대로 다가온 카도와키는, 아마네와 시선을 맞춘 뒤, 눈부신 스마일을
띄웠다.
카도와키는 아마네에게 친구로서의 호의를 가지고 사이가 좋아지려는 걸지도 모르지만, 아마네로서는 카도와키가
일부러 사이가 좋아지려 할 만큼의 메리트가 자신한테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사람은 손익 계산을 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닌 것도 알고 있고, 자신은 메리트 디메리트와는
상관없이 감정만으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카도와키가 일부러 아마네를 선택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지는 않지만」
「…… 응」
이츠키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그렇게 감상을 말하곤, 재빨리 시선을 딴 곳으로 옮겼다.
이츠키의 시선의 끝에는, 웃는 얼굴로 「마히룽, 너무 귀여워」하고 마히루를 껴안고 있는 치토세와 포기를 한
것 같은 마히루가 있었다.
치토세의 스킨십은 언제나 있는 일이기에, 반에서도 최근 익숙해진 건지 미소녀들의 만남으로 흐뭇한 건지,
아니면 부러운 것 같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응─?, 아무것도」
「저, 결정했어요」
「갑자기 왜 그래?」
「결정했어요. 참지 않을 거예요」
「정말요?」
「응」
「말, 하신 거예요」
「뭘 할 생각이야……」
「……듣고 싶어요?」
「그렇기는 한데」
「화내지 않을 거죠?」
「화낼만한 일을 할 생각이야?」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자, 부끄러워졌는지 어렴풋이 뺨을 물들이며, 양 검지를 얽히며 머뭇머뭇 주저하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건」
「아니」
전부터 이츠키와 치토세하고는 평범하게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와 마히루의 사이를 알고 있는 두
사람과는 학교에서도 평소대로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다만, 마히루와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며, 치토세가
이츠키에게 말을 걸어왔을 땐, 마히루가 같이 있지 않는다.
그 밖에도 반에서 친구는 있는 것 같지만, 치토세만큼 막연해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금 외로워 보인다.
물론 천사님의 미소로 숨기고는 있지만, 익숙해진 아마네에게는 역시 외로워 보이는 게 느껴졌다.
「…… 그런데 말이야, 천사님이 갑자기 나 같은 수수한 그림자 캐릭터랑 사이좋게 지내는 건 이상하잖아?」
의외로 씁쓸해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나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려 한다고는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아마네군」
「찔러줘」
「에?」
「아」
그 증거로 마히루는 아마네를 바라보곤 굳어진 뒤, 그리곤 희미하게 뺨을 붉히며 허둥지둥 대고 있다.
아마네도 본심이라고나 할까, 약간의 욕구가 입에서 나와 버린 까닭에 입을 열지 않았기에, 침묵이 찾아온다.
「…… 하, 할래요?」
꿀꺽 군침을 삼키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않고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아요」하고 경어로 돌려주었다.
「그런 말을 하는 아마네군을 의심하지는 않아요. 어, 어쨌든, 다음에 또 말하면 머리카락을 스윽스윽 쓰다듬을
거예요! 」
다만, 마음탓인지 해냈다는 표정이 보이는 것 같아, 아마네는 머리를 움켜쥐고 싶다는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
치토세와 사전에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보다는 치토세가 제안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상하다. 싱글벙글
웃고 있는 치토세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마네로서는, 전날에 괜찮다고는 했지만, 역시 주변의 부러운 듯한 시선에 압도당하고 있어서 힘들었다.
「그런가―, 재밌겠네」
이미 체크 메이트다.
「시이나씨, 도시락이구나」
각각 남성진이 주문한 점심을 가지고 자리로 돌아가 앉자, 카도와키는 마히루가 꺼낸 도시락의 존재를 깨달았다.
덧붙여서 마히루는 아마네의 바로 정면에 앉아 있다. 치토세가 이쪽에 앉도록 재촉했기에 도망칠 틈이 없다.
「헤에, 혹시 직접 만든 거야?」
「네.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 건 만들지 못하지만요」
「너무해」
마히루도 그것을 미소 지으면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사이가 좋아졌다는 것을 깨닫고 새삼스레 감격을
느꼈다.
치토세를 바라봤지만, 본인은 마히루랑 사이좋게 서로 웃고 있다. 고의적인 건지, 우연인 건지 모르겠다.
「…… 야, 이츠키」
「응?」
아직 치토세의 주도로 약속이 잡혔기에 이쪽으로 살기를 보내고 있지는 않지만, 만약 겉으로 사이가 좋아진 뒤에
마히루가 뭔가 말을 꺼낼 때가 두렵다. 「어째서 저런 녀석이……」라는 말을 들을 것 같다.
「잘 됐잖아, 후지미야」
카도와키 정도의 잘생기고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면, 마히루와도 균형이 잡혀서 질투를 받기는 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며 체념했을 것이다.
「어디가?」
「여러 가지」
「정말?」
「그렇다는 건?」
마히루는 치토세가 이츠키와 서로 장난하기 시작한 것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었지만,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으며 표정을 바꿨다.
그것은, 천사님의 웃는 얼굴이 아닌 언제나 집에서 보여주는 수줍음과 비슷한 것으로, 아마네로서는 부끄러워져서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놀랐어요?」
「뭐야」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마네가 도망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뭐 그 장면에서는
포위망에 둘러싸여서 도망치지 못했지만.
「그, 가능한 아마네군의 생활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조금씩 노력할 거지만,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말해주세요」
마히루도 자신의 영향력에 자각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접근하지는 않으려고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아마네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미 갑작스러운 접근이었지만, 일단 잠자코 있었다.
「…… 친구」
「응?」
「아무것도 아니에요」
불안한 표정에서 이번엔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뀌어 당황했지만, 이야기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미묘하게 고개를 돌려버린 마히루에게, 뭔가 기분을 상하게 한 걸까 하고 생각하며 아마네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히루말고는 안 하는데……」
애초에, 다른 사이가 좋은 여자는 치토세밖에 없다. 게다가 치토세는 머리를 만져준다고 해서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그렇게 되면, 남은 건 마히루뿐이며, 마히루 이외에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없다. 응석을 부려오는 건 마히루밖에
없기 때문에, 타인에게 한다는 선택지가 애초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왜?」
그런 말을 하고 아마네의 어깻죽지에서 눈동자를 내비친 마히루는 미묘하게 원망하는 것처럼, 그러면서 수치심과
약간의 기대가 가득 찬 눈동자로 올려다봤다.
「이제 곧 골든위크네」
4 월엔 진급과 관련해 바빴으며, 정신이 차리자, 4 월의 끝이 다가와 학생들도 사회인들조차도 손꼽아 기다리는
골든위크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마네로서는 별로 공부를 싫어하지 않고 학교에 다니는 것도 귀찮기는 하지만 힘들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는 기쁘지 않았지만.
「또 긴 휴일이 오네요……」
「싫어?」
공부는 매일 예습, 복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부족함이 없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휴일까지 공부를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가해」
「사용해도, 괜찮아요?」
「뭐든지 말만 해」
이렇게 사소한 일에는 사용권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텐데, 하고 웃었지만, 마히루는 진지한 시선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 지, 짐꾼이에요」
그렇게나 무거운 짐을 들게 하려는 거냐, 하고 따지고 싶어지긴 했지만, 마히루가 이렇게까지 말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기본적으로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마히루도, 가끔씩은 외출을 즐기고 싶을 테고, 스스로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같이 다녀줄 생각이다.
「네? 그, 그건 아직 안 정했어요」
「정하지 않은 건가……」
「어, 나?」
「어디에요?」
「웃지 마」
「안 웃어요」
아마네는 동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맨션에서 기르기가 불가능해, 잡지나 다른 사람들이 기르는 동물을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혼자서 고양이 카페에 가려고 해도, 남자, 혼자서 들어가는 것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부끄러워서 지금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었다.
게다가, 마히루가 고양이랑 장난치는 모습이 분명 사랑스럽겠지,라는 자그마한 속셈도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것을 입 밖으로 낼 수는 없다
「…… 응」
역시라고나 할까, 마히루는 오락실을 가보지 못한 듯, 흥미를 보이고 있기에, 체험으로서 가보고 싶은 것 같다.
「네」
일단 당일의 스케줄이 어느 정도 정해져 안심하며 한숨을 내쉬자,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얼굴을 보이듯이 바라봤다.
「기대돼요」
잠시, 정신이 나간 것처럼 그 얼굴을 바라본 아마네는,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강한 소리를 내는 것을 느끼면서
「…… 그렇네」하고 쉰 목소리로 돌려줬다.
이유는 단순하게, 마히루랑 치토세가 모이기 쉽고, 아마네가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간은 오전 9 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아니, 괜찮아. 점심을 만들어주는 거니까. 뭐 그건 그렇고, 치토세가 이상한 걸 넣지는 않는지 지켜봐 줘」
「알겠어」
맡겨 줘―, 하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치토세에게 약간의 불안감이 느껴졌지만, 마히루가
어떻게든 해 줄 것이라고 믿고 지켜보기로 했다.
마히루는 남이 먹는 것이라면 타협을 하지 않으며, 수업으로서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 생각이 가득해 보이니
괜찮을 것이다.
덧붙여서 오늘의 점심은 샐러드와 캇슈, 새우 비스크, 남은 것으로는 소테(서양 요리)를 만든다고 한다. 새우를
먹고 싶다는 아마네의 요청에 부응해준 것 같다.
마히루의 심부름 정도라면 도와줄 수 있겠지만 그것은 치토세의 역할이며, 애초에 아마네에게 앉아 있어 달라는
마히루의 지시가 있어서,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너무 한가했다.
어차피 몇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조금은 자고 있어도 괜찮을 것이다. 어차피 우리 집이니 뭐라 할 사람은…
… 마히루 정도밖에 없다.
흐릿한 의식 속에서 그 냄새의 근원에 얼굴을 내밀자, 온기를 띤 아련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져 온다.
「…… 저, 저, 부끄러운데요……」
멍한 의식이 격상되듯 급속히 떠오르고,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시야에는, 매끄러운 유백색이 펼쳐져
있다.
흠칫흠칫 얼굴을 올리면, 마히루가 곤란하면서도 쑥스러워 하는 듯한 그런 얼굴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 마히루?」
「네」
「…… 안녕(아침인사)」
아무래도 마히루의 어깨 부근에 얼굴을 기대고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의 옷은 약간 옷이 헐렁해서 팔에 피부가
보이며, 거기에 얼굴을 들이민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성희롱인 것으로, 화를 내줬으면 좋았을 것 같지만, 마히루는 화낸다기보다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오히려 화를 내줬으면 하는데, 이런 반응을 보여주면 매우 곤란하다. 용서를 받고 있는 것 같아서 참기가 어렵다.
「치토세씨!」
아무래도 조금 멀어진 위치에서 바라보고 있던 것 같은 치토세가 싱글벙글, 아니, 히쭉히쭉 웃으며 덧붙이자,
마히루의 뺨이 더욱 붉어진다.
「…… 치토세」
「너 말이야」
「죄, 죄송해요」
무심코 내뱉은 말을 비난을 받았다고 착각하는 마히루에게 황급히 고개를 가로젓자, 치토세가 즐거운 듯이 웃기
시작했다.
「흐음?」
「뭐야」
「…… 마히루?」
「장난은 안쳤어」
확인을 위해 마히루를 바라봤지만, 마히루는 갑자기 말이 걸린 것에 당황한 듯 눈동자를 숙이곤 쓴웃음을 띄웠다.
「폭력은 반대라구!」
그렇게 말하면서도 깔깔 웃는 치토세에게, 어이가 없어서 한숨을 내쉬었다.
치토세도 이번만은 제대로 만든 듯, 테이블에는 예쁘게 만들어진 킷슈와 농후한 새우 냄새가 감도는 비스크가
있었다.
모든 것들이 한 접시에 담겨 있었기 때문에, 킷슈와 비스크, 새우 소테(서양 요리)의 색채가 풍부해, 카페에서
나올 것만 같은 점심 같다.
「다행이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먹어―」
「…… 그, 죄송해요」
「…… 장난을」
「장난?」
「마, 마히루가?」
확실히 치토세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었고, 마히루는 치토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마히루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마히루, 그걸 좋아하는구나」
「…… 네, 네」
「그것뿐이야?」
「…… 네」
그것이 장난이라면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기에, 장난이라는 판정을 받기에 곤란하다.
「가, 감사합니다……」
「…… 귀여웠다고요?」
「많이 볼을 쿡쿡 찔렀어요」
「재밌었다구요?」
마히루가 어떤 점에서 재미있어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쿡쿡 찌르는 행위 그 자체가 재밌다면 불평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도, 사양하지 않고 만지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손가락 끝으로 부드러운 뺨을 쿡쿡
찔렀다.
마히루가 만졌다면, 이쪽도 만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핑계를 자신에게 대면서, 마히루의 뺨을 가볍게 만졌다.
부드러운 볼.
「…… 응」
남자한테 만져졌음에도 이런 미소를 띠는 마히루의 느슨함이 걱정됐지만, 애초에 마히루는 남자에게 몸을 손대게
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조금 부끄러워졌다.
여러 가지 답답함과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 마히루의 턱 아래로 손을 뻗어, 이번엔 정말로 고양이를 쓰다듬어주듯
손가락을 움직이자 「햣」하고 작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무슨 소리예요……」
「그냥」
토끼는, 왠지 모르게 아마네의 마음속에서 토끼는 외로움쟁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추가한 것뿐이지만.
귀여워하고 싶어져, 라며 본인이 싫어하지 않을 정도로 턱 아래를 쓰다듬고 있자, 마히루가 「머리 쪽이 좋은
데」라고 작게 흘렸으므로, 순순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만,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능한 잘 대해주고,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면을
늑대라고 한다면, 뭐 부정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아마네군」
옆집에 살고 있고 일일이 약속을 잡지 않아도 된다는 합리적인 판단 아래 마히루가 집으로 찾아온 것이다.
오늘의 마히루는 여느 마히루와는 달랐다.
평소, 뒤로 넘기는 머리카락이 경단처럼 올려져 있다. 요리를 할 때 하는 것과는 달리, 잔머리가 하나도 없어,
공이 많이 들어갔다는 것이 보였다.
「아니, 잘 어울려」
「왜, 갑자기?」
아래는 고양이랑 놀기 때문에 스키니를 입고 있지만, 체형에 딱 맞아서 오히려 라인이 더 부각되어있다.
「…… 믿어 둘게요」
살짝 얼굴을 붉히곤 가방을 껴안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다가
그만두었다.
「…… 해도 돼요?」
「그래」
「갈까요?」
「응」
「손을 내밀어 줘」
일단 어느 정도 조사를 하긴 했었지만, 실제로 고양이 카페에 들어가 보자, 상상 이상으로 공간이 넓었다.
접수와 알코올 소독을 마친 두 사람이 카페에 들어서자,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웅크리고 앉아 있거나,
손님들과 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런데도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깔끔했다.
동물 특유의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거의 무취.
고양이를 위한 은신처도 마련되어 있어, 어디까지나 고양이를 만진다는 목적이 아닌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라는
스탠스 같다.
다른 손님과 고양이가 있기 때문에 작은 목소리로, 그러면서도 흥분되고 들뜬 목소리로 마히루는 아마네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여러 종류의 고양이들이 있어서 그런지, 그녀는 두리번두리번 고개를 돌리며 눈동자를 빛냈다.
그다지 동물을 주제로 대화를 한 적은 없었지만, 꽤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은 마히루의 흥분에, 아마네도
무심코 입가가 느슨해졌다.
「그렇네, 귀엽네」
「네. 저, 저 아이 실크짱이래요」
「그, 그런 걸까요……」
「귀엽다……」
선망을 숨기지 않는 시선으로 다른 손님을 보고 있기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메뉴를 바라봤다.
추천은 폼밀크로 만들어진 고양이가 그려진 라테아트인 것 같다. 뭔가 라테아트를 만드는 데 잘하는 점원이 있는
듯, SNS 에 자주 사진이 업로드되고 있었다.
주변을 서성이는 고양이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는 마히루를 가만히 놔두고, 점원을 불러 기본 스타일의 라테아트를
주문했다.
「에? 아, 네, 괜찮아요」
마히루는 커피나 홍차를 좋아하는 파기 때문에, 자그마한 서프라이즈라는 것으로 주문한 것을 비밀로 하기로 했다.
「이런 건 싫어해?」
「그럼, 다행이네」
마히루의 앞에 놓인 컵에는 고양이가 둥글게 누워있는 모습에 폼 밀크가 가득 차 있고, 코코아로 고양이의 모습과
표정이 그려져 있다. 아마네 쪽에는 컵의 테두리에 기대는 것 같은 고양이가 그려져 있다.
「귀여워서 못 마시겠어요……」
「우, 웃지 말아 주세요」
「아니, 귀여운 일로 고민하고 있구나 해서」
「우우」
뭐 마히루의 기분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가만히 내버려 둬도 머지않아 망가질 테고, 망가지거나 식지 않는
동안에 마시는 것이 제작자로서는 기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히루가 쓸쓸해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모습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마셨는데, 맛은 역시 맛있었다. 커피의 깊은
맛과 우유의 맛이 깔끔했다.
「음, 맛있다」
고양이를 망가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마시고 있는 모습은 왠지 재미있다고나 할까, 귀엽다고나 할까, 무심코
입가가 느슨해진다.
「네」
「왜, 왜 웃으세요?」
「아니, 하얀 수염이 붙어 있어서」
고양이를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한 나머지 폼 밀크의 부분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 마히루의 입가에는 산타같이
하얀 수염이 있었다.
「아, 지, 지금 찍었어요!?」
「귀여워서 그만」
「…… 아」
사람을 잘 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심심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무릎 위로 올라와서 아마네로서는
당황스러웠다.
다가오는 건 상관이 없었지만, 갑자기 다가왔기에 약간 당황했다.
귀엽다는 생각을 하면서 쓰다듬고 있자, 옆에 있는 마히루의 부러운듯한 시선을 깨닫고 그만 웃어 버렸다.
「마히루, 손」
「에? 네, 네」
「아마네군, 쓰다듬었어요」
손질이 잘 되어 있는지, 털은 푹신푹신하면서도 반듯하다. 이상한 냄새도 나지 않으며 고양이 특유의 냄새가
희미하게 나는 정도로, 점원들에게 소중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고양이도 털의 상태나 안색이 좋고 극단적으로 체형이 크거나 마른 아이가 없다. 컨디션과 체형의 관리가 된
고양이들은 모두 자유롭게 걷고 있었다.
「…… 귀엽네」
「잘 됐네. 쓰다듬어달라는 것 같은 데」
만면의 미소로 마음껏 쓰다듬기 시작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스마트폰으로 그 모습을 찍었다.
「이거라면, 세이프지?」
그렇게 말하며 카카오를 쓰다듬는 마히루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아마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양이 카페라고 해도 항상 고양이가 재롱을 부리는 것도 아니고, 고양이가 있는 공간에서 느긋하게 지낸다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편안하게 책을 볼 생각이었다.
마히루가 카카오에 빠져있는 동안 책장에서 대충 책을 고르고 있자, 발밑에 맨 먼저 마히루가 인사한 실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듯, 만지는 것을 허락받았기에 쓰다듬어주자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목을 울리며 다가오기 때문에, 이것은 아마 더 만져달라는 뜻일 것이다. 실크님의 소망대로 상냥하고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쓰다듬고 문질렀다.
어떻게 만져야 고양이의 기분이 좋아지는지, 어리광을 부리는지를 이해한 다음 반응을 보고 손놀림을 바꿨다.
(귀엽다)
입가가 느슨해진다
처음엔 어딘가 도도해 보였기 때문에, 이렇게나 어리광을 부려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마히루도, 처음엔 매정하고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한 번 마음을 열자, 신뢰의 시선을 향하며
응석을 부리거나 방심을 하고 있다.
그러한 점이 고양이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이렇게 비교해 봐도 고양이 같다.
마음속으로 실크에게 천사님 2 호라는 칭호를 주면서, 기분이 좋아지듯이 열심히 쓰다듬고 있자, 문득 찰칵하는
셔터 소리가 들렸다.
「카카오는?」
「비슷하다구요?」
다만, 응석을 부리고 방심을 하는 건 고양이 같지만, 전폭적인 신뢰를 주고 다가오는 점은 강아지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역시 고양이와 강아지의 하이브리드 같다는 생각이지만.
본인은 무의식적으로 의지해오며 응석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기쁘고 부끄러운 기분이 든다.
「안해」
늘 마히루를 쓰다듬는 것처럼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그치?」하고 실크에게 동의를 요구한다.
분위기를 읽은 건지 우연인 건지, 실크도 「냐~」하고 울음소리를 내줬기에, 마히루도 그 이상은 추궁하지는
않았다.
다만, 마히루가 다소 불만스러운 듯 이쪽을 바라봤기에, 고양이를 만지지 않은 왼손으로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같이 놀기 싫어?」
실크와 장난치면서 물어보자, 마히루가 입술을 작게 오므린 뒤 「아마네군은 치사해요」하고 흘리며, 장난감을
빌리기 위해 접수처로 갔다.
실크랑 놀아서 그런 걸까, 하고 마히루의 표정의 이유를 생각해보지만, 실크는 「나랑은 상관 없어」라고 말하듯
울며 아마네의 손에 이마를 문질러왔다.
그 상태를 바라보고 또다시 토라져버렸지만, 실크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마히루의 무릎으로 올라와서 무사히
넘어갔다.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 그래도」
문제없지? 하고 미소를 짓자, 마히루는 꽉 입술을 다물고 아마네의 팔에 머리를 부딪친 뒤, 다시 한번 아마네의
손을 잡았다.
골든위크여서 그런지, 평일과 비교해봤을 때,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에, 마히루의 손을 꽉 잡으면서 벽으로
자리를 옮긴 뒤, 앞으로의 예정을 정하기로 했다.
친가에서 어머니에게 끌려다니는 일이 많았고, 가족끼리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일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남성들이
비교적 고통스러워하는 일에도 내성이 있다.
「여름인가―…… 빠르네」
약간 땀이 날 것 같은 계절에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정도의 계절로, 여름이라 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래요?」
「우리 학교 수영은 선택이니까 선택을 하지 않아서 수영을 할 기회도 없었으니, 여름에 돌아가면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 마히루?」
「뭔가 문제 있어?」
여름철에 수영장은 저격이라고 생각해, 이상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마히루가 미묘하게 어색한 듯한
움직임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눈을 노골적으로 피해졌다.
「뭐랄까, 의외네……」
이번 마히루의 시폰 블라우스는 외견의 경쾌함에 더해, 당연히 옷도 얇다. 게다가 이번엔 데코르테 부분이 예쁘게
보이는 옷으로, 안의 이너에 대부분이 숨어 있다고는 해도, 아마네의 각도에선 꽉 모인 그것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을 지적하면 이번에는 도망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넌지시 마히루의
몸에서 팔을 풀고 손을 꽉 잡았다.
좀 더 부드럽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고생하지 않겠지만, 죄책감이 먼저 떠오르는 자신을, 무기력한 멍청이네,
하고 생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마네의 동요를 모르는 마히루가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아마네도 약간 그녀의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돌렸다
평소 천사님으로 불릴 만큼 청초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의 마히루는 보호 욕구를 자극하고 싶어지는
듯한 사랑스러움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천사님 모드의 마히루는 그림과 같은 아름다움과 덧없음이 있어, 다가가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를 갖게 한다. 다만,
그것은 지나치게 섬세하고 꾸며진듯한 미모이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약간 생기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지금 이렇게 손을 잡고 있는 마히루는, 순수하게 미소를 지으며 생기로 가득 넘치고 있다. 소리를 내지 않고도
「즐겁다!」는 감정이 아마네를 잡는 손이나 발걸음으로부터 엿볼 수 있다.
소극적으로 미소를 짓는 것도 예쁘지만, 이렇게 감정을 겉으로 들어내며 기쁨으로 가득 찬 미소를 짓고 있는 편이,
꾸민 모습보다 훨씬 귀엽게 보인다.
「…… 왜 그러세요?」
콕, 하고 집게손가락으로 코를 찔려 입을 다물었다.
「저기, 마히루」
「왜 그러세요?」
「일부러야?」
「일부러?」
「…… 그, 가슴에 대오는 거」
아마네도 남자인 것으로 역시 이성의 몸이 신경이 쓰이며, 뭣하면 가슴은 만지라는 허락만 있으면 만지고 싶을
정도로 평범한 번뇌가 있으므로, 마히루가 조심해 주었으면 한다.
마히루는 그런 욕구를 싫어하는 것 같아서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유혹을
받으면 상당히 참기 힘들다.
자신의 가슴 부분에 살상능력이 있다는 것을 간신히 깨달은 듯한 마히루가 새빨간 얼굴로 입술을 다물고 부들부들
떨고 있기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살그머니 거리를 취했다.
「…… 손, 놓지 말아 주세요」
「어?」
「이거요?」
마네킹의 옆에 선 마히루를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덧씌워봐도, 상쾌하고 시원한 듯한 마히루의 모습이
곧바로 떠올랐다. 밀짚모자가 잘 어울릴 것 같은 모습이다.
「잠깐 입어볼게요」
미묘하게 기합이 들어가 있는 마히루에게 조금 압도되면서 가방을 받자, 그녀는 곧바로 탈의실로 사라졌다.
빨리 돌아와 줘, 라고 마음속으로부터 생각하며 마히루를 기다리고 있자, 간신히 탈의실의 커튼이 열리고
마히루가 나왔다.
「안녕. …… 안 입었어?」
「아뇨, 입어서 사이즈는 확인했어요. 다만…… 그, 지금은 속옷적인 문제로 보여드릴 수 없다고나 할까요…
…」
「미, 미안」
마히루에게 어울릴 것 같다고 자신이 말했기에 지갑을 꺼내려고 했지만, 마히루가 가방을 찾으려는 아마네의 손을
멈춰 세웠다.
「으, 으응」
기대해주세요,라고 부끄러워하면서 계산을 마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입술을 다물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어지는 것을 견뎠다
계산을 하고 있는 점원과 시선이 맞자 싱글벙글 웃으며 흐뭇한듯한 표정을 짓기 때문에, 아마네는 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P.S. 너무 달아 .. 구웨웨웨웨웨웨웩..)
아이쇼핑…… 이라고 하기엔 옷을 사 버렸으므로, 정확하게는 평범한 쇼핑을 한 뒤, 아마네는 마히루를 데리고
평소에 가는 게임센터로 갔다.
「소리가 너무 커요」
「아─게임센터는 보통 이래」
마히루가 약간 눈썹을 찌푸리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게임센터 특유의 잡다한 소리가 귀에
거슬리는 것이 당연하다. 아마네로서는 이미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지만.
슬롯이나 아케이드 게임 쪽은 더욱 시끄럽기 때문에, 그 주변은 피하면서 마히루를 데리고 천천히 걷는다.
「그래서, 뭘 할 거야?」
목적은 인형 뽑기인 듯, 아마네가 데려간 인형 뽑기 코너를 보고는 흥분한 것처럼 안절부절못하며 손을 잡았다.
골든위크인 것으로 인형들이 많이 들어왔고, 패밀리 전용의 귀여운 인형들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마히루가
좋아할 만한 인형이 많이 있었다.
「응, 어떤 거?」
아마네가 뽑는다면 간단히 뽑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마히루가 뽑고 싶어 하기에, 본인의 자주성과 챌린지 정신을
우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동전을 넣고 맨 처음 옆으로 이동하는 버튼을 약간 움직이고는,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 신중한 마히루답게,
누르면 얼마나 이동을 하는지 확인하려고 했을 것이다.
「엣, 그럼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인형까지는 닿지 않지」
전 방향으로 움직이는 레버를 사용해 뽑는 거라면 시간제한 타입도 있지만, 이쪽은 버튼식으로 이제는 되돌릴 수
없다. 처음 인형 뽑기를 한 사람들이 자주 겪는 일로, 어쩔 수 없다.
이번엔 이쪽의 주의가 부족했기 때문에 살그머니 동전을 다시 넣자 마히루가 불만족스러워 보였지만, 아마네가
「괜찮으니까」하고 등을 탁 두드리며 재촉하자, 마지못해 인형 뽑기로 되돌아왔다.
약간 중심에서 어긋나 있기는 하지만, 세로축의 장소에 따라서는 뽑을 수도 있다. 전부 중앙으로 맞추지 않고도
중심이나 기계 팔의 힘을 사용하는 방법, 힘이 빠지는 타이밍을 고려한다면 뽑을 수 있다.
「무무」
팔의 위치와 인형의 중심을 생각해 「여기는 이렇게…… 머리를 굴려서……」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 떨어졌어요」
대단하네, 하고 머리를 쓰다듬자 낯간지러운 듯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는 실크와 비슷한 인형을 껴안았다.
천진난만한 미소로 꽈악 껴안고 있는 인형이 조금 부럽다고 느끼면서, 최근 자제가 잘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히루는 기쁨의 표정으로 인형을 안고 있었지만, 문득 아마네를 바라보고는 가만히 인형을 바라봤다.
「어, 나?」
「아니, 그렇진 않아. 마히루가 이렇게나 열심히 했는데, 내가 받아도 괜찮을까 해서」
「소중히 보관할게」
「어, 시이나씨?」
옆에서 말이 걸려와, 굳어졌다.
마히루도 똑같이 굳어진 채, 어색하게 목소리의 방향으로 돌아보자, 최근 익숙해진 천진난만함과 늠름함을 갖춘,
단정한 청년…… 카도와키가, 서 있었다.
87. 왕자의 추궁
「카도와키씨」
아마네의 모습을 보고는 곤란한 것처럼 눈썹을 내렸다. 아직 아마네라고는 인식하지 않은 것 같지만, 말을 한다면
분명 발각될 것이다. 게다가, 카도와키는 비교적 사람들을 잘 보고 있기 때문에, 눈치채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아뇨, 그런 건……」
단호하게 부정한 마히루에게, 미묘하게 가슴이 아파졌지만, 실제로, 사귀고 있지 않으니 부정하는 것도 당연하다.
오히려 여기서 있어요, 라고 말하는 편이 더 이상한 것으로, 기대해도 소용없다.
「…… 후지미야?」
아직 오랫동안 알고 지내진 않았지만, 그런데도 카도와키에게 통찰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아무리 아마네가
머리를 정돈해 평상시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친해지기 시작한 지금은 이제 속일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은 애초에 아마네의 얼굴을 일부러 바라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얼굴을 보고도
모르겠지만, 카도와키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아뇨, 그……」
「…… 숨겨도 소용없을 것 같으니까 말하는데, 카도와키가 말한 대로, 확실히 우리들은 2 학년이 되기 전부터
알고 있었어. 그리고 뭐 사이가 좋은 것도 인정해. 하지만, 별로 카도와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야」
「…… 그래?」
「그래」
여기서 오해를 받는다면 마히루가 곤란할 것이고, 카도와키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의혹을 받다가 밖으로 새어 나와도 곤란하다. 입막음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뭐가?」
「그건, 그, 네」
의심한다거나 평가하는 그런 종류의 시선이 아닌, 뭔가를 확인하듯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가까울까?
「뭐야」
「저, 카도와키씨」
「응?」
「아아, 그 일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숨기고 있는 이유를 왠지 모르게 알 것 같다고나 할까, 나도
그 마음을 알고 있으니까. 게다가, 말을 퍼뜨리고 즐기는 취미도 없어」
비록 친구가 아닐지라도, 아마네와 같이 수수한 타입이 겉으로 누구에게나 차별하지 않고 상냥한 천사님과
친구라고 말한다면, 반감이 있을 것이다.
「미안 카도와키」
「아니, 뭐 평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재미없는 일로 후지미야와 인연이 끊어지는 것도 싫고. 모처럼 사이가
좋아졌으니까」
남자로서 봐도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 착하기 때문에, 여자들에게 있어서는 당연히 매력적으로 비칠 것이다.
얼굴뿐만인 아니라 알맹이까지 갖추고 있으니, 남자들로서는 벽을 넘기 힘들겠지만
「응?」
「모레에 보자」
눈이 마주치자 놀리는 듯한 미소를 띠고 있다. 이것은 그만한 신뢰에 근거하는 것이기에, 아마네로서는 「응」
하고 돌려줬다.
그런 아마네와 카도와키를, 마히루는 어렴풋이 부러운 듯 지켜보고 있었다.
「뭔가, 미안하네」
카도와키와 헤어진 뒤, 잠깐 게임센터에서 놀다가 귀가한 아마네는, 소파에 앉아서 한숨을 돌리고 있는
마히루에게 사과했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다행히 카도와키는 납득을 했는지 비교적 시원스럽게 물러서긴 했지만, 마히루가 강하게 부정하고 있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들킨 것이 카도와키라서 다행이다.
나중에 추궁 받을 것은 각오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카도와키에게 계속 숨기는 죄책감이 사라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들켜서 다행이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마히루에 대한 아마네의 마음까지도 들킨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마히루 본인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문제없을 것이다.
노래방에서 놀림을 당하기는 하겠지만, 카도와키와 이츠키는 분위기를 잘 파악하기에 너무 놀리지는 않을 것이다.
「응? 아아, 뭐.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져서, 역시 저 녀석은 좋은 녀석이고 인기가 많은 것도 수긍이 간다는
느낌이야. 얼굴도 내용도 이케맨이니까」
「믿고 있네요」
인품이 좋지 않으면 접근하려고도 생각하지 않으며,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타인은 경계해 버리는 버릇이
생겼지만, 카도와키한테는 그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다.
좋은 녀석이라고, 왠지 모르게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들켜도 초조해지거나 그런 것이 없었다.
「내 어떤 점을 보고 모이는지 모르겠는데……」
「또 아마네군, 비하하고 있죠…… 카도와키씨는, 아마네군의 인품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이가 좋아지려고 한
거죠? 아마네군이 카도와키씨를 생각한 것과 똑같잖아요. 아마네군이 믿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카도와키씨가,
아마네군을 인정하고 있으니까, 아마네군도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단호하게 단언하며 아마네의 뺨을 쿡쿡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찌르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살그머니 쓴웃음을
지었다.
확실하게 자신감을 가지라며 설교 모드에 들어간 마히루에. 어깨를 떨며 작게 웃은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감사를
표했다.
「마히루는, 나를 항상 칭찬해주네」
「버릇이라서 말이야」
일단,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 원인은 알고 있고 자각도 하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알고 있어도 어쩔 수 없다.
「네?」
「…… 고마워」
솔직하게 그런 생각을 말하자, 마히루는 의아한 눈빛을 향하고…… 그리고는, 아마네의 어깨에 기대었다.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에요」
바보, 하고 꾸욱 이마를 눌렀기 때문에, 아마네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마히루의 모습을 바라봤다.
이츠키와 카도와키, 세 명이서 노래방에 가기로 약속했던 날, 예약한 방으로 들어가자 카도와키의 미소가 보였다.
「뭐」
「후지미야가 말할 만한 것도 아닌 것 같은 데」
「그건」
「사이가 좋은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잖아, 너희들의 상태. 시이나씨가 매일 밥을 만들어 주는데 말이야」
「어?」
「이츠키」
어떻게 보면 그런 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갑자기 마히루의 요리를 매일 먹고 있다는 정보를 준다면, 착각부터 할
것임이 틀림없다.
「…… 아내?」
「그렇구나」
「설득력이 없어……」
「카도와키까지……」
결코, 마히루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었지만, 카도와키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이쪽을 바라봤기에 미묘하게
자신감이 떨어졌다. 아니, 애초부터 나한텐 자신감이 별로 없긴 하지만.
여자, 특히 마히루는 경계심이 높기 때문에, 남자에게 스스로 접근할 일이 없다. 아마네는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사이가 좋아진 것은 기적에 가깝다. 어떤 의미로선 특별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자각이 있다.
다만, 이성으로서 사랑받고 있다, 라고 생각할 만큼 아마네는 자신에게 매력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너무
마히루가 가깝게 다가오고 순수하게 신뢰를 주는 것도, 일종의 의존 같다는 생각이다.
「…… 후지미야는 이상하리만큼 자신감이 없고 고집스러울 때가 있어」
「그건 말이야」
속이듯 멜론 소다를 입으로 삼키자 카도와키가 터무니없는 말을 해왔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당황했다.
「…… 뭐야 갑자기」
카도와키는 정말로 사람을 잘 관찰하고 있다며 불쾌하면서도 솔직하게 수긍하자, 왠지 쓴웃음을 지어왔다.
「뭐. 발로 차고 싶어지니까」
「알 것 같아」
애초에, 마히루에게 친애를 받고 있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다. 어떤 남자들보다도 소중히 생각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 아야야」
「때린 건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너는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다고나 할까. 중요한 곳에서 엉거주춤하고
도망치려고 하네」
「시끄러워」
둘이서 이쪽을 이렇게 말하면, 이쪽이 나쁜 것처럼 느껴진다.
「뭐, 나는 아마네가 그걸로 됐다고 한다면 강요할 마음은 없지만 말이야. 시이나씨를 좋아하고 사귀고 싶다면
조금 더 다가가야 해」
「없네」
「시끄러」
「뭐. 그렇지만, 후지미야는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해. 분명, 학교에서도 그저께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인기가 있었을 텐데. 연습이라도 해볼래?」
「연습?」
「시이나씨의 앞에서 할 수 있고, 내 앞으로 나와도 아무렇지 않다면, 친한 사람들의 앞에서라면 조금은 할 수
있다는 거잖아. 모처럼 휴일에 놀고 있는 거니까, 어때?」
「…… 즉?」
「왜?」
「아니, 사양할게」
「아냐, 사양하지 마」
「농담이지……?」
「…… 돌아오셨어요……?」
「다녀왔습니다……」
게다가 노래방이 끝난 뒤, 내친김에 아마네가 가지고 있지 않은 타입의 옷 가게로 끌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울리는 옷을 찾고 있었다.
「힘드셨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마히루는 저녁식사를 가지러 부엌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아마네도 제대로 손 씻기와 양치질을 끝마치고 난 뒤,
거실로 돌아가자, 마히루가 햄버그스테이크를 실은 그릇을 식탁에 두고 있었다.
「어떤 게 말이에요?」
뭐 타입은 다르지만 이츠키들은 상당한 미남으로, 여성의 눈에 띄기 쉽다. 이른바 역 헌팅이라는 것이다.
이츠키에게는 가장 사랑하는 치토세가 있고, 왕자님은 적극적인 여성에게 서투른 듯 웃는 얼굴로 꽤나 경계를
하며, 곧바로 거절의 취지를 전하고 있었다.
그 거절하는 모습도 그녀들의 자존심이 손상되지 않을 듯한 부드러운 말투와 태도였기 때문에, 특별하게 다투는
일 없이 넘어갔다.
어느 쪽일까 하고 말하자면, 아마네보다는 두 사람이 목적으로, 아마네는 어디까지나 덤이다. 애초부터 자각은
하고 있지만 붙임성이 안 좋기 때문에, 낯선 사람들이 말을 걸기 어렵다는 것도 있다.
어깨를 움츠리며 쓴웃음을 지었지만, 왠지 마히루는 입술을 다물며 산 모양을 만들고 있었다.
「무슨 말이야」
---
아마네와 헤어진 뒤, 두 사람의 이야기.
「뭐가?」
「시이나씨 말이야」
「아니―, 내가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데이트…… 라고는 본인이 인정하지 않았지만, 데이트에 우연히
만났을 때의 시이나씨의 얼굴을 보니까 승산이 없을 것 같았으니까」
「원망 같은 건?」
「경계하는 거야?」
「……」
「그렇다기보단, 나는 시이나씨와 내가 동류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이성에게 질린 타입. 사랑을 받아서 기쁘다고
생각하는 반면, 너무 사랑이 무거워서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괴로워하는 거랄까. 나랑 같아 보이지만, 나보다 더
잘 그 상태를 정리하고 있었으니까. 힘들지 않은 듯 웃으며 모든 것을 숨길 수 있는 강함을 동경했어. ……
그러니까, 저렇게 제대로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낸 뒤, 마음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옆으로 끼어들어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응원하고 싶어졌어」
「칭찬하고 있는 거야」
「하긴」
「…… 그런가」
「바보 취급 하는 거야?」
「안 했어」
「나 참. …… 이츠키도 힘내라」
「물론」
골든위크가 끝나고 학교가 시작되어, 반으로 들어가자 교실이 술렁이고 있었기에 아마네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늠름하면서도 청초한 모습으로 주목받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늘만큼은 호기심이 섞인 시선이 많이 향하고 있다.
「저, 저기 시이나씨」
데이트의 정의는 기본적으로 남녀가 날짜를 정하고 만나는 것으로, 잘못되지는 않았지만…… 그녀들은, 엄격하게
데이트의 의미를 따지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여자들은 타인의 사랑 이야기를 즐거워하는 법이다. 아마네로서도 평소라면 보통 있는 일이구나 먼
곳을 바라보며 넘겼겠지만, 당사자로서,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시이나씨, 그 사람이랑 사귀고 있었어? 처, 처음 알았어!」
마히루의 말에는 아무런 거짓이 없다. 그렇게 여겨지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상하게 해석될 수 있는 말을 주고 있을 뿐이다.
순간, 슬쩍 이쪽을 바라본 뒤, 천사님이 아닌 미소를 띠었으므로, 아마네는 기쁘기도 하면서 부끄러워지는 이
기분에 이마를 눌렀다.
똑같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것 같은 이츠키가 겨우 미소를 띠며 어깨를 두드리는 것을, 아마네는 단번에 피로가
덮쳐와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오후에 체육이 있었기에, 점심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고파서 감자튀김을 손에 들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이츠키가 아침의 소동을 떠올렸는지 쓴웃음을 지었다.
「부정을 할 수는 없었을까?」
지금까지 했던 대로 부정을 했으면 되지 않았을까,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모르겠다.
「그건」
「그런 걸 봤는데, 사귀지 않는다고 부정하는 건 무리가 있지. 그렇다면, 저렇게 말할 수밖에 없잖아」
확실히, 지난번에 외출은, 주변에서 보면 분위기가 좋은 데이트처럼 보였을 것이다. 손을 잡거나 달라붙으면서
서로 웃고 있었으니까, 모르는 사람이 봐도 연인처럼 보였을 것이다.
「퍼포먼스?」
「…… 과연」
인기가 있는 쪽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잘 모르겠지만, 역시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극소수의 그 인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인간은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에는 무리인 것이다.
「근데, 아마네」
「왜?」
고개를 갸웃하는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어이가 없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이윽고 어깨를 움츠려, 일단 화제를
끝내는 것 같다.
「…… 알고 있어」
마히루와 만나고 난 뒤부터는 그렇게까지 자기혐오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지만, 자신감이 나오지 않는 건 변함이
없다.
「그럼, 이야기를 하고 싶어질 때 들어줄게」
「뭐가 됐든, 너는 좀 더 자신감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 과거의 너와 지금의 너는 다르니까. 차라리 이미지
체인지를 해서 다시 태어나도 괜찮을 정도라고?」
「기세?」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마히루는 가뜩이나 부모님 때문에 그런 것에 민감한데,
사귀지 않는, 그것도 믿고 있는 상대에게 그런 일을 당한다면 단번에 혐오를 할 것에 틀림없다.
「껴안는 것 정도는」
「너 나를 뭘로 보는……」
「자신감 없고, 장황하기만 한 바보 자식. 무의식적인 스킨십은 할 수 있으면서 의식적으로 스킨십을 하지는
않는 닭대가리 자식」
마히루는 치토세에게 어디까지 말을 한 걸까. 그래서 지금까지 치토세한테 가끔씩 이상한 시선을 받은 걸까
「간단하게 말하지 마」
「너무 답답해서 때리고 싶어지니까. 그만큼이나 마음을 열어주는데, 성희롱을 하지 않는 한에서 스킨십을 해도
되잖아. 치이한테 들었는데, 머리는 쓰다듬고 있다며? 그렇다면 포옹도 할 수 있을 거 아니야」
「무리인 걸 말하지 마」
그것은 망가질 것만 같은 마히루를 지지하기 위해서 한 일이며, 연애적인 의미가 아니었기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포옹을 하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마히루가 허락을 해주기나 할까,
「아니야…… 역시……」
히죽히죽 웃고 있는 이츠키에게 「남의 일이라고 맘대로 말하고 있네」하고 중얼거린 채, 아마네는 감자튀김
상자에 남아 있던 작은 감자튀김을 입으로 넣었다.
92. 천사님과 포옹
「…… 마히루」
「네」
헤어질 때 「포옹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배짱을 가져라」라고 전력으로 등을 물리적으로 밀렸다는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정말로 포옹을 하는 걸 허락해줄까,라는 호기심이 있었다.
게다가, 마히루는 가늘고 부드러우며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역시 같은 나이대의 남자로서 만지고 싶다는
충동도 있다. 이것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충동과도 같은 것이다.
다만, 바보같이 솔직하게 「안아도 될까」라고 묻기에는 곤란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차가운 눈으로
째려볼 가능성이 있다.
확실하게 주제는 이것이 아닐 거라고 알고 있을 것 같지만, 마히루는 아마네가 이야기할 마음이 없다는 걸
알았는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네」
갑작스러운 화제에도 마히루는 대응을 해줬지만, 자신의 한심함과 담력이 없다는 모습을 다시 한번 통감하자
가슴이 아파졌다.
「……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나 정말 안되겠구나……」
「하─…… 말할 수 있을까……」
「뭘 말이에요?」
「안아도 될까,라는 걸」
「말하네요」
끔뻑하고 눈을 깜박인 뒤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도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못 들은 걸로는?」
「할 수 없어요」
「달라요?」
아마네로서는, 마히루니까 포옹을 하고 싶고, 부드러움을 즐기고 싶어서…… 이렇게 말하면 변태처럼 들리겠지만,
스킨십을 하고 싶은 것뿐이며, 비록 어떤 글래머러스한 미녀가 다가오더라도 NO 라고 할 자신이 있다.라고나
할까 낯선 여성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러려고 하는 걸까, 하고 의심하면서 함부로 다가가고 싶지 않겠지만.
그리고 희미하게 새하얀 피부가 안쪽부터 희미하게 물들기 시작해서, 다시 실언을 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되면 이쪽도 부끄러워져서 더 이상 참지 못한 채, 뺨이 붉어진 채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그, 그게─」
「…… 안아주실래요?」
이렇게 분명하게 포옹을 하게 된 것은 이번으로 두 번째이지만, 마히루가 울었던 그날과는 달리, 마히루는 자신의
의사로 아마네의 팔 안에 있다.
거기에, 뭐랄까…… 가슴근처에서 명치에 맞닿은 부드러운 것은 질량이 확실하게 느껴지기에, 마히루의 스타일의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히루가 곁에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나 할까, 피부가 닿고 있어서 행복한 기분이 든다.
「그래?」
「오늘 여러 가지 말을 들었잖아요」
「…… 마히루」
「…… 그렇구나」
「응」
그런 힘찬 말을 건네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표정을 숨기듯 마히루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의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지를 받아서 웃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모습도 자신다운 모습일지 모른다.
「네」
쉬는 시간에 칠판에 적힌 내용을 정리한 노트를 바라보고 있자, 말을 걸어온 이츠키가 약간 놀란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응…… 뭐, 조금 노력해보려고」
변명하지 않고 더 이상 비굴해지지 않으며, 자신에게 자신감을 갖겠다는 목표가 생겨서, 우선 자신감을 키우는
첫걸음으로 성적을 올리기로 했다.
역시 마히루에게서 1 위를 탈취하기엔 무리이기 때문에, 일단은 10 위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적이 진학에도
강하게 관련되기 때문에, 좋다고 한다면 좋은 일이다.
지금은 격려만 받았을 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만한 가치가 있는 적당한
일을 완수할 필요가 있다.
전애했던 남자의 스타일을 평상시에 하라는 말이겠지만, 그런 식으로 해도 아마네가 자신감을 가지진 못한다.
그것과 더불어, 단순히 지금 화제의 남자로서 등장해 버리면 남자들의 질투로 살해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으므로 조금 꺼리고 있다는 것도 크다.
기본적으로 연애의 연자도 화제로 오르지 않았던 천사님이 스스로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했으니,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눌러꺾기에 충분한 위력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같이 걷는 모습을 들켜서, 특별히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부정했었지만, 이번에 마히루는 굳이 암시하듯
말했기 때문에 억측이 억측을 불러 큰일이 되어 버렸다.
그 남자인 아마네로서는,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해 그다지 흥분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나로선, 빨리 아마네가 비포에서 애프터로 바뀌어, 모두가 깜짝 놀라면서, 내 자랑스러운 친구야,라고 말하고
싶은데」
「무슨 의미야?」
「…… 그런가」
좋은 친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그것을 겉으로는 들어내지 않은 채 살짝 고개를 돌리자, 이츠키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는 듯이 유쾌하게 웃었다.
아마네가 이번 시험에 집중해 공부한다고 하기에, 내친김에 이츠키과 카도와키가 같이 공부해도 괜찮냐며 권유를
해왔다.
아마네로서는, 이츠키들이 있어도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모임 자체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지만
…… 밥을 만들러 와주는 마히루로서는 어떨까 걱정이 된 것이다.
「뭐 마히루만 괜찮다면. …… 치토세도 부를래? 뭐 예정이 비어 있을지 모르겠고, 그 녀석이 성실하게 공부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
그 녀석들,이라며 쓴웃음을 지으며 기름이 붙은 접시를 뜨거운 물로 흘리며 설거지를 시작하자, 마히루도
조그맣게 미소를 지으며 남은 음식들을 냄비에 넣었다.
이 여유로운 발언은 마히루가 평소부터 노력을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냉장고에 보관된 저녁은 내일 아마네의 아침밥이 되기 때문에, 빨래를 하면서 마히루에게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저녁식사뿐만이 아니라 아침 식사까지 마히루의 수제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건강해졌다.
「의욕?」
포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라는 말을 첨가하며 미소를 지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접시를 씻으며 「굉장한
포상이야」라며 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중얼거렸다.
「실례합니다」
시험 전 토요일, 약속 대로에 찾아온 이츠키, 치토세, 카도와키의 세 사람은 10 시경에 와서, 목소리를 맞추며
현관에서 복도로 올라섰다.
「마히룽은?」
덧붙여서, 오늘은 로스트비프를 만든다는 것 같다. 만들어서 재워두면 점심시간쯤에는 알맞은 부드러움을 가진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시끄러」
「그 이상 말하면, 점심 안 준다」
「왜 그래?」
휙 하고 고개를 돌리자, 이츠키가 입가를 억제하며 싱글벙글 웃고 있었으며, 그것이 어머니의 미소와 연상되어
울컥했기에 가볍게 정강이를 걷어찼다.
「신경 쓰지마」
수수께끼의 미소를 띠고 있는 이츠키를 걱정한 듯한 마히루지만, 이것은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
「전부」
「저, 전부……」
별로 공부를 못한다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치토세이지만, 수학은 잘 못하는 듯, 낙제점을 간신히 넘기고 있다.
전부라는 단어에 마히루의 뺨이 희미하게 경련이 났지만, 실제로도 잘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기초가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녀석은 응용문제에 약하니까, 응용문제에 어떻게 공식을 적용시킬지 하는 사고방식을 가르쳐
주는 편이 좋을 거야」
「공식은 괜찮아요?」
「…… 괜찮지?」
「아마도......」
괜찮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마히루가 열심히 노력해줬으면 한다. 그녀는 머리가 나쁘다기보다는,
사용법을 몰라서 잘 하지 못한다는 게 올바르기 때문에, 그것만 이해를 시킨다면 그 나름대로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하하」
「웃어넘기려고 하지 말고 공부해」
카도와키는 성실하게 교과서와 노트를 열고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츠키와 치토세도 그를 본받아 줬으면
좋겠다.
덧붙여서 카도와키에게는 이렇다 할 만한 못하는 과목이 없고, 뭐든지 평균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우수한 남자다.
치토세의 가정교사는 마히루에게 맡기고, 아마네는 자신을 위해 준비한 세계사 교과서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 아, 힘들어―」
공부를 시작한 지, 2 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치토세는 힘이 빠진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뒤로 넘어지듯
누웠다. 그리곤 그대로 뒹굴뒹굴 몸을 굴렸다.
「그렇네요, 벌써 점심시간이네요……」
「마히룽의 밥!」
「오늘의 점심밥은?」
「낮부터 사치스러워……」
「고마워」
확실히 먹고 싶다고는 말했었지만, 정말로 만들어 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기 때문에 역시 마히루다.
아마네가 생각했었던 것보다는 번거롭지 않았던 듯, 점심으로 고기를 먹고 공부에 힘쓰자는 일이 되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정리된 행주를 바구니에서 꺼내 적시고 짜는 동안, 마히루는 냉장고에 넣어뒀던 포타주가 들어있는 냄비를 꺼내
그릇에 얹었다.
「알았어」
「그러니까 말이야」
샐러드는 물론이고, 로스트비프도 넉넉히 준비되어 있어, 남자 고등학생 세명이라도 만족할만한 양이다. 콘
포타주는 양이 많아 다른 한 그릇에 담아뒀다.
「맛있게 드셔주세요」
「맛있어―」
곧바로 로스트비프를 입으로 옮기며 소리를 지르는 이츠키에, 마히루도 안도한 듯 미소를 짓는다.
「맛있어, 시이나씨」
「또, 겸손을」
치토세도 싱글벙글 웃으며 「맛있어─」하고 말하곤 맛있게 고기를 먹고 있다. 그 기세는 이츠키에 뒤지지 않는
속도로, 따로 나눠놨던 로스트비프가 점점 사라져 간다.
로스트비프는 지나치게 끓이면 맛이 없어지는데, 이 로스트비프는 알맞은 간으로 알맞게 익어서, 부드럽고
촉촉하다.
퍼석퍼석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고기의 맛도 사라지지 않아서 씹을 때마다 고기의 맛이 입안에 흘러넘쳤다.
「그래? 다행이다」
「유우~, 맞는 말이야―」
「마히룽은 신부 수업 같은 게 필요 없을 것 같아」
「중요한 거?」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뭐, 마히룽한테는 요리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잘 부탁해, 마히룽」
뭔가가 함축돼있는 미소로 마히루를 바라본 치토세에게, 마히루는 미묘하게 안절부절못하며 어깨를 움츠리곤,
어렴풋이 뺨을 물들였다.
「너무 엄해」
「기분 전환을 위해서 노는 건 괜찮지만, 넌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하니까.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될 때 놀아」
나는 공부를 계속할 테니까, 하고 참고서에 실린 문제를 풀면서 돌려주자, 미묘하게 뺨을 부풀린 치토세가 시야의
구석에 비쳤다.
아마네는 1 시간마다 잠시 휴식을 하고 있었기에, 길게 휴식을 취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고, 공부를 하는 것
자체도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오래 할 수 있다.
「아마네, 하고 싶어」
「공부모임의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뭐, 따로 놀아도 상관은 없어. 컨트롤러도 네 사람분을 준비했고,
휴식을 취할 겸 하는 게 어때?」
「나는 아까 휴식했어」
「유타도 할래?」
「응」
이츠키와 치토세보다도 성실한 카도와키도 잠시 휴식을 취할 겸 게임에 흥미를 나타냈으므로, 아마네는 알아서
하라는 태도로 취한 뒤, 다시 참고서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덧붙여서 마히루는 옆에서 조용히 문제집을 풀고 있다. 집중력이 끊어진 기색도 보이지 않는다.
「마히루는 놀지 않을 거야?」
「저는 좀 더 공부할게요」
「그래」
아마네로서는 이번에 성실하게 하겠다고 다짐했었기 때문에 그만두지 않은 것뿐이었지만, 마히루는 순수하게
성실히 공부를 하기에 감탄했다.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항상 선두를 지키고 있는 거겠지만, 그 노력을 아끼지 않는 점이 마히루의 대단함
점이며 훌륭한 점일 것이다.
종이에 글씨가 쓰이는 소리와 지우개가 스치는 소리, 그리고 옆에 있는 마히루의 숨결이 뚜렷하게 들린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흥얼거리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교사마다 출제 경향을 떠올리며 출제될 것만 같은
문제들을 중점적으로 풀었다.
작년부터 계속해서 수업을 맡고 있는 교사도 있어서, 그 교사의 시험은 의외로 편하다. 성격이나 수업에서 다루는
방법을 볼 때, 어디쯤에서 문제를 낼지는 작년에 제대로 파악했다.
치토세한테도 일단 이 근처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가르쳐주고 있다. 거짓말을 한 형태긴 하지만, 그렇게
빗나갈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공부한다면 낙제점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네군, 여기요」
작은 각설탕 1 개와 포션 밀크 1 개가 들어 있을 것이다.
「항상 먹는 걸로 괜찮죠?」
「응. 고마워」
「이건?」
커피도 세 사람분 준비되어 있는데, 그쪽은 설탕이나 우유를 자유롭게 먹으라는 스타일로 스틱 설탕과 포션
밀크가 쟁반에 실려 있었다.
「치토세씨들도 드세요」
「아니에요」
간식 타임에 기뻐하는 세 사람을 기쁜 듯이 바라보며 돌아오는 마히루에, 아마네도 자연스럽게 입가가 느슨해졌다.
나쁘지 않은 달콤함에, 그리고 마히루의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모른 채, 아마네는 자신을 속이듯 참고서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역시 공부가 계속되면 집중력이 끊어지기에, 중간부터는 공부를 멈추고 아마네도 참가하게 되었다.라고나 할까,
집중력이 끊어진 원인이 연속된 자습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사랑을 받고는 있지만 그런 이성적인 의미는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아마네는 가사를 정말 못한다. 아니, 노력하면 살아가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는 할 수 있지만, 마히루에게
도움을 받고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봐주고 싶다는 의미에서의 힘쓴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좋아하기 때문에 보살펴주고 싶다는 걸까.
마히루를 좋아하는 몸으로서 후자에 기대고 싶고, 결코 말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마히루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라는 것을 상상하는 시점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앗」
게임을 하던 도중에 걱정을 한 탓에, 조작 미스로 캐릭터를 낙사시키고 말았다. 남은 목숨도 없기 때문에 부활도
할 수 없어, 한발 빠지게 되었다.
평상시라면, 카도와키의 실력을 몰라도 바로 패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사고가 마히루의 말에 쏠렸다는
말이 된다.
시계를 슬쩍 바라보는 마히루의 시선을 좇듯이 시선을 옮기자, 시간은 7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저녁식사 준비를
하기엔 조금 늦은 시간일 것이다.
「그렇네. 치이는 시이나씨의 집에서 자고 싶겠지만, 갈아입을 옷도 없고. 본인한테 허락도 받지 않았지, 게다가
시이나씨의 것은 사이즈가 맞지 않을 것 같고」
「물론 키입니다. 네」
「다음에 또 자러 와주세요」
「괜찮아?」
「네. 미리 말해준다면요」
「들킨 건가」
평소보다 많은 요리를 만드는 것은 그녀이기 때문에, 이것은 혼자서 결정할 수 없다. 만약 허락이 나오지
않는다면 외식이나 편의점 음식을 먹는 걸로 되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남자끼리의 숙박이란 느낌이라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괜찮지」
「왜냐고?」
히죽히죽 웃음을 띤 이츠키에 뺨에 경련이 일어나고, 카도와키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안도한 것처럼 미소를 띠었다.
사실은 물어볼까 말까 망설였지만, 이츠키가 돌아갈 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니 「괜찮으니까 물어봐」
라고 말하면서 발로 찼다.
물리적으로 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복수를 했지만, 그에게 후회하는 모습이 없어서
의미가 없었다.
「읏」
실제로 마히루한테는 많은 신세를 지고 있다. 그녀가 없다면, 아마네는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후후」
여러 가지 의미로 그녀의 포로가 되어 있어서, 떨어지기 어렵다. 그렇다고나 할까 떨어져 있고 싶지 않다. 물론,
좋아한다는 이유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겠다며 마음속으로 자조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마네에게 다가섰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달콤하고, 그러면서도 자극적인…… 어딘가 요염함조차 느껴지는 미소. 소악마라고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본인의 말대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 것만 같은 미소는, 아마네의 심장을 몰아세우는데
너무나 충분했다.
경직된 아마네를 만족스럽게 바라본 마히루가 「그럼, 밥을 만들러 갈게요」라며 평소에 짓는 미소로 돌아와
부엌으로 향하는 것을, 아마네는 타오를 것만 같은 얼굴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아마네는, 공부 모임이 끝난 뒤에도 부지런히 공부를 하고 시험에 도전했다. 단순히 처음 목적인 자신 자신을
자랑스럽게 만들려고 하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마히루의 그 미소를 머리에서 내쫓기 위해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것이 컸다.
가능한 그 말과 표정에 사고를 할애하지 않도록 공부에 집중한 결과―― 이번에 6 위가 된 것일 것이다.
「금욕적인 녀석……」
향후의 대학 수험을 생각한다면, 이걸로 만족하고 멈추기엔 언어도단이다. 벼락치기로 어떻게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를 대비한다는 의미로서도 공부에 힘을 쏟고 싶다.
덧붙여서 마히루는 이번에도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역시라면 역시지만, 평소부터 노력한 덕분이기 때문에,
역시라는 말로 정리할 수는 없다.
천사님 모드의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동요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하면서 가볍게 웃었다.
「…… 응」
「그렇네」
포상의 존재가 떠올라서, 몸부림치고 싶어졌다.
그러고 보니, 마히루의 무릎베개 및 귀이개의 약속이 있었던 것이다. 머리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내쫓고 있었기
때문에, 잊고 있었지만, 10 위 이내로 들어가면 해 준다고 했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은 포상을 받게 되었지만, 마히루는 아무것도 없어서 포상을 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를 위한 포상이요?」
아마네로서는 저녁식사 뒤에 기다리는 포상이나 지난번의 소악마적인 미소가 떠올라 침착해지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마히루는 이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어디까지나 상정 외라는 색으로 얼굴을 붉혔다.
「별로 갖고 싶다고 하는 건 없어요」
「해줬으면 하는 일은……」
욕구가 없다고나 할까,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도 안
좋기에 포기하기로 했다.
「저로서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제가 정말로 이루고 싶은 소원은, 스스로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뭐라고 생각해요?」
「…… 모, 몰라」
「그럼, 아마네군」
당연한 듯이 소파의 구석에 앉아 무릎을 탁탁 두드리며 미소를 짓고 있기에, 아마네로서는 「읏」하고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덧붙여서, 오늘의 마히루의 옷은 쇼트 팬츠에 검은색 타이츠로, 옷 위로 무릎베개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옷이 너무 얇기 때문에 감촉이 잘 느껴질 것이다.
「…… 아니 그」
「싫다면 하지 않으셔도……」
타이츠에 덮여 있으면서도, 허벅지는 아마네를 유혹하듯 무방비인 상태로 매끄러운 각선미를 드러내고 있다.
본인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겠지만, 오늘의 마히루는 아마네를 죽이고 있는 중이다.
본래라면 어떻게든 거절해서 심장과 정신의 안녕을 도모해야 했겠지만, 포상이라는 명목과 아마네의 남자로서의
욕구가, 마히루의 허벅지쪽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전에도 느꼈지만, 역시 부드럽다. 전보다 옷이 얇기 때문에, 감촉이나 따듯함이 잘 전해져 와서, 아마네의
심장을 몰아세운다.
5 월이라 약간 기온도 높아졌기 때문일까, 마히루가 입고 있는 셔츠도 얇다. 더불어 몸의 라인이 돋보이도록 입고
있다.
옷 너머로도 알 수 있는, 중력을 따르면서도 예쁜 형태를 유지하는 그것에, 아마네는 위를 바라보는 것을 멈췄다.
아마네의 마음속 절규를 모른 채, 마히루는 뭔가 두근두근하는 분위기와 미소로 그렇게 선언한 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귀이개와 티슈로 손을 뻗었다.
(!?)
말로 할 수 없는 비명을 마음속으로 한 아마네를, 마히루가 알아챈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곧바로 귀이개를 들고
몸을 일으켰다.
아마, 마히루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아마네가, 그 부드러운 감촉과 질량을 피부로 맛보았다는 사실을.
심장이 소란스럽다.
그런데도 날뛸 수는 없기 때문에 얌전히 있으면서 테이블의 측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천천히 귀의 구멍에
딱딱한 것이 들어왔다.
스스로 하면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데 마히루가 하니 묘한 기분이 되는 것은, 아마 자신의 의사로 할 수 없다는
것과…… 좋아하는 여성이 해주고 있다는 흥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분이 좋다고 단언하기에는 조금 답답하고, 그러면서도 욕심을 부리고 싶은 이상한 기분이 든다. 적어도,
이대로 귀이개를 하는데 저항이 없을 정도로, 뭐라고도 말할 수 없는 좋은 점이 있었다.
「아프지 않아요?」
「…… 아마」
「아마네군도 남자네요」
남자가 아니라면 이렇게 마음속으로 흥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이렇게나 응석을 부리며 가까이
밀착하는 것에 허가를 받다니, 당황하지 않고서는 어쩔 수 없다.
「후후, 아마네군은 신사니까요. 별로 관심이 없는 줄 알았어요」
「만일 내가 신사라고 해도, 언동과 속마음은 별도야. 너도 조심해, 남자는 좋은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혼자가
되면 덤벼드니까」
눈썹을 찌푸리면서도 반대쪽의 귀를 내밀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배가 있는 쪽으로 얼굴을 향한다고 하는 새로운
고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래를 바라봤다간 쇼트 팬츠를 입고 있다고는 해도 대참사이기 때문에, 얌전히 배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욕망에 솔직해질 수만 있다면 아마 천국이겠지만, 주저와 갈등의 틈에서 발버둥 치는 아마네로서는, 지옥 쪽으로
한 발짝 내딛고 있는 셈이었다.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렇기 때문에, 솔직하게 귀청소를 받아들이며 자신의 욕구를 숨길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마음없이 단순히
응석을 부리는 천사님의 장래가 걱정되기 때문에.
마히루는 아마네의 태도에 의문을 품은 것 같지만, 아마네가 마히루와 시선을 맞추지 않도록 마히루의 옆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추궁하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귀를 청소했다.
「…… 마음대로 해」
당장 도망친다면, 더 이상의 갈등을 느끼지 않아도 되겠지만, 슬프게도 아마네는 남자로서, 무릎베개를 계속
받을 수만 있다면, 계속 받고 싶다고 생각해버렸다.
「조금만 더 하면 끝나요」
「네, 끝났어요」
아이를 어루만지는 것 같은 다정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빗어 넘기는 마히루에, 부끄러운 마음과 몸을 맡기고
싶다는 감각이 동시에 느껴졌다.
(…… 어쩔 수 없잖아……)
여성스러운 향기와 따듯함을 충분히 만끽하며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쓰다듬어진다, 이렇게 말하면, 그리 대단한
일은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 누구 탓인데」
「제 탓이죠」
「아마네군은 응석을 부리게 된다고 나 할까, 만지고 싶어져요. 아마네군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느낌이 좋아요」
「…… 그래?」
머릿결이 좋다고 한다면 그녀의 쪽이 좋으며, 아마네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마히루의 것은 항상 만지고
싶어지는 감촉이며, 향기가 너무 강하지도 않고 희미하게 비누 향기가 나서, 남자로서 견딜 수 없다.
「그렇구나. 근데 평소에 마음대로 만지고 있는데, 괜찮아? 머리카락은 여자의 생명이라고 말하잖아」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마히루의 말에 표정이 이상하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머리를 빗는 손은 멈춰 있다.
스으, 스으, 하고 온화한 호흡을 반복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무방비하잖아」라고 중얼거리면서 시계를 바라보곤,
뺨에 경련이 일어났다.
앞으로 1 시간만 더 지나면 날짜가 변한다. 무릎베개를 받았던 시간이 뒷정리를 마친 뒤 21 시가 넘어서였으니,
약 2 시간 정도 무릎베개를 받고 있었다는 것이 된다.
남자의 집이기 때문에 조금은 더 경계를 해줬으면 좋겠지만, 애당초 무릎에서 잔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마히루를 깨운다기보다는, 지금은 재워놓고 일단은 목욕부터 하기로 했다. 어쩌면, 목욕을 하고 있는 동안에
마히루가 일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마히루, 일어나」
말을 걸며 가볍게 흔들어 보지만, 일어날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정말로 의식이 없는 듯 점점 몸이 기울어지기에,
일단은 마히루를 지지했다.
지금은 봄이기 때문에, 마히루에게 침대를 빌려주고 바닥에서 자도 몸이 안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대로 마히루를 안고 자고 싶지만, 다음날이 큰일 일 것 같아서 실행으로는 옮길 수 없다.
스스로 배짱이 없는 남자라고 자각을 하면서도 미움을 받고 싶지는 않아서 참을 수밖에 없는 아마네는, 마히루를
옆으로 내려놓아 자기 방의 침대에 재웠다.
마히루를 옆으로 내려놓기 전에 침대를 미리 정돈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마히루에게 이불을 덮어주면 완성이다.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은, 마히루를 소중히 여기고 싶다는 마음과 덮친다는 것에 거리낌이 있기 때문으로, 안전성이
보장된 것이 아니다. 이성을 다 내팽개치고 행동한다는 가능성이 없지 않다.
「…… 으응」
섬세한 속눈썹이 매달린 눈꺼풀이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은 느린 속도로 올라오고, 캬라멜색의 눈동자가 초점이
맞지 않는 채 드러난다.
멍하니 어디를 보고 있는지 모르겠는 졸린 눈빛은, 자고 일어날 때 나타나는 특유의 모습일 것이다. 마히루는
비교적 일어난 직후, 사고가 돌지 않는 타입으로, 아마 졸음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일어났어? 내가 일어나니까 네가 자고 있어서 침대로 옮겼는데, 일어났으면 집으로 돌아가. 돌아가지 않으면,
오늘 밤에, 안고 자는 베개처럼 취급할 거야」
안고 자는 베개 정도로 끝내는 걸 생각하며 스스로 배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덮치겠다고 말하고 미움을
받아 울음을 터뜨렸을 쇼크를 상상해보면, 도저히 말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어이」
「…… 으응─……」
「…… 으응」
갑작스러운 일에 경직되는 아마네를 안중에도 없다는 듯 꼼질꼼질 몸부림을 치며 자기에 좋은 포지션을 찾고 있다.
본인은 잠에 빠져서 모르겠지만,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고 하는 일은 간단하게 팔 안으로 들어가는 거리와
몸의 자세다.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손을 뻗으면, 아마네가 선언한 대로 안고 자는 베개 취급을 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지만, 어쩌면 아마네가 바라는 호의를 조금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이런 희망을 품게 된다.
진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시점에선 적어도 무의식적이기는 해도 아마네의 침대에서 자는 것에, 아마네가
있다는 것에, 만진다는 것에, 저항은 없다.
「…… 난 분명 말했었다고」
좋아하는 여성이 아무런 방어도 없이 자신의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오히려 이렇게 참고 있다는 것을
칭찬해줬으면 좋을 정도다.
「!?」
마히루가 아마네의 이성을 계속해서 깎게 만들어서, 무심코 부둥켜안고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말았지만, 평상시의
아마네라면 있을 수 없는 판단이다.
그만큼 마히루의 소악마적이면서도 자애로운 행동에 이성이 깎이고 있었다는 것이지만, 변명은 되지 않을 것이다.
마히루가 방심하고 아마네를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하고 무해한 멍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나쁘지만, 욕망에
진 자신도 좋지 많은 않다. 마히루에게 꾸짖어야 되겠지만, 자신한테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런 얼굴로 자고 있는 마히루를 깨우기가 망설여진다. 깨워서 주의를 주고 싶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껴안고
바라보고 싶다는 좋지 않은 욕망이 머릿속에 드리웠다.
당장 뿌리쳐야 할 욕구를 뿌리칠 수 없는 시점에서, 그저 수상한 남자로 전락하고 말아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얼마나 욕망에 지고 있었는지 알게 되어 아침부터 기분이 다운된 아마네였지만, 마히루가 아마네의 일어난
낌새를 눈치챘는지, 아니면 본인의 아침이 빠르기 때문인 건지, 꼼지락꼼지락 몸부림을 치며 움직였다.
「응…… 으으……」
물렁, 두 사람의 사이에 산이 형태를 바꾼 시점에서, 한계를 맞이한 아마네는 마히루를 떼어 내고 일어난 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벽에 머리를 부딪쳤다.
「…… 아마네군?」
되돌아보자, 몸을 일으킨 마히루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잠에서 막 일어났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난잡했지만,
그것이 또 다른 청초한 분위기를 풍기게 만들어 바라보기가 힘들다.
우선 지금은 제대로 마히루와 눈을 마주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아마네는 또다시 벽에 이마를 가져다 댔다.
「안녕하세요. …… 뭘 하고 계신 거예요?」
「…… 왜요?」
번뇌를 처리한다는 목적으로 뇌세포를 죽이는 작업을 하고 있자, 역시 마히루로서는 곤란한 듯 「에에……?」
하고 약간 졸린 듯한 소리를 지른 뒤, 아마네를 멈추 듯 아마네의 허리에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 마히루씨」
「네……?」
「네, 네」
「…… 우선, 조금 떨어져 줄래? 그, 제대로 사과하고 싶기도 하고, 가, 가슴이 닿고 있으니까 달라붙는 건
참아줘……」
등에서 느껴졌던 부드러움과 따듯함이 사라졌지만, 순간 그것을 아쉽다고 생각해 버린 자신이 부끄러워서 어쩔
수가 없다.
「그럼 제가 나쁜 것뿐이에요……」
평소라면 옆에서 잔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작년 말에는 소파에서 잤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아, 아마네군은」
「응?」
어제의 태도나 잠이 덜 깬 상태의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호의를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웃지도 못하고 쇼크로 죽을 것 같아서 확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제의 태도로
볼 때, 희망을 품어도 괜찮을 것이다.
「…… 그, 그건, 이해하고 있어. 그렇지만, 내 앞에서 자는 건 별개의 문제야. 나도 남자니까…… 알겠지?」
다만, 만약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방심을 해서는 안 된다.
「잘도 말하네」
아마네는 한 손으로 머리를 긁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네는 마히루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로서, 그녀가 계속해서 무방비한 상태로 있는다면 머지않아 폭주해버릴
것이다.
휙하고 상냥하면서도, 기세를 붙여, 마히루의 몸의 자세를 쓰러뜨리듯 누른 뒤, 그대로 마히루에 위를 차지한다.
「…… 나는, 평범한 남자야. 참을성이 많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욕망이 있다고」
굳이 숨기고 있는 것은, 마히루를 상처 입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으로 태어나 지금까지 쌓아온 상식이
그것을 막고 있을 뿐, 그것이 없어져 버린다면 욕망이 쉽게 겉으로 나온다.
한숨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대자, 마히루가 시선을 돌리더니, 이윽고 꽉 눈을 감았다.
수치심으로 인해 바라볼 수 없게 된 듯, 뺨을 붉게 물들이며 떨고 있다.
세면대 거울로 본 자신의 얼굴도 마히루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새빨갖게 물들었기 때문에, 작게 신음소리를 내며
수도꼭지를 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3 화
103. 천사님과 충고
「마히루」
「네, 네……」
아무래도 아마네가 쓰러뜨렸던 일을 의식하고 있는 듯, 닿으려고만 하면 희미하게 얼굴을 붉히곤 허둥지둥 못하는
모습이 되는 것이다.
본인이 아마네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에는 틀림이 없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온기가 멀어진 것은, 역시 아쉽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불평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기분이 다운되는 것은 남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떨어져 있을까?」
「사회적으로」
사귀지도 않는 여성과 같은 침대에서 밤을 보냈다는 것이 밖으로 새어 나가면 큰 문제로, 이대로 마히루가
방심하고 아마네를 받아들였다면,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조심해줘. 내가 뭔가 할 틈을 주지 말아 줘」
그녀의 신뢰를 배반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녀를 만지고 싶어서 미치겠다는 마음이 공존하고 있다.
무방비 상태라면, 만지면서 즐길 자신이 있다.
마히루가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방심하고 있는 건지, 사람으로서 신뢰를 해서 방심을 하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 슬슬 인내심의 한계에 가까워졌다.
「뭐가?」
「그 사람이랑 싸웠어?」
감이 날카로운 이츠키는 아마네와 마히루의 미묘한 거리감을 헤아린 듯, 점심시간에 그런 말을 물어왔다.
「…… 시끄러워」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다. 카도와키의 말처럼, 마히루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때까지
고백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사귀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만, 주변의 원망이 두려워서 그다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이
인기 있는 폐해가 이곳에도 나타나고 있다.
마히루와 사귀게 되면, 질투는 받겠지만 어울리는 남녀가 사귀게 되었구나, 하고 인정을 받을 것이다.
반대로, 대중이 상정하지도 않았던 평범한 남자라면 비난의 광장이 될 것이다. 자신과 그다지 다르지 않는데
그림의 떡을 얻었으니까, 질투도 많을 것이다.
비교적 아마네는 기억력과 요령이 좋은 편으로, 그렇게 고전하지 않고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나머지는 그 유지 라인을 올리는 것뿐.
문제는, 운동이다.
카도와키처럼 운동신경이 좋았다면 좋았겠지만, 아마네는 일반적인 능력밖에 없으며, 어느 쪽인가 하면, 공부
쪽으로 치우쳐져 있으므로, 눈에 띄는 활약은 바랄 수 없다.
설마 정말로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해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는 아마네에게, 카도와키가 곤란한 것처럼 「뭐
응원한다는 의미니까……」라며 미소를 짓고는 어깨를 움츠렸다.
「아─, 빨강이다―」
「모처럼이니까, 성을 딴 색을 뽑고 싶었는데」
반대로 이츠키와 마히루는 흰색팀으로 갔으며, 육상부의 에이스인 카도와키가 있다는 것으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운동부가 흰색팀에 치우쳐 있다.
「종목이 뭐 있었더라?」
「공 던지기를 할까나」
마히루에게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는 않지만, 릴레이나 단거리 경주는 애당초 운동부의 독무대라는
느낌이기 때문에, 아마네의 차례는 없다.
2 인 3 각도 이츠키가 상대팀이며, 카도와키가 있기는 하지만 운동부의 각력과 스피드를 뒤따라 갈 자신이 없다.
「별로 달릴 일이 없으니까」
「확고하네, 너」
「응?」
이츠키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쪽을 보자, 세 남자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은 카도와키로,
남는 두 사람은 그다지 대화를 나눠보지 않은 상대다.
또 다른 한 사람은 남자들 중에서 비교적 몸집이 작아, 여자같다고 종종 놀림을 당하는 청년인 코코노에 아키라.
그들의 중심에서 여전히 상쾌한 미소로 부르는 카도와키에게, 아마네가 당황해하자 이츠키가 「갔다와라」라며
등을 물리적으로 눌렀다.
「상관없어」
「아아, 과연……」
아마 아키라는 위에 타는 쪽으로서, 기마인 세 사람의 체격이 어긋나면 타기가 어려워지고 움직임이 늦어진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던 것 같다.
「괜찮다고 할 것 없이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부른 거야. 유타가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
아마네를 음미하는 듯한 시선에 미묘하게 있기가 불편했지만, 갑자기 사이가 좋은 사람들의 사이에 끼어들어왔기
때문에 이 정도는 당연할 것이다.
적어도 친구를 맺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대라고 판단하지는 않은 듯, 조금은 부드러운 미소로 이쪽을 바라봤기에
아마네로서도 똑같이 작게 미소를 지으며 「이쪽이야 말로 잘 부탁해」하고 말했다.
이번편부터 체육제가 시작됩니다.
2 장의 마지막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오늘 번역은 여기까지 하고
(사실 한편 더 하고 싶었지만 졸려서..)
내일이나 모레까지 끝내보도록 해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기마전을 위해서……라는 것보다는 친교가 깊어지자는 의도를 가진 카도와키의 권유로 넷이서 패스트푸드점에
있었는데,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너희들은 유타를 포함해서 다섯 명끼리 자주 이야기를 하는데, 시이나씨의 태도가 왠지 모르게 이츠키나
유타에게 향하는 거랑은 다른 것 같아서」
「그랬나? 나는 전혀 몰랐는데」
「그게 더 무서운데……」
「그래서, 친해?」
어딘가 감정이 보이지 않는 얼굴로 묻는 코코노에에게, 아마네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카도와키에게
시선을 보냈다.
카도와키의 사람을 보는 눈은 좋으며, 코코노에의 의문은 따지려고 하는 것보다는 순수하게 신경이 쓰여서 그런
것 같아,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본인이 말했으니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듯 카도와키가 수긍하자, 코코노에가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이 좋아?」
「그렇겠네」
만약 들킨다면, 이쪽으로 비난과 질투가 날아올 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각오도 하고 있지만,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악의가 없는 「왜 후지미야 따위랑?」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그만큼, 학교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마히루는 일종의 천상인…… 까지는 아니지만, 특별한 존재인 것이다.
고귀한 인간이 일반 서민과 교류를 하는 것에 주변이 난리 치듯, 마히루에게도 의문의 목소리가 퍼질 것이다.
그것은 당연한 의문이겠지만, 마히루로서는 아마 불쾌할 것이다. 사람을 사귀는 것 정도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면서.
「왜 그래, 아키라」
곤란하기보다는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강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코코노에에게, 아마네로서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유타, 혹시 이거」
「맞아」
「뭐야, 무슨 말이야?」
뭔가 카도와키와 코코노에가 알겠다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기에, 아마네로서는 둘이서 뭘 이해한
건지…… 하고 감자튀김을 집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띨 수밖에 없었다.
오늘의 저녁식사였던 닭조림을 냄비에 담은 마히루는, 숟가락을 아마네에게 건네주며 「글쎄요」하고 생각하듯
시선을 돌렸다.
이것은 힘을 필요로 한다기보다는 밸런스 감각이나 유연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마네의 평균적인 달리기
속도로도 팀의 발목을 잡지 않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역자: 일본의 속담으로 떡은 떡집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이유든,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제일이라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운동신경이 좋았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임했겠지만, 공교롭게도 아마네는 그다지 운동을 잘하지 못한다.
평범하게 자신의 페이스로 자신의 목표만큼 달리는 것이라면 기분이 좋지만, 강제적인 것이 들어가면 정신적으로
좋지 않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운동을 못하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공 던지기는 긴장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바이벌게임이나 보트로 강을 타고 내려오는 아웃도어부터 다트나 볼링, 오락실 등 여러 곳들을 데리고 다녀서
쓸데없이 특기가 되어 버렸다.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준 것도 그렇지만, 중학교 시절, 우울했을 때도, 변함없이 대해줬기 때문에, 이상한 길로
빠지지 않고 끝이 났다.
「정말」
입술을 뾰족하게 만든 마히루였지만, 시선이 숟가락, 정확하게 말하자만 아이스크림에 있어서, 무심코 웃음이
나왔다.
점점 눈이 가늘어진다.
아마네도 그렇지만, 마히루의 혀는 남들보다 민감해, 맛있음과 맛없음을 확실히 판단할 수 있는 타입이다.
그녀가 맛있어한다면 맞는 거겠지.
「알 것 같아?」
「그래?. 자, 여기」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아마네를 의식하면서도 이렇게 방심한 표정을 보이고 있으므로 피차일반이겠지만, 남자한테
떠먹여 받고 좋아하는 것은 보통은 없는 일이다.
「네?」
108. 체육제 당일
그런데도 몇 안 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몇몇 학생들은 열의가 넘친다. 특히 운동부 하급생들은 고문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지, 의욕이 넘쳐 있다.
「나른하다」
아마네로서도 별로 내키는 마음이 아니었지만, 명백하게 의지가 없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치미를 떼고 있다.
다행히도 출전 희망이 뽑혀서, 쓸데없이 움직이는 종목은 출장하지 않게 되었다. 움직인다고 한다면 남자들
전원이 참가하는 기마전 정도일 것이다.
덧붙여서 그는 운동부가 아닌 문화부이며, 천문부의 소속되어 있다고 한다. 왜소한 체격과 희 피부로 봤을 때,
도저히 운동을 하는 풍모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가녀리고 몸집이 작은 마히루는 운동을 잘하기 때문에, 한 마디로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 고마워」
「천만에」
「뭔데, 이 대화는……」
「뭐, 그래」
「에, 그랬어?」
「…… 지쳤어?」
「시라카와씨가 이츠키랑 사귀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거든. 뭐랄 까, 으음, 이츠키를 좋아하던 선배가 육상부에
있어서」
「아─, 알 것 같아」
지금의 두 사람은 모든 학년이 인정하는 커플이지만, 중학교 시절, 사귀기 전에는 이츠키가 치토세에게
맹목적으로 대시를 했었다고 본인한테서 들었었다.
지금보다 약간 냉랭한 성격을 가지고 있던 것 같은 치토세를 설득하여 납득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걸려서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속박당하는 게 귀찮다며 동아리에 들어가지 않기로 한 것 같아. 그렇지만 뭐, 달리는 것 자체는 좋아하는 것
같고, 가끔씩 달리기를 하는 걸 봤었어」
아마추어에 가까운 아마네가 봐도, 치토세의 자세는 완벽했으며, 예쁘다고 여겨질 정도였다.
멀리서 본 그녀의 표정은, 언제나 장난치며 웃는 근심이 없는 것 같은 표정이 아닌, 진지함을 띤 예리한
표정이다.
「다녀왔습니다―. 잘 보고 있었어?」
「와~ 고마워!」
「항상 생각하는데, 왜 그렇게 빠른 거야. 역시 표면적이 적으면, 바람의 저항이 줄어드는 건가」
그 이외에 뭐가 있는데, 하고 순수한 눈동자로 치토세를 바라본 히이라기에, 치토세가 눈썹을 찌푸렸다.
이것은 분노라는 것보다는 자신에 대한 수치일 것이다. 체격을 말한 거라고 생각했었을 것이다.
게다가 어느 쪽인가 하면, 호리호리한 몸매로 가는 체형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히이라기는 그 속도에 놀랐던
것일 것이다.
「자폭해버렸네. 시라카와씨」
「시끄러워」
열정이 넘쳐나는 다른 학생들은 두 종목보다 많은 종목을 희망했지만, 아마네로서는 그 정도의 열의가 없었기
때문에 두 종목과 전체 참가하는 경기만 준비했다.
평범하게 구슬을 몇 개 주워서 방향을 바꾸며 계속해서 던지는 수수한 작업의 반복이기 때문에, 눈에 띌 일이
없었다.
「아, 맞다」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치토세의 등을 바라보면서, 텐트의 지주에 붙여진 오늘의 일정을 확인한다.
치토세가 이 타이밍에 교대하러 갔다는 것은, 남는 종목은 아마 치토세가 담당한다는 것이다. 물건 빌리기의
판정도 그녀가 하게 된다…… 그렇다고나 할까 노리고 있는 것 같지만.
별로 말을 걸 용무가 없기에 아마네에게 말을 걸지 않았지만, 시선이 마주치자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눈인사를
했다.
마이크를 사용해 시원시원하게 지시하는 치토세는, 장난만 치지 않는다면, 정말로 사회적인 소녀다. 명랑한
인품도 그렇지만, 분위기를 읽는 것도 상황을 읽는 것도 잘하며, 알아듣기 쉽고 너무 높지 않은 맑은 목소리는,
귀를 기울이게 하는데 충분하다.
이 소리는 언제 들어도 심장에 나쁘지만, 그것을 내색하지 않은 채, 느긋하게 달려서 떨어져 있는 종이로 향했다.
이미 빠른 선수는 종이를 펼쳐서 내용을 확인하고 있기에, 아마네도 그들에게 맞추듯 작게 접힌 종이를 주워서,
내용을 확인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똑같이 종이를 주웠을 마히루를 찾으려고 했는데…… 옆에서, T 셔츠를 잡았다.
「나, 나?」
「네」
(저 녀석, 나중에 봐)
「비밀이에요」
골인을 하면 읽게 되는데, 마히루는 내용을 말하려 하지 않았다.
「비밀」
「그렇네요, 골인 하고 난 뒤, 기대할게요」
아마네에게 있어서 미묘하게 어웨이감이 감도는 그라운드를 달려나가 골라인까지 가까스로 도착하자,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은 치토세를 볼 수 있었다.
「후지미야씨부터 해주세요」
단호하게 마히루가 지정해 놀랐지만, 치토세가 알았다는 듯 아마네가 든 종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보여라,
라는 것일 것이다.
특별하게 숨기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시원스럽게 그녀를 향해 내용을 보여줬다.
실로 무난한 선택일 것이다. 학내에서 마히루 이상의 미인은 아마네가 아는 한 없으며,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역시
마히루가 가장 귀엽다.
마히루와 둘이서 골라인을 통과한 것에 대해 아마네에게 적의가 날아오고 있었지만, 내용을 봐서 약간은 누그러진
것 같다.
어떤 내용이 쓰여 있는지는 모르지만, 일부러 아마네를 지정했기에 아마네로서는 평온한 학생을 보내는
생활적으로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아마네한테는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치토세의 표정으로부터 「말해도 괜찮아?」라는 모습이
보였다.
마히루는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 즉, 그대로 읽어도 문제가 없다는 의사 표시일 것이다.
「에─, 계속해서 동시에 도착한 흰색조의 내용 확인입니다. 흰색조의 내용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틀림없는 것은, 아마네가 이 제목을 알아차렸을 때, 반응을 보기 위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일 것이다.
(소악마녀석……)
그런데도 마히루는 아마네를 빌리는 물건으로서 택했다. 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항상 학교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미소가 아닌, 아마네에게 보이는 미소에, 아마네는 「분명 나중에 주변
사람들에게 추궁당할 거야」하고 투덜대며 손으로 머리를 긁었다.
드디어 !!!!!!!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0 화
110. 웃는 얼굴로 기분이 안 좋은 천사님
그림의 떡이자 동경의 존재인 마히루가, 이목의 밖에 있는 아마네를 소중한 사람으로서 빌려 온 것이다. 남자로서
심중이 편지 않다는 건 알지만, 한꺼번에 몰려왔기에 아마네로서는 곤란했다.
남자들만 반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여자들은 질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평가하는 것 같은 시선과 재밌다는 듯한
시선, 그리고 어딘가 안도한 것 같은 시선을 던져 왔다.
아마, 마히루라는, 여자들에게 있어서 최대의 라이벌과 같은 존재가 아마네에게 호의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덧붙여서 이츠키와 카도와키는 남자들의 기세에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아─아」하고 쓴웃음을 짓고 있으며,
치토세는 미묘하게 두근두근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빨리 도와줬으면 좋겠다.
「너무 그를 괴롭히지 말아 주세요」
「아, 아니, 그, 시원치 않은 후지미야랑 시이나씨가 사귀고 있다니, 위화감이 들어서. 좀 더 좋은 녀석이 있을
텐데」
「그래요?」
마히루는 아마네가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걸 싫어하고 있다. 그녀 가라사대 부당한 평가를 받는 것은 싫다는 것.
「아니 그..」
「에, 그」
「아, 아니 그」
여전히, 마히루는 천사의 웃는 미소를 띠고 있다. 그런데도 묘한 압력이 느껴지는 것은, 마히루가 미묘하게 화가
나있기 때문이다.
떨어진 위치에 있는 아마네가 그 압력을 느끼고 있을 정도니, 대치하고 있는 당사자는 좀 더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 그건……」
「당신의 말을 정정할게요. 아마네군은 근사하며 상냥한 사람입니다.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좋아하고 있어요.
거기에 그는 굉장히 신사적이고, 저를 존중해주는 멋진 사람입니다. 제가 괴로울 때는 곁에서 지탱해주는
배려심이 깊은 사람입니다. 적어도, 누군가를 욕하거나 사람의 좋아하는 마음을 방해할 사람이 아닙니다.」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이 있으세요?」
사랑스러운 미소로 작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재촉하는 마히루에게, 이제 한계였던 것 같은 남자는 「아, 아무것도
없습니다」하고 쓰러질 것만 같은 크기의 말로 고개를 저은 뒤, 휘청휘청 마히루의 앞에서 물러났다.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거의 고백 같은 말을 들어서 얼굴을 붉어져야 할지 앞으로를 생각해 얼굴을 파랗게
만들어야 할지 당황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오늘 가장 최고의 미소를 띠었다.
그것은 천사님의 미소와는 완전히 어긋난, 집에서 보이는 기쁨으로 가득 찬 달콤한 미소였다.
「같이 밥 먹어요, 아마네군」
「…… 응」
「아니」
지금도 향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변에서 보내는 시선이 이것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아무래도 희미하게 아마네와 마히루의 관계에 변화를 눈치채고 있던 것 같은 코코노에가 이상한 듯 물었다.
「그, 그런가? 하지만, 남자라면 좋아하는 여자한테 대놓고 고백하면 되잖아. 그것도 하지 않고 쫓아와서 게다가
후지미야를 나쁘게 말하는 건 나약할 뿐이야. 리스크를 무릅쓰지 않고 바라기만 할 뿐,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응석 부리는 건 이미 나약하다고 하는 것보다는 아이 같지만」
「우긋」
그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럼 시이나한테 고백하면 되지 않아? 저 모습을 보면, 시이나도 후지미야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마히루가 호의를 표해줬기 때문에, 성의를 갖고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도. 대답 자체는 벌써 옛날에 나왔으니까,
나머지는 전달하는 방법이 문제일 뿐이다.
「노력할게」
마히루에게 펼쳐지는 손을 전부 뿌리치고, 그녀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 정도의 의협심을 가져야 한다.
「큰일이었어……」
그렇게 해서 오후부도 어떻게든 끝마치고 폐회식을 맞이하여, 행사의 항례 정리를 끝내고 지금 이렇게 집에 있다.
(…… 말해야겠지)
결의는 하고 있지만, 재차 고백을 생각하면, 당황스러움과 주저함이 나타나는 것이 아마네가 축 늘어지는 원인일
것이다.
아마네로서는, 태어나고 처음으로 진지하게 좋아해서 고백을 하는 것이니 당연히 고민이 되었다.
여성으로서 역시 로맨틱한 분위기로 전해주는 게 기쁜 걸까, 라든가 어떤 식으로 마음을 전해줘야 기뻐해 줄까,
하고 고민해도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들이 빙글빙글 머릿속을 맴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이마를 누르며 생각하고 있자――현관에서,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슬리퍼로 바닥을 밟는 소리가 난 뒤…… 익숙한 황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현관 앞 복도에서 나타났다.
「아마네군」
학교에서의 소동의 잔재조차 느껴지지 않는 항상 그대로의, 아니 평소보다 어딘가 달콤한 듯한 미소를 얼굴에
띄운 마히루에게, 심장이 천천히 고동을 빨라진다.
아무래도 아마네와 같이 땀을 흘렸기 때문인지 먼저 목욕을 한 것 같다. 자세히 바라보자, 매끄러운 유백색의
피부도 평소보다 혈색이 좋았다.
목욕을 마친 마히루에게 더욱더 긴장하여 몸을 움츠리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아름답게 미소를 지었다.
「으, 으응?」
갑자기 뭐야,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고개를 숙였다.
「어?」
마히루는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듯이 행동에 조심하고
있었다.
그 마히루가 공중의 면전에서 아마네를 소중한 사람이라고 표시한 것이다. 혼란스러울 것은 뻔했으며, 마히루도
감안하고 했다는 것은 아마네도 알고 있다.
「화내지 않으세요?」
「화는 안 내는데」
「그래요? 다행이다」
오히려 아마네로서는, 마히루가 각오를 했기 때문에 결심이 섰고, 그녀의 진심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싫다는
마음은 하나도 없었다.
「다소 억지로 해버렸다는 건, 자각이 있었어요. 싫었다면 죄송해요. ……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마네군은 알아줄 것 같지 않았어요」
「아……」
「네」
그 대답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시끄러울 정도로 심장이 날뛰어, 몸의 구석구석까지 뜨거워지는 것을 실감한다.
벅찬 기쁨을 느끼며 굳어지고 있자, 마히루가 그런 아마네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쓴웃음을 지었다.
「어?」
「저는 저 나름대로의 각오를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저는, 아마네군을 좋아하고, 아마네군과 앞으로도 같이 있고
싶다고. …… 전해진 것만으로도, 오늘은 만족해요」
「지금부터, 아마네군이 주저함을 바람에 날아가게 만들 정도로, 저한테 반하게 만들면 되니까요」
어디까지나 천천히 해도 괜찮다고 아마네의 의사를 존중해 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주저함을 다 떨쳐내고 그녀의
몸을 감쌌다.
갑자기 잡아당겼기 때문인지 아마네의 다리 위에 올라탄 마히루는, 가슴에 기대면서 아마네를 올려다본다.
「저기 말이야. 나, 사람을 진지하게 좋아하게 된 적은, 처음이야.라고나 할까,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어. ……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아아, 맞아」
아마네가 이렇게까지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고, 그리고 좋아해 주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을 마음속
어디선가 거절하고 있던 것은, 중학교 시절에 있던 친구의 배신감 드는 말이 계속 가슴 안쪽에서 쐐기처럼 박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어딘가 낼랑한 성격이 된 것은, 지금은 관계없는 클래스 메이트와의 사건에 의한 것이다.
「재미없는 이야길 지도 모르겠지만……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했었어. 나한텐 가치가
없다며 비웃음을 당했지. ……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던 건 나뿐이었고, 나는 그들에게, 이용되고 있었을 뿐이었어.
우스꽝스럽다고 스스로도 생각해」
아마네의 부모님은, 현지에서 비교적 유복한 가정으로 알려져 있었다.
마히루의 집같이 가정부를 고용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수입은 다른 가정보다 상당히 좋았고, 아마네로서는
자랑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소지품의 질이 좋았다.
「…… 네」
그들은 붙임성도 좋아서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라고는 해도, 마음이 맞아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아졌다.
「그들의 본성을 간파할 수 없었던 내가 어리석었고 멍청했었어. 그건 알고 있었지. 하지만 알고 있어도, 사람을
믿는 것이 겁이 났었어」
「모두가 다 그렇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어. 그 녀석들 이외에는 순수하게 나랑 친구를 해주고 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한 번 싹튼 의심은, 간단히 뿌리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 네」
물론, 우울해진 아마네를 안타깝게 바라본 부모님이 격려해 준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지만, 가슴에 상처를
안은 채, 고향에 있는 것은 힘들 것 같다며, 부모님은 아마네를 슈토의 모교로 보낸 것이다.
「…… 어리석은 사람들이네요, 아마네군을 배신한 사람들은. 아마네군은, 이렇게나 상냥하고 멋진데」
「그래서, 사람을 진심으로 다시 좋아하게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 시원스럽게 뒤집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만」
시야에 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조금씩 따뜻해지고 후련한 마음과 사랑스럽다는 마음으로 채워지는 것은,
마히루가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그때는 미안했어, 정말. …… 만났을 땐, 솔직하지 못하고, 차갑고, 귀엽지 않고, 서로 이해관계가 좋다고만
생각했어. …… 그것이 어느샌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좀 더 알고 싶어졌어. 닿고 싶다고 생각했어.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생각하게 되었어.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어. 처음이었어, 이런 건」
「…… 네」
지금의 아마네는, 마히루가 항상 지적하는 한심한 얼굴이 아닌, 각오를 정한 진지한 눈빛과 표정이다.
「네?」
「마히루가 남들한테 이상하다고 듣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남자가 될게. 마히루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당당히 가슴을 펼 수 있을 정도로」
아무도 불평하지 못하게 될 정도로, 마히루의 옆에서 가슴을 펴고 서 있을 수 있도록, 훌륭한 남자가 되려고
한다.
투명한 캐러멜색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천천히 속삭이자, 맑은 눈동자에 눈물이 고이고, 그대로 눈물이 흘러
떨어지지 않은 채, 그저 아마네를 바라보고 있다.
「…… 응」
(-절대로, 놓지 않을 거야)
천천히 얼굴을 올린 마히루가 장난스럽게 물어봤기에, 아마네는 웃으며 마히루의 귓전에 입술을 가져다댔다.
「…… 네」
--
작가님 후기
≪111 화 후기≫
30 만의 문자가 걸려서 간신히 연결되었습니다. 당초의 예정과는 여러모로 크게 빗나갔지만, 간신히 두 사람이
맺어졌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단은 서로 좋아하여 교제를 시작했습니다만, 이야기는 아직도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오히려
여기서부터가 실전이에요.
마히루와 사귀기 시작한 다음날, 아마네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찾아와 옆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마히루를
바라보며 고민하고 있었다.
옛날 일도 있어서 그다지 타인에게 흥미를 가지지 않았고, 남자치고는 비교적 옅은 욕구 때문에 여자와 사귀는
것을 꿈꾼 적이 없다.
마히루를 기쁘게 만들어주고 싶고 같이 행복해지고 싶은 아마네로서는, 치명적일 정도로 자신에게 지식이 없다는
걸 깨닫고 절망했다.
「무슨 고민 있어요?」
그녀는 그녀대로 아마네와의 연애가 처음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물어보기 미안했지만, 처음이기에 같이 상의를
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혼자서 고민하는 것보다는 둘이서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은 것이다.
「네」
「네」
「네?」
「…… 그, 글쎄요」
역시 마히루도 이성과 인연이 없고 이성에 흥미를 갖지 않는 날들을 보내온 듯 아마네의 고민에 다소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 손을 잡는다든가?」
「평소에 하는 거잖아」
「일상이네」
「밖으로 나갈까요?」
「뭘 할려고?」
「했잖아」
연인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한숨을 내쉰 아마네에게, 마히루가 주뼛주뼛 아마네의 옷자락을
잡아당긴다.
「저, 저도, 아마네군을 뒤돌아 보기를 원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습니다만…… 곰곰이 생각하면, 연인이 하는
일이었네요」
연인의 행동이란 것에 왠지 초조해했지만, 별로 초조할 필요는 없다. 마히루는 아마네를 좋아하고, 아마네는
마히루를 좋아하며, 사귀고 있다. 이 사실만 있으면 된다.
「…… 네」
「…… 그, 뭐야. …… 언제나 그렇듯이 말이야…… 이제부터는, 그, 좋아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게」
「아마네군」
「…… 응」
「그래」
「아마네군, 일어나세요」
자신을 부르는 상냥한 목소리가 들린다.
졸리기 때문인지 시야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희미하게 비친 사랑스러운 소녀가 보였다.
「…… 마히루?」
「네. 안녕하세요」
「어제 한 말, 기억 안 나세요?」
마히루가 머뭇거리며 말을 건 것은, 아마네가 연인 관계를 숨기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일단 서로 의논을 해서 공개하기로 결정을 했는데, 불안해진 것 같다.
「아, 괜찮아」
「저, 정말이에요?」
「거짓말해서 어쩔 건데?」
마히루도 이제 남에게 사양하지 않아도 된다며 밝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어 이쪽이 기뻐지는 것과, 동시에
낯간지럽다고나 할까 부끄러워졌다.
(내일부터는, 같이 가는구나)
「…… 아─」
싫다는 게 아닌, 단순히 자다 일어나서 보인 마히루의 얼굴이 약간 심장에 무리를 줘서 일어나게 된다고 생각할
만한 일이다.
「알겠어」
「제가 곤란해요……」
성격상으로 성실한 마히루가 땡땡이를 친다는 상상이 되지 않았지만, 전혀 수영을 못하니까 수영이 필수 과목이
아닌 고등학교를 선택했을 정도라, 어쩌면 있을지도 모른다.
여름에 수영장에 갈지도 모른다는 애매한 약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의식을 해도 곤란하고, 애초에
수영장이라면 주변에 있는 남자가 반나체로 있기 때문에 그녀가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 …… 서, 선처하겠습니다……」
마히루로서도 그것은 자각하고 있는지 가느다란 목소리로 신음하듯 대답한 뒤, 흠칫흠칫 눈을 떠서 아마네의 몸을
시야에 담고 있다.
없는 일을 상상해버려 이쪽도 얼굴이 붉어져 버렸기 때문에, 똑같이 얼굴이 붉어진 마히루에게 그렇게 말을 걸자
「그럼, 그 호의를 받아드릴게요」하고 도망가는 토끼처럼 도망쳤다.
교복을 입은 모습은 언제나 똑같은데, 머리부터 보이는 모습은 평소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본 적이
없는 모습이 아닌, 가끔씩 마히루에게 보여주는 모습인데, 사복이 아니라 위화감이 있다는 것이다.
여자들과는 달리 화장을 할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그런데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공을 들이는 것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
「…… 아마네군」
「왜 그래?」
「…… 싫지 않아요?」
「어떤 게?」
「…… 그 머리 스타일」
「아아, 그 일이구나」
망설임이 없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마히루의 옆에서 당당히 서기로 결정했으니, 마히루에게 부끄러움을
주지 않을 모습이 좋을 것이다.
특별히 잘생긴 편은 아니지만, 이츠키나 카도와키한테 잘 생겼다고 보증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일단 마히루에게 센스가 없다거나 취향이 이상하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하고 싶다.
「복잡?」
어렴풋이 몸을 움츠리곤 애처로운 듯 중얼거린 마히루가 사랑스러워서, 작게 웃으며 부스스 머리가 망가지지 않게
주의하면서 마히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 하게 해주세요」
설마 정말로 수긍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말을 꺼낸 자신이 약간 주춤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마히루의
등으로 손을 돌렸다.
「질투?」
무심코 물어보자, 단번에 뺨을 붉히고, 그런데도 솔직하게 「네」라고 긍정한 뒤 가슴에 이마를 대고 기댔다.
「귀여워」
「…… 바보」
질투를 하지 않는 이유가 되지는 않겠지만, 아마네에게 있어서 다른 여성은 연애 대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귀엽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가장 사랑하는 여성이 있어 한눈을 팔고 있을 새가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아마네는 극히 친한 사람 사람들 이외는 심한 말이지만 아무래도 상관없고 흥미가 없기 때문에, 거들떠도
보지 않을 자신이 있다.
외모가 좋아졌다고 갑자기 다가오는 여성은, 아마네의 절친한 울타리에 들어갈 리가 없다.
「안 된다고?」
「심장에 나빠요」
부드러운 몸매와 함께 달콤한 향기를 감돌곤 달콤한 미소를 아낌없이 보여줘, 항상 아마네의 심장은 달리기를 한
것처럼 빠르게 뛰었다.
지금도, 마히루의 귀여움에 심장이 두근두근 소리를 내고 있다.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마히루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행동이 또 귀엽고 신음할 것 같아서, 평정심이라고 스스로 타이르며, 자신의 속에서 태어나는 충동을 속이듯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갈까?」
그런데도 슬슬 집을 나가자고 말을 걸자, 마음탓인지 피부에 윤가가 흐르는 마히루가 「네」하고 미소를 지었다.
싫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기쁘기 때문에 더욱, 참느라 녹초가 된 것이다. 휴일이라면 이대로 마히루에게
되갚아주기 위해 흐물흐물 녹을 정도로 어리광을 부렸을지도 모르겠지만, 학교라서 그것도 쉽지 않다.
아침부터 여러 가지로 몸부림을 쳐 미묘하게 지치면서도, 싫은 피로는 아니기 때문에 쓴웃음을 지으며, 마히루와
함께 가방을 들고 현관을 나선다.
「…… 손, 잡을래?」
「네」
「시선이 느껴져」
학교에 가까워짐에 따라 박히는 많은 시선에, 아마네는 무심코 지친 것처럼 말을 흘렸다.
쏠리는 시선에 가득 찬 것이 부정적인 감정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그럼에도 익숙해지지 않고 낯설다.
거기에 연인이에요라는 어필도 겸해 손을 잡으며 걸어가고 있으니, 당연히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자들의 시선이
날아온다.
「그렇게나 달라?」
「으음. 뭐라고 할까요, 물론 머리 스타일이 바뀌었으니 겉모습이 다르다는 것도 있지만, 반듯하게 허리를
세우고 자신 있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인상이 달라졌어요」
「괜찮아요」
그녀의 옆에 있기 위해서라도, 부끄럽지 않은 자신이 되기로 결정했다. 노력을 게을리하기보다는, 약간의 위통을
견디는 각오로 마히루에게 맞는 자신으로 있을 생각이다.
「마히룽?」
옆에서 마히루의 귀가 어렴풋이 붉어진 걸 깨닫고 말을 걸려고 한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멍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표정을 지은 치토세는, 마히루의 모습을 바라보곤, 시선을 옆에 있는 아마네로 옮긴다.
연결된 손을 바라본 뒤 「하항」하고 빙그레 웃은 치토세는, 종종걸음으로 아마네들에게 다가와 힘차게 아마네의
등을 두드렸다.
오늘은 호기심과 질투의 시선만 받고 있었기 때문에, 순수한 호의의 시선을 받아 잠시나마 가슴이 뜨거워졌다.
「…… 마히루」
치토세에게 있어서 제일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히루에게 있어서 아마네가 제일이라고 말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왠지 포옹을 당하게 된 마히루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자, 치토세가 만면의 미소로 마히루의 옆을
걸었다. 아마 치토세는 마히루의 일을 칭찬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한 것이다.
대량의 시선을 받으며 앞으로 몇 분 뒤의 미래를 상상한 뒤, 아마네는 두 사람에게 들키지 않도록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의 이웃천사는 여기까지.
다음편부터는 학교입니다 !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6 화
116 천사님과 전의 남자
학교에 도착하자, 시선은 더욱 늘어났다.
옆에 치토세가 있기는 하지만, 아마네와 마히루가 손을 잡고 복도를 걷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눈길을 끌고 있다.
치토세는 한가로이 「휴우─, 주목의 대상이구나」하고 감상을 말했지만, 아마네로서는 역시 시선을 받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복도를 지나자 「천사가 남자랑……」 「시이나씨가 평소랑 달라……」 「저런 녀석이 있었어!? 전에 봤던
체육제의 남자가 아닌 것 같은데……」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유감스럽게도 그 체육제에서 소중한 사람이라 칭한
남자가 나다.
그 목소리에 대꾸를 하지는 않았지만, 마히루는 달콤함이 섞인 천사님의 미소를 띠며 주위에 흩뿌렸다.
「아마네군」
「응?」
「…… 그래요?」
「모두 놀랄걸. 마히룽의 그 발언 이후에, 휴일이 지나고 아마네가 이미지 체인지를 했으니까 말이야」
사귀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부끄러워서 뒷일로 미루고 있었지만, 지켜봐 준 그들에게는 가장 먼저 말해줬어야
했어야 했다.
「…… 치토세」
「응?」
「아냐, 사귀기 시작한 건 체육제가 끝난 뒤지? 분명 둘이서 너무 바빠서 신경을 못 썼을 테고, 아마네는 메시지
같은 게 아니라 정면에서 마주 보고 말하고 싶어 하는 타입이니까, 신경 안 써」
러브러브 하느라 바빴다는,라는 인식이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확실히 어제는 둘이 달라붙어 있었고, 그
밖의 일을 생각하지 않았었다.
게다가, 치토세가 말한 대로, 여러 가지 신세를 졌던 치토세들에게는 실제로 만나서 말하고 싶었다. 치토세는
말하기 전에 알아차리고, 놀려왔으니 보고라기보다는 사실 확인을 받는 형태가 돼버렸지만.
「…… 고마워」
책상에 앉아서 뭔가 즐거워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마히루의 입실을 깨닫고 시선을 올린 뒤…… 그리고,
마히루의 손을 잡고 있는 아마네를 알아차린 것 같다.
하지만, 지난주 체육제에서 마히루가 아마네를 소중한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학생들의 기억 속에서
생생하다.
「안녕, 후지미야」
어딘가 거북함조차 느껴지는 정적 속에서, 평소의 웃는 얼굴을 띄운 카도와키와 이츠키가 아마네에게 다가왔다.
「안녕, 둘 다」
그들과는 많은 상담을 하기도 했고, 이츠키는 가장 빨리 아마네의 마히루를 향한 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가 둘 밖에 모르는 그 남자 스타일로 손을 잡으며 교실에 들어온 것에 곧바로 사귀기 시작했다는 걸 눈치챈
것 같다.
「시끄러워. 미안했어」
실제로 반년 정도 아마네와 마히루를 지켜보고 있던 그로서는 감개가 깊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길었었지」
하고 중얼거렸다.
이츠키에게는 좋았든 나빴든 신세를 졌고, 등을 떠밀어준, 아니 거의 강제로 밀어줬기 때문에, 감사하고 있다.
가끔씩은 지나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던 아마네를 응원하고 지지해줬다.
「그래」
그 마히루는 치토세가 찰싹 달라붙어서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른 클래스 메이트들에게 바글바글 둘러싸여 있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지만, 교실이 조용해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들린다. 들리지 않아도 무슨 말을 물을지는
알 것 같지만.
「저기, 후지미야군!」
「…… 왜?」
「괜찮아, 수수했었으니까」
여자들의 기세에 눌릴 것 같았지만, 가능한 그녀들의 페이스에 빠져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이상해?」
다른 클래스 메이트들도 이쪽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으니, 여기서 선언을 해버린다면 학교 안에 전해질
것이다.
「맞아, 나야」
확실하게 긍정을 하자, 꺄 하고 새된 목소리가 높아졌다. 뒤에서 남자들의 절망의 소리와 원망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네」
질문 공세가 끝났다기보다는 아마네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빠르다고 판단했는지, 상냥한 미소로
다가온다.
옆으로 이동해 아마네에게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선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질문한 여자들에게 아름다운 미소를
보였다.
「…… 제가 먼저 한 것 같은데요」
「뭘 하실 거예요?」
「…… 글쎄」
「정말」
(-저질러버렸다)
확실히 마히루와의 관계를 보여줘서 마히루의 남자친구라는 입장을 확고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평소
집에서 하는 대화를 할 생각은 없었다.
무심코 습관적으로 머리를 쓰다듬어버렸지만, 이런 식으로 대하면 클래스 메이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잘
모르겠다.
많은 클래스 메이트들과 등교를 했을 때의 풍경을 보여준 덕분에, 소문이 아닌 진실로서 알려진 것 같다.
덕분에 이동 수업이나 쉬는 시간에 교실을 떠나 복도를 걸을 때마다 소곤소곤 속닥이고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
「다른 의미?」
벌써 마히루에게 장래를 통째로 예약한 셈이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라는 말을 들어도 불가능하다. 애초에 만약
마히루보다 좋은 조건의 여성이 있었다고 해도, 마히루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로서는, 어디를 어떻게 생각해도 너희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동감이야. 이렇게 과시를 해서 견제를 했으니까. 설마 모든 사람들 앞에서 그런 행위를 한다고는
몰랐지만」
「그건 잊어 줘……!」
「그거랑 이건 다르다고」
「감사하고 있다고?」
마히루를 특별시 하던 여자들 중에선, 역시 남자들의 시선을 끄는 마히루에게 복잡한 마음을 안고 있던 여자들도
있던 것 같다.
언젠가 그에게도, 마히루에게 있어서의 자신 같은, 이해자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누구든
차별하지 않고 다정다감하며, 사람이 좋은 그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 무슨 얘길 하고 계세요?」
「아, 아니, 그…… 마히루도 천사가 아닌 단순한 여자아이라는 걸 주변 사람들이 이해할 것 같다는 얘기야」
아침의 일은 잊어버리기로 하고, 아마네들이 이야기하고 있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서 말하자 「그렇군요」하고
납득한 것처럼 수긍했다.
그들은 카도와키와 오랫동안 지내오면서, 여러 일을 봐왔기 때문에 거의 동류인 마히루도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
「네. …… 저는, 단지 아마네군에게서만 여자아이로 있을 수 있으면, 그걸로 괜찮으니까요」
주변의 피해가 심하잖아,라고 신음하듯 내뱉은 말에 속으로 격렬하게 동의했지만, 그런데도 아마네로서는 어쩔 수
없었으며, 오히려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쪽이 아마네였기 때문에,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는데 필사적이었다.
「이츠키……」
오늘의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생각해보면, 이츠키가 말하는 것도 이해가 갔지만, 입장이 역전되었다는 것에 역시
마음이 복잡하다.
「카도와키까지……」
「그래」
「그럼 갈까―. 오늘 밥이 뭐였지?」
「튀김이었던 것 같은데」
「응, 고마워」
「너한테 줄 건 없어」
「치사해―」
기본적으로는 가리는 것이 없고 야채도 좋아하지만, 고기가 있으면 식욕도 늘어난다. 그 이상으로 좋아하는
계란말이도 있기 때문에, 아마네는 자신의 텐션이 올라가는 걸 느끼고 있었다.
「과장하지 말아주세요」
「아니, 정말이야」
재빨리 「잘 먹겠습니다」하고 음식과 마히루에게 감사를 표하며, 가장 먼저 계란말이에 젓가락을 가져다 댄다.
입에 넣자, 촉촉한 식감이 느껴지고, 씹으면 부드럽게 입안에 배여 오는 국물의 맛과 담백한 감미의 하모니에
자연스럽게 입가가 느슨해졌다.
여전히 맛있구나, 하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입을 움직이고 있자,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카도와키가
어딘가 감탄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맛있어」
「이대로도 괜찮은데」
「나는 마히루의 입맛에 맞춰서 괜찮은데. 마히루가 만드는 거라면 뭐든지 맛있으니까」
전부 이쪽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맛에 맞도록 입맛을 맞추고 싶고, 마히루의 입맛에 맞추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참깨로 귀여운 얼굴이 표현된 문어 비엔나를 입에 집어넣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마히루는 난처한 듯한 미소를
띠며 어깨를 움츠렸다.
「그렇다는데, 치이?」
「너희들 말이야」
그 말에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자, 동급생이나 선배 같은 남자가 이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수하게 살의가 가득 찬 시선을 받았지만, 마히루가 슬쩍 그쪽을 바라보자 황급히 눈을 돌리는 게 알기 쉽다.
주변 학생들이 듣고 있었다는 걸 부끄러워해야 할지, 견제할 수 있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야 할지 모르겠다.
「…… 정말, 사이가 좋은 건 괜찮지만, 두 사람의 세계로 쉽게 들어가니까 조금은 조심하는 게 어때?」
「마히루, 돌아가자」
여전히 귀가부인 아마네와 마히루지만, 마히루는 특정부에 들어가면 귀찮은 일이 생기고 자칫 잘못하면 부원이
치우쳐진다는 것으로 무소속이라고 한다.
「네. 오래 기다리셨어요」
예전에는 서로 따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둘이서 나란히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동감이야」
「이 자식」
「마히루……」
「마히루, 너도?」
「농담이에요」
마히루에게까지 놀림을 당해 아마네로서는 마음이 복잡했지만, 마히루가 학교에서 미소를 지으며 즐겁게 웃었기에,
멈출 수 없었다.
늘 틀에 박힌 누구든지 칭찬할만한 아름다운 미소를 띨 뿐, 그녀 본래의 미소는 숨겼던 것이다. 지금의 자유롭게
웃는 얼굴과 태도를 탓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조롱당한 것에 보답을 하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기 때문에 돌아가면 마히루를 쓰러뜨릴
생각이다.
뭔가를 헤아린 것 같은 마히루가 약간 당황한 것처럼 재촉했기에, 아마네는 「그래」라고 웃으며 마히루의 손을
잡았다.
슈퍼는 그다지 연인끼리 가는 장소는 아니지만, 특별히 데이트를 할 예정도 없었고 저녁식사의 준비도 있어서
둘이서 와 있었다.
「뭐, 전에는 같이 갈 수 없었으니까」
「네」
기본적으로는 사전에 미리 뭘 먹을지 상의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갑자기 먹고 싶어진 요리가 있으면 그때마다
상담할 수 있다.
아마네가 들고 있는 닭다리 살을 넣으면서 마히루는 「계속 고기만 먹었으니까 내일은 생선이 좋겠네요」하고
내일의 저녁식사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응」
「웃. …… 미안」
「괴로워진다고요?」
마히루에게 응석을 받으면 이성이 일을 하지 않게 될 것 같아서, 적당의 선에서 그만두어 줬으면 한다.
120. 덤
「저, 저기 아마네군……」
자신을 놀린 마히루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저녁식사가 끝난 뒤, 마히루를 포옹하고 있는데, 반대로 아마네가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달콤한 향기를 가득 들이마셔도 싫어하지 않고, 포옹해서 부드러운 몸을 만끽해도 싫어하지 않는다. 대개는 「
아마네군이 하는 건 다 좋아요」라는 말로 허락해 준다.
아마네의 행동을 상당히 허용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복수가 된다면, 아마네로서도 거기에 상응한 대미지를 입는다.
그렇다고나 할까 현시점에서는 마히루에게 대미지가 없어서, 아마네의 이성만 타격을 받고 있다.
「…… 학교 때의 복수」
「복수?」
「놀렸으니까 복수하려고」
「받아도 기쁠 뿐인데요」
「그렇구나」
서로의 성격상, 무리하게 뭔가를 하는데 자신 있지 않다. 천천히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가고 주저하면서 만져가며
익숙해지는 타입이다.
본심을 드러내버렸지만, 역시 껴안는 것만이라도 비교적 용기가 필요하고 부끄러움이 있다. 스마트하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역시 심장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
복수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부끄러워하는 마히루의 귀여움에 속으로 몸부림치는 비율이 더 크지 않을까.
얼굴도 목소리도 귀엽고 행동도 성격도 사랑스러운 그녀가 부끄러워한다면, 당연히 사랑스러울 것이다. 지금까지
겪어온 아마네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말할 수 있다.
「왜 그래?」
「야, 이츠키」
「왜?」
사귀기 시작한 지 2 주가 지났지만, 마히루의 인기는 시들 줄을 모르고 있다. 아니, 오히려 인기가 늘어났다.
「이유?」
「뭐랄까…… 이제까지는 진열장의 안쪽에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게
아닐까?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던 시이나씨가, 아마네랑 있게 되고 한 사람의 여자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천사의 미소도 물론 있기는 하지만, 본래 가지고 있는 미소를 보이게 되었다. 섬세하고 덧없는 미소보다, 나이에
맞는 소녀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가 많이 보인다.
조금씩이지만, 천사로서 행동하지 않고 본모습을 보이게 된 것에 기뻤지만, 동시에 자신만 아는 미소가 줄어든
것에 대해 약간 복잡한 마음이 든다.
우상은 아닌 그저 평범한 여자아이라는 걸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그것을 알려지자 기분이 묘해지는 이 모순에
자기혐오를 느꼈다.
「고의로 했다면 대담한 거고 고의가 아니더라도 무의식적으로 그만큼 좋아한다는 게 새어 나오고 있다고.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고 있는 거고」
최근 클래스 메이트들은 아마네와 마히루의 곁에 있으면 왠지 모르게 뺨을 붉히거나 시선이 우왕좌왕하거나 한다.
별로 특별히 접촉을 하거나 특별한 대화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얼굴을 붉히고 있기에, 아마네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일단 질투의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늘어난 것은 미지근한 것이었다. 클래스메이트의 남자들이 생각하길 「
이렇게까지 사이가 좋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이쪽에게 조그마한 틈이 안 생길 테니 포기할 수 있어……」라는 것.
「…… 뭐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평균보다는 높다고, 너. 얼굴 잘생겼지, 체형도 괜찮지, 머리도 좋지.
운동은…… 뭐 보통이지만, 다소 입은 거칠어도 성격 좋지, 게다가 다른 여자들을 쳐다보지도 않는 성실한
녀석이잖아. 이거, 여자들이 볼 땐, 가지고 싶은 남자가 아닐까」
가장 자포자기하고 있었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성격이 뒤틀려서 나쁘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너희들 말이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성격이 뒤틀려 있다고 말하면서, 상대를 생각하잖아. 입이 조금 험하지만 말이야」
「미안하네, 입이 거칠어서」
고개를 돌리자, 목을 울리며 웃는 이츠키가 팍팍 어깨를 두드려왔기에, 거기에 응하듯 가볍게 팔꿈치로 받아친 뒤,
작게 「고마워」라고 중얼거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2 화
122. 방과 후 개별행동
여름이라 해가 늦게 지고, 오랫동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는 없다. 본심을 말하자면, 같이 돌아가고 싶지만.
「응, 알았어. 그럼 이따가 봐」
「하진 않지만, 여자 측에서 유혹을 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 그, 안된다고는 말하지 않지만, 싫어요.
지난번에도, 말이 걸렸으니까……」
소리를 내지 않은 것은 기적이었다.
아마네가 권유를 받는다니, 평소의 마히루의 태도를 보면 있을 리가 없는데, 마히루는 걱정인 것 같다.
덧붙여서 아마네에게 말이 걸린 건, 사이를 응원하는 여자에게서 「힘내―」라는 것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묘하게 불편한 듯하면서 매달리는 듯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기에,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졌지만, 주변의
눈이 있기에 삼가기로 했다.
「네, 네」
「…… 수영복?」
이것은 본인의 주장이긴 하지만, 수영을 하기 싫어서 수영이 필수 과목이 아닌 학교를 선택한 것 같아서, 어찌
됐든 수영은 하지 못할 것이다.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부터 미지근한 미소까지 여러 가지 표정이 보여, 아마네는 가만히 있기 불편할 정도로
부끄러움이 가득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마히루의 수줍은 얼굴을 봐서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이런 분위기로
바라보면, 더는 참을 수 없다.
「네, 네. …… 어떤 게 좋을까요?」
「아슬아슬하지 않을 느낌으로」
아마네와 마히루는 사귀기 시작한 지 몇 주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마히루의 맨살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마히루」
식후 뒷정리를 자진해서 하는 마히루에게 정리를 맡기고 목욕을 하고 있지만, 수영복이 신경이 쓰일 뿐이었다.
아마네도 남자 고등학생으로 역시 그녀가 어떤 수영복을 입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호리호리한 몸을 아낌없이 드러낸 모습은 확실히 매력적일 것이다. 마히루는 애초에 좋은 몸매라, 비키니 같은 걸
입는다면 제대로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옷을 입으면 마른 남자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그다지 살이 별로 없어서 야위어 보인다. 의지할 수 있는,
풍격이 있는 남자,라고 말하기엔 어떻게 생각해봐도 맞지 않다.
좀 더 단단한 몸매였다면 좋았을 텐데,라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부모님도 호리호리한 몸매이기 때문에 이것은
유전이라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후회해도 늦었다.
평소의 2 배 가까이 목욕을 하고 있어선지, 시간도 10 시 30 분쯤이다. 욕조에 배치된 방수 시계로 확인했으니
틀림없을 것이다.
뭐 돌아가는 게 당연한 거겠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몸에서 떨어지는 물을 닦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밖으로 나온다.
뭔가 재밌는 프로그램이 하고 있나, 하고 텔레비전 쪽을 바라보면서 거실로 도착한 시점에서, 익숙한 황갈색
머리카락이 소파의 등받이에 걸려 있는 게 보였다.
「왜 그래?」
「…… 왜, 위를 안 입은 거예요……」
「왜냐니, 더우니까」
「부끄러운 게 당연하잖아요!」
「그렇지만, 수영복을 샀다면 내 수영복 모습도 볼 생각이었던 거잖아? 수영복보다도 노출이 적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안 돼?」
「우……」
그렇다면, 아마네가 수영복이 차림이 되는 것도 머릿속에 들어있었을 것이다. 수영을 하는 것이니까 당연하다.
그런데도, 아마네의 모습에 이래도 될 정도로 당황하기에, 실제로 수영장에 갈 수 있을지 불안해졌다.
아마네만 바라봐도 부끄럽다면 주변 남자들의 수영복 차림을 견뎌낼 수 있겠냐는 문제가 있다.
「그, 그건 아니에요」
지금이라면 수영복보다 노출이 적은 편이라, 익숙해질 찬스지만, 마히루는 붕붕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다.
「왜?」
「섹시해?」
섹시하다고 말해도 아마네로서는 섹시함도 남성스러움도 없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마히루에게 있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확실히 목욕을 마쳤었던 마히루도 터무니없이 섹시했기에, 좋아하는 사람의 목욕한 모습이라 그렇게 보일 것이다.
「에……」
물론 싫다면 곧바로 물러서겠지만, 만약 허락해준다면, 마히루를 껴안고 싶다. 분명 새빨개진 얼굴로 떨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것조차 사랑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 그건 성희롱이에요」
마히루를 곧바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대답하자,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던 마히루가 흠칫흠칫 이쪽을 바라본 뒤,
얼굴을 붉혔다.
얼굴을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지, 몸에서 떨어져 있었지만, 망설이던 중 아마네의 가슴에 볼을 대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두근거려요……」
「…… 네」
방심하던 마히루를 주의하기 위해 밀어서 쓰러뜨렸을 때, 이래도 될 정도로 얼굴을 새빨갛게 붉혀서, 남자로서
확실하게 의식을 했었었다.
대단하다고 할 정도의 근육은 없지만, 기복이 없는 것도 아니다. 손가락 끝으로 갈라진 것 같으면서도 갈라지지
않는 복근을 훑었다.
「…… 어?」
사귀기 시작한 지 한 달.
전에, 윗옷을 벗고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츠키가 이 일을 알게 된다면 분명 비웃을 것이다.
아마네는 남자 고등학생으로 그 나름대로 욕망이 있고, 좋아하는 상대와 키스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좀 더, 대담해질 수만 있다면)
무거운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리자, 희미하게 보이는 시야에 황갈색의 머리카락이 비친다.
(…… 마히루)
당연하게도, 갑작스럽게 끌려온 마히루는 「꺄악」하고 귀여운 비명을 지르며 아마네의 위를 덮치듯 쓰러져 왔다.
팔 속에서 당황해하는 기색과 목소리가 들렸지만, 아마네는 기지개를 켜면서 포근함을 느끼기 위해 얼굴을
마히루에게 가까이 가져다 댔다.
달콤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마네에게도 매력적이고 맛있게 느껴지는 향기에, 무심코 입술을 가져다 댔다.
「꺗!?」
그 목소리조차 기분 좋게 들렸다.
입술로 닿아도 별로 달콤한 것이 아닌, 매끄러운 감촉과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것뿐이지만, 감미롭다고 느껴지는
건 마히루이기 때문인 걸까.
「…… 응─」
「정말……!」
끔뻑 눈을 크게 깜빡인 뒤, 마히루에게 시선을 맞추자, 새빨간 얼굴과 눈물이 고인 눈으로 이쪽을 가볍게
노려보는 마히루가 있었다.
「…… 마히루?」
잠에 덜 깼었고 여자친구라고는 해도, 여성을 침대에 끌어들이고 목에 입술을 댄 것이다. 마히루가 불쾌했을지도
모른다.
「정말 죄송합니다」
마히루는 여름이라고 해도 목까지 단추를 잠그기 때문에 보이는 곳은 아니지만, 목 주위에 있고 옷을 갈아입다가
보일 수도 있다. 들킨다면 치토세에게 분명 놀림을 당할 것이다
「…… 바보」
그런데도 잠에 취해서 했다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욕구 불만이라는 걸지도 모른다.
만약 더 적극적으로 마히루의 몸에 닿고 있었다면 어땠을지를 생각해보자, 자신의 욕망이 두려워졌다.
끓어오르는 충동을 억누르며 마히루를 일으켜 세우자, 마히루는 기대듯이 아마네의 몸을 의지해왔다.
말은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시끄러워」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요」
7 월의 막바지, 종업식과 알람 사항을 알리는 종례가 끝나고 자유의 몸이 된 학생들은 화기애애하게 여름방학의
예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히루는 공부는 당연하고 건강과 미용을 위해 운동을 하거나 몸을 가꾸고 있다. 아마네도 그에 따라 러닝을
하거나 트레이닝을 하고 있으므로, 항상 노닥거리고만 있다고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다.
「…… 까놓고 말해서, 너희들이 노닥거린다는 의식의 장벽이 높아서 그렇지, 무의식적으로 노닥거리고 있다고」
「어디가?」
부정할 수 없었다.
노닥거린다는 기준이 어려워서 아마네는 이것을 노닥거린다는 기준에 넣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이것이
노닥거린다는 것 같다.
「카도와키까지」
마히루가 아마네를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 태도를 하고 있다는 게 큰 요인일 것이다. 아마네 이외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기 때문에, 포기한 것 같다.
「압력이라고나 할까, 견제? 아니, 체육제 때의 그 모습을 봤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시이나씨,
아마네랑 관련된 일이면 이성을 잃을 것 같으니까」
항상 상냥한 사람은 화나면 무서운 법이니까,라고 덧붙인 이츠키에, 아마네는 조용히 동의했다.
「그건 당연하지만…… 이성을 잃거나 하지는 않아요. 확실하게 정면에서 알아주실 때까지 서로 이야기할 거예
요」
싱긋 지은 미소에 이츠키는 약간 몸을 떨었다.
「…… 바람이라든가?」
「…… 그건」
「마히루」
「좋아, 잊어버리자」
「아, 역시 재수 없어」
「이츠키」
그치? 치토세, 라고 말하며 치토세와 러브러브 하기 시작하는 이츠키에, 아마네는 속으로 「두 사람처럼 어른의
계단을 오를 리가 없잖아」라고 투덜거렸다.
사귄 지 2 년이 지난 두 사람은 당연하게도 아마네들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곳까지 도달했다. 나름대로
이츠키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있기 때문에, 별로 놀랄 일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입술에 키스를 하는 것조차 아직 못했는데, 몸의 관계는 꿈속의 꿈이다. 당장 하고 싶다는 마음도 없기 때문에,
천천히 서로의 페이스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마히루와 시선이 마주치자, 더욱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기에, 아마네는 부끄러워져 마히루에게서 눈을
돌렸다.
본래라면 좀 더 일찍 정했어야 했지만, 마히루와 사귀기 시작해 들떠 있거나 이런저런 일로 바쁜 시간을 보냈기에
상의를 하지 못했다. 시호코한테서 언제든 와도 좋다는 말을 들었으므로, 마히루의 예정만 없다면 작년처럼 8
월쯤이 될 것이다.
「…… 아, 역시 우리 집에 오는 게 싫은 거야?」
당황한 듯 손을 흔들며 싫지 않다는 어필을 하는 마히루에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다면 얼마나 머물지 고민한다.
현재 추석 연휴에는 이츠키나 카도와키들과의 약속도 없고, 일반적으로 추석은 가족과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될 것이다. 학교를 가는 것도 없어서, 간다면 이 시기가 적당하다.
작년에는 스스로 최저한의 집안일도 하기가 귀찮아서 2 주 이상 머물렀지만, 올해는 마히루가 있어서 예정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오래 머문다면 일주일에서 이주 정도일까.
「저는 특별한 예정은 없어요. 치토세씨랑도 놀 일정을 아직 정하지 않아서, 그, 머무는 기간은 아마네군이
결정해주세요」
「네」
일하는 중이기 때문에 곧바로 답장이 되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아마 기뻐하면서 승낙하고 최대한 오래 머물도록 할
것이다. 사랑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어머니는, 마히루의 성격적인 부분도 더불어서 마히루를 정말 마음에 들어
한다.
「후후, 그렇겠네요」
「…… 각오해라」
「네?」
우선 분명 그럴 것이다.
「고마울 뿐인데요……」
다만, 피해가 적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으로, 반대로 피해가 확대될지 모른다는 것이 시호코의 무서운 점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히루의 가정을 생각해봐도 아마네가 받았다는 것이 맞으며,
마히루가 아마네를 받은 것이 아니다. 시호코도 마히루를 받았다는 것에는 의견이 없을 것이다.
「어느 쪽이야?」
갑자기 슈토의 이름이 나와 당황했지만, 마히루가 쿠션을 안으면서 의지해왔기에 일단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분을 맞춰준다는 것보다는 순수하게 사랑스러워서 칭찬하듯 쓰다듬자, 마히루는 부끄러운 듯 눈을 아래로
내렸다. 마음탓인지 기분이 좋아 보였으므로,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그런 식으로 신사적이진 않지만, 내 나름대로 마히루가 응석 부리는 걸 받아줄 수 있도록 노력할게」
이번에는 확실하게 들리는 목소리로 내뱉은 귀여운 매도에, 아마네는 웃으며 마히루의 뺨을 다시 어루만졌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7 화
127 천사님의 수영복 모습
마히루와 교외에 있는 레저시설에 찾아와 수영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헤어졌지만…… 들어가는 전부터 남자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수영복 모습에 남자들이 매료되어 버리는 것을 상상하기에 어렵지 않다.
수영복 차림의 남녀노소가 지나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사람들의 틈새로부터 낯익은 아미색의
머리카락을 찾아냈다.
「아마네군」
평상시에는 그다지 의식할 일이 없지만, 마히루는 극상이라고 해도 괜찮을 만큼의 미모다. 잡지에 실린 모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오히려 마히루가 더 낫기까지 하다.
「으, 으응」
물이 있기에, 달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 마히루가 희미한 미소를 띠며 아마네의 눈앞에 선다.
햇볕에 그을리면 붉어지고 피부가 상하는 타입인 것 같은 마히루는 남들과는 다르게 두 배로 선탠에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보면 그 하얀색이 더 돋보인다.
그러면서도, 나올 곳은 확실하게 나온 체형으로, 프릴로 장식된 흰 바탕의 비키니로 숨겨진 가슴은 부드러운
라인을 그리고 있었다.
설마 그 조신한 마히루가 비키니를 골랐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지만, 외설적이냐고 한다면 그 반대다. 큰 프릴이
장식되어 있는 덕분에 가슴의 골짜기가 좋게 가려져있고 마히루의 미모도 있어, 청초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마히루의 수영복 차림에, 시선이 헤엄친다.
만화잡지에 실리는 그라비아 정보밖에 보지 않는 아마네에게 있어서, 그녀의 수영복 모습은 너무나 눈부셨다.
「…… 어때요?」
신장 차이로 인해, 프릴에 가려진 과실이 모여 만들어진 골짜기가 보여, 군침을 삼켰다.
「아마네군?」
「가, 감사합니다」
여성의 복장은 칭찬해야 하는 것이며,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가 열심히 자신을 위해서 수영복을 골라왔는데도
감상하나 못한다면 뭐가 남자냐,라는 느낌으로 감상을 말하자, 마히루는 안도한 것처럼 숨을 내쉬었다.
다만, 본인 역시 평상시와는 다르게 노출한 모습이 부끄러운 것인지, 뺨이 안쪽부터 달아오르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렇다 치더라도)
슬쩍 주위를 바라보니, 마히루의 수영복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너무 많다.
여성인 일행이 있는 남자까지 정신이 나간 것처럼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고,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자를 안고
있으면서 바라보는 남자도 있다.
그만큼 마히루가 수영장의 천사님이 되었다는 증거겠지만, 남자친구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다.라고나 할까, 그녀의
수영복 모습을 빤히 쳐다봐서 불쾌하다.
「정말, 잘 어울리지만... 」
「이지만?」
「…… 안 되겠어」
애초에 날씬하고 몸집이 작은 마히루이기 때문에, 아마네의 러시 가드로 허벅지까지 숨길 수 있어서, 시선을
피하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입어 둬」
「하지만…… 아마네군은」
이것은 본심이다.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이상적인 여성의 체형을 보유한 마히루가 시선을 끌 거라는 건 알고
있지만, 싫은 건 싫은 거다. 할 수만 있다면, 독차지하고 싶다.
「그럼, 가자」
「네」
마히루의 옆을 가능한 당당히 걸으면서 얕은 수영장을 목표로 걷고 있자, 옆에 있던 마히루가 「…… 아마네군」
이라고 속삭이며 이쪽을 올려다봤다.
「응?」
뭐, 아무리 그래도 빤히 바라보거나 몸을 만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적당히 하겠지만, 얼버무리듯 일부러
과장해서 말하자, 마히루가 왠지 생각에 잠겼다.
러시가드 너머로 포근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을 느껴, 이번에는 이쪽의 뺨이 붉어질 차례였다.
「마히루, 닿고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팔꿈치 부분으로, 함부로 오른손을 움직일 수 없다. 팔을 굽힌다면 마히루의 가슴에 팔꿈치를
묻고 만다.
「…… 바보녀석」
「아니, 수영하는 법을 알려주기엔 레저 시설은 적합하지 않고. 게다가, 갑자기 수영하라고 해도 곤란하잖아?」
「그건 그렇지만」
아마네는 비교적 수영을 잘하는 편이라 수영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는 있지만, 수영교실같이 레인이 있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가르치는 도중에 분명 다른 사람들과 부딪칠 것이다.
애당초 레저시설 수영장은, 수영을 한다기보다는 물과 논다는 의미가 강하며, 정말 수영하고 싶은 사람은 이렇게
사람이 많이 있는 시설이 아니라 수영교실로 간다.
「수영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상관은 없지만, 나로서는…… 그, 모처럼이니까, 마히루랑 같이 놀고 싶거든」
꾸욱, 하고 몸을 의지하며 올려다보는 마히루의 소악마적 파괴력을 뼈저리게 느끼며, 사랑스러운 연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자신의 침착성을 되찾는다.
「그럼, 같이 천천히 놀까. 그, 수영을 한다고 하면, 그 러시 가드를 벗어야 되기도 하니까」
지금은 아마네의 러시 가드에 화사하면서도 풍염인 지체가 숨겨져 있지만, 수영을 한다고 하면 방해가 되므로
벗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주변의 남성들이 마히루를 바라볼 것이고, 아마네는 아마네대로 눈을 둘 수가 없다.
여자친구의 수영복 모습을 즐기는 것은 남자친구의 권리지만, 장시간 바라보면 여러 가지로 죽을 것 같기 때문에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왜 죽는 거예요……」
물론, 아마네도 남자기 때문에 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지만, 주저앉아 버릴 것만 같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적으로도 죽고 정신적으로도 죽는다.
확실히 마히루의 순정 상태라면 다른 남자의 수영복 차림을 보고도 쑥스러워 할 것 같지만, 오늘의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수줍어하고 있어도 모습에 수줍어하는 기색은 없다.
「그, 그래……」
확 하고 눈을 깜빡이며 굳어진 마히루에, 반까지 잠겨있는 러시 가드의 틈 사이로 보이는 피부, 그 심장 위쪽의
피부를 손끝으로 살짝 누른다.
다만, 손만은 잡고 싶은 것인지, 방금 전까지 심장의 고동을 느끼고 있던 아마네의 손가락 끝을 잡는다.
「부탁할 테니까, 차례차례 단계를 밟게 해줘. 기세로 하는 건 싫으니까, 소중히 대해주고 싶어, 나는」
아직 볼에 키스만 한 상태로 몇 단계를 스킵 했다간 어른의 단계로 오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나 할까,
몸을 목적으로 하는 것 같아서 싫다.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는 말에 마히루는 살짝 눈을 흔들며 감동한 듯, 물기를 띠더니, 이번에는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듯이 껴안았다.
「저기」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마히루에, 아마네는 여러 가지 복받쳐 올라오는 것을 삼키며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9 화
129 천사님과 물가
체격적으로는 이미 어른인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허리까지 오는 물이었지만, 마히루에게 있어서는 가슴까지 왔기에,
얕다고는 할 수 없어서, 미묘하게 불안한 듯한 얼굴로 아마네를 올려다보고 있다.
립을 바르지 않고도 윤기를 잃지 않는 담홍색의 입술에 무심코 꿀꺽 침을 삼키지만, 그래도 여기서 이성을 버리고
달콤한 입술을 취할 수도 없기 때문에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물론,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것과 욕망을 따라가면 이끌릴 자신이 있으므로 참고는 있지만, 하고 싶지 않다,라는
건 있을 리가 없다.
강하게 단언하며 부정하는 아마네에, 마히루는 얼굴을 이래도 될 정도로 붉힌 채, 아마네의 팔에 이마를 감싸며
얼굴을 가렸다.
「…… 아, 아니」
「…… 아니에요?」
마히루의 입장에서 보자면 속상할지도 모른다. 너무 소중하게 대하여 진행되는 걸음이 느리기 때문에, 마히루는
계속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치토세에에에」
「정말 쓸데없는 말이라고, 그거!? 괘, 괜찮잖아, 마히루, 우리들은 우리들 나름대로의 페이스로 진행되면
되니까. 무리하게 빨리 나가려는 생각도 없고, 그,…… 마히루도, 너무 서두른다면 뭔가 허전한 것 같은 느낌이
들 테니까」
아마,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너무 서두르다 보면 도중에 마히루가 버거워할 것
같기에, 천천히 지금의 페이스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그래……」
근처에 있는 센터에서 튜브를 빌려서 마히루에게 건네주자, 마히루는 미묘하게 토라진 표정으로 「아이 취급을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라고 투덜댔지만, 그럼에도 안전을 위해선지 튜브에 몸을 맡기고 있다.
「기분이 좋네요」
아마네는 기본적으로 수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물에서 장난치며 떠드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만약 치토세나 이츠키가 있었다면, 비치볼을 하자던가 워터 슬라이더를
타자고 했을 것이다.
아마네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은, 수영복을 입은 여성이 튜브의 구멍에 누운 채 떠있는 모습이다.
어른들은 튜브를 수영의 보조도구로써 사용하기보다는, 저렇게 편히 쉬기 위해서 사용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튜브에 몸을 맡긴 채 마히루는 아마네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본 뒤, 허겁지겁 물에서 나와 튜브에 눕는다.
튜브에 몸을 맡긴 마히루는, 환하게 눈을 깜박이며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를 띠었다. 아무래도 마음에 든 모양이다.
시선의 끝을 눈치챘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장난치고 싶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가볍게
마히루에게 물을 뿌리자, 더욱더 미소가 깊어졌다.
「하셨죠. 에잇」
차악, 하고 손으로 가볍게 마히루의 배 쪽으로 물을 뿌리자, 마히루는 다시 한번 이쪽으로 물을 뿌린다. 저쪽도
신경 쓰고 있는지, 물을 뿌리는 쪽은 대개 가슴 쪽이다.
물에 있어서 적응이 되긴 했지만, 역시 차가운 감각에 눈을 가늘게 뜨고, 또다시 마히루에게 물을 뿌린다.
너무 장난치면 마히루가 넘어질 것 같아서 적당히 하고 있었지만, 마히루는 기분이 좋은 듯 다리로 수면을
어루만지듯 차고 있다.
「너 말야」
튜브에 탄 채로 넘어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마히루를 받치고 다가서자, 마히루가 바싹 아마네에게 매달려왔다.
「우…… 죄송해요」
제대로 러시 가드의 앞을 잠그고 미동도 없는 표정으로 틈을 보이지 않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살그머니 한숨을
내쉰다.
덧붙여서 인기 있는 이츠키의 말에 의하면 「상대의 반응도 개의치 않고 헌팅을 하며 다가오는 녀석은 정말로
인기가 없으며 보기에 딱하다」라는 것으로, 무심코 아마네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마히루는 약속한 벤치에 앉아 있어서, 아마 아마네가 올 때까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
양손에 드링크를 들고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는 마히루에게 말을 걸자 순식간에 마히루의 얼굴에 생기가 도므로
아마 그들도 마히루가 불편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아마네의 모습을 슬쩍 바라본 그들이 미묘하게 우월감을 내비치는 것은, 오늘의 아마네가 전에 했던 남자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왁스를 바를 수 없기 때문에 그냥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만졌지만, 아무래도 왁스를 사용했을 때보다는 수수한
분위기다.
음침하다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겉모습이 수수하기 때문에 거기에 반론할 생각은 없다.
다만, 어울린다,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문제라면 확실히 상대방은 마히루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외견상 품위
있고 청초하며 덧없는 마히루에게 헌팅 해온 껄렁한 남자가 맞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귀찮아져서 상대방이 화나지 않을 정도로 반론을 할까 생각하고 있자, 마히루가 「후훗」하고 작게 미소를 지었다.
「웃지 마……」
「그가 밝지 않은 건 알고 있어요. 조용하고 침착한 사람이거든요」
단지, 정말로 무엇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 수 없다는 듯한 말로, 헌팅 하는 남자들도 「하?」하며 어딘가 어안이
벙벙한 상태가 되었다.
그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친애와 호의로 가득 찬 미소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렇게 당당히 좋아한다는 걸
듣는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해서 무심코 수줍어졌지만, 역시 기쁨이 먼저 느껴진다.
항상 아마네에게 향하는, 벌꿀과 초콜릿을 녹여서 혼합한 것 같은 달콤한 미소가 아닌, 완전히 외출용 천사의
미소를 띠며 매듭지은 마히루에게, 그들은 정신이 나간 것처럼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다.
이끌리듯 남자들이 시선을 아마네가 가리키는 곳으로 이동시키자, 그곳에는 파수대에서 이쪽의 상태를 바라보고
있는 남성이 있었다.
「늦어서 미안」
「미안. 기분 좀 풀어줘」
아마네가 마시고 있는 사이다를 가리키며 「그걸로 퉁치죠」라며 장난스럽게 웃자, 아마네는 「마히루한테는 이길
수 없다니까」라고 쓴웃음을 지으며 컵을 건네준다.
이쪽에 죄책감을 가지지 않도록 일부러 이렇게 장난스럽게 말한 것이 전해져 와, 미안함과 배려가 부드럽게
느껴졌다.
확실히 탄산은 조금 마시기에 버겁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과잉 반응을 일으키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도
아마네는 평범하게 마시고 있었지만, 마히루는 그렇게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혀에 자극이 강했던 건지, 미묘하게 눈에 물기를 띤 마히루를 바라보며, 마히루는 항상 음료로서 물이나 차,
커피나 과일 주스를 마시는 정도로, 탄산을 마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후후, 네」
"왜 이츠키가"
"아니 스토킹은 하지 않아. 정말로 우연이야. 거기까지 구경꾼 근성이 도지진 않았다고"
성실하게 손을 흔들어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로 미행해온건 아닐 것이다.
원래, 미행 해 온다면 두 사람의 성격으로 마히루가 헌팅 된 곳에서 도움을 주려고 했을것이다. 타이밍으로 보아
마히루가 합류 한 후 이곳을 발견 한 것이다.
"아니, 이번주에 수영장에 간다고 들었는데, 설마 이렇게 넓은 곳에서 이러고 있다고는 생각못했지.둘만의
러브러브를 방해해서 미안해~"
"...... 야.."
마주친 일에 대해서는 우연이라서 불평할 생각은 없지만, 마지막에 야유하는 듯한 히쭉히쭉 웃음과 말이 날아와서
슬쩍 본다.
오렌지의 세퍼레이트 타입의 수영복을 입고 있는 치토세는 주위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또 히쭉히쭉하며 "
얏얏치"라고 몸을 뒤틀게 한다.
"응? 마히룽?"
"네?"
"그 수영복?"
도중에 치토세의 목소리가 움푹 들어간 것은, 마히루가 손바닥으로 치토세의 입가를 막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볍게 허리를 들썩이며 치토세에게 손을 뻗고 있는 마히루는 주위의 시선을 느꼈는지 한번 .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나 더 있었구나"
"네ㅡ에"
"......그렇게 아슬아슬한건가?"
"치토세씨..."
물론 마히루가 싫다면 억지로 보고 싶지는 않지만 역시 그녀의 그런 모습이 보기 싫다면 거짓말이 된다.
어렴풋이 아쉬운 것이 보였는지, 치토세가 히쭉거리고 있고, 마히루에게는 마히루대로. 미묘하게 시선을
이쪽으로 흘깃거리고 있다.
"못 보여주는거야?"
치토세의 말에 가늘게 돌려준 마히루가, 아마네와 치토세의 시선을 피해 가드 후드를 쓰고 고개를 숙인다.
그저. 보이지 않지만. 얼굴이 타 화상을 입은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새빨간 건, 상상이 되었다 .
" 시끄러."
"너희들 바보 취급는거 아니냐? 애당초 마히루가 귀엽다는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마히루가 귀여운건
당연하잖아.이츠키도 치토세가 귀엽다고 자랑했었고.."
이츠키와 친해져 치토세를 소개받고 매일 자랑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가 다소 말해도 이츠키의 자랑을
이길 정도는 아니다.
"뭐야"
너무 사람들 앞에서 칭찬을 받으면 쑥스러운 마히루가 당황하면서 미묘하게 얼굴을 든 마히루는 부끄러워서인지
눈물로 바라본다.
그렇게 중얼거린 마히루는 또 후드를 깊이 뒤집어 썼기 때문에, 아마네는 마히루가 부끄러움으로부터 회복되기를
바라며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3 화
133 달라진 것
게다가, 이츠키는 확실히. 보기 좋은 계열의 잘생긴 데다가 아무래도 인기 있는 분위기가 있는 이상적인 남자이기
때문에, 헌팅 목적의 남자들이 마음대로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 같다.
"꺄악...정말 치토세씨.."
마히루가 얕은 수영장이 좋다고 무언의 압력으로 호소해 왔기 때문에 얕은 풀장에서 놀고 있는 한편, 마히루와
치토세가 화기애애애하게 물을 뿌리고 있는 것을, 이츠키는 수영장 가장자리에 앉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두사람은 서로. 타입은 달라도 외형은 뛰어난 미소녀이므로, 보고 있으면 눈요기가 된다.
"그렇게까진 아니야"
"나는 열려있으니까"
실쭉한 미소를 머금고 물어온 이츠키는, 조금 몸을 앞으로 넘어뜨리고 아마네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마히루가 바뀐 것은 자신과 함께 있었기 때문이란 자부심이 있지만, 치토세 덕분이기도 했다.동성이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일도 있고, 알 수 있는 일이 있다.
"나도 시이나씨 변했구나 라고 생각했으니까 동감.옛날에는 인형같아서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굉장히
귀여운, 아마네를 엄청 좋아하는 아이로 밖에 보이지않아.
"아니, 그렇게 순수하게 호의를 가졌으니까 알기쉬워. 그렇지 않아도 특별대접을 한거 같았고"
"진짜냐"
사귀기 전부터 은근히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기 훨씬 전부터 그렇게 보이던 것 같다.
"......그런가"
이츠키가 손가락으로 나타내 보이는 끝을 한번 더 보면, 마히루가 치토세에게 달라붙어 수줍은 듯하면서도 수줍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있다.
잇챠, 라고 풀사이드에서 풀장에 뛰어들어 허리에까지 담근 이츠키가 웃으며 둘에게 향하는 것을 보고, 이츠키도
웃으며 마히루에게로 향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4 화
134 넷이서 저녁식사.
"후아, 잘놀았다"
빌려온 공으로 발레를 하거나 치토세에게 떠밀려 마히루도 작은 워터슬라이더를 체험하거나 마히루에게는 자극적인
체험이 되었을 것이다.
즐거웠어요.이렇게 논건 오래간만이에요.
"어, 어, 미안 마히루."
치토세와 사이좋게 놀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도 가볍게 헤엄쳐 즐기고 있었지만, 마히루를 기다리게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네에.."
"그건......남자친구 권한이지"
남에게 마히루의 흑비키니를 보일거라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지금도 주위의 러시가드로 감추고 있고,
가능하다면 수영복용 반바지도 입히고 싶을 정도이다.
열 여덟시 전이라 저녁에는 다소 빠른지도 모르지만 수영 하거나 놀거나 하고 체력을 썼고 배도 고프고 있었으므로
마침 좋았는지도 모른다.
"그거구나, 얼굴 보러 가는 것 같은 느낌이네"
"맘대로 생각하던지."
담백하게 부탁한 일본식 정식의 젓가락을 입에 올린 아마네에게서 치토세는 변함없이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역시 마히루의 요리가 제일이다, 라고 혼자서 납득한 아마네가 언뜻 마히루를 보면, 희미하게 부끄러워 하고
있는거 같다.
이야기만으로 이츠키도 시호코가 치토세를 닮았다고 판단한 것 같다.치토세가 시호코와 만나면 필시 친근감이 생길
것이다.
"에, 무슨 이야기?"
아마네는 먼저 끝내고 나중에는 매일의 자습으로 되돌아보는 타입, 이츠키는 엉뚱하게 해 나가는 타입이므로,
둘이서 치토세의 과제를 돕는 처지가 되었다.
"마히루 내일 김밥 먹고싶다"
"응."
"벌써 동거 커플......"
" 시끄럽다"
"문단속은 하셨나요?"
평소 같으면 일부러 여기까지 말하지 않지만, 장기간 집을 비우기 위해 걱정하고 주의한 것 같다.
"신경써줘서 고마워"
이번은 예정이 비어 있던 시호코가 역까지 마중나와준다고 하는 것으로, 후의에 응석하는 형태가 되고 있었다.
단순히 시호코가 빨리 마히루를 만나고 싶어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약속 장소에 자주 사용하는 개찰구에 있는 큰 기둥을 향해 가니, 먼 곳에서도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오랜만이에요..."
마히루는 시호코의 기세가 오래간만이라 약간 기압을 당하면서도 정숙한 미소와 몸짓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괜찮아, 우리가 마히루를 만나고 싶었어! 사실은 봄방학에도 만나고 싶었는데, 형편이 안되서 말이야......
어머나, 아마네는 어떻게 지내?"
"네예"
그 싱글벙글 웃는 쪽이 화가 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시호코가 데리러 온다던데, 슈토의 모습이 없는 것이 의외였다.오늘은 슈토도 휴가를 냈을 것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둘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빠는?"
"그렇구나."
슈토는 요리를 좋아하고, 대접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집에서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우후. 우리 집 맛도 즐겨줘"
평일은 시호코, 토일요일은 슈토와 분담하고 있으므로 익숙해진다는 점이라면 시호자의 손을 들어주지만, 맛은
슈토가 위다.
"음, 아마네의 솔직하지 않은 건 언제나 있으니까 좋아요. 그것보다, 집으로 향할까요? 지금부터라면 꼭
점심쯤에 도착할 것 같고. 차로 가야하니. 따라오렴."
"그럼 갈까"
"네"
"크네요"
"어, 저, 그"
"어머나?"
마히루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으므로, 더욱 시호코의 즐거운 망상의 양식이 되고 있다.아마네의
본심으로서는, 그걸 망상으로 끝내게 할 생각이 없기도 하지만, 과연 시호코에게는 말할 수 없다.
"네. 어쩔 수 없지."
"뭐가 어쩔 수 없는 거야......"
"어서오렴"
"시이나상 오래간만이구나"
"아니 그런......"
"오야ㅡ 기분 좋은 말 해 주네"
삼십대 후반으로 보이지 않는 풋풋한 말하자면 동안의 아버지는 먼저 초면에서 나이를 맞출 일은 없다.
"고작 반년 만에 바뀐건가?"
마히루와 다니기에 외출용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자신이 별로 없었던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실제로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자신감이 있는 상태를 잘 알았던 것 같다.
"아니, 그런 일은......실례하겠습니다."
굽실굽실 머리를 숙여 구두를 벗은 마히루에 이어, 아마네도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신는다.
주위는 제멋대로 아는 우리 집이기 때문에 안내는 필요없지만, 시호코가 마히루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거나 하지
않을까 감시하기 위해서 따라갈 생각이다.
"괜찮아요~ 그런거야.두층은 화장실이 거기에서, 마히루의 옆방이 아마네의 방 베란다랑 연결되어서 미안해요.
"전혀. 안해."
"네, 감사합니다."
"미안, 이 방 밖에 안 비었구나"
"그야 사귀고 있으니까 좋겠지만, 사귀지 않았다면.. 일단은 엄마는 모르실텐데 자...참...
작게 수줍어 하는 마히루, 잠든중에 습격당할 걱정은 없구나 하고 쓴웃음을 지으면서, 함께 밤을 보내고 싶다고
바라는 것에 서서히 기쁨이 솟는다.
"네"
슈토도 마히루와 같이 뭐든지 만들 수 있는 타입으로, 시호코가 먹고 싶다고 하는 것으로 오늘의 메인은 파에야로
한 것 같다.
모두 맛있었고 마히루도 순수하게 기뻐했기 때문에 마히루의 시점에서도 슈토의 요리 솜씨는 높은 것 같았다.
덧붙여서 시호코는 뒷정리를 담당하고 있어 이 자리에는 없고 부엌에서 울려오는 세탁소리로 존재를 느끼게 했다.
"폐라니......아니요, 그런건.."
"그런가"
"네, 알고 있어요"
상냥하게 말해서 끽소리도 내지 않았다.오늘 마히루는 수수하고 상대하기 힘들다. 확실히 긴장하고 있는가 했더니,
벌써 풀린 것처럼 보였다.
이번엔 마히루의 손바닥 위에 있기 때문에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되어버린 아마네에게, 슈토는 변함없는 미소를
띄웠다.
"시호코씨처럼 데리고 다니면서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는다고?"
"그건 알고있지만말야.
"아마네는 집을 봐"
"왜요!"
"응."
슈토는 매우 여성에게 상냥하고 성실한 남자이며, 특히 사랑하는 아내인 시호코에게는 특별한 기념이 있는 것도
아닐 때라도 선물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평소의 감사와 애정의 증표와 시호코씨의 기뻐하는 얼굴을 보고 싶기 때문에, 라고 하는 것이 슈토의 이야기로,
친정에 있을 때는 아마네도 쇼핑을 교제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거에요?"
슈토도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보기 때문에, 아마네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조잡한 동작으로 일어나 설거지를 하고
있는 시호코에게 도와주는 명목으로 도망치도록 향했다.
"어머나, 왜 그래?"
"...도와 주러 왔다"
"아아, 쇼핑하러 가네. 슈토씨도 마히루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을 것이고, 괜찮지 않을까?
"아무래도 뭐.."
돕다니, 무엇을 당연한 일을, 하고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시호코를 보면, 감탄한 모습 그대로 "...아마네~"
라고 호소한다.
"뭐야."
"마히루랑 어디 갔었어?"
"하아."
설마 지금 그 질문이 날아오자 나도 모르게 뿜어낸 아마네에게서 시호코는 태연하게 접시를 깨끗하게 하는걸
끝냈다.
"......나쁜건가"
"......그런가"
마음이 좁아졌다, 라고 말하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마히루를 소중하게 여겨 놓고싶지 않다는 기분이 강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마히루를 행복하게 하고 싶고 다른 남자는 안중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반하게 해서 소중하게.
놓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봐 그만둬"
그런 일을 마히루에게 들으면 마히루는 천연스럽고 부끄러운 에피소드를 흘릴 것 같아서, 전력으로 저지해야 한다.
시호코와 단둘이 있으면 확실히 놀림을 당하기 때문에, 자기 방에서 짐을 풀고 심심풀이로 참고서를 풀고 있던
아마네를, 막 귀가한 마히루가 찾아온 것이다.
지금 집에 가구는 거의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별것 없는 방이고, 시호코가 정기적으로 치우고 있어서 보여지는건
부끄럽지 않기 때문에 그냥 초대했는데, 미묘하게 마히루가 서먹서먹하다.
마히루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슈토에게는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말해서는. 웃기만 하거나
반대로 놀림을 받거나 어느 쪽이게 됨으로 아무 말도 못하겠지만.
"......뭘 들은거야.."
단지, 슈토가 일부러 마히루에게 말하는건 확실히 무엇인가를 저지른 것일 것이 틀림없다.부모의 눈높이에서
귀여운 우스갯소리를 들었을지 모르지만, 아마네 본인으로서는 어릴 적 실패담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끄러워서
웃을 일이 아니다.
"그건 그거......겠죠..?"
"뭐, 뭐예요?"
옆에 있던 마히루를 잡아당겨 다리 사이에 앉히곤.등에서 감싸듯이 껴안은 아마네는 그대로 마히루의 배를 만진다.
불필요한 지방은 일절 없는 가냘픈 몸을 실감하면서, 매끄러운 라인을 그리는 허리를 손가락으로 흔들흔들 하는
것만으로 "히이잇.." 하고 작게 숨이 흘러 넘치고 있다.
너무 반응이 좋아서, 본인도 모르게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여 느슨하게 피부를 자극해 나간다.
만지면 이성적인 의미에서 위험한 장소를 만지지 않도록 하면서 느긋하게 간지럼을 태우고 있으면, 참을 수
없었던지 갑자기 아마네게로 몸을 돌려 바라 본다.
"벼.. 별로 대단한 건 이야기 하지 않았어요. 아마네군이 어렸을적 자전거로 전봇대에 정면충돌해 많이 울었던
이야기라던지, 어머니의 날에 시호코씨에게 '엄마가 제일 좋아!'라고 달콤한 이야기라던지 슈토씨처럼 멋져지고
싶어서 맘대로 왁스를 쓰고 삐쭉머리를 한 이야기 정도 밖에 하지 못했다고요.."
"최악의 누설이다!"
자신의 기억에 없는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발각되어, 무심코 손바닥으로 얼굴을 눌렀다.
어렸을 때 이야기는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수치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만 하다니 무슨 생각인지 따지고 싶을
정도다.
"있잖아, 미안해."
끌어안고 달래듯이 쓰다듬자, 마히루는 아마네의 팔에 순순히 앉아 아마네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8 화
138 하루의 마지막
"마히루, 욕실로?"
시선이 주위를 살짝 스치고 다시 얼굴을 상기시키고 있다.아마도 아마네의 몸을 상상해 더욱 부끄러워졌을 것이다.
아마네도 깊게 상상하면 부끄러움에 시달릴 것 같아서,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있어야 했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 그건......"
"마히루. 그렇게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마."뭐, 부모님은 둘이서 들어갈 때가 많다고 하면 많지만, 우리까지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마히루도 수줍은 듯이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는게 보였지만, 진심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럴 수 밖에 없다.
솔직히 청소년으로선 창피하다는걸 알고 서로 이런저런 이유로 거리를 두는걸 알고있지만 조금 동경이 있었다.
그래도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네, 네. 목욕할께요"
"네에~"
"아빠까지 용서해줘"
단순히 부모님은 둘이서 들어갈 수 있고 욕조에서 사이좋게 지내 버리기 때문에 아마네가 빨리 들어가야 한다.
아마네가 나오자 부모님도 교대로 욕실로 향했기 때문에 거실에서 마히루와 단둘인 상태였다.
"후후"
"네에.."
물론 마히루의 성격 좋음이 가장 큰 요인이고, 마히루이기 때문에 이렇게 시호코가 마음에 들어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아, 역시 그런 소원은......그래도"
"그래도?"
가족과 외출을 동경하고 있기 때문에, 여리고 한숨에 완전히 꺼질 것 같은, 정말로 작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덧붙인 말에, 아마네는 일순간 가슴이 아파왔다.
"그렇구나. 어머니께 말해둘게. 그렇다고 해도, 갈 장소라든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좋아할꺼라고 생각해."
그래서 아마네는 그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가족과 마히루랑 함께 지내기로 결정했다.
아마네의 말에 즐거운 듯 웃는 마히루를 보자 아마네는 조용히 안도하여 옛날에 있던 진묘한 외출처를 입에 담으며
마히루의 웃는 얼굴을 더욱 끌어내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9 화
139 엘범
마히루의 희망으로 넷이서 나가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아직 부모님에게는 전하지 않았고, 귀성했기에 며칠간은
몸을 쉬기 위해서 집에 있을 생각이었다.
슬그머니 일어나 천천히 옷을 갈아입고, 정리를 마치고 거실에 도착하면, 당연하지만 이미 마히루는 앉아서
슈토랑 시호코와 함께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다.
"좋은아침. 뭘 보고 있는거야?"
"아, 좋은 아침이에요."
부모님은 기념사진을 찍는 편이고, 추억을 소중히 하는 타입이므로, 앨범이 있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다.
그것을 마히루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보면 안되는거였나요?"
"귀여워요"
아마도 칭찬을 받고 부끄러워하는거겠지만, 모르는 사이에 흑역사가 폭로되고. 바보짓를 하고 있는 사진만 보이는
이쪽이 수치스럽다.
"......그건 그렇지만"
"응.."
"어머나 그저 그래."
미소 짓는 듯 마히루를 바라보며 이쪽에도 같은 시선을 던지는 부모님께 아마네의 피폐도는 높아질 뿐.더 이상
반응할 생각도 없었다.
(......친정인데 엄청 어웨이다)
(그리워)
그들을 피하도록 현지를 떠났지만, 지금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과거의 일로 생각 하고 있다. 감상에 젖을
생각도 없다.
"......아, 저, 화났나요......?"
아니나 다를까, 시호코는 미소를 지으려 한것 같으나. 무시하고선 불안한 듯한 마히루를 달래듯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0 화
140 왕따.
모처럼 먼 곳에서 왔다는 얘기로 시호코와 슈토는 마히루의 근처에 사사건건 앉아 있다.아들보다 마히루가 우선인
듯, 그들은 기뻐하며 함께 지내고 있었다.
별 볼일도 없어서 부담스러워하지 않지만, 여기까지 방치된다면 아무래도 복잡한 심경이 될 수밖에 없다.
사이좋은 가족을 동경하고 있는 마히루가 이렇게 가짜지만 진짜같은(擬似) 가족을 맛볼 수 있다면, 자신을 다소
멸시해도 좋았다.
조금 곤란한 것은, 부모님이 마히루를 신경쓰시는 바람에 아마네가 마히루와 지낼 시간이 적어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아마네군"
"공부한 것 뿐이야.한가했고...
설마 두 시간이나 지났을 줄은 몰랐는데, 그만큼 집중이 가능했다는 얘기일 것이다.아니, 어떤 의미라도 마음은
엉망이었지만, 머리에서 내쫓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라고 하는 것이 옳다.
" 실례하겠습니다......"
"응, 고마워"
일부러 가져다 줘서 고마울 따름이라 솔직하게 인사를 하자, 왠지 마히루가 어색한 듯 눈동자를 내리깔았다.
"왜?"
단지, 다른 것은 별로 화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복잡한 기분이 되었고 외로움을 느끼긴 했지만, 화는 전혀 없다.
원래, 부모님에게도 마히루에게도 나쁜 점은 없고, 단지 아마네가 혼자서 외로움을 떠안았을 뿐이다.
"어,......그,그것은......"
마히루가 가족에게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흐뭇하게 지켜볼걸 그랬는데, 있을 곳이 없다고 도망쳐 온
내 자신이 나쁘다.
마히루가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하지만, 홀로 남겨지는 것이 싫어서, 이렇게 스스로 혼자가 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이것으로 기분이 언짢아진다니, 마히루나 부모님을 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신이 바보같다)
뺨이라고는 하지만, 그다지 키스는 익숙하지 않다.마히루도 그건 마찬가지였고 라마네가 입술을 내밀 때마다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읏.. 마히루.."
"둘이서요?"
"...우우."
"......같이 먹을까"
"네"
여기에 온지 사흘, 마히루는 첫날에 슈토와 쇼핑하러 간 정도에 나머지는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부모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도 있지만 낯선 땅을 서성거릴 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가"
표정에서도 순수하게 아마네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기쁜지 어색한지 시선이
약간 아래쪽을 맴돈다.
"어머나 매섭다."
"뭐."
쑥스러운 시호코와 내추럴하게 칭찬하는 슈토에게 아침부터 뜨겁다 라는 감상을 안고 방치하고, 시호코표
오믈렛을 넘치도록 입 안에 넣는다.
일반적으로 맛있지만, 역시 마히루의 요리가 좋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은, 요리의 솜씨 이상으로 마히루의
요리이기 때문일 것이다.마히루의 요리에 완전히 익숙해져 버린 아마네는 시호코의 요리로는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무리지만)
언제나 화목한 부모님을 다시 바라보며, 아마네는 언젠가 미래를 상상하며 조용히 뺨을 붉혔다.
"그럼 갈까?"
아직 오전 중이긴 하지만 그렇게 멀리 나갈 생각도 없고, 느긋하게 근처를 산책하는 정도여서 낮 전이라도
문제없을 것이다.낮에는 집에 가서 마히루가 카르보나라 만들 예정이고, 그렇게 길게는 밖에 있지 않을 것이다.
"네. 저는 준비되었으니까요"
"......그래서 데이트인가요?"
갑자기 데이트를 하려고 해도 여성에게는 준비가 필요할 테니까, 오늘은 어디까지나 그냥 외출할 생각이다.
데이트라는 말의 의미적으로는 데이트일지도 모르지만, 서로 기합이 다르다.
"네"
그만큼 마히루가 미인이라는 증거라서 좋은 일이긴 하지만, 매혹된 사람의 많은게 재미있었다.
"왜 웃고 있는 건가요?"
"내가 반한다면?"
"...마음껏 보여줄게요?"
놀리는 듯 장난스럽게 웃었던 마히루에게 답하듯 "자 그럼 집에서 맘껏 봐야지" 하고 아마네도 웃으며, 손을
잡고 인근 공원으로 들어간다.
"모두 건강하네요."
체육을 싫어하는 인간도 있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은 싫어하지 않아도 사람의 눈이 있거나 정해진 움직임을
요구하는 것이 싫다는 사람이 있다.
"네? 네......?"
고개를 갸우뚱한 마히루는 웃으며 얼버무리고, 아마네는 부드럽게 손을 떼고 공원을 천천히 걷는다.
가능한 한 그늘을 천천히 걸으며, 화단에 핀 꽃을 바라보거나, 나무들 틈으로 스쳐 지나가는 상쾌한 바람을
즐기거나, 매우 느린 시간을 보낸다.
스포츠 음료를 마시고 한숨 돌린 곳에서 마히루에게 물어보면, 당돌한 화제에 반짝하고 칼라멜빛 눈동자가
깜빡이며, 그 다음부터 느슨해졌다.
"그, 그런가요?"
아마네를 빼도 부모가 봐도 안아프다고 하는 레벨로 귀여워하고 있으므로, 마히루도 안심하고 지내는 것 같다.
"나보다 귀여우니까말야"
"......네"
머지않아, 후지미야가를 구성하는 일부가 되어 준다면, 라고 생각하는 몸으로서는, 아마네의 방치되어진 상태는
어떻든 마히루가 선선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태는 기쁜 일이었다.
원래, 마히루가 있으면 그것으로 좋고, 마히루가 아마네의 팔 안으로 돌아오는 것은 보이고 있으므로,
시호코들에게 대접받든 문제는 없다.두 사람의 시간이 적어지는 것은 다소 복잡하기는 하지만.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감동받은듯 아마네의 두 팔에 이마를 붙여 얼굴을 가리고 있어, 그런 몸짓도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으려 한다.
"......후지미야?"
정신을 차렸더니, 근처에 인기척이 있었다.둘이서 이야기하는 것에 열중하고 있었으므로, 사람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그....토죠는. 아마네가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을 본 중학교 졸업부터 그렇게 변하지 않은 용모와 모습으로,
주위를 보고 있다.
아마네는 거꾸로 그로부터 거리가 먼. 2 년 이상으로 바뀌고 있고 지금은 밖으로 가는 머리나 복장을 하고
있으니까 갑자기 보기에서는 몰랐을 것이다.
"오랫만이네 후지미야."
"그렇구나"
생각보다 평범하게 돌려줄 수 있었던 것은 놀랍긴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지에 살고 있으니까 당연히 있어야 하는 일이지만, 그냥 우연.게다가 지금은 그의 근처에 없으면 관계도 없는
그저 남이기 때문이다.
옛날을 생각하면 한 방울의 응어리가 가슴에 떨어지지만, 옆에 있는 마히루의 따뜻함을 느끼면 금방 맑아지고
섞인다.
"음"
사이가 좋았던 무렵에 간간이 보이던 표정이지만, 지금은 이 표정의 이유를 알 수 있다.
"벌써 여자를 데리고 ... 그렇게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남자가 다 됬구나"
야유하는 듯한 말투로 웃었던 토죠지만, 아마네는 아무렇지도 않았다.상처 받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오히려 옆집인 마히루가 바보같아서 화내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그 미소가 과연 안심하고 좋은 것인지 모르고, 마히루의 반응에 불안을 느낀다며, 토죠는 빙긋 미소를 머금는다.
"애인님은 알고있니? 지금은 다소 못생긴 얼굴이 되었지만, 옛날에는 여자애 얼굴이라고 놀려져서 울먹거렸단걸"
"정말 그립구나"
옆에 마히루가 있어서 손을 잡아주는 것도 있지만, 토죠와 상대해 느끼는건, 단지 그립고, 그리고 이렇게도 그는
보통 남자였다는 것이다.
"후후, 벌써 봐버린걸요?"
귀여웠습니다, 하고 작은 소리로 덧붙여서, 무심코 불만스럽게 보니까 이번에는 웃는 얼굴이 일순간 떠올랐다.곧
천사같은 미소로 돌아가지만.
"당신은 돈만 가지고 사귈 상대를 고르는 겁니까? 이용가치의 유무에 따라 친구를 고르는 겁니까? 그거 굉장히
외로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응"
마히루는 가문적으로는 풍족할 것이다. 가정부를 고용할 정도로 부유한 가정일 것이고, 소지품 자체의 질은 좋다.
부모에게서 돈만은 주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히루는 돈이라는 가치를 그렇게까지 중요시하지 않는다.돈보다는, 사람과의 온기를 취하는것.
토죠의 존재에도 전혀 아프지 않았는데도 마히루의 처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픈 것은, 그만큼 토죠의 존재가
아마네에게서 빠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는 아마네를 만나서야, 행복하고 마음이 가득 찼던걸요."......그 사람의 가치는 돈으로 결정되는 것도,
외견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안쪽에 있는 것으로 정해지는 겁니다.저는 그 사람의 가치를 외적 요인으로
정하려 하지 않아요.
딱 잘라 단언한 마히루는, 토죠를 불쌍하다고도. 거절하지도 않고, 한결같이 잔잔한 눈으로 그를 비추고 있다.
"당신에게 있어서 돈 이외가 무가치라면 그래도 되겠지요.사람의 가치관을 부정할 생각은 없어요.저에게 있어서
아마네군은 누구보다 가치있는 사람이라는걸 주위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면 그걸로 괜찮으니까요.
천사의 미소가, 본래의 마히루의 미소로 바뀌어, 아마네를 향한다.
그것만으로, 이제 다행이다.
"하지만.."
"......네"
그러나 그것은 마히루의 녹는 듯한 미소를 그에게 보여준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에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아마네에게 있어서, 이제 토죠는 타인으로,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니까.
"고마워"
"토죠"
"뭐, 뭐야"
"나는, 지금은 비교적 너에게 감사하고 있어."이용당했고 버려진걸 알았지만, 그래도 그때는 즐거웠고, 당시
얌전했던 나에겐 위안이었다."
그때는 상처받았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일종의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그때의 일이 있었기에 지금의
아마네가 형성된 것이다.
지금의 자신을 좋아하고, 지금의 내가 되었기 때문에야말로 마히루와 만나서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너희들과 어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이렇게 마히루도 만났고, 오히려 이용해주어서 서로
좋았어.상처는 입었지만, 나는 아마 그때의 일을 이겨냈기 때문에 자랐어.얻기 힘든 것을 얻은 것은 너희
덕분이야.
"자, 가자 마히루"돌아갈까?
"네"
"응."
창문을 열자마자, 냉방을 받고 있던 몸에는 약간 불쾌한 공기가 맞아 준다.밤이라고 해도 여름철은 기온도 높고,
연일 열대야라서 더운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런데도, 바깥의 공기는 맑고, 주위는 주택가라서. 가로등에 방해되는 일 없이 별도 아름답게 보인다.졸릴
때까지의 시간과 지루함에는 충분할 것이다.
울타리에 몸을 맡기면서 조용한 공간과 별들의 반짝임을 만끽하고 있자 갑자기 창문의 새시가 스치는 소리가 났다.
자신의 방에서가 아니라 베란다로 연결된 또 다른 방에서 들린 소리에 돌아보면, 원피스형 잠옷을 입은 마히루가
이쪽을 엿보며 반신을 내비치고 있다.
설마 일어났을 줄은 몰랐다.
밤이 깊어서 가족이 잠든 무렵, 게다가 마히루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날짜 변경 전에는 잔다고
했기 때문에, 일어나 있고 게다가 발코니로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외였다.
"......그렇군요"
마히루도 베란다에 나가면서 여러 가지, 라는 말에 눈동자를 살짝 숨겼기 때문에, 아마네는 "아아아, 달라"라고
쓴웃음.
아마네는 이제 그에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단지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 느꼈을 뿐 거기에 그의 모습이
어른거리지 않는다.이제 그에게 위협받을 일은 없다.
"많이 늘었네요"
"그럴지도."
아마네는 달라졌다.키도 그렇지만 그 일년 동안 마음 상태와 관점이.
"......그렇구나"
"아아아"
잔잔히 웃으며 옆에서 울타리에 손을 얹으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마히루, 그 때문에 애교심이 밀려온다.
옆에서 이렇게 다가앉아 웃어준다.곁에 있어, 지탱해 준다.격려해 주다.곁에 있기를 바라며 고맙고 고귀한
존재가 괜히 사랑스러웠다.
"......응 마히루."
"네?"
"만지고싶어."
"네?"
놀라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표정에, 아마네는 자신이 말하는 것에 수치를 느끼면서도 정정할 생각은 없고,
곤혹스럽게 흔들리는 마히루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자신을 좋아하고, 자비하고, 지탱해주는 그녀의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다.곁에 있다는 것을 더 알고 싶었다.
똑바로 바라본 아마네로 인해, 카라멜빛 눈동자가 흔들리고, 그리고는 수줍게 눈을 내리깔는다.
"......안될리가요."
가늘고, 그래도 아마네를 힘차게 지지해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손을 잡고, 아마네가 자기 방으로
초대한다.
"아무것도 안할꺼니까"
"에.. 네.."
"기대했어?"
"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엣"
"농담이야.......지금은, 그냥 마히루랑 붇어 있고 싶을 뿐이니까"
그 순간에도 마히루가 경계할 것 같은 일은 할 생각이 없었다 .마히루가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고 원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고, 억지로라도 손에 넣고 싶지는 않았다.
부드러움과 냄새에 익숙한 달콤한 냄새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부드럽게 가슴을 채운다.사랑스럽다고
북받치는 생각을 재차 실감하면서, 마히루가 만족하도록 안아 주었다.
행복하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흐린듯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온화한 공기를 풍기고 있으니까, 분명 마히루도도
아마네에게 같은 마음으로 있어 줄 것이다.
(......좋아하는구나.)
억누를 수 없는 마음에, 무심코 마히루의 턱을 들어올려 미소를 짓는 요염한 입술을 막듯이 자신의 입술을
맞대었다.
"....... 앗."
좀 더 참았어야 할까, 하고 마히루의 반응에 후회를 하고 있다면, 마히루는 시선을 저쪽으로 헤엄치면서 몸을
움츠리고 있다.
자신의 입술이 말라서 마히루가 불쾌한 생각을 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마히루를 보니. 느낌은 싫지는
않다.문득 입술로 물면 간지러운 듯 몸을 흔들고 있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애교심이 치밀어 왔다.
작게 "읏.."하고 놀라운지 항의인지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달래듯 부드럽게 입술을 쓰다듬어 쪼으면
가라앉는다.
"그래서, 싫었던거야?"
마히루의 입술에 겹치지만, 이번에는 마히루의 페이스에 맞추도록 천천히 맞닿을 만한 입맞춤에 그친다.
촉촉한 입술을 맛보듯 가볍게 얼굴의 각도를 바꿔 마주치는, 단지 그것 뿐인데도, 심장이 시끄러울 정도로 뛰고
있었다.
"......우흐..."
"...아마네군을 좋아하기 전까지, 키스의 의미를 제대로 몰랐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행복한 기분이 될거라고..."
"......지금, 행복해?"
"네"
"......나도"
"후후후, 같은 생각이네요."
부끄러워하면서도 굴탁없는 미소를 띄운 마히루에게 다시 키스해 달콤함을 느끼는 입술을 맛보고 있자 마히루가
살짝 몸을 떨었다.
싫어했나봐 입술을 떼니, 마히루는 "아니에요"라며 난처한 듯 웃고, 몸을 기대며 "아마네군은 뻔뻔하네요"라고
속삭인다.
"...... 쌀쌀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맞춰보세요?"
"......너도 변치 않게 되었구나"
"이러면 둘 다 따뜻하네"
"......네"
꽤나 얼굴이 가까워졌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아마네도 웃자, 마히루의 미소가 조금 장난스러운 것으로 변화했다.
"해주세요."
"벌써 받고 있잖아?"
-----------------------------------------------------------------------------------
--------------------------
1 발암 - 1 달달
드디어 한 침대를 같이 쓰게 되었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4 화
144 막 일어난 폭탄
안심하고 있는지 행복한 듯이 뺨이 느슨해져 있고, 자고 있는데 온화한 미소를 띄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천사의 잠자는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천사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아름다움과 청초함이 있었다.
천사의 고리를 완비한 큐티클과 같은 머리를 부드럽게 빗으면서 약간 저린 베갯짓 팔을 일으키지 않도록 살짝
움직여 자세를 약간 바꿔 놓는다.
"아마네, 일어났니?"
그렇다고 해서, 대답이 없으면 깨우려고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지만-결론을
내리기 전에, 문이 열렸다.
이해력이 높은 슈토는 아마네의 몸짓 하나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면서 이쪽을 바라보며 팔랑팔랑 손을 흔들며
조용히 방을 나갔다.
겨우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아마네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한숨을
내쉰다.
아니, 슈토라면 정사의 흔적이 전혀 없다고 알 테니까 거기까지는 추측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역시
부끄러운 것은 부끄럽다.
나중에 추궁당할것을 각오하면서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면, 더욱 팔속에서 화사한 몸이 몸을 녹인다.
함께 온기를 나누면 행복할 것 같아서 부드러운 몸을 감싸고 부드럽게 만지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크게 몸을
움츠린 마히루가 천천히 얼굴을 아마네에게로 향했다.
걸쭉하고 소리를 낼 것 같을 정도로 촉촉하게 젖어버린 컬러멜빛 눈동자는 아마네의 얼굴을 봐도 아직 희미하다.
"미안, 깨웠니?"
완전히 잠에서 덜 깬거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그렇다면 그걸로 *반각성의 마히루를 귀여워하듯 손가락을
움직이자 "음~"하고 무엇보다 귀여운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半覚醒 잠에서 못 깨고 비몽사몽하는. 그런 상황)
일어났구나, 라고 확신한 아마네가 "안녕"이라고 일부러 뺨에 키스해 보면, 재미있을 정도로 경직된 마히루가
보인다.
"네, 네......"
"두근거리진 않는거야?"
"그건, 다른 문제에요.."
"농담이야"
간혹이라.
단지, 문제로서, 숙박이라고 하면 그러한 것을 조금이라도 기대해 버린다.남자의 사가이며, 남자친구로서 일종의
기대를 가져도 어쩔 수 없다.
아마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차린 것 같은 마히루가 부랴부랴 얼굴을 붉히고 있어, 약간 눈물로 아마네를
응시한다.
"......오우"
"......아니요, 인가요..?"
부끄러운 듯이 떨리는 마히루를 보고 반성하면서, 안쪽에서 밀려오는 욕구를 삼켜, 마히루의 머리를 어루만진다.
"네, 네에."
"그렇군요"
심호흡하고 침착함을 되찾으려고 하면서 마히루를 놓으면, 마히루는 수치심에서 서둘러 빠져나올려고 침대에서
내려 되돌아 본다.
아마네분 도 아침식사가 준비되어 있지만 부엌에서 조리음이 나고 낯익은 아마색이 보이기 때문에 마히루가 약속의
오믈렛을 만들어 주고 있을 것이다.
"......안녕"
"오우"
아마네가 제각각 안정되어져서 나온거는 꽤 늦었기 때문에, 몸 정리의 시간이 덜 걸린 마히루가 먼저 와서 준비를
했을 것이다.
"사랑스럽구나 정말.."
반인위적으로 벌어진 실수지만 아마네는 말하지 않고, 히쭉히쭉 이쪽을 보고 오는 시호코의 시선을 스루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토죠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몇몇 덕분에 마히루랑 만났으니, 오히려 감사해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불쾌할지도 모르지만.
"아저씨 같은 대사 하지마......"
"......그렇지만말야"
"......은, 예"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마히루가 쑥스러운 듯 움츠러들고 있어, 슈토도 시호코도 웃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에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지지받은 것처럼, 마히루가 괴로운 일이 있으면 등을 지탱하고, 손을 당겨 간다.
이전의 아마네라면 완전 부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호코는 솔직하게 인정한 것에 놀라서, 그리고는 기쁜 듯이
웃었다.
"반짝 변했네"
"시끄러워."
참으로 즐거운 듯, 그리고 축복하듯 미소를 머금은 시호코에게 떫은 표정을 짓지만, 마히루가 싫어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뭐 괜찮을까 하고 체념하고 외면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6 화
146 *장난이란건.
*(본 화의 장난은 いちゃつくっ. 꽁냥거리다 급의 단어가 치환된것입니다. )
부모님이 일을 나가셨기 때문에, 두 사람은 일단 아마네의 방에서 나란히 침대에 앉기로 했다.
장소 탓은 있겠지만 평소와 같은 거리임에도 마히루는 미묘하게 떠들썩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오히려 아마네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언뜻 이쪽을 보고 시선이 맞으면 멍하고 뺨을 붉히므로 이쪽도 미묘하게
간지럼을 느꼈다.
"......아.. 네에.."
"그렇구나"
"......키스나"
"키스나"
"......키스라던가?"
"키스 뿐이잖아요."
지금까지 의식하지 않고 지낸거라 할까 사이좋게 지내고 있고, 의식하고 장난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침착하게, 그런데도 가슴이 뛰는 행위를 제안하면, 작게 "...예"라고 긍정이 되돌아온다.
"......앗.., 네에.."
"싫어?"
"말대로 꼬옥 안아줄까?"
단지, 그것은 아마네도 마찬가지여서, 얼굴에는 나타내지 않지만 심장이 고함을 가라앉히지 않는다.
"앗, 그거 곤란하네"
어디까지 만져도 좋은지, 어떤 식으로 만져도 좋은지 모르기 때문에, 무난히 손을 쓰다듬어 보거나 뒷머리에
입맞춤을 해 보거나 하지만, 역시 어렴풋함을 느낀다.
(정말 귀엽다아)
각종 스킨십을 해왔는데, 요즘은 마히루가 쑥스러워지고 있다.전에는 아마네가 동요하고 있었는데, 입장이
역전되어 있는 것 같아 부끄럽다.
"......아마네군의 손, 너무 좋아요"
"그런말 하면 만져버린다고?"
위험한 말투를 쓰면 인내심이 풀리므로 자중해 주었으면 하는데, 마히루는 아마네가 생각하는 의도는 생각하지
않은 듯 "별로 만져도......"라고 작게 중얼거리고 있다.
귀엽게, 그리고 남자의 다리를 뗄 수 있는 말을 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살포시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배에
손을 댄다.
간지러운 듯이 몸을 비비는 마히루를 개의치 않고, 배꼽 아래쪽에 닿은 손가락 끝으로,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아직 등산은 하지 않았지만, 간단히 산에 올라 정복할 수도 있다. 어쨌든 아마네의 손바닥은 마히루의 말대로
크고, 마히루의 기울기 강한 기복마저 감싸 안을 수 있을 것이다.
"......우, 아, 아마네군......"
"시끄러워."
빽빽, 달라붙는 마히루의 부드러운 감촉과 달콤한 냄새를 강하게 느끼게 한다.
작고 가냘픈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주위를 올려다보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경직되었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씩씩하고 귀여운 말을 하며 아마네를 응시하는 그녀의 표정에,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고 해도 좋다.
수치와 불안과, 잠깐의 기대를 섞어 가며 아마네를 신뢰한 듯 바라보며 몸을 맡기고 있는 마히루는 말 그대로
아마네라면 어떻게든 받아들여 줄 것이다.그만큼 아마네를 좋아해주는 것은 표정이나 분위기에서도 전해져 온다.
제일 먼저 한 일은 마히루와 입맞추기였다.
부드럽고 싱싱한 입술의 감촉을 맛보며, 화사한 몸을 끌어안고 몸으로 부드러움을 느낀다.
손바닥으로 만지는 일은 하지 않고, 단지 조금 융기의 부드러움을 느끼고, 살며시 손을 뗐다.
*"......기다리는것도 한계야."
*(お預けで 結構だ 원문의 의미를 살리기 힘듬. お預けで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먹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는 행동. 차려진 밥상을 먹지 못하게 하는것도 한계야. 같은 느낌.)
자국을 낼 수도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키스에 머물면서, 솟구쳐 온 욕구를 필사적으로 삼킬 때까지 얼굴을 들
수 없다고 결의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7 화
147 부모님의 귀가 후
"아마네, 혹시"
아마네도 남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회복하는것은 빠르기 때문에 지금은 평온하게 돌아가고 있다.
"마히루는 내것인걸"
"어머나"
한번 시호코에게 마히루을 건네면 당분간은 자리를 비워주기도 답답하고 마히루는 나름대로 기뻐해도 피곤해 할 것
같아서, 마히루를 시호코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하얀 뺨이 물들어버린 마히루를 바라보며 시호코가 행복을 머금은 듯한 미소를 스치고 있으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슈토도 빙긋이 미소를 머금는다.
"네?"
"그래, 그런 일은!"
아마도, 자신이 원했던 일이라고는 하지만 정말로 함께 외출하는 것에 미안함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엄마도 아빠도 마히루가 좋아서 나가자고 하셨는데..
원래 이 집에 들어가 있는 시점에서 매우 마음에 든다는 것이고, 그들이 떠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니까 불안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린 시절을 떠올렸는지, 적막함을 희미하게 머금은 덧없는 미소를 조심스럽게 띄워 눈동자를 가린 마히루에게
시호코는 변하지 않은 웃는 얼굴로 소파에 마히루의 옆, 즉 아마네의 반대편에 앉았다.
시호코에게 꽉 껴안아 귀여움 받고있는 마히루는 수줍은 듯하면서도 아까의 분위기를 지우고 부끄러운 듯 시선을
이리저리 돌린다.
마히루가 기뻐하고 있고, 장래적으로는 마히루도 *후지미야를 자칭해 주었으면 하는 몸으로서는, 오히려
부모님에게 마음에 드는 것은 대환영이다.다소 스킨십이 심한 것은, 복잡하지만.
"어른이 되었구나"
"놀리는 거지"
"네예"
148 쇼핑과 비
"아마네군, 어디가는거에요?"
"쇼핑이라면 저도 갈까요?"
어차피 쇼핑이 끝나면 바로 돌아가니까 혼자가 빠르다, 라고 생각해서 거절이었지만, 마히루가 "......
그런건가요..?"라고 낙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아마네는 황급히 마히루를 올려다본다.
"응"
"......하, 역시 내렸어"
구름이 수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비가 차례차례 흘러내리고, 아마네가 입은 옷은 젖어가는 것보다
한층 짙은 색이 되어, 무거워졌다. 몸에 달라붙는 천이 번거로워서, 옷을 집어 가볍게 공기를 넣는다.
다행히 산것들은 젖어도 문제없을 것 같은 비닐포장이었기 때문에 피해는 아마네뿐이지만, 집에 도착할 무렵에는
완전히 젖은 쥐가 되어 버렸다.
찰싹찰싹 슬리퍼 소리를 내며 종종걸음으로 현관에 찾아온 마히루가 아마네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응, 고마워"
미안하다고 말하면 좋은 것인가, 행복을 느꼈다고 말하면 좋은 것인가.당연하게 이렇게 교환을 하고 있는 것에,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느껴 간지럽기도 했다.
"......뭔가 좋네"
"네?"
가정을 가진 행복을 의사적이면서, 무난히 즐길 수 있는, 그러면서도 봄볕과 같은 따뜻함이 가슴에 스며든다.
이러쿵저러쿵하지 않고 앉는다, 라고 말했기 때문에 얌전히 마히루의 옆에 앉으면, 마히루는 천천히 일어나 소파
뒤로 돌아가, 드라이어의 플러그를 넣고 있다.
"덥고...겨울에는 잘 입으니까"
"그야 추우니까요. 하지만 덥다고 해서 윗옷을 안입는 것은 김이 식어 감기에 걸리는 원인이 되니까 안되요."제
눈이 시커멓게 될 때는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마히루의 눈동자는 카라멜색이다, 라든지, 평생 옆에 있어 줄 생각이구나, 라는 속마음은 삼키고, 솔직하게 "
조심할게."라고만 돌려받아 그대로 놓아둔다.
부드럽게 몸을 닦아준 마히루는 확실히 준비하고 있던 드라이어로 아마네의 머리를 온풍에 적신다.
지모도 없는 천사의 고리를 완비한 큐티클을 갖춘 스트레이트 헤어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아름다움으로, 곧잘
긴데도 윤기를 갖고 있구나 하고 감탄할 뿐이다.
원래, 여성은 남성을 위해서 외모를 정돈하고 있다고만 할 수 없고, 머리도 좋아서 기르고 있는 여성이 많다.
만약 아마네의 말 한마디에 마히루의 머리 모양이 바뀐다면, 취향에 맞추려 해 주어서 기뻐하는 반면 복잡하다.
아마네는 마히루가 좋아서 멋을 부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마히루면 어느 길이든 귀여우니 마히루가
생각해 주길 바란다.자신의 말로 비틀고 싶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건가요"
"글쎄. 그런 거야."
"......네"
답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응?"
"굉장히?"
"......*요염하다고나할까......멋있다라고,생각했습니다"
*(色っぽい. 요염하다, 성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이렇게 해 달라는 게 아니라 단순히 감상을 털어놓았을 뿐이겠지만 마히루의 중얼거림에 아마네는 작게 입술에
미소를 그리게 한다.
"할까?"
"마히루. 이건 어떨까?"
여자 2 명...이라기보다는 나이적으로 소녀와 여성이 2 명 즐겁게 대화하는 것을, 아마네는 한가롭게 가게의
가장자리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딱히 쇼핑을 다니거나 옷 고르는 것은 힘들진 않지만, 거기까지 흐물흐물 여자아이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 말을
붇이기 어렵기 때문에 거리를 두고 있다.
"역시 여자애는 언제나 아름다운 자신이 되고싶어서 그런가봐"그리고 순수하게 차려입는것을 좋아하는것도 있을것
같고..
세상의 남자는 여자와 같이 쇼핑을 가는것은 귀찮은 것 같지만, 아마네는 시호코를 사사건건 알고 있으므로
익숙하다.성격적으로도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그래, 나도 좋은 걸 알았구나"
곰곰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슈토와 아마네에게, 아무래도 시호코가 알아차린 듯 손짓을 해 온다.
불렸으므로 부모와 자식이 함께 두 사람에게 다가서면, 싱글벙글한 시호코가 뒤에서 마히루의 양 어깨를 들고
가볍게 앞으로 나오도록 마히루를 아마네의 눈앞에 세웠다.
부끄러워하는 듯 눈동자를 한번 엎드려, 그리고는 주눅이 든다는 식으로 기대를 품고 이쪽을 눈여겨보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숨을 죽인다.
마히루의 그대로를 좋아한다고 생각해, 그것은 거짓말은 아니지만, 자신을 위해서 취향의 옷을 몸에 익히려고
하는 기분이, 기뻤다.
"......정말 귀엽네"
"알고 있다고"
"불편해졌구나"
"시끄러워."
현에서도 최고의 넓이를 자랑하는 이 쇼핑몰은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의외로 즐겁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지만,
시선을 끌기 쉬우므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분도 된다.
편애하듯이 말하자면 부모님은 용모가 반듯하고, 마히루는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남의 눈을 끄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쪽은 이쪽에서 부드러운 것이 맞기 때문에 솔직히 평온하지는 않지만, 겉으로 말하면 시호코에게 놀림을 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굴에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마히루가 산 옷이 든 봉지를 움켜쥐고 의식을 벗어나는데, 그러면 "왜 이쪽을 보지 않는거에요?"라고 할 정도로
꽉 달라붙어, 매우 하기 어렵다.
"마히루 있잖아."
"네"
"뭐에요?"
오늘의 마히루의 복장은 아가씨다운 디자인의 청초계 원피스지만, 전에 산 오프숄더의 원피스가 아니다.
입어보겠다고는 했지만 결국 못 봐서 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거야?"
찰싹 달라붙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한 마히루가 공연히 사랑스러워 아마네는 살며시 휘감겨 있는 마히루의 팔끝,
손바닥을 천천히 잡는다.
"......읏.., 네에"
"어디 가고싶어?"
"......그런건 집에서 하는 데이트라고 하는것 같은데요. .집에서도 좋은걸요. 며칠간 날씨가 나빠질지도
모를것 같고"
그러고 보니 태풍이 발생하고 있어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는지, 뉴스로의 주간 예보는 전망이 이상했다.
태풍을 생각하면 어쩌면 외출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히루는 둘이서 지내는 것에 비중을 두고
있는 듯 외출이라는 행위 자체는 그다지 구애받지 않는 것 같다.
"네"
"비오는 구나 "
"비가 오네요,"
*슈토슈토 가 아니라 솨 하고 격렬하게 소리를 내며 땅바닥을 때리는 물방울 떼에, 아마네와 마히루는 얼굴을
마주보고 곰곰이 고개를 끄덕였다.
*(しとしと 의성어. 방울방울 떨어지는 작은 빗소리)
일기예보 시점에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남은 체류기간을 생각해서 외출하기로 결정한 날부터 며칠간 계속 비가
오는 것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다.
"......아, 저기 아마네군"
만지고 있는 것도 배와 등, 어깨 정도이다.
살며시 아래를 보면 오프숄더 때문에 *데코르테가 노출되어 있으므로, 울퉁불퉁한 분위기나 옷에 숨기지 않은
골짜기가 들여다보이고 있다.
*(デコルテ 일본어 발음은 데코르테.한국 번역은 데콜타주 옷의 목선을 따라 목, 어깨, 등, 가슴 상층부 등,
노출된 부위를 일컫음)
"흐익......."
"그 옷, 잘 어울려"
"몸에 나쁘다니,"
"...... 오싹하달까.."
"차가운 느낌이야?,"
"흐음?"
새빨간 얼굴로 이번에는 강하게 눈총을 받았다.너무 지나치면 삐질 것 같아서, 아마네는 "미안해"라고 부드럽게
속삭이고, 마히루의 몸을 감싸 안는다.
"......아마네군은 심술궂어요."
매끄러운 어깨와 무방비한 데코르테가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솔직히 별로 이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
"정말 잘 어울리나요?"
"어울려, 잘 어울려 귀여운 마히루의 날씬한 몸라인 이쁘게 보이고 피부도 예쁘고, 정말 잘어울린다"
"그렇다면 더 자주 보고 싶어질까?"
아마네의 한마디에 마히루는 주뼛주뼛 몸집마다 이쪽을 향하여 그대로 가슴에 몸을 맡긴다.
"이러면 보기 쉬워진다고."
데이트의 경우는 남성이 리드해야 한다고 어제 단단히 슈토에게 들은 것이다.결국 나가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하는
데이트란건 변함이 없기 때문에 아마네가 주도권을 잡아두어야 할 것이다.
뺨을 간지럽히듯 어루만지면 마히루는 빨개진 뺨을 느슨하게 풀면서도 부끄러워하며 눈동자를 내리깔고 있다.
"평소에 하는 편이......"
"그렇게 두근거려 ?
"......거려요..."
손이라고 해도 손등이지만 그래도 부드러움과 온기는 제대로 전해져 온다.평소보다 상당히 빠르겠지, 큰 고동도.
숨을 죽이고 마히루를 보면 시선이 마주친다.순간 그녀의 카라멜색 눈동자는 부끄러움에 젖어보면서도 하소연하듯
강하게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굉장히, 하고 있는걸."
"정말이에요?"
수치를 감추기 위해서라도 있겠지만, 아마네의 심장 리듬을 들으러 간 마히루는 아마네 자신도 알 만큼인 고동에
"진짜네요.." 라고 조금 기쁘게 중얼거렸다.
"그건 아무래도.."
귀여워. 젠장. 이라고 작은소리로 떠들면 마히루가 얼굴위 반만 아마네의 가슴에서 올리고, 작게 수줍어한다.그
자체로 공연히 애교가 복받쳐 오르는 거니까, 홀딱 반했구나 하고 스스로도 생각했다.
침착함을 되찾는 듯 무심한 듯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귀여워하고 있으면, 마히루도도 부끄러움이
덜해졌는지 기분 좋은 듯 나른하게 되고 있다.
"......그런데 마히루"
"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2 화
152 집에서의 데이트 (2 부)
"저의 집.....인가요?
"아, 아니 양심의 가책을 느낄 수는 없지만 말이야.한번도 들어가본적이 없어서, 흥미가 있다고 할까"
"아마네군의 방은 잘 보고 있어서요.
들어가도 된다고 했기도 하고 따로 보여줘서 나쁠건 일단 없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지만 여자친구가 무방비하게
자신의 침대에서 자는 곳을 봐버린 남자친구의 기분을 헤아려주길 바랬다.
"......신사 맞으시죠?"
"다음에 하면 잠든 모습 찍어버릴테니깐.."
"그럼 조심해줘"
"......오냐"
창피해 하면서도 기쁜 듯이 중얼거리던 마히루, 그러고 보니 날짜는 정하지 않았지만 묵을 약속을 했구나, 하고
생각나 단숨에 열이 뺨에 오른다.
"더운데요......"
"......부대끼는거.., 싫어요?
"......그래, 그렇구나"
"어떤걸 하시겠어요?
"시끄러워"
"......치사해요, 그런걸"
"몰라"
"결국 항상 제가 지잖아요......"
마히루는 항상 지고 있다 말하지만 늘 마히루의 귀여움에 시달리는 몸으로서는 가끔의 승리만큼은 양보해 줬으면
하는 것이다.
그 미소가 미소에서 오는 것임을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마히루를 끌어안고 얼굴을 내 품에 밀어놓았다.
마히루는 그걸로 행복한지, 주섬주섬 조금 자세를 바꾸며 딱 좋은 포지션을 찾았는지 아마네에게 몸 전부를
맡기고 온다.
하고 얼굴을 들어 아른거리는 마히루, 이번에는 부드럽게, 그리고 가볍게 이마에 키스하면, 퍽 소리가 날 듯한
기세로 얼굴을 붉힌다.
"싫어?"
"싫은건 아니지만,,부우"
손으로 빗질해도 머리 모양이 돌아 오는 바슬바슬한 생머리는 매우 만지고 싶어서. 머리를 고치고 나서도 자꾸
만져버린다.마히루가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해서 그만 두지는 않지만.
고양이를 무릎 위에서 귀여워하는 것 같다, 라고 생각하며 쓰다듬고 있으면 마히루도 완전히 편안해진지 스르르
아마네의 몸에 얼굴을 대고 있다.
오기 전에는 마히루가 우리집에 적응을 못해서 기분이 불편하면 어쩌나 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다.
"삐진건가요?
"삐지지 않았어"
전혀. 시호코나 슈토가 마히루에게 신경쓰는것는 뻔했고, 마히루가 아마네와 함께 있으려 해줘서 더 삐지지는
않는다.
"얼마든지요~"
아마 뛰어들어 오라는 말이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마히루에게는 나가는 곳은 나가고. 들어간곳은 들어간. ,
그러면서도 균형이 잡힌 몸매를 하고 있으면서. 지금 오프숄더의 원피스를 갖추고 있다.
조금만 얼굴을 아래로 이동시키면 부드러운 흉기를 들이밀게 될 것이다.그래도 거기까지는 못했지만 예쁜 쇄골이나
걸림이 없는 매끄러운 하얀 피부에 입술을 대고 그녀에게서 향기나는 아련하고 달콤한 냄새를 만끽한다.
"시끄러워"
"이미 다 되어가는걸."
걸쭉하게 녹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반대로 걸쭉하게 녹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서로 응석받이로 녹여주고
있어서 둘이 서로가 없으면 안된다는 영역까지 이른 것 같다.
새빨간 데코르테에 가볍게 입을 맞추면서 마히루를 올려다보니 실실 웃으며 아마네를 끌어안은 채 즐거운듯한
모습을하고 있었다.
"그럼 나 전용 마히루구나.
"응"
"후후.
"......심술쟁이."
안쪽에서 쬐인 듯 볼을 물들인 마히루에게 눈총을 받았기 때문에 달래듯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과연 더 이상 삐지면 삐질 것 같아서 이야기를 되돌리니,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멍하니 있다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잘 됐네.
"에..?
"그,그렇지만요"
따로 이번에 돌아간 곳에서, 또 아마네는 귀성한다.원래 여름과 겨울 장기휴가는 얼굴을 내라고 하였고,
마히루만 좋다면 다시 같이 친정집에 가도 좋다.
시호코나 슈토도 기뻐하고, 아마네도 오랫동안 그녀와 떨어지지 않아도 된다.
"......또"
"싫어?
"네"
마히루는 돌아갈 장소가 있다, 그렇게 생각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담아 속삭이면, 마히루는 서서히 번지는 기쁨을
숨기려 하지 않고 달콤한 미소를 띄우고, 아마네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정말 이제 돌아가는구나"
"네"
이번에는 순수하게 기쁨의 미소를 짓고 있는 마히루를 어루만지니까 시호코가 실실실 이쪽을 보고 왔지만 모른척
해놓는다.
"너무 엄마의 고집이 세서 사양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고, 덕분에 친숙해졌다고는 생각해"
"어머,"
삐진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 기쁘게 웃었던 시호코에 아마네도 쓴웃음을 지으며, 그 다음 구내 벽에 설치된 시계를
올려다본다.
"그럼 이만 가볼까?
"그러죠, 슬슬 그럴 시간이고요......"
"......하핫,"
언제든지 와도 좋아, 라는 말에 카라멜색 눈동자가 한순간 번졌지만, 다음 순간에는 반가운 색깔로 채워진다.
능청스럽게 눈썹을 숙이고 미소지은 마히루, 아마네도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움켜쥐었다.
그럼 답변입니다.
Q.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
*>>"당신은 저같은 타입을 이상형이라 생각하지 않을것 같아서요"
라고 말하던데 사실 지금도 신경쓰고 있나요?
"특별히........그, 지금은.. 아마네군이 나를 가장 좋아하는것은 뼈저리게 이해하고 있기때문에......"
*(15 화 참조. https://blog.naver.com/snikerz1997/221452510764)
"부럽다"
"질투나"
"용서못해......하지만 시나 씨가 행복해 보여 포기......"
"응? 행복해보여서 좋지.나도 상사상애 여자친구가 필요하지"
"카도와키는 유죄"
"헉,"
*(위 아래 전부 흰색)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 부는 다음에. 괜히 번역했다.
다음부터 이런 외전은 나중에 하고. 스토리 따라잡는데 열중하겠슴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Q&A (2 부)
Q.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화이트데이에 받은 "무엇이든 들어주기 소원권"이 두장 남았는데 용도는 정해져있나요?
YES/NO 로 괜찮아요(* ́∀`*)
A."......그건 그, 정해져 있어요, 하지만 "그으..
"걱정없이 써줘도 된다고?
"아니야, 마땅할 때 쓸 테니까.."
*(화이트데이가 몆화인지 모르겠음)
Q.마히루의 아버님께 질문입니다.아, 간접적으로 사에키씨에게의 질문이 되기도 하네요 ww. "마히루"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A.굳이 글쓴이가 대답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이름입니다.부모가 아침과 밤이라서 아이는 낮입니다.
작명부모는 조양쪽입니다.
A."어떻게 하면, 이라는 말을 들어도 말이야.구별을 짓는다고 해야하나, 메리하리를 아끼고 있다고 해야하나?
지금 고생하면 나중이 편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냥 참고 나중에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려나.애초에 나는
공부를 싫어하지않고"
"저도 대체적으로 그렇군요.스마트폰의 유혹 "이라는 말을 들어도, 나는 연락 도구로 밖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행하는 소셜게임 같은건 안하는건가"
"유행하는것만 해요"
"예를 들어?"
"네, 고양이를 모으는 게임이라던지"
(따뜻한 미소)
"뭐에요, 그 미소"
"글쎄,,,"
이상입니다!
많은 응모 감사합니다!
또 기념으로 단편 같은 것을 줄 여유가 있다면 줄 테니 기대하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와`*)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4 화
154 한순간 보인 빛
역시 귀가 당일은 피곤해서 안 했는데 이주일도 집을 비우면 방도 먼지가 쌓이고 있다.근소한 것이지만, 마히루도
함께 집에서 지내기 때문에 가급적 청결하게 하고 싶은 곳이다.
그런 까닭에 마히루의 청소술을 구사해서 아마네는 청소를 하고 있었다.그리고 마히루는 마히루의 집 청소를 하고
있는 것 같으니, 아마네 혼자다.
마히루 덕분에 청소는 잘하지는 못하지만 유지하는 일에는 문제가 없다.마히루는 "반듯하게 청소하고 있으면 큰
노력은 필요 없습니다.뒤로 미루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거에요" 라는 것.
마히루의 가르침대로 정기적으로 가벼운 청소를 하는 것만으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변화에 피식 웃으며 일단 가볍게 더러워진 옷을 갈아입기 위해 내 방으로 갈아입으러 갔다.
"......응?
그만 돌아버리지만 당연히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는다.마히루 같은 머리 길이도 아니고. 애초에 성별부터가 다르다.
염색한 것 같은 색이 아니라 천연 저 색깔의 연한 색은 드물다.
신기한 일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며 도착한 슈퍼에 들어가 금일 저녁 재료를 바구니에 처박고 있자 "어라" 하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배후에서 들렸다.
*"코코노에 인가 ?"
*(105 화 참조, 기마전 팀원 중 한명)
"후지미야가 집이 이쪽이야?
"오우 코코노에는 이쪽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없다면 아마네의 식생활은 엉망진창일 것이다.청소는 다소 되어도 아직 요리는 잘 못하고 있다.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있구나."
사귀기 전에는 호의에 자신감이 없었는데 지금은 아니다.마히루에게 소중하게 여겨지고 좋아한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고 그녀가 아마네측에 있기를 원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엄하네"
"그렇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좋아한다고 보이던데, 뭐 내겐 상관없지만, 너희들이 행복하면 그걸로 된거잖아"
"어?
왜 거기서 카도와키, 라고 생각했지만, 추구를 하기 전에 코코노에는 재빨리 이쪽을 외면하고 떠났기 때문에,
아마네는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스마트폰에 메모한 저녁 식사 재료를 바구니에 집어넣도록 그에게서 얼굴을 돌린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5 화
155 엇갈림과 확인
역시 낯익은 머리색이었다.
침착함과 온화함을 겸비한 듯한 부드러운 저음으로 사과받고, 아마네는 재차 "아니야, 이쪽이 나빠서"라고
머리를 숙여둔다.
겨우 몇십초의 사건이었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긴장해버린 것은 자신의 사랑스런 여성과 관계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휴, 하고 숨을 몰아쉬며 아파트 입구까지 찾아온 곳에서 -- 마침 그 사랑스런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와요, 아마네군"
"뭐에요, 그 얼굴"
"그, 그렇구나"
순수하게 아마네의 짐을 나눠서 옮겨주려고 한 것 같다.아까 남자의 정체를 확인하는 시점에서 심장에 부담이
갔었는데, 마히루가 나와버려서 더욱 고동이 빨라지고 있었다.
마히루의 모습으로 미루어 후자는 먼저 있을 수 없지만 마히루를 만나러 올 경우 마히루의 모습을 보고 다가올
것이다.떠날 리가 없다.
"무슨 일인가요?
마히루의 어머니는 한순간 보기에는 마히루와 비슷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녀관계를 의심하지만, 오늘의 남자는 한
눈에 보기만 해도 마히루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 만큼은 비슷했다.
단정하고 온화한 생김새나 머리색, 눈동자색이라 하고, 마히루가 남자가 되어 나이가 들면 저렇게 되겠지 하는
풍모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과연 그 일치를 타인이라고 흘릴 수는 없다.
"아ー,아니,뭐랄까"
"뭐라고 해야하나?"
"응응, 그런거에요?"
"네?"
암암리에 아버지가 아니냐며 조심조심 물어보니 *"마히루는 충격을 받았다"는 모습은 없고 오히려 당황하고 있는
것 같았다.
*(포켓몬 패러디)
"아마, 하지만"
"헉,"
"하지만 나의 아버지는, 나에게 아무런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호적에 넣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애인과 아이를
만들고 있다고 하고, 이쪽 일은 거의 머리에서 빠졌다고 생각해요.연락할 일도 거의 없고, 업무 연락 정도인걸
말이죠."
"나를 만나러 올 이유가 없고, 만나러 온다면 연락이라도 보내드릴 겁니다.그런적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는데
말이죠."
"마히루. "
가시가 무수히 난 목소리로 억양없이 중얼거리는 마히루를 더 보지 못하고. 아마네는 감정을 지운 듯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를 끌어안았다.
목소리에 난 가시는 누구보다도 마히루 자신을 다치게 하고 있었다.강한척 같은 그런 모습은 아니지만 스스로
자기 목을 졸라 나가는 것 같은 그런 인상이 있다.
그 증거에, 표정에서 감정이 사라져 있어도, 어딘가 괴로운 것 같기도 해.무표정일텐데도, 상처를 입은 듯한
것을 느껴버렸다.
"뭔가요?"
"......살결이 그리워서."
"누가요? ,"
"나. ..일려나"
"그런건가요?"
"그렇구나"
"응, 그렇지"
"응"
아마네군의 친정을 자신의 친정처럼 생각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그리고 마히루 자신의 친정에 대한 마음을
느끼고, 아마네는 살며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7 화
157 각오의 속삭임
마히루가 아마네의 가슴에 기대고 있어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으면, 천천히 얼굴을 든
마히루가이 잔잔한 눈동자로 이쪽을 바라본다.
마히루는 아버지다운 인물의 존재가 궁금하긴 하지만, 일부러 자신부터 접촉하러 간다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아마네가 마히루의 입장에서도 그랬겠지만, 아버지라는 것이 거의 확정되었는데도 무시를 결정짓는 등,
마히루와 부모의 불화가 깊다는 것을 새삼 잘 알 수 있었다.
주섬주섬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어리광부려 오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그래."라고만 돌려주고 마히루의
무릎바닥과 등에 손을 써서 자신의 허벅지에 옆으로 올려놓는다.
깜짝 놀란 마히루의 표정에 작게 웃으며 달래듯 이마에 입술을 밀어 붙이면 이내 얼굴을 붉히고 숨듯이 다시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이번에는 쑥스러움의 의미가 큰지, 약간 기세가 세고 팍팍하게 이마를 두드리듯이 밀어붙여와서 그런 부분도
사랑스럽다며 그만 웃고 말았다.
"뭐, 난 말야, 마히루가 아니니. 남의 집에 참견은 잘 못하지만...... 마히루가 하고 싶은데로 하는게 최고고,
마히루가 정한걸 응원할게"
만약 마히루가 집에서 도망가고 싶다고 말한다면, 아마네는 그것을 이뤄줄 각오는 하고 있었다.
아마 그는 마히루를 만나러 왔거나 혹은 눈치보러 왔거나, 그리고 결국 만나기를 주저한 것이 아닌가 싶다.아니면
말을 걸러 올 것이다.
"뭔 일이야"
"걱정 좀."
여름방학 숙제를 들고 아마네의 집까지 찾아온 이츠키 숙제를 보면서 중얼거린 것이나. 이츠키가 알아듣고 신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세세한 것은 생략하고.."
아무래도 숙제를 하는데 싫증이 난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것이 아마네의 비밀이라면 털어놓았을지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마히루의 것이지 아마네의 것이 아니다.숨김없이
전달한다는 수단은 취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그쪽에서 관여를 거절하던 사람이 갑자기 접촉하려고 해왔다고 해서, 상대방은 무슨 생각을 하는거라고
생각해?
"노 코멘트"
"흐음, 뭐 괜찮지만"
"없이"
"아마 아니겠지."
몰래 아파트로 오다가 마히루가 나타나자마자 소리없이 꺼져있기 때문에 스토커라고 할 수 없지만 수상함은 있을
것이다.
"그 "아마"가 신경 쓰이는 부분인데......그렇구나, 상대방이 궁금해 하는건 확실하지.사이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구두로 전해야 할 중요한 용건을 가지고 왔다, 혹시 뭔가 관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한 변심이 있었다고나 할까"
"......마음이 바뀐건가"
아마네는 마히루의 아버지의 인품이나 환경 따위는 모르기 때문에 상상하려 해도 힌트 조각도 없다.
"너답다고 해야하나......"
"뭐, 아마네는 수동적이고 접촉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면 되잖아? 아마 그런 거랑 조만간 다시 접촉해 올 거라고
생각하잖아.접촉을 포기할 수 있다면 애초에 메일이나 전화로 하면 되고"
상황을 모른다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말에, 아마네도 현상해법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자세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읏."
"너, 의외로 이해하기 쉽구나.자기 일이라면 자기라고 하잖아. 너가 그렇게까지 해서 고민하는거 시이나씨
뿐이잖아"
"시끄러워." 라는 뜻입니다.
"난 남의 사정에 별로 참견할 권리 없으니까 이정도로 해놓겠지만, 아마네은 귀여운 여자친구를 위해 힘내라"
다행히 아마네나 마히루나 오늘은 예정을 넣지 않았고 저녁 메뉴도 정해지지 않았다.얼마라도 예정은 변경할 수
있다.
"미안, 뭔가가 아까부터 두사람은 바쁠것 같다고 해서 연락을 삼가다가 깜빡 당일이 되어버려서"
"그걸 들으면 곤란하지만, 그래도 그런건 빨리 해둬야 하는거 아냐, 그리고 오늘 갑자기 온게 어떨까 생각해"
"도착 십분 전입니다만……"
마히루도 갑자기 "치토세가 온대"라고 당황하면서 말을 들었기 때문에, 아마네도 당연히 당황했다."돌격 친구 집
방문"은 이츠키도 한 적이 있었는데, 설마 치토세까지 할 줄은 몰랐다..
집에 있을 거라고 확신해서 왔겠지만, 역시 좀 더 빨리 말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아마네로서도, 마히루는는 최근 아버지의 건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미묘하게 텐션이 낮아서 기분 전환으로 데려가
주고 싶은 곳이다.아버지가 다시 접촉해 올 수도 있지만 존재를 잠시라도 잊게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요?"
"엄마"
시호코의 존재를 나타내면 순간 "아......"라고 납득하기 때문에, 마히루의 속에서 시호코는 마히루에게 귀여운
옷이라면 뭐든지 입히고 싶어하는 인간이라는 인식일 것이다.그래서 틀리지도 않은 아마네는 웃을 수 없다.
"너는 안 입을거냐?
"미안"
뭐, 이츠키에게는 며칠은 볼일이 없다고 메세지로 말했기 때문에, 거기에서 권유하는 것을 결정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약속은 잡길 바랬지만 기분전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치토세의 권유도 고마웠다.
"헉, 있나요?
아마 이걸로 축제라도 다녀오라는 배려였을 것이다.마히루의 아버지 건으로 완전히 여름 축제 여부를 조사하는
것을 잊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치토세의 권유는 베스트 타이밍이었을지도 모른다.
"보.., 보고싶어요"
그런데도 마히루는 기대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니, 아마네도 쓴웃음을 지으며 "어떻게든 어울리게 입어야지"라며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0 화
160 천사님의 *환복
*(옷을 갈아입음)
마히루는 치토세를 동반하여 유카타를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가고, 아마네는 혼자서 유카타를 입으러 자리를
옮긴다.
문제는 아마네에게, 시호코에게 당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스스로 해본 일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잘 되고 있는지
불안해진다.
원래 좋은지 나쁜건지. 조용한 생김새여서 분위기적으로는 차분한 것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아마 잘 어울리는 것
분류에 들어갈 것이다.
남들의 시선이나 평가도 궁금하긴 하지만 결국 자신이 어떻게 생각할지, 그리고 마히루가 어떻게 생각할지 말이다.
여성의 치장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고, 시간에 여유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남자친구에게는 귀엽게 보이고 싶다는 애처로운 노력에 미소와 뭐라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며 느긋하게 지내고
있는데, 그럭저럭 준비가 끝나면 현관에서 열쇠 소리가 났다.
"귀여워, 잘 어울려"
*농담이 있는 감색이나 등지색으로 그려진 자양화가 왠지 어른스러움과 청초함을 자아내고 있다.계절로 따지면
철이 지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매우 잘 어울린다.
*(색의 짙음 깊이가 깊은.)
띠는 밝은 보라색으로 심플한 디자인의 유카타를 돋보이게 하는 것 같은 것.띠는 잠자리 구슬이 장식된 것으로
시원함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그런거에요..?"
진심어린 감상을 말하면, 약간 부끄러움을 보인 마히루가 어수선한 바람에 옆머리를 만지작 거린다.그 모습을
보고 그만 웃어 버린다.
머리를 묶고 있는 마히루는 아무래도 비녀로 정리하고 있는지 움직일 때마다 은줄의 흔들림이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다.비녀는 감색 천연석과 띠와 같은 의장 잠자리 구슬로 장식되어 있어 어딘지 모르게 주위가 입고 있는
유카타와 비슷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마히루마히룽ㅡ,할수 있는거야?"
"알고있고 몸에 익혔는걸요."
".......이거 재촉하는건가"
"뭐야 그거"
뜻을 몰라 눈을 가늘게 뜨지만, 치토세는 웃을 뿐이고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머뭇머뭇 몸을 움츠리고 부끄러워하기
때문에 의미를 따질 수 없다.
일단 나름대로 맞는 걸 알았는데 마히루에게 보증받을 수 있는건 크다.약간 그녀의 편드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칭찬은 역시 기쁜 것이다.
"......나 뭐 했어?
"아, 치토세씨"
알기 쉽게 동요한 마히루를 보며 치토세도 즐거운 듯 웃으며 "귀여운 손톱"이라며 마히루에게 붙어서 쓰다듬고
있다.
머리나 복장, 화장을 흐트러뜨리지 않게 만지는 그녀의 묘한 손놀림이 선명함에 감탄하면 되는가, 애정표현 해도
좋은건 자신뿐이라고 해야 하는가?
"오오 유카타"
축제가 있는 행사장 근처 역까지 가자 이츠키가 일찍 기다리고 있었다.
이츠키는 평범하게 거친 사복이지만, 청바지나 셔츠를 적당히 입는것 만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꽃미남이란 죄가
많은 것이다.유카타를 입으면 아마 잘 어울렸을 것이다.
"생각나서 웃고있잖아!"
마히루의 모습에 치토세 이츠키도 히죽히죽 웃고 있지만 본인은 개의치 않고 아마네에게 달라붙어 있다.
색기보다 식상한 발언을 하면서 이츠키의 팔에 달라붙어 씩씩하게 손을 든 치토세에게 이츠키도 웃으며 축제장
쪽으로 몸을 돌려 걷기 시작한다.
아마네도 한 번 마히루의 눈동자를 보며 웃으며 마히루의 손을 꼭 잡고 그들의 등을 쫓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2 화
162 특기는 *천연헌팅
*(전형적인 히로인 속성. 나무위키 참조)
평소에는 인적이 드문 지역인데, 지금은 그 인상을 뒤집는 듯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최근 한두 주간은
근처에서 축제가 따로 없었다는 것도 성황 상태의 요인일 것이다.
"......떨어지지 않을거에요."
놓으면 확실하게 괘씸한 남자무리들이 헌팅할려고 달려들거야.그러지 않고는 못 배길거야,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아이가 있었다면.
휴우, 어찌된 일인지 일부러 요란하게 부르는 이츠키에게는 "어차피 너도 손을 잡겠지"하는 시선을 보내며
축제장에 줄을 선 포장마차와 그 길을 바라본다.
'가족끼리 나들이 간 적은 거의 없다' 라는 생각이 나서 조금 아련한 기분이 들면서도 마히루를 격려하듯 웃으면
마히루도 작게 웃는다.
"아, 나 나 솜사탕 먹고싶어!"
아마네로서는 무난히 야키소바 타코야키 근처부터 공격하고 싶지만, 마히루가 먹고 싶은 것을 우선할 생각이다.
뭘 먹을지 정하고 나서 움직이는것도 좋지만 괜찮은 걸 걸으면서 찾아서 산다는 것도 오케이인 것이다.오히려
그쪽이 축제의 의미에 맞게 즐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츠키네는 어떠냐고 시선을 보내면 상관없다는 취지의 답변과 수긍을 받았기 때문에 그 노선으로 가려고 마히루를
재촉하며 인파 속으로 들어가도록 걷기 시작했다.
포장마차를 보면서 적당히 어슬렁거리거나 군것질 하다 보면, 축제라면 보일만한 사격 가게가 보인다.
무슨 일이든 경험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지갑을 꺼내 흔들자 마히루는 미묘하게 당황하면서도 호기심이 이겼는지
슬쩍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라고 점주에게 돈을 주고 코르크 총과 다섯발 분의 총알을 받고, 마히루가 쏘도록 장착한다.가게 주인에게
맡기지 않아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은 틀림없이 부모님들이 축제에도 여러 번 데려가 주셨기 때문일
것이다.
"......저거, 귀여워요."
그러나 마히루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싶기 때문에 그것은 말하지 않고 쏘는 법이나 자세를 마히루에게 가르치면서
마히루의 팔에 맡기기로 했다.
*미소녀가 장난감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총을 겨누는 모습이라는 것도 어지간히 좋은 것이라고 조용히 생각하면서
지켜보자, 마히루는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소녀전선 오마주)
"음, 어렵네요"
꽤 심오하구나, 하고 부모님께 쓸데없이 두들겨진 기술과 지식을 되새기며 웃으니, 마히루는 웃기다고 착각했는지
"이번이야 말로 맞춰보겠습니다"라고 분발해 아마네에게서 배운대로 총알을 넣어 쏘고 있었다.
"끝나버렸네요 "
"처음이라 어쩔 수 없대요."
"맞아, 누구든지 처음은 그렇게 될거야.억울함은 아마네가 풀어주고, 아마네의 멋있는 모습 보고 싶어"
원래 마히루가 원하는 걸 못 따면 아마네도 도전할 예정이긴 했지만, 이렇게 말해놓고 못 챙겼을 때 곤란하다.
"......저거, 갖고 싶어요"
치토세에게 떼쓰는 법을 배우면서, 그저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여주는 마히루를 보고 "이건 도망칠 수 없구나"라며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도 마찬가지로 가게 주인에게 대금을 주고 총과 탄을 받는다.
매끄러운 동작으로 던져진 코르크 총알은 똑바로 헤어핀 케이스를 향해 날아가 가장자리를 스쳤다.
단지, 만진 감각과 쏜 감각, 경품이 맞은 감각으로 보아, 이 가게의 총이라면 괜찮겠지, 라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운걸)
초중학생 시절에 자주 연일에 데려다 주셨다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조용히 방아쇠를 당겼더니, 이번에는 케이스
한가운데서 약간 위쪽에 맞았다.
한가운데를 맞혀도 떨어뜨릴 수 있을지 위험했지만 중심을 흔드는 일에 집중해서 어떻게 균형을 깨뜨릴지에
조심해서 쏜 그것은 의도대로 케이스를 흔들어 쓰러지게 만든다.
이걸로 실패했다면 망신당했을꺼라고, 하고 생각하며 남은 탄알을 적당히 가벼워 보이는 과자에 댄 김에 경품을
회수하자 점주가 싱글벙글하면서도 미묘하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왜 자꾸 성공할까,,,,"
"왜이래......"
"그것도 그렇다,"
"마히룽 기분 좋아하네~".
꽃뿐만 아니라 달콤한 미소까지 아마네에게 날리다가 잘못하면 화살까지 날려 스쳐 지나가는 남성진의 심장까지
쏴버릴 것 같아 끝이 두렵다.
"마히루가 기뻐해줘서 기쁘지만, 그런 얼굴을 남에게 보여주면 안돼.나쁜 놈에게 끌려갈 것 같고......
게다가"
"게다가?
콕콕 열심히 고개를 끄덕여주는 모습은 솔직하고 씩씩하고 귀엽게 생겼는데 아까 깐 머리핀이 어긋나버렸다.
아마 쑥스러웠겠지, 하고 생각하며 잡은 마히루의 손을 손가락 배에서 쓰다듬으면 제대로 반응하기 때문에 완전히
*캐퍼오버ㅡ가 된 것도 아닌 것 같다.
*(キャパオーバー キャパ가 capacity 의 가타카나 약자. 능력밖. 멘탈오버 정도의 느낌.)
각성이란게 뭐야, 하고 어이없어 하면서 달라붙는 마히루에게 시선을 주면 왠지 모르게 눈을 부릅뜨고 미묘하게
노려보아졌다.
"오, 오우?
"절대예요"
꽤 다짐을 받았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면, 조금 안도한 것 같은 마히루가 이마에 멍때리고 두 팔을 밀어온다.
"글쎄말이야...... 흐으음.."
남녀 모두 마히루의 부끄러움과 귀여움에 맞춰졌을 것이다.남성에게 수수한 질투의 눈빛을 받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마히루를 쑥스럽게 하는 게 아니었어, 하고 수수하게 후회하며, 아마네는 치토세의 제안을
타고 마히루의 손을 끌고 오징어 구이 포장마차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상점들이 늘어선 큰길에서 조금 벗어나 준비된 휴식공간에서 서서 먹는데, 역시 여기서도 힐끔힐끔 시선은 느낀다.
청초가련을 체현한 것 같은 미녀의 마히루과, 활발하고 애교있는 보이쉬함이 매력의 치토세, 각각 *벡터는
다르지만 미소녀에겐 틀림없다.당연히 남의 눈을 끌것이다.
*(vector, '방향'과 질량이 있는 대수학/물리학 용어)
그것도, 지금은 치토세가 오징어구이를 흥미롭게 보고 있던 마히루에게 맛있게 먹이고 있으므로, 사랑스러운 두
사람이 사이 좋게 마주하고 있으면 남성의 시선은 못이겨지게 되는 것이다.
맛있었는지 담담하게 미소 짓는 마히루를 보고 황홀한 탄식을 쏟아내는 남성이 보일 정도여서, 상당히 그림이
되어있을 것이다.
"귀엽구나 "
"뭐야, 질투하는거야?"
"오ー너희들도 축제 왔었구나"
"여기 있어,"
"유카타면 안되는거냐?"
진짜로 보이면 뭐라 말할 수 없는 답답함과 가려움을 느껴 얼굴이 떫어지지만, 느긋한 동작으로 다가온 마히루의
모습을 보면 그것도 풀렸다.
"오......유카타 시이나씨......"
빠짐없이 쳐다보는 반 친구들도 예상 내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고 마히루를 바라보니 시선을 눈치챈 마히루가
살짝 볼을 붉힌다.
칭찬을 받아도 쑥스러운 것은 아마네를 상대 할 때 뿐인지 아름다운 외향의 미소를 지으며 찬사를 받고 있다.
"엄마가 보고싶어서 보낸것뿐이고, 신경쓰지 않아도 될거야.엄마는 마히루를 예뻐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하니까,
비교적"
아마도 내년 기모노도 준비해서 그렇다.우리 집에는 여러 개의 옷이 있고 외조부모 집에는 더 있기 때문에 기쁘게
둘러볼 것이다.
부모님께서도 친정으로 생각하시면 된다고 하시기도 하고 오히려 웰컴이기 때문에 사양하시는 분이 부모님은
슬퍼하실 것이다.
그것을 알아본 마히루가이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을 부드러운 행복감을 맛보며 바라보고,
그 다음 힐끔힐끔 말해온 반 친구들을 본다.
그런 사실에 우월감을 기억할 정도로 성격이 나빠졌나 하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그래도 양보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
"아,우,응......다음에 보자"
웃는 얼굴로 마히루에게 그런 말을 듣고는 더 이상 매달릴 수 없었고, 그들은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으로
아마네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에게서 떨어져 다시 노점이 늘어선 길을 걷기 시작한 마당에, 이츠키가 마히루와는 반대로 서서 조금만
얼굴을 가까이 댄다.
"어디 이야기야 ?
"글쎄, 어떨까?
"......강해졌구나, 너도"
"다음엔 빙수 먹자ー!"
배를 뻥 때리고 있지만 마히루 못지않게 가는것 뿐인것을 알 뿐이다.이 배에 야키소바와 튀김과 오징어구이가
저장되어 있으니 놀랍다.
"에헤, 칭찬 더 많이 해주세요"
그래서 근육이 어렴풋이 싹트고 거친곳 없는 절묘한 체격을 갖고 있는 치토세의 노력이 역력하다.
"잘먹는데 살이 안찌는구나"
"움직이는게 좋은걸"
"......잇군,이쪽으로 오렴?"
"아니 전혀"
이쪽으로 불똥이 튀는 것은 삼가하기 때문에 슬그머니 부정하고, 옆에서 난처한 마히루에게 이츠키의 구원 요청을
스루할 수 있도록 일부러 미소를 짓는다.
"마히루는 빙수 뭐 먹을래?
"어......이, 딸기......?
"네~"
길을 조금 벗어난 곳에서 사이좋게 대화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멀찍이 바라보며 어깨를 움츠린 아마네는 자신에게
바짝 붙으며 뭐라 말할 수 없는 듯 쓴웃음을 짓고 있는 마히루를 본다.
",,,,아직도 하고있구나"
"사이 좋네요."
"아, 아하......"
진심으로 화가 난 것이 아닌 것도 알고 있기에 말리지는 않고 손에 들고 있던 빙수컵을 마히루에게 건네준다.
"자, 마히루"
단것은 자기가 안먹기만 하고 나오면 먹는다. 스스로 먹으려는 것은 커스터드 계열의 것 정도일 것이다.그것도 잘
먹지 않아서 좋아한다는 이미지는 우선 붙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인 거에요.시판하는 것이라면 좀처럼 달콤함은 조정할 수
없고, 알갱이의 감촉이 남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에"
아마네군에게는 맛있게 먹어 달라니 씩씩한 말을 하며 미소 짓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미안함과 사랑받는 실감에
행복함을 느끼는지라, 웃으면 좋을지 안될지 모르겠다.
"후후, 네. 맡겨주세요"
"좋겠다 - 녹차빙수ㅡ,"
빙수를 먹고 있었더니, 아무래도 이츠키와 사이좋게 대화를 하면서도 이쪽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부러운 듯
하면서 치토세가 다가왔다.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있는 치토세에게 아마네와 마히루는 아마 나란히 쓴웃음을 지었고, 조금 전까지 이츠키가
있던 곳으로 시선을 돌리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참고로, 이츠키는 ?
"늘어나고 있다......"
"사과의 의미인걸~
홱 외면한 치토세에게 이츠키의 지갑이 추워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본인이 나빠서 측은해 하지 않는다.
꾹 가슴을 누르는 마히루는 치토세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뜨거워진다.평균 이상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신경을 쓰면 마히루가 부끄러워해서 자주 보지 않으려고 했었다.
"별로 질투를 하는건 아니지만 말이야, 부럽다고 생각해 마히룽은 나에게 없는 것을 잔뜩 가지고 있거든.이쁘고,
스타일 좋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집안일도 잘 하고, 숙직하고...... 정말 남자의 이상형이라고 생각해"
"그런 일은,"
"타이키씨한테 무슨 소리 들었어?
"응, 연단위로 걸려. 뭐, 열심히 하긴 하는데 말이야... 막 뭘 하려고 해도 아무것도 안 되는게 어려워,
궁합이란게 있거든"
아마네의 가족처럼 *공인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난처한 듯 웃으면서 마히루에게 붙어서 마히루의 빙수를
나눠 받는 치토세에게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지 몰랐다.
*(인정받음.)
앞서 조심한 치토세가 평소의 미소를 지으며 이츠키 쪽으로 향하는 것을,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으로 아마네와
마히루는 배웅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6 화
166 천사님에겐 불필요한 한마디
심부름에서 돌아온 이츠키와 합류한 세 사람은 사온 것을 다 먹고 천천히 인파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포장마차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사람 많구나"
마히루가 아마네 이외를 보지 않는 것은 학교에서의 모습으로 알려진 줄 알았는데, 포기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기분을 알 리가 없지.
다만, 과연 마히루가 분명히 아마네와 그 이외로 태도가 다르다는 것만큼 이해해줬으면 하는 것이었다.
"에"
"예전에 비해 이렇게, 붙임성이 좋아졌고 표정이라던가 눈빛이 굉장히 부드럽고 말하는 것도 이렇지만
달콤해졌어"
아마네는 어느 쪽인가 하면 무뚝뚝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고, 차가운 편이라고 자각하고 있는데, 달다고 말한다고
고개를 떨군다.
"에..으ㅡ..,그건...그......에에..네에.."
"시끄러"
"너희들하고는 상관 없잖아"
그쪽은 이야기했구나 마히루, 라고 다시 잡은 손을 가볍게 잡고 탓해보니, 마히루가 빨개진 얼굴을 하면서 "
미안해요"라고 작게 중얼거린다.
여자들의 이야기의 휩쓸려서 말 해 버렸을 것이기 때문에 불평은 할 수 없지만, 이렇게 지적받으면 부끄러운 것이
있었다.
치토세쪽으로 보면 키스도 더디냐 "정말 순진이들이야요. 아마네가 약해졌다라" 라고 차분히 소감을 기술하고,
살짝 눈썹이 좁아진다.
"응, 그건 좋은데 말이야.너무 기다리면 여자애도 조급해 지니까 적당히라고 말하고 싶어서"
"아, 치토세씨......"
황급히 치토세의 입을 막으려 하는 마히루에게 눈을 동그랗게 뜨면, 치토세가 히뜩거리며 싱글벙글 마히루를
사랑하듯 바라본다.
"후후~ 마히룽은 부끄러워하지만, 나는 귀여운게 있어서 보고 있었어. 아마네의 심오함에 기가 막히기도 했지만"
귀여운 협박에 치토세가 더욱 미소짓는 듯 얼굴을 늦추면서 입술을 옆으로 빗질하고 지퍼를 잠그는 듯한 행동을
한다.
수치에 부들부들 떨리는 마히루를 조심스레 보고, 시선을 눈치챈 마히루가 더욱 얼굴을 붉히며 도망가려는 것을,
아마네는 황급히 붙잡았다.
"으으으"
이런 꾸밈이 또 귀엽구나, 절실히 느끼고 있자니, 이츠키와 치토세가 어이없는 시선을 이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비밀이야기를 하라고 하면서도 이쪽에 일부러 들리는 성량으로 말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뺨이 뻣뻣해졌다.
"후이ㅡ, 다먹었다-"
"어디로 저 양이 들어간거야......"
슬림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는 치토세의 말이라 믿을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과식한 생각이 들지 않을건
아니다.단지 본인은 납득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아마네가 이러쿵저러쿵할 일도 아닐 것이다.
"에 그거 맛있어보여,"
포장마차의 물건도 좋지만 하루의 끝는 마히루의 요리가 좋아서 집에서 마히루가 만든 국물을 써서 찻물에
절여보려고 많이 먹지 않고 있었는데 설마 치토세가 아직 입맛을 잃지 않았을줄은 몰랐다.
"와 냉정해."
"응?"
이번에 마히루의 집에 데려다 주기로 약속은 했지만 이쪽에도 각오가 필요하니 담백하게 들어갈 치토세가 부러웠다.
그래서 이제와서 치토세에게 질투는 안 난다, 라고 어깨를 움츠린 아마네였지만, 마히루가 볼을 붉히고 치토세
쪽으로 나아가면서 도망간다.
"뭐야, 그 얼굴"
"별로~ ?
'아마네에~ 노오올자아아~
"자기 전에 뭔 일이야.."
마히루의 집에 치토세가 묵게 되었기 때문에 아마네는 평범하게 축제 후 혼자 지내다가 잠자기 전에야 치토세부터
화상통화가 시작되니 자연스럽게 움찔움찔 기댄다.
통화가 싫기 보다는 잔다고 결정하고 누웠는데 갑자기 비디오 통화가 시작되니 약간의 불편함과 졸림을 느끼고
있었다.
"저기, 나 자기 전이었는데"
"그러고보니 마히루는 ?
'욕실에-오늘은 같이 안들어갔네ㅡ'
안타깝다는 말을 아끼는 치토세지만 마히루의 선택은 옳다.확실히 마히루가 편안한 목욕을 하기 위하기도 하고.
지쳤기도 하니 혼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뭐야"
이렇게 해서 표정을 바꿨을 경우는 진지한 질문이 온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하지 않고 돌려주면,
치토세의 눈동자가 가만히 아마네를 응시한다.
"어느정도 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살짝 찌푸린듯한 표정을 내지만 치토세는 표정을 바꾸지 않는다.
'... 한때의 장난이라던지 그럴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난 항상 타오르고 있어서, 진심이 안 먹히네.그렇다고
할까......얼마나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궁금해서'
축제 때에도 *편린을 보여주긴 했지만, 나름대로 이츠키의 아버지인 타이키와의 어울릴 쪽에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이츠키의 엄마는 그 근처에는 무관심한 것 같기 때문에 극복해야 할 건 타이키의 존재다.
*(사람이나 물건의 일부분. 겉모습)
'......그렇구나'
"치토세는 없어?
조금 무심한 듯한 대답에 웃어버리고, 아마네가 돌려주면, 치토세가 스마트폰 너머에서 주춤한 듯한 표정을
보인다.
'와.. 이 여유여......열받아ー
치토세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등을 힘껏 얻어맞을 목소리로 불만스럽게 ......아니, 어딘지 모르게 기쁜 듯이
중얼거렸던 치토세는 '마히룽은 사랑받고 있구나'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동시에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요?'라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히루가 목욕에서 나온
것 같다.치토세의 너머로 노출이 적은 *네글리제를 두른 마히루가 서 있다.
*(원피스형 잠옷)
'아마네가.. 무슨 일인가요?
'인생상담을 하던 그럼'
'인생상담......'
덜렁덜렁
'...저에게는 해줄 수 없는 건가요?'
스마트폰의 시계가 회전하지만, 스피커에서 '꺄악'하는 마히루의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서, 아마도 단골
스킨십으로 옮긴 것이다.
"마히루 귀여워어ㅡ 엄청 귀여어어~"
천살의 '에헤..'라는 소리가 들린다.스마트폰 인카메라는 침대 시트로 채워져 있는지 암전하고 있지만, 치토세가
마히루에게 찰싹하고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있었다.
'마히룽 좋아해'
'나도 좋아해요'
"알아, 그 정돈"
'...우'
『 이 2 대째 닭살 커플 같으니라고 』
바로 옆에 있으면 머리를 쓰다듬었을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오늘은 여자 둘이 오붓하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도
있어서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숙박을 즐기는 것 같은 그녀에게 똑같이 웃어보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9 화
169 끝나지 않는 과제
"아마네 살려줘"
"몰라."
마히루에게 있었던 치토세는 아무래도 과제를 끝내기 위해 묵기로 결행한 것 같다.아마네도 엮을려고 했는지
아마네의 집에서 하면 된다고 마음대로 정하고 이쪽으로 왔지만, 아마네는 한달 가까이 전에 과제는 끝내고
자습할 뿐이므로 당황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으,"
"라고 할까, 왜 다른사람에게 의지하면 뭔가 되는줄 아는거야. 푸는건 너야 지금까지의 게으름뱅이가 돌아왔을
뿐이지, 발버둥치는 것은 그만두고 책상을 향해 과제를 하는 것이 빨리 끝난다고"
마침 치토세의 주스를 부어주려 오고 있었고 트레이에는 주황색 액체가 부어진 잔이 올려져 있다.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타이르듯 말하며 아마네에게 오렌지 주스를 건네는 마히루에게 치토세는 샘이 나서 "봐봐~"
마히루를 본받으라는 듯한 시선을 보낸다.
단 마히루는 치토세의 완전한 편도 아니다.차라리 생각으로는 아마네에게 가깝고, 그래서 과제는 먼저 끝내고
자습하는걸로 옮겼다.
꾸준히 쌓인 마히루이긴 하지만 여름방학 과제는 먼저 끝내고 있다.뭐든지 기한에 쫓기는 것은 그다지 좋은 것도
아니므로, 하는 일은 하고 나중에는 공부 내용을 잊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라는 것.
마히루는 온화한 미소를 띠고 책상에 치토세분의 오렌지 주스를 올려놓고, 천천히 치토세의 어깨에 손바닥을
놓는다.
"마히룽까지 !
"으으으, 으으"
"마히루......!"
"야!
일단, 정말 곤란할 때, 이라기 보다는 마히루가 가르쳐 주는것에 지쳤을 때에는 교대할 생각이긴 하지만, 너무
응석받이더라도 기세를 타므로 적당히 채찍질을 사용해 가는 방향이다.
어휴.. 하고 한탄하면서도 마지못해 과제를 하는 자세가 된 치토세에게, 아마네는 나중에 달달한거라도 사오려고
생각하면서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0 화
170 미끼를 늘어트리기.
"힘ㅡ들ㅡ어ㅡ"
도중에 가볍게 휴식을 하면서 필사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던 치토세였는데, 그래도 지쳐왔는지 떼를 쓰듯 데굴데굴
카펫을 구른다.
카펫에 넘쳐도 화를 내지는 않지만 그래도 세탁하는 수고를 생각하면 흘리고 싶지 않다.
"하는구나 에.
"정말로 ?
벌떡 일어나 눈을 반짝이는 치토세가 꽤 *타산적인 소녀임을 통감하게 했다.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는 성격)
"마히루는 ?
"에, 저요......?
염려지만. 여름철에는 케이크의 판매도 다소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 팔렸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일찍
가는 것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 다녀올게"
지갑을 들고 거실을 나가면, 한가로이 뒤에 마히루가 따라온다.
"무슨일이야?
"접수했어요. "
"그럼 다녀올게,"
부드럽게 향기나는 달콤한 냄새와 부드러운 감촉에 신음소리가 새어 나올 것 같다.간신히 참으면서 일단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간지러운 듯 눈동자를 가늘게 뜬 마히루가 얼굴을 들었다.
작은 속삭임에, 이윽고 아마네도 마히루를 끌어안으면 부끄러움을 눈동자에 띄면서도 기쁜 미소를 짓고 있다.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마히루, 아마네는 얼른 볼일을 보고 돌아오기로
다짐했다.
정중한 글씨로 '후지미야 아마네 님' 이라고 쓰여져 있는데, 도대체 누가 이런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걷어
올리고, 눈을 의심했다.
--*시이나 아사히. 라.
*(椎名 朝陽.)
아마도 그때 마히루를 데리러 온 곳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가볍게 알아보면 아마네가 마히루와 친하게 지내는
것도 보인다.
다만, 아마네에게 일부러 편지를 보내는 이유를 모르겠다.친딸 상대라면 몰라도 딸의 남자친구에게 보낼 필요가
보이지 않았다.
마히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말이긴 하지만 관심이 없다면 상황을 보러 오진 않는다.
과제 하나정도는 괜찮아ㅡ라고 그만두면서 일곱할 정도 끝내고 치토세가 귀가한 곳에서, 마히루는 아마네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왔다.
숨기고 싶다기보다는 편지에 적힌 용건을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마히루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는데,
마히루의 의심을 살 바에는 처음부터 숨기지 않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어디까지나 아마네의 의사를 존중한다, 라고 하는 자세의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꼰 다리를 되돌리면서, 그녀를
지켜본다.
담백히 고개를 끄덕인 마히루의 표정은 생각보다 충격의 빛을 찾아볼 수 없다.참으로 담담한 모습으로
충격이라기보다는 그저 조금 놀라는 느낌이다.
"남이 쓴 편지를 들여다보는 취미는 없습니다.제 아버지께서 오시더라도, 수신인인 아마네가 있으니까요"
......왜 또 나한테.
마히루의 상황을 보러 온 것 아니었나?왜 아마네라는 아버지에게는 거의 무관한 인간을 불러내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마히루ㅡ"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도 아니니 그곳은 안심해도 좋아요.
가지도 안가도, 아마네군의 자유이니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마히루의 경직어체
느낌 살리기 너무 어렵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2 화
172 시이나 아사히
여름휴가 마지막 날
아마네의 자택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카페의 입구 부근에서, 아마네는 목적의 인물을 찾아내 등을 폈다.
시선의 끝에서는, 평상시에 낯익은 아마색 머리와 카라멜색 눈동자를 한, 백석의 잔잔해 보이는 남성이 서 있다.
"시이나 아사히씨"
마히루라고. 이름으로 불렀던 행동에 동요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아마 그 근처도 꼼꼼히 살피고 있는 것일 것이다.
마음이 약하기 보다는 온화한 듯한 인상으로 마히루를 방치한 것 같은 무도한 인간이라기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부른거겠죠?"
마히루의 처지에는 분노했고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눈앞의 남자가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다.그렇다면 일부러 딸을 조용히 접촉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의문은 깊어진다.
"너도 아마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게 있을거야? 이런곳에서 긴 이야기도 뭐니까, 거기 카페에 들어갈까?
점원들도 그다지 듣기 싫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이겠지만, 자신의 아버지와 거의 나이도 다르지
않은 남자와 마주보고 앉아 있는 것이다.매우 어색함을 느낀다.
"......딱히, 보통이에요"
"경계하고 있네"
예를 들어, 마히루의 엄마같이. 딸에게 냉혹한 사람이라면, 아마네도 강하게 나올 수 있었고, 대응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다만, 그에게서 어느쪽인가 하면 딸을 걱정하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매우 육아를 포기했던 것 같지는 않다.
대화만 하면 착한 아빠처럼 느껴진다.
겨우 최근 가시도 빠지고 상처도 아물어 왔는데, 거기서 새로운 상처가 더 늘어나면 쌓일 수만은 없다.
"......정말 ?
"물론......적어도 나에겐 그 아이의 지금 있는 생활을 방해할 권리는 없고, 하려고도 생각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아마네 치고는 보기 드문 명확한 적의를 향한 아사히는, 화내는 것도 아니고, 단지 조용한 표정으로 그 시선을
받아드리고 있다.
온순하게, 하지만 냉정하게 자신들의 업보를 객관시하는 아사히의 모습에 아마네는 입술을 깨물었다.
(왜 더 빨리)
마히루는 그렇게도 상처받지 않았고, 어머니의 사랑을 얻지 못했어도, 아버지로부터는 애정을 얻을 수 있었던
미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그녀가 행복하게 웃을 미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구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어떻게든 누르면서 평탄한 목소리로 고하면, 깨닫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듯한 눈빛이
향할 수 있다.그것이 더욱 화가 나게 만들어진다.
"마히루를 방치했다가 이제와서 후회할 정도면, 처음부터 그런 태도를 취하지 말았어야 했어요.그랬다면,
마히루는 그렇게 상처받지 않고 끝났을텐데"
본래는 부모와 딸이 만나는 것을 방해할 수는 없지만, 이번만큼은 마히루가 만나는 것을 아직 원하지 않아서 이런
강한 어조가 되고 말았다.
"놀리는 겁니까?
" 얼버무릴 생각은 없어. 다만, 중간중간에 언어화하는건 어려워서 말야......그렇지, 지금 만나두려고.
"그렇네"
긍정한 아사히. 입안에 쓴 것이 번진다.
"......오만방자하군요."
"뜻을 모르겠어요"
"머지 않아 알 수 있겠지"
"......아니요, 저는 이제 됐어요"
"하시죠"
저, 마음씨 착하고 섬세하며, 누구보다 사랑에 굶주린 소녀를 놓아줄 생각은 없다.
그녀가 계속 웃었으면 좋겠고, 이 손으로 행복하게 하고 싶다.행복하게 하기로 작정하고 있다.누가 뭐라 하든,
그 의사는 굽힐 생각이 없었다.
결코 크지는 않은 성량이지만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딱 잘라 말하자 맞은편 카라멜색 눈동자가 크게 뜨고 다음
순간에는 틀림없는 안도로 풀어졌다.
"그렇구나......고마워"
실례라는 비난을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목소리나 태도였는데, 아사히는 기쁘게 웃어서, 아마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응어리를 느끼면서도 "예의를 차릴 이유가 없어서"라며 아까보다 조금 더 가시를 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3 화
173 혼자 남겨두지 않겠어
평소에는 아마네의 집에 있을 경우 아마네가 돌아오면 현관까지 데리러 와 주는데, 오늘만큼은 그러지도 못했을
것이다.
"얘기하고 왔어,"
"그렇습니까?"
(......불안했던걸까.)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는 있지만 자신을 방치해 온 아버지가 이제서야, 그것도 남자친구에게 접촉해 온 것이다.
마히루는 아버지를 그리 심한 인품을 지녔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지만 그래도 역시 불안한 것이 있을 것이다.
"응.. 이네요"
아마네에게 맡기겠다고 하면서도 어딘가 묻기를 두려워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떨리는 듯한 손을 잡는다.
"아사히씨는, 마히루를 어떻게 이럴 생각이 없다, 라는건 확실해.지금의 생활을 망칠 생각은 없다, 라고
물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리고 마히루를 보고싶어했던 이유지만, 전부는 알려주지 않았어. 다만, 만날 수 없게 되고, 만나지 않게
되니까, 그 전에 한 번 봐두고 싶었어......라는 느낌의 말은 하고 있었어"
"내가 본 감상인데, 아사히는 현 상태 마히루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 행복을 바라는
것 처럼 보였어"
그렇기 때문에 영문을 모르는 것이다.
"돈만 줬다면 양육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핏줄만 있는 타인. 이것이 나의 부모님에 대한
인상인거죠"
담담하게, 그저 속마음을 고백해 가는 마히루의 표정은 평소보다 딱딱하게, 그리고 어딘가 생기가 부족함을
느끼게 했다.
"언제라도, 그 사람들은 나를 봐주지 않았고. 아무리 좋은 아이로 만들어도 봐주지 않았으니. 내가 손을 뻗어도,
그 손이 잡히는 일은 결코 없었죠. 그래서, 내가 손을 뻗는 것을 그만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기대하지 않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인거겠죠."
지금까지 쳐다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마히루가 부모님께 기대하는 것을 그만둔 것은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판단을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자식들 마음속으로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마히루가 스스로를 위해 애정을 구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응,"
"......정말로, 왜 이제와서"
"응,"
"더 빠르면, 나는"
다만, 얼굴을 들 생각은 없는지, 그냥 아마네에게 몸을 맡기고 한동안 평평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그렇구나"
"네"
"응"
"......정말로, 옆에 있어줄래요?
"물론,"
"그럼,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혼자 두지 말아줘요," 라고 말하면, 아마네 군은 받아줄 건가요?
일부러 익살스럽게 물으면, 말의 의미를 이해한 듯 한 마히루가 울 듯한 얼굴에서 일전해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아마네는 아마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자각은 하고 있기 때문에 민망하지만, 마히루가 눈동자를 휘감고
수치로 굳어 있는 것을 보면 여유가 생긴다.
심장의 고동을 숨기며 살짝 속삭이자 마히루는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눈동자를 축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3 장 끝.
10 월 31 일.
갑자기 마히루가 그런 말을 꺼내서 오늘이 할로윈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너무 흥미가 없어서 머리에서 쏙 빠져있었는데 아무래도 마히루는 계절별 이벤트에는 도전해보고 싶은 것 같다.
간호사복 같은 옷을 입고 있다.
개중에는 당류 제로를 부른 껌도 있는데, 이것은 제대로 당류가 들어있기 때문에 간식취급도 좋을 것이다.
아마 내용은 색이 붙은 엿이다.
"......안어울려요 ?"
"어울리지만......너무 자극적인 복장을 입으면..."
"입으면요?"
"내가 곤란하다고 해야하나......나보다 마히루가 곤란하다고 해야하나?
어리둥절한 마히루는 모르는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는 마히루의 무릎바닥과 등에 손을 돌려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는 턱을 들어 얼굴을 빳빳한 곳까지 다가갔다.한 손은 받침대로 등에 돌리면서, 느슨하게 허벅지를
쓰다듬고.
"......응!
껌은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아서 달콤한 맛을 마히루에게도 나눠 주면. 입술을 떼었을 때에는 비슬비슬한 상태의
마히루가 완성되어 있었다.
허벅지와 등을 쓰다듬는 것만으로 벌벌 떨리는 몸을 떨어버림으로 뭐라 말할 수 없는 섹시함을 느낀다.실제로는
간지러워할 뿐이어서 그렇게 된 것은 없지만.
잠시 고민하던 마히루가 헐떡이며 중얼거리자 아마네는 살며시 웃고 삐지기 시작한 마히루의 기분을 달래기 위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특별편
"마히루, 뭐 바르는거야"
소파에 앉은 마히루가 뭔가 반투명 스틱모양으로 입술을 비비고 있는 것을 보고 아마네는 눈을 깜박거렸다.
"*립입니다, 꿀맛이라구요"
*(립밤 립스틱 둘다 통칭.)
그렇게 말하며 바르고 있던 립을 살살 흔들며 보여주고 온다.분명 honey 라는 글자가 립 외장에 적혀 있었다.
"지금것들은 맛을 내는건가......"
"할아버지 같은 말투를......요즘은 맛도 있어요.초코라던지 딸기라던지 청사과라던지저 평소에는 교칙때문에
약용으로밖에 바르지 않는데, 치토세씨가 이런 것도 괜찮다고 해서요"
아무래도 치토세의 추천인 것 같다.마히루도 마음에 드는지 신나게 립 뚜껑을 닫고 있다.
그런 모습에게 "흐응"하며 마히루의 입술을 바라본다.그녀의 입술은 립을 발라서 그런지 평소보다 뾰로통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청초한 색향을 풍기고 있었다.
"......뭐에요 ?
빤히 쳐다보던 것을 깨달은 마히루가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
"아니, 키스하면 단건가 하고"
"후후, 시도해 볼건가요?"
농담인 줄 알았는지 장난스럽게 웃으며 입술을 가리키던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그러면 사양말고."라고 되물고
마히루의 입술을 물었다.
설마 정말 실행에 옮겨질 줄은 몰랐던 것 같은 마히루가 흠칫 몸을 떨고 있지만 마히루가 꾀어 온 일이라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평소보다 촉촉한 입술의 부드러움을 만끽하며 날씬하게 입술 윤곽을 본다면 honey 라는 글자에 어울리는 달콤한
꿀맛이 입안에 퍼진다.
"......정말로, 달콤하네."
감상을 중얼거리자 마히루가 빨갛게 쳐다보듯 쳐다봤다.
" 쑥쓰러워 할꺼면 먼저 말하지 말라고" 라고 했잖아,,,, 알았어 미안하다고"
찰싹찰싹 손바닥으로 두들겨 맞기 때문에 더 이상 입으로는 놀리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마히루의 입술을 천천히
맛본다.
여느 키스와는 또 다른 달콤함을 느끼고, 핥을 때마다 마히루가 부끄러운 듯 몸을 사리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러네,, 달콤하군"
"응......아,저기 립 전부 떨어져요.."
슬슬 기브업을 하고 싶은지 아마네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누르는 마히루, 부끄러움으로 축축한 카라멜빛 눈동자를
들여다본다.
"안돼?"
"음......다시 바를게요..,부우"
아무래도 허락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언가 용서해주는 마히루에게 애틋함을 느끼며, 아마네는 다시 한 번 입술을 삐죽거렸다.
"무슨일이야?
"에,아니요,그......으..,신기하네요,아마네군이 초코계 과자먹고있는건 말이죠.."
"뭐 짠 계열이 더 좋으니까 말이야.오늘은 치토세가 던져줬으니까 마히루도 먹을래 ?
마히루와 함께 먹어, 라는 취지의 말도 겸해서 받았기 때문에, 아마도 마히루도 뭔가 걸어올지도 모른다.
마히루는 '뭔가' 에 짐작이 가는 것 같으니, 그것을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흥일 것이다.
그럴꺼였냐, 하고 납득했을 때에는 뺨을 붉히던 마히루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과 겹쳐져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외전 끝
다시 본문 번역 들어가겠습니다.
시점이 4 부 200 화 쯤.
문화제 딱 직전이기 때문에 얘내들 너무 달달해요.
외전인데 달달함 뿜뿜.
공격적인 마히루랑 잘 받아치는 아마네는 최고의 조합입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4 화
174 여름방학 다음의 아침
싫어서가 아니라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돌아간다며 귀가한 마히루에게 첫 번째 위로와 불안 해소라는 목적은
달성했기에 그냥 미룬 것이다.
저 화사한 몸을 부둥켜안고 잔다니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고 생각하며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현관문에서 문
경첩소리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조.. 좋은아침이에요."
주저주저하며 인사하고 온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조용히 웃었다.
"싫었나?"
"알면서 그런 소리 묻는 거 그만두세요."
"마히루한정이니깐 문제 없어.
"뭔가요?"
"상상에 맡기는걸로"
그랬더니 마히루가 책상밑에서 찌르듯 다리를 차왔기 때문에 수치로 얼굴을 물들이며 밥을 먹는 마히루를
바라보았고, 아마네도 더 이상 자극을 하지 않고 조용히 밥을 먹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5 화
175 학교
"잊은건 없나요?"
오늘은 오전에만 일정이기 때문에 교과서는 필요없는, 덧신발과 필기구와 과제, 제출서류 정도일 것이다.모두
앞서 가방에 넣어 확인까지 하고 있으니 문제 없을 것이다.
"특별히 없을 것 같은데."
"진짜인가요?"
"오히려 왜 그런 의심하는거야?
아, 라고 아무 생각 없이 한숨을 쉬었다.
"일단 방학이 끝나는 집회가 있기 때문에, 옷차림은 확실히 해야 해요."
정말.. 이라면서 넥타이를 목에 매려고 하는 마히루가 왠지 낯간지러운 기분이 들면서 가볍게 쭈그려 놓는다.
아마네로서는 해주는 일이 고맙고 배려도 고맙다, 당연하게 해주는 것도 고맙고, 무엇보다 나중에 깨달은
마히루가 쑥스러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 때문에 좋은 일뿐이다.
"......무슨 일이에요?"
미묘하게 강세가 엿보이는 목소리로 단언하고 아마네의 넥타이를 꽉 맨 마히루에게 더이상은 놀리는걸로 웃는 것은
자제하기로 한다.
"......거짓말인것 같은 감이 느껴지는걸요"
"기분 때문이야"
마히루는 스스로 가지려다가 그녀에게 뭐든 받을 수는 없으니 이정도 안하면 어리광만 부리고 말겠지.
양보할 생각이 없는 아마네에게서 마히루가 아른거리며 미소짓고, 아마네에게 두팔을 가볍게 박는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녀오겠습니다 "
마히루가 돌아오는 장소는 이곳이구나, 하고 생각하니 반가워서 행복해지는데, 마히루의 추궁은 없었다.
"덥구나"
찰싹찰싹 남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며 보여주는 마히루의 말과는 달리 시원한 얼굴 그대로다.아마네는 머리가 검고
햇빛으로 뜨거워져 더운 생각이 들기 때문에 미묘하게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그런 건가요,"
"내가 싫은 거야.조심해야지"
이왕이면 좋은 냄새라고까지는 아닐지라도 불쾌한 냄새는 풍기고 싶지 않아서 평소에 조심하고 있는 것이다.사람을
대한다면 더더욱.
학교에 도착하면 바디페이퍼로 땀을 닦아내고 무향료 제향제를 쓰기로 마음먹고 있으면 마히루가 두팔에 코를 댄다.
결국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작게 웃고, 덥지만 상쾌함을 느끼게 하는 공기를 느끼며 마히루에게
맞춰 느긋한 발걸음으로 학교로 향했다.
"아침부터 우리를 작열하게 유혹할 생각인거냐?"
"뭐가"
덧붙여서 교실은 냉방이 되어 있어 시원하다.각 교실은 냉난방을 완비하고 있기 때문에 바깥 기온에 시달릴 일이
없는 것이다.
"그렇구나 대화내용은 매우 진지한 학생의 것이었는데, 이렇게 분위기라던지 태도라던지 눈빛이 그렇지"
"이래서 아마네는"
"의미를 모르겠어"
"주위를 둘러봐라,"
시키는 대로 주위를 돌아보자 남자로부터 살의가 담긴 시선을 받았다.여자한테는 미소를 머금은, 그리고 어딘가
부러운 시선.
수다에 흥겨워하던 카도와키나 히이라기, 코코노에도 쓴웃음을 지으며 미지근한 미소를 머금고, 아마네의 뺨이
약간 움츠러든다.
지금까지의 장난은 의도적인 것이었던 것 같아서 그쪽이 문제가 있을 것 같지만, 반 전체에서의 의견은 이쪽이 더
문제인 것 같다.
테스트 하고싶지않아~
"그건 아마네랑 마히룽 같은 우등생의 발언이라고. 일반적으로는 테스트는 싫은 것,이니깐ㅡ 그렇지 유우쨩?"
육상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카도와키지만 완전한 체육계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부는 잘하는 편이다.
상중하로 말하면 상 급의 분류가 된다.
치토세는 귀가부이긴 하지만 육상부 출신으로 머리를 쓰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려는 파라서 책상 앞에 앉는 평소의
노력이 말해주는 테스트는 질색인 것 같다.원래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이츠키는 원래 요령이 좋고 지성도 좋지만, 치토세를 우선하기 쉽기 때문에 평균적인 성적을 거두었다.그것이
이츠키의 부친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 것이다.
이놈의 가정도 여러 가지로 큰일이야, 하고 동정하면서 귀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미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되는
마히루가 가방을 들고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그건 저도 어쩔 수 없네요."
"버림받았다!"
단지, 걱정하면서도 엄격한 발언을 한 마히루는, 곤란한 듯 미소지으며 가방 속에서 클리어 파일을 꺼내
치토세에게 파일째 살며시 건네준다.
"마히룽 천사!"
시험을 작성하는 교원의 버릇을 이해하는 아마네와 마히루가 의논해 요점 또는 낼 만한 곳을 픽업하고 있다.
교원의 버릇이라는 고비가 벗어났다면 미안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시험에 나올 만한 곳을 뽑았으니 괜찮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네..."
"뭐"
생크림 뺨에 바른 채 정신없이 크레페 뺨치는 마히룽 사진이랑 공포영화 감상하고 탱글탱글 눈물그렁거리는 마히룽
사진 뭐가 더 좋아?
치토세씨!
"어느쪽이든 받을까"
아마네군 까지!
어느덧 촬영된 일에 눈썹을 치켜올려 얼굴을 붉히고 있는 마히루를 보자, 아마네도 그만 웃고 만다.
"농담이야"
"...정말인가요?"
사진 자체에 죄는 없고, 친구에게 보여 주는 마히루의 귀여운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받을 수 있다면 기뻐할 일이다.
"아니, 사이 좋은 일은 좋은 일이잖아 마히루?. 아마네가 연인의 사진을 원할 정도로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받았나요?"
"글쎄. "
"미안하다고. 안 받았어."
"...그렇게 싫었어?"
"뭐가 좋지 않아?"
"심장적으로 말입니다."
"...고양이 귀는 허락하는건가요"
"...와사비도?"
아주 진지한 얼굴로 대꾸하면, 김이 빠졌는지 마히루는 작게 웃으며, 아마네의 팔뚝에 가볍게 이마를 부딪치며
"...그런 부분을 좋아해요." 라고 작게 속삭였다.
아마네는 공부를 좋아하는 편이고 평소 나름대로 노력했기 때문에 시험 자체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오히려
친구의 성적을 걱정할 정도다.
치토세가 비명을 지를 것 같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내심 간직하고 테스트 전날에도 태연한 마히루를 바라본다.
"전에는 아마네군에게 포상으로 무릎을 베개를 해줬지요. 그렇다면, 그런 아마네군이 원하는 포상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으......그래서,그럼 갖고 싶은 것이..."
"원하는 거?"
기본적으로 물욕이 희박한 마히루가, 물건을 갖고 싶다, 그것도 아마네에게 조르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캐러멜빛
눈동자를 들여다보면 수줍게 시선이 빗나간다.
"에, 응"
"그거.. 원해요."
뜻밖의 요구에 눈동자를 껌벅이고 깜빡이자 마히루는 부끄러웠는지 뺨의 붉은빛도 가리려 하지 않고 몸을 옴쭉달싹
못하게 한다.
"...마히루 혹시 냄새페티쉬..?"
"오, 오."
왠지 부끄러운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쿠션인가"
"ㅇ.., 안 되겠어요?"
"......아.."
"자러 온다는것도?"
"별로 억지를 부릴 생각은 없어.마히루가 하고 싶다고 생각될 때 말해주면 되고, 하기 싫으면 그거면 돼.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다고는 해도, 마히루가 숙박이라고 하는 큰 이벤트에 동요와 흥분, 공포를 품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그래서 마히루가 원할 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로 쿠션으로 되는 건가?"
"예......네......"
아마네의 옆에서 미묘하게 허둥지둥하는 바람에 일단 머리를 쓰다듬어 보니, 웬일인지 박치기 후에 '아마네군
바보' 라고 귀엽게 매도해 오는 마히루이였다.
원래 시험을 위해 공부를 빠뜨리지 않은 아마네와 마히루는 여유있게 임했고 아무런 차질없이 시험을 마쳤다.
"난 이츠키랑 놀러가니까 괜찮아.둘이서 즐기고 와.늦을 것 같으면 연락해 줘, 데리러 갈게"
벼락치기로 녹초가 되어가던 치토세가 환한 얼굴을 되찾고 있으니, 붙잡을 만큼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연인이라고 해도 서로의 시간은 소중히 해야 하고, 친구사귀는 일에 일일이 간섭할 만큼 *협량하지는 않으니
마히루는 마히루만의 시간을 즐겨야 할 것이다.
*(속 좁다)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인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안도한 듯, 사양하는 듯 미소 지으며 "그럼, 말씀에
응해드릴게요." 라고 치토세와 놀러가기로 결정하고 있었다.
그대로 웃는 치토세의 손에 이끌려 교실을 나간 마히루를 바라보는 아마네에게 이츠키가 웃으며 등을 두드린다.
"지금부터"
"왜 그래"
"반성하지 마"
아직도 스마트폰의 폴더에 아마네의 사진이 있는 것 같은 이츠키가 겨우 웃으므로, 아마네는 미묘하게 눈썹을
대면서도 책망하는 일은 하지 않고 가볍게 한번 노려봄으로 끝내 두었다.
주문해서 완성된 것을 가지고 자리에 앉은 아마네는 가볍게 주위를 둘러보며 어깨를 움츠린다.
"꽤 많이 있는데."
있잖아.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저쪽 학교도 시험이 끝난다고 하네.어제 다른학교 친구랑 이야기 했어.
이츠키의 미묘하게 어이없다는 듯한 시선을 받았지만 포기했는지 그는 얼른 흘려주며 부탁한 감자튀김을 잡고 있다.
익숙한 맛이지만 최근 1 년 가까이 마히루의 요리에 입맛을 다시며 혀가 갈리는지 좀 허전하다.물론 정크한 것도
그걸로 괜찮지만, 역시 마히루의 요리가 최고군, 하고 통감했다.
"시끄러워. 나쁜거야?"
"아니, 왠지 마음이 놓였다고 할까.근처에 결혼 전제로 교제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용기를 얻을 수 있어"
이츠키는 이츠키데로 치토세와의 결혼을 고려한 교제를 하고 있으므로, 그런 점에서도 그에게 있어서 아마네는
동지일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부모님에게 인정받는지 아닌지이고, 이츠키도 언젠가는 아버지에게 인정받아 치토세와 티격태격
없이 결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면 현재 상황은 어떻게 되는 거야 그쪽"
"변함없나.일단 진지하게 해서 불평 못하게 할 정도의 성적으로 주장은 계속해 나갈게. 이건 나밖에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어쩔 수 없지. 그쪽이야말로 진전이 어떤데."
친정에 함께 갔지, 하고 중간중간 놀림을 받으며 가볍게 신발 끝으로 차였으므로, 아마네도 똑같이 되차면서
오렌지 주스를 홀짝인다.
"별로, 그거라니."
"그래서, 키스는 할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은 아직. 라고. 뭐랄까 순수함 티내면서 교제하고 있네."
"손 댈리가 없을텐데 말이야. 조금만 겁을 먹어도 닳는 녀석인데, 거절의 빛이 잠깐 보이는 순간 꽁무니를 뺄 게
뻔한데 말이야."
"시끄러워"
아첨꾼이란 말을 들으면 재미없지만, 실제로 다른 사람이 보면 깊숙한 인간이라는 자각이 있기 때문에 부정할
수는 없다.
지금쯤 무엇인가 어드바이스해 불어넣고 있을지도 모른다, 라고 웃은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미간을 찌푸리고 지금
여기에 없는 치토세에게 "이상한 지식을 심어 주지 말아라"라고 염원하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0 화
180 조금씩 조금씩
"뭘 듣고 온거야?"
틀림없이 딱 맞았겠지.
"아무것도 아니에요"
"마히루ㅡ"
가만, 한숨을 내쉬듯 부드럽게 이름을 속삭이면, 알기 쉽게 몸이 떨린다.
아마네의 가슴에 등을 기대는 마히루의 얼굴을 위로 보면 완전히 상기된 뺨과 촉촉해진 캐러멜 색이 불복하는 듯
이쪽을 바라본다.
"...그건 치사해요"
"뭐가?"
"......무.., 물리적"
"...농담"
어차피 마히루가 적극적이여야 한다는 말인데 너무 적극적이어서 이쪽이 이성을 날려도 곤란하니 조심하라.
아마네의 심정이나 육체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앞으로 오래 함께 있으니 별로 서두를 것도 없겠지, 그렇게 생각한
발언이었는데 마히루가 미묘하게 눈썹을 얹었다.
"어, 어떤?"
그런 말을 들으면 반박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아마네로서는 마히루에게 이상한 지식을 심어져서 어색해지거나
묘한 도전을 당하기보다 천천히 조금씩 나아가고 싶다.
느닷없이 비틀거려 소파에 자빠지듯 쓰러진 아마네에게 마히루가 무슨일인지 위에 오르듯 기댄다.라기보다는
덤벼든다.
"...치토세의 훈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면 안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로운 샴푸의 향기에 심장은 뛰지만, 그것보다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마음이 더 강했다.
"아직도 신경이 쓰이는 바이지만, 그렇다 치고......마히루가 치토부터 조언을 받는 것은, 마히루의
자유지만... 다만 나로서는 치토세가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것은 재미가 없어.
'재미없어?'
치토세의 어드바이스를 기폭제로 삼고 있는 것은 알겠고, 그것은 마히루가 아마네를 진심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것도 이해한다.매우 기쁘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급하게 형태를 만들거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싫지는 않다고?"
"싫어하지 않아. 글쎄, 남자니까 여러가지 생각할 것은 있지만, 무리해서 진행하고 싶은 것은 아니야.게다가
마히루도 무섭잖아."
"...네에.."
수줍은 듯하면서도 다시 아마네에게 입을 맞추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대답하듯 부드럽게 마히루의 입술을
빼앗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1 화
181 시험 결과
예상대로 평소와 다름없이 마히루의 이름은 맨 먼저 올라 있다.그것을 자랑하지도 않고 조용히 바라보던 마히루는
아마네의 시선을 알아보고 담담하게 미소지었다.
"응, 일등 축하해"
"감사합니다"
평소 아마네를 잘 돌보고 있는데도 1 등을 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태도는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부단한
노력에 힘입은 것이리라.
아마네와 지낼 때도 자주 참고서를 풀거나 암기카드를 바라보고 있으니 아마네가 보기엔 공부에 손을 뗀 모습은
없다.
"치토세인 것 같아."
기본적으로 아마네는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이츠키 같은 천성의 분위기 메이커도 아니다.얼굴은
고만고만한 편이지만 마히루 같은 신의 은혜를 입은 듯한 미모와 어울리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끄러운 외야를 조용히 하기 위해, 그리고 옆에 서서 가슴을 펼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에서 노력하고 있다.공부는 그 중 하나다.
"무슨 말씀이세요?"
성적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성적이 좋으면 성적이 부진한 사람보다 자신에게 맞는 환경에 갈 기회가 늘어난다.
아마네의 부모는 아마네가 비교적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성적이 좋은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 최소한의
주의밖에 없지만 그래도 기회를 잡기 위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두는 편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타일렀다.
"네?"
"으, 오, 미안해요......?"
작게 웃으며 "우선은 반성회네요"라고 가볍게 아마네의 옷자락을 잡은 마히루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아마네는
마히루를 동반해 교실로 돌아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2 화
182 숙박의 권유
귀가해 저녁식사 후 반성회를 개최한 아마네는 옆에서 아마네가 오답한 문제의 해설을 하던 마히루에게 묻는다.
"...그...그...쿠션은 갖고 싶어요."
"그,그것과는 별로,저기요."
"...그..금요일은 시간 있으세요?"
"전에 했던 말이야?"
살짝 떨면서 전해진 말은 의표를 찌르는 것이어서 아마네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히루를 말끄러미
쳐다보고 말았다.
"그래......그...그거면 된거야?"
"...네에.."
"...안돼,,,나요?"
".....기대되는걸요.."
"오, 오."
( ......금요일,인가)
다만 식후부터 변한다.
"음, 그"
"그, 그렇습니다만......저어."
"무슨 일이 있었나?"
(함께라니)
어느 때보다 마히루가 적극적이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아마네는 단번에 불타오르는 뺨을 긁으며 시선을
헤엄친다.
"그 말을 하게 하는 것은 심술궂은걸요..."
마히루는 아마네의 부모님처럼 화목한 부부를 동경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함께 목욕하고 자는 부모와 같은 체험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오, 오......"
"......그런거라면.."
"네, 네."
"...괜찮구나?"
그건 남자의 대사가 아닐까 했지만 마히루는 마음을 다잡고 아마네에게 제안한 것 같아 그냥 넘기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네 로서도 유일한 상대가 발견된 지금, 부모님과 같은 언제까지나 좋은 관계를 동경하고 있기 때문에,
시작으로 목욕을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아마네가 욕구를 삼키면 화목한 것도 좋은 법일 것이다.
여름 방학도 끝나고 더 이상 입을 일도 없을 것이라고 의상장 안쪽에 넣어둔 수영복 장소를 떠올리며 아마네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알았다고 되받아 고개를 끄덕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4 화
184 목욕과 머리 손질
먼저 수영복을 입고 욕실에 들어선 아마네는 매우 답답하고 긴장했다.
마히루는 수영복을 입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먼저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기다리는 만큼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수영복 입은 모습을 본 적은 있지만, 단둘이서 그것도 좁은 공간에 밀착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당연히 기쁨보다
긴장이 강하다.
빨리 마히루가 왔으면 좋겠는지, 오지 말았는지 스스로 알 수 없는 불안정함을 느끼며 입술을 다물고 있는데 등
뒤에서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분의 장식은 하나도 없고, 심플하게 천이 피부를 덮고 있을 뿐.노출 면적도 극단적으로 많다는 것은 아니다.
"...이상한가요?"
"하지만......?"
"그럼 왜 샀어?"
이성을 함락시키면 마히루가 큰코 다칠 줄 모르는 치토세의 발언에 이마를 누르며 힐끗 마히루의 모습을 다시 본다.
그만큼 마히루의 이 모습은 파괴력이 있다.지금 당장 쪼그리고 앉아 안정될 때까지 시야에서 셧아웃하고 싶을
정도로는.
그러나 그럴 수도 없어 어떻게든 평정을 되찾으려고 심호흡을 하면서 마히루의 얼굴을 본다.아래는 되도록 보지
않는 편이 안정될 것이다.
"그러면.. 일단 시작할까요?"
순순히 의자에 걸터앉아 마히루에게 등을 돌리면, 작게 "으아" 하는 신음소리가 들렸으므로, 이것은 이것대로
부끄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오, 오."
미묘하게 망설이는 목소리로 아뢰는 마히루는 아마네의 대답을 기다렸다가 천천히 빗을 머리에 꽂는다.
"아마네군은 머리도 짧고 엉키지 않으니까 너무 얽어맬 생각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길기 때문에 엉키기도
쉬워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지만요."
"......여자아이구나, 정말"
그렇게 말하고 브러싱을 끝내고 샤워기를 손에 쥔 것이 옆눈에 띄어서 따뜻한 물로 헹군다고 이해하고 살짝 눈을
감는다.
마히루는 "따뜻한 물 뿌릴게요~" 라고 상냥하게 말하고 나서, 샤워로부터 뜨거운 물을 꺼내 아마네의 머리에
뿌린다.
"여기서 확실하게 씻어둬야 해요, 스타일링제를 사용할 때는 여기서 어느 정도 나중에 하는게 좋아요."
"강좌가 시작되었군요."
정말이지, 하고 기가 막힌 듯한 말을 건다.
머리를 감는 동안 약간의 긴장과 수치심이 사라졌는지 어색함이 사라지고 평소와 같은 대화가 오고 있었다.
"에......?"
옛날에는 그렇게 함께 목욕하는 부모님을 어이없이 보았는데, 자신도 결혼하면 매일 같이 목욕하자고 하는 것이다.
부모님을 놀리지 못해.
"......조심하겠습니다."
모처럼 서로 희미해진 수치심이 도지니, 아마네도 마히루도 얼굴을 붉히면서 그 후에는 말없이 머리를 감는 일에
전념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5 화
185 목욕과 세탁 꾸러미
"...그..음..몸도......"
"...그...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마히루의 손놀림이 공손한 것도 있지만 조심스레 거품을 바르고 있기 때문에 초조함을 느낄 것이다.
"쩔쩔매었던거구나."
"마히루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짊어져 줄 테고, 떠받쳐 주마. 애초에 눈 떼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사라지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응"
"...그렇구나"
"치토세에!"
절대 저 녀석의 훈계다, 라고 생각하지 않을수 없는 아마네였지만, 마히루가 "치, 치토세씨는 어드바이스 해 준
것 뿐이고 제가 원하는거니깐요.." 라고 팔을 꽉 아마네의 몸에 재차 돌려 오므로, 한 번 얼굴을 찌푸리는 것을
멈춘다.
대신 마히루의 팔을 한 번 떼어냈다.
온몸으로 돌아보면 충격을 받은 듯 눈을 부릅뜨고 있기에 아마네는 그대로 마히루를 정면으로 껴안았다.
"어, 어, 저기요."
"그, 그렇습니다."
이 정도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타일러서 거품에서 미끄러운 지체를 끌어안으며 귓가에 부드럽게
속삭이면 순식간에 몸에서 힘이 빠져 히쭉히쭉 무릎에서 무너졌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방금까지 마히루가 쓰던 타올을 손에 들고 끌어안으며 거품을 내
간다.
"아, 저기......"
"닦아주기로 했지?"
"...그건.."
역시 자기 등보다 화사하고 피부는 매끄럽고 싱싱하다.등까지 확실히 손질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경의를 표하고
싶다.
"아앗......간지러워요.."
그저 등뼈나 허리를 힘겹게 거품을 넘겼을 뿐인데 마히루는 입술을 꽉 다물고 떨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노려왔다.
"......히, 너무해요"
"그,, 그치마안......"
"그렇다니요?"
186 함께 목욕
"미안하다고.."
"미안, 너무 지나쳤어."
"귀 만지작거린거는요ㅡ."
지나쳤으므로, 남은 시간은 충분히 응석받기로 결의하고 말하면, 마히루는 아직 본의 아니게 뺨에 공기를 남기고
있었지만, 쭈뼛쭈뼛 아마네에게로 이동해 온다.
어디로 갈지 조금 고민했는지 눈길도 헤맸지만 뭔가를 작심한 듯 마히루는 그대로 아마네의 다리 사이에
걸터앉았다.
그대로 아마네의 가슴에 등을 기대며 짐짓 입술을 삐죽거리는 모습을 보인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게 웃는다.
"의자로써 사용하세요, 아가씨."
"좋아요......아마네군 바보,"
"뭘 할꺼야?"
그것이 겁쟁이라고 이츠키의 말을 듣는 이유였겠지만, 신중하게 신중하게 거듭해 천천히 착실하게 나아가고 싶은
것은 아마네의 성격적인 것이므로,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 여러가지"
무슨 상상을 했는지 얼굴을 붉히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으려는데 마히루는 물끄러미
아마네를 바라본다.
무심코 감싸안는 자세로 굳어진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돌아서서 부끄러워하면서도 어딘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조금이면,, 괜찮은걸요?"
"......그러면."
"아직 부족하신가요?"
"...따뜻하네요"
"글쎄."
"아마네군의 품은 안정되는걸요."
"두근거리지 않는구나."
"두근거림은 전제되있는걸요."
"두근거려?"
"...이러면 더 떨리는거야?"
"하지만, 그......"
"그거야?"
"...네"
"...아니야"
"정말인가요?"
그렇게 말하면 순순히 따를 수 밖에 없어, 불안한 심신을 가라앉히면서 옷을 갈아입고 거실에서 기다리게 되었다.
그런데도 묘하게 요염함을 느끼는 것은 목욕 후 효과와 쓸데없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야말로 청초한 색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어울려.귀여워."
"나를 위해 골랐어?"
"...그런 거 갖고 있구나"
"...이,싫다는 게 아니라,그,네,..부끄럽다..인걸요..."
"......공부하다가 그만"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쉰 마히루는 아마네가 어깨에 걸치고 있던 수건을 머리에 씌우고 부드럽게 수분을
취해간다. 라고 해도 상당히 건조했기 때문에 더욱 "제대로 머리는 말리는 법입니다."라는 *고언이 추가되었다.
*(듣기 싫은 옳은말)
"평소는 아닌거야?"
마히루가 게임오버 되지 않도록, 그리고 자신도 자신을 잊지 않도록 세이브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매도하며 이마를 밀어붙이는 마히루는 쓴웃음을 보내다가 얼굴을 떨어뜨리고 정수리에 입을 맞춘다.
"나로서는, 마히루가 좀 더 응석부리며 녹이게 하고 싶은데."
"많이?"
'궁금한데'
"...알기 쉽구나"
"입 다물어주세요"
"...알았어"
그 쪽이 마히루에게 힘들어질 것 같지만, 아마네에게는 불편하거나 아무것도 아니므로 잠자코 웃어 두었다.
"기분 탓"
마히루가 좋아하는 상대 앞에서는 고치지 않는, 그녀의 부드럽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알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그런 짓도 사랑스러워 죽겠다.
단순히 슬슬 자야 할 시간이 다가와서 잘 준비로 옮겼을 뿐이지만 운반되는 마히루 치고는 긴장한 모양이다. 팔
안에서 약간 몸을 뻣뻣하게 하고 있다.
"...네에.."
그녀 나름대로 아마네를 맞이하려 하는 것을 알기에 희미하게 미소를 띄우고 부드럽게 마히루의 몸을 정면으로
감싼다.
"그래서, 곰은 괜찮았어?"
"......네에."
그렇지만 물면 혼날 것 같아서 내심 마음에 담아두면서, 어딘가 흔들리고 있는 캐러멜빛 눈동자를, 똑바로 들여다
본다.
"...키스해도 돼?"
움찔한 모습의 마히루에게 작은 동물 같은 귀여움을 느껴 한숨에 희미한 미소를 띄운 아마네는 자극하지 않도록
천천히 다문 입술에 자신의 것을 포개었다.
그것은 입술도 마찬가지였고, 단단히 보습된 입술은 피부에 부드럽게, 자기 것보다도 촉촉했다.
게다가 어렴풋이 달콤함을 느끼는 것은, 마히루 본체에서 배어나오는 달콤함일지도 모른다.
아마네의 입술이 마히루의 입술을 쓰다듬어 먹을 때마다 벌벌 떨지만 도망치거나 싫어하지는 않으니 받아주는
것이리라.
(......귀여워..)
한가득 마히루의 입술을 맛보고 있으면 마히루가 더 이상 한계라는 듯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드린다.
"기..길어요..."
"...안 돼?"
"...한마디 해도 될까요?"
"뭐?"
"능글맞아요."
"뭐가"
키스 자체를 해아릴 수 있을 정도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히루의 반응을 살폈던 것이다.결과적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마히루는 아마네가 해버린 것만으로도 녹아버렸는데 그래도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정신 차리고 다녔다는 뜻으로 한 말인데, 마히루는 눈이 휘둥그레지고 나서 얼굴이 불그스레 붉어진다.
"......읏"
"기분 좋지 않았어?"
"노..놀리시는거죠..!...벌써, 벌써..."
"아파,아파아ㅡ"
툭툭 얻어맞기 때문에 더 이상은 놀리지 않았다.아니, 놀린다는 생각은 아마네에게는 없지만 마히루는 놀림감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미안해......기분 좀 풀어줘"
"풀어주지 않는거야?"
어깨를 움츠려 보이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잔뜩 언짢은 표정을 지어 주인의 가슴에 기댄다.
"분부대로."
이번에는 살살 감싸듯이.
공손한 손놀림으로 마히루의 등을 쓰다듬으며 포옹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가슴에 잠시 얼굴을 파묻은 뒤 완만한
동작으로 얼굴을 든다.
"...아마네군은 가끔 심술궂어요."
그 장난스러운 미소와 목소리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마히루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냄새가 너무 좋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포근하고 달콤한 향기가 나는 그녀는 손질에 여념이 없는 듯, 피부 보습까지 탄탄하게 차
있는 듯 하다.
"...그건 그, 절 위한 거니까요."
"...그..그래.."
마히루는 시뻘건 얼굴이 되면서도 말을 취소할 생각은 없는지 아마네에게 안기는 힘을 주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차.., 착각하지 말아 주세요.아마네군을 위해서라고 할까, 자신을 위해서라고 할까, 그,,, 아마네군이
많이 만져주길 바라는 것은, 나의 소원이니까..."
그것도 빨아들이듯 입술을 깨물어 안쪽으로 기어들면 목소리는 쉬어가거나 가냘프고 달콤해졌다.
하아, 하아, 하고 짧고 거친 호흡을 반복하면서 멍하니, 그리고 달콤하게 녹아내린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마히루를 내려다보며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마히루에게도 갑작스러운 프렌치 키스는 놀란 모양이다.아직도 귀까지 새빨갛고,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다.
"......아마네군"
"응."
싫다고 하지도 않고 오히려 다음을 받아들일 생각인 듯 한 마히루 아마네는 말없이 마히루의 얼굴에 붙은 손바닥을
벗긴다.
아까는 충동대로 깊은 입맞춤을 했지만 이번에는 안쪽에서 움츠러든 마히루를 달래듯 부드럽게 만진다.
사랑스럽다는 마음을 듬뿍 담은 입맞춤은 마히루를 보다 강하게 녹여버렸다.
천천히 입술을 떼고 내려다보면 얼굴이 풀어져버린 마히루가 거칠음에 눈물을 글썽이며 어렴풋이 노려본다.
"...진짜아.."
바보, 하고 토라진 음성이 들리더니 쑥스러운 것도 알고 있기에 아마네는 작게 웃으며 마히루의 옆으로
나뒹굴었다.
머리맡에 있던 리모컨으로 조명을 끄고 밀착하자 가냘픈 몸이 가늘게 떨렸지만 마히루는 부끄러워할 뿐 오히려
스스로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댄다.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
행복을 확실히 배게 한 속삭임에 아마네도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마히루를 감싼다.
"...잘자"
"...잘자요"
가급적 흔들리지 않도록 얼굴을 돌려 사이드 테이블에 놓은 시계를 보면 아침 일곱시의 글씨가 보인다.
다만 마음이 놓였는지 곤히 잠든 마히루의 잠든 얼굴을 바라볼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나쁠 것 같지는 않았다.
(행복하다~)
사랑스러운 연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느슨해진 뺨을 그대로 두고 있으면 오싹한듯한 마히루가 멈칫한다.
그렇다고 눈을 뜬 것은 아닌 듯, 자세를 바꾸듯 미묘하게 움직여, 결국 아마네의 가슴으로 돌아온다.그런
마히루가 역시 귀엽고, 조용히 목을 울렸다.
(이것이 매일이었으면)
단지, 현 상황에서 쭉 함께 있으면 이성의 마모도 심상치 않기 때문에, 가끔 하는것으로 끝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좀더 접촉에 익숙해지고 나서, 사이가 깊어지고 나서, 마히루가 원해서 아마네로서는
충동만으로 참견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꾹 참으면서, 조용히 손가락이 잘 드는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고 있으면, 역시 만지는 느낌으로 의식이
떠올랐는지, 마히루가 다시 주춤한 후, 얼굴을 들었다.
축축한 눈빛을 감추려 하지도 않고 멍한 채 아마네의 얼굴을 본 마히루는 헤죽히죽 녹아내린 미소를 지으며 다시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좋은아침...이에요.."
"안녕. 기분 좋게 잔 것 같네"
"...네에"
살짝 뺨을 붉힌 것은 잠이 덜 깨면서 아마네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있는 것을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네로서는 사랑스럽고 응석부리는 것이 좋아서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마히루가 느끼기엔 방심해 버린 모습을
보인 것이 부끄러울지도 모른다.
"둘이서만 있으니까......싫었어?"
"엣, 그, 그건 그"
"곤란하지?"
"으......그, 그런 뜻이 아니라"
"어느 쪽이야?"
물론 그걸 용서할 리가 없어 팔 안에 가둬버린다.
"저기, 아침 준비.."
"조금만 더 여기 있어줘."
"하지만"
"...안 돼?"
"응"
언질을 잡았기 때문에 다시 껴안고 부드럽게 감싸자 마히루는 작게 더듬으며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다시 묻었다.
"......능글맞아요."
"뭐가"
"여러가지가 있는걸요.."
"그런 점이 교활해요"
지금은 다소 민낯을 보이게 됐지만 그래도 천사님으로서 행동하는 것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그런 마히루를
응석받이로 불려서 우물쭈물 녹이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마네군도요."
"응."
지금 응석받이 모드로 접어든 마히루에게 희미하게 웃으며 아마네는 좀 더 시간을 끌게끔 마히루를 감싸고 눈을
감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마히루가 손수 만든 아침을 먹고, 세탁물을 돌리고, 치우고, 가벼운 청소를 하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낮엔 어떡하지?"
"음-. 어제 미트소스 파스타 소스를 남겨놔서 작은 그릇에 라자냐를 만들까하고"
"또 손이 많이 가는 걸."
"잘한다는 걸로"
갑자기 어루만져진 마히루는 "무슨 일이 있으면 쓰다듬는 버릇이 있지 않나요" 라고 투덜거리면서도, 충분히
그럴 것 같지 않은 듯 아마네의 마음에 들게 하고 있었다.
잠시 마히루를 쓰다듬다 보면 자연히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기대어 오므로 아마네라도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마히루를 감싸고 무릎 위에 올려놓으면 미묘하게 나무랄 듯한 시선을 받게 된다.
"곰이라도 빌려줄까요?"
"마히루가 좋은걸. "
"......그래, 내가 마히루의 남자친구라고 주지를 받았는데 아직도 마히루를 넘보는 녀석이 꽤 있구나."
"남들의 평가가 그렇다.난 내 나름대로 마히루 옆에 서서 이러쿵저러쿵 말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자부심이
있어."
"좋아요. "
나도 응석을 받아주고 싶다는 것이 태도인 마히루에게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마히루가 아마네의 허벅지에 매달려
쓰다듬어 오는 것을 마음대로 하도록 해 두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2 화
192 두 사람의 당연함
솔직히 말하면 아무리 그녀가 두 다리가 아니라 한쪽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고는 하나, 자세와 거리상 점점
부끄러워지고 있었는데....... 마히루가 아마네의 몫까지 부끄러워하고 당황하는 것을 보고 조금 여유가 생긴
것이다.
'너무한 말 하지마.'
모르는 척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미묘하게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애초에 발에 탄 것은 마히루이므로
강하게 말할 수 없는 듯 "진짜아아.." 이라고 작게 투덜거린다.
"...저는 아마네군을 좋아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대담한 일을 해 버리는 거니깐요.. 그럴땐 멈춰달라고요.
마히루는 무의식적으로 대담한 스킨십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명확하게 드러내면 뭐라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마히루도 스스로의 뺨을 붉히고 아마네를 철썩철썩 두드려 양쪽에 타격이 있었던 것 같다.
그녀의 성격도 그렇지만, 좋아하고 있을 자신이 있고, 무엇하면 장래를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아마네가 뭔가
저지르고 정나미가 떨어져 주지 않는 한, 그녀는 아마네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좋아해 줄 것이다.
역시 아마네도 부끄러웠지만, 마히루가 이렇게 겸연쩍은 듯 머리를 밀어붙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속이고 있었다.
박치기하는 것을 멈추고 팔에 이마를 댄 마히루가 조그맣게 중얼거리니 아마네도 조그맣게 "당연하지"라며 되받아
얌전해진 마히루의 손을 지그시 잡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다음화 부터 문화제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3 화
193 문화제 출품작
아마네가 다니는 학교는 이러한 학생이 하나가 되어 실시하는 이벤트에 힘을 쓰고 있기 때문에, 반마다의 예산도
많아, 매년 공들인 출품작이 있다.
당연히 반에서 무엇을 할지는 반 전원이 결정하므로, 그 시간이 오면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고조된다.
"그러니깐, 문화제 상연이지만 우선 중요한 건 학년마다 음식점 수가 정해져 있어.대개 어느 반이나 음식점은
후보로 들어오니까 음식점의 경우는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는 것은 각오해 둬."
보람 있고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음식점은 인기가 있고, 잘못하면 대부분의 반이 원하는 경우도 있다.그러면
음식점만 있기 때문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뭐 난 작년에 대충 지냈지만)
학생다운 풋풋함, 싱그러움 등 생각도 없던 그는 문화제를 적당히 넘겼다.출품작도 홈메이드 물건을 판매하는
타입이어서 시키는 대로 만들어 가계를 볼 차례일 때 가게를 봐준 정도다.
"메이드 찻집 어떻습니까."
최근에는 그 귀여움을 더하기 시작했다고도 알려져 있고, 그런 마히루에게 메이드복 따위를 입히면 몰려들 것이
확실해, 마히루가 대응하기에 곤란할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메리트로서 매상 자체는 *확약된다.마히루의 존재는 절대적인 광고이며, 한번 보려고 남자들이
몰려올 것이 틀림없다.
*(확실하게 약속되다)
"뭐 메이드 차라고 하는 것은 남자의 동경일지도 모르지만, 예산도 생각하고 제안해. 네, 그 다음에 의견 있는
사람-"
이츠키의 재촉으로 귀신의집이라든가 카레라든가 우동이라고 하는 정석 가게를 들여서, 칠판이 흰 글씨로 채워져
간다.
단지, 모두의......라기보다는 주로 남자의 관심은 메이드 찻집이라는 것에 있는 것 같고, 소곤소곤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얘기하는 것 같아서?"
"...꽤 괜찮은데.조사할 만큼 조사하고, 다음은 전시중은 극소수로 망보고 다음은 자유행동.문화제 자체는 엄청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시간 신경 안써도 되니까 다른 반의 입점 무제한으로 봐."
음식점은 인기지만 아무래도 인력이 필요하고 인력은 크고 구속시간도 길다.돈을 취급하는 이상 가게는 신중하지
않을 수 없어, 매우 고생하는 것은 보인다.
이츠키는 기막힌 표정을 감추지 않았지만, 아마네는 단지 제안했으므로 외면하고 입술을 다문다.
"그냥, 이제부터 학생회에 결정을 전하고 거기서는 아마 추첨이 되니까, 추첨에서 빠지면 두번째 귀신의 집이
될거야"그리고 옷에 관해서는 확실히 예산내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깐. 인맥이나 연줄을 찾게 될 테니
짐작이 가는 녀석은 먼저 싸게 할 수 있는지 물어봐 줘. 없으면 보통 찻집이 될 테니까 각오해 둬."
진행을 맡고 있는 이츠키는 특유의 밝기와 요령이 좋기로 척척 필요 사항, 주의 사항을 말하고, 학생회에 전하러
가는지 교실을 나갔다.
"어떻게 할 거냐"
그렇게 말하며 아름다운 미소를 띈 마히루의 등 뒤에서 남자가 작게 성공이라는 듯 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아마네는 웃음이 이끌릴 것 같은 것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역 병설 서점에서 참고서를 사서 나가자, 아마네는 무심코 자신의 뺨을 만진다.평소보다 더 뻣뻣한 기분이 들었고,
미맛살도 살짝 치켜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마히루가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반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자신의 그녀만 특별 취급을
요구하는 것은 어른스럽지 않고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을 뿐이야.동조압력이라는 것도
있고, 마히루가 매출에 공헌하는 것은 알고 있어.단지, 그 리턴에 대해서 이쪽의 리스크가 큰 것이 불만이야"
"미안해."
카도와키가 사과할 필요는 조금도 없다. 그렇다고 제안한 반의 남자를 비난할 수도 없기 때문에, 초조에 가까운
응어리가 가슴에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
학교 최고의 미소녀라고 이름난 마히루가 접객을 받는 것이다, 당연히 여자들에게서 인기가 높은 카도와키도
접객으로 돌려질 것이다.
본인으로서는 내부를 희망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마 그것이 통과될 일은 없다.유례없는 미모의 소유자는 이러한
때에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다고나 할까.여자가 메이드옷이라면 남자는 집사스럽게 맞춰오지 않을까.의상이 여의치
않으면, 그래도"
"히에엑"
다행이라고 말하면 좋을지, 남자는 남자의 의상을 준비받을 수 있다고 하니, 성별 역전의 참사는 되지 않을
것이다.
"에"
"요리할 줄 알아?"
"......할 수 없는걸."
그 말을 들으면, 말이 막혀 버린다.
"게다가, 가까운 위치에서 시이나 씨의 상태를 보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지 않아? .이상한데 찍혀도 곤란하잖아.
마히루가 입을 바에야 아마네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그런 복장을 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집사복 같은건 아마네가
입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뭐."
"아니, 나 그건 모르는데"
그 말을 들으니 겸연쩍다.
설마하며 카도와키를 보지만, 카도와키는 "자각하지 못하는구나"라고 어깨를 움츠리고 있으므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하하."
싱글벙글 웃는 카도와키는 믿는 기색이 없어, 아마네는 미묘하게 볼을 움츠렸다.
"...연적의 그것이냐"
본인에게는 말하지 않지만 친구라고 해도 무방할 이츠키와 그 여자친구인 치토세는 사귀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있어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상상이 가지 않지만, 이츠키를 만난 당초의 치토세는 이츠키에게 소금 대응이었던 것 같고, 선을 모르는
말투와 차가운 성격의 소녀였던 것 같다.
재능을 질투한 동아리 선배가 괴롭히는 것도 알고 싶지 않지만 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그 질투하는 소녀에게 구애받고 있고, 그 소녀가 매몰차게 대했다면 괴롭힘을 가중시킨 것도 심정적으로는 알 수
없다.실행에 옮겨서는 안 될 일이지만.
그런 험악한 상태를 지켜봐 온 카도와키이기 때문에, 더욱 아마네와 마히루의 사이를 걱정하고 있었을 것이다.
"...오우"
"하하, 농담 좀"
"농담이 아니라고."
음, 하고 눈썹을 대고 카도와키의 옆을 보는데, 카도와키는 조금 안도한 듯, 그리고 어정쩡한 듯 웃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는 흥하고 코울리기만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5 화
195 귀여운 버릇
"아마네군, 어서 오세요."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향하자, 이미 귀가해 있던 마히루가 미소지으며 손으로 두드리고 있었다.
자신의 허벅지를 말이다.
영문을 몰라 무심코 마히루의 얼굴을 응시하면 부드러운 미소 그대로 툭툭, 허벅지를 다시 한 번 두드린다.
아무래도 마히루에게도 간파되었던 것 같다.아니, 카도와키가 꿰뚫고 있다면 마히루도 간파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녀 앞에서는 숨기고 싶었기 때문에 간파된 어색함에 살짝 웃어보면 역시나 하는 듯 마히루는 이상하게 웃는다.
"후후. 싫은건가요?"
"아마네군 이로군요."
그 말을 들어도 반론도 못하고 입술을 꿈틀꿈틀 움직이는데 그친다.
차분한 *보르도 치마에 덮인 부드러워 보이는 허벅지의 유혹에 아마네는 주저하면서도 마히루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걸터앉아 누우면서 슬그머니 허벅지에 머리를 얹는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와인 색상.)
"부러워요?"
어른스러운 제멋대로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심정의 토로에 미묘하게 부끄러움을 느껴, 마히루의 배 쪽으로 얼굴을
돌린다.
"...응"
"...무슨?"
"...그렇다면 참아볼게"
"...네에..."
여전히 쿠션으로 얼굴을 가려 보이지 않는 마히루이었지만, 띄우고 있는 표정은 상상할 수 있었으므로 아마네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돌려 마히루의 배에 얼굴을 묻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6 화
196 *옷맞춤과 남자끼리의 은밀한 이야기
*(採寸. 정장 등 을 맞추거나 할 때 치수를 재는 행동.)
정해진 것을 뒤집으려는 것도 아니어서 순순히 결정을 따르는 아마네였지만 옷맞춤에는 미묘하게 반항하고 말았다.
"후지미야-포기해라-"
"시끄러워"
마히루를 부인이라 한 말에 수치심을 느끼며 말에 가시를 얹으면 이츠키는 변함없이 조롱하는 듯한 미소를
되찾는다.
"뭐야, 나도 알고싶어"
왠지 식상한듯한 이츠키는 카도와키를 재촉해 놓고, 흘끗흘끗 길이 재기가 다되어 있는 다른 남자들을 본다.
그들은 그들끼리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것이 매우 은근한 것이어서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대화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이면, 아무래도 마히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약간 흥분한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시이나씨의 메이드차림......좋은걸"
"뭐라해도 커다라니깐.."
"언제나 있는 시라카와 와의 기복의 차이가 또 좋은데.
여자친구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느냐고 물으면 못난 이 남자들보다 이츠키 쪽이다, 내심 파고들며 기막힌 표정을
짓지 않고 그들을 본다.
"후지미야 들었던거냐?"
"싫다고......하지 않을 수 없잖아"
뭔가 기대를 하는 듯한 시선을 받고, 아마네는 미간에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의식하면서 어깨를 움츠려 보인다.
왜 다른 사람에게 그녀의 사이즈를 말해야 할까? 아마네도 정확한 사이즈를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아니, 컵
수는 고향에 갔을 때 불의의 사고로 마히루의 빨래를 봐 버려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말할 수도 없다.
"어쨌든 난 몰라."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재수없어"
어쩔 수 없는 듯 세심하게 도움을 준 이츠키는 다가오는 남자와 아마네의 시선을 받으며 상냥하게 웃는다.
"저기 말이야."
"아니, 보통......투숙이란건 상대가 받아들일 작정으로 하는 거 아니야? 여자도 바보가 아니니까 그럴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잖아."
"믿을 수 없다고......!"
이츠키의 말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남자가 불쌍한 것을 보는 눈빛이나 반대로 미지근한 미소를 띠며 흐뭇한
눈빛을 보내오게 되었으므로, 아마네는 성대하게 움츠리게 된다.
"그렇구나."
"몰라."
반대로 아마네는 여자들에게서 뜨뜻미지근한 시선을 받으니 마히루에게 그 대사를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후, 보통 아마네군과 무슨 이야기를 한다든지, 어떻게 지내고 있다든지 하니까 안심해 주세요"
"...구체적으로는?"
"그쪽도!"
"그쪽도요?"
치토세에게도 꽤 필요없는 지식을 심겨지고 있는데, 다른 여자에게도 이상한 것을 가르침 받고 있을까봐 무섭다.
치토세도 어느 정도 세이브해 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가능하면 무엇을 불어 넣었는지 확인하고 싶은 참이다.
"그건......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뭐, 저기 두사람은 놔둔다고 하고, 찻집의 음식메뉴 결정하자구.사실은 미리 정해 놓았어야 했겠지만, 의상은
빨리 예약해 두지 않으면 안 되는 등불이 있으니까 말야.아, 의상 빌려오는 담당자는 상대방에게 아까 쟀던 옷
사이즈와 몇 벌 필요한지 계산해서 연락해 둬. 남자들은 여기. 정보는 악용하지 말자."
"네에."
"실례라고.."
"그래, 마실거지만 뭐 찻집이라 커피 홍차와 주스로 괜찮지 않을까.음식물로 다른 안이 있다면 내놔. 당연한
것밖에 난 제안할꺼니깐"
"의견으로는 괜찮지만 보관을 어떻게 할까. 조리실에서 시판품을 담아 나르는 전제라면 가능할지도, 다만 냉동고
자리가 필요하니까 거기는 학생회와 상담이 필요할까. 우선 후보로 적어둘 테니까 나중에 학생회 사람에게
제출하는 김에 물어 볼게"
"간식 같은 건?"
"그것도 고려했지만 만드는 수고와 제작자의 구속 시간을 생각해 별로 권하지 않아.만들어진 것을 제공하는 것과
만드는 것은 꽤 수고가 다르니까. 그리고 가벼운 식사라고 해도 제대로 가열해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것이
핫도그나 샌드위치가 되는걸. 특히 핫도그는 다른 반이 한다니까 사람 뺏는 건 역시나 눈총을 받을 거야.내친
김에 손을 너무 뻗으면 수습이 안 되고 타산적으로 맞지 않으니까 강한 희망이 없는 한 각하인데 다들 어때."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뭐."
척척 이야기를 진행시켜 정리해 나가는 이츠키는 정말로 지휘에 적합하다는 느낌이 들면, 마히루도 같은 생각을
한 듯 "믿음직스럽네요"라고 작게 웃었다.
"그럼 일단 후보는 이 정도로 하면 되나?이거 정리해서 학생회에 제출해서 확인받는 느낌이야. 그러니까, 그
음료의 확보이지만...커피는 아는사람한테 커피콩 도매하는 가게사람이 있으니까 교섭해봐야겠어.홍보하는 대신
싸게 안 되냐고.모처럼이니까 맛도 화제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휴우, 믿음직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밝음과 지휘에 감탄하면서, 조금씩 정해진 결과를 생각하고, 살며시 한숨을 쉬었다.
올해는 왠지 접객을 하게 되어 귀찮다고 생각하는 반면 학생다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감회가 새로워지기도
한다.
"무슨 일 있어요?"
"애교가 없을 뿐이야"
나날의 수업일정도 소화하면서 준비를 진행시켜 나가기 때문에 바쁘기는 하지만, 아마네로서는 드문 일에, 바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충실감을 얻고 있었다.
"...후지미야군, 어휴~"
"......니코"
"오그라들고 있잖아."
찻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클래스의 여자, *키도 아야카가 접객의 지도역인데, 그녀는 억지 미소를
띄우는 아마네에게 쓴웃음을 짓고 있다.
*(木戸彩香)
"음. 평소 웃는 얼굴로 괜찮긴 한데.반대로 의식해서 어색하다고나 할까, 딱딱하다고나 할까.좀 더 릴랙스"
"감자?"
"보여지는 거 뭔가 싫어."
'보여주는 건 아닐까?'
"야. "
의도적인거냐, 하고 이츠키를 노려보지만 "자각이 없구나 이 녀석"이라고 어이가 없다고, 우선 "시끄러" 라고만
돌려 놓았다.
"뭐가 그래......"
"이렇게, 오오라가"
"오오라가."
다만 눈동자는 그 수치심에 섞여 어렴풋이 불안이 흔들리는 듯 보였고, 그 변화를 깨달은 듯 보이는 키도가 헤죽
웃으며 부인하듯 손을 흔들었다.
"일단 근육은 붙었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가늘다는 평가에 약간 절망을 느꼈다.이츠키에게는 전보다 근육이
붙었다고 칭찬받았는데, 그것이 칭찬 기준이 낮았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꽤 튼튼하구요."
아마네의 지적에 순해진 마히루를 보곤 안도하며 주위를 둘러보면 역시랄까, 뜨뜻미지근한 눈길이라 그만 혀를 차
버렸다.아마네는 이츠키를 바라보자.
"아니, 왜 날 보고 그 얼굴이야?"
"뭐, 후지미야네가 뜨거운 건 알았으니까 다행이지만요.후지미야군은 제대로 웃는 얼굴로 맞아주면 그걸로 됬어.
원래 동작은 예쁘고, 알려준 대로 안내하면 문제 없을 거야.
"거칠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예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런 말을 들어도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마히루는 수긍한
듯 웃고 있다."
"키,키도 씨......"
"미안미안"
"네, 이것이 도착한 의상입니다.각자 나눠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피팅은 지시할테니까 그것도 기다려~"
웃는 얼굴로 각각 의상을 건네주는 키도는 아마네에게 다가와 "여기있습니다~"라고 명랑한 미소로 전해 온다.
"왜 혼자"
"음-. 특별 조치?"
"무슨 소리야?"
"시이나 씨로부터의 작은 부탁이라고 할까, 이 정도는 이루어 주고 싶어서. 처음에 보여주는 것은 후지미야군이
좋다고 시이나씨가 말하는 것이니까...."
물론 다른 아이로부터의 허가는 받고 있으니까, 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한 정보도 함께 주어져서, 조금
미안하게 생각하는 반면, 마히루가 그렇게까지 부탁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특별히 주어진 시간, 아마네는 마히루가 갈아입고 있는 듯한 교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뭐랄까 긴장되네)
여자아이가 이 건너편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다고 생각하면 뭔가 어색함과 긴장이 된다. 여자친구이며 속옷에
가까운 모습도 본 적이 있지만, 그것은 그렇다 해도 역시 불안하다.
문을 등지고 말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교실 쪽에서 "이제 들어와도 좋아요"라고 어딘지 모르게 강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히루도 마히루대로 긴장하는지 모른다며 작게 웃으며 재촉을 받아 교실로 들어서니 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마히루가 서 있었다.
때마침 현대식을 도입한 클래시컬 타입이며, 팔 주변이 공기를 머금은 듯 부풀어 오른 긴 소매와 긴 길이의 감색
원피스에 앞치마를 조합했다.
"어때요?"
접객이자 식품을 나르는 역할이어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긴 아마색 머리는 뒤에서 하나로 엮여 있다.
머리에는 화이트 브림이 장식되어 있었고 그것이 마치 메이드 같은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다.
마히루의 미모가 있기에 어울리는 법이란 있겠지만 무엇보다 마히루의 분위기가 예상외로 잘 어울렸다.
"...아마네군?"
"내 건강이랄까?"
"괜찮지 않아요!"
왠지 열받아서 솔직하게 말한걸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마히루도 과하게 말한 듯 이쪽이야말로 미안하다고 작은
사과를 했다.
"그야 본인한테는 말하지 않아요. 여자들끼리만 얘기할 거고......제가 있으니까 대놓고 따지는 건 아니에요."
여자 모임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미묘하게 등골이 떨렸지만 마히루의 말투로는 대체로 호의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애당초, 교제 상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구애해 오는 여성 따위는 받아 들이기 어렵다, 라고 하기 보다는 단호히
거부이다. 아마네의 시점으론 그런 여학생은 없기 때문에, 마히루의 말에도 실감은 나지 않지만.
"저기 말이죠, 여자들은 동성뿐이라고 꽤 터놓고 얘기하죠? 이 남자는 여자 관계가 어떻고 성격이 어떻고 경험이
어떻고, 솔직히 남자한테는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라고 해요."
"어딘가에 휘말리는거야?"
문자 그대로.. 라고 말하기 어려운 듯한 마히루는 애처로운 메이드 그 자체로, 뭐랄까 죄책감과 조금의 가학심이
솟아오른다.
상대만 봐준다는 것은 원래 당연한 것이다.교제 상대가 있는데 다른 이성을 대상으로 보다니 실례이고
불성실하겠지.
"말도 안 돼요!"
"응."
"나도 그래"
팔에 이마를 들이미는 마히루에게 살며시 등을 두드려 주자 고개를 든 마히루가 물끄러미 아마네를 바라본다.
이번은 이츠키나 치토세, 키도의 호의로 특별히 아마네만 마히루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있지만, 본래는 일제히
환복이다.
이제 남자들도 빌린 옷을 몸에 익힐 시간이다.
"...별거 아니니까?"
"어땠어?"
"어떻다니......어울리긴 했지만"
"뭐, 그렇지.시이나씨잖아"
"내가 하고 싶어"
'신랄하네.'
깔깔대며 웃는 반 친구들(일부는 진심으로 한탄하지만)이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는 이 준비기간으로 풀렸다.이따금
질투나.....라는 말과 함께 등을 얻어맞고 맞받아치는 정도에는, 다른 남자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남자들이 입는 것은 검정에 가까운 감색 재킷과 슬랙스, 짙은 회색 웨스트 코트로 심플하게 정리돼 있었다.슬림한
디자인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굉장해, 이츠키가 굉장히 깍쟁이 집사로 보여.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실비실한 계통의 녀석인걸.
언뜻 보면 다른 남자가 평한 대로 좋게 말하면 밝고 나쁘게 말하면 어딘지 모르게 경박해 보이는 집사가 완성되어
있었다.
"응, 왠지 시끄럽네."
"진심이야...이녀석 진심이야......"
"그렇게 내키지 않았는데 할 마음이 다 나네......"
"자랑이다.....기만이야........"
"엣......미안해......"
"사과하지 마, 비참해져......"
"틀림없어."
"아니, 여자들은 "왕자 타입에도 *멋쟁이 타입에도 쿨 타입에도 쇼타도 수요는 있다" 라고 말했어"
용모가 반듯하다고 강제로 끌려나온 코코노에는 남자들 사이에서 왜소한 체구라는 의미 이상이다.본인은
평상시부터 귀여운 계라고 해 불복하는 것 같지만, 이번 더욱 신경이 쓰일 것 같다.
시선을 코코노에 쪽으로 지치면 못마땅한 얼굴을 보내고 있다.좋거나 나쁘거나 가냘프고 동안이니 특정 수요는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덧붙여서 그와 사이가 좋은 히이라기는 보조역이다.이유는 본인이 비교적 엉성하고 몸집이 다른 남자들보다 단단해
접객보다 힘든 일을 시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카즈야 이 배신자......제길......"
교실에서 접객 담당이 모여 확인하는 시간이 돌아왔지만, 아니나 다를까 치토세는 싱글벙글한 웃는 얼굴로
챌린지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옷자락으로는 프릴이 살짝 보이고 날씬한 다리는 흰색 니삭스로 덮여 있다.짧은 기장과 후리후리 앞치마도 합쳐져
과연 현대의 메이드라는 느낌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었다.
"아니 그건 사이즈가"
"잇군!"
"죄송합니다."
"마히루가 기대했으니까."
이봐, 하고 명랑한 웃는 얼굴로 손짓하는 키도에게, 왠지 마히루는 다가오지 않는다.싫은 줄 알았지만 얼굴을
붉히고 머뭇거려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마히루의 모습에 키도는 빙그레 "즐거움에 들떠 있었어, 아마 상상 이상이었을 거야"라고 말하고, 마히루의
자리로 돌아간다.
"자아 시이나 씨,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아깝지 않아? 게다가 교대는 둘이 함께니까, 익숙해져야 해!"
이츠키의 주선으로 교대는 마히루와 같은 시간대가 되었다. 그녀가 성희롱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교대할 때는 둘이서 교내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배려다.
"안 어울려?"
"그런가.어떻게 보여?"
"못입는 게 나을 때도 있어요!"
여전히 마히루는 볼을 물들이고 눈을 치뜨고 머뭇거리고 남자들이 그 귀여움에 당하고 있으니 그만둬야 한다.
"아마네군도요."
"네네."
"저.. 적당히이!....."
불복하는 듯하지만 얼굴에 대해서는 마히루의 가다듬는 법과 아마네의 정돈은 차원이 다르니 마히루처럼 남녀를
불문하고 매료시키는 일은 무리다.
그래서 그런 점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에서의 패스였지만, 마히루는 역시 납득이 가지 않다는듯 약간
아마네의 팔을 납작하게 쿡쿡 찔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서 오세요."
"으윽......"
마히루의 업무용 스마일로 인해 남자들이 글러먹게 되고 있다.너도나도 자원해 고객역이 된 남자들이 사사건건
미소 앞에 산산조각이 나 있다.천사님 스마일은 무서운 것이다.
초격을 버텨낸 자도 자리에 안내되어 미소를 짓게 되면 격침되고 있으므로, 이런건 약화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아마네도 헤벌쭉 해 있었다.
밖에서 바라보는 아마네가 보기엔 마히루의 미소는 여전히 가관이다. 붙임성 있게 웃는 거, 업무용 스마일이라고
하면 그런 건데, 마히루가 더 정성스럽게 웃는 경우엔 의외로 진지하게 남자들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 같았다.
"......접객연습이 안 되네"
"미안해."
"응......간간히 식히자"
마히루 효과로 교실내가 열기에 싸일 것 같아서, 공기조절에도 신경을 써 주려고 두 사람의 대화로 정해졌다.
"맞아, 피해자가"
"그녀가 붙임성 있는 웃음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남자에게 미소를 뿌리는 것은 재미는 없다고. 속이 좁다라고 하면
그만이지만."
"응?"
갑자기 바뀐 화제에 이번에는 아마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 키도가 작게 웃으며 미소를 짓곤 아마네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눈길은 의심의 눈초리가 아니라 그저 어렴풋한 시선이다.바람둥이라고 의심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히루의 불특정 다수를 향한 미소에 아마네가 복잡한 마음을 품듯이,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아마네가 다른 여자와
사이좋게 대하는 것이 좀 복잡할 것이다.
여자들이 앞다퉈 카도와키의 연습 상대를 지원하고 있고, 아마네는 여자란 대단하구나 하고 먼눈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다.카도와키가 현재 자유로운 것도 이 열렬한 어필의 한 요인일 것이다.
"굉장하네"
"뭐라고? "
"그건 아니에요. 일단 연습역 지원자는 끝으로 순서 정해서 나중에 신고 부탁해.이봐, 다른 남자들은 비어있고.
연습해!"
본래 칸막이 역할의 이츠키보다 훨씬 믿음직한 키도에게 쓴웃음을 짓고 있으면, 마히루가 조용히 다가와 오도카니
옆에 선다.
"물론이죠. "
대놓고 말을 하면 민망함이 묻지만 마히루는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아마네군이 최고입니다라고 하니 할 말이 없게
된다.
쑥스러움을 속이기 위해 흰 장갑으로 덮인 손으로 입가를 가리면 전부 보고있다는 듯 마히루는 정숙한 미소를
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0 화
200 천사님 킬러
"손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고개를 붕붕 흔드는 바람에 묶은 장발이 채찍처럼 휘날리며 흔들리고 있다.어디까지나 점원과 손님의 거리에서
접하고 있기 때문에 부딪치지 않지만, 평상시의 거리라면 맞았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수치와 긴장에 의한 것이겠지만, 부끄러운 것은 그녀에게 접객용 스마일을 보내고 있는 이쪽이다. 왜
마히루가 부끄러워하는지 모르겠어.
일단 연습이기에 마히루의 반응은 굳이 스루하면서 추천 메뉴를 소개하며 메모에 주문품을 써놓은 뒤 실내에
커튼으로 가리고 숨겨져 있는 간이주방 쪽으로 향했다.
마히루를 상대로 연습을 끝내고 지도역의 키도에게 향하자, 차분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덧붙여서 마히루는
시종일관 침착하지 못한 눈치였으므로, 이쪽은 이쪽에서 무엇인가 실수했나 하고 불안해진다.
"그건 후지미야군이 멋있어서 그런 건 아니야? 굉장한 모습이 됐다고. 우리 찻집에서 아르바이트 할래? 점장님
좋아하시는데-"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암시하면 유감스러운 듯이 키도는 웃고, 그리고 치토세가 파일로 부채를 부치는
마히루를 힐끗 본다.
"있잖아 후지미야군.확실히 사람은 우선 외모로 판단하는 생물이지만, 그 외모는 얼굴만 있는게 아니야.청결감도
그렇고, 분위기나 동작, 표정도 의외로 많이 보는 편이라고.이런것도 좋지만, 외모뿐이라면 후지미야군보다
정돈된 사람은 있지만....그것만으로 호감도가 결정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아마네가 처음 마히루와 관련됐을 때 별로 호감도는 높지 않았다.예쁜 소녀라는 인식은 있었지만 호의는 없었다.
이성에게 큰 흥미가 없었다는 것도 크지만.
참고로 옆에서 지켜보던 이츠키는 이마에 '불가' 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붙어있다기보다는 키도에게 받아서
직접 붙인 건데.
덧붙여서 이츠키의 불가는 실실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웃는 태도가 천박하게 되지 않도록, 이라는 주의를 받고
있었다.
"...그럴게"
"그건 안 해"
아련한 독기도 가시고 말았으니 아마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근질거림을 느끼며 뺨을 긁으며 마히루에게로 발길을
돌렸다.
"마히루"
"으, 아, 아마네군......"
"뭐야 그 특성......"
"그렇게 멋있었어?"
"...네에."
"조금 과분한 마음인걸. 남자친구로써 맹세하건데. .......음, 마히루 말고는 눈을 돌릴 생각이 없다는 것
만은 이해해줘."
"무슨 말을 했는지?"
"아니야 되는데로-"
아마네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문화제라고 해도 교내를 개방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친족이나 지인만이 참가할 수
있으며, 게다가 사전 신청이 필요하다. 학생이 신청한 만큼 티켓을 배포하고 그 표를 사용해 입장하는 식이다.
이것은 최근 들어 소란스러운 것이나 이전에 교내에서 폭력사태를 일으킨 일반객이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조치이다.
아무리 문화제라도 학생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정해진 일이다.
마히루는 천사님이라고 불리며 사랑받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특정한 친구를 만들지 않게 해 온 것 같다. 중학교
시절에도 그것은 변하지 않았던 듯, 매우 친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없었던 것 같다.
친구를 부르지 않으면 부모가 되지만, 아버지는 어쨌든 어머니는 우선 부르지 못할 것 같다.애초에 마히루는
부모를 부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부를 상대가 없다, 라고 하는 결론이 났을 것이다.
"일부러 부르는 사이인 사람이 없으니 *연고가 없는 겁니다.친한 사람은 교내에 있으니까요, 곤란하지 않은걸요"
*(혈연/지연/학연 등등. 인연)
"시호코씨도 참가하시나요?"
"아, 아하하."
"그런건가요......"
마히루의 아버지인 아사히토는 인성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쌍방끼리 만날 생각은 없는 것 같고, 어머니는 우선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한번 둘의 대화를 들은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문화제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리인걸요"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했지만 마히루의 얼굴이 조금 쓸쓸하게, 슬프게 일그러지는 것이니 말실수였음을 깨닫게
된다.
"...미안"
하우스키퍼의 여자, 코유키의 몸에 무슨 일이 있는건지 모르고 가볍게 부르면 된다고 말해버렸다, 라고 생각하고
살짝 침울해져버린 아마네였지만, 무엇을 상상했는지 깨달은 듯한 마히루가 그 생각을 털어놓듯이 황급히 손을
흔든다.
"아니, 그게 아니라서요! 코유키 씨는 제가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에 하우스키퍼를 사임했는데요......그 허리가
나빠져서요."
"......아-"
한번 허리를 삐끗하면 낫더라도 재발하기 쉽다.허리에 폭탄을 안고 생활하기 때문에 일은 못하게 될 것이고
무모한 일은 못하게 된다.
"그렇구나.그거 유감인데."
"네에.."
"네, 아 인사요?"
"...그렇다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마히루가 마음에 들어하는 쿠션을 얼굴에 떠밀어서 시야를 막았기 때문에 아마네는 어쩔 수 없구나 하고 웃으며
기대는 대로 하게 두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2 화
202 작은 질투와 걱정
나머지는 인테리어와 손님에게 내놓는 물건이지만 내부장식은 교실 책걸상을 이용하면서 깔끔하게 보이는 정도여서
문제가 없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은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니다.위생적인 관점과 수중의 문제로 시판품을 대량 구입해 제공하게
되었다.
아마네 반의 상연은 메이드와 집사가 있는 찻집. 메인은 대부분 점원의 겉모습과 분위기를 즐기기 때문에
이곳만큼은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맞다.
커피는 연이 있다고 전문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사들인 이츠키는 기분이 좋은 듯 웃으며 갈린 상태의 콩이 든
봉지를 툭 쳤다.
원래는 갈아서 만드는것이 좋지만, 역시 그것은 고등학생 모의점에서는 수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것이 된다.홍차용 찻잎도 잘 준비돼 있고, 제공물에 관해서는 준비 만단이다.
생각보다 잘 만들었구나.
내장은 원래 교실이어서 한도는 있지만 교실 공부책상을 속이려고 걸치고 있는 탁자와 쿠션, 락커 위에 장식된
소품들이 분위기를 자아낸다.
본격적인 것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지만, 학생의 행사로서는 충분할 것이다.원래 메인은 의상을 입은
학생이니까.
"...시이나씨가 메이드하고 있다는 시점에서 군것질하는 느낌이 드는걸. 오히려 시이나씨 목적으로 넘쳐날 것
같아"
"내 여자친구는 먹이가 아닌데. 게다가 다른 여자도 의상에 어울렸고 마히루에게만 매달려 있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해."
"있어,있어,치이도 귀여우니까"
"저기 비싸니까!"
"마히루?"
"네, 네."
지금은 반친구들의, 그것도 복잡하긴 하지만 미지근한 시선이라 그래도 문제는 없다.
"뭐 점심이 되면 교대니까 그때까지는 열심히 해야지.카도와키랑 마히루가 있어서 꽤 혼잡할 것 같아."
먼저 행해진 학생을 위한 개회식을 체육관에서 다 듣고, 아마네의 시프트인 카도와키와 탈의실 대신의 대기실에서
이야기하면서 갈아 입는데......카도와키는 이미 달관한 듯 미소짓고 있다.
미형은 정말 고생이 많구나, 하고 아마네는 무의식적으로 연민의 시선을 돌려버렸는데, 그것을 알아챈 카도와키가
작게 웃었다.
마히루는 아기자기하고 메이드 의상도 잘 어울린다.이상한 남자가 따라다니거나 성희롱을 당할까봐 걱정스러울
정도로 잘 어울렸다.
마히루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많이 찾을 것이고, 남자친구로서는 재미없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지 않을까
불안해 진다.
아마네의 심중을 헤아린 듯 카도와키는 히죽히죽 눈썹을 숙이며 쓴웃음을 지으며 힘내라고 등을 두드렸다.
"뭐, 우리 나름대로 하자구.모처럼의 문화제, 즐기지 않으면 손해라는 거다.손님이 많든 말든 상관없어. 솔직히
내년엔 이렇게 여유가 없을 것 같으니까.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은 2 학년이 제일이니깐. 내년엔 어딘가 머리
한켠에 수능이 있을 거고."
일순간 우울한 기색이 반에 흘렀지만, 이츠키의 웃는 얼굴로 순식간에 공기도 밝아진다.이츠키가 칸막이를 자청한
것은 정답이었다.
이 때문에 업소 내에는 촬영 금지 딱지가 있고, 테이블에 설치된 메뉴판 끝에도 그런 내용의 문장이 있다.
문화제 개최에 있어서 부지 내에서 동영상 촬영이 금지되고 있다.타교에서 동영상 전달 사이트나 앱으로 행사를
학생이 전달한 결과 여학생에 대한 스토킹 사건이 일어난 것 같고, 우리 학교에서는 최근 수년간 새롭게 정해진
금지사항이다.
그런 금지사항이 생길 정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감탄하고 어이없다는 둥 바쁜데 어쨌든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드높고 다소 무모한 말을 하면서도 주먹을 내거는 이츠키에게, 반 전원이 솟구친다.기합 정도는 충분하겠지.
아마네도 재차 허리를 펴자,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마히루가 조심스레 미소 지으며 "힘 내봐요" 라고
속삭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4 화
204 숨가쁜 업무
"천사님 효과 무서워"
마히루가 통로를 지날 때마다 남자의 시선이 빨려들어가니 아마네로서는 기가 막히며 감탄하고 불쾌하고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 같다.
의자를 끌어 모아 키도의 미소를 돌리니, 카도와키가 아니라 조금 아쉬운 듯하던 여학생이 깜짝 놀란 듯 이쪽을
바라본다.
역시 목표인 사람이 아니어서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짐바구니를 받아들고, 메뉴를 여학생 앞에 둔다.
"그럼 그쪽을......"
뒤에서는 과자를 접시에 담아 두거나 빌리고 있는 조리실의 일획과 교실을 왔다갔다 하고 있는 반 친구가 있고,
우연히 손이 비어 있던 반 친구가 느릿느릿 고개를 든다.
"죽지 마."
"어떻게든 될 텐데?"
"왜 또?"
"접객만은 어쩔 수 없잖아"
나중에 마히루에게 물어보자, 라고 결정하면서, 적당한 곳에서 대화를 중지하고 준비된 물건을 테이블로 옮기게
되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5 화
205 차가운 메이드씨 (손님한정)
"아가씨 귀엽네"
마히루도 당연히 말을 걸렸지만 마히루는 조심스러운 미소로 감사의 인사를 하고 그대로 접객을 계속하고 있다.
확실히 마히루는 반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배려해 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카도와키......"
"뭐, 친구들이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모처럼의 치유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나 할까"
"힐링?"
"장난치지 않는다고"
"아니, 아니."
(......조심해야지)
아마네가 침묵한 것을 보고 카도와키는 키득키득 즐겁게 웃으며 "아이고, 본인들이 행복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태평하게 하고 있으므로, 아마네는 뭔가 부끄러워서 입술을 닫는 힘을 조금전보다도 강하게 하는 것이었다.
"아마네군."
"그건 뭐."
"...목적인 사람이 있으면, 들어가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밖의 대화를 들으니까 그런 목소리가
있더라고요."
"어, 뭘요?"
"여러가지요"
갑자기 말을 바꿔오는 마히루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마히루는 더 이상 할말이 없다는듯이
그저 화풀이처럼 한번 가슴을 툭 쳤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6 화
206 차가운 집사님
마히루도 그 남자에게 물건을 나르고 돌아선 순간의 일이었다.당연하지만 뒷일은 보이지 않는다.
손바닥이 닿기 전에 쟁반을 마히루와 손바닥 사이에 미끄러지게 한 아마네는 어디까지나 온후한 바람으로 가장해
조용히 주의의 말을 한다.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안쪽에서는 가뜩이나 귀여운 여자친구가 헌팅당하는 모습을 보여 다소 안절부절 못하던
차에 성접촉을 시도하자 분노가 치밀어 있었다.
"그건"
"......말이 안 되는군요."
"미안하지만 누가 학생회 임원이나 교직원 누구든 불러와.역시 부르지도 않은 외부인이 어정버정 거렸다면
큰일이지."
담담하게 앞으로의 남성의 예정을 알리고, 마침 담임이 찾아와 남성의 곁으로 다가가자, 아마네는 마히루의 손을
이끌고 뒤로 물러나, 살며시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치한미수도 보고되니 보통 강제퇴거될 것이다.방금 전 남성들은 무엇 때문에 사전신청제도가 됐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이것만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다.
신청 단계에서 어떤 학생이 어떤 사람을 불렀는지는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일종의 신원이 분명한 사람만이
불리고 있다는 것이 된다. 어떤 사람인지는 특정되고, 부른 학생 쪽에도 가볍게 책망이 가니 상식을 벗어난 듯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다.
그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궁금하지만 본부에서 알아듣기 시작할 것이다.아마 다음해, 빠르면 내일부터는 모의 가게
입점전에 밴드 제시를 의무화 할 것이다.
우아하게 가볍게 절하면 스태프도 분위기를 읽으며 인사했으므로, 그것으로 소란은 끝장이라는 식의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예전처럼 잡담이 들리기 시작한 것을 확인한 아마네는 말없이 옆에 있는 마히루의 손을 다시 잡고 뒤쪽으로 이끈다.
"에, 아, 저우군?"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지 어딘가 멍한 듯한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마네는 과연 교체 직전이라지만 두
사람도 빠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앞쪽으로 향했다.
교대 시간이 되어 아마네가 뒤쪽으로 향하자 마히루는 오도카니 의자에 앉은 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덧붙여서
손에는 커피가 든 종이컵이 있으므로, 아마 눈치가 빠른 반 친구가 침착해지라고 건네주었을 것이다.
아마네가 돌아온 것을 깨달은 마히루가 안도한 듯 눈빛이 부드러워지는것을 보고 아마네도 똑같이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다녀왔어. 진정된거야?"
"걱정하잖아 보통"
조금 불복하는 듯한 마히루에게 다시 한 번 머리를 쓰다듬어 보이면 수줍은 듯 눈동자를 숙이고 얼버무리듯 커피를
마셨다.
이 학교는 공조 완비로 항상 적온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조금씩 추워지고 있기 때문에, 상의는 가지고 있는
학생이 많다.이번에는 마히루에게 입힐까 해서 가져왔는데.
열심히 남은 소매를 걷어 올리면서 코를 가까이 대고 킁킁거리다가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으니 아마네는 그러지
말았으면 했다.헤실거리는 미소가 심장에 나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었던 것 같고, 오후의 시프트에 들어가 있는 이츠키가 넥타이를 정돈하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기
때문에, 마음껏 바라보자 한층 더 웃었다.
"물론이지. 맘껏 노닥거려라."
"대단하네."
"일반 손님이 예년보다 더 많은 것 같으니까요."
"...괜찮아?"
걱정했다, 라고 깨달은 것 같은 마히루가 황급히 고개를 흔들지만, 정말로 아무렇지 않다면 이런 얼굴은 하지
않을 것이다.
마히루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는 것 같지만, 할 사람은 무엇을 해도 하기 때문에 마히루가 나쁘다는 법은 없다.
"마히루는 나쁘지 않아.얼굴이 좋고 스타일이 좋다면 욕망의 미끼로 삼을 수 있다니, 그런 허튼소리 지껄이는
편이 이상한거야.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는걸"
*(일본은 8090 세대의 페미니즘 실패 역풍으로 여성인권이 극단적으로 후퇴되어 있기에 여성의 잘못이라는 인식이
박혀있는 중-장년층이 많다.)
"...응"
걸으면서라서 주위의 시선이 시끄럽지만, 교내중에 천사님의 교제는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새삼스럽기는 하다. 볼
수 있는 것은 기분 나쁘지는 않지만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도 그렇잖아?"
"신경 안 쓰는데요."
"만지고 싶은 거 아니에요?"
책임지게 되면 때려 눕혀 주자, 고즈넉하게 마음을 정하면서 아마네는 옆에서 즐거운 미소를 짓는 마히루의
손바닥을 만지작거리듯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7 화
207 페티쉬
의상을 갈아입고 교실 사물함에 들어간 아마네와 마히루는 우선 문화제를 둘러보자는 생각으로 교내를 돌고 있었다.
식사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아직 음식계 모의점들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학생들의 교대시간도 요즈음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손님이 증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네도 낯선 접객으로 지쳐 있었고 배도 고파서 적당히 골라 먹으려고 교내를 돌아다니는데...... 역시나 할까,
마히루가 눈에 띄었다.
"마히루는 뭘 먹고 싶어?"
"...이런데서 뭐하는거야"
"음무"
삼분의 일쯤 마신다고 막힌 것이 위에 흘렀는지 깔끔한 표정을 짓는 남학생에게 목호는 물티슈로 입가를 닦고 있다.
야키소바를 먹고 있었기 때문에 소스투성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물티슈에는 확실히 갈색 얼룩이 생기고 있었다.
닦인 남학생이 미묘하게 불복하는 얼굴로 "아이 취급하지 말아줄래?"라고 중얼거려도, 키도는 싱글벙글한 채로
더욱 닦고 있다.약간 민폐해 보이면서도 그가 거부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의 신뢰관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나쁜거야!?"
나무라는 듯 입술을 삐죽거리며 됐어ㅡ. 하고 천연덕스럽게 근육을 쓰다듬고 있는 키도에게 아마네는 웃을 수밖에
없다.
카야노도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고 하기보다는 평소 일이었는지 마음대로 되짚어주면서 이쪽에 머리를
숙이고 왔기 때문에, 아마네도 무심코 머리를 꾸벅하고 말았다.
마히루는 뭔가 궁리를 하고 있었는지 잠자코 있다가 웬일인지 갑자기 달라붙어 찰싹찰싹 아마네의 배를 만지기
시작했다.
"전 충분해요."
욕실 근처가 생각났는지 볼을 물들이면서 아마네를 맴돌았기 때문에 왜 이렇게 됐는지 쓴웃음이 절로 떠오르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8 화
208 그녀의 걱정
"맙소사"
"한눈파는거야?"
쇼짱 바보, 하고 키도는 어렴풋한 울림소리로 중얼거린 후 아직도 약간 경계하는 마히루에게 빙그레 미소를 띤다.
응응, 하고 능숙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키도에게 마히루는 입술을 힐긋 내밀고 있다.
마히루의 걱정만큼 인기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애초에 폼잡은 정도로 다녀올 거면 지금까지 다녀올 기회는 있었던
것이다.물론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마네보다 얼굴이 좋은 사람은 그 근처에 있고, 마히루의 생각만큼 자신은 된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조금 불만스러운걸요."
-----------------------------------------------------------------------------------
--------------------------
2 권 테피스트리 일러 공개.
키도와 카야노 로부터 감사하게 할인권을 받아 둘이 나누어선 아마네와 마히루는 당장 야키소바를 구입해 뒤뜰
쪽에서 먹기로 했다.
"닳아버리는 것도 아닙니다만......."
어쩔 수 없어서 참고는 있지만 재미는 없다. 교복을 입으니 메이드 때보다 시선도 차분하지만 역시 미인은 눈에
잘 띈다.
뭐 마히루가 포기하고 있고 익숙하다고 하니 별로 왈가왈부할 수 없으니 이렇게 작게 푸념할 정도다.
마히루도 그걸 아는지 난처한 듯 쓴웃음을 지으며 오구오구 머리를 쓰다듬으니 아마네는 그것을 받아들이며
나지막이 한숨을 내쉰다.
"정말입니까!"
시호코와 슈토는 저녁을 정해진 날짜에 분담해 만들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의 맛도 아마네에게는 친숙하다.단지,
시호코의 요리는 'THE·남자 세대의 요리' 라고 하는 양념과 양과 요리 초이스이므로, 어머니의 맛에는
틀림없지만, 별로 어머니의 맛이라고 하는 풍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슈토가 요리 능숙하고 섬세하면서도 안심하는 맛이므로, 우리집의 맛이라고 한다면 슈토의 것이겠다.
"...방심하면 그런 말을 해"
어차피 그보다는 이미 허기를 잡히고 매일 맛있는 밥을 먹였으니 마히루의 맛이 우리집의 맛이라는 건 의심할
필요가 없다.후지미야 가문과는 또 다른, 두 사람의 맛이라는 것이다.
무릎에 올려놓고 있는 야끼소바가 떨어질 것 같아 야끼소바를 이동시키면서 달래듯 와삭와삭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전에 했던 뜨개질 때문에 느슨한 웨이브를 그리는 머리를 다시 공기를 머금어 보면 마히루의 뺨까지
부풀어오르고 있다.
"그런 데도 안 돼요."
치이, 하고 놀리는 척하면서도 뺨의 붉은빛으로 엉망이 된 마히루를 보며 조용히 웃곤. 이번에는 머리를 다듬듯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0 화
210 무서운 것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교내순방을 재개한 아마네와 마히루이었지만, 가는 곳마다 소리와 시선등을 퍼부어 마히루는
아련하게 피곤한 것 같았다.
우연히 만난 1 학년 때의 반 친구라는 것에 이끌려 마히루를 보면, 정숙한 미소를 띠면서도 살며시 몸을 의탁해
왔기 때문에 떠날 생각은 없을 것이다.오히려 주장하는 것 같다.
"뭐가?"
'머리스타일이나 분위기가'
"그러니까요"
"잘 모르겠는데......"
딱히 머리 모양을 바꾸고 인기 있다면 마히루와 사귀기 시작할 무렵에 인기가 있다고 생각하므로 붙어 주장할 만한
것도 아닐 것이다.개인적으로 들러붙어 주는 것은 반가운 반면 밀착된 감촉을 느끼고 있어 좀 더 몸을 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옛날에 비해 적극적으로 되었구나, 라고 약간 현실과 주위의 시선을 돌리면서 교내를 천천히 걸어간다.
"엣"
딱 멈춰서서 주뼛주뼛 쳐다보는 마히루의 표정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얘기다.아마 적당히 둘러볼 생각이어서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고 걷고 있었을 것이다.
기름이 떨어진 기계와 같은 어색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는 시선을 헤엄치고 있다.확실히 그녀는 귀신의 집에
간다는 발상은 없다.
"...그런 일은 없습니다."
별로 자신의 약점은 알려지기 싫은 듯 마히루가 얼버무리려 하지만 표정이나 태도가 그것을 망치고 있다.보기에도
당황하고 있는데 믿어줄 만큼 아마네는 순박하지 않다.
일단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마히루가 허세를 부려 승낙하는 것이라 거꾸로 아마네가 난처하게 되어 있었다.
하긴, 사귀기 전부터 선잠을 자고 마히루가 묵는 일은 있었고, 얼마 전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해 첫 숙박도 했다.
어떻게 보면 숙박을 몇 번이나 했겠지.
손을 잡히는 것이 기쁜지 조금 못마땅했던 얼굴도 부드럽게 풀어지는 듯 아마네는 미소를 지으며 마히루의 손을
잡아끈다.
물론 도깨비집 방향으로요.
"...저?"
투숙할 때 했던 말 같았다
"...타이키씨?"
기억에 있는 얼굴과 다르지 않은 모습에 틀림없었다고 안도하면서, 재차 이쪽도 허리를 편다. 옆의 마히루가
이상하다는 듯이 이쪽을 올려다보기에, 그에게 들리지 않게 작게 "이츠키의 아버지야"라고 속삭여 놓았다.
이츠키의 아버지인 남자 타이키는 아마네의 얼굴을 살펴보고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표정을 약간
누그러뜨렸다.
"후지미야군인가. 잘못 보았군."
이츠키에게는 잔소리가 많다고 푸념하는 타이키이긴 하지만, 아마네의 일은 비교적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고,
아마네의 변화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감탄한 듯한 말투와 눈빛에 조금의 면모함을 기억하고 있으면 타이키의 시선이 마히루에게 옮겨진다.
"그쪽 아가씨는?"
서먹서먹한 소개방식이 되어버린 것은 타이키와의 거리감을 완전히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친구의 부모를
대하는 것은 좀처럼 어렵기 때문에 이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
마히루가 부끄러움과 어색함에 미묘하게 몸을 굳힌 것이 전해졌지만, 마히루 자신은 천사의 미소를 입가에
머금는다, 가볍게 머리를 숙인다.
마히루에게 있어서는 낯선 남자이므로 타인용의 대응이지만, 타이키의 성격적으로는 아마 이것이 정답일 것이다.
여전히 이츠키는 아버지와 어색해 하고 있구나, 하고 탄식할 것 같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이따금 참견이 있다고 들이대지 않고 마히루의 칭찬을 듣고 있으면, 타이키는 후유하고 감탄의 숨을 내쉰다.
"아아......"
타이키는 그다지 서빙복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다.만화나 게임등에도 흥미를 나타내지 않는 타입의 인간이므로,
아마네의 반에는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군요"
치토세와 타이키의 일에 대해서는 아마네도 그다지 좋은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타이키에게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그는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 치토세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알고 있어도 가능하면 응어리를 해소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 친구로서의 마음인데.
"하지만......"
"...치토세씨와 아직도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면 마히루도 난처한 듯 눈썹을 숙이고, 아마네의 팔뚝에 머리를 기대며, "뭔가 했으면
좋겠는데요"라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2 화
212 찻집에서
자급손님, 순순히 마히루와 나란히 접수대에 이르자 반 아이들이 분주한 듯 명단을 훑어보고 있었다.
"너무하네"
"...강하지 않습니다"
외면한 마히루가 그렇게 허세를 부리니 심술궂게 구는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심술궂게 굴면 토라지기 때문에
더 이상의 언급은 피한다.
대신 조그맣게 공포영화 약속했으니.라고 속삭이면 어렴풋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노려보였지만 이번엔 아마네가
모른 체해 두었다.
그러는 동안에 순서가 와서, 계원의 재촉을 받아 자기 반에 들어갔는데... 마중나가 낯익은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마네는 일부러 인상을 썼다.
이츠키에게 이끌려 간 자리에 선뜻 앉은 마히루의 행동이 당당하다 보니, 치토세는 싱글벙글하면서 "휴식
즐거웠어?" 라고 매뉴얼에 따라 아마네도 완전히 기억하고 있는 메뉴를 내밀었다.
"그렇게요?"
집에서는 그다지 문화제에 대해서는 떠든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 나름대로 아마네와 지내는 것을 기대해
주었던 것 같다.
애처로운 마히루를 보곤 작게 웃으며 나중에 자세히 마히루에게 들어보자고 맹세하면서 똑같은 것을 시켜둔다.
생각하고 있던 일이 발각되었는지 조금 노려보긴 했지만, 싫은 것은 아닌 것 같아서 한시름 놓았다.
주문을 들은 치토세가 망설이는 미소를 감추려고도 하지 않고 뒤에 주문을 전하러 갔다가 생각난 듯 무릎에 놓여
있던 도넛이 든 자루를 이츠키에게 내민다.
도넛은 한입 크기로 둥글게 튀긴 것이어서 손이 비었을 때 몰래 먹을 수 있다.이것이면 다른 직원들도 먹기
편할거야.
점심 식사를 했는데, 배가 고팠구나, 라고 싱글벙글한 기분인 얼굴의 이츠키가 웃고, 그리고 나서 앞으로 조금
그 기분을 상하게 해 버릴 것 같은 말을 하는 것이 미안하게 되었다.
'이츠키'
"응?"
"다이키 씨를 만났는데."
그 말에 조금 몸을 굳힌 것을 알았다.
주문한 메뉴를 날라온 치토세는 타이키의 일로 조금 기분이 가라앉은 아마네와 마히루의 표정을 보고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기본적으로 마히루는 온화하고 너그러워 화내는 일 자체가 별로 없다.게다가 자기 일로 화내는 일은 좀처럼 없다.
다른 사람 때문에 화를 내는 경우는 있어도 성격상 마히루가 화를 내는 경우는 적은 것이다.
싸움은 거의 되지 않는다.
비굴했을 때에 혼났지만, 그것은 진심의 분노라기보다는 움츠러드는 것과 같았고, 무엇보다 아마네를 위해서를
생각해서 화내고 있었던 것이다.
"뭐 그런다고 싸우는게 아니야.여러가지 고민되는 일이 있어서 어떻게 된 일일까 고민일 뿐이야"
부모님이라는 단어에 일순간 몸을 굳혀버렸지만 치토세는 아마네의 모습을 알아본 기색은 없이 휙휙 이쪽으로
다가온다
"남의 일이네요."
"아마 그럴 거야."
그렇지 않아도 시호코는 마히루를 예뻐하거나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치토세와 만나 버리면 더욱 인형으로
대접하려고 할 것이다.마히루를 벌써 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시호코 말이다, 옷가계에 데려가서 이것저것
갈아입힌 후에 몇 벌을 사줄 것 같다.치토세도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사버릴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저 그것에 대해서는 딸을 원했기 때문에, 그리고 마히루 그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그다지
강하게 말릴 수 없는 것이다.
나지막하게 중얼거리고 부끄러움에 눈을 내리깔았던 마히루를 보곤. 취향이 마히루라 뭘 입어도 좋다고는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어 커피를 입에 머금고 그저 그녀의 애처로운 웃음만 지어내는것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4 화
214 심술궂은건 미안 이에요.
멋쩍은 마히루의 뺨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는 아마네이지만, 주위를 둘러보며 평판이란 곧잘 손님을
부르는구나 하고 통감했다.
일단 자리는 넉넉하게 만들려고 했지만 자리가 나는 걸 아직도 못 봤다.아마네가 시프트에 들어갈 때도 그랬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고 항상 만원 상태다.
아마도 괄목할 만한 가장 큰 목적이 될 것 같았던 마히루나 카도와키가 시프트로부터 물러나도 손님이 몰려오는
것은 역시. 라는 말이 나오는 복장 덕분일 것이다.
상냥한 미소를 뿌리며 손님을 상대하고 있는 치토세를 힐끗 보지만, 옷차림에서 상상할 수 있는 보람은 찾을 수
없다.단지, 활발하고 사람이 좋아하는 분위기는, 길이가 짧은 메이드복에 맞고 있어 이것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치토세씨에게.. 무슨 일이 있나요?"
기운이 넘쳐 흐르네, 하고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래도 수치를 안쪽으로 감출 수 있었던 것 같은 마히루가 이상한
듯이 말을 걸어온다.
'신기한것도 손님이 들어오는 요인이란 말이에요. 그리고 귀여운 맛도 있다고 손님도 말하구요.뭐, 실제로 모두
잘 어울리니까.
객석은 학생과 일반객이 뒤섞여 있는데 대부분 점원을 겨냥한 것인지 누가 귀엽다는 것인지 멋있다거나 품평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그런 말을 또 해요......"
"불안해지는 제가 바보같아요"
"절 죽게 할 작정이에요?"
"뻥이야."
"싫다면"
"...일부러 말을 안 하니까요."
푸이, 하고 외면한 마히루가 너무 사랑스러워 무심코 미소를 흘리면 마히루는 언짢은 듯이 아마네의 쿠키를
빼앗아 더욱 외면하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5 화
215 라이브
역시 붐비는데 긴 이야기를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적당한 곳에서 대화를 끝마치고 다방을 나와 봤자, 행선지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고 한숨을 쉰다.
"무대야? 지금 뭐 하고 있었지?'
문화제에서는 오후부터 스테이지의 부가 있어, 원하는 학생이 여러가지 물건을 내고 있다.아마네의 기억으로는
라이브나 연극이 스케줄에 쓰여 있었을 것이다.
유행에 민감한 마히루이긴 하지만 음악을 잘 모른다기보다는 본인의 취향에 따라 유행하는 국악보다 예전
서양음악을 즐겨 듣는다.
TV 에 자주 나오는 유명한 남자 아이돌도 얼굴과 이름이 일치하는 정도의 지식인 것 같다.
"그럴까요."
특별히 돌고 싶은 가게가 없었기 때문에 흥미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아마네는 마히루의 손을 이끌고 체육관으로
향한다.
체육관 밖에서도 소리가 들리고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계속 그 소리가 강하게 들렸다.배에서 울리는 듯한
소리에 간지럼을 느끼며 다른 관객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살짝 문을 닫고 비어 있는 곳으로 쑥 들어갔다.
"마히루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구나."
"예를 들어?"
"...수영은"
"미안해"
수영을 하지 못한 채라는 말이 불복했던지 두 팔뚝에 주먹을 가볍게 부딪쳐 오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무대로 되돌린다.
그리고는 우연히 앞쪽이 비어 있어 시선이 잘 지나가는 바람에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치고 그의 뺨이 미묘하게
쥐여졌다.
그 미소에 여학생이 누런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거기는 여전하구나 하고 아마네도 마히루도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6 화
216 문화제 첫 날의 끝
차례가 끝나고 벽가에 있는 아마네에게 얼굴을 보이러 온 카도와키에게 파고들자 카도와키는 노래하기 위해
풀어놓은 넥타이를 고쳐매며 난처한 듯 눈썹을 숙이고 웃었다.
"처음에는 나갈 예정 같은 건 아니었지만, 보컬 아이가 일주일 전에 동아리 활동으로 다리를 다쳐서......
다쳤는데 나가는 것은 의사가 말리니 내가 대타라고 할까"
"그렇구나. 다리 다친 놈은 괜찮은거야?"
"그런가? 다행이다"
여자들의 함성을 들으며 능숙함에 감탄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도 볼 수 있었던 듯 카도와키는 수줍은 듯 뺨을
긁고 있다.
"안 보는 게 나았나?"
여전히 어디서든 주목을 받고 있구나, 하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수줍음과 자랑스러움이 동거한 듯한 미소를
짓는 카도와키는 천만에요라고 얼버무리듯 웃어 놓았다.
마히루는 그저 온화한 미소로 "수고하십시오" 라고 격려하고, 어디까지나 아마네에게 딸려온 사람 이라는 자세를
취한다.
무대는 폐장까지 진행됐고 마히루와 카도와키 두 사람과 함께 무대를 보고는 반으로 돌아왔다.
"그럼 이제부터는 내일 준비도 할 겸 가벼운 정리를 해야겠네.회계반은 매출합계랑 주문수가 맞는지 확인해서
나에게 보고해줘. 돈은 봉투에 넣어서 그것도 나에게 제출. 나는 그걸 운영위에 제출하고 올게. 뒤쪽반은 내일
준비, 접객반은 이 교실 청소, 끝나면 뒤쪽반의 비품 정리 도와주고."
"네에."
"...잘하네"
마히루와 호흡을 맞추며 청소를 하고 있던 아마네에게, 키도가 감탄한 듯한 소리를 지른다.
"...그거야"
그 주변의 것을 그녀에게 찾아지는 것은 남자적으로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안건이므로, 전국의 커플 여자는 숨기고
있는 것을 파헤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바이다.
아마네로서는 탐색된들 아무것도 없고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지만 대부분 숨겨두고 있으니 찾아보면 곤란할 것이다.
"그건 너무 많이 읽었잖아."
"아하하."
히죽히죽 웃는 키토에 카야노도 재난이었구나......라고 동정하고 있는데, 마히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키도"
이상한 소리 하지마, 라고 서서히 안쪽에서 배어나오는 수치를 참으면서 장난스럽게 웃는 키도를 노려본다.
그 모습에 더욱더 미소를 띠는 키도와 대조적으로 더욱 이상한 듯이 눈동자를 깜박이는 마히루를 보자. 아마네는
참을 수 없어 마히루의 손을 끌어당겨 키도에게서 떼어 놓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7 화
217 호칭은 언제 바꾸고 싶어?
둘째 날 준비를 마치고 하교해 내일 저녁거리를 사오자 웬일인지 마히루가 메이드복 차림으로 아마네를 마중했다.
옷관리는 빌린 본인이 하기 때문에 가지고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지만, 설마 몸에 걸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무심코 눈동자가 가늘어져 버린다.
평소 같으면 함께 귀가하지만 아마네에게 장보기를 맡기고 사박사박 돌아가 버렸으므로 안절부절하고 있었지만,
설마 메이드복으로 마중 나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학교에서의 겉치레 복장을 차려입은 마히루는 평소처럼 돌아온 아마네에게 미소짓고 있었다.
단지, 그 마히루가 스스로 입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곤혹이 강하다.
일단 신발을 벗고 손빨래와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향하면 마히루가 기다리고 있었고 마침 아마네 몫의 홍차를
따르고 있는 중이었다.방의 인테리어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그야말로 메이드라고 하는 행동으로서, 매우 아늑하다.
"그런가..."
"...싫으신가요?"
아마네가 미묘하게 시큰둥한 얼굴로 대하던 것이 마음에 걸렸을까, 순간 풀이 죽은 듯 눈썹을 숙이고 이쪽을
살핀다.
그렇게 웃으며 조심스럽게 옆자리에 앉은 마히루는, 굳어진 아마네의 어깨에 기대어 팔을 감아 온다.
깨물어 막히면서도 수치심을 머금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마히루의 너무나 애처로운 모습에 부둥켜안고 싶어졌지만
참고 대신 얽힌 팔 끝의 손을 잡는다.
메이드복에는 큰 관심은 없지만, 마히루가 아기자기한 복장을 하고 귀여운 행동을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 이성이
흔들린다.
마히루를 생각했다기보다는 아마네 자신이 강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준 것이지 마히루가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게다가 마히루의 웃는 얼굴이 보수가 되어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말아 주었으면 했다.
그래서 앞으로 많이 받을 예정이 있다고 전하자 마히루는 반짝하고 캐러멜색 눈동자를 동그랗게 해서 깜박이고,
그리고 무엇을 받으실지 짐작이 간 듯 단번에 비등했다.
물든 뺨 그대로 당황하면서도 이쪽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작게 웃고, 엉킨 팔을 풀면서 귀여운 메이드 씨를
무릎 위에 가로 안는다.
"네에......"
문화제 둘째 날.
아마네로서는 낯익은, 그러나 주위에서는 주목받을 만한 변함없는 화목함에 아마네는 약간 무관한 인간으로
벗어나고 싶어졌다.물론 마히루가 그 팔에 달라붙어 막고 있지만.
마히루의 배경을 알고 있으면 그 소소한 소원을 무시하는 것은 죄책감이 들고, 그녀가 좋아한다면 자신이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역시 부끄러운 것은 부끄럽다.
"스토퍼*로서."
*(기계장치 등을 막는 마개)
"아하하, 그렇군"
"맞아. 오후부터 아마네가 일하는 걸 볼 수 있겠지? 그걸 제외하면, 그렇네... 모처럼이니까 핸드메이드 물건을
파는 가게가 보고 싶겠지.수예부나 공예부의 가게가 있다고 팜플렛에 있었고.
여기에 머물러봐야 헛되이 눈에 띄기 마련이어서 아마네는 결국 타협한 자신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마히루의 등에
손을 돌려 재촉하듯 살짝 밀고 교사 안으로 들어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9 화
219 수공예부 근육 패티쉬
화목함을 온몸으로 드러내며 수공예부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보고 있는 부모의 모습에 판매원을 하던 키도가
낄낄대며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별로 클래스메이트의 소속부를 몰랐던 아마네이지만, 아무래도 키도는 공예부에 소속되어 있었던 것 같고, 지금의
시간대의 판매원 당번인 것 같다.
"카야노가?"
"그런 육체적으로 단련된 직업의 사람을 텔레비전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은 아무렇지 않지만, 이렇게, 학생을
보고 히죽히죽거리지 말라고 해서"
"그건 질투라기보다는 키도의 겉모습에 신경을 쓴 결과인 것 같아."
어설픈 근육으로는 여자아이 같아요- 라고 말하는 것 자체는 부정하지 않는 키도는 허리에 손을 얹고 가슴을 폈다.
"어디까지나 좋은 점을 말했을 뿐이고, 인체의 아름다움을 이상한 지식이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해. 노력하고
육체를 단련하고 갈고 닦은 성과를 이상한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근육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한다고."
"아예, 죄송합니다."
"벗으면 되는 거 아니야?"
"벗지 않겠다."
너도나도 알몸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반눈으로 키도를 바라보지만, 본인은 기죽은 모습은 전혀 없고
싱글벙글 "시이나씨도 보고 싶어하는데"라고 중얼거리고 있다.
덧붙여서 마히루가 붉은 얼굴로 붕붕 고개를 흔들고 있으므로, 그것은 키도의 근육 패치 동료를 늘리고 싶기
때문에의 망상일 것이다.
키도는 눈을 깜빡인 후, 자세를 바로잡고 아마도 밖으로 나가는 미소를 띄운다.방금 전의 근육 담론의 미소를
조금도 느끼게 하지 않는다.
슈토가 통성명 하고 시호코를 소개하자, 키도는 웃는 얼굴로 꾸벅 고개를 숙이고 있다.내숭을 떠는 기만이라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마히루도 그걸 아는지 잠자코 있다.그저 대화를 나누다가 정신이 팔려 있는 부모의 틈바구니를 틈타, 아마네의
배를 슬쩍 건드리는 쪽이었다. 키도에게 옮은 것 같았다.
"어머나, 둘 다 학교 잘 다녀?"
근육의 장점을 이상한 지식 취급한 것의 보복인지, 얼떨결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우며 극찬하는 키도에게 부모가
기쁜 듯이 웃으므로, 아마네는 이 자리에서 당장 이탈하고 싶어졌다.
"시끄러워"
"왜 그럴까......"
수예부의 전시판매를 뒤로하고 교내를 다시 걸어가는 슈토와 시호코와, 아마네를 도망치지 않게 연결하며
여유롭게 둘의 뒤를 따라가는 마히루.
아마네는 부루퉁한 기색을 감추며 그러나 시무룩한 얼굴로 즐거워하는 부모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이 아프다)
별로 아마네도 요즘은 눈길이 쏠리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지만 마히루의 남자친구로 지내는 일에 익숙해져 있긴
했다.
다만 이번 것은 질이 다르다.
"어디가 그래."
"...마지막 건 필요없잖아"
"그렇다고......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네군이 아닌 것 같으니까 이건 이것대로 좋습니다."
"이봐 이봐 내 인식"
아직도 마히루에게 약하다고 여겨지는건지, 하고 머리를 싸매고 싶었지만 그저 교제한 지 4 개월이나 되는 소박을
거치고도 아무런 경험을 쌓지 않았으니, 그렇라면 그렇겠지.
좋은 것인지 이것......이라고 아마네가 걱정될 정도로 새빨갛기 때문에, 이것은 너무 지나치면 안 되는구나,
라고 이번 것은 세이브할 것을 맹세해 두었다.
가능 여부는 차치하고.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1 화
221 말참견은 위험
'섞이지마. 너무 위험해'
그때부터가 문제로, 처음은 얌전하게 행동하고 있던 치토세였지만, 시호코가 마히루를 사랑으로 아끼니 참을 수
없게 된 듯 마히루의 귀여움에 참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혀.. 아니에요."
"...무"
이츠키가 없었다면 마히루와의 관계도 그렇게 진전되지 않았을 것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치토세와 세트로,
마히루와의 교제의 주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슈토의 말을 부정하지 않고 있으면, 이츠키는 왠지 눈을 돌렸다.
"시끄러워"
이 자식아, 하고 등을 철썩 두드리지만 가벼운 장난 정도여서 버티는 기색이 없다.오히려 능글능글 웃으며 이쪽의
동태를 보고 있다.
슈토까지 싱글벙글 미소가 될 것 같은 눈빛을 보내오므로, 참지 못하고 외면하면 이번에는 목소리로 미소를
표현해 온다.
"아마네는 전부터 이런 느낌이니까 말이야. 사람을 가까이 대하기 어려웠지만,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야."
"그런데 말이야."
자신에게 들려주지 말라, 라고 하는 생각으로 말한 것이지만, 거기에서 발전해 왜인지 연락처의 교환을 시작한
이츠키와 슈토에게, 머리가 아파온다.숨어서 뭔가 보고 같은 걸 할 것 같으니까, 가능하면 그만두었으면 하는
바이다.
단지, 여기를 멈춘 곳에서 치토세와 시호코가 결탁해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아서, 말려도 소용없다는 예감도
오싹했다.
보호자이기 때문에 이틀 모두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이쪽으로 말을 걸려고 하지 않고, 단지 먼 곳에서 곤란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으므로, 곤혹스럽다.
"아마네, 무슨일......"
"네."
예의바르게 허리를 숙인 치토세는 아련하게 이츠키에게 쫓기듯 떠났다.아마도 타이키와 만나게 되면 치토세의
표정이 흐려서 그런 것이겠지만, 역시 타이키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느낌이 든다.
이츠키와 치토세가 떠나간 것을 보고, 멀리서 이쪽을 보고 있던 다이키가 쓴웃음을 지으며 다가온다.
아마네로서도 참고 있기 힘들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역시 그들의 문제에 깊게 관여할 수도 없기에
그대로 가게 둔 것이다.
슬퍼한다기보다는 단념한 듯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다이키에게, 슈토와 시호코도 다이키가 아들인 이츠키의
여자친구(치토세)와 사이가 좋지 않음을 통감했는지 조금 걱정스러운 듯 눈꼬리를 내리고 있다. 일단은 이전에
잡담하다가 친구의 커플이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해서 곤란해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기에 그걸 다시 떠올린
것이리라.
다이키는 부모님의 모습을 신경쓰지는 않고 조금 전까지의 광경을 떠올리듯 시선을 대각선 위로 향하더니 작게
웃었다.
시호코와 슈토의 성격도 있고, 마히루와의 교제는 부모님 공인이기에 장래에 딸이 될 상대와 사이좋은 것도
당연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에게는 비꼬는 것처럼 들려버리니 일부러 말하지 않았는데...시호코는 신경쓰는 기색
없이 당당히 말한다.
그렇게 말하고 다이키에게 미소를 지은 시호코에게, 미소를 향해진 다이키가 벌레를 씹은 듯한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그것이 혐오로부터 생겨난 것이라기보다는, 아픈 곳을 찔려서 떠오른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말을 마치고 시호코와 똑같이 미소를 띄워 다이키를 지켜보는 슈토에게, 아마네는 뺨을 긁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
그다지 아마네가 말참견을 할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다이키는 좋게든 나쁘게든 완고하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고, 부모의 시선으로 본 것과 본인들의 시선으로 본 것은 달리 보인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이키의 허용 라인이 높을 뿐이지, 치토세 자체가 그렇게까지 글러먹은 인간은 아니다. 극단적으로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중요한 때에는 분위기를 읽을 줄 아는 인간이다. 걱정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이상이 다를 뿐, 모든 것을 부정하지는 말아줬으면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타협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에 살며시 어깨를 움츠리고, 작은 전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거야 뭐, 친구니까."
"솔직하지 못하시네요."
"시끄러워. 마히루한테는 솔직하잖아."
"솔직하다고 할까 직구라고나 할까...가끔, 간 떨어질 만큼 깜짝 놀라게 하셔서 두근두근한다구요?"
"다행이네. 두근두근해서."
"정말..."
"뭐, 보이는 데서 극단적으로 이츠키나 치토세를 감싸거나 하지는 않아. 둘 다 신경을 쓰니까 말야. 게다가,
다이키 씨가 말하고자 하는 건 알고 있으니까."
"말하고자 하는 것?"
"음ー...그 녀석 집, 비교적 좋은 집이거든. 마히루는 간 적 없겠지만, 상당한 저택이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츠키에게 저울이 기울고 있지만, 다이키의 주장 전부가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치토세가 나쁘다기보다는 기준이 높다. 가문도 요구되고 있으니 일반 가정의 치토세로서는 닿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것이다.
아마네의 걱정을 알아챈 듯 희미하게 미소를 지은 마히루는 옆머리를 손가락으로 빙글 휘감듯이 만지작거리더니,
살짝 시선을 내렸다.
"딱히 지금의 제가 부모님에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가족으로서의 유대가 있다는 것이,
모든 것이 희박했던 제게 있어서는 부럽다, 라는 거예요. 뭐, 이제 와서 제게 손을 뻗는다 해도 제가 그 손을
잡을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시선이 위를 향한다.
아마네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렴풋이 흔들리고 있던 것은 눈치채고 있었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고 조용하고 작은
미소를 띄운다.
"뭐, 마히루에게는 우리 부모님이 계시니까 비슷하게 맛볼 수 있잖아. 오히려 내게는 아깝다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셨어."
이미 후지미야 가에게 마히루는 딸이나 다름없다. 어찌 보면 친자식인 아마네보다 귀여움받고 있고, 소중히
여겨지고 있다. 부모님도 마히루가 사랑에 굶주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귀여워하고 있다.
아마네에게는 아깝다고 말하면서도 놓치지 말라고 말하는 건, 조금 기가 막히지만.
어차피 자고 갈 거니까 달라붙을 테고, 어쩌면 함께 잘지도 모른다. 자연스레 밀착하는 환경이 된다.
거기서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좋아한다고 전해야 할 것이다. 마히루가 정기적으로 불안해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아마네도 솔직하게 감정을 나타내 두는 것보다 좋은 건 없을 것이다.
교대 시간이 되자마자 부모님께서 오셔서, 아마네는 마히루와 함께 마중을 나가며 일그러지는 표정을 억지미소로
바꾸었다.
시호코는 메이드복을 입은 마히루에게 알기 쉽게 눈동자를 빛내며 의상을 열심히 관찰하거나 실제로 만져서
확인해보고 있다.
마히루는 이미 익숙해졌는지 쓴웃음을 계속 띄우고 있지만, 규칙적으로는 거절해야 한다.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해도 공적인 장소에서 한 번 전례를 만들면, 착각을 한 사람이 같은 일을 반복해버릴 것이다. 그것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마히루는 떠밀림에 져서 좋을대로 만지게 해 버리기 때문에, 아마네는 한숨을 쉬며 팔로 시호코를 제지한다.
'나의'라는 의미로 꼬투리를 잡으려 하기에 한층 더 표정을 굳히지만, 시호코는 개의치 않는다.
아마네도 연기해봤자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평소대로 대하기로 한다.
싱긋 미소지은 시호코에게 입가가 떨렸지만, 조용히 있던 슈토가 시선으로 "미안"이라고 사과를 하기에 아마네는
살짝 한숨을 쉬며 표정을 접객 전용으로 바꾼다.
아마네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는 시호코는 무시하면서, 비어있는 자리까지 두 사람을 데리고 간다.
마히루는 접객을 하러 돌아간 듯 다른 테이블의 주문을 듣고 있었다.
어째서 부모님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하고 한숨이 나와버릴 것 같았지만 참고 메뉴를
두 사람에게 보여준다.
아버지는 시호코처럼 장난은 치지 않았지만, 흐뭇한 눈빛을 보내오는 것은 괴롭다. 반 친구에게 접객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가족이라면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시호코에 대해서는 싱글벙글거리고 있어서 이미 초조함이 더 느껴지지만.
무심코 평소처럼 반응했지만 시호코는 신경쓰는 기색이 없다. 저쪽도 저쪽대로 분명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으니 이제와서 신경쓸 것도 없을 터다.
"...결국 아마네 집에 데리고 돌아가고 있으니까, 테이크 아웃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야."
"어디까지나 집에 갈 때니까. 그보다, 그게 테이크 아웃이라면 오늘은 내가 테이크 아웃 당할건데."
"어머!"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세요."
그렇기에, 아마네는 주문을 받고 서둘러 두 사람 곁에서 떠난다. 어차피 이 뒤로는 둘이서 꽁냥거릴 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뒤에서 도란도란 사이좋은 대화가 들려오기에 살며시 한숨을 내쉬며 뒤로 주문을 전하러 갔더니,
스태프 일을 하는 친구가 빤히 이쪽을 쳐다봤다.
반 친구도 시호코의 명랑함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시호코와 비교하면 당연히 닮지 않았을 것이다.
보이는 데서 싱글벙글거리며 대화를 하고 있는 부모님 자리를 힐끗 본 반 친구는, 이번에는 아마네 쪽을 본다.
"...아ー."
"뭐야 그 아ー는."
"아니, 닮았구나 싶어서. 아버지랑."
"그래? 뭐, 어머니보다는 아버지의 피가 진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응응 그러게ー."
반 친구의 묘한 배려로 자신이 부모님께 주문받은 것을 직접 가져다주게 되었는데, 카도와키가 어째선지 부모님께
붙잡혀 있었다.
"후지미야."
"뭐하고 있는 거야..."
"냉수를 준비하는 김에 인사를 드릴까 해서."
자연스럽게 카도와키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걸 보고, 아마네로서는 '어느새 친해진거지?'싶어 식은땀이 나지만,
세 명 모두 아마네의 초조함은 눈치채지 못한 건지 부드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후지미야는 똑바로 정면에서 보며 평가하지 않으면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니까. 가끔은 괜찮잖아?"
"괜찮지 않아. 그럴 바에는 부모님께 말할 게 아니라 내가 직접 듣는 편이 나아."
"그런가. 항상 고마워. 후지미야와 친구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고마워."
"뭐, 아마네에겐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걱정하고 있었어. 이렇게 고향을 떠나 일년 반이 지났지만,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슈토도 슈토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아마네의 주위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아마네로서는 지나치게
친구에 간섭하는 건 그만둬줬으면 한다. 뭐, 그 친구 쪽에서 두 사람에게 다가가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
최근에는 마히루와 있는 것만으로 흐뭇한 듯이 멀리서 지켜봐지고 있으니 어찌보면 새삼스러운 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런 종류의 시선을 받고 싶지는 않다.
태연한 슈토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향해도 싱글벙글 부드러운 미소가 돌아오기 때문에 아마네는 못 당하겠네라며
고개를 돌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6 화
작가 머리말: 이번 화는 짤막합니다.
226 문화제 종료
"지쳤어..."
교내에 흐르는 문화제 종료 안내 방송을 들으면서 아마네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정리 얘기가 꺼내지자마자 의기소침하고 나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반 친구들의 알기 쉬움에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도 정리 모드로 바뀌어 영업 중에 나온 쓰레기를 봉투에 집어넣으면서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뒤풀이 회비는 뒤풀이가 끝나면 모을 테니까ー, 어제오늘 문화제에서 다 써버렸다든가 말하지 마."
"헉, 나 돈 있으려나."
"참가한다고 스스로 명부에 적었잖아ー. 부족한 녀석은 누군가한테 빌릴 건지, 나한테 빌릴 건지 편한 쪽을 골라
ー. 이자는 무려 하루에 100%라고ー."
"그게 대체 뭔 바가지야?"
"그게 싫다면 빨랑 정리해. 그러면 이자는 얻어맞는 걸로 해줄게."
"이츠키도 하라니까."
반 친구에게 어깨를 얻어맞으며 빨리 끝내고 뒤풀이하러 가자ー 라고 주먹을 올리며 반을 고무하고 있는 이츠키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산더미처럼 쌓인 일회용 식기를 봉투에 넣는다. 마히루도 마찬가지로 정리를 하며
이츠키를 바라보고 있다.
뒤풀이는 사전에 참석 의사를 표명한 사람들만 가는 걸로 되어 있다. 아마네는 작년에 평범하게 가지 않았지만
올해는 이츠키 뿐만 아니라 마히루나 치토세도 있고 반 친구들과도 사이가 더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약간 내키지 않더라도 참가하기로 했다.
솔직히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건 서투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듣고 있기만 하고 싶지만, 이츠키가 억지로
마이크를 잡게 할 것 같아서 어떻게 할지 지금부터 고민하고 있었다.
저녁밥도 빈틈없이 생각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감복하면서, '돌아갔을 때'라는 말에 살짝 미소를 지으니 마히루는
신기하다는 듯 눈을 계속 깜박인다.
마히루가 시선으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있었냐고 묻지만, 무언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미소지은 채 어깨를
으쓱하고 청소 쪽으로 의식을 되돌리기로 했다.
작가 후기: 문화제 편은 슬슬 끝납니다. 이제부터는 비교적 착착 진행할 생각입니다. 같이 자는 에피소드는
천천히 묘사할 겁니다만, 시작할 당시에는 대략 글자 수 25~30 만 자 정도로 완결시킬 예정이었는데...어라
이상하네. 조금만 있으면 60 만 자 달성할 것 같은데??? 뭐 100 만 자 정도까지는 완결나지 않을까요? 저의
장문 버릇이 나쁜 짓을 하지 않는 한은 말이죠. 그리고 이츠키의 가족 구성에 대해 살짝 수정해 두었습니다.
깜빡해서 미안해요!
번역자 후기: 249 화까지 나온 현시점에서 글자수는 633,014 자 입니다. 100 만 자는 아직 한참 멀었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7 화
227 뒤풀이
아마네의 그룹은 알기 쉽게 평소에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마히루를 시작으로 이츠키와 치토세, 카도와키,
히이라기와 코코노에, 그리고 최근에 서로 이야기하는 사이가 된 키도.
카도와키가 이 그룹으로 온 것 때문에 여자아이들이 미묘하게 유감스러워하고 있었지만, 남자친구가 있어서
카도와키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여자아이들이 같은 방이라서 안심하고 있기도 한 것 같다. 덧붙여 다른 방에 가게
된 그 여자아이들에게는 "시이나 씨랑 마음껏 달라붙어."라는 말을 들어서, 아마네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런 고로 수고했어ー."
울상을 지은 마히루는 자신의 우롱차를 마시면서 아마네에게 바싹 달라붙는다. 피곤한 것도 있겠지만 역시 이렇게
여럿이서 노래방은 불안할 것이다.
아무리 전원이 이야기하는 사이라고는 해도, 이렇게나 사람이 많으면 어쩐지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애초에
이츠키처럼 밝지도 않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기에 말을 걸려지지 않는 한은 딱히 대화에 참가할
생각도 없다.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떠들썩한 것을 온화한 미소로 지켜보고 있다. 떠들썩한 게 익숙하지는 않지만 싫지도 않아서
이렇게 지켜보고 있는 게 가장 즐거운 것일지도 모른다.
일단 어느 정도의 넓이는 확보해 뒀지만 여덟 명이나 있으면 움직이기 어렵고 좁다는 게 느껴진다. 너무
우왕좌왕거리면 방해되기 때문에 얌전히 있어 줬으면 한다.
"...음ー. 마히룽은 단순히 노래의 레퍼토리가 없어서 노래하기 싫을 뿐이라고 생각해. 평소에는 피아노곡이나
영어 공부 겸해서 가사 있는 서양 음악밖에 안 듣는다고 했었고."
"뭔가 대단하네...역시 시이나 씨라는 건가."
"아마네랑 같이 뭐 듣거나 하진 않아?"
"나는 기본적으로 방에 음악 안 트는 타입이거든."
"마코찡네는?"
"나는 뭐, 평소에 유행하고 있는 걸 듣는 정돈데..."
"나는 딱히 없는데, 할머니께서 거문고를 연주하시는 걸 들을 때는 있는 정도."
"그쪽은 그쪽대로 뭔가 이상하네...뭐랄까, 음악이라고 하면 유타지."
아마네가 있으면 카도와키가 흔쾌히 노래해 줄거라고 생각한 이츠키가 흥을 돋운다. 치토세나 키도도 뒤풀이로
텐션이 높아졌는지 응원과 놀림을 반씩 섞은 환성을 지른다.
아마네로서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과 듀엣으로 부르는 건 내키지 않아서 마히루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시선을
옮기자ー.
라고, 분명하게 이츠키 편을 들었기에 아마네는 어깨를 부들거리며 "이츠키랑 카도와키, 너네 나중에
각오해라."라고 투덜거린 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마이크에 손을 뻗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8 화
228 노래방에서의 이야기
뒤풀이라는 이유로 다들 텐션이 올랐는지 결국 아마네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노래 신청을 받았고, 신청이
끝날 무렵에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있었다.
함께 노래하고 있었던 카도와키는 태연한 걸로 봐서 기초 체력의 차이일 것이다.
"수고하셨어요. 잘 부르시던데요?"
온화한 미소로 아마네의 귀환을 맞이한 마히루도 평소보다 눈이 빛나고 있는 걸로 봐서 그녀도 텐션이 높아져 있는
것 같다.
"엣, 잠깐"
"마히루가 즐겼다면 나도 마히루 노래 듣고 즐기고 싶은데ー."
"그, 그건"
"치토세의 선곡이라면 아마 마히루도 아는 노래일테고 문제없을거야."
"무,문제 있다는 건 아니고...치, 치토세 씨~"
"자자, 마히룽도 마음 굳게 먹어. 어떻게 하든 모두 노래하며 달아오를테니까."
이것도 경험이라고 마음속 깊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이크를 받고 당황해 하고 있는 마히루를 바라보고 만족한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있으니, 옆에 있던 카도와키가 쓴웃음을 지으며 감자 튀김을 집는다.
치토세는 치토세대로 마히루에게 맞춘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지만, 이쪽도 훌륭하다. 오히려 노래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마히루보다도 가사나 음악에 맞춘 억양이 있고, 기량적으로는 치토세 쪽이 위일 것이다.
표정은 실로 만족한 듯한 걸로 봐서 아마 이 곡이 끝나도 마히루를 놓아 주지 않을 것 같다.
끌려가게 내버려 둔 것 때문에 불만스러웠던 표정도 지금은 부끄러움을 머금으면서도 즐거운 듯이 부드럽게 풀어져
있다. 이렇게 여럿이서 노래방을 온다는 경험은 없었던 듯한 마히루는 현재 상황을 크게 만끽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마네로서도 만족스럽다.
온화한 마음으로 마이크를 쥔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자, 옆에 다가온 카도와키가 아마네에게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수면과 몸치장, 목욕을 할 때만 자택에 돌아갈 뿐 마히루는 거의 항상 아마네의 집에 있다. 그것이 당연하게
되어 있고 아무런 위화감이 없는 것은 그만큼 마히루가 아마네의 생활에 파고들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이 노래방이 끝나면 둘은 빠진다는 얘기네. 알았어. 다른 애들이 아쉬워할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지."
"뭐, 마히루가 없으면 아쉬워할 녀석이야 있겠지."
"아하하. 너 자신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구나, 정말."
쓴웃음을 지으며 쿡쿡 어깨를 찌르는 카도와키에게 자신은 마히루나 카도와키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주장을 담아
옆구리를 찌르며 대답해 둔다.
요즘은 허물없이 터놓고 지내게 된 반 친구들이지만, 두 사람처럼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깝다고 여겨져도
어디까지나 마히루와 한 쌍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째선지 반 친구에게서 미지근하게 지켜봐지고 있기에, 그쪽이
원인이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 가족 분들도 와 계시니 어쩔 수 없네.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 준다니 가족을 참 아끼는 것 같다."
"...뭐, 이쪽을 신경써주고 있는 것은 확실해."
"멋진 부모님이시네. 시이나 씨와도 사이 좋아 보이고, 다행이잖아."
"오히려 아들인 나보다 아끼고 있을 정도니까."
"아하하. 하지만, 그건 후지미야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노래방이 끝나고 이츠키 일행과 헤어진 아마네와 마히루는 미묘하게 피로한 몸을 이끌고 귀가했다.
허가는 해 뒀기 때문에 슈토와 시호코는 이미 아마네의 집에 와 있었고, 아마네와 마히루를 미소로 맞이했다.
온화한 표정으로 시호코와 대화하는 마히루의 옆을 빠져나가, 아마네는 자신의 방에 돌아가 옷을 갈아입는다.
마히루는 먼저 옷을 갈아입고 나서 아마네의 집에 왔기 때문에 아마네가 현관 앞에서 안으로 들어가자 평소처럼
신발을 벗고 시호코를 따라가듯 거실로 향했다.
딱히 갈아입을 옷을 고민할 생각은 없었기에 적당히 옷장에서 골라 갈아입고 거실로 향하자, 마히루의 모습은
없고 부엌 쪽에서 황갈색이 흔들리고 있다.
일단 마히루의 집에서 잘 예정인 아마네에게는 어찌보면 문화제보다도 큰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고, 평소에도
둘이서만 있기 때문에 오붓하게라고 해도 언제나대로의 일이다.
"그래그래, 낮에 말한 대로 오늘 자러 가는 거니?"
"...그렇게 됐으니까, 엄마랑 아빠는 우리 집에서 마음대로 자 줘."
"어머어머, 우후후."
"...뭐야, 그 웃음은?"
"아냐, 마히루가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럴 일은 없고, 안 할 거야. 그리고 아들의 교제 사정에 파고들지 마."
자러 간다고 해서 마히루에게 뭔가 한다면 마히루는 더 긴장할 것이다. 지금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아마네
쪽이야말로 긴장하고 있다. 여자애의 방에 들어가 본 적은 한 번도 없고, 그게 연인의 방이기에 더더욱 긴장된다.
애초에 부모님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리가 없기 때문에 시호코의 추궁을 무시하고 슈토에게 시선을 돌리자,
슈토는 슈토대로 싱글벙글거리며 아마네를 지켜보고 있다.
슈토는 아마네에게 주의를 주거나 추궁할 생각은 없는 딱히 없는 듯, 그저 "사이 좋아서 다행이네."라고 실로
한가롭기 그지없는 감상을 말하고 있었다.
"뭐, 어리다고 해서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만 하렴. 그보다, 아마네는 생각보다 친구가 생겨서 다행이구나."
"날 뭐라고 생각했던 거야."
"후후, 아마네는 정말로 신뢰하는 상대가 아니면 마음을 터놓지 않으니까. 모습을 보니 사이 좋은 아이가 제법
있는 것 같아서 안심했어."
부모님에게는 친해진 사람이 있다고 제대로 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조금 걱정하고 있던
모양이다.
"유타 군은 아마네가 이야기할 때도 그다지 나오지 않은 이름인데, 깜짝 놀랐어. 저렇게 잘생기고 착한 아이가
아마네의 친구라니."
"그건 나 자신도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어. 좋은 녀석이니까."
"아마네 군이 좋은 사람이라서라고 생각해요. 유유상종이라고 하잖아요."
아마네는 부모님께서 잉꼬 부부라고 놀림받을 정도로 화목하게 지내는 것을 봐 왔고, 부모님께서 자신을 사랑해
주고 있다는 것도 실감하고 있다. 아마도 다른 가정보다는 사이가 좋은 것은 틀림없다.
이것이 당연한 듯이 자라온 몸으로서는 강요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츠키의 가족은 어쩐지 화해해 주었으면 하고
생각해 버린다.
마히루의 부모님처럼 돌이킬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서로 인정할 수 있다면 화해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키득키득 웃음소리가 들려와 눈썹을 찡그리니 아마네의 표정을 본 탓인지 마히루의 말 때문인지 부모님도 살짝
웃으며 흐뭇해하기에 아마네는 멋쩍은 듯이 모두에게서 눈을 돌리고 소파에 털썩 앉는다.
모른 척을 했더니 더욱 웃음소리가 높아져, 아마네는 "못 당하겠네."라고 투덜대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는 TV 에 집중하기로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0 화
230 둘 중 하나
"...실례합니다."
기본적으로 마히루에게 빨래를 시키는 건 그다지 하지 않으려 하고 있지만, 바구니에 넣는 방법이 눈에 거슬렸던
것 같다. 예전에 마히루에게 한 소리 들은 뒤에는 양말이나 옷은 원대대로 뒤집어 놓고 바구니에 넣도록 신경쓰고
있었는데, 조심해야 할 것은 더 있었던 모양이다.
아마네가 말하기 전에 마히루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기에 아마네는 겸연쩍은 듯 시선을 피했다.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도 그렇고, 애초에 저 요즘에는 잘 때를 제외하면 아마네 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으니까요."
"아ー..."
"올해 들어서부터, 정말 아마네 군 집에 틀어박혀 있었으니까 대청소했을 때부터 그다지 변하지 않았겠네요."
그러고 보니 확실히, 마히루는 자신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다. 사귀기 전부터 거의 항상 아마네의 집에
있었고, 사귀기 시작해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아마네의 집에서 보내고 있다.
마히루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어지면 당연히 생활감도 희미해진다. 본인이 깔끔한 걸 좋아하니 더더욱
희미해졌을 것이다.
새삼스럽게 마히루가 항상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느끼며 어렴풋이 가슴이 따뜻해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자,
마히루가 한 걸음 아마네에게 다가오더니 얼굴을 내민다.
방에 들어가자, 거실과 같은 흰색과 연한 푸른색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화려함이 더해진 인테리어가 맞이해 주었다.
마히루는 긴장을 숨기고 있는 건지, 정말로 긴장을 하지 않는 건지, 철저하게 평범한 태도로 아마네에게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한다. 참고로 아마네는 이미 목욕하고 왔기 때문에 마히루가 목욕하고 오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딱히 이 뒤에 어떤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여자친구의 집에서 목욕하고 오기를 기다린다는 상황에 어쩐지 몸이
침착해지질 않았다.
슬쩍 잠옷을 본다.
어느 쪽이든 마히루에게 어울리는 건 틀림없다. 애초에 마히루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은 상상할 수 없다.
단지, 복슬복슬한 실내복은 마히루가 입는 것보다는 치토세가 입는 편이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하룻밤 동안 곁에 있으면서 밀착하게 된다면, 그런 상황이 된다면, 여러모로 곤란하다. 달라붙을 마히루도
곤란할 테고, 번뇌를 억누르는 몸으로서는 매우 괴롭게 된다.
그렇기에, 조금 보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면서도 "...이, 이 복슬복슬한 거?"라고 따뜻해 보이는 실내복을
가리키니, 마히루는 싱긋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내가 고른 의미는!?"
"아뇨, 아마네 군은 아마도 이쪽이 노출이 적으니까 골랐을 뿐이고 취향으로는 이쪽일까 싶어서요. 이쪽이
좋지만 부끄러우니까 소거법으로 골랐다는 게 보였어요. 눈 돌리는 방법이랑 태도로 알 수 있다구요."
찍소리도 나오지 않을 만큼 정확하게 맞혀서, 아마네는 입술을 떨었다.
아마네의 갈등같은 건 모르고 시원스레 방을 나가는 마히루에게 정좌한 채로 신음소리를 내니, 문 너머에서
허둥지둥 서두르는 듯한 발소리가 들렸다.
냉정한 척하고 있었지만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의식해서 온갖 생각이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지만, 역시 부끄럽고 상상하면 몸이 타오를 것 같다.
결국, 둥실둥실 뇌리에 떠오르려 하는 베이비 돌 모습을 떨쳐내면서 마히루가 목욕하고 올 때까지 정좌를
계속하게 된 아마네였다.
작가 후기: (고른 걸 입는다고는 한마디도 안 했습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1 화
231 괴로움과 행복
마히루가 돌아올 때까지 계속 정좌를 하고 있었더니, 목욕하고 돌아온 마히루는 아마네의 자세에 곤혹스러워하며
말했다.
일단 직시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그녀 쪽은 보지 않았는데, 마히루 쪽에서 시야에 들어온다. 그것도,
눈앞에.
마히루가 최후의 양심을 발휘했는지, 위에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있어서 얼굴을 돌릴 것까지는 없지만――
그럼에도 자극이 강해 직시하기 어렵다.
수영복 차림으로 밀착했을 때 쪽이 노출은 많았지만 청초하고 고혹적인 베이비 돌, 게다가 방금 막 목욕을 하고
나온 모습까지 더해져 자극적이었기에 자신의 양심과 이성이 점점 깎이고 있었다.
"...아니 그, 그게."
"그냥 침대에서 기다리는 편이 좋았을 텐데."
"나한테 죽으라는 거야?"
"어째서 그런 발상으로..."
여자애의 침대에서 기다린다니 너무나 큰 고행이다. 싫은 게 아니라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중을 위해
이성의 내구력은 남겨두고 싶은 것이다.
"...어울리나요?"
"어울려 어울려."
"보고 있지도 않은데 잘도 말하네요. 눈도 마주쳐 주지 않고 있는데요?"
부드러운 카펫과 쿠션 덕분에 극단적인 충격은 없었지만 그래도 등에 약깐 느껴지는 통증에 눈썹을 찌푸리며
마히루를 올려다보고, 후회했다.
복장과 자세가 매우 좋지 않다, 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시각적으로는 절경이 펼쳐져 있지만, 너무 봐 버리면 좋지 않을 게 명백하기에 눈을 돌리니 마히루가 아마네
위에서 누르듯이 몸을 기대고 지긋이 이쪽을 본다.
더 이상 좋아하게 될 여지도 없고, 있다고 해도 틀림없이 마히루를 향한 독점욕으로 발전할 것이다. 얽매고 싶은
것도 아니고, 자유롭게 지내는 마히루가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성적인 폭주는 피하고 싶다.
너무 유혹당하면 당분간 침대에서 못 나오게 할 정도로 사랑해 줄 자신이 있으니, 마히루는 적당히 해 줬으면
좋겠는데ーー마히루는 아마네에게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속삭이고 입맞춤을 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이렇게까지 생각해 주다니 행복하네.'라고 느끼며
마히루의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2 화
232 소중히 여긴다는 것
마히루는 자신이 나서서 키스를 할 때가 거의 없기에 미묘하게 시간이 걸리면서도 몇 번이나 입을 맞추며 아마네의
부끄러움과 초조함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즐거운 듯이 보고 있었다.
그 본인도 부끄러움으로 뺨을 발그레하게 물들이고 눈동자에 물기를 띄우고 있지만, 그것조차 요염함을 더해 주는
요인이 되어 있으니 미인이라는 건 정말 빈틈이 없다.
아마네의 반응에 입가를 올리고 아마네의 가슴에 바짝 다가와 눈을 가늘게 뜨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슬슬
한계였다.
솔직히 자러 간다는 얘기를 꺼냈을 때 그렇게나 당황하던 마히루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이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고, 옷차림에 동요할 정도로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자각은 있다.
오늘의 마히루는 상당히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실감하며 다시 신음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목청을 울리며 기분
좋게 웃었다. 그 뺨이 붉게 물들어 있어도, 이제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어차피 자신이 그 이상으로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소악마가 따로 없다니까."
"예전에도 말했지만, 여자아이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천사로도 소악마로도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아마네도 마히루가 받아들이는 그대로 더욱 깊게 입을 맞추고, 도중부터 가슴을 톡톡 얻어맞기 시작했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항의의 목소리일까, 다른 의미의 목소리일까.
그 답을 내놓기 전에, 마히루는 아마네의 가슴을 누르고 입술을 통째로 떼더니 그대로 툭 하고 뒤에 있는 침대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마히루가 새빨간 얼굴에 눈물 섞인 눈으로 노려봤지만 아마네는 키스로 젖은 입술을 핥고 그대로 마히루에게
허리를 굽히며 다가갔고, 마히루는 뒤로 물러난다.
마히루를 몰아붙이듯이 침대에 올라가자 작게 몸을 떨고, 그럼에도 질세라 아마네를 올려다 보더니 어째선지
갑자기 눈을 돌렸다.
마히루가 이불에 들어간 덕분에 시각적으로 안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아마네는 조용히 안도하면서 마히루의
옆에 들어가 가녀린 등을 감싸안았다.
움찔하고 떨린 몸을 떤 마히루에게 작게 웃자, 농락당했다는 걸 한숨으로 느꼈다는 듯 마히루가 몸을 아마네
쪽으로 향했다. 마히루는 부끄러움으로 가득 찬, 불만스럽고 삐진 듯한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툭, 하고 복근을 때리지만,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다. 마히루도 손에 감각을 느끼고 있는 건지, 불만과 감탄이
섞인 듯 입술이 미묘하게 산을 이루고 있다.
"...단련하고 있어서 그런지, 더 안 되네요."
"안 된다는 것의 기준을 모르겠어."
"...치사해요."
그렇게 말하고 아마네의 셔츠 자락에서 손을 넣어 복근을 만지는 마히루에, 틀림없이 키도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하며 마히루가 마음대로 하게 뒀다.
그다지 눈에 띄게 복근이 붙는 타입은 아니지만, 긴장해서 단단해진 것은 실감하고 있다. 달라붙거나 만지고 있는
마히루에게는 더 느껴질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손을 빼 줄거라는 기대를 담은 말이었지만, 마히루는 입술을 꾹 다문 뒤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카라멜색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달콤한 물방울을 떨어뜨릴 것만 같을 정도로 젖어 있고, 아마네의 모습을 머뭇머뭇
살피고 있었다.
아마도, 아니 틀림없이, 마히루는 아마네를 받아들여 줄 것이다. 그것이 마히루의 하나뿐인 소중한 것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이제나저제나 몸을 재촉하는 욕구가,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싶다는 감정이, 이성을 무너뜨리려고 충돌하고
있었다.
"그, 있잖아."
"네, 네."
"나라는 개인에 대해 말하면, 마히루를 내 것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해."
"...네."
"...그치만, 말야. 그,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만약의 경우에는, 곤란한 건 마히루라고 생각해.
아니, 물론 책임은 질 거지만, 법적으로 명확한 관계를 약속할 수는 없어."
책임을 질 수단은 하나밖에 없다. 하지만, 법률상 혼인은 18 세가 되어야 한다. 지금 행위를 통해 만약이
일어나면, 학생일 때에 낳아야 하게 된다. 그건 피하고 싶다.
"나는, 마히루를 좋아하니까 마히루를 존중하고 싶어. 미래에 마히루가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내가 그걸 방해해 버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한때의 감정과 욕구에 마히루의 삶이 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네."
"마히루와 평생을 함께할 각오는 있어. 단지, 나는..."
"그 이상은 괜찮아요."
"...아마네 군이, 저를 최대한 존중해 주고 있다는 것도, 깊이 사랑해 주고 있다는 것도 알았어요. 이렇게
소중히 여겨지고 있다니, 저는...정말로 행복한 사람이에요."
누구보다 행복으로 넘치는 미소를 띄우고 있는 사랑스러운 여자에게, 이번에는 아마네가 키스를 하고 작은 몸을
다시 감싸안는다.
아마네의 갈등을 몸으로 이해한 듯 마히루는 살짝 시선을 내린 뒤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고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분명, 시끄러울 정도로 울리는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선택에 후회는 없다. 마히루를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는 마음에 거짓은 없다.
"...있잖아."
"네?"
"한심한 말 해도 될까?"
"좋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멋있는 점도, 한심한 점도, 부탁도 전부 받아들일게요."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마히루에게 미묘하게 당황하면서도, 아마네는 마히루의 목덜미에 키스하며 결심하고
입을 열었다.
그렇게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 아마네의 배를 어루만지는 마히루에게, 오늘은 정말 못 이기겠다고
절실히 느끼면서 마히루를 끌어안다 말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번역자 후기
아침에 눈을 뜨니, 팔에는 어젯밤에 껴안고 잠들었던 마히루가 없었다. 어째선지 아마네가 생일에 선물로 줬던
곰인형으로 바뀌어 있다.
아마 여기에는 없는 마히루의 짓일 것이다. 방 밖에서 누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거북해졌기에 가능한 한 머릿속에서 떨쳐내며 일어나니, 문 쪽에서 경첩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일어나셨어요?"
확실히 아마네보다도 마히루 쪽이 타인에게 처음 보여주는 표정을 많이 지었기 때문에 그것에 관해서 깊이
파고드는 건 그만두고 싶다. 비위를 거슬러서 아침밥을 못 먹게 되는 건 사양이다.
틀림없이 아마네보다도 열이 가득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가볍게 눈총을 주고, 아마네는 입을
다물고 입고 있던 셔츠에 손을 댄다.
그 순간 마히루가 꺅 하고 한심한 목소리를 내더니 빠르게 방을 뛰쳐나갔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버린다.
'어제 이것저것 봤으면서.'
아침밥을 먹은 뒤에는 자택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마히루가 "벌써 가시는 건가요?"라고 말하려는 듯한
눈동자로 이쪽을 올려다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낮까지 마히루의 집에 얌전히 있어야 했다.
본인은 가는 걸 말리려고 하는 것을 딱히 의식하고 있지 않은 것 같으니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겠지만,
무의식적으로 저런 표정을 지으면 앞으로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양심의 가책으로 곤란해질 것 같다.
체중으로 매트리스에 가라앉는 순간에 옆에 있던 곰인형이 뒹굴 하고 아마네에게 쓰러져 그것을 붙잡으며, '
그러고 보니'하고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기본적으로는 사생활을 배려해서 휴대폰을 본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허락을 받았으니 괜찮을 것이다.
비밀번호는 아마네의 생년월일이었고, 그 귀여움과 흐뭇함에 무심코 위에 올라타 있는 마히루의 머리를 한 손으로
쓰다듬어 버린다.
"...화나셨어요?"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반쯤 묻은 마히루가 머뭇머뭇 물어보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한번 머리를
부스스 쓰다듬는다.
"화 안 났어. 뭐, 나도 마히루가 곰인형 껴안고 자고 있었다면 찍었을 테니까. 침 흘리면서 잔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귀여우셨으니까요."
"그거 칭찬이 아닌데...이건가?"
순진하다고도 볼 수 있는 잠자는 얼굴에 어쩐지 부끄러움을 느끼며 더 이상 볼일이 없으니 마히루에게 휴대폰을
돌려준다.
연인의 방심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독점욕은 기쁘지만, 독점하고 싶은 모습이 귀엽다는 말을 들으면
미묘한 기분이 된다. 아마네가 여자 입장이라면 괜찮았겠지만, 남자이기 때문에 귀엽다는 건 칭찬이 될 수 없다.
"이래도 귀여워?"
"...그런 분위기가 된 아마네 군은 익숙한 느낌이 있어서 귀엽지 않아요."
"익숙하지 않은데. 그, 마히루가 처음이고, 마히루 외에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니까."
"그런 부분이에요. 그런 아마네 군에게는 이렇게 할 거에요."
조금씩 마히루도 익숙해진 건지, 아니면 아마네를 갑자기 놀라게 하고 싶어서인지, 동작은 서투르지만 탐욕스럽게
아마네를 원해 주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몸에서 힘이 빠져 아래에 있는 마히루와의 사이에 있던 공간을 없애
버린다.
"...마히루 너."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잔뜩 보여 주세요."
"정말 소악마같네..."
이성을 일부러 흔들려고 하는 마히루에게 더욱 신음하니, 마히루는 아마네의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희색을 띄우고 있다. 장난스러운 미소가 그것을 더욱 강하게 하고 있었다.
시호코와는 대조적으로 슈토는 차분해 보였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지 손을 닦으며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상냥한 슈토의 눈빛에 거북함을 느껴 시선을 헤매고 있자, 시호코는 지금 당장이라도 마히루의 손을 끌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그리고 아마도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놀리는 게 아니라 감탄하고 안심한 듯한 목소리였기 때문에 아마네도 목소리에서 가시를 빼고 대답한다.
꼬치꼬치 캐묻는 성격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역시 교제관계에 대해 질문받는다고 생각하면 겁이 난다.
"...아빠는 정말 아무 말도 안 하네."
"물어보면 부끄러워하는 게 아마네니까. 삐지기도 할 테고."
"시끄러워."
확신한 듯한 목소리에, 어찌보면 어머니보다 더 나쁘다고 투덜거리며 슈토를 보니 언제나처럼 미소짓고 있다.
"있잖니, 아마네."
"응?"
"비용 걱정은 안 해도 된단다?"
아마네도 마히루도, 공통 인식으로서 미래에는 결혼하게 된다. 그렇기에 지금은 마히루의 몸과 앞으로를 신경써서
몸을 겹치지 않는다는 선택을 했다. 납득할 것도 없이, 어젯밤의 일이다.
"물론, 너희들 스스로 전부 하기로 결심했다면 그렇게 하도록 지지하겠지만 말이야. 그렇지 않다면, 시이나 양
부모님의 몫도 우리가 축하해 줄 수 있게 해 주렴."
정말로 스스럼없이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라고 생각한 아마네를 꿰뚫어본 듯이 웃은 슈토는 아마네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쓰다듬었다.
"아마네가 부모가 되어서 손자 얼굴을 보여주면 돼. 효도는 너희들 생활이 안정된 뒤에 해도 되니까. 다행히
나도 시호코 씨도 건강하잖아. 건강에 신경쓰고 있기도 하고, 집을 위해서도 오래 살 거야. 죽기 전에 좋은
보답만 해 두거라."
살짝 웃으며 아마네를 어린애 취급하는 슈토에 부모님 아이로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가슴에 서서히 스며드는 생각을
느끼며, 아마네는 눈꼬리를 낮추고 만족하며 어린애 취급을 받아들였다.
신규 일러스트
서적판 3 권 권두 일러스트 1
"...저, 저기...웃기시면 웃으셔도 돼요."
기대하던 사복 데이트 간다고 꾸민 거라네요.
신규 일러스트
서적판 3 권 권두 일러스트 2
가장 왼쪽은 카도와키입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이번 일러스트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네요.
작중에서 잘생겼다는 묘사가 많아서 어느 정돈가 싶었는데 막상 보니 오히려 아마네가 낫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6 화
236 비밀 계획
마히루와 시호코가 장을 보고 귀가할 무렵에는 아마네를 응석부리게 하는 슈토의 눈빛과 행동이 평소대로 돌아와
있었다.
그대로 마히루 앞에서도 어린애 취급을 받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으니 다행이지만, 아주 조금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마히루 앞에서는 견실한 남자로 보이고 싶어서 방금 전의 일은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신경써서 침착한
표정을 지어 두 사람을 맞이했다.
시선으로 마히루를 쓰다듬듯이 봤더니 얼굴이 빨개지는 걸 보고 쓸데없는 얘기를 들었을 거라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어 시호코에게 기가 막힌 듯한 눈빛을 보낸다.
정작 시호코는 태연히 웃고 있다.
성취감으로 가득 찬 미소를 보니, 무슨 쓸데없는 얘기를 한 건지 시호코 본인에게 묻고 싶었다.
싱글벙글 웃고 있는 시호코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내고 아마네는 슈퍼 봉투에 담긴 신선한 식품들을 주방으로 옮겨
냉장고에 넣는다.
먹을 것이 4 인분이다 보니 평소의 두 배는 된다. 그게 어쩐지 낯간지러웠다.
잠시 뒤, 예전에 문화제 준비로 키도와 교환한 연락처에 연락해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그, 면접 같은 건?"
"아마 하긴 하겠지만 그냥 합격이지 않을까? 내 소개로 가는 거니까 인성같은 건 문제없을 테고. 그보다 그,
시이나 씨가 이해해 주겠대? 우리 가게에 알바하러 오는 건 좋지만, 시이나 씨가 질투하지는 않을까ー."
"읏, 그건..."
문화제 때, 여자 손님이 아마네에게 말을 걸어서 연락처를 물어봤을 때는 마히루가 삐졌었기 때문에 마히루를
불안하게 하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 물론 바람기같은 건 있을 수 없고 마히루도 바람을 피울 리 없다고 믿고
있지만, 심정적인 문제는 별개다.
비밀로 해 달라고 하면 키도가 마히루에게 말한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반지를 위해 돈을 모은다고 말하는 건
쑥스럽다.
당연히 지인들은 모두 아마네가 마히루를 엄청나게 사랑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을 테고 스스로도 자각은 하고
있지만, '반지를 주고 싶어서'라고 설명하는 건 역시 망설임이 느껴진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키도는 납득해 주지 않을 것이고, 애초에 알선해 주는 상대에게 뭔가를 숨기는 건 좋지
않을 것이다.
"다른 찻집이라도 괜찮으면 소개해 줄게ー. 우리 이모가 하는 찻집인데, 조용한 곳이니까 후지미야 군의
성격에도 맞지 않을까?"
"그건 고마운데...키도는 거기에선 일 안 했어?"
"아ー. 난 말이지ー, 뭐랄까, 이모를 대하기가 거북하다고나 할까..."
"그런데도 소개해 주는 건가. 정말 미안."
"아ー아니 그런 게 아니고, 이모는 자식이 없어서 나를 잘 귀여워해 주는데, 너무 응석을 받아줘서 오히려
자립심이 없어져 버리거든."
싫다기보다는 곤란하다는 듯한 느낌. 아마 시호코가 마히루를 대하는 방식과 비슷할 것이다. 시호코는 마히루가
뭐든 제대로 잘 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이니, 키도와는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일단 이모에게 확인해 보고, 확인을 받고 나면 견학하러 가 보는 건 어때. 그러면 후지미야 군도 일하기 편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게 해 주면 고마운데...그렇게까지 해 줘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후지미야 군이 시이나 씨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까, 도와줄 수 있게 해 줘. 필요하면 반지
상담도 해 줄 수 있는데?"
"...그건 뭐, 그 때 가서 치토세랑 같이 부탁할지도 몰라."
"후후, 맡겨만 두라구."
반지에 대해서는 여성의 의견도 받아들이는 편이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 치토세는 아마네와 마히루를 쭉 지켜봐
줬으니 그녀에게 말하지 않을 수는 없다. 가능하면 두 사람이 도와줬으면 한다.
당분간 나중의 이야기가 될 테니 애매하게 약속을 하고 "또 연락하거나, 아니면 학교에서 보고할게."라는 키도의
말에 전화를 끊었다.
"...아르바이트, 인가요?"
집에 돌아와 거실에서 느긋하게 있던 마히루에게 말을 걸자, 마히루가 의외라는 듯한 눈으로 이쪽을 본다.
참고로 부모님은 함께 주방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다. 마히루가 두 사람의 요리를 저녁으로 먹고 싶다고 졸랐기
때문일 것이다.
"어째서 이 시기에 갑자기. 내년부터 수험생이고, 애초에 지금쯤은 수험 공부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구요."
일단 반지를 줄 때까지는 되도록 마히루에게는 숨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2 학년 후기라는 시기에 알바를
시작하는 건 조금 부자연스럽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지금은 알바도 하지 않는 귀가부이기 때문에 동아리에 소속된 학생들보다 여유가 있으니 공부에 집중할 수 있지만,
알바를 시작하면 필요한 노력의 양은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보다 스스로 하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수업도 지금 이상으로 빈틈없이 들어서 그 자리에서 내 것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니, 제가 참견할 일도 아니고, 거기까지 생각하고 계신다면 아마네 군의 선택을 존중할게요. 그래도,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건 섭섭하지만요..."
조금 쓸쓸하다는 듯이 미소짓는 마히루를 보니 결심이 흔들릴 듯 하지만, 이것만은 포기할 수 없기에 작게 웃는다.
부끄러운 듯이 시선을 내리고 아마네의 팔뚝에 기댄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예행연습을 하듯이 마히루의 손을 잡고
마히루가 더욱 기대오는 것을 받아들였다.
신규 일러스트
서적판 3 권 본문 일러스트 1
"마히룽 마히룽! 올해는 같은 반이니까 잘 부탁해ー!"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8 화
238 대체 휴일 이후의 일
"안녕ー."
"...아마네, 이리 와 봐."
"뭐?"
"됐으니까 빨리."
변화를 눈치챈 이츠키의 예리함은 섬뜩하지만, 앞으로의 아마네와 마히루의 일은 이츠키와 치토세에게도 알려 줄
생각이다. 어디까지 서로의 몸을 알았는지까지는 말할 생각이 없지만, 장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 정도는 말해야
할 것이다.
새삼스럽게 남에게 말하기엔 부끄러운 약속이라는 자각을 하면서 말하자, 이츠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묘하게
기가 막히면서도 감탄했다는 듯한 상반된 감정이 내포된 눈으로 이쪽을 본다.
"나는 졸업하면 마히루와 함께 살아갈 거니까, 그러기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를 할 생각이야."
"준비라니?"
"아, 후지미야 군 안녕ー. 왜 그런 데서 소곤소곤거리고 있는 거야?"
딱 좋은 타이밍에 키도가 교실에 들어욌기에 가볍게 손을 들자, 그녀도 이상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본다.
"아무래도 남자 둘이서 소곤거리는 건 수상한데. 아카자와 군이 후지미야 군한테 이상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는 데
한 표."
"나 그렇게나 믿음이 안 가!?"
"아하하."
그럼 또 보자, 라고 말하고 손을 흔들며 자기 자리로 향하는 키도를 보내고 이츠키를 보니,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과연. 이건 많이 힘들겠네."
"결혼식 비용같은 건 부모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반지 정도는 내가 마련하고 싶어서. 내가 선택한 거고,
내가 바라는 걸 위해서라면 이 정도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지."
"너는 한 번 정하면 그것만 바라본다니까. 대단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하지만?"
"...그런 건, 나한테 먼저 상담한다던가 했어야지."
마침 아르바이트 권유를 해줬던 키도에게 부탁한 건데, 이츠키는 그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네에게 있어서도 가장 친한 동성 친구는 이츠키이고, 지금까지 이츠키에게 여러모로 의지해 왔으니 이번 일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뭐, 당연하잖아? 1 년 반 정도 친하게 지냈는데 아~무것도 상담해 주지 않았으니까 슬퍼질 수밖에 없지."
"윽. 저, 정말 미안해. 다음부터는 조심할게."
"나 참. 매정하다니까. 그보다, 우리한테도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마히룽에게 비밀로 할 수도 없잖아?
서프라이즈로 하고 싶지?"
"...지당하십니다."
"그럼, 제대로 말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구."
"뭐, 아마네가 마히룽과 장래를 생각하고 있다는 건 뻔했지만, 새삼스레 마히룽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
아마네 너 옛날에는 상상도 못 했을 정도로 지금은 데레데레라니까."
"시끄러워."
(데레는 흔히 말하는 츤데레의 그 데레. 호감이 겉으로 드러난다는 뜻.)
여자의 시점으로 도움을 받고 싶기도 하고, 순수하게 친구로서 힘을 빌려줬으면 했기에 깊게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이자 기막힌다는 듯한 한숨이 들렸다.
얼굴을 들었더니 평소의 밝고 명랑한 미소를 띄운 치토세가 가슴을 펴고 있었고, 아마네도 안도한 듯이 웃으며
가볍게 치토세의 어깨를 툭 두드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0 화
240 방과후의 별도 행동
방과후, 여느 때처럼 마히루와 함께 집에 가려 했다가 미안한 듯한 목소리로 거절당한 아마네는 가볍게 웃으며
수긍했다.
애초에 묶어둘 생각은 없고 무조건 함께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왜 이쪽을 신경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직 부모님은 돌아가지 않았다. 내일 돌아갈 예정이라서 오늘은 이 근처를 좀 돌아다닐 거라고 들었다.
"뭐, 그건 그렇고 시호코 씨랑은 차분히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아마네 얘기 이외에는 얘기할 거야."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데?"
"그건 여자의 비밀이라는 거랍니다ー. 그런고로 부인 좀 빌릴게요."
가능하면 이상한 얘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지금은 여기에 없는 어머니에게 염원을 보내며 두 사람이 다정하게
달라붙어 있는 것을 보고 있었더니, 여자아이 한 명이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사랑받고 있다는 말에 부끄러워하는 마히루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넋을 잃었지만 마히루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키도는 약간 일부러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없진 않지만, 그녀에게는 엄청난 빚을 져 버렸기 때문에 불평할 수도
없다.
알바를 하는 이유만은 말하지 말라는 시선을 보냈더니 키도가 싱긋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기에, 아마네는
한숨을 쉬는 걸로 끝내기로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1 화
241 도중의 일
"이모네 가게는 일손은 적은데 요즘 손님이 늘어서 예의 바른 사람을 모집하고 있었거든. 그럴 때에 후지미야
군이 신청해 줘서 운이 좋았어. 후지미야 군이라면 예의 면으로 따졌을 때 괜찮을 테니까."
"예의 바른지는 미묘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일부러 무례한 짓을 하지는 않지만, 예의 바르다는 말을 들으면 의아해진다. 필요한 예의는 갖추며 대할 생각은
있지만, 그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물론 상대가 연상이고 윗사람이기 때문에 경의를 표하며 대하고 있지만, 교사의 기억에 좋게 남는 편이 성적이나
앞으로의 진학에 도움이 된다는 불순한 동기도 있다.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역시 타산적인 면도 있으니 진짜
우등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내가 봐도 귀염성이 없어 보일 것 같아서 어깨를 으쓱하니, 키도는 가벼운 미소를
짓는다.
"좋은 거 아냐? 특정 상황에 맞는 매너와 TPO 를 잘 판단해서 상대를 존중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거니까. 그리고
개인의 의사가 어떻든 간에 눈에 보이는 건 결과 뿐이야."
"...키도는 그런 타입이야?"
"이외야? 난 꽤 명쾌한 타입이라구. 모든 일에 이득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내가 하는 행동에
이득을 바라는 건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해. 항상 좋은 뜻으로 행동하는 것도 아니고."
(TPO: Time, Place, Occasion 을 줄인 일본식 약자)
"이번에도 그래. 나에게도 이득이 있으니까 제안한 거야. 선의 100%가 아닐 때도 있다는 거지."
이런 말을 솔직하게 하는 걸 보면 키도의 좋은 면도 잘 드러나기에, 아마네는 희미하게 쓴웃음을 지으며 "그럼,
이번에 얻는 이득은 뭐야?"라고 물어본다.
"아니, 카야노가 거기에서 일하고 있다는 건 금시초문인데다 난 소개받는 쪽이니까 놀라긴 했지만, 같은 학년
애가 일하고 있다는 건 안심할 수 있어서 좋네."
"그래? 다행이다~."
키도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눈꼬리를 올렸지만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전혀 박력이 없었고, 오히려 더 웃게 만들
뿐이라서 아마네는 일부러 숨기려 하지 않고 웃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2 화
242 일하게 될 곳
살짝 토라진 키도를 달래며 마침내 도착한 가게는 차분함이 느껴지는 찻집이었다.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이용
연령층도 높을 것 같은, 약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정말로 여기야?"
"왜 의심하는 건데. 차분하고 좋은 가게잖아."
"좋은 가게일 것 같긴 하지만 학생이 일하기엔 별로 안 맞지 않아?"
"이런 가게니까 후지미야 군처럼 젊으면서도 제대로 된 사람을 데려온 거야. 일단 이모께 인사하러 갈까?"
그녀가 앞장서서 들어간 찻집은 겉모습을 봤을 때의 기대에 부응하듯 정말로 차분한 곳이었다. 다크 오크와
흰색을 바탕으로 한 심플하면서도 품위 있는 인테리어에, 청소도 빈틈없이 깨끗하게 되어 있는 실내는 고상함이
감돌고 있다.
벽에는 한쪽 벽면을 가릴 듯한 책장이 있고, 책장에는 책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둘러보니 앉을 자릿수는 그리 많지 않다. 카페 체인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은 자릿수는 개인경영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하지만, 그 덕분에 체인점과는 달리 굉장히 조용해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었다.
우연인지, 마침 손님이 없어서 인테리어를 둘러보고 있었더니 안쪽에서 네이비색 앞치마를 걸친 여자가 나타난다.
"어머...아아캬, 어서와."
"오랜만이네요, 후미카 이모."
청초하고 산뜻한 외견과 행동을 보니 키도가 거북해할 만한 요소가 눈에 띄지 않아 아마네는 곤혹할 뿐이다. 조금
이야기하는 걸 본 바로는 지극히 평범한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밤하늘처럼 검은 눈동자가 잠깐 살펴보는 듯한 기색을 보였지만, 다음 순간에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나이에 결심을 굳히다니 대단하네요. 아르바이트를 지원한 건 그것과 관계가 있나요?"
"네. 그게, 여자친구한테 반지를 선물하고 싶어서..."
"멋져라! 꼭 여기서 일해 주시면 좋겠는데...!"
"이모, 바로 정하시는 거에요!?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이토마키는 제대로 된 면접도 없이 채용되어 굳어진 아마네와 놀란 듯이 곤혹스러운 얼굴로 한숨을 내쉰 키도에게
정말로 기분 좋은 듯이 싱글벙글 미소짓고 있다.
"물론, 찻집 경영도 제대로 하고 있으니까 망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돈도 제대로 드릴
거고요."
"이모, 제대로 시급 계산하셔야 돼요. 용돈같은 거 주시면 안 된다구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돌아오는 길에 키도에게 사과를 받았지만, 이토마키의 성격이 세다는 건 이미 들었던 사실이고 저 정도라면
키도가 쩔쩔매는 것도 당연하다. 이토마키는 시호코와는 또 다르게 세게 밀고 들어오는 타입이다.
물론, 슈토의 요리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요리광인데다가 요리를 잘하기도 하기에 아버지의 솜씨는 굉장히
좋다. 많이 먹어서 익숙한 맛이다.
그저 아마네에게 마히루의 요리는 각별하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그걸 지적하기 전에 시호코는 경쾌한 미소를 지으며 아마네 옆으로 빠져나갔기에, 남겨진 마히루를 본다.
"...이상한 건 안 샀지?"
"이, 이상한 건 없는데요...?"
"그래. 그럼 됐어."
솔직해 보이는 마히루를 보고 한시름 놓으며 마히루에게서 종이봉투를 받아든다. 안에 든 게 마히루 물건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짐을 계속 들고 있게 할 수도 없다.
"그러고 보니, 아르바이트 견학은 어땠나요?"
"응, 마음에 드는 것 같아서 채용이래."
"그럼 점주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뭐랄까, 독특한 누나라고 해야 하나..."
"누나라고요?"
"걱정 안해도 돼. 커플을 너무 좋아하고 지켜보고 싶어 하는 타입이라서 나랑 마히루가 사이좋게 지내는 얘기를
듣고 싶어 하던데?"
작은 질투가 생겨날 것 같아서 미리 막아 뒀더니 마히루는 갑자기 얼굴을 붉히면서도 불편한 듯이 몸을 움츠렸다.
"...딱히 의심하고 있는 건 아니라구요? 그래도 혹시 아마네 군에게 반하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지..."
"그럴 리 없어."
"있어요."
어째선지 열심히 말하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불안하게 한 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머리를
쓰다듬는다.
처음에는 약간 불만스러워 보이던 얼굴이 점점 풀어지는 걸 보고, 그대로 부드러운 머리카락의 감촉을 즐기듯이
천천히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는다.
"왜 그래?"
"...그런 점이 좋아요."
"그런 점『이』?"
"그런 점『도』 좋아요. 바보."
"키도가 소개해 주는 거니까 걱정은 없었지만, 하기로 했다니 다행이네. 뭐, 네가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신경 쓰이지만."
"아, 그거 말이지. 뭐랄까, 특이점이 센 사람이었거든."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상당한가 보네."
아마네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더라도 최소한 익숙해질 때까지는 지인들이 직장에 오지 못하게 할 생각이다. 비록
마히루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아침에 마히루에게 그렇게 말했더니 엄청나게 삐져서 아침 시간의 10 분 정도가 마히루 기분을 돌려놓는 겸
귀여워해주는 시간이었다.
그런 마히루는 치토세 옆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치토세는 어째선지 이쪽을 보면서 히죽거리고 있지만,
반응해서 좋을 것도 없기 때문에 일부러 무시하고 있다.
팽팽한 뺨에 미묘한 공격을 하면서 마히루에게 힐끗 시선을 향하니 마히루는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아마네의 시선을 쫓은 이츠키가 "여전히 사랑받고 있네."라며 갑자기 장난을 쳐서 아마네가 눈살을 찌푸리자,
이츠키는 아마네의 주먹을 부드럽게 털어내며 웃는다.
이 나이와 체격에 누가봐도 귀여운 타입인 잠옷을 입는다니 부끄러운 것도 정도가 있다. 하지만, 마히루가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입을 수밖에 없다.
입가를 떨면서 쓸데없는 결의를 하고 있는 이츠키의 어깨를 때리는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반격은 하지 않고 몸을
들썩이며 웃음을 참을 뿐이었다.
평소에는 마히루 일행과 점심을 먹지만, 오늘은 키도의 권유로 키도와 카야노 두 사람과 식사를 하기로 했다.
키도는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직장에서 일하게 될 카야노와 친목을 다질 기회를 만들기 위한 식사라는 것
같다.
키도는 돗자리 구석에 걸터앉은 아마네를 보면서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띄우고 있다.
"아...아야카한테 휘말렸구나."
"휘, 휘말렸다니 실례네! 나는 적절한 인재를 적절한 직장으로 이끌어 줬을 뿐이야ー!"
뾰로통하게 불만을 내비치는 키도는 평소보다 조금 어려 보였고 이런 모습은 아마도 카야노만을 위한 거겠지,
라는 흐뭇함을 느꼈다.
어제는 슈토가 저녁밥을 했고 파스타였기 때문에 이 도시락에는 마히루와 슈토가 미리 만들어 둔 반찬들이 담겨
있다.
아침부터 수고스럽게 반찬을 많이 만들어 준 건 정말 고마우면서도 미안했지만, 두 사람이 즐거워 보였기에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도시락 뚜껑을 열고 오늘도 마히루 수제 계란말이가 들어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아마네를 관찰하고 있던 키도가
호기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키도의 뺨을 잡아당기는 카야노와 혀 짧은 소리로 불만을 호소하는 키도의 모습에 무심코 웃음이 흘러나온다.
사귀는 사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건 소꿉친구의 거리감일 것이다. 이츠키와 치토세 커플과는 다른
거리감을 보는 건 신선했다.
"...ㅇ, 왜 웃는 거야."
"아니, 사이 좋네 싶어서."
"그건 후지미야 군한테는 듣고 싶지 않은데. 시이나 씨랑 알콩달콩하는 주제에."
"그 정도는 아니야."
"아ー니, 알콩달콩 그 자체야. 우리가 봐도 닭살이 돋을 정도인걸."
어차피 카야노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게 될 테니 알바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어차피 질문받게 될 거니까 상관없고,
마히루 본인에게 말하지 않는 한은 문제없다.
카야노의 말에 입술을 비죽인 키도가 벗으면 대단하다는(키도가 한 말) 카야노의 가슴팍을 두드리는 것을,
아마네는 마음 속에서 따뜻함을 느끼며 지켜보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6 화
246 취미는 사람마다 제각각
"아, 알바 말인데, 시작하는 건 조금 기다려 달래. 교대 시간 상담이랑 유니폼 때문에 1~2 주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우연히 다른 점원이 안쪽에 들어가 있을 때 이토마키와 대면해서 의상이 어떤지 몰랐는데, 아마네가 걱정했던
옷은 아닌 것 같아서 안도하게 된다.
"뭐, 그래도 거의 알 수 있다는 것뿐이지 근육의 질 같은 건 만지거나 보거나 하지 않으면 몰라...아, 성희롱은
안 한다구? 나는 합의하에 검사하는 사람이야."
"그, 그래...아니 뭐, 사이즈를 알려 줘야 하는 수고를 덜었으니 잘 된...걸까."
"아야카, 이건 기겁한 거라고. 후지미야도 무리하게 칭찬할 필요 없어."
"사람을 '이거'라고 부르는 건 좋지 않아."
키도는 뾰로통하고 귀엽게 화를 냈지만,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치자 난처한 듯이 눈썹을 내린다.
마히루 수제 계랸말이를 젓가락으로 집으며 "애초에 남에게 불평할 권리가 없기도 하고 말이야."라고 중얼거리자,
키도는 엄청나게 감동한 듯이 몸을 떨면서 미소로 가득 찬 얼굴로 아마네의 어깨를 기쁜 듯이 두드렸다.
어깨가 두드려진 충격으로 젓가락에서 계란말이가 떨어져 마히루 수제 고기경단에 발라져 있는 흑초 소스에 낙하해
있었다.
돗자리나 옷에 떨어지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계란말이의 섬세한 맛을 즐기고 있었던 아마네는 이 맛 변화에
상당한 충격을 받고 굳어버렸다. 그걸 카야노가 망연자실한 걸로 본 것이다.
그리 심각하게 실망한 건 아닌데 키도가 진심으로 사과했기에 아마네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고, 키도는 왠지
굉장히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7 화
247 응석 받아주기의 프로
꽤나 재미있었는지 킥킥거리면서도 어디까지나 점잖게 웃고 있어서 주위의 시선이 힐끔힐끔 이쪽을 향한다.
쓸데없이 웃지 말라고 말하듯이 잡고 있는 손을 꼼지락거렸지만, 그녀의 웃음은 그칠 줄을 모른다. 볼을 꼬집고
싶어도 한 손은 마히루의 손을 잡고 있고, 다른 한 손은 마히루의 가방을 들고 있어서 어쩔 도리가 없다.
부드러운 미소로 미묘하게 간질거림과 어린애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 아마네는 미묘하게 입술에 힘을
줘서 입술이 삐죽 튀어나오려는 것을 억눌렀다.
응석을 받아준다고 해봐야 스킨십과 키스, 포옹 정도인데 마히루 입장에서는 충분히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마냥
응석을 받아주다 보면 힘이 빠져서 헤롱헤롱해지는 건 아마네도 자주 본 적이 있는데, 그 상태로는 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허전해지겠네요."
"마히루는 우리 부모님이랑 있는 게 엄청 즐거워 보이던데."
"그야 즐겁죠. 아마네 군의 옛날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요."
"...응석을 곱빼기로 받아줘야겠네."
"앗, 그, 그건 좀..."
어떻게 놀려 줄지 생각하며 입꼬리를 올리니 마히루는 미묘하게 굳은 표정으로 아마네의 팔에 머리를 갖다 댔고,
슈퍼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머리를 대고 있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8 화
248 응석 받아주고 싶어
딱히 성적으로 만진 것도 아니고 이상한 데를 만진 것도 아닌데 마히루 얼굴이 달궈진 건 마히루 얼굴을 보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서일까,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기대게 하고 있어서일까.
마히루는 간지럼 태우기에 너무 약하기에 일단 조절을 하면서 간지럽히니 마히루는 평소보다 격양된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아마네에게 달라붙어 매달린다. 도망치려 하지 않는 것은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일 것이다.
"힉...후앗, 죄, 죄송해요..."
"...그 밖에 들은 건?"
"이, 이번에는 없어요."
"이번에는?"
"마, 말이 그렇다는 거죠..."
"...만약에 이게 전부 말한 거라고 해도 앞으로도 더 들을 계획이 있는 것 같네요, 아가씨. 제 흑역사만
알려지는 건 좀 치사하지 않을까요?"
"그, 그치만, 제 흑역사 같은 건 그 이전의 문제잖아요..."
그런 화제를 꺼내서 미안하다는 듯 눈썹을 내리고 마히루를 보니, 마히루는 아마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눈치챈
듯이 작게 웃는다.
"그 부분은 딱히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지금의 저한테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지금 당장 만족하고
있으니, 그걸로 됐어요."
"마히루..."
"그리고, 저는 어렸을 때도 얌전한 편이어서 아마네 군 같은 장난꾸러기는 아니었거든요."
"장난꾸러기여서 미안하다...뭐, 마히루가 말괄량이처럼 구는 모습은 상상도 안 되네."
"...전 어렸을 때 별로 귀염성이 없었어요. 정말로 칭찬받고 싶어서 착하게 지냈을 뿐이었거든요. 나이에
비해서는 할 수 있는 게 많았지만, 결국 뒤에서는 귀염성 없는 애라고 험담을 듣기도 했고요."
"누구한테?"
"그 당시에 같이 놀고 있던 아이의 어머니한테 들었었죠...아마네 군. 표정 좀 풀어요."
"하지만..."
마히루는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고 깨끗이 흘려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상처로 남아 있었다면 어떻게든 직접
보고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났다.
얼굴도 모르지만 마히루를 부모님 대신 돌봐준 분께 속으로 엄지척을 하며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고 추억을
되새기는 마히루를 끌어안는다.
번역자 후기
이웃 천사가 지금까지 나온 게 254 화까지라 분량이 얼마 안 남았기도 하고, 사귀고 있는 애들만 보면 지겨우실
것 같기도 해서 다른 작품도 하나 번역하기로 했습니다.
소개글을 올릴 예정이니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9 화
작가 머리말
갑자기 생각이 나서 마히루를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말했더니, 마히루는 팔 안에서 큰 눈동자를 깜빡였다.
"교대 시간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이야기 중이지만 평일에는 폐점 시간까지 있어야 하니까, 아마 집에 도착하면
오후 9 시 정도는 될 거야. 역시 그때까지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서."
"기다릴 건데요."
너무나도 귀여운 걱정을 하는 연인에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버렸고, 웃음소리를 듣던 마히루가 무뚝뚝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든다.
아르바이트할 곳이 정해진 지 일주일쯤 지나자 점주 이토마키에게서 유니폼 준비가 끝났고 앞으로의 근무 시간도
정해졌다는 연락이 왔다.
근무 시간은 평일 내 3 일+토요일, 즉 주 4 일 근무로 정해졌다. 2 학년이라서 수험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학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의 근무다. 부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 구속 시간은 그다지 차이가 없을 것이다.
내년에는 수험도 앞두고 있어서 아마네도 공부에서 손을 뗄 생각은 전혀 없으니 이 근무 시간이라면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반 친구들은 아마네와 마히루가 이웃 사이라는 걸 모르기 때문에 일단 목소리를 낮춰서 얘기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치토세는 싱글벙글 웃고 있고 이츠키는 장단 맞추듯이 휘파람을 불어 대길래 이츠키에게만 가볍게 등에
주먹을 꽂아 두었다.
아프지도 않았을 이츠키는 일부러 비틀거리며 치토세에게 매달렸지만, 부끄러워하는 마히루를 관찰하고 있던
치토세는 "잇 군 무거워."라며 떨쳐냈기에 이츠키는 꽤나 슬픈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 두 사람에게 아마네는 자기도 모르게 웃었고, 마히루도 덩달아 웃었다. 이츠키는 미묘하게 부끄러운 듯이
아마네의 옆구리를 복수라도 하는 것처럼 찔러댔다.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대화를 끝내고 학교를 나와 아르바이트 장소로 향한다.
첫날이기도 해서 동급생이자 아르바이트 선배인 카야노와 같은 날에 출근하게 되었다.
예전에 비하면 사생활의 흐트러짐이 없어지긴 했지만, 마히루에게 의존할 때도 많아서 똑바로 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물론 전부 마히루에게 맡긴 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고 있지만, 내가 나를 보기에는 풀어져
있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키도가 가끔 덜렁거리는 건 봤지만, 그래도 심지가 굳고 배려도 잘하는 믿음직한 여자라고 생각한다. 풀어진
모습을 밖에서는 보여주지 않고 연인인 카야노에게 보여준다는 건 그런 거겠지.
어딘가 그리움이 느껴지는 벨소리를 뒤로하고 들어가자, 예전에 들렀을 때는 못 봤던 남자 점원이 맞이해 주었다.
나이는 대학생 정도쯤 되어 보였다.
이미 알고 있었는지 아마네의 모습을 보고 상냥한 미소를 띄운 남자 점원에게 고개를 끄덕인 카야노는 곧바로
아마네의 등을 떠밀며 안쪽으로 이어지는 복도로 향한다.
"이게 후지미야의 로커야. 열쇠는 여기 있어. 유니폼은 로커에 들어 있으니까 그걸 입으면 돼."
"...안 이상해?"
"별로 문제없어 보이는데. 시이나 씨가 보면 좋아할 것 같네."
"마, 마히루한테는 당분간 보여줄 생각 없는데..."
"시이나 씨가 아쉬워하겠네."
"이미 아쉬워하고 있긴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이해해 줬어."
오히려 설명하게 해 달라는 기세로 웃으며 설명해 주는 모습이 왠지 상상이 돼서 아마네 치고는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짓게 된다.
여자친구가 기세 넘치게 근육의 장점을 포교하고 있는 카야노가 복잡해 보이는 얼굴로 사과했고, 아마네는 어깨를
으쓱하며 걱정을 부정하듯이 손을 흔들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52 화
252 동료에게의 인사
간단한 식사를 만들기 위한 공간인 주방으로 안내되어 카야노에게서 기구의 위치와 설명을 듣고 있던 아마네는
나중에 주방으로 온 이토마키에게 미안한 얼굴로 사과받았다.
푸근한 미소를 지은 이토마키는 "소우지 군, 잠깐 미야모토 씨 일행이랑 교대해 줘."라고 카야노에게 지시하고,
느긋한 동작으로 출입구에서 점원들을 부른다.
카야노는 기운을 북돋워 주듯이 아마네의 등을 가볍게 두드린 뒤 밖으로 나갔다.
주방에 차례로 들어온 것은 아까 카야노와 이야기를 나눴던 미야모토라는 남자와, 약간 웨이브가 진 짧지도
길지도 않은 머리카락과 여자치고는 큰 키가 특징적인 20 대 초반 여자였다. 치토세보다도 키가 주먹 하나 정도는
크다.
카야노가 말했던 걸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녀의 이름이 오오하시일 것이다.
"미안, 깜짝 놀랐지? 나는 미야모토 다이치야. 이건 오오하시 리노. 뭔가 곤란한 일이 생기면 의지해 줘."
"날 '이거'라고 부르지 마. "곤란한 일이 생기면"이라고 했지? 지금 나 곤란한데ー. 잡혀서 곤란하다구ー."
"그럼 제대로 인사해. 이야기는 거기서부터야."
호칭 정도로 뭐라고 할 생각은 없으니 신경 쓰지는 않지만, 쨩을 붙여서 불리는 건 위화감을 떨칠 수가 없다.
미야모토는 "고생한다."라고 말하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이토마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정말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곤하긴 하다.
눈을 돌리며 희미하게 뺨을 붉히는 마히루에게 아마네가 자기 자신도 모르게 웃으니, 눈치챈 마히루가 볼을 살짝
부풀린다. 불만스러운 눈빛이지만, 어딘가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기색도 있다.
뒤돌아서 마히루를 보니, 마히루는 기분이 원래대로 돌아왔는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목욕이랑 식사 중에 뭘 먼저 하실래요?"
매일 식사를 준비해 주는 데다가 이렇게 취향까지 고려해 주다니 고마울 수밖에 없다. 새삼스럽게 정말로 소중한
배우자라는 생각이 든다.
트레이닝을 해 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웃으니, 숨결과 배의 떨림으로 웃었다는 걸 알아챈 듯한 마히루가
배를 톡톡 두드린다.
그렇게 말하고 아마네에게서 떨어진 마히루는 어째선지 기합이 들어간 표정을 짓고 빠른 걸음으로 주방 쪽으로
도망친다.
뭔가 도망치는 방법이 용감해 보인다는 생각을 하며 조용히 웃고, 아마네는 옷을 갈아입으러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연인이 일하는 모습은 당연히 보고 싶죠. 그리고, 키도 씨가 보여주신 카야노 씨의 유니폼 모습을 보니 아마네
군한테 정말로 어울릴 것 같아서..."
"그래?"
"보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요."
"나로서는 보여주는 건 부끄럽기도 하고 내키지도 않는데..."
"...싫으시면 참을게요."
"싫지는 않은데...내 영업 스마일 보는 게 좋아?"
"평소에는 절대로 짓지 않는 표정이니까 역으로 보고 싶다고나 할까요."
"마히루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그건 저한테만 짓는 미소니까 별개예요."
그렇다. 확실히 마히루를 특별 취급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고, 마히루 전용 미소를 지을 자신이 있다.
손님에게 제공하는 커피를 직접 만든 적은 아직 없지만, 연습 삼아 자투리 시간에 뒤쪽에서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이 찻집은 커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맛의 타협을 허용하지 않는다.
콩의 종류나 콩이 얼마나 잘게 분쇄되어 있는지에 따라 추출하는 물의 온도나 물을 추출하는 시간도 달라진다고
한다. 손님에게 제공하는 맛은 '이 맛'이라고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재현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연습해야
한다.
그래도 추출 시간과 기구 사용법만 기억하면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기에, 제대로 지도받은 아마네에게도 연습을
거듭하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응, 맛있네."
미야모토는 따끔하게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친절하고 상냥하게 설명해 줬지만, 역시 남에게 내놓는다는 것에
자신이 없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게다가 사이펀은 유리로 된 기구라서 혹시라도 깨뜨릴
것만 같은 겁이 나기도 한다.
그것도 간파한 건지, 미야모토는 "나도 처음에는 깨뜨릴까 봐 만지는 게 무서웠는데 말이야."라며 경쾌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떨어뜨리거나 난폭하게 다루지만 않으면 괜찮아. 후지미야 군은 물건을 다루는 것도 막 다루지는 않으니까
괜찮겠지."
"그럼 다행이지만요..."
"리노는 첫날에 망가뜨렸으니까 후지미야 군은 조심하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 뭐, 누구든 실패는 하는 법이고
하나쯤 망가뜨려도 크게 야단치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까 안심해. 물론 한꺼번에 여러 개 고장내면 점주님도
곤란한 표정으로 야단치실 것 같지만."
"마치 실제로 보신 것 같은 말투시네요."
"리노가 그랬거든."
"그때는 점주님이 기겁을 하셨었지."라며 그리워하는 듯한 눈빛과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미야모토에게, 아마네는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후지미야ー한 입 주라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