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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 화

01. 천사님은 비도 잘 받는 여자 (01 天使様は水も滴るいい女)

「…… 뭘 하고 있는 거야?」

후지미야 아마네가 그녀――시이나 마히루와 처음으로 말하게 된 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공원에서 그네에
앉아 있던 그녀를 보았을 때였다.

올해 고교 1 학년이 되어 자취를 시작한 아마네의 옆집에는 천사가 살고 있다.

천사라는 건 물론 비유이긴 하지만, 그 비유가 농담이 아닐 만큼 시이나 마히루는 아름답고 가련한 소녀다.

브라운색의 생머리는 늘 매끄럽고, 비치는 듯한 피부는 매끄러움을 지니고 있다. 가지런한 콧날과 긴 속눈썹에
덮인 큰 눈동자는, 실로 인형같이 섬세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녀와 같은 고교, 그것도 학년에 있는 아마네는 마히루의 평판을 자주 들었는데, 문무 양도의 미소녀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정기 고사에서 항상 1 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체육 수업에서도 에이스급 활약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네는 반이 달라 자세히는 몰랐지만, 소문대로라면 완벽 초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결점 다운 결점은 보이지 않고, 용모 단련에 성적 우수, 그러면서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며, 얌전한 성격이라면,
인기가 있는 것도 납득이 간다.

그런 미소녀가 옆집에 살다니, 이 환경은 일부 남자들에게는 몹시 부러운 상황일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마네는 그녀와 친해질 생각이 없었다.

물론, 아마네에게도 시이나 마히루라는 소녀는 매력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고작 이웃사이. 그녀와 이야기할 기회도 없고, 접점도 없다.

친해진다면 남자들로부터 질투도 받을 테고, 애초에 옆집에 사는 것만으로 친해질 수 있었다면, 그녀를 사랑한
남자들도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참에 하나 말하자면, 이성으로서 매력적, 연애 감정을 가지는 것이 꼭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아마네에게


있어서 마히루는 바라보는 것이 제일 좋은 감상용 미소녀라는 인식이었다.

그런 이유로, 새콤달콤한 관계라는 것을 기대할 생각도, 친해질 생각도 없이, 그저 옆집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솔직히 빗속에서 홀로 우산을 쓰지 않고 서있는 모습을 보았을 땐, 뭘 하고 있는지 수상한 자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갈 정도의 빗속에서, 그녀는 학교와 맨션 사이에 있는 공원에서 홀로 그네에
걸터앉아 있었다.

(빗속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어둑어둑하고 비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눈에 띄는 갈색 머리카락과 교복으로 곧바로 마히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왜 거기에, 우산도 쓰지 않고 비에 흠뻑 젖은 채 있는 건지는 몰랐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 듯, 옷이 젖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멍하니 앉아 있다.


약간 상기된 얼굴은 혈색이 안 좋고, 창백해 보이기까지 한다.

자칫하면 눈 깜짝할 순간에 감기에 걸릴지도 모를 상태지만, 그런데도 마히루는 조용히 그 자리에 있었다.

돌아가려고도 하지 않으니, 본인이 좋아서 저러고 있는 것이다. 남이 참견할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공원을 빠져나가려다가 ―― 마지막으로 본 마히루의 얼굴이 어딘가 울 것같이 일그러지고
있기에, 아마네는 긁적긁적 머리를 긁었다.

별로, 그녀와 친해지고 싶다든가 하는 그런 마음은 없었다.

그저, 저런 얼굴을 한 사람을 그대로 두는 게, 어딘지 모르게 신경이 쓰였다. 그것뿐이었다.

「…… 뭘 하고 있는 거야?」

타의는 없다,라는 의미를 담아 되도록 소탈하게 말을 걸자, 빗물로 묵직 무거워진 것 같은 머리카락을 흔들며,
이쪽을 향했다.

여전히, 예쁜 얼굴이다.

비에 젖어 있어도 그 빛은 바래지지 않은 채, 오히려 비조차 그녀의 얼굴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소품이 되어 있다.
비를 맞아도 괜찮은 여자,라는 것이겠지.

뚜렷한 눈동자가, 이쪽을 바라본다.

일단, 마히루는 아마네를 이웃으로 인식하고는 있을 것이다. 가끔 아침에 엇갈리기는 하니까.

하지만 갑자기 말을 건 탓에, 그리고 지금까지 전혀 접점이 없었던 사람으로부터의 접촉에, 암갈색의 눈동자에
희미하게 경계의 색이 번졌다.

「후지미야씨. 나한테 무슨 용건이 있어요?」


아아, 성은 외우고 있었구나,라는 묘한 감회를 느꼈지만, 동시에 이는 아마 경계를 늦출 일이 없구나,라고도
헤아렸다.

낯설지는 않지만 접점이 없었던 타인이 말을 거니, 가드를 굳히는 것도 납득이 갔다.

원래 그녀는 학년을 따지지 않은 채, 교내의 남학생들로부터 고백이나 어프로치를 받고 있는 것 같아, 그다지


이성과 관련되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속셈이 있다,라고도 생각되었을 것이다.

「그냥. 그저 이 빗속에 혼자 이런 곳에 있으니까 신경이 쓰인 것뿐이야」

「그런가요. 걱정은 감사합니다만, 전 그저 이곳에 있고 싶었을 뿐이에요. 전 신경 쓰지 마세요」

경계심을 노출할만한 날카로운 목소리가 아닌, 어디까지나 부드럽고, 그러면서 내면에 들어갈 생각이 조금도 없는
담백한 목소리였다.

(뭐, 그렇게 되겠지)

뭔가 이유가 있음이 확실하고, 관여하지 말라는 거절의 말에, 아마네도 깊게 파고들 생각은 없었다.

원래, 변덕스럽게 말을 건 것뿐이다. 사정을 들으려는 것도 흐름이었을 뿐이므로,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녀가 여기에 있고 싶다면, 그걸로 괜찮을 것이다.

오히려 마히루로서는 왜 말을 걸어왔을까,라고 감정이 생겼을 것이다.

덧없는 미모가 수상한 듯이 이쪽을 바라봤기에, 아마네는 「그런가」라고만 돌려줬다.

여기서 말을 걸면 확실히 미움받으므로, 이제 빠져야 할 타이밍이다.

다행이라고나 할까, 특별히 마히루와 아무런 일이 없었기에, 그냥 방치하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소녀가 흠뻑 젖은 채, 혼자 있는 것도 신경이 쓰였다.


「감기 걸리니까, 돌아가라.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그래서, 마지막에 한 번 참견을 했다.

감기라도 걸리면 왠지 모르게 찝찝할 것 같다, 그런 마음이 들어 지금까지 머리를 덮고 있던 우산을 건네줬다.

그녀가 받도록, 올바르게 말하자면 아마네는 강제로 우산을 건네주고, 그녀의 입술이 움직이기 전에 등을 돌렸다.

빠른 걸음으로 떠나자, 뒤에서 마히루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빗소리에 거의 싹 지워질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기에, 아마네는 그대로 빨리 공원을 빠져나갔다.

뭐 감기만 안 걸리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우산을 떠넘긴 탓인지, 맨 처음 무시하고 지나가려던 죄책감이 살짝
가벼워졌다.

그녀가 대화를 거절했으니, 아마네는 더 이상 연관될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접점도 없고, 이것뿐이다.

재차 귀로로 돌아간 아마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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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 화

02 천사님의 제의

「아마네, 코좀, 시끄러워」

「너야말로 시끄러워」

다음날, 감기에 걸린 쪽은 아마네였다.

급우라기보다는 친한 친구인 아카자와 이츠키의 지적을 받은 아마네는 흥하고 코를 훌쩍이려다 실패했다.


대신에, 코로 숨을 쉬자 쉬익 하는 물소리가 코에서 울린다.

컨디션은 최악으로, 코가 꽉 막힌 탓인지, 아니면 감기 그 자체 탓인지, 머릿속 안쪽부터 욱신욱신 아프다.

일단, 시판된 약은 먹었지만, 완전히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이렇다.

코믹힘으로 인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티슈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걱정이라기보다는


황당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제까진 건강했잖아, 너」

「비 맞았어」

「그랬구만. 근데 너 어제 우산 가지고 있었잖아?」

「…… 남한테 줬어」

아무리 그래도, 학교에서 마히루에게 건네줬다고는 말할 수 없었기에, 애매하게 말을 흐렸다.

거기에, 마히루는 학교에서 얼핏 본 느낌으론, 안색도 나쁘지 않고 괜찮은 것 같았고, 우산을 준 자신만이
감기에 걸려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뭐, 제대로 목욕하지 않은 게 원인이라 자업자득이지만.

「비가 그렇게나 왔었는데 빌려주다니, 너무 사람이 좋은 거 아냐?」 「어쩔 수 없어 보여서, 준 것뿐이야」


「일부러 감기에 걸릴 위험까지 지면서, 누구한테 줬는데?」 「…… 지나가던 미아인 아이?」 아이라고 말하기엔
상당한 몸매를 가졌지만. 그보다는 원래 동갑이지만.

(…… 아 그런가, 미아 같은 표정이었나)

말한 뒤에, 찜찜한 기분이 풀렸다.

그때의 마히루의 표정은, 미아인 아이가 부모를 찾을 때의 모습과 비슷했던 것이다.

「친절하네」

어제 마히루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는 아마네의 심정은 알지 못한 채, 이츠키는 비웃듯 웃었다.

「그런데 뭐, 우산을 빌려줬든 뭐든, 너, 그 후에 대충 몸을 닦고 끝냈잖아. 그게 원인인 것 같은데」 「……


어떻게 안거야?」 「너의 불성실함은 네 집에 가면 금방 알 수 있어」 그러니까 감기에 걸리는 거야, 바보, 라고
자연스럽게 디스를 받은, 아마네는 조용히 할 수밖에 없었다.

이츠키가 말한 대로, 기본적으로 아마네는 그다지 자기 자신에 개의치 않는다.

좀 더 말하자면, 정리 정돈을 잘 못해서 방은 지저분하고, 먹는 것도 편의점 도시락이나 영양 보조 식품, 아니면


외식이다.

잘도 자취를 하겠다고 했구나, 하고 이츠키로서는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그런 생활을 보고 있는 이츠키에게는, 아마네가 대충 지내다가 감기에 걸렸다는 것도 납득이 되었다.


「오늘은 빨리 집에 돌아가서 빨리 쉬어. 주말도 있으니까, 빨리 낫고 와」 「그렇게 할게……」 「간병해 줄
여자친구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시끄러. 여자친구 있는 놈은 조용히 해」 조금 자랑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리는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화가 나 자기 앞에 있는 티슈케이스로 손등을 쳤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컨디션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었다.

두통과 콧물만으로 끝났던 감기의 증상은, 목의 통증과 권태감까지 동료로 삼아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방과 후, 한 눈 팔지 않고 가는 길을 재촉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몸은 감기에 더 걸린 듯 느릿느릿한


발걸음이었다.

그런데도 간신히 맨션의 입구에 가까스로 도착한 뒤, 무거운 다리를 움직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벽에 기댄다.

하아─, 하고 흘러넘치는 숨은 평소보다 거칠고 뜨겁다.

아무래도 학교에서는 참고 있었던 것 같지만, 이제 곧 집에 도착한다고 해서 방심했는지, 몸이 한 번에 안


좋아졌다.

엘리베이터의 독특한 부유감도, 평상시라면 아무렇지도 않았겠지만, 지금은 약간의 고통을 주고 있다.

그래도, 이제 집에 도착한다.

자신의 사는 층에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아마네는 신속한 동작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자신의 집이 있는


복도로 발길을 돌리――다가 굳어졌다.

시선의 끝에는, 이제 더 이상은 이야기를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던, 황갈색의 머리카락을 빗어 넘긴 소녀가


있었다.

힐끔 보기엔, 얼굴에 생기가 있고, 피부도 혈색이 좋아 보인다.

어떻게 생각해도 그녀 쪽이 감기에 걸릴 것 같았는데, 정 반대다. 평소 몸에 신경을 쓰는 것에 차이가 보이고


있다.

마히루의 손에는, 전날, 건네줬던 우산이 제대로 접혀 있었다.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돌려주러 왔을 것이다.

「……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빌린 것을 돌려주는 것은 당……?」

도중에 말을 끊었다, 라기 보다 말이 끊어진 것은 아마네의 얼굴을 보고 나서부터다.

「저기, …… 열이 있죠……?」

「…… 너하고는 상관없잖아」

최악의 타이밍에 우연히 만났다고, 아마네는 눈썹을 찌푸렸다.

우산은 돌려주던지, 돌려주지 않던지, 어느 쪽이든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타이밍에 만나는 건 좋지 않다. 영리한 그녀라면, 곧바로 아마네가 감기에 걸린 이유를
알아차릴 것이다.

「그렇지만, 그건 저한테 우산을 빌려 준 탓에……」

「내가 마음대로 한 일이니까 상관없잖아」

「상관있어요. 제가 그곳에 있어서, 당신이 감기에 걸렸잖아요」 「괜찮아. 별로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아마네로서는, 자기만족으로 한 일로 신경이 쓰이게 되는 게 싫었다.

하지만, 마히루로서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내팽개칠만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단정한 얼굴에는 초조함이 떠올라
있었다.

「…… 됐으니까. 그럼」

대답하고 있는 편이 아마네로서는 괴로웠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마히루의 추궁과 걱정을 피하기로 했다.

휘청거리며 엉성하게 우산을 받은 뒤,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는 것 까지는 괜찮았다.

아마네가 약간 비틀거리며 문을 여는 순간, 몸에서 힘이 빠졌다.

간신히 집에 들어왔다고 안심해버린 것이 나빴던 걸까, 문득 뒤의 벽을 향해 몸이 기울었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울타리는 튼튼해서 부딪친 정도로 넘어질 걱정도 없고, 높이도 있어서 떨어질 일도
없다. 부딪쳐서 아프기는 하겠지만, 뭐 어쩔 수 없지…… 하고 아픔을 각오했다.

그런데, 팔이 잡아당겨 저서 무리하게 자세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 역시 그냥 놔둘 수는 없어요」

가냘픈 목소리가, 약간 흐릿한 의식에 닿는다.

「빚은 갚겠습니다」

열이 올라온 것인지 멍해지기 시작한 머리로 그녀의 하는 말에 대답을 하려다, 그만뒀다.

이해하기 전에, 마히루는 힘이 빠진 아마네의 몸을 지탱하고 아마네의 집의 문을 열었으니까.

「들어갈게요, 어쩔 수 없으니까 용서해주세요」

조용한 음성은 말의 대답을 원하지 않았다.

감기에 걸린 아마네는 저항할 기력도 없이, 끌려가는 대로, 처음으로 또래 여성을 데리고 귀가했다.

간병해 주는 여자 친구는 없지만, 아무래도 간병해 주는 천사는 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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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 화


03 천사님, 간병을 하다

집안으로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한 것은, 열에 젖은 머리로 뒤늦게 자신의 집 상태를 떠 올렸다기보다는
실태를 보고 나서였다.

아마네가 사는 맨션은, 1SLDK.

넓은 거실에 침실, 덤으로 창고까지 있어 혼자 살기에는 상당히 사치스러운 집이지만, 부모님이 유복해, 보안과
교통 편만을 고려해 이곳으로 정해졌다.

자취를 한다면 여기,라고 결정한 것은 부모님이므로 불평할 생각은 없지만, 별로 그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고는 있다. 혼자 살기에는 넓은 집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마네는 자취 중이며, 그리고 정리 정돈을 잘 못하는 남자다.

당연히, 거실은커녕 침실까지 물건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네요」

천사님, 아니 구세주님은 사랑스러운 겉모습과는 달리 몹시 솔직한 말을 아마네에게 주었다.

실제로, 방이 심했기 때문에, 아마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적어도, 타인을 집에 데려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조금은 물건을 치웠겠지만, 그것도 이제 와서다.

요염한 입술에서 한숨을 내쉰 마히루는, 그래도 돌아가지 않고 아마네를 침실로 옮겼다.

중간에 둘이서 넘어질 뻔했기에, 슬슬 성실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위험할 것 같다고 어지럽힌 본인은 생각했다.

「우선, 일단은 나갈 테니까 제가 돌아오기 전까지 갈아입어 주세요. 괜찮죠?」


「…… 돌아올 거야?」

「이렇게 내버려 두면 찝찝하니까요」

전에 흠뻑 젖은 마히루에게 생각했었던 것을 아마네에게 생각한 듯한 마히루가 매정하게 돌려주었기에, 아마네도


그 이상 불평하지 못했다.

마히루가 방에서 나간 뒤, 조용히 명령 대로 실내복으로 갈아입는다.

「…… 정말 지저분하네요, 발 디딜 곳이…… 어떻게 여기서 사실 수 있는 건가요? ……」

갈아입을 때, 중간에 당황한 목소리가 작게 들려서, 상당히 미안했다.

옷을 갈아입은 후, 누웠더니 어느새 잠든 듯,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리자 황갈색의 머리카락이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

그 머리카락을 더듬듯이 시선을 올리자, 아무래도 꿈은 아니었던 듯, 마히루가 아마네를 들여다보듯이 조용히 서
있었다.

「…… 지금 몇 시야?」

「오후 7 시예요. 몇 시간 자고 있었어요」

담담하게 대답한 마히루는 아마네가 몸을 일으키는 것에 맞춰, 컵에 따른 스포츠 드링크를 건네줬다.

고맙다고 말한 시점에서, 겨우 마히루를 향해 눈을 돌릴 수 있었다.

잠을 자서 그런지, 조금은 컨디션이 좋았다.

머리가 차갑다는 것을 깨닫고 이마를 눌러 보자, 천처럼 조금 뻣뻣한 느낌이 손가락 끝으로 잡혔다.
이 집에 있을 리가 없는 냉감 시트가 붙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마히루를 올려다보자, 「집에서 가져왔어요」라는
단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이 집에는 냉감 시트도 없고, 심지어 스포츠 드링크조차 없다. 스포츠 드링크도 그녀가 가져온 것일 것이다.

「…… 일부러 고마워」

「아니에요」

무뚝뚝한 대답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죄책감 때문에 간병을 해주는 것뿐, 아마네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닐 것이다. 애초부터, 거의 안면만 있는
남자의 집에서 단둘뿐이라는 상태로 친근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일단, 책상 위에 있던 약은 이쪽으로 가져왔어요. 배를 채우고 먹는 게 좋은 데, 식욕은 있나요?」

「응, 뭐, 대충은」

「그런가요. 그럼 죽을 만들고 있으니까 드셔주세요」

「…… 마, 마히루의 수제 죽?」

「저 말고 누가 있다는 거죠?. 싫으면 제가 먹겠는데요」

「아니, 먹겠습니다. 먹게 해주세요」

설마 간병 받은 뒤에 손수 만든 죽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 했기에, 한순간 당황하고 말았다.

솔직히 마히루의 요리 솜씨는 미지수지만, 가정과 수업에서 실패했다느니 뭐니 하는 소문은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못하지는 않는 것 같다.

곧바로 고개를 숙여 먹는다고 대답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다소 어이없는 눈빛을 보냈지만, 수긍한 뒤 측면
테이블에 올려놓은 체온계를 건네줬다.

「가지고 올 테니까, 열을 재주세요」

「응」
시키는 대로 셔츠의 앞을 열고 체온계를 들어 올리자, 마히루는 휙 얼굴을 딴 데로 돌렸다.

「제가 방을 나가고 해주세요!!」

목소리가 조금 거칠어진 마히루를 보자, 희미하게 뺨이 붉어져 있었다.

별로 여자와 달리 남자의 가슴은 숨길게 없는데, 하고 아마네로서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그다지 살색에 면역이
없는 것인지, 겨우 앞을 연 것만으로 마히루는 알기 쉽게 당황했다.

흰 뺨을 희미하고 장미색으로 물들인 마히루는 변함없이 고개를 돌리고, 부들부들 떨고 있다. 왠지 귀도 물들고
있는 듯해, 마히루의 수줍음 상태가 보였다.

(…… 아, 뭔가 주변 남자들이 귀엽다고 하는 게 조금 이해가 가네)

아마네에게 있어서 마히루는 분명 미소녀라고 생각되지만, 별로 그 이상의 감상은 떠오르지 않았다. 예쁘고
귀엽다, 그것은 틀림없지만, 그것뿐이었다.

예술품의 아름다움이라고 하면 될까. 예술품에 가까운 듯한 이미지로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미미한 수줍음을 보이며 당황하고 있는 마히루는, 뭐랄까 인간다움을 보여주기에, 묘하게
사랑스러웠다.

「…… 자 빨리, 죽을 가지러 가면 되지 않을까?」

「마,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거예요」

다만, 솔직하게 귀엽다고 말하는 사이도 아니고, 말하면 확실히 이상한 눈으로 볼 것 같아서 감상은 말하지
않았다.

흥미가 없는 듯이 그렇게 말하자, 마히루는 탁탁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간다.

약간 시간이 걸렸던 것은, 동요해서일까, 아니면 방이 난잡해서일까. 아마 후자일 것이다.


멍하니 그것을 생각한 뒤, 아마네는 재차 왜 이렇게 된 거지,라며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 뭐, 책임감과 죄책감 때문이겠지)

보통, 잘 모르는 남자의 집에 들어와 간병은 하려고는 안 할 것이다. 만약 덮치거나하면 큰일이니까.

그 리스크를 가지고도 간병을 선택했으니, 어지간히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거기에 더해서, 아마네의 태도가
분명하게 흥미가 없어 보인다,라는 것도 안심시키는 요인이었을지 모른다.

어쨌든, 마히루는 할 수 없이 간병해 주고 있다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 가져왔습니다만」

조금 열이 있는 머리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자, 조심스럽게 문이 노크 된다.

아무래도 옷을 입었는지 걱정이었는지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 마히루에, 그러고 보니 옷을 풀은 게 열을 재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열을 못 쟀는데」

「제가 없는 동안에 재 놓으세요……」

「미안, 멍─하니 있었어」

솔직하게 사과하고 체온계를 겨드랑이에 끼우자, 이윽고 약간의 전 자음이 흘렀다.

흠, 하고 들어 올려 화면을 보자, 38.3 도로 표시되어 있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높은 숫자다.

옷을 정돈하고 난 뒤, 아직도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 마히루에게 「괜찮아」하고 말을 걸자, 죽을 담은 쟁반을


들고 흠짓흠짓 들어온다.

눈에 띄게 안도하는 것은, 옷을 챙겨 입었기 때문일 것이다.


「몇 도였나요?」

「38.3 도. 약 먹고 자면 나아」

「…… 시판된 약은 어디까지나 대증요법이지, 바이러스 그 자체를 없애는 건 아니니까 확실하게 몸을 쉬게 해


면역기능이 일하게 해주세요」

따끔 잔소리를 받았지만, 걱정에서 오는 말이기에 어딘지 모르게 낯간지러웠다.

정말이라며 한숨을 쉰 마히루는 사이드 테이블에 쟁반을 두고 냄비에,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매실이 들어간 죽. 위의 부담을 생각해서인지 걸쭉한 죽이다.

매실이 들어있는 건, 맛보다는 감기에 좋다고 들었기 때문일까.

김은 나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따뜻함이 전해졌기에, 의도적으로 식혀뒀을 것이다.

죽을 가만히 바라보는 아마네를 뒷전으로, 마히루는 솜씨 좋게 밥공기에 죽을 따랐다.

「자. 아마 뜨겁지는 않을 거예요」

「응, 고마워」

받기는 했지만, 숟가락을 쥔 채 가만히 죽을 바라보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도 의아해하고 있다.

「…… 왜 그러시죠? 먹여달라는 건가요? 그런 서비스는 없는데요」

「아무 말도 안 했거든…… 아니, 요리도 할 수 있구나, 해서」

「자취를 하고 있으니까 당연하죠」

제대로 자취생활을 하지 못한 아마네에게는, 생각보다 아픈 말이었다.

「…… 당신은 요리하기 전에 우선 방을 정리해야 해요」


「맞아」

대충 생각하는 것을 알았던 것 같은 마히루가 재빠르게 다짐을 받아 오기에, 아마네는 가볍게 대답하고 속이듯이
죽을 스푼으로 건져 입으로 옮겼다.

혀에 퍼지는 걸쭉한 죽의 맛은, 역시라고나 할까 쌀 맛을 살려 간이 약하다.

다만, 풀어진 우메보시(매실장아찌)의 순한 신맛과 짠맛이 맛을 잡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그다지 아마네는 짠 우메보시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달콤함이 느껴지는 마일드한 신맛은 좋아해서,
건강했다면 그대로 흰쌀에 얹고 싶은 맛이었다.

「잘하네」

「뭐, 죽이니까 누가 끓여도 다 괜찮잖아요」

후련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였지만, 희미한 미소가 번져있다.

학교에서 이따금 보이는, 외부용 웃는 얼굴과는 또 다른 안도가 포함된 미소에, 무심코 바라보고 말았다.

「…… 후지미야씨?」

「아니, 아무것도 아냐」

한순간 떠오른 부드러운 미소가 곧바로 사라져 버린 것이, 왠지 아깝다.

그런 생각을 했지만 말은 하지 않은 채, 아마네는 또다시 속이듯이 죽을 홀짝홀짝 입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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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 화

04 천사님의 죽과 사정
「…… 어쨌든, 오늘은 안정을 취하시고, 수분 보급을 확실히 해주세요. 그리고 수건은 이쪽에 있어요. 대야에
물을 담아 뒀으니까, 적셔서 짜고 닦으세요」

식사 후, 마히루는 부지런히 뜯지 않은 스포츠 드링크와 물을 담은 대야와 수건, 예비용 냉감 시트를 준비해


측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역시 아는 사이 정도의 이성의 집에 머물기도 그렇고, 아마네로서도 이는 더 이상 힘들다는 걸 알았기에, 그


행동이 고마웠다.

가만히 아마네가 바라보는 가운데, 마히루는 또 준비해야 할 게 없나 확인했다.

(…… 의무감으로 하고 있는 것치고는 부지런하네)

말은 까칠하지만, 담담하게 일을 하는 마히루에게, 뭐랄까, 아마네도 점점 익숙해져서 쓴웃음이 나왔다.

(관련되는 건 이번뿐일 텐데, 공손하네)

아마, 이제 그녀와 엮일 일은 없을 것이다. 우연한 인연으로 간병 받았을 뿐이니까.

그렇다, 이제 그녀와 연관될 일은 없을 테니, 한 가지, 신경 쓰인 점을 물어봐도 좋을 것이다.

약의 효과가 나타난 건지, 권태감은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지만 열은 조금 내려간 것 같다. 사고도 자기 전보다
깨어 있다.

「저기, 뭘 물어봐도 돼??」

「어떤 걸요?」

모든 것을 끝낸 마히루가 이쪽으로 얼굴을 돌린다.


「왜 빗속에서 혼자 그네를 타고 있던 거야? 남자친구랑 싸웠어?」

신경이 쓰였던 건, 간병을 받게 된 계기인, 어제의 일이다.

빗속에서 그네에 타고 있던 마히루는, 왜 그곳에 있었던 것일까?

어딘가, 미아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가 신경이 쓰였기 때문에 우산을 건네줬다.

하지만, 그런 표정을 지었던 이유를 모르겠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기에, 억측으로 남자친구랑 싸웠다,라는 단순한 예상을 했지만, 마히루는 기가 막힌
것처럼 이쪽을 바라봤다.

「공교롭게도 남자친구도 없고 만들 예정도 없어요」

「하? 왜?」

「반대로 왜 제가 사귀고 있다는 거죠?」

「이렇게나 인기가 많으니까 남자 한두 명쯤은 만 난 줄 알았지」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는 아마네에게 있어서, 마히루는 생각보다 인간미가 넘치는 조금 야무진 평범한 소녀지만,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다르다.

청순가련하고 얌전하며 겸허한 미소녀. 천사라 일컬어질 만큼 단정한 미모는 눈길을 끄며, 넋을 잃고 봐버릴 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수석을 차치하고 있으며 스포츠도 만능, 게다가 오늘 알았지만 요리도 잘한다. 그것은 곧 인기로
반영된다.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언뜻 본적도 있고, 급우의 상당수가 마히루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와도 사귀고 있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말한 의미로서의 대답이었지만, 그 말을 들은 순간, 마히루의 표정이 굳어지고 일그러졌다.

「없어요, 몇 사람이나 사귈 만큼 절도 없는 인간이 된 기억은 없어요. 절대로, 있을 수 없어요」

섬뜩할 만큼 사나운 눈동자로, 담담하게 부정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곧바로 뭔가 지뢰를 밟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기에 걸린 탓일지도 모르지만, 한순간 오한이 시렸다. 분위기 탓인지, 방이 으스스하게 느껴진다.

「미안, 그렇게 말할 생각이 아니었어. 사과할게」

「…… 아니에요. 저야말로 화내서 죄송해요」

다만, 고개를 숙이자, 곧바로 차가워진 공기는 산산해졌다.

「…… 어쨌든, 그때의 그 일은 그런 일 때문이 아니라, 그저 머리를 식히고 싶었을 뿐이에요. …… 걱정을 해준
당신이 감기에 걸리게 된 건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괜찮아. 별로,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뿐이니까. 실제로도, 내가 하고 싶어서 한일이고, 죄책감이라든지


가지면 곤란해. 시이나랑 관련되는 것도 이것뿐일 테니」

역시나 죄책감으로 인해 간병을 해준 듯해 보이는 마히루는, 아마네의 마지막 말에 눈을 깜박이며 왠지 모르게


이상하다는 듯이 아마네를 바라봤다.

관련되는 것도 이것뿐,이라는 말이 마음이 걸렸을 것이다.

「접점이 없는 건 당연하잖아? 아무리 네가 학교 제일의 미인이나 천사라고 한들 이러쿵저러쿵할 생각은 없어.


생색을 내거나 잘 되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조금 어색한 듯 눈을 감은 마히루에, 역시인가 하고 쓴웃음이 떠오른다.

이는, 본인의 자의식과잉이기 보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을 것이다.

미소녀에게 도움을 주고 친해지려 한다,라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수법이다.


그런 일을 몇 번이나 경험했을 것 같은 마히루이기에, 그 비 오는 날에 경계를 했던 것도 납득이 간다. 자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니까,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귀찮잖아, 너도.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랑 친해지는 건」

「그건 그렇네요」

「그치?」

본인이 긍정했기에, 조금 재미있었다.

얌전하고 우등생이며 사랑스러운 천사라고 불리는 그녀도, 역시 호불호가 있고 번거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약간의 친근감이 생긴다.

마히루로서는 실언이었던 듯, 그 실언을 꺼내게 만든 아마네를 어렴풋이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그것이 무엇보다, 마히루가 확실하게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뭐, 괜찮잖아? 오히려 안심했어. 천사도 남들처럼 그런 말을 듣게 되면 민폐라는 거니까」

「…… 멈춰주세요. 그 호칭」

아무래도 천사로 불리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 듯, 불만스러운 눈빛이 계속 오고 있다.

그것이 재미있어서, 아마네는 다시 웃었다.

「뭐, 그러니까 볼일도 없이, 일부러 너랑 엮일 일은 없어」

그렇게 단언하자, 마히루는 약간 놀란 듯 눈을 뜨고는, 그 뒤로 어렴풋이 쓴웃음을 지었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 돌아간 마히루를 생각하면서, 아마네는 침대에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약은 효과가 있었지만, 몸은 아직 나른해서, 긴장을 늦춘다면 바로 잠에 빠질 것이다.


눈을 감고, 오늘 있었던 일을 회상한다.

천사(독설계)에게 간병 받았다,라고 누구한테 말해도 믿어 주지 않을 테고, 말할 일도 없다.

오늘 있었던 일은, 아마네와 마히루만의 비밀이다.

비밀이라고 생각하자 묘하게 낯간지럽게 느껴졌다. 그저 귀찮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라는


건데.

다음날부터는, 알기만 할 뿐인 타인.

그렇게 스스로를 타이른 뒤, 아마네는 천천히 의식을 가라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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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 화

05.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에서의 만남

선언했던 대로, 아마네와 마히루는 아는 사이일 뿐인 타인이란 관계로 지냈다.

간병 다음날에 건강해져서,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갈 때, 우연히 마히루와 얼굴이 마주쳤지만, 특별히 대화를
하진 않았다. 다만, 건강해 보이는 아마네를 보고, 조금 안도한 것이 보였다.

주초에 학교가 시작돼도, 변함없이. 남남처럼.

다만, 약간의 변화가 있다고 한다면, 통학 때 만나면 인사를 하게 된 정도일까.

「오~ 아마네, 몸은 좋아졌냐?」

「덕분에 말이지」
지난주에 돌아갈 때, 반 죽어 있던 아마네를 이츠키도 걱정하고 있던 듯, 승강구에서 만나 바로 아마네의
컨디션을 살펴본다. 토, 일요일에 『살아있냐?』라는 메시지가 와 있었을 정도다.

괜찮다고 하는 의미에 메시지를 보내도 반신반의였던 듯, 이렇게 실제로 만나 팔팔한 상태를 본 뒤, 이츠키는
일부로 인듯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만큼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면, 아무리 나라도 걱정이 된다고. 뭐 나았으니 괜찮지만 말이야, 너도
좀 더 착실하게 살아라. 우선 집 좀 치워」

「어딘가의 누군가 같은걸」

「응?」

「아니, 아니야. …… 지난주 토, 일요일에 나도 깨달아서, 곧 집을 청소할 거야」

아니 지금 당장 치우라고,라며 곧바로 추궁당했지만, 그냥 흘러넘겼다.

저건 아마, 반나절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퉁명스럽게 외면한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더 이상 말하진 않았지만, 기가 막힌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 너희 집이니까 네 마음대로 하겠지만. 이번에 갈 땐, 발 디딜 곳 정도는 만들어 줘」

「…… 생각해 볼게」

떨떠름한 얼굴로 실내화로 갈아 신고 학교로 들어가 교실로 향하고 있을 때, 매우 소란스러운 교실이 있어 무심코
곁눈질로 바라봤다.

창문으로 들여다본 그 교실에는, 변함없이 미모를 발휘하고 있는 마히루가, 남녀 따지지 않고 둘러싸여 있었다.

말을 걸면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응대하는 그녀의 모습에, 뭐랄까, 얼마 전 마히루와는 전혀 캐릭터가 다르네,
하고 쓴웃음이 흘러넘쳤다.

그 모습을 본 이츠키도 똑같이 시선을 돌려, 마히루의 모습을 보고는 납득한다는 모습을 보였다.
「아 시이나인가. 변함없는 인기네, 뭐 미소녀니까」

「뭐라 그래도 천사님이니까. …… 이츠키도 시이나가 귀엽다고 생각해?」

「그건 그렇지. 뭐, 나한텐 치이가 있으니까, 단순한 감상용이라는 느낌이지만」

「아, 예에―」

이츠키에게는 치이, 정확하게는 치토세라는 여자친구가 있다.

이 둘은 매우 사이가 좋은 커플로, 함께 있는 모습은 볼 때, 보고 있는 쪽이 가슴이 뜨거워질 정도다.

자랑은 다른 곳에 가서 해줘,라고 팔랑팔랑 손을 흔드는 아마네에, 이츠키는 마음이 상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평소의 일이기에 「매정한 녀석」이라며 웃는다.

「아마네야말로, 시이나를 귀엽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예쁘다. 그것뿐이야」

「단순하네」

「우리들한테는 손이 닿지 않는 그림의 떡이니까. 관련되는 일 없이,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맞는 말이네」

무슨 인과인지 요전 날에는 간병을 받는다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원래 사는 세계가 다르다.

아마네가 마히루와 친해지는, 그런 미래 같은 건 있을 수 없다. 우수한 인간은 우수한 인간과 서로 끌린다.

스스로도 몹쓸 남자라고 생각하는 아마네와 사랑스럽고 뭐든지 할 수 있는 마히루가 어찌 친해질 수 있을까.

그래서, 관련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뭘 먹고 있는 거예요?」
그 생각이 뒤집어진 것은, 베란다에서 젤리 음료를 마시며, 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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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 화

06. 나눔이라는 하늘의 은혜

편의점에 가기도 귀찮아, 집에 있는 젤리 음료를 들이마시면서 울타리에 몸을 맡긴 채, 바깥공기를 들이마시던 중,


우연히 마히루가 베란다로 나왔다.

아마네의 모습을 발견한 마히루는 똑같이 베란다 울타리에서 살짝 얼굴을 내민 뒤 아마네가 마시고 있는 젤리
음료를 본 뒤 눈썹을 찌푸렸다.

아마네로서는, 설마 말을 걸리라는 예상을 못 했기에, 잠시 정신이 나간 것처럼 굳어버렸다.

「보면 알잖아. 불과 수십 초 만에 에너지 보급을 할 수 있는 젤리 음료」

「…… 설마 저녁밥이라고는 말하지 않으실 거죠?」

「저녁밥인데」

「…… 식욕이 왕성한 시기의 남자 고등학생이 단지 그것만?」

「불필요한 참견이야」

평소엔 편의점 도시락이나 슈퍼에서 파는 반찬을 먹고 있기에, 이렇게까지 적게 먹지는 않는다. 오늘은 저녁밥을
사러 가기 귀찮고, 컵라면을 먹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런 젤리 음료를 마시고 있을 뿐이다.

아마 이걸로는 부족할 테니, 나중에 과자 같은 걸 먹게 될 것 같지만.

「…… 요리는」

「안 하고, 못해. 다 알고 있잖아」

「…… 게다가 청소도 못하시고, 잘도 혼자 살고 계시네요……」

「시끄러워. 상관없잖아」
정곡을 찔렸기에, 약간 눈썹을 찌푸린 채, 마시고 있던 젤리 음료를 다 들이마셨다.

청소에 관해선 얼마 전에 깨달은 게 있기에, 어떻게든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듣다 보면 하고 싶은


의지가 줄어든다.

왜 이렇게 귀찮게 따지는 거지, 하고 오히려 이상한 마음이 들었지만, 마히루는 그런 아마네를 가만히 바라보곤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 기다려 주세요」

그렇게 말하자마자, 마히루는 베란다에서 방으로 돌아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마네는 「도대체 뭐야」라고 말을 흐렸다.

기다려 주세요, 라니 뭘 기다리란 거야.

의아한 시선으로 마히루의 방을 향해 바라보지만, 답은 당연히 돌아오지 않는다.

(슬슬 추워져서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기다리라는 말을 들어서 일단은 기다리고 있지만, 가을밤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춥다. 스웨트만 입고 있어서
쌀쌀하다.

그보다, 왜 기다리라고 한 건지 의미를 모르겠다.

하얗게 김이 서릴 정도의 기온 속에서 깊이 숨을 내쉬자, 현관에서 전자음이 울렸다

손님을 알리는 소리에 뒤돌아보았다.


손님이라고 한다면, 한 사람 밖에 없다.

정말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내팽개쳐져 있는 옷이나 잡지를 피해 걸으며 현관으로 다가갔다.

현관문의 구멍으로 보지 않고도 누구인지 알고 있기에, 샌들을 신고 잠금장치를 풀고 문을 열자――예상대로,


아마네의 눈높이 보다 낮은 위치에 황갈색의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있었다.

「…… 뭐 하는 거야? 너」

「당신이 너무 불성실해서 눈에 거슬린 것뿐이에요 …… 남은 거지만, 여기요」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마히루는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아마네보다 작고 가녀린 손에는, 냄비가 있었다. 반투명한 뚜껑으로, 조림 같은 것이 희미하게 보인다.

아직 따듯한 건지, 뚜껑이 조금 흐릿하긴 하지만, 분명 조림일 것이다.

끔벅끔벅 눈을 깜박이며, 왜라고 묻고 싶어 하는 아마네의 시선을 이해한 듯, 마히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이 제대로 먹지 않아서 그래요. 영양 보조 식품은 말 그대로 보조이므로 그걸 주식으로 드시면 안 돼요」

「그런 건가」

「모르는 게 이상한 것 같은데요. 그리고, 방은 청소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발 디딜 곳도 없었는데요」

아마네의 뒤쪽을 보고 기가 막힌 듯, 알기 쉽게 눈동자를 가늘게 뜬 마히루에, 아마네는 말문이 막혔다.

「…… 조금은 했어」

「안 했잖아요. 보통 옷은 바닥에 있지 않아요」

「떨어진 것뿐이야」

「빨아서 말리고 개야 끝나는 거예요. 잡지는 안 읽으면 모아서 묶어두고요. 밟고 미끄러지면 큰일이니까요」

말에 어렴풋이 가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마히루가 순수하게 걱정해 주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기에, 말릴 수 없었다.

애당초, 간병을 해줄 때도 더러운 방 때문에 같이 넘어지기도 했으니, 이런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지만.

하아, 하고 표정을 찡그리는 것도 반론도 할 수 없는 아마네는, 꽉 입술을 다문 채, 마히루의 손에 있는 냄비를


받았다.

천천히 손바닥으로 전해져 오는 따듯함이, 추워지는 이 시기에 반갑게 다가온다.

「…… 그런데, 이거 먹어도 돼?」

「필요 없으면 버릴게요」

「아니, 고맙게 받을게. 천사님의 손수 만든 요리는 평소엔 볼 수 없을 테니까」

「…… 그 말, 하지 말아 주세요, 정말」

반격으로, 놀리듯 학교에서 불리는 통칭을 부르자, 알기 쉽게 흰 뺨이 붉은빛을 띠었다.

본인으로서는, 천사로 불리는 일이 부끄러워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마네도 그 입장이었다면, 분명


싫어했었을 것이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만.

볼을 붉히고 조금 눈물이 맺힌 눈으로 원망하는 듯이 올려다보는 마히루의 모습에, 아마네는 무심코 미소를
지었다.

「미안, 더 이상은 말하지 않을게」

더 이상 말했다면, 분명히 기분이 상했을 테니, 더 이상 놀리지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친하지 않기도 하고.

마히루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듯, 콜록콜록 헛기침을 하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미묘하게 뺨은 붉었기 때문에, 그다지 정신이 가다듬어지지 않은 듯하다.

「뭐, 이건 고맙게 받을게. 별로 그때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별로, 그건 간병한 것으로 끝냈어요. 이건, 저의 자기만족이라고나 할까…… 당신이 제대로 된 생활을 하지
않는 게 보여서, 신경이 쓰인 것뿐이에요」

「알았어」

한심한 모습만 보였으니, 그러한 판단이 내려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아마네의 뒤엔 넘어졌던 복도가 보일 테고, 간병을 하기 위해 집에 들어왔을 때, 모두 보였으니 숨길


것도 없다.

「…… 밥을 잘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는 거예요?」

「그래」

아주 진지하게 묻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조금 피곤한 듯이 대답했다.

받은 냄비를 들고 집으로 들어온 아마네는, 슈퍼에서 받은 서비스용 젓가락을 꺼내 거실 소파에 앉았다.

마히루에게 억지로 받긴 했는데, 과연 맛은 어떨까.

죽은 맛있었다. 약간 감기 때문에 미각이 둔해졌었지만, 죽은 부드럽고 쫄깃했다.

아마, 그걸 토대로 한 바, 마히루는 요리도 잘한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약간의 기대와 주저함을 가지고 냄비의 뚜껑을 열자, 살짝 감도는 조림 냄새.

몇 가지의 야채와 닭고기로 만들어져있다. 국물의 색은 약간 엷었지만, 선명한 갈색과 장식으로 올려진 고명이
있다.

한 입 크기에 맞게 잘려있는 빛깔 좋은 그것들은, 젤리밖에 먹지 않은 아마네의 식욕을 돋웠다.

곧바로 젓가락을 쪼개, 우선 무를 입으로 옮겼다


「오호」

맛은 곧바로 느껴졌다.

건강지향적인 마히루답게, 맛은 약간 얇은 국물을 효과적으로 만든 맛이었다. 그것도 시판에서 파는 수프 맛이


아닌, 제대로 가다랑어와 다시마로 만든 맛이다. 맛이 완전히 다르다.

씹으면 부드럽게 입으로 퍼지는 국물과 조미료, 그리고 야채 본연의 맛.

야채의 맛을 살리면서도 안까지 맛이 스며든 조림은, 그다지 야채를 좋아하지 않는 아마네도 매우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야채를 메인으로 먹으세요,라고 말하듯 약간 적게 들어간 닭고기도 퍼석퍼석함이 일절 없는 포동포동한 마무리.


양 이외에 불평할 거리가 없다.

여고생이 만들기엔, 조금 수수한 선택이지만, 요리사의 역량을 잘 알 수 있다.

요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이 만든 것과는 동떨어진 맛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쌀과 된장국 같은 맑은 국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공교롭게도 밥을 짓지 않았다……라고나 할까 쌀이


없어서, 조그마한 희망도 이룰 수 없다.

새삼스레, 밥이라도 사둘 걸 하고 후회했다.

「대단하네, 천사」

공부도 운동도 가사 전반도 완벽하게 해내다니, 아마 본인이 들으면 싫어할 호칭으로 칭찬을 한 아마네는, 손을
멈추지 않고 이상적인 맛을 가진 조림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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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 화


07. 천사님의 주장

「이거 돌려줄게. 맛있었어」

다음날 밤, 아마네는 빌렸던 냄비를 들고 마히루의 집을 찾아갔다.

확실히 아마네는 가사에 약하긴 했지만, 설거지를 못할 정도는 아니다. 정성 들여 씻고 말린 다음 돌려주는 것이


예의다,라고 생각해 잘 닦은 후 가져왔다.

닦는데 고전했던 것은, 마히루에게 말할 수 없겠지만.

초인종이 울린 시점에서 아마네라고 예상했던 것 같은 마히루는, 누구인지 물어보는 일 없이 밖으로 나왔다.

니트의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아마네의 모습을 확인한 후, 눈동자를 가느다랗게 만들었다.

슬쩍 냄비를 확인하고 「잘 씻으셨네요, 잘하셨어요」라고 아이를 칭찬하듯이 말을 해, 아마네는 무심코 눈썹을


찌푸렸다.

「일부러 와주셔서 고마워요. 그럼」

마히루가 냄비를 가져간, 그 순간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번엔 갑자기 다른 냄비가 아마네의 손에 들렸다.

역시라고나 할까, 따뜻하다.

내용물은 아마 돼지와 가지를 볶은 것 같았다. 약간은 식은 상태로 뚜껑이 흐려질 정도는 아니어서, 제대로
가지의 색과 잘 익은 돼지고기, 그리고 그 위에 뿌려진 깨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색으로 봤을 때, 볶은 양념은 아마 된장. 그윽한 빛깔의 향긋한 가지와 잘 익은 돼지고기가 식욕을 돋웠다.

맛있을 것 같다.

하지만, 왜 또 받은 건지 모르겠다.
「…… 아니, 냄비를 돌려줬는데」

「오늘 저녁이에요」

「응, 그건 아는데」

「일단 물어보는데, 알레르기는 없죠? 좋고 싫고는 받지 않아요」

「없기는 한데, 아니 또 받는 건」

이틀 연속 저녁을 해결해 준다는 것은 뭘까.

영양이 치우쳐져 있는 몸으로서 고맙고, 무엇보다 마히루의 요리 솜씨는 같은 나이의 여자들보다 월등해서, 맛도
맛있을 것이다.

분명히 냄비의 음식도 맛있겠지.

다만, 이걸 같은 학교를 다니는 사람한테 보인다면 대참사가 될 것 같다. 물론 아마네의 평온한 학생 생활이,
라는 의미로.

이 맨션은 자취생활 전용이지만, 설비나 위치로 인해 집세가 비싸다. 마히루 이외에 같은 학교 학생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목격자에 관해서는 걱정을 안 해도 되겠지만, 그런데도 이런 관계를 가지는 건 역시 조금 주저하게
만든다.

「혼자 먹기엔 너무 많아서, 받아 주면 고맙겠어요」

「…… 그런 것이라면 고맙게 받겠지만. 보통 이런 짓을 한다면, 상대가 혹시 나한테 호의가 있나 하고 착각해」

「하시나요?」

「아─니, 안 하네」

바보인가요?라고 말하는 듯한 시선을 볼 때, 그럴 리는 없다.

애초에, 마히루와 같은 미모의 여자가 야무지지 못한 아마네 같은 남자에게 호의를 갖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확실히, 사랑스러운 이웃에게서 밥을 나눠 받는 건, 러브 코미디 만화 같은 전개일지도 모르지만, 서로 러브


코미디 요소는 전혀 없다. 물론 러브도 없고, 대화 속에 코미디도 없다. 내친김에 아마네의 집에는 쌀도 없다.
있는 건, 천사님의 말의 가시와 연민에서 온 정 정도.

「그럼 문제없잖아요. …… 어차피 당신은 편의점 도시락이랑 반찬으로 드시는 것 같으니까요」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어떻게 생각해봐도, 부엌이 제대로 쓰인 흔적이 없었고,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의 할인 전단지가 책상에 많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당신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어요. 건강해 보이지 않는 얼굴이니까요」

집에 한 번 왔을 때, 본 것만으로 이만큼 간파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뺨에 경련이 일어날 것 같았지만,


정확하게 맞추고 있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그럼, 저는 이만」

할 말만 하고, 마히루는 집안으로 돌아간다.

달그락하고 현관문에 도어락이 걸리는 소리를 들으며, 아마네는 받은 냄비를 바라봤다.

손안에서 어렴풋이 따듯함이 전해지는 냄비에, 살며시 한숨을 내쉬고 아마네도 집으로 돌아갔다.

받은 된장과 설탕에 버무린 뒤 볶아진 가지와 돼지고기볶음은 역시 맛있어서, 밥이 먹고 싶어졌다.

결국, 매일 냄비를 줄 때마다 내용물이 들어있는 냄비를 손에 받으면서, 아마네의 식생활은 극적으로 개선됐다.

마히루의 요리는 간이 진하지는 않지만 어느 것이든 밥을 먹고 싶어졌기에, 저녁에는 즉석밥을 준비해 같이 먹게


되었다.

요리 자체는 일본과 서양식을 모두 할 수 있는지, 장르는 매일 바뀌었지만, 모두 맛있었다.


매일 받기에, 기대하는 건 나쁘고 주제가 넘을지 모르지만, 뭐랄까, 길들여지고 있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먹지
못하면 그리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천사의 요리는 의존성이 높은 걸지도 모른다.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순순히 냄비를 받고, 무심코 입맛을
다신다.

「…… 최근 안색이 좋네. 식습관을 바꾼 거야?」

저녁으로 며칠간 영양을 보급하고 있던 탓인지, 안색도 좋아져, 점심시간에 이츠키가 초롱초롱 눈으로 다가왔다.

학생식당에서 시킨 우동을 훌쩍거리고 있던 아마네는, 변함없이 날카로운 이츠키에게 조금 식은땀을 흘린다.

「이츠키, 나는 네가 무섭다」

「왜? 아니, 그보다 적중?」

「아니…… 뭐…… 그렇다고나 할까」

마히루와 맨션에서 엇갈릴 때마다 제대로 드셔주세요 하고 잔소리를 하고, 저녁밥을 나눠주고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생활의 질이 향상됐다.

천사라고 말하고 싶은 맘도 있지만, 약간은 쓸데없는 참견이라는 감정도 조금 있기는 하다

약간 말을 흐리면서도 긍정한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아주 유쾌하게 웃었다.

「그야 그렇겠지. 네가 건강해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생활습관이 안 좋았으니까」

「시끄러」

「근데 왜, 또 바꾸게?」

「…… 강제적으로?」

「하하하, 부모님한테 걸렸냐?」

「…… 그렇지도 않아」

마히루의 그 말투는 ‘따듯한 표현’에 가깝다.

대해준다고 하기엔, 너무 젊은 데다가 귀엽지만, 왠지 모르게 부지런히 보살펴주는 마히루를 아마네는 거절할
생각이 없다.

「…… 이봐 이츠키. 내가 그렇게 건강하지 않아 보여?」

「어, 원래부터 피부도 하얀데, 키는 크고, 덩치가 작아. 무기력한 얼굴이라, 건강하지 못한 것 같은 인상이
야」

「얼굴은 원래 이렇거든」

「알고 있어. 좀 더 생기로 가득 찬 얼굴로 바꾸면 어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 그런가, 죽을 얼굴을 하고 있었구나……」

자신의 얼굴을 거의 거울로 보지 않아서 몰랐지만, 타인에게는 별로 생기가 없는 것처럼 비치는 것 같다.

어쩌면, 아마네의 평상시 표정이 다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기에, 마히루가 걱정했을지도 모른다.

「아마네는 좀 더 겉모습을 신경 써야 해. 산뜻해진다면 괜찮을 텐데」

「자연스럽게 디스 하네, 너」

「아니─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촌스러운 데다가 얼굴이 죽어서 어쩔 수 없잖아」

이걸 기회로 조금은 건강과 함께 몸가짐에 신경을 쓰라고 이츠키에게 참견을 받았기에, 「불필요한 참견이야」
라고 돌려준 뒤, 아마네는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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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 화

08. 천사님은 친환경 서민

「아」

방울을 굴리는 듯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최근에 익숙해진 목소리지만, 여긴 맨션이 아니다. 근처 슈퍼마켓, 과자 판매 영역이다.

일단 사람의 눈이 있는 장소에서 그녀가 아마네에게 반응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아마네는 당황하며,


되돌아보자 약간 놀란 듯한 마히루가 서 있었다.

손에는 슈퍼 바구니를 들고 있었으며, 그 안에는 오늘의 저녁식사에 사용하는 건지, 무 한 통과 두부, 닭고기에
우유가 들어있다.

과자 판매 영역에 잠깐 들렸다가 아마네와 마주쳤을 것이다.

「말해 두겠지만 우연이야. 미행하는 게 아니니까」

「알고 있어요. 주변 슈퍼가 여기밖에 없으니까요」

말하면서 「오히려 어째서 그런 발상이 된 거죠?」라고 어이없어 하는 한숨을 쉬면서 손에 쥐고 있는 메모를 보고


있다.

필요한 것을 적어둔 건 역시 마히루답다.

귀여운 꽃무늬 메모에 적힌 내용을 꼼꼼히 훑어본 듯 마히루는, 과자 코너를 거들떠도 보지 않은 채, 그


맞은편에 있는 조미료 선반을 바라봤다.

간장과 미림, 하고 가련한 목소리로 실로 가정적인 물건을 찾고 있는 모습은, 귀엽기도 했지만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미림은 이쪽이야. 봐봐」

「아, 그게 아니라 미림 같은 다른 거예요. 성인이 아니면 살 수 없으니까요」

「이거 술로 취급하는 거야?」

「단 술 취급이에요. 요리 주는 소금을 첨가해 음용이 아니라서 성인이 아니라도 살 수 있지만요」

미림을 건네주려 할 때,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저은 뒤, 미림풍 조미료를 바구니에 넣는다.

상쾌할 정도로 가사를 하지 않는 아마네로서는 금시초문이었으므로, 무심결에 「헤에」라고 맞장구를 치면서 탁탁


움직이는 그녀의 등을 시선으로 뒤쫓았다.
간장이 진열돼있는 선반을 바라보던 마히루는, 가격이 쓰인 라벨을 알아차린 듯 눈썹을 찌푸렸다.

「…… 한 분 한정, 대 특가 한 개를……」

예비도 사려고 했던 듯, 마히루가 유감스러운 듯이 중얼거리며, 이쪽을 바라봤다.

「…… 사면 되는 거야?」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라 도움이 되네요」

그녀가 말하려고 하는 건 알아차렸으므로, 쓴웃음을 지으면서 간장병을 손에 쥐자, 만족스럽게 입술이 벌어졌다.

「…… 의외로 절약하네」

「절약,이라기보다는 싸게 살 수 있다면, 사는 것뿐이에요. 쓸모가 없으면 넘어가겠지만요」

「일본인 다운 기질이라고나 할까 뭐랄까. …… 뭐, 부모님에게서 받는 돈으로 생활하는 거니까」

아마네도 자취라고는 해도, 부모님에게 돈을 받고 있다.

생각보다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저렇게 예쁘고 안전한 맨션에 살 수 있어서, 정말로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있다. 학비도 있고 송금도 그 나름대로 시간이 걸리므로, 가능한 낭비는 피하고 있다.

「…… 그렇죠. 돈을 받고 있으니까, 절제는 중요하죠」

마히루는 담담하게 말을 돌려주며, 바구니의 내용을 정리했다. 열이 빼앗긴 듯한 싸늘한 목소리였다.

단번에 싸늘한 목소리가 된 마히루에게 조금 놀랐지만, 마히루가 얼굴을 올렸을 땐, 평소의 얼굴로 돌아왔다.

한순간, 보인 어두운 눈동자는, 보이지 않았다.

「…… 그런데, 당신, 그거 사실 거예요?」


화제를 바꾸듯이, 마히루는 아마네가 들고 있던 바구니에 담긴 즉석밥과 포테이토 샐러드를 보고 물었다.

마히루에게 나눠 받는 요리는 맛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평소에는 이렇게 주식과 덤으로 샐러드를 준비해
놓고 있다.

「저녁밥이야」

「불건강」

「시끄러워. 샐러드를 사잖아」

「포테이토 샐러드지만 말이죠. …… 어떻게 그 생활로 건강을 해치지 않았던 건지……」

「쓸모없는 참견이야」

좀 더 야채를 먹어야겠네요, 하고 눈동자를 가늘게 뜬 채, 이쪽으로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고개를 돌렸다.

이러니저러니 이야기를 하면서 계산이 끝났기 때문에, 비닐봉지에 산 것을 넣는데, 마히루는 가방 속에서
에코백을 꺼내 부지런히 넣고 있다.

실로 친환경적이고 서민적인 천사님이다.

그러나, 넣는 건 괜찮지만, 양이 너무 많은 게 아닐까 조금 불안해졌다.

우유에 간장, 미림풍조미료를 넣는 시점에서 3 리터는 족히 넘기 때문에, 물과 비중은 다르겠지만 분명 3kg 는 될


것이다. 그 위에서 식재료, 그것도 무 한 통을 통째로 샀으니, 아무래도 무거울 것이다.

예쁘게 담으며 정리를 하고는 있지만, 이걸 들고 맨션까지 돌아가는 건 중노동이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내가 있어서, 조미료랑 식재료가 많이 필요한 거구나)


아마, 평소보다 많이 만든 다음, 나눠주고 있을 것이다. 항상 받는 양은 한 사람분에 가까워서, 너무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라고는 했지만, 최근엔 일부러 많이 만들고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꽤 신경 써주고 있으므로, 여기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쓸모없는 남자로 남는 것이다.

물건을 다 넣은 시점에서 에코 백의 손잡이를 잡아들어 올렸다. 아마네에게는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여자로선 힘이 들만한 증량을 느꼈다.

마히루는 운동을 꽤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순수한 완력과는 별도의 문제다.라고나 할까 옷 너머로도 보이는


호리호리한 팔뚝에 힘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네의 행동에, 짙은 갈색의 눈동자가 깜박인다.

놀란 것처럼도, 감탄한 것처럼도 보였다.

「…… 딱히 뺏으려고 하는 건 아니야」

「그건 걱정하지 않아요. …… 근데, 그 정도는 들 수 있어요?」

「이럴 때 정도는 순순히 받아들이는 게 더 귀여울 거야」

「전혀 귀염성이 없다는 말투네요」

「학교에서의 태도와 나에 대한 태도를 비교하고 나서 말해」

그것은 자각하고 있는지, 마히루는 약간 주춤했다.

학교에서 보이는, 누구나 인정하는 상냥하고 온후하며 겸허한 면을, 아마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다.

바르게 말하자면, 아마네에게도 상냥하기는 하지만, 말이 단적이라고 말하면 좋을까. 그녀의 안에서는
아마네용의 외부 용이 없는 듯, 언제나 솔직하게 말한다.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는 나아서, 아마네로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지만.

마히루가 입을 다문 것을 본 아마네는, 많은 식료품이 든 에코 백과 자신의 짐을 손에 들고 출구로 향했다.

뒤에서 당황한 듯한 기색이 느껴졌지만, 아마네는 신경 쓰지 않았다. 거리가 텅 비어있어서 마음 놓고 나아간다.


그녀의 보폭을 맞추며 기다리지는 않았다.

안 그래도, 슈퍼에서 곁에 있었다. 옆으로 나란히 서서 귀가하고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보인다면, 귀찮은 일이


될 것이다.

서로, 이 거리가 제일 적당하다.

무관계를 가장하며 큰 짐을 휴대하고, 길을 서두르는 아마네의 등에, 작게 「…… 고마워요」라는 말이 들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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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 화

09. 천사님의 청소 대작전

아마네가 잘 못하는 것은 가사 전반이지만, 가장 못하는 것은 청소다.

요리는, 부상을 입는 것을 전제로 비주얼과 맛을 도외시한다면, 할 수 없지는 않다.

익히고 위에 넣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 아래 비주얼도 나쁘고 맛도 없긴 하지만, 전혀 만들 수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물론 먹고 싶다고 해서, 만들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만들진 않겠지만.

세탁은 애초에 할 수 없다면 생활이 곤란하므로 문제는 없다.

만약의 경우엔, 빨래방이라는 수단도 있고, 평상시엔 세탁기에 넣고 세제를 물과 함께 돌릴 뿐이어서 문제없이
해내고 있다.

다만, 청소만은 아마네가 어쩔 수 없었다.

「어떻게 하지?」
휴일, 마히루한테도 이츠키한테도 청소하라는 말을 계속 들었기에, 간신히 허리를 올린 아마네였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청소를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우선 물건이 너무 많아 어떻게 정리해야 좋을지 순서가 떠오르지
않았다.

우선 시트는 빨고 이불은 말렸다.

여기서 어떻게 청소해야 할까?

옷이랑 잡지들이 널려 있어서, 발 디딜 틈이 없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식품 관련 쓰레기는 냄새가 나기 마련이라 바로바로 버리므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기름때가
끼진 않았다. 그저 오로지 어질러져 있을 뿐이다.

그 어질러짐이 너무 심해 곤란해하고 있지만.

살짝 한숨을 내쉬었을 때, 현관의 초인종이 울렸다.

아,라고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제는 익숙해진 손님,이라기보다는 건네줄 만큼 건네주고 돌아가는 하늘의 은혜이자 배달원 같은 존재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구세주처럼 느껴졌다.

빠른 걸음으로 현관으로 가려다가, 발 디딜 곳이 없어서 넘어질 뻔 한 걸, 벽에 손을 짚고 문을 연다.

「죄송해요, 조금 일찍 냄비를 가져가려…… 뭐 하세요?」

「…… 청소하려고」

몸의 자세를 무너뜨리면서 마히루에게 얼굴을 보이자, 미묘하게 기가 막힌 것 같은 시선을 받았다.


「지금 굉장한 소리가 난 것 같은데」

「…… 넘어질 뻔했어」

「그렇군요. 청소, 시작하지도 않았죠?」

「어떻게 할지 몰랐을 뿐이야」

「그렇군요」

이만큼 심하면 그럴 수 있겠네요,라는 변함없이 기탄없는 의견에 아마네도는 뺨에 경련이 일어났지만, 부정할
말이 없다.

게다가, 여기서 심통을 부려 그녀가 돌아가게 된다면, 청소 상담조차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어떻게 물어봐야 할까?

청소의 요령 같은 것을 물어볼 생각이었지만, 애당초 어드바이스를 줄까…… 하여, 주저하면서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는 아마네의 뒤편, 어질러진 복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뒤의 참상에, 아차, 하고 눈을 부릅떴으니, 마히루에게 있어서는 얼마나 심하겠는가.

「정말, …… 방, 청소시켜 주세요」

「하?」

아마네로서는, 도와달라거나 하는 조언은 너무 뻔뻔스러웠기에 뭔가 조언을 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설마, 마히루가 직접 돕게 해달라고 신청할 줄은 몰랐다.

「옆방이 쓰레기장이라고 생각하기가 싫어요」

그녀의 언동이 다소 신랄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라 화가 나지 않았다. 애초에 사실밖에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박할 수가 없었지만.

「집안일도 못하는데 자취를 하신다고 했네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라는 낙관이 눈에 들어와요.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으니 조금 반성하는 게 어때요?」

끽소리도 못하겠다.

어머니한테 꼼꼼하게 청소할게 하고 말한 뒤, 방치한 결과가 이거다. 완전히 자업자득이다.

「대개, 평소부터 꼼꼼하게 청소했다면 이러지는 않을 텐데요. 평소의 태만이에요」

「……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이렇게까지 들어도 화가 나지 않는 것은, 마히루에게 큰 신세를 지고 있기에, 고개를 들기 어렵다는 것과,


정확하게 아마네의 심정과 과거의 행동을 맞혔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얕잡아보고 이렇게 되었으니. 이미 아마네로서는 그녀의 말에 조용하게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청소해도 될까요? 이 방」

「…… 부탁해도 될까?」

「제가 물어봤으니 당연하죠. 그리고, 전 준비를 해올 테니, 그 사이에 숨기고 싶은 거나 귀중품은 창고로
가져간 뒤에, 자물쇠를 걸어두세요」

「그건 걱정 안 해」

뭐가 슬퍼서, 말은 날카롭지만, 친절한 마음으로 도와주는 인간에게 도난 걱정을 해야 할까.

애당초, 이만큼 남의 일에 신경 써주는 마히루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 걱정되지 않으세요?」

「네가 그런 일을 하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 남성으로서 숨겨 두고 싶은걸,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공교롭게도, 그런 것은 없어」

「뭐, 그렇다면 괜찮지만요. 그럼, 옷을 갈아입고 청소도구를 가지고 올게요. …… 철저히 할 테니까요, 청소」
어깨를 움츠리고는 자택으로 돌아간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 등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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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 화

10. 천사님은 (쓰레기)소탕 대작전 총사령관

다시 집으로 찾아온 마히루는, 조금 전 만났을 때의 복장이 아닌, 흰색 롱 T 셔츠에 카키색 카코 팬츠 차림이다.

몸에 딱 맞는 듯한 T 셔츠는, 가녀리면서도 제대로 된 몸매를 부각시킨다.

긴 머리카락은 요령 있게 동그란 경단 모양으로 정리해, 하얀 목덜미가 보이는 것이 묘하게 신경 쓰였다.

평소 원피스나 스커트 모습만 봐왔기에, 왠지 신선해 보인다.

이러한 보이시한 복장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 실수라고 생각될 정도다.

미인은 뭐든지 잘 입고 잘 어울린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다만, 확실히 움직이기는 편할지 모르지만, 평범하게 외출할 수 있는 외출복이다. 이게 더러워져도 괜찮은
복장인지는 모르겠다.

「더러워져도 괜찮은 거야? 그 옷」

「어차피 곧 버리려고 해서, 더러워져도 괜찮아요」

이렇게 말하면서 에이프런을 입고 있는 마히루는, 다시 한번 아마네의 방의 참상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말해두겠지만, 철저하게, 할꺼라구요?」

「…… 알겠어」

「아신다면, 당장 시작할까요. 저는 만만하지 않아요, 타협은 하지 않을 테니까요」


반대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로 물었기에, 아마네는 「네」하고 고분고분하게 대답을 했다.

이렇게, 천사에 의한 청소 대작전의 막이 열렸다.

「일단 옷은 빨래 바구니에 던져둘게요. 원래, 청소는 위에서부터 아래 순으로 해야 하지만, 이건 청소기를 틀기


이전의 문제에요, 바닥이 전부 물건들 때문에 안 보이니까요. 옷은 너무 많으니까 큰 것이랑 작은 것으로
구분해주세요. 그리고 이거, 입은 거랑 안 입은 것을 구분하신 건가요? 전부 다 빨아도 되나요?」

「마음대로 해 줘……」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청소기를 돌리고 싶어도, 바닥이 온통 물건투성이라, 먼저 그것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 속옷 같은 게 떨어져 있는 건 아니죠?」

「그건 옷장에 있어」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일단 옷은 나중에 돌리도록 하죠, 빨고 말리더라도 청소로 먼지가 날리면 말릴 장소가
없으니까요. 급한 게 아니라면 청소가 끝나고 하세요」

「네에」

「…… 그럼, 잡지로 넘어가서, 처분할게요. 모으고 있다면 모를까, 이 상태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
필요하다면 그 페이지를 스크랩만 하고 나머지는 버리도록 하죠. 묶은 다음에 폐지 처리를 하죠」

조속히 청소를 시작한 마히루는, 아마네 주변에 떨어져 있는 옷을 빨래 바구니에 담으라고 지시하면서, 잡지들을
쌓아올리기 시작했다.

필요한 잡지가 있다면 지금 말하라고 했지만, 특별히 필요한 잡지는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히루는 그것을 보고 가져온 듯한 비닐 끈으로 잡지들을 묶었다.

「옷을 다 모으시면, 다른 잡화류들의 청소를 부탁할게요. 떨어져 있는 잡화들도 이렇게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을 분리해서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
「…… 응」

「지휘에 불만이 있다면 빨리 말해주세요」

「아니, 그게 아니라…… 척척 잘하는구나, 해서」

「안 하기엔, 시간이 없잖아요. 너무 더러우니까요」

「맞습니다」

휴일이라고는 해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청소기를 돌린다고는 해도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 청소기를 돌리기 전 단계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마히루는 가급적 서둘러 정리를 했다.

이렇게까지 하게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반면, 마히루의 지휘 아래 순식간에 정리가 되어가고 있기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시이나 교관……」

「스승으로 우러러보신다면 우선 따라 해주세요. 당신의 물건들은 제가 구분할 수 없으니까 필요한 것만이라도


확실하게 나눠놓아주세요」

「Yes, Sir」

「저를 남자로 만들지 말아 주세요」

자연스럽게 태클을 건 천사님은, 진지한 얼굴로 손이 닿는 범위에 있는 물건들을 분별 및 정리를 하고 있다.

물건을 챙겨 놓는 버릇이 있는 아마네에게, 마히루의 청결함이 고맙고, 부러웠다.

남의 방이지만 거리낌 없이 정리를 하는 마히루는, 실로 가정적인 주부 같은 수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히루 혼자서, 여유롭고 이 방을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다만,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발밑의 주위를 신경 쓰지 못한 것 같다.


이는 확실하게 아마네의 탓으로, 놓여 있던 옷을 밟은 듯, 그대로 마히루는 밸런스가 무너졌다.

마히루의 입에서, 앗,이라는 소리가 샌 순간, 아마네는 반사적으로 마히루가 떨어질 바닥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살짝 달콤한 향기. 거기에 희미하게 섞여 오는 먼지 냄새는, 당황한 탓에 먼지들을 놓쳤기 때문일 것이다.

엉덩방아를 찧는 바람에 엉덩이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허용 범위다.

순간적으로 받아서 다행이다.

「…… 후지미야씨」

마히루가 고개를 들고, 미묘하게 기가 막힌 것 같은 시선을 보낸다. 화는 나지 않은 것 같지만, 뭔가를 말하고


싶은 듯한 표정이다.

「넘어진 제 잘못은 인정하지만, 이런 일이 있으니까 정리를 해야 해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 다치진 않았지?」

「괜찮아요. 일부러 받아주셔서 고마워요. 저야말로 죄송해요」

「아니, 내 탓이니까……」

안 그래도, 가뜩이나 밥을 얻어먹고 있고 청소도 도와주고 있는데, 그것을 원인으로 상처라도 난다면, 차마 눈을
뜨고 다닐 수 없다.

그렇다고나 할까, 너무 미안해서 얼굴도 못 마주치겠지.

원한다면 바닥에 도게자까지 할 생각이었지만, 마히루는 넘어진 것에 대해서 화낼 생각은 없는 것 같다.

하아, 정말, 이라는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작은 악담을 퍼붓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정리하시죠?」


「알고 있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 아니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마음대로 도와주고 있을 뿐이니까요」

조금 당황한 듯 이쪽을 바라본다.

뜻하지 않게 기댄 듯한 몸의 자세로 약간 불안한 듯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기에, 아마네로서는 매우 당황스럽다.

안 그래도, 그다지 여자와 인연이 없는 아마네에게 이러한 거리는 심장에 안 좋은 데, 미소녀와 밀착되어 있다.

아무리 서로 연애 감정이 없다고 해도, 왠지 이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히루가 이 몸의 자세를 의식하지 않는 것 같기에, 아마네는 살그머니 어깨를 잡아 그녀를 옮기고, 얼굴이
달아오르기 전에 일어섰다.

「…… 이어서 할까?」

「그러죠」

다행히도, 마히루는 아마네의 동요를 깨닫지 못한 듯, 아마네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섰다.

마히루는 서로 붙어 있던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 평소 표정을 보이고 있다.

아마네로서는, 뭐 마히루 같이 다수의 남자들에게 호의를 받고 있는 소녀가 이 정도로 동요할 리도 없지, 하고


납득하며 넘어갔다.

태연한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기합을 넣고 청소를 재개하는
것이었다.

「…… 깜짝 놀랐다」

하지만, 아마네도 익숙하지 않은 청소 탓에 온갖 고생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작게 중얼거린 말과 얇은 머리카락 속에 숨어 희미하게 귀가 빨개진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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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 화

11. 천사님, 처음으로

「…… 후우, 깨끗해졌네요」

결국, 아마네의 집을 청소하는데 하루가 지나갔다.

바닥의 물건들을 치우는 데 몇 시간, 그리고 옷을 세탁하거나 선반 위나 조명의 먼지, 창문을 닦고 청소기를
돌리자, 완전히 날이 저물었다.

마히루가 왔을 때, 보였던 태양의 모습이 사라져있어, 두 사람의 분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를 증명한다.

다만, 그 덕분에 아마네의 방은 몰라보게 깨끗해졌다.

바닥에는 물건이 떨어져 있지 않아 바닥이 드러나 있고, 유리창이나 선반 위에는 먼지 하나 없으며. 조명도
먼지가 제거돼 예전보다 밝기가 밝아졌다.

아마네의 방도 청소를 했기에, 바닥의 물건이 없어 느긋하게 자리를 잡고 쉴 수 있게 되었다.

「여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릴 줄이야」

「너무 더러웠으니까……」

「당신이 한 짓이에요」

「말씀하시는 대로입니다」

천사님 겸 구세주님께 너무 고마웠기 때문에, 태도를 낮추고 (도게자는 거부당했으므로), 여태까지 도와준
마히루를 슬쩍 바라봤다.
일부러 귀중한 휴일을 소비해준 마히루는, 쓰레기 봉지를 묶고 있었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대사 치고는, 오히려 성취감이 엿보인다. 다만, 어렴풋이 얼굴에 피로도 보였다.
그녀에게 하루를 헛되이 쓰게 만들었으니, 당연하겠지.

이후 그녀에게 저녁식사를 받기에는 주눅이 들었다.

아직 아무런 말을 듣지는 않았지만, 피곤한데 또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미안했다.

「저녁을 먹기에 쇼핑 가기도 그렇고, 피자라도 시킬까. 오늘은 내가 한 턱 쏘게 해줘. 평소에 자주


얻어먹었잖아」

「그래도」

「나랑 밥을 먹기 싫다면, 피자 한 판을 시켜서 가져가」

아마네와 같이 먹고 싶지 않다면, 그건 그것대로 어쩔 수 없으니, 피자 한 판을 시켜서 가져가면 된다.

같이 먹고 싶다는 것보다는 위로와 감사의 의미였기에, 혼자 먹든 상관이 없다.

「…… 그런 게 아니라, 피자 같은 건, 배달 시켜본 적이 없어서 놀랐을 뿐이에요」

「에, 없어?」

「…… 혼자라 피자를 시킬 일도 없고…… 직접 만들어 먹어요」

「만든다는 발상에 이르다니, 굉장하네」

보통은 피자를 먹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배달을 시킬까와 외식을 한다. 이 두 가지 선택이 보통이다.

일부러 도우부터 만드는 손이 많이 가는 짓을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요리를 잘하면 떠오르게 되는 발상이구나,라는 감상이 떠오른다.

「배달을 시킨 적이 없다니 이상해. 난 평범하게 혼자서도 시켜 먹는데. 그건가, 패밀리 레스토랑도 혼자서 못
가는 파인거야?」
「애초부터 가본 적이 없어요」

「신기하네. 나는 보통 혼자서라도 가는데, 우리 부모님은 요리를 하기 싫을 때, 패밀리 레스토랑에 데려가고.


너희 부모님은 외식을 잘 안 했어?」

「…… 집에서, 가정부가 밥을 만들어 주셨어요」

「뭐야, 상당한 부자잖아」

부유층의 인간이라면, 납득이 된다.

평소 행실이 좋기도 하고, 옷이나 소지품도 고급.

품위 있고 교양 있는 분위기를 볼 때, 오히려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그 장본인은 아마네의 말에 어렴풋이 미소를 띠었다.

「그렇네요, 비교적 유복했다고 생각해요」

쓸데없는 말을 해버렸다고 후회한 것은, 마히루의 미소가 기쁨도 자랑도 아닌, 오히려 자학적인 미소, 또는
자조의 미소라고 해도 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전에도 부모님의 이야기를 꺼내면 어딘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었으니, 아마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파고들이게 안되는 부분인 것 같기에, 더 이상 아마네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인간에게는, 알려지고 싶지 않은 부분이 한두 가지 정도 있다. 건드리지 않는 것이,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상대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뭐, 좋은 경험이 되겠네. 자, 좋아하는 걸 골라봐」

부모님 화제를 건드리지 않은 채, 보관해 둔 피자 광고를 마히루에게 보여준다.

아마네도 가끔 시켜 먹는 가게로, 배달을 하는 가게들 중 가장 맛있는 가게다.


피자를 가마에서 굽는 것 같은 건 당연하다 해도, 표준적인 토핑부터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토핑까지 폭넓게
취급하고 있어 마히루의 입맛에 맞는 것도 안에 있을 것이다.

화제 전환에 올라탄 마히루는 메뉴판을 받아, 재빨리 훑어본다.

투명한 짙은 갈색 눈동자는, 다양한 피자 사진에 꽂혀 있다.

평소엔 그다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눈동자도, 이때는 어딘가 생동감 있게 보였다.

(…… 혹시, 꽤 기대하고 있는 건가)

마음탓인지 안절부절 해 보이는 마히루는, 잠깐 메뉴를 보고서 「그럼 이게 좋아요」라며 조심스레 네 종류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파티용 피자를 가리켰다.

엿보듯이 이쪽을 바라보는 마히루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조금 눈동자가 빛난다.

희미하게 표정도 기쁜 것 같아서, 아마네는 어렴풋이 쓴웃음을 지으며, 스마트폰으로 광고에 게재되어 있는
전화번호를 눌렀다.

약 1 시간 후에 도착한 피자를, 마히루는 재빨리 먹고 있다.

네 종류의 맛을 즐길 수 있기에, 어떤 것부터 먹을지 고민하고 있었지만, 처음은 베이컨이나 소세지가 많은


맛으로 결정한 것 같다.

의외는 아니었지만 비교적 부잣집 아가씨라고 발각된 마히루는, 작은 입으로 피자를 먹고 있다.

실수를 하더라도 먹는 모습이 어딘가 품위가 있어 보이는 것은, 아마 교육을 받은 덕분일 것이다.

늘어나는 치즈에 웃음을 띠며, 약간 입꼬리를 늘리는 모습이, 묘하게 귀엽다.


평상시에는 어른스러워 보이고, 실제로도 차분한 분위기를 뽐냈지만, 지금의 마히루는 나이에 어울리는 분위기다.

냠냠, 하고 작은 입으로 피자를 즐기고 있는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왜 그러시죠?」

「아니, 너무 맛있게 먹어서」

「…… 너무 빤히 쳐다보지 말아 주세요」

다만, 싫은 듯이 눈썹을 찌푸린 건, 귀엽지 않지만.

「…… 뭐랄까, 너는, 정말 귀염성이 없네」

「없어도 괜찮아요. 오히려, 이제 와서 평상시의 학교처럼 행동해도, 당신의 기분이 나빠질 테니까요」

「뭐, 그렇네. 학교의 너보다 여기의 네 쪽이 더 익숙하니까」

마히루와는 학교에서 거의 접점이 없고,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

그저, 동일하게 모두에게 상냥하면서도 빈틈이 없는 아름다운 미소를 보이는 모습을 가끔 볼 뿐이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서는 붙임성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래의 마히루는 아마 이 모습으로, 학교에서는 외부 모드를 발동하고 있을 것이다.

「나로선, 이쪽이 피곤하지 않으니까 괜찮지만」

「귀염성이 없어서요?」

「뒤끝 있는데, 너. …… 뭐랄까, 학교에서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전혀 모르니까」

「식단이랑 수업 내용 말인가요?」

「그렇게 말을 흐릴 줄도 아는구나, 너」
마음속에 본 모습을 숨기고 있다는 의미로 말했지만, 마히루는 그대로의 의미로 파악한 것 같다.

본인으로서는 말을 흐릴 생각이 없었는지 미묘하게 불만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런 게 아니라, 내심을 잘 모르겠다고. 그래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것보다는 약간 인상이
나빠도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쪽이 더 사람들이 다가가기 싶다는 거야」

「…… 학교에서의 행동은, 안 되나요?」

「처세술일 테니까 안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다만, 피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겠지만」

「별로. 어렸을 적부터 이래왔으니까요」

「굳건한 신념인가」

어릴 적부터의 버릇이라면 그 행동이 잘 어울리는 것도 납득이 가지만, 의도적으로 『이상적인 아이』로 있는다,
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어렴풋이 헤아릴 수 있는 가정환경을, 추궁할 수는 없다.

「…… 뭐, 숨을 돌릴 장소가 있다면 좋은 게 아냐? 결과적으로 내가 숨을 돌리는 상대가 되어 버렸지만」

「…… 당신을 보고 있자니, 여러 가지 신경이 쓰여서 숨돌리기가 되지 않아요」

「그건 미안하네」

호들갑스럽게 어깨를 움츠리자, 약간 마히루가 이상하다는 듯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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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 화

12. 친구의 집 방문

그 청소대작전 이래, 마히루와의 나 사이에 있던 벽이 얇아진 것 같지만, 특별히 거리가 가까워 진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는 전혀 접점이 없으며, 저녁을 나눠줄 때, 가끔 잡담을 하는 정도.


며칠 전에도 방을 제대로 정리해주세요, 라는 취지의 말을 받았다. 이러니 저러니 말은 해도, 역시 잘
보살펴주는 소녀라는 것을 통감한다.

꼭 정리하라는 조언을 받은 아마네는 내침 김에 정리하는 조언까지 받아서, 아마네의 집은 청소했을 때 그대로


유지되어 있었다.

「깨끗해졌네」

깨끗해졌다는 것은 휴일에 이츠키가 찾아와, 좋은 방향으로 바뀐 방을 바라보고 감탄의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설마 이렇게까지나 깨끗해질 줄이야. 엄청 더러웠었는데. 전에도 도와줬는데 금방 더러워졌었고」

「시끄러워」

「벌써 며칠이 지나도록 바닥에 물건이 떨어져 있지 않은 상태가 계속되다니」

「안심해라, 신기록이야. 벌써 2 주째야」

「신기록이 2 주라니, 수치심을 가져야 하는 거 아냐?」

보통은 바닥에 물건을 놔두지 않는다, 라는 정론을 듣고 미세하게 얼굴을 찡그렸지만, 이츠키는 친절하게 상식을
말하고 있을 뿐이기에, 반론을 할 수 없없다.

애당초, 마히루에게 도움을 받기 전에, 이츠키에게 폐를 끼치고 있었기에, 이러한 점에서는 강하게 나올 수 없다.

침묵을 지킨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유쾌하게 웃었다.

「그런데, 이렇게나 깨끗해졌다면, 치이도 데려올 수 있겠는 걸」

「그만둬, 너희들의 꼼냥꼼냥을 왜 집에서도 봐야 하는 건데」

「사양하지 마」

「우리 집을 집합 장소로 삼지마」


무슨 잘못을 했길레, 친구 커플의 사이좋은 모습을 봐야 하는 건가.

이츠키가 농담으로 말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항상 두 사람의 낯뜨거움을 보고 있는 몸으로서 그다지 웃을


수 없다.

그러한 건, 각자 집에서만 해줬으면 한다.

「뭐 농담이야. 이만큼 깨끗해지면, 더럽히지는 않는 구나?」

「선처는 하고 있어」

「너라는 녀석은…… 뭐 상관없지만. 물건을 내버려두는 버릇은 고치는 게 좋을 걸」

「참견이야……」

「아이참─아마네, 방은 제대로 청소하지 않으면 안 된단다―?」

「징그러워, 그리고 묘하게 우리 엄마랑 말투가 닮아서 무서워」

일부러 교태를 부리며 가성으로 주의를 주는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등골이 떨렸다.

이츠키와 어머니는 서로 면식도 없었지만, 어쩐지 비슷해서 오싹했다.

애당초, 남자가 여자를 따라하는 게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즉각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으엑, 하고 혀를 내미는 아마네에게 이츠키가 유쾌하게 웃는다.

「아마네의 어머니는 이런 느낌인가. 우리 집은 정말 매정한데」

「오히려 그 쪽이 부러워. 우리 엄마는 무슨 일에든 신경을 쓰니까」

「아들을 생각해주는 좋은 어머니잖아」

「저건, 부모님이 자식이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니까……」

「아니, 뭐 아마네가 야무지지 못하니까, 상관하지 않을 수 없잖아」

「시끄러. 그것 말고도 엄마는 너무 신경을 쓰니까」


외동이라 그런지, 아마네의 어머니는 항상 아마네를 신경 쓴다.

응석을 받아 주는 것과는 다르지만, 어쨌든 이것저것 보살펴 주거나 신경써주기 때문에, 싫어하지는 않지만 약간
상대하기 곤란했다.

고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본가와 떨어져 자취를 할 때도, 여러 가지 말을 듣기도 했고, 가끔 불시에 체크를 하러
오려고 하기에, 꽤 큰일이다.

「뭐, 그 만큼 아마네를 소중히 여기시는 거잖아?」

「사랑이 너무 무거워」

「단념해. 머지않아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 알 테니까」

「경험한 것처럼 말하는 데, 너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반항중이잖아」

「하하하, 치이랑 관련된 일이니까 어쩔 수 없지」

아버지와 여자친구 문제로 여러 가지 옥신각신 하고 있는 이츠키가 말하기에, 그다지 설득력은 없지만, 말하고
있는 내용은 그 자체로 일리가 있기에, 조용히 들었다.

이 녀석은 이 녀석대로 문제를 안고 있구나, 하고 살짝 한숨을 내쉬었지만, 당사자인 이츠키는 아무 일도 없는


듯한 태평한 표정이다. 다만, 「나랑 치이의 관계를 방해한다면, 더 심하게 할 생각이야―」라고 약간 위험한
말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아빠는 어떻게든 될 테니 상관없어. 우선 아마네부터 제대로 생활을 해야지―?」

히죽 웃은 이츠키에게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라며 차분한 얼굴을 만들고 돌려주며, 어딘가의 누군가와 같은
말을 하네, 하고 살그머니 쓴웃음을 지었다.

이츠키가 아마네의 집을 찾아온 이유는 생활을 검사하…… 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놀러 왔기 때문에, 방의
이야기는 빨리 끝내고 둘이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당초의 목적은 일주일 뒤에 있는 시험 공부였을 텐데, 어느샌가 놀기로 바뀌었다.


「너, 쓸데없이 회복 아이템을 쓰면, 부족할 걸」

「어떻게든 되겠지」

「아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니, 레벨도 오르지 않았는데, 그거 괜찮은 거냐……」

스릴을 맛보는 걸 좋아하는 이츠키에게 어떻게 달려들까 고민하던 아마네였지만, 집에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곧바로 다른 고민이 떠올랐다.

「응? 손님?」

이츠키도 게임을 메뉴 화면으로 돌리고 고개를 올린다.

특별히 다른 사람에게 이 집을 알려준 적도 없고, 집을 찾아올 친구도 별로 없다. 애초에 손님이라면, 건물


입구에서 호출이 올 것이다.

「누군지 모르겠네, 이웃 이웃인가?」

「그렇구만―」

「잠깐, 갔다올게」

경련이 일어날 것 같은 얼굴을 어떻게든 숨기면서 적당히 이츠키를 속이고 빠른 걸음으로 현관으로 향한다.

초인종을 누른 뒤, 그녀가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이쪽도 확인하지 않은 채, 재빠르게 문을 열고, 모습이 안 보일 사이에 밖으로 나와 그대로 문을 닫는다.

아니나 다를까 마히루가 있다, 아마네는 평상시와 다른 모습의 아마네의 모습을 보고 끔뻑 눈을 깜빡이고 있는
그녀에게 「쉬잇―」하고 손가락을 올렸다.

「…… 작은 목소리로 말해줘. 이츠키가 와있어」


「이츠키?」

「친구야. 놀러 왔어」

「그래서..」

아마네의 비밀스러운 행동에 납득을 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그 이상은 추궁하지 않은 채 평소처럼 냄비를
아마네에게 건네줬다.

내용은 오뎅으로, 추워진 지금의 계절에 딱 맞는 음식이다.

고맙게 음식을 받은 아마네는, 음식을 건네준 마히루에게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 아니 정말, 너한테 항상 고맙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말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네. 미안해」

「별로, 사례를 바라고 드리는게 아니니까 괜찮아요. …… 잘됐네요, 친구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됐으니까요」

「도게자를 해서 감사를 표할까?」

「그만둬주세요」

제가 나쁜 여자 같잖아요, 어이 없는 듯한 눈빛을 주기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었다.

묘하게 말에 진심이 섞여 버린 건, 그녀에게 정말로 고맙기 때문일 것이다. 도게자를 해도 괜찮을 정도로 신세를
지고 있다.

아무래도 이만한 양을 공짜로 받기에 곤란해서, 이번에 다시 한번 식사비를 이야기 하고 싶다.

「…… 그럼, 친구가 있으니, 더 이야기를 할 수도 없으니. 실례할게요」

「…… 항상 고마워. 이츠키한테는 비밀로 할게」

「그렇게 하세요」

「뭐, 설령 말한다 해도 안 믿겠지만」

「그렇네요」
믿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복잡해지긴 하겠지만, 아마네가 아츠키의 입장이었어도, 사실, 시이나가 내 밥을
만들어주고 있어, 라는 말을 듣는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망상이라고 하겠지.

그 만큼 천사님은 그림의 떡이라는 존재다.

잘생긴 남자라면 몰라도, 자신처럼 시원치 않고 야무지지 못한 남자에게 손수 만든 요리를 만들어주다니, 보통은
천지가 뒤집혀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

「어떤거요?」

「나한테 이렇게 밥을 계속 나눠주는데 이유가 있어?」

보통, 노력도 돈도 들이면서, 무상으로 요리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아마네가 반대의 입장이었어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만에 하나라도 없는 확률을 기대할 생각은 없지만, 이상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마네의 질문에, 마히루는 조금 생각하듯 시선을 위로 올린 후 표정도 바뀌지 않은 채 「저의 자기만족이에요」


라고 돌려주었다.

「아무런 이유는 없어요. 한 사람 몫을 만드는 것보다 두 사람 분을 만드는 게 편하기도, 단순히 대접하는 걸


좋아해서 하는 것 뿐이에요」

「요리를 좋아한다는 거야?」

「뭐, 그것도 있어요. 당신은 착각없이 그저 맛있다고 해주니까 편하기도 하고, 당신의 식생활은 보고 있자니,
불안하기도 해서, 그냥 자기만족이에요」

「…… 그런건가?」

「그런거에요. 그러니까, 느닷없이 나타난 행운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알았어」

더 이상은 마히루도 대답할 생각이 없는 듯, 인사를 한 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 그런걸까)
공짜로 주기엔 적당한 양이 아닌데, 라고 생각하며, 아마네도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누구였어?」

「이웃. 음식을 나눠받았어. 냉장고에 넣고 올테니까 먼저 플레이 하지마」

「아, 미안, 이미 보스를 깨버렸어」

「장난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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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 화

13. 천사님과 엉뚱한 전개

아마네와 마히루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공원은 귀갓길에 있다.

아마네가 사는 맨션은 가족용이라기보다는 작은 인원이 사는 맨션으로 아이는 적고, 주변 맨션도 비슷하다.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조성된 공원은 조촐하고 아담하면서도, 횡 하다는 느낌을 준다.

아이들도 놀고 있지 않아, 한산한 그 장소에――학교에서 귀가하던 도중에 마히루를 발견했다.

「너 이런 데서 뭐하고 있는 거야?」

「…… 아무것도 아니에요」

벤치에 앉은 채, 미동조차 하지 않는 마히루는, 아마네의 모습을 깨닫고 눈을 가늘게 떴다.

이번에는 전과 달리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기에 시원스레 말을 걸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딱딱하다.


경계하고 있다,라는 분위기가 아닌, 뭔가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같은 분위기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라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얼굴로 앉아 있지 말던지. 왜 그래?」

「…… 별로……」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던 것이 신경이 쓰였지만, 마히루는 그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밖에선 연관되지 않는다는 조약이 맺어져 있지만, 이번에는 마히루가 뭔가 곤란해 보였기에 무심코 말을 걸어
버렸다.

마히루로서는, 그다지 말을 걸기를 원하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뭐 말하고 싶지 않다면 어쩔 수 없지, 하고 표정이 굳어진 마히루를 바라보자, 코트에 흰 실이라기보다는 털이


여럿 묻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교복에 털이 붙어 있는데, 개나 고양이랑 놀고 있었던 거야?」

「놀지 않았어요. 그냥, 나무 위에서 꼼짝도 못 하던 고양이를 내려준 것뿐이에요」

「뭐, 그런 엉뚱한 일을. …… 아─그런 거냐」

「네?」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절대 움직이지 마」

마히루의 말로 왜 벤치에 계속 머물고 있는지를 뒤늦게 이해한 아마네는, 후~ 하고 한숨을 쉬며 일단 그 장소를


떠났다.

마히루는, 시키는 대로 분명 저기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기보다는,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맞겠지만.

이상한 곳에서 강한 척을 하는 녀석,이라고 혼잣말을 흘리며 주변에 있던 약국에서 습포와 테이프, 편의점에서
커피용 컵 얼음을 구입해 마히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역시 그대로 그녀는 앉아 있었다.
「시이나, 양말 좀 벗어봐」

「네?」

단적으로 말하자, 마히루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아니 그런 소리 말고…… 이봐, 블레이저코트를 입었으니까 양말 좀 벗어봐. 우선 다친 곳을 찜질하고 습포를


붙일 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스타킹을 벗게 하고 기뻐하는 취미는 없기에, 변명으로 미리 산 봉투를 흔들자, 마히루의 얼굴이
알기 쉽게 굳어졌다.

아무래도 적중인 것 같다.

「…… 어떻게 아셨어요?」

「신발을 한 짝만 벗고 있기도 하고, 미묘하게 발목의 굵기가 다르니까. 그리고 거기서 일어나려고 하지
않으니까 알았어. 고양이를 도와주고 발을 다치다니 정말 이상하네」

「시끄러워요」

「네네. 자, 양말을 벗고 발을 보여줘」

조금만 주의해도 알 수 있는 일인데, 알아차린 것이 예상 밖이었는지, 떫은 얼굴을 하고 있다.

다만, 순순히 블레이저코트를 벗어 무릎에 걸쳤으므로 내 말을 들어줄 것이다.

아마네는 그대로, 마히루에게 등을 돌려 편의점에서 산 얼음을 비닐봉지에 넣고 물을 따랐다.

쏟아지지 않도록 입구를 묶고, 가볍게 가방에 있던 수건으로 감싸 즉석 얼음주머니를 만든 시점에서 천천히 다시
뒤를 돌아봤다.

마히루는, 말한 대로 양말을 벗고 맨발이 되어 있었다.

쓸데없는 지방이 없는,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매끄러운 다리의 라인과, 발목의 부자연스럽게 부푼
곳이, 드러나 있다.
「뭐 붓기는 심하지 않지만 움직이면 악화될 것 같네. 일단은, 춥겠지만 조금 찜질을 하고 있어. 통증이
엷어지면 습포를 붙일 테니까」

「…… 감사합니다」

「이런 건 처음부터 의지해 줘. 별로 보상을 받고 싶은 건 아니니까」

오히려 나로서는 많이 쌓여 있는 은혜를 작게라도 돌려주고 싶기 때문에, 곤란한 일이나 어러운 일 한두 가지쯤은
해결해주고 싶다.

다리를 벤치에 얹고 발목을 찜질하는 마히루는 변함없는 표정이었지만, 아마네의 걱정을 거부하지 않은 채,
얌전히 있었다.

「통증은 엷어졌어?」

「…… 뭐, 어느 정도는요」

「그럼 습포를 붙여줄 테니까, …… 변태라거나 치한이라면서 화내지 마라?」

「은인한테 그런 실례인 말은 안해요」

「그건 다행이네」

꺼림칙한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마히루의 불록 하게 부풀어 오른 발목에 습포를 붙였다.

일단 통증의 정도를 물어봤더니, 걸을 수는 있지만 악화될 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다,라고 말했기에, 일단 경상일
것이다.

습포를 붙이고 같이 산 테이프로 고정시키자, 가만히 아마네를 내려다보는 마히루를 알아차렸다.

「의외로 잘하시네요」

「뭐, 응급처치 정도는 할 수 있어. 요리는 할 수 없지만」

약간 우스꽝스러운 듯 어깨를 움츠리자, 쿡쿡하고 살짝 미소가 흘러넘쳤다.

아까부터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진정되었다면 괜찮을 것이다.

어렴풋이 태도가 누그러진 마히루에게 내심 안도하면서, 가방에서 운동복 바지를 꺼낸다.


「자」

「네?」

「싫어도 그런 표정 짓지 마. 다리 보이잖아. 습포를 붙인 채로 양말을 못 신을 테니까. 바지는 입지 않았으니까


안심해도 돼」

테이핑으로 한층 더 커진 발목으로 양말을 신게 하는 것도 안 좋고, 위화감이 있을 테기에, 방한과 속옷이


보이는 것을 방지하려면 입는 것이 좋다.

특별한 타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순순히 운동복 바지를 입었다.

입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 나는 덮고 있던 블레이저코트를 집고, 대신에 지금까지 셔츠 위에 입고 있던 파카를


바꿔 입도록 마히루에게 건네줬다.

「자, 이거 입어」

「싫은데요, 왜 그러시죠?」

「업혀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 거냐?」

부상자를 걷게 할 생각은 없었기에, 처음부터 이렇게 할 생각이었다.

어차피 돌아갈 장소는 같으니까, 아메네가 데리고 돌아가는 편이 효율도 좋고 상처에도 좋다.

「아, 미안한데, 내 가방만 들어줄래? 가방을 든 채로 너를 들지는 못할 것 같아서」

「업히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저기 있잖아, 다리도 다쳤으니까 안정을 좀 취해라. 아무도 없다면 몰라도, 지금은 좋은 발이 있으니까
이용이라도 해 줘」

「다리요?」

「뭐야, 옆으로 안기길 바라는 거야?」

「저를 업고 집까지 돌아갈 수 있는 근력은 있으신가요?」

「바보 취급 하지 마. …… 뭐 자신은 없지만」


마히루를 옆으로 앉고 갈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맨션까지 옮기기는 어렵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대단한 주목을
받을 거 같아서, 가능하다면 하고 싶지 않다.

마히루도 가벼운 농담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바보 취급 한 것에 대해 화내지 않고, 웃었다.

「입었으면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메줘. 그리고, 내 가방도 나한테 업히고 들어줘, 너를 들고선 가방을 못 드니
까」

「…… 죄송합니다」

「괜찮아. 부상 입은 사람을 내버려 두거나 걷게 할 정도의 남자는 아니니까」

허리를 숙이고 등을 돌리자, 흠칫흠칫 마히루가 아마네의 등에 몸을 맡긴다.

파카까지 입혔는데도, 닿은 몸은 가늘고 믿음직스러웠다.

목에 둘러진 손이 꽉 조이지 않을 정도로 아마네를 잡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아마네는 천천히 마히루를 짊어지고
일어섰다.

역시라고나 할까, 가볍다.

아마네에게 많은 잔소리를 하는 것치곤, 본인이 밥을 먹고 있는지 걱정될 정도로 가녀렸지만, 애초부터 몸이


왜소해서 이런 걸지도 모른다.

은은하게 달콤한 향기가 나고, 불안한 듯 꽉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겉으로 들어내지
않은 채 귀로에 오른다.

업고 있다는 이유로 남들의 시선이 모였지만, 마히루가 얼굴을 가리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기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구원이었다.

「그럼, 이걸로」

마히루의 집의 현관 앞까지 옮기고 내리자, 아마네는 더 이상의 간섭은 생활과 시원스럽게 떨어진다.

벽에 기대면서도 깔끔하게 일어날 수 있기에, 상처는 그리 심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내일부터 휴일이
시작하기에, 며칠간 안정을 취한다면 걷기에 지장이 없을 정도까지 괜찮아질 것이다.

「오늘은 밥은 됐으니까 안정을 좀 취해. 괜찮다면 영양 식품이라도 줄까?」

「괜찮아요. 만들어 놓은 게 있거든요」

「그건 다행이네. 그럼 이만」

밥걱정이 없다는 것이 다행이다.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마히루가 현관문을 열쇠로 여는 것을 보며, 자신도 그대로 집 열쇠를 꺼냈다.

「…… 저기」

「응?」

말을 걸어왔기에 얼굴을 마히루에게 향하자, 자신의 가방을 껴안은 그녀가 흠칫흠칫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렴풋이 흔들리는 눈동자에 고개를 갸웃하자, 조금 곤란한 듯 시선을 헤맸지만, 그런데도 마음을 정했는지
아마네를 제대로 바라봤다.

「…… 오늘은, 감사합니다.」

「괜찮아, 내가 멋대로 한 일이니까. 그럼, 몸조리 잘해」

너무 마음에 걸리면 그건 그거대로 곤란하기 때문에, 마히루가 고개를 숙인 것을 본 뒤, 집의 문을 열었다.

그러고 나서, 파커와 운동복을 빌려줬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나중에 돌려주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아마네는
그대로 문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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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 화

14. 천사님과 클래스의 왕자님


「뭐야, 너, 1 년 내내 짧은 운동복을 입는 건강계였었냐?」

월요일의 체육이 우울한 것은, 아마네가 운동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과 이 으스스 추운 계절에 무릎길이만 오는
운동복 바지를 입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 계절이 되면 이미 긴 소매의 운동복을 입지만, 무릎부터 다리를 들어내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다른 사람들과


약간 달랐다.

「달라. 까먹은 것뿐이야」

「바보네―」

「시끄러」

토, 일요일에 마히루와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돌려받지 못해서 이렇게 되었지만, 이츠키에게 말할 수
없기에, 잊어버렸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놀림을 당하는 것은 기분 좋게 넘겼지만, 깔깔 웃으면서 등을 치는 것은 되받아쳤다.

이츠키가 아파하는 것을 보면서 살며시 한숨을 내쉬고, 시선을 옮긴다.

지금 운동장에서는 높이뛰기를 하고 있다. 여자들도 체육으로 운동장을 사용해서 여자들도 운동장에 보인다.
게다가 두 반의 합동수업으로 상당한 인원수가 운동장에 있다.

저쪽은 저쪽에서 육상 경기를 하고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에 이쪽의 체육을 바라본다,라는 느낌이다.

「카도와키군 힘내―!」

기본적으로 남녀별 개별 장소에서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자들이 있다고 남자들이 떠들고 있지만……
여자들의 시선의 끝에는, 아마네의 클래스메이트이며 이케맨으로 유명한 남자, 카도와키 유타가 있다.

아마네도 대화를 거의 해본 적은 없지만, 공부도 잘하고 일학년이면서도 육상부의 에이스라는 점에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네로서는, 하늘은 한 사람에게 선물을 두 개, 세 개도 주는구나,라는 감상인데 반해, 다른 남자들은


재미없는 듯 미묘하게 떫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오오 뭔가 저쪽 굉장하네」

「그렇네」

「흥미가 없어 보이네」

「실제로 관계가 없으니까, 클래스메이트라고 해도 제대로 얘기한 적도 없으니. 아무래도 상관없어」

저런다고 여자가 오는 것도 아니고, 관심도 없기에, 솔직히 어떻든지 상관없었다.

이러는 게 소수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역시 다른 남자들처럼 질투는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나 할까, 저쪽이 너무 압도적이라, 질투를 하는 것조차 넌센스라는 생각이 들지만.

「질투하지 않는 게 아마네 답네」

「뭐야, 인기 만점이라 부럽다고 말해야 한다는 거야?」

「넌 그런 캐릭터가 아니잖아」

껄껄 웃는 이츠키를 반쯤 뜬 눈으로 바라보며, 여자들의 성원을 받아 상쾌한 웃음을 띠고 있는 카도와키를


바라본다.

남자로서 봐도 균형이 잡힌 몸매에 잘생긴 얼굴은, 확실히 왕자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실제로 별명 중에


왕자라는 것도 있는 남자이며, 눈에 띄는 결점도 보이지 않는 남자다.

여자들의 뜨거운 시선들과 목소리에 싱긋하게 미소를 머금고 손을 흔들어 돌려주는 모습은, 정말로 빈틈없는
남자라는 느낌마저 준다.

「저렇게나, 왕자라는 이름에 잘 어울리다니」

「그러게. 저런 미소는 흉내도 못 내겠어」

「여자들도 대단하네」
이츠키에게는 치토세라는 몹시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다른 여자에게 관심이 없으니 남 일처럼 되어
버린다.

치토세도 카도와키에게는 요만큼도 흥미가 없기 때문에, 이츠키가 그에게 이렇다 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왕자라든가 천사라든가, 우리 학교엔 부끄러운 별명을 가진 녀석들이 많네)

그러고 보니 천사인 마히루는 결국 안정을 취했을까?

휴일에 나간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에, 얌전히 있었다고는 생각되는데, 상처의 상태는 어떨까나.

마침 마히루의 클래스와의 합동이었기에, 남몰래 슬그머니 주위를 둘러보자, 사람이 많아도 유난히 눈에 띄는
외모를 지닌 소녀가 운동장 구석에 있었다.

체육복으로 갈아입지 않고, 수업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견학일 것이다.

조용하게 앉아 있는 마히루에게 시선이 향하는 남자들도 많이 있었다.

멀뚱멀뚱 바라보다 눈이 마주쳐, 거북한 듯 시선을 돌리자 그녀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 방향이 아마네, 라고나 할까 남자들이 있는 곳에 향했기 때문에, 웃는 얼굴을 본 클래스메이트들이 「지금


나한테 미소지었어!?」 「아니 나야」라며 웅성거린다.

「이건 찬스야, 좋게 보여서 시이나씨에게 어필해야지」

「왕자에게 전부다 뺏길 순 없지」

작은 미소 하나로 이렇게나 소란을 만들다니,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얘네가 단순하다고 해야 할지.

「…… 단순하네」

똑같은 생각을 한 듯한 이츠키가 말을 하자, 아마네는 무심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뭐, 내신에 들어가니까 우리도 열심히 해야겠네」

「뭐야, 아마네도 천사에게 잘 보이려고 힘내는 거야?」

「아니 달라. 흥미 없다고 했잖아」

「뭐, 그렇네. 넌 정말 흥미가 없으니까」

치토세는 괜찮나? 하고 여자 친구 자랑이 시작될 것 같아서 「네에 네에」하고 목소리를 흘린 아마네는, 다시


한번 마히루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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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 화

15. 천사님의 자비

「지난번에는 고마웠어요. 빌렸던 파카랑 운동복 바지에요」

그날 평소처럼 음식을 나눠주러 온 마히루는, 냄비 외에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다.

언뜻 보니, 아마네가 금요일에 빌려준 파카와 저지다. 제대로 개어져 들어있다.

「응. 상태는 어때?」

「이제 통증은 거의 없어요. 완치할 때까지 운동은 하지 않으려고요」

「그렇다면 다행이네. 체육도 견학하고 있던 것 같으니까」

「네」

마히루는 만약을 위해 체육을 견학만 한 듯 하지만, 그게 정답이다. 아프지 않은 듯 보이지만, 어렴풋이


절뚝이는 걸음걸이를 하고 있기에 아직 완치된 것은 아닐 것이다.

현명한 판단이라고 수긍하면서, 체육시간 때를 생각하자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천사님, 인기가 대단하네. 미소 하나로 남자들의 의욕이 넘쳐났으니까」

「그러니까 그 호칭은 그만둬주세요……. 저도 당황스러웠는데, 그렇게나 기쁜 걸까요?」

「뭐, 미인에게서 미소를 받으면 의욕이 생기는 건 당연한 거니까. 여자들도 오늘 봐봐, 카도와키에게 손을
흔들면서 꺄─꺄─ 소리를 질렀잖아?」

「…… 카도와키…… 아아, 그 굉장히 인기가 많은 사람이요?」

마히루는 그다지 흥미가 없어 보이는 것 같다기보다는 실제로 없는 것인지 이름만 갖고는 알아차리지 못한 채
아마네의 설명으로 간신히 짐작이 갔다는 느낌이다.

천사만큼은 아니지만, 카도와키도 그 나름대로 1 학년에서 유명한 남자였기에, 이름만 듣고도 생각나지 않는다는
게 의외였다.

「너는 흥미 없어?」

「딱히. 반도 다르고, 특별히 관련된 일이 없으니까요」

「흐음. 다른 여자들은 상당히 호들갑이던데. 멋지다고」

「뭐 멋진 얼굴이긴 해요. 하지만 저랑은 관계없으니까.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그런 점에서 단호하네, 너」

「본 것만으로 호의를 가진다면, 당신이 저한테 호감을 가져야 하는데 이상하잖아요?」

「오, 자신이 귀엽다는 건 자각하고 있나 보네」

마히루의 말은 지극히 당연하다.

예쁘다는 요인이 호의를 갖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호의를 갖지는 않다.

이 말에는 동의하지만, 마히루가 미소녀인 것도 인정한다. 본인도 그것을 자각하고 있어 긍정하고 있다는 것이
의외이긴 하지만.

「그렇게나 소란을 피우면 알기 싫어도 알 수 있어요. 게다가, 객관적으로 봐도 제가 이쁘다는 건 알고 있고,


노력을 게을리한 적도 없어요」
이건 당연하다는 듯하는 마히루에게는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마히루도 아마 미모를 유지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원래부터 예쁜 얼굴이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머리카락은 별명인 천사에 어울리는 모습이며, 피부도 완벽해 여드름이 하나도 없다. 가사를 하고 있어도 손이
거칠지 않고, 손톱도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나올 곳은 나와 있고 들어갈 곳이 들어간 균형 잡힌 몸매는, 하루아침에 노력한 것이 아닐 것이다.

「담담하게 사실을 말하고 있으니까 싫진 않은데, 이렇게, 칭찬을 받아도 부끄럽지 않나 보네」

「너무 많이 들으면 익숙해지니까요」

「힘들구나, 미인은」

「그만큼 이득을 보기도 했으니 한 마디로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 정말 남의 일처럼……」

「뭔가요, 수줍어하면서 『그렇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게 좋으세요?」

「아니, 너의 실제 모습을 알고 있는 몸으로서, 그렇게 한다면 위화감만 들 거야」

「그렇겠죠. 저로서도, 당신이 이런 행동을 해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렇네」

마히루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면, 그건 그대로 곤란하다. 학교의 마히루처럼 행동한다면, 미묘하게 소름이 돋을
것 같기에, 부디 이대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익숙함이란 무서운 것으로, 학교의 천사처럼 천사같이 행동한다면, 위화감이 느껴질 것이다.

아마네에게 있어서, 마히루는 지금의 마히루이며, 학교에서의 마히루는 마히루가 아니다.

결론적으로는 그대로라는 것이 두 사람 사이에서 정해진 시점에서, 아마네는 건네받은 냄비를 바라봤다.

평소보다 큰 그것은 몇 가지 반찬이 담겨 있었으며, 종류도 많아, 음식을 나눠 받는다는 것보다는 도시락을 받은
것 같았다.

「오늘은 호화롭네」

「신세를 졌으니까요」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니까…… 오오, 고로케도 있다」

고작 고로케라고 깔봐선 안 된다.

고로케는 반찬으로 잘 팔리지만, 직접 만들기엔 귀찮은 가정 요리의 으뜸이다.

감자를 쪄서 으깨고 볶은 소고기나 양파를 섞은 후, 식힌 뒤에 튀겨야 하는…… 등 수수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요리를 거의 하지 않는 아마네로서도 어머니가 만드는 것을 보고 참 귀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부탁을 하기에 꺼려진 적이 많았다.

「그냥 만들어 놓은 걸 냉동했다가 튀긴 것뿐이에요」

「그래서 튀김도 있는 건가」

「네」

자취 생활을 한다면, 튀김 같은 건 반찬으로만 먹기에, 손수 만들어줘서 고맙다.

욕심을 낸다면, 갓 튀긴 바삭바삭한 상태로 밥이랑 먹고 싶지만.

「…… 가끔은 갓 튀긴 걸 먹어보고 싶네」

그녀는 위생상인지, 어느 정도 식히고 나서, 냄비에 넣었기에, 아무래도 다시 한 번 따뜻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튀김도 튀김옷에 바삭바삭함이 다시 부활할 수 있지만, 갓 튀긴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물론 그래도 아주 맛있지만, 역시 갓 만들어진 것은 특별하다.

특별히 다른 뜻이 없이, 단순히 소망이 입으로 나온 것이었지만, 꽤나 크게 혼잣말이 되어버려, 마히루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집에서 만들어달라는 건가요?」

「난 아무 말도 안 했어, 나눠먹는 몸으로서 너무 주제가 넘치는 일이야」

엉뚱한 의심을 받았기에 어깨를 움츠리고 확실히 부정했지만, 마히루는 입가에 손을 대고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뭔가 생각하고 있는 듯,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쳐지지 않는다.

「…… 절반」

「응?」

「식비를 절반만 부담하신다면, 당신의 집에서 음식을 만들게요」

간신히 입을 연 마히루가 발한 말은, 아마네의 입을 활짝 열어놓을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

농담이라고나 할까, 무심코 흘린 말이었지만, 진지하게 검토된 다음 승낙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당황스럽다.

보통,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은 남자의 집에 들어와서 음식을 만들려고 할까.

그쪽이 효율이 좋다고는 해도, 상대는 이성이며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다. 불안하지는 않는 걸까.

「절반을 내는 건 내가 오히려 바라고 있었던 거라서 정말 좋긴 한데…… 너 신변의 위험을 느끼진 않는 거냐?」

「무슨 짓을 하신다면 찌부러뜨릴거에요. 물리적으로. 재기 불능으로」

「무섭네」

「애초에, 그런 일을, 당신은 리스크를 생각해서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니까요. 학교에서의 입지는 잘


알고 계시죠?」

「만약 무슨 짓을 한다면, 난 파멸당하겠지」

아마네와 마히루 사이에는 압도적인 덕망의 차이가 있으며, 연약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그녀가 아마네에게 무슨
일을 당했다고 말한다면 분명 아마네는 학교에 갈 수 없게 될 것이다.
사회적인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아마네도 바보는 아니다.

그렇다기보다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 본심이지만.

「거기에」

「거기에?」

「당신은, 저 같은 사람이 이상형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진지한 얼굴로 단언을 하자, 무심코 쓴웃음이 나왔다.

「만약에 이상형이었다면?」

「끈질기게 말을 걸어오셨겠죠. 그렇게 되었다면, 저는 신경도 안 썼을 거예요」

「안전선에 걸친 건가」

「뭐, 안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그래도」

그걸로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히루에게 뭔가를 할 생각은 없기에, 부정은 하지 않았다.

게다가, 갓 만들어진 저녁밥을 먹을 수 있다는 모처럼의 기회를 놓칠 생각도 없었기에, 아마네는 무해한 남자라는
칭호를 받아들여, 밥을 먹을 권리를 얻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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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 화

16. 에이프런과 손수 만든 요리는 남자의 로망

마히루가 아마네의 집에서 요리를 한다며, 아마네에게 조건을 내걸었다.


·비용은 재료비 절반에 더해서 인건비라는 것으로+α 아마네가 지불한다.

·볼일이 있어서 밥을 같이 먹지 않는 경우 전날까지 연락.

·쇼핑과 뒷정리는 분담하여 실시한다.

인건비에 대해서는, 시간을 뺏는 것에 미안함을 느낀 아마네가 말한 것으로 마히루에게 양보를 받았고, 그 외에는
특별히 다투는 일 없이 순조롭게 결정됐다.

만들어 주는데 이 정도는 당연한 일이었으므로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결정을 한 다음날, 조속히 마히루가 슈퍼 바구니를 한 손, 아니 두 손에 들고 와서 조리 준비를 하는


것인데.

「…… 정말 제대로 쓴 흔적이 없는 신품이네요……」

「시끄러」

집에 에이프런을 한 여자가 있다,라는 남자의 로망이 구현된 것 같은 상황 속, 아마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머리를 묶은 마히루의 모습이 신선했다는 것도 있지만, 부엌이 거의 미사용에 가깝다는 사실을 새삼 지적받아
거북하다는 느낌이 더 컸다.

「좋은 것을 가지고 계시면서, 보물을 썩히고 계셨네요」

「네가 쓰니까 썩지 않잖아」

「결과론이에요. 조리 기구들이 울겠어요」

「그럼, 맛있는 음식으로 그만 울게 해줘」

나로서는 무리야,라고 깨끗하게 인정하자, 기가 막힌 표정을 돌려주었지만, 그것도 이미 상정했던 상황이었는지,


한숨만 쉴 뿐 불평은 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요리를 할 건데, 조미료는 가지고 계시나요?」

「당연히 있지, 바보 취급을 하는 거냐. 보존 방법과 유통기한도 확실해」

「의외네요」

「봉투를 뜯지 않았으니까」

개봉을 하지 않았다면, 냉암소 보관이 대부분이어서, 걱정은 없을 것이다.

사기는 했지만,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라기보단 부엌에 설 일이 거의 없어서 결국 사용하지 못했다. 조미료도
마히루라는 요리인에게 사용되길 원할 것이다.

「그렇게 으스댈 일이 아니에요. 음, 부족하면 집에서 일단 가져다 쓸게요」

「알았어」

「일단, 뭐, 기본적인 조미료가 있다면, 어떻게든 되겠죠. 그런데, 오늘의 메뉴는 독단으로 결정했는데
괜찮아요?」

「나는 먹을 수만 있다면 아무거나 괜찮아. 좋고 싫은 건 없어」

「그런가요. 그럼 바로 만들 건데…… 조미료의 위치를 알려주세요」

「이 바구니에 들어있어」

「…… 정말 사용하지 않으셨네요……」

조미료가 정리되어 있는 바구니를 바라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평소에 표정으로 돌아와선
손을 씻기 시작했다.

「그럼 만들고 있을 테니까, 당신은 거실에서 기다리거나 방에서 기다리고 있어주세요」

「그렇게 할게. 도울 수 있는 일도 없으니까」

「정말 대단하다고 할까…… 뭐 괜찮아요. 저로서도 요리를 도와주지도 못하는데 멀뚱멀뚱 있으면 곤란하니까요」

「직설적이네」

「사실이니까. 둘러댈 필요도 없잖아요」

마히루가 말한 대로 방해가 되므로, 아마네는 순순히 거실로 돌아와 마히루의 뒷모습을 관찰하기로 했다.
손을 씻은 마히루는 조속히 요리에 들어갔다.

무엇을 만드는지는 모르지만, 준비되어 있던 재료로 볼 때, 일식일 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도 꿈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실제로, 마히루가
하나로 묶은 머리카락을 흔들면서 재료를 손질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일 것이다.

(…… 뭐랄까, 아내가 있는 것 같네)

그런 감정은 서로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너무 이 상황이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것처럼 보여, 무심코 상상해
버렸다.

딱히 마히루와 이러니저러니 되고 싶은 마음은 새끼손가락의 손톱만큼도 없었지만, 미소녀가 집의 부엌에


서있다는 상황 자체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호의가 없는데, 사랑스러운 소녀가 손수 만든 요리를 해준다고 하는 시추에이션에, 아마네의 가슴에도 무언가
오는 것이 있었다.

「…… 뭔가 이상한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건가요?」

「이상한 억측은 그만둬」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지적을 하는 마히루에 얼굴에 경련이 일어날뻔했지만, 마히루가 뒤를 돌아보지 않았기에


들키지 않는다.

묘하게 날카롭네, 이 녀석, 하고 감탄하면서 아마네는 어렴풋이 솟아 오른 사념 미만의 남심[男心]을 버리고


마히루의 뒷모습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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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 화

17. 천사님과 최고의 요리


한 시간쯤 지나자, 식탁에는 음식이 진열되기 시작했다.

오늘은 마히루가 음식을 선택했는데, 건강을 지향하는 마히루답게 일식으로 통일되어 있다.

「비교적 조리도구랑 조미료가 있어, 집에서 가져올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내일부터는 좀 더 본격적으로 만들
수 있겠어요」

「아니, 이 정도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괜찮아」

조리도구와 조미료가 얼마나 갖춰진지 몰랐기 때문에, 비교적 어려운 것보다는 심플한 것이 많았으나, 색감이나
플레이팅은 완벽했다.

아마네로서는 만들 생각조차 안 할 것으로 보이는 생선조림이나 나물, 계란말이에 된장국 등 그야말로 일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음식들이 놓인다.

기본적으로 일식을 좋아하는 아마네로서는, 어렴풋이 미안한 듯 보이는 마히루에게 이런 것을 원하고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다.

「…… 굉장하다」

「그렇게 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식기 전에 드세요」

마히루가 그렇게 말하며 의자에 앉자, 아마네도 맞은편의 의자에 앉았다.

자취생활로 식탁이 작기 때문에, 아무래도 거리는 그 나름대로 가깝다.

일단 손님용으로 의자가 2 개가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눈앞에 미소녀가 있다는 상황은 뭐라고도 말할 수 없는


감각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음식을 먹자, 마히루의 미모는 어떻든지 좋았다.

잘 먹겠습니다도 하는 둥 마는 뚱하며, 우선, 된장국에 입을 댄다.


밥에 입을 댄 순간, 향긋한 된장과 밥의 향을 느끼며 입에 머금었다. 된장의 풍미와 콩나물의 맛.

인스턴트 된장국과는 완전히 다른 부드러운 맛은 계산된 것일 것이다.

된장의 맛은 너무 진하지 않아, 콩나물의 풍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조금 싱겁다고 느껴졌었지만, 다른 요리랑 같이 먹는다는 것을 생각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어딘가 부족하다라기보다는 안심하는 맛이며, 밥이나 다른 반찬을 먹도록 권하는 맛이다.

「맛있다」

「감사합니다」

솔직하게 감상을 말하자, 마히루의 눈동자가 어렴풋이 안도감으로 가늘어졌다.

평소에 맛있다고 말했지만, 눈앞에서 듣는 것과는 다르기에 긴장했을 것이다.

이쪽을 바라보던 마히루도 식사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아마네는 반찬으로 젓가락을 돌렸다.

음식을 적당히 만들었다고 했지만, 역시 마히루는 요리를 아주 잘한다.

생선조림은 수분이 유지된 채 제대로 맛이 살아있다.

맛을 스며들게 하기 위해, 오래 가열하면 당연히 수분이 빠져나가 먹을 때, 퍽퍽한 느낌을 주는데 반해, 이쪽은
부드러워 식감이 좋다.

계란말이에 이르러서는 매우 아마네의 입맛에 맞았다.

표면의 선명한 황색에 이끌려 입에 담자, 역시나일까, 최고의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계란말이에 설탕을 넣는 파, 소금만 파 등 여러 가지 있지만, 이쪽은 국물의 간에 맞춰져 있어 아련한 단맛이


느껴졌다.
희미하게, 그러면서 부드럽게 느껴지는 이 단맛은 꿀인 걸까.

양은 많이 들어가지 않은 것 같지만, 진한 단맛이 맛의 깊이를 더했다.

물론 달콤한 계란말이도 짠 계란말이도 싫어하지는 않는다.

다만, 최고는 고소함과 달콤함이 느껴지는 품위 있는 맛내기라고 생각하는 아마네로서는, 이 이상형의 계란말이에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맛있다, 라고 아무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중얼거리며, 또 입으로 옮긴다.

익힘 정도도 완벽. 콩나물이 포함되어 있어, 싱싱한 식감을 천천히 느끼면서, 조용히 맛을 즐겼다.

우리 엄마보다 확실히 잘한다며 여기엔 없는 어머니에게 실례인 생각을 몰래 하면서 행복하게 입을 채우고 있자,
마히루가 가만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맛있게 드시네요」

「실제로 맛있으니까. 맛있는 것에는 경의를 표해야지」

「네, 그건 뭐」

「게다가, 무표정으로 먹는 것보다는 솔직히 맛있다고 하면서 먹는 편이 기분이 좋잖아?」

맛있다고 생각해도 얼굴에 드러나지 않으면 제작자는 불안해지고 신경이 쓰일 것이다. 무표정으로 맛있다고
말해도 정말로 맛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것보다는, 솔직하게 느끼고 있는 것을 얼굴에 드러내고 말로 하는 편이, 양쪽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감사를
하는 것도, 기분이 좋아지니까.

「…… 그렇네요」

아마네의 말에 납득한 듯 마히루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김이 빠진 듯, 안도감이 포함된 온화한 미소는, 순간 아마네의 사고를 모두 정지시킬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 후지미야씨?」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리 없었기에, 아마네는 서서히 떠오르는 수치심을 감추며


저녁식사를 입으로 옮겼다.

「…… 잘 먹었습니다」

「변변치 못했네요」

진열된 요리를 말끔히 먹어 치운 아마네가 만족스럽게 말하자, 마히루가 담담하게 돌려줬다.

그러나,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어, 이렇게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먹은 것을 기뻐하고 있는 것 같다.

「맛있었어」

「보면 알아요」

「우리 어머니보다 잘해」

「여성의 요리를 어머니와 비교하는 건 금기에요」

「그걸 깎아내리면 안 돼? 그보다 신경 쓰여?」

「신경 쓰이지는 않아요」

「그럼 상관없잖아. 잘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마히루의 요리는 여간한 요리 경험으로는 따라 할 수 없을 정도의 솜씨다.

아마 아마네의 어머니가 요리 경험으로서는 더 많겠지만, 맛이 다르거나 대략적으로 간을 맞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산된 마히루의 맛과는 다르다.
애당초 엄마보다 오히려 아빠가 요리를 잘하니가, 엄마랑 비교해도 어쩔 수 없지만.

「…… 아니 뭔가 나, 너무 행복한 거 아니야? 매일 먹을 수 있으니까」

「양쪽 모두 볼일이 없는 한 그렇겠네요」

「…… 이거, 정말 매일 같이 먹어도 괜찮아?」

「싫었다면 제안하지 않았어요」

「뭐 그건, 그렇겠네」

마히루는 솔직해, 싫다면 애초부터 말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도 정말로 만들어 준 걸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다.

재료비 절반에 더해 인건비도 내고 있지만, 그런데도 마히루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보통,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한테 이렇게나 만들어줘도 돼?」

「당신이 너무 폐인생활을 하시니까요. 뭐 그래도. 제가 만드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당신이 맛있게 먹는
걸 보고 있는 게 싫지는 않아요」

「그래도 말이야」

「…… 그렇게까지 신경을 쓴다면, 별로 만들어 드리지 않아도 괜찮은데요?」

「아니, 만들어주세요. 부탁합니다」

무심코 즉답을 해버린 것은, 그만큼 마히루의 요리가 아마네에게 필요하고 맛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아마네에게서 마히루의 요리를 빼앗는다면 사활 문제로 발전한다.

위가 팽팽해졌다는 것을 자각은 하고 있지만, 마히루의 요리가 너무 맛있는 것이 문제다. 이래서는 다시 편의점


생활로 돌아온 순간, 따분한 매일이 될 것 같아 무서웠다.

아마네의 알기 쉬운 대답에 뭐라 기가 막힌 듯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는, 쓴웃음과도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냥 그대로 받아주세요」


「…… 응」

정말 자비심이 많은 천사님과의 식사 나날들이 계속될 것만 같아, 기쁨과 죄악감, 기대감 등이 나와 한숨을 쉴


수밖에 없는 아마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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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 화

18. 천사님은 시험도 완벽합니다

「아마네─, 어땠어?」

기말고사 일정이 겨우 끝나 지옥의 시험에서 해방된 학생들은 평소보다 활기찬 모습으로 교실에 모였다.

아마네와 이츠키 또한, 시험에 끝난 것에 안도하면서 이번 시험을 평가하고 있었다.

「응? 보통이야.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아」

묻는 말에 대답은 했지만, 특별히 뭔가 할 말은 없다. 출제 범위 내에 그대로 나왔기 때문에, 평소, 복습을


했다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그대로였기에, 아마네로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아마네는 게으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복습을 빠뜨리진 않았다.

대부분 수업에서 배운 것은 머릿속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이 푼다. 만점은 무리지만, 80% ~ 90%는 풀 수
있었다.

「이런 네가 30 등 안에 있다니…… 미스테리야」

「평소 대로야」

「너의 평소 행동이 좋다는 거냐!」

「노닥거리면서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있는 녀석이 나한테 불평하지 마」


아마네와 이츠키의 차이는, 지능 차이라기보다는 여자친구인 치토세를 신경 쓸 시간이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일
것이다.

이츠키도 이해력이 좋아서, 성실하게 한다면 그 나름대로 높은 순위를 낼 수 있지만, 치토세와의 시간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아마네보다 순위는 아래였다.

「…… 여자친구는 어쩔 수 없잖아?」

「네에 네에」

「아마네도 여자 친구 좀 만들어」

「원한다고 만들 수 있다면, 세상에 있는 남자들이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걸」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은 산처럼 쌓여 있으니, 이츠키의 경솔한 발언은 듣는 사람에 따라선 매우
화가 날 것이다.

아마네로서는 별로 화낼 생각이 없고, 애당초, 현재 연인을 갖고 싶다는 욕구가 없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지만.

「대체 만들게 해서 뭘 할 생각이야?」

「더블데이트」

「그건, 나랑 가공의 여자친구가 가슴 앓이를 하며 끝날 뿐이야」

「우리들한테 보여주면 되잖아! 」

「내 성격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 무리지」

「그렇잖아?」

아마네도 자각은 하고 있지만, 아마네는 담백한 성격을 띠고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냉정하다고 지적받고, 귀찮음이 많은 성격이며, 단적인 말투는,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다.
애인이 애초에 생길 수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만에 하나 생긴다고 해도, 매우 시원스러운 관계가 될 것이다. 적어도 이츠키처럼 남의 눈을 피하지 않고


노닥거리는 관계는 될 수 없다.
「싫어도 아마네, 좋아하는 녀석 정도는 찾아봐. 너, 앞머리를 좀 더 자르고 깔끔하게 머리카락을 다듬으면 분명
여자들도 보는 눈이 달라질 테니까」

아마네는 카도와키같이 이케맨이나 이츠키같은 미남은 아니지만, 결코 못생겼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대로 나름대로 몸가짐을 정돈하고 폼을 잡으면, 주변 남자 고등학생들과 손색없을 정도로는 갖추어진다.

다만, 차려입은 뒤, 다가오는 상대에게 붙임성 있게 대할 만큼 아마네에게는 요령이 있지 않았다.

「겉모습만 보고 오는 녀석들 중에 제대로 된 녀석은 없어」

「그렇긴 하지만, 일단은 흥미를 받지 않는다면, 인품 자체를 볼 수 없잖아?」

「…… 그렇다고는 해도, 그닥 지금, 여자 친구를 만들고 싶지는 않아」

만약 여자친구를 만들었다고 해도, 주변에서 아마네를 본다면, 분명 환멸 할 것이다.

아마네는 흐리멍덩하고 생활 능력이 없는 인간이며, 붙임성도 없다. 오히려 끌리는 여자가 있다면 보고 싶다고,
본인이 쓴웃음을 지을 정도다.

또한, 일일이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귀찮다는 말을 자주 하는 성격이라 탐탁지 않다.

게다가, 지금은 마히루가 저녁밥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만들
예정은 티끌만큼도 없어서 불안하지는 않지만, 이런 이유가 있어서라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아마네로서는 마히루의 요리>아직 보지 않는 여자 친구의 우선도이며, 아마 그렇게 쉽게 뒤집히진 않을 것이다.

「멍청한 녀석…… 치이의 친구를 소개해줄 수도 있는데?」

「쓸데없는 참견이야. 바보야. 치토세의 친구는 하이텐션인 녀석들이겠지만, 나는 친구를 사귀는 것조차 힘들
어」

「아마네는 음침하니까」

「시끄러워」
「뭐, 아마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더 이상 말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꽃의 고등학교 생활인데 여자친구도 만들지
않고 혼자 외롭게 지내는 건 힘들지 않겠어?」

「필요 없고 귀찮아」

학교생활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특별히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당초, 좋아하는 상대를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현되지도 않는다.

「…… 아깝네」

「네네」

「그렇지만 뭐, 아마네도 좋아하는 녀석이 생기면 변할걸?」

「왜 그렇게 단언하는 거야」

「너한테만 알려주는데, 여자는 고양이를 귀여워해」

「마음대로 생각해라」

자신이 달콤한 인간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있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 아마네는, 이츠키의 말을 적당히 흘렸다.

그런 아마네를 이츠키는 기가 막힌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지만…… 문득, 얼굴을 돌리곤 표정이 느슨해졌다.

「자아, 돌아가자」

「엇, 치이」

마침, 이츠키의 여자친구인 치토세가 온 것 같다. 귀가 약속을 잡은 듯, 아마네는 그때까지의 이야기 상대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뒤를 돌아보자, 밝은 갈색 머리를 쇼트 컷으로 자른 보이시한 소녀가 만면의 미소로 이쪽, 바르게 말하자면
이츠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발랄한 분위기나 밝은 미소는, 보고 있는 이쪽이 눈부셔질 정도다. 성격도 보는 것처럼 활발하고 밝으며,
떠들썩함을 담당하는 소녀다.
마히루와는 다른 타입의 미인인 치토세는, 이쪽으로 달려와 싱글벙글 웃었다.

「치이도 느꼈겠지만, 아마네 같은 타입이 연인들에게 인기 있다니까」

「쓸데없는 말 하지 마」

「무, 뭐야, 아마네, 여자친구 있어!?」

「없어」

「에─, 뭐야―. 있다면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는데」

체─, 하고 입술을 삐죽이며 아쉬워하는 치토세.

「너랑 사이좋게 지낸다는 건 과격한 스킨십을 하는 거니까, 가공의 여자친구가 불쌍해져」

「에, 상상 속에는 여자 친구가 있어?」

「지금 만약 있다면,라는 이야기의 흐름인 건데!?」

「농담 농담」

「널 상대하면 너무 지쳐……」

「아마네의 체력이 없는 거겠지」

「기력이 쭉 빨리는 거 같아……」

체력을 운운하기 전에 정신적으로 지친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아마네는 친한 사람하고만 대화를 나누고, 눈에 띄지 않은 채, 무기력하게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는데, 치토세같이 텐션이 높은 생물과 대화를 하게 되면, 힘들어진다.

다소 매몰차게 대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치토세는, 피폐를 보이는 아마네에게 「야무지지 못하네」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마찬가지로 이츠키도 웃으며 「빨리 익숙해져라」며 적당한 어드바이스를 던지기에, 아마네는 지쳐서 숨을 깊게
쉴 수밖에 없었다.

「…… 뭐 하는 거야?」

집에 돌아와 마히루의 수제 요리를 먹은 후, 아마네가 설거지를 끝내고 돌아오자 마히루가 거실에서 문제지를
펼치고 있었다.

설거지는 교대제, 라기보다는 가능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아마네가 솔선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마히루는 거실에 있다. 밥만 만들어주고 바로 돌아가게 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채점하고 있어요」

「뭐, 보면 알겠는데」

재검토를 하고 있는 건지, 교과서를 펼쳐보며 실수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 같다.

「덧붙여서, 결과는?」

「응답지에 제가 잘못 적지 않았다면 만점이네요」

「과연」

너무나 시원스럽게 만점이라 들었기 때문에, 아마네도 특별히 호들갑스러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놀라지 않았던 것은, 항상 정기 고사에 가장 먼저 이름이 쓰여 있는 것을 몇 번이나 봤기 때문이다.

마히루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만점이라 들어도 역시라는 감정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공부를 싫어하진 않으니까요. 애초에, 1 년 뒤에 내용을 다 배워서 복습으로 충분합니다」

「우와, 대단하네……」
「후지미야씨도 나름대로 공부하고 있잖아요?」

「내 성적도 알고 있었냐」

「붙어 있는 종이에 들어있는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대화하기 전부터 어느 정도 존재가 알려져 있었던 것 같다.

틀림없이 상위 한 자릿수가 아니라면 안중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신경 쓰고 있는 듯 아마네의


순위를 언급했다.

아마네가 공부하는 것은, 학생의 본분은 공부다…… 라는 고지식한 사고 회로 때문이 아닌, 가족과의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뭐, 혼자 사는 조건이니까, 성적 유지는」

자취생활을 하기 위해선,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결정되어 있다.

그 밖에도 반년에 한 번은 얼굴을 보인다든가 조건이 있지만, 그쪽은 방학을 하면 어떻게든 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론 성적만 유지한다면 이러쿵저러쿵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곤란하지 않을 정도로만 공부하고 있는데 너만큼은 아니야. 열심히 하네」

「……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작게 중얼거린 마히루는 고개를 숙였다.

표정은 앞머리에 가려져 제대로 읽어낼 수 없었지만, 밝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들고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기에, 지적을 할 수는 없었다.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오지 않았더라도, 지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픔을 참고 있는 듯한, 그런


분위기였으니까.

때때로, 마히루는 그런 면을 보인다.

무엇이 괴롭다든가 무엇이 싫다던가 하는 일은 결코 입에 담지 않지만, 뭔가에 얽매여 발버둥 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것이 가정환경에서 기인되는 것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렇기에, 말을 하기가 어렵다.

타인인 자신이 발을 디뎌도 좋은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마네는 그 영역을 넘지 않은 채


어디까지나 이웃의 알맞은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마네에게도 참견 받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다.

맨발로 뛰어드는 것은 실례이며, 아무것도 모르는 척해주는 편이 고마워할 때도 있다.

조금 전의 분위기를 숨긴 마히루는 「슬슬 가볼게요」라며 평소의 시원한 목소리로 말하곤, 가방에 교과서와
문제지를 넣었다.

그것을 멈출 생각이 없었기에 「그래」라고만 돌려주고, 준비를 하고 있는 마히루를 바라보았다.

마히루가 전부 물건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에, 빈 컵의 그림자에 아마네의 것이 아닌 다른 것이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문득 손에 들자,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학생증이 들어간 케이스였다.

아마, 교과서를 내놨을 때, 같이 내놓았으니 까맣게 잊었을 것이다.

얼굴 사진에 이름, 학적 번호, 생년월일, 혈액형 등 간단한 정보가 쓰인 그것을 바라보고, 돌아가려고 현관에서
구두를 신고 있던 마히루에게 말을 건다.

「이거 놓고 갔어」

「아아, 죄송합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

푹 정중하게 허리를 숙인 뒤, 집을 나간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배웅을 하면서 살그머니 한숨을 내쉰다.


아까 본 학생증에 쓰여 있던 생년월일…… 특히 일 부분을 떠올리며, 이마를 눌렀다.

「……4 일 후잖아」

학생증을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마히루의 생일에, 아마네는 좀 더 빨리 알아야 했다며,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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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 화

19. 천사님이 갖고 싶은 것

「그러고 보니, 너, 뭔가 가지고 싶은 거 있어?」

다음날, 건네줄 선물을 서두르기 위해, 저녁식사 때 마히루에게 말을 꺼냈다.

딱히, 생일에 선물을 주는 건, 뭔가 타의가 있어서가 아니다. 평소 신세를 지고 있는 그녀에게 고마움과 예를


겸해서 줘야겠다는 판단 아래 선물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만, 물어보는 방법이 틀림없이 이상했을 것이다.

나조차도 숨길 생각도 없이 물어봤지만 후회했는데, 마히루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갑자기요?」

「너, 별로 욕심이 없어 보여서, 호기심에 물어봤어」

「또……」

스스로, 좀 더 나은 방법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벌써 입에서 나와버렸기에 취소할 수 없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생일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한 것 같다.

애당초 마히루에게는 아마네가 자신의 생일을 알 리가 없다 생각하기 때문에, 의식 밖에 있는 걸지도 모른다.

「글쎄요, 필요한 거라. 지금 가지고 싶은 건」

「가지고 싶은 건?」

「숫돌이네요」

「…… 숫돌?」

무심코 되물어 버린 것은, 아마네가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대답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아마도 여고생에게 갖고 싶은 것을 물었을 때,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니,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지만.

보통은 화장품이라든가 액세서리, 또는 가방을 가지고 싶어 한다. 설마 금속을 연마하기 위한 도구를 갖고 싶어


하다니 아마네로서는 예상도 할 수 없었다.

「네, 숫돌이에요. 여러 개 가지고 있기는 한데, 좀 더 고운 마감칼을 원해서요」

「어이, 현역 여고생」

「제게 일반적인 여고생의 모습을 요구하지 말아 주세요」

그런 말을 들으면, 아마네로서도 반박하기 어렵다.

겉치레로서도, 마히루를 일반적인 여고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천사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시점부터 상당하지만, 문무 양도의 재녀, 게다가 요리도 잘하고 가사도 완벽.

야무지지 못한 아마네를 돌볼 정도로 굳건한 소녀다. 말은 조금 험악하지만.

(그렇다고 숫돌이라니, 상상이나 할까)


숫돌을 갖고 싶어 하는 여고생이라니, 마히루 이외에는 없을 것 같다.

「…… 직접 사면 되잖아」

「사고는 싶어요. 다만, 별로 사용할 기회도 없고, 게다가 비싸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을 뿐이에요. 원래 갖고
싶은 것보다 조금 좋지 않아도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걸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아요」

숫돌을 몇 개나 가지고 있다는 시점에서 장래가 걱정된다.

「…… 부엌칼을 갈고 있는 여고생이라니, 어찌 된 거야 이거」

「생각보다는 많아요」

「있다고 해도 내가 아는 사람은 너뿐이고, 숫돌을 갖고 싶어 하는 것도 너뿐이야」

「레어라는 점에서 기분 좋네요」

「뭐가 좋다는 거야……」

너무나 레어해서 그녀의 취향이나 갖고 싶은 것을 전혀 모르겠어.

정처 없이 갈팡질팡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이상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야, 이츠키」

마히루가 원하는 것을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이츠키에게 참고를 듣기로 했다.

치토세라는 여자친구가 있어서 여자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보통 여자들이 원하는 것을 대충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히루에게 적용시켜도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아니 싫어하지는 않을 만한 것을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뭐야」

「이츠키는 치토세한테 얼마나 선물해줘?」

그녀에게 주는 선물이 뭔지 물어보려는 생각이었지만, 의심스러운 시선을 돌려받았다.

「에, 너 누군가 의중에 있는 여자한테 선물을 해주려고?」

「내가 그런 걸 할 거라고 생각하냐」

「생각하지 않아」

「그렇잖아」

「그럼 왜 물어본 거야?」

「아는 사람이 생일이라 참고 정도로」

참고라기보다는 그냥 선택할 생각이지만, 거기까지 말할 생각은 없다.

「흐음. 원하는 걸 주는 게 제일이지. 뭐, 평소부터 그런 리서치를 해두는 게 중요하고 원만한 비결이지만」

「여자친구가 아니야」

마히루가 여자 친구라면, 여러 가지 신변의 위험을 느낄 테고(주로 아마네를 향한 살기), 애초부터 두려움도


너무 많다.

분명히 옆에 있어서 편하고, 마음이 맞긴 하지만, 연애 감정은 전혀 없다.

사랑스럽다는 생각은 당연히 있지만, 이러니저러니 지난 지금에 와서는 더 이상 발전되지 않는 그런 감정이다.

「갖고 싶은걸…… 만약에 모른다면?」

「사이에 따라 달라. 친하다면 액세서리 같은 것도 괜찮지만, 친하지 않다면 잡화 같은 게 무난해. 꽃 같은 건


기쁘긴 하겠지만 뒤처리에 곤란할지 몰라」

「…… 자세하네」
「뭐 나름대로 공부했으니까」

이츠키와 치토세는 처음부터 상사 생애라는 것이 아닌, 중학생 때부터 천천히 거리를 좁혀 온 것 같다. 중학교는
달랐기에 아마네로서는 모르지만, 여러 가지를 극복하고 교제로 발전한 듯, 지금도 그때의 이야기를 함께
얘기하고 있다.

치토세에게 선물을 줄 때에도 많은 고민을 한 듯, 그가 선택한 선택이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핸드크림은 나쁘지 않아」

「핸드크림?」

뜻밖의 선택지에 아마네가 고개를 갸웃하자, 겨우 웃은 이츠키가 득의양양하게 말한다.

「어느 연령대에서든 사용하니까. 학생이라면 수업 때문에, 교과서나 노트를 만지만 손이 건조해지고,


사회인이라면 타기나 공기조절로 건조하기 십상, 주부는 가사로 부엌일을 하니까 거칠어지기 쉽잖아. 선물로서는
나쁘지 않아」

「흐음. 너무 자세히 알고 있어서 소름 돋는데」

「네가 물어봤잖아」

라며 등을 얻어맞았지만, 진심은 아니기에 서로 웃어넘긴다.

(핸드크림이라)

확실히, 그거라면 있어도 곤란하지 않을 것이다.

저녁식사 후에 설거지는 아마네가 알아서 하고 있지만, 마히루도 집에서 하기 때문에, 손이 거칠어지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기보다는 평상시에 관리를 하고 있으니까 저렇게 매끈매끈한 손을 가지고 있을 테니, 건조 방지의 물건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뭐, 참고가 되었어」


「그럼 조금만 더 있어줘, 이제 올 테니까」

「…… 네─」

「이제 좀 익숙해져라」

물론 싫지는 않지만 서투른 타입의 치토세를 만나러 가는 것은 미묘하게 주눅이 들므로 꺼리자, 이츠키가
유쾌하게 웃으면서 이번엔 상냥하게 등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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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 화

20. 천사님과 생일

이츠키와 치토세의 어드바이스를 거쳐 선물을 선택한 아마네는, 생일 당일, 수수하게 긴장한 표정으로 마히루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역 앞의 가게의 특제 크레페(겨울한정 베리베리 스페셜)를 대가로 치토세에게 일부러 한 가지 부탁을 했기 때문에,


그것도 선물로 주게 되었는데…… 언제 줘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생일인 본인이라 하면, 평상시와 다름없이 저녁식사를 만들고 있다.

메뉴는 모르지만 일식 같은 분위기이며, 역시 특별하다는 느낌은 없다.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본인에겐 전혀 생일이라는 기색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라고나 할까 머릿속에 없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될 정도로


평소 모습이다.

그것은 식사가 준비된 후에도 변함이 없었으며, 평상시와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어떤 타이밍에 건네줘야 할지 알지 못한 채, 소파 뒤에 숨긴 선물을 담은 봉투의 방향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린다.

일단, 뒷정리를 끝내고 거실로 돌아오자, 마히루가 마침 2 인용의 소파에 걸터앉아 들고 온 책을 대충 훑어보고
있었다.

독서하고 있는 모습도 그림이 되는 건, 역시 천사라는 걸까.

왠지 모르게, 옆에 앉는 것에 미묘하게 주저함이 있었지만…… 사양해도 어쩔 수 없기에, 놓여 있던 봉투를 들고,


옆에 앉았다.

불현듯 얼굴을 들었다.

기색과 종이가 스치는 소리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캬라멜색의 시선이 아마네에 향하고,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봉투로 옮겨진다.

이상해 하는 마히루는, 여기까지 와도 생일인 줄 모르는 모양이다.

「음, 여기」

내밀듯 마히루의 무릎에 내려놓자, 더욱 모르겠다는 얼굴을 내밀었다.

「뭔가요, 이건」

「생일이잖아?」

「그런데…… 반대로 어떻게 아신 거죠? 전, 아무한테도 말한 기억이 없는데요」

휙 경계의 빛이 약간 떠올랐지만 「학생증을 방에 떨어뜨린 적이 있었잖아」라고 말하자 납득했는지 평소대로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았는데요. 저, 생일 같은 걸 축하하지 않아서요」

어딘가 싱겁게 내뱉는 듯한 목소리로 들린 것은, 잘못 들은 것이 아닐 것이다.

생일이라는 말 자체에 어딘가 기피감을 갖고 있는 듯한, 그런 눈빛으로.

과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왜 생일인데도 태도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던 것인지.. 그건, 생일을 몰랐던 것이 아니다.

생일이 번거로우니까 잊었다,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평소의 감사의 표시로 주는 걸로 하자. 내가 멋대로 은혜를 느껴서 주는 거니까」

하지만, 생일을 축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는 것과 평소의 답례는 또 별개로, 생일 선물로서가 아니라 감사의
마음이라는 걸로 그녀에게 건네줬다.

매일매일 맛있는 요리를 대접받고, 가끔 청소도 도움받는데, 수수방관하는 형편이다. 은혜를 조금씩이라도
돌려주고 싶었다.

시원스럽게 물러나면서도 선물만은 전해주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혼란스러워했지만, 선물 자체는 건네주려는


아마네에게 곤란한 것처럼 시선을 내렸다.

시선이, 봉투의 내용, 포장되어 있는 것들에 쏠려있다.

「…… 열어봐도 괜찮아요?」

「응」

고개를 끄덕이자, 마히루는 흠칫흠칫 봉투에 들어있는 상자를 손에 들어, 정성스레 포장지를 열고 리본을 푼다.

뭐랄까, 선물을 눈앞에서 천천히 공개하는 게, 매우 긴장된다.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이츠키가 추천한 핸드크림이다. 큰 상자에 조그마한 과자가 붙어 있는 건 세트로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덧붙여서 좋은 냄새가 나는 멋을 부리는 용이 아닌, 가사를 하는데 곤란하지 않을 무취 그리고 피부를 부드럽게
유지시켜준다는 문구로 팔리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평판도 확인했기 때문에, 효과 걱정은 필요 없을 것이다.

「뭐 굉장한 게 아니라서 미안하네. 가사를 하니까, 건조하잖아. 향기가 나는 것도 있었지만, 가지고 있을 거


같으니까.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효력이 있는 것 같아」

「실용적이네요」

「너는 어느 쪽인가 하면 실용성에 중점을 둘 것 같았으니까」

「그렇네요. 감사합니다」

잘 알고 계시네요.라고 작게 웃은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조금 입가가 느슨해졌다.

인상으로 볼 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있지만…… 뭐랄까, 눈앞에서 여는 건 부끄럽게 때문에, 가능하면 집에 돌아간 뒤에 알아채기를


바랐다.

하지만, 봉투 안에 또 다른 하나가 있다는 걸 눈치챈 듯, 핸드크림을 봉투에 다시 넣으려고 할 때 눈동자가


깜박였다.

「…… 하나 더 들어있는데요?」

「아─. 아니, 그, 뭐야. 독단과 편견에 의한 덤이야」

「덤?」

「…… 덤이야」

시선을 딴 데로 돌리고 말을 돌려주자, 마히루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한 번 고개를 갸웃했지만,


빠르게 봉투에서 그것을 꺼냈다.

가능한 눈에 띄지 않게 봉투의 안쪽과 같은 색의 포장을 해서, 바닥에 눕혀 두었지만, 역시 눈에 띄는 크기다.


오히려 잘도 핸드크림 상자를 연 후에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상자가 아닌 폴리에스테르 봉투에 들어간, 그것. 크기는, 보통 마히루가 팔을 감을 수 있을 정도다.

오렌지색 리본으로 묶여있어, 마히루가 이것을 또 조심스레 푸는 것을 바라보면서(나, 자리에서 일어나도


괜찮으려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자─마히루는, 들어 있던 것을 꺼냈다.
양손으로 조심스레 내용물을 들어 올린 마히루는, 정말로 의외인 듯 눈동자를 깜박였다.

「…… 곰?」

마히루가 중얼거린 것은, 그것이 본뜬 모양이다.

너무 크지 않은, 초등학생이 껴안기 딱 좋을 정도의 인형.

마히루의 머리카락처럼 연한 색의 부드러운 털이 특징으로, 어딘가 천진난만한 얼굴에 바느질 되어있는 광택 있는


검은색 둥근 눈동자가 마히루를 담고 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인형인가,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여자는 몇 살이 되어도 귀여운 것을 좋아한다,라는 치토세의 어드바이스 아래, 이것을 선택했다.

그렇지만, 남자 혼자서 사기엔 매우 부끄러웠기 때문에, 역 앞의 크레페라는 대가를 지불하고 치토세와 함께 사


온 것이다.

결국 선택하는 시간부터 포장을 받는 시간까지 내내 치토세에게 히죽히죽 웃음을 당했기 때문에, 혼자 가는 편이


부끄러움이 적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 여자들이 좋아할 거 같아서」

누구에게 변명하는 것처럼 중얼거리며, 머리를 긁는다.

이런 건 질색이다.

애당초 이성에게 선물을 한다니 어렸을 때, 엄마한테 선물을 준 이후로 처음으로, 설마 이런 일이 생길 줄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런 귀여운 인형을 남자에게서 받아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고 슬쩍 마히루를 엿보자, 마히루는
가만히 곰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쁘지도, 기쁘지 않은 지도 모를 얼굴로, 그저 오로지 곰을 바라보고 있다.


「뭐, 마음에 안 들면 버려도 돼」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해, 가벼운 농담 같은 말을 건네자, 마히루가 확 얼굴을 이쪽으로


향한 후 눈썹을 찌푸렸다.

「그런 짓은 하지 않아요!」

「오, 어어, 시이나의 성격으로는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게 부정을 받아, 뒷걸음질을 치며 수긍하자, 마히루는 다시 한번 손에 쥐고 있던 곰을


바라봤다.

「…… 그런 심한 짓은, 하지 않아요. 소중히 여길게요」

가는 팔이, 감싸듯이 곰 인형을 껴안았다.

어린아이가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행동으로도, 부모가 사랑해서 자식을 껴안은 행동으로도
보인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소중히 그것을 껴안았다는 것이다.

규우, 라는 효과음이 어울릴 것 같은 모습으로 곰 인형을 안은 마히루는, 약간 눈을 내려 팔 안에 있는 곰을


내려다본다.

떠오른 표정은, 평소의 매정한 표정이나 기막힐 때 보여주는 표정이 아닌,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어딘가
사랑스러운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천진난만함조차 느껴지는, 무구한 미소는, 무심코 숨을 집어삼킬 정도로 아름답고, 그리고
사랑스러웠다.

(-보는 게 아니었는데)

이런 표정을 지으면, 어쩔 수 없이 의식이 된다.


연애적인 좋아함이 아니라도, 극상의 미소녀에게 저런 표정을 짓게 하고, 저런 표정을 봐버렸다는 것이 심장을
크게 울리게 만든다.

곰 인형을 소중하게 껴안고 희미하게 미소 지은 그 모습은, 아마 누가 봐도 넋을 잃고 봐 버릴 정도로,


사랑스럽다. 평소 감정이 별로 없다고 자각하고 있는 아마네로서도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았다.

얼굴에 얼마나 열이 쌓였는지, 손바닥으로 감싸듯 만지자, 평소보다 뜨겁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나 자신이 알기 쉽게 수줍어했기에, 마히루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 젠장」이라며 욕을 하고


말았다.

다행히도, 마히루는 이쪽을 깨닫지 못한 채, 소중하게 안은 곰 인형에 반쯤 얼굴을 묻고 있다.

그 모습이 또 사랑스러워서, 아마네는 이상한 목소리가 나올 것만 같았다.

「…… 그렇게 기뻐해 주니 다행이네」

어떻게든 말을 꺼내자, 슬쩍 이쪽으로 시선을 되돌렸다.

「…… 이런 걸 받은 건, 처음이에요」

「에, 너의 인기라면 많이 받았을 거 같았는데……」

「저를 뭐라고……」

조금 질린듯한 목소리와 표정이 되어 안도해 버린 것은, 그 표정을 직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 남에게 생일을 알려준 적이 없어요. 생일을 싫어해서, 말하지 않았거든요」

싫다고 단언한 마히루가 곰으로 시선을 옮긴다.

곰을 향한 눈빛은 말과는 달리 온화하다.


「평상시에도, 모르는 사람이라든가 그렇게 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선물을 건네받아도 무서워서 받지 않았아요」

「이건 받는구나」

「…… 후지미야씨는, 모르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작은 목소리로 살그머니 말하고 곰에 얼굴을 묻으면서 이쪽을 올려다보는 마히루를 바라봤던 것을 후회했다.

뜻하지 않게 들뜬 마히루는, 김이 빠진 듯, 나이에 맞는 천진난만함이 드러난 표정이라, 단적으로 말하자면 매우


사랑스러웠다.

무심코 충동적으로 머리를 쓰다듬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워서, 무심코 머리로 향하는 손을 당황하며 되돌렸다.

「…… 왜 그러세요?」

「아니, 아무것도」

순간 움직인 팔을 알아차렸는지, 아니면 아마네의 답답한 감정이 폭발할 것 같은 걸 알아차렸는지, 마히루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것만으로도 눈을 뗄 수 없을 것 같으니, 미소녀라는 것은 무섭다.

아무리 그래도, 정면에서 사랑스러워서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어라고 말하기엔 부끄럽고, 말해도 「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자신이 있다.

게다가, 아마네가 여러 의미로 죽을 것 같아서, 이 충동은 안쪽에 숨겨두기로 결정했다.

「…… 감사합니다, 후지미야씨」

외면한 아마네에게, 다시 한번 마히루의 가냘픈 목소리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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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 화


21. 친구의 잔소리

「있잖아, 아마네, 선물 상대랑은 잘 됐어?」

쇼핑을 도와줬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다음날 치토세는 히죽히죽 웃으며 찾아왔다.

다른 반인 치토세가 방과 후, 반에 찾아온 건 괜찮지만, 상대하고 싶지 않은 종류의 미소였기에, 바로 그들과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진정해, 네가 상상하는 관계나 전개는 없었으니까」

적어도, 연애 감정을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니고, 어떻게 되고 싶다고 해서 선물을 준 것도 아니다.

기뻐해 줬다는 것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치토세가 기대하는 전개는 되지 않았다.

「싫어해도 말이야, 네가 걱정한다는 것 자체가 드물잖아. 관련이 있는 아는 사람이라고도 했고. 그러고


여자잖아. 그러니까」

「아무런 관계도 아니야」

이츠키도 치토세의 말을 거들었지만, 아마네는 싹둑 자를 수밖에 없었다.

마히루가 기뻐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런 귀찮은 일이 생기기에, 되도록 다른 사람들에게 상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의 호기심을 매정하게 돌려주자, 이츠키가 조금 생각하듯이 입가에 손을 댔다.

「…… 음. 이봐, 아마네」

「왜?」

「혹시, 상대는 이웃이야?」

정말로, 이츠키의 좋은 감과 머리는, 이럴 때 귀찮다.


「…… 왜 그렇게 생각한 거야」

「네가 관련된 범위에서 알고 있고, 신세를 지고 있다면 이웃이잖아. 여기서 살았던 것도 아니고, 여자랑 만난
적도 없고. 지난번에 밥도 나눠 받았고, 그래서 이런 걸까 생각했지」

「글쎄」

「흐음. …… 아마네, 요즘 얼굴색이 너무 좋아」

「아,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음식을 자주 나눠 받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 감사로서 생일에 선물을 한 거지?」

정말로, 정확하게 맞혀서, 아마네는 뺨에 경련이 일어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참았다.

마치 현장을 보고 있던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알아맞히기에, 가끔 이츠키가 무서워진다. 껄렁한 것 같지만


부지런하고 사려 깊은 이츠키는 다른 사람들에게 비교적 인기가 있는데, 그러한 부분은 치토세에게만
발휘해줬으면 좋겠다.

「억측으로 잘도 그렇게까지 말하네」

「사실을 모르니까 상상할 수밖에 없잖아. 그래서, 사실은?」

「글쎄」

「쩨쩨한 녀석」

「-치잇」

「시끄러워」

이들이 뭐라 해도, 입을 열 생각은 없다.

툭하고 입을 연다면, 내가 전부 내뱉을 때까지 추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츠키는 어쨌든, 사랑이라고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생물인 현역 여고생은.

사랑은 전혀 없다고 해도, 사랑에 연결된다는 불가사의한 생물이 있으므로, 매우 귀찮을 따름이다.

정말이지, 하고 한숨을 쉬며 돌아갈 준비를 마치고, 가방을 멘다.


전략적 후퇴이자, 그들의 추궁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너희들은 남의 사정에 관심 같지 말고 서로 러브러브나 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하고 있는데?」

「…… 있지, 미행해서 그 사람을 만나보는 건……」

「그럴 생각을 하더라도 말하지 않을 거야. 네가 생각하는 일은 일절 없고, 해봤자 입구에서 멈출 거야」

「쳇」

귀엽게 입술을 뾰족 내밀고 있지만, 눈은 생각보다 진지하다.

농담도 없이 진지한 치토세에게 전율을 느끼면서, 아마네는 두 사람을 두고 교실을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왔다.

「…… 위험했어」

「뭐가 말이에요?」

집에 돌아가서 무심코 혼잣말을 흘리자, 이상한 듯 마히루가 물어왔다.

저녁식사를 만들기엔 아직 이른 시간에 시간에 장을 보고 집에 와버렸기 때문에, 같이 조금 느긋하게 있었는데,


혼잣말을 들어버린 것 같다.

덧붙여서, 오늘의 그녀는 언제나 대로다.

어제의 그 미소는 온데간데없어졌다. 꿈이었던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그녀는 평소의 표정을 짓고 있다.

이것이 보통이고, 오히려 이렇게 있어줬으면 좋겠다. 저런 표정을 짓는다면, 내 심장이 아파질 거 같으니까.

「아니, 뭐, 선물에 대해 이츠키랑 치토세가 억측을 해서 말이야」

이츠키에게 상담해서,라며 말을 추가하고 한숨을 쉬자, 이츠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던 듯, 마히루가 「저렇게
될 정도로」라고 납득한 듯 숨을 내쉬었다.

「뭐, 후지미야씨가 살만한 물건은 아니었죠」

「그런 의미는 아니지만」

아마네가 여성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한다,라는 일 자체가 그들이 생각하는 아마네로서는 있을 수 없는 듯, 연애


감정을 의심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양쪽 모두 달콤하다거나 시거나 쓰라리는 등, 그러한 사랑에 따르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나 참, 이상하게 의심을 하고 자빠졌어」

분명, 마히루는 사랑스럽고 그때 당시에는 만지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그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청소년이라면 누구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애당초 마히루가 터무니없는 미소녀라고
재차 실감해서 두근두근 한 것뿐으로, 이것이 연애 감정일 이유가 없다.

그녀와 어떻게 되고 싶다는 둥의 엄청난 일은 생각한 적이 없다.

언뜻 보자, 여전히 변함없는 미모.

그러나, 어젯밤 같은 심장의 두근거림은 없다. 자신은 그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며,
살그머니 한숨을 내쉰다.

보고 있다는 걸 들키면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르기에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되돌리자, 문득 채팅 애플리케이션의


아이콘에 읽지 않은 숫자가 몇 개 쌓여 있었다.

이츠키일거라고 생각하며, 앱을 열어 보자, 수신란에 떠있는 이름은 아마네가 상상하지 않았던 이름이 있었다.

시호코라는 이름을 보고, 아마네는 눈썹을 찌푸린다.

아마네의 몇 안 되는 세 명의 여성 연락처, 그중 한 사람이다.

세 사람은 치토세, 마히루, 그리고─어머니.


무슨 일이지, 하고 대화창을 열자, 아마네가 서툰 하이 텐션의 글 내용에서 시험은 어땠던가든지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지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치토세에게 약한 건, 가족이 치토세를 닮았다……라고나 할까 치토세가 나이를 먹는다면, 이렇게 될 거라는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 싫어하지 않고 미워할 수 없지만, 어머니의 성격은 조금 껄끄럽다.

『할아버지한테서 과일을 받았으니까 아마네한테도 나눠 줄게, 보내줄 테니까 토요일 오후에는 집에 있어! 수취
거부나 부재 같은 건 용서하지 않는 단다?』

「맘대로 내 예정을 정하다니……」

딱히 토요일에 특별한 예정이 없기 때문에 다행이긴 하지만, 좀 더 빨리 연락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무슨 일 있으세요?」

혼자 중얼거린 말이 들린 듯, 마히루가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응, 어머니가 토요일 낮에 할아버지 네에서 얻은 과일을 보낸대. 아마 사과겠지」

「껍질은 벗길 줄 아세요?」

「…… 필러로 벗길 수 있어」

「그건 벗겨지긴 하지만…… 두껍게 벗겨지기 때문에 영양분이 조금 아까운데요」

우리 엄마가 말할 것만 같은 말이다,라는 감상을 접어둔다.

「만약의 경우엔, 통째로 베어 물면 돼」

「와일드하네요」

「귀찮으니까」

「엉터리네요」
변함없이 솔직한 의견을 보내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움츠려 반응했다.

마히루는 기가 막힌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뭐, 위로 들어오면 다 똑같겠죠」라며 납득을 했다.

「그렇지, 상하기 전에 다 먹을 수 없을 거 같은데, 시이나도 필요해?」

「받고 싶어요. 과일은 비싸니까요」

뭔가 살림꾼 같은 소리를 하는데, 마히루같다고 하면 마히루 같은 말이다.

「토요일이죠? 그러면 답례도 할 겸 점심이나 만들게요」

「항상 내가 신세를 지고 있는데」

「별로, 후지미야씨에게 만들어주는 걸 싫어하지 않으니까 괜찮아요」

훗, 하고 아주 작게 미소를 짓는 마히루.

그것이 어제 일을 떠올리게 해서 어쩐지 거북해진, 아마네는 미묘하게 눈을 피하면서 「…… 그럼 부탁할게」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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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 화

22. 안식처의 적습

선물을 받은 쪽에서 답례를 주는 게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인터폰 소리와 함께 「아─」하고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렸을 때, 아마네는 모든 것을 파악하고 머리를 감싸
안았다.
마히루가 토요일에 점심을 만들어 준다는 제의는, 고마웠다. 하늘이 주는 은혜라고도 생각했다.

실제로 만든 카르보나라는 맛있었다. 농후한 소스와 블랙 페퍼의 자극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넘쳤다.

별로, 마히루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래, 마히루가 나쁠 것이 아니다.

나쁜 건, 사전에 끈질기게 집에 있으라고 했는데도 눈치채지 못한 자신과――이런 서프라이즈를 너무 좋아해서


엉뚱한 일을 하는 피가 이어진 여성일 것이다.

「…… 저기, 후지미야씨? 택배가……」

「아니야. 여벌의 열쇠로 입구를 통과한 엄마야……」

생각해보면, 어떻게든 시찰을 오려던 어머니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였던 것이 실수다.

그 어머니가, 장난을 치지 않을 리가 없다.

「…… 네, 어머니?」

「아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러 온 것 같아…… 미리 말하지 않은 건, 말한다면 내가 어떻게든 둘러댔을 테니까


말을 안 한 거겠지」

「아아……」

「거기서 납득하기엔 복잡하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문제는, 지금 여기에 있는 마히루를 어떻게 할지다.

입구에 있다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면 되지만, 이미 문 앞에 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어머니를 집으로 데려오면 마히루를 보고, 엉뚱한 착각을 할 것이다. 그건 마히루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지만, 인터폰의 소리의 간격이 좁아질 뿐.

(-아 이젠)

「…… 미안 시이나, 잠깐 내 방에 들어가 있어줘. 부탁할게」


「에, 네?」

「이걸 줄 게, 내가 어떻게든 엄마를 밖으로 끌어낼 테니까, 그다음에 집으로 돌아가 줘. 정말 미안하지만,
부탁할게」

어쩔 수 없이, 아마네는 은폐를 하는 방향으로 방향을 정했다.

점심을 만들어 줬지만, 설거지는 이미 끝냈으니 문제없다.

신발은 신발장에 숨기면 찾을 수 없고, 지금 가지고 있는 담요 같은 그녀의 물건은 그녀와 같이 방에 넣으면 된다.

방에 있는 사이에 아마네가 대충 집을 구경시켜준 후, 어머니에게 요리를 먹고 싶다고 조르면, 어머니는 아마


요리를 해줄 거다. 방 검사는 어떻게든 거절해서 넘어갈 생각이다.

굳이 냉장고에 없는 식재료를 사용하길 희망해 같이 쇼핑하러 간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마히루는 방에서 탈출한
다――이것이 줄거리다.

이제 그럴 수밖에 없어,라고 마히루에게 남아있는 여벌 열쇠를 건네주고 진지하게 부탁하자, 「네, 네」 하고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덧붙여서 창고가 아닌 건, 아무리 그래도 지금 계절엔 난방이 없으면 춥기 때문이다.

아마네의 방에는 난방도 있고 부드러운 쿠션도 있다.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 앉다가 허리를 다치거나 감기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 그럼, 부탁할게. 나는 지금부터 엄마를 상대할 테니까……」

얼굴을 맞대기 전에, 아마네가 현관으로 향하자, 마히루도 조용히 아마네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것을 지켜보고 난 뒤, 아마네는 마지못해 현관문을 열었다.

「어머나─아마네, 늦었어. 건강한 것 같아서 다행이네, 자나 했는데」


곧바로 시야에 들어온 것은, 여름방학 때 본 어머니의 얼굴이다.

자신의 어머니면서도 나이답지 않게 보이는 외모는, 집에 있었을 때 자주 보던 상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나이답지 않게 보인다는 것은 얼굴뿐만이 아닌 언동도지만.

「건강하니까 돌아가도 괜찮지 않아?」

「뭐어, 부모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일부러 몇 시간이나 걸려서 여길 왔다구? 위로도 없는 거야?」

「멀리서 찾아와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돌아가 주세요」

「아니-그런 말을 하다니. 그런 귀염성 없는 점은 수토씨를 닮지 않았다니까」

「귀염성은 남자한테 필요 없잖아」

켓, 하고 말을 했지만, 어머니――시호코는 기분 상한 모습 없이, 깔깔 웃으면서 「반항기네」라고 납득하고


있었다.

「그럼 들어갈게?」

「기다려줘, 아무도 좋다고 안 했는데」

「여긴, 나랑 수토씨의 돈으로 빌린 건데?」

그런 말을 들으면 반론도 거절도 할 수 없기에, 아마네는 마지못해 문을 크게 열고 시호코를 불러들였다.

물론, 침실로 가지 않게 자연스럽게 침실 쪽을 돌아서 거실로 유도를 했지만.

「엄마, 온다면 온다고 연락 좀 남겨줘. 어른이잖아」

「어라, 우리 아들이 폐인생활하고 있지는 않는지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르잖아?」

「그. …… 그렇지만, 문제는 없잖아. 정리하고 있으니까」

「그렇구나, 깜짝 놀랐어. 집에서는 아무것도 못했는데, 의외로 잘해졌네. 뜻밖이야」

거실에 가까스로 도착해 주위를 둘러본 시호코는, 감탄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정리는 마히루와의 공동 작업 덕분이고, 유지하고 있는 건 마히루의 어드바이스와 아마네의 노력으로, 거의


마히루의 공적이지만, 그것을 지금 시호코에게 말할 수는 없다.

「피부색도 좋고, 잘 밥도 먹고 있나 보네」

「…… 응」

약간 시선을 돌린 것은, 이것도 마히루의 덕분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요리도 하고 있네. …… 어라, 그런데 2 인분 같은데?」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가락이, 그릇을 가리킨다.

점심은 둘이서 먹었기 때문에, 당연히 접시도 두 사람 몫이다. 그것을 아마네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실수였지만,
시호코도 눈치가 빨랐다.

「친구가 왔었으니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아마도 친구관계와 비슷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성별을 숨기고 있기는 하지만.

가능한 동요를 견디고 담담하게 대답한 아마네에게 시호코는 「후응」라고 그다지 납득이 되지 않은 듯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는, 다시 거실로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든, 아슬아슬하게 속일 수 있었지만, 식은땀이 나올 것 같다.

「…… 뭐, 합격점……이라고 할까, 남자의 독신 생활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잘 되어 있네」

시호코는 잠시 관찰하고 질의응답을 반복한 후, 총평을 말했다.

어떤 의미로서는 당연한 것이다. 마히루의 손이 더해졌으니까.

「엄마가 걱정할 일은 없었어」


「에에, 깜짝 놀랐어. 집에서는 아무것도 못했는데, 성장했네」

「…… 나도 성장 정도는 한다고」

누가 말하고 있는 건지,라고 내심으로 자조를 하면서도 그렇게 돌려주자, 시호코도 상냥하게 「뭐 노력했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공적이 아니기에, 수수하게 마음이 편지 않았다

하지만 진실을 말할 수 없으니, 이대로 참았다.

일단 생활 체크는 끝났을 것이다.

혹시 요리를 먹고 싶지 않아도 돌아가는 게 아닐까――그런 일을 생각한 아마네였지만.

「다음은 방체크를 해볼까?」

마지막에 떨어진 폭탄에, 아마네는 무심코 눈을 부릅떴다.

방체크. 즉…… 침실의 체크다.

안에는, 당연히 마히루가 있다. 발견된다면, 당초 예상하고 있던 접촉보다 훨씬 큰 참사가 일어날 것이다.

「장난하지 마. 내 방은 엄마라고 해도 보여주기 싫어」

「어라, 뭔가 수상한 거라도 있는 거야?」

「평범하게 생각해봐도 남자 고등학생의 방에 수상한 것쯤은 한두 가지 있잖아」

「그건 인정하나 보네」

「아 인정하니까 들어가지 마」

이곳은, 전력으로 막아야 한다. 약간의 수치를 감수하더라도, 마히루의 존재를 숨겨야 한다.

지금, 아마네의 방에 있는 마히루를 봐 버린다면, 시호코는 분명히 자신에게 편하고 즐거울 방향으로 망상을 할
것이다. 그것만은 어떻게 해서든지 피하고 싶다.
오기로라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시호코의 시선을 차단하듯 문 앞에 서서 거절하자, 뭔가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헤아린 시호코가 「부모에게 비밀이 있으면 안되지─」하며 부드럽게 다가온다.

만약의 경우엔, 죄송하지만, 힘으로라도 거부할 생각으로 시호코와 대치하고 있었지만.

쿵, 하고 방 안에서 소리가 났다.

「아마네」

「네」

「뭘 숨기고 있는 걸까?」

「…… 엄마랑은 관계없어」

「그렇구나, 알았어」

생긋, 미소가 진해진다.

그것은, 거부를 허락하지 않는 압력의 미소로, 매번 이 미소를 본 순간 아마네는 매우 불편해지고 거역할 기력이
크게 줄어든다.

어렸을 때부터의 버릇으로 어쩔 수 없다.

윽, 하고 신음을 내뱉는 아마네의 틈을 보고, 시호코는 방의 손잡이를 돌렸다.

큰일 났다, 하고 후회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일 뿐.

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아마네의 옆을 빠져나가 문을 연 시호코.

문 저 편에 펼쳐져 있는 것은――침대에 등을 맡기고, 쿠션을 무릎에 안고 있는, 미소녀의 모습.

그것도, 눈을 감고 일정한 리듬으로 작은 호흡을 반복하는……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낮잠을 자고 있는 마히루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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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 화

23. 천사님, 압도되다.

낮잠을 자는 것 자체는, 흔한 일이다.

난방이 잘 된 따뜻한 방, 점심을 먹어 만복인 상태, 이것만이라도 낮잠을 자기엔 충분한 환경이다.

보통 남의 방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은 솟아오르지만, 일단 아마네가 무해하다고 인색하고 있기에,


깜빡 잠이 들었을 수도 있다.

이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건 지루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쪽이 머리를 감싸는 원인은, 어머니인 시호코가 와 있는 타이밍에, 게다가 이 상태를 봤다는 것이다.

분명, 오해받을 것이다.

아마네가 타인이라도, 착각할 것이다. 방에 들여보내고, 낮잠을 잘 정도로 사이가 가까운 거라고.

굳은 얼굴로 어머니를 슬쩍 바라보자, 마히루를 바라보는 눈이 빛나고 있다. 어라어라, 이건, 이라는 마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건 기분 탓인 걸까.

「어머나,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 친구가 있었다니! 보통이 아니네!」

꺄아, 하고 나잇값도 못하게 새된 목소리를 내는 시호코에게, 아마네는 머리가 아파졌다.

확실하게 오해를 받았다. 게다가 흥분 상태.

아들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있다고 가정해본다면, 보통 이렇게까지 기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뻐하고 있는 것은, 시호코가 사랑스러운 것이 좋아하기 때문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확실히, 마히루는 미소녀라고 누구나 인정할 만한 미모를 가지고 있다.


자고 있을 땐, 무방비로 가면도 벗겨져 있으며, 무엇보다 표정이나 행동으로 속일 수 없는 얼굴이 보인다.

한결같이 단정했던 얼굴은, 지금, 편하고 느슨해져 있다.

자주 봐서 익숙해지긴 했지만, 역시 마히루는 극상의 미모를 가진 아주 매력적인 소녀다.

자는 얼굴은 천진난만하고, 무심코 만지고 싶어지는 무방비함과 사랑스러움이 있다.

아마네의 쿠션을 껴안고 새근새근 자고 있는 모습은, 공공연하게는 말하고 싶지 않은 욕구를 드러낼 정도다.

이렇게, 익숙해진 아마네도 인정하는 미소녀가, 시호코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들의 여자친구(가짜).

흥분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혹시, 집으로 못 오게 했던 건 여자 친구가 있기 때문이었던 거야? 벌써, 남자가 되어버렸네」

「아냐! 전부 아니야! 여자친구도 뭐도 아니라고!」

「어라, 변명하지 않아도 괜찮단다? 엄마는, 아마네가 선택한 사람이라면 반대할 생각이 없으니까」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사귀고 있는 사이가 아니야! 정말 아니야!」

「아무 사이도 아닌데 방에 들여보낼 정도구나」

「당신이 갑자기 왔기 때문이잖아! 보통 거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오해할 테니까! 」

「애초에, 아마네는 호의가 없다면 여자를 집에 들이지도 않고, 여자는 호의가 없는 상대의 집에는 들어가지
않는 단다?」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떻게든 부정하려고 해도 어렵다.

시호코의 말대로, 아마네에게 있어서 기본적으로 집은 자신의 영역이며, 타인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마히루가 처음에 들어오게 된 건 기세에 밀렸기 때문이지만, 그 이후부턴 요리도 있고 마히루의 성격과 맞아서
집에 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야, 좋아한하고 하면 좋아하긴 하지만)


아마네에게 있어서, 마히루라는 소녀는 외면을 제외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보이지 않는 신랄하고 솔직함, 그러면서도 솔직하지 못한 모순된 성격, 매정하게 보여도 남의 일에
신경을 쓰는 모습과, 어딘가 달관하는 듯한 말투도, 허를 찔리면 당황해하며 나이에 맞는 모습을 보이는 면도,
아주 가끔씩 보이는 천진난만한 미소도, 전부 마히루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연애 감정인가 하면 다르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적어도 매력적인 소녀라고 생각한다.

「친구로서의 호의는 있지만, 이성에 대한 호의를 전부 연애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마. 이 녀석도 그런 의도는


없으니까」

솔직하게 시호코의 말을 긍정할 만큼 달달한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다. 애당초, 마히루에게 있어서 아마네가
호의를 갖고 있다고 착각 받아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어라, 모르는 거야? 아마네야말로 여자아이의 복잡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교만하는 거 아니니?」

「어떻게 말해야 엄마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알아주는 거야…… 시이나, 부탁이니까 제발 일어나줘……」

무슨 말을 해도 연애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시호코에, 아마네는 이마를 눌렀다.

빨리 일어나주면 좋겠다. 절실히.

「으으……」

기도가 통한 걸까, 아니면 소란스러움에 일어난 걸까.

마히루는,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달콤한 소리를 올리면서 고개를 들었다.

황갈색의 머리카락이 어깨에서 미끄러져 떨어진다.

캐러멜 같은 색상의 눈동자가 촉촉이 젖어 흔들리는 모습은, 왠지 바라보기 미안해질 정도로 무방비하다.
아직 의식이 각성되지 않은 듯, 졸린 눈빛으로 아마네를 보지만, 아마네는 시선을 미묘하게 피했다.

「시이나, 잔 건 괜찮은데, 오해를 받고 있으니까 오해를 푸는데 도와줘」

「오해……?」

「있지, 있지, 여자 친구씨, 이름은?」

흐리멍덩하게 있는 마히루에게, 시호코는 거리낌 없이 다가가서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이런 환한 미소와 정겨운 눈빛을 받자, 마히루는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머릿속에 혼란스러운 듯 보였다.

「네, 아, 그」

「역시 첫 대면에서는 서로 이름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지! 」

「아, 시, 시이나 마히루입니다……」

「어머나 마히루짱, 사랑스러운 이름이네! 나는 시호코, 사양 말고 이름으로 불러줘」

기세에 밀려 무심코 자기소개를 한 마히루가 「도와줘 후지미야씨」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처럼 이쪽을
바라보지만, 아마네로서는 오히려 이쪽이 도와주었으면 하고 생각했기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어머니라서 알기에, 한 번 폭주를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

마히루에 대한 흥미가 넘쳐흐르고 있으므로, 아마 마히루와 대화를 하려고 할 것이다.

정작 마히루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저, 저기, 어머님」

「어라! 벌써 어머님이라고 인정해줬구나! 」

「후지미야씨!」

「후지미야는 나도 후지마야고 아마네도 후지미야라구. 그치 아마네?」

「엄마, 시이나가 곤란해하잖아」


「아마네, 여자친구라면 꼭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구?」

너무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시호코에 아마네의 미간의 주름이 지지만, 시호코는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저, 저기, 시호코씨」

「왜?」

「저, 저랑, 후지미야씨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 아, 저희는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

일부러 그러는 듯한 시호코의 말에, 마히루는 알기 쉽게 당황하면서도 겨우 부정하고 있다.

시호코에게 재촉당한 탓이겠지만 이름을 부르기엔 주저해 잠시 이쪽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이름을 부르게 만든
시호코가 만면의 미소를 띠었다.

「어라, 그러면 지금부터 그렇게 할까?」

「에, 저, 그, 그게 아니라」

「싫다, 나도 참, 좋은 분위기를 방해해버렸네」

「저, 저, 설명을 제대로 드리고 싶은데요! 아마네, 군과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밥을 같이 먹는다고나 할까,
아마네군이 밥을 못해서」

「좋은 신부가 될 거야, 마히루짱. 아마네는 집안일도 못하는데 혼자 살게 됐으니까. 그런 일이라면 정말 고마


워」

「아니, 그」

마히루는,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호코의 기세를 누르고 설명한다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다.

정기적으로 집에 찾아와, 요리를 만들어주고, 같이 밥을 먹는다,라고 한 시점에서 시호코의 눈동자의 빛이


바뀌어 더욱 기세가 세졌다.
이렇게 되면 아마네로서는 시호코를 멈추게 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건 아버지뿐이다.

「…… 시이나, 포기해. 엄마는 흥분 상태일 땐, 아무 말도 안 들리니까」

「그런……」

이미 달관의 영역에 이른 아마네는, 일찌감치 해명을 포기하고 어머니의 폭주를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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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 화

24. 천사님, 부러워하다

「그런데, 아마네는 잘도 이런 미인을 잡았네. 엄만 깜짝 놀랐어」

부정하는데 지친 아마네와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마히루는 같이 입을 다물었다.

그것을 긍정이라고 간주한…… 것보다는 무슨 말을 해도 수줍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시호코는, 호기심을 감추려


하지 않는 눈동자로 마히루를 바라봤다.

「근데, 마히루짱이 보기에 아마네는 제대로 생활할 수 있을 거 같아?」

「에. …… 그건 그…… 죽지 않을 정도는……」

「거기선 할 수 있다고 말해」

「하지만, 맨 처음엔 방이 더러웠으니까요」

「시끄러워. 지금은 잘 정리하고 있잖아」

「제가 청소를 도와드렸잖아요」

「그건 그, 고마워. 밥이랑, 청소는, 정말로」

그런 점에서는 마히루에게 고개를 들 수 없다.

그녀가 있어서 지금의 쾌적한 생활이 되었으므로, 도게자를 할 만큼 감사는 주저 없이 할 수 있다. 마히루가
싫어해서 하지는 않지만, 가능한 마히루를 배려하기 위해 평소부터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이 발언을 그다지 좋지 않을 방향으로 파악한 것은 시호코다.

「뭐, 이번뿐만이 아니라 항상 마히루짱이 도와줬던 거구나, 어쩔 수 없는 아이네. …… 그 말투로 볼 때,


동거하고 있는 거니?」

「아니야!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야! 옆에 살고 있어!」

「어라, 그럼 운명의 만남이잖아! 다행이다 아마네, 이런 미인인 아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미인이고 도움을 받는 게 좋다는 건 부정하지 않지만 운명의 만남이 아니라고」

「로맨틱하고 좋잖아」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사귀고 있지 않다고 말했잖아!」

「어라어라」

틀림없이 수줍음을 감추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시호코에게, 아마네의 뺨이 슬슬 굳어진다.

잘 됐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있어서 멋진 망상의 양식이 되는 해석을 하는 어머니에게 몇 번이나 시달렸을지 모르는
아들은, 몇 달 만에 가장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지나친 기세에 눌린 마히루는, 아마네와 시호코를 교대로 바라보며 허둥지둥 당황해하고 있다.

「마히루짱, 마히루짱, 이건 부모의 편애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네가 말을 잘 안 하고 솔직하지는 않아도,


생각보다는 성실하고 신사적이니까, 좋은 쇼핑을 했다고 생각해도 돼. 뭐 여자 경험은 전혀 없으니까 거긴
마히루짱이 잘 리드하면 될 거야」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엄마. 제발 조용히 해줘」

말의 마지막이 상당히 쓸데없다.

「그건 그렇고, 오히려 왜 여자친구를 만들지 않았을까? 수토씨를 닮아서 겉모습은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촌스러워서 그런 걸까?」
「불필요한 참견이야」

「마히루짱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때?」

「이 녀석도 보고 싶지 않을 거야」

「또―. 아, 뭣하면 마히루짱이 자신의 취향으로 맞춰도 된단다? 몸을 치장하면 아마네는 나름대로 괜찮으니까」

싱글벙글 웃으면서 떠드는 시호코에, 마히루는 곤란한지 애매한 미소를 띠고 있다.

그 냉정 침착한 천사님을 이렇게까지 뒷걸음질 치게 하는 시호코의 존재는, 어쩌면 대단할지도 모른다.

「엄마, 정말로 시이나가 곤란해하고 있잖아. 그냥 돌아가 줘」

「엄마한테 돌아가라니. 뭐 그래도 여자친구와의 달콤한 시간을 방해 한 건 사실이니까 슬슬 돌아가 볼까」

「이제 빨리 돌아가 줘」

이제 강하게 부정하는 것도 지쳤고, 마히루도 이 텐션에 매달려 고생했을 것이다.

마히루를 보자 미묘하게 축 늘어져 있다.

당연하겠지, 기본적으로 차분한 그녀가, 익숙한 친 아들도 지치는 텐션의 대화와 어울리고 있으니까.

나중에 위로하자고 마음으로 결정하면서 가라는 듯이 손짓을 시호코에게 향하자, 미묘하게 불만스러운 얼굴이
되돌아왔다.

그런데도 계속 있겠다고 하지 않는 건, 일단은 이쪽을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 분명 엉뚱한 방향이겠지만.

「아, 마히루짱, 연락처를 교환할까? 우리 아마네의 생활 태도라든지 여러 가지를 다음에 말해줘」

「에, 네, 네……?」

마지막으로 좀 봐주었으면 하는 연결점을 만드는 시호코에, 아마네는 이마를 눌렀다.

마히루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듯, 재촉 받은 대로 스마트폰으로 연락처를 교환했다.

이걸로 틀림없이 마히루에게도 쓸데없는 참견이 들어올 것이다.


(정말로 미안)

만면의 미소로 마히루의 손을 잡고 「아마네를 잘 부탁해」라며 거듭 다짐을 받고 있는 시호코에, 아마네는


나중에 아버지에게 「부탁이니까 고삐를 잡아 줘」라고 보내기를 결정했다.

「피곤하네요……」

「미안, 태풍이 와서」

여기 있었던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지만 이미 두 사람은 피폐해진 채, 나란히 소파에 앉고 있었다.

털썩 주저앉은 아마네는 얼굴을 누르면서 깊게 한숨을 쉰다. 마히루는 조심스럽게 오도카니 앉아 있지만,
평소라면 쭉 뻗은 허리가 평소보다 굽어있다.

「정말, 착각한 채로 돌아가게 만들어서 미안해」

「아뇨, 뭐, 실제로 손해는 없으니까……」

「아니 의외로 손해는…… 저 모습을 볼 때, 시이나를 마음에 든 것 같고…… 뭔가 상관해 올 거 같은데……」

그 점은 마히루가 고생하게 되니 정말로 미안하다.

아들의 여자친구(오해)라는 것에 더해 시호코의 사랑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점에, 아마 완전히 마음에 들어서 뭔가


보살펴 주려고 할 것이다. 귀찮은 참견, 이라는 레벨로.

「시호코씨는 정말 후지미야씨를 소중히 여기시네요」

「그렇긴 하지만 너무 끈질겨……」

사랑에 눈먼 부모라고 하기엔 다르지만, 본의 아니게 귀여워해 준다.

아마 아마네가 야무지지 못한 탓도 있기에 크게 불평을 하지 못하지만, 그런데도 아마네로서는 너무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머니에게 은의를 느끼고 있고 중요하지만, 귀찮은 타입으로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 좋겠다」

작게 중얼거린 마히루에, 아마네는 그녀를 바라봤다.

「뭐가?」

「어머님, 활기차시고 다정하시잖아요」

「저건 시끄럽고 과한 간섭인 거야」

「…… 그래도, 좋은 것 같아요」

겉치레가 아닌, 정말로 부러운 듯한 표정과 당장이라도 꺼저버릴 것 같은 작고 희미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그녀는 눈동자를 감췄다.

어딘가 근심과 그림자가 있는 표정인 것을 알 수 있다. 건드리면 무너져 버릴 듯, 누가 봐도 허약한 수준이라


생각될 정도다.

피로만으론 결코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연약함과 덧없음을 보이는 그녀는, 아마네의 시선을 느낀 듯, 갑자기


얼굴을 올리곤 작게 미소 지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돌아온 마히루는, 드물게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맡겼다.

「마히루짱 인가」

「…… 뭐야 갑자기」

「아뇨. …… 오랜만에, 사람에게 이름을 불려서요. 항상 성을 불렸으니까」

이렇게 인기가 많은 천사님이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는 게 의외였지만, 반대로 마히루를 이름으로 부르기에
겁이나 주눅이 든 인간투성이일 것이다.

학교에서는 티끌도 없는 완벽한 천사 같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편하게 부를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별명으로 부르는 사람도 많다. 본인은 엄청 싫어하지만.

「뭐 사이좋은 친구가 없다면, 부모님이지?」

「부모님한테는 불리지 않았어요」

차가워진 목소리로 즉답이 왔다.

무심코 마히루의 얼굴을 바라보자, 어떤 색도 표정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마치 모두 다 없어진 것 같은, 아무것도 없다고까지 할 수 있는 무표정. 단정한 미모 때문인지, 마치 인형을


상대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다만 그것도 한순간뿐, 아마네의 시선을 알아차린 마히루는 무표정을 지우고, 어딘가 곤란한 것처럼 살짝 눈썹을
내렸다.

「…… 어쨌든, 드물어」

그렇게 중얼거리고,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마히루와 부모님과의 사이가 나쁘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다.

부모님에 관해 이야기할 때 이따금씩 보이는 차가운 표정이나, 부모와 외식을 한 적이 없다, 생일이 싫다,라는
발언으로부터,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지만――부모님에게 이름조차 불리지
않는다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좋겠다』

조금 전 중얼거린 말은, 어떤 마음으로 말한 걸까.

「마히루」
자연스럽게 부를 일이 없었던 이름을, 말했다.

끔뻑 캐러멜색의 눈동자가 깜박인다.

허를 찔린 듯, 아니면 어딘가 멍한듯한, 평소 태도와 표정으로 가려져 있는 한 종류의 미숙함이 엿보인다. 분명


멍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름 정도는 누구나 부를 수 있잖아?」

「…… 그것도 그렇네요」

무뚝뚝하게 대답한 뒤,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어렴풋이 안도한 듯한 미소에, 가슴이 떨린다.

「…… 아마네군」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불려, 가슴의 떨림이 더욱 커져간다.

조금 전까지는, 어머니밖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인 걸까,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렇게 얼굴을 마주
보고 정면에서 이름을 불리자, 근질근질하고, 답답한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친다.

「밖에서는 부르지 말아 주세요」

「…… 그런 건 알고 있어. 그쪽이야말로 밖에서 말실수하지 마」

「알고 있어요. 비밀이잖아요」

희미한 미소를 머금은 마히루를 바라볼 수 없어서.

아마네는 「오우」라고 매정하게 돌려준 뒤, 몸의 자세를 바꾸는 척, 그녀의 미소에서 벗어나듯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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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5 화

25. 열쇠의 행방

토요일, 어머니의 내습으로, 아마네와 마히루 사이에 호칭이 바뀌었지만, 그 이외에는 특별히 바뀐 것은 없다.

갑자기 사이가 좋아진 것도 아니고, 그저, 부르는 법이 약간 달라져, 마히루의 태도가 연화된 정도일까.

「…… 저, 저기 아마네군」

일요일 저녁, 평소보다 일찍 찾아온 그녀는 미묘하게 주눅 들었다고나 할까, 곤란한 얼굴로 찾아왔다.

집에 들이기는 했으나, 의도를 모르겠는 태도에 아마네는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이름을 부르는 데 저항이 있는 줄 알았지만, 이름을 부를 때, 주저 없이 불렀으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서로 소파에 앉아, 마히루의 상태를 보고 있자, 스커트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갑자기 뭘까 하고 생각하자, 조심스레 정리되어 있던 손수건을 펴서, 감싸여 있던 약하게 빛을 반사하는 열쇠가
보였다.

본 기억이 있는 건, 바로 어제 그녀에게 건네줬기 때문일 것이다.

「…… 열쇠, 돌려드릴게요. 결국 그때 집에서 나오지도 못했고. 그, 돌려주는 것도 잊어버려서…… 죄송해요」

「그렇군」

아무래도 그대로 열쇠를 가지고 돌아간 것이 마음에 쓰인 것 같다.

묘한 모습의 마히루를 이해한 아마네는, 손수건에 있는 열쇠를 바라봤다.


잘 생각해 보면, 마히루는 거의 매일 저녁밥을 이 집에서 만들고 있다. 그때마다 아마네가 현관에서 열어주지만,
가끔 일이 있어 조금 기다리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지금의 계절에 현관문 앞에서 우뚝 서있는 것은, 여성에게 힘든 일이 아닐까.

여성은 몸이 차는 게 좋다고 듣기는 했지만, 아마네로서는 그다지 편해 보이지 않는다.

거의 매일 이곳에 오기에, 그녀가 열쇠를 가지고 있는 편이 아마네로서도 편한 게 아닐까.

「그거 그냥 가져도 되는데」

「네?」

「이 관계가 끝났을 때, 돌려줘도 돼」

뭐 말하자면, 건네준 이상, 당분간은 신세를 진다는 것이었지만, 마히루는 열쇠를 받지 않은 아마네를 불안하게
바라봤다.

「그, 그래도」

「그렇다고나 할까, 일일이 현관으로 나가는 게 귀찮기도 하고」

「본심이 새고 있어요」

「너, 악용 같은 건 하지 않을 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일단 한 달 이상, 밥을 나눠 먹고 여기서 만들어주기에, 마히루의 인품은 알고 있다.

그녀는, 우선 상식적이면서도 양심적인, 나쁜 짓을 할 수 없는 성격이다.

이 열쇠를 주더라도, 누군가에게 건네주거나 아마네가 없는 동안에 뭔가를 훔친다거나 하는 일을 분명 없을


것이다. 믿어도 되는 상대다.

「너도 매번 인터폰을 올리고 기다리는 게 귀찮잖아」


「그렇다고 해도, 당신한테는 경계라는 것이 부족한 것 같은데요」

「너를 믿고 있으니까 건네주는 건데」

그 한 마디에 몹시 놀란 마히루는, 그저 말없이 눈썹을 내렸다.

당황스러움과 그 밖에 잘 모르는 뭔가가 표정에 떠있었다.

뭐 이쪽으로서는 수고를 덜기 위해 주고 싶을 분, 그녀가 싫다고 한다면 순순히 물러날 생각이었다.

마히루라고 한다면, 잠시 가만히 아마네와 열쇠를 교대로 바라본 뒤─작게, 한숨을 쉬었다.

「…… 알겠어요. 빌릴게요」

「응」

「…… 아마네군은, 거물인 건지 무관심한 건지 잘 모르겠어요」

완전히,라고 기가 막혀하면서 어렴풋이 가시가 있는 목소리로 찔러 오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나답잖아?」

「그런 건 스스로 말하는 게 아니에요」

하고 무정한 목소리로 주의를 받자, 더욱더 아마네의 미소가 깊어진다.

이런 시시한 장난을 받아줄 정도로, 아마네에게 익숙해진 것 같다.

애당초 이름을 부르는 데, 익숙하지 않는 게 이상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람이네요, 라고 하는 듯한 어이없는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차갑다기보다는 포근함이 들어있다.

아마네의 농담이라는 건 알고 있겠지.


「그럼 사양하지 않고 쓰겠지만, 집에 무슨 일이 있어도 몰라요」

「뭐?」

「…… 어느샌가 방이 청소되어 있어서 깜짝 놀란 다든지」

「그건 고마운데」

「냉장고에 만든 음식들을 많이 넣어서 냉장고 공간이 없게 만든다든지」

「아침밥이랑 저녁밥이 늘어나겠네」

마히루의 장난이 너무 평화롭다고나 할까 오히려 너무 고마워 이쪽으로서는 웰컴이었지만, 말을 한 마히루로서는


미묘하게 불만스러운 듯하다.

위협이 되지 않는 위협 밖에 할 수 없는 건 마히루의 선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니, 흐뭇하다.

「뭔가, 바보 취급을 하시고 계신 것 같은데요」

「안 했는데」

계속 웃으면 삐질 것 같아, 삐진 모습도 보고 싶었지만, 아마네는 웃음을 참으며 마히루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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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6 화

26. 천사님과 포상

복도 벽에 붙어 있는 학생 이름이 적혀 있는 종이를 바라보며, 아마네는 「뭐 그런가」하고 중얼거렸다.

지난주 치러진 시험의 등수가 나와 있었기에, 아마네는 동급생과 마찬가지로 보러 온 것이다.

결과적으론 항상 비슷한 21 위, 생각보다는 비교적 좋은 등수에 있다. 하지만 반응이라고 해도 지금까지와는


별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상에 있는 등수에 있어 조금 안도했을 뿐이다.
덧붙여서, 마히루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1 위에 군림하고 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역시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저녁을 먹은 뒤 공부를 하고 있는 걸 자주 봐왔으니까.

원래 지능이 좋은 것도 있겠지만, 본인의 끊임없는 노력이 마히루를 1 위의 자리에 두고 있을 것이다.

「시이나씨 또 1 등이야……」

「역시 천사님, 머리의 질이 달라」

소란 속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려와, 아마네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 왜 그래? 아마네, 그런 표정을 짓고. 순위가 안 좋아?」

같이 따라온 이츠키가, 아마네의 모습을 보고 의아해한다.

덧붙여서 50 위까지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츠키는 자신의 순위를 확인하러 온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아마네의 상태를 보러 온 것이다.

「아무것도 아니야. 21 위였어」

「오오, 이번엔 전보다 잘 봤잖아」

「그닥. 오차 범위잖아」

「우와, 똑똑한 사람은 말하는 것부터 다르네」

비아냥대며 일부로 놀리듯 말하는 이츠키에게 「네네」하고 가볍게 흘리고, 재차 등수 표를 바라본다.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듯, 숨은 곳에서 노력을 하는 그녀는, 이런 건 당연한 듯이 보이지만 상당히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네는 굉장하다고 칭찬해 주기는 하지만, 그녀의 노력을 모르는 까닭에 위로하지는 않는다.

그건, 마히루에게 있어서 답답한 게 아닐까.

「…… 적어도, 나만큼은」

「응? 무슨 말을 했어?」

「별로. 교실로 돌아가자」

「오케이」

「아마네군, 저건 뭔가요?」

슈퍼에서 직접 집으로 찾아온 것 같은 마히루가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으려다가, 아무래도 낯선 하얀 상자를


발견한 것 같다.

「응? 아아, 케이크」

흰 상자의 내용물은, 케이크다. 아마 마히루도 상자의 형상으로 희미하게 짐작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물어보았을 것이다.

덧붙여서, 치토세가 자주 SNS 에 올리는 마음에 든 곳에 가서 사온 것이다.

「…… 케이크를 좋아하세요?」

「아니 별로. 너한테 주려고 사 왔어」

「왜 또?」

「너, 학년에서 1 위였으니까, 자그마한 축하 정도는, 괜찮잖아. 1 위 축하해」

자신에게,라는 곳부터 눈을 깜박이는 마히루.


정말 예상 밖이었을 것이다.

「1 등은 매번 해와서, 이렇게까지 축하하지 않으셔도」

「그래도 항상 열심히 하고 있고, 가끔은 포상을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쇼트케이크지만 싫어하진 않지?」

「네? 시, 싫어하진 않지만……」

「응, 그러면 다행이네. 밥을 다 먹고 먹어줘」

어안이 벙벙한 분위기가 전해져 오지만, 아마네는 그대로 대화를 중단했다.

마히루는 너무 신경을 쓰고는, 곤란한 모습을 보이기에, 이런 태도가 좋다.

그녀는 타인에게는 힘을 쏟는 타입의 인간이지만, 자신의 일이라면, 매우 금욕적이고 분별없는 것으로 자신을
응석 부리게 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칭찬하거나 위로하지 않으면, 마히루는 긴장을 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아마, 응석 부린다는 행위를
모르는 게 아닐까 싶다.

그녀와 오래 있던 것은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녀의 성질이 알게 되었기에, 항상 신세를 진 만큼이라도 갚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엌에서 아직도 굳어있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은 아마네는, 천천히 숨을 내쉬며 그녀의 재기동까지 그녀를
바라보기로 했다.

식사 후, 미묘하게 긴장된 표정으로 케이크를 접시에 가져온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무심코 웃음을 터뜨렸다.

「어, 어째서 웃으시는 거예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신경 쓰지 마」

그저, 마히루가 묘하게 딱딱하고 굳어져 있던 게 재미있었을 뿐이다.

다만 너무 웃으면 기분이 안 좋게 될 수도 있고 위로한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 같아, 적당한 선에서


그만뒀다.

커피를 가져와 케이크와 함께 테이블에 둔 마히루가, 옆에 앉았다.

거기서도 미묘하게 어색한 움직임이었으므로 웃을 뻔했지만, 옆에 있으므로 참는다.

마히루가 조심스럽게 아마네를 올려다본다.

「축하해」

「……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괜찮으니까 편하게 받아. 열심히 한건 사실이잖아」

「그래도」

「자, 빨리 먹어봐. 가끔씩은 너도 자신한테 포상을 줘야지」

벌써 사 와서 너한테 줬으니까,라고 것붙이자, 마히루는 조금 미안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케이크가 실린 접시와


포크를 손에 들었다.

「잘 먹겠습니다」

「자」

손을 살짝 움직이더니, 마히루는 왠지 신중한 손놀림으로 케이크를 포크로 잘라 입으로 옮겼다.

여자에게 단 것은 까다롭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치토세도 잘 먹고 있는 가게이기에 문제없을 것이다.

그 증거로, 마히루는 눈을 약간 동그랗게 뜬 뒤, 희미하게 입가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그다지 표정이 바뀌지 않는 마히루지만, 요즘엔 조금씩 알기 쉽게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천천히 먹으면서 떠오르는 부드러운 표정은, 먹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되어 있었다.

「……? 왜 그러세요?」

「아니, 아무것도」

무심코 바라보고 있는 걸 깨달은 듯한 마히루가,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평소보다 약간 어린 티가 나는 표정에, 아마네는 방금 전까지 바라보던 시선을 돌렸다.

가만히 아마네를 바라보던 마히루는, 문득 생각난 듯 포크를 사용해 케이크를 자른 뒤, 아마네에게 내밀었다.

이른바, 아─라고 하는 몸의 자세다.

「에, 아, 아니 먹고 싶었던 건 아닌데」

「아니에요?」

「…… 아니, 뭐, 그…… 받는다면 받지만」

아무래도 이건 예상하지 못해서 당황해 버렸지만, 무심코 승낙해 버렸다.

이 나이가 되어서, 그것도 이성에게, 게다가 터무니없는 미소녀가 먹여주다니 어떤 의미로선 행운일지도
모르겠지만――솔직하게 기뻐할 만큼, 아마네는 수치심을 버리지 않았다.

「애초에 아마네군이 사온 것이니, 아마네군도 먹을 권리가 있잖아요」

제안을 하고 있는 마히루는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 평상시의 표정 그대로 아마네의 입가에 케이크를 내밀고 있다.
마히루를 봐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아마네는 과감하게 케이크에 물었다.

입에 퍼지는 건, 매우 달콤한 맛이었다.

「…… 너무 달아」

「그거야 케이크이니까요」

확실히 그것만은 아니었지만, 마히루는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우물우물 씹어도 어쨌든 달다. 정신 상태의 영향이 꽤 크다.

「……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네」

이쪽은 이렇게나 달콤함과 부끄러움을 한꺼번에 먹고 있는데, 마히루는 평상시와 다름없다.

그것이 수수하게 분해서, 아마네는 「잠깐 빌려줘」라며 마히루의 손에서 포크를 빼앗아 똑같이 케이크를
내밀었다.

당했으면 되돌려 줘야 하니까.

「자」

「…… 저기」

「먹어」

조금 강한 어조로 말한 탓인지, 마히루는 흠칫흠칫 먹이가 주어진 작은 새 같이 먹었다.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자, 미묘하게 마히루의 뺨이 붉어진다.

「그래서, 감상은」

「마, 맛있어요……」

「아니. 먹여지게 된 기분은」


「…… 너무 부끄러워요」

「그렇잖아. 이런 건, 남한테 하면 착각할 거야. 할 거라면 여자끼리 해줘」

내 마음을 알겠지?, 하고 외면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네……」하고 돌려주었다.

안전한 인간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했을 것이다.

의식하지 않고 한 마히루에게 조금 곤란했지만, 뭐 나쁜 기분도 아니기에, 별로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저, 오로지 입안에 남는 맛이 달콤할 뿐.

(견디는 것도 힘들어)

신용을 해주는 건 기쁘지만, 이런 식으로 지각없이 무방비하면, 견디기 쉽지 않다.

그렇게 결론을 지으며, 아마네는 옆에서 조금 쑥스러워진 바람에 움츠려진 마히루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편부터는 크리스마스 편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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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7 화

27.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법

「저기 아마네, 아마네는 크리스마스 파티 안 해?」

「안 해」

당돌한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자, 알기 쉽게 치토세의 뺨이 부풀어 오른다.

조금 전…… 가족과 떨어져 있는 외톨이인 아마네에게는 특별한 인연이 없는 이벤트지만, 아무래도 치토세와
이츠키는 아마네와 함께 보낼 생각인 듯, 이렇게 해 권유를 해왔다.

일부러 점심시간에 이렇게 아마네와 이츠키의 교실에 찾아와 제안을 해온 치토세는, 아마네의 즉답에 뺨을
부풀리고 있다.

「괜찮잖아, 아마네 어차피 혼자서…… 앗, 혹시 여자 친구」

「있지도 않아」

「그러면 됐잖아. 아니면 싫은 거야?」

「뭐 아마네가 싫어도, 우리들은 별로 상관없지만」

그들 나름대로 친구를 배려해주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한가로이 노닥거릴 장소를 찾고 있다는 것도 있겠지만.

그런 미안한 표정을 짓지만, 기분이 안 좋고, 싫은 건 아니다.

꺼리는 건, 그들이 사적인 장소에서는 심상치 않게 스킨십을 격렬하게 한다는 것과 마히루에게 설명하는 수고가
들기 때문이다.

극론적으로 말하자면, 마히루에게 그들이 돌아갈 때까지 이쪽으로 오지 말라고 말하고, 마히루가 있었던 흔적을
지워놓으면 된다.

「싫지는 않지만 말이야…… 알았어, 알았어. 24 일이지? 어차피 밤이 되기 전에는 해산할 텐데, 그 후에 너희
둘이 열을 내든 뭐 하든 맘대로 해. 제발 집에서 러브러브 하지 마」

뭐 이렇게까지 거절할 일도 아니니까, 하고 승낙하자, 치토세의 얼굴에 생긋 미소가 띤다.

「어쩔 수 없네, 그럼 타협하자」

「뭔데」

입으로 조금 시건방진 말을 하고 있기에 사양하지 않고 뺨을 꼬집자, 「여기. 아마네군-운이 이지메를 한다―」


하고 어눌한 말로 도움을 구했다.

「잠─깐 아마네, 치이를 괴롭히지 말라고? 나만 뺨을 꼬집어도 되니까」

「네네, 나 대신 꼭 꼬집어줘」

「알았어」

「그러면 안 되는데―! 」

이것도 노닥거리는 구실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이츠키에게 꼬집는 것을 양보하자,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은 뺨을
꼬집으며 놀고 있다.

꼬집혀진 치토세가 실로 기쁜 듯이 꼬집고 있기에, 아마네는 그것을 보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 나 돌아가도 될까?」

돌아가기엔, 여기가 자신의 교실이었지만, 수업이 있기 전까지. 그들에게서 조금 거리를 두고 싶었다.

「안 돼─. 제대로 계획을 짜야 하니까. 케이크라든지 밥을 준비해야지! 」

「나는 만들지 않을 거야」

아마네는 크리스마스용의 밥 같은 건 만들 수 없다.

마히루라면 아마 평범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그녀의 손을 빌릴 수는 없다.

남몰래 손을 흔들며 무리라고 주장한 아마네에게, 왠지 치토세는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만들 수도 없는데, 이렇게나 건강해 보이게 되었구나 해서」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치이, 아마네한테도 사정이 있겠지」

「에─, 이츠키군도 궁금해했었잖아」


「나한텐 나중에 알려줄 테니까」

「알려주지 않아」

마음대로 약속하지 말라고, 하며 노려보자, 이츠키가 소리를 높여 웃었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지 않는 것이 그의 좋은 점이지만, 이따금 생각난 것처럼 쿡쿡 찔러 오는 게 조금 곤란하다.

「정말. …… 뭐, 밥은 배달시켜도 되잖아? 케이크는 예약을 해야 하는데」

아마네에 대한 관심을 떨치고, 아마네는 현실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케이크를 준비하는 건 무리고, 식사도 준비를 할 수 없다. 그러면 파는 물건들을
준비하는 게 당연한 흐름이다.

「아, 그럼 피자로 하자―! 케이크는 평소에 가는 가게에서 예약해둘게, 아직 예약을 받으니까! 」

「치킨이 아닌 거야?―」

「잇군도 피자를 좋아하잖아」

「뭐야─. 역시 알고 있네」

「에헤헤─」

멋대로 피자로 정해졌지만, 아마네로서도 피자는 싫지 않았고 파티 다운 느낌이 들어서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상태라면, 밥은 아마네나 이츠키가 자주 시키는 가게의 피자로 결정될 것이다.

피자라는 말을 듣고 문득, 마히루가 떠올랐다.

냠냠, 작은 동물처럼 먹던 마히루. 묘하게 귀엽다고 느낀 건, 평상시에 품위 있게 먹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케이크도 마히루에게 저번에 먹였네, 라고 생각하고 있자, 자연스럽게 뺨이 달아올랐다.

(이제 그런 일은)
서로 먹여준다니, 이제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이츠키와 치토세 같이 사이좋은 커플도 아니고, 기회도 오지
않을 것이다.

「…… 아마네, 무슨 일이야?」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케이크 예약은 너한테 부탁할게」

순간 떠올라 멍─하니 있던 아마네를 치토세가 걱정스럽게 바라보자, 아마네는 황급히 머리에서 그 생각을 내쫓고
평상시의 얼굴로 되돌렸다.

「네~! 피자도 예약해두자―! 」

텐션이 오른 치토세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마네는 집에 돌아가, 마히루에게 크리스마스의 예정에 대해 묻기로
결정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8 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8. 천사님의 크리스마스 약속

「크리스마스 예정이요? 특별히 없는데요」

빨래를 끝낸 뒤 소파에 앉아 있던 마히루에게 물어보자, 시원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틀림없이 여자끼리 모임을 할 거라 생각했는데, 예정은 없었던 것 같다.

의외라고 얼굴에 나와 있던 듯, 마히루는 아마네를 보며 어렴풋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본적으로, 저랑 교우가 있는 동성 친구들은 대개 남자친구가 있어요. 남자들의 권유도 거절해서, 예정은


아무래도 비어 있어요」

「많은 남자가 눈물을 흘렸겠네」


밖에 있을때의 마히루는 매우 가드가 단단해, 희미한 기대를 담아 마히루에게 권유한 남자들은 견고한 수비에
눈물을 삼켰을 것이다.

아마네로서 보자면, 잘도 권유했네,라는 감상이다.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었다면, 천사님을 권유할 수 없었을
테니까, 하고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 그렇게 저랑 보내고 싶은 걸까요?」

「잘 되면, 가까워지고 싶을 테니까」

「왜요?」

「그야, 사귀고 싶으니까?」

「왜 사귀고 싶어 하는 걸까요?」

「…… 사귄 뒤에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거 아닐까」

「불순하네요」

버림받은 남자 제군들에게 내심으로 합장을 하면서도 「뭐 그렇지」하고 덧붙인다.

「그런 녀석만 있는 건 아닐 테니까, 너무 의심하지는 마. 너라면, 남자가 향하는 시선의 질은 알잖아」

「그렇네요. 모두가 전부 발칙한 눈으로 보지는 않으니까요. 아마네군은 다르지만요?」

「내가 언제 너를 발칙한 눈으로 봤다고 그래」

귀엽다거나 머리를 쓰다듬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있지만, 이러니저러니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다.

애초에, 그런 생각을 했다면, 마히루가 눈치채고 떠났을 것이다.

무해한 남자라 그녀의 옆에 있을 수 있는 것이지, 만약 이빨을 하나라도 드러내면 그녀는 바로 사라질 것이다.

특별히 이렇다 할 생각도 없고 식욕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의 관계를 무너뜨릴 생각도 없다.

「그렇겠죠. 아마네군은 처음부터 제게 관심이 없는 것 같으니까요」

「뭐」
「그러므로, 신뢰하고 있어요」

「그건 뭐야」

남자로서 이래도 되는 건지 하는 신뢰를 얻고 있지만, 일단 안전한 남자라는 입지에 불만은 없다.

「…… 그래서, 저의 크리스마스의 예정을 물어본 아마네군은 무슨 계획이라도 있으세요?」

「응? 아아, 나, 24 일은 낮에 이츠키랑 치토세가 이쪽으로 와서 말이야, 뭐 늘 그렇겠지만, 저녁밥이


늦어질지도 모른다는 연락을 하려고」

간신히 이야기가 본론으로 돌아왔으므로 재차 설명하자, 마히루는 납득한 것처럼 수긍했다.

「알겠어요. 그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면 불러 주세요, 그때부터 밥을 준비할 테니까요. 준비만 해둘게요」

「어어, 뭔가 미안하네」

「아니에요. 즐겨주세요」

「…… 외롭지 않아?」

「익숙하니까요, 혼자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말해서, 약간 가슴이 아팠다.

그녀의 뇌내에 부모의 일이 순간적으로 떠오른 듯, 어딘가 자조하는 듯한 미소가 떠올랐다.

「…… 아─, 그」

「네?」

「…… 매우 주제넘은 의사 표현이지만, 이브는 무리여도 크리스마스에 같이 있는 건」

뭐랄까, 이런 제안을 하는 건, 너무 부끄럽다.

특별히 타의는 없지만,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자고 권유하는 건, 보통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결코, 타의는 없다.

다만, 마히루가 어딘가 외로운 듯한 눈빛으로 있는 것이 싫었을 뿐이다.

제안에, 마히루는 눈을 깜박였다.

「함께라니, 뭘 하실 거예요?」

「에? 아─, 따로 할 일이 없네. 미안」

그것을 지적받으면, 아마네로서는 그 이상, 강하게 제안할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경우 귀찮음을 생각해보면 같이 나갈 일은 없다.

그러면 집에서 보낸다는 일이 되지만, 이 집에는 마히루의 흥미를 끌만한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둘이서 있을 뿐이지만, 아마 굉장히 어색하게 되지 않을까.

그 정도라면, 따로 있는 편이 좋을 지도 모른다――그런 생각으로 말을 철회하려 했지만, 마히루는 아마네를


조용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럼, 저거, 해보고 싶어요」

예상 밖이었던 건, 마히루가 의외로 내켜 했다는 것일까.

가냘픈 손가락이, 텔레비전을 가리킨다.

정확히 말하자면, 텔레비전 보드 안에 있는 게임기다.

최근엔 저녁에 마히루가 있어서 그다지 기동하지 않게 된 그것에 흥미를 표시한듯한 마히루는 「저런 건, 해본
적이 없어서……」라고 작게 희망을 나타냈다.

크리스마스에 사귀지도 않는 남녀가 게임하며 보낸다는 게 왠지 이상한 기분이다.


「아니, 뭐, 그래도 상관없지만…… 괜찮은 거야? 게임으로」

「안 되나요?」

「안되지는 않지만」

「그럼, 그걸로 좋아요」

「오, 오우」

그걸로 좋으려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히루의 희망이므로 할 수 있는 한 이루어주려고 한다.

소박한 즐거움 정도는, 주고 싶다.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예정도 없고, 마히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일 것이다.

「뭐, 크리스마스랑은 관계없이 그냥 지내면 되네」

「그렇네요」

작게 미소 지은 마히루를 왠지 바라보기 힘들어, 아마네는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게 외면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9 화

29. 천사님과의 본의 아닌 만남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찾아온 크리스마스.

학교는 이미 겨울방학에 들어가, 아마 제각각 생활을 생각하고 있을 이 날, 이츠키와 치토세는 짐을 안고


아마네의 집으로 집합해 있었다.

시각은 13 시경.

테이블 위에는 이미 배달을 시킨 피자와 주스가 줄지어 있다. 이 시간에 이렇게 된 건, 예약을 했더라도,
크리스마스의 혼잡에 피할 수 없어 늦어버렸기 때문이다.
점심 식사로 하기엔 문제없는 시간이고, 두 사람도 밥을 먹고 찾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

「네네, 메리 크리스마스」

「아마네 텐션이 나쁘잖아! 한 번 더」

「Merry Christmas」

「발음을 좋게 했지만 역시 텐션이 나쁘다구?」

원래부터 텐션이 높은 치토세와 같은 취급을 해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츠키는 이래 보여도 텐션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치토세를 달래면서, 평소의 상쾌한 미소를 띠고
있다.

「뭐, 그런 건 상관없잖아, 어쨌든 먹고 놀면서 자야지」

「우리 집에서 잠도 안 자고, 바보」

「농담이야. 잠은 조금 잤어」

「부모님이 없는 사이에 해라」

「에─, 갑자기 무슨 변태 같은 상상을 하고 있는 거야―?」

히죽히죽 웃는 치토세를 제치고, 아마네는 식기와 컵을 가지러 부엌으로 향했다.

치토세는 시시한 듯이 입술을 삐죽거렸지만, 도와줄게─라고 하면서 아마네의 뒤를 따라왔다.

부엌은, 당연히 예쁘게 정리 정돈되어 있다. 이미 마히루의 공간이기 때문에, 그녀가 사용하기 쉽게 각종 도구나
조미료가 나열되어 있다.

「의외로 잘 돼있어」

「그래」
적당하게 말을 흘리며 찬장에서 작은 그릇과 컵을 꺼내 치토세에게 절반을 건네주자, 치토세는 찬장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 뭐야」

「별로―?」

싱글벙글하는 미소에 뭔가 불안함을 느껴 등골을 세우며, 어디까지나 무시하기로 결정한다.

엄청나게 그녀의 마음속에서 막대한 오해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으로는 말하지 않았으니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어렴풋이 기분이 좋아진 치토세에게 뺨이 굳어지며, 아마네와 치토세는 이츠키가 기다리는 거실로 돌아왔다.

「거실이 깨끗하네. 넓어서 좋겠다」

방에 둔 오디오에서 흐르는 크리스마스 음악을 들으면서 식사를 대강 마친 후, 한숨을 돌린 치토세는 세 명 밖에


없는 거실을 빙글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넓은 건 여길 빌린 부모님 덕분이고, 깨끗한 건 마히루가 청소를 도와주었기 때문이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그래」라고만 돌려준다.

「뭐, 한때 대단했었지. 정말 깨끗해졌네」

「시끄러」

「응응, 여자의 냄새가 나─」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야」

깨끗해졌다는 것으로부터 왜 여자의 존재로 연결되는지, 아마네에는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응─? 왠지 모르게랄까나. 아마네의 성격상, 청소 방법이 조금 다른 것 같아서. 책도 정리했고 코드도
손상되지 않게 정리했지만─. 아마네의 취미가 아닌 것 같은 식기가 몇 개 있었어─」

「…… 엄마 건데」

「흐음?」

일단 안쪽으로 치워놨지만, 그릇을 꺼낼 때, 치토세가 본 것 같다.

아마네의 식기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마히루가 몇 개를 집에서 가져왔었지만, 설마 이렇게 세세한 점을,
뭐든지 대충대충 하는 치토세가 눈치챌 줄은 몰랐다.

「뭐, 상관은 없지만―?」

미묘하게 반응이 늦은 아마네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본 치토세는, 생긋 웃으며 이츠키에게 기댄다.

이렇게 해 오는 건 평소의 일인 듯, 특별히 놀란 모습도 없이 치토세에게 손을 뻗어 무릎 사이에 앉혔다. 그리고


그대로 그녀의 몸을 감싸기에, 뭐랄까 바라보기 어렵다.

「사람을 의자로 쓰지마」

「부러워─?」

「별로」

부럽다기보다는 부끄러웠기에 그만두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이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주의를 주어도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이다.

이츠키에게 들러붙어 만족스러운 듯한 치토세는 이츠키의 가슴에 몸을 맡긴 채, 천장과 이츠키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 지금쯤 모두 이러고 있겠지」

「피눈물을 흘리는 녀석들이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 줘」

모두 이러고 있다,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친구와 보내는 사람도 있다. 혼자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독신을 굴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에, 치토세의 발언을 밖에 꺼내기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은 그렇게나 애인이 필요한 걸까?」

「나는 필요 없는데」

「그건 아마네가 괴짜라서 그런 것 같은데」

「시끄러」

「뭐, 크리스마스 전에는 모두 들떠 있잖아. 특히 솔로인 남자. 얼마 전에 천사님한테 몰려가서 크리스마스


권유를 했었는데 전부 거절을 받고 시체더미가 되어 있었어. 약속한 사람이 있어서 무리라고」

「헤에」

그 약속의 상대는, 자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허울 좋은 거절의 이유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거절하는 마히루의 양심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사용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이름을 대지 않았을 테니 문제없겠지.

「그때의 남자의 절망의 얼굴은 위험했어. 실례라면서 웃어줬거든」

「웃어 주지 마」

「근데 말이야, 평소에는 관련도 없는 사람이 이벤트를 구실로 같이 지내고 싶다고 한다면 무리잖아? 그전에
관계를 맺지 못한 시점에서, 사이가 좋지 않지만 지금부터 사이좋게 같이 보내자는 건 너무 형편이 좋은 게
아닐까. 그리고 그런 녀석들에 한해서 파티라고 말했으면서도 단둘이 있으려고 하고. 여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무서워」

그런 건 싫다고 혀를 내밀고 있는 치토세는, 싫은 일이 떠올랐는지 이츠키에게 들러붙었다.

치토세도 마히루와는 다른 벡터에서의 미인이라, 여러 가지 일이 있었을 것이다. 예쁜 여자는 인간관계에


시달리는구나, 하고 조금 불쌍해졌다.

「뭐, 시이나도 힘들겠네, 여러 권유를 받아서」

「…… 아마네는 정말로 천사님한테 관심이 없네」

「뭐」
「아니면 이웃이 아마네에게 천사님이라던가?」

「내쫓겠어」

「싫엉」

끈질겨, 하고 조금 강하게 노려보자 익살맞은 표정으로 「무서워─」라고 하며 이츠키에게 매달린다.

「그런데, 이웃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는 건 부정하지 않네」

흠, 하고 말을 아끼자, 치토세는 만족한 것처럼 웃었다.

「노려보지 마. 미안하다구」

그다지 반성하지 않는 듯한 음성으로 사과한 치토세를 한 번 더 노려보자 「꺄─」하는 귀여운 소리를 지르며
이츠키에게 찰싹 붙은 뒤…… 그리고, 문득 이츠키에 뒤에 있던 창문으로 눈을 돌렸다.

그쪽을 보고는 얼굴이 굳어져 무슨 일인가 하고 아마네도 창문으로 시선을 돌리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것이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 아, 저기 봐봐! 눈이야!」

「오─, 화이트 크리스마스인가―」

12 월 후반쯤 되면, 눈이 내려도 이상하지는 않다.

날씨가 맑으면서도 눈이 내리는 건 다소 드문 일이지만, 연인들에겐 반가울 것이다.

아직 밤은 아니지만, 기온적으론 아마 밤까지 조금씩 내리며, 성야를 눈꽃으로 치장해줄 것이 틀림없다.

분명 커플들은 기뻐하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가까이 있는 커플이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는 것을 바라본
아마네는 「어차피 당분간은 저기서 노닥거릴 테니, 따뜻한 거라도 준비해 둘까」하고 일어서자마자――
베란다에서, 엉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 어, 어째서 여기에」

「에, 에?」

「아」

마지막으로 들려온 목소리는, 최근 귀에 익은, 어딘가 달콤함이 느껴지는 시원한 목소리였다.

맹렬하게, 안 좋은 예감이 든다.

베란다에서 두 사람이 굳어지는 기색을 느끼면서 허겁지겁 달려가자, 베란다에 마치 눈을 보러 나온 것 같은


마히루가, 울타리 너머로 두 사람과 마주 보고 있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0 화

30. 천사님과 곤혹

최악에 타이밍이라며, 옆에 앉아 있는 마히루를 보면서, 아마네는 한숨을 내쉬었다.

베란다에서 조우하는 대참사를 맞이한 아마네는, 어쩔 수 없이 마히루를 일단 집으로 불렀다.

어차피 속일 수 있다 하더라도, 이 두 사람은 분명 의심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솔직히 말하는 편이 쓸데없는


억측과 착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제대로 입을 막지 않으면 후환이 두려웠다.

「…… 저, 정말 죄송합니다……」

「…… 네가 잘못한 건 없잖아……」

아주 미안한 듯 가냘픈 목소리로 사과를 하지만, 이건 마히루가 잘못하지 않았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그것도 올해 첫눈이었으므로, 무심코 눈을 보러 베란다로 나왔을 것이다.


아마네로서도 창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면 아마 막았을 테지만, 방에 음악을 틀고 있던 탓에 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마히루도 가능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서로 반성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치토세가 눈을 빛내며 꾸욱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럼, 아마네의 이웃은 천사님이었던 거야!?」

「저기, 천사라는 건 그만둬 주셨으면……」

천사님이라고 눈앞에서 불리는 것이 싫은 듯 소극적으로 거절하지만, 치토세는 싱글벙글 웃기만 할 뿐 듣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다.

이츠키라 한다면, 뺨을 긁으면서 아마네와 마히루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며 눈썹을 내리고 있다.

「에─. 그럼…… 지금까지의 흐름을 따져보자면, 시이나씨는 아마네의 옆에 살고 있고, 자주 아마네에게 밥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 견해가 맞는 거지?」

「…… 응」

「뭐, 뭐…… 그, 은혜도 있었고, 후지미야씨가 보기에도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을 보내고 있는 게 신경이 쓰여서
……」

관련되는 계기도 슬쩍 이야기해 어떻게 교류가 계속되고 있는지를 설명하자, 이츠키는 「과연」이라고 말하면서도
미묘하게 납득하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네가 이츠키의 입장이었어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네 같은 평범한 남자가, 마히루 같이 우수한 여성에게 보살펴지고 있다는걸.

「응, 사정은 이해했는데 말이지. 시이나씨가 아마네에게 타의가 없다는 게 신기해. 이 상황, 거의 아내잖아」

「뭣」

평소 전혀 귀에 들어보지 못한 단어를 듣자, 무심코 내뱉었다.


아내.

듣고 보면, 상황을 볼 때, 그렇게 보일지도 모른다. 저녁식사를 매일 만들어 주고, 가끔 휴일에 점심도
만들어준다. 게다가 이따금 청소도 도와주고 있다. 듣기에 그런 느낌일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건, 서로 애정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겠지.

마히루도 이츠키의 말에 조금 놀랐지만, 곧바로 접대용의 웃는 얼굴로 「그런 생각도 없고, 있을 수도 없어요」
라고 단호히 부정했다.

이츠키나 치토세에게는 평상시 학교에 있는 것처럼 대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자, 뭔가 약간 낯간지러워진다.

「이쪽도 그런 마음이 전혀 없어, 그러니까 시이나도 나를 도와주는 거지」

「아마네가 그렇다면 괜찮지만 말이야. 정말, 수수께끼의 조합이네…… 아마네에게 요리를 해주다니 …… 인형을
선물해준 것도 시이나씨?」

「…… 뭐」

「헤에─」

「시끄러워」

「아직 아무 말도 안했는데에?」

「얼굴이 시끄러웠어」

「너무해!」

치토세의 싱글벙글…… 이라고나 할까 히죽히죽하는 웃음이 마음에 안 좋다.

아직은 사실 확인뿐 놀림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놀림을 당하는 건 사양이다. 마히루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치토세를 무시하고 싶다.

「뭐, 둘 다 진정해, 」

처음, 아마네의 모습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이츠키는, 치토세처럼 조롱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싫어하기 전에 그만둬주기 때문에, 이러니저러니 분위기를 읽고 배려할 줄 아는 남자다. 가능하면


캐기전에 그만두기를 원했지만, 어쩔 수 없다.

미묘하게 노려보는 아마네와 수수께끼가 해결되어 만족스러운 치토세를 진정시킨 이츠키는, 왠지 자세를
바로잡고는 마히루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 저기, 시이나씨, 우리 아마네가 신세를 지고 있네요」

「언제부터 네 아이가 된 거야」

「이쪽이야말로 후지미야씨와 사이좋게 지내서 감사합니다」

「거기에 동의하지 말라고, 내가 못난 놈 같잖아」

「실제로도 못났잖아」

「이 자식」

분명, 이츠키에게 듣고 있었고, 자각도 하고 있었지만…… 지적을 받자 굉장히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런 농담에 장난을 치며 흐뭇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는, 아마네와 이츠키의 대화를 바라보며 쿡쿡 미소를 지었다.

아마네에게만 보이는 가장 좋은 미소는 아니었지만, 약간 작은 고양이가 웃는 듯한 미소로, 이츠키는 어딘가 정신


나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친구가 보고 있다고, 하고 이츠키를 찌르자, 기분이 언짢은 치토세가 똑같이…… 아니, 조금 강하게 찌른 게
왠지 재미있다.

다만, 마히루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기 때문에, 아마네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갔다.

「…… 그런데 말이야, 별로, 우리들은 너희들 같이 달콤한 관계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지면 어떻게
될지 알겠지?」

「알고 있어,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는 않아」

넌지시, 어떻게 될지 알지, 하고 말을 하자, 이츠키가 시원하게 수긍을 한 것이 의외였다.


「치토세도」

「나도 그런 말은 안한다구. 게다가,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아마네에게 밥을 만들어 준다고 말해도 믿지 않을
걸」

「어울리지 않아서 미안하네」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않았는데―」

치토세가 말한 대로 그 점은 자각하고 있다.

평범한 남자 학생이, 학교의 아이돌이라고 해도 괜찮은 천사님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니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만약 믿는다고 해도 적합하지 않다고 욕먹을 것이 틀림없다.

이런 예상이 되기에, 그래서 밖에는 이 사실을 흘리고 싶지 않다. 귀찮은 일은 사절이다.

비굴하네, 하고 웃는 치토세는 아마네를 바라봤지만, 도중부터 끌어당겨지듯이 마히루에게로 시선이 옮겼다.

빤히, 바라보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 하아, 라고 한숨을 흘리고 다시 바라본다.

마히루로서도 불편한 듯,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하다.

「저, 왜 그러신가요?」

「…… 다시 생각해봐도 말이야. 시이나씨는 굉장히 귀여운 것 같아」

「에? 감사합니다……?」

정면에서 칭찬을 한 치토세는, 그대로 마히루의 용모를 빤히 바라본다.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인데, 역시 천사님이라고 말해질 정도로 미인이야. 얼굴도 이쁘고 굉장히 피부도
하얗고 예뻐, 속눈썹도 길고 머리카락도 부드러우면서 화사해」

「저, 저……?」

치토세가 나쁜 버릇이 나온 것 같아, 아마네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아마네는, 치토세에게 약하다.

싫어하지는 않고, 인품은 생각보다 좋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서툴다. 하이 텐션이라든가 가끔 쓸데없이
파고드는 점이라든가, 이런 점에서 약하다. 가족에 닮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더욱 약해지는 걸까.

결론적으로, 어머니와 어딘가 연결된 것 같은 모습에 서투르다.

치토세는 아마네의 어머니와 성격도 그렇지만 기호도 비슷해…… 예쁜 것이나 사랑스러운 것을, 정말 좋아한다.

역시 멈추지 않으면 마히루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짢아하며 손을 뻗어 치토세의 머리를 툭 가볍게 친다.

제지를 목적으로 가볍게 쳤지만, 충격을 받은 치토세는 「아야앗」하고 작게 소리를 높인 뒤 마히루에게 뻗은


손을 끌어당겼다.

「아무 짓도 할 생각은 없었는데」

「이 녀석은 낯을 가리니까 친하지 않으면 스킨십은 그만둬」

「친해지면 되는 거야?」

「그건 시이나한테 물어봐. 우선은 단계별로」

분명하게 마히루는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멈추는 게 정답이었을 것이다.

어렴풋이, 라고나 할까 꽤 곤란해하고 있는 마히루를 바라본 뒤, 치토세도 멈춘 이유를 납득한 것 같다.

「죄송해요, 흥분한 나머지 만질 뻔 했어요」

「네……」

갑자기 손을 댈 뻔했다는 말을 들은 마히루는 난처한 듯,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듯이 이쪽을 바라보며


도와달라는 눈길을 주고 있다.
「아─. 시이나, 치토세는 괴짜지만 나쁜 녀석은 아니…… 라고 생각해」

「저기 그거, 감싸주고 있는 거야? 감싸준 게 아니잖아」

「지금의 언동을 보고도 부정할 수 있을까?」

「할 수 없습니다!」

당당히 스스로를 부정한 치토세는 가만히 마히루를 바라본 후,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마히루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이번엔, 마히루에게 손을 내미는 형태로.

「그럼 친구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에? 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악수가 요구되어, 마히루는 허둥지둥하면서도 내민 손을 잡았다.

아마 한 번 마음에 들면 사이가 좋아지려는 치토세의 성질상 마히루가 휘둘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평범한
친구라고 한다면, 이쪽이 참견을 할 일도 아니다.

평범한 교제를 원하는 것뿐이다.

「응응, 새로운 우정이 길러졌네」

「너는 그녀의 고삐를 꼭 잡고 있어줘」

「노력할게」

매번 폭주하는 걸 막고 있는 이츠키에게 날카롭게 말했지만, 마히루의 손을 잡고는 싱글벙글 웃고 있는 치토세를


바라보며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1 화

31. 폭풍우가 지나가고


「정말 미안하다」

저녁이 되어 이츠키와 치토세가 돌아간 뒤, 아마네는 어렴풋이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마히루에게 사과했다.

갑자기 모르는 인간과 얽히고 비밀을 들켜, 마히루도 당황했을 거고 지쳤을 것이다.

이런 대화를 시호코가 왔을 때도 한 것 같지만.

「아뇨, 제가 경솔했던 게 원인이잖아요」

「소란스러웠지?」

「…… 활기찬 분이셨어요」

「솔직하게 시끄럽다고 말해도 괜찮아」

「조금 기세가 강하긴 했지만 재미있는 분이었어요」

「조금이 아니지만……. …… 뭐 신경 쓰지 않는다면 괜찮지만 말이야」

저건 확실하게 시끄러운 영영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소극적인 마히루는 실로 마일드한 표현으로 그녀를
평가하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싫어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친구가 되어 괜찮은 건지는 모르겠다.

꽤 마히루와는 다른 타입이지만…… 신선함,이라는 의미로서는 좋을지도 모른다.

물론 마히루가 난처해졌을 때는 주의를 줄 생각이므로, 주의해서 지켜보고는 있겠지만.

「제 주변에는 저런 분이 없어서, 조금 재밌었어요」

「뭐 치토세 같은 녀석이 흔하지는 않지…… 끈질기게 하면 화내도 괜찮다구?」

「포, 폭력대신, 열심히 말로 그만두게 할게요」

두 사람이 그녀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실제로 치토세는 기세가 지나쳐 자주 이상한 방향으로
열의가 쏠리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나중에 치토세에게 직접 주의를 주자,라는 다짐을 하며, 아마네는 창문 너머로 떨어지는 눈을 바라봤다.

이 날씨가 아니었다면, 그 커플에게 들키지 않았을 텐데…… 연인들에게 축복을 내려주는 걸지도 모르기에,
그다지 불평은 할 수 없다.

마히루도, 눈 자체를 보는 건 좋아하는 듯, 아마네의 시선을 깨닫고 똑같이 바라보고 있다.

겨울이라 빨리 해가 져, 주변은 어두워졌다.

벌서 밤이라고 말해도 괜찮을 정도의 어두움이 되었으며, 눈도 희미해, 집의 조명을 통해 간신히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네요」

「그렇네. 뭐, 우리들한테는 상관없지만」

「예쁘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사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이트 크리스마스같은 건 솔직히 상관이 없지만…… 마히루가 기뻐하고 있으니,
눈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작게 춤추며 떨어지는 눈이 세상을 희미하지만 하얗게 치장해간다. 이대로 계속 내리더라도, 그다지 쌓이지는
않을 것이다.

「뭐, 너무 많이 내리면 대중교통이 마비될 테니, 적당히 내려주면 좋겠지만요」

「그건 너무 현실적인데?」

「사람은 낭만만으로는 살 수 없잖아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눈이 와서 가능한 걸지도 모른다

서로 작게 웃고, 마히루는 일어섰다.


「그럼, 밥을 가져올게요」

「가, 가져온다고?」

「먼저 저쪽에서 비프스튜를 만들고 있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칠면조 한 마리를 둘이서 다 먹을 수는 없겠지만
……」

「한 마리를 통째로 사용한다니,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아마네군이 요리를 못하는 것뿐이에요 …… 내일 점심은 오므라이스에 비프스튜를 먹으면 되겠네요」

「정말 맛있겠네……」

그런 건 먹기 전부터 맛있다는 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오늘의 저녁식사와, 내일의 점심 식사가 기대된다.

「난 계란을 바싹 구운 걸 좋아해」

「우연이네요, 저도 옛날부터 좋아했어요. 그럼, 냄비를 가져올게요」

집으로 돌아가는 마히루의 등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아마네는 소란스러웠던 오늘 일을 떠올렸다.

정말로, 들키는 건 예상 밖이었다.

애초에, 의심을 받고 있었기에 의심이 깊어지는 정도는 예상했었는데…… 설마, 그 타이밍에 마히루가 얼굴을
내밀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결과적으로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시킨 것은 다행이지만,…… 조금, 복잡한 기분이 든다.

조금만 더, 두 사람만의 비밀로 남겨두어야 했던 게 아닐까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난)

두 사람에게 일일이 숨기지 않아서, 생활이 훨씬 편해졌을 텐데, 미묘하게 흐릿한 느낌이 느껴져, 당황스럽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모든 게 잘 풀렸는데도, 어딘가 마음이 걸려서 시원하지 않다.


「왜 그러세요?」

「…… 아무것도 아니야」

냄비를 들고 돌아온 마히루가 아마네의 모습에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렇게 말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분을 그녀에게 말해줄 수는 없다.

숨기듯 평소 표정을 띠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2 화

32. 천사님의 천상의 맛

「…… 하아, 맛있었다」

여전히, 마히루의 요리는 맛있었다.

크리스마스라는 일로 평소보다 공이 많이 들어간 요리가 나왔다.

마히루가 푹 끓인 비프스튜는 파이로 만들어, 나눠 먹었다.

파이를 나누는 즐거움을 맛보고 난 뒤, 사각사각 먹을 때, 비프스튜의 풍미와 감칠맛 나는 소스를 곁들여 먹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다.

파이 반죽을 만든 듯, 마히루의 수수께끼 같은 높은 기술력에 감탄하면서, 오늘로서는 두 번째인 케이크를 먹고,


한숨을 돌린다.

덧붙여서 케이크까지 마히루가 직접 만들었다.

이미 전문가 수준이다.
「…… 잘 드시네요」

「응. 맛있었으니까」

「그건 감사합니다」

낯익은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그녀는 맛있다고 하면 안도한 듯한 미소를 띠므로, 그것을 보는 건 일과 같은 느낌이다.

평상시의 표정보다 훨씬 부드러운 얼굴이 떠오르는 것을 보는 것이 왠지 아마네의 특권인 것 같아, 왠지


낯간지럽다.

「…… 내일은 오므라이스인가…… 기대된다」

「오므라이스를 좋아하세요?」

「계란이 들어간 요리는 모두 좋아해」

「이렇게까지…… 아마네군, 저번에 대단한 기세로 계란말이를 드셨었죠」

「맛있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아무리 계란 요리를 좋아하더라도 맛이 없다면 먹지 않는다. 그렇게 많이 먹게 된 이유는, 마히루의 요리가


맛있기 때문일 것이다.

독점하고 있는 것이 굉장히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누군가에게 양보할 생각은 없다. 마히루가 만드는 것을
그만둘 때까지는 계속 받을 생각이다.

「…… 아마네군은, 밥을 먹고 있을 때 굉장히 행복해 보여요」

「사실이니까, 마히루의 요리가 맛있잖아」

「그건 감사하지만, 값싼 행복이네요」

「아니, 생각보다는 비싸다구…… 너 자신의 가치를 파악해봐……」

어찌 됐든, 그 천사님의 요리다. 일부 남자들에게는 먹을 권리가 몹시 갖고 싶을 것이다.


「저로서는 매일 만들고 있는 거지만요」

「행복하네. 나도」

「…… 그래요?」

「그야, 맛있는 요리를 매일 먹을 수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물욕이 별로 없는 아마네로서는 식욕이 강해, 매일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하다.

「어떻게 이렇게 요리를 할 수 있게 된 거야?」

「돌봐 주시던 사람이 알려줬어요. 『꼭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의 위를 붙잡아라』라면서」

「미안하네, 나 같은 놈의 위를 잡아서」

「예행연습으로 삼고 있어요」

쿡쿡 작게 미소를 지은 마히루에게, 무의식적으로 가슴이 철렁인다.

「…… 그런데, 그 돌봐주던 사람도 굉장하잖아」

「네, 그 사람은 굉장히 요리를 잘 했거든요. 아직도 저는 그 사람한테는 당해낼 수 없어요, 그 사람의 요리는,
행복한 맛이 나거든요」

희미하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그리운 표정을 짓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조용하게 안도했다.

이 말투로 볼 때, 마히루는 그 보살펴주는 분에게 많은 사람을 받았을 것이다. 마히루만 봐도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부모님에게 외면받았던 것 대신, 그 사람이 마히루에게 여러 가지 소중한 것을 가르쳐 준 것 같다.

그런 사람이 마히루의 곁에 있어 준 것이 정말로 행운이다.

이야기한 걸로 봤을 때 여성이라 생각되지만, 그녀가 있었기 때문에, 마히루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얼마나 잘 하길래. 뭐 나한테는 네 음식이 행복한 맛이지만」

어머니는 내버려 두고, 아버지의 요리는 맛있지만, 마히루가 아마네의 입맛과 잘 맞는다.

마히루의 요리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편안함이 있다. 마음이 편안해지면서도 설레게 만드는 요리로, 전혀
질리지 않고 오히려 더 먹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다.

뭐 마히루의 부담이 너무 커지니까 그런 말은 하지 않겠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자, 마히루는 표정이 굳어졌다.

허를 찔렸다고 말해야 할까.

어딘가 멍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 마히루?」

「에,…… 아무것도 아니에요」

말을 걸자, 제정신으로 돌아온 듯한 마히루가 황급히 고개를 가로졌고, 숙였다.

마음에 드는 쿠션을 꽉 껴안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는 마히루는, 아까와는 달리 모습이 달라져 어딘가 이상함이
느껴졌다.

「왜 그래?」

「…… 그냥, 저 같은 사람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맛을 만들고 있던 걸까, 해서」

「왜 자기 비하를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먹고 싶을 만큼 맛있어」

「…… 감사합니다」

이쪽을 올려다보며 조금 쑥스러운 듯 눈썹을 내리고 미소를 지은 마히루에, 이번엔 아마네가 고개를 숙여 표정을
숨기고 싶어졌다.
정말로 아주 가끔 보이는 이런 표정이, 이성으로서 좋아하지 않아도 심장을 뛰게 만든다.

평소의 가면을 벗고 무방비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의 미소를 보여주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얼굴을 식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올라오는 열을 들키기는 싫다. 서로 수줍어한다면, 분명 어색해질 것이다.

「아─, 그,…… 그렇지, 마히루」

「네」

「내일은, 낮에 괜찮지?」

이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억지로 화제를 바꾸지만, 마히루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은 듯, 아마네의 말을
떠올렸다.

「네, 그런 약속이었죠? 점심을 같이 먹고, 게임을 하는…… 거였죠?」

「그래」

「안…… 되시는 거예요?」

「아니, 확인한 것뿐이야. …… 정말, 이브가 지났다고는 해도, 크리스마스를 그렇게 보내도 괜찮아?」

「싫었다면 안 했어요. …… 재밌을 것 같아요」

또 조그맣게 해이해진 미소가 그녀에게 떠올라, 아마네는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 채 「그래」라고 엉거주춤
대답하며, 마히루의 반대편에 기대며 수치심을 감출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3 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3. 천사님과 크리스마스

다음 날, 집에 온 마히루는, 조금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휴일에 이성의 집에 놀러 왔을 때의 긴장……이 아닌, 마히루는 게임을 하게 되어 흥분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텔레비전으로 게임을 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아가씨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먼저 점심을 만들게요」

「응. 바싹 익히는 걸로 만들어 줘」

「알고 있어요」

주문이 많은 손님에게 기분이 상하지는 않은 듯, 앞치마를 입고 재빨리 부엌으로 가서 점심 준비를 시작하는


마히루를 보자, 매우 기분이 좋아 보인다.

그렇게나 기대하고 있었나, 하고 생각하자, 묘하게 부끄럽다고 할까, 낯간지럽다.

(뭐, 게임을 기대하고 있는 것뿐이지만)

결코, 이렇게 둘이서 노는 게 즐겁다,라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묶은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걸 보면서, 아마네는 살그머니 쓴웃음을 흘렸다.

「…… 어떻게 조작하는 건가요?」

점심 식사 후, 우리는 텔레비전 앞의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게임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자, 뭐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기에, 유명한 2D 게임을 켜고 컨트롤러를


건네줬지만……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하고 있다.

「음ㅡ, 이동은 이 스틱으로, 점프는 이 버튼으로……」

기본적으로는 냉정하고 침착한 마히루가 허둥지둥 대며 컨트롤러와 텔레비전을 번갈아보며 조작을 하는 모습이,
뭔가 어색하다.

익숙하지 않다고는 해도, 이렇게 느긋한 플레이는 처음이다.

피하지도 않고 적에게 돌격해서 죽는 것을 몇 번이나 반복하면서, 천사님도 못하는 일이 있구나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 못 이기겠어요」

「스테이지 클리어는커녕, 처음 나온 적조차 쓰러뜨리지 못하니까」

「시끄러워요」

「뭐 익숙해져야지. 이런 건 몸이 익숙해져야 해」

무슨 일이든 도전해야지, 하고 말하자, 마히루는 순순히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오락 게임에 진지한 표정으로 도전하는 마히루를 보고 있자, 무심코, 미소가 떠오른다.

다만, 계속해서 적에게 죽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진행되지 않는 화면으로, 점점 웃음보다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그녀가 이쪽을 바라본다.

표정에 효과음이 들리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인 걸까.

「아─, 여긴 이렇게 하는 거야」

아무래도 이대로 가다간 의욕이 사라질 것 같아 보이기에, 아마네는 그녀가 잡은 컨트롤러에 손을 대 잠깐


플레이를 해서 보여주기로 했다.

아마네로서는 이 게임을 여러 번 클리어했기 때문에, 그녀가 막힌 부분도 쉽게 돌파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나 할까, 마히루가 너무 못하는 것뿐, 평범한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그
점은 잠자코 있었다.
「자, 이 적은 일정 속도로 불규칙하게 이동하니까, 여기를 시인하면 캐릭터를 향해 속도를 높여 접근하는 거야.
타이밍을 맞춰서……」

작은 손에 겹치듯 컨트롤러를 잡고 조작,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시범을 보인다.

화면에서는, 아마네가 설명한 대로 캐릭터가 움직여, 적을 피한다.

평범한 플레이지만, 계속해서 실패했던 마히루로서는 신선했던 듯 「오─」하고 감탄했다.

긴 속눈썹에 가려진 눈동자가 커지며 표정도 밝아진다.

거리가 가까운 까닭에, 속눈썹이 길구나 하는 새로운 발견을 하면서, 기뻐하는 마히루를 바라보고, 작게 웃었다.

단정한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시선을 깨달았는지 마히루가 이쪽을 바라봤다.

그녀의 손에 있던 컨트롤러를 잡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던 만큼, 생각했던 것보다 거리가 가깝다.

그렇다고나 할까, 두 팔과 손이 맞닿아 있고, 어쩌면 그녀의 숨결이 희미하게 피부를 어루만져질 정도로,
가까웠다. 덕분에, 마히루의 따스함과 달콤한 향기가 바로 전해진다.

「미안」

거의 마히루의 손을 감싸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거리를 벌리자, 마히루는 크게 눈을 깜박인 후, 이제 와서


가까웠던 것을 깨달은 듯 시선이 방황하기 시작했다.

「아니요……. 저야말로, 죄송해요」

희미하게 물들기 시작한 뺨을 바라보고, 저질러 버렸다는 후회가 덮쳐온다.

별로, 마히루는 접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익숙해졌다고는 해도, 손을 잡히는 것이 불쾌할지도
모른다.

약간 부끄러워하지만, 혐오감이 없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정말로, 미안해」

「저, 그렇게까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구요?」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 깜짝 놀라긴 했지만, 싫다고는 안 했어요. 모르는 사람이 한 게 아니니까요」

관대한 천사님은 아무래도 무례를 용서해 주는 것 같다.

시원스럽게 없었던 일로 한 마히루에 안도하면서, 게임을 재개한다.

이번에야말로 마히루에 게임이 진행되는지 화면을 바라보지만…… 역시 쓰러지는 마히루의 모습에, 아마네는
어떻게 해야 그녀가 게임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결과적으론, 첫 스테이지를 끙끙거리며 클리어 한 시점에서, 일단 이 게임은 그만하기로 결정했다.

초심자는 계속해서 죽으면, 의욕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다른 게임으로 눈을 돌려, 스트레스를 풀 생각이다.

「마히루, 기울고 있어」

그렇기에, 이번에는 현실 세계에서 익숙한 레이스 게임을 시켜보았는데…… 마히루의 몸이 기울고 있다.

이 게임은 모션 조작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컨트롤러에도 모션 조작 센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몸을 기울일 필요가 전혀 없는데…… 본인은 무의식인지, 컨트롤러를 든 상태로 좌우로 기울고 있다.

본인은,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지, 대답이 없다.

조금 전의 게임과는 달리, 차를 조종하는 게임이며 차를 탈 기회가 있는 현대인이기에 친숙한 것 같다. 배운


보람도 있겠지만, 서툰 운전을 하면서도 플레이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흔들흔들 흔들리면서 열심히 차를 움직이고 있다.

(뭐야 이거, 귀여워)

진자 인형처럼 휘청거리는 마히루가, 이상하게도 귀엽다. 아주 진지하게, 그리고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귀여워 보인다.

큰 커브를 지나치자, 자연스럽게 마히루의 몸도 크게 기울어진다.

턱하고 아마네의 다리 위로 몸이 쓰러졌을 땐, 아마네는 웃음을 참는데 필사적이었다.

「…… 별로,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다구?」

「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응, 알고 있어. 그렇지만 너무 몸이 기울어지니까」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어떻게든 억누르면서, 마히루를 일으켜 세워준다.

역시라고나 할가, 부드럽고 가볍다. 몸집이 작은 데,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가늘어서, 만지기에
주저될 정도다.

아마네에게 일으켜진 마히루는, 수치스러운 듯 뺨을 물들며 떨고 있다.

그것이 또 작은 동물처럼 귀여워서, 결국 참지 못하고 웃어 버렸다.

「바, 바보 취급 하고 계신 건가요?」

「아니 아니. 그냥 웃겨서」

「그게 바보 취급을 하고 계신 거예요」

「내가 성실하게 게임을 하고 있는 녀석한테 바보 취급을 하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치? 그냥 귀여웠을 뿐이야」


「…… 그 귀엽다는 건 어린아이한테 써주세요」

어딘가 삐진 것 같은 말투로, 너무 놀리면 기분이 안 좋아질 것 같기에, 더 이상은 그만 말하기로 했다.

내심에서는 얼마든지 생각해도 표정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문제가 없으니,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각하자.

어렴풋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 마히루에게 작게 웃자, 홱 하고 외면당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4 화

34. 천사님과 크리스마스 선물

천사님이 도중에 삐질 뻔한 사태는 있었지만, 그런 천사님도 게임을 하는데 빠진 듯 다시 열심히 집중하고 있다.

게임 자체에는 꽤 익숙해졌는지, 버벅거리면서도 플레이를 하는데, 어떻게든 진행은 되고 있다.

처음에 한 게임과는 달라 차를 조종하는 컨셉의 게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원래 코스에서 벗어나 다트를 들이박거나 벽에 부딪치는 등 하고 있지만, 그래도 전진은 하고 있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마히루라 역주행을 하고 있지 않을까 불안했었지만, 생각보다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안심했다.

아마네도 화면을 분할해 같이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마히루가 무의식적으로 방해를 해와서 조금 힘들다.

그녀는 역시 자연스레 몸을 기울이는 버릇이 있는 듯, 때때로 팔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가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때마다 부드럽고 향긋한 향기가 풍겨, 아마네로서는 집중이 되지 않았다.

뭐, 그런데도, 최약체인 CPU 를 상대하고 있기에, 독주를 하고 있지만.


「…… 왜 그렇게 빠른 거예요?」

「경력과 익숙하니까」

여러 번 플레이를 하다 보면 코스를 기억해 코너링도 자연스레 잘해진다. 상대방의 방해도, 익숙해지면 카메라
워크나 차폐물 등을 이용하여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납득의 되지 않는 듯한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살며시 솔로 플레이로 되돌렸다.

그녀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큰 화면에서 먼저 연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마네의 플레이를 보고 자신의
플레이를 실망하기보다는, CPU 에 익숙해지는 편이 좋다.

다행히 그녀는 의욕이 있는 듯, 솔로 플레이로 해도 열심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상태라면, 뭐 어떻게든 CPU 상대로 이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노력가인 면이 이런 점에서도 볼 수 있어, 흐뭇해져, 작게 웃음을 흘리자, 알아차린 마히루가 찰싹찰싹 무릎을
친다.

그 모습이 더 재미있어서 더 웃자, 마히루가 눈썹을 찌푸린 후 「아마네군 바보」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이겼습니다」

2 시간 후.

화면의 구석에 찬란히 빛나는 1 위의 문자를 받은 채로 목표를 완수한 마히루는, 어렴풋이 자랑스럽게 아마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랫동안 텔레비전을 향해 격투하여 간신히 얻은 영광의 1 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꼴찌를 경험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려 순위를 조금씩 줄여가며, 간신히 1 위를


했으니, 더욱더 감격이었을 것이다.
해냈다는 듯한 성취감이 있는 표정에, 아마네는 칭찬의 박수를 보냈다.

「잘 됐네. 열심히 한 거 보고 있었어」

「네」

칭찬을 들어서 기뻤던 걸까, 평소의 표정이 약간 쑥스러운 듯 느슨해진다.

싱글벙글,이라 할 만큼 알기 쉬운 얼굴이 아닌, 희미하게 기쁜 듯이 느슨해진 얼굴은, 평소의 그녀의


쿨함으로부터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달콤하다.

최근 평소의 쿨함에서 가끔 그녀의 나이대의 소녀다운 면을 보이게 된 마히루지만, 오늘의 마히루는 그 어느


때보다 나이에 맞는 얼굴을 보여주고 있어, 더 사랑스럽다.

어딘가 천진난만한 미소는, 아마네의 이성의 끈을 느슨하게 만들어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다.

고양이를 쓰다듬고 싶다는 욕구와 비슷한, 귀여워해주고 싶다는 충동은 무심코 팔에 지령을 내리고…… 무심코
손이 올라갔다가 황급히 내렸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잘 됐네」

「잘해졌죠?」

「잘해졌어. 처음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잘해졌어」

「감사합니다. 재밌어서, 무심코 열심히 했어요」

후후, 하고 또다시 미소를 지은 마히루를 볼 수 없어서, 아마네는 속이듯 바구니에 넣어 둔 작은 상자를 꺼냈다.

「1 위의 상으로 이걸 줄게」

「에, 저, 별로 그런」

「상이 싫다면, 흰 수염을 기른 등치 좋은 아저씨가 가지는 걸로」


그렇다, 어제 무심코 건네주는 걸 깜빡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생일이랑 크리스마스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선물을 다시 주기가 곤란해졌는데, 이번에는 신중하게 고른 것은


아니어서 생일만큼의 고생은 없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말에 지금이 크리스마스라는 걸 다시 떠올린 듯 눈을 깜빡이던 마히루지만, 흠칫흠칫


받았다

열어도 괜찮아,라고 말을 걸자, 다시 조심스레 포장을 풀고 있다.

(뭐, 별건 아니지만)

상자를 열고 천천히 꺼낸 것은, 키 케이스다.

너무 비싼 것을 주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 브랜드물이 아닌, 순수하게 디자인으로 마히루에게 맞을 만한 것을


골랐다.

꽃과 담쟁이덩굴의 무늬가 새겨진 심플한 디자인으로, 평상시에 사용하기에 곤란하지 않을 정도의 디자인. 그다지
꽃을 자세하게 알고 있지는 않아 무슨 꽃이 새겨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섬세한 형태의 이것이 분명 마히루에게
어울릴 것 같았기에 골랐다.

「여벌의 키를 줬었으니까. 맘에 안 들면 안 써도 괜찮아」

「아니요, 고맙게 사용할게요. …… 아마네군은 생각보다 센스가 좋으시네요」

「생각했던 것 보다라니, 그게 뭐야」

「아뇨, 평상시엔 스웨트나 운동복만 입고 계시고…… 복장만 봤을 땐 센스 이전의 문제지만요……」

「이런 기능성이 있는 옷은 이것밖에 없어」

마히루에게는 옷을 차려입은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고, 그런 게 귀찮아서 가능한 피하고 있었기에, 교복이나
느슨한 실내복만 보여줬었다.

그래서 센스가 별로 없다는 둥 그런 인상을 따르는 것일 것이다. 뭐 야무지지 못한 건 사실이니까, 불식 시킬


수는 없을 것 같지만.
「…… 제대로 관리한다면, 멋있어질지도 모르잖아요? 중학생 때의 아마네군은, 제대로 관리하고 있었잖아요」

「저건 엄마가 억지로…… 잠깐,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시호코씨가 『제대로 관리하면 이렇게 될 텐데 말이야』하고 사진을……」

「그 녀석」

어머니와 대화를 하면서 외부용의 모습을 잘 갖췄을 때의 사진이 유출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기에, 아마네는
이곳에 없는 어머니에게 속으로 대량의 불평을 보냈다.

「…… 나는 그런 거, 잘 안 어울려」

「그런가요. 아마네군, 다른 사람이랑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머리로 얼굴을 가려서 그렇지, 이목구비는
갖추어졌다고 생각하는데요……」

작은 손이, 아마네의 얼굴에 다가온다.

긴 앞머리를 쓸어 올리자, 하얀 손바닥이 이마에 닿고, 시야가 평소보다 넓어진다.

목욕할 때 이외에 오랜만에 탁 트인 시야로 마히루를 바라보자,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띠는 마히루가 있었다.

별로 놀랄 것도 없는, 못생긴 것도 아닌 평범한 얼굴일 텐데, 이쪽을 가만히 바라보는 마히루가 이상해서 견딜
수 없다.

「…… 뭐야」

「아니. 전보다 눈동자가 생생해진 것 같아서요」

몆달 전에는 눈이 죽어있었거든요,라는 매우 실례인 부정할 수 없는 말을 한 마히루는, 가만히 아마네를


올려다보고 있다.

그렇게 봐도 재밌는 건 없을 텐데도, 조용하게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이렇게 이성에게, 그것도 터무니없이 미소녀인 소녀가 바라보는 것이, 부끄럽다.


다만, 당하고만 있는 것은 시시하기 때문에 답례를 하듯 뺨에 흘러내린 마히루의 머리카락을 넘겨 예쁜 얼굴을
노출시킨다.

손을 대는데 주저함이 있었지만, 마히루가 별생각 없이 아마네의 머리를 만졌으니, 이 정도는 용서해줄 것이다.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이프라 생각하고 싶다.

(그런데, 정말 미인이긴 하구나)

다시 봐도, 마히루의 미모는 굉장하다.

전에 아마네의 방에 있던 잡지에 실린 미녀보다도 그녀가 더 이쁘고 매력적이다.

애당초, 사진이라는 것은 그다지 믿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한순간을 잘라내 가공을 할 수 있는 그것은, 있는 그대로를 찍어내는 것도,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것도,
속일 수도 있으니까.

눈앞에 있는 마히루는 아무런 가공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사랑스럽고, 예쁘다.

질리지 않는 단정인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마히루가 점차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뭐지,라고 생각한 순간엔, 마히루가 아마네의 머리카락에서 손을 떼고, 고개를 숙였다.

안절부절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마히루는, 컨트롤러를 내려놓고 옆에 있던 쿠션을 껴안는다.

「저. 그…… 맞다. 저도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어요」

「오, 오우, 고마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려다가, 마히루가 말을 막듯 옆에 놓여 있던 가방에서 포장된 봉투를 꺼내


아마네에게 들이댄다.

「그럼, 전 저녁을 준비할게요」

「에? 그, 그래……?」
이런 말을 남기곤, 벌떡 일어나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5 화

35. 천사님과 신년 예정

크리스마스를 넘기면, 세상은 연말 분위기로 넘쳐난다.

야경 장식들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잘 꾸며져 있던 크리스마스트리는 이미 철거되고, 눈으로 장식되어 있다.

팔고 있는 물건들도 전면적으로 신년 장식들과 식재료로 바뀌어, 이제 성야의 모습은 남아 있지 않다.

변신이 빠르네, 하고 완전히 신년 준비에 들어가고 있는 주위를 바라보면서, 아마네는 머플러에 얼굴을 묻고
따듯함을 느꼈다.

모노톤의 치도리 무늬를 가진 머플러는, 마히루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것이다.

목에도 멋을 부리는 게 중요해요,라는 것으로, 촉감이 좋고 제대로 바람을 막아 열을 모아주는 실용성과 장식성을
겸비한 선물을 받았다.

평소에 머플러는 하지 않았었기에, 고맙게 쓰면서, 팔에 든 쇼핑백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기본적으로 쇼핑은 분담이지만, 요리를 만드는 마히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본적으론 아마네가 메모를 들고
가서 사 오고 있다.

오늘은 추운 날씨기 때문에, 냄비요리인 듯, 야채나 버섯, 고기가 봉투에 담겨 있다. 야채가 많은 것은, 제대로
영향을 섭취하라는 마히루의 무언의 주장일 것이다.

부족한 건 없네, 재차 확인하고, 추워지는 추위에 몸을 떨면서 빠른 걸음으로 귀가했다.

「어서 오세요」
집에 돌아가자, 저녁이었기 때문에 마히루가 마중을 나왔다.

집의 손님이 집주인을 맞이하는 조금 이상한 상태긴 하지만, 최근 들어 익숙해졌다.

「응, 다녀왔습니다. …… 얇게 썰린 떡을 사 왔는데 괜찮아?」

「냄비에 샤브샤브를 하고 싶네요」

「오. 나중에 라면을 사 올게」

「…… 저, 그렇게 많이 못 먹는데요」

「내가 많이 먹으니까 상관없을 거야」

예전에는 많이 먹는 타입이 아니었디만, 마히루의 요리 덕분에, 저녁은 많이 먹고 있다.

그녀는 칼로리를 조심하고 있는지 식사는 살찌지 않을 정도만 먹고 있지만, 그녀보다 많은 양을 먹는 몸으로서
미묘하게 걱정이 되어, 근력 트레이닝을 시작하고 있다.

마히루으로선, 아마네는 날씬하기 때문에 살을 조금 찌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감상인 것 같아서, 가급적 지방이
아닌 근육을 붙이고 싶다.

「뭐, 아마네군이 먹으면 괜찮겠죠. 봉투 주세요. 냉장고에 넣을게요. 아마네군은 손을 씻고 오세요」

「알고 있다구」

마히루에게 재료가 들어간 봉투를 건네주고, 아마네는 순순히 세면대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까 마히루는 신년에 뭐 할 거야?」

오늘도 변함없이 맛있는 저녁을 먹고 뒷정리를 한 후, 문득 떠오른 것을 마히루에게 물었다.


「신년…… 돌아가도 소용없어서, 여기 있을 거예요」

너무나 담담한 어조로 말을 돌려줬기에, 자신의 실패를 알아차렸지만, 마히루는 그다지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족 관계의 화제에 무정해진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마히루는 혼자서 신년을 보내게 되는 걸까?

아마네는 기본적으로 반년에 한 번은 얼굴을 내밀라는 약속이 있기 때문에, 마히루와 만나기 전에는 방학 때
친가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아마네군은 친가로 돌아가는 거죠?」

「그렇지, 일단은 얼굴을 내밀라고 하니까」

간혹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음탓인지 평소의 표정보다 덤덤해 보였다.

혼자서 보내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 아마네가 귀성하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 돌아가면 너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볼 것 같아」

「큰일이겠네요」

「아빠는 아마 엄마의 말만 듣고 아아ㅡㅡ하고 끝낼 것 같지만, 엄마는 아마 말하고 싶을 테니까」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데도 신기하네」

「정말, 너 어느새 엄마랑 친해진 거야……」

어머니랑 어느 틈에 친해져서, 사진이나 뒷이야기가 유출되고 있는 건가…… 하고 조금 허탈해지지만, 마히루를


볼 때, 이 상태라면 비교적 좋아서 상대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에, 그럴 만도 한 것 같다.

시호코에게는 다신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라고 다짐을 받아 두고,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마히루를 바라봤다.

이따금 보이는 공허한 표정이나, 쓸쓸한 눈빛을 떠올리면, 아무래도…… 혼자 두고 싶지 않다.


「뭐, 얼마 전에 엄마랑 만났고, 아빠한테는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겠지. 어차피 봄방학에
돌아갈 테니까」

그러니, 그녀만 괜찮다면, 늘 그렇듯이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 그런 가요」

「응. 너의 신년 메밀국수를 먹고 싶기도 하고」

「식탐이 많으시네요」

「마히루의 요리니까」

「…… 거의 시제품인데도?」

「그런데도야」

비록 메밀국수가 시판된 것을 삶기만 하는 걸지라도, 상관없다.

둘이서 천천히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니까.

「…… 이상한 사람이네요」

「시끄러」

실례인 소감을 밝힌 마히루에게 일부러 기분이 나쁜 듯 돌려주자, 작은 미소가 되돌아왔다.

「…… 감사합니다」

「뭐가」

「뭐든지요」

마히루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약간 기분이 좋아졌는지 밝은 표정을 띠곤, 맘에 드는 쿠션을


껴안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6 화


36. 천사님과 신년 준비

12 월 31 일,

해의 마지막 하루이며, 해를 끝마무리하는 날이다.

기본적으로는 내년을 위한 준비나 대청소를 하며 분주하게 지내는 하루지만―.

「저기, 마히루」

「왜 그러세요?」

「…… 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야?」

거실 소파에 느긋하게 앉은 아마네는, 앞치마를 입은 채 아침부터 부엌에 서있는 마히루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부터 와 있는 것은, 신년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다.

둘이서 한 해를 보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당연히 신년 음식도 2 인분이 필요하다.

틀림없이 가게에서 파는 신년 음식을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직접 만드는 것 같다. 주부도 힘든 작업을


여고생이 혼자서 해내니 놀라울 따름이다.

굉장하고 대단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마히루의 왈,

「원래 그런 건 사전에 예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리에요」

라고 한다.

그런 말을 듣자 확실히 납득이 됐지만, 그런데도 일부러 아침부터 음식을 준비하는 마히루에게 신경이 쓰인다.

물론 대충 할 수 있는 곳에서는 대충 하는 듯, 검은콩같이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들은 시제품을 구입했다.


「아마네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해서 불안해하시는데, 도와주실 게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그렇죠. 방해받는 것보다는 조용히 있는 게 더 편해요」

실로 엄격하게 마히루에게 설득당해 얌전히 소파에 앉아 있지만, 역시라고나 할까, 하지 못한다고 가만히 있는 게
뭔가 조금 그렇다.

아마네라고, 일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청소는 어제 끝냈고, 당분간은 나가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의 대량의 식재료의 사 왔다.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의 마히루에 비하면 노동력은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어제는 가구나 가전제품을 옮기고 청소해서 피곤하실 테니, 천천히 쉬고 있어요」

육체노동을 담당한 아마네를 배려하는 듯한 말은 건넨 마히루는, 변함없이 이쪽으로는 되돌아보지 않은 채,


요리를 계속하고 있다.

덧붙여서 마히루는 자택의 대청소를 이미 끝낸 모양이다. 애초부터, 정기적으로 청소를 제대로 하고 있던 듯,


그렇게 많은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 그래도 뭐랄까…… 미안하다고」

「요리를 좋아해서 힘들지 않아요」

「그래도 말이야」

「괜찮아요, 재밌으니까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집중하기 시작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머리를 움켜쥐었다.

「마히루, 점심 사 왔어」
역시, 음식 준비를 하는데 열중인 그녀에게 점심을 준비하도록 요청하기엔 가혹했기에, 편의점에 가서 적당한
밥을 사 왔다. 별로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마히루라, 샌드위치 한 봉지로 괜찮을 것이다.

슬슬 쉬려고 했던 듯 마히루도 앞치마를 벗고 있었기에, 타이밍적으로도 괜찮았던 것 같다.

「사주셔서 감사해요. 점심을 못 만들어 드려서 미안해요」

「아니, 이렇게나 신세를 지고 있는데, 오히려 압도적으로 이쪽이 미안한데…… 먹을까?」

휴식 겸 점심식사로, 마히루는 순순히 거실로 돌아왔다.

「샌드위치랑 커피인데 괜찮지?」

「네, 감사합니다」

아마네에게서 받은 뒤 고개를 숙이고, 아마네의 옆에 앉는다.

「얼마나 만들었어?」

「어느 정도는 시제품을 사용했고, 품목도 조금만 해서 거의 끝났어요. 나머지는 식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에요.
아마네군은 다테마키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건 직접 만들었어요」

「어떻게 안 거야?」

「계란 요리를 좋아하신다고 말했잖아요?」

사소한 말이었지만 기억하고 있었던 듯, 일부러 오븐에 구워준 것 같다. 오븐의 가동음이 났었기 때문에 뭘
만들고 있는 걸까 생각했었는데, 다테마키였던 것 같다.

「약간 달콤한 걸 좋아하죠?」

「잘 알고 있네」

「몇 달 동안 음식을 만들었는데, 취향은 외우고 있어요」


기쁜 말은 해준 마히루는, 햄&양상추 샌드위치를 먹고 있다.

아마네도 사 온 주먹밥을 씹으며 부엌 쪽을 바라보자, 눈에 띄는 곳에 마히루가 들고 온 작은 찬합이 보였다.


저 찬합에 채워 넣을 것이다.

설마 자취를 하는데 찬합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옻칠에 금박이 들어간 고급스러운 찬합이 나왔을 땐,
조금 놀랐다.

「정말, 고마울 따름이네. …… 뭐랄까, 처음 혼자 살았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올해 후반에는


충실한 식생활이었어」

「저로서는 당신이 지금까지 잘도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심하네. 의외로 편의점이나 시판 품도 괜찮다구?」

「건강하지가 않잖아요. 전혀」

기가 막힌 듯 한숨을 쉬는 마히루지만, 표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이 섞여 있어, 조금 가슴이 철렁했다.

「제가 있는 이상,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은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요?」

「오한이 드는데」

「아마네군이 폐인생활을 한 것이 나빴던 것뿐이에요. 내년엔 좀 더 제대로 된 식생활을 하게 만들 테니까요」

미묘하게 기합이 들어간 마히루의 모습을 보고, 내년에도 같이 있을 생각으로 가득 차 있구나, 하고 생각하자
묘하게 부끄러워져서 눈을 돌렸다.

다만, 그 태도를 나태하게 보내고 싶다는 뜻으로 간주한 마히루가 조금 불만스러운 듯이 아마네를 바라보기에,
아마네는 변명을 하는데 조금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7 화

37. 천사님과 신년
해가 질 무렵, 모든 음식을 다 만들고 찬합에 담은 마히루는, 이번엔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도, 신년 전날 밤에 먹는 메밀국수로, 소바는 삶기만 하면 되는 만들어져 있는 것을 구입했을 뿐이고,


면을 삶으며 반찬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지만.

어묵은 신년 음식에 쓰고 남은 것을 쓰고 있기에 딱이었다. 시금치는 헹구기만 하면 되고 파는 잘게 썰기만 하면


된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건 새우튀김이지만, 마히루는 귀찮아 보이는 튀김을 싫은 표정 하나 없이 튀기고 있다.

「호박이 너무 많이 남아서 하는 김에 호박도 튀김으로 만들게요」

「오─…… 신년 전날에 먹는 호화로운 메밀국수네」

「가끔씩은 이런 것도 좋잖아요?」

그렇게 말한 마히루에 의해 완성된 신년 전날 밤에 메밀국수는, 친가에서 먹는 것보다 역시 사치스러워 보였다.

큰 새우튀김은 한 사람당 두 마리씩 준비되어 있고, 덤인 호박 튀김도 깔끔하게 마무리. 시금치와 파는 듬뿍,
어묵은 부채모양으로 잘려 있다.

덧붙여서 마히루는 튀김을 바삭바삭하게 먹는 스타일인 듯, 아마네의 것도 직접 메밀국수에 담지 않고 접시에


담겨 있어, 소소한 배려가 고마웠다.

「오─」

「맛있게 드세요」

아마네에겐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 지, 조금 남은 신년 요리도 작은 접시에 담겨 있다.

마히루가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서로 손을 모아 음식에 감사를 표한 뒤, 메밀국수에 손을 댔다.

시판품이에요, 라고는 말했지만, 비싼 메밀을 사온 것인지, 씹으면 씹을수록 메밀의 향기가 퍼진다.

국물도 너무 진하지도 엷지는 않은, 안심하고 한숨을 돌릴 수 있을 만한 간으로 완성되어 있다. 뱃속부터
따뜻해지는, 추운 날에 딱 맞는 맛이다.

「하─…… 이거야말로 연말이라는 느낌이 들어……」

텔레비전을 보면서 느긋하게 메밀국수를 먹으며 신년을 기다리는 것은 역시 좋은 것이었다.

친가에서도 매년 신년 전날 밤에 메밀국수를 먹고 연말 특별 프로와 연말 가요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올해도 같은 방식을 보낼 수 있는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 곁에 있는 사람이, 가족이 아닌 굳건한 타인인
소녀지만.

「신년 전날 밤에 메밀국수를 먹으니, 단번에 올해가 끝난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그러게 …… 올해는 여러 일들이 있었구나」

그렇다고 해도, 여러 가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마히루와의 교류이다.

자취를 시작했을 땐, 이런 미소녀가 밥을 만들어 준다는 건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네군이 자취를 시작했으니까요, 힘들었던 거겠죠」

「너는 굉장히 익숙해 보이네」

「뭐, 대충 뭐든지 해낼 수 있으니까요. 아무것도 못하면서 자취생활을 한 아마네군이 이상한걸요?」

「그. …… 그렇긴 한데」

「정말, 어쩔 수 없는 사람이네요, 완전」

기가 막혔다기보다는 흐뭇한 것처럼 나무라는 마히루의 표정은, 부드럽다.

아마네를 돌보는 것을 괴로워하지 않는 듯, 온화한 표정이다.

「…… 올해는 정말로 신세를 졌어」

「정말이에요」
작게 웃으면서 모든 긍정을 하는 것이, 어렴풋이 가슴에 박혔지만, 마히루는 도와주는 게 싫지 않은 것 같다.

「…… 내년에도 잘 부탁해」

「알고 있어요. 아마네군은 제가 없다면 폐인생활에만 몰두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부정은 못하겠네」

「…… 알고 있다면, 조심하시는 거예요?」

「내년 포부로 삼을게」

아마 유의를 한다 하더라도, 마히루에게 보살핌을 받으면 결의도 녹아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본인에게
말하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둘 것이다.

물론 정리 정돈 같은 건 하긴 할 테지만 ――그녀의 밥에 의지하는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완전히 사로잡혀 있다고 자각하고 있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다.

나아질 거라고 마히루에게 선언을 해봤자 웃음거리가 될 것 같아, 밋밋한 표정을 지었지만, 마히루는 즐거운 듯이
작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이제 새해네요」

「그러게」

신년 전날 밤에 먹는 메밀국수를 다 먹고 소파에서 가요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 어느새 시간은 지나 날짜가


변경되기 직전까지 다가왔다.

텔레비전을 별로 보지 않는 건지, 그다지 요즘 노래에 자세하지 않은 듯한 마히루가 조용하게, 그리고 즐거운


듯이 가요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것을 바라보자, 생각했던 것보다도 빨리 시간이 지난 것이다.

중계로 제야의 종이 있는 풍경으로 화면이 변하자, 재차 해가 바뀐다는 것이 실감 났다.


옆에 앉은 마히루는, 눈을 감고 조용히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있다.

이러는 사이 107 번째의 종소리가 들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날짜가 바뀌는 순간, 이쪽을 바라보며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고개를 숙인 마히루에, 이끌려 아마네도 자세를
가다듬고 똑같이 신년인사를 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왠지 이상한 기분이야, 둘이서 신년이라니」

「후후, 그렇네요. …… 올해도 잘 부탁드려요」

「이쪽이야말로……라고 나 할까, 오히려 이쪽이 부탁하는 입장이라고」

「그건 부정할 수 없네요」

쿡쿡 웃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쓴웃음을 짓다가, 무릎 위에서 떨리는 스마트폰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이츠키나 치토세한테서 새해 인사가 온 듯, 앱의 아이콘에 숫자가 붙어 있었다.

그것은 마히루도 마찬가지로…… 라고나 할까 아마 마히루가 많겠지만, 마히루의 스마트폰도 떨리고 있다.

최근에는 메세지를 보내는 것만으로 신년 인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하다.

「잠깐 답장 좀 할게」

「저도 조금 할게요」

아마 마히루에게는 많은 인사가 와있을 것이다. 왠지 모르겠지만, 남자들에게는 연락처를 가르쳐주지 않았을 것


같지만.

익숙한 손놀림으로 타자를 치는 마히루에 「이런 점은 여고생이구나」하고 감탄하면서 자신도 이츠키와 치토세에게
답장을 보냈다.
메시지에는 평범하게 『새해 복 많이 받아』와 『시이나씨랑 사이좋게 보내고 있어?』라는 필요하지 않은 소리가
들어 있으므로, 부정의 메시지를 보냈다.

곧바로 이츠키한테 『또또또』라는 조롱하는 답신이 왔기에, 잠시 얼버무리거나 부정하기를 반복해 대화를 즐기고
있었지만.

툭, 하고 팔에, 무게가 실린다. 그리고, 달콤한 향기가 물씬 풍겼다.

흠칫흠칫 옆을 바라보면, 눈을 감은 마히루가 이쪽에 기대고 있었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아마네는 상당히 당황하고 있었다.

자는 건 이전에도 있었지만, 설마, 옆에서, 그것도 기대고 자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왜 마히루가 잠들어 버린 건지는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현재 시간은 12 시 30 분이 조금 지난 시간.

규칙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는 마히루가 밤을 새는 건 거의 없을 것 같고, 애당초 오늘 하루 종일 신년 음식


준비를 열심히 했기에, 겉으로는 내색을 안 했지만 피곤했을 것이다.

수마[睡魔]에 저항할 만큼의 체력이 없었던 게 틀림없다

이유는,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잠이 들 줄이야.


아마네에게 기댄 채 자고 있는 마히루는, 아마네의 혼란이나 낭패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 편안히 잠든 모습을
보였다. 긴 속눈썹이나 높은 콧날도 연분홍색의 입술도,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잠자는 얼굴을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이렇게도 가까운 거리에서 본 적은 없었기에, 몸을 움츠렸다.

「마히루, 일어나」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다.

상당히 피곤했는지 수마[睡魔]에게 휩쓸려 깊은 잠의 바다에 떨어진 듯, 말을 걸어도 어깨를 조금 흔들어도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가볍게 다리를 때려도 몸을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일을 하고 있자, 기대고 있는 부분이 어긋나 앞으로 넘어지기 시작했기에, 아마네는 황급히 마히루를 받아
들었다……하지만 그건 다행이었지만, 뜻밖에 껴안은 듯한 몸의 자세가 되어 버려, 더욱 당황스러워졌다.

(…… 굉장한 좋은 향기가 나네)

식사 후에 잠깐 집으로 돌아가 목욕 등 여러 가지 일을 끝냈다는 것도 있지만, 샴푸의 향과 함께 본인의 냄새인지


어렴풋이 달콤한 향기가 나서, 어쩐지 불편했다.

게다가, 뭔가 부드러운 것이 닿은 것 같아, 제정신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깨워보려고 해도, 너무 깊게 잠들었기 때문에, 깨우지 못했다. 애당초 세게 흔들어 깨워볼 수준이 아니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떻게 하지)

새해 첫날 새벽부터 이런 해프닝이 찾아와, 아마네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8 화

38. 무방비 천사님


새해 벽두부터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직면한 아마네는, 표정이 굳어진 채 팔 안에 있는 마히루를 바라봤다.

정말로 자고 있다.

아마네를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는 건지, 전혀 경계를 하지 않은 채 잠든 그녀에게, 아마네는


답답함과 부끄러움, 이성의 해이해짐으로 벽에 머리를 부딪치고 싶었다.

의식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게도 그녀의 촉감이 느껴진다.

호리호리한 몸은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 있어, 여성다운 부드러움이 있다.

특히, 접촉한 몸에서 겉보기보다 질량이 느껴진다는 것이 느껴져, 아마네의 이성을 사정없이 갈아먹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너무나 뜻밖의 상황인데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부드러움이 느껴져, 아마네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여자는 이렇게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난다…… 하고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에 묘한 감회를 느끼면서, 곧바로
이상한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이성을 되돌린다.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만큼, 팔 안의 부드러움이 의식되어 머리가 돌아가질 않는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사고를 돌려보지만, 이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결한다, 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대응책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3 가지 정도다.

1. 마히루를 억지로 깨운다


2. 마히루의 집으로 돌려보낸다

3. 아마네의 침대에 눕히고 나는 소파에서 잔다.

첫 번째는, 이렇게 지쳐서 잠들어 있는 마히루를 억지로 깨우기가 미안하다. 피곤하게 만든 것은 나니까,
가능하다면 자게 내버려 두고 싶다.

두 번째는, 딱 보기에 가장 무난해 보일지 모르지만, 마히루의 옷을 찾아 열쇠를 꺼내고 여성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간다는 큰 허들이 있다. 이는 아무리 마히루라도 나중에 알게 된다면 싫어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세 번째 옵션인 침대에 재운다는 선택지가 무난하고 실행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죽을 자신이 있다.

아무리 평소 옆에 있다고는 해도, 누구나 넋을 잃고 볼만한 천진난만하면서도 사랑스럽게 자는 얼굴을 보내는


마히루를 자신의 침대에서 재우다니, 이성이라는 뭔가가 부서질 것 같다.

여자아이가 자신의 침대에서 자는 시추에이션, 남자로서는 견딜 수 없는 상황에, 더해 상대가 대단한 미소녀.

여려가지 생각이 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가장 무난하고, 아마네로서 할 수 있는 타협이다.

각오를 다친 채,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마히루의 등과 무릎 뒤를 살짝 손을 써서, 천천히 들어 올린다.

자고 있다고 해서 깃털처럼 가볍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데도 그렇게 마히루는 가벼웠다.

일단 가능한 흔들지 않도록 하면서 아마네의 방으로 조심스레 옮긴다. 옆으로 안았기 때문에, 손잡이를 열기
어려웠지만, 그 지점을 넘자, 나머지는 침대에 눕힐 뿐이었다.

가녀린 몸이 침대에 가라앉는다.

그 위에 담요와 이불을 덮어 주자, 잘 자는 자세가 되어 있었다.

일어날 기색 없이, 일정한 숨소리만이 들려온다.


미숙함이 사라진 단정한 외모는, 변함없이 아름다우면서도 천진난만한 자는 얼굴로 아마네의 심장을 뛰게 하고
있다.

조심스레 침대로 눕혀놓고, 아마네는 침대의 옆에 앉았다.

(…… 힘들다)

어째서, 자신의 침대에 자고 있다는 시추에이션도, 부드러운 감촉도, 이 무방비하게 사랑스럽게 자는 얼굴도,
남자의 집에서 잔다는 신뢰로의 달린 것도, 이것도, 저것도, 모든 것들이.

물론 신뢰받고 있다는 것은 기쁘지만, 남자로서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 그녀의 속에서는 아마네는 『안되고 돌봐줘야 하는 안심 안전 무해한 사내아이』라는 인식일 것이다.

슬쩍, 그녀를 바라보면, 아마네의 갈등을 모른 채, 실로 온화하게 자는 얼굴을 보이고 있다.

(사람의 기분도 모르고)

너무나 무방비해서, 이대로 같이 누워서 잘까…… 순간 생각했지만,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함께 잔다는 건 안
된다는 사실로 통과시킨다.

해 버린다면, 마히루가 일어난 순간 말도 꺼낼 수 없을 것 같다. 뭘 하시는 거죠?, 라는 것 같은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만 같아, 실행에는 옮기지 않는다.

대신, 조금은 만져도 되겠지, 하고 마히루의 머리로 손을 뻗는다.

매끈매끈, 반들반들, 그런 말이 어울릴 것 같은 분홍색 끈을 두른 긴 머리카락을, 손가락 끝으로 들어가자


매끈하게 통과된다.

이것도 굉장한 노력이 있었을 거라고 여성의 노력에 감동과 전율을 하면서, 천천히 손가락 끝을 마히루의 뺨으로
가져다 댔다.
깔끔하고 매끈매끈한 하얀 피부는, 체온이 높지 않은 건지, 아마네의 손과 비교해볼 때 다소 서늘해 보인다.

손가락 끝으로 살그머니 어루만지자, 편하듯 자는 얼굴을 띄우는 마히루가, 살그머니 쓴웃음을 띄웠다.

「잘 자」

내일…… 정확하게는 오늘 아침에 일어난다면, 분명 놀랄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이쪽을


안절부절못하게 했으니 이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녀석,이라고 살그머니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는 다시 한번 마히루의 부드러운 뺨을 상냥하게


어루만졌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39 화


39. 천사님의 자각과 부끄러움

아침, 아마네가 일어나도, 주변은 고요했다.

밖에서 새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로, 아마네의 방에서 자고 있는 마히루는 일어날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시간상으로는 벌써 일출시간을 넘겼지만, 어제 상당히 지쳤는지, 자고 있다.

덧붙여서 아마네라고 한다면, 일단 잠을 자긴 했지만, 자신의 침대에 마히루가 있다고 생각하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서, 결국 지금 시각에 일어나 버렸다.

뭐 별로 컨디션이 나쁜 건 아니라서 괜찮지만, 다른 의미로 괴롭다.

소파에서 잤기 때문인지 굳어진 몸을 풀듯 기지개를 켜면서, 천천히 일어선다.

우선, 마히루의 모습을 살펴보려 한다. 옷을 갈아 입으로 간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내친김에 마히루의
모습도 볼 생각이다.

살짝, 방에 문을 연다.
안은 조용했으며, 역시 침대에서 자고 있는 마히루도 그대로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고 한다면, 여러 번 옆으로 몸을 움직였는지, 머리카락이 여러 군데로 퍼져있다는 정도뿐.

쿠우, 쿠우, 하고 귀여운 숨소리를 내고 있는 마히루를, 주저앉아 바라본다.

정말, 자고 있을 때는 천진난만하다.

평상시엔 긴장을 하고 있는지, 쿨한 표정이 많지만…… 자는 얼굴은, 느슨해진 표정으로 역시 귀엽다고나 할까,
쓰다듬고 싶은 듯한 사랑스러움이 있다.

(…… 잘 때는 정말 귀여운 것 같네)

물론 일어나 있어도 미소녀임에 틀림없고 사랑스럽지만, 이쪽은 애완동물을 보았을 때에 느껴지는 감정에 가깝다.

이 머리카락을 쓰담고 싶고, 말랑말랑 한 볼을 쿡쿡 찌르고 싶어진다. 평소에 탄탄하고 빈틈이 없는 만큼,
이렇게 무방비인 상태여서 이런 생각이 나는 걸지도 모른다.

무심코, 부드러워 보이는 볼에 손을 뻗어, 만진다.

매끄러운 볼은, 어제와 같은 부드러움이 손가락 끝으로 전해져 왔다. 계속 손대고 싶어지는 듯한 찹쌀떡 같은
모습에, 무심코 아마네는 손가락으로 말랑말랑 쿡쿡 찔렀다.

가볍게 터치를 하고 있지만, 너무 부드러워 사랑스러운 듯 만지고 있었더니, 조용히 자고 있던 마히루가 「응우
……」하고 달콤한 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손을 땔 틈도 없이, 닫힌 눈동자가 천천히 열린다.

초점이 맞춰진, 촉촉한 캐러멜색의 눈동자가, 아마네…… 정확하게는 아마네의 방향을 바라본다.

잠에 취한 표정은 어린 티가 남아있어, 천진난만함이 보인다. 오히려, 의식이 있는데도 토라진 듯한, 몽롱 한


눈동자만큼은, 어려 보인다.
방심하고, 경계심이 전혀 없는 표정을 지은 마히루는, 그 뒤로 맥없이 눈썹을 내린 채, 또다시 눈을 감았다.

닿은 손가락을 접으려고 하자, 손가락에 부비부비, 볼을 문질러, 응석을 부리듯 움직였다. 가지 말라고 말하는
듯한, 그런 볼 비비기.

이렇게나 잠에 취해 있을 줄이야.

평상시의 마히루라면 이런 느슨한 표정과 행동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 응석을 부리는 새끼 고양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기에, 이른 아침부터 아마네의 심장과 이성은 시험을
받고 있었다.

손을 접어야 할까, 아니면 내키는 대로 볼을 쓰다듬어 귀여워해야 할까.

마음속에서는, 꽤 후자에 가깝다.

이런 느슨한 마히루를 볼 일은 거의 없고, 어디까지 응석을 부릴지 흥미로웠다.

그러나, 실행으로 옮기면 마히루의 의식이 뚜렷해진 순간, 마히루가 말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치심에 몸부림을 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좋을 짐 모르겠다.

일단은, 귀여우니 잠에 빠진 마히루를 관찰하기로 했다.

의식은 많이 깨어 있는 듯하지만, 아직 머리가 덜 깬 건지, 아마네의 손을 알아채지 못한 듯, 손가락에 볼을


대면서 졸고 있다.

상태를 보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던 상황이 왠지 이런 상태가 돼버려, 아마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낯간지러움에


볼에 열이 모였다.

「우, 응……」

잠시 후, 겨우 제정신이 들었는지 마히루가 눈을 뜨고…….


「…… 에,」

눈이 마주친 후, 시선이 옆에 있는 아마네와 볼에 닿은 손가락으로 옮겨진 뒤, 경직되었다.

그리고, 마히루는 벌떡 일어났다.

「안녕」

「…… 아, 안녕하세요……」

「네가 우리 집에서 잠들어서 여기서 재웠어. 타의는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한테 감사해줬으면 할 정도
야」

먼저 아마네의 침대에서 자고 있던 이유를 설명하자, 마히루는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히 들었다.

다만, 남자의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라는 사실에 볼이 자꾸자꾸 붉어져, 이불을 들어 올려 입가를 숨겼다.

그 행동이 묘하게 사랑스러워서, 눈을 피했다.

(뭐야, 이 상황)

일단 이쪽이 침대를 빌려준 입장이지만, 자신이 나쁜 것처럼 느껴졌다.

확실히 아무런 동의 없이 볼을 만진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그저 아주 잠깐이었고, 뭔가 하려는 생각은


없었다.

마히루의 귀여움에 두근두근하기도 하고 죄악감에 따끔따끔하면서도 마히루를 바라보자, 주홍색으로 물든 뺨으로,


어렴풋이 불쾌함…… 까지는 아니지만, 뭔가를 말하고 싶은 듯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 아마네군은, 볼을 만지는 걸 좋아해요?」

「응?」

「왜냐면, 크리스마스 때도, 어제 자기 전에도 만졌잖아요」


「…… 일어나 있었냐」

어제 만진 것은 마히루가 자고 있을 때 했던 것으로, 의식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만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그때 마히루는 일어나 있었다는 것이다.

「…… 그, 그건, 그…… 침대에 내려질 때 일어났다고나 할까…… 그런 건 자는 척할 수밖에 없잖아요」

「내가 뭔가 할 거라는 생각은 안 드는 거야?」

「…… 아마네군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걸 확인하기 위해, 자는 척을 하기도 했지만


요」

아무래도 정말로 신용해도 될지 시험받고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론 신뢰를 받은 것 같아 다행이지만, 가능하면 다음부터는 남자 앞에서 자는 둥 무방비하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아마네라도, 다음에 그런 모습을 보이면, 볼을 쿡쿡 찌르는 것만으로 끝낼 수 있을 거라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 뭐, 신용을 얻었다니 좋지만, 다음부터는 하지 마. 나도 남자니까」

「우, 그, 그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니면, 뭔가 해줬으면 하는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요」

새빨갛게 되어 강하게 부정한 마히루가 또다시 이불로 들어가기에, 거긴 내 침대인데 말이야,라는 공격을 삼켰다.

마히루의 부끄러움이 사라질 때까지, 둥글게 숙인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마히루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아마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0 화


40. 천사님의 수줍음과 불쾌함
수치심에서 회복한 마히루는 한 번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돌아왔다.

다만, 아직 부끄러운 것인지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칠 때마다 미묘하게 시선이 돌려, 아마네로서는 뭔가 거북함이
느껴졌다.

소파의 옆에 앉긴 했지만, 너무 답답해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 용서해 줘」

뭐랄까, 왠지 불편하게 되어, 무심코 사과를 하자, 마히루가 슬쩍 아마네를 바라보곤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었다.

표정으로 볼 때, 상당히 부끄러움이 사라졌는지, 항상 짓는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화가 난 게 아니에요. 아마네군이 사과할 필요가 없어요」

「그래도」

「저는 그냥, 저의 어리석음을 후회하고 있을 뿐이에요. 그런 야무지지 못한 차마 볼 수 없는 얼굴을


보여드려서요」

「차마 볼 수 없다니…… 평범하게 귀여웠는데」

천사라는 별명에 부끄럽지 않은, 그야말로 천사라고 해도 될 정도의 자는 얼굴이었고, 일어나서도 다시 잠든 눈도


흐트러진 천진난만한 얼굴도 정말 귀여웠다.

잠을 덜 깨면 평상시의 냉정하고 침착한 표정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바뀐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다.

오히려 좀 더 보고 싶을 만큼 좋았지만, 마히루로서는 방심하고 있던 표정을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야무지지 못하다고 해서 못 볼 것 같다고는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만은 부정하자, 마히루는 꽉 입술을
깨물고, 왠지 껴안고 있던 쿠션으로 아마네를 툭툭 쳤다.

아프지 않기에, 마히루도 진심은 아니겠지만, 갑자기 때리니 영문을 모르겠다.


「뭐야」

「…… 아마네군의 그런 점이 안 좋아요」

「뭐야…… 어떻게 고치라고」

「그런 건 가볍게 말하는 게 아니에요」

「별로 다른 사람한테 말할 것도 아닌데……」

아마네의 주변에 있는 여성이라 해봤자, 마히루나 치토세밖에 없다.

치토세는 확실히 귀엽다는 분류에 들어가지만,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귀찮다는 마음이 먼저 들고, 정면에서 칭찬할
필요도 없기에, 마히루정도 밖에 칭찬할 상대가 없다.

마히루가 굳어져 있기에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너, 이런 말은 익숙하잖아? 새삼스럽게 왜 그래」

애당초 마히루에게 몇 번이나 귀엽다는 것을 전하고 있으므로, 이제 와서 신경 쓴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마히루로서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에, 칭찬받는 것도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들어도, 그렇게 수줍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마히루는 왠지 모르게 떫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말, 아까부터 왜 그래?」

「…… 아무것도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한번 더 툭하고 쿠션으로 물리 공격을 가한 마히루는, 홱 고개를 돌린 채 「떡국을 만들게요」라는


말을 남기고는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강압된 쿠션을 손에 들면서, 아마네는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진 마히루의 등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떡국을 다 먹었을 무렵, 마히루는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떡국을 먹기 시작한 시점엔, 미묘하게 위화감이 느껴졌었지만, 떡국이 맛있어서 먹는데 열중하고 있었더니,
어느샌가 마히루의 마음이 풀어진 것 같았다.

거실에서 서로 소파에 다시 앉았을 때는,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까, 마히루는 새해 참배하러 갈 거야?」

「새해 참배요? 그다지 갈 생각은 없어요…… 사람들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왠지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요」

「그건 네가……」

엄청난 미인이니까, 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조금 전 마히루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던 직후였으므로, 말을 삼킨


채 「뭐 어쩔 수 없네」하고 돌려줬다.

「아마네군은 새해 참배를 하러 갈 거예요?」

「친가에 있었을 때는 부모님이랑 같지만, 어떨까나. 적어도 새해 첫날부터는 안 가도 될 것 같아」

「동감이에요」

「치토세 커플은 치토세의 집에서 사이좋게 지내는 것 같고, 뭐 요즘 사람들은 새해 참배를 가지 않으니까.
상관없지만」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건 아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움직일 수 없어서 힘만 들 뿐이라는 걸 알고 있으므로,


사람이 별로 없을 때쯤에 가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뭐, 3 일간은 느긋하고 지내고 싶으니까. 나는 복주머니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기도 하고」

「저로서는 복주머니가 조금 궁금하지만요」

「쇼핑몰이라도 가게?」
「……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갈 용기는 없어요」

「동감이야」

조금 전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한 듯한 대답을 아마네도 돌려준 뒤, 소파에 몸을 맡긴다.

딱히, 새해라고 해서, 어딘가로 갈 필요는 없다.

기본적으로 귀찮은 일을 피하고 싶어 하는 아마네로서는, 이렇게 느긋하게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거기에


마히루가 새해에 집에서 보낸다고 하니, 대화 상대도 밥도 곤란하지 않다.

아주 사치스러운 설날이네, 하고 생각하며, 옆에 있는 마히루를 몰래 바라본 뒤 작게 미소 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1 화


41. 천사님과 첫 대면

『내일 아마네의 집에 가도 괜찮아?』

그런 메세지가 아버지에게서 온 건, 마히루가 돌아간 3 일 뒤였다.

『아마네가 친가로 돌아오지 않는 건 괜찮지만, 역시 나도 얼굴 정도는 보고 싶으니까. 게다가, 시호코씨한테


들었지만, 이웃에게도 인사는 필요할 거 같고』

마히루의 존재는 어머니에게서 제대로 들었는 지, 얼마나 아마네가 신세를 지고 있는지 알고 있는 듯, 부모로서
인사를 해 두고 싶다는 것이었다.

만약 시호코가 모르는 상태였다면, 전력으로 거부했겠지만, 이미 알려져 있을 뿐만이 아니라 마히루가 시호코와
교제를 하고 있기에, 거절해도 쓸데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숨기는 것이 없어진 지금, 부모님이 귀성하지 않는 아들의 시찰을 하는 일자체에 거부감이 없다.

아버지인―― 슈토와 시호코와 온다면, 폭주하기 십상인 시호코를 막아줄 것이다.


어차피 거절한다 하더라도 시호코에 의해 마히루를 만나러 올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아마네는 먼저 약속을
잡아 준 아버지에게 승낙의 뜻을 전한 다음, 마히루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그럼, 그, 저도 가족이 있는 장소에 있어도 되는 건가요? 방해 되는 게 아닐까요?」

다음날, 아침부터 아마네의 집에 온 마히루는, 조금 긴장을 한 상태였다.

이건 어떤 의미로서는 당연할 것이다. 갑자기 돌보고 있는 남자의 부모님이 마히루를 만나고 싶다고 하니까.

시호코와는 아무래도 연락을…… 이라고 할까 시호코로부터 자주 연락을 하고 있는 듯, 상당히 익숙해진 것 같다.


시호코뿐만이라면 몰라도 아버지도 따라오기에, 그녀가 긴장하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아빠가 너한테 인사하러 오는 거기도 하고, 엄마도 마히루를 마음에 들어하니까 있어줬으면 좋겠어.
오히려 너가 없으면 안돼」

「그, 그렇게 말해도……」

「뭐, 마음에 내키지 않아도, 조금만 참아주면 좋겠어」

부모님에게 인사를 시킨다는 이상한 상황이 되버렸지만, 저쪽에서는 벌서 만날 생각을 하고 있기에 어쩔 수 없다.

마히루의 시간을 들이다는 것이 조금 나쁘지만, 아버지의 성격상 마히루에게 인사를 끝내야 직성이 풀릴것이기에,
조금만 참아주면 좋겠다.

「…… 시호코씨, 저를 어떻게 설명 하셨을까요」

「안심해. 아버지에게는 은인이라고 끈질기게 전했을 테니까. 아니더라도 어머니의 즐거운 망상이 아니라고 전할
테니까」

시호코의 안에서는 이미 며느리, 라고 할까 귀여운 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전력으로 부정해


두었다.

슈토도 쓴웃음을 지은 뒤 『평소에 보이는 시호코씨의 나쁜 버릇이네』라고 말하며 납득해줬으므로, 오해를 받는


건 아닐 것이다.

안심하며 가슴을 쓸어내린 듯한 마히루에게 「미안해」 하고 쓴웃음을 지은 뒤 기다리자, 딱 좋은 타이밍에


인터폰이 울렸다

정문 자체는 여벌의 열쇠로 들어오고 있었으므로, 바로 집으로 오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마히루가 움찔 몸을 크게 떨었기에, 작게 웃으며 달랜 뒤, 현관으로 향해, 체인을 풀고 자물쇠를 열었다.

문을 열자,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익숙한 부모님의 모습.

「반년만이구나 아마네」

「오래간만이네, 아빠」

온화한 미소를 띄우는 아버지…… 슈토에, 아마네도 똑같이 조금 안도한 듯한 미소를 띄웠다.

둥실둥실한 분위기를 가진 슈토는, 무슨일이 있든 화기애애한 타입이므로, 아마네도 무심코 대면하고 있으면
마음이 헤이 해진다.

「엄마한테는 그런 태도로 안해 줬잖아……」

「엄마는 갑자기 들이닥쳐왔으니까. 사전에 말을 해주면 평범하게 대해줬겠지」

그 때는 마히루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대응을 했을뿐, 아마네뿐이었다면 좀 더 누그럽게 대응을 했었을 것이다.

「우선, 들어와. …… 뭐야 그 짐은」

「여러가지 가져왔어. 뭐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마히루짱은?」

「안쪽에」

간결하게 돌려주고, 구두를 벗은 부모님을 데리고 거실로 돌아가자, 안절부절하며 앉아 있는 마히루가 이쪽으로
시선을 향한 뒤――끔뻑, 눈을 깜박였다.
마히루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슈토는, 30 대 후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젊다. 20 대에서 30 초반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비 페이스라고 말해도 괜찮을 정도인 단정한 외모로서, 좀 더 그 피를 진하게 이어받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던 적이 여러번있었다.

아마네와는 달리 상냥한 얼굴이라서 그야말로 인색이 좋은 청년(실제로는 중년이지만)이라는 남자로, 혈연관계를


자주 의심받았다. 이렇게 나란히 걸으면 나이 차이가 나는 형제로 보일정도로.

「마히루짱, 오랜만이야」

「오랫만이라니, 한 달도 안 지났잖아」

「내 입장에서는 오랜만이야」

마히루에게 달려들어 싱글벙글 미소를 띄우는 시호코에, 마히루도 앉은 자세를 고치고 「오랜만이에요」라고
외출용의 미소를 지었다.

다만, 시선은 곤혹스러워하며 슈토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 시선을 알아차린 슈토는 온화한 미소를 띠며
시호코의 옆으로 다가갔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마네의 아버지의 후지미야 슈토라고 합니다. 시이나씨는 시호코씨한테 들었습니다. 항상
아들이 신세를 지고 있네요」

「처음 뵙겠습니다. 시이나 마히루라고 합니다. 이쪽이야말로 아마네군에게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깔끔하게 인사를 한 슈토에 맞춰, 마히루도 예의 있게 인사한다.

마히루가 걱정하고 있던 건, 슈토가 시호코와 같은 타입인지 어떤지, 걱정하고 있던 것 같지만, 슈토는 온후한
상식인으로 마히루가 안심해줬으면 좋겠다.

시호코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슈토뿐이어서, 시호코도 슈토에게는 약하다. 콩깍지가 쓰여있다는 다른 이유도


있지만.

「어라, 그렇게 겸손해 하지 않아도 괜찮다구? 어차피 아마네는 야무지지 못하니까」


「야무지지 못해 미안하네요」

「이거 참 시호코씨, 그런 말은 하지 마. …… 아마네, 평소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확실하게 그녀를 잘 대해주고


있지?」

「할 수 있는 한은」

「다행이네」

여성은 소중히 여겨야하는 것, 이라는 교육 방침을 가진 슈토로서는, 아들인 아마네가 마히루를 잘 대해주고
있는지 걱정이었던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데 자신은 편하게 있는다는 건 아마네의 심정상 무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마히루에게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다.

아마네의 대답에 안심한 듯한 슈토는, 재차 마히루를 바라봤다.

「…… 정말,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평소에 요리를 만들어주고 있고, 거기에 생활전반을 도와주는 것 같기도
하니……」

「항상 고마워하고 있고, 가능한 마히루를 편하게 대해주고 있어」

「네. …… 아마네군, 의외로 신경을 써주고 있어요」

「의외라는 건 뭐야」

「왜냐면……」

대충하는 것처럼 보여도 세세하게 신경쓰고 있잖아요, 라는 말을 듣고, 반박을 할 수 없었기에 말문이 막히자,
슈토가 부드러운 미소를 띄웠다.

「사이가 좋은 것 같아서 다행이네. 아마네도, 시이나씨에게는 페를 끼치지 않도록 해」

「…… 알고 있어」

「시이나씨도, 아마네에게 나쁜 점이 있다면 딱 잘라 말해줬으면 좋겠어. 이 아이는 솔직하지 않는 것


같아보여도 의외로 솔직하니까, 나쁜 점이 있다면 바로 고쳐줄거라고 생각해」

「…… 아마네군은 상냥하니까요, 싫은 점은…… 그, 조금 밖에」

「있구나」
「…… 싫다고나 할까,…… 안되겠어요」

머뭇머뭇 부끄러워 하면서 말하기 시작한 마히루에게, 그렇게 부끄러워하면서 말하고 싶어하는 게 뭐야…… 라고
캐묻고 싶어졌다.

시호코는 왠지 모르게 「하항」하고 짐작이 가는 듯, 히죽히죽 웃으며 이쪽을 바라봤기에, 노려봐주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2 화


42. 천사님의 동경

「여기요」

친부모라고는 해도 손님이므로 대접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마히루가 차를 내오겠다고 해서 아마네는 그녀에게


맡기고 있었다.

마히루가 스스로 마시는 용으로 가져온 티 세트와 홍차가 설마 이런 곳에서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평소엔 아마네와 마히루 둘이서 앉는 소파에 앉은 부모님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머나 고마워, 마히루짱. 정말 익숙해 보이네」

「네, 네」

「원래는 아마네가 해야 하는 거라구?」

아마, 아마네가 끓인다면 홍차의 떫은맛만 날 것 같기에 마히루가 직접 했지만, 시호코는 희미하게 웃는 얼굴을
띄우고 있었다.

「아뇨, 제가 하고 싶어서요……」

「뭐, 아마네가 한다면, 뜨거운 물의 온도도 맞추지 못할 테니까 어쩔 수 없지」

맞는 말이지만, 그걸 지적받으니 조금 화가 난다.


하지만 반론을 할 수 없기에 가만히 있자, 시호코의 미소가 이쪽을 향했다.

「그러고 보니, 아마네, 제대로 마히루짱을 이름으로 부르게 됐네」

당돌한 지적에, 아마네도 마히루도 몸을 경직시켰다.

자연스럽게 부르고 있었기에 알아채지 못했지만, 전에 어머니와 만났을 때, 아마네는 마히루를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고, 마히루는 아마네를 어색하게 부르고 있었다.

그것이 지금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부르고 있었기에, 시호코로서는 당연히 말할 수 있는 말이다.

「…… 별로, 상관없잖아」

「괜찮다고 생각해. 사이가 좋은 건 좋은 일이니까」

더 이상은 추궁하지 않은 채, 그저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는 시호코에, 아마네는 뺨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시호코씨, 너무 아마네를 놀리자 마」

다만, 여기서 말려주는 것이 슈토다.

「시호코씨의 나쁜 버릇이야. 그렇게 신경 쓰지 마」

「하아,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시호코는 슈토가 말하는 것이라면 순조롭게 따르고 있기에, 끌려가는 아들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하지만, 역시 좋네, 아들이 귀여운 여자아이랑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걸 보는 건」

「시호코의 나쁜 버릇이 폭주하지 않을지, 나는 조마조마하고 있지만」

「어라, 슈토씨가 말려줄 거잖아?」


「자각이 있다면 고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시호코의 그런 점도 좋아하게 됐으니 어쩔 수 없네」

「뭐…… 슈토씨는 정말」

말린 것은 다행이지만, 이번엔 부모님이 미묘하게 두 사람의 세계를 만들고는 빠져있기에, 아마네는 한숨을
숨기지 않았다.

기본적으로는 슈토는 상식인이지만, 아내를 무의식중에 귀여워하는 일이 있기에, 가끔 타인이 접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어 버린다.

다행히, 그것은 가족 앞에서나 볼 수 있는. 밖에서는 이런 노골적인 분위기가 나지 않지만, 이곳이 아마네의
집이기에 마음이 풀린 건지 모르겠다.

나이를 먹어도 화목하다는 것은 아들이 볼 때, 좋은 일이지만, 그것을 보게 되는 이쪽도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

저렇게 되자, 아마네로서는 끼어들기 싫어졌기에, 단념하고 거실에서 가져온 의자에 앉은 채 다시 한번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히루도, 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살그머니 아마네를 살펴봤다.

「…… 부모님, 사이가 좋네요」

「그렇지. 뭐 밖에서는 저런 식이 아니지만, 집에서는 저런 느낌이야」

「그런가요?」

쓴웃음과 함께 대답을 하자, 마히루는 웃음을 띠며 시호코와 슈토를 바라봤다.

그 표정은 불쾌해 보이는 것이 아닌, 오히려, 눈부신 것을 보았을 때의 표정.

동경과 선망이 배인, 고귀한 것을 보는 것 같은, 그런 눈빛이었다.

덧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엷은 미소로 지켜보는 마히루의 모습에, 무심코 손을 뻗어―.

「어머나, 아마네, 왜 그러니?」


현실 세계로 돌아온듯한 시호코의 목소리에, 즉시 손을 움츠렸다.

「왜 그러니, 가 아니야. 두 사람이 두 사람만의 세계에 들어가 있으니까, 우리들이 못 참을 것 같은 것뿐이야」

「어머나, 부럽니?」

「전혀 안 부러워. 그런 건 집에서 해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아무래도 마히루의 손을 잡으려 했던 것을 알아차리지 못 했던 것 같다. 마히루도, 똑같이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아마네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어째서 손을 뻗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왠지 모르게…… 마히루를 혼자 두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의 마히루로 돌아왔기에, 아마네는 희미하게 안도하면서, 눈치채지 못하도록 평상시의 시무룩한 얼굴로
되돌렸다.

「그래서, 엄마랑 아빠는 아들의 얼굴을 보고 만족하셨나」

「아마네보다 마히루짱을 봐서 만족했는데……」

「이봐」

「반은 농담이야. 아직 목적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고」

「목적?」

틀림없이, 신년의 인사와 마히루와의 인사가 목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시호코에게는 아직 그 밖에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네들은 아직 참배를 가지 않았지?」

「사람이 줄어들면 갈 생각이었어」

「그렇겠지? 마히루짱도 가지 않았지? 메시지로 들었으니」


「네」

「그럴 줄 알고 기모노를 가져왔어」

아무래도, 시호코는 마히루와 참배에 가고 싶었던 것 같다.

만면의 미소를 띠고 있어, 상당히 큰 짐을 가져온 이유를 새삼스럽게 깨달은 아마네는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내쉬었다.

시호코는 귀여운 것을 좋아하고, 사람을 꾸미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므로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마네가 기억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집에 기모노가 몇 개 정도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가져온 것 같다.

「나, 딸한테 기모노를 입히고 참배를 가는 게 꿈이기도 했고…… 마히루짱이라면 분명 어울릴 거야」

「엄마는 단순히 입혀보고 싶은 것뿐이잖아」

「그렇지 않다구? 하지만, 마히루짱에게 입혀보고 싶다는 건 크네」

왜냐하면 굉장히 어울릴 것 같으니까, 하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시호코의 의견은 옳다.

그렇다고나 할까, 그다지 마히루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은 없겠지만.

아마네가 보는 한, 보이시한 복장도 아가씨같이 품위 있는 모습도, 프릴이나 레이스가 있는 그야말로


여자아이다운 복장도 여러 번 봤지만, 어느 것도 잘 어울렸다. 미소녀라는 것은 입는 것을 가리지 않는 것 같다.

화장도 아마, 잘 어울릴 것이다.

후지미야가는 외아들만 있기 때문에, 딸을 꾸미고 싶었던 것 같은 시호코로서는 이 찬스를 놓칠 수 없는 것 같다.

「…… 뭐 마히루만 괜찮다면 입고 가는 게 어때?」

「어째서 아마네는 오지 않는 전제인 거야」

「아니 마히루랑 나갔다가 학교에 있는 녀석들에게 들켜선 안되잖아」

부모님과 마히루뿐만이라면, 참배에 가거나 가족들에게 보일 문제는 없다.


거기에 아마네가 더해졌을 경우가 문제다.

보기에도 이상한 아마네가 마히루와 같이 참배를 하고 있는 것을 같은 학년의 사람들에게 ㅂ였을 경우, 겨울


방학이 끝난 후, 아비규환의 지옥도가 될 거라는 예상이 든다.

아무리, 그 리스크를 짊어져서까지 참배에 가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발각되지 않는다면 괜찮은 거야?」

「뭐 그렇긴 한데, 평범하게 생각해서…… 아니 엄마, 설마라는 생각이 들지만」

「후후, 이런 때를 위해서 여러 가지를 가져왔다니까?」

「어떤 때야!?」

기모노나 옷, 소품 등에 관련된 것치고는 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네를 꾸미는 용으로 짐을 더 가져왔던 것


같다.

「슈토씨도 꽤나 승낙하고 있다구」

「아빠……」

「모처럼의 기회고, 괜찮지 않을까? 나로서는, 항례 행사라도 될 수 있다면 같이 가고 싶은데」

그런 말을 들으면, 거절하기 어렵다.

가족관계를 소중히 하는 슈토의 의향이 있어 시호코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뿌리치는 건 나쁘다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말이야」

「괜찮아, 엄마를 믿으세요. 확실하게 원래의 아마네와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근사한 남자로 만들어 줄
테니까! 」

「그건 원래의 내가 보기 안 좋다고 말하고 있는 거잖아」

「물론, 슈토씨를 닮았으니까 보기에 안 좋지는 않지만, 머리 모양이나 분위기가 촌스러워. 음침하달까」

「시끄러워」
스스로도 촌스럽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지만, 좋아서 이런 모습을 하고 있으므로, 일일이 지적받고 싶지 않다.

「잘 정돈하면 괜찮은 데, 아마네는 귀찮아하니까……」

「불필요한 참견이야」

「아까워. …… 저기 마히루짱, 마히루짱도 아마네의 멋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에?」

갑자기 말을 걸어져, 마히루는 눈에 보일 정도로 허둥 지동하고 있었다.

너무 마히루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시호코는 사양하지 않은 채 다가갔다.

「아마네가 잘 차려입으면 마히루쨩도 다시 보일 거야. 이렇게 보여도, 아마네, 생각보다는 잘 생겼다구? 성격도
솔직하지는 않지만 슈토씨를 닮아서 신사적이고, 제대로 정돈하면 정말로 좋은 물건이라고 생각해」

「에, 저…… 그, 그렇네요……?」

「같이 참배, 가고 싶지 않아?」

「그, 그건 그, 가고 싶어요, 하지만」

「이봐, 배신하지 마」

가능하면 만일을 생각해 각하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마히루는 아마네를 슬쩍 바라본다.

「…… 아마네군이 싫으면, 괜찮아요」

슈웅, 하고 조금 낙담한 듯한 목소리로 고개를 숙이자, 아마네는 훨씬 더 숨이 막혔다.

본인은 숨기고 있는 것 같지만, 확실하게 섭섭해하고 있다.

살짝 긴 속눈썹을 흔들며 눈을 내리깔는 모습에, 매우 죄책감이 솟아올랐다.

시호코로부터는 「마히루짱이 슬퍼하잖아」라고 꾸짖는듯한 시선이, 슈토로부터는 「포기하는 편이 좋아」라는


시선이 보내져, 아마네와 작게 신음했다.
이래서는, 내가 마히루를 괴롭히고 있는 것 같잖아.

「…… 알았어」

저런 얼굴을 해서는,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3 화


43. 천사님과 새해 참배

「자, 이제 됐어」

시호코에게 이렇게 저렇게 머리카락과 얼굴을 만져지고 복장의 코디네이터도 받은 뒤, 간신히 해방되었을 땐,
수수하게 피로함에 지쳐있었다.

그다지 옷에 흥미가 없는 주로서는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거울로 확인해 보자,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인지,
평소의 아마네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남자가 있었다.

시호코가 선택한 것은, 다크 그레이의 체스터 코트에 흰색 터틀넥, 검은색 슬랙스라는 심플하면서도 캐주얼함을
줄인 코디네이터다.

새해의 경사스러운 행사로, 가벼운 옷차림이 되지 않게 신경을 쓴 듯, 포멀(formal)한 분위기가 풍긴다.

아마네로서도 너무 화려한 복장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 모노톤의 차분한 모습은 아마네의 취향과도 맞았다.

머리 스타일도 확인하자, 약간 긴 앞머리는 왁스로 시호코의 손에 의해 옆으로 올려져, 평상시엔 앞머리에


가려지기 십상인 눈이 보였다.

눈을 확실히 노출시킨 일로 인상이 상당히 밝아지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머리카락 전체에 볼륨을 갖도록 세팅을
한 것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음침하다고 어머니나 이츠키에게 야유를 받던 아마네가 아닌, 어디의 누구냐고 말할만한 상쾌함이 느껴지는
남자가, 거울 앞에 있었다.
「조금만 만져도 이렇게 멋진 남자가 되는데, 왜 하지 않는 거니?」

「취미가 아니야」

「아마네는 그렇다니까. 뭐 얼굴이 시무룩한 상이니까, 웃지 않으면 상쾌해 보이지는 않지만」

시무룩한 얼굴이라니 쓸데없는 말이지만, 사실이라 부정은 할 수 없었다.

「그럼, 나 마히루짱을 돌봐주러 갈 테니까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렴」

아마네는 자기 방이긴 하지만, 일단은 집에서 갈아있고 있는 듯한 마히루의 모습을 모른다.

스스로 옷을 입는다고 해서 마히루는 잠깐 집에 돌아가 옷을 입는 것 같지만,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시점에서


마히루의 스펙(명세서)의 높이를 알 수 있었다.

방에서 먼저 나간 시호코를 내버려 두고, 다시 한번 거울로 자신을 바라본다.

오랫동안 이런 모습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 자신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뭐, 괜찮겠지」

마히루의 옆에 있기에는 초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평상시의 아마네보다는 몇 배나 나을 것이다.

시야에 어른거리는 일이 사라진 앞머리를 조금 만지작거리면서, 가끔씩은 이런 모습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거실로 나와 슈토와 기다리기를 수 십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여자들의 준비에는 막대한 노력과 시간이 걸린다,라는 건 알고 있었기에 기다리는 것 자체에는 불만은 없었지만,
마히루가 시호코에게 성희롱을 당하지 않았을지 걱정이다.
겨우인가, 하고 앉아 있던 소파에서 고개를 들고 현관 쪽을 바라보자, 마히루가 조용하게 거실로 오고 있었다.

마히루의 모습을 한번 본 순간에, 나도 모르게 어안이 벙벙해졌다.

평소, 마히루는 화장을 하지 않고, 볼 기회도 없다. 어울릴 것이다, 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 설마
이렇게나 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역시 기모노는 사람이 많은 곳에선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움직이기 편하게 한 것 같지만, 희미한 핑크를 기조로
한 매실 무늬는, 마히루가 임자인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잘 어울렸다.

평상시에는 핑크색을 잘 입지 않던 마히루지만, 고풍 있는 품위와 부드러운 향기가 난다.

긴 머리카락은 옆머리를 한 가닥만 남기고는, 나머지는 뒤로 돌리고 있다. 하얀 목과 현란하게 흔들리는 장식이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키고 있어, 요염하다.

원래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화장도 어우러져, 더없이 청초한 미인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어때? 꽤나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데. 마히루짱은 소재가 좋으니까 정말 꾸미는 보람이 있었어」

「응, 정말 잘 어울려」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칭찬하는 슈토에, 마히루는 약간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그 행동조차 요염해 보이니,
미인이라는 건 정말로 무섭다.

「이봐, 아마네, 확실하게 감상을 말해야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아무리 그래도, 부모님이 있기에, 무난한 칭찬을 했지만, 시호코는 매우 불만스러운 듯하다.

「…… 그래서는 안 된다구?」

「시끄러워」
시호코에게서 지적을 받아 버렸지만, 아마네는 부모님의 앞에서, 더 이상 칭찬할 생각이 없었기에 외면했다.

그런 아마네를 시호코는 기가 막혀하는 것 같았지만, 아마네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한숨을 한번 쉬고 봐주는


듯했다.

「완전히 참. …… 그런데 마히루짱, 어때? 아마네, 이러니까 전혀 분위기가 달라 보이지?」

「네, 네. 평소랑 완전히……」

「평소에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면 인기가 있을 텐데, 하질 않는다니까. 정말, 손해 보고 있어」

아마네로서는 불필요한 참견이지만, 시호코는 진심으로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고 있다.

「모처럼 슈토씨를 닮았는데, 그것을 살리려고 하지 않는 아마네한테는 실망했어. 아까워―」

「뭐, 시호코씨. 아마네도 이제 다 컸잖아」

「다 컸다면, 인기가 많아지고 싶잖아?」

「아마네는 어느 쪽인가 하면, 그저 한 사람만 바라보는 타입이라 생각하니까. 다른 건 귀찮은 게 아닐까?」

「뭐」

보충 설명이, 시호코의 망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확실히 아마네는 불특정 다수에게 사랑받는 것보다 그저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그렇다고나 할까, 슈토에게
그렇게 배우고 있고 실제로 그 편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라면 그 상대가 마히루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을까.

시호코가 빛날 듯한 미소로 바라보기에 얼굴을 돌린다.

왜 이렇게나 의혹을 받아야 하는 건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 타인들에게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자각하고
있다.

적어도, 아마네에게 있어서 마히루는 특별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그건, 사실이지만―.
슬쩍 마히루가 눈치채지 않게 바라본 뒤, 살그머니 한숨.

(그야, 좋아한다고 하면, 좋아하지만)

좋아한다고는 생각한다.

다만, 연애 감정이라고 단언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의심하고 있는 건 전혀 없으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구」

「무정하다니까…… 정말. 뭐 됐어, 슈토씨, 차에 갈까요?」

「응」

아무래도 이야기를 벗어나는데 성공한 듯, 두 사람 모두 나갈 준비를 시작한다.

어느 신사에 갈지는 부모님에게 맡겨 두고, 먼저 주차장을 향해 집을 나간 부모님의 등을 배웅했다.

「…… 나는 가방에 필요한 게 들어있어서, 준비는 별로 안 걸리는데, 마히루는?」

「네, 이 가방 안에 들어있어요」

「그런가」

갑자기 단둘이 되어서 어렴풋한 답답함을 느끼면서, 아마네는 창문 단속과 여분의 전자제품의 콘센트를 뽑았다.

거실의 조명을 끈 시점에서, 재차 마히루를 바라봤다.

역시, 미인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앞에선 그다지 칭찬할 수 없었지만, 누가 봐도 화장을 한 마히루는 매우
아름답다.

「왜 그러세요? 아마네군」

「응, 아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그야말로 청초한 미인이라는 느낌이야. 귀엽다고 생각해」

본래, 슈토로부터 여성이 멋을 부리고 있으면 칭찬해 주어야 한다고 배우고 있으므로 본 순간에 칭찬을 해야
했지만, 역시 부모님의 눈앞에서 칭찬하기엔 부끄러웠다.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 마히루는 크게 눈을 깜빡인 뒤, 어렴풋이 뺨을 물들인 채, 입술을 꾹 다물었다.

전에도 이런 반응이 됐다는 것을 생각해, 아마네는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아아, 칭찬받는 걸 싫어했었지? 미안해」

「그,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 아마네군은, 생각보다」

「생각보다?」

「…… 아무것도 아니에요」

푸, 하고 외면하는 마히루에 뭐냐고 생각하면서도, 입을 열 기색이 없었기에 조용히 포기하고, 마히루를 데리고
현관으로 향했다.

짤랑짤랑 장식을 흔들며 어떻게든 부츠를 신은 마히루는, 먼저 밖으로 나와 문을 받치고 있던 아마네에게


살그머니 다가왔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거리가 가깝다. 드물게 마히루가 다가와 손짓하고 있다.

귀를 빌려달라고 하는 걸까, 하고 현관문을 닫고 열쇠로 문을 잠그고 난 뒤, 고개를 숙이자, 살며시 마히루가


손바닥으로 입가에 고리를 만들면서 귓가에 다가갔다.

「아마네군」

「응?」

「그,…… 멋져요」

그만큼 나지막하게 속삭인 뒤, 옆을 빠져나가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 홀로 향한 마히루에, 아마네는 그대로


문에 이마를 밀어붙였다.

「…… 이건 너무 치사하잖아」
복수라는 듯이 속삭였던 목소리에, 아마네의 심장은 경종을 치듯 요동쳤다.

마히루의 탓에 단번에 달아오르기 시작한 뺨을 식히는 데 시간이 걸려, 먼저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모님에게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게 된 아마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4 화


44. 천사님의 손을 잡고

아마네가 사는 지역에서 차로 약 1 시간 정도 떨어진 지역에 있는 유명한 신사에 도착하자, 역시라고 할까 사람


수는 텔레비전으로 보았을 때보다 많이 줄었지만,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많이 사람들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역시 많이 있네」

「그렇네」

「마히루짱, 놓치지 않도록 조심해. 우리들도 조심하고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모이기는 쉽겠지만, 역시 같이
참배하고 싶으니까」

「네」

기모노를 입고 있는 마히루가 가장 움직이기 어렵고, 다리도 느리다. 구두는 부츠라고는 해도, 기모노는 보폭이
제한되기 때문에, 걸음걸이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늦기 때문이다.

사람들에 끼일정도는 아니지만, 어깨가 부딪히기 쉽기에, 이쪽도 배려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갈까?」

시호코의 선도로 붐비는 사람들 속 참배 장소를 향해 손과 입을 닦았지만, 역시 마히루에게 시선이 끌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기모노를 입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아서, 기모노를 입어 온 마히루가 그렇게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라는 건


없었다.

애당초,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교복 차림조차 눈길을 끈다. 청초계 정통파 미소녀가 화장을 하고 있으니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다.

조심하게 걸어 다니는 행동조차 아름답기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 왜 그러세요?」

「아니야」

뭔가 재미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을 입에 담지 않은 채, 아마네도 부모님들과 같이 손과 입을 씻고


앞을 걸어가는 부모님의 뒤를 따라간다.

일단 마히루에게 걸음을 맞추고는 있지만, 역시 평상복이 아니라 움직이기 어렵다는 점도 있고, 사람들이 많아
혼잡하다는 것도 있어서 평소보다 느리게 걸었다.

「마히루, 괜찮아?」

「네, 이 정도는…… 앗」

다른 참배객에게 어깨가 부딪쳐 넘어지고 있기에, 아마네가 팔로 붙잡았다.

「괜찮지 않은 것 같네」

「…… 죄송해요」

「이봐, 손을 빌려줘」

역시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걷게 하고 있으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소매에서 들여다보이는 작은 손바닥을 향해 손을 뻗자, 마히루가 이쪽을 올려다봤다.

혹시 싫은 걸까 하고, 손을 움츠리려고 하자, 황급히 손을 잡은 뒤, 다시 가만히 아마네를 올려다보기에,


아마네는 영문을 모른 채 가만히 쳐다봤다.

가만히 보고 있자, 먼저 마히루가 시선을 피한 뒤 아마네의 손을 꽉 잡는다.

뭐랄까, 고개를 돌릴 틈도 없이 참배장소까지 다가간 뒤, 아마네는 연결된 손의 감촉을 확실히 느끼면서, 작은


의문을 가슴에 간직했다.
「상당히 길게 빌었는데, 뭘 바란 거야?」

참배를 마치고 조금 줄에서 떨어진 곳에서, 조용하게 빌고 있던 마히루에게 물었다.

이것이야말로 견본이라 할만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참배를 한 마히루는, 아마네의 2 배정도 눈을 감고 손을 맞잡고
있었다. 그 후의 예의 우아함에 정신이 빼앗겨 있었지만, 그녀가 뭔가 소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물은 것이다.

「무병무사일까요」

「굉장히 무난한 녀석이네」

마히루같다고 한다면, 마히루 같다.

그다지 본인은 물욕이나 금전욕, 명예욕이 없기 때문에 어떤 걸 바라고 있던 걸까 생각하고 있었기에, 예상하던
범위에 있던 것이라 맥이 빠졌다고나 할까.

「그거랑」

「그거랑?」

「…… 이대로, 평온한 나날을 보낼 수 있도록」

이 또한 역시, 마히루다운 소원이었다.

자극이나 변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마히루가 바랄 것 같은 일이며, 평화와 평온을 좋아하는 마히루만이
가능한 소원일 것이다.

「우리 엄마가 있다면 평온하지 않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즐거워요」

그런건가…… 라고는 생각했지만, 본인이 즐거워하기에 입을 열지 않고,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마히루의


손을 잡았다.

아직 사람들이 완전히 빠져나간 것도 아니고, 먼저 참배를 끝내고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는


부모님에게 도착할 때까지 넘어져선 곤란하다.

그런 의미로 손을 잡았지만, 마히루는 작게 눈을 깜박이며, 약간 부끄러운 듯이 눈을 내린 뒤 아마네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 다, 이쪽이야―」

시호코의 목소리는 밝고 또렷또렷해서 알기 쉽다.

재촉하듯 둘이서 부모님의 곁으로 향하자, 시호코가 눈을 동그랗게 뜬 뒤, 그리고 입가에 손을 얹고는 흐뭇한
듯이 이쪽을 바라봤다.

「어라어라」

「뭐야」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있구나 해서」

그 말을 듣고, 시호코의 앞에서 손을 잡는 것은 실책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래서는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특별하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시호코에게 들키고 히죽히죽 웃음만
받다니.

「……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야. 거기에 기모노라 넘어지기 쉽기도 하고」

「그렇네. 기모노라 걷기 어려우니, 에스코트를 해 줘야지. 나도 시호코씨한테 해줄까」

슈토는 이해하기에, 마히루의 손을 잡고 있는 것에 위화감이 없는 것 같다. 똑같이 스르륵 시호코의 손을 잡고


있다.

이렇게 아버지처럼 스마트하게 손을 내밀어 맞잡을 수 있다면 힘들지 않겠지만, 성격상 무리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히루가 순순히 손을 잡아 준 것이 고마웠다

시호코의 의식이 슈토로 옮겨간 것에 안심하면서, 살그머니 손을 놓으려고 했지만, 마히루의 손에서 힘이 빠지지
않았다.

그저 가냘픈 손가락이 아마네를 잡고 있을 뿐이었다.


「마히루짱 마히루짱, 따뜻한 음료 사오려고 하는데, 팥죽이랑 감주중에 어떤 게 좋아?」

「그럼, 팥죽으로 부탁드려요」

시호코에 막혀 물어볼 타이밍도 손을 놓을 타이밍도 놓친 채, 그대로 가녀린 손을 잡았다.

「너는 어떻게 할 거야?」

「…… 그럼 나는 감주」

「네네」

단지, 마히루가 싫어하지 않는다면 그걸로 괜찮겠지, 하고 가슴속으로 일어난 희미한 웅성거림을 억제시키며,
시호코에게 희망을 전한 뒤 마히루의 다시 손을 잡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출점에서 돌아온 시호코가 각각 주문한 물건을 건네줬기에, 손을 떼어 놓지 않으면 어쩔 수


없어서, 한 번 손을 놓고 한숨을 돌리게 되었다.

부모님은 같이 감주를 마시면서 조용히 서로 웃고 있다.

두 사람의 세계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러브러브를 하고 있기에, 말을 걸기 어려워진 아마네도 건네받은 감주를
입에 댔다.

마시는 링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양이 좋지만, 쌀의 단맛과 깊이에, 무심코 감탄과 안도가 섞인 한숨이
흘러넘친다.

팥죽도 선택하고 싶었지만, 역시 신년이기에 기분적으로 이쪽을 선택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답이었던 것 같다.

슬쩍 마히루를 바라보자, 온화한 얼굴로 종이컵에 담긴 팥죽을 조금씩 마시고 있다.

「팥죽은 맛있어?」
「맛있어요」

「한입만 줘」

「여기요. 저도 마셔도 돼요?」

「응」

모처럼이므로 한입씩 맛보기로 교환하게 되었기에, 컵을 교환하고 걸쭉함 팥이 있는 생상의 입을 맞춘다.

부드럽게 감도는 팥의 독특한 향을 맡으며 입에 넣자, 역시 달콤하고 농후한 맛이 퍼진다. 조금 달콤함이


강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마네가 그다지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마히루는 단것이라면 나름대로 좋아하는 것 같기에, 딱 좋은 것 같다.

「맛있네」

마히루도 감주가 마음에 든 듯, 희미하게 눈시울을 내린 채 미소를 짓고 있다.

「…… 자연스럽네 정말로」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시호코가, 작게 흘렸다.

「뭐야」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 오늘이 추워서 다행이야」

「따뜻한 게 더 좋잖아」

「두 사람은 그럴지도 모르지만, 우리들은……?」

시호코가 같이 지켜보고 있던 슈토에게 동의를 구하자, 슈토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미묘하게 쓴웃음이
섞이긴 했지만,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는 「그렇네」라고 대답했다.

이쪽을 보는 시선이 묘하게 미지근해서 불편함에 어깨를 흔든 아마네를, 마히루는 이상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5 화
45. 천사님과 행복한 분위기

「마히루짱, 요리 잘하네」

새해 참배에서 돌아와서 조금 쉬자, 벌써 저녁이 되었기에, 마히루는 옷을 갈아입고 여느 때처럼 저녁식사의


준비를 시작했지만…… 아마네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 시호코가 솜씨를 바라보기 위해 부엌에 있었다.

차로 몇 시간이 걸리는 거리에 친가가 있으므로, 피곤해서 애초부터 하룻밤을 묵으려고 한 것 같다. 집주인의
허가를 받기를 원했지만, 원래 집주인은 슈토이므로 불평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불은 만약을 위해 손님용으로 일단 하나가 남아 있었기에, 둘이서 사용할 것이다. 친가에서도 같이 자고
있으므로,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정말, 여고생인데 너무 잘하잖아. 내가 고등학생 때는 이렇게 못했는데」

「엄마 지금도 마히루보다 못하잖아」

「무슨 말일까나?」

「아무것도」

부엌에서 한 키가 내려간 목소리가 들렸기에, 아마네는 모르는 척을 하며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맡겼다.

옆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는 슈토가 「시호코씨를 괴롭히지 마」라고 나무랐지만, 평소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건
이쪽이기에 이 정도의 복수는 허용 범위일 것이다.

끝까지 모른 척을 하는 아마네에게 부엌에서 「실례라니까」라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곧바로 마히루에게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고 있다.

마히루도 시호코에 말에 당황하는 일 없이 돌려주고 있었다. 오이타 시호코의 기세와 성격에 익숙해진 듯, 온화한
표정을 띠고 있다.
멀찍이 두 사람이 사이좋게 요리를 하는 것을 바라보며, 아마네는 살그머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호코씨는, 상당히 시이나씨를 맘에 들어 하는 것 같네」

똑같이 두 사람의 등을 바라보고 있던 슈토는, 흐뭇한 듯이 미소 지었다.

「뭐, 솜씨도 뛰어나고 사랑스럽고 성격도 좋으니까, 엄마의 마음에 들 거라는 건 예상할 수 있잖아」

「아마네는 어때?」

「…… 별로, 그냥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래?」

자연스럽게 체크한 걸까 생각했지만, 슈토의 성격상 그다지 파고드는 타입이 아니기에 순수한 흥미일 것이다.

아마네의 대답에, 그 이상 추궁을 하지 않았다.

「아마네가 매일 먹고 싶어 하는 요리, 기대되네」

「맛은 보증할게. 엄마가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시호코씨도 시이나씨의 요리를 먹고 싶어 하니까, 어디까지나 거들어주는 것뿐이야」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별로 시호코가 요리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마히루처럼 섬세하게 맛을 내는 것과는 달리 대략적으로 맛을 내는


경우가 많다.

섬세한 맛내기는 슈토의 담당이며, 시호코는 양과 편안함을 우선한다.

물론 식욕이 왕성한 시기의 아들을 가진 주부라면 그것은 당연하겠지만, 아마네의 입맛은 마히루가 만든 계산된
맛이어서, 마히루의 요리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싫었다.

다행히 시호코도 마히루의 도와주는 것일 뿐이기에, 안심하며 한숨을 내쉰 뒤, 두 사람의 조리 풍경을 바라보았다.
「응, 맛있다」

「감사합니다」

평상시 둘이서 사용하는데 딱 맞는 식탁에서 네 사람이 사용하기엔 불가능하기에, 창고에 있던 큰 접이식 상을


꺼낸 뒤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슈토의 솔직한 감상에 안도한 마히루는, 몸에서 힘들 조금 뺐다.

조리 실습이 아닌 요리를 아마네 이외에 먹인 적이 없던 듯, 조금 긴장하고 있던 것 같지만…… 슈토의 부드러운


미소에 간신히 긴장이 풀린 것 같다.

「굉장히 맛있어. 이거라면 자취를 해도 결혼을 해도 곤란한 일은 없을 것 같네」

이쪽을 보면서 중얼거리는 시호코에게 뺨에 경련이 일어났지만, 무표정을 유지한 채 된장국을 훌쩍거렸다.

진한 맛과 친숙해진 맛.

마히루의 맛에 완전히 익숙해져 있어서, 마히루의 요리 이외에는 먹고 싶지 않게 되어 버리는 것이, 매일


수제요리를 먹을 때의 단점일 것이다.

「아마네, 감상은?」

「물론 맛있어. 항상 고마워」

시호코에게 요구받지 않아도 말할 생각이었지만, 재촉당한 바람에 말해버렸다.

단둘이 있을 때는 매일 맛있다고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지만, 부모님이 있으므로 삼가고 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실패였지만.

이번에도 여느 때처럼 칭찬을 했지만, 마히루는 왠지 모르게 안절부절,이라고나 할까 왠지 불편한 듯 「……


네」라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렴풋이 뺨이 주홍색으로 변한 것은, 아마 부모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귀여워 마히루짱」

「시호코씨, 너무 놀리지 마」

「놀릴 생각은 없었어. 정말, 요즘에 드문 순수한 아이라고 생각한 것 뿐이라구?」

「그, 그렇지는……」

「뭐, 그렇지. 순수하다고나 할까 순진하다고나 할까」

「아마네군!?」

순수하다, 라는 건 틀리지 않다. 별로 외모가 좋지 않은 남자가 셔츠를 열어젖힌 것을 보고 얼굴을 붉힐 정도니,


순수하다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어라어라,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별로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어요」

마히루로부터도 부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진하다거나 순수하다는 말을 별로 폄하하고 있는 것은 아닐 테지만, 너무 그렇게 말해지는 것이 싫은 듯


마히루가 강하게 부정하고 있기에, 아마네도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았다.

「뭐, 나는 아마네가 시이나씨를 상처 입히지만 않는다면,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놀리는 건


적당하게 해야 해, 아마네」

「알고 있어」

「…… 이봐요, 놀리고 있잖아요」

「순진하다는 건 진심이었어」
옆에 있었지만, 상 밑에서 허벅지를 얻어맞았다.

뺨을 붉힌 채 이쪽을 살짝 노려다 보고 있기에 「미안해」라고 돌려주자, 단정한 외모의 불쾌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 행동이 묘하게 사랑스러워서,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혼나지 않도록 웃음을 참았다.

「…… 뭐랄까, 이렇게, 우리들이 보이는 것을 눈앞에서 볼 줄이야」

「좋지 않을까? 아마네도 평소랑 다르게 표정이 부드럽고」

「미안, 엄마랑 아빠의 몫까지 만들게 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2 시간 정도 담소를 나눈 뒤, 연회는 끝이 났다. 그렇다고 해도 부모님은 거실에서 자기에,


돌아가는 것은 마히루뿐이지만

부모님한테는 먼저 목욕을 하라고 했기 때문에, 아마네 혼자서 그녀를 배웅하려 밖으로 나왔다. 배웅할 필요는
없지만, 일단 만약을 위해서와 오늘 있었던 시호코의 당치않은 행동들을 사과하기 위해 서기도 하다.

「아니오, 괜찮아요. 즐거웠으니까요」

「그런가」

기분이 상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오히려, 즐거웠을지도 모른다.

「…… 거기에……」

「거기에?」

「…… 조금, 행복한 기분을 알았거든요」

가냘픈 목소리로 한숨과도 비슷한 소리를 말한 마히루가 띄우는 것은, 어딘가 적막을 동반한 미소였다.
바람이 불면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그런 덧없는 미소. 눈동자에 희미한 동경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아마네가 그녀의 가정환경을 헤아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왠지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어서, 아마네는 참지 못한 채, 그녀의 머리에 손바닥을 얹고는, 일부러 조금 난잡한


동작으로 쓰다듬었다.

싫어하는 표정은 짓지 않은 채, 그저 놀란 것처럼 아마네를 올려다본다.

「무, 뭐예요?」

「별로」

「별로가 아니에요…… 머리카락이 부스스해졌어요」

「어차피 목욕을 할 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 안되는 거야?」

「아, 안되는 건 아니지만. …… 적어도, 미리 말해주세요」

「만졌어」

「그건 사후 보고에요」

「미안」

먼저 말하면 스스럼없이 손을 대게 해주는구나,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 말을 삼키고, 솔직하게 사과하자


마히루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저라서 다행이지, 사실 여자아이의 머리를 경솔하게 쓰다듬는 건 좋지 않아요」

「아니 너 밖에 하지 않는데……」

이성의 몸을 만지는 건, 기본적으로 친한 인간뿐이란 건 알고 있다. 양아치들처럼 스스럼없이 스킨십을 하는 건,


아마네로서는 할 수 없다.

일단, 마히루와는 친하다는 부류에 들어간다고 아마네는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히루가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만졌지만, 마히루 이외에는 할 생각이 없다.

애당초, 만져보려고조차 생각하지 않는다. 바라는 건 못된 장난을 친 치토세에게 벌을 줄 때 정도다.

그 밖에는 손댈 이유가 없어, 라고 덧붙이자, 마히루는 머리에 얹은 손을 뿌리치는 일 없이 얌전해졌다.

「…… 보고 있어서 생각이 들지만, 아마네군은 슈토씨랑 꼭 닮았어요. 그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저도 알


수 있을 정도에요」

「어떤 점이 말이야. 성격도 얼굴도 비슷하지 않은데」

「…… 똑같아요, 정말로」

이번엔 크게 한숨을 내쉰 마히루에게 조금 화가 나 머리를 다시 쓰다듬었지만, 그녀는 싫다고 하지 않았다.

(…… 그렇게 닮았나?)

확실히 옆에 있으면 나이차이가 나는 형제로 오해받기는 하지만, 아마네와 슈토는 분위기가 정반대다.

성격도, 정반대라고는 말하지 않지만 비슷하지는 않다.

그런데도 꼭 닮았다니, 무슨 말인 걸까?

의문이 몇 가지 떠올랐지만, 마히루는 그 이상 아무것도 말할 생각이 없는지, 눈동자를 가늘게 뜬 채 아마네에게


되는 데로 휘둘렸다.

마음껏 쓰다듬고 나서 손을 떼자, 마히루는 확 제정신이 든 듯 아마네를 올려다보며 미묘하게 당황하고 있었다.

「뭐야, 조금 더 해줬으면 하는 거야?」

놀림이 섞인 질문을 하자, 마히루의 어렴풋이 붉어진 얼굴에 「놀리지 말아주세요」라는 반론이 왔으므로,
여기서 그만두기로 하자.
아무래도 기분이 언짢아졌는지, 불만스러운 얼굴을 숨기지 않은 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조금 지나쳤나 후회한 순간, 마히루가 문의 틈새로 이쪽을 들여다봤다.

「…… 아마네군」

「왜?」

「…… 아마네군, 바보」

희미하게 붉게 물든 뺨으로 토라진듯한, 그러면서도 아주 조금 응석을 부리는듯한 말을 하고는, 문을 닫았다.

(…… 바보는 어느 쪽이야)

마히루 탓에, 심장이 갑작스레 뛴다.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며, 아마네는 잠시 열을 식히기 위해 복도의 벽에 기댄 채, 평소보다 하얗게 느껴지는 숨을


내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6 화

46. 천사님과 새 학기

새 학기가 시작되었지만, 별로 달라진 건 없었다.

모두 제각각 겨울 방학을 보낸 듯하지만, 여름방학 직후와 같은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가 이미지를


변화하는 것도 없는, 변함없는 멤버다.

평상시의 반의 소란스러움보다 약간 더 소란스러운 반을 바라보면서 조용하게 자리에 앉아 있던 아마네에게,


그림자가 드리웠다.

「아마네, 잘 지낸 것 같네」

「덕분에 말이야」
아마네보다 늦게 반에 온 이츠키지만, 이츠키도 달라진 모습은 없다.

크리스마스 이후 만나지는 않았지만, 변함없는 미소다.

「어때, 좋은 연말을 보냈셨나?」

「…… 뭐, 그 나름대로」

「뭐야 왜 말을 머뭇거려. 뭔가 진전 같은 게 있었던 거야?」

「진전이라니 너…… 그런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었어」

사실은 아무것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도 마히루가 집에서 잤다는 걸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말한다면 치토세에게 전해진 뒤, 둘이서 놀리러 오는 것이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 이외는 따로 부모님이 와서 참배에 같이 간 정도뿐으로,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범주일 것이다.

「…… 흐음?」

「그냥 아무것도 없었어」

「뭐, 그럼 그걸로 됐지만」

쓸데없이 지은 미소에 약간 초조해지긴 했지만, 들이밀어도 귀찮아질 뿐이기에 흘려보냈다.

이야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뭔가 화제를…… 하고 반을 둘러보았지만,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여자들이 학년의 왕자인 카도와키의 곁에 있는 것도 변함이 없다. 둘러싸여 있는 본인은 약간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주변의 남자들이 질투하고 있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

「변함이 없네, 저건」

「뭐, 평소의 광경이네」

결국 남의 일처럼 바라보는 아마네와 여자친구가 있어서, 다른 여자에게 흥미가 없는 이츠키는, 카도와키의


인기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그 밖에 달라진 건 없을까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까, 시이나씨 남자친구가 있다고 들었는데」

여자 몇 명이 굳은 얼굴로 이야기하는 말이 들려, 아마네는 몸을 경직시켰다.

「아, 리사가 말했었지. 첫 참배에 갔더니 사내아이랑 손을 잡고 있던 걸 봤대」

「시이나씨, 누구한테도 관심이 없어 보였는데, 남자친구가 있어서 그랬던 걸까?」

「꽤 멋있는 사람 같던데, 학교에서 본 적 없단 말이야. 다른 학교의 사람이 아닐까」

마음 탓인지, 반 안의 시선이 대화를 하는 여자들에게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카도와키조차,


그녀들에게 시선을 향한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았다.

이츠키의 시선만은, 이쪽을 향하고 있지만.

「이봐, 아마네」

「몰라」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관계없어」

「그렇구만」

작은 목소리로 퇴짜를 놓는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아마네의 앞머리를 들어 올렸다.

「뭐, 너 생각보다는 잘생겼으니까」

「너한테 들어도 놀림당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들지만 말이지」

이츠키는 경박해 보이기는 하지만, 이케맨의 부류에 들어간다.

그 이케맨에게 잘생겼다고 들어도 불쾌하게 들리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은 나름대로 괜찮지만 이케맨이라고 말해질 만큼이 아니라고 자각하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얼굴의
평가를 듣고 싶지 않았다.

척 앞머리를 만지는 그의 손을 털어내고 눈썹을 찌푸리자, 이츠키가 쓴웃음을 지었다.

「너는 그런 놈이니까」

「시끄러」

「뭐, 너답다고 하면 너답지」

무정한 태도인 아마네에, 이츠키는 화내는 일 없이 웃었다.

「학교에서 소문이 난 것 같아」

저녁식사 후, 식탁에 마주 않은 채 흘리자, 마히루도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린 듯 표정이 굳어졌다.

제일 난처한 것은 마히루일 것이다.

소문을 듣기에, 일단 상대가 아마네라는 건 발각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런데도 갑자기 남자친구 있는 것 같다는
추측을 받았으니 피곤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은 아마네의 집에 왔을 때로부터 미묘하게 어색함이 감돌았고,
걸음이 무거웠던 것일 것이다.

「…… 아마네군이라고 발각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굉장히 오해받아서 오해를 푸는데 힘들었어요」

「손을 잡고 있던 것만으로도 남자친구가 되는 건가」

「몰라요. 우선 아는 사람이라고 빈틈없이 부정은 했어요. 나머지는 소문이 수습되는 것을 기다릴 뿐이에요」

「응, 뭐, 그럴 수밖에 없겠네」

역시 자신이 남자친구로 오해받는 건 불쌍하기에, 될 수만 있다면 빨리 소문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일일이 다른


사람에게 그건 남자친구냐고 계속 듣게 된다면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아마네로서도, 소문을 들었을 때, 미안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났기에,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하아, 하고 한숨을 쉰 아마네였지만, 마히루는 살며시 눈을 감고 있을 뿐.

「…… 그렇게, 연인으로 보였던 걸까요?」

「글쎄. 나로서는, 나 같은 게 마히루의 남자친구라니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좀 더 유능한


이케맨을 뽑을 테고, 옆에 있어도 남자친구보다는 아는 사람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에?」

생각했던 것보다도 강한 목소리로 돌려받자 무심코 마히루를 재차 바라보니, 마히루는 조금 전의 우려함을 띤


표정이 아닌, 왠지 조금…… 화난 것 같은, 기가 막힌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마네군은 비교적 자기평가가 낮은데, 그렇지 않아요. 아마네군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상냥하고,
배려심이 있으며 신사적이고, 그, 굉장히 인품이, 좋다고 생각해요. …… 꾸몄을 때는, 굉장히, 멋있었어요」

자신을 칭찬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칭찬이 계속되기에, 아마네로서도 자연스럽게 뺨이 붉어졌다

설마 마히루가 그렇게까지 좋게 생각하고 있는지 몰랐던 것도 있고, 너무 진지하게 말하고 있기에, 칭찬받는데
쑥스러워졌다.

마히루로서는 자신이 말하고 있는 말에 서서히 부끄러움을 느끼는 듯, 중간부터 더듬거리긴 했지만.

그런데도 본심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전해주기 위해 아마네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더욱더 부끄러웠다.

「아, 그래?…… 고마워」

「…… 그러니까, 저, 그…… 그렇게, 비하하지 말아 주세요」

「어, 어어……」

이렇게까지 정면에서 칭찬을 받으면, 그것이 다르다고 부정을 할 수 없다. 겸손조차 허용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

희미하게 뺨을 물들인 마히루가 고개를 숙인 채 부끄러움에 떨기 시작했기에, 아마네는 아마네대로 치솟는


부끄러움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작게 신음했다.

「…… 그,…… 설거지할게」

「네, 네」

우선 아마네가 할 수 있던 일은, 그 자리를 뒤로하고 도망치는 일이었다.

전술적 후퇴라고 말해도 괜찮다. 그녀의 수치에 떨리는 모습을 시야에 계속 보는 것은, 심장에 아주 나쁘기
때문에.

스으, 하아, 하고 심호흡을 하고 나서 일어난 뒤, 식기를 모아 싱크대로 옮기는 동안에, 마히루는 거실 소파에
앉은 채 쿠션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그녀는 그녀대로 익숙하지 않은 칭찬에 몸부림치는 것 같았다.

그런 모습에, 아마네는 작게 「그렇게 부끄럽다면, 말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라고 흘렸지만, 마히루의 말에


약간 가슴이 가벼워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긍정적으로 받은 말들에, 안도해버렸던 것이다.

그것을 자각하면서도 역시 부끄러운 것은 부끄럽기 때문에, 겨울인데도 냉수를 사용해 무심히 접시를 닦는
아마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7 화


47. 천사님과 친구

『있지있지 아마네, 천사님 좀 빌려도 돼?』

치토세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은, 저녁식사가 끝난 뒤였다.

평상시라면 메시지로 대화를 주고받지만, 왠지 모르게 전화를 걸은 뒤, 마히루의 이야기를 물어보기에 의미를
모르겠다

빌려도 좋다는 말을 하기엔 아마네의 것도 아닐뿐더러, 본인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다.


「나에게 묻지 마. 시이나한테 물어봐」

『지금 아마네 옆에 있어?』

「…… 있기는 한데」

『그러면 내일 방과 후 함께 놀자?고 물어봐 줘』

「스스로 물어봐」

연락처를 안 물어본 건가 이 녀석,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크리스마스 때는 치토세가 마히루와 친해지는데 열심히
해서 그럴 틈이 없었다는 일이 떠올랐다.

그래서, 확실히 연락처를 알고 있고, 자주 옆에 있는 아마네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다.

치토세의 생각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쪽은 메시지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일단 본인과 대화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옆에서 이상한 듯 바라보는 마히루에게 건네준 뒤 「
치토세가 할 말이 있대」라고 전해준 뒤,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맡겼다.

마히루는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았지만, 순순히 받아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있었다.

「전화 바꿨습니다. …… 내, 내일이요? 네, 네, 특별한 예정은 없지만……」

아마 치토세의 탄환 토크에 밀리고 있는 것 같네, 하고 마히루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쓴웃음.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한결같이 당돌한 제안에 놀란 듯, 어떻게 해야 할지 허둥지둥하고 있다,라는 걸


것이다.

슬쩍 이쪽을 바라보기에 「나는 너의 판단에 맡길게. 내가 아닌 너랑 놀고 싶어하니까」 라고만 돌려줬다.

일단 가끔 마히루도 친구랑 놀러 가기는 하지만, 그저 몇 시간 만에 돌아와서 식사 준비를 우선으로 하고 있었다.

가끔은 그녀도 숨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치토세랑 같이 있어서 숨을 돌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네, 네. …… 저, 그럼 권유를 받아들이려고 하는데요……」


아마네의 한 마디에 결심이 섰는지, 전화의 저 편의 치토세에게 그렇게 고하자 「해냈다―!」라는 목소리가
이쪽에도 들려와 마히루가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을 귀에서 떼고 있었다.

텐션이 너무 높잖아, 하고 어이가 없어서 웃자, 마히루와 시선이 맞았다.

그녀도 곤란한 것 같은, 그러면서도 어렴풋이 안도와 기쁨이 보이는 작은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목소리가 가라앉은 시점에서 다시 스마트폰에 귀를 대고 대화를 재개하고 있다

그 모습이 흐뭇했기 때문에, 아마네는 작게 웃으며 그녀를 지켜봤다.

「고마워요. 돌려드릴게요」

통화를 끊은 시점에서 스마트폰은 정중하게 반환되었다.

아무래도 이야기는 정리된 듯, 내일 치토세를 따라 어디론가 가는 것 같다.

「갑작스러웠지. 치토세는 대체로 그래」

「뭐, 뭐 놀라기는 했어요」

「나쁜 녀석은 아니야. 조금 막무가내일 뿐이지」

조금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평범하게 평가했다. 결코 나쁜 아이는 아닌, 그저 조금 저돌적인


아이일 뿐이다.

마히루도 그건 알고 있는지 쓴웃음을 지었지만, 싫은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친구라고


말해도 지장 없을 남자의 여자친구와 마음이 맞지 않다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라고는 해도 조금 슬프기 때문이다.

「내일은 이쪽을 신경 쓰지 말고 재밌게 놀다 와」

「네」

「…… 아 맞다」

「네?」
재밌게 놀기를 바라지만, 한 가지, 주의해두어야 할 일이 있다.

「성희롱을 당하면 사양 말고 때려도 괜찮아. 저 녀석, 우리 엄마를 닮아서 귀엽고 예쁜 것을 좋아해서, 너 같은


미인이 상대라면 굉장히 손을 대고 싶어 할 테니까」

일단 지난번에는 말렸지만, 정말로 치토세는 사랑스러운 것 좋아한다.

마히루의 생일 때는 그 혜안을 의지했지만, 마히루와 단둘이 있게 하기에는 불안감이 있다.

마히루는 이거야말로 미소녀라는 외모를 가진 소녀다.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눈길을 끌 정도로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헌팅 당하는 것에도 주의를 했으면 좋겠지만, 치토세의 마의 손으로부터도 주의가 필요하다.

「뭐 싫어하면 하진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중간하게 거절한다면 우쭐해져서 끈적끈적 달라붙을 테니 조심해…


… 왜 그래?」

「…… 아무것도 아니에요」

꽉 입술을 닫고 있는 모습을 보였으므로 고개를 갸웃했지만, 마히루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입에 내지 않은 채,


조용히 시선을 딴 데로 돌렸다.

마히루가 치토세와 놀게 된 날, 아마네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 오래간만에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최근에 마히루가 비교적 많이 옆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혼자인 시간은 휴일 정도다.

그것도 마히루가 점심 식사를 만들어준다고 했을 때는 응석을 부리고 있었으므로, 혼자서 보내는 일이 적어졌었다.

물론, 그건 싫지 않다…… 라고 할까 기분이 좋ㅈ만, 가끔씩은 이렇게 혼자 있는 것도 좋았다.

약간, 옆구리가 시린 것 같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마히루도 완전히 우리 집에 익숙해졌네)

이제는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알게 된 지 수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몇 년을 함께 지낸 듯한 거리감이 드는 듯한 기분은, 상당히 궁합이 좋았던 것일 것이다.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고 같은 분위기를 맛보는 정도의 거리감이, 아마네로서는 기분이 좋았다.

곤란한 일에는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가 생각해도 참 단순하네)

뚜렷한 호의라고 단언하기에는 마음이 별로 없고,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이웃 겸 친구라고 하기엔 너무 독점욕이
많다.

친구 이상의 호의는 있어도, 연애 대상으로 보기엔 아직 작은 등불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자각해, 뭐라고도
말할 수 없는 근지러움을 느꼈다.

더 이상 마히루에게 호의의 저울이 기운다면, 아마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네는 조금 켜진 열을 가슴에 간직한 채, 덮고는 숨긴다.

호의를 표한다고 해도, 마히루는 곤란해질 뿐이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호의를 베풀고는 있지만, 연애 감정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기보다는, 이런 몹쓸 남자를 좋아하게 되는 일이 있을까?

그녀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줬지만, 그런데도 역시 좋아하게 된다는 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다른
방향으로 돌려도 관계가 어색해질 뿐이다.

가슴속에서 안타까움에 꿈틀거리는 감정을 억누르며, 아마네는 살며시 창문을 바라봤다.


겨울이라 날이 어두워지는 것이 빨라,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아직 18 시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감각적으로는 밤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치토세랑 있기에 밤늦게까지 놀러 다니는 건 괜찮지만, 그런데도 이 어둠 속에 외모가 좋은 여고생 두 명을 걷게


한다는 것에 조금 불안감이 느껴졌다.

『언제쯤 끝나?』

스마트폰을 몸에서 떼지 않은 채 치토세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곧바로 『이제 곧 바이바이 할 거야』라는 답장이
왔다

치토세도 방과 후에 오래 놀 생각은 없었다는 것에 안심을 하면서, 더욱 언제쯤 역에 도착할지 물어둔 뒤,


아마네는 소파에서 일어나 세면대로 향했다.

(지난번의 썼던 왁스, 아직 남아 있었네)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마히루와 밖에서 만날 생각이라면 어쩔 수 없다.

기본적으로는 스스로 하지 않지만, 부모님에게서 꾸미는 방법을 대충 주입받았었다. 그때의 머리 모양 정도는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거울을 바라보자, 평소의 어두워 보이는 자신이 비쳐 보인다.

그 촌스럽고 세련되지 않은 자신을 스스로의 손으로 바꾸기 위해, 아마네는 왁스를 손에 들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8 화

48. 천사님 마중

한겨울이라 할 수 있는 이 계절, 그것도 해가 진 밤은 기온이 낮다.


방한과 장식성을 고려해 라이트 그레이의 스웨터에 네이비색 코트, 그리고 검은색 스키니를 입고 있는데도 추운데,
교복에 코트를 입고 있을 마히루는 얼마나 추울까.

마히루는 겨울철에 두꺼운 타이츠를 입고 있다고는 해도, 여고생답게 교칙 위반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있는


스커트는, 보고만 있어도 매우 추워 보인다. 아래에 운동복을 입히고 싶어질 정도다.

가끔씩 스쳐 지나치는 여고생들도 쓸데없이 짧은 스커트를 흔들고 있으므로, 미에 대한 여고생의 노력은 무섭다,
라는 걸 통감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히루에게 받은 머플러로 입가를 가린 채 빠른 걸음으로 역을 향했다.

아무래도 대형 상업지역으로 간 듯, 전철을 이용한 것 같다. 역에서 집까지는 도보로 몇 분이며, 치토세의
정보로 볼 때, 이제 곧 전철이 도착할 예정이기에, 적당한 시기일 것이다.

걸으면, 바람으로 세팅한 머리카락이 가볍게 흔들리지만, 망가지지는 않는다.

망가지게 되면 역시 고쳐야 하기 때문에 귀찮다. 평소에 멋을 부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묵묵히 걷자, 역이 보였다.

맨션의 방향을 생각해보면, 이 출입구로 나타날 테니, 출입구 부근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분명 마히루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출입구의 벽에 등을 맡기고, 시간을 확인하면서 마히루를 기다리자, 이윽고 익숙한 황갈색의 스트레이트 헤어를
한 소녀가 역에서 나왔다.

「마히루」

말을 걸자, 귀에 익은 목소리라 그런지 경계 없이 되돌아보고 ─ 그리고, 아마네를 시야에 넣은 순간 굳어졌다.

「에,…… 네? 어, 어째서」
어째서, 라는 건 이 모습으로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중을 나가는 것 자체는 아마 치토세한테 들었겠지만, 새해 참배 이후 이 모습으로 온다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아무리, 아마네라도 평상시의 적당한 모습에 적당한 머리로 올 생각은 없었다.

만약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 수수께끼의 남자가 아마네라는 사실을 들켜도 곤란하고, 마히루의 옆에 걷는데, 그


나름대로 폼을 잡지 않으면 마히루까지 무시당할 수 있다.

변장이 목적이었긴 하지만, 마히루의 옆에 있기에는 역시 몸을 치장해야 한다.

「내가 스스로 이 모습을 못할 줄 알았냐. 아무리 그래도 평상시 모습으로 데리러 올 수는 없잖아」

「…… 그래도」

「이상해? 일단 거울로 확인하긴 했는데, 이상한가?」

평범하고 무난하게 머리 스타일은 요전 날의 참배와 그렇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이상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미적 센스가 뛰어난 사람들이 볼 땐, 이상해 보일지 모른다.

이따금 힐끔힐끔 시선이 느껴졌지만, 어쩌면 이상하다,라는 가능성도 있다.

나름대로 꾸몄는데 촌스러웠던 건가, 하고 조금 쇼크를 받고 받았지만, 마히루가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잘
어울려요」라고 긍정해 줘서 안심하고 한숨을 돌렸다.

「그렇다면 다행이네. 자, 겨울이니까 해가 금방 지잖아. 혼자서 돌아가는 건 위험하니까」

「…… 그, 그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마중 나온 게 싫은 거야? 같이 걷는 게 싫다면, 내 뒤를 따라와. 조금 앞에서 걸을 테니까」

「시, 싫다고는, 하지 않았어요. 저…… 감사합, 니다」

「응」

싫어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안심을 하며 주머니에서 손을 내밀자, 흠칫흠칫 손이 감싸지듯 잡힌다.

추위 때문인지, 예상보다 더 차가운 감촉이 전해져온다.


「차갑네. 장갑은 어떻게 했어?」

「오늘, 빨래를 했어요. 아마네군이야 말로 무슨 일이세요?」

「나는 주머니의 손을 넣고 왔거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왔다니, 착한 아이가 따라 할 만한 방식으로 여기까지 왔기에, 잘난 척할만한 일은 되지


못한다.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차가워진 가녀린 손을 감싸듯이 잡았다.

마히루의 손은, 정말로 가냘프고, 섬세해서,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간단하게 아마네의 손에 가려진다.

「…… 따뜻하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마히루는 웃는 듯 눈동자를 가늘게 만들었다.

그 순진한 표정에 철썩 심장이 뛰었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은 채, 그저 잡은 손을 의식하는 데 집중했다.

손을 잡은 김에 그녀가 치토세와의 외출에서 산 것 같은 뭔가 들어있는 봉투와 가방을 자연스럽게 마히루의 손에서


가져와 들고, 그대로 걷었다.

흘끗, 올려다보기에 「뭐야」라고 대답한다.

마히루는 가만히 아마네를 바라보던 중, 시선을 돌렸다.

어렴풋이 귀와 뺨이 붉은 것은, 춥기 때문인 걸까, 시선을 너무 많이 맞춘 탓인 걸까.

「자, 돌아가자. 중간에 편의점에 들릴래? 지금 계절에 좋은 게 뭐가 있을까?」

「…… 찐빵이 좋아요」

「달콤한 걸 진짜 좋아하네, 너. …… 저녁은 어떻게 할 거야?」

「구운 돼지고기랑 멘마가 있어서, 라면이에요」


「추울 땐 라면도 좋지」

「그렇네요」

냉장고를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지만, 아무래도 준비되어 있었던 것 같다.

수프와 면은 시중에서 파는 제품이겠지만, 재료는 손수 준비한 것으로, 두껍게 구운 돼지고기와 확실하게 맛이


스며든 반숙 계란을 상상하자, 무심코 군침이 돌았다.

분명, 차가워진 몸을 달래줄 것이다.

「…… 찐빵을 먹고도 드실 수 있으세요?」

「그럼 반반 나눠서 먹을래?. 그러면 괜찮겠지」

「…… 네」

내 제안을, 희미한 부끄러움과 함께 돌려주었기에, 아마네는 작게 웃으며, 잡은 손에 집중했다.

「시이나씨, 또 전에 봤었던 남자랑 걷고 있는 걸 봤어」

다음날, 이츠키에게 소문도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부채질을 해서 어쩌자는 거냐, 라는 시선을 받았기에, 아마네는
획 외면했다.
얘네 이제 손도 자연스럽게 막 잡네..
다음화부터는 발렌타인데이 이벤트입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49 화


49. 천사님과 친구의 고민

2 월에 접어들자, 간신히 마히루의 「수수께끼의 남자, 남자친구 의혹」도 수그러들었다.

그때부터 아마네가 밖에서 마히루와 만나는 일이 없었다,라는 점이 클 것이다. 마중을 나갔을 때, 무심코
부채질을 해 버렸지만, 그 이후, 아무런 소식도 없자, 진화가 되기까지 이르렀다.
그래도 「연인은 아니지만 마히루와 친한 남자」라는 인식이 뿌리내린 듯, 마히루가 그 남자를 떠올리고 있다는
사실무근인 소문도 나돌았었지만…… 본인이 상냥하게, 그리고 추궁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한 미소로 부정했기에,
어떻게든 그쪽도 진정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복도에서 봤던 것 같은 치토세에게 「유무를 말하게 못하게 하는 위압감이 있었다」라고 들었으므로,


상당히 싫었던 것 같다.

뭐 그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전력으로 부정당하니, 약간 슬프다는 감정이 느껴졌다. 다만,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저쪽에서는 연애 감정 없이, 친근하게 대해주고 있는데 의혹을 받으니,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

그렇기에, 아마네로서는 쓴웃음을 띨 수밖에 없었다.

「2 월이라고 한다면?」

「학년말 시험」

「저기, 어째서 고등학생이 그런 궁상맞은 발상을 하게 되는 거야?」

방과 후 아마네의 집에 온,이라기보다는 밀어닥쳐 온 치토세는, 아마네의 대답에 기막힘을 숨기지 않았다.

뭔가 상담이 있다면서 찾아왔는데, 기분 탓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히루와 놀기 위해서 왔다는 기분이 든다.

덧붙여서 마히루는 부엌에서 차를 끓이고 있기 때문에, 거실에는 아마네와 치토세밖에 없다.

「학생이라면 당연한 발상이라 생각되는데……」

「청춘을 구가하는 남자 고등학생이라면 발렌타인이라고 말하는 게 당연하잖아?」

「청춘을 구가하고 있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또오―」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알려지게 됐지만, 히죽히죽 이쪽을 바라보고 있기에, 아마네는 한번 노려보기로 했다.

그런데도 치토세의 미소가 멈추지 않았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서, 상담이란 건?」

치토세가 일부러 아마네의 집에 온 이유는, 이츠키를 제외하고 아마네와 마히루에게 상담이 있다는 것.

「그게, 직접 만들어서 주는 초콜릿은 어떨까 해서. 중학교 때는 말이야, 평범하게 녹인 초콜릿을 굳혀서
줬었는데, 역시 고등학생이 됐으니까 조금 더 멋을 부려보고 싶어서 말이지」

「그렇다면 시이나의 의견만으로 충분하잖아」

요리를 할 수 없는 아마네에게 초콜릿에 대해 말해도, 모른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최대한 이츠키의 취향에
맞게 대답할 뿐이지만, 그런 건 치토세가 사귀고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알고 있을 것이다.

「마히루짱한테도 물어볼 거지만, 아마네도 일단 남자니까 말이야―. 남자의 의견을 들어 둘까 하고」

「일단이라니, 제대로 된 남자라고」

「남자라면 여자랑 단둘이 있을 때, 손을 댈 것 같은데」

「그. 그런 건 사귀고 있을 때, 합의를 하고 하는 거잖아, 애당초 우리들은 그런 관계도 아니야」

「아마네는 이런 점에서 이상하게 양심적이네」

양심적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평범한 생각이라고 아마네는 생각한다.

확실히 남자들은 좋아하지 않는 여성과 그런 행위를 할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그것도,


무리하게,라는 건 있을 수 없다.

마히루에게 그런 욕구가 솟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외모도 내면도 매력적인 여성이 곁에 있으면, 당연히
남자 특유의 욕구가 솟아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뭔가 하자, 라는 어리석은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마히루에게는, 울리고 싶지 않고, 미움받고 싶지 않고,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라는 감정이, 가장 먼저
떠오르니까.

그리고, 무슨 짓을 한다면, 사회적으로도 급소에도 큰 타격을 준다고 선언 받은 와중인데, 그런 욕구로 무슨


짓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아마 그녀는 사양하지 않고 저것을 할 것이다.

「뭐 그것이 아마네의 좋은 점이니까 마히룽의 신뢰를 얻은 거겠지만」

마히루를 마히룽하고 귀여운 별명을 붙이고 부르고 있는 치토세. 마히루가 부엌에서 듣고 있는데도 부정하지
않는다는 건, 마지못해 인지, 기분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별명이라는 것을 납득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뭐, 천사님이라고 불리는 것보다는, 괜찮은 것 같아 보인다.

「가끔씩 남자인지 의심스럽다니까」

「남자라고 했잖아. 이렇게 뼛속까지 울퉁불퉁한 여자가」

「초식계라는 건가…… 아마네는 좀 더 꾸미면 된다구?」

「내 겉모습으로 꾸며봤자 기분이 나쁘잖아」

「전에 했던 스타일이 되면 좋잖아. 근데 보고 싶다」

이츠키와 치토세에게 마히루의 소문의 상대가 아마네라는 건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뿐더러 요전날에 인정해
버렸으므로, 이제 와서 숨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일부러 그 모습을 보이기 귀찮을 뿐이다.

「그 말투는 그만둬줘. 그렇다기보다는 애초부터 싫지만」

「닳는 것도 아닌데―」

「신경이 닮는 것 같아」

「이 자식!」

아우―!하고 뺨을 부풀리고 있는 치토세를 무시하고 있자, 쓴웃음을 지은 마히루가 부엌에서 돌아왔다.


쟁반에는 치토세가 희망했던 밀크티─가 들어간 컵이 들려 있다.

소파 앞에 놓여 있는 접이식 테이블에 세 사람분을 올려놓은 시점에서, 아마네는 소파에서 일어나 옆에 있는


쿠션과 함께 바닥에 앉았다.

그리고 마히루에게 「앉아 있어」라고 시선으로 재촉하자, 조금 미안해하면서도 조금 전까지 아마네가 앉아 있던


장소에 앉았다.

「그런 소문이 날 정도니까, 학교에서도 인기가 많아질 텐데」

「싫어. 귀찮아 질게 뻔하고, 애초에 인기가 있고 싶지 않아」

「에─, 모처럼 대 이벤트인 밸런타인데이가 있는데.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을 갖고 싶지 않은 거야? 예를 들어서,


인기 만점인 카도와키군은 굉장히 많이 받을 것 같잖아? 부럽지 않아?」

「응, 싫어. 당뇨병에 걸릴 거야, 분명」

아마 왕자님인 카도와키에게는 대량의 초콜릿이 주어지겠지만, 전부 먹게 된다면, 살이 찔 것임에 틀림없다.

「애초에, 답례할 걸 생각하면 울적해진다고. 예상해볼 때, 의리로 3 개 정도는 받을 것 같은데, 3 개를


답례하기엔 고등학생의 지갑으로는 무리라고」

「답례를 한다는 전제가 있는 게 대단하네. 답례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나도 줄게─. 어떤 게


좋아?」

「달콤한 건 별로니까…… 너무 달콤하지 않은 걸로」

「알았어, 여러 가지 준비할게」

「이상한 거 넣지 마」

「괜찮아, 먹을 수 있는 거니까」

「저기」

뭘 넣을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난하게 맛있는 것을 줄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마히룽은 누구한테 줄 거야?」

「반에 친한 여자애한테 줄 거예요」


「남자들한테는 안 줄 거야?」

「…… 준다면, 의리라고는 해도 큰일이 벌어지니까요……」

「아─」

남자들이 들끓는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된다. 거기서부터 소모적인 분쟁을 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평범한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천사님에게서 초콜릿을 받는 것을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준다면


터무니없는 소동이 될 것이다. 두려워해야 하는 건 마히루의 인기인 건가 아님, 남자가 정성 어린 힘이란 말인가.

뭐 주지 않는 게 무난하네,라고 쓴웃음을 지으면서 납득한다.

「치토세씨에게도 드릴게요」

「와~ 마히룽. 나도 줄게─, 아마네한테 주는 것과는 다른 제대로 된 녀석으로」

「어이」

파악하고 마히루에게 꽉 들러붙어 있는 치토세.

성희롱이 아닌 것을 안심하면서도, 묵과할 수 없는 말을 들었기에, 치토세에게 강한 시선을 보내자, 김이 빠진


듯한 미소가 떠올랐다.

「농담이야. 아마네한테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걸 줄거라구?」

「그거, 먹을 수 있다는 것과 맛있다는 게 다른 것 같은데……」

무슨 꿍꿍이를 가진 치토세에 이마를 누르자, 빙그레 유쾌한 듯 숨기려고도 하지 않은 채 「기대해 둬」라며


아마네에게 미소를 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0 화


50. 밸런타인데이의 소란

밸런타인데이 당일은 상상했던 대로, 학교가 떠들썩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남자들은 안절부절 뭔가를 기대하면서도 흥미가 없는 듯이 연기하고 있는 남자가 많다.


오늘은 초콜릿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 지로 남자의 격이 정해진다,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태도를 보이는 남자들이 많은 것이다.

「모두 들떠있네」

남자의 격 설정이 어찌 됐든 상관없는 아마네로서는 큰일이네 하고 남의 일처럼 생각하면서, 아마네와는 다른


이유로 흥미가 없어 보이는 이츠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츠키는 한가로이 반의 소란을 바라보면서, 아마네의 말에 「그렇네」라고 돌려주었다.

「여자친구가 있어서 여유로워 보이는 이츠키씨, 올해의 발렌타인에 대한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역시 남자들에게는 오늘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에 의해 향후에 일이 결정되니 필사적이군요. 그리고,


시이나씨한테서 초콜릿을 받을 수 있을까 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녀석들이 6 할 정도려나」

「남자들한테는 의리 초콜릿조차 주지 않을 거라고 했어. 수습하기 어려우니까」

「그렇겠네. …… 덧붙여서 아마네, 그 사람한테서 받을 예정?」

「몰라. 적어도 난 챙기는 모습은 못 봤어」

마히루는 여자들한테는 주지만 남자들한테는 주지 않는 것 같아서, 아마네에게 준다는 건 기대하고 있지 않다.


받지 못해도 별로 아무렇지 않다.

물론, 받는다면 고맙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느 쪽이라도 상관은 없었다.

솔직히 아마네에게 있어서, 밸런타인데이는 제과 회사의 판촉 같은 거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렇게까지 중요한


이벤트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다지 흥미가 없어 보이는 것이 눈에 보이는 아마네에게 「너답네」라며 쓴웃음을 흘린 이츠키는,


아마네에게서의 시선을 반의 특히 떠들썩한 방향으로 돌렸다.

「…… 그런데 뭐야, 저거 굉장한데」

이츠키가 가리키는 저것,이라는 것은, 반의 여자들을 거의 빨아들이고 있는 인기인이다.


달짝지근하게 미소를 띤 왕자가 집단에 중앙에 있고, 끊임없이 여자들이 찾아와서 초콜릿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네주고 있다.

아직 수업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본인이 준비한 듯한 가방에는 빵빵하게 선물이 가득 차 있으므로, 인기의
굉장함이 엿보인다.

「역시 왕자네」

「주변 애들의 이를 가는 모습이 아주 멋진데」

아직 아무것도 받지 못한 남자들은 부러운 듯이 카도와키를 보고 있다.

남자의 격을 설정하기 이전에 이미 격의 차이가 있었으므로, 어쩔 수 없다.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이렇게 많은 초콜릿을 받고 돌아가는 게 대단하네, 하고 어떻게 처리하려나,라는 점이


신경이 쓰이는 정도였지만.

「인기 있는 남자는 괴로워 보이네. 저거, 가지고 돌아가서 먹는데 고생할 거 같아」

「그러게. 근데 그런데도 살이 찌지 않다니 굉장한데」

「나하고는 관계없는 이야기구나」

「치이가 확실하게 준비했으니까. 각오해라」

「뭔데, 각오까지」

「러시안룰렛이야」

「뭐야 그거, 뭐가 섞인 거야」

지난번에 대화를 통해, 평범한 과자를 만들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헤아리고 있었지만, 불필요한 것을 섞은 것
같다.

「그게, 고추냉이랑 고춧가루로 삼위일체한 초콜릿 한 개랑 매실 장아찌 농축 진액 젤 리가 들어간 초콜릿 한 개,


나머지는 보통 초콜릿이야」

「대체 뭘 만들어 낸 거야,, 그 녀석」

「아마네가 놀랐으면 하는 것 같던데」


어떤 의미로서는 경악이라고 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거의 기절의 의미가 될 것 같다.

「…… 먹기가 두려워」

「포기해. 나도 맛을 봤었으니까」

「너는 재미 삼아 먹은 거잖아」

「글쎄. 치이가 만드는 것이라면 뭐든지 먹을 거야」

「바보 커플 자식」

이츠키라면 치토세가 만드는 뭐든지 먹을 것이다.

애당초 치토세는 별로 요리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도전 정신이 많아서 문제인 것일 뿐. 평범하게 만들


때는 평범하게 만드는 것 같지만, 뭔가가 생각나면 이상하게 만드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희생자는 이츠키이지만, 자신한테도 순번이 돌아온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뭐 이츠키의 반응을 보건대 먹을 수 없는 범위에 들어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으니,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겠지만,


우울한 건 우울한 거다.

약간 무기력해진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특유의 단념하라는 듯한 미지근한 시선을 보냈다.

「자, 아마네, 여깄어!」

「그래」

방과후 이츠키를 데리러 오는 김에 아마네에게 초콜릿을 건네주는 치토세에게, 아마네는 미묘하게 마음이 내키지
않는 듯 대답했다.

받는 건, 당연히 고맙다.
고맙지만, 내용물에 이상한 것이 들어있으므로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다는 게 문제지만.

남기지 않고 먹을 생각이니, 분명 언젠가 말했던 매운 초콜릿이나 아주 짠 초콜릿을 먹게 될 테니, 지금부터


며칠은 전전긍긍하면서 먹게 될 것이다.

「이츠키군한테 들었을 것 같지만, 내용물을 기대해!」

「나 매운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먹을 수 있는 범위로 만들었다구? 나도 먹어봤지만 맛있었어!」

「그건 네가 매운 걸 좋아하기 때문이잖아…… 나참」

아마네는 매운 것을 즐겨먹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시큼한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다른 것이 맛있을 거라 생각하자, 그것만이 위안이었다.

「아, 아주 단 초콜릿이랑 아주 쓴 초콜릿도 들어있어」

「사전통보를 해줘서 아주 고맙네」

폭탄을 슬쩍 늘린 치토세로 인해 머리를 감싸고 싶은 마음이 가득 생겼다.

단 초콜릿은 설탕을 대량으로, 쓴 초콜릿은 아마 카카오 99% 초콜릿을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라면 괜찮을 것이다. 씁쓸한 것은 싫어하지 않으니까.

이츠키로서도 그것은 금시초문이었던 듯 「…… 너라는 녀석은……」하고 미묘하게 뺨을 경련 시키고 있었지만,


치토세는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다.

「괜찮아, 입가심으로 괜찮을 거야」

「입가심?」

「그럼 우린 갈게―. 바이바─이」


아마네의 의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이츠키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한다. 오늘이 밸런타인데이기에 데이트를 하는
것 같다.

이츠키의 「건투를 빈다」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받아들이면서, 아마네는 피곤한 듯 한숨을 쉬고는 손을
흔들었다.

그들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 뒤, 아마네도 슬슬 귀가를 하기 위해 코트를 입고, 가방을 획 들어 올린다.

혼자 계속 있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너무 오래 있어도 충실한 남녀들의 마음에 기가 죽을 뿐이기에


빨리 해산할 생각이었다.

돌아갈까 하고 가방을 메던 도중, 문득 가장 학년에서 충실해 보이는 남자를 바라봤다.

간신히 선물 공격이 수그러든 듯 카도와키가 책상 위에 쌓인 군침 도는 물건들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 책상


옆에 있던 봉투는 이미 꽉 차있는 상태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곧바로 알아차렸기에, 아마네는 동정하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카도와키」

「응, 아아, 후지미야인가. 뭔가 용무라도?」

1 년 가까이 클래스 메이트로 있어서 그런지, 존재감이 그다지 없는 아마네의 이름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이 말을 거는 건 업무 연락 이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뜻밖의 상대에게 카도와키도 이상한 듯 바라봤다.

그런 태도에 아마네는 작게 쓴웃음을 지으며, 가방 앞에 있는 작은 주머니를 열었다.

「용무는 없지만, 여기」

안에서 종이봉투를 접어서 삼각형으로 만든 것들을 몇 개 꺼내, 카도와키에게 던진다.

마히루가 「만약을 위해 몇 개 넣어두고 다니면, 나중에는 편리할 거에요」라고 말했기에 가지고 다녔었는데,
아마 이런 상태를 위해였던 것 같다. 사용하는 사람이 아마네가 아니긴 하지만.

무슨 일인 건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카도와키가 삼각형의 덩어리를 펼치자, 생각보다는 조금 큰 종이봉투가


나왔다.

종이봉투가 얇아서 찢어질지도 모르지만,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

「아니야?」

「아, 아니…… 맞는데」

「그래. 뭐, 힘들어 보이는데 힘내라」

아마 꽉 찬 종이봉투를 든 카도와키가 학교내에서 목격될 것이다.

인기 있는 남자는 괴롭구나, 라는 감상을 안으면서 팔랑팔랑 손을 흔들고 교실을 뒤로했다.

드디어 50 화 돌파...!
최신화가 102 화이니 거의 절반정도 따라잡았네요..
일단 이번주까지 1 장완결인 66 화를 끝낼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오늘 번역은 여기까지 !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1 화


51. 천사님과 밸런타인데이

밸런타인데이이긴 하지만, 집에서는 이벤트 분위기가 아니기에,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귀가를 해서 쉬고 있었다.

저녁밥을 만들기엔 아직 일러서, 옆에 마히루가 있었지만, 조금도 들뜬 기색을 보이지 않았으며, 아마네에게
뭔가 할 것 같은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받을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상관은 없었지만, 미묘하게 슬퍼지는 것은 남자의 긍지라는 녀석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학교에서 달콤한 냄새가 진동했었던 것 같아」

「밸런타인데이잖아요」
같은 반 여자들에게는 준 것 같지만 남자들에게는 의리 초콜릿조차 주지 않은 듯, 천사님을 사랑하는
남자들에게서는 몹시 낙담한 소리가 들렸었다.

아마네로서는 아무런 관계도 아닌데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라는 의문이었지만, 역시 기대를 한


것이다.

「뭐, 밸런타인데이라고 해도 일부 이케맨들에게만 관련된 이벤트로, 우리 같은 시원치 않은 남자들에게는


상관없었지만 말이야」

「깨달으셨나 보네요」

「자랑은 아니지만, 진심으로 받은 건 없으니까. 치토세한테 러시안룰렛 의리 초콜릿을 받은 것뿐이고」

「러시안룰렛 의리 초콜릿?」

「평범한 초콜릿 속에 몇 개 정도 자극적인 초콜릿이 섞여 있는 거 같아」

각양각색의 미각을 파괴할만한 내용물이 섞여 있기에, 먹기가 두렵다.

「또 굉장한 것을……」

「나중에 먹을 때, 몸부림치고 있다면, 헤아려 줘」

「드시는군요」

「그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를 위해 준비해준 거니까. 먹어야지. 독이 든 것도 아니고」

자극적이기는 해도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기에, 만들어 준 것에 고마워하면서 먹을 생각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만들어줬으니, 받는 사람은 그것을 먹어야 할 것이다. 자극적인 내용물들 때문에 썩 내키지는
않지만.

「…… 그런가요」

「뭐, 그 이외는 받지 못했고, 나 같은 놈한텐 밸런타인데이 같은 건 상관없는 이야기야」

의리 초콜릿을 하나 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답례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한 달 후에 오는 답례의 날을 생각하며, 난처한 듯 눈을 감은 아마네를,
마히루는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저녁식사가 끝난 뒤, 치토세의 초콜릿을 먹은 후, 책상에 푹 엎드렸다.

치토세에게서 받은 상자에는 칸막이와 함께, 12 개 정도의 초콜릿이 들어있었다.

이상한 것은 4 개. 즉 3 분의 1 이 이상하다는 것이 된다.

그중 괜찮은 것은 신 초콜릿 하나뿐이기에, 이것들만 아니라면 평범하게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뒤 먹었던


것이었지만――이 상태다.

「걸리셨나 보네요」

「…… 며칠 뒤에 먹을 줄 알았는데……」

부엌에서 음료수를 만들고 있던 마히루가 아마네의 모습을 깨닫고, 약간의 애련함을 담은 채, 말을 걸어왔다.

간신히 삼키기는 했지만, 입안은 괴롭다는 범주를 넘어서 아프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것은 그런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행이라고 할까, 정말로 먹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라서, 견딜 수는 있었지만 먹기에 힘들다.

코에 담기는 와사비 특유의 찡한 자극에, 잘도 냄새를 숨겼네 하고 감탄을 하면서도 이렇게까지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리적인 눈물을 참으면서 아마네는 욕했다.

코와 눈을 공격하고 있는 것은 와사비, 혀를 태우는 것은 고추와 고춧가루다. 강렬한 맛…… 이라고나 할까,


아픔에, 그저 한 알만 먹었는데도 이 지경이다.
「힘들겠네요. 그래도 생각하기에 따라선, 이미 지옥을 맛봤으니 나머지는 천국이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쓰라림이 어떻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빨리 이 통증이 사라지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는 아마네에게, 작은 한숨과 함께, 컵이 놓이는 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입가심으로 드세요」

얼굴을 들자, 옆에는 김이 나는 채,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머그컵이 있었다.

속은, 진한 갈색 액체.

「코코아?」

「비슷해요. 쇼콜라…… 뭐 알기 쉽게 말하자면, 핫 초콜릿이에요. 단맛을 줄여서, 입가심으로는 충분한 거예


요」

「고마워……」

지금은 일단 이 아픔을 씻어내고 싶다.

머그컵을 집어 핫 초콜릿을 입에 넣자, 여유롭게 풍미가 입안에 퍼졌다.

초콜릿의 달콤한 향기가 났지만, 그렇게 달콤하지는 않았다. 약간 쓰다는 느낌의 달콤함으로, 마시기가 쉽게
입안이 안정이 되는 맛이었다.

「맛있다」

「다행이네요」

담담히 말을 돌려받았지만, 개의치 않은 채, 입안의 아픔을 참아내듯 핫 초콜릿을 천천히 맛봤다.

자극적인 내용물들이 대량으로 들어있던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초콜릿에 섞어 굳힌 것을 다시 초콜릿으로


신중하게 코팅을 한 것이기에, 첫 임팩트는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괜찮아졌다.
다 마셨을 땐, 겨우 원래 상태의 혀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얼얼하다.

「하─…… 그 녀석, 진짜로 전부 다 섞어 넣었잖아……」

「그렇게 괴로웠어요?」

「그거야, 고추랑 와사비등 여러 가지를 넣었으니까. 나참…… 입가심을 해서 다행이지, 이것만 먹었다면 죽었을
거야」

「불행 중 다행이네요」

「정말이야」

치토세 녀석, 하고 작게 불평을 하면서도, 그녀 나름대로 서프라이즈를 하기 위해 만든 것이기에, 비난을 할


수는 없다.

이런 것들 외에는 아마 제대로 된 것들일 테고,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남에게 먹일 뿐만이 아니라 본인도
맛을 보기 때문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네, 핫 초콜릿이라니. 평소에는 핫 밀크티잖아?」

「…… 네에, 뭐」

「이거, 혹시 밸런타인데이라서 만든 거야?」

기본적으로 마히루는 코코아보다는 핫 밀크나 밀크티─를 마시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이런 음료를 만들었기에,
약간의 기대를 갖고 물어봤다.

「…… 네」

「응, 땡큐. 덕분에 살았어」

조그맣게 긍정의 표시를 받은 뒤, 아마네는 살그머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말이 부정당했다면, 자의식 과잉인 것 같아 꽤나 부끄러웠을 테지만, 아무래도 정답인 것 같다.

마히루로서는 밸런타인데이니까 모처럼,이라는 기분일 것이다. 이벤트에 올라탔을 뿐이지만, 고마웠다.


다시 한번 「맛있었어」라고 말하자, 마히루가 불편한 듯 서먹서먹하게 있었다.

「왜 그래?」

「…… 저, 그」

「응?」

옆에 앉아있기에, 재촉하면 말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 다정하게 되물었다.

조용히 물어보자, 마히루는 부둥켜안은 쿠션에 반쯤 얼굴을 묻으며, 이쪽을 올려다본다. 약간 등이 둥글어지고
불안해 보이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기에, 무심코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졌다.

작은 동물같이 행동을 하는 그녀가 묘하게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조용히 기다렸지만, 마히루는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 전혀 말을 하려 하지 않았다.

「…… 도, 돌아갈게요」

그뿐만이 아니라, 갑자기 일어나선 짐을 들었다.

헤, 하고 목소리를 흘렸을 땐, 이미 발소리를 내며 거실을 떠나고 있었다.

아마네가 굳어있는 동안, 현관문이 열리고 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문이 잠기는 잠금 소리가 난 뒤, 눈 깜짝할
순간에 마히루는 사라져버렸다.

너무나도 빠른 순간에, 무심코 「에에……?」라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나 뭔가 한 건가……?)

도망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기에 곤혹스러움이 반, 그리고 혹시 뭔가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행동을
했었던가 하는…… 불안감이 가슴을 덮친다.

내일 만났을 때, 기분이 안 좋다면 어떻게 하지, 하고 걱정을 하면서 일어나서, 그녀가 사라진 현관문을 보러
가다, 문득 자기 방의 문 손잡이에 종이봉투가 걸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떠날 때, 그녀가 들고 있던 연분홍색의 종이봉투로, 바깥쪽에 스티커로 고정된 메시지 카드가 있었다.

『항상 신세를 지고 있기에, 평소의 감사를 담아서』

마히루답게 둥그스름하면서도 꼼꼼한 글씨로 그렇게 적혀 있었으며, 안을 바라보자, 초콜릿색의 리본으로 포장된
분홍색 상자가 들어 있었다.

어째서 여기에, 라고 생각했지만, 곧바로 그때에 걸쳐 간 것이라고도 깨닫는다.

아무래도, 직접 건네주는 것이 부끄러웠던 것 같다. 남자들한테는 주지 않는다고 말했던 채면도 있어서 꽤나


망설였던 것 같다.

(평범하게 줘도 괜찮았을 텐데)

그런 점에서 꽤나 소극적인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면서, 소파에 앉아 내용물을 꺼낸다.

아기자기한 포장지로 포장된 상자는 마히루의 여성스러움이 느껴졌다.

받아도 괜찮겠지, 하고 미묘하게 불안했지만, 천천히 포장을 풀고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비닐로 개별 포장에 들어간 채, 둥글게 잘린 오렌지를 초콜릿에 넣은, 이른바 *오란제트가 들어있었다.

선명한 오렌지색과 광택 있는 초콜릿의 대비가 눈부셔서, 정말 맛있을 것 같았다.

코팅에 사용한 초콜릿도 화이트 초콜릿이나 레몬의 과실로 만든 초콜릿도 함께 개별 포장되어 있어, 질리는 일도
없을 것 같다.

오란제트와 함께, 또 하나의 메시지가 붙어 있다.

『달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먹기 쉽게 만들었어요. 입맛에 맞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쓰여 있었으므로, 열흘 정도 전의 일을 떠올렸다.

『어떤 게 좋아?』

『단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너무 달지 않은 걸까나?』

치토세와의 대화를,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던 듯, 입맛에 맞춘 것 같다.

마히루다운 섬세한 걱정과 취향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에게 초콜릿을 받았다는 사실에
쑥스러워져, 뺨이 달아오른다.

살짝, 먹기 좋게 하나씩 싸인 평범한 오란제트를 바라보고 손에 들었다.

요염한 광택을 발하는 초콜릿과 선명한 오렌지가 입으로 들어간다.

입에 퍼지는 것은, 설탕이 덮인 오렌지의 새콤달콤함과 초콜릿에 너무 달지 않고 적당한 씁쓸함.

양쪽 모두 각자의 맛을 잘 살리고 있어서,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 맛있어)

시제품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마히루가 손수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마히루의 오란제트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씁쓸했지만―― 왠지, 달콤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2 화

52. 밸런타인데이 다음날

「후지미야, 어제는 덕분에 살았어」


다음날 등교한 아마네에게, 카도와키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왔기에, 아마네는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어제, 비록 작은 접점이 있었다고는 해도, 일부러 그 일로 인사를 하러 온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는 카도와키에게, 말을 걸려진 아마네로서는


주변에서 힐끔힐끔 시선을 받고 있어 불편했다.

원래부터 주목받는 것이 서투르기에, 이런 시선들을 받자 주눅이 들었다.

「아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큰일이었을 테니까」

「뭐……」

카도와키가 체념을 한 듯한 눈을 한 탓에, 아마네로서도 「역시 인기 있는 남자는 괴로운 것 같네」하고 동정했다.

본인으로서는 인기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도 자랑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며, 질투하는 남자들도 진심으로 싫어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만한 일 때문에 일부러 고마움을 표하러 오는 고지식함을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어쨌든, 덕분에 살았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서」

「괜찮아, 곤란할 땐 모두 똑같으니까」

별로 답례를 바라고 친절하게 대해준 것도 아니고, 그렇게 감사할 일도 아니다.

신경쓰지마, 라고 가볍게 웃자, 카도와키도 조금 안도한 것처럼 작게 웃었다.

작은 미소로 주변의 여자들이 들떠버렸기에, 그런 미소는 여자들에게나 해, 라고 약간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아마네였다.

「너, 유타한테 무슨 일을 저질렀냐?」


카도노와키가 떠난 뒤,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은 이츠키가 말을 걸어왔다.

유타, 라는 건 카도와키의 이름이다. 이츠키는 클래스 메이트 전원과 비교적 사이가 좋은 분위기 메이커라는
느낌으로, 카도와키하고도 대화를 하고 있다.

아마네로서는, 이런 남자가 잘도 내 친구를 하고 있구나, 하는 감상과 당혹감이 생기지만.

「그, 많은 초콜릿 때문에 쩔쩔매던 카도와키에게 가지고 있던 비닐봉투를 준 것뿐인데……」

「아─. 예상보다 많았구나. 마무리가 어설프다니까」

그 많은 초콜릿과 여자들의 호의를 옆에서 보고 있던 이츠키도 아마네의 설명에 납득을 한 듯, 동정이 섞인


쓴웃음을 흘렸다.

그 정도나 있으면, 가지고 돌아가기 힘들 것이다,라는 것이 두 사람의 감상이었기 때문에, 아마네가 도와준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아마네로서는, 그저 약간의 도움을 줬을 뿐이기에, 감사 인사를 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뭐 그것뿐이야. 별로 굉장한 짓은 안 했어」

「너답네. …… 그런데, 비닐봉지를 가지고 있었다니…… 살림에 찌들어버린 거냐, 너. 스마트폰으로 슈퍼의
광고를 보고 있었을 땐, 주부인 줄 알았어」

「남자거든. 뭐, 누군가 씨의 영향이랄까……」

마히루의 탓이라고나 할지, 덕분이라고 말해야 할지.

식비는 둘이서 반으로 나누기 때문에, 가능한 싼 것이 좋을 거라 생각해, 인터넷 광고를 체크하거나 그 광고에서
싼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제안하거나 하고 있다. 이츠키로서는 그것이 더욱더 살림에 열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오히려 다른 남편들보다 더 주부스러운 일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요리는 마히루에게 맡기고 있을 뿐이지만.


「가정적인 파트너가 있어서 다행이네」

「별로 파트너 같은 게 아니야. …… 치토세는 어때?」

「치이? 뭐, 기발한 발상을 실행으로 옮기지 않는 한, 뭐…… 안 되려나」

「저 녀석이 엉뚱한 짓을 하지 않아도?」

「…… 그런 점도 귀엽잖아?」

「야, 말 돌리지 마」

치토세는 잘 말하자면, 자극을 좋아하는 기분파다.

평범하게 한다면, 일반 여고생 정도의 집안일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항상 놀고 싶은 마음이 있고, 기분이
변했을 경우 여러 가지 일을 저지른다.

「뭐, 결혼하면 제대로 해줄 거야」

「네 아버지한테 언제 인정을 받을 건데……」

요즘엔 드문 교제에 엄격한 이츠키의 아버지는 치토세를 달갑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는
지금 상태를 이츠키의 아버지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반대로 치토세의 부모님은 이츠키라면 언제든 웰컴이라는 듯, 평범한 집이라면 보통 반대가 아닌가…… 하고 약간
기가 막히기도 했다.

「뭐, 어른이 되고 나서 차분히 설득할 거야. 손자의 얼굴은 보고 싶을 테니까」

이것만은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을 거야,라는 듯한 눈동자는 진심으로, 싸우는 것도 불사할 것이다.

그만큼 치토세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평소에도 알 수 있기 때문에, 고등학생이 결혼을 생각하다니 굉장하네, 하고
생각하면서 응원하고 있다.

「…… 뭐, 너라면 아마 저쪽이 포기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힘내라」

「오우. 너도 힘내라」

「뭘 말이야?」

「그러니까 그 사람과……?」
「…… 별로, 나는 그 녀석이랑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마음대로 단정 짓지 말라고, 하고 고개를 돌리자, 이츠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작가의 말: 카도와키군은 히로인도, 마히루의 연적도 아닙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3 화


53. 천사님과의 약속

슈퍼에서 부탁받은 재료를 사서 돌아가자, 마히루는 이미 아마네의 집에서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고 하면, 마히루가 쿠션을 안은 채 소파 위에서 무릎을 껴안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가 삐졌을 때 취하는 행동처럼 보이지만, 삐졌다는 것보다는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그 귀여움에
아마네로서도 여러 가지 눈을 둘 곳이 없었다.

롱 스커트라서 살았다,라고 아마네는 미묘하게 눈을 돌리면서 냉장고에 재료를 넣고 거실로 돌아오자, 이쪽을
바라보는 마히루가 있었다.

옆자리에 앉고서 옆을 바라보자, 미묘하게 마히루가 시선을 딴 데로 돌리고 있다.

「마히루, 어제는 고마웠어. 맛있었어」

「…… 그건 다행이네요」

아마 어제의 일을 신경 쓰고 있겠지, 하고 솔직하게 말하자, 마히루는 이쪽을 바라보며 쿠션에 반쯤 얼굴을


묻었다.

「답례는 어떤 게 좋아?」

「별로 답례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에요」

「그건 알고 있지만, 역시 성의는 성의로 돌려줘야 하잖아? 받기만 하기엔, 남자로서 부끄럽다고나 할까」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아마네로서는, 그렇게 맛있는 것을 일부러 만들어주고 받은 것이기에,
상응하는 것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마음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남자들에게는 주지 않은 것 같고, 아마네의 취향에 맞춰서 만들어 준 것 같아서, 아마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 저는, 아마네군한테 많이 받고 있는데요」

「오히려 내가 받기만 한 것 같은데. 항상 요리를 만들어주고 있고, 신세만 지고 있잖아」

「그건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 아마네군은, 아마 이렇게 말해준다고 해도 자각하지 못하겠죠. 하지만,


전 그걸 받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아마네로서는, 마히루에게 뭔가 해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받고 있을 뿐이기에, 돌려주고 싶었지만,


마히루로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 뭐, 뭔가 좋아할 만한 걸 생각해둘게」

비록 아마네가 무의식중에 뭔가를 주고 있었다고 해도, 그것과 화이트 데이의 답례는 다르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았으니 화이트 데이에 돌려준다,라는 것은 일종의 예의이자 필수다.

양보할 생각은 없다는 듯이 가만히 마히루를 바라보자 「…… 네」하고 미묘하게 시선을 돌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줄 때까지는 아직 한 달이나 남았으니까. 마음에 들만한 걸 찾아내야겠지만」

「…… 괜찮으세요? 다음 주부터 기말 고사고 그 뒤로 조금만 있으면 종업식이에요」

마히루가 어렴풋이 기가 막힌 듯이 지적을 했다. 확실히 다음 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된다.

오늘은 학교 전체가 밸런타인데이의 여운이 남아 있었지만, 슬슬 시험 전의 날카로운 분위기로 바뀔 것이다.

아마네로서는, 초조해지거나 조바심이 없었지만.

「시험은 평소대로 한다면, 진급할 수 있으니까, 이제 와서 초조해할 것도 없어. 마히루도 똑같잖아」


「그렇네요, 여유 있는 대처는 중요하니까요」

평소에 예습, 복습을 착실히 하고 공부에 관해서는 착실히 임하고 있으므로, 시험에 곤란한 적은 거의 없었다.

황급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 항상 받는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래왔다. 시험 전에는


평소보다 조금 길게 책상에 앉아있는 정도뿐이다.

마히루는 애당초 수업내용을 예습한 듯하고, 똑같이 예습, 복습을 빠뜨리지 않는 유형으로, 조바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입장으로선, 빨리 일정이 끝나는 시험이 편한 게 아닐까.

「뭐, 그렇게 기대하지는 말고 기다려줘」

「…… 네. 아마네군이 준 것을, 전부 소중하게 여길 거예요」

「너무 과장하지 마」

「쿠마씨도,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아무래도 생일 때, 준 곰 인형을 소중히 여기고 있어주는 것 같다.

키 케이스는 마히루가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서, 깨끗하게 쓰고 있는 것처럼 같았다. 그럼 곰인형은 어떨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마히루의 모습으로 볼 때, 꽤 마음에 든 것 같다.

쿠마씨, 라는 귀여운 호칭을 부른 마히루에게 무심코 입가가 느슨해질 것 같았지만, 눈총을 받을 것 같았기에
어떻게든 참았다.

올해도 이런 식으로 함께 있게 된다면, 다음 생일엔 어떤 것을 줄까…… 몹시 기다려진다.

마히루에게 「그건 다행이네」하고 돌려준 뒤 웃자, 문득 마히루가 이쪽을 가만히 바라봤다.

「…… 그러고 보니까, 저 아마네군의 생일을 몰라요」

「아아, 나 말이야? 나는 11 월 8 일이야」

그러고 보니, 알려준 적이 없었구나, 하고 생일을 말해주자, 마히루의 눈동자…… 가 가늘어졌다.


수개월을 함께 있었으므로 알게 되었는데, 이 표정은, 화가 나 있을 때의 표정이다.

「…… 저기 아마네군」

「응?」

「그때, 우리 이미 알고 있었죠?」

「그랬지」

「왜 말하지 않은 거예요?」

「물어보지 않았잖아. 너도 나한테 알려주지 않아서, 학생증을 보고 알게 됐었고」

「으으」

「애초에, 그땐 이렇게 사이가 좋지 않았잖아. 생일을 말했어도 이 녀석은 뭐지 하고 생각했을걸」

내 생일은 언제야, 하고 마히루에게 말했어도, 아마 그때의 마히루는 「그런가요?」라고 밖에 돌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네로서도, 선물을 요구하는 것 같아 싫었고, 그런 철면피도 아니다.

말할 필요도 없었으며, 말할 수 있는 신뢰 관계도 아니었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 그래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구?」

「…… 그럼, 올해 생일은, 제대로 축하해 드릴게요」

마히루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듯, 아마네를 바라보며 꽉 옷의 소매를 잡고 선언했다.

받기만 해서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자신보다 진지하게 축하해주려는 시선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말해 주는 것이 기뻐서……그만, 미소를 짓고 말았다.

결국, 마히루도 아마네와 같이…… 앞으로도, 옆에 있어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그때까지, 같이 있을 거란 약속을 해 주는구나」

무심코 흘러내린 말에, 마히루는 투명한 캐러멜색 눈동자를 동그랗게 하고――그리고, 한순간에 얼굴을 붉힌 뒤,
손에 들고 있던 쿠션으로 조금 전까지 잡고 있던 소매 주위를 두드렸다.

정면에서 그런 말을 들어서 부끄러웠던 것 같다.

수줍음을 감추기 위해 엉뚱하게 화풀이를 하기에, 아마네는 다시 입가가 느슨해질 것 같았다.

「…… 별로, 아마네군을, 싫다고 하지 않았잖아요, 하……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서, 좋아요」

「그런가, 고마워」

「…… 별로, 타의는 없어요」

「그 정도는 알고 있어」

재촉을 당했기에 고개를 끄덕이자, 왠지 미묘하게 불만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4 화


54. 선물을 고르는 법

원래 공부면에서 근면하고 수업 태도가 진지했었던 아마네는, 특별히 고생하는 일 없이 기말고사를 끝냈다.

마히루와 같이 시험을 확인해보니 항상 받는 점수를 받은 듯하고, 학교에서 평상시의 태도가 좋았기 때문에
유급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츠키도 이츠키 나름대로 점수를 따고, 치토세도 낙제점은 면한 것 같기에, 아마네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
중 유급의 위기 맞는 사람은 없었다.

나머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3 학년을 보내는 졸업식이 있고, 그 후 수료식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 사이에
있는 하나의 이벤트가 문제다.

「…… 뭘 줘야 하지」
그렇다, 밸런타인데이의 승자에게 찾아오는 답례의 날이다.

아마네가 승자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마히루와 치토세에게 받았기에, 당연히 답례는 할 생각이었다.

다만, 곤란한 건, 뭘 줘야 할지다.

치토세는 무난하게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산 가게의 화이트 데이용으로 준비된 상품과 그녀가 모으고 있는 캐릭터
상품을 준비할 생각이다.

문제는 마히루다.

마히루는, 아마 무엇이든 기꺼이 받아줄 것이다.

아마네가 주는 선물을 기꺼이 받아 주고, 기분을 중시하는 것 같기에, 특별한 것에 구애받지 않는 것 같다.
솔직히 제일 난처하다.

취향을 따라 고르려고 해도 단 것과 사랑스러운 것을 좋아한다는 여자들에게 비교적 공통적인 취향밖에 모르기


때문에,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전에 말했던 숫돌은 색상도 별로 없고 예산적으로도 어렵기에 제외한다 하더라도, 뭘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가능하다면, 이번엔 실용품보다는 기호품을 주고 싶다.

일단 잡화점에서 화이트 데이 특집 코너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녀가 정말로 좋아하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다.

가능하면, 곰인형을 주었을 때와 같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역시 인형을 또 주는 건 그렇겠지)

귀여운 인형이라면 선반에 많이 진열되어 있지만, 같은 선물을 하는 건 신선함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해서, 여자가 좋아할 만한 것을 아마네의 빈곤한 상상력으로는 액세서리 정도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액세서리를 줄 정도의 관계인가 생각해보면, 곧바로 수긍할 수는 없었다.


아마 평범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저쪽이 기뻐할지 어떨지.

일단, 남녀인 것치고는 사이가 좋은 것 같지만…… 과연 액세서리를 주고도 기뻐할까.

이것이 이츠키가 치토세에게 준다면 좋은 초이스겠지만,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줘도 좋은 것일까

고민하며 우왕좌왕 특집 코너 부근을 서성거리고 있기 때문에, 아마 수상한 자처럼 보이고 있을 것이다.

일단 밖으로 나왔지만, 남자가 귀여운 잡화들 앞에서 끙끙 되고 있으니 이상해 보일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끙끙거리고 있자, 뒤에서 「무언가 찾으시는 건가요?」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되돌아보자, 가게의 앞치마를 두른 묘령의 여성이 상냥하게 서 있었다.

너무 고민하고 있는 아마네가 보기 어려워 말을 걸어 주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수상한 사람처럼 우왕좌왕
허둥지둥 대고 있는 아마네에게 일부러 말을 걸지는 않는다.

「아─, 그…… 화이트 데이의 답례를 고민하고 있어요」

「이쪽 코너에서 마음에 드시는 게 없었나요? 다른 코너에 화이트 데이의 답례에 자주 선택되는 것이 있으니
안내해 드릴게요」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뭐라 말하기 어려운 사이라, 줘도 싫어하지 않을 것을 고민하고 있어요」

「그렇다는 건?」

「여자친구는 아니지만 친하다는 느낌이라…… 예를 들자면, 액세서리 같은 건,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에게


받아서 기쁠까 해서요」

상담하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어떻게든 설명을 하자, 점원인 여성은 미소를 띠었다. 아마, 흐뭇하다는 이유로.

「남성분들이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을 많아 봐왔어요」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내렸나요?」

「고민은 했지만, 구매를 결심하신 분들이 많았네요. 친하다면, 줘도 싫어하지 않을 거예요」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들어서 조금은 안심했지만, 그런데도 그 마히루에게 액세서리를 주는 건 역시
조금 주눅이 들었다

그녀는 옷차림이 깔끔하지만, 그다지 액세서리는 하지 않는다. 가끔씩 하기도 했지만, 모두 좋은 물건인
것뿐이다.

센스가 좋은 그녀에게 인정받을 만한 물건을 선택할 수 있을 자신이 없다.

「괜찮으시다면, 저쪽 코너에서 여성에게 인기가 있는 물건을 몇 개 소개해드릴까요?」

「…… 부탁드립니다」

고마운 제안에, 아마네는 무심코 자세를 바로잡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사버렸다고?」

일의 전말을 이츠키에 이야기하자, 요전 날의 점원과 같은 시선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식당의 가장자리에서 둘이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화이트 데이의 화제가 되어 무심코 말해 버린 것이다.

「…… 시끄러. 하지만, 역시 사귀고 있지도 않는데 액세서리 선물을 주는 건 조금 그런 걸까」

「나약하네, 남자는 배짱과 기세야. 게다가 그 사람이라면 뭐든지 좋아할 것 같은데?」

「…… 그래도 말이야」

마히루의 성격상, 뭐든지 흔쾌히 받아줄 것이다.

아마네로서는 정말 기쁘게 받아줄 수 있을 것을 주고 싶기 때문에, 이걸로 괜찮은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결국 뭘 산거야?」
「…… 핑크골드 컬러의 꽃을 모티브로 한 팔찌」

마히루에게는 쿨한 분위기의 실버나 화려한 인상을 주는 골드보다, 화려하면서도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색조인
핑크골드가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학생인 신분으로 고가의 귀금속은 살 수 없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겉모습뿐이지만, 그 색을 가진 액세서리들


중에서 마히루에게 어울릴 것 같은 디자인을 선택했었다.

「뭐야, 들어보니, 평범하게 좋아할 만한 거네」

「…… 이상하지 않아?」

「아니, 너무 걱정하잖아. 왜 그러는 거야……」

「여자한테 선물을 제대로 준 건 그 녀석뿐이거든」

엄마는 우선 그런 대상이 아니고, 치토세는 노 카운트다. 애초에 그녀에게 주는 건 본인 희망으로 스위트가 되기


때문에, 그다지 선물이라는 의식조차 없다.

「너 그런 데서 자신감이 없네……」

「오히려 어째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건데……?」

「곰인형은 기뻐했었지?」

「그건 그런데」

「아마네, 마음이야 마음. 어느 정도 이미 비용을 들여서 선택했으니까 나머지는 마음을 담아서 주는 것뿐이야」

가볍게 말해 주는 이츠키에게 「그렇게 결론지을 수 있다면, 이렇게 고생하지도 않아」라고 투덜대고, 아마네는
이마를 눌렀다.

화이트 데이까지, 당분간 이 결단이 좋았던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5 화


55. 천사님과 화이트데이
화이트 데이 당일, 아마네는 묘하게 긴장한 표정으로 마히루가 찾아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는 밸런타인데이 때보다 떠들썩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승자들이 답례를 하기 위해 안절부절못하고 있거나
여자들이 답례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덧붙여서 카도와키는 의리 있게 과자로 답례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수많은 여자들이 날까 하고 바라보게


되어 난처하게 되었다.

아마네는 학교에서 주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렇게 마히루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먼저 돌아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지만, 역시 아무래도 선물을 하는 데 서투르기 때문에 긴장이 되었다.

일단, 평상복인 스웨트나 운동복이 아닌 흰색 셔츠 위에 회색 부이 넥 니트를 입고 머리를 세팅하고 있다.

평소의 야무지지 못한 모습은 아니지만, 어떻게 받아들여줄지 모르겠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으로 마히루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자, 현관에서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린다.

반사적으로 앉은 자세를 바로잡은 건, 긴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느 때처럼 열쇠를 이용해 들어온 마히루는 거실에 얼굴을 비친 다음, 그리고 아마네를 바라보고는 굳어졌다.

「에, 어, 어째서 머리가」

「일단 화이트 데이이기도 하고 잘 입고 있는 게 괜찮을 거라 생각해서……. 위화감이 든다면 되돌릴게」

아무래도 마히루를 놀라게 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지만,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어나려 하자, 마히루가 붕붕 부정하듯이 손을 흔들었다.

「그, 그런 건 아니지만, 깜짝 놀랐다고나 할까요?」

「그래?」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긴장을 한 것 같아서, 이런 모습보다는 평상시의 모습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옆자리에 앉으면서도,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다.


「…… 역시 이상하면 평소 대로처럼 되돌릴까?」

「아, 아니, 그대로도 괜찮아요, 그게…… 그,…… 쓸데없이 멋있어서」

「쓸데없이라는 건 뭐야」

「어, 항상 차분하고 안심이 됐었는데…… 그건, 안심이 되지 않아요」

「그럼 되돌릴게」

「…… 그대로가 좋아요」

착, 하고 소매를 잡고 선 올려다본다.

부끄러운 탓인지, 어렴풋이 붉어진 뺨과 촉촉한 눈동자로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자 심장이 뛰었다.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옷을 잡힌 채, 눈을 올려다보는 건, 꽤나 위험한 자세다. 가깝기 때문에 달콤한


향기가 나서 여러 가지 힘들다.

의식이 되고 있는데,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이쪽의 모습을 의식하고 있는 것인지 꼼지락꼼지락 손을 돌리고 있어,
둘이서 뺨이 붉어졌다.

그것이 무엇보다도 마음이 불편했다.

시선을 돌리면서 「그, 그래」하고 어색하게 돌려준 뒤, 그대로 옆에 놓여 있던 봉투를 그녀에게 건넸다.

「자, 답례야. 너무 기대하지는 말아줘」

「…… 감사합니다. 열어봐도 돼요?」

「응」

눈앞에서 선물이 개봉되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멈출 수는 없다.

일단 작은 상자를 사서 넣었는데, 내용물에 영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괜한 일을 한 걸지도 모르겠다.


하얀 손가락 끝이 살짝 짙은 갈색 상자를 열자, 안에는 요전 날에 산 핑크골드색 팔찌와 덤으로서 작게 접힌
종이가 들어있었다.

마히루는 너무 눈에 띄는 듯한 액세서리를 좋아하지 않는 듯해서, 심플함과 품목을 중시한 꽃을 모티브로 한


팔찌다.

곳곳에 반짝반짝 빛을 받아 빛나는 크리스털 유리가 있어서, 아기자기함과 우아함을 겸비한 디자인이다.

상자에 들어있는 팔찌에, 캐러멜색의 눈동자는 그 핑크 골드의 빛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

「그, 취향에 맞지 않아?」

「아니요, 귀여워요」

「그건 다행이네. 마히루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사 왔어」

「…… 감사합니다」

어울린다는 말에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 모습에, 무심코 숨을 막혔다.

「…… 그리고, 이건?」

눈을 돌리고 싶어도 시선이 박혀서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던 아마네는, 덤이 있다는 것을 마히루가 깨닫자, 뺨을
긁었다.

「아─, 그거 말이지. 아니, 그,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신세를 지고 있기도 하고, 그, 소원 정도는 들어주고
싶어서」

덤으로 안에 들어있는 것은, 손수 만든 『무슨 말이든 들어주는 권』이라는 어린애 장난과 다름없는 종이다. 세
차례 사용할 수 있는 회수권으로, 아마네가 그린 곰 일러스트가 들어간 특별품이다.

평소에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에, 마히루가 원하는 자그마한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서 덤으로서 넣었지만,
마히루는 그려진 곰을 주목하는 듯 어깨를 떨었다.

「후, 후훗, 아마네군이 그리신 거예요? 이 일러스트」

「시끄러워, 못 그려서 미안하네」

「아니, 괜찮아요」

은근히 아주 못 그린다는 말을 하는 것 같아서 눈썹을 찌푸렸지만, 마히루가 천진난만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탓에,
불평의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 그럼, 지금 바로 사용해도 괜찮아요?」

「뭔데?」

바로 사용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마히루가 뭔가 아마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뤄질 수 있는


범위에서 이뤄줄 생각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바라보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살그머니 팔찌가 들어간 상자를, 아마네에게 내밀었다.

「…… 아마네군이, 채워주세요」

「그 정도는 회수권이 없어도 돼. …… 분부대로」

발한 소원은 정말로 자그마한 것으로, 아마네로서는 그런 건 이런 것을 쓰지 않아도 부탁을 받으면 해줄


생각이었으므로 쓴웃음을 지었다.

좀 더 큰일에 사용하면 될 텐데. 아기자기한 소원을 말한 마히루의 조신함과 사랑스러움에 자연스럽게 표정이
부드러워진다.

손을 내밀었기 때문에, 아마네는 상자를 받아 무릎에 얹은 뒤, 팔찌를 꺼냈다.

가느다란 쇠사슬이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팔찌를 열고 손목에 휘감는다.

정성스럽게 팔찌를 채워주자, 마히루의 가는 손목을 감싸주듯 부드러운 색을 가진 팔찌가 빛이 났다.


역시, 마히루의 하얀 피부에는 이 색이 어울린다.

청순 미인이라 불릴 만큼의 미모로, 화려한 것보다는 조심스럽고 품위 있는 것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응, 잘 어울리네」

「…… 감사합니다」

계속 잡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살그머니 손을 떼자, 마히루는 팔찌가 차인 손목을 감싸 안 듯 가슴에 대고,


미소를 지었다.

희미하게 뺨을 홍조로 물들인 채 느슨해진 입가를 그대로 드러낸 미소에, 아마네는 눈을 돌리려고 해도 너무나
매력적이라 돌릴 수 없었다.

만면의 미소와는 다른 아담함과 천진난만함이 포함된 달콤한 미소가, 머리에 강하게 새겨진다.

언제나 보여주는 어이가 없는 듯한 미소나 순수한 기쁨과는 또 다른, 어딘가 어려 보이면서도 여성스러운
아름다운 미소는 부드럽고 고혹적이며, 아마네의 시선을 끌어당긴 채 놓아주지 않았다.

(…… 힘들다)

그런 미소를 보여주는 것도, 그런 미소를 보여주는 것이 자신뿐만이라는 것도, 힘들다.

다짜고짜 뛴 심장을 컨트롤하기 위해 눈을 돌리려 하지만 결국 하지 못한 채, 마히루가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부끄러움에 쿠션으로 얼굴을 가릴 때까지, 그녀를 계속 바라보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6 화


56. 화이트 데이 다음날

「어땠어? 화이트 데이」

다음날, 이츠키가 감상을 물어왔기에 아마네는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학교에서는 배려를 한 건지 물어보지 않았지만, 돌아가는 길에 패스트푸드점에 들렀을 때, 자리에 앉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물어온 것이다.

가끔씩은 짭짤한 음식도 먹고 싶었기에, 감자튀김을 먹으로 왔지만, 이런 소리를 들을 거였다면, 패스트푸드점에
들리지 않는 게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어떻냐니…… 그냥 평범하게 건네줬을 뿐이야」

「좋아해 줬어?」

「…… 뭐」

좋아해 줬다 안 해줬다 말하자면, 좋아해 줬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미소는 아니었지만, 부끄러워하면서도 달콤한 미소를 받았으니, 꽤나 좋아했다고 생각한다.

그 아름다운 미소를, 생각만 해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안쪽부터 열이 뺨으로 다가오는 것을 억누르며, 가능한 평정심을 유지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이츠키는 팔짱을 낀
뒤 「응응」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너의 그 반응으로 볼 땐, 꽤나 좋은 느낌이었던 것 같네. 분명 좋아해 줘서 귀여운 미소를 볼 수 있었겠지」

「아니, 그건」

「점점 사이가 좋아지고 있구나」

놀리는 것보다는 차분한 어조와 목소리였기에, 아마네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츠키는 참견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곳은 참견해오지 않지만, 그 이외에는 친구로서 지적해오기 때문에, 곤란하다.
되갚아주려고 해도 치토세와는 애초부터 사이가 좋기에 이제 와서라는 느낌이므로, 방법이 없다.

말을 잇지 못한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미묘하게 미지근한 시선으로 바라보기에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주문한 감자튀김을 손으로 집으며 고개를 돌린 아마네에, 이츠키는 쓴웃음을 흘렸다.
「나로서는 기쁘다구? 아마네한테도 이제 봄이 오는구나 하고」

「그런 게 아니라니까」

「저쪽에 있어서는 어떨지 모르잖아?」

「…… 없어, 그런 건」

확실히, 마히루가 아마네를 깊이 신뢰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뭣하면 마히루가 아마네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남자,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해도 될 것이다. 적어도, 지금
관계에서는 아마네에게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다만, 그것이 연애 감정일까 생각해본다면, 다르다.

가끔씩 이성으로서 접하게 되어 쑥스러워하긴 하지만, 그것은 이성 간이라면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호의는 받고 있지만, 이성을 향한 연정이라는 의미에서의 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엔 조금 외견을 꾸미게 된 아마네지만, 몹쓸 남자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아마네 같은 타입을 좋아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너, 그런 점에서 비굴하다고나 할까. 정말, 자신이 사랑받는다고는 생각도 안 하는구나」

「오히려 하늘에서 선물이 떨어졌다…… 라기보다는 그냥 도움을 받는 것뿐이지만, 그런 귀엽고 굉장한 아이한테
글러먹은 내가 사랑을 받는다고?」

「미소녀가 모두 꽃미남과 이어진다면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는 녀석들은 없을걸」

그것을 꽃미남에 경계에 들어있는 이츠키가 말해선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지금은 상관없지만 말이야. …… 친구로서 예언을 하나 해줄게」

「뭔데」

「너는 머지않아, 바뀔 거야. 라고나 할까,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나머진 네가 내디딜 뿐이야」

「……아는 척하기는」

「하하하, 너랑 친구한지 얼마나 됐는데」

「1 년도 안 지났잖아」
냉정하게 태클을 걸자, 「그랬구나」하고 웃는다.

이런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고등학교에서부터 친구가 된 이츠키는, 초, 중학교를 같이 보낸 친구보다,


더 아마네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남자다.

「그보다」

「응?」

「너, 자기가 그녀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구시렁대고 있지만, 그 말투나 태도를 보면,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 것 같아」

「감자튀김을 코에 넣어버린다」

「미안」

조금 감동했지만 마지막에 불필요한 말을 하기에 감자튀김을 손에 들었지만, 곧바로 사과를 하기에 이츠키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으셨네요」

평소보다 1 시간 정도 늦게 집에 도착하자, 앞치마를 두른 마히루가 맞이해왔다.

무심코 아내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츠키와의 대화 때문일 것이다. 마히루에게 그런 감정이 없는데 망상을 해
버리는 것은, 본인한테 미안하기 때문에 황급히 머리에서 쫓아냈다.

「응, 이츠키랑 감자튀김을 먹었거든」

「…… 저녁식사 전인데」

「괜찮아, 남기지 않고 먹을게」

마히루의 요리는 다른 배고, 애당초 감자튀김을 S 사이즈로 골랐기에 그렇게 배가 부른 것도 아니다.

평소의 먹는 양을 준다고 해도 다 먹을 자신이 있다.


「살이 찌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아마네군은 말랐으니까 조금 살이 쪄도 괜찮을 것 같네요」

「너야말로 좀 더 살이 쪄야 하는 거 아니야? 부러질 거 같아서 무서워」

「부러질 정도는 아니에요」

「그런가? 봐봐, 이렇게나 얇은 데」

마히루는 가녀린 그야말로 소녀다운 체격을 가지고 있다. 운동을 잘하기 때문에, 가녀리다고 해도 그저
가녀리다는 것뿐만이 아닌 좀 더 피부가 부드럽다는 느낌이지만.

치면 부러질 것 같은 것은 확실하기에, 시험 삼아 손목을 잡아 보자, 손에 다 잡힐 정도로 가늘었다. 힘을 주면


부러질 것 같기에, 「여자아이는 상냥하고 정중하게 대해 줘야 해」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수긍이 간다.

손을 잡았을 때도 느꼈지만, 마히루는 너무 가녀리기에, 모르는 대서 다치지 않을까 불안하다.

섬세한 손만 봐도 사소한 일로 다칠 것 같아, 이렇게 가늘어서 괜찮을까 생각이 될 정도다.

손가락을 잡고 감촉이나 튼튼함을 확인하고 있자, 조금씩 마히루가 주춤거리고 있었다.

약간 고개는 숙였지만, 시선은 잡고 있는 아마네의 손을 향한 채.

희미하게 물이 든 뺨에, 뒤늦게 허락 없이 맘대로 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황급히 손을 떼어냈다.

「…… 그, 미안. 마음대로 만지는 걸 싫어했지」

「아, 아니…… 아마네군이 만지는 건, 싫지 않아요」

순간 귀를 의심할만한 말을 한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은 듯 고개를 확


들었다.

조금 전보다도 색이 진해진 뺨에 수치심으로 조금 촉촉해진 눈동자가 이쪽을 바라보기에, 아마네로서는 참기가


어려웠다.

「마, 만지라는 말이 아니에요. 다른 남자들에게는 만져지기 싫다는 것뿐이에요」


「으, 으응」

그런 말을 들어도, 심장의 두근거림은 가라앉지 않는다.

마히루가 아마네를 친한 사람으로서 특별하게 대해주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런 말을 들으면 나에게 좋은


해석을 할 것 같기에 그만둬줬으면 한다.

「…… 마, 맞다. 어제 준 팔찌, 안 찼네. 아 아니, 재촉하는 건 아닌데」

심장의 시끄러운 소리를 속이듯 물어보자, 마히루는 손목을 바라본 뒤, 살그머니 아마네가 잡고 있던 장소를
손으로 만졌다.

「…… 집안일을 할 때, 차고 있으면 방해가 되기도 하고 빨리 상하니까요. …… 소중히 여기고 싶어서, 쉬는


날에만 찰 거예요」

「…… 그렇구나」

이유를 입으로 듣게 된 순간, 아마네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것 같았다.

이런 사랑스러운 말을 듣고도 의식하지 않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

선물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도, 확실하게 사용해줄 거라는 말도 들어서, 아마네로서는 다양하게 치솟는
감정이 가슴에서 흘러넘칠 것 같아 괴로웠다.

쿵쿵 하고 시끄러울 정도로 심장이 뛰는 것을 머리로 인식하면서, 아마네는 진정하기 위해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 마음에 들어 한다니, 기쁘네」

「마음에 들고, 소중히 여길 거예요. 쿠마씨도, 키 케이스도, 팔찌도」

핸드크림은 자주 사용하지만요,라고 작게 쑥스러운 듯 말한 마히루를, 아마네는 더 이상 참지 못한 채, 구두도


벗지 않고 우뚝 선 상태에서 서둘러 구두를 벗고 복도로 올라왔다.

「…… 갈아입고 올게」


「네, 네. 다녀오세요, 아마네군」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마중을 받은 듯한 기분을 느껴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한 아마네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7 화


57. 수료식과 이츠키의 부탁

단상에서 엄격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는 교장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아마네는 하품을 참았다.

수료식의 날이 찾아왔지만, 별다른 감회 없이 이 날을 맞이한 채, 교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솔직히 자고 싶을


정도로 지루하다.

그것은 주변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던 듯, 열심히 듣고 있는 학생은 극히 적었으며, 대부분이 적당히 흘러 넘기거나


졸린 듯 단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대놓고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을 수는 없었기에,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빨리 끝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 아마네는 적당히 흘러들었다.

이것이 자신들의 졸업식이라면 감회가 있었겠지만, 수료식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만한 감동이나 다른 감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아마네는 우등생의 모습을 하며,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

「…… 아─ 어깨 결렸어」

「교장선생님의 말이 길었으니까」

식이 끝나 교실로 돌아가자, 모두가 각자 그런 말을 쏟아냈다.

그런데도 약간 들떠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이다음, 종례가 끝난 뒤, 2 주 정도의 자유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겨우 지루한 수업에서 해방된다고 입가에 미소가 번져있는 클래스 메이트들을 자리에서 바라보면서, 아마네도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부터 봄방학이 되는데, 어떻게 지내야 할까?

일단 부모님은 전에 봤기 때문에,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기에, 생각보다는 한가하다. 2 학년 과정의 예습은


어느 정도 하긴 할 테지만,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해도 맘에 드는 아르바이트를 찾기엔 시간이 없고, 휴일에 놀만한 친구는 이츠키와
치토세 정도다.

「야야, 아마네」

방금 머릿속에서 생각한 이츠키가, 뒤에서 말을 걸어왔다.

뒤를 돌아보자, 실로 상쾌한 미소를 짓는 표정……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어쩐지 수상쩍은 느낌이 드는 표정으로,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이츠키가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은, 뭔가 부탁할 일이 있을 때나 귀찮은 일을 떠맡을
때다.

「뭐야」

「너, 내일부터 한가하지?」

「뭐, 한가하긴 한데」

「응응, 그럴 거라 생각했어. 다행이다, 다행이야」

「…… 뭐야」

만면의 미소를 띠는 이츠키가, 자기 자리 옆에 있는 가방을 두드린다.

어제 짐을 많이 들고 돌아갔기에, 로커도 책상도 비웠을 텐데, 뭔가 많은 게 들어있었다. 오늘은 수업도 없기


때문에, 짐은 펜 케이스나 파일, 지갑 정도뿐이기에, 부자연스럽다.

「…… 그건?」
「갈아입을 옷」

「왜?」

「머물게」

어미에 하트 마크가 붙을 것 같이 들썩이며 아첨을 하는 소리에, 아마네의 얼굴이 찌푸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저기 말이야, 너, 머물게 해달라는 게 뭔지 알지?」

「알고 있어, 하루 종일 놀자는 거잖아」

「그건, 단순히 야간의 이웃에게 민폐잖아, 바보야. 시끄럽게 할 생각이야?」

「농담이야. 머물게 해달라는 건 진짜지만」

기본적으로, 이츠키가 사전에 연락을 하지 않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다는 건, 급히 집에 머물러야 하는 사정이 생겼다,라는 것이 되지만, 그런 사정은 떠오르지 않았다.

「아침에 아빠랑 싸웠어」

그런 아마네의 의문에 답하듯, 이츠키는 시원스레 사정을 폭로했다.

「…… 치토세때문에?」

「응. 우리 아빠는 화내면 며칠 동안 화만 내 거든. 아빠 집에 있으면 안 되잖아. 치이의 부모님이라면 받아 줄


것 같지만, 그래도 민폐가 아닐까 해서」

「나라면 괜찮은 거냐?」

「너라면 머물게 해줄 거라고 생각했어」

방이 정리되지 않았을 때도 여러 번 묵은 적이 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일 것이다.

아마네로서는, 머물게 해주는 데 싫은 것이 아니다.


다만, 식사를 만들러 오는 마히루가 싫어하지 않을까, 라는 문제다.

마히루가 쉬기 위한 장소에서 천사님 모드를 하게 되는 건 힘들지 않을까?

그녀는 아마네에게만 본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츠키의 앞에서는 숨기려 할 것이다.

또 하나, 다른 문제로서 최근 마히루가 묘하게 사랑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수줍어하기에, 이성으로서 의식할
수밖에 없는데, 이츠키가 그걸 보고 착각을 할 것 같아서 두렵다.

「…… 그 녀석한테 한번 연락해볼게」

마히루의 의사도 물어봐야 하기에, 메시지를 보냈다. 아마 돌아가기 전에 한 번 이쪽으로 쇼핑 메모를 보내기
때문에, 그때 알아차릴 것이다.

익숙한 동작으로 메시지를 보낸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왠지 감탄하는 것처럼 숨을 삼켰다.

「뭐야, 동거라도 하고 있는 거야?」

「너만 난방과 이불이 없는 곳에 앉혀주지」

「머물게 해주는 상냥함에 칭찬을 해야 할지, 아님 동사시키려는 냉정함을 한탄해야 하는 건지」

「나는 너의 허무맹랑한 망상에 대해 한탄하고 싶거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녀석, 하고 시선을 돌리자 이츠키가 어깨를 움츠렸다.

어깨를 움츠리고 싶은 것은 이쪽이다. 묘한 착각을 받게 되어, 마히루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

이츠키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분위기를 읽을 수 있기에, 마히루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 같지만,


마히루가 없는 곳에서 미묘하게 놀림을 당할 것 같기에 약간 우울해졌다.

이츠키의 미소에 한숨을 쉬자, 우연히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던 것 같은 마히루에게서 『세 사람분의 재료를
사다주신다면 평범하게 만들게요』라는 승낙의 취지를 받았다.
「괜찮대」

「됐다, 수제요리를 먹을 수 있어」

「그게 목적이 아니잖아」

「약간은 있었는데. 아마네가 극찬하는 요리를 한 번 맛보고 싶었거든」

「…… 그 녀석에게 폐를 끼치지 마」

「나는 너한테는 그래도, 그 사람한테는 안 그래」

「나한테도 하지마」

히죽 웃는 이츠키의 이마에 딱밤을 때리자 「아야아!」하고 말하면서도 유쾌한 듯 미소를 짓기에, 아마네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8 화


58. 이츠키의 사정

「그래서, 언제까지 있을 생각이야?」

하교를 하고 쇼핑을 한 뒤, 집에 돌아와, 한숨을 돌릴 때, 자기 집인 것처럼 편히 쉬고 있는 이츠키를 바라봤다.

최근엔 마히루가 있는 관계로 그다지 집에 데리고 오지 못했지만, 몇 번이나 이 집에 왔었기 때문에 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다리를 꼬고 커피를 마시는 미남들에게만 가능한 모습을 취하던 이츠키는, 생각을 하듯 시선을 위로 올렸다.

「으음─, 우선 3 일 정도 있고 싶어. 귀찮아 죽겠네, 정말.」

「네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남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유연함이 없는거니까」

「고집이 세고 융통성이 없는 시대착오적인 아버지라고 해도 돼」

「저기」

「부모님한테 만날 상대 같은 걸 지시받았거든」

어차피 어른이 되면 집을 나가겠다며, 혀를 내미는 이츠키지만, 진심으로 아버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아버지는 한 번 마음에 들면, 친밀감을 가지고 대해주는 타입이다. 치토세를 아직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
아마네에게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었다.

치토세와의 교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츠키의 집안이 나름대로 좋은 집안이기 때문에, 장남으로서 맞는
여성을 선택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아마 단순히 이츠키의 아버지가 치토세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도 있다.

다만, 무조건 부정당하고 있는 것 같은 이츠키로서는, 그렇기 때문에 집을 나가려고 하는 거지만.

「그런 점 때문에, 별로야. 내 마음대로 하게 해주면 좋을 텐데」

「우리 집은 부모님이 엉망진창이라, 아들이 좋아하는 상대를 선택하면 그걸로 되는데」

「정말, 네 부모님이 부러워」

엄격하게 자란 결과, 폭발해 지금의 이츠키가 된 것 같기에, 너무 부정할 수도 없다.

머리카락을 밝게 물들여 노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도, 본인이 말하길, 반항이라고 한다.

「그렇게 말해도, 부모님을 존경하고 있잖아?」

「사람으로서는 존경하고 있지만 부모로서는 아니야. 너무 억압만 하잖아……. 조금은 당근을 줘도 괜찮을 텐데,
너무 채찍만 휘두르며 키우려고 하니까」

「그건 당근을 주는 쪽에서도 알고 있지 않을까?」

「방목만 해줬다면, 그걸로 납득했을 텐데, 우리에 넣고 목걸이까지 채우려고 하니까, 이빨을 보이는 거야」

몇십 년이나 같이 살았으면서도 그걸 모르는 것 같아,라며 어깨를 움츠린 이츠키는, 남아 있던 커피를 단숨에


삼켰다.

「나도 이제 아이가 아니니까, 뭐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어」

「생각?」

「응─, 뭐 대학을 졸업할 때까진 부모님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게 화가 나긴 하지만, 그게 끝난 뒤, 집을


나와 둘이서 생활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같은 걸 생각하고 있어」
「집을 나가는 게 전제구먼」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고등학생이면서도 그런 각오를 하고 있는 이츠키가 어떤 의미로서는 굉장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츠키의


아버지와 나름대로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역시 화해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우선은 이츠키의 아버지의 분노가 누그러질 때까지는 여기에 있겠지만, 빨리 화해를 했으면 좋겠다.

「뭐, 며칠간은 푹 쉬어라. 다행히, 휴일이라 시간은 많으니까」

「가진 건 친구뿐이야……!」

「들러붙지 마, 기분 나빠」

「상처받았어! 위자료로 시이나씨의 요리를 원해!」

「상처받지 않아도 먹을 수 있다고」

「테헷」

「귀여운 짓 하지마, 기분 나빠」

「너무 심하잖아…… 야」

일부러 우는 시늉을 하지만 얼굴은 미소가 가득한 채였기에, 아마네는 기가 막힌 것처럼 그를 바라보며, 약간
안도했다.

그가 아버지랑 싸우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오늘 아침은 조금 심했던 것 같다. 학교에선 괜찮아 보였으니,


약간 회복을 한 것 같지만.

뭐 본인에게는 도저히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아마네는 이츠키에게 쌀쌀맞게 대하면서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해가 지고 난 뒤, 마히루는 아마네의 집에 왔다.


빈손인 것은 이미 아마네가 부탁받은 재료를 준비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사전에 이츠키가 있다는 걸 전해줬기에, 편히 쉬고 있는 이츠키의 모습을 보고도 동요한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이츠키가 미묘하게 당황할 정도였다.

「오랜만이에요, 아카자와씨」

「나야말로 오랜만이야. 갑자기 사랑의 보금자리로……아야아, 알았어, 농담이라고. 갑작스레 찾아와서 미안해,
친하지도 않은 녀석이 와서 곤란하잖아」

아마네가 무언으로 다리를 밟았기에 약간 아파하면서도, 이츠키는 생글생글 미소를 띠었다.

「아니에요, 그런 건. 떠들썩한 편이 재밌으니까요」

「이 녀석이 있어봤자 시끄러울 뿐이야」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에요」

꾸중을 들어서 입을 다물자 이츠키가 싱글싱글 웃었기에,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보이지 않게 옆구리를 꼬집었다.

이츠키의 몸이 좋아서 잡은 부분이 별로 없었지만.

「그럼 전 저녁식사를 만들러 갈 테니까, 편히 쉬세요」

둘이서 자그마한 공방을 펼치고 있자, 마히루는 생긋 천사의 미소를 띠곤, 앞치마를 입고 부엌으로 떠났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니까, 상대하는 걸 아마네에게 맡기는 거겠지.

마히루의 뒷모습을 바라본 이츠키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 열쇠를 줄 만큼 사이가 좋구나」

「시끄러」
너무나 일상이 되어 열쇠를 사용해버렸을 것이다. 인터폰을 누르지 않고 들어왔기 때문에, 이츠키가
알아차려버렸다.

「느긋해 보이는 건, 시이나씨에게 있어서, 이곳이 있을 곳이란 인식이라 그런 거겠지? 이미 부인인 것처럼
보이는데, 저 태도」

「내쫓아도 되지?」

「농담……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객관적으로는 그렇게 보인다는 걸 인식하라구?」

목덜미를 잡으려고 한 시점에서 이츠키가 도망친 뒤, 카펫에 앉아 게임을 기동하기 시작했으므로, 아마네는
소파에서 내려와, 그의 등을 가볍게 무릎으로 차면서 옆에 앉은 뒤.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잠시 후, 접시를 꺼내는 소리가 들렸기에, 마히루에게 전부 시키기 미안해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도와줄게. 저걸 가져가면 되는 거지?」

「감사합니다」

여느 때처럼 담은 것을 테이블에 늘어놓자, 이츠키가 미묘하게 기가 막힌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뭐랄까……」

「뭐야」

「아니, 안 말할래」

끝까지 말하지 않고 게임의 뒷정리를 하고 있는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뭐야」하고 약간 곤혹스러운 듯한


목소리를 흘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59 화


59. 세 사람의 식탁

저녁식사의 시간이 되어 세 명이서 마히루의 수제 요리를 먹는데, 이츠키는 실로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맛있어……」

「감사합니다」

기분이 좋은 듯 마히루는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 천사님의 미소이긴 하지만, 비밀을 알고 있는 상대이기 때문에
조금 소심하다.

이츠키는 정신없이 요리를 입으로 옮기고 있었다.

이츠키는 아마네보다 많이 먹는다고 미리 말해놨기 때문에, 평소보다 양이 많았지만 그것조차 시원스럽게 해치울
것 같다.

「아─, 이런 요리를 매일 먹을 수 있는 아마네는 행운아구나……」

「그건 자각하고 있어. 오늘도 맛있네」

「…… 감사합니다」

된장국을 홀짝이며, 감상을 말한다.

자연스레 뺨이 느슨해지는, 이 안심되는 맛과 된장의 풍미가 좋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다는 것이 사실은
대단한 일이지만, 제작자 본인은 그다지 자각이 없는 것 같기에, 칭찬을 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본인의 인품이 배어 나온 것 같은 상냥한 맛은 혀뿐만 아니라 가슴까지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이츠키가
빠져드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 맛있다」

오늘은 아마네가 좋아하는 달걀말이를 만들어줬기에, 평상시에 비해 20%정도 더 빨리 밥을 먹고 있다. 물론 항상


맛있어서 더 먹기는 하지만, 역시 계란 요리가 있으면 식욕이 다르다.

맛있다, 하고 깊은 맛이 흘러넘치는 요리에 입맛을 다시고 있자, 이츠키가 이쪽과 마히루를 힐끔힐끔 바라봤다.

「…… 흐흥」
「무슨 말 했어?」

「아─니, 아무것도」

일부러인 듯 고개를 저으며 밥을 긁어먹는 이츠키에게 그 이상 추궁은 하지 않은 채, 아마네는 조용히 이쪽을


바라보는 마히루에게 어깨를 움츠렸다.

저녁식사 후, 마히루는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

평상시라면 아마네가 목욕을 하기 전인, 22 시 전까지는 집에 있지만, 오늘은 이츠키가 있기 때문에, 돌아갔을
것이다. 아마네가 빨래를 하는 동안 이츠키랑 뭔가 대화를 나눈 듯, 어쩐지 어색해 보였기에, 그 탓도 있을
것이다.

이츠키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물어보자, 「잡담이야」라는 말이 돌아왔기에 그 이상은 추궁할 수 없었지만,


확실히 다른 일이 화제로 올라왔던 것 같다.

「야, 아마네」

자기 전, 아마네의 방의 바닥에 이불을 깔던 이츠키가, 침대에 걸터앉은 아마네를 올려다봤다.

「뭐야」

「너, 시이나씨한테 그렇게 다정한 얼굴을 보이다니」

「시끄러」

「옆에서 보고 있으면 대박이야」

「내쫓아버린다」

「싫엉」

아직도 더 남았냐, 이 녀석,이라는 시선을 보내지만, 이츠키에게 반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평소의 히죽히죽 웃는 모습이 아닌, 어딘가 감탄한 것 같은, 기쁜 듯한 표정이다.


「뭐, 네가 솔직하지 못한 건 항상 그랬으니까. 나는 기뻐. 아마네의 좋은 점을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나서
말이야」

「하?」

「왜 시비조인 거야……. 너 말야, 클래스 녀석들은 아마 어둡고 무뚝뚝한 존재감 얇은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그건 자각하고 있어」

반 안에서의 아마네의 위치는, 수수하고 무뚝뚝한 이렇다 할 특기도 없는 눈에 띄지 않는 남자다. 시험이 끝난


후, 붙여지는 순위를 봤던 인간이라면, 적당히 머리가 좋다, 라는 것이 늘어나는 정도.

이츠키처럼 세련되고 밝은 이케맨이나 카도와키처럼 왕자님계 이케맨이라는 기질을 기준으로 보자면, 아마네는
공기라고 해도 될 정도다.

의도적으로 눈에 띄지 않게 있다는 것도 있지만, 아마네의 평가는 결코 높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건 외견상으로만 매겨지는 평가일 뿐, 네가 가진 인품에 대한 평가가 아니야. 그걸 보여주려고 해도,


어느 정도 친하지 않으면 너의 좋은 점을 보기 어려우니까」

가만히, 이츠키가 아마네를 바라본다.

뭔가 불편한 것은, 이츠키의 눈이 농담을 하거나 놀릴 때 나오는 색이 아닌, 진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네가 굉장한 좋은 녀석이라고 모르는 건 아깝달까. 그러니까, 시이나씨가 너의 좋은 점을 알고,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게, 나로서는 기쁘다고」

「이츠키……」

「그러니까, 빨리 사귀어서 더블데이트하자」

「너, 결국엔 그길로 빠지는 거냐」

조금 감동했다가 손해를 본 듯한 기분이 된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단지, 이츠키는 이츠키대로 얼버무리지 않는다면 힘든 건지, 어렴풋이 뺨이 붉어져 있기에,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이도 기뻐할 거야」

「혼자서…… 아니, 둘이서 갔다 와라. 우리들을 말려들게 하지 마. 그보다 만약 그런 관계가 되었다고 해도,
내 모습으로 갈 수 있을까」

「아니, 그건 저번에 됐었던 모습으로 있어줘야 해. 그보다 그 모습 좀 보고 싶은데」

「싫어」

「시이나씨에게만 보여 주고 싶다는 남자의 마음이냐」

「이츠키, 추운 날씨에 밖에 나가고 싶지 않다면, 입 다물고 조용히 있어라」

「알겠어」

이불 위에서 정좌를 한 채 사과를 하는 이츠키에게 「정말」 하고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을 흘린다.

이츠키로서는, 아마네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 주변도 즐거워진다는 꿍꿍이가 있었을 것이다.

(…… 마히루와 사귄다니, 있을 리가 없잖아)

안 그래도, 보살펴주고 있고 폐도 많이 끼치고 있는데, 사귀게 된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의지해 버릴 것 같아서
두렵다. 이미 몹쓸 인간인 상태인데, 사귀고 나면, 더욱 타락으로 일직선 할 것 같다.

애당초, 마히루는 아마 이성을 기피하고 있다.

아마네나 수토, 아마네가 신뢰하고 있는 이츠키에게는 거부감을 보이지 않지만, 이따금 학교에서 보이는 마히루는
이성을 대할 때, 다른 여자들보다도 벽이 두껍다. 천사님의 가면을 쓰면서 위화감이 없이 거리를 두고 있다.

그 많은 고백성사를 받았음에도 교제를 했던 경험이 없었으니, 남자, 그 자체를 피하고 있다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비록 아마네라고 해도, 거절당할 것이다.

애당초, 어설픈 마음으로 상대에게 좋아한다고 전하는 건 실례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현제 마히루와
어떻게 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마히루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을 테고, 사귀다니, 바보 같은 망상이다.

「…… 하지만, 뭐, 시이나씨가 그토록 너를 신뢰하고 있잖아. 그걸 전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정하지 말고,


잘 봐」

아마네의 마음을 간파한 듯 말한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 그런가」하고만 중얼거린 뒤,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0 화


60. 돌격, 남자친구의 점심 식사

『이치군만이라니, 치사해! 나도 마히룽의 음식을 먹고 싶어―!』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치토세의 그런 전화가 아마네에게 걸려 왔다.

아무래도 이츠키가 어제 치토세에게 그렇게 전해줬던 것 같다. 어제 식사가 나열되었을 때,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치토세에게 보내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나한테 말하지 말고. 시이나한테 물어봐」

『그럼 마히루한테 좋다고 들으면, 나도 가도 돼?』

「그건, 뭐」

『알았어! 그럼 마히룽한테 물어볼게!』

기세 좋은 말이 들리고 전화가 끊겼다.

시끄러워서 스마트폰을 약간 귀에서 떼고 있던 아마네는, 행동력이 있는 치토세에게 감탄하면서 이어가 없는 듯한


표정을 만들고 있었다.

보고 있던 이츠키는, 흐뭇한 듯 웃었다.

「치이는 잘 있나 보네」

「네 여자친구의 폭주하는 버릇 좀 어떻게 안되는 거냐?」


「무리야. 치이는 좋아하는 건 좋아한다고 몸으로 나타내는 타입이니까. 그게 좋지만」

음음, 하고 수긍하고 있는 이츠키에게 그건 콩깍지야 라는 생각을 했지만 입을 다물었다.

별로 치토세의 감정이 풍부한 점이나 누구하고도 친해질 수 있는 밝은 모습은 장점이기도 하고 아마네에게는 없는


것으로 부럽다고 생각하지만, 그녀에게서 러브콜을 받는 마히루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히루에게 기도를 하며, 우선 어제 남은 저녁식사를 따뜻하게 데우고 아침밥으로 먹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하기에,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

점심때가 되자, 금세 치토세가 나타났다. 짐인 것 같은 배낭을 짊어진 채, 손에는 재료가 잔뜩 들어간 쇼핑백을
들고 있었으며, 옆에선 마히루가 쓴웃음을 지으며 똑같이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밖에서 만난 것 같다. 치토세와 같이 쇼핑을 하고 여기까지 왔던 것이겠지. 그렇지 않다면, 둘이서
쇼핑백을 들고 있지도 않을 테고, 치토세는 엔트렌스를 넘어올 수조차 없다.

「행동이 빠르네……」

「마히룽의 집에 묵게 돼서 어쩔 수가 없었어!」

「…… 묵어?」

「모처럼 봄방학이니까 괜찮잖아. 마히룽도 된다고 했구!」

그치? 하고 치토세가 만면의 미소를 띠며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눌렸구나)

치토세의 기세에 진 것에 틀림없다.

다만, 싫어하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갑작스러운 일에 약간 당황하고 있을 뿐일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냉장고에 재료를 넣으러 가는 마히루는, 옆을 지나쳤을 때 아마네에게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네의 약간의 불안을 간파하고 있던 듯,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은 채, 저녁식사용 재료들을 냉장고에 넣는


마히루의 등을 바라봤다.

치토세는 싱글벙글 웃으며 「마히룽의 요리가 기대돼―」하고 이츠키의 옆에 앉아 끈적거리고 있기에, 아마네는
앉은 장소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뭔가 도와줄 일이 있어?」

「…… 아마네군, 요리 못 하잖아요」

거실에선 들리지 않을 작은 소리로 이름을 부른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야채를 씻는다던가 하는 건 할 수 있는데? 아님, 지시가 해준다면, 간단한 일은 가능해」

「…… 그럼 도와주세요. 저쪽을, 참을 수 없던 거죠?」

「잘 알고 있네. 저 녀석들 짜증 나니까」

어깨를 움츠리고, 싱크대에서 손을 씻는다.

마히루의 일을 도와주는 데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하지만, 요리를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계량이나
사전 준비를 돕는 정도는 할 수 있으므로, 당분간, 연인들의 노닥거림을 뒤로하면서 마히루의 서포트를 하게 될
것이다.

「덧붙여서 오늘의 점심은?」

「오무라이스와 그린포타주, 그리고 샐러드에요. 치토세씨가 오믈렛을 자르면 퍼지는 반숙 타입을 먹고 싶다고
하셔서요」

「그렇구나」

「좋아하죠? 계란요리」
「좋아해. 거기에 네가 만든 게 가장 맛있으니까, 기대된다」

마히루의 요리는 빗나간 적이 없기 때문에, 좋아하는 계란 요리라면 더욱더 기대가 된다. 전에 먹은 비프 스튜─
오무라이스도 최고였다. 그걸 매주 먹어도 질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치토세, 나이스 리퀘스트, 라고 속으로 엄지를 세우면서 기분 좋게 쌀을 네 사람분으로 계량한 뒤 씻고 있자,


마히루는 냉장고 앞에서 선 채 굳어 있었다.

「…… 왜 그래?」

「…… 그렇게 말해 주는 건 기쁘지만, 기습은 안돼요」

「무슨 말이야?」

「모르셔도 돼요」

휙, 하고 고개를 외면한 채, 수프의 재료를 자르기 시작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저래도 사귀지 않다니, 잘 모르겠어」

「그러게―」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1 화


61. 천사님과 이해해주는 사람

「하ㅡ아 맛있었다―!」

점심 식사를 다 먹은 치토세는, 기뻐하며 배를 문질렀다.

표정에서도 대만족이라는 것이 전해지기에, 마히루는 기쁜 듯이 미소를 지었다. 사람에게 대접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기에, 오늘의 갑작스러운 습격도 본인으로서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시이나씨는 뭐든지 만들 수 있는 것 같아. 반숙 오믈렛, 거기에 제대로 된 오믈렛의 형태라니」


「요리를 가르쳐 준 선생님 덕분이에요」

「요리를 배운 적이 있었어?」

「에에, 네. 혼자 살아도 곤란하지 않도록, 누군가에게 대접을 해도 창피당하지 말라고요」

「헤에─! 이렇게나 요리를 하게 됐다니, 굉장한 선생님이었구나! 」

마히루가 말하고 있는 건 아마 이전에 말했던 가정부일 것이다.

마히루의 친가에서 마히루에게 유일하게 잘 대해준 사람임에 틀림없다.

「나도 그 사람한테 배우면 이렇게 잘 할 수 있을까?」

「너는 호기심을 억누르고 모험만 하지 않는다면, 평범하게 만들 수 있잖아」

「모, 모험하지 않는다면 시작되지 않는다구?」

「그것만 없다면, 너는 뭐든 만들 수 있을 텐데…… 그 호기심과 장난기가 방해를 하고 있는 거야…… 그냥


레시피대로 만들면 될 텐데……」

치토세는 장난만 치지 않는다면, 평균 이상으로 대체로 해 낼 수 있지만, 그 침착성이 없는 성격과 나쁜 버릇


탓에 대개 평가가 한 단계는 떨어진다.

고양이처럼 제멋대로고 마이 페이스 성격인 치토세가 가만히 있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일 것이다. 가만히
있는다면, 있을 수 있는 것 같지만, 피곤해지는 것 같다.

가만히 있기만 한다면, 총명한 여성이 될 텐데, 본인의 본바탕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요리도 그렇지만, 조금은 언동에 침착해져라. 여기 좋은 예가 있잖아」

「엥, 마히룽처럼은 되고 싶어도 될 수가 없다구. 답답해」

「그건 시이나한테 실례잖아」

「응, 하지만 마히룽을 보면, 숨이 막힌다는 느낌이 들어」

때때로, 치토세는 놀라울 정도로 본질을 간파할 때가 있다.


「학교에 마히룽은 재미없어 보이니까」

「…… 그렇게 보이나요?」

「응─. 같은 반이 아니니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재미없어 보인다고나 할까, 조금 뒤처져서 전체를 부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보이고, 약간의 실수도 방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니까」

아마, 라는 것보다, 확실히 치토세의 예상이 맞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좋은 아이의 행동을 하고 있지만, 그 가면의 안쪽에는 극소수밖에 없다.

마히루는 좋은 아이라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기피하는 점이 있다.

그것을 본인이 가장 자각하고 있기에, 조금 표정이 흐려지긴 했지만, 치토세는 방긋 웃으며 옆에 있는 마히루에게
팔을 뻗었다.

「이런 사적인 장소에선 미히룽이 굉장히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이쪽이 진짜구나라는 걸 알 수 있다구?
나는 이쪽이 좋아―」

에헤헤─, 하고 웃으며 마히루에게 찰싹 달라붙는 치토세에게, 마히루는 한순간 당황한 듯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싫지는 않은 듯 조심스레 치토세를 접했다.

「마히룽은―, 조금 더 솔직해져도 좋다고 생각해―. 저기, 아마네한테 마히룽이 응석 부려도 된다구? 쟤는


저래 보여도 맘에 드는 사람한테는 굉장히 잘해주니까, 마히룽이라면 응석 부릴 수 있을걸?」

「하지 않을 거예요! 」

「에─?」

「…… 치토세씨가 기대하는 건 없어요」

휙, 하고 고개를 외면한 마히루에게, 치토세는 웃는 얼굴로 「그래?」라고 돌려준 뒤, 왠지 모르게 이쪽을


바라봤다.

이쪽을 바라봐도, 이쪽에선 어찌할 도리가 없다. 마히루가 의지해 오지 않는 한, 약해지지 않는 한, 마히루가
응석 부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본인은 자신의 다리로 서기를 바라고 있으니까, 그 의사를 존중하는 편이 좋다.
다만, 만약…… 응석을 부리고 싶다고 한다면, 어찌해야 할까…….

주저는 없다. 혼자서 떠안고 있는 것을 이쪽에게 보여주고 지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란다면, 당연한 듯이 그 작은
등을 받쳐줄 자신이 있다.

그만큼 친해졌다는 사실을 다시 새삼 깨닫고 부끄러워졌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은 채 치토세와 마히루의


모습을 바라봤다.

「미소녀끼리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건 눈요기가 되는구나」

「어이」

이츠키의 변태 냄새나는 발언을 무시하며, 사이좋게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히루에게도 확실하게
내면을 보여줄 수 있는 동성 친구가 나타나서 다행이다,라고 작게 안도했다.

치토세의 숙박은, 당연히 마히루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이츠키와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치군이랑은 자주 같이 잤으니까 마히루가 좋아」라며, 저녁식사 후


기뻐하며 마히루의 집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아주 사이가 좋고, 치토세의 집에 자주 머물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 발언이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뭐랄까, 자주 잠을 잤다는 사실이 미묘하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런 아마네에게 이츠키가 「뭘 상상하고 있는 거야, 무뚝뚝하게」라는 귓속말을 들었기에, 다리를 밟았다.


새끼발가락을 밟지 않은 건 자비다.

「너 말야─, 부끄러워지면 발을 밟는 것 좀 그만두면 안 되냐?」

「이상한 의혹을 하는 네가 나쁜 거야」

자기 전에 푸념을 들었지만, 아마네는 외면했다.

진심으로 밟은 것이 아닌 금방 아픔이 가실 정도로 힘을 조절했기 때문에 이츠키도 화내는 모습은 없다. 그렇다고
하는 것보다 남자끼리의 가벼운 장난에 화를 낼만한 이유가 없다. 이츠키한테 밝히기도 하므로, 자주 있는 일이다.

「그냥 보통처럼 자주 있는 것뿐이야」

「그건 알고 있다고, 그보다 이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는 게 어때?」

「남자라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당연하잖아」

「됐다」

일일이 친구 커플의 생생한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는 끝이라며 이츠키를 노려보자, 유쾌한
듯한 미소를 띠었다.

「너, 정말 초식이라고나 할까 순진하다니까」

「내쫓겠어」

「뭐, 그러니까 시이나씨도 마음을 열은 거겠지. 네가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접근하지 않았을 테니까」

다행이다! 라며 웃는 얼굴로 엄지를 세우기에, 아마네는 마히루에겐 보여주지 않을 떫은 표정을 이츠키에게


향했다.

다만, 이츠키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는 듯, 웃고 있지만.

혀를 차면서 이츠키를 노려보려 할 때, 손에 있던 스마트폰에서 경쾌한 전자음이 울렸다.

메시지 수신의 신호로 설정되어 있는 소리로, 이츠키를 노려보는 것을 일단 그만두고, 스마트폰의 화면을 열자,
치토세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내일의 예정이라도 물어보려는 건가 하고 앱을 열자, 메시지 1 건과 사진을 보낸 것 같았다.

『봐봐, 마히룽, 귀엽지! ※허가는 받았어』

그런 문장과 사진이 있었다.

사진에 있는 것은, 마히루가 침대 위에서 정자세를 무너뜨린 모습이다. 뒤에는 침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그뿐만이라면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문제는 복장이나 표정이다.

그녀는 잠옷을 입고 있었다.

그것은 그저 평범한 일이지만, 잠옷으로 입고 있는 것이 긴 소매의 넉넉한 원피스 타입의 잠옷, 이른바
네글리제라는 녀석으로, 마히루의 청초함 부각시키고 있었다. 희미한 핑크색인 것도 여성스러움을 끌어올리고
있어, 정말로 사랑스러웠다.

목욕을 해서 그런지, 소매에서 들여다보이는 피부는, 전체적으로 달아오른 듯, 안쪽부터 희미하게 붉어져 있다.

덕분에 노출은 없는데도 묘하게 요염하고, 그러면서도 청초라는 상반되는 인상을 동시에 안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길을 끈 것은――마히루의 표정이었다.

아마네가 준 곰인형을 무릎 위에 둔 마히루는, 카메라를 보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다만, 많이 고개를 숙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표정이 가려지지 않은 채, 수줍어하는 표정이 찍혀 있었다.

뺨에 떠오르는 장미색은, 목욕을 한 탓만이 아닐 것이다.

부끄러워하면서도, 괴로운 것처럼 보이는 표정은, 평상시의 요염함을 몇 배나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무릎 위에 얹은 채, 손을 대고 있는 곰인형 탓에 귀여움도 늘어나,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뺨이


안쪽부터 뜨거워졌다.

(-뭘 하는 거야, 바보)

이런 사진을 보내다니, 무슨 속셈이야?

왜 자기 전의 나한테 보여준 거야. 이런 걸 보게 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잘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뭔데 스마트폰 보고 얼굴이 붉어진 거야. 수상한 사진이라도 보고 있는 거냐?」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럼 뭘 보고 있는 건데?」

자, 하고 보여주자, 숨길 여유도 없이 이츠키의 눈동자가 스마트폰에 표시된 메시지를 찍고, 그리고 빙그레
미소를 띤다.

「과연 과연, 아마네군은 순진하다니까요」

「영원히 잠들어버려라」

「은근히 죽으라고 말한 거 아니야?」

「직접 말해줘?」

「무정하네요―. 아니, 그렇지만 뭐 그 천사님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되면, 남자라면 흥분하는 것도 당연하니까.


치이가 제일이지만」

「뭐라는 거야, 이 바보가」

도대체, 라고 말하며 손바닥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 한숨을 내쉬자, 찰칵하고 셔터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 이츠키」

「아니, 치이한테서 아마네를 기념으로서 촬영을 하라 해서. 괜찮지?」

「괜찮기는 한데, 나를 찍어서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야……」

「별로 다른 사람한테 유출시킬 건 아니니까 안심해. 그리고 의미는 있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아마네는 기가 막힌 것처럼 이츠키를 바라봤지만, 이츠키는 그저 만족한 듯


웃을 뿐이었다.

날 찍어도 필요 없을 텐데, 하고 작게 투덜대면서 크게 숨을 내쉬기 시작한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왜 이


녀석은 이렇게 자신한테 무관심한 거지?」하고 아마네보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내일 대타로 알바를 가게 돼서 여기까지밖에 못하겠네요.. ㅠㅠ
15 편정도 연참이 남은 것 같은데..
빠르게 하면 이번 주 안에 끝낼 수 있겠죠....?

다음화부터는 1 장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1 장이 거의 남지 않았기에 (5 화남았습니다), 1 장이 끝나면, 조금 쉬는 의미로 다른 작품들을 번역하려합니다.
아마 마물을 길들이는 현자를 번역할 것 같네요.. ~_~
ps. 하이라이트부분이기에 스포일러성 댓글은 절대로 달아주지 말아주세요. (스포일러는 아이디 및 ip
차단입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2 화
62. 천사님의 자폭

「…… 지쳤어……」

이츠키와 치토세의 숙박이 끝난 뒤, 둘이서 소파에 주저앉았다.

일단 3 일째인 오늘로 집에서 지내는 것이 끝났으며, 나머지 하루나 이틀 정도는 치토세의 집에 지내게 된 것
같다. 며칠 정도라면 치토세의 부모님도 괜찮은 것 같다 (매일 있어줘도 좋다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사양한 것
같다).

마히루가 만든 점심을 먹은 뒤, 「방해 했었네, 나머진 둘이서 사이좋게 있어」라는 말을 남기곤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떠났다. 이상한 망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태클을 거는 것도 귀찮아졌기에
방치했다.

「마히루는 피곤하지 않아?」

「…… 피곤하다고나 할까,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그래?」

적어도 아마네가 마히루를 알고 나서 지금까지 마히루가 친구를 집에 부른 적은 없었던 것 같기에, 치토세가


계기가 되어 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치토세와도 아마네가 모르는 곳에서 만나거나 같이 노는 것 같기에, 친한 친구가 생긴 게 다행이다.

「…… 뭐, 그, 갑자기 사진을 찍길래, 깜짝 놀랐지만요……」

「아, 아아, 그거 말이지?」

사진이라는 말을 듣자, 어제의 청초하면서도 요염했던 모습이 떠올라, 자연스레 뺨이 붉어진다.

특별히 큰 노출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네글리제는 소재가 얇은 옷이기 때문에, 몸매가 부각되어 있어서 눈의
독이었다. 오히려 노출이 없다는 것이 요염함을 높여주는 요인이었다.
남자의 욕심으로 무심코 저장을 한 뒤 폴더에 넣어버렸지만, 죄책감이 든다.

「어젠 『귀여워―!』 라고 말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어서 무슨 사진을 보냈는지 모르겠는데, 무슨 사진이었나요?


기세에 밀려서 허락은 했지만, 너무 부끄러운 사진이면 곤란해요……」

치토세는 보낸 사진을 보여주지 않은 것 같다.

아마 베스트 샷을 이쪽으로 보냈겠지만, 본인은 그런 표정을 짓고, 그런 사진이 찍혔다는 걸 알고나 있을까.

본인에게 그 사진을 보여준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이 안 간다.

결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도, 옷이 흐트러졌던 것도 아니었지만, 뭐랄까, 그 사진은 파괴력이 너무 크다.

「그, 그게, 곰인형을 무릎에 얹은 사진이었어」

「…… 쿠, 쿠마씨를요……?」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구나」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단지, 죄책감이 들기 때문에, 폴더의 깊은 곳에 봉인하려고 한다. 지우지 않는 건 자그마한 남자의 마음


때문이다.

곰인형이라는 말을 들은 마히루는, 왠지 뭔가가 떠오른 듯 작게 미소를 지었다.

「…… 소중히 간직한다고 말했었고, 소중한 것이니까요」

귀엽고, 흐뭇하며, 어딘가 그리워하면서도 부드러운 눈빛과 미소에, 숨이 막혔다.

평소의 천사의 미소와 다른, 천진난만함과 모든 것을 포옹할 듯한 자애가 뒤섞인 미소는, 무심코 넋을 잃고
바라봐 버릴 정도로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다만, 아름다울 뿐만이 아닌, 무심코 끌어안고 싶어질 것 같은 애처로움도 포함하고 있었지만.

「…… 어─, 응, 그, 뭐야. 꽤나 마음에 드나 보네」


「그야 물론이죠, 아마네군이 골라준 거잖아요」

약간 말을 더듬으면서 말하자, 그런 말을 미소를 지으며 돌려준다.

「걱정하지 않아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매일 손질하고, 쓰다듬고, 껴안고 같이 자고…… 지금 말은, 없던
걸로 해주세요」

손질하고, 쓰다듬고, 까지는 괜찮았다.

다만 거기서 이어진 말은, 귀를 의심할 만한 귀여운 행동이었다.

껴안고 같이 잔다.

저 마히루가, 곰인형을 안고 잔다.

마히루의 자는 얼굴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야말로 천사 같은 얼굴이었다.

그 자는 얼굴로, 곰인형을 사랑스러운 듯이 껴안으며 자고 있다. 미소녀가, 곰인형과 함께 잔다.

상상을 하자, 굉장히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싶어지는 광경이 뇌리에 펼쳐졌기에, 얼굴이 붉어졌다.

마히루는 자신이 한 말에 얼굴을 붉히며, 눈물이 고인 촉촉한 눈으로 팔에 매달렸다.

「이, 잊어 주세요」

「아, 아니, 무리야」

「제가 곤란해요」

아무래도 이 사실이 꽤나 부끄러웠던 듯.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인 마히루는 눈물에 어렴풋이 맺힌 눈동자로
아마네를 올려다봤다.

그 표정이 파괴력을 높였지만, 마히루 본인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 그렇게나 부끄러운 거야? 별로 상관없잖아」

「…… 아, 아이 같잖아요, 곰인형이랑 같이 잔다니」

「아, 아니, 상상해봤을 때, 굉장히 사랑스러웠으니까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

「…… 상상하지 말아 주세요」

이번이야말로 마히루는 부끄러워서 아마네를 바라볼 수 없게 된 듯, 마음에 드는 쿠션에 얼굴을 묻은 채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 모습조차 귀엽다고 느끼는 자신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심코, 귀여워해 주고 싶어졌다.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지만, 지금은 역효과일 테고, 본인도 허락해주지 않을 것이다.

욱신거리는 손을 억누르며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자, 잠시 후, 쿠션에서 슬쩍 눈동자를 들어 올렸다.

많이 부끄러웠던 탓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새빨간 얼굴이었지만, 어렴풋이 원망하는 듯한 시선을 주고 있었다.

「…… 아마네군도 부끄러운 일을 말해주셔야 해요. 저만 이러는 건 불공평해요」

「어……?」

자폭한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확실히 아마네에게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다만, 부끄러운 일을 말하라고 해도, 그다지 짐작이 가는 것이 없었다.

「알려주지 않는다면, 아카자와씨한테 메시지를 보내서 물어볼 거예요」

「어느새 이츠키랑 번호를 교환한 거야……」

「실은 치토세씨한테서 들었어요. 어제의 사례라면서, …… 역시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제 됐어요……」

도중에 말을 끊고, 다시 쿠션에 얼굴을 묻는다.

잘은 모르겠지만 자폭한 듯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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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리뷰

리뷰를 한 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감상란에 자주 있는 질문에 대한 것입니다만, 비슷한 질문들이 많기에 대답을 드리려고 합니다.

Q. 타이틀과 다르지 않나요?

A. 이 이야기는(생활 능력적으로) 몹쓸 인간이 (마히루가 없으면)몹쓸 인간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Q. 마히루 시점은 쓰지 않나요?

A. 네타 방지를 위해 당분간은 쓸 예정이 없습니다. 다른 캐릭터 시점도 마찬가지입니다. 본편으로 쓴다고 해도


단락이 붙어 있을 겁니다.

Q. 언제까지 이야기가 계속되나요?

A. 아마 졸업까지.... 결말은 정해놓았습니다.

Q. 마히루씨가 옆집에 없는데요?

A. 제 옆에도 없습니다(′;ω;`)

이런 느낌입니다.

향후, 같은 질문이 있어도 대답을 드리지 않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어우 너무 달엉...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3 화
63. 천사님의 이변

봄방학이란 것은, 특별히 이렇다 할만한 취미가 없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꽤나 한가한 기간이다.

아마네에게 취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거나 산책하러 가는 것뿐으로, 클래스메이트에게 심심한 취미구나


하고 쓴웃음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취미를 위해, 밖으로 나가거나 레저시설로 가지는 않는다. 뭔가 권유를 받지 않는 한, 런닝이나 산책,
식재료를 사러 나가는 정도다.

이츠키는 고등학생인데 청춘을 구가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냐, 하고 기가 막혀 했지만, 어느 정도 건강을 유의해서
운동을 하고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마히루도 기본적으로는 그다지 어딘가로 나가는 모습은 없다.

물론 운동을 하고 있는 것도 봤고, 식재료를 사러 가는 건 봤지만, 어딘가로 놀러 간다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어딘가 놀러 가고 싶지 않은 거야?」

자신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여고생이 이걸로 괜찮은 걸까…… 하고 저녁식사가 끝난 뒤, 마히루에게


물어보자, 잠깐 고민한 뒤 쓴웃음을 지었다.

「놀러 가고 싶은…… 곳은 지금은 없네요. 집에 있는 걸 좋아하기도 하구요」

「뭐, 나도 마찬가지네」

「…… 시호코씨네로 간다든지 하는 건?」

「새해에 만났으니까, 여름에 돌아가기도 하고. 또, 마히루의 요리를 못 먹는 것도 아쉬워서」

「…… 그, 그런가요?」

이미 마히루의 요리를 먹지 않으면, 다른 음식을 잘 먹지 못할 정도로, 매일 먹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마히루가 옆에 있는 게 익숙해지다 못해 당연해져버렸다는 것도 있다.

귀여움이나 애처로움에 의식이 되는 일이 있지만, 옆에 있어서 진정이 된다. 마히루가 내뿜는 분위기가 아마네와
잘 맞는다는 것일 것이다.

「뭐, 집에 돌아간다고 해도 어딘가로 데려가느라 피곤할 것 같으니까」

「…… 데리고 다닌다구요?」

「여행을 가거나 쇼핑을 할 때라던가, 예정이 없으면 어딘가로 데려가. 중학교 땐, 겨울방학에 온천여행도
했었어」
시호코는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고 밖에 나가는 것도 좋아한다, 라기보다는 뭐든지 즐겁게 해내는 타입이다.

거기에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기도 해서, 선약이 있거나 아마네가 싫어하지 않는 한은 어딘가로
데려 다니고 있다. 선택지를 주기는 하지만, 승낙을 받으면 휘둘리게 된다.

유원지나 쇼핑몰은 괜찮지만, 서바이벌 챌린지 같은 도전에 동반으로 참여해서, 힘들었다. 그 가느다란 몸의
어디에 저런 힘이 있는 건가 이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덕분에 여러 가지를 배우고 몸도 나름대로 단련이 되긴 했지만, 그 반동으로 스스로 하는 취미는 차분한 것이 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 재밌을 것 같아요」

「그것도 계속되면 피곤해. 그 텐션에 지친 채로 신학기를 맞이한다고」

「후후, 왠지 상상이 되네요」

「…… 너도 우리 집에 와보면 알 거야. 오히려 네가 있으면 관심이 너한테 갈걸」

「그, 그건……」

만약 마히루가 온다면, 기뻐하며 그녀를 데리고 놀러 갈 것이다.

아무래도 위험한 일은 하지 않겠지만, 분명 쇼핑이나 레저시설로 데리고 다닐 것이다. 딸을 원했던 것 같은


엄마기에 나이가 어린 여자, 그것도 마히루라면, 분명 기뻐할 것이다.

「여름에라도 와 보면 알 수 있을걸. 아마 여러 군대를 끌려다녀서 옷을 갈아입는 인형이 돼버릴 거야」

「…… 여름」

「어차피 마히루를 데리고 오라는 말을 들을 것 같으니까」

여름방학 때, 아마 시호코가 직접 그녀에게 말하지 않을까.

「…… 아, 싫다면, 거절해도 돼」

「아, 아뇨! 기뻐요」


붕붕, 고개를 젓고 있기에, 머리카락이 흔들려 샴푸의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뭐, 엄마한테 물어볼게, 일단. 아마 기꺼이 받아들이겠지만」

「…… 감사합니다」

「오히려 이쪽에 피해가 줄어들어서 내가 답례를 해주고 싶을 정도야」

「정말..」

팍, 하고 손으로 가볍게 얻어맞았다.

물론 아픈 게 아닌, 약간 밀린 정도지만, 조금 심장에 나쁘다.

마히루에게 작은 스킨쉽을 받게 된 것에 무심코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 아마네군?」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 것치고는 시선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데요……」

「아무것도 아니야. 아, 저기 스마트폰이 울리고 있어」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이야기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해, 화면이 빛나는 스마트폰을 가리킨다.

거기에 사고가 바뀌었는지 「뭘 까요?」 하고 이상한 듯 스마트폰을 들고 앱을 켰다.

내용을 엿보다는 것은 실례라는 것과 지금은 그다지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기에, 눈을 피하고 있었지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서, 시선을 마히루에게 돌렸다.

그리고 마히루의 얼굴을 바라본 뒤, 그대로 굳어졌다.

마히루는, 스마트폰을 무릎 위에 둔 쿠션에 떨어뜨린 뒤, 울 것 같은, 미아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에 눈물이 고였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였지만…… 툭 치면 부서질 것만 같은 그런 인상이었다.


이 표정을 봤던 건, 언제였을까?

처음으로 이야기했을 때의 표정과 많이 비슷하다.

「…… 마히루?」

「아니오, 아무것도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아마네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굳은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죄송해요, 저 슬슬 돌아갈게요. 내일은 일이 생겨서, 저녁밥은 무리일 것 같아요. 죄송해요」

아마네가 뭔가 말을 할만한 틈도 없이 마히루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빨리 짐을 정리한 뒤 떠났다.

손을 뻗어봤지만, 그녀는 그걸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무시를 한 것인지. 뻗은 손은, 허공에 떠있을
뿐이었다.

(…… 왜, 갑자기)

분명, 원인은 받은 메시지일 것이다.

마히루에게 저런 표정을 짓게 만드는 건, 아마네가 아는 한 한가지 밖에 없다.

「…… 마히루의 부모님」

마히루는 그다지 사람들에게 연락처를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소수의 사람들만이 메시지 앱의 아이디를 알고 있다.

아마네나 시호코, 치토세와 이츠키, 입이 무거운 몇 명의 여자들만 알고 있다. 그 이외에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한다면, 부모님이 아닐까.

부모님한테서 연락이 왔다면.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말이 없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도망친 것이, 혹시 부모님이랑 만나기 때문이 아닐까.

부모님과 갈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런 표정이 된 것이 부모님이라는 원인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추측만 할 수 있었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 마히루」

떠날 때, 얼굴이 조금 찌푸려진 것을. 봤으면서도,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작게 지금은 이곳에 없는 소녀의 이름을 부르며, 조금 전까지 그녀의 무릎에 있던


쿠션에 주먹을 떨어뜨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4 화


64. 천사님과 독장미

그날은, 날씨가 나빴다.

창밖을 바라보자, 흐리멍덩한 구름이 하늘에 모두 깔려있어, 햇빛은 한 줄기도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서 뭔가
떨어져 내린다면, 빛보다는 물방울일 것이다.

그 때문인지, 이제 3 월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쌀쌀했다.

난방을 키고 소파에 앉지만, 왠지 마음이 편치 않다. 시선이 마히루의 방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아마, 오늘 마히루의 부모님이 마히루와 만나는 것이 아닐까.

오늘은 저녁밥을 만들지 않겠다는 건, 아마 만난 후에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게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뭔가 응어리가 진 듯 불쾌한 느낌이
든다.

참다못해 『만약 무슨 일이 있다면 연락해 줘』라는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걱정이었다.

그런 침착하지 않은 상태로 방에 있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일단 저녁밥을 사기 위해 슈퍼로 갔다.


물건을 살 때도, 머리에 아른거리는 것은 마히루의 얼굴이다. 그런 표정을 짓게 만드는 부모님과 만나다니 많이
힘들지 않을까.

어딘가 두려워하는 것처럼도 보인 그 표정에 자연스럽게 입술에 힘이 실린다.

수상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곧바로 표정을 되돌렸지만, 그래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장바구니에 반찬을 넣는 손이 약간 거칠어져서 작게 내용물이 튀어나와 조금 후회했다.

하아, 하고 한숨을 쉬면서 물건을 계산하며, 천천히 흐린 하늘 아래로 들어간 뒤─그리고, 자신의 집이 있는
플로어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돌아왔을 때, 이변을 느꼈다.

집으로 이어진 복도에 발을 내디디려다, 멈추고 그늘에 한 번 몸을 숨긴다.

마히루의 집 앞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한 사람은, 낯익은 황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 마히루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 이쪽은 낯선 여성이었다.

조금 멀리서 바라봤음에도, 상당한 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이었다.

몸집이 작은 마히루와 대치하고 있었기에 알 수 있지만, 그 여성은 키가 컸다. 마히루와의 차이를 감안해봐도
몸집이 작은 남자 정도와 비슷할 정도로 키가 컸다.

그러면서 몸집이 크다고 느껴지지 않은 것은, 그 여성의 몸이 균형이 잡힌 몸이기 때문일 것이다. 몸에 맞는
슈트로 엿보이는 몸매는, 여성의 이상적인 체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균형이 잡힌 모습이다.

세미롱의 밝은 갈색 머리카락을 어깨에 흘린 모습은, 관록이 있었다.

제대로 아이라인이 있는 눈동자는 화장을 빼고도 야무지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어, 마히루와 대치하고 있어도
눈빛의 날카로움이 누그러지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상당한 미인이지만, 너무나도 얼굴이나 분위기가 선명하면서도 강렬해, 어딘가 다가가기 어려운, 그런 인상이다.
그야말로 잘 나가는 여성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마히루를 청초한 백합이라고 비유한다면, 그녀는 선명하고 강렬하며 화려한 장미,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나 겉모습의 질이 다른 여성이었다.

「정말, 귀염성이 없는 아이네. 그 사람이랑 너무 많이 닮았어. 답답해」

그런 목소리가 붉게 물든 입술에서 새어 나와, 아마네는 눈을 크게 떴다.

마히루와 이야기를 하는 걸로 보아 그녀의 어머니인 줄은 알았지만, 어머니의 입에서 모멸과도 가까운 말이


친딸에게 향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이것은, 친부모가 딸에게 할 만한 말도 표정도 아니다.

저런 모습을 친부모가 보여준다면, 누구든지 상처받을 것이 뻔하다. 이것을, 마히루는 참아왔던 걸까.

「적어도 나를 닮았다면 아직은 괜찮았을 텐데…… 그 사람을 닮아버렸네. 뭐 괜찮아, 대학을 졸업하면 거의
관계가 없으니까, 신경을 써도 어쩔 수 없지. 필요한 서류는 지금까지처럼 우편으로 보내도 돼」

「…… 네」

「그럼, 이제부터 쓸데없는 일로 귀찮게 만들지 말아 줘」

가냘픈 목소리로 대답한 마히루에게 코를 울린 뒤, 발길을 돌렸다.

엘리베이터 홀에 향해 오기에, 미묘하게 거북함을 느끼면서도 아마네는 복도로 나왔다.

엇갈리면서 그녀는 슬쩍 이쪽을 바라봤지만,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채 떠나갔다.

멈춰 서있던 마히루는, 아마네의 모습을 깨닫고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들고 계셨던 건가요?」

「미안」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하게 사과했다.

몰래 엿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그 타이밍에 나올 수도 없었다.

게다가, 지금의 마히루를 그대로 둘 수 없었다.


「그, 그 사람은」

「…… 시이나 사야. 제 친 어머니예요」

최근엔 부드러운 표정이 많았지만, 지금의 마히루는 처음 만났을 때보다도 더 어두운 분위기이며, 말할 때마다
삐걱삐걱 소리가 들릴 정도로 암울하다.

「애초에, 저도 어머니에게 미움받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서, 이제 와서라는 느낌이라 신경 쓰지 않아요」

음성은 담담하면서도 억양이 없다.

이것은 허풍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아마네는 마히루를 봐 왔고 옆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괴롭다, 아프다, 힘들다――그런 감정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조용하게 방으로 돌아가려던 마히루의 손을 잡아 버린 것은, 무의식적이었다.

다만, 아마 그 무의식은 올바른 것일 것이다.

이대로라면, 마히루는 좋지 않을 방향으로 사고를 가져갈 것 같았기에.

멍하게, 있다가 희미하게 미소를 띠며 아마네의 손을 뿌리치려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놓치지 않기 위해 제대로
손을 잡았다.

옥죄이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강하게 잡은 손목은, 놀라울 정도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같이 있자」

아마네가 평소 마히루에게 향하지 않는 강한 말로 말을 하자, 마히루는 얼굴을 찡그린 뒤, 난처한 듯 미소를


지었다.

「…… 별로, 아무렇지도 않다구요? 아마네군이 걱정하지 않으셔도」

「내가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래」


나로서도 나 같지 않다는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발언을 철회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곧바로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는 여린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저항하는 힘을 뺐다.

그것을 승낙이라고 생각한 아마네는, 마히루의 손을 잡아당기고 집으로 들어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5 화

65. 천사님의 독백과 눈물

마히루를 집에 불러, 소파에 앉혔다.

희미한 미소를 머금은 마히루는 바람을 불면 사라질 것만 같아서, 마히루의 손을 잡은 채 앉은 아마네는 감싸듯
손목에서 손바닥으로 손을 이동시켰다.

감싸듯이 손을 잡자,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 시시한 이야기지만, 들어줄래요?」

마히루에게 그런 말을 들은 것은, 아마네의 집에 도착하고 10 분 정도 지났을 때였다.

「저희 부모님은,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었어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집안 사정과 이해의 일치로
결혼했을 뿐이었어요」

마히루는 조용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현대 일본에서는 그다지 볼 수 없는 이유였다.

보통은 서로 좋아해서 결혼하는 것으로, 이해의 일치로 결혼한다는 것은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상류층의 사람처럼 보였기에, 그 부모님도 당연히 상류층의 사람. 그런 이유로 결혼을 했겠지만……
그런데도, 아마네로서는 믿기 어려웠다.
「그래서…… 사실은,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단지, 하룻밤의 실수로 생기게 되었다. 낳아
버렸으니, 어쩔 수 없이 금전적으로 기르고 있었을 뿐. 저를 키울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키울 생각이 없었다고?」

「…… 그 사람들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아요. 돌아와도 자는 시설로만 쓰고 있었을 뿐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다지 부모님의 얼굴을 자주 보지 못했어요. 하고 작게 웃어넘긴 마히루는, 어딘가 초췌해 보였다.

「부모다운 일을 받은 기억은 없어요. 저의 부모님은 실질적으로 가정부였어요. 두 사람 모두, 밖에 애인을


만들고 그쪽에만 매달렸으니까요. 저한테는 돈만 주고 있었을 뿐이었어요. 저를 필요 없어 했으니까요. 아무리
노력해도, 착한 아이로 있어도, 봐주지 않았어요」

거기서, 마히루가 어째서 착한 아이로서, 천사님으로서 행동하는지, 이제야 진정으로 이해가 됐다.

마히루는,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자신을 더 봐달라고 했던 것이다.

착한 아이로 있으면 자신에게 눈을 돌려줄지도 모른다, 칭찬을 해 줄지도 모른다――그런 희미한 기대를 안고
계속 행동하다, 멈출 타이밍을 놓쳐서 지금에 이르렀던 것이다.

지금도 멈추지 않는 것은, 약간의 가능성에 기대는 것인지, 아니면 내면에 있는 자신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가면을 써야만 했었던 건지.

어느 쪽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원해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결국, 저 같은 건 봐주지 않았어요. 예쁘게 자라도, 공부를 잘해도, 운동을 잘해도, 가사를 잘해도, 그
사람들은 한 번도 저를 바라봐 준 적이 없었어요. …… 노력을 해도 소용이 없었을 텐데 그런데도 열심히 노력했던
제가 분명 바보일 거예요」

보답을 받지 못하는데, 하고.

체념으로 가득 찬 한탄에, 가슴이 짓눌렸다.

「제가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이혼을 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지만요. 애인에게


신경을 쓰게 만들고 싶지 않다. 조부모님한테는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까, 제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독립만 한다면, 나머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까요」
「그건……」

「…… 쓸모없는 아이라고, 정면에서 들었을 땐…… 충격이었어요. 무심코 빗속에서 그네를 타고 있을 정도로
자포자기 상태였어요」

그 말에, 수개월 전, 어째서 마히루가 빗속에 공원에 있었는지를 이해했다.

그것은, 부모에게 심한 말을 듣고, 상처를 받은 채 가까스로 도착한 곳이었던 것이다.

있을 곳이 없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미아 같은, 어딘가 불안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누구한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들은 말을 차마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저 어찌할 바를 모른 채로, 그


장소에 간신히 도착해 혼자 서 있던 것이다.

그 모습을 상상하자, 입안에 살짝 피맛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무의식중에 입술을 물어뜯은 듯, 작은 아픔과 독특한 풍미가 입속으로 들어왔다. 너무나도 불합리한
일에, 나도 모르게 분노가 쌓여 버린 것 같다.

「…… 곤란하다면, 나를 낳지 않으면 됐는데」

아주 작은 속삭임은,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말뚝을 받은 듯한 통증을 만들어, 모든 움직임을 멈추게


만들었다.

여기까지, 마히루가 말해준 마히루의 친부모에게 머리가 새하얗게 될 정도의 분노가 느껴졌다.

부모님에게서 조금의 애정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나 섬세하면서도 연약하게 자랐던 것이다. 겉으로는
강하게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울게 된 결과, 마히루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게 되었다.

착한 아이의 가면을 벗겨내 버린다면, 약간의 바람만으로도 사라질 것만 같은 덧없는 모습이 나타난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거야?)

목소리를 높여 묻고 싶었지만, 마히루를 저버린 본인들은, 여기에 없다.


게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나친 가정환경의 분노는 하고 있지만, 아마네와 마히루는 타인이다.

마히루의 가정 사정을 타인이 깊이 파고드는 것은 좋지 않다. 자칫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무턱대고
끼어들었다가, 더욱 마히루가 상처 입을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아마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다만, 이대로 내버려 두다간 사라져버릴 것 같았기에─아마네는, 옆에 있던 담요를 마히루의 머리에 걸쳤다.

얼굴까지 그림자가 드리워지듯이 가린 뒤, 당황하는 마히루를 팔 안으로 껴안았다.

처음으로 스스로 껴안은 몸은, 매우 가녀리고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무리하게 힘을 준다면, 쉽게
부서질 것만 같을 정도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버텨온 몸을 제대로 껴안고, 아마네는 마히루를 감쌌다.

「에, 아, 아마네군……?」

「…… 왜, 네가 이런 성격으로 자랐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아」

「귀엽지 않다는 건가요?」

「아니야. …… 너무 참을성이 많아서, 타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거야」

참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번 약한 소리를 내 버리면, 분명 부러져버릴 테니까.

가정부는 마히루를 아껴주고 있던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고용된 타인으로, 마히루를 도와줄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누구한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계속 혼자 참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나 자신을 속이는 것이


능숙해졌던 것이다.

「…… 별로, 나는 너의 가정에 참견할 생각은 없어. 타인의 가정 사정의 참견을 할 수는 없으니까」
아마네는, 타인이다. 가족이라는 섬세한 관계에 다가설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히루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 못 본 척해 줄게. 울고 싶다면 울어, 그렇게 심한 말을 들었는데도 참는 건, 숨이 막힐 뿐이잖아」

사실은, 울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계속 이대로 참는다면, 언젠가 그녀는 망가져버릴 것이다.

그래서, 울기를 원했다. 참은 것들을 모두 토해내기를 원했다.

괴롭다면 괴롭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 아마네는 그녀의 곁에
있어서 들어 줄 테니까.

그녀가 처한 상황은 어쩔 수 없어도, 아마네는 마히루의 괴로움을 받아들일 수는 있다.

주제가 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슬쩍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마히루가 아마네의 팔 안에서 조금 움직여서, 아마네의
가슴에 스스로 얼굴을 묻었으므로, 그 생각들이 사라졌다.

「…… 비밀로 해주실래요?」

「보지 않았으니까 몰라」

「…… 그럼, 잠깐만…… 빌려주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린 그녀에게 아마네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머리에 걸친 담요를 다시 한번 걸친


채, 믿음직스럽지 못한 등을 제대로 껴안았다.

이윽고, 작은 오열이 들리기 시작한다.

크지는 않지만 확실하게 들리는 울음소리는, 마히루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언제나 한탄하지 않고 혼자서 참고 있던 마히루가 처음으로 아마네에게 요구한 『지지해』달라는 소원에,
아마네도 약간 울 것 같아졌기에 마히루의 작은 등을 껴안았다.

「…… 보고 있잖아요」

그녀는 길게 울지 않았다.

시간은 세지 않았지만, 충분했던 걸까.

16 년분의 괴로움을 토해내도 괜찮았지만, 너무 울어도 피곤해지기에 몸이 강제적으로 멈춘 걸지도 모른다.


정신적인 피로에 더해 육체적인 피로까지 받게 되면, 아마 뇌가 강제적으로 휴면 모드로 바꿀 테니까.

얼굴을 든 마히루의 눈동자는 젖어 있었지만, 기운을 되찾은 듯 아마네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또렷했다.

「내 가슴에 기대고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우는 건 보지 않았어」

어느샌가 흘러내린 담요를 잡아당기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 아마네군」

「뭐야」

「…… 감사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감사 받을 일이 아니야, 하고 외면하자, 마히루는 또다시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조금만 더, 빌려주세요」

「…… 응」

이 상태의 마히루를 그냥 내버려 둘 이유는 없다. 게다가, 도와주고 싶다.

평정을 가장하면서 작은 몸을 다시 껴안고,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무도 마히루를 칭찬하지 않는다면, 아마네가 칭찬해 주면 된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이제 내 앞에서는 억지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 라는 마음을 담아 상냥하게 손바닥으로
쓰다듬자, 마히루도 침착해진 듯 힘이 빠진 표정으로 아마네를 올려다봤다.

다만, 그런데도 여러 가지 불안이나 걱정거리가 있는지, 표정이 밝아졌다고는 할 수 없었다.

「……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금부터」

작게 중얼거린 마히루는, 아마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곤란한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열심히 노력해도, 봐주지 않으니까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천사님이라고 말하면서 인기가 있어도, 절
필요로 하는 건 아니잖아요. 천사처럼 행동하는 시이나 마히루가 좋은 것뿐…… 원래의 저는 필요 없을 거예요.
스스로 그렇게 대했는데 괴로워한다니,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스스로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네요, 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꽉 아마네의 가슴에 있는 옷을 잡는다.

「저는, 귀염성이라는 것도 없고, 겁쟁이고 제멋대로에, 성격도 나쁘고, 입도 험하고…… 사랑받을 요소가
없네요」

「나는 생각보다 좋아하는데」

무심코, 본심이 입에서 흘러넘쳤다.

눈을 깜빡 움직이는 마히루를 바라보며, 계속했다.


「뭐, 귀염성이 없을 때도 물론 있지만 말이야, 그 이상으로 사랑스럽다든가 지켜 주고 싶다든가 그런 생각이
들고, 너의 솔직한 말은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성격이 안 좋다면 이런 걸로 고민하지 않아」

걱정이 지나쳐, 하고 마히루의 이마를 가볍게 치자, 어딘가 정신 나간 것처럼 마히루가 표정을 지었다.

아마네로서는, 어째서 마히루가 그렇게까지 자신을 나쁘게 말하는지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다.

누가 어떻게 봐도, 그녀는 노력가로 마음이 착한 소녀다. 다소 언행이 노골적인 면은 있지만, 지적은 정확하고
사람을 생각한 발언뿐이다.

겁쟁이라고 말했지만, 별로 나쁜 것도 아니다. 지나치게 상처를 받아, 더 이상 자신이 상처를 받는 것이 싫어서


수비 태세로 들어갔을 뿐이다.

그리고, 귀염성이 없다면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언제나 몸부림치는 상황에 빠질 리도 없다.

오히려 그때가 더 귀엽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을 정도다

「그렇게 비하하지마, 너의 본모습을 보고도 그것을 좋아하는다는 놈이 여기 있잖아」

사랑받을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거겠지만,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네뿐만이 아니라
아마네의 주변에도 있기에, 걱정이 너무 심하다.

치토세만 바라봐도 본모습의 마히루가 더 귀엽다고 들이대고 있는 것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겉모습만
바라보고 저러는 것이 아니다.

마히루의 캐러멜색의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며 타일렀지만, 마히루는 시선을 딴 데로 돌리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눈가가 불그스름한 붉은색으로 변하고 뺨까지 붉어졌다.

곧바로 장밋빛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물이 들어, 이건 부끄러움으로 오는 건가 하고 깨달았을 때에는 마히루는


움츠러든 채 눈동자가 이래저래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히루의 모습에서 스스로 꽤나 아슬아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아마네까지 얼굴이 붉어진다.
「아, 아니, 치토세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결코, 타의가 있던 건 아니야! 나뿐만 그런 게 아니라,
엄마도, 치토세나 이츠키도, 너의 천사가 아닌 모습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한 거니까!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서둘러 자신의 발언을 설명하고 있자, 마히루도 간신히 시선을 아마네로 돌렸다.

다만, 한순간이라도 착각한 것에는 변함이 없는 듯 새빨간 얼굴로 떨고 있으므로, 상당히 부끄럽게 만든 것 같다.
아마네도 꽤나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지만, 듣고 있는 입장으로선 더 부끄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 열심히 노력할 수 없게 되거나 부모님이 싫어지게 되면, 우리 집으로 도망쳐와도 괜찮아. 엄마는 사정을
알면 숨겨줄 테니까. 그, 요양 같은 느낌이라도 괜찮아」

「…… 네」

「엄마는 마히루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으니까, 계속 있어도 된다고 말해줄 거라 생각해…… 오히려 마히루가
행복하게 될 때까지 같이 있어주려고 할걸. 우리들은 네가 부모님이랑 어떻게 하라고 결정해줄 수는 없지만, 네가
결심이 설 때까지 언제까지나 응석을 받아주고, 지지해줄 테니까」

「네……」

열심히 오해받지 않도록 설명하고 있자, 또다시 마히루가 눈물을 흘렸다.

「어, 왜 또 우는 거야??」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서요……」

「오히려 너무 많으니까, 좀 더 제멋대로 말해도 괜찮아」

금전적으로는 풍족할지 모르지만, 그 이외에는 그녀는 아무것도 없었다. 받아야 할 애정을 조금도 받지 못한 채,
잘도 이만큼 자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마히루는, 누군가에게 응석을 부려도 괜찮다. 좀 더 제멋대로 말해도 된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만큼,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으면 좋겠다.

「…… 그럼, 부탁해도 돼요?」

「뭘?」
내가 이뤄줄 수 있다면,이라는 전제를 첨가하자, 마히루는 작게 웃으며 「아마네군밖에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라고 속삭였다.

「…… 조금 더, 바라봐 주세요」

「너의 노력하는 모습은 제대로 보고 있고, 한 눈을 팔고 있으면 어딘가로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아서 잘 바라보고
있어」

「…… 잡아주세요」

「손이라도 잡아줄게」

이것뿐이야? 하고 마히루의 얼굴을 들여다보자, 마히루는 잠시 아마네를 바라본 뒤, 그리고는 수줍어했다.

「오늘은, 온몸으로 잡아주세요」

그렇게 말한 뒤, 아마네의 등에 손을 감싸며 가슴에 얼굴을 묻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일순간 가슴이 철렁일만한
생각을 품어서는 안 된다며 삼킨 뒤, 가녀린 몸을 다시 껴안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6 화


66. 천사님과 가까워진 거리

다음날의 마히루는, 언제나 대로였다.

어제의 일을 회복한 듯, 평상시에 보이는 표정으로 아마네의 옆에 앉아 있다. 고통스러운 모습은 없으며, 지극히
편안한 얼굴이다.

다만, 조금 다른 것은…… 약간, 마히루와 거리가 가까워진 것일까.

예전에는 기본적으로 옆에 앉아 있어도 주먹 2 개 정도의 거리가 있었지만, 오늘의 마히루는 팔이 맞닿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달콤한 향기가 평소보다 가깝고, 어렴풋이 체온이 느껴진다.

덕분에, 어제 껴안은 일이나 향기, 부드러운 감촉이 떠올라 몸부림치고 싶었다. 마히루의 여린 모습에 무심코
껴안아 버렸지만, 꽤나 대담한 행동이었던 게 아닐까.
마히루는 싫어하지 않았다,라고 하기보다는 마지막엔 스스로 껴안아왔다.

그만큼 신뢰를 받고 있고 응석을 부릴 수 있는 대상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건데…… 아마네로서는, 기쁘기도


하지만 곤란하기도 했다.

(…… 그런 일을 당하면, 자만해질 것만 같아)

응석을 부려주는 것은 대환영이지만, 이성으로서 사랑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자만하게 될 것만 같다.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자신을 속이지 못할 정도로 마히루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 버렸기 때문에, 앞으로 그녀와의
거리감에 고심하게 되었다.

평범하게 대해도 괜찮은 것인지, 어디까지 대해야 하는 것인지,라는 고민을 안는 처지가 된다고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행복인지 불행인지, 마히루는 아마네의 갈등도 모르고 달라붙어선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충동을 어떻게든 하고 싶은 아마네로서는, 괴로웠다.

부모님이라는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아마 이성 교제에 대해서 부정적인 마히루에게, 이 감정을 알리고 싶지는
않았다. 경멸을 당한다고는 마히루의 성격상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약간 거리가 벌어질 것 같아서 두렵다.

정면으로 다시 포옹하고 싶다거나 몸에 닿고 싶거나 키스하고 싶다는 둥, 사귀고 있지 않는 남자가 생각을 하다니,
여성의 입장에서 보자면, 공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마히루를 소중히 대해주고 싶기 때문에, 더욱이 그런 감정을 보이지 않도록 하고 싶다.

「…… 아마네군, 왜 그러세요?」

「응?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요?」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마히루가 꾹 옷의 소매를 이끌었기에, 아마네는 평소의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약간 꺼림칙한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할 수 없었기에, 뭔가 이야기를 돌리고 싶었다.

「아─, 그렇지, 이제 곧 2 학년이네」

「그렇네요」

봄방학도 며칠 안 남았기 때문에 화제로 꺼내 보자, 조금 전의 의문은 잊어버린 듯 화제로 올라탔다.

「2 학년이 되면 반이 바뀌겠네요」

「반 바꾸기인가―. 이츠키나 치토세가 옆에 있다면 편할 텐데」

「…… 그렇네요. …… 반이 바뀌는 게, 기대되네요」

「기대된다고?」

「아마네군이랑 같은 반이 될지 모르잖아요」

쑥스러운 듯 웃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소파의 팔걸이에 머리를 부딪치고 싶어졌다. 하는 김에 가슴도 쥐어뜯고
싶다.

「…… 별로 말을 걸지는 않을 텐데?」

「그래도, 침착해지니까요. 거기에…… 확실히, 봐 주실 거죠?」

「스토커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지만 말이야」

「…… 아마네군이 본다고 화내지는 않아요」

많이 봐주세요, 라고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마히루가 너무 순수해서, 꺼림칙한 마음을 조금 품은 아마네로서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봐달라는 말은 지켜봐 달라는 의미인데, 그 이상으로 들리고 만다.

본인은 타의가 없으므로, 이쪽이 마음대로 그런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끄응, 하고 목을 축이며 자신의 착각을 넘기며, 어깨를 움츠렸다.

「보고 있으면 남들이 기분 나빠할걸. 이런 모습이니까」

단둘뿐이라면 몰라도, 학교에서 마히루를 보고 있는다면, 아마 어두워 보이는 남자 이외에 기분 나쁜 녀석이라는


칭호가 주어질 것 같다.

애초에 학교에서는 거의 무관계라는 걸로 할 생각이므로, 너무 의식하고 있다고는 알려지고 싶지 않았다.

다만, 마히루는 미묘하게 불만스러워 보였다.

「그런 얼굴을 해도」

「…… 아마네군은, 머리를 자르지 않으세요?」

「뭐야 갑자기. 가지런히 정돈하는 건 있어도, 짧게 자르고 싶지는 않아」

「아깝다……」

「그」

「그래도, 근사한 아마네군의 모습은 저만의 비밀이라고 하는 것도, 그건 그것대로..」

오늘의 마히루는 뭔가 평소보다 아마네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달콤하다고나 할까, 이른바 데레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평상시라면 견딜 수 있는 것이, 여러 가지를 자각한 아마네에게는 치명상이 될 것 같다.

얼굴이 붉어진 것을 속이듯 「…… 별로, 멋있지 않은데」라고 흘린 순간, 마히루가 불만스러운 눈빛과 함께
탁탁 무릎을 쳤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지만, 부끄러워서 시선을 맞출 수 없다.

「알았어, 미안 미안. 너의 미적 센스로는 멋져, 이걸로 괜찮지?」

「별로 좋지는 않지만, 괜찮아요」


일단 수긍한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손을 뻗어 앞머리를 들어 올렸다.

상쾌하게 밝혀진 시야는, 진지한 눈동자의 마히루를 바라보았다.

「아마네군이야 말로, 자신을 비하하고 있다구요? 진짜 멋있는데」

「…… 대놓고 들으면 부끄러운데」

「아마네군이 항상 저한테 말하고 있는 거니까, 아마네군도 감수해야죠?」

저도 부끄러웠어요, 하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마히루에게, 귀엽다고 할 때마다 이래도 될 정도로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네가 칭찬하면 부끄러워하는 마히루가 사랑스러웠기 때문에, 칭찬을 했지만, 그때마다 수줍어하는
마히루로서는 견디지 못했던 것 같다.

「…… 너뿐이야,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마네군은 좀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구요? 저를 위로해준 사람이 자신감이 없는 건 안돼요」

「…… 그렇게 말해도」

「아마네군은 저를 도와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줬어요.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 그래서 아마네군도, 자신감을


가졌으면 해요. 아마네군은, 상냥하고 근사하며 멋진 사람이니까요」

「…… 으, 응」

그런 일을 바로 정면에서 들으면 부끄러워지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그다지 칭찬받을 일이 없는 아마네로서는, 정면에서, 그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진심으로
칭찬을 받았기에, 마음이 불편했다.

당연히 기쁘지만, 부끄러움이 앞선다.

그렇다고나 할까. 부끄러움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커서, 아마네는 이 마음을 숨기기 위해 마히루의 머리에 손을
뻗어 스윽스윽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아마네군……」
「시끄러워」

「…… 괘, 괜찮지만, 너무 헝클이지 말아 주세요」

여자아이에게는 난폭했을지도 모른다며 황급히 부드럽게 빗질을 하듯 쓰다듬는 것으로 바꾸자, 마히루는 순순히
머리를 내밀어왔다

그녀에게서 『좀 더 어루만져 주세요』라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 건, 아마네의 망상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미움을 받지 않도록, 머리카락을 정돈하듯이 쓰다듬었다

(…… 응석을 부리고 있는 걸까)

지금까지 응석을 부릴 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사정과 본심을 전부 안 상대가 생겨서 응석을 부리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조금 더 응석을 부려도 되지 않을까,라는 감정을 마음속에 숨기며, 바라는 대로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끝난 뒤, 새빨간 얼굴로 고개를 숙이는 마히루에, 우쭐해져서 너무 쓰다듬은 아마네도 얼굴이 붉어진 것은, 어느
정도 당연한 흐름이었다.

(삐빅.. 마히루가 함락당했습니다.)

이걸로 1 장이 끝났습니다.
다음부터는 바로 2 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조금 쉬며 다른 작품들을 번역하려 합니다.
일단은 마물을 길들이는 현자의 1 장(약 11 화)를 끝내고 다시 이웃천사 번역으로 돌아올 것 같네요.
오늘 번역은 일단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ps. 중간중간에 귀신일족의 젊은 부부도 번역을 할 예정이에요 !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7 화
67. 천사님과 새 학년

「올해는 다 모였네」

벽에 붙여진 반의 명단을 바라보곤, 이츠키는 히죽히죽 웃으며 아마네에게 말을 걸었다.


많은 이름이 나열 된 종이로 시선을 돌리자, 아마네와 같은 반에 이츠키와 치토세, 마히루도 있었다. 그리고
카도와키도 있었으므로, 천사님과 왕자님이 모여 있다는 일이 된다.

주변에서는 「시이나씨랑 같은 반이다!」 「왕자님이랑 반이 똑같아!」 같이 몇 몇 학생들이 대담한 목소리로


말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이츠키가 히죽히죽 웃는 이유는, 마히루와 아마네가 같은 반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끄러운 반이 될 것 같아」

놀림을 순순히 받을 생각은 없었기에 이정도만 돌려준 뒤, 자신의 반으로 향하는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쓴웃음을
지으며 따라왔다.

속으로는 올해도 이츠키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놀림을 받을 것이 뻔하기에 속으로 담아두었다. 칭찬을
받으면 우쭐해주는 타입으로, 적당히 흘려주는 편이 편해지는 길이다.

반으로 들어가자, 당연한 것처럼 천사님과 왕자님에게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여전한 인기네, 하고 이츠키랑 같이 웃자, 카도와키가 이쪽이 들어온 것을 알아차렸는지 상쾌한 미소를 띄웠다.

「이츠키, 이츠키랑 후지미야는 올해도 같은 반이구나」

「올해도 유타랑 같은반이네. 중학교 때를 포함하면 3 년 연속이지?」

「그런가?」

「응. 같은 중학교니까」

나름대로 친한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같은 학교를 나왔던 것 같다.

「올해도 잘 부탁해─후지미야」

「그래」

누구에게나 인상이 좋은 카도와키는, 그다지 친하지 않은 아마네에게도 티없는 맑은 미소를 지었기에, 이게 인기


있는 비결인가…… 하고 속으로 감탄하고 말았다

주변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평온한 태도를 취하는 카도와키에게 기가 막혀하면서도 대답을 한 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 앉았다.

마히루는, 보지 않았다.

이상한 의심을 받아도 곤란하고, 지금은 남녀를 불문하고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바쁠
것이다.

이쪽을 눈치 채지도 못한 듯하기에, 특별히 액션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

「안녕―! 올해는 같은 반이네―!」

자리에서 제출 서류에 빠진 게 없는지 확인하고 있자, 미묘하게 늦잠을 잔 것 같은 치토세가 왔다.

올해는 치토세와 이츠키도 같은 반이기에, 분명 소란스럽게 러브러브를 하는 날들이 시작될 것이다.

「안녕. 오늘은 이츠키랑 같이 안 왔었네」

「응, 늦잠잤어―. 그게─새 학기라는 걸 까먹어서 엄마가 깨워줬거든─. 이츠키군은?」

「조금 전에 자판기로 갔어」

「오케이. 밀크티를 부탁해야지. 앗, 마히룽! 올해는 같은 반이니까 잘 부탁해―!」

누가 있어도 겁먹지 않는 치토세는, 사람무리의 가운데에 있는 마히루에게 붕붕 손을 흔들면서 돌격했다.

마히룽이라는 별명에 주변이 굳어졌지만, 마히루가 평범하게 받아드리며 천사의 미소를 띠우고 있기에, 허락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미묘하게 부러운 듯한 시선을 보냈다.

「오늘 어차피 빨리 끝나니까 같이 크레페 먹으로 가자―! 역앞에 있는 크레페 맛있어」

「그래요, 저로 괜찮다면」

기분탓 인걸까, 이쪽을 바라본 것 같았지만, 아마네로서는 제한할 생각도 권한도 없기 때문에, 마음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점심은 패스트푸드나 편의점 음식으로 때우면 된다.

건전한 친구 교제를 하고 있기에, 흐뭇함마저 느껴진다.

치토세의 이런 점은 좋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별로 타인과 놀지 않는 마히루를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돌아다니게


만들면서 즐겁게 놀면 좋겠다.

치토세랑 같은 반이 되어 가장 좋았던 것은, 마히루일지도 모른다.

치토세의 기세에 밀리면서도 즐거운 듯이 미소짓는 마히루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아마네도 미소를 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8 화


68. 천사님과 무릎베개 (옵션 없음)

「설마 같은 반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어」

저녁식사 후, 여느 때처럼 소파에 앉아 조금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에 그렇게 말하자, 옆에 앉아 있던


마히루가 「그렇네요」하고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역시라고나 할까, 조금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미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그녀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저로서는 기뻐요. 치토세씨도 있고」

「치토세가 있으면, 시끄러워지니까」

「그렇죠. 올해는 재밌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나로서는 아주 시끄러운 반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천사님에 왕자님, 이츠키랑 치토세의 바보 커플


행위 등 남의 이목을 끄는 게 다 있거든」

천사님이나 왕자님은 남녀 불문하고 인기다. 뭐 동성에게 약간 질투를 받을지도 모르지만, 그런데도 용모와 능력,
인품이 우수하기 때문에, 그것을 보충할만한 인기가 있는 것이다.

이츠키와 치토세 커플도, 같은 학년에서는 모르는 인간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뭐 큰 이유는 교내에서
노닥거리고 있다는 거지만, 두 사람 모두 외모가 좋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길을 끈다.

거기에 더해, 각각 반의 분위기 메이커라는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런 이들이 모이면, 당연히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이끌려 반으로 몰려들므로, 분명 담임선생님은 골치가 아플
거라 생각한다. 네 사람의 인품은 문제가 없지만, 소란스럽고 그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각오해야 하니까.

「…… 아마네군은, 싫어요?」

「싫지는 않아. 바라만 봐도 재밌으니까」

「들어가려고는 생각하지 않으세요?」

「나 말이야? 별로 눈에 띄지 않고 그냥 지내고 싶어. 이츠키랑은 대화를 하면서 지내겠지만, 너나


카도와키하고는 용무가 없는 한 말을 걸지는 않을 거야. 나는 밖에선 너랑 접점이 별로 없는데, 갑자기 친한
척을 한다면 여러 가지로 의심을 받을 테니까」

뭐, 카도와키라면 남자끼리 대화를 할지도 모르지만, 마히루는 여자, 그것도 교내 제일의 미소녀다.

갑자기 말을 걸어 마히루가 목적이라는 말을 주변에서 듣기는 싫다.

그래서, 말을 걸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마히루가 입술을 다문 채 불만스러워하고 있기에, 왜 그러지, 하고 쓴웃음이 떠오른다.

「왜 기분이 안 좋은 거야?」

「…… 아무것도 아니에요」

별것도 아닌데, 마히루의 기분이 안 좋아 보이기에, 일단 머리를 쓰다듬었다.

「…… 머리를 쓰다듬으면 넘어가실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 그러지는 않는 거야?」

「기쁘니까 오늘은 눈 감아 줄게요」


「그건 아무래도」

아무래도 약간 기분이 상한 것 같다.

아마네가 손으로 상냥하게 쓰다듬자, 겨우 표정이 달콤한 것을 먹은 것처럼 부드러워졌기에, 똑바로 바라보기가
어렵다.

행복하다는 것을 표정으로 말해 주고 있기에, 기쁘고 부끄러워서 진정이 되지 않았다.

「너, 머리를 쓰다듬는 걸 진짜 좋아하네」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마히루는 아마네가 머리를 쓰다듬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아마네군의 손은, 따뜻해서, 진정이 돼요」

「뭐, 체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 조금 더 손을 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소리 하지 마. 네네, 분부대로」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분명 다른 부위로 손을 뻗을 것 같은 위험한 발언을 했으므로 주의를 주면서,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목욕을 한 건지, 왠지 좋은 향기가 나서 솔직히 가슴의 두근거림이 숨겨지지 않았지만, 마히루에게 들키지 않도록
정성스레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손을 대는데 허락을 받은 건 현재 자신뿐만이라는 걸 생각하자 더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그녀에게 말할 수는 없다.

머리를 쓰다듬고 있자, 마히루는 약간 붉은 표정으로 수줍어했지만, 문득 아마네의 얼굴을 바라보곤 뭔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왜 그래?」

「저도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요」

「남자의 머리를 쓰다듬어서 뭐가 재밌길레」


「재밌어요, 아마. 아마네군을 만지는 걸 좋아할 거 같아요」

「장난감인거냐 나는…… 만져도 상관은 없지만, 재밌지는 않을 거야」

비교적 머리카락이 부드럽긴 하지만, 마히루만큼이라고는 할 수 없다. 조금 딱딱한 감촉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만지고 싶다면, 별로 닳는 것도 아니기에 거절할 생각이 없어서 「자」하고 잠시 쓰다듬던 손을 멈추자,
마히루는 자신의 허벅지를 두드렸다.

「…… 그건?」

「신장 차이랑 몸의 자세 때문에 아마네군이 목을 다칠 것 같아서요. …… 아마네군은 아마네군이 저한테 했던


것처럼 하는 게 좋으세요?」

「아니, 무릎으로 괜찮아」

마히루가 아마네를 쓰다듬으려면 아마네가 모성의 덩어리에 얼굴을 묻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거절할 수밖에
없다.

단지 조금, 이 제안이 매력적인 제안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말하면 분명 경멸을 받을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다.

애당초 이것도 거절했어야 했다.

하지만, 두 가지 선택 중 한 가지를 선택하라는 것과 무릎베개라는 남자의 꿈과 같은 자세를 해준다는 이런


기회를 놓치면 다신 없을 것이다,라는 욕구가 이성을 이겨버렸기에, 무심코 받아들여 버렸다.

정말로 괜찮은 건가, 하고 그녀를 바라봤지만 재촉하듯 팡팡 스커트 위에 허벅지를 두드렸기에, 흠칫흠칫 소파에
누우면서 마히루의 허벅지에 머리를 얹었다.

마히루의 허벅지는, 가늘었지만 그만큼 부드러웠다.

근육질이라 할 정도가 아닌 탱탱하다고 하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옷 너머로 느껴지는 여성의 부드러움을


바라보며 느껴지는 다리의 감촉은, 뭐랄까, 매우 좋았다.

게다가 달콤한 향기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여기서 위를 바라보면 아마 절경을 바라볼 수 있겠지만, 그것을 하면 더는 참을 수 없게 될 것 같아서 욕망을


억누르며 마히루에게서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동요를 눈치채지 못한 채, 작은 손으로 아마네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가는 손가락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손가락이 조심스레 스쳐가는 느낌은, 마히루가 띄우는 미소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입가를 느슨하게 만들 정도로
기분이 좋다. 뭐랄까, 잠이 들게 될 것 같은 안락함이다.

아마네가 하는 것보다도 훨씬 상냥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머리를 정돈하는 마히루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즐거워하고 있을 것이다.

「치토세씨한테서 무릎베개는 남자의 로망이라고 들었는데, 어때요?」

「…… 치토세인가, 불필요한 생각을 하게 만든 건」

「어때요?」

「너무 좋아」

치토세 굿 잡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부끄러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대로 머리카락을 만진다면, 분명 잠들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새 학기 때문에 반이 바뀐 직후, 자기소개를 하거나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서 정신적으로
피곤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걸 받으면 깊은 잠에 빠질 자신이 있다.

「그래요? 옵션이 부족해서 좋아할지는 몰랐는데, 좋아해서 다행이네요」

「…… 옵션?」

「귀이개를 해주면 더 좋아한다고 해서요. 다음에 준비해 볼게요」

(그 녀석, 진짜로 뭘 가르쳐준 거야)

확실하게 불필요한 지식을 알려주고 있다.


「아, 아니, 별로 그, 무릎베개는」

「싫어요?」

「…… 좋은데」

「그럼 다행이네요」

고개를 뒤로 돌리고 있기에 보이지는 않지만, 웃고 있는 것 같다.

머리카락을 지나는 손가락이 아마네에게 잠을 재촉하듯 상냥하게 어루만져 와, 아마네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밀어닥치는 안락함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69 화

69. 덤

작가님: 넣을까 고민했던 덤입니다.

눈을 뜨자, 눈앞에 그녀가 입고 있는 원피스의 천이 보였다.

아무래도 뒤척인 듯, 그녀의 몸 쪽으로 얼굴이 향하고 있다.

덕분에 섬유 유연제의 냄새와 마히루 본래의 달콤한 우유 같은 향기가 나서, 얼굴이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계속 배 쪽을 바라볼 수도 없기에 흠칫흠칫 위를 올려다보자,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아마네를 내려다보는 마히루가


있었다.

실패했다,라는 생각을 한 것은, 역시 마히루는 생각했던 것보다도 크다,라는 것을 봐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에서 위로 가는 앵글이라면 질량이 강조되기에, 참기가 어렵다.

「안녕하세요」

「…… 안녕」

「편했어요?」

쿡쿡, 하고 작은 웃음소리를 내는 마히루는, 놀리는 것보다는 정말로 기쁜 듯한 모습으로, 마치 아이가 잠든


것을 기뻐하는 어머니 같은 시선이기도 했다.

자애로운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계속 쓰다듬고 있는 마히루에, 아마네로서는 뒹굴뒹굴 몸부림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찼다.

자는 표정을 보여줬다고 부끄러웠던 건 아니지만, 이런 표정으로 응석을 부리듯이 자고 있었다는 걸 생각하자


기절할 것 같았다.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하고 있는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다.

「…… 얼마나 자고 있었어?」

「한 시간 정도일까요?」

「미안」

「아뇨, 아마네군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게 재밌었어요」

「…… 그래?」

아직도 아마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감촉을 즐기고 있는 것 같은 마히루에, 아마네는 똑바로 바라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눈을 피했다.

「아마네군은 싫었어요?」

「…… 싫었다면, 자지 않았을 거야」

「그래요? 말해주시면 언제든지 해줄게요」

「…… 그런 말을 함부로 하지마」

「왜요?」

「…… 아무래도 그렇잖아」

착각해 버릴 것 같다,라고 말하지 못하고 입을 다문 아마네에, 마히루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스윽스윽 손을 계속


움직이고 있다.

「저는, 아마네군을 만지는 것도 아마네군한테 만져지는 것도 좋아해요」

(그러니까 그런 말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마히루에게 타의는 없을 것이다.

본인으로서는, 가정환경 때문에 스킨십에 굶주려서, 머리를 쓰다듬으면 안정이 된다는 뜻이겠지만, 듣는 방법에
따라서는 호의가 있기 때문에 만지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것으로도 들린다.

「…… 그런 말을 하면 성희롱할 거야」

「성희롱?」

「몸을 만지거나 할 거야」

「어디를?」

「어, 어디라니…… 그야,…… 말하게 하지 마……」

남자가 이성의 몸의 어떤 곳을 만지고 싶어 하는지는 말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무심코 얼굴이 붉어진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눈을 깜박인 뒤 「아아」하고 납득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만지고 싶으세요?」

「…… 사귀고 있는 여자라면, 합의 후에」

「결국 아마네군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시끄러」

「후, 후훗, 아마네군은 너무 성실하고 신사적이에요」

「시끄러워」

「아마네군의 그런 점을 좋아해요」

즐거운 듯, 웃으면서 말하는 말에, 아마네는 숨이 턱 막혔다.

본인에게, 타의는 없을 것이다.

이 좋아한다는 말은 사람으로서 좋다는 의미로 말하는 것이지, 이성으로서 좋다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알고 있지만, 심장이 아프다.


애초에, 무릎베개를 하고 있기에 착각을 할 것만 같다. 이런 말을 들어서는, 약간의 호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어느 정도 호의는 가지고 있겠지만, 그것이 어떤 종류의 호의이며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는 아마네로서는,
마히루의 말에 일희일비하며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 그건 좀」

그렇게 말한 뒤, 아마네는 뒤로 돌아누워 마히루에게서 등을 돌렸다.

작가님 후기

리뷰를 5 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역시 무릎베개는 위대하다는 거겠죠←

2 학년편은 지각없이 느긋하게 꼼지락거리는 두 사람을 쓸 예정으로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0 화


70.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는 마음

마히루와 같은 반이 됐지만, 아마네의 생활에 변화는 없었다.

학생답게 성실하게 수업을 듣고, 이츠키와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방과 후에는 동아리가 없기 때문에
돌아간다. 마히루와 관련되는 일은 없었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지만.

「너, 이걸로 괜찮은 거야?」

변함없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자, 앞에 앉은 이츠키가 생각난 것처럼 그렇게 말했다.

덧붙여서 치토세도 이 장소로 원래는 같이 오지만, 오늘은 마히루랑 같이 먹는 것 같다. 완전히 마히루와 친해진
것 같아 조금 흐뭇했다.
「뭐가?」

「그 사람이랑 이대로」

「별로 학교에서 일부러 이야기할 필요는 없잖아」

그렇다고나 할까, 이야기를 한다면 분명 주변에서 「뭐야 이 녀석」같은 시선을 받을 것이다.

촌스럽고 얌전한 부류로 들어가는 아마네가 마히루와 표면적으로 잘 지낸다니 자살행위다.

「아니, 저쪽은 대화를 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하는 것처럼 보여서」

「…… 뭐, 그건 그렇네」

가능한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아마네를 시야에서 돌리고 있지만, 가끔씩은 이쪽을 바라보며 마음탓인지 쓸쓸해
보이곤 한다.

사람의 시선이 없을 때에 한해서로 아직은 괜찮지만, 치토세가 대신 이쪽을 바라보며 「이 멍청이」 라는 듯한


취지의 시선을 주고 있으므로 왠지 견디기 힘들다.

「이제 ‘그‘ 모습이 될 수밖에 없겠는데」

「싫어, 귀찮고. 그리고 그다지 멋있어지는 것도 아니야」

게다가, 지금은 소문이 수습되었다고 해도, 전에 했던 남자 스타일은 마히루와 함께 있는 모습과 들켜버렸다.


아마네=전에 있던 남자로 연결된다면, 아마네의 향후 학생 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소란스러워질 것이다.

「너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적어도 인기는 있어질 거 같은데」

「어디가?」

자신이 머리 스타일을 바꾼다고 갑자기 인기 있어질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이츠키는 왠지 확신이 있는 것
같았다.

「너, 성격은 여자들이 남자친구로 삼고 싶은 성격이야. 입은 조금 험해도 솔직하고, 여자들을 소중히 대해주는
타입」

「…… 보통이잖아?」

「그 보통을 할 수 없는 남자가 많다고나 할까, 소중히 대해줬으면 하는 여자들의 기분을 헤아리고 소중히 대해줄
수 있는 타입이잖아. 독선이 아닌, 확실하게 바라보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을 테니까」

「…… 왜 그렇게까지 확신하는 거야?」

「그렇지 않다면, 표면상 붙임성이 좋아 보이지만 경계심이 엄청 높은 것 같은 그 사람이 같이 다닐 리가 없잖


아」

그런 말을 들으면 부정할 수 없다.

꾹, 하고 입술을 다물자, 이츠키가 미소 지었다.

「…… 그보다, 좋아하잖아?」

「뭐?」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소중히 대해주지 않을 테니까」

「시끄러워, 나쁘냐?」

이젠 태도로 다 알고 있을 테고 숨길 수도 없을 것이다.

화가 난 것처럼 대답을 하고, 시킨 라면을 훌쩍거렸다.

이츠키는 놀린다는 것보다는 역시나 하고 납득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한 모습이다.

「나로서는 오히려 기쁘다고나 할까.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다는 사람이 생긴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

「그런가?」

「성취했으면 좋겠다」

「…… 별로, 나로선, 실현되지 않아도 괜찮아. 저 녀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상대라면, 내가 아니라도
상관없으니까」

물론 그 상대가 스스로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마히루가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를 선택하고 행복해진다면,
그것은 축복해야 할 일이다.
자신이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반면, 마히루가 행복해진다면 자신이 마음을 감춰도 괜찮다.
마히루는, 행복해져야 한다. 혜택받지 못한 만큼, 많은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과 맞지
않으니까.

「…… 왜 축 늘어진 거야」

「시끄러. …… 그야, 나라도, 내가 행복하게 만들어주고는 싶지만 말이야」

「그럼, 그것을 본인한테 알려주면 되잖아」

「말할 수 있겠냐, 바보」

아직 이성으로서 사랑받고 있는지 없는지 확신하지도 못하는데, 고백할 만큼 얕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애당초 마히루는 교제를 하는 데에 꽤나 신중한 타입이기에, 우선 시험 삼아 또는 재미로 사귀는 등 어설픈


생각으로 사람들과 사귈 일은 없을 것이다.

마히루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은 바, 확실하게 마히루에게는 간단하게 수긍할 이유가 없다. 서로 마음을 굳힐
각오와 생각이 없다면, 교제로는 발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전할 수 없는 것이다.

「…… 정말」

「시끄러워. 괜찮잖아, 나는 나대로 저 녀석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 거야」

「…… 이렇게, 다른 사람한테 말하는 것처럼 말하면 좋을 텐데」

「뭐야」

「아냐. …… 뭐, 힘내라. 나는 응원하고 있으니까」

왠지 기가 막힌 듯한 목소리로 응원을 받았기에, 아마네는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고맙게 응원을 받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1 화


71. 왕자님의 고민

「어라, 후지미야, 신기하네」


방과 후 오락실에 들른 아마네가 환전기에 지폐를 넣고 있자, 귀에 익지는 않지만 머릿속에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동전을 지갑에 넣고 뒤를 돌아보자, 카도와키가 서 있었다. 아무래도 그도 게임센터에 놀러 온 듯, 한 손에


지갑을 든 채 아마네의 뒤에 서 있었다.

「카도와키야말로. 동아리는?」

「오늘은 쉬는 날. 매일 하는 건 부담돼서 좋지 않으니까」

「그런가」

육상부의 에이스라고 해서 동아리활동에 몰입하는 건 아닐 것이다. 휴식은 제대로 취한다,라는 일인 것 같다.

환전이 끝나고 비키자, 카도와키도 똑같이 환전기에 지폐를 넣고는 동전을 바꿨다.

2 천엔 정도를 환전해서 지갑에 넣은 그는, 무심코 아마네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나, 후지미야는 우등생이라는 이미지라서, 이런 곳에서 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깜짝 놀랐다니까」

「평범하게 오락실 정도는 가거든. 그래도 돈 낭비는 하고 싶지 않아서 목적이 없으면 오지 않지만」

「흐음. 그러면 오늘은 무슨 일로?」

「인형 뽑기를 하러 왔어. 인형을 부탁받았거든」

부탁을 받았다기보다는 치토세가 『이거, 마히룽이 좋아할 것 같지?』하고 오락실의 홈페이지에 있는 입하 표를


보여줬기 때문에, 최근 이상하게 풀이 죽어있는 마히루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찾아왔다.

게다가, 치토세한테서 받은 전에 그 사진으로 볼 때, 그다지 방에 장식품이 없었다. 이런 귀여운 인형을 주고


싶기도 하고 곰인형한테도 동료를 만들어 주고 싶다.

「인형 뽑기 잘해?」

「생각보다는」

이 오락실은 기계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잡기 쉽고, 물건의 중심이나 배치를 이해하고 있다면 의외로 쉽게 잡힌다.
초등학교 때, 시호코에게 『이건 말이야─, 여기에 넣으면 돼. 이건 태그에 다리를 걸면 뽑을 수 있어』하며
여러 가지 배운 덕분이다.

어머니가 쓸데없는 곳에 다재다능하기에, 아마네도 이상한 테크닉과 지식들이 있다.

의외인 듯 카도와키가 바라보기에, 시험 삼아 그를 데리고 인형 뽑기 코너로 간 뒤, 토끼 인형이 있는 인형


뽑기에 동전을 넣었다.

기계의 함과 배치를 봤을 때, 원 코인으로 충분할 것이다. 여러 코인을 써야 뽑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이


정도라면 문제없다.

뭔가의 캐릭터인 듯한 토끼 인형의 머리와 몸 사이에 부분을 노려 발을 맞추자, 머리에 걸린 채 고정된 상태로
떠오른다.

나머지는 레버에서 손을 놓는 것뿐으로, 자동적으로 출구로 인형이 빠질 뿐이다.

툭 하고 떨어진 토끼 인형을 꺼내 가볍게 카도와키에게 흔들자, 카도와키는 감탄한 것처럼 「오─」라고 소리를
높였다.

「여기 오락실은 기계 힘이 세고, 점원이 친절해서, 곤란해하면 하는 방법도 알려주니까 초심자한테 추천이야」

「그래서 여기가 좋다고 이츠키가 말했던 걸까」

카도와키는 「과연―」하고 납득 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이거 다른 사람한테 주는 거야?」

「응. 신세를 지고 있어서, 평소의 감사로서 줄까 하고」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상대가 마히루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신세를 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평소의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머지는 단순하게, 인형에게 둘러싸인 마히루도 귀엽겠지,라는 약간의 생각이 섞여있을 뿐이다.

「후지미야는 착하네. 뭔가 알 것 같아」


「알겠다니, 뭐가?」

「아니―, 후지미야는 센스 있고 신사적이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사람을 도와주잖아」

「우연이었던 거야」

「우연이라고 해도 이쪽은 도움을 받았다구. 저번에, 봉투를 받았던 것처럼」

다행이었어, 하고 상쾌하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고마움을 표하기에, 미묘하게 부끄러워졌다.

별로 굉장한 일이 아니었지만, 카도와키는 아직 기억하고 있던 것 같다. 쇼핑봉투 같은 건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은혜로 입힐 생각은 없었었다.

「…… 그러고 보니까, 카도와키, 밸런타인데이 때 초콜릿은 다 먹었냐?」

정면에서 감사를 받는 부끄러움을 속이듯이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자, 카도와키는 미묘하게 표정을 흐렸다.

「아─…… 비밀로 해줘? 가게에서 파는 것들은 다 먹었어」

「수제 초콜릿은 먹지 않았구나」

「…… 수제 초콜릿은 뭐랄까…… 정말, 제대로 된 것을 만들어 주는 애들도 있지만」

「맛이 없다고?」

「아니, 가끔씩 머리카락 등 들어가서는 안 되는 것들을 넣는 애들이 있어」

「무슨 주술을 거는 거냐……」

우연히 들어갔다면 몰라도, 카도와키의 상태를 볼 때, 그런 일이 몇 번이나 일어나고 있는 듯, 의도적으로 섞고


있다는 것이다.

몸의 일부를 먹으면 사이가 가까워진다,라는 주술이 옛날에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결국은 이렇다.
먹는 몸으로서는 견디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간식 같은 것도 받았었는데…… 그런 게 전에 가끔 있어서 무섭거든, 수제로 만든 건 받지 않겠다고 전에


말했었는데. 그런데도 주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마음만 받고 있어. 시중에서 파는 제품처럼 만들었어도,
미안하긴 하지만……」
이물질이 들어있는 것들이 반복되면서 받지 않게 됐다…… 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모습에,
동정할 수밖에 없었다.

「…… 큰일이네, 인기남도」

「이런데도 질투를 받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나 할까…… 나는 인기가 있고 싶은 게 아닌데. 이런 꼴을 당할 바엔


인기가 없어도 괜찮아」

「간절해 보이네」

「왜냐면, 무섭잖아. 웃는 얼굴로 이상한 걸 넣은 과자나 음식을 주는 여자라니」

맞는 말이기에, 아마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은 여자가 직접 만든 물건에 가치가 있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공포의 대상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이상한
체험을 몇 번이나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불쌍하다.

「말하는 게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그 아이가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서 무서워」

「…… 질투는 무섭구나」

「응……」

곤란한 것처럼 어깨를 떨어뜨린 카도와키는, 몹시 지쳐 보였다.

너무나 동정심을 일으키는 모습에, 아마네는 옆에 있던 큰 봉투로 된 포테이토 스틱 과자를 뽑기로 뽑아서 그에게
건넸다.

「뭐, 뭐냐…… 나나 이츠키로 괜찮다면, 상담 정도는 해줄 테니까. 먹고 힘내라」

「다행이야…… 괴로웠어……」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는 카도와키의 모습을 바라보며, 인기가 있는 것도 편하고 즐거운 것만이 아니구나, 하고
실감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2 화


72. 천사님과 인형

오늘의 마히루는 앞치마를 입고, 머리카락을 경단 모양으로 정리한 모습으로 마중을 나와줬다.

요리를 할 때는 머리를 묶고 있는데, 역시 여자아이라고 할까, 이렇게 경단 모양으로 만들며 실용성을


중시하면서도 귀여움을 추구하고 있다.

미리 밥을 만든 것 같은 마히루는 아마네가 돌아온 것에 맞춰서 현관으로 와준 뒤, 조금 안도하는 듯한 미소를


띠었다.

일단 늦는다고 연락은 했었지만, 마히루를 걱정시키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 후문 옆에 카페에서 가볍게 커피를
마시며 푸념을 들어서 늦어버렸다.

「어서 오세요, 아마네군. …… 그 봉투는?」

「오락실에 갔다 왔어. 뭐 전리품이야」

토끼 이외에도 여러 가지를 뽑아서 큰 봉투에 여러 가지가 들어있기에, 마히루로서도 내용물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 상당히 많네요?」

「학생식당 두 끼 분량밖에 안 썼어」

「뭘 가져오신 거예요?」

「나중에 알려줄게. 배고프다」

지금 건네줘도 되지만 이왕이면 천천히 반응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미루기로 했다.

거기에 배가 고픈 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에, 빨리 마히루의 밥을 먹고 싶었다.

「그럼 먼저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와주세요, 양치질도요. 그 사이에 밥을 준비할게요」

「알았어」
말을 하지 않아도 항상 하고 있는 일이었지만, 이렇게 신경을 써줘서 기뻤다.

「…… 그래서, 뭘 그렇게 가져오신 거예요?」

저녁식사가 끝난 뒤, 마히루는 신경이 쓰였는지, 소파의 옆에 있는 전리품 봉투를 슬쩍 바라보며 물었다.

「응? 인형」

숨길 생각은 없기 때문에, 봉투를 들어 올려 무릎에 두고, 붙어 있는 테이프를 벗기면서 대답했다.

「인형?」

「마히루, 좋아하잖아?」

「조, 좋아하지만」

「마히루가 좋아할 것 같은 게 많이 있어서 많이 가져왔어, 봐봐」

오늘 가장 큰 수확은, 큰 사이즈의 토끼 인형일 것이다.

생각보다는 컸지만 원 코인으로 얻었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수수하게 자랑거리였다.

하얀 털에 둥근 눈동자를 가진 토끼를 꺼내, 마히루의 무릎에 얹어 준다.

무슨 캐릭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마히루가 좋아할 것 같아서 뽑았었는데, 마히루는 무릎에 놓인 토끼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토끼, 마음에 안 들어?」


「…… 귀여워요」

「다행이네」

평소의 쿠션을 껴안듯이 꽉 양팔에 껴안고 뺨을 비비는 마히루에, 순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까 했지만
그만두었다.

미소를 띠고 있기에, 그 모습을 머릿속 카메라에 담으면서, 아직 많이 남아 있는 봉투에서 다른 인형을 꺼낸다.

「아직 더 있어. 고양이랑 강아지」

그 오락실은 기계의 힘이 비교적 강한 덕분에 아마네로서는 저예산으로 여러 물건들을 얻을 수 있어서, 마히루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가져왔다.

묘하게 마히루의 비슷해 보이는 베이지와 하얀색 털이 있는 고양이의 인형이나 시바견의 모습을 본 뜬 강아지
인형을 추가로 건네주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저, 저, 이렇게나……?」

「방해였어?」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방에 장식품이 없어서, 예쁘고 기뻐요」

「그럼 다행이네」

바글바글 인형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은, 상상 대로 사랑스러웠다.

지금은 토끼를 껴안고 있지만, 다음은 어느 쪽으로 할까, 하고 고양이랑 강아지를 비교해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그런 마히루가 귀여워서 무심코 미소를 띤 채 바라보고 있자, 시선을 깨달은 듯 얼굴을 붉히며 토끼에 얼굴을
반쯤 파묻었다.

토끼가 하얗기 때문에, 마히루의 뺨의 붉어진 상태가 더 잘 보인다.

토끼의 귀 사이로 들여다 보이는 눈동자가 촉촉해서 묘하게 요염함과 사랑스러움을 자아내고 있기에,
아마네로서는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참을 수 없게 되었는지, 옆에 있는 아마네의 팔에 이마를 대고는 얼굴을 숨기기 시작했다.라고나 할까,


화풀이를 하듯 박치기를 하고 있다.

뭐 박치기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그냥 부딪치는 것뿐으로, 전혀 아프지는 않지만.

「…… 히죽히죽 웃지 말아 주세요」

「안 했어」

「하고 있어요, 웃고 있어요. 아이 같다고 웃고 있어요」

「그런 웃음이 아니야. 귀엽다고 생각해서」

「…… 웃고 있잖아요」

「어이쿠」

들켰어?, 하고 얼버무린 것처럼 웃자 마히루가 이번엔 허벅지를 두드렸으므로, 우선 달래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걸로 얌전해지는 마히루에, 이번엔 들키지 않도록 작게 웃었다.

「…… 속고 있는 것 같아요」

「기분 탓이야」

「…… 오늘은 속아드릴게요」

정말, 하고 중얼거려는 마히루였지만, 얼굴과 대사가 맞지 않는 것에 입을 다물었다.

마히루의 무릎에 실은 고양이와 안고 있는 토끼를 바라보며 토끼와 고양이의 하이브리드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하며, 잠시 머리를 쓰다듬자, 마히루가 얼굴을 들어 올렸다.

상기된 뺨은 그대로였지만, 눈동자에는 조금 전과는 다른 불만스러운 색이 보였다.

「…… 저, 아마네군한테 받기만 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많이 받은 것을 신경 쓰기 시작한 것 같다.

「내가 마음대로 주고 있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마」


「하지만, 저, 항상 아마네군한테 받기만 하는걸요. 선물도, 걱정도, 따뜻한 분위기도, 전부다」

「내가 주고 싶은 것뿐이니까, 네가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별로 대가를 받고 싶어서 주는 게 아니라, 마히루가 기뻐해 주기를 원해서 주는 것뿐이다.

이렇게 보면, 마히루가 좋아하는 것이 대가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자기만족으로, 주고 싶기 때문에 주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마히루로서는 받고 있기만 하는 것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오히려 아마네로서는 그녀가 많이 보살펴주고 있기 때문에, 은혜를 갚는데 이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저도 뭔가를 돌려주고 싶어요」

「고집이 세네. …… 그래도 뭐 그렇게 신경 쓰인다면, 한 가지쯤은 받아볼까?」

「제가 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정말로 말하면 뭐든지 해 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조금 위험한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부담이 될만한 일을 부탁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부탁하지 않으면 마히루가 풀이 죽어버린다.

「푸딩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부탁했다.

「…… 푸딩, 이요?」

「딱딱하게 굳힌 푸딩. 마히루가 직접 만든걸 먹어보고 싶어」

「…… 싸게 끝내려고 하는 거죠?」

「그렇지 않아. 마히루가 만드는 거니까 의미가 있잖아」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커스타드계는 별개다.


푸딩이나 커스타드 크림만 있는 슈크림은 좋아하며, 마히루가 직접 만드는 것이라면 일단 분명 맛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그것도 요리도 잘하기에, 당연히 먹어보고 싶은 것이다.

아주 진지하게 부탁을 하자, 마히루는 가만히 아마네를 올려다본 후,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이번 주말에 만들게요. 딱딱하게」

「응」

「맛있게 만들어 드릴게요」

「그렇게 힘내지 않아도 괜찮은데」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그래」

왠지 쓸데없이 의욕 만만인 마히루가 결의를 나타내고 있기에,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하고
생각했지만 맛있는 푸딩을 먹을 수 있으니까 불평은 말하지 않았다.

힘내라는 응원의 뜻을 담아 한 번 더 머리를 쓰다듬자, 마히루가 작게 부끄러워하며 토끼의 귀 쪽에 얼굴을


묻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3 화


73. 천사님의 푸딩

푸딩은 요즘 유행하는 생크림이 충분히 들어간 걸쭉한 것도 맛있지만, 역시 아마네에게 베스트는 스푼으로
떠올려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 모양을 굳힌 푸딩이다.

계란 본래의 맛을 제대로 남기면서 생크림의 깊이를 간직한 푸딩은 약간 달지만, 씁쓸한 캐러멜 덕분에 질리지
않을 달콤함으로 무장되어 있다.

오히려 깨끗한 뒷맛으로, 차례차례 입으로 넣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달콤한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아마네로서도 마히루의 수제 푸딩은 열중하고 먹을 정도였고, 눈 깜짝할


순간에 바닥을 들어낸 접시에서 푸딩이 사라져있었다.

「하─, 맛있었어」

「칭찬해주셔서 고마워요」

점심을 먹은 후, 디저트로 받았는데, 순식간에 먹어버렸다. 하나로는 부족해서 두 개를.

남자 고등학생치고는 아마네는 식욕이 없는 편이지만, 역시 마히루 수제 디저트는 다르다.

먹은 양 이상으로 만족감을 느낀 아마네는 기분 좋게 배를 문질렀다.

「너, 뭐든지 만들 수 있구나」

「대충은 만들 수 있도록 배웠으니까요」

자랑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마히루였지만, 실제로 그녀는 요리의 레퍼토리는 풍부해서 가끔씩 아마네가 모르는
요리도 나온다.

물론 맛있고 질리지는 않는다. 마히루 같은 존재가 옆에서 자신을 위해 만들어 주는 것이 매우 행복하다.

「역시라고나 할까 대단하네. 덕분에 나는 행복하지만 말이야」

「…… 행복하세요?」

「응. 맛있는 걸 매일 먹는데 불행할 리가 없잖아. 매일이 기대될 정도야」

마히루의 요리가 나날의 즐거움의 반을 차지하고 있고, 하루의 마지막에 마히루의 요리를 먹으면 불쾌한 일이
잊혀친다.

매일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으로, 매번 행복하게 먹고 있지만, 그녀는 그다지 자신의 요리의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전에도 마히루의 요리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맛이라고 말했지만, 마히루는 그다지 자각하고 있지 않은 듯,
아마네가 칭찬을 해주지 않으면 가치를 이해해 줄 것 같지 않다.

게다가, 맛있는 것을 맛있다고 말하는 것은 예의로서, 솔직하게 말해줘야 한다.


「…… 그, 그래요?」

바로 정면에서 칭찬을 하자, 마히루는 희미하게 뺨을 물들이며 몸을 움츠렸다.

「…… 아마네군한테 칭찬을 들으니까, 기쁘네요」

「나로 괜찮다면 얼마든지 칭찬해줄게. 매일 맛있다고 했는데 부족해? 좀 더 자세하게 감상을 말해달라 한다면
말해줄게」

세상의 부부의 균열은 서로 간의 감사를 잊는 일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딱히 마히루와는 부부도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매일 요리를 받고 있는 몸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잊어서는 안되며,
맛의 감상은 모티베이션으로도 연결되므로, 바란다면 자세하게 말할 생각이다.

다만, 마히루는 붕붕 고개를 저으며,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괘, 괜찮아요…… 그랬다간 죽을 거예요」

「과장이 심한데」

「과장이 아니에요. 지금도 충분해요」

「그래? 하지만, 앞으로도 매일 만들어주게 되니까, 확실하게 감사는 말해두고 싶어. 항상 고마워」

정말로 마히루로 인해 아마네의 식생활은 유지되고 있으므로, 뭐라 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마히루가 없다면 아마네는 몹쓸 인간이 될 것이 뻔하기에, 부디 앞으로도, 곁에 있어 주기를 아마네는 바라고


있다.

고맙기 그지없다며 웃자, 마히루가 부들부들 매너 모드인 것처럼 몸을 떨더니, 그대로 일어섰다.

「…… 아마네군은 바보」


왠지 바보라며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욕하곤, 식기를 싱크대로 가져가기에, 아마네도 뒤를 따라 자신이 사용한
식기를 싱크대로 옮겼다.

느닷없었기에, 고개를 갸웃하며, 아마네가 뒷정리를 하는 역할이기에, 마히루가 하지 않아도 돼, 하고 마히루의


팔을 가볍게 잡자, 마히루가 힘차게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조금 전보다도 붉어진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는 마히루는 더욱더 얼굴을 붉어졌기에, 왠지 불편하게 느껴졌다.

「…… 내, 내가 할 테니까. 너는 소파에서 기다려」

꾸깃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부엌에서 쫓아내자, 마히루는 작게 신음하며 소파로 돌격한 뒤, 침울해졌다.

평소에 침착한 마히루같지 않은 행동에, 눈을 한 번 깜빡인다.

그리고, 조금 전의 수줍음으로 채워진 얼굴을 떠올리고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차가운 물로 식기를 씻기로 한
아마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4 화


74. 천사님의 결의

「이츠키, 후지미야─, 같이 밥 먹자―」

학교의 점심시간, 여느 때처럼 이츠키와 점심을 먹으려던 아마네에게, 최근 귀에 익숙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자, 변함없이 상쾌하면서도 붙임성이 있는 미소를 띤 카도와키가 한 손을 들고 있었다.

요전 날 카도와키와 대화를 한 이후로, 그는 아마네를 마음에 들었는지, 가끔 말을 오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인사 정도였지만, 오늘은 다른 듯, 지갑을 한 손에 들고 다가왔다.

「나는 상관없는데……」
「이츠키도 괜찮지?」

「난 거절하지 않는다는 전제구먼, 상관없지만, 의외네」

카도와키는 기본적으로 적극적으로 아마네와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츠키에게 있어서도 신기했을 것이다.
제일 놀란 건 아마네지만.

「아마네, 너 유타를 따르게 만들었어?」

「따르게 만들었다니…… 개도 아니고」

「유타는 비교적 개 과야. 한번 신용을 받으면 꼬리를 흔들면서 오는 타입이라. 왠지 골든 레트리버 같다고나
할까」

「너희들, 내 앞에서 개라고 말하지마」

이츠키에게 태클을 걸었지만, 분위기가 확실히 골든 레트리버 같다는 생각이 들자, 무심코 웃음이 나왔다.

아마네가 어깨를 떠는 걸 깨달은 카도와키는 조금 불만스러워 보였지만, 기분이 상했다기보다는 놀림을 당해서
표면적으로 비뚤어졌다는 느낌이다.

「후지미야도 웃지 마」

「아, 아니, 미안」

「아마네도 역시 같은 생각한 거 아니야?」

「괜찮잖아, 이상하지도 않고……」

「후지미야 너까지. 그, 나는 단지 후지미야가 좋은 녀석 같다고 생각해서 사이가 좋아지고 싶었던 것뿐이야」

「뭐, 아마네의 좋은 점을 아는 사람이 많이 지는 건 좋은 일이지」

「뭔데, 너는」

확 하고 손등으로 츳코미를 넣으면서 말 그대로 다가온 카도와키는, 아마네와 시선을 맞춘 뒤, 눈부신 스마일을
띄웠다.

향하는 상대가 여자라면, 분명 함락시킬 것 같은 미소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었다.

「……한 가지 말해도 괜찮아?」


「응?」

「너 같은 인기인이 나 같은 평범한 녀석이랑 있어도 괜찮은 거냐. 별로 득이 없을 텐데」

카도와키는 아마네에게 친구로서의 호의를 가지고 사이가 좋아지려는 걸지도 모르지만, 아마네로서는 카도와키가
일부러 사이가 좋아지려 할 만큼의 메리트가 자신한테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한테는 친구가 많이 있는데, 일부러 아마네랑 친구가 될 필요가 있는 걸까

물론, 사람은 손익 계산을 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닌 것도 알고 있고, 자신은 메리트 디메리트와는
상관없이 감정만으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카도와키가 일부러 아마네를 선택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아마네의 말에, 카도와키는 이상할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후지미야는 득실을 따지면서 친구를 사귀고 있는 거야?」

「그렇지는 않지만」

「그럼, 괜찮잖아. 나는 후지미야랑 사이좋게 지내고 싶으니까 말을 걸고 있는 것뿐이야」

활짝 갠 하늘같은 미소에, 아마네는 역시 그의 존재가 눈부셔서 눈을 가늘게 떴다.

「…… 응」

「응응, 사이가 좋아진다는 건 좋은 일이지」

이츠키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그렇게 감상을 말하곤, 재빨리 시선을 딴 곳으로 옮겼다.

이츠키의 시선의 끝에는, 웃는 얼굴로 「마히룽, 너무 귀여워」하고 마히루를 껴안고 있는 치토세와 포기를 한
것 같은 마히루가 있었다.

치토세의 스킨십은 언제나 있는 일이기에, 반에서도 최근 익숙해진 건지 미소녀들의 만남으로 흐뭇한 건지,
아니면 부러운 것 같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아마네도 평소에 자주 보는 보습으로, 이츠키는 두 사람의 장난을 바라보면서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왜 그래?」

「응─?, 아무것도」

그는 속이듯이 웃으며 식당으로 걷기 시작했기에, 아마네와 카도와키도 거기에 뒤따라 걷기 시작했다.

「저, 결정했어요」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은 후,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낸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왜 그래?」

「결정했어요. 참지 않을 거예요」

「으, 응, 잘은 모르겠지만, 너는 항상 참고 있으니까, 무리하게 참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

뭔가 이유가 있어서 결심을 한 것 같은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그럼에도, 마히루는 노력가이자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참는 것을 멈추겠다고 한 말에 받아들인다고나


할까, 칭찬할 생각이었다.

「정말요?」

「응」

「말, 하신 거예요」

「뭘 할 생각이야……」

「……듣고 싶어요?」

「그렇기는 한데」

「화내지 않을 거죠?」
「화낼만한 일을 할 생각이야?」

이 상태라면 자신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 같아서, 일단 들어둬야 할 것만 같았다.

마히루가 남들에게 피해를 줄만한 일은 하지 않을 것 같기에 그렇게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과연 그녀는 뭘 할


생각인 걸까?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자, 부끄러워졌는지 어렴풋이 뺨을 물들이며, 양 검지를 얽히며 머뭇머뭇 주저하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 저는, 아마네군이랑 학교에서도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요」

참는 걸 그만둔다,라는 것은, 가면 속 모습을 그만둔다,라는 일이다.

「그건」

「저만 소외받는 것 같아요」

「아니」

약간 풀이 죽은 얼굴로 그런 말을 들으면, 약해진다.

전부터 이츠키와 치토세하고는 평범하게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와 마히루의 사이를 알고 있는 두
사람과는 학교에서도 평소대로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다만, 마히루와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며, 치토세가
이츠키에게 말을 걸어왔을 땐, 마히루가 같이 있지 않는다.

그 밖에도 반에서 친구는 있는 것 같지만, 치토세만큼 막연해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금 외로워 보인다.
물론 천사님의 미소로 숨기고는 있지만, 익숙해진 아마네에게는 역시 외로워 보이는 게 느껴졌다.

그것을 알고 있었고, 어떻게든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자 하고 쉽게 납득하기엔 조금 힘들었다.

「…… 그런데 말이야, 천사님이 갑자기 나 같은 수수한 그림자 캐릭터랑 사이좋게 지내는 건 이상하잖아?」

「그것까지 포함이에요. 생각이 있어요」


「대책이 끝난 거야?」

「당연하죠. …… 아마네군은 저 이상으로 자신을 비하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자기부정이 강한 게 문제지만,


아마네군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거든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정말……」

의외로 씁쓸해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나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려 한다고는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만났을 때엔 생각하지도 못할 표정들에, 기뻐해야 좋은 것인지 아니면 쓴웃음을 지어야 하는 건지.

「…… 그래서 말이에요, 제가 학교에서 말을 걸게요……」

「싫지는 않은데. 나 같은……」

「아마네군」

말을 막듯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어딘가 늠름하고, 비난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나 같은‘이라는 말은 금지예요」

아마네군은 자신을 비하하는 버릇이 있으니까요, 하고 조금 화가 난 듯, 마히루는 아마네의 코를 집게손가락으로


찔렀다.

「다음에 또 말하면…… 그.. 또 찌를 거예요」

「찔러줘」

「벌로 제 마음이 풀릴 때까지 끈질기게 머리를 쓰다듬을 거예요」

「그건, 오히려 포상인데……」

「에?」

「아」

무심코 본심이 흘러나와, 뺨에 경련이 일어났다.


마히루에게 머리를 쓰담아지는 것은 포상이라고 무심코 말해 버렸지만, 이것은 말로 할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 증거로 마히루는 아마네를 바라보곤 굳어진 뒤, 그리곤 희미하게 뺨을 붉히며 허둥지둥 대고 있다.

설마 벌이 포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네도 본심이라고나 할까, 약간의 욕구가 입에서 나와 버린 까닭에 입을 열지 않았기에, 침묵이 찾아온다.

서로 시선을 우왕좌왕 돌리며, 잠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굳어졌지만, 마히루가 뜻을 정한 듯 아마네에게 가볍게


두 손을 내밀었다.

「…… 하, 할래요?」

이것은 팔로 뛰어들어 머리를 쓰다듬게 해달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런 일을 한다면 분명 머리가 이상해질 것이 뻔하기에, 할 수 없다. 아니, 굉장히 하고 싶지만, 본인은


꺼림직한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아마네에게 타의를 가지지도 않았는데, 꺼림칙한 생각을 가지고 다가간다는 건
좋지 않을 것이다.

꿀꺽 군침을 삼키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않고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아요」하고 경어로 돌려주었다.

역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부드러움을 즐기는 건, 무리다.

「너는 그런 말을 남자들한테 하지 말라니까. 할 거라면 치토세한테 해 둬」

「…… 치토세씨쪽이 더 신변의 위협을 느껴지는데요?」

「그 녀석은 성희롱을 하지 않는 한 대개 괜찮을 거야. 그리고 내가 만약 무슨 엉뚱한 짓을 하려거든 주저하지


말고 때려줘」

「그런 말을 하는 아마네군을 의심하지는 않아요. 어, 어쨌든, 다음에 또 말하면 머리카락을 스윽스윽 쓰다듬을
거예요! 」

결국 벌을 바꿀 생각이 없는듯한 마히루에, 아마 벌을 받으면 수치심과 이성이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아마네는, 가능한 그녀의 앞에선 자신을 비하하는 것을 그만두자고 맹세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5 화


75. 천사님과의 점심 식사

「아마네~, 오늘부터 우리들도 같이 밥 먹을게!」

싱긋 미소를 띠며 마히루를 데리고 온 치토세에게, 아마네는 전날 마히루의 『생각이 있어요』라는 발언을


떠올리곤, 뺨에 경련을 일으켰다.

확실히, 치토세가 이츠키랑 같이 밥을 먹는다는 명목이라면, 마히루를 데리고 와도 친구랑 같이 왔다며 속일 수는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약간 질투를 받기는 하겠지만, 의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치토세에게 이끌려온 마히루는 싱글벙글 미소를 띠고 있어, 평소의 천사님 모습이다.

다만, 마음탓인지 해냈다는 표정이 보이는 것 같아, 아마네는 머리를 움켜쥐고 싶다는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

「아─, 나는 자리에서 빠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괜찮아요. 여기서 같이 먹어요」

놓치지 않겠다는 의사에 온몸이 떨린다.

치토세와 사전에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보다는 치토세가 제안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상하다. 싱글벙글
웃고 있는 치토세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츠키하고도 사전에 이야기가 끝난 것인지, 아니면 치토세랑 같이 밥을 먹는 게 기쁜 건지, 평소의 웃는 얼굴로


「좋지, 같이 먹자」라고 말할 뿐이었다.

아마네로서는, 전날에 괜찮다고는 했지만, 역시 주변의 부러운 듯한 시선에 압도당하고 있어서 힘들었다.

「뭐야, 시라카와씨랑 시이나씨도 같이 먹는 거야?」

오늘도 같이 먹을 생각이었던 것 같은 카도와키까지 불쑥 얼굴을 들이밀었으므로, 아마네는 미묘하게 배가 아파질


것만 같았다.
「네, 같이 먹을 생각이에요」

「그런가―, 재밌겠네」

카도와키는 방긋하고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다지 기뻐 보이지는 않았다.

반대한다는 반응이 아닌, 마히루가 왔다는 것에 놀랐다는 반응이다.

이미 체크 메이트다.

「…… 포기해라, 아마네, 이미 도망칠 곳은 없어」

카도와키한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말한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지친 것처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시이나씨, 도시락이구나」

아마네나 이츠키는 항상 식장에서 먹고 있었기에, 평소 교실에서 밥을 먹는 마히루와 치토세가 그것에 맞추는


형태가 되었다.

각각 남성진이 주문한 점심을 가지고 자리로 돌아가 앉자, 카도와키는 마히루가 꺼낸 도시락의 존재를 깨달았다.

덧붙여서 마히루는 아마네의 바로 정면에 앉아 있다. 치토세가 이쪽에 앉도록 재촉했기에 도망칠 틈이 없다.

「에에, 저녁을 먹고 남은 걸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요」

저녁을 먹고 남은 음식은 아마네의 아침밥을 위한 것을 조금 남겨두고 가끔씩 도시락용으로 담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그것을 가져왔을 것이다. 그렇다고나 할까, 어제 저녁으로 먹은 닭고기가 가득 차있다.

「헤에, 혹시 직접 만든 거야?」
「네.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 건 만들지 못하지만요」

「마히룽, 거짓말은 좋지 않아~, 요리 엄청 잘하잖아」

「치이는 시이나씨의 제자가 되는 게 어때?」

「너무해」

「치이는 요리의 맛을 어떻게 내는지만 배우면 될 거야. 요리 자체는 할 수 있지만…… 」

치토세는 요리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재밌는 걸 떠올리면 새로운 맛을 찾아 평범함에서 벗어난다. 그 안


좋은 버릇만 없었다면, 하고 이츠키가 말을 흐렸다.

「그럼 마히루한테 이번에 1 대 1 로 요리교실을 받고 싶어. 맛을 보는 역으로 아마네를 부르자」

「야, 시이나한테 민폐니까 갑자기 그런 말을 하지마」

「아뇨, 저는 성가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치토세씨랑 같이 요리하는 건 재밌을 것 같으니까요」

「와~지금 미히룽, 너무 좋아. 기대된다―! 아마네도 예정을 비워둬!」

치토세는 마히루의 옆에 앉아, 만면한 미소로 마히루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마히루도 그것을 미소 지으면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사이가 좋아졌다는 것을 깨닫고 새삼스레 감격을
느꼈다.

(지금,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놀 약속을 해버렸네)

치토세를 바라봤지만, 본인은 마히루랑 사이좋게 서로 웃고 있다. 고의적인 건지, 우연인 건지 모르겠다.

다만, 주변에 미묘하게 귀를 기울이는 동급생들의, 「부럽다」라는 소리를 내지 않는 질투를 받았기에, 뺨이


경련이 일어났다.

「…… 야, 이츠키」

「응?」

「이거, 나 살해당하지 않을까? 괜찮으려나?」

「괜찮을 거야, 아마」


마히루의 팬, 이라고 할까, 마히루에게 마음이 있는 남자들에게서 상당한 시선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아직 치토세의 주도로 약속이 잡혔기에 이쪽으로 살기를 보내고 있지는 않지만, 만약 겉으로 사이가 좋아진 뒤에
마히루가 뭔가 말을 꺼낼 때가 두렵다. 「어째서 저런 녀석이……」라는 말을 들을 것 같다.

「잘 됐잖아, 후지미야」

「…… 내가 너였다면, 이렇게까지 질투를 받지 않고 끝났을걸」

카도와키 정도의 잘생기고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면, 마히루와도 균형이 잡혀서 질투를 받기는 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며 체념했을 것이다.

「나는 후지미야가 부러운데」

「어디가?」

「여러 가지」

함축성 있는 말을 한 카도와키가 쓴웃음을 지었기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뭐, 유타의 마음도 모르는 건 아니야」

「정말?」

「사람은 가지고 있는 걸 깨닫지 못하는 법이거든. 게다가 없는 거라면서 치켜세워주지, 치이도 없는 걸 갖고


싶어하고 있잖아」

「그렇다는 건?」

「시이나씨한테는 있지만 치이한테는 없다는 거지……」

「잇군, 지금 이상한 생각했지?」

이야기를 듣고 있던 듯, 치토세는 방긋하고 만면한 미소를 띠었다. 그러나, 눈은 웃고 있지 않다.


이거, 지뢰를 밟았구나,라는 걸 깨닫고, 두 사람이 사이좋게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을 바라보며, 슬쩍 마히루를
바라봤다.

마히루는 치토세가 이츠키와 서로 장난하기 시작한 것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었지만,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으며 표정을 바꿨다.

그것은, 천사님의 웃는 얼굴이 아닌 언제나 집에서 보여주는 수줍음과 비슷한 것으로, 아마네로서는 부끄러워져서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6 화


76. 천사님은 노력하고 싶다

「놀랐어요?」

집에서 마히루가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마네는 조용히 쓴웃음을 지었다.

「놀랐어, 생각보다 빨리 왔으니까」

「아마네군은 약간 억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최근에 이해했거든요」

「뭐야」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마네가 도망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뭐 그 장면에서는
포위망에 둘러싸여서 도망치지 못했지만.

아마네로서는 마히루가 이렇게까지 다가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당황했었지만, 대화만 할 뿐,


스킨십은 하지 않아서 한시름을 놓았다.

집에 있는 것처럼 천진난만하면서도 자각이 없는 스킨십을 하게 된다면, 질투의 칼날이 날아올 게 틀림없을


것이다. 본인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응석을 부리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런 것을 주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 가능한 아마네군의 생활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조금씩 노력할 거지만,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말해주세요」

마히루도 자신의 영향력에 자각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접근하지는 않으려고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아마네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미 갑작스러운 접근이었지만, 일단 잠자코 있었다.

「뭐 지금은 괜찮아. 부럽다는 시선은 날아오고 있지만」

「그래요? 그,…… 제가 학교에서 말을 걸어서, 시, 싫은 건 아니죠……?」

처음에 아마네가 꺼려 하던 모습을, 아직도 신경 쓰고 있던 것 같다.

「마히루가 외로워하는 건 알고 있었어. 친구를 모른 척하는 것도 안 좋고, 마히루도 피곤하잖아」

「…… 친구」

「응?」

「아무것도 아니에요」

불안한 표정에서 이번엔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뀌어 당황했지만, 이야기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미묘하게 고개를 돌려버린 마히루에게, 뭔가 기분을 상하게 한 걸까 하고 생각하며 아마네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 머리를 쓰다듬으면 만사 해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그건 아니지만, 좋아할까 해서」

「좋긴 하지만, …… 이런 건 다른 사람들하고 하지 말아 주세요, 속일 때」

「마히루말고는 안 하는데……」

애초에, 다른 사이가 좋은 여자는 치토세밖에 없다. 게다가 치토세는 머리를 만져준다고 해서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그렇게 되면, 남은 건 마히루뿐이며, 마히루 이외에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없다. 응석을 부려오는 건 마히루밖에
없기 때문에, 타인에게 한다는 선택지가 애초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보다는 진지하게 말한 듯, 마히루는 고개를 숙인 채 손에 들고 있던 쿠션으로 툭툭 치고 있기에,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다.
멈추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손을 멈추자, 이번엔 팔에 머리를 박았다.

아프지는 않지만, 최근 마히루가 미묘하게 공격적이게 되어 곤혹스럽다.

「…… 아마네군은 바보」

「왜?」

「저는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되는 거에요……」

「뭐, 마히루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무 열심히 해도 피곤할 뿐이니까 적당히……」

「이건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런 말을 하고 아마네의 어깻죽지에서 눈동자를 내비친 마히루는 미묘하게 원망하는 것처럼, 그러면서 수치심과
약간의 기대가 가득 찬 눈동자로 올려다봤다.

약간은 촉촉한 눈동자가 가까이 있기 때문에, 시선을 제대로 맞추기가 힘들다.

「그, 그래서, 마히루는 내가 어떻게 해 주길 바라는 거야?」

「…… 쓰다듬는 걸 계속해주세요」

그렇다는 것으로, 지금의 마히루로선 그 이외에는 요구하는 것이 없을 것 같아서, 우선 다시 마히루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으며 기분을 맞춰주는데 분주한 아마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7 화


77. 천사님과 외출 약속

「이제 곧 골든위크네」

선반에 놓여 있는 캘린더를 바라보며, 아마네는 작게 중얼거렸다.

4 월엔 진급과 관련해 바빴으며, 정신이 차리자, 4 월의 끝이 다가와 학생들도 사회인들조차도 손꼽아 기다리는
골든위크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마네로서는 별로 공부를 싫어하지 않고 학교에 다니는 것도 귀찮기는 하지만 힘들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는 기쁘지 않았지만.

단지 느긋하게 보낼 시간이 늘어나서 편하구나라는 감상이다.

올해의 골든위크는 작년과 달리 마히루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지루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미 휴일 중 하루는 『마히루가 여는 요리 교실의 맛을 보는 역』으로 치토세에게 약속이 잡혔기 때문에,


지루하기는커녕 시끌벅적하고 힘들어질 것만 같다.

「또 긴 휴일이 오네요……」

「싫어?」

「싫다기보다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해서요」

마히루도 아무래도 나랑 같은 타입인 것 같다.

애당초, 우리 둘은 집에서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뭔가 예정을 잡았다던가 하는 건 없다.

「뭐, 휴일은 기쁘지만, 할 일이 있어야 하는데」

공부는 매일 예습, 복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부족함이 없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휴일까지 공부를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취미인 산책이나 독서는 강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도 않고 하고 싶을 때, 이미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기


때문에, 예정을 잡을 필요는 없다. 게임도 마찬가지로, 아무런 계획이 없다.

「…… 아마네군은, 한가해요?」

「한가해」

현재, 요리 교실의 맛보기 역을 하는 날과 이츠키와 카도와키랑 노래방에 가기로 한 것이 전부다. 휴일은


일주일이나 있기에, 꽤나 한가한 날이 많다.

뭐 집에서 빈둥거리려나, 하고 말을 흘린 시점에서, 마히루가 이쪽을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그래?」

뭔가 말하고 싶은 듯한 마히루에게 시선을 맞추자, 마히루는 테이블 위에 있던 스마트폰으로 손을 뻗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마트폰 케이스에.

마히루의 스마트폰 케이스는 수첩형으로 카드 같은 것들을 넣는 곳이 있는데, 마히루는 그 카드를 넣는 곳에 있던


지퍼가 있는 작은 비닐 주머니를 꺼내고 있었다.

그 안에는 작게 접힌 종이가 여러 장 쌓여 있었으며, 그중 한 장을 꺼낸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보여주듯 펼쳤다.

오랜만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지나진 않았지만, 한 달 조금 더 전에 그녀에게 건네준 소원권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잘 그린 곰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그것을 내밀어 온 마히루는, 다시 가만히 아마네를 올려다봤다.

「사용해도, 괜찮아요?」

「뭐든지 말만 해」

「…… 골든위크 때, 아마네군의 하루를 받을 게요. 쇼핑을 하거나 놀고 싶어요」

안 될까요?, 하고 쭈뼛쭈뼛 물어 오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 괜찮아, 것보다 이걸 쓰지 않아도 부탁을 받으면 따라갔을걸」

아마 전에 했던 스타일로 같이 다니겠지만, 부탁을 받으면 그 정도는 원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사용권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소한 일에는 사용권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텐데, 하고 웃었지만, 마히루는 진지한 시선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쓸 거예요. …… 그날은, 무슨 말이든지 다 들어주셔야 해요」


「그,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상관은 없지만, 뭘 시킬 생각이야……」

「…… 지, 짐꾼이에요」

「네네,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렇게나 무거운 짐을 들게 하려는 거냐, 하고 따지고 싶어지긴 했지만, 마히루가 이렇게까지 말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기본적으로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마히루도, 가끔씩은 외출을 즐기고 싶을 테고, 스스로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같이 다녀줄 생각이다.

뭐 또 전에 봤던 남자라고 소문이 되지 않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것이 두려워서 아무


데도 가지 않는 건 따분하다.

「그래서, 어디를 갈 생각이야?」

「네? 그, 그건 아직 안 정했어요」

「정하지 않은 건가……」

「…… 왜냐면, 아마네군이 어떤 곳을 좋아하는지, 모르니까……」

「어, 나?」

「…… 모처럼 같이 나가는 데, 둘이서 재밌게 놀 수 있는 게 좋잖아요」

안 돼요? 하고 소매를 잡고 있는데, 눈을 부릅뜨고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인간이 있을까.

숨소리를 죽이고 시선을 돌리며, 머리카락을 긁을 뒤 작게 탄식한다.

「…… 나는, 마히루가 가잔대로 갈 생각이었는데. 그, 그러면,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

혼자선 가기 어렵지만,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어디에요?」
「웃지 마」

「안 웃어요」

「…… 고양이 카페」

그렇다, 귀여운 고양이들이 많이 있는 고양이 카페다.

아마네는 동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맨션에서 기르기가 불가능해, 잡지나 다른 사람들이 기르는 동물을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혼자서 고양이 카페에 가려고 해도, 남자, 혼자서 들어가는 것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부끄러워서 지금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었다.

마히루가 있다면, 타인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갈 수 있다. 다른 의미로서 시선이 날라오겠지만, 그런 건 걱정이


없다.

게다가, 마히루가 고양이랑 장난치는 모습이 분명 사랑스럽겠지,라는 자그마한 속셈도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것을 입 밖으로 낼 수는 없다

「…… 그, 두, 둘이 같이 있으면, 부끄럽지 않을까 해서, 안 되겠지?」

「아, 아니에요. 그런 건! 그러면, 그…… 같이, 갈까요?」

「…… 응」

받아들여 준 것이 고맙기도 하지만, 부끄럽다.

미묘하게 뺨에 열이 난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감춘 아마네는,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한 마히루를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그다음은 어떻게 할 거야?」

「그다음은, 같이 쇼핑을 하고…… 아, 오락실에 가보고 싶어요. 저, 그런 곳을 가본 적이 없어서요」

역시라고나 할까, 마히루는 오락실을 가보지 못한 듯, 흥미를 보이고 있기에, 체험으로서 가보고 싶은 것 같다.

아마 마히루가 좋아할 만한 인형들이 다시 들어왔을 테니, 같이 뽑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그렇다면 거길 가는 게 좋겠는데. 고양이 카페에 가서 밥을 먹고 쇼핑을 한 뒤, 오락실에 간다,라는
느낌이려나」

「네」

일단 당일의 스케줄이 어느 정도 정해져 안심하며 한숨을 내쉬자,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얼굴을 보이듯이 바라봤다.

「기대돼요」

그리고는 행복이 배어 나오는 것 같은 수줍음을 보여줬기에, 숨이 막혔다

「빨리 쉬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외출을 기대하는 듯한 마히루는, 미소를 띠며 매우 기분이 좋은 듯


쿠션을 껴안는다.

잠시, 정신이 나간 것처럼 그 얼굴을 바라본 아마네는,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강한 소리를 내는 것을 느끼면서
「…… 그렇네」하고 쉰 목소리로 돌려줬다.

천사님의 기습은, 매우 심장이 아팠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8 화


78. 천사님의 요리 교실

「제 1 회, 마히룽이 주최하는 요리 교실─!」

몇 분 만에 완성되는 요리 프로그램의 BGM 이 흘러나올법한 리듬과 기세로 선언한 치토세에게, 아마네는


귀찮아하는 것을 숨기려고 하지 않은 채 그녀를 바라봤다.
골든위크에 돌입한 뒤, 첫날에 마히루의 요리 교실이 열리게 되었다. 장소는 아마네의 집이다.

이유는 단순하게, 마히루랑 치토세가 모이기 쉽고, 아마네가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치토세의 집은 치토세의 가족이 있으므로 떠들썩하게 있을 수 없으며, 마히루의 집은 아마네가 들어가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아마네의 집으로 정해졌다.

앞치마를 두른 치토세는 「예에―!」하며 혼자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마히루는 앞치마를 두른 채, 치토세의


옆에서 쓴웃음을 짓고 있다.

「강사로서는 시이나 마히루씨를 초대했습니다!」

「초대한 게 아니라 네가 이 집에 초대받은 거잖아」

「그리고 맛보기 역으로…… 게스트로서 입맛이 남들과는 달리 두 배는 까다로운 후지미야 아마네씨를


초대했습니다」

「시끄러워. 그리고 여긴 우리 집이야」

「너무 텐션이 낮잖아─정말」

이른 아침부터 치토세의 텐션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뿐이다.

현재 시간은 오전 9 시가 조금 넘은 시간.

점심에 맞춘 요리 교실이라는 것으로 이런 시간대에 모이게 되었다.

딱히 상관은 없지만, 비교적 늦게 일어났었기에 치토세의 텐션이 괴롭다.

「…… 죄송해요, 아침부터……」

「아니, 괜찮아. 점심을 만들어주는 거니까. 뭐 그건 그렇고, 치토세가 이상한 걸 넣지는 않는지 지켜봐 줘」

「정말 신용이 없네」

「너, 밸런타인데이의 전과를 잊은 건 아니겠지……?」

그녀가 장난으로 만든 초콜릿의 맛이 잊히지 않는다.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건 맛있었지만, 뭔가가 들어가 있었던 것들의 맛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것을 평범하게 먹을 수 있다고 말한 치토세다, 그다지 미각을 신용 할 수 없다.

「아하하, 그건 그냥 장난이었잖아. 평범하게 만들면 괜찮을 거야. 아마」

「그 아마라는 말이 걱정인 거라고, 바보야. …… 부탁할 테니까, 내가 먹을 수 있는 걸로 만들어줘」

「알겠어」

맡겨 줘―, 하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치토세에게 약간의 불안감이 느껴졌지만, 마히루가
어떻게든 해 줄 것이라고 믿고 지켜보기로 했다.

마히루는 남이 먹는 것이라면 타협을 하지 않으며, 수업으로서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 생각이 가득해 보이니
괜찮을 것이다.

치토세를 데리고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우리 집의 부엌으로 간 뒤, 오늘의 메뉴로 추측되는 요리명을 말하고


있다.

덧붙여서 오늘의 점심은 샐러드와 캇슈, 새우 비스크, 남은 것으로는 소테(서양 요리)를 만든다고 한다. 새우를
먹고 싶다는 아마네의 요청에 부응해준 것 같다.

뭐, 이렇기에, 실패할리는 없을 것 같지만, 치토세가 샐러드에 이상한 것을 넣지 않을까 걱정된다.

「…… 뭔가 의심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의심이 담긴 눈빛을 날린 것을 깨달았는지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는 치토세로부터 눈을 돌리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솔직히, 맛을 보는 역할로 불렸지만…… 할 일이 없다.

마히루의 심부름 정도라면 도와줄 수 있겠지만 그것은 치토세의 역할이며, 애초에 아마네에게 앉아 있어 달라는
마히루의 지시가 있어서,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너무 한가했다.

부엌을 바라보자, 앞치마를 두른 두 사람이 사이좋게 이야기를 하면서 요리를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관점은 다르지만 미소녀로, 그런 두 사람이 앞치마를 입고 자신의 집에서 요리한다니, 남자들한테는


로망이겠지, 하고 남의 일처럼 생각하면서 멍하니 바라봤다.

저 못된 장난꾸러기가 뭔가 이상한 짓을 하지 않을까, 하고 재차 불안을 느끼면서, 아마네는 짬을 주체하지 못한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

어차피 몇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조금은 자고 있어도 괜찮을 것이다. 어차피 우리 집이니 뭐라 할 사람은…
… 마히루 정도밖에 없다.

하암, 하고 작게 하품을 한 뒤, 아마네는 소파에 몸을 맡겼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79 화


79. 천사님과 소악마씨

정신을 차리자, 달콤한 냄새가 가까이 있었다.

무슨 냄새냐고 한다면, 익숙해졌다면 익숙해진, 뭐라 말할 수 없는 우유 같은, 그러면서도 꽃처럼 달콤한 향기가


매우 감미로운 것으로, 무심코 침을 삼켰다.

흐릿한 의식 속에서 그 냄새의 근원에 얼굴을 내밀자, 온기를 띤 아련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져 온다.

닿는 것만으로 침착해지는 사람의 피부 같은 것을 조금 더 즐기기 위해, 더욱 뺨을 대자, 살짝 진동이 느껴졌다.

「…… 저, 저, 부끄러운데요……」

곤혹스러운 듯한 가느다란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린다.

멍한 의식이 격상되듯 급속히 떠오르고,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시야에는, 매끄러운 유백색이 펼쳐져
있다.

흠칫흠칫 얼굴을 올리면, 마히루가 곤란하면서도 쑥스러워 하는 듯한 그런 얼굴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 마히루?」

「네」

「…… 안녕(아침인사)」

「안녕하세요(아침인사)…… 라고나 할까 벌써 안녕하세요(점심인사)라고 할 시간인데요」


(역자: 일본은 아침, 점심, 저녁에 따라 인사말이 다릅니다,)

획, 하고 선반에 있는 디지털시계를 바라보자, 시간은 정오를 지나고 있었다.

아무래도 꽤나 자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깨달은 건 좋은 데, 왜 마히루가 옆에 있는 걸까.

「옆에 앉으니까 기대어 오셨어요」

아마네의 의문에 답하듯이 말하는 마히루의 뺨은, 어렴풋이 붉은빛을 띠고 있다.

아무래도 마히루의 어깨 부근에 얼굴을 기대고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의 옷은 약간 옷이 헐렁해서 팔에 피부가
보이며, 거기에 얼굴을 들이민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성희롱인 것으로, 화를 내줬으면 좋았을 것 같지만, 마히루는 화낸다기보다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오히려 화를 내줬으면 하는데, 이런 반응을 보여주면 매우 곤란하다. 용서를 받고 있는 것 같아서 참기가 어렵다.

「미, 미안. 불쾌했었지」

「아, 아니에요, 그런 건!」

「오히려 마히룽은 『아마네군이 잠에 빠져서 어리광을 부리고 있어요』하면서 받아들였어」

「치토세씨!」
아무래도 조금 멀어진 위치에서 바라보고 있던 것 같은 치토세가 싱글벙글, 아니, 히쭉히쭉 웃으며 덧붙이자,
마히루의 뺨이 더욱 붉어진다.

「어느새 서로 이름으로 부르게 된 거야, 둘 다」

「…… 치토세」

「노려보지 말라구. 섣불렀던 건 너였잖아?」

그렇게 말을 한다면,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잠에 빠져서 방심을 한 채, 치토세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히루라고 불러 버린 것은 아마네의 실수다.

「뭐, 마히룽한테 물어봐서 이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너 말이야」

「죄, 죄송해요」

「아니야, 책망을 하는 건 마히루가 아니야」

무심코 내뱉은 말을 비난을 받았다고 착각하는 마히루에게 황급히 고개를 가로젓자, 치토세가 즐거운 듯이 웃기
시작했다.

「별로, 나로선 마히룽이랑 아마네가 사이가 좋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한 것뿐이라구? 나쁜 게


아니잖아」

「너는 의심이 너무 심해. 네가 생각하는 일은 없어」

「흐음?」

「뭐야」

「흐응, 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치고는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말로 표현할 생각은 없는 듯 어깨를


움츠렸다.

이렇게 되면, 캐물어도 소용없는 것으로, 그녀에게 물어보는 것을 포기했다.


옆에 있는 마히루라고 한다면, 미묘하게 눈을 숙이고 있다.

「…… 마히루?」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말을 걸자, 제정신을 차린 듯, 황급히 웃는 얼굴을 띄우곤, 고개를 가로젓기에, 이 또한 추궁하지 못한 채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 그래서, 제대로 점심을 만들었는데, 먹을 거지?」

「먹긴 할 건데, 정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낮이 되어 버렸네……」

「입을 벌린 채로 자고 있어서, 중간에 자는 얼굴을 보고 놀려줄까 했었는데」

「…… 장난은 안쳤지?」

「장난은 안쳤어」

장난을 치지 않았다고 말해도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 건, 치토세의 평소 행동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됐을까? 소년이여」

「장난을 안 쳤다면, 뭘 한 거야?」

「별로―?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정말인가. 마히루, 이 녀석 아무것도 안 한 거지?」

확인을 위해 마히루를 바라봤지만, 마히루는 갑자기 말이 걸린 것에 당황한 듯 눈동자를 숙이곤 쓴웃음을 띄웠다.

「치토세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래? 했다면, 관자놀이를 주먹으로 돌려줄 생각이었는데」

「폭력은 반대라구!」
그렇게 말하면서도 깔깔 웃는 치토세에게, 어이가 없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네는 자고 있었기에 시간이 지난 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점심시간이 되었다.

치토세도 이번만은 제대로 만든 듯, 테이블에는 예쁘게 만들어진 킷슈와 농후한 새우 냄새가 감도는 비스크가
있었다.

모든 것들이 한 접시에 담겨 있었기 때문에, 킷슈와 비스크, 새우 소테(서양 요리)의 색채가 풍부해, 카페에서
나올 것만 같은 점심 같다.

「맛있어 보이는 데. …… 마히루, 맛은?」

「괜찮아요. 이상한 것은 들어있지 않고, 맛도 봤으니까요」

「다행이다」

「얼마나 의심을 하고 있던 거야, 아이참─. 오늘은 제대로 만들었다구―」

실례잖아, 하고 화를 내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뒤통수를 맞는 일이 많았기에 어쩔 수 없다.

이번에는 마히루가 감수를 했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아, 킷슈는 마히루가 만든 거야. 내꺼는 잇군한테 줄 것만 만들었으니까」

「킷슈를 통째로 줄 생각인거냐……」

「손바닥 사이즈로 작으니까 괜찮아. 에헤헤─, 잇군, 기뻐해 주려나」

만면한 미소를 띠고 있는 치토세를, 마히루는 흐뭇한 듯이 바라본다.

치토세는 장난만 치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는 남자친구만을 생각하는 소녀이기에, 이츠키도 좋은 녀석을


여자친구로 만들었구나 하고 가슴이 평온해졌다.

단지, 약간 도가 지나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그녀를 신뢰하기엔 조금 위험하지만.


싱글벙글 웃고 있는 치토세에게 아마네는 작게 웃은 뒤, 눈앞에 준비된 접시를 향해 손을 모았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먹어―」

부끄러워 보이는 치토세는, 역시 이 녀석도 여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0 화


80. 천사님의 장난

「…… 그, 죄송해요」

치토세가 돌아간 뒤, 마히루가 사과했다.

왜 사과를 받았는지도 모른 채, 놀라서 옆에 앉아있는 마히루를 바라보자, 우물쭈물 몸을 움츠리며 미안한 듯


눈꼬리를 내리고 있다.

「…… 장난을」

「장난?」

「치토세씨는, 아마네군한테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 제가」

「마, 마히루가?」

확실히 치토세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었고, 마히루는 치토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마히루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마네로서는 마히루가 이쪽에 무슨 짓을 한다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었기에 무의식적으로 제외했었는데,


아무래도 그 마히루가 뭔가 한 것 같다.

죄책감으로 인해 자백해 버린 듯, 미묘하게 더는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다.


「뭘 했는데?」

「그게, 볼을 말랑말랑 만져서……」

「…… 그거, 장난의 범주에 들어가는 걸까」

「그, 그리고, 아마네군의 자는 얼굴 쳐다보기도 하고 아마네군의 머리카락을 스윽스윽 만지기도 했어요」

「마히루, 그걸 좋아하는구나」

「…… 네, 네」

「그것뿐이야?」

「…… 네」

반성의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이건 장난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마히루가 한 것은, 장난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스킨십이다.

그것이 장난이라면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기에, 장난이라는 판정을 받기에 곤란하다.

「별로 화는 안 났어. 뭐, 마히루가 재밌다면 그걸로 됐잖아, 내가 남의 앞에서 잔 게 멍청했던 것뿐이고」

「가, 감사합니다……」

「뭐, 이런 녀석의 자는 얼굴 바라봐도 즐겁지는 않을 거라 생각되지만……」

「…… 귀여웠다고요?」

「남자의 자는 얼굴이 귀엽다고 하는 건 너뿐이야」

「그렇지 않아요. 치토세씨도 말했어요」

「그건 분명 놀리는 거였을 거야……」

치토세는 분명 재미있어서 귀엽다고 말했었을 것이다.

마히루가 생각하는 귀엽다는 말과는 별로도, 그다지 신용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귀여워서, 무심코」


「무심코?」

「많이 볼을 쿡쿡 찔렀어요」

「남자의 볼을 만져도 재미없을 텐데」

「재밌었다구요?」

아마네로선 자신의 뺨은 여자와 비교해 단단해서 쿡쿡 찔러봤자 재밌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히루가 어떤 점에서 재미있어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쿡쿡 찌르는 행위 그 자체가 재밌다면 불평을 할 수 없다.

「뭐, 그 기분을 모르는 건 아니야. 너의 볼도 말랑말랑해서 만지는 기분이 좋으니까」

마히루가 한 장난을, 본인에게 한다.

그렇다고 해도, 사양하지 않고 만지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손가락 끝으로 부드러운 뺨을 쿡쿡
찔렀다.

마히루의 뺨은 역시 여자 특유의 부드러움이 있어, 말랑말랑하다는 감촉이다.

피부가 매끄러워서, 닿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껴질 만큼 만지는 느낌이 좋다.

마히루가 만졌다면, 이쪽도 만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핑계를 자신에게 대면서, 마히루의 뺨을 가볍게 만졌다.

부드러운 볼.

마히루가 조금 불만스러운 듯 올려다봤기에, 달래주기 위해서 살그머니 손가락으로 어루만졌다.

새끼 고양이를 만지는 것처럼, 상냥하면서도 조심스럽게.

「…… 응」

금세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이 사라지고, 뭔가가 포함된 것 같은 미소가 떠오른다.

뭔가가 포함된 것은 꿀처럼 달콤함을 띤 미소였다.


(…… 정말 느슨하다고나 할까)

남자한테 만져졌음에도 이런 미소를 띠는 마히루의 느슨함이 걱정됐지만, 애초에 마히루는 남자에게 몸을 손대게
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조금 부끄러워졌다.

어느 정도 특별하게 취급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해, 소파의 등받이에 머리를 부딪치고 싶어졌다.

여러 가지 답답함과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 마히루의 턱 아래로 손을 뻗어, 이번엔 정말로 고양이를 쓰다듬어주듯
손가락을 움직이자 「햣」하고 작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 뭐, 뭘 하시는 거예요?」

「고양이 카페를 갔을 때의 연습」

「사람으로 연습을 해서 어쩌시려구요……」

「마히루는 고양이 같으니까. 그러면서도 강아지 같기도 하고 토끼 같기도 해」

「무슨 소리예요……」

「그냥」

최근에 알게 됐지만, 마히루는 고양이랑 강아지, 그리고 약간의 토끼 요소를 더해 삼등분으로 나눈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처음 알게 됐을 땐, 정말 경계심이 강한 고양이였지만, 친해짐에 따라 강아지처럼 사람을 좋아하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따르는 인간에게 미소를 보여주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게 되었다.

토끼는, 왠지 모르게 아마네의 마음속에서 토끼는 외로움쟁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추가한 것뿐이지만.

귀여워하고 싶어져, 라며 본인이 싫어하지 않을 정도로 턱 아래를 쓰다듬고 있자, 마히루가 「머리 쪽이 좋은
데」라고 작게 흘렸으므로, 순순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러한 점이 강아지 같다는 것을,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 제가 고양이랑 강아지, 토끼…… 라니, 아마네군은 늑대에요」

「그렇게 내가 여자한테 덤벼든다고……?」


「그, 그런 의미가 아니라. 늑대는 동료를 많이 생각한대요. 무리인 동료를 굉장히 소중히 여긴다고 해요.
무리들은 기본적으로 가족끼리 형성되어 있어서 이런 의미와는 다르겠지만, 아마네군은, 한 번 맘에 든 사람을
굉장히 소중히 여겨주고 있으니까요」

「…… 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네의 교우 범위는 좁다. 사이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양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능한 잘 대해주고,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면을
늑대라고 한다면, 뭐 부정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거, 거기에…… 그렇게 있어줬으면 좋겠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그게, 머리카락도 푸석푸석하니까 늑대 같아요」

「그건, 늑대 같은 요소가 아니잖아」

뭔가 다른 말을 하려다가 그만둔 것 같은 마히루가 아마네의 머리카락을 만졌기 때문에, 아마네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은 채, 마히루가 좋을 대로 머리를 만지도록 했다.

작가님후기: 늑대는 짝과 평생을 간다고 하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1 화


81. 천사님과 전에 했던 남자 스타일

「안녕하세요, 아마네군」

보통, 사람들과의 외출 약속 만남은 약속지에서부터 시작되지만, 마히루의 경우는 그녀가 집에 오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옆집에 살고 있고 일일이 약속을 잡지 않아도 된다는 합리적인 판단 아래 마히루가 집으로 찾아온 것이다.
오늘의 마히루는 여느 마히루와는 달랐다.

「안녕. …… 오늘은 머리를 올렸네」

「고양이랑 노는데 방해되니까요. 이상해요?」

평소, 뒤로 넘기는 머리카락이 경단처럼 올려져 있다. 요리를 할 때 하는 것과는 달리, 잔머리가 하나도 없어,
공이 많이 들어갔다는 것이 보였다.

「아니, 잘 어울려」

「그렇다면 다행인데…… 그, 그,…… 웃기다면 웃어주세요」

「왜, 갑자기?」

「…… 들떠 있다고 생각하셨죠?」

꽉 가슴을 누르고 있는 마히루는, 평소보다도 더 피부가 노출된 차림이다.

이렇게 말하면, 노출이 많은 옷을 입은 것 같지만, 목이 널널한 블라우스이며, 새하얀 데코르테가 보여 노출이


있는 것처럼 보일뿐이다.

소매 부분은 긴 랜턴 소매이며, 옆에는 슬릿이 있어 레이스로 가려졌지만 희미하게 팔이 보이는 게 묘하게


요염하다.

물론 이너를 입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보이는 것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여성스러움과 청초한 느낌을 줬다.

아래는 고양이랑 놀기 때문에 스키니를 입고 있지만, 체형에 딱 맞아서 오히려 라인이 더 부각되어있다.

손목에는, 아마네가 선물 한 꽃을 본뜬 팔찌를 차고 있다.

소중히 쓰겠다던 말이 생각나, 자연스럽게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런 생각 안 했어. 평소보다 귀엽다고는 생각했지만」

「…… 그런 말을 슬쩍할 수 있는 건 부모님의 교육의 덕분인 것이군요」


「뭐, 아빠한테 여성이 멋을 부리면 칭찬을 하라고 듣기는 했지. …… 하지만 겉치레 말이 아니니까 안심해」

「…… 믿어 둘게요」

살짝 얼굴을 붉히곤 가방을 껴안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다가
그만두었다.

고생하며 완성했을 머리카락을 처음부터 망가트릴 수는 없었다.

마히루로서는 머리를 쓰다듬을 것 같았지만 쓰다듬지 않는 것에 대해 눈을 깜빡였지만, 머리카락을 신경 쓴


것이라는 것을 이해한 듯, 쓴웃음을 지었다.

약간, 아마네의 오른손을 아쉽듯이 보고 있지만.

「…… 아마네군, 요즘 자주 제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지 않아요?」

「음─, 쓰다듬기 쉽다고나 할까, 만지면 기분이 좋아져서. 싫다면 그만두겠지만」

「시, 싫은 건 아니에요. …… 그, 저, 저도 제가 하고 싶을 때, 머리를 만지고 싶어요」

「상관은 없지만 지금은 안 돼. 왁스를 발랐으니까」

마히루와 같이 외출하기 때문에, 전에 했던 남자 스타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마히루정도만큼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닌,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것뿐이지만.

옷도 청색 재킷에 흰색 V 넥, 검은색 슬림 팬츠라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극단적으로 멋을 낸 것이 아니다.

마히루의 옆에 섰을 때 비교가 많이 날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것은 얼굴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 해도 돼요?」

「싫지 않으니까 상관은 없지만, 오늘은 고양이를 만지니까 참아줘」

「지, 지금 하고 싶은 게 아니라서 괜찮아요 …… 그렇구나, 해도 되는구나……」

「나도 하고 있으니까 해도 되는 게 당연하잖아」


마히루에게 머리카락을 만져지는 건 싫지 않다…… 고나 할까,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거절할 리가
없다.

그런 걸로 마히루가 만족한다면 꼭 해줬으면 한다.

시원스럽게 수긍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처음에 당황했지만, 이윽고 기쁜 듯이 미소를 지었다.

「…… 그럼, 다음에 많이 만질 테니까요, 오늘은 고양이를 많이 만질게요」

「그래」

「갈까요?」

「응」

둘이서 같은 장소에서 나가는 게 왠지 낯간지럽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히루를 데리고 같이 집을 나선다.

그녀에게 맞춰서 천천히 걸으며,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손을 내밀어 줘」

얼버무리듯 그렇게 말하자, 마히루는 희미하게 뺨을 물들이며 미소를 짓곤 아마네의 손을 잡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2 화


82. 천사님과 고양이와 하얀 수염

일단 어느 정도 조사를 하긴 했었지만, 실제로 고양이 카페에 들어가 보자, 상상 이상으로 공간이 넓었다.

접수와 알코올 소독을 마친 두 사람이 카페에 들어서자,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웅크리고 앉아 있거나,
손님들과 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오…… 생각보다 넓네. 예쁘기도 하고」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런데도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깔끔했다.
동물 특유의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거의 무취.

인터넷에서 후기를 봤었는데, 위생적이며 고양이들을 배려한 고양이 카페라고 한다.

인기가 있지만 고양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자리수도 적다.

고양이를 위한 은신처도 마련되어 있어, 어디까지나 고양이를 만진다는 목적이 아닌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라는
스탠스 같다.

이 카페는 시간제이며 요금이 비싸긴 하지만, 그 돈을 내도 아깝지 않을 만큼 깨끗하고 편안한 공간이었다.

「후와아아…… 고양이…… 여기 보세요 아마네군, 어떤 아이라도 다 귀여워요」

다른 손님과 고양이가 있기 때문에 작은 목소리로, 그러면서도 흥분되고 들뜬 목소리로 마히루는 아마네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여러 종류의 고양이들이 있어서 그런지, 그녀는 두리번두리번 고개를 돌리며 눈동자를 빛냈다.

그다지 동물을 주제로 대화를 한 적은 없었지만, 꽤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은 마히루의 흥분에, 아마네도
무심코 입가가 느슨해졌다.

「그렇네, 귀엽네」

「네. 저, 저 아이 실크짱이래요」

어떤 것이 귀엽다는 건지 이해를 못 한 것 같은 마히루가, 점원에게서 받은 고양이 사진과 같이 이름과 품종이


실린 프로필 표를 바라보며 옆에 있던 샴고양이를 가리켰다.

꼬리와 얼굴 근처의 털만 검은색이며, 날씬한 몸은 하얀 털이 갖추어진 고양이다.

푸른 눈동자가 특징적이며, 모습이 뭐라고 할까, 고귀함이 감돌고 있다.

마히루로서는 만지고 싶은 듯 우물쭈물했지만 갑자기 만지는 것은 금지였기에, 쭈구리고 앉은 뒤 눈높이를 맞추며


살짝 손가락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고 있었다.
쫑긋쫑긋 코가 움직인다.

그것만으로도 마히루는 「귀엽다」하고 작은 소리로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

다만, 실크는 대충 마히루의 냄새를 맡은 뒤, 우아한 걸음으로 어디론가 떠나 버렸다.

마히루는 보기에도 풀이 죽은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미움을 받은 게 아니라 인사를 한 것뿐이라고 생각해」

「그, 그런 걸까요……」

「뭐 천천히 익숙해지면 괜찮겠지. 일단 자리에 앉을까」

일어선 마히루의 손을 잡고, 비어 있던 소파에 앉는다.

거기서 간신히 방 전체를 천천히 돌아 봤는데, 역시 여러 종류의 고양이들이 있었다.

아까 고양이는 샴고양이였지만, 아메리칸 쇼트 헤어나 이그조틱, 러시안 블루, 먼치킨에 벵골 등등 개성이


넘치는 고양이들이 있었다.

조금 떨어진 옆자리에서는 아메리칸 쇼트헤어 고양이가 책상 위에 올라와 웅크리며 앉아 있고, 그 자리에 앉아


있던 여성이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귀엽다……」

선망을 숨기지 않는 시선으로 다른 손님을 보고 있기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메뉴를 바라봤다.

이 카페는 제공되는 음식도 맛있다고 소문이 난 모양이다.

추천은 폼밀크로 만들어진 고양이가 그려진 라테아트인 것 같다. 뭔가 라테아트를 만드는 데 잘하는 점원이 있는
듯, SNS 에 자주 사진이 업로드되고 있었다.
주변을 서성이는 고양이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는 마히루를 가만히 놔두고, 점원을 불러 기본 스타일의 라테아트를
주문했다.

「마음대로 주문했는데 괜찮아?」

「에? 아, 네, 괜찮아요」

역시 고양이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어서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마히루는 커피나 홍차를 좋아하는 파기 때문에, 자그마한 서프라이즈라는 것으로 주문한 것을 비밀로 하기로 했다.

잠시 후, 점원이 웃는 얼굴로 시킨 음료를 가져왔다.

느린 동작으로 라테아트를 망가뜨리지 않게 테이블에 둔 뒤 인사를 하고는 떠났지만, 마히루는 책상 위에 놓인


라테아트에 시선이 꽂혀 있었다.

「이런 건 싫어해?」

「아, 아니오, 너무 귀여워요……!」

「그럼, 다행이네」

마히루의 앞에 놓인 컵에는 고양이가 둥글게 누워있는 모습에 폼 밀크가 가득 차 있고, 코코아로 고양이의 모습과
표정이 그려져 있다. 아마네 쪽에는 컵의 테두리에 기대는 것 같은 고양이가 그려져 있다.

섬세한 형상과 사랑스러움에, 인기가 있는 것도 납득이 간다.

감동을 남기려는 것인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싱글싱글 웃고 있던 마히루였지만, 왠지 아연실색으로 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귀여워서 못 마시겠어요……」

심각한 듯이 중얼거리자, 그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 웃지 말아 주세요」
「아니, 귀여운 일로 고민하고 있구나 해서」

「그, 그렇지만……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가 있는데 망가뜨리는 건 아깝다고나 할까요……」

「마시지 않는 게 아까운데 말이야」

「우우」

뭐 마히루의 기분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가만히 내버려 둬도 머지않아 망가질 테고, 망가지거나 식지 않는
동안에 마시는 것이 제작자로서는 기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네는 충분히 감상을 말한 뒤, 스스럼없이 컵에 입을 맞췄다.

아아…… 하고 슬픈 듯한 중얼거림이 옆에서 새어 나와 웃을 뻔했지만 어떻게든 참고 천천히 카페라테를 마신다.

마히루가 쓸쓸해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모습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마셨는데, 맛은 역시 맛있었다. 커피의 깊은
맛과 우유의 맛이 깔끔했다.

단 맛은 거의 없었지만, 블랙커피도 마실 수 있는 아마네로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음, 맛있다」

한숨을 돌리며 그렇게 흘리자, 마히루는 주저하며 작게 신음을 낸 뒤, 컵에 입을 맞췄다.

고양이를 망가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마시고 있는 모습은 왠지 재미있다고나 할까, 귀엽다고나 할까, 무심코
입가가 느슨해진다.

「우, 웃으시는 것 같은데요」

「기분 탓이야. 맛있어?」

「네」

컵에서 입을 떼며 그렇게 돌려준 마히루를 바라보고, 더 이상 참지 못한 채 어깨를 움직였다.

「왜, 왜 웃으세요?」
「아니, 하얀 수염이 붙어 있어서」

고양이를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한 나머지 폼 밀크의 부분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 마히루의 입가에는 산타같이
하얀 수염이 있었다.

무심코 스마트폰으로 찍어 버릴 정도로, 매우 귀여웠다.

「아, 지, 지금 찍었어요!?」

「미안. 지우지 않으면 안 될까?」

「그, 그런 한심한 얼굴을 남기시려고요?」

「귀여워서 그만」

그렇게 말하자 마히루는 꽉 입술을 다물고, 어렴풋이 얼굴을 붉힌 뒤, 작게 「…… 한 장뿐이니까요」하고 말을


흘렸다.

그런 말을 할 때도, 하얀 수염이 붙어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웃음을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3 화

83. 천사님, 토라지다?

「…… 아」

라테아트가 있는 카페라테를 다 마시자, 한 고양이가 아마네의 무릎 위로 뛰어 올라왔다.

옆자리에 있던 아메리칸 쇼트헤어 고양이다.

프로필 표를 바라보자 『카카오♀』라고 쓰여 있다.

사람을 잘 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심심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무릎 위로 올라와서 아마네로서는
당황스러웠다.
다가오는 건 상관이 없었지만, 갑자기 다가왔기에 약간 당황했다.

무릎 위에 있는 온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묵직했으며, 마치 여기는 내 장소라는 듯이 당당히 있었다.

「사람을 잘 따르는구나, 이 아이」

손 냄새를 맡게 해주며 마히루를 바라보자. 부러운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냄새를 맡은 걸 끝낸 카카오가 아마네의 손에 얼굴을 문질렀기에, 쓰다듬어 주었으면 하는 건가 하고 마히루에게


연습한 것처럼 턱 밑을 간질이듯 쓰다듬는다.

귀엽다는 생각을 하면서 쓰다듬고 있자, 옆에 있는 마히루의 부러운듯한 시선을 깨닫고 그만 웃어 버렸다.

「마히루, 손」

「에? 네, 네」

순순히 손을 내밀어왔기에, 아마네는 카카오한테서 손을 뗀 뒤, 마히루의 손을 카카오의 얼굴로 가져다 댔다.

아마 이 고양이는 사람을 잘 따르고 사람에 익숙하기 때문에, 제대로 인사를 하면 손을 닿게 해줄 것이다.

킁킁, 마히루의 손의 냄새를 맡은 카카오가 「에~앙」하고 정신없는 울음소리를 내며 마히루의 손에 얼굴을


문지르기에, 마히루가 감격한 것처럼 눈동자를 빛냈다.

「아마네군, 쓰다듬었어요」

기분이 좋은 마히루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아마네도 털을 정돈하듯이 쓰다듬었다.

손질이 잘 되어 있는지, 털은 푹신푹신하면서도 반듯하다. 이상한 냄새도 나지 않으며 고양이 특유의 냄새가
희미하게 나는 정도로, 점원들에게 소중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고양이도 털의 상태나 안색이 좋고 극단적으로 체형이 크거나 마른 아이가 없다. 컨디션과 체형의 관리가 된
고양이들은 모두 자유롭게 걷고 있었다.

「…… 귀엽네」

「정말 그렇네요. …… 아마네군이 부러워요……」

「카카오한테 부탁해보는 게 어때? 무릎에 올라와달라고」

말은 통하지 않겠지만, 제스처는 의외로 통하는 것 같다.

마히루가 시험 삼아 무릎을 팡팡 두드리며 「이리와―」하고 부르자, 카카오가 한번 울음소리를 낸 뒤, 무릎으로


살짝 이동했다.

그때 마히루가 띄운 감동의 표정은, 보고 있는 이쪽도 기뻐질 정도로 기쁨으로 가득했다.

「여기 보세요, 올라탔어요」

「잘 됐네. 쓰다듬어달라는 것 같은 데」

아마네의 딱딱한 무릎보다 마히루의 부드러운 무릎이 더 좋은 것인지, 조금 전보다 더 높은 울음소리를 내며


마히루의 손에 스스로 얼굴을 문대고 있다.

만면의 미소로 마음껏 쓰다듬기 시작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스마트폰으로 그 모습을 찍었다.

「이거라면, 세이프지?」

「…… 세이프로 해둘게요」

그렇게 말하며 카카오를 쓰다듬는 마히루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아마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벽 쪽에 책장이 있고, 그 안에 잡지나 만화가 있었기에, 몇몇 책을 가져올 생각이었다.

고양이 카페라고 해도 항상 고양이가 재롱을 부리는 것도 아니고, 고양이가 있는 공간에서 느긋하게 지낸다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편안하게 책을 볼 생각이었다.
마히루가 카카오에 빠져있는 동안 책장에서 대충 책을 고르고 있자, 발밑에 맨 먼저 마히루가 인사한 실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쪼그리고 앉아 집게손가락을 코에 가까이 대보자, 역시 인사로서 킁킁 냄새를 맡아 온다.

이 행동도 귀여워서 무심코 뺨이 느슨해진 채 바라보고 있자, 냄새를 다 맡은 뒤, 앞발을 띄워 이쪽의 팔에


달려들듯 기대었다.

야옹하고 카카오와는 다른 높은 울음소리를 울리며 다가왔기에, 아마네는 바닥에 앉았다.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듯, 만지는 것을 허락받았기에 쓰다듬어주자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목을 울리며 다가오기 때문에, 이것은 아마 더 만져달라는 뜻일 것이다. 실크님의 소망대로 상냥하고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쓰다듬고 문질렀다.

이츠키의 집에 고양이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고양이를 만져야 하는지는 알고 있다.

어떻게 만져야 고양이의 기분이 좋아지는지, 어리광을 부리는지를 이해한 다음 반응을 보고 손놀림을 바꿨다.

(귀엽다)

입가가 느슨해진다

처음엔 어딘가 도도해 보였기 때문에, 이렇게나 어리광을 부려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뭔가 닮은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마히루인가?)

마히루도, 처음엔 매정하고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한 번 마음을 열자, 신뢰의 시선을 향하며
응석을 부리거나 방심을 하고 있다.

그러한 점이 고양이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이렇게 비교해 봐도 고양이 같다.

마음속으로 실크에게 천사님 2 호라는 칭호를 주면서, 기분이 좋아지듯이 열심히 쓰다듬고 있자, 문득 찰칵하는
셔터 소리가 들렸다.

얼굴을 들어 올리자, 마히루가 어느샌가 다가와서 스마트폰을 쥐고 있었다.

「늦는다고 생각했는데…… 실크짱이랑 언제 사이가 좋아지신 거예요?」

「뭔진 모르겠지만, 쓰다듬어 달라고 다가왔어」

「치사해요…… 저도 만지고 싶어요……」

「카카오는?」

「고양이는 자유로운 생물이잖아요……」

아무래도 어디론가 가버린 것 같다.

카페를 둘러보자, 카카오는 캣 타워 2 층에서 둥글게 몸을 말고 있었다. 조금 전까진 마히루에게 만져지고


있었지만, 기분이 내키지 않게 된 것 같다.

「아마네군은 실크짱이 마음에 드세요?」

「아니, 아직 전부 만져보지도 못했으니까 그렇게 말은 못 하겠는데. …… 다만 뭔가 마히루랑 비슷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들어」

「비슷하다구요?」

「아니, 마히루도 처음엔 매정했었지만, 한 번 마음을 열고나니까 응석을 부려왔잖아」

다만, 응석을 부리고 방심을 하는 건 고양이 같지만, 전폭적인 신뢰를 주고 다가오는 점은 강아지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역시 고양이와 강아지의 하이브리드 같다는 생각이지만.

본인은 무의식적으로 의지해오며 응석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기쁘고 부끄러운 기분이 든다.

「…… 고양이가 아니에요. 게다가, 아무한테나 그렇게 할 순 없잖아요」

「뭐, 마히루는 경계심이 강하니까」

「…… 고양이 취급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안해」
늘 마히루를 쓰다듬는 것처럼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그치?」하고 실크에게 동의를 요구한다.

분위기를 읽은 건지 우연인 건지, 실크도 「냐~」하고 울음소리를 내줬기에, 마히루도 그 이상은 추궁하지는
않았다.

다만, 마히루가 다소 불만스러운 듯 이쪽을 바라봤기에, 고양이를 만지지 않은 왼손으로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역시, 고양이 취급을 하고 있어요」

「뭐. 자, 마히루도 실크랑 같이 놀자. 접수처에다 말하면 장난감을 빌려주는 것 같아」

「너, 넘어가려고 하지 마세요」

「같이 놀기 싫어?」

실크와 장난치면서 물어보자, 마히루가 입술을 작게 오므린 뒤 「아마네군은 치사해요」하고 흘리며, 장난감을
빌리기 위해 접수처로 갔다.

교대를 하고 장난감을 가지러 가려던 아마네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 후 왠지 미묘하게 토라져버린 것 같은


마히루의 표정을 떠올리곤 고개를 갸웃했다.

「뭐가 치사하다는 거지?」

실크랑 놀아서 그런 걸까, 하고 마히루의 표정의 이유를 생각해보지만, 실크는 「나랑은 상관 없어」라고 말하듯
울며 아마네의 손에 이마를 문질러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4 화


84. 천사님의 뜻밖의 약점

결국 미묘하게 마히루가 토라져버린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고양이들과 놀고 있는 동안에 어느샌가 기분이


좋아진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중간부터 다른 고양이에 홀딱 반해있기에, 아마네로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고양이들이 왠지


아마네의 무릎을 진을 치기 시작했다.

그 상태를 바라보고 또다시 토라져버렸지만, 실크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마히루의 무릎으로 올라와서 무사히
넘어갔다.

생각한 것보다 고양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건지, 고양이를 귀여워하고 있자 간식도 주지 않았는데도 다른


고양이들이 다가오는 귀중한 체험을 하고 나서, 고양이 만끽 타임을 끝내게 되었다.

서로 고양이의 털을 쓰다듬은 뒤 손을 씻으며, 마히루가 손을 씻는 동안에 계산을 마치자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그런 배려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 자기만족이니까 안심해」

내가 마음대로 돈을 낸 것뿐이기 때문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쪽으로선, 혼자서 가기 힘든 고양이 카페에 같이 와줬다는 것으로 감사하고 있을 정도라구?」

「…… 그래도」

「이럴 땐, 응석을 부리는 거야.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나중에, 또 같이 오는 걸로, 어때?」

「…… 그거, 전 얻는 것 밖에 없는데요?」

「나도 얻는 게 있으니까 윈윈이야」

문제없지? 하고 미소를 짓자, 마히루는 꽉 입술을 다물고 아마네의 팔에 머리를 부딪친 뒤, 다시 한번 아마네의
손을 잡았다.

미리 골라둔 평판이 좋은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아마네와 마히루는 쇼핑몰로 왔다.


참고로 평판이 좋은 레스토랑은, 역시 평판에 맞게 맛있었다. 다만, 기호를 따르자면 마히루의 요리가 더
좋았기에, 역시 마히루의 요리가 최고라고 다시 생각했다.

골든위크여서 그런지, 평일과 비교해봤을 때,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에, 마히루의 손을 꽉 잡으면서 벽으로
자리를 옮긴 뒤, 앞으로의 예정을 정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까, 쇼핑몰에서 뭘 할 거야? 쇼핑이라고는 했지만 뭔가 사고 싶은 게 있어?」

「이, 이렇다 할 건 없지만, 그, 같이 돌아다는 게 재밌을 것 같아서요…… 아, 안될까요?」

「아니 괜찮아. 나는 아이쇼핑만 해도 상관없어」

친가에서 어머니에게 끌려다니는 일이 많았고, 가족끼리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일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남성들이
비교적 고통스러워하는 일에도 내성이 있다.

게다가, 마히루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는 것도, 나쁘지 않다.

「뭐부터 보고 싶어? 잡화나 옷, 인테리어 등등 여러 가지 있는데」

이 대형 쇼핑몰은 세지 못할 정도로 음식점이나 잡화점, 놀이시설 등이 같이 있어서, 하루 만에 다 돌지 못할


정도로 넓고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역시 전부를 돌아보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가고 싶은 곳을 어느 정도 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 옷을 보고 싶은데, 괜찮아요?」

「괜찮아. 새로운 옷이라도 살 거야?」

「좋은 게 있다면 사고 싶어요. 올해 여름 옷도 보고, 새로운 걸 사고 싶어요」

「여름인가―…… 빠르네」

약간 땀이 날 것 같은 계절에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정도의 계절로, 여름이라 하기는
아직 이르다.

「올여름은…… 아─, 마히루랑 같이 집에 가는…… 거지?」


「에, 네, 네. 아마네군이나 시호코씨들이 괜찮다면요」

얼마 전 집으로 돌아갈 때, 마히루도 같이 친가로 가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던 듯,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엄마한테 한 번 물어봤는데.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확인하지 않아도 승낙해 줄 것 같았지만, 방의 준비 등이 있기 때문에 일단 확인한 결과 「대환영이야!」라는


일로, 올여름은 마히루와 같이 친가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뭐, 내 고향은 굉장한 곳이 아니야. 레저 시설 같은 곳은 생각보다는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요?」

「엄마한테 끌려다닐 때, 곤란하지 않을 정도의 장소는 여러 가지 있어. 이런 쇼핑몰이나, 엄청나게 큰


자연공원이라든가, 쓸데없이 큰 워터파크 등」

도회지로서 시골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입지로, 여름이나 겨울에 지루하지 않는 곳이 고향이다. 지루하기엔


데리고 돌아다녀져서 그럴 틈도 없는 경우가 있기에, 시간을 때우기에는 좋은 곳들이 많다.

여름이라면 워터파크가 열려 있기 때문에 슬라이더를 타거나 유유히 수영을 하는 것이 기분 좋다.

「우리 학교 수영은 선택이니까 선택을 하지 않아서 수영을 할 기회도 없었으니, 여름에 돌아가면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 마히루?」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아, 안심해. 수영복을 보고 싶다는 등의 이상한 생각은 안한다구? 싫다면 나 혼자 갈 거고」

「그, 그런 오해는 안 했어요. 수, 수영장인가 하고..」

「뭔가 문제 있어?」

여름철에 수영장은 저격이라고 생각해, 이상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마히루가 미묘하게 어색한 듯한
움직임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그…… 그게」


「응?」

「수, 수영을 하지 않는다면, 그…… 가는 걸 검토한다고나 할까요……」

「…… 혹시, 수영 못하는 거야?」

눈을 노골적으로 피해졌다.

아무래도 적중인 것 같다.

「…… 나, 너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 그런 건 없어요. 수영은 선택이니까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자꾸자꾸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수치심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뭐랄까, 의외네……」

「이, 이제 됐잖아요. 수영에 대해선. 자, 가죠」

별로 수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더 이상 밝히고 싶지 않은 듯, 완전히 붉어진 얼굴로 마히루가 손을 잡아당겼다.


당긴다고나 할까, 팔에 몸을 밀착시켜 쭉쭉 이끌고 있다.

본인은 이야기를 벗어나고 싶기 때문에. 억지로 아이쇼핑을 하러 출발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몸의 자세가 안


좋다.

조금씩 더워지는 계절에 맞춰서, 옷은 얇아진다.

이번 마히루의 시폰 블라우스는 외견의 경쾌함에 더해, 당연히 옷도 얇다. 게다가 이번엔 데코르테 부분이 예쁘게
보이는 옷으로, 안의 이너에 대부분이 숨어 있다고는 해도, 아마네의 각도에선 꽉 모인 그것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을 지적하면 이번에는 도망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넌지시 마히루의
몸에서 팔을 풀고 손을 꽉 잡았다.

좀 더 부드럽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고생하지 않겠지만, 죄책감이 먼저 떠오르는 자신을, 무기력한 멍청이네,
하고 생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알았어. 달리지 마, 넘어질 테니까」

「…… 아이가 아니에요」

아마네의 동요를 모르는 마히루가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아마네도 약간 그녀의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돌렸다

아직도 팔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부드러움의 잔재를 필사적으로 머리로부터 내쫓으며,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들리지 않도록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5 화

85. 천사님과 아마네의 추천

마히루에게 손이 이끌리는 형태로 늘어선 가게를 바라보지만, 재차 떠올린 것은 마히루는 역시 남의 눈길을


끈다는 것이었다.

평소 천사님으로 불릴 만큼 청초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의 마히루는 보호 욕구를 자극하고 싶어지는
듯한 사랑스러움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천사님 모드의 마히루는 그림과 같은 아름다움과 덧없음이 있어, 다가가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를 갖게 한다. 다만,
그것은 지나치게 섬세하고 꾸며진듯한 미모이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약간 생기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지금 이렇게 손을 잡고 있는 마히루는, 순수하게 미소를 지으며 생기로 가득 넘치고 있다. 소리를 내지 않고도
「즐겁다!」는 감정이 아마네를 잡는 손이나 발걸음으로부터 엿볼 수 있다.

소극적으로 미소를 짓는 것도 예쁘지만, 이렇게 감정을 겉으로 들어내며 기쁨으로 가득 찬 미소를 짓고 있는 편이,
꾸민 모습보다 훨씬 귀엽게 보인다.

「…… 왜 그러세요?」

「아니, 너랑 겉으니까, 시선의 양이 대단해서」


남녀 모두 눈길을 이쪽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마히루의 미소녀성을 잘 알 수 있다.

「…… 저만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닐걸요?」

「뭐, 따라다니는 나한테도 어느 정도 안 좋은 시선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는데」

「그런 뜻이 아니에요, 정말」

불만스러운 듯이 올려다봤지만, 그 이상은 계속할 생각이 없는지 다시 꽉 손을 잡았다.

작게 「아마네군은 자각이 없는 게 안 좋아요」하고 중얼거렸지만, 마히루와 나란히 서면 당연히 자신도 바라볼


거라는 것을 알고 있고, 비교해 봤을 때, 뒤떨어진다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자각이라 할 것도 없다.

「뭐, 괜찮아요, 이건 나중에 이해할 때까지 천천히 제가 말해드릴게요」

「뭐야, 그게. 무서워」

「무섭다니 실례에요…… 당신이 나쁜거라구요?」

콕, 하고 집게손가락으로 코를 찔려 입을 다물었다.

다만, 기분이 언짢아서라기보다는 놀리는 듯한 표정으로 아마네의 코를 쿡쿡 찌르곤, 만족을 한 건지 손을 떼어


놓은 뒤, 아마네의 손을 잡아당겼다. 아니, 올바르게 말하자면 아마네의 팔에 몸을 의지해 왔다.

「…… 자신감을 더 가져주신다면, 이야기가 더 빠를 텐데」

팔에 이마를 붙이며 중얼거린 마히루에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아마네는 눈을 돌렸다.

「저기, 마히루」

「왜 그러세요?」

「일부러야?」

「일부러?」
「…… 그, 가슴에 대오는 거」

무의식적이라도 용서해달라는 마음을 담아 지적을 하자, 마히루가 튕겨나간 것처럼 떨어진다.

뺨이 붉어지는 것을 어떻게든 억제하면서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가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 그런 생각은 없었어요!」

「응, 반응을 보면 알아. 너 익숙해지면, 무의식적으로 달라붙으니까 그래서 붙은 거잖아. 조심해 줘」

아마네도 남자인 것으로 역시 이성의 몸이 신경이 쓰이며, 뭣하면 가슴은 만지라는 허락만 있으면 만지고 싶을
정도로 평범한 번뇌가 있으므로, 마히루가 조심해 주었으면 한다.

마히루는 그런 욕구를 싫어하는 것 같아서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유혹을
받으면 상당히 참기 힘들다.

자신의 가슴 부분에 살상능력이 있다는 것을 간신히 깨달은 듯한 마히루가 새빨간 얼굴로 입술을 다물고 부들부들
떨고 있기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살그머니 거리를 취했다.

그런 것을 의식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아차려 부끄럽고 불쾌할지도 모를 거라는 배려였지만, 마히루는 조금


쇼크를 받은 듯 아마네를 올려다보았다.

「…… 손, 놓지 말아 주세요」

「어?」

「그, 미아가 될지도 모르고…… 놓치기, 싫어요」

눈을 올려다본 채, 그런 말을 들어, 무리라는 말도 하지 못한 채, 수치심이 풀어지지도 않고 우물쭈물하며


마히루의 손을 잡았다.

예전처럼 작은 손을 잡자, 마히루는 아직 희미하게 뺨을 물들인 채, 안도의 미소를 띠었다.

다시 거리를 좁혀서,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몸을 다가간다.


「…… 그,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아, 아마네군이라면, 조금 정도는 괜찮아요」

「그런 말을 들으면, 신이 날 거 같으니까 그만둬」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기에 무의식적으로 움찔해 버렸지만, 마히루는 익숙해진 인간에게 이 정도로는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한 뒤, 조용하게 숨을 내쉬었다.

우쭐해질 것 같아 자제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로 힘들 것 같다. 심장이라든지, 이성이라든지, 그 주변이.

「저기, 저 마네킹 옷, 마히루한테 어울릴 것 같아. 한번 봐 볼래?」

뺨의 열을 가리듯 빈손으로 가리키자, 마히루가 「아마네군의 취향이에요?」하고 흥미를 나타내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다리는 그 가게로 향했다.

「이거요?」

「응, 뭐. 마히루는 뭐든지 어울리겠지만, 이런 것도 역시 어울릴 것 같아서」

마네킹에는, 흰 바탕에 가는 스트라이프 무늬의 오프숄더 원피스가 걸려있다.

여름철 옷이기 때문에 얇은 옷이며 어깨도 나와 있어 시원한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런 옷은 화사하고 데콜테가 예쁜 여자들이 잘 어울리기 때문에, 마히루라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네킹의 옆에 선 마히루를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덧씌워봐도, 상쾌하고 시원한 듯한 마히루의 모습이
곧바로 떠올랐다. 밀짚모자가 잘 어울릴 것 같은 모습이다.

「잠깐 입어볼게요」

마히루의 결단은 빨랐다고나 할까 예정했던 것처럼 마네킹의 입혀진 옷을 집었다.

미묘하게 기합이 들어가 있는 마히루에게 조금 압도되면서 가방을 받자, 그녀는 곧바로 탈의실로 사라졌다.

어째서 저렇게 의욕이 만땅인거야, 하고 곤혹스러워하면서 마히루가 갈아입는 것을 기다리지만, 뭔가 주변에서


미지근한 시선이 전해지는 느낌이 들어 더욱 곤혹스러웠다.
점원뿐만이 아닌 주변에 있는 손님들까지 흐뭇해했기에, 아마네로서는 매우 불편했다.

빨리 돌아와 줘, 라고 마음속으로부터 생각하며 마히루를 기다리고 있자, 간신히 탈의실의 커튼이 열리고
마히루가 나왔다.

하지만, 옷은 갈아입지 않았다.

「안녕. …… 안 입었어?」

「아뇨, 입어서 사이즈는 확인했어요. 다만…… 그, 지금은 속옷적인 문제로 보여드릴 수 없다고나 할까요…
…」

「미, 미안」

지금 입고 있는 시폰 블라우스도 그 나름대로 데콜테가 보이긴 하지만, 오프숄더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런 어깨가 파인 옷을 입을 때는 평상시와 다른 속옷을 입는 것 같기에, 지금은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아마네군이 어울릴 것이다고 말해줬고, 입어보니까 마음에 들어서 살게요」

아마네로부터 가방을 받아 팔에 안은 원피스를 계산대로 가져가기에, 황급히 뒤를 쫓아갔다.

마히루에게 어울릴 것 같다고 자신이 말했기에 지갑을 꺼내려고 했지만, 마히루가 가방을 찾으려는 아마네의 손을
멈춰 세웠다.

「안 돼요. 이건, 제가 사서 아마네군한테 보여줘야 해요」

「으, 으응」

「그렇다고 해도, 더 덥지 않으면 못 입을 것 같아요. 여름까지는 보류에요」

기대해주세요,라고 부끄러워하면서 계산을 마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입술을 다물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어지는 것을 견뎠다

(굉장히 귀여운 소리를 하잖아, 젠장)


마치 자신을 위해서 입어준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심장이 안 좋다.

계산을 하고 있는 점원과 시선이 맞자 싱글벙글 웃으며 흐뭇한듯한 표정을 짓기 때문에, 아마네는 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역자의 말: 3 시간동안 번역만하니까 온몸이 뻐근하네영 ㅠㅠ..


조금만 쉬고 올게요...)

(P.S. 너무 달아 .. 구웨웨웨웨웨웨웩..)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6 화


86. 천사님과 게임센터

「…… 여기가 게임센터」

아이쇼핑…… 이라고 하기엔 옷을 사 버렸으므로, 정확하게는 평범한 쇼핑을 한 뒤, 아마네는 마히루를 데리고
평소에 가는 게임센터로 갔다.

이제 남은 일정은 돌아가는 것뿐이기에 여유롭다.

「소리가 너무 커요」

「아─게임센터는 보통 이래」

마히루가 약간 눈썹을 찌푸리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게임센터 특유의 잡다한 소리가 귀에
거슬리는 것이 당연하다. 아마네로서는 이미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지만.

슬롯이나 아케이드 게임 쪽은 더욱 시끄럽기 때문에, 그 주변은 피하면서 마히루를 데리고 천천히 걷는다.

「그래서, 뭘 할 거야?」

「저도 인형 뽑기를 해보고 싶어요. 인형을 뽑아보고 싶어요」

목적은 인형 뽑기인 듯, 아마네가 데려간 인형 뽑기 코너를 보고는 흥분한 것처럼 안절부절못하며 손을 잡았다.
골든위크인 것으로 인형들이 많이 들어왔고, 패밀리 전용의 귀여운 인형들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마히루가
좋아할 만한 인형이 많이 있었다.

「…… 아마네군, 저걸 갖고 싶어요」

「응, 어떤 거?」

「저거예요. 저 고양이 모양의…… 실크짱을 닮았잖아요?」

마히루가 가리킨 것은 하얀 털의 얼굴 부근이 짙은 갈색 털로 덮인 고양이다. 푸른 눈동자의 느낌은 확실히


고양이 카페에서 만난 실크와 비슷했다.

마히루와 처음에 인사한 실크와 비슷해서, 마히루도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확실히 닮았네. 갖고 싶어?」

「갖고 싶어요. 도전해봐도 될까요?」

「응. 이 게임센터니까 뽑기는 쉬울 것 같지만, 못 잡겠으면 내가 뽑아줄게」

「귀찮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기합을 충분히 넣고 인형 뽑기에 도전하는 마히루를, 아마네는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아마네가 뽑는다면 간단히 뽑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마히루가 뽑고 싶어 하기에, 본인의 자주성과 챌린지 정신을
우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동전을 넣고 맨 처음 옆으로 이동하는 버튼을 약간 움직이고는,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 신중한 마히루답게,
누르면 얼마나 이동을 하는지 확인하려고 했을 것이다.

다만, 이 타입의 인형 뽑기는 한 번 손을 놓으면 세로로 이동할 수밖에 없지만.

「이, 이거, 움직이지 않아요」

「미안, 깜빡하고 말을 못 했는데 한 번 손을 놓으면 세로로 이동하게 되니까 기회는 한 번뿐이야」

「엣, 그럼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인형까지는 닿지 않지」

지금 인형의 위치는 비어있는 공간의 중앙.

이에 비해 지금 기계 팔의 위치는 떨어뜨릴 공간에서 조금 이동했을 뿐, 남은 것은 세로 이동뿐이다. 어떻게


해봐도 인형을 뽑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전 방향으로 움직이는 레버를 사용해 뽑는 거라면 시간제한 타입도 있지만, 이쪽은 버튼식으로 이제는 되돌릴 수
없다. 처음 인형 뽑기를 한 사람들이 자주 겪는 일로, 어쩔 수 없다.

「뭐, 백 엔이 쓸데없게 되어 버렸지만, 아직 세로 이동이 있으니까 이동 속도나 버튼을 떼어 놓았을 때의 힘을


이해하고 다시 해보자」

「무무…… 그럴게요. 부주의한 제가 나빴어요」

그렇게 말을 하며 아주 진지하게 기계 팔을 움직여, 스피드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엔 이쪽의 주의가 부족했기 때문에 살그머니 동전을 다시 넣자 마히루가 불만족스러워 보였지만, 아마네가
「괜찮으니까」하고 등을 탁 두드리며 재촉하자, 마지못해 인형 뽑기로 되돌아왔다.

일단 이동 속도는 파악했는지, 이번엔 가로라인을 인형의 위치로 맞출 수 있었다.

약간 중심에서 어긋나 있기는 하지만, 세로축의 장소에 따라서는 뽑을 수도 있다. 전부 중앙으로 맞추지 않고도
중심이나 기계 팔의 힘을 사용하는 방법, 힘이 빠지는 타이밍을 고려한다면 뽑을 수 있다.

초심자인데도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마히루를 지켜본다.

세로축은 신중하게 이동시켜 어떻게든 인형 위에 기계 팔을 이동시킨 뒤 인형을 기계 팔로 들어 올리려고 하고


있었다.

시도는 좋았지만, 곧바로 중심이 이동해 떨어진다.

「무무」

「아깝네. 이건 그렇게 들어 올리는 것보다는 기계 팔의 한쪽을 움직이거나 중심을 이용해서 굴리는 편이 더 편


해」
다행히 떨어뜨리는 공간의 벽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굴리기만 한다면 떨어질 것이다.

마히루는 눈동자를 한번 깜빡인 뒤, 그리고 순순히 들은 대로 실행하기 시작한다.

마히루의 좋은 점은, 울컥하거나 고집을 부리지 않고 순순히 어드바이스를 받는 점일 것이다.

팔의 위치와 인형의 중심을 생각해 「여기는 이렇게…… 머리를 굴려서……」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유리에 비치는 표정은 진지한 그 자체로, 마히루에게 들키지 않도록 작게 웃었다.

몇 차례, 동전을 넣으며 시도하자, 마히루가 인형을 기계 팔로 떨어뜨리는 공간으로 옮겼다.

아, 하는 작은 군소리와 동시에, 툭하고 인형이 떨어진다.

일순간의 침묵 뒤, 마히루는 약간 정신이 나간 것처럼 아마네를 올려다보았다.

「…… 떨어졌어요」

「응, 수고했어. …… 자, 네가 열심히 했다는 증거」

악전고투 끝에 손에 넣은 인형을 꺼내 마히루에게 내밀자, 간신히 뽑은 사실을 실감한 듯, 순식간에 단정한


미모가 환희로 넘쳐났다.

「뽀, 뽑았어요. 뽑았어요, 아마네군」

「해냈네. 처음이지만 잘했어」

대단하네, 하고 머리를 쓰다듬자 낯간지러운 듯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는 실크와 비슷한 인형을 껴안았다.

스스로 뽑았다는 기쁨에, 인형에 볼을 문지르며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천진난만한 미소로 꽈악 껴안고 있는 인형이 조금 부럽다고 느끼면서, 최근 자제가 잘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히루는 기쁨의 표정으로 인형을 안고 있었지만, 문득 아마네를 바라보고는 가만히 인형을 바라봤다.

「…… 그, 이거, 받아줄래요?」

「어, 나?」

「전에 받기도 했고, 그, 뭔가 실크짱을 마음에 들어 했으니까요……」

그것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도 있었지만, 특히 마히루와 비슷해 귀여웠으니까,라고는 말하지 못한 채 뺨을


긁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나, 남자니까, 역시 인형은 필요하지 않으세요……?」

「아니, 그렇진 않아. 마히루가 이렇게나 열심히 했는데, 내가 받아도 괜찮을까 해서」

「아마네군을 위해서 노력했다고나 할까요, 아니, 이렇게 강요하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아마네군이


실크짱 같은 것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필요 없다면 제 방에 둘게요,라고 조금 풀이 죽은 듯이 어깨를 떨어뜨리곤, 불안하게 올려다보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럼, 받아서 방에 둘게. 아무리 그래도 마히루처럼 머리맡에는 두지 않을 것 같지만」

「그, 그건 잊어 주셨으면 하는데요……」

「소중히 보관할게」

마히루에게서 조심스레 인형을 받은 뒤, 옆에 있던 상품 포장 판매용의 봉투를 꺼내, 안에 넣는다.

순간 기쁜 듯이 미소를 지은 마히루에게, 아마네가 한 번 더 손을 뻗으려고 한순간―.

「어, 시이나씨?」
옆에서 말이 걸려와, 굳어졌다.

마히루도 똑같이 굳어진 채, 어색하게 목소리의 방향으로 돌아보자, 최근 익숙해진 천진난만함과 늠름함을 갖춘,
단정한 청년…… 카도와키가, 서 있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7 화

87. 왕자의 추궁

「카도와키씨」

카도와키의 모습에, 마히루가 곧바로 학교에서 보이는 천사의 미소를 띠었다.

다만, 평소보다 약간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심 꽤 동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골든위크이기 때문에, 동급생과 만날 가능성이 많다고는 인식하고 있었지만, 설마 최근 이야기하게 된 상대가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시이나씨가 게임센터에 있다니, 의외라고나 할까…… 아, 혹시 방해한 거야?」

아마네의 모습을 보고는 곤란한 것처럼 눈썹을 내렸다. 아직 아마네라고는 인식하지 않은 것 같지만, 말을 한다면
분명 발각될 것이다. 게다가, 카도와키는 비교적 사람들을 잘 보고 있기 때문에, 눈치채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아뇨, 그런 건……」

「시이나씨한테 연인이 있다니, 금시초문이야」

「연인이라든가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

단호하게 부정한 마히루에게, 미묘하게 가슴이 아파졌지만, 실제로, 사귀고 있지 않으니 부정하는 것도 당연하다.
오히려 여기서 있어요, 라고 말하는 편이 더 이상한 것으로, 기대해도 소용없다.

「아, 아니 어떻게 봐도…… 응?」


마히루의 완고한 태도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더욱 추궁하려고 하던 와중, 카도와키는 문득 이쪽을 바라봤다.

시선이 마주치고, 아마네의 뺨에 경련이 일어난다.

의심하듯 아마네를 가만히 바라보는 카도와키. 아마네로서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었다.

「…… 후지미야?」

아니나 다를까, 이쪽이 누군지를 간파했다.

아직 오랫동안 알고 지내진 않았지만, 그런데도 카도와키에게 통찰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아무리 아마네가
머리를 정돈해 평상시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친해지기 시작한 지금은 이제 속일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은 애초에 아마네의 얼굴을 일부러 바라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얼굴을 보고도
모르겠지만, 카도와키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후, 후지미야…… 지? 키나 얼굴을 잘 보면……. 혹시, 시이나씨, 후지미야랑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다가


학교에서 접촉한 거야?」

「아뇨, 그……」

마히루가 말문이 막힌 것을 바라보며 확신에 이른 것 같은 카도와키가 아마네와 마히루를 바라보며, 약간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예전 같으면 접점이 없었기 때문에, 부정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고 이마를 누른 아마네는, 신기해하면서도 곤혹스러워하는 듯한 표정을 띠고 있는


카도와키를 바라봤다.

「…… 잘도 눈치챘네, 나라는 걸」

「역시인가. 아니, 뭔가 분위기라든지 얼굴이 후지미야였으니까」


「그렇게나 알기 쉬웠어?」

「아니, 아마 반 애들이라도 바로 들키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 후지미야, 별로 이런 얼굴을 안 하니까」

이런 얼굴이란 어떤 얼굴을 말하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우선 전에 있던 남자와 아마네가 얼굴로 동일시되는


일은 없을 것 같아 안심했다.

「그렇다고나 할까, 시이나씨랑 후지미야라니, 너무 의왼데」

「…… 숨겨도 소용없을 것 같으니까 말하는데, 카도와키가 말한 대로, 확실히 우리들은 2 학년이 되기 전부터
알고 있었어. 그리고 뭐 사이가 좋은 것도 인정해. 하지만, 별로 카도와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야」

「…… 그래?」

「그래」

마히루도 단호히 부정하고 있었으므로, 스스로 하는 말이 슬퍼졌지만 빈틈없이 부정했다.

여기서 오해를 받는다면 마히루가 곤란할 것이고, 카도와키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의혹을 받다가 밖으로 새어 나와도 곤란하다. 입막음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의연한 태도를 취하자, 마히루가 이쪽의 옷자락을 잡고 올려다봤다. 뭔가 말하고 싶은 것 같았지만, 입을


열려고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가만히 놔뒀다.

카도와키는 아마네와 마히루의 모습을 보고 납득을 한 건지 아니면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인지, 작게 어깨를


움츠렸다.

「흐음……. 뭐 그것은 상관없지만, 이츠키가 말했던 대로네」

「뭐가?」

이츠키가 무슨 말을 한 건가, 하고 자연스럽게 눈동자가 가늘어졌지만, 카도와키는 「걱정하는 일이 아니야」


라며 웃었다.

「아니, 제대로 멋을 부리면 근사하다고. 확실히 맞는 말이네」

「카도와키에게 들으니까 별론데」


학년의 넘버 원, 학교 제일의 미남에게 칭찬을 받아도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카도와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멋져 보이는 이케맨 타입으로, 아마네처럼 폼을 잡아 간신히 남들 수준보다


조금 위인 남자로서 보자면 부러울 뿐이다. 질투는 나지 않지만, 저렇게 태어날 수만 있었다면 좀 더 인생이
빛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게 아니야. 다만, 평소에도 그렇게 하고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싫어, 귀찮고. 갑자기 이 모습으로 학교에 가면 눈에 띄잖아」

「뭐 그것도 그렇지만…… 시이나씨는 후지미야가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지?」

「그건, 그, 네」

불편하게 고개를 끄덕인 마히루를, 카도와키는 가만히 바라봤다.

의심한다거나 평가하는 그런 종류의 시선이 아닌, 뭔가를 확인하듯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가까울까?

「응응,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아」

「뭐야」

「시이나씨도 고생하는구나, 하고」

그 한 마디에 마히루가 흠칫 몸을 진동시켰지만, 카도와키는 「시이나씨는 의외로 알기 쉽네」하고 작게 웃었다.

떠오른 것은 희미한 미소. 아련하면서도 어딘가 외롭게 느껴지는 선망의 표정이었다.

「저, 카도와키씨」

「응?」

「그…… 이 일은,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 사이가 좋다든가…… 여러 가지」

새어나가서는 곤란하기에 입막음에 들어간 마히루에게, 카도와키는 시원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 일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숨기고 있는 이유를 왠지 모르게 알 것 같다고나 할까, 나도
그 마음을 알고 있으니까. 게다가, 말을 퍼뜨리고 즐기는 취미도 없어」

이 정도로 카도와키가 인격자였던 것에 감사한 적은 없을 것이다.

그것과, 카도와키는 약간 남의 일 같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그는 매우 여자들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에


동성들에게서 질투를 받는 일도 있고, 반대로 사이의 좋은 이성이 생기면 그 아이에게 위험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말고 했었기 때문에, 어쩌면 경험에서 우러나온 푸념이었을지도 모른다.

비록 친구가 아닐지라도, 아마네와 같이 수수한 타입이 겉으로 누구에게나 차별하지 않고 상냥한 천사님과
친구라고 말한다면, 반감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입을 다물고 있는 아마네는 카도와키에게는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 카도와키」

「아니, 뭐 평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재미없는 일로 후지미야와 인연이 끊어지는 것도 싫고. 모처럼 사이가
좋아졌으니까」

하하, 하고 상쾌하게 미소를 띤 카도와키에게, 이래서 인기가 있는 거구나, 하고 납득하고 말았다.

남자로서 봐도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 착하기 때문에, 여자들에게 있어서는 당연히 매력적으로 비칠 것이다.
얼굴뿐만인 아니라 알맹이까지 갖추고 있으니, 남자들로서는 벽을 넘기 힘들겠지만

「아, 맞다, 후지미야」

「응?」

「모레에 보자」

미묘하게 함축이 담겨 있는 목소리로 전해 들은 일시는, 이츠키와 카도와키 세 명이서 노래방에 가는 날이다.

즉, 거기서 사정을 좀 더 들려달라,라는 일일 것이다.

눈이 마주치자 놀리는 듯한 미소를 띠고 있다. 이것은 그만한 신뢰에 근거하는 것이기에, 아마네로서는 「응」
하고 돌려줬다.
그런 아마네와 카도와키를, 마히루는 어렴풋이 부러운 듯 지켜보고 있었다.

(P.S. 쉬고 온다고 했지만 그대로 자버렸습니다! 데헷..)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8 화


88. 귀가 후의 이야기

「뭔가, 미안하네」

카도와키와 헤어진 뒤, 잠깐 게임센터에서 놀다가 귀가한 아마네는, 소파에 앉아서 한숨을 돌리고 있는
마히루에게 사과했다.

머리카락을 풀고 정돈하고 있던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아니…… 카도와키한테 들킨 것 때문에」

「그건 불가항력이었어요. 게다가, 결과적으로는 좋았던 것 같아요. 일단 이해를 해주신 것 같으니까요……」

그렇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사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게 만들었던 게 안 좋았던 건 아닐까.

다행히 카도와키는 납득을 했는지 비교적 시원스럽게 물러서긴 했지만, 마히루가 강하게 부정하고 있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게다가, 절대로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나간 게 아니에요. 이런 사태도 고려하고 있었고,


카도와키씨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네. 카도와키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잘 이해해주고 배려를 해줬으니까. 정말, 좋은 녀석이라니까」

들킨 것이 카도와키라서 다행이다.

나중에 추궁 받을 것은 각오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카도와키에게 계속 숨기는 죄책감이 사라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들켜서 다행이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마히루에 대한 아마네의 마음까지도 들킨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마히루 본인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문제없을 것이다.

노래방에서 놀림을 당하기는 하겠지만, 카도와키와 이츠키는 분위기를 잘 파악하기에 너무 놀리지는 않을 것이다.

「…… 아마네군은 꽤 카도와키씨에 대한 평가가 높네요」

「응? 아아, 뭐.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져서, 역시 저 녀석은 좋은 녀석이고 인기가 많은 것도 수긍이 간다는
느낌이야. 얼굴도 내용도 이케맨이니까」

「믿고 있네요」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하니까」

아마네는 자각을 하고 있지만, 비교적 친해지는 상대를 고르는 타입이다.

인품이 좋지 않으면 접근하려고도 생각하지 않으며,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타인은 경계해 버리는 버릇이
생겼지만, 카도와키한테는 그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다.

좋은 녀석이라고, 왠지 모르게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들켜도 초조해지거나 그런 것이 없었다.

「사람들은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는 법이에요」

「내 어떤 점을 보고 모이는지 모르겠는데……」

「또 아마네군, 비하하고 있죠…… 카도와키씨는, 아마네군의 인품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이가 좋아지려고 한
거죠? 아마네군이 카도와키씨를 생각한 것과 똑같잖아요. 아마네군이 믿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카도와키씨가,
아마네군을 인정하고 있으니까, 아마네군도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단호하게 단언하며 아마네의 뺨을 쿡쿡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찌르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살그머니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마히루에게는 이길 수 없다고나 할까, 자기부정을 하는 곳을 빈틈없이 부인하는 그녀의 존재가 고맙다.

확실하게 자신감을 가지라며 설교 모드에 들어간 마히루에. 어깨를 떨며 작게 웃은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감사를
표했다.
「마히루는, 나를 항상 칭찬해주네」

「정당한 칭찬이에요. 아마네군이 자기부정만 하고 있는 게 나쁜 거예요」

「버릇이라서 말이야」

「왜 그런 버릇이 생긴 거예요? 정말」

기가 막힌 것처럼 마히루가 중얼거린다.

왜, 라고 말한다면, 대답하기 곤란한다.

일단,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 원인은 알고 있고 자각도 하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알고 있어도 어쩔 수 없다.

이것은 꽤나 씁쓸한 추억이었다.

그것뿐이다. 이 추억은 아마네의 안속에서 삼켜져 있지만, 꼬리가 조금 나온 것뿐이다.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다번부터는 마히루가 지적하기 전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마, 그렇게 간단하게는 고쳐지지 않겠지만.

「뭐, 조심할게. …… 마히루」

「네?」

「…… 고마워」

부정을 부인해주는 사람을 만난 것은, 아마네에게 있어서 최대의 행복할 것이다.

솔직하게 그런 생각을 말하자, 마히루는 의아한 눈빛을 향하고…… 그리고는, 아마네의 어깨에 기대었다.

「…… 아마네군은, 정말로」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에요」
바보, 하고 꾸욱 이마를 눌렀기 때문에, 아마네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마히루의 모습을 바라봤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89 화


89. 노래방과 연습

「그럼, 그저께의 일에 대해 조금 들려주실까?」

마히루와의 외출로부터 이틀.

이츠키와 카도와키, 세 명이서 노래방에 가기로 약속했던 날, 예약한 방으로 들어가자 카도와키의 미소가 보였다.

카도와키로부터의 추궁은 각오하고 있었지만, 역시 거북함이 든다.

덧붙여서 이츠키는 카도와키한테서 들은 듯 「아─아, 들켜버린거냐」라는 표정을 띠고 있다. 다만, 재밌는 듯한


표정도 감추지 못했다.

셀프서비스로 가져온 멜론 소다로 일단 목을 축이고 나서,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 별로 대단한 관계는 아니야. 이츠키와 치토세는 저번 일로 알고 있겠지만, 나는 마히루의 옆집에 살고


있어. 이건 정말 우연이야. 거기서 뭐 사소한 일이 계기가 되어 친해졌다고나 할까」

「사이가 좋아져서 단둘이 밖으로 나갔다고?」

「뭐」

객관적으로 보자면, 단순한 지인처럼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좋게 보면 친구, 자칫 잘못 보면 연인처럼도 보인다.

아마네로서는, 마히루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확실하게 부정하고 싶다.

「카도와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야」

「후지미야가 말할 만한 것도 아닌 것 같은 데」

「그건」

「사이가 좋은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잖아, 너희들의 상태. 시이나씨가 매일 밥을 만들어 주는데 말이야」
「어?」

폭탄을 떨어뜨린 이츠키에게 뺨에 경련이 일어나며 이츠키를 노려본다.

「이츠키」

「어차피 나중에 들킬 텐데 빨리 말해두는 게 좋아」

어떻게 보면 그런 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갑자기 마히루의 요리를 매일 먹고 있다는 정보를 준다면, 착각부터 할
것임이 틀림없다.

「…… 아내?」

「달라. 자취를 하고 있으니까 식비를 절반 내고 두 사람 몫을 만들어주는 것뿐이야」

「그렇구나」

「설득력이 없어……」

「카도와키까지……」

결코, 마히루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었지만, 카도와키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이쪽을 바라봤기에 미묘하게
자신감이 떨어졌다. 아니, 애초부터 나한텐 자신감이 별로 없긴 하지만.

「보통, 여자들은 친하지 않은 상대의 곁으로 가려 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면 남자 집에


들어가지도 않아. 덮쳐질까 봐 두려워하거든」

왠지 미묘하게 경험이 섞인 듯한 카도와키의 말에 여성에 대한 의식이 어느 정도인 걸까 하고 걱정이 됐지만,


하는 말이 잘못된 것도 아니었기에 부정할 수 없었다.

여자, 특히 마히루는 경계심이 높기 때문에, 남자에게 스스로 접근할 일이 없다. 아마네는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사이가 좋아진 것은 기적에 가깝다. 어떤 의미로선 특별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자각이 있다.

다만, 이성으로서 사랑받고 있다, 라고 생각할 만큼 아마네는 자신에게 매력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너무
마히루가 가깝게 다가오고 순수하게 신뢰를 주는 것도, 일종의 의존 같다는 생각이다.
「…… 후지미야는 이상하리만큼 자신감이 없고 고집스러울 때가 있어」

「그건 말이야」

이츠키와 카도와키 모두 기가 막 한듯한 시선을 보내오므로, 불편하다.

「그래서, 결국 후지미야는 시이나씨를 좋아하는 거야?」

속이듯 멜론 소다를 입으로 삼키자 카도와키가 터무니없는 말을 해왔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당황했다.

「…… 뭐야 갑자기」

「아니, 경계심이 높은 것 같은 후지미야가 같이 있으니까, 약간 호의가 있는 걸까 해서, 시선이라든지 분위기를


봤을 때도 좋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 좋아하면 안 되는 거야?」

카도와키는 정말로 사람을 잘 관찰하고 있다며 불쾌하면서도 솔직하게 수긍하자, 왠지 쓴웃음을 지어왔다.

「아니, 안되는 건 아니지만…… 으음, 여러 가지 대단한 것 같아」

「딱히 마히루랑 사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으음, 모르고 있는 게 있는 것 같네. 이츠키도 알지?」

「뭐. 발로 차고 싶어지니까」

「알 것 같아」

「서로 알겠다고 하지마, 거기서……」

발로 차고 싶다는데 동의를 하는 카도와키가 이해가 안 된다.

「조금만 더 다가가면 될 텐데」


「무리한 걸 말하지 마」

「아니아니, 시이나씨는 너를 신경 쓰고 있다고. 조금만 더 다가간다면 함락될 거야」

「마히루가 확실히 나를 어느 정도 신경 쓰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 그건, 좋아한다는 것보다는, 아마


의존이 아닐까」

이츠키가 시원스럽게 말했지만, 그렇게 쉽게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애초에, 마히루에게 친애를 받고 있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다. 어떤 남자들보다도 소중히 생각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다만, 그것이 이성으로서의 호의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성으로서의 호의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대로서 신뢰하고 의존하고 있다는 것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너, 그 눈빛을 보고서도 그런 말을 하네」

「내 어떤 점이 매력이 있다는 거야」

그렇게 반론을 하자, 이츠키에게 등을 얻어맞았다.

「…… 아야야」

「때린 건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너는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다고나 할까. 중요한 곳에서 엉거주춤하고
도망치려고 하네」

「…… 그런 말을 들어도 버릇이라 어쩔 수 없어」

「그 버릇은 고쳐야 해. 자기부정이 너무 강해」

「그건, 마히루한테도 자주 듣고 있어」

「…… 시이나씨 고생하고 있구나……」

「보고 있는 우리도 힘들어. 이 녀석, 이런 점에서 고집이 세니까」

「시끄러워」
둘이서 이쪽을 이렇게 말하면, 이쪽이 나쁜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성격인 문제로 어쩔 수 없으며, 고치려고 해도 그렇게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픈 추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잊으려고 해도, 아직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으니까.

스스로도 한심하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뭐, 나는 아마네가 그걸로 됐다고 한다면 강요할 마음은 없지만 말이야. 시이나씨를 좋아하고 사귀고 싶다면
조금 더 다가가야 해」

「…… 내가 그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없네」

「시끄러」

「뭐. 그렇지만, 후지미야는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해. 분명, 학교에서도 그저께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인기가 있었을 텐데. 연습이라도 해볼래?」

「연습?」

「시이나씨의 앞에서 할 수 있고, 내 앞으로 나와도 아무렇지 않다면, 친한 사람들의 앞에서라면 조금은 할 수
있다는 거잖아. 모처럼 휴일에 놀고 있는 거니까, 어때?」

「…… 즉?」

「무려 여기에 왁스가 있습니다」

스윽, 하고 가방 안에서 남자용 왁스가 꺼내진다.

카도와키와 눈이 마주치자, 상냥하게 미소를 지었다. 역시 왕자님이라고 할 만큼의 예쁜 스마일이었지만, 오한이


든다.

「왜?」

「아니, 사양할게」

「아냐, 사양하지 마」

「기다려, 그런 것보다 노래를 부르자. 여긴 노래방이잖아?」

「그렇네. 그럼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을게, 이츠키 맡긴다」


「오케이」

「농담이지……?」

흠칫흠칫 물어봐도 상쾌한 미소만 돌려줄 뿐.

「뭐, 싫으면 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아마네의 경우엔, 슬슬 남의 눈에 익숙해지는 게 좋을 것 같으니까


과감하게 바꿔버릴게」

「어이, 이봐…… 우왓」

이츠키가 빗과 왁스를 손에 들고 빙그레 웃었기에 아마네는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노래방에 도망칠만한 공간


따위가 있을 리가 없다.

카도와키가 싱글벙글 웃으며 노래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곁눈질로 살펴보면서, 아마네는 이츠키의 손에 의해


머리카락이 만져지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0 화


90. 천사님과 떡

「…… 돌아오셨어요……?」

집에 돌아가자, 마히루가 의문인 것 같은 목소리로 맞이해주었다.

오늘은 햄버그스테이크로, 소스부터 부지런히 만들고 있었던 듯 아마네의 집에 먼저 와 있었었다.

벌써 밥은 다 됐다는 메시지를 받았기에, 집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재차 마히루의 얼굴을 바라보자


안심되고 침착해졌다.

「다녀왔습니다……」

「…… 왜 그렇게 지치신 거예요……?」

「…… 이츠키한테 심하게 시달렸어」


이츠키는 이전의 남자 스타일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츠키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머리 모양으로 바뀌었지만,
역시 낯선 모습에 당황스럽다.

게다가 노래방이 끝난 뒤, 내친김에 아마네가 가지고 있지 않은 타입의 옷 가게로 끌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울리는 옷을 찾고 있었다.

별로 싫은 건 아니었지만, 두 사람에게 남성판 아바타가 되어서 피곤하다.

「힘드셨겠네요」

「…… 그 녀석들, 나를 장난감으로 삼다니……」

「수고하셨습니다」

입으로 말하는 것만큼 불만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간파하고 있는지, 쿡쿡 작은 미소와 함께 말이


되돌아왔다.

간파되고 있다는 것에 미묘하게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새롭게 산 옷이 들어간 봉투를 자기 방에 내던진 뒤,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는다.

마히루는 저녁식사를 가지러 부엌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아마네도 제대로 손 씻기와 양치질을 끝마치고 난 뒤,
거실로 돌아가자, 마히루가 햄버그스테이크를 실은 그릇을 식탁에 두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여느 때처럼 부엌으로 가서 반찬들을 옮겼다.

「지쳤어…….랄까, 이츠키네가 굉장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어」

「어떤 게 말이에요?」

만든 샐러드와 포타주도 늘어놓고 자리에 앉은 뒤 말을 흘리자, 정면에 앉은 마히루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셋이서 걷고 있으니까 말을 걸어와서 말이야. 역시 평소부터 인기가 있는 녀석들은 다르구나 하고


느꼈어. 상대하는 방법도 익숙했었고, 경험이 다르더라」
노래방이 끝난 뒤 쇼핑 투어에서, 뭔가 여대생 정도의 나이에 여성이 말을 걸어오는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뭐 타입은 다르지만 이츠키들은 상당한 미남으로, 여성의 눈에 띄기 쉽다. 이른바 역 헌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답은 당연하게도 전부 거절이었지만.

이츠키에게는 가장 사랑하는 치토세가 있고, 왕자님은 적극적인 여성에게 서투른 듯 웃는 얼굴로 꽤나 경계를
하며, 곧바로 거절의 취지를 전하고 있었다.

그 거절하는 모습도 그녀들의 자존심이 손상되지 않을 듯한 부드러운 말투와 태도였기 때문에, 특별하게 다투는
일 없이 넘어갔다.

「…… 아마네군한테도 말을 걸어왔어요?」

「걸리긴 했지만, 덤일뿐이야」

어느 쪽일까 하고 말하자면, 아마네보다는 두 사람이 목적으로, 아마네는 어디까지나 덤이다. 애초부터 자각은
하고 있지만 붙임성이 안 좋기 때문에, 낯선 사람들이 말을 걸기 어렵다는 것도 있다.

뛰어난 이케맨 두 사람의 그늘에 가려진 아마네가 두 사람을 그대로 두고 말을 거는 일은 없었다.

어깨를 움츠리며 쓴웃음을 지었지만, 왠지 마히루는 입술을 다물며 산 모양을 만들고 있었다.

「뭐야. 자기 평가 낮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그것도 있지만, 조금 그래요」

「무슨 말이야」

「…… 모르니까 괜찮아요」

휙 하고 고개를 돌리곤 먼저 「잘 먹겠습니다」하고 손을 모은 마히루에게 당황하면서도, 아마네도 그녀를 뒤쫓듯


손을 모은 뒤 밥과 마히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아마네와 헤어진 뒤, 두 사람의 이야기.

「그래서, 유타는 그걸로 괜찮은 거야?」

「뭐가?」

「시이나씨 말이야」

「아니―, 내가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데이트…… 라고는 본인이 인정하지 않았지만, 데이트에 우연히
만났을 때의 시이나씨의 얼굴을 보니까 승산이 없을 것 같았으니까」

「원망 같은 건?」

「경계하는 거야?」

「너의 성격상 없을 거라곤 생각하지만, 만약을 위한……거랄까, 정말 괜찮은가 하는 확인차야」

「…… 동경을 했었다고나 할까 아니면 아련한 마음이었다고나 할까」

「……」

「그렇다기보단, 나는 시이나씨와 내가 동류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이성에게 질린 타입. 사랑을 받아서 기쁘다고
생각하는 반면, 너무 사랑이 무거워서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괴로워하는 거랄까. 나랑 같아 보이지만, 나보다 더
잘 그 상태를 정리하고 있었으니까. 힘들지 않은 듯 웃으며 모든 것을 숨길 수 있는 강함을 동경했어. ……
그러니까, 저렇게 제대로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낸 뒤, 마음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옆으로 끼어들어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응원하고 싶어졌어」

「너는 그러한 점이 쓸데없이 이케맨이라니까」

「그거랑 관계있는 거야? 그보다 그거, 칭찬하는 거야?」

「칭찬하고 있는 거야」

「정말인가. 뭐 상관없지만 말이야. …… 이야기를 돌려서, 나는 별로 후지미야를 원망하지 않아. 좋은


녀석이잖아,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게 아까울 정도로」

「하긴」

「저 두 사람은, 저 두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아마, 말이 이상하긴 하지만,


시이나씨가 아니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좋아하긴 했지만, 절대로 시이나씨가 아니면 안 된다는 건
아니었으니까. 이런 각오로 뺏으러 가는 건 실례고, 아마 거들떠도 보지 않을걸」

「…… 그런가」

「그러니까, 상실감이라거나 질투라기보다는…… 속상함이 먼저랄까나. 빨리 행복해졌으면 좋겠네」


「유타는 착한아이네」

「바보 취급 하는 거야?」

「안 했어」

「나 참. …… 이츠키도 힘내라」

「물론」

(오늘은 점검 때문에 아마 여기까지!)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1 화


91. 천사님과 소문

골든위크가 끝나고 학교가 시작되어, 반으로 들어가자 교실이 술렁이고 있었기에 아마네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보통, 휴일이 끝난 다음날 교실은 선물 이야기로 활기찬 것이 보통이지만, 오늘은 그것과는 사뭇 다른


웅성거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굳이 말하자면, 휴일 중에 있던 일을 말하고 있다는 것보다는, 소문을 말하고 있는 듯한, 그런 웅성거림이었다.

자리에 짐을 내리면서 귀를 기울여 보자――마히루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이나씨가 지난번에 있었던 근사한 남자랑 데이트를 하고 있었대」

「혹시 올해 초에 소문이 난 그 사람인 걸까?」

「사귀지 않는다고 했지만, 역시……」

데이트,라는 단어에 아마네는 뺨에 경련이 일어난다.

목격될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 이야기로 교실이 화젯거리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소곤소곤 대화를 하며, 그녀들의 시선은 마히루를 향하고 있다.


마히루는 깨닫지 못한,이라는 것보다는 알고는 있지만 무시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1 교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늠름하면서도 청초한 모습으로 주목받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늘만큼은 호기심이 섞인 시선이 많이 향하고 있다.

「저, 저기 시이나씨」

그런 시선을 향하던 한 여자가, 결심을 한 듯 말을 걸었다.

「그전에, 시이나씨가 남자랑 쇼핑몰에서 걸어가는 걸 봤어」

「네, 걸어가고 있었어요」

「그 사람이랑 데이트하고 있었어?」

바로 정면에서 물어보다니 용감하네, 하고 지켜보는 아마네는 조마조마했지만, 마히루는 그저 눈을 깜빡일 뿐이다.

저 모습이라면, 평소의 하는 천사님 같은 대응을 할 것이다.

그렇다, 평소의 마히루라면 천사 같은 미소로 단호히 부정할 것이 분명했다.

「맞아요. 데이트의 정의를 생각해본다면, 데이트가 되겠네요」

하지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마히루는 긍정했다.

데이트의 정의는 기본적으로 남녀가 날짜를 정하고 만나는 것으로, 잘못되지는 않았지만…… 그녀들은, 엄격하게
데이트의 의미를 따지지는 않을 것이다.

꺄아, 하고 목소리가 높아진다.

언제나 그렇듯 여자들은 타인의 사랑 이야기를 즐거워하는 법이다. 아마네로서도 평소라면 보통 있는 일이구나 먼
곳을 바라보며 넘겼겠지만, 당사자로서,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시이나씨, 그 사람이랑 사귀고 있었어? 처, 처음 알았어!」

「사귀고 있지는 않지만, 저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에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아마네의 위가 미묘하게 아파진다.

마히루의 말에는 아무런 거짓이 없다. 그렇게 여겨지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상하게 해석될 수 있는 말을 주고 있을 뿐이다.

그런 말을 한다면, 마히루가 그 남자에게 반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텐데, 정작 마히루는 미소를 지으며 웃고


떠드는 그녀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순간, 슬쩍 이쪽을 바라본 뒤, 천사님이 아닌 미소를 띠었으므로, 아마네는 기쁘기도 하면서 부끄러워지는 이
기분에 이마를 눌렀다.

똑같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것 같은 이츠키가 겨우 미소를 띠며 어깨를 두드리는 것을, 아마네는 단번에 피로가
덮쳐와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뭐 까놓고 말해서, 이제, 더는 부정할 수 없었겠지」

오는 길에 들른 패스트푸드점에서, 이츠키는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오후에 체육이 있었기에, 점심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고파서 감자튀김을 손에 들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이츠키가 아침의 소동을 떠올렸는지 쓴웃음을 지었다.

덧붙여서 오늘만큼은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순탄치는 않았다. 질문 공세를 받고 있는 마히루와 도저히


같이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정을 할 수는 없었을까?」
지금까지 했던 대로 부정을 했으면 되지 않았을까,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모르겠다.

「안 됐을 거야, 유타가 봤을 때도 너희들이 사이가 좋아 보였다고 하고, 어차피 도중에 또 손을 잡으면서


달라붙어 있었을 거 아냐」

「그건」

「그런 걸 봤는데, 사귀지 않는다고 부정하는 건 무리가 있지. 그렇다면, 저렇게 말할 수밖에 없잖아」

그런 말을 듣자, 아무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확실히, 지난번에 외출은, 주변에서 보면 분위기가 좋은 데이트처럼 보였을 것이다. 손을 잡거나 달라붙으면서
서로 웃고 있었으니까, 모르는 사람이 봐도 연인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마히루의 대응도 어쩔 수 없는 것…… 일 것이다.

「거기에 약간의 퍼포먼스려나?」

「퍼포먼스?」

「남자를 피할 겸 다른 여자들에게 적대할 생각이 없다는 걸 어필이랄까? 유타도 그렇지만, 역시 인기 있으면,


아무래도 크던 작던 질투는 오니까. 천사님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말고는 안중에도 없다는 걸
암시해두면, 유타나 다른 사람들에게 흥미가 없다는 일이 되니까」

「…… 과연」

인기가 있는 쪽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잘 모르겠지만, 역시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극소수의 그 인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인간은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에는 무리인 것이다.

겉으로 드러내서 마히루를 비난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지만, 별로 안 좋게 생각하는 인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인기가 있다면 동성들에게 질투를 받는 건, 남녀 공통인 것 같다.

「뭐, 다른 목적이 하나 더 있겠지만, 너 스스로 생각해 봐」

다른 하나의 목적,이라는 말을 들어도,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남자들을 단념시키기 위해, 그리고 여성들의 질투를 막기 위해라는 이유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을까.

「근데, 아마네」

「왜?」

고개를 갸웃하는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어이가 없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이윽고 어깨를 움츠려, 일단 화제를
끝내는 것 같다.

「넌 말이야, 그런 모습을 하고 있으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제대로 갖추면 그 사람의 옆을 걸어도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 없을 정도야. 슬슬 자신을 부정하는 걸 그만하는 게 어때?」

아마네의 자기부정을 막는 이츠키 말에, 아마네는 차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알고 있어」

「뭐, 우쭐해지지 않는 게 너의 좋은 점이지만. 결점이기도 하니까. 애당초,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는 거야.


굳건한 신념처럼」

「왜라는 말을 들어도……. 옛날에, 조금 어떤 일이 있었을 뿐이야」

「그거, 내가 물어봐도 괜찮아?」

「별로, 숨기고 싶은 건 아니지만, 일부러 말하고 싶지는 않아」

심각한 과거가 있다, 같은 그런 문제는 아니다. 왕따 같은 게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믿었던 사람에게 자기 자신에게는 가치가 없다고 부정당한 것뿐이다.

그 정도의 일뿐인 일을 질질 끌고 있는 것에 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속에 계속 박힌 채, 아직도


때때로 욱신거린다.

당시와 같은 발작은 이제 없지만, 공허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마히루와 만나고 난 뒤부터는 그렇게까지 자기혐오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지만, 자신감이 나오지 않는 건 변함이
없다.
「그럼, 이야기를 하고 싶어질 때 들어줄게」

이츠키는 깊이 파고들려 하지 않았다.

이런 점이 좋다고나 할까, 정말 넘지 말아 줬으면 하는 선을 보는 걸 잘한다. 반의 분위기 메이커이기 때문에


이런 걸 읽을 수 있는 거겠지.

시원스레 포기한 이츠키는, 아마네를 바라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뭐가 됐든, 너는 좀 더 자신감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 과거의 너와 지금의 너는 다르니까. 차라리 이미지
체인지를 해서 다시 태어나도 괜찮을 정도라고?」

「그건 사양하고 싶은데」

「너무하네, 모처럼 비포 애프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뭐 상관은 없지만. 너는 자기 맘대로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부정하기 전에,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 너는 기세가 부족하니까」

「기세?」

「밀어서 쓰러뜨릴 기세 정도는 가져도 괜찮아」

「바보냐. 그런 걸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런 식으로 마히루한테 한다면 경멸 받을 자신이 있다.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마히루는 가뜩이나 부모님 때문에 그런 것에 민감한데,
사귀지 않는, 그것도 믿고 있는 상대에게 그런 일을 당한다면 단번에 혐오를 할 것에 틀림없다.

간단한 스킨십하고는 사정이 다르다

「껴안는 것 정도는」

「너 나를 뭘로 보는……」

「자신감 없고, 장황하기만 한 바보 자식. 무의식적인 스킨십은 할 수 있으면서 의식적으로 스킨십을 하지는
않는 닭대가리 자식」

「윽. …… 그보다, 어째서 그렇게 그런 스킨십을 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야?」


「응? 치이가 그녀한테 들은 것 같던데?」

(그런 것만 누설하지 않는다면 좋은 녀석인데)

마히루는 치토세에게 어디까지 말을 한 걸까. 그래서 지금까지 치토세한테 가끔씩 이상한 시선을 받은 걸까

「남자는 담력이야. 고백하지 않고도, 손을 잡을 수 있다면 조금 더 스킨십을 할 수 있어. 거리를 좁히라고」

「간단하게 말하지 마」

「너무 답답해서 때리고 싶어지니까. 그만큼이나 마음을 열어주는데, 성희롱을 하지 않는 한에서 스킨십을 해도
되잖아. 치이한테 들었는데, 머리는 쓰다듬고 있다며? 그렇다면 포옹도 할 수 있을 거 아니야」

「무리인 걸 말하지 마」

사실은 껴안은 적이 있다,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것은 망가질 것만 같은 마히루를 지지하기 위해서 한 일이며, 연애적인 의미가 아니었기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포옹을 하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마히루가 허락을 해주기나 할까,

「부탁해 보는 게 어때? 의외로 시원스럽게 허락해줄 거 같은데」

「아니야…… 역시……」

「모르는 거야. 그 사람은 아마 친한 사람에게 생각보다 더 접촉을 허락하는 타입 같으니까. 얼마 전에 같이


잠을 잤다거나 목욕을 했다고 했었고, 같은 이불에서 잤다고도 했으니까」

골든위크 중에 마히루가 치토세의 집에 묵으러 온 일이 있었다. 설마 같이 목욕까지 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니.

뭐, 아마 치토세의 기세에 압도되었다는 느낌이 들지만.

「뭐, 방금 전 일들은 조금 무리라고밖에 말할 수 없지만」

「저기…… 동성친구와 남자인 나를 비교하지 마」

「나도 그건 무리라고 생각해, 우선은 포옹이라도 해봐. 적극적으로 가자고, 응?」

히죽히죽 웃고 있는 이츠키에게 「남의 일이라고 맘대로 말하고 있네」하고 중얼거린 채, 아마네는 감자튀김
상자에 남아 있던 작은 감자튀김을 입으로 넣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2 화

92. 천사님과 포옹

「…… 마히루」

식사가 끝난 후, 이츠키가 말한 것을 떠올린 아마네는 주저하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옆에 앉아 있던 마히루가 「네?」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쪽을 바라본다.

「아─, 아─…… 그 뭐냐.」

「네」

뭔가 말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까,라는 태도로 조용히 아마네의 말을 기다리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헤어질 때 「포옹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배짱을 가져라」라고 전력으로 등을 물리적으로 밀렸다는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정말로 포옹을 하는 걸 허락해줄까,라는 호기심이 있었다.

게다가, 마히루는 가늘고 부드러우며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역시 같은 나이대의 남자로서 만지고 싶다는
충동도 있다. 이것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충동과도 같은 것이다.

다만, 바보같이 솔직하게 「안아도 될까」라고 묻기에는 곤란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차가운 눈으로
째려볼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포옹을 하는 것도 거절당할 것 같아, 가슴이 떨린다.

「…… 다음 주부터 시험이네」

그래서, 무기력하게 화제를 바꾸고 말았다.

확실하게 주제는 이것이 아닐 거라고 알고 있을 것 같지만, 마히루는 아마네가 이야기할 마음이 없다는 걸
알았는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죠. 뭐, 이번에는 그렇게 범위 넓지 않으니까 편하다면 편하지만요」

「그렇네」

갑작스러운 화제에도 마히루는 대응을 해줬지만, 자신의 한심함과 담력이 없다는 모습을 다시 한번 통감하자
가슴이 아파졌다.

하아, 하고 무심코 한숨을 내쉰다.

「……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나 정말 안되겠구나……」

「왜 자기부정을... 누구한테 무슨 말을 들었어요?」

「아니, 이번엔 달라」

자신의 배짱에 절망했을 뿐이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아마네의 머리에 손을 뻗어서 쓰다듬어 오기에, 아마네는 거절하지 않았다.

마히루의 손놀림은, 부드럽고 상냥하다. 뭐랄까, 잠이 올 것만 같은 부드러움으로, 쓰다듬어지자 무심코 몸에서


힘이 빠질 것 같게 되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있던 긴장이 풀어져 결국 마히루의 페이스가 되었다.

「하─…… 말할 수 있을까……」

「뭘 말이에요?」

「안아도 될까,라는 걸」

「말하네요」
끔뻑하고 눈을 깜박인 뒤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도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못 들은 걸로는?」

「할 수 없어요」

이상한 소리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하는 듯이 눈동자가 가늘어지기에, 아마네는 뺨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로, 이야기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든, 사귀지도 않는 이성이 그런 말을 하는 건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이성이 있었는데도, 마음이


느슨해져 무심코 본심이 새어 나가버렸다.

흠칫흠칫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는 기분이 나빠 보이는 것이 아닌 어딘가 멍하면서도 놀란 것 같은, 맥이


빠진 듯한 표정을 짓고 있기에, 이쪽이 깜짝 놀라버렸다.

「그 정도라면, 별로 화내지 않아요. 아마네군도 남자였구나 하는 느낌이긴 하지만요」

「…… 그 납득이 되는 방식이 싫은데……」

「달라요?」

「아니, 누구한테나 건들고 싶은 건 아니니까」

남자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라면, 여자라면 누구라도 괜찮다는 일이 되버린다.

아마네로서는, 마히루니까 포옹을 하고 싶고, 부드러움을 즐기고 싶어서…… 이렇게 말하면 변태처럼 들리겠지만,
스킨십을 하고 싶은 것뿐이며, 비록 어떤 글래머러스한 미녀가 다가오더라도 NO 라고 할 자신이 있다.라고나
할까 낯선 여성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러려고 하는 걸까, 하고 의심하면서 함부로 다가가고 싶지 않겠지만.

아마네가 단호하게 부정한 까닭에, 마히루는 굳어졌다.

그리고 희미하게 새하얀 피부가 안쪽부터 희미하게 물들기 시작해서, 다시 실언을 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되면 이쪽도 부끄러워져서 더 이상 참지 못한 채, 뺨이 붉어진 채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그, 그게─」

「…… 안아주실래요?」

어영부영 말이 튀어나와, 아마네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하고 싶다고 말했다기보다는 누설한 것은 확실히 이쪽이었지만, 설마 정말로 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마히루는 누구한테나 이런 권유를 받아 주는 것이 아닌, 아마네를 신뢰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을 해준 것을


알고는 있지만――그 의사 표현은, 아마네의 심장에 매우 안 좋았다.

뺨을 물들이며 조금 물기를 띤 눈동자로 바라보며, 그런 식으로 말을 듣자, 이성의 브레이크가 들을 리 없다.

흠칫흠칫, 마히루에게 손을 뻗어, 가녀린 몸을 팔로 감은 뒤, 얇은 등에 손을 가져다 댄다.

이렇게 분명하게 포옹을 하게 된 것은 이번으로 두 번째이지만, 마히루가 울었던 그날과는 달리, 마히루는 자신의
의사로 아마네의 팔 안에 있다.

뭐랄까, 그날은 감촉 같은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지만, 지금 이렇게 포옹하고 보니, 재차 가늘고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깨가 좁고 팔은 가늘어서 부러질 것만 같다.

거기에, 뭐랄까…… 가슴근처에서 명치에 맞닿은 부드러운 것은 질량이 확실하게 느껴지기에, 마히루의 스타일의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목에서 강하게 나는 달콤한 향기는, 도저히 진정되지 않을 것 같았다.

흥분된다는 느낌도 들기는 하지만, 침착해진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본심이다.

마히루가 곁에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나 할까, 피부가 닿고 있어서 행복한 기분이 든다.

「…… 아마네군, 한 번 포옹을 할 때, 30 초 정도 포옹을 하는 건, 하루의 스트레스가 3 분의 1 이 줄어든대


요」
팔 안에 있는 마히루가 작게 중얼거렸다.

「90 초 동안 껴안고 있으면 전부 없어지는 걸까?」

「그건 잘. …… 하지만, 오늘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그래?」

「오늘 여러 가지 말을 들었잖아요」

그 말에, 오늘 마히루가 반의 여자들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 …… 그,……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주저하면서 물어보자,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던 마히루가 고개를 들었다.

표정은, 부끄러워 보이는 것이 아닌,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미소였다.

「…… 저의 세계는 작아요. 좋아하는 사람도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밖에 없어요. 작은 모형 정원에 살고 있는


거예요. …… 아마네군은, 그중에서 가장 친하고 소중한 사람이에요. 저를, 저로서 좋다고 말해준 사람이니까요」

「…… 마히루」

「그러니까, 아마네군은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주세요. 당당해지세요」

괜찮으니까,라며 쓴웃음을 띄우는 마히루에게, 약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렇게 해도 괜찮을 거라 생각해?」

「물론이에요. 저를 격려해줬을 때의 기세라도 괜찮다구요?」

「…… 그렇구나」

「자신감이 없어지면 언제든지 제가 등을 떠밀어들이고 지지해 드릴게요. 아마 든든할 거예요」

「응」
그런 힘찬 말을 건네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표정을 숨기듯 마히루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의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지를 받아서 웃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모습도 자신다운 모습일지 모른다.

「…… 아마네군의 스트레스는 풀렸어요?」

「조금만 더 이대로 있게 해줘」

「네」

조금 어리광을 부리듯 마히루에게 기대자, 마히루는 일부러인 듯 그러면서 어쩔 수 없다는 것 같이 대답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역자: 와... 이 소설 번역하면서.. 이건 달달함이 역대급인데...


구웨웨웨웩...)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3 화


93. 작은 한 걸음

「뭐야, 아마네, 성실하게 하고 있네」

쉬는 시간에 칠판에 적힌 내용을 정리한 노트를 바라보고 있자, 말을 걸어온 이츠키가 약간 놀란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알기 쉽게 요점을 정리한 노트는 꽤나 보기 쉽다고 자화자찬할 수 있을 정도로, 이츠키도 노트를 들여다보며 「


우와, 빈틈이 없네」라며 기가 막힌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응…… 뭐, 조금 노력해보려고」

「무슨 바람이 불은 거야?」

「아니, 뭐…… 좀 더, 스스로를 자랑할 수 있게 돼보고 싶어서」

변명하지 않고 더 이상 비굴해지지 않으며, 자신에게 자신감을 갖겠다는 목표가 생겨서, 우선 자신감을 키우는
첫걸음으로 성적을 올리기로 했다.

거기에 맞춰서 시험이 다가오고 있기에, 평소보다 좋은 점수를 받자,라는 것이다.

아마네는 원래 성적이 좋은 편이지만, 모처럼이므로 10 위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역시 마히루에게서 1 위를 탈취하기엔 무리이기 때문에, 일단은 10 위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적이 진학에도
강하게 관련되기 때문에, 좋다고 한다면 좋은 일이다.

「좋은 남자가 되는 방법 같은 건 모르겠고, 정의를 내리는 건 제각각이니까. 우선은, 옆에 있어도 부끄럽지


않을 인간이 될 거야」

「별로,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자신감만 있다면」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 하는 일이야」

지금은 격려만 받았을 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만한 가치가 있는 적당한
일을 완수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아마네가 할 수 있는 일은 공부 정도뿐이지만.

「머리는 어떻게 안 할 거야?」

「그거랑 이건 별개야. 지금은 아직, 괜찮아」

전애했던 남자의 스타일을 평상시에 하라는 말이겠지만, 그런 식으로 해도 아마네가 자신감을 가지진 못한다.

그것과 더불어, 단순히 지금 화제의 남자로서 등장해 버리면 남자들의 질투로 살해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으므로 조금 꺼리고 있다는 것도 크다.

마히루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발언은 상당한 남자들에게 쇼크를 주었다.

기본적으로 연애의 연자도 화제로 오르지 않았던 천사님이 스스로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했으니,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눌러꺾기에 충분한 위력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같이 걷는 모습을 들켜서, 특별히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부정했었지만, 이번에 마히루는 굳이 암시하듯
말했기 때문에 억측이 억측을 불러 큰일이 되어 버렸다.
그 남자인 아마네로서는,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해 그다지 흥분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나로선, 빨리 아마네가 비포에서 애프터로 바뀌어, 모두가 깜짝 놀라면서, 내 자랑스러운 친구야,라고 말하고
싶은데」

「무슨 의미야?」

「음─, 아마네가 정당하게 평가된다는 것에 평범하게 기쁘기 때문이랄까?」

「…… 그런가」

뭐랄까, 그런 말을 들으니, 미묘하게 부끄러워지는 것은 기분 탓인 걸까.

좋은 친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그것을 겉으로는 들어내지 않은 채 살짝 고개를 돌리자, 이츠키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는 듯이 유쾌하게 웃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4 화


94. 시험의 포상에 대해

「저기 마히루, 이번 주 토요일에, 이츠키랑 카도와키가 우리 집에서 공부를 할 건데 괜찮아?」

저녁을 먹은 뒤, 모든 접시를 싱크대로 가지고 가면서, 마히루에게 생각난 듯 말했다.

아마네가 이번 시험에 집중해 공부한다고 하기에, 내친김에 이츠키과 카도와키가 같이 공부해도 괜찮냐며 권유를
해왔다.

덧붙여서, 이츠키는 한다면 할 수 있지만 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성적, 카도와키는 실수 없이 소화시키는


타입으로 상중하로 따지자면 대개 위에 있는 성적이다. 스포츠와 용모가 뛰어난 것뿐만이 아닌 공부까지 잘한다.

아마네로서는, 이츠키들이 있어도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모임 자체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지만
…… 밥을 만들러 와주는 마히루로서는 어떨까 걱정이 된 것이다.

「괜찮아요. 그분들의 몫도 만들어 드리면 돼요?」


「응, 그렇게 해주면 고마울 것 같은데…… 괜찮아?」

「양이 늘어날 뿐이니까 괜찮아요. …… 저도 같이 있어도 괜찮죠?」

「뭐 마히루만 괜찮다면. …… 치토세도 부를래? 뭐 예정이 비어 있을지 모르겠고, 그 녀석이 성실하게 공부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치토세는 성실하지 않다. 공부를 못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코 머리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녀가 성실하게 공부한다는 게 그다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렇게 까지는…… 이미, 불렀었어요」

「어?」

「그게, 이번 시험에 좋은 점수를 받지 않는다면 아빠한테 혼나― 라고 말했거든요. 마침 토요일에 치토세씨랑


공부할 생각이었어요」

「그거 치토세가 노린 게 아닐까?」

이 공부 모임은 이츠키의 제안이었으며, 치토세의 예정을 알고 제안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그 녀석들,이라며 쓴웃음을 지으며 기름이 붙은 접시를 뜨거운 물로 흘리며 설거지를 시작하자, 마히루도
조그맣게 미소를 지으며 남은 음식들을 냄비에 넣었다.

「뭐, 노렸든 노리지 않았든, 시끌벅적한 공부모임이 될 것 같네요」

「마히루는 조용하지 않아도 괜찮아?」

「저는 괜찮아요. 게다가, 평소에 공부를 하고 있어서 그렇게까지 초조하지도 않고요」

이 여유로운 발언은 마히루가 평소부터 노력을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다만, 그렇게 효율적으로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긴 하지만.

「마히루, 나중에 마히루의 노트를 봐도 돼?」

「네. 하지만, 아마네군의 노트도 예쁘잖아요」

「뭐, 나름대로 정리는 했으니까. 그래도, 학년 1 위의 노트가 궁금해」


「기대할 정도는 아니에요」

마히루는 쿡쿡 웃으며 냉장고에 남은 것을 넣었다.

냉장고에 보관된 저녁은 내일 아마네의 아침밥이 되기 때문에, 빨래를 하면서 마히루에게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저녁식사뿐만이 아니라 아침 식사까지 마히루의 수제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건강해졌다.

「아마네군, 이번 시험엔 열심히 할 생각이 가득하신 것 같네요」

「뭐, 자신감을 북돋우는 일환이야. 모처럼이니까 진심으로 해볼까 해서」

「그래요? …… 그럼, 조금 더 의욕이 생기게 해드릴까요?」

「의욕?」

「아마네군이 10 위안으로 들어가면, 무릎베개랑 귀이개를 해드릴게요. 저번에 잠을 잘 정도였으니까, 마음에 든


것 같아서요」

포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라는 말을 첨가하며 미소를 지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접시를 씻으며 「굉장한
포상이야」라며 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중얼거렸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릎베개의 매력을 버리기 싫었음에도, 거절하려 했지만 옆에 있던


마히루가 「싫으면 그만둘게요」라고 조금 외로운 듯이 말했기에 「들어가면 받을게」라고 반사적으로
돌려줘버렸다.

너무나도 욕구에 솔직한 자신에게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마히루는 「그럼 약속이에요」라며 조금 쑥스러운 듯이


미소를 지었기에, 뭐 상관없겠지,라며 시원하게 욕구를 인정하고 받아들여버리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5 화
95. 천사님과 공부모임

「실례합니다」

시험 전 토요일, 약속 대로에 찾아온 이츠키, 치토세, 카도와키의 세 사람은 10 시경에 와서, 목소리를 맞추며
현관에서 복도로 올라섰다.

그들은 중학교를 같이 나왔었기 때문에 같이 오게 된 것 같다. 애초에 카도와키가 아마네의 집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단순히 사이가 좋다는 이유도 클 것이다.
「응, 어서와」

「마히룽은?」

「부엌에서 점심을 준비하고 있어」

마히루는 먼저 아마네의 집에 와서 점심을 준비하고 있다. 마히루로서는 공부를 서둘러서 할 필요가 없는 듯,


대접을 하는 쪽을 우선으로 하고 있었다.

덧붙여서, 오늘은 로스트비프를 만든다는 것 같다. 만들어서 재워두면 점심시간쯤에는 알맞은 부드러움을 가진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 완전히 익숙해졌네……」

「시끄러」

「이미 동료를 환영하는 신부가 생겼잖아」

「그 이상 말하면, 점심 안 준다」

「싫어―! 마히룽의 밥을 먹을 거야―!」

이상한 말을 하고 있어, 라며 악담을 하며 카도와키를 바라보자, 카도와키는 조금 어안이 벙벙한 듯 아마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 아니, 자연스럽게 시이나씨는 후지미야의 집에 있구나, 해서」

「…… 어쩔 수 없잖아, 항상 밥을 먹고 있으니까」

휙 하고 고개를 돌리자, 이츠키가 입가를 억제하며 싱글벙글 웃고 있었으며, 그것이 어머니의 미소와 연상되어
울컥했기에 가볍게 정강이를 걷어찼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 어라, 아카자와씨, 무슨 일 있으세요?」

「신경 쓰지마」
수수께끼의 미소를 띠고 있는 이츠키를 걱정한 듯한 마히루지만, 이것은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 마히루는 평소 띄우는 미소와 같이 「저는 조금 더


준비를 해야 해서, 먼저 거실로 가세요」라는 말과 함께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돌아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츠키가 「역시 형수님」이라고 중얼거렸기에, 이번엔 등을 때렸다.

「그럼, 공부를 할까요?」

식사 준비를 마치고 차를 끓여온 마히루가 아마네의 옆에 앉는다. 왜 아마네의 옆이냐고 말하자면, 남은 세


사람의 음모이기 때문이다.

「네」

「흐음, 치토세씨는 어디를 모르는 거예요? 수학이었죠?」

「전부」

「저, 전부……」

「치이는 수학을 전반적으로 잘 못하거든. 아슬아슬하게 낙제점은 피하고 있지만」

별로 공부를 못한다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치토세이지만, 수학은 잘 못하는 듯, 낙제점을 간신히 넘기고 있다.

전부라는 단어에 마히루의 뺨이 희미하게 경련이 났지만, 실제로도 잘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기초가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녀석은 응용문제에 약하니까, 응용문제에 어떻게 공식을 적용시킬지 하는 사고방식을 가르쳐
주는 편이 좋을 거야」

「공식은 괜찮아요?」

「…… 괜찮지?」
「아마도......」

괜찮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마히루가 열심히 노력해줬으면 한다. 그녀는 머리가 나쁘다기보다는,
사용법을 몰라서 잘 하지 못한다는 게 올바르기 때문에, 그것만 이해를 시킨다면 그 나름대로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츠키는 우선 의욕을 내는 것 부터네」

「하하하」

「웃어넘기려고 하지 말고 공부해」

뭘 위해서 공부 모임을 열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유타─ 아마네가 너무 엄격해―」

「이츠키, 슬슬 성실하게 공부해야지」

상쾌한 미소로 구원을 거절했기 때문에, 이츠키는 풀썩 어깨를 떨어뜨렸다.

카도와키는 성실하게 교과서와 노트를 열고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츠키와 치토세도 그를 본받아 줬으면
좋겠다.

덧붙여서 카도와키에게는 이렇다 할 만한 못하는 과목이 없고, 뭐든지 평균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우수한 남자다.

아마네로서도 딱히 서투른 과목은 없었기 때문에, 나머지는 암기와 응용력을 닦을 뿐이었다.

치토세의 가정교사는 마히루에게 맡기고, 아마네는 자신을 위해 준비한 세계사 교과서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6 화


96. 모두와 점심

「…… 아, 힘들어―」
공부를 시작한 지, 2 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치토세는 힘이 빠진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뒤로 넘어지듯
누웠다. 그리곤 그대로 뒹굴뒹굴 몸을 굴렸다.

치토세는 오늘 쇼트 팬츠와 타이츠를 입고 있기 때문에 속옷이 보일 걱정은 없지만, 아마네는 일단 소파에 걸려


있던 담요를 치토세의 허리에 내던지면서, 시계를 올려다봤다.

「뭐, 조금 쉬기엔 괜찮을 것 같네. 12 시가 지나기도 했고」

「그렇네요, 벌써 점심시간이네요……」

「마히룽의 밥!」

타산적이게도, 마히루의 밥을 들은 치토세는 곧바로 부활했다.

벌떡 일어나 책상을 두드리고 있다.

「오늘의 점심밥은?」

「오늘은 로스트비프가 메인이에요」

「낮부터 사치스러워……」

「아마네군이 먹고 싶다고 한 게 떠올라서요……」

「고마워」

확실히 먹고 싶다고는 말했었지만, 정말로 만들어 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기 때문에 역시 마히루다.

아마네가 생각했었던 것보다는 번거롭지 않았던 듯, 점심으로 고기를 먹고 공부에 힘쓰자는 일이 되었다.

다만, 한 사람, 만복인 상태로 공부에 힘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뭐 그녀


나름대로 할 테니 굳이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럼 준비를 할 테니 기다려주세요」

「아, 나도 상을 차리는 걸 도와줄게」


공부하는 시간을 쪼개서 준비해주기도 했고, 애당초 평소에 요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평소처럼 도와준다고 하자 마히루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부탁해요」라고 수긍했다.

이미 요리는 완성됐기에, 따뜻하게 데우고 그릇에 담을 뿐이기에, 정말로 상을 차리는 정도 밖에 할 것이 없지만


……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고만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세 사람은 테이블 위를 정리해 줘, 행주 가져올 테니까…… 뭐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 화가 나는 얼굴을 치우고 나서 말해」

간신히 미소를 짓는 치토세에게 미소를 띠고, 부엌을 향해 마히루의 뒤를 쫓는다.

정리된 행주를 바구니에서 꺼내 적시고 짜는 동안, 마히루는 냉장고에 넣어뒀던 포타주가 들어있는 냄비를 꺼내
그릇에 얹었다.

「아마네군, 양상추를 잘게 뜯어 주세요. 다른 야채를 썰고 있을게요」

「알았어」

그 정도라면 간단한 일로, 적신 행주를 이츠키에게 주고 나서 부엌으로 돌아가, 손을 씻은 뒤 마히루에게 받은


양상추를 동그랗게 뜯었다.

다섯 명중 배고픈 남자 고등학생 세 명이니 충분히 뜯었다.

마히루로서도 남자 고등학생의 식욕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다른 야채들도 충분히 준비해놨다.


뭐, 이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라는 그녀 다운 염원이 담겨 있는 것 같지만.

「…… 무의식적으로 저렇게 하다니, 대단해」

「그러니까 말이야」

「여러 가지 의미로 들어갈 틈이 없네」

부지런히 양상추를 잘게 뜯은 뒤 그릇에 담고 있는 아마네에게, 뒤에서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섯 명 분의 요리가, 테이블 위에 나란히 준비된다.

샐러드는 물론이고, 로스트비프도 넉넉히 준비되어 있어, 남자 고등학생 세명이라도 만족할만한 양이다. 콘
포타주는 양이 많아 다른 한 그릇에 담아뒀다.

덧붙여서 빵과 밥 중 어느 쪽이 좋은지 사전 앙케이트를 한 결과, 밥이 되었기에, 이쪽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


밥을 좋아하는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좋은 소식이다.

「맛있게 드셔주세요」

평소보다 더 천사 같은 미소로 모두에게 요리를 먹어달라고 하는 마히루에게, 네 사람은 가지런히 손을 모아


감사의 말을 전한 뒤, 요리에 손을 대었다.

「맛있어―」

곧바로 로스트비프를 입으로 옮기며 소리를 지르는 이츠키에, 마히루도 안도한 듯 미소를 짓는다.

「맛있어, 시이나씨」

「감사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그다지 양념을 한 건 없어서 요리 솜씨랑은 거의 관계없어요」

「또, 겸손을」

겸손하다면서 웃고는 공복인지 힘차게 먹기 시작하는 이츠키에 쓴웃음을 짓는다.

치토세도 싱글벙글 웃으며 「맛있어─」하고 말하곤 맛있게 고기를 먹고 있다. 그 기세는 이츠키에 뒤지지 않는
속도로, 따로 나눠놨던 로스트비프가 점점 사라져 간다.

카도와키는 침착한 모습으로 먹고 있으므로, 그들도 카도와키를 본받아 줬으면 좋겠다.


아마네도 그들에 뒤를 이어, 로스트비프를 먹기 시작했다.

로스트비프는 지나치게 끓이면 맛이 없어지는데, 이 로스트비프는 알맞은 간으로 알맞게 익어서, 부드럽고
촉촉하다.

퍼석퍼석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고기의 맛도 사라지지 않아서 씹을 때마다 고기의 맛이 입안에 흘러넘쳤다.

(역시 고기는 맛있다니까)

남자 고등학생치고는 그렇게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마네로서도, 이 요리는 정말 맛있었다. 그렇다기보다는


마히루의 요리를 뭐든지 좋아하고 맛있다는 것이 크겠지만.

후우, 하고 행복한 한숨을 내쉰 뒤, 뺨을 느슨하게 만든다.

「시이나씨는 역시 요리도 잘하네. 도시락을 볼 때마다, 항상 맛있어 보였으니까」

「그렇게 말해주셔서 기쁘네요」

「나는 요리를 못하니까, 대학교를 다닐 때, 자취를 할 걸 생각하면 우울해져」

「…… 요리도 못하는 데, 자취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구요?」

「나를 말하고 있구나」

돌려서 디스를 받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이기 때문에 불평은 할 수 없다.

오히려 마히루한테 도게자를 할 정도로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는 넘어가야 하는 게 마땅하다.

「뭐, 내가 못하는 건 사실이니까, 정말 매일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어」

「벼, 별로 비난한 건 아니에요. 그, 아마네군한테 요리를 만드는 것도 싫어하지 않아요」

「그래? 다행이다」

싫다고 말했더라면 아마 다시 일어서지 못했을 것이다.

「뭐랄까, 정말 시이나씨는 뭐든지 다하는 타입이네. 좋은 신부가 될 것 같아」


「시, 신부……」

「유우~, 맞는 말이야―」

카도와키를 귀여운 별명으로 부른 치토세가 계속 말했다.

「마히룽은 신부 수업 같은 게 필요 없을 것 같아」

「오히려 네가 마히루한테 신부 수업을 받아야 하는 수준이지」

「그건 맞는 말이지만, 중요한 게 없네」

「중요한 거?」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뭐, 마히룽한테는 요리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잘 부탁해, 마히룽」

뭔가가 함축돼있는 미소로 마히루를 바라본 치토세에게, 마히루는 미묘하게 안절부절못하며 어깨를 움츠리곤,
어렴풋이 뺨을 물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7 화


97. 공부모임과 휴식

식사가 끝난 후, 공부를 재개한 아마네들이었지만, 결국 집중력을 견딜 수 없었던 것 같은 치토세가 간식 시간에


「지쳤다―」라며 다시 뒤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저기― 저 게임해도 돼?」

「노는 건 상관없지만, 네 성적이 어떻게 돼도 모른다」

「너무 엄해」

「기분 전환을 위해서 노는 건 괜찮지만, 넌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하니까.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될 때 놀아」

나는 공부를 계속할 테니까, 하고 참고서에 실린 문제를 풀면서 돌려주자, 미묘하게 뺨을 부풀린 치토세가 시야의
구석에 비쳤다.

원래 공부를 싫어하는 치토세가 슬슬 질려 하는 것은 상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텔레비전 보드에 있는 게임기들의


소프트웨어나 컨트롤러를 네 사람분으로 준비해놨다.
애초에, 인간의 집중력은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숨돌리기 정도라면, 놀아도 괜찮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아마네는 1 시간마다 잠시 휴식을 하고 있었기에, 길게 휴식을 취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고, 공부를 하는 것
자체도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오래 할 수 있다.

「아마네, 하고 싶어」

「공부모임의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뭐, 따로 놀아도 상관은 없어. 컨트롤러도 네 사람분을 준비했고,
휴식을 취할 겸 하는 게 어때?」

「그럼 호의를 받아들이지―. 너는 안 할 거야?」

「나는 아까 휴식했어」

「성실하네, 아마네. 그럼 조금 놀고 있을게―. 잇군도 같이 놀래?」

「그럼 놀까? 노는데 정신이 팔릴 정도까지는 안 할 거지만」

이츠키도 2, 3 시간 동안 계속해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지친 듯, 게임에 흥미를 나타냈다.

「유타도 할래?」

「그럴까? 후지미야, 괜찮지?」

「응」

이츠키와 치토세보다도 성실한 카도와키도 잠시 휴식을 취할 겸 게임에 흥미를 나타냈으므로, 아마네는 알아서
하라는 태도로 취한 뒤, 다시 참고서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덧붙여서 마히루는 옆에서 조용히 문제집을 풀고 있다. 집중력이 끊어진 기색도 보이지 않는다.

「마히루는 놀지 않을 거야?」

「저는 좀 더 공부할게요」

「그래」
아마네로서는 이번에 성실하게 하겠다고 다짐했었기 때문에 그만두지 않은 것뿐이었지만, 마히루는 순수하게
성실히 공부를 하기에 감탄했다.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항상 선두를 지키고 있는 거겠지만, 그 노력을 아끼지 않는 점이 마히루의 대단함
점이며 훌륭한 점일 것이다.

세 사람이 책상을 떠나 텔레비전의 앞으로 진을 치기 시작한 것을 보고 난 뒤, 세 사람을 일단 머리에서 내쫓은


뒤 샤프를 움직였다.

종이에 글씨가 쓰이는 소리와 지우개가 스치는 소리, 그리고 옆에 있는 마히루의 숨결이 뚜렷하게 들린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흥얼거리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교사마다 출제 경향을 떠올리며 출제될 것만 같은
문제들을 중점적으로 풀었다.

작년부터 계속해서 수업을 맡고 있는 교사도 있어서, 그 교사의 시험은 의외로 편하다. 성격이나 수업에서 다루는
방법을 볼 때, 어디쯤에서 문제를 낼지는 작년에 제대로 파악했다.

올해부터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에 대해서는 이 시험이나 작은 쪽지시험을 보고 다시 출제경향을 파악할 생각이다.

치토세한테도 일단 이 근처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가르쳐주고 있다. 거짓말을 한 형태긴 하지만, 그렇게
빗나갈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공부한다면 낙제점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네군, 여기요」

말없이 문제를 풀고 있자, 어느샌가 옆에 있었던 마히루가 서 있었으며, 아마네의 앞에 커피가 담긴 컵을 놓고


있었다.

작은 각설탕 1 개와 포션 밀크 1 개가 들어 있을 것이다.

「항상 먹는 걸로 괜찮죠?」

「응. 고마워」

반년 동안 곁에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음식 기호는 다 알고 있다.


딱 마시고 싶었던 때에 가져다준 마히루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손잡이에 손가락을 걸었을 때, 커피 이외에도
작은 접시가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작게 구운 피낭시에에요. 어제 구웠었어요, 공부를 하는데 당분이 필요할까 하고 생각해서요」

작은 접시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한입 사이즈의 피낭시에가 담겨있다.

조심스레, 손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핀이 박혀 있어, 공부를 하는 틈틈이 먹기 좋게 준비를 한 것일 것이다.

게임을 즐기고 있는 이츠키들의 몫도 빈틈없이 준비해둔 듯, 그쪽은 세 사람 분량으로, 넉넉하게 쟁반 위에 있는


접시에 실려 있다.

커피도 세 사람분 준비되어 있는데, 그쪽은 설탕이나 우유를 자유롭게 먹으라는 스타일로 스틱 설탕과 포션
밀크가 쟁반에 실려 있었다.

「치토세씨들도 드세요」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살그머니 다가가서, 저쪽에 있는 작은 테이블에 쟁반을 내려놓는다.

「와─! 고마워, 마히룽!」

「오오, 간식이다. 좋은 타이밍이야. 고마워, 시이나씨」

「아니에요」

간식 타임에 기뻐하는 세 사람을 기쁜 듯이 바라보며 돌아오는 마히루에, 아마네도 자연스럽게 입가가 느슨해졌다.

「…… 뭔가, 여러 가지 준비를 시키게 만든 것 같네」

「아뇨, 제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이에요. 휴식시간에 잠깐 한 거라서, 한숨을 돌릴 수 있었어요」

「너는 정말 모든 걸 다하는 타입이구나」

「…… 다해주고 싶은 사람을 위해 힘을 쓴 것뿐이에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말에, 목구멍 맨 안쪽에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그것을 토해내기 전, 삼키기 위해 커피를 흘려 넣었지만, 커피가 달콤하게 느껴져서 어쩔 수 없었다. 항상 넣는


만큼의 설탕 양이지만, 꽤나 달콤하게 느껴진다.

나쁘지 않은 달콤함에, 그리고 마히루의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모른 채, 아마네는 자신을 속이듯 참고서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8 화

98. 천사님과 소악마같은 미소

결국, 게임 대회는 저녁 무렵까지 계속되었다.

역시 공부가 계속되면 집중력이 끊어지기에, 중간부터는 공부를 멈추고 아마네도 참가하게 되었다.라고나 할까,
집중력이 끊어진 원인이 연속된 자습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다해주고 싶은 사람에게 힘을 쓰고 있다는 게 무슨 뜻인 걸까)

마히루의 작은 중얼거림이 머릿속을 맴돈다.

원래부터 마히루가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런 말을 한다면, 아마네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는 게 되는 거 아닐까.

확실히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사랑을 받고는 있지만 그런 이성적인 의미는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식의 말을 들으면 남자로서 좋아해 주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망상이 솟아오르게 된다.

(아니 인간으로서 내가 글러먹었다고 생각해서 모든 걸 다해주고 싶다는 걸지도 몰라)

아마네는 가사를 정말 못한다. 아니, 노력하면 살아가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는 할 수 있지만, 마히루에게
도움을 받고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봐주고 싶다는 의미에서의 힘쓴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좋아하기 때문에 보살펴주고 싶다는 걸까.
마히루를 좋아하는 몸으로서 후자에 기대고 싶고, 결코 말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마히루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라는 것을 상상하는 시점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아마네―, 장외로 떨어졌어」

「앗」

게임을 하던 도중에 걱정을 한 탓에, 조작 미스로 캐릭터를 낙사시키고 말았다. 남은 목숨도 없기 때문에 부활도
할 수 없어, 한발 빠지게 되었다.

이츠키, 치토세, 카도와키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평상시라면, 카도와키의 실력을 몰라도 바로 패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사고가 마히루의 말에 쏠렸다는
말이 된다.

「역시 공부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졌잖아, 멍─하니 있기나 하고」

「…… 그럴지도 모르겠네. 마히루, 또 할래?」

「아뇨, 전 이제 슬슬 저녁을 준비해야 하니까요……」

시계를 슬쩍 바라보는 마히루의 시선을 좇듯이 시선을 옮기자, 시간은 7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저녁식사 준비를
하기엔 조금 늦은 시간일 것이다.

「아, 정말이네. 벌써 이런 시간인가…… 돌아가야겠네. 역시 자고 가는 건 무리니까」

「그렇네. 치이는 시이나씨의 집에서 자고 싶겠지만, 갈아입을 옷도 없고. 본인한테 허락도 받지 않았지, 게다가
시이나씨의 것은 사이즈가 맞지 않을 것 같고」

「저기, 지금 어딜 보고 말하고 있는 거야?」

「물론 키입니다. 네」

저 커플이 여느 때처럼 사이좋게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을, 마히루는 가만히 바라봤다.

「다음에 또 자러 와주세요」

「괜찮아?」
「네. 미리 말해준다면요」

「그럼 나도 거기에 맞춰서 아마네한테……」

「밥 먹으러 오려는 거지?」

「들킨 건가」

시이나씨의 밥은 맛있으니까, 하고 악의 없이 웃는 이츠키에 한숨을 내쉬며 「마히루가 허락하면」하고 고했다.

평소보다 많은 요리를 만드는 것은 그녀이기 때문에, 이것은 혼자서 결정할 수 없다. 만약 허락이 나오지
않는다면 외식이나 편의점 음식을 먹는 걸로 되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남자끼리의 숙박이란 느낌이라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마히루가 상냥한 미소로 승낙을 했기에, 조만간 다시 잠을 자러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엔, 카도와키도 올래?」

「에, 괜찮은 거야?」

「괜찮지」

「그럼, 아마네의 등을 때리는 모임의 장으로 삼자」

「어이, 누구 맘대로 이상한 모임을 만드는 거야」

「왜냐고?」

히죽히죽 웃음을 띤 이츠키에 뺨에 경련이 일어나고, 카도와키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안도한 것처럼 미소를 띠었다.

「저기, 마히루. …… 그, 다해주고 싶은 사람한테 힘을 쓴다는 게 무슨 의미야?」

그들이 돌아간 후, 아마네는 신경이 쓰인 것을 주저하며, 현관에 선 채 물었다.

사실은 물어볼까 말까 망설였지만, 이츠키가 돌아갈 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니 「괜찮으니까 물어봐」
라고 말하면서 발로 찼다.
물리적으로 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복수를 했지만, 그에게 후회하는 모습이 없어서
의미가 없었다.

마히루는 질문에 눈을 깜박인 뒤, 그리고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무슨 뜻이라고 생각해요?」

「…… 글러먹은 남자한테 한 눈을 팔고 싶지 않다는 거야?」

역시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에,라는 자의식과잉에도 정도가 있을 것 같은 망언은 말할 수 없었다.

「후후, 맞아요. 아마네군한테서 한 눈을 팔면 안 될 것 같아서요. 방심하면 방은 엉망이 될 테고, 영양


밸런스도 엉망이 될 테니까요」

「읏」

「아마네군은 제가 없으면 안 되거든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실제로 마히루한테는 많은 신세를 지고 있다. 그녀가 없다면, 아마네는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 괜찮아요? 저는, 아마네군을 돌보는 걸 좋아하는데」

「타락하는 것 같아…… 마히루가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으로.」

「후후」

그녀의 무서운 점은, 이미 마히루가 없다면 생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못 버틸 것만 같은 것이다.

여러 가지 의미로 그녀의 포로가 되어 있어서, 떨어지기 어렵다. 그렇다고나 할까 떨어져 있고 싶지 않다. 물론,
좋아한다는 이유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만약 고백해서 차이기라도 한다면, 비교적 성실하게 정신적으로 그리고 생활적으로 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겠다며 마음속으로 자조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마네에게 다가섰다.

달라붙었다,라고 할 정도가 아닌, 약간 닿는 정도. 아마네에 정면으로 다가와 올려다본 뒤――집게손가락으로,


아마네의 입술을 훑었다.

「…… 사양해야 할 만큼 해드릴 테니까요, 안심하지 말아주세요?」

장난스럽게 눈을 가늘 게 뜨고 부끄러워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숨을 쉬는 것도 잊어버린 채 그녀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달콤하고, 그러면서도 자극적인…… 어딘가 요염함조차 느껴지는 미소. 소악마라고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본인의 말대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 것만 같은 미소는, 아마네의 심장을 몰아세우는데
너무나 충분했다.

몸속에서 심장이 날뛰고 혈류가 격렬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아름다운 천사 같은 미소와 사라질 것 같은 섬세한 미소, 천진난만한 미소 등, 여러 미소를 봐 왔지만, 지금의


마히루만큼 요염함이 느껴진 적은 없었다.

경직된 아마네를 만족스럽게 바라본 마히루가 「그럼, 밥을 만들러 갈게요」라며 평소에 짓는 미소로 돌아와
부엌으로 향하는 것을, 아마네는 타오를 것만 같은 얼굴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99 화


99. 정기 고사의 결과

「뭐야, 아마네, 너 이번에 너무 열심히 한거 아니야?」

복도에 있는 게시판에 붙여진 정기 고사의 순위를 바라보며, 이츠키는 약간 기가 막힌 듯 중얼거렸다.

아마네는, 공부 모임이 끝난 뒤에도 부지런히 공부를 하고 시험에 도전했다. 단순히 처음 목적인 자신 자신을
자랑스럽게 만들려고 하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마히루의 그 미소를 머리에서 내쫓기 위해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것이 컸다.

『…… 사양해야 할 만큼 해드릴 테니까요, 안심하지 말아주세요?』


요염하게 속삭여진 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몸부림치고 싶어진다.

가능한 그 말과 표정에 사고를 할애하지 않도록 공부에 집중한 결과―― 이번에 6 위가 된 것일 것이다.

「나, 나도 이렇게까지 될 거라고는」

「열심히 했네. 자신감은 가지게 됐어?」

「…… 글쎄. 이걸 계속해서 받을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면.. 」

「금욕적인 녀석……」

한번 해냈다고 해서 방심하고 떨어지는 모습을, 마히루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다. 이렇게 상위권에 있는 것을


계속 유지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향후의 대학 수험을 생각한다면, 이걸로 만족하고 멈추기엔 언어도단이다. 벼락치기로 어떻게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를 대비한다는 의미로서도 공부에 힘을 쏟고 싶다.

덧붙여서 마히루는 이번에도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역시라면 역시지만, 평소부터 노력한 덕분이기 때문에,
역시라는 말로 정리할 수는 없다.

「후지미야씨는 이번에 6 위네요」

뒤에서 보고 있던 것 같은 마히루가 아마네의 이름을 발견한 듯, 아름답게 미소를 지었다.

천사님 모드의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동요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하면서 가볍게 웃었다.

「그러니까 말이야. 다행이야」

「후후. 열심히 하셨잖아요 쉬는 시간에도 공부를 하고 계셨고요」

「…… 응」

「이렇게 노력을 했다면 자신한테 포상을 주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렇네」
포상의 존재가 떠올라서, 몸부림치고 싶어졌다.

그러고 보니, 마히루의 무릎베개 및 귀이개의 약속이 있었던 것이다. 머리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내쫓고 있었기
때문에, 잊고 있었지만, 10 위 이내로 들어가면 해 준다고 했었다.

물론 거절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좋아하는 여자에게 응석을 부릴 수 있다는 행복을 차버릴 수 있을까.

「…… 그런 시이나도 1 위, 축하해. 시이나야말로 자신한테 포상을 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네요. 그렇지만, 너무 응석을 부리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시이나는 자신한테 금욕적이니까 좀 더 달콤해져도 괜찮을 것 같은데. 뭐, 내가 이러니저러니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러고 보니, 자신은 포상을 받게 되었지만, 마히루는 아무것도 없어서 포상을 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무엇을 줘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돌아간 뒤에 마히루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안 된다.

천사님의 미소를 보이는 마히루에게, 이츠키가 작게 「네가 위로해주는 게 어때?」라는 말했다.

그런 말을 듣지 않아도 그렇게 할 생각으로, 오늘 집에 돌아가서 물어보자고 마음속으로 깊게 맹세했다.

「저를 위한 포상이요?」

돌아간 뒤 앞치마를 두르고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 마히루의 등에 말을 걸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띠며 뒤를


돌았다.

아마네로서는 저녁식사 뒤에 기다리는 포상이나 지난번의 소악마적인 미소가 떠올라 침착해지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마히루는 이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어디까지나 상정 외라는 색으로 얼굴을 붉혔다.
「별로 갖고 싶다고 하는 건 없어요」

「해줬으면 하는 일은……」

「아마네군이요? 으음, 글쎄요, 저기에 있는 오이를 슬라이서로 얇게 썰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게 아니라. …… 싫다면 굳이 무리하게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욕구가 없다고나 할까,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도 안
좋기에 포기하기로 했다.

딱히 마히루가 필요 없다면 그걸로 괜찮지만, 뭔가 해줬으면 하는 게 있다면, 아마네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뤄줄 생각이다.

우선 오이를 슬라이서로 작게 썰어주기를 원하는 것 같기에, 손을 씻은 뒤, 준비되어 있던 슬라이서로 얇게


썰지만, 이것은 그저 도움을 주고 있을 뿐이다.

「저기 있는 소금에 절여주세요」

「아니, …… 정말로 없는 거야?」

「저로서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제가 정말로 이루고 싶은 소원은, 스스로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정말로 이루고 싶은 소원?」

「뭐라고 생각해요?」

슬라이서에서 시선을 올리자, 마히루가 조용히 입술을 올렸다.

그 표정이 지난번 소악마 같은 미소로 보여, 바라보지 못한 채 오이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 모, 몰라」

「그렇죠? 그러니까, 괜찮아요. 이대로, 괜찮아요」

아마네의 말에 쓴웃음을 지은 것 같다.


그 이상은 아마네에게 아무것도 추구하지 말라는 듯한 분위기를 일으키며 다시 요리를 시작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그저 오이를 얇게 써는 것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0 화


100. 천사님의 무릎베개 (옵션 첨부)

「그럼, 아마네군」

저녁식사가 끝난 뒤, 포상이라는 이름의 반죽음 타임이 시작되었다.

당연한 듯이 소파의 구석에 앉아 무릎을 탁탁 두드리며 미소를 짓고 있기에, 아마네로서는 「읏」하고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덧붙여서, 오늘의 마히루의 옷은 쇼트 팬츠에 검은색 타이츠로, 옷 위로 무릎베개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옷이 너무 얇기 때문에 감촉이 잘 느껴질 것이다.

게다가, 오늘은 집으로 돌아간 뒤 먼저 목욕을 한 듯, 전체적으로 좋은 향기가 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무릎베개를 하고 귀이개를 한다는 건, 아마네의 입장에서 볼 땐, 자살행위였다.

「…… 아니 그」

「싫다면 하지 않으셔도……」

「해, 해줬으면 하기는 한데」

「그럼 사양하지 말아주세요. 하겠다는 약속도 하고요」

재차 무릎을 팡팡 두드리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꿀꺽 군침을 삼켰다.

날씨가 꽤나 따뜻해졌기에, 타이츠는 얇은 것이다.

팽팽한 타이츠의 천에서 희미하게 살색이 비쳐 보여, 왠지 선정적으로 보인다.

타이츠에 덮여 있으면서도, 허벅지는 아마네를 유혹하듯 무방비인 상태로 매끄러운 각선미를 드러내고 있다.
본인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겠지만, 오늘의 마히루는 아마네를 죽이고 있는 중이다.

본래라면 어떻게든 거절해서 심장과 정신의 안녕을 도모해야 했겠지만, 포상이라는 명목과 아마네의 남자로서의
욕구가, 마히루의 허벅지쪽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흠칫흠칫, 마히루의 옆에 앉은 뒤, 허벅지에 머리를 얹는다.

전에도 느꼈지만, 역시 부드럽다. 전보다 옷이 얇기 때문에, 감촉이나 따듯함이 잘 전해져 와서, 아마네의
심장을 몰아세운다.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 일단 위로 시선을 돌리자, 마히루의 미소가 보였다.

다만, 그 얼굴이 약간 가려져 보이는 것은…… 중간에 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5 월이라 약간 기온도 높아졌기 때문일까, 마히루가 입고 있는 셔츠도 얇다. 더불어 몸의 라인이 돋보이도록 입고
있다.

옷 너머로도 알 수 있는, 중력을 따르면서도 예쁜 형태를 유지하는 그것에, 아마네는 위를 바라보는 것을 멈췄다.

「그럼, 귀이개를 할게요?」

아마네의 마음속 절규를 모른 채, 마히루는 뭔가 두근두근하는 분위기와 미소로 그렇게 선언한 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귀이개와 티슈로 손을 뻗었다.

옆머리에, 뭔가 부드러운 것이 내려왔다.

(!?)

말로 할 수 없는 비명을 마음속으로 한 아마네를, 마히루가 알아챈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곧바로 귀이개를 들고
몸을 일으켰다.

아마, 마히루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아마네가, 그 부드러운 감촉과 질량을 피부로 맛보았다는 사실을.
심장이 소란스럽다.

이미 마음속은 귀이개를 할 형편이 아니었지만, 마히루가 「가만히 있어주세요」라며 어르는 듯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아마네의 머리를 한 손으로 가볍게 고정시켰다.

귀속을 청소하기 때문에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겠지만, 여러 가지 몸부림치고 싶은 아마네로서는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런데도 날뛸 수는 없기 때문에 얌전히 있으면서 테이블의 측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천천히 귀의 구멍에
딱딱한 것이 들어왔다.

순간 섬뜩해지는 것은, 역시 피부가 얇은 곳이 민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 하면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데 마히루가 하니 묘한 기분이 되는 것은, 아마 자신의 의사로 할 수 없다는
것과…… 좋아하는 여성이 해주고 있다는 흥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히루는 성격상 조심스레 할 것을 알고 있었는데, 뭐랄까, 부드럽고 다정하게 귀가 청소되니, 근질근질하다.

기분이 좋다고 단언하기에는 조금 답답하고, 그러면서도 욕심을 부리고 싶은 이상한 기분이 든다. 적어도,
이대로 귀이개를 하는데 저항이 없을 정도로, 뭐라고도 말할 수 없는 좋은 점이 있었다.

「아프지 않아요?」

「응…… 아프지 않아. 기분 좋아」

「그래요? 다행이다. 이게, 남자들의 로망인 것 같은데…… 로망이 채워졌어요?」

「…… 아마」

「아마네군도 남자네요」

「남자가 아니라면 뭐가 있는데?」

남자가 아니라면 이렇게 마음속으로 흥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이렇게나 응석을 부리며 가까이
밀착하는 것에 허가를 받다니, 당황하지 않고서는 어쩔 수 없다.
「후후, 아마네군은 신사니까요. 별로 관심이 없는 줄 알았어요」

「만일 내가 신사라고 해도, 언동과 속마음은 별도야. 너도 조심해, 남자는 좋은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혼자가
되면 덤벼드니까」

「그 이론이라면, 아마네군은 남자가 아니잖아요」

정곡을 찔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입술을 깨물지만, 마히루로서는 그런 의도가 없던 듯, 여유롭게 청소를


계속했다.

「저기, 아마네군, 반대로 돌려주세요. 반대쪽도 해주고 싶어서요」

눈썹을 찌푸리면서도 반대쪽의 귀를 내밀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배가 있는 쪽으로 얼굴을 향한다고 하는 새로운
고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래를 바라봤다간 쇼트 팬츠를 입고 있다고는 해도 대참사이기 때문에, 얌전히 배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천국인 건지 지옥인 건지 모르겠다.

욕망에 솔직해질 수만 있다면 아마 천국이겠지만, 주저와 갈등의 틈에서 발버둥 치는 아마네로서는, 지옥 쪽으로
한 발짝 내딛고 있는 셈이었다.

「…… 아마네군, 뭔가 아까부터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이 속마음을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애초에, 이런 말을 해버린다면 마히루에게 이상한 취급을 받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하게 귀청소를 받아들이며 자신의 욕구를 숨길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마음없이 단순히
응석을 부리는 천사님의 장래가 걱정되기 때문에.

마히루는 아마네의 태도에 의문을 품은 것 같지만, 아마네가 마히루와 시선을 맞추지 않도록 마히루의 옆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추궁하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귀를 청소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 좋음과 낯간지러움을 느끼며, 아마네는 눈을 감고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눈을 뜨면 미묘하게 죄악감이 떠오를 것 같기에 눈을 감고 있었는데, 이건 이것대로 다른 감각이 예민해지기


때문에, 마히루 본래의 달콤한 향기와 샴푸, 보디워시의 향기를 맡게 되고 무릎의 부드러움이 의식되어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이 부드러움을 주저 없이 만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네군, 끝나면 머리를 쓰다듬어도 돼요?」

「…… 마음대로 해」

당장 도망친다면, 더 이상의 갈등을 느끼지 않아도 되겠지만, 슬프게도 아마네는 남자로서, 무릎베개를 계속
받을 수만 있다면, 계속 받고 싶다고 생각해버렸다.

그만두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좀 더 해줬으면 하는 모순에 고민하면서도 결국 욕구에 지고 말았기에,


자신은 여러모로 의지가 약하다는 걸 깨달았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승낙에 기쁜 듯한 기색이 역력하다.

「조금만 더 하면 끝나요」

그렇게 말을 하고 조심스레 귀를 긁는 마히루에게, 약간 「아 벌써 끝인가」라는 유감스러운 감정이 생겼다.


물론, 얼굴이나 행동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약간의 낯간지러움을 포함한 달콤한 기분 좋음은, 마히루가 귀이개의 봉을 빼는 것으로 끝이 났다.

대신 마히루의 손가락이 머리카락으로 스르륵 들어오기에, 다른 기분 좋음이 느껴졌지만.

「네, 끝났어요」

아이를 어루만지는 것 같은 다정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빗어 넘기는 마히루에, 부끄러운 마음과 몸을 맡기고
싶다는 감각이 동시에 느껴졌다.

어느 쪽인가 하면, 후자가 강한 자신을 이해하며, 신음이 입에서 흘러넘칠 것만 같다.

마히루로서는 포상이라는 것으로 철저히 응석을 부리게 할 생각인 것 같다.


선언했던 대로, 아마네를 글러먹은 사람으로 만드는 듯한 마히루에게 저항을 하고 싶어도, 기분 좋음이 그
기력조차 전부 빼앗아 버려서 어찌할 수가 없다.

(…… 어쩔 수 없잖아……)

여성스러운 향기와 따듯함을 충분히 만끽하며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쓰다듬어진다, 이렇게 말하면, 그리 대단한
일은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것을 매일 받게 된다면, 확실히 글러먹은 인간이 될 것 같지만, 지금의 상황과 몸의 자세는 다양한


매력으로 가득 차 있다.

하아─, 하고 숨을 내쉬며 몸을 이완 시키자,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드물게 아마네군이 응석을 부리시네요」

「…… 누구 탓인데」

「제 탓이죠」

마히루는 달콤한 웃음소리를 올리며, 손가락빗을 더욱 움직인다.

「아마네군은 응석을 부리게 된다고 나 할까, 만지고 싶어져요. 아마네군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느낌이 좋아요」

「…… 그래?」

「네. 윤기가 좋아요. 왜 이렇게 윤기가 좋은 건지……」

「…… 엄마가 추천한 샴푸라서 그럴 거야」

시호코의 「모처럼 머리카락이 괜찮은데 손상시키지마!」라는 전력투구 끝에, 지금 아마네가 사용하고 있는


샴푸는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것 같은 머리카락을 신경 쓴 것이다.

냄새도 나쁘지 않고 머리카락을 말린 뒤의 감각이 좋기에 계속 쓰고 있다.

「마히루야말로 머릿결이 좋은데」


황갈색의 커튼을 손으로 들어보자, 자신의 것보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촉이 느껴진다.

머릿결이 좋다고 한다면 그녀의 쪽이 좋으며, 아마네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마히루의 것은 항상 만지고
싶어지는 감촉이며, 향기가 너무 강하지도 않고 희미하게 비누 향기가 나서, 남자로서 견딜 수 없다.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굉장한 손질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아」

「…… 뭐, 손질을 게을리한 일은 없어요」

「그렇구나. 근데 평소에 마음대로 만지고 있는데, 괜찮아? 머리카락은 여자의 생명이라고 말하잖아」

「…… 아마네군이 만지는 건, 좋아해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마히루의 말에 표정이 이상하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수치, 환희, 혼란, 낭패…… 스스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은 여러 감정이 서로 뒤섞여 있는 표정은, 아마


들켜버린다면 의심을 받을 것이다.

(그런 말을 하니까, 점점 우쭐해지는 거잖아)

아마네는 말을 하지 않은 채, 표정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1 화
101. 천사님과 안는 베개

눈을 뜨니, 마히루의 셔츠가 눈앞에 있었다.

아무래도 또 잠이 들어버린 것 같다. 너무나 편안하면서도 기분 좋은 행복감에 의식이 날아가 버린 듯한 것


같지만, 얼마나 자고 있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솔직히 마음속으로 긴장이 된다.

머리를 빗는 손은 멈춰 있다.

흠칫흠칫 몸을 일으키자, 마히루는 소파에 기댄 채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스으, 스으, 하고 온화한 호흡을 반복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무방비하잖아」라고 중얼거리면서 시계를 바라보곤,
뺨에 경련이 일어났다.

앞으로 1 시간만 더 지나면 날짜가 변한다. 무릎베개를 받았던 시간이 뒷정리를 마친 뒤 21 시가 넘어서였으니,
약 2 시간 정도 무릎베개를 받고 있었다는 것이 된다.

마히루가 잠들어 있는 것도, 시간적인 문제와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네를 깨우기 미안해서 참고 있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렸음에 틀림없다.

남자의 집이기 때문에 조금은 더 경계를 해줬으면 좋겠지만, 애당초 무릎에서 잔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마히루의 자는 얼굴을 바라본 뒤, 우선 먼저 목욕을 하기로 했다.

마히루는 먼저 목욕을 한 것 같지만, 아마네는 아직 목욕을 하지 않았다.

마히루를 깨운다기보다는, 지금은 재워놓고 일단은 목욕부터 하기로 했다. 어쩌면, 목욕을 하고 있는 동안에
마히루가 일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결정하고, 아마네는 허둥지둥 방으로 돌아가 갈아입을 옷을 가지러 갔다.

목욕을 마친 아마네는 거실을 확인하곤,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마히루는 잠의 바다에 빠져있는 듯, 드라이기 소리에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마히루, 일어나」

말을 걸며 가볍게 흔들어 보지만, 일어날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정말로 의식이 없는 듯 점점 몸이 기울어지기에,
일단은 마히루를 지지했다.

계속 무릎베개를 하게 해서 지쳤을지도 모르고, 그저 졸려서 잠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일단, 그녀는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뭔가, 전에도 이런 일 있었는데)

분명 연말이었을 것이다. 무심코 잠이 든 마히루에게 자신의 침대를 빌려준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그 코스인 것 같다.

한 번 더 강하게 흔들며 말을 걸어봤지만, 그녀는 일어나지 않는다.

작게 「으응」이라는 달콤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이건 목소리라기보다는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에 가까울 것이다.

자고 있는 마히루가 아마네를 믿고 무방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걸로 괜찮을 것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하고 말을 하며 마히루의 뺨을 쿡쿡 찔러봤지만, 역시 일어날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되돌아오는 것은


매끄러운 촉감과 말랑말랑한 감촉뿐.

잠깐 마히루의 뺨을 만져봤지만 일어날 것 같지 않아서, 아마네는 어쩔 수 없이 마히루를 안아 올렸다.

지금은 봄이기 때문에, 마히루에게 침대를 빌려주고 바닥에서 자도 몸이 안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대로 마히루를 안고 자고 싶지만, 다음날이 큰일 일 것 같아서 실행으로는 옮길 수 없다.

스스로 배짱이 없는 남자라고 자각을 하면서도 미움을 받고 싶지는 않아서 참을 수밖에 없는 아마네는, 마히루를
옆으로 내려놓아 자기 방의 침대에 재웠다.

마히루를 옆으로 내려놓기 전에 침대를 미리 정돈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마히루에게 이불을 덮어주면 완성이다.

「…… 내일은 진지하게 타일러야 하나? 남자의 집에서 자지 말라고」

아마네가 전후를 생각하지 않는 남자였다면, 이대로 덮쳐서 관계를 맺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은, 마히루를 소중히 여기고 싶다는 마음과 덮친다는 것에 거리낌이 있기 때문으로, 안전성이
보장된 것이 아니다. 이성을 다 내팽개치고 행동한다는 가능성이 없지 않다.

아마네의 성격에 따른 안전성과 신뢰만으로 이렇게나 무방비하게 있는 것을 그만해줬으면 좋겠다.

마히루는 경계심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안전지대로 들어가면, 정말로 달콤해서, 아마네에게는 내면의 맨


모습이나 무방비 무경계한 면을 보여준다. 이성으로서 참아줬으면 좋겠다.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면서 눈을 감은 마히루의 뺨을 쓰다듬고 있자, 꼼질꼼질 몸이 움직인다.

「…… 으응」

작고 가냘픈 목소리가 들린다.

섬세한 속눈썹이 매달린 눈꺼풀이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은 느린 속도로 올라오고, 캬라멜색의 눈동자가 초점이
맞지 않는 채 드러난다.

멍하니 어디를 보고 있는지 모르겠는 졸린 눈빛은, 자고 일어날 때 나타나는 특유의 모습일 것이다. 마히루는
비교적 일어난 직후, 사고가 돌지 않는 타입으로, 아마 졸음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몸을 일으키지 않은 채 멍한 표정을 띠고 있는 마히루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일어났어? 내가 일어나니까 네가 자고 있어서 침대로 옮겼는데, 일어났으면 집으로 돌아가. 돌아가지 않으면,
오늘 밤에, 안고 자는 베개처럼 취급할 거야」

안고 자는 베개 정도로 끝내는 걸 생각하며 스스로 배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덮치겠다고 말하고 미움을
받아 울음을 터뜨렸을 쇼크를 상상해보면, 도저히 말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약간의 욕망이 섞여 있다.

잠에 빠진 마히루를 일으키듯 뺨을 살짝 때리고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가라며 재촉하지만, 마히루는 여전히 멍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다.

순간 시선이 아마네쪽으로 돌려지고, 졸린 모습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다시 잘 생각으로 눈을 감고


이불로 숨어들어갔다.

「어이」

「…… 으응─……」

평상시의 사고가 돌고 있는 상태라면 순순히 말을 들어줬겠지만, 지금처럼 잠에 빠져서 이불을 요구하고 있는


마히루에게는 아마네의 말도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
아마네는 뺨에 경련을 일으키곤, 위기감을 부추기기 위해 같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옆에 누워 이불 속에서 따스함을 느끼고 있는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각성을 시키기 위해 조금


강하게 쓰다듬을 수 있었지만, 졸려 보이는 마히루를 무리하게 일으킬 수 없었다.

「저기, 일어나. 진짜로 안고 자는 베개처럼 안을 거야」

「…… 으응」

귀에 대고 속삭이자, 좋다고도, 아니라고도 하지 않는 대답을 돌려준 마히루는 그대로 몸을 아마네에게 기댔다.

갑작스러운 일에 경직되는 아마네를 안중에도 없다는 듯 꼼질꼼질 몸부림을 치며 자기에 좋은 포지션을 찾고 있다.

고구마 벌레처럼 느릿느릿하면서도 꾸물꾸물 움직인 뒤,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여기가 마침 좋았던 듯,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곤 조용히 잠을 청하고 있다.

(왜 이렇게 무방비한 거야!)

본인은 잠에 빠져서 모르겠지만,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고 하는 일은 간단하게 팔 안으로 들어가는 거리와
몸의 자세다.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손을 뻗으면, 아마네가 선언한 대로 안고 자는 베개 취급을 할 수도 있다.

심장소리로 인해 일어나준다면 좋겠지만, 그저 흥분되어 맥박이 빠른 정도로는 거의 잠 속으로 들어간 마히루를


일으킬 수 없었던 것 같다.

스으, 하고 작은 숨소리가 아마네의 귀에 닿는다.

「…… 용서해 줘……」

정말로 덮쳐도 불평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방비함에 신음하며, 들러붙어 있는 마히루를 바라본다.

이미 꿈속으로 빠진 것 같은 마히루의 온화한 숨소리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 정말로, 이 녀석은)


무의식적이라고는 해도, 이런 식으로 아마네에게 전폭적인 신뢰감을 쏟아내며, 같이 자는 것을 허락하다니,
평범하게 믿고 있는 남자들한테는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지만, 어쩌면 아마네가 바라는 호의를 조금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이런 희망을 품게 된다.

진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시점에선 적어도 무의식적이기는 해도 아마네의 침대에서 자는 것에, 아마네가
있다는 것에, 만진다는 것에, 저항은 없다.

(내가 해석하고 싶은 대로 해석하면 돼?)

마음속으로 물어봐도, 당연히 마히루에게서 대답이 돌아오는 일은 없다.

다만, 온화하게, 행복하게 자는 마히루의 모습에, 아마네는 잠시 갈등한 뒤, 살그머니 손을 뻗었다.

몸을 의지하고 있는 마히루를 더욱 밀착시키듯이, 등에 손을 써서 껴안는다.

「…… 난 분명 말했었다고」

이 말은 핑계거리 같지만, 아무도 비난을 하지는 않는다. 이 장소에 있는 것은, 무방비하기 짝이 없는 새끼


고양이와 그런 새끼 고양이에게 안절부절못하는 늑대뿐이기 때문에.

아마네는 팔 안에 있는 부드러운 몸을 만끽하며, 머뭇머뭇 이마에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 숙박비랑 공부비라는 걸로 치자)

마히루의 의식이 없는 동안에 이런 짓을 하는 것은 비겁한 걸지도 모르지만, 일어나 있다면 이런 짓도 할 수 없다.

좋아하는 여성이 아무런 방어도 없이 자신의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오히려 이렇게 참고 있다는 것을
칭찬해줬으면 좋을 정도다.

여전히 조용하게 안심하는 것처럼 자고 있는 마히루를 바라보며, 아마네는 「이 바보」라고 작게 중얼거린 뒤


눈을 감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2 화


102. 이튿날 아침

이른 아침, 의식이 깨어나자, 평상시에는 없던 따듯함이 옆에서 느껴졌다.

5 월이라고는 해도 아침은 아직 춥기 때문에, 아마네는 무의식중으로 그 따뜻한 덩어리를 껴안았다. 따스함을


느끼기 위해 찰싹 달라붙은 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뜬다.

아침에 처음 눈을 뜨자마자 바라본 것은, 자신의 좋아하는 상대였다.

「!?」

비명소리가 나올 것만 같았지만, 팔 안에서 자고 있는 마히루를 깨워버릴 것 같아서 이성이 멈추고 재빠르게


삼켰다.

두근두근 경종처럼 울리는 심장소리를 들으며, 흠칫흠칫 다시 한번 팔 안에 있는 소녀를 바라본다.

어디에서 어떻게 봐도 미소녀인 마히루다.

천진난만함이 느껴지는 자는 얼굴은 그야말로 천사 그 자체로, 어딘가 신성함조차 느껴진다.

미소를 머금은 듯한 자는 얼굴을 바라보며 「역시 귀엽구나」라고 말을 흘린 뒤,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움켜쥐는 처지가 되었다. 실제로 안고 있는 것은 마히루이기는 하지만.

(…… 어제 욕망에 휩쓸려서 안고 자는 베개처럼 하고 같은 침상에서 잤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마히루가 아마네의 이성을 계속해서 깎게 만들어서, 무심코 부둥켜안고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말았지만, 평상시의
아마네라면 있을 수 없는 판단이다.

그만큼 마히루의 소악마적이면서도 자애로운 행동에 이성이 깎이고 있었다는 것이지만, 변명은 되지 않을 것이다.

마히루가 방심하고 아마네를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하고 무해한 멍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나쁘지만, 욕망에
진 자신도 좋지 많은 않다. 마히루에게 꾸짖어야 되겠지만, 자신한테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하아, 하고 깊게 한숨을 내쉬며, 팔 안에 있는 마히루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어느샌가…… 뭐 자고 있기는 했었지만, 팔베개를 해주고 있는 상태이기에, 무리하게 팔을 뽑으면 마히루는


일어날 것이다.

이런 얼굴로 자고 있는 마히루를 깨우기가 망설여진다. 깨워서 주의를 주고 싶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껴안고
바라보고 싶다는 좋지 않은 욕망이 머릿속에 드리웠다.

당장 뿌리쳐야 할 욕구를 뿌리칠 수 없는 시점에서, 그저 수상한 남자로 전락하고 말아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으응, 으으」

자신이 얼마나 욕망에 지고 있었는지 알게 되어 아침부터 기분이 다운된 아마네였지만, 마히루가 아마네의 일어난
낌새를 눈치챘는지, 아니면 본인의 아침이 빠르기 때문인 건지, 꼼지락꼼지락 몸부림을 치며 움직였다.

꽁꽁 얼어붙은 것처럼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은, 마히루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것과 몸을


의지해 온 탓에 부드러운 것이 닿고 있기 때문이다.

「응…… 으으……」

마히루는, 아마네에게서 떨어지기는커녕 뭔가를 찾듯 손을 뻗어 아마네에게 달라붙어 온다.

물렁, 두 사람의 사이에 산이 형태를 바꾼 시점에서, 한계를 맞이한 아마네는 마히루를 떼어 내고 일어난 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벽에 머리를 부딪쳤다.

쿵쿵 계속해서 머리를 부딪치며, 찾아온 욕망을 머릿속에서 내쫓기 시작한다.

「…… 후아암…… 어라, 나……?」


뒤에서 마히루가 일어난 것 같지만, 번뇌를 처리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 아마네군?」

어딘가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은, 달콤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되돌아보자, 몸을 일으킨 마히루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잠에서 막 일어났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난잡했지만,
그것이 또 다른 청초한 분위기를 풍기게 만들어 바라보기가 힘들다.

우선 지금은 제대로 마히루와 눈을 마주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아마네는 또다시 벽에 이마를 가져다 댔다.

쾅 하고 큰 소리가 울려 아픔이 찾아왔지만, 지금의 아마네에게는 알맞은 벌일 것이다.

「안녕하세요. …… 뭘 하고 계신 거예요?」

「머리를 부딪치고 있어」

「…… 왜요?」

「자신의 어리석음을 부끄러워하고 있거든」

번뇌를 처리한다는 목적으로 뇌세포를 죽이는 작업을 하고 있자, 역시 마히루로서는 곤란한 듯 「에에……?」
하고 약간 졸린 듯한 소리를 지른 뒤, 아마네를 멈추 듯 아마네의 허리에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그 몸의 자세도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그만둬줬으면 좋겠다.

「…… 마히루씨」

「네……?」

「한 침대에서 둘이 있는 걸 보고도 아무 생각이 안 드는 거냐, 너는」

신음하듯 고한 말에 마히루의 움직임이 딱 멈춘다.

그리고, 약간 시간을 둔 뒤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아마네의 등에 이마를 부딪쳤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뒤에서 마히루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에, 저, 저,…… 우우」

「말해두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네, 네」

겉모습으로 볼 때 일목요연하고, 마히루로서도 어디 몸이 아픈 곳이 없기 때문에, 곧바로 이해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 우선, 조금 떨어져 줄래? 그, 제대로 사과하고 싶기도 하고, 가, 가슴이 닿고 있으니까 달라붙는 건
참아줘……」

마지막은 거의 간청이었지만, 마히루로서도 위험하다 생각했는지 황급히 떨어졌다.

등에서 느껴졌던 부드러움과 따듯함이 사라졌지만, 순간 그것을 아쉽다고 생각해 버린 자신이 부끄러워서 어쩔
수가 없다.

자신의 욕망에 조금 초조해지면서도 겉으로 들어내지 않은 채, 뒤를 돌아본다.

마히루는, 새빨간 얼굴로 떨고 있었다.

그 표정은 두려움으로 채워진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수치심으로 채워진 것으로, 조금 안도했다.

아마네는 약간 이동해 마히루에게서 거리를 벌린 뒤, 앞에 앉아서 침대에 손가락을 짚고 고개를 숙였다.

「어제는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우선, 먼저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똑바로 자세를 가다듬고 난 뒤 도게자를 하자, 마히루의 당황한 기색이 느껴졌다.

「아, 아니, 저야말로 어제는 죄송했어요. 그리고, 그, 이 모습이라면 아마네군이 저를 재워 준거죠……?」


「그렇기는 하지만」

「그럼 제가 나쁜 것뿐이에요……」

「같은 침대에서 잔다는 판단을 한 나를 비난해도 돼」

평소라면 옆에서 잔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작년 말에는 소파에서 잤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귀고 있지 않은 여성과 같은 침대에서 자다니 신사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동이다.

거기에 마히루를 껴안고 잤기 때문에,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

「네가 자고 있는 걸 구실로 같은 침대에 눕고 껴안으면 자버린 건 나니까, 화내고 싶다면 화내줘」

「아, 아니…… 제가 전부 쓰기보다는 반반 나눠서 자는 게 더 효율이 좋으니까」

「저기 있잖아, 너 남자랑 같이 잔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라? 만약 내가 무슨 짓을 했더라면 어떡할 거야?」

아마네이기 때문에 아무런 짓을 안 했지만, 다른 남자라면 자든 말든…… 이라고나 할까, 안성맞춤이라는 듯이


손을 대고 있었을 것이다.

「아, 아마네군은 동의를 했을 때만 그런다고 하셨잖아요」

「그렇지만, 이성이 날아가면 나도 어쩔지 몰라. 조심해줘. 너, 너무 무방비해서 무서워」

「…… 아, 아마네군은」

「응?」

「아마네군은, 제가…… 아무 집에서나, 방심하고 잘 거라고 생각해요……?」

질문에 고개를 올리자, 마히루는 조용히 아마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곧은 시선에는, 뭔가 간절한 듯한 모습이 들어있었다.

그 속에 담긴 모든 감정들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말할 수 있는 것은, 마히루가 조금 상처받은 것 같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그런 생각은 하고 있지 않아」

「저는, 아마네군을 믿고 있기 때문에, 아마네군의 앞이 아니라면 밖에서 자지 않아요……」

약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단언한 마히루에게, 자연스럽게 얼굴에 열이 고인다.

이 말로 보면, 마치 아마네를 좋아하고 아마네가 특별하기 때문에, 방심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어제의 태도나 잠이 덜 깬 상태의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호의를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도 마히루가 아마네를 사람으로서 좋아해 주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혹시 이성으로서도 좋아해 주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볼이 뜨거워졌다.

발언의 지나친 임팩트에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저 시선을 우왕좌왕 돌릴 뿐이었다.

(…… 정말로, 호의적인 해석을 해도 괜찮은 걸까?)

마히루의 태도로 볼 땐,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웃지도 못하고 쇼크로 죽을 것 같아서 확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제의 태도로
볼 때, 희망을 품어도 괜찮을 것이다.

「…… 그, 그건, 이해하고 있어. 그렇지만, 내 앞에서 자는 건 별개의 문제야. 나도 남자니까…… 알겠지?」

다만, 만약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방심을 해서는 안 된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휙 고개를 돌렸다.

「…… 아마네군이 무슨 짓을 할 수 있더라면, 이미 했을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잘도 말하네」
아마네는 한 손으로 머리를 긁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 나한테만 이러는 거겠지만, 이래서는 안 돼)

아마네한테만 이렇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아마네는 마히루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로서, 그녀가 계속해서 무방비한 상태로 있는다면 머지않아 폭주해버릴
것이다.

한 번 실감을 주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라고 생각한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손을 뻗었다.

휙하고 상냥하면서도, 기세를 붙여, 마히루의 몸의 자세를 쓰러뜨리듯 누른 뒤, 그대로 마히루에 위를 차지한다.

황갈색의 머리카락이, 시트에 흐르듯 흩어진다.

새하얀 바다를 매끄러운 광택을 지닌 황갈색이 물들여가는 모습은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일에 어안이 벙벙해진 것 같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미소 지었다.

「…… 나는, 평범한 남자야. 참을성이 많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욕망이 있다고」

평소엔 마히루가 눈치 재지 않도록 참고 있을 뿐, 아마네에게도 남자다운 욕망이 있다.

굳이 숨기고 있는 것은, 마히루를 상처 입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으로 태어나 지금까지 쌓아온 상식이
그것을 막고 있을 뿐, 그것이 없어져 버린다면 욕망이 쉽게 겉으로 나온다.

그것을 모르고 있는 건, 마히루다.

「네가 너무 부추긴다면…… 그거라고?」

한숨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대자, 마히루가 시선을 돌리더니, 이윽고 꽉 눈을 감았다.
수치심으로 인해 바라볼 수 없게 된 듯, 뺨을 붉게 물들이며 떨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포식자에게 붙잡힌 불쌍한 토끼처럼 보였다.

역시, 너무 괴롭히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곧바로 얼굴을 떼고 위에 있는 것도 그만두었다.

「…… 다음부터는 조심해 줘. 뭘 할지 모르니까」

움찔움찔 떨고 있는 마히루의 뺨을 쓰다듬자 더더욱 몸을 떨었기에, 쓴웃음을 지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난 세수하고 올 테니까. 너도 빨리 일어나」

다시 한번 일부러 얼굴을 가까이 대고 귓속으로 속삭인 뒤, 아마네는 움찔움찔 떨고 있는 마히루에게 미소를


짓고는, 세면대로 향했다.

세면대 거울로 본 자신의 얼굴도 마히루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새빨갖게 물들었기 때문에, 작게 신음소리를 내며
수도꼭지를 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3 화

103. 천사님과 충고

「마히루」

「네, 네……」

그날로부터, 마히루는 아마네가 말을 걸면 미묘하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되었다.

아무래도 아마네가 쓰러뜨렸던 일을 의식하고 있는 듯, 닿으려고만 하면 희미하게 얼굴을 붉히곤 허둥지둥 못하는
모습이 되는 것이다.

그 모습도 귀엽기는 하지만, 전보다 약간 거리를 두게 된 것에 약간 충격을 받았다.


평소에는 무의식적인 건지 의식적인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무방비하게 스킨십을 했었지만, 이제 와서는 거리를
벌리고 있어서 아마네로서는 충격이었다.

본인이 아마네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에는 틀림이 없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온기가 멀어진 것은, 역시 아쉽다.

여느 때처럼 밥을 먹은 뒤, 옆에 앉은 마히루에게 시선을 돌리자, 시선을 눈치챈 마히루는 희미하게 뺨을 물들인


채 노골적으로 눈을 돌렸다.

이유를 알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태도를 받게 되어, 복잡한 기분이다.

시험 삼아 손을 뻗어 손가락 끝에 닿자, 흠칫하고 몸을 떤 뒤, 아마네의 체온으로부터 도망치듯 약간 아마네와의


거리를 벌리고는 다시 앉는다.

쿠션을 껴안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다시 손을 뻗지 못한 채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었다.

(완전히 의식을 하고 있잖아)

아마 아마네의 위험성, 이라고나 할까 남자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겠지만, 피하고 있는 것에 상처를 받았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불평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기분이 다운되는 것은 남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떨어져 있을까?」

이대로라면 계속 부들부들 떨고 있을 것 같아 불쌍해졌기에, 마히루의 마음이 침착해질 때까지 거리를 벌려야


되는 건가…… 하고 단념하는 마음을 하지고 물어보자, 마히루가 얼굴을 들어 올리곤 이쪽을 바라봤다.

「그,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저한테도 마음의 정리라는 것이 필요해요」

「지금까지 그토록 충고를 해줬는데도 들어주지 않은 게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데」

「웃. 그렇지만, 설마 그런 식으로 해올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내가 죽었을 거야」

「어떻게 죽는다는 거예요?」

「사회적으로」
사귀지도 않는 여성과 같은 침대에서 밤을 보냈다는 것이 밖으로 새어 나가면 큰 문제로, 이대로 마히루가
방심하고 아마네를 받아들였다면,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한 번 억지로라도 주의를 준 것이다.

그 결과 마히루가 너무 의식해서 어색해졌지만.

「정말, 조심해줘. 내가 뭔가 할 틈을 주지 말아 줘」

「…… 그, 그건, 알겠어요」

「나도 너무 우쭐해져서 그렇게 한건 미안해. 하지만 다음에도 그런다면, 나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다음에 마히루가 눈앞에서 자고 있다면,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정말 모르겠다

그녀의 신뢰를 배반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녀를 만지고 싶어서 미치겠다는 마음이 공존하고 있다.
무방비 상태라면, 만지면서 즐길 자신이 있다.

마히루가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방심하고 있는 건지, 사람으로서 신뢰를 해서 방심을 하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 슬슬 인내심의 한계에 가까워졌다.

「…… 아마네군은, 저를..」

「뭐가?」

「…… 아무것도 아니에요」

작게 중얼거린 말이 신경 쓰여 되물어봤지만, 마히루는 여전히 새빨간 얼굴로 옆으로 고개를 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4 화


104. 어색하다

「그 사람이랑 싸웠어?」
감이 날카로운 이츠키는 아마네와 마히루의 미묘한 거리감을 헤아린 듯, 점심시간에 그런 말을 물어왔다.

덧붙여서 오늘은 치토세와 마히루가 불참해서, 남자 세 명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싸, 싸웠구나, 후지미야」

「아니, 싸우지는 않았지만…… 뭐, 그, 뭔 일이 있어서」

「뭐야, 뭔데 말을 흘리는 거야」

「…… 뭐, 여러 가지 있어, 저 녀석이 조금 의식하고 있는 것뿐이야」

아무리 그래도, 같은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자고 다음날에 쓰러뜨렸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구체적인 상황은 말하지 않은 채 지금의 상황을 전하자, 이츠키의 기가 막힌 듯한 시선이 날라왔다.

「너 말야, 언제까지 그렇게 하고 있을 거야?」

「…… 시끄러워」

「뭐 후지미야는 신중한 타입이니까. 확증을 얻을 때까지 어프로치를 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그게 바보 같다는 거야」

두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신랄한 말이 가슴에 박힌다.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다. 카도와키의 말처럼, 마히루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때까지
고백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사귀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만, 주변의 원망이 두려워서 그다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이
인기 있는 폐해가 이곳에도 나타나고 있다.

「…… 적어도, 좀 더 내가 어울리게 된다면, 생각해볼 거야」

「후지미야는 어느 쪽이냐고 말하자면, 스펙은 높은데, 비굴하다고나 할까」

「거의 최고 스펙인 카도와키한테 들어봤자야」


아마네가 카도와키만큼 문무양도하고 외모가 갖추어졌었다면, 이렇게 고생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히루와 사귀게 되면, 질투는 받겠지만 어울리는 남녀가 사귀게 되었구나, 하고 인정을 받을 것이다.

반대로, 대중이 상정하지도 않았던 평범한 남자라면 비난의 광장이 될 것이다. 자신과 그다지 다르지 않는데
그림의 떡을 얻었으니까, 질투도 많을 것이다.

「뭐, 질투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그것이 있었다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부터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그 사람에게 돌격해」

「그러니까 지금 노력하고 있잖아. 곧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 쪽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우선 향후에도 10 위 이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비교적 아마네는 기억력과 요령이 좋은 편으로, 그렇게 고전하지 않고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나머지는 그 유지 라인을 올리는 것뿐.

문제는, 운동이다.

카도와키처럼 운동신경이 좋았다면 좋았겠지만, 아마네는 일반적인 능력밖에 없으며, 어느 쪽인가 하면, 공부
쪽으로 치우쳐져 있으므로, 눈에 띄는 활약은 바랄 수 없다.

조금 더 운동을 잘했다면, 다음 달에 있는 체육제에서도 좀 더 활약을 할 수 있을 텐데.

「나는 내 나름대로의 속도로 노력을 할 테니까, 너무 재촉하지 마」

「후지미야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걸로 괜찮지만…… 보고 있는 쪽은 답답해 죽을 것 같아」

「그럼 말이지, 등을 때리는 모임은 또 언제 할까나」

「너희들 진짜로 뭘 만든 거야?」

설마 정말로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해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는 아마네에게, 카도와키가 곤란한 것처럼 「뭐
응원한다는 의미니까……」라며 미소를 짓고는 어깨를 움츠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5 화


105. 체육제의 조편성

「아─, 빨강이다―」

다음 달에 앞둔 체육제의 조 편성 발표에, 치토세는 유감스러운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결과를 보였던 이츠키가 흰색을 뽑았기 때문에, 적대 팀이 되었기 때문이다.

「모처럼이니까, 성을 딴 색을 뽑고 싶었는데」

「그거, 어느 쪽이든 너희들은 적대하게 되잖아」

이츠키의 성은 아카자와(赤澤), 치토세의 성은 시라카와(白河). 두 사람이 홍백 커플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역자: 赤는 빨강, 白는 흰색)

「그런가…… 이것이 비극…… 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끌려버린 금단의 사랑……」

적이 된 두 사람이 한탄하며 러브러브 하는 것을 어이없이 바라본 아마네는, 팀이 적힌 용지를 바라봤다.

아마네는, 카도와키와 같은 빨강팀이었다. 덤으로 치토세도 있다.

반대로 이츠키와 마히루는 흰색팀으로 갔으며, 육상부의 에이스인 카도와키가 있다는 것으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운동부가 흰색팀에 치우쳐 있다.

뭐, 아마네로서는 이기든지 지든지 어느 쪽이든 상관이 없었지만, 마히루에게 너무 보기 흉한 꼴을 보이지 않을까


약간 걱정이었다.

「아마네는 어떤 종목을 나갈 거야?」

치토세와의 노닥거림을 끝낸 이츠키가 말을 걸어왔다.


그는 치토세와 같이 반의 체육제 실행 위원이기도 하다. 반의 분위기 메이커인 이츠키답지만, 그다지 귀찮은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잘도 입후보를 했다는 것이 솔직한 감상이다.

「종목이 뭐 있었더라?」

「선택할 수 있는 건 단거리 경주의 각종 릴레이 게임, 장애물 경주랑 물건 빌리기, 2 인 3 각 달리기, 공


던지기, 나머지는 줄다리기야. 부 대항 릴레이 같은 건 귀가부인 아마네하고는 관계없을 테니까」

「공 던지기를 할까나」

「시시한 놈…… 최소 2 종목이야」

「그럼 바구니 게임이랑 물건 빌리기를 하고 싶어」

마히루에게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는 않지만, 릴레이나 단거리 경주는 애당초 운동부의 독무대라는
느낌이기 때문에, 아마네의 차례는 없다.

2 인 3 각도 이츠키가 상대팀이며, 카도와키가 있기는 하지만 운동부의 각력과 스피드를 뒤따라 갈 자신이 없다.

그렇다면 무난한 것을 골라야지, 하고 중얼거리자, 이츠키가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넌 눈에 띄지 않는 걸 좋아한다니까…… 아니 물건 빌리기도 경우에 따라선 눈에 띌 텐데」

「별로 달릴 일이 없으니까」

「확고하네, 너」

운동부와 정면충돌을 피하고 싶기에, 문화부를 생각한 경기에 참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문제는 남자 모두가 참가하는 기마전인데…… 너랑 적이니까」

반에서 사이가 특히 좋은 것은 이츠키와 카도와키뿐, 다른 남자들 하고는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카도와키의 팀으로 들어갈 것 같지도 않고, 소외감이 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대개는 사이가 좋은 사람들끼리 팀을 짜기 때문에, 눈에 띄는 걸 좋아하지 않는 아마네로서는 체육제에 그다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아아, 그건 아마 괜찮을 거야」

「응?」

「유타와 카즈, 아키라가 너랑 짜고 싶대. 저기 있어」

이츠키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쪽을 보자, 세 남자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은 카도와키로,
남는 두 사람은 그다지 대화를 나눠보지 않은 상대다.

아마네도 그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카도와키가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상대이며, 카도와키가 「모처럼이라면 내 친구들하고도 사이가 좋아졌으면


좋겠는데」라며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카도와키와 같은 육상부로 장거리경주를 주 종목으로 연습하고 있는 성실해 보이는 분위기를 가진


남자인 히이라기 카즈야, 이츠키가 카즈라고 부른 남자다.

또 다른 한 사람은 남자들 중에서 비교적 몸집이 작아, 여자같다고 종종 놀림을 당하는 청년인 코코노에 아키라.

아마네들과 카도와키가 같이 없을 때, 그가 같이 놀고 있는 친구들이다.

「어이,후지미야, 이쪽으로 와. 기마전 팀을 짜자」

그들의 중심에서 여전히 상쾌한 미소로 부르는 카도와키에게, 아마네가 당황해하자 이츠키가 「갔다와라」라며
등을 물리적으로 눌렀다.

약간 주저하며 다가가자, 싱글벙글한 카도와키가 맞아들였다.

「아직, 후지미야는 누구 랑도 팀을 짜지 않았지? 괜찮다면 우리들이랑 짰으면 좋겠는데」


「나는 상관없는데, 두 사람은 괜찮아?」

「상관없어」

먼저 대답한 것은, 조용해 보이던 아키라였다.

「유타나 카즈야의 키가 크니까, 신장으로 볼 때, 네가 제일 적합하다고 생각해」

「아아, 과연……」

아마 아키라는 위에 타는 쪽으로서, 기마인 세 사람의 체격이 어긋나면 타기가 어려워지고 움직임이 늦어진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던 것 같다.

아마네는 신장은 큰 편으로, 카도와키나 카즈야와 같이 있어도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체격만 보자면, 아마네한테는 그들과 같은 힘과 나긋나긋함이 없었지만.

「카즈야는 괜찮은 거야?」

「괜찮다고 할 것 없이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부른 거야. 유타가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

「안심해, 후지미야는 좋은 녀석이야」

「뭐 유타의 보는 눈은 확실하니까, 그건 의심하지 않지만. 그건 그것대로 내버려 두고, 나랑 친구를 맺는다고


하면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르잖아?」

알맞은 말을 들어서, 쓴웃음을 짓고 있는 아마네를, 카즈야가 가만히 바라본다.

아마네를 음미하는 듯한 시선에 미묘하게 있기가 불편했지만, 갑자기 사이가 좋은 사람들의 사이에 끼어들어왔기
때문에 이 정도는 당연할 것이다.

「뭐, 아무쪼록 잘 부탁해

적어도 친구를 맺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대라고 판단하지는 않은 듯, 조금은 부드러운 미소로 이쪽을 바라봤기에
아마네로서도 똑같이 작게 미소를 지으며 「이쪽이야 말로 잘 부탁해」하고 말했다.
이번편부터 체육제가 시작됩니다.
2 장의 마지막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오늘 번역은 여기까지 하고
(사실 한편 더 하고 싶었지만 졸려서..)
내일이나 모레까지 끝내보도록 해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ps. 2 장이 끝나면, 다른 작품들도 슬슬 번역해볼게요... ㅎㅎ;;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6 화


106. 친목을 도모하다

「궁금한 게 있는데, 후지미야는 시이나씨랑 사이가 좋은 거야?」

카도와키 주도에 의한 패스트푸드점에서의 자그마한 교류회에서, 조용히 치킨너겟을 먹고 있던 코코노에가 떠오른


것처럼 의문을 제기했다.

아마네는, 표정을 가능한 바꾸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감자튀김을 입으로 넣었다.

기마전을 위해서……라는 것보다는 친교가 깊어지자는 의도를 가진 카도와키의 권유로 넷이서 패스트푸드점에
있었는데,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슬쩍 카도와키에게 시선을 돌리자 「나는 아무 말도 안 했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부정을 했기에,


코코노에의 순수한 관찰력으로 알아차린 것일 것이다.

아마네로서는, 가능한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왜 그렇게 생각한 거야?」

「너희들은 유타를 포함해서 다섯 명끼리 자주 이야기를 하는데, 시이나씨의 태도가 왠지 모르게 이츠키나
유타에게 향하는 거랑은 다른 것 같아서」

「그랬나? 나는 전혀 몰랐는데」

의외인 것처럼 이쪽을 바라보는 히이라기는 순수하게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카즈야가 둔한 것뿐이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마 알아차린 건 나뿐일걸. 다른 애들은 그저 질투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뿐이니까」

「그게 더 무서운데……」

「그래서, 친해?」

어딘가 감정이 보이지 않는 얼굴로 묻는 코코노에에게, 아마네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카도와키에게
시선을 보냈다.

카도와키가 그들을 신뢰해도 된다는 듯한 취지의 시선으로 돌려줬기에, 뺨을 긁는다.

코코노에는 확신을 하는 것 같지만, 그다지 말을 퍼뜨리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카도와키의 사람을 보는 눈은 좋으며, 코코노에의 의문은 따지려고 하는 것보다는 순수하게 신경이 쓰여서 그런
것 같아,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 뭐, 사이가 좋다고 한다면, 좋은 편이지」

「시이나씨 쪽에서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이는데, 맞지?」

「…… 그런 식으로 보였어?」

「왠지 모르게」

코코노에의 관찰력이 두렵다.

이 정도라면 섣불리 속이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진실을 말하는 편이 의심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냥, 옆집이라 대화할 기회가 많아서 친해진 것뿐이야」

「혹시, 2 학년이 되기 전부터?」

「뭐. 학교에서 교류를 하게 된 건 2 학년부터지만 맞아, 남 인척하고 있었거든」

역시, 옆집이며 매일 마히루가 집을 찾아와 밥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할 수 없고, 너무나 현실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약간의 진실만 말해두기로 했다.
아마네의 설명에 「유타는 알고 있었어?」하고 카도와키에게 시선을 돌리는 코코노에.

본인이 말했으니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듯 카도와키가 수긍하자, 코코노에가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었다.

「뭐랄까, 사람이 좋다고 해야 하나」

「사람이 좋아?」

「아니, 이쪽의 이야기야. …… 유타, 우리들한테 숨기고 있었잖아」

「후지미야가 말할 때까지는 말할 수 없었으니까. 카즈야랑 아키라가 이야기를 퍼뜨릴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


만」

「당연하잖아. 내가 일부러 남이 싫어하는 일을 할 리가 없잖아」

「카즈야의 그러한 점이 좋다니까」

카도와키에게, 칭찬을 받은 히이라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당연한 말을 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은, 남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는 표정이다.

카도와키와는 다른 벡터로 성실하고 품행이 좋으며 유명한 히이라기에게 약간 어안이 벙벙해지면서도, 역시


카도와키의 친구구나, 하고 납득했다.

그의 사람을 보는 눈은 꽤나 좋다. 친구로서 사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즉, 사람들한테 말하지 않으면 되는 거지?」

「뭐, 카즈야는 그다지 거짓말 못하니까, 모르는 척을 하는 게 가장 좋을 거라 생각해. 어차피, 만약 사이가


좋은 것 같다는 의혹이 생긴다고 해도, 카즈야한테 묻기보다는 이츠키나 유타한테 물어볼 것 같지만」

「그렇겠네」

쿡쿡 웃는 카도와키에게, 아마네도 안도했다.

「뭐, 그렇게 해 준다면 고마울 것 같아. 나는 그 녀석한테 폐가 끼치고 싶은 게 아니니까」


오히려 숨겨 두고 싶기에, 말을 퍼뜨리지 않아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 녀석도, 자신의 친구관계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듣는 걸 싫어할 것 같으니까.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겠어. 그


녀석을 위해서라도」

만약 들킨다면, 이쪽으로 비난과 질투가 날아올 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각오도 하고 있지만,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악의가 없는 「왜 후지미야 따위랑?」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그만큼, 학교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마히루는 일종의 천상인…… 까지는 아니지만, 특별한 존재인 것이다.

고귀한 인간이 일반 서민과 교류를 하는 것에 주변이 난리 치듯, 마히루에게도 의문의 목소리가 퍼질 것이다.

그것은 당연한 의문이겠지만, 마히루로서는 아마 불쾌할 것이다. 사람을 사귀는 것 정도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면서.

거기에…… 아마, 마히루는 아마네가 바보 취급당하는 것에 대해 화를 낼 것 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부러 마히루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은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숨겨 두고 싶다.

(…… 뭐,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는데, 공개하고 싶어 하는 느낌이 없지는 않아 보이지만)

최근, 조금씩 거리를 좁혀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기분 탓이라고 생각한다.

「…… 아─, 아─……」

「왜 그래, 아키라」

「…… 아니,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아서. 고생하는구나」

곤란하기보다는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강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코코노에에게, 아마네로서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유타, 혹시 이거」

「맞아」

「뭐야, 무슨 말이야?」

「아마, 카즈야는 모르는 이야기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싹둑 말을 자른 코코노에에게, 히이라기는 기분이 상한 모습 없이 「그럼, 모르는 게 좋겠네」하며 웃었다.


이것도 그들 나름의 신뢰와 우정으로 이루어진 것 일 것이다.

뭔가 카도와키와 코코노에가 알겠다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기에, 아마네로서는 둘이서 뭘 이해한
건지…… 하고 감자튀김을 집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띨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7 화


107. 천사님과 체육제에 대해

「마히루는 체육제 때, 어떤 경기에 나가고 싶어?」

저녁식사 후, 냉동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며 남은 음식물을 냄비에 담고 있는 마히루에게 물었다.

오늘의 저녁식사였던 닭조림을 냄비에 담은 마히루는, 숟가락을 아마네에게 건네주며 「글쎄요」하고 생각하듯
시선을 돌렸다.

「저는 릴레이경주랑 공 던지기를 하고 싶어요」

「오, 비슷하네. 나는 공 던지기랑 물건 빌리기를 하고 싶었는데」

희망이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공 던지기는 솔직히 별로 인기가 없기 때문에 통할 거라고 생각한다.

물건 빌리기는 통할지 모르겠지만, 뭐 제 3 희망의 장애물 경주가 돼도 상관은 없다.

이것은 힘을 필요로 한다기보다는 밸런스 감각이나 유연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마네의 평균적인 달리기
속도로도 팀의 발목을 잡지 않을 것이다.

「철저하게 운동할 생각이 없으시네요」


「*떡은 떡집이야. 나는 그렇게 운동 신경이 안 좋으니까」

「…… 아마네군은 체육 성적이 평균이었죠, 확실히」

「유감스럽게도」
(역자: 일본의 속담으로 떡은 떡집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이유든,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제일이라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운동신경이 좋았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임했겠지만, 공교롭게도 아마네는 그다지 운동을 잘하지 못한다.

골칫거리라고 말할 만큼 치명적으로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평균적이라는 평가가 맞을 것이다.

뭐 카도와키나 마히루 같이 노력과 재능이 결합된 것 같은 두 사람과는 다르기에, 문무양도의 길이란 꿈 중에


꿈인 것이다.

「…… 솔직히, 아마네군, 체육제가 싫죠?」

「맞아. 운동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강제로 하는 운동은 싫어」

둘이서 거실의 소파로 돌아가며, 씁쓸한 추억인 동계 마라톤을 떠올렸다.

체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수업으로 하는 것이라면 끝까지 달릴 수 있었지만, 시간제한이 있고 거리도 정해져


있어서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

평범하게 자신의 페이스로 자신의 목표만큼 달리는 것이라면 기분이 좋지만, 강제적인 것이 들어가면 정신적으로
좋지 않다.

차분한 얼굴로 아마네가 아이스크림의 뚜껑을 따는 것을 바라보며, 마히루는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그 기분 알 것 같아요. 저도 누군가한테 강요당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렇지. 그러니까 뭐, 적당히…… 라기보다는 평범하게 공헌할 정도만 하고 싶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대충 한다면 비난이 받을 테고, 그렇게 되면 아마네라고 해도 죄책감이 있다.


그렇기에, 필사적으로는 하지 않겠지만, 적당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만 노력할 생각이다. 뭐, 희망한
종목대로라면 노력할 일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후후, 아마네군이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게 유감이네요」

「공 던지기는 활약 할……지도 몰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뭐, 수수한 종목이니까 눈에 띄지는 않겠지만」

왜 고등학생이 되어서까지 공 던지기 경기를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은 안 하는 고등학교도 있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아직도 계속하고 있다.

운동을 못하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공 던지기는 긴장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마네군은 생각보다 던져서 넣는 게 특기였죠. 쓰레기통에 휴지 같은 걸 던져서 한 번도 안 들어간 적이


없고요」

귀찮아하시는 거지만, 이라고 작게 추가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는 용서해줘, 쓰레기통을 빗나가지는 않으니까」

「뭐, 집이라서 다행이네요. 하지만, 정말 아마네군이 던지는 건 정확하잖아요」

「던지는 건 비교적 잘하거든. 다트 같은 것도 생각보다는 잘해. 엄마가 나를 데리고 자주 가서 잘하게 됐거든」

어머니의 아들을 데리고 다니는 투어는 다방면에 걸쳐있다.

서바이벌게임이나 보트로 강을 타고 내려오는 아웃도어부터 다트나 볼링, 오락실 등 여러 곳들을 데리고 다녀서
쓸데없이 특기가 되어 버렸다.

이번에는 이게 도움이 될 것 같기에, 무조건 쓸데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네군은 어떤 의미로선 영재교육을 받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놀이 쪽에서는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

「어떤 의미로선 굉장한 것 같아요, 시호코씨도」


기가 막혀 보이는 것보다는 감탄한 것처럼 중얼거리는 마히루지만, 계속해서 끌려다닌 아마네로서는 전면적으로
긍정할 수는 없었다.

다만, 시호코에게 고마워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준 것도 그렇지만, 중학교 시절, 우울했을 때도, 변함없이 대해줬기 때문에, 이상한 길로
빠지지 않고 끝이 났다.

그렇긴 해도, 역시 데리고 돌아다니면서 피곤하게 만드는 건 그만두길 바라지만.

「…… 뭐, 종목이 종목이고 눈에 띌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 나름대로 노력은 할 거야. 약간 우울하지만」

그렇게 말을 한 뒤, 적당히 잘 녹은 아이스크림에 숟가락을 찔러 넣은 뒤, 퍼 올린다.

덧붙여서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건 편의점에서만 살 수 있는 유명한 고급 초콜릿 회사가 만든 달콤함이 적으면서도


농후한 카카오 맛이 느껴지는 아이스크림이다.

시제품으로서는 비싼 편에 속하기 때문에 한입 한입 소중히 먹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싫으세요? 체육제」

「조금씩 더워지는데 체육복을 입고 밖에 반나절이나 있으니까 싫어. 텐트가 있기는 하지만」

「뭐, 그런 말을 들으면 그렇지만 말이죠. 그래도 열심히 하셔야한다구요?」

「나름대로 열심히 할게」

「정말」

입술을 뾰족하게 만든 마히루였지만, 시선이 숟가락, 정확하게 말하자만 아이스크림에 있어서, 무심코 웃음이
나왔다.

달 것을 좋아하는 마히루의 것도 사 왔으면 좋았을 것을 생각하며, 시험 삼아 마히루의 앞에 숟가락을 들자,


눈동자가 반짝 빛난다.
옛날에 비하면 정말로 알기 쉬워졌다, 하고 살며시 웃으며 마히루의 입술에 가져다 대자, 마히루는 주인에게
먹이를 받아먹는 새끼 고양이처럼 숟가락을 입에 넣었다.

점점 눈이 가늘어진다.

아마, 맛있어 하는 것일 것이다.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마네도 그렇지만, 마히루의 혀는 남들보다 민감해, 맛있음과 맛없음을 확실히 판단할 수 있는 타입이다.
그녀가 맛있어한다면 맞는 거겠지.

「…… 이거, 비싼 거 아니에요?」

「알 것 같아?」

「그건 포장만 봐도 알아요. 생각했던 것보다도 맛있어요」

「그래?. 자, 여기」

한 번 더 아이스크림을 주자, 먹은 뒤 만족인 미소를 띠고 있다.

실온에 잠시 놔둔 아이스크림보다 녹은 것 같은 표정에, 안쪽의 열이 천천히 얼굴에 올라왔다.

(…… 아, 평범하게 먹여주고 있었네)

가능한 마히루와 정상적인 거리감을 유지하려고 했었는데, 곧바로 이 상태가 돼버렸다.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아마네를 의식하면서도 이렇게 방심한 표정을 보이고 있으므로 피차일반이겠지만, 남자한테
떠먹여 받고 좋아하는 것은 보통은 없는 일이다.

「…… 마히루, 전부 먹어」

「네?」

「난, 커피를 마시면 되니까」

곤혹스러워하는 마히루에게 아이스크림과 숟가락을 주고, 아마네는 도망치듯 부엌으로 간 뒤, 커피 메이커에


필터와 원두를 넣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8 화

108. 체육제 당일

6 월 초순─서서히 땀이 나는 계절로 넘어가는 요즘, 아마네의 다니는 학교에서는 체육제를 한다.

고등학교의 체육제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의 운동회같이 화기애애한 행사라기보다는, 수업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관람하러 오는 일이 드물다.

그런데도 몇 안 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몇몇 학생들은 열의가 넘친다. 특히 운동부 하급생들은 고문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지, 의욕이 넘쳐 있다.

반대로 문화계 부에 소속된 학생들은 별로 내키지 않아 하는 경우가 많다.

귀가부인 아마네도 후자에 속한다.

「나른하다」

같은 텐트에 있는 학생이 작게 중얼거린 것을 들은, 아마네는 조용히 쓴웃음을 지었다.

아마네로서도 별로 내키는 마음이 아니었지만, 명백하게 의지가 없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치미를 떼고 있다.

다행히도 출전 희망이 뽑혀서, 쓸데없이 움직이는 종목은 출장하지 않게 되었다. 움직인다고 한다면 남자들
전원이 참가하는 기마전 정도일 것이다.

「후지미야는 괜찮아 보이네. 분명 재미없어할 것 같았는데」

같은 붉은 조에 할당받은 텐트에 있는 카도와키가 의외인 것처럼 아마네의 얼굴을 바라봤다.


「뭐, 희망한 대로 됐고, 쉴 시간이 생긴 거니까 이번엔 그렇게까지 싫지만은 않아. 그냥 공부를 하는 게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건 그것대로 드물다는 생각이 드는데……」

「후지미야는 공부를 잘하는 대신, 운동은 자신 없어 보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히이라기에게, 아마네는 부정하지 못하고 씁쓸하게 웃었다.

뭐,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부정할 수는 없지만, 역시 남한테 지적받는 건 마음이 복잡해진다.

공부를 잘한다,라는 평가는 물론 좋고 남들에게 그렇게 보인다는 것에 기쁘지만, 역시 문무양도를 동경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역시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게 좋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 일단 산책을 하거나 가볍게 러닝 같은 건 하고


있지만」

「만약 우리 집이랑 후지미야의 집이 가까웠다면, 후지미야랑 같이 조깅하는 것도 괜찮았을 텐데」

「카도와키의 스피드와 체력을 뒤따라 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맞아. 나, 그것 때문에 죽을 뻔했었다고, 유타. 네가 하는 건 조깅이 아니라 러닝이야」

아무래도 코코노에는 카도와키와 같이 조깅을 한 적이 있는 듯, 무기력한 표정을 지었다.

덧붙여서 그는 운동부가 아닌 문화부이며, 천문부의 소속되어 있다고 한다. 왜소한 체격과 희 피부로 봤을 때,
도저히 운동을 하는 풍모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가녀리고 몸집이 작은 마히루는 운동을 잘하기 때문에, 한 마디로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아니, 후지미야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 마라톤을 했을 때도 그렇게 피곤해 보이지 않았고」

「늙었을 때를 대비해 어느 정도 체력을 만드는 걸 일과로 하고는 있지만, 체육계한테는 이길 수 없어」

「지금부터 늙었을 때를 생각하고 있는 건 너뿐일걸……」

「후지미야는 이상하다니까. 아니, 재미있다고 말하는 게 좋으려나?」

「그거, 칭찬인 거지?」


히이라기는 성격도 좋고 성실하지만, 말이 직선적이다…… 단적이긴 하지만 거리낌이 없다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해는 된다.

「카즈야로서는 칭찬을 하고 있는 걸 거야, 아마도」

「그럼, 고마워」

「천만에」

「뭔데, 이 대화는……」

기막혀 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 코코노에지만, 비웃는 것이 아닌 그저 기가 막혀 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약간은 흐뭇한 것 같은 모습이 느껴지기에, 겉으로 나타난 의미뿐만은 아닐 것이다.

「뭐. 카즈야가 천연인 건 언제나 있는 일이니까」

「나는 천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모르는 건 본인뿐일걸, 그래도 괜찮아. 카즈야는 신경 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너로 있어 줘」

「뭐, 그래」

시원스럽게 납득하고 그 이상 추궁하지 않는 히이라기에게, 아마네는 「그걸로 괜찮은 건가……」하고


중얼거리면서, 그라운드 쪽을 바라봤다.

그라운드에서는, 선수들이 단거리 경주를 하고 있다.

트랙의 길이를 봤을 때, 100 미터 달리기 일 것이다. 첫 번째 주자가 끝난 듯, 두 번째 주자가 줄을 서고 있다.

두 번째 주자는 여자들의 그룹답게 다리가 빠른 여자들이 모여 있다.

익숙한 빨간 머리를 가진 한 소녀도 있다.

「어라, 치토세는 달리기가 빨랐던 가?」


「아아, 시라카와씨는 빨라. 중학교 시절엔 육상부였으니까」

「에, 그랬어?」

「응. 고등학교에서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부의 선배랑 옥신각신하는 게 귀찮대」

「옥신각신한다는 전제에 태클을 걸면 되는 건가」

「여기엔 사정이 있다고나 할까…… 뭐, 질렸다고나 할까 지쳤을 거야」

「…… 지쳤어?」

「시라카와씨가 이츠키랑 사귀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거든. 뭐랄 까, 으음, 이츠키를 좋아하던 선배가 육상부에
있어서」

「아─, 알 것 같아」

지금의 두 사람은 모든 학년이 인정하는 커플이지만, 중학교 시절, 사귀기 전에는 이츠키가 치토세에게
맹목적으로 대시를 했었다고 본인한테서 들었었다.

지금보다 약간 냉랭한 성격을 가지고 있던 것 같은 치토세를 설득하여 납득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걸려서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이츠키를 사랑하는 부의 선배가 보고 있었다면, 옥신각신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속박당하는 게 귀찮다며 동아리에 들어가지 않기로 한 것 같아. 그렇지만 뭐, 달리는 것 자체는 좋아하는 것
같고, 가끔씩 달리기를 하는 걸 봤었어」

집이 근처니까, 하고 추가한 카도와키는 미소를 지은 뒤, 크라우칭 스타트 자세를 취한 치토세를 바라본다.

아마추어에 가까운 아마네가 봐도, 치토세의 자세는 완벽했으며, 예쁘다고 여겨질 정도였다.

멀리서 본 그녀의 표정은, 언제나 장난치며 웃는 근심이 없는 것 같은 표정이 아닌, 진지함을 띤 예리한
표정이다.

출발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진다.

그 순간, 누구보다 빨리 움직인 것은 치토세였다.


누가 봐도 입을 모아 예쁘다고 말할 것 같은 폼으로 달리기 시작한 그녀는, 현역 육상부 소속인 여자조차 앞지른
뒤, 그야말로 바람처럼 달렸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뒤로 흐르고, 그저 몸만 앞으로 나온다. 힘차게 땅을 밟은 다리는 다른 선수보다 빠르게


골로 향하고 있었다.

무심코 아름답다고 말할 만한 아름다운 달리기를 보이는 그녀는, 깨닫자 골 테이프를 넘고 있었다.

누구보다 먼저 코스를 앞질러간 치토세는, 가장 큰 붉은 조의 깃발을 들고…… 이쪽을 바라본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만족한 듯 붕붕 깃발을 흔들고 있는 모습은, 흐뭇함조차 느껴졌다.

100 미터 달리기가 끝나고 돌아온 치토세는, 자랑스럽게 가슴을 폈다.

「다녀왔습니다―. 잘 보고 있었어?」

「보고 있었어. 빠르더라」

「와~ 고마워!」

「역시 시라카와의 달리기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니까」

현 육상부 소속인 두 사람에게 칭찬을 받아 웃고 있는 치토세에게, 아마네도 「수고했어, 빠르더라」라고


칭찬했다.

실제로, 상정 외로 빨라서 놀랐지만, 치토세는 부담이 없는 듯 「아─즐거웠다」하고 웃었다.

달리고 있던 것과는 달리 긴장감이 없어 보이는 것이 치토세다워서, 아마네로서는 안도감에 뺨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시라카와는 여전히 빠르네」

「헤헤─, 그거야 트레이닝은 일과로 하고 있으니까. 역시 현역일 때보다는 빠르지 않겠지만」


아무래도 중학교 때는 이것보다 빨랐던 듯, 놀라울 따름이다. 아마네의 주변 사람들은 신체능력이나 두뇌가 왠지
뛰어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평범한 아마네로서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히이라기도 카도와키들과 같은 중학교였던 것 같지만, 그 역시 육상부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빠른 것에 대해


놀라고 있다.

「항상 생각하는데, 왜 그렇게 빠른 거야. 역시 표면적이 적으면, 바람의 저항이 줄어드는 건가」

「있지, 카즈야, 표면적이라는 건 어딜 가리키는 걸까나?」

「응? 키를 말하는 건데」

그 이외에 뭐가 있는데, 하고 순수한 눈동자로 치토세를 바라본 히이라기에, 치토세가 눈썹을 찌푸렸다.

이것은 분노라는 것보다는 자신에 대한 수치일 것이다. 체격을 말한 거라고 생각했었을 것이다.

덧붙여서 치토세는 마히루처럼 몸집이 작은 편은 아니지만, 신장이 크다고는 말할 수 없다.

여자의 평균치고는 약간 크지만, 육상 선수치고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어느 쪽인가 하면, 호리호리한 몸매로 가는 체형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히이라기는 그 속도에 놀랐던
것일 것이다.

그의 모습에서 타의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치토세가 지레짐작을 한 것 일 것이다.

「자폭해버렸네. 시라카와씨」

「시끄러워」

살짝 볼을 붉히며 팍팍 코코노에의 등을 두드리며 옆에 않은 치토세에게, 아마네는 그녀에게 들키지 않게


조그맣게 쓴웃음을 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09 화


109. 천사님과 빌리는 물건
아마네의 경기는 기본적으로 출장 종목인 공 던지기와 물건 빌리기, 그리고 남자 전원이 참가하는 기마전 정도로
비교적 한가하다.

열정이 넘쳐나는 다른 학생들은 두 종목보다 많은 종목을 희망했지만, 아마네로서는 그 정도의 열의가 없었기
때문에 두 종목과 전체 참가하는 경기만 준비했다.

덧붙여서 공 던지기는 이미 끝났다.

정말로 긴장감이 없는 경기라고나 할까, 그냥 구슬을 높은 위치에 있는 바구니에 넣는 것뿐이다.

안으로 넣는 구슬은 서로 쟁탈해서 탈취해야 하지만, 애초에 양이 많은 데다가 그렇게 많은 경쟁심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활약을 하라고 치토세에게 등을 떠밀려 출장을 했지만, 공 던지기에서의 활약은 거의 없었다.

평범하게 구슬을 몇 개 주워서 방향을 바꾸며 계속해서 던지는 수수한 작업의 반복이기 때문에, 눈에 띌 일이
없었다.

다만 정확하게 던진 것이 주효했는지, 흰색 팀보다 구슬의 수가 많았다는 것 정도뿐이다.

「정말 수수한 종목에 나갔네, 아마네」

「시끄러. 너 슬슬 교대할 시간이잖아, 갔다 와」

「아, 맞다」

스케줄을 보며 「실행 위원은 상당히 바쁘네─」라는 말을 한 그녀는 운영 텐트를 향해 걸어갔다.

그렇다면 왜 입후보를 한 거야,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이제 와서 의미가 있을까.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치토세의 등을 바라보면서, 텐트의 지주에 붙여진 오늘의 일정을 확인한다.

오전 일정은, 앞으로 몇 개만 더하면 끝이 난다. 아마네의 개인 종목으로서는 마지막에 출장하는 물건 빌리기


정도뿐이다.
남은 종목이 끝나면 점심시간을 사이에 두고 오후부로 넘어간다.

일단, 아마네로서는 물건 빌리기가 끝나면, 나머지는 오후의 기마전으로 출전 종목은 끝난다.

「…… 근데, 물건 빌리기는 저 녀석이 운영하는 건가?」

치토세가 이 타이밍에 교대하러 갔다는 것은, 남는 종목은 아마 치토세가 담당한다는 것이다. 물건 빌리기의
판정도 그녀가 하게 된다…… 그렇다고나 할까 노리고 있는 것 같지만.

누가 물건 빌리기의 내용을 생각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제대로 된 것들이 없을 것 같아서 약간 겁이 난다.

미묘하게 마음이 무거워지면서도 다음다음을 앞둔 물건 빌리기의 집합장소로 가자, 같이 희망이 된 것 같은


마히루가 조용히 서 있었다.

별로 말을 걸 용무가 없기에 아마네에게 말을 걸지 않았지만, 시선이 마주치자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눈인사를
했다.

밖에서는 타인으로서 행동하고 있지만, 약간 평소의 미소가 배어 나온 표정에, 조금 심장이 뛰었다.

아마네도 무표정하게 똑같이 돌려주었지만, 뭐랄까,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런 아마네와 마히루를, 체육제의 운영으로서 집합시킨 치토세는 유쾌한 듯 지켜보고 있었다.

물건 빌리기의 차례가 되고, 관계자…… 치토세의 지시에 따라, 그라운드에 입장한다.

이미 그라운드에는 작게 접힌 종이가 여러 개 흩어져 있으며, 스타트 신호가 나오면 그 종이를 주운 뒤, 거기에


쓰인 내용을 가져오면 된다.

물건 빌리기는 다른 종목과는 달리 숨돌리기에 가까운 종목이며, 빌리는 것을 즐기는 목적이기에, 그다지


긴장감이 있지는 않다.

다만 내용에 따라선 효수형을 당한 죄인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출전하는 선수 여러분들은 스타트 라인에 줄 서 주세요」

마이크를 사용해 시원시원하게 지시하는 치토세는, 장난만 치지 않는다면, 정말로 사회적인 소녀다. 명랑한
인품도 그렇지만, 분위기를 읽는 것도 상황을 읽는 것도 잘하며, 알아듣기 쉽고 너무 높지 않은 맑은 목소리는,
귀를 기울이게 하는데 충분하다.

전교생과 교직원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현재, 장난기가 전혀 없는 치토세가 「자리에 위치해주세요」라고


신호를 보낸다.

스타트 포는 다른 담당자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카운트를 하는 것뿐이다.

치토세의 「준비」라는 말이 나온 뒤, 한 박자가 지나서 시작 소리가 울린다.

이 소리는 언제 들어도 심장에 나쁘지만, 그것을 내색하지 않은 채, 느긋하게 달려서 떨어져 있는 종이로 향했다.

이미 빠른 선수는 종이를 펼쳐서 내용을 확인하고 있기에, 아마네도 그들에게 맞추듯 작게 접힌 종이를 주워서,
내용을 확인했다.

안에는, 꼼꼼한 문자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이런 패턴도 상정하고는 있었는데,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빌려 오라는 내용이었다.

정말로 누가 이런 내용을 생각했는지 하고 태클을 걸고 싶었지만, 아슬아슬하게 아마네로서는 이 내용을 클리어할


수 있다.

제일 곤란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객관적으로 봐서 미인인 사람을 데려오면 된다.

즉, 누구나 인정하는 미인…… 마히루를 부르면 된다. 마히루의 물건 빌리기가 끝나면 골인 하는 김에 같이


들어가면 그만이다.

마히루를 데리고 가는 것은 꽤나 눈에 띌 것 같긴 하지만, 내용이 내용인 만큼 내용을 알면 타당하다는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똑같이 종이를 주웠을 마히루를 찾으려고 했는데…… 옆에서, T 셔츠를 잡았다.

잡혔다기보다는 집어졌다고 말하는 편이 올바르지만, 옷자락의 끝부분이 잡아당겨져서 아마네는 뭔가 하고 뒤를


돌아봤다.

거기에는, 지금 요구하고 있는 사람이 조심스럽게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지미야씨, 빌리는 물건이 후지미야씨이라서 후지미야씨의 물건 빌리기가 끝나면 동행해주셨으면 해요」

「나, 나?」

「네」

설마 서로가 빌리는 물건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어떤 의미로서는 형편상 좋았지만, 눈에 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라운드 한가운데에서 마히루에게 말을 걸리는 시점에서 이미 눈에 띄겠지만.

골라인의 저 편에서는, 판정원인 치토세가 히죽히죽 웃는 모습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저 녀석, 나중에 봐)

내용에 있는 문자는 치토세가 쓴 글씨로, 그녀가 어느 정도 노린 내용이 있을 것이다. 마히루가 무엇을


뽑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부러 아마네를 지정할 정도니 마히루에게 있어서 양보할 수 없는 내용이 나온 것임에
틀림없다.

「아─. …… 근데 내용이 뭐야?」

「비밀이에요」
골인을 하면 읽게 되는데, 마히루는 내용을 말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숨을 쉬며 골인 지점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나도 빌리는 물건이 너니까 같이 골인 지점으로 가자」

「…… 후지미야씨야말로 어떤 거예요?」

「비밀」

마히루와 같은 대답을 돌려주자,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네요, 골인 하고 난 뒤, 기대할게요」

속삭인 뒤, 마히루는 아마네의 손을 잡았다.

주변이 웅성거리는 것도 상관없이, 마히루는 아마네를 잡고 골인 지점을 향했다.

아마네로서는 미묘하게 위가 아팠지만, 매우 기분이 좋은 듯한 마히루를 보고 있자, 뭐 어쩔 수 없지, 하고


생각되어, 반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자각했다.

아마네에게 있어서 미묘하게 어웨이감이 감도는 그라운드를 달려나가 골라인까지 가까스로 도착하자,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은 치토세를 볼 수 있었다.

무심코 혀를 찼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어이쿠, 둘이서 골라인을─? 두 사람 모두 물건 빌리기의 주자였던 것 같은데」

「치토세, 이 자식, 뭘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거야. 서로가 빌리는 물건이었을 뿐이야」

「하항. 그럼 내용을 확인할 건데, 어느 쪽부터?」

「후지미야씨부터 해주세요」

단호하게 마히루가 지정해 놀랐지만, 치토세가 알았다는 듯 아마네가 든 종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보여라,
라는 것일 것이다.
특별하게 숨기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시원스럽게 그녀를 향해 내용을 보여줬다.

쪽지에 내용물을 보고 미묘하게 치토세가 실망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망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기분을 고치고 상냥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입가에 가져다 댔다.

「지금, 제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빨간 조의 내용은……『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네요」

군중은 낭독된 내용에, 어딘가 안도한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실로 무난한 선택일 것이다. 학내에서 마히루 이상의 미인은 아마네가 아는 한 없으며,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역시
마히루가 가장 귀엽다.

아마네의 개인적인 의견을 제외해도, 마히루를 데려오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마히루와 둘이서 골라인을 통과한 것에 대해 아마네에게 적의가 날아오고 있었지만, 내용을 봐서 약간은 누그러진
것 같다.

문제는 마히루쪽의 내용이다.

어떤 내용이 쓰여 있는지는 모르지만, 일부러 아마네를 지정했기에 아마네로서는 평온한 학생을 보내는
생활적으로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치토세는 마히루에게서 내용이 쓰인 종이를 받고, 끔뻑 눈을 깜박인 뒤, 그리고 마히루를 바라봤다.

아마네한테는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치토세의 표정으로부터 「말해도 괜찮아?」라는 모습이
보였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나를 데려온 거야)


치토세의 반응 때문에, 더욱 모르겠다.

마히루는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 즉, 그대로 읽어도 문제가 없다는 의사 표시일 것이다.

치토세는 그것을 확인하고, 평소의 웃음으로 돌아왔다.

「에─, 계속해서 동시에 도착한 흰색조의 내용 확인입니다. 흰색조의 내용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치토세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린 순간, 학생들의 대기소에서 웅성거림이 태어난다.

반사적으로 마히루를 바라보자─그녀는, 이쪽에 시선을 맞춘 뒤, 담홍색의 입술을 미소로 만들었다.

그것은, 못된 장난에 성공한 것 같은 아이와도 비슷한, 수줍음을 머금은 부끄러움도 보였다.

틀림없는 것은, 아마네가 이 제목을 알아차렸을 때, 반응을 보기 위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일 것이다.

(소악마녀석……)

사려 깊은 마히루라면, 내용이 공개된 시점에서 주변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는 건 쉬울 것이다.

그런데도 마히루는 아마네를 빌리는 물건으로서 택했다. 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이제는, 어중간한 타인으로서 있을 수 없다.

항상 학교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미소가 아닌, 아마네에게 보이는 미소에, 아마네는 「분명 나중에 주변
사람들에게 추궁당할 거야」하고 투덜대며 손으로 머리를 긁었다.

드디어 !!!!!!!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0 화
110. 웃는 얼굴로 기분이 안 좋은 천사님

「어떻게 된 거야, 후지미야」


아니나 다를까, 오전부가 끝나고 교실에 돌아가자, 반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이는 처지가 되었다.

그림의 떡이자 동경의 존재인 마히루가, 이목의 밖에 있는 아마네를 소중한 사람으로서 빌려 온 것이다. 남자로서
심중이 편지 않다는 건 알지만, 한꺼번에 몰려왔기에 아마네로서는 곤란했다.

「무,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되지?」

「어째서 너, 시이나씨랑!? 소중한 사람이라니」

「전혀 이해가 안되는 데!」

「전혀 접점이 없었잖아!? 밥을 먹기 시작했던 것도 얼마 전이었는데!?」

「어디야! 시이나씨는 너의 어디가 좋았던 거야!」

「전혀 이해가 안 돼!」

연달아 말을 들어서, 아마네는 대답하는 것을 포기했다.

솔직히 캐물을 것이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상정 이상으로 남자들한테도 질문 공격을 받고 있어 점심을 먹는


시간이 없을 정도였다.

남자들만 반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여자들은 질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평가하는 것 같은 시선과 재밌다는 듯한
시선, 그리고 어딘가 안도한 것 같은 시선을 던져 왔다.

아마, 마히루라는, 여자들에게 있어서 최대의 라이벌과 같은 존재가 아마네에게 호의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평가를 하는 시선은, 마히루가 마음을 보내는 상대가 어떤 인간인가라는 것일 것이다.

반에서 시선을 끌리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그로기한 기분이 되고 있었다.

덧붙여서 이츠키와 카도와키는 남자들의 기세에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아─아」하고 쓴웃음을 짓고 있으며,
치토세는 미묘하게 두근두근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빨리 도와줬으면 좋겠다.
「너무 그를 괴롭히지 말아 주세요」

가장 먼저 구조선을 보내준 것은, 다른 주인공인 마히루였다.

스포츠 드링크를 사 와서인지 교실에 들어오는 것이 늦은 듯, 손에는 약간 뜨거워진 기온 때문인지 물방울이 맺힌


스포츠 드링크 페트병이 있다.

아마네와 시선이 맞자,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 탓에 남자들에게서 살기가 날아왔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인다.

「점심시간인데 밥을 못 먹어서, 아마네군이 곤란해하고 있잖아요?」

친한 사람 사이에서나 사용하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은 이제는 숨길 생각도 없다는 얘기일 것이다.

남녀로부터 시선이 모여도 신경 쓰는 모습이 없는 마히루에게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것 같은 한 남자…… 조금


전부터 아마네에게 강하게 들이대던 남자가 앞으로 나와서 마히루에게 다가갔다.

그가 모두가 듣고 싶어 하는 얘기를 대변하려 한다는 것을 눈치챈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길을 열어주고 있다.


아마네를 향한 힐문도, 지금은 멈춰졌다.

「시이나씨! 후지미야가 소중한 사람이야?」

「아마네군은 저의 소중한 사람이에요」

단호하게 단언한 마히루는, 여전히 미소를 띠고 있다.

티끌 하나 없는 천사님의 미소를 띠는 마히루에게 순간 뒷걸음을 친 남자였지만, 주변 시선의 지지도 받았는지


다소 기세는 줄어들었지만 계속했다.

「그, 그건 그…… 여, 연인이라는 의미인 거야?」

「만일 그렇다고 해도, 당신은 저한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아, 아니 그건 그…… 그, 만약, 여, 연인이라면…… 어째서 후지미야 따위랑」


「후지미야 따위랑?」

「아, 아니, 그, 시원치 않은 후지미야랑 시이나씨가 사귀고 있다니, 위화감이 들어서. 좀 더 좋은 녀석이 있을
텐데」

「그래요?」

이거, 마히루의 지뢰를 밟았네, 하고 아마네는 생각했다.

마히루는 아마네가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걸 싫어하고 있다. 그녀 가라사대 부당한 평가를 받는 것은 싫다는 것.

그것은 즉, 타인에게 비하를 받는 일도 싫어한다는 것이다.

아마네의 입장에서 보면 마히루가 생각하는 자신은 몰라도, 평소 눈에 띄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학교에서


대다수에 시원찮은 남자라는 생각을 받는 것에 대해서 부정하지 않고 정당한 평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마히루가 그 평가를 허용할 수 있을지는, 별도다.

마히루가 띄운 미소는 변함이 없다.

다만, 휘감는 분위기가 약간 경직됐다.

「아니 그..」

「어디가 시원찮지 않으세요?」

「에, 그」

「구체적으로 어디가 시원찮지 않은지 말해주실레요?」

「부, 분위기라든지, 얼굴이..」

「당신은 좋아하는 사람을 얼굴로 선택해요?」

「아, 아니 그」

「앞으로 오랫동안 사귈지도 모르는 상대를, 당신은 얼굴로 선택해요?」

여전히, 마히루는 천사의 웃는 미소를 띠고 있다. 그런데도 묘한 압력이 느껴지는 것은, 마히루가 미묘하게 화가
나있기 때문이다.
떨어진 위치에 있는 아마네가 그 압력을 느끼고 있을 정도니, 대치하고 있는 당사자는 좀 더 느끼고 있을 것이다.

역시, 마히루가 미소를 짓고는 있지만 화가 났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등 밖에 보이지 않지만, 약간 몸이 움츠려진 것을 알 수 있다.

「그, 그건……」

「조금 너무 괴롭혔네요. 죄송합니다」

압력이 사라지고, 곤란한 것 같은 부드러운 미소로 바뀌었다.

다만 기본적으로 온후하고 항상 싱글벙글 웃고 있는 마히루를 화나게 했다는 사실에, 대치하고 있는 그는 약간


비틀거리고 있었다.

「당신의 말을 정정할게요. 아마네군은 근사하며 상냥한 사람입니다.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좋아하고 있어요.
거기에 그는 굉장히 신사적이고, 저를 존중해주는 멋진 사람입니다. 제가 괴로울 때는 곁에서 지탱해주는
배려심이 깊은 사람입니다. 적어도, 누군가를 욕하거나 사람의 좋아하는 마음을 방해할 사람이 아닙니다.」

덧붙인 말은 결정타일 것이다.

즉, 절대로 눈앞에서 아마네를 나쁘게 말한 당신을 좋아하게 될 수 없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이 있으세요?」

사랑스러운 미소로 작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재촉하는 마히루에게, 이제 한계였던 것 같은 남자는 「아, 아무것도
없습니다」하고 쓰러질 것만 같은 크기의 말로 고개를 저은 뒤, 휘청휘청 마히루의 앞에서 물러났다.

마히루의 시선이, 멀어지지 않고 아마네에게 향한다.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거의 고백 같은 말을 들어서 얼굴을 붉어져야 할지 앞으로를 생각해 얼굴을 파랗게
만들어야 할지 당황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오늘 가장 최고의 미소를 띠었다.

그것은 천사님의 미소와는 완전히 어긋난, 집에서 보이는 기쁨으로 가득 찬 달콤한 미소였다.
「같이 밥 먹어요, 아마네군」

「…… 응」

더 이상, 아마네에게 따지는 남자는 없었다.

「드디어, 말하게 돼버렸네」

「아니」

오후부 개시 뒤, 몇 경기 뒤에 있는 기마전을 위해 모여 있던 아마네들이었지만, 카도와키의 군소리에 아마네는


말을 더듬었다.

텐트에서 떨어진 위치에 있는 것은, 향하는 시선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향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변에서 보내는 시선이 이것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카도와키의 말은, 본래는 「아마네로부터 나와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말로, 반론할 길이


없다.

「왠지 모르게 알게 되긴 했지만, 그렇게 시이나씨랑 후지미야는 사이가 좋았었어?」

아무래도 희미하게 아마네와 마히루의 관계에 변화를 눈치채고 있던 것 같은 코코노에가 이상한 듯 물었다.

「응─, 적어도 작년부터 좋아지기 시작했어」

「그걸 숨기고 있었구나. 뭐 오늘 낮의 소동을 본다면, 숨기는 것도 납득이 가지만」

위험했지, 하고 동정의 시선을 받았다.


코코노에와 히이라기도 같은 교실에 있었지만, 역시 그렇게 둘러싸여 추궁을 당하고 있었기에, 도저히 다가갈 수
없었던 것 같다.

아직 친분이 깊지 않은 두 사람이기에 올바른 판단이지만, 이츠키와 카도와키는 약간 이쪽을 도와주길 원했다.

「그건 정말 대단했었어. 나약한 남자들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시이나한테 완전히 털려버렸으니까 시원했어」

「나약하다고나 할까, 저 녀석들한테 있어서 너무 충격적인 것뿐이었던 것 같은데……」

「그, 그런가? 하지만, 남자라면 좋아하는 여자한테 대놓고 고백하면 되잖아. 그것도 하지 않고 쫓아와서 게다가
후지미야를 나쁘게 말하는 건 나약할 뿐이야. 리스크를 무릅쓰지 않고 바라기만 할 뿐,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응석 부리는 건 이미 나약하다고 하는 것보다는 아이 같지만」

「우긋」

「카즈야, 일부가 후지미야한테 박히고 있어」

남자라면 대놓고 고백해라,라는 것은 지금의 아마네에게 꽤나 박혔다.

「뭐, 내가 봐도 후지미야는 답답하긴 하지만」

「저건 아마 시이나씨로부터의 의사 표시이겠지」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이쯤 되면,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확실하게 호의를 주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 그 정도는 알고 있어)

겁쟁이라, 만약 거절을 당하면 어떡하지, 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피하고 있던 자신을 잘 알고 있다.

「후지미야는 시이나를 좋아해?」

「카즈야는 거기부터 시작하는 거냐……」

「그럼 시이나한테 고백하면 되지 않아? 저 모습을 보면, 시이나도 후지미야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 알고 있어. 저 녀석이 한 걸음을 내디뎠다면, 나도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는 것 정도는」


이렇게까지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남자로서 쓸모없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마히루가 호의를 표해줬기 때문에, 성의를 갖고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도. 대답 자체는 벌써 옛날에 나왔으니까,
나머지는 전달하는 방법이 문제일 뿐이다.

각오를 단단히 정한 아마네에게, 히이라기가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를 보였다.

「으음, 그 모습이야. 우선 기마전에서 상대를 발로 차서 무너뜨리자」

틀림없이 이쪽을 노리겠지, 하고 왠지 기쁜 듯이 웃고 있는 히이라기에게 쓴웃음을 짓는다.

위에 타는 코코노에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내 부담이 크지않아?」라고 흘렸지만, 진심으로 싫어한다는 것보다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조금 안심했다.

「후지미야도 카즈야를 본받는 게 어때? 확실하게 발로 차서 쓰러뜨리라고?」

「노력할게」

마히루에게 펼쳐지는 손을 전부 뿌리치고, 그녀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 정도의 의협심을 가져야 한다.

(우선, 집에 돌아가서 확실하게 말하자)

그 때문이라도, 이 오후부를 무사히 이겨내지 않으면―― 하고 분발하는 아마네에게, 세 사람은 얼굴을 마주


보며 웃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1 화


111. 천사님과의 맹세

「큰일이었어……」

목욕으로 모래 먼지를 씻어내 몸을 깨끗하게 씻은 아마네는, 운동 후의 특유의 기분 좋은 권태감에 몸을 맡기듯


소파에 앉았다.

기마전은 아니나 다를까 적 팀의 기세가 강했다.

뭐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부딪쳐 왔기에 꽤나 카도와키들에게 폐를 끼쳐 버렸다.

다만 히이라기는 희희낙락하고 선 「이것도 청춘이다」라며 호전적인 미소를 띠고 있었으므로, 아마 히이라기는


이런 경기를 좋아하는 것일 것이다.

결국, 적 팀의 지나친 공세에 끝까지 남아 있을 수는 없었지만, 위에 있던 코코노에가 건투해 준 덕분으로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상대 팀의 머리띠를 빼앗을 수 있었다.

활약한 것은 코코노에지만, 적 팀에서 바라보고 있던 마히루가 아마네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오후부도 어떻게든 끝마치고 폐회식을 맞이하여, 행사의 항례 정리를 끝내고 지금 이렇게 집에 있다.

오늘 너무 여러 가지 일이 있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지만, 오늘은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 말해야겠지)

그토록 마히루가 용기를 내서 아마네와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만드는 것을 선택했다.

그 생각에 굴하지 않고 미루는 것은, 남자라는 축에도 끼지 못할 것이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결의는 하고 있지만, 재차 고백을 생각하면, 당황스러움과 주저함이 나타나는 것이 아마네가 축 늘어지는 원인일
것이다.

아마네로서는, 태어나고 처음으로 진지하게 좋아해서 고백을 하는 것이니 당연히 고민이 되었다.

여성으로서 역시 로맨틱한 분위기로 전해주는 게 기쁜 걸까, 라든가 어떤 식으로 마음을 전해줘야 기뻐해 줄까,
하고 고민해도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들이 빙글빙글 머릿속을 맴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이마를 누르며 생각하고 있자――현관에서,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흠칫 몸을 떤 것은, 그 소리가 여벌 열쇠를 가진 소유자이며 아마네를 괴롭히는 소녀가 이 집을 방문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 현관에서 나는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운 것은 처음이다.

문이 닫히고, 문이 잠기는 소리가 난다.

슬리퍼로 바닥을 밟는 소리가 난 뒤…… 익숙한 황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현관 앞 복도에서 나타났다.

「아마네군」

담홍색의 입술이 부드럽고 온화한 표정을 만들어낸다.

학교에서의 소동의 잔재조차 느껴지지 않는 항상 그대로의, 아니 평소보다 어딘가 달콤한 듯한 미소를 얼굴에
띄운 마히루에게, 심장이 천천히 고동을 빨라진다.

아마네의 동요를 아는지 모르는지, 마히루는 평상시대로 아마네의 옆에 앉았다.

서로의 거리는, 주먹 하나조차 들어가지 않는다.

그녀가 자세를 바로잡자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물결치고, 비누의 향기가 전해진다.

아무래도 아마네와 같이 땀을 흘렸기 때문인지 먼저 목욕을 한 것 같다. 자세히 바라보자, 매끄러운 유백색의
피부도 평소보다 혈색이 좋았다.

목욕을 마친 마히루에게 더욱더 긴장하여 몸을 움츠리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아름답게 미소를 지었다.

「아마네군, 아마 아마네군은 저한테 여러 가지 말하고 싶거나, 혹은 듣고 싶어 하는 게 있을 것 같은데……


먼저 한 가지 말해도 될까요?」

「으, 으응?」
갑자기 뭐야,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고개를 숙였다.

「도망갈 길을 막고 아마네군에게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시선을 모이게 한 걸,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로 죄송해요」

「어?」

「…… 그,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거든요」

얼굴을 든 마히루가 어색하게 고한 말에, 마히루가 무엇을 걱정했는지를 깨달았다.

마히루는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듯이 행동에 조심하고
있었다.

그 마히루가 공중의 면전에서 아마네를 소중한 사람이라고 표시한 것이다. 혼란스러울 것은 뻔했으며, 마히루도
감안하고 했다는 것은 아마네도 알고 있다.

「뭐, 마히루도 알고 있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어」

「화내지 않으세요?」

「화는 안 내는데」

「그래요? 다행이다」

오히려 아마네로서는, 마히루가 각오를 했기 때문에 결심이 섰고, 그녀의 진심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싫다는
마음은 하나도 없었다.

「다소 억지로 해버렸다는 건, 자각이 있었어요. 싫었다면 죄송해요. ……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마네군은 알아줄 것 같지 않았어요」

「아……」

마히루에게서 그런 말을 들어서, 아마네는 신음했다.

물론 그것은 자각하고 있었지만, 연모하는 상대에게 직접 말을 듣는 것이 마음에 확 와닿았다.


마히루의 눈동자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자, 못된 장난을 하는 듯한 빛을 띠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딘가 기대하는 듯한 시선은, 아마네에게 발을 디뎌 달라고 요구하는 것 같았다.

꿀꺽하고 목을 축이고, 천천히 입을 연다.

「그, 아─, 마히루」

「네」

「…… 마히루는, 나를 좋아해?」

「네. 좋아해요. …… 아마네군을 좋아해요. 한 사람의 남자로서 좋아해요」

흠칫흠칫 물은 질문에, 마히루는 작게 웃으며 긍정했다.

그 대답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시끄러울 정도로 심장이 날뛰어, 몸의 구석구석까지 뜨거워지는 것을 실감한다.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눈을 피해 온, 마히루의 호의.

그것이 직접 아마네에게 부딪쳤기 때문에, 환희도 흥분도 당연한 것이었다.

벅찬 기쁨을 느끼며 굳어지고 있자, 마히루가 그런 아마네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쓴웃음을 지었다.

「별로, 지금 당장 대답을 해달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어?」

「저는 저 나름대로의 각오를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저는, 아마네군을 좋아하고, 아마네군과 앞으로도 같이 있고
싶다고. …… 전해진 것만으로도, 오늘은 만족해요」

아무래도 아마네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착각 한 듯한 마히루는, 우려함이 개인 것 같은 미소를 띠었다.

「지금부터, 아마네군이 주저함을 바람에 날아가게 만들 정도로, 저한테 반하게 만들면 되니까요」

아마, 아마네 이외에 본 적이 없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흘러넘친 표정을 띤 마히루가 일어서려고 했기에,


아마네는 그녀에게 손을 뻗어 끌어당겼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대답을 하지 않는다니, 한심한 짓은 하고 싶지 않아)

어디까지나 천천히 해도 괜찮다고 아마네의 의사를 존중해 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주저함을 다 떨쳐내고 그녀의
몸을 감쌌다.

팔 안에서, 가녀린 몸이 굳어지고, 그리고 아마네에게 껴안겨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힘이 빠졌다.

갑자기 잡아당겼기 때문인지 아마네의 다리 위에 올라탄 마히루는, 가슴에 기대면서 아마네를 올려다본다.

캐러멜색의 눈동자에는, 놀라움과 곤혹스러움 그리고 얼마 안 되는 기대의 색이 엿보였다.

「저기 말이야. 나, 사람을 진지하게 좋아하게 된 적은, 처음이야.라고나 할까,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어. ……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아아, 맞아」

마히루를 떼어 놓지 않게 부둥켜안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네가 이렇게까지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고, 그리고 좋아해 주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을 마음속
어디선가 거절하고 있던 것은, 중학교 시절에 있던 친구의 배신감 드는 말이 계속 가슴 안쪽에서 쐐기처럼 박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옛날의 아마네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다. 친구도 많이 있었고, 지금보다 좀 더 밝은 편이었다.

그것이 어딘가 낼랑한 성격이 된 것은, 지금은 관계없는 클래스 메이트와의 사건에 의한 것이다.

「재미없는 이야길 지도 모르겠지만……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했었어. 나한텐 가치가
없다며 비웃음을 당했지. ……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던 건 나뿐이었고, 나는 그들에게, 이용되고 있었을 뿐이었어.
우스꽝스럽다고 스스로도 생각해」
아마네의 부모님은, 현지에서 비교적 유복한 가정으로 알려져 있었다.

마히루의 집같이 가정부를 고용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수입은 다른 가정보다 상당히 좋았고, 아마네로서는
자랑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소지품의 질이 좋았다.

그것을 시기했는지, 아니면 이용하려고 했던 건지――아마 양쪽 모두겠지만, 몇몇 클래스 메이트가 아마네의


곁에 다가왔었다.

「마히루도 왠지 알 것 같은데. …… 부모님이 유복하다면, 주변 사람들이 금전적인 것을 원한다는걸. 그리고,


편의를 도모하고 싶어 하는걸」

「…… 네」

그들은 붙임성도 좋아서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라고는 해도, 마음이 맞아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아졌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 친구로 지낼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친했다.

그런 그들이 자신을 욕하고 있는 걸 보았을 땐, 심장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들의 본성을 간파할 수 없었던 내가 어리석었고 멍청했었어. 그건 알고 있었지. 하지만 알고 있어도, 사람을
믿는 것이 겁이 났었어」

믿으면 또 똑같이 배신당하는 게 아닐까, 겁이 났다.

「모두가 다 그렇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어. 그 녀석들 이외에는 순수하게 나랑 친구를 해주고 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한 번 싹튼 의심은, 간단히 뿌리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 네」

「그래서, 나는 떠났어. 부모님을 아무도 모르는 장소로, 조용히 지내고 싶었어」

물론, 우울해진 아마네를 안타깝게 바라본 부모님이 격려해 준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지만, 가슴에 상처를
안은 채, 고향에 있는 것은 힘들 것 같다며, 부모님은 아마네를 슈토의 모교로 보낸 것이다.

일의 형편상 떨어질 수 없는 두 사람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혼자 살다 보니, 마히루를 만났다.

「…… 어리석은 사람들이네요, 아마네군을 배신한 사람들은. 아마네군은, 이렇게나 상냥하고 멋진데」

아마네의 뺨에 손을 뻗어 슬픈 듯이 미소 지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사람을 진심으로 다시 좋아하게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 시원스럽게 뒤집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만」

재차, 마히루를 바라본다.

시야에 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조금씩 따뜻해지고 후련한 마음과 사랑스럽다는 마음으로 채워지는 것은,
마히루가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그만큼,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애태우고 있었다.

「…… 처음엔, 귀엽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알고 있어요. 정면에서 말했잖아요」

「그때는 미안했어, 정말. …… 만났을 땐, 솔직하지 못하고, 차갑고, 귀엽지 않고, 서로 이해관계가 좋다고만
생각했어. …… 그것이 어느샌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처음에는 쓸데없는 일로 관련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달라진 것은, 언제였을까.

「좀 더 알고 싶어졌어. 닿고 싶다고 생각했어.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생각하게 되었어.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어. 처음이었어, 이런 건」

「…… 네」

「계속 참았어. 나 따위가,라면서. 하지만…… 네가 좋다고 말해줘서,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너랑 어울릴


수 있게 될까 고민했어. 뭐, 내가 뭔가 하기 전에, 마히루가 한 걸음 내디뎠지만」
「후후. …… 저도 참고 있었어요. 아마네군은 멋지니까, 다른 사람한테 빼앗기면 어쩌나 싶었고, 나를 좋아해
줄까 하고 조마조마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건 너뿐이야」

「우. 또 그렇게 말해요……」

또 자기 비하를 한다며 불만스러워하는 것 같은 마히루였지만, 아마네가 띄우는 표정에 끔뻑 깜박임을 반복했다.

지금의 아마네는, 마히루가 항상 지적하는 한심한 얼굴이 아닌, 각오를 정한 진지한 눈빛과 표정이다.

「……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그 생각이 진짜가 되도록 노력할게」

「네?」

「마히루가 남들한테 이상하다고 듣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남자가 될게. 마히루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당당히 가슴을 펼 수 있을 정도로」

아무도 불평하지 못하게 될 정도로, 마히루의 옆에서 가슴을 펴고 서 있을 수 있도록, 훌륭한 남자가 되려고
한다.

마히루를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라도.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

그 첫 한 걸음은, 이 말부터 시작해야 한다.

「마히루를 좋아해. …… 사귀어 줄래?」

투명한 캐러멜색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천천히 속삭이자, 맑은 눈동자에 눈물이 고이고, 그대로 눈물이 흘러
떨어지지 않은 채, 그저 아마네를 바라보고 있다.

그 눈동자를 숨기 듯 눈을 감고,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미소를 지었다.

「…… 응」

누가 있어도 아마네밖에 들리지 않을 것 같은 작게 튄, 그러면서 떨리는 음성으로 승낙의 뜻을 전한 마히루는,


아마네의 가슴으로 다시 얼굴을 묻었다.

꽉 등으로 감싸는 손은, 아마네를 떼어놓으려 하지 않는다.

이제 놓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아 왠지 쑥스러우면서도, 아마네 역시 마히루의 작은 등에 제대로 손을 감쌌다.

(-절대로, 놓지 않을 거야)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마히루와 마음을 오가며 처음으로 느껴진 것은, 이런 마음이었다.

「마히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

「확실하게 약속하신 거죠?」

천천히 얼굴을 올린 마히루가 장난스럽게 물어봤기에, 아마네는 웃으며 마히루의 귓전에 입술을 가져다댔다.

「이건 내 소망이야. 내가 내 손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소원이니까. 결의로 말하자면…… 소중히


대해주고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반드시」

「…… 네」

충분한 열의를 담은 맹세의 말에, 마히루는 열에 녹은 것 같은 달콤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

작가님 후기

리뷰를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천사님의 종합 평가 10 만 pt 를 달성했습니다―! 이것도 여러분들의 응원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설마 꿈의 6 자리에 들어간다고는…… 솔직히 두렵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111 화 후기≫

30 만의 문자가 걸려서 간신히 연결되었습니다. 당초의 예정과는 여러모로 크게 빗나갔지만, 간신히 두 사람이
맺어졌습니다.

뭐 맺어졌다고는 해도 당분간은 건전하고 퓨어인 사이로 있겠지만요! (웃음)

이런 이유로 일단은 서로 좋아하여 교제를 시작했습니다만, 이야기는 아직도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오히려
여기서부터가 실전이에요.

빈틈없이 고등학교 3 년을 끝까지 쓸 생각이므로 안심해 주세요. 아직도 러브러브는 계속된다!

책도 발매되기에, 책도 응원해주신다면 굉장히 기쁠 것 같습니다. 캐릭터 디자인 공개는 허가를 받을 때까지


기다려.(작은 목소리)

그러면 마지막으로, 옆집의 천사님을 앞으로도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미있었다』 『계속 읽고 싶다』 『좀 더 설탕 넘겨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아래의 평가란에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2 화


112 연인이란

마히루와 사귀기 시작한 다음날, 아마네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찾아와 옆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마히루를
바라보며 고민하고 있었다.

체육제 다음날은 휴일이라서 마히루가 오는 것은 일상이다. 사귀기 전에도 자주 이 집을 찾아왔기 때문에,


특별하게 변한 게 없는 당연한 광경이다.

옆에 앉은 마히루도 자연스럽게 아마네의 집에 있는 참고서를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 어디까지나 평소대로다.


(…… 잘 생각해보면, 사귀고 난 뒤에는 뭘 하면 되는 걸까)

아마네는 연애 경험 제로로, 마히루가 첫 연인이다.

그것은 마히루로서도 마찬가지지만, 역시 같은 무경험자라고 해도 남자 쪽이 리드하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리드를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옛날 일도 있어서 그다지 타인에게 흥미를 가지지 않았고, 남자치고는 비교적 옅은 욕구 때문에 여자와 사귀는
것을 꿈꾼 적이 없다.

슬프게도, 아마네의 욕심은 공부와 취미에 쏠려있었기에, 중요한 지식이 부족하다.

미연시라는 것에 손을 댔다면 연애에 대해 알 수 있었겠지만, 공교롭게도 그런 건 취미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지식은 없다.

아마네의 부족한 지식으로는, 사귀는 남녀는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하거나 키스를 하고 깊은 사이가 되면 서로 몸을


포개거나 한다는 걸 아는 정도일 뿐이다.

손을 잡는 것과 데이트는 몰라도, 갑작스럽게 키스를 하거나 그런 행위에 돌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데이트를 하면 되는 거지만, 그것만으로는 사귄다고 보기가 어렵다.

마히루를 기쁘게 만들어주고 싶고 같이 행복해지고 싶은 아마네로서는, 치명적일 정도로 자신에게 지식이 없다는
걸 깨닫고 절망했다.

이츠키나 카도와키였다면, 제대로 리드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네에게는 없는 것을 가진 두 사람이, 지금은 매우 부러웠다.

「무슨 고민 있어요?」

뇌내에서 자신에게 지적을 하고 있는 아마네에게, 마히루가 눈치챈 듯 말을 걸어왔다.


「아, 아니, 아무것도」

「저로 괜찮다면 상담해드릴까요?」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마히루가 상냥하게 가슴에 손을 얹고 「맡겨주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녀는 그녀대로 아마네와의 연애가 처음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물어보기 미안했지만, 처음이기에 같이 상의를
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혼자서 고민하는 것보다는 둘이서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은 것이다.

「…… 저기, 마히루」

「네」

「저기 말이야, 우리, 그…… 사귀기 시작했잖아」

「네」

「…… 사귄다는 건, 구체적으로 뭘 해야 되는 거야?」

「네?」

스스로도 바보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지만, 서로에게는 진지한 문제다.

「아, 아니, 사귀는 게 처음이기도 하고…… 소녀 만화나 연애 소설 같은 건 안 읽으니까. 얼마나,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할지 몰라서」

「…… 그, 글쎄요」

역시 마히루도 이성과 인연이 없고 이성에 흥미를 갖지 않는 날들을 보내온 듯 아마네의 고민에 다소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생각나는 일이 있어?」

「…… 손을 잡는다든가?」

「평소에 하는 거잖아」

「같이 휴일을 보낸다든가」

「일상이네」
「밖으로 나갈까요?」

「뭘 할려고?」

「꼬옥 포옹을 한다든가?」

「했잖아」

유감스럽게도 마히루도 비슷한 지식밖에 없었던 듯, 말한 것은 이미 경험을 했던 것들이었다.

연인 같은 일이라는 말을 들어도 갑자기 떠올리기는 어렵기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연인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한숨을 내쉰 아마네에게, 마히루가 주뼛주뼛 아마네의 옷자락을
잡아당긴다.

무슨 일인가 하고 다시 마히루를 바라보니, 왠지 희미하게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 그, 말하기 어렵다고나 할까 말하는 게 부끄럽지만…… 사, 사귀지만 않았을 뿐, 평소 연인끼리 하는


일들을 했던 게 아닐까요……?」

마히루의 말에, 침묵이 찾아온다.

(…… 듣고 보니, 아니, 아무리 봐도 그렇잖아……!?)

자연스럽게 같은 공간에서 지내거나 손을 잡고 외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런 것들은 보통


친한 남녀가 하는 것이다.

아니 처음에는 알고 있었지만, 너무 일상이 너무 되어버려서 의식하지 못한 것이다.

「저, 저도, 아마네군을 뒤돌아 보기를 원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습니다만…… 곰곰이 생각하면, 연인이 하는
일이었네요」

「…… 그, 그렇게 말하면……」

「그러니까, 이상하게 연인이라고 의식하는 것보다는, 늘 그렇듯이…… 그냥 만나거나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을까요?, 게다가, 무리하게 틀에 맞추지 않아도, 저희들은 저희들 나름대로…… 그,
사귀어 가면, 좋을 것 같은데요……?」
내 나름대로라는 말이 가슴에 돌이 떨어지듯 스르르 떨어졌다.

(…… 별로, 틀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건가)

연인의 행동이란 것에 왠지 초조해했지만, 별로 초조할 필요는 없다. 마히루는 아마네를 좋아하고, 아마네는
마히루를 좋아하며, 사귀고 있다. 이 사실만 있으면 된다.

발돋움하지 않고, 둘이서 천천히 서로를 깊이 이해해주면 되는 것뿐이다.

「그렇네. 미안, 뭔가…… 여유가 없었어. 처음이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든」

「…… 네」

「…… 그, 뭐야. …… 언제나 그렇듯이 말이야…… 이제부터는, 그, 좋아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게」

마히루의 손바닥을 감싸듯 손을 잡자, 붉어져 있던 마히루의 뺨이 더 붉어졌다.

수줍음을 가리듯 눈가를 감싼 채, 그럼에도 아마네의 손을 잡고 아마네의 팔에 기댔다.

「아마네군」

「…… 응」

「…… 이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그래」

가냘프게 속삭인 목소리에 동의하며, 옆에 있는 따스함을 조용히 만끽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3 화


113. 천사님의 목소리로 눈을 뜨는 아침

「아마네군, 일어나세요」
자신을 부르는 상냥한 목소리가 들린다.

속삭이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에 기분 좋게 「응」이라고 작게 대답을 하고, 무거운 눈을 들어 올려서 천천히


눈을 뜬다.

졸리기 때문인지 시야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희미하게 비친 사랑스러운 소녀가 보였다.

침대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아마네를 깨우고 있던 듯, 앞으로 구부린 듯한 자세로 등나무처럼 아미 색의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요동치고 있다.

「…… 마히루?」

「네. 안녕하세요」

확인을 위해 이름을 불러 보니, 귀에 익은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자신이 잠을 자고 있는 게 아니라, 현실에 마히루가 있다는 이유로 머리가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마히루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아마네의 방에 있었기 때문에, 그에 따르듯 혼란은 사라졌다.

「…… 안녕. 왜 마히루가?」

「어제 한 말, 기억 안 나세요?」

무, 하고 미묘하게 눈썹을 찌푸린 마히루에게 「어제」라고 다시 한번 말한 뒤, 뒤늦게 어제의 대화를 떠올렸다.

「월요일부터 같이 학교에 가도 돼요?」

일요일에 헤어질 때 마히루가 그렇게 말했다.

어딘가 침착하지 않은 모습으로 불안한 듯 쳐다봐서, 아마네로서도 미묘하게 진정되지 않는다.

마히루가 머뭇거리며 말을 건 것은, 아마네가 연인 관계를 숨기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일단 서로 의논을 해서 공개하기로 결정을 했는데, 불안해진 것 같다.

아마네로서는 이미 그런 공개 고백 같은 일이 있었기에 숨길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도 않고, 차라리 뻔뻔하게


사귀게 되었다고 말해버릴 생각이었다.

「아, 괜찮아」

「저, 정말이에요?」

「거짓말해서 어쩔 건데?」

아마네의 승낙에, 마히루의 눈동자에 섞여 있던 불안한 색이 불식되고 환희의 빛이 깃든다.

작게 「계속 같이 학교에 가고 싶었어요」라고 수줍음과 같이 속삭인 말에 이쪽 심장이 뛰어 버렸지만, 그녀는


눈치채지 못한 채 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럼 아침에 아마네군의 집에 갈게요. 하는 김에 같이 아침을 먹으면 되겠네요」

「오, 아침부터 갓 만든 마히루의 밥을 먹을 수 있는 건 행운이네」

「도시락을 만들고 남은 거지만요. …… 아마네군의 도시락도, 만들어도 돼요?」

「그건 바라는 바야」

아침밥을 만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점심시간에도 마히루의 요리를 먹을 수 있으니 반기지 않을 리가


없다.

마히루도 이제 남에게 사양하지 않아도 된다며 밝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어 이쪽이 기뻐지는 것과, 동시에
낯간지럽다고나 할까 부끄러워졌다.

(내일부터는, 같이 가는구나)

지금까지는, 마히루와의 관계를 들키지 않기 위해, 시간을 늦춰서 등교를 하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더 이상 그 필요가 없어진다.


학교에서 연애를 공식화하는 것은 질투 같은 것이 날아와 역시 불안하긴 하지만, 무엇보다 마히루가 기뻐하고
있고, 나도 그녀의 곁에 있어서 기쁘다.

기쁜 듯 웃는 마히루를 바라보며 「나도 내일부터 열심히 해야지」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 아─」

자고 일어난 머리가 이제야 깨어나기 시작했는지 어제 일을 떠올리며, 아마네는 작게 신음했다.

싫다는 게 아닌, 단순히 자다 일어나서 보인 마히루의 얼굴이 약간 심장에 무리를 줘서 일어나게 된다고 생각할
만한 일이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상태를 바라보며 기가 막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진심이라고 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구나라는 듯한 미소였기에, 아마네로서는 미안함과 부끄러움으로 입술


주변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가 버렸다.

「정말, 잘 잊어버리시네요. …… 어서, 옷을 갈아입고 세수하고 오세요」

「알겠어」

마히루는 그 사이에 밥 준비를 할 것이다.

하품을 하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입고 있던 셔츠를 벗자 「햐앗!?」하고 뒤집힌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렸다.

벗은 셔츠를 침대에 놓으면서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는 강하게 눈을 감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뺨은


순식간에 물들어갔다.

「그, 그게, 전에도 말했지만, 제가 있는 곳에서 벗지 말아 주세요」

눈앞에서 벗어서인지 동요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로서는 역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남자라고 봐서는 안 되는 건 아닌데」

「제가 곤란해요……」

「보여주고 싶은 건 아니지만, 보는데 익숙해져. 여름에 수영장 같은 곳에 갈 수 없을걸」

그다지 이성의 몸에 면역이 없는 것 같은 마히루에게, 중학생 때 여름은 어떻게 하고 있었던 걸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애초에 수영을 하지 못하기에 무엇인가 이유를 대고 쉬고 있었던 걸까.

성격상으로 성실한 마히루가 땡땡이를 친다는 상상이 되지 않았지만, 전혀 수영을 못하니까 수영이 필수 과목이
아닌 고등학교를 선택했을 정도라, 어쩌면 있을지도 모른다.

여름에 수영장에 갈지도 모른다는 애매한 약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의식을 해도 곤란하고, 애초에
수영장이라면 주변에 있는 남자가 반나체로 있기 때문에 그녀가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 …… 서, 선처하겠습니다……」

마히루로서도 그것은 자각하고 있는지 가느다란 목소리로 신음하듯 대답한 뒤, 흠칫흠칫 눈을 떠서 아마네의 몸을
시야에 담고 있다.

미묘하게 반쯤 울 것 같은 새빨간 얼굴로 떨며 아마네의 상반신을 바라본 마히루는 「우우」하고 역시 신음했다.

솔직히, 아마네의 몸은 요염함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있을 정도로 단련되어 있지는 않다.

2 학년에 들어서는 평소에 몸이 둔해지지 않기 위해 하는 운동과 카도와키가 추천하는 근력운동을 하는 것뿐으로,


가늘고 연약하다고 들을 만한 체형은 아니지만…… 불끈 불끈하다고 말할 정도도 아니다. 얼굴을 돌리고 싶어질
정도는 아닐 것이다.

(…… 이것, 익숙해지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해질 것 같네)

마히루와 깊은 관계가 되는 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이고, 만약 그때까지 면역이 되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곤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마네도 아마네대로 마히루의 몸을 바라보면 움직임을 멈출 자신이 있어 어느 의미로서는 피차일반일지도
모른다.

「…… 아─, 그, 뭐야. …… 먼저 밥을 만들어 줘」

없는 일을 상상해버려 이쪽도 얼굴이 붉어져 버렸기 때문에, 똑같이 얼굴이 붉어진 마히루에게 그렇게 말을 걸자
「그럼, 그 호의를 받아드릴게요」하고 도망가는 토끼처럼 도망쳤다.

그 등이 문 너머로 사라진 뒤, 아마네는 옆에 있는 벽에 한 번 머리를 박고는 「이른 아침부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라며 작게 신음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4 화


114. 천사님과 아침의 한때

세면대 거울에는, 낯선 자신이 비치고 있다.

교복을 입은 모습은 언제나 똑같은데, 머리부터 보이는 모습은 평소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본 적이
없는 모습이 아닌, 가끔씩 마히루에게 보여주는 모습인데, 사복이 아니라 위화감이 있다는 것이다.

시야에 전혀 걸리지 않게 된 검은 커튼을 살짝살짝 손끝으로 만지며 조정한다.

여자들과는 달리 화장을 할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그런데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공을 들이는 것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

「…… 아마네군」

배후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거울 너머로 등교 준비를 끝낸 마히루가 세면대에 있는 아마네를 부르러 온 것이 보였다.

돌아서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자, 어렴풋이 그녀의 얼굴이 흐려져 있다.

「왜 그래?」
「…… 싫지 않아요?」

「어떤 게?」

「…… 그 머리 스타일」

「아아, 그 일이구나」

약간 주저하며 나온 말은, 아마네를 걱정하는 것이었다.

마히루로서는 아마네가 이 머리 스타일로 등교하는 것을 거부했던 던 걸 봤었기 때문에, 이렇게 아마네가 전의


남자와 결부되는 것이 불안했던 것 같다.

아마네로서는, 자신이 원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싫지는 않다.

망설임이 없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마히루의 옆에서 당당히 서기로 결정했으니, 마히루에게 부끄러움을
주지 않을 모습이 좋을 것이다.

특별히 잘생긴 편은 아니지만, 이츠키나 카도와키한테 잘 생겼다고 보증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일단 마히루에게 센스가 없다거나 취향이 이상하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하고 싶다.

「별로 싫진 않아. 마히루는 싫어?」

「…… 싫지는 않지만, …… 조금, 복잡해요」

「복잡?」

「…… 독차지할 수 없게 돼버리니까」

어렴풋이 몸을 움츠리곤 애처로운 듯 중얼거린 마히루가 사랑스러워서, 작게 웃으며 부스스 머리가 망가지지 않게
주의하면서 마히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럼 여기 있는 동안은 독차지하게 해줄까?」

「…… 하게 해주세요」

솔직히 농담이었는데, 마히루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아마네의 가슴에 안겨왔다.

설마 정말로 수긍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말을 꺼낸 자신이 약간 주춤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마히루의
등으로 손을 돌렸다.

머리 하나 정도 키가 작기 때문에 가슴에 얼굴을 묻게 된 마히루는, 아마네를 떼어 놓지 않으려는 듯 셔츠를 잡고


있다.

슬쩍 이쪽을 올려다보는 모습은, 역시 불안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 아마네군은 멋지니까, 다른 여자아이들이 많이 말을 걸어올 것 같아요. 정당한 평가는 기쁘지만……」

「내가 마히루말고 다른 사람을 본다고?」

「그건 아니에요. 하지만, 심적인 문제예요」

「질투?」

무심코 물어보자, 단번에 뺨을 붉히고, 그런데도 솔직하게 「네」라고 긍정한 뒤 가슴에 이마를 대고 기댔다.

꽤 부끄러웠는지, 황갈색의 머리카락부터 귀까지 붉게 물들어 있다.

「귀여워」

「…… 바보」

「괜찮아. 나는 마히루만 보이니까」

질투를 하지 않는 이유가 되지는 않겠지만, 아마네에게 있어서 다른 여성은 연애 대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귀엽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가장 사랑하는 여성이 있어 한눈을 팔고 있을 새가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아마네는 극히 친한 사람 사람들 이외는 심한 말이지만 아무래도 상관없고 흥미가 없기 때문에, 거들떠도
보지 않을 자신이 있다.

외모가 좋아졌다고 갑자기 다가오는 여성은, 아마네의 절친한 울타리에 들어갈 리가 없다.

「…… 그건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빌붙을 틈이 없을 정도로 제가 아마네군을 사랑하는 거니까요」

「적당히 해 줘. 다른 사람한테 너무 마히루의 귀여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까」

「…… 아마네군도 바로 그런 말을 하잖아요!」


왠지 화를 내기 시작한 마히루에게 황급히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지만, 마히루는 등으로 돌린 손으로 탁탁 등을
두드렸다.

「아마네군은 자연스럽게 그런 말을 하니까 안 돼요」

「안 된다고?」

「심장에 나빠요」

「그건 내 대사인 것 같은데…… 마히루도, 자연스럽게 어리광을 부려오니까 가끔은 죽을 것 같아」

오히려 마히루가 스킨십도 같이 들어와 파괴력이 높다.

부드러운 몸매와 함께 달콤한 향기를 감돌곤 달콤한 미소를 아낌없이 보여줘, 항상 아마네의 심장은 달리기를 한
것처럼 빠르게 뛰었다.

지금도, 마히루의 귀여움에 심장이 두근두근 소리를 내고 있다.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마히루도 알 수 있을
것이다.

「…… 기습이 더 파괴력이 높으니까」

작게 투덜거린 마히루가, 꽉 얼굴을 가슴에 비볐다.

「…… 하지만, 아마네군이 굉장히 두근거리고 있으니까, 오늘은 넘어갈게요」

아무래도 아마네가 심장을 크게 울리게 하고 있는 일에 만열[滿悅]과 같은 마히루가 그렇게 속삭여, 아마네의


가슴에 뺨을 비빈다.

그 행동이 또 귀엽고 신음할 것 같아서, 평정심이라고 스스로 타이르며, 자신의 속에서 태어나는 충동을 속이듯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히루가 다 충전된 것은, 5 분 뒤에 일이었다.

엷게 물든 뺨에 약간 축축한 눈망울의 마히루를 바라보는 것은 매우 심장에 나빴지만, 본인은 만족한 듯해서


아마네의 초조함은 가슴속에 담아둔다.

「그럼, 갈까?」

시간은 여유로워서, 아침에 스킨십을 하더라도 지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슬슬 집을 나가자고 말을 걸자, 마음탓인지 피부에 윤가가 흐르는 마히루가 「네」하고 미소를 지었다.

(나는 아침부터 피곤하지만)

싫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기쁘기 때문에 더욱, 참느라 녹초가 된 것이다. 휴일이라면 이대로 마히루에게
되갚아주기 위해 흐물흐물 녹을 정도로 어리광을 부렸을지도 모르겠지만, 학교라서 그것도 쉽지 않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지친 모습을 알아채지 못한 채, 기력이 넘친다.

아침부터 여러 가지로 몸부림을 쳐 미묘하게 지치면서도, 싫은 피로는 아니기 때문에 쓴웃음을 지으며, 마히루와
함께 가방을 들고 현관을 나선다.

처음으로 그녀와 교복을 입고 현관을 나온 일에 묘한 감회를 받으면서 문을 잠그고 마히루를 내려다보자, 약간


안절부절못하는 마히루가 보였다.

손이, 주뼛주뼛 아마네의 셔츠 자락을 움켜쥐고 있다.

「…… 손, 잡을래?」

「네」

아무래도 정답이었던 듯 수줍어하는 마히루에게 「귀엽잖아, 젠장」하고 작게 투덜대며, 아마네는 마히루의 손에


깍지를 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5 화
115. 통학 풍경

「시선이 느껴져」
학교에 가까워짐에 따라 박히는 많은 시선에, 아마네는 무심코 지친 것처럼 말을 흘렸다.

시선의 질은 여러 가지로, 마히루와 손을 잡고 걷는 남자는 누구냐는 질투와 호기심이 섞인 것도 있으며 선망의


시선도 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맛보자 상상 이상으로 불편하다.

쏠리는 시선에 가득 찬 것이 부정적인 감정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그럼에도 익숙해지지 않고 낯설다.

수수하고 눈에 띄지 않는 생활을 보내던 아마네로서는, 역시 침착해지지 못했다.

「어쩔 수 없죠. 확 하고, 완전히 달라졌으니까요」

거기에 연인이에요라는 어필도 겸해 손을 잡으며 걸어가고 있으니, 당연히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자들의 시선이
날아온다.

다만, 체육제에서 보인 아마네와 지금 마히루의 옆을 걷고 있는 아마네가 꽤나 다른 듯, 입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누구냐는 듯한 시선이 따끔거리고 있다.

「그렇게나 달라?」

「으음. 뭐라고 할까요, 물론 머리 스타일이 바뀌었으니 겉모습이 다르다는 것도 있지만, 반듯하게 허리를
세우고 자신 있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인상이 달라졌어요」

「미안하네, 평소에 무기력해서」

「자학하지 마세요. …… 애초에, 아마네군이 변한 거예요. 어느 쪽의 아마네군도 좋아하지만, 비하하는


아마네군은 싫어요」

「싫어한다는 말을 듣는 건 싫으니까 조심할게」

「괜찮아요」

앳된 미소를 지으며 몸을 기대어 오는 마히루에 또다시 시선이 날아온다.


이번에는 살기가 섞여서 미묘하게 뺨에 경련이 일어났지만, 마히루가 주변에 살짝 극상의 천사 스마일을 던지자
사라졌다.

주변에 유무를 말하게 하지 않는 천사님은 어떤 의미론 최강이었다.

비교적 나아진 시선을 느끼며, 마히루의 손을 다시 한 번 잡고 앞을 바라본다. 이제 곧 학교에 도착하지만,


학교에서는 더욱 시선을 받게 되므로 지금부터 미묘하게 위가 아파졌다.

「여기서 이 정도의 시선이라면, 교실로 들어가가기 귀찮아지네」

「포기하세요. …… 아니면, 싫으세요?」

「싫지는 않아. 확실하게 변한다고 결정했으니까」

마히루에게 고백을 받은 시점에서, 이제는 지금까지의 자신으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녀의 옆에 있기 위해서라도, 부끄럽지 않은 자신이 되기로 결정했다. 노력을 게을리하기보다는, 약간의 위통을
견디는 각오로 마히루에게 맞는 자신으로 있을 생각이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 그래요?」라고 돌려주며, 얽힌 손가락에 힘을 줬다.

「마히룽?」

옆에서 마히루의 귀가 어렴풋이 붉어진 걸 깨닫고 말을 걸려고 한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귀에 익은 목소리와 김이 빠지는 듯한 별명에 뒤를 돌아보자, 눈을 크게 깜박이는 치토세가 있었다.

멍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표정을 지은 치토세는, 마히루의 모습을 바라보곤, 시선을 옆에 있는 아마네로 옮긴다.

연결된 손을 바라본 뒤 「하항」하고 빙그레 웃은 치토세는, 종종걸음으로 아마네들에게 다가와 힘차게 아마네의
등을 두드렸다.

「안녕. 드디어 됐구나」


「시끄러」

「마히룽도 안녕. 잘 됐네」

퍽퍽하고 생각보다 조금 강하게 때리는 치토세는 매우 기분이 좋은 듯, 만면의 미소를 띠고 있다.

오늘은 호기심과 질투의 시선만 받고 있었기 때문에, 순수한 호의의 시선을 받아 잠시나마 가슴이 뜨거워졌다.

「축하해, 마히룽, 계속 지켜본 보람이 있었어」

「여러가지 상담을 받았으니까요」

「응응. 아마네가 둔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 마히루」

「하, 하지만, 실제로 아마네군은 둔하니까요」

그런 말을 들으면 그다지 반론을 할 수가 없다.

계속 어필을 받고 있었는데도 확실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자신이 나쁘기에, 치토세에게 상담을 받는 것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상담에 응한 치토세는 「뭐 아마네니까」하고 그다지 기쁘지 않은 평가를 말한 뒤, 재차 아마네를 바라봤다.

관찰하는 듯한 시선은, 아마 빈틈없이 잘 정돈한 아마네의 모습을 처음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그렇다 치더라도 아마네의 그 남자 모습은 처음 보네―」

「뭘 이상하게 부르는 거야?」

「잇군이나 유우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흠흠, 잇군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남자가 되었네」

재차 웃는 얼굴로 팍팍 등을 두드려 오는 것은, 그녀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 일 것이다.

겉모습이 바뀌어도 평소대로라는 격려와 같은 말을 들어, 조금 입가가 느슨해진다.


「너한테 있어선 이츠키가 제일이잖아」

「그야 물론. 마히룽에게 있어서 아마네가 제일이니까 불평은 하지 말라구?」

「그렇네. 마히루에게 제일이라면 괜찮지」

치토세에게 있어서 제일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히루에게 있어서 아마네가 제일이라고 말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힐끗 마히루를 바라보자, 손을 잡고 있는 마히루는 팔에 얼굴을 대곤 작게 「…… 아마네군이 제일이에요」라고


속삭였다.

치토세의 앞에서 선언을 하는 게 미묘하게 부끄러운 지, 어렴풋이 뺨을 물들이고 있다.

「아가씨네―. 마히룽, 귀여워. 아마네만 없었다면 껴안고 칭찬해줬을 텐데」

「네네. 통학로에서 하지 말고 교실에 도착해서 마음껏 해라」

「남자친구한테서 허가가 났어, 마히룽. 나중에 꼭 할게─!」

「에, 네, 네 아무쪼록, 부드럽게……?」

왠지 포옹을 당하게 된 마히루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자, 치토세가 만면의 미소로 마히루의 옆을
걸었다. 아마 치토세는 마히루의 일을 칭찬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한 것이다.

두 사람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확인하고, 마히루에게서 눈을 뗀 뒤 주변을 바라본다.

시선의 양은, 학교에 가까워지고 있어서인지, 더욱 늘어나 있었다.

(…… 교실에 가면, 질문 공세를 받을 것 같네)

대량의 시선을 받으며 앞으로 몇 분 뒤의 미래를 상상한 뒤, 아마네는 두 사람에게 들키지 않도록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의 이웃천사는 여기까지.
다음편부터는 학교입니다 !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6 화
116 천사님과 전의 남자
학교에 도착하자, 시선은 더욱 늘어났다.

옆에 치토세가 있기는 하지만, 아마네와 마히루가 손을 잡고 복도를 걷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눈길을 끌고 있다.
치토세는 한가로이 「휴우─, 주목의 대상이구나」하고 감상을 말했지만, 아마네로서는 역시 시선을 받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마히루는 시선을 받는 데 익숙해져 있는지 당당히 걷고 있다. 제대로 잡은 손이 보이도록 걷고 있기 때문에,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도 겸하고 있을 것이다.

복도를 지나자 「천사가 남자랑……」 「시이나씨가 평소랑 달라……」 「저런 녀석이 있었어!? 전에 봤던
체육제의 남자가 아닌 것 같은데……」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유감스럽게도 그 체육제에서 소중한 사람이라 칭한
남자가 나다.

그 목소리에 대꾸를 하지는 않았지만, 마히루는 달콤함이 섞인 천사님의 미소를 띠며 주위에 흩뿌렸다.

「아마네군」

「응?」

「이제 교실에 도착하는데, 괜찮아요?」

교실에 거의 도착하기에, 마히루가 물었다.

「이미 보여주기로 한 시점부터 각오했으니까 괜찮아」

「…… 그래요?」

「모두 놀랄걸. 마히룽의 그 발언 이후에, 휴일이 지나고 아마네가 이미지 체인지를 했으니까 말이야」

나도 깜짝 놀랐으니까, 하고 경쾌한 미소를 띠는 치토세에게, 그녀와 이츠키, 카도와키에게는 연락을 했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미묘한 후회가 들었다.

사귀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부끄러워서 뒷일로 미루고 있었지만, 지켜봐 준 그들에게는 가장 먼저 말해줬어야
했어야 했다.
「…… 치토세」

「응?」

「미안해, 그, 말해주지 않아서」

「아냐, 사귀기 시작한 건 체육제가 끝난 뒤지? 분명 둘이서 너무 바빠서 신경을 못 썼을 테고, 아마네는 메시지
같은 게 아니라 정면에서 마주 보고 말하고 싶어 하는 타입이니까, 신경 안 써」

러브러브 하느라 바빴다는,라는 인식이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확실히 어제는 둘이 달라붙어 있었고, 그
밖의 일을 생각하지 않았었다.

게다가, 치토세가 말한 대로, 여러 가지 신세를 졌던 치토세들에게는 실제로 만나서 말하고 싶었다. 치토세는
말하기 전에 알아차리고, 놀려왔으니 보고라기보다는 사실 확인을 받는 형태가 돼버렸지만.

「…… 고마워」

「천만에. 후후─, 두 사람을 붙여준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를 좀 더 칭찬하는 게 좋을걸―」

「하하─. 다음에 치토세님이 마음에 들어 하시는 역 앞의 크레페를 드리겠습니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받을 게―」

말을 꺼낸 치토세에게 아마네도 끼어들어 대화를 하면서, 마히루와 같이 교실 문에 몸을 지나쳤다.

「아, 안녕, 시이나…… 에?」

처음 알아차린 것은 교실 출입구 근처에 모여 있던 몇몇 여자들이었다.

책상에 앉아서 뭔가 즐거워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마히루의 입실을 깨닫고 시선을 올린 뒤…… 그리고,
마히루의 손을 잡고 있는 아마네를 알아차린 것 같다.

시선이 연결된 손에서 아마네의 얼굴로 올라간다.

그때 그녀들의 표정에 떠오른 것은, 누구야, 이 사람은, 이런 것이었다.


이 반응은 당연하다. 아마네는 다른 사람에게 이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가끔 보였다,라는 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후지미야 아마네로서 이 모습으로 학교에 등교한 적은 없었기에,


그녀들의 눈에는 모르는 사람으로서 비칠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 체육제에서 마히루가 아마네를 소중한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학생들의 기억 속에서
생생하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지금 손을 잡고 있는 청년이 아마네라는 게 연결될 것이다.

그 계산식의 대답이 도출되기 전에, 아마네는 한 번 그녀의 손을 놓고 짐을 자기 자리에 놓으러 나아갔다.

알기 쉽게, 자기 자신이 누구인 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눈치채자, 교실이 평소보다 조용해져 있었다.

평소엔 수다를 떨며 꽃을 피우고 있는 클래스 메이트들도, 아마네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다.

「안녕, 후지미야」

어딘가 거북함조차 느껴지는 정적 속에서, 평소의 웃는 얼굴을 띄운 카도와키와 이츠키가 아마네에게 다가왔다.

자신을 알고 있어서 평소대로 대해주는 이들의 존재가, 지금은 매우 고맙다.

「안녕, 둘 다」

「뭐야, 드디어 끝난 거야?」

「끝났다니.. …… 뭐, 이렇게 됐어」

그들과는 많은 상담을 하기도 했고, 이츠키는 가장 빨리 아마네의 마히루를 향한 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가 둘 밖에 모르는 그 남자 스타일로 손을 잡으며 교실에 들어온 것에 곧바로 사귀기 시작했다는 걸 눈치챈
것 같다.

「축하해. 나는 후지미야랑 사이가 좋아진 게 최근이라서 별로 길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조금


조마조마했는데, 겨우 후련해진 것 같은 느낌이야」
「나는 반년이나 지켜보고 있었다고. 이 멍청이를」

「시끄러워. 미안했어」

실제로 반년 정도 아마네와 마히루를 지켜보고 있던 그로서는 감개가 깊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길었었지」
하고 중얼거렸다.

이츠키에게는 좋았든 나빴든 신세를 졌고, 등을 떠밀어준, 아니 거의 강제로 밀어줬기 때문에, 감사하고 있다.
가끔씩은 지나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던 아마네를 응원하고 지지해줬다.

아마, 아는 사람들 중에서는 이츠키가 가장 이 연애를 축복해주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각오를 결정한 게 그 모습인 거지?」

「그래」

「아니―, 왠지 낯설어서 기분이 묘해」

「그러게. 지난번엔 어쩌다 본 것뿐이었으니까」

카도와키한테 보인 건 골든위크 때로, 한 달 정도 전이었다. 그것도 한 번 밖에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낯설어


하는 것도 당연하다. 낯설어하지 않는 건 마히루 정도뿐이다.

그 마히루는 치토세가 찰싹 달라붙어서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른 클래스 메이트들에게 바글바글 둘러싸여 있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지만, 교실이 조용해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들린다. 들리지 않아도 무슨 말을 물을지는
알 것 같지만.

「저기, 후지미야군!」

힘들겠네, 하고 바라보고 있자, 이번엔 아마네의 차례였다.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몇몇 여자들이 흥미로워하는 것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은 채 아마네를


바라보면서 둘러싸려고 하고 있었다.
그다지 이성에게 익숙하지 않은 아마네로서는, 이러한 상황이 위를 아프게 했지만, 애초부터 이렇게 될 것을
각오하고 있었기에 내색하지 않고 그녀들 쪽을 바라봤다.

「…… 왜?」

「와, 정말 후지미야군이였어! 내가 알고 있던 후지미야군이랑 달라서 깜짝 놀랐어!」

「굉장히 인상이 바뀌었지─」

「정말! 전에는 수수한 느낌이었는데!」

「잠깐, 수수하다니 실례잖아」

「아, 미안, 후지미야군」

「괜찮아, 수수했었으니까」

여자들의 기세에 눌릴 것 같았지만, 가능한 그녀들의 페이스에 빠져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들의 말은 사실이기에, 반론할 생각도 없고 조바심도 느껴지지 않았다.

수수하게 있던 것도 자신이고, 성격상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반에서 있으나 마나 한 얌전한


남자로 여겨지고 있었다.

아마, 이 반의 누구라도 수수하고 평범한 남자라는 평가를 내렸을 것이다.

그것이 갑자기 바뀌어버렸으니, 당황하는 것도 납득이 간다.

「상당히 이미지 체인지를 해버렸네―」

「이상해?」

「그렇지 않아, 굉장히 좋아졌다고 생각해」

「오히려 미남이 되어서 깜짝 놀랐어」

「그런 말을 듣다니, 이 모습을 한 보람이 있네」

정면에서 칭찬을 받는 게 부끄러웠지만, 여기서 부정을 해도 어쩔 수 없으며 겸손은 때때로 독이 된다는 말을


들었기에 고맙게 받았다.
가능한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수긍을 하자, 그녀들은 즐거운 듯이 미소를 지었다.

「있지 있지, 하나만 물어봐도 돼?」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신경이 쓰였던 건데, 전에 시이나씨랑 같이 걸었던 건 후지미야군이야?」

드디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머지않아 누군가한테 들을 질문이었기에, 여기서 확실하게 대답과 의사표시를 할 생각이다.

다른 클래스 메이트들도 이쪽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으니, 여기서 선언을 해버린다면 학교 안에 전해질
것이다.

「맞아, 나야」

「사, 사귀고 있는 거야? 오늘, 손잡고 온 것 같은데……」

「응. 덕분에, 지난주부터 사귀기 시작했어」

확실하게 긍정을 하자, 꺄 하고 새된 목소리가 높아졌다. 뒤에서 남자들의 절망의 소리와 원망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후에 남자들에게도 추궁을 당할 테니, 그때 받아들이면 되겠지.

「어, 어떻게 시이나씨랑……」

「작년부터 인연이 있어서 말이야. 자연스럽게 사이가 좋아졌어. 마히루」

「네」

질문 공세가 끝났다기보다는 아마네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빠르다고 판단했는지, 상냥한 미소로
다가온다.

옆으로 이동해 아마네에게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선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질문한 여자들에게 아름다운 미소를
보였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일이 있어서 사귀게 되었어요. 계속 저의 짝사랑이었기 때문에, 정말로 기뻐서……


무심코, 자랑처럼 손을 잡고 와버렸어요」

등교했을 때처럼 아마네의 손을 잡는 마히루에, 아마네도 작게 쓴웃음을 지은 뒤 마히루의 손을 잡았다.

「아니, 내가 먼저 좋아하게 됐던 것 같은데」

「제 쪽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어느 쪽이든 아마네군은 계속 고백해 주지 않았고요」

「미안해. 확실하게 고백했으니까 용서해줘」

「…… 제가 먼저 한 것 같은데요」

「다음엔 제대로 나부터 할 테니까」

「뭘 하실 거예요?」

「…… 글쎄」

연인 사이의 끝에 있는 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마히루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텐데…… 마히루는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할 뿐이다.

아마네로서는, 지금 여기서 말할 것도 아니고, 책임질 수 있는 나이도 아니기 때문에, 아직 가슴속에 담아두려고


한다. 아마, 이 말은, 몇 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지 않은 채 변함없이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확실하게 자신부터 말할 생각으로, 지금은 보류라는 일이 된다.

가만히 있는 아마네에게 약간 불만스러운 듯 아마네를 올려다봤지만, 아마네가 머리를 쓰다듬자 그것도


가라앉았다.

「…… 또, 넘어가는 거죠」

「언젠가 말할 테니까 용서해줘」

「정말」

입으로는 불만을 말해도, 표정은 행복했다.

다만, 뭔가를 깨달은 듯 당황해하며 뺨이 붉어졌지만.


그 모습에 웃으며 주변을 바라보자, 클래스 메이트들이 입을 열고 가만히 있었다.

시선의 끝에는, 아마네와 마히루가 있다.

(-저질러버렸다)

확실히 마히루와의 관계를 보여줘서 마히루의 남자친구라는 입장을 확고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평소
집에서 하는 대화를 할 생각은 없었다.

무심코 습관적으로 머리를 쓰다듬어버렸지만, 이런 식으로 대하면 클래스 메이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잘
모르겠다.

「…… 아마네, 너희들 무의식적으로 노닥거리니까 조심해라」

원조 바보 커플의 칭호를 갖고 있는 이츠키한테까지 주의를 받아, 아마네는 황급히 마히루의 머리에서 손을 뗀 뒤


뺨에 밀어닥치는 열을 겉모습으로 들어내지 않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7 화


117. 쉬는 시간

아마네와 마히루가 사귀기 시작했다는 것은 눈 깜짝할 순간에 학교 안에 퍼졌다.

많은 클래스 메이트들과 등교를 했을 때의 풍경을 보여준 덕분에, 소문이 아닌 진실로서 알려진 것 같다.

덕분에 이동 수업이나 쉬는 시간에 교실을 떠나 복도를 걸을 때마다 소곤소곤 속닥이고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

「뭐, 며칠 지나면 진정되겠지」

소란을 한 걸음 떨어진 위치에서 바라보고 있던 코코노에의 한 마디에, 히이라기도 「그렇겠지」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은 계속 같은 화재를 유지하지 않으니까, 다른 화제에 묻혀버리겠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말이야. 역시 매일 이러면 곤란하니까」

휴식시간인 지금도 멀리서 뭔가 수군거리고 있기에,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다.

덧붙여서 이전 쉬는 시간에는 반의 남자들에게 심하게 추궁당해서, 체력이 반 정도 깎여 있다. 오늘 체육이 없는


게 다행이다.

「질문 공세를 당하는 건 적어질 것 같은데, 이번엔 다른 의미로 모이지 않을까?」

「다른 의미?」

「좋은 매물이 나왔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이미 매매가 끝났지만」

벌써 마히루에게 장래를 통째로 예약한 셈이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라는 말을 들어도 불가능하다. 애초에 만약
마히루보다 좋은 조건의 여성이 있었다고 해도, 마히루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사랑은 도리가 아닐 때도 있어」

「아, 아키라가 그런 말을 하다니, 드문데」

「실례네. 뭐, 누군가의 연인이라고 해도, 좋아하게 되는 마음은 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사랑은 충동


같은 거고」

물론 충동을 행동으로 옮겨서는 안 되지만,이라고 덧붙인 코코노에는, 뭔가 굳어진 채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여자들을 바라보며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었다.

「나로서는, 어디를 어떻게 생각해도 너희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동감이야. 이렇게 과시를 해서 견제를 했으니까. 설마 모든 사람들 앞에서 그런 행위를 한다고는
몰랐지만」

「그건 잊어 줘……!」

아침의 모습이 떠올라 수치심에 습격당한다.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고 보여주는 건 견제를 하는 의도였지만, 머리를 쓰다듬거나 거의 고백을 하고, 그것도 듣는
사람에 따라선 프러포즈를 할 예정이 있다는 걸 알려버릴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마히루는 속일 수 있었지만, 이츠키나 코코노에는 눈치채고 있던 듯 「뜨겁네」 하고 기가 막혀하고


있었네.

「뭐, 시이나씨가 그런 표정을 보이는 건 후지미야뿐이라는 걸 보여줬으니까, 그 점에서는 괜찮았잖아?」

「……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부끄러운 건 부끄러운 거야」

「손잡고 등교를 했으면서, 뭘 이제 와서 그래」

「그거랑 이건 다르다고」

의도했던 것과 의도하지 않은 것은 수치의 정도가 다르다.

「포기해. 뭐, 그렇게 과시해서 감사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야」

「감사하고 있다고?」

「시이나씨를 노린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기쁜 건 여자들이잖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려진 말은, 아마네로서도 생각하던 일이었다.

마히루를 특별시 하던 여자들 중에선, 역시 남자들의 시선을 끄는 마히루에게 복잡한 마음을 안고 있던 여자들도
있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누구에게도 호의를 보이지 않고 그림의 떡으로서 계속 혼자 있었지만, 아마네라는 특정 상대를


만들고는 그 이외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약간의 반감이 누그러진 것 같다.

마히루에게 「저는 모든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게 아니라, 일부 사람들은 뒤에서 수군거린다고 생각해요」라며


쓴웃음과 함께 들었을 때, 여자들은 무섭다고 생각했지만, 이걸로 간신히 마히루도 안도할 수 있을 것이다.

「힘들구나, 여자들도. 뭐, 그게 해결됐다면, 나머지는 마히루도 한 사람의 여자아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네.


천사라고 불리는 게 부끄러워서 싫다고 하니까」

「역시 싫었던 거구나」


「으음. 유타도 왕자님이란 말에 미묘한 표정을 지었으니까, 예상했었어」

히이라기 가라사대, 카도와키도 왕자님이라고 하는 통칭을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 역시 마히루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던 그를 위해 속으로 기도했다.

언젠가 그에게도, 마히루에게 있어서의 자신 같은, 이해자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누구든
차별하지 않고 다정다감하며, 사람이 좋은 그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 무슨 얘길 하고 계세요?」

카도와키의 행복을 바라고 있자, 치토세와 이야기를 마친 듯 마히루가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이야기의 내용까지는 듣지 않은 것 같지만, 아마네의 뺨이 아침의 일의 지적을 받아 붉어진 것을 깨달은 듯,


아마네를 포함한 세 사람을 보는 시선이 어딘가 의심스러워하고 있다.

「아아, 시이나씨인가. 별로 굉장한 건 아니야. 시이나씨도 여자아이구나라는 이야기」

「도대체 무슨 흐름으로 그렇게 된 건가요……?」

「아, 아니, 그…… 마히루도 천사가 아닌 단순한 여자아이라는 걸 주변 사람들이 이해할 것 같다는 얘기야」

아침의 일은 잊어버리기로 하고, 아마네들이 이야기하고 있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서 말하자 「그렇군요」하고
납득한 것처럼 수긍했다.

「어떤 의미로선, 우상화가 되어 있었다는 걸 자각하고 있었으니까,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작은 목소리로 말한 중얼거림에 코코노에도 히이라기도 「역시」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카도와키와 오랫동안 지내오면서, 여러 일을 봐왔기 때문에 거의 동류인 마히루도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저는 이제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신경 쓰지 않아요」

「그래?」
「네. …… 저는, 단지 아마네군에게서만 여자아이로 있을 수 있으면, 그걸로 괜찮으니까요」

속삭이는 듯한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네와 코코노에, 히이라기뿐이었지만, 파괴력은 충분했다.

어렴풋이 뺨이 붉어진 채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은 마히루를 넋을 잃고 바라본 건, 아마네 뿐만이 아니었다.

옆에 있는 코코노에와 히이라기한테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고, 우연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던 것 같은 클래스


메이트도 마히루의 표정에 어딘가 정신 나간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 후지미야, 네 여자친구 좀 어떻게 해 봐」

주변의 피해가 심하잖아,라고 신음하듯 내뱉은 말에 속으로 격렬하게 동의했지만, 그런데도 아마네로서는 어쩔 수
없었으며, 오히려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쪽이 아마네였기 때문에,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는데 필사적이었다.

「…… 정말, 반했구나」

기가 막힌 것이 포함된 코코노에의 중얼거림에, 마히루는 뺨을 붉힌 채 긍정하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8 화


118 천사님과 점심

「아마네군, 밥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오전 수업이 끝나자, 마히루가 두 사람 몫의 도시락을 담은 가방을 들고 자리에 찾아왔다.

점심은 평소대로 먹을 생각이었지만, 혹시라도 폐를 끼칠지 몰라서 미묘하게 망설이고 있었다.

덧붙여서 최근 대화를 하게 된 코코노에와 히이라기한테 같이 먹자고 했지만, 그들은 「더 이상 주목을 받고 싶지


않다」라는 이유로 점심 식사를 같이 먹는 걸 거절했다. 휴식시간에 저질러버렸기 때문에 부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슬프다.
「음, 이츠키들이 괜찮다면 같이 먹을 텐데」

「어째서 우리가 거절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지갑을 든 이츠키와 치토세, 카도와키도 아마네들에게 다가와 쓴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싱겁게 포기하지 마. 항상 같이 먹고 있었잖아」

「이츠키……」

「애당초, 너희들의 스토퍼가 없다면, 여러 가지로 피해가 생길 거 같으니까 우리들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 복잡한 심경이네」

오늘의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생각해보면, 이츠키가 말하는 것도 이해가 갔지만, 입장이 역전되었다는 것에 역시
마음이 복잡하다.

이제 아침이나 쉬는 시간의 일을 더 이상 할 생각은 없지만, 아마네나 마히루, 둘 중 어느 한 쪽이 무심코


저지를 수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츠키가 걱정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뭐, 아무튼, 우리들은 언제나 대로야」

「나로서는 오히려 마히룽의 그 모습을 더 보고 싶어서 좀 더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말이야」

「주변이 곤란해질 거 같은데, 역시. 저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음」

「카도와키까지……」

「보고 있는 이쪽까지 볼이 뜨거워져 버리니까.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지만」

순수한 축복과 미소에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된 아마네에게, 카도와키는 「뭐 조금은 자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라고 덧붙였다.

그것은 코코노에나 히이라기의 반응만 봐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아마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식당에서 먹을까? 애초에, 난 도시락이 아니라서 식당으로 가야 하지만」

「그래」
「그럼 갈까―. 오늘 밥이 뭐였지?」

「튀김이었던 것 같은데」

「오, 우리 학생식당의 튀김은 튀김옷이 얇아서 맛있지」

히죽 웃으며 지갑을 흔들고 걷기 시작하는 이츠키에 내심 감사를 표하면서, 아마네는 그의 뒤를 따라갔다.

「……자, 아마네군, 도시락을 받아주세요」

식당에서 다섯 명의 자리를 잡고 식당조가 자신의 밥을 사온 시점에서, 마히루가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


아마네에게 내밀었다.

아마네의 도시락은 다음으로 꺼낸 마히루의 도시락보다 더 큰 것으로, 비교적 많이 먹지 않는다고는 해도


여자보다 훨씬 많은 남자 고등학생의 식욕을 채울 수 있는 사이즈다.

「응, 고마워」

「마히룽의 도시락이라니, 좋겠다-」

「너한테 줄 건 없어」

「치사해―」

부─, 하고 사랑스럽게 뺨을 부풀린 치토세에게 마히루가 「제걸 조금 바꿔드릴까요?」라고 말하자 곧바로 뺨의


풍선이 시들어갔다.

아이 같은 행동이지만 치토세의 티없는 미소와 행동거지에 딱 맞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츠키도 흐뭇해


보였다.

아마네도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도시락의 뚜껑을 들어 올렸다.

도시락 속에는 어제 남은 치킨과 익힌 토마토, 시금치와 옥수수 버터 간장 소테(서양 요리), 데친 브로콜리와


미니 토마토에 확실하게 문어의 형태를 본뜬 비엔나소시지, 그리고 아마네가 좋아하는 계란말이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약간 주된 반찬이 많은 것은 아마네의 식욕을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가리는 것이 없고 야채도 좋아하지만, 고기가 있으면 식욕도 늘어난다. 그 이상으로 좋아하는
계란말이도 있기 때문에, 아마네는 자신의 텐션이 올라가는 걸 느끼고 있었다.

「아마네군의 도시락에 계란말이를 많이 넣었는데, 괜찮아요?」

「계란말이만 있어도 오후에 힘이 날 것 같아」

「과장하지 말아주세요」

「아니, 정말이야」

계란 요리를 좋아하는 아마네에게는 고기보다 활력제이며, 계란말이가 먹고 싶기도 했었다.

재빨리 「잘 먹겠습니다」하고 음식과 마히루에게 감사를 표하며, 가장 먼저 계란말이에 젓가락을 가져다 댄다.

입에 넣자, 촉촉한 식감이 느껴지고, 씹으면 부드럽게 입안에 배여 오는 국물의 맛과 담백한 감미의 하모니에
자연스럽게 입가가 느슨해졌다.

바로 삼키기가 아까울 정도로 맛있기 때문에 천천히 씹으며, 혀로 음미해간다.

잘 씹어 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있지만, 역시 오랫동안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

여전히 맛있구나, 하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입을 움직이고 있자,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카도와키가
어딘가 감탄의 목소리를 냈다.

「…… 후지미야는 맛있게 먹네」

「실제로 맛있어」

「그건 알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맛있게 먹어주면, 시이나씨도 만드는 데 보람을 느낄 거 같아」

카도와키가 아마네를 미소 지으면서 지켜보고 있던 마히루에게 말을 걸자, 마히루는 약간 뺨을 붉히며 「그렇네요,


항상 맛있다고 해줘서 고마워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만드는 데 보람이 있어요, 정말」

「정말 맛있기도 하고, 정말 요리를 잘하니까」

「아마네군의 입맛을 알고 있으니까, 좀 더 노력할게요」

「이대로도 괜찮은데」

「모처럼이니까 아마네군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추고 싶어요」

「나는 마히루의 입맛에 맞춰서 괜찮은데. 마히루가 만드는 거라면 뭐든지 맛있으니까」

우선 마히루에게서 떠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입맛에 맞춘 음식뿐만이 아니라 마히루의 입맛에 맞춘


음식도 먹어보고 싶다.

전부 이쪽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맛에 맞도록 입맛을 맞추고 싶고, 마히루의 입맛에 맞추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참깨로 귀여운 얼굴이 표현된 문어 비엔나를 입에 집어넣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마히루는 난처한 듯한 미소를
띠며 어깨를 움츠렸다.

뺨이 희미하게 붉어지는 것을 보고 무심코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자, 이츠키의 기가 막힌다는 듯한 눈이 보였다.

「…… 노닥거리는 걸 그만해줬으면 좋겠는데?」

「…… 노닥거리지 않았어」

「그렇다는데, 치이?」

「에─. 즉 이건 러브러브의 레벨이 아니라는 거구나」

「너희들 말이야」

「교실에서 했던 것보다는 약하니까 그런 의미로서는 노닥거리는 게 아닐지도. 뭐, 어떤 의미로선 어필이 된 것


같네. 비집고 들어갈 틈은 조금도 없어요.라는」

그 말에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자, 동급생이나 선배 같은 남자가 이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수하게 살의가 가득 찬 시선을 받았지만, 마히루가 슬쩍 그쪽을 바라보자 황급히 눈을 돌리는 게 알기 쉽다.
주변 학생들이 듣고 있었다는 걸 부끄러워해야 할지, 견제할 수 있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야 할지 모르겠다.

경련이 일어난 미소를 띠는 아마네에게, 카도와키는 「일부러 이러는 줄 알았어……」하고 중얼거렸다.

「…… 정말, 사이가 좋은 건 괜찮지만, 두 사람의 세계로 쉽게 들어가니까 조금은 조심하는 게 어때?」

이번에는 효과가 있었지만,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미묘하게 질린 듯한 목소리에, 아마네는 꽉 입술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19 화
119. 천사님과 귀로

오늘의 하루가 매우 길게 느껴진 것은, 아마 많은 시선을 계속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부러 어필을 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역시 많은 시선을 받는 것에 정신적으로 지치고, 시선 중에 아무래도 좋지


않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신경이 마모된다.

그래도 모든 사람들이 악감정을 갖고 있는 건 아니었다. 그중에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응원하는 듯한 눈빛도


있었다.

후자는 여자가 많아, 그만큼 마히루의 여러 의미로서의 인기를 엿볼 수 있었다.

「마히루, 돌아가자」

여러 시선을 받는 것도, 일단 오늘은 끝이다.

간신히 하루 수업을 끝낸 아마네는, 귀가 준비를 하고 있던 마히루에게 말을 걸었다.

여전히 귀가부인 아마네와 마히루지만, 마히루는 특정부에 들어가면 귀찮은 일이 생기고 자칫 잘못하면 부원이
치우쳐진다는 것으로 무소속이라고 한다.

자신의 영향력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이겠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 조금


아마네에게 슬프게 느껴졌다.
본인으로서는 신경 쓰지 않는 듯, 반대로 「동아리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네군을 만날 수 있었잖아요…
…」라는 애처로운 듯한 말을 들어서, 아마네가 쑥스러워지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네. 오래 기다리셨어요」

짐을 정리한 마히루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기에, 아마네도 자연스럽게 표정이 부드러워진다.

예전에는 서로 따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둘이서 나란히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먼저 돌아가도 괜찮지?」

책상 위에 놓인 마히루의 가방을 손에 들면서, 옆에 있던 이츠키에게 말을 건다. 카도와키는 동아리가 있기


때문에 이미 교실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응, 뭐, 신혼부부를 방해하는 건 마음이 아프니까, 둘이서 뜨겁게 돌아가」

「신혼이 아니야, 멍청아」

「아니, 숙년인 건 알고 있는데」

「그런 의미가 아니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고 노려보지만, 이츠키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유쾌한 듯, 아마네의 날카로운 시선에도 히죽 평소의 미소를 띠고 있다.

「어디를 어떻게 봐도 그런데. 치이도 그렇게 생각하지?」

「동감이야」

「시끄러워. 이게 바보 커플이 말한 의리인 거냐?」

「잘 들어, 2 대 바보 커플, 원조니까 말해주는 거야, 바보 커플」

「이 자식」

「아, 아마네군 진정하세요」


한 번 딱밤이라도 넣어줄까 했지만, 마히루가 중재했으므로 단념하기로 한다.

「아카자와씨도 너무 아마네군을 놀리지 말아주세요」

「마히루……」

「아마네군은 솔직하지 못해서 놀리면 삐져버려요. 적당히 해주세요」

「마히루, 너도?」

「농담이에요」

마히루에게까지 놀림을 당해 아마네로서는 마음이 복잡했지만, 마히루가 학교에서 미소를 지으며 즐겁게 웃었기에,
멈출 수 없었다.

늘 틀에 박힌 누구든지 칭찬할만한 아름다운 미소를 띨 뿐, 그녀 본래의 미소는 숨겼던 것이다. 지금의 자유롭게
웃는 얼굴과 태도를 탓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조롱당한 것에 보답을 하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기 때문에 돌아가면 마히루를 쓰러뜨릴
생각이다.

「그럼, 아마네군. 돌아갈까요?」

뭔가를 헤아린 것 같은 마히루가 약간 당황한 것처럼 재촉했기에, 아마네는 「그래」라고 웃으며 마히루의 손을
잡았다.

「저, 관계를 공개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점은 이렇게 같이 쇼핑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슈퍼에서 오늘의 저녁의 재료를 고르며, 마히루는 중얼거렸다.

슈퍼는 그다지 연인끼리 가는 장소는 아니지만, 특별히 데이트를 할 예정도 없었고 저녁식사의 준비도 있어서
둘이서 와 있었다.
「뭐, 전에는 같이 갈 수 없었으니까」

「네. 이제부터는 같이 당당하게 쇼핑하면서 다닐 수 있어요」

「그렇네. 뭣하면 그 자리에서 뭘 먹을지 고를 수도 있고」

「네」

기본적으로는 사전에 미리 뭘 먹을지 상의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갑자기 먹고 싶어진 요리가 있으면 그때마다
상담할 수 있다.

원래 오늘은 일식이었지만, 아마네가 학생식당의 일일 정식을 보고 튀김을 먹고 싶다고 해 버리는 바람에,


마히루가 그것을 실현해주기로 했다.

아마네가 들고 있는 닭다리 살을 넣으면서 마히루는 「계속 고기만 먹었으니까 내일은 생선이 좋겠네요」하고
내일의 저녁식사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내일은 뭘 드시고 싶으세요?」

「뭐든지 괜찮아…… 라고 말하면 곤란하지? 글쎄, 전갱이를 먹고 싶어」

「제철이니까 딱 맞겠네요. 그럼 전갱이 튀김을 만들게요. 신맛은 적게 하는 게 좋죠?」

「응」

잘 알고 있네,라고 웃자 「반년 이상 밥을 계속 만들었으니까요」하고 수줍음과 같이 돌아왔다

확실히 반년 동안 마히루와 밥을 같이 먹었기 때문에, 입맛을 알 만하다. 이런 친한 관계가 된지 반년 정도


되었지만, 정말로 지난 반년간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고 감회가 깊어졌다.

「…… 반년 만에 사귀게 되었다니, 굉장하네」

「저로서는 길었다구요? 아마네군, 둔하고 눈치챈 것 같으면서도 눈치채지 않은 척하고 있었고」

「웃. …… 미안」

「후후, 괴롭힐 생각은 없었어요. …… 지금 저를 좋아해 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괜찮아요」

장난스럽게 미소를 짓는 마히루에 약간 불편해졌지만, 애당초 아마네가 결단을 하지 않은 것이 나쁘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 이제부터는 애정표현을 제대로 할게」

「감사합니다, 저도 제대로 할게요」

「…… 마히루는 너무 하면 내가 힘들어지니까 적당히 해 줘」

「괴로워진다고요?」

「…… 늑대로 만들지 말아 줘」

마히루에게 응석을 받으면 이성이 일을 하지 않게 될 것 같아서, 적당의 선에서 그만두어 줬으면 한다.

의미를 이해한 것 같은 마히루가 펑펑 소리가 날 것 같은 기세로 얼굴을 붉히고 「조, 조심할게요……」라고


쓰러질 것 같은 목소리로 돌려줬기에, 아마네는 어떻게든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막으며 「그래」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0 화

120. 덤

「저, 저기 아마네군……」

팔 안에서 당황스러워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마히루의 등에 팔을


둘렀다.

자신을 놀린 마히루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저녁식사가 끝난 뒤, 마히루를 포옹하고 있는데, 반대로 아마네가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히루는 기본적으로 아마네가 하는 일을 받아들이고 있다. 손을 잡거나 머리를 쓰다듬거나 하는 것은 기분


좋아하며, 껴안아도 싫어하지 않는다.

달콤한 향기를 가득 들이마셔도 싫어하지 않고, 포옹해서 부드러운 몸을 만끽해도 싫어하지 않는다. 대개는 「
아마네군이 하는 건 다 좋아요」라는 말로 허락해 준다.
아마네의 행동을 상당히 허용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복수가 된다면, 아마네로서도 거기에 상응한 대미지를 입는다.
그렇다고나 할까 현시점에서는 마히루에게 대미지가 없어서, 아마네의 이성만 타격을 받고 있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아마네군……?」

「…… 학교 때의 복수」

「복수?」

「놀렸으니까 복수하려고」

「받아도 기쁠 뿐인데요」

「그렇구나」

본인도 기쁘기 때문에, 어찌할지 고민이다.

원래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대담한 일은 할 수 없다.

서로의 성격상, 무리하게 뭔가를 하는데 자신 있지 않다. 천천히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가고 주저하면서 만져가며
익숙해지는 타입이다.

「…… 그보다, 나로선 이 몸의 자세만으로도 충분히 부끄러운데」

본심을 드러내버렸지만, 역시 껴안는 것만이라도 비교적 용기가 필요하고 부끄러움이 있다. 스마트하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역시 심장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마네의 말에, 마히루가 눈동자를 깜박였다.

「…… 별로, 저도 부끄럽지 않은 건 아니에요」

「어?」

「왜냐하면, 아마네군하고 포옹하는 건, 안심이 되고 기분도 좋아지지만, 수줍어진다고나 할까…… 그,


두근두근해요, 」

「그런 것치고는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데?」

「…… 나오면 놀리실 거잖아요」


「놀린다기보다는…… 귀엽다고 봐버릴 것 같은데」

복수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부끄러워하는 마히루의 귀여움에 속으로 몸부림치는 비율이 더 크지 않을까.

얼굴도 목소리도 귀엽고 행동도 성격도 사랑스러운 그녀가 부끄러워한다면, 당연히 사랑스러울 것이다. 지금까지
겪어온 아마네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말할 수 있다.

아주 진지하게 돌려주자, 마히루는 꽉 눈을 감고 아마네의 가슴에 머리를 박았다.

「그, 그런 말을 하니까…… 아마네군은」

「왜 그래?」

「…… 지각없이 공격당했어요」

「아니, 오히려 마히루가 이쪽을 자각 없이 죽이러 오잖아」

「그렇지 않아요. 아마네군이 더 파괴력이 높아요」

이마를 밀고 있는 마히루는, 아마네의 등에 손을 두르며 「슈토씨의 교육 덕분도 있겠지만」라고 중얼거렸다.

왜 거기서 아버지의 이름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다만, 부끄러워하는 건 틀림이 없기 때문에, 어떤 의미로선 복수를 하게 된 것 같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면 마히루가 더 이상 고개를 들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입을 열지 않은 채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1 화


121. 천사님의 인기

「야, 이츠키」

「왜?」

「…… 마히루, 사귀기 전보다 인기가 많아진 것 같지 않아?」


교실에서 많은 클래스 메이트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상냥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중얼거린 말에,
이츠키는 「그렇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귀기 시작한 지 2 주가 지났지만, 마히루의 인기는 시들 줄을 모르고 있다. 아니, 오히려 인기가 늘어났다.

원래, 학년 제일의 인기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마히루지만, 더욱더 주변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다.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괜찮지만, 남자들에게서도 열렬한 시선을 받고 있는 모습은 보고


있기에, 미묘하게 마음이 복잡해진다.

「뭐, 시이나씨의 인기가 더 늘어난 이유를 알 것 같은데」

「이유?」

「뭐랄까…… 이제까지는 진열장의 안쪽에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게
아닐까?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던 시이나씨가, 아마네랑 있게 되고 한 사람의 여자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확실히, 마히루는 아마네와 사귀기 시작하면서, 미소의 질이 달라졌다.

천사의 미소도 물론 있기는 하지만, 본래 가지고 있는 미소를 보이게 되었다. 섬세하고 덧없는 미소보다, 나이에
맞는 소녀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가 많이 보인다.

조금씩이지만, 천사로서 행동하지 않고 본모습을 보이게 된 것에 기뻤지만, 동시에 자신만 아는 미소가 줄어든
것에 대해 약간 복잡한 마음이 든다.

우상은 아닌 그저 평범한 여자아이라는 걸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그것을 알려지자 기분이 묘해지는 이 모순에
자기혐오를 느꼈다.

「뭐랄까, 뭔가 복잡한 마음이 드네. 아주 친한 사람들한테만 알려진 본모습이 드러나니까. 그걸 나는 기뻐해야


할 텐데, 뭔가 기분이 이상해. 스스로 도량이 좁은 남자라는 생각이 들어」

「독점욕의 표현이네. …… 뭐, 지금 띄우고 있는 얼굴이 전부가 아니잖아. 너한테만 보여주는 얼굴이 많이 있을


테니까」
「그건, 그렇지만」

만질 때 보이는 부끄러운 것 같으면서도 희미하게 기쁨이 베인 얼굴도, 토라졌을 때 보이는 작은 풍선을 양 볼에


만든 불만스러워하는 얼굴도, 응석을 부리게 했을 때 보이는 물을 들이마신 스펀지처럼 흐물흐물한 달콤한 미소도,
전부 아마네만 볼 수 있는 얼굴이다.

「게다가, 시이나씨를 바꾼 것도 너야, 너한테만 보이는 미소니까 주눅 들지 마. 『나의 마히루가 귀엽지』라고


말하고 다니면 돼」

「…… 그렇게까지 내 거라고 주장은 할 수 없겠지만, 질투는 하지 않도록 노력할게」

「…… 뭐가 내 거라고 주장을 못한다는 거야. 남들 앞에서 그렇게나 노닥거렸으면서」

「그, 그건…… 고의로 한 게 아니야」

「고의로 했다면 대담한 거고 고의가 아니더라도 무의식적으로 그만큼 좋아한다는 게 새어 나오고 있다고.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고 있는 거고」

조금은 배워라,라고 이마를 찔려, 아마네는 입술을 다물었다.

최근 클래스 메이트들은 아마네와 마히루의 곁에 있으면 왠지 모르게 뺨을 붉히거나 시선이 우왕좌왕하거나 한다.

별로 특별히 접촉을 하거나 특별한 대화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얼굴을 붉히고 있기에, 아마네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일단 질투의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늘어난 것은 미지근한 것이었다. 클래스메이트의 남자들이 생각하길 「
이렇게까지 사이가 좋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이쪽에게 조그마한 틈이 안 생길 테니 포기할 수 있어……」라는 것.

마히루가 나만 바라보고 있다,라고 남들에게 들어서 부끄러운 것도 있지만 조금 기쁜 것도 사실이다.

「뭐, 시이나씨는 시이나씨대로 너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어필하는 것도 있겠지만」

「내가 뺏긴다니, 있을 리가 없잖아. 마히루만큼 눈에 띄지도 않고 다른 사람을 바라볼 생각도 없어」

「…… 뭐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평균보다는 높다고, 너. 얼굴 잘생겼지, 체형도 괜찮지, 머리도 좋지.
운동은…… 뭐 보통이지만, 다소 입은 거칠어도 성격 좋지, 게다가 다른 여자들을 쳐다보지도 않는 성실한
녀석이잖아. 이거, 여자들이 볼 땐, 가지고 싶은 남자가 아닐까」

「너한테 그렇게나 칭찬을 받으니까 뭔가…… 기분이 나빠……」


「네 입 때문에 50 점 감점이야. 그렇지만, 너는 입이 솔직하지 않아서 뾰로통한 것처럼 보일뿐이지,
성격적으로는 꽤나 솔직해」

「성격이 뒤틀려 있는 게 문제잖아」

가장 자포자기하고 있었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성격이 뒤틀려서 나쁘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성격이 좋고 솔직하다는 찬사는 카도와키같이 표리 없는 호청년에게 적당하며, 자신같이 약간 삐딱한 성격의


남자를 붙잡아서 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나로선 굉장히 알기 쉽고 솔직한 성격이라고 생각해. 치이도 옆에서 알기 쉽다고 말했었고」

「너희들 말이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성격이 뒤틀려 있다고 말하면서, 상대를 생각하잖아. 입이 조금 험하지만 말이야」

「미안하네, 입이 거칠어서」

고개를 돌리자, 목을 울리며 웃는 이츠키가 팍팍 어깨를 두드려왔기에, 거기에 응하듯 가볍게 팔꿈치로 받아친 뒤,
작게 「고마워」라고 중얼거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2 화
122. 방과 후 개별행동

「아마네군, 오늘 들를 데가 있어서, 각자 돌아가도 될까요?」

7 월에 접어든 어느 날, 방과 후 여느 때처럼 같이 돌아가려고 할 때, 마히루가 이런 말을 했다.

항상 마히루가 같이 돌아가고 싶어 했기에 그 의사 표현은 의외여서, 무심코 마히루의 얼굴을 바라봤다.

기본적으로 들를 데가 있다고 해도 아마네랑 같이 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넌지시 거절하고 있다는 것은


아마네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것일 것이다.

다만, 마히루의 표정으로 볼 때, 별로 꺼림칙한 일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름이라 해가 늦게 지고, 오랫동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는 없다. 본심을 말하자면, 같이 돌아가고 싶지만.
「응, 알았어. 그럼 이따가 봐」

어차피 집에서 같이 시간을 보낼 걸 알고 있기에, 마히루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받아들여진 것에 마히루는 조금 안도한 듯했지만, 문득 뭔가를 눈치챈 듯 눈을 조금 크게 뜬 뒤, 그리고 약간


경계하는 듯한 시선을 보낸다.

「…… 다른 여자랑 돌아가거나 하지 마세요」

「내가 할 거라고 생각해?」

「하진 않지만, 여자 측에서 유혹을 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 그, 안된다고는 말하지 않지만, 싫어요.
지난번에도, 말이 걸렸으니까……」

소리를 내지 않은 것은 기적이었다.

(…… 혹시, 질투하고 있는 걸까?)

아마네가 권유를 받는다니, 평소의 마히루의 태도를 보면 있을 리가 없는데, 마히루는 걱정인 것 같다.

덧붙여서 아마네에게 말이 걸린 건, 사이를 응원하는 여자에게서 「힘내―」라는 것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묘하게 불편한 듯하면서 매달리는 듯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기에,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졌지만, 주변의
눈이 있기에 삼가기로 했다.

전에 저질러버려서 주변 사람들이 마히루의 웃는 얼굴에 굳어져 버렸으므로, 역시 같은 전철을 밟고 싶지 않다.

「괜찮아. 마히루만 보고 있고, 권유에도 굴하지 않을 거니까. 치토세한테만 끌려다닐 정도야」

「…… 그렇다면 좋겠지만」


치토세는 허용 범위 내인 것 같다. 애당초 이츠키가 있으므로 아마네를 볼일이 없고, 아마네도 치토세를 볼일이
없기 때문에 안심일 것이다.

아마네의 말에 조금 안도한 듯 어깨에 힘을 뺀 마히루는, 이번엔 약간 부끄러운 듯이 아마네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그, 혹시라도 오해를 사는 건 싫으니까 어딜 갈지 말할게요」

「비밀로 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야?」

「네, 네」

그런 것치고는 말문이 조금 막힌 것 같지만, 마히루가 말을 계속 이어가기에 순순히 마히루의 말을 기다린다.

「그, 그…… 쇼핑하러, 갈게요」

「그래? 그런데 그렇게 부끄러운 게 아니잖아」

「치토세씨랑…… 그, 그, 수영복을 사러 가요. 그래서」

「…… 수영복?」

확실히, 7 월에 접어들어 수영복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아마네들이 자주 다니는 쇼핑몰에서는 수영복 특설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고 클래스의 여자들도 수영복을 사러


간다는 말을 했던 게 기억에 남아있다.

다만, 마히루가 스스로 수영복을 사러 갈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마히루는 수영을 하지 못한다.

이것은 본인의 주장이긴 하지만, 수영을 하기 싫어서 수영이 필수 과목이 아닌 학교를 선택한 것 같아서, 어찌
됐든 수영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마히루가, 수영복을 사러 간다.

「…… 같이 수영장, 가기로 하지 않았어요……?」


하고 몸을 움츠리며 부끄러운 듯 속삭여진 말에, 아마네는 몸이 굳어진 채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 그런 얼굴로 말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아니나 다를까, 교실에 남아 있던 클래스 메이트들이 이쪽을 바라봤다.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부터 미지근한 미소까지 여러 가지 표정이 보여, 아마네는 가만히 있기 불편할 정도로
부끄러움이 가득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마히루의 수줍은 얼굴을 봐서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이런 분위기로
바라보면, 더는 참을 수 없다.

「…… 그랬지. 그…… 다녀와」

「네, 네. …… 어떤 게 좋을까요?」

「아슬아슬하지 않을 느낌으로」

즉답할 수밖에 없었다.

마히루의 모습을 보면 어떤 수영복이라도 잘 어울리겠지만, 가능한 필요 이상의 노출이 없는 게 바람직했다.

아마네와 마히루는 사귀기 시작한 지 몇 주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마히루의 맨살을 거의 본 적이 없다.

학교에서는 제대로 목까지 단추를 잠그고 있고 타이츠도 입고 있다. 덥지 않으냐고 걱정할 만큼 틈이 없는


모습이다.

집에서는 기본적으로 가슴이 보이는 옷은 잘 입지 않고, 스커트도 약간 긴 게 많다. 쇼트 팬츠를 입을 때도


밑에는 타이츠를 입고 있다.

즉, 맨살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할까 아예 없다. 애초에 볼 기회가 없다.

그런 상태로 섹시한 수영복을 고른 다면, 아마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릴 것이다.

단호히 단언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크게 눈을 뜬 뒤, 그리고 조그맣게 말했다.


「아마네군 답네요」

「내가 죽어버릴 것 같으니까. 화려하지 않은 게 좋을 것 같아」

「후후, 어떻게 할까요?」

「마히루」

「아마네군이 기뻐할 수 있는 걸로, 치토세씨랑 상담할게요」

작게 부끄러워한 마히루에, 아마네는 꽉 입술을 다물었다.

(치토세에게 이상한 걸 권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내둬야지)

사활이 걸린 문제고, 마히루에게 끌리지 않도록 막아야만 한다.

지금은 다른 반 친구에게 빌린 물건을 돌려주러 간 듯 교실에 없는 치토세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로 결의를 한 뒤,


미묘하게 장난을 칠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마히루의 뺨을 쿡쿡 찔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3 화


123. 천사님과 베이지색 적응

결국, 마히루는 어떤 수영복을 샀는지 가르쳐 주지 않았다. 장난치듯 「입었을 때를 기대해주세요」라는 말을


하며 놀릴 뿐이었다.

일단 치토세에게 못을 받아 두었지만, 치토세가 그것을 들어줄지 어떨지가 의심스럽다. 오히려 웃으면서


마히루에게 「아마네가 기뻐할거야」라고 말하며 노출이 많은 수영복을 권했을 것 같다.

「부탁하니까, 화려한 건 그만둬줘」

중얼거린 말은, 욕실에 반사되어 아마네의 귀에 들어올 뿐.

식후 뒷정리를 자진해서 하는 마히루에게 정리를 맡기고 목욕을 하고 있지만, 수영복이 신경이 쓰일 뿐이었다.
아마네도 남자 고등학생으로 역시 그녀가 어떤 수영복을 입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호리호리한 몸을 아낌없이 드러낸 모습은 확실히 매력적일 것이다. 마히루는 애초에 좋은 몸매라, 비키니 같은 걸
입는다면 제대로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이 화끈거린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탓도 있겠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뜨거워지고 있었다.

(…… 뭐든지 어울리겠지만, 보는 걸 주저하고 옆에 있는 걸 주저하고 있는 건가, 난)

바라볼 권리도 있고 옆에 있을 권리고 있지만, 마히루의 옆에 서면 다양하게 비교를 받을 것 같다.

슬쩍 자신의 몸을 보지만, 근육이 꽉 붙어 있는 편이 아니다.

그렇다고나 할까 그다지 근육이 잘 붙지 않는 체질인지, 단련을 해도 그다지 근육이 굵게 붙지 않는다.

그래서 옷을 입으면 마른 남자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그다지 살이 별로 없어서 야위어 보인다. 의지할 수 있는,
풍격이 있는 남자,라고 말하기엔 어떻게 생각해봐도 맞지 않다.

좀 더 단단한 몸매였다면 좋았을 텐데,라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부모님도 호리호리한 몸매이기 때문에 이것은
유전이라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아─…… 힘들어도 단련을 했어야 했는데」

후회해도 늦었다.

당장 근육이 붙는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7 월에 접어든 지금부터 노력해도,


마히루와 수영을 하러 갈 여름방학에 눈에 보일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살그머니 한숨을 내쉬고, 뜨거운 물에 얼굴을 반쯤 담근다.


수영복 모습을 상상하거나 옆에선 자신을 상상하며 고민하고 있자 몸이 뜨거워졌다.

항상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기는 하지만, 30 분 이상 몸을 담근 채 고민을 하고 있었다.

평소의 2 배 가까이 목욕을 하고 있어선지, 시간도 10 시 30 분쯤이다. 욕조에 배치된 방수 시계로 확인했으니
틀림없을 것이다.

마히루는 기본적으로 10 시쯤에 집으로 돌아가기에, 이미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뭐 돌아가는 게 당연한 거겠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몸에서 떨어지는 물을 닦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밖으로 나온다.

너무 욕조에 있어서 몸이 뜨겁기 때문에 위는 입지 않은 채 에어컨으로 식히려고 한다.

아래는 타월만 걸친 모습으로 부모님이 본다면 「야무지지 못하다」라는 말을 들을 것 같은 모습으로 탈의실을


나와 거실로 돌아갔다.

뭔가 재밌는 프로그램이 하고 있나, 하고 텔레비전 쪽을 바라보면서 거실로 도착한 시점에서, 익숙한 황갈색
머리카락이 소파의 등받이에 걸려 있는 게 보였다.

(아직 돌아가지 않은 건가)

평소라면 이 장소에 없겠지만, 오늘은 남아 있던 것 같다.

약간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보면서 손을 움직이고 있다. 아마 집에서 해야 할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노력하는 모습에, 감탄하면서 마히루에게 다가간다.

「신기하네, 이런 시간까지 있다니」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리모컨을 주워 프로그램을 바꾸면서 말을 걸자, 집중하고 있던 것 같은 마히루가 아마네를


알아차리고 얼굴을 올린 뒤 굳어졌다.
「에, 에……」

「왜 그래?」

「…… 왜, 위를 안 입은 거예요……」

여름에 목욕을 하고 나면 자주 보이는 모습으로 별로 아마네로서는 이상한 점이 없었지만, 마히루는 알기 쉽게


당황해하며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손가락 틈새로 빨갛게 물든 피부가 보인다.

「왜냐니, 더우니까」

「제, 제가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말아주세요」

「아니, 나는 네가 돌아간 줄 알았어…… 벌서 10 시 반이니까」

「아마네군한테 말하고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래서 남아 있었구나,라고 납득하면서, 마히루의 옆에 앉는다.

순간 흠칫 어깨가 뛰어버렸으므로, 무심코 웃음이 터져 나왔다.

「…… 그렇게 부끄러워?」

「부끄러운 게 당연하잖아요!」

「그렇지만, 수영복을 샀다면 내 수영복 모습도 볼 생각이었던 거잖아? 수영복보다도 노출이 적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안 돼?」

「우……」

마히루는 아마네와 수영하러 갈 생각으로 수영복을 산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아마네가 수영복이 차림이 되는 것도 머릿속에 들어있었을 것이다. 수영을 하는 것이니까 당연하다.

즉 반나체는 본다는 전제며, 볼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마네의 모습에 이래도 될 정도로 당황하기에, 실제로 수영장에 갈 수 있을지 불안해졌다.
아마네만 바라봐도 부끄럽다면 주변 남자들의 수영복 차림을 견뎌낼 수 있겠냐는 문제가 있다.

연인이 아닌 상태에서도 이 모습에 수줍어했었기에, 남자의 피부 그 자체를 보는 것에 저항이 있다는 것일 것이다.


수영장이나 바다에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 수영복을 산 건 괜찮은데, 수영장에 못 간다는 건 아니지?」

「그, 그건 아니에요」

「그럼 지금 익숙해지는 게 어때?」

지금이라면 수영복보다 노출이 적은 편이라, 익숙해질 찬스지만, 마히루는 붕붕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다.

「무, 무리에요. 지금의 아마네군은 무리에요」

「왜?」

「…… 아, 아마네군, 왠지 너무 섹시해서」

「섹시해?」

「몸에 김이 달아올라서 도저히 못 보겠어요」

조금 전부터 눈을 마주치지 않는 이유는, 피부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섹시하다고 말해도 아마네로서는 섹시함도 남성스러움도 없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마히루에게 있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확실히 목욕을 마쳤었던 마히루도 터무니없이 섹시했기에, 좋아하는 사람의 목욕한 모습이라 그렇게 보일 것이다.

다만, 그 한 마디로 그만둬줄 생각은 없었다.

「그럼, 지금 껴안고 싶다고 한다면, 싫어?」

「에……」

「마히루를 좀 더 직접적으로 느끼고 싶다고 한다면, 싫어?」


별로 마히루에게 벗어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할 생각은 없지만, 역시 좋아하는 여자아이와는 거리가 없이 접촉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물론 싫다면 곧바로 물러서겠지만, 만약 허락해준다면, 마히루를 껴안고 싶다. 분명 새빨개진 얼굴로 떨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것조차 사랑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 그건 성희롱이에요」

「그럼, 그만둘게. 미움을 받아서까지 하긴 싫으니까」

「…… 시, 싫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 이, 이상한 건 안 하실 거죠……?」

「내가 마히루가 싫어하는 걸 할 거라고 생각해?」

기본적으로 마히루가 싫어하거나 울면 죄책감으로 죽을 것 같기 때문에, 무리를 시킬 수는 없다. 쌍방 간의 합의


후에 하고 싶은 것이지, 강요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오늘은 마히루의 적응을 겸하면서 포옹을 하고 싶을 뿐, 그 이상을 할 생각은 없었다.

마히루를 곧바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대답하자,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던 마히루가 흠칫흠칫 이쪽을 바라본 뒤,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거절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그, 그…… 그럼,…… 부, 부드럽게……」

가냘픈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마히루는 흠칫흠칫 손을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들이듯 팔을 벌려 마히루를 감싸자, 알기 쉽게 마히루의 몸이 떨리며 팔 안에서 움츠러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얼굴을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지, 몸에서 떨어져 있었지만, 망설이던 중 아마네의 가슴에 볼을 대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매끈매끈해요」

「생각했던 것보다?」
「……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두근거려요……」

가슴에 얼굴을 대고 있기 때문에, 아마네의 심장소리도 잘 들릴 것이다.

「내가 여유로워 보였어?」

「…… 네」

「여유롭게 있을 리가 없잖아. 그, 마히루는 첫 여자친구고, 이런 모습으로 껴안아본 적이 없으니까」

마히루도 아마네도, 남녀 교제가 처음이며, 물론 이런 식으로 접촉한 적도 한 번도 없다.

이렇게 껴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몸이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할 정도로 부끄럽고, 기쁘다.

달라붙어 있는데, 심장소리를 숨길 수 있을 리도 없다.

「…… 아마네군도, 남자네요」

「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 전에 주의도 받았었으니까……」

전에,라고 말하는 건, 시험의 포상으로 받았던 무릎베개의 다음날에 있었던 일일 것이다.

방심하던 마히루를 주의하기 위해 밀어서 쓰러뜨렸을 때, 이래도 될 정도로 얼굴을 새빨갛게 붉혀서, 남자로서
확실하게 의식을 했었었다.

남자라는 걸 잊어버린 걸까 하고 걱정했지만,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듯 가슴에서 얼굴을 들어 올린 뒤 새빨간


얼굴로 계속했다.

「…… 아마네군은, 말라서……」

「말라서 미안하네. 믿음직스럽지 못하잖아」

「그렇지 않아요. 그, 그, 생각했던 것보다, 딱딱하고, 제대로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마히루는 손가락 끝으로 천천히 몸의 중심을 훑었다.

대단하다고 할 정도의 근육은 없지만, 기복이 없는 것도 아니다. 손가락 끝으로 갈라진 것 같으면서도 갈라지지
않는 복근을 훑었다.

「나, 남자의 몸은 만져본 적이 없어서, 신선하고, 깜짝 놀랐어요……」

「…… 얼마든지 만져도 되지만, 너무 만진다면 이번엔 내가 마히루를 만질 거야?」

얼버무리듯 마히루의 허리를 가볍게 두드리자, 바르르 몸을 떨었다.

너무 우쭐했나 하고 반성했지만, 마히루는 싫어하지 않았다. 그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을 뿐.

「그, 그,…… 다, 다, 다른 날에, 조금만」

「…… 어?」

「…… 아니, 아니에요」

꽤 부끄러웠던 듯,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슬쩍 아마네를 바라본 뒤 또다시 손바닥으로 얼굴을 숨긴 마히루에,


아마네는 참지 못하고 신음하는 마히루를 꼭 껴안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4 화
124. 한걸음 전진

사귀기 시작한 지 한 달.

아직도 키스조차 하지 못한 아마네는, 마히루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손을 잡거나 포옹은 하고 있지만, 그 이상이 진행되지 않는다.

전에, 윗옷을 벗고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츠키가 이 일을 알게 된다면 분명 비웃을 것이다.

(…… 이런 모습으로 정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침대에 누운 채, 팔로 눈가를 가리듯 누른다.


휴일인 낮부터 침대에서 뒹굴뒹굴하고 있는 것은, 마히루가 오늘은 저녁에 오기 때문이다. 마히루가 없으면
게을러지는 아마네는, 오늘은 아침과 점심을 먹고 그대로 침대로 들어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다.

평소엔 낮부터 오는 마히루가 오늘 저녁에 오는 이유는, 요전 날, 다른 날이라면 괜찮다는 발언을 의식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결국 그날과 그 다음날은 부끄러운지 시종일관 어색하게 대했기 때문에, 아마 그 탓일 것이다.

(…… 그때, 조금만 더 밀어붙였더라면)

조금 더 용기를 냈더라면, 몸을 서로 요구하는 건 몰라도 키스는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마네는 남자 고등학생으로 그 나름대로 욕망이 있고, 좋아하는 상대와 키스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다만, 그 욕망이 입이나 행동으로 나오지 않는다.

할 수 있다면, 당연히 끝까지는 아니더라도 몸을 만지고 싶고, 키스도 원하는 만큼 하고 싶은 것이다.

다만, 마히루가 싫어할 것 같고,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아서 안절부절못하는 상태였다.

(마히루는, 만져도 된다는 의사표시를 했지만)

언제 만져도 되는 것인지, 어디까지 손을 대도 좋은 것인지,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다.

(좀 더, 대담해질 수만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연인 같은 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그런 생각을 하면서, 후~하고 한숨을 내쉬고 팔로 빛을


가린 채 눈을 감았다.

「…… 아마네군, 배를 내놓고 있으면 감기 걸려요」

익숙한 목소리에, 의식이 되돌아온다.

무거운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리자, 희미하게 보이는 시야에 황갈색의 머리카락이 비친다.

그 머리카락의 소유자이며, 본래 이곳에 없어야 할 마히루가, 침대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아마네를 들여다보듯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있었다.

(…… 마히루)

흐릿한 의식으로 가장 사랑하는 소녀를 본 아마네는, 천천히 마히루에게 손을 뻗었다.

본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마히루의 따스함을 얻기 위한 행동이었다.

잠에 덜 깨어서인지, 사양하지 않은 채 마히루를 잡고 끌어당긴다.

당연하게도, 갑작스럽게 끌려온 마히루는 「꺄악」하고 귀여운 비명을 지르며 아마네의 위를 덮치듯 쓰러져 왔다.

부드럽고 중량감이 있는 몸을 확인한, 아마네는 그대로 돌아서서 같이 침대에 누웠다.

「…… 저, 저기, 아마네군……?」

팔 속에서 당황해하는 기색과 목소리가 들렸지만, 아마네는 기지개를 켜면서 포근함을 느끼기 위해 얼굴을
마히루에게 가까이 가져다 댔다.

눈을 뜨는 것도 귀찮았기에, 눈을 감으면서 사랑스러운 소녀의 몸에 얼굴을 묻는다.


닿은 느낌으로 보면, 목일까.

숨을 들이 마시자 은은하게 우유 같은 마히루 본래의 향기가 코로 들어와, 기분이 좋아진다.

달콤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마네에게도 매력적이고 맛있게 느껴지는 향기에, 무심코 입술을 가져다 댔다.

「꺗!?」

강하게 깨문 게 아닌, 그저 조금 누른 정도였지만, 놀란 것 같은 목소리가 울린다.

그 목소리조차 기분 좋게 들렸다.

입술로 닿아도 별로 달콤한 것이 아닌, 매끄러운 감촉과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것뿐이지만, 감미롭다고 느껴지는
건 마히루이기 때문인 걸까.

「아, 아마네군, 아직 잠에 덜 깨셨죠……?」

「…… 응─」

「정말……!」

꼬옥, 피부에 달라붙어 있는 시점에서, 등에 충격을 받았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흔들듯이 맞았으므로, 머리가 흔들려 마히루에게서 조금 몸이 떨어진다.

끔뻑 눈을 크게 깜빡인 뒤, 마히루에게 시선을 맞추자, 새빨간 얼굴과 눈물이 고인 눈으로 이쪽을 가볍게
노려보는 마히루가 있었다.

새하얀 목, 정확히 말하자면 목의 밑부분에, 새끼손가락의 손톱만 한 사이즈의 붉은 점이 있다.

「…… 마히루?」

「안녕하세요. …… 잠에 덜 깬 것 같은데, 정신이 드세요?」


약간 가시가 돋친 목소리를 듣고, 그리고 재차 자신이 있던 곳과 몸의 자세, 마히루와의 거리를 생각하고,
굳어졌다.

간신히 머리가 완전히 각성되어 상황을 파악했는데, 이거 매우 곤란한 상황이 아닐까?

잠에 덜 깼었고 여자친구라고는 해도, 여성을 침대에 끌어들이고 목에 입술을 댄 것이다. 마히루가 불쾌했을지도
모른다.

아직 팔 안에 있는 마히루는, 싫어하는 모습 없이, 새빨간 얼굴로 아마네를 약간 노려보고 있다.

「저, 아마네군. 그, 그렇게 만져지는 건, 곤란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 자국, 남았어요?」

입술이 닿은 곳을 손으로 어루만지는 마히루에, 큰일이 났다고 뒤늦게 후회가 들었다.

마히루는 여름이라고 해도 목까지 단추를 잠그기 때문에 보이는 곳은 아니지만, 목 주위에 있고 옷을 갈아입다가
보일 수도 있다. 들킨다면 치토세에게 분명 놀림을 당할 것이다

「그, 정말 미안한데, 남아있어」

「…… 바보」

삐진 것처럼 작게 매도를 받았지만, 분노는 느껴지지 않았다.

「저, 적어도 보이지 않는 곳이라면 몰라도, 왜 여기에 한 거예요……」

아마네로서도 왜 마히루에게 그런 짓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확실히, 마히루를 만지고 싶고 연인 같은 일도 하고 싶다고 바라고는 있었지만, 미움을 받아서까지 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억지로 하는 건 이 마음에 반하는 행동이었다.

그런데도 잠에 취해서 했다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욕구 불만이라는 걸지도 모른다.
만약 더 적극적으로 마히루의 몸에 닿고 있었다면 어땠을지를 생각해보자, 자신의 욕망이 두려워졌다.

「미안해. 다음부터는 조심할게. 불쾌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

「부, 불쾌하다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그, 그, 부끄럽긴 하지만, 싫지는 않아요」

「그런 말을 하니까 내가 이상해지잖아」

그런 말을 들으면 또다시 그 하얀 목덜미에 달라붙고 싶어지므로 그만두어줬으면 좋겠다.

온 힘을 다해 사랑하면 마히루가 다칠 것 같고, 아마네로서도 브레이크가 듣지 않을 것 같아서 두렵다.

끓어오르는 충동을 억누르며 마히루를 일으켜 세우자, 마히루는 기대듯이 아마네의 몸을 의지해왔다.

「마히루, 여러 가지로 곤란하니까 떨어져줄..」

말은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어깨에 미지근한 숨이 닿았다고 생각하자, 다음 순간, 약간 쑤시고 아픈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아, 하고 숨을 몰아쉬며 따스함이 느껴진 곳을 바라보자, 마히루가 어깨에서 얼굴을 뗀 채, 상기된 뺨을


숨기려고 하지 않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번에는 한 번으로, 그러니까.. 」

수치로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인 마히루에, 아마네는 더 이상 참지 못한 채 작은 몸을 힘껏


껴안았다.

부드러움과 달콤한 향기, 그리고 따스함도 전부 이 팔 안에 있다,라고 생각하자, 참을 수 없었다.

놀라서 고개를 든 마히루의 뺨에 입술을 가져다 댄다.

곧바로 떨어졌기 때문에 시선이 마주쳤는데, 마히루는 캐러멜색의 눈동자를 활짝 열고 있었다.


「…… 아마네군」

「시끄러워」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요」

「…… 싫으면 날 밀어내」

뺨이라고는 해도 맘대로 키스를 했기 때문에, 싫다면 당분간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마히루는 옆으로


고개를 저었다.

「싫어할 리가 없잖아요. …… 그, 기뻐요」

겸연쩍은 듯, 어색한 미소를 띤 마히루에, 아마네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한 번 더 뺨에 입술을 댄 뒤 「귀여운


녀석」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5 화


125 여름방학의 방문

「얏하─! 우리들의 여름방학이 왔다구! 예이!」

「왜 그렇게 들떠있는 거야?」

7 월의 막바지, 종업식과 알람 사항을 알리는 종례가 끝나고 자유의 몸이 된 학생들은 화기애애하게 여름방학의
예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츠키는 종례가 끝난 순간부터 하이텐션으로, 보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왜 그러냐니, 당연하잖아, 지옥의 수업이 끝나고 천국…… 낙원이 왔다구……!」

「네가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 것뿐이지, 난 별로 싫지 않은데」

「수업이 끝났다고. 아마네도 시이나씨랑 노닥거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잖아」

「노닥거린다니…… 그. 하루 종일 노닥거리고 있지 않거든」


오히려 대화를 하지 않고 각자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이 많을 정도다.

같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 중, 서로 공부를 하거나 각자 가사를 하고 있으므로, 노닥거리고만 있지는 않다.

마히루는 공부는 당연하고 건강과 미용을 위해 운동을 하거나 몸을 가꾸고 있다. 아마네도 그에 따라 러닝을
하거나 트레이닝을 하고 있으므로, 항상 노닥거리고만 있다고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다.

「…… 까놓고 말해서, 너희들이 노닥거린다는 의식의 장벽이 높아서 그렇지, 무의식적으로 노닥거리고 있다고」

「어디가?」

「가끔씩 눈을 마주치고 웃거나 팔에 기대거나 손을 잡고 다니잖아」

부정할 수 없었다.

마히루와는 서로 포옹을 자주 하진 않지만, 이런 자그마한 스킨십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노닥거린다는 기준이 어려워서 아마네는 이것을 노닥거린다는 기준에 넣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이것이
노닥거린다는 것 같다.

「이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낯 뜨거울 정도로 너희들은 노닥거리고 있다고. 그치, 유타?」

「아하하, 그렇지. 뭐랄까, 보는 이쪽이 부끄러워질 정도니까」

「카도와키까지」

「뭐, 그 덕분에 끼어드는 사람이 적으니까 나쁘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말이야」

확실히, 예상하고 있던 괴롭힘이나, 마히루를 빼앗으려는 남자는 적어도 동 학년 중에서는 거의 없다.

마히루가 아마네를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 태도를 하고 있다는 게 큰 요인일 것이다. 아마네 이외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기 때문에, 포기한 것 같다.

그럼에도 욕을 듣거나 괴롭힘을 당할 것을 각오하고 있었지만, 왠지 반 친구들끼리 지켜봐 준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건, 시이나씨의 압력도 있긴 하지만」


「압력?」

「압력이라고나 할까, 견제? 아니, 체육제 때의 그 모습을 봤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시이나씨,
아마네랑 관련된 일이면 이성을 잃을 것 같으니까」

「이성을 잃는다니…… 상상이 잘 안 가는데」

「나도 상상이 잘 안 가긴 하지만, 그래도 분명 화낼 거야. 시이나씨는 용모 단려한 것과 선생님들에 대한


믿음도 두터우니까, 적으로 돌리면 무서울걸」

항상 상냥한 사람은 화나면 무서운 법이니까,라고 덧붙인 이츠키에, 아마네는 조용히 동의했다.

(아마, 화나게 해서는 안 되는 타입이겠지)

입으로 말하기도 했지만, 화난 모습이 그다지 상상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화가 난다면 위험하다는 건 알 수 있다.

항상 온화한 미소를 띠고 사소한 일로는 화는 내지 않는 만큼, 화가 나면 웃는 얼굴로 상대를 정론으로 때려눕힐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체육제 때의 일을 떠올리면 있을 수 없는 일만은 아니다.

화나게 만들 예정도 없고 아마네가 무슨 일을 하면 화내는 것보다는 먼저 슬퍼할 것 같기 때문에, 아마네는


가능한 마히루가 마음 편히 있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 저를 화나게 만들 예정이 있어요?」

내심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치토세와 함께 마히루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시이나씨. 아니 내가 아니라, 만약 아마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화낼 것 같다는 얘기야」

「그건 당연하지만…… 이성을 잃거나 하지는 않아요. 확실하게 정면에서 알아주실 때까지 서로 이야기할 거예
요」
싱긋 지은 미소에 이츠키는 약간 몸을 떨었다.

아마, 선언한 대로 마히루는 할 말을 다해서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웃는 얼굴과 정론을


무기로 상대를 몰아붙여서 이해를 시킬 것 같은 모습이니, 역시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다.

「아마네, 마히룽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

「화나게 할 리가 없잖아. 오히려 뭘 해야 화를 내는데」

「…… 바람이라든가?」

「내가 그런 걸 할 거라고 생각해?」

「그런 걸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구? 아마네의 성격상 있을 수 없으니까. 아마네는 한 번 품에 안으면


소중하게 여기는 타입이잖아」

「…… 그건」

정면에서 칭찬을 받으니 부끄럽다.

「뭐, 너무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게 문제지만. 뺨에 키스를 하는 걸로 끝나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마히루」

「아, 아니에요, 불만이 있는 건…… 그, 자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좋아, 잊어버리자」

자국에 대한 말을 듣고 일의 전말을 말했다면, 아마네로서는 이제 그 주제를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 역시 재수 없어」

「이츠키」

「네네. 우리 수줍음이 많은 친구씨. 저 정도는 우리도 평범하게 하는데」

그치? 치토세, 라고 말하며 치토세와 러브러브 하기 시작하는 이츠키에, 아마네는 속으로 「두 사람처럼 어른의
계단을 오를 리가 없잖아」라고 투덜거렸다.
사귄 지 2 년이 지난 두 사람은 당연하게도 아마네들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곳까지 도달했다. 나름대로
이츠키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있기 때문에, 별로 놀랄 일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마히루도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으므로, 아마 서로 같은 상상을 했을 것이다.

(…… 아직은 먼 일이겠지만)

입술에 키스를 하는 것조차 아직 못했는데, 몸의 관계는 꿈속의 꿈이다. 당장 하고 싶다는 마음도 없기 때문에,
천천히 서로의 페이스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마히루와 시선이 마주치자, 더욱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기에, 아마네는 부끄러워져 마히루에게서 눈을
돌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6 화


126 친가 귀성에 대해

「마히루, 우리 집에 가는 건 언제쯤부터가 좋아?」

여름방학 첫날, 평소처럼 아마네의 집으로 온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물었다.

본래라면 좀 더 일찍 정했어야 했지만, 마히루와 사귀기 시작해 들떠 있거나 이런저런 일로 바쁜 시간을 보냈기에
상의를 하지 못했다. 시호코한테서 언제든 와도 좋다는 말을 들었으므로, 마히루의 예정만 없다면 작년처럼 8
월쯤이 될 것이다.

아마네의 질문에 마히루는 눈을 깜빡였다.

「…… 아, 역시 우리 집에 오는 게 싫은 거야?」

「아, 아니에요. 집에 간다는 게 지금 생각나서……. 그, 저는 언제든 괜찮아요」

「그렇구나. 머무는 기간은 어떡할래? 나는 2 주 정도 머물고 싶은데, 추석을 사이에 두고 2 주 정도」

당황한 듯 손을 흔들며 싫지 않다는 어필을 하는 마히루에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다면 얼마나 머물지 고민한다.
현재 추석 연휴에는 이츠키나 카도와키들과의 약속도 없고, 일반적으로 추석은 가족과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될 것이다. 학교를 가는 것도 없어서, 간다면 이 시기가 적당하다.

작년에는 스스로 최저한의 집안일도 하기가 귀찮아서 2 주 이상 머물렀지만, 올해는 마히루가 있어서 예정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오래 머문다면 일주일에서 이주 정도일까.

「저는 특별한 예정은 없어요. 치토세씨랑도 놀 일정을 아직 정하지 않아서, 그, 머무는 기간은 아마네군이
결정해주세요」

「그럼 2 주 정도면 되려나. 조금 오래 있는데 괜찮아?」

「네」

특별한 예정이 없었던 듯, 아마네가 제안한 기간에도 침착하다.

마히루는 여성이기 때문에 옷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미리 짐을 보내기를 제안한 뒤, 아마네는 시호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일하는 중이기 때문에 곧바로 답장이 되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아마 기뻐하면서 승낙하고 최대한 오래 머물도록 할
것이다. 사랑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어머니는, 마히루의 성격적인 부분도 더불어서 마히루를 정말 마음에 들어
한다.

「엄마가 굉장히 기뻐할 거 같네」

「후후, 그렇겠네요」

「…… 각오해라」

「네?」

「엄마는 마히루를 분명 귀찮게 할 테니까」

우선 분명 그럴 것이다.

딸을 원했던 어머니다, 이걸로 다행이라면서 딸이 생긴 것처럼 행동하고 귀여워할 것이다.

「고마울 뿐인데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말이야. …… 그보다」


「네?」

「…… 사귀기 시작했다는 거, 말해야 할까?」

망설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마히루도 굳어졌다.

일단 아직 시호코에게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같이 친가로 갈 때의 모습을 보고 눈치채서 놀릴지도 모른다. 그럴


바에는 사전에 미리 말해서 피해를 줄이는 게 좋은 걸까,라는 갈등이다.

다만, 피해가 적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으로, 반대로 피해가 확대될지 모른다는 것이 시호코의 무서운 점이다.

「…… 어, 어떡하죠. 다시 보고하는 것도 쑥스럽네요」

「그렇네. 분명 꼬치꼬치 캐물을 텐데」

「하지만, 소중한 아들인 아마네군을 받았으니까요, 인사해야 되지 않을까요」

「내가 마히루를 받은 건데……」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히루의 가정을 생각해봐도 아마네가 받았다는 것이 맞으며,
마히루가 아마네를 받은 것이 아니다. 시호코도 마히루를 받았다는 것에는 의견이 없을 것이다.

물론, 원한다면 자신 따위 얼마든지 주겠지만, 마히루를 받아왔다는 것은 확정이다.

거의 확정사항인 줄 알고 말했지만, 마히루는 들은 순간 얼굴을 붉히곤 쿠션을 껴안았다.

「…… 그런 걸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이 아마네군의 좋은 점이지만, 그럼 말을 하는 점이 나쁜 점이에요」

「어느 쪽이야?」

「저한테만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좋은 점이에요」

「내가 마히루말고 다른 사람한테 말할 리가 없잖아……」

마히루 말고는 관심도 없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마히루는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 걸까.

「…… 그런 점도, 그렇지만, 이건 슈토씨의 교육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 갑자기 아빠야」

갑자기 슈토의 이름이 나와 당황했지만, 마히루가 쿠션을 안으면서 의지해왔기에 일단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분을 맞춰준다는 것보다는 순수하게 사랑스러워서 칭찬하듯 쓰다듬자, 마히루는 부끄러운 듯 눈을 아래로
내렸다. 마음탓인지 기분이 좋아 보였으므로,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 아마, 아마네군은 장래에 슈토씨를 닮았을 거예요」

「그래? 난, 그렇게 동안이 아닌데」

「그게 아니라, 내용물이」

「저렇게까지 온화하고 침착해질 자신이 없는데」

「…… 그렇지 않아요」

바보, 라고 아마네의 귀에 닿을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마히루가 팔에 기대어 오므로, 일부러 몸을 뒤로 빼자,


몸의 자세가 무너져 무릎 위로 몸이 쓰러졌다.

반짝이는 캐러멜색이 여러 번 눈에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것이 반복되는 것을 바라보며, 아마네는 웃으며 뺨을


손으로 긁었다.

「나는 그런 식으로 신사적이진 않지만, 내 나름대로 마히루가 응석 부리는 걸 받아줄 수 있도록 노력할게」

「…… 그러한 점이 비슷하다는 거예요」

「아버지는 나보다 더해」

「…… 저로선, 이미 물에 빠진 것만 같아요」

무릎에 머리를 얹은 채, 뺨을 긁던 아마네의 손을 감싸듯 자신이 손을 얹은 마히루는, 온화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슬쩍, 자신의 뺨을 만지도록 손을 옮긴 마히루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 좀 더 빠지게 해주실래요?」

「바란다면 얼마든지. …… 뭐, 다음 주의 수영장에서 빠져서는 곤란하지만」


「…… 바보」

이번에는 확실하게 들리는 목소리로 내뱉은 귀여운 매도에, 아마네는 웃으며 마히루의 뺨을 다시 어루만졌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7 화
127 천사님의 수영복 모습

수영장을 가기로 한 당일, 미묘한 긴장을 품고 아마네는 탈의실에서 갈아입고 있었다.

마히루와 교외에 있는 레저시설에 찾아와 수영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헤어졌지만…… 들어가는 전부터 남자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수영복 모습에 남자들이 매료되어 버리는 것을 상상하기에 어렵지 않다.

이럴 때에 치토세가 있다면 잘 커버해줬겠지만, 오늘은 단둘이서 온 상태다. 둘이서 가고 싶어요,라고 눈을


부릅뜨고 말했기에 거절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내가 어떻게든 다른 남자들의 마귀로부터 지키지 않으면, 하고 결의하면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러시 가드를


입은 뒤, 탈의실을 나온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 마히루가 오는 것을 기다리지만, 역시 늦다.

이는 불만이라기보다는 역시 그렇겠지,라는 심정이다.

여성복은 남자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고, 탈의실도 혼잡할 것이다.

여자도 힘들구나,라는 걸 절절히 느끼면서 조명이 달린 굵은 기둥에 가볍게 몸을 맡긴다.

오늘은 여름방학이라고는 해도 평일이라 사람이 적은 편이지만, 사람이 많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수영복 차림의 남녀노소가 지나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사람들의 틈새로부터 낯익은 아미색의
머리카락을 찾아냈다.

「아마네군」

예상대로 자신의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가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다만, 마히루를 데려고 온 것이 실수였을 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이쪽을 향해 오는 마히루를
뒤쫓듯 많은 시선이 따라왔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그다지 의식할 일이 없지만, 마히루는 극상이라고 해도 괜찮을 만큼의 미모다. 잡지에 실린 모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오히려 마히루가 더 낫기까지 하다.

그런 마히루가 수영복 차림을 하고 있으니, 남의 눈길을 끌지 않을 리가 없다.

「오, 오래 기다리셨어요. 탈의실이 혼잡해서」

「으, 으응」

물이 있기에, 달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 마히루가 희미한 미소를 띠며 아마네의 눈앞에 선다.

정면에서 본 마히루의 수영복 모습은, 매우 눈을 두기에 곤란한 것이었다.

햇볕에 그을리면 붉어지고 피부가 상하는 타입인 것 같은 마히루는 남들과는 다르게 두 배로 선탠에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보면 그 하얀색이 더 돋보인다.

햇빛에 비친 피부는 얼룩 한 점 없는 하얀색으로, 일본인 답지 않은 하얀색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탈 줄을 모르는 듯한 피부로 구성된 육체는, 훌륭하다는 말 한마디로 충분하다.

애초에 날씬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날씬하다.

그러면서도, 나올 곳은 확실하게 나온 체형으로, 프릴로 장식된 흰 바탕의 비키니로 숨겨진 가슴은 부드러운
라인을 그리고 있었다.

옷을 입어도 크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까지 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큰


정도가 아닌, 알맞게 손에 잡히는 이상적인 크기다.

설마 그 조신한 마히루가 비키니를 골랐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지만, 외설적이냐고 한다면 그 반대다. 큰 프릴이
장식되어 있는 덕분에 가슴의 골짜기가 좋게 가려져있고 마히루의 미모도 있어, 청초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마히루의 수영복 차림에, 시선이 헤엄친다.

만화잡지에 실리는 그라비아 정보밖에 보지 않는 아마네에게 있어서, 그녀의 수영복 모습은 너무나 눈부셨다.

「…… 어때요?」

닿을 만한 거리까지 다가온 마히루가, 약간 부끄러운 듯 가슴에 손을 얹고 묻는다.

신장 차이로 인해, 프릴에 가려진 과실이 모여 만들어진 골짜기가 보여, 군침을 삼켰다.

「아마네군?」

반응이 없는 아마네를 의심스럽게 여긴 마히루가 살그머니 팔을 만지가, 간신히 경직이 풀린다.

「…… 어, 어울리지 않아요?」

어울리지 않을 리가 없다. 오히려 너무 어울려서, 여러 가지로 시선을 두기가 곤란하다.

「그렇지 않아. 단둘이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잘 어울려」

「가, 감사합니다」

여성의 복장은 칭찬해야 하는 것이며,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가 열심히 자신을 위해서 수영복을 골라왔는데도
감상하나 못한다면 뭐가 남자냐,라는 느낌으로 감상을 말하자, 마히루는 안도한 것처럼 숨을 내쉬었다.

다만, 본인 역시 평상시와는 다르게 노출한 모습이 부끄러운 것인지, 뺨이 안쪽부터 달아오르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부끄럽다면 좀 더 가릴 수 있는 수영복을 선택해도 괜찮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마 치토세에게 받은


결과기 때문에, 마히루로서도 어쩔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치더라도)
슬쩍 주위를 바라보니, 마히루의 수영복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너무 많다.

여성인 일행이 있는 남자까지 정신이 나간 것처럼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고,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자를 안고
있으면서 바라보는 남자도 있다.

그만큼 마히루가 수영장의 천사님이 되었다는 증거겠지만, 남자친구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다.라고나 할까, 그녀의
수영복 모습을 빤히 쳐다봐서 불쾌하다.

「정말, 잘 어울리지만... 」

「이지만?」

「…… 안 되겠어」

자신이 입고 있던 파커 형의 러시 가드를 벗어서 마히루의 어깨에 걸친다.

애초에 날씬하고 몸집이 작은 마히루이기 때문에, 아마네의 러시 가드로 허벅지까지 숨길 수 있어서, 시선을
피하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물론 다리에 눈길이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리까지는 숨길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입어 둬」

「하지만…… 아마네군은」

「…… 그다지 다른 남자들한테 보여 주지 않다고, 한다면?」

이것은 본심이다.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이상적인 여성의 체형을 보유한 마히루가 시선을 끌 거라는 건 알고
있지만, 싫은 건 싫은 거다. 할 수만 있다면, 독차지하고 싶다.

귀에 대고 속삭이자, 마히루는 뺨이 여름의 햇볕 탓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붉어진 뒤, 작게 「…… 네, 네


……」하고 대답했다.
허겁지겁 앞쪽의 지퍼까지 잠그자 주변에서 유감스러운 듯한 한숨이 들려온다. 남의 여자 친구에게 음흉한 눈을
한 남자들의 시선을 막았다는 것에 안심을 하면서, 역시 헐렁헐렁하게 소매를 겨우 빠져나온 마히루의 작은 손을
잡는다.

「그럼, 가자」

「네」

작게 수긍한 마히루가 손을 잡으며 돌려줬으므로, 그녀를 데리고 천천히 걷는다.

어차피 물이 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손을 잡고 걸어 다닐 생각이었지만, 이번에는 견제의 의미도 크다.

마히루의 옆을 가능한 당당히 걸으면서 얕은 수영장을 목표로 걷고 있자, 옆에 있던 마히루가 「…… 아마네군」
이라고 속삭이며 이쪽을 올려다봤다.

「응?」

「…… 단둘뿐이라면, 수영복 모습을, 많이 봤을 거예요?」

「단둘뿐이라면 많이 봤을지도 모르고, 손을 댔을지도 모르겠네」

뭐, 아무리 그래도 빤히 바라보거나 몸을 만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적당히 하겠지만, 얼버무리듯 일부러
과장해서 말하자, 마히루가 왠지 생각에 잠겼다.

10 초 정도 고민한 듯한 마히루는, 손을 잡은 채, 더욱 거리를 좁혀온다.

거리를 좁힌다기보다는 팔에 밀착한다는 게 올바를 것이다.

러시가드 너머로 포근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을 느껴, 이번에는 이쪽의 뺨이 붉어질 차례였다.

「마히루, 닿고 있는데」

「…… 이럴 때는, 맞혀주는 게 정답이라고요?」

「마히루 안에 있는 천사가 일을 안 하네」

「여자아이는 좋아하는 사람의 앞에서는 천사도 소악마도 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오늘의 마히루는 소악마인 것 같다.

그런 것치고는 본인도 몹시 부끄러운 듯, 떨고 있고 얼굴도 새빨갛지만, 떨어질 생각만은 없는 듯 일부러


아마네의 팔에 가슴을 대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팔꿈치 부분으로, 함부로 오른손을 움직일 수 없다. 팔을 굽힌다면 마히루의 가슴에 팔꿈치를
묻고 만다.

「…… 달라붙는 건 상관없지만, 잘 만끽할게」

「그, 그 다시 말하기 부끄럽지만…… 네」

「…… 바보녀석」

설마 정면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아마네는, 말과는 달리 팔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을 의식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머릿속에서 원주율을 계속 셀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8 화


128 천사님과 두근거림

어떻게든 시선을 모으는 마히루를 데리고 비교적 얕은 수영장으로 온 아마네는, 손에 들고 있던 작은 방수 가방을


흔들며 옆에 있는 마히루를 바라봤다.

「그럼,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란?」

「아니, 수영하는 법을 알려주기엔 레저 시설은 적합하지 않고. 게다가, 갑자기 수영하라고 해도 곤란하잖아?」

「그건 그렇지만」

아마네는 비교적 수영을 잘하는 편이라 수영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는 있지만, 수영교실같이 레인이 있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가르치는 도중에 분명 다른 사람들과 부딪칠 것이다.

애당초 레저시설 수영장은, 수영을 한다기보다는 물과 논다는 의미가 강하며, 정말 수영하고 싶은 사람은 이렇게
사람이 많이 있는 시설이 아니라 수영교실로 간다.
「수영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상관은 없지만, 나로서는…… 그, 모처럼이니까, 마히루랑 같이 놀고 싶거든」

「그, 그건 그, 저도 그래요. 아마네군이랑 같이 있으니까」

꾸욱, 하고 몸을 의지하며 올려다보는 마히루의 소악마적 파괴력을 뼈저리게 느끼며, 사랑스러운 연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자신의 침착성을 되찾는다.

「그럼, 같이 천천히 놀까. 그, 수영을 한다고 하면, 그 러시 가드를 벗어야 되기도 하니까」

지금은 아마네의 러시 가드에 화사하면서도 풍염인 지체가 숨겨져 있지만, 수영을 한다고 하면 방해가 되므로
벗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주변의 남성들이 마히루를 바라볼 것이고, 아마네는 아마네대로 눈을 둘 수가 없다.

여자친구의 수영복 모습을 즐기는 것은 남자친구의 권리지만, 장시간 바라보면 여러 가지로 죽을 것 같기 때문에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아마네의 눈높이에서 보면, 가슴 쪽이 매우 방어력이 낮아서, 아마네에게 공격력이 높기 때문에, 보고 있을 수가


없다.

「…… 계속 숨겨둘 생각이세요?」

「아니 뭐, 마히루를 보여주기 아까우니까……」

「…… 아마네군은 보고 싶지 않아요?」

「아니, 보고는 싶은데, 본다면 죽을 것 같아」

「왜 죽는 거예요……」

기가 막힌 듯한 마히루지만, 아마 마히루가 이 감각을 이해할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아마네도 남자기 때문에 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지만, 주저앉아 버릴 것만 같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적으로도 죽고 정신적으로도 죽는다.

「…… 마히루도, 내가 상의를 벗을 모습을 본다면, 죽을 거잖아」


「그, 그건, 그」

「그보다, 다른 남자들의 것이라도 안 될 것 같은데, 오늘은 제대로 보고 있네」

확실히 마히루의 순정 상태라면 다른 남자의 수영복 차림을 보고도 쑥스러워 할 것 같지만, 오늘의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수줍어하고 있어도 모습에 수줍어하는 기색은 없다.

이런 지적에, 마히루는 주뼛주뼛 어깨를 움츠렸다.

「…… 그게, 아. 아마네군한테만 관심이 있어서…… 보고 있지 않아요」

「그, 그래……」

「…… 사실은, 오늘도 굉장히 떨리지만…… 아마네군을 두근거리게 만들려고 참고 있어요」

아마네의 평평한 가슴에 손을 얹고 고동을 느끼며 「두근거리고 있어요」라며 부끄러워하면서 미소를 지은


마히루에, 신음 소래를 낼 것 같은 기분을 견디며 마히루의 뺨에 가볍게 꼬집었다.

확 하고 눈을 깜빡이며 굳어진 마히루에, 반까지 잠겨있는 러시 가드의 틈 사이로 보이는 피부, 그 심장 위쪽의
피부를 손끝으로 살짝 누른다.

손끝으로 닿은 것만으로도, 부드러움과 고동이 전해져 왔다.

「…… 돌아간 뒤에, 만지작거려지고 싶지 않으시다면, 그쯤 해주시면 안 될까요, 소악마씨」

더 부추기면 따끔한 맛을 보게 될 거라는 충고에 마히루 김이 날 것 같을 정도로 얼굴을 붉힌 뒤, 허겁지겁


아마네로부터 몸을 뗐다.

아마네가 마히루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상상했는지 시선이 헤엄치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보였다.

다만, 손만은 잡고 싶은 것인지, 방금 전까지 심장의 고동을 느끼고 있던 아마네의 손가락 끝을 잡는다.

「…… 아마네군, 호색가」

「마히루가 부추긴 건데. 만끽해도 좋다고 말한 것도 그쪽이고」


「그, 그렇지만」

「부탁할 테니까, 차례차례 단계를 밟게 해줘. 기세로 하는 건 싫으니까, 소중히 대해주고 싶어, 나는」

아직 볼에 키스만 한 상태로 몇 단계를 스킵 했다간 어른의 단계로 오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나 할까,
몸을 목적으로 하는 것 같아서 싫다.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는 말에 마히루는 살짝 눈을 흔들며 감동한 듯, 물기를 띠더니, 이번에는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듯이 껴안았다.

「저기」

「…… 아마네군의 그런 상냥한 점을, 굉장히 좋아해요」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마히루에, 아마네는 여러 가지 복받쳐 올라오는 것을 삼키며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29 화
129 천사님과 물가

아마네가 마음을 추스르고 난 뒤, 마히루를 데리고 수영장에 발을 내딛는다.

체격적으로는 이미 어른인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허리까지 오는 물이었지만, 마히루에게 있어서는 가슴까지 왔기에,
얕다고는 할 수 없어서, 미묘하게 불안한 듯한 얼굴로 아마네를 올려다보고 있다.

「…… 마히루, 물에 빠지지 않으니까 괜찮아」

「아마네군, 물에 빠지면 수심이 30 센치라도 익사할 수 있어요」

「그. …… 빠지지 않도록 해주고, 만약에 물에 빠지면 인공호흡이라도 해줄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얼버무리듯 말했지만, 마히루는 아마네의 팔에 달라붙으면서 올려봐온다.

눈동자에는, 미묘하게 불만인 듯한, 그러면서도 기대하는 듯한 기색이 번져 있었다.

「…… 물에 빠지지 않으면 안 해주시는 거예요?」


약간 불만스러운 듯한 중얼거림에 무심코 마히루를 바라본다.

작게 입술로 만들어진 산이, 불복과…… 조르는 것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인 걸까.

립을 바르지 않고도 윤기를 잃지 않는 담홍색의 입술에 무심코 꿀꺽 침을 삼키지만, 그래도 여기서 이성을 버리고
달콤한 입술을 취할 수도 없기 때문에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 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나 할까…… 그, 여기선 무리야」

「저, 저도 여기서 해달라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아마네군이, 하고 싶지 않은 걸까 하고」

「하, 하고 싶지 않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항상 하고 싶어!」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키스를 하고 싶지 않은 남자는 없을 것이다. 비교적 이런 욕구가 적은 아마네조차도,


마히루를 많이 만지고 싶고 키스도 좋아하는 만큼 하고 싶다.

물론,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것과 욕망을 따라가면 이끌릴 자신이 있으므로 참고는 있지만, 하고 싶지 않다,라는
건 있을 리가 없다.

강하게 단언하며 부정하는 아마네에, 마히루는 얼굴을 이래도 될 정도로 붉힌 채, 아마네의 팔에 이마를 감싸며
얼굴을 가렸다.

귀까지 새빨개진 모습에,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자각한 아마네도 얼굴이 붉어진다.

「…… 아, 아니」

「…… 아니에요?」

「아니지는 않지만, 그,…… 한다면, 내가 못 버틸 거 같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이츠키에게 너무 늦다고 욕을 먹고 있는 아마네지만, 지금만큼은 그걸 부정할 수 없다.

마히루의 입장에서 보자면 속상할지도 모른다. 너무 소중하게 대하여 진행되는 걸음이 느리기 때문에, 마히루는
계속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마히루는, 좀 더 진행됐으면 하는 걸까)


좀 더, 연인 같은 일을 하고 싶은 걸까.

확인하듯 마히루를 내려다보자, 새빨간 얼굴로 반 정도 얼굴을 숨긴 채 올려다보고 있다.

「…… 아마네군이 좋을 대로 해주세요. 하지만, 너무 기다리게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치토세씨도 말했으니……


적당히……」

「치토세에에에」

「그, 그렇지만, 치토세씨는 남녀 교제의 선배니까요……」

「정말 쓸데없는 말이라고, 그거!? 괘, 괜찮잖아, 마히루, 우리들은 우리들 나름대로의 페이스로 진행되면
되니까. 무리하게 빨리 나가려는 생각도 없고, 그,…… 마히루도, 너무 서두른다면 뭔가 허전한 것 같은 느낌이
들 테니까」

아마,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너무 서두르다 보면 도중에 마히루가 버거워할 것
같기에, 천천히 지금의 페이스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네로서도, 이성이 날아가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

진지한 눈동자로 호소하자, 마히루는 눈을 부끄러운 듯이 깔고, 팔에 이마를 다시 한번 부딪쳤다.

「네, 네. 그…… 그럼, 수영할까요?」

「그, 그래……」

「…… 저, 이런 곳은 처음이라, 아마네군이 전부 알려주세요」

지금까지 누군가와 외출하는 일이 드물었으니까요,라는 중얼거림에, 마히루의 손을 잡고 얕은 수영장 안을 걷는다.

가정환경적으로 레저 시설에 올 일이 없었을 것이다,라는 걸 깨닫고 서글퍼졌지만, 그것도 나중에 천천히


체험해가면 된다.

「그럼, 이번 여름방학에 마히루의 처음을 전부 채워갈까?」

「…… 그, 그렇게 말하면 부끄럽지만…… 네」


얼굴을 붉게 물들이면서도 기쁜 듯한 미소를 띤 마히루에 아마네는 웃으며, 조금 더 사람이 적은 장소로 그녀의
손을 끌며 걸어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0 화


130 천사님과 물놀이

물에 빠지는 것을 무서워하던 마히루였지만, 아마네와 같이 있어서인지 물놀이 정도라면 개의치 않고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근처에 있는 센터에서 튜브를 빌려서 마히루에게 건네주자, 마히루는 미묘하게 토라진 표정으로 「아이 취급을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라고 투덜댔지만, 그럼에도 안전을 위해선지 튜브에 몸을 맡기고 있다.

몸에서 힘을 빼며 물에 둥둥 떠있는 마히루는, 편안한 표정으로 아마네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일단 아마네는 마히루의 상태를 보기 위해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이 상태라면 노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기분이 좋네요」

아마네의 옆에서 튜브에 탄 채 미소를 지고 있는 마히루에, 아마네도 옆에 기대며 「그렇네」라고 수긍한다.

아마네는 기본적으로 수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물에서 장난치며 떠드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만약 치토세나 이츠키가 있었다면, 비치볼을 하자던가 워터 슬라이더를
타자고 했을 것이다.

그것도 그것대로 나쁘지는 않지만,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물에 빠지진 않을 것 같으니, 재밌게 놀면 돼」

「…… 정말 부끄럽네요. 이 나이에 튜브를 타고 있다니」

「평범하게 어른도 사용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저기 봐, 저 사람도 튜브에 앉아 있잖아」

아마네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은, 수영복을 입은 여성이 튜브의 구멍에 누운 채 떠있는 모습이다.

어른들은 튜브를 수영의 보조도구로써 사용하기보다는, 저렇게 편히 쉬기 위해서 사용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튜브에 몸을 맡긴 채 마히루는 아마네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본 뒤, 허겁지겁 물에서 나와 튜브에 눕는다.

튜브에 몸을 맡긴 마히루는, 환하게 눈을 깜박이며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를 띠었다. 아무래도 마음에 든 모양이다.

아마네의 러시 가드로부터 나온 하얀 다리가, 탁탁 물을 들어 올리듯이 찬다.

호리호리하면서도 부드러움을 띤 다리로, 무심코 다리를 넋을 잃고 바라보자 마히루에게 물을 맞았다.

마히루를 바라보자, 마히루는 즐거운 듯한 미소를 띠고 있다.

시선의 끝을 눈치챘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장난치고 싶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가볍게
마히루에게 물을 뿌리자, 더욱더 미소가 깊어졌다.

「하셨죠. 에잇」

어쩌면, 같이 노는 걸 원했을지도 모른다.

아마네에게 물을 뿌리며 공격해 오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게 웃으며 되받아쳤다.

그렇다고는 해도, 마히루가 튜브를 타고 있어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곤란해지지 않을 정도지만.

차악, 하고 손으로 가볍게 마히루의 배 쪽으로 물을 뿌리자, 마히루는 다시 한번 이쪽으로 물을 뿌린다. 저쪽도
신경 쓰고 있는지, 물을 뿌리는 쪽은 대개 가슴 쪽이다.

물에 있어서 적응이 되긴 했지만, 역시 차가운 감각에 눈을 가늘게 뜨고, 또다시 마히루에게 물을 뿌린다.

너무 장난치면 마히루가 넘어질 것 같아서 적당히 하고 있었지만, 마히루는 기분이 좋은 듯 다리로 수면을
어루만지듯 차고 있다.

그런 일을 하고 있자, 마히루가 균형을 잃었다.

「너 말야」
튜브에 탄 채로 넘어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마히루를 받치고 다가서자, 마히루가 바싹 아마네에게 매달려왔다.

역시 물에 빠지는 건 무서웠던 것 같다.

「너무 날뛰게 되면, 떨어지는 건 안 봐도 뻔하잖아」

「우…… 죄송해요」

「내가 있으니까 다행이지만」

「…… 아마네군이 곁에 없다면, 이렇게 장난치지도 않아요」

작게 속삭여진 말에, 아마네는 바로 마히루를 바라봤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등에 손을 두르고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계속 말했다.

「…… 아마네군이랑 같이 있으니까, 보이는 모든 것이 반짝거리고, 아마네군이랑 같이 있어서 즐거워요. ……


게다가, 아마네군이라면,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 그렇게 귀여운 말을 들으면, 이쪽도, 그, 곤란하다고나 할까」

완벽하게 아마네를 좋아한다는 게 전해지는 속삭임에, 아마네의 얼굴이 자연스레 붉어진다.

어째서 이렇게 하나하나 사랑스러운 걸까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다.

(…… 정말 좋아해 주고 있구나)

물론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호의가 전혀지는 걸 느끼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사랑스러움이


흘러넘친다.

만약 집이었다면 머리를 쓰다듬으며 놓아주지 않았겠지만, 아무래도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

그래서, 한 번 껴안고 「…… 돌아가고 나서 귀여워해주지」라고 속삭이자, 마히루는 물에 있으면서도 삶은


낙지처럼 얼굴을 붉혔다.
「…… 그건 원하는 건데요」

다만, 그런 중얼거림이 들려서, 결국은 아마네가 격침되고 말았다.

아마도 오늘 이웃천사는 여기까지...


더이상은 너무 달아서 못하겠어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1 화

131 헌팅은 있기 마련입니다

휴식을 할 겸 드링크를 사러 갔다가 돌아오자, 마히루가 두 남자에게 얽혀있었다.

(이래서 눈을 떼고 싶지 않았던 건데)

평일이라고는 해도 푸드코트에 사람이 많아 아마네가 사러 갔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말을 걸리고 있었다.

남의 눈이 있기 때문에 억지로 데려가는 일은 없겠지만, 남자친구로서 기분이 좋지 않다.

마히루는 불편해하는 얼굴을 숨기지 않았다. 낯선 헌팅 남에게 주는 천사의 미소는 없는 것 같다.

제대로 러시 가드의 앞을 잠그고 미동도 없는 표정으로 틈을 보이지 않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살그머니 한숨을
내쉰다.

(…… 불편해한다는 걸 모르니까, 여자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거겠지만)

덧붙여서 인기 있는 이츠키의 말에 의하면 「상대의 반응도 개의치 않고 헌팅을 하며 다가오는 녀석은 정말로
인기가 없으며 보기에 딱하다」라는 것으로, 무심코 아마네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남자용의 러시 가드를 입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눈치가 없는 걸지도 모른다.

마히루는 약속한 벤치에 앉아 있어서, 아마 아마네가 올 때까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나중에 사과하기로 마음먹은 뒤, 빠른 걸음으로 마히루에게 다가갔다.


「오래 기다렸어」

양손에 드링크를 들고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는 마히루에게 말을 걸자 순식간에 마히루의 얼굴에 생기가 도므로
아마 그들도 마히루가 불편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딴사람 같은 표정을 보인 마히루에게 그들은 어딘가 허를 찔린 것 같은 표정을 띤 뒤, 아마네를 바라봤다.

아마네의 모습을 슬쩍 바라본 그들이 미묘하게 우월감을 내비치는 것은, 오늘의 아마네가 전에 했던 남자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왁스를 바를 수 없기 때문에 그냥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만졌지만, 아무래도 왁스를 사용했을 때보다는 수수한
분위기다.

「죄송하지만, 그녀는 제 일행이니까 권유는 사양해주세요」

별로 무시를 당하거나 업신여겨지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시선의 질을 신경 쓰지 않고 타인용의 웃는


얼굴을 띄우자, 더욱더 남자들의 미소의 질이 나빠졌다.

「진짜로 너의 일행이라고? 어울리지 않는데」

「너 같은 음침한 녀석이 이런 애를 데리고 있다니……」

음침하다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겉모습이 수수하기 때문에 거기에 반론할 생각은 없다.

다만, 어울린다,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문제라면 확실히 상대방은 마히루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외견상 품위
있고 청초하며 덧없는 마히루에게 헌팅 해온 껄렁한 남자가 맞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귀찮아져서 상대방이 화나지 않을 정도로 반론을 할까 생각하고 있자, 마히루가 「후훗」하고 작게 미소를 지었다.

갑자기 웃기 시작한 마히루를 바라보자, 입가를 숨기며 품위 있게 웃고 있었다.

「확실히, 분위기로 보면 음침하죠」

「웃지 마……」
「그가 밝지 않은 건 알고 있어요. 조용하고 침착한 사람이거든요」

마히루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지 못한 채 지켜보고 있자, 마히루는 처음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거기에는 호의가 없고, 어딘가 차가움조차도 느껴진다.

(…… 혹시, 화났나)

아마네가 바보 취급 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마히루라면, 그들에게 호감을 가질 리가 없다. 그렇다고나 할까,


진심으로 싫어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고 해서, 뭐가 나쁜 거죠?」

마히루가 던진 말은, 화가 나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단지, 정말로 무엇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 수 없다는 듯한 말로, 헌팅 하는 남자들도 「하?」하며 어딘가 어안이
벙벙한 상태가 되었다.

「전 그를 좋아하니까, 음침하다느니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요. 그의 성격도 겉모습도 분위기도 전부 포함해서


그를 좋아하니까요, 그런 건 사소한 일이에요」

딱 잘라 말하던 마히루가 이쪽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그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친애와 호의로 가득 찬 미소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렇게 당당히 좋아한다는 걸
듣는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해서 무심코 수줍어졌지만, 역시 기쁨이 먼저 느껴진다.

「언젠가 오빠들도 그런 식으로 생각되는 멋진 여성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항상 아마네에게 향하는, 벌꿀과 초콜릿을 녹여서 혼합한 것 같은 달콤한 미소가 아닌, 완전히 외출용 천사의
미소를 띠며 매듭지은 마히루에게, 그들은 정신이 나간 것처럼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다.

어렴풋이 뺨이 붉은 건, 마히루의 미소가 너무 눈부셔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아, 아니, 그……」


「저기, 저쪽을 보시죠」

말문이 막혀 마히루에 손을 뻗으려 했으므로, 그것을 자연스럽게 막으며, 어떤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이끌리듯 남자들이 시선을 아마네가 가리키는 곳으로 이동시키자, 그곳에는 파수대에서 이쪽의 상태를 바라보고
있는 남성이 있었다.

이 수영장은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 곳곳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물가에서의 장난을


주의하거나 수난으로부터 지켜주는 사람들이지만, 수상한 자가 없는지도 보고 있다.

아까 전부터 마히루가 곤란해하고 있는 걸 보고 있던 듯, 상황을 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파수대에 있는 직원의 시선의 끝이 자신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두 사람은, 난처한 듯한 얼굴을 띄운 뒤 허둥지둥


해산해간다.

남자를 데리고 온 것 같은 그림의 떡에 말을 건 것에 비해 이런 건 소심하구나, 하고 무심코 웃었다.

간신히 두 사람이 되었으므로, 아마네는 마히루의 옆에 앉았다.

「늦어서 미안」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히루를 혼자 두었기 때문에 헌팅이 일어나 불쾌한 마음을 들게 했으니까.

「아니에요, 사람이 많았죠? 이건 혼자라면 자주 있는 일이니까요」

「…… 그럴지도 모르지만, 혼자 있게 한 건 내 탓이잖아. 무서웠지」

「이야기를 알아주시는 분들이라서 그렇지도 않아요」

(저걸 이야기를 알아줬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아마 직원이 없었다면 조금 더 대화가 이어졌을 것이다. 도중에 귀찮아져서 마히루의 손을 잡고 떠날


생각이었지만, 저쪽에서 떠나줬으니 더 할 말은 없다.
마히루가 원한 오렌지 주스를 건네주고, 아마네도 자신이 산 사이다를 빨대로 들이마신다.

「…… 무섭지 않았어?」

「무섭다기보다는, 모처럼 기분이 좋았는데 엉망이 됐다는 마음이에요」

「미안. 기분 좀 풀어줘」

「아마네군의 탓은 아니지만…… 그렇네요, 그럼, 아마네군의 그거, 한입만 주세요」

아마네가 마시고 있는 사이다를 가리키며 「그걸로 퉁치죠」라며 장난스럽게 웃자, 아마네는 「마히루한테는 이길
수 없다니까」라고 쓴웃음을 지으며 컵을 건네준다.

이쪽에 죄책감을 가지지 않도록 일부러 이렇게 장난스럽게 말한 것이 전해져 와, 미안함과 배려가 부드럽게
느껴졌다.

마히루는 아까 일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마네에게서 사이다를 가져와 쭉 들이마신 뒤…… 찡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약간 눈에 눈물이 고인다.

확실히 탄산은 조금 마시기에 버겁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과잉 반응을 일으키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도
아마네는 평범하게 마시고 있었지만, 마히루는 그렇게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이상한 맛이었어?」

「…… 아니요, 탄산은 거의 마신 적이 없어서…… 입이 조금 아프네요」

혀에 자극이 강했던 건지, 미묘하게 눈에 물기를 띤 마히루를 바라보며, 마히루는 항상 음료로서 물이나 차,
커피나 과일 주스를 마시는 정도로, 탄산을 마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마히루는 매운 음식을 먹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런 자극에는 별로인 것 같다.

「탄산 초심자에게 이런 탄산음료는 무모한 게 당연하잖아…… 왜 마시려고 했던 거야」


이렇게 되는 것도 예상이 됐을 거 아냐,라며 마히루에게서 사이다를 받아 머리를 쓰다듬고 있자, 자극에 물기를
띤 눈동자가 이쪽을 올려다본다.

「…… 아마네군이랑 같은 맛을, 즐기고 싶어서요」

작게 중얼거린 말에 사이다를 떨어뜨리긴 했지만, 간신히 대참사를 막았다.

(…… 내 여자 친구가 점점 더 귀여워져)

안 그래도 겉모습도 행동도 사랑스러워서 괴로운데, 같은 것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말을 들으면, 아마네로서는


소리를 지르고 싶어질 정도였다.

일단 너무 귀여웠기 때문에, 얼굴을 바라보지 못한 채, 그저 마히루의 손만 잡고 외면하자, 마히루가 팔을 걸고


이쪽으로 의지해온다.

「…… 나도, 나중에 오렌지주스를 한 입 줘」

「후후, 네」

작게 웃음소리를 낸 마히루를 보지 않은 채 벤치의 팔꿈치를 짚고 다른 쪽을 바라본다.

그랬기 때문에,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헤이, 사랑스러운 아가씨랑 멍청한 도련님, 우리들이랑 놀지 않을래?」

귀에 익은, 하지만 여기서는 들을 일이 없을 줄 알았던 가벼운 목소리가, 두 사람에게 들려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2 화


132 익숙한 상대

목소리가 들린쪽을 향하니 예상대로의 얼굴이 보였다.


다소 경박한것 같은 유형이지만. 미남인 사람과 보이시 한 미소녀. 모두 학교에서 자주보는 얼굴이다.

"왜 이츠키가"
"아니 스토킹은 하지 않아. 정말로 우연이야. 거기까지 구경꾼 근성이 도지진 않았다고"
성실하게 손을 흔들어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로 미행해온건 아닐 것이다.

원래, 미행 해 온다면 두 사람의 성격으로 마히루가 헌팅 된 곳에서 도움을 주려고 했을것이다. 타이밍으로 보아
마히루가 합류 한 후 이곳을 발견 한 것이다.

치토세의 표정도 일부러 따라온것은 아닌걸 알 수있다.

"아니, 이번주에 수영장에 간다고 들었는데, 설마 이렇게 넓은 곳에서 이러고 있다고는 생각못했지.둘만의
러브러브를 방해해서 미안해~"
"...... 야.."

마주친 일에 대해서는 우연이라서 불평할 생각은 없지만, 마지막에 야유하는 듯한 히쭉히쭉 웃음과 말이 날아와서
슬쩍 본다.

그렇다고 해도 치토세도 수영복이기 때문에 너무 몸통을 보는 것은 실례이므로 얼굴을 보고 노려보게 되지만.

오렌지의 세퍼레이트 타입의 수영복을 입고 있는 치토세는 주위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또 히쭉히쭉하며 "
얏얏치"라고 몸을 뒤틀게 한다.

시선으로 보아 몸을 보지 않은 것을 뻔히 알면서 까불고 있는 치토세에게는 성대하게 한숨을 보내면서, 이츠키


에게 "이녀석 어떻게 해봐"라고 눈짓을 하면 "여름이니까 더욱 건강하구나"라고.그는 멈출 마음이 없어 보였다.

정말이지 기가 막히면서 마히루를 보면, 남들로부터 숨기기 위해 닫혀 있던 앞을 열고 있다.러시가드라고는


하지만 역시 한여름에 목밑까지 지퍼를 올리고 있는 것은 더웠던 것 같다.

앞가슴까지 지퍼를 내려놓고 조금 공기를 보내고 있는 마히루에게 치토세가 눈을 깜빡인다.

"응? 마히룽?"

"네?"

"어라..? 마히룽은 그 수영복으로 한거야?"

"그 수영복?"

"에, 그치만 검은 끈으로 하나ㅡ"

도중에 치토세의 목소리가 움푹 들어간 것은, 마히루가 손바닥으로 치토세의 입가를 막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볍게 허리를 들썩이며 치토세에게 손을 뻗고 있는 마히루는 주위의 시선을 느꼈는지 한번 .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저은 마히루는 볼이 빨갛다.

"하나 더 있었구나"

"야, 앗, 저건, 그...... 사람들 앞에서 입기에는 부끄럽기도 하고요."

"넘쳐 흐를거 같은데.아마네랑 둘뿐이라면 입어서 귀여운 짓을ㅡ.. 음음!"

"치토세 씨는 조용히 있는게 좋은것 같아요."

"네ㅡ에"

재차 치토세의 입을 막고 있는 마히루지만, 주눅든 모습은 없다.

남 앞에서 입기가 부끄럽다고 할 정도의 수영복을 산 마히루도 놀랍지만, 단둘이서라면 입겠다는 말을 한, 그


대담함에 아마네는 심장이 뛰기 시작할 것 같아졌다.

"......그렇게 아슬아슬한건가?"

"아슬아슬하다고 할까, 마히루의 스타일이 좋으니까 표면적이 좁아 보인다고 할까"

"치토세씨..."

"이이상 말하면 정말로 혼날것 같으니까 아마네는 실제로 보는걸로! 이해해줘~"

"보... 보여주지 않을꺼에요!"

익은 사과처럼 뺨을 붉히고 거절하는 마히루의 아마네가 미묘하게 유감스럽게 생각해 버린 것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마히루가 싫다면 억지로 보고 싶지는 않지만 역시 그녀의 그런 모습이 보기 싫다면 거짓말이 된다.

치토세의 말투에서 극단적인 노출이라기보다는 스타일이 좋음을 부각시킨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아마네로서는 꽤 직시하기 쉽지만, 그 수영복이 이것 이상 피부가 보인다면, 마히루의 거부는
구원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남자로서는 보고 싶기는 하지만.

어렴풋이 아쉬운 것이 보였는지, 치토세가 히쭉거리고 있고, 마히루에게는 마히루대로. 미묘하게 시선을
이쪽으로 흘깃거리고 있다.

"못 보여주는거야?"

"... 이야기에 따라서요."

치토세의 말에 가늘게 돌려준 마히루가, 아마네와 치토세의 시선을 피해 가드 후드를 쓰고 고개를 숙인다.

그저. 보이지 않지만. 얼굴이 타 화상을 입은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새빨간 건, 상상이 되었다 .

......치토세,너무 놀리지마.마히루도 나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도 마히루 귀엽지 않아?"

"뭐. 당연한 소리를 하는 거야"

"오오오오 천연이네 너도......"

마히루가 귀여운 것은 언제나라고 말하면, 치토세가 어렴풋이 어이가 없는 듯한 시선을 보낸다.

원래 사귀기 전부터 마히루가 귀여운 일은 인정했을 터라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닌데, 두 사람이 보면 아마네가


완전히 동의한 것이 의외였던 것 같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결국엔 아마네의 연인이니깐 사랑할 수 밖에 없는걸까...... 예전에는 애인 같은것도 없고. 연애 할


생각도 없다고 했었는데~"

" 시끄러."

"이야. 이게 사랑이 사람을 바꾼다는건가~"

"너희들 바보 취급는거 아니냐? 애당초 마히루가 귀엽다는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마히루가 귀여운건
당연하잖아.이츠키도 치토세가 귀엽다고 자랑했었고.."
이츠키와 친해져 치토세를 소개받고 매일 자랑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가 다소 말해도 이츠키의 자랑을
이길 정도는 아니다.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닐 것이라고 반대로 두 사람에게 어이가 없어보이면 그만하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 태도가 미묘하게 화가 나서 노려보았지만, 이츠키는 쓴웃음을 지을 뿐이다.

"뭐, 그래도, 그 정도로 해 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뭐야"

"시이나씨가 힘들것 같아."

왜 마히루의 이름이냐고 마히루를 보니, 후드를 잡고 깊게 쓴 상태로 떨고 있어서, 아마도 매우 부끄러워하고


있는게 틀림없을것이다.

너무 사람들 앞에서 칭찬을 받으면 쑥스러운 마히루가 당황하면서 미묘하게 얼굴을 든 마히루는 부끄러워서인지
눈물로 바라본다.

"......아마네군은 그런점이 좋은점이고 나쁜점이에요"

그렇게 중얼거린 마히루는 또 후드를 깊이 뒤집어 썼기 때문에, 아마네는 마히루가 부끄러움으로부터 회복되기를
바라며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3 화
133 달라진 것

마히루의 부끄러움이 가라앉고 나서 넷이서 놀게 되었는데, 넷이 되어서 좋은 일은 말을 걸려고 타이밍을 잡고


있는 남자들이 줄어든 것이다.

넷이서 행동하다가 혼자가 되는 일은 없고,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게다가, 이츠키는 확실히. 보기 좋은 계열의 잘생긴 데다가 아무래도 인기 있는 분위기가 있는 이상적인 남자이기
때문에, 헌팅 목적의 남자들이 마음대로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 같다.

단지, 치토세도 마히루도 이츠키도 외견적으로는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시선 자체는 모여 있는 기분이 들지


않지만.
"마히룽 마히룽ㅡ. 잇챠"

"꺄악...정말 치토세씨.."

마히루가 얕은 수영장이 좋다고 무언의 압력으로 호소해 왔기 때문에 얕은 풀장에서 놀고 있는 한편, 마히루와
치토세가 화기애애애하게 물을 뿌리고 있는 것을, 이츠키는 수영장 가장자리에 앉아 바라보고 있었다.

완전히 친해진 두 사람이 즐겁게 놀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미소를 절로 짓게 한다.

그리고, 두사람은 서로. 타입은 달라도 외형은 뛰어난 미소녀이므로, 보고 있으면 눈요기가 된다.

"이야 여자들끼리 사이좋은건 보기좋네."

똑같이 아마네의 옆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던 이츠키가 히죽거리고 있었다.

"감상평이 아저씨 냄새가 나는데."

"그만둬. 너도 두 사람이 사이좋게 지내는거 보면서 입이 귀에 걸리는데"

"그렇게까진 아니야"

"그래도 보고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잖아, 무뚝뚝한 녀석"

"그거 너도 포함되는 말이지?"

"나는 열려있으니까"

이건 어때! 하고 달려가면서, 치토세에게 물을 뒤집어쓰고 간지러운 듯이 웃고 있는 마히루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래서, 왜 그런 먼 곳을 바라보듯이 보고 있었어"

실쭉한 미소를 머금고 물어온 이츠키는, 조금 몸을 앞으로 넘어뜨리고 아마네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아니, 왠지 마히루가 예전보다 더 예뻐졌구나 해서"


"너도 자랑하게 됬구나"

"자랑인가, 잘 웃게 되었구나 해서.옛날에는 작은 미소도 없었어."

"우리들은 본 적이 없는데, 아무렇지도 않았어?"

"그래. 쿨하다고나 할까, 독설이라고나 할까.남을 믿지 않는 녀석이었으니까.......저렇게 웃고 있는 거,


좋네."

만났을 무렵에 비하면, 정말로 솔직하게 웃게 되었다.

옛날 쿨하고 다소 독설적인 마히루부터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걱정 없는 미소와 솔직함을 보여주고 있다.

마히루가 바뀐 것은 자신과 함께 있었기 때문이란 자부심이 있지만, 치토세 덕분이기도 했다.동성이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일도 있고, 알 수 있는 일이 있다.

저렇게 즐거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 기쁘다.

"나도 시이나씨 변했구나 라고 생각했으니까 동감.옛날에는 인형같아서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굉장히
귀여운, 아마네를 엄청 좋아하는 아이로 밖에 보이지않아.

"엄청 좋아하는 아이라니.......있잖아?"

"아니, 그렇게 순수하게 호의를 가졌으니까 알기쉬워. 그렇지 않아도 특별대접을 한거 같았고"

"......덧붙여서 묻지만, 이츠키 네 눈으론, 마히루가 꽤 전부터 나에 대해..."

"오히려 왜 우물쭈물하는지 레벨로 호의가 넘쳤어"

"진짜냐"

사귀기 전부터 은근히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기 훨씬 전부터 그렇게 보이던 것 같다.

"시이나씨가 아마네를 신뢰하고 호의를 가지고 의지한것부터. 아마 달라졌을거라고 생각해"

"......그런가"

"그리고 치이 의 존재일나.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하이텐션으로 친절하니까, 끌려 다니고 있어.

"제어를 부탁한다 남자친구야"


"치이는 정말 안 되는 곳까지는 발을 디디지 않으니까 흠~~ 거기다가, 저렇게 웃고 있으니까"

이츠키가 손가락으로 나타내 보이는 끝을 한번 더 보면, 마히루가 치토세에게 달라붙어 수줍은 듯하면서도 수줍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있다.

마히루도 치토세를 믿고 있는 것을 눈빛으로 알 수 있고, 표정도 부드럽다.저렇게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바라건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자신이었으면 한다.

걱정하지 마, 라고 등을 두드린 이츠키에게 쓴웃음을 지으려는데 "헤이헤이~ 거기 풀사이드에서 좋아하고 있는


사람들~, 이쪽에 와서 놀아야지?"라고 치토세가 마히루에게 붙으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마히루도 주위로 와 주었으면 하는 듯 조심스럽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귀여운 여자에게 불린다면. 거절할 수가 없잖아?"

잇챠, 라고 풀사이드에서 풀장에 뛰어들어 허리에까지 담근 이츠키가 웃으며 둘에게 향하는 것을 보고, 이츠키도
웃으며 마히루에게로 향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4 화
134 넷이서 저녁식사.

"후아, 잘놀았다"

몇시간이나 놀면 고등학생이라지만 역시 조금 지쳐, 넷이서 벤치에 앉아 쉬게 되었다.

빌려온 공으로 발레를 하거나 치토세에게 떠밀려 마히루도 작은 워터슬라이더를 체험하거나 마히루에게는 자극적인
체험이 되었을 것이다.

옆자리에 앉는 마히루는 환한 얼굴이면서도 다소 피폐해 있는지 아마네에게 가볍게 기대었다.

즐거웠어요.이렇게 논건 오래간만이에요.

"응, 나도 이런 몸 쓰는건 오랫만이야"

"아마네군은. 체육제도 필요한거이상으로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좋은 운동이 되었을려나요?


운동치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하는것도 아닌 아마네는 이렇게 온몸을 사용하는 게 별로 없다.체육 수업도
성실하게 듣긴 했지만, 여기까지 기분 좋게 몸을 놀리지는 않는다.

"중간에는 열심히 수영하긴 했잖아?"

"아니 수영장은 수영하는 곳이고......가끔은 좋을까,"

"그동안 마히룽이 아마네를 보고 있었다구?"

"어, 어, 미안 마히루."

치토세와 사이좋게 놀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도 가볍게 헤엄쳐 즐기고 있었지만, 마히루를 기다리게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마히루는 고개를 흔들뿐이였다..

"그, 그런건 아니지만요.....괜찮아요.."

뭐가 괜찮을까, 라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도 알았다.

마히루는 수영을 할 수 없어서, 보통 수영을 할 수 있는 아마네가 부러웠을 것이다.

단지, 치토세나 이츠키가 있는 앞에서 수영을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언급할 수도 없기 때문에, 살며시


쓴웃음만 지르며 머리를 쓰다듬어 줄 뿐.

또 기회가 있으면, 그 때는 수영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을지도 모른다.

"또 수영장 같이 가자"

"네에.."

"에, 뭐? 마히루의 흑비키니 보고싶다고요?"

"아 그런가. 그건 역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둘만 있으면 감상하는 주제에"

"그건......남자친구 권한이지"
남에게 마히루의 흑비키니를 보일거라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지금도 주위의 러시가드로 감추고 있고,
가능하다면 수영복용 반바지도 입히고 싶을 정도이다.

"그래도 마히룽. 보여주지 않는거야?"

"그러니까 이야기에 따라서.. 다른거에요."

외면한 마히루에 작게 웃으며 다시 한번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레저 시설을 갖추어 나온 아마네 일행은, 조금 이르지만 패밀리 레스토랑에 왔다.

열 여덟시 전이라 저녁에는 다소 빠른지도 모르지만 수영 하거나 놀거나 하고 체력을 썼고 배도 고프고 있었으므로
마침 좋았는지도 모른다.

마히루는 패밀리레스토랑에 올 기회가 없어서 좀 안절부절했다.그 모습이 귀여워서 그만 웃었더니 치토세들에게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살짝살짝. 웃어댔기 때문에, 미소는 가라앉을 텐데.

"그러면, 마히룽은 여름방학 아마네의 본가에 가겠네"

주문한 햄버그를 자르면서 치토세가 묻는다.

치토세와의 노는 일정을 짜기 위해서 마히루도 아마네와 함께 아마네의 친가에 갈 것을 전했겠지만, 싱글벙글한


얼굴을 보게된다.

"그거구나, 얼굴 보러 가는 것 같은 느낌이네"

"아쉽지만 이미 마히루는 우리 부모님을 만나고 있거든"

"그렇구나.......왠지 빨리 남편의 귀성을 따라가는 부인 같네"

"맘대로 생각하던지."

아직 결혼은 고사하고 약혼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라고는 생각했지만, 보통 고등학생끼리의


애인으로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행동은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부정할 수 없다.

담백하게 부탁한 일본식 정식의 젓가락을 입에 올린 아마네에게서 치토세는 변함없이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그것을 무시하면서 입에 담은 계란을 씹기는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마히루와 달리 맛깔스러운 양념이라 맛있다고


단언하기에 부족한 맛이다.

역시 마히루의 요리가 제일이다, 라고 혼자서 납득한 아마네가 언뜻 마히루를 보면, 희미하게 부끄러워 하고
있는거 같다.

아무래도 아내라는 말에 쑥스러웠던 것 같다.

"시이나씨가 아마네의 친가에...그러면 시호코씨 기뻐할것 같은데"

"아카자와씨는 시호코씨와 안면이 있는건가요?"

"아니, 들은 느낌이지만......이렇게 아마네의 비유로 알게 됬지."

"우리 엄마는 진하니까... 남같지 않은 느낌이잖아"

이야기만으로 이츠키도 시호코가 치토세를 닮았다고 판단한 것 같다.치토세가 시호코와 만나면 필시 친근감이 생길
것이다.

"에, 무슨 이야기?"

"음, 치이는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이야기"

아무렇지도 않게 속이면서 칭찬한 이츠키에게 치토세는 "잇짱이 바보"라고 만열하는 모습이었다.

"아, 그렇구나 아마네. 귀성할 날이 정해지면 빨리 말해.가기전에 꼭 놀고싶기도 하고.."

"네네. 아마도 귀성은 8 월에 들어가니까 그때까지 가둬.......그리고,과제도 드디어"

"왜 엄마같은 말을 할까~"

"너 작년에 '과제가 끝나지 않아'라고 떠들었겠지만..."


치토세는 과제는 나중에 한꺼번에 하는 타입답게, 여름 방학이 끝나갈 정도의 때에 서둘러 시작하고 있었다.

아마네는 먼저 끝내고 나중에는 매일의 자습으로 되돌아보는 타입, 이츠키는 엉뚱하게 해 나가는 타입이므로,
둘이서 치토세의 과제를 돕는 처지가 되었다.

올해도 아마네는 이미 끝내고, 마히루 역시 과제를 정리하고 난 뒤엔 함께 자습하기도 한다.

"그래도, 하기싫고......하핫, 올해는 천사님이 가르쳐준다고 하니깐."

"알려주는건 괜찮지만, 다음에 천사님이라고 부르면 거절할꺼에요"

"쌀쌀해.. 하지만 그런 마히루도 좋은걸!"

이런저런 치토세와도 가벼운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마히루는 미소를 띠며 식기 전에 밥을 입에 옮긴다.

아무래도 외식으로 허전해진 것은 마히루의 요리가 익숙해진 탓일 것이다.

"마히루 내일 김밥 먹고싶다"

옆의 마히루에게 작은 소리로 말하면, 마히루의 시선이 아마네의 앞에 놓인 트레이로 옮겨진다.

"방금 먹은거 아니에요?"

"이러면 안돼.뭔가, 시원찮아.마히루가 하는 것이 제일이니까...

"후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군요. 그럼 아침식사 하는 김에 깨워줄게요"

"응."

여름방학이라는 이유로 일찍 일어나지 않게 되었는데, 마히루가 깨워 준다면 고맙다.

자고 일어나자 마자 마히루의 얼굴을 보는 것은 심장에 나쁠 것 같지만, 뛰어난 자명종인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내일 아침밥이 기다려진다, 하고 혼자 기분이 좋아진 아마네에게, 이츠키가 질린 듯한 시선을 보낸다.

"벌써 동거 커플......"
" 시끄럽다"

아직 반동거다, 라고는 하지 않고, 약간 식은 된장국을 조용히 마셨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5 화
135 오랜만의 광경

"문단속은 하셨나요?"

"눈 앞에서 했잖아"

자신이 사는 층의 복도에서 선생님이나 무엇인가처럼 주의를 환기시키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고 쓴웃음을


지었다.

평소 같으면 일부러 여기까지 말하지 않지만, 장기간 집을 비우기 위해 걱정하고 주의한 것 같다.

오늘부터 2 주 정도 집에 가 있으며 그동안에 뭔가 잘못될게 없는지 신경 쓰고 있는 것이다.

"보긴 봤지만, 혹시나 해서 말이에요."

"네네. 너야말로 잊은 물건은 없겠지?"

"잊지 않았어요. 필요한 짐은 보내고 있고, 아침에도 다시 한 번 수하물을 검사했으니까요.문단속도 완벽하고,


아마네군 쓰레기통부터 냉장고의 내용체크까지 빈틈없이 갖추고 있으니 안심하세요."

"신경써줘서 고마워"

역시 2 주일 분의 짐을 들 여유도 없고 서로가 택배에 의지하고 있는 점은 빈틈이 없다.게다가 아마네의 집안


일까지 해 주고 있으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런 세세한 것을 알아주는 부지런함에 감사하면서, 마히루의 손에 있던 가방을 받아, 대신 손바닥을 잡는다.

마히루는 반짝 눈을 뜬 후에 작게 "아마네군의 그런점을 좋아해요"라며 아마네의 손을 되짚었다.

아마네의 집이 있는 곳은 아마네가 사는 곳에서 신칸센에서 한시간으로 조금 정도의 거리이다.


예약하고 있던 자리에 앉아 경치를 즐기며 수다를 떨고 있으면, 순식간에 신칸센은 현지에 도착해 있었다.

오랜만이라 해도 일년 만 정도로 본 역의 광경에 뭐라 말할 수 없는 그리움을 느끼면서, 마히루의 손을 떼어 약속


장소로 향한다.

"여기가 아마네군의 고향이군요"

"응. 우리 집은 전차를 갈아타거나 차를 좀 더 달릴 수 있어야 도착하기 때문에 완벽한 현지라고는 할 수


없지만"

큰 역에만 신칸센이 서므로 여기서 내린 것만으로, 실제로는 조금 더 이동에 시간이 걸린다.

이번은 예정이 비어 있던 시호코가 역까지 마중나와준다고 하는 것으로, 후의에 응석하는 형태가 되고 있었다.
단순히 시호코가 빨리 마히루를 만나고 싶어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약속 장소에 자주 사용하는 개찰구에 있는 큰 기둥을 향해 가니, 먼 곳에서도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과연 어머니 앞에서 손을 잡는 것은 쑥스러워서 손을 떼면, 미묘하게 눅눅한 공기가 마히루에게 부터 번져서


황급히 등을 두드린다.

(아직 사귀고 있다고 전하지 않았으니 이번만은 용서해줘)

손을 잡는 일이 일상적이 되어 있기 때문에, 우연히 손을 잡아 버리기 쉽지만, 귀성중은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소 아쉬운 듯 하던 마히루도 시호코의 모습을 포착하고 납득했는지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간다.

시호코 측도 두 사람의 모습을 눈치 챈 듯, 사람을 좋아하는 듯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곳에 다가왔다.

"오랜만이에요..."

"어어! 마히루구나! 잘 와줬어"


가장 먼저 마히루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우리 어머니답다, 하고 아마네는 쓴웃음을 짓는다.

마히루는 시호코의 기세가 오래간만이라 약간 기압을 당하면서도 정숙한 미소와 몸짓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모처럼의 가족끼리만의 기회인데, 저까지 참가하게 해 주셔서..."

"괜찮아, 우리가 마히루를 만나고 싶었어! 사실은 봄방학에도 만나고 싶었는데, 형편이 안되서 말이야......
어머나, 아마네는 어떻게 지내?"

"아들에 대한 인사는 말밖에 없는건가."

"어머나, 어서와? 마히루도 데려와 줘서 고마워"

"네예"

농담인줄 알고 있어서 별로 화내는건 아니지만, 퉁명스러움이 앞으로 나온 탓일까.이제 삐쳤어.물론 아마네가


돌아와 줘서 기쁜 거야ㅡ 라고 핀잔을 듣는다.

그 싱글벙글 웃는 쪽이 화가 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홱 하고. 시호코의 손을 쳐내며 주위를 보다가..

시호코가 데리러 온다던데, 슈토의 모습이 없는 것이 의외였다.오늘은 슈토도 휴가를 냈을 것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둘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빠는?"

"슈토씨는 지금 집에서 점심하고 있는걸~"

"그렇구나."

그렇게 말하면 납득이 간다.

슈토는 요리를 좋아하고, 대접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집에서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좋았어, 마히루. 아빠 요리는 맛있어"

나에게 있어선 마히루만큼은 아니지만, 라는 말을 속으로 돌려넣고, 마히루도 살짝 엷은 미소를 띄운다.


"그런가요, 기대되는걸요."

"우후. 우리 집 맛도 즐겨줘"

"그렇다면 엄마가 원래 만들지 않으면 안돼......아빠가 맛있지만"

"그건 필요없잖아, 정말이지"

나이를 느끼게 하지 않는 얼굴로 볼을 부풀려 보이는 시호코이지만, 실제 슈토가 요리 솜씨는 위다.

평일은 시호코, 토일요일은 슈토와 분담하고 있으므로 익숙해진다는 점이라면 시호자의 손을 들어주지만, 맛은
슈토가 위다.

별로 시호코 요리가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양념의 문제적으로 슈토가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물론,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쪽에도 감사하고 있었다.

"음, 아마네의 솔직하지 않은 건 언제나 있으니까 좋아요. 그것보다, 집으로 향할까요? 지금부터라면 꼭
점심쯤에 도착할 것 같고. 차로 가야하니. 따라오렴."

너무 역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어쩔 수 없다, 하고 손짓하여 역의 출구를 향해 가는 시호코에게, 아마네는


한번 마히루를 본다.

"그럼 갈까"

"네"

작게 고개를 끄덕이던 마히루의 손목을 가볍게 잡았다.

역시. 손을 꼬옥 잡는건 불가능하지만, 이거라면 길을 잃는걸 방지한다는 걸로 변명 할 수있다.

눈을 부릅뜨고, 그 다음부터 기쁜 듯이 반듯한 미소를 띠며, 조금 아마네와의 거리를 채운 마히루, 아마네도


약간 쑥스럽지만 시호코를 쫓듯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6 화
136 오랫만에 본가

차를 몰기 삼십분, 아마네 에게서 보면 이동 시간 두시간 가량, 후지미야가에 도착했다.


비교적 큰 외딴집들이 아마네의 눈앞에 서 있다.넓은 것은 서재가 있거나 넓은 부엌을 갖추고 있거나 빈 방이
있거나 하기 때문이지만, 마히루는 생각했던 것보다 넓었던 듯 눈을 동그랗게 하고 있다.

"크네요"

"어머나 고마워. 우리 집 좀 넓게 만들고 있잖아.사실은 딸을 원해서 방을 많이 만들었지만, 세상처럼 되지 않는


거지......마히루가 와줘도 되는 거야?

"어, 저, 그"

"엄마, 마히루 놀리지 마, 난감해 하잖아"

"어머나?"

밝은 미소를 띄우고 있지만, 마히루의 반응에 싱글벙글하고 있는 점이 있다.

마히루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으므로, 더욱 시호코의 즐거운 망상의 양식이 되고 있다.아마네의
본심으로서는, 그걸 망상으로 끝내게 할 생각이 없기도 하지만, 과연 시호코에게는 말할 수 없다.

"자, 더우니까 빨리 안으로 들어가자"

"네. 어쩔 수 없지."

"뭐가 어쩔 수 없는 거야......"

미소가 가라앉을 기미가 없는 것은 이제 포기하고 시호코의 등을 누르면, 시호코가 실로 유쾌하게 웃으며 집


열쇠를 연다.

안에서 발소리가 나는 것은 시호코 일행이 돌아온 것을 슈토가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서오렴"

집에 발을 들여놓으면 예상대로 슈토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녀왔어 슈토 씨. 마히루도 데리고 왔어~"

"시이나상 오래간만이구나"

"안녕하세요. 건강히 잘 지내시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마히루도 슈토와 만나는 것은 반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역시 긴장하는 모습이었다.시호코는 마히루를 자유롭고,
친근하게, 아니 떠밀려서 접하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거리를 느끼게 하지 않겠지만, 슈토에게는 거리를 느껴 버릴
것이다.

슈토는 마히루가 약간 딱딱한 모습을 알고 소탈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런 아저씨에게 딱딱하게 하지 않아도 돼요."

"아니 그런......"

"아빠의 겉모습으로는 아저씨가 보이지 않는게 문제야"

"오야ㅡ 기분 좋은 말 해 주네"

실제, 실제 연령에 걸맞지 않은 외모를 하고 있는 것이 자신의 아버지다.

삼십대 후반으로 보이지 않는 풋풋한 말하자면 동안의 아버지는 먼저 초면에서 나이를 맞출 일은 없다.

"아마네도 잠깐 못본 사이에 얼굴이 좋아졌네"

"고작 반년 만에 바뀐건가?"

"응. 남자다워졌다고 할까, 자신이 생긴 것처럼 보여. 멋도 당당하게 들어가있고~"

마히루와 다니기에 외출용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자신이 별로 없었던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실제로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자신감이 있는 상태를 잘 알았던 것 같다.

그것을 간파당하는 것은 미묘하게 부끄러워, 입술을 다물면 슈토가 살짝 작은 미소를 띄운다.

"그럼 시호코 씨, 집 안내를 맡겨도 될까?"난 아직 대접준비가 있기때문에...

"네, 그럼 그렇게 말해줘.좁은 곳이지만 천천히 있어"

"아니, 그런 일은......실례하겠습니다."
굽실굽실 머리를 숙여 구두를 벗은 마히루에 이어, 아마네도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신는다.

주위는 제멋대로 아는 우리 집이기 때문에 안내는 필요없지만, 시호코가 마히루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거나 하지
않을까 감시하기 위해서 따라갈 생각이다.

슈토가 식당으로 돌아오는 것을 본 시호코는 "이쪽이야"라고 계단 쪽으로 손짓을 했다.

침실과 객실은 기본적으로 두층에 있어서 그쪽으로 안내할 것.

아마네도 역시 자기 방에 가서 도착하는 짐을 가볍게 열 예정이지만, 조금 생각해 보면 객실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나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표정이 된다.

(...지난해 봤을 때 헛간 방이 하나밖에 없었지만)

베란다가 연결된 그 방은 원래 또 하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를 위해 만들어져 있었던 것 같지만.결국 아이가 받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사용되지 않은 채이지만, 방의 인테리어만은 정돈되어 있어 누군가가 묵게 되어 있다.

지금은 별로 없지만, 사촌들이 장기 휴가를 왔을 때 쓰는 방이기도 하다.

별로 뭘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성을 오갈 수 있는 방에 재워도 되는 건지 조금 속이 아파졌다.

"그럼 마히루, 방은 여기 쓰도록 해"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옆 방으로 안내되어 살포시 한숨을 내쉬었다.

"방을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그런거야.두층은 화장실이 거기에서, 마히루의 옆방이 아마네의 방 베란다랑 연결되어서 미안해요.

베란다가 연결되어 있다, 라는 말에 깜박깜짝 눈을 감은 마히루, 기분이 나빠져서 눈을 돌린다.

"베란다 열쇠는 닫을 테니까 그쪽도 닫아둬"

"그래, 그건 걱정하지 않아요"


"어머, 청소년으로서 그걸로 괜찮을려나"

"나를 범죄자로 만들 작정이냐"

"동의가 있으면 되는 거야?"

"전혀. 안해."

아마네의 대답에 "아유 유감"이라고 농담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소회를 털어놓으며, 작게 웃었다.

"그럼 나도 점심 준비해 올 테니까, 두 사람은 짐 확인을 하고 있어 마히루의 것도 벌써 방으로 옮겼으니까...

"네, 감사합니다."

"아니요. 그럼 나중에 봐요"

웃으며 계단을 내려간 시호코의 등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을 확인하고 성대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 이 방 밖에 안 비었구나"

"네.. 네에. 괜찮아요?"

"그야 사귀고 있으니까 좋겠지만, 사귀지 않았다면.. 일단은 엄마는 모르실텐데 자...참...

"괜찮아요. 게다가 그......베란다로 연결된다면, 함께 별을 볼 수 있고.."

작게 수줍어 하는 마히루, 잠든중에 습격당할 걱정은 없구나 하고 쓴웃음을 지으면서, 함께 밤을 보내고 싶다고
바라는 것에 서서히 기쁨이 솟는다.

"......뭐, 또 형편이 좋을 때에..."자아. 짐이나 치우자.".

"네"

멋쩍게 고한 말을 마히루도 눈치 채고 있는지, 킥거리며 대답한 방으로 들어갔다.

2 주동안 같은 공간에서 지낸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고, 아마네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게 잡아 자기 방에


들어섰다.
점심은 마히루를 환영한다는 것으로, 슈토의 수제 요리가 행해졌다.

슈토도 마히루와 같이 뭐든지 만들 수 있는 타입으로, 시호코가 먹고 싶다고 하는 것으로 오늘의 메인은 파에야로
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전용 냄비가 있었구나, 하고 생각나서 우리 집도 비교적 조리기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파에야뿐 아니라 비스크나 어패류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들이 즐비했다.

모두 맛있었고 마히루도 순수하게 기뻐했기 때문에 마히루의 시점에서도 슈토의 요리 솜씨는 높은 것 같았다.

"우리 아들이 폐를 끼치지 않았니?"

먹고 나서 한숨 돌렸자, 슈토가 마히루에게 말하기 시작한다.

덧붙여서 시호코는 뒷정리를 담당하고 있어 이 자리에는 없고 부엌에서 울려오는 세탁소리로 존재를 느끼게 했다.

슈토의 말에 눈을 깜박이고 있던 마히루는 곧 고개를 저었다.

"폐라니......아니요, 그런건.."

"거기선 정직하게 보살피고 있다고 해도 된다"

"...아마네와 지내는 것을 싫어하거나 폐가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으니까요.항상 즐겁게 해줬죠."

"그런가"

막힘없이 말을 듣고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그만 무뚝뚝한 어조로 돌려 버린다.

"아마네도 쑥스러워 하지 않고 감사 인사라도 하면 좋을텐데"


"......언제나 감사해."

"네, 알고 있어요"

마히루도 쑥스러운 듯 방울을 굴리는 듯한 목소리로 웃고 있었다.

그것이 또 부끄러워서 입술을 우물쭈물 움직이고 말리는 것을 반복해서, 더 웃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나중에 기억해라, 라며 마히루를 봐도 아름다운 미소를 지을 뿐, 말이 먹힌 것 같지는 않았다.

참지 못하고 외면했더니 슈토까지 놀렸다.

"솔직하지 않아, 정말. 그런점이 아마네의 귀여운 곳이지만"

"남자에게 귀엽다거나 바보짓 아니야?"

"확실히 아마네군은 귀여워요"

"마히루, 나중에 차분히 이야기하자"

"네. 나중에 또 이야기해요."

상냥하게 말해서 끽소리도 내지 않았다.오늘 마히루는 수수하고 상대하기 힘들다. 확실히 긴장하고 있는가 했더니,
벌써 풀린 것처럼 보였다.

단순히 아마네와의 주고받기만 이렇게 익숙한 모습을 보이는 건지도 모르지만.

아마네와 마히루의 이야기를 재밌게 바라보던 슈토였지만, 뭔가를 떠올린 듯 크게 눈을 깜빡인다.

"아, 맞다 시이나씨. 괜찮다면 같이 쇼핑하러 가지 않을래? 시호코씨로부터 부탁받은 것이 있구나"

"뭐 데리고 나가려고 하는 거야?"

이번엔 마히루의 손바닥 위에 있기 때문에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되어버린 아마네에게, 슈토는 변함없는 미소를
띄웠다.
"시호코씨처럼 데리고 다니면서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는다고?"

"그건 알고있지만말야.

"아마네는 집을 봐"

"왜요!"

"그야 옛날 이야기하는데 본인이 있으면 방해가 되잖아"

"방해가 된다고 했구나!"

"응."

깨끗이 수긍되어 말이 막힌 아마네를 남기기로하고, 슈토는 마히루를 본다.

"아저씨랑 외출하는 건 어때?"

"아니요, 그런 말은..저로 괜찮다면...

"그럼 가줄까?"내친김에 시호코씨의 선물도 함께 골랐으면 좋겠다."

승낙을 얻었더니 빙긋 웃는 슈토의 말에, 마히루는 당황하고 있었다.

"ㅅ, 선물인가요? 무슨 기념일이라도...?

"아버지가 엄마에게 자주 선물을 해줘. 아무것도 아닌 날에..."

슈토는 매우 여성에게 상냥하고 성실한 남자이며, 특히 사랑하는 아내인 시호코에게는 특별한 기념이 있는 것도
아닐 때라도 선물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평소의 감사와 애정의 증표와 시호코씨의 기뻐하는 얼굴을 보고 싶기 때문에, 라고 하는 것이 슈토의 이야기로,
친정에 있을 때는 아마네도 쇼핑을 교제하는 일이 있었다.

이번에는 여성 시점에서의 사물을 보기 위해서 마히루를 권유했을 것이다.아마 아마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큰


목적이겠지만.

"......아마네군은 슈토씨를 닮았군요"


"나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지만"

"인형이나 귀여운 소품같은거 찾으면 꼭 사주려고 하잖아요."

마히루가 좋아하거나 어울릴 것 같은 것은 그만 사 버리지만, 그건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마히루에게 평소


신세를 지고 있는 사례인 것도 겸하고 있다.

슈토를 닮았다고 하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빈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 마히루에게는 평소에 신세를 지고 있고"

"......그런거에요?"

변명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한 주에게 마히루는 기가 막힌 듯, 그러면서도 기쁜 듯한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웃었다.

슈토도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보기 때문에, 아마네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조잡한 동작으로 일어나 설거지를 하고
있는 시호코에게 도와주는 명목으로 도망치도록 향했다.

"어머나, 왜 그래?"

"...도와 주러 왔다"

"어머, 고마워.그래도 마히루도 제대로 얘기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마히루는 지금부터 아빠가 함께 쇼핑하러 데리고 나갈 예정이라서"

슬쩍 거실을 보면, 둘이서 웃으면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행동이 빠른 것은 아마네가 약간 뾰족한 것을 간파한 슈토가 냉각기간을 준비하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부모이면서


사람의 마음의 기미를 너무 꿰뚫어보고 가끔 무서워진다.

"아아, 쇼핑하러 가네. 슈토씨도 마히루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을 것이고, 괜찮지 않을까?

"뭘 물어볼 생각이야......"

"그야, 평상시의 모습같은게 아냐? 나는 슈토씨를 전부 알고 있는것도 아니잖아"

아마네는 씻고 불에 올려 건조시킨 파에야 냄비를 건네받고, 순순히 조리기구가 놓인 선반에 다시 갖다 놓으러


간다.

그 사이에 마히루와 슈토가 거실을 나와 집을 나갔기에, 두 사람이 사라진 문을 약간 원망스러운 듯 보고 나서,


세탁을 계속하고 있는 시호코에게 까지 돌아가 씻은 식기를 닦아 똑같이 선반에 되돌린다.

마히루와도 잘 협력해 하는 작업이므로 익숙하다고 자부하지만, 시호코는 아마네의 수중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아마네도 움직임이 익숙해졌구나"

"아무래도 뭐.."

"마히루에게 시키기만 할 것 같아서. 안심했어"

"나 얼마나 똥 같은 남자라고 생각되었던 거야......"

역시 마히루에게 다 시킬 정도로 뻔뻔스러운 남자는 아니다.

마히루에게 시키기만 하면 미안함이 먼저 간다.

요리라는 중노동을 받고 있으므로 아마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마네가 해야 하고 주의해야 한다.

돕다니, 무엇을 당연한 일을, 하고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시호코를 보면, 감탄한 모습 그대로 "...아마네~"
라고 호소한다.

"뭐야."

"마히루랑 어디 갔었어?"

"하아."

설마 지금 그 질문이 날아오자 나도 모르게 뿜어낸 아마네에게서 시호코는 태연하게 접시를 깨끗하게 하는걸
끝냈다.

반사적으로 받아 수건으로 수분을 닦아내지만, 동요는 감출 수 없어 미간을 좁히고 있다.

"왜 동요하고 있는 거야."분명히 사귀는 것 같은 느낌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잖아.과연 숨길 수 없어요."

그것을 들으면 부정할 수 없다.


첫 참배 때와는 아마네와 마히루 사이에 떠도는 분위기는 다르다.교제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지만, 되도록
부모님 앞에서는 숨기고 있을 생각이었다.

결국에는 간파되어 있으므로, 무의미했던 것이지만.

"......나쁜건가"

"아니? 오히려 딸로 왔으면 좋겠는데 웰컴!."

"......그런가"

"그렇게 시선이나 분위기로 장난을 치고 있으니 확실히 다 끝낸 줄 알았는데"

"바웃! 그런 이유가 있어!"

당치도 않은 사추에 눈꼬리를 치켜올리지만 시호코에게는 주눅든 기색이 없었다.

"......엄마, 그런건 마히루에게 말하지 마."

" 과연 마히루에게는 말하지 않지만, 나로서는 딸을 갖고 싶거든요."기대하면 안돼는거야?"

몸 사정으로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어머니가 딸을 원하는 마음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질책할 수 없고, 입을


우물쭈물하는 것에 그친다.

"......마히루에게 압박하지 마."

"알고 있어. 그러니까 아마네가 붙잡아두지 않으면 안되겠어"

"내가 정말로 원하는걸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해?"

옛날 같으면 마히루가 행복하다면 상대가 내가 아니라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마음이 좁아졌다, 라고 말하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마히루를 소중하게 여겨 놓고싶지 않다는 기분이 강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마히루를 행복하게 하고 싶고 다른 남자는 안중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반하게 해서 소중하게.
놓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히루가 다른사람에게 시선을 돌릴 틈따위 줄 생각은 없었다.


딱 잘라 말했던 아마네에게서 시호코가 한순간에 어안이 벙벙해서, 그리고는 유쾌하게 목소리를 내며 웃는다.

"후후, 그런곳도 슈토씨와 닮았구나"슈토씨는 지금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사랑하고있고...

"난 아버지처럼 천연스러운 곳은 물려받지 못하니까"

"정말로?. 마히루에게 물어볼까요?"

"이봐 그만둬"

그런 일을 마히루에게 들으면 마히루는 천연스럽고 부끄러운 에피소드를 흘릴 것 같아서, 전력으로 저지해야 한다.

그만두라고 노려보지만 시호코에게는 효과가 없고, 기분 좋게 "마히루가 돌아오는 것이 즐겁지 않아?"라고 실로


한가로운 어조로 고하는 시호코에게, 아마네는 더욱 눈살을 찌푸리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7 화
137 귀가 후의 이야기

마히루와 슈토가 나간 지 몇 시간, 시호코가 저녁 식사 준비를 슬슬 하려고 하던 참에 두 사람은 돌아왔다.

시호코와 단둘이 있으면 확실히 놀림을 당하기 때문에, 자기 방에서 짐을 풀고 심심풀이로 참고서를 풀고 있던
아마네를, 막 귀가한 마히루가 찾아온 것이다.

지금 집에 가구는 거의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별것 없는 방이고, 시호코가 정기적으로 치우고 있어서 보여지는건
부끄럽지 않기 때문에 그냥 초대했는데, 미묘하게 마히루가 서먹서먹하다.

그게 단둘이서인지 방때문인지, 아니면 슈토와의 외출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음이 편치 않아 바닥에


쿠션을 놓고 앉혀 놓았다.

"어서와 마히루. 피곤하진 않은거야?"

일단 부엌에 가서 보리차 두 사람 몫을 가져와 접이식 테이블에 두고. 물으면. 눈을 깜빡이는걸 반복하다가


부드럽게 풀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네. 움직일때도 여기에서도 계속 앉아 있었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데도 딱 좋았어요."


"그런거구나. 그런데. 그렇게 안절부절하고 있는 건 아버지한테 무슨 말을 들은 거구나?"

아무래도 정답인 듯 미묘하게 눈을 돌린 마히루의 탄식이 쏟아진다.

마히루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슈토에게는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말해서는. 웃기만 하거나
반대로 놀림을 받거나 어느 쪽이게 됨으로 아무 말도 못하겠지만.

"하아, 아빠는.......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에요.지금의 아마네군의 모습은 어떠하다든지, 어린시절의 아마네군이 귀여웠던


일이라든지...

"......뭘 들은거야.."

확실히. 어린 시절에는 무엇을 했는지 어렴풋이 알고있어서. 난처한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단지, 슈토가 일부러 마히루에게 말하는건 확실히 무엇인가를 저지른 것일 것이 틀림없다.부모의 눈높이에서
귀여운 우스갯소리를 들었을지 모르지만, 아마네 본인으로서는 어릴 적 실패담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끄러워서
웃을 일이 아니다.

세세한 건, 라며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마히루를 바라보니, 노골적으로 시선이 빗나가는게 보인다.

"그건 그거......겠죠..?"

"왜 눈을 돌리는 거야?"

"아마네군은 귀엽다, 라는 것만은 잘 알게 됬지만요...."

대답이 되지 않은 대답에 아마네는 보란 듯이 한숨을 내쉰다.

"뭐, 뭐예요?"

"말 안하는 나쁜아이 한테는 이러는거야."

옆에 있던 마히루를 잡아당겨 다리 사이에 앉히곤.등에서 감싸듯이 껴안은 아마네는 그대로 마히루의 배를 만진다.

이건 마히루도 놀란 듯 몸을 비틀어 아마네를 돌아보며 쳐다봤다.


"아, 저, 저어, 어, 아, 아마네군?"

"마히루는 간질간질에 약하구나~"

"......머.. 멈처줘요.! 말 할테니깐요....."

"마히루가 처음부터 말 해줬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거야"

살짝 옆구리쪽 옷 위에서 만지듯 닿아버리자, 흠칫 놀라서 몸이 흔들렸다.

불필요한 지방은 일절 없는 가냘픈 몸을 실감하면서, 매끄러운 라인을 그리는 허리를 손가락으로 흔들흔들 하는
것만으로 "히이잇.." 하고 작게 숨이 흘러 넘치고 있다.

너무 반응이 좋아서, 본인도 모르게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여 느슨하게 피부를 자극해 나간다.

뭐랄까, 팔 안에서 몸부림치면 여러가지로 난처한 기분이 일어나지만, 이제 와서 멈출 수 없었다.

"후읏..ㅡ, 잠까안.., 음...... 읏.., 아마네군........"

"엄청 간지럼에 약하잖아 마히루?"

정말 상냥하게 만진거지만, 예민한 마히루는 무릎에 안겨서 후들후들 떨고 있다.

귀엽구나, 라고 생각하면 좋은 것인가, 고집을 부리면 되는 것인가.

만지면 이성적인 의미에서 위험한 장소를 만지지 않도록 하면서 느긋하게 간지럼을 태우고 있으면, 참을 수
없었던지 갑자기 아마네게로 몸을 돌려 바라 본다.

살짝 상기된 뺨에 간지럼이 맺힌 눈동자로, 여러 가지 의미로 심장이 뛰었다.

"...아마네 군은 바보. 너무해요."

"바로 말을 해줬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거라고?"

"벼.. 별로 대단한 건 이야기 하지 않았어요. 아마네군이 어렸을적 자전거로 전봇대에 정면충돌해 많이 울었던
이야기라던지, 어머니의 날에 시호코씨에게 '엄마가 제일 좋아!'라고 달콤한 이야기라던지 슈토씨처럼 멋져지고
싶어서 맘대로 왁스를 쓰고 삐쭉머리를 한 이야기 정도 밖에 하지 못했다고요.."

"최악의 누설이다!"

자신의 기억에 없는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발각되어, 무심코 손바닥으로 얼굴을 눌렀다.

어렸을 때 이야기는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수치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만 하다니 무슨 생각인지 따지고 싶을
정도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흐뭇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본인으로 치면 흑역사다.

"귀.. 귀엽다고 생각한걸요?"

" 칭찬해주지 않을거야. 그 이야기는 잊어줘"

"......아마네군이 간지럽혔으니 잊지 않을거에요."

간지럼따위 없이도 기억에 새길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미묘하게 삐진 듯한 목소리에 아마네는 너무했을지도


모른다고 반성하고, 마히루의 등에 부드럽게 손을 올렸다.

"있잖아, 미안해."

"...다음에 간질간질하면 아마네군의 귓가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속삭일 테니까요."

"정신공격은 그만둬줘......알았어. 미안해."

끌어안고 달래듯이 쓰다듬자, 마히루는 아마네의 팔에 순순히 앉아 아마네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8 화
138 하루의 마지막

"마히루, 욕실로?"

저녁식사 후의 단란을 거쳐 슬슬 목욕시간이 되었다고 할 때에, 시호코는 아마네 옆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마히루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나중에라도 되는걸요....."


"손님이니까 사양하면 안된단다? 혼자 들어가는 것이 싫다면, 지금은 아마네도 빌려줄게"

"뭔 바보같은 소리 하는 거야"

생긋이 웃는 얼굴로 엉뚱한 발언을 하고 있는 시호코에게 자연스럽게 눈썹이 다가온다.

아마네를 빌려준다고 하는 것은 즉 아마네와 함께 목욕할까, 하는 것으로, 우선 마히루가 승낙한다고는 생각할 순


없다.지난번 수영복차림만으로도 당황스러웠다는데, 전라라니 우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마히루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시선이 주위를 살짝 스치고 다시 얼굴을 상기시키고 있다.아마도 아마네의 몸을 상상해 더욱 부끄러워졌을 것이다.

아마네도 깊게 상상하면 부끄러움에 시달릴 것 같아서,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있어야 했다.

"그.. 그러니깐.., 그, 알몸은......"

"어머, 타올 여분으로 준비할까?"

"아니요, 괜찮아요......."

"어머나,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거란다? 나와 슈토씨는 자주 들어가기도 하고"

"그, 그건......"

"마히루. 그렇게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마."뭐, 부모님은 둘이서 들어갈 때가 많다고 하면 많지만, 우리까지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시호코는 놀릴려는것 만으로 제안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은 언제나 화목하다.함께 나가면 반드시 손을 잡고 웃고 잘 때도 같은 침대라는 철저함.

어느 구멍으로 보나 상사상애의 두 사람은 아들로 보면 다소 부끄럽지만 이 근방에서는 유명한 잉꼬 부부다.

원만한 것은 둘이서 같이 지내는 것이 필수다, 라고 같이 목욕하는 두 사람이므로, 시호코로서는 별로 놀릴려기


보다는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라는 제안에 가까울 것이다.

(어쨌든 우리에겐 쓸데없는 참견이지만)


목욕물을 빨간색으로 물들이게 할 듯해 아마네로서는 , 같이 목욕하는것은 괴롭다.

"어머나 청소년, 그걸로 괜찮은거야?"

"좋고 뭐고, 친정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을 수 있을까보다."

"그쪽에서는 한다는 소리로 들린다만?"

"그건 마히루에게 이야기 해봐(応相談)."

응상담(応相談 합의가 필요한 사항/ 마히루의 거절 대부분은 이 말을 사용함.), 이라고 하는 것은 편리하다는걸


요전의 수영장에서 마히루가 말하고 있어 동감하고 있었다.

마히루도 수줍은 듯이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는게 보였지만, 진심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럴 수 밖에 없다.

솔직히 청소년으로선 창피하다는걸 알고 서로 이런저런 이유로 거리를 두는걸 알고있지만 조금 동경이 있었다.
그래도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자, 엄마따위 나두고 들어가."

"네, 네. 목욕할께요"

"아마네는 외로워 하지 않는 아인가 보네. 그러면 다녀와 마히루?"

언제까지나 붙잡을 것 같은 시호코를 억제하며. 마히루를 보내고, 아마네는 거실로 돌아간다.

이야기를 싱글벙글 듣고 있던 슈토는 아마네가 굳은 얼굴을 보고 약간 쓴웃음을 짓는다.

"시호코 씨, 너무 두 사람을 놀리지마"

"네에~"

슈토에게 걸리면 시호코도 어렴풋이 어른스러워지므로, 정말로 슈토에게는 감사할 따름이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좋은 거야?"

"아빠까지 용서해줘"

슈토도 안 따라가면 얘기지만.

단숨에 지친 듯한 얼굴을 한 아마네를 보곤. 그는 킥킥거리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마히루가 목욕을 마치고 돌아오면, 이번에는 아마네의 차례다.

단순히 부모님은 둘이서 들어갈 수 있고 욕조에서 사이좋게 지내 버리기 때문에 아마네가 빨리 들어가야 한다.

스쳐지나간 마히루 때문에. 두근두근 하면서, 아마네도 재빠르게 목욕을 한다.

욕조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었던 것은, 무심코 "마히루랑 같은 물에 들어가는걸까......"라고 생각하고 들떠서


머리가 멍해진 탓이기도 하다.

아마네가 나오자 부모님도 교대로 욕실로 향했기 때문에 거실에서 마히루와 단둘인 상태였다.

"뭐, 사이좋게 지내렴"

시호코의 허리를 안고 욕실에 간 슈토의 등을 본 마히루가 본인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내가 철이 들었을 때부터 저랬으니깐. 익숙해진걸지도."

"......좋은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뭐 어쩌겠어.가끔 설레기도 한데."

"후후"

가슴 아랫쪽을 껴안고 혀를 내밀면, 마히루는 킥거리며 입가를 누르고 조심스럽게 웃는다.


"...묻고싶은데. 여기서 지내기 괜찮은 것 같아? 피곤하지 않겠어?"

"괜찮아요. 두 분, 아주 잘해주시고......그 진짜 딸처럼 대해주셔서......"

"뭐 우리 부모님 딸을 원했으니까 이렇게 귀엽고 착한 아이가 왔다면 귀여울 거야."

"네에.."

부모 모두 딸을 원했기에 마히루의 존재는 그들에게 매우 흔쾌히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마히루의 성격 좋음이 가장 큰 요인이고, 마히루이기 때문에 이렇게 시호코가 마음에 들어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마히루는 귀엽다는 말에 질린 듯 어렴풋이 뺨을 빨간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뭣하면. 우리 부모님한테 어리광을 부려도 상관없어.우리 부모님, 내가 커서 응석받는걸 굶주리니까.갖고 싶은


것이나 데려가줬으면 하는 게 있으면 한번 응석부려봐?

부모님, 특히 시호코라면 마히루가 뭔가 원한다고 했을때. 웃는 얼굴로 해 줄것 같다.

"아, 역시 그런 소원은......그래도"

"그래도?"

"모, 모두랑 외출을, 하고 싶다고......."

가족과 외출을 동경하고 있기 때문에, 여리고 한숨에 완전히 꺼질 것 같은, 정말로 작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덧붙인 말에, 아마네는 일순간 가슴이 아파왔다.

가족과의 관계가 나쁜 마히루에게 있어서, 시호코와 슈토를 또 다른 가족이라 해야 할것이다.

차라리 정말로 그렇게 되어 버렸으면 하고 생각하지만, 그건 아직 아마네의 독단으로는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입 밖에 내지는 않는다.

"그렇구나. 어머니께 말해둘게. 그렇다고 해도, 갈 장소라든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좋아할꺼라고 생각해."
그래서 아마네는 그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가족과 마히루랑 함께 지내기로 결정했다.

"어디 레저시설이라던가 쇼핑몰이라던가.. 역시..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희망해 두지 않으면 이상한 곳으로


끌려갈 수 있다고?"

"후후후, 슈토씨랑 시호코씨. 두분과 간다면 어디든지"

"그렇게 말하면 이상한곳으로 대려가 버린다고. 우리 엄마는....."

아마네의 말에 즐거운 듯 웃는 마히루를 보자 아마네는 조용히 안도하여 옛날에 있던 진묘한 외출처를 입에 담으며
마히루의 웃는 얼굴을 더욱 끌어내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39 화
139 엘범

긴 귀성길에 지쳐 있었는지, 부모님의 언동에 지쳐 있었는지, 일어나니 아침이라고는 그다지 말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구체적으로 말하면 한 시간 뒤면 정오가 된다.

일어나 어느새 바닥에 떨어뜨리고 있던 타월켓을 주워 개면서 헉 하고 큰 하품을 한번 해버린다.

(오늘은 예정이 없는건가.)

마히루의 희망으로 넷이서 나가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아직 부모님에게는 전하지 않았고, 귀성했기에 며칠간은
몸을 쉬기 위해서 집에 있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낮에 일어나도 문제는 없지만, 방학이라고 해도 너무 칠칠치못한것 같다.

슬그머니 일어나 천천히 옷을 갈아입고, 정리를 마치고 거실에 도착하면, 당연하지만 이미 마히루는 앉아서
슈토랑 시호코와 함께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다.

뭔가 커다란 책 같은 것을 들여다보고 있으면서. 마히루가 눈동자를 살짝 반짝이고 있었다.

"좋은아침. 뭘 보고 있는거야?"

"아, 좋은 아침이에요."

졸음 같은 것 한 편도 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아침 인사를 마친 마히루는 다시 시선을 떨어뜨린다.


뭐냐고 아마네도 똑같이 시선을 떨어뜨리고, 그리고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눌렀다.

"......있잖아, 왜 당사자를 빼두고 앨범을 보고 있는 거야......"

무엇인가 본 적이 있는 아이가 진흙투성이가 되어 있는 사진을 보고, 신음한다.

부모님은 기념사진을 찍는 편이고, 추억을 소중히 하는 타입이므로, 앨범이 있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다.
그것을 마히루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크게 열린 앨범에는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다.지금과 비교하면 귀여운 데가 있는 천진난만한 자신의,


대체로 무언가 바보짓을 하고 있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있었다.

진흙투성이로 반 울상을 짓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혀를 차고 싶어지면서 화기애애애한 분위기로 과시하고 있던


시호코를 노려본다.

"에, 본인의 귀여운 사진 보고 싶었던거야? 그렇다면 빨리 말해주길 바랬던걸~"

"사생활 침해야. 맘대로 보여주지 말라고."

"...보면 안되는거였나요?"

"안되는건 아닌데. 왜 이렇게 창피한거지?"

"귀여워요"

"남자에게 귀엽다는 칭찬이 아니니까"

멋있다거나 라고 한다면 그래도, 귀엽다고 하는건 칭찬이 아니다.

어렸을 적의 순진함이 사랑스럽다는 뜻인 줄은 알지만 기쁜 일은 아니다.

홱 외면하자 세명분의 웃는 기척이 있었다.

"어머나 좋잖아.마히루는 아마네를 신경쓰는거야?

"그거 정말로 흐뭇해 하고 있다는 의미니까말이야.."

"지, 지금의 아마네군이 있으니깐요.."


"시이나씨는 정말로 아마네를 좋아하는구나"부모로서는 이렇게 듬직한 아이가 아마네의 옆에 있어줘서 기쁘지만...

슈토의 말에 마히루는 오그라들듯이 시선을 내려 버렸다.

아마도 칭찬을 받고 부끄러워하는거겠지만, 모르는 사이에 흑역사가 폭로되고. 바보짓를 하고 있는 사진만 보이는
이쪽이 수치스럽다.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털썩 소파에 걸터앉은 아마네에게서 부모님 두 사람의 웃음이 돌아온다.

"단단히 삐졌구나.어떤 아마네라도 받아주는 착한 아이가 옆에 있다는건 사실이잖아?"

"......그건 그렇지만"

"응, 조금 슬픈건 우리에게 이야기가 없었던 걸까나"

"응.."

시호코에게 물어봤는지, 마히루로부터 직접 들었는지 모르지만, 슈토도 아마네가 마히루와 교제했던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하나같이 사귄다고 말하는 건 창피하겠지만"

"그래도 말하길 바랬는데말야."뭐 대충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건 아마네가 여자아이를 친정으로 데려오는 시점이잖아.애당초 너희들이 알기 쉬웠고...

"시끄럽게 사귀는 게 좋지 않냐!"

"솔직하지 않아, 정말"이런 애라도 되는 걸까, 마히루?.

"그, 아마네군은 부끄러워 하는 사람이라서......그런 아마네군도 좋아하니까요"

"어머나 그저 그래."

"친근한 사이라서 안심이네"

미소 짓는 듯 마히루를 바라보며 이쪽에도 같은 시선을 던지는 부모님께 아마네의 피폐도는 높아질 뿐.더 이상
반응할 생각도 없었다.
(......친정인데 엄청 어웨이다)

부모님의 성격상 이렇게 되리라고는 예상했지만, 역시 아들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고 불편했다.친자식보다


마히루가 더 환영받고 익숙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편안하지 않다.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며, 홧김에 앨범을 무릎에 올려놓고 보낸다.

마히루가 즐겁게 바라보던 사진들은 역시 아마네의 바보짓을 찍은 것이 많다.단순히 기념으로 찍은 것도 있지만,


아이 특유의 장난기를 촬영한 것이 더 많다.

여장사진도 있어서 화끈거린다.

성장이 늦었던 중학생의 중반까지는 어느 쪽인가 하면 어린 얼굴을 하고 있었으므로, 시호코에게 장난식으로


여성복을 입혀지는 일이 있었다.

2 학년부터 부쩍 키가 커져서 더이상은 없게 됐지만 뒤에서 여성스러운 얼굴로 꼽혔던 것을 들은 것은 괴로운


추억이다.

(그리워)

일찍이 아마네와 친하게 지내며, 소꿉친구로 알게 된 그들의 일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들을 피하도록 현지를 떠났지만, 지금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과거의 일로 생각 하고 있다. 감상에 젖을
생각도 없다.

단지, 현지에서 진학한 그들이랑 혹시 만날지도 모르는 것은 좀 싫다, 라고 생각할 정도다.

번거로운 생각을 끊듯 탁 앨범을 닫고 얼굴을 들자 마히루가 이쪽을 엿보는 것이 보였다.

"......아, 저, 화났나요......?"

"왜 그렇게 된 거야?"단지 그립다고 생각했을 뿐이니까...

기분이 나빠 보여서 불안했던 것 같은 마히루는 어깨를 움츠리고 앨범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마히루에게 걱정을 끼칠 수도 없고, 부모님의 따뜻한 시선을 받는 것은 화가 나지만 살며시 손을 내밀어 머리를
쓰다듬어 둔다.

한 번 크게 눈을 뜨지만, 곧 가늘어져 기분 좋게 풀린다.

아니나 다를까, 시호코는 미소를 지으려 한것 같으나. 무시하고선 불안한 듯한 마히루를 달래듯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0 화
140 왕따.

귀성한 지 사흘째, 마히루가 이제 우리집에 완전히 적응한 듯 했다.

"어머나 마히루~ 잘하네"

주방에서 앞치마를 익힌 세 사람이 사이좋게 과자를 만들고 있다.아마네는 전력 밖인 데다 권유조차 받지 않았기


때문에 거실에서 혼자 그들의 모습을 멀리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모처럼 먼 곳에서 왔다는 얘기로 시호코와 슈토는 마히루의 근처에 사사건건 앉아 있다.아들보다 마히루가 우선인
듯, 그들은 기뻐하며 함께 지내고 있었다.

귀엽고 솔직하고 착한 딸 같은 그녀를 귀여워하는 마음은 모르겠지만, 중요한 아들은 방치.

별 볼일도 없어서 부담스러워하지 않지만, 여기까지 방치된다면 아무래도 복잡한 심경이 될 수밖에 없다.

마히루는 시호코나 슈토에게 말을 걸면서 귀여움 받는건. 물론 나도 기쁘다.

사이좋은 가족을 동경하고 있는 마히루가 이렇게 가짜지만 진짜같은(擬似) 가족을 맛볼 수 있다면, 자신을 다소
멸시해도 좋았다.

조금 곤란한 것은, 부모님이 마히루를 신경쓰시는 바람에 아마네가 마히루와 지낼 시간이 적어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딱히, 돌아가면 같이 있으니까 좋겠지만말야)

지금 집에 가면 다시 마히루와 단둘만의 시간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건 역시 복잡했다.


우선 현재 마히루도 두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에 열중하고 있고, 부모님도 마히루를 신경쓰느라 바쁘기 때문에
불편함에서 벗어나도록 거실을 나와 방으로 돌아간다.

접이식 책상앞에 앉은채, 가지고 온 참고서를 열었다.

할 일도 없고, 방에 있던 오락의 대부분을 지금의 집에 가지고 갔기 때문에, 이 정도 밖에 시간을 떄울것이 따로


없다.어차피 여름 휴가 직후의 시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공부는 필요하고, 원래
좋아하기 때문에 고생은 아니었다.

매우 학생답게 공부를 하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

새 참고서든 쉽게 풀 수 있는 것은 평소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부모님의 말을 듣는 것과 마히루에게 어울리도록


노력은 빼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성과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방은 분명 떠들석한거겠지, 라고 대답할 때에 아련하게 생각하면서, 빨강으로 동그라미를 쳐 간다.부주의한


실수는 있었지만 거의 정답인걸 보고 안심하면서, 조용한 공간이 없어졌을 때의 불편함을 느꼈다.

(원래 혼자 지내는 게 당연했는데, 언제부터 옆에 누군가가 없으면 아쉬워졌을까?)

틀림없이 마히루 탓이다.

마히루가 있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혼자 있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게 되어 버렸다.

심심풀이로 빨간 잉크가 막힌 펜을 빙빙 돌리면서, 작게 한숨을 내쉰다.

참고서는 곧 끝나버린다, 라고 본래는 기뻐해야 할 일을 한탄하듯 중얼거리고 펜을 새 펜으로 바꾸려고 했을 때,


문 쪽에서 세 번 정도 딱딱한 소리가 울렸다.

"아마네군"

노크소리 뒤에 들려온 것은 조심스러운 마히루의 목소리다.

부엌에서 요리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시계를 얼핏 보면 두 시간 정도 지나서 요리가 끝난 것 같다.


"어떻게 된거야?"

"아니, 그 어느샌가 없어졌으니까......"

"공부한 것 뿐이야.한가했고...

설마 두 시간이나 지났을 줄은 몰랐는데, 그만큼 집중이 가능했다는 얘기일 것이다.아니, 어떤 의미라도 마음은
엉망이었지만, 머리에서 내쫓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라고 하는 것이 옳다.

"...그런가요?그... 방으로 들어가도 될까요?

"괜찮지만, 우리 부모님하고 이야기 안해도 되겠어?"

"......지금은, 아마네군과 이야기하고 싶은걸요."

신경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아니면 일부러 아마네의 방을 찾아가지 않을 것이다.

아직 미숙한데, 반성하면서, 되쫓을 이유도 없이 "들어와"라고 문을 열어 준다.

열린 문 너머에는 트레이를 든 마히루가 주눅이 든 모습으로 이쪽을 엿보는 모습이 있었다.

아무래도 방금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슈크림과 카페오레가 두 사람 몫 들어 있다.

" 실례하겠습니다......"

사양하기 일쑤여서, 이쪽으로서도 미묘하게 어색하다.

급히 참고서와 필기용 도구를 치우면서 마히루용으로 쿠션을 꺼내 놓고 대낮부터 트레이를 받아 접은 책상에


놓았다.

곱게 부풀어 오른 슈크림은 멋진 것으로, 케이크 가게에 놓여 있어도 좋을 정도의 모습이다.마히루가 만들었기에


맛도 맛있겠지.

"아까 전에 다 된 거에요.그다지 차갑지는 않지만요...."

"응, 고마워"
일부러 가져다 줘서 고마울 따름이라 솔직하게 인사를 하자, 왠지 마히루가 어색한 듯 눈동자를 내리깔았다.

"......아마네군, 화내거나 하지 않는건가요?"

"왜?"

"부, 분위기가 가시같아서."가까이 가기 힘들다고 할까...

아무래도 간파된 것 같다.

단지, 다른 것은 별로 화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복잡한 기분이 되었고 외로움을 느끼긴 했지만, 화는 전혀 없다.
원래, 부모님에게도 마히루에게도 나쁜 점은 없고, 단지 아마네가 혼자서 외로움을 떠안았을 뿐이다.

"별로 화난건 아니야. 다만, 마히루를 뺏겨서 섭섭했을뿐"

"어,......그,그것은......"

"미안해. 마히루가 부모님과 지내는게 즐거운거 알아.내가 마음대로 삐쳤을 뿐이야"

나 스스로도 어린아이답다, 하며 어깨를 움츠리고 부어준 카페오레를 한입 마신다.

마히루가 가족에게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흐뭇하게 지켜볼걸 그랬는데, 있을 곳이 없다고 도망쳐 온
내 자신이 나쁘다.

마히루가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하지만, 홀로 남겨지는 것이 싫어서, 이렇게 스스로 혼자가 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이것으로 기분이 언짢아진다니, 마히루나 부모님을 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컵을 놓고 한숨 돌린 아마네, 마히루는는 조용히 아마네를 응시하며ㅡ.. 아마네의 가슴에 뛰어들었다.

뛰어들었다기보다는 가슴 찡하게 몸을 기대어 왔지만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갑자기 어찌된 일인가 싶었지만, 일단 달래듯이 등을 툭툭 쳐 놓았더니, 마히루가 천천히 얼굴을 들고 곧장


아마네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시호코씨와 지내는 것은 물론 즐겁고 행복하지만, 제일은 아마네군의 곁에 있는 거니깐요"


그렇게 속삭이고, 갈팡질팡하는 동작으로, 아마네의 뺨에 입술을 갖다댔다.

문득, 하고 은은함을 느꼈을 무렵에는 마히루의 얼굴은 멀어져 있었다.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붉은 뺨과 끈기를 띤 것 같은 촉촉한 눈동자에, 나도 모르게 마히루의 부드러운 뺨에


입을 맞추었다.

(...자신이 바보같다)

제멋대로 삐치던 자신은, 바보 같은 놈이다.이렇게도, 마히루는 나를 생각해주고 있는데.

좋아하는구나, 라고 재차 깨달음을 받아서, 넘칠 정도의 기분을 매끄러운 볼에 표현해 간다.

뺨이라고는 하지만, 그다지 키스는 익숙하지 않다.마히루도 그건 마찬가지였고 라마네가 입술을 내밀 때마다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처음에는 수치로부터 도망칠 것 같았지만, 아마네가 안아 부드럽게 만져 가면, 점차 아마네에게 몸을 맡기고 기분


좋은 듯이 눈을 가늘게 하고 있다.

가끔 마히루가 보답하듯이 아마네의 붉어진 뺨에 다시 입을 맞춰오니까, 너무 귀여워서 마음껏 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

"......읏.. 마히루.."

잠시 동안 볼에 키스하고 나서 마히루의 눈동자를 들여다본다.

마히루는 이미 부끄러움도 기쁨도 함께 녹초가 된 부푼 표정으로 아마네를 올려다보고 있다.

"저기, 내일 둘이서 나갈까?"부모님은 일하기 나름이야.

"둘이서요?"

"여기, 아직 안내하지 않았으니깐. 지금 살고 있는 곳처럼 뭔가가 있는건 아니지만...


단지 둘이서 함께 있고 싶어서 제안한 것이지만, 마히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다음 키스하고 있을 때보다
느슨한 미소를 띄운다.

가요. ......저,아마네군과 둘이서라면,어디로든지요.

"...우우."

"오늘은 좀 더, 이렇게 있고 싶어요."......시호코씨들도, 아마네랑 잘 지내고 오라고 말해주셨고...

"필요한 뒷바라지......라고 말하고 싶은 참이지만, 간파된 내가 말 할순 없는거네"

부모님도 아마네를 염려하고 있었던 것 같다.

더할 나위 없이 자신이 바보스러워져서 몸을 떨듯이 웃고, 마히루를 천천히 떼어 놓는다.

떼어진 것에 충격을 받은 것 같은 마히루였지만, 아마네가 슈크림을 가리키며 "마히루의 수제 과자를 먹고


싶으니까"라고 속삭이자, 금방 쑥스러운 듯 시선을 맞추지 못했다.

"......같이 먹을까"

"네"

서로 껴안는 대신 마히루의 옆에 앉아 손을 잡자. 따뜻한 미소가 흘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1 화
141. 산책과 *해후
*(邂逅. 뜻밖의 만남. 오랫동안 못 만남 사람에게 씀)

"오늘은 둘이서 외출하는 거지?"

넷이서 아침식사 자리에 앉았더니, 생각난 것처럼 시호코가 입에 올린다.

먼저 외출할 것을 전한 것은 실수였다고, 웃는 듯 하고 있는 시호코와 슈토의 반응으로 알게 되었다.

단지 장난을 칠 생각은 없는 듯 "집에 틀어박혀 있으면 지루할 테고"라며 담담한 태도였다.

"뭐, 따로 어딘가에 놀러간다기보다는 가볍게 산책을 하는거지만"


"아직 같이 나간적은 없어서 기대되는걸요."

여기에 온지 사흘, 마히루는 첫날에 슈토와 쇼핑하러 간 정도에 나머지는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부모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도 있지만 낯선 땅을 서성거릴 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님이 데려갈까 하다가 집에 남아있는걸 선택했기 때문에 시내 정도는 둘러보려고 했다.

"정말 이 근처 공원이라던가 슈퍼밖에 없네? 시가지로 가고싶으면 그쪽으로 갈까?"

"아니, 아마네군 하고 산책하는 것 만으로도 좋아요."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걸요.

"......그런가"

알고 있었지만, 마히루는 외출하는 장소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외출하는 행위 그 자체라고 하면,


아마네와 지내는 시간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은근히 열을 배게 했다.

표정에서도 순수하게 아마네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기쁜지 어색한지 시선이
약간 아래쪽을 맴돈다.

"뭐랄까, 이미 애인(연인)대로 넘고있네"

"우리의 젊은 시절도 그런 식이었지"

"아니, 시호코 씨는 시이나 씨처럼 침착하지 않았잖아?"

"어머나 매섭다."

"그런 시호코씨가 귀여웠지만요"

"뭐."

쑥스러운 시호코와 내추럴하게 칭찬하는 슈토에게 아침부터 뜨겁다 라는 감상을 안고 방치하고, 시호코표
오믈렛을 넘치도록 입 안에 넣는다.

일반적으로 맛있지만, 역시 마히루의 요리가 좋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은, 요리의 솜씨 이상으로 마히루의
요리이기 때문일 것이다.마히루의 요리에 완전히 익숙해져 버린 아마네는 시호코의 요리로는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또 아침시간에 이런다며. 마히루를 보니 마히루는 동경과 선망과 손톱끝만큼의 수치를 섞은 듯한 눈빛으로


부모님을 보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왠지 알게 되었기에,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여기까지는 무리지만)

그래도, 사이가 좋은 마히루가 생각하고 있는 것 대로 된다면 좋을려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아직, 본인은


말할 수 없지만.

언제나 화목한 부모님을 다시 바라보며, 아마네는 언젠가 미래를 상상하며 조용히 뺨을 붉혔다.

"그럼 갈까?"

부모님이 일하러 나가곤 잠시 후, 아마네는 소파에 앉아 있던 마히루에게 그렇게 말을 꺼냈다.

아직 오전 중이긴 하지만 그렇게 멀리 나갈 생각도 없고, 느긋하게 근처를 산책하는 정도여서 낮 전이라도
문제없을 것이다.낮에는 집에 가서 마히루가 카르보나라 만들 예정이고, 그렇게 길게는 밖에 있지 않을 것이다.

"네. 저는 준비되었으니까요"

"뭐, 준비한다고 해도 가볍게 걷는거니깐. 별로 짐 같은 건 필요없어."......시가지로 나가는 것은, 또


다음의 생각이지만.

"......그래서 데이트인가요?"

"데이트.오늘은 그런 의미가 아닌걸."

갑자기 데이트를 하려고 해도 여성에게는 준비가 필요할 테니까, 오늘은 어디까지나 그냥 외출할 생각이다.
데이트라는 말의 의미적으로는 데이트일지도 모르지만, 서로 기합이 다르다.

모처럼이라면 하루 종일 나가고 싶고, 오늘은 그냥 같이 걷는 것으로 해두자.

또 데이트라는 것에 마히루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흐뭇한 미소가 떠 있다.


"데이트, 기대할게요"

"응. 플랜 생각해 둘테니 적당히 기대해 둬"

"아마네군과 함께라면 어디든 상관없다고 말했지만요"

"알지만, 모처럼이라면 더 기뻐할 수 있는 곳이 좋겠지"

마히루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하는 것은 본인도 말하고, 표정에서도 알 수 있지만, 그것은


그것으로서 기쁘게 하고 싶은 것이 남자친구로서의 마음이다.

"뭐, 다음주 이야기야.지금은 평범하게 산책할까?

"네"

손을 내밀면 당연한 것처럼 잡혀준다.

그건 낮간지러워서, 작게 웃고 수줍음을 속이면서 손을 떼고 집에서 나왔다.

일년 정도 돌아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자주 집 주변이 바뀌지도 않고. 조금 그리움이 되버린 눈에 익은 길을


걷는다.

그 사이에도 손을 잡고 있지만, 방학 때 학생이라 생각되는 소년 소녀들이 지나다닐 때마다 부러운 듯이 마히루를


보기 때문에, 조금 웃음이 나버리고 만다.

그만큼 마히루가 미인이라는 증거라서 좋은 일이긴 하지만, 매혹된 사람의 많은게 재미있었다.

"왜 웃고 있는 건가요?"

"응? 마히루는 미인이니까"남의 시선에 끌리지 말라고...

"아마네군 말고는 반해도 어쩔 수 없지만요"

"내가 반한다면?"

"...마음껏 보여줄게요?"
놀리는 듯 장난스럽게 웃었던 마히루에게 답하듯 "자 그럼 집에서 맘껏 봐야지" 하고 아마네도 웃으며, 손을
잡고 인근 공원으로 들어간다.

이 공원은 비교적 넓고 자연도 많기 때문에 이웃들의 휴식처이다.

커다란 모래밭에서는 아이들이 꽥꽥 소리를 지르며 모래장난을 하고 있었고 정글헬스(정글헬스)에 병설된


미끄럼틀에서는 차례로 미끄러져 놀고 있었다.부모들은 근처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거나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다.

왠지 일상적이고 미소가 가득한 광경에, 둘이서 작게 웃는다.

"모두 건강하네요."

"우리들은 그렇게 기운이 없으니까.이제 그런 식으로 뛰어다닐 수 없어."

"아마네군은 애당초 달리는거 좋아하지 않잔아요."

"아니, 달리는 건 평범히..체육에서 페이스가 정해져 뛰기를 싫어할 뿐인걸.

체육을 싫어하는 인간도 있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은 싫어하지 않아도 사람의 눈이 있거나 정해진 움직임을
요구하는 것이 싫다는 사람이 있다.

아마네도 그런 타입으로, 나 혼자 좋아하는 페이스로 운동하는 것은 비교적 좋다.체육이 싫을 뿐 운동 자체는


그렇게까지 싫지는 않다.

"그럼 아이들에게 섞여 놀 수 있는건가요?"

"확실하진 않아.게다가 마히루를 두고 가지 않을거야.마히루는 치마니까 못뛰고 쭈뼛쭈뼛하지 않겠니?

"글쎄요.......하지만 좀 더 나은 것 같아요."저는, 어렸을 때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서..."

혼자서 정원에서 놀고 있었으므로, 하고 작게 덧붙인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은 손바닥을 다시 잡는다.

"......지금은 못 놀지만 말이야.그, 뭐야. ......언젠가, 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

"네? 네......?"

잘 모르는 듯한 마히루이지만, 아마네로서는 유감스러운 반면 아직 알아차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또,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에는 확실히 말할 생각이므로, 지금은 알아채지 않아도 된다.천천히, 마히루에게
가족에 대해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아마 거절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고개를 갸우뚱한 마히루는 웃으며 얼버무리고, 아마네는 부드럽게 손을 떼고 공원을 천천히 걷는다.

가능한 한 그늘을 천천히 걸으며, 화단에 핀 꽃을 바라보거나, 나무들 틈으로 스쳐 지나가는 상쾌한 바람을
즐기거나, 매우 느린 시간을 보낸다.

꽤 걸었기 때문에 휴식겸 자판기로 음료수를 사고, 옆 나무 그늘에서 휴식했다.

" 마히루는 벌써 우리 집에 익숙해졌네"

스포츠 음료를 마시고 한숨 돌린 곳에서 마히루에게 물어보면, 당돌한 화제에 반짝하고 칼라멜빛 눈동자가
깜빡이며, 그 다음부터 느슨해졌다.

"글쎄요, 고맙기 그지없는걸요"

"오히려 나보다 더 익숙해 하는걸"

"그, 그런가요?"

"친숙한 친숙해. 벌써 본가 레벨".

후지미야가에 원래 살았다는 말을 들어도 딱 맞을 정도로 마히루는 후지미야가에 익숙해졌고 귀여움 받고 있다.


물론, 가족 셋이서 귀여워 하고 있지만.

아마네를 빼도 부모가 봐도 안아프다고 하는 레벨로 귀여워하고 있으므로, 마히루도 안심하고 지내는 것 같다.

"우리집에 와서 즐겁게 지냈어?"

"네. 후후, 정말 후지미야 집에 와서 즐거운 일뿐이에요."슈토씨도 시호코씨도 잘해주시고요.

"나보다 귀여우니까말야"

"아마네군, 삐지면 안돼요"


"삐딱해지지 않았어. 마히루도 있고"

"......네"

머지않아, 후지미야가를 구성하는 일부가 되어 준다면, 라고 생각하는 몸으로서는, 아마네의 방치되어진 상태는
어떻든 마히루가 선선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태는 기쁜 일이었다.

원래, 마히루가 있으면 그것으로 좋고, 마히루가 아마네의 팔 안으로 돌아오는 것은 보이고 있으므로,
시호코들에게 대접받든 문제는 없다.두 사람의 시간이 적어지는 것은 다소 복잡하기는 하지만.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감동받은듯 아마네의 두 팔에 이마를 붙여 얼굴을 가리고 있어, 그런 몸짓도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으려 한다.

"......후지미야?"

들린 목소리에 쓰다듬으려던 손이 멈춘다.

정신을 차렸더니, 근처에 인기척이 있었다.둘이서 이야기하는 것에 열중하고 있었으므로, 사람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한번 움직임을 멈춘 아마네가 손을 내리고 소리를 낸 쪽을 향하면 어떤 의미로,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2 화
142 결별

마음 한구석에서는 어쩌면 만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들은 현지에서 떨어져 있지 않고, 여름 방학 때 놀고 있으니. 서로 다니던 중학교 학군 안에 집이 있을


가능성은 높았다.

단지, 이 타이밍에 맞부딪칠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진심으로 후지미야야?"이름 물어보지 않으면 누군지 몰라봤을지도."

그....토죠는. 아마네가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을 본 중학교 졸업부터 그렇게 변하지 않은 용모와 모습으로,
주위를 보고 있다.

아마네는 거꾸로 그로부터 거리가 먼. 2 년 이상으로 바뀌고 있고 지금은 밖으로 가는 머리나 복장을 하고
있으니까 갑자기 보기에서는 몰랐을 것이다.

변함없는 경박함을 엿볼 수 있는 미소는 같은 자라계의 이츠키와 비슷해도 닮지 않았다 .이츠키는 상쾌한


호청년으로 보이지만, 그는 불량 타입의 차양이 있다.

"오랫만이네 후지미야."

"그렇구나"

"여기에서 떠났지?"지금 돌아온거야?

여름방학이니까, 귀성같은거야.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네.

생각보다 평범하게 돌려줄 수 있었던 것은 놀랍긴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지에 살고 있으니까 당연히 있어야 하는 일이지만, 그냥 우연.게다가 지금은 그의 근처에 없으면 관계도 없는
그저 남이기 때문이다.

옛날을 생각하면 한 방울의 응어리가 가슴에 떨어지지만, 옆에 있는 마히루의 따뜻함을 느끼면 금방 맑아지고
섞인다.

"그애, 무슨일이야?"설마 무슨 관계야??

"그렇다고 하면 그런거지.? 내 애인이야."

"음"

마히루를 값 비싸다는 눈으로 본 토죠는 애인이라는 말에 재미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이가 좋았던 무렵에 간간이 보이던 표정이지만, 지금은 이 표정의 이유를 알 수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을 때 띄우는 얼굴이었다.

"벌써 여자를 데리고 ... 그렇게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남자가 다 됬구나"

야유하는 듯한 말투로 웃었던 토죠지만, 아마네는 아무렇지도 않았다.상처 받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오히려 옆집인 마히루가 바보같아서 화내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언뜻 보면 마히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그리고는 빙긋이 웃었다.

그 미소가 과연 안심하고 좋은 것인지 모르고, 마히루의 반응에 불안을 느낀다며, 토죠는 빙긋 미소를 머금는다.

"애인님은 알고있니? 지금은 다소 못생긴 얼굴이 되었지만, 옛날에는 여자애 얼굴이라고 놀려져서 울먹거렸단걸"

"정말 그립구나"

악의적인 말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옆에 마히루가 있어서 손을 잡아주는 것도 있지만, 토죠와 상대해 느끼는건, 단지 그립고, 그리고 이렇게도 그는
보통 남자였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키도 체격도 그가 뛰어났다.시원시원하고 밝고, 의견을 제대로 말하는 남자친구도 많았다.

그런, 자신보다 나은 인간에게 악의를 받아 무서웠고, 배신당한 일에 몹시 괴로워했다.

지금은 마음이 잔잔하다.아무래도 좋아, 그렇지, 그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 침착했다.그때 일을 떠올려도,


당시처럼 떨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아마네의 벽을 사이에 둔 것 같은 얇은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토죠는 약간 볼을 붉히며 눈썹을


치켜올리고 있다.

" 꽤나 여유로워 보이네.......애인님는 왜 이런 녀석에 무슨 가치가 있다는 거야? 집안밖에 쓸모있는게 없는


녀석이잖아.옛날의 촌스러운 모습이라던지 알고 있어?

이번엔 대화상대를 마히루로 바꾼 것 같지만 마히루는 변함없는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는 아마네군으로부터 전부 듣고 있어요."뭐 귀여운 얼굴 운운하는건 몰랐지만요......"

"사진 보여주거나 말하지않았잖아."

"후후, 벌써 봐버린걸요?"
귀여웠습니다, 하고 작은 소리로 덧붙여서, 무심코 불만스럽게 보니까 이번에는 웃는 얼굴이 일순간 떠올랐다.곧
천사같은 미소로 돌아가지만.

"......우으음, 가치가 있는가, 라는 것이었지요"

옆에 선 그녀는 똑바로 몸을 펴고 토죠을 응시한다.홀딱 반할 정도로 늠름한 태도에, 토죠가 약간 주춤했다.

"당신은 돈만 가지고 사귈 상대를 고르는 겁니까? 이용가치의 유무에 따라 친구를 고르는 겁니까? 그거 굉장히
외로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응"

"돈이 있어도, 저는 정말로 채워진 적은 없는걸요.......돈이 있어도, 계속 마음은 추워진걸요."

살며시 가슴에 손을 얹고 조용히 중얼거렸던 마히루 때문에 가슴이 꽉 조여진다.

마히루는 가문적으로는 풍족할 것이다. 가정부를 고용할 정도로 부유한 가정일 것이고, 소지품 자체의 질은 좋다.
부모에게서 돈만은 주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히루는 돈이라는 가치를 그렇게까지 중요시하지 않는다.돈보다는, 사람과의 온기를 취하는것.

토죠의 존재에도 전혀 아프지 않았는데도 마히루의 처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픈 것은, 그만큼 토죠의 존재가
아마네에게서 빠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는 아마네를 만나서야, 행복하고 마음이 가득 찼던걸요."......그 사람의 가치는 돈으로 결정되는 것도,
외견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안쪽에 있는 것으로 정해지는 겁니다.저는 그 사람의 가치를 외적 요인으로
정하려 하지 않아요.

딱 잘라 단언한 마히루는, 토죠를 불쌍하다고도. 거절하지도 않고, 한결같이 잔잔한 눈으로 그를 비추고 있다.

"당신에게 있어서 돈 이외가 무가치라면 그래도 되겠지요.사람의 가치관을 부정할 생각은 없어요.저에게 있어서
아마네군은 누구보다 가치있는 사람이라는걸 주위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면 그걸로 괜찮으니까요.
천사의 미소가, 본래의 마히루의 미소로 바뀌어, 아마네를 향한다.

그것만으로, 이제 다행이다.

"이제 됐어, 마히루"

"하지만.."

"아니, 뭔가 듣고 무지 부끄럽게 되니까......기쁘지만말야.그런건, 둘이 있을때 말해주면 되니까...

"......네"

그만두지 않으면 아마 마히루는 주위의 좋은 곳을 말해 주었을 것이고, 얼마나 그 를 좋아하는가 하는 말도 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히루의 녹는 듯한 미소를 그에게 보여준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에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아마네에게 있어서, 이제 토죠는 타인으로,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니까.

"고마워"

나지막히 속삭이고 마히루를 숨기듯 나온다.

"토죠"

"뭐, 뭐야"

조용한 목소리로 부르면 당황한 듯한 대답이 있었다.

(......정말, 지나간 거구나.)

그의 모습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은 이미 과거의 것이라고 치부했기 때문일 것이다.

토죠와 상대할 것을 두려워하여 현지를 떠날 때부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침착했다.뒤에 있는 마히루도


아마네의 분위기를 느껴 말리지는 않았다.
토죠은 침착한 아마네에게 당황하고 있어 무슨 말을 듣는가 하고 짐작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런 토죠의 모습에, 아마네는 작게 웃는다.

"나는, 지금은 비교적 너에게 감사하고 있어."이용당했고 버려진걸 알았지만, 그래도 그때는 즐거웠고, 당시
얌전했던 나에겐 위안이었다."

아마네는 특별히 그에게 원망의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때는 상처받았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일종의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그때의 일이 있었기에 지금의
아마네가 형성된 것이다.

지금의 자신을 좋아하고, 지금의 내가 되었기 때문에야말로 마히루와 만나서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너희들과 어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이렇게 마히루도 만났고, 오히려 이용해주어서 서로
좋았어.상처는 입었지만, 나는 아마 그때의 일을 이겨냈기 때문에 자랐어.얻기 힘든 것을 얻은 것은 너희
덕분이야.

어떤 의미에서는, 그나 여기 없는 옛 친구는, 아마네를 마히루와 만나게 한 주역일 것이다.

"고마워.......더이상 너와는 교감할것도 없고 할말도 없으니까, 그것만은 말해두고싶어서"

감사의 말은 결별의 말이기도 하다.

아마네는 그와 관계될 생각이 없고, 관계될 일도 없다.아마네가 사는 곳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의 지역이고,


진학도 거기서 할 생각이다.

학교도 다르면 사는 곳도, 배우는 것도 다르다.옛날에 친분이 있었을 뿐인, 타인이다.

아마네의 본심으로부터의 말을 듣고 천둥번개를 맞은 것처럼 굳어진 토죠를 외면한다.

이제 그에 대한 응어리는 풀리고 사라졌다.

"자, 가자 마히루"돌아갈까?

"네"
"응."

마히루의 손을 잡으면 엷은 수줍음이 떠오른다.

마히루도, 이제 토죠에 대한 관심을 버리고 아마네만 보고 있다.

자신밖에 보지 않을 것 같은 마히루에게 작게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는 조금 남아 있던 옛 친구의 흥미를


떨어뜨리듯이 되돌아 보지 않고 공원을 떠났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3 화


143. 잠 못 이루는 밤과 따뜻함.

그날 밤, 아마네는 침대에서 눈동자를 감고 잠이 찾아오기를 기다렸던 듯 하나 전혀 오지 않으니. 그저 조용히


누워 있었다.

평소 같으면 잠이 잘 와서 좋은데, 오늘만큼은 자려고 해도 잠의 발끝조차 보이지 않는다.이상하게 눈이 맑다고나


할까, 졸리지 않았다.

왜 그런가 하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오늘 토죠와의 만남 때문인지 모른다.

옛 친구이자 아마네를 괴롭혔던 원인 중 하나였지만, 이제 그들에 대한 응어리 따위 가슴 속에 한 조각도 없었다.

만나서 시원하다고 할까, 마음 깊이 느끼고 있다.

자신이 마히루와 만나 지내면서 얼마나 버팀목이 되어 왔는지, 그리고 성장했는지 실감하고, 뭐라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다.

단지, 이대로는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에, 기분 전환에 바깥의 공기라도 피우려고 몸을 일으켜 슬리퍼를


신고 발코니로 나간다.

창문을 열자마자, 냉방을 받고 있던 몸에는 약간 불쾌한 공기가 맞아 준다.밤이라고 해도 여름철은 기온도 높고,
연일 열대야라서 더운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런데도, 바깥의 공기는 맑고, 주위는 주택가라서. 가로등에 방해되는 일 없이 별도 아름답게 보인다.졸릴
때까지의 시간과 지루함에는 충분할 것이다.

울타리에 몸을 맡기면서 조용한 공간과 별들의 반짝임을 만끽하고 있자 갑자기 창문의 새시가 스치는 소리가 났다.
자신의 방에서가 아니라 베란다로 연결된 또 다른 방에서 들린 소리에 돌아보면, 원피스형 잠옷을 입은 마히루가
이쪽을 엿보며 반신을 내비치고 있다.

"......마히루. 아직도 깨어 있었던거야?"

설마 일어났을 줄은 몰랐다.

밤이 깊어서 가족이 잠든 무렵, 게다가 마히루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날짜 변경 전에는 잔다고
했기 때문에, 일어나 있고 게다가 발코니로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외였다.

"뭔지 잠이 안와서......아마네군이야말로 아직 안잤던거군요"

"응. ..... 여러가지로."

"......그렇군요"

마히루도 베란다에 나가면서 여러 가지, 라는 말에 눈동자를 살짝 숨겼기 때문에, 아마네는 "아아아, 달라"라고
쓴웃음.

"별로 질질 끌고 있는건 아니야? 다만, 나도 성장했구나 하고 감회에 젖어있던게 큰걸지도."

마히루가 한순간 걱정한 일은 기우이다.

아마네는 이제 그에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단지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 느꼈을 뿐 거기에 그의 모습이
어른거리지 않는다.이제 그에게 위협받을 일은 없다.

웃으라고 말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안도한 듯, 작은 미소가 떠오른다.

"후후,......아마네군은 강해졌고, 커졌죠."중학생때부터 키가 엄청 자랐다고 하던데...

"그 쯤 이십센티 가까이 늘었으니깐."

"많이 늘었네요"

"그럴지도."
아마네는 달라졌다.키도 그렇지만 그 일년 동안 마음 상태와 관점이.

지금 생각하면, 붙임성이 없고 꾸밈없이 서 있던 건방진 남자라고 옛날의 자신을 보고 생각한다.그들 탓도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귀여움 없이 얽히고설킨 남자였을 것이다.

지금의 아마네는, 이전보다 안정되었다, 라고 생각한다.

그 침착한 이유가 옆에 있는 가장 사랑하는 소녀다.

"아마네군의 말대로, 아마네군은 성장했어요."몸도 마음도...

"......그렇구나"

"자신을 가지게 된건가요?"

"아아아"

"그렇다면 됩니다.만약 자신이 없어지더라도, 지탱해 줄게요.

"고마워할 뿐이야, 정말"

잔잔히 웃으며 옆에서 울타리에 손을 얹으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마히루, 그 때문에 애교심이 밀려온다.

옆에서 이렇게 다가앉아 웃어준다.곁에 있어, 지탱해 준다.격려해 주다.곁에 있기를 바라며 고맙고 고귀한
존재가 괜히 사랑스러웠다.

"......응 마히루."

"네?"

"만지고싶어."

"네?"

당돌한 말에 마히루가 천천히 이쪽을 향한다.

놀라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표정에, 아마네는 자신이 말하는 것에 수치를 느끼면서도 정정할 생각은 없고,
곤혹스럽게 흔들리는 마히루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마히루에게 붇어 있고 싶은 기분인데, 안될까?"


괜히 그녀를 만지고 싶었다.

자신을 좋아하고, 자비하고, 지탱해주는 그녀의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다.곁에 있다는 것을 더 알고 싶었다.

똑바로 바라본 아마네로 인해, 카라멜빛 눈동자가 흔들리고, 그리고는 수줍게 눈을 내리깔는다.

"......안될리가요."

작게 돌려받은 말에 아마네는 다시 가슴에 따뜻한 것이 늘어난 것을 느꼈다.

받아들여진 것을 곱씹으면서, 마히루에게 손을 뻗는다.

단지, 베란다에서 부둥켜안는 것도 망설였기 때문에, 만진 장소는 손바닥.

가늘고, 그래도 아마네를 힘차게 지지해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손을 잡고, 아마네가 자기 방으로
초대한다.

아마네가 혼자 사는 집이 있는 지역보다는 약간 서늘하지만 그래도 열대야로 냉방을 하고 있어서 방에 들어서면


서늘한 분위기가 마중나왔다.

밤도 깊어 가려고 하는 시간대여서 조용히 창문을 닫으면서 마히루를 침대에 앉힌다.

소파가 없이 앉을 수 있는 장소가 여기 밖에 없었을 뿐, 타의는 없었지만, 앉게 된 순간 마히루가 몸을 굳히고


어색하게 이쪽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 웃어 버렸다.

"아무것도 안할꺼니까"

"에.. 네.."

"기대했어?"

"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건 그래서 남자적으로 복잡하지만"

"엣"
"농담이야.......지금은, 그냥 마히루랑 붇어 있고 싶을 뿐이니까"

그 순간에도 마히루가 경계할 것 같은 일은 할 생각이 없었다 .마히루가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고 원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고, 억지로라도 손에 넣고 싶지는 않았다.

겨우 몸에서 긴장을 푼 마히루의 등에 천천히 손을 올려 다독이면. 마히루도 똑같이 등에 손을 얹어 준다.

부드러움과 냄새에 익숙한 달콤한 냄새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부드럽게 가슴을 채운다.사랑스럽다고
북받치는 생각을 재차 실감하면서, 마히루가 만족하도록 안아 주었다.

팔 속의 마히루도 기분 좋은 듯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있다.

행복하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흐린듯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온화한 공기를 풍기고 있으니까, 분명 마히루도도
아마네에게 같은 마음으로 있어 줄 것이다.

(......좋아하는구나.)

계속 가슴속 깊은 곳에서 몸에 열과 행복감을 보내는 감정은, 나날이 존재감을 더해 간다.

더 이상 좋아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더 깊어져 가는 생각은, 아마도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부모와 같이, 좋아한다고 하는 감정이 강해지고 평온하고 유연한 사랑이라는 정으로 형태를 바꾸는 일은 있어도,
헛되이 사라지는 일은 없다.

그렇게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억누를 수 없는 마음에, 무심코 마히루의 턱을 들어올려 미소를 짓는 요염한 입술을 막듯이 자신의 입술을
맞대었다.

깜박깜빡, 하고 지근거리에서 깜박이는 컬러멜색의 눈동자.

그리고는, 다음 순간 이마에 둔한 통증이 찾아오고, 충격으로 얼굴이 멀어졌다.

서서히 울려 퍼지는 아픔에 이번에는 아마네가 눈동자를 깜박거릴 차례였다.


아마도 아픔을 준 마히루는 눈을 이까 하고 떨며 알기 쉽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앗."

"아으으.. 미안해요, 깜짝 놀랐어요.."

"아, 아니, 나야말로 급하게 했고......미안해"

놀라서 반사적으로 머리를 찌른 것은 알고 있었고, 허가를 받지 않고 입만 댄 것은 자기이기 때문에 도저히


나무랄 수 없다.

좀 더 참았어야 할까, 하고 마히루의 반응에 후회를 하고 있다면, 마히루는 시선을 저쪽으로 헤엄치면서 몸을
움츠리고 있다.

", 싫은건 아니엿으니깐요.. 그.. 그러니까. 단지, 깜짝 놀랐다고 할까......그,......다, 다시 한번,


부탁드려요...이번에는 괜찮으니까요.

부끄러움을 잔뜩 떨고 있는 목소리에 숨기면서도, 꽉 눈동자를 감고 얼굴을 마주 보고 받아들일 태세를 갖춘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게 웃으며 다시 한 번 한 번 마히루의 입술을 빼앗았다.

조금 전에는 감촉을 맛볼 수 없을 정도로 포효했지만, 이번에는 마히루에게 받아들여졌기에 어리광부리며 맛볼


수 있다.

자기 것보다 부드럽고, 싱싱하다.

자신의 입술이 말라서 마히루가 불쾌한 생각을 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마히루를 보니. 느낌은 싫지는
않다.문득 입술로 물면 간지러운 듯 몸을 흔들고 있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애교심이 치밀어 왔다.

한번 떼어 놓았지만 마히루가 귀엽고 좀 더 하고 싶은 욕구가 참을 수 없이 많아져서 다시 그녀의 입술에 물린다.

작게 "읏.."하고 놀라운지 항의인지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달래듯 부드럽게 입술을 쓰다듬어 쪼으면
가라앉는다.

아니, 가끔 목을 울리며 입맞춤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야 말로 떼어주면 마히루가 아마네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뭐, 몇 번이나 한다던가는.. 못들었다고요..?"

"그래서, 싫었던거야?"

"아뇨.각오하고 있지 않았다고 할까......그, 부끄럽다, 그러니까...

처음인데도, 하고 작게 속삭인 말이 다른 의미로 들려서 가볍게 심장이 뛰었다.

"...아마네군, 정말 처음이에요.저보다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유가 없어."......그, 마히루랑 키스하고 싶다는 기분으로 가득차서, 억지로 했었고..."

"이,아니,그렇지 않았으니깐요.......하는것을 알았다면,괜찮으니깐.......,더,해줘도..."

곁눈질로 그렇게 말했다고, 안 할 정도로 아마네는 남성성을 버리지 않았다.

마히루의 입술에 겹치지만, 이번에는 마히루의 페이스에 맞추도록 천천히 맞닿을 만한 입맞춤에 그친다.

대신 마히루의 뒷머리를 손바닥으로 받치고 놓지 않는다.

촉촉한 입술을 맛보듯 가볍게 얼굴의 각도를 바꿔 마주치는, 단지 그것 뿐인데도, 심장이 시끄러울 정도로 뛰고
있었다.

"......우흐..."

키스 사이사이에 작게 웃었던 마히루는 아마네의 가슴에 손을 얹고 몸을 기대며 아마네를 올려다본다.

"...아마네군을 좋아하기 전까지, 키스의 의미를 제대로 몰랐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행복한 기분이 될거라고..."

"......지금, 행복해?"

"네"
"......나도"

"후후후, 같은 생각이네요."

부끄러워하면서도 굴탁없는 미소를 띄운 마히루에게 다시 키스해 달콤함을 느끼는 입술을 맛보고 있자 마히루가
살짝 몸을 떨었다.

싫어했나봐 입술을 떼니, 마히루는 "아니에요"라며 난처한 듯 웃고, 몸을 기대며 "아마네군은 뻔뻔하네요"라고
속삭인다.

"...... 쌀쌀한가?"

"글쎄요, 냉방 아직 타이머가 안 끊어진 것 같고......"

냉방은 온도가 낮보다 높게 설정하고 있지만, 그래도 공기는 꽤 차가워지고 있다.잠을 자고 몇 시간 안에 잘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역시 얇은 잠옷으로는 쌀쌀할 것이다.

원래 마히루의 잠옷이 반팔 원피스 타입이라서 팔이 노출되어 있고, 추워도 어쩔 수 없다.

"뭐라면 내가 따뜻하게 해줄까?"

"우흐, 따뜻하게 해줄까요?"

장난치는듯이 물으면, 마히루도 따라 온다.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맞춰보세요?"

"......너도 변치 않게 되었구나"

"후후, 이번에는 지지않아요"

"네. 그럼 그런 마히루는 이렇게 합시다."


마히루를 껴안은 채 침대에 뒹굴었다.

팔 속에서 살랑살랑 *아마색 머리가 춤을 추고, 캐러멜빛 눈동자가 놀란 듯 크게 펼쳐진다.


*(flaxen-haired.밝지만, 희지않고, 빨강, 갈색, 금색이 섞이지 않은 금발 )

굳어진 마히루의 뺨에 입맞춤을 떨어뜨리고 나서 옆에 있던 큰 수건킷으로 자신들이 싸여지도록 걸자, 겨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한 듯 마히루가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러면 둘 다 따뜻하네"

"......네"

"옵션서비스로 팔베개도 따라올거야"

필요해?라고 두 팔을 내밀면, 작게 웃은 마히루가 사양하며 고개를 올려온다.

꽤나 얼굴이 가까워졌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아마네도 웃자, 마히루의 미소가 조금 장난스러운 것으로 변화했다.

"옵션서비스가 있어 지금이라면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마히루에게 한해 대특가 내일 아침밥 오믈렛으로?"

"해주세요."

"벌써 받고 있잖아?"

둘이서 웃으면서, 아마네는 다른 한쪽의 빈 팔로 마히루의 등에 손을 돌려 안아 주면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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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암 - 1 달달
드디어 한 침대를 같이 쓰게 되었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4 화
144 막 일어난 폭탄

아침에 일어나면 팔 안에 마히루가 있어서 순간 굳어버렸다.


당장 어제 같이 잤다고 생각하면서. 입에서 소리를 낼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심장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쿵 하고 몸속에서 크게 소리를 내는 심장에 숨이 막히지만, 마히루의 편안한 잠든 얼굴을 보면
심장도 조금씩 잔잔한 박동을 되찾아 간다.

심호흡하고 침착하면서, 다시 한 번 마히루의 잠든 얼굴을 바라본다.

아마네의 두 팔에 머리를 얹고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있는 마히루는,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귀엽고


천진난만하다.

안심하고 있는지 행복한 듯이 뺨이 느슨해져 있고, 자고 있는데 온화한 미소를 띄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정말 무방비하고 귀엽다.)

천사의 잠자는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천사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아름다움과 청초함이 있었다.

본인에게 말해 버리면 수줍어하며 잠시 삐걱거리겠지만, 어디까지나 내심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좋아 보인다.


지금이라면 중얼거려도 눈치 채지 못할 텐데.

귀엽구나, 하고 절실히 바라보면서, 한가한 한 손으로 부드럽게 마히루의 머리를 어루만진다.

천사의 고리를 완비한 큐티클과 같은 머리를 부드럽게 빗으면서 약간 저린 베갯짓 팔을 일으키지 않도록 살짝
움직여 자세를 약간 바꿔 놓는다.

이 자는 얼굴을 감상할 수 있다면, 팔의 저림은 싼 것일 것이다.

일어날 기색이 없는 마히루를 보곤 작게 웃으면서 내려진 눈꺼풀에 살짝 입을 맞췄다.

천사처럼 잠든 마히루를 질리지 않고 바라보고 있으면, 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난다.

"아마네, 일어났니?"

절제된 목소리는 아버지의 것이다.


(어떻게 할까.)

아마 깨우러 왔겠지만, 아마네가 여기서 답장을 하면 마히루가 일어날 수도 있다.

모처럼 이렇게도 편안히 자고 있는데 깨워 버리는 것은 너무한 것이고, 아마네로써는 좀 더 이 잠든 얼굴을


바라보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대답이 없으면 깨우려고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지만-결론을
내리기 전에, 문이 열렸다.

문 너머로 낯익은 아버지의 모습이 보여 뺨을 찡그린다.

반면, 슈토는 아마네가 있는 침대 쪽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뜬 후에 "오야"하고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아 이거 시호코에게 전해져 나중에 놀릴려는 부분이구나, 하고 한순간에 깨달은 아마네는, 포기하고 뺨을


울리면서 집게손가락을 입 앞에 세웠다.쉬잇ㅡ, 하고 소리를 내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말은 전해질 것이다.

이해력이 높은 슈토는 아마네의 몸짓 하나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면서 이쪽을 바라보며 팔랑팔랑 손을 흔들며
조용히 방을 나갔다.

겨우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아마네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한숨을
내쉰다.

(착각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애인이 두 침대에서 자던다니 엉뚱한 착각을 초래할 것이다.전혀 손을 내밀지 않고 만질 만한 키스만 하는 아주


건전한 관계인데, 부모님은 어디까지 갔는지 알 리가 없다.

아니, 슈토라면 정사의 흔적이 전혀 없다고 알 테니까 거기까지는 추측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역시
부끄러운 것은 부끄럽다.

나중에 추궁당할것을 각오하면서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면, 더욱 팔속에서 화사한 몸이 몸을 녹인다.

오히려, 원래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마히루가 여기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 드문지도 모른다.


"...우응..."

작게 목을 울리고 따스함을 구하듯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마히루에게 작은 그리움을 느끼면서도,


과연 충동에 몸을 맡기며 안아버리면. 완전히 깨어나게 해 버리기 때문에, 머리를 어루만져 두었다.

이제 냉방은 끊어져 있을 텐데, 마히루는 아마네에게서 떠나지 않고 볼을 비비고 있다.


*냉성인가 하고 발끝에 자신의 발끝을 닿게 하면 아마네보다 차가운 체온이 전해져, 역시 냉성일지도 모른다.
*(冷え性. 신체가 차가운. 그런 체질)

그렇다면 어제의 냉방은 추웠지, 하고 반성하면서 마히루에게 따뜻하라고 발을 붙이고 살며시 등에 손을 얹고


따뜻한 몸을 직접 전한다.

함께 온기를 나누면 행복할 것 같아서 부드러운 몸을 감싸고 부드럽게 만지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크게 몸을
움츠린 마히루가 천천히 얼굴을 아마네에게로 향했다.

걸쭉하고 소리를 낼 것 같을 정도로 촉촉하게 젖어버린 컬러멜빛 눈동자는 아마네의 얼굴을 봐도 아직 희미하다.

표정도 어딘가 부풀어서 졸린 것 같고, 더욱 젊음이 강해지고 있었다.

"미안, 깨웠니?"

졸린 듯한 마히루에게 미소 지으며 다시 머리를 어루만지면, 또 두 눈동자를 감고, 이번에는 기분 좋은 듯이


구겨지고 있다.

완전히 잠에서 덜 깬거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그렇다면 그걸로 *반각성의 마히루를 귀여워하듯 손가락을
움직이자 "음~"하고 무엇보다 귀여운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半覚醒 잠에서 못 깨고 비몽사몽하는. 그런 상황)

(......잠에서 깨어날때는 비교적 응석받이야. 마히루)

생활이라고 느긋한 마히루가 사랑스럽고, 바로 사랑한다는듯이. 쳐다보고 언급하고 있었지만, 역시 오분만


지나면 잠들어서 의식이 돌아온듯 눈동자가 짤깍하고 열렸다.

일어났구나, 라고 확신한 아마네가 "안녕"이라고 일부러 뺨에 키스해 보면, 재미있을 정도로 경직된 마히루가
보인다.

"......에, 아마네군........? ..뭐에요..?, 에에?"

"기억못하는거야? 그렇게 따뜻한 밤을 함께 보냈는데"

아무래도 잠에서 깨어나서 머리가 일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 있는 말투를 해 본다.

덧붙여서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뜨거운 밤이 아니라 기후적으로 더운 밤인데.실제로는 냉방으로 차가웠다, 라고


말하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

밤을 함께 보냈다, 라는 말에 마히루는 "에, 에~"라고 격식을 차린 목소리로 아마네를 바라보며, 그 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있었다.

다소 옷은 흐트러져 있을 수도 있지만, 수상한 일을 한 흔적은 전혀 없을 것이다.실제로 안했기에. 그런게


있어도 곤란한데.

"농담이지만 말이야...안하고있어, 아무것도"

"네, 네......"

"뭐 볼에 키스 정도는 했지만."아까 "

아침인사로 키스 정도라면 허용 범위겠지, 라고 웃으면 마히루는 새빨갛게 되어 있다.작게 "아침부터 자극이 너무


강해요."라는 중얼거림이 넘쳐나서, 조용히 웃었다.

"......잠깐히 안심하고 잠들었던 것 같은데, 잘 잤어?"

간신히 머리가 완전 각성된 것 같은 마히루를 안아 일으키면서 물어보면, 마히루는 아마네의 팔로 수줍은 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버린다.

"......그, 아마네군의 팔속이, 침착하게 편안해서.."

"두근거리진 않는거야?"

"으으, 그건 그렇지만, 안정되는걸요."


지금은 두근두근거리지만, 하고 중얼거리면서 아마네의 등에 손을 돌린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목을 두근거리며
웃으며 마히루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그렇게 침착하다면, 그럼 매일 같이 잘래?"

"그건, 다른 문제에요.."

"농담이야"

마히루가 당황할 것은 알고 있어서 말해 봤기 때문에, 별로 진지하게 답 해 주지 않아도 된다.

아마네로서도, 매일 같이 잔다, 라는 일이 생기면 이성이 죽을 것 같다.지금도 비교적 아슬아슬한 곳에서 머물고


있는데, 매일 옆에서 자게 되면 그 내수를 쓸 것 같아 두렵다.

농담으로 받아 두지 않으면 몸이 견디지 않는다, 라고 자신의 이성을 신용하지 않도록 자기 자신에게


타일피일하게 해 두지만, 마히루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너무 놀렸는지, 라며 마히루를 달래려고 등을 토닥거릴 때 그녀는 아마네를 두드리듯이 얼굴을 들었다.

얼굴은 장밋빛으로 물들어 있다.

"......응, 조금.., 가끔, 그러면요.."

그렇게 작게 상기된 목소리로 중얼거려 아마네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간혹이라.

즉, 숙박 자체는 싫지 않다는 것이다.아마네의 옆에서 자는 것은 좋다는 것.

"진심으로 말하는 거야?"

"이, 애인하고, 그럼 같이 자는것 정도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 그렇지만, 잠깐.."


그런 말을 들으면 아무 말도 못하겠어.

고등학생끼리의 애인은, 숙박은 보통으로 하는 것이다.오히려 아마네쪽은 상당히 느린 편일 것이다.

이츠키네도 잘 치토세 집에서 자고 있고, 심지어 아마네들이 아직 도착하지 못할 일까지 하고 있다.

단지, 문제로서, 숙박이라고 하면 그러한 것을 조금이라도 기대해 버린다.남자의 사가이며, 남자친구로서 일종의
기대를 가져도 어쩔 수 없다.

아마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차린 것 같은 마히루가 부랴부랴 얼굴을 붉히고 있어, 약간 눈물로 아마네를
응시한다.

"그, 별로,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고요... ......아마네군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게, 기쁘기


때문에......"

"......오우"

"......아니요, 인가요..?"

"싫을리가 없잖아.오히려 기쁘다고나 할까.

불안하게 쳐다봐서 강하게 부정했지만, 미묘하게 진심이 새어 나왔다.

부끄러운 듯이 떨리는 마히루를 보고 반성하면서, 안쪽에서 밀려오는 욕구를 삼켜, 마히루의 머리를 어루만진다.

"......뭐, 또 다음에 이야기하자."

"네, 네에."

"자아, 슬슬 준비할래?"마히루도에도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이고...

"그렇군요"

일단 이 화제는 일단 끝내기로 했다.더 이상 생각하면 여러 가지로 활동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심호흡하고 침착함을 되찾으려고 하면서 마히루를 놓으면, 마히루는 수치심에서 서둘러 빠져나올려고 침대에서
내려 되돌아 본다.

무슨 일인가, 라고 생각한 순간에, 단번에 그녀와의 거리가 없어져 버렸다.

살짝 향기가 나는 달콤한 냄새와 입술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

둘 다 금방 떨어져 대신 부드러운 아마색 머리가 뺨을 간질였다.

"아까 아마네군이 잔뜩 놀려서, 복수에요."

그래, 부끄러움을 참은 듯한 불그스름한 얼굴로 고백하고, 머리를 돌려 재빨리 방을 빠져나간다.

아마네는 그것을 보고 그대로 다시 침대에 누웠다.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못 나가지만)

의외로 마히루가 대담한 것을 통감하면서, 아마네는 몸에서 열이 날아갈 때 까지 천장을 계속 쳐다보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5 화
145 가족끼리의 아침 식사.

"아, 아마네 좋은아침"

식당에는 이미 부모님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네분 도 아침식사가 준비되어 있지만 부엌에서 조리음이 나고 낯익은 아마색이 보이기 때문에 마히루가 약속의
오믈렛을 만들어 주고 있을 것이다.

"......안녕"

"자, 앉아있어."마히루가 지금 아마네의 아침을 만들어주거든..

"오우"

아마네가 제각각 안정되어져서 나온거는 꽤 늦었기 때문에, 몸 정리의 시간이 덜 걸린 마히루가 먼저 와서 준비를
했을 것이다.

원래 오믈렛을 만들어주기로 한 약속이었기 때문에 딱 좋았겠지만, 앞으로는 아침 일찍부터 놀리는 것은 자제하고


싶다.

"사랑스럽구나 정말.."

"......교제한다면 딱히 특별할거 없이 평범하잖아"

"뭐 그것도 그렇지만, 남자친구 여자친구 관계가 지나간거 같아서. 젊은 아내 같구나."

어슬렁어슬렁 아마네를 보던 슈토의 말에 부엌에서 탁 하고 접시를 싱크대에 떨어뜨린 것 같은 소리가 났다.

깨진 것 같은 소리는 아니어서 좋았지만, 동요해서 떨어뜨린 것은 확실할 것이다.

"어머, 마히루 괜찮아?"

"네, 접시도 깨지지 않았습니다.죄송합니다 떨어뜨려...."

"괜찮아요. 누구에게나 실수는 있는 법"

반인위적으로 벌어진 실수지만 아마네는 말하지 않고, 히쭉히쭉 이쪽을 보고 오는 시호코의 시선을 스루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아마네를 위해 오믈렛을 만들어 온 마히루가 자리에 앉았더니, 넷이서 아침식사가 시작되었다.

밥을 한입에 집어넣자 시호코로부터 직설적인 의문이 날아와서, 굳어버린다.

우선 입안에 물건을 넣으면서 말할 수도 없고, 잘 씹어 삼킨 다음에 입을 연다.

"......왜 그렇게 생각한 거야"


"우리가 돌아간 후에 모습이 달랐으니깐 무슨 일이 있었는지."

" 아들의 모습이 다르면 알 수 있어.부모를 얕보면 안 돼.

평상시대로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부모님은 간파한것 같다.

약간 걱정스러운 듯한 시선을 보내지만, 아마네로서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여서 걱정될 만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 토죠와 만나서 좀 그런말만 들었을 뿐이야.

"아, 그런 일인가......그 모습이라면, 끊어진 것 같네"

"그렇구나. 끊었다고 할까, 극복했다고 할까.더 이상, 번거롭게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

"좀 더 남자다워졌구나, 좋은 일이야"

이제 괜찮아, 라고 말하는 것에 슈토는 안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당시는 부모님께 많은 걱정을 끼쳤기 때문에, 역시 지금도 걱정이었을 것이다.일단 고등학생 때는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그래도 불안한 것은 불안했던 것 같다.

슈토가 안도하는 한편, 시호코는 토죠라는 이름에 미묘하게 기막힌 표정이었다.

"변치않는거 있지, 토죠씨네 아이."부모님은 아주 좋은 편인데.아직 반항기일까?

본인의 성격이나 업무상 시호코의 얼굴은 넓고 커넥션도 쓸데없이 있다.아마네가 모를 뿐 아마 상상할 수 없는


곳까지 커넥션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현지의 인간과는 교류가 있고, 토죠의 부모와도 관계가 있었다.

주도 토죠의 부모님과는 만난 적이 있지만, 표리가 없는 아주 좋은 사람들이었던 기억이 있다.아들이 한 일을


사과한 적도 있어, 그들에게 생각은 없었다.

"별로 관계없고 흥미없고.이제 만날 일도 별로 없잖아.

"아마네의 그런 단순무식한 방법은 때론 장점이구나.......만약 신경쓰인다면, 친가에 오도록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했었지만"
반년에 한번 얼굴을 보라는 약속이긴 했지만 부모님도 속상해 하시는 것 같아 약간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돌아가기로 결정한건 나야."게다가 결과적으로 좋았어, 만나서.끊겼고...

아마네에게서 보면,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대로 응어리가 되어 가슴 속에 계속 남아 있기보다, 정면에서 극복하고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게다가 아마네의 마음이 아물어졌다는 증명도 되었다.

토죠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몇몇 덕분에 마히루랑 만났으니, 오히려 감사해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불쾌할지도 모르지만.

아무 걱정도 없다고 할 정도의 아마네에게 시호코가 부드러운 미소를 띄운다.

"어린이는 성장하는 것이지요."그때는 부서질것 같아서 걱정했는데...이제 걱정도 필요없을것 같아"

"사랑은 사람을 강하게 하는것이니까"

"아저씨 같은 대사 하지마......"

"하지만 실제로 그렇겠지?"

"......그렇지만말야"

"하하하. 아마네도 이제야 좋은 사람 찾았다고 하니 기쁜걸, 나처럼 시호코 씨를 구한것 처럼 말이야."

"......은, 예"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마히루가 쑥스러운 듯 움츠러들고 있어, 슈토도 시호코도 웃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마히루도 아마네에게 의지해"항상 주변사람들 뒷바라지만 해서 걱정이 돼."

"이, 아니, 저는......언제나, 아마네에게만 의지하고 있으니깐요...기대고 있는걸요...

그건 이쪽 대사인데, 마히루는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아마네를 바라보며 수줍어한다.


"그렇다면 다행이다.......아마네도 시이나씨의 헌신에 너무 어리광 부리지 않고 서로 의지해 가는 거야?

"알고 있어."계속 곁에 있고, 서로 의지하는 것은 당연하잖아."

그렇지 않아도 마히루와는 앞으로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기대기만 하고 상대의 부담을 생각할 수 없는 인간은 되고 싶지 않다.확실히 아마네는


마히루가 없으면 안되는 인간이긴 하지만, 사람으로서 안 될 생각은 없었다.

이번에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지지받은 것처럼, 마히루가 괴로운 일이 있으면 등을 지탱하고, 손을 당겨 간다.

그것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부모님을 보고 강하게 가슴에 새겼고, 아마네도 그러길 바랐다.

그 상대가 발견된 것은 반드시 아마네에게 있어서 최대의 행복일 것이다.

어설픈 각오로 마히루의 옆을 걷는 것은 아니다, 라고 옆의 마히루를 보니, 얼굴을 이래저래 벌겋게 하고 떨고


있었다.

우는 전조에도 보였지만, 이것은 그것보다 수치심으로 가득 차 폭발 직전이라고 하는 것이 가깝다.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눈동자를 엎드려버려서, 분명 부끄러워서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놓쳐 줄 이유도 없이 테이블 밑에서 손을 잡아보이면, 깜짝 충격을 놓치듯 몸을 튕겨준 뒤 손을 잡아


주었다.

"으윽. 너무 귀엽잖아아..앞으로 일이 없으면 최대한 예뻐할텐데...

그런 마히루의 모습을 바라보던 시호코가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다.

본인의 말대로, 일이 없었다면 마히루를 귀여워 해줬을 것이다.

"두 사람은 빨리 일 다녀와"

"그 사이에 아마네는 장난치면"


"그렇게 나쁠까보나"

이제 무슨 말을 해도 갈팡질 것 같아 당당하게 긍정하면 손에 쥐어진 손이 떨리지만, 힘이 풀릴 일은 없다.

아마도 기뻐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의 아마네라면 완전 부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호코는 솔직하게 인정한 것에 놀라서, 그리고는 기쁜 듯이
웃었다.

"반짝 변했네"

"시끄러워."

"좋은일이야. 아마네에게도 봄이 왔으니까"

"벌써 여름 정도의 더위일지도 모르겠네"

"연중 여름인 두사람에게 듣고 싶지 않거든"

"그런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너도 항상 여름인걸? "

참으로 즐거운 듯, 그리고 축복하듯 미소를 머금은 시호코에게 떫은 표정을 짓지만, 마히루가 싫어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뭐 괜찮을까 하고 체념하고 외면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6 화
146 *장난이란건.
*(본 화의 장난은 いちゃつくっ. 꽁냥거리다 급의 단어가 치환된것입니다. )

부모님이 일을 나가셨기 때문에, 두 사람은 일단 아마네의 방에서 나란히 침대에 앉기로 했다.

장소 탓은 있겠지만 평소와 같은 거리임에도 마히루는 미묘하게 떠들썩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오히려 아마네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언뜻 이쪽을 보고 시선이 맞으면 멍하고 뺨을 붉히므로 이쪽도 미묘하게
간지럼을 느꼈다.

"그, 그으, 장난이란건요...?"

어쩌다 장난친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던 듯, 갈팡질팡하는 식으로 묻는다.


"응? 아아, 부모님께는 그렇게 말해두면 필요이상으로는 파고들지 않으니까. 부인하는 쪽이 놀림받고...

"즉, 사실은 장난치고 싶지 않는건가요......?"

"아니, 나로서는 마구 하고싶으려나 "

"......아.. 네에.."

머뭇거리며 몸을 움츠리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마히루를 의식하곤 쓴웃음을 지었다.

"싫으면 딱히 하지 않아도 되는걸"

"그럴리가 없는걸요! .제가 싫어할 리가 없어요.아마네군이라면, 그, 어떤 식으로든지 간에.., 그러니까...

"그렇구나"

"그래서, 하지만 그으으..., 장난을 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마히루의 말에 침묵이 뒤따라 온다.

"......키스나"

"키스나"

"......키스라던가?"

"키스 뿐이잖아요."

"이, 아니, 구체적으로 말하면 안아주거나 손을 잡거나 하는건....언제나 하고 있고 말이야...

지금까지 의식하지 않고 지낸거라 할까 사이좋게 지내고 있고, 의식하고 장난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붙는 것은 곤란할 것이고, 키스도 장난친다고 하는 그런 범주이겠지만, 그것만으로 좋은지는 모른다.

그 보다 원래부터 자연적으로 방황하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생각되었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친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더욱 장난치는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이리로 와 볼래?"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침착하게, 그런데도 가슴이 뛰는 행위를 제안하면, 작게 "...예"라고 긍정이 되돌아온다.

마히루부터 살며시 망설이면서 몸을 내밀기 때문에, 아마네는 그것을 받아 들이으려고 손을 뻗고...그대로


마히루의 무릎바닥과 등에 손을 돌려, 들어올린다.

헉, 하고 뒤집힌 귀여운 목소리에 미소를 띠면서 마히루를 침대 위에서 책상다리로 이동시킨다.

"나는 이쪽이 좋아"

"......앗.., 네에.."

"싫어?"

"그.., 그런 일은. 그저......그, 이러다간 아마네에 둘러 싸여 있는 것 같구나 하고......"

"말대로 꼬옥 안아줄까?"

귀여운 말을 해 준 마히루 감싸안듯 팔을 앞으로 돌려 안아보이면, 순간 얼굴을 붉게 하고 살짝 눈물로 되돌아


온다.

내가 말할 수 있는 의리는 아니지만, 마히루는 비교적 쑥스러워서 사소한 일로 뺨을 붉히는 것이 귀엽다.사귄 지


두 달 정도이긴 하지만 아직도 접촉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니 초심함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단지, 그것은 아마네도 마찬가지여서, 얼굴에는 나타내지 않지만 심장이 고함을 가라앉히지 않는다.

지금 마히루에게 귀를 가슴에 붙이고 심장소리를 들으면, 금방 두근두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네군이 꼬오옥.. 하는거, 좋아해요"

"그런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호리호리한 몸을 끌어안으면서 귓가에 속삭이면 알기 쉽게 몸을 흔든다.

귀가 약하구나, 하고 작게 웃더니 ...... 하고 한숨을 내쉬면, 더욱 몸을 흔들며 힘차게 되돌아 보았다.


"......아마네군"

"미안, 미안, 그만"

"히, 간지럼이 약해서......"

너무해요, 하고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입술을 삐죽 내밀다.

"저번에 들었던 아마네군의 옛날 일 말해버릴까요..?"

"앗, 그거 곤란하네"

귓가에 그런 말을 듣고는 너무 놀라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마히루에게 닿아 간다.

어디까지 만져도 좋은지, 어떤 식으로 만져도 좋은지 모르기 때문에, 무난히 손을 쓰다듬어 보거나 뒷머리에
입맞춤을 해 보거나 하지만, 역시 어렴풋함을 느낀다.

더 만지고 싶고, 부드러움을 맛보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 정도의 스킨십 정도 밖에 무리이므로, 역시 상냥하게 만지는 것에 한정하고 있다.

마히루는 이래도 부끄러운지 귀를 붉히며 시끄럽게 하고 있었다.

(정말 귀엽다아)

각종 스킨십을 해왔는데, 요즘은 마히루가 쑥스러워지고 있다.전에는 아마네가 동요하고 있었는데, 입장이
역전되어 있는 것 같아 부끄럽다.

"......아마네군의 손, 너무 좋아요"

"응? 뭐 키 차이만큼 크겠구나"


"아마네군의 손, 좋아해요....아마네군에게 만져지는건, 좋은걸요.."

"그런말 하면 만져버린다고?"

위험한 말투를 쓰면 인내심이 풀리므로 자중해 주었으면 하는데, 마히루는 아마네가 생각하는 의도는 생각하지
않은 듯 "별로 만져도......"라고 작게 중얼거리고 있다.

그런 방심하면, 이쪽으로서는 매우 곤란하다.

귀엽게, 그리고 남자의 다리를 뗄 수 있는 말을 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살포시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배에
손을 댄다.

간지러운 듯이 몸을 비비는 마히루를 개의치 않고, 배꼽 아래쪽에 닿은 손가락 끝으로,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음, 답답한 속도로 만져가며, 경사로에 걸리는 앞에서 손가락을 멈춘다.

"이대로 올라가도 괜찮다는 말이 되는데?"

아직 등산은 하지 않았지만, 간단히 산에 올라 정복할 수도 있다. 어쨌든 아마네의 손바닥은 마히루의 말대로
크고, 마히루의 기울기 강한 기복마저 감싸 안을 수 있을 것이다.

등산을 해도 될까요? 라며 일부러 흘리면 마히루가 팔로 김을 낼 기세로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있다.

되돌아 온 마히루의 뺨이 삶은 낙지처럼 빨갛지만 아마네는 개의치 않고 웃어 보였다.웃는 것에 그치지 않고,


뺨에 키스도 떨어뜨린다.

"이렇게 장난을 치고, 이런 일도 포함하고"

"......우, 아, 아마네군......"

"내가 장난치는걸 잘 모른다는건, 이런식으로 말리는법을 제외했기 때문이지만"

과연 두 달 동안 사귀어 커플이 이런 식으로 접촉하는 것도 어떻다고 생각했고, 삼가고 있었다.마히루의 의사를


존중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마히루가 무의식적으로 그런 말을 하니까, 경고를 위해서라도 한번 말해 두어야 했다.

"나도 남자니까 조심하라고 전에도 말했잖아.정말 만질거야."

"음.......그래도 그런 아마네군도 얼굴이 빨개요.할 수 있나요?

"시끄러워."

자기 얼굴이 빨간거 알고 있어.부끄러운 소리를 하는 자각도 있다.

단지, 말하지 않으면 알아줄 수 없을 것 같아서, 말할 수 밖에 없다.

아마네의 말에 마히루는 잠시 침묵한 후, 천천히 아마네의 구속을 푼다.

거절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려 했던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몸을 돌려 아마네를 끌어안았다.

빽빽, 달라붙는 마히루의 부드러운 감촉과 달콤한 냄새를 강하게 느끼게 한다.

"......아마네군이, 정말로 만지고 싶다면......부끄러워도, 받아들일게요,"

작고 가냘픈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주위를 올려다보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경직되었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씩씩하고 귀여운 말을 하며 아마네를 응시하는 그녀의 표정에,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고 해도 좋다.

수치와 불안과, 잠깐의 기대를 섞어 가며 아마네를 신뢰한 듯 바라보며 몸을 맡기고 있는 마히루는 말 그대로
아마네라면 어떻게든 받아들여 줄 것이다.그만큼 아마네를 좋아해주는 것은 표정이나 분위기에서도 전해져 온다.

모든 일을 맡기도록 몸을 맡겨 온 마히루, 아마네는 뒤늦게 사고가 움직이기 시작해, 몸이 움직인다.

제일 먼저 한 일은 마히루와 입맞추기였다.

음, 하고 작게 목을 울린 것이, 아주 가까이 들린다.

부드럽고 싱싱한 입술의 감촉을 맛보며, 화사한 몸을 끌어안고 몸으로 부드러움을 느낀다.
손바닥으로 만지는 일은 하지 않고, 단지 조금 융기의 부드러움을 느끼고, 살며시 손을 뗐다.

뺨을 홍색으로 물들인 마히루가 벌떡 입을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마히루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는다.

*"......기다리는것도 한계야."

*(お預けで 結構だ 원문의 의미를 살리기 힘듬. お預けで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먹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는 행동. 차려진 밥상을 먹지 못하게 하는것도 한계야. 같은 느낌.)

아마 브레이크가 듣지 않게 될테니까, 라고 덧붙여서, 마히루의 흰 목에 입맞춤을 떨어뜨린다.

자국을 낼 수도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키스에 머물면서, 솟구쳐 온 욕구를 필사적으로 삼킬 때까지 얼굴을 들
수 없다고 결의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7 화
147 부모님의 귀가 후

"어머나 마히루. 얼굴이 새빨갛네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직종도 일터도 다르다는데 함께 퇴근한 부모님이 마히루를 보고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마히루는 거실 소파에 앉아 얼굴을 붉혔다.이유는, 아마네가 자신에게 우연히 키스하거나 손을 잡거나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네, 혹시"

" 맹세코 손대지 않았어"

단지 부둥켜안고 가벼운 애정표현을 한 정도다. 마히루의 반응이 강한 것은 마히루가 결국 초심이기 때문일


뿐이다.

아마네도 남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회복하는것은 빠르기 때문에 지금은 평온하게 돌아가고 있다.

"시작은 장난친다고 했던 거네.

"건전히 장난 쳤어, 이걸로 문제없잖아"

"전혀. 완전히 변하고 말았네.


"시끄러워."

"아마네는 치사해.나도 마히루랑 놀고싶은데...

"마히루는 내것인걸"

"어머나"

한번 시호코에게 마히루을 건네면 당분간은 자리를 비워주기도 답답하고 마히루는 나름대로 기뻐해도 피곤해 할 것
같아서, 마히루를 시호코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마히루는 "나의......"라고 작게 *반추하고 또 볼을 붉히고 있고, 그런 모습이 시호코의 꼴을 강하게 하고


있었다.
*(反芻 되새기다. 곱씹다./동물이 되새김질 하는 행동.)

하얀 뺨이 물들어버린 마히루를 바라보며 시호코가 행복을 머금은 듯한 미소를 스치고 있으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슈토도 빙긋이 미소를 머금는다.

"그럼, 가족으로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어떨까?"

"네?"

"자, 모두 함께 외출하고 싶다고 시이나씨가 말했지?"

부모님께는 마히루가 모두 외출하고 싶다 라고 말했던걸 지금 이야기될 줄은 몰랐던 듯 컬러멜빛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다음 휴일도 아마네랑 시이나씨가 있으니 외출할까?"

"그렇구나! 모처럼 다같이 외출하고 싶은 것!......싫을까?"

"그래, 그런 일은!"

"그럼 결정됐네."후후, 어디로 갈까?

말 끝이 올라가는 슈토와 "어디가 좋을까"라고 사이좋게 이야기하고 있는 시호코에게 마히루는 두려운 듯 몸을


움츠리고 있다.

아마도, 자신이 원했던 일이라고는 하지만 정말로 함께 외출하는 것에 미안함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엄마도 아빠도 마히루가 좋아서 나가자고 하셨는데..

아마네가 이야기 하였다, 그들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와 지내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원래 이 집에 들어가 있는 시점에서 매우 마음에 든다는 것이고, 그들이 떠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니까 불안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각오해둬 엄마는, 마히루를 반드시 데리고 다닐거야."

"아.. 고맙고 기뻐요.... 이렇게 모두 함께 외출하는 일도 없었고..."

어린 시절을 떠올렸는지, 적막함을 희미하게 머금은 덧없는 미소를 조심스럽게 띄워 눈동자를 가린 마히루에게
시호코는 변하지 않은 웃는 얼굴로 소파에 마히루의 옆, 즉 아마네의 반대편에 앉았다.

그대로 마히루를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는다.

"마히루는 우리 가족이니깐 맘껏 응석부려도 되는 거야?"

"아마 아들보다 더 귀여워하니까말야"

"어머나 질투하는 건가"

"아니. 마히루가 좋아하니까 별로 그렇지는."

시호코에게 꽉 껴안아 귀여움 받고있는 마히루는 수줍은 듯하면서도 아까의 분위기를 지우고 부끄러운 듯 시선을
이리저리 돌린다.

이런 점은 솔직하지 못한 마히루가 기뻐하고 있다는 증거다.

마히루가 기뻐하고 있고, 장래적으로는 마히루도 *후지미야를 자칭해 주었으면 하는 몸으로서는, 오히려
부모님에게 마음에 드는 것은 대환영이다.다소 스킨십이 심한 것은, 복잡하지만.

*(부부동성. 일본에서는 결혼시에 남성/여성의 성 중 하나를 골라 통일하여야 함. 데릴사위 같은 경우가 아니면.


여성이 남성의 성을 따르는것이 일반적. 또한 소속감. 아마네의 집안에 적응. 가족같음을 느낌 등의. 여러가지
의미가 담김.)

"어른이 되었구나"
"놀리는 거지"

"아니 그런건 없어? 좋아하는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잘 자란것 같아서야"

"무엇보다 당연한 일을......"

"후후, 그런 사람은 많지. 역시 우리 아이구나"

"네예"

누구나 좋은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변함없이 웃어주는 것이 최고다.

원한다면, 행복해 지는 것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자신이 되고 싶다, 라고 할 정도다.

시호코에게 어루만져지면서 쑥스러운 듯이 몸을 움츠리는 마히루를 바라보며, 아마네는 평온하게 미소를


지어버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8 화


원문:https://ncode.syosetu.com/n8440fe/148/

148 쇼핑과 비

"아마네군, 어디가는거에요?"

현관에서 구두를 신고 있으면, 아마네가 외출할 준비를 하고 있던 것을 깨달은 마히루가 말을 걸어 온다.

벌써 오후 3 시가 지나서 나가기엔 좀 늦은 시간이니까 말을 걸었을 것이다.

"응? 아아, 근처의 슈퍼"엄마한테 좀 쇼핑 부탁 받았어.

아마네라고 외출하고 싶어서 외출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 전 아마네의 스마트폰에 메세지가 도착한 것이다.오늘은 부부가 함께 귀가가 늦기 때문에 사러 갈 시간이


없으니 필요한 것을 사달라고.

딱히 한가하게 있었으므로 상관없지만 그래도 아침에 말해주길 바랬던 참이다.


아마네의 말에 납득한 듯 마히루가 "그런가요。고 대답하고, 운동화 끈을 매고 있는 아마네의 옆에 무릎을 꿇는다.

머리가 튀고 있었는지 부지런히 수건으로 정돈해 주고 있는 것이, 현관 벽에 놓여 있는 거울이나 감각으로 알 수


있다.

"쇼핑이라면 저도 갈까요?"

"아니, 살것도 적고 날씨도 이상하고 좀 급하니까."별거 없고, 혼자서 괜찮아"

날씨가 어두워서 너무 밖을 서성거리면 비가 내릴 것 같고, 아무리 햇살이 그늘을 보인다고는 해도 이렇게 더운


날씨에 서성거리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쇼핑이 끝나면 바로 돌아가니까 혼자가 빠르다, 라고 생각해서 거절이었지만, 마히루가 "......
그런건가요..?"라고 낙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아마네는 황급히 마히루를 올려다본다.

"아, 아니 같이 가고 싶지 않은게 아니라"

"아, 알고 있어요.단지, 함께 외출하고 싶어서, 라고...

"......또 다음에 데이트 하니까, 그치?"

외출이라면 또 둘이서 할 생각이고, 애당초 여성에게는 외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살짝 손을 내밀고 머리를 쓰다듬었더니, 마히루는 가볍게 눈을 감은 후 작은 미소를 지으며 "네"라고 수긍했다.

"그럼, 돌아와서 기다릴께요"

"응"

납득한 것 같기에 아마네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가방을 들고 현관을 나섰다.


결과적으로, 마히루를 데려가지 않아서 좋았다, 라고 아마네는 통감하고 있었다.

"......하, 역시 내렸어"

구름이 수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비가 차례차례 흘러내리고, 아마네가 입은 옷은 젖어가는 것보다
한층 짙은 색이 되어, 무거워졌다. 몸에 달라붙는 천이 번거로워서, 옷을 집어 가볍게 공기를 넣는다.

다행히 산것들은 젖어도 문제없을 것 같은 비닐포장이었기 때문에 피해는 아마네뿐이지만, 집에 도착할 무렵에는
완전히 젖은 쥐가 되어 버렸다.

"어서와요 아마네군?" 비, 많이 내렸군요.

찰싹찰싹 슬리퍼 소리를 내며 종종걸음으로 현관에 찾아온 마히루가 아마네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설마 여기까지 젖어 있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아마네 역시, 설마 이렇게까지 빗발이 세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녀왔습니다. 아마도 소나기 정도 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생각했던것 보다 강했었어"

"돌아갈때까지 날씨가 유지됐으면 좋았을텐데..."어쨌든, 한번 목욕을 하는 것이 좋아요.준비가 되어있으니까...

"응, 고마워"

아마네의 손으로부터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슈퍼주머니를 받고 미소 짓는 마히루에, 포근하게 가슴이 따뜻해진다.

미안하다고 말하면 좋은 것인가, 행복을 느꼈다고 말하면 좋은 것인가.당연하게 이렇게 교환을 하고 있는 것에,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느껴 간지럽기도 했다.

"......뭔가 좋네"

"네?"

"목욕준비해서 이렇게 마중나오면 좋겠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셔서 이런 장면을 보이는 일은 사실 별로 없지만 만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있는 장면이라


은근히 부러웠다.

가정을 가진 행복을 의사적이면서, 무난히 즐길 수 있는, 그러면서도 봄볕과 같은 따뜻함이 가슴에 스며든다.

평생 아끼고 싶은 상대와의 교환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없는 행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살짝 볼을 붉히며 움츠러들면서 움츠러든 마히루가 작게 웃으면서 "그럼 고맙게 목욕 할게"라고 말을 걸어 옆을


빠져나간다.

격에 맞지 않는 말을 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상기된 뺨은 멈출 수 없었다.

목욕탕에서 나오니 마히루가 거실에서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손에는 드라이어가 있다.

세면소에도 드라이어는 있지만, 아마네가 드라이어를 하지 않고 나오는 것을 내다보고 용의주도함을 보인 것 같다.

"목욕을 마치고 난 냉방이라니 참을 수 없군"

" 시원하지만, 차가워져서 감기걸릴수있는게 단점이네요.......자, 거기 앉아주세요"

"그렇게 나쁜것도 좋지만"

"말리지 않으면 감기도 걸리고. 머리도 상하니까요."

이러쿵저러쿵하지 않고 앉는다, 라고 말했기 때문에 얌전히 마히루의 옆에 앉으면, 마히루는 천천히 일어나 소파
뒤로 돌아가, 드라이어의 플러그를 넣고 있다.

그대로 아마네의 뒤에 서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주고 있지만, 역시 간지럽다.감각적이라기보다는 정신적으로.

"아마네군은 이런 바보같은 곳은 낫지 않겠죠. 가끔 목욕하러 윗옷을 안입고 나오기도 하고"

"덥고...겨울에는 잘 입으니까"

"그야 추우니까요. 하지만 덥다고 해서 윗옷을 안입는 것은 김이 식어 감기에 걸리는 원인이 되니까 안되요."제
눈이 시커멓게 될 때는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마히루의 눈동자는 카라멜색이다, 라든지, 평생 옆에 있어 줄 생각이구나, 라는 속마음은 삼키고, 솔직하게 "
조심할게."라고만 돌려받아 그대로 놓아둔다.

이러쿵저러쿵 뒷바라지하는 것은 기분 좋다.마히루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마히루에게 이렇게


수건으로 닦아지는거완 다른 기분이었다.

부드럽게 몸을 닦아준 마히루는 확실히 준비하고 있던 드라이어로 아마네의 머리를 온풍에 적신다.

평소부터 머리 손질에 신경을 쓰고 있는 마히루의 손놀림은 정말로 기분 좋았다.

그다지 머리를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아마네로서는, 말리는 것이 기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히루가


처음이다.원래 마히루가 머리를 만지는 것은 좋아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만질 수 있는 사람을 고른다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마네군은 큰 손질을 안 한 것 같은데 말끔한 게 치사해요."

드라이어의 소리에 혼동되듯이, 작은 중얼소리가 들렸다.

"그래? 음, 마히루만큼 정성스럽게 손질하지는 않았지만"마히루 것은 힘들어서 그런 만큼 너무 번들번들하군"

마히루의 비단처럼 곱슬곱슬하고 손가락이 잘 드는 머리는 보기만 해도 손질이 많이 걸린 것 같다.

만져보면 알 수 있지만 마히루의 아마색 머리는 곧고 부드럽고 가늘고 촉감이 좋다.

지모도 없는 천사의 고리를 완비한 큐티클을 갖춘 스트레이트 헤어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아름다움으로, 곧잘
긴데도 윤기를 갖고 있구나 하고 감탄할 뿐이다.

"길어서 시간이 걸리기가 귀찮지만요"

"뭐, 그만큼 길면 시간도 걸리는구나"

"일단히 잘라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도 있습니다만.......아마네군은 짧은 것과 긴 것 중 어느 쪽을


좋아할려나요?"
"특별히 취향은 없다니까... 둘 다 귀엽다고 생각하지만..."마히루가 멋지고 즐거워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마히루가 좋아하는 길이로 있어 주는 것이 기쁘려나."

원래, 여성은 남성을 위해서 외모를 정돈하고 있다고만 할 수 없고, 머리도 좋아서 기르고 있는 여성이 많다.

만약 아마네의 말 한마디에 마히루의 머리 모양이 바뀐다면, 취향에 맞추려 해 주어서 기뻐하는 반면 복잡하다.

아마네는 마히루가 좋아서 멋을 부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마히루면 어느 길이든 귀여우니 마히루가
생각해 주길 바란다.자신의 말로 비틀고 싶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건가요"

"그럼, 마히루는 내가 어떤 머리 모양이였으면 좋겠어?"

"아마네군이라면 어떤머리라도 좋아하는걸요?"

"글쎄. 그런 거야."

"......네"

뒤돌아보지는 않았지만, 뒤에서는 수줍은 기색과 웃는 소리가 났다.

답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기쁜 듯이 주위에서 머리를 말리고 있던 마히루인데, 문득 머리를 빗듯 말리던 손가락의 움직임이 멈춘다.

"......하지만"

"응?"

젖은 머리를 추어올린 아마네군은 엄청~

"굉장히?"

"......*요염하다고나할까......멋있다라고,생각했습니다"
*(色っぽい. 요염하다, 성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이렇게 해 달라는 게 아니라 단순히 감상을 털어놓았을 뿐이겠지만 마히루의 중얼거림에 아마네는 작게 입술에
미소를 그리게 한다.
"할까?"

"아.. 으으.... * 죽어버려요..?.."


*(원문은 しんじ. 한자로 변환시 死んじ가 되고 이쪽이 더 실용어구에 가까움으로. 이쪽으로 번역. 한자로
변환이 안된듯한 느낌. )

농담 삼아 제안하면 고개를 흔들고 있는 듯 아마네의 머리에 닿은 손에까지 진동이 전해진다.

분명, 지금 마히루의 뺨은 불그스름한 빛을 보이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볼 수 없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 아마네는 가볍게 웃으며 뒤에서 쑥스러워하는 것 같은 마히루 의


표정을 상상하는데 담아 두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49 화
149 4 인의 외출

"마히루. 이건 어떨까?"

"아......멋져요. 이 레이스가 좋은 느낌이네요."

여자 2 명...이라기보다는 나이적으로 소녀와 여성이 2 명 즐겁게 대화하는 것을, 아마네는 한가롭게 가게의
가장자리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는, 마찬가지로 한가롭게 두 사람을 바라보는 슈토가 있다.

"즐거워 보이네 두분다"

"그렇구나......여자는 왜 그렇게 옷으로 들뜨는 걸까"

마히루의 저번의 소망으로 네 명이 함께 쇼핑몰에 왔지만, *부티크에서 여자 두 명이 괜찮다는듯이 옷을 몸에


갖다 대기 시작한 때 부터 심상치 않게 되었다.
*(boutique 고급 의류점을 뜻하는 프랑스어)

딱히 쇼핑을 다니거나 옷 고르는 것은 힘들진 않지만, 거기까지 흐물흐물 여자아이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 말을
붇이기 어렵기 때문에 거리를 두고 있다.

슈토는 두 사람이 달아오르는 것을 지켜보고 싶기 때문에 아마네의 옆에 있는 것 같다.

"역시 여자애는 언제나 아름다운 자신이 되고싶어서 그런가봐"그리고 순수하게 차려입는것을 좋아하는것도 있을것
같고..

"뭐, 보고 있는 만큼도 좋네"

"옷입는 모습을 보는게?"

"그것도 있지만, 그렇게 즐거운 듯이 고르는것을 보는 것이"

세상의 남자는 여자와 같이 쇼핑을 가는것은 귀찮은 것 같지만, 아마네는 시호코를 사사건건 알고 있으므로
익숙하다.성격적으로도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마히루와의 상대라면 그녀가 기쁜 듯이 웃고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충족감이 있어서 꽤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래, 나도 좋은 걸 알았구나"

"슈토씨와 아마네는 그런.. 뭐하고 있는거에요?, 이리 오세요"

곰곰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슈토와 아마네에게, 아무래도 시호코가 알아차린 듯 손짓을 해 온다.

마히루도 이쪽을 보고 있다.손에는 옷을 두 벌 정도 가지고 있었다.

불렸으므로 부모와 자식이 함께 두 사람에게 다가서면, 싱글벙글한 시호코가 뒤에서 마히루의 양 어깨를 들고
가볍게 앞으로 나오도록 마히루를 아마네의 눈앞에 세웠다.

"아마네는 이쪽과 이쪽. 어느쪽이 마히루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해?"

어떻게든 옷을 골라달라는 것 같다.

살짝 옷을 보면 레이스가 펼쳐진 아가씨풍의 블라우스와 침착하면서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파스텔 블루의


블라우스.

솔직히 어느 쪽도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어느 쪽이 좋다고 말해도 사는 것은 마히루이므로, 별로 특정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버린다.

"난 마히루가 고를거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지만"


"...그, 아마네군의 취향도 물어보고 싶어서요..?"아마네군의 취향도 알고싶고......"

부끄러워하는 듯 눈동자를 한번 엎드려, 그리고는 주눅이 든다는 식으로 기대를 품고 이쪽을 눈여겨보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숨을 죽인다.

나만의 취향이 되고자 한다, 라는 사실만으로, 심장이 자꾸자꾸 뛰기 시작한다.

마히루의 그대로를 좋아한다고 생각해, 그것은 거짓말은 아니지만, 자신을 위해서 취향의 옷을 몸에 익히려고
하는 기분이, 기뻤다.

뺨에 붉은 빛이 도는 것은 자각하면서, 블라우스와 마히루의 얼굴을 비교해서 "이쪽"이라고 레이스가 그려진


블라우스를 내민다.

아마네가 고른 옷을 마히루는 작게 웃으며 끌어안고 나머지는 원래 자리로 되돌리러 간다.

"......정말 귀엽네"

"알고 있다고"

"불편해졌구나"

"시끄러워."

시호코의 웃는 목소리에 아마네는 외면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0 화
150 옷의 행방

옷을 사서 가게를 떠난 아마네 일행은 쇼핑몰을 목적도 없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현에서도 최고의 넓이를 자랑하는 이 쇼핑몰은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의외로 즐겁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지만,
시선을 끌기 쉬우므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분도 된다.

편애하듯이 말하자면 부모님은 용모가 반듯하고, 마히루는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남의 눈을 끄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마히루는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신경 쓰는 기색은 없다.아마네에게 달라붙어 있을 뿐이다.


단지, 시선이 모이는 일에는 익숙해져 있지만, 아마네의 팔에 스스로의 팔을 붙들고 걷는 것은 부끄러운지,
희미하게 볼이 상기되어 있다.

이쪽은 이쪽에서 부드러운 것이 맞기 때문에 솔직히 평온하지는 않지만, 겉으로 말하면 시호코에게 놀림을 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굴에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마히루가 산 옷이 든 봉지를 움켜쥐고 의식을 벗어나는데, 그러면 "왜 이쪽을 보지 않는거에요?"라고 할 정도로
꽉 달라붙어, 매우 하기 어렵다.

"마히루 있잖아."

"네"

"......아, 아니, 그"

"뭐에요?"

"그으, 골든위크에 산 옷은 안 입었구나"

가슴이 닿고 있다고, 라고 지적할까 고민했지만, 가끔 마히루는 소악마적으로 "일부러 대고 있는거에요"라고


말하는 일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 고민한 끝에 다른 화제를 꺼내기로 했다.

오늘의 마히루의 복장은 아가씨다운 디자인의 청초계 원피스지만, 전에 산 오프숄더의 원피스가 아니다.
입어보겠다고는 했지만 결국 못 봐서 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골든위크라는 말에 눈을 깜박이게 한 마히루는 그 후 엷게 수줍어 한다.

"......둘이서 데이트할때 보여주고싶다고 생각해서"

"......그런거야?"

" 데리고 가 주겠죠?"

찰싹 달라붙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한 마히루가 공연히 사랑스러워 아마네는 살며시 휘감겨 있는 마히루의 팔끝,
손바닥을 천천히 잡는다.

"그렇구나, 둘이서 갈까?"이것은, 가족의 외출이니까.데이트랑은 별개잖아".

"......읏.., 네에"

"어디 가고싶어?"

"아마네과 함께라면, 어디든지요?"

"그런 말을 들으면,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아지는걸 멋을 부리는 것은 좋지만,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고...

"......그런건 집에서 하는 데이트라고 하는것 같은데요. .집에서도 좋은걸요. 며칠간 날씨가 나빠질지도
모를것 같고"

그러고 보니 태풍이 발생하고 있어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는지, 뉴스로의 주간 예보는 전망이 이상했다.

직격탄을 맞는 것은 아니지만, 여파가 날아오므로 아마 비는 내릴 것이다.

집에 돌아갈 무렵에는 지나가겠지만, 모처럼 귀성이니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태풍을 생각하면 어쩌면 외출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히루는 둘이서 지내는 것에 비중을 두고
있는 듯 외출이라는 행위 자체는 그다지 구애받지 않는 것 같다.

집에 돌아가면 날씨를 알아두자, 라고 결정하면서, 마히루의 손을 재차 잡는다.

"나도 마히루와 지낼 수 있다면 어느쪽이든 좋은걸"또 날씨보고 일정을 잡아볼게"

"네"

"......뒤에서 *장난쳐버린다고 생각했더니 데이트약속을 받아냈었네?"


*(いちゃいちゃ 저번과 같이 이챠이챠. 가벼운 성드립이 포함된 꽁냥꽁냥.)

"유감, 원래부터 할 예정이었으니까"

앞을 걷고 있던 시호코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놀려오므로 조용히 반박하면, 부모님이 앞에서 작게 웃는다.

단지, 놀리기보다는 웃는 기색이었고, 그 이상 추구하지 않고 앞을 향했기 때문에, 아마네는 작고 코를 울리며


마히루의 손을 끌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1 화
151 집에서의 데이트(1 부)
지난 번 외출 중에 품었던 불안은 적중했다.

"비오는 구나 "

"비가 오네요,"

*슈토슈토 가 아니라 솨 하고 격렬하게 소리를 내며 땅바닥을 때리는 물방울 떼에, 아마네와 마히루는 얼굴을
마주보고 곰곰이 고개를 끄덕였다.
*(しとしと 의성어. 방울방울 떨어지는 작은 빗소리)

일기예보 시점에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남은 체류기간을 생각해서 외출하기로 결정한 날부터 며칠간 계속 비가
오는 것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다.

다행히 경보가 울릴 정도는 아니어서 이미 부모님들은 일을 나가셨다.

"나들이는 불가.물에빠진 생쥐꼴이 될거라고."

"저도 아마네군도 감기 걸릴것 같아서, *각하네요.


*(却下 거절/거부)

"그러면 뭐, 집에서 편히 쉴까?

서로 어느 쪽인가 하면 *인도어 파이기 때문에 집에 있는 것은 고통스럽지 않다.나가는 것이 없어진 것이 아쉬울


뿐 집에서도 나쁘지는 않다.
*(in door. 집 안이 좋다. 학원물에 자주 나오는 '귀가부' 같은 의미)

단둘이 있는 집에서, 일단 마히루의 손을 끌고 자기 방 바닥에 놓여 있는 쿠션에 앉는다.

일단 방에 두었던 작은 TV 를 앉아서 바라보며 손을 잡은 마히루의 모습을 곁눈질로 확인한다.

마히루는 데이트를 망쳐도 크게 신경쓴 모습은 없는 듯, TV 에 나오는 고양이의 귀여운 CF 를 보며 눈동자를


반짝이고 있다.

고양이 좋아하는 건 마히루도 아마네도 같기 때문에 언젠가 고양이를 키울 수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며 작은 손을


간질간질하게 어루만졌다.

과연 간지러웠는지, 은근히 나무라는 듯한 눈빛을 받는다.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제"라고 할 것 같은 그녀에게


작게 웃으며 마히루를 끌어당겨 다리 사이에 앉혔다.

그냥 작은 어깨에 턱을 얹으면서 허리에 손을 돌리면 귀까지 새빨개진다.

"......아, 저기 아마네군"

"이정도론 괜찮잖아?. 그리고, 이상한 부분은 만지지 않았고"

만지고 있는 것도 배와 등, 어깨 정도이다.

덧붙여, 데이트는 일단 중지......라기보다는 집안 데이트로 전환되었지만, 아마네에게 그때의 옷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마히루는 스트라이프 무늬의 오프숄더 원피스를 갖추고 있다.덕분에 턱이 탄 어깨는 드러낸 상태여서
매끄러운 피부의 감각이 전해져 왔다.

살며시 아래를 보면 오프숄더 때문에 *데코르테가 노출되어 있으므로, 울퉁불퉁한 분위기나 옷에 숨기지 않은
골짜기가 들여다보이고 있다.
*(デコルテ 일본어 발음은 데코르테.한국 번역은 데콜타주 옷의 목선을 따라 목, 어깨, 등, 가슴 상층부 등,
노출된 부위를 일컫음)

절경이긴 했지만, 자주 보면 좋지 않은 생각이 떠올라 시선을 되돌리고 새빨개진 귀에 입맞춤했다.

"흐익......."

"그 옷, 잘 어울려"

"ㄱ., 귓가에 속삭이는 거 그만해주시면 안될까요......몸에 굉장히 안좋은데요"

"몸에 나쁘다니,"

"...... 오싹하달까.."

"차가운 느낌이야?,"

"그건 아닌데......그 뭐랄까, 으스스하달까......"

"흐음?"

후우ㅡ...... 하고 귀에 입김을 불어대면 힘차게 돌아온다.

새빨간 얼굴로 이번에는 강하게 눈총을 받았다.너무 지나치면 삐질 것 같아서, 아마네는 "미안해"라고 부드럽게
속삭이고, 마히루의 몸을 감싸 안는다.
"......아마네군은 심술궂어요."

"미안해, 이제 안할게......그나저나 너무 잘어울려.남들에게 보여주기 아까울 정도니까, 집에서 편히 쉬는게


잘된 것 같아"

솔직히 마히루는 대부분의 옷들을 잘 입어버리는데, 예나 다름없이 이 오프숄더 원피스도 잘 어울렸다.그 곳의


모델보다 훨씬 자기 것으로 맵시 있게 입고 있다.

매끄러운 어깨와 무방비한 데코르테가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솔직히 별로 이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

꾸준한 노력으로 인해 닦아진 피부를 다른 남자에게 보여주는 것은 싫었다.빨아들일 것 같은 백자 피부를


바라보며, 조금 태풍에 감사해버린 아마네였다.

"정말 잘 어울리나요?"

"어울려, 잘 어울려 귀여운 마히루의 날씬한 몸라인 이쁘게 보이고 피부도 예쁘고, 정말 잘어울린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아마네군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사버린걸요."

"그렇다면 더 자주 보고 싶어질까?"

지금은 배후에서 안도록 껴안고 있기 때문에 앞은 보기 힘들다.일단 방에 들어가기 전에도 보지만 더


지근거리에서 바라보고 싶었다.

아마네의 한마디에 마히루는 주뼛주뼛 몸집마다 이쪽을 향하여 그대로 가슴에 몸을 맡긴다.

수줍어 하는 마히루의 등과 무릎바닥에 손을 돌려 다리 사이에 옆으로 앉히자 더욱 볼이 붉게 물들었다.

"이러면 보기 쉬워진다고."

"......오늘의 아마네군은, 대담해요."

"데이트라서 말이야.우리집의 그래서?"

데이트의 경우는 남성이 리드해야 한다고 어제 단단히 슈토에게 들은 것이다.결국 나가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하는
데이트란건 변함이 없기 때문에 아마네가 주도권을 잡아두어야 할 것이다.
뺨을 간지럽히듯 어루만지면 마히루는 빨개진 뺨을 느슨하게 풀면서도 부끄러워하며 눈동자를 내리깔고 있다.

"......항상 이렇게 갑자기 해버리면, *죽어버려요"


*(しんじゃいます. 작가 고질병인듯함. 死んじゃいます 로 번역.)

"평소에 하는 편이......"

"아, 안돼요!.......심장이 버틸수가 없어요.."

"그렇게 두근거려 ?

"......거려요..."

그렇게 말하고 마히루는 아마네의 손을 잡고 꼭 한가운데로 유혹한다.

손이라고 해도 손등이지만 그래도 부드러움과 온기는 제대로 전해져 온다.평소보다 상당히 빠르겠지, 큰 고동도.

천이 얇아서 고동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부드러움도 강하고 뚜렷이 느껴진다.

숨을 죽이고 마히루를 보면 시선이 마주친다.순간 그녀의 카라멜색 눈동자는 부끄러움에 젖어보면서도 하소연하듯
강하게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네군도 두근두근 해줘야해요., 불공평해요"

"......굉장히, 하고 있는걸."

"정말이에요?"

마히루가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수치를 감추기 위해서라도 있겠지만, 아마네의 심장 리듬을 들으러 간 마히루는 아마네 자신도 알 만큼인 고동에
"진짜네요.." 라고 조금 기쁘게 중얼거렸다.

"마히루에게 이런 일을 당해서 두근거리지 않을 수가 없달까? "

"그렇다고,요즘 아마네군은 이렇게 여유가있다고 할까......치사해요"

"반대로, 여유가 없는건 멋있지 않은거야?"


"그런 적 없어요.주군은 언제든지 멋있어요"

"그건 아무래도.."

그런 말을 들으면 여유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하는 말이냐,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마도 마히루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삼킨다.

대신, 가슴에 달라붙는 마히루를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놓았다.

귀여워. 젠장. 이라고 작은소리로 떠들면 마히루가 얼굴위 반만 아마네의 가슴에서 올리고, 작게 수줍어한다.그
자체로 공연히 애교가 복받쳐 오르는 거니까, 홀딱 반했구나 하고 스스로도 생각했다.

침착함을 되찾는 듯 무심한 듯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귀여워하고 있으면, 마히루도도 부끄러움이
덜해졌는지 기분 좋은 듯 나른하게 되고 있다.

마히루는 원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기 때문에 진정될 것이다.

"......그런데 마히루"

"네?

"이런 데이트인데, 좋은거야? 아무것도 안하고있는데"

"좋아요, 행복하니까요.날씨나 장소보다, 누구와 지낼지, 그러니까~"

씩씩한 말을 해 보인 마히루가 꽉 아마네에게 달라붙어서, 아마네도 부드럽게 감싸면서 "그랬구나"하며 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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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2 화
152 집에서의 데이트 (2 부)

"생각했는데, 이게 데이트라고 하면 항상 데이트를 하는거 같아지는걸..마히루는 대개 우리집에 있거든,"

우리 집 데이트를 그다지 특별한 이벤트, 라는 식으로 느끼지 않는 것은 마히루가 옆에 있는 것에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집에서 지낼 때는 거의 마히루가 있다.단지, 이렇게 장난친다는 것은 별로 없고, 느긋하게 텔레비젼을 보면서 *
담소하거나 밥을 먹거나 공부를 하거나 하는 느낌으로, 데이트다움은 없지만.
*(담소: 웃고 떠들며 이야기하다)

그래서 그런지 특별히 긴장하거나 두근거리는 것은 별로 없다.

"흠흠~, 그렇군요.매일매일 집안에서 데이트 하는거네요~"

"그런걸지도 몰라, 가끔은 우리 집 말고 마히루네도 가보고 싶지만"

"저의 집.....인가요?

"아, 아니 양심의 가책을 느낄 수는 없지만 말이야.한번도 들어가본적이 없어서, 흥미가 있다고 할까"

기본적으로라기보다는 항상 마히루가 아마네의 집을 방문하기 때문에 반대로 아마네가 마히루의 집을 방문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단순히 마히루가 사는 방을 보고 싶다는 호기심인데, 남자가 여자아이 방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면 속셈을


의심받기 때문에 차마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딱히 상관없는데...... 별거 없는데요?

"흥미롭기도 하고. 진심으로. 애인의 방이라던지 궁금하지 않아?

"아마네군의 방은 잘 보고 있어서요.

"뭐 마히루는 깨우러 왔다가 방에서 선잠을 자니까말야.

옷을 갈아입으려고 방을 보니 새근새근 마히루가 자고 있어서 매우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었다.

들어가도 된다고 했기도 하고 따로 보여줘서 나쁠건 일단 없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지만 여자친구가 무방비하게
자신의 침대에서 자는 곳을 봐버린 남자친구의 기분을 헤아려주길 바랬다.

"ㅇ.., 왜냐하면 ......아마네군의 냄새, 진정되고......"

"나는 진정되지 않는데.자기 방, 그것도 침대에서 여자아이가 잔다면 보통 덮칠거야"

"......신사 맞으시죠?"

"믿음을 기초로한 방심은 기쁘지만, 나의 이성이 죽기 때문에 삼가줘"


"죄송합니다... "

"다음에 하면 잠든 모습 찍어버릴테니깐.."

"그거 싫은걸요.. "

"그럼 조심해줘"

잠자는 얼굴을 볼 수 있는 일에는 저항이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그것을 찍히는 것이 싫은 마히루의 기분은 잘


모르겠다.

"..약속한 때에만 잠들어 볼게요.."

"......오냐"

창피해 하면서도 기쁜 듯이 중얼거리던 마히루, 그러고 보니 날짜는 정하지 않았지만 묵을 약속을 했구나, 하고
생각나 단숨에 열이 뺨에 오른다.

이런 상태로 마히루를 옆에 눕히게 되면, 이성이 위험한 것 같다.빳빳하게 수줍어하니 손도 대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잠옷은 두툼한 놈으로 부탁해"

"더운데요......"

"내가 곤란해. "

"......부대끼는거.., 싫어요?

"무엇을 해도 되는거라면 입고 오는건 알아서 해줘"

암암리에 입고 오면 뭔가 한다, 라는 의미를 담아 돌려주자, 마히루는 이쪽을 우두커니 올려다본 후, 천천히


미소를 형상화한다.

"아마네군이 원한다면, 뭐든지 하셔도 되지만요?"

"......그래, 그렇구나"

"어떤걸 하시겠어요?

"......그래, 그 믿음에 기반한 발언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자신이 억울하다"


천진난만한 표정이 강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려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원래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억울하다고 해서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원래 경고 하는 시점에서도 할 생각 없었던거지요?"

"시끄러워"

"후후.. 오늘은 제 승리에요!.

늘 당했으니깐요, 하고 장난스럽게 웃던 마히루에게 "귀여워서 못참겠다."라며 원망의 말 미만의 칭찬을 보내고,


승자에게 가볍게 입맞춤을 한다.

이것만으로 얼굴을 붉히며 할 말을 잃어버리므로 승리를 흐지부지해버릴 수 있으니 귀여운 것이다.

"......치사해요, 그런걸"

"몰라"

"결국 항상 제가 지잖아요......"

"그럴 일 없어.기본적으로는 내가 마히루한테 반해버리듯이 져있으니 용서해줘"

마히루는 항상 지고 있다 말하지만 늘 마히루의 귀여움에 시달리는 몸으로서는 가끔의 승리만큼은 양보해 줬으면
하는 것이다.

반했다, 라는 단어에 "그럼 어쩔 수 없죠......" 라고 뺨을 붉히며 눈동자를 숙인 마히루, 그런점에서


수긍해주는구나 하고 작게 웃는다.

그 미소가 미소에서 오는 것임을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마히루를 끌어안고 얼굴을 내 품에 밀어놓았다.

마히루는 그걸로 행복한지, 주섬주섬 조금 자세를 바꾸며 딱 좋은 포지션을 찾았는지 아마네에게 몸 전부를
맡기고 온다.

신뢰하기 때문에 이렇게 어리광을 부려 오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 전과는 또 다른 귀여움에 미소가


지었다.
"어리광 부리는거야?"

"아마네군이 어리광부리는걸 좋다고 한거에요.

"그렇네. 얼마든지 응석부려줘."

"그렇다면 제가 글러먹은 사람이 되버릴껄요......."

"이미 내가 글러먹어진 인간이니깐 당하고 있는거니까, 나도 응석부릴꺼야."

"그런건 하지 않아도 되는걸요?."

하고 얼굴을 들어 아른거리는 마히루, 이번에는 부드럽게, 그리고 가볍게 이마에 키스하면, 퍽 소리가 날 듯한
기세로 얼굴을 붉힌다.

"이래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싫어?"

"싫은건 아니지만,,부우"

치사해요, 하고 작게 중얼거리고 몽글몽글 가슴팍을 이마에 눌러오는 마히루를 보며 다시 웃고, 약간 뭉클해진


머리를 손가락으로 정성스럽게 다듬는다.

손으로 빗질해도 머리 모양이 돌아 오는 바슬바슬한 생머리는 매우 만지고 싶어서. 머리를 고치고 나서도 자꾸
만져버린다.마히루가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해서 그만 두지는 않지만.

고양이를 무릎 위에서 귀여워하는 것 같다, 라고 생각하며 쓰다듬고 있으면 마히루도 완전히 편안해진지 스르르
아마네의 몸에 얼굴을 대고 있다.

"......행복하네요.이렇게, 아마네군의 친정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평화롭게 지내는건요."

"그렇다면 다행이다.우리집에 와서 즐거워 할지. 불안했거든"

"후후.. 돌아가기가 서운할 정도예요.

오기 전에는 마히루가 우리집에 적응을 못해서 기분이 불편하면 어쩌나 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다.

"아주 마히루도도 우리집에 정들었구나.


"시호코씨와 슈토씨가 잘해준 덕분이에요.

"부모님은 나보다 마히루를 예뻐하시니까.

"삐진건가요?

"삐지지 않았어"

전혀. 시호코나 슈토가 마히루에게 신경쓰는것는 뻔했고, 마히루가 아마네와 함께 있으려 해줘서 더 삐지지는
않는다.

뭐 약간 부모님이 어느 딸에 대한 기대와 호감도가 너무 높은 것 같지만 대망하던 존재이기에 기분도 알 수


없었다.

"후후., 그런건가요? 삐졌을까봐 꼬옥 해주고 있는데 말이에요?"

"삐쳐야 해줄수 있는거냐?

"아니요, 아마네군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에요"

"그러면 응석부려도 되는거야?

"얼마든지요~"

한 번에 아마네에게서 기대는 것을 멈추고 아마네를 향해 팔을 벌린 마히루를 보며 어찌된 일인가 하고 입을


닫는다.

아마 뛰어들어 오라는 말이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마히루에게는 나가는 곳은 나가고. 들어간곳은 들어간. ,
그러면서도 균형이 잡힌 몸매를 하고 있으면서. 지금 오프숄더의 원피스를 갖추고 있다.

얼굴을 묻는다면 아마 행복해질 수 있겠지만 여러 가지 흔들리는 것들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딱히 남자친구니까 이 정도는. 이라고 속삭여오는 악마가 자기 안에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참을 수 있을 만큼 허락된다-- 그렇게 흔들려 오는 욕구에, 아마네는 작게 신음한다.

매력적인 유혹에 아마네는 이겨내지 못했다.


마히루의 등에 손을 돌리고, 바래진 *데코르테에 얼굴을 파묻는다.
*(이전 화의 각주와 같음)

조금만 얼굴을 아래로 이동시키면 부드러운 흉기를 들이밀게 될 것이다.그래도 거기까지는 못했지만 예쁜 쇄골이나
걸림이 없는 매끄러운 하얀 피부에 입술을 대고 그녀에게서 향기나는 아련하고 달콤한 냄새를 만끽한다.

마히루는 약간 간지러운 듯 했지만 싫어하는 모습은 전혀 없다.오히려, 기쁜 듯이 아마네에게 손을 써서 아이를


귀여워하듯 끌어안고 어루만지고 있다.

"후후 아마네군도 응석쟁이에요.

"시끄러워"

"좋아요 응석부려줘서요? 잔뜩 망쳐드릴께요~"

"이미 다 되어가는걸."

걸쭉하게 녹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반대로 걸쭉하게 녹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서로 응석받이로 녹여주고
있어서 둘이 서로가 없으면 안된다는 영역까지 이른 것 같다.

새빨간 데코르테에 가볍게 입을 맞추면서 마히루를 올려다보니 실실 웃으며 아마네를 끌어안은 채 즐거운듯한
모습을하고 있었다.

"아마네군도 이러다보면 작게 느껴지겠죠?평소에는 크고 믿음직스럽게 느끼는데요"

"그렇구나......마히루는,작고 가늘구나.쉽게 안을 수 있고"

"지금은 저에게 안겨있지만요......아마네군에게 안기기위해 이렇게 된건지도 모르죠?

"그럼 나 전용 마히루구나.

"네 ......아마네군은, 제 거에요.

"응"

"후후.

행복하게 웃고 좋아하며 쓰다듬어 주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슬슬 한계라며 약간 허리 위치를 높여 목덜미에 입을


맞춘다.
깜짝 반응이 빨랐던 것은 그만큼 목이 약하다는 것이겠지.귀도 그렇지만 목도 민감한 것 같다.

"응......흠..자국 같은거 붙이지 말아요"

"그렇게 하지는않지만, 키스는 할거야"

"그것도 간지러워서 곤란한데요......"

"싫으면 내쳐주면 되지만.

"......심술쟁이."

그럴 수 없다는 것만큼 아는 주제에, 뭐라 삐진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렸지만 정말 싫으면 거절할 것을 알고 있어서


문제는 없다.

잠시 가벼운 입맞춤을 피부에 하다보니 마히루가 슬슬 그만했으면 하는 듯 찰싹찰싹 등을 두드리니 여기까지만


해둔다.

안쪽에서 쬐인 듯 볼을 물들인 마히루에게 눈총을 받았기 때문에 달래듯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주제는 빗나갔지만 말이야, 돌아가는거, 싫어?"

과연 더 이상 삐지면 삐질 것 같아서 이야기를 되돌리니,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멍하니 있다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뇨, 그럴일은 없지만 ......조금, 외롭네요"

"그렇다면 잘 됐네.

"에..?

"그만큼 편했다는 말이지?

"그,그렇지만요"

"다음에 또 오면 되지.연말이라던지, 내년 여름이라던지"

따로 이번에 돌아간 곳에서, 또 아마네는 귀성한다.원래 여름과 겨울 장기휴가는 얼굴을 내라고 하였고,
마히루만 좋다면 다시 같이 친정집에 가도 좋다.
시호코나 슈토도 기뻐하고, 아마네도 오랫동안 그녀와 떨어지지 않아도 된다.

"......또"

"싫어?

"아.., 그런일은 없어요"

"그렇구나......여기,친정처럼 생각해주면 되니까"

"네"

마히루는 돌아갈 장소가 있다, 그렇게 생각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담아 속삭이면, 마히루는 서서히 번지는 기쁨을
숨기려 하지 않고 달콤한 미소를 띄우고, 아마네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길어.. 하다가 귀차니즘이 터저버릴지도.


(색상은 #0096c6

중간에 글러먹을지도 몰라요.


하는 부분은 제목이랑 오버랩되는 꽤나 중요한 부분일지도.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3 화
153 다음에 또

"정말 이제 돌아가는구나"

귀성길에 만나기로 약속했던 개찰구 앞 기둥 쪽에서 시호코가 풀이 죽은 모습을 숨김없이 중얼거렸다.

그 옆에는 슈토가 있고, 분명 외로워 보이는 시호코를 "괜찮아" 하며 달래고 있다.

당초 예정했던 체류기간을 넘겼고 또한 집을 계속 비워둔 채 할 수도 없기에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정해져


있었다.

아쉬운 시호코의 시선 끝은 당연하게 마히루가 있다.귀여운 딸(예정)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쉬운 모양이다.

"죄송합니다, 집에서 할일이 있고 약속이랑 계획해둔게 있어서요......"

"엄마 말은 신경 안써도 돼.듣기 시작하면 해가 저물어버려"


"엄마에게 차가운 아들이네......"

"엄마한테 돌려줄께.친아들보다 귀여운 딸을 우선시해놓고."

"당연하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아들보다 언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귀엽고 착한 딸을 붙잡는게 당연하잖아"

너무나 당당한 반박에 아마네가 파고들 틈이 없어져 버렸다.

하고 싶은 말이 없어진게 아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어떨까. 정신적으로 지칠 것 같았다.

슬쩍 슈토를 들여다보면 어쩔 수 없구나 하는 미지근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 슈토의 제지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마히루는 난처한 듯 웃고 있었지만, 역시 기쁨이 강한지에 수줍음이 생기는 미소를 짓고 있다.

"그.. 또 괜찮다면 이지만 방해를 드려도......"

"엄청 와라! 다시 한번 와라!"

"마지막까지 말하게 해줘야지......그래도 다행이네 마히루."

"네"

이번에는 순수하게 기쁨의 미소를 짓고 있는 마히루를 어루만지니까 시호코가 실실실 이쪽을 보고 왔지만 모른척
해놓는다.

"그렇구나, 시이나씨도 우리 집을 마음에 들어했다면 좋았을걸.솔직히 사양만 하시면 어쩌나 생각했고"

"너무 엄마의 고집이 세서 사양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고, 덕분에 친숙해졌다고는 생각해"

"하하, 그렇구나.시호코 씨는 좋은것도 나쁜것도. 억지부리니까"

"......둘이서 슬쩍 나를 헐뜯지는 않았을까?

*"그게 시호코의 좋은 점이고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해."


*(마히루의 말버릇과 같습니다.)

"어머,"
삐진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 기쁘게 웃었던 시호코에 아마네도 쓴웃음을 지으며, 그 다음 구내 벽에 설치된 시계를
올려다본다.

"그럼 이만 가볼까?

"그러죠, 슬슬 그럴 시간이고요......"

일찍 자리를 잡아두고 싶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지만 헤어져야 한다.

부모님도 그걸 아시는 듯, 아쉬운 눈빛의 시호코가 "마히루, 다시 오세요"라며 마히루의 손을 잡고 붕붕 흔들고


있다.

슈토는 그런 시호코를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나서 마히루를 다시 본다.

"시이나씨, 이번에 와줘서 고마워 우리 집도 북적거리고 즐거웠어"

"에..,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 만약 아마네랑 싸운다면 '친정집에 갈게요!' 라고 말하고 이리로 도망쳐와"

"내가 마히루를 그렇게까지 아프게 한다고 생각하는거야?

실례라고 슈토에게 시선을 보내면 깔깔한 미소가 돌아온다.

"없을 것 같지만, 내 교육을 의심하는건 아니지만 오해나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거든......게다가,


혼자가 되고 싶거나 어른을 의지하고 싶을 때도 있을테고,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여기로 와라.우리는
언제든지 환영해"

"......하핫,"

언제든지 와도 좋아, 라는 말에 카라멜색 눈동자가 한순간 번졌지만, 다음 순간에는 반가운 색깔로 채워진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 마히루, 아마네도 약간씩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조금은 마히루에게 가족의 행복을 알려줄 수 있었을까?


가족과 지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는 그녀에게 앞으로도 여러가지 행복을 보여주고 체감시켜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능청스럽게 눈썹을 숙이고 미소지은 마히루, 아마네도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움켜쥐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Q&A


지난 질문 답변 코너의 답변편 그 하나입니다.
많은 질문 감사했습니다, 즐겁게 읽게 해주시고 & 응답해드렸습니다!
답변편 그 하나, 라고 하는 것은 글자수 사정상 분할하기 때문입니다.
질문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복사 붇여넣기 입니다만 질문을 알기 쉽게 하기 위해 *개행이나 **구두점을 넣고
있는 것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같은 질문은 하나로 정리해드리고 있습니다.
*(개행. 줄바꾸기. 문장붇이기 등등. 문법수정)
**(구두점. 일반적으로 사람이 늘상 평어체일 순 없음으로. 늘어지는 발음이나 사라지는 발음등을 설명하기 위한
점. ps. 어......)

그럼 답변입니다.

Q.아마네씨&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장기적으로는 아이는 몇 명 갖고 싶나요?


A."아, 아이......"
"글쎄, 뭐 남녀 한명씩은 받았으면 좋겠는데.마히루가 원한다면 몇 명이라도 .. 라고 생각하지만, 마히루의
부담을 생각하면 많이는 곤란할 것이고, 나의 벌이로 부족함 없이 키울 수 있는 정도가 좋을 것 같다"
"......계획적이네요 ."
"그건 아, 좋아하는 상대와의 집안일이고......"
"하, 네......"
두명 정도는 원하는걸로. 그 이후에는 합의 필요.

Q. 등장인물 여러분에게 질문입니다.생일은 각각 언제일까요?


A. 마히루가 12/6, 아마네가 11/8, 이츠키가 3/4, 치토세가 5/5 입니다.지금 결정했어요.

마히루에게 질문입니다! 사실, 언제쯤부터 아마네군을 의식하기 시작했나요?


A."...언제쯤부터, 라는 말을 들으면 어렵지만......연말쯤부터는 남자로 보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그
이전부터도 인품으로는 좋게는 생각했지만요"

Q, 아마네에게 질문입니다.계란 요리 중 무엇을 가장 좋아합니까, 전제로 마히루씨가 만드는 것으로 합니다.


A. 그러니까 계란말이.이게 제일이라고. 정해져 있어"

Q,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 가장 자신있는, 가장 먹이고 싶은 요리는 무엇입니까? 또 가장 수고가 많이 드는


요리는 무엇입니까?
A." *계란말이네요.아마네군의 취향에 맞는 것을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손이 많이 가는 요리가 되면 ......
어지간하면 외식이 될테니, 집에서 만드는 범위에서의 것이 되면, **돼지조림이라든지? 겨울, 난로 위에서
여분의 기름기를 제거하면서 푹 고아낸 돼지조림는 주군도 좋아해요"
*(だし巻き玉子)
**(角煮)
Q 보솟(화수가 리뷰를 넘을 것 같으면, 리뷰가 증가하는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A 물론 고맙지만 다들 왜그래......(난감)하게 됩니다(작은 목소리로)"

Q.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
*>>"당신은 저같은 타입을 이상형이라 생각하지 않을것 같아서요"
라고 말하던데 사실 지금도 신경쓰고 있나요?
"특별히........그, 지금은.. 아마네군이 나를 가장 좋아하는것은 뼈저리게 이해하고 있기때문에......"
*(15 화 참조. https://blog.naver.com/snikerz1997/221452510764)

Q, 아마네군에게 질문입니다.지금까지 마히루의 행동에서 가장 귀엽다고 생각한 장면을 말해보세요!


A."뭘해도 귀엽지만......같이 자고 있을 때 잠이 덜깨서 다가온다. 이라던가? 경계도 아무것도 없는 그 모든
잠든 얼굴, 너무 귀여워"

Q. 이츠키에게 질문입니다.아마네의 등을 차는 모임은 언제쯤 생겼나요?


A.음. 개인적으로 시이나상과 치이가 친해진쯤으로 내 안에서는 출범했었나봐.이건 절대 맥이 있어! 라고"

Q.아마네, 마히루에게 질문입니다.각각에게 갑자기 하면 머리가 하얘지는 것은 무엇입니까?


A.
"......마히가 적극적으로 다가왔으면? 별로 적극적이지 않은 만큼, 어떻게 해서든"
"......아마네군이,그,저......오,밀쳐오면 영문을 모를것 같아요"

Q 마히루에 질문 입니다.첫번째로 아마네를 좋아한 부분은 어디입니까?


A." 음~, 저를 잘 보고 저를 존중해 준 곳인가요?외모도, 평판도, 능력도, 무엇도 관계없고, 저를 한
개인으로 봐준 곳이 끌린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Q.아마네군과 마히루에게 질문입니다.


마히루에게는 대놓고 말할 수 없지만, 사실 이런 모습(복장, 머리스타일, 코스프레 등) 해달라는 게 있나요?
그걸 물어본 마히루의 대답은?
A"복장......마히루가 입고싶은 옷을 입어주면 좋을것같은데......아무래도 후보를 줘라? 아니 그런 소리를
들어도."
(이츠키)"이봐, 전에 유행한 *등쪽은 열려있는 세로 스웨터 같은 건 어때?
"어울리겠지만 그런걸 부탁할 수 있을까!
"에~ 시이나씨라면 아마네를 위해 입어줄것같은데,,,"
"그건 그래봤자 망할거잖아.너 치토세에게 부탁할 수 있니"
"응? 아아, 한번 분위기에 타서 입어줬다고 해야하나 본인이 입었는데......이렇게, 슬퍼져서 말이야"
"그거 치토세 앞에서 말하지마, 그으.. 날아올거야"
"안심해, 날아왔어."
"이미 말했던 거냐!,"
"......잇쿤은 뭐 나중에 이야기 하는걸로? , 왜냐면 마히루"
"과, 과연 저것은......"
"응- 아쉽다 앗, 그럼 저건요? 가슴팍이 빈 스웨터는요 골짜기 보이는 녀석"
"그것도 마찬가지야!"
*(동정을 죽이는 옷 으로 유명한 그 옷. 덧글 별첨.)

Q. 반 친구 여러분에게 질문입니다.아마네와 마히루의 꽁냥꽁냥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남자의 의견과 여자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A."사이가 화목해서 좋지...아니,이제 뭐랄까 질투할 생각조차 안날거야.행복해 하는 거 보고 있어 치유된다"
"시이나씨가 다른 남자에게 한눈 팔지 않으니 도움도 되고."
"후지미야군, 시나 씨를 정말 좋아한다는 태도로 나오네요.저렇게 소중하게 여겨져 보고 싶다"

"부럽다"
"질투나"
"용서못해......하지만 시나 씨가 행복해 보여 포기......"
"응? 행복해보여서 좋지.나도 상사상애 여자친구가 필요하지"
"카도와키는 유죄"
"헉,"

Q.마히루 & 아마네께 질문입니다.여행한다면 어디로 가고 싶니?


A."...여행. 그렇구나, 쌀쌀해진 시기에 온천이라든지 좋아"
"그,그렇군요"
"라이트업된 단풍이라던지 보면서 노천탕이라던지 그런것들 말이야.마히루 ......마히루?
"아, 아니, 아무거나.그......응, 같이 들어가나 싶어, 두근거렸을 뿐이에요"
"......아니야, 타의는 없어.그저 휴양지에서 느긋하게 하는 건 좋겠다는 생각뿐이야! 자, 마히루도 평소
피로가 쌓여서 그렇고!
"......읏.., 네"
"......같이 들어가고 싶은거야?
"그것은, 이야기가 필요해요.."

Q.마히루에게 질문입니다.학년 2 등과 성적 차이는 어느정도 벌어져 있습니까?


A."경우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대개 20 점 정도……요? 아마네군도 요즘은 다가와서 얼떨떨하지 못하네요"

Q.마히루에 질문 입니다.키와 몸무게가 얼마입니까?


A."키는 156cm 입니다.몸무게는 여자에게 물어봐서 좋은 질문이 아니에요"
"치토세보다는 가볍다구."
"그거 치토세씨 들으면 화나요,"
"아, 아니 치토세는 마히루보다 10CM 가까이 키가 있는 만큼 당연히 마히루 보다 무겁잖아.어느쪽인가 하면
애슬리트 체형에 가깝고, 근밀도가 높으면 당연히 무거워져.하지만 그건 지방도 아니고 부끄러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애초에 걔 자체가 평범하게 가볍고.비교하자면 마히루가 더 가볍다고만 해"
"......미묘하게 여자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니까 아마네군.그런거 안좋아요"
"네에......"

Q.아마네&마히루에게 질문입니다, 수업중 눈을 맞추는 횟수는 몇번입니까?수업시간을 포함해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앞으로도 몰래 응원하고 있을게요.
A."맞아 한두 번 정도일까?수업은 성실히 듣고있고"
"글쎄요, 저도 기본적으로 앞을 향하고 있어서요......"
"가끔 시선이 마주치면 수줍어해주지만 말이야.
",,,,,,그건 어쩔 수 없달까"

Q. 아마네군에게 질문입니다.마히루씨에게 천사 코스프레를 시키고 싶나요?


A."아니 별로.어울린다고는 생각하지만 일부러 시키려고 하다니"
아마네는 마히루를 코스프레 시키고 싶은 욕심은 딱히 없습니다.

Q.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아마네군의 여장한 모습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습니까?


A."......지금의 아마네군이 하면 좀 고약한 기분이 들것 같아요.어느 쪽인가 하면 옛날의 아마네군이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이 눈으로 보고 싶어요"
"그만둬"

Q.마히루에게 질문 입니다.어떤 옷을 입고 아마네군에게 보여주고 싶나요?웨딩드레스 인가요?


"......웨딩드레스는, 보여주고 싶지만......그,뭐,아직 이르다고 하나요?그러한 것은, 어른이 되고
나서......"

Q, 이츠키군에게 질문입니다.역시 당분 많은 아우라를 내는 두 사람보다 먼저 결혼하고 싶어요?아버지의 설득


상황을.
A.음- 뭐 당장 결혼하고 싶다거나 하는건 아니라고 할까 현실적인 문제로 당장은 결혼 못하겠어.허락도 그렇지만
금전적으로 말이야.아마네쪽은 뭐 본인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본인들이 우수하니까 직에도 곤란해 하지 않을 것
같고, 애초에 아마네의 부모님이 식이라던가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고.나는 우선 인정받는 부분부터라,
둘보다는 늦을거라 생각해......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려."

Q.아마네씨와 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두 사람은 각각 상대의 어디를 제일 좋아하세요?


A. 가장 좋아하는 곳음......너무많아서"
"그렇구나, 제대로 나를 봐줄 곳?
"그 말을 들으면 저도 그렇겠지만요.저를 제대로 한 개인으로 보고 존중해주는 그러런거에요."
"전부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곤란하구나.
"......나는 아마네군의 안된다고 생각하는 곳이 있어요.
"헉,"
"가..갑자기 당당하고 적극적이기때문에,안되는거에요."
"......싫어?"
"......안돼요"
"흐음, 마히루의 그런 거절은 좋다는 긍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아마네군!"
"안된다고 말하면서 받아들일꺼면서.. 좋든싫든 안좋은 남자에게 편한 말을 적용할 생각은 없는걸로 생각하는걸.,
마히루는 싫어서 안되는게 아니라 부끄러우니까 안된다는거 알고있고"
"그런 냉정한 부분이 안되는거에요."
"미안해.,,"

Q.굳이 카도와키군에게 질문입니다.눈앞에서 아무도 내내 바보 커플이 꽁냥거리고 있어 견딜 수 없게 되지


않겠습니까??
A."이제 익숙해졌어" 웃는 얼굴(쑻)
Q, 아마네군에게 질문입니다.교복과 앞치마와 수영복 중 어느 것을 입은 마히루가 가장 귀엽다고 생각하나요?
A, "앞치마"
"즉답이네요 .
"그게, 이렇게 앞치마차림으로 주방에 서있는걸보니 부인이 이런식일까봐 사랑스러워진달까.나만의 마히루의
모습이랄까"
"......바보"

Q. *사에키 씨에게 질문입니다.애니메이션화하면 누구에게 마히루의 성우를 해주길 원합니까?


A, **PV 를 담당해주신 이와미 마나카 씨군요.저 목소리 참을성이 없어요.
*(작가)
**(https://www.youtube.com/watch?v=vWRE4r3aAxc GA 문고의 PV 성우분, 사실상의 마히루)

Q.이츠키군과 치토세에게 질문입니다.둘의 만남과 사귄 계기를 알려주세요


A. "내가 일방적으로 달리는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어."
"갑자기 사귀자고 해서 이쪽은 깜짝놀랐지만 말이야.
"싫다고......겉모습이라고 할까, 뭐랄까, 공기라든가 분위기라든가, 육상에 대한 진지한 태도에 반했다고
할까"
"밀려서 떠밀려서 사귀었다고 해야하나?......뭐 지금은 육상 안하고 있지만 말야.혼자 달리기는 하지만"
"응 보고있어 재미있을것같고,예쁘다고 생각해"
"후후후.. 바라볼 수 있는게 좋아-

Q.마히루에게 질문 입니다.마히룽은 과연 라노베를 읽을까요?만약 읽는다면, 아마네군은 무슨 캐릭터 같다고


생각하나요?기사? 왕자? 마술사?마왕? 아니면......?
A.별로 읽은 적은 없네요.아마네군의 캐릭터 ......음,음,......마을사람?
"너무해"
"그야, 왜냐하면 ......특별한 보직이라면 어디론가 끌려갈 것 같고"
"그건 내 대사인걸.마히루는 신관이라던가 마법사라던가 그런 느낌 바삭바삭하고.......어디에도 가게 두지는
않을거지만."

Q.치토세님께 질문입니다.마히루씨의 여기가 너무 귀엽다는 곳 알려주세요!


"음흐흐, 마히룬의 귀여운 점은 말이야.아마네의 일로 일희일비하고 있는 거!. 아마네에게 뭔가 당하거나 하면
새빨간 얼굴로 상담하고 와.부끄러워보이는데 기뻐라 엄청 좋아하는구나 라고 알아서 귀엽게 보고있는 이쪽이
행복해지는거지.요전에는 아마네랑 어른의 키스를 했을때 진지한 얼굴로 아아. 저렇게 긴 키스때, 숨결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상담해와서 초창하고 엉망인지"
"치토세씨!! "
"무욱, 응무"
"그것, 그런것들은 남에게 말하는게 아니에요!
"푸하......참고로 마히룽은 아마네라면 더 한 무욱.."

Q. 이츠키에게 질문입니다.아마네와 마히루의 관계(사귀기 전)의 초조함을 연애 이외로 표현하면 무엇입니까?


A." 에휴 어렵구나.자석의 S 극과 N 곡 사이에 진면을 끼운 상태에서 붙인 느낌일까.얇은 그것을 물리치면
붙을텐데, 본인들은 일부러 막을 만들고 있어서 답답하다니까 무슨"
Q. 슈토와 시호코에게 질문입니다.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습니까?또, 프로포즈는 어느쪽에서?
A。만난건.. .대학시절에 만났었지"
"그래, 그리워"고백도 프로포즈도 슈토씨가 했지?"
"내가 첫눈에 반했거든, 아마네한테 말하면 의외의 표정을 짓는걸"
"후후.

Q. 사에키씨 에게 질문입니다! 아마네와 마히루의 이차이처는 어떤 마음으로 그리고 있습니까?역시 보살같은


감정?웃음
A.특별히 어떤 기분이라는 게 별로 없다고 해야 하나, 우리 아이 귀엽네(부모 눈높이) 하는 느낌이네요.

Q. 사에키씨, 이 작품을 마히루의 시점에서 처음부터 글 올릴 예정은 있습니까?


A,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처음부터 전부는 어려우니까 일부 일부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네요.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Q.질문은 아마네군과 마히루에게 하겠습니다!지금 서로 하고 원하는 것 베스트 5 를 가르쳤으면 좋겠어요!


A.음......뭔가 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하는건 안그럴까.굳이 말한다면, 푹 쉬길 바란다, 라든지? 마히루는
제법 아슬아슬하게 참는 타입이니까, 쉬는것은 건드리지 않고. 나 스스로에게 뭔가 해달라는 것들은 별로 없다고
할까, 평소에 이것저것 많이 해오고 있고"
"그럼, 제 쪽은 말해도 될까요?"
"응?
"......아..아마네가 좋아요"
"응"
"이대로 무릎 위에서 안아줘도 될까요?"
"좋아 ......그냥 잘래?
"...... 무겁지 않아요?
"가벼워., 뭐 혹여나 부담스러우면 침대에서 같이잘꺼니까"
"그.., 그건, 먼저 그렇게 받아도.."(웅얼웅얼)
"뭔가 말했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충족되어 있어서 별로 하고 싶은 것이 없는 두 사람

Q.마히루씨에게 질문이군요. 아마네군의 옷을 몰래 입은 적은 있나요?


A.그것은,그,......있어요..,하지만,그래도 아주 잠깐이니까요!

Q. 만약 아마네군을 *인형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요?또, 그 모습으로 해줬으면 하는 말이나


말해줬으면 하는 대사 같은 것이 있습니까?
*(옷입히기 인형)

A.입히고 싶은 옷, 인가요?......그렇군요, 저로서는, 응. 제일 좋은... 한번이라도 좋으니깐....하얀


턱시도, 라든지"
"그건 한번으로 안해주면 곤란해.몇번이고 결혼할리가 없잖아"
"히익.. 드, 듣고 있었던건가요!
"아니야, 들렸으니깐......그런가, 마히루는 *백색무구보다 드레스가 좋다고"
"뭐, 아무것도 아니니까요.웃지 마세요!
"아니, 앞날을 맘껏 그려줘서 기쁘기도 하고"
"......바보"

*(위 아래 전부 흰색)

Q.실제 냄새패티쉬 인가요?(마히루에게)


"ㄴ.., 냄새패티쉬라고 해야하나......아마네군한정이에요.아마네군의 냄새는 좋아합니다.굉장히 좋은 냄새가
나요"
"참고로 마히룽이 특히 좋아하는 것은?
"에, 그건 그......아, 같이 잘 때, 의, 목욕 후에 아마네군의 냄새가 섞여 있을 때라든지...... 꾹 하면
좋은 냄새로 가득해서 기쁩니다.안심하는데, 떨리니까, 너무 신기하지만...... 행복해요"
"흐아니.., (아마네에게 나중에 말하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 부는 다음에. 괜히 번역했다.
다음부터 이런 외전은 나중에 하고. 스토리 따라잡는데 열중하겠슴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Q&A (2 부)
Q.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화이트데이에 받은 "무엇이든 들어주기 소원권"이 두장 남았는데 용도는 정해져있나요?
YES/NO 로 괜찮아요(* ́∀`*)
A."......그건 그, 정해져 있어요, 하지만 "그으..
"걱정없이 써줘도 된다고?
"아니야, 마땅할 때 쓸 테니까.."
*(화이트데이가 몆화인지 모르겠음)

Q.마히루와 아마네군에게 질문입니다.각각의 좋아하는 영화와 소설을 알려주세요 (복수답 가능)


A.좋아하는 영화구나.*(某蜘蛛男)이라던가? 소설이라고 해도 말이야, 비교적 뭐든 읽고 뭐든 즐기는 파니까.
굳이 말한다면 액션물을 좋아해"
"저도 기본적으로는 아무거나 읽지만요.**고지엔 같은거 읽기만 해도 재미있고요"
"그거 소설 아니잖아."
*(뭔지 모르겠음)
**(일본어 사전)

Q. 이츠키군에게 질문입니다.작품중에서는 아마네군과 꽤나 타입이 달랐는데 어떤 경위로 사이가 좋아졌을까요?


A.음-? 아마네와는 말야-, 내가 궁금했으니까 쭉쭉 밀었더니 어느새 친해졌더라"
"그냥만 끈질기게 굴면 다소 익숙해질거야, 그건"
"처음에 손을 뻗은 건 아마네인데 말이야."
"응?
"아니, 아니야."

Q. 커플·부부 모두에게. 상대의 싫은 점, 고쳐줬으면 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후후, 후후,"
"우리가 커플 들이야, 그렇구나-, 잇쿤은 가끔 가슴이야기를 하고 오니까 그건 안해 주면 안 돼.
"뭐라구 ! ?"
"뭐 그것 말고는 그렇지, 가끔 혼자 껴안으니까 그걸 말해주는 버릇을 붙여주면 더 기쁠까?"
"......그건 작잖아."
"우후, 그렇구나-"열심히 고쳐야지"
"아, 아마네군의 고쳐줬으면 하는 점.. 가끔 억지스럽고 적극적인 곳, 라든지"
"아마네데로 열심히 하는거야 ,시이나씨"
"야, 입닫아"

Q. 이츠키에게 질문입니다! 아마네와 마히루을 보며 아직도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있습니까?또 있다면 어떤


곳인가요?
A. * "왜 아직 안"
"그 이상 말하면 죽는다."
"치이랑 같은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니까! ......아니지, 시이나씨를 아끼는 건 알지만, 이렇게, 너
정말 남자냐? 라고 생각할 때가 든다고"
"참고 있는게 당연하잖아"
"이성 철벽이 맞나?
*(아직 야스 안하냐! 라는 성드립)

Q.체육제에서 마히루에게 격침된 남학생 A 군에게 질문입니다.마히루에 언외에 보록소소리 들은 후 어떻게


지내세요?
A.이미 포기하고 부러운 시선을 보내며 살짝 눈에 띄지 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아마네 군에게 질문입니다.역시 아마네군과 같은 둔감한 사람이라도 여자 옷 고르는 저 공기는 질색인가요?


A."별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히루에게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것은 비교적 즐거운걸."

Q. 언제가 되면 마히루의 방으로 들어갈 겁니까?


A, 그건.. 어이어이 본편에서.

Q. 여성이 (마히루 한정이라도 가능)하면 쳐다보게 되는 행동은 무엇입니까?


A. "......마히루한정이지만, 옆머리를 귀로 넘기는 동작이라던가? 마히루가 하다보면 굉장히 그림이 된다고
할까 예뻐서 그만 쳐다봐 버려."

Q. 여러분께 질문입니다.작품이 전개되는 시간 안에 한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일단 방 정리인가?
"진절머리가 났으니까요 .
"그때는 미안했지......그래도,지금은 정리중이고"
"뭐, 그래도 성장하지 않으면 곤란하기 때문에"

"저는 그렇군요, 아마네군의 병간호 할 때 좀 더 부드럽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저 무뚝뚝한 속에 보이는 다정함은 그거면 됐는데.
"......꽤 쭈욱쭈욱 말했었기에 마일드하게 다시 말해줄 수 있다면"

Q. 아마네&마히루 커플과 이츠키&치토세 커플에게 질문입니다.


자신들이 볼 때, 또 다른 커플의 "이런 점이 부럽네......"라고 생각할 만한 점은 있을까요?
또, '장래에 이런 부부가 되고 싶다'는 식의 이상적인 부부상도 함께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그렇군요, 치토세쪽들은 서로 적극적으로 사이를 돈독히 하고 있기 때문에, 저도 본받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무리하지 않아도 우리 나름대로 나아갔으면 하는데,"
"그건 그렇고......그, 아마네군은 좋은건가요?
"뭐가?
"......남자는,더욱,여러가지를 하고싶냐고..."
"헐......음, 솔직히 말하면 욕구가 없는 건 아니지만, 나는 마히루를 존중하고 싶고 급하게 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시간은 아직 있으니까, 서두르지 않아도 돼"
"네..."
"마히루는 그런거 하고싶어?
"하고싶다는건 아니지만요......불만이였다면, 해소해야지, 싶어서"
"잔뜩 채워서 좋아......난 비교적 욕심이 적은 편이고, 만족해"
"네..!"

"그건 다 부럽지 뭐.이상형 커플이야 라고 할까 부부"


"뭐 저기까지 가면 부부지, 그렇지"
"옆에 있는게 당연, 상대방을 배려하고 인자하고 존중하는 그런 관계는 동경하지.우리가 못 만들었다는 건
아닌데......이렇게, 저런 분위기를 동경해"

Q. 아마네군 마히루에게 질문입니다!서로가 좋아하는 행동 베스트 3 을 가르쳤으면 좋겠어요.


"뭐, 전에 말했던 머리를 귀에 거는 짓이라던지, 나중에는 그렇구나......뭔가 궁금한게 있을 때 옷을 홱홱
잡아당겨오는 짓이라던지, 부끄러울 때 쑥스러워하고 쿠션을 끌어안고 얼굴을 가리려는 짓이라던지"
"행동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렵지만, 손짓하는 동작이라든지, 머리를 긁어올리는 행동이라든지, 굉장히......그,
예, 요염하다고 생각합니다.늘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서 두근두근 거린다고 할까"
"평소 때의 나에게 색기도 나쁨도 없는 건 알지만 말이야.
"......그런 일은 없지만......저 행동은,즐거워요"

Q. 아마네군에게 질문 가장 다용한 편의점은 어디입니까?


A."...모 이름에 *시간지정이 있는 편의점인가봐"
*(세븐일레븐)

Q. 부모에게 배운 잡학을 대충 가르쳐 주셨으면 합니다.


A。너무 많아서 반대로 딱히 할 게 없다고 해야 하나.필요없는 지식도 많이 뿜어져있으니깐"

Q, 아마네군에게 질문입니다.그때부터 (대청소때) 집안일은 많이 늘었나요?


A. "뭐, 그거야 일단"요리는, 응, 못 먹지는 않아. 청소는 할 수 있게 됐어.그러니까 잘 정리되고 있어......
정말로다, 마히루의 힘이 없어도 유지할 수 있으니까"

Q.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계란계통의 요리를 제외하고, 만들어서 즐거운 요리는 무엇입니까?


A. 그렇군요, 푹 고는 계열의 요리는 맛의 변화를 보는 것이 즐겁기도 하고 만들었을 때의 성취감도 있어서
좋아합니다"
Q. 아마네씨에게 질문입니다!
처음 마히루에게 말을 걸었을 때 내민 우산의 길이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커스터마이즈하고 싶다.
A."음. 보통 남자의 우산이니까 90㎝나 95㎝정도의 길이?"

Q, 아마네군에게 질문입니다.중학교 시절, 가볍게 이야기했지만, 마히루에게 아직 사실 숨기고 있는 부끄러운


비밀은?
A."아니 딱히 부끄러운 비밀같은건 딱히...... 아마 없을거야......없지?

Q 치토세님께 질문입니다. 마히루는 아마네군과의 *이야기를 어떤식으로 들려줄까요?


A.음 글쎄, 마히룽은 저주라고 할까 의논한 결과 느긋해지는 느낌일까봐 아마네군이면 이러고 저러고 ......
그런 것도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일까?본인은 느릿느릿한 자각 없는데, 역시 엉뚱하게 들리네"
*(惚気話. 보통 연인이나 부부가 꽁냥꽁냥하는 이야기.)

Q. 아마네씨에게 질문입니다.항상 강철과 같은 자제심을 발휘하지만 아마네군 안의 남심이 Stand up 할 것


같을 때는(지난번 목욕 때라든지)은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 걸까요?
A."......그렇다고 할까, 하고 있다고 할까.뭐, 그러니까 그,......뭐, 마히루의 장래 일을 생각해서 *
우활하게 행동하지 않는다고만, 그러니까.마히루을 소중히 여기고 싶기 때문에 마히루가 준비가 될 때까지는 할
생각도 없다.그리고, 아마 마히루도 마히루대로, 눈치채고 있을거야.그래도 나를 받아주고 있어서, 달라붙어도
조금 부끄러워 할 뿐이고.......아니 신경쓰이게 해서 미안한데 말이야, 생리현상이라서 어쩔 수 없고
용서해주길 바래"
*(생각없이 행동하다)
Q, 이츠키군에게 질문입니다.
아마네군에게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고 확신이 든건 언제쯤인가요?
또 어떤 타이밍에 그곳을 알아챘습니까?
A."음- 뭐, 크리스마스 시점에서 확신은 했었나?뭐랄까, 본인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할까 깨닫지 못하겠지만,
경계심 높은 아마네가 자택에서 여자아이와 지내고 있다고 하는 시점에서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것이겠지
하고.그녀석에게 있어서, 명확한 좋아는 아닐지도 모르지만......그녀석은 정말 친한 사람밖에
관계없으니까말야, 그거야 이건 뭔가 있다고 생각하잖아 보통.그전 선물의 구절에서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지만"

Q.마히루의 아버님께 질문입니다.아, 간접적으로 사에키씨에게의 질문이 되기도 하네요 ww. "마히루"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A.굳이 글쓴이가 대답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이름입니다.부모가 아침과 밤이라서 아이는 낮입니다.
작명부모는 조양쪽입니다.

Q.마히루씨에게 질문입니다.뿜뿜 더 많이 해줬으면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아마네 군에게는 아무말 안할테니


가르쳐 주세요.
A."그건, 그......더욱, 뀨..ㅡ이라든가, 키스ㅡ..이라든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 전자는
몰라도 후자는 안한다고 할까......숙박할 때 키스라든가, 싫지도 않고요"

Q.마히룽과 아마네군에게 질문입니다!어떻게 하면 그렇게도 공부가 진척되나요?뭐랄까 문과 이과 어느 쪽이라고


진 몰라도 둘 다 제대로 예습이나 하고 스마트 폰의 유혹에 지지 않는 방법이나 가르쳐달라는거냐!

A."어떻게 하면, 이라는 말을 들어도 말이야.구별을 짓는다고 해야하나, 메리하리를 아끼고 있다고 해야하나?
지금 고생하면 나중이 편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냥 참고 나중에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려나.애초에 나는
공부를 싫어하지않고"
"저도 대체적으로 그렇군요.스마트폰의 유혹 "이라는 말을 들어도, 나는 연락 도구로 밖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행하는 소셜게임 같은건 안하는건가"
"유행하는것만 해요"
"예를 들어?"
"네, 고양이를 모으는 게임이라던지"
(따뜻한 미소)
"뭐에요, 그 미소"
"글쎄,,,"

이상입니다!
많은 응모 감사합니다!
또 기념으로 단편 같은 것을 줄 여유가 있다면 줄 테니 기대하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와`*)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4 화
154 한순간 보인 빛

집으로 돌아와 다음날 가장 먼저 한 일은 청소였다.

역시 귀가 당일은 피곤해서 안 했는데 이주일도 집을 비우면 방도 먼지가 쌓이고 있다.근소한 것이지만, 마히루도
함께 집에서 지내기 때문에 가급적 청결하게 하고 싶은 곳이다.

그런 까닭에 마히루의 청소술을 구사해서 아마네는 청소를 하고 있었다.그리고 마히루는 마히루의 집 청소를 하고
있는 것 같으니, 아마네 혼자다.

마히루 덕분에 청소는 잘하지는 못하지만 유지하는 일에는 문제가 없다.마히루는 "반듯하게 청소하고 있으면 큰
노력은 필요 없습니다.뒤로 미루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거에요" 라는 것.

마히루의 가르침대로 정기적으로 가벼운 청소를 하는 것만으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먼지가 다소 가구에 내려 있을 뿐이어서 청소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구를 살짝 화장솜으로 먼지를 닦고 청소기를 돌린 김에 창문도 다 닦았고 아마네는 시계를 올려다본다.

이미 시각은 열 다섯시 넘어.


항상 다니는 슈퍼마켓 세일은 열여섯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니 슬슬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로서는 생각하지만, 살림에 찌들어 왔구나)

슈퍼에 가는 것은 귀성 전에 냉장고를 비운 탓에 오늘 저녁 재료가 없는 것이다.아침은 컵라면이나 냉동식으로


때웠지만 저녁은 그렇지 못하다.

쇼핑 담당은 아마네이지만 재료비는 절반이다.되도록 싸게 먹으려는 생각은 이상하지 않지만......


고등학생남자가 식비를 신경쓰는 것은 조금 살림에 찌든 것일 것이다.

스스로도 자신의 변화에 피식 웃으며 일단 가볍게 더러워진 옷을 갈아입기 위해 내 방으로 갈아입으러 갔다.

"......응?

슈퍼에 가는 도중에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자니 낯익은 색소가 섞인 옅은 색의 머리가 보였다.

그만 돌아버리지만 당연히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는다.마히루 같은 머리 길이도 아니고. 애초에 성별부터가 다르다.
염색한 것 같은 색이 아니라 천연 저 색깔의 연한 색은 드물다.

신기한 일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며 도착한 슈퍼에 들어가 금일 저녁 재료를 바구니에 처박고 있자 "어라" 하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배후에서 들렸다.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드문일인걸."

*"코코노에 인가 ?"
*(105 화 참조, 기마전 팀원 중 한명)

문옆을 통해 기마전으로 친해진 청년이 주위와 마찬가지로 바구니를 팔에 들고 있다.

덧붙여서 바구니 안에 들어 있는 것은 과자나 주스여서 그가 훨씬 남자 고등학생다운 쇼핑을 하고 있었다.

"후지미야가 집이 이쪽이야?
"오우 코코노에는 이쪽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단지 친구집에 머물기 때문에 사러 온것뿐.후지미야는 ......밥 ?

"응, 저녁식사 구매이야"

보면 알다시피, 아마네의 손에 든 바구니 안에는 날 닭고기나 무, 우유나 두부 같은 간식과는 어떻게 틀려도


인식하지 못할 것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

"그러고보니 후지미야는 혼자 사는구나.훌륭하네"

"뭐 마히루가 밥만드는데......

"그러고보니 말했던가......정말로 생활하고 있구나"

"물론, 마히루에게는 감사해 하는걸."

그녀가 없다면 아마네의 식생활은 엉망진창일 것이다.청소는 다소 되어도 아직 요리는 잘 못하고 있다.

만일 없어지면, 아마네의 지금 생활은 성립되지 않게 된다.

조그맣게 쓴웃음을 지으며 "마히루님인걸"라고 중얼거리면, 코코노에는 살며시 한숨을 내쉰다.

"뭐랄까, 정말...... 그런거네. 반해버렸다는거?

"그렇구나, 마히루도 그렇지만"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있구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자각은 가지고 있어."

사귀기 전에는 호의에 자신감이 없었는데 지금은 아니다.마히루에게 소중하게 여겨지고 좋아한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고 그녀가 아마네측에 있기를 원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자의식 과잉이 아니라 순수하게 사실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그렇게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자신감이 생긴


증거일지도 모른다.

시원시원하게, 막힘없이 대답한 아마네에게서, 코코노에는 조금전까지 쓴웃음을 짓고 있던 아마네를 대신해


쓴웃음을 짓는다.

"음, 자신감이 붙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상사상애인데 우물쭈물하던 그때보다 낫잖아"

"엄하네"

"그렇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좋아한다고 보이던데, 뭐 내겐 상관없지만, 너희들이 행복하면 그걸로 된거잖아"

어깨를 움츠린 코코노에로 그만의 찬사를 느끼고, 살며시 미소를 지어버린다.

"......뭐, 유타도 납득하고 있었고, 난 이걸로 원만하게 수습됐다고 생각하고 있거든"

"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그럼 나는 계산대로 갈게"

왜 거기서 카도와키, 라고 생각했지만, 추구를 하기 전에 코코노에는 재빨리 이쪽을 외면하고 떠났기 때문에,
아마네는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스마트폰에 메모한 저녁 식사 재료를 바구니에 집어넣도록 그에게서 얼굴을 돌린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5 화
155 엇갈림과 확인

아파트까지 돌아오자, 길이 엇갈린 남자가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설마 아마네가 사는 맨션이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 멈춰서 남자를 보고 만다.

역시 낯익은 머리색이었다.

뒷모습밖에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덩치가 큰 것은 아니다.아마네와 같거나 아마네보다 약간 낮을 정도일 것이다.

그는 고개를 위로 젖히고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있다.

표정은 이쪽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오로지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가 신경이 쓰인다지만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 수도 없고 지나갈 수 밖에 없다.지나가서 갑자기 돌아봐도 의아할


것이고,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일은 되지 않을 것이다.
단지, 역시 조금 신경이 쓰였으므로, 아마네는 손에 든 슈퍼의 봉지를 확인하고, 발걸음을 재개한다.

그의 옆을 지나갈 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손에 들고 있던 슈퍼의 전리품을 일부러 떨어트린다.

덧붙여 내용물은 따로 나누어 놓은 아마네의 과자이거나 비상식이거나 하기 때문에, 떨어뜨려도 마히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 안심이다.

부딪혀서 떨어뜨린 일로 주의가 이쪽으로 향한다.

아마네는 떨어뜨린 슈퍼의 봉지를 주워 흙을 털어내면서 그를 보았다.

어떤 의미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하는 감정이 배다.

매우 단정하고 남의 눈을 끌 것 같은 단정한 얼굴의 남자는 이쪽 모습에 미안한 듯 눈썹을 숙였다.맑은 갈색


계통의 눈동자에서도 죄책감이 전해져 온다.

노려서 부딪힌 건 이쪽이라 오히려 이쪽에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죄송합니다, 이쪽의 부주의로"

"아니, 나야말로 이런 곳에서 멈춰서 있어서 미안하네.방해가 되었을 거야"

침착함과 온화함을 겸비한 듯한 부드러운 저음으로 사과받고, 아마네는 재차 "아니야, 이쪽이 나빠서"라고
머리를 숙여둔다.

확인하고 싶은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확증은 없지만 아마도 아마네의 예상대로 그 사람이다.

그냥 아마네는 그의 옆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간다.

그에게 이쪽에 짐작은 없을 것이고, 의심받을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겨우 몇십초의 사건이었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긴장해버린 것은 자신의 사랑스런 여성과 관계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휴, 하고 숨을 몰아쉬며 아파트 입구까지 찾아온 곳에서 -- 마침 그 사랑스런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와요, 아마네군"

설마 입구까지 내려오다니, 라고 할까 마중을 나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당황해 버리는 아마네에게서


마히루가 오싹오싹 신기한 눈동자를 향해 온다.

"뭐에요, 그 얼굴"

"이,아니야......일부러 여기까지 나와서 왜그러냐,하고"

"에에., 아까 메세지로 곧 돌아간다고 보내고 왔잖아요? 부탁한 짐도 많았으니. 저도 도와드릴려고요."

"그, 그렇구나"

순수하게 아마네의 짐을 나눠서 옮겨주려고 한 것 같다.아까 남자의 정체를 확인하는 시점에서 심장에 부담이
갔었는데, 마히루가 나와버려서 더욱 고동이 빨라지고 있었다.

이것으로 마히루가 그의 존재를 알아챘다면, 하는 생각 없이 뒤를 돌아보니, 조금 전까지 수십미터 앞에 있었을


그는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마히루를 만나러 온 것도 아니고, 만나고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마히루의 모습으로 미루어 후자는 먼저 있을 수 없지만 마히루를 만나러 올 경우 마히루의 모습을 보고 다가올
것이다.떠날 리가 없다.

그럼 그는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왔는가?

일부러 마히루가 사는 아파트 앞까지 와서 마히루가 사는 층 주위를 시선으로 쫓았는가?

"무슨 일인가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다행인지 불행인지 눈치 채지 못한 마히루에게 조그맣게 안도하며 짐을 들고 싶은 듯 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조금
전의 간식이 담긴 봉지를 건네주고, 아마네는 마히루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6 화
156 천사님의 부모님.

마히루가 입구까지 마중을 나온다는 이벤트가 있던 날 밤, 아마네는 옆에 앉은 마히루를 곁눈질하며 오늘 만난


남자의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아마도, 하지만 그는 마히루의 아버지일 것이다.

마히루의 어머니는 한순간 보기에는 마히루와 비슷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녀관계를 의심하지만, 오늘의 남자는 한
눈에 보기만 해도 마히루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 만큼은 비슷했다.

단정하고 온화한 생김새나 머리색, 눈동자색이라 하고, 마히루가 남자가 되어 나이가 들면 저렇게 되겠지 하는
풍모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과연 그 일치를 타인이라고 흘릴 수는 없다.

다만, 이것을 마히루에게 말할지가 고민스럽다.

마히루가 부모님을 잘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알고 있고 그런 화제를 피하기 쉽다는 것도 알고 있다.가능하면


아무것도 없었던 일로 해두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또 향후 그가 찾아와서 마히루가 마주친다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마음의 준비를 하게


놔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무슨일이에요? 아까부터 이쪽을 보는데 말이죠."

어느 쪽을 고를까 고민하다 보면 시선을 느낀 듯 마히루가 참 신기한 듯 이쪽을 쳐다본다.

"아ー,아니,뭐랄까"

"뭐에요, 숨기는 일이에요?

"뭐라고 해야하나?"

"말하고 싶으면 말하세요.말하기 싫으면 안 듣겠지만, 말하고 싶으면 다 들을게요"


아마네의 의사에 맡기겠다는 스탠스의 마히루가 어떤걸 원할지 십초 정도 충분히 고민하고 ― ― 천천히 입을
연다.

"저기 있잖아, 아까 .........그게 사갈 때 어떤 남자를 만났어.

"응응, 그런거에요?"

무슨 말을 모를 것 같은 마히루가 일단 고개를 끄덕여 보이기에 아마네는 마히루의 눈동자를 빤히 들여다본다.

오늘 만난 남자와 똑같이 같은 색깔의, 눈동자를.

"그 사람은, 우리 아파트 앞에서 가만히 아파트를 보고 있었다.......마히루와 꼭 닮은 눈으로"

"네?"

"그 사람, 마히루랑 같은 눈동자 색에 머리색하고 있었거든.생김새도, 마히루랑 비슷했고."

암암리에 아버지가 아니냐며 조심조심 물어보니 *"마히루는 충격을 받았다"는 모습은 없고 오히려 당황하고 있는
것 같았다.
*(포켓몬 패러디)

"음음......나의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있었다, 라는 건가요?

"아마, 하지만"

라고 말했지만, 아마네는 그 남자가 거의 마히루의 아버지라고 확신하고 있다.생김새나 분위기가 꽤 마히루를


닮은 것이다.이걸로 피의 연계가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반짝 눈을 반복한 뒤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아마도 어이가 없는 의미로

"......사람이 다른거 아닌가요?"

"헉,"
"하지만 나의 아버지는, 나에게 아무런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호적에 넣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애인과 아이를
만들고 있다고 하고, 이쪽 일은 거의 머리에서 빠졌다고 생각해요.연락할 일도 거의 없고, 업무 연락 정도인걸
말이죠."

담담한 목소리로 고하는 마히루의 눈동자는 어이없어서 서서히 차가워지고 있다.

"나를 만나러 올 이유가 없고, 만나러 온다면 연락이라도 보내드릴 겁니다.그런적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는데
말이죠."

딱 잘라 말한 마히루의 얼굴을 보고 아마네는 마히루의 손을 잡는다.

"게다가,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하러 온다는 거에요? 십수 년째 딸을 두고 다른 여자와 잘 부탁하고 있는 아버지가


무슨 목적이 있어서 일부러 접촉해 온다는 건가요?

"마히루. "

"만약, 이제와서 쳐다본다고.......나는 그 사람들을 부모라고 생각 할 수 없습니다.그 사람들은 그저 핏줄이


있는 사람들이지 키워준 부모가 아닙니다.나의 수양부모는, *코유키씨 뿐이에요"
*(小雪)

가시가 무수히 난 목소리로 억양없이 중얼거리는 마히루를 더 보지 못하고. 아마네는 감정을 지운 듯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를 끌어안았다.

목소리에 난 가시는 누구보다도 마히루 자신을 다치게 하고 있었다.강한척 같은 그런 모습은 아니지만 스스로
자기 목을 졸라 나가는 것 같은 그런 인상이 있다.

그 증거에, 표정에서 감정이 사라져 있어도, 어딘가 괴로운 것 같기도 해.무표정일텐데도, 상처를 입은 듯한
것을 느껴버렸다.

아마네로 둘러싸인 마히루는 천천히 얼굴을 들어 주변을 살펴본다.

"뭔가요?"

"......살결이 그리워서."

"누가요? ,"
"나. ..일려나"

"그런건가요?"

작게 중얼거리던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몸을 맡기고 살짝 한숨을 내쉰다.

"......별로, 저 신경 안 써요.나에게 상관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렇구나"

"......나에게는, 새로운 본가가 있거든요"

"응, 그렇지"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아요"

"응"

아마네군의 친정을 자신의 친정처럼 생각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그리고 마히루 자신의 친정에 대한 마음을
느끼고, 아마네는 살며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7 화
157 각오의 속삭임

"그래서 말인데, 만약 그 사람을 본다면,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마히루가 아마네의 가슴에 기대고 있어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으면, 천천히 얼굴을 든
마히루가이 잔잔한 눈동자로 이쪽을 바라본다.

그 표정에 충격이나 괴로움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면서 바라보니, 마히루는 바라보던 게 조금


곤란한 듯 눈썹을 내렸다.

"......별로, 저는 아마네군이 좋아하는대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마히루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건 없는거야?"

딱 부러지게 관여하지 않았으면 하는 건가 싶었지만, 마히루는 느릿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별로......저랑 같이 있을 때 만났다거나 저 혼자 일 때 말을 걸었으면 몰라도, 아마네군이 혼자서 그 남자를


만났다고 하면. 저는 그 대응에는 뭐라하지 않아요. 그래도..그래도., 이야기는 해 줬으면 좋겠는걸요."
"......그렇구나, 마히루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이구나?

"네......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약속를 잡고 직접 말하러 오든지 문자로 연락하든지 하면 되는데


숨어서 상황을 보고 있다니 이상하죠.스스로부터 접촉하지 않는다면 저부터 행동을 할 이유가 없어요.
방치하는거죠."

마히루는 아버지다운 인물의 존재가 궁금하긴 하지만, 일부러 자신부터 접촉하러 간다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아마네가 마히루의 입장에서도 그랬겠지만, 아버지라는 것이 거의 확정되었는데도 무시를 결정짓는 등,
마히루와 부모의 불화가 깊다는 것을 새삼 잘 알 수 있었다.

주섬주섬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어리광부려 오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그래."라고만 돌려주고 마히루의
무릎바닥과 등에 손을 써서 자신의 허벅지에 옆으로 올려놓는다.

깜짝 놀란 마히루의 표정에 작게 웃으며 달래듯 이마에 입술을 밀어 붙이면 이내 얼굴을 붉히고 숨듯이 다시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이번에는 쑥스러움의 의미가 큰지, 약간 기세가 세고 팍팍하게 이마를 두드리듯이 밀어붙여와서 그런 부분도
사랑스럽다며 그만 웃고 말았다.

"뭐, 난 말야, 마히루가 아니니. 남의 집에 참견은 잘 못하지만...... 마히루가 하고 싶은데로 하는게 최고고,
마히루가 정한걸 응원할게"

아마네는 어디까지나 남이다.물론 아마네적으로는 "지금은"이라는 말이 붙지만.

그래서 마히루의 가정사정을 깊이 파고들지는 않는다.그녀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 한, 살짝 옆에서 받치는


정도밖에 할 수 없다.

그래도 곁에 있겠다고 결정했고, 마히루의 가정이 어떻든 아마네는 마히루가 좋은 것이다.

만약 마히루가 집에서 도망가고 싶다고 말한다면, 아마네는 그것을 이뤄줄 각오는 하고 있었다.

아마네의 말에 작게 "네"라고 고개를 끄덕이던 마히루, 아마네는 한 번 부스스하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차라리 닥치면 털어버릴테니 안심해둬."


마히루가 알아듣기 쉬운 성량으로 속삭이며 웃으면 쫙 고개를 든 마히루가 조금 전보다 붉은 기가 더해진 얼굴로
이쪽을 보고 오므로 아마네는 모른 척하며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8 화
158 상의

마히루의 아버지다운 남자를 만난 지 닷새.

일단 외출할 때는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조심했지만 걱정과는 달리 그는 아직까지는 아마네 일행에게


그림자를 띈 것 조차 없었다.

아마 그는 마히루를 만나러 왔거나 혹은 눈치보러 왔거나, 그리고 결국 만나기를 주저한 것이 아닌가 싶다.아니면
말을 걸러 올 것이다.

마히루에게 물어봤는데 딱히 연락이 오거나 만났다는 일은 없었다고 하니 그는 지금 마히루와 만날 생각이


없는지도 모른다.

"......잘 모르는 구나.

만나러 왔다, 라는 행동 자체는 몰라도 그 동기를 모르기 때문에 아마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알수없음"이


응어리로 남아 있다.

그렇다고 너무 파고들 수도 없기 때문에 상대방이 접촉해 오지 않는 한 이쪽에서는 아무것도 액션을 일으킬 수


없는 것이다.

"뭔 일이야"

"걱정 좀."

여름방학 숙제를 들고 아마네의 집까지 찾아온 이츠키 숙제를 보면서 중얼거린 것이나. 이츠키가 알아듣고 신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마네가 입에 낼 만큼 고민은 드무니깐...어디 이 오빠가 들어 주마!"

"나보다 뒤에 태어난 주제에 무슨 말이야?

"세세한 것은 생략하고.."
아무래도 숙제를 하는데 싫증이 난 것 같다.

툭하고 펜을 책상에 내팽개치고 이쪽으로 몸을 돌려 가슴을 툭툭 치고 있다.나에게 맡기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도 마히루의 가정사정을 그에게 말할 수는 없다. 비록 친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이이겠지만 마히루가


비밀로 하기로 결정한 일은 발설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아마네의 비밀이라면 털어놓았을지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마히루의 것이지 아마네의 것이 아니다.숨김없이
전달한다는 수단은 취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혼자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맴도는 말을 잠시 입 안에 막고 닫은 후 뇌 안에서 말을 고르면서 입을 연다.

"지금까지 그쪽에서 관여를 거절하던 사람이 갑자기 접촉하려고 해왔다고 해서, 상대방은 무슨 생각을 하는거라고
생각해?

"그거, 네 이야기를 말하는거야?

"노 코멘트"

"흐음, 뭐 괜찮지만"

아마네의 발언에 미묘하게 살펴본 듯한 눈빛이 됐지만, 이츠키는 깊이 추구하는 일은 없고 그저 말을 받아


궁리하는 색이 된다.

"뭐 경우에 따라 다른건데......그거 연락이 아에 없었던거야?

"없이"

"음~ 상대는 스토커가 아니야 그치?

"아마 아니겠지."

몰래 아파트로 오다가 마히루가 나타나자마자 소리없이 꺼져있기 때문에 스토커라고 할 수 없지만 수상함은 있을
것이다.
"그 "아마"가 신경 쓰이는 부분인데......그렇구나, 상대방이 궁금해 하는건 확실하지.사이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구두로 전해야 할 중요한 용건을 가지고 왔다, 혹시 뭔가 관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한 변심이 있었다고나 할까"

"......마음이 바뀐건가"

"지금까지 그쪽에서 관여도 없었는데 스스로 다가온다면 그럴수밖에 없는거아냐?

과연 내용까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고 어깨를 움츠러들게 되고, 아마네에게서도 "그건 그렇구나"라며


쓴웃음을 짓는다.

이츠키의 말 같은 생각을 하면 만나러 오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다만, 그 이유는 모르고 지겹다.

아마네는 마히루의 아버지의 인품이나 환경 따위는 모르기 때문에 상상하려 해도 힌트 조각도 없다.

있다면 애인과 무슨 일이 있었거나 아니면 본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거나 정도일 것이다.그것밖에 이제와서


마히루를 만나러 오는 이유를 상상할 수 없다.

"음, 난 자세히 모르니까 뭐라 말할 수 없지만 글쎄랄까.나라면 궁금해서 연락하지 말자.이렇게, 가려운데


방치하면 싫고"

"너답다고 해야하나......"

"뭐, 아마네는 수동적이고 접촉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면 되잖아? 아마 그런 거랑 조만간 다시 접촉해 올 거라고
생각하잖아.접촉을 포기할 수 있다면 애초에 메일이나 전화로 하면 되고"

상황을 모른다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말에, 아마네도 현상해법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자세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저, 마히루가이 접촉되는 쪽이기 때문에 아마네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 크다.

그럴 수밖에 없나 하고 한숨을 내쉰 아마네에게서 이츠키가 유쾌한 듯 입술에 호를 그리게 한다.

"뭐,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애써라 젊은이여"

"읏."

"너, 의외로 이해하기 쉽구나.자기 일이라면 자기라고 하잖아. 너가 그렇게까지 해서 고민하는거 시이나씨
뿐이잖아"

"시끄러워." 라는 뜻입니다.

"난 남의 사정에 별로 참견할 권리 없으니까 이정도로 해놓겠지만, 아마네은 귀여운 여자친구를 위해 힘내라"

으악, 하고 팔꿈치로 쪼그려오는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무럭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그 다음 "알았다고."라고 작게


되갚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59 화
159 축제의 유혹

"오늘 여름 축제인데, 모처럼이니깐 가지 않을래?"

여름 방학도 이제 일주일 전쯤 되었을 때, 치토세가 갑자기 점심 전에 찾아온 끝에 그런 말을 꺼냈다.

"저기, 그런 거라면 적어도 전날에 말할 수 없는 거야?

너무 당돌하다. 예정이 있었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을까?

원래 여름 축제라는 것은 외출한다는 것이며, 외출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미리 말해두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아마네나 마히루나 오늘은 예정을 넣지 않았고 저녁 메뉴도 정해지지 않았다.얼마라도 예정은 변경할 수
있다.

"미안, 뭔가가 아까부터 두사람은 바쁠것 같다고 해서 연락을 삼가다가 깜빡 당일이 되어버려서"

"그걸 들으면 곤란하지만, 그래도 그런건 빨리 해둬야 하는거 아냐, 그리고 오늘 갑자기 온게 어떨까 생각해"

"미안하대, 일단 마히룽한테는 연락 넣어둔거야?

"도착 십분 전입니다만……"

치토세에게 식은 보리차를 내놓던 마히루가 쓴웃음을 지으며 덧붙인다.

마히루도 갑자기 "치토세가 온대"라고 당황하면서 말을 들었기 때문에, 아마네도 당연히 당황했다."돌격 친구 집
방문"은 이츠키도 한 적이 있었는데, 설마 치토세까지 할 줄은 몰랐다..
집에 있을 거라고 확신해서 왔겠지만, 역시 좀 더 빨리 말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간간히 식은 보리차를 맛있게 마시고 있는 치토세에게 한숨을 쉬며, 흘끗 마히루를 본다.

마히루는 딱히 축제에 가는 것 자체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아마네로서도, 마히루는는 최근 아버지의 건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미묘하게 텐션이 낮아서 기분 전환으로 데려가
주고 싶은 곳이다.아버지가 다시 접촉해 올 수도 있지만 존재를 잠시라도 잊게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뭐 가는건 좋은데......어떻게 하는 마히루,유카타라도 입을까?

"네? 아니요, 유카타는 가지고 있지 않아서요.."

"아니 그...... 있겠지, 우리집에. 아마 마히루의 사이즈에 맞춘 놈"

"왜요?"

"엄마"

시호코의 존재를 나타내면 순간 "아......"라고 납득하기 때문에, 마히루의 속에서 시호코는 마히루에게 귀여운
옷이라면 뭐든지 입히고 싶어하는 인간이라는 인식일 것이다.그래서 틀리지도 않은 아마네는 웃을 수 없다.

요전날 귀성에서 돌아왔을 때 보내진 짐 속에 분명히 아마네가 입지 말아야 할 옷이 여러 개 들어 있었던 것이다.

'기회가 있다면 마히루에게 입혀줘' 사진도 잘 부탁해?'

메모와 함께 유카타라든가 뭐라든가 채워져 있어서, 기가 막힌 기억이 있다.

"에, 마히룽 유카타 입어? 보고싶어!

"너는 안 입을거냐?

"싫다 유카타는 귀엽지만 움직이기 힘들고 *오비때문에 배불리 먹을 수 없을 것 같고-


*(帯. 허리 부분을 둘러서 옷을 고정하는 띠. 개량된 옷의 것은 사실상 장식.)

"그건 치토세가 식탐을 부리는 것뿐인거 아냐?


"실례야,"

치토세는 그다지 갑갑한 꼴을 좋아하지 않는 데다 잘 먹고 잘 움직이는 타입이기 때문에 유카타와 같은 정숙함이


요구되는 옷은 입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이츠키는 어떻게 오는거야?"

"에, 잇군은 평범하게 오는걸요? 그쪽에서 합류하는 것으로 되어있어서.."

"이제 그거 우리가 가는 전제같은 느낌이구나......

"ᄒᄒ 마히루면 거절같은거 하진않을꺼라고 하고.

"우리의 형편에 신경쓰여 거기는. 특별히 볼일 없었지만 말이야.

"미안"

반성하지 않은 듯한 치토세에게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말았지만 어쩔 수 없겠지.

뭐, 이츠키에게는 며칠은 볼일이 없다고 메세지로 말했기 때문에, 거기에서 권유하는 것을 결정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약속은 잡길 바랬지만 기분전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치토세의 권유도 고마웠다.

"그런데, 마히루는 어떻게 해? 유카타 입고 싶어?

"......저만 유카타면 눈에 띄지 않아요?

"별로. 마히루만 싫지 않으면 나도 입겠지만......

"헉, 있나요?

"약삭빠른 엄마가 같이 넣었었구나.

아마 이걸로 축제라도 다녀오라는 배려였을 것이다.마히루의 아버지 건으로 완전히 여름 축제 여부를 조사하는
것을 잊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치토세의 권유는 베스트 타이밍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마네도 유카타, 라는 말에 갑자기 안절부절못한 마히루, 아마네로서는 남자의 유카타 따윈 봐도 즐거운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라고 속으로 중얼거린다.
비굴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의 유카타 차림에는 꽃이 있지만 남성에게는 없다.분위기는 나오겠지만 감상할 만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마히루는 보고 싶다는 듯이 힐끔힐끔 이쪽을 보고 온다.귀여운 여자친구의 희망이므로 유카타를 입는 것


자체는 받아들여도 좋다.모처럼 마히루의 옆에 줄을 선다면 유카타 쪽이 다소 보기에도 좋을 것이다.

"뭐, 마히루가 보고싶으면 입겠지만"

"보.., 보고싶어요"

"즉답. 좋은데, 너무 기대는 하지마.내것은 보통 유카타니까"

감색 무지에 팥색 띠의 심플하고 조심스러운 색감이었으므로 특별히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비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마히루는 기대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니, 아마네도 쓴웃음을 지으며 "어떻게든 어울리게 입어야지"라며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0 화
160 천사님의 *환복
*(옷을 갈아입음)

축제가 시작되기 한시간 반 전에, 아마네와 마히루는 준비를 시작했다.

마히루는 치토세를 동반하여 유카타를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가고, 아마네는 혼자서 유카타를 입으러 자리를
옮긴다.

*유카타도 입기 위한 지식이 필요하지만 마히루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그녀는 기모노를 입을 수 있어서


유카타 정도 아무 문제 없이 입어보일 것이다.
*(전통 한복처럼 입는법 되게 까다롭다)

문제는 아마네에게, 시호코에게 당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스스로 해본 일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잘 되고 있는지
불안해진다.

다 입은 후 거울로 확인해보겠지만, 일단 잘 되어있고 옷매무새가 흐트러져있지는 않았다..

유카타는 감색무지에 팥색 띠의 심플한 것.별로 난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아마네로서는 이 초이스는 고마웠다.


거울로 보는 자신은 나름대로 키가 큰 것이 플러스로 작용하여 그럭저럭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원래 좋은지 나쁜건지. 조용한 생김새여서 분위기적으로는 차분한 것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아마 잘 어울리는 것
분류에 들어갈 것이다.

마히루의 옆에 줄섰을때 보고 뒤쳐지지 않을지는 남의 판단에 맡겨둔다.

남들의 시선이나 평가도 궁금하긴 하지만 결국 자신이 어떻게 생각할지, 그리고 마히루가 어떻게 생각할지 말이다.

옷맵시가 먼저 끝난 아마네는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기다린다.

여성의 치장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고, 시간에 여유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유카타와 있으면 항상 더 옷에 시간이 걸릴 것이며 유카타 라면 머리를 올렬테니까 세팅 할 시간도 통상의 삼할


증가이다.

그 위에 메이크업까지 하는 거니까, 여성은 대단하다고 아마네는 솔직하게 존경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안해도 마히루는 당연히 귀엽지만, 멋을 부리면 여자아이가 더 빛나니까 대단하지.)

남자친구에게는 귀엽게 보이고 싶다는 애처로운 노력에 미소와 뭐라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며 느긋하게 지내고
있는데, 그럭저럭 준비가 끝나면 현관에서 열쇠 소리가 났다.

그녀의 멋이 기대돼서 뒤돌아보지 않고 다가오기를 기다리던 아마네에게 "아마네군.."이라고 작게 말을 걸리며


어깨 언저리를 툭 얻어맞는다.

거기서 겨우 돌아서서 -- 입을 천천히 열어버렸다.

"귀여워, 잘 어울려"

"......그렇게 바로 판단할 수 있는 건가요?

"할수있어, 보기만해도 알수있어"


준비하고 있던 말인 게 아닌가 하고 미묘하게 의심하는 마히루이지만 본 소감을 전해도 이러니 어쩔 수 없다.

시호코의 진단은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아마네와 옆에 줄서는 것을 배려해서인지 마히루의 유카타는 흰 바탕에 *자양화의 차분하면서도 밝은 인상을 주는


것이다.
*(수국화)

*농담이 있는 감색이나 등지색으로 그려진 자양화가 왠지 어른스러움과 청초함을 자아내고 있다.계절로 따지면
철이 지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매우 잘 어울린다.
*(색의 짙음 깊이가 깊은.)

띠는 밝은 보라색으로 심플한 디자인의 유카타를 돋보이게 하는 것 같은 것.띠는 잠자리 구슬이 장식된 것으로
시원함을 자아내고 있었다.

"항상 귀엽지만, 오늘은 청초함 속에 어른스러움이 있구나.촉촉한 색감이 있달까.귀엽다고 했고 분명 귀여운데


그것보다 더 예쁜것 같아.응, 잘 어울려"

"그,그런거에요..?"

진심어린 감상을 말하면, 약간 부끄러움을 보인 마히루가 어수선한 바람에 옆머리를 만지작 거린다.그 모습을
보고 그만 웃어 버린다.

머리를 묶고 있는 마히루는 아무래도 비녀로 정리하고 있는지 움직일 때마다 은줄의 흔들림이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다.비녀는 감색 천연석과 띠와 같은 의장 잠자리 구슬로 장식되어 있어 어딘지 모르게 주위가 입고 있는
유카타와 비슷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마히루마히룽ㅡ,할수 있는거야?"

"알고있고 몸에 익혔는걸요."

".......이거 재촉하는건가"

"칭찬하면서도 나무라고 있다...랄까?

"뭐야 그거"
뜻을 몰라 눈을 가늘게 뜨지만, 치토세는 웃을 뿐이고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머뭇머뭇 몸을 움츠리고 부끄러워하기
때문에 의미를 따질 수 없다.

다만, 마히루도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아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아, 아마네군도 잘 어울려요"

"그렇구나, 고마워. 마히루가 그렇게 말해줘서 기쁜걸"

일단 나름대로 맞는 걸 알았는데 마히루에게 보증받을 수 있는건 크다.약간 그녀의 편드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칭찬은 역시 기쁜 것이다.

순순히 받아본 셈인데, 왠지 마히루는 어렴풋이 삐진 듯한 색을 눈동자에 배게 하고 있다.

"......나 뭐 했어?

"자신만 쑥스러워하고 교활하다는 것이 아닐까-

"아, 치토세씨"

해설에 당황하는 마히루의 모습은 치토세의 말이 진실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무래도 아마네도 쑥쓰러웠을 것 같지만 과연 이 정도로는 쑥스럽지 않다.기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지만


마히루만큼 부끄러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알기 쉽게 동요한 마히루를 보며 치토세도 즐거운 듯 웃으며 "귀여운 손톱"이라며 마히루에게 붙어서 쓰다듬고
있다.

머리나 복장, 화장을 흐트러뜨리지 않게 만지는 그녀의 묘한 손놀림이 선명함에 감탄하면 되는가, 애정표현 해도
좋은건 자신뿐이라고 해야 하는가?

괜히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히는 마히루, 뭐 마히루가 귀여우니까 둘이 잘 지내는 걸 보는 것도 괜찮은지, 하고


시원시원한 아마네는 두 사람이 장난치는 걸 미지근한 눈빛으로 지켜보기로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1 화
161 합류

"오오 유카타"
축제가 있는 행사장 근처 역까지 가자 이츠키가 일찍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유카타일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던 듯, 아마네의 모습을 보고 감탄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며칠만이야, 유카타는 엄마가 둘 다 보내준 거."

"헉, 시호코씨도 용의주도하구나.*(つーかエスパー)*"


*(つーかエスパー 츠읏카 에스파ㅡ. 해석 불가능. 역시 독심술사! 같은 느낌)

"그렇게 생각한거면 뭐. 딱 좋은 타임이니깐 입혀본거지."

마치 두 사람이 여름축제에 가자고 하는 것을 미리 알아차린 것 같은 짐의 내용물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감탄했다.

나중에 답례도 겸해 마히루의 유카타 입은 사진을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다시 이츠키를 본다.

이츠키는 평범하게 거친 사복이지만, 청바지나 셔츠를 적당히 입는것 만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꽃미남이란 죄가
많은 것이다.유카타를 입으면 아마 잘 어울렸을 것이다.

"응,미녀의 유카타를 봐서 *안복이네요"


*(안복/ 편안하고 행복하다)

"잠깐ㅡ 잇쿤ㅡ, 나는-?

"치이는 언제 어디서나 귀여우니까

"......팩 했을때 배꼽잡고 웃던 주제에..

"그런 치이도 귀여운걸."

"생각나서 웃고있잖아!"

배싯배싯, 약간 세게 두드려도 어깨를 들썩이며 웃고 있는 이츠키에게 마히루도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덧붙여서 아마네도 친정집에 귀성했을 때 얼굴에 팩을 붙인 마히루를 본 적이 있는데 이상하다거나 재밌다기보다는


미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구나, 대단하구나,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나도 팩의 먹잇감이 될 뻔해서 단박에 거절했는데.


이 얼굴도 애써 예쁘게 다듬어서 그렇구나, 하고 마히루의 뺨을 손가락등으로 화장을 지우지 않을 정도로
쓰다듬었더니, 마히루가 간지러운 듯 웃는다.

그 자체로 이쪽을 보던 주변 사람들이 숨을 들이마시는 거니까 자신의 여자친구는 정말 미인인 거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여자친구가 귀여워서 튀는구나,"

"아니, 둘이 나란히 있는 시점에서 눈에 띄는거야......"

"글쎄, 여름축제라고 유카타를 입고 오는 사람도 적고.. 필연적으로 눈에 띌거야"

"아니 그렇긴 한데 그게 아니라고 해야하나......뭐야 괜찮지만 말이야.

이래서 너는 하고 어깨를 움츠릴 수 있지만, 아마네는 넘겨버리고 마히루에게 살짝 기댄다.

아마네로썬 자기 것이야, 라는 견제를 담은 행동에 마히루는 반짝 눈을 반복하는데 의미를 알았는지 희미하게


볼을 붉히며 기분 좋은 듯 스스로 아마네의 팔에 달라붙어 왔다.

마히루의 모습에 치토세 이츠키도 히죽히죽 웃고 있지만 본인은 개의치 않고 아마네에게 달라붙어 있다.

"우리도 질 수 없네, 그래"

"하핫, 가까이 와"

*노리노릿 맞서듯 달라붙은 두 사람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딱 달라붙은 마히루를 내려다보다.


*(ノリノリ 들뜨다. 경쾌하다 정도의 의태어)

눈을 부릅뜨게 된 마히루가 신뢰에 찬 눈동자를 하고 있어서, 아마네도 그에 응하듯 옆에 있던 작은 손바닥을


잡는다.

"그럼 이만 가볼까, 우뚝 서있어도 어쩔 수 없고"

"이제 축제도 시작이네. 자아~ 먹을거야~

색기보다 식상한 발언을 하면서 이츠키의 팔에 달라붙어 씩씩하게 손을 든 치토세에게 이츠키도 웃으며 축제장
쪽으로 몸을 돌려 걷기 시작한다.
아마네도 한 번 마히루의 눈동자를 보며 웃으며 마히루의 손을 꼭 잡고 그들의 등을 쫓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2 화
162 특기는 *천연헌팅
*(전형적인 히로인 속성. 나무위키 참조)

넷이서 도착한 축제장은 이미 붐비고 있었다.

평소에는 인적이 드문 지역인데, 지금은 그 인상을 뒤집는 듯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최근 한두 주간은
근처에서 축제가 따로 없었다는 것도 성황 상태의 요인일 것이다.

쫙 본 느낌으론 유카타 입은 사람도 적으니. 유카타입고 다니면 매우 눈에 띌 것 같다.눈에 띄는 건 마히루가


미소녀인 탓이 크지만.

"꽤 사람이 많네"

"그렇지,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지"

"마히룽도 아마네랑 떨어지면 안 된다고?

"......떨어지지 않을거에요."

바짝 달라붙어 잡은 손을 꼭 잡는 마히루, 아마네도 손가락을 꼬듯이 되잡고, 절대로 놓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놓으면 확실하게 괘씸한 남자무리들이 헌팅할려고 달려들거야.그러지 않고는 못 배길거야,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아이가 있었다면.

휴우, 어찌된 일인지 일부러 요란하게 부르는 이츠키에게는 "어차피 너도 손을 잡겠지"하는 시선을 보내며
축제장에 줄을 선 포장마차와 그 길을 바라본다.

"마히루, 뭐 보고싶은거 있어? 먹고싶은거나"

"이런 장소 처음이라, 잘 몰라요......"

"그렇구나, 우선 무난하게 뭐 먹을까?

'가족끼리 나들이 간 적은 거의 없다' 라는 생각이 나서 조금 아련한 기분이 들면서도 마히루를 격려하듯 웃으면
마히루도 작게 웃는다.
"아, 나 나 솜사탕 먹고싶어!"

"저거 초장부터 사도 부피가 크고 내버려두면 울상이겠지.......

치토세는 비교적 많이 먹기 때문에, 금방 먹어치운다면 문제는 없을 것 같다.다만, 첫머리니까 단 것을 먹기


전에 배를 채우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아마네로서는 무난히 야키소바 타코야키 근처부터 공격하고 싶지만, 마히루가 먹고 싶은 것을 우선할 생각이다.

"......축제란, 어떤것이 있나요?

"밥이라면 야키소바나 타코야키, *프랑크프루트 식 오징어 인가봐.밥은 이쪽에서 먹을거고, 당장 먹고 싶은건


이런거려나"
*(버터구이 오징어)

"걸으면서 결정하면 안되나요?"

"좋아.그런 것도 축제의 묘미니깐"

뭘 먹을지 정하고 나서 움직이는것도 좋지만 괜찮은 걸 걸으면서 찾아서 산다는 것도 오케이인 것이다.오히려
그쪽이 축제의 의미에 맞게 즐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츠키네는 어떠냐고 시선을 보내면 상관없다는 취지의 답변과 수긍을 받았기 때문에 그 노선으로 가려고 마히루를
재촉하며 인파 속으로 들어가도록 걷기 시작했다.

포장마차를 보면서 적당히 어슬렁거리거나 군것질 하다 보면, 축제라면 보일만한 사격 가게가 보인다.

축제 특유의 포장마차라면 사격 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아마네로서는 모처럼이라 놀고 싶은 곳인데, 마히루가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넘겨버릴까 생각도 하고 있었다.

손을 잡으며 두리번두리번 포장마차를 둘러보고는 즐거운 듯 눈동자를 반짝거리던 마히루는 아마네의 시선 끝을


더듬으며 깜박깜박 눈을 반복한다.
"아마네군, 저건 뭐인가요?

"아, 사격이야. 코르크 총으로 경품을 노리고 떨어뜨리면 받는 게임이야. 해볼까?

무슨 일이든 경험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지갑을 꺼내 흔들자 마히루는 미묘하게 당황하면서도 호기심이 이겼는지
슬쩍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라고 점주에게 돈을 주고 코르크 총과 다섯발 분의 총알을 받고, 마히루가 쏘도록 장착한다.가게 주인에게
맡기지 않아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은 틀림없이 부모님들이 축제에도 여러 번 데려가 주셨기 때문일
것이다.

"이봐, 다 됐어, 어떤걸 노려볼래?

"......저거, 귀여워요."

마히루가 손가락으로 나타낸 것은 플라스틱 케이스에 든 머리핀이다.자양화 모양의 장식이 붙은 그것은 지금


마히루가 입고 있는 유카타와 의장으로서는 맞을 것 같고 디자인적으로도 아기자기하다.

단지, 사적의 경험이 있는 아마네로서는, 저런 것은 비교적 떨어뜨리기 어렵도록 조정되어 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처음인 사람이 노리기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히루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싶기 때문에 그것은 말하지 않고 쏘는 법이나 자세를 마히루에게 가르치면서
마히루의 팔에 맡기기로 했다.

*미소녀가 장난감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총을 겨누는 모습이라는 것도 어지간히 좋은 것이라고 조용히 생각하면서
지켜보자, 마히루는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소녀전선 오마주)

가벼운 소리가 나서, 총알이 날아가고......그냥, 뒤에 있는 천에 닿는다.

"음, 어렵네요"

"지금은 조준만 하는걸로도 고생이 많구나, 처음이라고"

경품과의 거리가 그다지 없다고 해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총의 위력이나 발사 속도에 따라 각도를 조정해야 하고, 쏠 때는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원래 총에 의해서
날라가는 버릇이 있거나 하기 때문에, 그것을 판별하지 않으면 경품에 스치지도 않거나 한다.

꽤 심오하구나, 하고 부모님께 쓸데없이 두들겨진 기술과 지식을 되새기며 웃으니, 마히루는 웃기다고 착각했는지
"이번이야 말로 맞춰보겠습니다"라고 분발해 아마네에게서 배운대로 총알을 넣어 쏘고 있었다.

결국 전탄을 빼고 있으니, 그 기세 모든 것이 탄식으로 변하고 말지만.

가게 주인에게 참가상의 막대 스낵을 많이 받은 마히루가 쓸쓸했다.

"끝나버렸네요 "

"처음이라 어쩔 수 없대요."

"맞아, 누구든지 처음은 그렇게 될거야.억울함은 아마네가 풀어주고, 아마네의 멋있는 모습 보고 싶어"

"남의 일이라고 편하게 말하지마"

원래 마히루가 원하는 걸 못 따면 아마네도 도전할 예정이긴 했지만, 이렇게 말해놓고 못 챙겼을 때 곤란하다.

다만, 마히루도 비교적 서운한지 노리던 머리핀을 보고는, 그 다음 아마네를 올려다보았다.

"......저거, 갖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니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겠네"

치토세에게 떼쓰는 법을 배우면서, 그저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여주는 마히루를 보고 "이건 도망칠 수 없구나"라며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도 마찬가지로 가게 주인에게 대금을 주고 총과 탄을 받는다.

과연 오래간만이라 잘될까 하고 총의 감각을 확인하면서 기죽지는 않게 하고 꾸미고 트리거를 끈다.

매끄러운 동작으로 던져진 코르크 총알은 똑바로 헤어핀 케이스를 향해 날아가 가장자리를 스쳤다.

약간은 케이스가 흔들리긴 했지만 쓰러지는 일은 없다.


"아~ 아쉽다 "

"아니야, 좋아 이걸로.탄도나 위력이나 총 그 자체의 특성을 보기 위해서였으니까"

아무것도 첫발부터 쓰러뜨리겠다는 각오였던 것은 아니다.

시험 발사 차원에서 쏘았고 실제로 살짝 스친 정도였다.

단지, 만진 감각과 쏜 감각, 경품이 맞은 감각으로 보아, 이 가게의 총이라면 괜찮겠지, 라는 느낌이 있었다.

총의 특성에 따라서는 떨어뜨릴 수 없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번 것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생각이랑 맞기만 한다면 웬만한 것은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다.

직감이 무뎌지지 않은 것에 안심하면서 다시 장전하고, 노린다.

마히루를 위해서라면 이 가게의 가장 대박인 큰 장난감이든 뭐든 맞춰보이려고 하는데 원하는 건 머리핀이어서


거기에 한 점을 노린다.

(그리운걸)

초중학생 시절에 자주 연일에 데려다 주셨다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조용히 방아쇠를 당겼더니, 이번에는 케이스
한가운데서 약간 위쪽에 맞았다.

한가운데를 맞혀도 떨어뜨릴 수 있을지 위험했지만 중심을 흔드는 일에 집중해서 어떻게 균형을 깨뜨릴지에
조심해서 쏜 그것은 의도대로 케이스를 흔들어 쓰러지게 만든다.

보고 있었다 주위의 손님으로부터 희미한 함성이 들렸다.

이걸로 실패했다면 망신당했을꺼라고, 하고 생각하며 남은 탄알을 적당히 가벼워 보이는 과자에 댄 김에 경품을
회수하자 점주가 싱글벙글하면서도 미묘하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너무 많이 잡으면 영업방해가 되는 구나)

한번 경품을 너무 많이 받아 출입금지 당했던 시호코를 떠올리며 "죄송합니다"라고 어깨를 움츠리고, 획득한


경품을 받는다.
"이걸로 하면 되는거지?

돌이켜 잡은 헤어핀 케이스를 내세우면 마히루가 수줍은 듯 고개를 끄덕인다.

"......아, 감사합니다.설마 정말 성공할 줄이야......"

"왜 자꾸 성공할까,,,,"

"이런건 잘하니까 말이야.

"와 *꽃미남, 짜증나"


*(イケメン 이케멘)

"왜이래......"

치토세가 먼저 재촉해왔는데 막상 성공하니 불평하고 불합리함을 체감한 아마네다.

"뭐, 아마네는 이런거 잘하는거 같아.게임센터 같은 곳에서 총 쏘는 게임 같은 것도 하이스코어 내고"

"이런 쓸데없는 곳에도 교육에 힘이 들어갔구나......인생이 풍요로워진다고......"

"아니야, 그 덕에 시이나씨가 원하던 것을 겟 할 수 있었으니 괜찮겠지"

"그것도 그렇다,"

마히루가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기에 부모님께 감사하다.

뭐 특기라고 우길 정도는 잘 하고 있는 걸까, 하고 웃으면서 경품의 머리핀을 케이스에서 꺼내 마히루의 앞머리에


가볍게 끼우고 머리핀으로 고정시킨다.

우연히 지만. 유카타와 의장이 비슷하고 통일감이 있었고 분위기도 잘 맞았다.

"응, 귀여워 잘 어울려"


심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쓰임새도 좋을 것 같다, 하고 잘 어울리는 마히루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웃으면, 뺨을 장미색으로 물들인 마히루가 "감사합니다"라고 속삭인다.

쑥스러웠구나, 하고 짐작할 때에는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시이나씨 한정으로 엉뚱하구나"라고 이유를 알 수 없는


감상을 말했기 때문에, 아마네는 수치와 환희를 머금고 이츠키를 무시하기로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3 화
163 자신감

"마히룽 기분 좋아하네~".

아마네가 획득한 머리핀을 착용한 마히루는 매우 기분이 좋아 보였다.

치토세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녀는 꽃을 날리고 있다.

꽃뿐만 아니라 달콤한 미소까지 아마네에게 날리다가 잘못하면 화살까지 날려 스쳐 지나가는 남성진의 심장까지
쏴버릴 것 같아 끝이 두렵다.

아마네의 남성성을 사로잡아 가는 모습은 천사 그 자체인데, 그 미소는 마성을 띠고 있다.

역시 여기까지 마히루가 신나는 것은 처음 보는 듯 비틀거리며 쑥스러워 보였다.

어느 정도 내성이 있어야 할 아마네조차 가슴 울림을 억누르지 못한다.

"야 아마네, 이건 그만해야지"

"저 모습. 귀엽지만 생각해보면, 피해자가 큰일날걸."

잘못해서 뭔가 마히루에게 위해를 가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행복한 듯이 볼을 풀고 있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가볍게 잡은 손을 잡아당기고, 마히루의 귀에 얼굴을 댄다.

"마히루가 기뻐해줘서 기쁘지만, 그런 얼굴을 남에게 보여주면 안돼.나쁜 놈에게 끌려갈 것 같고......
게다가"

"게다가?

""그런 귀여운 얼굴은, 나랑 둘 때 만 보여주는게 아니면 싫어.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고"


그러니까 보여주기는 싫다, 라고 마히루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속삭이면, 멍하니 소리를 낼 것 같은 기세로
얼굴을 붉히는 마히루가 완성되었다.

콕콕 열심히 고개를 끄덕여주는 모습은 솔직하고 씩씩하고 귀엽게 생겼는데 아까 깐 머리핀이 어긋나버렸다.

마히루를 멈추면서 부드럽게 핀 위치를 고친 김에 볼을 쓰다듬어 놓자 이번엔 마히루는 굳어버리고, 그다음


아마네의 두팔에 가볍게 이마를 대고 얼굴을 가리고 말았다.

아마 쑥스러웠겠지, 하고 생각하며 잡은 마히루의 손을 손가락 배에서 쓰다듬으면 제대로 반응하기 때문에 완전히
*캐퍼오버ㅡ가 된 것도 아닌 것 같다.
*(キャパオーバー キャパ가 capacity 의 가타카나 약자. 능력밖. 멘탈오버 정도의 느낌.)

"거기의 두사람, 매혹적인게 그친건 괜찮지만 이번에는 *눈에 독이 되고있으니까말야"


*(눈살이 찌푸려지다)

"마히루가 귀엽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

"아니 이번 것은 너가 잘못한 것 같고 너에게 원인이 있어......아마네를 어둡다고 평가하던 여자에게 지금을


보여주고 싶을 정도야.

"뭐야 갑자기 "

"마히룽도 각성한 아마네에게는 약하지, 파괴력 *마시마시잖아"


*(マシマシ 의미불명. マシ 자체는 많다. 불어나다란 뜻이 있는데. 보통 가타카나 수식어면 본 뜻이 있기
마련이지만. 찾아도 보이지 않음)

각성이란게 뭐야, 하고 어이없어 하면서 달라붙는 마히루에게 시선을 주면 왠지 모르게 눈을 부릅뜨고 미묘하게
노려보아졌다.

"아마네군, 아까의 대사는 고스란히 아마네군에게 돌려드릴게요"

"오, 오우?

"절대예요"

꽤 다짐을 받았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면, 조금 안도한 것 같은 마히루가 이마에 멍때리고 두 팔을 밀어온다.

이런 만지는 방법 좋아하구나 하고 생각하며 자꾸 좋아하게 만들고 있었더니 치토세가 가냘프게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마히룬 한정 천연스러움은 여전하네에"

"글쎄말이야...... 흐으음.."

"뭐 마히룽이 싫어하는게 아닌것같아 난 말리지 않는데.그것보다 배고파서 저기 오징어구이 사러 가지 않을래?


*달달한거 먹었으니 짠거도 먹고 싶고"
*(염장질 돌려까기)
"너 아직 단거 안먹었잖아......"

"그쪽이 아니구나 - 이게... 뭐 됐으니까 가자,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라는 말을 듣고 주변을 흘끗 쳐다보면 얼굴을 붉히신 분들과 시선이 마주친다.

남녀 모두 마히루의 부끄러움과 귀여움에 맞춰졌을 것이다.남성에게 수수한 질투의 눈빛을 받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마히루를 쑥스럽게 하는 게 아니었어, 하고 수수하게 후회하며, 아마네는 치토세의 제안을
타고 마히루의 손을 끌고 오징어 구이 포장마차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음, 역시 축제의 밥이란 맛이 다르죠.분위기 효과인데"

지난번에도 야키소바와 카라오케를 먹고 있었는데 여유로운 표정으로 오징어구이를 덥석덥석 하고 있는 치토세는


참으로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상점들이 늘어선 큰길에서 조금 벗어나 준비된 휴식공간에서 서서 먹는데, 역시 여기서도 힐끔힐끔 시선은 느낀다.

(뭐, 마히루도 치토세나 타입이 다르지만 미소녀니까..)

청초가련을 체현한 것 같은 미녀의 마히루과, 활발하고 애교있는 보이쉬함이 매력의 치토세, 각각 *벡터는
다르지만 미소녀에겐 틀림없다.당연히 남의 눈을 끌것이다.
*(vector, '방향'과 질량이 있는 대수학/물리학 용어)

그것도, 지금은 치토세가 오징어구이를 흥미롭게 보고 있던 마히루에게 맛있게 먹이고 있으므로, 사랑스러운 두
사람이 사이 좋게 마주하고 있으면 남성의 시선은 못이겨지게 되는 것이다.

맛있었는지 담담하게 미소 짓는 마히루를 보고 황홀한 탄식을 쏟아내는 남성이 보일 정도여서, 상당히 그림이
되어있을 것이다.

"귀엽구나 "

"귀여운데, 우리 놔두고 *재미보고 있어"


*(いちゃいちゃ (이차이차)이전에도 나왔듯이 살짝의 성드립 섞인 드립.)

"뭐야, 질투하는거야?"

"여자들끼리 잘 지내는 만큼은 질투는 안한다."

" 그럼 지켜봐두는걸로.저것은 저것대로 매우 좋을것 같은데"

미소녀가 저러는 모습은 각별합니다..로 약간 변탠 말을 하고 있는 이츠키이지만 어떤 마음인진 모르곘다.

그냥 말해버리면 자신이 변태 될것 같아서 마음이 들어 삼키고, 둘이 사이 좋아 서로 웃고 있는 것을


바라보노라면 ― ― 근처에서 "어라, 시이나 씨?"라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반 친구인 남자 몇 명이 있었는데 마히루 쪽을 보고 있었다.

이곳도 축제를 극찬하는 중인지, 탈을 쓰고 있거나, 복주머니를 손에 들고 있거나 알기 쉽게 축제를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먼저 반응한 것은 이츠키로, 변함없는 상쾌한 미소로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다가간다.

"오ー너희들도 축제 왔었구나"

*"시라카와씨가 있다면 그야 이츠키도 있겠지, 라는 말은 후지미야도"


*(인명 헷갈릴까봐 정리. 후지미야 아마네/시이나 마히루/아카자와 이츠키/시라카와 치토세)

"여기 있어,"

이츠키처럼 손을 흔들지는 않지만 가볍게 손을 들면 그들에게 술렁거림이 생겼다.


"어, 유카타"

"유카타면 안되는거냐?"

"아니, 뭔가 절에 들어가 있는것 같다고 해야하나......"

"보통 입기만 하지만."

유카타를 입고 있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일은 하지 않고 있고, 지극히 평범한 것이지만, 그들에게는 유카타


분위기가 특별해 보이는 것 같다.

진짜로 보이면 뭐라 말할 수 없는 답답함과 가려움을 느껴 얼굴이 떫어지지만, 느긋한 동작으로 다가온 마히루의
모습을 보면 그것도 풀렸다.

"어라. 오랜만이에요." 라고 할 정도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방학식 이후네요.모두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인걸요?"

"오......유카타 시이나씨......"

빠짐없이 쳐다보는 반 친구들도 예상 내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고 마히루를 바라보니 시선을 눈치챈 마히루가
살짝 볼을 붉힌다.

그것만으로 반친구들이 굳어지기 때문에 마히루의 귀여움을 잘 알 수 있다.

"시이나씨, 유카타 너무 잘어울리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해주셔서 기쁜걸요."

칭찬을 받아도 쑥스러운 것은 아마네를 상대 할 때 뿐인지 아름다운 외향의 미소를 지으며 찬사를 받고 있다.

"그거, 자기가 입은거야?

"네~~라고 해도 유카타는 아마네군의 어머님이 챙겨주신 것인데.......

"엄마가 보고싶어서 보낸것뿐이고, 신경쓰지 않아도 될거야.엄마는 마히루를 예뻐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하니까,
비교적"
아마도 내년 기모노도 준비해서 그렇다.우리 집에는 여러 개의 옷이 있고 외조부모 집에는 더 있기 때문에 기쁘게
둘러볼 것이다.

또 다른 기모노를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는가 하면, 아마네로선 괜찮다 더 하라고 성원을 내심 보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래도 미안하달까"

"괜찮아, 마히루에게 있어서 우리집은 본가같은 거지?

부모님께서도 친정으로 생각하시면 된다고 하시기도 하고 오히려 웰컴이기 때문에 사양하시는 분이 부모님은
슬퍼하실 것이다.

그것을 알아본 마히루가이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을 부드러운 행복감을 맛보며 바라보고,
그 다음 힐끔힐끔 말해온 반 친구들을 본다.

그러고 보니 그는 *체육제 때 달려들었던 놈이었구나, 라고 새삼스레 생각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건


없다.
*(운동회때 태클걸었던 그 친구. 마히루한테 참교육 당함)
뭘 어쩌나, 마히루에게 그들은 남에 불과한 것이다.그들이 참견할 틈이란, 하나도 없으니까.

그런 사실에 우월감을 기억할 정도로 성격이 나빠졌나 하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그래도 양보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

"그럼 즐기는거 방해하면 미안하고, 슬슬 이동할까?

치토세도 오징어구이를 다 먹었고, 라고 덧붙여서 치토세를 보면 흥미로워 보이는 듯 이쪽을 보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마히루의 허리를 끌어당기며, 그들에게 아마네게 능청스러운 미소로 답한다.마히루는 놀란


듯하지만 부끄러움에 확실한 환희를 머금고 스스로 아마네에게 달라붙었다.

"네 그럼, 방학이후에 또.."

"아,우,응......다음에 보자"
웃는 얼굴로 마히루에게 그런 말을 듣고는 더 이상 매달릴 수 없었고, 그들은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으로
아마네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에게서 떨어져 다시 노점이 늘어선 길을 걷기 시작한 마당에, 이츠키가 마히루와는 반대로 서서 조금만
얼굴을 가까이 댄다.

"아마네, 지금 일부러 그런거지."

마히루에게 들리지 않게 하고 있는지 작은 목소리가 왁자지껄하게 축제장단에 섞여 들려온다.

"어디 이야기야 ?

"글쎄, 지금의 태세도 그렇지만 친정쪽 이야기도"

정말, 이츠키는 영리하고 눈치가 빠른 남자였다.

아마네 나름의 결의와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글쎄, 어떨까?

"......강해졌구나, 너도"

칭찬인지 기가 막히는지 알 수 없는 성음으로 중얼거렸기 때문에, 아마네는 칭찬을 받은거면 그러기로 하고


뜻깊은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4 화
164 천사님과 빙수

"다음엔 빙수 먹자ー!"

어슬렁거리는 것을 재개한 네 사람이지만, 치토세의 발언에 다시 한 번 걸음을 멈추게 되었다.빙수 포장마차는


지나갔다.아마도 앞에도 있겠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기 때문에 조금 뒤로 돌아가는 것이 빠르다.

"어떤 위주머니를 하고 있는거야 정말......"


"이런 위주머니야 ー"

배를 뻥 때리고 있지만 마히루 못지않게 가는것 뿐인것을 알 뿐이다.이 배에 야키소바와 튀김과 오징어구이가
저장되어 있으니 놀랍다.

어디에 몰렸냐고 정색을 하고 배를 보고 있었더니 마히루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치토세씨 살찌지 않죠, 굉장히 슬림하고 부러워요"

"건강하게 슬림하지. 물론 허리띠도 조여맸으니"

"에헤, 칭찬 더 많이 해주세요"

"진짜로 작은거야......안았을때나 엄청 가늘고,,"

자주 붙어 있는 이츠키니까 치토세의 슬림함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이츠키는 특별히 굵다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몸에 적당한 키인데, 붙어 있으면 치토세의 가늘음이 돋보이기 때문에 상당히 가늘다.

그래서 근육이 어렴풋이 싹트고 거친곳 없는 절묘한 체격을 갖고 있는 치토세의 노력이 역력하다.

"잘먹는데 살이 안찌는구나"

"움직이는게 좋은걸"

"뭐 그거에 치이는 체질적으로나 살찌기 힘들어서 그래.그만큼 다른 곳에 붙지 않는데"

"......잇군,이쪽으로 오렴?"

입을 잘못 놀렸구나, 하고 한순간에 깨달은 것은 치토세가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억양이 없는 목소리를 올렸기


때문일 것이다.

치토세가 수수하게 신경쓰는 부위의 일을 건드렸으니 당연히 화를 낸다 오히려 남자친구이기 때문에 더 화를 내는


기분이 든다.

"미안해 말실수였으니까 정강이 차는거 그만둬요.

"매번 말하지만 잇군은 한 마디 더 쓸데 없이 하는구나- 저쪽에서 사이좋게 얘기하지?

생글생글 웃으면서 이츠키의 팔에 달라붙어 잡아당기는 치토세에게, *애통함을 입 밖에 내지 않고 이츠키에게


전해놓는다.
*(御愁傷様/ 누군가가 죽거나 다친 경우에 쓰는 말. 비통하시겠습니다. 의 뜻이 변환되서 놀리는 용도. 꼴
좋다 급의 말)

*"꿩도 울지 않으면 총에 안 맞을것이다......"


*(봄 꿩이 제 울음에 죽는다. 의 일본속담)
"뭔가 말했어?

"아니 전혀"

이쪽으로 불똥이 튀는 것은 삼가하기 때문에 슬그머니 부정하고, 옆에서 난처한 마히루에게 이츠키의 구원 요청을
스루할 수 있도록 일부러 미소를 짓는다.

"마히루는 빙수 뭐 먹을래?

"어......이, 딸기......?

"응 그럼 사러갈까? 치토세-, 먼저 빙수 사올테니 거기서 사이좋게 지내라-"

"네~"

이츠키를 위압하면서도 웃는 얼굴로 돌아보며 대답하는 치토세에게 작게 웃으며, 아마네는 마히루의 손을 끌고


한번 길을 돌아오기로 했다.

두 사람이 빙수를 사서 돌아왔어도, 치토세표 설교는 끝나지 않았다.

길을 조금 벗어난 곳에서 사이좋게 대화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멀찍이 바라보며 어깨를 움츠린 아마네는 자신에게
바짝 붙으며 뭐라 말할 수 없는 듯 쓴웃음을 짓고 있는 마히루를 본다.

",,,,아직도 하고있구나"

"사이 좋네요."

"뭐 걔네들 나름 장난치는 법이지.약간 치토세가 화나긴 하지만"

"아, 아하......"
진심으로 화가 난 것이 아닌 것도 알고 있기에 말리지는 않고 손에 들고 있던 빙수컵을 마히루에게 건네준다.

"자, 마히루"

"감사합니다.아마네군은 ......왠지 떫네요"

"사실은 *우지긴토키가 좋은데, 역시 포장마차에는 없었어"


*(팥빙수에 녹차시럽을 부운것.)

아마네는 *말차를 골랐다.


*(찻잎을 가루낸것)

있었다면 우지긴토키를 할것이지만, 그래도 포장마차에 저런 팥소를 구하는 것은 힘든 것이 있으므로 어쩔 수


없는 타협이다.

"아마네군, 그런 단것은 먹는군요.잘 안 먹으려고 하면서요."

"딱히 단걸 싫어하지 않아, 즐겨먹지 않는것 뿐이지.안자는 좋아해 특히 푸욱 고운 팥 같은거."

단것은 자기가 안먹기만 하고 나오면 먹는다. 스스로 먹으려는 것은 커스터드 계열의 것 정도일 것이다.그것도 잘
먹지 않아서 좋아한다는 이미지는 우선 붙지 않는다.

팥소를 좋아하는 것은 말차나 녹차에 맞기 때문이다.쓴 것에 단 것은 서로를 돋보이게 해서 매우 잘 맞기 때문에


사실 좋아하기도 한다.

"그런가요? 팥소를 만드는 것은 힘드니까 뭔가 만드는 것도 고생이 될걸요"

"팥을 쑤는 것 부터 생각하기 시작하는 마히루가 대단한거야.시판하는 걸로 괜찮아......"

보통 팥을 쑤어 가는 곳부터 시작하자는 발상은 없을 것이다.시판에서도 팥소는 포장되서 팔리고 있으니, 수고와


시간을 생각하면 그쪽을 선택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다만, 마히루에게는 수제 쪽이 먼저 오는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인 거에요.시판하는 것이라면 좀처럼 달콤함은 조정할 수
없고, 알갱이의 감촉이 남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에"
아마네군에게는 맛있게 먹어 달라니 씩씩한 말을 하며 미소 짓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미안함과 사랑받는 실감에
행복함을 느끼는지라, 웃으면 좋을지 안될지 모르겠다.

"그럼 말차 푸딩에다가 도라야키 곁들여서 먹고싶어."

"후후, 네. 맡겨주세요"

아마네군을 위해서라면 뭐든 만들어요, 라고 마히루가 말하면 과언이 아닐 것 같은 말을 입에 달고 빙수를 먹은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쑥스러움을 느껴서 속닥거리듯이 자신의 빙수를 입에 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5 화
165 천사님과 치토세의 고민

"좋겠다 - 녹차빙수ㅡ,"

빙수를 먹고 있었더니, 아무래도 이츠키와 사이좋게 대화를 하면서도 이쪽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부러운 듯
하면서 치토세가 다가왔다.

"이츠키의 처리는 끝난거야?

"물론이지, 정말 실례가 되겠지"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있는 치토세에게 아마네와 마히루는 아마 나란히 쓴웃음을 지었고, 조금 전까지 이츠키가
있던 곳으로 시선을 돌리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참고로, 이츠키는 ?

"빙수랑 초코바나나 사러갔다"

"늘어나고 있다......"

"사과의 의미인걸~

홱 외면한 치토세에게 이츠키의 지갑이 추워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본인이 나빠서 측은해 하지 않는다.

지뢰를 몇 번 밟고 있는데도 학습하지 않는 이츠키지만 그들에겐 아마도 모종의 스킨십이나 커뮤니케이션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화나게 하고 있어서 별로 칭찬받은 것도 아니지만.
이번에는 삐진게 오래 가는지 아직도 입술을 삐죽삐죽하고 있다.

"저도 좋아서 작은건 아니고- 어차피 남자는 마히루처럼 *뽀잉ㅡ이 좋은거지-"


*(ぼいん / 커다란걸 돌려 말하기.)

"아, 그렇게 말하는 것은......"

꾹 가슴을 누르는 마히루는 치토세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뜨거워진다.평균 이상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신경을 쓰면 마히루가 부끄러워해서 자주 보지 않으려고 했었다.

"별로 질투를 하는건 아니지만 말이야, 부럽다고 생각해 마히룽은 나에게 없는 것을 잔뜩 가지고 있거든.이쁘고,
스타일 좋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집안일도 잘 하고, 숙직하고...... 정말 남자의 이상형이라고 생각해"

"그런 일은,"

"있어- 절대 *타이키씨는 마히루씨를 보면 이런 여성을 선택하는게 좋다고 한번에 말할 게 뻔한걸.


*(大輝)

미약하게 시든 듯 웃는 치토세에게 그녀가 오늘 혼자 아마네와 마히루네를 찾아온 이유를 은근히 짐작했다.

"타이키씨한테 무슨 소리 들었어?

"그렇지는 않아.. 단지 시선이 환영하지 않을 뿐이야.

타이키씨, 라고 하는 것은 이츠키의 아버지이다.

그는 이츠키와 치토세의 사이를 환영하지 않는다.이츠키의 집에 갔을 때 말할 기회가 있었는데, 단순히 타이키가


치토세의 성격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것과, 이츠키에게는 훌륭한 여성을 며느리로 받아 오길 원한다고 해서
별로 호의적으로 볼 수 없다고 한다.

치토세가 싫다기보다는 더 좋은 여자가 있을 것이다, 라는 것이다.

"딱히 싫어하지는 않아, 타이키씨는"

"하지만 마히루의 앞에 놓으면 절대 마히루를 고를거야.


"그건 뭐......"

치토세에는 치토세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마히루에게는 없는 매력도 치토세는 가지고 있다.그러나,


타이키가 요구하는 것은 마히루와 같은 말하자면 *야마토 나데시코이며, 그 요구에서 치토세가 벗어나 있는
것이다.
*(大和撫子 전통적 여성상을 지닌 여성, 그중 내조와 가정에 힘쓰는. 그런 여성을 지칭. 나무위키)

치토세에게 모자라는 것이 있는 것도 치토세가 나쁜 것도 아니고, 단지 궁합과 목적이 맞지 않을 뿐.

치토세는 타이키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신경쓰고 있는지, 깊이 한숨을 내쉰다.

"그렇다고 마히루처럼 되려고 해도, 이렇게......우르르우르르 되고.잇군은 신경쓰지 말라고 말하지만, 역시


장기적으로 이렇게, 딸이 되고 싶은 거잖아? 원만한 사이를 쌓고 싶은 거지"

"......어렵구나. 당장 해결할 문제도 아니지"

"응, 연단위로 걸려. 뭐, 열심히 하긴 하는데 말이야... 막 뭘 하려고 해도 아무것도 안 되는게 어려워,
궁합이란게 있거든"

아마네의 가족처럼 *공인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난처한 듯 웃으면서 마히루에게 붙어서 마히루의 빙수를
나눠 받는 치토세에게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지 몰랐다.
*(인정받음.)

마히루도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는지 그저 다정하게 치토세를 어루만지고 있다.

치토세는 어리광 부리듯 붙은김에 빙수를 조르고 있었다.

그랬더니, 이츠키가 양손에 주문품을 안고 돌아오고 있는 것이 인파 틈으로 보였다.

"딱히 중요한것도 아니고, 이츠키군에게 말하지 말아줘"

앞서 조심한 치토세가 평소의 미소를 지으며 이츠키 쪽으로 향하는 것을,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으로 아마네와
마히루는 배웅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6 화
166 천사님에겐 불필요한 한마디

심부름에서 돌아온 이츠키와 합류한 세 사람은 사온 것을 다 먹고 천천히 인파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포장마차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사람 많구나"

"그건 이쯤의 유일한 축제니까말야.포장마차도 많고 규모도 괜찮으니깐. 학교 녀석들과도 만나고"

그저 맥없이 퇴장했지만, 하고 덧붙여서 유쾌한 듯이 웃는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어깨를 움츠리는데만 담아둔다.

듣던 마히루가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있어 '맥없이 가버렸다' 라는 말을 신기해 할 것이다.

아마 깨닫기 전에 안중에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하니 작은 우월감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히려 내가 있는데 마히루의 마음을 끌려고 했었지)

마히루가 아마네 이외를 보지 않는 것은 학교에서의 모습으로 알려진 줄 알았는데, 포기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기분을 알 리가 없지.

청초가련하고 남자의 이상을 체현한 것 같은 소녀가 가까이 있는 것이다.저쪽에서 툭 튀어나온 남자가


털어버렸다니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과연 마히루가 분명히 아마네와 그 이외로 태도가 다르다는 것만큼 이해해줬으면 하는 것이었다.

......사랑받고 있구나, 나도.

물론 알고는 있지만, 최근 점점 더 절실히 실감하게 되었다.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되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고.

당연히 아마네도 마히루가 자신에게 품는 것과 비슷하게 열량을 담아 사랑하고 있지만 역시 부끄러움과


자랑스러움이 동시에 찾아오기 때문에 가려움도 느꼈다.
",,,,,, 아마네도 정말 마히루 좋아하네, 얼굴에 나와"

"에"

"예전에 비해 이렇게, 붙임성이 좋아졌고 표정이라던가 눈빛이 굉장히 부드럽고 말하는 것도 이렇지만
달콤해졌어"

"애교가 다소 나아진 자각은 있지만, 만만해졌다고 해도 말이야"

태도가 달콤하면 알겠지만 눈빛이나 표정이 달콤하다는 말을 들어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마네는 어느 쪽인가 하면 무뚝뚝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고, 차가운 편이라고 자각하고 있는데, 달다고 말한다고
고개를 떨군다.

"마히루, 혹시... 나 달콤해?

"에..으ㅡ..,그건...그......에에..네에.."

"그런가보네, 그래도 눈매 등이 달콤하다는 말을 들어도 말이야"

"다음에 사진 찍어줄테니까 자각하고 말썽 피워라.

대단하다고 해서, 다음부터 남들 앞에서 마히루를 귀여워하는 것은 자제하려고 생각하면서도, 마히루가 항상


귀여워서 참을 자신이 없다.

확 볼을 붉히고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마히루를 일단 손가락으로 볼을 어루만져놓으면서, 아마네는 조금만


볼에 힘을 실어두기로 한다.

"이제와서 얼굴만 눌러도 우리에겐 무의미하지만 말이야"

"시끄러"

"마히룽도 아마네가 달콤한 쪽을 좋아할것이고.

"에...그...그건......그,어떤.. 아마네든,좋아하는걸요..싱글생글한 아마네군도, 달콤한 아마네군도,


요염한 아마네군도......"

"헤에, 요염한 아마네 본 적 있구나-"

실실웃음을 당했지만 별로 싫은 일은 일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당황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아마네와 마히루는 사귄지 두달이 넘었지만 겨우 키스를 하게 된 정도이고 그 이상은 못 미쳤고 당분간은 참을
생각이다.

사귀자 마자 그런 행위에 들이는 것은 체면치레하는 것 같아서 싫고, 부담 가는 것은 마히루쪽 이라 부담스럽게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마히루가 원한다면 생각없지도 않겠지만 그런 티는 아직까지는 없어 인연이 없는 이야기였다.

"딱히 너희가 상상하는 일은 하지 않았어"

"그것을 당당하게 말할까, *플라토닉이라고 할까?


*(육체적인 관계보단 정신적인 교감을 우선시하는 연애관)

"그래도 키스는 했잖아,"

"너희들하고는 상관 없잖아"

그쪽은 이야기했구나 마히루, 라고 다시 잡은 손을 가볍게 잡고 탓해보니, 마히루가 빨개진 얼굴을 하면서 "
미안해요"라고 작게 중얼거린다.

여자들의 이야기의 휩쓸려서 말 해 버렸을 것이기 때문에 불평은 할 수 없지만, 이렇게 지적받으면 부끄러운 것이
있었다.

치토세쪽으로 보면 키스도 더디냐 "정말 순진이들이야요. 아마네가 약해졌다라" 라고 차분히 소감을 기술하고,
살짝 눈썹이 좁아진다.

"......괜찮잖아, 우리 나름대로 진행하니깐."

"응, 그건 좋은데 말이야.너무 기다리면 여자애도 조급해 지니까 적당히라고 말하고 싶어서"

"아, 치토세씨......"

"마히룽도 솔직하게 말하는게 낫지? 아마네군이 뽀뽀를 안해준다고 나에게 의논하는것보다"

"아아아아 안되요, 그런 말 하는거어!

황급히 치토세의 입을 막으려 하는 마히루에게 눈을 동그랗게 뜨면, 치토세가 히뜩거리며 싱글벙글 마히루를
사랑하듯 바라본다.

아무리 운동신경이 좋은 마히루라고 해도 치토세도 운동신경은 좋은 데다가 마히루는 움직이기 힘든 유카타를 입고


있어서 치토세를 잡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후후~ 마히룽은 부끄러워하지만, 나는 귀여운게 있어서 보고 있었어. 아마네의 심오함에 기가 막히기도 했지만"

"그 이상 얘기하자면, 치토세씨의 아직 끝나지 않은 과제의 마지막 도와주지 않을꺼에요.

"그거 곤란하네, 그럼 입체크하고 오라고~"

귀여운 협박에 치토세가 더욱 미소짓는 듯 얼굴을 늦추면서 입술을 옆으로 빗질하고 지퍼를 잠그는 듯한 행동을
한다.

수치에 부들부들 떨리는 마히루를 조심스레 보고, 시선을 눈치챈 마히루가 더욱 얼굴을 붉히며 도망가려는 것을,
아마네는 황급히 붙잡았다.

안아주듯 붙잡고, 진정되게 등을 툭툭 두드린다.

"그래도 놓치면 합류하는데 곤란하고, 마히루라면 헌팅당할테니깐, 도망가는 것은 그만둬줘."

"으으으"

"마히루의 상황 안보이니깐., 그치?

보지 않는 대신 팔 안에서 수치에 빠져 떨리는 것을 느끼긴 하지만, 라고 생각했지만 입으로 내뱉어 버리면.


이번에야말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묵묵히 타이르자, 마히루는 순순히 아마네의 팔 안에서 얌전히 몸을 떨고
있다.

이런 꾸밈이 또 귀엽구나, 절실히 느끼고 있자니, 이츠키와 치토세가 어이없는 시선을 이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그런 얼굴이 달콤한 얼굴이구나,"

"무자각은 이래서 싫군요."

비밀이야기를 하라고 하면서도 이쪽에 일부러 들리는 성량으로 말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뺨이 뻣뻣해졌다.

그러나 마히루가 팔 안에 있어서 탓할 수도 없고, 이번에는 불복한 것도 숨기지 않는 표정을 짓는 아마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7 화
167 천사님과 먹보

"후이ㅡ, 다먹었다-"

"어디로 저 양이 들어간거야......"

포장마차를 대충 돌았고 치토세는 배를 채우며 만족한 듯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복부는 포장마차를 돌기 전보다 약간 부풀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가늘고, 잘도 저 양이 들어갔구나 하고


감탄해야 할지 어이없어야 할지 고민거리였다.

"이런 축제의 음식은 각별하다고요~"

"뭐 너가 만족한다면 좋겠지만 말이야...... 과식은 조심해야지."

"평소에는 이렇게 안먹어요.잘 조정하고 있어요-"

슬림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는 치토세의 말이라 믿을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과식한 생각이 들지 않을건
아니다.단지 본인은 납득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아마네가 이러쿵저러쿵할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아마네는 충분해? 내가 보기에는 전혀 안 먹었지만.

"음......난 집에서 좀 먹을 생각이었고.마히루가 국 식히고 있으니 레토르트 밥으로 *오차즈케나 할까하고"


*(가다랑어포. 다시마 멸치 등으로 우린 육수에 찻잎같은걸 갈아넣고 밥과 말아먹는것. 나무위키)

"에 그거 맛있어보여,"

"아직도 먹을 기력이 있는거냐......"

포장마차의 물건도 좋지만 하루의 끝는 마히루의 요리가 좋아서 집에서 마히루가 만든 국물을 써서 찻물에
절여보려고 많이 먹지 않고 있었는데 설마 치토세가 아직 입맛을 잃지 않았을줄은 몰랐다.

치토세의 식욕에 쓴웃음을 짓고 있는 마히루는 "다음에 또 먹는걸로~"라고 타이르고 있다.오늘 보기만 해도


야키소바나 당튀김, 프랑크푸르트에 마히루의 타코야키 한알이나 초코바나나 빙수. 남자라도 배가 부를 정도로
먹어서 위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디 들어갔을까, 하고 가느다란 허리를 보며 생각하던 중 시선을 눈치챈 듯 한 치토세가 "아.. 변태." 라며


몸을 비비꼬는 바람에 희끗희끗한 시선을 돌려놓았다.
"뭐 치토세 위의 용량은 향후 지켜보는걸로 괜찮다고 해서,,"

"와 냉정해."

"어떻게 할거야? 이제 돌아갈까?

어느정도 놀러다녔고 여름철에 해가 지는 것이 늦다고는 하지만 이미 하늘은 어둠. 이제 곧 스무시 반이 되므로


집 구역을 벗어난 아마네와 마히루의 이동시간도 생각해서 슬슬 해산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치토세나 이츠키가 있다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게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응, 돌아가는건 상관없는데 나 마히룽네 묵을거라고?

"응?"

"사전에 마히루에게 짐을 가져다 놨고~, 제대로 이쪽은 전부터 허가를 받아놨었지?

하고 마히루에게 웃던 치토세에게 마히루도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덧붙여서 싫어할 만한 표정이 아니라서, 아마네도 걱정은 하고 있지 않지만 가능하면 먼저 말해줬으면 하는


부분에서 있다.아마네가 식재료를 사들이기 때문에 세명이면 세명분의 식재료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싱긋 웃는 치토세에게 "나도 아마네에게 부탁할 걸 그랬어"라고 이츠키는 아쉬운 듯 하고 있다.그만 혼자


돌아가는 것은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

"......음, 마히루가 좋다면 좋겠지만"

"어이 아마네에, 마히루를 뺏겨서 기분 나쁘겠다~"

"여자에게 질투를 해서 어떡하냐구.마히루는 내꺼인걸 알고 있으니까 별로. 상관없어"

마히루에게 치토세가 끈적이는 것이 싫다기 보다는 동성이라서 부담없이 집을 드나들 수 있는 것이 부럽다는


느낌이다.

이번에 마히루의 집에 데려다 주기로 약속은 했지만 이쪽에도 각오가 필요하니 담백하게 들어갈 치토세가 부러웠다.

그래서 이제와서 치토세에게 질투는 안 난다, 라고 어깨를 움츠린 아마네였지만, 마히루가 볼을 붉히고 치토세
쪽으로 나아가면서 도망간다.

"......치토세씨,이거에요.아마네군은 최근 이런식으로 되어왔거든요......"

"아야, 이건 마히룽도 힘들겠다~"

"뭐야, 그 얼굴"

"별로~ ?

있잖아 마히루ㅡ. 라고 좀 전 마히루에게 동의를 구한 것과는 또 다른 장난기 영원한 미소에, 마히루는 점점 말


없이 수긍하면서 치토세에게 붙어 부끄러운 듯이 이쪽을 엿보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8 화
168 치토세의 상담

'아마네에~ 노오올자아아~

"자기 전에 뭔 일이야.."

마히루의 집에 치토세가 묵게 되었기 때문에 아마네는 평범하게 축제 후 혼자 지내다가 잠자기 전에야 치토세부터
화상통화가 시작되니 자연스럽게 움찔움찔 기댄다.

통화가 싫기 보다는 잔다고 결정하고 누웠는데 갑자기 비디오 통화가 시작되니 약간의 불편함과 졸림을 느끼고
있었다.

화면에는 업된 치토세가 빙긋이 웃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고, 화면 자체가 시끄럽구나 하고 실례되는 감상을


품으면서 아마네는 거꾸로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베개 옆에 놓는다.

"저기, 나 자기 전이었는데"

'응 알고 있어.꼴부터가 자기 전 옷인걸'

"알고 있다면 끊어도 되는지.

"적어도 마히루가 돌아오고 끊지?"

"그러고보니 마히루는 ?

'욕실에-오늘은 같이 안들어갔네ㅡ'
안타깝다는 말을 아끼는 치토세지만 마히루의 선택은 옳다.확실히 마히루가 편안한 목욕을 하기 위하기도 하고.
지쳤기도 하니 혼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히룽, 아마네한테 잘 자란말 말 못하고 풀이 죽어 있어서 이렇게 통화하고 있는 건데요~, 아마네 아직 끊지


말란 말이라고?'

"그 말을 들으면 끊을 수 없잖아"

'말 안했으면 끊었겠다는 눈치잖아ㅡ'

너무하네- 라고 왁자지껄 웃던 치토세가 문득 표정을 지우고, 아마네를 화면 너머로 본다.

조금 전의 익살스러운 분위기는 없고 어딘가 달관한 듯한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어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있잖아 아마네, 물어봐도 될까?'

"뭐야"

이렇게 해서 표정을 바꿨을 경우는 진지한 질문이 온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하지 않고 돌려주면,
치토세의 눈동자가 가만히 아마네를 응시한다.

아마네는 마히루를 얼마나 좋아해?

"어느정도 라고 물으면..?"

'아마네는 엄청 마히루 아끼니까, 얼마나 좋아할까' 하고

뭐라고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살짝 찌푸린듯한 표정을 내지만 치토세는 표정을 바꾸지 않는다.

"...내 편견이라고 할까, 음, 일반적으로, 고등학생의 사이라는 건 한때의 장난 같은 게 있잖아.진심이 아니고,


노는 느낌으로"

"타이키씨한테 그렇게 들었던거냐"

'야, 뭐랄까 예리해'


해맑게 웃어 보인 치토세에게는 패기가 없고, 어딘가 시든 듯한 인상을 준다.

스마트폰을 손에 든 채 넘어졌다, 하고 침대에 굴러 살며시 한숨을 내쉰 것이 보였다.

'... 한때의 장난이라던지 그럴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난 항상 타오르고 있어서, 진심이 안 먹히네.그렇다고
할까......얼마나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궁금해서'

축제 때에도 *편린을 보여주긴 했지만, 나름대로 이츠키의 아버지인 타이키와의 어울릴 쪽에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이츠키의 엄마는 그 근처에는 무관심한 것 같기 때문에 극복해야 할 건 타이키의 존재다.
*(사람이나 물건의 일부분. 겉모습)

아마네는 치토세의 질문에 천천히 입을 연다.

답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나와 있었다.

"그렇지.얼마나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어렵지만......계속 옆에서 웃으면서 있어줄 생각은 있어"

얼마나 좋아할지는 말할 수 없다.어떻게 비유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단지 확실한 것은 마히루를 행복하게 하고싶고 소중히 하고싶다, 평생 옆에 있으면서 웃어주었으면 한다, 라는


생각으로 넘쳐난다는 것이다.

'......그렇구나'

"치토세는 없어?

'없을리가. 평생동안 잇군을 웃게 만들거야 물론'

"응, 그럼 그걸로 된거지.너가 그런거면 그런거야,누군가 말한다고 해서 그게 달라질건 없는거니까"

조금 무심한 듯한 대답에 웃어버리고, 아마네가 돌려주면, 치토세가 스마트폰 너머에서 주춤한 듯한 표정을
보인다.

............뭔가 좋은 남자 같아서 짜증나'

"좋은 여자의 남자친구니까 좋은 남자로 있고 싶잖아.

'와.. 이 여유여......열받아ー
치토세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등을 힘껏 얻어맞을 목소리로 불만스럽게 ......아니, 어딘지 모르게 기쁜 듯이
중얼거렸던 치토세는 '마히룽은 사랑받고 있구나'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뒤돌아 본다.

동시에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요?'라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히루가 목욕에서 나온
것 같다.치토세의 너머로 노출이 적은 *네글리제를 두른 마히루가 서 있다.
*(원피스형 잠옷)

치토세의 잠옷을 입은 모습을 본 몸으로서는 별로 설득력이 없지만, 여성의 잠옷 입은 모습을 말똥말똥 볼 수는


없어 미묘하게 시선을 돌리면서 귀를 쫑긋 세운다.

마히루는 치토세에 다가갔는지, 화면 끝에서 아마색이 흔들렸다.

'응? 마히룽의 남자친구는 좋은 남자구나 싶어서'

'아마네가.. 무슨 일인가요?

'인생상담을 하던 그럼'

'인생상담......'

덜렁덜렁

맞지 않아도 멀진 않다는 답을 대답한 치토세에게 마히루는 화면 너머에서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음, 이라는 작은 불만을 품은 분위기에 치토세가 약간 당황하고 있으면, 마히루가 치토세 옆에 앉은 것이 보였다.

'...저에게는 해줄 수 없는 건가요?'

살짝 삐진 듯 울린 말에, 치토세가 굳어져서, 다음 순간 스마트폰을 내팽개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시계가 회전하지만, 스피커에서 '꺄악'하는 마히루의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서, 아마도 단골
스킨십으로 옮긴 것이다.
"마히루 귀여워어ㅡ 엄청 귀여어어~"

'치토세씨...... 덤벼들면 위험해요'

타이르고 있는 마히루의 목소리는 반가운 듯하면서도, 꼭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천살의 '에헤..'라는 소리가 들린다.스마트폰 인카메라는 침대 시트로 채워져 있는지 암전하고 있지만, 치토세가
마히루에게 찰싹하고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있었다.

'마히룽 좋아해'

'나도 좋아해요'

아니?, 아마네에게서 마히루의 좋아함을 뺏었어ー

'엣, 아, 아마네군은 그 특별취급이니까요...!'

스마트폰을 들어 초조해진 듯한 목소리로 필사적으로 변명해 오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게 웃는다.

"알아, 그 정돈"

'...우'

『 이 2 대째 닭살 커플 같으니라고 』

"원조는 잠자코 있어라"

치토세와 이츠키도 상당하기 때문에, 이러쿵저러쿵 말을 듣고 싶지 않다.

"이봐, 일찍 여자회나 하고 얼른 자, 밤샘은 피부의 적이잖아"

이야기가 좋게 끝나가자 아마네는 시계를 보면서 그렇게 말을 꺼낸다.

시각은 이미 이십 삼시를 지나고 있다.밤을 잘 새지 않는 마히루는 슬슬 졸음이 찾아오는 일이겠지.유카타라는


낯선 옷을 입고 돌아다니고 있고 피곤하고 *수마에 빠질 무렵이다.
*(졸음)

실제 치토세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마히루에게는 볼의 붉은 빛을 떠나 조금 졸린 듯하고, 통화를 길게 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다.

'아마네에게서 그런거 들을줄은 몰랐어' 뭐 그것도 그렇네, 그럼 이만 통화 끊을게......거봐 마히룽~, 괜찮아?

치토세에게 재촉을 받아 무엇 때문에 치토세가 아마네에게 연락을 했는지 알아차린 것 같은 마히루는 놀란 듯 눈을


뜬 뒤 아마네를 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짓는다.

'에..... 앗 아마네군.., 잘자요.내일 또 '봐요?'

"응, 잘 자.내일 보자"

바로 옆에 있으면 머리를 쓰다듬었을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오늘은 여자 둘이 오붓하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도
있어서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숙박을 즐기는 것 같은 그녀에게 똑같이 웃어보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69 화
169 끝나지 않는 과제

"아마네 살려줘"

"몰라."

펜을 들고 거실 책상으로 향하고 있는 치토세의 울음소리에 아마네는 어이없다는듯이 툭툭 쳤다.

마히루에게 있었던 치토세는 아무래도 과제를 끝내기 위해 묵기로 결행한 것 같다.아마네도 엮을려고 했는지
아마네의 집에서 하면 된다고 마음대로 정하고 이쪽으로 왔지만, 아마네는 한달 가까이 전에 과제는 끝내고
자습할 뿐이므로 당황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서둘러 책상에 앉을 필요도 없으니, 아마네는 소파에 앉아 잡지를 보며 치토세를 내려다본다.

"대체로, 뒤로 미루고 끝내지 못한 너가 나쁘다.계획성을 가져라 계획성을. 나중에 절박하고 짜증나는 머리


여름방학으로 막을 내리는 것보다, 처음에 힘들게 과제 끝내고 나머지를 즐거운 방학으로 하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은데"

"으,"

"이츠키와 함께 끝낼 수도 있겠지.걔도 이미 끝냈고, 애초에 걔는 어느정도 깐깐했기 때문에 똑같이 했다면 지금


곤란하지 않아"
"으으.

"라고 할까, 왜 다른사람에게 의지하면 뭔가 되는줄 아는거야. 푸는건 너야 지금까지의 게으름뱅이가 돌아왔을
뿐이지, 발버둥치는 것은 그만두고 책상을 향해 과제를 하는 것이 빨리 끝난다고"

"마히루-, 아마네가 괴롭혀-!

아마네로서는 정론을 말한 셈인데, 치토세가 마히루에게 울부짖는다.

마침 치토세의 주스를 부어주려 오고 있었고 트레이에는 주황색 액체가 부어진 잔이 올려져 있다.

"너무 세게 말을 하면 안되요 아마네군.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타이르듯 말하며 아마네에게 오렌지 주스를 건네는 마히루에게 치토세는 샘이 나서 "봐봐~"
마히루를 본받으라는 듯한 시선을 보낸다.

단 마히루는 치토세의 완전한 편도 아니다.차라리 생각으로는 아마네에게 가깝고, 그래서 과제는 먼저 끝내고
자습하는걸로 옮겼다.

꾸준히 쌓인 마히루이긴 하지만 여름방학 과제는 먼저 끝내고 있다.뭐든지 기한에 쫓기는 것은 그다지 좋은 것도
아니므로, 하는 일은 하고 나중에는 공부 내용을 잊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라는 것.

거의 아마네와 같은 생각이라 조금 안심했다.

마히루는 온화한 미소를 띠고 책상에 치토세분의 오렌지 주스를 올려놓고, 천천히 치토세의 어깨에 손바닥을
놓는다.

"치토세씨, 열심히 할까요?

"마히룽까지 !

"근데 여름휴가 초반에 같이 할까요 하고 물어도 노는거 우선시 한 치토세라구요......

"으으으, 으으"

"완전히 자업자득이 아니야?


마히루에게 권유받았는데 놀기를 선택한 것은 치토세이기 때문에 동정의 여지가 없다.

"치토세씨,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제가 붙어있으니 괜찮아요"

"마히루......!"

"일단 저녁밥까지 책상에 앉아있으면 반 정도는 끝나니까요......그쵸?

"야!

어디까지나 내츄럴하게 손을 뻗은 끝에 있는 거미의 실을 잘라 절망시키는 마히루, 아마네는 치토세를 보면서 "


가엽다"라고 남의 일처럼 감상을 품고 건네받은 오렌지 주스를 입에 담는다.

일단, 정말 곤란할 때, 이라기 보다는 마히루가 가르쳐 주는것에 지쳤을 때에는 교대할 생각이긴 하지만, 너무
응석받이더라도 기세를 타므로 적당히 채찍질을 사용해 가는 방향이다.

어휴.. 하고 한탄하면서도 마지못해 과제를 하는 자세가 된 치토세에게, 아마네는 나중에 달달한거라도 사오려고
생각하면서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0 화
170 미끼를 늘어트리기.

"힘ㅡ들ㅡ어ㅡ"

도중에 가볍게 휴식을 하면서 필사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던 치토세였는데, 그래도 지쳐왔는지 떼를 쓰듯 데굴데굴
카펫을 구른다.

오늘은 반바지였기 때문에 문제 없긴 하지만 치마라면 속이 다 보일 것 같은 움직이기 때문에 아마네는


어이없다는걸 숨기지 않는 시선을 보냈다.

"날뛰어서 주스같은거 흘리면 어떡하냐?

"그때는 *도게자 할거야,"


*(큰 절과 비슷한 자세. 대체로 잘못을 용서받기 위하거나 자세를 낮춰야 할때 씀. 예외적으로 결혼 상대의
부모에게도 사용함.)

"그렇게까지 자존심을 버릴 정도면 처음부터 흘리지 않게 해 주지.거기다가 카펫이나 옷 더러워지면 힘들잖아"


의리라는 이름 아래 마히루가 테이블에 놓여있던 두 사람분의 컵을 들고 있어서 걱정이 없지만, 놓여 있으면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

카펫에 넘쳐도 화를 내지는 않지만 그래도 세탁하는 수고를 생각하면 흘리고 싶지 않다.

마히루도 "다 큰 어른이 그러면 안돼요ㅡ"라고 타이르고 있다.

그 미소에는 쓴웃음이 섞여 있어서 진심으로 말릴 생각은 없는 것 같다.숨쉬게 하지 않으면 피곤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음, 그럼 굴러갈데 없으니까 마히룽의 무릎에 갈래"

"기다려, 거기는 나의 지정석이라고"

"구두쇠 구나~ 마히루ㅡ, 안돼?

"아마네군이 안된다고 한다면 안되는거에요."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며 마히루는 약간 어색하다.

그런 마히루에게 치토세는 각하된 일에 불복함을 보이지 않고 약하게 미소를 띄운다.

"무릎베개 체험은 안되지만 마히룽이 기뻐보여서 좋아.

기쁜 것 같다기보다는 수줍은 것 같은 편이 가까운데 그래도 볼이 살짝 물들면서 날아갈것 처럼 있기 때문에


치토세 말도 틀린 건 아닐 것이다.

지정석이라는 말이 기뻤을지도 모른다.

"그럼 나 대신에 빨리 만족해줘ー, 그거 보고 과제 열심히 할게"

"됐어,네가 놀리는게 당연하잖아.내꺼임에 틀림없으니까 너가 없는 곳에서 할껀데."

"하는구나 에.

"특권이니까 좋은 거야.봐, 단거 사와서 할테니까 얼른 과제해"

"정말로 ?
벌떡 일어나 눈을 반짝이는 치토세가 꽤 *타산적인 소녀임을 통감하게 했다.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는 성격)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라는 듯한 웃는 얼굴에, 아마네나 마히루나 모두 쓴웃음을 짓는다.

"포상이야 포상. 치토세가 성실하게 한다면 지금부터 사올게"

"할게할게! 역시 아마네 아량이 넓어! 내 단골가게가 좋아! 치즈케이크! *수플레!"


*(머랭에 여러가지 재료 넣고 오븐에 구은 디저트)

"주문하는거냐......뭐 그렇게 멀지 않아서 좋긴하지만 말이야......"

근처 케이크집과 비교하면 조금 멀기도 하고 가격도 조금 비싸긴 하지만 오차이내이고, 마히루에도 저 가게의


케이크는 좋아한다고 하니 가는 것에 저항은 없다.

"마히루는 ?

"에, 저요......?

"뭐하면 마히룽도 같이 다녀오지?"

"너가 게을러서 안되겠다.게다가 더운날에 걷게 하는 것도 나쁘고"

"나 얼마나 신용을 못 받았어......그러나 아마네가 신사라서 여기는 꾹 삼켜줘야 겠네."

"네 몫만 사오지 않을거야"

"그거 상의 의미가 없지않아......?"

"그렇다면 얌전히 과제 잘 해내라."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시선을 받았지만 스루하면서 마히루에게 뭐가 좋은지 묻고 *가토쇼콜라라는 대답을 받고


일어선다.
*(초콜렛 케이크)

염려지만. 여름철에는 케이크의 판매도 다소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 팔렸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일찍
가는 것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 다녀올게"
지갑을 들고 거실을 나가면, 한가로이 뒤에 마히루가 따라온다.

아무래도 배웅하러 온 듯 아마네가 현관에 앉아 운동화를 신고 있으면 마히루도 옆에 무릎을 꿇고 웅크린다.

"무슨일이야?

"아니에요, 더운 날씨에 미안해요.. 라고,"

"됐어, 내가 말한거니깐.그것보다 치토세 제대로 봐줘"

"후후, 치토세씨는 저렇게 행동하는데, 진지할 때는 부지런한걸요?

"알고있지만, 그래도, 뭐 잘하는 일 휴식하면서 열심히 해달라고"

"접수했어요. "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마히루, 아마네도 웃으며 일어선다.

"그럼 다녀올게,"

"아 기다려주세요. 아마네군, 조금.. 괜찮을까요?"

불러 세워 돌아보니 마히루가 갑자기 아마네의 가슴에 기대기 시작했다.

갑자기 경직되자 마히루는 사뭇사뭇 등에 손을 내밀고 아마네에게로 바짝 몸을 댄다.

부드럽게 향기나는 달콤한 냄새와 부드러운 감촉에 신음소리가 새어 나올 것 같다.간신히 참으면서 일단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간지러운 듯 눈동자를 가늘게 뜬 마히루가 얼굴을 들었다.

"......오늘은 공부하느라 좀 피곤해서, 보급했어요"

작은 속삭임에, 이윽고 아마네도 마히루를 끌어안으면 부끄러움을 눈동자에 띄면서도 기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떼고 싶지 않아지지만"

"그건 곤란하네요, 치토세씨가 슬퍼하는군요"

"......치토세가 돌아갔으면, 좋아?


"원하지도 않은 일이네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마히루, 아마네는 얼른 볼일을 보고 돌아오기로
다짐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1 화


171 도착한 편지

그것을 발견한 것은 치토세와 마히루를 위한 케이크를 사가지고 돌아왔을 때 엔트런스에 있는 우편함을


들여다보았을 때였다.

늘 있는 광고 사이에 낮선 봉투가 한 통 들어 있었다.

정중한 글씨로 '후지미야 아마네 님' 이라고 쓰여져 있는데, 도대체 누가 이런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걷어
올리고, 눈을 의심했다.

뒷면에는 보내는 주인의 이름이 적혀 있다.

--*시이나 아사히. 라.
*(椎名 朝陽.)

......마히루의 아버지, 그렇지?

어머니 이름은 *사요로 알고 있기 때문에 어머니 이름은 아니다.


*(小夜)
그리고 아마네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마도 그 사람뿐일 것이다.

아마도 그때 마히루를 데리러 온 곳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가볍게 알아보면 아마네가 마히루와 친하게 지내는
것도 보인다.

다만, 아마네에게 일부러 편지를 보내는 이유를 모르겠다.친딸 상대라면 몰라도 딸의 남자친구에게 보낼 필요가
보이지 않았다.

마히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말이긴 하지만 관심이 없다면 상황을 보러 오진 않는다.

마히루의 아버지의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난감해서 일단 한번 집에 돌아와 치토세가 귀가하고 나서 열기로 결정하고 가방 속에 편지를 집어넣었다.

"돌아오고 나서부터 상태가 이상한데, 무슨 일 있어요?

과제 하나정도는 괜찮아ㅡ라고 그만두면서 일곱할 정도 끝내고 치토세가 귀가한 곳에서, 마히루는 아마네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왔다.

마히루가 돌아가면 편지를 개봉하려고 했는데, 숨기는 것이 있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숨기고 싶다기보다는 편지에 적힌 용건을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마히루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는데,
마히루의 의심을 살 바에는 처음부터 숨기지 않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아.. 아니.. 기우일 뿐이야,"

"네......아, 저한테 하기 싫은 거라면 억지로 묻지 않을게요"

어디까지나 아마네의 의사를 존중한다, 라고 하는 자세의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꼰 다리를 되돌리면서, 그녀를
지켜본다.

"말하기 싫다고 할까, 마히루가 듣기 싫을 수도 있다고 할까?

"내가 듣기싫어......아, 그런말인건가요?

부모님의 관계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다음 순간에는 담담하게 쓴웃음을 짓고 있다.

"설마, 그 사람이 또 이 근처에 있었나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내 앞으로, 편지가"

"아마네군 앞으로? 보낸 주인은?

"......시이나 아사히라고 적혀있었어"


"그렇다면 우리 아버지네요."

담백히 고개를 끄덕인 마히루의 표정은 생각보다 충격의 빛을 찾아볼 수 없다.참으로 담담한 모습으로
충격이라기보다는 그저 조금 놀라는 느낌이다.

다만 약간 시선이 차가워진 것은 그녀가 부모님에게 받은 처사 때문일 것이다.

"음, 왜 아마네군에게 편지를 보냈는지라던지 어떻게 나와 아마네군의 사이를 알았는지라던지 그 주변은


궁금하지만,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죠"

"내용이 궁금하지 않은거야?

"남이 쓴 편지를 들여다보는 취미는 없습니다.제 아버지께서 오시더라도, 수신인인 아마네가 있으니까요"

딱 잘라 말한 마히루, 자신이 신경을 너무 많이 써서 거꾸로 마히루에게 신경쓰게 하는구나, 라고 느꼈다.

그렇다고는 해도 마히루도 받아들이고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식으로 보인다.

평소보다 조금 덜 침착하게 시선을 흔든 그녀는 "읽는다면 읽으세요.자리라도 비울까요?라고 싸늘한 목소리로


묻고는 아마네는 작게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음......뭔가, 옆에 있어달라고 할까?마히루가 싫으면 혼자가도 괜찮지만, 여자친구의 부모가 보낸 편지는


긴장되기 때문이야"

"그렇다면 여기 있죠."편지의 내용을 나에게 알릴지 말지는, 아마네군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책상 위에 있던 참고서를 읽어내는 마히루, 아마네는 살며시 숨을 내쉬고, 옆에 두었던 가방


속에서 봉투를 꺼낸다.

꼭 붙여진 그것을 정성스레 열고 안에 들어있던 편지지를 꺼내어, 찍혀있던 글들을 훑어보았다.

간결하게 정리하자면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는 취지와 연락처가 실려 있다.

......왜 또 나한테.
마히루의 상황을 보러 온 것 아니었나?왜 아마네라는 아버지에게는 거의 무관한 인간을 불러내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왠지, 내가 보고 싶은것 같아서"

"딸이 아니라 아마네군 에게? 그런가요.."

한결 싸늘한 목소리가 되어 나도 모르게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간지러운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

"아니요, 화가 난다는게 아니라......순전히, 뜻을 모르는거에요.왜 아마네군을 만나려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보통 같으면, 딸에게 남자가 가까이 있어서, 라든지 하지만"

"있을 수 없네요.지금까지 방치하고 있었는데 이제와서 참견하다니"

"이거,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

"저는 딱히, 만나는 것에 태클은 걸지 않을 거예요"

정말 아마네에게 맡길 생각인 듯 아주 담백한 답변이 왔다.

"아. 걱정은 필요없을거에요. 저 사람은 부모로서는 실격이지만, 뭔가 협박할 만한 사람도 아니니깐요......


아버지를 너무 모르는 사람으로써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요"

"......마히루ㅡ"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도 아니니 그곳은 안심해도 좋아요.
가지도 안가도, 아마네군의 자유이니깐."

그렇게 말하며 아마네에게 몸을 맡기듯 기대어 온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그랬구나"라고 작게 돌려주며 다시 한번


편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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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히루의 경직어체
느낌 살리기 너무 어렵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2 화
172 시이나 아사히

여름휴가 마지막 날
아마네의 자택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카페의 입구 부근에서, 아마네는 목적의 인물을 찾아내 등을 폈다.

시선의 끝에서는, 평상시에 낯익은 아마색 머리와 카라멜색 눈동자를 한, 백석의 잔잔해 보이는 남성이 서 있다.

한 번만 스쳐가지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남성.이름을 쓰지는 않았지만 아마네는 그의 이름을 마히루 에게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시이나 아사히씨"

말을 걸자, 그--시이나 아사히는 아마네에게로 시선을 돌려 풋풋한 미소를 띠었다.

"처음 뵙겠습니다......는 아니지만, 이렇게 서로를 인식한 상태에서 대화하는 것은 처음인가?"

"네, 그렇군요.이야기 자체는 마히루로부터 듣고 있습니다"

마히루라고. 이름으로 불렀던 행동에 동요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아마 그 근처도 꼼꼼히 살피고 있는 것일 것이다.

아마네의 말에 아사히는 쓴웃음에도 비슷한 풋풋한 미소를 띄운다.

마음이 약하기 보다는 온화한 듯한 인상으로 마히루를 방치한 것 같은 무도한 인간이라기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빠르네.시간 좀 내줄 수 있을려나?"

"그래서 부른거겠죠?"

"그렇구나, 갑작스러운 제의를 받아줘서 고마울 따름이야.부탁해놓고는 뭐야., 설마 승낙받을 줄은 몰랐거든"

"일부러 저를 호출한 것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해서요.......내가 아니라 마히루를 만나야지, 라고


생각하지만요"

"그걸 들으면 그렇겠지만,, 걔는 나랑 만나기 싫을테니까"

씁쓸한 미소를 짓는 아사히의 모습은 후회를 머금은 것처럼 보였다.

마히루의 처지에는 분노했고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눈앞의 남자가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다.그렇다면 일부러 딸을 조용히 접촉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의문은 깊어진다.

아마네가 더듬는 듯한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아사히는 볼을 긁고 난처한 듯 미소를 지었다.

"너도 아마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게 있을거야? 이런곳에서 긴 이야기도 뭐니까, 거기 카페에 들어갈까?

확실히 카페 입구 부근에서 이야기할 수도 없기에 아사히의 제안을 수긍하며 그와 함께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좋아하는 것을 부탁해도 돼.귀중한 여름방학 마지막날 이곳에서 불러버렸으니까요"

아마네도 가끔 들어가는 이 카페는 예약제이긴 하지만, 아사히가 미리 예약했는지 그 룸으로 통했다.

마주 앉자, 부드러운 얼굴에 미소를 띤 아사히가 메뉴를 권한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나서 메뉴에 있던 커피와 일일 케익 세트를 고하면, 그도 같은 것을 점원에게


부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부탁한 것이 도착하기 전까지, 그는 온화한 표정 그대로 입을 여는 일은 없었다.

점원들도 그다지 듣기 싫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이겠지만, 자신의 아버지와 거의 나이도 다르지
않은 남자와 마주보고 앉아 있는 것이다.매우 어색함을 느낀다.

어색함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오늘 이쪽에서 듣고 싶은 말을 뇌내에서 정리하고, 세번 정도 그것을 반복해 보았자


겨우 주문한 물건이 눈앞에 놓여졌다.

"그래서. 저한테 무슨 일이신거죠?"

점원이 떠난 것을 확인하고 아마네가 입을 연다.

약간 무례하긴 했지만, 아사히는 심심한 기색도 없이 작게 웃는다.


"글쎄, 딸이랑 사귀는거 같으니까, 걔가 어떤식으로 사는지 물어보고 싶었어 라고 말하면 될까?

"......딱히, 보통이에요"

"경계하고 있네"

"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글쎄, 안당하는게 이상하네"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아사히에게 아마네는 어찌된 일인지 입술에 힘을 준다.

예를 들어, 마히루의 엄마같이. 딸에게 냉혹한 사람이라면, 아마네도 강하게 나올 수 있었고, 대응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다만, 그에게서 어느쪽인가 하면 딸을 걱정하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매우 육아를 포기했던 것 같지는 않다.
대화만 하면 착한 아빠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왜 실제로 마히루를 놓쳤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나도 듣고 싶은데, 이제와서 일부러 마히루에게 가까워지려고 한건 왜 그런거죠?

이제와서, 라는 곳에 싫증이 서버린 것은, 마히루가 깊게 다쳤던 것을 보고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몇 년이 지나도 찌든 가시가 빠지지 않아 고통스러워 했던 것이다.

겨우 최근 가시도 빠지고 상처도 아물어 왔는데, 거기서 새로운 상처가 더 늘어나면 쌓일 수만은 없다.

"넌 정말 그 아이를 아끼는구나"

향한 적의에는 적의를 돌려받지 못하고 그저 감탄한 듯한, 조금 반가운 듯한 눈빛을 받았다.


"딱히 데리러 가거나 그런건 생각 안해봤어.네가 걱정하는, 그 아이의 생활을 위협하는 짓은 할 생각이 없어"

"......정말 ?

"물론......적어도 나에겐 그 아이의 지금 있는 생활을 방해할 권리는 없고, 하려고도 생각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럼 정말 왜, 마히루에게 접촉을 시도하는 겁니까?

"그렇게 물으니 설명이 어렵네.얼굴 보러 왔을 뿐이야"

"너에게서 마히루를 버렸다는데?

남이다. 외부인이 할 이야기가 없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의 부모가 마히루에게 한 짓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네 치고는 보기 드문 명확한 적의를 향한 아사히는, 화내는 것도 아니고, 단지 조용한 표정으로 그 시선을
받아드리고 있다.

"분명히 말하네......그렇지, 이제와서 내게 그 아이의 부모라고 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해.걔도 날 아버지로


인식하는 것도 위험할테고.피맺힌 남 정도로 생각하는게 아닐까"

"그것을 자각하고 있을 정도에는, 자신이 하신 일을 이해하고 있군요."

"자신이 한 일을 언제까지나 외면할 수는 없으니깐. 나와 사요는 그 아이의 부모라 자칭할 만한 일은 해오지


않았으니깐. 세상에서는 *네그렉트라고 불릴 만한 일을 했겠구나.비난받아 마땅해"
*(neglect, 방임.)

온순하게, 하지만 냉정하게 자신들의 업보를 객관시하는 아사히의 모습에 아마네는 입술을 깨물었다.

(왜 더 빨리)

좀더 일찍,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는가?

마히루는 그렇게도 상처받지 않았고, 어머니의 사랑을 얻지 못했어도, 아버지로부터는 애정을 얻을 수 있었던
미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그녀가 행복하게 웃을 미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왜 이제와서 회개하는가?어디로 화를 내야 할지 몰랐다.


아마네가 화낼 자격이 없는지도 모른다. 불합리한 분노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생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왜 진작에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냐고.

"곤란하다면, 낳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거 누가 말했다고 생각하나요? 마히루 본인이 말했거든요.


당신들이 그렇게 말하게 만들 정도로, 마히루를 몰아붙였어요"

"그렇구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어떻게든 누르면서 평탄한 목소리로 고하면, 깨닫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듯한 눈빛이
향할 수 있다.그것이 더욱 화가 나게 만들어진다.

"마히루를 방치했다가 이제와서 후회할 정도면, 처음부터 그런 태도를 취하지 말았어야 했어요.그랬다면,
마히루는 그렇게 상처받지 않고 끝났을텐데"

"대답할 말도 없어......물론, 나는 부모로서 최저의 일을 해 온 자각이 있어"

"......정말로, 왜 이제와서 마히루를 만나려고 하는거죠?나는 당신과 마히루가 만나는 일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면, 만나게 하고 싶지 않다.외부인이 내뱉는 발언인걸 알면서도, 마히루가 고통받을 정도면 만나게 하고
싶지 않아요"

본래는 부모와 딸이 만나는 것을 방해할 수는 없지만, 이번만큼은 마히루가 만나는 것을 아직 원하지 않아서 이런
강한 어조가 되고 말았다.

아사히는 아마네의 날카로운 시선을 미안한 듯 받아드리고,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왜 걔를 만나고 싶어하는걸까..... 왜 그럴까"

"놀리는 겁니까?

" 얼버무릴 생각은 없어. 다만, 중간중간에 언어화하는건 어려워서 말야......그렇지, 지금 만나두려고.

"미래에 못만나게 된다, 아니면 안만날거란 말이야?

"그렇네"
긍정한 아사히. 입안에 쓴 것이 번진다.

"......오만방자하군요."

"그래, 제멋대로야, 그것을 바꿀 생각도 없고 더이상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다만, 그 아이를 더이상


불행하게 만들 생각도 없어, 그래서 차라리 미움을 받는게 나을지도 몰라"

"뜻을 모르겠어요"

"머지 않아 알 수 있겠지"

달관한 듯한 눈빛에, 아마네는 그가 더 이상 말할 생각이 없음을 깨닫고 추궁을 그만둔다.

"물어보고 싶은 말은, 아직 있을까?

"......아니요, 저는 이제 됐어요"

"그렇구나 ......그럼, 나도 한가지만 들려주면 안될까?

"하시죠"

"......저 아이는, 지금 행복할까?

무엇을 물어볼까, 하고 조금 몸을 기울였지만, 아사히는 변함없는 온화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치 딸의 행복을 바라는 듯한 목소리와 눈빛에 아마네는 한번 천천히 숨을 내쉰다.

"......그건 본인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모르지만, 제가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행복하게 만들


자신도 있고, 행복하게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그것은 소망이고, 자부심이며, 그리고 결의의 말이었다.

저, 마음씨 착하고 섬세하며, 누구보다 사랑에 굶주린 소녀를 놓아줄 생각은 없다.

그녀가 계속 웃었으면 좋겠고, 이 손으로 행복하게 하고 싶다.행복하게 하기로 작정하고 있다.누가 뭐라 하든,
그 의사는 굽힐 생각이 없었다.
결코 크지는 않은 성량이지만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딱 잘라 말하자 맞은편 카라멜색 눈동자가 크게 뜨고 다음
순간에는 틀림없는 안도로 풀어졌다.

"그렇구나, 그걸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부드러운 미소를 띄운 모습은 어딘가 마히루를 상상하게 했다.

"......내가 부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 아이를 부탁할게."

"부탁을 받지 않아도 행복하게 할테니까요."

"그렇구나......고마워"

실례라는 비난을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목소리나 태도였는데, 아사히는 기쁘게 웃어서, 아마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응어리를 느끼면서도 "예의를 차릴 이유가 없어서"라며 아까보다 조금 더 가시를 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3 화
173 혼자 남겨두지 않겠어

아사히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오니 마히루는 여느 때처럼 조용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평소에는 아마네의 집에 있을 경우 아마네가 돌아오면 현관까지 데리러 와 주는데, 오늘만큼은 그러지도 못했을
것이다.

차분하다기보다는 억지로 진정시킨 것 같은 어딘가 위화감이 있는 평온함을 떨친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표정을


완화하는 일 없이 시선을 돌린다.

"얘기하고 왔어,"

"그렇습니까?"

조금 싸늘한 성음은 아마네를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애써 냉정하려 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가능한 한 온화한 시선을 보내고, 조용히 마히루의 옆에 걸터앉는다.


마히루는 아마네가 옆에 오면 아마네에게 기대듯 살며시 몸을 기대고 아마네에게 다가선다.그것은 여느 때처럼 단
것이 아니라 어딘가 찌든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불안했던걸까.)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는 있지만 자신을 방치해 온 아버지가 이제서야, 그것도 남자친구에게 접촉해 온 것이다.
마히루는 아버지를 그리 심한 인품을 지녔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지만 그래도 역시 불안한 것이 있을 것이다.

"마히루가 두려워하는 일은 없었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조용한 사람이었어"

"응.. 이네요"

"얘기한 내용은, 말하는 게 좋아?"

"어느 쪽이든지.. 아마네군이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으면 얘기하는걸로.."

아마네에게 맡기겠다고 하면서도 어딘가 묻기를 두려워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떨리는 듯한 손을 잡는다.

아마네로서는 일단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딸을 만나지 않고 남자친구를 만난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마네도 다 안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가


마히루를 불행하게 할 생각이 없다는 것 정도는 전해야 할 것 같다.

"아사히씨는, 마히루를 어떻게 이럴 생각이 없다, 라는건 확실해.지금의 생활을 망칠 생각은 없다, 라고
물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리고 마히루를 보고싶어했던 이유지만, 전부는 알려주지 않았어. 다만, 만날 수 없게 되고, 만나지 않게
되니까, 그 전에 한 번 봐두고 싶었어......라는 느낌의 말은 하고 있었어"

아마네의 말에, 마히루는 "지금까지 못봤는데 이제와서..." 라고 중얼거린다.

단지, 그 성음은 경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고뇌에 찬 것일 것이다.

"내가 본 감상인데, 아사히는 현 상태 마히루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 행복을 바라는
것 처럼 보였어"
그렇기 때문에 영문을 모르는 것이다.

왜 이제와서 딸의 행복을 바라는가? 후회할 바에는 애초에 육아포기 따윈 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다.그렇게 하면


마히루는 고독을 안지 않고 끝났을 텐데.

말하기 힘든 듯 말하던 아마네에게서 마히루는 살며시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부모라는 존재를 잘 모르겠어요."

작은, 그러나 잘 통하는 성음이, 말을 자아낸다.

"돈만 줬다면 양육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핏줄만 있는 타인. 이것이 나의 부모님에 대한
인상인거죠"

담담하게, 그저 속마음을 고백해 가는 마히루의 표정은 평소보다 딱딱하게, 그리고 어딘가 생기가 부족함을
느끼게 했다.

"언제라도, 그 사람들은 나를 봐주지 않았고. 아무리 좋은 아이로 만들어도 봐주지 않았으니. 내가 손을 뻗어도,
그 손이 잡히는 일은 결코 없었죠. 그래서, 내가 손을 뻗는 것을 그만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기대하지 않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인거겠죠."

지금까지 쳐다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마히루가 부모님께 기대하는 것을 그만둔 것은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판단을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자식들 마음속으로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마히루가 스스로를 위해 애정을 구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빠는 일을 잘하고 인품으로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그래도, 저를 봐주지 않은


것에는 변함이 없어서, 저는 아버지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이제와서, 나를 신경쓰셔도, 곤란합니다"

"응,"

"......정말로, 왜 이제와서"

"응,"
"더 빠르면, 나는"

마히루의 말은 계속되지 않았다.

그저 떨린 듯한 호기만 들리고 이내 그녀의 입술은 다물어진다.

꽉 묶인 입술은 힘이 들어가는지 부들부들 떨리고 있고 눈동자도 깜박거림이 많다.어딘가 울 듯이 눈동자를


축이던 마히루는 그래도 눈물을 흘리는 일은 없었고 그저 조용히 내심 일어난 폭풍을 넘기려는 듯 보였다.

그 모습이 덧없이 녹아 없어질 것 같아 아마네는 마히루를 끌어안고 가슴에 얼굴을 묻게 한다.

이전에 마히루가 어머니를 만났을 때는 담요로 덮어주었다.

이번에는 그런 숨기는 것이 없어도 아마네가 모두 감춰서 받아들인다.

아마네에게 둘러쌓인 화사한 몸이 떨리지만 오열은 들리지 않았다.

다만, 얼굴을 들 생각은 없는지, 그냥 아마네에게 몸을 맡기고 한동안 평평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얼굴을 든 마히루는 눈가를 붉히는 것이 아니다.

아마네에게 안기여서 조금 진정되었는지, 눈동자야 약간 흔들리고 있지만 괴로워서 어쩔 수 없는 모습은 아니다.

"......마히루는 어떻게 하고 싶어?

차분해질 때를 가늠해 한 말에 마히루는 초점이 맞지 않았다.

"......모르겠어요..그냥, 저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이제와서 나와도, 나는 그 사람을 올바르게 부모라고


인식할 수 없어요"

"그렇구나"

"......나는, 딸로서 이상한 것일까요?


"그것은 사람의 생각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단정지어서 말할 수 없어. 다만 마히루의 사고방식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부정하지 않아.마히루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걸로 된 것 같아.나는 마히루의
생각과 선택을 받아들일거야"

"네"

이상하지 않다니 이상하다니 아마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개인적인 일을 말하자면, 마히루가 부모님을 부모로 인식하지 못해도 이상하지는 않은 것이다.부모다운 일을


당하지 않았는데, 애정을 받지 못했는데 부모로서 대우하다니 무리다.

"마히루가 선택한 일을 지지해.나는 아직 남이니. 가정형편에 깊이 관여할 수는 없다.다만, 마히루의 의견을


존중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지탱해 줄거야."

"응"

"계속 옆에 있을테니깐. 불안해지면, 언제든 기대줘"

이제, 아마네는 정해 놓은 것이다.

마히루를 놓아줄 생각은 없다, 평생 달라붙어 살아가는 것이다, 라고.

후지미야가의 인간은 애정 과다, 라는 것을 과거에 부모님의 친구로부터 들은 적이 있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렇구나, 라는 것을 자각하고, 아마네는 작게 웃는다.

절대로, 마히루에 대한 마음이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예감이 아니라 확신하고 있다.

원래 한가지 것을 좋아하고 계속 머무르는 성질이다, 그 대상이 사람이 되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스런 소녀는 아마네의 말에 재잘재잘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그 다음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아마네의 등에


손을 돌렸다.

"......정말로, 옆에 있어줄래요?

"물론,"
"그럼,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혼자 두지 말아줘요," 라고 말하면, 아마네 군은 받아줄 건가요?

어딘가 우울함을 느끼는 속삭임에, 아마네는 "당연하지"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마히루가 원한다면, 계속 여기 있어줘도 괜찮겠지? 어차피 몇년후엔 같이 사는거고 예행연습이라도 해둘까?"

일부러 익살스럽게 물으면, 말의 의미를 이해한 듯 한 마히루가 울 듯한 얼굴에서 일전해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아마네는 아마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자각은 하고 있기 때문에 민망하지만, 마히루가 눈동자를 휘감고
수치로 굳어 있는 것을 보면 여유가 생긴다.

"......걱정하지 않아도, 마히루는 혼자가 되지 않을테니깐, 안심해줘"

심장의 고동을 숨기며 살짝 속삭이자 마히루는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눈동자를 축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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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 끝.

4 장은 학교 이야기.그 중에서 문화제가 끼여있습니다.


1 월 2 일 기준 4 장이 222 화 까지 나와있네요.
따라붇어 보겠습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할로윈
*"과자 안주면 장난칠거에요."
*(trick or treat)

10 월 31 일.
갑자기 마히루가 그런 말을 꺼내서 오늘이 할로윈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너무 흥미가 없어서 머리에서 쏙 빠져있었는데 아무래도 마히루는 계절별 이벤트에는 도전해보고 싶은 것 같다.
간호사복 같은 옷을 입고 있다.

어디서 그 의상을 조달했을까, 눈을 돌려보며 생각하니, 마히루는 반응이 둔한 아마네에게 약간 불만스러운 듯


아마네의 옆에 앉아 두 팔을 쿡쿡 찌른다.

"......혹시, 할로윈을 모르시는건가요?"


"아니 평범하게 알고있지만......
"그럼 과자를 주세요.거부한다면 장난이에요"
"과자구나, 그래"

옆에 있던 가방에서 우연히 학교 돌아오는 길에 사서 넣었던 민트껌을 꺼내 그대로 건네니 마히루가 미묘하게


눈썹을 찌푸린다.
"있었다는 것에도 놀랍지만, 껌......"
"과자잖아,"
"하긴 그렇지만, 이거 달달한건 아니겠네요?
"당류 제로가 아닌 놈이니까.

개중에는 당류 제로를 부른 껌도 있는데, 이것은 제대로 당류가 들어있기 때문에 간식취급도 좋을 것이다.

장난이 안 되어 매우 불복하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마히루, 이번에는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런 마히루야 말로 나에게 간식을 줘야하지 않을까?


"후후~ 저는 장난같은거 당하지않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고요."

잘 들어줬다는 듯 웃는 얼굴로 꺼낸 것은 뭔가 컬러풀한 액체로 채워진 주사기이다.


의료용이 아니라 주사기를 본뜬 것 뿐인 플라스틱 케이스라고 해도 좋다.끝은 뾰족한 것도 아니고 액체를
배출하기 위한 통이나 그 끝 구멍도 크다.

아마 내용은 색이 붙은 엿이다.

"변장에 맞춰 간식도 고만고만 했어요. 알약 풍의 *라무네도 있어요"


*(일본풍 레모네이드)
"그런 부분에는 치밀하구나......
"치토세씨와 함께 생각했습니다......그러니 아마네군, 감상은?
"응,그건 귀여워 ......귀엽지마안.."
"그런데?
"......너무 미니스커트는 골라주길 원하지 않는다고 할까?

코스프레이기 때문에 학생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정도나 디자인으로 되어 있는데, 너무 자극이 강하지 않을까?


속옷이 보인다는 것은 아니지만 허벅지는 나름대로 보여서 스타일이 좋은 마히루가 입고 있으면 뭔가 답답함을
기억하게 된다.

확실히 치토세의 훈수라고 눈을 돌리면서 멍하니 조그맣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안어울려요 ?"
"어울리지만......너무 자극적인 복장을 입으면..."
"입으면요?"
"내가 곤란하다고 해야하나......나보다 마히루가 곤란하다고 해야하나?

이성을 날려 스킨십 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이런 복장은 삼가달라는 식이다.

어리둥절한 마히루는 모르는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는 마히루의 무릎바닥과 등에 손을 돌려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는 턱을 들어 얼굴을 빳빳한 곳까지 다가갔다.한 손은 받침대로 등에 돌리면서, 느슨하게 허벅지를
쓰다듬고.

"너무 지나치면, 내가 만질꺼야?


"아,우......그건,어쩔 수 없다,라고 해야하나"
"뭐야, 만져지는걸 원한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요! 그런 말을 하는 주군에게는 달콤한 약의 벌이에요.
붉어진 얼굴로 엿이 든 주사기 같은 것을 아마네의 입술에 묻고 와서, 아마네는 저항 하는 일 없이 물었다.
조금만 밀려나고 온 엿은 달콤한.극단적으로 단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 아마네로서는 즐겨먹는 맛이 아니었다.

조금 먹어버리곤. 아마네는 주사기도 마히루의 손에서 빼앗아 책상에 놓는다.


그러고는 마히루의 입술에 물었다.

"......응!

껌은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아서 달콤한 맛을 마히루에게도 나눠 주면. 입술을 떼었을 때에는 비슬비슬한 상태의
마히루가 완성되어 있었다.
허벅지와 등을 쓰다듬는 것만으로 벌벌 떨리는 몸을 떨어버림으로 뭐라 말할 수 없는 섹시함을 느낀다.실제로는
간지러워할 뿐이어서 그렇게 된 것은 없지만.

"과자를 줬는데 장난치지 마세요"

잠시 고민하던 마히루가 헐떡이며 중얼거리자 아마네는 살며시 웃고 삐지기 시작한 마히루의 기분을 달래기 위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특별편

"마히루, 뭐 바르는거야"
소파에 앉은 마히루가 뭔가 반투명 스틱모양으로 입술을 비비고 있는 것을 보고 아마네는 눈을 깜박거렸다.
"*립입니다, 꿀맛이라구요"
*(립밤 립스틱 둘다 통칭.)
그렇게 말하며 바르고 있던 립을 살살 흔들며 보여주고 온다.분명 honey 라는 글자가 립 외장에 적혀 있었다.
"지금것들은 맛을 내는건가......"
"할아버지 같은 말투를......요즘은 맛도 있어요.초코라던지 딸기라던지 청사과라던지저 평소에는 교칙때문에
약용으로밖에 바르지 않는데, 치토세씨가 이런 것도 괜찮다고 해서요"
아무래도 치토세의 추천인 것 같다.마히루도 마음에 드는지 신나게 립 뚜껑을 닫고 있다.
그런 모습에게 "흐응"하며 마히루의 입술을 바라본다.그녀의 입술은 립을 발라서 그런지 평소보다 뾰로통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청초한 색향을 풍기고 있었다.
"......뭐에요 ?
빤히 쳐다보던 것을 깨달은 마히루가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
"아니, 키스하면 단건가 하고"
"후후, 시도해 볼건가요?"
농담인 줄 알았는지 장난스럽게 웃으며 입술을 가리키던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그러면 사양말고."라고 되물고
마히루의 입술을 물었다.
설마 정말 실행에 옮겨질 줄은 몰랐던 것 같은 마히루가 흠칫 몸을 떨고 있지만 마히루가 꾀어 온 일이라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평소보다 촉촉한 입술의 부드러움을 만끽하며 날씬하게 입술 윤곽을 본다면 honey 라는 글자에 어울리는 달콤한
꿀맛이 입안에 퍼진다.
"......정말로, 달콤하네."
감상을 중얼거리자 마히루가 빨갛게 쳐다보듯 쳐다봤다.
" 쑥쓰러워 할꺼면 먼저 말하지 말라고" 라고 했잖아,,,, 알았어 미안하다고"
찰싹찰싹 손바닥으로 두들겨 맞기 때문에 더 이상 입으로는 놀리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마히루의 입술을 천천히
맛본다.
여느 키스와는 또 다른 달콤함을 느끼고, 핥을 때마다 마히루가 부끄러운 듯 몸을 사리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러네,, 달콤하군"
"응......아,저기 립 전부 떨어져요.."
슬슬 기브업을 하고 싶은지 아마네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누르는 마히루, 부끄러움으로 축축한 카라멜빛 눈동자를
들여다본다.
"안돼?"
"음......다시 바를게요..,부우"
아무래도 허락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언가 용서해주는 마히루에게 애틋함을 느끼며, 아마네는 다시 한 번 입술을 삐죽거렸다.

다음 날 마히루는 립을 바른 상태로 아마네의 옆에 걸터앉아 왔다.입술을 채색하는 방식이 다르다.


나도 모르게 웃으면 마히루가 알아차렸는지 미묘하게 비틀거린다.
"뭐,뭐에요"
"아니, 내 여자친구 귀엽다고"
"갑자기 무엇을......응,"
다 말하기 전에 가볍게 입을 막고 입술을 맛보니 달콤함의 강인한 새콤달콤한 과일의 맛이 퍼졌다.
일부러 다른 맛으로 바꿔서 와준 마히루의 노력이 애처롭기에 입술이 저절로 느슨해진다.키스 받을 것을 기대하며
다른 맛의 립을 발라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만 키스도 길어지게 된다.
"오늘은 딸기일까?
잠시 후 입술을 떼었다가 확인하니 마히루는 익은 딸기도 새까맣다고 할 정도로 샛붉어지고 마는 뺨의
불그스름함을 보였다.
"내일은 뭘 해줄거야?
"......고추로 할까요 ?
"마히루 입이 붓잖아 그건."
"어차피 아마네군에게 키스를 많이 당하면 붓는걸요."
삐진 듯 중얼거리는 마히루에게 한 번 저지른 적이 있는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달래듯 부드럽게 입을 맞춘다.
"그렇다면, 달콤한 맛으로 붓게 하고싶구나.웬만하면 마히루부터 해줘도 돼"
"초코 립을 주렁주렁 발라둘거에요."
"어떻게든 맘껏 하라고."
키스하는 것은 괜찮구나 싶었지만 입으로는 내뱉지 않고, 왠지 할 마음을 낸 마히루에게 미소만 느끼며, 지금은
마히루의 입술을 남김없이 먹어버린 아마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특별편
11 월 11 일 이면.

학교에서 돌아와서 소파에서 초코프레첼을 먹다가 옆에 앉은 마히루가 안절부절하기 시작했다.


치토세에게 억지로 받았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 먹고 있었는데, 이 모양이라면 뭔가 있는 것 같다.단지,
딱히 그 무언가가 생각나지 않는다.

"무슨일이야?
"에,아니요,그......으..,신기하네요,아마네군이 초코계 과자먹고있는건 말이죠.."
"뭐 짠 계열이 더 좋으니까 말이야.오늘은 치토세가 던져줬으니까 마히루도 먹을래 ?

마히루와 함께 먹어, 라는 취지의 말도 겸해서 받았기 때문에, 아마도 마히루도 뭔가 걸어올지도 모른다.
마히루는 '뭔가' 에 짐작이 가는 것 같으니, 그것을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흥일 것이다.

뜯은 봉지를 마히루에게 내밀면 마히루는 으악 하고 작게 신음한 뒤 두 팔로 이마를 밀어온다.

"그거 유혹하는 건가요?


"아니, 치토세나 마히루의 태도에서 뭔가 있는건 알지만 무슨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다.미안"
"오늘은 무슨 날인지 모르신다는거에요?"
"응,"
"왜 그 과자가 건네졌다고 생각하나요?"
"이것을 사용해서 어떤 이벤트를 하라는 메세지가 담겨있는거잖아?"
"그곳까지 안다면 왜 생각이 도달하지 못하는건가요......."

난처한 듯 눈썹을 내린 마히루는 다시 신음하며 이마를 꼬르륵 밀어온다.


아마네로서는 그런 말을 해도., 라는 기분이라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일단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어 놓았다.

" 쓰다듬으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라고 ."
"어떻게 해달라는 말은 아니지만......그......잠시만,기대했다고 할까요......"
"기대?"
"그 초코프레첼을 먹고 있는 거니까, 그,......네,말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부끄러운지 떨리는 마히루를 보자 아마네는 어찌된 일인지 고민하다가 일단 초코프레츨을 물었다.


포잇, 하고 깨물면 마히루가 고개를 든다.

옆에서 빙글빙글 도는 듯 방황하는 카라멜색 눈동자에 당황하더니 마히루는 뜻을 결심한 듯 이쪽 얼굴을 본 뒤


아마네가 물고 있는 초코프레첼의 소유자에게 달라붙었다.
깜박하고 눈을 깜박인 것도 잠시, 딱딱 부러지듯 갉아먹으니 마히루가 얼굴을 가까이 다가온다.

그럴꺼였냐, 하고 납득했을 때에는 뺨을 붉히던 마히루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과 겹쳐져 있었다.

작게 "응"하며 목을 울린 마히루이긴 하지만 입술을 떼려고는 하지 않는다.희귀한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수치심을 느끼며 부드럽게 입술을 포갰다.

잠시 후 입술이 멀어지지만 마히루의 눈동자는 온통 자괴감에 젖어있다.자기가 벌인 일인데 부끄러워해서 아마네는


그만 웃고 말았다.

"아, 이런 일이에요...이런 날이에요"


"응, 잘 알았어"
"우.., 웃지 마세요"
"웃는다고 해야하나, 미소짓고 있다고 해야하나"
" *'미소' 는 한자부터가 웃고있어요!
*(笑. 야민정음으로 쑻 으로 쓰기도함. 대부분의 경우에 (笑) 이 붇으면 제 역할을 못하는. 정도의 뜻이 있음.
ex] 초콜렛(笑)[뒤틀린 황천의 초콜렛])
부끄러움도 숨기지 않은 채 불복하는 마히루, 아마네는 다시 웃으며 부드럽게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솔직히 말해도 될까?"


"네"
"......이런 과자는 평범하게 먹고 싶기 때문에, 너무 이런 게임은 좋아하진 않아."

순순히 고하면, 마히루는 알기 쉽게 눈썹을 내리고 초췌한 듯 "네"하며 웃는다.


이 말투로 오해하게 만들어서 아마네는 쓸쓸한 듯 눈동자를 숙이는 마히루의 등에 손을 돌리고 귓가에 입술을
갖다댔다.

"......키스는 키스로 하고 싶으니까, 이거 먹을때까지 맡겨야지"


초코를 포함한 입으로 키스 따위를 해 버리면, 달달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그렇지 않아도 마히루는
꿀을 태운 듯한 달콤함과 씁쓸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초코의 단맛 따위는, 필요가 없다.

부드럽게 속삭여 보이면, 펑펑 김을 낼 것 같은 기세로 얼굴을 붉힌 마히루가 꿈틀꿈틀 고개를 끄덕인다.

그 반응에 만족한 아마네는 마히루를 끌어안고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당황하는 마히루를 사랑하면서, 아마네는 초코프레첼 한 봉지를 다 먹을 때까지마히루와 먹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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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끝
다시 본문 번역 들어가겠습니다.

시점이 4 부 200 화 쯤.
문화제 딱 직전이기 때문에 얘내들 너무 달달해요.
외전인데 달달함 뿜뿜.
공격적인 마히루랑 잘 받아치는 아마네는 최고의 조합입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4 화
174 여름방학 다음의 아침

신학기 아침, 일어나 무의식적으로 옆을 보며, 아무도 없는 것에 아마네는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다.

어제 묵을 예정이었던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한계초과를 야기했는지 부끄러워하며 저녁식사 후에는 돌아가


버렸다.

그래도 이 타이밍에 손을 댈 생각은 없었는데, 한 말이 말이었기에 의식해버린 것 같다.

싫어서가 아니라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돌아간다며 귀가한 마히루에게 첫 번째 위로와 불안 해소라는 목적은
달성했기에 그냥 미룬 것이다.

저 화사한 몸을 부둥켜안고 잔다니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고 생각하며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현관문에서 문
경첩소리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첫 등교날이라 평소보다 일찍 찾아왔을 것이다.

교복으로 갈아입고 자기 방에서 나오면, 때마침 앞치마를 차고 있는 마히루가 부엌 입구에 있었다.

"아......조.. 좋은아침이에요."
주저주저하며 인사하고 온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조용히 웃었다.

분명히 이쪽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녕, 잠은 제대로 잤니?

"일단 아마네군 때문에 다른 건으로 고민했지만요."

"싫었나?"

"알면서 그런 소리 묻는 거 그만두세요."

얼굴을 붉힌 마히루에게 베싯. 하자 옆에 있던 주방장갑으로 두드려맞았지만, 아마네는 기죽지 않고 웃으며 일단


몸단장을 하기 위해 세면실로 향했다.

"왜 이쪽을 보는 거에요?"

"아니, 쑥스러워 하는 마히루가 귀엽다고 생각해서"

"아마네군이 *홀리도록 진화하고 있어서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たらし. '홀리다'의 명사형. 속어로 이성을 희롱하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함)

"마히루한정이니깐 문제 없어.

아침식사 때 아직도 쑥스러워 하는 마히루를 쳐다보니 마히루가 미묘하게 삐진다기보다는 쑥스러운 척을 하고


있었다.

어제 일이 맴돌고 있는 마히루는 이쪽을 의식하고 있는 몸짓을 가끔 보여 주어서, 그것이 귀여워서 그만 웃게


된다.

여유를 부리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바보" 라고 꽤나 욕설이라기엔 사랑스러운 말을 들은 아마네는, 계란말이를


입에 집어넣는다.

미묘하게 입술이 산을 쌓고 있는 것은 아마네의 태도가 원인일 것이다.


뾰루퉁하면서도 점잖은 태도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마히루가 흐뭇하고 잔잔한 눈빛으로 바라보면, 정신을
차려보니 제비를 뽑았다 라는 눈으로 보였다.

"뭔가요?"

"이야, 행복하구나 하고.함께 맛있는 아침을 먹을 수 있고"

"......그건 저도 행복하지만, 지금 그런 말을 하는건 일부러 그런거네요"

"상상에 맡기는걸로"

그랬더니 마히루가 책상밑에서 찌르듯 다리를 차왔기 때문에 수치로 얼굴을 물들이며 밥을 먹는 마히루를
바라보았고, 아마네도 더 이상 자극을 하지 않고 조용히 밥을 먹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5 화
175 학교

"잊은건 없나요?"

아침을 먹고 몸단장을 다시 한 후에 집을 나가려고 하면 마히루가 말을 건다.

잊은 물건, 이라는 말을 들어도 일단 사전 준비는 되어 있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늘은 오전에만 일정이기 때문에 교과서는 필요없는, 덧신발과 필기구와 과제, 제출서류 정도일 것이다.모두
앞서 가방에 넣어 확인까지 하고 있으니 문제 없을 것이다.

"특별히 없을 것 같은데."

"진짜인가요?"

"오히려 왜 그런 의심하는거야?

"......이쪽을 잊은건 아닌가요?"

약간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하면서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보여준 것은 너무 덥기 때문에 나중에 매려고 했던


학교지정 넥타이다.

아, 라고 아무 생각 없이 한숨을 쉬었다.
"일단 방학이 끝나는 집회가 있기 때문에, 옷차림은 확실히 해야 해요."

정말.. 이라면서 넥타이를 목에 매려고 하는 마히루가 왠지 낯간지러운 기분이 들면서 가볍게 쭈그려 놓는다.

물론 여름방학 전까지는 기본적으로 매일 하던 일이라 나도 할 수 있지만, 마히루가 해준다면 막을 생각은 없었다.

착실하게 넥타이를 매고 있는 마히루의 모습에 작게 웃는다.

(......나중에 알아 차리면 쑥스럽겠지...)

스스로 신혼부부 같은 짓을 하고 있으니 흐뭇하다.

아마네로서는 해주는 일이 고맙고 배려도 고맙다, 당연하게 해주는 것도 고맙고, 무엇보다 나중에 깨달은
마히루가 쑥스러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 때문에 좋은 일뿐이다.

조심히 넥타이를 매고 정돈해 주고 있는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선의 질이 여느 때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의심스러운 눈빛이 돌아온다.

"......무슨 일이에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귀엽다고 생각한 것 뿐"

"요즘의 아마네군은 귀엽다고 하면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가요?"

"생각은 안해봤지만, 귀여운건 사실이니까"

"그런곳을 날려버리면,, 그러면.. 아니.. 저 한정이면 좋겠지만요."

미묘하게 강세가 엿보이는 목소리로 단언하고 아마네의 넥타이를 꽉 맨 마히루에게 더이상은 놀리는걸로 웃는 것은
자제하기로 한다.

대신, 마히루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마히루의 손을 잡는다.


"그럼, 갈까"

"......거짓말인것 같은 감이 느껴지는걸요"

"기분 때문이야"

모르는 척하며 자신의 가방을 메고 마히루의 가방을 들며 현관으로 향한다.

마히루는 스스로 가지려다가 그녀에게 뭐든 받을 수는 없으니 이정도 안하면 어리광만 부리고 말겠지.

양보할 생각이 없는 아마네에게서 마히루가 아른거리며 미소짓고, 아마네에게 두팔을 가볍게 박는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없지는 않을것같은데,,,"

"아마네군이 아까 아무일도 없었기에, 저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렇게 들으면 추궁할 수 없구나, 예예, 아무것도 아니구나"

웃으며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마히루와 함께 집을 나선다.

"다녀오겠습니다 "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으면서도 중얼거리자, 마히루는 가만히 이쪽을 본 후에 작게 따라하듯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마히루가 돌아오는 장소는 이곳이구나, 하고 생각하니 반가워서 행복해지는데, 마히루의 추궁은 없었다.

여하, 마히루 쪽도 발그스름한 얼굴로 기쁘게 웃고 있었던 것이다.아마네의 일을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행복해 하는 마히루의 손을 잡으면 마히루도 똑같이 잡아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6 화
176 여름방학 다음의 교실

9 월에 접어들었지만 더위는 아직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아침이라고는 하지만 열기가 있고 햇살도


눈부시다.

그저 시원한 얼굴로 옆을 걷는 마히루를 보니 더위가 조금 누그러진 것 같았다.

잡은 손은 아마네의 것보다 싸늘하니, 잡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덥구나"

"달력상으로는 가을이지만, 역시 아직 기후적으로는 시원해지기가 멀어보이네요"

찰싹찰싹 남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며 보여주는 마히루의 말과는 달리 시원한 얼굴 그대로다.아마네는 머리가 검고
햇빛으로 뜨거워져 더운 생각이 들기 때문에 미묘하게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음......더운거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그런 건가요,"

"추운쪽을 좋아해, 게다가 땀냄새나는건 마히루도 싫잖아"

"......별로, 아마네군의 냄새라면"

"내가 싫은 거야.조심해야지"

이왕이면 좋은 냄새라고까지는 아닐지라도 불쾌한 냄새는 풍기고 싶지 않아서 평소에 조심하고 있는 것이다.사람을
대한다면 더더욱.

학교에 도착하면 바디페이퍼로 땀을 닦아내고 무향료 제향제를 쓰기로 마음먹고 있으면 마히루가 두팔에 코를 댄다.

"아마네군 본연의 향기가 나서 좋은 냄새에요"

"......그건 아무래도.마히루는 여전히 좋은 냄새나"

"그것은 그,몸..냄새도 있지만,아마네군에게 싫은얼굴 하도록 하고싶지않아서요"

"나도 그런 마음이니 이해바랍니다."

결국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작게 웃고, 덥지만 상쾌함을 느끼게 하는 공기를 느끼며 마히루에게
맞춰 느긋한 발걸음으로 학교로 향했다.
"아침부터 우리를 작열하게 유혹할 생각인거냐?"

"뭐가"

교실 자리에 앉은 아마네가 마히루와 대화하고 있었는데, 왠지 이츠키가 굳은 얼굴로 말을 걸어왔다.

덧붙여서 교실은 냉방이 되어 있어 시원하다.각 교실은 냉난방을 완비하고 있기 때문에 바깥 기온에 시달릴 일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자...... 보여주려는듯이 꽁냥거리고 있으면."

"보여준다는게.. 그나저나 애초에 평범한 대화를 한 것 뿐인데"

"그렇구나 대화내용은 매우 진지한 학생의 것이었는데, 이렇게 분위기라던지 태도라던지 눈빛이 그렇지"

교실에 대해 반친구들에게 인사를 한 후, 휴가가 끝난 시험을 위한 복습을 둘이서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꽁냥거리는 것처럼 보인 것 같다.

아마네로서는 성실하게 시험 대책을 세웠을 뿐이므로, 꽁냥꽁냥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도 잘 안 되는 것이다.

"너, 슬슬 시이나씨가 얽히면 자각없이 만만해지는거 그만해.적어도 공공장소에서는"

"이번것은 특별히 아무것도 안했는걸.출제범위 확인과 암기과목 퀴즈만 쳤을 뿐이지"

"이래서 아마네는"

"의미를 모르겠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녀석은, 라는 시선을 돌리면, 왠지 같은 시선을 돌려받게 된다.

"주위를 둘러봐라,"

시키는 대로 주위를 돌아보자 남자로부터 살의가 담긴 시선을 받았다.여자한테는 미소를 머금은, 그리고 어딘가
부러운 시선.

수다에 흥겨워하던 카도와키나 히이라기, 코코노에도 쓴웃음을 지으며 미지근한 미소를 머금고, 아마네의 뺨이
약간 움츠러든다.

"요즘 너희는 눈에 독인걸 알겠나?

"너와 치토세도 그런 거였으니까 말이야."

"실례하지마, 우린 대놓고 의도적으로 장난치는거야.너네 둘처럼 배어 나오는 부부감과는 사연이 다른거야"

"그것도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의 장난은 의도적인 것이었던 것 같아서 그쪽이 문제가 있을 것 같지만, 반 전체에서의 의견은 이쪽이 더
문제인 것 같다.

마히루는 이츠키의 말에 살짝 볼을 붉히며 서먹서먹한 듯 해서, 그녀는 자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그렇다면 먼저


말해주길 바랬던 것이다.

"어쨌든, 정말 조심해라...... 여름축제때 같은걸 뿌리고있으면 큰일날거야"

"큰일이 난다니, 그치"

"......저로서도, 아마네군을 보여주기 아까워서"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마히루에게 "그렇게나?" 하고 돌려 머리를 쓰다듬었더니, 조금만 입술을 삐죽거리던


마히루가 "그런 점이 안되는거에요.." 라고 삐진 듯 안 되고 있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7 화
177 *HR 후
*(Homeroom 의 약자. 학생집회)

여름방학이 끝난 등교일이므로 전교집회를 마치고 담임에게로 연락이 끝나면 바로 귀가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음 날에는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는 탓인데.

테스트 하고싶지않아~

해산된 후의 자리에 와서 책상에 엎드려 있던 치토세는 정말 싫은 듯 중얼거린다.


"그래? 평소에 공부하면 복습 정도고, 시험 기간에는 집에 일찍 들어가니까 비교적 편하긴 한데"

"그건 아마네랑 마히룽 같은 우등생의 발언이라고. 일반적으로는 테스트는 싫은 것,이니깐ㅡ 그렇지 유우쨩?"

"하하하. 뭐, 어느 쪽의 기분도 알겠지.나로서는, 동아리활동이 없으니까 외롭기도하고 쉬는지라 마음이


편하기도해.테스트 자체로 생각할 일은 별로 없을까?

"크, 유우쨩도 은근히 우등생이었어......"

육상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카도와키지만 완전한 체육계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부는 잘하는 편이다.
상중하로 말하면 상 급의 분류가 된다.

치토세는 귀가부이긴 하지만 육상부 출신으로 머리를 쓰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려는 파라서 책상 앞에 앉는 평소의
노력이 말해주는 테스트는 질색인 것 같다.원래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잇군ㅡ, 모두가 괴롭혀"

"그런 말을 들어도.뭐,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어. 치이."

"잇군은 배신자.방학이라고 공부하고."

"그래도 너무 잘하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까 말이야."

껄껄 웃던 이츠키는 부모로부터 성적을 더 올리라고 보챔을 받는다고 들었다.

이츠키는 원래 요령이 좋고 지성도 좋지만, 치토세를 우선하기 쉽기 때문에 평균적인 성적을 거두었다.그것이
이츠키의 부친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 것이다.

이놈의 가정도 여러 가지로 큰일이야, 하고 동정하면서 귀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미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되는
마히루가 가방을 들고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죄송해요, 오래 기다렸죠? 선생님이랑 얘기하다가......"

"괜찮아, 이츠키네랑 얘기했었고.치토세가 내일 테스트 망친다고 한탄하는것뿐이었지만"

"그건 저도 어쩔 수 없네요."

"버림받았다!"

역시 테스트 전날 범위의 내용을 전부 외운다는 것은 무모하다고나 할까? 무엇 때문에 장기휴가가 있었나 하는


이야기도 되니까요.

맞는 말에 한번 고개를 들고 마히루를 간청하듯 바라보던 치토세는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이건 자업자득이구나, 하고 연민의 시선을 치토세에게 던진다.과연 저주같은 치토세의 기억력과 평소의 노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는가.

단지, 걱정하면서도 엄격한 발언을 한 마히루는, 곤란한 듯 미소지으며 가방 속에서 클리어 파일을 꺼내
치토세에게 파일째 살며시 건네준다.

"단지 이럴 줄 알았으니 시험에 나올 중요한 곳만 정리한 게 이쪽이에요. 낙제는 면할 수 있을 겁니다."

"마히룽 천사!"

"그거 그만두라고 저만큼......"

벌떡 일어나 마히루에게 안긴 치토세에게 마히루는 쓴웃음을 짓고 있다.

덧붙여서 시험에 나올 것 같은 요점을 정리한 프린트의 작성에는, 아마네의 손도 들어가 있었다.

시험을 작성하는 교원의 버릇을 이해하는 아마네와 마히루가 의논해 요점 또는 낼 만한 곳을 픽업하고 있다.
교원의 버릇이라는 고비가 벗어났다면 미안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시험에 나올 만한 곳을 뽑았으니 괜찮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네군도 노력해 줬으니깐. 저만 말고 아마네군에게도 감사 인사를 해 주세요."

"아마네..."

"뭐"

생크림 뺨에 바른 채 정신없이 크레페 뺨치는 마히룽 사진이랑 공포영화 감상하고 탱글탱글 눈물그렁거리는 마히룽
사진 뭐가 더 좋아?

치토세씨!

"어느쪽이든 받을까"

아마네군 까지!

어느덧 촬영된 일에 눈썹을 치켜올려 얼굴을 붉히고 있는 마히루를 보자, 아마네도 그만 웃고 만다.
"농담이야"

"...정말인가요?"

"뭐, 받을 수 있다면 받겠지만"

사진 자체에 죄는 없고, 친구에게 보여 주는 마히루의 귀여운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받을 수 있다면 기뻐할 일이다.

아마네의 말에 마히루는 불복하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치토세가 빼어난 웃고 있어 아마네에게 화는 내지


않고, 치토세에게 "치토세씨 바보" 라고 토라진 듯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니, 사이 좋은 일은 좋은 일이잖아 마히루?. 아마네가 연인의 사진을 원할 정도로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건 그거, 이건 이거예요"

딱 잘라 말하고 홱 고개를 돌린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치토세도 웃어버리선. 마히루가 더 토라지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8 화
178 점심과 포상에 관해

"결국 받았나요?"

집에 돌아왔을 때, 마히루가 다소 토라진 듯 말을 걸어온다.

사진을 찍고 있던 것 자체는 신경 쓰지 않는 듯하지만 아마네에게 보이는 것은 거부감이 있는 듯 마히루는 약간


가시 돋친 시선을 보냈다.

"글쎄. "

"......아마네군의 소바만 먼저 국물에 고추냉이를 넉넉하게 섞어 놓을거에요.너무 맛있어서 눈물과 콧물을


자아낼 정도로 넣을거에요.

"미안하다고. 안 받았어."

점심 소쿠소바를 인질로 잡혔으니. 슬쩍슬쩍 넘길려는건 이제 악수이므로 순순히 자백한다.

일단 찍힌 마히루가 싫으니 무단으로 받는 건 그만둔 것이다.물론, 허가를 받으면 치토세에게 흘려 보낼 생각이긴


하지만.
아마네의 말에 노골적으로 안도한 마히루는 그렇게 하면 되는거에요. 라고 기분이 약간 되돌아간 목소리로
대답하고, 조리를 위해 머리를 묶기 시작한다.

"...그렇게 싫었어?"

"아니,싫다고나 할까......그,한심한 얼굴을 하고있고,부끄럽고......절대 귀엽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으니깐요."

"마히루의 얼굴에 부끄러울 것도 없고 귀여운 건 뻔한데."

'그런 대사를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아마네군은 좋지 않을 것 같아요'

"뭐가 좋지 않아?"

"심장적으로 말입니다."

홱 고개를 돌리면서 머리를 경단처럼 올려놓은 마히루는 앞치마를 입고 손을 씻기 시작한다.

아마네도 양념을 담거나 접시 준비 정도는 거들어 줄 생각이어서 옆에서 손을 씻기 시작하는데 곁눈질로 본


마히루는 뺨이 발그레했다.

"......아마네군은, 자신이 한심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진이 아카자와씨로부터 나에게 흘러들어가면 어떤가요."

"음-. 물건에 따라 다르지만, 공공장소에서 보여주지 못할 것 같은 사진 이외라면 뭐 용서할까.뭐, 이츠키가


그렇게까지 심한 걸 보낸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애초에 찍지 않아. 그리고 나는 그런 모습을 드러낸 기억은
없어."

"...고양이 귀는 허락하는건가요"

노래방에서 장착된 녀석이군.뭐 어때.

남자 셋이서 갔던 노래방에서 왠지 고양이 귀를 가지고 있던 이츠키에게 억지로 붙여졌을 때의 사진일 것이다.


이츠키도 카도와키도 웃음을 참고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던져버렸지만, 몰래 사진이 남겨져 있던 것 같다.

담백하게 받아들인 아마네에게 마히루가 불편한 듯 고개를 숙인다.

"...저야말로, 아마네군의 허락없이 사진을 받고 있어서 미안해요"


"그건 이츠키 때문이니까.어차피 갑자기 보내진 거잖아.이츠키는 다음에 햄버거라도 한턱 내야지.

이츠키 폴더에 아직도 사진이 잠들어 있을 것 같은 게 두려운 대목이지만, 끔찍한 건 없을 것이다.

갓 꺼낸 부드러운 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미안한 듯한 마히루에게 웃음을 터뜨린다.

봐봐, 신경 안 써도 되니까.미안해하는 것보다 작은 사발과 고명을 듬뿍 챙겨주는 게 더 기쁘니까.

"...와사비도?"

"그건 적당히 부탁해. "

아주 진지한 얼굴로 대꾸하면, 김이 빠졌는지 마히루는 작게 웃으며, 아마네의 팔뚝에 가볍게 이마를 부딪치며
"...그런 부분을 좋아해요." 라고 작게 속삭였다.

"내일부터 3 일간 시험인데, 딱히 바뀐 보람이 없는것 같아."

소바를 다 먹은 뒤 아마네는 흡족한 듯 배를 비비며 중얼거린다.

아마네는 공부를 좋아하는 편이고 평소 나름대로 노력했기 때문에 시험 자체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오히려
친구의 성적을 걱정할 정도다.

음, 글쎄요.평소처럼 언제나 힘을 내면 되는 일이니까요.

"치토세가 물으면 '그런 건 우등생이니까 말할 수 있어'라고 삐칠 것 같은데"

"후후. 치토세씨는 이번에 못하는 곳이 있는 것 같아 더욱 그렇지요.다음에 꼭 알려줄게요.

치토세가 비명을 지를 것 같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내심 간직하고 테스트 전날에도 태연한 마히루를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이번 상은 어떻게 하지?"


"예? 포상이요?"

일등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어 있어도, 상은 필요하잖아.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뭐든지 하겠지만"

"전에는 아마네군에게 포상으로 무릎을 베개를 해줬지요. 그렇다면, 그런 아마네군이 원하는 포상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나는 마히루가 기뻐하는 일이 상이니까."

"...그건 저도 아는데.. 그렇게 말하는 건 치사해요"

무, 하고 조금 삐진 듯한 마히루가 허벅지를 찰싹찰싹 두드리기에 쓴웃음을 지으며 그 손을 부드럽게 잡는다.

"나는 마히루에게 뭔가를 하고 싶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하게 해 줘"

"으......그래서,그럼 갖고 싶은 것이..."

"원하는 거?"

기본적으로 물욕이 희박한 마히루가, 물건을 갖고 싶다, 그것도 아마네에게 조르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캐러멜빛
눈동자를 들여다보면 수줍게 시선이 빗나간다.

"...그 아마네군의 방에 쿠션 있잖아요."

"에, 응"

"그거.. 원해요."

뜻밖의 요구에 눈동자를 껌벅이고 깜빡이자 마히루는 부끄러웠는지 뺨의 붉은빛도 가리려 하지 않고 몸을 옴쭉달싹
못하게 한다.

"어이, 꽤 오래 썼는데 괜찮겠어?"

"차라리 오래 써서 낡은 것이 좋다고 할까......그......그러니까, 아마네군의 냄새가 안정되기 때문에"

"...마히루 혹시 냄새페티쉬..?"

"...그거..라든지 그런 이유가 아니라아ㅡ! 아마네군을 좋아하니까.. 아마네군의 냄새가 좋아서 옆에 있다면


기쁠 뿐인걸요!."

"오, 오."
왠지 부끄러운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직접적으로 좋아한다는 말을 듣는 것보다 훨씬 부끄러워 뺨을 긁으며 방에 있는 쿠션을 떠올린다.

그러고 보니 마히루는 아마네의 방에 들어서면 대개 그 쿠션을 껴안고 있다.뭔가 안고 있으면 진정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쩌면 아마네의 것이기에 꼭 껴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쿠션인가"

"ㅇ.., 안 되겠어요?"

"아니, 그게 아닌데.본체는 필요없는건가 하고.

쿠션에 비할 바 없이 향기로운 것 같지만, 하고 중얼거리면, 작고 신음소리가 들린다.

"아, 아마네군은 가지고 갈 수 없잖아요"

뭐 그렇네.마히루는 포장이 가능하지만.

"......아.."

쉽게 뺨이 물든 마히루, 아마네도 자신의 뺨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살짝 웃는다.

"자러 온다는것도?"

"그건 그, 저,......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 주, 준비라는 게."

"별로 억지를 부릴 생각은 없어.마히루가 하고 싶다고 생각될 때 말해주면 되고, 하기 싫으면 그거면 돼.

연인 사이라고는 하지만, 숙박이라도 하면 의식도 하고 무서움도 있을 것이다.몇 번인가 함께 침대에서 잔 적은


있지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집에서 연인관계로, 잔다는 것은 처음이니까.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다고는 해도, 마히루가 숙박이라고 하는 큰 이벤트에 동요와 흥분, 공포를 품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그래서 마히루가 원할 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로 쿠션으로 되는 건가?"

"예......네......"

"그럼 그럴까? 또 케이크 같은 것도 사고 싶어. 평소에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칭찬도 중요하고."

지금 바라지 않는 것을 언제까지나 화제로 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담백하게 물러간 아마네는, 마히루가


기뻐할 만한 케이크를 어디서 살까 하고 스마트폰으로 가게를 검색해 낸다.

아마네의 옆에서 미묘하게 허둥지둥하는 바람에 일단 머리를 쓰다듬어 보니, 웬일인지 박치기 후에 '아마네군
바보' 라고 귀엽게 매도해 오는 마히루이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79 화


179 시험 후의 자유

시험 기간은 눈깜짝할 사이에 끝났다.

원래 시험을 위해 공부를 빠뜨리지 않은 아마네와 마히루는 여유있게 임했고 아무런 차질없이 시험을 마쳤다.

마의 테스트 기간을 넘어 시체가 되어 있는 치토세는, 마지막 날의 테스트가 끝나는 순간에 "자유다!"라고


외치며 두 손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흐아아ㅡ 지쳤어ㅡ 두 사람 덕분에 무사히 극복했다고!"

"극복했는지 아닌지는 결과가 나온 다음에."

"멋없는 소리 하지마-, 해방감이 넘치니까-! 마히룽마히룽, 수고했어- 카페로 차마시러 가자-!"

"전 상관없어요.음.. 아마네군.."

"난 이츠키랑 놀러가니까 괜찮아.둘이서 즐기고 와.늦을 것 같으면 연락해 줘, 데리러 갈게"

벼락치기로 녹초가 되어가던 치토세가 환한 얼굴을 되찾고 있으니, 붙잡을 만큼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연인이라고 해도 서로의 시간은 소중히 해야 하고, 친구사귀는 일에 일일이 간섭할 만큼 *협량하지는 않으니
마히루는 마히루만의 시간을 즐겨야 할 것이다.
*(속 좁다)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인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안도한 듯, 사양하는 듯 미소 지으며 "그럼, 말씀에
응해드릴게요." 라고 치토세와 놀러가기로 결정하고 있었다.

그대로 웃는 치토세의 손에 이끌려 교실을 나간 마히루를 바라보는 아마네에게 이츠키가 웃으며 등을 두드린다.

"언제부터 나랑 놀기로 했던거냐?"

"지금부터"

사실은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마히루가 스스럼없이 즐겨주길 바랐기에 그런 말을 했다.이츠키도 그 의도를


헤아렸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을 것이다.

"네네. 뭐, 어차피 집에 가도 아무도 없고 딱히 괜찮지만."

"뭐, 게다가 너는 나에게 햄버거를 사줄 생각이니까"

"왜 그래"

'노래방 고양이 귀'

"걸렸구나. 시이나씨도 솔직하게 말해버렸구나."

기죽지도 않고 웃은 이츠키의 등을 조금 세게 두드려 "괜찮지만 한마디쯤 먼저 해"라고 나무라 둔다.

화가 났다기보다는 어느새 유출됐다는 경악감이 더하다.마히루가 기뻐한다면 별로 그 정도였을까 싶을 정도로,


마히루가 이걸 귀여워하고 있었다.

다음부터 그렇게 할게.다음에는 어떤 게 좋을까.

"반성하지 마"

아직도 스마트폰의 폴더에 아마네의 사진이 있는 것 같은 이츠키가 겨우 웃으므로, 아마네는 미묘하게 눈썹을
대면서도 책망하는 일은 하지 않고 가볍게 한번 노려봄으로 끝내 두었다.

마히루네가 카페에서 차를 마실 즈음 아마네는 이츠키와 함께 햄버거 가게로 몰려오고 있었다.


고등학생들이 잡담을 하는데도 자주 사용하는 패스트푸드점으로 아마네와 이츠키 외에도 이 학교 학생들과 다른
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이 있다.

주문해서 완성된 것을 가지고 자리에 앉은 아마네는 가볍게 주위를 둘러보며 어깨를 움츠린다.

"꽤 많이 있는데."

있잖아.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저쪽 학교도 시험이 끝난다고 하네.어제 다른학교 친구랑 이야기 했어.

"뭐, 휴가 끝나고 하는 시험은 거의 아무데나 다 보니까요.얼굴이 밝구나."

"처음부터 여유 작작했던 너희들이 이상한 거예요.......뭐,그건 그렇고 식기 전에 먹을래?"

이츠키의 미묘하게 어이없다는 듯한 시선을 받았지만 포기했는지 그는 얼른 흘려주며 부탁한 감자튀김을 잡고 있다.

아마네도 이츠키를 본떠 사주는 햄버거 포장을 뜯었다.

익숙한 맛이지만 최근 1 년 가까이 마히루의 요리에 입맛을 다시며 혀가 갈리는지 좀 허전하다.물론 정크한 것도
그걸로 괜찮지만, 역시 마히루의 요리가 최고군, 하고 통감했다.

"......아마네가 요구한 것에 비해서는 시이나 씨의 요리가 그립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걸."

"그렇긴 한데, 그래도 맛있다고는 생각해.1 등이 있을뿐이고.얻어먹은 건 고맙고."

"네네.정말 두 사람은 사이가 좋달까......예 결혼해버려."

"때가 되면 말이다.아직 열여섯이고 나이적으로 무리야."

"진심으로 대답한거네~ 뭐랄까 그렇지~, 역시 그렇지.벌써 시이나씨로부터도 그런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걸"

"시끄러워. 나쁜거야?"

"아니, 왠지 마음이 놓였다고 할까.근처에 결혼 전제로 교제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용기를 얻을 수 있어"

이츠키는 이츠키데로 치토세와의 결혼을 고려한 교제를 하고 있으므로, 그런 점에서도 그에게 있어서 아마네는
동지일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부모님에게 인정받는지 아닌지이고, 이츠키도 언젠가는 아버지에게 인정받아 치토세와 티격태격
없이 결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면 현재 상황은 어떻게 되는 거야 그쪽"

"변함없나.일단 진지하게 해서 불평 못하게 할 정도의 성적으로 주장은 계속해 나갈게. 이건 나밖에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어쩔 수 없지. 그쪽이야말로 진전이 어떤데."

친정에 함께 갔지, 하고 중간중간 놀림을 받으며 가볍게 신발 끝으로 차였으므로, 아마네도 똑같이 되차면서
오렌지 주스를 홀짝인다.

"별로, 그거라니."

"여름에 뭐했어......애인이 밤새 같이 있는데 아무것도 안하는건 너무 오래됐잖아"

"우리는 우리의 스피드가 있다구."

"그래서, 키스는 할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은 아직. 라고. 뭐랄까 순수함 티내면서 교제하고 있네."

어이가 없다기보다는 흐뭇한 듯한 미지근한 목소리여서 미묘하게 짜증이 나서 다시 한 번 발을 찬다.

"...같이 자자고는 정도는 권유했고... 아직 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아직 안 했나.친정에 인사시켜 놓고 한 방을 안쓰는건.. 아직 어떻게 보면 대단해."

"시끄러워......그냥 뭘 하고 싶거나 그럴 생각은 아니지만 글쎄......같이 자고 싶을 뿐이랄까?"

그런 걸 원치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보다 함께 담요를 덮고 고즈넉하게 잠든다는 편안함을 더 원한다.

마히루는 *곁잠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단순히 곁잠을 자면 좋아해 줄 것 같기도 하다.


*(옆에서 잠듬,)

"애인으로서 그것도 그걸로 어떨까 생각하는데.의외로 시이나 씨는 같이 자고 싶은 게 아닌가?"

"얘기 꺼냈더니 당황했으니까 아직 멀었잖아."

"손 댈리가 없을텐데 말이야. 조금만 겁을 먹어도 닳는 녀석인데, 거절의 빛이 잠깐 보이는 순간 꽁무니를 뺄 게
뻔한데 말이야."

"시끄러워"
아첨꾼이란 말을 들으면 재미없지만, 실제로 다른 사람이 보면 깊숙한 인간이라는 자각이 있기 때문에 부정할
수는 없다.

뭐, 네가 밀지 않는다면 그래도 되지 않을까? 어차피 시이나씨가 치이의 조언으로 힘낼테고"

야, 네 여자 친구 어떻게 해.확실히 내 마히루에게 쓸데 없는 지식을 심어 놓은 것 같아.

"필요한 말밖에 안 한 것 같다고는 생각하지만 말이야.늦깎이 커플은 부담스럽네.

지금쯤 무엇인가 어드바이스해 불어넣고 있을지도 모른다, 라고 웃은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미간을 찌푸리고 지금
여기에 없는 치토세에게 "이상한 지식을 심어 주지 말아라"라고 염원하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0 화
180 조금씩 조금씩

마히루는 연락 없이 저녁에 돌아왔기 때문에 마중나갈 일이 없었다.

그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할 것이 없었다.다만 돌아온 마히루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뭘 듣고 온거야?"

확실히 치토세에게 무언가 불어넣혔으므로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소파에서 옆에 앉아 있는 마히루는 기름이


떨어진 기계처럼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

틀림없이 딱 맞았겠지.

놓칠 생각이 없어 마히루에게 죽죽 다가가서 얼굴을 들이대니 마히루가 몸채로 도망치려 한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무렇지도 않다면 내 얼굴 보고 말해줘"

그 정도는 되겠지, 하고 마히루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도 마히루는 이쪽을 볼 생각이 없다

그래서 아마네는 등을 돌린 마히루의 배에 손을 얹고 귓가에 입술을 갖다댔다.

"마히루ㅡ"
가만, 한숨을 내쉬듯 부드럽게 이름을 속삭이면, 알기 쉽게 몸이 떨린다.

마히루는 귓가에 속삭이는 것에 약한 걸 알기에. 일부러 하는 것인데, 효과와 함께 감싸안으며 다시 부르면


마음이 녹듯 몸이 이완되었다.

아마네의 가슴에 등을 기대는 마히루의 얼굴을 위로 보면 완전히 상기된 뺨과 촉촉해진 캐러멜 색이 불복하는 듯
이쪽을 바라본다.

"...그건 치사해요"

"뭐가?"

"귀가 약하다는 걸 알고 그런 걸 하는 건 비겁해요"

"약한 게 귀 뿐인건 아니잖아."

간지럼에 약하다는 것도 알지만, 그렇게까지 하면 기분이 악화되는 방향이기에. 나아가지 않는다.

이번에는 입을 열어주지 않는 마히루 에게 알아내기 위해 끝까지 목소리로 공격하고 있을 뿐이다.

조금 놀리듯 웃으면 마히루가 입술을 꽉 다물어 버린다.

무슨 말이든 하기 싫은 듯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도 한껏 외면했다.

정말 싫으면 이 자리에서 도망치기 때문에 싫다기보다는 말하기는 저항이 크다고나 할까.

이봐, 빨리 말하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입을 열게 할거야.

"......무.., 물리적"

웬일인지 순간 얼굴이 새빨개진 마히루는 아마네와 시선을 맞추면 더욱 수줍게 눈을 내리깔는다.

살짝 간지럽힌 후에 말하라고 종용하자는 농담이었는데 성추행을 당할 줄 알았을까.

부들부들 떨리는 마히루, 과연 너무 괴롭혀도 안 될까 하고 마히루의 등을 손바닥으로 괴며 깨워주면 마히루가


온몸으로 돌아본다.
그 눈빛이 은은하게 습기와 뜨거움을 띠고 있어 아마네는 순간 아찔하면서도 머리를 텁석 쓰다듬었다.

"농담이야, 억지 부리지 않을게"

"...농담"

마히루가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아요.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되지만, 너무 치토세의 말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마.

어차피 마히루가 적극적이여야 한다는 말인데 너무 적극적이어서 이쪽이 이성을 날려도 곤란하니 조심하라.

아마네의 심정이나 육체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앞으로 오래 함께 있으니 별로 서두를 것도 없겠지, 그렇게 생각한
발언이었는데 마히루가 미묘하게 눈썹을 얹었다.

"...적어도 남녀교제에 유익한 것은 배우고 있으니깐요..."

"어, 어떤?"

"그건 말할 수 없지만......하지만 치토세 씨는 오랜 교제력이 있으신 선배니까 도움이 되는 건 배우고


있어요."

"...쓸데없는 지식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괜한 지를 결정하는 건 저예요."

그런 말을 들으면 반박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아마네로서는 마히루에게 이상한 지식을 심어져서 어색해지거나
묘한 도전을 당하기보다 천천히 조금씩 나아가고 싶다.

곤란하네, 라고 어깨를 움츠린 아마네, 마히루는 조금 얼굴을 숙인다.

"...좋아하는 사람이 더 좋아지고 싶거나,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이가 좋아지고 싶거나,생각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인건가요..?"

풀이 죽은 듯한 목소리에 말을 잘못한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그녀 입장에서 보면 아마네와 더 친해지고 싶기 때문에 치토세에게 조언을 받았을 텐데, 그것을 쓸데 없는
지식이라고 단정해 버려지는 것은 슬픈 일이겠지.

마히루에게 상처를 줄 생각도, 슬프게 할 생각도 없었지만 아마네의 말에 상처받은 것은 사실이다.

사과하려고 그녀에게 손을 뻗는 순간 아마네는 몸에 충격을 받았다.

느닷없이 비틀거려 소파에 자빠지듯 쓰러진 아마네에게 마히루가 무슨일인지 위에 오르듯 기댄다.라기보다는
덤벼든다.

중력을 따라 처진 앞머리에서 훔쳐보는 눈동자는 어딘가 장난기 어린 눈이었다.

"...치토세의 훈수?"

"저한테는 힘이 모자랄 것 같아서요..."

"물리적이군. 아까 건 연기였던거야, 공주님?"

"아뇨, 슬퍼진 것은 사실인걸요"

쓴웃음을 지으며 쏟아진 말에 미안함이 가슴에서 배어 아마네는 엉겁결에 마히루의 등에 손을 돌린다.

아마네의 쇄골 근처에 한번 얼굴을 묻은 마히루가 와훗 하고 가볍게 소리를 지르는 것도 개의치 않고 애처롭게


사랑스러운 그녀를 끌어안았다.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면 안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로운 샴푸의 향기에 심장은 뛰지만, 그것보다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마음이 더 강했다.

"미안해, 쓸데없는 말을 해서... 그, 뭐랄까, 치토세가 자극이 강한 것 같은 것을 줄 것 같아서"

"그, 그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직."

"아직도 신경이 쓰이는 바이지만, 그렇다 치고......마히루가 치토부터 조언을 받는 것은, 마히루의
자유지만... 다만 나로서는 치토세가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것은 재미가 없어.

'재미없어?'

"이것은 나 개인의 감상이지만...그, 함께 조금씩 알아갔으면 하고 생각하고,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미리 있는 것만 보고 지금 시간이나 공기를 즐길 수 없는 건 좀 다르네. 라고.
그만하면 그만인데 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덧붙여서 살금살금 숨을 내쉰다.

치토세의 어드바이스를 기폭제로 삼고 있는 것은 알겠고, 그것은 마히루가 아마네를 진심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것도 이해한다.매우 기쁘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급하게 형태를 만들거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안, 한심한 말 했어.내가 단순히 겁쟁이일 뿐이야.

"...아니, 아마네군은 저를 좋아해서 아주 아껴주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는걸요.......그, 뭐랄까,


저로서도......급하게 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고 말이죠, 아마네군이......그...싫어하지 않을까 해서요."

"싫지는 않다고?"

"...그, 가, 참고, 기..기다리고 있어...요"

아마네에게 밀착하며 미묘하게 수줍음을 타던 마히루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잘 알았으니 그 어느 때보다 씁쓸한


미소가 나온다.

마히루를 향한 것이 아니라 참을성이 없는 자신을 향해, 하지만.

"싫어하지 않아. 글쎄, 남자니까 여러가지 생각할 것은 있지만, 무리해서 진행하고 싶은 것은 아니야.게다가
마히루도 무섭잖아."

"...네에.."

"그럼 됐어.우리들만의 페이스로 하면 되니까."

머리를 빗질하듯 쓰다듬으면 마히루는 안심한 듯 웃으며 아마네의 입술을 깨물었다.

깜박, 하고 눈을 깜빡인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다시 조그맣게 웃는다.

"...조금씩이에요... 저도 스스로 키스 정도는 할 수 있게 되니까요."

그렇게 장난스럽게 말하고 웃어 보인 마히루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새빨갛고, 아마도 여러 가지로


고민하면서도 용기를 냈을 거라고 생각하니 귀여워 죽겠다.

수줍은 듯하면서도 다시 아마네에게 입을 맞추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대답하듯 부드럽게 마히루의 입술을
빼앗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1 화
181 시험 결과

다음 주에는 여름방학 후의 시험 결과가 나왔다.

예상대로 평소와 다름없이 마히루의 이름은 맨 먼저 올라 있다.그것을 자랑하지도 않고 조용히 바라보던 마히루는
아마네의 시선을 알아보고 담담하게 미소지었다.

약간 평소의 천사님 미소이지만, 그 눈빛은 강한 믿음의 애정이 담겨 있는 것은, 보인다.

"응, 일등 축하해"

"감사합니다"

"항상 열심히 하니까 계속 성과가 나오는구나. 훌륭해."

평소 아마네를 잘 돌보고 있는데도 1 등을 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태도는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부단한
노력에 힘입은 것이리라.

아마네와 지낼 때도 자주 참고서를 풀거나 암기카드를 바라보고 있으니 아마네가 보기엔 공부에 손을 뗀 모습은
없다.

'그런 아마네군 이야말로 이번에는 5 등이었네요'.

"고맙기 그지없는걸. 마히루가 잘 가르치는 덕분이기도 해. 이건."

"후후, 칭찬해 주셔서 영광입니다.아마네군은 이해력이 빨라 가르치는 것도 즐거운걸요.

"그건 그렇고....평소 학생들은 좀 어때?"

"의욕이 생겼을 때의 집중력은 눈이 휘둥그레집니다만, 평상시에는 그, 싫은 의식이 먼저 나타나는 것


같아서요."

"치토세인 것 같아."

덧붙여서 치토세는 중간쯤에 있었기 때문에, 손수 만든 프린트가 도움이 된 것 같다.


이츠키도 평소보다 등수는 좋고 평소보다 20 위 정도 올랐기 때문에 그의 노력이 보인다.평상시에는 도도히
굴면서도 이것저것 하면 되는 타입의 남자이므로, 이번은 그 의욕이 일을 했을 것이다.

"일단 이것으로 당분간은 한시름 놓이네요."

"돌아가면 테스트 답안 갖고 와서 반성회야.어딘가 실수한 것 같고, 버릇이 되기 전에 정정해 두고 싶은걸.

"그런가요. 정말 근면하고 좋은 모습이네요."

"그야 옆에 서서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돼 두고 싶으니까."

기본적으로 아마네는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이츠키 같은 천성의 분위기 메이커도 아니다.얼굴은
고만고만한 편이지만 마히루 같은 신의 은혜를 입은 듯한 미모와 어울리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아마네와 마히루는 서로 좋아하고 속마음을 좋아하기에 사귀지만 남들이 보면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끄러운 외야를 조용히 하기 위해, 그리고 옆에 서서 가슴을 펼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에서 노력하고 있다.공부는 그 중 하나다.

"게다가, 뭐 성적 잘 받는 쪽이 기회는 있겠지."

"무슨 말씀이세요?"

음-. 장래에 자신이 원하는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성적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성적이 좋으면 성적이 부진한 사람보다 자신에게 맞는 환경에 갈 기회가 늘어난다.

부모가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으라는 것은 결국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재촉하는 것이다.장래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에 그 하고 싶은 일에 손을 뻗을 수 있는지, 먼저 자신의 손에 든 패를 늘려 두면 나중에 고생도 후회도
하지 않아도 된다.

아마네의 부모는 아마네가 비교적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성적이 좋은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 최소한의
주의밖에 없지만 그래도 기회를 잡기 위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두는 편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타일렀다.

"그렇군요. 현실적이고 계획적이네요."


"음, 그건 마히루이겠지만. 게다가 난 이봐......남자니까."

"네?"

"도와주고 싶은 상대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받는건 자존심적으로 안 되니까 말이야."

생활적으로는 부양받는 기분밖에 없지만, 역시 마히루도 금전면에서도 일방적으로 양육되거나 하면 자그마한


프라이드가 끈적끈적해질 것 같다.

웬만하면 마히루를 먹여 살리고 남을 만큼은 벌고 싶은 것이었다.

아마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해한 듯 마히루가 살짝 볼을 붉히며 "그래요?"라며 어색하게 대꾸하자


아마네는 그만 웃고 말았다.

"상대가 너무 우수하니까 나도 노력한 보람이 있어. "

"으, 오, 미안해요......?"

" 아니, 마히루에는 마히루답게 있어줬으면 해서. 이건 내가 알아서 잘할 일이니까.

"...그럼 제가 알아서 응원해둘게요"

작게 웃으며 "우선은 반성회네요"라고 가볍게 아마네의 옷자락을 잡은 마히루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아마네는
마히루를 동반해 교실로 돌아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2 화
182 숙박의 권유

"그러고 보니, 상은 쿠션으로 괜찮았지?"

귀가해 저녁식사 후 반성회를 개최한 아마네는 옆에서 아마네가 오답한 문제의 해설을 하던 마히루에게 묻는다.

노트에서 고개를 든 마히루는 쿠션이라는 말에 미묘하게 시선을 헤엄쳤다.

"...그...그...쿠션은 갖고 싶어요."

"응, 저걸로 괜찮으면 그걸로."

"그,그것과는 별로,저기요."

"또 뭐 갖고 싶은 게 있는거야? "


"가, 갖고 싶다고나 할까......그"

무언가 매우 말하기 거북한듯한 마히루. 일단 진정하라는 뜻도 담아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기본적으로 떼쓰기나 떼를 쓰지 않는 마히루가 뭔가를 원하니, 이루어주고 싶은 생각은 당연한 것이다.

쓰다듬어진 마히루는 약간 불어난 미소를 보이지만 이내 수줍은 듯 얼굴이 숙여진다.

"...그..금요일은 시간 있으세요?"

"응? 특별히 예정은 없지만"

"......그렇다면, 음......뭐, 전에 말했던 것을 부탁하고 싶다고 할까나요..."

"전에 했던 말이야?"

"...오, 그.. 잠자리..를....."

살짝 떨면서 전해진 말은 의표를 찌르는 것이어서 아마네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히루를 말끄러미
쳐다보고 말았다.

"...그건 치토세의 생각?"

"아니,아니,그러고 싶다고 말한 사람은 저에요...치토세씨는 그것을 뒷바라지한 것뿐이라고나 할까......제가


아마네군과 지내고 싶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지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닌걸요."

"그래......그...그거면 된거야?"

"...네에.."

더 이상 부끄러워서 말을 못하는지 꾹 몸을 웅크리며 쿠션을 껴안는 마히루가 아마네는 기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뺨을 긁는다.

놀라긴 했지만 싫지는 않다.오히려 더 바랄 나위도 없는 일이다.마히루를 끌어안고 잠자리에 드는 행복을


상상하면 양손을 들어 받아들일 생각이다.

단지, 문제는, 아마네가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가, 라는 점일 것이다.


"...기쁘지만, 그...만약...내가 뭔가 해버리면.. 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그건 그......아마네군이,, 원한다면 받아들이겠습니다.......,책임져 줄거라고 생각하니깐요...."

"그건 물론이지. 없어도 그럴 거야."

"아, 응,.. 고마워요... 그러니까 그 같이 자는 장래의......여 예행연습이라고나 할까"

지금도 반동거를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한 침대에서 잔다는 것은 또 다른 일일 것이다.

마히루가 남자친구의 집에 머무는 것은 처음이라 제안한 마히루가 더 수치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안돼,,,나요?"

"아니, 오히려 왜 거절당할까.......기쁜걸"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라긴 했지만 받아들일 생각이다.마히루가 아마네를 요구해 주는 것이 기쁘다.아마네를


받아주는 것이 기쁘다.

물론 아직 아무것도 할 생각은 없지만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다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주는 것을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받아들여진 일에 대해 기쁘고 부끄럽다는 듯한 마히루는 여전히 쿠션을 껴안고 눈을 내리깔고 있다.

".....기대되는걸요.."

"오, 오."

서로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다.

( ......금요일,인가)

단지 잠을 잔다는 것뿐인데, 전에도 함께 잔 적이 있는데, 이렇게 긴장과 비슷한 두근거림을 느끼는 것은


연인으로서, 그리고 받아들일 각오를 가지고 같은 침대에서 자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것도 할 생각은 없는 아마네도 긴장되는 것이다, 수동적인 마히루는 더 긴장될 것이다.


뺨을 물들이면서 철회하지 않는 마히루를 보며. 아마네는 금요일까지 좀 더 이성을 닦아 두자고 마음먹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3 화
183 하룻밤 제안.

숙박을 한다고 해도, 마히루가 돌아가지 않을 뿐 생활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금요일, 마히루가 머무는 날은 마히루가 미묘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곳 말고는 아주 평범했다.

평소처럼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슈퍼에 들렸다가 귀가.저녁을 먹는다는 점까지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식후부터 변한다.

"마히루가 먼저 목욕하고 와. 난 설거지 좀 치워둘 테니까."

오늘은 마히루가 묵는다.

보통때라면 둘이서 느긋하게 담소를 나눈 후에 돌아가지만, 오늘만큼은 먼저 목욕을 시킬 생각이다.

이유는 단순하고, 마히루는 매우 손질이 오래 걸릴 것 같아 빠른 시일 내에 목욕을 하는 것이 그녀에게도 편리할


것 같기 때문이다.

목욕이라는 단어에 마히루가 알기 쉽게 몸을 흔들기 때문에 그녀는 그녀대로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음, 그"

'마히루는 머리 길고 감거나 손질하는 데 시간이 걸리잖아? 미리 들어가 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 그렇습니다만......저어."

"무슨 일이 있었나?"

뭔가 말이 막히는 마히루에게 부드럽게 들리도록 조심하면서 묻자 수줍은 듯 눈동자가 덮인다.

"...그..그..말이죠.시호코씨도, 슈토씨도, 함께 목욕하고 있었잖아요.. 그렇죠..?"


"뭐, 뭐 그렇긴 한데"

"...다른의미는 없지만요... 없어요, 하지만, 그......예, 함께 목욕하고 싶어요.."

떨리는 목소리로 가냘프게 중얼거리던 연인에게 주는 순간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른 채 경직된 채 마히루를


응시한다.

(함께라니)

목욕은 당연히 옷을 입지 않고 하는 것이다.

즉, 서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모습을 드러낸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 일을 당하면, 아마네도 역시 브레이크가 듣지 않을 것 같다. 여자아이의 피부를 즐길 자신이 있었다.

어느 때보다 마히루가 적극적이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아마네는 단번에 불타오르는 뺨을 긁으며 시선을
헤엄친다.

"아니,그건 그,그렇지 않아?알몸이 되고......"

"음, 그......으응.. 수영복, 가져왔으니 아무렇지도 않아요."

"...혹시 처음부터 이렇게 할 작정이였던거야?"

"그 말을 하게 하는 것은 심술궂은걸요..."

즉, 숙박 계획에 함께 목욕도 하고 있었던 것 같다.이것은 아마도 십중팔구 치토세의 훈수일 것이다.

다만 마히루는 싫은 일은 싫다고 하니 마히루가 원해서 부탁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부모님처럼 화목한 부부를 동경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함께 목욕하고 자는 부모와 같은 체험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물론, 그 기분은 기쁘고 신뢰해 주고 있다고 알아서 기뻐.


그것은 그렇다 치고, 아마네의 심장과 이성의 부담이 너무 컸다.

"음, 그건 그......조금 몸에 닿을 각오가 되어 있으신건가요"

"...등 닦아주기 할 거면 만지는 전제니깐요?"

"오, 오......"

"게다가 저도 아마네군을 만질 자신이 있어요.한번 아마네군의 머리를 손질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그런거라면.."

뭔가 짐이 많다고 생각했더니, 아마네의 헤어 케어 용품도 가지고 온 것 같다.

팩을 시키고 싶어 하거나 머리 말리는 법을 조심하며 아마네를 닦아주는 마히루이어서 발상 자체는 상상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단지, 정말로 함께 들어가고 싶어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저도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면 평화적 해결이라고 할까요?"

"네, 네."

"...괜찮구나?"

"여자에게 두 마디는 없는걸요."

그건 남자의 대사가 아닐까 했지만 마히루는 마음을 다잡고 아마네에게 제안한 것 같아 그냥 넘기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컨대 아마네가 참으면 되는 얘기다.

아마네 로서도 유일한 상대가 발견된 지금, 부모님과 같은 언제까지나 좋은 관계를 동경하고 있기 때문에,
시작으로 목욕을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아마네가 욕구를 삼키면 화목한 것도 좋은 법일 것이다.

여름 방학도 끝나고 더 이상 입을 일도 없을 것이라고 의상장 안쪽에 넣어둔 수영복 장소를 떠올리며 아마네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알았다고 되받아 고개를 끄덕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4 화
184 목욕과 머리 손질
먼저 수영복을 입고 욕실에 들어선 아마네는 매우 답답하고 긴장했다.

마히루는 수영복을 입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먼저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기다리는 만큼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수영복 입은 모습을 본 적은 있지만, 단둘이서 그것도 좁은 공간에 밀착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당연히 기쁨보다
긴장이 강하다.

원래, 함께 목욕하다니 경험을 끝낸 남녀가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해 버리고, 근질근질함과 부끄러움이


엄습해 온다.

탕에 몸을 담그지도 않았는데 몸이 뜨겁다.

빨리 마히루가 왔으면 좋겠는지, 오지 말았는지 스스로 알 수 없는 불안정함을 느끼며 입술을 다물고 있는데 등
뒤에서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색한 동작으로 뒤돌아보니 살색이 눈부신 연인이 쭈뼛쭈뼛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모습을 포착하는 순간 굳어 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이거냐, 치토세가 말했던 것은......)

전에 치토세는 마히루가 수영복을 두 종류 샀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이번에는 수영장에서 놀 때 본 게 아니다.

지금 그가 입고 있는 것은 백자 피부와 정반대에 가까운 검은 비키니다.

여분의 장식은 하나도 없고, 심플하게 천이 피부를 덮고 있을 뿐.노출 면적도 극단적으로 많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선정적으로 보이는 것은, 그녀의 스타일 좋은 탓일 것이다.

역시랄까, 다시 봐도 훌륭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쓸데없는 살점이 없는 데코르테도, 강한 기울기를 그리는 부푼 곳도, 완만한 라인을 그리는 허리도, 조이면서도
적당한 부드러움이 보이는 허벅지도 이상적인 것이다.

수줍은 듯 팔로 앞을 가리려 하는 그 몸짓조차 요염하다.팔 때문에 산이 모여 있는 것이 보여, 남자로서 매우


좋은 전망이지만, 지금 상태로 보여지는 것은 힘든 것이 있었다.

"...이상한가요?"

"아니,그런 일은.잘 어울려,그런데."

"하지만......?"

"...뭐랄까, 자극이 강해서.."

쥐어짜듯 중얼거리면 알기 쉽게 마히루의 뺨이 물든다.

"그래서 수영장에서는 입지 않았어요.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부끄러운걸요."

"그럼 왜 샀어?"

"그래, 그건 그, 치토세 씨가...... 이 정도 하지 않으면 아마네군은 함락되지 않을 거야, 라고."

"무엇을 함락시킬 작정이였던거냐........"

이성을 함락시키면 마히루가 큰코 다칠 줄 모르는 치토세의 발언에 이마를 누르며 힐끗 마히루의 모습을 다시 본다.

(......그렇지만.. 이런 걸 보여주면 함락될지도 모를지도.)

그만큼 마히루의 이 모습은 파괴력이 있다.지금 당장 쪼그리고 앉아 안정될 때까지 시야에서 셧아웃하고 싶을
정도로는.

그러나 그럴 수도 없어 어떻게든 평정을 되찾으려고 심호흡을 하면서 마히루의 얼굴을 본다.아래는 되도록 보지
않는 편이 안정될 것이다.

"...그래서,그렇지만...그...어떻게 할꺼야? 머리 손질하고 싶어?"


"네엣. 딱 한 세트 가져온걸요."

"그, 그런가. 뭐랄까, 마히루가 즐겁다면 그것으로 좋겠지만...... 그......부끄럽군, 역시."

"그건 그, 이쪽도라고 할까......제안한 건 저입니다만.."

뺨의 붉은빛을 가릴 수 없는 마히루는 아마네의 수영복 에 시선을 헤엄치다가. 작심한 듯 손에 쥐고 있던


방수백에서 머리 손질용품으로 보이는 것을 꺼낸다.

"그러면.. 일단 시작할까요?"

"그래, 그래.제발 부탁이야."

아마네로서도 정면에서 계속 보는 것은 힘든 것이 있기 때문에 시야에서 마히루를 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것은 없을 것이다.

순순히 의자에 걸터앉아 마히루에게 등을 돌리면, 작게 "으아" 하는 신음소리가 들렸으므로, 이것은 이것대로
부끄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준비하는 손은 멈추지 않았는지 등 뒤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먼저 브러싱 할게요"

"오, 오."

미묘하게 망설이는 목소리로 아뢰는 마히루는 아마네의 대답을 기다렸다가 천천히 빗을 머리에 꽂는다.

감각으로 밖에 모르지만, 매우 정중하게 빗어 주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 빗으로 불필요한 먼지나 쓰레기를 없애고 제대로 물로 흘려 보내는 것이 중요한걸요."

"그렇구나. 귀찮아서 목욕 전에 미리 머리를 빗지는 않지.."

"아마네군은 머리도 짧고 엉키지 않으니까 너무 얽어맬 생각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길기 때문에 엉키기도
쉬워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지만요."

"그야 이렇게 오래됐는데도 잘 유지하고 있으니 신경도 많이 쓰겠지."


마히루의 머리는 허리를 여유있게 지나가고 있다. 삐져나오거나 흐트러짐도 없고 큐티클도 깔끔해요.미끈미끈한
겉모습은 여자라면 누구나 동경할 만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 머리를 유지하는데 무척 고생하고 있겠지, 라고 감탄하고 있으면, 뒤에서 작은 쓴웃음이 들린다.

"음, 제가 원래 머리결이 좋아서 극단적으로 신경 쓴다는 건 아닙니다만......주의하는 건 사실인걸요. 예쁜


분이 아무 옷이나 입어도 멋진거니깐요."

"......여자아이구나, 정말"

"자신에게 자랑할 수 있는 자신이고 싶으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브러싱을 끝내고 샤워기를 손에 쥔 것이 옆눈에 띄어서 따뜻한 물로 헹군다고 이해하고 살짝 눈을
감는다.

마히루는 "따뜻한 물 뿌릴게요~" 라고 상냥하게 말하고 나서, 샤워로부터 뜨거운 물을 꺼내 아마네의 머리에
뿌린다.

"여기서 확실하게 씻어둬야 해요, 스타일링제를 사용할 때는 여기서 어느 정도 나중에 하는게 좋아요."

"강좌가 시작되었군요."

"그치만 아마네군은 원래 머리결이 좋기 때문에 손질하면 더 좋아질 걸요."

"...그래도 매일 하는 것은 성가신 일인거군"

"...거기는 게으름 피우면 안 돼요"

정말이지, 하고 기가 막힌 듯한 말을 건다.

머리를 감는 동안 약간의 긴장과 수치심이 사라졌는지 어색함이 사라지고 평소와 같은 대화가 오고 있었다.

"뭐, 나중에 같이 들어가면 자연히 하게 될 거라는 건데, 여긴 손 한번 써봐."

매일 하는 것은 좀 귀찮아 하는 나태함에서 그렇게 흘렸는데, 샤워기로 흘리던 마히루가 굳어졌다.

충분히 10 초 정도 뒤에서 얼고있던 마히루는, 간신히 해동되었는지 샤워를 멈춘다.


그리고 말없이 샴푸를 꺼내 손바닥으로 문지르고 있는 것이 거울에 살짝 찍혀 있었다.

"아, 저기요. 마히루씨?"

"...자연스럽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마네군의 안되는 점인걸요. "

"에......?"

거품을 낸 뒤 아마네의 머리에 거품을 묻혀 가는 마히루의 뺨은 빨갛다.

어설픈 손놀림은 기분 탓일까.

"...기쁘지만요.. 이제 아마네군은 시호코씨에게 어이없다고 할 수 없으니까요."

마히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얼핏 이해하고, 내친김에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이해하고, 아마네도 덩달아 볼이


붉어진다.

옛날에는 그렇게 함께 목욕하는 부모님을 어이없이 보았는데, 자신도 결혼하면 매일 같이 목욕하자고 하는 것이다.
부모님을 놀리지 못해.

"...이제 아마네군은 입에 지퍼를 하지 않으면 제가 곤란한걸요."

"......조심하겠습니다."

모처럼 서로 희미해진 수치심이 도지니, 아마네도 마히루도 얼굴을 붉히면서 그 후에는 말없이 머리를 감는 일에
전념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5 화
185 목욕과 세탁 꾸러미

트리트먼트까지 딱 끝낸 곳에서 마히루는 미묘하게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면서 보디 비누라고 적힌 병을 꺼낸다.

"...그..음..몸도......"

마히루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았던 아마네도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어, 그, 뭐, 제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할까...등만.."

"그래, 그렇게 해주면 도움이 될 거야."

과연 앞까지 씻겨 주면 큰일 날 것 같아서 마히루의 말에 얼른 고개를 끄덕인다.등을 닦이는 것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 것은 마히루부터 등을 씻기겠다고 나섰기 때문일 것이다.

수줍게 고개를 끄덕인 것을 거울 너머로 보고 아마네는 일단 고개를 숙인다.

마히루는 뒤에서 목욕수건으로 부지런히 바디워시 거품을 내고 있는 듯, 천이 스치는 소리가 나고 있다.

한숨소리와 거품소리만 울리는 욕실이라는 것이 정말 어색하고 불편함을 느꼈다.

"...그...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거품이 끝났는지 쭈뼛쭈뼛하듯이 속삭이며, 살며시 등에 폭신폭신한 감촉이 찾아온다.

물론 미세한 거품을 낸 소프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러한 장소에서, 수영복차림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과실이 맞은 것은 아닐까 순간 생각해 버리는 것은 남자의 *사가일 것이다.
*(saga. 서사시. 이야기)

부드럽게 등에 퍼지는 거품의 감각은, 어딘지 모르게 간지럽다.

마히루의 손놀림이 공손한 것도 있지만 조심스레 거품을 바르고 있기 때문에 초조함을 느낄 것이다.

스스로 씻을 때는 이처럼 정중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좀처럼 익숙하지 않다.

"...아마네군의 등, 의외로 크네요."

등 전체에 거품이 퍼지고 어느 정도 얼룩을 지운 아마네에게 작은 중얼거림이 들렸다.


"생각외로... 마히루랑 비교하면 엄청날 것 같은데."

"아마네군이니까, 크게 느낀다고나 할까......이 등에 의지해 왔구나.

딱 하고 손바닥이 *견갑골 근처로 밀려난 것을 느낀다.


*(등날개)

"기억하시나요?, 다리를 삐었을 때 업혔어요."

"응, 기억하고 있어.고양이를 살리려다 다쳤을 때 이야기 말이지."

"......그때 정말 기뻤어요.내색은 안 했는데요."

"쩔쩔매었던거구나."

"...아마네군은 언제나 찾아주는구나 싶어요, 지금이라면 생각하기에.저를 항상 찾아주는걸요."

스르르, 등에 놓인 손바닥이 미끄러져, 평평한 가슴으로 돌아간다.

그대로 서로의 몸거리를 제로로 만든 마히루는 둘에 달라붙은 채 어깨에 입술을 얹었다.

거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부드럽고 질량 있는 것의 존재를 등에 느끼며, 아마네는 살며시 숨을 흘린다.

"마히루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짊어져 줄 테고, 떠받쳐 주마. 애초에 눈 떼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사라지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응"

"하지만 뭐, 지금은 좀 짊어지긴 힘들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만.."

암흑천지에 맞았다고 하자 한 번 크게 몸이 뛰었지만 떠날 기미가 없다.

"......업지 않아도, 가까이 다가갔으면 하는걸요.부담을 전부 떠넘기거나 하지는 않습니다.함께


걸어갈테니까요."

"...그렇구나"

"그리고 이건 아마네군이 좋아한대서요.."

"치토세에!"
절대 저 녀석의 훈계다, 라고 생각하지 않을수 없는 아마네였지만, 마히루가 "치, 치토세씨는 어드바이스 해 준
것 뿐이고 제가 원하는거니깐요.." 라고 팔을 꽉 아마네의 몸에 재차 돌려 오므로, 한 번 얼굴을 찌푸리는 것을
멈춘다.

대신 마히루의 팔을 한 번 떼어냈다.

온몸으로 돌아보면 충격을 받은 듯 눈을 부릅뜨고 있기에 아마네는 그대로 마히루를 정면으로 껴안았다.

"어, 어, 저기요."

"......치토세에게 안기라고 충고받았지?"

"그, 그렇습니다."

"그럼 덧붙여서. 남자적으로는 정면에서 해주는 게 좋아,"

이 정도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타일러서 거품에서 미끄러운 지체를 끌어안으며 귓가에 부드럽게
속삭이면 순식간에 몸에서 힘이 빠져 히쭉히쭉 무릎에서 무너졌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방금까지 마히루가 쓰던 타올을 손에 들고 끌어안으며 거품을 내
간다.

"아, 저기......"

"닦아주기로 했지?"

"...그건.."

"그럼 나도 마히루를 씻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일부러 낮은 목소리로 물으면 마히루가 벌벌 떨며 울먹이면서 "그렇네요.." 하고 반응해 주니 아마네는 수치를


나타내지 않으려고 삼키면서 "그럼 됐지"라고 웃는다.

오늘은 매우 마히루가 적극적이고 우위에 있는 것이다.아마네도 계속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싫으면 달아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마네는 천천히 마히루의 등에 거품을 피워 나간다.

역시 자기 등보다 화사하고 피부는 매끄럽고 싱싱하다.등까지 확실히 손질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경의를 표하고
싶다.

"아앗......간지러워요.."

"......마히루는 온몸이 약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

귀가 약한 것은 알지만 등까지 약한 줄은 몰랐다.그보다는 피부가 얇은 곳 모두 약한 것 같다.목덜미도 만지면


움찔움찔하기 때문에 아마도 자극에 약할 것이다.

그저 등뼈나 허리를 힘겹게 거품을 넘겼을 뿐인데 마히루는 입술을 꽉 다물고 떨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노려왔다.

"......히, 너무해요"

"마히루가 씼자고 하지 않았으면 난 안 했을 텐데."

"그,, 그치마안......"

"그렇다니요?"

"시호코씨들이나 치토세씨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아이 갖기 경험 있는 커플이랑 동일시 해서는 안되는걸........뭐, 이미 늦었지만"

마히루가 꾀어와서 마히루가 왔으니 아마네는 똑같이 돌려주고 있을 뿐이다.

조금은 당하는 쪽의 기분을 이해하라는 듯이 정중하게 등을 씻고 있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이미 저항을 멈추고


새빨간 얼굴로 얌전히 아마네에게 몸을 맡기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6 화

186 함께 목욕

"미안하다고.."

아마네의 욕조 반대편에 잠겨 있는 마히루는 아마네의 사과를 입을 꾹 다물고 불복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 후 찬찬히 등을 씻었더니 한계였는지 도망쳐, 마히루가 자신의 머리를 감고 있는 동안은 말을 해 주지 않았다.

한참은 커녕 이렇게 씻는 것을 끝내고 물에 잠긴 상태에서도 이야기해 주지 않으니, 조금 지나쳤을 것이다.

아마네에게서 도망치듯 반대편으로 삼각좌석에서 목욕하고 있는 마히루는 지참한 듯한 욕조에 떠 있는 오리를


주위로 향해 몇 마리씩 세차게 보내며 가볍게 부딪친다.

정말 기분이 나빠요, 라고 어필을 해 오는 마히루, 아마네도 뺨을 긁었다.

"미안, 너무 지나쳤어."

"...자상하게 대해주지 않았는걸요."

"반응이 귀여워서 그만 등을 만졌어요, 죄송해요"

"귀 만지작거린거는요ㅡ."

"그것도 귀여워서 그만......이라고 농락해봤자 듣기에 좋지 않아."

"귀 먹어버렸잖아요. 반성하세요."

"그건 반성하고 있어요"

과연 약점인 귀를 만지작거려 씻는 내내 벌벌 떨고 있었기 때문에 미안함은 있다.상기된 뺨에 눈시울을 붉히자


차마 멈출 수 없었던 것이다.

"...심술궂은 사람은 싫어요."

"죄송합니다. 그, 아주 상냥하게 대할 테니.. 기분 좀 풀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지나쳤으므로, 남은 시간은 충분히 응석받기로 결의하고 말하면, 마히루는 아직 본의 아니게 뺨에 공기를 남기고
있었지만, 쭈뼛쭈뼛 아마네에게로 이동해 온다.

어디로 갈지 조금 고민했는지 눈길도 헤맸지만 뭔가를 작심한 듯 마히루는 그대로 아마네의 다리 사이에
걸터앉았다.

그대로 아마네의 가슴에 등을 기대며 짐짓 입술을 삐죽거리는 모습을 보인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게 웃는다.
"의자로써 사용하세요, 아가씨."

"좋아요......아마네군 바보,"

마지막으로 조금만 삐친 듯 속삭이고, 정신을 차린 듯 아마네에게 기댄다.

"...저만 심술궂게 굴면 불공평하니까, 저부터 아마네군에게 뭔가를 해드릴게요."

"뭘 할꺼야?"

"그게 곤란한걸요. 아마네군은 별로 약한 곳이 없으니까요."

"뭐, 마히루처럼 전신약점이랄 정도는 아니고"

"그,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아마네군이 만지니까 저렇게 될 뿐이지."

"아마네군" 에게만, 하는 영광스러운 말을 보내자, 그만 입가가 느슨해진다.

(귀여운 말을 하고 있는 자각이 없어)

자신에게만 허점을 드러내고 약하다는 것은 신뢰와 애정이 없으면 없는 일이다.아마네이기에 더욱, 라고 하는


것은, 매우 기분이 좋은 것이었다.

"...왠지 아마네군은 여유로워 보여요. 교활한걸요.."

"별반 여유는 없어."

"정말요? 태도가 여유로운데요."

몸을 뒤돌아서서 찰싹 가슴에 뺨을 댄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게 웃는다.

표정은 가다듬고 있고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붉은 빛으로 속이고 있지만, 마음소리만은 속일 수 없을 것이다.

평소보다 빠른 고동에 마히루는 깜빡깜빡하며 고개를 든다.


"그러게 말했잖아.......여유따윈 없어."

첫 그녀이자 아마네의 유일한 사람과 함께 목욕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 생각이 없을 리 없다.만지고 싶고,


뭣하면 덮개를 벗겨내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하지 않는 것은 마히루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고 장래적인 일을 생각해서 지금 당장 하는 것은 득되는 책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겁쟁이라고 이츠키의 말을 듣는 이유였겠지만, 신중하게 신중하게 거듭해 천천히 착실하게 나아가고 싶은
것은 아마네의 성격적인 것이므로,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틀림없이.. 익숙해져서 여유가 생겼을꺼라고.. 하고...."

"될까 봐. 만지고 싶고 이것저것 하고 싶지만 참고 있을 뿐인걸."

"이, 여러가지"

무슨 상상을 했는지 얼굴을 붉히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으려는데 마히루는 물끄러미
아마네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다시 아마네의 가슴에 등을 맡기는 형태로 허리를 숙여 욕조 가장자리에 놓인 아마네의 팔로 스스로를


감싸듯 잡아당겼다.

무심코 감싸안는 자세로 굳어진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돌아서서 부끄러워하면서도 어딘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조금이면,, 괜찮은걸요?"

"......그러면."

"아직 부족하신가요?"

"아니야, 너무 충분해......그럼, 실례."

허락을 받았으므로 스스로 힘을 다해 마히루를 껴안았다.

호리호리한 몸을 팔과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숨을 쉰다.


바로 옆의 팔꿈치에 턱을 올려놓으면 "너무 힘 주지 마세요.." 라며 작은 웃음과 함께 속삭인다.

알아, 라고 하는 대답 대신에 가볍고 가는 어깨를 툭툭 치자 간지러운 듯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따뜻하네요"

"글쎄."

"아마네군의 품은 안정되는걸요."

"두근거리지 않는구나."

"두근거림은 전제되있는걸요."

"두근거려?"

"하고 있어요, 언제든지"

과연 만지는 것은 맛이 없고, 원래 마히루가 고동을 빠르게 하고 있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다.그녀는


적극적이더니 금방 부끄러워하고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여 오고 있기 때문에 그때마다 심장은 뛰고 있을 것이다.

솔직하게 현상을 흘린 마히루에게 웃으며 밀착되도록 조금만 몸을 앞으로 눕힌다.

마히루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단지 조금 부끄러워하는 듯이 떨렸다.

"...이러면 더 떨리는거야?"

"하지만, 그......"

"그거야?"

"...기왕이면 더 꽉 찼으면 좋겠어요."

귀까지 새빨갛게 중얼거린 마히루가 상당히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부탁에 피가 끓는 것을 느끼며 아마네는 연인의 애처로운 소원을 이루듯 살짝 배에 손을 얹어


더욱 밀착하도록 몸을 의탁했다.

흠칫, 하고 마히루가 떨린 이유도 알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다.


"...이걸로 괜찮아?"

"...네"

"지금이라면 놓아줄 수 있지만"

"좋은걸요. ...아마네군에게 안기고 싶어요."

얼마나 귀여운 말을 해버린 마히루는 명치 근처로 돌린 아마네의 팔을 살짝 만진다.

"그...별로요, 만지는 게 싫은 건 아니에요.오히려,아마네군을 만지는 것은,좋아요...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모순인가요?"

"...아니야"

마히루가 하고 싶은 말은 어렴풋이 알 수 있다.

그녀로서는, 만일 아마네가 무엇을 하려고 하든 받아 들일 생각일 것이다.단지 그것이 스스로 맺어지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서로 접촉해 따뜻함과 감촉을 맛보고 싶을 뿐.

아마네도 물론 욕구가 있고 바라긴 하지만 이렇게 맞닿아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좋아하는 상대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뿐 예상외로 행복했다.

"...별로, 나도 적극적으로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은 아니야.이렇게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정말인가요?"

"...뭐, 키스 정도는 하고 싶은데"

이래도 괜찮지만 반죽음에는 변함이 없으니, 그 정도는 용서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다만 마히루는 키스라는 말에 몸을 미묘하게 밀어붙였다.

"...그거, 지금이 아니면 안 되나요?"


"싫어?"

"이,싫은 게 아니라......그,아,아마네군과 여기라면 현기증 나 버릴것 같아서요..."

아마네군 최근 키스 길잖아요, 라고 투덜대던 마히루, 그렇게 길게 있었나 하고 지금까지를 생각하고 생각에 잠겨


있으면, 마히루가 팔뚝을 탁탁 털었다.

"...어쨌든 끝나면 말이에요.."

"분부대로.오늘은 충분히 응석받으면 되는 거겠지?"

"그냥 어리광 부린다고나 할까.. 보채지 않고 녹여버릴 기분만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걸요."

약간 어조를 더하다 들켰냐고 웃으면 불만스러운 듯 팔짝팔짝 반복해 팔을 털어낸다.

다만 정말 화가 났다기보다는 삐진 포즈여서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들키지 않게 조용히 웃으며 마히루를 다시 한번


껴안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7 화
187 목욕 이후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 마히루가 먼저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가달라고 쫓겨났다.

피부 관리나 옷 갈아입기에 시간이 걸리고 보여지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면 순순히 따를 수 밖에 없어, 불안한 심신을 가라앉히면서 옷을 갈아입고 거실에서 기다리게 되었다.

......것은 좋았지만, 마히루가 돌아온 것은 30 분 이상 후의 일이었다.

수업내용의 판서를 베낀 노트를 펼쳐 TV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바라보다가 너무 마히루가 늦었기에 말이라도


걸어볼까 고개를 드는 순간 마히루가 복도에서 나타났다.

나타난 마히루는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지만 잠옷 차림이었다.

달력상으로는 가을이지만 더위도 아직 남아 냉방이 필요한 계절이라 전체적으로 피부 노출이 잦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마히루가 따로 극단적인 노출을 하는 것은 아니다.노출도로 따지면 아까 그 검은 비키니가 압도적으로 위일


것이다.
단지, 큰 노출이 없기 때문에 더욱 소녀스러운 느낌을 풍기고 있다.

"뭐,뭐에요......? 그렇게 이상해요?"

꼼짝달싹 못하는 마히루는 원피스 형태의 잠옷, 이른바 네글리제 차림이었다.

네글리제 자체는 저번에 본 적이 있지만, 이번 것은 그것보다 천이 적다.그렇다고 해도, 반소매인 것은 변함없이


무릎이 약간 보이는 기장으로 조금 짧은 것과, 옷깃이 크게 열려서 데코르테가 잘 보인다, 라고 하는 것
뿐이지만.

특별히 비치는 것도, 몸의 선이 드러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묘하게 요염함을 느끼는 것은 목욕 후 효과와 쓸데없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야말로 청초한 색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어울려.귀여워."

"그래요? 선택한 보람이 있는걸요"

"나를 위해 골랐어?"

"그, 아마네군은......아마도, 이런 심플하고 귀여운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서요"

역시 1 년 가까이 함께 있으면 옷의 취향도 이해하는 것 같다.아마네는 기본적으로 마히루가 입으면 무엇이든 대개


어울리고 경향을 지시하지 않는 편이지만 취향으로는 이런 청초계 옷을 좋아한다.

그것을 이해하고 극도의 노출을 꺼리고 차분한 디자인의 것을 선택해 왔을 것이다.

"그,치토세 씨의 추측은 그런거였고......저건 그 부끄러운걸요.."

"...그런 거 갖고 있구나"

"네에.., 그건 그......얼마 전에 치토세씨와 쇼핑하러 갔을 때, 떠밀려서 샀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시험 끝나고 외출할 때 샀던 것 같다.하룻밤을 예상하고 있었다, 라기 보다 그 때부터 잠자리를 부탁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아, 그건 아직 이르다고 해야 하나, 그건 무리에요."

"...흥. 그럼 언젠가 보여줄 거야?"

일부러 짓궂게 물어보면, 마히루는 얼굴을 붉힌 후, 고개를 숙여 작게 "...아마네군이, 보고 싶다면"이라고


속삭이며 떨었다.

과연 너무 괴롭히면 잠시 움츠러들어버리므로 "농담이야"라고 웃으며 어깨를 움츠리면, 마히루는 고개를 숙인


채로 잽싸게 달려와, 옆에 앉는다.

옆을 보니 시뻘건 마히루가 잠시나마 눈동자를 적시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싫다는 게 아니라,그,네,..부끄럽다..인걸요..."

"알아.그러니까 그렇게 필사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되니까. 울리고 있는 기분이 드는걸."

"......울지는 않았어요.창피할 뿐인걸요."

"알고 있어.......억지로 몸부림치지 않아도 되니까"

보고 싶긴 하지만 마히루가 부들부들 떨리고 움츠러드는 게 보이니 당분간이라도 좋다.마히루가이 보여주고


싶어지면 보여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좋아좋아, 하고 머리를 쓰다듬고 달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잠시 머무는 대로였다.

"...그러고 보니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걸렸는걸."

얼굴이 붉어진 곳에서 물어보니 마히루는 고개를 들고 미묘하게 눈썹을 숙인다.

"...그...피부 관리도 하고 머리도 말리고 해서요"

"그래, 마히루는 머리가 길구나."

그녀의 머리는 허리보다 길어서 아마네보다 몇 배나 말리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게다가 잘 손질하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런 아마네군은 머리를 안 말렸네요"

"......공부하다가 그만"

"방치하는 일이 상하는 일로 이어진다고 그렇게. .모처럼 따로 쓸 수 있게 드라이기도 제 걸 가져 왔는데."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쉰 마히루는 아마네가 어깨에 걸치고 있던 수건을 머리에 씌우고 부드럽게 수분을
취해간다. 라고 해도 상당히 건조했기 때문에 더욱 "제대로 머리는 말리는 법입니다."라는 *고언이 추가되었다.
*(듣기 싫은 옳은말)

목욕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도 들고 있던 가방 속에 든 뭔가 액체를 꺼낸 마히루는 아마네의 머리를 한번 브러시로


풀었다.그리고 부지런히 액체를 손에 펴발러선, 손으로 아마네의 머리 안쪽이나 털끝에 발라 넣고 있다.

"원래부터 보송보송해서 여유일지도 모르지만, 케어하면 더 예뻐질 텐데 아깝다...듣고 있나요?"

"듣고 있어.마히루가 대단하다고."

"그거 듣는다는 의미가 아니잖아요"

뒤로 돌아가며 깜찍하게 뭐라한 마히루가 드라이기로 아마네의 머리를 말린다.

너무 뜨겁지 않은 열풍을 느끼며 아마네는 작게 웃는다.

(.....마히루가 했으면 해서 기다렸어, 라고.. 하면 화낼까?)

귀찮다기보다는 그저 마히루의 손놀림이 편안한 것을 알고 있었으니 이런 날에는 마히루가 해 줬으면 했다.

다만, 그 말을 하면 마히루가 또 귀엽게 훌훌 화낼 것 같아서 속으로 넣어 두고, 상냥하게 솜씨있게 말린다.


마히루의 손놀림을 눈감고 즐길 수 있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8 화
188, 목욕과 꼬오옥

마히루가 해주는 머리 건조와 손질이 끝나자 마히루는 아마네의 옆에 앉아 숨을 크게 내쉬었다.

우두커니 하고 다가오자 아마네는 느슨하게 그녀의 손바닥을 잡으며 고맙다고 속삭인다.


피곤한 게 아니라 어리광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아마네는 조용히 다가가는 마히루의 손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데만 담아 두었다.

"...저의 아마네군은 이럴 때만 포용력이 있지요?"

"평소는 아닌거야?"

"뭐, 없는 건 아니지만......그, 어리광 부릴 때 응석을 받아주는 거, 굉장히 기쁜걸요."

"얼마든지 응석을 받아줄 테니 마음껏 응석부려주면 나도 기뻐."

항상 열심히 하는 마히루의 응석받이는 것은 매우 즐겁다.

애당초 이번은 상으로 같이 지내는것을 부탁한 것이니, 아마네로서는 응석부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 어리광 부릴까 하고 속삭이자 마히루는 수줍게 눈동자를 덮고 이마를 팔뚝에 바짝 밀어댄다.

"...욕실에서 응석을 받아주었으므로,너무 응석받으면 늘어져버리는걸요."

"더 많이 불어도 좋을 텐데."

"허리가 부서질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아마네군은 적당히를 몰라" 라며 살짝 토라진 듯 덧붙이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별로 실감이 없어 고개를


갸웃거린다.

(......적당히 조절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마히루가 게임오버 되지 않도록, 그리고 자신도 자신을 잊지 않도록 세이브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긴 가끔 신바람이 나서 어리광부리다가 마히루가 부루퉁해지긴 했지만 전력으로 응석을 부리지는 않을 터이다.

매도하며 이마를 밀어붙이는 마히루는 쓴웃음을 보내다가 얼굴을 떨어뜨리고 정수리에 입을 맞춘다.
"나로서는, 마히루가 좀 더 응석부리며 녹이게 하고 싶은데."

어리광 부리지 않는 마히루가 불어나 달콤한 꿀 같은 표정을 짓는 모습을 상상하면 고양된다.

별 다른 뜻은 없고 그저 마히루가 행복한 모습을 보고 나도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마히루는 시뻘건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시면 죽어요.아마네군, 그런 말을 할 때 굉장히...."

"많이?"

"......아무것도 아니에요.신경 쓰지 마세요."

'궁금한데'

"좋아요......어쨌든 응석을 받아주는 건 기쁘지만, 너무 지나치지 마세요.몸이 견디지 못하는걸요 ."

몸을 홱 돌린 마히루는 그를 시야에서 제외하고 싶었는지 켜놓은 TV 로 시선을 돌리는 듯하다.

TV 는 뉴스만 비추면 재미도 없는데 어찌할 바를 몰라 마히루는 시선을 TV 에서 빼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멋쩍음을 감추기 위해 이렇게 도망가는 마히루를 보는 재미도 있다.

응석받기를 싫어한다고는 말하지 않는 그녀가 있는 힘껏 저항하는 것은 매우 귀여운 것이다.

"...알기 쉽구나"

"입 다물어주세요"

"마히루가 입을 다물게 해주는거야?"

어렴풋이 놀리듯 묻자 얼굴이 어색한 동작으로 이쪽을 향했다.

"...그,그건 그...확실히..목욕 후면 하고,, 말했지만...저기...잠자기 전에 하는걸로..!."

"...알았어"
그 쪽이 마히루에게 힘들어질 것 같지만, 아마네에게는 불편하거나 아무것도 아니므로 잠자코 웃어 두었다.

침대에서 하는 것이 한없이 하고 도망갈 곳도 없다는 것이 머리에서 쑥 빠져 있는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마히루는 약간 삐진 듯한 시선을 보낸다.

"...왠지 뜨뜻미지근한 미소입니다만"

"기분 탓"

"기분 탓이 아닙니다.미소가 깊어지고 있는건걸요."

짝짝 두드려 왔으므로 얌전하게 해주기 위해 마히루의 등과 무릎바닥에 손을 얹어 들어올려 무릎 위에 앉힌다.

굳어진 마히루를 더 쓰다듬으면 마히루는 "분명 어린애 취급하는거죠" 라고 미묘하게 가시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가슴에 박힌다.

마히루가 좋아하는 상대 앞에서는 고치지 않는, 그녀의 부드럽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알고 있는
아마네로서는 그런 짓도 사랑스러워 죽겠다.

귀엽다고 중얼거리며 부둥켜안자 마히루는 작게 웅크리면서 순순히 아마네에게 몸을 맡겼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89 화
189 안녕히 주무세요

시각이 23 시를 넘은 상황에서 아마네는 마히루를 안고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단순히 슬슬 자야 할 시간이 다가와서 잘 준비로 옮겼을 뿐이지만 운반되는 마히루 치고는 긴장한 모양이다. 팔
안에서 약간 몸을 뻣뻣하게 하고 있다.

걱정 안 해도 돼 아무것도 안 하는데,라고 속삭이며 침대에 내려놓으면 시뻘건 얼굴을 올려다볼 수 있었다.

"그.., 옮길 필요는 없지 않았나요..?"

"마히루가 좀 졸려 보였으니깐. 이제 슬슬 잘 시간이네.

"......그렇습니다만......그...매번 생각하는 거지만요.., 무겁진.. 않나요?"


"나를 얼마나 빈약하다고......."

일단 헬스나 조깅 정도 하고 있고 보기 흉하지 않게 단련하고 있다.마히루 쯤은 쉽게 껴안을 수 있다.

만약 마히루와 만났을 때 계속 껴안으라는 말을 듣는다면 좀 힘들겠지만, 그것은 마히루가 무거운 것이 아니라


아마네의 힘에 부칠 뿐이다.

"마히루를 끌어안는 거니까, 간단하게 부러질 정도로 약하지는 않아."

"...네에.."

그래도 팔에 매달거나 할 수는 없지만, 하고 다정하게 웃으면, 마히루도 눈을 동그랗게 뜬 뒤 작게 웃는다.

긴장도 풀린 것 같아 슬그머니 침대에 올라 옆에 앉자 마히루는 살짝 볼을 붉혔지만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몸을 기댔다.

그녀 나름대로 아마네를 맞이하려 하는 것을 알기에 희미하게 미소를 띄우고 부드럽게 마히루의 몸을 정면으로
감싼다.

"그래서, 곰은 괜찮았어?"

숙박세트 안에는 마히루에게 준 인형의 모습은 없었다.

매일 끌어안고 자는 것 같아 오늘은 웬일이냐고 캐러멜빛 눈동자를 들여다보면 수줍은 듯 눈동자가 덮인다.

"...오늘은, 아마네군이 있으니까, 괜찮은걸요.......게다가 아마네군이 질투해 버리겠죠?"

"글쎄. 내가 있는데 다른 것에 눈이 쏠리면 곤란하고.......이쪽만 보고 있어줘"

"......네에."

"...대답치고는 이쪽을 못 봤는데?"

눈길이 주변 목구멍 근처에서 멈춰서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지적에 마히루는 고개를 들었다.


희미하게 상기된 뺨은 싱싱한 열매를 떠올리게 하고, 추가적으로 물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물면 혼날 것 같아서 내심 마음에 담아두면서, 어딘가 흔들리고 있는 캐러멜빛 눈동자를, 똑바로 들여다
본다.

"...키스해도 돼?"

갑자기 하면 팔 안에서 발버둥칠 것 같아 먼저 허락을 받으면 마히루의 뺨의 연한 붉은 기를 단번에 짙게 해


시선을 헤엄치게 한다.

단지, 거실에서의 주고받은 것이 생각났는지, 쭈뼛쭈뼛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키스 자체는 싫지 않은 듯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다 맡기듯 눈을 꼭 감는다.

다만 아직 익숙하지는 않은지 몸이 조금 굳어 있다.

움찔한 모습의 마히루에게 작은 동물 같은 귀여움을 느껴 한숨에 희미한 미소를 띄운 아마네는 자극하지 않도록
천천히 다문 입술에 자신의 것을 포개었다.

마히루는 어디나 부드럽고 싱싱하다.

그것은 입술도 마찬가지였고, 단단히 보습된 입술은 피부에 부드럽게, 자기 것보다도 촉촉했다.

게다가 어렴풋이 달콤함을 느끼는 것은, 마히루 본체에서 배어나오는 달콤함일지도 모른다.

연분홍의 입술을 가볍게 깨물면서 부드러움을 천천히 천천히 만끽해 간다.

아마네의 입술이 마히루의 입술을 쓰다듬어 먹을 때마다 벌벌 떨지만 도망치거나 싫어하지는 않으니 받아주는
것이리라.

(......귀여워..)

입을 맞추며 마히루의 얼굴을 보면 간지럽거나 기분 좋은 듯 나쁘지 않은 반응이 보인다.

부끄러워하면서도 키스는 좋아하는 것 같아서, 아마네도 마음놓고 할 수 있었다.


역시나 입술을 핥았을 때는 알기 쉽게 몸을 흔들었지만, 비틀지 않고 그저 달콤함을 맛보는 아마네에게
안심했는지 몸에서 힘이 빠진다.

헤헤, 하고 몸도 표정도 불어난 마히루가 사랑스러워 다시 입술을 깨물었다.

한가득 마히루의 입술을 맛보고 있으면 마히루가 더 이상 한계라는 듯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드린다.

스톱이 걸려 순순히 입술을 떼면, 새빨개진 마히루가 조금 숨을 헐떡이며 이쪽을 노려본다.다만 살살 녹은 듯한


눈동자는 고쳐지지 않았는지 눈빛은 날카로움의 조각도 없었다.

"기..길어요..."

"...안 돼?"

"아.. 안된다고..한 적은 없는데 말이죠......"

오히려 기분 좋은 듯 받아들여 주었기 때문에 신이 난 것이다.싫으면 안 했어.애당초 싫으면 마히루는 도망친다.

마히루가 받아들인 시점에 싫을 리가 없는 것이다.

"...한마디 해도 될까요?"

"뭐?"

"능글맞아요."

"뭐가"

"어, 어떻게 그렇게.... 능숙한건가요.."

"......마히루의 반응을 보면 좋을지 나쁠지 정도는 안다고"

아마네가 여유로워 보이자 마히루가 약간 눈썹을 치켜올리지만 아마네로서는 여유가 있는 게 아니었다.

키스 자체를 해아릴 수 있을 정도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히루의 반응을 살폈던 것이다.결과적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마히루는 아마네가 해버린 것만으로도 녹아버렸는데 그래도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정신 차리고 다녔다는 뜻으로 한 말인데, 마히루는 눈이 휘둥그레지고 나서 얼굴이 불그스레 붉어진다.

"키,키스하는 와중에도 관찰했었던건가요!?"

"에, 응. 점점 늘어지고 귀여웠고......이런 식으로 하면 기분이 좋은구나라고 알게 되어 기쁘고"

"......읏"

관찰되고 있던 것이 부끄러웠는지, 마히루는 격렬하게 아마네의 가슴을 두드린다.

그렇다고 해도 꿈쩍도 안 하니 역시 진심은 아닌 것 같다.

"...그,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바보."

"기분 좋지 않았어?"

"...하그.., 행복합니다만, 말하게 하지 말아 주세요"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고"

"노..놀리시는거죠..!...벌써, 벌써..."

"아파,아파아ㅡ"

툭툭 얻어맞기 때문에 더 이상은 놀리지 않았다.아니, 놀린다는 생각은 아마네에게는 없지만 마히루는 놀림감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심술 부리지 마세요"

"미안해......기분 좀 풀어줘"

머리를 쓰다듬자 마히루가 한이 맺힌 듯 아마네를 올려다본다.

"쓰다듬고 있으면 기분 풀어준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풀어주지 않는거야?"

"...풀어지겠지만 어물쩡 넘기진 않으니까요."


"그거 유감.."

어깨를 움츠려 보이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잔뜩 언짢은 표정을 지어 주인의 가슴에 기댄다.

"...꾸욱 해주지 않으면 삐질 거예요"

"분부대로."

결국 마히루는 화가 났다기보다는 부드럽게 응석을 받아주길 바랐던 것 같다.

팔뚝 머리를 들이대고 짐짓 화를 내는 바람을 연출하며 아마네에게 기대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원치 않는


일이라며 마히루를 끌어안았다.

이번에는 살살 감싸듯이.

공손한 손놀림으로 마히루의 등을 쓰다듬으며 포옹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가슴에 잠시 얼굴을 파묻은 뒤 완만한
동작으로 얼굴을 든다.

몇 분 만에 본 얼굴은 토라진 게 아닌 것 같아 조금 안도했다.

"...아마네군은 가끔 심술궂어요."

"괴롭다고나 할까......사랑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냥 평범하게 사랑하세요"

어쩔 수 없지, 라는 듯한 목소리로 주의한 마히루는, 허리를 펴고 아마네의 목에 팔을 돌린다.

그대로 아마네에게 입을 맞춘 마히루는 굳어진 아마네에게 저도 하지 않으면 불공평하니까요 라고 속삭인다.

그 장난스러운 미소와 목소리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마히루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마히루야말로, 그럴 때 정말 파괴력이 높은 걸 이해해줘"

"아마네군만 시키는 건 교활하단 말이에요......벌써 간지러워요."


마히루가 시작하면 바로 당황해 버리는 자신이 있어, 그것을 어떻게든 속이기 위해서 마히루의 목덜미에 입을
맞춘다.

숨을 들이마시면 뭐라 말할 수 없는 아련한 우유 같은 향기가 났다.

바디샴푸는 같은 것을 썼으니 이 냄새는 마히루의 것이다.

"...냄새가 너무 좋아"

"보습을 위해 보디 밀크를 바르고 있으니 그럴까요?"

아마도 보디우유의 향이었던 것 같지만, 마히루 본래의 향기도 있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포근하고 달콤한 향기가 나는 그녀는 손질에 여념이 없는 듯, 피부 보습까지 탄탄하게 차
있는 듯 하다.

"더 이상 매끈매끈하게 굴면 어떡해?"

"바르고 그외에도 여러가지 조심하고 있으니까 매끄러운 쫄깃함을 유지할 수 있는걸요."

"여자애들은 큰일이군......잘도 그렇게까지 버틸 수 있지?"

"...그건 그, 절 위한 거니까요."

"뭐 그렇네.자기 닦는거 좋아하지, 여자애는 멋부리는거 좋아하잖아"

마히루는 원래 멋을 부리고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으므로, 아마네와 사귀지 않아도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래 아마네는 여자가 남자를 위해 멋을 낸다는 환상을 품은 것은 아니다.자신을 위해 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므로 마히루의 말에도 수긍이 갔다.

단지, 마히루는 그것만이 아닌 듯 "...그것도, 있지만요.." 라고 작게 대답한다.

"그것도,, 다른게 또 있단 말인가."

"...그러니까, 그...촉감이 좋은 편이 좋겠죠?"


"그건 자기 몸이니까."

자신의 몸을 가장 많이 만지는 것은 나이기 때문에, 만지는 것 보다 좋은 일은 없다.

"그, 그게 아니라...... 아마네군이 만졌을 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히루의 말에 "헤에.." 라고 멍청한 소리를 질러 버렸다.

"......아마네군이 만졌을 때 바삭바삭해서 환멸을 당하는 거, 싫고요......미끈미끈 쫄깃한 게 만지는 것도


좋잖아요?"

"...그..그래.."

설마 아마네가 만질 수 있는 전제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알기 쉽게 당황해 버린다.

마히루는 시뻘건 얼굴이 되면서도 말을 취소할 생각은 없는지 아마네에게 안기는 힘을 주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차.., 착각하지 말아 주세요.아마네군을 위해서라고 할까, 자신을 위해서라고 할까, 그,,, 아마네군이
많이 만져주길 바라는 것은, 나의 소원이니까..."

아마네가 많이 만져 달라는 말에 아마네는 반사적으로 마히루에게 쓰러지듯 침대에 나뒹굴었다.

앙증맞은 목소리가 흘러나온 입술을 먹어버리면 희미한 신음소리가 틈새로 흘러내린다.

그것도 빨아들이듯 입술을 깨물어 안쪽으로 기어들면 목소리는 쉬어가거나 가냘프고 달콤해졌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지 묻는 대로 마히루는 매달릴 것을 찾아 손을 움직인다.

살살 움직이는 손바닥을 손바닥끼리 맞추듯 잡으면 안도했는지 온몸의 고집을 풀었다.

그보다는, 아마네에게 농락당해 이유를 모르게 되어 늘어졌다, 라고 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왠지 몹시 달짝지근한 마히루를 충분히 맛보고는 입술을 뗀다.

하아, 하아, 하고 짧고 거친 호흡을 반복하면서 멍하니, 그리고 달콤하게 녹아내린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마히루를 내려다보며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잠자리에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될지 슬슬 이해를 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이쪽도 여유롭지는 않지만, 라고 푸념과도 주의라고 할 수 있는 중얼거림을 떨어트린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이것일까 하고 얼굴을 붉히며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린다.

나는 마히루에게 상냥하게 하고 싶고 소중히 하고 싶은 것은 알아주겠지.시간을 갖고 천천히 익숙해지고 싶은


것도 알아주겠지"

아마네는 마히루가 좋아 마히루를 아끼고 싶고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손을 대도 싫어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어도 참고 있었다.수영복으로 밀착해도 이성은


사라지지 않았다.침상에서 분위기 좋게 해도 넘어뜨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마히루의 단 한마디에 하마터면 다 잊고 마히루를 스스로 채워버릴 뻔했다.

마히루가 나쁘다기보다는 아마네 참을성이 없는 게 나쁘겠지만 스위치를 밟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드럽게, 그러나 참을 수 없는 열을 잔뜩 눈동자와 목소리에 담아 타이르자 마히루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갑자기 미안해, 무서웠지?"

"무.., 무서워, 라고 할까, 깜짝 놀랐고, 굉장히, 두근거렸는걸요."

마히루에게도 갑작스러운 프렌치 키스는 놀란 모양이다.아직도 귀까지 새빨갛고,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다.

"......아마네군"
"응."

"...다음부터는 좀 더....격하지 않은 방향으로 부탁해요..."

싫다고 하지도 않고 오히려 다음을 받아들일 생각인 듯 한 마히루 아마네는 말없이 마히루의 얼굴에 붙은 손바닥을
벗긴다.

아니나 다를까, 익은 사과 같은 뺨을 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다시 한 번 입술을 포개었다.

원하는 대로 다정하고 정중하게 마히루를 귀여워한다.

아까는 충동대로 깊은 입맞춤을 했지만 이번에는 안쪽에서 움츠러든 마히루를 달래듯 부드럽게 만진다.
사랑스럽다는 마음을 듬뿍 담은 입맞춤은 마히루를 보다 강하게 녹여버렸다.

천천히 입술을 떼고 내려다보면 얼굴이 풀어져버린 마히루가 거칠음에 눈물을 글썽이며 어렴풋이 노려본다.

"...지금 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하고 싶었어, 그럼 안돼?"

"...좋지만, 스스로 아까 조심해 달라고.."

"나는 조심해서 했어"

"...진짜아.."

바보, 하고 토라진 음성이 들리더니 쑥스러운 것도 알고 있기에 아마네는 작게 웃으며 마히루의 옆으로
나뒹굴었다.

머리맡에 있던 리모컨으로 조명을 끄고 밀착하자 가냘픈 몸이 가늘게 떨렸지만 마히루는 부끄러워할 뿐 오히려
스스로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댄다.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
행복을 확실히 배게 한 속삭임에 아마네도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마히루를 감싼다.

언젠가는 앞으로 나아갈지 모르지만 오늘은 이것만 하면 됐다.충동보다 더 아끼고 싶은 것이 팔 안에 있다.

"...잘자"

"...잘자요"

서로에게 부드러운 음성으로 고하며 아마네는 마히루를 꼭 껴안은 채 눈을 감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0 화


190 좋은 아침이에요

아침에 일어나 팔 안에서 잠든 마히루의 모습을 확인하고 아마네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가급적 흔들리지 않도록 얼굴을 돌려 사이드 테이블에 놓은 시계를 보면 아침 일곱시의 글씨가 보인다.

쉬는 날이라서 아침에 일찍 일어날 필요는 없고 오전에는 침대에서 꾸벅꾸벅 지낼 생각이었는데 그러기엔 조금


일찍 일어나버린 감이 없지 않다.

다만 마음이 놓였는지 곤히 잠든 마히루의 잠든 얼굴을 바라볼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나쁠 것 같지는 않았다.

조용히 숨소리를 내고 있는 마히루는 천진함이 전면에 밀려난 잠버릇을 드러내고 있다.

아마네의 팔 안, 이라고 하는 상황 탓인지 풀어진 표정으로, 실로 기분 좋은 듯이 자고 있는 것이다.보면 힐링이


될 것 같은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행복하다~)

자신밖에 맛볼 수 없는 *지복의 한때를 되씹으며, 부드럽고 따뜻한 몸을 껴안고 만끽한다.


*(이 이상 없는 행복)

이대로 두 번 자버리고 싶을 정도야.

사랑스러운 연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느슨해진 뺨을 그대로 두고 있으면 오싹한듯한 마히루가 멈칫한다.
그렇다고 눈을 뜬 것은 아닌 듯, 자세를 바꾸듯 미묘하게 움직여, 결국 아마네의 가슴으로 돌아온다.그런
마히루가 역시 귀엽고, 조용히 목을 울렸다.

(이것이 매일이었으면)

이렇게 아마네게 유일한 순간과 함께 할 수 있었다면 필시 행복했을 것이다.

단지, 현 상황에서 쭉 함께 있으면 이성의 마모도 심상치 않기 때문에, 가끔 하는것으로 끝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매일이면 마히루를 통째로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좀더 접촉에 익숙해지고 나서, 사이가 깊어지고 나서, 마히루가 원해서 아마네로서는
충동만으로 참견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꾹 참으면서, 조용히 손가락이 잘 드는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고 있으면, 역시 만지는 느낌으로 의식이
떠올랐는지, 마히루가 다시 주춤한 후, 얼굴을 들었다.

감겨져 있던 눈동자는 반쯤 눈꺼풀이 들어 캐러멜빛 눈동자를 보이고 있다.

축축한 눈빛을 감추려 하지도 않고 멍한 채 아마네의 얼굴을 본 마히루는 헤죽히죽 녹아내린 미소를 지으며 다시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확실히 잠에 취해 있군, 하고 조용히 웃으면서 등을 어루만지며 토닥토닥 달래듯이 만진다.

잠시 기분 좋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점점 의식이 뚜렷해졌는지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벌어진 눈으로 아마네를 응시했다.

"...좋은아침...이에요.."

"안녕. 기분 좋게 잔 것 같네"

"...네에"
살짝 뺨을 붉힌 것은 잠이 덜 깨면서 아마네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있는 것을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네로서는 사랑스럽고 응석부리는 것이 좋아서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마히루가 느끼기엔 방심해 버린 모습을
보인 것이 부끄러울지도 모른다.

팔 안에서 움츠러든 마히루를 달래듯 다시 껴안고 이마에 키스를 떨어뜨리면 더욱 볼이 붉어진다.

"......아, 아마네군, 요즘에는 부끄럼도 없이 하는군요."

"둘이서만 있으니까......싫었어?"

"시,싫다니 그런 ... 단, 잠에서 깨어나면 자극이 강하다고 할까......부끄럽고,곤란해요......"

"그럼, 다음부터 그만둘게"

"엣, 그, 그건 그"

"곤란하지?"

"으......그, 그런 뜻이 아니라"

"하지만 곤란하니까 그만두었으면 하는거지?"

"그만두라는 게 아니라......아, 알고 놀리는 거잖아요."

"나는 마히루가 싫어하는 것이나 곤란한 일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야."

"진짜아아......... 해줬으면 좋겠어요."

시뻘건 얼굴로 풀풀거리면서 주저하며 이어진 말에 아마네는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 너무 놀렸네.......즉, 자고 일어난 때 만 아니면 얼마든지 해도 좋다고.."

"그.... , 그렇지 않은데요......그래요...."

"어느 쪽이야?"

마히루가 할 말은 아니까 놀리듯이 웃으며 파고들다가 이마에 한 번 더 입술을 떨어뜨린다.

아마네로서는, 전혀 부끄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사랑스러움이 강하기 때문에 실행에 옮겨 버린다.게다가


마히루는 불안해하기 쉬우므로 애정표현은 꼼꼼한 것이 좋다.
부들부들 떠는 마히루가 귀엽다고 생각하며 끌어안고 쓰다듬고 있는데 마히루는 부끄러움으로 침대에서 벗어나려
했다.

물론 그걸 용서할 리가 없어 팔 안에 가둬버린다.

"저기, 아침 준비.."

"조금만 더 여기 있어줘."

"하지만"

"...안 돼?"

좀 더 같이 있고 싶다는 뜻을 담아 마히루의 얼굴을 바라보면 볼이 금세 붉어지고 시선이 헤엄친다.

"아, 안 되는 거 아니에요, 하지만"

"응"

언질을 잡았기 때문에 다시 껴안고 부드럽게 감싸자 마히루는 작게 더듬으며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다시 묻었다.

"......능글맞아요."

"뭐가"

"여러가지가 있는걸요.."

"그럼 뿌리쳐줘도 돼"

"그런 점이 교활해요"

못 한다는 걸 알면서도 약간 삐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이마를 빙빙 밀어붙이는 마히루는 삐치기보다는 어딘가


어리광 부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마히루를 응석받이하듯 부드럽게 손가락에 머리를 통해 정성스럽게 빗으니, 마히루는 기분 좋은 듯 몸을


기대어 목을 울리고 있었다.
머리 만지는 것을 의외로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드럽게 만지는 아마네에게서 마히루는 잠시 관음만 받다가
고개를 든다.

그 표정은 부드럽고 느슨해지면서도 입술만큼은 작게 산을 쌓으려 하고 있었다.

"...아마네군이 망칠 것 같아서 곤란한걸요.."

"내 앞에서 나한테만 망가졌으면 좋겠는데."

밖에서는 언제나 기를 펴고 있는 마히루다.

지금은 다소 민낯을 보이게 됐지만 그래도 천사님으로서 행동하는 것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그런 마히루를
응석받이로 불려서 우물쭈물 녹이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마네군도요."

"원래 글러먹은 인간인데.......그게, 마히루가 없으면 못 쓰게 되어 있을 뿐이야."

"......그렇다면 좋은걸요. 저도 아마네군이 없으면 안되니까요.

"응."

결국 아마네는 아마네대로 마히루에게 망쳐졌으니 피장파장이겠지.

지금 응석받이 모드로 접어든 마히루에게 희미하게 웃으며 아마네는 좀 더 시간을 끌게끔 마히루를 감싸고 눈을
감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1 화


191 다음날의 아침 식사 이후.

숙박이었다고는 해도, 일어나 버리면 특별히 평상시의 휴일과 다르지 않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마히루가 손수 만든 아침을 먹고, 세탁물을 돌리고, 치우고, 가벼운 청소를 하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마히루 덕분에 청소가 습관화되어 있어 방은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어 한 번의 청소에 시간이 들지 않아 고맙다.

"낮엔 어떡하지?"
"음-. 어제 미트소스 파스타 소스를 남겨놔서 작은 그릇에 라자냐를 만들까하고"

"또 손이 많이 가는 걸."

"화이트 소스 만드는 정도예요.아니면 다른 게 더 좋나요?

"아니, 마히루가 만든다면 솔직히 뭐든지 좋아.다 맛있으니까 기대하고 있어."

"잘한다는 걸로"

가볍게 웃던 마히루이지만 겉치레말도 할 것 없이 마히루 요리는 맛있다.솔직히 그 쪽 여고생으로는 우선 맞설 수


없을 테고, 서툰 레스토랑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다.

물론 연인이니까 하는 보정이 들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외식보다 마히루의 요리가 먹고 싶을 정도라는


맛있는 것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대된다, 하고 불평하자 마히루는 난처한 듯이 웃는다.

"...그러면 좀 더 전력을 써야 할 것 같아요."

"별로 평소대로 해도 상관없지만,"

"아마네군이 기대한다면 열심히 할게요. 기대하시라고요."

그렇게 말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의욕을 북돋우고 쓸데없이 힘을 주는 것도 나쁘구나, 라고 생각하므로,


지금부터 힘을 빼 두려고 옆에 앉는 마히루를 어루만져 둔다.

갑자기 어루만져진 마히루는 "무슨 일이 있으면 쓰다듬는 버릇이 있지 않나요" 라고 투덜거리면서도, 충분히
그럴 것 같지 않은 듯 아마네의 마음에 들게 하고 있었다.

잠시 마히루를 쓰다듬다 보면 자연히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기대어 오므로 아마네라도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마히루를 감싸고 무릎 위에 올려놓으면 미묘하게 나무랄 듯한 시선을 받게 된다.

"...왜 응석을 받아주려고 그러는 겁니까?"

"응석부리고 싶어서......라고 할까, 이렇게, 뭔가 꼭 껴안고 싶었어"

"곰이라도 빌려줄까요?"
"마히루가 좋은걸. "

"어쩔 수 없네요, 브으.."

특별한걸요, 라고 말하면서 기분 좋은 듯이 아마네에게 기댄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웃으며 마히루를 가슴에 기대


어루만지는 것을 재개한다.

"...학교 녀석들한테는 절대 보여줄 수 없겠네"

"보여주기 싫고 애초에 보여주지 않아요.아마네군에게 밖에 안 해요.

"그거 고맙네. "

이런 속으로부터 녹은 응석모드의 마히루를 남자들에게 보여주면 말도 안되는 일이 되므로, 이것은 아마네만 볼


수 있는 것이다.

보여 봤자 이들에게 마히루가 갈 리 없지만 망상에 쓰이는 것도 화가 나 보여 줄 생각은 없었다.

"......그래, 내가 마히루의 남자친구라고 주지를 받았는데 아직도 마히루를 넘보는 녀석이 꽤 있구나."

"협박 받는 것 아니냐고 하더군요. 아마네군을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뭐, 잘 모르는 녀석들이라면 난 정신 못 차리는 남자니까."

"...그으... 다음에 말하면 화낼 거니까요"

"남들의 평가가 그렇다.난 내 나름대로 마히루 옆에 서서 이러쿵저러쿵 말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자부심이
있어."

"좋아요. "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한 듯 마히루도 아마네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도 응석을 받아주고 싶다는 것이 태도인 마히루에게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마히루가 아마네의 허벅지에 매달려
쓰다듬어 오는 것을 마음대로 하도록 해 두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2 화
192 두 사람의 당연함

어리광부리고 어리광부리는 마히루가 정신을 차리고 아마네의 무릎에서 물러난 것은 수십 분 후의 일이었다.


자신이 대담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새빨간 얼굴이 된 것은, 아마네로서는 보고 있으면서
사랑스러웠고 미소가 절로 나올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리 그녀가 두 다리가 아니라 한쪽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고는 하나, 자세와 거리상 점점
부끄러워지고 있었는데....... 마히루가 아마네의 몫까지 부끄러워하고 당황하는 것을 보고 조금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만 해주면 기쁠 것 같은데요."

"아니, 그만.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나를 응석받으려고 열심이었으니까 멈출 수도 없고."

"적어도 넌지시 말해 주세요."

'너무한 말 하지마.'

아마네는 아마네대로 비교적 설레였고 마히루의 포옹을 즐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본인한테는 별로 말할 수


없지만.

모르는 척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미묘하게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애초에 발에 탄 것은 마히루이므로
강하게 말할 수 없는 듯 "진짜아아.." 이라고 작게 투덜거린다.

"...저는 아마네군을 좋아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대담한 일을 해 버리는 거니깐요.. 그럴땐 멈춰달라고요.

"그런 말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담한 것을 알아달라고"

"........ 할 수 없지요.아마네군을 좋아한다는 게 뻔하잖아요."

"음, 그렇습니다만......그만큼 좋아한다고 말하니, 역시 부끄럽다고나 할까"

어떻게 보면 아까 그 자세보다 더 수치심을 부추기고 있다.

마히루는 무의식적으로 대담한 스킨십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명확하게 드러내면 뭐라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마히루도 스스로의 뺨을 붉히고 아마네를 철썩철썩 두드려 양쪽에 타격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네군이 제 호의를 의심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럼 말이야. 마히루는 나밖에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고, 나만 보잖아."

이것만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마히루는 아마 아마네 이외를 볼 일이 없다.

그녀의 성격도 그렇지만, 좋아하고 있을 자신이 있고, 무엇하면 장래를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아마네가 뭔가
저지르고 정나미가 떨어져 주지 않는 한, 그녀는 아마네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좋아해 줄 것이다.

딱 잘라 말한 아마네에게 마히루가 더욱 얼굴을 붉히고 박치기까지 해오므로, 난폭한 멋쩍음을 감추는구나 하고


웃으며 좋아하게 만든다.

역시 아마네도 부끄러웠지만, 마히루가 이렇게 겸연쩍은 듯 머리를 밀어붙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속이고 있었다.

"...알고 있다면 좋아요.."

박치기하는 것을 멈추고 팔에 이마를 댄 마히루가 조그맣게 중얼거리니 아마네도 조그맣게 "당연하지"라며 되받아
얌전해진 마히루의 손을 지그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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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부터 문화제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3 화
193 문화제 출품작

고사를 마치고 다음을 기다리는 것은 일년에 한번 있는 큰 행사인 문화제이다.

아마네가 다니는 학교는 이러한 학생이 하나가 되어 실시하는 이벤트에 힘을 쓰고 있기 때문에, 반마다의 예산도
많아, 매년 공들인 출품작이 있다.

"그렇다고 하는 이유로 반의 출품을 결정하는 거다아아!"

당연히 반에서 무엇을 할지는 반 전원이 결정하므로, 그 시간이 오면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고조된다.

흥얼거리면서 교단에 서 있는 것은 이츠키다.


축제를 좋아하는 이츠키가 문화제 위원에 입후보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입후보 해 훌륭하게 그 자리를
쟁취하고 있는 상황에 아마네는 웃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깐, 문화제 상연이지만 우선 중요한 건 학년마다 음식점 수가 정해져 있어.대개 어느 반이나 음식점은
후보로 들어오니까 음식점의 경우는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는 것은 각오해 둬."

당연하지만 입점할 수 있는 음식점 수는 정해져 있다.

보람 있고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음식점은 인기가 있고, 잘못하면 대부분의 반이 원하는 경우도 있다.그러면
음식점만 있기 때문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다른 조리실습실의 빈 공간관계나 위생지도의 관계에서 모든 희망은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예산이나 새로 말할 것 같아서 이미 있는 것의 종류는 어느 정도는 나눠준 프린트에 기재해 놓았으니


확인해 줘.여기에 쓰지 않아도 확인하거나 갖고 갈 만한 것은 그때그때 확인한다.우선은 예산 내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을 말해 줘. ......자, 하고 싶은 출품이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줘."

이츠키의 물음에 앞다퉈 손을 든 같은 반 친구들.

모두들 눈이 휘황한 것은 그만큼 이 행사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문화제라는 것은 일대 이벤트이며,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뭐 난 작년에 대충 지냈지만)

학생다운 풋풋함, 싱그러움 등 생각도 없던 그는 문화제를 적당히 넘겼다.출품작도 홈메이드 물건을 판매하는
타입이어서 시키는 대로 만들어 가계를 볼 차례일 때 가게를 봐준 정도다.

그래서, 그들의 흥정은 어딘가 먼 곳에서 봐 버리고 있다.

"네에! 역시 이곳은 평범한 찻집이 좋은 것 같아요!"

"허허, 상정 내이긴 하네.참고로 그냥 찻집?

"메이드 찻집 어떻습니까."

"자아. 이 반에 시이나 씨가 있으니까......꼭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


덧붙인 말은 진절머리가 나면서 조금씩 마히루를 보는 동급생에게, 뭔가 조금 재미없는 것을 느끼지만, 말할 일도
아니다.

"하하하. 예산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럴 의향이니까. 일단 후보에는 넣어 두기로 하지."

마히루의 메이드옷이란 말에 한껏 들뜬 남자들에게 어이없는 눈빛을 보내고 있으면 이츠키와 눈이 마주친다.

시선으로 괜찮으냐는 질문에 아마네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나쁜가 하면 나쁜가 보다.

그렇지 않아도 마히루는 평소 볼거리와 비슷하게 눈에 띄는 것이다.

최근에는 그 귀여움을 더하기 시작했다고도 알려져 있고, 그런 마히루에게 메이드복 따위를 입히면 몰려들 것이
확실해, 마히루가 대응하기에 곤란할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메리트로서 매상 자체는 *확약된다.마히루의 존재는 절대적인 광고이며, 한번 보려고 남자들이
몰려올 것이 틀림없다.
*(확실하게 약속되다)

정작 마히루는 자신을 화제에 올려 뭐라 말할 수 없는 난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당연하지. 자신을 구경하는 것은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다.

단지,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안이며, 말한 측에서 발뺌 할 수도 없다.마히루가 정말 싫다면 아마네가 거절할


수밖에 없다.

"뭐 메이드 차라고 하는 것은 남자의 동경일지도 모르지만, 예산도 생각하고 제안해. 네, 그 다음에 의견 있는
사람-"

이츠키의 재촉으로 귀신의집이라든가 카레라든가 우동이라고 하는 정석 가게를 들여서, 칠판이 흰 글씨로 채워져
간다.
단지, 모두의......라기보다는 주로 남자의 관심은 메이드 찻집이라는 것에 있는 것 같고, 소곤소곤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역시 시이나씨의 메이드복이......"

"싫어도 후지미야 녀석이 있으니까......"

"아니, 후지미야도 남자야.그녀의 메이드 옷은 보고 싶을 거라고."

들리고는 있지만 안타깝게도 찬성할 생각은 없다.

전혀 보기 싫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과시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마히루가 피곤해 할 줄도 알기에 선뜻 나서게


하고 싶지 않았다.

시선을 보내면서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면 시선을 알아챘는지 기세 좋게 외면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었던 것 같은 마히루가 작게 웃고 있으므로 그들을 노려보는 것은 상냥하게 해 둔다.

"참고로 아마네의 제안은?"

갑자기 나무로부터 말을 걸어, 아마네는 떨떠름한 얼굴도 숨기지 않고 이츠키를 본다.

"왜 나한테 묻는 거야?"

"얘기하는 것 같아서?"

그것은 이츠키에 대해서는 아니지만, 이츠키에게 지명되어 아마네의 시선을 끌고 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도 공기가 나빠진다.

어떻게 할까, 라고 생각해서, 가장 편할 것 같은 제안을 말한다.

"......굳이 말하자면 향토사 근처 조사해서 정리한 것을 전시 발표하는 정도가 좋을까?"

제안에 반이 잠잠해진 것은 오산이었다.

솟아 있는 곳에 물을 끼얹은 것 같은 공기가 되어 버려 매우 아늑하다.


"그게 무슨 이득이야?"

"...꽤 괜찮은데.조사할 만큼 조사하고, 다음은 전시중은 극소수로 망보고 다음은 자유행동.문화제 자체는 엄청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시간 신경 안써도 되니까 다른 반의 입점 무제한으로 봐."

말을 바꾸면, 반 여기저기에서 그렇군요, 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네의 향토사 전시 발표는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겠지만 아마네가 진짜 목적으로 하는 것은 그


후의 자유행동의 유예다.

음식점은 인기지만 아무래도 인력이 필요하고 인력은 크고 구속시간도 길다.돈을 취급하는 이상 가게는 신중하지
않을 수 없어, 매우 고생하는 것은 보인다.

뭔가 전시 발표라고 하는 형태라면 준비 기간에 모든 것을 끝내 놓으면 나중에는 전시 망을 하나둘 세우면 된다.

문화제 기간이 이틀이라 한 사람당 한 시간도 채 안 될 것이다.매우 수고와 시간 효율이 좋다.

금전도 발생하지 않으니 편하게 서 있으면 되는 것도 크다.

한층 더 덧붙인다면, 접객이나 외모, 조리 솜씨를 자신이 없는 인간에게는, 이 정도 고생이 없는 상물은 없을


것이다.아마네도 이쪽의 부류이므로 잘 알 수 있다.

"뭐랄까 너답다고나 할까"

이츠키는 기막힌 표정을 감추지 않았지만, 아마네는 단지 제안했으므로 외면하고 입술을 다문다.

마히루도 아마네군답다는 눈빛을 보내오니 불편하지만 이미 말한 것은 돌이킬 수 없어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음, 그럼 메이드 카페가 득표 최다이기 때문에 메이드 카페로 결정되는데 괜찮을까?


결국 남자 표가 많이 들어간 메이드 카페로 가결정하게 됐다.

"그냥, 이제부터 학생회에 결정을 전하고 거기서는 아마 추첨이 되니까, 추첨에서 빠지면 두번째 귀신의 집이
될거야"그리고 옷에 관해서는 확실히 예산내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깐. 인맥이나 연줄을 찾게 될 테니
짐작이 가는 녀석은 먼저 싸게 할 수 있는지 물어봐 줘. 없으면 보통 찻집이 될 테니까 각오해 둬."

진행을 맡고 있는 이츠키는 특유의 밝기와 요령이 좋기로 척척 필요 사항, 주의 사항을 말하고, 학생회에 전하러
가는지 교실을 나갔다.

알기 쉽게 공기가 풀리고 술렁거리니 아마네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턱을 괴봤자 마히루가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할 거냐"

"어떻게 한다고 해도......정해진 것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쓴웃음을 짓는 마히루에게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미묘하게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싫으면 똑바로 말해두지 않으면 안돼."

"싫다는 건 아니지만......그 아마네군은 메이드 옷을 싫어하나요?"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 다만 마히루에게는 어울린다고 생각할 정도야.앞치마 잘 어울리는데"

"그래요......그럼 열심히 할게요."

"아니, 무리하게 노력하지 않아도"

"아마네군이 기뻐한다면 입어볼게요."

그렇게 말하며 아름다운 미소를 띈 마히루의 등 뒤에서 남자가 작게 성공이라는 듯 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아마네는 웃음이 이끌릴 것 같은 것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4 화


194 사소한 불만

"...후지미야, 의외로 기분이 나빠?"


방과후, 우연히 동아리활동이 쉬는 날 함께 놀게 된 카도와키에게 지적되어, 처음으로 아마네는 자신의 감정을
알기 쉽게 얼굴에 나와 있던 것을 알았다.

"...그렇게 얼굴에 나왔어?"

"아니야, 평상시에 가까운 것 같아.그냥 분위기나 미묘한 변화로 그런 생각을 했을 뿐이야.

역 병설 서점에서 참고서를 사서 나가자, 아마네는 무심코 자신의 뺨을 만진다.평소보다 더 뻣뻣한 기분이 들었고,
미맛살도 살짝 치켜 올라가 있었다.

일단 잘 드러나지 말자고는 생각했지만 제어가 안 돼 미묘하게 부끄러움과 한심함이 배어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럼, 뭐 그렇지.기분이 좋지는 않아요.그녀가 구경거리가 되는 것은 재미없고 될 수만 있다면 독점하고


싶은걸."

당연하지만 최애하는 그녀가 불특정 다수의 인간 시선에 노출되는 것이 기쁠 리 없다.호기심뿐이라면 몰라도


욕심이 섞인 것이 부딪친다면 더더욱.

"하지만, 마히루가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반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자신의 그녀만 특별 취급을
요구하는 것은 어른스럽지 않고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을 뿐이야.동조압력이라는 것도
있고, 마히루가 매출에 공헌하는 것은 알고 있어.단지, 그 리턴에 대해서 이쪽의 리스크가 큰 것이 불만이야"

"미안해."

"카도와키가 나쁜 게 아니야.좀 더 명확하게 제안의 이점을 말하지 못한 내가 나쁘고,"

카도와키가 사과할 필요는 조금도 없다. 그렇다고 제안한 반의 남자를 비난할 수도 없기 때문에, 초조에 가까운
응어리가 가슴에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만은 결정되었으니 어쩔 수 없지, 라고 한숨을 크게 내쉰 아마네, 카도와키도 곤란한 듯한 미소를 짓는다.

"난 전시 발표에 투표했잖아.현실적으로 가장 무위험 고수익해서 좋았는걸.게다가 난 아마 접객으로


돌려질거야."

"아-"
학교 최고의 미소녀라고 이름난 마히루가 접객을 받는 것이다, 당연히 여자들에게서 인기가 높은 카도와키도
접객으로 돌려질 것이다.

본인으로서는 내부를 희망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마 그것이 통과될 일은 없다.유례없는 미모의 소유자는 이러한
때에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남자들도 메이드옷은 아니지?"

"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다고나 할까.여자가 메이드옷이라면 남자는 집사스럽게 맞춰오지 않을까.의상이 여의치
않으면, 그래도"

"아..그거 말이야...왠지.....반 애들이 아는 사람한테 그런 찻집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다고....남녀 각각


준비될지도 모르잖아."

"히에엑"

메이드복은 저지하고 싶은 아마네로서는 최악의 정보이다.

의상이 허락된다면 마히루는 확실하게 메이드복을 입고 서빙을 하게 될 것이다.

다행이라고 말하면 좋을지, 남자는 남자의 의상을 준비받을 수 있다고 하니, 성별 역전의 참사는 되지 않을
것이다.

"정말 이런 곳은 반이 일치단결되어 있다고나 할까.......하지만, 만일 남자도 분장하고 접객한다면,


큰일이겠는걸. 카도와키는"

여자의 인기는 카도와키에게 집중될 것이다. 상당히 힘들것 같다.

"무슨 남의 일처럼.후지미야도 끌려갈거라고 생각하지만"

"에"

"요리할 줄 알아?"

"......할 수 없는걸."
그 말을 들으면, 말이 막혀 버린다.

"게다가, 가까운 위치에서 시이나 씨의 상태를 보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지 않아? .이상한데 찍혀도 곤란하잖아.

"뭐, 그건 그렇지만......내가 입는 건 누구 이득이야?"

마히루에게 발칙한 자의 손이 닿지 않도록 감시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접객 쪽이 좋을 것이다.

마히루가 입을 바에야 아마네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그런 복장을 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집사복 같은건 아마네가
입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시이나씨 에게 이득이겠지.좋아할 것 같아.

"그건 뭐."

"그리고, 후지미야도 이미지 체인지 하고 나서 시선이 끌리게 되었잖아"

"아니, 나 그건 모르는데"

"뭐, 시이나 씨만 바라봐. 너는."

그 말을 들으니 겸연쩍다.

확실히 마히루만을 신경쓰고 있으므로 다른 여학생으로부터의 시선따윈 신경쓰지 않고, 원래 그런 눈빛으로 볼 수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의식하고 있지 않았다.

설마하며 카도와키를 보지만, 카도와키는 "자각하지 못하는구나"라고 어깨를 움츠리고 있으므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후지미야도 가끔은 시선을 알아보는 편이 좋아. 뭐, 반에서라면 금방 흐뭇한 것을 보는 듯한 시선을 받을


뿐이니까 해롭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래서 싫은데'

"포기해, 후지미야가 시이나 씨랑 장난치는 게 잘못이야"

"노골적으로 하지는 않았는걸."

"아하하."
싱글벙글 웃는 카도와키는 믿는 기색이 없어, 아마네는 미묘하게 볼을 움츠렸다.

뭐 어때.괴롭힘을 당하는 것보다 훨씬 건전해. 나로서는, 옛날의 시라카와씨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연적의 그것이냐"

약간 차분한 목소리로 전달받은 말에 아마네도 눈썹을 찡그린다.

본인에게는 말하지 않지만 친구라고 해도 무방할 이츠키와 그 여자친구인 치토세는 사귀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있어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상상이 가지 않지만, 이츠키를 만난 당초의 치토세는 이츠키에게 소금 대응이었던 것 같고, 선을 모르는
말투와 차가운 성격의 소녀였던 것 같다.

육상 선수로서 우수했지만, 이츠키와의 일로 부의 선배와의 싸움이 일어나 그만두지 않을 수 없었다, 라던가.

재능을 질투한 동아리 선배가 괴롭히는 것도 알고 싶지 않지만 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그 질투하는 소녀에게 구애받고 있고, 그 소녀가 매몰차게 대했다면 괴롭힘을 가중시킨 것도 심정적으로는 알 수
없다.실행에 옮겨서는 안 될 일이지만.

그래. 결국 실랑이가 있어서 육상을 그만뒀지.저런 짓궂게 굴었어. 나는 굉장히 싫어하니까...후지미야랑


시이나씨가 인정받고 있어서 안심이야"

그런 험악한 상태를 지켜봐 온 카도와키이기 때문에, 더욱 아마네와 마히루의 사이를 걱정하고 있었을 것이다.

"...오우"

"그러니 문화제에서도 늘 그렇듯 화목한 모습을 보여줘.아무도 잡을 마음이 없을 정도로."

"나는 과시하고 있을 생각은 없는걸"

"하하, 농담 좀"

"농담이 아니라고."
음, 하고 눈썹을 대고 카도와키의 옆을 보는데, 카도와키는 조금 안도한 듯, 그리고 어정쩡한 듯 웃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네는 흥하고 코울리기만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5 화
195 귀여운 버릇

"아마네군, 어서 오세요."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향하자, 이미 귀가해 있던 마히루가 미소지으며 손으로 두드리고 있었다.
자신의 허벅지를 말이다.

영문을 몰라 무심코 마히루의 얼굴을 응시하면 부드러운 미소 그대로 툭툭, 허벅지를 다시 한 번 두드린다.

아무래도 여기에 오라는데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받는거라면 이해 할 수 있겠지만.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앉을 수는


없다.

당황한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면 미소가 쓴웃음으로 변한다.

"기분이 좋지 않으신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마히루에게도 간파되었던 것 같다.아니, 카도와키가 꿰뚫고 있다면 마히루도 간파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녀 앞에서는 숨기고 싶었기 때문에 간파된 어색함에 살짝 웃어보면 역시나 하는 듯 마히루는 이상하게 웃는다.

"아마네군의 생각은 '무리하게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내심 싫어하겠구나,' 하고. 틀렸나요?"

"...맞긴 맞지만 조금 ..그래."

"그러니까, 기분을 맞춰드릴까요?"

"그거 당사자 눈앞에서 말 하는거야?"

"후후. 싫은건가요?"

"...답은 알고 있는데 묻는 건 누굴 닮은거야?"

"아마네군 이로군요."
그 말을 들어도 반론도 못하고 입술을 꿈틀꿈틀 움직이는데 그친다.

약한 미소를 머금은 마히루는 다시 한 번 허벅지를 두드렸다.

차분한 *보르도 치마에 덮인 부드러워 보이는 허벅지의 유혹에 아마네는 주저하면서도 마히루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걸터앉아 누우면서 슬그머니 허벅지에 머리를 얹는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와인 색상.)

마히루를 올려다보듯 고개를 돌리자 마히루의 미소가 쏟아졌다.

이어 희고 가는 손가락이 새까만 아마네에게 스친다.

"...아마네 군은 저를 걱정하기 때문에 싫어하는 거예요?"

"그것도 있어, 그렇지......단순히 내가 다른 녀석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부러워요?"

"아쉬운 기분인가, 독점욕인가. 정말로 싫었어."

어른스러운 제멋대로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심정의 토로에 미묘하게 부끄러움을 느껴, 마히루의 배 쪽으로 얼굴을
돌린다.

마히루는 그런 아마네에게 작게 웃는 듯한 한숨을 내쉬며 달래듯 부드럽게 손가락으로 머리를 빗었다.

"뭐, 저도 좋아서 남들 앞에서 서빙복을 입고 싶은 건 아니지만 결정은 결정이니까요."

"...응"

"하지만 처음에 약속은 했으니깐요."

"...무슨?"

"처음에 보여주는 것은 아마네군이 좋아요, 라고"

무심코 고개를 돌려 마히루를 올려다보니 장난기가 묻어났다.

"처음에 저를 봐주셔야 하는 분은 아마네군이고, 그......마중 나가시는 손님들 중에 주인님은 많이 오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주인님은 혼자만, 이라고나 할까요?"
마지막은 부끄러워졌는지 토막토막 끊기고 머뭇거렸지만 확실히 말한 마히루의 말에 아마네의 뺨도 저절로 열이
난다.

그래도 그녀로부터 시선을 떼지 않고 바라보면, 마침내 견딜 수 없게 되었는지 옆에 있던 쿠션을 안면에 밀어


넣었다.

숨을 쉴 수 있도록 부드럽게, 그렇지만 시야를 닫고 싶은 것은 잘 전해져 온다.그런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치던 응어리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다른 것......간지러움이라고 비유하는 것이 가까운
감각을 새롭게 품었다.

거기서 솟아나는 것은, 사랑스러움, 이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참아볼게"

"...네에..."

여전히 쿠션으로 얼굴을 가려 보이지 않는 마히루이었지만, 띄우고 있는 표정은 상상할 수 있었으므로 아마네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돌려 마히루의 배에 얼굴을 묻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6 화
196 *옷맞춤과 남자끼리의 은밀한 이야기
*(採寸. 정장 등 을 맞추거나 할 때 치수를 재는 행동.)

결국 문화제에서 아마네 반의 출품은 커피숍으로 결정되었다.

그때 남자의 흥분감에 아마네는 이제 쓴 것을 참는 듯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다.마히루나 치토세, 그 외에도


품위 있는 여자의 서빙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정해진 것을 뒤집으려는 것도 아니어서 순순히 결정을 따르는 아마네였지만 옷맞춤에는 미묘하게 반항하고 말았다.

"아니, 난 어울리지 않으니까"

그런 걸 입어봐야 알 것 같은데.이봐, 포기해. 적어도 어느 정도의 키인지 어깨너비인지 재야 의상 빌려올 수


있으니까."

"후지미야-포기해라-"

"카도와키는 이제 체념하고 놓아버렸군......"


"이렇게 될 전제 같은 게 있었으니까요."

교섭 담당 가라사대, 의상은 무사히 대출받을 수 있는 계획이 생겼다고 하므로, 빨리 수를 확보하고 싶다는


이유로 접객 담당 학생의 치수 재기 타임이 되었다.......하지만, 멋대로 접객으로 돌린 것이 불복일 뿐이다.

이츠키가 "시이나씨와 같은 시간으로, 만약을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 라고 마음을 돌린 것이지만, 먼저


말해 두어야 할 것이다.

"아니, 너... 전보다 뚱뚱해졌니?"

"실례네요.지방은 늘지 않았다고.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고."

"하하, 부인이 관리를 잘 하시네."

"시끄러워"

마히루를 부인이라 한 말에 수치심을 느끼며 말에 가시를 얹으면 이츠키는 변함없이 조롱하는 듯한 미소를
되찾는다.

뭐, 살쪘다고 그랬어? 전보다 근육 붙었어?

"그건 있을지도 몰라.운동한 옆구리 덕분이네.

"뭐야, 나도 알고싶어"

왠지 식상한듯한 이츠키는 카도와키를 재촉해 놓고, 흘끗흘끗 길이 재기가 다되어 있는 다른 남자들을 본다.

그들은 그들끼리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것이 매우 은근한 것이어서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대화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이면, 아무래도 마히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약간 흥분한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시이나씨의 메이드차림......좋은걸"

"지금쯤 다른 교실에서 이러고 있겠지? 굉장한걸"

"뭐라해도 커다라니깐.."
"언제나 있는 시라카와 와의 기복의 차이가 또 좋은데.

"이츠키가 들으면 죽을껄"

"아니, 이츠키도 조신스러운 건 인정하니까....손바닥이 남는다고 말했고...."

"어쨌든, 시이나씨 독차지 할 수 있는 후지미야가 질투나."

여자친구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느냐고 물으면 못난 이 남자들보다 이츠키 쪽이다, 내심 파고들며 기막힌 표정을
짓지 않고 그들을 본다.

"...너희들은 좀 더 안 들리게 해 주면 안되겠냐"

"후지미야 들었던거냐?"

남의 여자친구의 몸매를 너무 망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역시 거기서 화를 내는 것도 어른스럽지 못하므로


참아 둔다.게다가 아무리 망상을 해도 실제로 뵐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마네뿐이어서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이츠키 들린 듯 쓴웃음을 짓고 있다. 치토세에게 들린다면 좋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공개할 생각은 추호도 없기


때문에 은밀한 이야기라는 취급을 받을 것이다.

"싫다고......하지 않을 수 없잖아"

저 천사님이야.언제나 블레이저나 조끼로 숨어 있지만, 상당......야 후지미야, 실제로 어때"

남자들만의 공간이기에 속된 얘기가 나오는지도 모른다.

뭔가 기대를 하는 듯한 시선을 받고, 아마네는 미간에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의식하면서 어깨를 움츠려 보인다.

"어찌 되든 말든.본 대로밖에."

"말 돌리지 마"

"아니, 어떻게 말하라고"

"이렇게, 사과나 멜론 같은 거 있잖아"

"과일은 개체차이가 있잖아"


"귀찮게 여기는 거냐!"

"귀찮게 여기는 건 너야!"

왜 다른 사람에게 그녀의 사이즈를 말해야 할까? 아마네도 정확한 사이즈를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아니, 컵
수는 고향에 갔을 때 불의의 사고로 마히루의 빨래를 봐 버려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말할 수도 없다.

라고 할까 알고는 어떻게 할 것인가.

쓸데없이 밀고 오는 반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는 아마네, 그들은 열의가 식지 않은 상태로 다가온다.

과연 도와달라고 하며 이츠키를 보면, 웃으며 어깨를 움츠리고 있다. 도울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어쨌든 난 몰라."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재수없어"

"아휴, 너희들.아마네가 하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 듯 세심하게 도움을 준 이츠키는 다가오는 남자와 아마네의 시선을 받으며 상냥하게 웃는다.

"왜냐면 아마네는 숙박을 해도 시이나 씨에게 손을 대지 않는 녀석이니까 말야.알 리가 없다고나 할까."

이츠키의 말에 교실이 조용해졌다.

"...후지미야, 남자가 아닌 설"

"그래서 그런 화보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거야?"

"야! 이츠키, 너도 이상한 말투를 쓰지마. 난 마히루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을 뿐이니까!"

"그런 사람을 *헤타레 라고 한다"


*(답답한 놈)

"저기 말이야."
"아니, 보통......투숙이란건 상대가 받아들일 작정으로 하는 거 아니야? 여자도 바보가 아니니까 그럴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잖아."

"그게 말이야, 두 사람은 요즘 보기 드문 성실하고 순수하고 초보적인 커플이라 그런 일은 이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풋풋하잖아.오히려 이건 지켜봐야 할 천연기념물이야, 쓸데없는 말을 해주지 마."

"이봐 이츠키, 너는 어느 편인거냐?"

"난 언제나 네 편이야"

"믿을 수 없다고......!"

이츠키의 말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남자가 불쌍한 것을 보는 눈빛이나 반대로 미지근한 미소를 띠며 흐뭇한
눈빛을 보내오게 되었으므로, 아마네는 성대하게 움츠리게 된다.

"별로 나는 순수하지 않고, 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마히루의 장래 같은 것을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을 뿐이고......"

"그렇구나."

"너희들 자꾸 놀리는 거 아니야......어이 뭐야,너희들 보는 거 아니야."

매우 답답함을 느껴 물어보면 더욱 처량함과 흐뭇한 시선이 늘어 아마네는 납득이 가지 않아 일단 원흉인 이츠키의


안면에 줄자를 던져 놓았다.

"아, 아, 아마네군.왜 그런지 남자분들이 아주 뜨뜻미지근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이유를 아시나요?"

"몰라."

여자들도 슬슬 끝나고 합류했는데 남자들에게 이상한 시선을 받는 것이 마음에 걸려 슬금슬금 말을 걸어온다.

반대로 아마네는 여자들에게서 뜨뜻미지근한 시선을 받으니 마히루에게 그 대사를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나는 여자들에게서 이상한 시선을 받고 있는데......마히루는 무슨 말을 했니?"

"아니,아니요..,아마네군의 명예를 해치는 일은 아무것도."


"명예를 해치는 것 이외는 말했구나"

"후, 보통 아마네군과 무슨 이야기를 한다든지, 어떻게 지내고 있다든지 하니까 안심해 주세요"

"...구체적으로는?"

"...아마네군이 신사적이고 멋지다는 이야기라고..."

"그쪽도!"

"그쪽도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남자답지 못하다고 야유받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내심 당황하면서도 침착한 목소리로 돌려주고,


어리둥절한 얼굴의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보 흘리는거 그만둬줄래.., 이쪽이 부끄러워"

"그러죠. 저로서는....모두에게서 많은것을 배울수있어서 도움이됩니다만,"

"뭐, 뭐라고 불었을지 불안해서 어쩔 수 없지만"

치토세에게도 꽤 필요없는 지식을 심겨지고 있는데, 다른 여자에게도 이상한 것을 가르침 받고 있을까봐 무섭다.
치토세도 어느 정도 세이브해 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가능하면 무엇을 불어 넣었는지 확인하고 싶은 참이다.

돌아가면 확실히 물어볼까, 라고 고민하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있던 손을 뺨에 미끄러져 쫄깃한 뺨을 살짝 꼬집자,


마히루는 "너무해요." 라고 책망하는 것 같아 조롱하는 소리가 들렸다.

"...별로 아마네군 에게 뭔가 곤란한 일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만."

"현재 진행형으로 여자의 눈길에 곤란한걸"

"그건......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이봐 두 분, 장난치는 건 괜찮지만 슬슬 이야기에 들어가고 싶으니까 하지마."

교단의 앞에 서서 아마네를 지켜보던 실행 위원의 이츠키가 어깨를 움츠린다.


장난치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상태로는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다.

"뭐, 저기 두사람은 놔둔다고 하고, 찻집의 음식메뉴 결정하자구.사실은 미리 정해 놓았어야 했겠지만, 의상은
빨리 예약해 두지 않으면 안 되는 등불이 있으니까 말야.아, 의상 빌려오는 담당자는 상대방에게 아까 쟀던 옷
사이즈와 몇 벌 필요한지 계산해서 연락해 둬. 남자들은 여기. 정보는 악용하지 말자."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자신있는 이츠키는 척척 지시를 내려, 의상을 빌려 오면 웬지 의욕에 차 있던 여자


아이에게 조금 전의 치수 결과를 건네주고 있다.

아마도 카도와키의 웨이터 차림이 메인이었을까, 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일단 음식은 안 돼. 조리실을 빌릴 수 있는 일정이나 시간에도 한계가 있고 오래 보존하는 관계나 위생상의


관점에서 기본 제공하는 것은 과자와 음료가 되지만 거기에는 다른 의견 없겠지?"

"네에."

"치이는 이상한거 섞이지 않도록 하고."

"실례라고.."

치토세는 발렌타인의 전과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집안끼리의 이야기이므로 역시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 마실거지만 뭐 찻집이라 커피 홍차와 주스로 괜찮지 않을까.음식물로 다른 안이 있다면 내놔. 당연한
것밖에 난 제안할꺼니깐"

"네에~, 아이스등은? 크림소다하고싶어"

"의견으로는 괜찮지만 보관을 어떻게 할까. 조리실에서 시판품을 담아 나르는 전제라면 가능할지도, 다만 냉동고
자리가 필요하니까 거기는 학생회와 상담이 필요할까. 우선 후보로 적어둘 테니까 나중에 학생회 사람에게
제출하는 김에 물어 볼게"

"간식 같은 건?"

"그것도 고려했지만 만드는 수고와 제작자의 구속 시간을 생각해 별로 권하지 않아.만들어진 것을 제공하는 것과
만드는 것은 꽤 수고가 다르니까. 그리고 가벼운 식사라고 해도 제대로 가열해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것이
핫도그나 샌드위치가 되는걸. 특히 핫도그는 다른 반이 한다니까 사람 뺏는 건 역시나 눈총을 받을 거야.내친
김에 손을 너무 뻗으면 수습이 안 되고 타산적으로 맞지 않으니까 강한 희망이 없는 한 각하인데 다들 어때."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뭐."
척척 이야기를 진행시켜 정리해 나가는 이츠키는 정말로 지휘에 적합하다는 느낌이 들면, 마히루도 같은 생각을
한 듯 "믿음직스럽네요"라고 작게 웃었다.

"그럼 일단 후보는 이 정도로 하면 되나?이거 정리해서 학생회에 제출해서 확인받는 느낌이야. 그러니까, 그
음료의 확보이지만...커피는 아는사람한테 커피콩 도매하는 가게사람이 있으니까 교섭해봐야겠어.홍보하는 대신
싸게 안 되냐고.모처럼이니까 맛도 화제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휴우, 믿음직해"

'반하지 마, 남자는 노 땡큐야'

실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지만 할 일을 하고 있어서 모양을 내고 있는 것이 이츠키의 대단한 점이다.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밝음과 지휘에 감탄하면서, 조금씩 정해진 결과를 생각하고, 살며시 한숨을 쉬었다.

(작년에는 귀신의집 꾸미기만 했으니까..)

올해는 왠지 접객을 하게 되어 귀찮다고 생각하는 반면 학생다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감회가 새로워지기도
한다.

음침한 성질을 지닌 아마네로서는 문화제 같은 것은 시간과 인력의 낭비라고 생각했는데......옆에 마히루가


있어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 있어요?"

"아니, 문화제 열심히 해야지"

"후후.. 글쎄요.저, 아마네군의 접객 기대할게요."

"애교가 없을 뿐이야"

조롱하는 듯한 말에 퉁명스럽게 대꾸하자 즐거운 듯 마히루가 미소를 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7 화
197 문화제의 접객 연습

이츠키의 진행아래, 삭삭 문화제의 준비가 진행되어 간다.

문화제도 2 년째여서 익숙해졌다는 것도 있고, 반 남녀가 분명히 사리사욕으로 일치단결되어 있다는 것이 큰 일일


것이다.

나날의 수업일정도 소화하면서 준비를 진행시켜 나가기 때문에 바쁘기는 하지만, 아마네로서는 드문 일에, 바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충실감을 얻고 있었다.

"이봐. 광고지에 표기 미스 있어 .아직 안 찍었으니 다시 만들어 줘.역시 학교 주소 틀리는 건 아웃이야.

'테이블은 어디? 사왔다던데 어디에도 없는데!'

"원가가 이것으로 타산적으로 설정해도 금액이 이 정도 되니까......."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는 동급생들의 떠들썩함을 느끼며 아마네 또한 자신의 담당인 접객 지도를 받고 있었다.

"...후지미야군, 어휴~"

"......니코"

"오그라들고 있잖아."

찻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클래스의 여자, *키도 아야카가 접객의 지도역인데, 그녀는 억지 미소를
띄우는 아마네에게 쓴웃음을 짓고 있다.
*(木戸彩香)

아마네로서는 별로 웃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녀로서는 어색한 모양이다.

"음. 평소 웃는 얼굴로 괜찮긴 한데.반대로 의식해서 어색하다고나 할까, 딱딱하다고나 할까.좀 더 릴랙스"

"그렇게 말해도.이렇게, 접객을 한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손님은 감자로 생각해도 좋으니까"

"감자?"

"아마네군은 달걀이 더 좋을 것 같네요."

똑같이 접객 지도를 받고 있던 마히루가 환하게 웃고 놀리듯이 덧붙인다.

아마네가 달걀을 좋아하는 것은 일년 가까이 접해 와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단지 재료인 달걀에 미소를 짓는


것도 아니므로, 결국은 변하지 않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마히루가 즐거운 것 같아서 굳이 파고들지 않고, 볼을 긁어 둔다.


"아마네는 무리하게 만드는 것보다 그대로가 좋다는 녀석이 많을테고, 어떻게든 릴렉스시키는 방향으로 가자구."

'누가 평범한게 좋다고 그래'

"......반 여자애?시이나 씨와 함께 있는 곳을 바라볼 때의 감상이라던데"

"보여지는 거 뭔가 싫어."

'보여주는 건 아닐까?'

"야. "

의도적인거냐, 하고 이츠키를 노려보지만 "자각이 없구나 이 녀석"이라고 어이가 없다고, 우선 "시끄러" 라고만
돌려 놓았다.

마히루는 어렴풋이 볼을 물들이며 조심스럽게 미소짓고 있다.쑥스러운 듯한 눈빛이 이쪽을 어루만져,


조금전보다도 볼을 물들게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녀는 그녀대로 자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마히루의
성격대로라면 결과적으로 알아버렸다, 가 옳을 것 같기는 하지만.

키도를 비롯한 다른 여자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시이나 씨와 지낼 때의 후지미야 군이라면 *사람이 미치게 될수도 있을것 같지만요."


*(イチコロ. 성적인 의미로 상대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뭐가 그래......"

"이렇게, 오오라가"

"오오라가."

"가끔씩은 깜짝깜짝 놀란다고"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마히루는 짐작이 가는지 부끄러움을 감추려 한다.

다만 눈동자는 그 수치심에 섞여 어렴풋이 불안이 흔들리는 듯 보였고, 그 변화를 깨달은 듯 보이는 키도가 헤죽
웃으며 부인하듯 손을 흔들었다.

"시이나씨 괜찮아, 나 남자친구 있으니까.남들껄 뺏을 취미는 없어.

"그걸 걱정한 건 아니야. "


"숨길 필요 없어. 남자친구에게 관심이 집중되면 불안하잖아. 그치만 난 근육질 마초가 아니면 흥미가 없는걸.
후지미야군은 너무 말라서 대상 외라고"

'콩나물 같다는 소리 들은거 같은 기분인걸.'

"일단 근육은 붙었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가늘다는 평가에 약간 절망을 느꼈다.이츠키에게는 전보다 근육이
붙었다고 칭찬받았는데, 그것이 칭찬 기준이 낮았는지도 모른다.

"......아, 아마네군은 콩나물이 아니에요.확실히 살갗이 희다고 생각합니다만...그...옷, 벗으면, 비교적...


근육이 붙었고요."

"엣 벗으면 대박이야?"

"남들이 듣기 불편하니까! 마히루도 오해받을 만한 말을 하지 않아"

"...그래도 꽤 튼튼하구요."

"괜찮아. 나중에 부끄러워지는 거 아마 마히루니까."

맨살을 보고 만질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말하고 있으면 깨닫기 바란다.

실제로는 수영복만 입고 붙어있으니 흉측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이미 맺어져있다고


오해할법 도 하다.단지, 마히루가 아마네를 신사적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도
알려져 있을 것 같지만.

아마네의 지적에 순해진 마히루를 보곤 안도하며 주위를 둘러보면 역시랄까, 뜨뜻미지근한 눈길이라 그만 혀를 차
버렸다.아마네는 이츠키를 바라보자.

"아니, 왜 날 보고 그 얼굴이야?"

"그 웃음이 화가 났어."

"너무 책임 전가라고. 허풍은 그만이니까 연습 연습 연습."

내 일은 차치하고 아마네에게 재촉해 오는 이츠키에게는 다시 한번 혀를 차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키도를 보자


웃음을 터뜨렸다.

"뭐, 후지미야네가 뜨거운 건 알았으니까 다행이지만요.후지미야군은 제대로 웃는 얼굴로 맞아주면 그걸로 됬어.
원래 동작은 예쁘고, 알려준 대로 안내하면 문제 없을 거야.

"그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거칠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예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런 말을 들어도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마히루는 수긍한
듯 웃고 있다."

"아마 부모님을 보고 자라서 그런 것 같아요.두 분은 점잖으시니까요."

"어머니가 점잖은지 어떤지는 수긍하기 어렵지만, 뭐 동작은 더럽지 않지."

"시이나씨는 후지미야군과 *정략결혼..."


*(お付き合いと 의리연애의 뜻이 강함)

"키,키도 씨......"

"미안미안"

키득키득 웃는 키도에게 아마네는 무뚝뚝하게 바라보는데, 한층 더 미소만 짙어질 뿐 결국 마히루와 세트로


흐뭇하게 보일 뿐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8 화
198 환복

학교축제가 2 주앞으로 다가올 무렵, 부탁했던 의상이 도착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네, 이것이 도착한 의상입니다.각자 나눠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피팅은 지시할테니까 그것도 기다려~"

웃는 얼굴로 각각 의상을 건네주는 키도는 아마네에게 다가와 "여기있습니다~"라고 명랑한 미소로 전해 온다.

"아, 후지미야군, 나중에 혼자서 피팅용으로 확보해둔 교실로 가."

"왜 혼자"

"음-. 특별 조치?"

"무슨 소리야?"

"시이나 씨로부터의 작은 부탁이라고 할까, 이 정도는 이루어 주고 싶어서. 처음에 보여주는 것은 후지미야군이
좋다고 시이나씨가 말하는 것이니까...."
물론 다른 아이로부터의 허가는 받고 있으니까, 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한 정보도 함께 주어져서, 조금
미안하게 생각하는 반면, 마히루가 그렇게까지 부탁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게 된다.

흔쾌히 받아 준 키도를 비롯한 여자들에게 감사하면서, 아마네는 "고마워" 라고 미소짓는 것이었다.

그리고 특별히 주어진 시간, 아마네는 마히루가 갈아입고 있는 듯한 교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커튼은 쳐져 있다.본래는 각각 탈의실에서 갈아 입을 예정이었던 것 같지만, 이 의상을 몸에 익혀


서빙의 연습을 하는 관계상 교실을 빌린 것 같다.푹신한 스커트의 메이드복으로 다니면 눈에 띄는 데다 지금
복도는 물건이나 도료로 넘쳐 찢거나 더럽힐 수 있다는 이유도 클 것 같다.

(뭐랄까 긴장되네)

여자아이가 이 건너편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다고 생각하면 뭔가 어색함과 긴장이 된다. 여자친구이며 속옷에
가까운 모습도 본 적이 있지만, 그것은 그렇다 해도 역시 불안하다.

문을 등지고 말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교실 쪽에서 "이제 들어와도 좋아요"라고 어딘지 모르게 강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히루도 마히루대로 긴장하는지 모른다며 작게 웃으며 재촉을 받아 교실로 들어서니 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마히루가 서 있었다.

뒷손으로 문을 닫으며 앞에 선 마히루를 바라본다.

마히루가 입는 서빙복은 긴 소매에 발목까지 있는 긴 치마 차림이다.

때마침 현대식을 도입한 클래시컬 타입이며, 팔 주변이 공기를 머금은 듯 부풀어 오른 긴 소매와 긴 길이의 감색
원피스에 앞치마를 조합했다.

미니스커트 타입일 때는 아래에 부풀릴 수 있는 스커트를 입는다고 키도는 말했지만, 마히루가 입는 것은 롱


스커트 타입이므로 스커트의 볼륨을 줄여 깔끔한 실루엣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장식물로 앞치마를 입혔지만 피부노출은 거의 없어 청초하면서도 청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긴 치맛자락에서는


검은 타이즈에 덮인 발목이 보였다.

검은 타이즈는 마히루의 것이다.학교에서는 함부로 피부 티를 내지 않으려고 1 년 내내 입는 마히루라 이번에도


역시 신고 있다.

"어때요?"

마히루가 느슨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면 남겨져 있던 옆머리가 살짝 흔들린다.

접객이자 식품을 나르는 역할이어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긴 아마색 머리는 뒤에서 하나로 엮여 있다.

머리에는 화이트 브림이 장식되어 있었고 그것이 마치 메이드 같은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다.

"...잘 어울려, 상상 이상으로"

"그래요? 좋은걸요...이런 옷차림은 처음이라......"

빈말 없이 칭찬하면 수줍음이 돌아온다.

마히루의 미모가 있기에 어울리는 법이란 있겠지만 무엇보다 마히루의 분위기가 예상외로 잘 어울렸다.

원래 마히루가 본인이 봉사체질이라는 것은 의미가 나쁘지만 시중드는 기질이라 더욱 어울려 보일 것이다.

살짝 웃는 마히루, 다른 사람에게 시중들지 말아달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네군?"

"에,......아, 미안.잘 어울리니까 남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네."

"후훙, 뭘 보여주는 건가요?"

"내 건강이랄까?"

"나중에 쓰다듬어 줄 테니 참아주세요. 저도 아마네군의 집사복 입은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는 걸


싫어하니까요."

"나..딱히 볼만큼 좋은게 없으니까..괜찮아.."

"괜찮지 않아요!"
왠지 열받아서 솔직하게 말한걸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마히루도 과하게 말한 듯 이쪽이야말로 미안하다고 작은
사과를 했다.

"...아마네군은, 이미지 체인지 하고 나서부터 어색해졌고, 그, 다른 여자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본인으로서는 전혀 들리지 않지만,"

"그야 본인한테는 말하지 않아요. 여자들끼리만 얘기할 거고......제가 있으니까 대놓고 따지는 건 아니에요."

여자 모임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미묘하게 등골이 떨렸지만 마히루의 말투로는 대체로 호의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단지 호의를 받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생생하고 따스한 시선을 받고 있을 정도다.

애당초, 교제 상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구애해 오는 여성 따위는 받아 들이기 어렵다, 라고 하기 보다는 단호히
거부이다. 아마네의 시점으론 그런 여학생은 없기 때문에, 마히루의 말에도 실감은 나지 않지만.

아마네가 빈말로 받아넘기자 마히루는 귀엽게 입술을 삐죽거렸다.

"저기 말이죠, 여자들은 동성뿐이라고 꽤 터놓고 얘기하죠? 이 남자는 여자 관계가 어떻고 성격이 어떻고 경험이
어떻고, 솔직히 남자한테는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라고 해요."

"어딘가에 휘말리는거야?"

"여자 토크는 그런 것인걸요. 거기에다 겉치레 같은 건 별로 없고 솔직한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 정직한


이야기로 아마네군이 멋진 사람이라고 말하니까, 저는 조마조마한 느낌이랄까. 불안해서 어쩔 수 없다고나 할까"

문자 그대로.. 라고 말하기 어려운 듯한 마히루는 애처로운 메이드 그 자체로, 뭐랄까 죄책감과 조금의 가학심이
솟아오른다.

"덧붙여서 어떻게 말한 거야?"

"...그..상냥해 보인다든지, 신사적이다든지....그리고 여자애들 다루기가 서툴다는 점이 호감도가


높다든지...."

"허, 칭찬받는 것 같지 않아......"


"...좋아지면 나만 봐줄 것 같아서 좋아,"

"뭐, 그건 확실하겠지. 마히루만 보고 있고."

상대만 봐준다는 것은 원래 당연한 것이다.교제 상대가 있는데 다른 이성을 대상으로 보다니 실례이고
불성실하겠지.

그런 어설픈 마음으로 마히루와 사귀지는 않았다.후지미야 가문은 애정이 많고 한결같다고 자주 말하지만, 사실


아마네도 마히루 이외에는 볼 생각이 없었다.

"그건 마히루도 마찬가지지? 다른 남자에게 추파라도 보낼꺼야?"

"말도 안 돼요!"

"그러면 걱정 안 해도 돼......내 유일한 시간은 마히루뿐이고, 마히루만 봐.다만 그건 그렇다 치고 마히루에게


성적인 시선을 보내는 건 싫으니까 그 모습은 보여주기 싫다고 생각했을까?"

여기서 처음 화제로 돌아온 아마네에게 마히루에는 살짝 눈을 감은 뒤에 아마네의 팔뚝에 박치기하듯 이마를 몇


번이고 밀친다.

"...서로, 거긴 참아야 해요.."

"응."

"...그건 그렇다 치고 독점하고 싶었는 걸요."

"나도 그래"

팔에 이마를 들이미는 마히루에게 살며시 등을 두드려 주자 고개를 든 마히루가 물끄러미 아마네를 바라본다.

"......아마네군의 집사복도 빨리 보고 싶어요."

"다음은 남자가 방 빌리니까 기다려줘"

이번은 이츠키나 치토세, 키도의 호의로 특별히 아마네만 마히루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있지만, 본래는 일제히
환복이다.

이제 남자들도 빌린 옷을 몸에 익힐 시간이다.
"...별거 아니니까?"

"그런 일은 없어요. 기대하고 있어요"

겉치레 말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웃음을 받아 아마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간질거림에 뺨을


긁적거리며 별로 기대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대꾸할 수밖에 없었다.

"어땠어?"

"어떻다니......어울리긴 했지만"

남자 접객계도 갈아입게 되었는데 먼저 마히루의 메이드복 차림을 보고 온 아마네에게 남자들은 흥미진진한


모습이었다.

아마네로서는 어때, 라고 말해도 어울린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아마네의 담백한 소감 때문에 실망하는 급우들은 어이없는 시선을 보낸다.

"자, 더 있잖아.소감이 글쎄다."

"그것 말고는 어떻게 말하라고......어울리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뭐, 그렇지.시이나씨잖아"

"내가 하고 싶어"

"웃는얼굴로 주인님 소리를 듣고 싶어......."

"절대 너희들을 섬기지 않겠지만 말이야."

"아른하네............꿈만 보여줘도 상관없어."

"이룰 수 없는 꿈이라면 부숴버리는 것이 건강에 좋은걸."

'신랄하네.'
깔깔대며 웃는 반 친구들(일부는 진심으로 한탄하지만)이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는 이 준비기간으로 풀렸다.이따금
질투나.....라는 말과 함께 등을 얻어맞고 맞받아치는 정도에는, 다른 남자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일부러 무뚝뚝한 말을 들이대며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준비된 옷을 입고 간다.

남자들이 입는 것은 검정에 가까운 감색 재킷과 슬랙스, 짙은 회색 웨스트 코트로 심플하게 정리돼 있었다.슬림한
디자인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덤으로 흰색 장갑을 끼면 그럴듯해 보이니 신기하다.

물론 빌린 곳이 같으므로 여자들의 메이드옷과 분위기의 통일성이 있어 나란히 서면 더욱 하인풍으로 보일 것이다.

입은 느낌이고 움직이기 불편하거나 당긴 느낌도 없기 때문에 이것이라면 문제가 없다.

"굉장해, 이츠키가 굉장히 깍쟁이 집사로 보여.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실비실한 계통의 녀석인걸.

"뭐, 왜 나 헐뜯고 있는 거야?"

이츠키도 다 갈아입은 듯, 다른 남자에게 놀림을 받고 있다.

언뜻 보면 다른 남자가 평한 대로 좋게 말하면 밝고 나쁘게 말하면 어딘지 모르게 경박해 보이는 집사가 완성되어
있었다.

"응, 왠지 시끄럽네."

"아마네까지 너무하다 그런 너는...... 시이나씨에게 보일 수 있도록 진면목 스타일이다"

"뭐가 당연한 걸"

물론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보여주는거니 맵시 있게 차려입고 있다.머리 모양도 일부를 뒤로 쓸어주어 평소보다


홀가분한 느낌을 주도록 하고 있다.

그래도 일러스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올백으로 할 생각은 없지만, 이 정도라면 아마네도 주저 없이 할 수 있었다.

"진심이야...이녀석 진심이야......"
"그렇게 내키지 않았는데 할 마음이 다 나네......"

"마히루부터 왠지 기대가 되니까, 그건 진지하게 해야지"

"자랑이다.....기만이야........"

"아니, 너희들도 그녀에게서 기대 받으면 열심히 하잖아"

"그만둬, 후지미야, 그것은 독신에게만 효과가 있다고."

"엣......미안해......"

"사과하지 마, 비참해져......"

그렇게 말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동급생에게 이번만은 감수하면서, 꼴사납네. 라는 말을


듣고 약간 움찔거리며 웃고 있는 이츠키에 어깨를 움츠린다.

"뭐, 이츠키의 그 모습에 치토세는 기뻐하잖아."

"글쎄. "잇군 경박해"라고 놀림을 받는 것도 세트이지만"

"틀림없어."

악의 없이 말할 것 같은 치토세를 상상하며 조용히 웃던 아마네를 보고 이번에는 이츠키가 옆구리 쿡쿡


찔러왔으므로 답례로 등을 두드려 기력을 북돋아 둔다.

"실화냐, 카도와키한테. 인기 몰릴 것 같네."

"아니, 여자들은 "왕자 타입에도 *멋쟁이 타입에도 쿨 타입에도 쇼타도 수요는 있다" 라고 말했어"

"쇼타라는 코코노에가 너무 불쌍하다.그리고 *경박한 타입이 틀림없이 너니까.


*(언어유희)

용모가 반듯하다고 강제로 끌려나온 코코노에는 남자들 사이에서 왜소한 체구라는 의미 이상이다.본인은
평상시부터 귀여운 계라고 해 불복하는 것 같지만, 이번 더욱 신경이 쓰일 것 같다.

시선을 코코노에 쪽으로 지치면 못마땅한 얼굴을 보내고 있다.좋거나 나쁘거나 가냘프고 동안이니 특정 수요는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덧붙여서 그와 사이가 좋은 히이라기는 보조역이다.이유는 본인이 비교적 엉성하고 몸집이 다른 남자들보다 단단해
접객보다 힘든 일을 시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카즈야 이 배신자......제길......"

귀여운 얼굴에서 저주가 들려왔지만 듣지 않은 것으로 해 두었다.

"오오, 잇군 어울린다-! 경박해!"

교실에서 접객 담당이 모여 확인하는 시간이 돌아왔지만, 아니나 다를까 치토세는 싱글벙글한 웃는 얼굴로
챌린지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나도 어리둥절한 자각은 있는 듯한 이츠키는 부정할 일은 없었지만, "그렇게나......"라고 약간 먼 눈을 하고


있었지만, 평상시의 언동이 언동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덧붙여서 치토세도 접객측이므로, 메이드복을 입고 있었다.

두 가지 패턴이 있었던지 그녀가 입고 있는 것은 마히루처럼 차분한 것이 아니라 귀여움과 장식성을 중시한 무릎


위 수 센티미터 길이의 것이다.

옷자락으로는 프릴이 살짝 보이고 날씬한 다리는 흰색 니삭스로 덮여 있다.짧은 기장과 후리후리 앞치마도 합쳐져
과연 현대의 메이드라는 느낌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었다.

"그래서 어때? 잘 어울려?"

"그야 물론 치이는 뭐든지 잘 어울리니까."

"저번에 마히루 옷 빌려입어 보였더니 너털웃음을 터뜨렸으면서 말이 많아!"

"아니 그건 사이즈가"

"잇군!"

"죄송합니다."

경박한(타칭) 이츠키도 그녀에게 걸리면 얌전해진다.콤플렉스를 자극한 이츠키가 나빠서, 파고드는 일은 하지


않았다.
치토세 외에도 여자 접객 담당들이 메이드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니, 우리 행사 중에 꽤 큰 일이 있구나, 라고
감탄하게 된다.

칸막이가 되어 있던 키도 도 마히루와 같은 타입의 메이드복을 입고 싱글벙글하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아, 후지미야군도 확실히 정했구나."

"마히루가 기대했으니까."

"흐흐, 좋은 남자친구네요.저기 시이나 씨, 남자친구의 집사 모습이야?"

이봐, 하고 명랑한 웃는 얼굴로 손짓하는 키도에게, 왠지 마히루는 다가오지 않는다.싫은 줄 알았지만 얼굴을
붉히고 머뭇거려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마히루의 모습에 키도는 빙그레 "즐거움에 들떠 있었어, 아마 상상 이상이었을 거야"라고 말하고, 마히루의
자리로 돌아간다.

"자아 시이나 씨,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아깝지 않아? 게다가 교대는 둘이 함께니까, 익숙해져야 해!"

이츠키의 주선으로 교대는 마히루와 같은 시간대가 되었다. 그녀가 성희롱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교대할 때는 둘이서 교내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배려다.

키도가 마히루가 등을 밀자 주저하면서도 마히루가 다가온다.

"안 어울려?"

"그런.., 그런 일은 없어요! 정말 멋져요. 아마네가 아닌 것 같아......."

"그런가.어떻게 보여?"

"...평소보다 색다르다고 할까"

"오히려 평소보다 옷을 잘 입었는데.이렇게 입지 않고 집에서는 더 대충이잖아."

"못입는 게 나을 때도 있어요!"

왠지 힘차게 역설되어 당황하지만, 다른 여자들도 끙끙거리며 뭔가 알고 있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으므로, 도저히 부정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여전히 마히루는 볼을 물들이고 눈을 치뜨고 머뭇거리고 남자들이 그 귀여움에 당하고 있으니 그만둬야 한다.

"......마히루 그런 얼굴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말아줘. 죽는 사람이 나온다고.

"아마네군도요."

"네네."

"저.. 적당히이!....."

불복하는 듯하지만 얼굴에 대해서는 마히루의 가다듬는 법과 아마네의 정돈은 차원이 다르니 마히루처럼 남녀를
불문하고 매료시키는 일은 무리다.

그래서 그런 점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에서의 패스였지만, 마히루는 역시 납득이 가지 않다는듯 약간
아마네의 팔을 납작하게 쿡쿡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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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이탈에 장문에 단어 선택도 난잡하고..


감정선도 갑자기 폭주해버리고 으윾.ㅣㅣㅣ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199 화
199 접객 연습과 천사의 미소

"어서 오세요."

"으윽......"

발표가 끝난 곳에서 접객 연습하기로 했는데 연습이 되지 않았다.

마히루의 업무용 스마일로 인해 남자들이 글러먹게 되고 있다.너도나도 자원해 고객역이 된 남자들이 사사건건
미소 앞에 산산조각이 나 있다.천사님 스마일은 무서운 것이다.

초격을 버텨낸 자도 자리에 안내되어 미소를 짓게 되면 격침되고 있으므로, 이런건 약화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아마네도 헤벌쭉 해 있었다.

"천사가 무서워......시이나씨를 멈춰줘 아마네.."


"저 웃는 얼굴이 전력은 아니라고"

"뭐야, 그녀에게는 아직 위가 있는걸까......"

"재미있어할 때가 아니야. 큰일났다고, 이거."

밖에서 바라보는 아마네가 보기엔 마히루의 미소는 여전히 가관이다. 붙임성 있게 웃는 거, 업무용 스마일이라고
하면 그런 건데, 마히루가 더 정성스럽게 웃는 경우엔 의외로 진지하게 남자들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 같았다.

여자조차도 현상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므로, 천사 스마일의 효과는 현저하다.

"......접객연습이 안 되네"

상태를 보고 있던 키도 역시 쓴웃음을 짓고 있다.

평소 곁에 있어 익숙해서인지 파괴력을 만만하게 보았지만 원래 마히루는 매료될만한 미모와 분위기를 지녔다.


이렇게 될 것을 예상했어야 했다.

"아마 접객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손님을 흥분시키는 것도 곤란하겠지"

"미안해."

"아니, 이건 후지미야군도 시이나씨도 나쁜게 아니고......"

그렇게 말하고 먼 눈을 하는 키도에게는 매우 미안했지만, 아마네에게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다.

"...차가운 음료수를 좀 많이 담아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응......간간히 식히자"

마히루 효과로 교실내가 열기에 싸일 것 같아서, 공기조절에도 신경을 써 주려고 두 사람의 대화로 정해졌다.

"그러나 마무리를 짓지 않으면 곤란한데."

"맞아, 피해자가"

"아니, 피해자라는 것도 있지만......너무 이쪽으로서는 재미없고"


흘린 본심에, 키토는 두리번거리는 시선을 보낸다.

"그녀가 붙임성 있는 웃음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남자에게 미소를 뿌리는 것은 재미는 없다고. 속이 좁다라고 하면
그만이지만."

"...나 말이야, 후지미야를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었지"

"응?"

갑자기 바뀐 화제에 이번에는 아마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 키도가 작게 웃으며 미소를 짓곤 아마네를
올려다보았다.

"조용하고 차분해서, 다른 남자들보다 어른스러워 보여서 솔직히 좀 어색하다고 생각했는데...지금의


후지미야군을 보고 있으면, 왠지 귀엽다고"

"그건 헐뜯는 거야?"

"음, 칭찬 칭찬.뭔가 나이답지 않게 질투하는 걸 보고 후지미야군도 남자고 시이나씨를 아주 좋아하는구나 라는


걸 잘 알고 흐뭇해졌다고나 할까, 어쨌든 좋다고 생각한 거라고. 반하지는 않았으니까 안심해."

"거기서 왜 그렇게 됐지?"

"아니, 시이나 씨로부터의 시선이"

이쪽을 보고 있군, 하는 따스한 목소리에 마히루가 이쪽을 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의 눈길은 의심의 눈초리가 아니라 그저 어렴풋한 시선이다.바람둥이라고 의심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히루의 불특정 다수를 향한 미소에 아마네가 복잡한 마음을 품듯이,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아마네가 다른 여자와
사이좋게 대하는 것이 좀 복잡할 것이다.

그렇대도 마히루는 키도를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라 답답한 눈길이다.

"저희 아마네도 사랑을 받고 있군요."

"후지미야군도 사랑을 받고 있군요"


이야기를 듣고 있던 듯한 이츠키의 놀림에 넘어가듯 키도도 즐거운 듯이 웃으며 따라붙었기 때문에, 아마네는
일순간 눈썹을 찌푸리면서도 마히루를 향해서는 온화한 미소를 보내는 것이었다.

그렇게 대충 여자의 접객 연습이 끝난 곳에서 남자 차례가 됐다.

"나 카도와키군의 손님역이 되고싶어."

"아~ 치사해 나도!"

"마음대로 결정하면 안되니까! 그러면 나도!"

"어느새 지명제가 된거냐?"

여자들이 앞다퉈 카도와키의 연습 상대를 지원하고 있고, 아마네는 여자란 대단하구나 하고 먼눈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다.카도와키가 현재 자유로운 것도 이 열렬한 어필의 한 요인일 것이다.

중요한 카도와키는 난처한 듯, 지친 듯한 눈빛을 하면서도 미소를 짓고 있다.인기 있는 남자는 큰일이야, 라고


조금 불쌍해 졌다.

"굉장하네"

키도는 행렬에 끼지 않고 한가로이 바라보고 있다.

"키도는......남자 친구가 있었지?"

"응 있어.다른 반이지만 말이야.소꿉친구야.좋은 근육이라고."

"굉장한 소개로 칭찬이군."

"'앗, 좋아하는 건 물론 근육만 그런 거 아니라고? 어설프지만 다정하고 온화한 사람이야"

또 후지미야군과 함께 만날 일이 있으면 소개할께, 라고 싱글벙글 웃길래 고개를 끄덕여 뒀다.


키도는 웃으면서 가벼운 소동이 되고 있는 손님역의 쟁탈전을 수습하기 위해 딱딱하게 손바닥을 두드려 주목을
끈다.

"네에, 카도와키군의 연습 상대는 차례대로. 명단 만들테니까 의논해서 순서정해~ 어차피 몇번 연습할테니깐,


지금 인원수라면 할 수 있을테고~ 이것이라면 공평하지? 라고 할까, 아카자와군은 제대로 관리해. 남자의 솜씨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아니, 이거 남자가 나가는 거 아니야. 유타라면 갈 수 있을까 하고.

"카도와키군에게 맡기지 않아! 그리고 치이도 재밌어다고 방관하지 않아!

"뭐라고? "

"그건 아니에요. 일단 연습역 지원자는 끝으로 순서 정해서 나중에 신고 부탁해.이봐, 다른 남자들은 비어있고.
연습해!"

본래 칸막이 역할의 이츠키보다 훨씬 믿음직한 키도에게 쓴웃음을 짓고 있으면, 마히루가 조용히 다가와 오도카니
옆에 선다.

"...제가 아마네군의 첫 손님이니까요."

"알고 있어. 라기 보다, 모두 왜 지명하려고 하는 거야?"

"...모두가 멋지게 마무리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뭐, 카도와키라든가 산뜻한 집사니까 말이야.저게 이상형의 하나지.

눈망울이 반짝이는 여자들에게 무리지어 난처한 듯 웃고 있는 카도와키는 집사복도 잘 차려입고 있다.

원래 왕자님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미형이니 이런 옷도 어울린다.여간해서는 어울리지 않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반짝반짝 이펙트가 나올 것 같을 정도로 미남 오라적인 것을 발하고 있기 때문에, 보는 아마네로서는 줄 섰을


때에 비교될 것 같아서 조금 곤란하기도 한다.

"하긴, 카도와키 씨는 잘 어울립니다만......취향은 그렇지 않구요."

"취향 운운하며 말하면 마히루는 내가 아니면 곤란하다고 할까......실제로 내가 좋은거지?"

"물론이죠. "
대놓고 말을 하면 민망함이 묻지만 마히루는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아마네군이 최고입니다라고 하니 할 말이 없게
된다.

(......좋아하고 있다는 증거구나)

부끄러운 반면 기쁘기도 하니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쑥스러움을 속이기 위해 흰 장갑으로 덮인 손으로 입가를 가리면 전부 보고있다는 듯 마히루는 정숙한 미소를
지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0 화
200 천사님 킬러

카도와키의 연습 상대를 다투는 소동이 안정되었을 무렵, 아마네도 접객 연습 차례가 되었다.아마네의 연습


상대가 마히루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어서오세요.자리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고객역으로 교실에 들어온 마히루에게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로 향하자 그녀는 왠지 굳어버렸다.

언제나 마히루에게 집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낯선 손님용 미소였는데, 마히루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손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고개를 붕붕 흔드는 바람에 묶은 장발이 채찍처럼 휘날리며 흔들리고 있다.어디까지나 점원과 손님의 거리에서
접하고 있기 때문에 부딪치지 않지만, 평상시의 거리라면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던것에 안도하면서 마히루에게 안내한다.덧붙여서 들어가기 전에 있는


접수처에서 인원수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점내에 들어가 자리가 없는, 같은 사태는 되지 않게 되어 있었다.
"여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자리를 잡고 미소를 지으면 마히루가 벌벌 떨면서 자리를 잡는다.

아마도 수치와 긴장에 의한 것이겠지만, 부끄러운 것은 그녀에게 접객용 스마일을 보내고 있는 이쪽이다. 왜
마히루가 부끄러워하는지 모르겠어.

일단 연습이기에 마히루의 반응은 굳이 스루하면서 추천 메뉴를 소개하며 메모에 주문품을 써놓은 뒤 실내에
커튼으로 가리고 숨겨져 있는 간이주방 쪽으로 향했다.

"...뭐랄까, 복병이라고 할까"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주문을 받은 후에도 접객 연습은 계속 되어, 퇴점까지 지켜보고 간신히 끝났다.

마히루를 상대로 연습을 끝내고 지도역의 키도에게 향하자, 차분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덧붙여서 마히루는
시종일관 침착하지 못한 눈치였으므로, 이쪽은 이쪽에서 무엇인가 실수했나 하고 불안해진다.

"아, 대응이라던가 동작에 문제는 없었어"

"마히루가 저렇게 했는데?"

"그건 후지미야군이 멋있어서 그런 건 아니야? 굉장한 모습이 됐다고. 우리 찻집에서 아르바이트 할래? 점장님
좋아하시는데-"

"개인적으로 돈이 필요할 때 생각할게."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암시하면 유감스러운 듯이 키도는 웃고, 그리고 치토세가 파일로 부채를 부치는
마히루를 힐끗 본다.

"시이나씨도 문화제, 힘들겠다-"

"뭐, 마히루에게 맞춰 온 손님이 많으니까."


"그게 아니고-이게"

"무슨 소리냐, 그러니까? "

"남자친구도 남친이고 다른 사람의 눈을 끌 것 같아서 제정신이 아닐까, 항상 그런 식으로 웃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 인기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프니, 하고 볼펜 커버로 뺨을 쑤셔 오므로 가볍게 손가락으로 털어낸다.

"나로서는 인기라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있잖아 후지미야군.확실히 사람은 우선 외모로 판단하는 생물이지만, 그 외모는 얼굴만 있는게 아니야.청결감도
그렇고, 분위기나 동작, 표정도 의외로 많이 보는 편이라고.이런것도 좋지만, 외모뿐이라면 후지미야군보다
정돈된 사람은 있지만....그것만으로 호감도가 결정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뭐, 하고싶은 말은 알겠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마네가 처음 마히루와 관련됐을 때 별로 호감도는 높지 않았다.예쁜 소녀라는 인식은 있었지만 호의는 없었다.
이성에게 큰 흥미가 없었다는 것도 크지만.

"그렇다면 후지미야군이 인기가 있는 것도 수긍해 달라고. 너의 웃는 얼굴은 멋지니깐.

"아니, 그거 수긍하면 자만하는 놈이니까"

"아하하, 하지만 웃는 게 좋은 건 사실이야.내 남자 친구에게는 당할 수 없지만 말이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저주받은 내 마음을 이야기 해 달라고"

"그렇게까지 말하는 남자친구를 만나보고 싶어져서 한 표"

"음......뭐 그럴지도 몰라"

솔직하고 밝고, 또 보살피기로 사람을 잘 따르는 것과 짧은 기간 접했을 뿐인 아마네가 알 수 있었으니. 키도가


거기까지 홀딱 반하고 있는 남자 친구라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알고 있는 것은 좋은 사람이고 좋은 몸을
가지고 있다, 라는 것 정도이다.

"뭐 그건 그렇고. 일단 접객은 합격이에요.*하나마루 줘버려""


*(꽃처럼 생긴 도장. '칭찬도장' 이라는 의미의 대명사로 통용됨)
합격의 증거라는 듯 앞치마에서 꽃마루가 그려진 스티커를 꺼낸 키도는 그것을 아마네에게 건네준다.

참고로 옆에서 지켜보던 이츠키는 이마에 '불가' 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붙어있다기보다는 키도에게 받아서
직접 붙인 건데.

덧붙여서 이츠키의 불가는 실실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웃는 태도가 천박하게 되지 않도록, 이라는 주의를 받고
있었다.

"일단 나는 다른 아이의 접객을 볼 테니, 후지미야 군은 시이나 씨에게 가 주지 그래?"

"...그럴게"

"열렬한 사랑의 말도......"

"그건 안 해"

시선을 끌 일이 있냐고 시선으로 불만을 호소하면 늘 밝은 미소로 흘러나온다.

아련한 독기도 가시고 말았으니 아마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근질거림을 느끼며 뺨을 긁으며 마히루에게로 발길을
돌렸다.

"마히루"

"으, 아, 아마네군......"

"아, 마히룽이 흥분한 원인 씨다."

치토세가 말하는 흥분했다고 하는 것은 마히루의 뺨이 열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접객 중에도 하얀


뺨이 물들어 있었다.

불그스름한 뺨에 살짝 젖은 눈동자의 메이드가 의자에 몸을 기대며 이쪽을 올려다봐 매우 심장에 나쁘다.

"아마네는 말이야, 마히룽 킬러라는 특성이 있으니까 너무 괴롭히면 안 되는데?"

"뭐야 그 특성......"

"마히룽에만 발동하는 *특공 성능?"


*(특별공격. 크리티컬과 비슷한 개념)

"...지금 아마네군의 대상은 저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나지막이 중얼거린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옆에 앉자 마히루가 몸을 흔들었다.

"그렇게 멋있었어?"

"...네에."

"조금 과분한 마음인걸. 남자친구로써 맹세하건데. .......음, 마히루 말고는 눈을 돌릴 생각이 없다는 것
만은 이해해줘."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역시 복잡하다고 할까"

머뭇머뭇한 듯 몸을 움츠리고 있는 마히루를 달래듯 쓰다듬어 주자 마히루는 얼굴을 더욱 붉혔다.

"......마히룽 특공이라고 할까, 광역 섬멸 능력이랄까.마히룽을 수줍게 함으로써 상승효과로 피해를 만들어


낸다고 할까.

"무슨 말을 했는지?"

"아니야 되는데로-"

이상한 말을 꺼낸 치토세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더니, 모른다는 체로 눈을 돌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1 화
201 부르고 싶은 사람

아마네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문화제라고 해도 교내를 개방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친족이나 지인만이 참가할 수
있으며, 게다가 사전 신청이 필요하다. 학생이 신청한 만큼 티켓을 배포하고 그 표를 사용해 입장하는 식이다.

물론 1 인당 배포 상한은 마련되어 있다.

이것은 최근 들어 소란스러운 것이나 이전에 교내에서 폭력사태를 일으킨 일반객이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조치이다.
아무리 문화제라도 학생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정해진 일이다.

"저는 아무도 부를 상대가 없네요"

저녁 식사 후 학교에서 나눠준 신청지를 바라보며 마히루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중얼거린다.

마히루는 천사님이라고 불리며 사랑받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특정한 친구를 만들지 않게 해 온 것 같다. 중학교
시절에도 그것은 변하지 않았던 듯, 매우 친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없었던 것 같다.

친구를 부르지 않으면 부모가 되지만, 아버지는 어쨌든 어머니는 우선 부르지 못할 것 같다.애초에 마히루는
부모를 부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부를 상대가 없다, 라고 하는 결론이 났을 것이다.

"일부러 부르는 사이인 사람이 없으니 *연고가 없는 겁니다.친한 사람은 교내에 있으니까요, 곤란하지 않은걸요"
*(혈연/지연/학연 등등. 인연)

"뭐 나도......아니 말하지 않으면 부모님이 시끄러우니까......"

"시호코씨도 참가하시나요?"

"작년에 입 다물고 있다가 뒤에서 막말을 들었어."

들켰을 때 시호코가 심하게 삐쳐버렸다.

아마네로서는 시호코의 성격이 사람들 앞에서도 스킨십을 해 오는 것이 뻔히 보였으므로, 고교생이 되어 부모와


접촉하고 있는 것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거기에 더해, 부모님의 장난치는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라는 것도 있지만.

올해는 역시 기억하고 있었던 듯 '이제 슬슬 문화제네요' 라는 메시지가 왔다.티켓의 재촉일 것이다.

"남들 앞에서 장난치지 말라고 다짐하면 부를거야."

"아, 아하하."

마히루도 시호코네가 자연스럽게 꽁냥거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쓴웃음을 짓고 있다.

"뭐, 그래서 부르는 건 둘뿐일까.동네에서 거리도 있고, 부를 만큼 친한 사람은 없는걸.

"그런건가요......"

전에 있었던 소동의 일단을 알게 된 마히루는 더 이상 계속하려고 하지 않았다.

아마네로서는 별로 신경도 쓰지 않고,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사귄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좋다는 느낌이지만, 역시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아마네로서는 부모의 문제가 있는 마히루가 신경이 쓰인다.

마히루의 아버지인 아사히토는 인성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쌍방끼리 만날 생각은 없는 것 같고, 어머니는 우선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한번 둘의 대화를 들은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문화제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마히루의 고교 이전의 생활따윈 모르기 때문에, 말참견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러고 보니 마히루는 아무도 부르지 않는다던데, *하우스키퍼의 사람은?"


*(메이드의 직함중 하나.)

마히루는 부모로부터 *네그렉트나 다름없는 대접을 받고 있었는데, 그런 그녀에게 애정을 쏟고 교육을 시킨


여자가 있었다는 것이 생각났다.
*(방임. 버려짐.)

마히루의 살림 솜씨가 좋은것이나. 요리 솜씨는 그 하우스키퍼의 벼락치기인 것 같고, 마히루도 그 여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아마도 마히루의 부모 대신이 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마네의 말에 마히루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코유키씨를 기억해주셨군요. *잠깐 얘기한 것뿐이었던 것 같은데요."


*(156 화 참조)

"그야 마히루의 이야기니까.그 사람 부르지 않는 거야?

"......무리인걸요"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했지만 마히루의 얼굴이 조금 쓸쓸하게, 슬프게 일그러지는 것이니 말실수였음을 깨닫게
된다.

"...미안"

하우스키퍼의 여자, 코유키의 몸에 무슨 일이 있는건지 모르고 가볍게 부르면 된다고 말해버렸다, 라고 생각하고
살짝 침울해져버린 아마네였지만, 무엇을 상상했는지 깨달은 듯한 마히루가 그 생각을 털어놓듯이 황급히 손을
흔든다.
"아니, 그게 아니라서요! 코유키 씨는 제가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에 하우스키퍼를 사임했는데요......그 허리가
나빠져서요."

"......아-"

"아무리 일이라도 혼자서 넓은 집 관리를 시켰고, 무리하게 해서 미안했던 기억이 나네요."

허리를 삐끗했다고 해서 그건 무리구나, 라고 생각했다.

한번 허리를 삐끗하면 낫더라도 재발하기 쉽다.허리에 폭탄을 안고 생활하기 때문에 일은 못하게 될 것이고
무모한 일은 못하게 된다.

"지금은 따님의 부부와 함께 살고 있어요. 와달라고 해도 몸상태가 걱정인걸요.손님들을 위한 편안한 휴식 장소도


별로 없고, 애초에 그녀가 사는 곳에서 이곳은 거리가 있으니, 역시 불러들이기에는 미안해서.., 말인걸요"

"그렇구나.그거 유감인데."

"네에.."

그녀가 그 하우스키퍼의 여자를 흠모하는 것은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녀의 생활능력뿐만 아니라 인격형성에도 몸담았을 그 사람을 아마네도 만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몸이


불편하다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나도 좀 아쉽다.모처럼 마히루가 신세를 진 사람인데 인사를 못드리고.이번에 인사하러 가는 게 좋을까?"

"네, 아 인사요?"

"응. 마히루의 부모님 같은 분이지?"

"...그렇다면요..."

"그렇다면 인사는 필요하잖아"

친아버지에게는 딸을 얻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는 말을 했고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양부모에게도 말해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마히루에게 듣기로는 꽤 신세를 진 것 같고 직무의 차원을 넘어 귀여워해 준 것 같아 그런 큰 은혜를 입은


인물에게 아무런 양해도 없이 받아 가는 것은 실례인 것 같았다.
"음, 그건 좀 더 먼저 이야기가 굳어질 때라도 생각할까.갑자기 방문하는 것도 실례이고, 기회를 보아 편지를
보내고 나서... 마히루?"

"이, 아니, 아무것도 아닌..., 에요..."

'아무것도 아닌게 아닌 얼굴인데'

"아무것도 아니에요"

마히루가 마음에 들어하는 쿠션을 얼굴에 떠밀어서 시야를 막았기 때문에 아마네는 어쩔 수 없구나 하고 웃으며
기대는 대로 하게 두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2 화
202 작은 질투와 걱정

문화제에서 카페라는 것은 꽤 손이 많이 가는 것이었지만, 아마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옷을 대출받았다는 게 가장 클 것이다.이 문제를 넘겼기 때문에 다방을 열게 된 것이다.

나머지는 인테리어와 손님에게 내놓는 물건이지만 내부장식은 교실 책걸상을 이용하면서 깔끔하게 보이는 정도여서
문제가 없다.

달리 준비하기가 힘든 것이 제공하는 음식이었다.문화제는 이틀동안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잘 예측하고 위생을 잘


챙기면서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은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니다.위생적인 관점과 수중의 문제로 시판품을 대량 구입해 제공하게
되었다.

아마네 반의 상연은 메이드와 집사가 있는 찻집. 메인은 대부분 점원의 겉모습과 분위기를 즐기기 때문에
이곳만큼은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맞다.

가정실 사용 신청의 대기 반의 수를 생각해도, 시판품의 제공은 *영단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현명한 결정)

"음, 음료는 좀 본격적으로 할 건데"

장난기 넘치는 웃는 얼굴에 윙크 첨부로 고하는 것은, 실행 위원장이기도 한 이츠키다.

커피는 연이 있다고 전문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사들인 이츠키는 기분이 좋은 듯 웃으며 갈린 상태의 콩이 든
봉지를 툭 쳤다.

원래는 갈아서 만드는것이 좋지만, 역시 그것은 고등학생 모의점에서는 수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것이 된다.홍차용 찻잎도 잘 준비돼 있고, 제공물에 관해서는 준비 만단이다.

생각보다 잘 만들었구나.

장식이 거의 끝난 교실을 둘러보며 치토세가 작게 중얼거린다.

내장은 원래 교실이어서 한도는 있지만 교실 공부책상을 속이려고 걸치고 있는 탁자와 쿠션, 락커 위에 장식된
소품들이 분위기를 자아낸다.

본격적인 것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지만, 학생의 행사로서는 충분할 것이다.원래 메인은 의상을 입은
학생이니까.

"글쎄. 이만큼 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글쎄요. 커튼이나 소품류만 해도 많이 달라졌고요."

"꽤 괜찮은 일 해줬지.이 커튼 같은 건 분위기로 말이야."

빌려온 금빛 장식끈이 달린 호사스러운 커튼을 가리키자, 작게 "더럽히면 힘들 것 같은데" 하고 치토세가


중얼거린다.

커튼 쪽에는 별로 자리를 두지 않으려고 하는데, 만약 더럽히면 세탁비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뭐, 이것만 하면 되잖아요.이제 손님만 오길 바랄 뿐인걸요."

"...시이나씨가 메이드하고 있다는 시점에서 군것질하는 느낌이 드는걸. 오히려 시이나씨 목적으로 넘쳐날 것
같아"

"내 여자친구는 먹이가 아닌데. 게다가 다른 여자도 의상에 어울렸고 마히루에게만 매달려 있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해."

마히루에게만 관심이있다지만 객관적으로 메이드 의상을 입는 여자들은 잘생겼고 잘어울렸다. 하긴 마히루는


사랑스럽지만 마히루만 어울린다는 건 아니다.
"잇군은 지금 아마네의 발언을 본받아도 된다고 생각해"

"있어,있어,치이도 귀여우니까"

"따라서 한 칭찬이잖아. 더 칭찬해 주지 않으면 저번에 얘기했던 곳의 애프터눈 티 코스 형이야"

"저기 비싸니까!"

"리얼하게 한 테이블에 한 명 버틀러가 앉는다니, 잇군은 보고 배우면 좋을 거야."

"여러모로 공부비가 비싸다고!"

장난기와 다정하게 데이트 계획을 짜고 있는 친구 두 명은 놔두고 옆에서 조용히 있는 마히루를 본다.

웬일인지 마히루는 미묘한듯이 있었다.

"마히루?"

"......아마네군은.., 나를......그.., 제일 귀엽다고 생각해 주세요..?"

"갑자기 뭐야, 아까 다른 여자 칭찬 신경 쓰는거야? 당연한 걸 물어도. 나에게 있어선 가장 잘 어울리고


귀여워."

"네, 네."

아마네에게 마히루가 특별한 것은 전제였지만, 역시 마히루는 신경 써 버리는 것 같다.

아무래도 약간의 질투심을 태워 준 것 같은 마히루는 작은 소리로 제대로 칭찬했더니, 마히루도 그것만으로


납득해 주었는지 기쁜 듯이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학교라서 따라올 일은 없지만 수줍어하며 옷소매를 달랑 집어온다.그런 짓조차 남의 눈을 끄는 것이니, 자신의


그녀의 사랑스러움에 이번은 아마네가 작은 몸을 가슴에 안는 처지가 되었다.

(......당일은 좀 더 시선을 모은단 말이지?)

지금은 반친구들의, 그것도 복잡하긴 하지만 미지근한 시선이라 그래도 문제는 없다.

문제는 문화제 당일일 것이다.


언짢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나 분별없는 인간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급적 떠나지 말자)

그 때문에 *시프트를 같이 해 준 것 같은 이츠키에게는 조용히 감사를 하면서, 입가에 수줍은 미소를 띠는


마히루와 옥신각신하는 사이인 듯한 이츠키와 치토세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근무 교대)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3 화
203 문화제의 시작

문화제 당일은 날씨도 좋고 화창했다.

조금 쌀쌀해지고 있는 것이 다행인지, 비교적 껴입는 의상이라도 체온 조절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넥타이를 꼭


매도 땀이 나지 않아 다행이었다.

"첫 번째 시프트면 좀 떨리네"

"뭐 점심이 되면 교대니까 그때까지는 열심히 해야지.카도와키랑 마히루가 있어서 꽤 혼잡할 것 같아."

"그건 미안해. 하지만 뭐랄까, 어쩔 수 없다고 할까? 이미 자포자기하고 있어"

먼저 행해진 학생을 위한 개회식을 체육관에서 다 듣고, 아마네의 시프트인 카도와키와 탈의실 대신의 대기실에서
이야기하면서 갈아 입는데......카도와키는 이미 달관한 듯 미소짓고 있다.

구경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다반사인 듯 옷차림이 바뀔 뿐이라고 포기하고 받아들일 생각인 것 같다.

미형은 정말 고생이 많구나, 하고 아마네는 무의식적으로 연민의 시선을 돌려버렸는데, 그것을 알아챈 카도와키가
작게 웃었다.

"후지미야도 조심해. 시이나씨가 질투내니깐"

"나는 카도와키의 옆에 희미하게 서 있을 테니까 괜찮아."

"자주 말하거든......뭐,질투당하는 것보다 질투하는 쪽이 많을지도 몰라,후지미야는"

'질투라기보다 벌써부터 불안하고 조마조마해'

마히루는 아기자기하고 메이드 의상도 잘 어울린다.이상한 남자가 따라다니거나 성희롱을 당할까봐 걱정스러울
정도로 잘 어울렸다.

마히루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많이 찾을 것이고, 남자친구로서는 재미없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지 않을까
불안해 진다.

아마네의 심중을 헤아린 듯 카도와키는 히죽히죽 눈썹을 숙이며 쓴웃음을 지으며 힘내라고 등을 두드렸다.

옷을 갈아입고 교실로 향하니 벌써 대충 준비를 마친 새로운 반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여기에 없는 학생은 아마


조리실 쪽에 있을 것이다.

낮부터 교복을 입은 이츠키가 반 아이들이 모인 것을 확인하고 교단 앞에 서서 여전히 환한 미소를 짓는다.

오늘은 문화제 첫째 날이다.솔직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올지 몰라.이런 시도 자체는 전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 반에는 인기 있는 사람이 있으니까 말이야.

이츠키는 흘끗 카도와키와 마히루를 훑어본다.

보여진 두 사람은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그것은 각오한 바일 것이다.

"뭐, 우리 나름대로 하자구.모처럼의 문화제, 즐기지 않으면 손해라는 거다.손님이 많든 말든 상관없어. 솔직히
내년엔 이렇게 여유가 없을 것 같으니까.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은 2 학년이 제일이니깐. 내년엔 어딘가 머리
한켠에 수능이 있을 거고."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우울해질 것 같은데"

"먄먄. 그럼 차분한 분위기 얘기! 올해도 문화제 즐겁게 하자구!"

일순간 우울한 기색이 반에 흘렀지만, 이츠키의 웃는 얼굴로 순식간에 공기도 밝아진다.이츠키가 칸막이를 자청한
것은 정답이었다.

"아, 그래그래 업무 연락이라고 할까 주의사항이야.다들 알고 있겠지만, 가게 내 촬영 금지를 철저히 해 줘.


접수할 때 구두로 주의 시키지만, 사진은 아웃하지 마.부탁을 받아도 그런 서비스는 받지 말고 뿌리쳐.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전자 상가에 있는, 그런 전문점에서 자주 있는 사진 촬영 서비스는 물론 없다.어디까지나 학생들의 문화제이지
점원의 외모를 내세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소 내에는 촬영 금지 딱지가 있고, 테이블에 설치된 메뉴판 끝에도 그런 내용의 문장이 있다.

문화제 개최에 있어서 부지 내에서 동영상 촬영이 금지되고 있다.타교에서 동영상 전달 사이트나 앱으로 행사를
학생이 전달한 결과 여학생에 대한 스토킹 사건이 일어난 것 같고, 우리 학교에서는 최근 수년간 새롭게 정해진
금지사항이다.

그런 금지사항이 생길 정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감탄하고 어이없다는 둥 바쁜데 어쨌든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뭐, 주의는 이정도인가.이제 시작이야."

이츠키의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교실에 있는 스피커에서 소음이 살짝 들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교장의 문화제 개최 선언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그럼, 오늘과 내일의 2 일간, 노력해서 가자-! 목표는 매상 학년 1 위다!"

드높고 다소 무모한 말을 하면서도 주먹을 내거는 이츠키에게, 반 전원이 솟구친다.기합 정도는 충분하겠지.

아마네도 재차 허리를 펴자,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마히루가 조심스레 미소 지으며 "힘 내봐요" 라고
속삭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4 화
204 숨가쁜 업무

예상대로라고 말하면 되는 것인가, 개점 당초부터 손님......주로 학생이 아마네의 클래스에 와 있었다.

"천사님 효과 무서워"

그렇게 중얼거린 것은 클래스메이트이며 같은 시프트의 접객 담당 남자 야마자키다.

개시 수십분만에 자리가 꽉 찬다고 하는 학생 행사로서는 드문 광경에 압도되고 있을 것이다.그보다는 손님의


열의에, 가 맞을지도 모르지만.
음식점에서 역시 단번에 손님을 치울 리가 없기 때문에 점내에 들어가는 손님도 한정되어 있다고는 해도, 이
성황은 주춤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마히루가 통로를 지날 때마다 남자의 시선이 빨려들어가니 아마네로서는 기가 막히며 감탄하고 불쾌하고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 같다.

뻔한건 포기하긴 했지만 재미없는 건 재미없다.마히루가 보면 아마네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고 하니


피장파장이긴 하겠지만.

뭐 예상했던 일이니까.손님들이 왔다.

야마자키는 둘러보면서, 새롭게 입점해 온 손님을 자리까지 안내한다.

기본적으로 손이 비어 있는 직원이 대응하지만, 담당 직원을 지명하려는 손님이 있기 때문에 곤란한 것이다.그런


서비스는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원한다면 전문점을 방문해 주었으면 하는 바이다.

지금 접객하고 있는 여학생은 아마 카도와키를 보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지금 카도와키는


다른 손님의 접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네로 참아달라고 하게 된다.

"손님, 이쪽으로 어서.."

의자를 끌어 모아 키도의 미소를 돌리니, 카도와키가 아니라 조금 아쉬운 듯하던 여학생이 깜짝 놀란 듯 이쪽을
바라본다.

역시 목표인 사람이 아니어서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짐바구니를 받아들고, 메뉴를 여학생 앞에 둔다.

"저희 가게 오늘의 추천 메뉴는 여기 A 세트입니다.어떻습니까?"

"그럼 그쪽을......"

덧붙여서 추천 메뉴라고 하면서 메뉴는 구운 과자와 음료를 조합한 ABC 의 3 종류 밖에 없다.음료만으로


눌러앉으면 곤란하므로 세트 판매가 되고 있다.
알레르기는 사전에 신고하라고 접수자가 주의시키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약간 망설여도 주문을 해 준 여학생에게 "알겠습니다, 주문하신 물건이 준비 될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라고


정중한 태도로 일례해 후방에 전하러 간다.

"A 하나. 주문이 꽉 차있으니까 힘내"

뒤에서는 과자를 접시에 담아 두거나 빌리고 있는 조리실의 일획과 교실을 왔다갔다 하고 있는 반 친구가 있고,
우연히 손이 비어 있던 반 친구가 느릿느릿 고개를 든다.

"오오......접수쪽을 보니깐 미쳤다"

"죽지 마."

"처음부터 준비된 것이 많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만"

"어떻게든 될 텐데?"

"...너희들이 나중에 힘들 것 같다고 보면서 생각해"

"그래? 뭐, 카도와키는 사람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앞으로 더 바빠질 것 같은데"

"그게 아니란 말이야."

한숨을 쉬었지만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아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까지 난감할 일은 아닐 것이다.

의미를 알 수 없다는 눈빛을 하면 오히려 측은해졌다.

"...그리고 아까부터 시이나 씨가 뒤쪽으로 올 때마다 미묘하게 불복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어."

"왜 또?"

'너 때문인 것 같은데'

"접객만은 어쩔 수 없잖아"

"그것도 있지만, 아마 그렇지 않겠지"

"아까부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왠지 에둘러 책망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이해되지 않고 눈살을 찌푸린다.

아마 마히루의 속이 타들어간다는 말이었겠지만, 그가 말한 어떤 식으로 보면 딴 데를 떠는 것처럼도 들린다.

나중에 마히루에게 물어보자, 라고 결정하면서, 적당한 곳에서 대화를 중지하고 준비된 물건을 테이블로 옮기게
되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5 화
205 차가운 메이드씨 (손님한정)

개점한 시간 반이 지났지만 아직도 손님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오히려 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방문객이 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줄을 서 있는 것이 보다 사람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것


같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점차 일반 관람객의 모습이 보이게 되었다.

역시 학생같은 열기는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잘 차려진 스탭들의 모습에 후유 하고 숨을 내쉬고 있는 일반객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그 중에는 말을 걸어 어떻게든 교유를 가지려고 하는 비교적 젊은 일반객도 보였지만, 서빙 스탭은 매정하게


대하고 있었다.

"아가씨 귀엽네"

마히루도 당연히 말을 걸렸지만 마히루는 조심스러운 미소로 감사의 인사를 하고 그대로 접객을 계속하고 있다.

이야기를 계속하게 할 생각은 없는 듯, 계속해서 설득하려고 하는 남성의 이야기를 딱 잘라 "주문하시겠어요?"


라고 반복하고 있었다.

일률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당신은 단지 손님이라고 들이대는 것 같다.

"주문은 정해져 있지만, 그것보다 네가......."

"주문이 정해지면 찾아가겠습니다."

"음, 이따가 괜찮다면."

"죄송하지만 그런 서비스는 받지 않습니다.주문 정하시면 찾아가겠습니다."


여전히 말을 하려고 했지만, 마히루에는 웃는 얼굴로 메뉴얼 대로의 대응을 하고 있고, 주위의 스탭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을 눈치챈 것 같고, 그 남성 손님은 시든 것 같이 얌전해져 주문을 말하고 있었다.

그런 일이 몇 번인가 일어나면, 역시 아마네에게서도 쓴웃음이 떠오른다.

(......왠지 나만 그런게 아니라 모두 과보호인 느낌이 들었다)

마히루에게 위해를 가하게 하지 않겠다는 학급 내의 의사를 느낀다.

확실히 마히루는 반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배려해 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걱정되는 건 알지만, 일단 우리도 신경쓰고 있으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고"

내심 놀라고 있는데, 마침 조금 손이 난 듯한 카도와키가 쓴웃음을 지으며 다가왔다.

덧붙여서 그도 여성으로부터 자주 말을 받고 있었지만, 익숙한지 깨끗이 말리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인기인 여자친구가 있으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후지미야도 시이나씨를 계속 신경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우리가 지원할 수 있을 때는 하고 있으니깐."

"카도와키......"

이런 곳에서 카도와키나 급우들의 인품이 좋다는 것을 실감하고 가슴에 서서히 열이 스며든다.

"뭐, 친구들이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모처럼의 치유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나 할까"

"힐링?"

"둘의 달콤새콤한 공기와 관계를 방해하지 말란 이야기야, 반 전부의 의견인 것 같아"

"미안, 조금 의미를 모르겠어"

무슨 소리야 이 녀석, 이라고 눈을 돌려 버린 것은 나쁘지 않겠지.


그에게서 들릴거라 생각하지도 않은 단어를 들은 굳어버린 아마네에게, 의미를 모르는 대사를 내뱉은 카도와키는
호감을 무너뜨리며 재미있다는 듯이 목을 울리고 있다.

"뭐, 어쩌고저쩌고 시이나씨는 사랑받고 있다고, 하지만요.2 인 세트라서 호의적으로 보인다고 해도 좋을 것


같은걸."

"그건 관찰되고 있다는 거나 마찬가지야."

"아니, 둘이 장난을 치니까 눈에 들어오다고 해야 하나?"

"장난치지 않는다고"

"아니, 아니."

반대로 무슨 소리냐는 시선을 보내며 아마네는 입술을 다문다.

의도적으로 장난친 기억은 없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마히루에게 가까이하거나 그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일이 많은지도 모른다.

(......조심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무의식적으로 저질러 버릴 것 같다.

아마네가 침묵한 것을 보고 카도와키는 키득키득 즐겁게 웃으며 "아이고, 본인들이 행복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태평하게 하고 있으므로, 아마네는 뭔가 부끄러워서 입술을 닫는 힘을 조금전보다도 강하게 하는 것이었다.

"아마네군."

아마네가 뒷쪽에 한 번 들어가면 우연히 그 곳에 있던 마히루가 반짝 눈동자를 반짝이며 다가온다.

영업 스마일과는 전혀 다른, 아마네에게만 향하는 마음으로부터의 미소에 두근거리며, 아마네도 마히루에게만


향하는 미소로 맞이했다.
"피곤하지 않아?"

"괜찮아요. 모두들 다 잘 챙겨주시고... 카메라 들이민 사람 앞에 웃는 얼굴로 막으러 가는 모두들은


놀랐지만요."

"어휴~ 뭐, 촬영 금지라고 써있고, 미리 말하는 건데 무시했으니 어쩔 수 없지"

"모두 마음 탓인지 의욕만만만해서......."

"그건 뭐."

왠지 따스하게 지켜보고 있으니 말끝을 흐린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눈치 채지 못한 채 방울을 굴린 듯한 웃음소리를


살짝 높인다.

눈치 채지 못한 건지, 익숙해진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찻집의 일에 생각이 할애된 것 같은 마히루는 흘끗


바깥쪽을 보았다.

"생각보다 훨씬 손님이 들어오네요."

"뭐 *밴드왜건효과라는 놈이잖아.줄서면 들어가고 싶은 적인 놈.


*(bandwagon effect. 편승효과. 어떤 선택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정보가, 그 선택을 더 하게
만드는 효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물론 그것도 있겠지만요.

그래서 시선이 아마네에게로 옮겨진다.

"...목적인 사람이 있으면, 들어가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밖의 대화를 들으니까 그런 목소리가
있더라고요."

"뭐 학생이라면 마히루가 목적인 사람이 많을 것 같긴 한데......"

"......아마네군, 그.. 이 문화제가 끝나면 아마네군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야 할거에요."

"어, 뭘요?"

"여러가지요"

뭔가 불만을 품으면서도 감춘 듯 살짝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마히루에게 무슨 지뢰를 밟았나 하고 초조하게


마히루의 눈동자를 쳐다보면 홱 시선을 회피해갔다.

단지, 이것은 화났어요. 어필이 아니라, 부끄러움으로부터 오는 것 같다. 볼이 발그스름하다.

"......그 모습은... 교활해요"

"에......슬슬 익숙해지라고. 연습에서 얼마든지 봤잖아."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과 저를 보는 게 너무 달라서 무리예요."

"그건 함께 있어도 곤란하고......"

연인을 대하는 것과 손님을 대하는 것이 같을 리가 없는 것이다.비록 얼마나 사랑스러운 여성 고객이 오든


일률적인 대응이 될 것이다.

애당초, 마히루의 귀여움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쑥스러워하며 토라진, 아마네에게만


보여주는 이 표정은 누구보다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아마네군은 모릅니다......이제 와서 아마네군의 좋은 점을 알아챘다고 말하지 않을거에요."

갑자기 말을 바꿔오는 마히루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마히루는 더 이상 할말이 없다는듯이
그저 화풀이처럼 한번 가슴을 툭 쳤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6 화
206 차가운 집사님

문화제에서 마히루가 스태프로서 서빙하는 데 가장 불안했던 것은 남의 눈을 끄는 일이 아니었다.

용모가 뛰어나서 교류를 가지려고 얽혀 오는 인간의 존재도 아니다.

인간의 3 대 욕구 중 하나를, 타인에게 부딪치려고 하는 인간이 나타나는 것이다.

점심때가 지나 아마네팀의 시프트가 끝나기 몇 십분 전의 일이었다.

입점 초기부터, 여성 스탭을 시선으로 계속 쫓고 있구나, 라고 생각한 남성객이 있었지만, 이 찻집에서는 어여쁜


여자들이 상대하고 있으므로 드물지 않다.

단지, 값 매기는듯한 시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조심해야겠구나, 라는 예감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네가 주문한 물건을 나르고 쟁반을 한 손에 들고 뒤로 돌아가려고 할 때......마히루에게 손이 뻗은 것이
보였다.

마히루도 그 남자에게 물건을 나르고 돌아선 순간의 일이었다.당연하지만 뒷일은 보이지 않는다.

스커트에 덮인 허리 부분, 아니 손의 맞은편으로는 엉덩이에 닿으려고 하는 것이 보여, 아마네는 한걸음 내디딘다.

근처에 있어서 비교적 느긋한 동작이었기 때문에, 아마네도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뻗을 수 있었다.

"고객님, 저희 직원 분에게 조심성 없는 접촉은 삼가해주시겠습니까?"

손바닥이 닿기 전에 쟁반을 마히루와 손바닥 사이에 미끄러지게 한 아마네는 어디까지나 온후한 바람으로 가장해
조용히 주의의 말을 한다.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안쪽에서는 가뜩이나 귀여운 여자친구가 헌팅당하는 모습을 보여 다소 안절부절 못하던
차에 성접촉을 시도하자 분노가 치밀어 있었다.

목소리로 돌아본 마히루는 무슨 일을 하실 뻔했는지 쟁반으로 묶인 손바닥의 위치에서 살핀 듯 살짝 뺨을 떨며


한발 물러섰다.

그런 마히루를 감싸듯 옆으로 비켜선 아마네는 되도록 유화적인 미소를 지어 보인다.

정신을 차려보니 가게 안이 조용해져 있었다.시선을 모으고 있긴 했지만 그게 마음에 들지 않을 정도로 아마네는


화가 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냉정하기도 하다.

지금 것은 미수이며, 발뺌하려고 생각하면 된다.

아마 주위 사람들도 눈치채고 있었는지 남자의 손바닥을 응시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어쩌다,


라고 한다면 우리로서는 물러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마히루를 터치 할려는것을 무죄로 해도 발뺌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손님, 입학 허가증은 어느 쪽으로?"

당돌한 화제 전환에 남자의 눈이 휘둥그래지는 게 보였다.

"참고로 여쭈어 보겠습니다만......어떻게 이 교내에 들어오셨나요? 입장허가증인 밴드가 없는데 말이죠."

교내에서 방문객들은 입학 허가증으로 일회용이긴 하지만 튼튼한 밴드를 갖추기로 되어 있었다.

요즘 소란스러운 사건이 많고 도난도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이 문화제 기간 동안 학생들은


이름을 표시하지 않지만 학년마다 색깔이 다른 끈으로 묶인 명찰주머니를 목에 걸고, 일반 손님들은 밴드를
착용한다.

교내에는 외부인 출입 금지 구역도 있으므로, 거기에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지적에, 횡설수설하며 "그, 그것은 젖어서 찢어졌으니까......"라고 말하는 남성에게, 아마네는 그만 웃어


버렸다.

"이상하네요. 땀이 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어서 방수지로 만들어 져 있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팜플렛에는


잃어버리면 재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본부에 신고하라고 쓰여져 있을 겁니다. 실례하건데. 당신의 입장 허가증을
신청한 학생은 몇 학년 몇 반 누구죠? 대답할 수 있으신가요?"

"그건"

"......말이 안 되는군요."

미소를 머금은 아마네는 눈치를 보던 스태프들에게 시선을 보낸다.

"미안하지만 누가 학생회 임원이나 교직원 누구든 불러와.역시 부르지도 않은 외부인이 어정버정 거렸다면
큰일이지."

"이제 연락했고, 순찰하던 담임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해."

"끝이 아주 좋아. "


카도와키에게서 빠른 대답과 행동력에 안도를 섞어 어깨를 움츠린 뒤 태도를 다시 한 번 치한미수 남자에게 미소를
지었다.

물론 눈이 웃고 있지 않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다.

"손님. 아까 그 행위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인이 허락없이 입학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죄송합니다만 본부 쪽에서 이야기를 듣게 될 것 같습니다."

담담하게 앞으로의 남성의 예정을 알리고, 마침 담임이 찾아와 남성의 곁으로 다가가자, 아마네는 마히루의 손을
이끌고 뒤로 물러나, 살며시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치한미수도 보고되니 보통 강제퇴거될 것이다.방금 전 남성들은 무엇 때문에 사전신청제도가 됐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이것만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다.

신청 단계에서 어떤 학생이 어떤 사람을 불렀는지는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일종의 신원이 분명한 사람만이
불리고 있다는 것이 된다. 어떤 사람인지는 특정되고, 부른 학생 쪽에도 가볍게 책망이 가니 상식을 벗어난 듯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다.

뭐 헌팅은 아슬아슬한 세이프의 분류에 들어가기 때문에, 끈질기게 주의받을 것은 없지만.

그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궁금하지만 본부에서 알아듣기 시작할 것이다.아마 다음해, 빠르면 내일부터는 모의 가게
입점전에 밴드 제시를 의무화 할 것이다.

"남자가 뭐라고 하던데 아마네하고는 상관없어서 무시했어."

담임과 함께 반에서 떠난 것을 확인하고 아마네는 주목하던 손님에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손님,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계속 차를 즐겨주세요."

우아하게 가볍게 절하면 스태프도 분위기를 읽으며 인사했으므로, 그것으로 소란은 끝장이라는 식의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예전처럼 잡담이 들리기 시작한 것을 확인한 아마네는 말없이 옆에 있는 마히루의 손을 다시 잡고 뒤쪽으로 이끈다.
"에, 아, 저우군?"

어차피 곧 시프트 교대니까 먼저 쉬어둬.뒤에서 기다려주면 나도 같이 갈아입으러 갈게.

아마 문제 없을 거라고 주위 반 친구들에게 시선을 돌리면 빨리 가라는 듯이 손바닥을 흔들었기 때문에 가볍게


고개를 숙여 마히루를 데려가 의자에 앉힌다.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지 어딘가 멍한 듯한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마네는 과연 교체 직전이라지만 두
사람도 빠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앞쪽으로 향했다.

교대 시간이 되어 아마네가 뒤쪽으로 향하자 마히루는 오도카니 의자에 앉은 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덧붙여서
손에는 커피가 든 종이컵이 있으므로, 아마 눈치가 빠른 반 친구가 침착해지라고 건네주었을 것이다.

아마네가 돌아온 것을 깨달은 마히루가 안도한 듯 눈빛이 부드러워지는것을 보고 아마네도 똑같이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어서 오세요. "

"다녀왔어. 진정된거야?"

"...별로 다들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걱정하잖아 보통"

그때 약간 처리 누락되었던 것 같아서 이쪽으로 끌고 온 것이지만, 판단이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조금 불복하는 듯한 마히루에게 다시 한 번 머리를 쓰다듬어 보이면 수줍은 듯 눈동자를 숙이고 얼버무리듯 커피를
마셨다.

종이컵의 내용물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아마네는 뒤에 놓여 있던 사물 파카를 마히루의 무릎에 떨어뜨린다.

이 학교는 공조 완비로 항상 적온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조금씩 추워지고 있기 때문에, 상의는 가지고 있는
학생이 많다.이번에는 마히루에게 입힐까 해서 가져왔는데.

"이것 봐, 이거 위에 걸쳐입어.역시 그 옷 그대로 걸으면 눈에 띄니까."


메이드인 채로 돌아다니면 주목을 받고, 점내 이외는 촬영도 일단 오케이는 되었으므로, 불필요한 소동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준비했다.

아마네와 마히루의 키 차이면 허벅지 근처까지 가려주므로 앞치마와 화이트브림을 벗기면 눈에 잘 띄지 않을


것이다.원래 마히루 자체가 튀기 때문에 외모의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앞치마를 벗고 솔직하게 건네진 파카를 입고 딱 앞까지 감은 마히루는 왠지 아까보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

열심히 남은 소매를 걷어 올리면서 코를 가까이 대고 킁킁거리다가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으니 아마네는 그러지
말았으면 했다.헤실거리는 미소가 심장에 나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었던 것 같고, 오후의 시프트에 들어가 있는 이츠키가 넥타이를 정돈하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기
때문에, 마음껏 바라보자 한층 더 웃었다.

왠지 진 것 같아 더 언짢은 얼굴이 되지만 마히루가 깜박깜빡하고 다시 웃으니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시선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렇다고 계속 받고 싶은 것은 아니므로, 아마네는 뒷면에 있는 자기용 사물함에서 제복이 든 손가방을 꺼냈다.


먼저 재킷과 웨스트코트를 벗어 사물함에 넣어두면 복도를 걸어도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마히루도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일어나 앞치마와 화이트브림을 사물함에 넣어 교복을 먼저 꺼낸다.

"그럼 우린 교대니까.나중을 부탁하마."

"물론이지. 맘껏 노닥거려라."

"시끄러워. 너희들은 가게 안에서 장난치지 마."

가볍게 돌려받아 다시 오그라들었지만. 마히루가 손을 잡고 오기에 더 이상 찡그릴 수도 없어 아마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일그러진 얼굴로 마히루와 함께 교실을 떠났다.

복도로 나가면 역시 활기찬 것이 눈에 들어온다.사전 신청제라고는 하지만 일반 손님도 꽤 왔으니 당연히 해야


마땅한데 평소엔 그리 시끄럽지 않은 복도가 북적거려 불편했다.

"대단하네."
"일반 손님이 예년보다 더 많은 것 같으니까요."

"뭐, 그것만 있으면 이상한 녀석도 접수원의 눈을 뚫고 들어오겠지."

다른 학교 문화제보다 돈이 많이 든다고 하니 규모도 크다.그렇기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외부인도 꽤 있을 것이다.

이상한 놈의 말에 잠시 시선을 떨어뜨린 마히루에게 말실수였다고 아마네는 손바닥에 넣는 힘을 조금 더했다.

"...괜찮아?"

"아, 네. 깜짝 놀랐습니다만, 미수라서요."

걱정했다, 라고 깨달은 것 같은 마히루가 황급히 고개를 흔들지만, 정말로 아무렇지 않다면 이런 얼굴은 하지
않을 것이다.

"미안, 더 보고 있을걸 그랬어"

"아마네군도 바쁘니까요. 제가 정신 못 차렸던 게 원인이었고요."

"정신 차리든 안 차리든 그런 패거리들은 하니깐. 그러니까 우리가 조심해서 억제했어야지."

본인이 조심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고, 애초에 치한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다.

마히루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는 것 같지만, 할 사람은 무엇을 해도 하기 때문에 마히루가 나쁘다는 법은 없다.

"마히루는 나쁘지 않아.얼굴이 좋고 스타일이 좋다면 욕망의 미끼로 삼을 수 있다니, 그런 허튼소리 지껄이는
편이 이상한거야.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는걸"
*(일본은 8090 세대의 페미니즘 실패 역풍으로 여성인권이 극단적으로 후퇴되어 있기에 여성의 잘못이라는 인식이
박혀있는 중-장년층이 많다.)

"...응"

"그러니까, 자기가 나쁜 것 같은 말투 하지 마."

부드럽게 속삭이자 마히루는 조금 난처한 듯 눈썹을 숙이고, 아마네의 팔에 바싹 몸을 의탁했다.


"......아마네군도 별로 건드린 적이 없는데 건드리기는 싫어요."

작게 속삭인 마히루는 조금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으므로, 기운내듯이 손바닥을 다시 잡는다.

걸으면서라서 주위의 시선이 시끄럽지만, 교내중에 천사님의 교제는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새삼스럽기는 하다. 볼
수 있는 것은 기분 나쁘지는 않지만 익숙해져 있었다.

"별로라고 하는건 거의 없는 것 같지만"

"가끔 깨우러 왔을 때 잠이 덜 깬 아마네군이 재잘거렸어요."

"그건 그 자리에 주의하지 않은게 아니라 내가 변태인거잖아"

충격의 사실 발각도 모르게 마히루를 보니 왠지 시들었던 얼굴에 약간 생기가 도는 듯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고


있다.

"여자친구의 몸을 만지는 일을 변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에요."

"그래도 그렇잖아?"

"신경 안 쓰는데요."

"나한테 만만하게 굴지 마.절대 만질 거야."

"만지고 싶은 거 아니에요?"

"그럼 나도 남자니까 여러 가지를 만지고 싶지만, 아직 일러."

물론 만지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남자의 이성 따윈 여린 것을 아마네가 알고 있으므로, 필요이상은 언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마히루가 싫어하지 않을건 뻔하다. 그녀는 오히려 아마네를 만질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체온을 공유하는 것이


기분 좋다고 말하고, 아마네에게 닿으면 행복해진다고도 했다.

단지, 정말로 아마네가 닿고 싶은 것처럼 접하면 격동 할 것 같아서, 억제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홱 외면한 아마네의 심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히루가 작게 웃으며 팔뚝을 꼭 껴안는다.

"싫지 않다는 건 확실히 알아주세요."


"...잘 안다고요"

아마네를 좋아하기때문에 허락 한다는것은 알지만,다시 한번 그렇게 말하면 심장에게는 나쁘다.

책임지게 되면 때려 눕혀 주자, 고즈넉하게 마음을 정하면서 아마네는 옆에서 즐거운 미소를 짓는 마히루의
손바닥을 만지작거리듯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7 화
207 페티쉬

의상을 갈아입고 교실 사물함에 들어간 아마네와 마히루는 우선 문화제를 둘러보자는 생각으로 교내를 돌고 있었다.

식사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아직 음식계 모의점들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학생들의 교대시간도 요즈음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손님이 증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네도 낯선 접객으로 지쳐 있었고 배도 고파서 적당히 골라 먹으려고 교내를 돌아다니는데...... 역시나 할까,
마히루가 눈에 띄었다.

그 메이드씨다, 라고 하는 소리도 이따금 들려오므로, 자신의 클래스의 모의 가게는 번창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제법 인파도 좋았다.

아마네의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기분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마히루는 포기하고, 라기보다는 익숙한 듯 스루하고


있으므로 아마네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마히루는 뭘 먹고 싶어?"

"글쎄요, 평소에 먹지 않는 것 같은 게 좋겠어요"

"평소에 먹지 않는 것 같은...이라고 해도......야키소바나 타코야키?"

야키소바를 안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마히루가 맛이 진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야끼소바는 만들어도


짠맛, 혹은 싸구려 맛이 되기도 한다.타코야키는 애초에 굽는 기계가 없다.

외식도 잘 안 하니 축젯날에 팔리는 것과 같은 것에는 별로 인연이 없었다.

모처럼의 기회이므로 좀처럼 먹지 않는 소스 야키소바라도 먹을까, 라고 야키소바를 팔고 있는 클래스를 향해


걷는데, 도중에 귀에 익은 소리가 계단에서 들렸다.
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쪽에서, 옥상은 기본 마감이 되어 있을 테지, 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계단을 올라가서
춤판을 살펴보니......최근에 이야기하게 된 반 친구가 있었다.

"어랏, 후지미야군과 시이나씨?"

이상한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온 키도의 모습에 아마네는 눈을 깜박인다.

교내에는 그다지 앉을 자리가 없고 여기에 있는 것 자체는 놀라지 않지만......그녀의 자세 쪽에 놀랐다.

키도 옆에는 야키소바를 입에 가득 물고 있는 남학생이 있었고, 키도는 그런 남학생에게 다가붙어 손을 턱 아래


근처에 붙이고 있었다.야끼소바를 투덜투덜 사랑하는 것이 보인다.

"...이런데서 뭐하는거야"

"어, 본 그대로야.밥먹어. 저기, 전에 말했던 후지미야군이야"

"음무"

초췌하지 않은 격조된 신음소리를 내며 주위를 둘러본 남학생은 야키소바를 꿀꺽 삼켰다.......것은 좋았지만


서두르고 있었는지 눈썹을 대고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예상했던지 키도가 "꼭꼭 씹지 않으니까"라며 차 페트병을 건네고 있다.

키도가 먼저 뚜껑을 열고 있었기 때문에 남학생은 그대로 생생하게 입 안으로 차를 붓고 있었다.

삼분의 일쯤 마신다고 막힌 것이 위에 흘렀는지 깔끔한 표정을 짓는 남학생에게 목호는 물티슈로 입가를 닦고 있다.
야키소바를 먹고 있었기 때문에 소스투성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물티슈에는 확실히 갈색 얼룩이 생기고 있었다.

닦인 남학생이 미묘하게 불복하는 얼굴로 "아이 취급하지 말아줄래?"라고 중얼거려도, 키도는 싱글벙글한 채로
더욱 닦고 있다.약간 민폐해 보이면서도 그가 거부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의 신뢰관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음, 키도의 남자친구인가?"

"오, 대정답이에요.나의 소꿉친구 겸 남자친구야 이봐 쇼쨩 자기소개. 자기소개."


"날, 어린애처럼 재촉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인간이라고 생각한 건가......"

"쇼쨩 낯가림이니까.이봐,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나쁜 사람이라면 소개하지 않겠지. 애초에......*카야노 소지 입니다."


*(茅野総司)

꾸벅 고개를 숙인 카야노에게, 이츠키도 잘 됐다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으려다 뿌려쳐지고 있다.

그것도 익숙해졌는지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은 키도의 멘탈은 강하구나라고 어떤 의미에서는 감탄하면서 카야노를


바라본다.

키도로부터 듣고 있던 것은 근육이 대단하다고 하는 정보뿐이므로, 더 알기 쉽고 체격이 좋은 것인가라고


생각했지만,......아마네보다 키가 있는 것은 알지만, 제복 위에서는 별로 실감할 수 없다.오히려 히이라기가
더 체격이 좋아 보였다.

일단 눈치 채지 않게 조용히 살폈는데, 키도는 아마네의 시선 끝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듯 장난기 가득 웃는다.

"그러는 벗으면 굉장한 타입이니까요."

"ㅂ.., 벗으면 대단해......"

"맞아 시이나 씨, 우리 남자친구는 대단해. 우후후후"

미묘하게 히죽히죽 웃는 키도에게, 너무 마히루에는 들려주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가로막은 것은 당사자의 카야노였다.

"그만둬요.그런 자랑은.부끄러워.......있잖아,라고 할까 내가 없는 곳에서 무슨 말을 한거야.또 근육


자랑했나?"

"내 남자친구는 근육 잘 생겼어, 라고"

"그 자랑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자랑 할 수 있는거야."

"그렇지 않아! 나에게 있어서 세계 최고야!"

"얼마전 테레비에서 나왔던 보디빌더 특집으로 군침을 흘렸던 주제에 무엇을......"

"앗, 저건 가끔 먹는 안주랄까...... 쇼쨩의 것은 주식이고 기호품이며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쇼쨩은


특별해!"
매우 성실히 말해 버리는 키도이지만, 아마네로서는 보디빌더의 대목이 너무 신경이 쓰여 로보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게 근육을 좋아하는지......잘 모르는 세계다)

마히루는 어느 것이냐 하면 냄새 페티쉬이므로, 어떤 의미로는 키도와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남자친구의 어디에서 페티즘을 느낀다는 둥 얘기를 나누는 건 복잡하니까 가능하면 본인들이 없는
곳에서 조용히 했으면 좋겠는데.

여러 가지로 대단하군, 하고 한 걸음 물러서서 키도를 관찰하고 있었더니, 무슨 생각을 했는지 왠지 알아차린 듯


카야노가 어이없게도 감추려고 하지 않고 키도의 머리를 납작 털고 있었다.

"거기까지. 저쪽에서 물러서고 있어."

"소지가 이상한 말을 하니까"

"...왠지 죄송합니다, 우리 아야카가"

"내가 나쁜거야!?"

본의는 아니다, 라고 하는 눈빛을 그에게 향하고는 있지만, 단지 장난의 연장일 것이다.

나무라는 듯 입술을 삐죽거리며 됐어ㅡ. 하고 천연덕스럽게 근육을 쓰다듬고 있는 키도에게 아마네는 웃을 수밖에
없다.

카야노도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고 하기보다는 평소 일이었는지 마음대로 되짚어주면서 이쪽에 머리를
숙이고 왔기 때문에, 아마네도 무심코 머리를 꾸벅하고 말았다.

마히루는 뭔가 궁리를 하고 있었는지 잠자코 있다가 웬일인지 갑자기 달라붙어 찰싹찰싹 아마네의 배를 만지기
시작했다.

"......아마네군도 벗으면 대단해요"

"경쟁하진 않아도 됀다고, 그렇게는 없어. 어느 쪽인가 하면 붙기도 어렵고.

"전 충분해요."
욕실 근처가 생각났는지 볼을 물들이면서 아마네를 맴돌았기 때문에 왜 이렇게 됐는지 쓴웃음이 절로 떠오르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8 화
208 그녀의 걱정

"아, 야키소바? 이거 맛있어. 쇼짱 반이 만들고 있어"

거의 소지가 먹었지만, 하고 웃고 있는 키도에게 "많이 먹이고 먹인 것은 아야카지만"이라고 카야노는 작게


직언하고 있다.

"그렇구나, 야키소바를 원하시는구나.그럼 이거 줄게."

웃으며 마히루에게 건네준 것은, 무엇인가 야키소바 백엔 할인권이라고 쓰여진 티켓이었다.

"가족 우대권이야.쇼짱도 다른 친한 사람에게는 줘도 된다고 했고.......좋지?"

"아야카가 주고 싶으면 주면 되겠지만. 팔리는 것에는 변함이 없고."

"맙소사"

싱글벙글 웃으며 두 장 정도 딱 건네온 키도에게 고맙다는 둥 미안하다는 둥 얼굴을 보자, 다시 키도의 뺨이


주르륵 풀린다.

"아, 신경 안 써도 돼? 우리는 역시 야키소바만 먹고는 질리니까 이제 사용하지 않고.그리고 나, 어느 쪽인가


하면 지금 *프랑크푸르트의 기분이니까 말이야."
*(독일의 지명중 하나. 이 지역에서 만드는 핫도그를 단순히 지명으로 부름.)

지금은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이 낫다고 웃고 있는 키도에게 지방도 많을 것 같았지만 굳이 말하진 않고 순순히 은혜


입겠다며 고맙게 쓰기로 했다.

"감사합니다 키도씨.답례는 언제 해 드리죠.

"무슨 말이야~.대가나 목적이야......아 그럼 시이나씨시이나씨"


"네, 네."

"후지미야군의 근육상태는 어느 정도야?"

신묘한 얼굴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라고 무심코 어이가 떠올랐는데, 질문을 받은 마히루는 깜짝깜짝 눈을


반복한 후 웬지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니, 안됩니다. 아마네군은 제 것입니다."

"어머나 귀여워. 아니, 나도 쇼짱이 제일이니까? 단순하게 궁금했을 뿐"

"한눈파는거야?"

"그래, 그럴 리가 없으니까! 믿어 줘."

덩달아 키도까지 엉엉 손을 흔들지만, 카야노가 농담조로 한 것을 알았다는 듯 알기 쉽게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쇼짱 바보, 하고 키도는 어렴풋한 울림소리로 중얼거린 후 아직도 약간 경계하는 마히루에게 빙그레 미소를 띤다.

"아니니까요. 좋아보이는 소재가 있다면....이렇게, 키우는 일도 하고싶고....아깝잖아? 후지미야군은


키도크고, 날씬하니까, 좀 더 근육 붙으면 아름답게 될거라고...."

"...더 이상 멋있어진다면 곤란합니다."

"아-. 오늘의 후지미야군, 인기 급상승인지도 몰라."

응응, 하고 능숙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키도에게 마히루는 입술을 힐긋 내밀고 있다.

마히루가 꽤 화내고있는 것을 기뻐하면 좋은 것인가, 별로 없을 것 같은 질투심을 내기 시작하고 있는 것에


파고들면 좋은 것인가.

마히루의 걱정만큼 인기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애초에 폼잡은 정도로 다녀올 거면 지금까지 다녀올 기회는 있었던
것이다.물론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마네보다 얼굴이 좋은 사람은 그 근처에 있고, 마히루의 생각만큼 자신은 된 사람이 아니다.

그래도 걱정스러운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덥석 쓰다듬었다.


"마히루에게만 관심이 있고, 설령 호의를 갖고 있었다고 해도 원만하게 사귀는 커플에게 억지로 끼어들려고 오는
시점에서 그녀석에게 호의 따윈 품지 않을 테니 안심해 주라고."

"......그렇다고 해도 조금 불만스러운걸요."

"그렇다면 나도 같은 마음이니까.뭐, 마히루가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된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안심시키려고 했는데 왠지 다시 불복하는 듯 눈썹이 들뜬 마히루에게 당황하면, 키도가 "힘들구나 시이나씨도"


라고 놀리듯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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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권 테피스트리 일러 공개.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09 화


209 부모님이 계신 곳

키도와 카야노 로부터 감사하게 할인권을 받아 둘이 나누어선 아마네와 마히루는 당장 야키소바를 구입해 뒤뜰
쪽에서 먹기로 했다.

마련된 휴게소에는 빈자리가 없고 비품이 놓여 있는 대기실에 오래 있을 수도 없어 소거법으로 비어 있는 듯한


뒷마당 쪽으로 온 것이다.

뒤뜰 안쪽까지는 외부인이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은 조금 있지만 앉을 자리는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마히루가 앉을 자리에는 수건을 깔아놓고 나무 그늘 벤치에 걸터앉은 뒤 성대하게 등을 기댔다.

"뭐랄까, 너무 시끄러워 정신이 없어."

"흐흐, 아마네군은 조용한 환경을 더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마히루가 빤히 쳐다보는 게 싫어. 닳아버려."

"닳아버리는 것도 아닙니다만......."

"내 정신이 닳아 없어진다고."

어쩔 수 없어서 참고는 있지만 재미는 없다. 교복을 입으니 메이드 때보다 시선도 차분하지만 역시 미인은 눈에
잘 띈다.
뭐 마히루가 포기하고 있고 익숙하다고 하니 별로 왈가왈부할 수 없으니 이렇게 작게 푸념할 정도다.

마히루도 그걸 아는지 난처한 듯 쓴웃음을 지으며 오구오구 머리를 쓰다듬으니 아마네는 그것을 받아들이며
나지막이 한숨을 내쉰다.

"내일 사람이 더 오겠지.평판도 그렇고, 우린 오후부터니까."

"그저 내일 견디면 그만이니깐요. 그러고보니 시호코씨는요?

아마네의 서빙복 차림을 보러 오겠다고 벼르고 있던 시호코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듯 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볼을 긁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내일 온다고 해. 그러곤 쉬니까 이틀 정도 머문다고"

"정말입니까!"

"왜 그렇게 기뻐하는 거야?"

"이번에 슈토씨가 어머니의 맛을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 기회가 빨리 왔다고요."

"남자인데 어머니의 맛이라니......아니,뭐 굳이 말하자면 아버지의 맛이 더 익숙하니까."

시호코와 슈토는 저녁을 정해진 날짜에 분담해 만들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의 맛도 아마네에게는 친숙하다.단지,
시호코의 요리는 'THE·남자 세대의 요리' 라고 하는 양념과 양과 요리 초이스이므로, 어머니의 맛에는
틀림없지만, 별로 어머니의 맛이라고 하는 풍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슈토가 요리 능숙하고 섬세하면서도 안심하는 맛이므로, 우리집의 맛이라고 한다면 슈토의 것이겠다.

단지, 마히루 자체도 배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요리를 잘하는데.......후지미야가의 맛을 배운다, 라고 하는


점이 중요한 듯, 무엇인가 분발하고 있었다.

"그래도 마히루의 맛으로 만족해."

"그건 그거, 이건 이거, 이겁니다.먹고 싶을 때 해주고 싶어서요."

"그래......나로서는 마히루의 맛이 우리 집 맛이라 억지로 배우진 않아도 되지만."

"...방심하면 그런 말을 해"
어차피 그보다는 이미 허기를 잡히고 매일 맛있는 밥을 먹였으니 마히루의 맛이 우리집의 맛이라는 건 의심할
필요가 없다.후지미야 가문과는 또 다른, 두 사람의 맛이라는 것이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말에 철지난 벚꽃색을 뺨에 피우고, 가지고 온 일회용 물수건을 뺨에 찰싹 맞혀 오는 것으로


수수하게 아마네에게도 같은 색을 칠하려 하고 있었다.

무릎에 올려놓고 있는 야끼소바가 떨어질 것 같아 야끼소바를 이동시키면서 달래듯 와삭와삭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전에 했던 뜨개질 때문에 느슨한 웨이브를 그리는 머리를 다시 공기를 머금어 보면 마히루의 뺨까지
부풀어오르고 있다.

"...아마네군, 역시 쓰다듬으면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거죠?"

"생각은 안 나지만 좋아할 것 같아서."

"그런 데도 안 돼요."

치이, 하고 놀리는 척하면서도 뺨의 붉은빛으로 엉망이 된 마히루를 보며 조용히 웃곤. 이번에는 머리를 다듬듯
쓰다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0 화
210 무서운 것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교내순방을 재개한 아마네와 마히루이었지만, 가는 곳마다 소리와 시선등을 퍼부어 마히루는
아련하게 피곤한 것 같았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던 것은 놓치지 않도록 손을 잡고 있던 탓도 있지만, 손을 떼는 일만은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조심스럽게 아마네의 손가락에 감긴 마히루의 손가락은 떼지 말자고 주장하고 있다.

우연히 만난 1 학년 때의 반 친구라는 것에 이끌려 마히루를 보면, 정숙한 미소를 띠면서도 살며시 몸을 의탁해
왔기 때문에 떠날 생각은 없을 것이다.오히려 주장하는 것 같다.

(......별도로 괜찮지만, 사귀고 있는 건 전 학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히루가 아마네가 교제를 시작한 것은 아마 이 학교 학생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체육제에서 당당하게


소중한 사람과 발언해 그때에 교제하기 시작했다고 선언한 것이다.
마히루의 동급생뿐만 아니라 선후배들에게도 유명했기에 더욱 확산되겠지만 당시 남자들의 낙담이 심했다.
마히루에게 낯선 선배들이 들이닥친 적도 있다.

뭐, 그 후 급우들의 통보에 따라 달려온 아이들을 마히루가 웃는 얼굴로 말리고 있었지만.

그런 일을 극복하고 교제해 왔기 때문에, 역시 이제 와서 끼어들 틈이 있다니, 능청스런 일을 생각하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주장하지 않아도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마히루는 뭔가 속셈이 있는 듯 아마네에게서 떠나지 않는다.이전 반 친구들과 헤어져도 조심스럽게 다가서


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거야?"

"...이번의 아마네군은 확실히 정해져 있습니다"

"뭐가?"

'머리스타일이나 분위기가'

"...뭐, 머리 스타일은 상연 세트 그대로 입고 있으니까."

"그러니까요"

"잘 모르겠는데......"

딱히 머리 모양을 바꾸고 인기 있다면 마히루와 사귀기 시작할 무렵에 인기가 있다고 생각하므로 붙어 주장할 만한
것도 아닐 것이다.개인적으로 들러붙어 주는 것은 반가운 반면 밀착된 감촉을 느끼고 있어 좀 더 몸을 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마히루 본인이 하고 싶은 것 같아 좋아하게 하고는 있지만, 묘하게 불편해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옛날에 비해 적극적으로 되었구나, 라고 약간 현실과 주위의 시선을 돌리면서 교내를 천천히 걸어간다.

배포된 팜플렛을 보고 어느 반이 무슨 행사를 하는지 확인하고 있는데, 마히루가 수수하게 선도하고...


라기보다는 유도해 걷는 곳에는 *도깨비집이 있다.
*(유령의집 일본판)

(......마히루 공포계는 그다지 자신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우연히 공포방송을 보다가 창백해진 얼굴로 손을 잡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강한 척했다.말과 표정은 정반대여서
아마도 매우 불편할 것이다.

다만 학생들이 예산 내에서 하는 도깨비집은 과연 잘 지은 TV 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도깨비집 가고 싶냐?"

"엣"

딱 멈춰서서 주뼛주뼛 쳐다보는 마히루의 표정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얘기다.아마 적당히 둘러볼 생각이어서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고 걷고 있었을 것이다.

기름이 떨어진 기계와 같은 어색한 표정을 지은 마히루는 시선을 헤엄치고 있다.확실히 그녀는 귀신의 집에
간다는 발상은 없다.

"...그, 그럴 생각은 아니었습니다만."

"꼭 가고 싶은 것뿐이야.뭐, 마히루는 호러계를 잘 못하니까 말도 안 돼."

"...그런 일은 없습니다."

"이리 눈 좀 보고 말해.시선 피하고 있잖아."

별로 자신의 약점은 알려지기 싫은 듯 마히루가 얼버무리려 하지만 표정이나 태도가 그것을 망치고 있다.보기에도
당황하고 있는데 믿어줄 만큼 아마네는 순박하지 않다.

(별로 무서운 것을 잘 못먹는다는 것은 부끄러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에게는 징그럽다. 일지도

흐뭇하다고 내심 생각한 것이 들킨 듯 마히루는 조금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주위를 올려다본다.조금 전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지 아련하게 눈동자가 습해서, 아무런 박력은 없지만.
"괜찮아요.귀신의 집도 가요."

"아무렇지도 않구나.그럼 다음에 같이 공포영화 보자."

"...으으으...., 바라는 바...인걸요."

'엄청나게 목소리 떨고 있잖아'

일단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마히루가 허세를 부려 승낙하는 것이라 거꾸로 아마네가 난처하게 되어 있었다.

"...괜찮냐, 강하다고.혼자 못 자도 몰라."

"강하지도 않고, 만약의 사태에 대해서는......아마네군에게 책임을 묻겠습니다."

"...귀신보다 생신이 더 무섭다"

"저우 군이 무섭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요.원래 잠은 몇 번이나 같이 자잖아요, 부우"

꾹, 하고 팔에 기대어 눈을 치뜨는 마히루에게 일단 부드럽게 마히루의 입을 손가락의 배로 막아놓고는 가만히


한숨을 내쉰다.

하긴, 사귀기 전부터 선잠을 자고 마히루가 묵는 일은 있었고, 얼마 전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해 첫 숙박도 했다.
어떻게 보면 숙박을 몇 번이나 했겠지.

다만 매우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이다.주위의 학생들이 희미하게 술렁이고 있다.아직 그런 관계가 아닌 몸으로서는


오해를 받기가 복잡했다.

"......오라는 말처럼 들리네"

"이상한 착각은 그만둬요.원래 아마네군이 권유하는 거예요."

"나는 타의가 없었다고. 그저 마히루가 벌벌 떨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야."

"그것도 타의라고 합니다"

납작하게 옆구리를 찔리므로, 따라오는 손을 다시 잡아 막아 둔다.

손을 잡히는 것이 기쁜지 조금 못마땅했던 얼굴도 부드럽게 풀어지는 듯 아마네는 미소를 지으며 마히루의 손을
잡아끈다.
물론 도깨비집 방향으로요.

"...저?"

"여자에게 두 마디는 없다고 전에 말했잖아"

투숙할 때 했던 말 같았다

본래는 남자의 대사였지만 쓸데없이 당당하게 말해 버렸으므로 이번에도 두 마디는 없을 것이다.

"부..,분명히 말했습니다만. 이,괴롭혀......"

쭈뼛쭈뼛하며 어슴푸레한 눈으로 바라보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작게 웃으며 가차없이 귀신의 집을 향해 손을


이끌었다.

그 후로 도깨비집 안에서는 계속 매달렸다는 것은 그녀의 명예를 위해 치토세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1 화
211 이츠키 아버지

도깨비집을 나온 뒤 놀라움과 겁에 약간 지친 듯한 마히루의 등을 받쳐주며 휴게소로 향하던 아마네였지만 문득


낯익은 뒷모습을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아 하고 목소리를 입술에서 떨어뜨렸다.

"...타이키씨?"

그다지 낯익은 사람이 아니라서 주뼛주뼛하는 투로 등에 말을 걸면, 쭉 뻗은 등줄기로 되돌아 온다.

기억에 있는 얼굴과 다르지 않은 모습에 틀림없었다고 안도하면서, 재차 이쪽도 허리를 편다. 옆의 마히루가
이상하다는 듯이 이쪽을 올려다보기에, 그에게 들리지 않게 작게 "이츠키의 아버지야"라고 속삭여 놓았다.

"오랜만입니다.머리를 조금 바꿔서 알아보기 힘드시겠지만. 후지미야입니다."

이츠키의 아버지인 남자 타이키는 아마네의 얼굴을 살펴보고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표정을 약간
누그러뜨렸다.
"후지미야군인가. 잘못 보았군."

"아하하.뭐,전에는 보기에도 어두웠으니까요."

"그럴 생각으로 한 말은 아닌데......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 다행이다, 라는 뜻이야. 비하하지 않아도


된단다."

이츠키에게는 잔소리가 많다고 푸념하는 타이키이긴 하지만, 아마네의 일은 비교적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고,
아마네의 변화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아들 일이 되면 아마네도 머리가 굳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 이외에는 온화하고 상식적이므로,


아마네로서도 그와 이야기하는 것은 힘들지 않고, 어느 쪽인가 하면 좋게 생각하고 있다.

감탄한 듯한 말투와 눈빛에 조금의 면모함을 기억하고 있으면 타이키의 시선이 마히루에게 옮겨진다.

"그쪽 아가씨는?"

"어휴.제가 사귀는 여자인걸요."

서먹서먹한 소개방식이 되어버린 것은 타이키와의 거리감을 완전히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친구의 부모를
대하는 것은 좀처럼 어렵기 때문에 이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

마히루가 부끄러움과 어색함에 미묘하게 몸을 굳힌 것이 전해졌지만, 마히루 자신은 천사의 미소를 입가에
머금는다, 가볍게 머리를 숙인다.

마히루에게 있어서는 낯선 남자이므로 타인용의 대응이지만, 타이키의 성격적으로는 아마 이것이 정답일 것이다.

"처음뵙겠습니다, 시이나 마히루 라고 합니다. 그가 소개한 대로 아마네군과 교제하고 있습니다."

"이거 정중하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츠키의 아버지 아카자와 타이키 라고 합니다."

타이키는 타이키대로 예의바르게 허리를 굽힌 후 힐끗 아마네를 본다.묘하게 구석에 둘 수 없구나, 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았지만, 굳이 모르는 척하고 상냥한 미소를 돌려준다.

"그래......아니, 뭐랄까, 후지미야군이 여성과 사귀고 있었다니. 아무것도 듣지 못해서 놀랐는걸."


"이츠키로부터는 아무것도?"

"반항기인지 말 하지 않는걸.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걸까?"

"뭐, 친구의 교제 사정을 일부러 이야기할 것도 없다고는 생각하니깐요."

여전히 이츠키는 아버지와 어색해 하고 있구나, 하고 탄식할 것 같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후지미야군과 교제하고 있다......는 것은, *우식도 신세를 지고 있는 것 같군.항상 미안하다."


*(자신의 자식을 뜻하는 겸양어.)

"아뇨.저야말로 아카자와 에겐 신세지고 있으니까요."

"그런 말을 해서 폐를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천만의 말씀인걸요. 친절하고 신경 써 주시고, 항상 도움이 많이 되고 있으니까요.앞으로도 아카자와 와 꼭


사이좋게 지내고 싶습니다."

이따금 참견이 있다고 들이대지 않고 마히루의 칭찬을 듣고 있으면, 타이키는 후유하고 감탄의 숨을 내쉰다.

"...후지미야 군은 멋진 여성을 찾은 것 같아서 다행이야."

"그야, 우리 마히루는 좋은 여자니까요."

"그, 그런 농담을 지금 하지 마세요"

설마 친구 아버지 앞에서 이런 칭찬을 할 줄은 몰랐겠지, 백자의 뺨이 알기 쉽게 물들어 있다.

부끄러움에 눈을 내리깔고, 타이키에게 들키지 않는 듯 아무렇지도 않은 듯 등에 손바닥에 의한 다이렉트 어택을


걸어오는 마히루, 아마네는 조용히 웃는다.납작한 정도의 위력이므로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다.오히려 흐뭇해서
입꼬리가 올라간다.

"사이 좋은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그런 것을 보여주면 맞아버릴 것 같군.반가운 일이긴 한데."

"죄송합니다, 조심하겠습니다.그런데 오늘은 우리 반에 들렀나요?"

"...아니, 그럴 생각이긴 했는데...뭐랄까, 분위기가 들어오기 어렵다고 할까"

"아아......"
타이키는 그다지 서빙복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다.만화나 게임등에도 흥미를 나타내지 않는 타입의 인간이므로,
아마네의 반에는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다.

"괜찮다면 저희랑 같이 들어갈래요? 자기반인데, 손님으로 들어가고 싶었고요"

"...아니, 너희를 방해하는 것은 어쩔 수 없어.모처럼 연인끼리의 자유시간이니까.게다가....지금 교실에는


그녀도 있겠지...."

"...그렇군요"

"나를 보고 위축시키거나 서먹서먹하게 하는 것도 싫어서요.얼굴을 마주하면 아마도 나는 세게 맞고 말 테니까."

난처한 듯 웃는 다이키에게 저우도 눈썹을 숙이지만, 더 이상의 추궁은 하지 않는다.

치토세와 타이키의 일에 대해서는 아마네도 그다지 좋은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타이키에게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그는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 치토세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알고 있어도 가능하면 응어리를 해소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 친구로서의 마음인데.

"방해해서 미안했어.나는 다른 곳을 돌 거야."

"하지만......"

"공기를 나쁘게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자네들은 즐겁게 오너라.

그렇게 말하고 아마네가 말릴 틈도 없이 떠나는 타이키에게 아마네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치토세씨와 아직도요?"

"아아......이런 건 그렇지만 타이키씨는 나쁜 사람은 아니야. 서로 뒤틀려서 맞지 않는 사람은 있어. 원래


타이키씨의 요구가 조금 높다는 것은 있으니까 말야. 악의를 가지고 치토세에게 모질게 맞지는 않아. ....
그러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곤란해 하고 있는데"

쉽게 치토세를 인정받는다면 인정했을 것이다.

부모들이 교제 상대를 간섭하는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부모 마음으로서는 보다 좋은


상대를 찾았으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츠키는 별로 입에 올리지 않지만 아카자와 가문은 가문이 좋기 때문에 더욱 간섭할 것이다.

"어떻게든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지만.뜻대로 되지 않는 거지."

"맞아요.......두 분은 정말로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고,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그걸 알려고 하는 건


나로서는 싫다고나 할까......그만했으면 좋겠어요"

"글쎄......타이키씨도 그것을 느끼고 있으니까, 지금 가능한 한 불간섭하다고 생각해.어느 한쪽이 부러져서


타협이 될 때까지는, 어색한 채로 있을 거야."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면 마히루도 난처한 듯 눈썹을 숙이고, 아마네의 팔뚝에 머리를 기대며, "뭔가 했으면
좋겠는데요"라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2 화
212 찻집에서

일단 다소의 시간동안 방치해도 문제 없을 것 같은 찻입을 산 후, 타이키에게 말한 대로 휴식차 반 쪽으로 발길을


돌리자, 다른 클래스에 비해 꽤 접수에 줄이 생겨 있었다.

자신들이 쉬프트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도 가끔 밖을 보기도 했지만, 역시 아침보다 성황인 것을 알 수 있다.


평판이 인기를 끄는, 이라고 하는 형태일 것이다.

자급손님, 순순히 마히루와 나란히 접수대에 이르자 반 아이들이 분주한 듯 명단을 훑어보고 있었다.

"어라 후지미야와 텐......시이나씨.설마 도와주려고."

"아쉽게도 아니고. 손님 눈높이가 되어둘까 해서.그리고, 이츠키와 치토세는?"

"아- 걔네들은 잘 지내고 있어.응, 뭐."

"뭐야, 그 거침없는 말투"

"어떻게 됐는지 이츠키가 거칠어지고 말이야."

"그 녀석의 아이덴티티 같은 것이니까."

"너무하네"

이츠키가 밝고 익살스러운 것은 언제나 있는 일이고, 그것이 전혀 없어지는 일 따위는 아마 상당한 일이 없는 한


오지 않을것이다. 이러한 행사라면, 착실하게 하면서도 자신다움을 내 가는 것이 이츠키인 것이다. 가벼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츠키의 경박함이 좋다고 하는 학생도 있었고, 저것은 저것대로의 인기 집사일 것이다.뭐, 학생의 행사이므로
그렇게까지 엄밀하게 집사답게 하지 않아도 그만하면 된다, 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 둘이서 접수해도 되는 거지? 아마 조금 더 기다려야 될 것 같은데"

"막히니까 어쩔 수 없고 각오한 거야.......마히루는 괜찮을까?피곤하지 않아?"

"괜찮아요.뭐,지친 건, 그 좀 전에 그.. 상연물로 정신적으로 말이에요......"

"강하다면서 들어갔기 때문이지."

"...강하지 않습니다"

외면한 마히루가 그렇게 허세를 부리니 심술궂게 구는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심술궂게 굴면 토라지기 때문에
더 이상의 언급은 피한다.

대신 조그맣게 공포영화 약속했으니.라고 속삭이면 어렴풋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노려보였지만 이번엔 아마네가
모른 체해 두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접수대 남자한테까지 다른 데서 해 달라고 눈총을 받았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어 그에게도


눈길을 돌렸다.

그러는 동안에 순서가 와서, 계원의 재촉을 받아 자기 반에 들어갔는데... 마중나가 낯익은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마네는 일부러 인상을 썼다.

확실히 접수가 전해졌기 때문에 이츠키와 치토세가 안내역이 되고 있다.

연습 때보다 더 굳은 태도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츠키와 치토세는 아마네의 어렴풋이 싫은 얼굴에 볼을 실룩실룩


떨고 있다.

장난이 성공한 듯한 시선을 받고 아마네까지 뺨과 입가가 떨릴 것 같았다.물론, 질질 끌 것 같은 의미로.

"어서 오세요. 주인장, 마님."

"이봐라 이츠키, 매뉴얼에 없는 마중 나가지 마"


기본적으로 메이드 집사 다방풍이건 손님으로 상대방의 호칭은 통일되게 되어 있지만 일부러 잘못 불러서 이상하게
부르는 두 사람을 참을 수 없는 뺨이 쥐어져 있다.

마히루는 수줍은 듯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아마 사모님이란 호칭에 쑥스러웠던 모양이다.

"아니, 천만에.이건 비밀로 했던 매뉴얼에 있는 너희 두사람 전용페이지에 실려있었으니까.."

"조작과 기억 개찬을 하는 게 아냐."

"아이고 뭐고. 자리까지 안내해 드리죠."

손님 앞에서 특별대접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눈총을 받아도 이츠키는 어디서 부는 바람이 있었다.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 마지못해 그들에게 재촉당해 자리에 앉다.

이츠키에게 이끌려 간 자리에 선뜻 앉은 마히루의 행동이 당당하다 보니, 치토세는 싱글벙글하면서 "휴식
즐거웠어?" 라고 매뉴얼에 따라 아마네도 완전히 기억하고 있는 메뉴를 내밀었다.

"응, 뭐 재미있었어.아직 다 돌아가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돌아다닐 생각"

"다행이다.마히룽이 빨리 쉬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었으니까 말야."

"그렇게요?"

"그건 말이야.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었지."

힐끗 마히루를 보면 발그레한 볼로 A 세트 하나 주문해 화제를 피하고 싶어 한다.

집에서는 그다지 문화제에 대해서는 떠든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 나름대로 아마네와 지내는 것을 기대해
주었던 것 같다.

애처로운 마히루를 보곤 작게 웃으며 나중에 자세히 마히루에게 들어보자고 맹세하면서 똑같은 것을 시켜둔다.
생각하고 있던 일이 발각되었는지 조금 노려보긴 했지만, 싫은 것은 아닌 것 같아서 한시름 놓았다.

주문을 들은 치토세가 망설이는 미소를 감추려고도 하지 않고 뒤에 주문을 전하러 갔다가 생각난 듯 무릎에 놓여
있던 도넛이 든 자루를 이츠키에게 내민다.
도넛은 한입 크기로 둥글게 튀긴 것이어서 손이 비었을 때 몰래 먹을 수 있다.이것이면 다른 직원들도 먹기
편할거야.

"아 맞다. 이거 다른 반에서 파는건데. 뒤쪽 녀석들도 휴식을 취했을 때 먹으라고."

"앗, 감사, 감사!"

"그냥 멋대로 하는 거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감사하다면 집사답게 감사해......"

"주인님의 후정을 하사 받아서......"

"역시 됐네. 그리고 그 소재 그만하면 돼.

점심 식사를 했는데, 배가 고팠구나, 라고 싱글벙글한 기분인 얼굴의 이츠키가 웃고, 그리고 나서 앞으로 조금
그 기분을 상하게 해 버릴 것 같은 말을 하는 것이 미안하게 되었다.

'이츠키'

"응?"

"다이키 씨를 만났는데."

그 말에 조금 몸을 굳힌 것을 알았다.

가능한 한 치토세가 없는 타이밍에 보고해 두고 싶었기 때문에 지금 말한 것이지만, 접객의 모티베이션을 내려


버릴 것 같기도 해서 솔직히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 치토세가 어떻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여기 들어가기 어렵다고 어디 갔다고 보고만 했어.

"아휴......뭐, 아버지는 이런 데 서툴렀으니까.와달라고 해도, 뭐, 치이가 곤란한 얼굴을 하니까, 오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야."

어깨를 움츠려 보인 이츠키는 작게 "온다는 말을 듣지 못했는데"라고 중얼거린다.

"다시 돌아가면 물어봐야겠어. 어차피 오늘은 만나러 안 올 거고."

무슨 생각인지 읽을 수 없는 웃는 얼굴로, 간식 자루를 한 손에 들고 뒤쪽으로 되돌아가는 이츠키, 아마네는


살짝 한숨을 쉰다.

(......어떻게든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쉽게 가지 않더라도 천천히라도 좋으니 응어리를 풀어주면 좋을 텐데 하는 바람밖에 들지 않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3 화
213 당신의 취향이 될 수 있다면

주문한 메뉴를 날라온 치토세는 타이키의 일로 조금 기분이 가라앉은 아마네와 마히루의 표정을 보고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어, 무슨 일 있는 거야? 두 사람.싸웠어?"

"우리가 할 거라고 생각하느냐. "

"보통 싸움은 어느 커플이나 하는 것 같은데......둘의 경우 상대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아마네의 그


단언이 없다고도 단언할 수 없는 것이 대단해."

어이없다는 둥 감탄사를 섞은 목소리로 차근차근 중얼거렸지만 아마네로서는 별로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마히루는 온화하고 너그러워 화내는 일 자체가 별로 없다.게다가 자기 일로 화내는 일은 좀처럼 없다.
다른 사람 때문에 화를 내는 경우는 있어도 성격상 마히루가 화를 내는 경우는 적은 것이다.

그 마히루와 싸운다는 것은 마히루를 화나게 한 아마네가 거의 나쁘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싸움이라기보다는


대화로 발전한다.어디가 망했는지, 무엇이 거슬렸는지 이유와 해결책을 둘이서 논의한다.

그것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화나게 하는 일은 없고, 있을 경우 확실하게 사과한다.

싸움은 거의 되지 않는다.

마히루도 싸움이라는 말을 듣고 실감이 전혀 없는 듯 캐러멜빛 눈동자를 껌벅거리고 있어 역시나 작게 웃는다.

그녀가 아마네에 대해 분노할 것은 없었다.

비굴했을 때에 혼났지만, 그것은 진심의 분노라기보다는 움츠러드는 것과 같았고, 무엇보다 아마네를 위해서를
생각해서 화내고 있었던 것이다.
"뭐 그런다고 싸우는게 아니야.여러가지 고민되는 일이 있어서 어떻게 된 일일까 고민일 뿐이야"

"흥? 뭐 두 사람이 싸우지 않았다면 그걸로 됐지 뭐.그것보다 아마네의 부모님은 안 왔었어?"

부모님이라는 단어에 일순간 몸을 굳혀버렸지만 치토세는 아마네의 모습을 알아본 기색은 없이 휙휙 이쪽으로
다가온다

타이키의 존재는 지금으로서는 머리 속에 파묻혀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안도했다.

"마히룽이 말하길 나랑은 마음이 맞을 것 같은 어머니라고 들어서 궁금하네.꼭 인사를 하고싶은걸."

"마음이 맞을 것 같지 않고 의기투합해서, 결과적으로 마히루가 피해를 입을 것이 뻔하군."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곳, 스킨십이 심한 곳, 그리고 마히루를 매우 좋아하는 곳이 흡사하기 때문에 아마도


마히루를 둘이 아끼며 놀게 될 것이다.

그 광경이 쉽게 상상할 수 있었던 것 같은 마히루가 오싹하고 입아귀를 떨었지만 못 본 일로 해둔다.

(뭐 옷을 갈아입히거나 스킨십을 하거나 둘 중 하나니까 힘내줘)

위해를 가하는 일은 없으므로, 그 부분은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마히루로부터 도와달라는 시선이 있었지만


아마네가 물리칠 수 없는 운명이니 힘겹게 헤쳐나가길 바란다며.

"아이고, 적당히 좀 해 줘요.그리고 슬슬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거야?

"으, 정말 눈총을 받고있어"

같은 시프트의 코코노에가 말하고 싶은 듯이 치토세를 보고 있으므로, 역시 이야기 할 수도 없을 것이다.

혀를 날름 내밀어 미안해 어필을 한 치토세에게 코코노에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어 빨리 일로 돌아오라고


치토세를 재촉해 두었다.

아쉬운 듯 돌아온 치토세의 등을 바라보며 살며시 숨을 내쉰다.


"나는 응원밖에 못하지만 힘내라 마히루"

"남의 일이네요."

"아니, 난 그 패션 넘치는 두 사람을 말릴 수가 없어.열심히 해. 싫으면 딱 잘라 거절해."

"아니,싫다고나 할까......그...절대 옷을 갈아입히는 인형이 되잖아요."

"아마 그럴 거야."

그렇지 않아도 시호코는 마히루를 예뻐하거나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치토세와 만나 버리면 더욱 인형으로
대접하려고 할 것이다.마히루를 벌써 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시호코 말이다, 옷가계에 데려가서 이것저것
갈아입힌 후에 몇 벌을 사줄 것 같다.치토세도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사버릴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저 그것에 대해서는 딸을 원했기 때문에, 그리고 마히루 그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그다지
강하게 말릴 수 없는 것이다.

"뭐, 마히루가 멋을 낸다면 나로서는 막을 필요도 없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면 거절할 수 없다는 걸 아실 텐데요."

"별로, 두 사람을 거절하고 내 맘대로 갈아입혀준다면 그래도 괜찮겠어?"

딱히 입히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마히루가 어울리는 옷을 입도록 하는 것 또한


괜찮은 것이리라.

"...그건 두 사람 빼고라도 해줬으면 좋겠어요.아마네군의 취향대로 된다면 상관없어요. 반드시."

나지막하게 중얼거리고 부끄러움에 눈을 내리깔았던 마히루를 보곤. 취향이 마히루라 뭘 입어도 좋다고는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어 커피를 입에 머금고 그저 그녀의 애처로운 웃음만 지어내는것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4 화
214 심술궂은건 미안 이에요.

멋쩍은 마히루의 뺨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는 아마네이지만, 주위를 둘러보며 평판이란 곧잘 손님을
부르는구나 하고 통감했다.

일단 자리는 넉넉하게 만들려고 했지만 자리가 나는 걸 아직도 못 봤다.아마네가 시프트에 들어갈 때도 그랬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고 항상 만원 상태다.
아마도 괄목할 만한 가장 큰 목적이 될 것 같았던 마히루나 카도와키가 시프트로부터 물러나도 손님이 몰려오는
것은 역시. 라는 말이 나오는 복장 덕분일 것이다.

평상시에는 제복에 몸을 싸매고 있는 젊은 남녀가 이렇게 서빙복을 입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마음에 오는 바가


있는 것 같다.

아마네로서는, 매우 낯설다. 라고 하는 감상 정도이지만.

예를 들어 치토세 따위가 이렇게 상대방에게 봉사하는 복장을 입은 모습따윈 상상할 수 없었다.

상냥한 미소를 뿌리며 손님을 상대하고 있는 치토세를 힐끗 보지만, 옷차림에서 상상할 수 있는 보람은 찾을 수
없다.단지, 활발하고 사람이 좋아하는 분위기는, 길이가 짧은 메이드복에 맞고 있어 이것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치토세씨에게.. 무슨 일이 있나요?"

기운이 넘쳐 흐르네, 하고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래도 수치를 안쪽으로 감출 수 있었던 것 같은 마히루가 이상한
듯이 말을 걸어온다.

"아니...... 같이 일할 때는 그다지 실감나지 않았는데, 반 친구가 이런 옷을 입고 있다는 게 낯설어서. 낯이


익었을 텐데."

"흐흐, 이런 옷들 거의 입고 다니지 않으니까요."

'신기한것도 손님이 들어오는 요인이란 말이에요. 그리고 귀여운 맛도 있다고 손님도 말하구요.뭐, 실제로 모두
잘 어울리니까.

객석은 학생과 일반객이 뒤섞여 있는데 대부분 점원을 겨냥한 것인지 누가 귀엽다는 것인지 멋있다거나 품평하는
소리가 들린다.

기분은 모르겠지만, 들리기 때문에 점원은 쓴웃음을 짓곤 한다.

시선을 점원들의 분투에 미끄러뜨리고 나서 마히루를 보니 그녀는 왠지 눈썹에 살짝 힘이 들어간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아니......아마네군도 여러분......이라고 할까, 그.. 그녀들을 귀엽다고 생각하나요?"

"그냥 평범하게 생각하지만"

마히루가 하고 싶은 말은 슬며시 헤아려 왔기에 입을 비튼 손가락 관절로 가볍게 가린 듯 웃는다.

"*미추에서의 판단으로서나 언동에서의 귀여움은 나도 느껴.그래도 좋아하고 사랑받고 싶은 귀여움은


마히루에게나 느낄 수 있으니까 안심해 줘.
*(美醜. 아름다움과 추함. 외모적이나 성격적이나 다양하게 포괄)

"......그, 그런 말을 또 해요......"

"마히루가 설명해 달라니까.말하지 않으면 질투한 채일 테고."

이번에는 남에게 들리지 않게 작게 속삭이던 아마네. 마히루는 입을 꾹 다물고 다시 수줍은 듯 눈을 내리깔는다.

"불안해지는 제가 바보같아요"

"매번 확인해줘도 되지만, 마히루가 납득하고 만족할 때까지"

'그걸 하면 확실히 제가 부끄러워져요'

'그 모습을 사랑한다면 마히루도 만족하지 않을까?'

"절 죽게 할 작정이에요?"

"뻥이야."

"허풍스럽지 않아요.언제나 아마네군에게 심장을 괴롭혀지고 있다고 할까......저에게 부담이 너무 커요"

"싫다면"

"싫지는 않습니다만......그..부드럽게 부탁하고 싶다고 할까"

문자 그대로 라고 어깨를 움츠린 마히루, 그런 말을 듣고 싶어지는 거야, 라고는 생각했지만, 너무 과하면


토라지므로 가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도 생각한다.

일단 선처해 주겠다고 하며 좀 못마땅한 눈길로 눈총을 받았다.믿어 주지 않는 것 같아.


"...다음에 심술궂게 굴면 제가 골탕을 먹일거에요."

"그거 흥미롭군. "

"...일부러 말을 안 하니까요."

푸이, 하고 외면한 마히루가 너무 사랑스러워 무심코 미소를 흘리면 마히루는 언짢은 듯이 아마네의 쿠키를
빼앗아 더욱 외면하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5 화
215 라이브

역시 붐비는데 긴 이야기를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적당한 곳에서 대화를 끝마치고 다방을 나와 봤자, 행선지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고 한숨을 쉰다.

문화제는 16 시까지.앞으로 한 시간 반 정도면 폐장된다.

그로부터는 매상 집계, 보고와 다음 날 준비로 또 바빠지므로, 그때까지 문화제를 즐겨 두고 싶지만, 적당한


곳은 벌써 방문했다.

"마히루 또 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

"글쎄요......어느 정도 둘러봤고요.잠깐 체육관 무대 쪽으로 가는건요?"

"무대야? 지금 뭐 하고 있었지?'

문화제에서는 오후부터 스테이지의 부가 있어, 원하는 학생이 여러가지 물건을 내고 있다.아마네의 기억으로는
라이브나 연극이 스케줄에 쓰여 있었을 것이다.

팜플렛을 보면, 현재는 경음악부에서 라이브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라이브래.관심 있어?"

"음악을 별로 안 듣지만 모처럼이라면요"

"마히루는 아마 BGM 안 듣고, 걸어도 팝송만 들으니까."

유행에 민감한 마히루이긴 하지만 음악을 잘 모른다기보다는 본인의 취향에 따라 유행하는 국악보다 예전
서양음악을 즐겨 듣는다.
TV 에 자주 나오는 유명한 남자 아이돌도 얼굴과 이름이 일치하는 정도의 지식인 것 같다.

"뭐 마히루가 궁금하면 갈까.나도 궁금하고."

"그럴까요."

특별히 돌고 싶은 가게가 없었기 때문에 흥미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아마네는 마히루의 손을 이끌고 체육관으로
향한다.

체육관은 이미 조명을 거의 다 껐으며기능하고 있는 조명은 무대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

체육관 밖에서도 소리가 들리고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계속 그 소리가 강하게 들렸다.배에서 울리는 듯한
소리에 간지럼을 느끼며 다른 관객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살짝 문을 닫고 비어 있는 곳으로 쑥 들어갔다.

고개를 들면, 현재는 신청한 그룹이 곡을 피로하기 위해 단상에 서 있었다.

그 안에 아는 얼굴이 있어 아마네는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그의 얼굴을 본다.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서 있는 것은, 아마네가 아침부터 자주 본 얼굴이다.

"......에, 카도와키잖아.그 녀석 나온다고 말하지 않았었는데."

노래방에 몇 번인가 함께 간 적이 있기 때문에, 노래를 잘 하는 것은 아마네도 잘 아는 바이지만, 설마 이렇게


무대에 설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소문도 듣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동아리 활동과 더불어 이 문화제 준비도 하면서 무대에 서는 바이탈리티가 놀랍다.

단지, 카도와키 자신은 그다지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으므로, 의외였다.

"카도와키씨, 뭐든지 잘하네요 정말로"

"마히루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구나."

감탄한 듯한 마히루이지만, 그러한 마히루도 기본적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공부도, 운동도, 집안일도 할 수


있고, 또한 그것이 고수준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마히루만큼 잘된 인간은 좀처럼 보지 않는다.
"...저도 못할 건 있어요."

"예를 들어?"

"...수영은"

"그건 뭐. 결국 헤엄치지 못한 상태였으니까."

"하루 만에 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인식이 너무 안이해요. 제가 아무리 연습해도 늘지 않았다는걸요"

"미안해"

수영을 하지 못한 채라는 말이 불복했던지 두 팔뚝에 주먹을 가볍게 부딪쳐 오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무대로 되돌린다.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지만, 눈에 띄는 것 자체는 익숙한 듯 카도와키는 많은 관객을 앞에 두고도


겁먹은 기색 없이, 실로 당당했다.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느슨하게 손을 흔들어 팬서비스에도 응하는 것만큼이나 담담하다.

그리고는 우연히 앞쪽이 비어 있어 시선이 잘 지나가는 바람에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치고 그의 뺨이 미묘하게
쥐여졌다.

아무래도 와 있는 줄은 몰랐던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를 듣자고 다짐하면서 훌쩍 손을 흔들면 깜빡깜빡 눈을 깜빡인 뒤 아까와는 또 다른 미소가


떠오른다.

그 미소에 여학생이 누런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거기는 여전하구나 하고 아마네도 마히루도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6 화
216 문화제 첫 날의 끝

'왜 나간다고 안 했어'

차례가 끝나고 벽가에 있는 아마네에게 얼굴을 보이러 온 카도와키에게 파고들자 카도와키는 노래하기 위해
풀어놓은 넥타이를 고쳐매며 난처한 듯 눈썹을 숙이고 웃었다.
"처음에는 나갈 예정 같은 건 아니었지만, 보컬 아이가 일주일 전에 동아리 활동으로 다리를 다쳐서......
다쳤는데 나가는 것은 의사가 말리니 내가 대타라고 할까"

몸을 움직이는 퍼포먼스도 있었으므로, 확실히 다쳤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구나. 다리 다친 놈은 괜찮은거야?"

"응. 그래도 나갈 수 없어서 속상해 하고 있었으니까, 미안함은 있었어.즐겨준 것 같긴 한데."

"뭐, 그건 어쩔 수 없다고나 할까......하지만 대타인데도 그렇게까지 부를 수 있었군.딱 맞았어."

"그런가? 다행이다"

원래 노래를 뛰어나게 잘하는 것은 노래방에서 실감했지만, 설마 저렇게 무대에 서도 관객에게 압도되지 않고


반대로 압도해 매료할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들의 함성을 들으며 능숙함에 감탄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도 볼 수 있었던 듯 카도와키는 수줍은 듯 뺨을
긁고 있다.

"...이렇게, 역시 부끄럽네.친구들이 쳐다보면 쑥스럽다고나 할까.

"안 보는 게 나았나?"

"아니, 그렇지 않아.후지미야와 시이나씨가 언제나와 같은 얼굴로, 조금 안심했으니까.낯익은 사람이 있으면


안심이 되니까."

오히려 그런 점에서는 살았다, 라고 수줍은 카도와키, 몰래 상태를 보고 있던 주위의 여자들이 술렁거린다.

여전히 어디서든 주목을 받고 있구나, 하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수줍음과 자랑스러움이 동거한 듯한 미소를
짓는 카도와키는 천만에요라고 얼버무리듯 웃어 놓았다.

마히루는 그저 온화한 미소로 "수고하십시오" 라고 격려하고, 어디까지나 아마네에게 딸려온 사람 이라는 자세를
취한다.

아마 필요 없는 질투를 받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마히루와 아마네가 사귀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래도 너무


카도와키와 사람들 앞에서 친하게 지내는 것은 귀찮은 일에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아깝군.모처럼이면 이츠키네 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에이, 그만 했으면 좋겠다. 말 안 한 것에 대해 불평하거나 얼렁뚱땅 넘어갈 것이고."

"뭐 그 정도는 달게 받아라.비밀로 한 게 잘못이야."

"급작스럽게 결정됐으니 어쩔 수 없다니까.불가항력이야."

그만둬, 라고 웃으면서 말하고 있기 때문에, 또 나중에 반에 모였을 때에 말해주려고 맹세하면서, 살포시


웃어버리며 "싫어어" 라고 가볍게 어깨를 두드려 놓았다.

1 일째, 수고하셨습니다-! 정말로 수고했어!

무대는 폐장까지 진행됐고 마히루와 카도와키 두 사람과 함께 무대를 보고는 반으로 돌아왔다.

문화제 첫째 날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학급마다 휴식과 시프트를 한 반 아이들이 모여들었다.저마다 즐거워했는지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실행위원인 이츠키가 격려의 말을 하자 급우들이 저마다 기뻐하고 있다.

이츠키는 어느 정도 웅성거림이 가라앉은 뒤 헛기침을 해 새삼 주목을 받는다.

"그럼 이제부터는 내일 준비도 할 겸 가벼운 정리를 해야겠네.회계반은 매출합계랑 주문수가 맞는지 확인해서
나에게 보고해줘. 돈은 봉투에 넣어서 그것도 나에게 제출. 나는 그걸 운영위에 제출하고 올게. 뒤쪽반은 내일
준비, 접객반은 이 교실 청소, 끝나면 뒤쪽반의 비품 정리 도와주고."

"네에."

각각 일을 배당받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 자기 역할에 임한다.

아마네는 청소라서 빠르게 끝내려고 팔을 걷어붙이고 양동이에 물을 뜨러 간다.

1 년 전에는 청소 같은 것은 서투르지만, 마히루의 지도와 매일의 반복에 의해, 자신 없지만 평균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정확하게는 깨끗한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잘하네"
마히루와 호흡을 맞추며 청소를 하고 있던 아마네에게, 키도가 감탄한 듯한 소리를 지른다.

"아니, 나보다 마히루가 더 괜찮으니까.나의 스승님 같기도 하고.처음엔 정말 못 치웠으니까."

"후지미야군은 꼼꼼한 이미지였으니까 의외인걸."

"집 밖이라서 정신을 차렸을 텐데요, 아마네군."

지저분한 식탁보를 개고 철거하고 있는 마히루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듯 놀리는 듯한 목소리마저 돌아온다.

집안에서는 칠칠치 못하다는 암시를 듣자 아마네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불평할 수 없을 정도로 그대로인데


그다지 놀림 당하는 것도 취미가 아니다.

"어쩔 수 없잖아.혼자 사는 남자가 다 그런 거지."

"그래도 심할 텐데요.제가 발을 들여놓을 때 발 디딜 틈이 없었거든요."

"...그거야"

"어, 혼자 사는 건 아닌데 우리 쇼쨩은 방 깔끔하다구? 내가 들어간다고 깔끔하게 치웠어.덕분에 침대


밑에라던가 그런곳엔 아무것도 없어."

"역시 보물찾기는 그만둬줘.."

그 주변의 것을 그녀에게 찾아지는 것은 남자적으로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안건이므로, 전국의 커플 여자는 숨기고
있는 것을 파헤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바이다.

아마네로서는 탐색된들 아무것도 없고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지만 대부분 숨겨두고 있으니 찾아보면 곤란할 것이다.

"아, 아니 찾으려고 한 건 아닌데 있나 궁금해서요.봐봐, 만화라면 자주 있잖아?"

"그건 너무 많이 읽었잖아."

"맞아. 쇼쨩도 너무 저렴하다고 웃었고.......덧붙이면 후지미야 군은?"

"아프지 않은 속을 떠보아도 곤란한데."

"아하하."
히죽히죽 웃는 키토에 카야노도 재난이었구나......라고 동정하고 있는데, 마히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아무래도 작업을 하다가 이야기를 못 들은 것 같은 마히루가 신기한 듯 하는 것을 보고 아마네는 가능한 한


자연스러움을 가장해 눈을 돌렸다.

"별로 대단한 건 아니니까."

"음-, 후지미야 군은 시이나 씨가 있으니까 필요 없다는 얘기 아닐까?"

"키도"

이상한 소리 하지마, 라고 서서히 안쪽에서 배어나오는 수치를 참으면서 장난스럽게 웃는 키도를 노려본다.

그 모습에 더욱더 미소를 띠는 키도와 대조적으로 더욱 이상한 듯이 눈동자를 깜박이는 마히루를 보자. 아마네는
참을 수 없어 마히루의 손을 끌어당겨 키도에게서 떼어 놓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7 화
217 호칭은 언제 바꾸고 싶어?

둘째 날 준비를 마치고 하교해 내일 저녁거리를 사오자 웬일인지 마히루가 메이드복 차림으로 아마네를 마중했다.

"...왜 메이드 옷 입고 있어"

옷관리는 빌린 본인이 하기 때문에 가지고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지만, 설마 몸에 걸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무심코 눈동자가 가늘어져 버린다.

집에 메이드가 있다고 하는 초현실적인* 광경을 보아 굳어 있다, 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현실을 뛰어넘는. 비현실적인)

(먼저 간다고 말해서 뭔가 꾸미고 있는 줄 알았는데)

평소 같으면 함께 귀가하지만 아마네에게 장보기를 맡기고 사박사박 돌아가 버렸으므로 안절부절하고 있었지만,
설마 메이드복으로 마중 나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학교에서의 겉치레 복장을 차려입은 마히루는 평소처럼 돌아온 아마네에게 미소짓고 있었다.

"씻기위해 가지고 돌아왔습니다만, 모처럼이므로.이런 기회, 그렇게 자주 찾아오지 않을 테니까요."

"뭐, 메이드옷은 평생에 한 번 입을지 안 입을지가 보통이니까."

코스프레라도 하지 않는 한, 보통 먼저 착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단지, 그 마히루가 스스로 입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네로서는 곤혹이 강하다.

일단 신발을 벗고 손빨래와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향하면 마히루가 기다리고 있었고 마침 아마네 몫의 홍차를
따르고 있는 중이었다.방의 인테리어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그야말로 메이드라고 하는 행동으로서, 매우 아늑하다.

"...참고로 언제까지 그 모습으로 있을 생각이야?"

"글쎄요,밥이 다 될 때까지,그래요?반찬 자체는 이미 어제 안에 이미 다 해뒀으니까 냉장고에서 꺼내기만 하면


되고요."

"그런가..."

"...싫으신가요?"

아마네가 미묘하게 시큰둥한 얼굴로 대하던 것이 마음에 걸렸을까, 순간 풀이 죽은 듯 눈썹을 숙이고 이쪽을
살핀다.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심란하다고 해야 하나"

"그렇습니까?저는 아마네군을 돌보는 일에도 의욕이 생깁니다만."

"신세라니......아니 확실히 신세지고는 있지만"

"그리고 단둘이 있을 때가 아니면 아마네군은 안 만지려고 하잖아요?"

그렇게 웃으며 조심스럽게 옆자리에 앉은 마히루는, 굳어진 아마네의 어깨에 기대어 팔을 감아 온다.

만지려고 하지 않는다, 라고 하는 것은 이 옷 그대로 껴안거나 손을 잡거나 하지 않는다, 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메이드한테 터치는 보통 금지잖아."

"......아마네군은 그,으,, 남편이라서 아무렇지도 않아요."

깨물어 막히면서도 수치심을 머금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마히루의 너무나 애처로운 모습에 부둥켜안고 싶어졌지만
참고 대신 얽힌 팔 끝의 손을 잡는다.

메이드복에는 큰 관심은 없지만, 마히루가 아기자기한 복장을 하고 귀여운 행동을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 이성이
흔들린다.

"...그런 말을 해서 내가 무리를 강요하면 어떡하지?"

"......그건 무리도 아니고, 강요이지도 않아요.전 아마네군에게 헌신하고 싶으니까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깐."

"그런걸론 부족해요.저는 아마네군에게 많은 것을 받고 있으니까......더 아마네군에게 주고 싶어요."

마히루를 보니 아마네는 많은 것을 마히루에게 준 모양이다.그것이 사람과의 관계나 애정, 온기라고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있다.

(......은혜를 베풀고 싶어서 준 것도 아니고, 내가 주고 싶어서 준 것 뿐인데..)

마히루를 생각했다기보다는 아마네 자신이 강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준 것이지 마히루가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게다가 마히루의 웃는 얼굴이 보수가 되어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말아 주었으면 했다.

다만 마히루는 그걸 말해도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나로서는 장래에 여러 가지를 받을 예정이니 지금 그렇게 받지 않아도 되는걸."

그래서 앞으로 많이 받을 예정이 있다고 전하자 마히루는 반짝하고 캐러멜색 눈동자를 동그랗게 해서 깜박이고,
그리고 무엇을 받으실지 짐작이 간 듯 단번에 비등했다.
물든 뺨 그대로 당황하면서도 이쪽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작게 웃고, 엉킨 팔을 풀면서 귀여운 메이드 씨를
무릎 위에 가로 안는다.

다시 한 번 볼을 물들이며 시선을 돌리는 마히루에게 아까까지의 적극성은 어디 갔느냐고 호젓하게 어깨를


들썩이며 뜨거운 볼에 입술을 갖다댔다.

"그러니까 마히루가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건 좀 더 미루어도 될까?"

"네에......"

고개를 끄덕이며 화이트브림을 뒤로 젖히고 있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며 연분홍의


입술을 깨물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8 화
218 부모 참전

문화제 둘째 날.

아마네는 오후부터의 시프트이므로, 오전중은 비어 있지만.......

"오랜만에 모교에 왔는데 여전하군.개장은 됐지만 분위기는 그대로네."

여름에 본 슈토가 미소지으며 입구 앞에 서서 교사를 올려다보며 중얼거린다.그 옆, 이라고 할까, 바로 옆에


다가서듯이 선 시호코는 "입학식 이후일까나" 라고 나지막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아마네로서는 낯익은, 그러나 주위에서는 주목받을 만한 변함없는 화목함에 아마네는 약간 무관한 인간으로
벗어나고 싶어졌다.물론 마히루가 그 팔에 달라붙어 막고 있지만.

그녀의 캐러멜색 시선이 포기해 달라는 듯 뜨뜻미지근하게 되어 있어 아마네로서는 견딜 수 없다.

"...저기...우리도 같이 돌아야 해?"

"어머, 몇 달 만에 만났는데 그 말투.나쁜 애야."

"요즘은 부모동반으로 돌지 않아."

"그렇지 않아요......아, 사춘기에 자주 일어나는 부모와 행동하는 것이 싫다는 반항인가요."

"별로 싫은 게 아니라...... 눈에 띄잖아"


현시점에서 눈에 띈다라는건..

이목구비만 빼도 두 사람은 젊고 잘 어울리는 부부라는 분위기를 풍긴 남녀다.이곳에서 까지 장난치고 있는 황혼


부부도 좀처럼 없다.

아마네로서는, 반친구들에게 보여지면 나중에 놀림을 받을테니까, 가능하면 함께 행동하고 싶지 않다.

단지, 마히루는 그 반대로, 학교 행사에 부모님이 참가한 적이 없는 듯, 시호코와 슈토가 와 준 것이 기쁜지


함께 돌고 싶은 듯이 하고 있다.

마히루의 배경을 알고 있으면 그 소소한 소원을 무시하는 것은 죄책감이 들고, 그녀가 좋아한다면 자신이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역시 부끄러운 것은 부끄럽다.

"...튀는 건 너희들도 충분히 튀는 것 같은데."

시호코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다가서는 아마네와 마히루를 시야에 넣고 빙그레 웃는다.

흐뭇하다는 것과 더 하라는 고무가 담겨 있는 것은 왠지 알고 미소가 나올 것 같았다.

"...그래도, 학생과 부모라면 부모쪽이 더 눈에 띈다"

"뭐, 그렇겠지만 눈에 띄는 건 변함없는 거야. 오히려 보여주는 거 아니야?"

"보여주지 않았다.......어쨌든, 봐봐, 모의 가게 돌아다니잖아.우린 오후부터 시프트니까 돌 거면 빨리 해


줘"

"어머나, 따라와 주는 거야?"

"스토퍼*로서."
*(기계장치 등을 막는 마개)

"어때서- 둘이 더 뜨거울 가능성도 있잖아요?저기 슈토씨"

"아하하, 그렇군"

싱글벙글 유화한 미소를 잃지 않는 슈토에게 아마네는 이마를 누르며 살짝 한숨을 내쉰다.

시호코와 달리 놀림감이 없는 만큼 강하게 거절도 부정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하기 어렵다.상태가 나빠져서 별로


강하게 대꾸하지 않고 대꾸할 수 없다.
"...일단 어디 가고 싶어"

"맞아. 오후부터 아마네가 일하는 걸 볼 수 있겠지? 그걸 제외하면, 그렇네... 모처럼이니까 핸드메이드 물건을
파는 가게가 보고 싶겠지.수예부나 공예부의 가게가 있다고 팜플렛에 있었고.

"그곳으로 안내하면 되는구나"

일단 얼른 요구를 충족시켜 놓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여기에 머물러봐야 헛되이 눈에 띄기 마련이어서 아마네는 결국 타협한 자신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마히루의 등에
손을 돌려 재촉하듯 살짝 밀고 교사 안으로 들어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19 화
219 수공예부 근육 패티쉬

"후지미야군의 부모님이랑 굉장히 사이가 좋구나.후지미야군과 꼭 닮았어."

화목함을 온몸으로 드러내며 수공예부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보고 있는 부모의 모습에 판매원을 하던 키도가
낄낄대며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별로 클래스메이트의 소속부를 몰랐던 아마네이지만, 아무래도 키도는 공예부에 소속되어 있었던 것 같고, 지금의
시간대의 판매원 당번인 것 같다.

"틀림없이 나는 키도가 어느 운동부의 매니저를 하고 있는 것인가 하고......."

부모로부터 미묘하게 거리를 두고 있던 아마네는, 손수 만든 듯한 앞치마를 두른 키도를 바라본다.

근육 패치로 근육 사랑이라고 공언하는 그가 꼭 운동부 매니저쯤 되는 줄 알았던 것이다.남자가 있어 근육을 볼


기회를 얻으려는 줄만 알았는데 수공예는 의외였다.

"뭐 합법적으로 남자의 근육을 볼 수 있지만. 공교롭게도 나는 솔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게다가 쇼짱이


삐지기도 하고.

"카야노가?"

"그런 육체적으로 단련된 직업의 사람을 텔레비전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은 아무렇지 않지만, 이렇게, 학생을
보고 히죽히죽거리지 말라고 해서"
"그건 질투라기보다는 키도의 겉모습에 신경을 쓴 결과인 것 같아."

근육에 넋을 잃고 침을 흘리는 귀여운 여자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그것도 자기


여자친구라면 더더욱.

다만, 아마네의 평가에 불복하는 듯한 키도는 볼록볼록하다.

"실례할게. 나도 나에게 맞는 상대 정도는 고를 거라고."

어설픈 근육으로는 여자아이 같아요- 라고 말하는 것 자체는 부정하지 않는 키도는 허리에 손을 얹고 가슴을 폈다.

"뭐, 수예부에 들어가 있는 것은, 제발 여자아이답게 행동 해 달라고 하는 아버지의 간청이랄까......뭐, 큰


요인이, 쇼찬의 옷을 손수 만들어 게다가 치수까지 직접 재게 시켜주기 때문이라고 할까"

"우와, 신념이 대단해......"

"다.. 당기지 말아요. 시이나씨도 봐, 후지미야군이 벗어서 치수를 재게 시켜준다면 손수 만들어줄테고"

"나의 마히루에게 특수성벽을 심지 말아줘"

오히려 마히루는 부끄러워해서 아마네의 알몸을 보고 싶어하지 않으니 벗고 싶어 할 일은 아니다. 키도 같은


근육단련을 시켜도 곤란하다.

왠지 아쉬운 듯한 키도을 어이없게 바라보다가 부모님과 상품을 보던 마히루가 이쪽으로 와서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얘기하고 있던데 무슨 얘기 하는 건가요?"

"에, 시이나씨는 후지미야군이 벗으면 기뻐한대요"

"그럴 리가 없잖아.야, 마히루."

"네에, 그런 일......없다고 생각해요."

'왜 가냘픈 부정이 됐지'


시뻘건 얼굴로 기세 좋게 부인하는가 싶더니, 미묘하게 망설임이 있는 부정이었기 때문에, 아마네적으로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어, 제가 시이나 씨에게 근육의 장점을 설명해서요?"

"쓸데없는 짓 하지 마. 마히루에게 이상한 지식을 쌓지 않아도 돼."

"어디까지나 좋은 점을 말했을 뿐이고, 인체의 아름다움을 이상한 지식이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해. 노력하고
육체를 단련하고 갈고 닦은 성과를 이상한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근육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한다고."

"아예, 죄송합니다."

뜻밖에 진지한 얼굴로 설교당했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사과하고 말았다.

"...아니, 그래도 마히루가 눈 떠 버리면 어떻게 하나?"

"벗으면 되는 거 아니야?"

"벗지 않겠다."

과열될 것이 뻔해서 벗지는 않는다.함께 목욕했을 때는 간신히 참고 있었지만, 평범하게 벗으면 아마 잠시 눈을


마주치지 않게 될 것이 틀림없다.

너도나도 알몸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반눈으로 키도를 바라보지만, 본인은 기죽은 모습은 전혀 없고
싱글벙글 "시이나씨도 보고 싶어하는데"라고 중얼거리고 있다.

덧붙여서 마히루가 붉은 얼굴로 붕붕 고개를 흔들고 있으므로, 그것은 키도의 근육 패치 동료를 늘리고 싶기
때문에의 망상일 것이다.

푸주, 하고 김을 낼 것 같은 마히루는 입술을 떨며 "그런 지저분한 것을 아주 조금밖에 생각지 않습니다"라고


중얼거리고 있다.

아니, 조금은 생각하고 있는 건가, 라고 돌진하면 마히루는 잠시 입을 지퍼로 닫아버리므로, 듣지 않은 것으로


해두었다.아마 마히루는 연인에 대한 관심에서 왔을 것이다.키도 같은 페티시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어머나, 재미있다는 듯이 말씀하시는군요."


새빨간 마히루를 어떻게 달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마음에 드는 것을 산 듯 가방에 넣으면서 느긋한
미소를 띄운 시호코와 슈토가 다가왔다.

키도는 눈을 깜빡인 후, 자세를 바로잡고 아마도 밖으로 나가는 미소를 띄운다.방금 전의 근육 담론의 미소를
조금도 느끼게 하지 않는다.

"아, 후지미야군의 부모님이로군요.처음뵙겠습니다, 후지미야군과 시이나씨의 클래스 메이트인 키도 아야카라고


합니다"

"이거 정중하게 감사합니다. 나는 후지미야 슈토. 이쪽은 아내의 시호코입니다"

슈토가 통성명 하고 시호코를 소개하자, 키도는 웃는 얼굴로 꾸벅 고개를 숙이고 있다.내숭을 떠는 기만이라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니?"

"...키도의 취미기호 이야기"

슈토로부터 이쪽으로 질문이 왔기 때문에, 눈을 피하면서 마일드하게 돌려주자 시호코가 흥미를 가진 듯 눈을


깜빡인다.

"어머나,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어?"

"글쎄요, 인간관찰......일까요? 노력하는 사람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응원하는걸요"

인간관찰근육감상 이어서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노력하는 사람을 응원한다, 도 근육에 대한 것이므로 거짓말은


아니다.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덧붙여서 우리 가게는 키도씨가 보니까 어때? 열심히 하고 있어?"

글쎄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단지, 나는 이야기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후지미야군은 미지수라고 할까......"
확실히 아마네의 근육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부모님 앞에서 파고들 생각은 없다.쓸데없는 이야기로 비화하면
참을 수 없다.

마히루도 그걸 아는지 잠자코 있다.그저 대화를 나누다가 정신이 팔려 있는 부모의 틈바구니를 틈타, 아마네의
배를 슬쩍 건드리는 쪽이었다. 키도에게 옮은 것 같았다.

그 손을 떼며 그건 집에서 해 달라고 탓해 놓자 사람들 앞에서 뭘 하고 있는지 자각한 듯 마히루가 번쩍 얼굴을


붉힌다.

"저로서는 시이나 씨와 함께 있는 후지미야 군은 행복할 것 같고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싶습니다."

"어머나, 둘 다 학교 잘 다녀?"

"네, 정말요. 보고 있는 이쪽을 맞출 수 있을 정도는요."

"야,키도,제발 빌테니까 이상한 소리야."

"싫어, 이상한 건 아니고 사실인 걸.두 사람은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늘 생각한다니까?"

근육의 장점을 이상한 지식 취급한 것의 보복인지, 얼떨결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우며 극찬하는 키도에게 부모가
기쁜 듯이 웃으므로, 아마네는 이 자리에서 당장 이탈하고 싶어졌다.

조금 전 마히루의 얼굴이 붉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아마네는, 이 녀석을 노려보는데, 키도는 어디에서 부는


바람인지.

'반 친구들한테도 인정받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시끄러워"

슈토가 정말로 온화한 웃는 얼굴로 기뻐하므로, 아마네는 견딜 수 없어서 입을 비쭉이며 외면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0 화
220 신경쓰이는 그 집

"아마네군, 얼굴이 죽었습니다만......."

"왜 그럴까......"
수예부의 전시판매를 뒤로하고 교내를 다시 걸어가는 슈토와 시호코와, 아마네를 도망치지 않게 연결하며
여유롭게 둘의 뒤를 따라가는 마히루.

아마네는 부루퉁한 기색을 감추며 그러나 시무룩한 얼굴로 즐거워하는 부모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이 아프다)

튀는 부모와 함께 하다 보니 시선이 꽂힌다.

별로 아마네도 요즘은 눈길이 쏠리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지만 마히루의 남자친구로 지내는 일에 익숙해져 있긴
했다.

다만 이번 것은 질이 다르다.

질투나 악의적인 것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가득 찬 것.얼굴이 알려져 더 재미있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쩔쩔매며 모의가게를 찾아가는 부모의 모습에 아마네는 지친 듯 뒤만 따라갈 뿐이다.

마히루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난처한 듯 눈썹을 내리고 있다.

"......그렇게 싫으면 둘이 나눠서......"

"싫어하는 건 아니고, 이렇게, 제 식구가......저러고 있는 걸 보고 부끄럽다고 할까......"

"......비교적으론 아마네군도 남의 일을 말할 수 없다고 할까, 슈토 씨와 닮았을 것 같은데요.

"어디가 그래."

"......최근 아마네군은 이렇게, 뭐랄까......무의식적으로 내 것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할까......"

"자연스럽게 손을 잡거나 어깨를 감싸잖아요," 라고 엷은 홍색을 뺨에 떨어뜨리면서 입술을 약간 뾰족하게 만드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대꾸 없이 입술을 꼿꼿이 다문다.

"......솔직히, 다, 당당해줘서 좋은 것입니다만, 그......두근거린다고나 할까.자신이 생긴 것은


기쁩니다만, 제가 그만큼 당황해 버린다고 할까요. 그러면서도 이상한 데서 의식하구요....다, 가끔 얼빠지기도
하구요."

"...마지막 건 필요없잖아"
"그렇다고......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네군이 아닌 것 같으니까 이건 이것대로 좋습니다."

"이봐 이봐 내 인식"

아직도 마히루에게 약하다고 여겨지는건지, 하고 머리를 싸매고 싶었지만 그저 교제한 지 4 개월이나 되는 소박을
거치고도 아무런 경험을 쌓지 않았으니, 그렇라면 그렇겠지.

단지 서로 납득한 후이고, 소중히 하고 싶기 때문에 마히루는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아마네의 스탠다드라고 생각되는 것은 불복이다.

"......그렇게 약하다고 생각되면 집에서 맘껏 *공략해줄까?"


*(攻めて. 공격하다 라는 뜻이 기본이지만. 성 적으로 공략하다의 의미도 존재하며. 좀 더 깊이 들어가보면 SM
플레이의 S 쪽을 가르키는 말도 됨.)

"오늘 시호코씨가 묵으실 거예요."

그건 그렇고, 너무 마히루가 우습게 보는 건 재미없다.

"...그럼 내가 마히루 집에 머물면 문제없을까?"

놀림 반, 반은 더 머물지 않더라도 한 번쯤 그녀의 집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희망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마히루는


잔뜩 표정이 굳어진 뒤 시선을 비스듬히 아래로 떨어뜨린다.

멈춰 서서 쭈뼛쭈뼛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인 마히루. 과연 너무 놀렸는지 사과하려 하자 그녀는


쭈뼛쭈뼛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그건 그,일,좋지만,저......에...어휴......어휴,정리,열심히 하겠습니다."

농담이었는데, 아무래도 고지식하게 받은 것 같은 마히루는 부들부들 떨면서도 주먹을 쥔다.

좋은 것인지 이것......이라고 아마네가 걱정될 정도로 새빨갛기 때문에, 이것은 너무 지나치면 안 되는구나,
라고 이번 것은 세이브할 것을 맹세해 두었다.
가능 여부는 차치하고.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1 화
221 말참견은 위험

"너도 마히루의 귀여움을 이해해 주는구나"

"물론이죠.마히룽은 이미 매력이 넘치고....알면 알수록 귀여운 거잖아요......"

'섞이지마. 너무 위험해'

오늘 처음 만난 것인데도 의기투합해 마히루를 사랑하고 있는 시호코와 치토세에게 아마네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이츠키와 치토세도 슈와 같은 시프트라서 그들도 오전에는 자유행동이었고, 우연히 만나서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을 소개해 준 것까지는 좋았다.

그때부터가 문제로, 처음은 얌전하게 행동하고 있던 치토세였지만, 시호코가 마히루를 사랑으로 아끼니 참을 수
없게 된 듯 마히루의 귀여움에 참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의기투합해 결국 마히루는 두 사람에게 이런저런 칭찬을 받고 얼굴이 새빨개지고 떨고 있다.

수치에 젖은 캐러멜색 눈동자는 도움을 청하듯 이쪽을 바라보았지만 두 사람의 아그레시브함을 이길 리도 없어


일단 두 사람의 마음 내키는 대로 만들어 놓고 남성진은 남성진대로 뭉쳐 있었다.

"우리 아마네가 신세지고 있어요"

"전혀.. 아니에요."

"...무"

"왜 아마네, 부정은 안 하나."

"신세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그게 괜한 게 붙을지 안 붙는지는 별개지만."

가끔 정말 쓸데없는 참견일 때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츠키에게는 도움을 받고 있고 신세를 지고 있다.은혜는


느끼고 자주 말하지는 않지만 평소에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츠키가 없었다면 마히루와의 관계도 그렇게 진전되지 않았을 것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치토세와 세트로,
마히루와의 교제의 주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슈토의 말을 부정하지 않고 있으면, 이츠키는 왠지 눈을 돌렸다.

"그런 점은 솔직하구나, 너"

"뒤틀렸다며 시비거는 거야?"

"그렇게 받아들이는 방식이 뒤틀려 있다는 거야.너무 삐뚤어진다는 자각은 있었나?

"시끄러워"

이 자식아, 하고 등을 철썩 두드리지만 가벼운 장난 정도여서 버티는 기색이 없다.오히려 능글능글 웃으며 이쪽의
동태를 보고 있다.

슈토까지 싱글벙글 미소가 될 것 같은 눈빛을 보내오므로, 참지 못하고 외면하면 이번에는 목소리로 미소를
표현해 온다.

"뭐, 아마네는 비뚤어지고 솔직하지는 않지만 정직한 녀석이라고 생각해."

"아마네는 전부터 이런 느낌이니까 말이야. 사람을 가까이 대하기 어려웠지만,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야."

"아뇨. 저야말로 친구가 되어 주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야기는 내가 없는 곳에서 해줘"

"그런데 말이야."

"글쎄요, 그럼 나중에 메세지 쪽에서..."

자신에게 들려주지 말라, 라고 하는 생각으로 말한 것이지만, 거기에서 발전해 왜인지 연락처의 교환을 시작한
이츠키와 슈토에게, 머리가 아파온다.숨어서 뭔가 보고 같은 걸 할 것 같으니까, 가능하면 그만두었으면 하는
바이다.

단지, 여기를 멈춘 곳에서 치토세와 시호코가 결탁해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아서, 말려도 소용없다는 예감도
오싹했다.

(나도 마히루도 어차피 놀려지는구나)

아마 친구로서, 부모로서의 사랑이였겠지만, 참을 수 없다.


나중에 못을 박아 두려고 하면서 시선을 돌려 -- 거기서, 시야 구석에서 어제도 본 타이키의 모습을 발견했다.

보호자이기 때문에 이틀 모두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이쪽으로 말을 걸려고 하지 않고, 단지 먼 곳에서 곤란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으므로, 곤혹스럽다.

시선적으로는 이츠키 쪽을 바라보기 때문에 아들이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아마네, 무슨일......"

아마네가 굳어 있던 것을 깨닫고 이츠키도 시선을 돌리며, 그리고 나서 단정한 얼굴을 굳혔다.

겉치레에도 사이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부모자식이라는 것은 알지만, 이러한 현저한 반응을 하면 친구로서는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

어찌된 일인가 하고 이츠키를 보자, 그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이 입술을 떨었지만, 그것이 말이 될 수 없어


외면하고 타이키에게 등을 돌렸다.

신나있는 치토세에게 가서, 실실 웃는다.

"이제 밥 사러가자구? 빨리 줄서지 않으면 오후는 배 고픈채 일해야 한다고?"

"아, 그거 싫어어. 아, 죄송합니다. 이제 저희는 가볼게요."

"어머나? 오후부터 커피숍에 갈 거니까 잘 부탁해."

"네."

예의바르게 허리를 숙인 치토세는 아련하게 이츠키에게 쫓기듯 떠났다.아마도 타이키와 만나게 되면 치토세의
표정이 흐려서 그런 것이겠지만, 역시 타이키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느낌이 든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타이키를 없는 사람으로 무시해 간 이츠키에게 아마네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2 화
222 부모끼리
"...신경 쓰게 해 버렸구나."

이츠키와 치토세가 떠나간 것을 보고, 멀리서 이쪽을 보고 있던 다이키가 쓴웃음을 지으며 다가온다.
아마네로서도 참고 있기 힘들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역시 그들의 문제에 깊게 관여할 수도 없기에
그대로 가게 둔 것이다.

시호코는 가까워져 온 다이키를 알아채고 마히루와 함께 다가온다.

"아ー. 아까 그 이츠키의 아버지시군요."


"이거이거, 우리 아들이 신세 지고 있습니다."
"아뇨, 이쪽이야말로..."

흔히 있는 서로 겸손을 표하며 통성명을 하는 부모님과 다이키를 보고, 엄청난 거북함을 느낀다.

"...아ー, 그, 다이키 씨. 방금 전에는..."


"알고 있단다. 내가 여자친구에게 모질게 구니까, 이츠키가 멀리하려고 하는 건 무리도 아니지."

슬퍼한다기보다는 단념한 듯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다이키에게, 슈토와 시호코도 다이키가 아들인 이츠키의
여자친구(치토세)와 사이가 좋지 않음을 통감했는지 조금 걱정스러운 듯 눈꼬리를 내리고 있다. 일단은 이전에
잡담하다가 친구의 커플이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해서 곤란해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기에 그걸 다시 떠올린
것이리라.

다이키는 부모님의 모습을 신경쓰지는 않고 조금 전까지의 광경을 떠올리듯 시선을 대각선 위로 향하더니 작게
웃었다.

"그런데, 시이나 양은 후지미야 군의 부모님과 상당히 사이가 좋구나. 보면서 놀랐단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야 미래의 딸인걸요. 그렇지 않더라도 좋은 아이니까, 귀여워할 수밖에 없죠."

시호코와 슈토의 성격도 있고, 마히루와의 교제는 부모님 공인이기에 장래에 딸이 될 상대와 사이좋은 것도
당연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에게는 비꼬는 것처럼 들려버리니 일부러 말하지 않았는데...시호코는 신경쓰는 기색
없이 당당히 말한다.

아마도 일부러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생각없이 하는 말은 아닌 듯 하다. 슈토도 멈출 기색은 없다.

악의는 전혀 없이 순수하게 마히루가 마음에 든다고 딱 잘라 말한 시호코에게 마히루는 수줍어했고 다이키는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떴지만, 뒤늦게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뭐, 그녀라면 두 분 모두 불만은 없겠지요."


"그렇네요. 우리 아들이 선택한 사람인걸요. 보는 눈은 틀림없고, 저희도 마히루를 보고 이 아이라면 아마네를
맡길 수 있다고 생각했답니다."

맡겨지는 쪽이라고 여겨졌다는 게 미묘하게 불만스러웠지만, 실제로 보살핌을 받고 있기에 할 말은 없었다.

"부러울 따름입니다. 우리 아들은 그렇지 않으니까."


"아드님을 신용하지 않으시는군요."
"우리 아들은 두 분의 아드님처럼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니까요. 아직 햇병아리랍니다."
"어머,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마네에게 듣기로는 정말 배려심 많고 상냥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건..."

말이 막힌 다이키에게 시호코는 조용히 미소짓는다.


같은 부모로서 무언가 느끼는 바가 있는지, 평소라면 그렇게까지 추궁하지 않을 텐데 이번만큼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부모로부터 여자친구를 감싸고 도망친 이츠키의 모습을 본 것이 이 행동의 큰 이유일 것이다.

"부모로서 선택하는 상대에게 생각하는 바가 있는 것도 이해합니다만...남자아이는 자립심이 싹트는 것도 빠르고,


지나치게 억압하면 반발할 거예요. 모처럼 멋진 아이로 자랐으니, 그의 보는 눈을 믿고 지켜봐 주는 것도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말하고 다이키에게 미소를 지은 시호코에게, 미소를 향해진 다이키가 벌레를 씹은 듯한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그것이 혐오로부터 생겨난 것이라기보다는, 아픈 곳을 찔려서 떠오른 것처럼 보였다.

그 이상은 입을 움직이려 하지 않는 시호코를 보고, 슈토와 희미한 쓴웃음을 짓는다.

"뭐, 조금 전에 알게 된 저희가 잘난 듯이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명확하게 잘못된 길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면


몰라도, 스스로 택한 길을 걸으려 하는 아이를 말려도 아이는 받아들여주지 않아요."

그렇게 말을 마치고 시호코와 똑같이 미소를 띄워 다이키를 지켜보는 슈토에게, 아마네는 뺨을 긁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

그다지 아마네가 말참견을 할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다이키는 좋게든 나쁘게든 완고하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고, 부모의 시선으로 본 것과 본인들의 시선으로 본 것은 달리 보인다는 것도 알고 있다.

치토세가 나쁜 인간은 아니라는 것을 다이키가 알고 있다면, 그 뒤는 인식과 요구의 차이다.

"다이키 씨, 저도 한 말씀 드리게 해 주세요. 그, 다이키 씨는...치토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결코 글러먹은 녀석이 아니에요. 요즘에는 다이키 씨에게 인정받기를 원해서 고민하고 노력도
하고 있어요. 받아들여 달라고는 하지 않겠지만...똑바로 정면에서 봐 주세요."

다이키의 허용 라인이 높을 뿐이지, 치토세 자체가 그렇게까지 글러먹은 인간은 아니다. 극단적으로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중요한 때에는 분위기를 읽을 줄 아는 인간이다. 걱정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이상이 다를 뿐, 모든 것을 부정하지는 말아줬으면 한다.

아마네의 망설이는 듯 하지만 진심어린 말에 살짝 놀란 다이키는, 겸연쩍은 듯이 시선을 돌렸다.

"...선처하고 싶다고는 생각하고 있단다. 다만, 그건 그렇다 쳐도 조금 더 노력을 보여줬으면 하는거지..


우리의 이름을 짊어지겠다면, 상응하는 기량을 갖춰 주지 않으면 곤란해."
"그건 뭐, 전해 둘게요."

경우에 따라서는 타협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에 살며시 어깨를 움츠리고, 작은 전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작가 후기: 설탕은 같이 잘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3 화
223 가지고 있는 것과 가지고 있지 않은 것

"...아마네 군, 평소에는 아카자와 씨나 치토세 씨에게 쌀쌀맞으시면서 감쌀 때는 확실히 감싸시네요."


점심 식사를 한 뒤 부모님과 한번 갈라져서, 오후의 시프트에 대비해 옷 갈아입기를 마친 아마네와 마히루는
대기실 쪽에서 20 분 후의 출근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머리를 둥글게 묶은 마히루는 나중에 붙이려는 듯한 화이트 브림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작게 웃었다.
(화이트 브림: 메이드복을 입을 때 흔히 머리에 쓰는 하얀 장식)

"...그거야 뭐, 친구니까."
"솔직하지 못하시네요."
"시끄러워. 마히루한테는 솔직하잖아."
"솔직하다고 할까 직구라고나 할까...가끔, 간 떨어질 만큼 깜짝 놀라게 하셔서 두근두근한다구요?"
"다행이네. 두근두근해서."
"정말..."

찰싹찰싹, 불만이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두들기는 마히루에게 어깨를 움츠린다.

"뭐, 보이는 데서 극단적으로 이츠키나 치토세를 감싸거나 하지는 않아. 둘 다 신경을 쓰니까 말야. 게다가,
다이키 씨가 말하고자 하는 건 알고 있으니까."
"말하고자 하는 것?"
"음ー...그 녀석 집, 비교적 좋은 집이거든. 마히루는 간 적 없겠지만, 상당한 저택이야."

처음 놀러 갔을 때는 놀랐다. 그 정도 규모의 별채가 있는 집은 본 적도 없었다.


본인은 "낡아빠진 집이잖아."라고 약간 부끄러운 듯 말했지만, 부끄러워할 일은 전혀 없는 유서 깊은 집일
것이다.

"뭐, 그런 가계인 것 같아. 일단 성인이 된 형이 있는 것 같으니까 집은 형이 물려받겠지만, 차남에게도


가문적으로 훌륭한 여성을 짝지어 주고 싶다는 거겠지."
"...그렇군요."
"뭐, 사실은 기대받지 않는 차남이니까 좋을대로 하게 해달라는 게 이츠키의 주장이고, 다이키 씨의 주장은
아들에게 좋은 혼담을, 이라는 거겠지. 어느 쪽의 기분이든 알긴 알겠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츠키에게 저울이 기울고 있지만, 다이키의 주장 전부가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치토세가 나쁘다기보다는 기준이 높다. 가문도 요구되고 있으니 일반 가정의 치토세로서는 닿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것이다.

뭐, 그래도 본인들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는 것은 좋지 않고 다이키의 아군을 하려는 생각은 없지만.

"내가 보기엔 무리하게 갈라 놓으려 하면 반발도 있을 테고 갈등이 생길 테니까, 허락하는 편이 앞으로


생활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

"뭐, 당사자가 아니니까 할 수 있는 말이지만."이라고 말을 마치고 어깨를 움츠리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가만히 아마네를 바라보더니 힘없이 눈썹을 내렸다.

"...저, 조금 아카자와 씨가 부러워요."


"부러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듣고, 자연스럽게 눈이 휘둥그레진다.

마히루는 곤란한 듯한 미소로 "불성실하게 들리실지도 모르겠지만"이라고 말을 시작하고, 살짝 한숨에 묻히게


하듯 말을 잇는다.
"본인들이 보기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요. 그래도, 이츠키 씨의 아버지께서는 이츠키 씨를 생각해서
말참견을 하고 계시는 거잖아요? 거기에 자신의 이상이 담겨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그래도,
부모로부터의 사랑이라는 건 변함없으니까요."

부모로부터의 사랑이라는 말에 마히루에게는 눈치채지지 않을 정도로 몸을 굳힌다.

"아,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아마네의 걱정을 알아챈 듯 희미하게 미소를 지은 마히루는 옆머리를 손가락으로 빙글 휘감듯이 만지작거리더니,
살짝 시선을 내렸다.

"딱히 지금의 제가 부모님에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가족으로서의 유대가 있다는 것이,
모든 것이 희박했던 제게 있어서는 부럽다, 라는 거예요. 뭐, 이제 와서 제게 손을 뻗는다 해도 제가 그 손을
잡을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이미 관계없는 존재로 보고 있으니까요."라고, 작게 덧붙여 빙글빙글 옆머리를 감는다.


어딘가 마음을 돌리는 듯한 행동에 아마네는 깊게 묻지 않고 가지런한 옆머리를 그녀의 손가락으로부터 뺀 뒤,
그대로 하얀 뺨을 살짝 쓰다듬었다.

시선이 위를 향한다.
아마네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렴풋이 흔들리고 있던 것은 눈치채고 있었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고 조용하고 작은
미소를 띄운다.

"뭐, 마히루에게는 우리 부모님이 계시니까 비슷하게 맛볼 수 있잖아. 오히려 내게는 아깝다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셨어."

이미 후지미야 가에게 마히루는 딸이나 다름없다. 어찌 보면 친자식인 아마네보다 귀여움받고 있고, 소중히
여겨지고 있다. 부모님도 마히루가 사랑에 굶주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귀여워하고 있다.
아마네에게는 아깝다고 말하면서도 놓치지 말라고 말하는 건, 조금 기가 막히지만.

아마네의 말에 눈을 계속 깜빡이던 마히루는, 말이 스며든 듯이 천천히 웃는다.

"...후후, 그렇지 않아요. 아마네 군은 멋져요."


"정말 고맙네. ...사랑받고 있으니까,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
"네."

작게 부끄러워하며 옆의 아마네에게 몸을 기댄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살짝 웃는다.

(그렇게 실감이 안 된다면, 오늘 밤은 잔뜩 달라붙는 게 좋으려나.)

어차피 자고 갈 거니까 달라붙을 테고, 어쩌면 함께 잘지도 모른다. 자연스레 밀착하는 환경이 된다.
거기서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좋아한다고 전해야 할 것이다. 마히루가 정기적으로 불안해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아마네도 솔직하게 감정을 나타내 두는 것보다 좋은 건 없을 것이다.

폭주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라고 조용히 다짐한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뭔가 느낀 듯 몸을 떨었지만 그대로


찰싹 달라붙었기에 아마네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잠시 조용히 다가붙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4 화
224 부모님의 내점
"어머어머 마히루, 정말 귀여운 의상이네."

교대 시간이 되자마자 부모님께서 오셔서, 아마네는 마히루와 함께 마중을 나가며 일그러지는 표정을 억지미소로
바꾸었다.

시호코는 메이드복을 입은 마히루에게 알기 쉽게 눈동자를 빛내며 의상을 열심히 관찰하거나 실제로 만져서
확인해보고 있다.
마히루는 이미 익숙해졌는지 쓴웃음을 계속 띄우고 있지만, 규칙적으로는 거절해야 한다.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해도 공적인 장소에서 한 번 전례를 만들면, 착각을 한 사람이 같은 일을 반복해버릴 것이다. 그것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마히루는 떠밀림에 져서 좋을대로 만지게 해 버리기 때문에, 아마네는 한숨을 쉬며 팔로 시호코를 제지한다.

"손님, 우리 메이드에게 손대는 것은 삼가해 주세요."


"어머, 아마네 전용 메이드인 거구나?"
"평범하게 생각해서 이 가게 메이드라는 의미야!"

'나의'라는 의미로 꼬투리를 잡으려 하기에 한층 더 표정을 굳히지만, 시호코는 개의치 않는다.
아마네도 연기해봤자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평소대로 대하기로 한다.

"얘도 참, 입이 거친 점원이네...혹시 만지면 안 된다는 건 독점욕?"


"아니야, 규칙이라고. 손대는 건 엄금이야. 우리는 그런 서비스는 안 해. 다른 손님들 보기에 안 좋으니까
그만둬줘."
"그게 어머니라고 해도?"
"안 돼. 게다가 아직 어머니는 아니잖아."

이미 벌써 마히루의 어머니가 된 듯한 기분일 것이다. 아니, 마히루의 친어머니보다 더 어머니답고 어찌보면


시호코의 친아들인 아마네보다 훨씬 귀여움받고 있지만 그렇다 해도 아직 관계성은 아들의 여자친구다.
아마네로서는 이런 걸로 입씨름하기보다 빨리 부모님을 자리로 안내하고 싶다. 아까부터 있던 선객 몇 명이
힐끔힐끔 이쪽을 보고 있다. 반 친구들까지 이쪽을 보고 있기에 부끄러움을 톡톡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괜찮잖아. 어느 쪽이든 다를 바 없다구."


"그러니까...이제 됐어. 그건 됐으니까. 안내하게 해 줘."
"그렇네, 아직 손님들이 있으니까. 안내받아 볼까. 잘 부탁해, 점원 씨."

싱긋 미소지은 시호코에게 입가가 떨렸지만, 조용히 있던 슈토가 시선으로 "미안"이라고 사과를 하기에 아마네는
살짝 한숨을 쉬며 표정을 접객 전용으로 바꾼다.

"실례했습니다. 자리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아마네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는 시호코는 무시하면서, 비어있는 자리까지 두 사람을 데리고 간다.
마히루는 접객을 하러 돌아간 듯 다른 테이블의 주문을 듣고 있었다.

어째서 부모님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하고 한숨이 나와버릴 것 같았지만 참고 메뉴를
두 사람에게 보여준다.

"이쪽이 우리 가게의 메뉴입니다. 모두 세트 상품입니다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어머, 그래? 슈토 씨는 뭘로 할래?"
"그렇구나, 점원 씨의 추천은?"
"손님께서 커피를 원하신다면 A 세트, 홍차를 원하신다면 C 세트를 추천합니다."

아버지는 시호코처럼 장난은 치지 않았지만, 흐뭇한 눈빛을 보내오는 것은 괴롭다. 반 친구에게 접객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가족이라면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시호코에 대해서는 싱글벙글거리고 있어서 이미 초조함이 더 느껴지지만.

"혹시나 해서 말인데, 메이드 씨 테이크 아웃은?"


"우리 가게는 그런 서비스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네는 데리고 가는 주제에."
"듣기 이상한 소리 하지 마. 그건 집에 갈 때잖아."

무심코 평소처럼 반응했지만 시호코는 신경쓰는 기색이 없다. 저쪽도 저쪽대로 분명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으니 이제와서 신경쓸 것도 없을 터다.

"...결국 아마네 집에 데리고 돌아가고 있으니까, 테이크 아웃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야."
"어디까지나 집에 갈 때니까. 그보다, 그게 테이크 아웃이라면 오늘은 내가 테이크 아웃 당할건데."
"어머!"

혹시 같이 자는거니? 라고 반짝반짝거리는 눈빛을 향해 왔기에, 아마네는 쓸데없는 걸 말했다고 곧바로 후회했다.

"...그거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할테니까 지금 말하진 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한창때니까말이야~"
"상식적으로 생각해서말야. 가게 안에서 말하지 마."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니 역시 슈토가 시호코를 달래기 시작한다.

"시호코 씨, 나중에 듣기로 하자."


"그것도 그렇네. 나중에 차분히."
"차분히는 사양할게. 그건 그렇고 주문은?"
"그럼 A 와 C 하나씩 부탁할까. 그걸로 괜찮겠지, 시호코 씨."
"그래요. 어느 쪽도 즐길 수 있으니까."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는 건 슈토가 시호코의 바람을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세요."

그렇기에, 아마네는 주문을 받고 서둘러 두 사람 곁에서 떠난다. 어차피 이 뒤로는 둘이서 꽁냥거릴 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뒤에서 도란도란 사이좋은 대화가 들려오기에 살며시 한숨을 내쉬며 뒤로 주문을 전하러 갔더니,
스태프 일을 하는 친구가 빤히 이쪽을 쳐다봤다.

"A 와 C 하나씩...왜 그래?"


"저분들, 후지미야의 부모님이야?"
"...아쉽게도."
"아쉽게도라니 무슨 소리야...아니, 뭐랄까, 후지미야와 후지미야네 어머니는 완전히 성격이 달라서 말이야."

반 친구도 시호코의 명랑함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시호코와 비교하면 당연히 닮지 않았을 것이다.
보이는 데서 싱글벙글거리며 대화를 하고 있는 부모님 자리를 힐끗 본 반 친구는, 이번에는 아마네 쪽을 본다.
"...아ー."
"뭐야 그 아ー는."
"아니, 닮았구나 싶어서. 아버지랑."
"그래? 뭐, 어머니보다는 아버지의 피가 진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응응 그러게ー."

뭔가 또 할 말이 있는 듯한 맞장구를 듣고 눈을 가늘게 뜨지만, 추궁하기 전에 "나 할 일 있으니까ー."라며


허둥지둥 그 자리를 떠난 반 친구에게 아마네는 '대체 뭐지?'라고 의아해 하면서도 담당 자리로 돌아왔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5 화
225 좋은 친구

반 친구의 묘한 배려로 자신이 부모님께 주문받은 것을 직접 가져다주게 되었는데, 카도와키가 어째선지 부모님께
붙잡혀 있었다.

표정을 봐서는 화기애애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아마네로서는 이상한 얘기를 듣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억제기인 슈토가 있으니 앞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것을 폭로당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슈토도
천연이기에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을거라고도 보장할 수 없다.

쟁반 위에 얹은 것들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 동시에 재빨리 이동한 아마네는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라고


억양 없이 말한 후 테이블에 둔다.
뭘 하고 있는거야, 라는 눈빛을 숨기지 않고 부모님을 노려보니 미소로 돌려주는 걸로 봐서 전혀 효과가 없는
듯하다.

카도와키는 아마네를 보더니 눈을 깜박거린 후,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후지미야."
"뭐하고 있는 거야..."
"냉수를 준비하는 김에 인사를 드릴까 해서."

그는 물과 얼음이 든 병을 손에 들고 있으니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그나저나 후지미야네 어머님은 미인이시네."


"어머, 말도 잘하네. 유타 군도 슈토 씨에겐 못 이기지만 미남이구나."
"아하하, 영광입니다."

자연스럽게 카도와키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걸 보고, 아마네로서는 '어느새 친해진거지?'싶어 식은땀이 나지만,
세 명 모두 아마네의 초조함은 눈치채지 못한 건지 부드러운 분위기다.

"우리 애랑 사이좋게 지내 줘서 고마워. 이 애, 무뚝뚝하고 말투가 좀 거칠지?"


"아니에요. 분명히 웃을 때가 적었지만 감정 표현은 확실히 했고, 말투는 좀 날카로워도 누군가를 험담한 적은
결코 없는 다정한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게다가, 최근에는 굉장히 상냥한 표정만 잔뜩 짓고 있어요.
시이나 씨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어머나..."
"야, 야. 부탁이니까 그만둬. 창피하잖아."
"에, 그치만 사실인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제쳐놓겠지만 본인 눈 앞에서 말하지 마."
카도와키는 농담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아마 진심으로 생각해서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눈앞에서, 그것도 부모님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이츠키도 슈토와 비슷한 대화를 하고 있었으니, 오늘은 철저히 친구에게 부끄러움을 당하는 날인 듯하다.

"하지만, 후지미야는 똑바로 정면에서 보며 평가하지 않으면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니까. 가끔은 괜찮잖아?"
"괜찮지 않아. 그럴 바에는 부모님께 말할 게 아니라 내가 직접 듣는 편이 나아."
"그런가. 항상 고마워. 후지미야와 친구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고마워."

악의 없는 미소로 말하니 거부하지도 못하고 신음하듯이 대답하니 보고 있던 부모님이 밝은 목소리를 높인다.

"사이좋아 보여서 다행이네."


"시끄러워. 카도와키는 일하러 돌아가 줘."
"그러지 뭐. 시간을 빼앗아서 죄송합니다. 다음에 또."

"다음에 또."라는 말에 겁먹었지만, 카도와키는 싱글벙글거린 채 병을 한 손에 들고 돌아간다.


아마네는 오늘 최고의 피로감을 느껴 녹초가 되어 있었다.

"아마네는 친구들이 칭찬 일색이네."


"아, 그러게..."

이젠 지쳐서 다툴 기력조차 없어 슈토의 기쁜 듯한 말에 대충 대답한다.


실제로 친구들이 좋아해 주고 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이렇게나 창피를 당해서는 솔직히 기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삐진 듯한 표정을 짓는 아마네에게 슈토는 쓴웃음을 지으며, 테이블 위의 커피를 집어든다.

"뭐, 아마네에겐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걱정하고 있었어. 이렇게 고향을 떠나 일년 반이 지났지만,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슈토도 슈토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아마네의 주위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아마네로서는 지나치게
친구에 간섭하는 건 그만둬줬으면 한다. 뭐, 그 친구 쪽에서 두 사람에게 다가가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

"반에서도 허물없이 지내고 있는 모양이고, 오히려 시이나 씨와 함께 흐뭇하게 보여지고 있는 것 같네."


"오늘은 누가봐도 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미안해. 뭐,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시끄러워."

최근에는 마히루와 있는 것만으로 흐뭇한 듯이 멀리서 지켜봐지고 있으니 어찌보면 새삼스러운 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런 종류의 시선을 받고 싶지는 않다.

태연한 슈토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향해도 싱글벙글 부드러운 미소가 돌아오기 때문에 아마네는 못 당하겠네라며
고개를 돌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6 화
작가 머리말: 이번 화는 짤막합니다.
226 문화제 종료

"지쳤어..."
교내에 흐르는 문화제 종료 안내 방송을 들으면서 아마네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부모님께서 가게에서 나가신 뒤 반 친구에게 놀림받아 심한 꼴을 당한 것이다. 안 그래도 익숙해지지 않는 접객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는데, 반 친구까지 즐거운 듯이 놀리니 육체적인 피로보다 정신적인 피로가 쌓여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난 것 같고, 반복해서 흐르는 방송에 어깨 힘이 빠진다.

"오ー. 다들 수고했어ー! 진짜 바빴네."

손님이 없어진 것과 방송을 확인한 이츠키가 웃으며 반 학생들을 집합시킨다.


짧은 듯하면서도 길었던 문화제도 끝을 맞이하고, 모두 성취감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단지, 역시
피로해 보이는 것은 분명 아마네 반이 바빴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위로보다도 먼저 정리해야돼ー. 까놓고 말해서 정리가 제일 괴롭지. 준비할 때보다도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이니까. 쓰레기같은 건 학교가 한꺼번에 처분한다는 것 같으니까 빨리 쓰레기를 정리해서 한데 모으라고 하네
ー."
"으엑."
"싫어ー귀찮아ー."

정리 얘기가 꺼내지자마자 의기소침하고 나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반 친구들의 알기 쉬움에 쓴웃음을 지으며,
아마네도 정리 모드로 바뀌어 영업 중에 나온 쓰레기를 봉투에 집어넣으면서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자자, 이것만 끝내면 뒤풀이고 내일은 대체 휴일이야. 포기하고 빨랑빨랑 움직이라구."


"너도 일해ー."
"일하고 있어요ー지시하고 있어요ー...아야, 알았으니까 때리지 마."

칠판 앞에서 잘난 듯이 가슴을 펴는 이츠키를 반 친구가 찌르고 있다. 이츠키는 만지작거려지는것도 익숙해져


있는지 실실 웃으며 정리에 참가하고 있었다.

"뒤풀이 회비는 뒤풀이가 끝나면 모을 테니까ー, 어제오늘 문화제에서 다 써버렸다든가 말하지 마."
"헉, 나 돈 있으려나."
"참가한다고 스스로 명부에 적었잖아ー. 부족한 녀석은 누군가한테 빌릴 건지, 나한테 빌릴 건지 편한 쪽을 골라
ー. 이자는 무려 하루에 100%라고ー."
"그게 대체 뭔 바가지야?"
"그게 싫다면 빨랑 정리해. 그러면 이자는 얻어맞는 걸로 해줄게."
"이츠키도 하라니까."

반 친구에게 어깨를 얻어맞으며 빨리 끝내고 뒤풀이하러 가자ー 라고 주먹을 올리며 반을 고무하고 있는 이츠키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산더미처럼 쌓인 일회용 식기를 봉투에 넣는다. 마히루도 마찬가지로 정리를 하며
이츠키를 바라보고 있다.

"기운 넘치네요, 정말."


"그게 저 녀석답다고나 할까."
"뒤풀이는 어디에서 할 예정이었죠?"
"노래방 몇 방 예약했대. 그 뒤 2 차로 패밀리 레스토랑도 자유 참가고."

뒤풀이는 사전에 참석 의사를 표명한 사람들만 가는 걸로 되어 있다. 아마네는 작년에 평범하게 가지 않았지만
올해는 이츠키 뿐만 아니라 마히루나 치토세도 있고 반 친구들과도 사이가 더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약간 내키지 않더라도 참가하기로 했다.
솔직히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건 서투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듣고 있기만 하고 싶지만, 이츠키가 억지로
마이크를 잡게 할 것 같아서 어떻게 할지 지금부터 고민하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 자고 갈 예정인 부모님께는 미리 말씀드렸으니까 약간 늦어져도 괜찮지만, 역시 이렇게 떠들썩한 건


좀 어색하네. 노래방만 갔다가 오늘은 돌아갈까."
"저도 그럴 생각이에요. 애초에 저녁밥은 준비해 놓았으니까요."
"역시 철저하네."
"돌아갔을 때의 노력을 줄일 수 있다면, 이 정도는 해두죠."

저녁밥도 빈틈없이 생각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감복하면서, '돌아갔을 때'라는 말에 살짝 미소를 지으니 마히루는
신기하다는 듯 눈을 계속 깜박인다.
마히루가 시선으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있었냐고 묻지만, 무언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미소지은 채 어깨를
으쓱하고 청소 쪽으로 의식을 되돌리기로 했다.
작가 후기: 문화제 편은 슬슬 끝납니다. 이제부터는 비교적 착착 진행할 생각입니다. 같이 자는 에피소드는
천천히 묘사할 겁니다만, 시작할 당시에는 대략 글자 수 25~30 만 자 정도로 완결시킬 예정이었는데...어라
이상하네. 조금만 있으면 60 만 자 달성할 것 같은데??? 뭐 100 만 자 정도까지는 완결나지 않을까요? 저의
장문 버릇이 나쁜 짓을 하지 않는 한은 말이죠. 그리고 이츠키의 가족 구성에 대해 살짝 수정해 두었습니다.
깜빡해서 미안해요!

번역자 후기: 249 화까지 나온 현시점에서 글자수는 633,014 자 입니다. 100 만 자는 아직 한참 멀었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7 화
227 뒤풀이

정리를 마친 아마네 일행은 미묘하게 피로를 느끼면서도 뒤풀이를 하러 와 있었다.


노래방에서 방 3 개를 예약해 두었기에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룹 나누기는
이츠키가 신경을 써준 덕분에 비교적 사이가 좋은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어 있다.

아마네의 그룹은 알기 쉽게 평소에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마히루를 시작으로 이츠키와 치토세, 카도와키,
히이라기와 코코노에, 그리고 최근에 서로 이야기하는 사이가 된 키도.
카도와키가 이 그룹으로 온 것 때문에 여자아이들이 미묘하게 유감스러워하고 있었지만, 남자친구가 있어서
카도와키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여자아이들이 같은 방이라서 안심하고 있기도 한 것 같다. 덧붙여 다른 방에 가게
된 그 여자아이들에게는 "시이나 씨랑 마음껏 달라붙어."라는 말을 들어서, 아마네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런 고로 수고했어ー."

드링크 바에서 가져온 사이다가 든 컵을 들며 건배를 선도하는 이츠키를 따라 같은 방에 있는 사람들이 컵을 들어


올린다.

컵을 맞대는 것은 거리적으로 어려웠기에 어디까지나 포즈 뿐이지만, 전원이 건배를 하고 나서 아마네도 멜론


소다를 입에 옮겼다.
이 독특한 맛과 향이 정크함을 느끼게 해서 아마네는 비교적 좋아하지만 한 모금 달라던 마히루에게 마시게 했더니
미간을 찌푸리는 걸로 봐서 마히루 입에는 맞지 않은 모양이다. 탄산을 잘 못 먹는다는 요소가 강하겠지만.

울상을 지은 마히루는 자신의 우롱차를 마시면서 아마네에게 바싹 달라붙는다. 피곤한 것도 있겠지만 역시 이렇게
여럿이서 노래방은 불안할 것이다.

"이야, 정말 수고했어. 이번 공로자는 키도네, 진짜로."


자신의 사이다를 단숨에 들이킨 이츠키는 털썩 의자에 앉아 기분 좋은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화제에 오른 키도는 홀짝홀짝 물을 마시며 쓴웃음을 드러냈다.

"나라기보다는 우리 점장이지만 말이지. 의상 빌려주는 거 통 크다고나 할까...그렇게나 예비가 있었던 게


놀라워."
"나중에 한번 선물로 과자 상자 가져가야겠네."
"잇 군이 진지하다니 별일이네ー."
"치이 씨, 제게 너무 무례하신 거 아닙니까. 나라도 진지할 때는 있다구."
"그거 얼마나 자주 그런거야?"
"...반 년에 한 번이려나?"
"그럼 안되지!"

듣고 있던 주위 사람들이 떠들썩해지는 걸 바라보며 아마네는 느긋하게 한숨을 쉰다.

아무리 전원이 이야기하는 사이라고는 해도, 이렇게나 사람이 많으면 어쩐지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애초에
이츠키처럼 밝지도 않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기에 말을 걸려지지 않는 한은 딱히 대화에 참가할
생각도 없다.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떠들썩한 것을 온화한 미소로 지켜보고 있다. 떠들썩한 게 익숙하지는 않지만 싫지도 않아서
이렇게 지켜보고 있는 게 가장 즐거운 것일지도 모른다.

"...왜 아마네는 남일인 듯이 보고만 있는 거야. 꽁냥거리지 말고 너도 오라구."


"알았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어나지 마. 여기 좁아."

일단 어느 정도의 넓이는 확보해 뒀지만 여덟 명이나 있으면 움직이기 어렵고 좁다는 게 느껴진다. 너무
우왕좌왕거리면 방해되기 때문에 얌전히 있어 줬으면 한다.

"마히룽도 이쪽으로 와ー. 잇 군 놀려먹자."


"안 놀려먹어도 돼...혹시 시이나 씨 노래방 어색해?"
"아, 아뇨. 어색한 건 아닌데..."

머뭇머뭇 몸을 움츠리는 마히루에게 치토세는 납득한 듯이 "아~"라며 시선을 위로 향하고 말을 잇는다.

"...음ー. 마히룽은 단순히 노래의 레퍼토리가 없어서 노래하기 싫을 뿐이라고 생각해. 평소에는 피아노곡이나
영어 공부 겸해서 가사 있는 서양 음악밖에 안 듣는다고 했었고."
"뭔가 대단하네...역시 시이나 씨라는 건가."
"아마네랑 같이 뭐 듣거나 하진 않아?"
"나는 기본적으로 방에 음악 안 트는 타입이거든."

일단 방에 훌륭한 음향 장치가 놓여 있지만 이미 장식에 가깝다. 애초에 방에 있는 건 기본적으로 잠을 자거나


혼자서 공부, 기껏해야 독서를 할 때 정도고 대부분의 시간은 거실에서 마히루와 이야기하거나 함께 공부하고
있다.

"마코찡네는?"
"나는 뭐, 평소에 유행하고 있는 걸 듣는 정돈데..."
"나는 딱히 없는데, 할머니께서 거문고를 연주하시는 걸 들을 때는 있는 정도."
"그쪽은 그쪽대로 뭔가 이상하네...뭐랄까, 음악이라고 하면 유타지."

갑자기 화제를 바꾼 이츠키는 싱글벙글거리고 있던 카도와키에게 불만이 잔뜩 담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라이브 했던 거 왜 안 알려준거야. 알려줬으면 교대 시간 안 겹치게 했을 텐데."

아무래도 몰래 문화제에서 라이브를 했던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듯 음료를 흘리지 않을 정도로 테이블을 탁탁


두드리고 있다.
테이블이 흔들려서 귀찮아하고 있는 코코노에는 그 자리에 있었던 듯이 작게 "소란스러워지니까 안 불렀겠지."
라고 중얼거렸다.

카도와키는 이츠키의 불만 있는 듯한 표정에도 쓴웃음을 지을 뿐,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짓는 기색은 없다.

"그럴거라 생각해서 말하지 않은 거야. 일부러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고."


"아마네 일행은 봤었는데ー. 치사하네ー."
"괜찮잖아. 이츠키는 자주 같이 노래방 가니까."
"아ー니, 화려한 무대는 보고 싶었어. 어쩔 수 없으니까 여기서 단독 라이브 해 주면 용서해 줄게."
"에..."

터무니없는 태도에 곤란한 듯이 눈썹을 내린 카도와키와 눈이 마주친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힘껏 시선을 돌리니 맞은편에서 카도와키가 빙긋 웃는 낌새가 느껴졌다.

"그럼 거기 있는 후지미야도 희생양이 되어 주실까."


"왜!?"
"어차피 노래방이니까 애들 앞에서 노래할거잖아? 같이 노래한다고 해서 다를 바 없어."
"오, 갑자기 라이브 참가자가 늘었다. 좋아, 더 해봐!"

아마네가 있으면 카도와키가 흔쾌히 노래해 줄거라고 생각한 이츠키가 흥을 돋운다. 치토세나 키도도 뒤풀이로
텐션이 높아졌는지 응원과 놀림을 반씩 섞은 환성을 지른다.

아마네로서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과 듀엣으로 부르는 건 내키지 않아서 마히루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시선을
옮기자ー.

"저, 아마네 군이 노래하는 걸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모처럼의 기회니까..."

라고, 분명하게 이츠키 편을 들었기에 아마네는 어깨를 부들거리며 "이츠키랑 카도와키, 너네 나중에
각오해라."라고 투덜거린 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마이크에 손을 뻗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8 화
228 노래방에서의 이야기

뒤풀이라는 이유로 다들 텐션이 올랐는지 결국 아마네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노래 신청을 받았고, 신청이
끝날 무렵에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있었다.
함께 노래하고 있었던 카도와키는 태연한 걸로 봐서 기초 체력의 차이일 것이다.

"수고하셨어요. 잘 부르시던데요?"

온화한 미소로 아마네의 귀환을 맞이한 마히루도 평소보다 눈이 빛나고 있는 걸로 봐서 그녀도 텐션이 높아져 있는
것 같다.

"...마히루도 즐거웠나 보네."


"그,그도 그럴게...아마네 군이 노래하는 모습, 멋졌단 말이에요."
"그건 고맙네. 그럼 다음은 마히루 차례지?"
"에?"
"치토세ー, 마히루 빌려줄 테니까 다음은 마히루랑 같이 노래해 줘."

매우 기분이 좋은 여자친구 님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치토세에게 말을 걸어 둔다.


치토세는 아마네가 말을 걸자 수상한 듯한 눈을 하고 있었지만, 아마네의 말에 빙긋 웃으며 "맡겨줘ー."라고
굉장히 기분 좋게 대답했다.

"엣, 잠깐"
"마히루가 즐겼다면 나도 마히루 노래 듣고 즐기고 싶은데ー."
"그, 그건"
"치토세의 선곡이라면 아마 마히루도 아는 노래일테고 문제없을거야."
"무,문제 있다는 건 아니고...치, 치토세 씨~"
"자자, 마히룽도 마음 굳게 먹어. 어떻게 하든 모두 노래하며 달아오를테니까."

할 마음이 생긴 치토세가 마히루의 손을 끌고 가는 것을, 아마네는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마히루에게서 원망이


담긴 시선이 날아왔지만, 아마네도 극복한 길이기에 포기해 줬으면 한다.

이것도 경험이라고 마음속 깊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이크를 받고 당황해 하고 있는 마히루를 바라보고 만족한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있으니, 옆에 있던 카도와키가 쓴웃음을 지으며 감자 튀김을 집는다.

"나중에 시이나 씨한테 복수당하는 거 아니야?"


"기껏해야 톡톡 얻어맞을 뿐이야."

복수라고 해도 귀여운 복수이기 때문에 그거라면 일부러 하게 해서 반응을 보고 싶을 정도다.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의 아마네에게 카도와키는 어깨를 으쓱인 뒤, 어쩔 줄을 몰라 당황하면서도 노래하기 시작한
마히루를 눈부신 듯이 바라보았다.

마히루는 수영 이외에는 대개 뭐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노래도 예외 없이 잘한다. 차분한 방악이라는 선곡이


좋았던 건지, 맑은 목소리가 자아내는 노래는 너무나 감미로워 모두 잡담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
밤에 자장가라도 부르게 하면 금세 졸려질 것만 같은 노랫소리에, 아마네도 얼굴에 힘이 풀린다.
(방악: 나라 고유의 음악)

치토세는 치토세대로 마히루에게 맞춘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지만, 이쪽도 훌륭하다. 오히려 노래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마히루보다도 가사나 음악에 맞춘 억양이 있고, 기량적으로는 치토세 쪽이 위일 것이다.
표정은 실로 만족한 듯한 걸로 봐서 아마 이 곡이 끝나도 마히루를 놓아 주지 않을 것 같다.

(뭐, 이래저래 마히루도 즐기고 있는 것 같으니 상관없나.)

끌려가게 내버려 둔 것 때문에 불만스러웠던 표정도 지금은 부끄러움을 머금으면서도 즐거운 듯이 부드럽게 풀어져
있다. 이렇게 여럿이서 노래방을 온다는 경험은 없었던 듯한 마히루는 현재 상황을 크게 만끽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마네로서도 만족스럽다.

"...그러고 보니, 둘은 이 뒤에 돌아간다고 했던가?"

온화한 마음으로 마이크를 쥔 마히루를 바라보고 있자, 옆에 다가온 카도와키가 아마네에게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응. 뭐, 부모님께서 와 계시니까. 마히루가 저녁밥 준비도 거의 끝내고 등교한 것 같아."


"이야, 뭐랄까. 이미 동거하고 있는 것 같네, 정말로."
"시끄러워."

수면과 몸치장, 목욕을 할 때만 자택에 돌아갈 뿐 마히루는 거의 항상 아마네의 집에 있다. 그것이 당연하게
되어 있고 아무런 위화감이 없는 것은 그만큼 마히루가 아마네의 생활에 파고들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이 노래방이 끝나면 둘은 빠진다는 얘기네. 알았어. 다른 애들이 아쉬워할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지."
"뭐, 마히루가 없으면 아쉬워할 녀석이야 있겠지."
"아하하. 너 자신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구나, 정말."

쓴웃음을 지으며 쿡쿡 어깨를 찌르는 카도와키에게 자신은 마히루나 카도와키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주장을 담아
옆구리를 찌르며 대답해 둔다.
요즘은 허물없이 터놓고 지내게 된 반 친구들이지만, 두 사람처럼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깝다고 여겨져도
어디까지나 마히루와 한 쌍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째선지 반 친구에게서 미지근하게 지켜봐지고 있기에, 그쪽이
원인이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 가족 분들도 와 계시니 어쩔 수 없네.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 준다니 가족을 참 아끼는 것 같다."
"...뭐, 이쪽을 신경써주고 있는 것은 확실해."
"멋진 부모님이시네. 시이나 씨와도 사이 좋아 보이고, 다행이잖아."
"오히려 아들인 나보다 아끼고 있을 정도니까."
"아하하. 하지만, 그건 후지미야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웃은 카도와키에게 아마네는 가볍게 놀라고 왠지 약간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그건 알고 있어."라고 작게


말한다.
쑥스러워하는 아마네에게 카도와키는 "좋은 부모님이잖아."라고 또 웃고 아마네를 다시 가볍게 찔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29 화
229 귀가와 마중

노래방이 끝나고 이츠키 일행과 헤어진 아마네와 마히루는 미묘하게 피로한 몸을 이끌고 귀가했다.
허가는 해 뒀기 때문에 슈토와 시호코는 이미 아마네의 집에 와 있었고, 아마네와 마히루를 미소로 맞이했다.

"어서 오렴. 친구들이랑 뒤풀이는 끝까지 안 해도 괜찮은 거니?"


"아마 늦어질 테니까. 내가 있다고는 해도 마히루를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밖에서 다니게 하고 싶지 않은데다,
마히루가 저녁밥 준비해 뒀다고 하기도 했고."

혼자 사는 집인데도 어머니께서 마중을 나오시는 건 위화감이 있지만, 옛날 친가에서는 당연했기에 그리움도


느껴진다.
마히루는 어쩐지 익숙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 여름방학 때 덕분일지도 모른다. 시호코의 모습에 기쁜 듯이
얼굴의 긴장을 풀고 있는 걸 보니 이것만으로도 부모님께서 와 주신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온화한 표정으로 시호코와 대화하는 마히루의 옆을 빠져나가, 아마네는 자신의 방에 돌아가 옷을 갈아입는다.
마히루는 먼저 옷을 갈아입고 나서 아마네의 집에 왔기 때문에 아마네가 현관 앞에서 안으로 들어가자 평소처럼
신발을 벗고 시호코를 따라가듯 거실로 향했다.

딱히 갈아입을 옷을 고민할 생각은 없었기에 적당히 옷장에서 골라 갈아입고 거실로 향하자, 마히루의 모습은
없고 부엌 쪽에서 황갈색이 흔들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엄마랑 아빠는 저녁밥 어쩔거야?"


"우리는 밖에서 먹고 왔어. 역시 좀 급했으니까. 마히루에게도 말해 뒀단다."
"사실은 호텔이라도 잡아서 둘만 오붓하게 있게 해 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신경 써줘서 고맙네. 그런데 나 오늘 마히루네 집에서 잘 건데."

일단 마히루의 집에서 잘 예정인 아마네에게는 어찌보면 문화제보다도 큰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고, 평소에도
둘이서만 있기 때문에 오붓하게라고 해도 언제나대로의 일이다.

마히루네 집에서 잔다는 말에 시호코가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낸다.

"그래그래, 낮에 말한 대로 오늘 자러 가는 거니?"
"...그렇게 됐으니까, 엄마랑 아빠는 우리 집에서 마음대로 자 줘."
"어머어머, 우후후."
"...뭐야, 그 웃음은?"
"아냐, 마히루가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럴 일은 없고, 안 할 거야. 그리고 아들의 교제 사정에 파고들지 마."

자러 간다고 해서 마히루에게 뭔가 한다면 마히루는 더 긴장할 것이다. 지금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아마네
쪽이야말로 긴장하고 있다. 여자애의 방에 들어가 본 적은 한 번도 없고, 그게 연인의 방이기에 더더욱 긴장된다.

애초에 부모님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리가 없기 때문에 시호코의 추궁을 무시하고 슈토에게 시선을 돌리자,
슈토는 슈토대로 싱글벙글거리며 아마네를 지켜보고 있다.
슈토는 아마네에게 주의를 주거나 추궁할 생각은 없는 딱히 없는 듯, 그저 "사이 좋아서 다행이네."라고 실로
한가롭기 그지없는 감상을 말하고 있었다.

"뭐, 어리다고 해서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만 하렴. 그보다, 아마네는 생각보다 친구가 생겨서 다행이구나."
"날 뭐라고 생각했던 거야."
"후후, 아마네는 정말로 신뢰하는 상대가 아니면 마음을 터놓지 않으니까. 모습을 보니 사이 좋은 아이가 제법
있는 것 같아서 안심했어."

부모님에게는 친해진 사람이 있다고 제대로 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조금 걱정하고 있던
모양이다.

"유타 군은 아마네가 이야기할 때도 그다지 나오지 않은 이름인데, 깜짝 놀랐어. 저렇게 잘생기고 착한 아이가
아마네의 친구라니."
"그건 나 자신도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어. 좋은 녀석이니까."
"아마네 군이 좋은 사람이라서라고 생각해요. 유유상종이라고 하잖아요."

부엌에서 이야기를 들은 듯한 마히루가 야채를 써는 소리를 내며 목소리를 높인다.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별로 감이 안 오지만, 파장이 맞는 것은 확실하다. 카도와키 자체는 눈에 띄는
남자이지만, 본인의 성격적으로는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고 온후하며 침착한 성격이라 조용한 환경을
좋아하는 아마네와 잘 맞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곤 해도 나는 이츠키와도 친한데."


"친구를 생각하는 건 닮았다고 생각해요. 아마네 군, 아카자와 씨의 가정 일도 신경쓰고 있고, 개선에 힘쓰려고
하고 있으니까요."
"뭐, 그야 사이가 안 좋은 것보다는 좋은 편이 낫잖아."

아마네는 부모님께서 잉꼬 부부라고 놀림받을 정도로 화목하게 지내는 것을 봐 왔고, 부모님께서 자신을 사랑해
주고 있다는 것도 실감하고 있다. 아마도 다른 가정보다는 사이가 좋은 것은 틀림없다.
이것이 당연한 듯이 자라온 몸으로서는 강요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츠키의 가족은 어쩐지 화해해 주었으면 하고
생각해 버린다.
마히루의 부모님처럼 돌이킬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서로 인정할 수 있다면 화해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입은 솔직하지 않아도 신경 쓰고 있다는 건 잘 안다고 아카자와 씨도 말했으니까요."


"나중에 그 녀석한테 시끄럽다고 말해 둬야겠네."
"바로 그런 점이라는 얘기에요."

키득키득 웃음소리가 들려와 눈썹을 찡그리니 아마네의 표정을 본 탓인지 마히루의 말 때문인지 부모님도 살짝
웃으며 흐뭇해하기에 아마네는 멋쩍은 듯이 모두에게서 눈을 돌리고 소파에 털썩 앉는다.
모른 척을 했더니 더욱 웃음소리가 높아져, 아마네는 "못 당하겠네."라고 투덜대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는 TV 에 집중하기로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0 화
230 둘 중 하나

"...실례합니다."

처음으로 마히루의 집에 방문한 아마네는 정리정돈되어 군더더기 없는 거실을 보고 감탄의 숨을 내쉬었다.

흰색과 연한 푸른색을 바탕으로 한 인테리어인데, 불필요한 것은 정말로 눈에 띄지 않는다. 마히루답다고 하면


마히루다운 정리 방법이다.
여성의 집에 들어가는 건 처음이라 긴장하고 있었지만 너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조금 긴장이 풀린 듯한
느낌이 든다.

"어질러져 있지만 들어오세요."


"그거 1 년 전쯤 내 집이랑 비교하면 할 수 있는 말이야?"

거실로 안내해 준 마히루의 말에 쓴웃음을 짓자 마히루는 당시 아마네 집의 지저분한 모습을 떠올린 듯 크게


어깨를 움츠렸다.

"그건 논외에요. 스스로 그때의 더러움을 떠올려 보세요."


"윽. 그 얘길 꺼내면 아무것도 부정할 수 없네."
"얘기를 꺼내신 건 아마네 군이지만요. 뭐, 지금은 제대로 현상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니까 불평할만한
점은...그래요, 빨래를 바구니에 넣을 때 어쩌다 마루에 떨어지기도 하니까 그 점은 고쳐주셨으면 해요."
"지당하십니다. 조심할게요."
"좋아요."

기본적으로 마히루에게 빨래를 시키는 건 그다지 하지 않으려 하고 있지만, 바구니에 넣는 방법이 눈에 거슬렸던
것 같다. 예전에 마히루에게 한 소리 들은 뒤에는 양말이나 옷은 원대대로 뒤집어 놓고 바구니에 넣도록 신경쓰고
있었는데, 조심해야 할 것은 더 있었던 모양이다.

주의점을 자신에게 타이르며 가볍게 말을 주고받다 보니 긴장이 풀려 다시금 마히루의 집을 본다.

역시나라고 할까, 느낀 바로는 집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가구 배치다. 잡지에 실려 있을 것 같을 정도로


전체의 균형이 잡혀 있고, 질서정연하다.
그렇기에 아마네는 작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히루네 집은, 뭐랄까, 깨끗하긴 한데..."


"생활감이 없다, 는 건가요?"
"...미안."

아마네가 말하기 전에 마히루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기에 아마네는 겸연쩍은 듯 시선을 피했다.

그렇다. 깨끗하고 이상적이게 정돈되어 있지만...그다지 사람이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보통이라면 본인의 취미가 보이거나 생활 습관이 반영되어 있지만, 언뜻 보면 그렇지 않다. 어쨌든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말 한마디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도 그렇고, 애초에 저 요즘에는 잘 때를 제외하면 아마네 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으니까요."
"아ー..."
"올해 들어서부터, 정말 아마네 군 집에 틀어박혀 있었으니까 대청소했을 때부터 그다지 변하지 않았겠네요."

그러고 보니 확실히, 마히루는 자신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다. 사귀기 전부터 거의 항상 아마네의 집에
있었고, 사귀기 시작해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아마네의 집에서 보내고 있다.
마히루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어지면 당연히 생활감도 희미해진다. 본인이 깔끔한 걸 좋아하니 더더욱
희미해졌을 것이다.

새삼스럽게 마히루가 항상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느끼며 어렴풋이 가슴이 따뜻해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자,
마히루가 한 걸음 아마네에게 다가오더니 얼굴을 내민다.

"...다시 말해 아마네 군의 집은 제 집이기도 하니까, 더러운 채로 두지 않도록 해 주세요?"


"...으, 응."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고, 무심코 어쩔 줄을 모르고 말이 막히면서 대답을 해 버린다.

그런 아마네의 반응에 마히루는 만족했는지 기분 좋은 듯이 목청을 울리며 오늘 가장 큰 난관이자 인내심을


강요당하는 마히루의 방에 아마네를 데려갔다.

방에 들어가자, 거실과 같은 흰색과 연한 푸른색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화려함이 더해진 인테리어가 맞이해 주었다.

책장이 참고서와 요리책으로 가득 찬 것은 마히루답다고 생각하게 된다.

유리 책상에는 게임 센터에서 아마네가 뽑은 인형이 하나 놓여 있고, 침대에는 생일에 준 곰인형과 게임 센터에서


뽑은 나머지 인형 몇 개가 놓여 있다.
유명한 캐릭터와 관련된 것은 하나도 없지만, 놓여 있는 인형이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치토세가 마히루의 집에 자러 와서 영상 통화를 했을 때 언뜻 방을 본 기억은 있었지만, 그런데도 실제로 발을


들이는 것은 또 다르다.
긴장으로 조금 호흡이 빨라진다.
덕분에 희미하게 달콤하고 뭔가 비유하기 어려운 여자아이의 향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마히루에게서 나는
향기와는 약간 다르지만, 그래도 좋은 향기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

"그럼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책은 마음대로 읽으셔도 괜찮아요."


"아, 알았어."

마히루는 긴장을 숨기고 있는 건지, 정말로 긴장을 하지 않는 건지, 철저하게 평범한 태도로 아마네에게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한다. 참고로 아마네는 이미 목욕하고 왔기 때문에 마히루가 목욕하고 오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딱히 이 뒤에 어떤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여자친구의 집에서 목욕하고 오기를 기다린다는 상황에 어쩐지 몸이
침착해지질 않았다.

일단 카펫 위에 정좌하고 허리를 펴자, 마히루는 작게 웃으며 옷장에서 옷 두 벌을 꺼내 아마네의 눈 앞에


가져온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아마네 군은 이쪽이랑 이쪽, 어느 쪽이 좋으신가요?"

보여준 것은 대략적으로 잠옷이다. 하지만 두 옷의 취향은 완전히 다르다.


한쪽은 흰색과 연분홍색의 복슬복슬한 천으로 된 후드가 달린 긴 소매 옷과 반바지로 구성된 실내복. 여자아이가
자주 입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귀여운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흰 바탕에 레이스와 리본이 장식된 베이비 돌이다.


비쳐 보일 듯한 것은 아니지만, 제시된 또 하나의 선택지와는 노출 정도가 다르다. 가슴 부분은 그리 비어 있지
않고 길이도 아마 허벅지 중간까지 가려질 것이다.
그러나 목둘레 부분과 팔은 드러난다. 예전에 아마네의 친가에 묵었을 때에 입고 있던 것보다도 노출이 많은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보여준 두 벌에 굳은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의도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다.

"이왕이면 좋아하는 걸 입을까 해서요. 그러는 편이 아마네 군도 기뻐해 줄 것 같아서."


"음, 나, 나는 마히루가 좋아하는 옷을 입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아마네 군 취향에 맞는 옷을 입으려고요. 아마네 군이 좋다고 생각하는 옷을 입고 싶어요."

어떻게 해서든 아마네가 고르게 하려는 모양이다.

슬쩍 잠옷을 본다.
어느 쪽이든 마히루에게 어울리는 건 틀림없다. 애초에 마히루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은 상상할 수 없다.
단지, 복슬복슬한 실내복은 마히루가 입는 것보다는 치토세가 입는 편이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여성스러움을 풍기면서도 어른스러운 디자인의 베이비 돌 쪽이 어울린다고는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걸 선택하는 것은 위험할 것 같다.

(다른 뜻이 없다는 걸 알아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내 이성적으로 괴로워.)

하룻밤 동안 곁에 있으면서 밀착하게 된다면, 그런 상황이 된다면, 여러모로 곤란하다. 달라붙을 마히루도
곤란할 테고, 번뇌를 억누르는 몸으로서는 매우 괴롭게 된다.

그렇기에, 조금 보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면서도 "...이, 이 복슬복슬한 거?"라고 따뜻해 보이는 실내복을
가리키니, 마히루는 싱긋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럼 이쪽으로 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마히루가 안은 것은 어른스러운 디자인의 베이비 돌이었고, 복슬복슬한 실내복은 옷장 안에 넣고


있었다.

"내가 고른 의미는!?"
"아뇨, 아마네 군은 아마도 이쪽이 노출이 적으니까 골랐을 뿐이고 취향으로는 이쪽일까 싶어서요. 이쪽이
좋지만 부끄러우니까 소거법으로 골랐다는 게 보였어요. 눈 돌리는 방법이랑 태도로 알 수 있다구요."
찍소리도 나오지 않을 만큼 정확하게 맞혀서, 아마네는 입술을 떨었다.

"...그렇게까지 알고 있으면 들을 필요 없었잖아."


"후후. 아마네 군의 취향, 조금씩 이해해 나가고 싶어서요. 오늘은 체크였어요."
"...그래."

이렇게나 심장에 나쁜 체크인 건가, 라고 아마네는 심장과 위과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와 동시에 마히루가 아마네를 생각해서 골라 줬다는 것이 기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 입가가 풀리면 좋은
건지 굳어지면 좋은 건지 몰라 입술은 마구 떨릴 뿐이었다.

"그럼, 목욕하고 올게요."

아마네의 갈등같은 건 모르고 시원스레 방을 나가는 마히루에게 정좌한 채로 신음소리를 내니, 문 너머에서
허둥지둥 서두르는 듯한 발소리가 들렸다.
냉정한 척하고 있었지만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의식해서 온갖 생각이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지만, 역시 부끄럽고 상상하면 몸이 타오를 것 같다.

결국, 둥실둥실 뇌리에 떠오르려 하는 베이비 돌 모습을 떨쳐내면서 마히루가 목욕하고 올 때까지 정좌를
계속하게 된 아마네였다.
작가 후기: (고른 걸 입는다고는 한마디도 안 했습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1 화
231 괴로움과 행복

"...혹시 아마네 군, 계속 정좌하고 있었던 건가요?"

마히루가 돌아올 때까지 계속 정좌를 하고 있었더니, 목욕하고 돌아온 마히루는 아마네의 자세에 곤혹스러워하며
말했다.
일단 직시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그녀 쪽은 보지 않았는데, 마히루 쪽에서 시야에 들어온다. 그것도,
눈앞에.

선언대로 흰색 베이비 돌을 몸에 두른 마히루의 모습에, 시선이 헤엄친다.

역시라고나 할까, 스타일이 좋아서 눈 둘 곳이 없다. 가슴 부근이 깊게 파여 있는 건 아니지만, 애초에 베이비


돌 자체가 밑가슴에서 굴곡이 있는 잠옷이기에 내포되어 있는 것의 크기가 현저하다.
흰색은 커 보이는 색이기 때문에 더욱 큰 알맹이로 보이고 만다.

비칠 듯한 소재가 아니기에 몸의 라인은 보이지 않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상상을 해 버리는


것이 남자의 본성일 것이다.

마히루가 최후의 양심을 발휘했는지, 위에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있어서 얼굴을 돌릴 것까지는 없지만――
그럼에도 자극이 강해 직시하기 어렵다.
수영복 차림으로 밀착했을 때 쪽이 노출은 많았지만 청초하고 고혹적인 베이비 돌, 게다가 방금 막 목욕을 하고
나온 모습까지 더해져 자극적이었기에 자신의 양심과 이성이 점점 깎이고 있었다.

"...아니 그, 그게."
"그냥 침대에서 기다리는 편이 좋았을 텐데."
"나한테 죽으라는 거야?"
"어째서 그런 발상으로..."
여자애의 침대에서 기다린다니 너무나 큰 고행이다. 싫은 게 아니라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중을 위해
이성의 내구력은 남겨두고 싶은 것이다.

난처한 듯한, 곤란한 듯한, 그런 말을 한 마히루는 아마네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어울리나요?"
"어울려 어울려."
"보고 있지도 않은데 잘도 말하네요. 눈도 마주쳐 주지 않고 있는데요?"

그 말을 듣고 쭈뼛쭈뼛 마히루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뜬다.


마히루는 마히루대로 부끄러운 듯이 아마네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하얀 피부는 발그레하게 물들었고, 본인의
부끄러움을 안에서부터 드러내고 있다.
시선이 마주치자 눈동자를 살짝 숙이고 속눈썹을 떨며, 그대로 아마네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부끄럽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저도, 아마네 군을 놀리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어요."


"아, 아니, 그, 놀리는 건 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는데."
"싫어요. 요즘 아마네 군은 만만치 않으니까 여기서 확실히 만회할 거에요."
"뭐, 뭘 말이야?"
"...우위성?"

언제나 저만 당황하고 있잖아요, 라고 작은 목소리로 약간 불만스러운 듯이 중얼거린 마히루는 에잇 하고 이쪽에


체중을 실었다.

다리가 반쯤 마비된 상태로는 마히루의 몸통 박치기를 받아낼 수 없었고, 그대로 뒤로 쓰러진다.

부드러운 카펫과 쿠션 덕분에 극단적인 충격은 없었지만 그래도 등에 약깐 느껴지는 통증에 눈썹을 찌푸리며
마히루를 올려다보고, 후회했다.
복장과 자세가 매우 좋지 않다, 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시각적으로는 절경이 펼쳐져 있지만, 너무 봐 버리면 좋지 않을 게 명백하기에 눈을 돌리니 마히루가 아마네
위에서 누르듯이 몸을 기대고 지긋이 이쪽을 본다.

솔직히, 위에 올라타는 건 상관없지만 장소가 장소이다 보니 빨리 떨어지고 싶다.

하지만, 마히루는 아마네의 가슴에 꽉 달라붙어 있어 떼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마, 마히루 씨. 잠깐 비켜 주시면..."


"싫어요."
"아니, 저기 말야."
"...아, 알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더 괜찮지 않아!"

소악마가 따로없네, 라고 전율하며 비틀비틀 몸을 일으키자 가슴에 달라붙어 있던 마히루가 불만스러운 듯이


아마네를 올려다본다.

"...있잖아, 아마 치토세가 옆에서 뭐라고 바람을 넣은 것 같은데, 그...별로, 무리하지 않아도"


"...무리해서, 마지못해서 이러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마지못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게...저는, 아마네 군이...기뻐해 줬으면 좋겠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게 푹
빠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날 이 이상으로 반하게 해서 어쩌려고 그래?"

그렇잖아도 이츠키에게 "너 시이나 씨 앞에서는 성격이 달라져."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그 정도로 마히루에게 홀딱 반해 있고, 소중히 여기며 아껴 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 이상 좋아하게 될 여지도 없고, 있다고 해도 틀림없이 마히루를 향한 독점욕으로 발전할 것이다. 얽매고 싶은
것도 아니고, 자유롭게 지내는 마히루가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성적인 폭주는 피하고 싶다.

너무 유혹당하면 당분간 침대에서 못 나오게 할 정도로 사랑해 줄 자신이 있으니, 마히루는 적당히 해 줬으면
좋겠는데ーー마히루는 아마네에게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아마네 군은, 요즘 여유 있는 데다가 심술궂어요. 저는 항상 아마네 군에게 농락당하고 있는데. 아마네


군이 두근거리고 있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제 심장이 훨씬 시끄럽다고요."
"그건..."
"그러니까, 가끔은 제 괴로움을 알게 해 드릴게요...이렇게 가슴 벅차고, 두근거리고, 견딜 수 없이 괴롭고,
하지만 기분 좋은, 그런 괴로움과 동시에 행복한 감정을."

그렇게 속삭이고 입맞춤을 하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이렇게까지 생각해 주다니 행복하네.'라고 느끼며
마히루의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2 화
232 소중히 여긴다는 것

드물게 마히루로부터 키스를 해 왔고, 아마네는 당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기보다, 몸을 손으로 지탱하지 않으면 쓰러져 버릴 것 같고 움직여 버리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움직일 수 없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까. 몸이 진정되지 않은 상태로 마히루에게 애정 표현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온몸이 부끄러움과 초조함으로 가득 차 있다.

마히루는 자신이 나서서 키스를 할 때가 거의 없기에 미묘하게 시간이 걸리면서도 몇 번이나 입을 맞추며 아마네의
부끄러움과 초조함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즐거운 듯이 보고 있었다.
그 본인도 부끄러움으로 뺨을 발그레하게 물들이고 눈동자에 물기를 띄우고 있지만, 그것조차 요염함을 더해 주는
요인이 되어 있으니 미인이라는 건 정말 빈틈이 없다.

아마네의 반응에 입가를 올리고 아마네의 가슴에 바짝 다가와 눈을 가늘게 뜨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슬슬
한계였다.

"...저, 저기, 마히루 씨?"


"왜 그러세요?"
"아ー, 그...바닥에 계속 앉아 있으면 엉덩이도 아파지고, 슬슬"

실은 한시라도 빨리 떨어져서 진정하고 싶을 뿐이지만, 솔직하게 말해도 들어 주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간절히 부탁한다.
아마네의 말에 마히루는 눈을 깜빡인 뒤, 작게 웃고 "그건 실례했네요."라며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아마네에게서
떨어져 준다. 아마도 아마네의 목적이 다른 데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네는 마히루가 떨어진 것을 기회로 삼아 일단 도망치려고 했지만, 통찰력이 뛰어난 마히루는 팔에 몸을 꾹


가져다 대고 아마네의 도망을 막았다.
온기, 감촉, 그리고 간파당했다는 것에 몸이 굳어지니, 마히루로부터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집에서 마음껏 공격하겠다고 하신 건 어디의 누구시죠?"


"윽."
"그렇게나 큰소리치셨는데."

정론이 푹푹 찔려 와서 별개의 의미로 신음했지만, 마히루는 개의치 않는다.

"...그래도 뭐, 저를 의식하신 결과니까 기쁘기도 해요. 도망치려고 하시는 건, 좋지 않지만."

도망치려고 한 이유에는 생리반응도 포함되기에 용서해 주길 바랐지만, 마히루는 아마네라면 어떤 상태라도


받아들일 작정인 듯 신경쓰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아니, 다른 의미로 신경쓰고 있긴 하겠지만.

솔직히 자러 간다는 얘기를 꺼냈을 때 그렇게나 당황하던 마히루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이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고, 옷차림에 동요할 정도로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자각은 있다.

아마네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뭔가를 할 생각으로 자러 간다는 얘기를 꺼낸 것도 아닌데, 마히루에게서 대담한 유혹을 받으면 망설일 수밖에
없다.
마히루 본인이 보기에는 이건 유혹이라기보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아마네도 알아 줬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아마네가 보기에는 흉악하고도 매력적인 유혹이나 다름없지만.

"그, 마히루의 마음은 알겠어. 그러니까, 좀 더, 부드럽게 대해 줬으면 좋겠다고나 할까."


"구체적으로는?"
"갈아입더라도 위에 한 벌 더 걸쳐 주면..."
"안 돼요. 모처럼 아마네 군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어요."

마히루는 언제까지나 아마네의 심장을 괴롭힐 작정인 것 같다.

"...이건 조금 부끄럽지만, 지도서대로 두근두근거려 주시면 계속할 거에요."


"이봐, 그 지침서인지 뭔지를 오빠에게 줘 볼래?"
"아직 동갑이고 한 달 밖에 차이 안 나요."
"그런 문제가 아닌데? 어떤 지식을 쌓은 건지 엄청나게 신경쓰여서."
"...비밀이에요."

노골적으로 눈을 딴 데로 돌린 그대로 얼버무리듯 꾸욱 하고 아마네의 몸을 껴안았다.

"...혹시, 싫으시면, 갈아입을게요."

눈을 치켜뜨며 말하는 마히루에, 아마네는 신음소리를 내며 마히루의 등에 손을 돌린다.


천 너머로 만져도 분명히 있어야 할 것이 없다든가, 천이 아주 얇다든가, 가늘다든가 부드럽다든가 좋은 향기가
난다든가, 그런 다양한 감상과 감정, 솟구치는 욕구가 뱃속에서 빙글빙글 소용돌이친다.

하지만, 그것이 마히루를 거부하는 것과는 이어지지 않는 것도 자각하고 있었다.

"...싫어할 리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잖아."


"네. 그러니까, 만약을 위한 확인이에요."

오늘의 마히루는 상당히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실감하며 다시 신음하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목청을 울리며 기분
좋게 웃었다. 그 뺨이 붉게 물들어 있어도, 이제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어차피 자신이 그 이상으로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소악마가 따로 없다니까."
"예전에도 말했지만, 여자아이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천사로도 소악마로도 될 수 있어요."

그렇게 웃은 마히루가 여유로워 보이는 게 조금 화가 나서, 아마네는 결심을 하고 마히루의 턱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린다.
그대로 카라멜색의 눈동자를 안쪽까지 뚫어지게 바라보니, 이번에는 마히루의 시선이 헤엄치기 시작했다.

(...당하는 데 완전히 약한 건 변함없네.)

오늘은 밀어붙이는 마히루지만, 본질적으로 밀어붙이기를 당하는 데 약한 것은 변함없는 것 같다. 그렇기에 쭉


주도권을 잡고 싶어하고 있는 거겠지.
그건 아마네에게도 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에, 오늘은 서로 어느 쪽이 우위에 설지 옥신각신하게 될 것 같다.

시선을 둘 곳이 없어 헤매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주저하면서도 입을 맞춘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마히루는 몸이 굳었지만, 키스 자체는 좋아하기에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아마네도 마히루가 받아들이는 그대로 더욱 깊게 입을 맞추고, 도중부터 가슴을 톡톡 얻어맞기 시작했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항의의 목소리일까, 다른 의미의 목소리일까.

그 답을 내놓기 전에, 마히루는 아마네의 가슴을 누르고 입술을 통째로 떼더니 그대로 툭 하고 뒤에 있는 침대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마히루가 새빨간 얼굴에 눈물 섞인 눈으로 노려봤지만 아마네는 키스로 젖은 입술을 핥고 그대로 마히루에게
허리를 굽히며 다가갔고, 마히루는 뒤로 물러난다.

"...나한테는 도망치려 한다고 웃어 놓고 넌 도망치는 거야?"


"읏..아, 아니에요. 이제 잘 시간이니까 침대에 왔을 뿐이에요."
"그렇구나. 그럼 나도 자리를 옮길까."

마히루를 몰아붙이듯이 침대에 올라가자 작게 몸을 떨고, 그럼에도 질세라 아마네를 올려다 보더니 어째선지
갑자기 눈을 돌렸다.

"...치, 치사해. 이래서 아마네 군을 빨리 목욕하게 한 건데..."


"무슨 소리야?"
"시간을 뒀는데도 그렇게 색기를 내잖아요!"

영문 모를 소리를 비명 같은 목소리로 소리친 마히루는, 이어서 작게 신음소리를 내더니 이불 속으로 도망쳤다.


어차피 나도 들어갈 건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말하지 않는다.

마히루가 이불에 들어간 덕분에 시각적으로 안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아마네는 조용히 안도하면서 마히루의
옆에 들어가 가녀린 등을 감싸안았다.
움찔하고 떨린 몸을 떤 마히루에게 작게 웃자, 농락당했다는 걸 한숨으로 느꼈다는 듯 마히루가 몸을 아마네
쪽으로 향했다. 마히루는 부끄러움으로 가득 찬, 불만스럽고 삐진 듯한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오늘은, 제가 아마네 군을 놀려주는 날로 만들 생각이었어요."


"엄청나게 농락당했는데."
"형세가 역전됐는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바보."

툭, 하고 복근을 때리지만,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다. 마히루도 손에 감각을 느끼고 있는 건지, 불만과 감탄이
섞인 듯 입술이 미묘하게 산을 이루고 있다.
"...단련하고 있어서 그런지, 더 안 되네요."
"안 된다는 것의 기준을 모르겠어."
"...치사해요."

그렇게 말하고 아마네의 셔츠 자락에서 손을 넣어 복근을 만지는 마히루에, 틀림없이 키도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하며 마히루가 마음대로 하게 뒀다.
그다지 눈에 띄게 복근이 붙는 타입은 아니지만, 긴장해서 단단해진 것은 실감하고 있다. 달라붙거나 만지고 있는
마히루에게는 더 느껴질 것이다.

슥슥 쓰다듬으며 살짝 한숨을 내쉬는 마히루에 간지러움을 느끼며 마히루를 관찰한다.


마히루는 꽤나 원래 상태로 돌아온 건지, 얼굴을 붉히면서도 아마네의 몸을 만져 확인하고 있었다. 옷 속으로까지
손을 넣는 건 뜻밖이었지만, 만지고 싶어하고 있었기에 마음대로 하게 두고 있다.

"...만지는 건 괜찮은데, 너무 만지면 나도 만질거다?"

속삭였더니, 움찔 몸을 움츠리고 이쪽을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올려다본다.


일단 주의를 주려고 한 말이지만, 욕구도 들어가 있다. 만져지는 만큼 만지는 건 문제없을 것이다.
아까부터 몸을 직접 만져져서 간지럽고, 여러모로 아슬아슬하다. 엉뚱한 곳에 마히루의 손이 무심코 닿을 것
같아서 무섭다. 만져졌다간, 이래저래 참고 있던 것이 산산조각날 것 같았다.

이렇게 말하면 손을 빼 줄거라는 기대를 담은 말이었지만, 마히루는 입술을 꾹 다문 뒤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게...오늘도, 감촉은 틀림없이, 좋을 거에요."

가슴으로 빨려들어간 탓에 약간 흐려진 목소리로 틀림없이 그런 말을 했고, 이번에는 아마네의 몸이 굳었다.

슬쩍 올려다보는 마히루와 눈이 마주친다.

카라멜색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달콤한 물방울을 떨어뜨릴 것만 같을 정도로 젖어 있고, 아마네의 모습을 머뭇머뭇
살피고 있었다.

무심코, 군침을 삼킨다.

아마도, 아니 틀림없이, 마히루는 아마네를 받아들여 줄 것이다. 그것이 마히루의 하나뿐인 소중한 것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 정도로 아마네를 믿고 있고, 사랑하고 있다. 아마네에게도 그런 자부심은 있다.

그 신뢰와 애정에, 응해도 괜찮은 걸까.

빙글빙글, 온갖 갈등이 몸속에서 소용돌이친다.

이제나저제나 몸을 재촉하는 욕구가,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싶다는 감정이, 이성을 무너뜨리려고 충돌하고
있었다.

숨결을 내쉬었더니, 마히루가 떨린다.


자신이 어떻게 될지를 전부 아마네에게 맡기고 있으니, 이 앞의 자신이 기대와 불안으로 가득할지도 모른다.
여성은 이런 상황에서는 받아들이는 쪽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만약이 있다면 나중에 움직이는 건, 받아들이는
쪽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마네의 답은 나와 있었다.

"그, 있잖아."
"네, 네."
"나라는 개인에 대해 말하면, 마히루를 내 것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해."
"...네."
"...그치만, 말야. 그,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만약의 경우에는, 곤란한 건 마히루라고 생각해.
아니, 물론 책임은 질 거지만, 법적으로 명확한 관계를 약속할 수는 없어."

책임을 질 수단은 하나밖에 없다. 하지만, 법률상 혼인은 18 세가 되어야 한다. 지금 행위를 통해 만약이
일어나면, 학생일 때에 낳아야 하게 된다. 그건 피하고 싶다.

"나는, 마히루를 좋아하니까 마히루를 존중하고 싶어. 미래에 마히루가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내가 그걸 방해해 버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한때의 감정과 욕구에 마히루의 삶이 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네."
"마히루와 평생을 함께할 각오는 있어. 단지, 나는..."
"그 이상은 괜찮아요."

계속하려던 말이 가로막혀서 겁쟁이라고 매도당할 거라 생각했더니, 마히루는 곤란하면서도 뜻밖의 행복을 얻은


듯한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네 군이, 저를 최대한 존중해 주고 있다는 것도, 깊이 사랑해 주고 있다는 것도 알았어요. 이렇게
소중히 여겨지고 있다니, 저는...정말로 행복한 사람이에요."

진심으로 가득한 웃음을 띄운 마히루는, 아마네에게 가볍게 키스하고 지근거리에서 또 한 번 미소짓는다.

"...그런 아마네 군을, 진심으로 사랑해요."

누구보다 행복으로 넘치는 미소를 띄우고 있는 사랑스러운 여자에게, 이번에는 아마네가 키스를 하고 작은 몸을
다시 감싸안는다.

"...내년 마히루 생일까지, 기다려 줄래?"

본래라면 졸업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긴 하지만, 아마도 아마네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이유의


아슬아슬한 타협이다.

아마네의 갈등을 몸으로 이해한 듯 마히루는 살짝 시선을 내린 뒤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고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분명, 시끄러울 정도로 울리는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선택에 후회는 없다. 마히루를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는 마음에 거짓은 없다.

다만, 몸이 슬슬 비명을 지를 것 같으니 조금만 용서해 줬으면 했다.

"...있잖아."
"네?"
"한심한 말 해도 될까?"
"좋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멋있는 점도, 한심한 점도, 부탁도 전부 받아들일게요."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마히루에게 미묘하게 당황하면서도, 아마네는 마히루의 목덜미에 키스하며 결심하고
입을 열었다.

"...그렇, 구나...조금만, 만져도 될까."

아까의 각오를 헛되이 할 생각은 없다. 맹세를 어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저,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은 욕구에 조금만 숨을 돌리고 싶었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부탁이 예상 외였는지, 눈을 크게 깜빡인 후 얼굴을 알기 쉽게 붉혔다.


하지만, 그것은 거절의 색이 아니라 허락의 색이었다는 듯 작게 웃으며 아마네를 올려다 보았다.

"아까 제가 만진 만큼만, 이에요?"


"...부족하면?"
"그 때는 저도 더 만져버릴 거에요."

그렇게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 아마네의 배를 어루만지는 마히루에게, 오늘은 정말 못 이기겠다고
절실히 느끼면서 마히루를 끌어안다 말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번역자 후기

이번 화는 분량이 많기도 하지만 내용이 장난 아니네요. 1 화부터 따져도 이번 화에서 깨가 제일 많이 쏟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담으로 서적판 3 권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자면, 새로 쓴 부분은 장면을 고쳐 쓴 걸 포함해서 절반 이상 있지만


큰 폭으로 전개가 바뀐다기보다는 웹연재 내용을 보충하는 형태에 가깝다고 합니다.
큰 줄기는 변함없지만, 어떤 과정이 다르거나 어떤 시점 이후의 전개가 웹연재 내용과 다르다는 느낌이고
이벤트가 몇 개 추가된 정도라는데 뭐가 어떻게 다른지는 직접 봐야겠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3 화
233 이튿날 아침의 이야기

아침에 눈을 뜨니, 팔에는 어젯밤에 껴안고 잠들었던 마히루가 없었다. 어째선지 아마네가 생일에 선물로 줬던
곰인형으로 바뀌어 있다.
아마 여기에는 없는 마히루의 짓일 것이다. 방 밖에서 누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인형을 껴안게 한 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묻기로 하고, 안고 있는 곰인형으로 시선을 돌린다.

어젯밤 아마네와 마히루가 서로 맞닿는 것을 침대 가장자리에서 바라보고 있던 곰인형의 둥근 눈동자에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것을 바라보다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부끄러움으로 가득 차 인형의 배에 얼굴을 묻는다.
완전히 마히루의 집에 물든 곰인형은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허브의 산뜻함까지 느껴지는 향기가 났다.

하지만, 그 산뜻함으로도 아직까지 남아 있는 어젯밤의 잔재는 뿌리칠 수 없을 것 같다.


귀에 울리는 연약하고 흥분된 목소리도, 상기된 피부에 흐르던 땀도, 자신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드러운 감촉도,
신뢰와 기대에 넋을 빼앗긴 눈동자도ㅡㅡ전부 선명하게 안쪽에 남아서 아마네를 달콤하게 괴롭히고 있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거북해졌기에 가능한 한 머릿속에서 떨쳐내며 일어나니, 문 쪽에서 경첩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일어나셨어요?"

불쑥 얼굴을 내민 건 마히루였다. 문틈으로 보이는 앞치마를 보니 아침밥을 차리고 있었던 것 같다.


한순간, 아마네를 보고 뺨을 붉혔지만 그래도 도망치지는 않았다.

"아침밥, 다 됐으니까 옷 갈아입고 세수하고 오세요."


"...응."

그 대사는 마치 동거하는 것 같아서, 왠지 낯간지럽다. 실제로 반은 동거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지만.

"오늘 메뉴는 뭐야?"


"밥에 계란말이, 된장국, 만들어 뒀던 우엉볶음, 히야얏코, 유엽어에요. 전부 집에 있던 거라 죄송해요."
"아니, 사치스러울 정도야...완전히 꿈만 같네."
"그건 과장인걸요? 아직 잠이 덜 깨셨으면, 깨워 드릴게요."
(히야얏코: 차가운 두부 위에 고명과 음식을 얹어 먹는 것)

복도에서 방으로 돌아온 마히루는 아마네 곁으로 다가오더니, 쭈욱 하고 뺨을 잡아당긴다.


아프지 않은 걸로 봐서 깨운다기보다는 스킨십을 하러 왔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말랑말랑 만지면서 만족하고 있는 듯한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햇빛이 가슴 속에 비치는 듯한 따스함을 느끼며


마히루의 목덜미에 손바닥을 살짝 올렸다.
목덜미 근처, 아마네가 만진 곳에는 눈에 떨어진 동백꽃처럼 작고 붉은 자국이 남아 있다. 그것이 옷 안쪽까지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둘뿐일 것이다.

"...오늘은 목이 긴 옷이 아니면 안 되겠네."


"아, 아마네 군 때문이잖아요."
"그거에 대해선 정말 미안...자제가 안 됐어..."

보이는 곳에 있으면 마히루가 곤란하다는 건 이성으로 알고 있었지만 열이 오른 머리는 새로 내린 눈을 밟고


싶다고 생각해 버렸고,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가져다 대고 있었다.

확 하고 옷을 매만진 마히루가 자국보다도 새빨간 얼굴로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걸로 봐서, 어젯밤 일을 너무


떠올리면 당분간 입을 열어 주지 않을 것 같다.

확실히 아마네보다도 마히루 쪽이 타인에게 처음 보여주는 표정을 많이 지었기 때문에 그것에 관해서 깊이
파고드는 건 그만두고 싶다. 비위를 거슬러서 아침밥을 못 먹게 되는 건 사양이다.

게다가, 아마네는 아마네대로 자꾸 떠올리면 세수하는 것만으로 진정되지 않을 것이다.

"어, 어쨌든, 얼른 옷 갈아입고 세수하고 오세요. 머리 식히셔야죠."


"...마히루 네가 식히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방금 무슨 말씀 하셨나요?"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틀림없이 아마네보다도 열이 가득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는 마히루에게 가볍게 눈총을 주고, 아마네는 입을
다물고 입고 있던 셔츠에 손을 댄다.
그 순간 마히루가 꺅 하고 한심한 목소리를 내더니 빠르게 방을 뛰쳐나갔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버린다.
'어제 이것저것 봤으면서.'

망설이면서도 맨몸을 보고 만진 연인과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하며 도망친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어깨를 들썩이고 웃으며 준비해 뒀던 사복으로 갈아입는 것이었다.
작가 후기
진도를 어디까지 뺐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추신: 이전 화에서 맹세한 건 어기지 않았습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4 화
234 귀여운 남자친구

아침밥을 먹은 뒤에는 자택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마히루가 "벌써 가시는 건가요?"라고 말하려는 듯한
눈동자로 이쪽을 올려다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낮까지 마히루의 집에 얌전히 있어야 했다.
본인은 가는 걸 말리려고 하는 것을 딱히 의식하고 있지 않은 것 같으니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겠지만,
무의식적으로 저런 표정을 지으면 앞으로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양심의 가책으로 곤란해질 것 같다.

아마네가 계속 머문다는 것 때문에 입가가 느슨해진 마히루는, 아마네가 마히루의 방에 더 이상 있기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뺨을 살짝 물들였다.
그럼에도 찰싹 달라붙는 건 그만두지 않으니 아마네에게 있어서는 심장에 나쁘다. 익숙해져 있을 텐데, 어젯밤의
일이 머리를 스쳐 냉정함을 빼앗는다.

"...저어, 너무 떠올리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건 무리야."

서로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있어서, 쓸데없이 의식해 버리는 것이다.


떠올리지 말라는 건 무리다. 요염한 모습은 이미 뇌리에 새겨져 버렸고, 마히루가 보여주는 이런저런 표정이과
목소리의 변화도 전부 아마네의 기억에 보관되어 있다.

본인으로서는 부끄러운지 톡톡 가슴을 때려 오지만, 전혀 아프지 않은 걸 보니 화를 낸다기보다는 쑥스러운 걸


숨기려는 것이리라.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그 행동마저 귀여워서 아마네는 수치심보다 흐뭇함이 앞섰다.


미묘하게 미지근한 눈빛으로 지켜봐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는 듯 마히루가 주먹으로 빙글빙글 밀었기에 아마네는
일부러 "당했다~"라고 말하며 침대에 쓰러진다.

체중으로 매트리스에 가라앉는 순간에 옆에 있던 곰인형이 뒹굴 하고 아마네에게 쓰러져 그것을 붙잡으며, '
그러고 보니'하고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곰인형으로 바꿔친 거 마히루지?"


"...아침에 일어나서 빠져나왔더니, 아마네 군이 이불 속에서 저를 찾으시길래...그만."
"얼떨결에 그랬구나. 뭐, 그건 상관없지만. 있잖아, 마히루."
"네?"
"나중에 휴대폰 데이터 확인해도 돼?"

슬쩍 떠보니, 마히루의 뺨이 떨리고 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혀."


"켕기는 게 없으면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서."
"그, 그건...그, 그럼, 아마네 군도 보여주시는 거죠?"
"괜찮은데? 보고 싶으면 봐 줘."

아마네는 휴대폰에 보여지면 문제가 있을 만한 것은 들어 있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예전에 치토세가 보낸


마히루의 잠옷 차림이지만, 그 이상으로 자극적인 모습을 어젯밤에 봤으니 새삼스럽게 무슨 소리를 들을 일은
없을 것이다.
당당하게 수긍하자, 마히루의 시선이 헤엄친다.

"치, 치사해...아마네 군은 성실하니까 그 부분에서는 약점이 없다니..."


"...그러고 보니 남녀의 참고서인지 뭔지 하는 걸 마히루가 가지고 있었지?"
"그, 그건 별개의 이야기 아닌가요!?"
"그럼 마히루가 뭘 숨기고 있는지 말할 수 있겠네?"
"으윽."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것과 참고서인지 뭔지를 보여주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좋아?'라고 묻는 듯이 카라멜색


눈동자를 올려다보니, 마히루는 잠깐 신음소리를 낸 뒤 아마네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드러누워 있는 아마네의 가슴에 그대로 쓰러지는 바람에 아마네는 충격에 신음소리를 내며 마히루의 휴대폰의
잠금을 해제한다.

기본적으로는 사생활을 배려해서 휴대폰을 본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허락을 받았으니 괜찮을 것이다.
비밀번호는 아마네의 생년월일이었고, 그 귀여움과 흐뭇함에 무심코 위에 올라타 있는 마히루의 머리를 한 손으로
쓰다듬어 버린다.

"...화나셨어요?"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반쯤 묻은 마히루가 머뭇머뭇 물어보자,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한번 머리를
부스스 쓰다듬는다.

"화 안 났어. 뭐, 나도 마히루가 곰인형 껴안고 자고 있었다면 찍었을 테니까. 침 흘리면서 잔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귀여우셨으니까요."
"그거 칭찬이 아닌데...이건가?"

쓸데없는 걸 보면 미안해지니까 얼른 앨범을 열었더니, 가장 위에 나의 자는 얼굴이 깔끔하게 찍힌 사진이


저장되어 있다. 그것도, 몇 장이나.
마히루가 안겨 준 곰인형을 안은 사진 속의 나는 굉장히 편안한 얼굴로 잠에 빠져 있다. 저렇게나 만족스러워
보이는 건 어젯밤에 안쪽에 쌓여 있던 욕구를 어느 정도 해방했기 때문일 것이다.

순진하다고도 볼 수 있는 잠자는 얼굴에 어쩐지 부끄러움을 느끼며 더 이상 볼일이 없으니 마히루에게 휴대폰을
돌려준다.

"이거,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지 마. 치토세한테도. 그 녀석, 분명히 웃을 테니까."


"보, 보여준다거나 하지 않을 거에요. 이렇게나 귀여운 아마네 군은 저만 보면 되니까요."
"그 독점욕은 기쁜 듯 하면서도 기쁘지 않은 것 같은데..."

연인의 방심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독점욕은 기쁘지만, 독점하고 싶은 모습이 귀엽다는 말을 들으면
미묘한 기분이 된다. 아마네가 여자 입장이라면 괜찮았겠지만, 남자이기 때문에 귀엽다는 건 칭찬이 될 수 없다.

입술에 힘을 준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웃으며 가슴에 볼을 비빈다.


"아마네 군은 귀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멋지다는 평가는 없나요, 여자친구 씨."
"이 때의 아마네 군은 멋짐의 조각조차도 없었어요."

딱 잘라 말하는 걸 들으니 재미가 없다.

더 이상 듣고 있으면 남자로서 기가 안 서니, 복수하듯이 위에 올라탄 마히루를 굴리듯 떨어뜨려 역으로 덮쳐


본다.

그 순간 굳어서 당황한 시선이 헤매는 걸 보고 그만 웃고 만다.

"이래도 귀여워?"
"...그런 분위기가 된 아마네 군은 익숙한 느낌이 있어서 귀엽지 않아요."
"익숙하지 않은데. 그, 마히루가 처음이고, 마히루 외에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니까."
"그런 부분이에요. 그런 아마네 군에게는 이렇게 할 거에요."

달려들듯이 목소리를 거칠게 한 마히루는 자신을 덮고 있는 아마네의 목에 팔을 돌려 껴안고 어쩐지


이판사판이라는 듯 그대로 아마네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았던 것은 어제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히루가 요구해 준다는 기쁨에 뒤통수에 둔한 저림이 느껴진다.

조금씩 마히루도 익숙해진 건지, 아니면 아마네를 갑자기 놀라게 하고 싶어서인지, 동작은 서투르지만 탐욕스럽게
아마네를 원해 주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도 몸에서 힘이 빠져 아래에 있는 마히루와의 사이에 있던 공간을 없애
버린다.

어제도 잔뜩 느낀 따스함을 몸으로 맛보며, 작게 신음했다.

"...마히루 너."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잔뜩 보여 주세요."
"정말 소악마같네..."

이성을 일부러 흔들려고 하는 마히루에게 더욱 신음하니, 마히루는 아마네의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희색을 띄우고 있다. 장난스러운 미소가 그것을 더욱 강하게 하고 있었다.

참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이 무슨 처사인가 하고 투덜거린 뒤, 이번에는 아마네가 키스해서 그 기뻐할 여유마저


없앴다.

잠시 뒤, 어딘가 멍해진 듯한 표정으로 몸에 힘이 빠질 정도로 축 늘어진 마히루가 그곳에 있었다.


그런 마히루의 귀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 살며시 귓불에 이를 세운다. 간지러운지 팍 하고 몸을 튕겨서 그 순간
곁에서 웃었다.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잔뜩 보여줘."

속삭임에 몸을 떠는 마히루에게 웃었더니, 토라진 듯이 툭툭 때리고는 잠시 얼굴을 봐 주지 않았기에 결국


아마네가 사과하게 되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5 화
235 부모로서의 생각
"어서 오렴."

마히루의 집에서 점심을 먹은 뒤 집에 돌아오니, 굉장히 싱글벙글거리는 어머니께서 맞이해 주셨다.


어쩐지 뺨이 반들반들한 것은 취미인 망상이 충족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만큼은 잘못된 추측이 아닐 확률이
절반 이상이기에, 일단 차가운 시선을 보내기로 했다.

마히루는 시호코에게 간파당한 게 아닐까 싶어 뺨을 붉히고 있는데, 틀림없이 시호코의 망상 속은 과격한 짓을


하고 있을 것이다.

"둘 다 어서 오렴. 아, 냉장고 안에 있는 거 마음대로 썼는데 괜찮을까?"


"그런 건 신경쓰지 말고 써도 된다고 했잖아."

시호코와는 대조적으로 슈토는 차분해 보였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지 손을 닦으며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부족한 게 있으면 또 사러 갈 테니까, 마음대로 써도 돼."


"아, 두 분께서 며칠 더 계시면 식재료가 부족해질 테니까 장 보러 가야겠네요. 모처럼이잖아요?"
"어머, 그럼 나중에 장 보러 갈까? 자동차라면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며느리(가 될 예정)인 마히루를 엄청나게 아끼고 있는 시호코는 같이 쇼핑한다는 것만으로 행복 그


자체의 미소를 짓고 있다.

"그래? 그럼 시호코 씨는 시이나 양이랑 장 보러 갔다 와 줘. 나는 아마네랑 청소해 둘 테니까."


"어머, 슈토 씨는 괜찮아?"
"아직 여기에 더 머무를 거잖아. 이야기는 나중에도 할 수 있어. 여자 둘이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을
테고..."
"남자 둘이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는 거 아냐?"
"음ー글쎄. 그치만, 아마네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몇 가지 있긴 해."

어머니라면 상상이 가지만, 아버지에게서는 어떤 말을 들을지 그다지 상상이 되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슈토의


얼굴을 보지만, 온화하게 미소지을 뿐이다.
어젯밤 일을 듣고 싶어 하는 건 아닐 것 같고, 성격을 보더라도 듣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존중해 주는
자세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반대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기가 어려워서 곤란할 때도 있다.

상냥한 슈토의 눈빛에 거북함을 느껴 시선을 헤매고 있자, 시호코는 지금 당장이라도 마히루의 손을 끌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그리고 아마도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럼 얼른 갈까? 모처럼이니까 이 근처에 있는 카페도 추천해 줬으면 좋겠는데ー."


"저, 저기, 시호코 씨."
"마히루, 좋은 걸 가르쳐 줄 테니까 외출할까?"
"조, 좋은 거요...?"
"나가고 나서 말해줄 테니 기대하렴."

슈토와는 다른 상냥한 미소를 싱긋 띄운 시호코에 왠지 등골이 떨렸지만, 멈출 새도 없이 둘은 나가 버린다.


이쪽을 신경쓰면서도 마히루가 시호코를 따라간 건 '좋은 것'이 뭔지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이쪽 둘을 배려하기
위해서이기도 할 것이다.

순식간에 집이 조용해지자 슈토는 쓴웃음을 짓고 주방으로 돌아간다.


아마네도 도와주려고 얼굴을 내밀자 슈토는 "청소는 핑계로 한 말이야."라며 미소짓고 준비해 둔 얼음을 넣은
아이스 커피가 담긴 유리잔을 건넸다.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었던 자연스러움에 작게 투덜대며 아마네는 순순히 유리잔 두 개를 들고 거실의 소파에


앉는다.
옆에 앉은 슈토가 계속 조용하고 온화한 눈빛을 보내 와서 아마네는 불편함에 뺨을 긁적였다.

"...아빠는, 나랑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야?"


"그래. 시이나 양과 사이 좋아 보여서 다행이다, 싶어서."
"그건 고마워."

놀리는 게 아니라 감탄하고 안심한 듯한 목소리였기 때문에 아마네도 목소리에서 가시를 빼고 대답한다.
꼬치꼬치 캐묻는 성격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역시 교제관계에 대해 질문받는다고 생각하면 겁이 난다.

아마네가 예상하고 있었던 질문은 하지 않고 기쁜 듯이 "사이가 좋다는 건 좋은 일이지."라며 그저 미소지을


뿐이었기에 가시와 함께 독기도 빠져나간다.

"...아빠는 정말 아무 말도 안 하네."
"물어보면 부끄러워하는 게 아마네니까. 삐지기도 할 테고."
"시끄러워."

전부 꿰뚫어보고 있는 것 같아서 쑥스럽게 눈을 돌리니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니 아직 아무것도 안 했을 것 같아서."

확신한 듯한 목소리에, 어찌보면 어머니보다 더 나쁘다고 투덜거리며 슈토를 보니 언제나처럼 미소짓고 있다.

"뭐, 내가 왈가왈부할 건 아니잖니? 아마네니까 밤도 잘 생각해서 보냈을 테고. 너의 좋은 점이기도 하지만 손해


보는 점이기도 하단다."
"...장래를 생각하면 이렇게 하는 게 맞아."
"우리 아들은 고등학생인데도 굉장히 이성적이라고 해야 할까. 뭐, 홀딱 반해 있는 건 뻔히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잖아."
"응, 그렇네."

나도 그랬으니까, 라며 잠시 웃은 슈토는 갑자기 웃음을 거둔 표정으로 아마네를 바라본다.

"있잖니, 아마네."
"응?"
"비용 걱정은 안 해도 된단다?"

그 한마디에, 아마네는 몸이 굳었다.

아마네도 마히루도, 공통 인식으로서 미래에는 결혼하게 된다. 그렇기에 지금은 마히루의 몸과 앞으로를 신경써서
몸을 겹치지 않는다는 선택을 했다. 납득할 것도 없이, 어젯밤의 일이다.

거기서부터의 현실적인 문제――비용 면의 일이나, 마히루 부모님으로부터의 허락 등은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혼한다면 당연하게도 금전적인 문제가 생긴다. 결혼식이나 주거, 수입 등은 어떻게 할 것인지, 호적에 올린
뒤의 일을 생각하면 꿈을 꾸는 것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다.
설마 그것을 슈토가 말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굳어져 있으니, 역시나라는 듯이 슈토가 쓴웃음을 짓고 있다.

"아마네, 그리고 시이나 양의 부모로서 축복해 주고 싶거든. 오히려 시이나 양 같은 아이는 걱정 없이


행복해지면 좋겠고, 아들은 물론 행복해지길 바라고 있어. 이 정도는 하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해야 하는 거잖아."
"언제가 되는 거니? 그건."
"윽."

그 말을 들으니, 괴로운 점이 있다.


전부 우리 스스로 해내려고 한다면 사회인이 되고 나서 2~3 년은 지나야 겨우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에게 있어서 동경의 대상인 결혼식은 빠뜨리고 싶지 않고, 마히루의 드레스나 새하얀 복장은 보고 싶다.
하지만, 우리끼리 해내려 하는 것은 마히루를 기다리게 하는 행위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이나 양을 기다리게 하고 싶니? 여자아이에게 있어서 시간이란 특히 귀중한 거잖아?"


"으윽...그건 그렇지만."
"나에게 있어서 결혼식은 출발임과 동시에, 마지막에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커다란 선물이라고 생각해. 귀여운
자식이 부모 품을 떠나 부부로서 살아가게 되는 거니까, 그 정도는 우리가 도와줄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구나."

그렇게 미소지으며 커피를 입에 넣은 슈토는 입을 축이고 나서 다시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한다.

"물론, 너희들 스스로 전부 하기로 결심했다면 그렇게 하도록 지지하겠지만 말이야. 그렇지 않다면, 시이나 양
부모님의 몫도 우리가 축하해 줄 수 있게 해 주렴."

슈토도 시호코도 마히루의 가정 환경을 알고 또 다른 부모가 될 생각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마치 친딸처럼,


그리고 며느리처럼 마히루를 소중히 여겨 주고 있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다.
본인 말대로 지금까지 마히루가 받지 못한 만큼 마히루에게 부모로서의 애정을 쏟고 있다. 그렇기에, 타협하려는
것처럼 보여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정말로 스스럼없이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라고 생각한 아마네를 꿰뚫어본 듯이 웃은 슈토는 아마네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쓰다듬었다.

"넌 옛날부터 응석부리는 것도 의지하는 것도 서투르다니까. 괜찮단다. 부모다운 일을 하게 해 줘."


"...이미 충분히 응석부리고 있어."
"그렇지 않아. 반항기가 안 온 대신에 자립심만 먼저 자라서 섭섭했는데?"

슥슥 쓰다듬는 것을 멈출 기색이 없는 슈토를 보고 아마네도 그 손을 멈추지는 않았다.


간지럽고 쑥스럽지만, 싫지는 않다. 부모에 대한 신뢰와 안심이 이 행위를 순순히 받아들이게 하고 있었다.

"아마네가 부모가 되어서 손자 얼굴을 보여주면 돼. 효도는 너희들 생활이 안정된 뒤에 해도 되니까. 다행히
나도 시호코 씨도 건강하잖아. 건강에 신경쓰고 있기도 하고, 집을 위해서도 오래 살 거야. 죽기 전에 좋은
보답만 해 두거라."

살짝 웃으며 아마네를 어린애 취급하는 슈토에 부모님 아이로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가슴에 서서히 스며드는 생각을
느끼며, 아마네는 눈꼬리를 낮추고 만족하며 어린애 취급을 받아들였다.
신규 일러스트
서적판 3 권 권두 일러스트 1
"...저, 저기...웃기시면 웃으셔도 돼요."
기대하던 사복 데이트 간다고 꾸민 거라네요.
신규 일러스트
서적판 3 권 권두 일러스트 2
가장 왼쪽은 카도와키입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이번 일러스트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네요.
작중에서 잘생겼다는 묘사가 많아서 어느 정돈가 싶었는데 막상 보니 오히려 아마네가 낫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6 화
236 비밀 계획

마히루와 시호코가 장을 보고 귀가할 무렵에는 아마네를 응석부리게 하는 슈토의 눈빛과 행동이 평소대로 돌아와
있었다.

그대로 마히루 앞에서도 어린애 취급을 받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으니 다행이지만, 아주 조금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마히루 앞에서는 견실한 남자로 보이고 싶어서 방금 전의 일은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신경써서 침착한
표정을 지어 두 사람을 맞이했다.

"어서 와. 쇼핑이랑 할 얘기는 잘 했어?"


"물론이지. 그치, 마히루?"
"...ㄴ, 네."

생글생글하고 당당한 시호코와는 대조적으로 마히루는 왠지 머뭇머뭇 몸을 움츠리고 있는 걸로 봐서 십중팔구


시호코에게서 쓸데없는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묻는 건 지금 할 일이 아니기에 억지로 무시하고 짐을 받는다.

시선으로 마히루를 쓰다듬듯이 봤더니 얼굴이 빨개지는 걸 보고 쓸데없는 얘기를 들었을 거라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어 시호코에게 기가 막힌 듯한 눈빛을 보낸다.
정작 시호코는 태연히 웃고 있다.
성취감으로 가득 찬 미소를 보니, 무슨 쓸데없는 얘기를 한 건지 시호코 본인에게 묻고 싶었다.

"...부탁이니까, 이상한 거 알려 주지 마."


"어머, 싫다. 이상한 건 안 알려 줬는데? 그냥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걸 충고했을 뿐이야."
"그건 우리가 앞으로 천천히 배워 가면 되는 거잖아?"
"남자애한테는 가르쳐 줄 수 없는 거니까 괜찮아. 어른의 지혜는 배워 둬야 하는 법이란다?"
"...그거 내가 마히루한테 물어봐도 괜찮은 거야?"
"머지않아 알게 될 테니까 문제없어. 재촉하는 남자는 꼴불견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런 말을 들으면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마히루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지는 않고, 여자끼리의 복잡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 무리하게 들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시호코의 행동을 보면 완전히 믿어도 될 것 같지는 않으니 물어보진 않더라도 조심해 둘
필요는 있을 것 같았다.

싱글벙글 웃고 있는 시호코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내고 아마네는 슈퍼 봉투에 담긴 신선한 식품들을 주방으로 옮겨
냉장고에 넣는다.
먹을 것이 4 인분이다 보니 평소의 두 배는 된다. 그게 어쩐지 낯간지러웠다.

"...아마네 군은, 신경 쓰이시나요?"

손을 다 씻은 마히루가 느닷없이 얼굴을 내밀었고, 아마네는 작게 어깨를 으쓱인다.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나는 나대로 아빠랑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그걸 마히루에게 알려 줄
생각은 아직 없으니까 쌤쌤이네."
"엣, 무, 무슨 얘기를 하셨는데요?"
"비밀."

항상 마히루가 하는 것처럼 장난스럽게 웃고 야채를 야채칸에 넣는 아마네에 마히루는 안절부절못하며 아마네의


등을 투닥투닥 때렸기에 그만 웃고 만다.

'――뭐, 아마네가 마히루에게 주고 싶은 거에 대해서 이쪽은 참견 안 할게?'

엄청나게 머리를 쓰다듬어진 뒤 들은 말.


역시 아마네도 그것까지 부모님에게 의지할 생각은 없기에 알바를 해서 자금을 마련할 생각이다. 수험에 대해서도
대충 할 생각은 없으니 양립할 수 있도록 더욱 힘내야 할 것이다.

'...키도에게 신세를 지게 될 것 같네.'

예전에 반은 농담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알바 권유가 있었으니 그걸 받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접객하는 일은 그다지


잘하진 않지만, 사회 경험을 쌓는다는 의미로도 딱 좋다.

앞으로 이래저래 노력해야 할 일이 많아지겠네, 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마네를 마히루가


안절부절못하며 올려다 본다.
그런 마히루에게 웃으며 "비밀이야."라고 한 번 더 말하고 기분 좋게 야채칸 문을 닫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7 화
237 친구에게 하는 부탁

"어, 점주님께 여쭤볼 건데 일손이 필요하다고 하셨었으니까 아마 무조건 오케이일거야."

잠시 뒤, 예전에 문화제 준비로 키도와 교환한 연락처에 연락해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마히루에게는 서프라이즈로 하고 싶고, 듣게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여서 맨션 입구 근처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부탁이다 보니 어려운 듯한 기색을 보일 줄 알았는데 너무 시원스러운 대답이라 오히려
당황한다.

"아니, 그, 면접 같은 건?"
"아마 하긴 하겠지만 그냥 합격이지 않을까? 내 소개로 가는 거니까 인성같은 건 문제없을 테고. 그보다 그,
시이나 씨가 이해해 주겠대? 우리 가게에 알바하러 오는 건 좋지만, 시이나 씨가 질투하지는 않을까ー."
"읏, 그건..."

문화제 때, 여자 손님이 아마네에게 말을 걸어서 연락처를 물어봤을 때는 마히루가 삐졌었기 때문에 마히루를
불안하게 하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 물론 바람기같은 건 있을 수 없고 마히루도 바람을 피울 리 없다고 믿고
있지만, 심정적인 문제는 별개다.

"애초에 왜 갑자기 알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야?"

소박한 질문을 듣고, 입을 다물었다.

비밀로 해 달라고 하면 키도가 마히루에게 말한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반지를 위해 돈을 모은다고 말하는 건
쑥스럽다.
당연히 지인들은 모두 아마네가 마히루를 엄청나게 사랑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을 테고 스스로도 자각은 하고
있지만, '반지를 주고 싶어서'라고 설명하는 건 역시 망설임이 느껴진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키도는 납득해 주지 않을 것이고, 애초에 알선해 주는 상대에게 뭔가를 숨기는 건 좋지
않을 것이다.

"...저기, 있잖아. 아무에게도, 특히 마히루에게는 말하지 말아 줄래?"


"아ー알겠다. 시이나 씨에게 뭔가 선물해 주고 싶은 거구나ー.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든가?"
"크, 크리스마스라기보다는...그게, 내년 얘기지만 말이야. 그, 반지를 주고 싶어서..."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는 걸 실감하면서도 대답하자, 침묵이 흘렀다.


혹시 학생이면서도 너무 성급한 걸까 싶어 내심 초조해하며 키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10 초 정도 침묵한
뒤 그녀는 "아ー전화 너머로 염장질 당했네."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그렇구나. 그럼 우리 가게에서는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네. 후지미야 군이 시이나 씨를 위해서 노력한다고는


해도, 연인이 여자가 꼬일 만한 곳에서 일하는 건 시이나 씨도 좋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건 지당한 사실이기에 "그렇지."라고 대답하며 집에 돌아가서 구인 사이트라도 볼까 하고 앞으로의 예정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자, 계속해서 "그 대신"이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다른 찻집이라도 괜찮으면 소개해 줄게ー. 우리 이모가 하는 찻집인데, 조용한 곳이니까 후지미야 군의
성격에도 맞지 않을까?"
"그건 고마운데...키도는 거기에선 일 안 했어?"
"아ー. 난 말이지ー, 뭐랄까, 이모를 대하기가 거북하다고나 할까..."
"그런데도 소개해 주는 건가. 정말 미안."
"아ー아니 그런 게 아니고, 이모는 자식이 없어서 나를 잘 귀여워해 주는데, 너무 응석을 받아줘서 오히려
자립심이 없어져 버리거든."

싫다기보다는 곤란하다는 듯한 느낌. 아마 시호코가 마히루를 대하는 방식과 비슷할 것이다. 시호코는 마히루가
뭐든 제대로 잘 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이니, 키도와는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일단 이모에게 확인해 보고, 확인을 받고 나면 견학하러 가 보는 건 어때. 그러면 후지미야 군도 일하기 편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게 해 주면 고마운데...그렇게까지 해 줘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후지미야 군이 시이나 씨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까, 도와줄 수 있게 해 줘. 필요하면 반지
상담도 해 줄 수 있는데?"
"...그건 뭐, 그 때 가서 치토세랑 같이 부탁할지도 몰라."
"후후, 맡겨만 두라구."

반지에 대해서는 여성의 의견도 받아들이는 편이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 치토세는 아마네와 마히루를 쭉 지켜봐
줬으니 그녀에게 말하지 않을 수는 없다. 가능하면 두 사람이 도와줬으면 한다.

당분간 나중의 이야기가 될 테니 애매하게 약속을 하고 "또 연락하거나, 아니면 학교에서 보고할게."라는 키도의
말에 전화를 끊었다.

"...아르바이트, 인가요?"

집에 돌아와 거실에서 느긋하게 있던 마히루에게 말을 걸자, 마히루가 의외라는 듯한 눈으로 이쪽을 본다.
참고로 부모님은 함께 주방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다. 마히루가 두 사람의 요리를 저녁으로 먹고 싶다고 졸랐기
때문일 것이다.

"어째서 이 시기에 갑자기. 내년부터 수험생이고, 애초에 지금쯤은 수험 공부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구요."

역시 아르바이트까지 숨길 수는 없어 솔직하게 얘기했는데, 마히루는 매우 지당한 의문을 내비쳤다.

일단 반지를 줄 때까지는 되도록 마히루에게는 숨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2 학년 후기라는 시기에 알바를
시작하는 건 조금 부자연스럽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아, 그게, 꼭 갖고 싶은 게 있어서."


"갖고 싶은 거요?"
"그리고, 사회 경험을 쌓기 위해서이기도 해. 물론 공부에 지장이 있을 만한 일정은 짤 생각도 없고, 내년에
동아리를 그만두는 동급생이 생길 때 쯤에는 다 모을 수 있을 테니까 수험 생활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거야. 성적을 생각하더라도 조건적으로는 동아리 활동을 하는 사람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
성적은 내가 노력하기 나름이니까, 낮출 생각도 없고 혹여나 낮아지더라도 아르바이트 탓을 하지는 않을 거야."

지금은 알바도 하지 않는 귀가부이기 때문에 동아리에 소속된 학생들보다 여유가 있으니 공부에 집중할 수 있지만,
알바를 시작하면 필요한 노력의 양은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보다 스스로 하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수업도 지금 이상으로 빈틈없이 들어서 그 자리에서 내 것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진지한 얼굴로 마히루를 바라보니, 난감한 듯이 눈썹을 내렸다.

"아니, 제가 참견할 일도 아니고, 거기까지 생각하고 계신다면 아마네 군의 선택을 존중할게요. 그래도,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건 섭섭하지만요..."

조금 쓸쓸하다는 듯이 미소짓는 마히루를 보니 결심이 흔들릴 듯 하지만, 이것만은 포기할 수 없기에 작게 웃는다.

"미안해. 그 대신, 아르바이트 쉬는 날은 마히루랑 같이 있는 걸 우선으로 할게."


"...그건 그거대로 곤란할 것 같은데요."
"왜?'
"그, 그야, 아마네 군, 그렇게 하면...엄청 응석부리게 해 주시잖아요."
"그건 마히루가 쓸쓸해 했으니까..."
"저, 적당히 해 주세요. 몸이 견디질 못한다구요."

부끄러운 듯이 시선을 내리고 아마네의 팔뚝에 기댄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예행연습을 하듯이 마히루의 손을 잡고
마히루가 더욱 기대오는 것을 받아들였다.
신규 일러스트
서적판 3 권 본문 일러스트 1
"마히룽 마히룽! 올해는 같은 반이니까 잘 부탁해ー!"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8 화
238 대체 휴일 이후의 일

문화제 대체 휴일이 끝난 뒤의 학교는 아직 문화제의 열기가 학생들로부터 채 가시지 않았는지 약간 들뜬 듯한


분위기였다.
반도 평소보다 2 할 정도 더 떠들썩하다. 이따금 소곤소곤하고 어떤 반의 누구와 누가 사귀기 시작했다는 말을
하는 반 친구들이 있어서, 문화제는 그런 남녀 교제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가끔씩 이쪽에도 시선이 오는데, 마히루를 향하고 있는 걸로 봐서 문화제에서의 마히루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안녕ー."

약간 졸린 듯한 이츠키가 교실에 들어와 가장 먼저 아마네에게 다가왔고, 아마네는 느긋하게 손을 흔들어 "


안녕."이라고 대답하며 이츠키의 얼굴을 본다.
만약 다이키에게 무슨 말을 들었다면 기분이 나빠져 있을 텐데, 지극히 평범한 표정이라 내심 안도했다.

"시이나 씨도 안녕. 오늘도...응?"


"안녕하세요. 왜 그러세요?"

당연한 듯이 옆에 있던 마히루에게 빙긋 인사하는 이츠키는 마히루의 얼굴을 보자 문득 의아한 듯이 눈을 가들게


뜬다.
무언가를 확인하듯 바라본 뒤, 뺨을 긁는다.

"...아마네, 이리 와 봐."
"뭐?"
"됐으니까 빨리."

어째선지 불러낸 이츠키에게 노골적으로 눈썹을 찡그리며 끌려가서 교실 끝에 다다른다.


이츠키는 그 뒤 보는 눈을 꺼리듯 다가와서 작게 입을 열었다.

"있잖아, 시이나 씨랑 한 거야?"


"뭐!?"
"야, 자리를 왜 옮긴 건지 몰라? 아니, 시이나 씨 모습이 평소랑 다르다고나 할까...뭔가 벌써 아내라도 된
느낌이..."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는 말을 듣고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한 번 시선을 돌렸다.


마히루는 아마네의 자리에서 조용히 기다리며 이쪽을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다. 시선이 마주치자
부끄러워한다.

"음ー, 더 매력적이게 됐다고나 할까...이젠 완전히 아마네 거라는 분위기란 말이지."


"...미리 말해 두겠는데, 끝까지 하지는 않았어."
"헤에ー, 끝까지는 안 했다는 거구나."

애매하게 말했더니 이츠키가 전부 알아챘다는 듯이 히죽거리는 걸 보고 그 짜증나는 얼굴을 일그러뜨리기 위해


옆구리를 주먹으로 쿡쿡 찌른다.
쿡쿡 찌른다고 하기에는 약간 힘이 들어갔지만 이츠키는 별로 아프지도 않았는지 "안 쑥스러운 척은 그만둬."라며
웃고 있었다.

화가 나서 이번엔 발을 밟으며 살짝 한숨을 쉰다.

변화를 눈치챈 이츠키의 예리함은 섬뜩하지만, 앞으로의 아마네와 마히루의 일은 이츠키와 치토세에게도 알려 줄
생각이다. 어디까지 서로의 몸을 알았는지까지는 말할 생각이 없지만, 장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 정도는 말해야
할 것이다.

"...아직, 할 생각은 없어. 마히루와 약속했거든."


"약속?"
"마히루가 18 살이 될 때까지 하지 않겠다는 약속. 평생 책임질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어."

새삼스럽게 남에게 말하기엔 부끄러운 약속이라는 자각을 하면서 말하자, 이츠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묘하게
기가 막히면서도 감탄했다는 듯한 상반된 감정이 내포된 눈으로 이쪽을 본다.

"너의 그 인내심이랑 진지함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는 생각하는데, 이래저래 괜찮은 거야?"


"...괜찮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괜찮아. 소중하게 대하고 싶고, 그, 진심이니까."

앞으로 쭉 함께 살아갈 사람을 찾아냈으니, 그 사람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고 싶다.


본심을 말하자면 견딜 수 있을지 약간 불안하지만, 약속을 어기는 건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할 수 없으니 견딜
생각이다.

"나는 졸업하면 마히루와 함께 살아갈 거니까, 그러기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를 할 생각이야."
"준비라니?"
"아, 후지미야 군 안녕ー. 왜 그런 데서 소곤소곤거리고 있는 거야?"

딱 좋은 타이밍에 키도가 교실에 들어욌기에 가볍게 손을 들자, 그녀도 이상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본다.

"아무래도 남자 둘이서 소곤거리는 건 수상한데. 아카자와 군이 후지미야 군한테 이상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는 데
한 표."
"나 그렇게나 믿음이 안 가!?"
"아하하."

시원스레 웃어 넘긴 키도는 아마네를 보고 입을 열 지 망설이는 듯 하다. 이츠키에게 시선이 힐끗 향한 걸 보면,


아마 이츠키가 있어도 말해도 되는 건지 나중에 말하는 편이 좋을지 고민하는 것 같다.
알바를 할 거라는 것 자체를 숨길 생각은 없고 이츠키에게는 알바를 할 이유도 말할 생각이었기에 아마네 쪽에서
"부탁한 일에 진전은 있었어?"라고 묻자, 키도는 조금 안심한 듯이 웃었다.

"아르바이트 말인데, 이모가 좋다고 하셨으니까 또 시간이 나는 날이 있으면 알려줘."


"응, 알았어. 나중에 연락할게."
"알겠어ー."
"미안해. 시간을 뺏어서."
"아니야. 이모도 내가 의지해 줘서 기쁘시대."

약간 곤란하다는 듯이 웃은 키도에게 아마네도 살짝 쓴웃음을 짓는다.


이모가 꽤나 마음에 들어 하고 있는 것 같은 키도는 곤란한 기색이지만, 일자리를 소개받은 입장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그럼 또 보자, 라고 말하고 손을 흔들며 자기 자리로 향하는 키도를 보내고 이츠키를 보니,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과연. 이건 많이 힘들겠네."
"결혼식 비용같은 건 부모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반지 정도는 내가 마련하고 싶어서. 내가 선택한 거고,
내가 바라는 걸 위해서라면 이 정도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지."
"너는 한 번 정하면 그것만 바라본다니까. 대단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하지만?"
"...그런 건, 나한테 먼저 상담한다던가 했어야지."

삐진 듯이 작게 투덜대는 이츠키에게 놀라고, 그 뒤 "다음부터는 꼭 얘기할게."라며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이츠키는 미묘하게 부끄러운 듯이 손을 떨쳐내고 어깨를 툭툭 쳤지만, 쑥스러워서 이런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아마네는 조금 전의 이츠키처럼 웃어 넘겼다.
번역자 후기

아마네도 그렇고 마히루도 그렇고 이상하지 않고 제대로 된 주인공들이라 좋네요.

댓글 써주시는 분들, 그리고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39 화
239 친구의 응원

"아하하, 그러면 잇 군도 삐질 수밖에 없었네."

점심 식사 후, 아침에 이츠키가 미묘하게 부루퉁해져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치토세에게 불려 나가 사정을 말해


주었다.
솔직하게 얘기하니 치토세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찰싹찰싹 등을 쳤기에 눈섭을 찡그렸지만, 치토세의 공격은
멈출 기색이 없다. 멈추기는 커녕 "아마네는 이래서~"라고 기막혀 하며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

"잇 군도 이래저래 발이 넓어서 연줄이 많은데, 제일 먼저 의지한 게 다른 애니까 삐질 만 하지. 가장 친한 건


마히룽을 빼면 잇 군이잖아?"
"읏, 그, 그건 미안하다고 생각해."

마침 아르바이트 권유를 해줬던 키도에게 부탁한 건데, 이츠키는 그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네에게 있어서도 가장 친한 동성 친구는 이츠키이고, 지금까지 이츠키에게 여러모로 의지해 왔으니 이번 일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잇 군은 자신에게 의지해 주길 바랐을 거야. 친한 친구라는 자부심이 있으니까."


"...정말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뭐, 반성하고 있다면 다음에 다른 일을 상담해 보는 게 어때? 물론, 나한테도."

빙긋 웃으며 아마네를 올려다보는 치토세를 보고 아마네는 얼굴이 굳었다.

"...혹시, 치토세도 화났어?"


"우후후."

묘하게 생글생글하고 겉과 속이 달라보이지 않는 미소지만, 눈이 웃고 있지 않다. 언제나 티끌 없는 미소를 짓는


치토세지만, 지금은 순수한 미소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뭐, 당연하잖아? 1 년 반 정도 친하게 지냈는데 아~무것도 상담해 주지 않았으니까 슬퍼질 수밖에 없지."
"윽. 저, 정말 미안해. 다음부터는 조심할게."
"나 참. 매정하다니까. 그보다, 우리한테도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마히룽에게 비밀로 할 수도 없잖아?
서프라이즈로 하고 싶지?"
"...지당하십니다."
"그럼, 제대로 말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구."

툭툭 옆구리를 얻어맞았지만, 이것만은 아마네의 자업자득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치토세는 한동안 아마네를 주먹으로 괴롭히고 나서 다시 얘기를 시작하자는 듯이 크게 한숨을 내쉰다.

"뭐, 아마네가 마히룽과 장래를 생각하고 있다는 건 뻔했지만, 새삼스레 마히룽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
아마네 너 옛날에는 상상도 못 했을 정도로 지금은 데레데레라니까."
"시끄러워."
(데레는 흔히 말하는 츤데레의 그 데레. 호감이 겉으로 드러난다는 뜻.)

스스로도 옛날보다 훨씬 마히루에게 빠져 있다는 건 알고 있고, 예전보다 타인과의 거리가 줄어들었다는 것도


느끼고 있다. 그것은 마히루 뿐만 아니라 이츠키와 치토세 덕분이기도 하다.
데레데레라는 표현은 좀 불만스럽지만, 마히루에게 푹 빠져 있다는 건 변함없고 부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막상 그런 얘길 들으면 좋을 건 없기 때문에 눈썹이 찡그려진다.

"어쨌든, 난 이미 정했어. 그러니까, 저기, 도와줬으면, 좋겠어."

여자의 시점으로 도움을 받고 싶기도 하고, 순수하게 친구로서 힘을 빌려줬으면 했기에 깊게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이자 기막힌다는 듯한 한숨이 들렸다.

"부탁받지 않아도 해 줄거야ー. 누가 뭐래도 친구 분의 행복을 위해서니까ー."


"치토세..."
"물론 마히룽 얘기지만 말이지? 아마네는 매정하니까 랭크 다운이야ー."
"그...그건 어쩔 수 없네."
"후후, 농담이라니까. 둘 다 내 소중한 친구인걸. 잘 되길 바라고,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줄게."

얼굴을 들었더니 평소의 밝고 명랑한 미소를 띄운 치토세가 가슴을 펴고 있었고, 아마네도 안도한 듯이 웃으며
가볍게 치토세의 어깨를 툭 두드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0 화
240 방과후의 별도 행동

"음, 오늘은 치토세랑 들를 곳이 있구나."

방과후, 여느 때처럼 마히루와 함께 집에 가려 했다가 미안한 듯한 목소리로 거절당한 아마네는 가볍게 웃으며
수긍했다.
애초에 묶어둘 생각은 없고 무조건 함께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왜 이쪽을 신경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저기, 집에 늦게 갈 수도 있어요. 시호코 씨가 계시니까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요."


"왜 엄마가?"

아직 부모님은 돌아가지 않았다. 내일 돌아갈 예정이라서 오늘은 이 근처를 좀 돌아다닐 거라고 들었다.

"그게, 시호코 씨께서 치토세 씨랑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쓸데없는 얘길 할 거라는 예감밖에 안 드네."
"아하하, 설마요..."
"엄마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그럴 때는 마히루가 멈춰 줘."

이렇게 말하긴 했지만 마히루도 듣고 싶어서 멈출 수 없거나 시호코의 기세가 너무 세서 멈출 수 없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최소한 흑역사 폭로만은 멈춰 달라는 절실한 바람을 담아 마히루를 바라보니, 딱히 뜨겁게 바라보려고 한 것도
아닌데 마히루가 뺨을 붉히며 시선을 돌린다.

그런 마히루에게 집에 갈 준비를 마친 듯한 치토세가 높은 목소리로 웃으며 깡총깡총 다가왔다.


"거기 부부, 뭐 하고 있는 거야?"
"네가 우리 엄마한테서 이상한 소릴 들을까 봐 걱정하고 있지."
"드디어 부부라는 걸 부정하지 않게 됐네...그보다 서로 쳐다보면서 뭐 하고 있나 했더니.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우리 엄마는 무의식적으로 미소지으면서 이것저것 폭로하는 타입이거든."
"오호라, 즉 알려지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다는 거구나?"
"그런 건 아니지만, 어린 시절 얘기가 꺼내지면 싫잖아. 너도 중학교 때 얘기는 아무도 안 하길 바랄 것
같은데."
"윽, 그건 뭐..."

치토세와는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친해졌는데, 이츠키나 카도와키에게서 들은 바에 따르면 치토세는 예전에는


지금과는 정반대의 타입이었다는 것 같다.
치토세는 그걸 흑역사에 가깝게 여기고 있어 그다지 말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쓸데없는 걸 듣게 될 것
같으면 알지?"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니 어깨를 으쓱이며 "알았어 알았어."라고 수긍해 주었다.

"뭐, 그건 그렇고 시호코 씨랑은 차분히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아마네 얘기 이외에는 얘기할 거야."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데?"
"그건 여자의 비밀이라는 거랍니다ー. 그런고로 부인 좀 빌릴게요."

싱글벙글 웃으며 마히루의 팔에 자신의 팔을 감은 치토세에게 마히루는 부끄러운 듯이 시선을 내리면서도 기쁜


듯이 다가붙는다.
마히루가 괜찮다면 상관없지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미묘하게 불안감이 남는다.

"어라, 오늘은 둘이서 같이 안 가는 거야?"

가능하면 이상한 얘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지금은 여기에 없는 어머니에게 염원을 보내며 두 사람이 다정하게
달라붙어 있는 것을 보고 있었더니, 여자아이 한 명이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키도구나. 둘이서 들를 곳이 있대."


"그렇구나. 그럼 시이나 씨, 남편 좀 빌려도 될까?"
"엣."
"후지미야 군, 아무 예정 없으면 지금 좀 어울려 줬으면 좋겠는데. 아, 이상한 의미는 아니니까 안심해!"
"그, 그건 걱정 없지만요..."

키도가 어울려 달라는 건 알바와 관련된 일 때문일 것이다.


만약에 알바 때문에 급하게 필요하게 될 계약서나 보호자 허가같은 것들을 생각하면 부모님이 와 계신 지금이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후지미야 군, 어때? 시간 있어?"


"뭐, 특별히 예정된 일은 없는데."
"잘됐네ー. 마침 시간 있는 날이기도 하고, 둘이서 항상 붙어 있으니까 끼어들기가 쉽지 않거든."
"항상 붙어 있는 건 아니야. 집에서도 계속 붙어 있는 건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거잖아. 집에 같이 있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것부터가 이미
꽁냥꽁냥이라구ー."

연인 사이라고 해도 보통은 그렇게까지 붙어 있지는 않는다는 말을 듣고 아무 반박도 못 하고 입을 다물고 있으니


키도는 킥킥거리며 즐거운 듯이 미소를 짓고 있다.
"뭐, 그만큼 사이좋고 소중하니까 그런 거지? 후지미야 군?"
"...그래. 그러면 안 돼?"
"아니,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니까 좋다고 생각해. 이야ー시이나 씨도 사랑받고 있네ー."

사랑받고 있다는 말에 부끄러워하는 마히루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넋을 잃었지만 마히루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키도는 약간 일부러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없진 않지만, 그녀에게는 엄청난 빚을 져 버렸기 때문에 불평할 수도
없다.
알바를 하는 이유만은 말하지 말라는 시선을 보냈더니 키도가 싱긋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기에, 아마네는
한숨을 쉬는 걸로 끝내기로 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1 화
241 도중의 일

치토세 일행과 헤어진 아마네는 키도를 따라 걷고 있었다.


전차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인 것 같지만, 이츠키나 치토세의 집보다는 가까운 곳인 걸로 봐서 통근하기에도
문제없을 듯한 거리다.

문제는 바라는 대로 채용될 수 있을지인데...키도에게 물어보니, 키도는 싱글벙글거리며 "괜찮아 괜찮아."라고


대답했다.

"이모네 가게는 일손은 적은데 요즘 손님이 늘어서 예의 바른 사람을 모집하고 있었거든. 그럴 때에 후지미야
군이 신청해 줘서 운이 좋았어. 후지미야 군이라면 예의 면으로 따졌을 때 괜찮을 테니까."
"예의 바른지는 미묘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일부러 무례한 짓을 하지는 않지만, 예의 바르다는 말을 들으면 의아해진다. 필요한 예의는 갖추며 대할 생각은
있지만, 그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후지미야 군은 때와 장소에 맞는 태도로 사람을 제대로 대하잖아. 선생님들께는 되게 공손하고 예의 바른


우등생처럼 행동하고."
"그건 윗사람이니까 그런 거고...눈 밖에 나기보다는 마음에 들게 하고 싶다고나 할까, 좋게 여겨지면 뭐든
이득이 있잖아."

물론 상대가 연상이고 윗사람이기 때문에 경의를 표하며 대하고 있지만, 교사의 기억에 좋게 남는 편이 성적이나
앞으로의 진학에 도움이 된다는 불순한 동기도 있다.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역시 타산적인 면도 있으니 진짜
우등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내가 봐도 귀염성이 없어 보일 것 같아서 어깨를 으쓱하니, 키도는 가벼운 미소를
짓는다.

"좋은 거 아냐? 특정 상황에 맞는 매너와 TPO 를 잘 판단해서 상대를 존중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거니까. 그리고
개인의 의사가 어떻든 간에 눈에 보이는 건 결과 뿐이야."
"...키도는 그런 타입이야?"
"이외야? 난 꽤 명쾌한 타입이라구. 모든 일에 이득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내가 하는 행동에
이득을 바라는 건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해. 항상 좋은 뜻으로 행동하는 것도 아니고."
(TPO: Time, Place, Occasion 을 줄인 일본식 약자)

막힘없이 말하고 있지만, 상당히 냉정한 생각을 하고 있는 키도에게 눈을 크게 뜬다. 하지만, 그건 기가


막혀서라거나 싫다는 느낌이 들어서가 아니라 친근감 같은 것이 느껴져서이다.

"이번에도 그래. 나에게도 이득이 있으니까 제안한 거야. 선의 100%가 아닐 때도 있다는 거지."
이런 말을 솔직하게 하는 걸 보면 키도의 좋은 면도 잘 드러나기에, 아마네는 희미하게 쓴웃음을 지으며 "그럼,
이번에 얻는 이득은 뭐야?"라고 물어본다.

"음ー, 소ー쨩에게 친한 친구가 좀 더 생겼으면 좋겠거든."


"카야노?"
"응. 뭐랄까, 소ー쨩은 제법 얌전하고 멍때릴 때가 많은 타입이라 다른 사람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어. 그런데
후지미야 군은 비교적 인상 좋은 것 같았고, 차분한 타입인 후지미야 군이랑 상성이 좋지 않을까ー싶었거든.
후지미야 군이 알바 구하는 거랑 이모네 일손 문제를 같이 해결했는데, 게다게 그 가게가 소ー쨩이 일하는
가게였다, 이 말이지."

"미안해. 내가 보는 이득이 커서."라며 풀죽은 듯이 사과하는 키도에게 고개를 저으며 웃는다.

"아니, 카야노가 거기에서 일하고 있다는 건 금시초문인데다 난 소개받는 쪽이니까 놀라긴 했지만, 같은 학년
애가 일하고 있다는 건 안심할 수 있어서 좋네."
"그래? 다행이다~."

긴장을 순식간에 푼 듯이 늘어지는 걸 보니 역시 키도는 결국 좋은 사람임이 틀림없겠다는 확신이 든다.

"그건 그렇고, 넌 남자친구가 거기서 일하고 있는데도 이모네 가게에서 일을 안 하는구나."


"읏. 그건 말이지. 이모는 나 자체를 엄청 좋아하시기도 하지만, 소ー쨩이랑 같이 있는 걸 제일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같이 있으면 웃으면서 지켜보고 있으니까 일이 잘 안 된다고나 할까. 어릴 때부터 우리 둘 다 귀여워해
주셨거든. 그리고, 나도 나대로 소ー쨩이 있으면 그 쪽을 봐 버리고 소ー쨩한테는 "침 흐를 것 같으니까
그만해."라는 말을 들었거든."
"...풉."
"우, 웃었지? 나도 생각이라는 게 있거든? 사람들 앞에서 침 같은 거 안 흘린다구!"

키도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눈꼬리를 올렸지만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전혀 박력이 없었고, 오히려 더 웃게 만들
뿐이라서 아마네는 일부러 숨기려 하지 않고 웃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2 화
242 일하게 될 곳

살짝 토라진 키도를 달래며 마침내 도착한 가게는 차분함이 느껴지는 찻집이었다.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이용
연령층도 높을 것 같은, 약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정말로 여기야?"
"왜 의심하는 건데. 차분하고 좋은 가게잖아."
"좋은 가게일 것 같긴 하지만 학생이 일하기엔 별로 안 맞지 않아?"
"이런 가게니까 후지미야 군처럼 젊으면서도 제대로 된 사람을 데려온 거야. 일단 이모께 인사하러 갈까?"

"내키진 않지만..."이라고 작게 덧붙이면서도 적극적인 키도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며 그 이모라는 분은 어떤


사람일지 호기심을 품고 키도의 뒤를 따라간다.

중후한 느낌이 있는 문을 여니, 그리움이 느껴지는 딸랑딸랑하는 경쾌한 벨소리가 울렸다.

그녀가 앞장서서 들어간 찻집은 겉모습을 봤을 때의 기대에 부응하듯 정말로 차분한 곳이었다. 다크 오크와
흰색을 바탕으로 한 심플하면서도 품위 있는 인테리어에, 청소도 빈틈없이 깨끗하게 되어 있는 실내는 고상함이
감돌고 있다.
벽에는 한쪽 벽면을 가릴 듯한 책장이 있고, 책장에는 책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둘러보니 앉을 자릿수는 그리 많지 않다. 카페 체인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은 자릿수는 개인경영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하지만, 그 덕분에 체인점과는 달리 굉장히 조용해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었다.

우연인지, 마침 손님이 없어서 인테리어를 둘러보고 있었더니 안쪽에서 네이비색 앞치마를 걸친 여자가 나타난다.

얼핏 보기에 아마네와 띠동갑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차분한 여자였다.

검고 긴 머리카락을 가졌고 찻집이나 오래된 서점에 있는 것이 어울릴 것 같은 미인이지만, 키도의 이모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해 보이는 여자다.

"어머...아아캬, 어서와."
"오랜만이네요, 후미카 이모."

후미카라고 불린 여자는 공손하게 인사한 키도에게 포근한 눈빛으로 미소짓는다.

"와 줘서 기뻐. 소우지 군이 있을 때도 좀처럼 다가와 주질 않아서 섭섭했다구."


"그, 그건 죄송해요...후미카 이모께 방해가 될 것 같아서."
"방해라니...나는 두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쁜걸. 일도 힘낼 수 있고."

"그건 그거대로 문제예요."라고 작게 중얼거린 키도의 말은 들리지 않은 모양이다.

아마네는 한 발짝 뒤에서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속으로 의아해했다.

청초하고 산뜻한 외견과 행동을 보니 키도가 거북해할 만한 요소가 눈에 띄지 않아 아마네는 곤혹할 뿐이다. 조금
이야기하는 걸 본 바로는 지극히 평범한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키도를 대하는 친애의 뜻이 눈동자에 가득 차 있다는 것 정도지만, 이것만으로는 키도가


거북해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누군가를 거북해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니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납득하기는 어렵다는 느낌이다.

키도가 미묘하게 쩔쩔매고 있던 와중에 갑자기 여자의 시선이 이쪽을 향한다.

밤하늘처럼 검은 눈동자가 잠깐 살펴보는 듯한 기색을 보였지만, 다음 순간에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저쪽 분이 아야카가 말한 아르바이트 지원자니?"


"아, 맞아요. 얘가 알바를 하고 싶다고 해서요. 후지미야 군, 이 분이 이 가게 주인인 이토마키 후미카 씨야."
"후지미야 아마네입니다. 오늘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괜찮아요. 아야카의 부탁인걸요. 아야카의 보는 눈은 틀림없으니까 문제없다고 생각해요."

살짝 미소지은 이토마키는 쓱 어루만지듯 아마네를 대강 살펴본 뒤 한 번 더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아야카와는 어떤 관계죠?"


"반 친구이자 제 여자친구의 친구입니다."

왠지 오한이 들어 단호하게 부정하니 미소가 밝아진다. 살을 에는 듯한 오한이 사라진 걸 보니 아마 이 대답이


정답인 모양이다.

"그렇군요. 다행이네요. 아야카랑 소우지 군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니까 만약 방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곤란해지니까요."
"저에게는 장래를 약속한 연인이 있으니 있을 수 없는 일이겠네요."
"어머, 그거 정말 멋지네요...!"

검은 눈동자가 빛을 띤 것처럼 반짝거리기 시작한 걸 보고 아마네가 엉겁결에 살짝 뒷걸음질쳤지만, 이토마키는


신경쓰지 않고 뺨에 홍조를 띄우고 있다. 그게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의 표정처럼 보였기에 조금씩이지만 어쩐지
키도가 뭘 거북해하는건지 이해가 된다.

"그 나이에 결심을 굳히다니 대단하네요. 아르바이트를 지원한 건 그것과 관계가 있나요?"
"네. 그게, 여자친구한테 반지를 선물하고 싶어서..."
"멋져라! 꼭 여기서 일해 주시면 좋겠는데...!"
"이모, 바로 정하시는 거에요!?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이토마키는 제대로 된 면접도 없이 채용되어 굳어진 아마네와 놀란 듯이 곤혹스러운 얼굴로 한숨을 내쉰 키도에게
정말로 기분 좋은 듯이 싱글벙글 미소짓고 있다.

"이모, 너무 꼬치꼬치 캐묻는 건 좋지 않아요."


"어머, 싫어할 만한 건 안 물어볼 거랍니다? 그래도 사귀게 된 계기 정도는..."
"이모의 취미랑 본업에 이용되는 후지미야 군이 불쌍하니까 적당히만 해 주세요."
"허락은 받을 거고, 상황을 참고할 뿐이라구요?"
"취미랑 본업...?"
"후미카 이모, 찻집은 본업이 아니거든. 본업은 작가고 그 밖에도 여러가지 하고 계셔서 이제는 왜 찻집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키도는 이걸로 돈을 벌고 있는 게 신기하다고 투덜댔고, 엉겁결에 이토마키를 보니 한없는 미소를 띠고 있다.

"물론, 찻집 경영도 제대로 하고 있으니까 망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돈도 제대로 드릴
거고요."
"이모, 제대로 시급 계산하셔야 돼요. 용돈같은 거 주시면 안 된다구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의기소침해져 눈썹을 내린 이토마키에게 키도가 매우 진지하게 잔소리를 하고 있는 걸 보고, 나는 여기서 잘


일해갈 수 있는 걸까 하고 미묘한 걱정을 하는 아마네였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3 화
243 가게에 가 보고 집에 온 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즉시 채용이 결정된 아마네는 고용 계약서를 받고 집에 돌아오고 있었다.


면접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서로 얼굴을 한 번 본 것 뿐이었지만,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서 일단 안심이다.

그렇게 쉽게 정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으니 잘된 일이다.


이제 남은 일은 나 자신과 부모님의 서명과 날인을 한 계약서를 보내는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키도에게 사과를 받았지만, 이토마키의 성격이 세다는 건 이미 들었던 사실이고 저 정도라면
키도가 쩔쩔매는 것도 당연하다. 이토마키는 시호코와는 또 다르게 세게 밀고 들어오는 타입이다.

"다녀왔습니다ー...어라, 마히루랑 엄마는?"


"그 둘은...아니지, 셋이네. 셋이서 식사하고 온다는구나. 갑자기 정해진 일이라 난 집을 보고 있었지. 오늘은
내가 저녁밥 할게."
"응."

맞이해 준 슈토의 보고에 가볍게 대답한다.


외출한다고는 들었지만 설마 같이 저녁 식사까지 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그 정도로 의기투합했다는 뜻이니 좋은
일이지만, 하루의 즐거움인 마히루의 요리가 없다는 건 못마땅하다.

물론, 슈토의 요리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요리광인데다가 요리를 잘하기도 하기에 아버지의 솜씨는 굉장히
좋다. 많이 먹어서 익숙한 맛이다.
그저 아마네에게 마히루의 요리는 각별하다는 것뿐이다.

"그렇게 노골적으로 실망하진 마."


"아,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뭐, 부모님 요리를 앞으로 몇 번 더 먹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 오늘은 내 요리로 참아 주렴. 어차피 내일부터
매일 먹을 거잖아."

마치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이 말은 아마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게 될 테니 지금이라도 먹어 두라는 뜻일 것이다.
부모님은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고, 지금은 건강 그 자체다. 유전적으로도 장수할 것 같은 가계니까
그런 걱정을 지금 할 필요는 없다.

결국 이건 놀리려고 한 말이라는 얘기다.

눈썹을 찡그렸더니 슈토가 눈에 띄지 않게 미소지었기에 아마네는 모른척을 하고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갔다.

아버지의 수제 미트 소스 파스타를 먹고 한숨 돌리고 나니 어머니와 마히루가 돌아왔는지 현관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마히루를 맞이하는 건 드물다는 생각을 하면서 현관으로 갔더니, 종이봉투를 잔뜩 들고 있는 마히루와 시호코가
있었다.

"...무슨 짐이 그렇게나 많아?"


"어머, 아마네 몫도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되는데?"
"아니, 내 몫은 있든 없든 상관없지만 그렇게나 많이 샀다니 대체 뭘 산 거야?"
"마히루한테 입히고 싶은 옷이랑, 귀여운 소품 같은 것들 정도려나. 아마네한테 마히루가 어떻게든 입히고
싶다면서 직접 고른 옷도 사 왔단다?"
"어떻게든이라고 말하는 걸 보니 내가 평소에 안 입을 만한 걸 사 왔나 보네."

어머니가 옷을 사 오는 건 복잡하지만 마히루가 고른 거니까 그렇게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마히루에게 들으면 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종이봉투의 양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그걸 지적하기 전에 시호코는 경쾌한 미소를 지으며 아마네 옆으로 빠져나갔기에, 남겨진 마히루를 본다.

"...이상한 건 안 샀지?"
"이, 이상한 건 없는데요...?"
"그래. 그럼 됐어."

솔직해 보이는 마히루를 보고 한시름 놓으며 마히루에게서 종이봉투를 받아든다. 안에 든 게 마히루 물건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짐을 계속 들고 있게 할 수도 없다.
"그러고 보니, 아르바이트 견학은 어땠나요?"
"응, 마음에 드는 것 같아서 채용이래."
"그럼 점주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뭐랄까, 독특한 누나라고 해야 하나..."
"누나라고요?"
"걱정 안해도 돼. 커플을 너무 좋아하고 지켜보고 싶어 하는 타입이라서 나랑 마히루가 사이좋게 지내는 얘기를
듣고 싶어 하던데?"

작은 질투가 생겨날 것 같아서 미리 막아 뒀더니 마히루는 갑자기 얼굴을 붉히면서도 불편한 듯이 몸을 움츠렸다.

"...딱히 의심하고 있는 건 아니라구요? 그래도 혹시 아마네 군에게 반하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지..."
"그럴 리 없어."
"있어요."

어째선지 열심히 말하는 마히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불안하게 한 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머리를
쓰다듬는다.
처음에는 약간 불만스러워 보이던 얼굴이 점점 풀어지는 걸 보고, 그대로 부드러운 머리카락의 감촉을 즐기듯이
천천히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는다.

"만약에 그렇게 된다 해도 받아 주지 않을 거고,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있어서 업무에 지장이 생길 것 같으면


그만둘 거야."
"그, 그렇게까지 해 주길 바라는 건...그냥, 기분이 좀 개운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그래. 그러니까, 널 불편하게 만들 일이 생기면 거기에서 일하지 않는 편이 낫잖아. 내 목적은 거기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 목적에 필요한 돈을 손에 넣는 거니까."

그 상태를 보니 만에 하나라도 아마네에게 반한다는 건 있을 수 없지만, 만약 그 만에 하나가 생겼을 때 무슨


일이 생긴다면 키도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마히루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니 마히루를 슬프게 한다면 거기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다른 수단을
취할 것이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더니, 마히루가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왜 그래?"
"...그런 점이 좋아요."
"그런 점『이』?"
"그런 점『도』 좋아요. 바보."

농담으로 받아치니 마히루가 조금 삐진 듯이 투덜거리며 아마네의 가슴을 더욱 파고들었기에, 아마네는 웃으며


그걸 받아들이고 마히루의 등을 다정하게 두드렸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4 화
244 다음날의 대화

"그래서 결국 알바하게 됐다고?"

다음 날, 학교에서 이츠키가 물어보길래 바로 고개를 끄덕였더니 이츠키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키도가 소개해 주는 거니까 걱정은 없었지만, 하기로 했다니 다행이네. 뭐, 네가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신경 쓰이지만."
"아, 그거 말이지. 뭐랄까, 특이점이 센 사람이었거든."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상당한가 보네."

"듣고 나니 오히려 더 신경쓰이네ー"라며 앉은 의자를 체중으로 기울이며 웃고 있는 이츠키에게 아마네도


쓴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 알려주면 바로 직장으로 오려고 할 테니까.

아마네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더라도 최소한 익숙해질 때까지는 지인들이 직장에 오지 못하게 할 생각이다. 비록
마히루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아침에 마히루에게 그렇게 말했더니 엄청나게 삐져서 아침 시간의 10 분 정도가 마히루 기분을 돌려놓는 겸
귀여워해주는 시간이었다.

그런 마히루는 치토세 옆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치토세는 어째선지 이쪽을 보면서 히죽거리고 있지만,
반응해서 좋을 것도 없기 때문에 일부러 무시하고 있다.

"뭐, 약간 특이한 사람인 것 같긴 하지만 문제없이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키도도 무슨 일이 생기면


사양말고 카야노한테 의지하라고 했고."
"아ー키도 남자친구 말하는 거구나. 저번에 은근히 남자다웠던 그 사람."
"그 인식을 본인한테 말하면 복잡한 표정을 지을 것 같은데...그 뒤에 키도를 빤히 쳐다볼 것 같기도 하고."

이쪽에게 뭐라고 하기 보다는 그런 인식을 심은 키도에게 화살이 향할 것 같다.


키도는 별로 주눅들지 않는 걸 보니 카야노를 위로하고 싶은 부분이다.

"어쨌든,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되고 점주님께 듣기로는 나이 많고 너글너글한 사람들이


단골이라니까 곤란할 일도 별로 없을 것 같아."
"음ー, 그럼 잘 됐네. 무엇보다 알바할 곳이 정해졌으니 잘 된 일이지. 다음부터는 무슨 일 생기면 나한테
상담해 줘."
"그래그래, 믿고 있어."

아직도 마음에 약간 담아두고 있는 듯한 이츠키의 등을 두드렸더니, 이츠키는 쑥스러운 듯이 입을 삐죽인 뒤


아마네가 두드렸을 때보다 센 힘으로 아마네의 등을 두드렸다.
이것도 이츠키 나름의 우정같은 것이기 때문에 콜록거리며 웃고 "이 자식이."라며 뺨에 살짝 주먹을 꾸욱
들이민다.

팽팽한 뺨에 미묘한 공격을 하면서 마히루에게 힐끗 시선을 향하니 마히루는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아르바이트하는 곳에 오는 건 아직 안 된다는 게 불만인 것 같다.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침에 어리광 부릴 때는 마히루가 참는다는 걸로 납득했었으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아마네의 시선을 쫓은 이츠키가 "여전히 사랑받고 있네."라며 갑자기 장난을 쳐서 아마네가 눈살을 찌푸리자,
이츠키는 아마네의 주먹을 부드럽게 털어내며 웃는다.

"그러고 보니 어제 시이나 씨랑 치이랑 너네 어머니끼리 쇼핑 갔었지? 치이가 아마네 옷 고르는 거 재밌었다고


하던데, 시이나 씨 뭘 산 거야?"
"...그거 말 안하면 안 되는 거냐."
"응. 넌 날 내버려 뒀던 친구니까."
"역시 아직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구만...그러니까, 그게...고양이 모습을 본뜬 잠옷이야."

어제 마히루에게서 건네받은 종이봉투 안에 들어있던 것을 생각해 내며 마지못해 말했더니, 이츠키는 성대하게


뿜기 시작했다.

"네, 네가 고양이 잠옷을 입는다니..."


"시끄러워. 대신 마히루는 토끼 잠옷을 입는다니까 괜찮아."

이 나이와 체격에 누가봐도 귀여운 타입인 잠옷을 입는다니 부끄러운 것도 정도가 있다. 하지만, 마히루가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입을 수밖에 없다.

그 대신 마히루도 자기가 입을 연한 핑크색 토끼를 본뜬 잠옷을 사 왔다고 하니, 마히루 집에 자러 갈 때 입을


생각이다.
예전에 마히루가 입었던 베이비 돌보다 훨씬 건전한 모습이 될 테니 아마네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참기 쉽고 도움이
될 것 같다.

"네 잠옷 차림 시이나 씨한테 찍어서 보내 달라고 해야겠다."


"야, 그러기만 해 봐라."
"괜찮아. 귀여울거야. 아마도."
"그 씰룩거리는 입꼬리부터 감추고 말하시지."

입가를 떨면서 쓸데없는 결의를 하고 있는 이츠키의 어깨를 때리는 아마네에게 이츠키는 반격은 하지 않고 몸을
들썩이며 웃음을 참을 뿐이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정말 사이좋네ー.""그러게요."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치토세와 마히루가 있고,


아마네는 한껏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이츠키에게 느슨한 공격을 하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5 화
245 동료가 될 사람과의 점심 식사

평소에는 마히루 일행과 점심을 먹지만, 오늘은 키도의 권유로 키도와 카야노 두 사람과 식사를 하기로 했다.
키도는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직장에서 일하게 될 카야노와 친목을 다질 기회를 만들기 위한 식사라는 것
같다.

키도를 따라 옥상까지 온 아마네는 미리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고 있던 카야노를 발견한다. 카야노는 아마네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 놀라는 기색이 없다.

"이래저래 해서 후지미야 군이 소ー쨩이랑 함께 일하게 됐어!"

키도는 돗자리 구석에 걸터앉은 아마네를 보면서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띄우고 있다.

"아...아야카한테 휘말렸구나."
"휘, 휘말렸다니 실례네! 나는 적절한 인재를 적절한 직장으로 이끌어 줬을 뿐이야ー!"

뾰로통하게 불만을 내비치는 키도는 평소보다 조금 어려 보였고 이런 모습은 아마도 카야노만을 위한 거겠지,
라는 흐뭇함을 느꼈다.

"아니야. 내가 부탁한 일이고 키도한테는 많이 도움받고 있어."


"그래? 그래도 후미카 씨를 만났을 때는 당황했잖아."
"그건 그렇지만..."
설마 저런 타입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약간 기세에 눌리긴 했었지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아마 저런 타입은 좋아할 만한 소재를 적당히 주면 얌전해질 테니 우리에게 피해가 없을 정도로는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그래도 미리 말해 줬다면 각오를 했을 거라는 건 사실이니 그 부분은 키도에게 말하고 싶긴 했다.

힐끗 키도에게 시선을 향하니, 키도는 도시락을 감싼 천을 풀다가 움찔 몸을 굳힌다.

"미리 말을 못한 건 후미카 이모 같은 사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던 거야. 강렬하니까..."


"아니 뭐, 결과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으니까 괜찮아. 나쁜 사람인 것 같진 않고."
"좋은 분이긴 해. 곁에 있으면 응석 부리게 만들고 언제나 망상이 심할 뿐이지."
"어느 정도 당하는 건 어쩔 수 없지. 손해만 없다면."
"...아마 없을 거야. 응. 뭐, 아마도."

자신 없는 거 아니냐고 물어볼까 싶었지만, 이것만은 키도 탓이 아니기에 묻지 않고 아마네도 마히루 수제


도시락을 감싸고 있는 천을 푼다.

어제는 슈토가 저녁밥을 했고 파스타였기 때문에 이 도시락에는 마히루와 슈토가 미리 만들어 둔 반찬들이 담겨
있다.
아침부터 수고스럽게 반찬을 많이 만들어 준 건 정말 고마우면서도 미안했지만, 두 사람이 즐거워 보였기에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부모님은 아마네와 마히루가 집에 돌아갈 무렵에는 없을 테니 아침에 작별 인사를 해 뒀다. 서로 말이 길지


않았던 것은 겨울방학이나 봄방학 때 또 귀성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마히루는 아쉬워하는 것 같았지만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웃는 얼굴로 둘을 배웅했다.

"아, 그거 시이나 씨가 만든 거야?"

도시락 뚜껑을 열고 오늘도 마히루 수제 계란말이가 들어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아마네를 관찰하고 있던 키도가
호기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마히루랑 아빠가 같이 만든 거야. 오늘까지 계시거든."


"아버지께서 요리할 줄 아시는구나. 우리 아빠랑 똑같네. 엄마가 요리도 못하고 집안일도 못해서 아빠가 하고
있거든."
"카오리 씨는 특별한 케이스인 것 같은데."

카오리는 아마 키도 어머니의 이름일 것이다. 아무래도 집안일을 정말 못 하시는 모양이다.

"뭐, 그래서 엄마랑 아빠는 내가 집안일을 잘 하길 바란 거겠지. 잘 하게 되긴 했지만."


"여자답게 되어 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길러져서, 그렇게 자란 건 좋은데 네가 근육을 너무 좋아해서 너희
부모님께서 나한테 자주 우는소리를 하시거든."
"소ー쨩이 날 비뚤어지게 만든 거야."
"남탓하지 말아 줄래."

키도의 뺨을 잡아당기는 카야노와 혀 짧은 소리로 불만을 호소하는 키도의 모습에 무심코 웃음이 흘러나온다.
사귀는 사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건 소꿉친구의 거리감일 것이다. 이츠키와 치토세 커플과는 다른
거리감을 보는 건 신선했다.
"...ㅇ, 왜 웃는 거야."
"아니, 사이 좋네 싶어서."
"그건 후지미야 군한테는 듣고 싶지 않은데. 시이나 씨랑 알콩달콩하는 주제에."
"그 정도는 아니야."
"아ー니, 알콩달콩 그 자체야. 우리가 봐도 닭살이 돋을 정도인걸."

검지손가락으로 아마네를 가리킨 키도를 보고 카야노가 "사람한테 삿대질하면 안 돼."라며 키도의 손을 잡고


내렸다. 그 모습을 본 아마네는 '죽이 정말 잘 맞네.'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숨을 내뱉었다.

"...딱히 의도적으로 그러는 건 아니야."


"즉 평소에도 사이좋게 러브러브하고 있다는 거구나. 굉장하네."
"시끄러워."
"그래도 뭐, 그렇기에 시이나 씨를 위해서 알바하기로 한 거겠지. 장래를 직시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거라고 생각해."
"...아, 갑자기 알바하기로 한 건 시이나 씨를 위해서였구나."

설명을 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이 일에 대해 퍼뜨리지 말아 달라고 키도에게 부탁했기 때문이겠지만, 모르고


있었던 모양인 카야노가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키도가 미묘하게 겸연쩍은 표정을 짓는다.
아마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마히루를 위해서라는 걸 말해서 약속을 어긴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어차피 카야노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게 될 테니 알바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어차피 질문받게 될 거니까 상관없고,
마히루 본인에게 말하지 않는 한은 문제없다.

"마히루한테는 비밀이야. 놀래켜주고 싶거든."


"그래. 말하면 안 돼 소ー쨩."
"실수로 말한 건 아야카잖아."
"아야."

딱밤을 맞고 울상을 지으며 이마를 누르고 있는 키도를 속수무책이라는 듯이 언뜻 본 카야노는 놀란 아마네에게


곤란하다는 듯이 웃는다.

"뭐, 무슨 얘기인지 이해했어. 나도 무슨 일이 생기면 가능한 한 도와줄게."


"...고마워."
"이쪽이야말로 이런 아야카랑 친구가 되어 줘서 고마워."
"...어라ー이상하네. 나는 소ー쨩이 걱정할 만큼 유감스러운 사람이 아닌데."
"아야카는 말을 할 때 결점이 드러나거든."
"너무해!"

카야노의 말에 입술을 비죽인 키도가 벗으면 대단하다는(키도가 한 말) 카야노의 가슴팍을 두드리는 것을,
아마네는 마음 속에서 따뜻함을 느끼며 지켜보았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6 화
246 취미는 사람마다 제각각

"아, 알바 말인데, 시작하는 건 조금 기다려 달래. 교대 시간 상담이랑 유니폼 때문에 1~2 주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키도와 카야노의 부부 만담이 끝나고 다시 점심을 먹던 중, 문득 떠올랐다는 듯이 키도가 말했다.


"뭐, 곧바로 시작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그런데 유니폼은 어떤 거야?"
"아, 저번 문화제 때 입었던 거랑 달리 좀 더 심플한 거야. 여성 점원 옷도 좀 더 심플한 거고. 달린 장식도
별로 없으니까 안심해."
"역시 그 찻집 유니폼이 화려한 옷일 리는 없을 것 같더라."

우연히 다른 점원이 안쪽에 들어가 있을 때 이토마키와 대면해서 의상이 어떤지 몰랐는데, 아마네가 걱정했던
옷은 아닌 것 같아서 안도하게 된다.

문화제 때 입은 옷은 비교적 차분해 보이는 옷이긴 했지만, 약간 화려한 옷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만


입는다고 해도 그런 옷을 매일 입고 싶지는 않다.

"아, 후지미야 군 사이즈 알려 드렸는데 괜찮아?"


"괜찮긴 한데, 어떻게 안 거야?"
"저번 문화제 때 입은 옷 사이즈 보면 알 수 있기도 하고, 사이즈는 척 보면 알아."

키도는 "남자의 신체 사이즈는 옷 위로 봐도 거의 알 수 있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근육을 향한 사랑이


드러나는 기술일지도 모른다. 옆에서 듣고 있던 카야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변태라고 말해도 돼."라며 여자친구에게 조금 실례되는 말을 하고 있었다.

"뭐, 그래도 거의 알 수 있다는 것뿐이지 근육의 질 같은 건 만지거나 보거나 하지 않으면 몰라...아, 성희롱은
안 한다구? 나는 합의하에 검사하는 사람이야."
"그, 그래...아니 뭐, 사이즈를 알려 줘야 하는 수고를 덜었으니 잘 된...걸까."
"아야카, 이건 기겁한 거라고. 후지미야도 무리하게 칭찬할 필요 없어."
"사람을 '이거'라고 부르는 건 좋지 않아."

키도는 뾰로통하고 귀엽게 화를 냈지만, 아마네와 시선이 마주치자 난처한 듯이 눈썹을 내린다.

"뭔가 미안하네. 이상한 모습을 보여줘서."


"어, 아니 새삼스러운데."
"윽, 정곡을 찔렸어. 그치만 뭐라 할 말이 없네...문화제 때부터 계속 보여준 모습이니까..."
"아니 뭐, 응. 키도가 남들과는 다른 취미를 갖고 있다는 건 잘 알겠어. 그걸 이렇다 저렇다 생각할 일은...
내게 피해가 없는 한은 없고, 취미나 기호는 사람마다 다르잖아. 기분 나쁘다고 여기거나 나쁘게 말할 생각은
없어."

사람의 취향은 제각각이니, 나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은 존중해야 할 것이다. 애초에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배척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란 적은 없다.
게다가, 마히루도 어느새 근육 페티쉬에 눈을 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별로 남일 같지가 않았다.

뭐, 거부할 생각도 부정할 생각도 없지만, 약간 몸이 떨리는 건 애교다.

마히루 수제 계랸말이를 젓가락으로 집으며 "애초에 남에게 불평할 권리가 없기도 하고 말이야."라고 중얼거리자,
키도는 엄청나게 감동한 듯이 몸을 떨면서 미소로 가득 찬 얼굴로 아마네의 어깨를 기쁜 듯이 두드렸다.

"후지미야 군은 정말 잘 컸다고 해야 하나, 좋은 사람이네! 시이나 씨가 좋아하게 된 것도 이해가 돼!"


"...아야카."
"뭐야 소ー쨩 질투하는 거야? 괜찮아. 난 소ー쨩 일편단심이니까..."
"아니, 그건 좋은데 후지미야가 망연자실하고 있어서..."

어깨가 두드려진 충격으로 젓가락에서 계란말이가 떨어져 마히루 수제 고기경단에 발라져 있는 흑초 소스에 낙하해
있었다.
돗자리나 옷에 떨어지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계란말이의 섬세한 맛을 즐기고 있었던 아마네는 이 맛 변화에
상당한 충격을 받고 굳어버렸다. 그걸 카야노가 망연자실한 걸로 본 것이다.

짙은 갈색 소스 범벅이 된 계란말이를 바라보고 있는 아마네를 보고 키도는 당황했다.

"미, 미안해!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아, 아니야. 괜찮아. 먹을 수 있으니까. 겉부분부터 먼저 먹으면 되고..."
"엄청 실망하고 있어! 미안! 나중에 시이나 씨한테 절해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게!"
"괜찮다니까..."

그리 심각하게 실망한 건 아닌데 키도가 진심으로 사과했기에 아마네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고, 키도는 왠지
굉장히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7 화
247 응석 받아주기의 프로

"아마네 군은 계란말이를 정말 좋아하시네요."

키도에게서 사정을 들은 듯한 마히루는 하교 도중에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웃기 시작했다.

꽤나 재미있었는지 킥킥거리면서도 어디까지나 점잖게 웃고 있어서 주위의 시선이 힐끔힐끔 이쪽을 향한다.
쓸데없이 웃지 말라고 말하듯이 잡고 있는 손을 꼼지락거렸지만, 그녀의 웃음은 그칠 줄을 모른다. 볼을 꼬집고
싶어도 한 손은 마히루의 손을 잡고 있고, 다른 한 손은 마히루의 가방을 들고 있어서 어쩔 도리가 없다.

"도시락에 정기적으로 넣어 드리잖아요. 오늘 아침 밑반찬으로도 있었고, 가끔 저녁 식사 때도 해 드리고


있는걸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나는 그때 점심밥으로 먹고 싶었다고."
"어휴. 그 탓에 키도 씨한테 진지한 표정으로 사과받고 간절하게 매달려지기까지 했다니까요."

그녀는 책임을 느꼈는지 뒷걸음치지 않고 마히루에게 머리를 숙이러 갔다.


아마네는 딱히 키도에게 뭐라고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별것도 아닌 일로 풀죽었던 건 이쪽이고, 땅에 떨어뜨린
것도 아니었다. 맛이 약간 변했을 뿐이었다.

"키도한테는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내가 멋대로 아쉬워했을 뿐이니까."


"아마네 군이 상당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것 같던데요."
"아니 그러니까...마히루가 만든 계란말이잖아."
"언제든지 만들어 드릴게요."
"...오늘 저녁에도?"
"메뉴를 바꿔 줬으면 하시는 건가요? 어쩔 수 없네요."

정말이지, 라며 질렸다는 듯한 말을 하면서도 목소리는 즐거운 듯이 약간 들떠 있는 걸로 봐서 싫은 건 아닐


것이다.

부드러운 미소로 미묘하게 간질거림과 어린애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 아마네는 미묘하게 입술에 힘을
줘서 입술이 삐죽 튀어나오려는 것을 억눌렀다.

"그럼 오늘 저녁은 계란말이도 해 드릴게요. 대신 오늘은 응석 받아주셔야 해요?"


"뭐야, 그런 걸로 된다면 얼마든지 할게. 안 시켜도 할 거고."
기본적으로는 야무지게 지내고 있는 마히루가 응석부려 준다면 기꺼이 받아줄 거고 뭣하면 마히루가 바라지 않아도
응석부리게 할 생각이다. 마히루를 귀여워하는 것이 하나의 취미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선뜻 승낙했더니 얘기를 꺼낸 마히루가 역으로 당황한다.

"...그건 그거대로 곤란해요."


"왜."
"그야, 아마네 군은 조절을 못 하시니까 그렇죠."
"조절이라니. 그렇게나 난폭했었나?"
"그런 게 아니라...응석을 받아주기로 마음먹으면 끝을 모르고 받아주신다고 해야 하나..."
"당연히 하기로 한 건 해야지."
"...너무 받아주시면, 제가 곤란해요."

"한동안 허리에 힘이 빠져서 못 일어서게 된다구요."라고 작게 덧붙인 마히루에게 그만 웃음이 나 버린다.

응석을 받아준다고 해봐야 스킨십과 키스, 포옹 정도인데 마히루 입장에서는 충분히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마냥
응석을 받아주다 보면 힘이 빠져서 헤롱헤롱해지는 건 아마네도 자주 본 적이 있는데, 그 상태로는 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과도한 건 안 돼요. 적당하게 해 주세요."


"적당히 해 달라고 해도 말이지. 항상 적당하게 했는데."
"...이게 후지미야 가의 피로 계승되는 기술..."
"아빠 정도는 아니거든."

역시 아버지 정도의 기술은 없고, 그 정도로 자연스럽지 않다.


아마네에게 있어 아버지는 가족에게 매우 다정다감하고 애정이 깊은 사람이다. 약간 정도를 줄여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이상 중의 하나다. 아직 그 이상에 도달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스스로도
스마트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대사를 시호코 씨께 들려 드리고 싶네요. 아쉽게도 지금은 집에 안 계시지만요."


"왜 거기서 엄마가 나오는 거야...뭐, 돌아갔으니까."

이미 부모님은 아마네 집을 떠났다. 내일부터 출근해야 하니 당연하다.


주말에는 굉장히 떠들썩했으니 집에 돌아가면 허전해서 당황할 것 같다.

"허전해지겠네요."
"마히루는 우리 부모님이랑 있는 게 엄청 즐거워 보이던데."
"그야 즐겁죠. 아마네 군의 옛날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요."
"...응석을 곱빼기로 받아줘야겠네."
"앗, 그, 그건 좀..."

부모님이 무슨 말을 한 건지 폭로하게 하기 위해 오늘은 철저하게 응석을 받아주기로 마음먹은 아마네를 보고


마히루가 당황하고 있지만, 말을 잘못 꺼낸 마히루 탓이다.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때 슬쩍 응석부리게 할
셈이었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어떻게 놀려 줄지 생각하며 입꼬리를 올리니 마히루는 미묘하게 굳은 표정으로 아마네의 팔에 머리를 갖다 댔고,
슈퍼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머리를 대고 있는 것이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8 화
248 응석 받아주고 싶어

"...이, 있잖아요. 아마네 군은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녁밥을 먹은 후, 응석 받아주기 스페셜 형을 집행하고 있던 중 마히루가 새빨개진 얼굴로 아마네를 올려다본다.


소파에 함께 앉아 마히루를 쓰다듬고 있을 뿐이지만, 마히루는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딱히 성적으로 만진 것도 아니고 이상한 데를 만진 것도 아닌데 마히루 얼굴이 달궈진 건 마히루 얼굴을 보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서일까,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기대게 하고 있어서일까.

"조절해 달라고 하기 전에, 나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얘기해 줘야 하지 않겠어?"


"그, 그러니까 아마네 군이 걱정할 만한 옛날 얘기는 못 들었어요!"
"구체적으로는?"
"...아마네 군이 어렸을 때 그네 타다가 너무 기세가 넘친 나머지 날아가서 울었던 얘기라든가, 시호코 씨 볼에
뽀뽀하려다가 너무 빨리 해서 머리로 박치기를 했던 얘기라든가..."
"아웃. 정상참작의 여지는 없습니다."
"그럴 수가...!"

아마네는 어렸을 때 어머니의 애정에 푹 빠져 의지가 넘쳐서 자주 이런저런 일을 저지르곤 했는데, 그걸


마히루에게 알려지는 건 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부끄럽다. 특히 어릴 때 어머니 볼에 뽀뽀했던 이야기라니
남자에게 있어서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지금 귀여움받고 있는 마히루보다 아마네 쪽이 확실히 부끄럽다.

애초에 할 뻔한 것이었을 뿐이기에 노카운트지만, 시호코에게는 볼 비비기 겸 키스 정도는 당했을 것 같아서 그


얘기를 꺼내면 머리가 아파질 것 같았다.

"쓸데없는 얘길 들었네."라고 말을 하는 대신 마히루의 옆구리에 손가락을 미끄러뜨려 부드럽게 글씨를 쓰니


움찔한 마히루가 볼을 부풀리며 이쪽을 올려다본다.
물론 그만두라는 간절한 부탁이지만, 벌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둘 생각은 없다. 아마 이야기를 꺼낸 건
시호코일 테지만, 마히루도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었던 건 틀림없다.

마히루는 간지럼 태우기에 너무 약하기에 일단 조절을 하면서 간지럽히니 마히루는 평소보다 격양된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아마네에게 달라붙어 매달린다. 도망치려 하지 않는 것은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일 것이다.

"힉...후앗, 죄, 죄송해요..."
"...그 밖에 들은 건?"
"이, 이번에는 없어요."
"이번에는?"
"마, 말이 그렇다는 거죠..."
"...만약에 이게 전부 말한 거라고 해도 앞으로도 더 들을 계획이 있는 것 같네요, 아가씨. 제 흑역사만
알려지는 건 좀 치사하지 않을까요?"
"그, 그치만, 제 흑역사 같은 건 그 이전의 문제잖아요..."

마히루가 딱히 얘기할 거리가 없다는 말을 덧붙이자, 아마네는 마히루를 간지럽히는 것을 멈췄다.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해버린 걸지도 모른다. 마히루에게 있어서 어린 시절은 부모님의 보살핌도, 사랑도
받지 못했던 때였기에 마히루 입장에서는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 화제를 꺼내서 미안하다는 듯 눈썹을 내리고 마히루를 보니, 마히루는 아마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눈치챈
듯이 작게 웃는다.

"그 부분은 딱히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지금의 저한테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지금 당장 만족하고
있으니, 그걸로 됐어요."
"마히루..."
"그리고, 저는 어렸을 때도 얌전한 편이어서 아마네 군 같은 장난꾸러기는 아니었거든요."
"장난꾸러기여서 미안하다...뭐, 마히루가 말괄량이처럼 구는 모습은 상상도 안 되네."

놀리는 듯한 말에 뺨을 잡아당겨 되갚아 주면서 어린 시절의 마히루를 상상한다.

역시나, 마히루가 말괄량이처럼 구는 모습 같은 건 상상할 수가 없다. 어렸을 때부터 착한 아이였을 것 같은


마히루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얌전했을 것이다. 얌전한 마히루는 쉽게 상상이 되어서 왈가닥 같은 마히루도 한 번
보고 싶다.

'...마히루랑 닮은 애가 태어나면 볼 수 있으려나.'

둘 중 누구의 성질을 물려받든 어른스럽게 자랄 것 같은 느낌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태어나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얌전한 아이든 말썽피우는 장난꾸러기든 어쨌든 귀여울 거라는 것은 틀림없다. 귀염성 없는 아마네를 닮기보다 꼭
마히루를 닮았으면 좋겠다.

제멋대로 상상 속에 빠져 싱글벙글거리고 있자니, 마히루가 아마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뺨을 문질렀다.

"...전 어렸을 때 별로 귀염성이 없었어요. 정말로 칭찬받고 싶어서 착하게 지냈을 뿐이었거든요. 나이에
비해서는 할 수 있는 게 많았지만, 결국 뒤에서는 귀염성 없는 애라고 험담을 듣기도 했고요."
"누구한테?"
"그 당시에 같이 놀고 있던 아이의 어머니한테 들었었죠...아마네 군. 표정 좀 풀어요."
"하지만..."

어린이에게 들릴 만한 장소에서 들릴 만한 목소리로 험담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눈썹이 잔뜩 찌푸려졌고, 마히루가 손으로 풀어준다.
특히 어린이는 상처받기 쉬운데, 자식까지 있으면서도 섣불리 악감정을 쏟아낸 그 여자에게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과거의 일이라 어쩔 도리도 없다.

마히루는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고 깨끗이 흘려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상처로 남아 있었다면 어떻게든 직접
보고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났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코유키 씨께서 귀엽다고 자주 칭찬해 주셨어요."


"코유키 씨가 잘하신 일이 많네."

얼굴도 모르지만 마히루를 부모님 대신 돌봐준 분께 속으로 엄지척을 하며 마히루의 머리를 쓰다듬고 추억을
되새기는 마히루를 끌어안는다.

"아마네 군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저는 괜찮았어요. 모르는 남한테 무슨 말을 듣는 것보다 친부모님께 무슨 말을


듣는 게 저에겐 괴로웠으니까요."
"...마히루."
"우울한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여기까지 할까요? 하나 말할 수 있는 건, 당시에는 괴로운 일이 있었지만
아마네 군과 이렇게 알게 되고 맺어진 건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 과거까지 부정할 건 없으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말아 주세요."
"걱정이 참 많으시다니까요."라며 웃은 마히루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다시 꽉 끌어안으니, 팔 안에서 쭈뼛쭈뼛
움직이며 미소를 지은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직접 키스한다.

"...그리고, 지금은 아마네 군에게 사랑받고 있으니까, 괜찮답니다?"

지근거리에서 부끄러워하는 마히루를 본 아마네는 "귀엽긴."이라고 중얼거린 뒤, 오늘은 더 응석부리게 하자고


마음먹고 다시 한 번 마히루에게 가볍게 키스했다.

번역자 후기

이웃 천사가 지금까지 나온 게 254 화까지라 분량이 얼마 안 남았기도 하고, 사귀고 있는 애들만 보면 지겨우실
것 같기도 해서 다른 작품도 하나 번역하기로 했습니다.
소개글을 올릴 예정이니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49 화
작가 머리말

지난 이야기 요약: 아마네와 마히루는 꽁냥거리고 있었다


249 아르바이트에 대해서

"잊기 전에 미리 말해 두는 건데, 알바 시작하면 평일에는 집에 오는 시간이 확실히 늦어질 테니까 먼저 식사해도


괜찮아."

갑자기 생각이 나서 마히루를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말했더니, 마히루는 팔 안에서 큰 눈동자를 깜빡였다.

"교대 시간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이야기 중이지만 평일에는 폐점 시간까지 있어야 하니까, 아마 집에 도착하면
오후 9 시 정도는 될 거야. 역시 그때까지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서."
"기다릴 건데요."

배가 고플 마히루를 기다리게 하면 미안하니까 먼저 식사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마히루는 매우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마히루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니 아마네는 난처하다는 듯이 눈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아니, 배고플 텐데 괜찮겠어?"


"배보다는 마음을 채우고 싶으니까, 아마네 군이 오실 때까지 기다릴게요. 혼자서 먹으면 맛있지도 않고, 전
아마네 군을 기다리는 시간은 싫지 않아요."
"늦어질 텐데?"
"늦다고 할 만큼 늦은 시간도 아니잖아요. 혹시, 제가 기다리는 게 싫으세요?"
"싫을 리가 없잖아. 기다리게 하는 게 싫을 뿐이야."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는 건 아니잖아요? 기다린다면 그동안 무슨 일이든 할 일은 있어요. 순서가 바뀔
뿐이죠."

힘들 것도 없다는 듯이 말한 마히루가 "걱정이 많으시네요."라고 웃으며 뺨을 쿡쿡 찌른다.

"아마네 군은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 얻으려고 노력하시니까, 제가 그걸 응원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말은


이렇게 해도, 할 수 있는 거라곤 따뜻한 밥이랑 목욕 준비 정도지만요."
"그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워. 제일 기쁜 건, 집에 왔을 때 마히루가 맞이해 준다는 거지만. 엄청 기운이
나거든."
"저를 본 것만으로 기운이 나신다니, 제 모습을 보여 드리는 건 간단하죠."
"...무리하지는 마. 너 자신을 먼저 생각해 줘."

다른 누구도 아닌 마히루니까 해야 할 일이 있어도 이쪽을 먼저 생각할 것 같지만, 정작 마히루는 웃어넘기고


있다.
아마네는 마히루를 붙잡아 둘 생각은 없지만, 마히루는 아마네와 함께 있지 않으면 싫다는 것 같고 자신의 의사를
굽힐 기색이 없다. 그만큼 마히루에게 사랑받고 있고 마히루가 생각해 준다는 거니까 기쁘기도 하지만, 역시
무리는 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마네 군이야말로 너무 무리해서 일하시면 안 돼요. 갖고 싶으시다는 게 뭔지 저는 모르지만, 아마네 군은 한


번 마음먹으면 너무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걱정이에요."
"무리하지는 않을 거야. 마히루를 걱정시킬 수는 없으니까."
"알바라는 시점에서 약간 걱정이 되네요...아마네 군은 빈말로도 사교성이 좋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실이긴 하지만 미묘하게 실례야."

확실히 그건 자타 공인의 사실이지만, 정면에서 지적당하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교성이 그렇게까지 없는 건 아니야."라고 반박이 되지는 않을 듯한 불평을 흘리자, 마히루는 살짝 한숨을
쉰다.

"아마네 군은 사교성이 없다기보다는 평소에 필요 이상으로 사교성을 추구하지 않을 뿐이니까, 하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뭐, 불특정 다수와 사이 좋아질 생각은 딱히 없고 좁은 관계로도 만족할 수 있으니까."
"...그냥, 정말로 하려면 하실 수 있다는 거죠. 스위치 전환이 되시니까요. 하아..."
"왜 한숨을 쉬는 거야."
"...만약에 아마네 군이 인기 많아지면 어떡하지 싶어서..."

너무나도 귀여운 걱정을 하는 연인에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버렸고, 웃음소리를 듣던 마히루가 무뚝뚝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든다.

"괜찮아. 인기 없어. 인기 없어."


"아마네 군은 요즘 자신의 평가가 어떤지 이해하지 못하고 계세요."
"있잖아. 알바하게 될 그 카페 손님은 주로 메뉴 가격이나 분위기 때문에 나이 드신 분들이 오신대. 인기 없기도
하고, 인기 많아도 아무 소용 없어."

젊은 사람들은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보다는 체인점을 찾을 것이다. 또, 메뉴를 보니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차를 즐기기에는 약간 가격이 비쌌다.
가격이 비싼 만큼 맛은 굉장히 좋고 분위기가 차분해서 나이 드신 분들께 인기라는 것 같다. 가게 주인이
미인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이유라고 할 수 있겠지만.

카야노가 말하길, 젊은 여자 손님은 좀처럼 오지 않아서 안심하고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마히루가 걱정할 일은 없어. 점주님도 좋은 분이신 것 같았고."


"...그럼 됐어요."

일단 납득해 준 듯한 마히루를 달래듯이 머리를 쓰다듬었더니, 마히루는 약간 불만스러우면서도 역시 기쁜 건지


표정을 풀고 아마네가 마음대로 하도록 해 주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50 화
작가 머리말
(이전 화 요약이 틀렸다고 지적받아서 제대로 쓴 요약)

모든 이야기 요약: 아마네와 마히루는 꽁냥거리고 있었다


250 첫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할 곳이 정해진 지 일주일쯤 지나자 점주 이토마키에게서 유니폼 준비가 끝났고 앞으로의 근무 시간도
정해졌다는 연락이 왔다.
근무 시간은 평일 내 3 일+토요일, 즉 주 4 일 근무로 정해졌다. 2 학년이라서 수험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학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의 근무다. 부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 구속 시간은 그다지 차이가 없을 것이다.
내년에는 수험도 앞두고 있어서 아마네도 공부에서 손을 뗄 생각은 전혀 없으니 이 근무 시간이라면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오늘부터 알바 있으니까, 먼저 집에 가 있어."

아르바이트가 시작되는 날, 방과후에 마히루에게 말했더니 약간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걸 보니 마음이 아프지만,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도 마히루가 계속 웃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니 참을 수밖에 없다.

"어, 아마네 오늘부터 알바야? 헤에ー힘내ー."


"뒤에서 따라오면 안 돼."
"...그런 짓은 안 할거라구?"
"지금 미묘하게 뜸들인 것 때문에 믿을 수가 없는데."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치토세가 조금 수상하지만, 미리 주의를 주면 무리하게 미행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익숙해지면 와도 되지만, 익숙해질 때까지는 기다려 줘. 서투르게 접객하는 건 보여주기 싫어."


"말은 그렇게 하면서 문화제 때는 익숙해 보이던데."
"그건 평범한 범주니까 그렇지. 키도가 지도해 준 덕분이기도 했고."
"...그럼, 곧 아마네 군이 일하시는 곳에 갈 수 있게 될 것 같네요. 아마네 군은 이해가 빠르시니까요."

"기대하고 있을게요."라며 아마네를 배웅하려는 마히루에게 아마네는 뺨을 긁적이고 나서 부드러운 황갈색


머리카락을 부스스 쓰다듬었다.
깜짝 놀란 마히루가 카라멜색 눈동자를 크게 뜨는 걸 보고 아마네도 웃는다.

"최대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빨리 돌아올게."


"...언제까지든 기다릴 수 있지만, 빨리 돌아와 주세요."
"알았어. 저녁밥 기대하면서 힘낼게."

반 친구들은 아마네와 마히루가 이웃 사이라는 걸 모르기 때문에 일단 목소리를 낮춰서 얘기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치토세는 싱글벙글 웃고 있고 이츠키는 장단 맞추듯이 휘파람을 불어 대길래 이츠키에게만 가볍게 등에
주먹을 꽂아 두었다.
아프지도 않았을 이츠키는 일부러 비틀거리며 치토세에게 매달렸지만, 부끄러워하는 마히루를 관찰하고 있던
치토세는 "잇 군 무거워."라며 떨쳐냈기에 이츠키는 꽤나 슬픈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 두 사람에게 아마네는 자기도 모르게 웃었고, 마히루도 덩달아 웃었다. 이츠키는 미묘하게 부끄러운 듯이
아마네의 옆구리를 복수라도 하는 것처럼 찔러댔다.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대화를 끝내고 학교를 나와 아르바이트 장소로 향한다.
첫날이기도 해서 동급생이자 아르바이트 선배인 카야노와 같은 날에 출근하게 되었다.

승강구에서 카야노와 만난 뒤 함께 가기로 했는데, 카야노는 성격 자체가 말이 적은 성격인지 아무 말 없이


역까지 도착했다.
아르바이트 장소에 가려면 전철을 타야 하긴 하지만 가장 가까운 역에서 두 정거장 정도밖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다. 거리로 따지면 이츠키나 치토세 집이 더 멀다.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마히루가
기다리다 못해 지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아르바이트 장소 자체가 역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통근하는 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후지미야네 집은 학교에 걸어올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

정기 승차권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일단 IC 카드에 돈을 충전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카야노가 작게 묻는다.

"응. 사는 맨션이 학교에서 별로 안 떨어져 있거든."


"그렇구나. 좋겠네. 집이랑 학교가 가까우면 잠도 더 오래 잘 수 있을 것 같아."
"뭐, 통학 시간을 따지면 여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난 마히루가 깨우러 오니까..."

원래 휴일 이외에는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도록 일어났지만, 마히루가 아침밥을 하러 오게 된 뒤로부터는


아침의 여유가 더 늘었다.
깨워 주지 않아도 일어날 수는 있지만, 매일 마히루의 목소리로 잠에서 깬다는 더없이 행복한 순간을 맛보고
싶다는 비밀스러운 욕심 때문에 계속 마히루가 깨워 주도록 하고 있다.

카야노는 아마네의 말을 듣고 "조금 의외네."라고 중얼거린다.

"후지미야는 엄청 성실하게 지내는 타입이라고 생각했거든."


"내가 이런 말을 듣는 걸 보니 요즘 겉으로는 비교적 괜찮게 보이고 있다는 뜻이겠네. 결국 글러먹은
사람이지만."

예전에 비하면 사생활의 흐트러짐이 없어지긴 했지만, 마히루에게 의존할 때도 많아서 똑바로 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물론 전부 마히루에게 맡긴 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고 있지만, 내가 나를 보기에는 풀어져
있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카야노와 서로 알게 된 건 문화제 때니까, 카야노에게 성실한 타입으로 보였다는 건 겉으로는 괜찮게 보인


모양이다.

"글러먹은 사람이고 아니고의 기준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글러먹었다고 하면 아야카 쪽이..."


"키도가?"
"아야카는 똑 부러진 것처럼 보이지? 집에서는 전혀 아니야. 나도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상상이 잘 안되네."
"뭐, 아야카도 밖에서는 똑 부러지니까. 방심하면 나보다도 풀어져. 밖에서는 내가 도움 받는 일이 많지만,
집에서는 보통 반대지."
"...그건 카야노한테 어리광부리는 거 아닐까."

키도가 가끔 덜렁거리는 건 봤지만, 그래도 심지가 굳고 배려도 잘하는 믿음직한 여자라고 생각한다. 풀어진
모습을 밖에서는 보여주지 않고 연인인 카야노에게 보여준다는 건 그런 거겠지.

카야노는 눈을 몇 번 깜빡인 뒤 멋쩍은 듯이 시선을 비스듬히 내렸다.


"...혹시, 이건 아야카에 대해서 자랑한 게 되는 건가. 미안."
"아, 아냐. 난 별로 신경 안 쓰는데..."

카야노가 쑥스러워하는 모습에 이쪽도 미묘하게 쑥스러워서 시선을 돌린다.


아마네는 어쩌면 나도 이런 식으로 무의식적인 연인 자랑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치심이 느껴져 뺨에 힘을
주어 떨리는 입술을 다물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51 화


251 유니폼으로 갈아입기

카야노와 이야기를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직장에 도착했다.


아마네는 이렇게 일하는 게 처음이라서 약간 긴장하고 있었지만, 카야노는 그런 아마네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망설임 없이 아마네와 함께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어딘가 그리움이 느껴지는 벨소리를 뒤로하고 들어가자, 예전에 들렀을 때는 못 봤던 남자 점원이 맞이해 주었다.
나이는 대학생 정도쯤 되어 보였다.

"어서와, 카야노. 뒤에 있는 친구는 예전에 말했던 그 새로 온다는 애?"


"응. 근무 시간이 같아서 마침 잘 됐어."

이미 알고 있었는지 아마네의 모습을 보고 상냥한 미소를 띄운 남자 점원에게 고개를 끄덕인 카야노는 곧바로
아마네의 등을 떠밀며 안쪽으로 이어지는 복도로 향한다.

고개를 살짝 돌려 시선을 뒤로 향한 카야노를 따라 뒤를 보니, 가게에 들어오려는 남자 손님의 모습이 보였다.

"손님이 오셨으니까 우린 일단 먼저 갈아입고 올게. 미안 미야모토 씨. 인사는 나중에 해야 할 것 같네."


"알겠어. 신참, 나중에 또 봐."

미야모토라고 불린 점원은 긴장으로 어색해하고 있던 아마네에게 장난기 어린 윙크를 날린 뒤 가게로 들어온 손님


쪽으로 향했다.

인사를 하지 못한 아마네가 꾸벅 인사한 건 보였는지 미야모토가 손을 뒤로 돌려 흔드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은


안쪽에 있는 종업원용 탈의실로 들어갔다.

"이게 후지미야의 로커야. 열쇠는 여기 있어. 유니폼은 로커에 들어 있으니까 그걸 입으면 돼."

이토마키에게 아마네를 도와 주라는 부탁을 받았는지, 카야노는 미리 맡아 뒀던 로커 열쇠를 아마네에게 건네주고


블레이저를 벗었다. 아마네도 카야노를 따라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준비된 유니폼은 미리 사이즈를 맞췄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아마네의 체격에 딱 맞았다.

지금 아마네가 입고 있는 것은 미야모토도 입고 있던 흰 셔츠에 검은 커머 베스트, 검은 가르송 앞치마와 슬랙스.


목에는 검은 넥타이를 매고 있어 문화제 때 입었던 옷보다 캐주얼하면서도 품위 있는, 전형적인 웨이터 차림이다.

탈의실에 있는 전신 거울에 비친 낯선 모습에 어색해하며 카야노 쪽을 보니, 카야노도 유니폼을 입고 당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안 이상해?"
"별로 문제없어 보이는데. 시이나 씨가 보면 좋아할 것 같네."
"마, 마히루한테는 당분간 보여줄 생각 없는데..."
"시이나 씨가 아쉬워하겠네."
"이미 아쉬워하고 있긴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이해해 줬어."

빠른 시일 내에 일에 익숙해져서 걸림돌이 되지 않게 될 때까지는 기다리게 할 생각이다.

"그럼 키도는 카야노가 유니폼 입은 거 보고 좋아했었어?"


"아야카는 껴입고 있는 것보다 벗고 있는 걸 좋아해서."
"아..."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어 버려서 카야노는 아까보다도 떨떠름함이 섞인 미소를 지은 후 한숨을 쉬었다.

"...아야카는 꾸미는 데 흥미가 없는 건 아닌데 말이지. 그 페티쉬가 나쁠 뿐이야."


"뭐, 확실히 카야노 근육은 굉장하지. 비결 같은 거 있어?"

함께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에 카야노도 당연히 피부가 드러났는데, 옷 위로 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솟아 있는 근육이 보였다. 게다가 그냥 굵은 게 아니라 필요한 만큼 단련되어 쓸데없는 부분을 거의 없앤 듯한
인상을 주는 근육이어서, 아마네도 무의식적으로 감탄할 정도다.

"아마 나 말고 아야카한테 물어보면 필요 이상으로 설명해 줄 거야."


"아...그건 그렇겠네..."

오히려 설명하게 해 달라는 기세로 웃으며 설명해 주는 모습이 왠지 상상이 돼서 아마네 치고는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짓게 된다.

"...후지미야도 단련하고 싶어?"


"아니 뭐, 적당히 단련하면 보기에도 좋고, 아마 마히루도 좋아할 것 같다고나 할까...너네 아가씨가 마히루한테
이것저것 가르쳐 주고 있거든."
"미안. 그 부분은 정말로 미안."
"아, 아냐. 나한테도 자기 관리에 힘쓸 이유는 되니까."

여자친구가 기세 넘치게 근육의 장점을 포교하고 있는 카야노가 복잡해 보이는 얼굴로 사과했고, 아마네는 어깨를
으쓱하며 걱정을 부정하듯이 손을 흔들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52 화
252 동료에게의 인사

"미안해요. 마중을 못 나가서."

간단한 식사를 만들기 위한 공간인 주방으로 안내되어 카야노에게서 기구의 위치와 설명을 듣고 있던 아마네는
나중에 주방으로 온 이토마키에게 미안한 얼굴로 사과받았다.

"오늘이라고 기억은 하고 있었는데...소우지 군이 같이 있으니까 안심해 버렸네요. 새삼스럽지만 어서와요,


후지미야 군. 유니폼도 사이즈가 맞은 것 같아서 잘 됐네요. 아야카가 본 대로라서 다행이다."
"아야카의 눈은 틀림없지만, 애초에 그게 이상하단 말이지."

카야노가 작게 중얼거린 탓에 조금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웃음을 참고 이토마키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인다.

"오늘부터 신세지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쪽이야말로 신세를 지게 될 테니 잘 부탁해요...으음, 다른 점원들과 만나 봤나요?"
"미야모토 씨는 얼굴만 봤고, 오오하시 씨는 아직이네요. 아까 카운터 안쪽에서 커피 내리고 있었으니까 얼굴도
못 봤을 거예요."
"그럼 우선 서로 인사부터 할까요. 지금은 손님 주문도 없는 것 같고, 딱 좋네요. 앞으로 함께 일하게 될
분들이니까."

푸근한 미소를 지은 이토마키는 "소우지 군, 잠깐 미야모토 씨 일행이랑 교대해 줘."라고 카야노에게 지시하고,
느긋한 동작으로 출입구에서 점원들을 부른다.
카야노는 기운을 북돋워 주듯이 아마네의 등을 가볍게 두드린 뒤 밖으로 나갔다.

주방에 차례로 들어온 것은 아까 카야노와 이야기를 나눴던 미야모토라는 남자와, 약간 웨이브가 진 짧지도
길지도 않은 머리카락과 여자치고는 큰 키가 특징적인 20 대 초반 여자였다. 치토세보다도 키가 주먹 하나 정도는
크다.
카야노가 말했던 걸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녀의 이름이 오오하시일 것이다.

"앗, 아까 카야노가 데리고 온 아이네. 알바생이 늘어난다고 했었지. 잘 부탁해ー."

활짝 웃은 여자는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아마네에게 다가가 흥미롭다는 듯이 아마네 주위를 돌며 관찰한다.


미야모토는 깊은 한숨을 쉬고 그녀의 목덜미를 잡고 아마네에게서 떼어 냈다.

갑작스런 접근에 굳어 있던 아마네에게, 미야모토는 그녀의 목덜미를 잡은 채 산뜻한 미소를 짓는다.

"미안, 깜짝 놀랐지? 나는 미야모토 다이치야. 이건 오오하시 리노. 뭔가 곤란한 일이 생기면 의지해 줘."
"날 '이거'라고 부르지 마. "곤란한 일이 생기면"이라고 했지? 지금 나 곤란한데ー. 잡혀서 곤란하다구ー."
"그럼 제대로 인사해. 이야기는 거기서부터야."

미야모토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 오오하시에게 꾸짖듯이 말한 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오오하시의 옷에서 손을


놓았다.
오오하시는 구겨진 셔츠 칼라를 펴면서 다시 아마네를 보며 사근사근한 미소를 입가에 띄운다.

"미안해ー깜짝 놀래켜서. 나는 오오하시 리노야. 언제든 의지해 줘. 후배 군."


"그러니까, 미야모토 씨와 오오하시 씨군요. 저는 후지미야 아마네라고 해요."
"흠흠, 후지미야 쨩(ちゃん)이구나. 알았어."
"...쨩 쉽게 붙여서 부르는 녀석이니까, 너그럽게 봐 줘. 후지미야 군."
"ㅁ, 뭐...마음대로 부르셔도 괜찮아요..."

호칭 정도로 뭐라고 할 생각은 없으니 신경 쓰지는 않지만, 쨩을 붙여서 불리는 건 위화감을 떨칠 수가 없다.
미야모토는 "고생한다."라고 말하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이토마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오늘은 후지미야 군에게 뭘 알려주면 되나요?"


"우선은 안쪽에서부터 기억하게 할 생각이에요. 접객을 하더라도 주방에 대해서 모르면 잘 안 될 테니까요.
소우지 군이 가르쳐 주고 있었던 것 같으니까, 오늘은 일단 외우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네요."
"죄송해요. 수고를 끼쳐서..."
"아뇨아뇨. 바로 전력이 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고, 처음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서두르지 않아도 일손은
충분해요."
"점주님, 일손이 충분하다고 하시면 그건 좀 의문인데요. 뭐, 이 찻집은 엄청나게 큰 편은 아니니까 지금
일손으로도 돌아가긴 하겠지만...어찌됐든, 후지미야 군이 들어와 줘서 다행이야."

안심시키려는 듯이 싱긋 웃고 아마네의 어깨를 두드린 미야모토를 따라 웃으니, 이토마키가 흐뭇하게 이쪽을


바라보았다.
번역자 후기

지금까지 쨩(ちゃん)을 붙여서 부르는 건 전부 그냥 이름만 쓰는 방식으로 번역했는데, 이번 화에서는 쨩을


붙여서 부르는 것에 대한 언급이 직접 나와서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썼습니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부르는 방식에 대한 언급이 직접 나오지 않는 이상 따로 특별한 표시는 없을 예정이니 알아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읽어 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53 화
253 기다리고 있던 천사님

직장 선배님들께 이런저런 지도를 받고 돌아왔을 무렵에는 평소였다면 목욕을 할 시간이 되어 있었다.

집이 있는 맨션의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아마네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고작 4 시간 정도의 근무인데도 피곤해진 것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일이 큰 원인일 것이다. 큰 실수는 하지


않았지만(애초에 큰 실수를 저지를 만한 일은 맡지 않았다.), 역시 처음 하는 일은 긴장되기 마련이다.
다행히 함께 일하는 선배들은 텃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모두 좋은 사람들인 것 같고 서투른 아마네에게도
친절하게 대해 준다.

정말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곤하긴 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평소보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 앞까지 걸어가서 평소처럼 문을 여니――거실로 이어지는


복도 안쪽에서 마히루가 달려온다.
너무 서두르는 모습에 놀라서 눈을 깜빡이고 있는 아마네에게, 마히루는 안심한 듯한 미소를 짓는다.

"어서 오세요, 아마네 군."


"다녀왔어. 뛰어오지 않아도 되는데. 기다리게 해서 미안."

아마도 아마네가 돌아오는 걸 계속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집에 올 시간대는 알려줬지만, 혼자 있는 건 불안했을지도 모른다.
사귀게 되고 나서는 마히루가 목욕할 때와 잘 때를 제외하면 아마네의 집에 있었기에, 이제 이 집에 있는 것은
당연하게 되었다. 그 상태에서 갑자기 혼자가 되면 외로워지는 게 당연하다.

"아, 아니에요. 아마네 군이 없는 동안 할 일은 잔뜩 있으니까요."


"할 일이 많아서 안 외로웠구나?"
"...그, 그건 또 별개의 얘기라고나 할까..."

눈을 돌리며 희미하게 뺨을 붉히는 마히루에게 아마네가 자기 자신도 모르게 웃으니, 눈치챈 마히루가 볼을 살짝
부풀린다. 불만스러운 눈빛이지만, 어딘가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기색도 있다.

삐진 듯이 딴 쪽을 보는 마히루에게 웃음을 거두지 않고 신발을 벗은 후 집으로 들어간다.


손을 씻으러 세면대로 향하니 안쪽에 있는 욕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

뒤돌아서 마히루를 보니, 마히루는 기분이 원래대로 돌아왔는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목욕이랑 식사 중에 뭘 먼저 하실래요?"

대사를 조금만 바꾸면 신혼 마중 같은 말을 한 마히루에게 그만 입꼬리가 올라갈 것 같았지만 간신히 참는다.

아마도 본인은 자각 없이 한 말일 것이라는 점이 귀엽다.

"마히루도 배고플 테니까, 먼저 식사부터 할까."


"그럼 밥을 퍼 올게요. 오늘은 아르바이트 첫날이니까 힘내신 상으로 계란말이를 만들어 놨어요."
"이야, 엄청난 상이네."
"후후, 별것도 아닌걸요."
"내 취향에 맞아서 되게 맛있고, 마히루 수제라는 부가가치가 붙었으니까 최고급이지. 항상 고마워."

애초에 직접 만들어 준다는 것 자체가 큰 수고가 드는 일이기에 별것 아닐 리가 없다.


아마네를 위해 만들어 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게다가 굉장히 맛있기까지 하니까 매우 사치스러운 상이다.

매일 식사를 준비해 주는 데다가 이렇게 취향까지 고려해 주다니 고마울 수밖에 없다. 새삼스럽게 정말로 소중한
배우자라는 생각이 든다.

이 헌신에 보답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손을 씻고 거실로 향하려 하던 찰나, 마히루가 등에


달라붙는다.
고개를 돌려 마히루의 표정을 확인하려고 해도 아마네의 등에 얼굴을 붙이고 있어 볼 수가 없다. 알 수 있는 건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빙글빙글 이마를 문지르는 마히루는 아마네의 배를 꽉 조이듯이 꾹꾹 힘을 줘서 끌어안고 있다.

트레이닝을 해 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웃으니, 숨결과 배의 떨림으로 웃었다는 걸 알아챈 듯한 마히루가
배를 톡톡 두드린다.

"...고마워해 주시는 건 좋지만, 기습 공격은 안 돼요."


"미리 말하고 하면 괜찮은 거야?"
"그, 그건 그거대로 곤란한데...언젠가 저도 할 거니까 각오하세요."

그렇게 말하고 아마네에게서 떨어진 마히루는 어째선지 기합이 들어간 표정을 짓고 빠른 걸음으로 주방 쪽으로
도망친다.
뭔가 도망치는 방법이 용감해 보인다는 생각을 하며 조용히 웃고, 아마네는 옷을 갈아입으러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아르바이트는 어땠나요?"

오늘은 완전히 일식으로 통일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던 중, 마히루가 신경 쓰이고 있었다는 듯이 살짝


안절부절못하며 물어보았다.

"응, 별 문제는 없었어. 첫날은 큰 일을 맡지 않았거든. 선배들도 좋은 분들 같았고, 좋은 직장인 것 같아."


"그렇군요...다행이다. 아마네 군이 일하시기에 좋다면 잘 됐네요. 혹시 블랙직장이면 어쩌나 싶어서..."
"키도가 소개해 준 곳이기도 하고 카야노도 일하면서 불만은 없다고 하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애초에 키도의 가족인 이토마키가 경영하고 있는 곳이니 무슨 문제가 있다면 키도가 눈치채고 카야노가 일하게 둘
리가 없다. 안심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키도는 서로 이야기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약간 이상하거나 쓸데없는 걸 마히루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만 빼면 선량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점주인 이토마키도 (카야노의 말에 따르면)망상을 자극하려는 것만 빼면 평범하게 상냥하고 조신한 사람이라고


하니 일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무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근무 시간 같은 것도 형편에 맞춰 주고."


"...그럼 괜찮아요. 아마네 군이 힘내실 수 있다면 잘 된거죠. 저는 지켜보면서 응원하는 것밖에 할 수
없으니까요."
"그것만으로 충분해. 집에 오면 맛있는 밥이랑 따뜻한 목욕물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니까."

이렇게 도와준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할 따름이다.

"...아마네 군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미력하게나마 도울게요."


"...그렇게 보고 싶은 거야?"

은밀한 목적을 듣고 약간 당황한 목소리로 물어보니, 마히루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연인이 일하는 모습은 당연히 보고 싶죠. 그리고, 키도 씨가 보여주신 카야노 씨의 유니폼 모습을 보니 아마네
군한테 정말로 어울릴 것 같아서..."
"그래?"
"보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요."
"나로서는 보여주는 건 부끄럽기도 하고 내키지도 않는데..."

싫은 건 아니지만, 평소에 마히루에게 보여주고 있는 나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되기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마히루는 그것도 갭이 있어서 좋다는 것 같고, 평소에 볼 수 없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히루 입장에서는
기다리기 힘든 모양이다.

"...싫으시면 참을게요."
"싫지는 않은데...내 영업 스마일 보는 게 좋아?"
"평소에는 절대로 짓지 않는 표정이니까 역으로 보고 싶다고나 할까요."
"마히루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그건 저한테만 짓는 미소니까 별개예요."

그렇다. 확실히 마히루를 특별 취급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고, 마히루 전용 미소를 지을 자신이 있다.

"그리고 아마네 군이 노력하시는 모습, 보고 싶어요."


"...최대한 빨리 익숙해지도록 노력할게."

이런 말을 들으면 더 힘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귀여운 여자친구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한다면,


노력을 아끼지 않을 수밖에 없다.
빨리 익숙해지는 게 가게에도 도움이 될 테고, 아마네에게도 자신감이 생긴다.

마히루의 한마디에 더욱 의욕이 나는 나도 참 단순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대가 담긴 눈빛으로 눈동자를 살짝


빛내는 마히루의 미소를 보고 그런 생각은 녹아서 사라졌다.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54 화
254 직장 선배들

낯선 환경에도 점점 익숙해져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자 어느 정도의 일은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기본적으로는 접객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고, 주문받은 것을 만드는 일은 맡고 있지 않다. 아마네 입장에서는


안심하고 있는 점이기도 하다.

손님에게 제공하는 커피를 직접 만든 적은 아직 없지만, 연습 삼아 자투리 시간에 뒤쪽에서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이 찻집은 커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맛의 타협을 허용하지 않는다.
콩의 종류나 콩이 얼마나 잘게 분쇄되어 있는지에 따라 추출하는 물의 온도나 물을 추출하는 시간도 달라진다고
한다. 손님에게 제공하는 맛은 '이 맛'이라고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재현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연습해야
한다.

그래도 추출 시간과 기구 사용법만 기억하면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기에, 제대로 지도받은 아마네에게도 연습을
거듭하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응, 맛있네."

가게에 있는 손님 수도 적고 주문도 줄어들었을 때, 홀을 카야노와 오오하시에게 맡기고 미야모토에게 지도를


받는다.
커피숍이라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이펀으로 만든 커피인데, 문제는 없는 모양이다.

"내리는 시간이 조금만 더 짧으면 좋을 것 같은데."


"타이머를 쓰고 있긴 한데 말이죠..."
"낯선 기구라서 시간이 좀 걸리지? 또, 남한테 내놓는 거니까 긴장도 될 테고."
"죄송해요. 더 노력할게요."

미야모토는 따끔하게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친절하고 상냥하게 설명해 줬지만, 역시 남에게 내놓는다는 것에
자신이 없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게다가 사이펀은 유리로 된 기구라서 혹시라도 깨뜨릴
것만 같은 겁이 나기도 한다.

그것도 간파한 건지, 미야모토는 "나도 처음에는 깨뜨릴까 봐 만지는 게 무서웠는데 말이야."라며 경쾌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떨어뜨리거나 난폭하게 다루지만 않으면 괜찮아. 후지미야 군은 물건을 다루는 것도 막 다루지는 않으니까
괜찮겠지."
"그럼 다행이지만요..."
"리노는 첫날에 망가뜨렸으니까 후지미야 군은 조심하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 뭐, 누구든 실패는 하는 법이고
하나쯤 망가뜨려도 크게 야단치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까 안심해. 물론 한꺼번에 여러 개 고장내면 점주님도
곤란한 표정으로 야단치실 것 같지만."
"마치 실제로 보신 것 같은 말투시네요."
"리노가 그랬거든."

"그때는 점주님이 기겁을 하셨었지."라며 그리워하는 듯한 눈빛과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미야모토에게, 아마네는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꼭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미야모토에게 맛보게 하기 위해 직접 만든 커피를 입에 옮긴다.


혀에 퍼지는 깊이 있는 쓴맛. 쓴맛은 혀에 계속 남지는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감칠맛을 느끼게 해준다.
아마네는 신맛이 강한 커피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건 쓴맛, 신맛, 원두 자체의 은은한 단맛이 균형 있게
섞여 있어 굉장히 마시기 쉬웠다.

"앗, 좋겠다 좋겠다ー. 맛있어 보이는 거 마시고 있네ー."

주문이 없어서 기분 좋게 한숨 돌리고 있자니, 홀 쪽에서 오오하시가 다가온다. 손에 쟁반과 쓰고 난 접시가


들려 있는 걸 보니 손님이 나가서 정리하러 온 모양이다.

"후지미야ー한 입 주라ー."

오오하시가 접시를 싱크대에 두고 나서 아마네에게 치근거리러 오자, 아마네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다음 순간에는 미야모토가 오오하시의 목덜미를 잡고 아마네에게서 떼어 냈다.

"야. 후지미야한테는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그런 오해 살만한 짓은 하지 마."


"아, 미안해.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네. 나 오빠가 많이 있어서 이런 건 아무렇지도 않게
하곤 했거든."

같이 일할 때 일단 사정을 가볍게 설명했었기에 미야모토가 멈추게 한 모양이다. 오오하시도 순순히 물러나고


있다.
기가 막힌다는 걸 숨기지도 않고 있는 미야모토에게 활짝 웃는 오오하시는 그냥 동료라고 하기에는 너무 친해
보였다. 이건 지난 일주일 동안 항상 든 생각이지만, 본인들에게 물어봐도 되는 건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었다.

"두 분은 사이가 좋으시네요."


"뭐, 소꿉친구니까. 곁에서 지낸 지 20 년은 지났고."
"지겨울 만큼 질긴 인연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지."
"너무한 거 아니야?"

불만스럽게 미야모토의 옆구리에 춉을 넣고 있는 오오하시는 역으로 옆구리를 잡히며 비명을 질렀다.

그 모습은 하루아침에는 절대로 이렇게 될 수 없어 보일 정도로 사이 좋아 보였고, 그래서 이렇게 친한 건가 하고


납득하게 된다.
단지 소꿉친구라 해도 너무 거리감이 가까운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아마네는 소꿉친구가 없기에 "
소꿉친구끼리의 거리감이라는 건 이런 건가."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번역자 후기

어느새 지금까지 올라와 있는 분량을 전부 끝냈네요.


254 화가 올라온 날이 9 월 13 일이고, 오늘이 10 월 17 일인데 아직 255 화는 안 올라와 있습니다.

요즘 이웃 천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아마네랑 마히루가 보기 좋다는 것 정도네요.


미야모토랑 오오하시도 나중에 이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이웃 천사는 올라오는 대로 바로 번역하려고 합니다.


또 다른 괜찮은 작품을 찾으면 그것도 번역하게 될지도 모르죠.

이번에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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