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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대한핵의학회 회장 "방류 오염수 국내에 미칠 영향 사실상 제로"
2023.07.05. 07:50 박민식 기자
일본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이후, 원전에서 나오는 방
사능 오염수를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로 정화해 원전 부지 내 1000여개의 탱크에 저장해왔다. 하
지만 탱크의 만재 시기가 다가오면서 올 여름부터 2051년까지 28년간 약 130만톤의 방사선 오염처리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국민들 대다수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지난 5월 말 진행한 대국민 여론조
사에 따르면 84%의 응답자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했다. 지난달 3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
사에서도 오염수 방류가 걱정된다는 의견이 78%에 달했다. 다만 진보층은 걱정된다는 의견이 98%, 보수
층은 57%로 정치적 성향에 따른 온도차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은 극명하게 양분됐다. 야당 의원들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무기한 ‘단식’을 진행 중이고,
IAEA의 보고서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야당이 근거없는 선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국민들의 불안을 불식하기 위해 수산물 ‘먹방’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스레 국민들의 이목은 전문가들에게 쏠린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대한핵의학회 회장)
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강 교수는 지난 2015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직접 일본으로 시찰을 다녀오기도 했으며, 2013년부터 8
년간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의료분과 위원으로 국제 방사선안전기준 및 가이드라인 제정에 참여한
해당 분야 전문가다. 지난 2021년에는 최근 우리나라를 찾아 “정화한 후쿠시마 오염수라면 1리터라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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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겠다”고 말해 주목받은 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의 저서 ‘공포가 과학을 집어삼켰다’를 번역
해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Q.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오염수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오염수를
방류해도 국내에 영향이 없을 거라고 보는 이유는 뭔가.
일본이 알프스를 통해 오염수를 처리하면 남는 물질은 삼중수소인데, 지금도 서울시민 소변을 검사하면
1~2베크렐 정도의 삼중수소가 나온다. 평소에도 삼중수소가 물이나 음식물 섭취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온
다. 지금 오염수 정도의 수준을 갖고 인체에 위해하다고 하면 우리는 물도 못 먹는다. 게다가 오염수의 방
사성 물질 농도는 바닷물에 희석되고 나면 우리가 마시는 물에 들어가 있는 농도의 100만분의 1 수준이
된다. 결론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우리 해역에서 국민들이 1밀리시버트 정도를 받으려면 6250억년
동안 노출이 돼야한다. 생선을 섭취하고, 해수욕을 하면서 바닷물을 삼키는 등의 상황을 모두 감안해 계산
한 수치다.
Q. 최근에 후쿠시마 인근 바다에서 기준치의 180배인 1만80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된 ‘세슘 우럭’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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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을 잡은 곳은 원전 구역의 내항으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지역이다. 거기는 지금도 오염돼 있고 오
염이 진행 중이다. 다만 오염된 고기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그물을 통해 막아놓은 상태다. 그 정도
피폭된 것으로는 큰 문제가 없기도 하다. 우리가 선량 기준치를 워낙 낮춰서 잡아놨다. 기준치를 180배 초
과했다고 우럭 등의 생물이 죽거나 돌연변이가 생기거나 하지도 않는다. 나는 방사선 핵물질로 환자를 치
료하는 핵의학자라 환자들에게 100억베크렐씩 주면서 치료한다. 그래도 다들 완치돼서 문제없이 생활한다.
Q. 후쿠시마 앞바다의 물을 평형수로 사용한 선박이 우리나라 해역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후쿠시마 원전의 10km 이내의 경우 다른 곳보다 방사성 물질이 10배 정도 더 높은 곳이 있다. 그런데
그런 지역은 통제 구역이고 거기를 벗어나면 희석이 되면서 일반 바다 수준과 같아진다. 배들이 평형수를
넣고 빼는 곳은 후쿠시마 원전의 영향권 밖이라 문제가 없다.
Q.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80% 정도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공포 때문에 자기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원시시대에는 그런 공포가 외부의 위협
으로부터 사람을 살렸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과학을 믿어야 한다. 미신과 같은 공포를 믿으
면 오히려 더 해롭다. 바닷물이 위험하니까 해산물은 안 먹고 육류만 먹겠다고 하는데, 붉은색 육류는 알
려졌다시피 발암 물질이다. 암이 무서워서 발암물질을 먹는 셈이다.
특히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런 식단을 강요하는 건 큰 문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학교 급식에서
생선이 빠졌다. 일부 학부모들이 반발했기 때문인데, 자기 아이들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아이들까지 생
선을 못 먹게 만들었다.
물론 내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사람들은 당분간 수산물을 먹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그것도 아
이러니한 부분이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6~7년 지난 뒤에 우리 해역으로 오는 게 대부분인데, 아마 그
때쯤에는 사람들이 지금의 논란은 다 잊어버릴 거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그랬다. 그해
수산업이 1년간 엄청나게 타격을 받았지만, 그 다음 해가 되자 회복됐다. 6~7년 지났을 때 쯤에는 다들 아
무 생각 없이 수산물을 먹었다. 사람들이 합리적이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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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측정한 데이터가 최종 보고서에 들어간다. 그런데 그 결과가 나오더라도 어차피 반대할 사람들은 반대
할 것이라고 본다. 거기에는 IAEA와 별도로 중국 측 사람도 포함돼 있다. 일본과 정치적으로 거의 적국인
중국도 포함됐는데 이를 믿지 못하겠다면 더 이상 어떻게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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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IN]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가의 역할을 묻다
2023.07.05. 07:03 824호 김은지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정쟁의 이슈가 아니다. 국가의 역할과 시민의 권리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괴담에 엄포를 놓는 동안, 시민들은 제각각 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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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김은지 호
824
07:03
2023.07.05
입력
적어도 2053년까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된다. 일본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그렇다. 최소치로
추정되는 시간이 30년이다. 올여름부터 우리가 한 세대 이상에 걸쳐 마주할 현실이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 최종 보고서에서 별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으면, 일본은 방류를 강행할 예정이다. IAEA는 7월4일 후
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도쿄전력, 일본 정부의 활동 등이 관련 국제 안전 표준에 부합하다고 결론지
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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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1일부터 5박6일간 시찰단 파견이 있었다. 6월15일부터는 정부의 일일 브리핑이 시작됐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보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정보로 우려가 커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자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
다고 판단했다.”
5월7일 서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다음 악수를 했다.
ⓒ연합뉴스
왜 그럴까. 정부·여당은 ‘괴담 선동’을 이유로 꼽는다. 정치적 이득을 위해 야당이 반일 감정을 부추기며
공포를 조장한다는 논리다. 사실을 과장해 어민들에게 피해를 준다고도 공격한다.
6월15일 정부가 처음 실시한 일일 브리핑에서 “오염수 방출로 배출되는 삼중수소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
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지만 동시에 다른 문제점을 인정했다. “도쿄전력이 공개하고 있는 저장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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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염수의 핵종별 방사능 농도 자료 중에서 스트론튬 농도의 최댓값이 1L당 43만3000베크렐이 검출되
었다.” 일본 배출 기준으로도 1만 배가 넘고, 한국 배출 기준으로는 2만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부는 "일
본이 오염수가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 알프스를 활용해 정화하고 희석한 후 방출하겠다고 밝혔다"라고 덧
붙였다.
김영석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논문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런던의
정서의 적용 검토(2022년 9월 〈이화여대 법학논집〉)’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런던협약·런던의정서는 해양
보호를 위해 폐기물 투기를 금지하고 각 나라의 이행을 점검·논의하는 국제협약이다. 김 교수는 런던의정
서 준수그룹 부의장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런던의정서 제2조 ‘모든 오염원으로부터 해
양 환경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 등에서 제기했고,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가져올 환경에 대한 영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사전
주의’ 접근에 따라 오염수의 해양 방류 전에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전주의 원칙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의 대응 무기이기도 했다. 한국은 2013년 9월부터
일본 후쿠시마 등 8개 현 수산물을 전면 수입 금지했다. 일본은 반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을 제
소했다. 2018년 1심은 일본의 승리였지만, 이듬해 최종심인 2심에서는 한국이 이겼다.
윤석열 정부 전까지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이 지금과 같은 정쟁 소재가 아니었다. 2021년 6월29일 국
회는 ‘일본 정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 규탄 및 오염수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투표 의원 191명 중 188명이 찬성했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찬성표
를 던졌다. 반대표는 없었다. 국민의힘 박수영·안병길·한기호 의원 3명만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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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사법 당국의 적절한 조치”를 언급했다.ⓒ시사IN 신선영
반면 일본은 ‘처리수’라는 표현을 고집한다. 2011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사용된 물이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긴 했지만, 알프스로 처리했기에 ‘오염수
(Contaminated Water)’가 아닌 ‘처리수(Treated Water)’라는 논리다.
4월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후쿠시마 오염수가 맞냐,
오염 처리수가 맞냐?”라고 물었다. 이 장관은 “오염 처리수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본다”라고 답했다. 그러
자 신 의원은 “오염수 운운은 (북한의) 용어혼란 전술”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단장 성일종 의원 또한 5월2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오염 처리수라고 쓰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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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용하고 있다며 입장을 철회했다. 울산 남구의회, 부산 해운대구·부산진구·북구·수영구 의회도 국민의힘
반대로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을 일본이 주도해가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찰단 또한 일
본이 먼저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가 전 총리는 일본의 한 방송에 출연해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방일 당시 자신이 시찰을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시찰단조차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자, 외교부는 5월9일 “실제 검증에 가까운 활동을 할
것(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일본은 한국 시찰단의 역할에 대해 공개적으로 선을 그
었다. “오염수의 안전성을 평가하거나 확인하지는 않을 것이다(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장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쿠시마 수산물도 국내에 들어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과학적’ ‘객관적’인 이유로 용인하게 된다면, 후쿠시마 수산물 등을 수입 금지한 한국 측 논리가
깨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찰단이 방일을 한 첫날 일본은 수산물 수입 재
개에 대해 입을 열었다. 5월23일 노무라 데쓰로 일본 농림수산장관은 “한국은 후쿠시마 등 8개 현의 수산
물 수입을 중단하고 있다. 수산물 수입 제한 해제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본이 다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산자부도 인정한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실의 질의에 산자부는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의 수산물 수입 규제에 관해 새로운 쟁
점을 제기하며 제소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이라고 답했다.
시민들은 각자도생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가 과학을 강조하고 ‘괴담’에 엄포를 놓는 동안, 시민들은 제각
각 대비를 갖추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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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쟁여둘 수 있는 소금 등을 비축하는 이들이 늘면서 소금값이 올랐다. 한 국산 천일염 판매 온
라인 사이트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에 소금을 구입해 두려고 샀어요. (…) 소금을 쟁여놓고 나니 한
숨이 놓이네요” “김치 사 먹는 입장에서는 소금 많이 필요하진 않지만 오염수 방출 때문에 구입했어요. 몇
년은 먹을 것 같네요”와 같은 리뷰가 달렸다.
해수부는 “거래량과 가격이 그래도 오른다면 '정부 수매 후 할인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염수 방류로 피해가 발생하는 어민에 대한 지원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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