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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심리

3. 붓다 가르침의 유효기간
Ⅰ. 불교의 유용성

불교의 가르침은 1 인칭 화자 시점의 ‘나’ 자신을 대상으로 한다 . 다른 어떤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 천상천하유아독존 ( 天上天下唯我獨尊 ) 이 바로
이것을 지시한다 .

불교는 다른 사람의 문제는 당사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태도를 취한다 . 타자 혹은


타자들의 행실을 문제 삼기보다는 오로지 그것을 대하는 ‘나’ 자신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초점을 모은다 . 바로 이 순간 ‘ 나’ 의 내면에서 지각되는‘부끄러움’ , ‘ 분노’ ,
‘ 혐오’ 따위에 주목하라고 이른다 .

내면의 감정을 왜곡 없이 지각하고 다스려 나가는 것이야말로 불교의 현재적 유용성과


직결된다 . 붓다는 이것이 전제될 때 여타의 사안들에 대해서도 올바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 자신의 마음부터 다스려 나가야
한다고 본다 . 현재적 의미의 마음 닦음이 인정되는 한 그의 가르침은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
2. 사회 문제에 대한 가르침
사회적 차원의 문제를 처리해 나가는 데서는 개인적인 감정이나 정서를 배제하는 것이
마땅하며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내면적인 안정과 평안을 유도하는 것만으로
사회적 역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다 . 마음 닦음이 사회적 비판의식을 무디게 하는
방향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

붓다는 카스트 (Caste) 라는 계급제도의 현실에 맞서 태생 (jāccā) 에 의해 바라문이


되는 것이 아니며 태생에 의해 비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다고 가르쳤다 . 그는 얼마나
고귀한 행위를 하느냐에 따라 바라문도 되고 또한 비바라문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붓다는 정치적인 문제에 관해서도 비중 있는 가르침을 남겼다 . 그는 대중적 합의와


도덕적 순수성에 의해 권위를 인정받는 보편군주 ( 轉輪王 , cakkavatti) 의 개념을
강조했고 , 모든 인간이 존중을 받는 사회를 이상적인 국가 모델로 생각하였다 .

그에 의해 형성된 승가 ( 僧伽 ) 는 현실 세계에서 그와 같은 이상 사회를 구현해


나아가는 공동체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
붓다는 내면적인 수행을 빌미로 사회적 문제를 회피하거나 희석하지 않았다 . 그의
가르침은 아쇼카 (Aśoka) 황제에 의해 충실히 계승되었으며 , 이후 인도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군주관 ( 君主觀 ) 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

붓다의 실천 수행이 내면의 감정을 다스리는 데에 일단의 초점을 맞춘 것은 사실이다 .


그러나 그의 모든 가르침을 내면의 정서적 감정적 차원에 한정하는 것은 억지이다 .
붓다는 내면을 다스리는 데서 멈추지 않았으며 정화된 마음을 바탕으로 사회적 변혁의
차원으로까지 나아갔다 .

이 점에서 비폭력 (ahiṁsa) 과 청정한 행위 (brahmacarya) 를 강조했던 근대 인도의


정치가 마하뜨마 간디 (Mahātma Gandhi) 의 행적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 그의 삶은
내면을 정화하는 개인적인 수행이 사회적 차원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가 된다 .
3. 재가자에 대한 가르침
붓다는 현재의 삶 ( 現世 , diṭṭhadhamma) 에서 안락함과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

① 직업을 가져야 하며 근면하고 원기 왕성하게 일해야 한다 .

② 땀흘려 벌어들인 소득을 정당하게 관리하고 보존해야 한다 .

③ 바른 길로 인도해 줄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

④ 소득에 맞게 합리적으로 소비해야 한다 .

(AN. IV. 281 ~ 285 쪽 ).


또한 붓다는 미래의 삶 ( 來世 , samparāya) 에서 안락함과 행복을 가져오는 것으로
는 다음의 네 가지를 거론했다 .

① 도덕적 정신적 가치를 믿고 신뢰한다 .

② 살생하고 훔치고 속이고 거짓말하는 등의 파괴적이고 해로운 생활을 멀리한


다.

③ 재화에 대한 애착과 같은 망상을 내지 말고 관용으로 베푼다 .

④ 번뇌를 없애고 열반의 경지로 이끌어주는 지혜를 닦는다 .

(AN. IV. 281 ~ 285 쪽 )


< 동영상 >

* 명상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뇌과학으로 보는 명상 (11:19)


4. 마음 닦음의 필요성
붓다는 일정한 순서에 따라 가르침을 펼쳤다 . 문헌상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

보시에 관한 가르침 ( 施論 , dānakatha) → 계율에 관한 가르침 ( 戒論 , sīlakatha) →


천상세계에 관한 가르침 ( 生天論 , saggakatha) → 사성제에 관한 가르침 ( 四聖諦 )

붓다는 제자들이 진리의 세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건부터 조성하게 하였


다 . 그리고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될 때 비로소 사성제의 가르침을 설했다 . 따라서
이상과 같은 설법의 순서는 사성제를 얻기 위한 예비적 과정을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사성제는 괴로움 ( 苦聖諦 ), 괴로움의 발생 ( 集聖諦 ), 괴로움의 소멸 ( 滅聖諦 ),
괴로움을 소멸하는 방법 ( 道聖諦 ) 이라는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

‘ 괴로움’이란 인간이 경험하는 실존적 요인들로서 육체 ( 色 ), 느낌 ( 受 ), 지각 ( 想 ),


지음 ( 行 ), 의식 ( 識 ) 의 ‘ 다섯 가지 요인들에 붙들려 있는 상태 ( 五取蘊 )’ 로
요약된다 .

‘ 괴로움의 발생’ 이란 쾌락에 대한 갈애 ( 慾愛 ), 있음에 대한 갈애 ( 有愛 ), 있지


않음에 대한 갈애 ( 非有愛 ) 이라는 세 가지가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

‘ 괴로움의 소멸’ 이란 갈애의 소멸로 바꾸어 말할 수 있으며 탐욕의 소멸 , 포기 , 버


림 , 해탈 , 집착 없음 등으로 풀이된다 .

‘ 괴로움을 소멸하는 방법’은 바른 견해 ( 正見 ), 바른 의향 ( 正思惟 ), 바른 언어 ( 正


語 ), 바른 행위 ( 正業 ), 바른 삶 ( 正命 ), 바른 노력 ( 正精進 ), 바른 마음지킴 ( 正念 ),
바른 삼매 ( 正定 ) 의 팔정도로 설명된다 .
바른 견해는 사성제 자체에 대한 최초의 이해를 의미한다 . 이것은 길을 나서는
여행자가 그 목적지를 분명히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

바른 의향에서부터 바른 노력까지는 본격적인 실천 , 수행을 위한 준비 단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계율의 준수와 더불어 내면의 태도를
다잡기 위한 세칙들로 구성된다 .

바른 마음지킴과 바른 삼매는 이상의 내용을 성취하기 위한 실제적 과정에 해당한다 .


바로 이 두 항목이야말로 위빠사나 ( 觀 , vipassanā) 와 사마타 ( 止 , samatha) 라는 명상
수행의 본래 영역에 속한다 .

초기불교의 실천방법을 대변하는 사념처 ( 四念處 , cattāro satipaṭṭhānā) 는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동시에 닦는 방법으로 고안되었다 . 초기경전에서는 이 사념처가 출가
수행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재가자들에게도 개방되어 널리 행해졌다고 전한다 .
< 동영상 >

명상을 제대로 하는 방법 – 신비주의 없는 가이드 (15:43)

* 수미 런던 킴과 함께하는 마음챙김 명상 #10 통합본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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