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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논문 제출일: 2008. 07. 31


논문 심사일: 2008. 08. 27
논문 수정일: 2008. 09. 14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 저작권법과 디자인보호법의 적용 문제 1)

The Protection System of Applied Art and Design


- The cumulative application of
Copyright Law and Design Law

이 동 기*

<<목 차>>
Ⅰ. 서
Ⅱ.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법적 개념
1. 응용미술과 디자인
2.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 여하
Ⅲ. 응용미술에 대한 저작권법과 디자인보호법의 중첩 보호
1. 중첩 보호의 의의
2. 중첩 보호의 문제점
3. 소 결
Ⅳ. 디자인 및 응용미술저작물의 권리 보호 방법에 관한 입법례
1. 서 2. 미 국
3. 영 국 4. 프 랑 스
5. 독 일 6. 일 본
Ⅴ. 결 어 - 디자인의 보호에 대한 우리 법 체계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조교수, 변호사.


1) 이 연구는 국민대학교 2007년 수도권 대학특성화 지원사업 ‘UIT 디자인의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시스템 구축 사업’의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음.
Ⅰ. 서

오늘날의 디자인은 문화와 산업에 있어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디자인을 어떻


게 보호할 것인가의 문제는 입법자의 결단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는 지적재산권의 경제
적 효용이 증대되면서, 국제적으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분야이다. 본 논의에서는
먼저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보고, 우리 법에서 응용
미술, 디자인, 산업디자인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고찰한다. 2000년 개정 저작권법
이후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과 관련하여 학설과 판례는 응용미술 저작물은 첫째, 물
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둘째,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
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즉 중첩 보호를 인정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첩 보호가 어떠한 의의를 가지는
가에 관하여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고, 한편으로 중첩 보호로 인하여 발생되는 문제점
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도 이러한 문제점에 유의하여 각국이 취하고 있는 보호 체
계의 접근 방안에 관하여 각각의 장 · 단점을 비교하면서 입법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
다고 본다. 따라서 본 논의의 결론에서는 디자인의 보호에 관한 우리 법 체계의 문제점
과 해결 방안에 관하여 서술하기로 한다.

Ⅱ.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법적 개념

1. 응용미술과 디자인

(1)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개념과 그 형성 과정

응용미술(applied arts)은 순수미술(fine art)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회화나 조각 등


순수미술(fine art)의 기법을 응용한 의장(意匠)·도안(圖案)·장정(裝幀)·장식(裝飾) 등, 실
용품(實用品)에 적용(適用)시키는 미술2)을 말한다. 즉 산업혁명 이후 수공예제품(크래

2) 베른협약 로마규정에서는 응용미술을 산업에 응용된 미술적 저작물이라고 본다.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프트 제품)이나 공업제품과 미술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널리 실용품에 응용된 미


술3)을 가리킨다. 또한 WIPO의 용어 정의 사전에 의하면 응용미술이란 수공예 저작물
(handicraft)이건 공업적 저작물(industrial scale)이건 관계없이 실용품(objects for
practical use)에 응용된 미술저작물4)이라고 파악하기도 한다. 이러한 ‘수공예’와 ‘공업
적 저작물’을 예시하고 이를 병렬적으로 규정하게 되는 유래를 미술사적으로 살펴보면,
18세기 산업혁명에서 비롯된 기계생산에 의한 제품들로 사람들의 생활에 변혁이 일게
되자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5) 등은 공업화, 기계화에 의하여 생활 속의 미를
파괴할 것을 우려하여 장식, 옷감 디자인, 장정 등 순수미술을 응용한 여러 분야에서
수공예품이 가지는 심미성을 유지하고자 중세 직인제도(職人制度)의 원리에 따른 공예
미술의 개혁을 주창하였는데, 이러한 모리스의 혁신운동은 1860년대부터 시작하여 미
술공예운동(Arts and Crafts Movement)으로 지칭되었다. 당시 예술에 있어 날카로운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예술은 기계가 만들 수 없다는 이들의 초기 주장은 그 후 추종자
들 월터 크래인(Walter Crane), 애쉬비(Charles Robert Ashbee), 보이시(A. Voysey),
루이스 데이(Lewis F. Day), 존 세딩(John D. Sedding)을 거치면서 응용미술과 산업디
자인(Industrial Design)의 개념을 형성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그 개념들 사이의 긍정
적 연결점도 수긍하게 되었다.6)

(2) 우리 법에서의 응용미술, 디자인, 산업디자인의 정의

먼저, 저작권법에서 응용미술 저작물의 정의를 살펴보기 위하여는 응용미술 자체의


정의 뿐만 아니라 저작물의 정의와도 관련지어서 살펴보아야 한다. 저작권법 제4조는
‘응용미술 저작물’을 저작물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고, 제2조 제15호에서 ‘응용미술 저
작물’은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
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디자인 등을 포함한다고 규정한다. 응용
미술 저작물을 어문저작물, 음악저작물, 영상저작물 등 기타 다른 저작물과 구별없이
저작물로 규정하여 저작권법 체계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1957년
저작권법이 응용미술 중 미술공예만을 저작물로 예시하였고, 1986년 개정 저작권법은
제4조 제1항 제4호에서 응용미술저작물을 미술저작물 중 하나로 명시하였던 것에서,

3) 이상정, 『산업디자인과 지적소유권법』, 세창출판사, 1995. 11., p. 30.


4) WIPO Glossary of Terms of Law of Copyright and Neighboring Rights (WIPO、1980)
5) http://www.victorianweb.org/authors/morris/wmbio.html 참조
6) Nikolaus Pevsner, Richard Weston, Pioneers of Modern Design: From William Morris to
Walter Gropius, Yale University Press, 2005. 참조
2000년 저작권법에서 위와 같은 내용으로 변경된 것이다.7) 나아가 2006년 전면개정
저작권법은 종전의 저작권법 제2조 제1호에서 저작물의 정의에 관하여 규정하던 “문
학·학술 및 예술의 범주에 속하는 창작물”이라는 내용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
현한 창작물”이라는 것으로 변경하여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저작물의 정의 규정의 변
화는 응용미술에 관한 내용을 규정한 2000년 저작권법의 내용과 연결되어 해석되어야
한다. 이는 저작물의 범주가 디지털 환경을 겪으면서 확대되고 있으며 저작물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현실에서 일종의 문학·학술 및 예술 등의 범주적 요건을 저작권법에서 더
이상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된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다.8)

이상의 응용미술과 관련된 우리 법의 보호 체계에서 최근의 중요한 법 해석상의 변


화를 정리해 보면 다음 두 가지 점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첫째, 1986년 개정
저작권법 이후 응용미술을 저작물의 하나로 예시하였던 점과, 나아가 2000년 개정 저
작권법에서는 응용미술의 정의를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
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디자인 등을
포함한다”라고 규정하였는데 그 이후의 해석상의 변화이다. 둘째, 저작물의 정의 규정
에서 “문학 · 학술 및 예술의 범주에 속하는 창작물”이라는 내용 대신 “인간의 사상 또
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는 정의를 하고 있는 2006년 개정 저작권법 이후의 해석
상 변화이다. 저작물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각 국의 입법 정책에
따라, 또 그 제도에 따른 학설에 따라 다양할 뿐 아니라 정의 자체도 쉽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우리 법은 2006년 개정 저작권법에서 그 동안의 이와 같은 범주적 요건을 철
폐한 정의 규정을 마련하였다. 이는 그동안의 응용미술에 대한 보호체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이론적 논의가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된 것으로 파악한다. 이에 관해서는
후술하는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 여하’ 부분에서 상술한다.

7) 우리 저작권법에서의 내용이 처음에는 미술공예만을 저작물의 일종으로 인정하던 것에서 점차


저작물의 대상을 확대한 것도, 위에서 살펴본 공예미술의 개혁과 관련하여 미술공예를 심미적인
대상으로 본 미술공예운동의 경향과 유사하다. 일본의 저작권법은 미술공예품만을 저작권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점도 모리스의 미술공예운동의 내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8) 이와 관련한 논의는 2006년 개정법 이전의 종전 저작권법(1986. 12. 31, 법률 제3916호부터
2006년 개정 저작권법까지의 관련 규정)에서, “‘문학 · 학술 또는 예술’이라고 구분하고 있지만,
이는 문학 · 학술 및 예술을 각기 구분하여 저작물이 되기 위하여서는 반드시 그 중 어느 한 분
야에 속하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문학 ·학술 또는 예술로 총칭되는 지적 · 문화적인 포괄개
념에 속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것이 문학의 범위에 속하는가 아니면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가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지적 · 문화적 포괄개념에
들어가느냐 아니냐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라고 한다. 오승종 · 이해환, 『저작권법』 제4판,
박영사, 2005,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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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디자인보호법 제2조 제1호는 디자인을 ‘물품〔물품의 부분(제12조를 제외한다)


및 글자체를 포함한다.〕의 형상·모양·색채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으로서 시각을 통하
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또한 산업디자인진흥법은 제2조에서 산업
디자인의 정의를 ‘제품 등의 미적·기능적·경제적 가치를 최적화함으로써 생산자 및 소
비자의 물질적·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창작 및 개선행위를 말하고, 제품디자
인·포장디자인·환경디자인·시각디자인 등을 포함 한다’고 규정한다.

이러한 응용미술, 디자인, 산업디자인의 각 개념은 동일하다고 볼 것인지, 서로 상이


한 것인지가 문제된다.
먼저 디자인의 개념과 응용미술의 개념이 동일하다고 보는 견해9)가 있다. 이 견해에
의하면 저작권법에서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는 응용미술이나 디자인보호법에서 규정하
고 있는 디자인은 다 같이 응용미술에 속하고 그렇기 때문에 응용미술의 법적 보호대
상을 둘러싸고 저작권법과 디자인보호법 사이에 교차관계가 생기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보고 그 교차관계는 최근 들어 저작권법과 디자인법의 영역 확대로 말미암아 더욱 증
대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는 달리, 저작권법상 응용미술은 널리 실용품에 응용된 미술
또는 그러한 실용품의 형상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표현상의 사상·감정이 부가되어 있는
것을 말하고,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은 양산되는 실용품의 외관을 미적 · 장식적 측면
에서 파악한 개념이라고 하면서 디자인은 모두 응용미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응용미술
이라도 그것이 일품 제작되고 대량으로 생산될 수 없는 것이라면 디자인보호법상 디자
인이라 할 수 없다고 하는 견해10)가 있다. 또한 응용미술저작물을 규정한 개정 저작권
법의 ‘디자인’은 반드시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과 동일한 개념으로 볼 필요는 없고, 보
다 넓은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11)도 있다. 이 견해에 의하면 디자인보호법상 보
호대상이 되기 위한 4가지 성립요건 즉 ⅰ) 물품성, ⅱ) 형태성, ⅲ) 시각성, ⅳ) 심미
성 등을 충족하지 못한 디자인도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가를 설명하면서 이 네가지 요
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저작권법상 응용미술 저작물로서의 정의 규정에 부합하고, 저작
물성을 갖추면 저작권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9) 이호흥, “응용미술의 법적 보호-미·일의 보호법제를 중심으로”, 지적재산권, 제23권, 2008.1, p.


34.
10) 김원오, “지적재산권 중첩보호체제의 문제점과 해결원리 - 응용미술품의 의장법과 저작권법에
의한 중첩보호를 중심으로”, 산업재산권, 제15호, 사단법인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 2004.5, p.
127.
11) 차상육,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기준”, 창작과권리, 2006.겨울호, p.101-102.
한편 이에 관련한 법원의 견해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1994년 5월 코빙톤 파브릭스
코퍼레이션 (Covington Fabrics Corporation)이 미국 저작권청에 저작권등록을 마친
직물디자인을 국내회사가 이용한 소위 ‘대한방직’사건에 관한 1994. 11. 10. 선고 94노
2571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 항소심판결 중 일부를 인용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미
술저작물이란 형상이나 색채에 의하여 미적 감각을 표현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중에서도 응용미술이란 순수미술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실용품에 응용된 미술을 말하는
것인바, 이 사건 도안 역시 직물의 염색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서 응용미술품의 일종
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응용미술품에는 (1) 미술공예품이나 장신구 등과
같이 그 자체가 실용품인 경우, (2) 가구에 부착된 조각 등과 같이 실용품에 결합된 경
우, (3) 문진의 모형 등 양산될 실용품의 모형으로 사용될 목적으로 제작된 경우, (4)
직물의 염직도안 등과 같이 실용품의 모양으로서 이용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등
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중략)... 현행 저작권법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응용미술작품"을 미술저작물의 일종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그 해석과 관련하여 응
용미술품 중 수공적인 방법에 의하여 제작되어 개별적인 물품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품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이른바 미술공예품의 경우에는 이를 저작물로 보호하는 데
별다른 의문이 없는 것에 비하여, 응용미술품 중 당초부터 산업상 이용을 목적으로 하
여 제작되는 염직도안이나 실용품의 모델 등에 대하여 까지 의장법에 따른 보호 외에
저작물로서 중첩적으로 보호하여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해석론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판결의 판시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응용미술과 디자인은 개념적으로 구별된다
는 입장에 서 있다고 보인다.

응용미술과 디자인은 중첩되는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그 자체로 개념적으로


동일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즉 응용미술의 개념은 디자인의 개념을 포괄하는 것이지
만, 응용미술이라고 하더라도 대량 생산 될 수 없는 미술공예품이나 장신구와 같이 응
용미술 그 자체를 디자인이라고 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작권법 제2조
제15호에서 ‘응용미술 저작물’은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
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디자인 등을 포
함한다고 규정하는 정의 규정은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개념을 구별하는 입장에 있다고
해석된다. 앞서 살펴본 19세기 후반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에 나타난 응용미술과 산업
디자인의 개념적 구별과는 달리 오늘날에는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개념이 수많은 영역
에서 중첩되고 있지만, 일단 개념적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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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작권법상의 저작물이 지니는 창작성과 디자인보호법상의 디자인이 가지는 창


작성과는 차이가 있다. 대법원은 저작물이 지니는 창작성에 관하여 “여기서 말하는 창
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
을 의미할 뿐이어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는 단지 저작물에 그 저작자 나름
대로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의 작품
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12)

한편 디자인보호법(구 의장법)의 디자인에 요구되는 창작성에 관하여 대법원은, “의


장등록을 받기 위하여는 신규성과 창작성을 요건으로 하고, 의장이 과거 및 현재의 것
을 기초로 한 경우에는 거기에 새로운 미감을 주는 고안자의 미적고안이 결합되어 그
전체에서 다른 미감적 가치가 인정되어야 하며, 과거 및 현재의 것과 다른 미감적 가치
가 인정되는가 여부는 의장을 구성하는 개발적인 요소들을 부분적으로 관찰하여 비교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의장을 구성하는 각 요소들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 각 요소
가 혼합일체화 된 전체에 대한 시각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할 것이므로13), 부분적
으로는 진보성이 인정된다 하여도 전체적으로 보아서 과거 및 현재의 고안들과 다른
미감적 가치가 인정되지 아니하면 그것은 단순히 공지, 공용의 고안의 상업적, 기능적
변형에 지나지 아니한 것이어서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였
다.14) 디자인보호법상의 디자인 등록에는 신규성이 요구된다. 디자인보호법 제5조 제1
항에 의하면, 신규성(novelty)이란 “디자인등록 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공지되
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디자인, 디자인등록 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
물에 게재되었거나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공중이 이용가능하게 된 디자인 및 이에 유
사한 디자인”을 등록에서 배제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자기에 의한 것이라
도 등록에서 배제된다. 이는 저작권의 발생과는 다른 것이다. 즉 결과적으로 동일하게
보이는 저작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별개의 창작이면 저작권이 각각 성립되는 것과
는 다르다. 디자인보호법에서 선행디자인의 존재를 모르고 한 창작이라 하더라도 그것
이 선행디자인과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인 때에는 객관적 창작이 아닌 것이 된다. 이와

12) 대법원 1995.11.14. 선고, 94도2238판결


13) 대법원 1987.8.18. 선고, 86후37판결; 1987.5.12. 선고, 87후23판결; 1986.12.23. 선고, 85후
27판결; 1986.9.23. 선고, 86후13판결 각 참조
14) 대법원 1989.9.26. 선고, 88후141판결
같은 경우는 주관적 창작이라고 한다. 디자인보호법상의 신규성이 절대적인 개념이라고
한다면, 저작권법상의 창작성은 상대적인 개념, 즉 그것이 실질적으로 모방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창작된 것(not substantially copied, and independently created)이면 족
한 것과는 대비된다.15)

2.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 여하

(1) 학설 - 2000년 개정 저작권법 이후

1986년 개정저작권법 적용 이전 우리나라에서는 응용미술 중 공업적으로 대량 생산


되는 경우에는 구 의장법(현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보호되었고,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
으로 되는 것은 원칙적으로 一品生産의 공예품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1986년 개정저작
권법부터는 저작물의 예시 중에 응용미술저작물을 명시함으로써 응용미술작품을 일반
적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2000. 1. 12. 개
정 저작권법에서 응용미술저작물의 정의 규정을 둔 이후에는 응용미술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법의 보호에 관하여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었다는 것에 학자들
의 견해가 일치한다. 다만 그 구체적 해석 기준에 관한 표현이 조금씩 다른 점을 살펴
볼 수 있다.

우선 2000년 개정 저작권법 이후에는 디자인을 포함한 응용미술 일반을 저작권법으로


보호한다는 것은 명백하며, 그것이 입법적 결단이라고 해석하는 견해16)가 있다. 이에
의하면 응용미술 저작물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되어야 하며, 다만 현행 법의 정의 규정,
즉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
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디자인 등을 포함한다”는 정의는 미국 저작
권법의 내용 중 분리가능성과 유사하며 그 해석에 있어 물리적인 분리 가능성이냐, 관
념적인 분리 가능성이냐를 놓고 의견이 갈릴 소지가 있다고 한다. 또한 현행 규정은 분
리가능성의 유무에 따라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여부를 결정하도록 명문으로 규정한 것

15) 노태정 · 김병진, 『디자인보호법』 개정판, 세창출판사, 2007, p. 128.


16) 송영식 · 이상정, 『저작권법개설』, 세창, 2003, p. 78.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이라고 해석하는 견해17) 또는 응용미술작품이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물품과 ‘구분되는 독자성’이 있어야 하는 바, 이는 응용미술작품에 대하여 물품의 실용
적인 면으로부터 분리하여 인식할 수 있고 나아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형상을
포함할 것(이를 포괄하여 ‘분리가능성’이라고 부르기로 한다)의 요건을 부가하여 한정적
으로 저작물성을 인정하는 미국 판례이론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설명하는 견해18)가 있
다. 한편 2000년 개정 저작권법에서는 응용미술저작물의 정의 규정을 신설하여 대량
생산되는 실용품에 복제되어 이용되는 디자인의 경우에도 저작물성을 갖춘 경우 보호
받도록 그 보호범위를 확장하였다고 설명하면서 저작물성과 관련하여서는 저작권법의
기본 원리에 따라 해당 응용미술 작품이 창작성 등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저작물로
보호되어야 하며, 순수디자인과 산업디자인의 한계가 불분명함에도 산업상 이용가능성
또는 대량생산 등을 이유로 직물디자인 등의 저작물성을 배척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
가 미약하다는 점에서 응용미술작품도 일응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
이라고 설명하는 견해가 있다.19)

(2) 판 례

아래에 예시되는 판례를 해당 사례별로 저작권법의 각 적용 시기를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러한 최근의 변화 이전에 저작물 또는 응용미술에 관한 대법원의 판결 내용


을 차례로 살펴본다. 대법원 1979. 12. 28. 선고 79도1482 판결에서는 “이른바 저작
물이라 함은 표현의 방법 또는 형식의 여하를 막론하고 학문과 예술에 관한 일체의 물
건으로서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에 관한 창작적 표현물”

17) 오승종 · 이해환, 『저작권법』 제4판, 박영사, 2005, p. 184.


18) 오승종, 『저작권법』 초판, 박영사, 2007, pp. 268-269.
19) 김태훈, "개정 저작권법 해설", 계간 저작권, 제49호, 2000.3.봄호,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p.
7./ 김원오, 앞의 논문, p. 132.
비 고
적 용 판 례 (적용 당시 저작권법의
응용미술에 관한 규정 등)

1986년 개정 대법원 1979.12.28. 선고 79도1482 판결


- 저작물로서 ‘공예’만을 예시
저작권법 이전 서울중앙지법 2006.2.9. 선고 2005
노3421판결
1986년 개정
- 응용미술저작물이
이후 2000년 대법원 1996.2.23. 선고 94도3266 판결
미술저작물 중 하나로 명시
개정 전 대법원 2000.3.28. 선고 2000도79 판결
(제4조 제1항 제4호)
저작권법
- 응용미술저작물의
2000년 개정 대법원 2006.12.8. 선고 2005도3130 판결 정의규정 신설
저작권법 이후 대법원 2007.8.24. 선고 2007도4848 판결 - 응용미술저작물을
저작물로 예시
저작물 정의 규정이
“문학·학술 및 예술의 범주에
2006년 개정
속하는 창작물”에서 “인간의
저작권법 이후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는 것으로 변경

이라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6.12.8. 선고 2005도3130 판결에서도 “저작권법에 의


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
물이어야 할 것인바, 사진의 경우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있으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
당한다”라고 저작물의 개념을 정함에 있어 적용 당시의 저작권법 저작물의 정의 규정
을 설시하고 있다. 대법원 2007.8.24. 선고 2007도4848 판결에서도 “구 저작권법
(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조 제1항 제8
호는 지도, 도표, 설계도, 약도, 모형 그 밖의 도형저작물을 저작물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도형저작물은 예술성의 표현보다는 기능이나 실용적인 사상의 표현
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기능적 저작물로서, 그 표현하고자 하는 기능 또는 실용
적인 사상이 속하는 분야에서의 일반적인 표현방법, 규격 또는 그 용도나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이해의 편의성 등에 의하여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작
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기능적 저작물도 저작권법의 보
호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어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그리고 어떤 기계장치를 표현하는 설계도와 같은 기능적 저작물에 있어서 구 저작권법
은 그 기능적 저작물이 담고 있는 기술사상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적 저작물
의 창작성 있는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설령 동일한 기계장치를 표현하는 설계도가
작성자에 따라 정확하게 동일하지 아니하고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러한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는 없고 작성자의 창조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적 개성이 드러나 있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설시하고 있다.

한편 응용미술의 저작물성에 관하여 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도3266 판결(속칭


대한방직 사건)에서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기 위하여는 어디까지나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어야 하고(같은 법 제2조 제1호), 본래
산업상의 대량생산에의 이용을 목적으로 하여 창작되는 응용미술품 등에 대하여 의장
법 외에 저작권법에 의한 중첩적 보호가 일반적으로 인정되게 되면 신규성 요건이나
등록 요건, 단기의 존속기간 등 의장법의 여러 가지 제한 규정의 취지가 몰각되고 기본
적으로 의장법에 의한 보호에 익숙한 산업계에 많은 혼란이 우려되는 점 등을 고려하
면, 이러한 응용미술작품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의장법에 의한 보호로써 충분하고 예
외적으로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가 중첩적으로 주어진다고 보는 것이 의장법 및 저작권
법의 입법취지라 할 것이므로 산업상의 대량생산에의 이용을 목적으로 하여 창작되는
모든 응용미술작품이 곧바로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할 수는 없고, 그 중에
서도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어 위에서 말하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해당하여야만 저작물로서 보호된다”라고 하였고 또한
대법원 2000. 3. 28. 선고 2000도79 판결(속칭 생활한복 디자인 사건)에서는 “응용미
술작품이 상업적인 대량생산에의 이용 또는 실용적인 기능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창작
된 경우 그 모두가 바로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될 수는 없고, 그 중에서도 그 자
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어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
작물에 해당하는 것만이 저작물로서 보호된다.(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도3266 판
결, 1996. 8. 23. 선고 94누5632 판결 등 참조)”고 하였다. 그런데 이와는 입장을 달
리한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도7572 판결(소위 “히딩크 넥타이 사건”)에서 대
법원은 해당 사건의 응용미술 작품인 ‘넥타이 도안’이 저작권법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
물이 아니라고 판시한 원심을 파기하면서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응용미술
작품이 상업적인 대량생산에의 이용 또는 실용적인 기능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창작된
경우 그 모두가 바로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될 수는 없고, 그 중에서도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어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해당하는 것만이 저작물로서 보호된다는 전제에 서서(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도
3266 판결, 1996. 8. 23. 선고 94누5632 판결, 2000. 3. 28. 선고 2000도79 판결 등
참조), 판시 '히딩크 넥타이' 도안은 우리 민족 전래의 태극문양 및 팔괘문양을 상하 좌
우 연속 반복한 넥타이 도안으로서 응용미술작품의 일종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나, 그
제작 경위와 목적, 색채, 문양, 표현기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
는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구 저작권법(2000. 1. 12. 법률 제61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4조 제
1항 제4호에서 '회화·서예·도안·조각·공예·응용미술작품 그 밖의 미술저작물' 등을 저작
물로 예시하고 있었으나, 저작권법(2000. 7. 1.부터 시행되었다)은 제2조 제11의2호에
서 '응용미술저작물'을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
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디자인 등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제4조 제1항 제4호에서 응용미술저작물 등을 저작물로 예시함으로써 응용미
술저작물의 정의를 규정하고 응용미술저작물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임을 명백히 하고 있
다. 기록에 의하면 판시 '히딩크 넥타이' 도안은 고소인이 저작권법이 시행된 2000. 7.
1. 이후에 2002 월드컵 축구대회의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창작한 것인 사실, 고소
인은 위 도안을 직물에다가 선염 또는 나염의 방법으로 복제한 넥타이를 제작하여 판
매하였고, 피고인 1 역시 같은 방법으로 복제한 넥타이를 제작하여 판매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원심의 인정과 같이 위 도안이 우리 민족 전래의 태극문양 및 팔괘문
양을 상하 좌우 연속 반복한 넥타이 도안으로서 응용미술작품의 일종이라면 위 도안은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또한 그
이용된 물품(이 사건의 경우에는 넥타이)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
면 저작권법 제2조 제11의2호에서 정하는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
렇다면 판시 '히딩크 넥타이' 도안이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고, 그렇지 아니하다면 저작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데도, 원심은 위 도안이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
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심리를 하여 보지 아니한 채 위에서 본 이유만
으로 위 도안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말았
으니, 원심판결에는 응용미술저작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기존의 응용미
술품이 저작물에 해당하느냐의 여부와 관련한 논의, 즉 2000년 개정 저작권법 하에서
저작권법과 디자인보호법의 적용한계 또는 중첩적용가능 여부에 관한 다양한 논의에
있어, 대법원의 입장을 나타내는 의미있는 판결을 하였다.20) 즉 응용미술작품도 우선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이고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20) 위 대법원이 원심의 무죄판결에 대하여 파기 판결 이후, 파기 환송심인 서울지방법원 2005.2.4.


선고, 2004노2851판결에서는 판시 “넥타이” 디자인의 저작물성을 인정함과 동시에 피고인의 저
작권 침해를 인정하였다.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는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확하게 하여, 2000년 개정 법 이전의 법률과 그에 관련한 판례를 적용한 원심의 판
단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였다.21)

(3) 결 어

이상의 학설과 판례의 내용을 살펴보면, 응용미술 저작물은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정리될 수 있다.

그런데, 위 판례의 요건 중 ‘미술저작물’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살


펴보면, ① 문학 · 학문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② 창작성(Originality)이 있
으며, ③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였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견해22)가 있으
나, 2006년 개정 저작권법의 해석에 있어서는 위 ①항의 문학 · 학문 또는 예술의 범
위에 속할 것이라는 요건은 필요치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2006
년 개정 저작권법에서는 이러한 저작물의 개념 정의에서 “문학 · 학술 및 예술의 범주
에 속하는 창작물”이라는 내용을 삭제하는 대신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
작물”이라는 정의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함과 아울러, 예술성 또는 미술성 등 주관적인
요소에 따라서 저작물성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응용미술 저작
물이 저작물의 한 종류로 예시되어 있음에도 다른 저작물과 달리 예술의 범위 등 범주
적 요건에 한정하여 파악하는 것은 적당치 아니하고 응용미술 자체의 창작성을 통하여
저작물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창작성의 판단에 있어서도 응
용미술 저작물의 실용성, 기능성 등 고유한 성질을 고려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고 본

21) 원심의 판결에서 예시한 대법원 판결, 즉 대법원 1996.2.23. 선고, 94도3266판결, 1996.8.23.
선고, 94누5632판결, 2000.3.28. 선고, 2000도79판결 등 각 판결은 2000년 7월 1일부터 시행
되는 2000년 개정 저작권법 적용 이전의 판결이어서 판례 변경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22) 차상육,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기준”, 창작과권리, 2006.겨울호, p.9 3. - 요컨대, 응용미술
품이 저작물로서 보호받으려면, 미술저작물이어야 하므로 저작물로서의 일반적인 성립요건, 즉
응용미술품이 ⅰ) 문학 학문 및 예술의 범위에 속할 것, ⅱ)창작성이 잇을 것, ⅲ) 사상이나 감정
을 표현한 것일 것 등 3가지 요건 외에 추가적 요건 ⅳ)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
을 것, ⅴ)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 다
섯 가지 요건 이외에, 개정 저작권법 아래에서는 종래 우리나라 판례가 요구하던 “그 자체가 하
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요건은 개정 저작권법의 문언적 해석으
로는 더 이상 그 요건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 현행 저작권법의 해석은 일본 저작권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저작물이란 사상 또
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문예, 학술, 미술 또는 음악의 범위에 속하는 것
을 말한다”라는 규정을 염두에 둔 일본 저작권법의 해석과는 달라야 하며, 문학 · 학술
또는 예술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나 데이터베이스, 지도 또는
설계도와 같은 도형저작물 등이라 할지라도 저작물성을 인정함에 있어 달리 볼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응용미술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되는 것은 “물품에 동일한 형상


으로 복제될 수 있고,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서
“창작성이 있으며,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개념화 할 수 있다.

Ⅲ. 응용미술에 대한 저작권법과 디자인보호법의 중첩 보호

1. 중첩 보호의 의의

우리나라 법 제도에서 디자인을 보호하는 법은 디자인보호법과 저작권법이다. 앞서


언급한 응용미술 저작물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디자인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보호되는 대상이다. 또한 디자인의 내용에 따라서는 특허법, 실용신안법, 상표법, 부정
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서 보호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지
적재산권법의 체계 하에서도 각각의 법률에 따라 보호대상이나 요건, 보호의 취지에 있
어 서로 다른 점이 있으나 상호간 큰 상충관계를 노출하지 않으면서 보호 체계가 작동
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적창작물에 관한 경제성이 최근 수년간 급속도로
확대되어 오고 그에 따라 지적재산권 보호강화의 경향이 강화되었으며 아울러 지적재
산권 상호간 경계가 불분명해지거나 복합적인 성격의 지적창작물이 나타나게 되자 각
법률 사이의 중첩보호 양상이 가속화되어 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응용미
술 저작물에 대해서 디자인보호법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디자인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저작권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첩 보호의 논의 필요성이 시작된다. 즉 디자인보호법의 보호는 일정한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형식을 갖춘 디자인의 출원을 조건으로 하여 강력한 독점권을 준다는 점이,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는 디자인보호법에서 요건으로 하는 신규성의 요건과는 다른 의미의 독창성
을 전제로 응용미술의 경우에도 순수미술의 경우에서처럼 장기간 저작권으로 보호하고
디자인보호법과 달리 저작인격권도 보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적
인 차이에서 응용미술에 관한 저작권법과 디자인보호법의 중첩 보호 여부에 대한 논의
가 실익을 지니는 것이다.

2. 중첩 보호의 문제점

지적재산권의 보호 강화와 경제성에 대한 인식으로, 상이한 법률 사이에 동일 대상에


대한 중첩적 보호를 주장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문
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중첩 보호 그 자체는 상이한 권리주체간의 권리충돌을 직접적으
로 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첩 보호의 확대가 지적재산권법을 구성하는 각 법의 근
본목적에 부합하는가에 관한 의문을 들게 하고, 나아가 법이념간의 충돌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법적안정성을 저해하며, 공공의 영역으로 자유 실시가 보장되어야 할 영역이 다
시 제한을 받음으로써 여타 공익적 보호법익과 충돌을 야기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
로 지적재산권 보호기간 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중첩 보호의 확대가 자칫 독자성을 가지고 유지되어 온 각 법체제의 안
정성을 위협하고 혼란을 야기할 우려와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23)

이와 같은 우려가 표현된 1994. 11. 10. 선고 94노2571 서울형사지방법원 항소부


판결을 살펴본다. “우선 저작권과 의장권을 대비하여 보면, 양자 모두 시각을 매개로
하여 미적 감각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
면, (1) 등록절차를 밟을 필요 없이 권리가 성립하고, (2) 저작자의 생존중 및 사후 50
년 동안 권리의 존속이 보장되며, (3) 구체적인 물품의 동일 또는 유사성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어떠한 형태의 복제에도 권리가 미치며 인격권까지 보호되는 등 유리한 점이
있는 반면에, 의장법에 따른 보호를 받는 경우에는 (1) 의장권은 모방자의 고의나 접근
등을 입증할 필요 없이 독점 배타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등 권리행사에 편의성이
있고, (2) 또한 공업미술에 사용되는 의장의 경우 대다수의 상품은 주기(Life Cycle)가
짧아 의장권에 의한 보호로 충분하고 저작권처럼 장기간 공중에게 저작물에의 접근을

23) 김원오, 앞의 논문, p. 132.


제한할 필요가 없으며, (3) 의장권자에 대하여는 실시의무가 부과되고 있는 점 등의 차
이를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양자간의 제도상의 취지나 오늘날 산업의 발달
에 따라 응용미술이 산업분야에 광범위하게 진출하고 있는 현실에서 의장권에 의한 보
호로도 충분한 경우까지 무분별하게 저작권법에 의하여 중첩적으로 보호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산업계의 혼란 등을 고려하여 본다면, 응용미술작품 중 염직도안이나
실용품의 모델 등과 같이 본래 산업상의 이용을 목적으로 하여 창작되는 경우에는 원
칙적으로 저작물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위 도안이나
모델 자체가 그 실용품의 기능과 물리적으로 혹은 개념적으로 분리되어 식별될 수 있
는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저작물로서 보
호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법원은 판시하였다. 중첩 보호의 입법론적 해결
및 그 당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 판결은 무분별한 중첩적인 보호가 가져올 수 있는
산업계의 혼란 등에 관하여 적절하게 적시하면서 우리 모두가 경청할 만한 중첩 보호
의 문제점을 경고하고 있다.

3. 소 결

디자인을 포함하는 응용미술 저작물에 대하여 이를 저작권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


는 현행 저작권법 하에서도 중첩 보호와 관련한 조정 규정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앞에
서 본 바와 같이 저작권법의 변화에 따라 응용미술 저작물성에 관한 해석에 있어 적극
적인 중첩 보호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는 반면에 그 조정 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앞의 판결에서 지적하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중첩적으로 보호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
는 산업계의 혼란 등에 대하여는 외면하고 있다. 또한 권리의 발생에 있어 무방식주의
를 채택하는 저작권법에는 등록에 의하여 권리가 발생하는 디자인보호법과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다. 나아가 보호기간을 단기로 하는 물품의 시기적, 유행적인 요소를 고
려한 디자인권의 보호기간과 저작권의 보호기간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침묵함으로써 오
히려 저작권법에 의한 디자인의 보호에 회의적인 문제 의식을 제기하게 한다. 디자인에
있어 동일성유지권의 무제한적인 보호는 새로운 문제점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저작권
법의 일률적 적용은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현대 사회의 문화와 산업에 걸친
주요한 알고리즘 역할을 하는 디자인에 관한 권리 보호체계를 입법론적으로 해결할 필
요가 있다고 본다.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Ⅳ. 디자인 및 응용미술저작물의 권리 보호 방법에 관한 입법례

1. 서

디자인의 중요성은 역설적으로 디자인 모방을 야기하였고, 국제화되는 산업일수록 디


자인 보호의 필요성은 더욱 심각하여 오늘날의 디자인 보호는 국제적 조화
(Harmonization)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움직임의 결과로서 「디자인의
법적 보호에 관한 유럽의회 및 각료이사회 지침」24)과 「EC 공동체의장규정」25)이 발
표되었고, 외국 법 제도 중에는 소위 ‘디자인 접근방식’에 의한 디자인 보호를 하고 있
는 영국의 저작권, 디자인 및 특허법(Copyright Design and Patent Act 1988, 이하
CDPA라고 함)26)을 1989. 8. 1.부터 시행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하에서는 첫째, 특허권적 방법 즉 디자인이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해서 일정한 요건을
요구하고, 이 요건에 부합하는 디자인만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하며, 등록된 디자인에 대
해서는 디자인권이라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효력을 인정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는 입
법례, 둘째로 저작권적 방법, 즉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그 권리
의 효과로는 타인의 모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효력을 부여하는 입법례를 유의하면
서 각 국의 입법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2. 미 국

미국에서 디자인을 보호하는 기본 체계는 특허법이다. Mazer v. Stein27) 이전까지는

24) Directive 98/71/EC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3 October 1998
on the legal protection of designs.”, Official Journal, L 289 , 1998.10.28, pp. 28-35
(http://eur-lex.europa.eu/LexUriServ/LexUriServ.do?uri=CELEX:31998L0071:EN:HTML 참
조)
25) Council Regulation (EC) No 6/2002 of 12 December 2001 on Community designs
http://eur-lex.europa.eu/smartapi/cgi/sga_doc?smartapi!celexapi!prod!CELEXnumdoc&lg=EN
&numdoc=32002R0006&model=guichett 참조
26) http://www.opsi.gov.uk/acts/acts1988/UKpga_19880048_en_1.htm 참조
27) 347 U.S. 201 (1954)
공업품(industrial objects)에 포함된 미술품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지 여부는 분명
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에서 미국 대법원은 실용품에 포함된 미술품은 기능적 측면이
아니라 형태에 있어서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시하면서 디자인 특허에 의한 보호
가 저작권에 의한 보호를 배제하지는 않다고 하였다. 또한 미국 저작권법 제102조
(a)(5)에는 ‘회화, 그래픽 및 조각저작물’을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서 예시하고, 제101조
에서 응용미술을 “ 평면적 및 입체적인 순수 미술, 그래픽 및 응용미술의 저작물, 사
진,...등을 포함한다고 하면서28), 이들 저작물에는 ‘기계적 또는 실용적 면은 아니고’,
형식에 관한 한 미술 공예품을 포함하는 것으로 한다. 이 장에서 정의하는 실용품의 디
자인은 그것이 물품의 실용적인 면으로부터 분리해서 확인될 수 있는 한 또는 물품과
는 독립해서 존재할 수 있는 회화, 그래픽 또는 조각의 특징을 가지는 한, 그리고 그
한도에서 회화, 그래픽, 조각저작물로 본다.29) 하원보고서(The House Report)의 입법
취지 분석 내용에 따르면 저작권 체계로 보호되는 응용미술저작물과 저작권으로 보호
되지 아니하는 산업디자인의 구분 기준을 찾고자 노력하였고, 실용품의 디자인이 회화,
그래픽 또는 조각 작품으로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될 수 있는 기준을 분리가능성
(separability)에서 찾고 있다.30) 실용품에 응용된 디자인이 저작권법으로 보호될 수 있
는지에 대해서 당해 디자인이 실용품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경우에는 미
국의 판례는 이를 긍정한다. 즉 미국의 판례는 분리가능성 이론을 확립하고 있는데 심
미적 요소와 실용적 요소가 물리적 혹은 관념적 분리가능성(physical or conceptural
separability)가 인정되는 경우 응용미술저작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1) 물리적 분리가능성

28) “Pictorial, graphic, and sculptural works” include two-dimensional and


three-dimensional works of fine, graphic, and applied art, photographs, prints and art
reproductions, maps, globes, charts, diagrams, models, and technical drawings, including
architectural plans.- 미국 저작권법 제101조
29) Such works shall include works of artistic craftsmanship insofar as their form but not
their mechanical or utilitarian aspects are concerned; the design of a useful article, as
defined in this section, shall be considered a pictorial, graphic, or sculptural work only
if, and only to the extent that, such design incorporates pictorial, graphic, or sculptural
features that can be identified separately from, and are capable of existing
independently of, the utilitarian aspects of the article.- 미국 저작권법 제101조
30) Unless the shape of an automobile, airplane, lady's dress, food processor, television
set, or any other industrial product contains some element that, physically or
conceptually, can be identified as separable form the utilitarian aspects of the article,
the design would not be copyrighted under the bill. H.R. Rep. No. 94-1476, 94th Cong.,
2d Sess. 55(1976)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Esquire, Inc v. Ringer31)에서 응용 미술품이 램프 구조물에서 분리되어 독립적인


조각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Mazer 사건에서와 달리 가로등의 형태가 실용적인 기능과
불가피하게 융합되어 있었는데 이에 따라 법원은 가로등이 전체적 구성(overall
configuration)과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저작물성을 부인하였다.
Esquire 판결에서 성립된 물리적 분리가능성은 의회의 의도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후속
판결들에서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학자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32)

(2) 관념적 분리가능성

Kieselstein-Cord v. Accessories By Pearl, Inc.33)에서 법원은 관념적 분리가능성


을 벨트 버클의 장식에 적용하였는데 버클의 실용적 기능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관
념적으로 분리가능하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물품의 심미적 측면이 주요
하고 기능적인 측면이 부수적일 경우에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하였다. 관념적
분리가능성은 Carol Barnhart Inc. v. Economy Cover Corp34)에서 다시 문제가 되었
는데 이 사건에서 법원의 다수 의견은 셔츠나 자켓을 전시하기 위해 사용되는 토르소
형상의 마네킹의 심미적 측면은 의상의 전시라는 기능적 측면과 불가피하게 관련이 있
으므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의 소수 의견에
서 뉴먼 판사는 물리적 분리가능성과 대조되는 관념적 분리가능성에 대하여 가장 포괄
적인 이론을 정립한 논의를 하였다. 뉴먼 판사는 "일시적 전치 테스트(temporary
displacement test)"로 알려진 이론을 제시하였는데35)이에 의하면 디자인의 특징이 디
자인을 체화한 실용품의 기능적인 측면으로부터 관념적인 측면을 분리가능하기 위해서
는 물품이 보는 사람의 마음에 물품의 실용적인 기능에 의하여 야기되는 관념과 별개
의 관념을 환기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디자인이 동시에 즐거움을 주는 두 개의 별개의
관념을 통상인에게 야기할 경우에만 기능적인 측면과 비기능적인 측면의 분리가 존재
한다는 것이다. 뉴먼 판사는 박물관에 전시된 의자의 예를 들면서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 시 중요한 것은 관찰자가 사물을 의자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
인 기능의 관념이 다른 관념에 의하여 대치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하였다.36)

31) 591 F.2d 796 (D.C. Cir. 1978)


32) Marshall Leaffer, Understanding Copyright Law(4th ed.), 2006, p. 122.
33) 733 F.2d 411(2d Cir. 1985)
34) 773 F.2d 411
35) Marshall Leaffer, 앞의 책, p. 124.
3. 영 국

저작권법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영국에서도 이전에는 공업적인 과정을 거쳐 대량생산


되는 모델이나 패턴으로서 사용되는 디자인은 의장법에 의해, 그러한 의지가 없는 디자
인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것으로 하였으나, 1968년 의장저작권법(Design
Copyright Act 1968)이 수정되어 미술적 저작물이 설령 공업적으로 실시되었다고 하
여도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상실하지 않게 되었고 그 결과 저작권법과 디자인법의
보호에 중복 영역이 생긴 것이다. 1988년 CDPA법은 원칙적으로 고유의 디자인보호법
과 저작권법과의 적용 영역을 구분하고자 한 것이지만, 이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에 중
첩관계가 생길 수 있기에 이들 사이를 조정하기 위한 비교적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
다.37) CDPA는 미술저작물의 범위에 미술공예저작물(work of artistic craftsmanship)
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응용미술작품은 저작권법에 의해서도 중복 보호되며, 그 보
호기간도 일반저작물과 마찬가지이다. 다만, 미술공예품은 비교적 엄격하게 해석되어
예술적 의도가 없는 일상용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CDPA
체제하의 영국에서는 신규성 · 심미성이 있는 디자인은 등록 후 25년, 신규성 · 심미성
이 없는 디자인은 기록 · 제작 후 15년간 저작권유사보호가 주어지고, 신규성과 심미성
및 저작물성이 있는 미술공예저작물은 디자인권은 물론 저작권에 의해서도 중복 보호
받을 수 있다.38) 또한 CDPA에서는 권리 상호간 충돌 조정을 위해, 공업적 이용시 보
호기간의 단축 등에 관하여 제51조 내지 제52조에서 규정한다.

4. 프 랑 스

디자인의 보호에 있어 프랑스 특유의 원칙은 “디자인은 디자인법과 저작권법의 중복


적 보호를 받는다”는 점이다. 1902년 이후 프랑스 석학 뿌이에(Pouillet)가 주장한 “미
의 단일성 이론(l'unite de l'art)” 원칙을 관철하여 중첩적 보호를 하고 있다.39) 프랑스
에 있어 디자인은 무심사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기탁시스템으로 되어 있고 디자인의 보

36) 773 F.2d 411, 422-23.


37) 신재호, 앞의 논문, p. 122.
38) 김원오, 앞의 논문, p. 165.
39) 이상정, 하홍준, “의장제도의 종합적 발전방향 연구”, 한국발명진흥회 지적재산권연구센터,
2000, p. 58.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호 효력 또한 모방금지권의 효력을 지닌 저작권적인 접근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저


작권법과 디자인법은 디자인을 중첩적으로 보호하지만 서로 효력이 유사하여 보호기간
의 차이만이 눈에 띄는 점이다.

5. 독 일

독일 저작권법은 응용미술을 저작물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으므로 중첩 보호의 문제


가 발생할 수 있다. 독일 판례는 응용미술작품의 저작물성을 원칙적으로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저작물의 보호에 비하여 응용미술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통한 보호에 비
교적 인색하다. 독일 판례에 따르면 디자인에는 고도의 예술적인 형성미가 결여되어 있
다고 한다.40) 이와 같은 독일의 판례의 태도에 대하여는 저작권법과 디자인법의 구별
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미적 내용의 정도가 아니라 단지 독창성이며, 미적 내용의 정도
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는 비판41)과 순수미술에는 이러한 고도의
창작성을 요구하는 판례가 거의 없음에 비추어 그 타당성이 의심스럽고 미적가치는 법
관이 판단하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사항이라는 비판이 있다.42)

6. 일 본

일본의 저작권법은 제2조 제2항과 제10조 제1항 제4호에서 미술저작물을 저작물의


하나로 예시하고 미술저작물에는 ‘미술공예품’이 포함된다고 규정한다. 이는 미술저작물
의 보호를 원칙적으로 순수미술에 대하여만 인정하고 응용미술을 일단 제외하되 다만
응용미술저작물 중에서도 일품 제작의 미술품인 ‘미술공예품’만을 저작권법에서 보호하
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43) 따라서 꽃병이나 찻잔, 직물 같은 실용품이라도 일품제작
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만 하면 미술공예품에 해당한다고 보지만, 그러한 실용품이 기

40) 이기수 · 안효질, “응용미술작품의 보호; 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도3266 판결에 대한 평
석을 중심으로”, 창작과 권리, 제7호, 세창출판사, 1997, p. 121. 참조
41) 이기수 · 안효질, 앞의 논문, p. 121.
42) 이상정, 『산업디자인과 지적소유권법』, 세창출판사, 1995, pp. 232-233. 참조
43) 澁谷達紀, 『知的財産法講義 Ⅱ(著作權法·意匠法)』, 有斐閣, 2007, pp. 31-33. 참조, 한편 일본
의 저작권법과 디자인법간의 이중 보호의 당부에 관하여 澁谷達紀는 “저작권법의 입법자는 응용
미술의 보호는 디자인법에 맡기고 저작권법과의 이중보호는 피해보려고 생각했던 것 같지만, 그
러나 권리의 성립에 대해 등록주의를 취하는 의장법 체계 하에서는 어떻게 해도 미등록의장이
존재하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강한 요청이 있다.”라고
언급한다.(같은 책, p. 35.)
계적인 방법에 따라 산업용으로 대량생산되는 한 그 모양이나 색채 등이 아무리 아름
답다고 하더라도 미술저작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결국 일품제작성 유무에 따
라 저작물성이 결정되는 것이다.44)
일본에서는 그동안 의장법상 요구되는 장기의 신규성 심사가 의장보호의 큰 장애가 되
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 대안으로 1993년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하여 일정한 상품의
형태에 대하여 그 상품이 최초로 판매된 날로부터 3년까지의 한도 내에서 타인의 모방
행위로부터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3년의 보호기간이 유럽공동체의
명령 안에서 제시한 무등록의장의 보호기간과 같다는 점이다.45) 일본에서 응용미술을
둘러싼 저작권법과 의장법의 관계에 대하여 학설은 중복 보호에 적극적인 견해와 소극
적인 견해로 나뉘고 있다. 일본 법원도, ⅰ) 공업적으로 양산된다고 하는 것만으로 저
작물성이 부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ⅱ) 의장등록에 의한 보호의 가능성은 저
작권법의 중복 적용을 배척하지 않는다는 점을 단적으로 지적하면서도, ⅲ) 양산되는
물품의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법의 보호는 순수미술과 동일시해야 할 경우에 대해서만
용인하여야 하고, 일반적으로는 부인하여 의장권 등에 의한 보호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
다는 입장도 보인다. 특히 응용미술의 미술저작물 해당 여부와 관련하여 일본 법원이
사실상 분리가능성 이론에 입각한 판단을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와 매우 흡사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46)

Ⅳ. 결 어
- 디자인의 보호에 대한 우리 법 체계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응용미술 저작물의 대부분은 디자인에 해당되어, 저작권법의 보호와 디자인보호법의


보호의 중첩적인 적용을 받는다. 전술한 바와 같이 2000년 개정저작권법에서 응용미술
저작물의 저작권 보호 요건에 있어, ‘분리가능성’ 기준을 통하여 저작권법과 디자인보호
법의 중첩 보호에 관한 일응의 판단 기준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그 기준에 관하여는 이
상에서 살펴 본 입법례를 참조하여 보완하여 가는 방안이 합리적이며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와 같이 응용미술품에 대해서 전시권 등에 대한 추가적인 제한을 설

44) 오승종, 앞의 책, p. 259.


45) 이기수 · 안효질, 앞의 논문, p. 129.
46) 이호흥, 앞의 논문, p. 50.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다 근본적인 보호 체계의 변화로는 영국의 CDPA법의 기본


방향이 우리 법 체계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영국
이 저작권에 의한 보호(CDPA 제51조 내지 제53조), 디자인권에 의한 보호(CDPA 제
213조 내지 제264조), 등록디자인권에 의한 보호 등 3가지 보호 체계를 취하고 있는
점은 우리 법 하에서도 경청할 만하다.47) 디자인보호법에서 규정하는 디자인권의 존속
기간은 등록일로부터 15년(디자인보호법 제40조)으로 하는 반면, 저작권은 이른바 무
방식주의에 입각하여 창작 그 자체에 의하여 발생하고 신규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며,
권리의 존속기간은 저작자의 생존 동안과 사망 후 50년간인 점을 고려한다면, 디자인
보호법에 의한 권리구제보다는 저작권법에 의한 권리구제가 손쉽게 이루어 질 수밖에
없다. 21세기 디자인 시대로의 돌입은 전 세계가 동일한 선상에서 겪게 되는 무한 경
쟁의 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입법론적으로 보다 세밀하게 디자인의 보호를 제도화함
으로써 디자인 관련 입법 시스템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그 방안의 하나로, 저작권법
에서 디자인을 염두에 둔 응용미술 저작물과 관련한 제도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규정
할 필요가 있다.48)

47) 노태정, “디자인의 국제경쟁력을 위한 의장제도의 역할”, 창작과 권리, 세창출판사, 2001, p. 5.
48) 보호요건과 존속기간의 불균형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권리의 효력 범위에 관한 상이점을 조
절하여 법률간의 입법목적을 최대한 존중하여야 한다. 획일적인 저작권보호기간을 탄력적으로 운
영할 필요가 있고, 전시권과 저작인격권을 응용미술 저작물의 체계와 조화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야 할 것으로 본다.
참 고 문 헌

김원오, “지적재산권 중첩보호체제의 문제점과 해결원리 - 응용미술품의 의장법과 저작


권법에 의한 중첩보호를 중심으로”, 산업재산권, 제15호, 사단법인 한국산업재
산권법학회, 2004. 5
김태훈, "개정 저작권법 해설", 계간 저작권, 제49호, 2000.3.,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노태정 · 김병진, 『디자인보호법』 개정판, 세창출판사, 2007
노태정, “디자인의 국제경쟁력을 위한 의장제도의 역할”, 창작과 권리, 세창출판사,
2001
송영식 · 이상정, 『저작권법개설』, 세창출판사 , 2003
오승종 · 이해환, 『저작권법』 제4판, 박영사
오승종, 『저작권법』 초판, 2007, 박영사
이기수 · 안효질, “응용미술작품의 보호; 대법원 1996.2.23. 선고, 94도3266판결에 대
한 평석을 중심으로”, 창작과 권리, 제7호, 세창출판사, 1997
이상정, “직물디자인의 보호 - 소위 ‘대한방직’ 사건을 중심으로”, 「계간저작권」,
1996년 여름호
이상정, 『산업디자인과 지적소유권법』, 세창출판사, 1995
이상정, 하홍준, “의장제도의 종합적 발전방향 연구”, 한국발명진흥회 지적재산권연구센
터, 2000
이호흥, “응용미술의 법적 보호-미·일의 보호법제를 중심으로”, 지적재산권, 제23권,
2008.1
정상조, 영국 저작권법 하에서의 산업디자인 보호, 저작권 29호,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1995년 봄호
차상육,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기준”, 창작과 권리, 2006.겨울호
澁谷達紀, 「知的財産法講義 Ⅱ(著作權法·意匠法)」, 有斐閣, 2007
峯 唯夫, ゼミナール意匠法, 法学書院, 2007
齋藤瞭二, 意匠法槪說, 有斐閣, 1991
Leaffer, Marshall, Understanding Copyright Law(4th ed.), 2006
Pevsner, Nikolaus ․ Weston, Richard ;『Pioneers of Modern Design: From
William Morris to Walter Gropius』, Yale University Press,
2005
Directive 98/71/EC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3
응용미술과 디자인의 권리 보호 체계/ 이동기

October 1998 on the legal protection of designs. Official


Journal L 289,1998.10.28
WIPO Glossary of Terms of Law of Copyright and Neighboring Rights (WIPO、
1980)

주제어 : 저작권, 디자인권, 저작권법, 디자인법, 중첩보호, 응용미술, 미술저작물


<Abstract>

The Protection System of Applied Art and Design


- The Cumulative Application of Copyright Law and Design Law in Korea

Lee, Dong - Ki

The recent Amendments to the Copyright Law extended the copyrightability


of works of applied art. These Amendments give designers freedom to broaden
the scope and conditions of copyright protection. So there would be many cases
it is possible to obtain cumulative protection in relation to the copyright and
design regimes in Korea. There are various forms that cumulative protection of
design or applied art takes. In France and some EU members states full
cumulative protection has been adopted. Other countries provide partially
cumulative protection where only previously registered designs may also be
subject to copyright protection if they meet certain condition. ( e.g. By
satisfying the 'separability' test.) In our legal system the principle of cumulation
with copyright and design protection have to be harmonized. It is necessary to
find a possible solution by reviewing synthetically the Copyright Law and
Design Law.

Key Word : applied art, design, cumulative protection, separability test,


copy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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