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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법학연구소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2023년 6월 30일, 45~73쪽
IP & Data Law
Inha Law Research Institute
Vol. 3, No. 1, June, 2023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기도형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정책법률연구소 팀장

<목 차>

Ⅰ. 서론

Ⅱ.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의 발생


1. 상호저촉과 중첩보호의 개념
2. 발생 배경

Ⅲ.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로 인한 문제점


1. 정당 권리자의 권리 축소 및 권리 회복의 어려움
2. 제3자의 상표 사용을 위한 과도한 노력 필요
3. 상표등록 취소심판 제도 취지 퇴색
4. 입법목적 위반

Ⅳ.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 문제의 효율적인 해결방안


1. 발생요건
2. 상표법 개정
3. 상표심사기준 개정
4. 중첩보호에 대한 권리 제한규정 신설

Ⅴ. 결론

* 투고일 : 2023. 05. 31, 심사일 : 2023. 06. 13, 게재일 : 2023. 0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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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초록 >

지식재산권의 보호 대상은 각각의 법령별로 다르다.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은


어문, 음악, 연극, 미술, 건축, 사진, 영상, 도형 및 컴퓨터프로그램 등의 형태로 인간의 사
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보호한다. 상표법은 자유로운 형태로 물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표장
을 보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작물이 상표로도 등록되어 단일 저작물에 저작권과 상
표권이 함께 존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音)에 의해 표현된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의 표
현은 음악저작물에 해당하여 저작권법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상표로 출원·등록하는
경우 상표법으로도 보호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상표법에서는 상표 출원 전 창작된 저작물을 이용한 상표의 경
우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해당 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라는 사용 규제 방식을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 타인이 무단으로 저작물을 이용하여 상표를 출
원·등록할 수 있다. 이 경우 단일 저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창작자에겐 저작권이, 상표를 등
록한 자에겐 상표권이 존속하게 되어 권리 간 상호저촉이 발생한다. 그로 인해 저작권자는
본인이 창작한 저작물을 이용하더라도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할 수 있어 해당 저작물의 이
용을 제한받게 되므로 저작권이 축소되는 문제가 발생된다.
두 번째로 본인이 창작한 저작물을 이용하여 상표를 출원·등록하면, 단일 저작물에 저
작권과 상표권의 두 가지 권리가 발생하고 한 사람에게 존속하여 중첩보호된다. 이 경우
상표 불사용 취소심판 등으로 상표권이 소멸하더라도, 해당 상표의 저작물엔 저작권이 존
속한다. 그로 인해 선의의 제3자가 해당 상표의 권리가 소멸하였음을 확인하고 상표를 사
용하더라도 저작권 침해책임이 발생할 수 있고, 상표 불사용 취소심판 제도의 취지도 퇴색
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의 발생 원인 등을 살펴보고
관련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주 제 어 >

저작권, 상표권, 상호저촉, 중첩보호, 권리남용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47

Ⅰ. 서론

2019년 버버리사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복에 사용된 패턴이 자사의 체


크무늬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다수의 교복 제작업체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
을 제기하였다.1) 버버리사의 체크무늬 패턴은 다른 체크 패턴과는 구분되는 저
작물로 저작권으로 보호될 수 있음에도, 상표로도 등록하고 상표권으로 권리행
사를 한 것이다.
전통적인 지식재산권의 보호 대상은 각각의 법령별로 전형적인 형태와 목적
을 가지고 있었다.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은 어문, 음악, 연극, 미술,
건축, 사진, 영상 등의 형태로 예술을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고, 상
표법의 보호 대상인 표장은 평면으로 구현된 기호·문자·도형 등으로 구성된
형태로 출처를 표시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위의 버버리의 사
례와 같이 저작물이 출처표시 역할을 하기도 하고, 저작물을 바탕으로 한 다양
한 사업화가 이루어지며 저작물을 상표로 등록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기술과 문화가 발전되면서 창작과 상품 출처의 방법이 다양화되었
고 이에 따라 해외 주요국은 지식재산권의 보호범위를 넓히는 정책을 시행하였
다. 우리나라도 국제적인 추세에 맞춰 저작권과 상표권의 보호범위를 확대하여
응용미술저작물을 저작권의 보호범위에 포함하고, 상표의 등록범위를 확대하였
다. 이처럼 각 법의 보호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상표로 등록될 수 있는 저작물의
종류가 확대되어 저작물이 상표로 등록될 가능성은 증가하였다.
하지만 타인의 저작물을 상표 등록하는 경우 저작권과 상표권자가 상이하여
두 권리가 상호저촉되고,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상표 등록하는 경우 단일
저작물이 저작권과 상표권으로 중첩보호된다.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는 정당 권리자와 선의의 제3자 보호에 취약하고, 상표등록 취소심판
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으며, 지식재산권법의 입법목적과 부합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1) 이성용 기자, “상표권에 대한 인식이 먼저다... 버버리 ‘체크무늬’ 사례로 본 교복 디자인”


특허뉴스. 2022. 9. 19. 등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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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본 연구는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의 발생 배경과 문제


점 등을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의 발생

1. 상호저촉과 중첩보호의 개념

‘저촉(抵觸)’이란 서로 부딪치거나 모순되는 것, 법률이나 규칙 따위에 위반되


거나 어긋나는 것을 뜻한다.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은 본인이 권리를 가지
고 있는 저작물이나 등록상표를 정당하게 이용하거나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상표권이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상호저촉은 저작물의 존
속기간 동안 저작권자가 아닌 타인이 해당 저작물을 상표로 등록하여2) 단일 저
작물에 상이한 저작권자와 상표권자가 동시에 존속하는 상황에서, 저작권자 또
는 상표권자가 해당 저작물 또는 상표를 상대방 권리자의 허락없이 상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발생한다. 저작권자가 저작물을 상표의 지정상품에 상표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상표법 제108조제1항제1호3)에 해당하는 상표 침해행위이고,
상표권자의 상표 사용행위는 저작물의 복제 및 배포행위에 해당하여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이다.4)
‘중첩(重疊)’이란 거듭 겹치거나 포개지는 것으로 ‘중첩보호’란 단일한 물품
또는 객체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호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저작
권과 상표권의 중첩보호는 단일 창작물에 저작권법과 상표법에서 요구하는 권

2) 반대로 선행 등록상표가 존재하는데 이를 이용한 2차적저작물을 창작하여 저작권이 발생


하는 사례도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사례의 발생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판단되어 이하에서
는 저작물을 상표로 등록하는 사례만을 바탕으로 한다(박태일, “선행 저작권에 저촉되는
등록상표의 사용과 저작권침해”, 「최신판례분석」 65(7), 법조협회, 2016, 736쪽 등 참고).
3) 「상표법」 제108조(침해로 보는 행위)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상표
권 또는 전용사용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
1.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거나 타인의 등
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행위
4) 저작권과 상표권의 권리자가 동일한 경우 본인 권리에 대한 침해는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49

리 발생요건을 모두 충족하여 저작권과 상표권을 모두 행사할 수 있게 된 경우


이다.5) 중첩보호는 저작물의 저작권 존속기간 동안 저작권자가 해당 저작물을
상표로 등록하였는데, 제3자가 허락 없이 해당 저작물을 상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발생한다.6)

2. 발생 배경

(1) 기존 동향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가 최근 새롭게 발생한 것은 아니


다. 기존 상표법이 평면으로 구현된 기호·문자·도형 등의 표장만을 등록요건
으로 하였을 때도, 도형저작물 등은 상표등록이 가능하여 상표로도 보호할 수
있었다.
다만, 저작권법은 헌법 제22조제2항의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
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를 근거로 하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새
로운 창작을 한 사람에게 일정 기간 독점적인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노력에 대해
보상하고, 무임승차를 시도하는 자의 불법적인 복제를 막기 위한 입법 취지를
가지고 있다.7) 이에 반하여, 상표법은 헌법 제119조제1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는 조항에 따라
상표 선택 및 자유사용이 존중되고 헌법 제119조제2항의 경제 규제와 조정 규
정에 따라 법을 제정할 권리가 부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8) 이처럼 저작권법과
상표법의 입법 취지가 각기 다르며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권리가 발생하지만,
상표는 출원 및 등록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러한 차이점을 바탕으로 각 법은 독
립적 역할을 하였고, 그로 인해 상호저촉이나 중첩보호 사례가 자주 발생하지
않아 관련 문제점이 크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5) 김원오, 상표권·의장권과 저작권간 충돌문제 해결방안, 특허청, 2003. 4쪽 등 참고.


6) 저작물로써 이용한 경우 저작권 침해만 발생된다.
7) 심재한, “상표권 및 저작권의 행사와 EU경쟁법”, 「상사판례연구」 제22권 제4호, 2009, 566쪽.
8) 나종갑, “상표권의 범위와 한계-헌법적 관점을 중심으로”, 「지식재산연구」 제7권 제1호,
2012.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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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근 동향

하지만, 최근 저작물을 상표로 등록하는 사례는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세계에서 아주 큰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핑크퐁을 개발한 더핑크퐁컴퍼니
는 핑크퐁 캐릭터를 다수의 상표로 출원·등록하였으며,9) 애니메이션에서 사
용된 다양한 음악도 소리 상표로 출원·등록하였다.10)
이처럼 저작물의 상표등록이 많아진 첫 번째 주요 이유는 상표로 등록될 수
있는 저작물의 유형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술과 문화의 발전으로
인해 저작물과 상표의 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전세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저작권법과 상표법의 보호범위를 확대하려 노력하였다. 이처럼 보호범위가 확
대된 저작권법과 상표법 주요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2000년 개정된 저작권법11)에서는 응용미술저작물이 저작권에 포함됨을 명
확하게 하였다. 다만, 저작권법에서 응용미술저작물을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디자인 등을 포함하는 저작물로 정의하고 있다. 이에 응용미술
저작물은 복제될 수 있어 다수의 물품에 사용할 수 있고, 디자인 등을 포함하므
로 출처를 나타내는 표시로 활용할 수 있어 응용미술저작물은 표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동 개정으로 인해 저작권과 상표권으로 동시에 보호될 수 있
는 저작물의 범위가 커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2007년 개정된 상표법12)에서는
기호, 도형 또는 이러한 형상에 색채를 결합한 것만을 상표의 등록범위로 규정
하던 것에 반하여, “색채·홀로그램·동작(動作) 및 그 밖에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상표로 등록받을 수 있게 하였다. 2011년 개정된 상표법13)
에서는 상표등록 대상을 “소리와 냄새로 표현된 것”까지 확대하였고, 2016년
개정된 상표법14)에서는 상표의 등록범위를 구성이나 표현방식에 제약 없이 “상

9) 상표 등록번호 4011345200000 등.
10) 상표등록번호 4015677780000, 4014971610000, 4012355500000 등.
11) 「저작권법」 법률 제6134호, 2000. 1. 12. 일부개정, 시행 2000. 7. 1.
12) 「상표법」 법률 제8190호, 2007. 1. 3. 일부개정, 시행 2007. 1. 3.
13) 「상표법」 법률 제10811호, 2011. 6. 30. 일부개정, 시행 2011. 7. 1.
14) 「상표법」 법률 제14033호, 2016. 2. 29. 전부개정, 시행 2016. 9. 1.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51

품의 출처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표시”까지 확대하였다. 이와 같은 상


표법 개정으로 인해 기존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던 대부분의 형태가15) 상표로서
출원·등록이 가능하게 되었다.
두 번째로 저명한 저작물이 많이 생겨나고, 저작물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
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저작물이 출처를 표시 역할까지 하게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 법원도 “형상이나 모양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
기능인 자타상품의 출처표시 기능을 할 때는 상표로써 사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16)라고 하여 저작물도 출처표시의 기능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세 번째로 상표 출원이 저작물의 권리를 강화하는 전략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생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저작권은 존속기간이 있지만 상표권은 갱신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권리를 존속시킬 수 있으므로 저작물이 상표로 등록되는 경우 권
리가 강화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상표로
등록될 수 있는 저작물의 종류가 확대되고, 저작물이 출처표시를 할 수 있게 됨
에 따라 저작물이 상표로 등록될 가능성은 커졌다. 이에 많은 기업에서 저작물
을 상표 출원·등록하는 전략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월트디즈니사
의 미키마우스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화에 성공하였고, 이를 바탕으
로 전세계에 상표로 등록하였다. 그 결과 미키마우스 캐릭터는 1928년 창작되
어 2023년 12월 31일 저작권이 만료되지만, 미키마우스 캐릭터는 우리나라에
도 시계 등의 지정 상품류에 상표로 등록17)되어 2024년 이후에도 상표권을 행
사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유 등으로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는 최근 빈
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보호범위를 확대하는 법률 개정 과정에서 저작권
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검토한 내용은

15) 컴퓨터프로그램 등은 상표로 출원·등록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16)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도13441 판결.

17) 상표등록번호 400057622000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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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되지 않는다.18) 이에 관련 법령에 다른 규정을 마련하여 대응 방안을 마련


했을 수 있다. 저작권법과 상표법의 타 지식재산권 관련 규정을 살펴보면 아래
와 같다.

(3) 관련 규정

저작권법에 상표권과의 관련된 조항은 제정 시부터 지금까지 포함되지 않았


다. 이는 단일한 창작물을 바탕으로 저작권과 상표권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창
작물을 창작한 시점에서 저작권이 발생하고, 동 창작물을 특허청에 상표로 출
원·등록하는 절차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므로 통상적으로는 저작권이
상표권보다 먼저 발생하게 되고, 저작권을 취득한 시점에서는 상표권과의 저촉
이나 중첩보호 등의 이슈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상표법에서는 “상표권자 등19)이 등록상표를 사용할 때 그 등록상표출원일 전
에 출원 및 발생한 타인의 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 또는 저작권과 저촉
되는 경우 해당 권리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없
다.”20) 고 규정하여 사용 규제를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 있다. 이 조항을 상표법
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기 이전인 2007년 시행되던 상표법과 비교해보면 개정
사항은 없다. 다만, 상표법 제92조제2항21)을 신설하여 타 지식재산권뿐만 아니
라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때도 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는 상표를 사용할 수

18) 상기 법률들의 개정 이유를 살펴보면 새로운 유형의 상표가 등장에 대응하고 사용자 편
의를 제고하며, 국제적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함 등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각 법의
보호범위가 확대됨으로 인해 발생 될 수 있는 저작권과 상표권 간의 상호저촉이나 중첩
보호에 관한 설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국회 본회
의, 제208회 국회(정기회) 제20차 본회의, 1999. 12. 7.; 국회 본회의, 제262회 제18차,
2006. 12. 8.; 국회 본회의, 제339회 제1차, 2016. 2. 4.)되어 논의한 회의록(<https://likms.
assembly.go.kr/bill/billDetail.do?billId=015886; https://likms.assembly.go.kr/bill/bill
Detail.do?billId=037537; https://likms.assembly.go.kr/bill/billDetail.do?billId=014061>
(2023. 5. 30. 최종방문))을 확인해 보아도 관련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19) 상표권자, 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20) 「상표법」 제92조제1항.
21) 「상표법」 제92조(타인의 디자인권 등과의 관계) ② 상표권자·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
용권자는 그 등록상표의 사용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1
호파목에 따른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같은 목에 따른 타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53

없도록 하였으며, 이 경우 등록된 상표에 대해서도 정당 권리자가 취소심판을


제기할 수 있도록 개정22)하였다.23) 개정 이유를 살펴보면 “방송프로그램, 연예
인 명칭 등을 무단으로 등록하여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행사를 침해하는 등 신의
칙에 반하는 상표를 거절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신설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또한 부가적으로 “계약 및 업무상 관계 등으로 타인이 상표를 사용하거나 상표
사용을 준비 중임을 알고 있는 자가 정당한 권원 없이 같은 상표를 먼저 출원하
는 경우를 상표 부등록 사유에 포함하고, 상표권의 사용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
하게 되면 사용권을 제한하고자 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24) 이러한 설명을
종합해보면 계약 및 업무상 관계 등으로 타인이 상표를 사용하거나 상표 사용을
준비 중임을 알고 있는 자만 해당 조항에 적용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계약 관계가 아닌 일반적인 관계에 해당 조항의 적용이 불가하고, 업무상
관계가 있었음에 대한 입증책임도 침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부정경쟁방지법은 저작권법을 우선하고 있는바,25) 저작권법과 상표법의
관계가 명시되어 있는 상표법 제92조제1항보다 제92조제2항을 적극적으로 주
장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정리하면 저작권법에는 상표권과 관련된 규정은 없으며, 상표법에는 타인의
저작권이 있는 경우 사용을 규제하는 규정만이 있다.

(4) 법원의 판단

우리 법원의 판단에서도 관련 규정 이외의 새로운 판단 기준은 찾기 어렵다.

22) 「상표법」 제119조(상표등록의 취소심판) ① 등록상표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


하는 경우에는 그 상표등록의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6. 제92조제2항에 해당하는 상표가 등록된 경우에 그 상표에 관한 권리를 가진 자가 해
당 상표등록일부터 5년 이내에 취소심판을 청구한 경우
23) 본 조항은 2014년 개정된 「상표법」(법률 제12751호, 시행 2014. 6. 11.)부터 도입되었다.
24) <https://www.law.go.kr/lsInfoP.do?lsiSeq=142374&ancYd=20130730&ancNo=11
963efYd=20140131&nwJoYnInfo=N&efGubun=Y&chrClsCd=010202&ancYnChk=0#000
0>(2023. 5. 30. 최종방문).
25)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① 「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저작권법」
또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제2조부터 제6조까지 및 제18조제3항과 다른 규정이 있으면
그 법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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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일 저작물에서 발생된 저작권과 상표권은 권리자가 상이한 경우에도 모


두 유효하다고 일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관련 판례를 살펴보면 미국 회사 甲이 여우 머리와 영문 FOX를 형상화한 저
작물을 창작·공표하고 자전거용 의류 등의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고
있었는데, 甲의 저작물과 동일·유사한 상표를 우리나라 기업 乙이 출원·등록
하고 사용하여 甲이 乙에게 저작권침해를 주장한 사건이다.26) 이 사건에서 우
리 법원은 “저작물과 상표는 배타적·택일적인 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상표
법상 상표를 구성할 수 있는 도형 등이라도 저작권법에서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을 갖추면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라고 하여 동일한 저
작물에 대해 저작권과 상표권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타
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이용하여 출원한 상표가 취소 또는 무효라고 판단하지
않는바,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여 등록된 상표도 유효한 상표로 판단하였다고
볼 수 있다.

<표 1> 甲의 저작물과 乙의 상표 비교27)

26)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76829 판결.


27) 이덕재, 회복저작물의 저작권과 상표권의 충돌, 대한변리사회, 2015.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55

다른 판례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저작물 ‘ ’을 창작한 丙이,

신사복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 ’을 상표로 등록한 丁을 상대로 상


표 불사용으로 인한 상표등록 취소심판을 청구한 사건28)에서 우리 법원은 “丁
이 丙의 저작권의 침해로 인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별개로, 丁과 제
3자와 실시한 전용실시권 계약도 유효하고 전용실시권자가 실시한 상표의 사용
도 정당한 사용이다.”라고 판단하였다.
이처럼 단일 저작물에서 발생되는 저작권과 상표권과 관련하여 현행법은 발
생을 제한하지 않고, 법원에도 모두 유효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29) 이런 사례
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문제점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Ⅲ.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로 인한


문제점

1. 정당 권리자의 권리 축소 및 권리 회복의 어려움

28) 대법원 2001. 11. 27. 선고, 98후2962 판결. (피고인 丁은 신사복 등 10개 품목을 지정상

품으로 하여 등록상표(1989. 3. 16. 출원, 1991. 3. 18. 등록)와 연합상표

(1993. 4. 15. 출원, 1994. 4. 4. 등록)를 보유하고 있었다. 피고는 소외인 戊에

게 등록상표와 연합상표에 대한 전용사용권을 설정하였고, 戊은 1997년 3월


을 부착한 아동용 반팔셔츠와 반바지 약 300벌을 제조하여 국내의 판매점을 통하여 판

매하였다. 원고인 丙은 피고의 상표 출원전인 1982년 4월 30일에 홍콩에서 형태의


도형을 창작하여 이에 대한 저작권을 취득하였고 이러한 저작물이 개정된 저작권법
(1995. 12. 6. 법률 제5015호)에 의하여 우리나라에서 소급하여 보호하게 되었다. 원고는
1997년 4월 7일 피고가 등록상표를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지 아니함을 이유로

등록상표 의 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한 사건이다.)


29) 국가지식재산위원회, 2018 KIPnet IP-저작권분과 보고서, 2018, 65-68쪽.
56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먼저 저작권과 상표권이 상호저촉되는 경우 정당 권리자의 권리가 축소되는


문제점이 있다.
저작물을 창작한 저작권자가 있는데 타인이 해당 저작물을 이용하여 상표를
무단으로 출원·등록한 경우 저작권자는 상표권자가 해당 상표를 사용하지 못
하게 제한하거나, 상표권자가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해당 등록상표 또한 정당한 권리가 있으므로 저작
권자가 해당 저작물을 등록된 상표의 지정상품에 표장으로써 이용하는 경우, 상
표법 제108조제1항제1호에 해당하여 상표 침해행위가 된다. 그로 인해 저작권
자는 저작물의 정당 권리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에 제한이 생겨 권리가 축소되
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어디서든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
당 상표에 대한 권리를 소멸시킬 필요가 있다. 해당 저작물이 저명한 경우 상표
법 제34조제1항제9호30)의 타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수요자들에게 널
리 인식된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상표등록 무효심판31)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작물이 저명하지 않다면 해당 조항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 경우 저작
권자는 해당 상표가 제34조제1항제4호, 제12호 또는 제20호32)에 해당한다고

30) 「상표법」 제34조(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 ① 제33조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표에 대해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
9. 타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되어 있는 상표(지리적 표
시는 제외한다)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로서 그 타인의 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사용
하는 상표
31) 「상표법」 제117조(상표등록의 무효심판) ①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상표등록 또는 지
정상품의 추가등록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이 둘 이상인 경우에는 지정상품마다 청구할 수
있다.
1. 상표등록 또는 지정상품의 추가등록이 제3조, 제27조, 제33조부터 제35조까지, 제48
조제2항 후단, 같은 조 제4항 및 제6항부터 제8항까지, 제54조제1호ㆍ제2호 및 제4호부
터 제7호까지의 규정에 위반된 경우
32) 「상표법」 제34조(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 ① 제33조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표에 대해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
4. 상표 그 자체 또는 상표가 상품에 사용되는 경우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와 내용 등이
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는 등 공공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상표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57

주장하여 상표등록의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관


련 판례 등을 통해 적용 범위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상표법 제34조제1항제4호
에서 말하는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
함은 상표의 구성 자체 또는 그 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할 때 일반 수요자에
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사회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인바, 인용상표가 주
지·저명하지 아니하다면 이를 모방하여 지정상품을 달리하여 출원한 것 자체
만으로는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33)고 하여 의미나 내용이 공공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다면 주지·저명한 선행권리와 충돌되어야만 해당 조항이 적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상표법 제34조제1항12호의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
자를 기만할 염려’라 함은 수요자의 범위 등 구체적인 사용실태나 사용되는 서
비스들 사이의 경제적인 견련의 정도와 기타 일반적인 거래실정을 종합하여 오
인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인정하고 있어,34) 저작권자와 상표권자가
판매하는 물품의 수요자가 동일한 등의 특별한 요건이 없다면 주장하기 어렵다
고 판단된다. 상표법 제34조제1항제20호도 선행 저작권자와 상표 출원인 관계
의 계약관계나 업무상 거래관계에서만 적용될 수 있을 뿐이고, 사실관계에 대한
입증도 이를 주장하는 자가 해야 하므로 해당 조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35) 관련 판례를 살펴보면 수산업협동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받

아 공장을 이용하던 자가 조합의 제품에 표시된 ‘ ’라는 표장을 무


단으로 상표 출원·등록하여 조합이 해당 상표에 대해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청
구한 사건에서, 특허심판원은 원고와 피고의 계약이 있었음은 인정하나 피고가
표장의 도안 및 형상화 작업을 주도한 등의 이유로 표장의 사용에 관한 실질적

12.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


20. 동업ㆍ고용 등 계약관계나 업무상 거래관계 또는 그 밖의 관계를 통하여 타인이 사
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표임을 알면서 그 상표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를 동일ㆍ유
사한 상품에 등록출원한 상표
33) 대법원 2002. 7. 9. 선고, 99후451 판결 등.
34) 특허법원 2021. 4. 27. 선고, 2020허4570 판결.
35) 특허청, “상표심사기준”, 2021, 52002쪽.
58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권한이 피고에게 있다고 판단하며 조합의 청구를 기각하였다.36) 하지만 상고


끝에 대법원에서 원심판단의 법리오해가 있었다는 이유로 해당 상표를 무효로
판결되었다.37) 이처럼 경영권을 받아 공장을 이용하는 등 업무상 거래관계가
명확한 사건에서도 해당 조항을 인정받기 어렵다. 다른 방법으로 해당 상표등록
이 상표법 제92조제2항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함을 주장하고 상표등록 취소심
판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계약관계가 아닌 일반적인 관
계에 해당 조항의 적용이 불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한계가 있다.
이에 상표법 제92조제1항을 바탕으로 해당 상표의 사용을 3년 이상 제한한
후, 상표법 제119조제1항제3호38)를 주장하며 상표등록 취소심판을 청구하여
해당 상표의 등록을 취소시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하지
만, 이 과정에서 저작권자는 해당 상표 사용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
이 필요하며, 3년 동안 해당 상표가 사용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도 저작권자
의 몫이다. 더욱이 상표권자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해당 상표를 사용하는 경
우 상표권자에게 상표법 제92조제1항 위반 및 저작권 침해에 따른 책임이 발생
하는 것과 별개로, 상표 사용행위는 인정되고 상표등록 취소심판을 청구하기 위
한 조건인 3년 상표 불사용에 대한 기산점이 초기화되어 저작권자의 권리회복
이 지연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39)

위의 <표 1>에서 살펴본 ‘ ’ 상표 분쟁사례40)에서도 원고는 권


리를 회복하기 위해 동일 상표를 출원41)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였지만, 결국

36) 특허법원 2019. 5. 2. 선고, 2018허7521 판결.


37)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9후10739 판결 등.
38) 제119조(상표등록의 취소심판) ① 등록상표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에는 그 상표등록의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3. 상표권자·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도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
표를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 3. 상표권자·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도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
에서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
39) 대법원 2001. 11. 27. 선고, 98후2962 등 참고.
40)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76829 판결.
41) 출원번호 4020100024091, 출원일 2010. 5. 6.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59

상표법 제119조제1항제3호를 주장하여 해당 상표를 무효화시키고 권리를 회복


할 수 있었다.42) 하지만, 그 권리회복에는 상표 등록 후 약 2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43)
이처럼 저작권자가 본인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는 없다고 할 수 없지
만,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다.

2. 제3자의 상표 사용을 위한 과도한 노력 필요

저작권과 상표권이 상호저촉 되는 상표를 제3자가 사용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자와 상표권자 모두에게 허락받아야 한다. 제3자가 해당 상표를 사용하는 것은
저작물의 복제 및 배포에 해당하고, 상표의 상표적 사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상표에 창작물이 포함되었을 때 해당 창작물에 저작권이 존속하는
지, 저작권자가 누군지 등을 확인하기가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저작권은 등록이 권리발생 요건이 아니므로 다수의 저작물은 등록되어 있지
않아 개인이 저작자를 확인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더욱이 창작물 전부에 저
작권이 존속하는 것은 아니며, 창작물의 저작물성에 관한 판단은 통상적으로 분
쟁이 발생했을 때 법원에서 개별 사건별로 판단하고 있어 기준이 명확하지 않
다. 그로 인해 제3자가 창작물로 보이는 형상이 포함된 상표를 사용하기 위해서
는, ① 해당 상표의 상표권자와 사용계약을 맺은 후, ② 해당 상표의 창작물에
저작권이 있는지 판단하고, ③ 저작권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저작권자를 찾으
며, ④ 저작권자가 사망하였으면 창작 시점을 확인하여 저작권 존속 여부를 검
토하여야 하고, ⑤ 저작권이 존속하고 있는 경우 저작권자에게 허락받고 사용하
여야 한다. 이러한 절차의 순서를 변경하는 것은 가능하나 하나의 절차라도 거
치지 않는 경우 저작권침해로 인한 책임이 발생 될 수 있다. 하지만 절차를 진

42) 특허심판원 2022. 11. 25. 심결 2022당1127(청구인는 2022년 4월 21일 상표등록 취소심
판을 청구하며,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된 사실이 없음을
주장하였고, 피청구인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아 취소가 확정되었다.).
43) 피고는 2002년 1월 11일 상표를 등록하였고, 2023년 2월 9일 상표 무효 심결이 확정
통보되었다. <http://kdtj.kipris.or.kr/kdtj/grrt1000a.do?method=biblioTMFrame&master
Key=4019990032354&index=26&kindOfReq=A&valid_fg=>(2023. 5. 30. 최종방문).
60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행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3. 상표등록 취소심판 제도 취지 퇴색

저작권과 상표권이 중첩보호 되는 경우 상표등록 취소심판 제도의 취지가 퇴


색되는 문제점이 있다.
만약 저작물을 창작하고 저작권자가 해당 저작물을 상표 등록한 후 해당 상
표를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았다면, 상표등록의 취소심판 청구를 통해 상표등록
이 취소될 수 있다. 하지만 취소된 상표의 저작물엔 저작권이 존속한다. 그로
인하여 제3자가 상표의 취소 사실을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상표라고 판단하
여 동일한 상표를 출원·등록하고 상표를 사용하여도, 저작권자는 제3자에게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도 있고 상표법 제92조제1항을 주장하여 해당 상표의
사용을 제한할 수도 있다. 이는 제3자의 상표 선택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으려는 상표등록 취소심판 제도의 취지44)와 반하는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은
결국 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4. 입법목적 위반

저작권법과 상표법 모두 지식재산권 관련법으로 헌법 제23조제1항의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되며,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를 기반으로 제정
된 법률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호저촉은 재산권을
보장하지 않고 각 법령에서 정한 정당 권리자의 한계를 축소시켜 입법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한 저작권법은 저작물에 일정 기간 독점권을 부여하여 창작을 장려하고, 일
정 기간이 지나면 공중이 그 결과물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하여 문화 및 관련 산
업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저작권과 상표권이 중첩보호된
다면 지정상품에 있어서는 반영구적 보호기간을 가지게 되므로 저작권 만료 이

44) 특허심판원 홈페이지 참조. <https://www.kipo.go.kr/ipt/iptContentView.do?menuCd=S


CD0400070>(2023. 5. 30. 최종방문).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61

후에도 공중이 자유롭게 활용되지 못하게 되어 저작권법의 목적에 반하게 된다.


그리고 상표법은 1상표 1출원을 원칙45)으로 하고, 1상표의 범위는 상표 개별
지정상품 류로 보고 있다.46) 그러므로 동일 형상의 상표라 하더라도 다양한 지
정상품 류에 권리를 취득하려면 해당하는 지정상품 류 각각에 상표를 등록해야
하고, 기타 지정상품 류에 출원되지 않은 상표는 타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
도록 하는 것이 상표법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작권과 상표권이
중첩보호된다면 지정상품 류 등에 제한이 없는 저작물은 모든 류의 상표에 권리
를 행사할 수 있어 상표법의 1상표 1출원 원칙에 반하게 된다.

Ⅳ.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 문제의


효율적인 해결방안

1. 발생요건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는 위와 같이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


키며, 현행 사용 규제 방식으론 발생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발생 후 규제가 아닌 발생의 차단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그
리고 상호저촉과 중첩보호는 각 법의 보호범위가 확대됨으로써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바, 상호저촉과 중첩보호가 발생하는 요건을 살
펴보고 가장 효율적인 차단 방안을 검토하고자 한다.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아래 <표 2>의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발생요건’의 사례 1과 같이 ① 저작권자와 상표권자가 서로

45) 「상표법」 제38조(1상표 1출원) ① 상표등록출원을 하려는 자는 상품류의 구분에 따라 1


류 이상의 상품을 지정하여 1상표마다 1출원을 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상품류에 속하는 구체적인 상품은 특허청장이 정하여 고시한다.
③ 제1항에 따른 상품류의 구분은 상품의 유사범위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46) 염호준, “일부 지정상품에 대한 상표불사용취소심판”, 「Law & technology」 제9권 제4호,
2013, 80쪽 등 참고.
62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상이하고, ② 해당 저작물과 상표가 동일·유사한데, ③ 저작권자가 저작물을


표장으로 사용하거나, 상표권자가 상표를 사용하는 3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
는 경우 발생한다.47)
사례 2와 같이 상표권자와 저작권자가 같다면 동일인의 저작권과 상표권 사
이에서는 침해가 발생하지 않고, 사례 3과 같이 저작물과 상표가 동일 또는 유
사하지 않다면 저작물과 상표 간의 침해 사유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례 4와 같이 저작권자와 상표권자가 상이하고, 해당 저작물과 상표가 동일·
유사하더라도 저작물을 표장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면 상표권자의 권리를 침해하
지 않아 상호저촉이 발생하지 않는다.

<표 2>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발생요건

구분 사례 1 사례 2 사례 3 사례 4

요건 저작권자와 상표권자가
O X O O
1 상이

요건 해당 저작물과 해당
O O X O
2 상표가 동일·유사

저작권자 저작물을
요건 발생되지 발생되지
표장으로 사용 또는 O X
3 않음 않음
상표권자가 상표 사용
(판단) O X X X
저작권과 상표권 두 권리간 두 권리간
상호저촉 발생 여부 발생 양 권리자
(비고) 침해 사유 침해 사유
가능 동일
없음 없음

그리고 저작권과 상표권의 중첩보호가 일어날 수 있는 요건을 살펴보면, 다


음 <표 3>의 ‘저작권과 상표권의 중첩보호 발생요건’과 같이 ① 해당 저작물과

47) 다만, 이러한 요건에 앞서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이 있어야 하고 「상표법」으로


보호되는 상표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당연히 각 법의 목적과 부합하고 당연히 충족 가
능하여 요건에서 제외하였다.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63

상표가 동일·유사한데, ② 저작권자와 상표권자가 동일한 2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발생한다.
사례 2와 같이 저작권자와 상표권자가 상이하다면 중첩보호가 아닌 상호 저
촉이 발생하고, 사례 3과 같이 저작물과 상표가 동일 또는 유사하지 않다면 저
작물과 상표는 서로 관계가 없는 다른 권리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표 3> 저작권과 상표권의 중첩보호 발생요건

구분 사례 1 사례 2 사례 3

요건 해당 저작물과 해당 상표가
O O X
1 동일·유사

요건
저작권자와 상표권자가 동일 O X O
2

(판단) O X X
저작권과 상표권
중첩보호 발생 여부 발생 상호저촉이 서로 다른
(비고)
가능 발생 권리

위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해당 저작물과 해당 상표가 동일·유사할 것’을 공통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에 공통 요건을 발생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상호저촉과 중첩보호 발
생을 동시에 차단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은 방법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2. 상표법 개정

첫 번째 방법으로 상표법 개정을 통해 선행 저작물이 포함된 상표의 출원을


거절, 무효 또는 취소사유로 규정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현행법상 선행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포
함한 상표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없는 사용을 제한할 뿐 등록은 가능하다. 이에
반하여 중국,48) 독일49) 및 프랑스50) 등의 많은 국가에서는 상표 출원이 타인
64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의 저작권 등 타인의 선행 지식재산권과 충돌되는 경우 해당 상표 출원을 거절,


취소 또는 무효 사유로 규정하여 상호저촉을 권리화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차단
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규정을 참고하여 우리나라 상표법에도 출원된 상표가
선행된 저작권과 충돌이 되는 경우 해당 상표 출원을 거절, 취소 또는 무효 사
유로 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해당 규정을 사용하는 모든 국가에서는 타인의 지식재산권과 충돌되는
경우로 한정하여 상호저촉만을 제한하고 있다. 각국이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이
유는 상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저작물을 창작하였다면 해당 상표의 출원 시점은
저작물 창작 이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상표 출원 전 발생한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포함한 상표를 모두 거절, 취소 또는 무효 사유로 규정한다면 저
작물을 포함한 모든 상표는 등록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근
저작권자가 저작물의 권리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저작물을 상표로 출원하는 현
황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상표법 개정을 통해 선행 저작물이 포함된
상표의 출원을 거절, 취소 또는 무효 사유로 규정한다면 선행 저작권의 범위를
타인의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로 제한할지, 선행되는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 모두
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저작권과 상표권의 중첩보호로 인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권리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권리 범위를 제한해야 할 필요가 분명히 존재하여 단일
저작물을 저작권과 상표권으로 모두 보호하는 것이 합당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51) 사견으로는 선행 저작물을 사용한 상표의 출원 모두를 원칙적으로 거

48) 중국 「상표법」 제9조 제1항은 ‘등록출원한 상표는 현저한 특징이 있어야 하고 식별이 용
이해야 하며 타인이 먼저 취득한 합법적 권리와 상충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동법 제32조에서는 ‘상표등록출원은 타인의 먼저 취득한 권리를 침해할 수 없고,
부정한 수단으로 타인이 이미 사용하고 있으며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상표를 선점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33조에서는 등록공고한 상표에 대해 위반한 상황이
있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동법 제45조에서는 이미 등록된 상표
가 규정에 위반된 경우 무효선고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49) 독일 「상표법」 제13조는 통해 상표의 등록일 이전에 타인의 저작권 또는 기타 공업소유
권이 있는 경우 해당 상표의 등록은 취소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50) 프랑스 「상표법」 제L.711-3조 및 제L.711-4조는 선행권리, 특히 선행 저작권이나 디자인
으로 보호된 권리 등을 침해하는 상표는 등록될 수 없으며 설령 등록된다고 하더라도
무효로 선언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65

절, 취소 또는 무효 사유로 규정하되, 공표되지 않은 저작물을 사용한 상표는


예외로써 등록을 허락하며 출원된 상표는 공표되지 않은 저작물을 사용하였다
고 추정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저작권은 등록주의가 아니고 비공개 저작물도 수없이 많아 심사단계에
서 선행 저작물을 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저작물과 출원 상표의
동일·유사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상표법 소관부처
인 특허청이 저작권법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저
작권 등록·관리기관 등과 협력하여 저작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저작물과
상표권의 동일·유사 판단 기준을 수립함으로써 관련 문제를 극복할 수 있으리
라 생각한다. 또한, 상표법의 정보제공 제도52)와 이의신청 제도53)의 활용 범위
를 출원된 상표뿐만 아니라 상표등록 후 일정 기간까지 확대하는 등의 방법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3. 상표심사기준 개정

다른 방법으로는 선행 저작물이 포함된 상표의 출원을 상표법 제34조제1항


제4호의 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이나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거나 공공질서
를 해칠 우려가 있는 상표에 포함하고 이를 상표심사기준에 반영하여 출원 상표
를 거절하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다. 현재 동 조항은 상표가 주는 의미나 내용
등이 공공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거나, 저명한 인물의 초상, 디자인, 캐리처
나 또는 성명 등을 사용한 상표를 예시로 하고 있다.54) 하지만 동 조항은 법률

51) 최승재, “저작권 및 상표권 남용행위에 대한 연구”, 「법조」 제60권 제4호, 2011, 165쪽;
조영선, “저작권과 상표권의 저촉중첩보호 등에 관한 법률문제”, 「저스티스」 153호,
2016. 72쪽. 등 참고.
52) 「상표법」 제49조(정보의 제공) 누구든지 상표등록출원된 상표가 제54조 각 호의 어느 하
나에 해당되어 상표등록될 수 없다는 취지의 정보를 증거와 함께 특허청장 또는 특허심
판원장에게 제공할 수 있다.
53) 「상표법」 제60조(이의신청) ① 출원공고가 있는 경우에는 누구든지 출원공고일 부터 2개
월 이내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는 것을 이유로 특허청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54) 특허청, “상표심사기준”, 2021, 50402-5043쪽.
66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의 흠결을 보충하고 불법이 촉진하는 것을 억제 내지 예방하는 기능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55) 그러므로 선행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이용한 상표가 등록되어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가 발생하여 정당 권리자의 권리가 축
소되는 법률의 흠결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해당 상표의 출원이 부적절
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동 조항의 목적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예전 상
표심사기준에서는 ‘타인의 저명한 저작권을 침해한 상표’를 공서양속을 해칠 우
려가 있는 상표에 포함56)하여 비록 저명함을 요건으로 하였지만, 타인의 저작
권을 침해한 상표 출원이 공서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상표로 판단하고 있었
다. 다만, 이 기준은 “외국에서는 주지·저명하나 국내에서는 주지·저명하지
않은 인용상표를 모방하여 동일·유사한 상품에 관하여 등록상표를 출원하였다
는 것만으로는 등록상표가 공서양속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판
례57) 등을 기반으로 상표심사기준을 개정하며 삭제되었다. 하지만, 관련 판례
의 판단 시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재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국경이 초월 되고 있는바, 해당 기준을 현재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재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선행 저작권이 있는 상표의 출원·등록을 공
서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포섭하고 주지·저명성 요건을 삭제하는 방
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선행 저작권의 범위 등에 대한 세부 논의가 필요하며 위에
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선행 저작물을 사용한 상표 전부를 모두 거절사유에 포함
하되, 공표되지 않은 저작물을 사용한 상표는 예외로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선행 저작권이 있는 상표의 출원·등록을 공서
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포섭하고 주지·저명성의 요건을 삭제하는 방
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경우에도 선행 저작권의 범위 등에
대한 세부 논의는 필요하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선행 저작물을 사용한 상
표를 모두 대상으로 하되, 공표되지 않은 저작물을 사용한 상표는 예외하는 방

55) 이동진, 주석 민법총칙2(제5판), 한국사법행정학회, 2019, 447쪽.


56) 특허청 예규 제100호(2018. 1. 1.기준) 199쪽. 다만, 그 후 개정부터 ‘저명한 인물의 캐리
커처 등을 무단으로 사용’과 같이 해당 기준을 변경하였다.
57) 대법원 2002. 7. 9. 선고, 99후451 판결 등.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67

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4. 중첩보호에 대한 권리 제한규정 신설

만약 위의 2번 또는 3번의 방안으로 법 또는 심사기준을 개정하면서, 타인의


저작권과 저촉되는 상표의 출원만을 무효 또는 취소사유로 규정한다고 가정하
는 경우, 중첩보호에 대한 문제점은 남아 있을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방안 중
한 가지로 예전 영국 저작권, 디자인 및 특허법(Copyright, Designs and
Patents Act, 이하 ‘CDPA법’) 제52조를 참고하는 방법이 있다. 해당 조항은
대량 생산되어 판매되는(mass-produced and marketed for sale) 미술저작
물 디자인에 대해 일반적인 저작권의 존속기간인 70년이 아닌 25년으로 단축된
존속기간을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를 통해 미술저작물의 저작권 존속 기한
과 디자인의 존속 기한을 일치시켜 혼란을 방지하고 디자인 존속 기한이 종료되
면 공중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동 규정은 영국의 저작
권 존속 기한이 짧은 것을 이용하여 모조품의 유럽 시장 진출 기점으로 영국을
활용하는 등 악용사례가 있어 2016년부터 규정의 효력이 상실되었다.58) 이러
한 규정을 저작권과 상표권에 적용해, 상표의 존속기간 동안 저작물이 존속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상표는 갱신을 통해 반영구적 보호
기간을 가질 수 있으므로 영국과 같은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상표등록
취소심판제도 취지의 퇴색를 방지하는 등 일부 문제에는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경우 저작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상표권의 유지가 강제되
는 역효과가 발생하므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Ⅴ. 결론

저작권법, 상표법은 서로 보호 대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저작물은

58) 박재원, “응용미술저작물의 지식재산권적 보호에 관한 연구”, 정진우, 「Law &


technology」 제13권, 2017, 95-96쪽.
68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상표의 등록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그로 인해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여 상표


를 등록하면, 단일 저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저작권자와 상표권자가 상이하게 되
어 권리 간 상호저촉이 발생한다. 또한 본인이 창작한 저작물을 포함하여 상표
를 등록하면, 단일 저작물에 저작권과 상표권이 한 사람에게 부여되어 중첩보호
가 발생한다.
이러한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는 각각의 법령의 보호범위가
확대되면서 발생 가능성이 커졌지만, 현행법상 관련 규정은 사용을 규제하고 있
을 뿐 발생을 차단하고 있지 않다. 그로 인해 정당 권리자의 권리가 축소되고
제3자는 상표를 사용하기 위해 과도한 노력이 필요하며, 상표등록심판제도의
취지가 퇴색되고, 각 법의 입법목적에 위반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문
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
발생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판단되며, 차단을 위한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 방법은 상표법 개정을 통해 선행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이용한 상
표 출원을 거절, 무효 또는 취소사유로 규정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해외
다수의 국가에서 상표 출원이 타인의 선행권리와 충돌되는 경우 해당 상표 출원
을 거절, 무효 또는 취소사유로 규정하여 권리화 단계부터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발생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사례를 참고하
여 우리나라 상표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한다면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과
중첩보호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저작권
은 등록주의가 아니므로 상표 심사단계에서 선행 저작권을 조사하거나 동일·
유사 여부를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관련 부처가 협력하고
정보제공 제도와 이의신청 제도 등 관련 제도를 강화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방법은 선행 저작권이 있는 상표의 출원을 공서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포함하는 것이다. 현행 상표법 제34조제1항제4호는 일반인의 통상
적인 도덕관념이나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거나 공공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상
표는 등록받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출원 상표가 일반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69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사회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하거나 또는 주지·저명한 인물의 초상
등을 사용하였을 때 등에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동 조항은 법률의 흠결을
보충하고 불법을 촉진하는 것을 억제 내지 예방하는 기능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바, 선행 저작권이 있는 상표의 등록이 정당 권리자의 권리가 축소되는 등 법률
의 흠결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바탕으로 선행 저작권이 있는 상표의 출원을 거절
하는 방법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메타버스 등 새로운 환경의 창작이 활발해지면서 화상디자인 등 새로운
지식재산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식재산
관련법 간의 보호범위와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저
작권과 상표권을 우선으로 지식재산 권리 간의 상호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규정
하는 적절한 논의 및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70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참 고 문 헌>

1. 국내문헌

1)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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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길/복병준, 길 상표법 입문, ㈜한빛지적소유권센터, 2021.

2)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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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판결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도13441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76829
대법원 2001.11.27., 선고, 98후2962
대법원 2002. 7. 9., 선고, 99후451
특허법원 2021. 4. 27., 선고, 2020허4570
특허법원 2019. 5. 2., 선고, 2018허7521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9후10739
대법원 2001. 11. 27., 선고, 98후2962
특허심판원 2022. 11. 25., 심결, 2022당1127
대법원 2002. 7. 9., 선고, 99후451

4) 기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2018 KIPnet IP-저작권분과 보고서, 2018.
특허청, 디지털 경제시대 상표 사용 및 침해유형 정비를 위한 제도개선 연구,
2021.
_____, 상표권 ․ 의장권과 저작권간 충돌문제 해결방안, 2003.
_____, 상표심사기준, 2021.
한국저작권위원회, 2014년 12월 주요 저작권 판례, 2015.
______________, 2020 저작권 등록 심사 편람, 2020.
______________, 2014년 12월 주요 저작권 판례 저작권 동향, 2015.
______________, 2015년 9월 주요 저작권 판례 저작권 동향, 2016.
72 IP & Data 法 제3권 제1호

<ABSTRACT>

Study on Conflicting and Overlapping Protection among


Copyright and Trademark Rights

KI, Do-Hyoung*

The protected obj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differ by Act.


“Work,” a protection object of the Copyright Act, protects the
expression of human’s idea or emotion in a form of language, music,
play, art, architecture, photography, video, figure, and computer
programs, and “Mark,” a protection object of the Trademark Act,
protects the indication of the source of the goods in any form.
Nevertheless, a piece of work may have both copyright and trademark
rights at the same time as it is registered as a trademark.

In this regard, Korea’s Trademark Act prevent a dispute by


stipulating that if work created is to be used before filing application
for a trademark “the trademark shall not be used without the consent
of the copyright holder,” though many issues arise.

The best way to resolve many issues is to completely prevent the


conflict and overlap between rights. For this, I would like to propose
the following two measures. The first measure is to create a new
provision that rejects, invalidates or revokes the application of a
trademark using the work whose copyright already exists. The second

* Team Leader, Policy & Law Lab, Korea Music Contents Association.
저작권과 상표권의 상호저촉 및 중첩보호에 관한 연구 73

measure is to reject the application of a trademark or design using the


work whose copyright already exists by applying the Article stipulated
in the Trademark Act “likely to harm public order and good morals.”

keywords Copyright, Trademark, Conflicting, Overlapping Protection,


Abuse of R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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