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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SID 중재판정례 해설

09 Metalclad vs. Mexico 사건(ARB(AF)/97/1)

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멕시코 내에 건설했던 유해 물질 매립 시설의 가동이 지방 정부에 의해 봉쇄되자


투자자였던 미국의 Metalclad 사가 투자 유치국으로부터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받지 못했으며
자신의 매립 시설이 사실상 수용당했다고 제소한 분쟁이다.

청구인 Metalclad Corp.는 미국 회사이다. 1993년 Metalclad사는 멕시코 중부 San Luis Potosi(SLP)주
소재 Guadalcazar市 인근에 유해 물질 매립 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멕시코 연방 정부의 허가를
받았으며 같은 해 매립 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주 정부의 토지 사용 허가와 연방 정부의 매립 시설
운영 허가를 득하였고 1994년 5월 건설 공사를 개시하였다. 그 해 10월 Guadalcazar 시정부는
시정부의 건설 허가가 없다는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였다. 연방 정부 관리는 Metalclad사가 매립
시설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모든 허가를 구비하였지만 시정부와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시정부의
건설 허가를 신청하도록 조언하였고 시정부의 건설 허가는 요식 행위일 뿐 거절할 수 있는
근거도 없다고 확인하여 주었다. 시정부 건설 허가의 요건이나 절차, 의무성 등에 관한 명확한
규정은 없었고 시정부 건설 허가 없이 이루어지는 공사도 많았다. 1994년 10월 Metalclad사는
시정부에 건설 허가를 신청하였고 공사를 재개하였다. 1995년 3월 매립 시설이 완공되어 개소식을
하려 하였으나 인근 주민들의 시위가 발생하였고 시정부 경찰들의 방조와 묵인 속에 시위대에
의해 시설이 점거되어 Metalcald사는 시설에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 1995년 12월 시정부는
건설 허가 신청을 기각하였고 1993년 발행된 연방 정부의 건설 허가 효력도 부인하였다. 매립
시설은 무허가 시설물이 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며 1997년 9월 SLP 주지사는 매립 시설을
포함한 주변 지역을 선인장 보호 지구로 지정하는 주지사령을 발표하였다.

Metalclad사는 멕시코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부여해야 하는


NAFTA 투자 챕터를 위반하였으며 시정부의 조치 및 선인장 보호 지구 설치령으로 인해 매립
시설이 사실상 수용당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멕시코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자 Metalclad사는
1997년 1월 ICSID에 중재를 신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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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Metalclad vs. Mexico 사건(ARB(AF)/97/1)

 Metalclad사 매립지 및 멕시코 환경청에서 반대 시위하는 그린피스 대원들 

나. 주요 쟁점

1)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의무 위반

중재 판정부는 매립 시설 건설에 있어 시정부의 허가가 필수적이었는지 여부가 핵심이라고


보았다. 양측 분쟁 당사자가 섭외한 멕시코법 전문가의 의견은 서로 상충되었고 멕시코 환경법의
규정은 유해 물질 매립 시설 건설 허가는 연방 정부, 무해 물질은 지방 정부로 규정되어 있었으나
멕시코는 다른 근거를 통해 시정부가 건축 허가 발행 권한을 갖고 있다고 반박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설사 멕시코의 주장이 옳다 하더라도 시정부 허가 필요 여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시정부 건축 허가 획득과 관련하여 명확하게 수립된 관행이나 절차가 없는 것은 NAFTA
협정에서 요구하는 투명성 확보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았다(판정문 87-88).

Metalclad 건설 허가 신청은 시의회에서 기각되었는데 시설물의 건설상의 흠결 등이 아니라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우려를 주로 고려하였고 Metalclad사에게는 회의 개최 통보도 하지 않아
의견을 개진할 기회도 부여되지 않았다. 중재 판정부는 이와 같은 점을 들어 중재 판정부는
시정부 건축 허가 기각 결정이 신청후 13개월이나 지나 매립 시설이 완공되고 나서야 이루어졌고
(건설 허가의 본래 취지인) 시설물 건설상의 문제나 시설물 자체의 문제에 대한 검토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았다. 중재 판정부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서 볼 때 멕시코는 Metalclad의
사업 계획과 투자에 대해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체계를 보장하지 못했으며 NAFTA 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우 받을 것으로 기대한 Metalclad사에게 질서있는 절차와 적시의 처분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판단하였다(9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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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용

NAFTA 1110조25]는 보상이 없는 외국인 투자의 직간접적인 수용과 수용에 상당하는 조치를
금지하고 있다. 판정부는 따라서 재산 사용을 은밀하거나 부수적인 방법으로 방해하여 소유자로부터
재산의 사용이나 합리적인 기대 이익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박탈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보았다.
판정부는 멕시코가 Guadalcazar 시정부의 부당한 행위를 방치하거나 묵인한 점, Metalclad사가
매립 시설 건설과 운영에 대해 연방 정부의 타당한 허가를 받았음에도 이 시설을 가동하지 못하게
된 점 등에 비추어 멕시코는 수용에 상당한 조치를 취한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102-108).

1997년 9월 공표된 SLP 주지사의 선인장 보호 지구 설치령은 이 지구 내의 각종 개발 활동


등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중재 판정부는 이 명령도 그 내용상 Metalclad사의 매립
시설 가동을 영원히 봉쇄하는 효과를 갖고 있으며 그 자체로 수용에 상당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멕시코는 Metalclad의 투자를 보상없이 간접적으로 수용하여 NAFTA
1110조를 위반하였다고 보았다(109-112).

다. 평가 및 해설

1) 투자자-국가 분쟁 중재 제도의 유용성

이 사건 판정부가 판정문 103항26]에서 언급한 ‘재산 사용을 은밀하거나 부수적인 방법으로


방해하여 소유자로부터 재산의 사용이나 합리적인 기대 이익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박탈’한다는
표현은 이후 ICSID 중재 판정에서 간접 수용, 수용에 상당한 조치 여부를 판정하는데 자주
이용되고 있다. 이 사건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재산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이
수용으로 판정되어 막대한 보상을 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투자 유치국 정부에 불러일으키기도

25] 1. No Party may directly or indirectly nationalize or expropriate an investment of an investor of another Party in its
territory or take a measure tantamount to nationalization or expropriation of such an investment (‘expropriation’),
except:
(a) for a public purpose;
(b) on a non-discriminatory basis;
(c) in accordance with due process of law and Article 1105(1); and
(d) on payment of compensation in accordance with paragraphs 2 through 6.
26] 103. Thus, expropriation under NAFTA includes not only open, deliberate and acknowledged takings of property, such as
outright seizure or formal or obligatory transfer of title in favour of the host State, but also covert or incidental
interference with the use of property which has the effect of depriving the owner, in whole or in significant part, of
the use or reasonably-to-be-expected economic benefit of property even if not necessarily to the obvious benefit of
the host State.(Metalclad vs. Mexico, Award, para.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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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반면에 환경 보호와 같은 정당한 정책을 수용으로 판정하는 투자자-국가 분쟁에 대해


불만과 불신을 초래하기도 한 사건이다. 한미 FTA 협상시 반대론자들에 의해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제기된 것이 ISD, 즉 투자자-국가 분쟁이었다. 반대론자들이 ISD로 인해 주권 국가의 정당한
권한 행사가 다국적 기업의 소송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실례로 든 대표적인 사례가 이 사건이다.
반대론자들은 멕시코의 정당한 환경 보호 조치가 ICSID 중재 판정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정되었다고
주장하고 한미 FTA에 ISD를 규정할 경우 미국 기업의 소송 횡포로 인해 우리 정부의 환경,
보건, 복지 등을 위한 정당한 정책이 제한받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는 Metalcald 사건 내용을 오해한 것이다. Metalcald 사건 판정의 주 요지는 환경을


핑계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산을 무단으로 탈취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를 유인하여 함정에
빠뜨린 후 환경 보호라는 뚜껑으로 가린 것이다. 이 사건에서 드러난 멕시코 당국의 행위는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 첫째는 투자자를 기망(欺罔)하고 잘못된 기대를 형성시킨 점이다.
멕시코 연방 정부는 투자자의 거듭되는 문의에도 불구하고 지방 정부의 건축 허가는 불필요하니
해당 시설을 예정대로 건설하라고 조장하였고 지방 정부는 해당 시설이 우려되었으면 건설
허가를 발부하지 말았어야 했다. 지방 정부는 건설이 종료된 후에야 건설 허가를 발급하지
않겠다고 확인했고 투자 유치와 건설 개시에 일조한 연방 정부는 방관했다. 둘째는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은 점이다. 더 직설적으로는 보상을 하지 않기 위해 환경이라는 이유를 제기한
것이다. 투자 유치 후에 투자를 진행시킬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환경에
대한 악영향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이를 방지해야 할 사정에 처했다면 정정당당하게 투자자의
시설을 수용하던지 그 손실을 보상해주고 공사를 중단시켰어야 한다. 셋째는 투자자의 시설이
환경에 유해하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한 점이다. 지방 정부는 해당 시설 부지가 지질학적으로
불안정하다고도 하였고 주변 토양과 대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변하였을 뿐 투자자가 제출한
환경 영향 보고서를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고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아무런 근거도 내놓지
못했다. 시 인근에 혐오 시설이 가동될 경우 예상되는 주민의 불만과 그로 인한 정치적 부담이
투자자 시설 가동을 방해하는 진정한 이유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한미 FTA와 그 이후 체결되는 우리나라의 투자협정에는 공공복지를 위한


정부의 정당한 정책 집행은 간접 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문안을 삽입하게 되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사건은 투자 유치국의 공공 복지 정책 시행과 무관하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 자산 탈취 사건이다. 만일 투자자-국가 분쟁 중재 제도가 없다면 이 사건과 같은 경우
투자자의 국적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외교적 보호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나 외교적 보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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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양국 관계 전반을 긴장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섣불리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투자자의 국적국 정부는 외교적 보호권 행사와 해당 투자자 이익 확보 두 측면의 이해관계를
교량하여 행사 여부 또는 행사 정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해당 투자자의 손실이 모두 회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반면 투자자-국가 분쟁은 해당 사건 자체 외의 요소를 고려할 필요 없이 사건
자체만을 관련법에 의거하여 심리하고 보상액을 산정하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발생한 손실을
회복할 가능성이 외교적 보호권보다는 훨씬 높아지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 사건은
투자자-국가 분쟁의 문제점이 아니라 유용성을 확인한 사건이다.

2) 투명성과 공정․공평 대우

중재 판정부는 멕시코 정부의 행위가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이라고 판정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NAFTA 1804조에 별도로 규정되어 있는
법령 공표, 절차 안내 등 행정 과정의 투명성 의무를 공정․공평 대우의 구성 요소로 본 것이다.
판정부는 투명성은 투자의 개시와 완료, 성공적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법적 요건을 투자가가
용이하게 인식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투명성 결여의 근거로
첫째, 지역 주민 반대와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에 건설 허가가 거부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둘째, 건물 완공 후 시당국의 건설 허가 거부 결정이 있었는데, 신청일로부터 13개월이 경과하였고,
결정권자인 시의회 심의에 대한 통지와 소명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였다. 행정의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셋째, 시정부가 허가 신청을 요구했을 때 연방
정부가 청구인에게 이는 요식 행위이고 시정부는 건설 허가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확약해 준
점을 제시하였다.

나중에 멕시코는 중재 판정부가 공정․공평 대우 의무의 요건을 잘못 해석하였다는 이유로


캐나다 브리티쉬 콜롬비아 주 법원에 중재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다27]. 별도 조항에 규정된
투명성을 최소 기준 대우를 규정한 1105조의 요건인 것으로 잘못 해석하였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멕시코의 주장을 인용하여 NAFTA 투자 챕터에는 투명성 요건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투명성 의무를 투자 챕터 상의 분쟁에 적용하는 것은 새로운 의무를 창설하는 것이며
이는 중재 판정부의 권한 외라고 판단하였다. 법원은 중재 판정부가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Metalclad의 매립 시설이 사실상 수용되었다고 판정한 부분도 기각하였으며 보호 지구 설치령을

27] 중재 판정이 진행되는 장소는 NAFTA 회원국이어야 한다 NAFTA 규정 상 중재 판정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행되었고
캐나다 중재법상 캐나다에서 진행된 중재 판정에 대해서는 요건을 갖춘 경우 캐나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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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로 한 수용 판단은 지지하였다. 투자자에 대한 보상 액수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거의 모든 투자협정에는 투자자를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우하고 충분한 보호 및 안전을


제공할 의무를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 대우해야 할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에 대해서는 해당
조문에 명확히 기재한 경우가 드물다. 이러한 대우가 포괄적이고 확장적인 아님을 명확히 하기
위해 최소 기준 대우라는 명칭 하에 규정하거나 국제 관습법상 인정되는 바에 따라서 등의 제한
문구를 추가하는 것이 보통이기는 하나 이것만으로는 내용과 범위를 획정하기 곤란하다. 결국
판례의 축적과 학자들의 연구 등을 토대로 살펴보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주로 제시되는 것은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 침해, 사법 부인, 적법 절차 불준수, 차별, 법적 안정성 훼손, 투명성
등이다. 캐나다 주법원은 투명성은 별도의 조항에 기재되어 있는 또 다른 의무이므로 공정․공평
대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는데 이는 ICSID 중재 판정부의 누적된 견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캐나다 주법원은 NAFTA에 별도의 투명성 조항이 있으므로 투명성과 관련된
멕시코의 행위는 투명성 조항에 의거하여 의율해야 할 것이나 공정 공평 대우 의무 위반으로
처리한 것이 온당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투명성이 공정 공평 대우의 한 구성 부분이라는 것을
부인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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