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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 프랑스의 규제 및 지원 정책을

중심으로 -
A Film Policy Study on Multiplex Chains to Enhance Cultural Diversity and Economic Fairness: - Focused on French
Restriction and Support Policies -

저자 노철환
(Authors) ROH, Chulhwan

출처 영상기술연구 , 2020.5, 87-111 (25 pages)


(Source) journal of the moving image technology associon of korea , 2020.5, 87-111 (25 pages)

한국영상제작기술학회
발행처
Moving Image Technology Association of Korea
(Publisher)

URL http://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9363417

APA Style 노철환 (2020). 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 프랑스의 규제 및 지원 정
책을 중심으로 -. 영상기술연구, 87-111.

이용정보 서울국제고등학교
218.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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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문

http://doi.org/10.34269/mitak.2020.1.32.005

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 프랑스의 규제 및 지원 정책을 중심으로 -

노 철 환
인하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조교수

Ⅰ. 들어가는 말: 시장구조개선의 어려움

2020년 2월 초,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준비모임(이하 ‘준비모임’으로 표기)이


1차 선언서를 발표했다. ‘대기업의 영화 배급업과 상영업 겸업 제한’,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금지’, ‘독립 예술영화 및 전용관 지원 제도화’를 내세운 이른바 ‘포스

A Study on The Fantasy in Digital Cinema


트 봉준호법’ 선언서에는 “프랑스는 ‘영화영상법’과 ‘편성상영합의’를 통해 8개 이상
스크린을 보유한 극장에서는 영화 한 편이 일일 상영 횟수의 30%를 초과할 수 없
고, 15∼27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대형 멀티플렉스에서는 한 영화에 1일 최다 4개 스
크린만 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1) 그러나 프랑스를 준비모임의 세 가지
요구사항에 관한 모범 사례로 삼기에는 문제가 있다. 우선 프랑스는 배급과 상영의
겸업을 제한하지 않고, 영화 입장료에 부과되는 특별부가세(TSA: Taxe Spéciale
Additionnelle)의 세율은 10.72%에 달하며, 이러한 엄격한 영화시장 규제가 지원이
라는 당근과 함께 적용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영화시장에 기여한 모든 주체에게
지원기금의 혜택을 준다. 수혜대상에는 고몽, 파테와 같이 투자/제작/배급/상영을
겸하는 복합영화 기업도 포함된다.

1)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준비모임, “제 1차 선언서”,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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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괄목할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시장은 위험 요소를 내포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극장과 대기업에 집중된 영화산업구조를 들 수 있다. 영화 투
자-배급 대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CGV, 롯데, 메가박스 등 주요 멀티
플렉스 체인들이 극장시장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영화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해도 과
언이 아니다. 이들은 가용 스크린과 상영횟수의 절반 이상을 특정 영화 개봉에 몰아
줌으로써, 초기 흥행 성적을 극대화하는 일명 ‘스크린 독과점’으로 이윤을 극대화한
다. 스크린 독과점 효과는 비슷한 수준의 시장을 소유한 나라들보다 빈번하게 등장
하는 천만관객영화의 존재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영화대기업들은 투자에서 상
영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와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독특한 한국식 상영 방식으로 수익
을 높이고 영향력을 강화한다. 영화 대기업에 치우친 기울어진 구조와 이들이 간여
하는 상업-대형 영화에 집중된 관객의 선호는 문화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위험 요소
임에 틀림없다. 준비모임이 비판한 지점도 바로 이것이다.
문화적 다양성 강화와 시장질서 유지 측면에서 프랑스 영화정책은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참고할 만한 나라다. 프랑스는 20세기 초부터 극장시장에 기반을 둔 영
화산업을 구축해왔다. 고몽, 파테 같은 주요 영화사들은 배급을 겸했으며, 극장을 소
유했다. 지금도 극장체인, 방송국, 통신사들은 투자-제작-배급을 겸하며 프랑스 영
화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 제1 극장체인을 소유한 고몽과 파테도 대형 영화를
제작 배급한다. 그러나 영화시장 장악이나 자사영화 밀어주기에 대한 비판은 찾아
보기 어렵다. 시장 주도 영화대기업들을 다양성이라는 질서 안에 안착시킨 프랑스
식 비결은 지원과 규제의 조화로움에 있다. 모든 질서 근본에 프랑스의 영화지원제
도가 자리한다. 규제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영화산업주체들은 매년 한화로 5천억
원이 넘는 영화분야지원금의 수혜 대상이 될 수 없다.
영화는 다양한 문화예술분야 중에서도 정책의 영향과 효과가 두드러지는 분야다.
일반적으로 영화정책은 시장 규모 확대와 문화 역량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
해 수립된다. 이를 위해서 기술, 산업 규제 완화에서부터 예술인 양성과 복지, 문화
예술 교육 지원 등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 상업영화 위주로 형성되어
있는 산업질서의 치우침을 해소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지
원의 병행이 요구된다. 대중의 문화향유 기회를 제한하는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고, 저예산 예술독립영화를 지원하는 정책과 법안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는 것
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본 연구는 프랑스의 극장 관련 규제 및 지원정책을 통해
한국극장시장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도모하고자 한다. 특히 극장시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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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하고 있는 대형멀티플렉스 체인이 다양한 영화들에게 상영 기회를 제공해 공정


한 경쟁이 가능한 상영 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적 방법론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는 2021년으로 일몰을 앞두고 있는 영화발전기금과 영화 및 비디오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으로 표기)의 개정에 관한 일종의 해법을 제안하기 위함이다.

Ⅱ. 한국 극장시장 현황

1. 한국 프랑스 극장시장 인프라 비교

2018년 기준으로 한국에는 극장 483개, 스크린 2,937개, 좌석 449,765석이 있다.2)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극장 인프라는 극장수, 스크린수, 좌석수 전 분야에서 12-13%
가량의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프랑스에는 한국보다 극장이 약 4.2배, 좌석수는 2.5
배, 스크린수는 2.0배 정도 많다. 인구 당 스크린이나 좌석수도 한국보다 2배 가까이
풍부하다. 한국의 극장시장은 멀티플렉스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다. 스크린수 93.8%,
관객수 97.6%, 매출액 98.6%를 차지하는 멀티플렉스들은 대부분 3대 멀티플렉스 체
인(CGV, 롯데, 메가박스)에 속해 있다. 주요 멀티플렉스 체인 소속 극장수는 381개
에 달하고, 스크린수는 2,727개다.3)
프랑스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은 고몽과 파테가 연합해 만든 레시네마파테고
몽!(Les Cinéma Pathé Gaumont!)이다. 전국에 69개 극장, 779개 스크린을 가지고
있다. 전국 극장수로는 3.4%, 스크린수로는 13.0%로서 한국 1위인 CGV의 극장수
156개(32.3%), 스크린수 1,146개(39.0%)에 한참 못 미친다. 73개 극장 668개 스크린
으로, 8.1%를 차지하는 CGR(Circuit Georges Raymond)가 2위, 39개 극장 418개 스
크린(7.0%)을 가진 UGC(Union Générale des Cinémas)가 세 번째 자리를 차지하
고 있다. 이들에 이어 메가라마(Megarama 25개 극장, 151개 스크린)와 키네폴리스
(Kinépolis 12개 극장 138개 스크린)가 상위 5개 멀티플렉스 체인을 구성한다. 이들

2) 본고에서 다루는 한불영화산업 관련수치와 수치를 활용한 표는 별도의 표기가 없는 한 다음 자료를 참고한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 『201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2019; CNC, Bilan 2018, 2019.
3) 한국 3대 멀티플렉스 체인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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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합친 스크린 비중은 전체의 35.8%다.4)

구분 극장수 스크린수 (전체비중)


CGV 156 1,146 (39.0%)
한국 롯데시네마 120 860 (29.3%)
메가박스 100 686 (23.4%)
파테고몽 69 779 (13.0%)
프랑스 CGR 73 668 (8.1%)
UGC 39 418 (7.0%)
<표 1> Comparison of Korean and French Major Multiplex Chains in 2018

관객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8년 파테고몽(21.5%), UGC(11.7%),


CGR(11.5%), 키네폴리스(3.2%), 메가라마(2.3%) 등 상위 5개사의 관객수가 과반을
살짝 넘겼다(50.2%). 스크린수 기준으로 상위 3개사의 관객비중은 44.7%다. 한국 상
영시장의 대기업 집중도는 프랑스의 2배 이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2. 한국 프랑스 극장시장 특징

2018년 프랑스에서 1년간 상영된 총 영화편수는 8,093편(2017년 7,944편)이었다.


한국의 1,646편보다 약 4.9배 많고 매년 증가추세다. 프랑스에서 상영한 영화 중 대
부분(7,409편)은 재개봉작이다. 한국 역시 ‘실질개봉’작은 한국영화 194편, 외국영화
534편으로 728편에 그친다. 2018년 실질개봉 프랑스 장편영화는 356편이고 외국영
화는 328편(미국영화 129편)이었다.

구분 한국 프랑스
총관객수 2억 1,639만 명 2억 110만 명
자국영화 50.9% 39.5%
관객점유율
외국영화 49.1% (미국영화 45.0%) 60.5% (미국영화 45.3%)
자국영화 194편 356편
개봉편수
외국영화 534편 328편
스크린수 2,937개 5,981개
극장수 483개 2,040개

4) C
 GR, 메가라마, 키네폴리스 등은 파리/파리근교를 제외한 프랑스 전역에 자리한 멀티플렉스 체인이다. 반면
MK2는 파리에만 13개 극장, 68개 스크린을 가지고 있다. 1971년에 설립된 UGC-Ciné-Cité는 전국 3위이지만,
파리 지역에 가장 많은 극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고몽, 파테와 같이 투자 배급사를 소유하고 있는 수직계열화
영화기업이다. 한편, CGR은 2017년까지 4위 멀티플렉스 체인이었던 Cap’Cinéma(22개 극장, 153개 스크린)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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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91

평균관람요금 8,383원 8,632원


총매출액 1조 8,140억 원 1조 7,369 억원
<표 2> Korean and French Movie Distribution/Screening Market in 2018 (1€=1,300₩)

프랑스 영화시장은 2004년부터 연간 관객수 2억 명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8


년 프랑스영화 관객은 7,780만 명으로, 39.5%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 10년간 프랑스
영화의 평균점유율은 38.2%였다(미국영화 평균 점유율은 48.3%). 2018년 극장수입
총액은 지난 10년간 평균인 13억 2,490만 유로를 약간 웃도는 13억 3,361만 유로였
다. 아래 [표 3]은 지난 10년간 한국과 프랑스의 영화관객수, 총매출액을 비교한 것
이다. 2018년에는 한국의 연간관객수가 1,529만 명 많을 뿐만 아니라 총매출액도 프
랑스를 넘어섰다.

프랑스 한국
관객수(만명) 매출액(억원) 관객수(만명) 매출액(억원)
20,162 16,084 2009 15,696 10,941
20,710 17,003 2010 14,918 11,684
21,720 17,872 2011 15,972 12,358
20,358 16,984 2012 19,489 14,551
19,374 16,261 2013 21,335 15,513
20,897 17,325 2014 21,506 16,641
20,540 17,312 2015 21,729 17,154
21,320 18,049 2016 21,702 17,432
20,940 17,944 2017 21,987 17,566
20,110 17,369 2018 21,639 18,140
<표 3> Comparison of Korean and French Movie Theater Market for 10 Years (1€=1,300₩)

프랑스의 영화흥행은 한국과 다른 경향을 보인다. 2018년 프랑스극장 흥행 1위는


574만 명이 관람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2>였다. 한국의 흥행 1위는 판
타지물인 <신과함께: 인과 연>(1,227만 명)이었다. 두 나라의 흥행 1위 관객수 차이
는 653만 명에 달한다. 한국 흥행영화 10편의 관객 비중은 33.5%(7,241만 명)로 프랑
스 상위 20편의 비중(36.2%)과 큰 차이가 없다. 한국영화 상위 20편의 누적관객수는
전체의 과반(52.5%)을 넘긴 1억 1,351만 명이다. 전체 관람객에서 흥행영화가 차지
하는 비중은 한국이 압도적이다. 이 같은 결과의 원인으로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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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한 한국의 상영 방식을 꼽을 수 있다.5) 2018년 연간 총관객수는 2억 110만 명으로


한국(2억 1,639만 명)과 비슷한 수준임을 고려할 때, 프랑스 관객들은 특정 흥행작을
선호하기 보다는 다양한 영화들에 관심을 갖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프랑스
의 흥행 경향은 영화 배급 상영 질서를 조성하는 규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Ⅲ. 프랑스 극장관련 규제

프랑스의 극장관련 규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법(영화동영상법전,


Code du cinéma et de l’image animée)으로 규정하는 ‘직영, 위탁경영 및 영화편성약
정(Groupements, ententes et engagements de programmation cinématographique,
이하 ‘편성약정’으로 표기)’이고, 또 하나는 2016년부터 적용된 영화단체들의 단체협
약, ‘편성 및 상영약정에 대한 합의(Accord sur les engagements de programmation
et les engagements de diffusion, 이하 ‘편성상영합의’로 표기)’이다. 법으로 큰 틀을
규정하고, 각 극장체인의 상황에 따라 약정을 맺은 후 시행령 형태로 관보(Bulletin
officiel)에 공표하는 편성약정은 프랑스 극장들의 상영 질서를 형성하는 큰 틀이다.
준비모임이 인용한 “8개 스크린 이상을 가진 극장에서 영화 한편이 일일 상영횟수
의 30%를 초과할 수 없다”6)는 기준도 편성약정의 일부다. 1983년에 도입된 편성약
정은 영화의 다양성과 예술,독립,단편영화 상영에 힘을 실어주는 형태로 규정되어
있다.7) 만약 특정 극장이 편성약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 지원금 수혜자격을 박탈당
하거나 극장폐쇄 등 규제를 받을 수 있다.8)
5) 한국의 배급 상영시장 문제점에 대한 사항은 다음 논문을 참조하시오.
김황재, 「한국영화 배급시장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고찰: 독과점 배급시장을 중심으로」, 『영상문화
콘텐츠연구』 제8호, 2015, pp.143-162.
노철환, 「한국영화시장의 대형영화 배급 상영 방식 연구: 2010년대 천만관객 한국영화의 흥행을 중심으로」,
『아시아영화연구』, 12권 2호, 2019, pp.49-76.
6) 이는 고몽과 파테 극장체인에 해당하는 기준이다. CNC, “Bulletin officiel du Centre national du cinéma et de
l’image animée” No.30, 14 Septembre 2015, p.49. 실제로 스크린상한 기준은 극장체인에 따라 다르다.
7) 편성약정은 2019년 8월 2일자로 개정된 현행 영화동영상법 L212-19∼L212-26과 Article R212-30∼R212-39에서
규정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과 편성약정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다음을 참조하시오.
노철환, 「한국과 프랑스의 배급 상영시장 비교 연구: 대형 영화 배급 상영의 문제와 대안」, 『동서인문학』 제
55집, 2018, pp.69-93.
김윤정, 「스크린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산업 규제체계의 모색: 프랑스 모델을 중심으로」, 『경쟁법연구』 제
39권, 2019, pp.369-406.
이종승, 「스크린 독과점 해소를 위한 법률적 토대와 해법 연구」, 『씨네포럼』 제33호, 2019, pp.181-235.
8) 편성약정 위반시 주어지는 제재는 7가지로 구분된다(L422-1). 1. 경고(avertissement), 2. 자동/선택지원삭감
또는 환급, 3. 벌금, 4. 최대 5년 동안 모든 자동지원 지급 및 혜택 제외, 5. 최대 5년 동안 자동지원금 적립 제외, 6.
최대 1년간 극장폐쇄, 7. 최대 5년간 관련사 중직 금지. dans Code du cinéma et de l’image animé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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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93

1. 편성상영합의 개괄

2016년 5월에 발표된 편성상영합의는 편성약정의 연장선상에 위치한다.9) 편성


상영합의는 영화창작자에서, 제작자, 배급업자, 상영업자를 대표하는 15개 단체가
서명한 사회적 합의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특정 극장체인이 국립영화동영상센터
CNC(Centre National du cin éma et de l’image anim ée)와 맺어야 하는 의무인 편
성약정과 구별된다. 합의문은 1. 계약의 범위 규정, 2. 편성계약, 3. 상영계약, 4. 다중
상영 한도표 등 크게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10) 편성상영합의의 대상 극장은
스크린을 6개 이상 가지고 있는 멀티플렉스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8개 스크린 이
상 극장을 멀티플렉스로 간주했으나, 편성상영합의의 영향으로 2018년 4월 7일자로
개정된 영화법에서는 편성약정 역시 6개 스크린 이상으로 그 대상을 넓혔다(R.212-
30. 2°
).
편성상영합의는 영화 상영의 다양성 강화를 위한 규제와 혜택의 초점을 유럽공동
체 영화와 독립예술영화를 배급하는 작은 배급사에 맞추고 있다. 작지만 꾸준히 활
동하고 있는 배급사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의 이유를 ‘영화 배급 분야의 다원성 유
지(maintien du pluralisme dans le secteur de la distribution cin ématographique)’
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음은 영화상영과 관련한 편성상영합의 규정이다.

•영화 배급 분야의 다원성(pluralisme) 유지

편성약정에 따르는 실행자들은 매년 자신들의 각 극장에서 상영할, 이전 3년간 평균

200만 명 미만을 동원한 배급사들이 배급하는 영화(그 중에서 최소 60%는 같은 기간

평균 70만 명 미만을 동원한 배급사의 배급 영화들을) 편수를 우선적으로 정해야 한다.

편성상영합의가 기존의 편성약정과 갖는 또 하나의 차이점으로 ‘ 상영계약


(engagements de diffusion)’을 들 수 있다. 현행 영화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않는 부
분으로서, 경쟁관리국(Autorit é de la concurrence)이 차후 간여할 것임을 밝히고 있
다.

9) “ Relevé de décisions: Accord sur les engagements de programmation et les engagements de diffusion”, 4 May
2016. 본고에서 사용하는 편성상영합의를 비롯한 법조문 등은 저자가 직접 번역한 것이다.
10) 편성상영합의의 ‘2. 편성계약’과 ‘3. 상영계약’에서 ‘계약’의 원어는 앞서 ‘편성약정’의 ‘약정’과 같은 ‘앙가주망
(engagement)’이다. 본장에서는 법적 규제인 편성약정과 혼동을 피하기 위해 ‘계약’으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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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영상기술연구

본 계약에 합의한 직능단체들은 공익적인 목적으로 인구수 5만 명 미만의 도시와 시

골 지역에, 이른바 ‘주도적(porteur)’이라고 부르는, 175개 넘는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예

술과 실험영화의 개봉계획 비율이 다음의 수치에 상회해야 할 것임에 합의한다.

-전국 개봉규모 175-250개인 예술과 실험영화 개봉계획의 17%

-전국 개봉규모 250개 초과하는 예술과 실험영화 개봉계획의 25%

상영계약에서 강조하는 것은 한국의 독립예술영화 개념과 유사한 예술과 실험영


화(film art et essai)의 상영 보장이다. 프랑스에서 개봉한 모든 한국영화들이 인증
받은 데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의 예술과 실험영화 인증 폭은 상당히 넓다. 매년
개봉하는 영화의 절반 이상이 예술과 실험영화인데, 이들 중에서도 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들의 상영기회 보장을 본 상영계약에서 다루고 있다. 또 해당 예술과 실험
영화들이 인구수가 적은 시골 지역에서도 상영될 수 있도록 영화중재관(Médiateur
du cin éma)의 제소(saisine)권으로 지원하고 있다.

2. 다중상영 규제

편성상영합의는 편성약정과 유사하게 특정 영화의 상영자원 독식을 방지하는 스


크린 상한 규정을 제시한다. 특정 영화가 한 영화관의 두 개 이상 스크린에서 상영
되는 것을 다중상영(multidiffusion)으로 정의하며, 이에 관한 규정을 제시한다.

•다중상영의 제한

6, 7개 스크린으로 편성약정에 적용되는 극장은 극장 일일 상영횟수에 대한 명시된

다중상영 한도를 준수해야 한다.

8개 이상 스크린으로 편성약정에 적용되는 극장은 매번 한 영화가 동시에 여러 스크

린에 걸리거나, 여러 형태로11) 동시에 다중상영되는 경우, 첨부된 표에 따라 스크린수

에 대한 한도를 준수하고, 영화 작품의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

영화상영업자들의 편성에 대한 유연성을 보장하기 위해, 특정 영화에 배당된 상영

시간의 1/3 이상이 중첩될 때만 다중상영으로 간주한다.

11) 원어본, 자막본, 더빙본, 2D, 3D 등 한 영화의 여러 버전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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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95

편성상영합의의 상당 부분을 다중상영 제한에 할애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프랑스


에서도 대형 영화의 상영 자원 독식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영화
에 배당된 상영 시간의 1/3 이상이 중첩될 때만 다중상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의
예를 들어보자. 90분인 A영화가 스크린 1에 11:00, 13:00, 15:00, 17:00, 19:00, 21:00
상영되고 있다. 만약 A영화가 스크린 2에서 10:00, 12:00, 14:00, 16:00, 18:00, 20:00,
22:00 상영되고 있다면, 이는 다중상영에 해당한다. 10시에서 11시 사이 상영시간이
1시간, 즉 2/3가 겹치기 때문이다. 특정 영화를 2개 스크린에서 종일 상영한다면, 반
드시 다중상영으로 간주된다. 다만 스크린 2에서 A영화가 08:50, 22:10 이렇게 2회만
상영된다면, 상영시간이 1/3 이상 겹치지 않기 때문에 다중상영이 아닌 일반상영이
된다.
편성상영합의 결정문의 말미에는 다중상영 스크린수 한도를 정한 표가 첨부되어
있다. 먼저 다중상영 하는 영화가 한편인 경우를 보자. 만약 8개 스크린을 가진 멀티
플렉스에서 다중상영하는 A영화의 최대 확보 스크린 수는 2개다. 10개부터 14개 사
이 스크린을 가진 극장은 최대 3개, 15개부터 27개 스크린을 가진 극장은 최대 4개
스크린에서 A영화를 상영할 수 있다.

다중상영작 1편인 경우, 다중상영작 2편 이상인 경우,


스크린수
나머지 영화들의 스크린수 나머지 영화들의 스크린수

6 상영횟수의 백분율 상영횟수의 백분율

7 상영횟수의 백분율 상영횟수의 백분율

8 6개 4

9 7 5

10 7 6

11 8 6

12 9 6

13 10 7

14 11 8

15 11 8

16 12 9

17 13 10

18 1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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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영상기술연구

19 15 12

20 16 12

21 17 13

22 18 14

23 19 14

24 20 15

25 21 16

26 22 17

27 23 18

<표 4> Limit of Multi-screen Screening12)

만약 다중상영 영화가 A, B 이렇게 둘이 있다면 조금 달라진다. 8개 스크린부터


10개 스크린을 가진 멀티플렉스는 A, B 영화에 최대 4개 스크린을 부여할 수 있다.
즉, A, B는 각각 2개 스크린에서 상영될 수 있다. 11개 스크린은 5개, 12개 스크린부
터 14개 스크린까지는 6개, 15개부터 19개까지는 7개 스크린에 A, B영화를 나누어
걸 수 있다. 이론상으로 27개 스크린을 가진 극장이 A영화에 스크린을 몰아준다면,
최대 7개 스크린까지 상영할 수 있다. 기존 편성약정의 20-30% 상영한도 기준과 거
의 유사한 수준이다.

Ⅳ. 한국의 극장관련 규제

1. 스크린 상한제(안)

특정 영화에게 상영자원의 과반 이상을 몰아주는 ‘스크린 독과점’은 대형영화의


흥행을 어느 수준까지 보장해주는 까닭에 성수기 비수기를 가리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2019년 4월 15일 발의된 영화 및 비디오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쟁점은
‘6개 스크린 이상 멀티플렉스에서 동일한 영화를 주 영화 관람시간대(오후1-11시)
상영회의 50% 초과를 금지’하는 스크린 상한제다. 국내에서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12) 출처: Relevé de décisions: Accord sur les engagements de programmation et les engagements de diff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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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97

규제를 명시한 최초의 시도였다.


영비법 개정안의 스크린 상한제에 적용되는 영화는 연간 4-6편 정도다. 가장
최근 기록으로는 2019년 11월 21일 개봉한 <겨울왕국 2>로서 최대 상영점유율
73.9%, 좌석점유율 79.4%를 기록했다.13)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주로 극장 성수기에
해당하는 7-8월과 12-2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프라임타임 50% 스
크린 상한제로도 해당기간 관객분산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8월 4일(토), 개봉 첫 주말을 맞은 <신과함께: 인과연>(이하 ‘<신과함께
2>’로 표기)은 역대 한국영화 일일 상영점유율(59.0%) 기록을 갈아치웠다. 1,441만
명을 동원한 전작 <신과함께: 죄와벌>(2017)의 뒤를 이어 개봉한 기대작이었기 때
문이다. 당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CGV목동에서는 총 56회 상영회차 중 39회를
<신과함께2>에 할애했다. 일일 상영점유율은 69.6%, 특히 프라임타임 상영점유율
은 79.3%(23/29회)에 달했다. 여기에 스크린 상한제 50%를 단순 적용하면 <신과함
께2>의 상영회차가 11회 감소한다. 대신 조조와 심야상영에서 <신과함께2>를 제
외시켜 프라임 타임의 흥행 집중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표 5]는 CGV목동의 동일 상영회차에 ‘프라임타임 스크린 상한 50%’를 적용한
결과다. 1, 2, 4, 7관의 노란 표시는 프라임타임에 편성된 스크린 독과점 해당 영화,
<신과함께2>를 의미한다. 3, 5, 6, 8관의 비어 있는 초록 표시는 원래 <신과함께2>
상영회차로서 프라임타임 스크린 상한 50% 기준에 걸려 다른 영화에게 배당해야
하는 회차다. 5, 6, 8관의 주황 표시는 프라임타임에 편성되어 있는 일반영화다. 프라
임타임 상한제를 적용하면 <신과함께2>의 상영회차 감소는 일반 스크린 상한제의
11회보다 적은 9회에 그친다. 하지만, 독과점이 심한 프라임타임에 관객이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 향상을 확인할 수 있다.
프라임타임 상한제 50% 적용
구분 01관 02관 03관 04관 05관 06관 07관 08관
(211석) (178석) (178석) (151석) (153석) (133석) (248석) (120석)
07:30
09:00 08:30 09:30 08:00 09:10 07:10 07:00
1 미션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헬로카봇 신과함께 어느가족
임파서블
10:25 09:30
11:50 11:20 10:50 11:05 10:00
2 인크레더 인크레더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헬로카봇 신과함께
블 블

13) <
 겨울왕국2>의 상영/좌석 점유율 수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참조했다. <http://
www.kobis.or.kr>, <검색일: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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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영상기술연구

13:00 12:05
14:40 14:10 13:40 13:00 12:50
3 인크레더 신비아파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헬로카봇 신과함께
블 트
15:35
17:30 17:00 16:30 14:55 15:40 13:45
4 인크레더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헬로카봇 신과함께 맘마미아!2

20:20 19:50 19:20 16:50 18:30
5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헬로카봇 신과함께
23:10 22:40 23:40 22:10 21:20
6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23:50 21:35
25:30 25:00 24:10 21:50
7     미션 미션
신과함께 신과함께 신과함께 맘마미아!2
임파서블 임파서블
24:15
24:30
8             인크레더
신과함께

<표 5> 50% Scale Ceiling & Prime Time System Application at CGV Mok-dong14)

2. 스크린 상한제 적용 논쟁

스크린 상한제를 둘러싼 영화계의 찬반양론은 영비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 1년


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극장측 단체인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앞서 언급
한 준비모임의 스크린 상한제 의견에 대해 “소비자 관객의 주권을 무시하는 것이
며 (...) 오히려 산업의 발전을 후퇴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15) 반대로 준비모임은
2020년 3월 9일에 발표한 2차 선언서에서 영비법 50% 스크린 상한제에 대해 “암 환
자에게 치료제로 소화제를 주는 격”이라며, “시장에 질에 의한 경쟁을 도입하고 관
객의 영화향유권을 신장시키기 위해서 30% 스크린 상한제” 도입을 주장했다.16) 이
러한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김용삼 차관은 3월 5일 진행한 ‘2020년 업무계획’
발표에서 “지난해 국회에 법안이 제출된 상태로 이른 시일 안에 도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17) 스크린 상한제는 보다 다양한 영화들의 시장 접근을 가능케 할 것이다. 그

14) 김성희, 「스크린 상한제 적용 시뮬레이션」, 문화체육관광부, 2018.08.


15) 손봉석, “극장들 “스크린 상한제 등 규제, 영화산업 오히려 후퇴” 주장”, ≪스포츠경향≫. 2020.02.27. http://
sports.khan.co.kr/entertainment/sk_index.html?art_id=202002272001003&sec_id=540401 <검색일: 2020.03.20>
16)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준비모임, “제 2차 선언서”, 2020.03.09.
17) 노형석, “문체부”스크린 상한제 빨리 도입“...‘포스트 봉준호법’요구 화답”, ≪한겨레≫, 2020.03.05<http://www.
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31311.html>, <검색일: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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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99

러나 연간 2-4편의 천만관객영화를 만들어내는 한국의 영화관람 문화를 고려하면


시장 규모 축소에 대한 위험부담도 없지 않다.
파리 중심가인 1구 레알지역에 위치한 UGC시네시테레알은 3,913개석 27개 스크
린을 가진 대형 멀티플렉스다.18) 프랑스 2위 멀티플렉스 체인이자, 메이저 제작/배
급사이기도 한 UGC는 2000년 프랑스 최초로 월정액 회원제 무제한 관람카드 ‘카르
트 일리미테(Carte illimit e)’를 선보여 프랑스 극장산업의 판도를 바꾼 회사로 손
꼽힌다.19) 연간 관객수 327만 명(2107년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
하는 UGC시네시테레알은 프랑스에서 개봉하는 주요 영화들의 최초 언론 시사회가
열리는 핵심 극장이다. 2020년 3월 3(화) 현재, 이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는 31편이
다. 막 개봉한 작품이 10편이고, 가장 오래된 작품은 15주차를 맞은 <레 미제라블>
(2019)이다. 하루 최대 8회 상영하고 있지만, 이들 중 어떤 영화도 2개 이상 스크린
에 걸려 있지 않다. 실제로 프랑스 멀티플렉스에서 특정 영화가 다수의 스크린을 장
악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프랑스의 편성약정이나 편성상영합의와 비교하
면 영비법 개정안의 ‘프라임타임 50% 스크린 상한제’는 느슨한 규제처럼 보이는 측
면이 있다. 그러나 엄격한 프랑스의 극장관련 규제의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극
장지원정책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Ⅳ. 프랑스 극장관련 지원제도

프랑스 영화산업 질서 근본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지원제도가 있다. 프랑스


영화 제1투자자인 방송사도, 대기업 계열의 수직계열화 영화사-극장도 지원제도
수혜를 받는다. 프랑스 영화지원제도는 영화산업구조의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다.
CNC는 영화산업 전분야를 직접 들여다보고, 필요한 곳에 지원금을 배분한다. 공정
한 시장질서를 위해 적극적인 개입도 마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원금을 받는 극
장은 우선 건축허가와 상영허가를 받아야 한다. 멀티플렉스 체인인 경우 CNC와 편
성약정을 맺어야 한다. 자동지원을 위한 적립금은 CNC의 상영비자를 발급 받은 영

18) U GC시네시테레알의 상영 정보는 다음을 참조하시오. <https://www.ugc.fr/cinema.html?id=10>, <검색일


:2020.03.20.>
19) 1 7.9유로(26세 미만)에서 최대 36.8유로(2인용)의 월정액을 지불하면, UGC의 모든 극장에서 무제한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회원제카드. 무제한관람카드 이용 관객수는 UGC 전체 관객수의 1/4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을 참조하시오. <https://www.ugc.fr/les-offres-ugc-illimite.html>, <검색일: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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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영상기술연구

화 상영시에만 누적된다. 그리고 모든 종류의 지원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입장료


에 부여된 특별부가세, TSA를 성실히 납부해야 한다. 매달 CNC에 흥행수입을 신고
하고 TSA를 납부하지 않는다면, 지원금 신청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수익 일부를
세금으로 투명하게 납부하고 규제를 지키면 지원금 혜택을 누리는 선순환구조다.

1. 영화지원기금

프랑스 영화지원제도는 1948년에 마련된 법안을 기반으로 조성된 1953년 영


화산업발전기금(Fonds de développement de l’industrie cinématographique)으
로 시작됐다. 현행 지원제도는 2015년 2월에 관보에 공표된 재정지원일반규칙,
RGA(Réglement Général des Aides financiéres du CNC)에 근거를 두고 있다.
2018년 지원기금으로 총 6억 7,470만 유로가 수집되었다.20)
지원기금은 크게 자동지원(soutien automatique)과 선택지원(soutien sélectif)
으로 구분해 집행된다.21) 자동지원은 작품이 획득한 수익에 대해 정해진 기준에 따
라 적립되는 지원금이고, 선택지원은 심사를 통과한 특정 프로젝트에 제공하는 지
원금이다. 2018년 지원기금 총 집행액은 전년도보다 0.5% 증가한 8억 350만 유로
였다. 그 중 4억 4,020만 유로는 자동지원(54.8%)으로 3억 5,170만 유로는 선택지원
(43.8%)으로 지급되었다.22) 지원기금의 지출 분야는 영화, 방송, 융합(dispositifs
transversaux), 디지털플랜(plan numérique)으로 나뉜다.
2018년 영화지원금의 총액은 방송분야 지원금보다 5,260만 유로 많은 3억 5,850만
유로였다. 지원기금의 첫 번째 재원이 방송분야(5억 유로, 전체의 74.1%)임을 감안
할 때, 기금의 44.6%를 영화분야에 지출하는 것은 프랑스 영상산업 지원정책의 중
심이 영화산업에 놓여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23) 자동지원 총액은 1억 9,580만 유로
로서, 제작분야에 8,480만 유로, 배급분야에 3,790만 유로, 상영분야에 7,310만 유로
가 지급되었다. 1억 6,270만유로인 영화선택지원금은 제작/창작분야에 5,070만 유
로, 배급분야에 1,510만 유로, 상영분야에 6,700만 유로, 영화확산분야에 3,000만 유

20) 이 외에도 8,770만 유로에 달하는 다양한 형태의 선급금 상환과 지원금 반환이 있지만, 이 금액은 매년 지원기금
재원으로 산정되지 않고 그대로 재지원되거나 새롭게 재투자된다.
21) 프랑스의 영화지원제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논문을 참조하시오. 노철환, 「영화발전기금의 재정비에
관한 연구: 프랑스 영화지원정책과 지원기금 사례를 바탕으로」,『영화연구』 62호, 2014, pp.51-77.
22) 2018년 CNC는 디지털 분야에 예외적인 투자(4.1%)를 했는데, 870만 유로는 영화유산의 디지털화, 190만유로는
디지털 보존과 확산 관련 투자, 100만유로는 해외도(DOM, Département d’Outre-Mer)의 극장 현대화와
디지털화 지원에 사용되었다.
23) 영화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까닭은 방송산업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가 영화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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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101

로를 지원했다.
선택지원은 극장의 입지조건과 영화 선택에 있어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형태로
집행된다. 50개 이상 스크린을 가진 극장체인은 모든 선택지원의 수혜 대상에서 제
외된다. 선택지원은 자동지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조정하는 기
능을 한다. 극장 선택지원은 관객수 점유율 1% 미만을 동원하는 중소규모 극장의
개관/현대화와 예술실험인증영화관 지원으로 이루어진다.24) 예를 들어 극장현대화
(805만 유로), 예술실험영화관지원(1,610만 유로), 비흥행프로그램지원(170만 유로),
비흥행영화 상영본지원(47.4만 유로) 등은 가난한 극장이나 비상업프로그램 지원
성격을 갖고 있다. 극장 신설 및 현대화지원, 예술실험영화관 지원 등 일반적인 선택
지원은 영화관 시설이 부족하거나,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그 대상이 스크린수가 50개 미만인 극장들로 한정된다. 지원 대상도 극
장을 운영하고 있는 실질 운영주에게 있으며 건물주는 신청이나 수혜대상이 될 수
없다. 또 주간 일일 상영횟수가 5회 이상이거나, 예술실험영화관으로 분류된 영화관
등 해당 지원의 성격에 맞는 영화관이 지원 대상이 된다.

2. 극장 자동지원제도: 적립

극장 자동지원제도는 프랑스 영화지원제도의 독창적인 부분이다.25) 수혜 대상은


고몽파테, UGC, CGR 같은 멀티플렉스 체인에서부터, 독립극장, 예술실험영화전용
관까지 다양하다. 프랑스의 모든 극장들은 한국의 영화발전기금 분담금과 유사한
특별부가세(TSA)를 납부한다. 세율은 입장료의 10.72%다. 자동지원은 CNC에 개
설된 자동지원계좌(compte de soutien automatique)에서 시작한다. 자동지원계좌의
권리자(titulaire)인 극장 영업권(fonds de commerce)의 소유자는 이 계좌에 쌓인 금
액을 극장 신설 또는 개선작업에 사용할 수 있다. 자동지원금은 TSA 납세액에 따른
기준과 상영관(스크린)수에 따른 산정계수로 계산된다. 즉 TSA를 많이 납부하는
극장은 보다 큰 자동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동지원 계좌에 적립된 금액은 지속
적인 극장시설개선을 위해 산정된 연도의 다음 해 1월 1일부터 10년 동안 유효하도
록 소멸 기간을 정해놓았다. 납세액에 따른 적립율은 [표 6]과 같다.

24) C NC, “Soutien au cinéma à l’audiovisuel et au multimédia: Rapport et perspectives 2017-2019”, 21 Septembre
2018, p.33.
25) 자동지원제도 내용 전반은 다음을 참조한 것이다. CNC, “Le compte de soutien automatique à l’exploitation”,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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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영상기술연구

납세액 적립율
0 - 8,500유로 80%
8,501 – 25,500유로 70%
25,501 – 51,000유로 60%
51,501 – 136,200 유로 50%
136,201 유로 이상 20%
<표 6> Returning Rate by Tax Payment for Theater Automatic Aid26)

입장료의 10.72%에 부과되는 TSA의 액수가 8,500유로라는 것은 약 79,291유로


의 입장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프랑스의 2018년 평균입장료 6.64유로를 적용하
면, 연간 관객수 11,941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즉 8,500유로를 납부한 극장의 주당 관
객수는 약 230명, 일일 관객수는 33명 정도다. 매일 5회 상영했다면, 회당 7명 미만
의 관객이 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대단히 열악한 극장이다. 따라서 납세액이 8,500
유로 이하일 때, 자동지원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납부한 특별세액의 80%,
즉 6,800유로다. 만약 극장이 흥행에 성공해 납세액이 25,500유로까지 증가한다면,
8,501유로에서 25,500유로 범위에 해당하는 16,999유로에 대해서는 70% 반환율이
적용되어 11,899유로가 적립된다. 여기에 6,800유로를 더하면 총 18,699유로를 자동
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같은 방법으로 51,000유로를 납부한 경우 20,401유
로의 60%에 해당하는 12,241유로를 추가로, 136,200유로라면, 84,699유로의 50%인
42,350유로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특별세 136,201유로를 연간관객수로 계산하면
191,345만 명이다. TSA 납부액이 늘어날수록, 반환비율은 점점 줄어들어, 20%까지
낮아진다. 자동지원금도 기본적으로 운영이 어려운 극장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자동지원금 계산의 전부는 아니다. 극장이 가지고 있는 스크린수에 따라
산정계수(Coefficient)를 곱한다. 산정계수는 1.00에서 시작해 스크린수가 3개(1.05),
4개(1.11), 5개(1.16), 6개(1.20), 7개(1.26)까지 증가하다가 13개부터는 1, 2개 스크린
극장과 같은 1.00을 적용한다. 납세액과 산정계수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자동지원
환급 비율은 극장이 납부한 TSA 총액의 28.41% 이상이어야 한다. 100억 원을 TSA
로 납부했다면, 적어도 28억 4,100만원을 자동지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앞서 예로 든 UGC시네시테레알과 같은 대형멀티플렉스의 경우, 연간관객수가 수
백만 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저 반환율인 20%와 상관 없이, 28.41% 반환율이 적용

26) 출처: CNC, “Le compte de soutien automatique à l’exploitation”,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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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103

된다. 만약 연간 관객수가 300만 명이라면, 관람수입 총액은 1,992만 유로이다. 이에


대한 특별세금 TSA는 213.5만 유로인데, 여기에 반환율의 하한기준인 28.41%를 적
용하면 UGC시네시테레알이 가지고 있는 자동지원금 계좌에는 60.7억 유로 정도가
적립된다. 이 자동지원금은 UGC시네시테레알 만이 아니라, UGC체인에 소속된 특
정 극장 환경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극장을 개관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3. 극장자동지원제도: 활용

자동지원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수행 공사(travaux)와 투자 관련 요청서를 사전


에 제출해야 한다. 지원계좌의 상태에 따라 세금을 제외한 공사금액의 최대 90%까
지 자동 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다. 수혜 극장은 공사 실행(영수증 기입 날짜로부터)
후 5년 이내에 관련 영수증들을 CNC에 보내야한다. 만약 자동지원으로 진행한 작
업이 CNC의 선택지원이나 다른 보조금 혜택을 받았다면, 이는 전체 작업 총액에서
공제된다. 자동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극장 공사와 투자는 다음과 같다.

영사기 장치 구입과 설치

영사 관련 신기술 사용을 포함한, 영사 조건들에 대한 기술 개선

장애인 접근권

상영관 기술 관리, 기술 연구

건물의 건축, 개선, 수리, 정비

상영 연속성에 필요한 장비의 구입, 교체, 설치 또는 적재 보관용이 아니라는 조건 하에

서 장비의 현대화

영화 상영과 연결된 IT 장비

냉난방장비,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를 포함한 IT, 음향, 영사 장비의 유지 보수

극장 프로그램의 홍보에 필요한 기술 장비나 물품

도시 계획 규칙 및 안전, 위생 규칙 준수 관련

주차장 건설 및 극장 출입로 개선

인적, 물적 안전 보장 보완을 위한 장비 구매, 교체, 설치, 유지보수와 같은 건물 정비


가입 서비스와 같은 회원제 납입금 또는 디지털 마케팅, 전자 통신 등 상영 정보 개발을

위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구매 및 대여

디지털 마케팅, 전자 통신, 상영 정보와 관련한 새로운 방법과 장비의 사용법,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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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영상기술연구

영화관람 수용, 디지털 영사 장비의 유지, 보수, 사용을 위한 자원봉사자 및 직원 교육

영화 상영과 관련해 부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의 투자나 극장이나 부속건


물의 소모품이나 유지관리와 관련한 비용 지출은 자동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극장 관련 기자재 구입, 시설 및 프로그램 개선 심지어 직원 교육에도 사용 가능해
자동지원금의 활용폭은 대단히 넓다. 더불어 자동지원금 지원 계좌를 ‘체인 지원 계
좌’로 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극장체인 지원 계좌에 적립된 금액은 체인에 속한 극
장들의 현대화나 체인에 편입시킬 목적으로 새로운 극장을 신설하는 것도 가능하
다. 예를 들어, CGV에 속한 극장들이 ‘CGV 체인 지원계좌’로 통합해 운영한다면,
적립된 자동지원금을 2021년 CGV 서귀포 지점 신설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Ⅴ. 나가는 말: 극장지원제도 강화를 위한 제언

지금까지 살펴본 편성약정과 편성상영합의 같은 프랑스식 규제가 다양한 영화들


에게 상영 기회를 제공하고, 관객의 영화 선택권과 취향 형성에 기여한다는 점은 분
명하다. 하지만 프랑스극장들의 규제에 관한 반응은 온전히 긍정적이지 않다.27) 상
업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극장
들이 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을 지향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까닭은 투철한
준법정신이라기보다 극장시장 질서에 편승하는 것이 경제적 이익에도 부응하기 때
문이다. 매년 1천억 원 이상 규모로 배급 상영시장에 투입되는 선택지원금은 주로
예술독립영화를 배급 상영하는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반면 비슷한 규모의 자
동지원제도 최대 수혜자는 관객을 많이 동원한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들이다. 장비
구입, 시설개선 관련 계획과 집행 이후 서류만 제출하면 최대 3년치 자동지원금을
선입금(avance) 형태로 당겨 쓸 수도 있다.28)

27) 프랑스극장연합은 편성상영합의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하고 있다. 프랑스극장연합 회장인 리샤르 파트리
(Richard Patry)는 극장관련 정책이 “이전보다 급진적인 형상”을 보이고 있다며, “후원이나 지원이라기보다
통제하고 제재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Sarah Drouhaud, “Congrés FNCF 2018 - Les défis de la
salle de cinéma au menu du débat avec les pouvoirs publics”, Le Film Français, 27.09.2018, http://www.
lefilmfrancais.com/cinema/138942/congres-fncf-2018-les-defis-de-la-salle-de-cinema-au-menu-du-
debat-avec-les-pouvoirs-publics <검색일: 2020.03.20>
28) 극장자동지원금 선급금제도에 대해서는 다음 자료를 참조하시오. CNC, “Dispositif des avances majorée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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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105

1. 지원에 기반 한 극장 규제의 필요성

세계 최초로 영화산업을 구축한 프랑스의 영화정책 철학은 한결 같다. 크게는 예


술과 문화 측면에서 자국영화를 지원하고, 작게는 구성원들이 영화 작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프랑스영화융성이라는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시장의 주체들이
CNC가 정한 규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지원 혜택을 누린다. 만약 규칙을 어긴 영화가
있다면, 이를 제작, 배급, 상영하는 모든 관계자들도 지원 혜택을 누릴 수 없다. 프랑
스영화정책은 규제라는 조향장치와 지원이라는 윤활유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영
화산업의 각 분야별 주체들은 프랑스영화산업 시스템을 원활히 돌아가게 하는 기어
역할을 한다. 프랑스는 지원과 규제로 영화분야 대기업을 다양성과 공정성을 추구
하는 영화 질서 안에 안착시켰다. 프랑스의 영화 배급 상영 규제와 지원 제도는 유
럽 최대 영화산업규모와 최다 영화관람객수 보유로 그 실효성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의 멀티플렉스 체인이 활용하고 있는 스크린 독과점은 대기업의 영업 전략에
가깝다. 위법하지 않은 까닭에 규제가 쉽지 않다.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에 도의적인
책임을 연계하기도 어렵다. 현재처럼 고정 부율제로 형성되어 있는 배급 관행에서
초대형 개봉으로 초기 관객을 장악할 수 있는 스크린 독과점의 흥행력은 기업 입장
에서 거부하기 힘들다. 그런 측면에서 영비법 개정을 중심으로 하는 규제 개혁과 배
급 상영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십수년째 호황을 기록하던 한국극장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2020년 2월 관객수는 737만 명으로 2005년 이래 최저치를 기
록했다. 3월 성적은 더 하락해 월간 관객수 18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8 수준에 그쳤
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 경제, 문화 환경의 영향으로 극장시장의 침체기는 한참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2월 26일, 극장 입장료의 3%에
대해 매달 징수하는 영화발전기금 납부를 12월 31일까지 유예하기로 발표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영화발전기금 부과금 면제를 요구했고29) 정부
는 2020년 2월분부터 소급해 한시적 감면 추진을 결정했다. 그러나 부과금 감면은
2021년 일몰을 앞두고 있는 영화발전기금의 징수 폐지 주장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

29) 이웅, “코로나19 피해 영화관 기금납부 유예 등 긴급지원”, ≪연합뉴스≫, 2020.02.26. https://www.yna.co.kr/


view/AKR20200226170500005?input=1179m <검색일: 2020.03.20>; 박창영, “정부 지원 손소독제가 전부...
稅혜택 절실”, ≪매일경제≫, 2020.03.17.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0/03/278162/ <검색일:
2020.03.20>; 임애신, “정부, 영화발전기금 부과금 한시 면제... 개봉 지연 영화 마케팅 지원”, ≪아주경제≫,
2020.04.01. https://www.ajunews.com/view/20200401083320438 <검색일: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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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영상기술연구

을 뿐만 아니라 열악한 독립예술영화 분야에 관한 차후 지원 축소로 연결될 위험성


이 다분하다.
멀티플렉스 체인은 스크린독과점이라는 기형적인 상영방식으로 대형영화에 대
한 관객의 문화편식을 종용한 잘못이 있다. 그러나 1998년 CGV강변을 필두로 영화
관람환경을 비약적으로 개선해 영화시장 전체를 키운 공도 크다. 스크린 상한제나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상영관 의무 운영 같은 규제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지원 정책이 필수적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은 영발기금 형성에 기여하고 있음
에도 불구하고 수혜는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극장자동지원 같은 새
로운 지원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영발기금으로 대표되는 추가지원금 재원 마련
에 관한 방법론이 요구된다.

2. 영발기금 재원확보 방안1: 영비법관련

사회적 합의만 가능하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영발기금 부가 기준 인상이다. 영


비법 제25조의 2 (부과금의 징수)는 “입장권 가액의 100분의 5 이하의 범위에서 대
통령령이 정하는 부과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시행령에서
3%로 낮춰 부과하고 있다. 프랑스의 영발기금 부담금에 해당하는 특별부가세 TSA
는 입장권 가액의 10.72%이다. 18세 미만 관람불가 영화의 부가세율은 16.08%에 달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영발기금에서 지급되는 영화진흥위원회 운영비를 국고에서
지불하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국고에서 보조할 수 있
다”는 영비법 제22조(국고지원)을 이행하면 연간 11억 원 이상을 한국영화산업 지
원에 활용할 수 있다. 2020년 영발기금 예산 집행 계획에 따르면 영발기금 인건비,
영발기금관리비 등 영진위 관련 예산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115.87억 원으로, 영화
배급 상영지원금에 해당하는 영화유통 및 인프라지원금(110.89억 원)보다 큰 규모
다.30) 프랑스의 경우 CNC와 지원기금 운영비는 주무기관인 문화부에서 지원하고
있다. 부과기준 상향과 영진위 운영비 국고 전환만으로도 현행 영발기금의 규모를
두 배 가량 키울 수 있다.31)

30) 영화진흥위원회, “2020년도 영화발전기금 예산 집행 계획 요약결산”, 2019.12.17.


31) 더불어 영발기금 납부 대상에 영화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IpTV, OTT 서비스를 포함시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영비법을 수정해 대상 범위를 넓히고, 지난해부터 가동 중인 영진위의 ‘
온라인상영관통합전산망’을 보완해 적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프랑스의 경우 방송, 게임 분야까지
지원기금으로 통합되어 있긴 하지만, IpTV, OTT 서비스도 공중파, 케이블TV와 같이 프랑스영화투자의무 및
방영쿼터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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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107

3. 영발기금 재원확보 방안2: 세제관련

영화 입장권 부가가치세율 조정은 영발기금 규모를 키우는 보다 확실한 방법이


다. 현재 영화관은 일반 소매, 음식업과 같이 순판매액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
세율을 적용받는다. 부가가치세법 제26조(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면세) 16항
은 “예술창작품, 예술행사, 문화행사 또는 아마추어 운동경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
하는 것”으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을 정한다. 시행령 제43조(면세하는 예술창작품
등의 범위)에 따르면, ‘미술, 음악, 사진, 연극 또는 무용에 속하는 창작품’이 예술창
작품의 범위에 해당한다. 연극, 공연 분야가 2016년 2월 17일자로 개정된 시행령에
따라 부가세 면세 대상 포함된 계기는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
태로 위축된 국내 창작 예술공연시장을 부흥시키자는 공연예술인들의 강력한 요구
였다.32)
영화 역시 예술창작품에 해당하므로 부가세 면세 대상에 포함시키고 해당 금액을
영발기금에 적립한다면, 현행 영발기금 연간 예산 두 배 가량의 재원을 추가로 마련
할 수 있다.33) 참고로 프랑스의 경우 일반 부가가치세는 20.0%지만 영화 입장료에
대해서는 문화 분야 할인 세율인 7.0%를 적용하고 있다.34) 영화 입장료의 부가세 면
세 또는 감세가 가능하다면 영화발전기금 부가금의 징수 기준을 프랑스와 유사한
10% 대로 상향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유사한 맥락으로 도서 구입, 공연관람,
박물관, 미술관 입장료 구매에 대해 연간 100만원 한도 내에서 30% 공제율의 소득
공제를 제공하는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에 영화를 포함시키는 것도 관객확보 측면에
서 충분히 고려할만 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현 코로나 19 사태의 최고 수혜자 중 하나인 OTT, IpTV를 비롯한 방
송, 인터넷, 모바일 콘텐츠제공 플랫폼들의 영화관련 수익에 관한 영발기금 징수의
법적 근거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35) 지난해부터 가동 중인 영진위의 ‘온라인상영관
통합전산망’을 보완하고 적용 가능한 법제를 마련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프랑

32) 손영일, “국내 창작 연극-뮤지컬 관람료... 2016년 부가세 면제로 10% 싸져”, ≪동아일보≫, 2015.08.11, http://
www.donga.com/news/article/all/20150811/72976999/1 <검색일: 2020.03.20>
33) 연극, 공연분야의 선례를 따라 한국영화 상영에 한정해 부가세를 면세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FTA 관련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34) Code général des impôts, Article 266.
35) 프랑스에서도 코로나사태 이후 OTT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09년 개설되어 20만 가입자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의 Film TV 대표 브뤼노 들르쿠르는 “요즘, 평소보다 2배 이상인 일일 2천명이 가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Nicole Vulser, “Coronavirus: les plates-formes de cinéma alternatives en plein essor”, Le Monde, 23 Mar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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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영상기술연구

스의 경우 방송 게임 분야까지 지원기금에 통합되어 있긴 하지만, IpTV, OTT 서비


스 플랫폼들도 2018년부터 지원기금을 위한 특별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공중파,
케이블TV와 같이 프랑스영화투자의무 및 방영쿼터에 적용 대상이 되었다.
프랑스의 배급 상영 질서를 한국의 상황에 단순 적용하는 것은 위험소지가 있다.
한국과 다른 극장시장 하에서 오랜 토론과 합의를 거쳐 만들어진 그들의 질서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영화와 독립예술영화, 멀티플렉스와 예술영화전용관이 조화롭
게 공존하고 있는 프랑스 영화 규제정책의 근간이 불편부당한 지원제도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관객수가 급감한 지금이 타성에 젖어 있는 한
국극장시장의 질서를 재편하는 호기일 수 있다. 한국영화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그
리기 위해서는 공정한 영화 배급상영 환경이 시장확대와 관객확보라는 현실적 목적
에 부합해야 한다. 프랑스의 사례는 한국영화산업의 주축을 이루는 대형 멀티플렉
스 체인극장들도 지원하는 작업이 영화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고 효과적으
로 규제하는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우리에게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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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극장 정책 연구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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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영상기술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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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agements de diffusion”, 4 Mai 2016.

투고일자 : 2020년 3월 20일


심사일자 : 2020년 4월 1일
게재확정일자 : 2020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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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 Film Policy Study on Multiplex Chains to Enhance


Cultural Diversity and Economic Fairness:

- Focused on French Restriction and Support Policies -

ROH, Chulhwan
Department of Theater & Film Studies, Inha University / Assistant Professor

The Korean film industry is concentrated in on the primary market,


movie theater market. The problem is that this market is dominated by
certain economic players, the three major multiplex chains(CGV, Lotte
cinema, and Megabox). Furthermore, They are linked to conglomerates
that also combine film investment and production. They are maximizing
their profits with a huge distribution strategy called ‘screen monopoly’ The
Korean film industry, which is biased toward big budget commercial films, is
vulnerable in terms of cultural diversity.

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공정성 강화를 위한


France has settled French cinematographic conglomerates in the
film industry system of diversity with support and regulation. This study
examines French film policy in terms of regulation and support on the film
극장 정책 연구:

distribution screening market. This is an attempt to contribute to the fairness


of the Korean film industry for establishing a new distribution and screening
order in response to the development of digital technology.

Key Words : French film policy, Movie theater market, Agreement


on film programming engagements & distributing
engagements, Screen monopoly phenomenon, Screen
scale ceiling system, Automatic aid system

서울국제고등학교 | IP:218.50.15.*** | Accessed 2021/07/08 16:36(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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