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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림 지음

머리말

서양음악작곡법으로 교재를 먼저 만든 것은 좀 더 다양한 작곡가와 그 작곡기법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함이다. 지식의 목마름을 채워줄 수가 있을 뿐 아니라, 창작에 대
한 새로운 도전은, 음악을 사랑하고 작곡에 남다른 관심을 갖는 아마추어작곡가, 미래의
예비 작곡가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의 흥미진진함을 갖게 할
것이다.
이 교재는 교양과정에서의 작곡법 및 분석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그 밖에 서양
음악 작곡가들의 작품을 시대별로 나누어 바로크부터 현대음악 초기까지 양식사를 이해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작곡기법이다. 악곡의 기초수업, 동기발전, 피아노 음형법, 형식
론 등을 통한 과거의 작곡가들의 작품과 작곡기법의 이해는 창작의 즐거움을 알려줄 뿐
만 아니라 아직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지식들을 기쁘게 만날 수 있는 장이 될 것을 확신한
다. 그리고 특별히 민요선법을 작곡법과 함께 전달하려고 하려는 나의 의도는 많은 우리
음악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물론 현대음악의 부분도 함께 집어넣었고, 강석희와 백병동의
음악도 집어넣었다. 창작국악의 선율도 조금 넣었다.
작곡소재의 다양성은 참신한 창작가의 사고를 만드는 작업이다. 여러 개 중에서 하나
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동기발전
방법도 중요하지만, 자유로운 사고를 통한 더 좋은 방법론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한
다. 여기에 실린 것 외에도 부교재를 통해서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함께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작곡가들의 작품의 그 시대별 양식에 관한 것이 가능한 쉽게 전달되게끔 애를 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작곡은 그렇게 쉬운 작업도 아니지만, 또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
듯하다. 그리고 화성학, 대위법이 사실 함께 다루어져야 하는 것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창작국악의 경우 더 다양한 전통음악, 아악과 민속악을 골고루 감상하길 바라며, 국
악작곡의 경우는 다른 기회에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작곡기법의 활용과 함께 음악형식 분석을 맛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리고 음악회에 가서 현재 활동하는 작곡가들을 가까이 가서 보고, 음악사 속의 과거의
작곡가들의 작품과 함께 비교하면서 과거의 것이 현재에도 만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미학적 내용들이 함께 전달될 수 있
었으면 한다.
요즘은 정말 작곡가들이 많아지고 그 소리가 다양해진다. 젊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짐
으로써 기본적인 기초과목으로서 필요성까지 느낀다. 작곡가들이 정말 하늘처럼 끝도 없
이 높아만 보이던 과거의 기억이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내
주변에는 정말 작곡가가 많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채워줄 수 있는, 항상
관심을 갖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 수가 없다면, 결코 의미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김미림
작곡법과 음악분석
차례

머리말 쉒 4

제1장 작곡법과 분석
01. 선율론 11
1. 멜로디의 종류 11
2. 민요선법의 종류 15
02. 부분동기발전법 18
03. 기타 선율의 특징 23
04. 피아노음형법과 반주법 30
05. 작곡기법 35
06. 악구와 형식 40
1. 문제제기 40
2. 종지의 개념 및 방법 41
3. 악구를 만드는 방법 44
4. 형식을 만드는 방법 49
07. 작곡가의 양식 62

제2장 양식사
01. 바로크 음악 양식 77
1. 바로크 양식 77
2. 선율, 리듬 78
3. 화성 79
4. 기타 80
5. 악기법과 형식 81
02. 고전 음악 양식 82
1. 고전주의의 의미 82
2. 선율, 리듬, 형식 84
03. 낭만주의 음악 양식 86
1. 서정적 선율 86
2. 리듬과 박자 89
3. 화성 90
4. 형식 92
5. 주제적 통일성의 새로운 변화 96
6. 낭만음악의 변화 96
7. 낭만음악이 가지는 의미 100
04. 현대 음악 양식 104
1. 독일의 후기낭만주의 양식 104
2. 낭만주의 종결과 현대음악 시작의 의미 105
3. 20세기 음악의 시작-새로운 음악의 추구 105
4. 독일의 표현주의 양식 108
5. 프랑스의 인상주의 양식과 민족주의 양식 116
6. 러시아의 음악과 민족주의 양식 126
7. 동구의 민족주의 음악과 현대음악의 시작-바르톡(1881~1945) 130
1
제 장

작곡법과 분석
01 선율론

1. 멜로디의 종류

(1) 순차적 선율 : 2도 음정으로 만들어진 선율이며,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예. 1-1> 순차적 선율

위의 곡은 Borodin : “In the Steps of Central Asia”의 부선율이다. 대개 2도 음정으로만


된 멜로디는 흔하지 않다. 민요(민속음악)에서 많이 등장한다. 우리민요, 아리랑의 멜로디
의 경우도 2도 음정이 많이 출현하는데, 3도 음정이 함께 만들어 나간다.
; 솔라솔라 도레도레 미 레미도라 솔라솔라 ; 2도+2도+2도+3도+2도+2도+2도 …
(아리랑- 아리랑- 아 라 리- 요---)

제1장 작곡법과 분석 11
(2) 도약적 선율 : 3도 이상의 음정으로 만들어진 선율이며,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예. 1-2> 도약적 선율

Stravinsky의 Violin Concerto 제2악장 주제이다.


우리민요, ‘한오백년’의 경우 4도와 3도의 진행이 주를 이루며, 6도 진행도 같이 쓰인다.
미미미 라라라도 미미레도 미라솔미 ; 4도+3도+3도+2도+2도+6도+4도+2도+3도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 구---)

(3) 온음계적(Diatonic) 선율 : 원음으로 이루어진 멜로디이다.

<예. 1-3> 온음계적 선율(Stravinsky; Petrouchka, 제4악장 사육제의 ‘시장의 주제’)

솔미파미레도 솔 솔미라라솔 솔미 레레미레도시라 솔 도도 레레 솔

(4) 반음계적(Chromatic) 선율 : 반음으로 사용하여 만들어진 멜로디이다.


Bizet : Opera “Carmen” 중에서 Havanera의 주제선율이다.

<예. 1-4> 반음계적 선율

12 작곡법과 음악분석
(5) 5음음계에 의한 선율 : 도, 레, 미, 솔, 라의 5음으로 만들어진 동양풍의 멜로디이다.

우리민요의 경우도 거의 대부분 5음음계로 이루어졌다.


‘제주도 타령’의 경우 5음의 계명창을 불러보면 다음과 같다
솔솔솔∣라솔미미∣라솔라도라도∣라라솔미∣미솔솔∣라솔미미∣레미레도라솔∣도-
(너냐- 니- 냐- 우리둥- 실- 나- 고요) (낮이 낮이나 밤이 밤이나 참사랑-로- 다)

<예. 1-5> 5음음계에 의한 선율(드보르작의 스트링 콰르텟 제6번, ‘America’ 제1악장, 제1주제)

도미 솔라도라 솔미도레미솔 솔라도라 솔라도라 솔도미솔솔미도

(6) 온음음계에 의한 선율 : 온음만으로 된 무조풍의 멜로디이다.


프랑스의 인상주의 작곡가들의 음계, 드뷔시 음계와 관련이 깊다. 6음음계

<예. 1-6> 온음음계에 의한 선율(Pierné의 ‘작은 목신의 입장’의 주제)

(7) 12음음계에 의한 선율 : 12반음을 독립하여 12음음계로 만든 무조풍의 멜로디이다.

<예. 1-7> 12음음계에 의한 선율(Bartók의 Violin Concerto No.2, 제1악장, 제2주제)

제1장 작곡법과 분석 13
(8) 블루음계에 의한 선율 : 흑인 재즈의 한음계로 동양풍의 멜로디와 관련이 있다.

<예. 1-8> 블루음계에 의한 선율[Gershwin의 랩소디(Rhapsody in Blue)의 주제]

작곡실습 1.

* 작곡을 하기 위해서는 청음과 시창을 해야 한다. 가장 간단한 훈련 방법을 제시한다


면, 민요로 노래를 자주 불러보는 것이다. 다음의 노래하기를 통해서 곡짓기의 기본을 배
워보자.

14 작곡법과 음악분석
노래하기 1.

라 도라 레 레 라 도라 레 레 라 라 라 라 라 솔라솔 미 솔 미

레 - 미 라 솔라솔 미 솔 미 레 미 레 도라 레 레 레

솔라 - 라 라 솔라솔 미 라 도 도 도 라도라 솔 미 라 솔 미 솔미

레 레 - 미 라 솔라솔 미 솔 미 레 레 미 레 도라 레 레 레

솔 라 라 솔 솔라 솔 라솔 도 라 솔 솔도 라솔 미 미 레 솔 미레도

레미레도라 솔 솔라솔 레 도 도 솔 라 도 미 레 도 미레 도 라 솔 솔라솔

미 레 라 도 도- 미 레 라 도 도- 미 미 미 레미레도 도 라도라도 도라도라 도 도

미 솔라 솔 솔 미레 도 솔 도레도 - 도레도 라라 솔라솔 도 도 -

2. 민요선법의 종류

(1) 평조-경기민요선법 : 경기민요선법 중의 하나로, ‘미, 솔, 라, 도, 레(솔, 라, 도, 레,


미)’가 중심이 되며, ‘솔’이나 ‘도’로 종지한다. 평조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신민요 ‘아리랑’이 솔, 라, 도, 레, 미의 선법으로 되어있다.

제1장 작곡법과 분석 15
<예. 1-9> 도라지타령

미 미 미 미 미 레 도레 솔 라 솔 미 - 레도

레미 - 미 레 미 레 도 라솔 라 도 라 솔 -

(2) 계면조-경기민요선법 : 경기민요선법 중 하나로, ‘미, 라, 도(라, 도, 레, 미, 솔)’가 중


심이 되며, ‘미’나 ‘라’로 종지한다. 계면조이다.

<예. 1-10> 오봉산타령

미 미 라 솔 미 라 레 레 미 솔미 레 도 라

레 레 레 미 솔 미 솔 미 레 도 도레도 미 라

(3) 계면조-남도민요선법 : 남도민요선법으로 보통 계면조로 부른다. ‘미, 라, 시(도, 시)’


가 중심이 된다.

<예. 1-11> 진도아리랑

미 라미 라 라 미 라미 라라 라라 라도시 도시 라 - 도 라도시

미 - 라 라 라 라 라 도시 라 시 미 도시 미 라 라 -

16 작곡법과 음악분석
(4) 계면조-동부민요선법 : 동부민요선법으로서 ‘미, 솔, 라, 도, 레’가 중심이 된다. 일종
의 계면조이며, ‘메나리토리’라 한다.

<예. 1-12> 경상도민요 ‘담바귀타령’

미 미 레 도 미 미 미 미 미라 솔 라

레 레 레 도 미 미 솔 미 레 도 도 도 미 라 라 도라

작곡실습 2. 다름 주워진 동기를 악구로 완성시켜라 : 악구는 4마디를 기본으로 한다.

제1장 작곡법과 분석 17
02 부분동기발전법

동기란 멜로디를 구성하는 최소의 선율단위로, 두마디 혹은 한마디를 말한다.


동기 발전법은 크게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 반복법(Repetition) … 같은 것을 되풀이 하는 것 a-a
ⓑ 동형진행법(Sequence) … 음정을 바꿔더라도 같은 리듬과 음형으로 반복된다 a-a'
ⓒ 대조법(Constrast) … 음형이 전적으로 바뀌는 것 a-b
동기가 발전하여 악구가 되려면, 최소한 종지(Cadence)를 만들어야 한다.
악구는 보통 4마디를 기본으로 한다. 구체적인 동기발전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이도법: 같은 모양으로 반복시키는 것으로, 동형진행 혹은 ‘시퀀스(sequence)’라 한다.


우리민요 ‘아리랑’의 경우 첫째마디, 둘째마디가 동형진행으로 이루어진다.
솔솔라솔라∣도도레도레∣
아-리랑- 아-리 랑-

18 작곡법과 음악분석
<예. 2-1> 이도법

a a' a'' a'''


a.
a a' a'' a'''
b.

주) chapter1~4 에 기재된 멜로디는 나운영의 작곡법 P14쪽~16쪽 기재되어 있는 것이다.

2. 환음법: 음의 순서를 바꾸는 것이다.

<예. 2-2> 환음법

a.

b.

3. 역행법: 전체의 방향을 좌 또는 우로 바꾸는 것이다.

<예. 2-3> 역행법

a.

b.

제1장 작곡법과 분석 19
4. 전위법: 전체의 방향을 상 또는 하로 바꾸는 것이다.

<예. 2-4> 전위법

a.

b.

5. 동기의 일부 발췌 및 발전: 동기의 일부를 발췌하는 방법으로서 전반부, 후반부


혹은 중간부분을 발췌하여 발전시키는 것이다. 대개 악절을 이룬다 : 악절이란 악구(4

마디)를 발전시킨 것으로 대개 8마디 이상이다.

<예. 2-5> 동기의 일부 발췌 및 발전

a. R. Strauss; Till Eulenspiegel의 주제

b. Beethoven; Piano Sonata(Op.2,No.3) 제1악장, 제1주제

c. Beethoven; Piano Sonata(OP.79) 제1악장, 제1주제

20 작곡법과 음악분석
6. 동기의 일부 혹은 전체를 변화: 주워진 동기를 자유롭게 발전시키는 형태이다.

<예. 2-6>

a. Ravel; Bolero의 주제

b. Bruch; Violin Concertp 제2악장 주제

c. 나운영의 Easter Cantata 중의 변화산상 중 주제

d. 김동진의 자장가 중 주제

e. 김달성의 피아노를 위한 소품 중 주제

제1장 작곡법과 분석 21
작곡실습 3. 다음 동기를 악절로 발전시켜라: 악절은 악주 두 개로, 8마디 이상이다.

22 작곡법과 음악분석
03 기타 선율의 특징

작곡가들의 작곡기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동기를 일부 축소하면서, 리듬을 변형시키고,


다른 형태의 선율, 혹은 리듬까지 전개 시켜가면서 자유롭게 멜로디(선율)를 구성한다.
작곡가들의 변형방법을 구체적으로 공부하여 보자.

<예. 3> 기타 선율

a. Brahms; Symphony No.1 제4악장

제1장 작곡법과 분석 23
b. Weber; Opera “Oberon”

c. Prokofiev; Violin Concerto No.2

d. Bartok; Concertp for Orchestra

e. Ravel; String Quartet

24 작곡법과 음악분석
f. Sibelius; Violin Concerto

작곡실습 4.

1. 멜로디를 한도막 형식으로 작곡하라. : 한도막형식은 악절을 말한다. 8마디 이상이다.

제1장 작곡법과 분석 25
2. 두도막형식으로 작곡하라. : 한도막 형식을 발전시킨 것이다 (2×8마디)

26 작곡법과 음악분석
3. 세도막형식으로 작곡하라. : 세로막 형식은 (3×8마디)이다.

제1장 작곡법과 분석 27
4. 기타 선율을 분석하시오.

R. Strauss; Der Resenkavalier

28 작곡법과 음악분석
Bach ; Concerto for 2 Violin

제1장 작곡법과 분석 29
04 피아노음형법과 반주법

주어진 멜로디에 화성적 음형법 혹은 반주법을 넣는 것이다.


아래의 방법은 멜로디에 2성부의 반주를 붙이는 것이다. (a, b)

<예. 4> 피아노음형법과 반주법

30 작곡법과 음악분석
3성부의 반주를 넣는 것, c, d, e
c.

d.

e.

작곡실습 5.

1. 아래의 멜로디에 피아노 반주를 넣으시오. (3성부 반주형).

a.

제1장 작곡법과 분석 31
32 작곡법과 음악분석
<기타. 피아노 반주의 작곡가 실례>

Mendelssohn;Song Without Words(No.4, Op.30)

Mendelssohn;Song Without Words(No.6, Op.30)

e. Schumann;Fantasie stücke(Op.12)

Schumann;Kinderszenen(Op.15)

제1장 작곡법과 분석 33
Schumann;Papillons(Op.2)

Schumann;Davidsbündler Tänze(Op.6)

34 작곡법과 음악분석
05 작곡기법

악곡의 종류, 성악곡, 기악곡, 독창곡, 합창곡과 독주곡, 중주곡, 관현악곡 등의 결정에
따라, 작곡 과정이 만들어진다. 기악곡의 경우 모음곡, 서곡, 교향곡, 소나타, 협주곡, 현악
4중주곡, 피아노 3중주곡, 관악5중주곡 등의 구체적인 작곡과정에 차이가 생겨난다.
악장의 수가 결정되고, 통일성과 다양성에 염두를 두면서 형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스타일이 결정된다. 전곡 또는 각 악장의 스타일이 현대적, 근대적, 낭만적, 고전적,
또는 인상주의, 표현주의, 원시주의, 국민악파, 신비주의 등의 양식이 탄생된다. 이때 생기
는 작곡가의 고유어법을 포함한 화성법, 대위법, 선율작법, 리듬작법 등의 다양한 기법들
이 공존한다. 속도, 박자, 조성도 결정되고, 동기도 정해진다. 형식에 따라 각 악장에서 중
요한 Motive와 전개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나누어진다. 동기에는 리듬, 음정, 음형의 특징
들의 시대적 스타일과 관련되어 정해진다. 각 악장이나 형식의 발전이 각 시대마다 다양
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론도형식, 겹세도막 형식, 가요형식, 변주곡 등 주제가 아름다운
것을 알려주는 모체가 되는 방법론이 구체적인 형식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제1장 작곡법과 분석 35
<예. 5> 작곡기법

1. Ground Motive: 저음주제(低音主題)에 의한 변주 곡으로 이곡에서는 Ground Motive 가 13번 반복된다.

: 동기의 반복이 선율적 변화를 추구하며 조바꿈이나 다른 성부로 이동한다.

2. Ground Bass

4마디 악구 저음주제에 의한 변주, Ground Mofive와 비슷한 방법

36 작곡법과 음악분석
3. Passacaglia
: 8마디 악구의 저음주제에 의한 대위법적인 변주곡

4. 대위적 기법

a. Beethoven; Symphony No.1 제1악장, 제1주제; 푸가 풍(Fugato)

제1장 작곡법과 분석 37
b. Bach; 2성부 Invention 제6번; 8도의 이중대위법

c. Bach; Well-tempered Piano Vol.2, No.16 Fugue; 10도의 2중대위법

5. 음정, 화음의 투영법; 3도, 4도, 5도 화성 등 모든 화음의 투영법

a. Elgar; Symphony No.2 : 3화음의 투영법이다.

b. Debussy; Pelleas and Melisande: 3화음의 병행에 대하여 투영법이 Bass Part에 쓰였다.

38 작곡법과 음악분석
6. 복조 사용; 나운영의 ‘목자에게 나타남’중에서 종 화음 사용: 완전4도+완전4도로 연주하면 Chime bell 음향이 된다.

7. 기타

a. Stravinsky; Symphony 제3악장, 제2주제, 같은 으뜸음조의 상호삼투: 어떤 음에 대하여 장3도와 단3도가 동시적으

로 나타나는 화성임.

b. Bartok; Mikrokosmos No.122, 횡적인 흐름의 결합

c. Prokofiev; Lieutenant Kije Suite

제1장 작곡법과 분석 39
06 악구와 형식

1. 문제제기

(1) ‘형식’(form)이라는 뜻은, 흔히 장르(genre), 형태(shape), 양식(style)과 혼동되어서 같은


뜻 혹은 구별된 뜻으로 사용된다. 음악형식을 흔히 아리아, 칸타타, 조곡, 교향시 등으
로 기술하고 르네상스의 음악 형식 내지는 양식을 마드리갈, 모테트, 칸초나, 리체르카,
춤곡 등으로 분류한다. 그것은 작곡가의 고유한 양식이면서 보편성을 갖는 무엇이다.

(2) 베토벤의 작품과 멘델스존의 작품을 비교하여 보자. 그 둘은 다 바이올린 협주곡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두 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서로 같지 않다. 다르게 이야기하
면 하나는 고전형식이고, 다른 하나는 낭만형식이라는 점에서 매우 다르다. 그렇지만
그 둘은 협주곡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바이올린을 사용하다는 점에서 같다.

(3) 모차르트에게 “피아노 론도”와 “미사곡”이 있다. 장르, 형태, 형식이 다르지만 같은 작
곡가의 것이라는 점에서 그 둘은 모차르트로 통한다. 그의 고유한 어법이 있어서 더
욱 그렇다. 각각에서 보편성을 찾을 수가 있다면, 작곡가와 그의 작품을 논하는 자리

40 작곡법과 음악분석
에서 내재된 형식에 관한 논의가 따로 어디에 있어야 되는가?

(4) ‘소리를 디자인한다(design)’는 말을 흔히들 한다. 이를 다시 풀어서 얘기한다면, ‘소리


를 선율, 리듬, 종지, 음색, 짜임새, 템포 등으로 구성한다’는 것이다.

(5) 조성음악이냐 비조성이냐를 구분할 때, 조성체계가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은 그 소리


의 결과가 완전히 다른 것임을 알려준다.

2. 종지의 개념 및 방법

보통 우리는 악구(phrase)를 음악형식의 기본 단위라 말한다. 이것에 관한 동서양의 정


의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대개 악구는 ‘종지’에 의해서 완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과
상대적인 휴식의 지점을 표시하는 것 두 가지로 요약된다고 말할 수 있다. 민요나 찬송가
혹은 대중가요 등의 악구 구조는 대개 단순한 방법의 종지형을 찾을 수가 있다.

바그너의 음악은 딸림7화음 또는 부딸림화음들이 불협화음으로서 작용되는 것이 아니


라, 협화음으로서 상대적인 휴식의 느낌으로서 종지로 쓰인다. 최종 화음이 비록 불협화
음이지만, 바로 앞의 불협화음보다 덜 두드러지기 때문에 악구의 형성하는 기본단위인 종
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예. 6-1>

Wagner; Tristan und Isolde, Introduction

제1장 작곡법과 분석 41
국악의 경우는 어떠한가? 종지형을 구분하는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 대부분의 경우 듣
는 사람의 통찰력에 의존하면서, 숙련된 연주가 내지는 분석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편이다.
진양의 우조의 첫 단락의 끝 두 개의 악구를 보면, 종지를 만드는 선율구와 그 뒤에 나오는
다음 단락으로 연결되는 성격의 선율구가 같이 나와 있음을 알게 된다.

<예. 6-2>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진양 우조(1)의 끝 악구

그렇다면 진양에서 종지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 정의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상대적인 휴식이 지점, 혹은 목적 지점, 종점을 향하여 가지고 가는 끝인
것이다. 서양음악의 경우는 좀 더 명확한 편이다. 종지는 으뜸화음으로 종지하는 것이며,
이 으뜸화음을 수식하는 화음으로는 이끔음이 중요하다. 이 이끔음이 존재하는 딸림7화
음 혹은 속7화음 V7을 으뜸화음 I 앞에 둠으로써 더욱 완전해진다. 이것은 음악적으로 종
지가 딸림7화음(V7 혹은 V)→으뜸화음(I)으로 끝날 때, 그렇지 않을 경우와 비교해서 가
장 안정된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다.
종지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다. 이런 것들은 작곡가의 고유한 양식에 영향을 주는
것도 있고 보편적인 방법들도 있다. 그중에서 강박종지보다 약박종지가 더 완전하다는 것
과 긴 시간을 요하는 종지가 짧은 시간을 취하는 종지보다는 강하다는 것과 속도가 동시

42 작곡법과 음악분석
에 늦추어지면 그 종지감은 더욱 완전하다는 것 등은 보편적인 양식이다. 그리고 그 방식
은 훨씬 다양하다.
종지방식으로는 ‘완전종지(V가 기본위치이고, 최종화음 I의 근음이 외성부에 나타날
때)’와 최종 I의 소프라노 근음이 아닌 3음 혹은 5음으로 끝날때가 있다.
‘충분종지’라는 것은 딸림화음 혹은 딸림7화음이 으뜸화음으로 가기 전에 그 앞에서 버
금딸림화음 군을 말한다. IV, ii⁶₅, ii⁶, vii⁴₃→V(7) →I의 다양한 방법으로 디자인되는 종
지 형태를 말한다.
그리고 반주형에서 압도하는 리듬형의 계속 진행은 종지감을 더 확실하게 만들어 준다
(예. 6-3의 a). 그러는 반면에 두 개의 다른 선율의 악구가 하나의 연결구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경우도 있다(예. 6-3의 b). 그리고 한 악구의 종지가 다음 악구의 시작과 동시에 일어
나는, 종지형의 생략 내지는 중첩을 가지고 있는 작곡가 양식도 있다(예. 6-3의 c).

<예. 6-3> 다양한 형태의 종지법

a. Mozart; Don Giovanni, Act 1, Minuet

b. Hindemith; Quintet, Op.24 No. 2, Waltz

제1장 작곡법과 분석 43
c. Carmen, Second Entr’acte

서양음악의 형식의 기본 단위인 악구를 표시하기 위한 종지의 개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화음의 변화나 화성 활동은 그 악구의 화성적 ‘완결성(pause)’을 갖는 것이고, 모든
악구의 종지는 그 끝부분에 도달함으로써 이룩되는 상대적인 휴식의 느낌과 그 기본 단
위로 만들어지는 동기의 진행형과 함께 음표와 쉼표를 통해 이룩되는 음악적 흐름 안에
서의-화성적 흐름의-최종목적지점을 의미한다. 국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악구의
종지가 끝부분의 최종목적지점에서 이룩되는 완성도와 안정감, 그리고 상대적인 휴식의
느낌을 갖고 있다.

3. 악구를 만드는 방법

악구는 실제로 어떤 체계로 되어 있나? 그것은 동기(Motive)가 악구 내에서 어떻게 분


할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즉 악구가 대칭적으로 분할되는 것(예. 6-4의 a)이 있고, 비
대칭으로 분할되면서 황금비율을 만드는 것(예. 6-4의 b)이 있다면, 그 특징은 각각의 작
곡가의 시대적 양식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혹은 개인적인 양식에 더 관련이 있는 것인
가?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모차르트가 살았던 시대는 고전시대였으므로 황금비율은 고
전형식과 관련이 깊은 것이라 판단되며, 다른 작곡가의 것은 낭만주의의 시대의 것으로
보편적인 것인지, 아니면 작곡가의 특성을 반영한 것인지를 아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
이 아닐 것이다.
하나의 동기가 같은 성부에서 다른 음정으로 반복될 때 이것을 동형진행(sequence)이라
하며, 반복과 동형진행은 악구의 선율을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이다. 작곡가들
이 이 간단한 방법에서 여러 다양하고도 참신한 새로운 방법들을 고안해 나갔다. 작곡가
들에게 새로움은 가장 중요하고도 내적인 도약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그 작곡
가의 기법의 변화가 진행형임을 알아야 된다면, 작곡가로 갈 수가 있다는 것이다.

44 작곡법과 음악분석
동기의 변형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가 리듬을 유지하면서 음정만 변
형하는 것이다. 전위(예. 6-4의 d)와 역행(예. 6-4의 e, f, g)의 방법이 있다. 둘째가 음정을
유지하면서 리듬만 변형하는 것이다. 확대(예. 6-4의 h)와 축소(예. 6-4의 i)가 있다. 이 외
에도 동기를 장식음을 통해서 변형시키는 것도 있다(예. 6-4의 j).
이것들은 작곡가의 작품을 만드는 기술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기술력은 악구
내에서의 동기의 관계뿐만이 아니라, 성부 상호 간의 동기의 관계에서도 필요하다. 이것
은 대위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모방기술’이라 한다. 성부 간의 모방에는 진정모
방, 전위모방, 조적모방, 축소, 확대에 의한 모방이 있으며(예. 6-4의 k), 자유롭게 모방하
는 것으로서 음정변화와 장식음의 첨가방식도 있고(예. 6-4의 l), 리듬만을 모방하는 것이
있는데, 이는 선율의 모방이 아니라 반주를 위해서 모방이 사용된 것이라 할 수 있다(예.
6-4의 m).

<예. 6-4> 다양한 형태의 악구의 분할

a. Franck; Symphony in D minor, Second Movement

b. Mozant; Quartet, K.458, Second Movement

c. Schubert; Sonata, OP.53, Second Movement

제1장 작곡법과 분석 45
d. Brahms; Symphony No.3, Third Movement

e. Debussy; Prelude No.10(“The Engulfed Cathedral”)

f. Bach; Art of the Fuge, Contrapunctus No.19

g. Haydn; Symphony No.47, Third Movement 역행 (10+10)

h. Beethoven; Sonata, Op. 90, First Movement

46 작곡법과 음악분석
i. Brahms; Sonata, Op. 120, No.2, First Movement

j. Brahms; Sonata, Op. 38, First Movement

k. Beethoven; Sonata, Op. 110, Thied Movement

l. Rossini; Stabat Mater, Second Movement

m. Ravel; Trio pur violon, violoncelle, et piano

제1장 작곡법과 분석 47
악구를 도입하는 것에도 작곡가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것을 도입부라 부른다. 몇 마
디 반주를 통해서 도입되거나(예. 6-5의 a) 악구의 처음 동기를 선행시키면서 도입하는 경
우가 있다(예. 6-5의 b). 악절의 중간에서 악구를 연장하거나 삽입하는 기술도 있다. 이것
은 음 또는 화음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그것이 삽입된 것인지 악구 전체 중에서 일부분인
지는 구분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악구가 악절의 끝에 연장이 되는 것이 종종 있는데, 이
는 종지 후의 화음이 연장되거나 최종 악구요소가 반복되는 것으로, 작곡가가 마음대로
결정한 것을 아니었을 것이다.

<예. 6-5> 도입부 악구를 만드는 방법

a. Schubert; Quartet, Op. 29, First Movement

b. Bartok; Quartet No. 2, First Movement

48 작곡법과 음악분석
4. 형식을 만드는 방법

(1) 2부분형식

2부분형식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유형으로 보았다.


① 헨델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조곡’ E장조에 나오는 아리아(air)”의 예를 통해서 알려
준다. 세 개의 악구로 구성된 하나의 악절로 되어 있다. 첫째 악구는 I에서 시작하여
이동하다가 V 위에서 강한 완결종지(강박에 나오는 완전정격종지)로 끝나는 것이
다. 둘째 악구는 V 위에서 반종지하며, 반면에 셋째 악구는 또 하나의 완결종지 I로
끝난다. 기본적 조성 체계는 I-V-I인 하나의 화성진행으로 표시된다. 따라서 제1
부분은 첫째 악구로, 제2부분은 나머지 두 개의 악구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예. 6-6> 두 개의 악절로 구성된 2부분 형식

a. Handel; Suite No.5 in E Major, Air

제1장 작곡법과 분석 49
② V가 화음연속에 의해서 연장되는 것인데, V가 제2마디에 도달한 후 화음연속(iv₆-
V-iv₆-V)으로 제3마디에서 일어나는 중단의 지점까지 연장되며, 이후에는 곧 처
음의 시작으로 되돌아간다. V의 연장은 첫 악구를 마지막에 반복되는 것을 유도하
는 것으로서 적절한 것이었다면, 짧게 연장되었을 것이다.

<예. 6-7> V가 화음연속에 의해서 연장되는 것.

a. Pergolesi; Lo frate 'nnamorato, Act I

b. Mozart; Symphony, K. 183("Little G minor")

50 작곡법과 음악분석
③ 악구1과 악구2가 I에서 생기는 강력한 성격의 완결종지인 완전정격종지로 끝나는
대칭적 악절의 관계로 되어 있는 것이 있다. 악구3과 악구4는 전자와 동일하게 강력
한 종지로 끝나는 또 다른 대칭적 관계로 되어 있다. 형식은 한 쌍을 이루는데, 각
악절은 두 개의 유사악구로 구성되지만, 악절은 서로 대조적이다. 형식은 A-B로
표시되며, A가 완전한 화성진행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예. 6-8> 2개의 대칭적 악절로 구성된 2부분 형식. (A-B)

a. Brahms; Wiegenlied

제1장 작곡법과 분석 51
b. Haydn; Symphony No. 100(Military)

(2) 3부분형식

3부분형식은 가장 일반적인 형식으로 민요, 찬송가, 유행가 등에서 흔히 쓰인다. 이 형


식은 단락적 순환 2부분형식과 유사한 것도 있지만, B부분이 성격적으로 아주 대조적임
을 나타낸다. 이러한 대조는 듣는 이의 마음속에서 B를 분리하기에 충분히 강력한 것으로
전조가 되는 것이다. 형식의 표시는 A-B-A가 된다. 세 가지 유형으로 보았다.

<예. 6-9> 3부분 형식 (A-B-A)

a. Menotti; The Medium, Act I

52 작곡법과 음악분석
b. Schumann; Kinderscenen No.6

c. Mozart : Im Frühlingsanfang. k. 597

제1장 작곡법과 분석 53
(3) 점진적 혹은 중단된 화성진행의 1부분형식

2부분형식과 3부분형식 외에 점진적 혹은 중단된 화성진행의 1부분형식이 있다. 쇼팽


의 곡이 그런 것인데, 그의 전주곡 몇몇은 이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형식의 골격은
주목할 만한 것으로서, 조성음악으로 대부분의 곡들이 처음에서 또는 시작과 매우 가까운
곳에서 으뜸음의 조성을 확립한 반면, 여기서는 셋째와 마지막 악구가 될 때까지 조성이
확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악곡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조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는 조성음악의 비조성음악으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낭만주의 시대의 작곡가들의 주
목받는 기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A, A', A''의 형식으로 된 1부분형식을 세 개의 단락으
로 말하면서도 1부분형식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것이 훨씬 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형식의 초기에 나타난 2부분형식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미 작곡가가 생각해 낸 것이 아니
라, 이미 2부분형식과 3부분형식이 다 확립이 된 후에 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점진적인 화
성의 진행(예. 6-10의 a.)이나 혹은 중단된 화성진행(예. 6-10의 b)에 기초해서 더 다양한
양식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예. 6-10> 1부분 형식 (A'-A''-A''')

a. Chopin; Prelude, Op. 28, No. 2

54 작곡법과 음악분석
b. Chopin; Prelude, Op. 28, No. 9

17세기 동안 오페라, 칸타타, 오라토리오의 아리아들의 형식은 더욱 3부분형식으로 만


들어진다. 제3부분은 ‘da capo’의 기호로서 제1부분을 반복하는 것으로 쓰였다. 18세기 중
반 이전에 이러한 다 카포 아리아와 유사한 기악적 양식이 일어났으며, 후기 바로크 조곡
의 춤곡들에서도 이 형식은 종종 나타난다. 19세기를 통해서 작곡가들은 큰 규모의 기악
작품 중 느린악장에서 이 3부분형식을 계속 사용하였다. 이와 함께 앞의 1부분 형식은 가
곡과 특히 짧은 피아노곡에서 수시로 쓰였다. 녹턴, 프렐류드, 로망스, 인터메초, 또는 환
상적이며 묘사적인 낭만적인 제목을 갖는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많은 피아노곡들은 모두
3부분형식과 함께 특이한 1부분형식으로 되어 있다. 20세기에 와서도 이 형식은 자주 쓰
인다.

제1장 작곡법과 분석 55
작곡실습 7.

1. 다음 악구의 형식은 무엇인가?

2. 다음은 ‘강원도 아리랑’이다. 악구의 종지를 생각하라. 그리고 분석하고 반주를 완성하라.

56 작곡법과 음악분석
3. a. 다음은 ‘담바귀 타령’이다. 반주를 넣으시오.

제1장 작곡법과 분석 57
b. 다음은 ‘진도아리랑’이다. 반주를 넣어 편곡하시오.

4. 다음은 어떤 형식의 주제선율인가? 그리고 반주를 넣으시오.

58 작곡법과 음악분석
5. 미국의 포스터가 작곡한 Old Folk으로 그 형식을 분석하고 반주를 넣으시오.

제1장 작곡법과 분석 59
6. 한국 민요 ‘뱃노래’이다. 반주를 넣으시오.

7. 멜로디 화성을 집어 넣어 반주와 함께 3부분형식으로 완성하시오.

60 작곡법과 음악분석
제1장 작곡법과 분석 61
07 작곡가의 양식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초반의 기악 음악은 주로 2부분형식으로 작곡되었다. 협주곡이


나 다른 대규모 악곡뿐 아니라, 바로크의 조곡과 소나타 등에 사용되는 양식화된 춤곡의
대부분은 2부분형식을 보여준다. 특히 바로크 조곡은 같은 조성으로 된 일련의 춤곡으로
구성되는데, 일관되게 사용되는 춤곡의 표준 유형은 없지만, 알라망드(allemande), 쿠랑트
(courante), 사랑방드(sarabande), 지그(gigue) 등을 포함한다.
복합2부분형식 내지는 3부분형식은 독립된 대조적인 형식을 포함한다. 차례로 배열됨
으로써 복합2부분형식과 복합 3부분 형식을 A, B, A의 원칙에 따라서 결합된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No.5 제2악장에 나오는 “안단테 칸타빌레”를 분석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제1마디에서 제8마디까지 전주 부분이다. 제8마디에서 제61마디 제1부분은 두 개의 주
제를 포함하면서, 형식A 부분이다. 제67마디부터 제110마디까지는 제2부분으로, 제3주제
가 포함된다. 형식B 부분이다. 제110마디부터 제170마디까지는 제3부분으로 제1부분의
재현이다. A부분이다. 전체는 A, B, A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소나타 형
식’ B부분이 따로 독립된 것처럼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조적인 성격을 갖는다.
그리고 제170마디부터 제184마디까지는 코다로서, 제2주제에 기초하고 있다. 이것은 특별

62 작곡법과 음악분석
히 코다가 아직은 독립된 형식이 아님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제2주제 선율에 붙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3부분형식(세도막형식)은 5부분형식(5도막형식)으로 만들어진다. 즉 5
부분형식 A, B, C, A', B'로 볼 수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 A(도입부+제1주제) B(제
2주제) C(제3주제) A'(제1주제재현) B'(제2주제 재현+코다)
베토벤은 교향곡 No.4와 No.7에서 “스케르초”가 길게 연장되어 복합형식을 이룬다. 예
전에 da capo로 연주되던 스케르초에 트리오를 두 번 삽입하여 연장한 것으로 5부분으로
만든 것이다. 이 “스케르초”를 통해서 결과적으로 얻은 것은 두 개의 트리오이다. 왜 두
개인가? 소나타처럼 제1주제와 제2주제가 대조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오른쪽, 왼쪽으
로 두 개의 구조를 이루는 것이다. 서로 대조 혹은 유사구조로 반복 내지는 재현을 포함
하면서 5개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형식은 복잡한 것이 아니다. 모두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토벤의 스케르초를 좀 더 간단히 파악하면 A ll:B,
A:ll의 3부분형식(세도막형식)이지만 이것을 각각 독립하여 분리해 놓으면 A, B, A, B,
A로서 5부분형식(5도막형식)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이 원래의 순수한 형식이 혼합형식으
로 만들어지던 관습은 이미 고전시대부터 시작되었던 모양이다. 모차르트도 마찬가지였
다. 그는 그의 “클라리넷 5중주”에서는 두 개의 트리오를 사용하는데, 서로 대조적인 성격
을 갖는 것이다. 전체는 5부분형식(5도막형식)으로 구성되어 A, B, A, C, A를 이룬다. 슈
만의 교향곡과 실내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베토벤처럼 스케르초를 두 개의 트리오와 연
결시킨다. 그리고 5개의 완전한 형식을 이룬 5도막형식을 이룬다. 브람스의 경우도 마찬
가지였다. 그의 교향곡 No.2에 나오는 두 개의 대조적인 성격의 트리오가 바로 그것인데,
모두 제1부분, A에서 유래된 것들이지만 대조를 이루고 좀 더 강하고 멋진 5부분형식을
이룬다. 쇼팽의 피아노곡 “왈츠(Op.18)”는 ‘왈츠사슬’이라는 형식을 가진다. 각각의 단락
(악절)들이 독립되면서 전체가 5부분형식의 A, B, C, D, A로 되어 있다. 또한 ‘아치형 형
식’이라는 것도 있는데, 브람스의 “랩소디”에서 볼 수가 있다. 각 부분들이 ABCBA의 형
식을 이룬다. 이렇듯 세도막형식의 다양한 변화는 중요하다. 더 다양한 구조를 가진 5도
막형식을 만든 것이다. A, B, C, A, B 혹은 A, B, C, B, A와 A, B, C, D, A로 만들어졌다.
이런 변화 전부가 2부분형식 혹은 3부분형식이라는 보편적인 양식에서 비롯되어 작곡가
의 고유양식으로 가는 과정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이한 형태도 있다. 베토벤은 그의 “소나타 Op. 106 Hammerklavier”의 경우을 스케르
초와 두 개의 트리오가 조금 다른 형태로 만들었다. 첫째 트리오 바로 다음에 da capo로

제1장 작곡법과 분석 63
가는 것을 생략한 채 곧바로 두 번째 트리오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 결과 A, B, CA의 구
조가 되는 것이다. 대칭구조(A, B, A, C, A)가 아니라 황금비율(A, B, CA)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브람스의 “랩소디” Eb장조에서 각 부분들은 ‘아치(arch,
chiastic)’형으로 불리는 A, B, C, B, A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고전시대 때 만들어진 두 개
의 트리오가 스케르초 안에서 반복 혹은 대칭되는 이 ‘아치형 형식’의 전신을 이루었다.
쇼팽의 경우 3부분형식에서 벗어난 5부분형식이 거의 대부분인데, 더 특이한 형식을 이루
었다. “왈츠” Op. 34, No.1이 그것인데, A, B, C, D, B, A의 6부분형식으로 된 것이다. 이것
모두 또 다른 ‘아치’형 형식이다. 고전시대에 와서 형식미는 고유한 형식이 아닌, 공통되
면서도 보편적인 양식을 이루었다. 그런데 이런 보편적 시대 양식을 뛰어넘는 작곡가의
특별한 양식은 자유분방함의 결과로서 진보된 작곡가의 형식의 창조로 볼 수가 있다. 물
론 낭만시대에 더 많은 형식의 자유가 있었다. 작곡가의 자유로움이 더 먼저가 되는 시대
였음으로 대칭구조나 황금비율이 가져다주는 형식미는 낭만곡의 시대에는 충분하지 않았
다. 그들의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쇼팽처럼 뛰어난 연주가 출신의 작곡가들
에게 형식은 크게 뛰어넘고 싶었던 목표였을 것이다.

64 작곡법과 음악분석
연습문제 1.

1. 화음을 분석하고, 어떤 형식인지 살펴보시오..

a. Chopin; Prelude, Op. 28, No.2

b. Chopin; Prelude, Op. 28, No.9

제1장 작곡법과 분석 65
2. 10도 카논이다. 제 7마디 째 소프라노를 채우시오. 그리고 제10마디 이후를 작곡하시오.

7 10

3. 12도 2중 대위법에서 최초의 2성과 그 자리바꿈(둘째단은 그 자리바꿈)이다. 나머지를 채우시오.

4. 다음은 무슨 형식의 곡인가?

5. 두도막 형식의 곡이다. 형식을 말해보라.

66 작곡법과 음악분석
연습문제 2.

1. 다음 세도막형식의 곡을 화음기호와 형식기호로 분석하시오. ; Beethoven Sonate in G-dur

제1장 작곡법과 분석 67
2. 다음은 무슨 형식인가? 분석하시오.

3. 이중악절이면서 한도막형식의 곡이다. 분석하시오.

68 작곡법과 음악분석
4. 5도막 형식의 곡이다. A, B를 분석하시오.

제1장 작곡법과 분석 69
70 작곡법과 음악분석
제1장 작곡법과 분석 71
연습문제 3.

1. 다음 선율은 어떤 음들로 구성되었는가? 그리고 작곡가의 양식을 말하시오.

박일훈, “대금, 피리, 해금, 거문고를 위한 중주곡” 주제선율

2. 다음 곡이 조성음악인지 비조성음악인지 구분하고 설명하시오.

그리고 작곡가의 양식을 말하시오.

a. 백병동, “옛날이야기”

72 작곡법과 음악분석
b. 강석희, 피아노 스케치 제 2번

제1장 작곡법과 분석 73
Tip. 분석 시 주의사항

1. 연속되는 악구들과 종지들을 살펴보고, 그 악곡의 조성체계가 하나 또는 그 이상 혹은 비조성


음악인지를 결정하라. 화성진행으로 되어 있다면, 그 유형을 파악하라.
2. 악곡의 형식은 종지를 중심으로 악구를 나누면서, 완결종지의 유무를 통해서 관찰하라.
3. 동기적 선율적 관점에서 악구를 살펴보고, 대조 혹은 유사한 형태의 병행악절(유사악절, 대칭악
절)인지를 동시에 파악하라.
4. 형식은 한도막형식(A, A'), 두도막형식-2부분형식 A, B, 세도막형식-3부분형식 A, B, A(A'), 복
합형식 등으로 구분하라.
5. 일반적인 형식인지 자유로운 형식인지, 그리고 형식이 작곡가의 고유한 양식과 직접 관련이 있
는지를 파악하라.
6. 화성진행, 선율, 리듬, 짜임새, 종지법, 형식 등을 파악하고, 조성음악이 아닌 비조성음악의 경
우에는 음조직을 먼저 상세히 분석하라.

74 작곡법과 음악분석
2장

양식사
01 바로크 음악 양식

1. 바로크 양식

(1) 중요개념

주제선율을 작곡기법(동형진행, 모방, 전위모방, 역행모방, 역행전위모방, 확대, 축소


등)의 활용을 통해서 변화, 전개한다. 아직 발전의 의미는 없다. 리듬과 선율의 중요성을
만들지만 고전보다는 약하다. 다양한 리듬을 만들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
니다. 장식음의 효과를 중요시한다. 지속음과 짧은 리듬의 사용을 통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2) 세부개념

미술이건 건축이건 음악이건 주어진 공간을 활동하고 움직임으로 채운다. 장식의 가능


성이 확대되고, 르네상스의 리듬과 화성이 무시되고 새로운 양식이 창조된다. 르네상스에
서 부차적인 개념의 화성(협화음정과 불협화음정의 사용)이 장단조의 궁극적인 체계로

제2장 양식사 77
발전되고, 새로운 개념으로의 기본음, 으뜸음, 그리고 그것과 다른 음과의 관련성을 만들
고, 한 화성에서 다른 화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즉 딸림화음은 으뜸화음으로 가려는 성향
을 만든다. 다른 화음 역시도 그 나름대로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음이
선율을 이끌어간다. 음을 머물게 한다. 으뜸음이 선율을 끝낼 수 있는 기능을 갖는다. 선율
을 만드는 내부에서 내적 역동성을 부여한다. 또한 불협화음의 사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3) 시대

시대는 1600~1750년경까지이다. 바로크란 용어의 의미는 “일그러진 진주”라는 포르투


갈어 “barroco”에서 유래하였다. 처음에는 미술에서 르네상스 후에 오는 예술적 퇴폐주의
에서 비롯된 괴상하고, 과장되고, 불규칙함을 함축하는 것이었는데, 점차적으로 독립된
양식으로 발전되었으며, 특히 새로운 양식으로서 통주저음과 콘체르타토 양식이 탄생되
었다. 17세기 유럽의 시대사는 전쟁과 종교적 분쟁, 교회와 궁정의 음악의 후원, 절대군주
국의 성장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그 음악적 중심이 이태리에서부터 시작, 점차 프랑스와
독일로 확대된다.

(4) 주요 특징

주요 특징은 두 양식이 공존한다는 것인데, 르네상스 양식을 완전히 대치하는 것으로


서 구양식과 신양식의 대립이 바로 그것이다.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제1작법인 구양식은
대위적인 음악으로 음악이 가사보다 우선하는 양식이고, 제2작법인 신양식은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새로운 양식으로 가사가 음악을 지배하는 것으로, 불협화음과 반음계를 실험
적으로 사용하였던 양식이다.

2. 선율, 리듬

선율의 특징은 하나의 선율에 간단한 화성반주가 붙는 것이었다. 처음의 노래 곡의 시


작은 간단한 모노디(단선율)였으며, 자연스런 리듬을 따르는 낭송조였다. 그러던 것이 점

78 작곡법과 음악분석
차 단순하면서도 복잡해진 것이다. 때때로 감정적인 표현을 위해서 가수의 즉흥적이고도
화려한 장식을 겸한 선율로 점차 발전되어진다. 일정한 박이 즉흥성에 의해 늦추어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하면서 가수가 원래의 선율로, 제 속도로 되돌아올 때까지 유동적인 선
율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은 독창자나 독주자의 기술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기회였는데,
음악적 장식이 화려하게 발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이다. 그 후에도 몇 개의 기술은
기호와 함께 지금까지 음악에 널리 쓰이고 있다. 트릴, 돌리기, 아르페지오 등은 바로 이
때부터 있어 온 장식관습이다. 리듬은 긴 시가의 리듬에서부터 짧은 시가의 리듬까지 다
양하게 사용된다.

3. 화성

화성과 장단조의 개념이 확립되고, 한 화성에서 다른 화성으로 가는 사고를 시작한다.


딸림화음은 으뜸화음으로 가려는 강한 성향을 갖는다. 다른 화음들은 그 나름대로 진행한
다. 음계 및 선법의 음들은 시작을 하거나 이끌어 가거나, 머물거나 끝내는 기능을 한다.
강한 내적 역동성과 선법적 화성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성부 진행을 위해서 르네상스
시대보다 훨씬 많은 불협화음을 사용하면서 만들어졌다. 화성적 실험을 하였고, 전조의
과정을 풍부하게 하였다. 또한 전조의 사용과 함께 ‘평균율’이 소개되었다. 교회 선법의
기반을 형성한 고대 그리스 선법을 보완하였다. 피타고라스에 의해 발견된 음정들에 근거
한 고대선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그 선법의 모든 반음음정이 균등한 크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불균등성이 조가 변화될 때에 문제를 일으켰는데, 이 문제를 보완한 것이다. 그리
하여 이 각각의 다른 반음의 크기들이 일정하게 통일한 것이다. 그래서 모든 악기들이 여
러 조에서 다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리하여 바흐의 ‘평균율곡집’이 만들어졌다.

제2장 양식사 79
4. 기타

(1) 감정이론

17세기의 다양한 감정들, 두려움, 분노, 사랑, 기쁨 등이 인체 내에 유발되도록 표현된


다는 것을 말한다. 이때 감정은 개인의 감정보다는 일반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목적
으로 하는데 체계적으로 규제된 어법으로 감정이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르네상
스에 비해 한층 발전된 것이다. 가사 의미의 음악적 표현도 포함되지만, 그 영역을 넘어서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어법들이 대부분 작품에 적용된다.

(2) 계속저음, 통주저음

실제 연주에 있어서 한 사람이 오르간이나 하프시코드로 화성적 반주를 즉흥적으로 하


는 것을 말한다. 원칙적으로는 비올, 첼로, 바순 같은 저음역의 선율악기가 그 화음들의 베
이스 선율들을 보강한 것을 말하던 것인데, 바로크 시대의 150여 년 동안에 다양한 음악적
양식이 나타났지만 그 다양성은 이 ‘계속저음’의 공통된 기반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3) 대비

‘대비’라는 개념을 갖는다. 그 이후에 나오는 고전시대보다는 약하지만, 콘체르타토 양


식이 이 대비의 원칙하에 만들어졌다. 감정적 표현을 위한 수단으로 무한한 자원인 여러
다른 소리의 대비되는 연주도 있다. 그룹들의 서로 교대방식을 통하는 연주로 교대하는
방식은 큰 앙상블 대 작은 앙상블, 합창대 합창, 독주자대 앙상블, 합창대 앙상블 등의 형
태이다. 대비의 사용은 바로크 시대의 갑작스럽고 빠르게 교대되는 강약의 두 개의 셈여
림(p와 f)에서도 나타난다. 다이내믹의 변화는 콘체르타토 양식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데, 건반악기의 한계가 그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합시코드나 오르간은 둘 다 나중에 만들
어진 피아노와는 다르게 점진적인 다이내믹의 변화는 줄 수가 없었다. 점진적인 다이내믹
은 고전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만들어질 수 있었다. 합시코드나 오르간이 르네상스에서부
터 바로크까지 사용되었다. 다이나믹을 표현하는데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80 작곡법과 음악분석
(4) 모방대위법

‘모방대위법’이란 같은 주제가 다른 성부에서 그대로 또는 변화되어 반복되는 것을 말


한다. 그만큼 기악음악에서는 위적 짜임새(polyphony)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었
다. 그 이유는 악기가 인성보다 복잡한 음악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선율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감정적 표현을 성악양식에서 따올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새
로운 다성적 기법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5. 악기법과 형식

음악에서 관용적 어법이란 것이 생겨난다. 이것이 각 악기의 특성을 반영하고 기악과


성악의 양식의 차이를 만든다. 바이올린의 특징적 양식을 개발하고 관악기들이 기술적으
로 개선되고, 악기 음색이 개발되고, 악기법과 새로운 연주법이 강약 지시와 함께 등장한다.
다양한 양식의 관용어법, 감정표현 등이 한 울타리 안에서 융합될 수 없는 요소들로서
존재하며 서로 상충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원심력과 질서와 규칙이라는 구심력 사이의 갈
등구조가 음악에서 표출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나는 규칙적인 소절선의 리듬이 존재하고 또 하나는 자유롭고 박절 없는
리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성악양식으로서는 “레치타티보”로서 음악적 낭송의
강조와 자유리듬을 만들었다. 순수한 선율을 고수한다. 또 하나는 “아리아”로서 좀 더 규
칙적인 리듬과 유려한 선율과 장식을 갖는다. 이러한 두 개의 대조되는 성격이 형식까지
변화시킨다. 자유와 즉흥성 또는 통제와 엄격성으로 대비되는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나간
것이다. 기악음악에서 ‘토카타와 푸가’, ‘전주곡과 푸가’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리하여
작품의 종류와 형식이 다양해진 것이다. 다악장으로 구성되고 각 악장은 유사하거나 상이
하거나 대조적인 형식을 갖는다. 성악에는 오페라, 칸타타, 오라토리오가 만들어지고, 기
악에는 소나타, 협주곡, 모음곡, 변주곡, 푸가 등이 만들어진다. 비발디, 바흐, 헨델 등의
음악이 대부분이다.

제2장 양식사 81
02 고전 음악 양식

1. 고전주의의 의미

본래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가장 저명한 예술가나 작가들 및 그들의 작품을 일컫


는 것으로서, 균형과 명료성을 향한 고도로 발달된 감수성과 그 의미를 내포하는 ‘빼어남,
탁월함(eminence)’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가 강조되면서
부터 그 용어가 유래된 것이다. ‘고전’이라는 말은 빼어난 사람들을 의미하며, ‘고전주의
자(classicist)’라는 말은 고대의 균형과 명료성을 따르려는 경향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토마스 아퀴나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셰익스피어, 코르네유, 렘브란트, 괴테 등이다. 우리
는 그들을 ‘고전 또는 고전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들 모두가 탁월한 사람들이었음을 인정
하기 때문이다. 결국 ‘고전주의자’란 엄밀히 말해서 탁월한 모범이나 전형을 창조하는 사
람들이고, 고전이 만든 전형을 수용하여 따르는 사람들을 지정한다.
다양한 예술 속에 나타나는 고전시대는 서로 일치될 필요는 없으나 다음과 두 가지 상
황을 말할 수 있다. 보통 고전시대는 2~3세대의 예술가들 다음에 등장하는 것이 보통인
데 고전시대는 그들을 선배 또는 전임자라고 예우한다. 이러한 고전시대는 바로크와 낭만
의 중간시대의 위치를 차지하므로 예술에서의 모든 균형을 유지하기가 쉽다고 할 수 있

82 작곡법과 음악분석
다. 더 이상 선구적으로 개척하는 일에만 몰두할 필요 없이 전 선배들이 물려준 모범을
포착하여 질서와 조화를 창조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기원전 440년경 그리스(연극, 철학, 조각과 건축)에서, 1250년경 프랑스(철학, 건축)에
서, 1500년경 이태리(회화, 조각, 건축, 음악)에서, 1590년경 영국(문학과 음악)에서 발생하
였다. 또한 18세기 후반, 특히 1770년 말부터 30~40년의 짧은 기간 동안에 독일에는 음악
과 문학에서 탁월한 대가들의 무리가 생겨났다. 독일의 시인들은 바이마르에서 괴테와 실
러를 중심으로 하여 모였으며, 이 기간 동안에 그들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균형과 조화의
원리에 의거한 작품을 창작하였다. 반면에 음악에서의 고전들-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은 비엔나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다. 이들을 “비엔나 고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세
명의 대가들의 업적이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음악을 유럽에서 탁월한 위치에 올려놓은 사
람들이기 때문이다. 그 후 독일음악은 중간에 간간히 도전을 받기도 하였지만 제1차 세계
대전까지는 그 우위를 그대로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전 음악양식은 로코코 양식이나 감정 양식(바로크)으로부터 발생하여 성장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후기 바로크의 화려 장대한 다성음악이 그 절정에 이르렀던 18세기
초반에 이태리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여 새로운 기법이 출현하였다. 1720년경부터 바로
크 음악에 반발하여 쉽고 귀에 즐거운 음악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을 “갈랑
양식(style galant 우아한 양식이라는 뜻)”이라 하는데, 이를 또한 “로코코” 양식이라고 한
다. 고전주의는 이 로코코 양식의 면모에서 조화, 안정, 평온의 정신을 더욱 첨가한 균형
과 조화를 바탕으로 만든 양식이다. 또한 18세기처럼 여러 양식들이 공존하던 시기도 드
문데, 바흐의 죽음(1750년) 이후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까지, 비엔나 고전시대의 황금
기를 만들어간 것이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에서 들었던 복잡하면서 고도로 양식화된 음악과의 단절을 가져왔
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영혼에 직접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보다 단순화된 음악의
요구를 가져왔다. 감수성의 변화와 인간 환경의 변화를 예고하였으며, “이성의 시대”가
시작되었고, 산업혁명의 기초가 되는 기술의 발달, 중산층의 성장, 증기기관차와 다축방
적기 등 과학과 발명의 시대가 열렸으며, 그리고 뉴턴의 물리학의 법칙이 발견되었다. 점
점 더 자기 세계를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으며, 자신들의 능력의 개발과
칸트의 “순수이성비판”(1781년) 등 그 당시의 시대 상황이 직접ㆍ간접적으로 음악에 변화
를 가져왔다.

제2장 양식사 83
2. 선율, 리듬, 형식

지나치게 심각하거나 유쾌한 또는 비극과 희극의 정서적 양극단은 기피하였고, 이러한


균형과 감정의 조화로부터 만들어진 선율과 그 선율을 수식해 주는 반주 사이의 적절한 균
형을 만들었다. 그전과는 다른 가벼우면서도 화려한 양식의 다성음악양식이 주지 못했던
표현적인 선율개념을 만들었다. 고른 박자와 빠르기의 개념 등이 생겨난 것이다. 또한 음악
에 있어서 단순하고 독창적인 작곡가들의 새로운 표현적 방법이 존중되었고, 표현의 자유,
다이내믹의 효과, 리듬의 대비, 독창적인 선율들의 발전, 자유로움 등이 고전주의의 미의식
을 통해서 음악을 통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적으로 그들의 목적은 단순하고 잘 조화
된 작품을 쓰는 것이었기 때문에 고전주의와는 상충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다양
한 소재는 엄격하게 다루어져야 했으며 질서정연하게 통일되고 형식감을 이루어 나갔다.
분위기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선율을 중요하게 사용하였다. 이것을 ‘주제선율’이라고 한
다면, 빠른 악장에서는 극적인 면을 높이기 위해서 도약적인 선율을 사용하였고, 느린악장
에서는 전 악장과 대조되는 감미롭고 온화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 선율을 쓰는 데 선
율이 갖는 감정적 기능을 널리 활용할 수가 있었다. 선율 대비의 개념은 바로크 음악보다
더욱 세련된 방법으로 만들었는데, 한 악장에서 부분과 부분 사이, 주제와 주제 사이에 적
용되고 돋보여졌다. 선율 악구의 규칙성과 주기성 역시 중요한 개념이 되었으며, 실 뽑듯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는 바로크 선율과는 다른 대조적으로 규칙적이고 분명한 길이(2마디
또는 4마디)의 악구를 만들어 나갔다.
또한 선율과 리듬이 악구의 주기적 구조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전체적인 균형과 비례감
을 갖는다.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0번은 두 개의 균형 잡힌 악구들, 선행구와 후행구로 되
어 있으며 두 번째 악구는 첫 번째 악구의 응답으로 되어있다. 각각의 악구는 같은 리듬
적 동기를 통해서 세 번씩 반복함으로써 긴밀한 동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또한 바로크의
대위적인 기악음악에서 볼 수 없었던 고전주의적 단순미를 만든다는 알 수 있다. 바로크
는 다성음악의 특징을 갖기 때문에 각 성부들이 각각 동등한 위치를 가지고 여러 성부 간
의 선율적 정점이 복합적으로 일치된다. 이러한 다성음악의 특징이 고전 시대에 와서 변
화되는 것이다. 음악에 있어서 주요 선율선이 나오며, 그 주요 선율선은 하나이기 때문에
그 선율의 윤곽을 훨씬 쉽게 파악할 수가 있게 된다. 이것이 전 시대와 가장 큰 차이를
만든 것이다.

84 작곡법과 음악분석
2마디나 4마디의 짝수의 선율악구들은 전형적인 민요 형태의 선율에서 허다하게 발견
된다. 이것이 고전 시대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면 둘 사이에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단순한 형태의 민요 형식의 작품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복잡해짐에 따
라 악구의 길이도 변화되고 불규칙한 것으로 변화되었다고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작품마
다 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작곡 방법들이 생겨나고 변화를 가져왔던 것이다.
고전주의 양식에서 선율과 악구구조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리듬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바로크 음악의 리듬은 그 자체로 고르고 지속적으로 어떤 추진력을 가지고 진행되었다고
볼수가 있다. 반면에, 고전 시대에 와서는 전체 리듬형태에서 어떠한 주목할 만한 변화를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구조적으로 악구가 선율을 분명하게 만들어 나갔기 때문에 바로크
시대보다 훨씬 다양한 리듬이 생겨났다고 본다. 바로크 시대의 대위적인 음악에서 볼 수
있었던 각간의 성부 리듬적 충동은 볼 수 없지만, 고전주의 음악에서의 리듬적 변화는 보
다 자유롭고 규칙적인 반주패턴을 통해서 뒷받침되는 주제선율선을 직접 느낄 수가 있게
되었다. 그리고 선율의 대비와 마찬가지로 리듬의 대비도 강조하여 한 악장이나 한 작품
에서 잦은 변화를 찾을 수가 있다.

제2장 양식사 85
03 낭만주의 음악 양식

낭만주의는 1810년경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말로, 베토벤의 후기 음악부터 등장한다. 19


세기의 음악은 낭만주의라 할 수 있으며, 18세기는 여전히 고전주의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었다. 낭만주의는 독립적인 양식을 고안하지는 않았다. 다만 고전주의 양식의 유형들을
지속적으로 확대 변형시켰다. 따라서 고전주의 음악 양식의 논의에서 분석되었던 기본적
인 것은 그대로 유지된다. 낭만주의가 추구한 것 중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고전주의적 형식
적 명료성과 합리성으로부터의 탈피하였으며, 형식의 자유로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형
식적 느슨함, 악구구조 길이의 변화, 종지의 예측가능성에서 벗어나 악구와 그 구조적 윤
곽을 의도적으로 흐리게 하려는 작곡가의 의지나 경향을 보여준다. 따라서 고전주의 시대
에서 전형적인 특징으로서 선율, 화성, 리듬, 박자 등의 다양한 음악 요소들 사이의 균형
이 의도적으로 깨뜨려진다.

1. 서정적 선율

낭만주의 작곡가들은 그 전 시대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선율을 중요시하였다. 또한 작

86 작곡법과 음악분석
은 동기를 논리적으로 발전시켜 감동적이고 서정적인 선율을 선호하였다. 따라서 선율의
악구는 보다 더 길어지고 불규칙 길이로 발전되었다. 대부분의 낭만적 선율은 노래와 같
은 성격을 가진다.
고전 시대(베토벤, 모차르트)의 주제선율과 낭만 시대(슈베르트, 브람스)의 주제선율을
직접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예. 3-1>

제2장 양식사 87
88 작곡법과 음악분석
2. 리듬과 박자

박자의 주기성과 리듬의 세련성은 낭만주의 시작부터 기본적인 면모로 남아 있다. 8마


디 악절의 원리는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이 원리는 춤곡에 가까울수록 보다 더 단순하며,
그 단순함으로 악구와 악절을 발전시켜 나간다. 그리고 이 춤곡 양식은 민요 선율을 선호
하는 경향과도 결부된다. 이러한 기본적인 8마디 악절구조는 리듬 면에서 별다른 변화를
하지 않았으므로, 리듬은 낭만주의 음악적 요소들 가운데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서 지적
받는다. 대부분의 작곡가들은 한 작품에서 하나의 고정된 리듬형(음형)을 빈번히 사용하
며, 비엔나고전주의 작곡가들이 사용했던 것처럼 이 리듬적 자원은 19세기 말, 후기 낭만
시대에 가서 러시아와 동구유럽의 민족음악으로부터 도전을 받게 된다. 리듬에 관한 새로
운 자극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소르크스키, 드보르작, 스메타나는 그 당시 각기
민속음악 속에서 새로운 감각의 리듬을 음악에 집어넣었고, 그 당시 음악에 새로운 활력
소를 찾아 주었다.

제2장 양식사 89
<예. 3-2>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중에서

3. 화성

낭만주의 선율과 화성은 대략 함께 간다. 선율 선은 풍요로우며 깊이 있고 넓은 폭을


가졌으며, 화성은 이러한 선율에다 보다 큰 긴장감을 불어놓고, 이 긴장감이 해소된 순간
에는 상당한 안도감을 갖는다. 각기 그들의 표현의 뉘앙스가 부합되고, 열렬하고 꿈꾸는
듯 친밀감과 지나칠 정도로 감성이 풍부한 선율을 만들어 나갔다. 때로는 그들의 효과는
과시적이거나 철철 흘러넘치는 듯 감성적인 내용을 드러낸다. 그리고 풍부한 감정을 나타
내는 선율을 뒷받침으로 화성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작곡가들에게 효과를 위한 화성사용
을 만들어 나간다. 그 이전에는 사용되지 않았던 화성을 통해서 신비스러운, 천상의 소리
같은, 황홀경에 빠질 듯한 감정적 분위기를 표현하기도 했다. 그 전 시대의 작곡가들에 비
하면 그러한 화성은 진실로 새로운 혁신이었으며 화성의 사용은 음색의 영역에까지 침범
하기에 이르렀다. 고전주의에서는 주제선율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화성이 강조되기 보다
는 선율선, 리듬적 요소가 강조된다고 말할 수가 있다면, 낭만주의에 와서는 화성적 성격
의 선율이란 말을 한 정도로 새로운 느낌의 주제선율을 만들어나간다. 후기 낭만에 가서

90 작곡법과 음악분석
는 바그너에 의해서 고도의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듯 감각적인 느낌의 화성을 통하여
그 분위기를 만들었다.

<예. 3-3>

제2장 양식사 91
4. 형식

낭만주의는 고전주의에 비해 자유로운 구조를 통해서 형식을 만든다. 끓어오르는 감정


을 순간순간 아무런 제재나 제한을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오게 한다. 그리고 음악에 형
식이 없다는 느낌은 피해야 했다. 형식에는 소나타 형식 같은 외적 형식을 비롯한 개별
예술작품마다의 고유한 내적 형식을 만들었는데 낭만주의 작곡가들은 외적 형식보다는
자유로운 내적 형식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리트로렐로 형식, 파사칼리아, 푸가,
다 카포 아리아, 소나타 등의 고전 시대에 일반적이었던 형식체계가 유지되면서도, 규모
와 범주에 따라서 2가지 대조적인 성향이 강조되었다. 하나는 낭만적 소품의 발달, 그리
고 둘째는 웅대한 작품의 선호였다.

(1) 낭만적 소품

소품경향을 나타내는 대표적 유형에는 서정적 피아노 소품과 예술가곡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음악은 짧으면서도 특별히 감성적인 감정을 분출한다. 그 이전에도 큰 곡들에서
개별악장의 짧은 곡들이 그때마다 같이 가는 다른 성격의 형식들과 균형을 이루면서 독
립된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고전 교향곡의 미뉴에트이나 바로크 모음곡 속의 춤곡 등이
다. 그렇지만 낭만주의 시대에 와서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개별적이고도 독립적인 양
식을 만들었는데, 예를 들어 쇼팽의 왈츠ㆍ마주르카ㆍ연습곡ㆍ야상곡, 슈베르트의 즉흥
곡ㆍ가곡, 슈만의 가곡 등이 있다.

92 작곡법과 음악분석
<예. 3-4> 슈베르트의 즉흥곡

제2장 양식사 93
(2) 웅대한 작품

소품 선호 경향과는 지극히 대조적으로 어떤 작곡가들은 보다 거대한 규모의 곡들, 즉

94 작곡법과 음악분석
교향곡, 칸타타와 오페라들을 특별히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고전주의적 절
제에서 벗어나 과장된 표현을 과시하고자 하는 낭만주의자들의 강렬한 열망과 맥락에서
출발한 것이다. 거대한 규모의 곡들은 악장의 수, 연주자의 규모, 그리고 전체 연주 시간
등을 모두 늘렸다. 그 대표적 예가 베를리오즈의 ‘레퀴엠 미사곡’을 들 수 있는데, 여기에
는 정규 오케스트라 이외에도 네 개의 관악밴드가 더 사용되었다. 이 곡은 시, 철학적 종
교적 사상, 이야기 줄거리, 때로는 극적 액션이 통합된 총체적 효과를 창출하였다. 청중들
은 이러한 작품 속에서 위대한 사상, 풍요로운 음향, 장대한 감정과 그 엄청난 길이에 압
도되었다.

Tip. 요하네스 브람스

1833 5월 7일 함부르크에서 출생
1848 첫 번째 피아노 연주회. 주막 등에서 연주하면서 생활
1850 바이올린 주자인 레메니와 함께 연주여행 다니다가 유명한 바이올린 주자인 요셉 요
악힘을 만나서 절친한 친구가 됨. 리스트도 만남
1854 본에서 클라라 슈만을 만난 이래 그녀에게 열정적으로 헌신하게 됨. 첫 번째 피아노
작품들
1857 함부르크에서 피아노 교사. 뎃몰트의 궁중 오케스트라 지휘자
1860 리스트의 ‘신 음악’에 반대하는 선언문에 서명
1863 비엔나 합창협회의 지휘자
1864~1871 함부르크에서 계약 없이 자유롭게 피아노를 가르침. 피아노곡과 실내악곡들 및 ‘독일
진혼곡’이 있음.
1872~1875 비엔나 필하모니 음악회에서 지휘자. ‘성 안토니 변주곡’이 있음.
1876 교향곡 제1번 완성(1855년부터 작곡하기 시작)
1877~1879 교향곡 제2번, 바이올린 협주곡 완성.
1879 여러 가지 상을 받음. ‘대학 축전 서곡’이 있음.
1881 요악힘과의 우정이 무너짐. 마이닝엔 궁정 오케스트라로 여러 곡들을 시도해 볼 기회
를 갖게 됨.
1883 교향곡 제3번 완성.
1885 교향곡 제4번 완성.
1891 클라리넷 주자인 리하르트 뮐펠트를 만나고 그를 위해 4곡을 씀.
1897 4월 3일 비엔나에서 사망

제2장 양식사 95
5. 주제의 통일성의 새로운 변화

여러 악장에서 같은 주제가 자꾸 나오도록 하는 방식과 규모가 커지면서 만들어 낸 방


법, 그리고 무형식의 곡처럼 지리멸렬하게 들리는 곡에 어느 정도 통일성을 부여할 수 있
었다. 대조적 성격이 고전주의에 비해 약화된다. 주제의 통일성의 수준에는 여러 가지 차
원이 있다. 여러 주제들 사이에서 서로 느슨한 관계를 가지는 것처럼, 다른 요소들이 같은
집안에서 나온 것 같은 유사성에 의해서 결합된 것이다. 다른 것 같으면서도 막연히 비슷
한 데가 있는 유사성이다. 이것을 “은폐”라고 말한다. 높은 차원의 통일성을 끌어낼 수 있
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서, 음악의 무의식적 감정의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많은 낭
만주의 작곡가들에게 고차원적 형식의 통일성을 이루어 나가는 계기가 된 것이다. 또한
작곡가들의 개개인의 기법이 다양해지는 가희가 된다. 확실한 재현이나 재출현이 아니라,
어렴풋한 암시를 만들고 직설적인 방법이 아니라 은유와 평범한 서술이 아닌 알 수 없는
어떤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였다. 이 모두 형식보다 느낌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낭만주의
표현기법의 핵심 부분은 아니다.

6. 낭만음악의 변화

피아노의 음악이 변화된다. 고전주의 시대의 소나타 위주의 작품이 낭만주의적 소품 성


향으로 바뀐다. 야상곡, 연습곡, 즉흥곡, 발라드 및 다양한 춤곡 풍의 곡들이 어느 한순간의
정념이나 분위기를 포착하기에 적절한 형식으로 변화된다. 단순한 조성만으로 구별되기보
다는 서술적인 제목이나 표제적 연관이 연결되고, 대가들을 위한 화려하고도 극적인 기교
와 서정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쇼팽의 경우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피아노 터
치, 페달과 템포 루바토를 통해서 멜로디와 리듬 사용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자유와 음악
적 융통성을 허용한다. 한 음표에서 많은 시간을 뺏어다가 다른 음가에 실어서 소리를 낸
다. 이는 표현의 섬세함을 통해서 피아노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96 작곡법과 음악분석
(1) 쇼팽

쇼팽의 음악으로서 야상곡은 19세기 피아노 성격 소품들 중에서 대표적인 것으로서 야


상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환상, 초조함, 적막 등 감상적인 기분의 음악으로 밤과 관련된 모
든 감정들이 함께 표출된다. 반복이 중요한 기법으로 등장한다. 야상곡뿐만 아니라 마주
르카 등의 비교적 짤막한 형식들이 주요 주제와 부차적인 주제들과 함께 교대되면서 몇
번씩 반복되는데 이러한 단순 주제의 반복은 다양한 주제와 변주로 더욱 심화된다-장식
음의 첨가와 강약과 리듬의 변화, 당김음 사용 등의 변주 기법을 통해서 다양해진다. 연습
곡, 전주곡 등은 간결하고 분명한 성격소곡들로서 화려한 기교와 더불어 내용이 복잡해진
다. 쇼팽의 춤곡, 마주르카, 폴로네즈 등이 있다. 그는 조국 폴란드의 춤을 비롯한 동구유
럽의 이국적인 리듬적 색채를 그의 음악에 도입하였는데, 조국에 대한 긍지와 조국을 잃
은 비애를 노래했고, 발라드, 소나타, 스케르초 등 고전 시대의 다악장 양식에서 나와 독
립된 소품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만들어 나갔다.
리스트의 음악 중에서 랩소디는 자신의 의도와 주제적 소재를 거의 완벽한 주제를 통
해서 자유롭게 변형시키고 또 결합시킨 것이다. 본래 랩소디는 헝가리의 집시음악으로서
그의 19곡의 ‘헝가리 랩소디’는 19세기의 대표적인 곡이다. 쇼팽은 피아노만이 할 수 있는
관용적인 기법에 관심을 기울인 반면에 리스트는 화려한 관현악적 음향을 피아노에서 추
구하였다. 어느 작곡가들의 작품보다 피아노의 음역 전체를 모두 사용하였으며 보다 많은
음들이 동시에 소리를 냈으며, 그의 19세기의 피아노 소품들은 모든 피아니스트들의 중요
레퍼토리가 되었다.

(2) 브람스

브람스는 쇼팽의 우아함과 리스트의 화려하고도 웅변적인 표현의 방법들과는 다른 그


만의 독특한 형식으로 다양한 짧은 소품(카프리치오, 인터메조라 등)을 탄생시켰다. 그리
고 그의 음악은 피아노곡뿐만이 아니라 예술가곡에서도 유명해졌다. 그의 가곡의 이상은
민요에 있었다. 우리에게 친숙한 “자장가”도 바로 이런 민요풍의 가곡이다. 또한 “그대는
나의 여왕”, “나의 사랑은 푸르네” 등의 곡들에서는 열정을 절제한 표현력이 돋보인다.

제2장 양식사 97
(3) 슈베르트

19세기에는 독창과 피아노를 위한 새로운 예술가곡들이 풍성하였는데, 프랑스에서는


‘샹송’, 독일에서는 ‘리트’라 부른다. 리트의 대표적 작곡가 슈베르트는 아리아나 민요와
유사한 성격의 곡들을 지었다. 피아노 기법의 발달로 더욱 서정적이고도 극적인 분위기의
반주를 만들어서 가곡들을 탄생시켰다. 서정시 문학의 영향을 받아서 독일의 낭만주의적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하였고, 이러한 문학적인 뉘앙스는 음악에 깊은 영향을 주어 노
래의 기초가 되는 시의 감성들을 만들어 나갔다. 선율은 가수가 주로 노래한다. 피아노는
분위기를 확립하거나 기본 재료(리듬, 선율 동기)로 구성된 서주를 연주한다. 노래가 진행
됨에 따라 피아노는 예술적 디자인면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독주 악구를 갖거나, 곡의 끝
부분의 분위기를 마무리해 주는 후주를 갖기도 한다. 때로는 성악선율을 단순히 중복하기
도 하고, 혹은 독립적인 파트를 가짐으로써 동등한 중요성을 부여받기도 하고, 성악의 꽃
이 피어나게 되는 토양을 제공한다. 또한 낭만주의 시인들 바이런, 키츠, 쉘 리 등이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① ‘물레 앞의 그레첸’
강은 부드럽게 아르페지오로 표현되고, 연인의 절망은 단조의 불협화음으로 묘사되고,
물레가 돌아가는 소리를 나타내듯 베이스의 리듬과 피아노의 오른손 성부가 오르락내리
락하는 물레질을 묘사한다. 그레첸의 생각이 파우스트와의 사랑으로 훨씬 관능적으로 바
뀌면서 물레가 점점 빨라지고, 그녀의 상기된 몸이 키스를 연상하듯 물레가 갑자기 멈춘
다. 그리고 다시 물레가 돌아가고 물결치는 듯 빠른 리듬형으로 돌아온다.

② ‘마왕’
성악선율과 반주는 이 시 속에 등장하는 4명-해설자, 아버지, 아들, 마왕-의 성격적
특징에 따라 서로 다르게 취급된다. 해설자의 음악은 솔직하며, 아버지는 낮은 음역을 차
지하는데, 아들을 진정시키려는 아버지의 침착함을 상징하며, 마왕을 보고 두려움에 떠는
아기, 아들의 울부짖음은 고음역으로 대조를 이루며, 두려움과 공포의 고조가 선율의 상
승을 통해서 나타난다. 가장 불협화적인 화성을 아들의 음악에 사용하는 반면, 마왕의 음
악에는 부드럽고 유혹적인 선율을 사용한다. 또한 반주형태도 이제까지의 질주하는 분위

98 작곡법과 음악분석
기에서 유연한 분산화음 형태로 완화되고 마왕의 무서운 의도를 달콤한 사탕처럼 교묘하
게 은폐시킨다. 이곡의 백미는 맨 마지막 아버지와 아들의 도착이라 할 수 있다. 질주하던
피아노의 리듬패턴은 느려지다가 멈춘다. 그때 해설자는 “그의 품속에서 아이는 이미 죽
어 있었다”고 처절하게 고백한다. 이 곡은 18세에 슈베르트가 작곡한 곡으로서 가사와 음
악이 함께 시의 내용을 고양시키는 방법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③ ‘겨울 나그네’
슈베르트가 죽기 한 해 전인 1827년에 빌헬름 뮐러의 시에 붙인 연가곡 ‘겨울 나그네’
를 작곡하였다. 이 시기에 슈베르트는 자신이 “그 어느 세계에도 적응할 수 없는” 사람이
라고 절망하여 세상으로부터 홀로 고립되어 있었다. 그와 친하게 지내던 몇몇 지인들 역
시 그에게는 역부족이었고 그의 건강 역시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었다.
겨울 나그네 중 ‘안녕’은 실망한 주인공이 밤에 잠자고 있는 애인의 집을 등지고 방랑
의 길을 떠나는 것을 묘사한 것이다. 그는 단지 “달그림자”를 벗 삼아 “눈 덮인” 길을 떠
나간다. 원래 이 시는 각 절이 8행으로 되어 있으나 슈베르트가 음악에 붙이기 위하여 12
행으로 만들었으므로 어떤 행은 한 번 이상 노래된다. 1절과 2절에서 5~6행은 하나의 단
위로 반복되며 7~8행도 마찬가지이다. 3절은 보다 더 복잡한 형태를 보이며, 어떤 한 행
은 일종의 후렴같이 몇 번씩 반복된다. 마지막 절에서 끝의 네 줄은 하나의 단위로 반복
된다. 이곡은 변형된 유절형식임을 알 수 있다.

(4) 슈만

슈만은 따스하고 표현적이면서 선율적인 가곡을 만들었다. 슈베르트보다 덜 자연스러


운 서정미를 보이지만, 그의 피아노 반주는 인성과 피아노를 위한 이중주라 할 만큼 노래
와 똑같은 비중을 차지하며 곡 전체의 분위기를 확립시키고 자연스러운 연결뿐만 아니라
노래가 미처 다 하지 못한 표현력을 지속적으로 연장시켜 준다. 슈만의 “헌정”은 3부분
형식의 곡으로 A부분은 피아노 서주로 시작되었는데, 아르페지오 음형은 이 곡 전체의
감정적 분위기를 잘 암시하고 있다.

제2장 양식사 99
(5) 브람스

브람스는 슈만의 가곡들처럼 열렬히 끓어오르며 충동적인 성격을 띠기보다는 오히려


과묵하고 고전적인 깊이를 보이며 내성적이고 체념한 듯 우수를 나타낸다.
바그너의 음악은 노래성부를 만드는 데 있어서 선율에 가사를 종속시키기보다는 가사
를 낭송하는 형식으로, 그의 음악은 매우 반음계적으로 표현력이 뛰어나다. 후기 낭만주
의 가곡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데, 말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들은 브람
스뿐만 아니라 바그너의 영향으로 19세기 초의 형식과 양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된다.

7. 낭만음악이 가지는 의미

문학, 미술, 음악 등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발전하였다. 시인, 화가, 작곡가들은 같


은 주제에 흥미를 가졌으며 빈번히 공통관심사를 나누었다. 표제음악이란 용어가 사용되는
데, 이는 이야기식(narrative)이나 서술적 묘사(descriptive)를 하는 음악유형을 말한다. 리스트
가 자신의 교향시를 설명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고안한 말이다. 19세기 이전의 표제음악(고
전주의)에는 문학적 영향보다는 주로 자연의 현상이나 소리를 모방하거나 묘사한 곡이 대
부분이었고, 그 제목이 형식구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음악적 내
용 역시도 묘사나 모방하는 수준이 그 이상으로는 발전되지 못했다. 19세기 와서야 표제음
악은 비로소 음악외적 프로그램으로서 음악의 형식구조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 음악
적 제스처나 내용을 좌우하는 주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각각의 표제음악 작품은
그 작품에서만 등장하는 독특한 내용과 형식을 갖게 된다. 표제교향곡(program symphonies),
교향시(symphonic poems), 음악회용 서곡(concert overture)과 연극음악(incidental music)과 짧
은 다양한 형식의 피아노 소품 등이 탄생되었다. 베를리오즈의 ‘이태리 하롤드’, ‘환상 교향
곡(symphonie fantastique)’,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 ‘단테 교향곡’ 등이 있다.

100 작곡법과 음악분석


Tip. 추천 음악 감상 -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의 프로그램(‘고정상념’의 사용)

이 곡은 음악적 아이디어와 음악외적 상념의 연관성으로 가득 차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본적


인 것은 자꾸 재출현하는 ‘고정상념(이네 피스, idée fixe)’이다.

서주
고도의 감수성과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젊은 음악가는 희망 없는 사랑 때문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서 아편을 먹고 자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그 마약은 도가 약했기 때문에 죽지 않고 괴상한 환
상의 깊은 꿈속으로 빠져 버린다. 그는 이러한 마음으로 모든 감각, 감정, 기억들을 음악적 이미지
와 아이디어들로 변형시킨다. 그의 사랑하는 여인은 끊임없이 그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하나의 고
정상념 선율이 된다. 전체 5개의 모든 악장에서 이 여인을 상징하는 고정상념 선율은 다양한 모습
으로 재출현한다.
이 곡은 강한 낭만적 대비를 전개하고 있다. 주인공은 아편중독으로 인한 깊은 꿈속에서 극에서
극을 달리는 환영을 본다. 그의 마음은 일면 야성적이면서 또 시적이다. 이 표제의 내용은 셰익스
피어 연극의 주연 여배우, ‘해리엣 스미슨(Harriet Smithson)’을 향한 작곡가 자신의 열정을 중심으
로 하고 있지만 이 곡은 보다 그의 예술가적 관점을 드러낸다.

추천 감상: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중 제1악장, 프란츠리스트 「파우스트 교향곡」


제1악장 감상(예 3-5)

제1악장(몽상과 열정) - 처음에 그는 지쳐버린 자신의 영혼, 설명하기 어려운 그리움,


그 여인을 만나기 이전에 그가 경험하였던 음울한 感傷(감상)과 환희를 기억한다. 그녀(고
정 상념)로 인하여 그가 어느 순간 느낀 폭발적인 사랑, 미칠 듯한 고통에서 다시 부드러
움으로 돌아가 느끼던 종교적인 위안을 모두 기억한다.

제2장 양식사 101


Tip. 엑토르 베를리오즈

1803 12월 11일에 이세르의 라 코테-생-앙드레에서 출생


1821~1824 파리에서 의과대학. 작곡가 장 르쉬르에게 작곡을 배움.
1826 파리 음악원에 입학. 첫 번째 주목할 만한 작품들 발표
1827 파리에서 연극 ‘햄릿’ 공연을 본 후 셰익스피어와 오필리아 역을 한 여배우 해리엣 스
미드슨을 향한 열정에 불타기 시작함.
1831 로마 음악원의 대상을 받은 후 로마로 감.
1832 파리에 옴.
1833 해리엣 스미드슨과 결혼
1834~1840 ‘진혼곡’,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주요 곡을 쓴 시기. 음악 평론가로 활동
1841 프랑스에서 인기가 하락하기 시작
1842 지휘자로서 첫 번째 유럽 여행
1844 해리엇 스미드슨과 결별. 유럽에서 눈에 띄게 많은 음악회 연주와 문필가적 활동을 함.
1846 파리에서 ‘저주받은 파우스트’를 초연하였으나 냉담한 대접을 받음.
1848 또 다른 연주 여행시기의 시작: 작곡은 별로 하지 않음.
1852 바이마르에서 리스트와 함께 ‘베를리오즈 주간’의 음악회를 개최
1854 12년 동안 동거해 왔던 마리 레시오와 결혼
1856~1858 오페라 ‘트로이 사람들’ 작곡
1862 오페라 ‘베아트리체와 베네딕트’
1863 ‘트로이 사람들’ 제2부를 파리에서 공연하였으나 제한된 성공만을 거둠.
1964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함.
1869 3월 8일 파리에서 사망

슈베르트,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부르크너와 차이코프스키 등은 음악적인 아이디어


를 중심으로 하여 곡을 쓰는 고전주의적 작곡방법으로 주로 썼다면, 이러한 전통주의적
성향을 가진 낭만주의 작곡가들은 고전적 소나타 구조로도 충분히 낭만주의 본질을 표현
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교향곡 기법은 표제교향곡 작곡가들과는 사
뭇 다른 것으로서 전통적인 형식구조를 따랐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절대 음악적 교향곡 작곡가들 역시도 동기를 바탕으로 구성된 주제를 작곡하였으나 무엇
보다도 아름다운 선율을 창조하는 데 보다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에 그 음악적 내용이 변
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다양한 리듬을 사용하였지만 과거에 비해서 규칙적이고 일관
성 있는 리듬 패턴을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변화시켰다. 또한 불규칙적인 패턴을 사
용하여 갑자기 다른 것들이 들어가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장-단조 화성은
이미 고전 시대때부터 커다란 변화를 거쳤다. 그렇지만, 19세기 낭만주의에 와서는 더 많

102 작곡법과 음악분석


은 작곡가들이 자유롭게 전조함으로써 조성음악 체계가 더 이상의 발전의 여지가 없다고
믿을 때까지 확대되어 갔다. 반음계와 먼 조성 사이의 관계가 자주 활용되었으며 전통적
화음에 음을 더 부가하는 부가화음 및 새로운 불협화음이 더 자주 쓰이게 되었다. 예를
들면 딸림9화음, 11화음 등이 그러한 것인데 이것은 귀에 거슬리는 듯 하면서 동시에 멋
있는 소리를 내는 화음이었다. 고전주의 시대의 음악에서 이러한 화음은 반드시 화성 구
조에서 철저히 융화되어 사용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낭만주의 시대의 와서는 화성적
변화에 있어서는 거의 혁신적이었다. 해결이 않되는 속7화음~11화음이 사용되었다.

<예. 3-5> 이데픽스의 변화

제2장 양식사 103


04 현대 음악 양식

1. 독일의 후기낭만주의 양식

19세기 말은 다양한 추세들이 공존했던 시기이다. 본래 후기낭만주의란 독일을 중심으


로 한 전형적인 낭만주의 양식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 다른 양식을 말한다. 독일, 오스
트리아 문화권의 작곡가들은 19세기 초반의 양식과는 또 다른 “새로움”을 추구했다. 그
결과 이들이 탄생시킨 양식, 즉 낭만주의 양식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19세기 초반의
낭만주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면모와 그 영향력은 20세기 초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작곡가들에게 면면이 이어져나갔다. 그들에게 바그너의 영향은 컸다.
바그너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트리스탄 화성’을 새로이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반음계주의’라는 새로운 화성어법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그의 과장된 음악적 표현법은
말러(Gustav Mahler, 1860~1911), 슈트라우스(Richard Georg Strauss, 1864~1949), 쇤베르
크(Arnold Schönberg, 1874~1951) 등 낭만주의 말 독일과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의 작품에
서 더욱더 과장되고 격렬해져 갔다. 이들은 보다 효과적인 자기표현을 위하여 전례 없는
대규모 편성과 상식의 수준을 벗어나는 길이, 그리고 혁신적인 화성 등을 대담하게 도입
하였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후기낭만주의 음악을 낭만주의의 연장선 위에 놓고 볼

104 작곡법과 음악분석


수밖에 없는 것은 그들이 낭만주의 정신이나 음악양식, 예를 들면 선율에 가한 서정성, 리
듬의 다양성, 그리고 문학이나 시각예술과의 긴밀한 연관성 등은 이미 낭만에서부터 시작
된 것이기 때문에, 후기낭만의 정신이 그대로 유지 되었다.

2. 낭만주의 종결과 현대음악 시작의 의미

19세기 말의 음악적 상황은 낭만주의 종결과 후기낭만 그리고 현대음악의 시작을 의미


한다. 또한 국민악파의 새로운 전개와 발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전ㆍ낭만주의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방에서는 낭만주의의 정신과 양식을 계승ㆍ발
전시키고자 하였다고 한다면, 과거에 깊은 음악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프랑스
에서는 18ㆍ19세기에 들어 주도권을 되찾고 싶어 했다. 빼앗긴 그들의 자존심을 독일 주
도의 후기낭만주의와는 구별된 새로운 고유한 민족양식을 통해서 회복해 나가려고 했던
것이다. 이것이 민족주의와의 만남의 시작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그리고 드뷔시의 인상
주의 운동이 그것인데, 이는 각각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민족주의 음악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또한 본래 민족주의 음악이라고 하면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음악이 아니라, 19세기까지
서양음악의 주류에서 소외되었던 지역의 음악을 말한다. 러시아, 동구권, 북유럽과 스페
인 등 각 지방의 많은 작곡가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음악을 사용함으로써 ‘국민악파’로
도 불리는 19세기 후반의 일어난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큰 변화란 한
문화권 내에서는 단순한 음악양식적 변화가 아니라 몇몇 지역의 음악 독점 관습이 변화
되는 것을 말한다. 한 시대를 주도하는 세대가 교차되고 다른 지역의 세대로 바뀌는 것이
다. 현재에 와서는 여러 지역의 서로 다른 음악과 세대들이 한 시대에 공존하는 다원적
양식의 시대로 바뀌어 간다는 것을 말한다.

3. 20세기 음악의 시작-새로운 음악의 추구

19세기 말부터 각종의 발명과 과학의 발달이 20세기에 들어서도 계속되었으며, 전화,

제2장 양식사 105


라디오, 전기, 자동차, 텔레비전, 로켓 등 문명의 이기는 1920년대에 이미 유럽과 미국에
서 일상생활에 친숙한 정보가 되어 가기 시작한다. 의학 분야, 정신에 관한 연구(프로이
드, 아들러 등의 심리학자), 물리학(아인슈타인)에서도 발전을 거듭한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 특수상대성의 원리를 발표한데 이어 1914년 일반상대성의 원리를 발표하고, 양자
물리학의 새로운 장과 1919년에 자신의 이론을 실증하여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는다.
그에 의해서 천문학에 관한 연구가 진전된 것이다.
음악에 있어서의 급진적은 쇤베르크의 무조음악이라 할 수 있는데, 1908년 무조음악의
벽을 두드린 쇤베르크의 ‘제2현악 사중주곡’은 이례적으로 소프라노 독창을 포함하고 있
는데, 그 가사(스테판 게오르크의 시) 중 “나는 다른 혹성의 대기를 느낀다”는 구절은 이
러한 상황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온갖 과학적 진보들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초반
의 사람들은 선조들이 항상 꿈꾸어 왔던 평화로운 낙원을 건설하지는 못했는데, 제1차 세
계대전, 러시아 혁명,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 중국 공산혁명 등 1914년부터 1949년
사이에 일어난 사건들을 통해서 그 당시의 불안과 공포 등을 느낄 수 있다. 유대인 학살
에 이어 대량살상을 가능케 한 원자탄 역시 이 기간 중에 제조되었다.
시각예술은 당시의 이러한 변화의 국면들을 날카롭게 반영한다. 1907년 피카소(Pablo
Picasso)는 최초의 입체파 작품인 ‘아비뇽의 젊은 여인들’을 완성했고 20세기 초반 미술계
에서 현실 거부의 움직임 마티스(Henri Matisse)와 그 추종자들에 의해서 야수파가 중요한
사조로 등장한다.
건축과 응용미술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1919년 독일 바이마르에서 그로피우스를
중심으로 창립된 건축-조형학교 바우하우스(Bauhaus)가 그것이다. 바우하우스는 건축뿐
아니라 상업미술, 실내장식, 심지어는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접시나 향수병들에 이르기까
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문학에 있어서도 새로운 기법들이 다양하게 시도되었다. 제임스 조이스나 프란츠 카프
카의 소설, T. S. 엘리엇의 시는 현대문학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서양음악 양식을 역사적으로 관찰해 보면 그것은 끊임없이 그리고 다방면적 변화를 거
듭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일관성이 있다면, 그것은 커진다는 것이면서도 더욱
축소되고 다양화되는 섬세함을 동시에 갖는다는 것이다. 이미 후기낭만주의에 있어서 그
러한 현상이 존재하였다. 교향곡도 2관 편성으로부터 3, 4관 편성으로 늘어나고 말러의
‘천인 교향곡’에 이르러서는 독창자와 합창단, 관현악단원을 합쳐 모두 1,000명가량이 무

106 작곡법과 음악분석


대 위에 서게 된다. 선율 악구도 점점 길어지고 음악의 길이도 하이든, 모차르트의 교향곡
이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면, 후기낭만에 이르러서는 한 악장만 해도 20분 이상 소요되
는 것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낭만 말기에는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오페라도 등장한다.
이것을 대형주의(gianticism)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해지고 여러 종류의
음악이 실험되고 짧은 소품들 역시도 다양해진다. 이것이 양식화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
진다. 따라서 한 시대의 일반적인 특징이 20세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양성 그
자체가 20세기 음악을 특징짓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또한 어떤 면에서는 ‘혼란’이라는 것
으로 표현한다. 작곡가들의 양식적 자유와 다원화 현상은 작곡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길게 만들었다. 모차르트나 헨델이 하루만에 ‘돈 조반니’나 메시아를 만들었다면 20세기
의 작곡가들에게는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작곡가 자신의 판단력과 상상력
이 큰 작용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통된 양식에 의존했던 비발디, 바흐, 베토벤 등과는
차이가 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작곡가들은 객관성을 지향한다. 19세기 말의 낭만의 과장된 표현의
방법들이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알려주는 것처럼, 독보적인 명성을 가졌던 바그너의 음악
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했고 인상주의 역시도 지나치게 주관적이라는 점에서 일반화되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작곡가들은 과거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전혀 새로운 소재를
찾아 나섰으며, 바로 이 때문에 음악 양식의 혼란의 시기가 올 수도 있었다. 물론 이러한
추세는 유독 음악에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20세기의 예술가들이 객관성을 추구했다는 것
은 ‘작품 그 자체’와 그것을 창조한 인간, 즉 ‘창작자’ 사이의 분리를 원했다는 것이며, 이
것은 작품과 창조자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보고, 또 심지어는 작품을 예술가의 분신
으로 생각했던 낭만주의 정신에 대한 반감을 보인다. 20세기 객관주의자들은 작품의 형식
과 기법이 그속에 이미 내재하는 법칙에 의해 근본적으로 지배되는 것이며, 예술가란 이
러한 추상성을 구체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낭만주의의 미학에 있어서
는 감정의 표현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시되었으나, 20세기에 들어서는 구조나 형식 등의
개념이 강조되었다. 마음이 아니었다.
또한 원시예술과 비서구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는데, 이것은 아마도 비서양사회
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들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서구사회에서는 접해보
지 못했던 비서구 문화에 대한 색다른 세계에 흥미를 가졌다. 드뷔시를 비롯한 인상주의
작곡가들에 의해서 19세기 말에 내놓은 곡들이 지나치게 인공적으로 세련된 것을 일단

제2장 양식사 107


거부함으로써 음악의 활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그들이 서양 전통 이외의 민속적
전통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음악의 역동적 리듬감각, 러시아 동부, 발
칸 반도 등 동양문화권의 민속적 노래와 춤 등은 전후 많은 작곡가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등 일련의 발레음악들은 원시주의라는 용어로 설명되기도 한다.
19세기에 이미 있었던 민족주의가 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민속적 선율을 음악에
삽입하는 것에서 더 구체적으로 민속선율의 특징적 리듬과 새로운 느낌을 주는 조성을
도입함으로써 전혀 다른 느낌의 조성의 가능성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민족음악 양식을
창출하였다. 헝가리의 바르톡, 러시아(프랑스)의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에프, 쇼스타코비
치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4. 독일의 표현주의 양식

시각예술은 당시의 이러한 변화의 국면들을 날카롭게 반영했다. 20세기에 들어와 물질


문명의 발달과, 각종 발명, 전화, 라디오, 전기, 자동차 등, 문명의 이기는 1920년대까지 유
럽과 미국에서 일상생활의 친숙한 일부가 되어 가고 있었다. 1907년의 피카소는 최초의
입체파 작품, ‘아비뇽의 젊은 여인들’을 완성했고, 또한 마티스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들
은 야수파라 불린다. 또한 건축과 응용미술 역시 새로운 노선을 걷게 되는데, 특히 독일의
바이마르에서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를 중심으로 창립된 건축-조형학교 바우하우스
(Bauhaus)는 건축뿐 아니라, 상업 미술, 실내장식, 심지어는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접시나
향수병등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독일에서는 표현주의가 나오기 시작을 하는데, 독일표현주의는 20세기 초 제1차 세계
대전 후 허무주의에 빠져 있을 당시에 등장한 사조이다. 예술의 기본 목적을 ‘재현’하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르네상스 이래 유럽 예술의 전통적 규범을 떨쳐버리려 했던 20세기
예술운동의 하나로 인간의 내면세계의 표출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다. 그 당시의 전쟁
중에 느꼈던 인간에 대한 공포, 우울, 죽음 등을 내면적인 화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대표
화가에는 뭉크, 에밀 놀데 등이 있다. 사조는 다리파와 청기사파로 구분한다. 다리파는 사
회 개혁적 의지를 담아 대중사회에서 개인의 갈등과 소외, 고립 그리고 현대인의 임시적,
사회적 혼란과 의식을 작품의 주제로 삼는다. 청기사파는 ‘존재’에 대한 주관적인 견해와

108 작곡법과 음악분석


원천으로 상상력을 더 감각적으로 묘사하고 색채와 음악적 하모니를 드러내는 기법이다.
이것이 연극, 시, 음악 등에 영향을 주었고, 후에 더 추상적인 면을 강조하는 쪽으로 발전
하였다.
작곡가들은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개혁적인 생각들
을 과감히 음악에 도입하였다. 그중 중요한 것은 ‘무조성(atonal)’이다. 그 시점까지 음악을
지배했던 ‘조성(tonal)’ 중심, 즉 으뜸음을 중심으로 다른 음들이 서로 다른 기능을 갖는
체계를 완전히 벗어난 음악을 만들었다. 종래의 화성이 모두 조성적 기능을 가지고 선율
도 조성적 고유한 성격을 포함하고 있다면 완전한 무조성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는 조성의 잔재를 가진 선율이나 화성을 배재하였다. 종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음악
이라 할 수 있다. 음악에서 ‘표현주의’는 그 당시 작곡가들의 한 경향으로서 전체 음악사
의 가장 획기적인 일이다. 일반적인 무조음악(범조, 복조-조성이 아닌 방법들, 후기낭만
부터 시작된다)과 다른 순열적 방법을 사용한 음악을 만들어 쇤베르크의 12음기법을 비
롯하여, 그의 제자 알반 베르크, 알톤 베베른의 음렬음악을 모두를 만들었다. 개성 있는
감정과 대담한 표현법은 새로운 방법, 무조음악, 순열 조합에 의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음악에 순열이라는 수학적 기법을 사용했다는 것은 가히 기발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그 후에 작곡가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반에 큰 영향을 주어 현대음악의
혁신을 이루었다. 12음이 각각 독립하여 일정한 규칙에 의해 움직이는 과정을 음렬이라
한다. 이것은 기존의 19세기의 ‘화성법’을 완전히 부정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음의 해방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음을 지배하는 기본규칙은 없는 것이다. 작곡가에 의해서 내재된 어
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선율을 조성에 있게 하지 않고, 모호하게 만드는 것을 또한 형
식의 파괴하는 것이다. 기존의 일정한 길이의 선율과 형식 그리고 기존의 대칭적 구조 등
이 파괴된다. 그것은 새로운 음악으로 가는 길목에서 엄청난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선율, 화성, 조성, 형식 등 혁신적인 변화가 음악양식의 큰 변화를 증가시
켰다. 그중에서 리듬의 중요성이 새로운 전환을 맞는다.

후기낭만주의의 첨단을 걸었던 독일에서 활동했던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


1951), 그리고 그의 두 제자 알반 베르크(Alban Berg, 1885~1935)와 안톤 베베른(Anton
Webern, 1883~1945)은 1910년대에 이미 본격적인 무조음악을 작곡하였다. 물론 이 당시
작곡된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들에도 무조음악의 조짐이 있었다. 독일의 말러와 리하르트

제2장 양식사 109


슈트라우스의 음악에서 무조음악의 초기흔적을 엿 볼 수 있다.
그러나 1920년 이전부터에 조성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본격적인 무조음악을
작곡한 사람은 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밖에는 없었다. 이들은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으로 이어졌던 100여 년의 빈 전통에 비교되어
‘제2빈 악파’라고 불리었다.

(1) 쇤베르크

음악은 당시 유럽의 후기낭만주의 음악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브람스와 바그너로


부터 크나큰 영향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초기의 작품에 있어서는 낭만주의 어법을 사용
하여 작곡하였다. 1905년부터 1912년까지의 기간은 반음계적 양식으로부터 무조성적 양
식으로 옮겨가는 시기로 볼 수 있다. 1906년 ‘실내교향곡’까지 빈고전주의 전통을 계승하
고 있었다. 1908년에 그의 아내가 그의 친구이자 화가였던 리하르트 게르스틀에게로 떠난
바로 그해에 작곡된 ‘제2현악사중주’의 4악장에 이르러 최초의 ‘완전한 무조음악’을 선보
인다. 그 당시 유럽, 독일의 미술계의 표현주의가 그의 음악양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
는데, 후기 낭만주의적 화성과 완전히 결별하고 인간 내면세계에 호소하는 작품으로 나아
간다. 표현주의 회화양식이란 야수파와 흡사한 점이 있고 자신들의 실존하는 것을 그대로
묘사하거나 그리는 작품이 아니라, 새로운 실재를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회화는 고도로
추상적일 수 있었고 때로는 그림 속에 그려진 대상들이 무엇이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까지 변형되어 있었다. 칸딘스키(1866~1944)가 형체를 식별할 수 있는 구체적 그림을 완
전히 저버리고 추상화에만 몰두하게 되는 것이 그를 친구로 둔 쇤베르크에게 조성을 완
전히 버리고 무조음악을 작곡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시기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표현주의 회화운동은 그의 음악에도 적지 않은 영
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료된다. 1908년부터 1909년에 걸쳐 작곡된 연가곡 ‘공중정원의 책’,
또 후속작품인 독창과 관현악을 위한 모노드라마 ‘기대’ 등은 어떤 형태로든 사람의 목소
리와 가사를 포함하고 있다. 쇤베르크는 조성적 틀을 벗어남으로써 야기되는 망막함을 메
우기 위한 새로운 틀로서 작품 전체에 의미와 연속성을 부여하기 위한 한 가지 도구로서
성악부분의 가사를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당시에 쓴 작품의 가사는 대부분 심리적
상황에 대하여 짧게 묘사한 것으로 극도로 표현주의적이다. 여기에 맞추어 쇤베르크의 음

110 작곡법과 음악분석


악 역시 긴장과 이완, 강음과 약음, 밀집된 짜임새와 성근 짜임새가 교대되면서 극적인 대
조를 이루어가며 대조를 만들어 간다. 그의 초기 무조음악을 특별히 ‘자유로운 무조음악’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무조성(atonality)’ 대신 ‘범조성(pantonality)’이라는 개념과 일치
한다. 무조성은 전체를 지배하는 조성이 없다는 뜻인 반면 ‘범조성’은 지배하는 조성이 많
다는 뜻이고, ‘범조성’이란 ‘복조성’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모든 음이 으뜸음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전체를 지배하는 음은 결국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범조성’이 궁극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무조성’과 같아지게 된다. 무조음악이 청중에게 악
몽이라는 사실을 주지하고 있었던 쇤베르크는 표현주의적인 면모와 무조성을 버리지 않
으면서 청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가볍고 풍자적인 악곡을 구상하는데, 이것이 바로 유
명한 ‘달에 홀린 피에로’(작품 21, 1912)이다. ‘달에 홀린 피에르’는 벨기에의 시인 지로
(Albert Giraud)의 초현실주의적 시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이를 토대로 21개의 짧은 악장들
로 구성되어 있다. 21개의 단편 중의 첫 번째 악장인 ‘달에 취하여’는 인성과 반주악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사를 독특한 창법으로 부른다. ‘말하는 듯한 노랫소리 (Sprechstimme
혹은 Sprechgesang)’라고 일컬어지는 이러한 창법은 성악성부가 말과 노래의 중간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노래와 같은 선율을 주어진 피치로 정확하게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충
의 상대적인 음높이만을 비교적 정확한 음높이와 리듬으로 악보에 표시하는 것이다. 형식
은 자유롭고 박자나 리듬도 계속 변화하여, 어떤 규칙성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쇤베르크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최초의 음렬음악이면서 쇤베르크의 12음기법의 최초 작품은 1925년
‘피아노모음곡’(작품 25)이다. 반음계의 12개음 모두가 완전히 동등한 개별 음으로서 독립
된 음으로 취급되고 특정한 음을 강조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12개의 음으로 된
음렬을 만들고, 이 반음들은 모두 한 번씩 사용되어야 하며, 작곡의 소재로 사용되면서 어
떤 음도 반복될 수 없게 만들어진다. 또한 이 음렬을 변형할 수 있는데, 처음에 만들어진
모양은 그대로 사용되는지(original), 역행의 순서로 사용되는지(retrograde), 전위되어 사용
되는지(inversion), 아니면 역행음렬을 전위하여 사용하든지(retrograde inversion) 할 수 있
다. 작곡가는 1개가 아닌 48개의 음렬을 사용하며, 사용법에 관한 방법은 얼마든지 창의
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선율적으로든 대위법적으로든 아니면 화성적으로든 마음대로
취사선택할 수 있고, 그 음들이 선택된 음역에서 자유로이 변형되고 만들어진다. 기계적
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적으로는 창작가의 선택에 의해서 통제되는 것이다. 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 스트라빈스키 등의 작품을 보면 그 방법이 자유로이 만들어지는 것임을

제2장 양식사 111


알 수 있다. 작곡된 음악들을 들어 보면 전혀 새로운 음악언어로 느껴진다. 무조성 양식과
음렬기법은 20세기 서양음악사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한동안 많은
작곡가들의 공통적인 작곡 관습으로 자리 잡음으로써 향후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2) 알반 베르크

베르크는 쇤베르크의 제자 중에 가장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동참했던 인물로, 베베른


과 함께 쇤베르크의 양식적 변화기에 좋은 동반자가 되었다. 그의 초기 작품 1905년부터
1908년에 걸쳐 작곡한 ‘7개의 초기 가곡’은 슈만과 초기 쇤베르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낭만주의 어법으로 되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04년, 그해의 10월, 베르크는 인생
의 전환기를 맞는다. 쇤베르크는 신문에 작곡을 배울 학생을 찾는 내용의 광고를 내고 이
신문광고가 우연히 베르크의 눈에 띄게 된다. 그 당시 쇤베르크는 무명의 작곡가였고, 아
직 후기낭만주의어법에 머무르고 있었다. 베베른이 바로 이러한 때에 쇤베르크를 만나게
된 것이다. 쇤베르크의 제자로서 또한 작곡 동료로서 표현주의 무조음악에 도착할 때까지
험난한 여정을 같이 하기 시작한다. 그는 그 후 쇤베르크를 아버지 이상으로 따랐으며 후
기낭만주의어법에서 표현주의 무조음악에 이르는 작품들을 남겼다. 베르크가 쇤베르크의
마지막 지도를 받은 작품으로는 ‘현악4중주곡’(1909~1910)이 있는데 이제 쇤베르크의 12
음기법을 토대로 자신 고유의 음악세계를 구축해 나가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베르크는 “나의 조국을 위해 봉사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아무 일에도 집중하지 못 합니다”라고 쇤베르크에게 썼다. 이때부터 그는 오페라 ‘보체
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오페라는 그의 대표작으로서 표현주의 양식의 으뜸으로 꼽
힌다. 19세기 초의 극작가인 뷔히너의 ‘보이첵(Woyzeck)’이라는 희곡을 바탕으로 작곡가
가 재구성한 것이 ‘보이첵’이다. 극적인 사건들을 바탕으로 작곡은 기존의 오페라의 흐름
과는 다르게 독립된 음악형식을 통해서 극적 구성을 전개하였다. 사회 고발적 내용으로
정치, 사회적 환경에 의해 한 인간이 완전히 망가지는 나약한 군인의 심리를 소재로 다룬
것이다. 전체는 3막으로 구성되었으며, 제1막은 주위 배경과 보체크의 주변인물과의 일,
그의 인물적 묘사 등을 5개의 성격소품 모음곡(suite: 전주곡, 파반느, 지그, 가보트, 이중
캐논), 랩소디, 리트(가곡)형식, 군대음악, 파사칼리아, 론도로 구성된 제2막은 사건이 전

112 작곡법과 음악분석


개되어 가는 과정을 5개의 악장으로 된 일종의 교향곡으로 작곡하였으며, 제3막은 비극적
종말로 오는데, 이를 5개의 인벤션을 사용하여 음악으로 만들었다. ‘보체크’는 음렬적 기
법이 아니라, 쇤베르크가 ‘달에 취한 피에르’에서 사용하였던 ‘말하는 듯한 노랫소리
(Sprechstimme 혹은 Sprechgesang)’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전체적으로 무조음악적 양식으
로 되어 있다. 전체 3막으로 구성되었으며, 그중 주인공은 정치, 사회적으로 가장 소외받
는 하층민으로 힘없는 나약한 군인이면서 갖은 모욕과 멸시를 받으면서, 가정 파괴 그리
고 비극적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그 당시 사회의 부조리, 부도덕 등을 드러낸다. 1925년
초연 당시 청중들로부터 격렬한 항의가 있었지만, 이 오페라를 보고 난 일부 청중과 평론
가들은 그의 작품의 순수성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이 오페라를 통해서 베르크는 유명인사
가 되었고, 유럽과 미국에까지 공연되었다. 이 오페라는 독일 표현주의 음악의 대표성을
띤다. 반주부분의 노래 선율과 독자적인 관현악법을 구성하여 독일 표현주의가 곳곳에서
드러내 준다. 그렇지만 고전주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그의 음악에는 12음렬의 무조음악
이면서도 낭만적 성향의 서정성도 있고 객관성을 중시하는 독일적 성향도 보인다. 그리고
지나친 표현주의를 삼가는 듯, 객관적인 음악으로 전체를 절제되게 쓰고 있다. 바로크와
고전적 형식으로 지나친 표현주의의 허무주의적 색채감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또한 신고전주의적 작곡가로서, 1923년부터 1925년까지 ‘피아노, 바이올린, 그리
고 13개의 관악기를 위한 실내협주곡’을 작곡하였다. 자유로운 무조음악과 표현주의적 성
향을 객관성과 형식의 면모를 통해서 음악을 다듬어 갔다. 물론 12음기법의 음악이다. 그
렇지만 보다 그의 음악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가 있는데, 음렬적 작법과 풍부한 조성적 화
성을 결합하여 독특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을 만들어 갔다. ‘서정적 모음곡’에서는 조성
이 느껴질 만큼 서정적이면서도 독특한 음렬음악을 만들어 갔다. 제1악장의 선율은 12음
렬로 구성되어 음렬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부분과, 알 수 없도록 대위
적으로 화성적으로 가린 두 개의 부분으로 대비된다. 전체는 두 도막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1928년 그의 두 번째 오페라 ‘룰루’가 만들어지는데, 3막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음
으로써 그의 유작으로 남아 있다. 1937년이 되서 총보로 만들어졌고 발표되었다. 룰루는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그녀에게 매료된 모든 남자들을 파멸로 이끈 한 여인의 이야기이
다. 비전통적인 악기를 사용하는 등 매우 감상적이고도 퇴폐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룰루’에 착수한 지 7년이 지날 때까지 완성하지 못했던 이유는 두 편의 위촉 작품을 썼기
때문인데, 그중 하나가 ‘바이올린 협주곡’(1935)이다. ‘바이올린 협주곡’은 오페라 ‘룰루’

제2장 양식사 113


에 착수한 7년 사이에 쓰여졌다고 한다.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의 죽은 딸 마논(알마말러
와 그로피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추모하기 위한 작품으로서, 제1악장은 마논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 위한 케른텐 지방의 민요를 사용하여 느린 템포로 작곡되었고, 제2악장
은 고독한 마논의 투병을 상징하는 독주 카덴차를 포함하고 있다. 마지막 악장은 마논의
최후를 상징하는 느린 부분으로 바흐의 코랄 ‘이제 충분하도다’를 사용하여 작곡하였다.
여기에서도 음렬기법이 사용되지만 조성적 작곡어법과 함께 쓰이기 때문에, 분위기에 따
라 조성과 무조성을 번갈아 선택하여 만든 아주 독특한 작품이다. 이러한 특징들이 바로
그의 개성이며, 이런 개성들 때문에 베르크의 작품은 그 누구의 아류도 아닌 베르크 나름
대로의 독자적인 양식을 만들었다고 본다.

(3) 알반 베베른

베베른의 음악은 쇤베르크의 두 가지 상반된 면, 즉 고전주의의 절도와 균형감과 낭만


주의의 서정성의 부분에서 쇤베르크의 고전주의적 면모를 극단적인 지점까지 이끈 작곡
가이다(반면에 알반 베르크는 쇤베르크의 낭만적 면모를 계승한 작곡가이다). 그의 작품
은 매우 짧고 간결하다. 그의 작품 ‘관현악을 위한 5개의 소품’(작품 10, 1913)은 이것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데, 짧으면서도 밀도가 있는 작품이다. 긴밀한 구성과 절제력 있는
표현력, 흠잡을 데라곤 없는 완벽한 형식감을 갖추고 있다. 그의 음악에는 선율이 없다는
말들을 한다. 그의 선율은 화성 속에 융화되어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양식의 선율, 다시
말해 우리가 따라 노래 부를 수 있는 선율을 그의 작품들 속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의
독특한 선율 양식이란 크고 작은 도약이 가장 큰 특징으로 지적될 수 있는데, 몇 개의 옥
타브를 넘나들면서 선율이 계속되는 ‘옥타브권 넘나들기’를 한다. 또한 그의 리듬은 아주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어떤 경우에는 매우 정적이고, 또 어떤 경우에는 불규칙하고
당김음이 아주 많이 나옴으로써 전체적인 박절의 흐름조차 느끼지 못할 때도 있다. 그의
음악에는 극도의 간결명료성을 보여주는데, 반복도 없고 장식음의 부분도 없고 낭만주의
적 요소로서의 중추적인 구조를 이루는 음들과 이들 음들의 주변에서 보조하는 부수적인
음들의 계층구조를 이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그의 음악에는 핵심적인 것들만 있으며, 음
악에서의 뼈와 살을 가려낼 수 없게 만든다. 그의 음악의 짜임새(음악에서 짜임새란 흔히
직물을 짜는 방식에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도 독특한데, 빽빽하게 메우는 당시의 습관과

114 작곡법과 음악분석


는 다른 방식으로, 아주 높은 음과 낮은 음만을 사용하고 중간 음역을 비워 놓는, 일종의
‘공허감’을 주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 이것이 당시의 사람들에게 신선하고도 정적인 음색을
만들어 주었다. 음들을 길게 끌지 않고 단음으로 내거나 부딪히는 듯한 느낌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점묘 주의적 짜임새로 만든 것이다. 이것을 아주 작은 원색의 점들이 수없이 모여
선이나 전체적인 형상을 이루는 미술의 점묘주의 회화와 비유시켜 ‘점묘주의(pointillism)’
음악어법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베베른의 점묘주의적 선율은 시종일관 한 악기가 연주하
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악기들이 몇 음씩 교대로 연주하는 것을 말하며, 화폭에 여기
저기 점을 찍듯이 넓은 음역을 통해서 악기 간에 교대로 이어받으면서 음색을 변화시킨
다. 이러한 선율을 ‘음색선율’이라 한다.
그의 초기 작품으로는 ‘관현악을 위한 파사칼리아’(1908), ‘현악4중주를 위한 다섯 개의
악장’(작품 5, 1909), ‘관현악을 위한 여섯 개의 소품’(작품 6, 1910), ‘현악 4중주를 위한
여섯 개의 바가텔’(작품 9, 1913), 그리고 ‘관현악을 위한 다섯 개의 소품’(작품 10, 1913),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세 개의 소품’(작품 11, 1914) 등이 있다. ‘인성과 두 개씩의 클라리
넷과 현을 위한 6편의 트라클 가곡’(Six Trakl Songs 1917~1921)이 있으며, 그의 작품에는
섬세하고 예민한 서정성, 완벽한 대위적 작품, 그리고 선율과 리듬, 악기를 기술하는 것이
뛰어나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12음기법의 음렬음악으로는 1924년부터 1926년 사이에
작곡된 가곡들(작품 17~19), ‘현악 3중주곡’(작품 20, 1927), ‘교향곡’(작품 21, 1928)이 있
다. 특히 ‘교향곡’에서는 점묘주의적 짜임새를 보이고, 한두 개의 음만을 연주하고 난 다
음에 다른 악기가 받아 나오는 ‘음색선율’도 들을 수 있다. 후기 작품으로는 ‘칸타타 제1
번’(작품 29, 1939), ‘관현악을 위한 변주곡’(작품 30, 1940) 등의 역작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정확히 한 달 만인 1945년에 베베른은 야간 통행금지시간에
담배를 물고 산책을 나갔다가 그곳 주둔 미군의 오발로 죽고 만다. 베베른의 열렬한 찬미
자였던 스트라빈스키는 이렇게 슬퍼했다. “안톤 베베른이 죽은 날은 감수성이 넘치는 음
악가에게는 애도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베베른이 죽고 난 뒤 이듬해인 1946년에 프
랑크푸르트 근교의 다름슈타트에 ‘현대음악을 위한 국제 여름학교’가 모였는데, 이곳에
모인 작곡가들은 낭만주의 잔재가 남아 있는 ‘적당히 새로운 음악’이 아니라, ‘완전히 새
로운 음악’을 추구하였다. 이들 작곡가들의 지표가 되는 사람은 바로 베베른이었다. 주최
측은 1953년의 행사를 ‘베베른 추모음악제’로 치르기로 하는데, 베베른은 그 당시의 참석
한 젊은 작곡가들에게 미래음악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선구자였던 것이다.

제2장 양식사 115


(4) 점묘주의 기법

20세기 대위법은 아주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되는데, 때로는 전통적인 대위법 양식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가지 음악적 기법으로 변형되기도 하였다. 그중 하
나가 ‘점묘주의적(ponitillism) 양식’이다. 단음과 짧은 악구들이 높고 낮은 음역을 통해서
빠르게 도약 진행되는 색다른 느낌의 짜임새(texture)를 말하는데, 이것을 통해서 독특한
성부 진행을 가진 음악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 자체가 새로운 음색의 발견을 의미하며,
소리의 ‘밀도’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이것은 텍스처의 색깔이 결정되는 것이 흥미
로운 발견이라 할 수 있는데, 화성과는 각각 다른 성부 간의 텍스처(짜임새)의 긴장과 이
완의 느낌을 만들며 대위법을 통해서 신고전주의의 영향을 드러낸 것이다.

5. 프랑스의 인상주의 양식과 민족주의 양식

19세기 말 프랑스 화단(마네, 모네, 르누와르 등)의 새로운 회화양식인인상주의가 드뷔


시를 비롯한 프랑스 6인조에게 영향을 주었다. 인상주의 회화양식의 특징에서 가장 중요
한 것은 빛이었다. 빛을 통해서 희미한 경계선, 복잡하게 얽힌 색조 등 주로 감정과 분위
기를 통해서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였다. 빛의 역할이 강조된 만큼 실내에서 그려지는 인
물이나 정물화보다는 실외에서 그려지는 풍경화가 더 많았고 시간대에 따라 변하는 명암
의 대비, 그리고 색을 통한 계절감각 등을 표현하기 위한 적절한 색감의 표현 등이 강조되
었다. 이러한 인상주의 회화양식의 요소들을 음악에 반영한 작곡가는 드뷔시(1862~1918)
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드뷔시의 ‘인상주의’는 인상주의 회화를 모방하여 작곡하려는 의
도성의 결과는 아니며 우연한 계기로 드뷔시의 음악에 인상주의가 결부된 것이다. 1887년
작품인 ‘봄’을 발표했을 때, 그의 작품은 음색이 과장되고 구조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
서 비판을 받았다. 거기서부터 ‘인상주의’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그의 음악은 장중하
고 형식에 치우친 독일전통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보다 가볍고 자유로운 표현을 허용하는
프랑스 음악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 당시로서는 새로운 양식이었던 것이다. 이
런 점에서 프랑스의 민족주의 작곡가로 데뷔한 것이다. 그러나 동년배 러시아 작곡가 스
트라빈스키와는 달리 민속음악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의 민족주의 음악

116 작곡법과 음악분석


과는 분리되었다. 그리고 러시아 민족주의 음악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가졌다. 인상주의 화
가처럼 인상주의 작곡가들은 어딘가 불분명한 것이 특징인데, 조성이 무너지는 성향을 만
들고 형식이 없는 것처럼 느끼는 형식의 면에서 분명하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다. 새로운 형식미를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음악적 표제는 암시적이었고, 음색이나
진행방향도 모호했다. 이는 마치 인상주의 회화에서 느끼는 새로운 화법, 경계선을 흐리
게 하는 기법과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자연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며, 조성의 ‘모호성’
을 나타냈으며 무조음악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선율 면에서도 새롭고 자유로운 구성
미를 나타낸다. 몇 개의 짧은 주제선율들이 자유롭게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변형되고 긴
선율구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보통이다. 리듬 면에서도 불규칙적으로 분할되고 당김음을
빈번히 사용하며 박절의 단위를 벗어나 초월적으로 자유롭게 구성된다. 이는 규칙적인 강
약의 반복이 리듬의 밑바탕이 되었던 당시의 리듬구조에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심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드뷔시의 화성 역시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종래의 삼화음에 9음,
11음, 13음까지 첨가하고 이러한 음들을 해결시키지 않음으로써 기능화성의 모든 원리들
을 무시했다. 또한 고전 혹은 낭만 초기의 작곡가들이 개개의 화음을 전체적인 화성 진행
속에서 기능을 갖는 일원으로서 취급한 것과 달리 드뷔시는 하나하나의 화음을 표현력과
마찬가지의 개념으로서 독립된 개체로 인정하였다. 예를 들어 강한 인상을 주는 화음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전후 맥락에 관계없이 중요한 화성적 기점이 되고, 상하 어떤 방향으
로든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이것은 전통적인 개념의 화성에서 금지하고 있는 ‘병행’이 바
로 그것인데, 이 병행이 물결같이 움직이는 화음의 연속체로서 독립되어 사용됨으로써 조
성의 개념, 즉 으뜸음을 향한 응집력을 다소 약화시켰다는 것이 주목된 것이다. 드뷔시의
동료 작곡가들 역시 음악적 요소를 가지고 다양하게 실험했다. 이들 중 가장 중요한 인물
이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이다.

(1) 라벨

다음은 작품목록을 설명한 것이다.


1893년경에 쓴 최초의 작품 ‘그로테스크한 세레나데’(피아노곡)와 ‘죽은 사랑스런 여왕
의 발라드’(가곡)가 있다. 1895년에는 피아노를 위한 ‘고풍스런 미뉴에트’, ‘하바네라’, 2대
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이 있다. 1898년에는 ‘세헤라자드’ 서곡, 최초의 관현악곡, 동화극

제2장 양식사 117


의 서곡으로 사용된 것이다. 세헤라자드(샤라자드)는 ‘천일야화’를 이야기하는 사람의 이
름이며, 동화극은 미완성으로 끝났으나 서곡은 남아 있다. 러시아의 음악의 영향을 받았
는데,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
1899년에는 ‘세헤라자드’: 오페라가 있다.
1901년에는 ‘물의 장단’은 물의 떠들썩함과 분수, 용솟음, 졸졸 흐르는 물소리 등의 음
악적인 착상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소나타 폼을 가지고 있고 2개의 모티브에 기초하고 있
다. 그렇지만 고전적인 조성배치에 매여 있지 않았다.
1902~1903년에는 ‘현악 4중주곡 F장조’를 만들었다. 음악 구성에 대해 품었던 의도에
의한 것이라 한다.
1904~1905년에는 ‘거울’을 완성했다. 피아노곡으로 화성상의 진전이 있고 가장 비조성
적인 특징의 곡으로서 제2곡이 유명하다. 제2곡 ‘슬픈 새들’에서 이 새들은 여름의 가장
더운 시간에 아주 어두운 숲 속에서 무기력하게 놓여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네: 작은소나타’와 ‘박물지(노래와 피아노를 위한)’는 쥘 르나르
의 시편에서 얻은 명쾌한 어법과 깊이 있는 숨겨진 시정을 드러낸 작품이다.
1928년 ‘자전소묘’는 구술에 기초하고 이후에 예고한 피아노 협주곡 2곡을 동시에 작곡
할 때 쓴 곡이다.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D장조는 풍부한 서정, 재즈의 영향, 해학미, 정력적인 행진
곡 리듬 등을 섞어서 펼친 극적 작품으로 손꼽힌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오른손을 잃은 빈
의 피아니스트 파울 비트겐슈타인(1877~1961)의 부탁을 받았다.
1929~1931년에 쓴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대담하고 풍부한 색채감으로 가득한 화성
감각과 음악 감각을 춤의 리듬에 도입한 곡이다. 독창성을 존중한 모델리스트이면서 명쾌
한 선율과 윤곽이 확실한 형식을 중요시한 고전주의의 면모를 나타낸다. 기본적으로는 끝
까지 조성을 버리지 않았다. 낭만주의가 깃들어 있지만, 바스크 지방에서 영감을 얻은 민
속주의도 있다. 재즈도 사용하고 복조도 사용한다.
‘스페인랩소디’는 라벨 초기의 대표적인 관현악 작품(1907~1908)으로서 연주가 많이
되었고, ‘밤의 가스파르’는 연주하기 어려운 피아노곡으로 후에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이
다투어 연주하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기술적으로 뛰어났던 라벨은 모차르트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같은 대량의 음악을 쉽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개성적인 작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장-단조를 피하면서 지속적인 큰 형식의 음악을

118 작곡법과 음악분석


쓰는 것을 목표로 하며, 화음 연쇄에 대해 기능 화성의 딸림화음-으뜸화음 관계 이외의,
반음계적 관계를 설정했으며, 주요 선율은 온음계(디아토닉)를 유지하기 위해 내성부에
자주 반음계를 사용하고 있다. 그에 비해 저음의 움직임이 단순명쾌하게 쓴다. 고풍이라
고 느낄 수 있게 전체 구조의 안정미를 만들고 있다. ‘쿠프랭의 무덤’이야말로 그의 대표
작이라 할 수 있다. 그 본질에서는 반고전주의, 낭만적인 예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음악의 미학은 깊은 곳에 있는 고전주의가 언제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특
히 반복되는 악절 구조와 리듬 설계는 단순미와 반복미를 증대시킨다. 이것이 그의 음악
의 중요내용이 된 것이다.
라벨이 음악원에 입학하던 해 파리에서는 ‘만국박람회’가 열렸고, 바로 이곳에서 드뷔
시에 의해서 자바의 음악을 만난다. 이국적인 음악에 커다란 매력을 느꼈고 러시아 작곡
가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관현악 음악도 들을 수 있었다. 그의 관현악법에 관심을 갖었으
며, 결국 라벨의 관현악 기술은 당대의 모범이 되었다. 무소르그스키의 피아노 모음곡 ‘전
람회의 그림’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편곡보다 라벨의 것이 더 우월한 것처럼 평가된다.
라벨은 음악원 입학 초기부터 바그너의 음악과 러시아 악파의 음악, 샤브리에와 사티의
음악을 탐구하였다. 그리고 보들레르, 포우, 말라르메의 문학작품에 몰두하였다. 그리하여
일찍이 문학에 눈을 뜨게 되고 상당한 정도의 지식과 조예를 갖출 수 있었다. 그의 음악
은 심미적 즐거움이라는 당대의 세계관을 반영하였는데 이것으로서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발전시켰다. 프랑스인들은 그 당시 유럽 전역에 확신되어 있던 19세기 독일 낭만
주의를 혐오했으며, 자연현상에 매료되었고 물결이라든지, 빛, 새벽 등을 표현하였다. 환
상적이고도 고풍스런 분위기를 좋아했으며, 인상주의적 화풍의 기법들을 음악에 반영하
였다. 형식적인 자유로움을 환상적으로 만들었다. 서구의 전통리듬의 관점에서 느끼는 이
국적인 무용리듬, 그중에서도 스페인 풍의 춤과 리듬을 많이 사용하였다. 기본음계로서
장단음계가 아닌 선법이나 온음계를 선호하기도 했으며, 그의 독특한 소리의 울림은 당시
의 화풍을 반영한 것이다. 드뷔시는 라벨보다 10년 이상 연상이었지만, 라벨을 비롯한 그
당시 프랑스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프랑스 6인조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드뷔
시, 라벨, 호네거, 사티 등이 있다). 감각적인 안개에 쌓여 있는 음악, 윤곽이 분명하지 않
는 형식이 아른거리고 빛나는 빛의 소리의 탐구와 음색의 변화, 태양이나 바다의 고풍스
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묘사하였다. 이러한 인상주의 정신과 양식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각지의 작곡가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이탈리아의 레스피기의 ‘로마의 분수’, 영

제2장 양식사 119


국의 델리우스, 러시아의 스크리아빈 등의 작품에서도 인상주의적 음향적 색채는 역력하
다. 인상주의 회화에서 느끼는 “모호성”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것 또한 중요한 작곡가의
새로운 양식을 만들었다. 드뷔시는 훨씬 더 모호한 음악을 썼다. 그러나 라벨은 드뷔시가
회피하는 형식구조를 명확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신고전주의적 영향으로 모든 면에서 분
명하고 명료한 것을 추구하였다. 그의 작품은 인상주의 음향과 신고전주의 정신의 두 개
의 축으로 요약된다. ‘소나티네’(1905)는 고전주의 형식에 정확히 들어맞으면서도 선율과
화성은 장-단음계 체계와 전혀 다르다. 조성이 없는 것도 있다. 이 외에도 그의 음악에는
개성과 스페인 음악, 재즈의 영향도 받았다. 그는 관현악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으며, 관
현악 편성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관현악 발달사에 크게 공헌하였다. 유명한
발레음악 ‘볼레로’(1928)는 시종일관 반복되는 선율과 볼레로 리듬에 음색이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만들었다. 라벨의 기술의 뛰어남을 알 수 있다. 그는 또한 피아니스트로서
연주활동을 할 만큼 피아노라는 악기의 기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으며, 이것을 통
해서 19세기말과 20세기초 피아니스트들이 누구나가 앞다투어 연주할만한 뛰어난 작품들
을 많이 만들어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물의 희롱’, ‘소나티네’ 등이다. 당대의
피아니스트 비트겐슈타인을 위해 작곡한 ‘왼손을 위한 협주곡’은 한 손이 해낼 수 있는
모든 기교를 동원한 독특하고 빼어난 작품이다.

(2) 프랑스 6인조

프랑스 6인조(드뷔시, 라벨, 호네거, 사티, 뿔랑, 미요)가 함께 활동했으며, 그들의 프랑


스적 단순함과 명료성 그리고 독자성과 음악성으로 프랑스적 재치와 풍자를 인상주의적
인 성향과 함께 만들어 갔다. 과거의 유명한 작품들에 새로운 불협화음적 요소를 첨가하
여 모방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첫째로는 구시대의 낡은 기법들을 청산, 둘째로
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좌절감과 불만을 표출하였다.

120 작곡법과 음악분석


(3) 스트라빈스키

① 작품
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은 러시아 5인조 중 하나였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영향과 그에 인
접한 다른 동양문화권의 영향, 그리고 독일적 낭만주의 서정성의 영향을 받았다. 또한 고
전주의의 음악적 형식도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또한 프랑스의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
하고도 교류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만의 독특한 양식을 구축해 나갔으며, 젊은 시절 러시
아의 민속음악에도 관심을 가졌고, 그의 무용조곡 ‘불새’, ‘결혼’, ‘페트로시카’의 민속선
율적 성향은 그의 음악의 중요 요소가 되었다. 그는 당시 탁월한 안무가였던 디아길레프
(Sergei Diaghilev)로부터 발레 음악을 위촉받았다. 이러한 상황들이 그의 음악의 독특한
관현악법과 짜임새 등을 만들게 했고 20세기의 음악의 중요인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
한 역할을 했다. 그 당시 독일 낭만주의 음악에서 흔히 사용되는 관현악법은 음색을 혼합
하여 전체적으로 어두우면서도 변화가 심한 표현주의적 성향이었다. 그는 독일의 표현주
의적 방법과 다른 색다른 음색의 대비를 만들어 나간 것이다. 그만의 독특한 관현법을 한
단계 높여서 만들어 나간 것이다. 음색의 대비가 음악의 중요 요소로 등장한다. 통일성 없
는 음악처럼 느껴질 만큼 그의 음악에는 변화가 많다. 혹자는 그의 음악에는 경과구가 없
다고까지 말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 말의 뜻은 음악의 과정보다는 독특한 음악적 색
채, 리듬, 화성적 흐름을 강조하면서 즉흥적으로 가는 흐름을 마치 경과구를 없앤 중요하
면서도 솔직한 음색의 대비처럼 느껴지게 만든 것이다. 당시의 작곡가들과 비교하여 독특
한 리듬구조를 만들었다. 이것을 그의 음악의 원시주의라고도 하는데, 원시적인 느낌을
만든 것이다. 그 당시 인상주의와 같은 시기의 있었던 화풍과 비교하여 설명한 것이다.

② 리듬의 혁신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듬의 혁신이었다.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리듬은 바로크부터 고전낭만까지 동기의 발전과 악구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
어 왔지만, 그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혁신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그것을 ‘리듬 오스티나토’라고 한다. 단순한 리듬의 반복에서부터 독특한 구조의
리듬구조의 반복을 말한다. 이것은 형식적 변화를 말하는 것이고, 화성적 색채감이 점차
강조되는 것을 말한다. 형식감이 아니라 느낌이 강조되고 음색이 중요해지고, 조성과 종

제2장 양식사 121


지감이 모호해지고, 악구와 선율도 새롭게 변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형식감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통일성을 주는 것에 새로운 고민을 하였다면, 동양적인 리듬구조와 함께 변
화된 그들의 리듬구조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나간 것이다. 현대음악의 다양성과 음악
의 불규칙성은 리듬의 반복이라는 통일성을 새롭게 형식미로 발전시켜 나갔다. 그리하여
다양한 리듬구조와 박자 변화는 현대음악으로 가는 길목에서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리듬의 변화를 통해서 음악은 놀라운 역동성과 추진력을 획득하게 된다. 강약의
관습적인 규칙성을 깨고, 고정관습이 아닌, 전혀 새로운 자유로운 시도를 한다. 스트라빈
스키에 의해 소개된 독특하고 불규칙한 새로운 리듬개념은 곧 다른 작곡가들에게도 커다
란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리듬어법을 낳았다. 오스티나토의 리듬, 잦은 박자변화, 복합리
듬, 당김음 등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리듬자리옮김”을 시도한 것이다. 당시의 청중
들은 놀랬고, 평론가들은 그의 음악에 비판을 가했다. “리듬옮김”이란 한 개의 모티브가
재현될 때 처음에 출현했을 때와는 다른 위치에서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함으로
써 똑같은 모티브인데 출현하는 위치에 따라 강조되는 음도 변하고 악구의 길이도 복잡
해져서 음악이 전체적으로 복잡해지는 것이다.

③ 신고전주의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의 특징 중 하나이면서 중요한 것은 신고전주의라는 것이다. 신고
전주의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구름, 파도, 수족관, 물의 요정, 밤의 향기를 이제 집어치우자. 우리는 지상에 뿌리하고
있는 일상의 음악을 필요로 한다. (중략) 청중들에게 분명한 의식을 허락하는, 개인과 상
관없는 객관적 예술이 필요하다.”
위의 이야기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장 콕토가 한 말이다. 전쟁이 진행되고 있
는 동안 음악은 무엇이든 거부하고 저항하면서 일부러 일그러진 모습을 보였고 따라서
그 표현방식도 극도로 주관적인 경우가 많았다. 인상주의의 영향도 빨리 식상하게 만들었
다. 그러나 평화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음악은 부정적 태도를 버리고 보다 긍정적인 방향
으로, 그리고 주관성보다는 객관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콕
토를 비롯한 당시 많은 예술가들의 생각이었다.
낭만주의 사조나 낭만주의의 연장인 표현주의 예술에 있어서는 작품과 창조자가 불가
분의 관계에 있었다고 보았고 감정의 표현이 그 무엇보다도 강조됐고, 심지어는 작품을

122 작곡법과 음악분석


예술가의 분신쯤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1920년대에 가까워지면서 많은 작곡가들
이 낭만주의가 지닌 지나친 주관성과 형이상학적 음악관에 대해 강한 반발감을 가지게
되었고 고전주의적 구조나 형식 등의 개념을 다시금 중요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같이
객관성과 형식미, 감정의 절제 등 고전주의적 개념의 미를 추구하는 음악사조를 ‘신고전
주의’(neo-classicism)라고 한다.
음악에 있어 신고전주의는 고전주의를 부활시키기 위한 의도에서부터 출발했다기보다
는 낭만주의의 과장된 표현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따라서 신고
전주의라는 표현이 과연 적절한 어휘선택이었는가 하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신고
전주의자들이 모델로 삼았던 음악들이 대개 18세기 음악 중에서도 전반주의 것들이었기
에 오히려 ‘신바로크주의’가 더 적합하지 않느냐는 견해도 있다. 이를 작곡가들 대부분이
옛 음악의 기법, 특히 바로크 시대의 대위법과 고전시대의 분명한 형식적 개념들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낭만주의 시대와는 달리 대개 표제가 붙지 않은 절대음악
을 선호했으며, 악기 편성에 있어서도 고전시대와 같이 소편성의 실내악단을 위한 작품을
많이 썼다. 이는 물론 당시의 상황이 경제적으로 어려웠음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신고전주의는 낭만주의와 표현주의에 대한 반감으로부터 출발하였더라도 예술작품의
표현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극도의 주관성으로 마구 거칠게 표현하는
것을 지양하고, 일정한 틀 속에서 세련되게 잘 가다듬고 절제하자는데 뜻이 있었다. 또한
절제하는 태도, 혹은 이를 다루는 기법과 능력을 가리킨다. 사실 회화나 조각, 건축 등에
서 고전주의 운동은 일찍이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음악에 있어서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으로 이어지는 빈 고전악파의 전성시대에 일어났다. ‘신고전주의’라는 말은 화가
마티스나 피카소의 1920년대 작품을 일컫는 데도 역시 사용된다. 1920년대 독일에서는 새
로운 객관성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새로운 객관주의자들이란 표현주의적
면모들을 거부하는 각 분야의 예술가들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음악에 있어
서 신고전주의 운동은 스트라빈스키를 위시하여 힌데미트, 프로코피에프 등 여러 작곡가
들에 의해 1920년경부터 본격화되었다.

④ ‘병사의 이야기’ 외
제1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던 동안에도 1918년에 새로운 양식의 작품을 내놓는데, 그것
이 ‘병사의 이야기’이다. 이를 기점으로 스트라빈스키의 신고전주의 양식시대가 시작된다

제2장 양식사 123


고 볼 수 있다. 러시아 악파의 특성을 과감히 버린 것이다. 대편성 관현악곡에 작별을 고
하고 소규모의 실내악 편성을 택하며, 전체적인 길이도 줄였다. 그러나 그의 다른 특성,
순수 음악을 위한 작품이 아닌 무대공연용 작품이라는 점, 강한 리듬에 의하고 독특한 음
색을 만드는 것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었다. 악기 사용법을 보면 재즈의 영향도 있음
을 알 수 있으며, 악기의 음역을 극대화하고 극한의 음역을 자주 사용함으로써 독특한 음
색효과를 냈으며, 선율이 도약할 수 있는 폭을 넓히고, 연주자의 기교도 과시하는 그런 음
악을 만들었다.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작곡기법, 이른바 오스티나토를 위해 복잡하게 리듬
이 얽히는 것도 중요한 특징으로 기억된다. 또한 대위적 양식도 많이 사용된다. 그것은 신
고전주의의 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의 무용작품 ‘풀치넬라’도 신고전주의 양식이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20세기의 작곡가 중에서 가장 변덕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알
려진 것이다. 그 연유는 무엇일까? 그의 음악이 그만큼 시대적 양식으로 변화무쌍했음을
말한다. 신고전주의 작품으로 이어졌고, 작곡가로서 양식적 변화를 거듭하고, 또한 극과
극을 달리는 변신을 거듭한 끝에 기독교 사상과 먼 이교도를 소재로 한 ‘봄의 제전’으로
부터 시작하여 엄숙한 종교적 색채를 띤 ‘시편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상극을 달리는 다양
한 양식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독특한 화성과 다양한 리듬어법을 구사했으며 그의 반복기
법은 리듬을 움직이게 하는 작은 단위로서 보다 큰 의미에 있어서 구조적 색채감, 통일감
을 주기 위한 신선한 방법으로 인식되었다.

⑤ 민족주의 양식과 무용음악


민족주의 양식이란 새로운 기법과 양식을 통해서 인접한 다른 동양 문화권과 유럽의
민속음악적 선율을 독일적 낭만주의 화성체계 속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러시아 5
인조였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다. 또한 음악의 구조나 형식적인 면
에 있어서 스트라빈스키 초기 작품들은 드뷔시나 스크리아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
다. 그렇지만 이러한 모방 시기는 오래가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을 구축하게
된다. 즉 민속음악에 기반을 둔 민속적 소재들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불새,
결혼, 페트루시카 등이다. 관현악법, 음색, 짜임새 등에 있어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이
는 그의 스승인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영향이 있었다고 보지만, 각 악기마다 혹은 비슷한
음향을 가진 악기 그룹마다 고유한 음색을 살리고 다른 악기의 그룹과 대비시키는 것이
중요한 관현악기법이다.

124 작곡법과 음악분석


그는 무용을 위한 음악을 만들어야 했었다면, 음악 창작에 수반되는 제반 문제들, 예를
들어 이 작품이 얼마나 훌륭한가 하는 문제뿐 아니라, 이것이 과연 무용가의 다양한 율동
에 적합하겠는가 하는 외적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작품
과 각 악장의 소요시간 역시 공연 조건에 의해 커다란 제한을 받았는데, 무용수들에게 무
리가 갈 정도로 음악이 너무 길어서도 안 되고, 너무 짧아서도 안 되는 등 안무가와 의논
하여 결정해야 하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스트라빈스키의 세 번째 발레 음악인 ‘봄의 제
전’은 풍년을 기원하는 이교도들의 제전에서 봄의 신을 위하여 한 젊은 여인이 춤을 추다
가 결국 자신의 생명을 제물로 바친다는 내용인데, 이전의 작품들과 비교해서 선율, 화성,
리듬을 다루는 데 있어 독특함을 넘어선 대담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험을 바탕으로 한 혁
신적인 면모들이 등장한다. ‘봄의 제전’에 나타나는 선율적 동기들은 곡 전체를 통해서 끊
임없이 변주되면서 리듬 역시 이러한 과정 속에서 눈에 뛰는 대담한 변화를 갖는다. ‘젊
은 처녀들의 춤’은 2/4박자의 곡인데, 불협화음이 계속적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악센트가
불규칙적으로 붙고 당김음 역시 불규칙적으로 나타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음악은 강한 역
동성과 추진력을 갖게 되고, 이것은 바로크 시대부터 서양음악을 지배해 왔던 ‘강약의 규칙
성’이란 고정관습을 완전히 벗어난 획기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잦은 박자변화, 복합리듬
등 리듬적 요소들을 그의 음악에서 혁신적인 방법으로 변화시켰다. 화성은 새로운 방법으
로 변화시켰다. 우선 음 소재로서 음계를 사용하였는데, 특히 범온음계주의(pandiatonicism)
의 사용은 그 당시의 청중에게는 놀라움을 주었다. 여러 가지 조성이 한 작품에 뒤엉켜
있으면서도 각각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 다른 조성을 가진 화성끼리 격돌
하는 현상을 초래해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관현악법이 우선 독특하다고 하는
데, 각 악기군의 음색적 대비가 두드러진다. 호른 8개, 트럼펫 5개, 트롬본 3개, 튜바 2개
등 금관악기의 사용이 대편성 관현악단에서 쓰는 방법이며, 이러한 대편성 관현악단의 연
주를 빽빽한 짜임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중 몇 개의 악기만이 연주되는 등 성근 짜임
새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음악은 숙련된 연주가들이라 할지라도 많은 연습을 요구할 만
큼 어렵고, 불규칙한 리듬 때문에 박자나 마디수를 세는 것조차 어렵다고 한다.

제2장 양식사 125


Tip.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 6월 17일 오라니엔바움(현재의 로모노스코프)에서 출생


1901 페테르부르크 대학교 법과에 입학하였으나 음악에 관심
1902 후일 스승이 된 림스키코르사코프와의 첫 만남
1906 노쎈코(Katerina Nossenko)와 결혼
1907 패테스부르크에서 디아길레프의 주목을 끌어 러시아 발레단과 인연을 맺음.
1910~13 “불새”, “페트루시카”로 일약 국제적 명성을 획득. “봄의 제전”이 파리에서 물의를 일으킴.
1914 스위스로 이주
1917 러시아 혁명으로 귀국이 불가능해짐. “결혼” 완성
1920 프랑스로 이주. “풀치넬라”로 신고전주의 양식 태동
1925 지휘자, 피아니스트로서 미국 공연
1939 하버드 대학교 객원교수(음악시론 강의). 아내 사망
1940 부쎄(Vera de Bousset)와 재혼하여 할리우드에 정착
1945 미국 국적 획득
1948 크래프트(Robert Craft)와 친분
1962 러시아에서 호의적 태도를 보임.
1971 4월 6일 뉴욕에서 사망, 베네치아에 묻힘.

6. 러시아의 음악과 민족주의 양식

각 나라의 지방의 민속음악적 특징들이 음악의 표면에 나타나는 것이 주종을 이룬다.


그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민요선율이다. 바로크 시대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
면, 낭만주의에 와서는 작곡가들에게 민족적 정서를 대변하는 적합한 소재가 되었다. 민
요의 사용과 폴로네즈와 같은 민속춤의 리듬은 음악에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또한 리듬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20세기에 리듬에 관한 획기적 변화를 예고하였다. 그리고 장-단음계
와 다른 음계에 바탕을 둔 작곡을 보여주었다. 기타(스페인)와 같은 민속악기들이 직접 사
용되기도 하였다.

126 작곡법과 음악분석


<19세기말 민족주의 양식>
∙러시아: 글링카의 오페라 ‘황제를 위한 삶’, ‘루슬란과 루드밀라’ / 러시아 5인조. 발라키에프
(1837~1910), 퀴(1835~1918), 보로딘(1833~1887), 무소르그스크(1839~1881), 림스키-코르사코프
(1844~1908), 그리고 차이코프스키(1840~1893).
∙보헤미아(체코): 스메타나, 드보르작
∙영국: 퍼셀, 엘가, 본 윌리엄즈, 홀스트
∙스칸디나비아: 그리그, 시벨리우스

(1) 프로코피에프(1891~1953)

러시아의 20세기 작곡가들은 조성음악을 작곡하였다. 러시아의 작곡가들은 보다 진보


적인 양식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당시의 정치적 상황도 한몫을 하였다고 본다. 소수
의 청중만을 위한 음악은 사회주의 이념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작곡가들
은 음악양식을 어느 정도 이러한 노선에 맞춰야만 했었다. 무조음악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뜻도 되겠지만, 교향곡과 같은 순수 음악형식을 갖춘 작품을 작곡하는 것은 당
시 러시아의 작곡가들에게 어려운 일이 되었다. 프로코피에프의 ‘고전 교향곡’은 10월 혁
명이 나던 1917년에 완성된 것으로 그의 초기 신고전주의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
품이다. 오페라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1919), ‘피터와 늑대’(1936), 피아노 소나타
등은 그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새로운 선율과 화성을 결합시켰으며, 림스키코르사코프,
보로딘, 무소르니스키 등 러시아 5인조에게 보였던 후기 낭만주의적 요소와 19세기의 국
민주의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 러시아 특유의 민속적인 소재의 선율과 리듬, 그리고 화성
단계에서 발전된 단계가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조성적으로는 무조음악을 쓰고 있다. 특히
춤의 리듬을 통해서 느끼는 생동감과 불규칙 변화는 역동적 힘을 보여준다. 스트라빈스키
와 같이 강한 리듬적 요소의 불규칙적 변화와 반복기법이 대비효과를 통해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고전주의적 형식미와 절제미와 관련된 새로운 음악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
다. 그리고 이것은 신고전주의 운동으로 볼 수 있으며 바로크 시대의 대위법과 고전 시대
의 분명한 형식적 개념들을 20세기에 의해 다시 만들어 나간 것이다.

제2장 양식사 127


(2) 차이코프스키(1840~1893)

그의 음악은 19세기말 후기 낭만주의와 더불어 이해되어야 하지만, 러시아의 민족주의


와 좀 더 다른 순수음악을 만들어 나갔다는 점에서 러시아작곡가들에게 새로움이라고 말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차이코프스키는 민족주의의 경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 글링카와 그의 영향 하에 나타
난 러시아 5인조와 거의 동시대에 활동했던 작곡가로서 전혀 다른 양상의 서구 중심의 순
수음악작곡가이다. 그의 음악에는 민속적인 소재가 음악적으로 직접적으로 표출되지 않
는다. 그렇지만 그의 교향곡 중의 ‘비창’에서처럼, 그 역시도 러시아의 역사성을 음악 속
에서 표현한 순수 작곡가로 인식된다. 전통적 서구 음악어법, 즉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의 음악적 전통을 흡수하여 자기만의 고유한 양식을 창출했다고 여겨진다.
브람스, 리스트와 대략 같은 시기에 속한다. 그의 음악은 서구의 음악과는 전혀 다른
역사적 굴래 속에서 러시아의 음악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에 피아노의 거장 안
톤 루빈슈타인(1829~1894)을 만났다. 당시의 러시아 민족주의 작곡가들 그룹, 보로딘
(1833~1887), 무소르그스키(1839~1881), 림스키코르사코프(1844~1908) 등을 만났다. 그
리고 루빈슈타인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하면서 서구음악에 보다 관심을 가졌
다. 이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고전주의 교향곡, 이태리의 오페라 및 유럽 전역에서
유래한 춤 양식과 친숙하게 하였다. 러시아의 민속유산을 반영했지만, 그의 근본적인 작
곡 태도는 서구중심이었던 같다고 말한다.
그의 선율적 재능을 널리 알려준 작품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호두
까기 인형” 등과 같은 발레무용곡이다. 그가 만든 선율들은 러시아의 것이 아니었다. “피
아노 협주곡 제1번”, “로미오와 줄리엣, 1812년 서곡” 등이 참고 할 수 있다. 그는 모차르
트나 베토벤을 매우 존경했다고 한다. 그의 교향곡들은 작곡가의 감정을 서술하는 “프로
그램(표제)”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베를리오즈나 멘델스존과 다른 음악을 만들었다. 또한
교향곡들 중의 몇몇은 러시아의 민속선율을 사용하였지만, 러시아의 민족음악 작곡가로
인식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민요적 어법을 자신의 음악어법에 융합시키는 것을 의식
적으로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교향곡들 중에 가장 유명한 곡은 “제6번 교향곡
비창”이다. 이 곡은 그가 미국여행을 매우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난후에 작곡되었다. 첫
주제선율은 음울한 아다지오로 시작되어, 격렬한 ‘알레그로 논 트롭포(Allegro con troppo)’

128 작곡법과 음악분석


의 제1악장이 뒤따르고, 제2악장은 ‘알레그로 콘 그라치아(Allegro con grazia)’로서 우아한
선율이 시작된다. 너무도 우아한 시작부분에 이어 점차 일종의 내적 갈등이 축적되어 가는
부분이 나온다. 제3악장,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Allegro molto vivace)’는 활기찬 행진곡 풍
의 곡이다. 최종악장 ‘아디자오 라멘토소(Adagio lamentoso)’에서는 비관적인 흐름, 절망의
분위기로 곡을 마치고 있다. 이것은 그의 교향곡 형식으로서 중요한 피날레 형식임을 알
려준다. 그 당시의 러시아의 비극을 통해서 얻은 결과물로서 철저한 절망을 드러낸 것으
로 고전주의적 양식을 화려한 종결방식을 벗어난 독특한 그만의 후기 낭만주의 형식으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3) 드보르작(1841~1904)

19세기 말 후기 낭만주의 양식의 작곡가로서, 민속음악적 소재를 서구음악에 본격적으


로 가미시킨 작곡가이다. 그는 브람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여기에 슬라브 춤과
노래의 특징을 적절히 조화시켜 나갔다. 그리하여 유명한 ‘신세계 교향곡’ 등 9개의 교향
곡을 남겼다. 또한 그의 ‘사중주’(작품 96)는 자신이 발견한 민속음악에 나타나는 5음음계
에 바탕을 두고 있다. 1878년의 ‘슬라브 무곡집’에 나타나는 선율은 모두 드보르작 자신이
작곡한 선율들임에도 불구하고 민속적인 색채가 강하고 서구의 감상자들에게는 이국적이
면서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4) 슈메타나(1824~1884)

서구의 음악에 체코 고유의 특성을 가미시키는 데 성공한 첫 작곡가이다. 그의 음악에


나타난 민족주의적 요소는 그의 작품 내용에 있어서 잘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오페라
‘팔려 간 신부’(1866)에서 민속선율의 흔적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이 오페라가
후일 체코를 대표하는 국가적 오페라로 각광받게 된 것은 그것이 체코의 농촌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전원에서의 생활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페라에 나타나는 음악적 기
본 요소들이 서구의 음악과 비교해 볼 때 리듬이나 춤의 양식(폴카, 푸리앙트)이 체코의
향취를 물씬 풍긴다. 마찬가지로 교향시 ‘나의 조국’ 중 한 악장은 체코의 몰다우 강을 소
재로 삼고 있다. 19세기의 민족주의 음악의 대표주자로 알려져 있지만, 민족음악의 특징

제2장 양식사 129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요선율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렇더라도 그가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알려져 있는 것은 그의 역사성을 고려한 작품
소재 때문이다.

7. 동구의 민족주의 음악과 현대음악의 시작-바르톡(1881~1945)

바르톡의 음악은 민족주의가 한창이던 때에 헝가리에서 태어나서 헝가리 민요에 바탕


을 두고 있다. 그는 특히 민요채집을 위하여 헝가리 곳곳과 주변국가로 여행을 자주 다녔
다고 한다. 그리고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들의 영향을 받아서 현대적인 감각의 관현악법과
독특한 곡을 써서 유명하다. 특히 프랑스의 드뷔시와 비교되는 독특한 특수음계를 사용하
였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음계들은 5음음계, 온음계, 여러 가지 기타 유럽의 민속적 음계
들로서, 3음음계, 4음음계, 아랍음계 등이다. 이런 것들이 그의 음악을 독특한 분위기로
이끌어 내며, 선율적인 부분에서 반음계로서 12음계를 사용하여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 둘 다 포함한 광범위한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그것이 그를 세계적인 작곡가로 만들어
주는 것을, 동과 서의 만남을 음악 속에서 다하고 있다는 것이; 동구음악의 한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동구가 동양과 서양의 교차점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20세기 음악의
한 변화의 직면을 예고한다. 그리고 동구가 러시아와 유럽과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음악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동양적인 선율은 이국적이고도, 독특한 화음구조를 가지고 있다. 바르톡이 자주 사용하
던 독특한 선율양식이란 바로 ‘옥타브권 넘나들기’인데, 이는 한 선율이 몇 개의 옥타브권
을 넘나들면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법은 바르톡이 헝가리의 농부의 노래선율방
식에서 차용한 것이라 한다.1) 또한 그의 음악에 있어서 강한 에너지는 독특한 리듬패턴
이 가지고 있는 반복에 있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비대칭형의 박자구조를 통해서 계속
되는 박자변화를 곡 전체에서 이룬다. 이러한 불규칙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박자구조와
리듬의 변화는 헝가리 민속춤이나 언어적 리듬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피아노
연습곡 “미크로코스모스(Mikrokosmos)”가 이러한 경우이다. 이것을 복합리듬(polyrhythms)
이라고 한다. 일종의 리듬적 대위법이다. 각 성부에서 서로 다른 리듬적 구조가 동시에 진

1) 음악학연구소 총서202. 뺷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본문 2뺸(1993: 서울 심설당), 715쪽.

130 작곡법과 음악분석


행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화성에 있어서 그는 전통적인 방법을 피하고 있다. 두 개의
조성을 동시에 들리게 함으로써 조성적 모호성을 증대시켰고, ‘이중조성’을 사용한다. 장
조와 단조 선법의 분명한 구별을 회피하였다.
화음에 부분에 있어서, 그는 여러 개의 음들을 동시에 울리게 하는 독특한 음향을 즐겼
는데, 이를 톤클러스터(tone cluster)라 한다. 짜임새 부분에 있어서는 각각의 다른 성부 간
의 대비와 풍부함을 드러낸다. 그리고 두터운 짜임새를 만들어 나간다. 실제 연주 때의 음
색의 조화가 무대 위의 각 악기의 각기 다른 위치를 통해서 각각의 변화를 즐기고 있다.
그의 대표작 “현과 타악기,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의 경우, 현악기를 무대 위에서 두 그룹
으로 나누고 이 둘간의 섬세한 음향적 차이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음색에 있어서 그는 20세기 작곡가의 전형이 된다.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에서 독주
악기와 합주악기가 다양한 방법으로 교대되고 변화된다. 이것은 음색적 대비와 음향적 다
양성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형식에 있어서도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
는데, 옛 음악의 구조적 원칙들을 응용하기도 했고 소나타나 론도 같은 고전 시대의 형식
들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항상 새롭고 독창적인 방법을 만들어 냈다. “현과 타악기, 첼레
스타를 위한 음악” 중 ‘밤의 음악’을 보면, 모두 6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각 부분은 서로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진다.
“A, B, C, D, B', A”에서 처음 부분(A)은 비올라가 주제를 연주하고 실로폰과 팀파니가
반주를 맡는다. 두 번째 부분(B)은 바이올린 군과 첼레스타가 서로 대조를 이룬다. 세 번
째 부분(C)은 첼레스타, 하프, 피아노의 글리산도의 기법이 특징을 이룬다. 네 번째 부분
(D)은 타악기가 중심이 된다. 다섯 번째 부분(B')은 B의 선율적 요소와 C의 글리산도 효과
가 함께 나온다. 여섯 번째 부분(A)은 A와 같다. 이러한 형식을 아치형 구조라 한다. 이
작품은 바르톡의 대표작으로서, 전체가 4악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각 악장은 속도와 분위
기가 서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1937년에 작곡되었으며, 악보 속에서 관현악단 주자들의
무대상 배치를 다음과 같이 지시하고 있다.

제2장 양식사 131


콘트라베이스 1. 콘트라베이스 2.
첼로 1. 팀파니 큰북 첼로 2.
비올라 1. 작은북 심벌즈 비올라 2.
바이올린 2. 첼레스타 실로폰 바이올린 4.
바이올린 1. 피아노 하프 바이올린 3.
지휘자

작곡이 아직 어렵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알게 되었다면, 그것은 작곡가에 관한 공부가 폭


넓게 이루어져야만 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객관화 될 수가 있다면 작곡가로 갈 수 있다
고 생각한다.
작곡기법훈련의 과정이 더 많은 지식을 알려준다면, 단기 과정으로서 좀 더 잘 현대음
악의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132 작곡법과 음악분석


김미림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교 국악과(국악작곡) 졸업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교 대학원 졸업
폴란드 크라쿠프 음대 작곡과 박사
난파(작곡)상 외 다수 수상
현대음악제 아트페스티벌디멘션디렉터로 활동 중 다수 위촉 작품 발표
現) 서양음악관현악단과 국악관현악단에서 위촉 및 작곡가로서 활동
강석희 음악연구소 연구원
고려대학교 강사

초판인쇄 | 2011년 10월 7일


초판발행 | 2011년 10월 7일

지 은 이 | 김미림
펴 낸 이 | 채종준
펴 낸 곳 | 한국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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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록 | 제일산-115호(2000. 6. 19)

ISBN 978-89-268-2689-8 93670 (Paper Book)


978-89-268-2690-4 98670 (e-Book)

이 책은 한국학술정보(주)와 저작자의 지적 재산으로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책에 대한 더 나은 생각, 끊임없는 고민, 독자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보다 좋은 책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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