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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집 - (2021) 항공우주매거진 도심항공모빌리티버티포트
김명집 - (2021) 항공우주매거진 도심항공모빌리티버티포트
2. 헬리포트와 버티포트는 친구 사이
2.1 헬리포트가 몇 개나 있을까?
헬기는 다른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이착륙과 주유·점검·정비 등을 위한 전용 장소
가 필요하다. 공항시설법은 공항시설을 갖춘 공공용 비행장을 공항으로 정의하며
한국엔 15개 공항이 있다. 공항보단 작지만,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곳을 비행장 또는
이착륙장이라 한다. 헬기용 비행장은 헬기장(헬리포트)이며 육상·수상·옥상·선상·해
상구조물 헬기장으로 분류한다. 또한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고층
건축물은 비상시 구조용 옥상 헬리포트를 갖추어야 한다. 그럼 헬리포트는 얼마나
많이 있을까? 한국과 미국 주요 도시의 헬리포트 수를 비교해보자(표 1).
표 1 한국과 미국 도시 헬리포트 수 비교
출처: 서울지방항공청(2019), NASA(2018), 부즈앨런해밀턴(2018, 도시+공항)
국가/도시 헬리포트 수(개) 국가/도시 헬리포트 수(개)
한국(전체) 50 미국(전체) 5,660
뉴욕시 188 휴스턴 88
L.A. 152 샌프란시스코 22
댈러스 101 워싱턴 D.C. 12
마이애미 42 피닉스 56
휴스턴 88 덴버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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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가 헬기장은 총 50개이고 대부분이 국가기관·병원·대기업 소유이다. 구
조용 옥상헬기장까지 고려하면, 서울시 관내 헬기장은 488개(2013년)나 되지만, 그
대다수가 구조용 옥상헬기장으로 상업적 운영이 법적으로나 비행안전 측면에서 모
두 불가하다. 말 그대로 고층 화재로 목숨이 경각일 때 옥상헬기장을 최후의 피난
처로 삼는다. 따라서 본 기고문은 구조용 옥상헬기장은 고려하지 않겠다.
미국은 헬리포트가 5,660개이다(NASA, 2018). 한국 헬리포트 수(50개)는 미국 댈
러스의 절반 수준이며, 한국 등록 헬기 수도 미국의 9%이다. 하지만, 헬기와 헬리포
트가 많은 미국도 실제 사용 가능한 헬리포트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유는 지역사
회 소음 민원 때문이다. 즉, 비상용이며 실제 사용하지 않는 유휴 헬리포트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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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990년대에 벌써 버티포트를 구상했다고?
사실, 버티포트는 최근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다. 1991년 미연방항공청(FAA)은 버
티포트 설계기준을 제정했다가 2010년 폐지했다. 당시엔 도심항공모빌리티란 용어
도 없던 시대였는데 왜 제정했었을까? 그리고 왜 19년 후 폐지했을까?
1980년 미국 정부는 주이란 미국대사권에 억류된 자국민 구출 작전을 펼쳤지만
실패했다. 이 사건은 큰 충격을 안겨 주었고, 국방부는 장거리·고속·수직이착륙기
필요성을 인정하고 1981년 조인트-서비스 수직이착륙실험(JVX) 항공기 프로그램을
착수해 V-22 오스프리를 2007년 전력화했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의회는 천문
학적 개발비(379억 달러)를 투입한 오스프리를 군용으로만 사용하는 게 너무 아까웠
다. 1992년 의회는 ”공항과 항로 안전, 능력, 소음 개선 및 인터모달 교통 법률”을
입법하며 상용틸트로터개발자문위원회(CTRDAC)를 구성해 상용틸트로터기(CTR) 개
발 타당성·경제성과 CTR를 국가교통체계에 편입시키는 인프라를 평가하라고 교통
부 장관에게 주문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서 FAA는 버티포트 설계기준을 제정
했다. 1995년 CTRDAC가 의회에 제출한 최종보고서는 CTR이 기술적으로 타당하고
경제성도 나름 있다고 평가했다. 핵심 요소로 도심과 교외 버티포트 구축 능력을
꼽았다. 그래서인지 보고서 상당 부분을 CTR 운용개념(ConOps)과 소음 영향성, 버
티포트 구축방안에 할애했다. 보고서는 군용 V-22를 40인석 비여압·저소음 상용기
(CTR2000)로 개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그림 1). CTR2000 전장은 21.1m, 전폭은
26.3m였고, V-22 대비 12dB 저감된 소음도를 추구했다. 하지만 큰 기체와 여전히
높은 소음 때문에 도시 내(intracity)보다 도시 간(intercity) 운용에 초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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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CTR 운용개념에 에어셔틀 비중이 큰 이유는 1990년대 미국 공항 대부분
이 포화 상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항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CTR 개발과 도심·
교외 버티포트 구축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보고서는 공용 버티포트로 대형과 소형 2종류를 제시했다. CTR이 접근비행을 마
치고 제자리비행으로 착륙하는 공간인 FATO 크기는 300피트 x 550피트(91m x
4. 헬리포트 디자인이란?
버티포트를 알려면 먼저 헬리포트를 알아야 한다. FAA는 권고회람 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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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헬기 특성값 정의 (FAA, 2012)
헬기가 헬리포트에 이착륙하는 공간은 TLOF와 FATO이다(그림 4). 운송용 헬리포
트는 범용항공 헬리포트보다 넓은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그 이유는 운송용 헬기가
범용항공보다 비행 회수도 많고 유상승객을 운송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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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를 설정하는데, FATO 경계로부터 0.5RD 또는 30피트(9m) 중 큰 수치만큼 안
전지대를 확보해야 한다. 안전지대는 헬기가 이착륙할 때 돌발적으로 FATO를 벗어
나도 주변에 미치는 위험을 낮추기 위한 여유 공간이다. TLOF, FATO, 안전지대는
감항당국 최소 요건보다 가능하다면 더 크게 확보하는 게 비행안전에 유리하다. 지
금까지 설명한 운송용 헬리포트 기하를 정리하면 표 4와 같다.
표 4 FAA 운송용 헬리포트 TLOF, FATO, 안전지대 기하학적 최소 요건
TLOF FATO 안전지대
• 최소 폭: 1RD 또는 • 최소 폭: 2RD 또는
최소 간격 : FATO
50피트(15m) 중 큰 값 100피트(30m) 중 큰 값
경계로부터 0.5RD 또는
• 최소 길이: 1RD 또는 • 최소 길이: 2RD 또는
30피트(9m) 중 큰 값
50피트(15m) 중 큰 값 200피트(60m) 중 큰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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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피트(1,219m)이고 경사 높이는 500피트(152m)인 가상의 경사면이다. 또한 접근
/출발면을 양쪽으로 감싸는 천이면도 있는데, FATO 양쪽 경계에서 각각 바깥 쪽으
로 2:1의 비율의 폭과 경사각 높이를 가져서 2:1 천이면이라고 부른다. 접근/출발면
은 길이와 높이가 8:1이고, 천이면은 폭과 높이가 2:1이며, 마치 놀이터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고 올라간다고 생각하자. 접근/출발면은 곡선형도 가능하지만, 면 비율
은 같고 S자형처럼 2번 이상의 곡률은 허용되지 않는다.
헬기는 접근/출발면과 천이면 위에서만 비행해야 한다. 다만, FAA가 면 통과를
위험하지 않다고 판정하면 면 위로만 반드시 비행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런 특
혜는 미 공군 헬리포트, 연방기관 또는 국방부 헬리포트, 그리고 FAA 승인 접근절
차를 따르는 사설 공항에 대해서만 FAA가 특별히 항공운항연구를 통해 면 통과 비
행 위험도 평가 후 부여해준다. 결국 상용 헬리포트는 면 위로만 비행하라는 뜻이
다. FAA는 면 밑 지상의 사람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FATO 경계면으로부터 수
평거리 400피트(122m)까지는 헬리포트보호지대(HPZ)로 설정했다(그림 5). 다만 범
용항공 헬리포트 HPZ는 280피트(85m)로 운송용 HPZ보다 짧다. 또한 FAA는 HPZ
5. 버티포트 디자인이란?
현재 전 세계 감항당국 중 어떤 곳도 버티포트 설계기준을 제정하지 않았다. 정확
히 말하면 옛날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FAA는 1980년대 말부터 상용틸트로터기
의 도시 운항이란 비전에 발맞추기 위해, 수년간 산업체들과 워킹그룹을 결성해
1991년 AC 150/5390-3으로 버티포트 설계기준을 제정했다가, 2010년 폐지했다. 이
제부터 FAA가 제정했던 버티포트 설계기준에 대해 알아본다. 폐지되었지만 현재의
도심항공모빌리티 버티포트에 많은 시사점을 주기 때문이다. FAA는 버티포트를 이
용할 VTOL기 항공기 형식을 4가지 정도로 예상했다(표 4). 하지만 주된 형식은 틸
트로터기로 사실상 점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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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1991년 FAA 버티포트 이용 항공기 형식 예상
형식 내용
Rotorcraft--rotary-winged aircraft 현재의 리프트+크루즈 형식
Tiltrotor aircraft--rotorcraft 틸트로터 항공기
Tilt-wing aircraft--rotorcraft 틸트윙 항공기
Fan-in-wing aircraft--fixed-wing aircraft 날개에 로터 팬이 내장된 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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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각은 통상 3도 내외이다. 높은 접근각으로 악명 높은 런던시티공항은 5.5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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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포트를 설계해 2019년 공개했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마다 브랜드 정책에 따라 버
티포트를 다르게 부른다는 사실이다. 우버는 스카이포트, 볼로콥터는 볼로포트, 이
항은 이-포트, 릴리움은 릴리패드로 부른다. 중요한 점은 FAA와 유럽연합항공안전
청(EASA)과 같은 감항당국과 ASTM, ISO 등의 표준화 단체는 ‘버티포트’로 부른다.
사실, 우버는 2023년 미국 댈러스, L.A., 호주 멜버른에서 에어택시 상용운항을 개
시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도심항공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해왔다. 최근 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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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운송 산업이 선순환하기 시작한다. 즉, 수익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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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피트(1,219m) 길이의 가상 접근면과 그 위에 비방해 공역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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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TOL은 정밀비행 능력이 헬기보다 더 높아야 한다는 기술적 의미를 담고 있다.
표 9 범용항공·운송용 헬리포트와 버티포트 이착륙장 요건 비교
헬리포트
구분 버티포트(폐지) 우버, 코건
범용항공 운송용
최소 1RD 또는 50피트(15m) • VFR : 최소 100피트 x
1RD 45피트(13.7m)
폭 중 큰 값 100피트 (30m x 30m)
TLOF x
최소 1RD 또는 50피트(15m) • IFR : 최소 150피트 x
1RD 45피트(13.7m)
길이 중 큰 값 150피트 (45m x 45m)
최소 2RD 또는 100피트(30m)
1.5D 70피트(21.3m)
폭 중 큰 값 250피트 x 250피트
FATO x
최소 2RD 또는 200피트(60m) (75m x 75m)
1.5D 70피트(21.3m)
길이 중 큰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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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착륙, 택싱, 충전 순서 (Corgan, 2019)
6.7 버티포트 충전 능력 설계는 복잡하다.
부상식 충전기를 택한 이유는 3가지로 추정된다. 첫째는 옥상 면적이 제약적이란
점이다. 둘째는 턴어라운드타임 단축을 위한 택싱 경로 단축이 필요하다. 셋째는 메
가와트급 충전이므로 기계식 충전장치가 필요하다. 코건은 5분간 2.2MW급 충전을
제안했는데 메가와트급 충전기는 사람이 인력으로는 들 수 없는 무게이므로 기계식
충전장치가 필요하다. 참고로, 우버는 eVTOL 1대당 7분 미만 충전시간을 요구했고,
사정이 있어도 최대 15분을 넘지 못하게 요구했다. 코건은 eVTOL 1대당 1회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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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버티포트 플라이트데크 배치 설계안 (Corgan, 2019)
대부분 기업의 버티포트 아이디어나 설계안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듈러
디자인(Modular Design)’이다. 공항은 규모가 크지만, 그 수는 적다. 반면, 버티포트
는 규모가 작지만, 도시 내외부 여러 곳에 구축되니 반복적인 투자와 구축이 수반
된다. 따라서 반복되는 구축비를 절감할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이런 이유로 대부
분 기업은 버티포트 디자인을 모듈화하고 있다. 코건도 마찬가지로 그림 10처럼 마
치 레고 블록을 붙이듯이 버티포트를 다양하게 확장하고 접근면도 설계할 수 있게
모듈러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런 모듈러 디자인 전략은 구축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버티포트 근무자들과 탑승객들에게 어느 도시의 비티포트를 이용하든 익숙한 환경
을 제공해주므로 작업 효율성과 이용 편리성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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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로, 코건의 버티포트는 충전·주기장이 5곳이다. 각각의 충전기는 2.2MW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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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TOL 기업의 기본 덕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점도 미래 도심항공모빌리티 산업
전개 양상을 점쳐보는 관전 포인트이다. eVTOL 기업별로 버티포트 구축 진도를 편
리하게 비교하고자 7단계의 비교 잣대를 고안했다(표 10).
표 10 버티포트 구축 진도 비교 잣대
단계 정의
1 아이디어 버티포트 구축 타당성 검토·기획 단계
2 개념 구축 장소는 미정이지만 버티포트 개념설계 수행과 파트너십 결성 단계
3 입지 관계법에 따라 버티포트 관련 인허가를 받아 구축 장소 확정 단계
4 설계 확정된 구축 위치 지형과 공역에 맞게 버티포트 건축설계 수행 단계
5 건축 설계안대로 버티포트를 건축하는 단계
6 시범운용 버티포트 완공 후 또는 완공 승인을 위해 에어택시 비수익적 시범운용 단계
7 상업운용 에어택시가 버티포트에서 정식 운용하며 수익성 매출이 실제 발생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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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했고 네트워크를 확장 중이다. 이처럼 공공용 버티포트는 상업용 버티포트처럼
규모가 크지 않으며 화려하지도 않고, 필요한 것만 갖춘 실용적인 설계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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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공개할 예정이다. 이처럼 eVTOL 기업들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국 감항당국이 버티포트 설계기준 법제화 방향과 일정을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투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버티포트 설계기준 수립 전에는 실
험적 투자만 있고, 감항당국이 버티포트 설계기준을 수립하면 본격적인 대규모 상
업 투자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8. 맺으며
저자는 도심항공모빌리티를 ‘시민의 날개’라고 부르곤 한다. eVTOL이 시민의 ‘날
개’라면, 버티포트는 eVTOL과 승객이 찾는 ‘둥지’가 될 것이다. 미래의 버티포트가
시민들이 선호하는 역세권과 같은 ‘버티권’의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는 도심항공모
빌리티 이해당사자들의 어깨에 달렸다. 해외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지속적
인 관심을 가지고 PPP(3P)로 불리는 공공-민간 파트너십 방식으로 산업계와의 긴밀
한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서, 버티포트 핵심 가치는 편리성, 수익성, 공공성,
안전성, 수용성이라고 밝혔다. 이런 5가지 핵심 가치는 오직 이런 PPP(3P)로만 달성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믿는다. 지면에서 못다 한 버티포트 이야기는 저자가 운영하
는 “항공과 비평” 블로그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명집
1994년과 1996년에 인하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학사·석사 후,
1996년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주)(舊 대우중공업)에서 KT-1 기본
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체계개발·초도양산 사업에 종사했고,
2006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둥지를 옮겨 한국형헬기개발사
업(KHP)과 무인이동체 미래선도 핵심기술 개발사업에 종사했으
며, 덴마크 DTU Space와 항우(연) 간 연구협력 파트너십을 이끎.
개인 블로그인 “항공과 비평”을 통해 항공우주 분야의 새로운
시각과 인사이트, 그리고 도전을 다루며 많은 사람과 소통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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