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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기행 ] 태국 -베트남 음식점 ‘아시 안 누들 하우스 ’

이젠 서울서도 어렵잖게 태국이나 베트남 음식


을 맛볼 수 있다. 주로 국수집이다. 서울 청담동
레스토랑 무제오가 1층에 낸 아시안 누들 하우스
(02-3446-0002)는 본격 동남아식당이라기보
다, 요즘 많아진 퓨전식당 같은 분위기다. 메뉴도
가벼운 국수와 생선 요리쯤. 제대로 된 쌀국수를
먹는 즐거움이 있다.

사진설명 : 왼쪽부터 사골 쌀국수, 해물 쌀국수 볶음,비빔 쌀국수. (이기룡기자


: krlee@chosun.com)

쌀국수는 가느다랗고 투명하다. 밀국수의 글루텐 중량감이 날아가버린, 잠자리


날개를 닮은 가벼움이다. 그네들처럼 쌀을 주식으로 삼는 우리에겐 왜 쌀국수가
없는지 의아하다. 이탈리아 파스타 가운데 버미셀리랑 닮아서 아예 버미셀리라
부르기도 한다.

이 국숫발을 국물에 말거나 비비거나 볶아낸다. 이집 것중에서 우리 입맛에 가


장 친근한 것은 새우, 홍합, 오징어, 조개 관자를 넣은 해물 쌀국수. 국물이 가볍
고 시원하다.

좀 더 이국적인 맛을 즐길라치면 새우를 넣은 매콤한 쌀국수를 권한다. 동남아


음식 특유의 시큼한 맛도 강하다. 중국음식에 많이 쓰는 고수풀 (코리앤더·향채)
을 넣어 뒷맛에 강한 향이 나니, 싫다면 주문할 때 미리 빼달라고 말해야 한다.
사골 국물에 쇠고기 편육을 얹은 것도 가벼운 한끼로 좋다. 우리 칼국수 국물이
뽀얗고 무거운 것과 달리, 동남아식 사골 육수는 맑다. 특유의 향료 냄새가 연하
게 스며있다.

볶음국수는 간장과 매운 양념을 넣어 볶는다. 국물 국수와 또 다른, 자극적인 맛

이 있다. 주요리로는 타이식 해물탕 톰얌꿍과 코코넛 소스를 넣은 치킨 스튜, 달

콤한 붉은 커리 치킨, 굴 소스를 얹은 우럭찜 등 8 가지가 있다. 커리로


버무린 게튀김이 별미.
국수 값은 만만찮다. 사골국물이나 닭국물에 만 국수(9000 원)를 빼곤 모두 1 만
1000 원. 해산물을 쓰는 주요리는 1 만 1000∼3 만 7000 원으로, 중국음식점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

(문화부장대우기자 : tjoh@chosun.com)
[음식 ] 싱가포르 23 일까지 푸드페스티벌

`싱가포르는 맛의 천국?'

제 6 회 푸드페스티벌이 벌어지고 있는 싱가포르에는 중국식, 말레이식, 인도식,


유라시안식, 페라나칸식(말레이와 중국음식의 퓨전) 등 온갖 전통요리들이 여기
저기서 독특한 향기를 풍기고 있다.

싱가포르 관광청이 주도하고 있는 이번 음식축제에는 특히 프랑스, 호주, 일본,


남아프리카 등의 다양한 음식도 선보였다.

오는 23 일까지 열리는 음식축제는 영상 35 도를 오르내리는 이글거리는 열대


의 날씨만큼이나 열기를 내뿜고 있다.

엘리자베드 영국여왕, 마이클잭슨 등 세계적인 VIP 가 숙소로 애용해온 래플즈


호텔을 비롯, 각급 유명호텔과 레스토랑은 `싱가포르 음식축제 99'를 위해 페스
티벌 및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어 도시국가 전체가 축제의 도가니속에 빠졌
다.

싱가포르 강가에 위치한 클락키 지역에서는 다양한 향료와 카레를 주제로한 `


향료축제'와 함께 인도의 코마, 말레이의 렌당, 인도네시아의 아삼 페다와 논야
레마크, 타이의 그린 카레 및 유라시아의 퓨전요리가 선보이고 있다.

또 차이나 타운에 위치한 모택동을 추모하는 이색식당이 있어 식도락가들의 호


기심을 한껏 자극하고 있으며 신부옷차림을 한 업주는 손님들에게 맥주를 팔기
도 해 푸드페스티벌을 이색 이벤트로 연결시키고 있다.

또한 표범같은 맹수와 파충류 등이 살아숨쉬는 나이트 사파리가 있는 봉고봉고


햄버거 가게에선 훈제 케이준 터키 햄버거와 양 앵글로 햄버거 등이 개당 6 달
러 50 센트(4500 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170@의 페이버 산 정상에서는 각국의 와인페


스티벌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센토사 섬까지 연결된 케이블카안에서 미국, 불
란서, 남아프리카, 호주산 포도주와 함께 디너를 즐길 수 있는 이색경험도 맛볼
수 있다.
다만 다양한 향료를 듬뿍 친 이색음식은 독특한 맛을 내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
람이 처음에 먹기엔 아무래도 적응기간이 필요한 게 사실.

`뉴 아시아의 향미'를 외치고 있는 싱가포르 관광청은 동서양의 관문역할을 하


는 싱가포르에서 꽃피운 맛의 혼합문화를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 세계 관광객
들에게 연달아 호객의 손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 김동철 기자]


[음식남녀 ] ‘베트 남 맛집 ’ 가이드

베트남 국수 대중화의 선두는 포호아(02-555-6333)다.


미국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국내 상륙으로, 삼성동 본점
과 압구정(02-548-8882), 신촌(02-365-8168) 등 10
곳 가까이 속속 문 열고 있다. 특별히 개성있다기보다,
표준화된 무난함이 미덕이다. ‘닭고기를 얹은 버미셀리
국수’(9,500 원)가 먹을 만하다. 이름 그대로, 구운 닭고
기 살을 발라서 꾸미로 올려놓은 비빔 국수로, 국물이 있는 국수에 들어가는 면
보다 더 가늘다. 묽은 간장 소스를 골고루 뿌린 후 쓱싹쓱싹 비벼 먹으면 된다.
생 숙주, 오이, 상추 등 야채 씹히는 맛이 입안을 상쾌하게 해준다. 방울 토마토
두 톨은 마무리로 먹으면 개운하다. 월남쌈은 2 인분 1 만 8000 원.

사진설 명 : 깔끔하게 차려낸 베트남 음식점 '포호아'의 세트메뉴 / (기자 : ejlee@chosun.com)

대학로 큰 길가에서 앙증맞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파파야 향기’(02- 742-1800)가 있다. 소고


기 육수에 가는 쌀국수와 오징어, 새우 등 해산물을 많이 넣은 ‘답캄’과 소고기, 파인애플을 넣은
비빔 국수 ‘분 보 싸오’ 등 국수류는 모두 6000, 7000원. 돼지고기와 당면 등을 넣고 말아서 튀
긴 스프링롤을 오이, 양파 채와 함께 상추에 싸먹는 짜여, 라이스 페이퍼에 야채를 말아낸 고이
꾸오는 6000원이다. 베트남 분위기 물씬하면서 고즈넉한 실내 분위기도 일품이다.

자그마한 베트남 국수집 리틀 사이공(02-547-9050)의 비빔 국수 ‘분 보 싸오


’(6500 원)는 파인애플 덕에 훨씬 더 이국적인 맛이다. 상추, 오이, 당근, 무, 부
추 등 일반 야채와 함께 파인애플을 넣어, 입맛의 상식을 깬다. 파인애플의 달콤
한 맛은 급속히 면 발과 어울리기 시작한다. 느억맘(Nuoc Mam)이라는 생선 젓
갈로 살짝 간해서 한 입 먹으면 파인애플의 단맛, 야채의 사각거림, 느억맘의 배
릿함 등 참으로 희한한 맛이 나온다. 국물이 있는 퍼보(소고기)와 퍼가(닭고기)
각 6000 원. 고이꾸오 6500 원.
압구정동에 있는 포타이(02-548-4944) 역시 담백한 베트남 국수 맛을 선보인
다. 비빔 국수 형태의 모듬 쌀국수 1 만 5000 원(2 인분) 월남쌈 2 만 5000 원. 국
수는 6000~7500 원. 명동에서는 아오자이(02-754-1919)가 베트남 국수의 터
주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빔국수 6500 원, 타이남 등 국물있는 국수 5500
원~7500 원. 월남 쌈은 3500 원. (고형욱ㆍ맛칼럼니스트)

[맛기행 ] 서울서 만나는 아시아의 맛 ... 남국 풍미 그윽

강하고 자극적이면 서도 담백한 뒷맛…생소 한 야채ㆍ 열대과일 도


풍성

최근 몇년 사이 서울의 식당 문화는 큰 변화를 겪어왔다. 한동안 파스타 붐이 일


면서 문을 여는 모든 식당이 파스타 전문점인가 싶더니 청담동을 중심으로 퓨전
푸드 열기가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은 일본식 간이 주점(이자까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다 금새 시들해져버렸고, 요즘은 다시 아시아 음식 바람이 불고 있다. 일
본이나 중국 음식점은 토착화된 지 오래고, 최근 서울에서의 아시아 음식 유행
을 주도하는 나라는 동남아 제국들이다. 베트남 쌀국수 집들을 앞장 세워 하나
씩 늘어나기 시작한 아시안 레스토랑들은 인도, 타이 등의 감각적인 입맛으로
젊은 층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지면을 통해서 소개했던 집들은 인도 음식점 강
가, 베트남 국수집 포 호아, 타이 음식점 파타야, 딤섬 전문 레스토랑 리포 홍콩
등이 있다.

이 식당들을 제외하고 최근 음식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몇몇 아시안 레스토랑


들을 살펴보았다. 광동식 음식을 전문으로 내세운 홀리차우를 필두로, 타이 레
스토랑 실크 스파이스, 전통적인 베트남 국수집 리틀 사이공, 그리고 두 군데의
호텔에서 내놓은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아시안 라이브와 비즈바즈, 이렇게 다섯
곳을 소개한다. 여기엔 극단적인 호오와 장단이 공존한다. 동남아 계열의 음식
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열광할 수도 있지만, 이런 스타일의 맛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도대체 왜 이런 식당들을 소개했을까 하는 의문을 던질 수도 있는
것이다.

맛이란 참으로 다양하다. 이미 이런 형태의 식당들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 한번


유행을 거친 식당들이다. 또한 우리 입맛에 맞추면서 어느 정도는 한국적으로
개량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런 점들을 이해하고 이국의 입맛에 다가가면 좋을
것 같다. 때로는 지나치게 달콤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시큼하고, 때로는 지나치
게 향내가 날 수도 있지만, 정반대로 자극적이고, 감각적이고, 독특하고, 이국적
이고, 감칠 맛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크스파이스---입을 톡 쏘는 매콤한 태국 맛 (2005-1007 ㆍ전철 2 호선 역


삼역 LG 강남타워 지하)

주종은 타이 음식. 보조로 일본 음식들이 약간 있다. 아직까지 타이 음식은 낯설


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타이 음식은 자극적이다.
이름 모를 향신료들의 향기, 입을 톡 쏘는 매콤한 맛과 시큼한 맛의 조화. 우리
입맛과는 완연히 다른 매운 맛이지만 어쩌면 쉽게 중국집의 ‘산라탕’을 먹는 기
분으로 먹으면 큰 무리 없이 접근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메뉴 이름 자체가 낯설기 때문에 이름조차 외우기 힘들지만 먹다 보면 독특한


맛의 매력 때문에 서서히 빠져드는 음식이 타이 음식이라는 얘기를 한다. 메뉴
를 읽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므로 무난한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것도 괜찮
을 것 같다. 파타야 코스(2 만 5000 원)가 가격이나 맛 모두 적당하다. 먼저 자두
소스를 곁들인 ‘뽀삐아사보이’ (Poh pia savuey ㆍ야채 만두)가 나온다. 각종 야
채를 반투명한 라이스 페이퍼로 도르르 말았다. 신선한 전채로 안성마춤이다.
이어지는 건 우리나라의 해물매운탕을 연상케 하는 ‘똠양꿍’(Tom yam goong).
새우가 들어간 얼큰하고 새콤한 맛이 감도는 스프다. 이 정도 음식에 적응이 되
기 시작하면 타이 음식이 그다지 어렵게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실란트로를
비롯해 각종 허브가 들어간 오징어, 홍합 등이 들어간 해산물 샐러드 ‘얌 쁠라
먹’(Yam pla muck), 역시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간 볶음 요리 ‘팥 패트 탈레
’(Pad poth talay)와 함께 보슬보슬한 타이식 볶음밥 ‘카오 팥 누아’(Khao pad
nuea)로 마무리를 지으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음식들을 중심으
로 세트 메뉴를 엮었다고 한다.

열대 과일들을 디저트로 곁들이면 아주 호사스런 식탁이 된다. 냉장으로 반입하


기 힘든 아이템들이라 한번 냉동을 거쳤다고 하지만 깡통으로 먹던 맛과는 전혀

다른 열대 과일의 맛이다. 양귀비가 좋아했다는 리쯔, 노란 과육이 탐스

러운 망고, 마늘처럼 생겼지만 새콤 달콤하기만 한 망고스틴…. 모듬


으로 나오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느낌이 있지만 서울 도심에서 이 정도 열대 과
일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값을 치를 만하다.
타이 음식에 적응하지 못한 손님은 “너무 맛이 강렬하다”고 하고, 타이 음식 맛
을 아주 즐기는 사람은 “맛이 좀 모자르다”고 말한다고 한다. 미지의 맛이 두려
울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면 상당히 우리 입맛에 맞춰낸 듯한 느낌이 든다.

상호인 실크 스파이스는 타이 음식의 핵심을 잘 짚었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 맛


을 얘기할 때도 어울릴 것 같은 표현이지만 부드럽게 혀에 깔리면서 매콤한 맛
을 내는 타이 음식의 장점을 상호로 잘 옮겨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홀리차우---미국풍 가미된 광동요리의 진수 (793-0802 ㆍ이태원 해밀턴호


텔 뒷골목)

이 집에 가기 전부터 아주 상반된 의견들을 들었다. 하나는 “최고다”, 또 하나는


“최악이다”라는 상반된 평가였다. 두 가지 다 옳은 의견들이다. 왜냐하면 아직
까지 접해왔던 중국 음식의 맛과는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이 집의 맛은 한번 미국적인 경향을 거치면서 변화를 가미한 홍콩 음식이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에서는 가장 광동풍의 음식에 가까운 집 중 하나다.
광동 요리의 장점 중 하나는 풍부한 재료다. 특히 각종 해산물을 소재로 한 풍성
한 해산물 요리는 전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다양한 딤섬(점심ㆍ가볍게 먹을 수 있는 만두 종류) 종류가 애피타이저로 준비


되어 있다. 몇 가지 스프링롤, 튀김, 가벼운 스프 종류들이다. 완탕(운탄탕)은 자
그마한 만두가 들어간 시원한 만두국이다. 야채가 좀 넘치는 듯한 느낌이 있으
나 입맛을 돋구기엔 적당하다.

해물과 야채볶음(잡채초해선)은 걸쭉한 소스와 재료들의 담백함이 잘 어울린다.


맛이 담백하므로 맛이 강한 요리 뒤에 먹기보다는 애피타이저 다음 코스로 먹고
메인 디쉬를 청하면 무난할 것 같다. 해산물은 오징어, 키조개, 새우가 들어간
다. 여기에 브로콜리, 표고버섯, 새끼옥수수, 청경채, 피망, 양파 등 야채를 잔뜩
집어넣었다. 해물과 야채가 만들어내는 조화가 무난하고, 소스와도 잘 어울린
다.

여름이라 게 요리가 빠진 대신 특별 요리로 준비한 게 바닷가재다. 두 가지 바닷


가재 튀김이 있는데, 블랙빈 소스를 넣고 튀긴 바닷가재 요리(2 만 9000 원)를
추천할 만 하다. 가재 한 마리를 통째로 올려놓고 요리했는데, 가재의 담백한 풍
요로움과 블랙빈 소스의 고소함이 궁합을 이룬다. 캐나다에서 들여온 바닷가재
를 토막낸 후 전분을 발라서 튀겨냈다. 블랙빈 소스에 양념을 가미한 다음 중국
식 프라이팬에서 센불에 조리하면 완성되는 간단한 요리다. 적당한 크기의 바닷
가재를 먹기 적당한 크기로 뚝뚝 꺾어놓았으니 젓가락과 포크를 이용해 딱딱한
껍질 속에서 살을 빼먹으면 된다. 살을 쏙 빼서 소스에 묻혀서 먹으면 부드럽게
목구멍 너머로 사라진다. 살을 파먹는 번거로움이 귀찮다면 바닷가재 요리는 아
예 피하시길.

캐나다 교포 두 사람이 주인인데, 한 명은 홍(Hong)씨, 한 명은 이(Lee)씨, 거기


에 중국식 감탄사 차우(Chow)를 붙여서 홀리차우(Ho Lee Chow)가 됐다고 한
다. “어머나!”(Holy cow)를 패러디 했다고 보면 된다.

◆리틀 사이공---풍성한 야채…새콤달콤한 비빔면 (547-9050 ㆍ압구정 갤러


리아 백화점 건너편)

비쩍 마른 베트남 출신 주방장이 주방 안에서 연신 땀을 흘리고 있다. 하긴 주방


이야 베트남이나 서울이나 덥기는 마찬가지겠지. 우리말도 꽤나 하는 베트남 주
방장이 능숙한 솜씨로 면을 뽑고, 스프링롤을 튀겨낸다. 주방이야 어느 식당이
나 덥기는 매한가지고, 홀은 시원하니 식사하는 건 걱정 마시길.

여름이 되었으니 베트남식 비빔면 ‘분 보 싸오’를 한 그릇 시원하게 먹는 건 아


주 이국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파인애플 같은 과일을 집어넣어 새콤달콤한 맛
이 나는 비빔면 맛은 참으로 색다르다. 분 보 싸오에 들어가는 면은 일반 쌀국수
에 들어가는 면에 비해 아주 가느다랗다. 이빨만 대도 툭툭 끊어질 것 같은 면이
다. 여기에 상추, 오이, 당근, 무, 부추 등 야채를 듬뿍 집어넣어서 시원함이 잘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먹다보면 가끔 고소한 맛이 씹히는 데 그건 땅콩의 맛이
다. 여기에 우리나라로 치면 간을 맞추기 위한 멸치젓갈, 이탈리아로 치면 앤초
비라 할 수 있는 느억맘이라는 생선젓갈 소스를 넣어서 먹는다. 쓱싹 비벼서 먹
으면 처음에는 약간 달콤, 약간 비릿함이 느껴지지만 적응만 하면 우리나라식
비빔국수를 먹는 것과는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베트남 쌀국수에 익숙해져 있다면 ‘포 보’를 시키면 된다. 가장 무난하고 대중적


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에 쇠고기를 얇게 썰어 넣고 양파
와 숙주 등을 듬뿍 넣었다. 개운한 국물 맛과 시원한 야채의 풍미가 잘 어울린
다. 전통적인 베트남 국수집 답게 이 집은 항상 접시에 실란트로(고수)를 같이
준다. 베트남 음식을 잘 먹고 싶다면, 아니 동남아 음식을 잘 먹고 싶다면 실란
트로 맛에 도전해보시기 바란다. 실란트로 맛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결코 동남아
음식 맛의 궁극에 다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우리 입맛에
맞춘 베트남 국수 밖에 먹을 수 없다. 아주 매운 고추와 새콤한 레몬이 같이 곁
들여져 나오는 데 입맛에 맞게 쌀국수에 쳐서 먹으면 된다.

자그마한 레스토랑의 규모가 ‘리틀’ 사이공이라는 상호와 심플하게 잘 어울리는


집이다.

◆아시안 라이브---한식 전채에 일식 초회, 캄보디아식 스프링롤 (3430-8620


ㆍ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 2 층)

아시안 라이브는 인터컨티넨탈호텔 안에 문을 연 아시아 요리의 종합선물 세트


와도 같은 레스토랑이다. 한식과 중식, 일식을 근간으로 해서 그 외에 인도, 인
도네시아, 캄보디아 요리 등 눈길을 끄는 메뉴들이 많다. 메뉴의 전채 항목만 봐
도 아시안 라이브의 특징이 어떠한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한식 전채, 일식 모
듬 초회, 베트남식 스프링롤, 캄보디아식 스프링롤, 태국식 얌운센 등이 다양하
게 나와있기 때문이다. 전채 메뉴는 아니지만 모듬 딤섬은 식사의 어느 코스에
놔도 잘 어울린다. 다양한 모양새의 딤섬이 아기자기하게 식탁을 장식한다.

다양한 이국 음식 맛을 즐기고 싶다면 인도네시아나 인도 쪽으로 가보자. ‘나시


고랭’(Nasi goreng)은 전통적인 인도네시아식 볶음밥이다. 닭고기와 새우 등을
넣고 잘 볶아낸 밥 위에 계란 프라이를 얹어서 내온다. 집에서 볶음밥을 해먹는
것처럼 기름기가 그다지 많지 않으면서 가볍게 먹기에 적당한 식사 메뉴다. 밥
만 먹기에는 심심한 감이 있으므로 ‘칼리오따깅’ (KalioDaging) 같은 인도네시
아식 쇠고기 요리를 곁들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칠리 소스가 들어간 누런 색
의 커리 같은 소스에 쇠고기를 익혀서 내온다. 소스에 쇠고기를 찍어먹기도 하
고 밥에 약간씩 얹어가면서 먹어도 잘 어울린다. 매콤 새콤한 ‘이칸붐부발리
’(IkanBumbuBali)도 도전적인 맛이다.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풍으로 조리한
생선살 요리에 매콤한 향신료와 야채를 곁들여서 내온다.

요즘 인기를 끄는 인도 음식도 메뉴에서 빠지지 않았다. ‘치킨 다리살 칼라미 케


밥’(Kalami Kebab)은 닭다리 부위만 부드럽게 구워냈다. 호일에 싸서 나오므로
다리 끝을 잡고 그야말로 닭다리를 뜯듯이 손으로 잡고 먹으면 된다. 인도식 밀
가루 빵인 난이 곁들여지고, 요구르트 소스, 민트 소스가 같이 나온다. 난을 북
북 찢어서 먹어가면서 닭다리를 요구르트 소스에 찍어 먹는 게 적당하게 어울린
다.
일주일에 한번씩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난타 공연도 있으니 극장에서 공연을
못 본 사람은 날짜를 맞춰 구경 삼아 가는 것도 괜찮을 성싶다. 요란스럽게 주방
을 뒤집는 난타 공연을 보고 있으면 이래서 상호도 ‘아시안 라이브’구나 하는 생
각이 든다.

◆비즈바즈---아시아와 유럽의 맛을 동시에 (6002-7777 ㆍ코엑스전시장 인


도양홀 2 층)

이번에 소개하는 집 중 유일하게 아시안과 유러피안 음식을 동시에 하는 식당이


비즈바즈다. 아시안은 한국ㆍ일본ㆍ중국의 극동 3 개국 요리, 유러피안은 이탈
리아 음식이 주종이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해산물 요리로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과일즙으로 맛을 낸


샐러드와 신선한 해산물 모듬’(Seafood Platter)은 다양한 해산물을 차갑게 해
서 내온다. 프랑스의 레스토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차가운 해산물 모듬 요리
(Fruit di mare)라고 보면 비슷하다. 굵직굵직한 게 다리살, 새우, 홍합, 드레싱
을 얹은 생선회 등 다양한 해산물이 냉채로 나온다. 바닷가에서 신선한 해산물
을 먹는 기분으로 시원하게 먹으면서 메인 디쉬를 기다리면 된다.

초밥과 회를 필두로 일본 음식들도 다양하다. 가격에 따라 초밥과 회 재료의 차


이가 많이 나므로 적당한 걸 골라서 주문하면 된다. 꼬치구이 종류와 튀김 종류
등 고급스러운 일식당이 그대로 비즈바즈 안에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데판
야끼(철판구이) 종류도 쇠고기를 부위별로 선택해서 주문하는 게 가능하다. 여
러 가지 야채와 함께 양념한 쇠고기를 구워서 내온다.

여기에 중식이 곁들여진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불도장’같은 음식이 메뉴


의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 ‘칠리소스를 곁들인 왕새우 튀김과 샐러드’(건소명하)
는 새우에 매콤한 소스를 얹어서 내온다. 큼지막한 새우가 입맛을 당기게 한다.

비즈바즈는 호텔 풍의 음식이 바깥으로 나왔다고 보면 맞음직한 레스토랑이다.


공간은 널찍하고 여유있게 해놓았다. 조선호텔의 노하우를 코엑스 몰에 집중시
켰다고 보면 된다. 점심 때는 식사 중심이지만, 저녁에는 식사와 함께 와인이나
가벼운 주류를 곁들이기에 좋다. 저녁 시간이면 밴드가 등장해 노래와 연주를
하며 바 분위기도 내기 때문이다. 비즈바즈는 비즈니스(Business)와 바자
(Bazar)의 합성어다. 새로 탄생한 코엑스 몰의 분위기와 상호를 맞췄다는 느낌
이 든다. 처음 가는 사람은 넓디넓은 코엑스 몰에서 식당을 찾기가 약간 힘들다
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고형욱/ 맛 칼럼니스트)

[여행 ]싱가 포르를 맛보 면 삶이 풍요 롭다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등 언어 문화 종교 관습 전
통이 전혀 다른 여러 민족이 한데 힘모아 세운 나라
다. 이런 ‘다양성’ 속에 탄생한 ‘뉴아시아’ 문화는 다
민족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를 동서양인 모두가 찾을
만한 매력적인 관광지로 만들었다. ‘뉴아시아’를 느
낄 수 있는 곳곳으로 안내한다.》

◇안내전화 및 웹사이트

·싱가포르관광청(서울사무소)
02―399―5570

·싱가포르 관광

www.newasia―singapore.com

·창이국제공항

www.airport.com.sg

·창이국제공항면세점

www.changiairportshopping.com

·싱가포르호텔예약

www.stayinsingapore.com

◇뉴아시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세련된 인테리어와 깔끔한 실내, 그리고 편안한 분위
기. 도심을 연결하는 도로 주변도 공원 분위기다. ‘가든시티’라 불릴 만 하다.

서울보다 조금 넓은 면적(646㎢)의 ‘콤팩트’ 국가. 인구는 채 400 만명도 되지


않는다. 피부 인종 언어 관습이 달라도 1963 년 독립후 내전 한번 겪지 않았다.
싱가포르의 또다른 이름인 뉴아시아는 영어를 쓴다. 가치와 전통의 뿌리는 분명
아시아이나 삶의 방식은 모던하고 세련됐다. 그것이 바로 뉴아시아의 핵심.

◇퓨전푸드

‘동서양음식의 절묘한 조화’를 지향하는 퓨전푸드. ‘미식가의 천국’으로 발돋움


하려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뉴아시아적인 것이다. 대표적인 퓨전푸드 구어메(식
도락)식당은 ‘독쳉’(래플스호텔아케이드)과 ‘누치’(윌록플레이스). 독쳉은 사천
식양고기 태국식바다가재말이튀김 등 동서양의 재료와 요리기법을 동원해 개발
한 음식으로, 국수가 주종인 누치는 카레국수처럼 국수와 소스의 다양한 접목으
로 이름났다. ‘인터메조’와 같은 고급레스토랑부터 쇼핑센터내 저렴한 식당에까
지 퓨전푸드는 어디에서고 손쉽게 맛볼 수 있다.

◇구어메 사파리

싱가포르의 음식문화를 보려면 싱가포르음식축제(2001 년 3 월 30 일∼4 월 30


일)가 좋다. 평소에도 차이나타운 시장거리에서는 중국음식을 맛보고 인도인 집
단상업지구인 ‘리틀인디아’에서 카레와 탄두리치킨을, 말레이시아 토착민 거주
지인 ‘게일랑스라이’에서 말레이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싱가포르의 별미인 칠리크랩(매운소스 게요리)과 블랙페퍼크랩(후추를 친 매운


게요리)은 이스트코스트 파크의 UDMC 시푸드센터에서 맛보기를 권한다. 바닷
바람을 맞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싸게 즐길 수 있다. 빌딩 사이 혹은 상가 한
쪽, 길가 등 곳곳에 산재한 노천푸드코트 스타일의 호커센터에도 들르자. 서민
식당가로 각국 음식이 있다. 락사와 차퀘이터, 프라이드라이스(태국식 볶음밥)
는 꼭 한번 맛보자.

◇강변

강가의 클라크키도 미식가에게 인기있는 곳이다. 19 세기 창고건물이 다닥다닥


붙은 곳이나 낡은 창고를 우아한 19 세기풍 건물로 개조해 이제는 온종일 거리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축제거리로, 쇼핑도 하고 술과 음식도 즐기는 관광명소로
변신했다. 명물요리인 스팀보트(일종의 신선로), 돌판구이 스테이크, 우아한 프
렌치레스토랑, 사테이(인도네시아 말레이식 쇠고기꼬치구이)노점 등이 줄잡아
200 곳이 넘는다. 상류의 보트키 주변에도 수상보트식당 등 멋진 레스토랑이 즐
비하다. 19 세기 고딕식 수녀원을 식당가로 리노베이션한 ‘차임즈’도 유명한 푸
드컴플렉스. 캘리포니아풍 식당부터 고급 와인바까지 한 건물안에 있다.

◇테마 레스토랑

최근 많이 등장했다. 미국체인인 ‘레인포리스트 카페’는 열대우림처럼 꾸며진


식당에서 천둥과 소나기 코끼리울음소리를 들으며 식사한다. 라이브바 테라스
패밀리식당 상점까지 갖춘 ‘레드카페’는 테마가 축구(영국 맨체스터축구팀)여서
대형스크린과 TV 를 통해 골인장면을 계속 방영한다.

동물테마 식당도 많다. 동물원에서는 ‘오랑우탕과 함께 아침식사’를, 주롱새공


원에서는 ‘새소리 들으며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플라밍고연못 롯지’(주롱새
공원)는 연못에서 노니는 수백마리의 플라밍고가 바라다 보이는 낭만적인 분위
기의 식당.

◇싱가포르 슬링

래플스호텔의 ‘더 롱바’에서 19 세기말 탄생한 도발적 색감의 진분홍색 칵테일.


휴지를 함부로 버렸다가는 1000 싱가포르달러(SGD)씩 벌금이 부과되지만 여
기서 만큼은 땅콩 껍질을 바닥에 마구 버려도 되는 ‘자유’가 보장된다.

◇식당 고르기

호텔내 콩시에즈(투숙객 접대창구)에 비치된 ‘This Week Singapore’(무료안내


책자)를 보자. 중국 태국 인도 말레이 프라나칸(중국과 말레이시아의 혼합문화)
서양 한국 일본식당이 상세히 안내돼 있다.

◇요리배우기

‘래플스 컬리너리 아카데미’(현지 331―1742)가 가장 유명하다.

◇음식투어
‘Flavours of New Asia―Singapore’(3 시간반 소요)〓스파이스 가든(포트 캐닝
공원)∼역사박물관(프라나칸 문화관)∼리틀 인디아∼게이 슬랑 재래시장∼카
통∼차이나 타운. 출발 매일 오전 8 시(또는 9 시). 어른 28∼30SGD 어린이
14∼15SGD. 예약은 호텔내 콩시에즈.

<싱가포르〓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음식 ]동남 아식 쌀국 수 "매콤 담백 별미네 "

면(麵). 또는 국수. 쌀 빵과 함께 곡물을 모태(母胎)로 태어난


인류의 3대 주식(主食)중 하나. 출생지는 황토흙이 많은 중국
대륙의 황하지역. 출생시기는 3∼5세기.가늘고긴모양 때문에
예부터 복과 장수를 비는 ‘구복(求福)음식’으로 통해 결혼식
등 잔치음식으로 많이 쓰여왔다.

▼아시안 누들 붐

국수에도 ‘유행 패션’이 있다. 요즘 젊은 미식가들의 혀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지역의 쌀국수. 19 세기 해로(海路)를 통해 화
교들이 전파한 국수가 쌀이 풍부한 동남아에선 쌀국수로 ‘변신’했다는 것이 통
설이다. 향채(香菜)를 사용한다는 점은 중국요리와 비슷하지만 올리브 오일을
사용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열대의 향신료가 어우러져 향미가 강하고 새큼
한 맛이 나기도.

우리나라에서도 올들어 곳곳에 동남아 전문 음식점(표 참조)이 늘어나고 있다.


퓨전음식에 싫증난 젊은층이 새로운 유행을 좇는 점도 있지만 동남아 여행을 다
녀온 사람이 많아진데다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우리 입맛에 맞기 때문.

▼한곳에서 즐기기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아시안 누들 하우스’는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 세 나라


쌀국수 9 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이다.

태국과 말레이지아에서 오래 생활한 이석빈사장이 현지에서 직수입한 재료로


우리 입맛에 맞도록 요리, 처음 먹어보는 사람도 거부감없이 먹을만 하다.

소뼈를 우려낸 육수에 쇠고기 양파 숙주나물 등을 곁들인 것이 베트남 쌀국수인


‘퍼보’, 홍합 오징어 새우 등 해물에 말레이지산 고추가루를 넣어 매운 맛을 가
미한 것이 태국 쌀국수.

면의 굵기에 따라 면발이 가는 ‘센미’, 넓고 납작한 ‘센야이’, 중간 크기는 ‘센렉’


등 세 가지가 있다. 여기에 청경채와 굴소스를 넣으면 싱가포르식.
▼집에서 만들 수는 없을까

아직 쌀국수만을 파는 곳은 없다. 소면이나 칼국수를 이용해서 고깃국물에 야채


를 듬뿍 넣고 ‘한국식 베트남 국수’를 만들어보자. 시원하고도 알큰한 국물맛이
해장 음식으로도 일품.

▽주재료〓소면이나 칼국수 140g, 육수 620g,쇠고기 사태, 가는 파 팽이버섯


양송이버섯 조금씩, 소금 후추가루 약간 △고명〓숙주, 얇게 썬 양파레몬 약간
▽만들기〓①가는 파는 송송 썰고 팽이버섯은 밑둥을 자르며 양송이는 얇게 썬
다 ②쇠고기 사태는 아주 얇게 썬 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다 ③삶은 면을 큰
그릇에 담고 뜨거운 육수 480g 을 붓는다 ④국수를 체에 걸려 육수를빼고면을
그릇에담은 뒤 팔팔 끓인 육수 140g 을 붓는다 ⑤파팽이버섯양송이버섯쇠고기
사태를 넣고 소금과 후추가루로 간한다 ⑥고명은 깨끗이 손질한뒤 따로 그릇에
담아 낸다.(도움말〓한림정보산업대학교 전통조리과 한복진교수)

〈이호갑기자〉gdt@donga.com
[여행/ 싱가포르 프라 나칸 음식여 행]다민 족문화를 맛본다

음식은 그 자체가 문화다. 그것도 아주 잘 정제된, 그리고 그 민족의 기질을 섬


세하게 담아낸 고도의 문화다. 때문에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면 그 음식의
깊은 맛도 음미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음식은 그 어느 나라, 어느 민족보다 독특하다. 말레이시아 인도네


시아 인도 중국(복건성과 광동성) 등 다양한 민족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다민족
국가인데다 영국 포르투갈 덴마크의 식민지문화까지 가세한 탓이다. 그래서 싱
가포르에서의 음식여행은 이런 복합문화 다민족사회로서의 싱가포르가 갖는 독
특한 분위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중 「프라나칸」 음식여행은 싱가포르에서 꼭 한번 관심을 갖고 시도해 볼 만


하다. 프라나칸이란 중국과 말레이시아 사이에서 탄생한 제삼의 문화.

15 세기에 말레이시아로 건너온 중국인 남자들이 현지 말레이시아 여인과 결혼


해 살기 시작하면서 잉태한 문화다.

프라나칸요리란 바로 이 프라나칸 문화에서 나온 음식으로 중국음식의 재료에


말레이시아 양념과 향신료를 사용한 절충식 요리. 「락사」라는 쌀국수말이가
유명한데 달콤 매콤 새콤 구수한 맛이 가미된 코코넛밀크(껍질즙) 국물과 부드
러운 쌀국수가락은 동서양의 입맛을 고루 채워 준다.

이런 프라나칸요리를 통해 싱가포르에 내재한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는 투어가


이번 싱가포르 음식축제에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전 8 시에 투어참가자 12 명을 데리고 주지아오 재래시장에 가서 이날 강습할


요리의 재료를 구입한다. 그러면서 프라나칸 음식에 쓰이는 재료 양념을 소개한
다. 그리고 국립박물관과 주치앗로드의 프라나칸동네에서 프라나칸문화를 살펴
본 뒤 프라나칸 전문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1 시간반 동안 요리강습을
받는다. 투어에는 조리한 음식의 시식까지 포함돼 있다. 소요시간은 7 시간반,
참가비는 1 백 20 싱가포르달러. 오는 23 일 한차례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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