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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좋은 부부(수치플, 볼버스팅)

유연주는 눈을 떴다. 몸이 뜨거웠다.

서른, 여자로서 가장 뜨겁고 아름다울 나이. 수학 교사로서 실력과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한 그녀의 몸은 아름다웠다. 노란색 병아리 잠옷을 벗어서 세탁물 바구니에 던져넣고, 욕실에서 물을
틀었다. 마사지용 샤워기에서 안개처럼 뿜어진 차가운 물방울들이 그녀의 몸을 두들겼다.

“하아...”

연주의 몸은 누가 보더라도 우와... 하고 놀랄 정도였다. 자그마치 34 - 24 - 35. 직업상 다감한


아이들에게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수수한 옷차림을 고수하고 있지만, 바쁜 중에도 매일매일 요가와
피트니스를 빠트리지 않은 결과물이라 자랑스럽다.

그녀의 긴 손가락이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고 있는데도 여전히 후끈후끈한 젖가슴 위를 애무하듯이


문지르다가 요즘들어 조금씩 군살이 붙고 있어 신경쓰이는 아랫배를 거쳐 에로틱하게 부풀어오른 엉덩이를
문지르고 결국 여자의 은밀한 부분을 향했다. 매끄러운 몸을 타고 흘러내려오는 폭포수를 튕겨내던 음모가
서서히 젖어들어가며 화끈화끈하기까지 한 보지에 닿자 더욱 차가웠다. 손끝으로 음순 주변을
만지작거리며 한번 할까 생각했던 그녀는 그만두고 아직도 진정되지 않은 몸 위에 수건 한 장만을 두르고
거실로 나와 커피머신이 준비해 준 진한 버터 커피를 받아들었다. 설탕을 넣지 않아 쓰지만 풍부한 양성
지방을 카페인이 녹여 활력을 제공해 준다. 그것을 홀짝홀짝 마시면서, 서른 살의 유부녀는 적당히
수분을 흡수한 수건을 떨어트리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체가 되어 창문가에 섰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창문이지만 사르르 밀면 무게감도 느껴지지 않도록 밀어져 열린다. 그
너머에서 차가운 새벽 공기가 싸늘하게 몸을 덮어주는 것이 기분좋았다. 고급 아파트의 로얄층, 대지를
넓게 써서 다른 건물 거주자에게 보이거나 할 걱정은 없다. 마치 거리에 알몸으로 나선 것 같은 개방감에,
유연주는 몸을 쭉 뻗으며 어릴 때 잠깐 배웠던 발레 포즈를 취했다.

덜컥...

그녀의 기분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중단되었다. 흘끗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남편이 하늘색 바탕에 하얀
기린이 그려진 파자마 차림으로, 열린 문 손잡이를 잡은 채 고개만을 돌리고 있었다.

연주는 배시시 웃으며 남편에게로 다가갔다.

“봐버렸네?”

“미, 미안...”

그의 나이 33 세, 그녀의 나이 30 세. 보통의 젊은 부부라면 지금 곧 출근이라 해도 화끈하게 불타오를


나이였고, 시추에이션이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 신지우는 그의 아내 유연주의 속살을 볼 자격이 없다.

그것을 숨기는 것도 금지되어 있기에 남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내는 한숨을 쉬면서 알몸인 채
걸어가 핸폰을 가져왔다.

“주인님께 보고하고 사과드려야지? 도와줄게.”

잠시 후, 남편 신지우는 세상에서 가장 부끄러운 꼴을 하고 있었다. 발가벗은 알몸으로, 가랑이를 벌리고


쪼그려앉는다. 두 손은 V 자를 하고 얼굴 양 옆에 들었다. 눈에만은 안대를 씌워 얼굴 반이 가려졌지만
그것은 남편 자신이 더이상 아내의 속살을 보는 잘못을 막기 위해서이지, 정체를 가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런 자세로, 허리를 앞뒤로 흔들어 조그만 자지를 딸랑딸랑 흔들면서 신지우는 열심히 외쳤다.

“저 한남 소추 신지우는 주인님의 노예년인 유연주님의 알몸을 훔쳐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벌을


내려 주세요! 저 한남 소추 신지우는...!”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꼴일 것이다. 저멀리에서 자신의 자백하는 모습을 촬영해 주인님께 문자를
보내드리고 있는 아내가 푸풋 하고 웃는 소리를 들은 듯 해 더욱 부끄러웠다. 그렇게 부끄러움이 가득하자
자지가 조금씩 서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사정을 한지도 한참 되었다. 아내의 속살 금지, 자위 금지, 사정 금지. 감시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지당하는 것 자체가 최고의 쾌감이기에 그는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즐겨왔다. 이미 몇주일 치 정액이
가득한 불알이 배출의 기회를 노리고 부르르 떨었다.

그런 남편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역시 아내일 것이다. 그저 함께 살아와서가 아니라 같은 취향 같은


고민을 가진 최고의 파트너. 그렇게 생각하며 문자를 보내자, 얼마 지니지 않아 답문이 돌아왔다. 등교
시간이셨을까?

- 야 아침부터 저런 꼴을 봐야겠냨ㅋㅋ 니가 한 방 차줘라.

유연주의 입가에 가득 미소가 떠오른다. 남자의 고통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주인님. 여전히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발기한 자지로 공중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봉처럼 휘젓고 있는 남편에게 다가가,
그를 가장 잘 이해하는 아내는 말했다.

“됐어요. 그만 해요.”

그리고 안도하며 세상에서 가장 추한 댄스를 멈춘 남편의 불알을 살짝, 아주 살짝 걷어찼다.

“쿠헉!” - “으으으으...”

결과는 파멸적이었다. 남편 신지우는 가랑이를 부여잡은 채 웅크려 뒹군다. 하지만 그 비명 뒤로


이어지는 신음소리에 쾌감이 섞여있다는 것을, 아내인 유연주는 알 수 있었다.

바닥에 구르며 신음하는 남편 옆에 살짝 쪼그리고 앉는다. 흥분한 여자의 냄새가 그이의 코를


자극하겠지만 남편의 자지가 서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니다.

“그만둘래요?”

유연주는 정숙한 아내처럼, 그리고 사악한 악마처럼 묻는다. 유혹한다.

“그만두겠다고 하시면 주인님께서는 그만둬 주실 거에요. 당신이 예전에 모셨던 그 아가씨처럼. 어때요,
그만둘래요? 노예를 그만두고 편하게 섹스하고 편하게 시간을 보낼래요?”

만약 그렇게 한다면, 자신은 어떻게 할까. 자신 역시 주인님께 풀어달라고, 그동안 바친 사진과 영상을
지워달라고 애원해야 할까. 노예 계약서에는 그럴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어디까지나 결정권은
주인님의 것, 노예는 아무것도 바랄 수 없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냥하신 주인님께서는
용서해주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망하시겠지. 그것만은 싫다.

아니면 남편과의 관계를 끊고 주인님의 노예로 남을까? 지금처럼 남편을 배경으로 학교를 위협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도 좋다. 점차 파멸해가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녀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안다.


“아니...닙니다... 저는, 주인님의 노예입니다...”

남편인 그가 고통을 무릅쓰고 어떤 대답을 할지 아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도 그녀도, 이 짜릿한


쾌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학교에서
유연주는 바닥을 구르는 남편의 동영상을 주인님께 전송한 뒤, 그를 내버려두고 출근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에서 빨간 경차에 올라탔다. 몸을 감싼 정숙한 슈트 아래 가장 에로틱한 이너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주인님을 뵙게 된다는 것이 기쁘다.

결혼 전에는 두 번 주인님을 바꿔가며 상식적이고 안전한 SM 을 즐겨왔던 유연주였지만, 잘생기고


건장하고 부유한 남편을 만나면서 과거는 접었다. 실제로 그녀는 담백한 편인 남편에게 맞춰가며 뜨거운
몸과 굴종하고 싶은 마음을 달래왔다. 애초에 현대의 SM 은 그저 플레이일 뿐이라 온갖 안전장치와
세이프워드를 걸어놓는다. S 와 M 이 새디스트와 매저키스트가 아니라 서번트와 마스터라고 할 정도인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그녀로서는 그만두더라도 그다지 아쉬울 것 없는 정도의 일이었다.

다만, 남편이 은근히 자신에게 보이는 사인은 결혼한 이후부터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겉보기에는 실로
신사적이고 성적으로는 담백하며 아내를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아름다운 세계의 주민으로서는
잘못 알아들을 수 없는 그것.

안타깝게도 그도 그녀도 결국은 M 이었다. 에세머들끼리 하는 말로 S 와 S 가 결혼하면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대판 싸우며 늘 새롭고 항상 짜릿하게 살아가지만 M 끼리 결혼하면 기다리기만 하다가 썩는다고.

과장된 이야기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었기에 신혼부부는 서로에 대해 깊게 대화를 나누었고,


주의깊은 연극으로 서로를 만족시켜가며 어느 때까지는 도덕적이고 평범한 어른으로서의 삶을 연기해왔다.
더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안녕하세요 선생님!” “그래, 현진이도 안녕?”

쭈삣쭈삣 다가와 꾸벅 인사를 하고는 달아나는 그녀의 반 반장. 모범생이지만 숫기가 없어 반장 역을


맡겼는데, 유연주 선생님 앞에서는 늘 저렇다. 최대한 수수한 옷을 입는다지만 바람만 불어도 발기하는
나이인 남자애들에게는 어려운 것일까.

...사실대로 말하자. 그녀의 몸에서 솟아나오는 에로한 색기는 옷차림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타고난 끝없는 성욕을 시시각각으로 만족시키고 있는 그녀에게서는 만족한 여자 특유의 느긋한
에로티시즘이 넘쳐흐른다. 여자의 음란함이라고 하면 크게 드러난 가슴이나 다리 정도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아이들로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그래서 막을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것.

“차렷, 경례.”

“그럼 오늘도 열심히 하자. 특히 여름이니까 물 많이 마시고, 밖에서 놀더라도 열사병에 조심하렴.”

“네ㅡ!”

한 반 스무 명의 아이들이 일제히 대답한다. 그리고 유연주의 눈은 교실 구석 자리에서 딴청을 피우는


여자아이에게 향한다. 이소은. 머리는 좋지만 집중을 하지 않는, 게다가 머리가 좋으니 성적은 나오는,
교사들의 경험으로 보아 이대로 가면 2 학년부터는 성적이 급락할 게 보이는데 말을 안 들어 아쉬운
여학생이다.

기묘하게 에로한 담임선생님이 흐릿하게 립스틱을 바른 입술 사이로 혀를 내밀어 낼름, 핥았다.


입술이 벌어지고, 하이얀 이빨이 살짝 빛난다.

그것마저 벌어지면, 칠흑같은 어둠이 살짝 비친다.

어둠 안에서 검붉은 살덩어리가 꿈틀거리며 기어나와

무언가를 돌돌 말아 집어삼키려는 듯 세상을 헤멘다.

축축한 습기를 머금은 그것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길게 세상을 가르고 빨려들 듯 자취를 감추지만

그것이 지나간 자리는 흐릿한 연분홍빛 입술이 침에 젖어 번들거리며

‘무언가’를 삼키고 싶다는 듯 벌어진 채 기다리고 있다.

남자애들 전원이 일제히 고개를 푹 숙였다. 결벽증적인 면이 있는, 혹은 있는 척하는 여자애들이


남자애들에게 경멸하는 시선을 보내는 사이, 사건의 원흉인 담임선생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조례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수학준비실 담당을 호출했다.

“그리고 수준담당은 잠깐 와 줘?”

이소은 학생. 성적은 좋지만 공부는 안 하는, 좀 일찍 머리가 굵어져서 반항적인 아이. 그래서 담임이
일부러 자신과 가장 가까운 준비실 담당을 맡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 소녀는 괴고 있던 손을 치우고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네.” 생글생글 웃는 서른 살 담임과 그 절반 나이인 여학생의 삐딱한
표정은 이 반에서는 이제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일상사였다.

“담탱이한테 갈게.”

“유쌤은 왜 너한테만 일 시킨대? 뭘 얼마나 찍힌 거야?”

많지 않은 친구의 질문에 이소은은 비릿하게 웃었다. 그 이유를 자신은 알고 있다.

“글쎄, 날 갱생시키면 보너스라도 나오나보지.”

“그럼 반 받고 갱생당해 주겠다고 해. 받은 건 나하고 반 나누자.”

“너는 또 왜 숟가락을 올리는데?”

가까운 친구 사이에서만 인정할 수 있는 악의섞인 대화를 남기고 이소은은 복도를 걸어, 학교 가장 구석에
있는 수학준비실에 도착했다. 보통은 이런 시설이 없지만 이 학교에는 있다. 사유를 말하자면 어느
수학교사가 남편 자금지원으로 학교에 압력을... 어흠어흠.

“이소은입니다.”

문을 여닫을 때 버릇대로 두드리고 이름을 댄다. 잘 교육받은 태가 나는 순간이다. 책상 여러개가


사무실처럼 늘어서 있는 좁은 방 안에, 창문을 등지고 수학교사 유연주가 서 있었다.

그리고 이소은은 성큼 다가가 그녀의 따귀를 후려쳤다. 철썩!

“이 씨발년이 주인을 오라가라해? 맞고 싶지?”

맞은 곳은 왼뺨인데 자궁이 지지징하고 울었다. 유연주는 귓가를 어루만지는 감미로운 욕설에


황홀해하면서도 얼른 꿇어 엎드렸다.
“죄송합니다! 남편에게 준 벌에 대해 보고하기 위해서 그만!”

엎드린 채 말하는 유연주의 잘 정리된 펌헤어 위에 학교 지정의 실내화가 턱하니 올려졌다. 이마를 힘껏
바닥에 누르고 있던 그녀의 머리는 안정감있게 주인의 발을 받들어모셨지만 호흡이 달아오르고 심장은
두근두근 전력질주를 하는 것처럼 뛰었다. 팬티 속에 습기가 차는 것이 느껴진다...

어리지만 냉정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걸 들으라고 불렀냐? 때려달라고 부른 거 아니고?”

이소은은 선생님이자 노예인 유연주의 머리에 축구공처럼 발 올리고 좌우로 조금씩 흔들면서 묻는다.
그것은 교사이기 이전에 노예였던 유연주에게 너무나 감미로운 애무였다.

주인님을 ‘만들다’(경멸)
유연주와 신지우 부부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깊은 대화 끝에 함께 주인님을 모시자고 결정했다. 유연주는
두 번 주인을 모신 적이 있지만 주인역 에세머에게 오히려 봉사를 받는 기분이었고, 신지우도 한때 어느
여대생에게 돈을 바치며 봉사한 경험이 있지만 액수가 커지자 위험하다고 느낀 그녀가 관계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그 이후 그와 그녀는 마치 회색 콘크리트로 된 것 같은 건조한 세계에서 살아왔다. 부부간의
성관계조차 그러했으니.

카타르시스를 느껴보지 않았다면 모를까, 한번 시작한 쾌락의 소용돌이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유연주는 자신들에게 꼭 맞는 주인님을 찾아내기로 결심했다.

“이제 예전같은 장난은 하고 싶지 않아요. 주인님께 전부 바칠 거에요. 그래도 같이 할건가요?”

“나도... 그러고 싶어.”

놀이로서의 소프트한 SM 이 아닌, 정말로 영혼을 지배해 줄 수 있는 주인님. 남편 가족 쪽의 경쟁자들


중에도 지배욕이 넘쳐나는 사람은 많았지만 신선미가 없다. 가진 것이 너무 많아 그녀에 대한 관심이
분산될 것이었다.

그러던 중 갓 고등학교에 올라온 신입생 중에서, 유연주는 원석을 찾아냈다.

이름은 이소은. 날씬한 몸에 긴 생머리. 학교 규정을 고지식하게 지키고 있는 복장에 화장기 없는 피부.
중학교 성적은 매우 우수하나 지도에 어려움이 있음.

그녀의 눈빛을 보는 순간 유연주는 사랑에 빠졌다. 이소은의 눈빛은 규칙을 어기는 학생들과, 어리석은
규칙을 맹목적으로 지시하는 교사들을 동시에 경멸하고 있었다. 그 시선이 자신을 향할 때 유연주는
등줄기의 오싹함에 자신이 남자였으면 사정해 버렸으리라고 느꼈지만, 신입생 소녀는 대강당의 신입생들
사이에 섞여서 단상 위의 교사들을 훑어보며 시선을 옮겼을 뿐이었다.

그녀의 눈에 들고 싶었다. 그녀의 기억에 남고 싶었다. 그녀를 위해 움직이고 그녀를 위해 소비되어


이윽고 그녀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개학으로 어수선한 동안 관찰은 계속되었다. 함께 진학한 동학년들이 우왕좌왕하는 중에도 흔들림없이


책을 읽는 모습. 나잇대 여자애들과 달리 무리를 짓지 않고 고립을 즐기는 태도. 그럼에도 첫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낸 뒤로는 모여드는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을 내치지도 않고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정도는
오케이. 심지어는 친구도 생긴 것 같다. 이건 친구가 활달한 성격이라 들러붙은 것 같지만, 그래도
그것을 밀어내지 않을 정도의 도량과 사회성은 있다는 뜻이다.

‘뭐니 이 완벽초인은?’
이랬으니 교사들이 손대기 어려울만도 하다. 교사들이란 본질적으로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통제하고
교도하는 것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그러나 섬기고 싶고 봉사하고 싶은 유연주로서는, 오만하게 표현하자면, 그녀는 최고의 주인님이 될 수


있는 최상급의 소재였다.

석 달에 걸친 조심스러운 접근 끝에 마침내 고백할 때는 심장이 터져버리는 것 같았다. 학교에 이런


변태가 있었구나 하는 시선은 그녀의 자존심을 갉아냈고, SM 에서도 선택하는 입장이었던 유연주는 그
순간에야 자비를 바라는 노예의 심정을 처절하게 이해했다.

카타르시스. 한 발짝만 어긋나면 파멸한다는 타나토스의 충동, 그리고 그 선택이 자신과 완전히 무관한
곳에 있다는 무력감.

결과적으로 이소은 님은 주인님이 되어 주셨지만, 아직도 선을 지켜가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뺨을


때리는 것도 거친 욕설도 머리를 짓밟아주시는 발도 선생님과 노예를 오가는 구분하기 힘든 상대방의
태도를 살피고 있는 것.

언젠가 그들 부부의 마음을 알아주시기를, 유연주는 안타깝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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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꿇어엎드려 머리를 밟힌 채 유연주는 조심스럽게 진언을 올렸다. 허락은 바로 돌아오지 않는다.


거절인지도 알 수 없다. 노예는 그저 기다릴 뿐이다.

이소은은 마음 속으로 하나에서 열까지 천천히 센 다음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조심해서 입을 열었다.

“짖어.”

“감사합니다! 멍! 멍!” 유연주는 허락에 감사하며 출근 중에 떠올린 것을 말씀드렸다.

“제 집에 카메라를 설치할까 합니다. 집안 곳곳 어디라도 주인님께서 보실 수 있게 준비해서 스마트폰에


등록해드리면... 어떠실까요?”

아직 남편하고 의논은 하지 않았지만 남편은 거절하지 않는다. 알 수 있다. 역시 숫자 열이 지나고,


이소은은 재미있을 것 같다고 혹하는 마음을 억눌렀다.

“고려해 보지. 그것뿐이야?”

“네...”

이동하고 기다리고 대화하는 데 거의 삼십분. 이제 곧 0 교시 휴식시간이고 정규 수업이 시작된다. 소은은


상석에 마련되어 있는, 학교 책상에 어울리지 않는 비싼 기능성 의자에 앉아 디리를 꼬고 등을 뒤로
젖혔다. 교실 의자도 등판이 둘로 갈라진 기능성 의자지만 앉아보면 알 수 있다. 느낌이 다르다.
주인님이 되어달라는 변태적인 부탁을 받았을때는 흠칫했다가 싫다 하면 발작 일으킬까봐 받아들였지만,
이 의자만 해도 사람을 괜히 때리고 천박하게 욕을 하고 갑질하는 인간들 흉내를 내는 보람이 있었다.

‘생각같아서는 교실에 갖다두고 싶은데, 역시 아직 눈치봐야지.’

흘끗 시선을 돌려보자 엎드린 채로 고개를 살살 들고 눈을 치켜떠서 자신을 보려고 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정장은 먼지투성이고 머리카락에도 자신이 밟은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소녀는 학교의 가르침이
모두 다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재확인했으니, 역지사지를 해보면 속에서 불이 타올라 자신을
죽여버리고 싶을텐데 오히려 좋고 좋단다.

소은은 다리를 까딱이며 스마트폰으로 연주년이 보내온 두번째 문자를 확인했다. 뭐가 있을지 몰라 혼자
있을 때가 아니면 함부로 열어볼 수가 없었으니, 아니나다를까 첨부되어 있는 동영상은 연주에게 걷어차인
남편 아저씨가 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치는 내용이었다. 저렇게 아픈가? 에로한 것에 대한 호기심이야
있어도 남자에게 (게다가 발가벗고 있다) 가까이 가는 것은 좀 그래서 연주년에게 대신 시키고 있는데,
뭐랄까...

이소은이 일어나자 유연주는 어떻게든 심기를 살피려고 슬그머니 들어올리던 머리를 팍 숙였다. 그런
유연주 옆에 이소은이 쪼그리고 앉았다.

우연이겠지만 그것은 오늘 아침, 남편 머리맡에 쪼그리고 앉아 남편의 주인님에 대한 충성심을 시험하던


유연주의 자세와 닮아 있었다. 차이점이라면 두 가지.

우선 유연주는 알몸이었지만 이소은은 교복을 어여쁘게 갖춰입고 있다.

그리고 유연주의 눈은 남편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과 흥분으로 젖어 있었지만, 삐딱하게 내려다보는


이소은의 눈은... 만약 그 표정을 사진찍어 보여주었다면 이소은 본인조차도 깜짝 놀랄 만큼, 버러지를
내려다보는 눈빛이었다.

비록 그 눈빛을 마주보지 못한 유연주가 한번 (정신적으로) 사정할 찬스를 놓쳤지만 마음은 목소리에도


드러난다.

“유연주. 고개 들어.”

자신이 말하는 순간 부르르 떠는 연주의 모습에 조금 당황했다. 하지만 화가 나서 몸이 떨린다거나


춥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조심스레 들어올려지는 상기된 얼굴 표정 가운데의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감격에 젖어 반짝이면서 살살 올려다보는 저 눈은, 자신에게 필사적으로 알랑거리고 있었다.

‘싫진 않지만 좀 그렇단 말이지.’

그녀는 아직 주인으로 ‘각성’ 하지 않았다.

호기심 많고 간접경험으로 지식도 있지만 아직은 어린 소녀일 뿐인 주인님의 원석이 스마트폰 안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남편의 모습을 들이대고 하문하신다.

“이거, 네가 당하고 싶은 거야? 이렇게 되고 싶어?”

급소를 찌르는 물음에 유연주는 이미 발그레하던 얼굴을 다른 의미로 붉게 물들였다. 자신의 성적 취향을
드러내는 것은 어떤 때라도 부끄러운 법이지만, 노예는 숨길 수 없다. 거짓말도 할 수 없다. 감출 수도
없다.

그것이 좋았다. 찌르르하고 애널 주변이 근질근질한 감각.

노예는 대답했다. “네...”

주인은 평가했다. “변태 새끼들 같으니라고.”

절반 나이의 주인님께 직접 경멸당하는 순간 자궁이 너무 찌릿거려서, 허리 아래쪽으로는 감각이 없었다.

노예의 자부심
“숀, 일 많았나봐?”

수학준비실에서 1 교시 시작 직전에 돌아온 소은에게 강하린을 비롯한 친구들이 묻는다. 질문이라기보다는


인사나 다름없다. 응답은 바라고 있지만 정보의 증가는 가정하지 않고 있으니까.

그래서 이소은은 정보를 마구 증진시켜 주었다.

“오늘 수학 쪽지시험 본대.”

그 순간 반에 비명이 울려퍼졌다. “꺄아으악!” 어떤 과목, 어떤 종류건 시험은 싫다! 그리고 개중 머리


돌아가는 녀석들은 소은에게로 달려왔다.

“문제! 문제 뭐 나온대?” “혹시 봤어!?” “소은 여신님! 이 미천한 신도에게 자비를!”

마지막 것은 말 없고 딱딱한 소은에게 어째서인지 달라붙어 있는 친구 강하린이었다. 한편 우르르 몰려든


애들 저편에서는 반장이 머뭇거리고 있다. 숫기없기는.

“문제는 모르겠고 범위를 봤는데 그거라도 궁금한 사람? 틀렸다고 뒷말하기 없기.”

“없기!”

학도들이 일제히 복창했다. 포즈만 맞췄으면 수상한 세계정복 조직의 회합 장면일 것이다. 수학
문제집에서 쪽지시험 문제지의 3 배수 정도 찝어주는 것으로 이익공유를 끝낸다. 가까이에서 들은 애들이
뒤로 뒤로 문제집을 돌려보고 있다.

“저기... 이소은...?”

숫기없다고 생각했던 반장이 여전히 숫기없이 머뭇거리며 뭔가 말하려 하는 것 같다. 이소은은 가만히
기다린다.

“어... 그...”

그 때, 1 교시 시작종이 울렸다. 지루한 하루가 시작된다.

그리고 4 교시 수학 시간이 끝나고 나자 저만치에서 전우 잃은 전사의 포효같은 절규가 도플러 효과를


일으키며 달려왔다.

“이소으으으은! 당신이란 여자느은!”

강하린이었다. 방금 전까지 여신으로 숭배하다가 친구를 살해당한 것 같은 기세로 달려드는 것은 이소은이


찍어준 범위가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기 때문이다. 쪽지시험지 돌릴 때부터 반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나오긴
했다.

“이건 얘기가 틀리잖아요 대장!”

“나도 그 파트 작살났어. 뭐 어쩌라고.”

작은 체구의 강하린이 먹이 빼앗긴 강아지처럼 절절하게 항의했지만 알리바이 공작은 완벽하다. 이소은의
시험지를 뺏아들어 답을 맞춰본 강하린은 이소은도 해당 빗나간 부분은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보고 겨우
진정했다. 아무렴 수능도 아니고 쪽지시험에서 방해공작해 뭐하게.

물에 던져넣으면 입만 동동 뜨거나 물고기랑 떠드느라 발이 동동 뜨거나 할 강하린표 홍보기구에 의해


이번 참사가 이소은의 음모가 아닌 단순 실수로 확정되었다. 게다가 다음은 점심시간. 아이들이 끼리끼리
모여 도시락을 열었다. 강하린은 반 전체에 인맥이 이어져 있으먼서도 다른 애들에게는 손을 흔들어
보이고 이소은에게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있는데, 왜 이러는지 혼밥에 익숙한 이소은은 알 수가 없다.

“언니언니언니야, 나 거기 참치 맛 좀, 응?”

...이건가?

이소은의 도시락 메뉴는 언제나 화려하다. 채소가 많은 칼라풀한 식단이지만 가운데 장식되어 있는 참치
타다끼(겉껍질만 살짝 굽는 요리법)가 지겨운 오후 시간을 보낼 에너지를 지원한다. 똑바른 자세로
수저를 입과 도시락에 왕복시키며 꼭꼭 씹는 모습을 바라보며 강하린은 궁금해졌다.

‘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으면 저렇게 되지? 금수저 딸내미라도 되나? 그런 것치곤 장신구 같은 것도
없고, 가방도 싼 거고, 근데 이렇게 맛있는 도시락은 처음이야! 이거 엄마가 싸준 게 아니라 요리사 꺼
맞지? 엄마가 요리산가?’

이쯤되면 달라붙는 걸 넘어 다른 각다귀들이 안 달라붙게 저지해야 하는 상황 인정. 뭐, 강하린이


이소은에게 달라붙는 것은 딱히 식욕 때문만은 아니다. ㅡ그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자.

진실을 말하자면 유연주에게서 진상받는다. 맞벌이 부모님 아래 외동딸이라 고등학교에 급식이 없대서
식겁했고, 유연주가 남편 권한을 남용해 주문한, 요리 자체는 특급이지만 외형과 도시락상자를 평범한
것처럼 위장한 도시락이 이것. 수학준비실의 그 의자에 이어 변태 선생의 제안을 받길 잘했다고,
이소은은 하루에 두 번째 생각한다.

자세가 곧은 것은 어릴 때 조모가 요통으로 고생하던 것을 직접 보고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은 물론 학생들이 기울거나 쭈구리거나 하다못해 두바퀴 반 비틀린 자세로 공부를 하는지 요가를
하는지 보고 있으면 한 마디 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한 것이 이소은이다.

여기서 한마디 하지 않고 꾹 씹어 삼킨다는 것이, 동년배는 물론이고 어지간한 어른에 비해서도 훨씬


성숙하다고 하겠다.

oo0oo

유연주의 몸매는 누가 보아도 우와... 하는 감탄사를 흘릴 정도다. 노예에게는 프라이버시고 인권이고


없으므로 다시한번 바디라인을 공개하면 34 - 24 - 35! 판타지다!

그 비밀은 우선 어릴 때 시작한 발레부터 시작되어 지금도 매일 하고 있는 요가와, 그리고 식사제한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죄책감을 느낀다는 기묘한 성격이었던 그녀는 어려움 없이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었고, 오히려 거식증이 아닌지 부모를 걱정시키는 아이였다.

어릴 때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었지.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나는 타고난 노예였으니까.’

노예 주제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죄악에 유연주의 본능이 비명을 질렀던 것이다. 식욕과 미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죄를 저질렀을 때의 죄악감이 더 크다. 마찬가지로,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없지야
않지만 명령대로 일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 대학생 때 사귄 남자에게 그렇게 명령해달라고 부탁하여
명령받은 이래, 유연주는 신체의 관리에 조금의 어려움도 느낀 적이 없다. 그 어려움보다 복종하는
쾌감이 아득히 크기 때문이다.

이미 몇 년째 식사를 대신하고 있는 식사대용 비스킷을 꺼내 오독오독 씹어먹는다. 예전 제품에 비해 맛이


좋아진 것이 개인적으로 불만이다. 여담이지만 학교 여선생들 중 일부가 그녀와 같이 다이어트 모임을
만들었지만 현재는 자연붕괴된 상태다. 스스로의 욕망을 제어할 수 없는 자유인인 그들을, 명령에 따라
제어당할 수 있는 노예인 유연주는 조금 얕잡아 보고 있다.

가끔 유연주는 생각한다.
노예답게, 아무 맛도 없는 죽 같은 것만 먹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이것조차 먹을 때면 죄책감이
느껴지는걸.

oo0oo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아내와 같은 것을 먹으며 남편, 신지우도 생각한다.

세상 사람 모두가 우리처럼 매저키스트면 얼마나 세상이 평화로울까.

그룹의 경쟁에서 물러선 무임소 전무로서, 인간들이 얼마나 욕심을 부리고 싸움을 하는지 바라보고 있으면
주인님의 명령 아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음식과 수면만으로도 충분한 자신들이 오히려
사회적으로 진보된 생물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일반인에 대한 기묘한 우월감을 느끼며 그는 집안에 설치한 카메라의 보안 프로세스를 검토했다.


주인님께서 영상이나 사진을 공개하신다면...

‘아, 섰다.’

...멋진 일이지만, 실수로 알려지는 것은 싫다.

자위와 사정이 금지되어 있는 남자는 그의 작은 페니스가 가라앉도록 조심조심 일어섰다. 차가운 물이라도
마시면 괜찮아지겠지.

아마추어 AV(부부간 SM, CBT, 여성주도)


변태교사의 주인이 되어 좋은 점 세번째. 야자를 빠진다. 이소은의 공부방식이 교과서를 백 번 음독해서
통째로 외우는 것이었는지라 야자에서 하기는 어렵다. 여러 번 높은 성적을 낸 다음이라면 교사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입학하자마자 야자 예외가 된 것은 유연주의 덕택이었다.

그렇게 부모님은 일하는 중이라 텅 빈 집으로 돌아와 배달되어온 두번째 도시락을 먹고, 학교에서 못 마친
숙제를 끝내고, 세 시간 집중해서 교과서 암기. 백 번 소리내어 읽으면 내용이고 뭐고 통째로 기억에
남는다. 이걸 안하는 다른 애들을 이해 못할 지경이었다. ...이해력이나 창의력? 그런 건 취미생활이다.
생계에 도움 안되는 건 전부 취미생활이라면서 취미로 세계를 구하는 슈퍼히어로가 있었지.

...취미에 너무 몰입하면 안될텐데. 이소은은 오늘 친구들과 대화하던 내용을 떠올렸다. 반 이상이


강하린이었지. 그리고 이소은의 말 곳곳에는, 중학교까지 쓰지 않았던 욕설과 비속어가 섞여 있었다.

‘위험한 거 아냐 나?’

그리고 세 시간 동안 무음 처리해 두었던 스마트폰을 열어 참고용으로 다운받아둔 비속어 사전 앱이라던가


깡패물 소설 같은 걸 죽 흝어보자 위화감과 위기감이 느껴진다. 원래 이런 건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어른인 선생님이 엄청나게 기뻐하자 기대에 응해 주고 말았다. 시험성적을 잘 내서
교사와 부모님에게 들이대던 것과 같은 선이었다.

‘역시 위험해.’

하지만 욕 좀 하고 때리고 하는 걸로 받아먹는 게 너무 짭짤하다. 고민하던 이소은의 폰이 그녀의


노예로부터 온 문자를 받고 삐리릭, 신호음을 울린다.

이소은에게 그것은 무언가의 경고처럼 느껴졌다.

oo0oo
원래 교사들은 수업이 끝나고도 업무가 엄청나게 많지만 취미로 교사를 하는 유연주는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기다리고 있던 남편이 마중을 나와 아내의 핸드백과 겉옷을 받아 주었다.

결혼 직후 여자의 몸을 바짝바짝 태우는 굴종욕구를 참을 수 없을때면 남편을 마중나가곤 했다. 벗은 옷을


받아들고, 갈아입을 옷을 마련해두고, 그의 식사를 준비하고, 일부러 TV 리모콘을 숨겨놓고 그가 그것을
찾으면 “채널 바꿀까요?”를 물으며 스스로 움직여 그의 도구가 되곤 했다.

그리고 남편도 그러고 싶어하는 것을 보고 서로 감을 잡기 시작했지. 남들이 보기에는 서로를 존중하는


신혼부부의 알콩달콩한 생활이었지만 그 행위의 목적은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만족하는 것. 그리고 그것은 피 맛을 본 굴종욕구라는 상어에게 빨간약을 발라주며 참아 보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유연주의 머리 위에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여주인님이 발을 올려주신다.

그리고 그럴 수도 없다. 그 주인님께서, 아직까지 직접 만나보지 못한 남편 신지우를 노예의 노예로


전락시키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에게 존댓말을 쓰고, 아내의 심부름을 하고, 아내의 속살을
볼 수 없고, 자위도 사정도 해서는 안된다. 참고로 신지우는 이것을 수직적 지위 변경이라고 생각하고
유연주는 남편의 신분상승을 조금 질투한다.

몸을 씻고 남편이 준비해준 가벼운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유연주는 남편이 준비해준 것에 기뻐했다.


점심시간에 전화로 나눈 이야기를 즉시 수행하여 그들의 고급 아파트에는 방마다 큼직한 카메라가
자리잡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외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녹화 시간은 각각 7 일인 고정식 카메라가 방마다 한 대, 이동식


카메라가 세 대 있어요.”

일반적으로 실내용 감시 카메라는 도둑의 얼굴을 확인하거나 심하면 움직임만 알 수 있어도 되지만 그들은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인테리어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의 고성능 대형 제품이 설치되었다.
부부 침실과 거실에 설치된 메인 카메라 두 대는 그 중에서도 훨씬 커서 주인님께 노예들의 일상을 한
치도 숨김없이 보고할 것이었다.

남편이 알려준 사이트로 들어가 암호를 넣자 스마트폰에 자신들의 모습이 비친다. 카메라를 향해 팔랑팔랑
손을 흔들고 그것을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주인님께서 그 모든 것을 보아주시리라는 사실에 유연주는 살짝,
느꼈다. 매일매일 영혼이 만족하는 나날이었다.

“그러고보니, 당신? 이거 당신이 직접 설치한 거지?”

“...? 네, 그렇습니다.”

주인님께 보여드릴 첫번째 작품이 떠올라서, 유연주는 식탁 위에 세워둔 스마트폰을 힐끗거리며 각도를
맞춰 남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옷 위로 불알을 꽉 쥐었다. “흑!?”

“솔직히 말해. 사정했지? 나도 이렇게 기분좋은데, 카메라 설치하면서 안 쌌을 리가 없어.”

과거 경험했던 몇 개의 페니스보다는 확실히 작다. 그것은 아내의 조금 과감한 손길을 느끼고 부르르 몸을
떤다. 부부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그에게는 더없는 죄악의 위기.

유연주는 여전히, 남자의 페니스에 대해 숭배 감각이 있다. 그것은 자신과 같은 여자들을 지배하고
능욕해주는 감사한 흉기다. 그러나 노예의 몸에 돋아나 있어 오줌 싸는 것 이외의 기능이 금지된 남편의
페니스는 예외였다.

조물조물, 아픔과 쾌감을 오가는 강도를 정확히 아는 것은 그녀가 그와 같은 노예 동료이기 때문에. 손에


쥐여진 구슬 두 개를 호두 굴리듯 굴릴 때마다 남편의 페니스가 빳빳하게 일어서서 꺼떡거린다. 남편은
이미 엉덩이를 뒤로 빼고 있지만 도망갈 수는 없다. 급소를 쥐여진 남자는 이렇게 약하다. 아내의 팔에
매달려 남자는 필사적으로 해명했다.

“싸지 않았습니다! 웃, 정말입니다!”

“정마알~? 수상한데에~”

“정말입니다! 정말입니다! 아앗...!”

남편의 불알을 주물주물 애무해 준 아내는 카메라를 향해 생긋 웃어주고는 손을 뗐다. 공중에 들어올려 단
한 명의 -아직은 아니지만- 시청자가 방금 전의 장면을 떠올리도록 공중에서 잼잼, 하면서 말한다.

“좋아, 믿어줄게.” “감사합니다...!”

“고추 내놓고 잠깐 기다려.”

마치 거대한 바이스에 조여지고 있는 듯한 고통에서 벗어난 신지우는 잠시 헐떡이다가 낙낙한 실내복을


벗었다. 그의 알몸은 노동이 아니라 피트니스로 단련되어 있어서 햇빛을 많이 받지는 않아 희었고
고통에서 벗어나 안심했다는 듯이 축 늘어진 페니스가 보통 남자들과 달리 작고 창백하여 약해보인다.
그는 그것을 드러낸 채 기다렸다. 그리고 명령만을 남기고 방으로 들어간 아내가 모습을 드러내려는 순간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푹 숙여야만 했다.

문지방 너머로 건강하게 희고 늘씬한 다리가 모습을 드러내는 그 순간.

아내는 알몸이었다. 그녀는 남편이 직시할 수 없는 알몸으로 방에서 나왔다.

실내용 힐 슬리퍼의 도움으로 종아리가 팽팽하게 펴지고 허리가 세워지며 등이 곧게 펴져서 유방이
강조된다. 카메라를 의식한 워킹으로 남편에게 다가가는 그녀의 손에는 자그마한 여자의 필수품이 들려
있었다. 물론 남편은 그것을 모른다.

알몸의 아내는 알몸으로 서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에게 다가가, 그의 페니스를 손 위에 올렸다.

절교(부부간 SM, 촬영)


“우후후, 귀여운 자지.”

옷 위가 아니라 직접 아내의 손이 닿는 것은 오래간만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했던 음경이 번뜩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사정하게 되면 그것은...

여전히 눈을 꽉 감은 채 몸에서 가장 연약한 부분을 아내이자 동료이자 주인님의 대리인에게 맡긴 남자는


예민한 귀두 끝에 무언가가 쓱쓱 문질러지는 것을 느꼈다. 손가락이나 기타 그런 것은 아니다. 그것이
꼼꼼하게 귀두 전체를 문지르고 난 뒤,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끝. 눈 떠도 돼.”

신지우는 주저주저하며 고개를 숙인 채 실눈을 떴고, 그 시야 안에 아내가 없다는 것에 안심했고, 그리고


자신의 페니스를 보고 눈을 휘둥그레하게 떴다.

그의 희고 무른 페니스의 끄트머리 둥근 부분이 번들거리는 짙은 적색으로 코팅되듯이 뒤덮혀 있었다.


당혹해하는 남편에게 아내가 설명한다.

“이래두고 자위하면 바로 티가 나겠지? 오줌 쌀 때는 조심해. 팬티 입을 때도 그러려나?”


그것은 아내의 립스틱이었다. 학교에 출근할 때는 잘 쓰지 않는 너무 짙은 붉은색. 여자의 입술이 아니라
남자의 귀두 끝을 문지르며 조금 닳은 립스틱을, 여자는 자신의 입술에 살짝 발랐다. 말로 표현 못할
굴욕감과 배덕감이 느껴진다.

남편은 기괴하게 되어버린 페니스를 내려다보며 문득, 포경수술을 했던 것이 안타까워졌다. 자신이


포경이었다면, 그래서 저 귀두 위에 살가죽 껍질이 덮어진다면 더욱 우습고 비참하지 않았을까?

“후우~”

그리고 입으로 불러 귀두에 발려진 립스틱을 말린다... 결코 직접 닿지는 않지만 남편의 귀두와 아내의
입술이 같은 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에, 그리고 아내의 입에서 불어지는 차가운 바람에 신지우의 고추가
고개를 빠딱 세우고 건들거렸다. 이 장면이 카메라에 가감없이 찍히고 있을 것이었다...!

“그럼 이걸 주인님께 전~송~”

아, 그랬구나. 신지우는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아내의 말을 듣고서야 그녀가 왜 갑자기 이런 일을 했는지


깨달았다. 카메라는 자신들의 일상생활을 숨기지 않고 보여드리는 만큼 자신들이 원하는 노예다운 모습을
바칠 수도 있었다.

그 순간, 방금전 괴롭힘당하던 것 이상으로 자지가 발딱 솟아올라 흥분을 배출하고 싶어 몸부림쳤다.


충성스러운 노예는 당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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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우연의 일치로 문자가 도달한 것은 이소은이 자택에서의 자율학습을 마치고 스마트폰을 집어든
찰나였다. 노예가 보낸 문자에 또 자기네들이 반항하면 아무데나 뿌려달라고 변태 사진을 보냈겠거니,
고교 1 학년 여학생은 메시지 알림을 터치했다.

- 주인님께. 노예들의 우리에 카메라 설치가 완료되어 보고드립니다. 다음 주소로 들어오시면 노예들의
모습을 24 시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스피커도 설치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명령을 내려주세요. 감사합니다!

그것은 노예가 주인에게 더 많은 것을 바치게 된 데 대한 기쁨으로 가득한 문자였지만, 그것을 읽은


주인의 눈빛은 착 가라앉았다.

oo0oo

- 삐리리릿.

문자를 보내자마자 읽음 확인이 뜨고 전화가 오자, 지금 즐긴 플레이에 조금 흥분해 있는 유연주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주인에게 쥐를 물어온 고양이처럼 자랑스러운 기분이었다.

- 야. 누가 카메라 달라고 했냐.

그리고 고양이는 느닷없이 따귀를 얻어맞았다. 흥분해 달구어져 있던 기분이 착 가라앉고 몸이 순간적으로
식는 것을, 유연주는 느끼며 모든 신경을 전화기와 그 너머의 주인님께 집중했다.

“주인... 님...?”

- 누가 하라고 했냐고. 내가 그랬냐?

유연주는 되새겼다. 주인님께서 무어라고 하셨지? 카메라를 달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뭐라고


명렁하셨었지? 기억났다. 생각해 보지, 라고...!

- 나는 분명 생각해 보겠다고 했는데. 언제 하라고 했냐?


유연주는 절망했다. 그것은 주인님의 명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을 넘어
아예 잊어버렸던 자신에 대한 절망이었다.

“주, 주인님, 그게,”

- 됐어. 너희가 날 미끼삼아서 놀고 있다는 거야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네년 맘대로 하겠다면,


내가 너희를 어떻게 믿지?

주인님의 차가운 목소리는 평소와는 달랐다. 차가운 물과 더 차가운 물이 아니라 물과 얼음의 차이 같은,
어떤 선을 넘은 차가움...!

그녀가 선언했다.

-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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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같은 건 지우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이소은은 연주년이 원하던 주인의 태도에서 일방적으로 교사에 대한 학생의 태도로 돌아가 존댓말로
정중하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전화를 끊고는 즉시 착신거부까지 처리했다.

즉홍적인 결정이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하지 말자. 변태들에게 휘말려서도 안 물들 수 있다고는


자신할 수 없어. 근묵자흑이라고 하잖아?

“도시락은 좀 아쉽네.”

입 밖으로 내서 말하자 웃음이 났다. 정말 그것뿐인가? 이소은은 스마트폰을 들어 비속어사전 앱과


깡패물 소설, 아직 읽지 못한 SM 소설 같은 자료들을 하나하나 삭제했다. 아쉬운 것은 도시락과
수학준비실의 의자 뿐이다...

선생님을 때리고 짓밟을 때, 그리고 방금 전 전화기에 차가운 목소리를 내던지고 그 건너편의 당황하는
인기척을 느낄 때 몸 안 심지를 자극하던 기묘한 느낌은 잊기로 했다.

내일 학교에서 바로 만나겠지만 모르는 척 하자. 딱히 모른 척 할 것도 없어, 그냥 다른 선생님들


만나듯이 대하면 되겠지. 이소은은 그렇게 생각하며 그간 좀 찜찜했던 것들이 지워져 왠지 느낌이 가벼운
스마트폰을 다시 만지작거렸다.

그 변태년이 보낸 문자가 그대로 있었다.

‘감시 카메라 영상을 외부에서 볼 수 있게 해 놨다고?’

호기심이 동한다. 이소은은 고양이도 잡는다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슬쩍, 아주 슬쩍 들여다보기로
했다. 사이트에 들어가서... 암호를 입력... 스미싱을 당하는 짓이라는 걸 아는데도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에 궁금함을 견딜 수 없었다.

스마트폰에 여러 개의 작은 화면이 동시에 떠올랐다. 대부분은 아무 움직임이 없지만 개중 하나에만


살색의 뭔가가 어른어른 움직이고 있다. 크기가 작아 알아보기 어렵지만 이 변태들은 집에서 나체족인가
하는 생각에, 얼른 폰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조금 아래쪽이 근질근질했다. 젠장!

oo0oo
이소은은 다음날 변태 교사와 만나지 않았고, 수학시간은 자율학습이 되어 버렸다.

“소은아, 유연주 선생님한테서 뭔가 말씀 들은 것 없니? 연락도 안되네 이거...”

“없습니다.”

“그래? 아유 참, 아무리 그래도 일은 제대로 하던 사람인데 왜 연락도 없이...”

종례에 대신 들어온 교사가 이소은을 따로 불러내 물으며 안달하고, 수학시간에도 그 변태교사가 나타나지
않자 이소은으로서도 조금 신경이 쓰였다. 뭘 하려는 거지?

- 찰칵!

하고 수학준비실 자물쇠 소리가 귓가에 오늘따라 크게 울렸다. 이소은은 준비실 문을 확실하게 잠그고,
일부러 상석을 피해 다른 의자에 앉아서, 어제 보내진 문자로 들어가 변태들의 집 감시카메라에 접속했다.

화면이 켜졌다. 카메라에 비친 것은...

이해하기엔 너무나 먼
카메라는 제법 화질이 좋았다. 열 개나 되는 카메라 화면이 폰에 한꺼번에 뜨자 크기가 작아서 잘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가볍게 터치하는 것 만으로 선택할 수 있다. 첫번째부터 침대가 잡혀 있고, 묵직한
책상이 있는 방, 불이 꺼져 있는지 아무것도 안 보이는 방... 움직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휙휙
넘기고 넘어가는데 문득, 이상한 것이 보였던 것 같아 채널을 되돌렸다.

“정말 답도 없는 변태들일세...”

거실인 듯한 화면 속에서, 유연주 선생이 무릎을 꿇고 엎드려 머리를 박고 있었다. 웨이브펌한 긴


머리채가 바닥에 흐트러졌고, 어깨와 등이 전부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알몸이었다. 게다가 조금 뒤쪽에는
역시 알몸인, 남자 같은 사람이 엎드려 있었다.

그리고 몇 가지 만지작거리면서 현대의 IT 세대답게 쉽게 사용법을 알아내서, 화면 아래쪽의 타임바를


움직여 녹화한 화면을 돌려보았다.

지금은 종례를 마친 여섯 시. 오후 다섯 시에도 네 시에도 세 시에도, 오전 일곱 시에도 여섯 시에도...


아니, 자정을 거슬러 어제로 돌아가도 화면 속의 여자는 옴짝달싹하지 않고 있었다. 이소은은 조금
무서워졌다.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음량을 키워보자 우는 듯이 사죄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앞뒤로 몇 군데 옮겨다녀도 바뀌는 것이 없고,


오전 여덟 시 쯤에는 전화벨 소리가 몇 번 울렸지만 무시했다. 저거 왜 학교 안오냐고 묻는 전화 같은데.

“변태이기 전에 미친년이잖아 이건...”

도로 음량을 끄고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인가 거슬러올라간 끝에 이소은 자신에게 문자를 보낸 직후


시간대에 도착했다. 그 시간의 유연주는 나체족답게 발가벗은 채로 무언가 외치고 있고, 그것을 남자가
뜯어말리는 중이다. 그나마 여자도 남자도 끝내주는 글래머에 날씬한 근육질이라 보기 흉하지는 않았다.

이소은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듣기 위해 음량을 올렸다. 자신이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고 난 뒤일 것이다.

- 아... 사과드려야 해...! 사과드리지 않으면...!


- 기다려요! 이 시간에 어디로 가려는 거에요!?

- 주인님께, 주인님께 사과드려야 돼!

- 참아요! 지금은 주인님 댁에 부모님께서 계실지도 몰라요. 지금 가서 폐를 끼치면 안돼요.

남자 쪽은 제정신인가 보다. 하지만 여자를 말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소은은 이어지는 여자의 말에
조금, 충격을 받았다.

- 들었잖아! 우리를 못 믿겠다고 하신 거! 처음부터 그렇게 약속드린 걸 믿지 않으셨던 거!

- 지금 당장 해명하지 않으면 늦어! 다시는 말도 들어주시지 않을 거야!

- 당신은 견딜 수 있어? 주인님이 안 계신 세상을? 겨우 한 달이었지만, 주인님께 버림받고 참을 수


있겠어!?

“...대체 뭐야 이 변태녀?”

거의 역사서에 나오는 충신 분위기를 내고 있는데, 이소은으로서는 도저히 공감이 안된다. 그래서


흘려보고 있다가 그들이 갑자기 동작을 멈춰서 조금 놀랬다.

- ......

벌거벗은 여자는 화면 - 즉 카메라 쪽을 빤히 바라보더니 홀린 듯한 걸음걸이로 다가섰다. 그 뒤를


남자가 따라와 붙잡는다.

- 봐 주고 계신가요? ...보아 주시는 거죠?

- 죄송해요...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 제발 말씀을 주세요! 제발요!

울먹이며 애걸하다가 결국은 쓰러지듯이 땅에 머리를 박는다. 그리고 그 뒤에서 남자도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부터 벌써 거의 하루동안 움직임이 없다. 작게 들리는 소리와 가끔 등이며 어깨가 들썩이는 것이
아니었으면 이소은은 진짜로 겁먹었을 것이다. 사실은 실제로 조금 무섭다. 결국 소은은 리얼타임 모드로
돌아가 현재의 장면을 본다 - 여전히, 그 여자가 화면 안에서 무릎꿇고 엎드려 죄를 빌고 있다.

이소은은 마이크 아이콘을 터치했다. 폰 마이크를 향해 조심스럽게 말을 해 보았다.

“...야.”

그 순간 엎드려 있던 여자가 푸르륵 떠는 것이, 역시 무서웠다.

oo0oo

시계를 보니 꽤 늦은 시간. 종례 후에 감시카메라 녹화기능을 한참 뒤지느라 시간을 꽤 보냈다.

그런데도 이소은의 말을 들은 유연주는 당장 사죄하러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딱 한 번. 그러고는


스스로도 화들짝 놀라며 다시 머리를 박는데, 그러고서 벌벌 떠는 것이 살짝 무서운 와중에도 불쌍했다.

그렇다고 학교에 오라고 하는 건 찜찜해서 어쩔까 하다가 근처 대여용 회의실로 불러냈다. 방음도 되고,
미쳐 날뛰면 경찰 부르기도 빠르고, 시험기간에는 스터디에 많이 쓰지만 지금은 학생은 없는 곳이다.
먼저 도착한 이소은이 방을 잡고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켰다. 방금전 보았던 감시카메라 화상에서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런데 폰을 제대로 살피기도 전에 그것들이 도착했다.
“음료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냥 물로 부탁드립니다.”

여자는 학교 수학교사 유연주지만 지금은 초췌해있다. 남자는 아마 남편. 종업원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
예의바른 아저씨, 어쩌면 오빠 정도 되는 듯하다. 화면 속에서는 알몸이었지만 지금은 깨끗한 양복을
입고 있다. 사실 상당한 고가품인데, 이소은은 그런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죄송해요...”

문이 닫히고 유연주가 무릎을 꿇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남편도 옆에 꿇어앉았다. 근데 여기,
소리는 방음이 돼도 문에 작게 창문 나 있거든?

“일단, 앉아. 그리고 설명해.”

이소은은 지금껏 그랬던대로 건방진 태도로 대하기로 했다. 2 대 1 이라 조금, 기세를 잡고 싶었다 - 정작
두 명 쪽은 전혀 기를 세우지 않고 있지만.

oo0oo

“...그게 이해하기 힘든데. 노예근성...? 이라는 거야?”

유연주가 “네.”하고 말을 흐리자 남자가 이어받았다. “저희들은 누군가에게 지배받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족속입니다. 그리고 이소은님은 다시는 뵐 수 없을 주인님이십니다.” ...왠지 등에 소름이 돋았다.
남자는 말을 계속했다.

“저희들은, 이소은 님께 애걸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이소은은 머리가 좋다. 그리고 그 번뜩이는 머리로,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깨달았다.

“그러다가 나보다 마음에 드는 주인인지 자위기구인지 새로 발견하면 갈아타는 거 아냐?”

ㅡ그것은 이론으로는 세상사를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으로는 사랑을 지고지순하고 고귀하며 영원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소녀의 반응이었다. 안다니까, 20 대 남녀 평균 교제기간이 5 개월에 이혼율이
결혼율보다 높다는 거! 그래도 신경쓰이는 건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그것은 노예로서만 살아갈 수 있는 이들에게 작게 감동을 주었다. ‘할 거라면 평생’ 이라는
의미였으니까.

이래서 진로지도가 어렵다고 했던 거구나. 유연주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근거를 들어,
합리적으로 지도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첨언을 떠올린다. 그러니까ㅡ 배신하지 못할 근거를 보여드리면
되는 거지!

“주인님, 괜찮으시면 저희 각서를 보아주시지 않겠어요?”

하루 내내 굶었고 차 안에서 물 몇 모금을 마셨을 뿐이라 갈라진 목소리로 간원한다. 남편은 아내의 말에
벌써 그걸 보여드리냐는 눈을 했다가, 사람 보는 눈이 있는 아내의 감각을 믿고 가방에서 종이 몇 장을
꺼내 바쳤다. 그리고 그것을 읽어본 이소은의 눈이 떨렸다.

“...이거 말이 되냐? 너무 불공평한 계약서는 무효라고 하던데.”

놀랍게도, 아니다. 신체포기각서쯤 되면 무효지만, 전 재산을 넘겨주고 빚만 남긴다는 각서도 올바르게


날인되어있으면 효력을 지닌다. 그러니 절대로 인감을 빌려주거나 빈 종이에 서명을 해두거나 하지 말자.
그러나 그런 설명을 들어도 이소은으로서는 자신에게는 권리만 있고 노예들에게는 책임과 처벌조항만 있는
각서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계약은 공평해야 하는 것 아니었던가! 그래서랄까, 이미 도장까지 찍혀 있는
각서를 받아들고 나니 정말로 평생 노예가 되겠다는 마음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여전히 변태라고
생각하지만.

“뭐... 알았다.” 그 순간 부부의 얼굴이 환해졌다. “카메라는 너무 흥분해서 착각했다는 거지?”


유연주는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소은 입장에서는 변태들과 관계를 끊는 게 좋겠다 싶어서
기회삼아 시비를 건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어른들이 이렇게 저자세로 애원하니 더이상 밀어붙이기가
애매하다.

그런데도, 이소은은 각서를 돌려주었다.

“일단 돌아가. 착한 어린이는 잘 시간이야. 니들 말고 나.”

가벼운 농담이었는데 두 어른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여서 반응을 못했다. 소은이 가방을 들고 일어서는데
남편 쪽이 다가와 두 손으로 정중하게 신용카드를 내밀었다.

“밤이 깊었습니다.허락하신다면 댁까지 모시고 싶습니다만, 부디 이것으로 택시를 사용하시지요.”

그 정도 돈은 있다. 라고 말하려는데 옆에서 유연주가 허둥지둥 지갑을 꺼내더니 자기도 카드를 내밀었다.
“그... 야식이라도, 드시면...”

“무슨 짓이지? 내가 이해할 수 있게 너희 시점에서 설명해.”

자신의 지식으로는 이 변태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한 이소은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대답은...

“그게... 주인님께서 저희 돈을 써 주시면... 기뻐서...”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oo0oo

결국 이소은은 카드를 받지 않고 떠나버렸다. 뒤에 남겨진 유연주가 흘러내리듯이 중얼거린다.

“...이해해 주셨을까...?”

신지우가 대답한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지만 영민한 분이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해하셨겠지요.”

납득하는가는 다른 문제지만. 이라는 말은 입 안에서 뭉갠다.

“정말... 그래야 되는데...” 유연주는, 이제야, 울었다. 눈물이 흘러내린다. “나... 주인님이
아니면...”

남편은 아내를 꼭 끌어안는다. 주인님의 명령을 어긴 것이나 다름없지만 아내의 떨리는 몸은 너무나
연약하고 사랑스러웠다.

7 일 후(남녀 인간의자)
일주일은 익숙해지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수학 준비실은 다시 열렸고, 이소은은 그 상석의 푹신하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공부를 했으며, 유연주는
그것을 방치 플레이로 망상하면서 행복해했다.

이소은 입장에서도 유연주가 아무리 변태라고 해도 건드리지 않으면 반응하지 않으면서, 옆에 달라붙어
목마를 것 같으면 물잔을 내오고 입이 심심하면 간식을 내오는 여자를 경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일주일째 되는 날, 이소은은 하문하고야 말았다.

“나한테 바라는 거 있냐?” 반말과 우월한, 지배적인 태도를 바랬다.

“저희를 노예로 부려주시면 기쁩니다. 구체적으로는...” 남편과 의논한, 너무 과격하지 않고 적극적이지


않은, 평범한 여자아이가 놀라지 않을 만한 것부터. “...제 위에 앉아 주시는 거라든지요.”

“...뭐야 그게.”

그래도 생각해보면 따귀를 때린다거나 발로 밟는 것보다 거부감이 덜했다. 일주일간 딱히 플레이(요즘


소은은 지금까지 자연스러웠던 이 단어가 조금 부끄럽다)가 없었으므로 도시락이며 시중받은 것이
밀렸다는 느낌이다. 정작 유연주는 좀 감질나기는 해도 그럭저럭 즐거웠지만.

그리하여 약간의 부채감, 약간의 부채감, 약간의 호기심, 그리고 이소은 본인은 인식 못하고 있는
우위감으로 인해, 유연주는 행복에 짓눌렸다.

우선 여자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손을 짚는다. 생각같아서는 알몸으로 주인님의 엉덩이를 느끼고 싶지만
참자. 노예 여교사가 엎드린 모습을 본 소녀는 잠깐 망설이다가, 곧 결심하고는 유연주의 어깨에 손을
짚어 균형을 잡으면서 엉덩이를 여교사의 허리 위에 얹었다.

“(하응♡)”

“뭐, 뭐야. 무거워?”

유연주가 한껏 숨죽여 참은 신음소리를 이소은은 자신이 무거운 탓에 괴로워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체중 문제를 지구의 무게만큼 우려하는 나이대인 탓이다. 물론 유연주의 그것은 당장 가랑이가
젖어들어가고 있는 쾌감의 표현이었지만.

“아니요... 노예년은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사실 지금 이소은의 자세는 무척 불안정했다. 의자에 체중을 다 싣지 못하고 발끝에 힘을 주고 있는,


투명의자의 변종 같은 자세였기에 힘들다. 하지만 뭐랄까 체중을 맡기기에는 미안하거나 거부감을
느끼기에 앞서 유연주가 무너질까가 신경쓰였다.

“팔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나름 발레와 요가로 단련했다지만 결국은 여자의 팔이다. 여기서 자신이 고꾸라지기라도 했다간 주인님의
거부감이 더 커질 것만 같은 유연주는 얼른 대안을 제시했다.

“그럼 저희 남편은 어떠신가요? 운동을 많이 해서 날씬하지만 근육질이랍니다!”

“어... 그래? 그럼 언제 한 번...”

“바로 준비시키겠습니다!”

노예 주제에 나대는 것 같지만 이것부터가 명령이다. 아직 무엇을 해야할지 잘 모르는 이소은이 상세하게
제안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고지식한 모범생다운 명령이었다. 그리고 유연주와 신지우 부부는 밤마다
무얼 어떻게 가르쳐드릴까 망상으로 날을 지새고 있지.
용의주도하게 따로 나가서 인적 없는 곳에서 올라탄 유연주의 경차 뒷좌석에서, 이소은은 감시 카메라를
열어보고 씩 웃었다. 화면 속에서 지난번 보았던 그 아저씨가 정신없이 집을 청소하고 있었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언제든지 알 수 있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우월하게 해 준다.

‘반 애들 상대하는 건 귀찮은데... 이 사람들은 달라.’

반 친구들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또래 아이들과 떠들썩하게 노는 것은 즐겁다. 다만 그럴 때마다


상대방의 반응을 예상하고 감정을 소모해야 한다는 것이, 이야깃거리와 유행을 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귀찮을 뿐이다. 즐거움과 귀찮음, 어느 쪽을 받아들이는지가 흔히 말하는 인싸와 아싸의 차이일까. 그런
면에서 이 ‘노예’들은 상대하기가 편하다. 아직은 상대방의 기분을 신경쓰고 있지만 무엇을 할지
생각하는 것은 떠넘겼고 관계가 끊어져도 아쉬울 것이 없는, 절대적인 우위. 조금씩 이소은은 노예들에게
익숙해져 가고 있다.

oo0oo

“어서 오십시오.”

아저씨는 고급 레스토랑의 웨이터 같은 복장을 하고 이소은을 맞이했다. 그게 다르지도 않달까, 카메라가


아니라 직접 본 고급 아파트의 거실은 아파트라기보다는 살짝 어두운 조명에 차분한 인테리어까지 카페
같은 느낌으로 꾸며져 있었다. 이소은은 카메라 위치를 보고는 아, 이 각도로 찍힌 거구나 생각했다.

“그럼 주인님, 남편에게 앉아 보시겠어요...?”

유연주가 어둑한 조명 속에서도 확연히 흥분된 표정으로 재촉하는 것처럼 질문했다. 이소은은 검지를 쭉
뻗어 그녀의 얼굴을 손가락질했다가ㅡ 그대로 손목을 꺾어 아래를 가리켰다.

유연주는 벼락을 맞은 것처럼 꿇어 엎드렸다.

손가락 하나로 나이 많은 어른을 조종하는 것은 재미있다. 이소은은 가방을 카페의 의자에 던지고 자신도
앉았다. 고객순환을 가속하기 위해 일부러 불편한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라도 있어도 좋다는 듯 푹신한
의자였다.

“너하고는 지난번에 잠깐 보고 말았지? 자기소개라도 해봐.”

건방지게 말은 하지만 소담하게 다리를 모아 앉는 주인님의 모습에 신지우는 시선을 빼앗겼다. 저토록
얌전하고 다소곳한 태도인데도 느껴지는 카리스마는 그가 노예라서 느껴지는 것만은 아니다. 주인님을
찾아낸 아내의 심미안에 감사하며, 그는 노예로서 자신을 소개했다.

출신 학교나 학위 같은 것 말고. 몇 명의 주인을 거쳤고, 어떤 플레이를 할 수 있고, 어떤 재주로


주인님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지. 그리고 미리 밝혀두라고 명령해 둔, 포상으로는 무엇을 원하는지.
이소은은 발로 밟히고 채이는 게 좋다는 것이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이해하지 않기로 했다.
취향이란 다양한 것이지요.

“...지금은 이소은 주인님의 명령에 따라 아내이신 유연주님께 성욕을 통제당하며 행복하게 지배받고
있습니다.”

어이 잠깐. 누가 무슨 명령을 했는데? 말을 끊고 싶었지만 그것을 간신히 목구멍에서 끊고 이소은은


기다렸다. 꼬인 문제는 앞뒤를 맞춰봐야지 보이는 데부터 막무가내로 손대면 더 엉키는 법이다.

그러니까 우선ㅡ “내가 네 위에 앉는 건 어떻게 생각해?”

신지우는 갑자기 확 말라붙은 입술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대답했다. 조금이라도 오해하시지 않도록,
진심을 담아서. “기쁘고 기쁩니다. 영광입니다.”
“알았어. 한번 해보자... 엎드려.” 이소은의 목소리도 긴장으로 말라 있었다.

oo0oo

날씬한 남자가 카페처럼 꾸며진 공간에 엎드린다. 꼿꼿하게 등을 세우고 있는 것이 어울릴법한 남자인데,
처벌을 기다리는 노예처럼 굴욕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분위기가 딱 맞는다. 그것은 신지우 본인에게
자존감이라는 것이 미비하기 때문에. 자존감의 근원이 자기 자신이 아닌 주인에게 있는 노예들은 주인이
자신의 위에 있을 때 세상이 올바르게 자리잡은 듯한 안심감을 느낀다.

그래서 이소은이 신지우의 등 위에 아직은 약간 미성숙해서 아내보다는 단단한 엉덩이를 올렸을 때,


남자와, 슬그머니 머리를 들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그의 아내가 깊은 감격의 한숨을 내쉬었던 것이다.

‘...괜찮은데?’

한편 딱히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돌아왔다는 느낌은 없는 이소은은 한 시간쯤 전 올라앉았던 여자의


등보다 남자의 등이 넓고 안정감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했다.

힘주어 바닥을 누르고 있던 발끝에 힘이 빠지고 남자의 등에 체중이 실리지만 남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단단한 가죽 의자에 걸터앉은 느낌으로, 소녀는 두근두근하며 천천히 발뒤꿈치를 들어올리고, 이윽고
발끝도 살짝, 아주 살짝 들어올렸다.

흔들림 없이, 소녀는 지상 1cm 위를 부유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소녀는 자신을 지탱하는 것이 철제
의자나 요정의 마법이 아니라 뜨거운 피가 흐르고 숨을 쉬는 동물, 그 중에서도 인간이라는 사실에 새삼,
다른 의미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사람의 몸 위에 앉아 둥실둥실 떠다니는 기묘한 느낌,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배워왔는데 노예와 주인의
관계를 몸으로 알아버린 배덕감. 그것은 선생님에게서 존대말을 듣고 그녀의 따귀를 때리고 그년의 머리를
밟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 있었다.

지금 자신은 사람 위에 있었다.

부부간의 화해(소프트 풋잡, 조공)


감회에 빠지는 건 빠지는거고 알아볼 건 알아봐야겠지?

이소은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살살 눈치를 보고 있는 유연주를 보았다. 사실 유연주는 주인님을 받치고


있는 남편에 대한 질투로 타오르는 중이었지만 역시나 이소은이 이해하기에는 참으로 멀고 멀었다.

이소은은 잠시 그녀를 어떻게 부를까 생각했는데,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라고 부르기 싫어서 야, 너, 거기


등으로 호칭했지만 노예가 둘이 되자 대명사로는 구분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소은은 모르는 것은
물어본다는 사상의 소유자였다.

“너희들, 예전 주인들한테는 뭐라고 불렸어?”

둘은 잠시 눈치를 보다가 유연주가 먼저 대답했다. “저는 암캐나... 보지라고 불렸습니다.” ...이소은은


둘 다 함부로 입에 올리자니 자신의 입이 더러워지는 것 같아 망설였다. 그리고 다음은 신지우 쪽이었다.

“네, 저는 예전에 지갑이라고 불렸습니다.”

엉덩이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대답이 황망하다. 암캐나 보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사람에게 붙이기 이상한
이름인데, 왠지 의미를 대충 알 것 같다.
“...지갑? 돈 넣는 그거?”

“네. 저는 주인님께 돈을 바치는 조공노예였던지라... 다행히 재산이 있으니 주인님께도 저희를


학대해주시는 대가로 조공을 바치고 싶습니다.”

“그건 일단 넘겨두자...” 이소은은 머리가 아팠다. 우선 해야 할 것은 자신이 언제 암캐한테 지갑을


관리하라고 시켰는가 하는 것이다. 말하고 보니 대충 말이 통해버리는데.

일단 이소은은 유연주를 불러, 가까이 기어온 암캐의 머리에 발을 올렸다. 지금까지 남편을 부럽게
바라보며 단련해봤자 연약한 여자의 몸을 아쉬워하던 유연주의 마음이 날아갈 듯하다...

‘주인님의, 발...!’

게다가 교내용 실내화와 등하교용 운동화를 벗은, 교칙에 한치도 어긋남 없이 상표 없는 단색


발목스타킹이었다. 그것에 감싸인 예쁜 발이 노예의 머리 위에 올라간다. 학교에서 몇 번 밟혀보았던
것과는 다른 따뜻한 발, 예쁜 발이 살살 움직이며 암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어...? 내가, 내가 뭘 잘 했나? 왜 갑자기 이렇게 해 주시지!? 자, 잠깐, 생각을 해야...
생각... 해야...’

유연주의 머릿속은 펑크가 날 것만 같았다. 주인님의 발이 움직일 때마다 뇌수가 뜨겁게 달라올라 녹아서
흘러내리는 것 같다. 그렇게 초심인 주인님은 반 무의식적으로 노예를 무장해제시키며 질문했다.

“내가 언제 네 남편을 지배하라고 했는지 기억나니?”

노예를 다루는 모습에, 여전히 주인님의 엉덩이 밑에 엎드려 있는 신지우는 흐트러지려는 정신을 집중했다.
하지만 딱히 주인님으로서의 경험도 없는 분이 민완 노예인 아내를 다루는 모습은, 게다가 주인님의 발을
숭배하는 노예인 그로서도 부럽고 부러워서 견디기 어려웠다.

자지가 섰다.

유연주는 녹아내린 머리로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어째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대답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같은 것은 이미 이성의 여명 너머에 있다. 몸이 명령만을 따르듯 정신도 명령만을 생각한다...

‘언제였지... 아, 머리가 녹아버리는 것 같... 아니, 생각을, 언제, 주인님이,’

주인님의 발 하나가 머리 위를 슬슬 문지르자 유연주의 머리카락과 스타킹의 올이 마찰하며 사락사락


소리를 냈다. 그것이 두개골을 뚫고 뇌를 직접 울려준다. 거의 액체처럼 녹아버린 정신에 부드러운
물결이 일어나 노예의 몸을 쓰다듬었다. 엎드려 있는지라 보이지 않는 윗입과 정장 스커트와 팬티 아래
숨겨진 아랫입에서 끈적끈적한 액체가 흘러넘치고 있다.

이소은은 발뒤꿈치는 그대로 유연주의 머리를 밟은 채 앞꿈치를 살짝 들어서, 톡, 내리쳤다.

- 콰콰콰쾅!

그것은 유연주의 머릿속에는 천둥이 되어 울려퍼졌다. 홱 정신이 든 유연주는 허겁지겁 주인의 하문에
대답했다.

“처, 처음 제가 주인님께 말씀을 드렸을 때입니다! 남자는 신경쓰기 싫으니 제가 관리하라고 하셨어요!”

‘...그랬던가?’

그 때는 정말로 변태에게서 벗어나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랬을 법 하다. 그럼 성욕 통제는 뭔데.


“...남자 노예에게 흔히 하는 자위와 사정 금지입니다... 아직 정조대는 사용하지 않았어요.”

이소은은 유연주의 대답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려 들으며 예전에 녹화되어 있던 감시 카메라 영상을
돌렸다. 카메라가 설치되자마자 찍은 영상은 여자가 꼼짝 못하는 남자의 성기를 잡고 흔들며 놀리는 조금
폭력적인 내용이었다. 더 예전에, 문자로 보내져 온 영상 중에는 아예 남편의 성기를 걷어차는 것도 있다.
이소은이 남자의 고통을 공감할 리는 없지만 바닥을 뒹구는 모습에 이해는 할 수 있었다.

“남편 싫어해?”

“좋은 파트너이고 친구라고 생각해요...”

주인님의 발놀림에 농락당하고 있는 여자의 대답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무언가 사이좋은 부부를 억지로
갈라 놓은듯한 죄책감을 약간 느끼면서, 이소은은 명령해 보았다.

“어... 그거, 그 명령? 취소. 그리고...”

그렇다고 남자한테 복수를 시키는 것도 아닌 듯했다. 그녀는 어째서 선생들이 싸움박질하는 아이들를
악수시키고 화해했다고 끝내 버리는지 절감했다ㅡ 마땅히 할 게 없어!

주인님의 발이 머리에서 떨어지자 유연주는 아쉬움을 통해 간신히 정신줄을 부여잡았다. 주인님의 체중이
떠나가자 신자우는 안타까워하며 이를 악물었다. 이소은은 다시 쿠션 좋은 의자로 옮겨가 앉아서는, 노예
부부에게 명령해 보았다.

“음, 그러니까, 암캐가 지갑한테, 키스해 줘. 마음을 담아서, 알겠어?”

“네.”

비틀거리며 일어선 유연주의 얼굴은 자신의 침으로 범벅이 되어 화장이 다 뭉개진 우스꽝스러운
꼴이었지만 신지우 쪽은 체력이 있는지라 붉게 상기되어 있었을 뿐 여전히 단정했다. 두 부부는 무릎을
꿇은 채 다가서서는 뜨거운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보다가 여자 쪽에서 남자의 목에 두 팔을 휘어감으며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었다. 어느 드라마나 로맨스 영화보다도 뜨겁고 진한 키스였다.

‘꿀꺽.’

그러고보면 이소은은 이 부부의 알몸까지도 보았지만 이렇게 찐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무심결에 침을


삼키며 몸을 내밀어 집중하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 그만해...”

명령이 떨어지자 세상없다는 듯이 사랑을 나누던 부부는 즉각 떨어졌다. 그러나 입술과 입술 사이로
질척하니 진해진 침이 길게 러브 아치를 그리며 늘어져서, 시선을 끈다. 부부의 얼굴들이 상기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소은은 얼굴을 붉힌 채 파닥파닥 손부채질을 하며 일어나려 했다.

“어, 어라 벌써 늦었네! 이제 가 볼 테니까, 그래, 사이좋게 지내!”

“댁까지 모실까요?” 하는 질문을 이소은은 밀어냈다. 아직은 이 변태들과 가깝다는 사실이 알려질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신지우가 안주머니에서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는 종이봉투를 꺼내 받들어
바쳤다.

“오늘 저희 부부를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의 뜻으로 드립니다.”

“아... 어?”

무심결에 꽤 두툼한 봉투를 받아들고 바로 열어본 이소은은 그 안에 빳빳한 5 만원권 지폐가 가득한 모습에
순간 얼어붙었다. 아직 돈에 대한 가치가 정립되지 않은 학생에게는 지나치게 큰 돈이다. 순간적으로 새
옷, 가지고 싶던 태블릿, 책 따위가 스쳐지나가는데, 도대체 이 소녀는 어디까지 모범생인 것인가.

이소은은 견뎠다. 이소은은 애써 만들어낸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의 노예들을 내려다보았다.

“생각해 봤는데 좀 이상하지 않아? 왜 주인이 노예한테서 돈을 받는건데? 고용되기라도 한 것처럼.”

“아닙니다. 노예의 것은 모두 주인님의 것입니다. 다만 이것은 감사의 뜻으로...”

“닥쳐. 어차피 너 돈 많다며. 너한테는 돈을 얼마를 줘도 별것 아니잖아?”

신지우는 무릎꿇은 그대로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주인님을 등에 앉히고 성욕 관리도 취소되어 마음껏
발기해 있던 자지가 손도 대지 않았는데 벌떡이고 있다. 아내나 전 주인님 앞에서처럼 알몸이었다면 훤히
눈에 보여서, 아직 소녀심다운 결벽증을 보이시는 주인님이 화를 내셨을 것이다.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조차 흥분으로 돌아오는 뻐근한 시간이다.

“주인님, 이 사람은 주인님께 바치는 것이 정말 큰 기쁨이랍니다. 부디 그것을 알아 주세요...”

그 명령 이후 정숙하고 남편을 아끼는 아내로 되돌아온 유연주가 나란히 애원한다. 돈을 받는 것도


플레이의 일환. 평범한 여고생의 물욕에 명분까지 갖추어져 이소은이 아직 손에 들려있는 봉투를
바라보는데, 그 때ㅡ

철퍽.

조금 움직이려다가 내딤발에 느껴지는 질척하고 차갑고 축축한 느낌. 지금까지의 흥분이 단번에 가라앉는
혐오스러운 촉감...

이소은의 등줄기에 차가운 것이 내달렸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얼음같이 굳었다가, 삐거덕거리는 움직임으로 발치를 내려다보았다. 거실 바닥에,


어색한, 작은 물구덩이. 하지만 물이 아니다.

대충 보니 방금 전 암캐가 머리를 박고 있던 자리였다. 그리고 자신이 흘린 침과 땀으로 화장이 녹아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암캐의 얼굴.

이소은은 털썩 의자에 앉아 발목스타킹을 홱 벗었다. 봉투와 함께 바닥에 휙 던진다. 침구덩이를 밟아


흠뻑 젖은 오른발을 휙 들어 왼쪽 무릎 위로 꼬았을 때 교복 스커트가 허벅지까지 밀려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씻어.”

지난 주, 두 부부를 완전히 거부하려 할 때 보였던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여고생 주인님은 명령했다.
가장 바라던 플레이인데도, 두 부부는 한 조각의 기쁨도 없이 오로지 두려움만으로 그녀의 발을
핥으려...

오른발이 휙 들어올려지더니 유연주의 얼굴을 공중에서 콱 짓밟았다. “물, 가져와서, 씻기라고!” 말이


끊어질 때마다 콱콱 밟는다. “대체, 어디까지, 변태인, 거야!” 어차피 여자아이의 힘인데다 자세도
어중간해 아플 것이야 없지만 주인님의 분노가 무섭고 아팠다. 아내가 처벌을 받는 동안 남편이 후다닥
달려가 작은 대야에 물을 떠온다. 조심스럽게 주인님의 맨발을 받아들어 물에 담그고 조물조물 문질러
씻었고, 그제서야 주인님께서는 의자에 길게 몸을 누이며 한숨을 쉬었으며, 노예들은 눈치를 살폈다.

“아우, 어디까지 했더라... 아, 그거지. 이런 몇푼 안되는 걸 내민다는 게 괘씸해. 알겠어?”

목구멍만 넘어가면 뜨거운 것을 잊어버리는 법이라고 느닷없이 주인님의 맨발을 만지는, 그녀의
거부감으로 보아 한참 걸릴 것 같은 플레이가 중간 스킵하고 손 안에 떨어졌기에 놀라 쪼그라들었던
자지가 다시 일어선다. 신지우는 심혈을 다해 깨끗하게 씻은 주인님의 맨발에 입맞추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자신의 신용카드를 꺼내왔다. 과거 그는 한 여대생에게 돈을 바치는 조공 플레이를 한 적이
있었지만 신용카드를 직접 바치는 것은 처음이었다.

“마, 말씀하신대로, 노예의 것은 전부 주인님의 것입니다... 부디 이걸...”

손이 덜덜덜 떨린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이소은은 웃어버렸다.

“마구 써서 확 빚더미에 던져줄까?”

흠칫, 노예들의 몸이 떨린다. 지금껏 생각도 못한 공포가 몸을 짜릿하게 감싸안고, 노예의 근성이 그것을
쾌감으로 받아들인다.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몸이, 기뻐하고 있다.

“왜 너희같은 족속이 적은지 알겠어. 너희 족속들은 이런 짓을 하다가 다 죽은거야. 그렇겠지?”

“그렇, 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옆에서 유연주도 자신의 신용카드를 가져와 내밀고 있었다. “넌 또 뭐야.” “저희 부부는
통장을 따로 가지고 있어서... 그래서... 저도...”

“아하하하! 정말 변태에 바보야!” 이소은은 웃었다. 지금까지 유연주가 보았던 것 중에서도 가장 경쾌한
웃음이었다. 그것은 욕구에 못이겨 목줄을 넘기는 바보같은 노예들을 향한 것이었고, 또한 돈을 받았더니
자신이 완전하게 우위에 있는 것처럼 생각되어서, 이제야 발견한 자신 또한 속물이었다는 사실을 비웃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예들은 그녀의 그 웃음소리에 기뻐서, 기뻐져서기뻐져서기뻐져서,

“너희들, 다른 카드 있어?”

“아니요, 없습니다.” “저는 예비용이 한 장...”

이소은은 재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표정은 밝고 유쾌하고 더없이 심술궃었다.

“파기해. 앞으로 돈이 필요하면 나한테 말해. 내가 돈을 주지.”

주인님께서 웃으신다.

“알겠어? 노예가 주인에게 돈을 주는 게 아냐. 주인이 노예한테 돈을 주는 거라고.”

주인님께서는 여전히 웃음을 참지 못하시면서 말씀하신다.

“달라는 만큼 준다고 한 적은 없지만 말이지! 아하하하하!”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노예 부부는 전율했다. 조공 노예 같은 유치한 장난이 아니라 정말로 생사여탈을


바쳐버렸다... 전신의 세포가 기뻐서 바들바들 떨었다.

착취당하는 기쁨(자위)
진정한 노예가 된 다음날, 유연주는 다시 태어난 듯한 상쾌함과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몸단장을 하고 카메라 앞에서 부부 나란히 인사를 올린다. 학교에서는 교사로서 학생들과 만난다. 그
사이에 주인님께서 계시지만, 주인님께서는 말을 걸지 않으신다. 아침에 수학준비실에 진상할 도시락을
가져다두면서 날아온 작은 문자. “앞으로 너희가 먼저 호출하는 것을 금지한다.”
노예가 주인에게 먼저 연락을 보내는 것은 금지당했다.

그리하여 유연주는 필사적으로 간절한 눈빛을 주인님께 향하게 되었다. 저는 여기 있어요. 저를 불러


주세요. 제발 무엇이든 명령해 주세요... 여기에 있는 것이 어리디어린 학생들이 아니라 정념의 경험을
겪은 성인들이라면 그 눈빛에서 위험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훗.’

정념의 경험을 지나치게 많이 겪은 유연주는 주인님의 눈빛을 이해할 수 있다. 그저 경멸하는 것이 아니라
손 안에 들어온 벌레를 내려다보는 듯한 차가운 눈빛, 아이 특유의 순진한 잔혹함. 그 아이가 벌레의
다리를 뜯어내고 마침내 질려서 내던지지 않는 것은, 스스로의 욕망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지성이
있기 때문이다. 노예들의 사회적, 경제적인 생명은 오로지 그 지성 한 가닥에 매달려 있다.

종례를 마치고 반을 나서는 유연주의 시야 구석에서, 주인님께서는 친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oo0oo

강하린은 반 아이들 모두의 친구였다. 명랑하고 유쾌하면서 눈치가 빨라, 그녀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오히려 강하린이 한 아이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어서 강하린이 아닌 그 소녀가 질투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 소녀가 성적우수 외모준수 교사친밀 가계부유한 엄친딸이었는지라 뭐 그럴만 하지로
넘어가버렸다. 누군지 굳이 말하자면 이소은이다.(가계부유는 실제로는 아니지만 조금씩 도시락 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런 강하린이 이소은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한달 정도 기분이 나빴던 소은이가 오늘은 기분이


좋아보인다. 그것은 곧ㅡ

‘ㅡ놀아달라고 할 찬스으!’

“소은아소은아소은아 좋은 일 있어? 무슨 일이야? 나도 알면 안돼? 야자 땡땡이치고 놀러갈까?”

이소은은 자신에게 달려와 두근두근한 눈빛을 하고 있는 친구를 빤히 쳐다보았다. 하린은 눈을 피하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그간 변태 노예들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던 동안은 얘가 안 보였었지. 미처 생각할
여력도 없었지만 이 애 나름대로의 친구 사귐법인가보다.

“...따라올래?”

“정말!?”

평소 찰싹 달라붙어 종알거리는 강하린을 무심한 듯 시크하게 상대하던 이소은이었다.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야 할 말만 하고 나머지는 책과 문제집에만 집중하는 공부벌레. 그런데 오늘은 어딘가로
간다는 말에, 강하린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까 요즘은 수쌤이 안 부르는 것 같아 너.”

“시험기간 사이라 여유가 있나보지.”

최근 며칠 유연주 수학교사는 수학준비실 당번 이소은을 호출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호출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반 아이들은 쪽지시험이 없다는 사실에 마음의 평온을 만끽하였고, 오늘도 호출하라는 명령을
받지 못한 유연주는 조바심을 내고 있었지만.

교내에서는 강하린이 쫓아다녀도 하교는 혼자 하던 이소은이 하린과 함께 나가는 모습에 아이들이


호기심어린 시선을 보낸다. 그 시선에는 이소은에 대한 질투가 있고 강하린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고,
반장 이현진의 힘없는 시선도 있었다.
“어디 가는거야?”

“뭐야, 가고싶은 데 있는 거 아니었어?”

퇴근 러시아워와는 미묘하게 비껴난 시간대지만 앉을 자리는 없다. 손잡이를 잡고 나란히 서서 버스의


진동에 흔들리며 이소은은 강하린의 질문을 질문으로 돌려주었다. 대화를 이어가는 열린 질문이다.

“에헤헤, 난 소은이하고 같이 학교 밖에 나오니까 그것만으로 좋아!”

아쉬운 것 하나 없다는 듯이 활짝 웃는 강하린의 모습은 반 아이들 모두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를


짐작하게 해준다. 아직은 너무 어린애같지만, 남자에게 눈을 뜨고 나면 엄청나게 될 것 같다 - 이소은은
어젯밤 암캐와 지갑의 뜨거운 키스를 떠올렸다. 이 애가 그런 모습을 할 수 있을지는 상상이 안되네.

지갑 안에 넣어둔 신용카드 두 장이 묵직하게 존재감을 과시한다.

“단걸 좀 먹고 싶은데 갈래?”

“갈래! 갈래갈래갈래 갈래! ...아, 근데 월말이라 용돈이 좀...”

그렇군. 불로소득자는 이런 식으로 파멸하는 건가. 이소은은 기가 팍 죽는 강하린에게 마구마구 먹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이 순간, 그녀는 주인에게 바치는 것에서 쾌감을 얻는 노예들의 기분을
백만분의 일 정도 이해했다고 하겠다.

oo0oo

신지우는 주로 자택 근무를 한다. 이런저런 복잡한 사정으로 돈은 줄테니 회사일은 이름만 올려놓으라는
대우였지만 전혀 불만이 없는,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그였다. 매저키스트들이 사회의 톱니바퀴로서
높은 자질을 지니고 있다는 살아있는 보기랄까.

평소보다도 열심히, 주인님께서 호출하실 때 시간을 만들기 위해 바쁘게 서류를 처리하던 신지우는 책상
위에 놓아둔 폰이 삐빗, 하고 짧게 우는 것을 보고 번개같이 낚아챘다. 카드 사용 문자였다. 이름이 예쁜
어느 가게에서, 2 만 5 천원짜리 파르페 하나.

그 바로 위에 있는 지난 카드사용 알림은 차량 리스비 250 만원이었다.(세금 관계로 리스다. 구매하면


자산이 돼서 세금절감이 안 되지만 리스하면 그 쪽이 이익.)

자신이 사용하는 금액의 백분의 일밖에 안 되는 액수. 그러나 신지우는 생각했다. 주인님의 예쁜
손가락이 자신이 바친 신용카드를 집는다. 지갑 안에 곱게 들어 있었을까? 아니, 어쩌면 가방 속에 대충
던져넣으셨을지도 몰라. 함께 들어있을 교과서나 자잘한 학용품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카드를
무심하게 건져올려서 캐셔에게 내미신다. 그것이 마치, 주인님께서 자신의 바지 속 추욱 늘어져 있는
작고 초라한 자지를 지저분하다는 듯 손끝 둘 만으로 살짝 집에 들어올리는 듯한 느낌이라, 신지우는
발기했다.

IC 카드가 거래기기의 홈에 꽂힌다. 그것은 뿌리까지 들어갈 수조차 없이 끄트머리의 IC 칩까지만,


착취당하기 위해 필요한 곳까지만 삽입을 허가받는다. 그런데 칩이 읽혀지지 않는다. 누군지 모를 캐셔는
- 여자일까? 남자일까? 가게 이름에서 느껴지는 예쁜 여대생일까? 대머리에 수염이 무성하고 손가락 두
번째 마디까지 털이 난 뚱보 거한일지도? - 주인님께서 건네주신 카드가 착취를 거부하자 기기의 홈에서
끄집어내 측면을 문지른다. 아아, 이번에는 견딜 수 없다. 찌릉~ 쇳소리와 함께 계산대의 현금함이
열리고 카드는 0 과 1 로 이루어진 숫자를 사정했다. 다음 달까지 갚지 못하면 치명적인 처벌을 받게 되는
빚을 걸머지고, 주인님께서는 주인님을 위해 캐셔의 거친 손길에 농락당한 카드를 다시 가방 속 어둡고
학용품들에게 괴롭힘당하는 지옥에 아무 생각도 없이 던져넣으신다. 그 깊은 어둠 속에서 카드는
주인님께서 착취하기 위해 꺼내어주실 날만을 기다리고, 기다리며...
신지우는 바지 속에 사정했다. “우으읏...!” 숨이 헐떡인다.

자신이 사용하는 액수의 백분의 일. 옷이나 보석도 아니라 아마도 친구분들과 함께 즐기시는 작고 달콤한
디저트. 신지우는 가쁜 호흡을 다스리며 무미건조하게 날아온 문자를 바라보았다. 폰을 껐다가, 다시
켠다. 아직 문자 메시지가 남아있다. 파르페 하나. 혹시 다른 간식을 더 드시지 않을까? 간식을 드시고
친구분들과 함께 어딘가로 놀러가시지 않을까? 카드를 더 써 주시지 않을까...?

신지우는 상상한다. 주인님께서 즐기시기 위해 착취당하는 카드의 모습을. 그 카드에 자신을 대입하면서,
성욕 관리가 취소당하고 노예의 노예에서 그냥 노예로 전락한 남자는 지퍼를 내리고 바지 속에 한 번
사정해 끈적거리는 작은 고추를 끄집어냈다.

여기서는 안 된다. 신지우는 홀린 듯이 일어나 방을 찍고 있는 감시카메라 앞에 무릎꿇었다. 거실


카메라가 더 크고 화질이 좋지만 거기까지 나갈 여유가 없다. 무릎을 벌려 꿇고, 만약 주인님께서
보신다면 노예의 추한 모습을 즐기실 수 있도록 허리를 굽히지 않게 노력한다. 초라하고 얇은 자지가 성을
내며 뾰족하게 솟자마자 멀건 좆물을 싸려고 들어서, 노예는 간신히 참았다. 싸기 전에 감사드리고
싶었다.

“노, 노예의 돈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기까지였다. 발기해 있던, 다른 남자들에 비하면 창백하고 가는 자지는 마치 애들용 물총처럼 찍


좆물을 발사했다. 찍찍, 몇번 더 바닥이 노예의 힘없는 정자로 지저분해진다. 실체를 감추고 아내와
신혼을 보내던 시절 성관계를 몇 번 가졌지만 이렇게 빠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행복하지도 않았다.

마침내 신지우는 조그만 불알을 체력과 함께 텅 비우고는 풀썩 자신이 싸지른 좆물 위에 얼굴을 처박고
엎어졌다. 숨을 헐떡일 뿐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다녀왔어요... 여보?”

문이 열렸는데 늘 마중을 나오던 남편이 없다. 아, 이제는 노예의 노예가 아니지. 유연주는 남편의
신분적 몰락을 고소해하며 서재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주인님의 부름이 없어서
힘없이 퇴근한 아내는 남편의 서재 문을 열었다가 바닥에 좆물을 싸지르고 엎어져 있는 그 추한 모습을
보았다.

주인님께서 뭔가 명령을 내리신 것일까 하고 책상 위에 아직도 켜져 있는 남편의 핸드폰을 본다. 그것은


카드 사용 문자 메시지. 주인님께서 쓰신 것이 분명한, 달콤한 디저트 하나의 작은 액수. 유연주는
서둘러 자신의 폰을 꺼내들었다. 혹시, 혹시나!

그녀의 카드는 사용되지 않았다.

정숙하고 침착한 아내는 언제나 좋은 것만 챙겨가는 얄미운 남편에게 질투심 가득한 시선을 보냈다.

oo0oo

“와아, 슈퍼 메가 점보 파르페 로얄 플래티넘 시리즈! 이거 엄청 비싸잖아!”

눈앞에 놓인 꽃과 같은 ‘간식’에 강하린은 환성을 질렀다.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층층이 쌓아올린 자태는
여자애들의 눈에는 보물상자나 다름없다. 파르페가 나오자마자 스푼을 집어들었지만 아낌없이 결제를 해
준 소은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이소은은 노예들에게는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상냥한 웃음과 함께
먹으라는 허가를 내려주었다.

“잘먹겠습니다~!”
이소은도 스푼을 들었다. 이런 맛이었구나. 어차피 아이스크림하고 과자 맛이지. 몇 입 먹자 벌써 입안이
텁텁해서, 이소은은 그저 행복하게 먹고 있는 강하린의 얼굴을 구경한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마치 파르페 안으로 파고들듯이 달려들던 강하린은, 파르페 값을 내준 물주가 그다지 먹고 있지 않다는


것에 살살 눈치를 보았다. “소은이는 안 먹어?” 강하린의 코끝에 초콜릿 시럽이 묻어있었다.

“괜찮아. 너 많이 먹어.” 이소은이 웃으면서 말한다. 상냥하고 예쁘게 웃는다. 강하린도 마주보며
아이스크림을 듬뿍 떠서 실실 웃고 있는 입 안에 넣었다. 이소은이 웃으면서, 여전히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이으려고 했다ㅡ “살찌잖아.” 라고.

“!?”

여자애가 여자애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저주이자 멸망까지 휴전 없는 전쟁을 선언하는 선전포고다.


이소은은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할 만큼 심술궃었는지, 그리고 그런 말을 함부로 입 밖에 내어놓을 만큼
어리석었는지 깜짝 놀랐다.

기계의 지배(감시 카메라, 오르가즘 컨트롤)


강하린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싫지 않다. 딱히 내용은 없지만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고 흐르는 시간이
불편하지 않다. 대인관계도 이론부터 들어가는 타입인 이소은은 강하린의 그런 태도가 얼마나 큰 사회적
자산인 줄 알기에 부럽다.

아무튼 더 놀고 싶다고 손가락을 빠는 강하린을 달래어 집에 보내고, 자신도 돌아와 오늘치 공부를 마친
이소은은 스마트폰으로 감시 카메라에 접속했다. 집중해서 공부한 뒤 멍해진 머리를 식히는 데 괜찮은
구경거리가 간혹 나온다. 우선 스마트폰 화면이 분할되며 여러 개의 작은 화면으로 나뉘어지고, 대부분은
아무 움직임이 없거나 아예 어둠이지만 각 화면마다 움직임 기록이 있는지 신호가 있다. 개중 하나가
지금도 움직임 감지중이었다. 아래에 붙어있는 카메라 코드는 서재. 이소은은 무심결에 그것을 확대했다.

이소은을 등에 태울 때처럼 네 발로 엎드린 남자... 지갑을, 암캐년이 카메라에는 잘 안 보이는 뒤쪽에서


무언가 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지갑은 인상을 쓰며 새된 비명을 지른다. 성적인 뉘앙스가 가득해서
이소은은 침을 꿀꺽 삼키고 타임라인을 뒤로 돌렸다.

- 노예의 돈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녹화 화면에 붙어있는 시간을 보아하니 하교시간 좀 지난, 자신이 파르페를 결제했을 때였다. 카드 쓴 게
알림이 가게 되어있었나. 어떻게 생각하면 불쾌해 해야 할 것 같은데 알림이 뜨자마자 하악거리더니
자위를 시작해서는 뻗어버리다니, 이쯤되니 귀여워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쓰면 저 얼굴이 기뻐하는 게 아니라 공포에 질릴까... 어?’

무언가 무서운 생각을 했다는 자각에 이소은이 흠칫하고, 서재 문이 열리더니 암캐년이 들어왔다. 음,
이번에는 예전에 보내온 동영상처럼 걷어차거나 쥐어뜯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 주인님께서 성욕통제는 그만하라고 하셨지만, 주인님을 두고 자위하는 건 무례하네요~? 내가 정액을


쪼옥 다 빼줄까요?

- 부, 부탁할게...

그리고 이어진 대로, 바닥에 엎드린 지갑을 암캐는 가축 다루듯이 성기를 만지작거려 맨바닥에 사정시키고
있었다. 가끔은 자신의 입으로 빨거나 핥기도 한다. 카메라 위치가 지갑의 얼굴 쪽이라 잘 안 보이기는
하는데...
그래서 이소은은 최근 마음에 든 장난감을 사용했다. 예비 카메라 1 로 전환.

거실 구석, 충전기에 접촉하고 있던 원통형 로봇 청소기가 삐잇, 하고 눈을 떴다. 그 위에 설치된


카메라의 시점이 무척 낮긴 해도 화질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 값비싼 저소음 로봇 청소기가 무선조종으로
이동하여 서재를 향했다.

oo0oo

“으으후... 여, 여보... 이제는 정말 텅 비어서...”

“우후후, 수고했어요. 오늘은 정말 기분 좋았죠?”

서재 바닥에는 질퍽하게 좆물을 뿌리고 지금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남편을, 아내는 웃으며
응원했다. 남편의 말대로 여기서 더 하면 이제는 고통일 것이다. 물론 그녀의 남편은 고통도
기뻐하겠지만, 그것은 주인님께서 정하실 일이다. 그녀는 더이상 남편을 관리하는 주인님의 대리인이
아니므로ㅡ

유연주는 무언가에 놀라 흠칫했다. 평소에는 익숙했던 것, 하지만, 지금은 낯선 것.

열려 있는 문 앞에 모습을 드러낸 원통형의 로봇 청소기가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다. 카메라 아래쪽에


실시간 전송중을 의미하는 붉은 램프가 마치 독사의 눈처럼 가느다랗게 깜빡이고 있다...!

- 뭐야, 끝이야?

“주, 주인님!?”

카메라에 달려 있는 명령용 스피커가 주인님의 목소리를 전해온다. 노예들을 감시하는 눈과 귀에는 힘을


빡 줬지만 의도적으로 입은 뒷전이었기에, 로봇 청소기의 목소리는 주인님과는 다른, 기계적인 것이었다.

청소기가 스르르 움직여 그들의 모습을 옆에서 본다.

- 계속하지? 재밌는데.

지금껏 늘 주인님께 자신들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는 것이야 인식하고 있었지만 주인님께서 직접 개입하신
것은 처음이었다. 깜짝 놀라 로봇 청소기를 바라보던 노예들은 허둥지둥 다시 자세를 취했다. 심장이
쿵쿵 뛰는데 다시 잡음 섞인 기계음이 명령을 내린다.

- 그거 말고, 이번엔 지갑이가 암캐를 어떻게 해봐.

유연주와 신지우는 위치를 바꾸었다. 방금 전 모습 그대로, 사람만 바꾸어서 여자가 엎드리고 그 뒤에


남자가 무릎꿇는다. 남자는 익숙한 손길로 여자의 소중한 부분을 천천히 애무했다. 물론, 주인님으로부터
명령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여자의 보지는 즙을 쏟아내고 있다. 개다가,

‘저 목소리... 좋아...!’

평소 주인님의 친구들을 향한 단정하고 침착한 목소리도, 노예들을 볼 때면 숨기지 않는 경멸감 섞인


목소리도 유연주의 귓구멍을 뚫고 고막을 지나 직접 뇌를 간지럽히는 것처럼 중독적이지만, 그 어느
것과도 전혀 다르게 쇳소리 섞인 스피커음은 마치... 인간도 아닌, 기계에게 지배당하는 느낌이었다.

그 기계가 위치를 잡고 바싹 다가와 남편의 손가락에 쑤셔지는 보지와 혀로 핥아지는 항문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있었다.

그 차가운 눈으로.

oo0oo
소파에 누운 소녀의 긴 맨다리, 맨발이 파닥파닥 공중에서 물장구를 친다.

“와아.. 저런 데까지...”

이소은은 맞벌이 부모님이 안 들어오셔서 혼자인 집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탄식을 흘렸다. 본인이야
모르지만 어린 주인님의 눈은 흥분하여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복장은 집에서 편히 입는 탱크톱에 핫팬츠. 날씬한 몸에는 자신이 있지만 화면 속에 비치는 암캐의
육감적인 바디라인과는 비교할 수 없다. 이소은은 침을 몇 번이나 꿀꺽꿀꺽 삼키며 카메라를 암캐 주변에
선회시켜 전방위에서 바라본다. 아래쪽으로 축 처진 커다란 가슴과 잘록한 허리, 풍만한 엉덩이가 땀에
젖어 반짝거린다.

- 으흐흑!

이소은이 흠칫 놀라지만 암캐가 무언가를 느낀 듯 바르르 떨자 마침 주목하고 있던 가슴이 푸르릉


흔들렸다. 마치 폭우를 뒤집어쓴마냥 피부를 적시고 유방을 따라 흘러내리던 땀방울들이 갑작스런
흔들림에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잠시 헐떡이며 숨을 고른 암캐는 다시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카메라를 돌려보면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엉덩이에 지갑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머리에 시야가 방해되지만 화면을 정지시켜서 그
부분을 확대해 프레임 단위로 넘겨보면 (이소은은 자신이 입술을 적실 정신머리도 없이 스마트폰에 머리를
집어넣을만큼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아무래도, 엉덩이 사이로 드러나 있는 암캐의
아래쪽 입술에 키스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난번 직접 두 눈으로 보았던 뜨거운 키스가 연상되어
이소은은 더이상 빨갛게 될 수도 없을 만큼 달아오른 얼굴이 너무나너무나너무나 접근하다가 그만
스마트폰에 툭 부딪치고서야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나, 나 뭐 하는거야 이거!’

그 때, 화면 안에서 애끓는 애원소리가 들렸다.

- 주인님... 제바알... 가게 해주세요...

남들만큼 처녀다운 호기심은 있어도 ‘선생님 말 안 듣는 모범생’이었던 이소은으로서는 몰랐다. 지갑


신지우는 주인님의 명령을 수행중이다. 그전까지 아내에게 쥐어짜내져 지쳐 오그라들었던 작은 고추가
다시 일어서고 텅 비워졌던 불알이 재장전되어 그냥 맨바닥에 묽은 좆물을 흘리는 것을 무시하고 주인님의
허락이 나올 때까지, 아내를 한없이 달구면서 가장 높은 곳에는 오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암캐 유연주도 주인님의 명령을 수행중이다. 노예가 허락 없이 절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동안 살을


맞대고 살아온 남편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를 아슬아슬한 곳까지 밀어붙이면서도 그녀는 마지막 이성을 꽉
붙잡고 견뎠다. 언젠가, 언젠가 주인님께서 허락해 주실 때까지.

그러나 기계 주인님은 그녀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차가운 렌즈로 관찰할 뿐이다. 그것은 마치, 인류를
정복한 기계가 포획하여 사육하는 인간을 실험에 사용하는 것 같은 차가움이어서, 유연주는 불타는 듯한
보지와 똥구멍, 그리고 제발 단단한 짝으로 채워달라는 자궁의 애원을 이기지 못하고 그 말을 입 밖에
내어 버렸다.

“주인님 제발 가게 해주세요!”

노예로서 명령이 내릴 때까지 참는다는 마지막 자부심까지 깨지고, 암캐는 팔마저 꺾여 엉덩이만 들어올린
채 풀썩 상체를 엎어트렸다. 에어백 역할을 해 준 풍만한 가슴이 무척 아팠지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
눈에서 줄줄 눈물이 흘렀다.

그 때, 아무 말도 없이 지켜보기만 하던 기계 주인님께서 새로운 명령을 내리셨다.


- 너, 비켜봐.

그것이 자신을 향한 말이라는 것을 이해한 남편은 즉시 무릎을 꿇은 채 두 걸음 물러섰다. 자신도


직전까지 정자와 체력을 배설당할대로 배설당한 뒤, 아내의 보짓물로만 목을 축여가며 아내가 노예의
자부심을 잃고 비명을 지를 때까지 학대해야 했다. 혼미한 정신은 주인님의 명령에 즉각 복종했다.

‘어...? 나, 뭐 하고 있지...?’

얌전하게 무릎을 꿇고 앉자 두 번이나 한계를 넘은 고추가 허벅지 사이로 축 늘어지며 아내의 보짓물을
마셔 만들어낸 듯한 정자를 줄줄 힘없이 흘렸다. 흐릿한 눈으로 바라보는 시야 안에는 짐승처럼 - 혹은
노예답게 엎드린 아내의 엉덩이가 가득했는데, 그 앞으로 납작한 기계가 스르르 들어와 카메라 각도를
높여 아내의 보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아, 그렇구나.’

아내의 몸을 한껏 달구고 달궈서, 그 때까지 구경하시던 주인님이나 주인님의 친구분께 아내의 성기와
아기집을 내어드린다는 노예 남편으로서의 망상. 자신에게 명령을 내린 목소리가 소녀의 것이었다면
정신을 차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쇳소리 섞인 스피커음은 소녀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자신의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거대한 검은 자지를 지닌 흑인이나 근육질 체구의 남자들의 목소리도 아닌,
확연히 다른 기계음.

지갑 신지우는 오로지 암컷을 수태시킨다는 목적만을 가진 기계가 자신에 의해 활짝 열린 아내의 보지에


정자 주입기를 집어넣는 환상을 보았다.

남편이 깊은 환상 속에서 오랜 은밀한 꿈을 이루어 축 처진 고춧물의 마지막 방울을 짜낼 때, 침과 눈물과


땀으로 범벅인 맨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있던 아내는 점차 차갑게 식어가는 보짓살을 기계 주인님의 눈
앞에 내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바닥을 얼굴 화장품으로 문대며 간신히 뒤를 돌아보았을 때ㅡ

ㅡ자신의 자궁을 독점하고 자신의 정조를 지켜주어야 했을 남편은 힘없이 무릎을 꿇고 기계 주인님께
자리를 양보하고 있었고

ㅡ그 작은 기계 주인님은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실험동물을 관찰하고 있었다.

‘아... 아, 아? 안돼!? 히, 히익...!’

그 시선을 눈치채는 순간 유연주의 본능 가장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가 폭발했다. 남편에게 죽을 것 만큼


자극당할 때에조차 꼼짝도 하지 않던 그것이, 기계 주인님과 그 뒤에 머무시는 작은 주인님을 떠올린 순간
간헐천처럼 폭발한 것이다.

“히, 히이이이익!!!”

그녀는 절정했다. 남편을 만지고 핥고 마실 때도 남편에게 만져지고 핥아지고 먹힐 때도 견뎠던 암캐는,


그저 주인님의 시선을 눈치채는 순간 가장 높은 곳으로 내팽개쳐졌다.

oo0oo

절대로 땀이 아닌 액체로 흠뻑 젖어서 벌름거리고 있던 암캐의 성기와 항문을 한꺼번에 바라보며 조심조심
자신의 핫팬츠 위를 쓰다듬고 있던 이소은 양은 화면 안에서 비명소리가 터지더니 카메라에 보짓물이
뿜어지고 암캐가 풀썩 주저앉자 자신도 깜짝 놀라서 펄쩍 뛰어버렸습니다.

그러고나니 몸이 확 식어서, 보지를 만지작거리고 싶은 생각이 없어져 버렸다더군요.


학교에서 2(자위, 노출)
유연주는 지난 밤의 흥분이 다 가라앉지 않은 아침 일찍 일어나 거실 카메라에 인사를 올리고 출근했다.
한 걸음이라도 주인님 가까운 곳에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없는 학교의 폐허감은 독특하다. 역사는 깊어도 수많은 아이들이 사용하고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는
건물이, 아침 안개 속에서는 마치 흉가처럼 보이는 신기함. 그러나 유연주는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수학준비실로 직행했다. 기껏 기절하다시피 하룻밤을 쉬었는데 몸은 전혀 식지 않았다. 오히려 체력만
회복되었을 뿐이다.

후우, 하악.

유연주는 교사용 중앙계단이 아니라 학생들이 사용하는 측면 출입구로 들어갔다. 어째서 자신이 이쪽으로
왔는지, 그녀는 그 안의 모습을 본 뒤에야 깨달았다ㅡ 어쩌면 깨닫지 못했다. 출입구 안에 학생
숫자만큼의 신발장이 주르륵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고서도.

우선 학년을 찾는다. 숨을 쉰다. 그리고 반을 찾는다. 숨을 멈춘다. 뒤이어 번호를 맞춘다. 숨이 막힌다.
이름표를 확인한다. 이름표, 이름표를, 이름표를...!

이소은.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유연주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신발장을 열었고ㅡ 뜨거운 열기가 확 퍼져나오는
충격에 비틀거렸다. 그 안에는 하루의 반 가까이를 주인님의 발을 감싸고 주인님의 발에 짓밟히는
실내화가 있었다. 암캐는 암캐답게 자궁이 저릿하게 울리는 것을 느끼며 신발장에 코를 박고 깊이
심호흡했다. 숨이 뚫렸고, 실내화 안에 고여있던 페로몬이 암캐의 허파를 채우고 붉은 피에 실려 손끝
발끝까지 퍼져간다...

반쯤 돌아가버린 눈으로 신발장 안에까지 손을 뻗다가 견딘 것은 이미 바닥에 추락할대로 추락한


노예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oo0oo

유연주가 몰랐던 사실.

어젯밤 불완전연소로 몸 안에 심지가 남아버린 이소은은 조금 불쾌하게 잠에서 깼다. 시계를 보아하니
다시 잤다가는 지각해버릴 시간이었다. 특히 일요일에 이렇게 돼서 다시 자면 오전 시간이 날아가버린다.

그렇다고 방에 앉아서 아침 공부를 하기에는 체온이 타오르는 것 같아서, 이소은은 가볍게 몸을 씻고,
안방에서 들려오는 아빠의 코 고는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였다가 밤늦게 들어오셨을 두 분이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집을 나섰다. 식탁 위에 먼저 나간다는 메모만이 남았다.

아침의 차갑고 눅눅한 공기는 뜨거운 몸에 착 감기는 게 나쁘지 않았다.

oo0oo

학교 건물 가장 구석에 있는 수학준비실까지가 멀다. 한참이나 주인님의 실내화에 고였던 페로몬을 만끽한


암캐는 허우적거리다시피 차가운 복도의 공기를 욕정의 열기로 데우며 지나가 숫자 키패드에 번호를
박아넣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눈을 아련하게 하며 길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주인님만이 사용하시는 공간이다. ...라고 하기엔 사용하신 시간이 좀 짧지만, 그래도 유연주에게는 좁은
방에 가득한 종이 냄새 사이사이에 주인님의 냄새가 배어 있는 것만 같다.

몸에 다시 열이 올랐다.

뜨거워서 뜨거워서 뜨겁고 뜨거워서, 더이상 견딜 수 없었다. 유연주는 블라우스를 벗어던지고 스커트의
허리 단추도 풀었다. 바닥에 천조각들이 연달아 떨어져 꽃잎처럼 흐트러지고 맨살에 주인님의 냄새가
닿는다. 닿는다. 감싸인다. 변태 교사가 브래지어와 팬티까지 벗어던지고, 가터벨트에 하이힐이라는
전위적인 차림이 되어 전신에 공기가 닿도록 팔다리를 활짝 벌렸다.

“최고...”

작게 중얼거리는 것은 그 정도는 정신이 돌아왔다는 의미. 그러나 간신히 재가동된 암캐의 두뇌는
터무니없는 것을 떠올렸다. 만약 지금 여기에서, 이 차림 그대로, 이렇게 하면, ...어떨까?

암캐는 몸을 돌려 닫혀있는 방문을 바라보았다. 저 문을 여는 분은 단 한 분 뿐. 그렇다면...?

암캐는 알몸인 채 비트적비트적 상석으로 다가갔다. 감히 노예가 앉지 못하고 주인님께서 쓰시는 값비싼
기능성 의자가 그녀의 시야에 가득해진다ㅡ

“아, 아아... 죄송해요... 하지만...!”

이성은 어느정도 돌아왔기에 이성을 지닌 채 본능에 휘둘릴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여기에 없는 주인님께


죄를 고하는 배덕감에 불타면서, 유연주는 의자 앞에 무릎을 꿇고, 침을 꿀꺽 삼킨 뒤, 주인님의
엉덩이에 짓눌렸을 쿠션에 코를 박고 힘껏 그녀의 잔향을 들이마셨다.

머리가 핑 돌고 세상이 아득해진다. 낙원은 여기에 있었다.

oo0oo

유연주가 모르는 사실.

이소은은 사람 없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생용 출입구로 입실했다. 몸에 열이 좀 도는지라 겨우 등교하는


잠깐 사이에 운동화 안쪽이 후끈후끈한지라 밤새 차갑게 식어 있는 실내화가 기분좋았다. 겨울에는
내던져버리고 싶어지지만...

툭툭 앞꿈치를 땅에 두들겨 실내화를 끼워신은 이소은은 첫 번째 갈림길에 도착했다. 한쪽은 교실,


한쪽은...

oo0oo

유연주는 흠칫 몸을 떨었다. 아침 공기에 알몸이 차가워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좁은 준비실이 그녀의


정념에 달구어져 있다.

그것은 그녀의 따뜻해져 예민한 피부가 누군가의 발이 복도를 딛는 진동을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영혼이 감응했던가. 어느 것이건 간에, 한 발짝 늦었다는 점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삑삑삑삑. 삑.

몸을 추스릴 시간도 정신을 수습할 여유도 없이 비밀번호가 경쾌하게 눌러지더니 잠금쇠가 풀리고
준비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결국 자연스럽게, 이소은 양은 학교에서 발가벗...은 것보다 더 음란한 하이힐에 가터벨트라는 꼴이 되어


‘자신의’ 의자에 보지를 비비고 있던 담임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괜찮아. 자연스러웠어.

다음 순간 암캐는 주인님께 머리채를 휘어잡혀 질질 끌려가 준비실 문 밖, 복도의 차가운 돌바닥에


내팽개쳐졌다. 벌러덩 자빠져 구르면서 가랑이가 활짝 벌려지고 그 안에서 즙이 줄줄줄 흘러 복도를
더럽혔다.
“주, 주인님, 그게...”

주인님께서는 언제나와 같이, 기계와는 달리 경멸이 가득한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저 높은 곳에서
깔아보는 시선을 마주본 것은 암캐에게는 처음이었다. 언제나 개답게 엎드려 고개를 수그리고 있었으니까.

그 눈빛은 칼로 암캐의 보지를 저며내는 것만 같아서,

얼어붙은 듯이 굳은 얼굴로 내려다보는 채 수학준비실의 문이 닫힐 때까지, 유연주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찰칵.

문이 잠겼고, 유연주는 알몸이었다. 알몸보다 더 섹시하고 천박한 의상이었지만 광의적인 의미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저 멀리에서 자율학습에 찌든 아이들이 타율적으로 등교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뒤늦게야 상황을
이해한 유연주의 얼굴이 새파랗게 물들었다.

학교에서 3(노출, 강아지 조교, 풋잡)


유연주를 붙잡아 내팽개친 이소은은 수학준비실 안의 꼴을 보고 아연해졌다. 여기저기에 옷가지가 널려
있고 아끼던 의자 가운데에는 화장품인지 하얀 분가루가 묻어 있었다. 저 위에 앉았다가는 감색 스커트가
매우 곤란해질 것이다.

버릇대로 널부러진 옷가지들을 주워들어 정리하다가 문득 자신이 왜 이걸 정리해주는지 의문이 생겨서


대충 뭉쳐서 여분 의자 위에 던졌다. 그러던 중에...

“...”

유연주의 거대한 젖가슴이 들어가 있던 브래지어에 시선이 간 것은 성장기 소녀로서 당연한 일이다!

무의식중에 브래지어를 자신의 가슴에 대어본 이소은은 젖가슴의 아래쪽 반을 받치는 하프컵과 자신의
블라우스가 만들어내는 공간이 넓이에 전율했다. 밑면적상 교과서는 못 넣어도 도시락은 모양만 좀 바꾸면
충분히 들어갈 정도의 용적이었다. ...양 쪽에 하나씩.

oo0oo

“주인님...?”

한편 문 너머에서, 주인님의 면도날처럼 차가운 눈빛이 닫히는 문에 가리워질 때까지 꼼짝도 못하고
있었던 유연주는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복도의 공기는 또, 준비실의 덥혀진 공기와는 달랐다. 차갑고, 무엇보다 흐름이 유연주의 땀에 젖은
속살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것이 다리 사이 무성한 털을 간지럽히는 느낌은 숨이 막힐 듯이 차갑고
짜릿했다. 그것은 그저 공기가 차가와서가 아니라, 언제 남에게 알몸 이상인 이 꼴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복도 저편에서는 등교하는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수학준비실이 가장 구석에 있어


멀다지만 일직선 복도 한가운데의 변태녀는 모서리를 돌기만 해도 환히 보일 것이다...!

“주인님... 주인님...!”

목소리를 높이지도 못하고 감히 문을 두드리지도 못하면서, 유연주는 애타게 기원했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어머, 저거 뭐니?” “꺄악! 변태야!” “대박! 저기 미친년이 알몸으로 돌아다닌대!” “사진! 사진


찍어!” “당장 인터넷에 올리자!”

사방에서 들려오는 호기심과 경멸어린 목소리들에 유연주는 몸을 조금이라도 더 가리기 위해 쪼그리고


앉아 무릎을 끌어안았다. 그래봤자 인간이 레아르마딜로가 아닌 이상은 엉덩이를 도톰하게 자랑하는
포즈일 뿐이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싼 어린 목소리들 틈을 타서 암캐가 가장
두려워기대두려워두려움기대기대기대기대희망하던 문장이 흘러들어왔다.

“저거 우리 수학이잖아!?” “우리 학교 선생이야?” “응, 1 학년 수학! 유쌤! 젖탱이 미친 년!” “아, 그
젖소!”

들켰다... 들켜버렸다! 이제는 더이상 숨길 수 없다. 학교에서는 쫓겨나고 사방에 소문이 퍼지고 얼굴이
인터넷에 노출되고, 소아성애자로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그렇게
추락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ㅡ

좌악, 쪼그려앉은 엉덩이 사이에서 씹물이 오줌싸듯이 뿜어졌고, 무릎 사이에 푹 파묻어 감춘 암캐의
입가는 참을 수 없는 쾌감에 일그러져 있었다. 웃음이 흘러나오는 것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삐빅. 전자 자물쇠가 안쪽에서 열리는 소리.

철컥! 문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

수학 준비실 안에서 주인님이 나오려고 하고 계셨다. ‘나오시면 안돼요!’ 나와버리면 정체가 들통난
변태년과의 관계를 감출 방법이 없어요!

...라고 외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주인님에게 주변의 시선이 쏟아진다. 노예는 절망했다. 주인님의
경멸을 넘어 혐오하는 눈빛이 암캐를 내려다본다ㅡ
혐오스럽다는 듯이 다리를 들어 실내화 바닥으로 밀었다.

“꺅!...아?”

몸을 옹송그리고 있다가 철퍽 풍만한 엉덩이로 주저앉은 유연주는 순간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던 아이들과


자신을 멸시하는 소음들이 일순간 소멸해버려서 당황했다. 주인님께서 모습을 드러내시자마자 자신을
비난하던 이들이 사라져버린다. 유연주의 이성은 방금 전까지 보고 들은 것이 자신의 노출욕구 망상에
의한 환각에 환청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유연주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깊은 곳 암캐의 본능은
할딱거리며 엉덩이가 떨어져나가라고 꼬리를 흔들었다. 그러나 주인님은 그런 암캐의 마음을 받아주시지
않는다.

“복도에서 발가벗고 비벼대니까 좋아서 죽겠냐?”

그 차가운 목소리에 여전히 복도 바닥에 주저앉은 채 주인님을 올려다보는 암캐의 마음이 두근거렸다. 말
없이 준비실로 들어가는 주인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암캐는 주인의 뒤를 쫓아가고 싶다는 소속욕구와
용서도 받지 못했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안된다는 굴종욕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소은은 시계를 보았다. 열받아서 잠깐 쫓아냈지만 슬슬 아이들이 등교할 시간이다. 저런 꼴로 복도에


놔두면 곤란해질 것이다. 아무렴 그런 것도 신경 안쓰고 쫓아냈을까. 그래도 자신처럼 생각없이 일찍 올
녀석이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면 오래 밖에 놔두기는 불안했다.

‘...야밤에 내가 없는데서 알몸으로 돌아다니라고 하면, 이년 할까?’


한다.

“들어와.” 이소은이 명령하자 문간에서 정말 개처럼 머뭇거리고 있던 노예가 반색을 하며 네 발로 기어서


슬금슬금 들어왔다. 문이 자동으로 닫히고, 잠겼다.

이소은은 다른 옷가지들 위에 던져둔 유연주의 브래지어를 홀낏 보았다. 저렇게 개처럼 엎드려 있으면
가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때 쓰는 명령이 뭐였더라... 이소연은 그동안 열심히 보아둔 자료들을
생각한다. 원래 이론부터 들어가는 성격이라 어쩔 수 없다.

“손.” 개를 훈련시킬 때 쓰는 명령이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훈련관이 개에게 손이 아니라 의자에 앉은 채


다리를 꼬아 발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노예에게 상냥하게 손을 내밀어 줄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그 발은 암캐에게는 상냥함의 극치였다. 암캐는 서둘러 더 다가가서 명령대로 오른쪽 앞발을
들어올린다. 아직은 실내화를 신고 계시지만 날씬하게 뻗은 종아리가 스커트 밑으로 뻗어나오고 다리를
꼬면서 그림자에 가리워 있지만 그 위의 허벅지까지도 공기에 노출되었다. 키는 평균 수준이지만 가늘어서
더 길어보이는 다리가 암캐를 향해 내밀어져 있었다.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오른손만이 아니라 두
손으로 받들어들고 핥고 싶었다.

“다른 손.” 약속이나 다름없는 순서다. 암캐는 얼른 왼쪽 앞발을 내밀었다. 그러면 그 다음은,

“자지.”

그렇지! 암캐는 명령을 예측한 자신에게 환호성을 보내며 발딱 일어섰다. 인간으로 치면 다리벌려
쪼그려앉기 자세로 사타구니를 드러낸다. 수캐였다면 귀엽게 자지가 달랑거리겠지만 암캐인 자신에게는
자지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앞다리 두 개는 단단히 접어서 개의 앞발처럼 꾸미었고,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 숨을 할딱였다. 그래도 예쁘게 된 것 같아 암캐는 스스로에게 뿌듯해졌다. 자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그리고 주인님께서 일어나 다가오시더니 두 손을 동시에 뻗어 암캐의 34 인치 유방에 매달린 작은


젖꼭지를 꼬집듯이 집어 끌어당겼다! “머, 멍!” 당혹한 암캐의 울음소리와 진지하게 늘어나는 젖가슴을
바라보는 여고생 주인.

브래지어를 보았을 때부터 이 젖가슴을 한번 직접 만져보고 싶었다.하지만 방금전까지 복도에서 구르느라


이것저것이 묻어 있어서, 이소은은 손을 떼고 다른 명령을 내렸다.

“굴러.”

34-24-36 의 미친 바디라인에 가터벨트와 하이힐만을 걸친 미녀가 바닥을 구른다. 주인님의 다리가


뻗어져와서, 툭 건드리자 암캐는 얼른 그쪽으로 굴렀다. 한번 더, 이전에는 반대방향으로, 다시. 어느
사이엔가 이소은은 암캐를 밀어 굴리는 이 놀이가 재미있어졌다. 원래는 눕히는 게 목적이었는데.

그리고 암캐도 즐거워하고 있다. 웨이브펌한 머리카락이 흐트러지고 숨을 할딱이지만 암캐는 명령에
집중한다. 방금 전 매도당하고 전락하는 망상이 스스로를 자제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면, 지금 이 순간
암캐는 아무런 사심도 없이 명령을 따르며 한없는 충실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시계를 다시 돌아보고 인상을 찡그린 이소은은 “누워.”라는 명령을 내리고, 암캐는 감히 누워서 주인을
올려다보는 것이 양심에 가책이었는지라 팔다리를 들어올려 개답게 누운 채로 <자지> 자세를 취했다.
혀도 내밀었다. 그렇게 암캐가 오로지 명령에만 집중하는 동안 이소은은 실내화를 벗고, 양말도 벗고,
어째서인지 수학 준비실에 여러 개 준비되어 있는 수건까지 확보하고서,

암캐의 젖가슴을

밟았다.
맨발로.

물컹, 하고 짓밟는 그 느낌은 깨끗한 진흙에 발을 디디는 것 같았고, 갓 쌓인 새 눈밭에, 그러나 차갑지
않은 눈에 발자국을 내는 것 같았다. 양말을 벗었기에 발가락 사이사이의 빈틈으로 젖가슴의 살이
스며나와 새어오르는 느낌, 마치 젖가슴 속으로 발이 빠져드는 듯한 감촉...! 방금 전 그 커다란
브래지어를 보고 꼭 젖가슴을 주물러보고 싶었지만 손으로 만지기에는 영 지저분해서 싫었던 소녀는,
노예를 개 취급하며 눕혀놓고 맨발로 원하는만큼 젖가슴을 짓밟아 주물렀다. 손끝만큼이나 민감한 발바닥
전체로 젖가슴의 감촉을 즐긴다. 물컹물컹, 출렁출렁, 푸릉푸릉. 부드러움과 탄력을 의미하는 모든
의태어가 동원되어야 할 것 같은 유방의 몸놀림 속에는 조금 빛이 짙어져 있지만 여전히 핑크색인 유두가
바짝 일어서 있었다.

“하응, 히잉? 머, 멍멍? 멍!”

쾌감과 만족감과 지배욕, 쾌감과 행복감과 피지배욕이 교차한다. 암캐는 간신히 개의 소리로 쾌감과
감사를 표시했고 주인은 책상을 잡아 균형을 잡으면서 발가락으로 암캐의 젖꼭지를 콱 찝었다. “깨갱!”
비명이라기보다는 환호성에 가까운 신음을 흘리는 암캐, 집중하고 있는 주인... 한참 동안이나 맨발로
암캐의 젖가슴을 즐긴 여주인은 바닥에 누운 채 짓밟히며 신음과 비성을 흘리고 보짓물을 콸콸 쏟아낸
암캐에게 확인했다.

“노예는 전부 내 거지?” “머... 멍!” 꽉 유두를 발가락으로 꼬집혀 암캐는 신음소리를 냈다. “사람
말로 대답해. 확실하게.” 지금껏 노예를 개로 만들어 즐겨왔던 주인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더라도 모든
것은 노예의 잘못이다. 암캐 유연주는 얼른 대답했다.

“네, 저는 전부 주인님의 것입니다... 멍.” 마지막에 어미를 붙이며 눈치를 본다. 하지만 여고생 주인님
이소은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슬슬 다리가 아파오기에 발을 내려놓고 - 유연주는 한없이 아쉬웠다 -
언젠가 그랬듯이 노예의 머리맡에 쪼그리고 앉아 묻는다. 이 자세는 약속이 된 듯하다. 다만 이번에는
암캐가 암캐답게 발랑 뒤집어져 있어서, 조금 더 천하고 음란하고, 그리고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풍긴다.

“그럼 이 찌찌도 내 거지?” 자신의 발에 한참을 짓밟혔으면서도 뭉그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 중력에


약간 처진 가죽주머니같은 모습으로 되돌아온 젖가슴을 손가락을 튕겨 탁 치자 그것은 부르릉 진동하다가
원위치되었다. “아흣... 네! 노예의 젖퉁이도 주인님의 소유물입니다!” 주인은 그 쾌감 섞인 대답을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그렇지. 노예 주제에 건방지게 이따만한 걸 달고 다녔다니 짜증나잖아.”

장난기 섞인 어투였지만 유연주는 바짝 긴장했다. 주인님을 실망시켜드려서는 안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그 때, 결국 예비종이 울렸다. 이 좁은 방에서 소녀와 암캐가 뒹굴며 즐기는 사이,
그들이 미처 신경쓰지도 못하는 동안 학생들은 모두가 등교하여 반을 가득 채웠던 것이다. 아침까지도
학생들이 없기에 귀신의 집 같던 학교 건물에 생동감이 흘러넘치기 시작하고 있다.

“칫... 그럼 ‘내’ 찌찌를 어떻게 쓸지 생각해보자. 너도 생각해 둬.”

“네... 멍.”

대답에 신경쓰지 않으며 이소은은 수건으로 암캐를 밟느라 땀이며 먼지로 지저분해진 발을 꼼꼼히 닦았다.
엄중하게 대답에 신경쓰며 유연주는 깨끗한 천으로 깨끗하게 닦여지는 발에 필사적으로 정신을 집중했다.
책상 위에 걸터앉아 무릎을 굽히고 발을 닦아내는 그 모습에 유연주는 그리스 신화의 여신을 그린 어느
고전 예술품을 연상했고, 암캐는 허락만 해주신다면 당장에 달려가 혀로 열심히 핥아서 깨끗히 닦아드리고
한없이 감사드렸을 터이지만, 결국 암캐 유연주는 명령대로 뒤집어진 개구리같은 <누워> 자세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 자세 그대로 양말을 신고 실내화까지 장비한 소녀가 탁탁, 발앞꿈치를 바닥에 굴렀다. 방금 전까지는
조금 흥분하고 있어서 잘 몰랐지만 다시 보니 한없이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할딱이고 있는 암캐와 그
때마다 위아래로 출렁거리며 흔들리는 ‘자신의’ 젖가슴을 보고, 손에 들린 - 지금 막 자신의 발을 닦은
- 수건을 노예의 얼굴 위에 내려놓았다.

“!!?!??!”

그 순간 노예 유연주는 누운 채로 펄쩍 뛰었다. 이소은이 보기에는 화들짝 놀라며 꿈틀거린 것이었지만


유연주의 입장에서는 등 근육만으로 십 센티는 날아올랐던 느낌. 그러나 그 느낌을 분석하기도 전에 얼굴
위에 주인님의 예쁜 발을 닦은 귀한 천이 마치 천상의 꿀처럼 쏟아져 심지어는 내밀고 있던 혀에까지
닿았다 - 거기에서 빠지직, 전기가 통한 것 같다. 노예가 감전된 개구리처럼 바들바들 경련하는 모습을
지난 밤 이래 후끈했던 것이 개운해진 이소은이 경멸섞인 눈으로 내려다보면서 가방을 찾아 들었다.

“네년 오늘 제대로 한 건 없지만 선불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해라? 상 받을 일을 제대로 안 하면 도로


압수할 거야.”

얼굴 위에 쌓인 수건 틈새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유연주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등줄기가 타는


것처럼 뜨겁고 입은 수건에 맺힌 주인님의 냄새에 막혀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수건에 가리워졌지만 복잡한
감각의 조합을 통해 주인님께서 두 다리로 당당히 일어선 것을 느낄 수 있는 유연주는 마치 거대한 여신상
같은 주인님의 그림자를 올려다보며 말 못하는 입과 보지 못하는 눈과 냄새맡지 못하는 코와 그 이외의
모든 것을 걸고 맹세했다ㅡ 그러나 노예의 맹세 따위에 가치를 재지 않는 주인은 이미 문 밖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복도로 나서는 참이었다.

“참, 이제 곧 조례 시간이다? 늦지 마?”

달칵, 삐빅. 문이 닫히고 자동으로 잠긴다. 마지막 명령만 아니었으면 이 형벌 또는 플레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복기하며 지배당한 쾌감에 빠져들었을 노예는 후다닥 일어나 이런 때를 기대하며 준비실에
상비해둔 생수를 다른 수건에 적셔 몸을 닦아내고 예비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시간은 주인님의 명령에
복종하듯이 분당 60 초의 속력으로 망설임 없이 전진하고 조례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보통은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출근 준비를 5 분만에 마무리한 유연주 담임이 수학 준비실을 나서서
빠른걸음으로 복도를 가로지른다. 중간에 마주친 교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어디 있었냐는 질문은
가볍게 받아넘긴다.

그리하여 정시에 반에 들어서는 데 성공한 유연주는 학생들을 돌아보며- 교실 구석에서 딴전을 피우고
있는 불량한 모범생에게 의기양양한 시선을 보내지 않도록 힘껏 조심했다.

여담.

“야, 오늘 선생님 좀 이상하지 않냐?”

조례가 끝난 직후 반의 남학생들 사이에 긴급회담이 소집되었다. 그들의 지루한 학교생활을 매일매일


발기차게 만들어주는 예쁘고 섹시하고 가슴큰(중요) 담임의 모습이 어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혐오스럽다는 시선 속에서 남학생 전원참석으로 이루어진 - 그 반장마저도 구석에서 아무 말 없기로나마
참여했다 - 회담은 무시무시한 결론에 도달했다.

“...가슴이 작아졌어!(중요)”

쿠쿵ㅡ!

영화였다면 파이프오르간의 웅장한 일타를 배경으로 하여야 할 결론을, 사춘기 한복판의 남학생이 입에
올렸다. 그리고 어제까지의 선생님을 떠올린 사춘기들이 일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매우 불편해진 그대로, 마치 불길한 예언을 떠올리고 만 고대의 예언자처럼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남자애들은 고뇌하기 시작했다. 사춘기 입장에서 매우, 매우, 매우
중요하다.
“남자들 최저...” 이건 여자애들의 총의.

“선생님도 편한 브래지어 하고 싶으실 때가 있는거지 니들 보라고 그러셨겠냐.” 이것은 반에서 가장


가슴이 커서 브래지어에 대한 지식이 많은, 그것들을 가슴 크고 예쁘고 친절한 담임 유연주 선생님한테
배운 여자아이의 결론.

그러니까 유연주는 주인님의 것인 가슴을 함부로 모아 골을 만들거나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솔직히


눈치채지 못했던 이소은은 딴전을 피우듯이 턱을 괴고 고개를 돌린 채 씩 웃었다.

귀여웠다.

그러고 난 뒤()
이소은은 흘끔흘끔 보내오는 암캐의 시선을 무시했다. 평소라면 두 개의 산처럼 우뚝 솟아 있었을
젖가슴은 정장에 꽉 눌려서 주저앉아 있다. 관심 없는 사람은 알아차리지도 못할 미묘한 차이였지만 지금
이 교실에 - 학교에 관심없는 사람은 없다. 조례가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끼리의 비밀 통신망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가 순환했고, 조례가 끝날 때쯤에는 1 학년 남학생들 중에는 이 커다란 사건을 모르는 자가
없었다.

덕분에 유연주의 가슴에는 평소보다 몇 배나 많은 시선이 집중되었다. 사춘기 남자애들이 어떻게 시선을
숨기겠는가. 평소에도 아이들의 시선은 선생님의 가슴을 향했다가 사춘기 특유의 부끄러움으로 피해가곤
했지만 오늘 하루종일 남자애들의 눈은 무엇이 달라진 것인가를 알고 싶은 호기심과 미숙한 성욕으로
들어차 있었다.

애들은 애들 나름대로 시선을 피한다고 하고 있지만 어른 여성인 선생님이 그걸 모를 리가 있나. 나름


꼬맹이들의 풋내나는 성욕이 찌릿하게 느껴지고 반면 자신을 보면서 움츠리는 꼴이 우습지만, 주인님을
만나기 전에는 일부러 아닌 척 포즈를 취한다던가 실수인 척 스커트를 팔랑여 가터벨트를 살짝
보여준다거나 했었지만 지금 유연주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단 한 분, 주인님뿐이었다. 마침내 암캐를
즐기시는 것에 익숙해진 듯, 아침 내내 그녀를 그 깨끗한 맨발로 밟고 굴리며 즐기시던 기억에, 유연주는
남자애들의 시선과는 비교도 못 할 만큼 느꼈다. 절로 미소가 지어져서 안고 있던 수업 자료로 입을
가리고 쿠후후♡ 웃는다. 옆을 지나가던 여학생이 깜짝 놀라며, 아직 어린애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에로틱함에 홀린 듯 스커트 아래에서 허벅지를 좁혀 버렸다.

그런데 수준실로 호출하라는 명령을 안 주신단 말이지.

유연주는 도시락파인 여선생들 사이에서 식사대용 비스킷을 오독오독 씹으면서 생각한다. 혹시나 부르시지
않을까. 혹시나 불러주시지 않을까. 생각할 때마다 이제는 주인님의 것인 젖퉁이가 - 이제는 유방이라고
불러야 하나? 유방... 님이라고? - 찌릿찌릿하고 저렸지만, 함부로 만지거나 주무를 수는 없다.

평소에는 먹는 것은 달라도 잡담을 나누면서 대인관계를 유지하지만 오늘은 그럴 정신도 없다. 그래서,
오늘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옷차림이 조금 나아진 것 같다고 말하려 했던 선배 여교사는 생각했다.

‘언제 학부모들에게 애들 학업에 방해된다고 난리나지 않을까 했었는데 옷 좀 제대로 입었다 했더니...’

평소에는 피부를 드러내지야 않지만 풍만한 가슴을 모아 가슴골까지 만들 정도라서, 정장 블라우스나 니트


스웨터 정도로는 산맥처럼 굴곡있는 라인을 그대로 드러내보이는 후배였다. 게다가 내장이 없는 것처럼
잘록한 허리(이것은 평소 식사를 보면 납득은 할 수 있다)와 가슴 이상으로 풍만한 엉덩이의 곡선은 같은
여자가 보더라도 반할 정도였다. 납득은 해도 용납을 할 수 없다. 교장과 교감이 싸고돌아서 뭐라고
못하니 더 화난다!

그런데 오늘은 가슴을 좀 죽인 덕분에 얌전해보였다. 무언가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일까 생각했던
여교사들은 과자(식사대용)을 도톰한 입술 안으로 조금씩 밀어넣고 살살 갉아서 목 너머로 넘긴 후배가
후우... 길게 요염한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자신들의 입 안에 든 음식물을 씹는 것도 잊어버리고
바라보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들도 얼굴을 붉혀버렸다.

‘이 여자, 남편하고 밤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라고 생각하는 여교사는 매우 착실하고 모범적인 사람이다. 다른 발상을 떠올린 여자도 있었고,
남교사들은 흘끔흘끔 교무실 한가운데 여자의 화원을 곁눈질할 뿐 근처에도 다가오지 못한다. 교무실 안
공기가 달착지근하고 싱숭생숭했다.

한 여교사가 용기를 내어 묻는다.

“저기... 좋은 일이 있나봐요? 남편하고?”

굳이 남편이라는 단어를 덧붙이는 이유를 다른 모두들은 이해한다. 착실하고 모범적인 한 분만 빼고.


교무실 가운데의 작은 다목적 회의탁상에 둘러앉은 여교사들 틈에서 꿈꾸는 듯이 먼 곳을 바라보고 있던
유연주가 퍼뜩 정신을 차리더니 생긋 웃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다음 수업 준비해야 해서 먼저 일어날게요.”

“아, 수고...해요?”

그 미소가 너무나 행복하고 만족스러워서, 모두들은 부러워져 버리고 말았다. 다수는 돌아돌아 소문 들은
적 있는 잘생긴 남편을 상상하고, 개중 욕구불만인 여성은 더 깊고 어둡고 민사적으로는 여전히 불법인
무언가를 떠올리기도 한다.

물론, 여학생에게 능욕당한 게 행복하고도 행복했다는 진실에 근접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oo0oo

중간 길이 생머리에 날씬한 체구, 평소에는 차가운 표정이지만 오늘은 싱긋 웃고 있는 입가. 교과서를


펴놓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읽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강하린은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눈치챈다.

‘소은이가 기분이 좋다.’

그것을 깨닫자 근질근질해져서, 강하린은 오도도도 달려가 그녀에게 착 붙어있었다.

심리의학적으로 말하자면 감응능력이 높아 다른 사람이 즐거워하는 것이 즐거운 타입인 어린 소녀는 이


교실에서 ‘가장 강한’ 사람의 기분이 좋은 것이 정말 기뻤다. 사실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라,
이소은이 기분 안좋았던 몇 주 동안 반의 분위기는 초상집 수준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소은의 도시락을 노리는 아이들이 왕창 늘어났습니다. 전부 여자아이고 남학생들은 접근도


못한다는 게 귀엽습니다.

그 분위기의 원흉인 이소은은 옆에서 두서없이 말을 건네는 강하린과 그녀를 따라 슬금슬금 자신을 둘러싼
아이들의 말을 받아주며 생각하고 있었다 - 발에 느껴지던 그 감촉을.

처음에는 공기 빵빵한 공처럼 튕겨내는 걸 생각했는데, 굳이 말하자면 물이 가득한 주머니 같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안에는 심지가 있고 주머니의 재질에는 탄력이 있으며 무엇보다 따뜻하다. 꼬옥 밟으면
발바닥 전체에 느껴지는 것은 최고급의 비싼 쿠션 같고, 발가락 사이로 솟아오르는 것은 초여름 바닷가의
아직 뜨겁지 않은 모래사장을 디뎠을 때의 그것과...

‘좀 다른가.’
이소은이 픽 웃자 주변을 둘러싼 아이들이 지금 한 얘기가 그렇게 재미있었나 하고 일단 따라서 웃는다.
그러고보니 정말로 재미있는 이야기 같다.이소은은 그제야 반쯤 딴데로 가 있던, 그러면서 표정만은
평소처럼 냉정했던 자신을 자각했다.

“재미있었는데 그만 숙제 좀 해야 할 것 같아. 나는 학교에서 웬만큼은 끝내두고 싶어.”

“와아, 그러니까 성적이 그렇게 좋구나...”

“야자 안 하는 건 학원 가서 그래? 아니면 가정교사야?”

축객령에 주변에서 아쉬워하는 질문들이 들어오지만 이소은은 씩 웃을 뿐이었다. 마음 속까지 닿지 않는다.


지금 그녀의 마음은 만지고 쓰다듬고 주무르고 밟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했다... 여기 있는 여자애들의
가슴을 전부 모아도 아침의 그것만큼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사춘기 남자애의 성욕이라기보다는 예쁘고
민감하면서도 얌전한 개를 쓰다듬고 싶어하는 어린아이의 것을 닮았다.

하지만 아침에 만지고 오후에 또 부르면, 주인으로서 체면이 깎일 것 같다.변태들과 가까이하고 싶지


않았던 경계심은 어디론가 날려버리고 기묘한 자존심을 챙기는 초보 주인님은 고민하는 것이었다...

자존심이 이겼다.

그리하여 발정이 나서 수학준비실에 숨어 혹시나 와 주시지 않을까 이제나저제나 하던 여교사는


버림받았고, 대신 작은 강아지가 오늘도 야자를 땡땡이치고 놀러나가게 된 것이다.

“와아 이거 귀엽다~ 소은아, 이거! 이거!”

오늘은 건전한 스트리트몰 윈도우 쇼핑이다. 강하린은 세련된 옷가게를 지나칠 때마다 후다다닥 달려가
유리창에 이마를 꼭 맞대고 안을 구경하다가, 문득 이소은과 떨어졌다는 것을 깨닫고 달려 돌아오거나
혹은 그녀를 부른다. ‘이거 봐! 이거 봐!’

숨을 할딱거리는 것은 달리는 것이 힘들어서만이 아니라, 즐겁기 때문이다. 즐거워서 숨이 찬다. 그것은


강하린에게는 당연한 일상이었고, 그러지 않는 친구들이 좀 이상했다. 왜 다들 기뻐하지 않는 거지?
하루하루가 이렇게 즐거운데!

팔을 휘저어 불러도 소은이는 여전히 같은 속도로 걸어오고 있다. 그것이 조바심 난 강하린이 다시 달려가
이소은의 팔에 매달린다. 이소은은 팔을 벌려 주면서 ‘여자끼리 팔짱을 끼고 다니는데 팔을 벌려주는
쪽은 결혼이 늦어진다’는 도시괴담을 떠올렸다.

‘뭐 상관없지.’

그렇게 생각하며, 이소은은 자신의 팔에 매달렸는지라 머리가 한참 낮은 곳에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친구를 내려다보았다. 내려보는 시선과 올려다보는 시선이 마주친다ㅡ

ㅡ강하린은 저 눈빛이 좋았다. 교사도 누구도 내려다보는 것 같은 시선. 평소에는 상냥하게 웃거나
무표정하더라도 친절하게 받아주는 시선이었지만 아주 가끔- 아마 이소은조차 모르는 때 그녀의 눈을
훔쳐보면 더없이 내려다보는 눈을 할 때가 있다. 경멸한다거나 싫어한다거나 아니라 ‘내려다본다’ 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십대의 어린 소녀에게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것이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ㅡ이소은은 그 눈빛이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신에게 무언가를 원한다. 부모님도, 친구들도,


심지어는 노예라고 자처하며 전부 바치겠다는 것들도 자신에게서 각각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애는, 그저 옆에 있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기뻐한다. 누군가는 그 또한 원하는 것의 모습이 다를
뿐이라고 말하겠지만 이소은은 ‘다르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소녀는 손을 뻗어 아래쪽에 있는 소녀의 뺨을 살짝 잡아서, 옆으로 쭉 당겨보았다. “하우?” 아프지 않은
정도였기에 강하린의 반응이 미묘하다.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뺨을 잡힌 채 계속 올려다보고
있자 어느 순간 이소은이 예쁘게, 아주 예쁘고 멋있게 웃어서, 강하린은 행복해졌다.

두 소녀가 인도 가운데에 서서 길을 막고 있기에 사람들이 혀를 차며 비켜 지나다니지만 이소은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 것보다 친구의 눈동자가 더 중요했다.

조금 악당이 된 묘한 쾌감. 스스로가 악해지는 것이 느껴지는데, 이대로 가면 자연스럽게 무단횡단을


할지도 모른다. 차가 있다면 속도위반이라거나, 주운 지갑을 주인 찾아주지 않고 점유물이탈횡령죄를
저지른다거나...

강하린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행복했다.

노예 부부의 부부관계(소프트 페팅)


수학 준비실의 맨바닥에 꿇어 엎드려 유연주는 몸을 일으켰다. 알몸이었다.

몇 시간 전,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하루 종일 방치당한 몸이 허덕였다.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주인님께서는 불러 주지 않으셨다. 주인님의 것인 유방님이 저릿저릿하지만 허락없이 손을 댈
수도 없었다.

문을 바라보았다가 시선을 돌리기를 몇 분마다, 차가운 물을 마시며 참기를 몇 번을, 그럴 때마다 시간은
흐르고, 학생들의 마지막 수업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고나면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으시는
주인님께서는 이쪽으로 오시거나, 혹은 그냥 돌아가실 것이다.

유연주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냥 돌아가실 것이다. 무언가 암캐를 사용하실 일이 있다면 지금껏
아무런 명령도 아니 주시지는 않으셨겠지.

“이젠 안 돼요...”

주인님의 노예가 되기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몸이 뜨겁고 외롭더라도 남편의 팔에 안겨서나마 참을 수


있었다. 결혼식장에서 맹세한 대로 정숙한 여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남편이 자신의 변태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이라도 성심껏 섬기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아...?”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쳤다. 한번 굴종하는 쾌감을 알아버린 몸과 마음은 견디지 못한다.
주인님께서 일부러, 한번 즐기셨으니 노예가 주제를 잊지 않도록 거리를 두시는 것이라는 사실은 짐작하고
있다. 몰라 주시는 것이 야속하다... ‘그러실 필요 없는데!’

노을이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데도 조명을 켜지 않은 수학준비실이 블라인드 사이로 스며든 노을에 붉게
물든다. 유연주는 아무런 부르심도 없는 스마트폰을 괜히 한번 더 열어보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렇지,
그녀에게는 보물이 있었다. 부부가 함께 공유하는 첫번째 보물과는 달리 그녀만의 소중한 보물이었다.

유연주는 아침, 그 짜릿한 시간이 끝나고서 주인님께서 하사하여주신, 주인님의 발을 닦으신 수건을
조심스레 서랍 속에서 꺼냈다. 휴대용 진공포장기로 임시 처리한 그것에서는 냄새를 맡을 수 없지만, 두
손에 들고 바라보기만 해도 새록새록 기억이 되새겨진다. 하루 종일 방치당한 괴로움이 조금 가라앉고
집에까지 돌아갈 정도의 기운이 생겨났다.

“흐읍...”

진공팩에 코를 들이대고 힘껏 숨을 들이쉬어도 잔향은 느껴지지 않는다. 느껴져도 곤란하다 - 밀폐가


제대로 안 되었다는 뜻이니까. 그래도 아무 관계없는 비닐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유연주는 스스로 원한
대로의 착각에 빠져들었다. 때로는 그러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oo0oo

주인님이신 이소은 양께서 친구인 강하린 양과 헤어져 자택으로 돌아와 이미 그날의 복습을 마감하셨을 때
쯤에야 암캐 유연주는 노예 부부의 우리로 돌아왔다. 학교나 차 안과 달리 주인님께 드러나 있는 포근한
보금자리였다. 그리고, 사이좋은 파트너인 남편이 그녀를 맞이해준다.

“어서 와요. 수고했어요.”

그가 노예의 노예였던 때 같은 극존칭을 쓰지 않는 것에 유연주는 조금 만족하며 자신의 속좁음에


감탄했다. 그러면 앞으로 할 일에 자신의 마음은 더욱 즐거워할 것이다. 조금 나쁜 생각을 즐기며
유연주는 상냥하게 자신을 맞이해 준 남편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정확히는 마중나와준 남편에게 살짝 다가붙어 귓가에 속삭였다. “오늘, 할 말이 있어요.” 뜨겁고


음란하게. 주인님을 생각하기만 해도 하루 종일 방치되었던 몸이 달아오르니 연기를 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래서, 부부의 침실, 감시카메라에게 가장 예쁘게 찍히는 침대 가운데에 젊은 부부가 마주앉았다.

아내는 마치 매미 날개처럼 얇아서 속살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네글리제를 입고 있다. 매미와는 달리


선정적인 붉은 색. 주인님께서 카메라 너머로 흐림 하나 없이 관찰하실 수 있도록 고휘도 조명이 켜진
침실의 침대 위에서, 네글리제 안 유부녀의 속살은 보지의 굽슬굽슬한 털 가닥가닥까지 셀 수 있을 정도로
비쳐보인다. 다만 젖가슴만은 어울리지 않게도 운동용의 스포츠 브라로 감싸여 있었다.

남편은 피트니스와 수영으로 단련된 날렵한 근육질의 몸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있다. 다만 아랫도리를 가린
것이 네글리제처럼 얇은 천으로 된 여자용 끈팬티라 우스꽝스럽다. 환히 들여다보이는 천 속에서 작은
자지가 좁고 얇은 천조각에 눌려 수그리고 있다.

아내가 묻는다. “내 몸, 어디가 예뻐요?” 남편은 익숙하게 대답했다.

“당신은 발이 정말 예쁘죠. 내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주인님께서 허락만 해 주시면 몇백 번이라도


키스하고 싶어요. 종아리가 예뻐요. 꼭 누르면 튀어나올 것 같아요. 허벅지도 화끈하죠. 탄탄하게 근육이
붙어서 꽉 조이면 내 빈약한 자지는 끊어질 것처럼 조여줘요. 허리가...”

몸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찬미하는 속삭임마다 여자가 아름다워지는 것만 같다. 유연주는 남편의 찬사를
즐기며 여성호르몬이 몸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것을 느꼈다. 믈론 주인님의 따귀 한 방이면 전부
날아가버릴 만큼 차이가 나긴 했지만.

“그리고 당신의 젖가슴은...”

“거기서 잠깐.” 유연주는 남편의 말을 끊었다. “알아둬야 할 게 있어요.”

변태 부부의 아내는 네글리제에 어울리지 않는 스포츠 브라로 가리워진 유방님을 받쳐들었다. 자신감이
넘치는 미소가 입가에 흐른다.

“오늘, 주인님께서 특별히 이 젖가슴을 주인님의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이제 이 유방님은 주인님


것이에요. 무슨 뜻인지 일겠죠?”

남편의 눈이 화들짝 띄어졌다.

“후후후... 앞으로 이 유방님을 쓰려면 주인님 허락을 받아야겠죠? 나는 앞으로 주인님을 모시듯이 이
유방님도 섬길 거에요. 당신도 그렇게 해 줘요.”
남편 신지우는 경악했다. 결혼한 이래 일반적인 부부를 연기하면서 여러 번 애무했던 풍만한 젖가슴.
주인님을 모시고 한동안은 바라볼 수 없었지만, 그것이 해금되고 가끔 부부로서 서로를 위로할 때
조심스럽게 애무해주곤 했던 가슴이,

그는 감히 손댈 수 없는 곳으로 날아올라 있었다.

끈팬티 너머에서 자지가 천조각을 밀고 끈을 끊을 듯한 기세로 벌떡거렸다. 아내는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며 느긋한 우월감으로 웃는다.

“우후후, 그걸 말해두고 싶었어요. 그럼, 할까요? 주인님께서 아침에 이 유방님을 밟아 주셨었지만 그


뒤로는 불러 주시지 않으셔서, 조금 욕구불만이에요.”

성욕이 가득 쌓인 한창때 여성다운 요염하고 뜨거운 목소리가 남편의 귓가를 적신다. 그러나 남편은 그
중에서 단 한 단어에만 주목했다.

“바, 밟아 주셨어요!?”

아내의 입가가 씨이이이익 웃는다. 즐거움의 미소다. 우월감의 미소다. 노예로서 앞서 가고 있다는
자신감의 미소다.

“그래요...♡ 무릎꿇고 있는 나를 발로 이리저리 굴려 주시고서...”

의미심장하게 말을 끊고 색기 넘치는 눈으로 바라본다. 남편의 작은 자지는 이미 끈팬티의 천을 젖히고


튀어나와 있다.

“나를 강아지처럼 길들여 주셨어요. 손! 하고 다른 손!, 자지! 도 해 봤답니다.”

남편은 허둥지둥 자신의 자지를 움켜쥐었다. 가치 없는 좆물이 귀두 입구까지 압측되어 방울방울 맺혔다.
그것이 느닷없이 뿌려져서 아내의 말을 끊어버리지 않을까 두려웠다.

“그리고 저를 눕게 하신 다음에, 실내화를 벗고... 양말도 벗고...”

남편의 눈에 핏발이 서 있다. 자신도 모르게 상체를 들이밀고 있는 남편의 가슴을 살짝 짚어서, 조금
밀어냈다. 그 가슴은 마치 불이 붙은 것처럼 뜨거웠다.

“그래요... 맨발이 되셨지요. 우후후. 주인님의 맨발은 작고 가늘어서, 사랑스럽고... 좋은 향기가


났어요. 우후후후. 그쵸... 당신의 고추가 발딱 서면, 발 길이가 똑같을 것 같아...”

그렇게 말하며 아내의 손가락이 남편의 자지를 쿡 찔렀다. 부부간에 있을 수 있는 애무겠지만 남편은
아내의 손가락이 아니라 아직 본 적 없는 주인님의 맨발을 생각하며 화려하게 사정했다.

“흐아아아악!?” 뷰루룩! 뷰븃! 뷰뷰븃!

사정이 멈추지 않는다! 평소 이상으로 질척해진 좆물이 끝없이 요도를 달려가는 쾌감에 남편이 당황과
경악과 쾌감이 뒤섞인 비명을 지른다. 아내는 그것을 여유있게 피했다- 특히 유방님에 그것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개운해졌나요? 그럼 이제 나도 해줘요. 아침에 딱 한번 밟아주신 것만으로 몸이 타오르는 것 같아...


하아, 주인님께서 불러주지 않으셔서... 히응, ”

유연주는 베드헤드에 기대어 누우며 다리를 활짝 벌렸다. 무성한 음모가 수풀처럼 얽힌 보지에서는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고 수풀 깊숙한 곳에 숨은 옹달샘은 샘이 아니라 간헐천인 듯 회백색의 달구어진 액체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자세를 잡고서는 아직도 좆물을 흘리고 있는 남편을 빤히 내려다본다. 자신과
같이, 주인님에 대힌 망상만으로도 저렇게 행복해질 수 있는, 그것으로만 행복해질 수 있는 선천적인
노예.

‘몇백년 전에 노비의 가계였을까, 아니면 훨씬 더 옛날에...’

그녀는 크로마뇽인과 네안데르탈인이 싸우던 원시시대에, 결국 패배한 네안데르탈인이 크로마뇽인에게


가축처럼 사육되었다는 망상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피를 이은 자신들이 ‘가축적 복종에의 욕망’에
지배당하게 되었다는 설을. SM 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어린 시절, 부모님의 책장 깊숙한 곳에서 발견한
어느 일본 SM 작가의 책에서 보았던 문구였다.

‘그렇다면 주인님은 크로마뇽인 중에서도 여왕의 핏줄일거야.’

처음 보았던 순간 영혼이 진동하며 복종하고 싶었으니까.

다리를 활짝 벌리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에 보짓살을 노출시키자 조금 식은 것 같아 머리가 돌아간다.


앞뒤없는 망상을 떠올리던 유연주는 이윽고 자지가 축 늘어질 때까지 좆물을 짜낸 남편이 홀린 듯 자신의
보지로 다가오는 모습에 뒤이어질 쾌감을 기대하며 눈을 감았다.

그것이 남편의 혀가 아니라 주인님의 발이리라고 상상하면서.

주인님의 각성
이소은은 녹화된 파일을 몇 번이나 다시 돌려보았다. 에? 이걸로 끝?

자기 전에 잠시 노예들 감시카메라를 돌려보는 게 루틴이 되었는데, 오늘은 노예 두 마리가 침실 카메라에


알몸으로 마주보고 있는 것이 잡혔기에, 건강한 적령기 여고생으로서 호기심이 할딱거렸다. 그리고 작은
화면 속에서 느껴지는 농밀한 에로틱함에 작은 가슴을 두근거리며 슬그머니 실내복인 반바지를 벗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다. 왜 본편이 없어!?

한참 몸이 달아오르고 있는데 노예들은 어느새 일을 마치고 알콩달콩한 베드 토크 타임으로 돌입해 있다.


몸을 충분히 데운 뒤 시작하는 타입인 이소은으로서는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버린 그 자체다. 그렇다지만
그 다음날 다시 반을 초상집 분위기로 만들고 (강하린은 도망갔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암캐년에게 명령한
것은 역시 주인으로서 좀 부족했다고 하겠다.

“야 너네집간다.”

유연주는 스쳐지나가며 던진 주인님의 한마디에 정신이 아득해졌다가, “네... 네!” 얼른 대답하고 일을


마쳤다. 후다닥 짐을 정리해 나서는 모습에 선배 교사들은 모두가 생각한다. ‘데이트인가?’ 데이트의
상대방으로 누구를 떠올리는가에 따라 평소의 사상이 갈라진다고 하겠다... 물론 같은 학교 여학생에게
능욕당하고 있다고 망상하는 선생님은 없습니다.

경차를 몰아 학교 사람들은 못 볼 뒤쪽으로 이동하면서까지 유연주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나 생각했다.


주인님께서 와 주신다. 직접 가신다고 말씀하셨다! 암캐의 마음은 자택으로 모신 주인님 앞에서, 미리
연락받은 남편과 나란히 꿇어앉아 명령을 기다리면서 더더욱 둥실둥실 부풀어올랐다.

그리고 아내보다 훨씬 주인님 뵙기가 어려운, 의외로 카드를 잘 써 주시지도 않아 금욕중이나 다름없는
지갑 신지우는 다소곳이 모아 앉으신 주인님의 작은 발과 맨살이 드러나있는 발목을 바라보며 - 차마 그
위는 쳐다보지 못하겠다 - 생각한다. 주인님께서 다리를 꼬아 앉으시면 더 멋지지 않을까? 그러고는
화들짝 생각을 떨쳐낸다. 불경스럽다.
한편 이소은은 노예들을 꿇어앉혀 놓고 다시 스마트폰으로 녹화 파일을 뒤적여보았다. 역시 얘들, 서로
하는 게 없어! 발이니 손이니 하면서 좆물을 짜내고 보지를 핥고 하는 게 전부다. 지금은 카메라가 꺼져
있네. 그것은 주인님께서 납셨기 때문이지만 이소은은 노예들의 충성스러운 배려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생각했다.

‘얘네 변태는 변태야... 도대체 어디까지 변태일까.’

“너희들 서로 섹스는 해?”

여고생으로서 말하기가 왠지 부끄러운 단어가 섞여 있었지만 간밤에 조금 연습했으므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두 노예는 눈치를 보다가, 조금 우월한 암캐가 대답했다.

“주인님을 뵙기 전에는 조금 했습니다... 하지만 주인님께 저희들을 바친 뒤로는 그러지 않았어요!


속살을 봐도 좋다고 해주셔서, 가끔 서로 만져주기는 하지만요...”

죄스럽다는 듯이 눈치를 보는 것은 노예의 본능이다. 설령 주인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라도 명령하신


것이라도 주인님의 기분이 바뀌면 그것은 노예의 잘못. 노예의 죄. 노예의 생활은 불합리하고 부당하며
불공평하다. 노예 생활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행복해서 견딜 수가 없다.

영혼 깊숙한 곳일지 유전자 끝에 이어진 것일지를 자극당해 점차 도취된 노예들에게 주인님께서


명령하셨다.

“벗어.”

원래 타이피컬한 노예, 특히 하우스 슬레이브는 주인님 앞에서 항상 알몸인 것이 디폴트다. 옷을 입는


것은 주인의 명령할 때만 가능하다고 계약서에 명시하는 경우도 많다. 그것은 옷이 인간과 짐승을...
노예를 구분하는 가장 시각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최대한 서둘러 옷을 벗으면서 암캐와 지갑은
마침내 인간 흉내를 그만둘 수 있게 되었다는 만족감에 잠겼다. 이소은 주인님은 노예로서 당연한 것조차
쥐고 내키시는 때만 내려주시는 잔혹한 분이었다.

노예 부부는 알몸이 되어 꿇어앉았다. 딱히 이소은이 명령한 것은 아니지만 무릎을 세우고 다리를 벌려


전신을 드러낸다. 손은 머리 뒤에서 맞잡아 가슴을 활짝 폈다 - 신지우는 주인님의 것인 아내의 유방님을
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 제법 단련되어 있는 노예들의 알몸이 감추는 곳 하나 없이 주인님의 시선 앞에
노출되었다. 아내의 보짓살이 벌름거리고 남편의 자지가 발딱 일어서 까딱였다.

여전히 다소곳하게 앉은 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이소은이 폰을 들이댔다.

- 찰칵! 팍!

평소에는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 내용을 찍는 데 쓰는지라 무음 카메라 앱을 쓰지만 일부러 카메라


촬영음이 큰 기본 앱을 열었다. 게다가 플래시까지 작동해 발가벗은 노예들의 몸을 번들거리게 한다.
이소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예들의 주변을 돌며 몇 장이고 사진을 찍었다. 벌린 다리 사이로 폰을
집어넣어 아래쪽에서 찰칵! 소리가 울리고 섬광이 번쩍일 때 노예들은 하마터면 싸 버릴 뻔했다. 언제나
감시 카메라로 관찰되고 녹화되어 저장당하고 있지만 자신들이 준비해 바치는 것과 주인님께서 직접
손써주시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가슴이 어떤 자부심으로 부풀어오른다.

그러나 그들의 주인님이 시야 뒤쪽으로 돌아가셔서 무언가 부스럭거리자 조금씩 조바심나던 차에...

“히익!? ...죄송합니다!”

유연주는 뒤에서 보짓살과 똥구멍 주변을 찌르는 느낌에 흠칫했다가 절로 입에서 새어나온 비명을 힘껏
사죄하며 눈치를 살폈다. 손가락은 아니다. 발가락도 아니다. 훨씬 가늘고 긴, 막대 같은 것. 그것이
암캐의 부드러운 보짓살을 쿡쿡 찌르거나 문지르고 있었다. 주인님의 손에 들려서! 남편의 심혈을 기울인
사랑 가득한 커닐링구스보다 주인님의 서툰 손길이 몇 배나 자극적이었다.
그래서 몇 초만에 암캐의 보지는 주루룩 즙을 흘려버리고 말았다.

이소은의 손에 들린 것은 접이식 지시봉이었다. 안테나처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그것은 이소은이


귀가길에 들른 천원샵에서 보고 산, 제일 싸구려인 물건이었다. 그 값싼 장난감에 여교사가 발가벗은
등줄기를 바들바들 떨며 겨우 허리를 세우고 견디고 있는 모습을 즐긴 뒤 이소연은 지시봉 끝을
지갑에게로 향했다. 여전히 뒤쪽에서였다. 그리고 불알도 아닌 항문이었다.

“그학...!”

옆에서 아내가 꼼짝도 못하고 농락당하는 것을, 돌아보지조차 못한 채 참고 있던 혹은 기대하고 있던 고추


달린 노예는 기대하던 이상의 충격에 경악했다. 똥구멍을 쿡 찔린 순간 무언가가 더이상 견딜 수도 없을
만큼 달려서 고환보다 안쪽에 있는 무엇을 직격하고는 즉각 오줌구멍으로 뿜어져나갔다. 쏴아아악!

“...뭐야, 너무 조루 아냐?”

툭 건드리자 바로 사정해버리는 꼴에 이소은이 당황했을 정도였다. “죄송합니다...!” 퓻 하고 정액을


쏴대면서 항문이 큐큐 조이는 것이 뒤에서도 환히 보였다. 게다가 사출된 정액은 방금 전까지 이소은이
앉아있던 의자 다리에까지 멀리 날아가 흠씬 젖을만큼 끼얹어졌다. 그 꼴에 이소은은 픽 웃었다.

“야, 앞에서는 건드리지도 못하겠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남자여서 그다지 만난 경험이 없는 노예였지만 이쯤되니 알 것 같다. 이것은, 노예다. 암캐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굴복하고 복종하는 노예였다. 이소은은 지시봉을 휙 휘둘러
노예의 엉덩이를 때려주었다. 찰싹!

“감사합니다!”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많은 돈을 벌고 있을 어른 남성이 여자애의 회초리에 엉덩이를 맞고는


소리높이 감사를 외친다. SM 에서는 맞을 때마다 감사 인사를 하는 문화가 있다던가 했다. 조금씩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솔직해지자. 처음부터 재미있었어.

노예들은 볼 수 없는 뒤쪽에서, 알몸으로 무릎꿇은 노예들을 내려다보며, 일방적으로 불합리한 능욕과


구타를 자행하며 이소은은 자신의 우월함을 만끽했다. 전능감에 가까운 우월함에 취해버릴 것 같았다.
복권에 당첨됐다가 인생 망친 사람들처럼 될까봐 무서웠지만, 그것마저도 배덕감의 요인이었다.

‘...알고 있으면 괜찮을 거야.’

이소은은 자신을 설득했다. 위험하다고 피해가려니, 이 놀이는 너무나 달콤하고 즐거웠다.

oo0oo

이소은은 방금 전 지갑이 좆물을 싸댄 의자 말고 다른 의자에 앉았다. 이 집은 거실을 마치 카페처럼


꾸며놔서 의자가 여기저기 있었다... 지금은 다 치우고 노예 두 마리가 무릎을 꿇고 있었지만. 그녀가 온
이래 꺼진 카메라가 마치 지갑의 음경처럼 풀죽어 있었다.

“아... 그러고보니 나 이럴려고 온 거 아니었지.”

그것이 문득 눈에 들어오고서야 어젯밤 본방 없이 끝나버린 에로비디오에 화가 나서 여기 왔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노예들의 뒷모습은 무력하고 무방비했다. 무엇을 해도 좋은 상대.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소은은


명령했다.
“섹스해. 내 앞에서.”

눈에 보이지 않기에 전심전력으로 주인님의 기미에 집중하고 있던 노예 부부는 생각 못한 명령에 깜짝


놀랐지만 즉시 서로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정상위가 된 것은 우연일까. 아내가 얼른 보지를 벌리고
남편은 허겁지겁 자지를 밀어넣...

짝! “감사합니다!” 느닷없이 엉덩이를 때린 날카로운, 하지만 여자아이의 힘과 도구의 한계 등등으로


인해서 가벼운 아픔에 아내의 질에 자지를 삽입하려던 남편은 감사 인사를 외치며 등을 반사적으로 폈다.
자지가 덜렁이며 표적에서 빗나갔다.

“시작부터 똑바로 해. 중간부터 끊어먹지 말고.”

“...예!”

그러고보면 제대로 된 명령을 받는 것은 이게 처음이다. 조금 침착해진 가슴에 사명감을 안고, 지갑


신지우는 주인님 앞에서 첫 플레이를 시작했다.

노예 부부의 교배
나체가 되어 서로를 끌어안은 부부는 포근하게 체온을 나누었다. 신혼 첫날의 밤처럼. 그 때 그들은
오로지 상대방만을 기쁘게 하는 것을 생각했고, 한 쪽이 평범한 남자거나 평범한 여자였다면 한없이
순종하는 배우자를 만나 평범하면서도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만끽했을 것이다. 그리고 반대쪽은 몸 속에
아쉬운 불씨를 남기고 일생을 참으며 보냈겠지.

그래서 유연주는 행복하다. 그래서 신지우는 행복하다. 그들은 주인님의 명령에 따라 서로를 마음껏
사랑했다.

깊고 뜨겁고 진한 입맞춤에 이어 남자의 입술이 여자의 목 선을 타고 내려간다. 주인님의 소유물이었기에


바라볼 수조차 없었던 유방님마저 지금은 주인님의 명령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해금, 그 풍만하고 모성적인
라인에 입술을 미끄러트리며, 신지우는 가슴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것이 가능한 사이즈다.

“아하하, 간지러워요...”

라고 말하면서도 남편을 밀어내지는 않고, 여자는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고개를 젖히며 허공으로
뜨거운 한숨을 내쉰다. 그 풍만한 젖가슴 사이의 계곡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짝! “감사합니다!” 어째서인지 계속 맞는 것은 지갑 쪽이다. 별로 아프지는 않지만, 아프지 않은 것이


아쉽다. 는 생각은 젖혀두고 뒤이어지는 주인님의 명령에 귀를 기울인다.

“잘 안 보이잖아, 가리지 마!”

유연주는 조금 젖은 듯한 주인님의 목소리에 생긋 웃으며 주인님 쪽의 팔을 들어올려 가슴과 옆구리를


노출시켰다. 지금껏 감시 카메라에 자신의 몸이 잘, 그리고 예쁘게 보이도록 신경써왔던지라 익숙하다.

다시 행위를 시작한 남편은 아내의 기름진 배를 핥았고, 특히 배꼽을 간지럽혔다. “까아, 그러지
말아요!” 결국 아내가 거실의 차가운 맨바닥에 쓰러지면서도 까르르 웃는다. 뒤이어 긴 다리를 집어들어
공중에 펴게 하고서는 허벅지 안쪽 깊숙한 곳에 키스했다.

한편, 바로 옆 지시봉이 닿을 거리에 서 있는 이소은은 못박힌 듯 꼼짝하지 못하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작은 스마트폰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위를 가득 메운 총천연색의 화상이 눈 안의 망막을 가득
채웠고, 소리와 냄새와 전신으로 느껴지는 열기가 소녀의 미숙한 성지식을 압도해 버렸다그러니까 VR
포르노정도로만족하지말고 4DX 포르노를만들어주세요부탁합니다당장에 교복 스커트 아래쪽에 자기 자신의
열기가 모이는 듯한데, 이소은은 노예들의 섹스를 바라보며 혼자 자위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초라한지
문득 깨달아 버렸다.

짝!

그래서 때렸다. 불합리하다. 그것이 노예들은 기쁘다.

“다, 다리 더 벌려!”

포르노 감독의 지시를 받은 배우처럼 노예 부부는 명령에 복종했다. 단 한 명을 위한, 영상조차 남지


않는 포르노다. 리테이크도 없고 후보정도 없다... 암캐 유연주가 한껏 다리를 벌리고 지갑 신지우는
아내의 은밀한 곳이 감독의 눈에 잘 보이도록 자세를 잡아가며 반대쪽 허벅지에 키스했다. 오 센티미터씩
키스를 반복하며 허벅지에, 무릎에, 종아리에, 발목에 키스한 뒤, 이윽고 발 페티시즘인 그에게 있어
간절히 바라던 아내의 발에...

참았다.

이것은 섹스지만 그들 부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주인님께 바치기 위한 것이니까. 다른 남자에 비하면 희고


작은 편인 자지가 꺼떡거리지만 주인님께 맞을 때처럼 허공에 싸 버릴 것 같지는 않다.

이소은은 앉지 않았다. 손을 움찔거리며 참는다. 어라, 내가 왜 이래야 하지? 내가 주인인데 이상하잖아!

이소은은 마른침으로 입술을 적시고 이번에는 암캐 여교사를 때렸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뭐가 잘났다고 봉사받고만 있어? 너도... 음, 빨아줘.”

명령을 내리고 잠시 지나자 노예 부부는 맨바닥에 누운 남편 위에 거꾸로 아내가 엎드렸다. 소중한 보지를
남편의 얼굴 위에 올리고, 남편의 사랑스러운 자지를 얼굴 아래에 둔다... 그리고, 밀착.

새큼달큰한 향을 풍기는 - 객관적으로는 비리고 짜다 - 아내의 보지를 핥는 것이야 익숙하지만 자지가


아내의 입안에 들어가는 경험은 드물었다. 결혼 생활 시절, 아내 유연주는 기꺼이 해 주었겠지만 남편
신지우는 여성에게 펠라치오를 요구할 성격이 아니었다. 그런데 식스티나인이라니!

진정한 주인님 이전에 두 번, 노예 놀이를 했었다. 두 번 모두 주인님 역할에 충실하며 매너를 지켜 노예


역할의 애인과 유희를 즐기는 선한 남자들이었고, 그들의 자지를 빠는 것을 좋아했다. 유연주는 그들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을 좋아했었다. 그러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노예인 남편의 작은 자지를 입에 문 순간
과거의 기억은 폭풍에 휩쓸린 것처럼 모조리 날려져 버렸다.

그것은 주인님의 덕택에.

그것은 주인님의 덕분에.

아내의 빽빽한 수풀 아래 숨은 보지에서 맑고 뜨거운 샘물이 솟아나오고, 남편의 귀엽게 성을 내고 있는


자지 끝에서 짭조름한 맛이 느껴진다. 노예 부부는 서로에게 말하면서 보고했다.

“이제 쌀 것 같아!” “이제 갈 것 같아요...!”

뭔가 불퉁해진 이소은은 발로 알몸의 여자를 홱 밀었다.

“어머!”
남편 위를 69 로 덮고 있던 아내가 홱 밀려난다. 조금의 저항도 없는 것은 언제라도 주인님의 발길질에
따르겠다고 마음 깊은 곳부터 다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제로 분리된 노예 부부는 얼른 기본 자세로
무릎을 꿇었다.

다리를 벌려 무릎으로 서서, 두 손은 머리 뒤에 모은다. 전신이 가리는 곳 감추는 곳 하나 없이 주인의


시선에 바쳐진다. 그리고 그들 노예 부부의 알몸은 처음과 달리 스스로와 서로의 분비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타액과 땀과 애액과 정액과 간혹 눈물과, 달뜬 호흡으로. 노예들이 숨을 할딱일 때마다 암캐의
가슴이 출렁거리고 지갑의 자지가 덜렁거렸다.

그게 왠지 샘이 났다...

“서로 뺨한대씩 때려!”

딱히 의미는 없었다. 손에 든 지시봉보다 아프게 때려주고 싶었지만 직접 손을 대기는 싫었을 뿐이다...


노예에게 거부는 없다.

짜악!

소리가, 자신이 때린 것보다 훨씬 날카롭고 커서 이소은은 움찔했다. 아내가 남편의 뺨을 힘껏 때린


것이다.

철썩! 우당탕!

‘힉!?’ 초심인 주인님이 자신이 내린 명령의 결과에 기겁하는 심경.

남편도 전혀 망설임 없이 아내의 뺨을 후려쳤다. 힘의 차이가 차이인지라 유연주는 당장에 기본 자세조차


유지하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다. 그러자마자 벌떡 일어서서 다시 자세를 취했지만.

거실 안에 침묵이 맴돌았다. 노예들의 헐떡이는 호흡과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지만 어쨌건 그렇다는 뜻이다.
그 헐떡이는 뜨거운 침묵 속에서 초보 주인님은 노예들의 눈치를 살폈다. 창피했다.

눈물 어린 눈,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한 뺨, 그러나 너무 풍만해서 조금 처져 있는 젖가슴부터 발끝까지


다홍색으로 물들어 있는 암캐의 몸은 교배를 원하며 허덕이고 있다.

따귀를 맞은 왼뺨이 더 붉지만 그런 것보다 날씬한 근육질의 몸 전체가 암컷의 자궁에 좆물을 부어넣고
싶다고 외치는 지갑의 자지는 지금껏 없었던만큼 크고 단단해져서 꺼떡거리고 있다.

그러나 두 노예는 살을 맞대고 살아온 부부답게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주인님께 즐거움을.

자신들의 지배당하는 기쁨을 만끽할 때가 아니었다. 보지와 자지의 애절한 소망을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주인님께서 그들 노예들을 직접 즐기시는 첫 경험이었다. 지금 노예들을 가지고 노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려드리면, 앞으로도 갖고 놀아주실지도 모른다!

노예들의 마음을 모른 채 이소은은 조심스럽게 명령했다. “다시... 시작해.” 거부당하면 어쩌지? 그러나
노예들은 명령이 바닥에 닿기조차 전에 잔뜩 당겨진 화살처럼 뛰쳐나갔다. 방금 전 사생결단을 낼
부부싸움을 한 듯한 상처를 그대로 둔 채 키스한다. 처음보다 더 격렬했다.

이소은은 조금 안도하면서 재차 명령했다. “이번엔, 바로 넣어서 흔들어.” 명령한 그대로 이루어진다.


지갑의 자지가 암캐의 보지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님에게 잘 보여드리기 위한 대면위였고, 마치 탱고를
추듯이 암캐의 한쪽 다리를 지갑의 팔이 들어올려 받쳐들었다. 활짝 열린 다리 안에서 여자의 보지가
남자의 자지를 받아들여 들락거리는 모습은 조금 그로데스크했지만 이소은의 시선은 옮겨갈 줄을 모른다.
그리고 보지자지의 틈새에서 하얀 겉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자 소녀의 마음속에서 잠깐 숨었던
심술쟁이가 다시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맘대로 싸지르지 마! 쌀 거 같으면 말하고 멈춰!”

정작 본인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겁을 먹었다. 거절하면 어떡하지? 물론 필요없는 두려움이다. 쾌락을


나누면서도 주인님의 재미와 명령만을 생각하고 생각하던 노예들은 즉시 반응했다.

“싸... 쌀 것 같습니다...!”

지갑이 쥐어짜듯이 말하며 움직임을 멈췄다. 암캐가 주인님께 잘 보이도록 한쪽 다리를 활짝 들어올린 채
남편의 목에 매달려 있었는지라 왕복운동이 멈추었으면서도 보짓살이 오물오물 자지를 씹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이 신음을 흘린다. “으, 으, 으으윽... 허억...!”

사정을 간신히 견뎌낸 남편과 그 귓가에서 달뜬 숨을 내쉬고 있던 아내가 호흡을 돌리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다시 할까요...?” 초보 주인님을 자극하는 질문이었다.

“해.”

왕복운동이 시작된다. 찔꺽찔꺽 소리가 나고 남편은 금방 앓는 소리를 흘리며 몸을 멈췄다. 싸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다. 잠시 후에 다시 몸을 움직여 보는데 이번엔 아내 쪽에서 제지했다. 여자도 쾌감의
극한에서 간신히 표면장력으로 애액을 잡아두고 있었다. 필사적인 노력에 표정이 일그러지고 팔다리는
물론 서로 끌어안고 있는 전신이 벌벌 떤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사정하지 않고, 절정하지 않고 견뎌냈다.

이소은은 그것을 본다.

생리적인 현상까지 지배하고 있다.

이것은 놀이가 아니다. 분명하고, 확고하고, 절대적인, 지배.

짜릿했다.

[무료] 지배의 자각
녹초가 되어서도 사력을 다해 견디고 있는 노예 부부 바로 곁에까지 주인님이 다가가 섰다. 반쯤은
풀려버린 노예들의 시선이 어린 주인님을 올려다본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주인님이 만면으로 웃고 있었다.
잔혹하고 사이한 웃음이다 - 주인님이 웃고 있어서, 노예들도 주인님을 따라 웃었다. 헤벌레하니
바보같은 웃음이었다.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정말 화낼 수밖에 없는 일을 해보자.

이소은의 마음 속 가장 의심 많은 아이가 마침내 가장 깊은 곳에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지금까지는


그녀보다 먼저 이소은의 이성이, 상식이, 감정이 가로막아 왔기에 눈을 뜰 필요조차 없는 아이였다.

어린 주인님이 냉막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변태들 같으니. 내가 신호를 줄 테니까, 그걸로 싸질러.”

“네에...” “네... 흑...!”

주인님의 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에 암캐의 보지가 움찍거리고 지갑의 자지가 놀라 버특였다. 반대
순서일지도 모른다 아무려면 어떠랴. 간절히 기다리는 노예들에게 있어서 지금 이 순간은

아무 전조도 없이 주인님이 맞닿아 있는 노예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

그것은 충격이었다. 거대한 충격을 얻어맞은 노예 부부는 동시에, 함께, 일제히 폭발했다. 암캐의 보지
안에서 애액과 정액과 심지어는 소변이 동시에 터졌다. 보지자지의 틈새는 너무 좁아서, 액체가 기세를
이기지 못히고 폭발하듯이 흩날렸다. 순간이 아니라 계속, 서로를 꽉 끌어안은 노예 부부가 비명을
지르는 내내 뿜어져나온다.

그 추태를 내려다보며 이소은은 웃었다. 한없이 만족하고 안심한 웃음이었다.

oo0oo

자신들이 만든 오물 구덩이에 주저앉아 서로 기대어 버티면서 허덕이던 암캐와 지갑이 제정신을


차리는데는 몇 분이나 걸렸다. 그리고 가장 먼저 주인님의 기분을 살피기 위해 고개를 돌린 암캐는,
의자에 앉아 발끝만 바닥에 대고 있는 주인님을 보았다. 지금껏 보아온 품위있고 정숙한 자세와는 조금
달랐고, 특히, 웃음이, 그 입가의 미소가, 웃고 있는 모습이, 모습이...?

유연주의 영혼 중 대부분인, 노예인 부분이 무릎꿇으라며 아우성쳤다.

지배자의 미소였다.

“너희는 정말로 나한테 지배당하려고 태어났구나.”

바닥에 고인 액체에 손을 짚자 철퍽이며 불쾌했지만, 주인님의 그 선언을 듣는 순간 지칠 대로 지쳤을


자궁이 정신없이 찌릿거렸다. 그것은 깊숙한 곳까지 자지를 찔러넣어 가려움을 해소해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그대로 죽을 때까지라도 만끽하고 싶은 저릿함이었다. 있어서 기쁜 것이 아니라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 최상위 존재의 승인.

어떤 달성감과 쾌감 속에서도 부족했던 것이 마침내 채워지는 지복에, 유연주는 머리를 박으며 감사인사를
올렸다. 감사했다. 감사했다. 그저 감사했다. 어떻게 말씀을 드리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가둬두었던
부족함이 터져나가고 그 빈 공간을 남음이 가득 채웠다. 옆에서 남편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한참 뒤에나
깨달았다.

“그런데 말이야.”

한참 노예들의 찬미와 감사를 즐기던 이소은은 슬슬 발끝이 저려오고 있기도 해서 말을 끊었다. 노예들은
즉시 입을 다물었다.

“내 발이 이렇게 됐네...?”

조금 기묘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발뒤꿈치를 들어올리고 있는 것은 노예들의 보지자지에서 터진 오물에


발이 흠뻑 젖었기 때문이었다. 노예들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새파랗게 질렸다.

“1 분 준다. 움직여.”

다음 순간 노예들은 벌떡 일어나 주인님의 발을 씻을 더운물과 깨끗한 수건을 찾으러 달려갔다. 그러다가


유연주는 자신의 보지에서 흘러나온 액체를 밟고 미끄러져 자빠졌다가 후다닥 일어나서 뛰었다. 개그 같은
모습을 보며 주인이 웃는다. 발은 축축하고 스커트 자락에도 좀 묻은 것 같았지만, 노예들의 재롱이 보기
좋았다.
일상, 변화(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요즘 반에는 기묘한 놀이가 생겼다. 이소은에게 달라붙으려 하는 여자아이 하나가 말해준다.

“이렇게 하는거야.”

조례가 시작하기 전의 시간, 이소은의 주변에는 여자아이들이 몰려 있었다. 알랑거리는 눈빛은 이소은이
무엇을 뿌리거나 제공한 바가 없기에, 더 어려워하면서도 어떻게든 이익을 얻고 싶어하는, 즉 ‘원하는’
눈빛이었다.

이소은은 그 눈빛이 싫었다. 그럼에도 웃으며 대우한다.

다만, 그렇게만 표현하면 여자아이들은 억울할지도 모른다. 소녀들은 완전하게 이소은의 도시락과
짐작되는 돈만 보고 몰려든 것이 아니다. 그저 미숙하기에 아이들 스스로도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모르고, 이소은도 아직 그것을 깨닫기는 부족한 것 뿐이다.

그렇게 서로를 잘 모르는 무리 중의 한 여자애가 손바닥을 펴 자신의 얼굴 높이로 접시를 들듯이 받쳐들자,
여자애들의 무리 속에서 어떻게든 이소은의 최근접위치를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던 강하린이
그것을 보았고, 이소은에게서 떨어져 후다닥 달려가, 하지만 이소은에게서 얼굴이 보이도록 빙 돌아가서
여자애의 손바닥 위에 자신의 얼굴을 얹었다.

쪽♡

그리고 손바닥 위에 얹힌 강하린의 뺨에 뽀뽀. 강하린이 에헤헤 웃고 주변 여자애들이 꺄하하 발랄하게


웃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단 한 명, 강하린만이 이소은의 ‘웃어주는’ 표정 안에 담긴 거무죽죽한 것을
깨달았다.

강하린의 표정이 삽시간에 새파랗게 되었다.

“역시 하린이가 귀여우니까 그림이 되는 거지~”

“그치그치! 우리가 해봤자 흉하기만 할거야!”

“하린이 이뻐~”

겉보기에는 칭찬같지만 강하린이라는 한 명의 소녀에게 모두의 장난감이 되라고 웃으면서 강요하는


장면이었고, 이소은은 구역질이 나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어리고 잔지식만 많은 소녀의
사회정의적 분노가 아니다.

독점욕이다.

이소은의 웃음 안에 있는 무언가를 느낀 강하린이 무서워져서 여자애의 손에서 턱을 떼고 눈치를 살피는데,


이소은이 생긋 웃었다. 주변을 지배한다. “후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너희들 모두 참 예쁜걸.”
삽시간에 사위가 조용해졌고, 이소은은 방금 전까지 하린이를 장난감삼았던 그 아이를 향해 손바닥을 받쳐
들어올렸다.

“어... 어? 응? 나, 나?”

갑자기 이소은의 손이 자신을 향하고 주변 여자애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그 아이는 당혹해하다가 결국


시선에 섞인 기대감의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방금 전 자신이 할 때와는 딴판으로 부끄러워하며 소녀는
이소은의 손 위에 얼굴을 올려놓았다.

‘아?’
주번 친구들의 압력에 밀리듯이 이소은의 손 위에 얼굴을 올려놓은 직후, 소녀는 무언가 다름을 느꼈다.
이소은의 손, 이소은의 시선, 이소은의 냄새, 그리고 이소은의 시간.

이소은은 키스해주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그런 이소은의 표정에는 여자애들이 이해하거나 설명하기는


어려운 묘한 미소가 맺혀있었고, 여자애들 모두가 마치 자신의 얼굴이 이소은의 손 위에 얹혀 있는듯한
기분에 째깍거리며 흘러가는 1 초 1 초를 진하게 실감했다. 치마 아래 미숙한 자궁이 두근두근 심장처럼
맥박친다.

이소은이 웃고 있다. 시간이 흐른다. 기다린다. 얼굴이 이소은의 손 위에. 기다린다. 마음이 손 위에.
기다린다. 모든 것이 그녀의 손 위에. 기다린다. 손 위에. 기다린다. 손 위에. 손 위에. 손 위에...

쪽...♡

여자애들 모두의 얼굴이 살짝 분홍빛으로 물들고 일부 아이들이 허벅지를 머뭇거리려는 찰나 이소은의


입술이 자신의 손바닥 위에 바쳐진 머리에 키스했다. 길고, 차갑고, 거무죽죽한 키스였다. 여자아이의
관리되지 않았으면서도 젊음으로 뽀송뽀송한 뺨을 입술로 핥으며 이소은은 눈을 가늘게 떠 눈동자만을
굴려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주변 여자애들을 흝어본다. 그 시선은 냉정하고 무감동하였으니, 침묵하며
지켜보는 여자애들의 달뜬 눈빛과는 전혀 달랐다.

그 눈동자 안에, 어쩔 줄 몰라하는 강하린도 있었다.

입술이 떨어진다. 그제야 여자애들의 입에서 푸릇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자신들과 다른 기묘한 에로스가
있었고, 여자애들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느껴졌기에, 이소은에게 바쳐졌던 여자아이는
이소은이 손수건을 꺼내 당신의 입술을 살짝 눌러 닦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그것이 자신의 뺨을
닦아주기 위해 다가오자, 화들짝 놀라며 손으로 뺨을 가렸다.

“아니! 응, 아니! 괜찮아! 으응!”

뺨을 닦아질까 화다닥 도망치는 여자애의 뒷모습에서는 아쉬움과 당혹함이 공존하고 있다. 슬슬 조례


시간도 되었기에 그것을 시작으로 아이들이 흩어지고, 갑자기 반 전체의 공기가 미묘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강하린이 울 것 같은 눈으로 이소은을 바라본다 - 강하린만은 이소은의 눈빛에 담긴
분노를 깨닫고 있었다.

“저기이... 잘못했어...”

“뭘?”

강하린은 주눅이 들었다. 보스가 화가 났다! 다른 암컷들이 어째서 눈치를 못 채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어떻게든 보스의 화를 풀어야 한다. 보스에게서 쫓겨나고 싶지 않다는 본능이었다. ‘무리’ 에서가 아닌,
‘보스’ 에게서.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런지도 모르겠어서 갈팡질팡하던 어린 강아지는 결국 눈을 꼭 감고 얼굴을 내밀었다.


생각해서 내놓은 것이라기보다는 본능에 가까웠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기다린다기다린다기다린다ㅡㅡㅡ

수십 시간처럼 느껴진 몇 초 후, 이소은은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으로 강하린의 코끝을 살짝 집어서


끌어당겼다. 마치 코뚜레에 꿰인 것처럼 끌려가면서 강하린은 안도한다. 코가 비틀려 머리가 기울어지고
교복 블리우스 아래의 하얀 목줄기가 이소은의 시선 아래 드러나면서 조금 안심했다.

깨끗한 블라우스 옷깃 틈새로 보이는 하얀 목줄기.

이소은은 머리를 숙여 그 부분에 키스했다. 그것은 마치 어린 암늑대가 자신의 모피에 반해 다가온


강아지를 상대로 이빨을 시험하는 것만 같았다ㅡ

강아지는 행복했다. 조례 종이 울릴 때까지.

oo0oo

수학 준비실에서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다가 결국 주인님께서 안 와 주셔서 힘없이 반으로 향하는 유연주의


발걸음에 점차 힘이 붙기 시작한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주인님께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면 착각일까.

그리고 시작종에 맞춰서 문을 연 순간 그 모습을 보아버리고 말았다.

주인님께서 늘 따라다니는 친구의 목에 키스하시고 계신 장면을.

아침나절동안 슬슬 데워져 있던 보지가 느닷없는 기습 일격을 받고 꾸물거려서, 유연주는 주저앉을 뻔


했다.

“서, 선생님 괜찮으세요!?”

평소 말 없고 부끄러움 많은 반장 이현진이 교탁에 기대선 그녀를 부르지만 저 멀찍이에서 울릴 뿐이다.


유연주는 조금 질투어린 눈으로 주인님에게서 떠나 자리로 돌아가는 강하린을 지켜보았다. 거리는
떨어졌어도 강하린의 목에 정신적인 목줄이 채워져 있는 것을 ‘같은’ 노예인 유연주는 알 수 있다.

그리고 깨달았다.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반장의 구령에 따라 인사를 하는, 요즘 아이들 치고는 착한 이 반 아이들 모두가, 특히 여자애들이,

‘왜 지금까지 몰랐지...?!’

아주 흐릿하게지만 노예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같은 노예끼리만 보이는, 굴종하고 싶은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다들.

당혹해하면서 아침조례를 마쳤는데 진동모드로 돌려둔 핸드폰이 우웅 울었다. 교탁 아래에서 흘낏 훔쳐본


것은 주인님의 문자...! 호출 명령!

“...그리고 수준실 당번은 점심때 와주렴. 부탁할 게 있어.”

“점심시간입니까?”

“부탁할게, 응?”

학생들의 귀중한 점심시간을 강제노동으로 낭비하게 된 이소은을 향해 동정하는 눈빛이 향해진다. 다수는
점심 때 달라붙지 못해 아쉬운 눈빛이었고, 부러운 시선도 있다...

그래서 슈퍼파워가 없는 점심때의 교실에서는 끼리끼리 모인 식사 모임 사이에서 그녀에 대한 뒷담화가


조심스럽게 오간다. 조심스럽게, 누군가의 밀고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함부로 입에 올리기 두려워서.

“소은이... 조금 변했지...?”

“으응... 예전보다 조금 더...”

요즘 반에는 기묘한 놀이가 생겼었다. 이제는 없다. 누가 해도 그 때 이소은의 것에 비하면 조악한


모조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소은의 근처에서 머뭇거리며 움직임으로 요청해도 이소은은
웃어넘길 뿐 손바닥을 들어 소녀들의 얼굴을 거두어가지 않는다. 안타까웠다.
몸 안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미성숙한 신체기관이 안타까워한다는 것을, 소녀들은 자각할 수 없었다.

일상, 지배(수학준비실에서, 풋잡)


“아흣...”

유연주는 신음을 흘렸다. 짓밟히고 있기 때문이다.

수학준비실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방. 실험설비를 확보해야 하는 과학도 아니고 체육용 도구를


보관해야 하는 체육창고도 아니다. 사회인인 교사들은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학생들은 당연히 그러려니
하는 작은 방 안에서 한 소녀가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의자를 옆으로 돌려 무릎 위에 작은 도시락을
올려두고 있다.

똑바른 자세와 품위있는 식사법. 그러나 그 발밑에 알몸의 여교사가 누워서, 그냥 누워있는 것 만으로는
민망하여 팔다리를 암캐가 배를 보이고 드러누운 것을 흉내낸, 이른바 복종 포즈로 들어올린 채 더없이
풍만한 유방을 주인님의 발받침대로 바치고 있었다.

그 주인님은 발정이 나서 움찔거리는 암캐의 반응을 무시한 채, 도시락을 무릎 위에 올려놓기 위해서 조금


다리를 높이려 한다는 태도로, 그저 발을 올려두고 있을 뿐이었다. 유연주의 머리만큼이나 큰 가슴은
중력에 처져서 가라앉은 위에 여자아이의 발이 올려져 일그러져 있었고, 심장이 뛸 때마다 진동했다.
그것까지는 그렇다쳐도 신음을 흘리고 숨을 쉴 때마다 높낮이가 어긋나면서 도시락상자가 흔들려 이소은은
살짝 표정을 찌푸렸다.

“못 써먹겠네 이 싸구려...”

그 시선이 암캐여교사 유연주의 심장과 보지를 꿰뚫는다. 그랬기에 유방님을 압박하던 실내화가
떨어져나가자 유연주는 주인님의 실내화와 함께 심장이 떨어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아... 죄, 죄송...”

화들짝 몸을 일으키며 사죄하려는데, 의자를 책상 쪽으로 돌려 도시락을 옮기면서, 주인님이 그 시선으로


힐책하셨다.

“누가 움직이래?”

유연주는 얼른 복종 자세로 다시 누웠다. 째깍째깍 시간이 흐르고 저 멀리에서 벌써 식사를 마친 아이들의


환성소리가 들려오며 한 소녀가 품위있게 음식을 입으로 옮기는 좁은 방에서 알몸의 여교사가 뒤집어진
개구리같은 자세로 우스꽝스럽게 누워 있었다. 유연주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누워 명령을 기다리며
스스로의 모습을 자각했다. 부끄럽고 천하고 우스꽝스러워서, 주인님의 발받침도 못되는 무능이라서,
그래서 다리를 접어 벌리고 있는지라 공기를 쐬고 있는 보지가 꾸물꾸물 애액을 흘렸다. 그것이 예민한
피부를 따라 흘러서 똥구멍을 간지럽히듯이 지나가 바닥에 고이는 것을 암캐는 느꼈다.

‘창피해... 부끄러워...!’

그리고 정말로, 밥먹는 김에 노예의 유방을 발받침으로 시험해보신 주인님께 대한 감사와 기대감.

그런 노예의 마음을 무시한 채, 이소은은 조용히 도시락에 집중하고 있었다.

oo0oo

‘이게 맞아. 지금까지 내가 이 변태년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게 잘못이야.’


요리사에게 감사하며 밥알 한 톨 남기지 않고 버리는 반찬 없이 깨끗하게 도시락을 먹은 이소은이 다시
의자를 돌렸다. 그녜가 시선을 내리깐 곳에서는 암캐가 바닥에 벌러덩 누운 채 제풀에 발정났는지 진땀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으니, 이소은은 문득 궁금해졌다ㅡ ‘좋은가?’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인님의 시선에 암캐는 있는 힘껏 몸과 마음을 긴장시켰다. 아직 점심시간은


한참 남았고, 주인님의 실내화가 땀에 젖은 하얀 아랫배에 발자국을 남겼다. ‘ㅡㅡ♡!’ 자궁이 있음직한
자리에 실내화 모양이 남은 것을, 복종 자세로 누워 있던 노예는 똑똑히 보았다. 그 발자국의 무게에
짓눌린 것처럼 자궁이 푸싯하고 즙을 뿜었고, 이소은은 아연해졌다. ‘얘는 어떻게 볼 때마다 새롭게
변태스럽지?’

“좋아?”

작은 황홀경에 빠져 있었던 유연주는 하늘에서 내려온 하문에 즉시 대답했다. 목소리가 감동으로 먹먹해
있었다.

“암캐는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그것을 내려다보며 이소은은 몇 개 더 발자국을 내 주었다. 그럴 때마다 무성한 수풀로 가려져 있는


보지가 바르르 떨며 사랑의 액체를 내뿜는다. 섹스를 시켰던 때 가지고 놀았던, 항문 쪽을 쿡 찌르면
바로 사정해버리던 지갑이 같은 반응이었다. 몇 번 밟자 실내화에 묻은 먼지가 닦여졌는지 발자국이
흐릿해졌다. 게다가, 학교지정 실내화로는 역시 여자의 살 느낌이 잘 전해져오지 못한다.

땀에 젖어 헐떡일 때마다 푸릉푸릉 흔들리는 젖가슴이 이소은을 유혹하는 듯했다. 저것을 맨발로 밟으면
얼마나 즐거운지 이소은은 알고 있었고, 그녀는 고민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발을 씻을 물과 수건을
챙겨다놓고, 이소은은 암캐 가까이로 당긴 의자에 앉아 실내화를 벗고는 다리를 접어 양말을 벗었다. 양
쪽 모두.

주인님이 양말을 벗는 모습은, 암캐에게는 기적이 강림한다는 예고였다. 실내화로 밟히는 것만도
허덕이던 암캐가 눈을 휘둥그레하게 떴다. 입이 경악으로 벌어져 군침을 흘렸지만 복종의 포즈를 끈질기게
유지하고 있어서 그것을 닦지도 못한다. 쾌락효소와 흥분효소가 가득하여 평소보다 끈적끈적한 그것이
턱을 타고 목 뒤로 돌아갈 때 즈음에, 주인님의 두 개의 맨발이 하늘에서 구름을 뚫고 내려와 주인님의
것인 34 인치의 젖가슴을 짓밟았다.

‘흐흑!’

간신히 감창음은 삼켰다. 주인님의 발은 조금 차가와서 부드럽고 작고 사랑스럽다. 그것이 암캐가


주인님께 바치고 평소 조심스럽게 모시고 있는 유방님을 밟아 주셔서, 노예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다는 안도감을 만끽했다.

자고로 발이란 사람의 몸에서 가장 낮은 곳, 신체의 높낮이를 귀하고 천함으로 알기에, 노예들은
주인님의 발 밑에 있고 싶다. 주인님의 가장 낮은 발로 노예로서는 그나마 높은 머리를 밟힌다면, 혹은
가장 소중하고 은밀한 곳을 밟힌다면 자존감의 기준을 타인에게 맡기고 있는 노예들은 스스로가 존재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는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

“흐음~ 이렇게 밟으면 젖 같은 건 안 나올까?”

그러나 주인님께서는 노예의 반응 따위는 아예 무시하시며 발로 젖가슴을 뭉글뭉글 무늇무늇 밟고


문지르고 한없이 단단하게 발기한 유두를 발가락으로 찝어 -아파! 아파서 기뻐!- 잡아당기기도 했다.
예쁜 원추형이었던 유방이 원뿔형으로 쭉 늘어났다가 탁! 튕겨져서 덜렁덜렁 흔들린다. 유연주의 암캐인
부분이 행복하여 윗입과 아랫입으로 침을 줄줄 흘렸다...

콰직! ‘!?’

갑작스레 얼굴에 충격이 가해져서, 유방님을 밟아주시는 주인님의 발을 보고 싶어 들고 있던 머리가 홱


젖혀지며 바닥에 짓눌렸다. 주인님께서 발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밟았다는 것을, 암캐 유연주는 한 호흡
늦게 깨달았고ㅡ

‘ㅡㅡㅡㅡ!’

허리를 마치 브릿지처럼 들어올리며 절정했다! 이소은은 거의 질릴 지경이었다. 얼굴이 마음에 안 들어서


무심결에 밟아버렸지만 땀으로 젖어 있었던 젖가슴과는 또 다른 눅눅하고 축축한 느낌이 기분나빴다.
그래도 조금 체중을 실어 꾹꾹 누르면서 명령한다.

“너 지금 날 자위기구로 보고 있는거지? 대체 얼마나 싸대는 거야? 참아!”

“네, 네에헤엣...!”

발바닥에 밟히고 있는 얼굴에서 나온 대답이라 조금 뭉개져 있었다. 조금 더 문대주자 코가 찌그러지고


입술이 밀려 벌려진 안쪽에서 이빨이 느껴졌다. 이런 와중에도 개처럼 치켜든 팔다리는 버티고 있고...
보지 쪽도 어떻게든 참고 있었다. 발을 들어보니, 화장이 완전히 문대진 암캐의 얼굴은 실로 볼만했다.

“풋...! 어울리네!”

“감, 감사합니다아하하... 흐윽!”

칭찬받았어! 나를 가지고 놀아주셨어! 암캐는 당장에라도 또 씹물이 새어나올듯한 보짓살을 힘껏 조이며


기쁨을 만끽했다. 주인님께서 즐거워하시고 계셔! 해냈다! 기뻐...!

...그러나 잠시 즐거웠던 이소은은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땀이라던가 침이라던가 화장품이라던가에 다시


기분이 가라앉은 참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나쁨은 객기가 되었다. 굳이 말하자면 ‘어차피 더러워졌는데,
뭐!’

이소은은 허옇고 끈적한 액체가 음모에 질척하게 뒤엉켜 있는, 평소라면 보는 것도 불쾌했을, 암캐의
보지를 봐주는 것 없이 밟았다.

“히끼에에에엑!?”

쏴아아아아!

그 충격, 그 쾌감은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보짓물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며 주인님의 맨발을


발등까지 더럽혔다.

“아흑, 흑! 죄송, 죄송해여어...♡”

암캐의 사죄는 끈적한 물기에 젖어있었다. 학교, 점심시간. 좁은 밀실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고 암캐는
전신이 오물투성이가 된 추한 모습인데도 더없이 행복했으며 이소은도 팬티가 조금... 젖었다.

더러운 것을 맨살로 문대어 눅눅한 발이 불쾌하지 않았다. 보지를 짓밟아 부비자 암캐는 숨넘어가는
신음소리를 흘리며 “아흑! 악! 히악!” 부들부들 떤다. 에어컨을 쌩쌩하게 돌리는데도 방 안이 뜨겁고
목이 말라서, 이소은은 2 리터 생수병을 따 벌컥벌컥 마셨다 - 그러고서야 이게 발을 씻으려고 챙겨둔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벽 구석에 한짐 쌓여있지만 이렇게 된 발로 저기까지 걸어가기 싫었다.
사실 아직 생수가 1 리터 반은 남아있지만 어쨌건 이소은 자신이 마셨으니 부족히다는 핑계가 생겨버렸다.

“그래... 발... 깨끗하게 씻어야지...?”

이소은은 다시 암캐의 얼굴을 밟았다. “핥아서 닦아.” 흥분된다. 기대된다. 불쾌감은 없었다. 이소은이
그렇게 느꼈고 유연주가 그렇게 느꼈다. 주종은 마침내 감정을 공유했다.
여고생의 맨발로 얼굴을 밟힌 여교사의 입이 벌어져 그 안에서 흥분 때문인지 평소보다 훨씬 짙은 색의
혀가 스르르 기어나온 것이다. 꾸물텅. 날름.

“...!”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레 발을 핥는 물컹하고 축축하고 끈적한 혀의 느낌에 이소은은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비키지 않는다. 오히려 더 힘주어 암캐의 얼굴을 밟았다. 암캐는 몸은 미동도 없이 낼름낼름
주인님의 발바닥을 핥는다. 암캐라고 부르긴 하지만 개의 혀는 얇고, 이소은이 경험한 것은 손가락이나
발뒤꿈치를 신나게 핥는 조그마한 강아지의 작은 혀 뿐이었으니, 이것은 완전히 달랐다.

싫지 않아... 아니, 흥분돼!

이소은도 어느새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슬쩍 암캐의 보지에도 다시 눈이 가는데...

- 띵 동 댕 동~

오후 수업을 예고하는 예비종이 울렸다. “치잇...” 혀를 찬 이소은이 스스로에게 조금 놀랐고, 그녀는


암캐의 얼굴을 밟은 채로 페트병에 남은 물을 부었다.

“웁...! 어푸, 하읍...!”

정신없이 얼굴 앞에 있는 것을 핥다가 난데없이 물고문을 당한 암캐가 마침내 복종 포즈를 실패하고 축


늘어져 헐떡인다. 팔다리가 팔자로 내팽개쳐진 꼴은 여자는 커녕 인간이라고도 부르기 어려울 만큼 천하고
우스웠다.

생수 한 통을 모조리 부어 발을 씻고 수건으로 꼼꼼히 닦은 뒤, 이소은은 널부러져서 유방을 들썩이고


있는 암캐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의 손에 들린 수건을 본다. 깨끗해진 발에 양말을 신고, 실내화를 앞축을
굴러 발에 맞춘 뒤, 암캐의 머리맡에 쪼그리고 앉았다. 수건을 늘어트려 얼굴 바로 앞에서 살랑거려 코를
간지럽히자 암캐는 우선 혀를 내밀어 핥으려 하더니 - 빈 공간을 휘젓는 혀놀림이 우스꽝스러웠다 -
뒤늦게 눈을 떳다. 주인의 얼굴을 알아보고 화들짝 놀란다.

이소은이 말한다.

“뒷정리는 해 두렴? 이번엔 이거 안 줄거야.”

주인님이 말한다. 주인님이 웃는다. 주인님께서 웃고 있었다. 천하고 무력한 하등생물을 즐기는 심술궃은
웃음이었다.

노예는 행복했다.

oo0oo

수학준비실 문을 닫자 자동으로 찰칵, 문이 잠겼다. 안에 씻을 물에 예비 옷에 용의주도하게 준비해


놨으니 알아서 하겠지. 그보다,

ㅡ지갑이는 저렇게 하면 어떨까?

이소은은 생각한다. 예전에 보았던, 암캐에게 걷어채여 바닥을 뒹굴던 동영상이 기억난다. 암캐의 보지
안을 왕복하던 자지가 떠오른다.

이소은은 생각한다.

그래서, 비교적 방음처리가 잘 되어있는 수준실 문에 귀를 꽉 대고 얼굴을 붉히고 있다가 소은이가 문을


열자 화다다닥 도망쳐 복도 귀퉁이 뒤에 숨은 누군가를 깨닫지 못했다.
노예의 폭주(가정폭력)
지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다지 돈을 사용당하지 않는 불쌍한 남자. 신지우. 물론 주인 없는
노예로 들개처럼 거리를 헤메이던(심리적 표현) 과거와는 달리 아내와 함께 장래성있는 주인님의 노예가
된 지금은 무시당하는 것도 방치 플레이의 일종이다.

노예는 도구, 사용하시지 않을 때는 얌전히 서랍 속에서 기다릴 뿐ㅡ

...정신승리다!

이 남자, 주인님과 같은 건물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고 있는 아내를 질투하느라 정신없다. 과거 ‘


노예의 노예’ 였던 때는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그렇지 않게 된 지금은 참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사건은 일어났다.

오전에 출근했을 때와는 다른 옷으로 퇴근하여 동료 교사들 중 눈썰미 있는 이를 당혹해하게 한 아내가


집에 귀가할 때까지만 해도 언제나 그랬듯이 자택근무가 많은 남편은 아내를 환영했다. 비록 방과후에
다시 불리지는 못했지만 점심시간 내내, 지금껏 유례없을 정도로, 무엇보다 주인님의 주도로 농락당한
유연주는 한없이 기분이 좋았고, 아내가 웃는 모습에 남편도 행복했다. 노예라지만 평범한 감정이 어긋난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은 몸을 씻고 실내복으로 갈아입고는 거실의 카페식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과거에는 병아리
잠옷이라거나 비행기 잠옷이라거나 하는 복장이 더 익숙했지만 지금은 감시 카메라가 항상 지켜보고 있는
만큼 투명한 네글리제와 가운, 곧 AV 촬영이라도 할 듯한 옷차림이었다. 다만 아내는 네글리제 안에 살짝
투박한 탱크탑을 겹쳐입고 있어 약간 어울리지 않는다. 그것은 아내의 유방님이 주인님의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즐거웠나보네요.”

조금 질투 섞인 남편의 말이 기분좋다. 유연주는 저녁식사인 비스킷을 오물오물 씹으며 대답했다.

“그럼요... 즐거워서 즐거워서, 무서울 정도에요...”

남편이 몸울 바싹 기울인다. 아내는 조금 으스대면서 손에 든 잔을 살짝 기울여 한 모금 마시고 대답했다.


와인이나 브랜디가 아니라 머그컵에 든 우유여서 조금 폼이 안 난다.

그리고 아내는 스마트폰을 꺼내 남편에게 내밀었다. 무심결에 받아들어 켠 남편은 패턴 화면 배경사진을


보고 눈을 등잔만하게 뜰 수밖에 없었다. 발가벗은 여자가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초점이 맞은 젖가슴은 발로 밟혔는지 신발 자국이 나 있고, 활짝 벌려진 보지는 씹물을 흩뿌려 물웅덩이를
만들었다. 머리 쪽도 마찬가지라 여자의 생명인 머리카락이 더러운 물바다에 젖은 대걸레처럼 잠겨 있어서,
그녀의 몸매가 한눈에 볼록 잘록 빵빵한 글래머라는 것이 확 뜨일지라도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추하다 볼
것이었고, 누군가는 여러 명의 강간마들에게 윤간당한 희생자를 찍은 범죄적인 사진이라고 생각하고
참혹한 희생자를 동정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지우는, 그것이 아내라는 것을 보기만 해도 안다. 그리고 얕은 물웅덩이에 빠져 있는 그녀의


얼굴이 더없이 황홀하게 웃고 있다는 것을 안다.

“차암, 주인님께서 그렇게 격렬하게 갖고 놀아 주셨는데, 기절해 버려서 창피할 뿐이에요. 기절한 사이에
제 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배경화면으로 설정해 주셨어요. 책상 위에 뒀다가 들킬 뻔했지 뭐에요?”

남편은 아내의 웃음과 열정 섞인 설명에 자지가 몸 안쪽에서부터 뻐근해지는 것을 느꼈다. 손쉽게 남에게
보일 수 있는 핸드폰에, 안쪽 깊숙한 곳이 아니라 눈앞에 흔적을 남긴다. 은밀하고 잔혹한 주인님의
장난이 노예의 공포심을 가지고 즐긴다- 주인님께서는 신경조차 쓰시지 않을 때에도.

아내를 발받침으로 쓰시다가, 방치했다가, 몸 여기저기를 밟고 이윽고 실내화와 양말을 벗으셔서 그


부드러운 맨발로 직접 유방님과 얼굴과... 보지를.

그 순간을 상상하며 남편은 자신을 아내의 자리에 대입시킨다. 밟힌다. 주인님의 신발에 밟힌다. 밟힌다.
주인님의 맨발에 밟힌다. 밟힌다. 배를 밟힌다. 밟힌다. 얼굴을 밟힌다. 밟힌다. 자지를...

생각만으로 조금 흘렸다.

“마지막에느은... 저 때문에 더러워진 발을 핥게 해 주셨어요... 아아, 그때 참았어야 했는데에...”

귓가에 아내의 속삭임이 울렸다. 부럽고, 부럽고, ...질투가 났다. 남편은 안간힘을 다해 참으며
질문했다.

“혹시, 나에 대한 말씀은 없으셨나요?”

기억을 떠올리고 상기되어 있던 아내의 얼굴에 새로운 감정이 떠올랐다. 우월감이다. 웃는다. 심술궃다.
“글쎄에... 우후후.”

아내는 상냥하게 남편을 위로했다. 남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은, 자신이 우월하다는 오만함에서 나올 때가
많은 법이다. “힘내요. 언젠가는 당신도 알아 주실지도 몰라요...” 그래서 도움 받는 이를 화나게
하기도 하지.

짜악!

남편이 이를 악무는 모습을 유연주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이 화를 내 본 일이 없는


것처럼, 남편은 어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화를 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어깨를 잡히고 따귀를
맞을 때까지, 유연주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 나쁜 년!”

평소 꾸준히 욕을 해 보지 않은 신지우의 어휘는 빈곤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아내를 겁먹게 하기는


충분했다. “여보...?” 어깨를 잡혀 있어 바닥에 나뒹굴지는 않았지만 의자에서 굴러떨어져 주저앉은 채
아내는 폭력을 휘두른 남편을 올려다보았다. 내심 노예답게 작고 초라하다고 생각해 온 몸이 이상하게 커
보였다.

따귀를 맞은 뺨에 피가 돌면서 두근거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궁이 꿈틀했다. 작고 초라했을 남편이


유연주를 밀어 넘어트리고는 위에 올라탔다.

“나쁜 년! 나쁜 년! 나쁜...!”

철썩! 쫙! 철썩!

양쪽 뺨에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손이 떨어지며 그럴 때마다 눈에 불꽃이 튀었다. 힘의 차원이 다르다.


심지어는 주인님하고도...! 얻어맞을 때마다 세상이 흔들리더니 머릿속이 텅 비어 버렸다. 신지우도 손을
멈춰서, 숨을 헐떡인다. 거실이 부부의 거친 숨소리로 가득해졌다.

남자가 가운을 벗는다. 몸 가운데에 평균보다 좀 작은 자지가 당당하게 일어서 있었으니, 이 밀실에서는
가장 거대한 자지였다. 여자는 멍한 눈으로 그 자지를 올려다본다. 저항할 마음은 없었다. 현실 같지도
않았다...

그런 그녀가 화들짝 정신을 차린 것은 남편의 손이 우악스럽게 그녀의 젖가슴을 쥐었을 때였다. “


안돼요!” 여자는 필사적으로 가슴을 감싸고 저항했다. 마치 사고로부터 태아를 지키려는 임산부 같았다.
그러나 강간마가 된 남편은 아내의 손목을 붙잡아 억지로 떼어냈다.

“시끄러! 뭐가 유방님이야 이 썅년! 아무나 쥐어 주기만 하면 발정나는 주제에!”

“시, 시러어어어어어!!!”

두 손이 모두 유방님에서 떼어져 나가고 머리 위로 젖혀져 남자의 한 손에 두 손목이 전부 잡혀


고정되고는, 마침내 남편이 빈 손으로 그녀의 네글리제 안에서 탱크탑을 잡아당겼다. 유연주는 절규하며
몸부림쳤지만 남자의 힘을 당할 수가 없다. 이렇게 힘이 강했어? 남편이!? 유연주는 마지막 시도로
애원했다. 다리를 힘껏 벌렸다.

“보지에! 보지에 해 줘요! 뭐든지 할게요! 유방님만은 손대지 말아요!”

그래서 탱크탑이 완전히 가슴 위로 말려올라가고 34 인치의 풍만하디 풍만한, 주인님의 가슴이 드러났을
때, 암캐 유연주는 절규하고 말았다.

절망
신지우는 사냥감을 내려다보며 숨을 허덕였다.

“흑... 으흑... 흐윽...”

사냥감은 저항을 포기하고 힘없이 울고 있었다. 정숙한 척 가리고 있던 가슴은 말하는 것과 달리 젖꼭지를
발딱 세우고 있다. 역시 입만 살았을 뿐인 노예녀다. 누구건 때리고 강간해주면 꼬리를 흔들 년이었다.

그 모습에, 남자는 자지가 저릿해지는 것을 느낀다. 서른 세 살 처음으로 느끼는 사냥의 쾌감이다.


그리고 남자는 저릿하게 일어선 자지를 아내의 보지에 밀어넣었다. 아니나다를까 암캐의 보지는 기뻐서
침을 흘리며 강간마의 능욕을 갈구하고 있었다.

“...망할 년! 썅년! 더러운 년...!”

머릿속에 두서없이 떠오르는 욕설을 던지며 허리를 왕복시킨다. 귀를 욕설이, 보지를 자지가 때릴 때마다
여자는 몸을 들썩이며 흥분한다. 당장에라도 싸 버릴 것 같아서, 남자는 잠시 몸을 일으켜세워서...

따귀를 때리듯, 가슴을 후려쳤다. 철썩!!

머리 두 개 만한 지방덩어리가 한꺼번에 튕기더니 탄력있게 반대쪽으로 흔들렸다.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방음능력 좋은 거실을 메웠지만, 그러면서도 보지는 마치 모피를 씌운
바이스처럼 남자의 음경을 꽉 조였다. 윽, 하고 남자는 짜내질 뻔한 자지를 간신히 진정시켰다.

“맛이, 어때!”

철썩, 철썩! 얼굴보다 때리기가 훨씬 마음이 편하다. 젖퉁이가 좌우로 마구 출렁거리자 아내는 비명을
지르며 그것을 다시 끌어안았다.

“제, 제발요, 마음대로 해요... 이거만은, 여기만은...”

애원하고 있다. 구걸하고 있다. ...지배하고 있다.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지배하는 쾌감은... 별로 크지
않았다.

“닥쳐 이 썅년아!”
자지가 겨우 사정감을 참았으므로 신지우는 다시 허리를 움직였다. 아내의 포인트는 잘 알고 있다.
그렇잖아도 능욕당하는 분위기에 잔뜩 달아올라 있을 것이다. 단번에 가 버리게 해 주겠어...!

“읏, 아읏, 윽,”

좀 짧지만, 아내의 지스팟까지 닿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신지우는 조심스레 결혼 초반에 잘 알아두었던


그 부근을 자극했고, 아내의 신음과 울음소리에 흥분감이 끼어들었다. 그럴 때마다 잘 발달된 보짓살이
그다지 사용하지 않은 자지를 조여서 괴로웠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낸다. 조금 더, 조금만 더!

oo0oo

‘...어라...?’

유연주는 남편의 자지에 거세게 밀리면서 느꼈다. 조금 작아서 아쉬운 남편의 자지가 결혼 초 서로를
기쁘게 하기 위해 경쟁하던 때처럼 그녀의 행복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오고 있었다.

“하히힉!”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전에 유연주는 느껴버렸다. 저릿저릿한 충격이 그의 자지에서 뻗어나와


등줄기를 타고 뇌수까지 직격했다. 주인님의 발에 짓밟힐 때에 필적하는 쾌감에 척추가 불타는 것 같다.
쩍 벌어진 입에서 뇌수를 후려갈긴 뜨거운 것이 토해져나갔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아직도 사정을
하지 않은 신지우는 다시 아내의 젖가슴을 우악스럽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속삭인다.

“창년.”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데, 지켜야 하는데, 귀에서 들려오는 멸시하는 소리가 너무나 짜릿해서,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주인님의 것일 유방님을 능욕당한 절망에 절규했던 유연주였지만 강간당하는 중인데
행복했다. 그런 자신에게 구역질이 났다.

“으응...”

남편의 몸이 자신 위에서 치워지자 무게감과 뜨거움이 사라지고 아쉬움이 남았다. 그 체중을 더 느끼고
싶었다. 자지가 빠져나간 보지가 허전했다... ‘나는 누구라도 상관없는 창녀였어.’ 쾌감 속에서도
자괴감이 핑 돌고, 그것이 배덕스러워서 다시 쾌감이 되었다. 매저키스트만이 느낄 수 있는 절망적인
쾌감의 루프. 그러나 노예로서의 자부심은 박살이 났다. 눈물이 어려서 흐릿한 시야 속에서 상체를
일으킨 남편의 몸은 건장하고 커다랬고, 여전히 단단한 자지가 바짝 일어서 있었다.

‘어라? 왜 사정을...’

자신보다 상대방의 쾌락을 우선시하는 노예의 본능이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번에는 남편의 손가락이
느슨해진 보짓살을 열고 들어와 다시 뇌리에 불꽃이 튀었다. 자지보다 조금 길고 더 정밀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이 자유자재로 아내의 쾌감을 지배했다.

“으윽, 학, 하악...”

이제는 헛숨소리밖에 안되는 신음을 흘리는 아내를 내려다보며 남편은 승리감을 만끽했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아내는 부들부들 떨거나 등을 꾹 긴축시킨다. 손가락에 뷰짓뷰짓 싸대는 씹물의 느낌이
생생했고 그럴 때마다 완전히 노출시킨 유방님이 딱딱한 유두로 허공을 휘저었다. 신지우에게는 그 모습이
어떤 요염한 스트립 댄스보다도 음란해 보인다. 그리고 아름답다. 몇 번을 능욕하더라도.

손을 뻗어 꽉 쥐었다. “으흣!” 아내의 달뜬 신음소리와 함께 손 안에 부드러움과 따뜻함과, 그리고


우월감이 가득차다 못해 손가락 사이로 삐져나왔다. 원래대로라면 그가 느낄 수 없는, 만질 수 없는, 볼
수조차 없었을...
- 거기까지.

일부러 물들인 쇳소리가 거실에 울려퍼졌고, 강간마는 즉각 노예로 되돌아가 처음 명령을 받았을 때처럼
납작 바닥에 엎드렸다. 둥글납작한 로봇 청소기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아니,
거꾸로, 주인님 발치에 엎드리는 건 무언가 너무 당연한 것 같아서 약간 아쉬운데, 지금은 자신의 가치가

청소기 이하로

떨어진 것 같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위치다. 조그만 자지가 팽팽하게 일어나 좆물을 싸지르려 하는 것을 참는 것은 아내의
보지 안에 있을 때보다 어려웠다.

슈우웅. 고가의 무소음 모터를 사용한 로봇 청소기가 자유롭게 거실을 움직이며 위에 장착된 카메라를
향했다. 거실에 설치된 대형 카메라는 이 강간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녹화하고 있있다. 모든 것이
주인님의 시선 안에 있다...

그저 보실 뿐이지만. 조금 아쉽다.

- 이 매춘부.

주인님께서 차가운 기계음으로 비몽사몽하며 당황해하고 있을 아내에게 말씀하신다. 신지우는 주인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 슬림하고 우아한 모습을 떠올렸다. 다만 그의 망상 안에서 그의 주인님은 푹신한
의자에 길게 앉아 다리를 꼰 모습이었다. 평소 주인님은 그런 자세를 하지 않으신다... 얌전하고
다소곳하게 두 다리를 모아 앉으신다.

그리고 그는 지금은 작은 원격조종 기계에게 꿇어 엎드려 있었다. 시야는 온통 바닥뿐이다. 귀를


곤두세우고 기계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다. 기계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가 명령대로 능욕한 아내를 다시
모욕했다.

- 좋아 죽으려고 하더라. 학교에서는 내 발로 자위를 했을 뿐이지? 거짓말쟁이 여자.

“주인... 님...?”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아내의 당혹스러은 목소리 뒤에, 그녀가 허둥지둥 몸을 일으키는 것이 느껴졌다.
영리한 여자다. 금방 상황을 이해했을 것이다. 갑자기 주인님께서 명령해 오신 것은 아내의 퇴근시간이
가까워올 때 즈음이었다.

(그년한테 세게 해봐. 때리거나... 으흠, 가슴을 만져도 좋아. 뭐든지 해도 좋아. 내가 명령했다는 걸
들키지 마. 그래서 절정시켜봐.)

주인님께서는 노예에게 몸을 맡기는 것을 싫어하시고 노예들끼리 교미시키는 것을 더 재미있어하시는


듯했다. 있을 법한 명령이다. 그간 서로를 배려하며 사이좋게 지냈던 부부였기에 영리한 아내가 금방
눈치를 챌 것 같았지만, 신지우는 방법을 열심히 생각했다. 그리고 해냈다- 마지막 명령까지도 지켜냈다.

(그리고 넌 싸지 마.)

이런 주인님을 찾아내 몸을 바치며 자신도 데려가 준 아내에게는 감사할 뿐이다. 알몸으로 꿇어 엎드려
바닥을 이마로 누르면서, 신지우는 끓어오르는 자지를 진압하는 데 전력을 집중했다. 지금은 그것만이
그의 세계였다.

“주, 주인님, 아니에요. 아니... 아니에요! 저는...!”


- 쿡쿡쿡, 시끄러워, 암캐. 너 같은 것한테 정조를 기대했을까봐?

분명히 아내는 저 차가운 목소리에 감동과 자극을 맛보고 있을 것이었다. 노예들을 경멸하면서도 이용해
주시겠다는 지배력을 담으신 목소리였다. 곁에서 얻어듣고만 있을 뿐인 신지우조차 그 웃음의 대상이
자신인 것만 같은 착각에 좆물이 요도 끝까지 밀려올라온 상태였다. 안돼...! 싸는 건, 안돼...!

그랬기에 로봇 청소기가 그에게 다가와 스피커가 작동하는 작은 칙- 소리를 냈을 때, 아내의 굼틀거리고


뜨거운 보지 안에서도 견뎌냈던 자지가 맨바닥에 좆물을 싸질러 버렸다. ‘흐으으으으윽!’

- 수고했다. 내일 돈 좀 쓰려고 했는데, 네 카드를 써 주지.

주인님께서 말씀하시는 내내 좆물이 오줌처럼 쏟아졌다. 머릿속에서 비명이 터지고 고환과 전립선이
녹아서 사출되는 것 같은데, 주인님의 말씀은 그것에 환상적인 쾌감을 더해주셨다. 그래서 신지우는
애원하는 심정으로 자백했다.

“주, 주인님...! 죄송합니다! 지금 막 주인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서 싸질러 버렸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명령을 어겨버렸다. 좆물이 흐르듯이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청소기가 움직인다- 그
엎드려 들어올려져 있는 남자의 엉덩이 쪽이었다.

- 쿡.

그것은 스피커의 쇳소리에 뒤섞여 비웃음인지 분노인지 경멸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아마 전부 다일


것이다. 그리고 그 비중이 어떻건 남편 신지우는 아내 유연주처럼 절망했다...

- 너도 개냐. 좋아서 오줌싸게. 봐 주지.

엎드린 채 신지우는 몸을 흠칫 떨었다. 자비가 내려졌다.

- 앞으로 네들 매일 섹스해라. 네 마누라 성욕 좀 깎아놔. 학교에서 어찌나 발정해 있는지 짜증난다...

그리고, 확연한 웃음.

- 먼저 싸거나 절정하는 쪽이 지는거다. 누가 이겼는지 매일 보고해. 진 놈한테 줄 벌도 생각해서.


킥킥킥!

그것은 주인님 이외의 존재 - 그것도, 노예 - 에게 강간당하면서 절정한 암캐와 주인님의 명령을


완수하지 못한 지갑을 앞으로도 사용해 주시겠다는 옥음이었다. 노예 부부는 감동으로 몸을 떨었다. 칙,
소리가 나며 스피커가 꺼지고 로봇 청소기가 자동으로 충전기로 돌아가고 나서야 부부는 조심조심 고개를
들었다가 서로 눈이 마주쳤다. 민망하다.

“...명령... 받아서 그랬던 거에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연기력 괜찮았죠? 많이 아프겠네요. 기다려요, 약을...”

체액으로 흥건한 바닥에 무릎꿇은 채 부부는 살갑게 대화를 나누었다. 명령으로 한 일이라면 조금도
감정이 남지 않는다. 남편은 자신에게 맞아 퉁퉁 부어오른 아내의 뺨을 안타깝게 바라보고는 약상자를
가져오기 위해 일어서려고 했다가, “우억!?” 뒤에서 불알을 잡혔다. 비유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여... 여보...?”

조심조심 말을 거는 남편의 물렁해진 자지를, 아내는 뒤로 잡아당겨 꼬리처럼 뻗게 했다. 그리고 단번에
입 안에 가둔다. 그러기 전에 선언했다.
“주인님 명령 들었죠...? 오늘치 섹스 시작해요?”

“자, 잠깐만! 벌써 오늘은 했...!”

남편에게 강간당한 아내에서 발정난 암캐로 돌변한 유연주는 이미 기운을 차리기 시작한 남편의 자지에서
입을 떼고 대답했다.

“그건 당신이 받은 명령이고, 지금 이건 ‘우리’가 받은 명령이에요.”

“그, 그러면 자세나 좀,”

펠라치오를 받아본 경험도 적은데, 이 동물같은 자세는 또 흥분되었다. 게다가 일방적이다. 어떻게든
자세를 바꾸려고 하는데 아내가 생긋 웃었다.

“싫. 어. 요. ♡”

남편은 절망했다.

그 날 밤, 한 남자가 사정을 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 착취당했다.

가난의 고통(발톱 다듬기 서비스)

사실 신지우는 주인님께서 카드를 사용해주시는 것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잘해야 몇만 원, 보아하니 친구분들과 간식 드시는 정도밖에 안된다. 과거 신지우와 계약을 맺었던


여대생은 오피스텔과 학비 수준까지 받다가 액수가 위험하다 느끼고 그만두었지만, 진정한 주인님이신
이소은 주인님께서는 그냥 전액을 가져가셔서 거의 쓰시지 않는다.

아직 학생이라 소비감각이 작다지만 그것도 옛날 이야기, 현대 소비시장의 큰손은 은퇴한 실버세대와 부모


지갑을 터는 코흘리개들이다. 과자시장은 국내에서만 6 조 7 천억원대고 일년에 20%씩 실질가격을
인상해도 규모가 줄지 않는 호구들인 지경...

그랬기에 다음날 방과후 핸드폰이 울리고 카드 사용액이 갑자기 늘었다며 확인을 요청하는 문자가 왔을때,
지갑 신지우는 129 만원짜리 태블릿을 지르셨다는 안내 문자를 보고 절정하며 기절할 뻔했다.

oo0oo

임금 지급일, 통칭 월급날. 수많은 직장인들이 이달도 월급이 통장에 스치우는 것을 보며 한숨쉬는


날이지만, 입금통지문자와 자동출금액을 본 수학교사 유연주는 두가지 의미로 한숨을 쉬었다.

하나, 나가는 돈이 없다. 카드를 그대로 드렸는데 자동납부되는 것들 외에는 주인님께서 써 주시지를
않는다. 며칠 전에는 집에 들어가자 남편이 기절해 있어서 깜짝 놀랐는데 들어보니 주인님께서 하나에
129 만원짜리 장난감을 지르셨다더라. 어찌나 자랑을 하는지 얄미워져서 매일매일 하는 의무 섹스때
똥구멍을 쑤셔 전립선으로 정액을 짜내 주었다.

둘, 쓸 돈이 없다. 지금까지는 집에 있던 현금으로 최소한 써야 할 것들, 특히 주인님께 매일매일 바치고


있는 도시락값을 계산했었는데, 슬슬 바닥이 보인다.

“...어쩌지.”

본격적으로 주인님의 장난감이 된지 근 한달. 조금은 주인님의 취향도 알 것 같고 주인님께서 너무


검소하시니 자신이 어울리는 옷이나 구두라도 바치고 싶었다. 그렇지만 돈이 없다!
좋은 집에서 태어나 성격상 쓰는 것도 적었고 부자 남편을 만나 교사 월급을 통째로 용돈 취급하던 여자가
유연주다. 유연주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돈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알았다... 정말 힘든 사람들이 들으면
화내겠지만서도.

‘우, 우선 다음달에 얼마 필요한지 계산해서 주인님께 말씀드려볼까...’

오래간만에 교무실로 와 열심히 금액을 계산하는 유연주의 모습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머리를 싸쥐고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인님께 어떻게 부탁을 드릴지를 생각하는
유연주의 마음은 비참하고, 초라해서...

행복했다.

oo0oo

“돈 달라고? 맡겨놨어?”

알몸으로 엎드려 조아린 노예 앞에서, 주인님은 무심하게 흘려넘기며 파일(손톱줄)로 손톱을 다듬는 데
더 집중중이었다. 가볍게 취급당하는 것도 좋지만 예상대로랄까 기대대로랄까 여고생 주인님의 심술에
노예 여고사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어떻게 부탁을 드려야 하지?

창밖에 노을이 뉘엿뉘엿 저물고 학생들이 자율학습이라는 명목으로 교실에 감금된다. 이소은은 특권을
남용하며 종례하자마자 교실을 나섰지만, 어차피 불공평에 익숙한 아이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우열반 운영 때문에 나가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더욱 그렇기도 하고.

사각사각 손톱을 다듬으시고는 후 불어서 가루를 날려보낸다. 매니큐어 같은 것을 칠하지 않아도 젊음


탓에 반짝반짝 손톱이 예쁘게 빛났다. 그리고 이소은은 의자 위로 다리를 끌어올려서 실내화와 양말을
벗었다.

“흐흠... 야, 네가 좀 다듬어봐.”

등을 굽혀 발끝까지 팔을 뻗는 것이 귀찮았는지 이소은이 다시 다리를 내리면서 명령하고, 주인님의 발을


숭배하는 노예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번쩍 들었다가 눈앞에 내려온 주인님의 예쁜 발과 노예의
웨이브펌헤어에 착륙한 파일에 감격했다. 내내내내내가, 주인님의 발톱을!? 몇 번이나 숨을 뱉게 쉬고서,
노예는 오로지 발톱을 다듬기 위한 바이오 로봇이 되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몸을
바쳤다.

방금 전까지 주인님께서 쓰시던 파일을 집어들었을 때 빠지직 전류가 튀었다. 천원짜리 미용세트에
들어있었을 법한 이 파일은 유연주 자신보다 훨씬 오래 훨씬 가까이에서 주인님께 도움이 되어왔을 것이다.
당연히, 주인님께 돈을 달라는 소리나 하고 있는 노예년보다 훨씬 지위가 높다. 할 수만 있다면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싶었다. 조금 젖어있어야 발톱이 잘 다듬어지지 않을까!

고개를 들자 눈앞에, 공중에 떠서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는 주인님의 맨발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었다. 발가락 하나하나가 예쁘게 이어지는데, 그 위를 장식한 다홍색 발톱은 마치 진주처럼 빛을
발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었으므로, 그 발이 다가와 게으름피우는 노예의 얼굴을 밟았다.

“뭘 시간끄는 거야. 다듬으라니까.”

“네, 네!”

또다시 부족함을 보였다는 자책과 아쉬움을 넘어 유연주는 그 발을 조심스레 받들었다. 주인님의 발은


조금 차가운 편이지만 지금까지 하루종일 양말과 실내화에 감싸여 있었기 때문인지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고, 달큰하여 머리를 어질어질하게 하는 좋은 향이 났다. 변태 여교사는 조심조심 학생의 발을
받들어서, 입맞추고 싶고 핥고 싶고 얼굴을 부비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제하며 조심스레 파일을
움직였다.

사각사각 소리가 노예의 귀와 자궁을 진동시킨다. 물론 주인님의 발에 직접 밟히거나 직접 핥을 때처럼


강력하지는 않지만,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깃털 끝으로 간질이는 듯하는 기분 좋은 울림이었다.
언제까지나 계속하고 싶다... 그러나 주인님께서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시면서도 틈틈이 받을 거두어
발톱 모양을 확인하시고, 그럴 때마다 노예는 아쉬움과 긴장으로 마음을 초조하게 했다.

딱히 타박 없이 다시 발을 내리시며 어디를 조금 더 깎아내라고 지시하신다. ‘잘했어... 나...!’ 마음


속으로 자기 자신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며 노예는 심혈을 다해 주인님의 발톱에 매달렸다. 어느
순간부터는 주인님의 발에 대한 성욕조차 사라지고 마치 예술품을 만드는 듯한 법열이 노예의 전신에서
불타올랐다. 체온이 오르고 피부가 발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알몸이었기에 그것이 빤히 보이는 이소은은 이 변태는 뭘 시켜도 발정난다고 감탄해 버렸지만. 섹시


글래머 바디인 발가벗은 여교사를 무릎꿇려놓고 발톱을 다듬게 시키는 것이 꽤 만족스러울 정도로는
이소은도 지배욕에 익숙해졌다. 싫지 않았다.

oo0oo

노예인 유연주로서는 지복의 시간은 십여 분 만에 끝났다. 이소은은 두 발 다 맨발이었고, 이미 다듬기가


끝난 발은 맨바닥에 대기 싫었기에 무릎꿇고 앉은 여교사의 허벅지를 디디고 있다. 디딘 순간 튼실한
허벅지 사이의 검은 삼각주, 여교사의 보지에서 액체가 차오르는 것이 보였지만, 묵인. 하나하나 뭐라고
하다간 끝이 없다. 게다가 발톱은 자세도 불편하고 하다보면 귀찮아져서 대강 끝내기 일쑤인 자신이 직접
한 것보다 훨씬 정성껏 예쁘게 마감되어 있었기에 기분이 괜찮았다. 이소은은 가방에서 새.양.말.을
꺼내려다가 문득 떠오른 장난을 실행에 옮겼다.

방금 전 벗어서 책상 위에 두었던 양말을 집어 늘어트려서, 암캐라고 부르는 변태 노예의 코앞에


가져다댔다.

“...!!?!..!”

효과는 극적이었다. 발가벗은 채 꿇어앉아 있던 암캐가 얼굴을 확 붉히면서 다가붙어 냄새를 맡았다.
전후좌우로 움직이자 어떻게든 떨어지지 않으려고 따라다니는 것이 산책길에 만나는 어느 집 멍멍이 같아
귀여웠다. 노예 쪽은 거의 캣닢 만난 고양이 상태였지만. 잠시 가지고 놀다가, 주인이 묻는다.

“아까 돈 어쩌고 했었지? 돈 대신 이걸 줄까? 아니면 돈을 받고 이건 그냥 가져갈까?”

노예는 이미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몸을 겨우 그 정도 움직이는 것이 체력적으로 무리가 올 리가 없는데


마치 백미터 전력질주를 한 것처럼 호흡이 격했다. 노예는 어질어질한 머리로 주인의 하문을 알아듣고
필사적으로 대답을 짜냈다. 돈? 돈이 뭐지...?

“주세요... 이거... 제발 주세요오...”

헐떡이며 대답하는 여교사의 대답에 이소은은 깊게 미소를 띠었다. 유연주가 제정신이라면, 여기에
남편인 신지우가 있어 그 모습을 보았다면 다시 한 번 절정해버렸을 만큼 깊고, 잔인한, 지배자의
미소였다.

“입 벌려.”

주인의 명령에 지배당한 노예는 이미 혼란에 빠져있는 두뇌를 거치지 않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끈적한
타액으로 가득한 입 안에 이소은의 양말이 밀려들어왔다. “ㅡㅡㅡㅡ!”

마치 각성제를 맞은 듯이 일순간에 노예의 눈에 이성의 빛이 돌아왔지만 유연주는 입 안 깊숙한 곳까지


양말을 밀어넣는 주인님의 손길을 결코 피하지 않았다. 충격으로 밀려나려는 머리와 당장 닫혀서 주인님의
손가락을 빨고 싶다는 입술을 제압한다. 물론 혀를 뒤덮고 입 안을 메우는 천의 냄새가 안쪽에서부터
비강으로 흘러나와, 노예는 거칠게 콧김을 내뿜으며 심호흡했다. 지적이며 콧대높은 여교사의 얼굴이
발로 밟혀서 화장이 뭉개지고 눈이 뒤집히는 때나 남편의 자지를 빨며 일그러질 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추하게 일그러지는 꼴을, 주인은 내려다보며 비웃는다.

그것은 멍청한 개를 달래며 노는 때의 기분을 닮아 있었다.

“우후후, 맛있어?”

입 안에 양말 한 짝을 넣었을 뿐인데 작은 얼굴에 V 자로 예쁜 턱이라 뺨이 가득 부풀어버렸다. 더없이


우습다. 이소은은 이미 여교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암캐의 입술을 손끝으로 쓰다듬으며 명령했다.

“오늘은 이러고 집에 가. 알겠어?”

끄덕끄덕.

“집에 도착하면, 입안에 있는 것을 꺼내서...”

이소은은 아래쪽을 내려다본다. 풍만한 가슴보다 아래 기름진 허벅지를 자신의 맨발이 밟고 있었고, 두
허벅지 사이에서는 간헐적으로 퓻퓻 액체가 새어나왔다. 발로 콕 건드려줄까 하다가 말았다.

“그걸로 자위를 해.” 노예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정말요!? 정말 그래도 되나요? 그런 노예 앞에서


여고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미소를 띤 주인님께서는 책상 위의 양말 또 한 짝을 들어 펼쳐서,
올려다보고 있는 노예 여교사의 당혹스러우면서도 열이 올라 몽롱한 두 눈 위에 얹었다. 세상에 어둠이
드리우고 어둠 속에서 주인님의 목소리가 귀에 꽂혀 뇌수를 헤집었다.

“이건 남편에게 주고 같이 자위하렴. 하지만 가면 안돼. 힘껏 참아봐?”

잔혹하고, 모욕적이며, 다정한 목소리가.

주인님의 기척이 사라지고 한참 뒤, 해가 완전히 저문 뒤에야 유연주 교사는 수준실을 나왔다. 조금


비틀거리는데다 입을 가리고 있어 딴짓하며 창밖을 내다보다 발견한 여학생이 이상하다는 시선을 보내지만
알 바 아니다. 도저히 직접 차를 몰 자신이 없어서 불러낸 남편이 교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남편은 집으로 돌아간 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 자신이 학교에서 어떤 봉사를 했는지 모른다.
모른다...

유연주는 동료 노예 신지우가 가엾어졌다.

그리고 돈 문제는 정말로 잊어버렸다.

사실 신지우는 주인님께서 카드를 사용해주시는 것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잘해야 몇만 원, 보아하니 친구분들과 간식 드시는 정도밖에 안된다. 과거 신지우와 계약을 맺었던


여대생은 오피스텔과 학비 수준까지 받다가 액수가 위험하다 느끼고 그만두었지만, 진정한 주인님이신
이소은 주인님께서는 그냥 전액을 가져가셔서 거의 쓰시지 않는다.

아직 학생이라 소비감각이 작다지만 그것도 옛날 이야기, 현대 소비시장의 큰손은 은퇴한 실버세대와 부모


지갑을 터는 코흘리개들이다. 과자시장은 국내에서만 6 조 7 천억원대고 일년에 20%씩 실질가격을
인상해도 규모가 줄지 않는 호구들인 지경...

그랬기에 다음날 방과후 핸드폰이 울리고 카드 사용액이 갑자기 늘었다며 확인을 요청하는 문자가 왔을때,
지갑 신지우는 129 만원짜리 태블릿을 지르셨다는 안내 문자를 보고 절정하며 기절할 뻔했다.

oo0oo
임금 지급일, 통칭 월급날. 수많은 직장인들이 이달도 월급이 통장에 스치우는 것을 보며 한숨쉬는
날이지만, 입금통지문자와 자동출금액을 본 수학교사 유연주는 두가지 의미로 한숨을 쉬었다.

하나, 나가는 돈이 없다. 카드를 그대로 드렸는데 자동납부되는 것들 외에는 주인님께서 써 주시지를
않는다. 며칠 전에는 집에 들어가자 남편이 기절해 있어서 깜짝 놀랐는데 들어보니 주인님께서 하나에
129 만원짜리 장난감을 지르셨다더라. 어찌나 자랑을 하는지 얄미워져서 매일매일 하는 의무 섹스때
똥구멍을 쑤셔 전립선으로 정액을 짜내 주었다.

둘, 쓸 돈이 없다. 지금까지는 집에 있던 현금으로 최소한 써야 할 것들, 특히 주인님께 매일매일 바치고


있는 도시락값을 계산했었는데, 슬슬 바닥이 보인다.

“...어쩌지.”

본격적으로 주인님의 장난감이 된지 근 한달. 조금은 주인님의 취향도 알 것 같고 주인님께서 너무


검소하시니 자신이 어울리는 옷이나 구두라도 바치고 싶었다. 그렇지만 돈이 없다!

좋은 집에서 태어나 성격상 쓰는 것도 적었고 부자 남편을 만나 교사 월급을 통째로 용돈 취급하던 여자가


유연주다. 유연주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돈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알았다... 정말 힘든 사람들이 들으면
화내겠지만서도.

‘우, 우선 다음달에 얼마 필요한지 계산해서 주인님께 말씀드려볼까...’

오래간만에 교무실로 와 열심히 금액을 계산하는 유연주의 모습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머리를 싸쥐고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인님께 어떻게 부탁을 드릴지를 생각하는
유연주의 마음은 비참하고, 초라해서...

행복했다.

oo0oo

“돈 달라고? 맡겨놨어?”

알몸으로 엎드려 조아린 노예 앞에서, 주인님은 무심하게 흘려넘기며 파일(손톱줄)로 손톱을 다듬는 데
더 집중중이었다. 가볍게 취급당하는 것도 좋지만 예상대로랄까 기대대로랄까 여고생 주인님의 심술에
노예 여고사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어떻게 부탁을 드려야 하지?

창밖에 노을이 뉘엿뉘엿 저물고 학생들이 자율학습이라는 명목으로 교실에 감금된다. 이소은은 특권을
남용하며 종례하자마자 교실을 나섰지만, 어차피 불공평에 익숙한 아이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우열반 운영 때문에 나가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더욱 그렇기도 하고.

사각사각 손톱을 다듬으시고는 후 불어서 가루를 날려보낸다. 매니큐어 같은 것을 칠하지 않아도 젊음


탓에 반짝반짝 손톱이 예쁘게 빛났다. 그리고 이소은은 의자 위로 다리를 끌어올려서 실내화와 양말을
벗었다.

“흐흠... 야, 네가 좀 다듬어봐.”

등을 굽혀 발끝까지 팔을 뻗는 것이 귀찮았는지 이소은이 다시 다리를 내리면서 명령하고, 주인님의 발을


숭배하는 노예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번쩍 들었다가 눈앞에 내려온 주인님의 예쁜 발과 노예의
웨이브펌헤어에 착륙한 파일에 감격했다. 내내내내내가, 주인님의 발톱을!? 몇 번이나 숨을 뱉게 쉬고서,
노예는 오로지 발톱을 다듬기 위한 바이오 로봇이 되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몸을
바쳤다.

방금 전까지 주인님께서 쓰시던 파일을 집어들었을 때 빠지직 전류가 튀었다. 천원짜리 미용세트에
들어있었을 법한 이 파일은 유연주 자신보다 훨씬 오래 훨씬 가까이에서 주인님께 도움이 되어왔을 것이다.
당연히, 주인님께 돈을 달라는 소리나 하고 있는 노예년보다 훨씬 지위가 높다. 할 수만 있다면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싶었다. 조금 젖어있어야 발톱이 잘 다듬어지지 않을까!

고개를 들자 눈앞에, 공중에 떠서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는 주인님의 맨발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었다. 발가락 하나하나가 예쁘게 이어지는데, 그 위를 장식한 다홍색 발톱은 마치 진주처럼 빛을
발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었으므로, 그 발이 다가와 게으름피우는 노예의 얼굴을 밟았다.

“뭘 시간끄는 거야. 다듬으라니까.”

“네, 네!”

또다시 부족함을 보였다는 자책과 아쉬움을 넘어 유연주는 그 발을 조심스레 받들었다. 주인님의 발은


조금 차가운 편이지만 지금까지 하루종일 양말과 실내화에 감싸여 있었기 때문인지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고, 달큰하여 머리를 어질어질하게 하는 좋은 향이 났다. 변태 여교사는 조심조심 학생의 발을
받들어서, 입맞추고 싶고 핥고 싶고 얼굴을 부비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제하며 조심스레 파일을
움직였다.

사각사각 소리가 노예의 귀와 자궁을 진동시킨다. 물론 주인님의 발에 직접 밟히거나 직접 핥을 때처럼


강력하지는 않지만,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깃털 끝으로 간질이는 듯하는 기분 좋은 울림이었다.
언제까지나 계속하고 싶다... 그러나 주인님께서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시면서도 틈틈이 받을 거두어
발톱 모양을 확인하시고, 그럴 때마다 노예는 아쉬움과 긴장으로 마음을 초조하게 했다.

딱히 타박 없이 다시 발을 내리시며 어디를 조금 더 깎아내라고 지시하신다. ‘잘했어... 나...!’ 마음


속으로 자기 자신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며 노예는 심혈을 다해 주인님의 발톱에 매달렸다. 어느
순간부터는 주인님의 발에 대한 성욕조차 사라지고 마치 예술품을 만드는 듯한 법열이 노예의 전신에서
불타올랐다. 체온이 오르고 피부가 발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알몸이었기에 그것이 빤히 보이는 이소은은 이 변태는 뭘 시켜도 발정난다고 감탄해 버렸지만. 섹시


글래머 바디인 발가벗은 여교사를 무릎꿇려놓고 발톱을 다듬게 시키는 것이 꽤 만족스러울 정도로는
이소은도 지배욕에 익숙해졌다. 싫지 않았다.

oo0oo

노예인 유연주로서는 지복의 시간은 십여 분 만에 끝났다. 이소은은 두 발 다 맨발이었고, 이미 다듬기가


끝난 발은 맨바닥에 대기 싫었기에 무릎꿇고 앉은 여교사의 허벅지를 디디고 있다. 디딘 순간 튼실한
허벅지 사이의 검은 삼각주, 여교사의 보지에서 액체가 차오르는 것이 보였지만, 묵인. 하나하나 뭐라고
하다간 끝이 없다. 게다가 발톱은 자세도 불편하고 하다보면 귀찮아져서 대강 끝내기 일쑤인 자신이 직접
한 것보다 훨씬 정성껏 예쁘게 마감되어 있었기에 기분이 괜찮았다. 이소은은 가방에서 새.양.말.을
꺼내려다가 문득 떠오른 장난을 실행에 옮겼다.

방금 전 벗어서 책상 위에 두었던 양말을 집어 늘어트려서, 암캐라고 부르는 변태 노예의 코앞에


가져다댔다.

“...!!?!..!”

효과는 극적이었다. 발가벗은 채 꿇어앉아 있던 암캐가 얼굴을 확 붉히면서 다가붙어 냄새를 맡았다.
전후좌우로 움직이자 어떻게든 떨어지지 않으려고 따라다니는 것이 산책길에 만나는 어느 집 멍멍이 같아
귀여웠다. 노예 쪽은 거의 캣닢 만난 고양이 상태였지만. 잠시 가지고 놀다가, 주인이 묻는다.

“아까 돈 어쩌고 했었지? 돈 대신 이걸 줄까? 아니면 돈을 받고 이건 그냥 가져갈까?”

노예는 이미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몸을 겨우 그 정도 움직이는 것이 체력적으로 무리가 올 리가 없는데


마치 백미터 전력질주를 한 것처럼 호흡이 격했다. 노예는 어질어질한 머리로 주인의 하문을 알아듣고
필사적으로 대답을 짜냈다. 돈? 돈이 뭐지...?
“주세요... 이거... 제발 주세요오...”

헐떡이며 대답하는 여교사의 대답에 이소은은 깊게 미소를 띠었다. 유연주가 제정신이라면, 여기에
남편인 신지우가 있어 그 모습을 보았다면 다시 한 번 절정해버렸을 만큼 깊고, 잔인한, 지배자의
미소였다.

“입 벌려.”

주인의 명령에 지배당한 노예는 이미 혼란에 빠져있는 두뇌를 거치지 않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끈적한
타액으로 가득한 입 안에 이소은의 양말이 밀려들어왔다. “ㅡㅡㅡㅡ!”

마치 각성제를 맞은 듯이 일순간에 노예의 눈에 이성의 빛이 돌아왔지만 유연주는 입 안 깊숙한 곳까지


양말을 밀어넣는 주인님의 손길을 결코 피하지 않았다. 충격으로 밀려나려는 머리와 당장 닫혀서 주인님의
손가락을 빨고 싶다는 입술을 제압한다. 물론 혀를 뒤덮고 입 안을 메우는 천의 냄새가 안쪽에서부터
비강으로 흘러나와, 노예는 거칠게 콧김을 내뿜으며 심호흡했다. 지적이며 콧대높은 여교사의 얼굴이
발로 밟혀서 화장이 뭉개지고 눈이 뒤집히는 때나 남편의 자지를 빨며 일그러질 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추하게 일그러지는 꼴을, 주인은 내려다보며 비웃는다.

그것은 멍청한 개를 달래며 노는 때의 기분을 닮아 있었다.

“우후후, 맛있어?”

입 안에 양말 한 짝을 넣었을 뿐인데 작은 얼굴에 V 자로 예쁜 턱이라 뺨이 가득 부풀어버렸다. 더없이


우습다. 이소은은 이미 여교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암캐의 입술을 손끝으로 쓰다듬으며 명령했다.

“오늘은 이러고 집에 가. 알겠어?”

끄덕끄덕.

“집에 도착하면, 입안에 있는 것을 꺼내서...”

이소은은 아래쪽을 내려다본다. 풍만한 가슴보다 아래 기름진 허벅지를 자신의 맨발이 밟고 있었고, 두
허벅지 사이에서는 간헐적으로 퓻퓻 액체가 새어나왔다. 발로 콕 건드려줄까 하다가 말았다.

“그걸로 자위를 해.” 노예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정말요!? 정말 그래도 되나요? 그런 노예 앞에서


여고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미소를 띤 주인님께서는 책상 위의 양말 또 한 짝을 들어 펼쳐서,
올려다보고 있는 노예 여교사의 당혹스러우면서도 열이 올라 몽롱한 두 눈 위에 얹었다. 세상에 어둠이
드리우고 어둠 속에서 주인님의 목소리가 귀에 꽂혀 뇌수를 헤집었다.

“이건 남편에게 주고 같이 자위하렴. 하지만 가면 안돼. 힘껏 참아봐?”

잔혹하고, 모욕적이며, 다정한 목소리가.

주인님의 기척이 사라지고 한참 뒤, 해가 완전히 저문 뒤에야 유연주 교사는 수준실을 나왔다. 조금


비틀거리는데다 입을 가리고 있어 딴짓하며 창밖을 내다보다 발견한 여학생이 이상하다는 시선을 보내지만
알 바 아니다. 도저히 직접 차를 몰 자신이 없어서 불러낸 남편이 교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남편은 집으로 돌아간 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 자신이 학교에서 어떤 봉사를 했는지 모른다.
모른다...

유연주는 동료 노예 신지우가 가엾어졌다.

그리고 돈 문제는 정말로 잊어버렸다.


둘이서 엣찌(양말 자위)

아내는 입을 틀어막고 몸을 숙이고 있었다.

신지우는 차를 운전하면서 조수석에 앉은 아내를 흘끔흘끔 훔쳐보았다. 걱정되는 것은 아니다. 달아오른


몸에서 피어오르는 방향은 그녀가 마음껏 조교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조교를 받았는지 오히려
부러운 것이지.

하지만 문자로 그를 불러낸 아내는 아무 말도 없이 입을 두 손으로 막고 무언가를 힘껏 견디고만 있었다.

이미 노을마저 가라앉은 이른 밤의 드라이브는 이윽고 그리운 노예 우리에 도칙해서 끝났다. 허약하게


그의 팔을 붙잡은 아내의 손이 원하는대로 신지우는 그녀를 부축하여 엘리베이터를 탔다. 중간에 만난,
얼굴만 아는 이웃집 사람이 인사를 하는 것이 번거롭다. 뜨겁디뜨거운 아내의 손과 몸. 분명히
어마어마한 무언가가 있었다.

예상대로 집에 들어서자마자, 아내는 옷도 갈아입지 않고 거실의 카메라 앞으로 달려가 꿇어앉았다.


그리고ㅡ

oo0oo

유연주는 달아올라 있었다. 입 안을 가득 메운 주인님의 포상 덕택에 한없이 침이 새어나와서, 나오는


족족 그 앏은 천을 적신 끝에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주인님의 페로몬이 가득 녹아내린 타액이 식도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느낌이 방울방울 느껴질 정도로 모든 신경이 입 안에만 집중되었다. 자신을 보살펴주는
남편의 손길은 당연한 것, 신경쓰이지 않는 것, 무가치한 것.

유연주가 주변을 인식한 것은 거실 카메라 앞에 꿇어앉은 다음이었다.

- 집에 도착하면, 입안에 있는 것을 꺼내서...

주인님의 목소리가 다시 머릿속에 울려퍼진다. 유연주는 입을 벌렸다. 우선 침이 마치 입안에 꿀을


머금고 있던 것처럼 질척하고 달콤하게 주르륵 흘러내려 34 인치의 바스트 위에 고였다가 블라우스 위의
곡선을 타고 미끄러져 정점을 거쳐 허벅지로 떨어진다.

‘벗을걸.’

유연주의 이성이 이닌 부분이 생각한다. 맨가슴 위에 주인님의 타액이 컵으로 물을 부은 것처럼 쏟아져
가슴선을 타고 흐른다면, 그래서 유두를 간지럽히며 맺힌다면, 그래서 주인님께서 밟아 주셨던 허벅지
위에 쏟아진다면ㅡ!!!

윗입이 침을 질질 흘리고 있던 만큼이나 침을 흘려서 아랫도리를 감싼 천조각을 질척하게 만들어버렸지만,


그것은 윗입을 메운 천과는 달리 눅눅하고 불쾌할 뿐이다. 유연주는 옷이라는 것의 존재를 저주했다.

그리하여 남편 신지우는 아내의 입 안에서 무언가가 게워져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것은 더럽고
추하고 음란했으며, 그리고 부러운... 어째서?

아내의 입술은 예쁘다. 도톰하니 부풀어서 작고 사랑스러우며, 출근용의 옅은 립스틱이나 매춘부같은


새빨간 색이나 어디에 쓰려는지 모르겠는 보라색 코팅조차 어울린다. 그러나 립스틱이 다 지워진 지금
그녀의 작은 입이 가득 벌어져고 그 안에서 질척하게 젖은 천조각이 끝도 없이 길게 늘어지는 모습은,
노예 남편이 신혼 초기에 망상했던, 자신의 짧고 가는 창백한 고추가 아닌 진짜 남자의 굵고 거대한
음경이 아내의 목구멍과 식도까지 범한 뒤 위장에 젤리처럼 진한 정액을 가득 퍼붓고서 식도를
거슬러나오며 아내의 입을 재차 범하는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하악, 하아...”

겨우 목구멍이 열린 아내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사람의 몸이란 신기해서 코로만 숨을 쉬던 사람도 입이


막히면 숨이 가빠온다. 그리고 아내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자신의 두 손 위에 얹힌 질퍽하니 젖어 엉망인
천조각에 전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당장 코를 박을 듯한 태도다.

“후우...”

길게 숨을 내쉬고 유연주는 주인님의 두번째 명령을 떠올렸다.

- 이건 남편에게 주고

이것, 또 다른 한 짝의 양말은 그녀의 팬티 안에 있었다. 감히 주머니나 가방에 집어넣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핑계다. 그런데 그것을 꺼내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남편에게 주려면 주인님의 양말을
받쳐들고 있는 두 손 외에 또다른 손이 필요했다. 물론 손이 열 개가 있더라도 전부 이 양말 하나를
받들기 위해 모였을테니 무의미한 가정이다.

유연주는 다리를 벌렸다. 두근두근 하면서도 참을성있게 바라보고 있는 남편 -참을성은 노예의 중요한
미덕이다. 그녀는 종종 남편이 부럽다- 에게 안에 있는 것을 꺼내라고 말한다...

명령대로 아내의 정장 스커트 아래 손을 넣은 신지우는 그 뜨거운과 습함에 재차 놀랐고, 교사로서 단정한


정장 아래에는 주인님께 보여드리기 위해 손바닥만한 레이스 천을 가느다란 끈으로만 연결한 끈팬티가
이미 역할을 다하지 못할 만큼 흠뻑 젖어서 남편이 아닌 분의 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직접 보지에
닿지는 않은, 그래도 가장 가까운 곳에, 포근한 무언가가 잡혔다. 잡아당기자 아내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흘렀다. 주인님의 양말로 민감한 부분 - 에 직접 닿지는 않았지만 - 을 자극당한 노예의
당연한 반응이다.

남편 몫의 짝이 끈팬티의 끈에서 벗어나 정장 스커트 아래에서 꺼내졌을 때, 보지는 다시 즙을 뿜었다.


어... 이건 자위가 아니니까 세이프? 잠깐 앞뒤없이 궤변을 펴던 두뇌는 남편과 눈이 마주치자 더 급한
명령을 떠올린다.

- 같이 자위하렴.

짐작하고 기대했던 양말의 실체와 주인님의 명령을 전해들은 신지우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내와
마찬가지로 손 위에 들린 페로몬 덩어리에 있는 힘껏 시선이 간다. 자위를 한다. 주인님의 발을 감싸고
있던 천으로 자위를 한다...!

- 하지만 가면 안돼. 힘껏 참아봐?

그리고 언제나처럼 장난기 넘치는 마지막 조건. 상대방보다 오래 견디는 것도 아니라 그저 참는 것이다.
제한도 조건도 없다. 그것은 달성할 수 없는 명령. 지금이라도 보지와 자지는 즙을 짜내고 싶다. 그러나
그런 불합리에 조그마한 불만도 없이, 노예 부부는 나란히 손 위에 얹은 마약과도 같은 유혹에 코를
박았다.

“흐읍...”

한껏 들이키자 핑 하고 머리가 돌았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며 뇌에 과부하가 걸린다... 곁에 있는


파트너의 존재마저 잊고 그들은 행복의 늪으로 뛰어들었다.

oo0oo

두 손이 주인님의 선물을 받들고 있는 때의 문제는 옷을 벗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노예 부부는 옷이란


것의 존재를 저주했다. 그래서 주인님의 양말을 입으로 물고 손을 놓았다. 손이 싫다고 비명을 지르지만
먼저 옷을 벗어야 한다. 블라우스를 벗고, 셔츠를 벗고, 스커트를 벗고, 바지를 벗는다. 여름이라 얇게
입은 덕택에 금방 속옷바람이 되었고, 여자는 탱크탑을 벗을 수 없으므로 남녀 커플링을 맞춘 듯한 레이스
끈팬티를 젖히고 각자의 생식기를 만졌다.

“우우으...!”

“하아...”

남편은 입에 문 양말에 입 안에서 혀를 대어 맛을 느낀다. 여성용 끈팬티의 작은 천을 밀쳐내고 그


손바닥만한 천 안에 가리워져 있던 흰 고추가 발딱 일어나 있다. 짧은 음경을 왼손 엄지와 검지 두
손끝만으로 쥐고 위아래로 흔들면 고추가 당장이라도 싸게 해 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오른손으로는 조그만 불알을 쥐어 꾹 누르면 아픔과 함께 잠시 고추가 힘을 잃는다. 아픔과 아쉬움에
신음소리를 흘렸다가 물렁해진 고추를 흔들어 세운다. 그만둘 수가 없다. 그만두고 싶지도 않다.

아내는 입에 문 양말에서 흐른 침방울이 유방님을 가린 탱크탑 위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끈팬티의 작은


천을 밀쳐내고 가늘고 긴 손가락이 음순을 쓰다듬고 있다. 보짓구멍은 스스로 벌름벌름 열었다 닫혔다
하며 무엇이든 넣어 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무엇이건 들어가면 그녀는 바로
절정해버릴 것이다. 두 손으로 보짓살을 열어 뜨거운 구멍을 식힌다. 하지만 음순 주변이나마 간질이는
이 감각을 포기할 수 없다.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 어이, 변태들. 즐기고 있냐?

부부의 발정난 열기가 거실 안을 가득 채울 때 즈음, 낮은 스피커 작동음과 함께 들려오는 쇳소리.


주인님이시다! 주인님께서 보아주시고 계셔!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위하는 손을 멈추지 못하면서 감사 인사를 외치는 노예 부부의 태도에 기계 주인님은 여고생다운 발랄한
태도로 웃으신다. 그것이 스피커의 쇳소리와 섞여 이상하고, 무섭고, 배덕적으로 느껴진다. 목소리가
지시를 이었다.

- 이제 마음껏 싸도 좋아. 그런데 내일 카드 쓸 일이 있는데 늦게 싼 녀석 카드를 쓴다. 스타트~

그 명령을 남기고 일방적으로 스피커가 꺼졌고 노예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워진다. 싸야 하는 건가? 참아야
하는 건가? 어느 쪽이건 손이 멈추지 못한다. 그것은 이미 뇌의 제어를 벗어났다. 한 짝씩 양말을 입에
문 꼴로 나란히 무릎꿇고 앉은 노예 부부가 얼굴을 추하게 일그러트리며 참기 위해 발버둥친다. 심장이
두망망이질치고 손은 움직인다.

“읍, 읍, 으으윽!”

“히야아악...!”

양말을 물고 있느라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는 두 노예. 마침내 누군가의 입이
벌어지고 주인님의 발을 감싸고 있었던 귀한 천조각이 떨어져 생식기를 주무르는 손 위에 떨어지는데...!

마무리

그 천은 노예의 침으로 더럽혀져 있었지만 아직 부드럽고 포근했다. 아내의 입에 물린 것처럼 질척하게


젖어있지 않았다. 그런 양말이 음경을 흔들고 불알을 쥐어가며 미친듯이 자위하던 손 위에 떨어진 순간,
손은 노예의 의사를 무시하고 그 천으로 고추를 감싸쥐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우허헉!”

목에 걸린 신음소리를 토하는 것과 동시에 고추 안에 갇혀있던 좆물이 싸질러졌다! 단 한 번 주인님의


양말로 고추를 감싸고 왕복하자마자 지금껏 참아온 사정이 시작된 것이다. 찍찍 짧게 끊어서 쏴댈 때마다
가느다란 좆물 줄기가 고추 각도에 따라 탄도곡선을 그렸다. 살포범위는 거의 부채꼴로 노예 부부의 추한
꼴을 촬영중인 카메라 아래 중요한 것에까지 날아가 유리 상자에 맞았기에 신지우는 순간적으로 기겁했다.
하지만 몸은 사정을 멈추지 않는다.

“햐아앙!”

그리고 옆에서 남편보다 오래 견뎌야 하지만 역시 자제 못하고 정신없이 자위하던 유연주도 푸쉿 씹물을
싸지르며 절정했다. 사실 거의 동시나 다름없었다. 변태 부부는 나란히 꿇어앉아 작은 끈팬티 사이로
내놓은 자지보지에서 액체를 뿜어내고 말았다.

“히양, 하악, 히야악!”

“끄으... 끄흐흐...!”

비명같은 신음소리가 이어진다. 비록 시작은 조금 늦었지만 남편보다 사출구가 넓기 때문인지 유연주가


먼저 보지로 씹물을 다 토해내고 축 처졌고, 신지우는 사정하던 중간에 허리가 풀려 앞으로 엎어졌다.
여전히 바딱 일어나 있는 자지가 싸댄 좆물이 얼굴에 쏟아지고 한 발 길게 쏘아댈 때마다 기계
트레이닝으로 단련되어 있는 엉덩이 근육을 꽉 조이면서 신음이 끌어내어진다. 아내에게 밤새도록
쥐어짜내지는 것도 일상사였지만 이것은 차원이 달랐다. 이유는 간단하다ㅡ

치익, 하고 카메라 스피커가 울었다. 유연주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지만 신지우는 그러지조차 못했다.

- 뭐야, 샤워하는 사이에 끝났냐? 누가 이겼어?

교칙에 한치 어긋남없는 그 교복을 벗으신 주인님의 나신을 쏟아지는 물방울이 뒤덮는 장면을 상상한 것은
잠시였다. 유연주는 얼른 대답했다. 자랑스럽게.

“네 주인님! 제가 이겼습니다!”

칭찬해주세요! 칭찬해주세요! 오늘 낮 수학준비실에서, 유연주는 아무리 작은 것이더라도 주인님께


칭찬받는 것이 어떤 쾌감인지를 깨달았다. 그것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 킥킥킥. 늬들 그렇게 나란히 자위하고 있는 꼴 보니까 이것도 병신같네. 다른 것도 생각해보자 야.


얼굴에만 모자이크 넣어서 인터넷에 올려볼까?

하지만 주인님의 명령은 다른 것이었다. 설령 얼굴을 가린다고 해도 수천 명, 수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들을 볼 것이고 누군가는 눈치챌지도 모른다...

“으흐흐흑... 주, 주인님 명령대로 할게요...!”

암캐는 주인님의 칭찬과는 방향성이 다른 쾌감에 신음하면서도 대답했다. 그러자 기계음으로 주인님께서
다시 하문하신다.

- 내 명령이니 뭐니는 빼고, 네 기분은 어때?

카메라는 여전히 외눈박이 거인처럼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겨우 숨을 고르고 머리를 들어올린 남편을
옆에 둔 채, 유연주는 주인님의 크고 차가운 눈을 향해 솔직히 대답했다.

“생각만 해도, 무섭지만, 그래도 두근거려요... 사람들이 절 보고 자위를 하고, 변태라고 욕하고,
어쩌면 제가 누군지 알아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후읏♡”

말하던 중간에 유연주는 잠시 몸서리쳤다. 정신적인 가벼운 절정이다. 스피커는 기계음인데도 불구하고
어이없음이라는 확연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음색을 냈다.

- ...내가 솔직히 궁금한데, 너희들은 벌을 준다면 뭘로 벌을 줘야 하는거냐? 때려도 좋다, 밟아도 좋다,
망가트려도 좋다면?

유연주는 당황했다. 지금껏 밤마다 섹스 승부에서 이길 때마다 어떤 상을 받고 싶은지는 보고를 했었지만


벌에 대해서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벌이라는 것은 모두, 고통과 동시에 포근한 쾌락을
가져다주는 유희였다.

- 이쯤되면 알아보고 싶네... 아무튼 네가 이겼다. 흐흠...

기계적인 쇳소리 너머에서 여고생 주인님이 쿡, 하고 짧게 웃으셨다. 노예를 가지고 놀 재미있는 장난을
떠올리셨다는 것만 같아서, 노예 유연주는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 네가 바닥에 흘린 거, 네 남편이 흘린 거, 전부 네가 핥아서 처리해. 그동안 지갑이놈은 앉아서 구경만


하렴? 그래, 지갑이 몸에 묻은 것도 핥아주고 자지도 좀 빨아줘. 어때? 이건 상이야, 벌이야?

유연주는 생각했다. 남편과 자신의 사정으로 바닥에 흩뿌려진 체액들. 그것을 암캐답게 기어다니며
핥는다. 주인님께서 지켜보고 계신다. 생각만 해도 보지에서 다시 씹물이 새어나올 것 같았고, 그러는
자신을 남편은 무력하게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다ㅡ

“상이...에요.”

입에서 뜨거운 한숨과 함께 대답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상이다. 포상이다. 행복이었고, 우월감이었다.

- 나 참...

기계음 속에서 느껴지는, 어이없음.

- 너희들한테 맞는 벌을 생각해봐. 나는 너희 변태들에게 벌을 주고 싶은 거거든? 청소 시작해.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조금 짜릿해서, 유연주는 잠시 몸을 부르르 떨고는 암캐답게 엎드려 바닥에 혀를


가져다댔다. 바닥의 맛은 생각보다 달콤했고, 벌써 차갑게 식어 말라붙은 씹물과 좆물에는 독특한 짜고
비린 맛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혀가 즐겁다.

그리고 아무것도 못하고 녹초가 되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는 남편. 그의 앞에서 명령을 받들어
일을 하고 있는 자신. 변태 유부녀는 네 발로 엎드려 바닥에 혀를 대고 엉덩이는 들어올린 자세로, 슬쩍
고개를 돌려 남편과 시선을 맞추고는, 배시시 웃어 주었다.

더없이 기분이 좋았다.

횡령(스팽킹, 재판)

더없이 행복한 하루하루가 화살같이 지나간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이면 주인님의 노리개가 된다. 늘
오시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님의 소유물이라는 자신이 있기에 기다림조차 즐거웠다. 그 날도 그랬다. 두
노예 부부가 알몸으로 무릎꿇고 앉아 분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 짝!
느닷없이 따귀를 때린 것은 노예 우리에 방문하신 주인님의 손. 작은 손에 여자아이의 힘이라 그렇게
아프지는 않지만 주인님에게 반항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인지라 유연주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 철썩!

그리고 뒤이어 주인님 앞에 아내와 나란히 무릎꿇고 오래간만의 방문을 환영한 남편의 뺨에도 손바닥이
내리쳐졌다. 역시 고개가 홱 돌아가고, 남편은 아내와 마찬가지로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 아픔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두려움과 죄스러움이 더 빠르고 더 컸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주인님께서는, 집안에 올라오며 신발을 벗은 발로 노예들의 머리를 툭툭 쳤다. 그 순간 두 변태가


바르르 떨며 절정해 버린 것은 알몸이었기에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소은에게는 환히 보였다. 이제는 노예를
다루는 데 대한 거부감도 감정적인 두려움도 거의 없다.

“고개 들어. 때리기 어렵잖아?”

그 말이 끝나자마자 노예 부부는 주인님께서 뺨을 때리기 쉬우시도록 얼른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철썩철썩 폭행이 이어졌다. 왼손으로 쳐보고, 친 반대쪽에서 손등으로도 쳐보고. 발가벗은 성인
부부가 맨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교복 입은 여학생에게 연달아 얻어맞는다는, 매우 매니악한 성인 비디오나
이미지 클럽의 한 장면 같다. 다만 일방적으로 폭행당하는 변태 부부의 마음은 몸의 성적 흥분과 무관하게
죄악감과 무엇을 잘못했는지 필사적인 고민으로 가득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한 명당 네 대씩 매번 ‘죄송합니다’를 외치며 양 뺨을 얻어맞고 모두 발그레하게 물들었을 때는


이소은의 여린 손도 저릿저릿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아이와 어른, 여자와 남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때린 쪽이 더 아플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노예들은 그것이 더 안타까웠다. 다음번에는 따귀용의 패들이나
채찍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아야야... 맨손으로는 힘드네.” 중얼거리는 여고생 이소은에게 대외적으로는 교사 직업을 가지고 있는


암캐 유연주가 조심스럽게 여쭈었다.

“주인님... 그, 저희가 무엇을 고쳐야 할지 제발 가르쳐주세요... 저희들은 멍청해서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바보들이에요. 제발 주인님께 실수히지 않게 가르침을 주세요...”

뺨의 아픔은 압착기로 조이는 듯한 마음의 고통과 두려움에 비하면 아무렇지도 않다. 주인에게 걷어차인
개보다 더 충실하게 노예는 아직 알지 못하는 잘못을 속죄하고 죄값을 치르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주인님께서 말씀하신다.

“딱히 잘못한 거 없는데? 그냥 때려보고 싶어서 때린 거야. 불만있어?”

그렇다. 이소은은 이제 노예에 대한 감정적인 두려움도 벗어났다. 이래도 거부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소은은 알고 있다ㅡ 실제로 노예들의 표정이 환히 밝아졌다. 잘못한 것 없어! 변태인 노예들이
앞다투어 감사 인사를 올렸다.

“감사합니다! 재미있으셨나요? 앞으로도 얼마든지 때려주세요...!”

그렇게 말하는 유연주의 코를 소녀의 손가락이 꽉 움켜쥐더니 위로 젖혔다. 비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한다.
그러나 노예는 그 아픔과 주인님의 즐거움에서 느껴지는 성적인 열락을 전심전력으로 만끽했다.

두려움도 공포도 없이, 고통과 쾌감만이 가득한 낙원 같은 순간이었다.


oo0oo

유연주는 현실도피의 심경으로 떠올린다. 이 자리에서 주인님을 모셨던 그때를. 기계 목소리를 통해


명령을 주시는 것도 지배당한다는 느낌이 굉장하지만, 주인님을 직접 뵙고 직접 밟히거나 맞는 것은
정말로 행복하다 그때도 그랬다.

ㅡ그렇게 행복했었는데, 지금 이 자리는 노예 유연주의 죄를 처벌하는 심판장이다. 검사와 판사와


처형인을 겸하시는 주인님께서 윗자리에 거하시고 변호사 같은 것은 없다. 그것이 노예의 재판이다.

“돈이 없어서, 옷을 팔았다고?”

“네...”

서릿발 같은 목소리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대답한다. 그 사실을 보고받았을 때, 이소은은 처음에는


그게 뭐 어때서, 라고 생각했지만 영리한 아이답게 그것을 핑계삼아 괜찮은 놀이를 떠올렸고, 명령했다.

“그년 잡아다 대기시켜.”

명령 한마디에 남편은 추적자이자 간수가 되어, 스스로 자수한 아내를 감시 카메라 앞에 꿇어앉혔다.
학교에는 급환으로 휴가를 신청. 학생과 동료 교사들에게 민폐인 플레이였다.

그러고나니 유연주가 바치는 도시락이 없어서 (‘내 발등을 찧었나?’) 간만에 매점에서 해결하고,
이소은은 정상적으로 하교하여 노예들의 집으로 향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 시선이 신경쓰여 감시
카메라를 열어보기 뭣했기에 그녀는 여기 도착해서야 유연주가 어제 대기시키라는 명령을 받은 이래
하루종일 꼼짝도 않고 카메라 앞에 꿇어앉아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거 언젠가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조금 일이 심각한 것 같다고 생각돼 약간 긴장하면서 이소은은 왜 심각한지의 설명을 떠넘겼다.

“뭐가 문제인지 네 입으로 말해.”

“네... 저는, 암캐는,” 유연주는 인칭대명사를 바꾸었다. 조금이라도 주인님께 가까이 들리고 싶은
겁먹은 무의식의 짓이었다. “돈이 없다고 해서, 주인님의 소유물인 옷을 팔았습니다...”

얼마 전부터 돈이 필요하다는 말은 있었지만 기본적인 것은 자동납부된다고 들었고, 사겠다는 것도 급하지


않아 암캐가 안달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계속 미뤘는데 결국 사달을 낸 것이다.

“죄송합니다... 암캐는 가진 것 전부 바쳤으면서, 그러면서, 제 것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작 이소은이 이해하는데는 한참 걸렸다. 과연 싸이코 변태. 하지만 매력적이다... 이 변태들은 정말로


목줄을 맡기고 싶어한다. 매일 촬영하고 있는 감시카메라 영상은 자유롭게 다운받을 수 있고 카메라 전에
문자로 보내오곤 했던 사진만 풀어버려도 인생 망치기에는 충분했다. 그런데 그걸로도 부족해, 카드를
넘긴 것도 진심으로 하고 있다...

왜 노예제도가 없어진 걸까.

이소은은 궁금해졌다. 예전 노예들이 다 이런 녀석들이었으면 해방이고 뭐고 없었을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다리를 꼰다. 이걸 어떻게 해야 재미있을까?

가만히 내려다보고만 있어도 노예들이 벌벌 떠는 모습이 우월감과 지배욕을 만끽시킨다. 아내를 붙잡아다
내민 남편도 떨고 있다. 아아, 이렇게 인성이 망가지는구나. 이소은은 마음을 정했다. 꿇어엎드린 암캐의
앞에 증거물로 놓여진, 옷을 판 현금이 담긴 봉투 입구에서 한 뭉치의 지폐가 부채꼴로 열려 있었다.

“그거, 가져와.” “넷!”


남편이 무릎걸음으로 기어와 돈봉투를 바쳐올렸다. 예전에 받았었던 것보다 두껍다. 정말로 부자들한테는
이런 게 가볍게 주고받을 액수구나. 손끝으로 만져만 봐도 이소은 같은 학생에게는 낯설 정도의
금액이었다.

“그럼 이건 원래 내 돈이니까 압류한다. 그리고 암캐.”

그동안 암캐는 머리를 박고 있을 때도 슬그머니 눈을 돌리거나 고개를 들어 눈치를 살피곤 했지만,


오늘만은 그리하지 않았다. 시원한 거실 바닥에 이마를 꽉 누르고 있어서 방사형으로 머리카락이 퍼져
있다. 쭉 뻗으면 늘씬할 등줄기는 둥글게 말려서 초라하고, 그 너머의 엉덩이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네...!”

목소리가 조금 찢어져 있었다. 그 애타는 신음으로 애원하는 것이 사랑스럽다고, 나이가 절반밖에 안


되는 여고생 주인님은 생각한다.

“엉덩이 백 대야. 이리 와서 내 무릎 위에 숙여.”

암캐의 알몸을 덮고 있던 떨림이 뚝 멎었다. 버릇을 못 고쳤는지 조심조심 고개를 들어 눈치를 살피려다가,
얼른 눈을 감추고 네 발로 기어 이소은의 발치까지로 기어왔다. 조심스럽게 일어나 이소은의 오른쪽에서
몸을 숙여 선 채로 허리를 굽혔다. 이미 주인님께 바친 34 인치 유방이 주인님의 허벅지에 닿고, 36
인치의 엉덩이가 주인님의 오른손에 딱 맞는 곳에 위치한다. 그 엉덩이를 주인님의 손이 쓰다듬었다.

‘흐으으읍!’

이 와중에도 느껴버린 짜릿한 쾌감에 유연주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안 돼. 지금은 발정할 때가 아니야...

“이 변태.” 그러나 주인님의 한 마디에 다리가 풀릴 뻔했다. “너희한테 뭐가 벌이 되는지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네 마음을 때린다. 맞을 때마다 뭘 잘못했는지 외쳐.”

네...! 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높게 들려진 여자아이의 손바닥이, 내리쳐졌다.

계속.

처벌, 쾌락 없는(스팽킹)

- 팡!

엉덩잇살은 머리나 뺨과는 다르다. 여자애의 약한 힘인데도 엉덩이에 손이 떨어지는 순간 그것은


젖가슴처럼 출렁이며 충격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젖가슴과 달리 자궁을 직접 때렸고, 척추를 통해
뇌수까지 찌릿찌릿 저리게 만들었다.

일격에 아득하게 정신이 뒤흔들렸다. 남편에 비하면, 아니 자신에 비해서도 약한 완력이지만, 노예의
몸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고통으로!

“아악!”

입에서 순수하게 아픔에 의한 비명이 흘러나온다. 그러고나서 당황했다. 맞는 것, 빼앗기는 것,


착취당하는 것이 즐거웠던 선천적인 매저키스트 노예 유연주가 느껴본 일 없는 쾌락 없는 고통이었다.
비명이 터져나온 뒤에야 유연주는 명령을 기억했다. 맞을 때마다 뭘 잘못했는지 외쳐.

“죄송합니다! 암캐 유연주는 주인님의 옷을 팔아치웠습니다.”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두려웠다. 뭐지? 왜 이러지? 태어나 처음으로 매를 맞은 여자아이처럼, 서른
살의 유부녀 여교사는 당황했다. 엉덩이 뒤쪽에서 주인님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전 신경이 집중하고
있었다. 그것은 얌전하고 착해서 어른들이 신경쓸 필요 없었던 모범생 유연주가 처음으로 맞는 ‘매’
였다.

‘시, 싫어...!’

- 파앙!

‘ㅡㅡㅡㅡㅡ!!!!’

착각이 아니었다. 엉덩이에 떨어지는 충격은 살을 찢는 것 같고 피가 터지는 듯했다. 유연주는 비명처럼


외쳤다.

“죄송합니다! 암캐 유연주는 주인님의 옷을 훔쳤습니다!”

입으로 외치는 때 내장이 입으로 쓸려나가는 것만 같다.

- 팡!

“죄송합니다! 암캐 유연주는 도둑년입니다!”

- 팡!

“히이이익! 암, 암캐 유연주는...!”

- 팡!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내가 마치 미친 것처럼 사죄를 반복하는 모습을 남편은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본 적이 없는 모습이다.


주인님께 맞을 때마다 흥분하며 씹물을 싸지르던 아내가 정말로 고통에 떨고 두려워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아내가 맞는 모습을 바라보며 발기했을 자신의 고추도 오히려 두려워 냉탕에 들어간 것처럼 작게
오그라들어 있는 것이, 바지 속에서 느껴졌다.

“후우... 몇 대나 맞았냐?”

이소은은 손이 아파서 잠시 멈추고 물었지만, 대답이 없었다. “흑... 으흑... 훌쩍.” 게다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억지로 울음을 참고 있지만 새어나오는.

“스, 스물 두 대 때리셨습니다!”

대신 마찬가지로 꿇어앉아 - 옷은 입고 있지만 - 바라보던 신지우가 대답했다. 앞에서 보아도 알 만큼


엉덩이가 새빨갛게 물들어 아이처럼 훌쩍이는 아내가 안쓰러웠고 그 이상으로 붉게 달아올라 있는
주인님의 손바닥이 가엾어 보였다. 이소은도 욱씬거리고 얼얼한 손을 쥐었다폈다 하며 주먹으로 허벅지
위에 유방을 얹고 있는 암캐의 엉덩이를 툭 쳤다.

“맞는 거 그렇게 좋아하면서 뭔 엄살이야...”

“죄송합니다! 암캐 유연주는 배은망덕한 들개입니다! 버리지 말아주세요! 죄송합니다!”

툭 건드렸을 뿐인데 암캐가 기겁을 하며 외쳤다. 등은 짙은 식은땀에 절어서 번들번들 빛났고 혹시나 싶어
암캐의 보지를 쓸어보자 땀으로 젖었을 뿐, 이때쯤이면 홍수가 나야 했을 씹물이 무소식했다.
“...방향 바꿔.”

이소은은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명령했다. 입밖에 낸 것은 해야 한다는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고지식함이었다. 그 때 신지우가 참견했다 - 마음을 정하는 데 한참 걸렸다.

“주인님, 도구를 사용하시지요. 벌을 주시는데 주인님 손이 상하시겠습니다.”

확실히 오른손이 화끈화끈하다만, 이소은은 그 손바닥과 방향을 바꾼 암캐의 엉덩이를 내려다보고는


결심했다.

“아냐.”

이소은의 왼손이 방향을 바꾼 암캐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암캐가 바르르 떨며 엉덩잇살을 조였지만
피하지는 않는다. 가슴 크고, 엉덩이도 크고, 음란하고, 변태인 암캐다. 하지만...

“이건 내 기분... 마음이야. 살과 살로 직접 전달하겠어.”

갑작스레 고 2 병이 발병한 여고생은 말한 직후에 창피해졌다. 지금 나 뭔 소리를 한거지!? 그러나


노예들은 달랐다. 타인의 감정에 감응하고 강자의 마음에 드는 능력만이 발달한 노예들은, 부끄러워하는
어린 주인님의 마음을 이해했다.

왼손이 들어올려진다. 암캐는 기다렸다. 지갑은 바라본다. 기다린다. 바라본다. 기다린다. 바라본다.

- 짝!

오른손과는 소리 자체가 달랐다. 왼손이 이렇게 힘없는 팔인지 이소은은 재차 느꼈고, 노예들은 마음을
직접 얻어맞았다.

커다란 엉덩이와 커다란 젖가슴을 출렁거리며 암캐는 외쳤다.

“죄송합니다! 주인님의 마음도 모르는 멍청한 암캐여서 죄송합니다!”

- 짝!

“죄송합니다! 주인님의 손을 아프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 ...철썩!

암캐가 처음 맞기 시작했을 때, 여고생 주인님의 손길은 무시무시하고 공포스러운 고통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아픔에 암캐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도망갈 생각 따위는 하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을
필사적으로 후회하고 과거의 자신을 저주했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저 때문에... 우흑...!”

그러나 때리는 힘이 점점 약해지고 더이상 오른손을 못 쓰시겠다며 왼손으로 바꾸시고, 그리고 그 왼손의
힘을 체험한 암캐의 마음이 찢어질 듯했다. 힘이 약해져서 엉덩이의 아픔이 덜한 이상으로 마음이 아팠다.
결국 엉엉 울기 시작한 노예를 내려다보며 이소은도 당황했다.

“야... 우냐?”

울고 훌쩍이면서 고장난 녹음기처럼 죄송하다는 사죄를 반복하고 있다. 엄살도 플레이도 아닌 것 같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암캐는 울면서 애원했다.

“제발 이 나쁜 개를 몽둥이로 때려주세요! 저 같은걸 벌주시느라 손이 아프시면, 안돼요..! 제발!”


알몸으로 이소은의 허벅지 위에 상체를 얹고 왼손 앞에 엉덩이를 내밀고서다. 그러나 이소은은 쥐었다폈다
하던 왼손을 다시 들어올렸다.

- 찰싹!

아프지만 그것은 지금까지 얻어맞은 엉덩이가 빨갛게 달아올라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암캐의 엉덩이보다
주인님의 손이 더 붉을 지경이었고, 때리는데 거의 힘이 실리지 않을 정도였다. 이소은은 의자에 기대
누우며 던지듯 말했다.

“몇 대 때렸냐?”

“마, 마흔 세 대 때리셨어요...” 이번에 대답한 것은 신지우가 아니라 유연주였다. 울먹이면서,


한시라도 빨리 끝나기를 빌면서 세고 있었다.

이소은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저릿저릿해서 손이 잘 움직이지도 않았다.

“제길... 나머지는 달아둬. 나중에 마저 때려주지.”

“네, 네!”

유연주가 고통스러운, 몸과 마음을 때리는 매질이 중단되었다는 사실에 환희하며 대답했다. 암캐가 얼른
주인의 무릎에서 내려와 발치에 꿇어 엎드리는 사이 지갑이는 냉동고에서 얼음을 한무더기 담아와
내밀었다. 얼음주머니를 손에 들자 화끈화끈하던 통각이 좀 무뎌졌다. 저런 몸이었으면 좀 나았을까.
이소은은 노예들의 근육질 몸, 풍만한 몸, 그리고 자신의 가늘고 어린 몸을 생각했다. 암캐보다도 작고
약하다...

주인이라면서 안 어울리잖아.

“반성했니?”

“넷! 다시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암캐 유연주는 머리 위 감히 올려다볼 수 없는 곳에서 내려오는 천계 같은 하문에 필사적으로 대답했다.


이것은 플레이가 아니었고, 아름답지 않았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다. 유연주는 그런
아픔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했다... 고통이란 유전자가 만들어준 교육체계인 법이지.

그랬기에 유연주는 자신의 머리를 주인님의 작은 발이 밟아주실 때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주인님의 발을


머리 위에 얹는 느낌은 평소보다 몇 배나 안심되고 편안했으며, 성적인 흥분은 한 방울도 없었다.

“꼬맹아.”

싸늘한 목소리와 낯선 호칭. 그러나 그것은 분명 주인님이신 이소은 양께서 노예인 암캐 유연주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 호칭을, 나이가 반밖에 안되는 담당 반의 여자아이에게 들었다는 사실이 재삼 자신의
지위를 깨닫게 했다.

자신의 숙명을 처음 자각했던 그날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너는 나를 주인으로 만들었어.”

주인이 노예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노예가 주인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예에게 있어 최고의 주인님은ㅡ

“너는 내 것이야.”
ㅡ말씀하셨다.

흉포하기까지 한 독점욕과 지배력. 자신의 잘못을 한없이 반성하면서, 유연주의 암캐인 부분과 암캐가
아닌 부분마저도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했다.

노예 노동(핀섭)

“다녀올게요.” “조심하세요.”

고급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서 미남미녀 부부가 키스로 헤어짐을 아쉬워한다. 등굣길의 부잣집 딸내미가
꺅♡ 하며 호기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중년 남성은 마누라의 얼굴을 떠올렸다가 실망한다.

이 며칠간 신지우도 새벽같이 집을 나선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무임소 고위직 임원으로서 아무것도 안


해도 제깍제깍 통장에 매달 꽂히는 배당금이 아니라, 노예답게 몸으로 번 돈이 필요했다.

주인님께서 말씀하셨다.

<< 노예는 원래 채찍으로 때려가면서 일을 시키는 가축이었지? >>

노예가 되면서 모든 것을 전부 주인님께 바쳤다. 지난번 아내가 저지른 일로 주인님께서도 그것을 확인해
주셨다. 그러니 노예들은 별도로 돈을 벌어서 바치라는 것이, 주인님의 명령이셨다.

...과거 어느 영리한 여대생과의 계약으로 즐겼던 조공 플레이. 돈을 바칠 때마다 기뻐하는 표정과 손


사이에서 빼앗아가는 지폐의 느낌.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플레이였다. 그 여대생은 금액이 커지자
위험하다고 느꼈었지만, 이것은 다르다. ‘돈’을 바치는 게 아니라 ‘전부’를 바치는 느낌.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기분... 그것은 주인님께서 사용한 카드 결제액이 문자로 날아오는 것과는 다른 열락을 준다.
문제라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일단 출퇴근길 카풀로 하루 몇 만원 정도를 벌 수 있는데 노예가 되기 전 다루던 금액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올 정도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고 무엇보다 일자리 자체가 없다. 대체 나라는 서민경제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그는 진지하게 막노동을 고려 중이다.

oo0oo

유연주는 남편보다 더 고민중이었다. 지은 죄가 있는 여자의 죄책감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되는 것은


그녀의 직업... 교사라서 이중근무금지규정에 걸린다!

그리고 비숙련 여성 노동자의 수입은 남자보다 훨씬 적다.

노예로서 돈을 벌 방법이 막막해서, 암캐 유연주는 자신의 무능이 한심해서 눈물이 나온다.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지? 뭔가 엉망진창으로 불합리하지만 노예란 그런 것이다.

그녀는 진지하게 매춘을 고려 중이다.

oo0oo

이소은은 운동중이다. 주인으로서 위압감을 갖추려면 육체적인 체력은 필수, 그동안 공부 핑계에
미뤄놓았던 피트니스와 수영, 요가가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고지식한 성격 발동...
덕분에 학업이 조금 불안해져서 이를 악물고 재도전중이다. 이 나라 고등학생 중 이렇게 충실하게
생활하는 아이도 드물지 않을까. 일단 그 동기가 변태성욕자들에게 잘못 물려서라는 사실은 넘어가자.

결과적으로 플레이도 많이 줄어들어서, 이유를 모르는 노예 부부들은 돈을 벌어올 때까지 놀아주지


않으시겠다는 방치 플레이로 이해하고는 돈 벌 수단에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그리하여 어느 점심시간,
수학준비실을 사물화하여 공부에 집중하는 모범생 이소은 뒤에서 ‘옷도 벗지 않은’ 채로 서서 대기하던
변태 노예가 주인님께서 굳은 어깨를 빙빙 돌려 푸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조심스레 질의를 올렸다.

“주, 주인님, 포르노 사이트에 제 동영상을 올리면 어떨까요? 주인님께 바칠 돈이 될 것 같습니다...”

포르노 사이트. 슬쩍 흘기는 눈으로 노예를 바라보아 흠칫하게 만든 이소은이 그 장면을 떠올렸다.
그럴만한 영상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조금 불쾌하다.

한편 매춘보다는 조금 덜한 것을 먼저 질의드린 유연주는 이소은의 불쾌감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긴장했다.


당장 꿇어 엎드리고 싶지만 “공부하는 동안 거기 서 있어.”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럴 수는 없었다.

“...다른 거 없냐?”

유연주는 알 수 있다. 어리고, 결벽하고, 위선적이고, 그리고 잔인한 독점욕이다. 주인님께서 자신을
독점하려고 한다는 사실이 조금, 기뻤다.

“예전 제가 다니던 대학 미술부에서 누드 모델을 구한다는 것도 있습니다...”

이소은은 계속 벗는 얘기만 하는 암캐를 돌아보고는 팔을 뻗어 손가락질했다. 그리고 말 없이 아래쪽으로


꺾자, 마치 초능력자의 염력에라도 당한 듯 바싹 굳었던 여교사가 얼른 꿇어앉아 머리를 조아렸다.

그 머리를 실내화가 밟는다.

“이 변태년, 왜 뭘 해도 벗을 생각밖에 없는거야? 할 줄 아는 게 없어?”

주인님께서 꾸욱꾸욱 힘을 주었다 풀었다 하는 동안 이마가 바닥에 꽉 눌렸다가 풀렸다가를 반복한다.


환상적이다!

“무, 무능해서 죄송합니다아...♡”

목소리가 음란하게 젖어가는 것이 빤히 들릴 정도였기에 이소은은 밟는 것을 그만두고 이번엔 엎드린


여교사의 등에 앉았다. “으흑!?” 팔다리를 편 높은 의자가 아니라 완전히 꿇어엎드린 낮은 의자다.
풍만한 가슴이 무릎에 눌리고 폐가 짓눌려 숨이 막히지만 숨을 쉴 때미다 의자가 들썩거리며 불편을 드릴
수 있기에 유연주는 최대한 호흡을 참았다. 느리고 얕게. 순식간에 머릿속이 멍해지며 변태여교사의 팬티
속 습도는 높아갈 뿐이다. 그것도 부족해 주인님의 손이 변태녀의 허리 부근을 쓰다듬었다.

사르륵.

블라우스와 스커트의 두꺼운 허리 심 너머에서 전해지는 손길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암캐 유연주는 분명히 느꼈다. 온 감각을 집중해서 느꼈다. 가느다랗고 어린 손가락이 두꺼운 천 위로 살
살 살 쓸 어 가 는 느낌 을...

멈칫.

끈팬티의 선에 걸린 손가락이 잠시 멈추었을 때, 그 약하게 쌓인 감각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으흣♡’


그러나 워낙에 힘이 약해 쌓인 것도 폭발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암캐가 잠시 바르르 떨었을 뿐
보짓물이 터지지도 않았고 절정하기에도 부족해 전신에 잔열이 뜨겁게 남고 몸 안에 불이 붙었다. 암캐를
깔고앉은 이소은이 엉덩이 아래가 뜨거워지는 것을 깨달았을 정도다.
‘아으, 머리가 녹아... 뜨거워...!’

호흡곤란(이소은은 생각없음)과 은밀한 전희(이소은은 생각없음)의 조화로 마치 배부른 고양이처럼


유연주의 얼굴이 푹 처지기 시작한다. 각도상 보이지 않지만 이소은이 보았다면 재미삼아 쿡 찔러 깨웠을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무엇을 숨기랴, 이 소녀는 어린 시절 집에 들인 강아지를 너무 예뻐하다가
노이로제를 일으키게 한 경험이 있다.

이소은은 노예의 얼굴 따위는 전혀 모르는 채로 허릿심을 쓰다듬던 손을 들어올려, 손을 펴서, 내리쳤다!

- 팡!

“흐끼약!?”

충격이 몸을 관통해 입으로 토해지는 짜릿한 느낌. 몸을 웅크리고 있어서인지 충격이 척추가 아니라 위와
폐와 목을 일직선으로 지나쳐 질주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중간의 자궁도 빠트리지 않고 걷어차고 지나갔다.
느릿하고 느긋한 전희 뒤의 일격, 암캐는 즉각 절정했ㅡ

“참아, 개년아.”

“넷!”

반사적으로 대답하고 반사적으로 몸이 쾌감을 짓누른 뒤에야 노예의 이성이 명령을 이해하고 화끈하게
달아오른 채 몸 안에서 갈 곳을 잃고 몸부림치는 뜨거움을 인식했다. ‘흐으으으!’ 비명이 절로
새어나오지만 견딘다. 견딘다. 견뎌, 나...!

그랬기에 이번엔 목덜미의 맨살을 살금살금 쓰다듬는 손끝의 감각에 유연주는 정말 폭발하는 줄로만
생각했다. 비록 자궁에서는 멀었지만 두꺼운 천 여러 장에 감싸인 허리가 아니라 맨살을, 뒷덜미의
잔털을 간질거리는 것은 유연주의 보지라는 폭탄창고 옆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캠프파이어 주최자는 폭탄창고가 폭발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게 함정.

아니 오히려 창고지기에게 책임을 물어 고문하겠지. 현대사회의 일반적인 고용관계하고 비슷해보이지만


창고지기에게 전혀 불만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캠프파이어의 주최자이자 창고의 주인인 여고생 이소은 양께서 창고지기 유연주 교사에게 상냥하게
속삭이셨다.

“이러고 집에 가. 요즘 남편한테 계속 이겨서 즐거웠지? 오늘도 이기나 보자.”

귓가에 쏟아지는 상냥하고 잔혹한 목소리가 유연주의 세계를 지배한다. 유연주는 몸 안에 틀어박힌
뜨거움에 신음하며 대답했다. “네...” 복종했다. 킥킥 웃으시며 떠나가는 주인님을 엎드려 배웅하고
잠시 후 오후 수업 예비종이 울렸지만, 꿇어 엎드린 여교사는 일어서지 못했다.

그리고...

제법 방음이 잘 되어 있는 수학준비실 문 밖, 문틈에 귀를 대고 조심스레 엿듣고 있는 그림자가 있었다.

완전지배(핀섭, 의무 섹스)

신지우는 지갑이다. 그러나 지갑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실에 자책적인 한숨을 내쉬며
발버둥치는 매일, 집안일을 처리하던 신지우는 문득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다. 로봇 청소기의
작동음이고, 자동청소는 그가 집에 없는 시간대에 시행하기에 지금이 아니었다.

납작한 원통 위에 카메라를 실은 로봇이 모습을 드러냈다. 카메라 옆에 작동중 불빛이 빛나고 있었다.
- 어이. 노예.

“옛...!”

스피커가 거친 쇳소리로 노예라고 부른 순간 인간은 얼른 꿇어 엎드렸다. 그것은 종아리 높이도 안 되는


작은 기계에게 인류가 지배당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 내 노예가 돼서 기쁜가?

“네! 더할나위없는 영광입니다! 주인님의 노예라서 행복합니다!”

기묘한 질문이었지만 신지우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얼른 대답할 수 있아. 도착적인 대사가 아름다웠다.
반대로 노예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괴롭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그런 인간 노예를
향해 자그마한 기계 주인님께서 명령하셨다. 기계음 속에 익숙한 인간만이 알 수 있는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 게임이다. 오늘 네 아내와 섹스해라. 언제나처럼, 그년이 먼저 절정하면 성공이다.

그것은 이미 명령으로 내려진 일상이었다. 남자라서인지 노예로서는 암캐 노예인 아내에게 고개를 들 수


없어 패배 횟수가 한없이 많은 남편은 일부러 다시 강조된 명령을 다시 한 번 되짚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명령에 당혹했다.

- 이번엔 제대로 하는 게 좋아. 실패하면...

명령이 끊어지고 원격조종도 중단되어, 로봇 청소기는 자동으로 충전기로 되돌아간다. 언제나 명료하고
정확한 명령을 내리시는 주인님답지 않아, 노예는 당황했다.

oo0oo

조퇴해서 일찍 집에 돌아온 이소은은 예전에 암캐의 카드로 지른 홀로그래픽 VR 고글을 벗고 스마트폰의


조종기 에뮬레이터를 해지했다. 이렇게 하여 이소은은 로봇 청소기의 시야로 보며 조종할 수 있었다.
시야가 엄청나게 키가 낮지만 그만큼 노예들이 꿇어 엎드리니 큰 문제는 없다.

노예들 없을 때 레이싱을 해도 재미있고. 그녀는 이과계인 것인가... 덕분에 지갑이의 카드로 지른 11


인치 태블릿은 그냥 전자책으로 전락했다. 이소은은 생각 못하고 있지만, 노예들이 이 사실을 알면 이건
이것대로 흥분할 것이다. 이겨서, 져서.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곳에서.

그나저나 눈앞에 UHD 로 비춰지던 거대한 VR 영상이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줄어들자 영 못봐주겠다.
인간은 한 번 편해지면 뒤로 돌아갈 수 없나보다.

...주인이 된 것도 그럴까?

“으휴, 나도 완전히 변태가 됐구나...”

이소은은 방 의자에 기대누워 한숨을 쉬고는 쿡쿡 웃었다. 방금 전 지갑이에게 협박으로 실패하면


노예에서 풀어주겠다고 하려고 했는데,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대체 이 여자애는
어디까지 고지식한 것인지, 스스로에게도 어이가 없었다. 이소은이 흘끗 책장을 살피자 새로 사서 꽂아둔
책등이 주욱 시야를 스쳐지나간다. 노예에게 카드 신호가 가기에 굳이 자신의 용돈으로 구입한 책들.
심리학 개론, SM 기초사상분석, 프로파간다 역학, 독재자의 핸드북... 좀 더 확실하게 노예들을
지배하고 싶은, 욕망의 발현이다. 더 확실하게, 더 완벽하게 소유하고 싶었다. 갖고 싶었다.

정말로, 해 볼까.

이소은은 입 안에서 그 말을 되짚었다.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정말로 할까? 그걸 시키면 이 노예들은


복종할까?

결정하는 것이 두려웠다. 현대 사회에서 고위 관리직 중에 의외로 매저키즘적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것은 책임에 짓눌려 괴롭기 때문이랬던가.(실제로 많은지 통계부터 못미덥지만 그럴듯하므로
그러려니 하자.) 노예들은 그것을 아예 방폐하고 겨우 고 1 여자애인 이소은에게 떠넘겼다. 그래서
이소은은 고민하고 있다.

“그래, 고민을 시켜줄게...!”

이소은은 입 밖에서 그 말을 되짚었다. 그것은 노예보다 앞서 이소은 자신을 마지막까지 몰아넣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oo0oo

유연주는 뜨거운 보지를 달래며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 절정을 만끽할 수는 없다. 그것은 금지되어
있기에. 이런 몸으로 남편과 겨루어 이겨야만 했다.

‘괜찮아, 나...!’

그렇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던 유연주는 남편의 긴장한 태도를 눈치채지 못했다.

쏴아아아-

차가운 물이 몸 위에 쏟아지지만, 그 정도로 몸 안 깊숙한 곳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가라앉힐 수는 없었다.


이 뜨거움을 식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주인님 앞에서 터트리는 것 뿐. 하지만 그래서는 진다. 지는 것은
싫지 않지만... 아니 좋아하지만, 그것보다는 주인님께 더 쓸모있는 노예라고 칭찬받고 싶어서,
주인님께는 아무 의미도 없는 한 마디를 얻고 싶어서,

주인님께는 하찮은 것을 위해 발버둥치는 것 자체가 좋아서,

유연주는 노력한다.

‘비겁하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그이를 발로 밟아서라도...!’

터미네이터 6 에 새러 코너와 아놀드 슈와르즈네거를 기용하는 수준의 비겁함이다.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잖아. 하지만 남편도 미리 준비한 카드가 있었다. 몸을 씻고 나온 유연주는 식탁 위에 식사용 비스킷이
하나가 아니라 열 개들이 박스째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다. 식탁 앞에서 남편이 말한다.

“이게 마지막이에요.”

돈은 있다. 통장에는 어지간한 중산층의 전재산에 달하는 액수가 찍혀있고, 매달 샐러리맨의 연봉이
지급되며, 현금으로도 두 부부가 각각 아르바이트를 한 정도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주인님께
바친 것.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유연주는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사실이 다시 눈앞에 들이대어지자 짜릿한 신음을 흘렸다. 완전히 불을
끄는 것은 불가능했더라도 기껏 조금 달래두었던 보지가 부르르 떨었다. 마지막 상자를 꺼내면서 느꼈던
그 느낌을 기억하고 있는 신지우가 유혹하듯이 속삭였다.

“하나만... 나눠 먹을까요?”

유연주는 두 팔로 자신을 끌어안았다. 비참함이 타올라 몸에 화끈하게 열을 더했다.

oo0oo
한 사람의 한 끼 식사인 비스킷을 반으로 나누어 둘이서 같이 오물오물 먹고 나서, 부부는 침실의 카메라
앞에 섰다. 언제나처럼의 의무적인 섹스다. 몸이 몸이었으므로 남편을 단숨에 밀어 넘어트리고 발로 밟아
승부를 보려 했던 유연주는 갑자기 눈앞의 세상이 빙글 회전하는 것을 보았다.

‘?’

그러고나니 침실의 천장을 배경으로 남편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딴생각을 하면 안되죠.” “자,
잠깐... 타임! 타임!”

그러나 심판이 없기에 작전타임 요청은 힘없이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남편의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입을
막았다. 마치 신혼부부같은 강렬함이었다. 여전히 탱크탑으로 감싸여 있는 젖가슴에는 손대지 않지만,
느슨하게 풀려 있는 보지에 익숙한 손가락이 거침없이 파고들어 훤히 알고 있는 쾌감의 포인트를 짚었다.

“으읏!”

유연주는 흠칫하고 저려오는 목덜미를 억지로 억눌렀다. 주인님께서 밟아주시거나, 때려주시거나,


앉아주시는 데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남편의 공격을 끝나지 않았다. 보지 안에서 손가락을
살며시 움직이면서 빈 손으로는 아내의 두 손목을 한꺼번에 잡아 머리 위로 눌렀다. 묶이는 것을 기쁨으로
느끼는 뇌의 노예 부분이 그것만으로 흥분한다.

“그, 그마안...”

절정을 참기 위해 버둥거리며 꿈틀거리는 모습은 고정 카메라로는 잘 보이지 않을 것이다. 천장에 하나쯤


더 장착할까? 그간은 늘 당하는 역할이었던 신지우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있었지만- 그럴 돈이 없네.

‘아, 이런.’

그것을 생각하자마자 자지에 삐쭉 힘이 들어갔다. 자폭이랄까. “이거 놔아아아...” 힘없이 중얼거리는


아내의 모습은 이미 진이 다 빠진 듯하지만 속아서는 안된다. 주인님께 보여드릴 장면을 만든다고 이런
척하다 뒤집은 적도 있거든. 신지우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신지우보다 섹스에 능숙한 아내는 웬일인지 남편의 손 안에서 버르적거리다가- “으흣, 싫어,
시러어- 아흐흐흑!” 비명과 함께 허리를 띄우고 절정했다. 보짓물이 스프레이로 뿌린 것처럼 비산한다.
푸쉬이이...
뒤이어 신지우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사정했다. 아내의 보지에 넣은 것도 아니고 그저 작게 발기했을
뿐인 자지에서 힘없이 좆물이 쪼르륵 흘러내린다. 묽고 연한 좆물이라 오줌구멍 안에 불편하게 찐득거리는
것도 없으면서 기분은 좋다. 굳이 여자의 보지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노예다운 사정이라서, 신지우는 내심 자랑스럽다.

oo0oo

...며칠 시간이 지났고, 주인님께서 노예 우리에 방문을 선고하셨다.

그 전날 노예 부부는 먹을 것이 없어서 하루, 굶었다.

완전소유

“주인님, 노예들이 번 돈입니다. 부디 거두어 주세요.”

유연주와 신지우는 둘이서 연습한 말을 끝마칠 수 있었다. 거울과 카메라 앞에서 연습을 시작했을 때는
흥분과 긴장으로 몇 번이나 말을 더듬었고 자지와 콩알은 바짝 서서 자칫하면 허가없이 사정할 뻔했다.
연습을 반복한 끝에 겨우 문장 한 마디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래간만에 노예 우리에 방문하신 주인님께서는 알몸으로 엎드려 돈봉투를 머리 위로 받들고 있는 변태


노예 부부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지만, 노예들에게 보이는 것은 바닥뿐이다. 그런데도 머리
꼭대기에 느껴지는 주인님의 체온, 주인님의 인기척, 주인님의 향기, 주인님의 목소리에 노예들은
평소보다 흥분했다. 그것은 주인님께 바칠 돈을 마련했다는 성취감이다.

이소은은 노예들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이제는 아무것도 안하고(고지식한 고등학생의


감상이다) 돈을 받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이소은은 이제 노예들의 마음을 알 수 있고, 노예들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작은 주인님이 노예들의 머리맡에 살짝 쪼그려앉자 노예들은 더욱 진하게 다가온
향기에 부르르 떨었다. 부부가 나란히 발가벗고 꿇어엎드렸으니 위에서 내려다본 이소은에게는 환히
보인다. 잠시 뜸을 들이다가 여고생이 입을 열었다.

“겨우겨우 번 돈을 몽땅 바치는 게 그렇게 기뻐?”

“네! 정말로 감사합니다!” “부디 받아 주세요!”

부부가 나란히 대답한다. 사랑스러워서 절로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여고생 주인님이 재차 물었다.

“너희들 이제 먹을 것도 안 남았댔지? 이 돈 다 가져가고 주지 않으면 어쩔거야?”

이소은은 어젯밤 카메라 영상을 떠올리며 하문했다. 카메라 앞에 지금과 똑같은 자세로 꿇어엎드린 노예
부부가 지금과 똑같이 돈봉투를 받들고서 애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과 다르게, 손바닥만한 블럭형
비스킷 두 개가 얹힌 접시가 하나 노예들의 머리맡에 놓여 있었다.

- 주인님, 부디 노예들이 번 돈을 거두어 주세요. 그리고 제발 노예들에게 써도 되는 돈을 하사해 주세요.


이것이 노예 우리에 남은 마지막 먹이입니다. 제발 노예들이 목숨을 부지하는 걸 허락해 주세요!

이소은은 남자가 받든 돈봉투를 집어들었다. 그러면서 묻는다.

“너희가 굶어죽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당혹스러운 하문에 두 변태 부부가 말을 잃었다. 어린 주인의 말이 계속된다.

“돈 많은 젊은 부부가 자기 집에서 굶어죽는 거야. 그러면 경찰 아저씨들이 왜 이런 신기한 일이 생겼는지


조사를 나오겠지. 협박이라도 받나, 마약이라도 했나. 그러고 보니까, 어머나? 아무 관계도 없는데 죽은
사람들 카드를 쓰는 여자애가 있네?”

이소은은 여자가 받든 돈봉투를 집어들었다. 남자의 것에 비해 확연히 얇다.

“유서를 써.”

지금까지는 이 변태들이 떨어져나가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놓치기 아깝다... 아니, 싫다! 그래서 이소은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기겁할 명령을
내리면서, 이 변태 노예들이 자신에게서 떠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흥분했다.

“너희가 얼마나 어떻게 변태라서 자살한다고 쓰면 되겠네. 응?”

만약 그만두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 그냥 끝낼까? 아니면 스마트폰과 백업본을 만들어둔 사진들을...


확?

심장이 두근거린다. 긴장되고, 두렵고, 흥분되었다. 그것이 좋아!

조마조마한 심경으로 어리고 한도를 모르는 주인님이 노예들의 대답을 기다린다. 그러한 주인님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송곳니까지 드러내고, 웃고 있었다.

oo0oo

어떤 의미에서는 전문 범죄자보다 동네 양아치가 더 무섭다고 한다. 양아치들은 정도를 모르기 때문이다.


SM 이라는 성취향은 본질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현대의 SM 은 온갖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고 조심스레
쾌락을 나누는 어른들의 유희다. 값싸게 성욕을 풀어보자는 온갖 바닐라 변태들이 날뛰고 있지만 그
반동으로 더욱 주의깊어진 현대 SM 은 안전하고 즐거운 연인간의 사랑의 행위다.

그런 건 싫어!

...라고 생각했던 것이 유연주, 신지우 부부였다. 결국 SM 자체를 포기했다가 우연의 우연으로, 행운의
행운으로 이소은이라는 깎이지 않은 원석같은 주인님을 만났다. 그분이 스스로 조심조심 다듬어져
아름다운 보석이 되어가는 모습을 무릎꿇고 올려다보는 행복을 만끽해 왔지만, 보석 안 깊숙한 곳에
무시무시한 극독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 유서를 써.

그 내용과 그 어투에 등골이 오싹했다. 그것은 시험이었다. 그것은 확인이었다. 온갖 변태적인 사진을
맡기고, 돈을 바치고, 노동력을 바치고, 보지와 자지를 바치고... 그것보다도 더 원초적인 것을 바칠 수
있는지.

그럴 수 있나?

유연주는 고민했다. 고민하고 말았다. 선택하려 했다...

“쓰겠습니다!”

그래서 암캐 유연주는, 솔직히 자신보다 한 수 아래라고 생각했던 남편이 거리낌없이 대답하는 목소리에
넋을 잃어버렸다.

백지와 볼펜이 머리 위에 떨어졌다. 지갑도 아니고 노예도 아닌 신지우가 진심으로 썼다. 자신은 변태고,
각종 SM 플레이를 즐겨 왔으며, 사고사도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그 경우 제 전재산은 어느 분께
증여합니다... 그 다음은 진짜 인감을 찍었다. 찍으면서- 사정하지 않았다.

성적인 쾌감이 아니라, 완전히 종속되었다는 만족감에 자지가 축 처졌다.

반면 유연주는 남편보다 한 발 늦게 유서를 쓰면서 패배감에 잠겨버렸다.

행복(풋잡, 풋워십, 사정관리)

“지갑, 자지.”

신지우는 얼른 자지 포즈를 취했다. 쪼그려 앉아 다리를 활짝 펼치고 팔은 개의 앞다리처럼 접은 자세다.


심지어는 입을 벌려 혀를 내밀기도 한다... 이쯤이면 근육질 미남이건 젊은 부자건 고위급 관리직이건
품위도 위엄도 한 조각도 남지 않는다. 거기에 조그마한 자지를 발딱 세우고 있다면 더더욱.

그 자지를 어린 주인님의 작은 발이 콱 밟았다.

“히... 깽!”
그나마 구슬이 아니라 발기한 음경을 아랫배에 대고 밟았기에 놀라움에 비해 아픔은 크지 않았다.
지갑이는 비명 대신 깨갱 소리를 낼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기뻤다. 양말을 신은 채여서 아내가 매일같이
자랑하던 맨살의 감촉은 아니었지만 자지가 벌떡벌떡 일어나 춤을 추었다.

뒤늦게 유서에 날인하고 남편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내의 시선이 간지럽다.

“누워.”

명령이 떨어지자 쪼그려앉아 다리를 벌린 자지 포즈로 자지를 밟히고 있던 젊은 미남자가 뒤로 발랑


누웠다. 우스꽝스럽기로는 당할 꼴이 없을 지경이라 이소은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오른다. 그리고 음경을
발딱 일으켜세우고 밟기 좋게 위치한 지갑이의 작은 자지에, 이소은은 다시 양말을 신은 오른발을
올려놓았다.

“싸지 말라고, 이 짐승.”

완전히 밟는 것은 아니다. 그간 피트니스를 한 게 좀 도움이 되는지 왼쪽 다리로 버티고 서 있는 것이


안정적이고, 오른발로는 무게를 싣지 않고 문질러주는 정도였다.

“우, 흐, 흐으익...!”

신지우가 개 소리를 그만두고 숨넘어갈 것 같은 신음을 흘렸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사정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힘을 주었고 그럴 때마다 자지가 까딱거렸다. 이소은이 오른발을 들어 발끝으로 음경을 스윽
문지르자 아예 허리가 펄쩍 뛰었다. “끄악...! 아, 아윽! 주, 주인님!”

“참으라고 했거든~?”

이소은은 느긋하게 웃으며 스마트폰을 꺼내 조금 만지작거렸다. 발은 다시 내려앉아 지갑이의 불알을 밟고


있다. 체중을 얼마 싣지도 않았는데 살짝 눌릴 때마다 저미는 듯한 아픔이 하복부를 쑤시고 자지는 축
늘어졌다. 그런 채로도 사정욕구는 사라지지 않아서 신지우는 앞발로 얼굴을 쥐어뜯으며 견뎠다. 남자의
몸은 암캐처럼 예쁘지는 않지만 이렇게 명령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랑스럽다.

이소은이 묻는다.

“너, 암캐하고 할 때보다 좋은 것 같아? 응? 여자 보...지보다 내 발이 좋은거야?”

이소은은 알고 있다. 조금 취했다. 만족감에, 승리감에, 정복욕구에 취했다. 정말로 유서를 쓰고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말한 노예들에게, 취해 있었다. 평소라면 못 말할 단어가 어렵잖게 입 밖으로
나왔다.

“네! 몇배나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이소은이 그런 말을 들으면서 아내인 암캐 쪽을 돌아본 것은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그리고 유연주의


표정이 굳는 것을 보았고 - 그랬는데도 암캐에게 주눅들지 않았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기분을 살필
필요가 없다.

“암캐, 왜? 기분나빠?”

세상에서 가장 추한 자세로 누워 아내가 아닌 여학생의 발에 자지를 밟히고 있던 남편을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던 아내는 당황하며 변명했다. 그것은 남편을 경멸하는 시선이 아니라 동료 노예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하는 보지 노예의 의문이었다.

“아,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고작 제 개보지에 비해 주인님의 발이 몇배밖에 안된다고 생각하는 남편이


이해가 안 돼서...!”
그리고 유연주는 손가락을 까딱거린 주인님의 명령에 따라 얼른 기어서 그 발치로 다가갔다. 이소은이
몸을 돌려 의자에 앉았기에 조금 더 기어가야 했다. 그 다음, 다리를 꼬아 방금 전까지 남편의 자지를
짓밟던 발을 암캐의 코앞에 내밀었다. 정말로 코앞, 초점이 맞지 않을 정도로 코끝에 다가온 숭배하는
주인님의 발에 암캐가 홀린 듯이 사시눈이 되었다.

“벗겨.”

아무리 혼이 빠져 있어도 명령을 무시하지는 못하는 것이 마조 노예들이다. 유연주는 얼른 명령대로


이소은의 양말을 벗기려고 손을 뻗었다가ㅡ “캑!?” 아주 살짝 까딱거린 주인님의 발끝에 코끝을 채였다.
아픔은 전혀 없이 놀라 고개를 들어올린 유연주의 눈에 비친 어린 주인님께서는 말 그대로 바보같은 개를
가르치는 듯한 눈빛으로 암캐를 내려다보고 계셨다.

“개가 왜 손을 쓰는 거냐.”

짜증난다는 듯한 낮은 목소리에 유연주는 얼른 주인님의 양말에 입을 가져다댔다. 주인님의 예쁜 발에


입을 댄다는 기쁨을 느끼기에는 너무 두려웠다...

그 다음부터 고생이 시작되었다. 얇은 여름용 양말은 주인님의 발에 찰싹 달라붙어 있어서 입술로만은


도저히 떼어낼 수가 없었고, 그렇다고 감히 이빨을 세울 수도 없다. 게다가 가끔씩 발을 움직이셔서
쫓아다니느라 바쁘다. 긴장과 흥분과 실망으로 땀을 줄줄 흘리지만 주인님의 양말을 벗겨드리는 작업은
그것이 암캐의 침으로 질척하게 젖었을 뿐 진척이 없었다.

“우... 으으...”

변명은 필요 없다. 명령을 수행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으로 암캐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나는


바보... 무능... 그런 자책은 결국 주인님께서 직접 양말을 벗어 코앞에 늘어트리시자 더욱 심해졌다.
눈 앞에 미끼처럼 늘어트려진 양말이었지만 성적인 유혹보다는 자책감이 더욱 심했다.

“지갑이? 이리 와.”

뒤집어진 개구리처럼 누워 가쁜 숨과 자지를 겨우 진정시킨 남편이 후다닥 움직여 아내 옆에 엎드렸다.


울고 있는 아내를 잠시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긴 했지만 그것뿐이었고, 주인님의 맨발이 머리 위에
올라가자 다른 모든 생각이 폭발하듯 날아가버렸다.

‘ㅡ!!’

그것은 짧고 격렬하게 폭발해 모든 상념을 날려버렸다. 아내가 그토록 자랑하던 주인님의 발. 자고로
발이란 사람의 몸에서 가장 낮은 곳, 신체의 높낮이를 귀하고 천함으로 알기에, 노예들은 주인님의 발
밑에 있고 싶다. 주인님의 가장 낮은 발로 노예로서는 그나마 높은 머리를 밟힌다면, 혹은 가장 소중하고
은밀한 곳을 밟힌다면 자존감의 기준을 타인에게 맡기고 있는 노예들은 스스로가 존재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는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Copy & Paste. 기억하는 당신에게 치어스.)

그리고 덤으로, 주인님께서 발을 노예의 머리에 슥슥 문지르실 때마다 짧은 뒷머리가 자락자락 소리를
낸다. 두개골을 통해서 들린다. 그것이 마치, 직접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것만 같다. 아아, 행복하다...!

이상한 일이었지만 지갑이는 사정하지 않았다. 지금껏 사정하고 싶다고 안달하던 자그마한 자지도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근 것처럼 식어서 잠들었고, 불알도 안에 쌓인 정액을 당장 발사하자던 외침을 그만두었다.
그것은 그저 행복했기 때문에. 성욕과 무관하게 피소유욕과 종속욕구가 가득 채워진 그 감각에서 다시는
벗어날 수 없다고, 노예는 느꼈다. 아내의 질투섞인 눈동자는 느껴지지도 않았다.

“뭐야, 자지 죽었네?”

노예를 각성시키는 것은 주인님의 단 한 마디. 지갑 신지우는 화들짝 긴장하며 엎드린 채로 대답했다.


이럴 때면 어떻게든 고개를 들어 주인님의 눈치를 살피는 아내와의 차이점이다.
“네! 주인님께 발정하는 더러운 짓을 하지 않게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이소은은 생각한다.

‘...내 다리 벌려줄 생각은 없지만 왠지 짜증나는데.’

여자의 마음은 복잡한 것이다. 그것은 어린애라도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여자이며 아직 어린애인 주인님
이소은 양은 뚱한 눈으로 남편을 바라보고 있는 암캐에게 명령하시었다.

“암캐야? 가서 네 남편 것 좀 물고 있어. 갑자기 싸버리면 지저분하잖아?”

유연주로서는 명령이 떨어지는 것 만으로도 기쁘다. 꿇어엎드려 주인님께 머리를 밟히고 있는 남편의
뒤쪽으로 얼른 기어가보니 작은 편인 자지가 힘을 잃고 축 늘어져 있었다. 그것을 낼름 입에 물었다.
마치 짤따막한 꼬리를 무는 것 같았고, 암캐는 질투심을 담아 그것을 쪽쪽 빨았다.

‘...이랬는데 안 서!?’

오늘은 암캐가 지갑이에게 계속 충격먹는 날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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