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69

교사용 교과서 안내

이 책은 교사용 지도서, 교사용 DVD, T-셀파 등


선생님들께서 수업에 필요하신 자료를
편리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교사용 지도서를 포함하여
천재교육에서 개발한 다양한 교수·학습 자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등학교

교사용 DVD 수록 자료 표시 안내
아이콘 형식 내용 자료 종류

동영상 각 단원의 학습 목표를 인지하고 학습 내용을 확인하


•단원 한눈에 보기 영상 •작가 소개 영상
는 단원 안내 동영상, 작가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고 작품
•작품 줄거리 영상 •본문 만화 보기 영상
줄거리를 살펴볼 수 있는 동영상 자료, 본문 내용 이해를
링크 •참고 사이트 / 영상 등
돕는 참고 사이트 / 영상 링크

MP3 교과서 본문에 수록된 시를 녹음한 듣기 자료 낭송 듣기

•단원별·차시별 수업 지도안 •제재 정리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수업 지도 자료와 학생들
HWP •‌제재 형성 평가 / 소단원 형성 평가 / 소단원 서술형 평가 / 대
의 성취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평가 자료
단원 종합 평가 / 대단원 수행 평가
본문 내용과 학습 목표를 정리·점검할 수 있는 PPT
PPT •‌소단원 핵심 정리: 앎의 마당 정리, 제재 정리
자료
엮어 읽을 작품 원문과 그 작품의 주요 학습 내용을
PDF •제재별 엮어 읽을 작품
정리한 PDF 자료
※ 위 자료들은 교사용 DVD에 수록된 e-Book의 해당 페이지에서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머리말

문학을 어렵다 생각하여 가까이하지 않으려는 학생이 많습니다. 학생들


이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문학을 많이 접하지 않아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든 익숙하지 않으면 어려운 법입니다. 마음을 열고 자

주 문학을 접하면 문학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조금씩 줄어들게 될 것이

고, 어느 날 문득 스스로 문학을 찾아 즐기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문학은 세련된 말과 글로써 이루어진 언어 예술입니다. 문학 작품을 많이

읽고 지으면 자연히 높은 수준의 언어 능력을 갖게 됩니다. 모든 인간 활동의

바탕인 언어를 구사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높으면 자신의 삶을 좀 더 풍부하고

격조 있게 가꿀 수 있습니다.

문학은 인간과 세계를 좀 더 넓고 깊게 이해하게 하고, 아름다움에 민감하

게 반응하는 미적 감수성을 길러 주며, 삶의 의미를 성찰하여 바람직한 삶을

모색하도록 이끕니다. 그리하여 문학은 우리의 내면을 지적·정서적·윤리적

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더 나은 사람으로 서게 합니다.

문학은 다른 사람, 다른 계층, 다른 지역, 다른 나라, 다른 민족 등 다양한

타자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문학을 통해 우리는 이 같은 다양한 타

자들에 대해 알게 되고, 그들 또는 그것들과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떠해야 하

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게 됩니다. 문학은 타자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열린 소

통의 태도를 갖도록 하는 안내자입니다.

지은이들은 학생들이 다양한 문학 작품을 수용하고 생산하는 활동을 하면서

문학을 잘 이해하고, 더 나아가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으로 이 교과서를 편찬하였습니다. 우리 문학사의 흐름을 잘 보여 주면서도


뛰어난 작품들을 골라 담고자 하였고, 학생들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으면서도

학생들을 지적·정서적으로 더 높이 끌어올릴 수 있는 작품들을 찾아 싣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문학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인터넷 등의 새로운 매체를

기반으로 하여 발전하고 있는 새로운 문학 작품도 실었습니다.

이와 아울러 수용 활동과 생산 활동이 조화를 이루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였

습니다. 혼자 하는 활동 외에 ‘짝 활동’과 ‘모둠 활동’을 적절히 배치하여, 친구

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즐겁게 문학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성인의 문턱에 선 학생들이 당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활동을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본문의 작품 뒤에는 그 작품과 관련된 자료를 제시한 ‘자료 창고’를 두었습

니다. 재미있게 읽고 작품 이해에 도움을 얻기 바랍니다. ‘자료 창고’ 아래에는

본문 수록 작품과 관련 있는 작품 두 개씩을 제시한 ‘엮어 읽을 작품’을 두었

습니다. 그냥 지나치지 말고 찾아 읽길 바랍니다. 작품 독해력이 쑥쑥 커지는

걸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교과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문학의 생활

화’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편찬하였다는 점입니다. 대단원마다 ‘생활 속 문학

활동’을 두어 일상생활에서 문학을 찾아 즐기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하였

습니다.

이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 모두가 문학을 좋아하여 스스로 문학 작품을 찾아

읽는 사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문학 작품을 즐겨 짓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은이 모두가
이 교과서의
구성과 활용
대단원 도입 소단원 도입 소단원 전개 소단원 정리 대단원 마무리
본문
구성과 체제 대단원 표지 생각 열기 생활 속
학습 활동 정리와 점검
한눈에 보기 단원의 길잡이 앎의 마당 문학 활동
감상의 뜰

대단원 표지

문학과 삶
1 대단원명, 소단원명을 확인하고 어떤 내용을 공부하는지 생각해 본다.

(1) 문학의 기능과 가치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단원의 길잡이 단원 학습 내용을 살펴보고 스스로 학습을 계획한다.

학습 목표 단원 한눈에 보기
학습 목표 | 단원에서 성취해야 할 학습 목표를 확인한다.
1. 문학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며, 정서

이 단원에서는 | 학습의 취지와 방향을 이해한다.


❶ 봄눈 오는 밤(황인숙)
적·미적으로 삶을 고양함을 이해한다. (1) 문학의 기능과 가치 ❷ 19세(이순원)
❸ 풀 비린내에 대하여(나희덕)
2. 문학을 통하여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하며 상호 소통하려는 태도 윤동주
를 지닌다.

3. 문학 활동을 생활화하여 인간다운 삶을 가꾸고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이


바지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❶ 쉽게 씌어진 시(윤동주)
정약용 (2) 자아 성찰과
❷ 보리타작(정약용)

단원 한눈에 보기 | 소단원별로
‌ 어떤 문학 작품을 다루는지 살
타자 이해
❸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양귀자)

이 단원에서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펴본다.
생활 속 문학 활동

문학을 재미를 얻기 위한 읽을거리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문학은 실용적이지 않으므로 우리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문학에 대한 오해
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들어가기 전에

들어가기 전에 | ‌단원 학습과 관련하여 지식과 경험을 떠올려


문학을 통해 우리는 인간과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삶의
의미를 살펴 깨달을 수 있으며, 정서적·미적으로 풍부한 내면을
일굴 수 있다. 우리는 또 다양한 인간의 삶을 그리고 있는 문학을 •‌‌지금까지‌읽은‌문학‌작품‌가운데‌가장‌인상‌깊은‌ •‌‌이‌단원에서‌특히‌흥미를‌느끼는‌것이나‌알고‌
통해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바람직하게 가 작품은‌무엇인지‌그‌까닭을‌들어‌말해‌보자. 싶은‌것을‌질문‌형식으로‌써‌보자.

꿀 수 있고, 모두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이바


지하려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이 단원에서는 문학의 기능과 가치, 문학을 통한 자아 성찰과 타
자 이해 등을 살펴 문학이 우리 삶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아본
•‌‌문학‌작품을‌읽고‌자신의‌삶을‌성찰하거나‌다
른‌이를‌이해하게‌된‌경험이‌있는가?
보고, 스스로 학습을 계획한다.
다. 문학의 이러한 기능과 가치를 잘 알고 문학을 생활화하려는 태
도를 기르자.

12 1. 문학과 삶 단원의 길잡이 13

소단원 도입

소단원 학습을 준비하고 주요 개념과 원리를 이해한다. (1) 문학의 기능과 가치 앎의 마당 문학은 우리 삶에 어떤 가치가 있는가?

• 문학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며, 정서적·미적으로 삶을 고양함을 이해 문학은 언어를 매개로 한 예술로서 다양한 기능과 가치를 지닌다. 문학을 통해 독자
한다.
는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고,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지닐 수 있
으며, 자신의 내면을 아름답고 풍부하게 가꿀 수 있다. 고전 소설 <춘향전>을 통해 이
5 러한 문학의 기능과 가치를 살펴보자.

학습 목표 | 소단원 학습 목표를 확인한다. 생각 열기 ⊙ 문학 활동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말해 보자. 문학의 인식적 기능과 가치

<춘향전>의 주인공인 성춘향은 변학도의 폭력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워 자신의 사


랑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인물이다. 우리는 그녀를 통해 인간이
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온몸을 던질 수도 있는 고귀하고 강한 존재라는 것
10 을 알 수 있다. 한편 그녀와 이몽룡의 사랑은 여러 가지 장애에 막히고 눌려 우여곡절

생각 열기 | 배경지식과 경험을 활성화하고 학습 동기를 강화한다.


상상력을 키워 줘.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을 겪는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 세계가 인간을 억압하는 폭력적인 속성도 지니고 있
삶을 이해하는 데 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문학은 독자를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새롭게 이해
도움이 돼.
하도록 이끈다.

문학의 윤리적 기능과 가치

앎의 마당 | ‌소단원 주요 학습 내용을 잘 이해하고 숙지한다. 성춘향과 이몽룡은 온갖 어려움을 뚫고 사랑의 약속을 지켜 낸다. 이런 두 사람을
15

통해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함으로써 삶의 태도를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성춘향을 억압하는 변학도의 언행을 보고, 자기 내부에 약자를 괴롭히는 마음이

잠시 머리를 식힐 수 들어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악행을 일삼는 변학도가 결국


있게 해 주지. 에는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통해 권선징악의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문학
20 은 독자를 윤리적 성찰로 이끈다.

문학의 미적 기능과 가치

<춘향전>에는 아름다운 장면이 자주 나온다. 대표적인 것은 이몽룡과 성춘향이 처


음 만나는 어느 초여름 날의 광한루와 그 근처 풍경이다. 작품에서는 녹음이 짙어 꽃
을 이기는 때인 초여름 광한루와 그 근처 풍경을 매우 아름답게 묘사하였다. 그 아름
25 다움은 독자의 마음에 미적 쾌감을 솟게 하고 독자의 정서를 풍부하게 한다.

14 1. 문학과 삶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15

본문

학습 목표에 유의하여 제재를 살펴본다. 본문을 볼 때에는 읽기 중


제재 읽기 전에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봄날의 정경은 무엇인지 말해 보자.
➊ 다음은 화자가 봄밤에 눈을 맞고 서 있는 나무를 보며 느낀 것을 표현한 시이다. 시에 담긴 아름다움을
살피며 감상해 보자.

봄눈 오는 밤 황인숙

물음과 안내에 유의한다.


길 건너 숲속,
봄눈 맞는 나무들.
마른풀들이 가볍게 눈을 떠받쳐 들어
발치가 하얗다.

나무들은 눈을 감고 있을 것이다.
너의 예쁜 감은 눈.
읽기 전에 | 본문 제재와 관련하여 가볍게 생각을 여는 질문이다.
너, 아니?
네 감은 눈이 얼마나 예쁜지.

눈송이들이 줄달음쳐 온다.


네 감은 눈에 입 맞추려고.
읽기 중 물음 | 글을 능동적으로 읽도록 하는 물음이나 안내이다.
나라도 그럴 것이다!

어휘 풀이 | 낯선 단어나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의 뜻을 풀이하였다.


오, 네 예쁜, 감은 눈,
발치 사물의 꼬리나 아래
쪽이 되는 끝부분.
에 퍼붓는 봄눈!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황인숙 (1958~ )

작가 소개 | 작가의 생애나 작품 경향, 대표 작품 등을 안내하였다.


시인. 대상에 대한 순수한 몰입의 즐거움을 경쾌하게 표현하는 시를 많이 썼다. 저서에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등이 있다.

16 1. 문학과 삶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17


학습 활동 •종합 활동 앞서 배운 작품들을 통합하여 활동한다.

1 이 시의 공간 배경인 ‘국숫집’과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비유한 대상을 찾고, 그 대상의 특


성을 파악해 보자.
종합
활동
앞에서 살펴본 <용소와 며느리바위>, <촉규화>, <평상이 있는 국숫집>을 바탕으로 하여
한국 문학의 개념과 범위에 관해 알아보자.

(1) 다음에서 <용소와 며느리바위>, <촉규화>, <평상이 있는 국숫집>이 각각 어디에 해당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습 목표를 달성한다. 주로 본문(작품) 내용을
비유 대상 특성 지 빈칸에 작품명을 써 보자.
가 용소와

이해하는 학습과 학습 목표 성취를 위한 학습의 순서로 제시되었다.


며느리바위
나 촉규화
평상이 있는 국숫집
다 평상이 있는 구비 문학
국숫집

국숫집에 모인 사람들 한국
문학
한문 문학

기록 문학
2
다른 작품(또는 자료)과 연관 지어 살펴보거나 다른 작품에 적용해 본다.
이 시에서 느껴지는 한국인의 정서에 주목하여 아래 활동을 해 보자.
국문 문학
자료실 (1) 다음 시행을 참고할 때, ‘쯧쯧쯧쯧 쯧쯧쯧쯧’은 어떤 소리인지 말해 보자.

짝 활동
음성 상징어: 대상의 모양이
나 움직임, 소리 등을 흉내

모둠 활동
내어 나타낸 말을 뜻한다. •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
음성 상징어를 사용하면 대
상을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손이 손을 잡는 말 / 눈이 눈을 쓸어 주는 말
(2) (1)에서 과 의 작품이 한국 문학의 범위에 포함되는 까닭은 무엇인지 한국 문학의
있다. 한국어에는 음성 상징
개념과 관련지어 말해 보자.
어가 발달해 있어서 문학 작
품에서 표현 효과를 높이는
데에 많이 사용된다. (2) 짝과 의논하여 다음 질문에 답해 보자. 이를 바탕으로 하여 이 시에서 느낄 수 있는 한

짧거나 긴 글(작품)을 직접 창작해 본다.


국인의 정서가 무엇인지 말해 보자.
(3) 다음 기사와 관련하여 ‘재일 동포가 일본어로 쓴 작품도 한국 문학이라 할 수 있는
가?’를 주제로 하여 모둠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어 보자.
•12행 ‘마주 앉은 사람보다 먼저 더 서럽다’의 의미는 무엇일까? 자료실
2017년 9월 6일 수요일 연합뉴스
•3행의 ‘사람들’을 17행에서 ‘우리’로 바꾸어 표현한 까닭은 무엇일까? <화산도>: 재일 동포 작가인
김석범이 1948년에서 1949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자로 <화산도>를 쓴 재일 동포 작가 김석범
년까지 제주도의 혼란스러
운 현실을 일본어로 쓴 장편 (92)이 선정되었다. <중략> 김석범은 1925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태어났다. <까
•이 시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 소설이다. 우리말로 번역되 마귀의 죽음>(1957)은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최초의 소설이다. 1997년 완성
어 한국 독자들에게 널리 읽
한 <화산도>는 원고지 2만 2천 매 분량의 대작으로, 일본 평단에서 “20세기 최후
혔다.
를 장식하는 금자탑”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중략>

(3) (2)에서 파악한 한국인의 정서를 느껴 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그러한 정서가 어떤 의미


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말해 보자.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은 지난해 타계한 분단 문학의 거장 이호철(1932∼
2016) 작가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되었다.
- 《연합뉴스》(2017. 9. 6.)
배운 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
260 4. 한국 문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1 ) 한국 문학의 개념과 범위 261

•자료 더하기
보충·심화 자료이다.
감상의 뜰
윤동주의 삶과 문학

작품 설명과 관련 자료를 통해 작품을 폭넓게 이해한다. <쉽게 씌어진 시>는 육필 원고에 “一九四二.六.三.”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윤동주 시 가운데 가장 마지
막에 쓰인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때 윤동주는 도쿄 릿쿄(立敎)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윤동주가 교토의 도시샤(同志
社) 대학으로 옮겨 공부를 이어 가다 항일 운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된 것은 1943년 7월이었다. 이 시는 시인으
로서의 ‘나’가 ‘어둠’으로 상징되는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성찰한 것이다. 화자는 자신이 왜 고향과 친구들
을 떠나 먼 타국의 땅에 유학하고 있는지를 비 오는 밤 다다미 깔린 하숙방에 앉아 자문한다. 그는 자신을 하늘의 명
을 받아 시인이 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둠’의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시 쓰기와 삶에 대해 성찰하는 시인의 치열한 태도는 독자에게 저마다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간도 명동촌의 윤동주 생가
힘을 지니고 있다.

자료 창고 | ‌작가·작품과 관련하여 재미있고 유익한 자료를 살펴보며 문학적 교양


윤동주는 1917년에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1900년에 이곳으로 이주하였다.

자료 창고 시인 정지용이 쓴 <쉽게 씌어진 시> 소개 글 윤동주 시인의 육필 원고 <쉽게 씌어진 시>

을 쌓는다.
연희전문학교 시절의 벗 강처중이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쉽게 씌어진 시>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47년 2월 13일 《경향
신문》에서였는데, 여기에는 시와 함께 《경향신문》 주간이었던 시인 정지용이 쓴 짤막한 소개의 글이 실려 있다. 다음은 소개 글의
도시샤 대학 영문과 친
내용이다.
구들과 함께한 송별회 때
찍은 사진. 윤동주의 모습
간도 동촌 출생. 연희 문과 졸업. 경도 동지사 대학 영문학과
이 담긴 마지막 사진이다.
윤동주와 정병욱
재학 중 일본 헌병에게 잡히어 무조건하고 2개년 언도. 복강
연희전문학교 2년 후배인 정병욱은 시인에게서
형무소에서 복역 중 음학한 주사 한 대를 맞고 원통하고 아까
선물 받은 육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잘

엮어 읽을 작품 | 본문의 작가·작품과 관련하여 엮어 읽을 작품을 소개하였다.


운 나이 29세로 갔다. 일황 항복하던 해 2월 26일에 일제 최후 간직하였다가 해방 후 윤동주 시를 세상에 알렸다.
발악기에 ‘불령선인’이라는 명목으로 꽃과 같은 시인을 암살하
고 저이도 망했다. 시인 윤동주의 유골은 용정동 묘지에 묻히 해방 후 유고를 모아 출간된 《하늘과 바
고 그의 비통한 시 10여 편은 내게 있다. 지면이 있는 대로 연달아 발표하기에 윤 군보다도 내가 자랑스럽다. - 지용. 람과 별과 시》 초판본. 이후 여러 차례 증보
되었다.
동촌 명동촌을 가리킴. 경도 일본의 교토. 복강 일본의 후쿠오카. 음학(淫虐)하다 매우 잔학하다. 불령선인(不逞鮮人)
일제 강점기에, 불온하고 불량한 조선 사람이라는 뜻으로,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자기네 말을 따르지 않는 한국 사람을 이르던 말.
- 《경향신문》(1947. 2. 13.)

윤동주는 1943년에 고종사촌인 송몽규와 함께 구속되


엮어 읽을 작품 었다가, 다음 해 2년 형을 선고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
감되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절망 속에서 희망을 노래한 시 1945년(29세) 2월 18일에 “2월 16일 동주 사망, 시체 가
일본의 대학에 공부하러 가기 전에 지은 극한 상황에서도 피어나는 꽃을 보며 엄 지러 오라.”라는 전보가 고향 집에 도착했다. 곧이어 송몽 2016년 릿쿄대 예배당의 윤동주 추모
작품이다. 자신의 ‘이름’을 부끄러워하는 혹한 현실의 극복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 규도 감옥에서 숨을 거둔다. 윤동주의 유해는 북간도 룽징 행사 모습.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많은
<별 헤는 밤> <꽃> 에 묻혔다. 그의 비석에는 “시인윤동주지묘(詩人尹東柱之 사람이 윤동주의 삶과 문학을 기리고 있다.
순결한 청년의 자아 성찰과 사랑하는 존재 구를 노래한 시이다. 전반부에서는 자연 현
윤동주 이육사 墓)”라고 새겨져 있다.
들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중심에 놓여 상을 묘사하고, 후반부에서는 초월 의지를
있다. 노래하는 선경후정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46 1. 문학과 삶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47

소단원 정리와 점검

정리하기

자신이 읽은 작품을 하나씩 예로 들어 문학의 기능과 가치 세 가지를 짝에게 설명해 보자.


정리하기

이 단원에서 학습한 내용과 관련지어 ‘재구성’과 ‘창작’을 표제어로 삼아 각각 삼행시와 이행시를 짓고, 짝
소단원에서 학습한 내용을 떠올려 보고, 학습 목표를 달성했는지
과 비교해 보자.

점검한다.
문학의 기능과 가치


• ‌작품:
•‌ • ‌작품:
•‌ • ‌작품:
•‌ 창

• ‌관련된 문학의 기능과 가치
• • ‌관련된 문학의 기능과 가치
• • ‌관련된 문학의 기능과 가치
• 작

예 재미있으면 더 좋겠지. / 구성도 새롭게 해 볼까? / 성심성의껏 쓰면서 즐겨 보자.

점검하기
점검하기

이 단원의 학습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해 보자.


정리하기 | 학습 내용을 되짚어 보며 간단한 활동을 한다.
학습 요소 점검 내용 학습 이해도
이 단원의 학습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해 보자.

점검하기 | 학습 목표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 점검한다.


문학 작품의 •작품의 내용, 형식, 맥락, 매체 등 다양한 시각에서 문학 작품을 하 중 상
학습 요소 점검 내용 학습 이해도 재구성 재구성하였다.

•‌‌문학이‌인간의‌삶에‌어떻게‌이바지하는지‌이해하였다. 하 중 상
문학의‌ 문학 작품의 •일상적인 경험에서 가치를 발견하여 주체적인 관점에서 문학
하 중 상
인식적·윤리적· 창작 작품을 생산하였다.
미적‌기능 •‌‌문학의‌기능과‌가치에‌대한‌이해를‌바탕으로‌하여‌스스로‌문학‌
하 중 상
활동에‌적극적으로‌참여하였다.

자신의 학습 과정을 돌아보고,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자. 자신의 학습 과정을 돌아보고,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자.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 더 알아보고 싶은 점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 더 알아보고 싶은 점

(‌1‌)‌문학의‌기능과‌가치 39 (3) 문학 작품의 재구성과 창작 131

생활 속 문학 활동

대단원에서 배운 내용을 통합하여 문학의 생활화를 실천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친구에게 꼭 한번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는가?
책을 읽

자신 있게 대답할
도움말
‘책 광고’는 인쇄물,
젠테이션 자료, 영상물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
다. 책 광고를 만들
프레

수있
때에는

4 ‘책 대화’의 내용을

(1) 어떤 매체를 이용하여


바탕으로 하여 책 광고를

책을 광고할지 정해
만들어 보자.

보자.

문학책을 읽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일 년에 몇 권 정도의 남기는가? 여러분은 책의 중심 내용, 주제나
흠뻑 빠져 보자.

내용은 따로 기록으로
작품 읽기의 즐거움에
치, 추천하는 까닭
받거나 깨달은 등이 잘
고 나서 감동을 함께 하면서 문학 (2) 책 광고에 꼭 담고
활동을 친구들과 드러나도록 한다.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학기 한 권 읽기’ 이야기해 보자.
수 있나요? ‘한

활동은 이렇게 | 활동의 전개 과정과 순서를 살펴본다.


활동4 (3) (1)과 (2)를 바탕으로
활동3 하여 책 광고를 만들어
활동2 보자.
활동1 책 광고 만들어
활동은 책 대화 하기 발표하기
문학 작품 읽기
이렇게 함께 읽을 문학 (독서 일지 쓰기)
작품 선정하기 (4) 모둠에서 만든 책 광고를
발표해 보자.

필사하기 | ‌작품의 인상 깊은 부분을 직접 손 글씨로 적어 본다. 필사를 하면 글의


책을 선정하자.
모둠에서 함께 읽을
1 한 학기 동안 우리
문학 작품을 선정하자.
(1) 다음을 참고하여
이 단원에서 읽은 작품
가운데 인상 깊은 작품의

•주변에서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하는
도서 목록 가운데
문학 작품
눈길을 끄는 문학
작품 제목: 이 단원에서 읽은
한 부분을 정성껏 옮겨
적어 보자.

•우리 학교 권장

참맛을 더 깊이 느낄 수 있고, 글의 감동을 마음속에 더 오래 간직할 수


(교과서 쪽)
작품 글을 여러 번 곱씹으며
꼭 읽고 싶은 문학 자신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기회가 되면
글귀들에 집중해 보자.

(2) (1)의 활동을


바탕으로 하여 모둠별로 한
학기 동안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자.
제목:

있다.
작품
우리 모둠이 정한 문학 전체 쪽수
도움말 작가 출판사(발행 연도)
다른 책을 책 제목 쪽
모둠마다 각각
선정한다.

그것으로 정한 까닭
글을 여러 번 곱씹으며
자신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글귀들에 집중해 보자.

1. 문학과 삶 생활 속 문학 활동
66 69
이 교과서의
차례

1
문학과 삶 10
2
문학의 수용과 생산 70

(1) 문학의 기능과 가치  14 (1) 문학 작품의 구성 원리와 수용 74


❶ 봄눈 오는 밤  (황인숙)  16 ❶ 산유화   (김소월) 76
❷ 19세  (이순원)  21 ❷ 속미인곡   (정철) 82
❸ 풀 비린내에 대하여  (나희덕)  33 ❸ 유자소전   (이문구) 89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40 (2) 문학과 인접 분야, 문학과 매체 100


❶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42 ❶ 세일에서 건진 고흐의 별빛  (황동규) 102
❷ 보리타작  (정약용) 48 ❷ 뿌리 깊은 나무  (김영현·박상연) 107
❸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양귀자) 53 (3) 문학 작품의 재구성과 창작 120
● 풀꽃  (나태주) 122
생활 속 문학 활동 ● 아무도 모르라고  (성석제) 124
한 학기 한 권 읽기 66
생활 속 문학 활동
문학 작품을 활용하여 생활 소품 꾸미기 132

일러두기
1. ‌‘문학’이 추구하는 역량은 비판적·창의적 사고 역량, 자료·정보 활용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대인 관계 역량, 문화
향유 역량, 자기 성찰·계발 역량이다. 이 교과서는 문학 작품을 수용하고 생산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가운데 이
러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2. ‌이 교과서의 제재는 시대, 지역, 갈래, 작가, 주제 등의 측면에서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도록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3. 이 교과서에 수록된 제재와 사진·그림의 출처는 부록에 정리하였다.
4. ‌다른 사람의 글을 실을 때에는 가능한 한 원문을 살려 싣되 오늘날의 표기법에 맞게 교정하였으며, 분량이나 수준, 학습
목표 등을 고려하여 내용이나 표현을 고치기도 하였다.
3 4
한국 문학의 갈래와 흐름 136 한국 문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246
(1) 서정 갈래의 흐름 140
❶ 서경별곡  (작자 미상) 142
(1) 한국 문학의 개념과 범위 250
❷ 가 고인도 날 못 보고  (이황) 147
가 용소와 며느리바위  (작자 미상) 252
나 한숨아 셰 한숨아  (작자 미상) 148
나 촉규화  (최치원) 256
❸ 모닥불  (백석) 152
다 평상이 있는 국숫집  (문태준) 258
❹ 농무  (신경림) 156

(2) 한국 문학의 특성 264


(2) 서사 갈래의 흐름 162
❶ 흥보가  (작자 미상) 266
❶ 구운몽  (김만중) 164
❷ 가 묏버들 갈 것거  (홍랑) 278
❷ 만세전    (염상섭) 176
나 춘망사  (설도) 278
❸ 겨울 나들이    (박완서) 189
❸ 가 거산호·Ⅱ(김관식) 282
나 이니스프리 호수 섬  (W. B. 예이츠) 285
(3) 극 갈래의 흐름 202
❶ 봉산 탈춤  (작자 미상) 204
(3) 한국 문학의 확장과 발전 290
❷ 파수꾼  (이강백) 213
❶ 정선 아리랑  (작자 미상) 292
❷ 황진이  (홍석중) 297
(4) 교술 갈래의 흐름 226
❸ 다매체 시대의 한국 문학 308
❶ 일야구도하기  (박지원) 228
❷ 뒤지가 진적  (이희승) 235
생활 속 문학 활동
  우리가 만드는 사이버 문학관 315
생활 속 문학 활동
  우리 지역 문학 답사 242

부록
<속미인곡> (정철) 현대어 풀이 322
<서경별곡> (작자 미상) 현대어 풀이 323
<나는 기쁘다> (천양희) 전문 323
<봉산 탈춤>의 다른 과장 소개 324
지역별 문학 답사 지도 326
활동지 328
소단원 ‘정리하기’ 답안 330
■  자료 출처
- 제재 출처 331
- 사진·그림 출처 333
찾아보기 ※아래에서 표시한
‌ 것은 본문과 학습 활동 외에 참고 자료로 수록한 것임.

작가 찾아보기 신석정 288 천양희 308


신영복 226, 240 최경창 281
계랑 281 신유한 234 최영미 79
고정희 74 심훈 240 최치원 256
공선옥 64 충담사 262
공지영 64 안도현 154
굴원 87 양귀자 61, 64 하상욱 309
김관식 283, 288 염상섭 185, 188 한흑구 52
김기택 38 유하 106 함민복 19
김남천 240 윤동주 43, 46, 47 홍랑 278
김동인 240 윤선도 284 홍석중 304
김만중 88, 172, 175 이강백 220, 224 황동규 102, 106
김석범 261 이규보 37 황석영 160
김소월 77, 80, 81 이근삼 224 황인숙 17, 20
김소진 32 이문구 95, 98
김시습 175 이백 281 W. B. 예이츠 285
김영현 114 이범선 200
김용택 38 이순원 29, 32
김학철 307 이시영 98
이용악 155
나태주 122 이육사 46
나희덕 35, 38 이이 151
남대현 307 이정명 107, 116, 117
노리타케 가즈오 155 이태준 64, 188
이황 147
문태준 258 이희승 237, 240
임철우 130
박노해 64 작품 찾아보기
박덕규 130 장정일 130
박상연 114 장진 118 19세 21
박성우 310 정서 88
박완서 197, 200 정약용 48, 52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240
박재삼 276 정지상 146 강릉 가는 옛길 32
박지원 231, 234 정지용 20 거산호·Ⅰ 288
백석 152, 155 정철 84, 87 거산호·Ⅱ 282
정현종 130 걱정 마 310
서정주 80 정희성 159 겨울 나들이 189
설도 278 조위 88 결혼 224
성석제 98, 124 조정래 118 고백 - 편지·6 74
신경림 157, 160 고산구곡가 151
신경숙 64 채만식 276 고인도 날 못 보고 147
공무도하가 144 사씨남정기 175 조신 설화 174
공산토월 98 사이 130
광문자전 234 사친시 175 찬기파랑가 262
구운몽 164 사평역 130 창 내고쟈 창 내고쟈 151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288 사할린 본조 아리랑 296 청춘송가 307
그리운 건 309 산유화 76 초혼 80
길모퉁이에서 만난 사람 64 산중문답 281 촉규화 256
꼭두각시놀음 212 삼남에 내리는 눈 106 최후의 분대장 307
꽃 46 삼수갑산 81 춘망사 278
삼포 가는 길 160 춘설 20
나는 기쁘다 308 상항(桑港) 아리랑 296
농무 156 서경별곡 142 탐진촌요 52
눈 감아라 눈 감아라 38 서포만필 88 태평천하 276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 32 선운사에서 79 태형 240
섬 130
달밤 64 세일에서 건진 고흐의 별빛 102 파〔葱〕 155
대장경 118 소나기는 그쳤나요? 118 파수꾼 213
동동 146 속미인곡 82 파장 160
동천 80 송인 146 패강랭 188
뒤지가 진적 235 쉽게 씌어진 시 42 평상이 있는 국숫집 258
딸깍발이 240 슬견설 37 풀꽃 122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38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130 아기장수 설화 262 풀 비린내에 대하여 33
아들과 함께 걷는 길 32
만분가 88 아리랑가 296 하회 별신굿 탈놀이 212
만세전 176 아무도 모르라고 124 한솥밥 226
만흥 284 암야 188 한숨아 셰 한숨아 148
모닥불(백석) 152 여우난골족 155 해산 바가지 200
모닥불(안도현) 154 연변 아리랑 296 해유록 234
묏버들 갈 것거 278 열하일기 234 헌화가 140
물! 240 오발탄 200 화산도 261
옥중에서 보낸 편지 - 어머님께 240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98
바리공주 262 옹헤야 52 황진이 297
반 통의 물 38 용궁부연록 175 흥보가 266
밤의 카페에서 106 용소와 며느리바위 252 흥부 부부상 276
번방곡 281 원고지 224
별 헤는 밤 46 유자소전 89
보리 52 유재필 씨 98
보리타작 48 이니스프리 호수 섬 285
봄꽃 19 이소 87
봄눈 오는 밤 16 이화우 흣릴 제 281
봄눈 온다 20 일야구도하기 228
봉산 탈춤 204, 324, 325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53 저문 강에 삽을 씻고 159
뿌리 깊은 나무(드라마 대본) 107 전라도 가시내 155
뿌리 깊은 나무(소설) 116, 117 정과정 88
정석가 145
사미인곡 87 정선 아리랑 292
대단원의 구성과 성취 기준

소단원명 해당 성취 기준 연관 성취 기준

[9국05-01] 문학은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소통 활동임을 알고 문학


[12문학 01-01] 문학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활동을 한다.
(1) ‌문학의 기능과 가치 돕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며, 정서적·미적으
[10국05-01] 문학 작품은 구성 요소들과 전체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구조
로 삶을 고양함을 이해한다.
물임을 이해하고 문학 활동을 한다.

[12문학 04-01] 문학을 통하여 자아를 성찰하고 타


자를 이해하며 상호 소통하는 태도를 지닌다. [9국05-10] 인간의 성장을 다룬 작품을 읽으며 삶을 성찰하는 태도를 지닌다.
(2) 자아
‌ 성찰과
[12문학 04-02] 문학 활동을 생활화하여 인간다운 [10국05-05] 주체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하며 문학을 생활화하는
타자 이해
삶을 가꾸고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태 태도를 지닌다.
도를 지닌다.
문학과 삶
1
(1) 문학의 기능과 가치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윤동주

정약용
단원 설정의 이유
이 단원은 문학이 우리 삶에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알게 하고 자발적으로 문학의 생활
화를 실천하는 태도를 길러 주기 위하여 설정하였다. 문학의 기능과 가치를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문학 활동을 실천함으로써 자기를 성찰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성숙한 인격체로 성장
할 수 있다는 점, 더 나아가 공동체 구성원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상호 존중과 유대감을 높
이고 상생과 공존의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문학이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데
중점을 둔 단원이다. 첫 단원으로서 문학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태도를 갖게 할 수 있다.

학습 목표
(1)
문학의
1. 문학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며, 정서 기능과
적·미적으로 삶을 고양함을 이해한다. 가치

2. 문학을 통하여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하며 상호 소통하려는 태도


를 지닌다. (2)
자아 성찰과
3. 문학 활동을 생활화하여 인간다운 삶을 가꾸고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이 타자 이해
바지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이 단원에서는

문학을 재미를 얻기 위한 읽을거리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문학은 실용적이지 않으므로 우리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문학에 대한 오해
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문학을 통해 우리는 인간과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삶의
의미를 살펴 깨달을 수 있으며, 정서적·미적으로 풍부한 내면을
일굴 수 있다. 우리는 또 다양한 인간의 삶을 그리고 있는 문학을
통해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바람직하게 가
꿀 수 있고, 모두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이바
지하려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이 단원에서는 문학의 기능과 가치, 문학을 통한 자아 성찰과 타
자 이해 등을 살펴 문학이 우리 삶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아본
다. 문학의 이러한 기능과 가치를 잘 알고 문학을 생활화하려는 태
도를 기르자.

12 1. 문학과 삶
<단원 한눈에 단원별 차시별
단원 한눈에 보기 보기> 영상 수업 지도안 수업 지도안

❶ 봄눈 오는 밤(황인숙)
(1) 문학의 기능과 가치 ❷ 19세(이순원)
❸ 풀 비린내에 대하여(나희덕)

❶ 쉽게 씌어진 시(윤동주)
(2) 자아 성찰과
❷ 보리타작(정약용)
타자 이해
❸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양귀자)

생활 속 문학 활동 한 학기 한 권 읽기

<단원 한눈에
보기> 정리

들어가기 전에
활동 안내
활동 안내 학습자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이 단원을 학습하면서 그 질
인상 깊었던 문학 작품의 독서 경험을 떠올려 보고, 이를 문학 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도록 하기 위한 활동이다. 이를 통해
의 기능과 가치를 파악하는 데 밑바탕으로 삼기 위한 활동이다.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도록 지도한다.

•‌지금까지 읽은 문학 작품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이 단원에서 특히 흥미를 느끼는 것이나 알고


작품은 무엇인지 그 까닭을 들어 말해 보자. 싶은 것을 질문 형식으로 써 보자.
예시 답안|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 달밤에 하얀 메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풍경이 아름답게 묘사되고, 주
예시 답안|•문학이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것은
인공인 허 생원과 갈등을 빚던 동이가 허 생원의 아들이라
어떤 의미일까? 그러한 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는 것이 암시되며 이야기가 끝남으로써 깊은 여운을 남기
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라는 제목이 참 흥미
•‌문학 작품을 읽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거나 다 롭다. 누가, 왜 가리봉동에 가야 하는 것일까? 왜 하필 비
오는 날에 가야 한다는 것일까?
른 이를 이해하게 된 경험이 있는가?
예시 답안|
•하종오의 시 〈동승〉을 읽고 나도 평소에 마주하게 되는
외국인을 있는 그대로 대하지 못하고 호기심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았는지를 성찰하였다.
•윤오영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을 읽고 시대가 변하면  ‌활동 안내
서 자신의 일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음에도 이를
문학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한
꿋꿋하게 지켜 계속해 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짐작하게
경험을 상기하여 문학의 본질에 접근하는 활동이다.
되었다.
단원의 길잡이 13
(1) 문학의 기능과 가치
• 문학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며, 정서적·미적으로 삶을 고양함을 이해
한다.

활동 안내
학습자의 배경지식과 경험을 활성화하여 동기를 유발하기 위한 활동이다. ‘문학 활동을 하면 좋은
점’은 결국 문학의 가치와 연결된다.
생각 열기 ⊙ ‌문학 활동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말해 보자.
예시 답안|•직접 겪어 보지 못한 세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지도상의 유의점
•상상 속의 일을 구체화하여 표현함으로써 무한한 세계를 그릴 수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문학 작품을 수용·
생산하는 활동을 통해
느꼈던 바를 자유롭게
말하게 한다. 문학 활동
을 통한 긍정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문학의
인식적, 윤리적, 미적 상상력을 키워 줘.
기능과 가치에 대해 자 다른 사람의 생각과
연스럽게 이해하게 할 삶을 이해하는 데
수 있다.
도움이 돼.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게 해 주지.

14 1. 문학과 삶
앎 의 마당 문학은 우리 삶에 어떤 가치가 있는가?

문학이 삶에 미치는 영향 문학은 언어를 매개로 한 예술로서 다양한 기능과 가치를 지닌다. 문학을 통해 독자
문학 - 언어를 매개로 한 예술
는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고,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지닐 수 있
인간과 으며, 자신의 내면을 아름답고 풍부하게 가꿀 수 있다. 고전 소설 <춘향전>을 통해 이
바람직한 내면을
세계에
삶의 아름답고
대해 깊고
태도를 풍부하게
5 러한 문학의 기능과 가치를 살펴보자.
넓게
기르게 가꾸게
이해하게
함. 함.
함.
문학의 인식적 기능과 가치
문학의 다양한 기능과 가치
•인식적 기능과 가치 <춘향전>의 주인공인 성춘향은 변학도의 폭력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워 자신의 사
-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도
움. 랑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인물이다. 우리는 그녀를 통해 인간이
- ‌공동체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움. 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온몸을 던질 수도 있는 고귀하고 강한 존재라는 것
•윤리적 기능과 가치 문학을 통한 ‘인간’의 새로운 이해
- ‌독자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깨
10 을 알 수 있다. 한편 그녀와 이몽룡의 사랑은 여러 가지 장애에 막히고 눌려 우여곡절
닫게 함.
- ‌독자의 윤리적 성찰을 이끌어
을 겪는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 세계가 인간을 억압하는 폭력적인 속성도 지니고 있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변화시키
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문학은 독자를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새롭게 이해
도록 도움.
문학을 통한 ‘세계’의 새로운 이해 문학의 인식적 기능과 가치
•미적 기능과 가치 하도록 이끈다.
- ‌삶을 정서적, 미적으로 고양할
수 있도록 함.
- ‌문학 활동을 통해 아름다움과
쾌감을 느낌. 문학의 윤리적 기능과 가치
<춘향전>에 나타난 문학의 기능과
가치
15 성춘향과 이몽룡은 온갖 어려움을 뚫고 사랑의 약속을 지켜 낸다. 이런 두 사람을

•‌성춘향을 통해 인간이 통해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함으로써 삶의 태도를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중한 것을 위해 삶의
태도를 선택하는 존재 또 성춘향을 억압하는 변학도의 언행을 보고, 자기 내부에 약자를 괴롭히는 마음이
인식적
라는 것을 알게 됨.
기능과
•‌성춘향과 이몽룡이 겪 들어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악행을 일삼는 변학도가 결국
가치
는 우여곡절을 통해 이
세계의 폭력적인 속성
에는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통해 권선징악의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문학
을 알게 됨.
20 은 독자를 윤리적 성찰로 이끈다.
•‌온갖 어려움을 뚫고 사 문학의 윤리적 기능과 가치
랑을 지켜낸 인물을 보
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
윤리적
수 있음. 문학의 미적 기능과 가치
기능과
•‌악행을 일삼은 변학도
가치
의 결말을 통해 권선징
악의 교훈을 얻을 수 <춘향전>에는 아름다운 장면이 자주 나온다. 대표적인 것은 이몽룡과 성춘향이 처
있음.
음 만나는 어느 초여름 날의 광한루와 그 근처 풍경이다. 작품에서는 녹음이 짙어 꽃
광한루와 그 근처 풍
미적
경을 아름답게 묘사한 것 을 이기는 때인 초여름 광한루와 그 근처 풍경을 매우 아름답게 묘사하였다. 그 아름
기능과
을 통해 미적 쾌감이 솟
가치
고 정서가 풍부해짐. 25 다움은 독자의 마음에 미적 쾌감을 솟게 하고 독자의 정서를 풍부하게 한다.
문학의 미적 기능과 가치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15
활동 안내
이 단원의 학습 목표인 문학의 미적 기능에 대한 이해와 관련하여 학생들의 경험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학습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는 활동이다.
제재 읽기 전에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봄날의 정경은 무엇인지 말해 보자.
➊ 다음은 화자가 봄밤에 눈을 맞고 서 있는 나무를 보며 느낀 것을 표현한 시이다. 시에 담긴 아름다움을
살피며 감상해 보자.
예시 답안|•봄날에는 흐드러지게 핀 봄꽃이 가장 아름다워. 특히 늘어진 가지에 노란 꽃을 피운 개나리를 보면 꽃의
폭포라는 말이 생각나.
•연두색으로 돋아나는 새순이 가장 아름다워 보여. 여리지만 겨울을 이겨 낸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해.

‌해제 이 시는 봄날에 내리는 눈과 그 눈을 맞고 서 있는 나무의

봄눈 오는 밤 모습을 다양한 표현 방법을 사용하여 감각적으로 그리고 있다.


황인숙
제재 개관 시간적 배경

갈래 자유시, 서정시
① 의인법,
‌ 중의법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사용
성격 심미적, 감각적, 서정적 하여 대상을 묘사함.
특징
제재 봄날에 눈을 맞고 서 있는 나무 ② ‌시각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사용하여
주제 봄눈을 맞는 나무의 아름다움 대상을 묘사함.

낭송 듣기
1연 길 건너 숲속,
봄눈 맞는 나무들.- 제재
‌
시간적 배경 ‘밤’ 계절적 배경: 초봄
시적 화자가 설정한 시간적 배 마른풀들이 가볍게 눈을 떠받쳐 들어
경인 ‘밤’은 시의 고즈넉한 분위기 : 나무
‌ 아래에 눈이 쌓여 있지만,
를 더욱 고조하고, 하얀 눈과 대 발치가 하얗다. 풀들을 완전히 뒤덮을 정도로 많이 ▶ 1연: 숲속에서 봄눈을 맞고 서 있는 나무들
비되어 눈을 맞는 나무의 아름다 내리지는 않았음을 나타냄.
움을 부각하는 역할을 한다.

2연 나무들은 눈을 감고 있을 것이다.
너의 예쁜 감은 눈. → 중의적 표현: ①
‌ 나무가 봄눈에 덮여 있어, 눈〔目〕을 감은 상태
② 봄을 맞아 싹〔芽〕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
너, 아니?
사람을 부르듯 대상(나무)을 부름으로써 주의를 환기함.(돈호법)
네 감은 눈이 얼마나 예쁜지. ▶ 2연: 나무의 예쁜 감은 눈에 대한 예찬
: ‌① 나무를 ‘너(네)’라고 지칭하며 의인화함.
② 구체적 청자를 설정하여 말을 건네고 있음.

3연 눈송이들이 줄달음쳐 온다.


눈송이들이 나무 위로 내리는 모습(의인법)
네 감은 눈에 입 맞추려고.
나라도 그럴 것이다!
화자의 공감 표현
오, 네 예쁜, 감은 눈,
‌발치 사물의 꼬리나 아래
쪽이 되는 끝부분.
에 퍼붓는 봄눈! ▶ 3연: 나무의 감은 눈에 입 맞추려는 눈송이들에 대한 공감
: ‌쉼표 사용과 행갈이, 영탄법을 통해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눈’에 대한 감탄을 드러내고 있음.
제재 정리

‌이 시의 의미 구조

봄눈(눈송이)
시적 관찰, 공감 입 맞춤하려
화자 퍼부음.
미적 감흥
나무들의 ‘감은 눈’

16 1. 문학과 삶
‌이 시에 나타난 ‘눈’의 의미

•계절적 배경(초봄)을 드러내는 소재


눈〔雪〕 •‌나무의 ‘눈’에 입맞춤함으로써 그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을 드러내고 있는 존재

나무가 눈에 덮여 있
눈 눈〔目〕
는 모습의 아름다움
시적 화자가 ‘예쁘
다’라고 표현하며 감탄
하는 대상 겨울을 이겨 내고 새
눈〔芽〕 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눈(싹)’의 아름다움

‌이 시에 사용된 표현 기법

시구 표현 내용 표현 방법
나무들은 눈을 감고 있을 것이다.
‘나무’를 ‘너(네)’라고 표현하는 한
너의 예쁜 감은 눈.
5~8행 편 눈을 감고 있다고 표현함으로써
너, 아니?
의인화함. 의인법
네 감은 눈이 얼마나 예쁜지.
눈송이들이 줄달음쳐 온다. 눈이 나무 위로 퍼붓는 모습을 의
9~10행
네 감은 눈에 입 맞추려고. 인화함.
나무의 눈〔目〕과 눈〔芽〕을 모두 의
6행 너의 예쁜 감은 눈. 중의법
미함.
대상을 부름으로써 주의를 환기
7행 너, 아니? 돈호법
시킴.
나라도 그럴 것이다!
나무의 ‘눈’과, 퍼붓는 봄눈에 대한
11~13행 오, 네 예쁜, 감은 눈, 영탄법
감탄을 드러냄.
에 퍼붓는 봄눈!

황인숙 (1958~ )
시인. 대상에 대한 순수한 몰입의 즐거움을 경쾌하게 표현하는 시를 많이 썼다. 저서에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등이 있다.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17
활동 안내 1
시의 내용을 이해하였는지 확인하는 활동이다. 시적 상황을 이해한 후 각 연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
한다. 화자가 관찰한 것과 상상한 것을 나누어 봄으로써 시의 내용을 이해하도록 이끈다.

1 이 시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정리해 보자.


예시 답안|

화자가 실제로 본 풍경 화자가 상상한 내용

지도 방법
① 시를
‌ 읽으며 각 연의 중심 1연 2연 3연
내용을 파악하도록 한다.
봄눈 오는 밤, 길 건너 눈송이들이 나무들의 감
② ‌각 연의 내용이 시적 화자 나무들이 예쁘게 눈을
숲속에서 나무들이 눈을 맞 은 눈에 감탄하며 입 맞추
가 관찰한 것인지 상상한 감고 있다.
고 있다. 려 퍼붓는다.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③ ‌시적 화자가 상상한 시적
활동 안내 2
대상의 모습을 파악하게
한다. 화자가 대상을 바라보는 심미적 태도와 그것이 작품에 드러나는 방식에 대해 이해하는 활동이다. 대상을 아름답
다고 느끼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학적인 장치로 표현하는 것이 문학의 기능임을 이해한다.
도움말
<봄눈 오는 밤>에서 화자
2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와 표현 방식을 알아보자.

가 주목하고 있는 대상은 (1) 짝과 의논하여 다음 물음들에 답해 보자. 이를 바탕으로 하여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가
‘봄눈’과 ‘(나무의) 감은 눈’ 어떠한지 말해 보자.
이다.

예시 답안| •2연과 3연의 ‘감은 눈’은 무엇을 뜻할까?


- 나무가
‌ 봄밤에 눈을 맞으며 고즈
넉하게 서 있는 모습을 눈〔目〕을
감고 있다고 의인화한 표현이다. •화자는 왜 ‘감은 눈’이 예쁘다고 표현하였을까?
- ‌겨울 동안 나무속에 고이 길러
오다 봄을 맞아 곧 터트릴 준비
•‘눈송이들’이 ‘감은 눈’에 입 맞추려고 한다고 표현한 까닭은 무엇일까?
를 하고 있는 새싹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예시 답안| 화자가 그랬던 것처럼 ‘눈송이들’도 나무들의 감은 눈에 감탄하고 그것을 예찬할 것이라
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시 답안|
- ‌고요하게 서 있는 나무의 모습이
■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
명상을 하거나 깊은 생각에 잠겨 예시 답안| 나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그 아름다움과 생명력에 감탄한다.
있는 것 같아서 아름다웠기 때문
이다.
- ‌파릇파릇한 새싹을 품고 있는 생
명력이 감탄스러웠기 때문이다.
(2) ‌이 시에서 대상의 아름다움을 부각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 방법을 모두 찾아보자.
예시 답안| 의인법, 중의법, 돈호법, 영탄법 (교사용 교과서 17쪽 ‘이 시에 사용된 표현 기법’ 참고)

나무를 사람처럼
표현해서 사랑스럽고
친근한 느낌을 줘.

지도 방법
① 각자
‌ 아름답다고 생각하
는 구절과 그 이유를 생
각해 보게 한다.
② ‌아름다움을 느낀 이유를
활동 안내 3
생각할 때에는 시에 표현 아름다움을 느끼는 부분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이 상대적으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할 수 있는
된 대상이나 장면에서 아 것임을 이해하는 활동이다. 이 활동을 통해 문학의 아름다움이란 대상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이기도 하고 표현의
름다움을 느낀 것인지, 시 아름다움이기도 함을 이해할 수 있다.

3
의 표현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것인지 구분해 보게 이 시를 감상하면서 특별히 아름답다고 느낀 구절을 찾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한다.
모둠원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자.
③ ‌모둠원들과 이야기를 나
예시 답안|•‘봄눈 맞는 나무들.’: 봄밤에 눈을 맞고 서 있는 나무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다워.
누며 아름다움을 느낀 부
•‘나무들은 눈을 감고 있을 것이다.’: 나무들이 눈을 감고 서 있는 장면을 떠올리니까 참 아름다워.
분을 서로 비교해 보게
•‌‘눈송이들이 줄달음쳐 온다. / 네 감은 눈에 입 맞추려고.’: 눈송이들이 나무의 감은 눈에 입맞춤한다는 상상이
한다.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져.
18 1. 문학과 삶 •‌‘나무들은 … / 너의 … / 너, 아니? / 네 감은 눈이…’: 2연은 각 행이 모두 ‘ㄴ’으로 시작하는 두운이 나타나 있
어. 운율이 잘 느껴지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이 느낌이 내용과 잘 어우러지고 있어.
•‘너의 예쁜 감은 눈.’: 좋아하는 사람이 눈을 감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 떠올랐어.
연결

활동 안내 4
문학의 심미적 가치를 다
4 다음은 ‘봄꽃’을 소재로 한 시이다. 봄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알아보자.

른 작품을 통해 이해하는 활
동이다. 세상의 다양한 존재
에 대해 심미적 태도를 가질 봄꽃 _ 함민복 낭송 듣기
수 있는데, 그러한 심미적 태
도를 언어를 통해 소통하는 제재 개관
것이 문학임을 이해한다. 또
갈래 자유시, 서정시
한 문학을 통한 미의 향유로 꽃에게로 다가가면
주제 아름다운 봄꽃의 힘
정서를 고양할 수 있음을 이
해하는 활동이다. 부드러움에 이 시는 봄꽃의 부드러움이 가진 힘을 노래하고
있다. 봄꽃은 부드럽고 연약해 보이지만, 사람들의
지도 방법
찔려 해제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꽃침’
① ‘꽃침’이라는
‌ 역설적인 비 이라는 역설적인 비유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유를 통해 내용을 이해하
게 한다.
삐거나 부은 마음
② ‌주위에서 역설적인 비유 금세
를 느끼게 하는 사물을
찾아보게 한다.
③ ‌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환해지고
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말
하게 한다. 선해지니
④ ‌그 아름다운 대상을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하게 한다.
봄엔
참고 자료 아무
함민복(1962~ ) 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
시인. 초기 시에는 현 《말랑말랑한 힘》
대 문명과 자본주의에 대
한 비판이 두드러졌는데,
이후에는 환경에 대한 애
정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1) ‌이 시에서 ‘꽃’을 ‘침’에 빗대어 표현한 까닭이 무엇일지 시의 내용과 관련지어 말해 보자.
시를 많이 썼다. 시집으로
예시 답안| 꽃을 사람을 찔러 몸의 상처를 치료하는 침에 비유한 것은, 꽃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게 하
《자본주의의 약속》, 《말
고 선하게 하여 삐거나 부은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꽃’을 ‘침’에 비유함으로
랑말랑한 힘》 등이 있다.
써 부드러운 것, 아름다운 것이 가진 힘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추가 예시 답안|
〈해와 바람〉이라는 이솝 우화의
따듯한 햇볕이 ‘꽃침’과 같은 의미 (2) ‌ 자신의 주변에서 이 시의 ‘꽃침’과 같은 의미를 지닌 대상을 찾아 그것에 관해 짝과
인 것 같아.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 함께 이야기해 보자.
는 바람과의 시합에서 따듯한 햇볕
이 이김으로써 부드러운 것이 더 강 예시 답안| ‘시’가 ‘꽃침’과 같은 의미를 지닌 것 같아. 시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해 주기도 하고, 세상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내용으로 잘못을 지적하고 고칠 것을 역설하기도 하는 면이
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주잖아.
있어서 ‘꽃침’과 유사한 것 같아.
도움말
표현
문학의 아름다움은 내용
뿐만 아니라 표현에서도 느
(3) ‌<봄눈 오는 밤>과 <봄꽃>처럼 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대상을 하나 정하여 그것을
낄 수 있다. 이를 고려하여 인상 깊은 시구로 표현해 보자.
예시 답안|
시구를 지어 보자.
예 •대상: 봄 햇살 •내가 만든 시구 :
•대상 : 봄비
•‌특징: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 봄비는 잠꾸러기 새싹을 깨우는 자명종.
을 준다. 따르릉 따르릉 내린다.
•‌시구: 엄마의 웃음처럼 환하 •특징 : 겨우내 잠들어 있던 봄의 새싹을 깨운다.
게 피어난 봄 햇살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19
<봄눈 오는 밤>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을 느끼는 섬세한 마음을 표현한 시이다. 1연에서는 눈 내리
는 풍경을 묘사하였고, 2연에서는 나무들이 ‘눈을 감고 있을 것’이라 상상하였으며, 3연에서는 그 ‘감은 눈에 입 맞
추려고’ 눈이 줄달음쳐 온다고 상상하며 자신도 눈처럼 그러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었다. ‘감은 눈’의 ‘눈’은 의인화
봄의 생명력에 대한 감탄과 예찬
된 나무의 눈〔目〕으로 볼 수도 있고, ‘새로 막 터져 돋아나려는 초목의 싹’을 뜻하는 눈〔芽〕으로 볼 수도 있다. ‘감은
눈’이라는 시구는, 앞의 경우라면 나무가 봄눈에 덮여 있는 모습을, 뒤의 경우라면 나무의 눈〔芽〕이 봄을 맞아 막 싹
트려고 하는 상황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제재 정리
제재
형성 평가

자료 창고 시인이어서 다행이다

황인숙 시인은 한 인터뷰에서 “내가 시인이어서 참 다행이구나, 하고 느끼신 적은 없으세요?”라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
하였다.

황인숙:‌‌글쎄,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내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내게 어떤 미적인 태도를 갖


게 해 준 측면이 있달까. 내가 이제는 젊다고 볼 수 없고, 사회적으로 대우를 받는 전문
직을 가진 적도 없지만, 시인이라는 것이 내겐 젊지 않은 시간도 견디게 해 주는 직업
같기도 해.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에는 순수한 기쁨 같은 걸 느끼면
서 사는 사람들이 적은 것 같아, 그러니까 정원을 가꾸는 기쁨이라거나 이런 거 말이야.
아마도 내게 시는 그런 것 같아,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는 거.
- 김도언, 《세속 도시의 시인들》에서

엮어 읽을 작품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봄눈을 소재로 한 작품


나무를 겨울잠에서 깨운 것이 지금은 녹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계절, 봄눈 내린
아 없어져 보이지 않는 봄눈일 수도 있음 다음 날 아침의 풍경과 느낌을 읊은 시이
<봄눈 온다> <춘설>
을 들어, 지금 눈앞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 다. 얼음을 녹이고 뭇 생명을 살아 움직이
황인숙 정지용
가 자신을 깨운 존재일 수도 있음을 말하 게 만드는 봄의 기운이 추위 속에 깃들어
는 시이다. 있음을 여러 감각을 통해 표현하였다.

작품 보기 작품 보기

20 1. 문학과 삶
활동 안내
학생들이 경험을 떠올려 보며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소설 주인공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는지 점검해
보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학습 흥미를 유발하고 소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제재 읽기 전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그 까닭은 무엇인가?


➋ 다음은 한 소년이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깨달음의 내용에
주목하여 감상해 보자.
예시 답안|•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꼭 어른들은 어른이 된 다음에 하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없다. 어른이 되면 여러 면에서 책임질 일이 많아지고 생계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세 작품 줄거리
영상
‌해제 소설의 주인공 ‘나(정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일을 시작하지만, 그것으로 채워지지
이순원
작가 소개
영상

않는 어떤 것이 삶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농사일을 그만두고 학업을 이어 나간다. 이러한 내용을 어른이 된 서술자
가 회고의 형식으로 서술한 작품이다.
제재 개관

현대 소설, 장편
갈래
소설, 성장 소설
5 1 앞부분의 줄거리
자전적, 고백적,
성격
나(정수)는 공부를 잘하는 형을 둔, 가난한 농가의 둘째 아들이다. 잘난 형에 대한 열등감, 성적 호 회고적

기심, 대관령 너머의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한 나는 부모님 몰래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대 •‌시간: 주인공의 13
세~19세(교과서
관령의 넓은 채소밭을 본 뒤 그곳에서 고랭지 채소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한다. 빨리 돈을 벌어 농사 수록 부분은 17세
배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고에 진학한 나는 주산을 잘하지 못해 학교생활에 ~19세에 해당함.)
•‌공간: 강원도 강
10 적응하지 못한다. 방학 한 달 동안 대관령에서 농사를 거들면서 농사일에 대한 확신을 하게 된 나는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를 짓고 싶어 함. - ‘나’와 아버지 사이의 갈등 원인 릉과 대관령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느니 학교를 그만두고 하루빨리 농사를 짓겠다고 선언한다.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 1 : 여러 일을 겪으며 성장한 ‘나’는 고1 때의 겨울,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일을 하겠다는 뜻을 표현함.
한 소년의 꿈과
주제
방황을 통한 성장
2 그러는 사이 내일같이 개학이 다가왔다. 그날 저녁 나는 먼저 아버지가 있는 사 ①한‌ 인물의 성장
과정을 그림.
잇사랑으로 나가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특징 ② ‌사 건 의 진 행 이
순차적인 구성을
“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따름.

※ ‘글의
‌ 구성’은 교사용 교과
15 “무슨 얘긴데.”
서 22쪽 참고
“저, 이제 학교 안 다녀요.”
“안 다니면?” 참고 자료 대관령
대관령은 강원도 강릉
아버지는 애써 화를 참으며 물었다. 시 성산면과 평창군 대관
령면 횡계리 사이에 있는
“앞으로는 절대 속을 썩이지 않을 테니 저를 대관령으로 보내 주세요.” 고개이다. 내륙 고원지대
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온
20 “대관령엔 왜? 또 남의 집 종살이를 하고 싶어서?” 의 교차가 심한 대륙성 기
‘나’가 겨울 방학 동안 가출하여 대관령의 하숙집에서 일했던 상황을 가리킴. - 아버지의 부정적 반응이 나타남. 후를 나타내며, 같은 위도
“아뇨, 거기 가서 농사를 짓고 싶어요. 저 자신 있어요, 아버지.” 의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나’의 결심 낮고 여름이 짧다. 지형적
“이봐라, 정수야.” 인 조건으로 인해 고랭지
농업이 발달하였다.
“예.”
“니 올해 나이가 몇이나?” 아버지가 ‘나’에게 나이
를 묻는 의도는 무엇인가?
25 “열일곱 살요.” 예시 답안| ‘나’가 아직 청소
년 시기에 있으며, 그 나이에
“그러면 그건 스무 살이 넘어서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나중에라도.” 만 할 수 있는 것, 그 나이에
아버지는 ‘나’에게 자신의 나이(청소년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이 있음을 일깨우려 함.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
음을 일깨우기 위한 의도이다.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21
글의 구성
여러 일을 겪으며 성장한 ‘나’는 고1 때의 겨울, 학교를 그만두고
1 13~16세
‌
등장인물 소개 농사일을 하겠다는 뜻을 표현함.

자신의 생각을 반드시 관철시키고자 함. 고집이 세고 주 17세 ‘나’는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일을 하겠다는 것에 반대하는 아버지
나(이정수) 2
관이 뚜렷함. (2학년 개학 와 갈등함.
3 전후) 아버지는 두 가지 조건을 걸고 ‘나’가 농사를 짓도록 허락함.
아버지 농사꾼. ‘나’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도록 도와 줌. 교과서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 ‘나’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수록 4 17세 3월 ‘나’는 승태를 비롯한 친구들과 협력하여 고랭지 배추 농사를 준비함.
형 부분
존재 5 ~18세 ‘나’는 운 좋게 풍작을 거두어 큰돈을 벌고, 어른이 된 듯이 행동함.
‘나’의 절친한 친구. ‘나’가 하고자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18세
승태 6 ‘나’는 자신의 행동이 어른 노릇이 아니라 어른놀이였음을 깨달음.
지지해 줌. 추수 무렵
승희 누나 승태의 누나. ‘나’의 첫사랑 7 19세 ‘나’는 두 살 아래 후배들의 동급생이 되어 학교로 돌아감.

“저는 빨리 하고 싶어요. 한 해라도 빨리요.”


예시 답안| 부모님께서 내 “그런 거 빨리 해서 뭘 할 건데?”
가 좋아하는 게임을 하지 못
하게 하셔서 크게 갈등을 겪 “돈 벌려구요. 공부도 취미가 없고 하니까.”
은 적이 있다. 학업 스트레스
를 풀려고 게임을 많이 했는
‌“글쎄, 그런 건 학교를 졸업하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라니까. 그렇게 해도
데, 부모임이 게임은 나중에
대학에 간 뒤에 마음대로 하
늦지 않고. 그러니까 다시 학교로 가. 내일 개학이고 하니까.” 5
라고 하시며 게임하는 것을
반대하셨다. 부모님께 내 상
‌“저 이제 정말 학교 안 다녀요. 그러면 또 집 나가고 말 거라구요. 이번엔 아주
황과 스트레스를 이해받지
‘나’는 이전에 가출을 한 경험이 있음을 알 수 있음.
못하는 것 같아 서운하고 속
멀리요.”
상했다.
‘나’처럼 부모님과 크게 정말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나는 그 말을 했다.
갈등한 적이 있는가? 있다
면 어떤 문제로 갈등을 겪었 ‌“쓸데없는 소리 말고 건너가서 내일 학교 갈 준비나 해. 아버지 화나게 하지
는가?
말고.” 10

참고 자료 “전에 아버지가 그랬잖아요. 공부든 학교든 우리한테 맡기겠다고요.”


‘전’에 아버지가 했던 말 아버지가 전에 했던 말을 근거로 학교를 그만두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설득함.
“앞으로도 공부는 저들이 스스로 “건너가라니까.”
알아서 하도록 놔둘 겁니다. 즈들
이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건너가도 저는 학교 이제 안 다녀요. 지금까지도 억지로 다녔던 거라구요.”
말고 억지로 시키지는 않을 겁니
다. 나중에 대학 갈 때도 이래라 “글쎄, 건너가래도.”
저래라 하지 않고 즈들이 하고 싶
은 쪽 공부를 하게 놔둘 거구요.” “정말 저 안 다녀요. 그러니 제발 저를 대관령으로 보내 주세요.” 15
→ ‌생략된 부분에서 ‘나’의 아버지
가 승태 아버지에게 한 말이 그러자 나를 방에 놔두고 아버지가 밖으로 나가 버렸다. 임무 교대를 하듯 다시
다. 아버지의 교육관과 인생관
을 엿볼 수 있다. 어머니의 길고 긴 잔소리가 이어졌다. 그때에도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제 학교

‌해도지 한 해 동안에 돈이 를 안 갈 거라고 악을 쓰듯 말했다. 그렇게 다시 전쟁과도 같은 사흘을 보냈다. 병


나 곡식을 얼마씩 내고 남
원에 누워 있는 석중이 아저씨가 다른 사람에게 해도지를 넘기기 전에 끝을 봐야
에게 빌려서 쓰는 논밭이
나 집터를 이르는 말. 했다. 어느 하루는 종아리에서 피가 튀도록 아버지한테 매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20
: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를 짓겠다는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나’의 모습

22 1. 문학과 삶
나는 죽었으면 죽었지 학교로는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중엔 아버지가 이런저
런 말로 달래도 그 고집만은 꺾지 않았다. 그러니까 제발 나를 대관령으로 보내 ‘나’가 이렇게까지 고집을
꺾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달라고. 예시 답안|•‘나’의 고집이
셀 뿐만 아니라, 그만큼 농
방학 전에도 1주일가량 무단결석을 하고, 개학이 되어서도 내가 학교로 나오지 사를 짓고자 하는 결심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5 않자 선생님이 집으로 친구들을 보냈다. 학급 실장과 이웃 동네에 살고 있는 용문 •‘나’는 대관령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하루빨리 어른
이었다. 그 두 친구에게도 나는 이제 학교를 다니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까 앞으 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하
기 때문이다.
로 우리 집에 찾아오지 말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지 마라. 내일 내가 학교로 나가 볼 테니까.”
친구들이 돌아갈 때 아버지가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밤까
고집이 세고 한번 결심한 일은 타협하거나 다시 되돌리지 않는 ‘나’의 성격이 드러남.
10 지 다시 아버지와 길고 긴 줄다리기 싸움을 했다.
▶ 2 : ‘나’는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일을 하겠다는 것에 반대하는 아버지와 갈등함.

3 결국, 그 겨울의 길고 긴 줄다리기 끝에 그해 봄 나는 대관령으로 갈 수 있었다.


17세의 겨울
서른이 넘어 어린 시절 내가 꿈꾸었던 농사와는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선 다음 언
젠가 그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농사의 어떤 점이 좋아 어릴 때부터 농군이 되
지 못해 그렇게 애를 썼느냐고.
15 그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 나이에 농사를 짓는 일에 어떤 매력을 느꼈다기보다는, 물론 매력을 느끼
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나는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때 내게는 농
‘나’가 농사를 짓고 싶어 한 이유
사만이 나를 그렇게 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게 그때로선 유일
‘나’가 어른이 되게끔 만들어 줄 수단을 ‘농사’라고 생각했음을 알 수 있음.
한 길이었다.”
20 나는 거기에 어른의 조건을 한 가지 더 추가했다. 어른은 나이와 상관없이 일로
써 자기 경제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겨울이 되면 어른들이 어느 집 사랑이나 뒷방
경제권의 유무가 농경 사회에서 어른과 아이의 기준이 됨.
에 모여 묵 내기나 담배 내기 화투를 칠 때가 있다. 그때에도 자기 경제권을 가지
고 있는 아이 같은 어른은 그 판에 낄 수 있어도 어른 같은 아이는 그 판에 낄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다음 해 겨울 형과 내 경우가 그랬다. 대관령에 올라가 ‘나’가 생각하는 ‘아이 같
은 어른’과 ‘어른 같은 아이’
25 농사를 짓는 동안 나는 어른들과 당당하게 그런 내기 화투를 칠 수 있어도 형은 의 차이는 무엇인가?
예시 답안| ‘나’가 생각하는
군에서 마지막 휴가를 나오던 때에도 그랬고, 제대 후 다시 학교를 다니던 때에도 ‘아이 같은 어른’은 나이가
들었어도 스스로 돈을 벌지
어른들의 그런 놀이판에 끼고 싶어도(하기야 그러고 싶어 할 사람도 아니지만) 낄 못해 경제권을 가지지 못하
는 사람이고, ‘어른 같은 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스물몇 살이 되어도 형은 아직 집에서 돈을 물어 이’는 나이는 어리더라도 일
로써 자기 경제권을 가지고
가는 아이지 돈을 버는 어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게 농경 사회에서의 아이와 어 있어 어른 대접을 받는 사람
‘나’의 기준에서 형은 경제권이 없기 때문에 어른에 해당하지 않음. 이다.
→ 형은 아직 아이이지만 자신은 이미 어른이 되었다는 자부심이 드러남.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23
른의 구분이었다.
나는 하루라도 빨리 그런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마음대로 화투를 칠 수
있는 어른이 아니라 내 손으로 내 경제를 가진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만약
집에서 장사를 했다면 나도 보고 배운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어린 나이에 장사를
하고 싶어 환장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일곱 살이 될 때까지 내가 보고 배 5
어른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농사짓기를 택한 이유
운 것은 농사밖에 없었다. 농사가 좋아 환장을 했던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환장했던 것이고, 비록 몸은 고되고 힘들다 하더라도 그 길이
바로 내겐 농사였던 것이다.
‌‘나’가 대관령에 가 농사를
나 대신 학교에 다녀온 다음 아버지는 마지막 허락을 하기에 앞서 그렇게 농사
지으려고 한 이유
① 일로써
‌ 자기 경제권을 가 를 짓고 싶으면 강릉에서 집안의 농사를 도맡아 지으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대관 10
진 어른이 되기 위해
② ‌집안에서 벗어나 독립적 령으로 가 고랭지 채소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집안의 농사는 내가 그것을 도맡아
으로 ‘내 경제의 농사’를
이루기 위해 짓는다 하더라도 아버지의 농사를 돕는 것이지 내 경제의 농사가 아니기 때문이
: ‌‘나’가 농사를 짓더라도 집안의 농사가 아니라 대관령에 가서 ‘내 경제의 농사’를 지으려고
었다. 하는 데서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태도로 어른이 되려고 하는 모습이 드러남.

: 아버지는 일단 자신이 선택 아버지는 두 가지 약속을 하라고 했다.


한 길에 부딪쳐 보되 아니
면 나중에라도 나이에 맞는 첫 약속은 만약 내가 대관령에 올라가 짓는 농사가 첫해로 실패하고 말면 다음 15
길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아버지가 나에게 요구한 약속 ①
생각과, 학교 공부는 안 하 해 군소리 없이 다시 학교로 갈 것.
더라도 책을 통해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을 드러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내고 있음.
두 번째 약속은 대관령에 가 있는 동안 학교 공부는 하지 않더라도 아버지가 보
아버지가 나에게 요구한 약속 ②
아버지가 농사일을 허락 내 주는 책들을 다 읽을 것.
하는 대신에 두 가지 약속을
조건으로 제시한 의도는 무 그것도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20

엇일까?
‌“대답은 쉽게 한다만은 첫해 농사를 성공한다 하더라도 두 번째 약속을 지키지
예시 답안|•‘나’가 자기 길
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 않으면 군소리 없이 너는 집으로 내려와야 한다.”
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
다. “예.”
•실제로 농사를 지어 봄으
로써 이 일이 ‘나’가 지향 ‌“어쩌면 이게 니 학업의 마지막이 될지 몰라서 하는 얘기야. 나중에 커 보면 안
하던 것인지 확인해 보고, : ‌공부에 대한 아버지의 가치관이 드러남.
또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공부 많이 한 사람과 적게 한 사람의 차이는 그 25
지식을 가져야 함을 강조
하기 위해서이다. 렇게 나지 않는다. 잘한 사람과 못한 사람의 차이도 그렇고. 그렇지만 책을 많
이 읽은 사람과 적게 읽은 사람의 차이는 몇 마디 얘기만 나눠 봐도 금방 눈에
보인다. 니가 대관령에 가서 농사를 짓든 뭘 하든 애비가 보내 주는 책만 제대
‌고랭지 낮은 위도에 있고
로 챙겨 읽는다면 학교 공부 손을 놓는다 해도 어디 가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듣
표고가 600미터 이상으로
높고 한랭한 곳. 지 않을 게다.” 30

24 1. 문학과 삶
‌‘나’와 아버지의 갈등 양상과 해소 과정
“예, 명님(명념) 할게요.” ‘나’ 아버지
갈등
‌“니두 이다음 자식 키워 봐라. 부모가 돼서 이렇게 하기가 쉬운지. 학교 다니기 그 나이 때
학교를 그만
하지 않으면 안
두고 빨리 농사
싫다고 제 손으로 책에 불을 지르긴 했다만, 지금은 그렇다 해도 나중에라도 니 되는 일이 있기
를 짓고자 함.
‘나’가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드러내기 위해 한 행동 때문에 반대함.
가 니 갈 길을 잘 찾아갈 거라는 걸 애비가 믿기 때문에 보내는 게야. 학문이든 해소
허락 조건
5 뭐든 세상 살며 한두 해 무얼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마지막 서는 자리까지 뒤처
아버지의 ‘나’에 대한 믿음과 삶을 긴 안목에서 바라보는 태도가 드러남. ① 첫해에
‌ 지은 농사가 실패하면
지는 것도 아니고. 이 말이 무슨 말인지도 늘 생각하고.” 다음해에 다시 학교로 갈 것
② ‌아버지가 보내 주는 책들을
전에 상고로 진학할 때에도 아버지는 그렇게 말했다. 그때는 뜻도 모르고 “믿 다 읽을 것
보조단 ‘상고 진학 당시 아버지가 ‘나’에게 한 말’ 참고
어 줘서 고맙습니다, 아버지.” 했지만 이번엔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나’가 이번에는 그냥 가
만히 앉아 있었던 까닭은 무
‌“그리고 대관령에 가서도 잠은 늘 석중이 집에서 자고. 이불이니 뭐니 거기 필 엇일까?
예시 답안| 이전에는 아버
10 요한 것 갖다 두고. 해도지 니 앞으로 넘겨받으면서 집도 니가 쓸 거라고 얘기
지의 말씀에 담긴 의미를 다
깨닫지 못하고 고맙다고 답
해 뒀으니까.”
했지만, 이번에는 아버지가
진심으로 ‘나’를 믿어 주기
“예.” 때문에 쉽지 않은 허락을 해
주었음을 깨닫고 아버지의
‌“농사 자금은 지금 그럴 돈도 없지만 있다 해도 한꺼번에 다 주는 게 아니라 그 진심어린 조언을 묵묵히 들
은 것이다.
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집에 와서 타서 써라. 봄 나서 올라갈 때 얼마간 여윳돈
15 이야 주겠지만.”
참고 자료 상고 진학 당시
아버지가 ‘나’에게 한 말
“그렇게 할게요.”
‌
“그렇지만 믿게 할 거예요. 상고
길고 긴 줄다리기 끝에 일단 그렇게 허락을 받은 것만으로도 금방 어른이 되고 가서도 열심히 공부할 거구요.”
‌“두 번째는 아직 알아듣기 어려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 3 : 아버지는 두 가지 조건을 걸고 ‘나’가 농사를 짓도록 허락함. 운 얘기겠다만, 이제부터 니가 어
떤 공부를 하고 또 어떤 길로 가
4 다음 날 나는 대관령으로 가 눈에 덮여 아직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내 든 나중에 좀 더 나이가 든 다음
언젠가는 니가 꼭 가야 할 길로
20 해도지 땅을 보고 돌아왔다. 차항에 있는 5,000평의 밭과 가시머리(그러니까 지 제대로 갈 거라는 걸 믿는다는
얘기다.”
금의 대관령 휴게소에서 구도로를 따라 나오는 길 중간쯤의)에 있는 2,000평의 ‌“고맙습니다, 아버지. 믿어 줘서.”
‌“고작 그렇게 대답을 하는 걸 보
땅이었다. 가시머리 땅을 둘러보고 횡계로 나올 때 나는 다시 눈 속에 크리스마스 니 아직 말귀를 못 알아들은 모
양이구나. 그렇지만 앞으로도 늘
카드 속의 풍경과도 같은 빨간 지붕의 별장을 보고 돌아왔다. 돈을 벌어 이곳에 새겨서 생각해라, 애비가 두 번째
‘나’가 동경하는 대상 한 얘기. 언젠가는 애비 말뜻을
나도 저런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리라 생각했다. 승태 누나처럼 사랑스러운 임과 알게 될 때가 있을 테니.”
‘나’의 첫사랑 “예.”
25 함께……. : ‌‘나’의 꿈은 농사를 짓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관령에 빨간 지붕의 집을 짓고
그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사는 것으로 이어짐.
나는 아버지에게 차항 밭에는 배추를 심을 것이고, 가시머리 밭에는 감자를 심
‌명념(銘念) 명심. 잊지 않
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추 농사가 망한다 하더라도 2,000평의 감자 농사로 최소 도록 마음에 깊이 새겨 둠.
‌‌차항(리) 강원도 평창군
한의 본전이라도 건질 생각이었다. 아버지는 이제 그건 네 농사니까 아버지에게 대관령면에 있는 지명.
‌가시머리 강원도 평창군
묻지 말고 모든 것을 네 뜻대로 하라고 말했다. 전부 배추를 심든 무를 심든 감자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는
30 를 심든. 너무도 좋아 정말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비록 남의 땅을 빌린 해도지 지명.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25
이긴 하지만 이제 내가 내 규모의 농사를 지을 땅을 가진 한 사람의 당당한 농군
이 된 것이었다. : ‌자기만의 농사를 지어 한 사람의 당당한 농군이 된 ‘나’의 기쁨이 드러남.

그런 농군으로서 내가 제일 처음 한 일은 승태 집에 들러 승태를 데리고 동아일


보 강릉 지국을 찾아간 것이었다. 이제 내가 학교를 그만두고 내 규모의 농사를
배추 모종을 키울 종이 포트를 만드는 용도로 쓸 신문지를 사기 위해
짓는다고 하자 나보다 승태가 더 들떠서 좋아했다. 5
‘나’가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드러내기 위해 책과 교복에 불을 질렀던 사건을 언급함.
‌“야, 이정수, 니 기어이 성공했구나, 응. 책하고 교복에 불 싸지르고 토껴 가지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를 짓게 된 ‘나’를 부러워하는 승태의 태도가 드러남.
고.”
‌“그러면 니도 불 싸지르고 토껴 봐. 그럼 혹시 아냐? 느 아버지가 니한테 간장
공장 맡길지.”
‌“맡기는 거 좋아하네. 그랬다간 아마 우리 아버지 나를 간장 국물에 튀겨 죽이 10

승태 아버지라면 학교를 그만두 려 들 거다. 느 아버지니까 봐준 거지. 그런데 신문 지국엔 왜 가는데?”


는 것을 절대 허락해 주지 않았으
리라는 것을, 승태 아버지가 간장 “따라오면 알아. 싫으면 말고.”
공장을 운영한다는 것을 토대로
익살스럽게 표현함. “새끼, 이제 학교 안 다닌다고 되게 폼 잡네.”
감자 농사는 씨앗을 확보하고 난 다음 천천히 준비를 해도 되지만 ‌배추 농사는
배추 모종을 키울 종이 포트부터 미리 준비해야 했다. 그러니까 너비 10센티미터 15
: ‌배추 농사를 위한 준비 작업 - 신문지가 필요한 이유
되는 띠 모양으로 신문지를 오려 그것을 소주병으로 두 겹 말아 풀칠해 원기둥형
‌토끼다 ‘도망가다’의 속된
의 종이 화분을 만들고, 거기에 거름과 비료를 배합한 흙을 채워 온상 속에 차곡
말.
‌포트(pot) 화분. 차곡 세워 놓은 다음 그 포트 하나하나마다 배추씨를 뿌리는 것이었다. 나중에 그

‌전체 줄거리

정수는 공부를 잘하는 형보다 잘난 삶은 일찌감치 돈을 벌어 어른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일찍 돈을 모아 대관


령에서 고랭지 농사를 짓고 싶은 마음에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서 대학에 진학하라는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고 상업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그러나 주산 실력이 좋지 못해 1학년 때 자퇴를 결심한다. 부모님은 농사일을 하겠다는 정수
를 야단도 치고 달래기도 했지만, 결국 하는 수 없이 농사짓는 것을 허락한다.
대관령으로 올라간 정수는 아버지에게 배운 농사 실력을 발휘해 첫해에 큰 수확을 거둔 후 오토바이를 사고 다방
에 들락거리며 ‘어른’이 됐다는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은밀히 상상했던 일을 직접 체험하거나 목격하면서 신기함과
자괴감을 동시에 느낀다.
이듬해 농사는 그저 그랬고, 패기도 시들해진 뒤 정수는 스스로 ‘어떤 일에는 다 때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
각을 하게 되고, ‘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들이 하지 못하고 있는 무언가를 내가 하고 있는 것’보다 ‘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들이 다 하고 있는 어떤 것을 나만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2년간 지은 농사를 그만두고, 19세에
예전에 자퇴한 학교로 돌아간다.
- 이근미, 〈이순원 ‘19세’ - 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 여행〉, 《한국경제》(2016. 7. 18) 참고

26 1. 문학과 삶
것을 제 밭으로 옮겨 심을 때 배추 포기 사이를 30센티미터, 두럭과 두럭 사이를
45센티미터로 계산한다 해도 평당 스물두 포기에서 스물네 포기의 배추가 심어지
는데 5,000평의 밭이면 12만 포기의 배추가 심어지고 그러자면 하바리 모종을 골
라내는 것까지 계산해 15만 개의 포트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5 “느들 어떻게 왔나? 지금은 배달 자리가 없는데.”
그곳 여직원은 우리가 일자리를 구하러 온 학생인 줄 알고 그렇게 말했다.
“그게 아니고 신문지가 좀 필요해서요. 좀 많이요.”
‌“없어. 그런 건 집에서 구해야지. 여기 올 게 아니라. 느들 집은 신문도 안 보 예시 답안|•자기 일을 가
진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
나?” 에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
다.
10 “아뇨, 신문지를 좀 사려고요.” •신문 배달 일자리를 구하
러 온 학생이 아니라 어엿
“얼마나?” 한 농군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
가운데를 찢지 않은 신문 한 장으로 열 개의 포트를 만들 수 있으니까 그걸 만 신문사 지국에서 신문지
를 살 때 ‘나’의 심정은 어떠
드는 데만도 여유분을 포함해 1만 6,000장의 신문이 필요한 것이다.
했을까?
“1만 6,000장요.”
‌두럭 ‘두렁’의 강원도 방언.
15 그제서야 지국의 여직원은 눈이 동그래졌다. ‌ ‌하바리 품위나 지위가 낮
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그렇게 많이?”
말. 여기서는 자잘한 어린
“예, 포트 만드는 데 쓰려고요. 종이 화분요.” 모종을 가리킴.
‘나’가 농사 때문에 신문지를 사러 왔음을 드러내는 모습에서 당당한 농군으로서의 자부심이 드러남.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27
“어쩐지. 그럼 너희들 대관령 너머에서 온 모양이구나.”
이 철이면 가끔 그렇게 많은 양의 신문지를 사 가는 영 너머 사람이 있다는 얘
기였다. 말이 1만 6,000장이지 그것도 적은 양이 아니었다. 승태가 간장 공장으
로 자기 아버지한테 전화를 해 트럭을 불렀다.
시작만 승태의 신세를 진 게 아니라 집에서 그것을 오려 포트를 만들 때에도 승 5

태의 도움을 받았다. 마침 봄 방학 때여서 며칠 동안 승태가 열 명도 넘는 아이들


을 불러 모아 우리 집으로 오곤 했다. 승태뿐 아니라 친구들 모두 자기가 학교를
: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를 짓게 된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들
그만두고 돈벌이를 나선 것처럼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한심한 것이 그중 어
느 한 놈도 학교를 때려치운 나를 안됐다는 눈으로 바라보던 놈이 없던 것이다.
모두들 나를 부러워하고 자식한테 그런 것을 허락해 준 아버지를 부러워했다. 10

▶ 4 : ‘나’는 승태를 비롯한 친구들과 협력하여 고랭지 배추 농사를 준비함.

5 생략된 부분의 줄거리

대관령에서 고랭지 배추 농사를 시작한 나는 운 좋게 풍작을 거두어 처음으로 큰돈을 손에 쥐게


된다. 배추 상인들과 직접 흥정하고, 오토바이를 사서 타고 다니는 등 나는 어른처럼 행동하지만, 허
전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나’가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한 행동
→ 이후 자기 성찰로 이어짐. ▶ 5 : ‘나’는 운 좋게 풍작을 거두어 큰돈을 벌고, 어른이 된 듯이 행동함.

6 그해 배추 농사는 지지난해 석중이 아저씨의 일을 도와주러 왔을 때처럼 그만 15

그만했다. 크게 이익이 난 것도 없었고, 손해를 본 것도 없었다. 감자 농사는 같은


땅에 지난해보다 수확이 다섯 가마니나 더 많았다.
그 수확을 마치고, 제일 처음 한 것이 강릉에 내려와 시내에서부터 경포대까지
‘나’의 어른놀이를 도운 물건
‘나’는 왜 오토바이를 팔 최고 속도로 달려 보고 다시 시내로 들어와 오토바이를 팔아 치운 것이었다.
아 치운 것일까?
예시 답안|•농사일을 그만 그것으로 나는 다음 해에 펼칠 내 뜻을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가 그러길 바 20

두고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농사일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심함.


결심했기 때문에 라서가 아니라 나중에 다시 농사를 짓더라도 어떤 일에는 다 때가 있는 것이 아닐
•어른놀이를 그만두겠다는 아버지가 ‘나’에게 조언하려 했던 내용을 몸소 깨달음.
‘나’의 각오를 드러내기 위 까 하는 생각을, 지난 시간에 대한 두려움처럼 두 번째 여름과 가을 사이에 했던
해서 농사일을 하며 지낸 2년 가운데 두 번째 여름과 가을 사이
것이다. 지난 초여름 내 오토바이 뒤에 타고 함께 대관령에 갔던 승태 누나도 나
: ‌남이 알려 줄 때는 깨닫지 못했지만, 스스로 경험하고 방황한 뒤 깨닫게 됨.
의 그런 생각을 도왔고, 그동안 아버지한테 받은 숙제처럼, 그리고 나중엔 거기에
‘나’가 농사일을 그만둘 결심을 하는 데 영향을 준 것 ①
‌영(嶺) 재. 길이 나 있어서
내가 더 깊이 빠져 한 권 두 권 읽기 시작해 커다란 서가 하나를 채우고 남을 정도 25
넘어 다닐 수 있는, 높은 ‘나’가 농사일을 그만둘 결심을 하는 데 영향을 준 것 ②
산의 고개. 여기서는 ‘대관 에 이른 책들도 나의 그런 생각을 도와주었을 것이다. 형도 제대해 집에 와 있었
령’을 가리킴.
‌제갈 무후 《삼국지연의》
다. 그러나 그 제갈 무후도 내가 그렇게 해 주길 바라기는 했겠지만 이제는 지난
의 제갈량을 시호로 이르
번처럼 함부로 내 삶에 대해 무어라 말하지 않았다. 그 무렵 무엇보다 나를 우울
는 말. 여기서는 머리 좋은
형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하게 했던 것은 지난 이태 동안의 내 삶에 대한 나 스스로의 생각이었다. 왠지 그

28 1. 문학과 삶
‌농사짓기 전후에 따른 ‘나’의
기간 동안 내가 했던 것은 어른 노릇이었던 것이 아니라 어른놀이였다는 생각이
‘나’가 우울한 이유: 어른 노릇과 어른놀이에 대한 성찰 생각 변화
자꾸만 내 가슴을 무겁게 한 것이었다. 이런 상태로 다시 한 해가 지나고 또 한 해 농사를 짓기 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음.
가 지나 스무 살이 된다고 해도,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러 서른이 되고 마
•‌농사를 지어 자기 경제권을
가져야 어른이 된다고 생각
흔이 된다 해도 그 일에 대해 어떤 후회나 미련 같은 것이 남는다면 그때에도 내
함.
5 가 하는 짓은 여전히 어른 노릇이 아니라 어른놀이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 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를 지음.
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해에도 배추 농사에서 큰돈을 만졌다 하더라도 지 
농사를 지은 후
난여름 어느 날 갑자기 들기 시작한 그 생각만은 변함없을 것 같았다. 같은 나이
•‌자신의 나이에 맞는 일을
의 다른 아이들이 하지 못하고 있는 무언가를 내가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 ‌자신이 어른놀이를 하며 또래 아이들이 하고 있는 어떤 것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음. 듦.
나이의 다른 아이들이 다 하고 있는 어떤 것을 나만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신의 어른 노릇은 어른놀
이였음을 깨달음.
10 뒤늦게야 어떤 후회나 소외감처럼 조금씩 내 가슴에 스며들어 오던 것이었다.
오토바이를 팔았다고 했을 때, 그리고 그 돈을 남아 있는 통장과 함께 고스란히
아버지 앞에 내놓았을 때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 그동안 니가 지은 건 농사가 아니다. 운이 좋아 남이 만지지 못한 돈을
만지긴 했어도 그거야 농사랄 것도 없이 노름이고 장난인 거지. 너는 그걸로 무 아버지가 ‘나’의 농사를
“노름이고 장난”이라고 한
15 얼 벌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만 더 크게 잃은 것도 있을 게다. 하지만 그냥 까닭은 무엇일까?
예시 답안| 아버지는 ‘나’의
허송세월을 한 시간만은 아닐 게다. 그건 앞으로 니가 하기 나름인 게지.” 농사일이 어른이 되어 평생
‘나’의 결심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 ① - ‘나’의 경험에서 얻은 것도 있을 것이라고 여김.
해야 할 일로서 선택한 것이
‌“해도지도 내놓고요, 석중이 아저씨가 얻든 다른 사람이 얻든 밭 주인한테도 아니라 청소년 시절의 방황
으로 선택한 일이었다고 생
미리 말해 놓고 내려왔어요, 내년엔 올라오지 않을 거라고요.” 각했기 때문에, 운 좋게 농사
일로 돈을 번 것이 노름이고
“그래, 늦기는 했지만 믿었다 애비는. 니 이렇게 제자리로 올 줄.” 장난이라고 한 것이다.
‘나’의 결심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 ② - ‘나’가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을 믿고 있었음을 드러냄.
20 그러나 전학은 가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여전히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은 겁을 내고 있었다. 지난해 대관령
으로 올 때의 내 생각이 성급했다는 것은 느꼈지만 그러나 아주 먼 훗날 그때를
다시 돌아봤을 때, 지난번 승희 누나와 함께 대관령에 왔던 일처럼 그 시기의 성 이순원 (1957~ )
소설가. 현대 문명을 비판
급한 일탈 역시 내 성장의 한 과정으로 아름답게 추억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하는 소설, 주변부로 내몰린
: ‘나’의
‌ 경험을 일탈로 인식하면서도 그것이 성장의 과정으로 추억되었으면 좋겠다고 가여운 사람들의 삶을 그린
25 했다. 여기는 것에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했던 ‘나’의 성숙해진 모습이 드러남.
소설 등을 많이 썼다. 청소
▶ 6 : ‘나’는 자신의 행동이 어른 노릇이 아니라 어른놀이였음을 깨달음.
년이 주인공인 성장 소설도
7 뒷부분의 줄거리
여러 편 있다. 저서에 《말을
나는 그동안 어른놀이를 하느라 길렀던 머리를 깎고, 두 살 아래 후배들의 동급생이 되어 학교로 찾아서》, 《첫사랑》, 《은비
돌아간다. ▶ 7 : ‘나’는 두 살 아래 후배들의 동급생이 되어 학교로 돌아감. 령》 등이 있다.

《19세》

제재 정리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29
활동 안내 1
갈등의 전개 양상과 주인공의 생각 변화를 중심으로 소설의 전개 과정을 파악하는 활동이다.

1 이 소설의 중심 내용을 파악해 보자.

(1) ‘나’와 ‘아버지’ 사이에 일어난 갈등의 전개 양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자.
예시 답안|

지도 방법 갈등의 원인 갈등의 전개 갈등의 결과


① ‘나’와
‌ 아버지의 대화를
통해 갈등의 원인과 결과 아버지는 ‘나’를 달래거
‘나’가 학교를 그만두고 아버지가 두 가지 조건
를 파악하고, 자신의 생각 나 매를 들기도 하였으나
농사를 짓겠다고 하자 아 을 달고 ‘나’의 농사일을 허
을 관철시키기 위한 각자 ‘나’는 무단으로 학교에 가
버지가 그에 반대함. 락함.
의 행동을 통해 갈등의 지 않음.
전개를 파악하도록 한다.
② ‌‘나’가 농사를 지으려고
했던 이유와 농사를 지은
이후의 자기 성찰 내용을
파악하도록 한다. (2) ‌‘농사짓기’에 관한 ‘나’의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말해 보자.
예시 답안|
이전 이후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실제로 농사를 공부할 나이에 농사를 짓는 것은


바람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임. 지음. 어른 노릇이 아니라 어른놀이임.

활동 안내 2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 성격과 가치관을 파악함으로써 소설의 내용을 이해하는 활동이다. 짝과 의견을 나눔
으로써 인물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도록 지도한다.

지도 방법 2 아래 활동을 통해 인물의 특성을 파악해 보자.


① 인물의
‌ 말과 행동에 나타
난 심리를 중심으로 등장 (1) ‘나’의 성격이 잘 드러난 부분을 짝과 함께 찾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나’의 성격이 어떠한
인물의 성격과 가치관을 지 말해 보자.
파악한다. 예시 답안|
② ‌등장인물의 자기 성찰 과
정과 태도 변화에 관해 ‘나’의 성격이 잘 드러난 부분
다른 학습자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고, 인물에 관한
이해를 심화한다. ‌•‌
• 어느 하루는 종아리에서 피가 튀도록 ~ 학교로는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③ ‌자기 성찰 내용을 중심으 •“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저, 이제 학교 안 다녀요.”
로 등장인물의 태도 변화 •집안의 농사는 내가 그것을 도맡아 짓는다 하더라도 … 내 경
에 나타난 의미가 무엇인 제의 농사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지 파악한다. •그 무렵 무엇보다 나를 우울하게 했던 것은 … 내 삶에 대한 ‘나’의 성격은
나 스스로의 생각이었다. 고집이 세고 주관이 뚜렷하며
자립심이 강하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단호하게 행동하는 한편,
자신을 성찰할 줄도 안다.

(2) ‌‘아버지’의 가치관이 잘 드러난 부분을 찾고, 그 가치관에 관해 짝과 함께 이야기해 보자.


예시 답안|•“나중에 커 보면 안다. … 애비가 보내 주는 책만 제대로 챙겨 읽는다면 학교 공부 손을 놓는
다 해도 어디 가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게다.”라는 부분에서 삶의 길에서 책을 읽는 것을 무엇
보다 중요하게 여긴 ‘아버지’의 가치관이 드러나.
•‌“학문이든 뭐든 세상 살며 한두 해 무얼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마지막 서는 자리까지 뒤처지는 것도 아
니고.”에서 삶을 긴 안목으로 바라보는 ‘아버지’의 가치관이 드러나.

30 1. 문학과 삶
활동 안내 3
주인공이 깨달은 바를 자신의 생각과 비교함으로써 소설이 주는 깨달음을 자기 것으로 내면화하고, 문학의 인
식적 기능과 가치를 이해하는 활동이다.
지도 방법
① 주인공의
‌ 깨달음이 무엇
3 이 소설의 인식적 기능과 가치를 생각하며 아래 활동을 해 보자.

인지 파악하게 한다. (1) ‘나’가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를 지은 경험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 그리고 깨달은 바가
② ‌주인공의 가치관에 대한
무엇인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자.
판단을 통해 자신의 가치
관을 확인하도록 한다.
예시 답안|
③ ‌소설이 주는 깨달음을 통
해 자신의 가치관을 점검 •얻은 것: 긴 안목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 •깨달은 바: 삶의 순간에는 모두 제때가
하도록 한다. 하게 생각하게 됨. 있고 그것을 차곡차곡 밟아 나감으로써 성
④ ‌문학이 삶에 대한 통찰과 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
깨달음을 줌을 이해하도 •잃은 것: 다른 친구들이 제 갈 길을 가는 동안
록 한다. 다른 일로 시간을 허비함.

도움말 (2) 다음 물음에 대하여 ‘나’가 농사를 짓기 이전에 지녔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 보자.
‘나’가 농사를 짓기 이전에 예시 답안|
지녔던 생각과 자신의 생각
을 비교하여 비슷하거나 다 농사를 짓기 이전에 지녔던
자신의 생각
른 점이 있는지, 그렇다면 왜 ‘나’의 생각
그런지 등을 생각해 본다.
•어른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어른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 자기 일을 가지는 것 -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것
- 자기 경제권을 가지는 것 - 나만을 위한 공간을 가지는 것
‌〈19세〉로 살펴본 문학의  - 자립적이고 자율적인 삶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인식적 가치와 기능
•학교 공부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학교 공부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19세〉에 담긴
문학의 인식적 가치 - 학교
‌ 공부보다 내 일을 가진 어른이 - 어른이 되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되는 것이 중요하다. - ‌하고 싶지 않지만 더 나은 어른이 되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기 위한 통과의례라고 생각한다.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살펴보게 하고 어떻게 살아
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함.

독자의 수용

문학의 인식적 기능
•‌주인공의 경험과 성찰을
간접 경험함으로써 독자 (3) 이 소설을 읽고 새롭게 깨달은 점을 적고, 이러한 깨달음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 수 있을지 써 보자.
를 인식하거나 경험하도
예시 답안|
록 도움.
•‌세계에 대한 총체적 인
식의 계기를 제공하고, 소설을 읽고 새롭게 깨달은 점 내 삶에 주는 영향
인간의 삶과 세계에 대
•‌삶은 긴 안목에서 보아야 하고, 방황 •‌내가 무엇이 될지 긴 안목에서 생각하
한 이해를 도움.
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된다. 게 되었다.
•‌자신과 타인, 나아가 인
•‌인생에서 어떤 일은 그것을 해야 하는 •‌지금은 공부할 때이기에 미래를 위해
간과 세계에 대한 바람
때가 있다. 공부에 몰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직한 태도를 형성할 수
있게 함.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31
<19세>는 강릉에서 나서 자란 작가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고, 주인공 ‘나’가 열세 살에서 열아
소설적 형상화를 거친 자전적 소설로, 주인공의 이름, 주변 인물과의 관계, 사건 등은 허구적으로 설정된 것임.
홉 살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성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어른의 세계를 동경하는
소년이 학업을 중단하고 나서 대관령 고랭지 채소 농사에 뛰어들어 큰돈을 벌고
어른들처럼 행동하다가, 자기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어른이 된다는 것의
‘나’의 청소년기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 소설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농사일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이 교
과서에는 ‘나’가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 농사일을 시작하는 부분과, 농사일을 그
만두고 다시 학업을 이어 가기로 결심하는 부분을 수록하였다.
대관령 고랭지 채소밭 제재
제재 정리
형성 평가

자료 창고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이순원의 장편 소설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은 아들과 함께 대관령 옛길을 걸으며 삶과 인생, 자연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체 소설이다. 그 가운데 ‘열일곱 구비’에서 작가는 아들에게 어렸을 적의 꿈에 관해 이야기한다.

궁금한 건 언제나 대관령 쪽이었어. 저 산을 넘으면 무엇이 있


을까, 어떤 동네가 있을까,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
을까 그리고 나는 언제나 저 산을 넘어 볼까, 하고 말이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도 저 산을 넘고 싶어서였기 때문인지 몰
라. 우리들 눈엔 어른들과 곧 어른이 될 형들만 대관령을 넘었으
니까. 아빠한테는 마치 앞으로 아빠가 찾아야 할 파랑새가 이곳
대관령 너머에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단다. 그게 희망이든, 아니
면 다른 세상에 대한 궁금함이든 말이지. 그때 아빠는 빨리 어른
이 되어야 이 산을 넘어와 파랑새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거야.
대관령 옛길
- 이순원, <아들과 함께 걷는 길>에서

참고 자료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은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에 두고 있는 장편 소설이다,
어린아이였던 두 아들과 대관령 길을 걸으며 나눈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엮어 읽을 작품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또 다른 성장 소설
어린 시절 가난하다는 이유로 상처를 입 유년 시절을 보낸 서울 변두리 산동네를
었던 주인공이 선생님의 부음을 듣고 고향 <눈사람 속의 찾아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의 소설이다.
<강릉 가는 옛길>
을 찾아가며 그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이 검은 항아리>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와 관련된 이야
이순원
다. 주인공의 내면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 김소진 기를 통해 인간의 삶과 세계에 대해 조금씩
으며, 미움을 넘어 화해에 이르는 내적 성 눈뜨게 되는 소년의 성장을 그리고 있다.
장 과정이 감동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작품 보기 작품 보기

32 1. 문학과 삶
활동 안내
예시 답안|•장점: 이동을 빠르고 편
현대 문명의 이기 중 하나인 자동차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봄으로써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생태 문제와
리하게 해 준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
관련한 학생들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활동이다.
고 이동할 수 있다, 이동 중 차 안에
제재 읽기 전에 자신이 생각하는 자동차의 장점과 단점을 각각 세 가지씩 말해 보자. 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➌ 다음은 자신의 삶에 대한 윤리적 성찰을 담고 있는 수필이다. 글쓴이의 성찰을 중심으로 하여 감상해 •단점: 매연을 배출하여 환경 오염을
불러일으킨다, 사고 위험이 있어 인
보자.
간의 생명을 위협한다, 자동차의 사
용으로 도로가 늘어나고, 그로 인해
인간의 보행권이 침해되기도 한다.
‌해제 이 수필은 글쓴이가 자동차를 타면서 의도치 않게 자연에 가한 폭력을 반성하며,
글의 구성
자동차를 비롯한 문명의 이기에 대한 태도를 새롭게 하는 작품이다.
<감성적 기계> 관

풀 비린내에 대하여 나희덕


처음 람과 자동차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
자동차에 대한 종
작가 소개
제재 개관 중간 속과 풀 비린내에
영상
대한 경험
갈래 경수필 성격 일상적, 성찰적, 생태적 제재 자동차, 풀벌레
자동차에 대한 글
주제 자동차를 사용하는 바람직한 태도와 생태주의에 대한 성찰 끝
쓴이의 태도 정리
특징 일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생태 문제에 대해 성찰함.

처음
5 광주 비엔날레에서 태국의 수라시 꾸솔웡이라는 작가의 <감성적 기계>라는 작
글쓴이의 경험
품을 본 적이 있다. 이 작품은 1965년형 폭스바겐의 엔진과 핸들, 타이어, 섀시
등을 완전히 제거하고 차체를 뒤집어 그네 침대로 설치한 것이다. 그네 옆에는 타
이어를 비롯한 부속을 재활용해 만든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차체로 만들어진 그
위 사진은 설치 미술 작
네 침대 속에서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동안 나는 타이어를 쌓아 만든 의
자동차를 비유 ① 품 <감성적 기계>이다. 어떤
10 자에 걸터앉아 그 ‘감성적 기계’를 바라보았다. 흔히 ‘달리는 무기’라고 불리는 자 느낌이 드는가?
: ‌글쓴이가 이 수필을 쓴 계기 예시 답안|•‘달리는 무기’
동차가 완전히 해체됨으로써 새로운 용도로 거듭난 모습은 예술 고유의 전복성을 인 자동차가 완전히 해체
되어 휴식을 위한 안락한
보여 줄 뿐 아니라 자동차에 대한 생각을 곱씹어 보게 했다. 공간으로 바뀜으로써 자동
▶ 처음: <감성적 기계> 관람과 자동차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 차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
중간 그 무렵 나는 초보 딱지도 떼지 않은 상태여서 자동차가 주는 편리와 불안을 아 주는 느낌이 든다.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양면적 속성 •자동차의 본래 기능과 다
주 예민하게 느끼고 있었다. 면허를 따 놓고 오 년이 넘도록 차를 살 생각이 별로 른 기능을 보여 주며 자동
차 소비를 조장하는 상술
15 없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데리고 객지로 이사한 후로는 하나부터 열까지 내 손으 같이 느껴진다.
글쓴이가 운전을 하게 된 이유
로 해결해야 했고,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엔 출퇴근 때나 장
참고 자료
을 볼 게 많을 때만 차를 가지고 다녔다. 그러나 마음이 답답할 때 무작정 차를 몰 〈감성적 기계〉
자동차의 실제적 필요성(이동과 운송) 이 작품은 1965년형 폭
고 교외로 나가는 습관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실제적인 목적 없이도 차를 모는 일 스바겐의 엔진과 핸들, 바
퀴, 섀시 등 부속품들을
이 늘어 갔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나를 어디로든 데려다줄 수 있는 밀폐된 완전히 제거하고 차체를
자동차의 속성 뒤집어 그네 침대로 기능
20 공간에 그렇게 조금씩 길들여져 갔다. 하도록 설치한 후 각종
→ 처음엔 자동차의 속성을 예민하게 느꼈으나, 점차 자동차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감. 휴식 장치를 마련한 공간
스웨덴의 생태주의자인 에민 텡스룀은 자동차라는 물건이 “자기 자신의 영토 이다.

안에 머물고자 하는 의지와 이 영토 밖으로 움직일 필요성”을 동시에 충족해 준다


권위자의 말을 인용하여 자동차의 속성을 설명함. ‌섀시 자동차 따위의 차대
고 말한 바 있다. 현대인들이 자동차라는 ‘아늑한 자궁’으로부터 잠시도 떨어지고 (車臺, 차체를 받치며 바퀴
자동차를 비유 ②
에 연결되어 있는 철로 만
싶어 하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모순된 욕망을 자동차라는 공간이 해결해 주기 때문
머물고자 하는 의지 ↔ 움직일 필요성 든 테).
25 일 것이다. 앞에서 말한 <감성적 기계>처럼 자동차를 해체하지 않아도 자동차는 ‌전복성 뒤집어엎는 성질.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33
‌
‘자동차’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과
태도 - ‘풀 비린내’ 사건 이전
이미 충분히 ‘감성적 기계’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처음 운전을 하게 되었을 때
•‌편리와 불안을 예민하게 느낌. 하지만 얼마 안 가서 자동차에 대한 낯설고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갑
•‌필요할 때만 차를 가지고 다님. 자동차에 대한 글쓴이의 인식과 태도가 다시 바뀌게 되는 경험
 자기 서울에 갈 일이 생겼는데 주말이라 차표를 구할 수 없었다. 몇 번을 망설이
운전에 익숙해졌을 때
다가 나는 초보 주제에 식구들을 태우고 서울로 가는 고속 도로로 접어들었다. 긴
•‌무작정 차를 몰고 나가는 습관
이 생김. 장을 해서인지 무사히 서울에 도착해서 일을 보고 다음 날 밤에 광주로 내려올 수 5
•‌실제적인 목적 없이도 차를 모
는 일이 잦아짐. 는 있었다. 그런데 밤에 고속 도로를 달리는데 차창에 무언가 타닥타닥 부딪치는
•‌밀폐된 공간에 익숙해짐. 수많은 풀벌레가 차체에 부딪혀 죽는 소리
소리가 났다. 처음엔 그저 속도 때문에 모래 알갱이 같은 게 튀는 소리려니‌
예시 답안|•자신이 의도하
지 않은 행동으로 생명체
했다.
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죄
의식을 느꼈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출근을 하려는데 유리창은 물론이고 앞 범퍼에 푸르죽죽한 것들
•‌손발이 떨릴 정도로 충격
적이고 몸서리치는 체험이
이 잔뜩 엉겨 있었다. 그것은 흙먼지가 아니라 수많은 풀벌레들이 달리는 차체에 10
었을 것이다.
차체에 부딪혀 죽은 풀 부딪혀 죽은 잔해였다. 마치 거대한 모터 주위에 두껍게 쌓여 있는 먼지 뭉치처럼
벌레들의 잔해를 본 글쓴이
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말이다. 그것을 닦아 내려다 나는 지난밤 엄청난 범죄라도 저지른 사람처럼 손발
풀벌레들이 죽은 잔해를 보고 글쓴이는 죄의식과 충격을 느낌.
이 후들후들 떨려 도망치듯 세차장으로 갔다. 그러나 세차 기계의 물살에도 엉겨
붙은 풀벌레들의 흔적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풀 비린
‘풀 비린내’가 의미하는 내는 몸서리치는 기억으로 남았고, 나는 손을 씻고 또 씻었다. 15
것은 무엇인가? 기억을 지우고 싶은 글쓴이의 마음
시속 100킬로미터 정도의 속력에 그렇게 많은 풀벌레가 짓이겨졌다는 것도 믿

‌범퍼(bumper) 충돌 사고
기 어려웠지만, 이런 살상의 경험을 모든 운전자들이 초경처럼 겪었으리라는 사
글쓴이가 자동차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자기 성찰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됨.
발생 시 충격을 완화하기 실이야말로 나에게는 예상치 못한 충격이었다. 인간에게 안락한 공간이 다른 생
위하여 자동차의 앞과 뒤
에 설치한 장치. 명을 해칠 수도 있다는 자각이 그제야 찾아왔다.
자동차에 대한 반성과 성찰 ▶ 중간: 자동차에 대한 종속과 풀 비린내에 대한 경험
예시 답안|•문명의 이기에
의해 파괴되고 죽음에 이
른 생명체 혹은 자연의 처
참한 모습
•‌생명체를 파괴한 씻기 어
려운 죄의식

‌이 글에 나타난 자동차의 성격 ‌‘풀 비린내’의 의미와 글쓴이의 성찰

풀벌레들이 달리는 차
‘풀 비린내’의
달리는 무기 자동차 감성적 기계 체에 부딪쳐 죽은 잔해에
의미
: ‌이동 수단으로서의 : ‌운전자만의 아늑한 서 난 냄새
사고 위험성이 있음. 공간을 마련해 줌. 

•‌생명을 죽인 것에 대한
모순된 욕망의 해결 도구 죄책감을 느끼게 됨.
글쓴이의
자기 자신의 영토 안에 머물고자 하는 의지와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성찰
이 영토 밖으로 움직일 필요성과 같은 것 자체가 살생 행위임
모순된 욕망을 동시에 충족해 줌. 을 자각하게 됨.

34 1. 문학과 삶
끝 옛날 티베트의 승려들은 입을 열어 말을 할 때마다 공기 중의 미생물을 죽이게
될까 봐 얼굴에 일곱 겹의 천을 두르고 다녔다고 한다. 그걸 생각하면 자동차를
미물일지라도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을 지키려는 태도
몰고 다니는 것 자체가 엄청난 살생 행위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동차를 모는 행위로 인해 의도치 않은 살생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식함.
하루아침에 차를 없앨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나는 자동차에 대한 태도를 정리할
5 필요를 느꼈다. 차를 유지하되 사용을 최소화하고 의존도를 낮추는 선에서 타협
글쓴이가 정리한 자동차에 대한 입장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감성적 기계’의 편안함에 길들여지려는 순간마다 서 ‘옛날 티베트의 승려들’
처럼 작은 생명체를 배려하
그것이 풀 비린내뿐 아니라 피비린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자각을 잊지 않으려
였던 사례를 찾아보자.
인간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음.
고 한다. : ‌자동차라는 문명의 이기의 편안함에 길들여질 때 예시 답안| 신라 시대 화랑
나타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경계 도의 세속 오계에는 ‘살생유
운전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걷기 예찬자였고, 인공적인 공간보다 자연 속에 택(殺生有擇)’이라 하여 살생
을 함부로 하지 말고 가려서
10 머물기를 누구보다 좋아했다. 그러나 차를 소유하고부터는 생태적인 어떤 발언도 해야 한다는 생명체 존중 사
상이 드러난다.
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차를 소유하되 그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것,
‌원죄(原罪) (기독교에서)
이런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그날
모든 인간이 날 때부터 가
아침의 풀 비린내가 원죄 의식처럼 운전대를 잡은 내 손에 남아 있을 따름이다. 지고 있다고 하는 죄.
 ▶ 끝: 자동차에 대한 글쓴이의 태도 정리

《저 불빛들을 기억해》 참고 자료
화랑의 세속 오계
제재 정리
신라의 화랑들이 꼭 지
켜야 한다고 여겼던 다섯
가지 계율로, 진평왕 때
승려 원광(圓光)이 정하
였다.
‌‘자동차’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과 태도 - ‘풀 비린내’ 사건 이후 •‌사군이충(事君以忠): 충
성으로써 임금을 섬김.
〈감성적 기계〉 ‘달리는 무기’라고 불리는 자동차가 안락한 공간이 될 수
•‌사친이효(事親以孝):
전시물 관람 있음을 곱씹어 봄.
어버이를 섬기기를 효

도로써 함.
•‌풀벌레들이 차체에 부딪혀 죽은 잔해를 보고 죄의식을 느 •‌교우이신(交友以信):
낌. 벗을 사귐에 믿음으로
‘풀 비린내’ 사건
•‌모든 운전자들이 살상의 경험을 겪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써 함.
받음. •‌임전무퇴(臨戰無退):
 전쟁에 나아가서 물러
서지 않음.
•‌인간에게 안락한 공간이 다른 생명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
•‌살생유택(殺生有擇):
을 자각함.
살생하는 데에 가림이
‘자동차’에 관한 •‌자동차가 더 많은 생명을 해칠 수 있는 무기라는 사실을 잊
있다는 뜻으로, 살생을
생각 정리 지 않으려 함.
함부로 하지 말고 가려
•‌차를 유지하되 사용을 최소화하고 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
서 해야 함.
추고자 함.

나희덕(1966 ~ )
시인. 현대 문명을 비판하는 생태주의 시와 수필을 많이 썼다. 저서에 《뿌리에게》, 《그곳이 멀
지 않다》 등의 시집과 《반 통의 물》 등의 수필집이 있다.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35
활동 안내 1
일상적인 체험을 토대로 삶에 대한 지혜를 얻는 수필의 장르적 성격을 토대로 이 글의 내용을 정리하는 활동이다.

1 ‘풀 비린내’ 사건을 전후하여 자동차에 대한 글쓴이의 인식과 행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리해 보자.
예시 답안|

자동차에 대한 인식 글쓴이의 행동
사건 처음에는 필요할 때만 자동차를
나를 어디로든 데려다주는 사용하다가 점점 목적 없이 차를 모
이전
안락한 공간 는 일이 많아지는 등 자동차라는 감
성적 기계에 길들여졌다.

지도 방법
① 중심
‌ 사건을 바탕으로 그를 ‘풀 비린내’
전후한 글쓴이의 인식의 수많은 풀벌레가 달리는 차체에 부딪혀 죽음.
사건
변화를 파악하도록 한다.
② ‌자동차에 대한 인식에 따라
글쓴이가 어떤 행동을 보
였는지 파악하도록 한다.
자동차가 다른 생명체를 해칠 수 차를 유지하되 사용을 최소화하
사건
있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 고, 차를 소유하되 그에 종속되지 않
이후 였다. 으려 했다.

활동 안내 2
글쓴이가 깨달은 바를 생태주의 윤리와 연관 지어 이해하고 글쓴이의 태도를 다른 대상에 적용해 봄으로써 문
학의 윤리적 기능과 가치를 이해하는 활동이다.

2 이 글에 담긴 윤리적 성찰과 관련하여 아래 활동을 해 보자.

도움말 (1) 이 글의 글쓴이가 ‘자동차’에 대해 갖게 된 생각을 다음과 관련지어 이해해 보자.


생태 중심주의 윤리가 등
장하게 된 배경이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생태 중심주의 윤리에서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한 구성원이며, 자연이 그 자체로 도덕적으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

예시 답안| 생태 중심주의 윤리에 따르면 모든 것을 인간의 편리성을 기준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자연을 그 자
체로 존중해야만 한다. 이 글의 글쓴이가 자동차는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물건이지만 그 자체가 자연을 해치
기도 하기 때문에 자동차 이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움말 (2) (1)에서 파악한 글쓴이의 생각에 대해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둠원들과 함께 의견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글 을 나누어 보자.
쓴이의 생각이 어떤 가치가 예시 답안|•글쓴이의 생각에 동의한다. 우리들은 자동차의 편리성에 매몰되어 그것이 얼마나 자연을 파괴
있는지 생각해 본다. 하는지, 나아가 인간의 생명마저 위협하는 건 아닌지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자동차는 생명을 죽이기도 하지만, 생명을 살리기도 한다. 구급차나 산불을 끄러 가는 소방차는 생명을
살리는 자동차의 사례이다. 물건의 속성은 인간이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달린 게 아닐까?
(3) 우리 주변에서 이 글의 ‘자동차’에 해당하는 대상을 찾고, 그것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녀
야 할지 모둠원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자.
예시 답안|

우리 주변에서 ‘자동차’에 그것에 대해 지녀야 할


‌
문학을 통한 독자의 윤리적 성찰 해당하는 대상 바람직한 태도
① 문학
‌ 작품 향유를 통해 자신의 삶
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과 자신이 •종이컵, 비닐 장바구니 등의 일회용품 •‌일회용품은 미리 대체물을 준비하면 사용
속한 사회에 대해 성찰할 수 있음. 하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물건이기 때
② ‌윤리적 깨달음을 얻고 바람직한 문에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삶의 자세를 정립하게 됨. •‌에어컨, 전등, 엘리베이터 등 전기 기계 •‌전기 기계 제품은 인간의 수고를 덜어 주
③ ‌윤리 의식을 키우고 성숙한 인간 제품 어 인간이 편리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
으로서 성장할 수 있음. 와주기 때문에 되도록 필요하지만, 불필
요한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36 1. 문학과 삶
제재 개관
활동 안내 3 갈래 고전 수필, 한문 수필, 설(說) 선입견을 버리고 사물의 본질을 올바르게 파악할 것
고전 수필과의 비교를 통 선입견을 버리고 사물의 본질을 보아 해제 을 깨우치게 하는 한문 수필이다. ‘이’와 ‘개’의 대조적
해 일상적 사건에서 삶의 지 연결 주제
야 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예시를 통해 주제를 부각하고 있다.

3
혜를 얻은 두 사례를 이해하
고, 더불어 생태주의가 우리 다음은 ‘이〔蝨〕’와 ‘개〔犬〕’의 죽음을 소재로 한 고려 시대의 글이다. <풀 비린내에 대하여>
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임을
와 비교하며 읽어 보자.
이해하는 활동이다.

자료실
슬견설: 고려 중기의 문인인 어느 나그네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규보가 쓴 설(說)이다. ‘설’ ‌“어제저녁엔 아주 처참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어떤 불량한 사람이 큰 몽둥이
은 한문학 양식의 한 갈래
로 돌아다니는 개를 쳐서 죽이는데 보기에도 너무 참혹하여 실로 마음이 아파
로, 사물의 이치를 풀이하고
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맹세코 개나 돼지의 고기를 먹지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서술
하는 글이다. 이 글은 ‘이 않기로 했습니다.” ▶ 나그네가 개의 죽음을 안타까워함.

〔蝨〕’와 ‘개〔犬〕’의 죽음을 화 이 말을 듣고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로 삼아 ‘나그네’와 ‘나’가 ‌“어떤 사람이 불이 이글이글하는 화로를 끼고 앉아서 이를 잡아서 그 불 속에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 주제
넣어 태워 죽이는 것을 보고 나는 마음이 아파서 다시는 이를 잡지 않기로 맹
를 드러내고 있다.
세했습니다.” ▶ ‘나’가 이의 죽음을 안타까워함.

그 나그네는 실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이〔蝨〕는 미물이 아닙니까? 나는 덩그렇게 크고 육중한 짐승이 죽는 것을 보
고 불쌍히 여겨서 한 말인데, 당신은 구태여 이를 예로 들어서 대꾸하니 이것
‌ 비린내에 대하여〉, <슬
〈풀 은 필연코 나를 놀리는 것이 아닙니까?” : ‘개’와 ‘이’의 죽음이 다르다고 여기는 나그네
견설>로 살펴본 문학의 윤
리적 기능과 가치 라고 대들었다. 나는 좀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를 느꼈다.
윤리적 문제의 발생 ‌“무릇 피〔血〕와 기운〔氣〕이 있는 것은 사람으로부터 소·말·돼지·양·벌레·개
상황을 보여 줌. 생명이 있는 것
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결같이 살기를 원하고 죽기를 싫어합니다. 어찌 큰
•‌‘풀 비린내’ 사건을 경험
함. 놈만 죽기를 싫어하고 작은 놈만 죽기를 좋아하겠습니까? 그런즉 개와 이의
•‌‘이’와 ‘개’의 죽음을 바 죽음은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큰 놈과 작은 놈을 적절히 대조한 것
라봄. 모든 생명은 소중함.
이지 당신을 놀리기 위해서 한 말은 아닙니다. 당신이 내 말을 믿지 못하겠으
문학 면 당신의 열 손가락을 깨물어 보십시오. 엄지손가락만이 아프고 그 나머지는
독자
작품
아프지 않습니까?
작가의 성찰을 살펴 봄. 한 몸에 붙어 있는 큰 지절(支節)과 작은 부분에 골고루 피와 고기가 있으니 그
•‌인간에게 안락한 도구가 아픔은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물며 각기 기운과 숨을 받은 자로서 어찌 저놈
다른 생명을 해칠 수 있
은 죽음을 싫어하고 이놈은 좋아할 리가 있겠습니까? 당신은 물러가서 눈 감고 고
음을 자각함.
•‌모든 생명은 차별 없이 요히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하여 달팽이의 뿔을 쇠뿔과 같이 보고, 메추리를 대붕
소중함.
(大鵬)과 동일시하도록 해 보십시오. 연후에 나는 당신과 함께 도(道)를 이야기하
겠습니다.”
‌지절 팔다리의 뼈마디.
‌대붕 하루에 구만 리(里)를 라고 했다. ▶ ‌‘나’가 나그네에게 개와 이의 죽음이 같은 것임을 설명함.
날아간다는, 매우 큰 상상 - 이규보, <슬견설(蝨犬說)>
(想像)의 새.

‌문학의 윤리적 기능과 가치


(1) 이 글을 통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교훈은 무엇인지 말해 보자.
•‌인간의 삶과 당대 사회에 대한 자 예시 답안|•세상일을 인간의 관점에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각을 불러일으킴.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삶의 의미를 깨닫고 윤리 의식을
고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함.
•‌독자의 윤리 의식을 일깨우고, 이 (2) 이 글의 글쓴이와 <풀 비린내에 대하여>의 글쓴이가 생명을 바라보는 공통적인 관점은
를 발전시킬 수 있게 도움을 줌. 무엇인지 말해 보자.
예시 답안| <슬견설>에서는 하찮은 미물로,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로 취급받는 ‘이’도 생명이라는 점에
서는 소중함을 말하고 있으며, <풀 비린내에 대하여>에서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 탓에 희생되는 풀벌레도
소중한 생명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두 작품의 글쓴이는 모두 인간이 아닌 생명을 중심으로 세
상을 바라보고, 모든 생명이 차별 없이 소중하다는 생태주의의 관점을 보여 준다.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37
<풀 비린내에 대하여>는 자동차 운전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우리 삶과 생태 문제에 대해 성찰하고 있는 수필이
다. 글쓴이는 자동차 없이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오늘의 현실, 그
런 현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의식과 생활 방식에 대해 성찰한다. 고속 도로 야간 운전을 한 다음 날 자동차
의 유리창과 앞 범퍼에 풀벌레들이 무수히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아 자신의 의식과 생활 방식을 뒤돌아
수필의 갈래적 특성: 글쓴이의 일상적 경험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지혜와 교훈을 얻음.
보고 점검하는 것이다. 그 성찰은 생명의 소중함, 생명체를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 등에 대한 생태적 사유로 독자를
풀벌레들의 죽음을 보고 자신의 의식과 생활 방식을 뒤돌아보는 과정
이끈다.
제재
제재 정리
형성 평가

자료 창고 생명체를 소중히 여기는 한국인의 마음

우리 한국 사람은 오랜 옛날부터 아무리 작은 생명체라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지녔다. 다음 수필 속 어머니의 마음이 이를
잘 보여 준다.

호스를 어디에 끼우니 뜨거운 물이 호스를 따라 나와 김을 모락모락


피우며 마당에 퍼지는 것이었다. 이때 어머니께서 재빨리 마당에 나오
시더니 마당에 퍼지는 뜨거운 물 가까이에서 이렇게 조용조용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눈 감아라. 눈 감아라.”
그 모습이 너무도 엄숙하고 진지하여 나는 그저 가만히 숨을 죽이고
있다가 그 말씀이 끝나자 어머니께 여쭈어보았다. 대충 짐작은 했지만
어머니의 말씀은 몹시 진지했다.
뜨거운 물이 땅에 스며들어 땅속의 벌레들 눈에 닿으면 눈이 먼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벌레들에게 눈을 감으라고 일러 준다는 것이다.
캄캄한 땅속 벌레들의 눈.
어머니와 내 둘레 캄캄한 어둠 속의 눈들이 반짝이며 별빛처럼 빛나는 것을 나는 보았다. 별빛 하나 다치지 않으련다. 별
빛 하나 다치게 해선 안 된다. 별빛처럼 빛나는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눈빛들에게 지금 우리는 “눈 감아라. 눈 감아라.”라는
경고도 없이 뜨거운 물을 마구 붓진 않는지.
- 김용택, <눈 감아라 눈 감아라>에서

엮어 읽을 작품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작가의 태도가 유사한 작품


남의 땅을 빌려 농사짓는 과정에서 겪은 어느 날 텔레비전을 끄자 들려오는 풀벌
일과 깨달음을 담은 수필이다. 식물로부터 <풀벌레들의 작은 레들의 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은 경험을
<반 통의 물>
배우는 삶의 이치, 생명을 대하는 지극한 귀를 생각함> 다룬 시이다. 문명과 인간의 이기(利器)를
나희덕
정성 등과 관련한 짤막한 이야기들을 담고 김기택 비판하고 자연과의 공생을 추구하는 태도
있다. 를 보여 준다.

작품 보기 작품 보기

38 1. 문학과 삶
활동 안내
정리하기 이 단원에서 배운 작품뿐만 아니라 학습자들이 읽었던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도 문학의 기능과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음을 확인하며
소단원 학습을 정리하도록 지도한다.

‌ 자신이 읽은 작품을 하나씩 예로 들어 문학의 기능과 가치 세 가지를 짝에게 설명해 보자.


예시 답안|

문학의 기능과 가치

‌• 작품:
•‌ 정지용, <향수> ‌• 작품:
•‌ 이곡, <차마설> ‌• 작품:
•‌ 전광용, <꺼삐딴 리>

• ‌관련된 문학의 기능과 가치


• • ‌관련된 문학의 기능과 가치
• • ‌관련된 문학의 기능과 가치

감각적인 시어를 사용하고 후렴구를 말을 빌려 탄 개인적 체험을 제재로 시류의 변화에 따라 변신하는 카멜
반복하여 평화롭고 한가한 고향의 모 하여 소유에 대한 근원적 성찰과 깨달 레온 같은 인물을 풍자적으로 그린 현
습을 형상화한 시로, 문학의 미적 기능 음을 이야기한 한문 수필로, 문학의 인 대 소설로, 문학의 윤리적 기능과 가치
과 가치를 살펴볼 수 있다. 시에서 묘 식적 기능과 가치를 살펴볼 수 있다. 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소설을 통해 기
사한 공간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더라 ‘인간이 가진 모든 것은 잠시 빌린 것’ 회주의적이고 출세 지향적인 삶을 사는
도,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하면서 늘 정 이라는 통찰, 그럼에도 인간은 그것이 것이 얼마나 부도덕한 일인지 알게 되
서적 평안과 안식을 가져다주는 고향 마치 자기 것인 양 착각한다는 교훈은 었고,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도덕적인
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우리가 삶을 어떻게 보아야 하고, 또 삶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시를 읽으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솟 그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아나 왠지 모를 안온함에 빠져든다. 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점검하기
 ‌활동 안내 학생들이 스스로 이 단원의 학습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해 보고, 점검 내용에 따라 이후의 학습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활동이다.
이 단원의 학습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해 보자.

학습 요소 점검 내용 학습 이해도

•‌문학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이바지하는지 이해하였다. 하 중 상


문학의
인식적·윤리적·
미적 기능 •‌문학의 기능과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스스로 문학
하 중 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활동 안내 학습자들이 스스로 학습 과정을 돌아보면서 자신이 성취한 것을 확인하고, 이후의 학습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활동이다.
자신의 학습 과정을 돌아보고,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자.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 더 알아보고 싶은 점


예시 답안| 생략 예시 답안| 생략

소단원 소단원
형성 평가 서술형 평가
( 1 ) 문학의 기능과 가치 39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1. 문학을 통하여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하며 상호 소통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2. ‌문학 활동을 생활화하여 인간다운 삶을 가꾸고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생각 열기 ⊙ ‌자신의 삶과 관계가 깊은 인물들을 떠올려 보자. 그 가운데 한 사람을 골라 자신과 그


사람이 서로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말해 보자.
활동 안내
일상생활에서 타자를 이해
한 경험을 이야기해 봄으로
써 학습자의 배경지식을 활
성화하고 학습 동기를 유발
하는 활동이다.

지도상의 유의점 자신의 삶과 관계 깊은


학습자가 삶에서 만나는 인물일수록 큰 칸에 적는다.
타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그 타자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지를
떠올려 보도록 한다. 타자 이 예
해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친구 ◯◯◯
상호 소통적인 것이며 문학
작품에서도 그러함을 이해하 동 ◯◯◯ 부모님
게 한다. 생 선생님
친구 △△△

내 친구 ○○는 내 말을 참 잘 들어줘.
그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속상하던 마음이 풀리게 돼.
예시 답안| 내 삶에서 가장 중
그 친구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요한 사람은 아버지야. 아버지
는 나에게 말이 잘 통하는 친구
이기도 하고 인생의 선생님이
기도 해. 그렇지만 아버지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다른 아
이들보다 특출하게 뛰어난 점
도 없고 말도 잘 안 듣는 아들
일 수도 있지만, 매일 아침 등
교할 때마다 나를 응원해 주는
아버지에게 내가 소중한 존재
인 것은 틀림없어.

40 1. 문학과 삶
앎 의 마당 문학 활동을 통해 우리는 어떤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는가?

‌
문학 활동을 통한 상호 소통의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태도

문학 활동
문학 작품 우리는 문학 작품을 수용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일상생활에서보다 훨씬 더 다양
을 통해 다양
을 통해 타자
의 삶과 비교
한 인간의 존 한 인물을 만난다. 이 같은 만남을 통해 우리는 자아를 성찰할 수 있고 타자를 이해할
재와 인간의
하여 자아를
복잡성을 이 5 수 있다. 문학 활동을 통해 우리는 타자의 삶과 비교하여 자신이 바르게 살고 있는지,
성찰함.
해함. 문학 활동을 통한 자아 성찰
자신의 가치관은 바람직한지 등을 돌아보고 살필 수 있다.
자아 성찰 타자 이해
한편 우리는 문학 작품을 통해 이 세상에는 성격, 취향, 삶의 방식, 가치관 등 여러
의의
가지 면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 누구의 삶에나 기쁨과 슬픔이 함께
자신의 삶을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열어 가고, 타자와의
깃들어 있다는 것, 모든 인간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갖고 있는 복잡한 존재라는 것 등을
관계를 좀 더 조화롭게 가꾸어 10 알게 되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갈 수 있음.
문학 활동을 통한 타자 이해
문학 활동을 통해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삶을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열어 갈 뿐만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를 좀 더 조화롭게 가꾸어 갈
‌문학을 생활화하려는 태도 문학 활동을 통한 상호 소통의 태도의 중요성
수 있다.
문학의 생활화
•‌문학 작품의 수용과 생산을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
•‌문학을 생활화하는 여러 활동
들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려는 문학의 생활화와 공동체의 문화 발전
태도를 통해 실천할 수 있음.
 의의 15 문학 작품을 읽고 즐기며 때로는 재구성과 창작 등을 하는 것이 일상생활의 한 부
•‌자존감을 높일 수 있음.
•‌공동체 구성원과 정서적으로
분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되는 것을 문학의 생활화라고 한다. 문학 독서 일지 쓰
교류하며 상호 존중 의식과
기, 감상문 쓰기, 비평문 쓰기, 작품 창작하기, 작품 읽고 토론하기 등의 문학 활동을
유대감을 키울 수 있음.
•‌상생과 공존의 문화를 가꾸는
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 낭송회나 문학 작품 낭독회, 시화 전시회, 문학 독서 발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
를 지니게 됨. 표회, 작가 초청 강연회, 문학 답사 등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문학의 생
20 활화를 실천할 수 있다. : ‌문학의 생활화의 구체적인 방법

각 단원 <생활 속 문학
이와 같이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이고 자발적으로 문학 활동을 실천하는 문학의
활동>에 생활 속에서 실천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학 활 생활화를 통해 우리는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공동체 구성원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문학의 생활화의 의의 ①
동이 제시되어 있다. 이를
상호 존중의 의식과 유대감을 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
통해서도 문학의 생활화를 문학의 생활화의 의의 ②
실천해 보자. 는 상생과 공존의 문화를 가꾸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지니게 될 것이다.
문학의 생활화의 의의 ③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41
활동 안내
이 단원의 학습 목표인 자아 성찰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경험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학습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는 활
동이다.

제재 개관 제재 읽기 전에 자기 자신을 부끄럽거나 자랑스럽다고 생각한 경험이 있었는지 말해 보자.


➊ 다음은 일본에 유학하고 있는 식민지 청년이 자신의 삶과 시 쓰기에 대해 성찰하는 내용의 시이다. 화자의 자아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찰에 주목하여 감상해 보자.
저항적, 성찰적, 미래
성격 예시 답안|•주위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선뜻 나서 도와주지 못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다. 다른
지향적
사람을 위한 삶을 살았던 여러 위인처럼, 나도 그런 삶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실 속의 자신의 삶
•나의 생활 태도를 돌아보고자 매일 일기를 써 온 것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일기를 빼먹지 않고 쓰면서 올바른 생
제재 (시가 쉽게 씌어지는 것
활 태도와 가치를 지니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에 대한 부끄러움)

쉽게 씌어진 시
어두운 시대 현실에서
주제
비롯된 고뇌와 자기 성찰 저항 시인 윤동주의
① 상징적
‌ 시어를 대비하 생애와 작품 세계 윤동주
여 시적 의미를 강화함.
‌해제 이 시는 윤동주가 일본에 유학 중이던 1942년에 쓴 작품으로, 어두운 시대 현실 앞에 무기력한 자신에 대한
특징 ② ‌두 자아의 대립과 화
해를 통해 시상을 전 부끄러움과 자기반성,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개함.

낭송 듣기
1연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시간적 배경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공간적 배경
‌시간적 배경 ‘밤’의 의미

밤 2연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우리 민족이 처한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 1, 2연: 시적 화자가 처한 현실에 대한 인식


암울한 시기 : 암담한 현실임에도 시를 쓸 수밖에 없는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현실, 시인으로서의 괴로운 심정이 ‘슬픈 천명’으로 표현됨.
암담한 시대 상황
3연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자아 성찰의 시간
화자가 부끄러운 자아를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인식하고 반성하는 시간

4연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 타인의 도움으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의 현재 삶을 무기력하게 바라봄.

5연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6연 나는 무얼 바라
‌육첩방 일본식 다다미가
여섯 장 깔린 방. 지방마다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 3~6연: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
크기가 다른데, 윤동주가 : 내면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갈등 속에 이루어지는 자기 성찰의
이 시를 지을 때 살았던 도 과정을 의문문 형식으로 나타냄. → 무기력한 삶에 대한 회의감
쿄에서는 가로 2.61m, 세로
3.52m 크기의 방이다.
7연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암울하고 어두운 현실을 인식하고 있음.
‌천명 타고난 운명.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침전 액체나 기분 따위가 현실과 타협, 무기력하게 생활하는 모습
밑바닥으로 가라앉음. 부끄러운 일이다. ▶ 7연: 시가 쉽게 씌어지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
자신의 부끄러움을 솔직하게 고백함. → 자기 성찰의 모습

42 1. 문학과 삶
‌시어 및 시구의 상징적 의미
시어 및 시구 상징적 의미
밤비 자기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는 어둡고 괴로운 현실
육첩방 억눌리고 암담한 공간, 화자를 구속하는 시대 상황
등불 새 시대를 위한 노력, 현실 극복의 의지
어둠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시대처럼 올 아침 희망찬 미래, 새로운 세계, 조국의 광복

‌두 자아의 갈등과 화해


현실적 자아 내면적(이상적) 자아
현실에 안주하여 현실에 적극적으로
갈등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대응하여 부정적 현실을
‘나’ 극복하고자 하는 ‘나’
‌이 시의 시적 화자가 처한 상황
화자의 상황 ‘밤비’, ‘어둠’ - ‘등불’, ‘아침’ -
어둠의 이미지 밝음의 이미지
밤비가 내리는 때에 육첩방이라는 낯선 생활 공간에 있음. 
자아 성찰
시간적 배경: ‘밤’ 공간적 배경: ‘육첩방’
‘부끄러움’
▼ 
조국을 잃은 암울한 시대 현실과 두 자아의 화해
일본 유학 중인 화자의 처지를 나타냄. ‘악수’

△: 어둠의 이미지 ↔ ◯: 밝음의 이미지 ‌화자의 태도 변화


8연 육첩방은 남의 나라 1연의 1, 2행의 순서를 바꾸어 씀. 부끄러움
① 변형을 통해 화자의 현실 재인식을 보여 줌.
암울한 현실에서 무기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② 시상이 전환되는 부분
력하게 살아가는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낌.

9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 ‌‌어두운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자기 성찰
현실 극복의 의지 ‘등불’을 밝히는 행위로 드러냄.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현실 극복 의지
희망찬 미래, 조국의 광복 새로운 시대를 기다리며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나’
부정적 상황을 극복하
█: 내면적 자아(성찰적 자아) / : 현실적 자아 고 밝은 미래를 맞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냄.
10연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8~10연: 내적 갈등의 해소와 현실 극복 의지
갈등의 해소 - 화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제재 정리

윤동주 (1917~1945)
시인. 독립운동가. 북간도에서 태어나 룽징(용정), 평양, 서울, 도쿄, 교토 등 여러 곳의 학교에서
공부하였다. 식민지 지식인으로서 자신을 성찰하며 양심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순결한 뜻을 표현
한 아름다운 시를 많이 썼다.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삶을 마감한 그가 남긴 시는 해방 직후 간행된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43
활동 안내 1
시의 내용 전개의 흐름을 이해하였는지 확인하는 활동이다. 시를 읽고 난 후 시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내용상 크게 구분되는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 활동에서는 화자의 태도 변화를 묻고 있으므로 시적
상황에 대처하는 화자의 자세나 마음가짐에 중점을 두고 내용 흐름을 파악하게 한다.

1 이 시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그 내용을 정리하고, 화자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말해 보자.
예시 답안|
지도 방법
•‌삶에 대한 성찰: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식민 현실에서 무기력하게 타국에 유
① 시를
‌ 읽으며 각 연의 중심 내용
을 먼저 이해하게 한다. 1~( 7 )연 학하는 자신의 처지를 우울하고 회의적인 시선으로 인식하는 자기 성찰이
나타나 있다.
② ‌각각에 나타난 시적 화자의 행동
이나 생각을 정리하게 한다.
③ ‌이를 통해 화자의 태도를 파악하
고, 태도 변화가 시작되는 부분
이 어디인지를 판단하게 한다.
•‌현실 극복 의지: 어두운 시대를 살아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도
도움말 ( 8 ) ~ 10연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며 현실 극복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관점에 따라 나누는 부분
이 다를 수도 있다. 시를 두
부분으로 나누고 그것을 짝
과 서로 비교해 보자. •화자의 태도 변화 : 이 시의 화자는 식민지 현실이라는 부정적 상황에 안주하며 무기력한 삶을 살아간
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태도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자기 성찰을 통해 양심을 지
키려는 노력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활동 안내 2
화자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 속에 나타난 화자의 자아 성찰 과정을 파악해 보는 활동이다.

지도 방법 2 이 시에 나타난 ‘나’의 자아 성찰에 주목하여 아래 활동을 해 보자.


① 시적
‌ 화자가 처한 상황을
시간·공간 배경을 중심으 (1) 시간·공간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나’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말해 보자.
로 파악하게 한다. 예시 답안|
② ‌시어에 드러난 의미를 파
악함으로써 화자의 성찰
•시간 : 밤 •‘나’의 처지 : 화자는 어두운 밤에 육첩방
과정과 태도를 살펴볼 수 이라는 낯선 생활 공간에 있는데, 이는 조
있게 한다. 국을 잃은 암울한 시대 현실과 일본 유학
③ ‌화자의 현실 인식과 자기 중인 화자의 처지를 나타낸다.
•공간 : 육첩방
성찰 태도를 바탕으로 하
여 시에 나타난 두 자아의
화해 과정의 형상화에 대
해 모둠원들과 이야기 나
누어 보고, 시의 전체적인
구성을 파악하게 한다.
(2) ‘나’가 ‘부끄러운 일’로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고,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삶의 태도가
어떠한지 말해 보자.
예시 답안|
•‌‘나’가 ‘부끄러운 일’로 여기는 것 
- 인생의 어려움과는 달리 시가 쉽게 써지는 것
- 암울하고 어두운 현실 속에서 현재의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생활하는 것
•‌‘나’의 삶의 태도 - ‘나’는 암담한 현실에서 무기력하게 지내는 자신의 모습을 성찰함으로써, 이를 극복하
려는 의지를 갖고자 하고 있다.

(3) 10연에서 밑줄 친 두 ‘나’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고, ‘악수’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둠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어 보자.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예시 답안|•앞의 ‘나’: 희망의 시대를 위해 작은 것이나마 실천하려는 성찰적·내면적 자아


•‌뒤의 ‘나’: 암담한 시대 상황에서 시를 쓰며 무기력한 삶을 사는 현실적 자아
•‌‘악수’의 의미: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인한 내면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갈등을 경험해야 했던 화자는 ‘눈
물과 위안’으로 잡는 ‘악수’를 통해 화해의 과정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악수는 내면적 자아와 현실적 자
44 1. 문학과 삶
아의 화해를 의미한다.
활동 안내 3
작품 감상과 활동을 바탕으로 학습자가 직접 자신의 삶을 성찰해 보는 활동이다. 시적 화자의 성찰이 나
타난 시 구절을 바꿔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노랫말을 통해 그러한 자기 성찰을 종합적으
표 현 실천
로 표현하는 데까지 이어지도록 한다.
지도 방법 3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아래 활동을 해 보자.
① <쉽게
‌ 씌어진 시>의 7연
의 구조를 파악한다.(㉠ (1) 자신의 모습 가운데 반성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고, 이 시의 7연의 내용을 바꾸
사회나 역사의 문제점 → 어 표현해 보자.
㉡ 사회나 역사의 문제점 예시 답안|
과는 무관하거나 혹은 그
에 역행하는 개인적 삶
→ ㉢ 부끄러움)
전지구적으로 온난화가 심각하다
② ‌①에서 파악한 7연의 구 는데
조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
을 성찰해 보게 한다. 이 이렇게 일회용 물품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때 성찰 내용은 ㉠ 또는
㉡ 중에서 학습자가 선택
하게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2) (1)에 적은 자신의 모습을 개선하려면 어떤 삶의 자세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자.


예시 답안|•일회용 물품을 사용하는 경우를 줄이거나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휴대가 가능한 물품은 가지
고 다니면서 사용해야겠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거나 필요할 때만 전기 콘센트를 사용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겠다.

도움말 (3) 다음은 윤동주의 삶과 문학을 바탕으로 하여 만든 노랫말이다. 이를 참고하여 우리


윤동주 시인에 대한 자신 들의 현재 모습을 성찰하는 내용을 담은 노랫말을 모둠원들과 함께 지어 보자.
의 생각과 그의 삶에 비추어
자신을 성찰한 내용 등을 친
구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고, 당신의 시처럼 하늘을 우러러 뒤로 숨으려 했을까
그것 가운데 몇 가지를 골라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길 그에게 총칼 대신
노랫말에 담아 보자.
당신의 삶처럼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연필 끝에 힘이 있었기에

‘윤동주의 삶과 문학’은 사랑할 수 있길 차가운 창살 건너편의


47쪽 ‘자료 더하기’ 참고. 때론 사는 게 허무하고 하늘과 별을 바라봐야 했네
무기력할 때 나의 이름 나의 나라가
당신의 육첩방을 밝혔던 부끄럽지 않게
등불을 기억할게 오늘도 나아가야지
난 왜 느끼지 못하고 흙으로 덮이지 않게
외우려 했을까 - 개코·황광희 작사, <당신의 밤>에서
용기 내지 못하고

예시 답안|
제목: 〈쉽게 사용한 뒤 〉
회색빛으로 물든 하늘을 우러러 하늘은 저리 울부짖는데
자신의 부끄러움을 되돌아보길 일회용품을 이렇게 쉽게 써 버리는 것은
나의 편리함을 위해 너무 부끄러운 일
푸른빛을 지워 버리고 가방을 넓혀 들고 다닐 짐이 늘어나더라도
타고 온 자동차 바퀴 자국 아래 그것이 하늘의 본색을 되돌리는 일
흙색 먼지만 가득해 걸어 다녀 다리가 아파질지라도
생각해 보면 죽어가는 것들을 살피지 않고 그것이 환경 보호 실천하는 일
왜 외면하려 했을까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45
<쉽게 씌어진 시>는 육필 원고에 “一九四二.六.三.”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윤동주 시 가운데 가장 마지
막에 쓰인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때 윤동주는 도쿄 릿쿄(立敎)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윤동주가 교토의 도시샤(同志
社) 대학으로 옮겨 공부를 이어 가다 항일 운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된 것은 1943년 7월이었다. 이 시는 시인으
로서의 ‘나’가 ‘어둠’으로 상징되는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성찰한 것이다. 화자는 자신이 왜 고향과 친구들
을 떠나 먼 타국의 땅에 유학하고 있는지를 비 오는 밤 다다미 깔린 하숙방에 앉아 자문한다. 그는 자신을 하늘의 명
을 받아 시인이 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둠’의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시 쓰기와 삶에 대해 성찰하는 시인의 치열한 태도는 독자에게 저마다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자신이 시인이 된 것이 ‘하늘의 명’이되, 시를 통해 어두운 현실을 변화
힘을 지니고 있다. 제재
시키지 못하기에 ‘슬픈 천명(天命)’이라고 여기는 태도를 드러냄. 제재 정리
형성 평가

자료 창고 시인 정지용이 쓴 <쉽게 씌어진 시> 소개 글

연희전문학교 시절의 벗 강처중이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쉽게 씌어진 시>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47년 2월 13일 《경향
신문》에서였는데, 여기에는 시와 함께 《경향신문》 주간이었던 시인 정지용이 쓴 짤막한 소개의 글이 실려 있다. 다음은 소개 글의
내용이다.

간도 동촌 출생. 연희 문과 졸업. 경도 동지사 대학 영문학과


재학 중 일본 헌병에게 잡히어 무조건하고 2개년 언도. 복강
형무소에서 복역 중 음학한 주사 한 대를 맞고 원통하고 아까
운 나이 29세로 갔다. 일황 항복하던 해 2월 26일에 일제 최후
발악기에 ‘불령선인’이라는 명목으로 꽃과 같은 시인을 암살하
고 저이도 망했다. 시인 윤동주의 유골은 용정동 묘지에 묻히
고 그의 비통한 시 10여 편은 내게 있다. 지면이 있는 대로 연달아 발표하기에 윤 군보다도 내가 자랑스럽다. - 지용.

‌동촌 명동촌을 가리킴. 경도 일본의 교토. 복강 일본의 후쿠오카. 음학(淫虐)하다 매우 잔학하다. ‌불령선인(不逞鮮人)
일제 강점기에, 불온하고 불량한 조선 사람이라는 뜻으로,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자기네 말을 따르지 않는 한국 사람을 이르던 말.
- 《경향신문》(1947. 2. 13.)

엮어 읽을 작품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절망 속에서 희망을 노래한 시


일본의 대학에 공부하러 가기 전에 지은 극한 상황에서도 피어나는 꽃을 소재로
작품이다. 자신의 ‘이름’을 부끄러워하는 하여 엄혹한 현실의 극복과 새로운 세계에
<별 헤는 밤> <꽃>
순결한 청년의 자아 성찰과 사랑하는 존재 대한 희구를 노래한 시이다. 역동적인 이미
윤동주 이육사
들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중심에 놓여 지들을 엮어 강인한 정신을 효과적으로 드
있다. 러내었다.

작품 보기 작품 보기

46 1. 문학과 삶
윤동주의 삶과 문학

간도 명동촌의 윤동주 생가
윤동주는 1917년에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1900년에 이곳으로 이주하였다.

윤동주 시인의 육필 원고 <쉽게 씌어진 시>

도시샤 대학 영문과 친
구들과 함께한 송별회 때
찍은 사진. 윤동주의 모습
이 담긴 마지막 사진이다.
윤동주와 정병욱
연희전문학교 2년 후배인 정병욱은 시인에게서
선물 받은 육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잘
간직하였다가 해방 후 윤동주 시를 세상에 알렸다.

해방 후 유고를 모아 출간된 《하늘과 바


람과 별과 시》 초판본. 이후 여러 차례 증보
되었다.

윤동주는 1943년에 고종사촌인 송몽규와 함께 구속되


었다가, 다음 해 2년 형을 선고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
감되었다.
1945년(29세) 2월 18일에 “2월 16일 동주 사망, 시체 가
지러 오라.”라는 전보가 고향 집에 도착했다. 곧이어 송몽 2016년 릿쿄대 예배당의 윤동주 추모
규도 감옥에서 숨을 거둔다. 윤동주의 유해는 북간도 룽징 행사 모습.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많은
에 묻혔다. 그의 비석에는 “시인윤동주지묘(詩人尹東柱之 사람이 윤동주의 삶과 문학을 기리고 있다.
墓)”라고 새겨져 있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
추모 행사’ 관련 기사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47
활동 안내
이 단원의 학습 목표인 타자 이해와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게 함으로써 학습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는 활동이다.
제재 읽기 전에 벼, 보리와 같은 농작물을 수확하는 농민의 마음이 어떠할지 짐작하여 말해 보자.
➋ 다음은 수확한 보리를 타작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한시이다. 농민들을 바라보는 화자의 태도에
주목하여 감상해 보자.
제재 개관 예시 답안|•농작물을 수확할 때 날린 나락이 땀으로 가득한 몸에 달라붙는다면 가렵기도 하고 힘들 것 같아.
•한 해 동안 땀 흘려 키운 농작물을 수확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할 것 같아.
갈래 한시, 행(行)
•‌농작물 수확 후 소작료나 세금으로 수확한 것의 상당 부분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그리 좋지만은 않을 것
성격 사실적, 성찰적 같아.
제재 보리타작하는 농민

주제
농민들의 건강한 노동과, 농민
의 이해를 통한 자기 삶의 성찰
① 일상적
‌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보리타작 打麥行
작가 소개
영상
정약용
(송재소 옮김)
‌
해제 이 시는 다산 정약용이 보리타작하는 농민을 사실적으로 그린 한시로, 원제는 ‘타맥행(打麥行)’이다. 한시의
생동감과 현장감을 강화함.
특징 ② ‌시각적·청각적 이미지를 적 한 체인 ‘행(行)’ 형식을 사용하여 즐겁게 노동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자신이 살아
절하게 사용하여 동적 이미지 보지 않은 농민의 삶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태도를 담고 있다.
를 강화함.

시행

낭송 듣기
기 1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新篘濁酒如湩白(신추탁주여동백)

큰 사발에 보리밥 높기가 한 자로세 大碗麥飯高一尺(대완맥반고일척)


: 좋거나 기름진 음식이 아닌 요깃거리 → 농민들의 소박한 삶
밥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飯罷取耞登場立(반파취가등장립)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雙肩漆澤飜日赤(쌍견칠택번일적)
건강한 농민들의 신체(시각적 형상화) → 화자의 긍정적 시선 ▶ 1~4행: 노동하는 농민들의 활기차고 건강한 모습
승 5 옹헤야 소리 내며 발맞추어 두드리니 呼邪作聲擧趾齊(호야작성거지제)

삽시간에 보리 낟알 온 사방에 가득하네 須臾麥穗都狼藉(수유맥수도랑자)


농민들이 열심히 노동한 결과
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데 雜歌互答聲轉高(잡가호답성전고)
흥이 고조됨.
‌자 길이의 단위. 한 자는 보이느니 지붕까지 날으는 보리 티끌 但見屋角紛飛麥(단견옥각분비맥)
한 치의 열 배로 약 30.3㎝ ▶ 5~8행: 민요에 맞추어 보리타작하는 농민들의 역동적인 정경

에 해당한다. 전 그 기색 살펴보니 즐겁기 짝이 없어 觀其氣色樂莫樂(관기기색락막락)


‌도리깨 곡식의 낟알을 떠
10 마음이 몸의 노예 되지 않았네 了不以心爲形役(료불이심위형역)
는 데 쓰는 농구. 즐거운 마음으로 노동함. ▶ 9, 10행: 노동에서 즐거움을 얻는 농민들에 대한 이해
‌옹헤야 보리타작할 때 도 결 낙원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닌데 樂園樂郊不遠有(락원락교불원유)
리깨질하면서 부르는 노래. 마음이 육체의 노예가 되지 않는 농민들의 상태
‌보이느니 보이는 것이. 무엇하러 고향 떠나 벼슬길에 헤매리오 何苦去作風塵客(하고거작풍진객)
과거에 대한 반성, 미래에 대한 결의를 나타내는 표현 ▶ 11, 12행: 농민들의 모습을 통한 자기 성찰
: ‌벼슬길을 좇던 자신의 과거를 반성함. (자기 성찰)
《여유당전서》

제재 정리

정약용 (丁若鏞, 1762~1836)


조선 후기의 실학자. 문인. 호는 다산(茶山) 또는 여유당(與猶堂).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로
서 많은 저술을 남겼다. 그는 또 뛰어난 문인이기도 했는데 당대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시를 많이
썼다. 저서에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이 있다.

48 1. 문학과 삶
‌이 시에 나타난 농민들의 모습 참고 자료 ‘옹헤야’와 일의 연관성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옹헤야 소리 내며 발맞추어 두드리니 보리농사를 지어 수확하는 시절인 초여름에 보리타작
노동으로 단련된 건장한 모습 노동요를 부르며 발맞추어 일하는 모습 을 하게 되는데, 이때 주로 <옹헤야>를 부른다. 그래서 ‘보
리타작소리’ 또는 ‘타작소리’, ‘도리깨질소리’, ‘마당질소
 
리’, ‘타맥요’라고도 한다. 빠른 소리는 유희화되어 빠른
시각적 형상화 청각적 형상화 템포의 경쾌한 통속 민요로도 널리 불린다. 보리타작을
할 때 도리깨질을 하면서 이 소리를 부를 때는 앞소리를
‌이 시에 나타난 시어의 의미 메기는 목도리깨군과 뒷소리를 받는 여러 명의 종도리깨
군이 소리를 메기고 받는다. 이때 종도리깨군이 받는 뒷
낙원 벼슬길 소리 중의 하나가 ‘옹헤야’이다. 빠른 속도로 일이 진행되
•‌소박한 현실 속에서 진정한 삶의 며 박자를 잘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옹헤야>는 일의 기
 •화자가 과거에 좇던 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 능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세속적인 욕망
•건강한 삶이 존재하는 세상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화자의 타자 이해와 자아 성찰 과정

기(1~4행), 보리타작하는 농민들의 •검게 탄 두 어깨 … 번쩍이네


관찰
승(5~8행) 건강한 모습 •옹헤야 소리 … 두드리니

 

몸과 마음이 합일된,
•‌그 기색 살펴보니 … 노예 되
전(9, 10행) 인식 농민들의 건강한
지 않았네
노동의 즐거움

 

세속적 욕망에
•‌낙원이 먼 곳에 … 벼슬길에
결(11, 12행) 반성 집착하던 자신의 삶
헤매리오.
반성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49
활동 안내 1
시의 내용상의 흐름을 이해하였는지 확인하는 활동이다. 시를 읽고 난 후 시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내
용상 크게 구분되는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이 시는 시상 전개를 여러 가지로 파악할 수 있으나 이 단원은
타자 이해와 자기 성찰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타자에 대한 사실적 관찰’, ‘타자의 마음을 헤아리기’, ‘자기 성찰’의
흐름으로 내용을 파악하게 한다.

1 시상 전개를 고려하여 이 시를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의 중심 내용을 정리해 보자.


예시 답안|

1행 ~ ( 8 )행 ( 9 )행 ~ ( 10 )행 ( 11 )행 ~ 12행
지도 방법
보리타작하는 농민들의 보리타작하는 농민들의 자기 삶에 대한 성찰
①두‌ 행씩 끊어 읽어 보고
모습을 관찰함. 마음을 헤아림.
각각의 중심 내용을 먼저
이해하게 한다.
② ‌중심 내용이 사실적 묘사
인지 마음의 진술인지 파
악하게 한다.
③ ‌중심 내용이 타자에 관한
내용인지 자기에 관한 내 활동 안내 2
용인지 판단하게 한다. 화자가 타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외면 묘사와 내면 묘사를 통해 알아보고 그 둘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이해하는 활동이다.
지도 방법
작품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2 농민들을 바라보는 화자의 태도와 관련하여 아래 활동을 해 보자.

바탕으로 하여 화자의 태도 (1) 다음 시구를 통해 화자는 농민들의 어떤 모습을 강조하고자 한 것인지 말해 보자.
를 파악한다. 사실적 묘사에 예시 답안|
도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반영되어 있음을 이해한다.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 노동으로 단련된 건장한 농민들의 몸

•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데


→ 노랫가락에 어우러져 노동에 신명이 더해 가는 모습

(2) 화자가 농민들을 보며 “마음이 몸의 노예 되지 않았네.”라고 한 까닭은 무엇인지 말해 보자.


예시 답안| 보리타작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즐겁게 노동하는 농민의 모습을 보며 마
음의 평안이란 몸이 놓인 처지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활동 안내 3
타자의 삶이 그것과 다른 처지에 놓인 화자에게 어떠한 성찰적 깨달음을 주는지 알아본다. 화자의 처지와 타자
에 대한 이해, 그것에 비춘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를 확인한다.
지도 방법
타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
3 모둠원들과 함께 의논하여 다음 물음에 답해 보자. 이를 바탕으로 하여 화자가 자
신의 어떤 모습을 성찰하고 있는지 말해 보자.
으로 자기 성찰을 어떻게 이
예시 답안|
끌어 내고 있는지 알아본다.
정약용의 삶을 참고 자료로
제시해도 좋다. •화자의 신분을 짐작하게 하는 시어는 무엇인가?
→ 벼슬길

•화자가 생각하는 ‘낙원’은 어떠한 곳일까?


→ 몸은 힘들더라도 마음의 자유가 있는 삶

• 화자가 성찰하는 자신의 모습 : 마음을 평안케 하지 않는 벼슬길을 헛되이 좇아 헤맴.

50 1. 문학과 삶
활동 안내 4
비슷한 제재를 다룬 두 작품을 비교해 보고, 각 작품에 나타난 인물이 타자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는지
연결
이야기해 봄으로써 타자의 이해를 통해 학습자 스스로 자기를 성찰하는 활동이다.

4 다음은 김홍도의 그림 <벼 타작>이다. 시 <보리타작>과 비교하며 감상해 보자.

예시 답안|
자료실 농민 공통: 올해 농사도 풍년이라 신명이 힘든 일을 하면서도 즐거운
이 곡식이 자식들의 입 나는군. / 이렇게 고생해 봐야 뭐하나, 어차 마음으로 하고 있군. / 열심
김홍도(1745 ~ ?): 호는 단원 에 들어갈 걸 생각하니 히 일해서 내 곳간을 풍성하
피 양반들한테 다 빼앗길걸. / 누구는 힘들
(檀園). 조선 시대의 화가. 특 지게가 조금도 무겁지 여 일하는데, 누구는 옆에서 편안하게 누워 게 채워 주게나.
히 산수화와 풍속화에서 뛰 않아. / 지게가 너무 무 있으니 세상 참 불공평하군.
거운걸.
어난 작품을 남겼는데, 《단원
풍속도첩》에 무동, 씨름, 서
당, 대장간, 벼 타작 등 서민
들의 생활상을 담은 스물다
볏짚을 후려치니 속이
섯 점의 풍속화가 실려 있다.
시원하네. / 볏짚이 천근
만근일세.
지도 방법
①두‌ 작품을 비교할 때는 대
이렇게 묶을 볏단이
상을 바라보는 인물의 사
많은 걸 보니 올해도
회적 신분이나 역할을 참
풍년일세. / 쪼그려 앉
고하여 살펴보게 한다.
아 일하니 다리가 저
② ‌<보리타작>의 화자와 <벼
리고 아픈걸.
타작>의 갓 쓴 인물이 타
자인 농민들을 바라보는
태도에 초점을 맞추어 비
교한다.
참고 자료 김홍도, <벼 타작〉
③ ‌이러한 비교를 통해 타자
이 작품은 김홍도의 풍속 도첩인 《단원 풍속 도첩(檀園風俗
를 이해함으로써 자기를
圖帖)》에 들어 있는 그림 가운데 하나로, 벼를 타작하는 장면을
성찰한 경험이 있는지 말
그린 것이며, 〈타작〉이라고도 한다. 왼쪽 부분에는 타작하는 일
해 보게 한다.
꾼들을, 오른쪽 부분에는 이를 감독하는 사람을 그려 넣었다.

(1) <벼 타작>의 인물들이 어떤 말을 하였을지 상상하여 말풍선 안에 써 보자.

도움말 (2) <보리타작>과 <벼 타작>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말해 보자.


시와 그림에 그려진 농부 예시 답안|•공통점: 조선 시대 농민들이 곡물을 수확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와 농부를 관찰하는 인물(또 •‌차이점: 농민들을 관찰하는 인물의 태도가 다르다. 한시 <보리타작>의 경우 화자는 농민들의 건강한 노동
을 바라보며 그것에 대해 찬탄하고, 그와 대비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반면 그림 <벼 타작>의 경우
는 화자)의 모습과 태도 등을
갓 쓴 인물은 노동하는 농민 옆에서 태연히 술을 마시며 누워, 담배를 피우는 걸로 보아 그들에게 전혀 공
중심으로 하여 비교해 보자. 감하지 못하는 듯 보이고, 오히려 노동하는 농민을 감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3) 다음과 관련하여 모둠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예시 답안|
•<보리타작>의 화자처럼 누군가를 관찰하며 자신을 성찰한 경험이 있는가?
밤늦게 집에 돌아가는 길에 어떤 택시 운전사가 쓰러진 취객을 돕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일하는
중이라 바쁘고 여유가 없었을 텐데 남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서둘러 집에 돌아가는 내 모습이 부끄
러웠다.
•<벼 타작>의 갓 쓴 인물과 같은 시선으로 누군가를 바라본 적이 있는가?
아파트 앞에서 눈싸움을 하고 있는데, 추운 겨울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눈을 치우고 있는 경비원 아
저씨를 본 적이 있다. 그때는 그게 경비원 아저씨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나하고는 상관없다고 생각
하고 눈싸움을 계속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조금 후회가 된다.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51
<보리타작>은 보리타작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내용의 한
시로, 《여유당전서》에 실려 있다. 원제는 ‘타맥행(打麥行)’인데, ‘행(行)’은 사물이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한시의 형식이다. 보리밥과 막걸리로 기운을 얻은 농민들이 노동요 <옹
헤야>의 박자에 맞추어 힘차게 도리깨를 휘두르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활기찬 타작
농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함.
마당을 여실하게 재현하였다. 농민에 대한 새로운 이해(타자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자신을
성찰하는 화자의 태도가 겸허하고 진지하여 더욱 진실하게 느껴진다. 평민들의 삶에서도 가
치 있는 점을 찾아 배우고자 했던 정약용의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평민에 대한 친밀한 태도와 애정 → 평민들의 삶에서 새롭고 가치 있는 삶을 발견함.
《여유당전서》
제재
제재 정리
형성 평가

자료 창고 신명 난 보리타작 소리 <옹헤야>

<옹헤야>는 보리타작을 할 때 도리깨질을 하면서 부르던 노동요이다. 노동요는 일의 지루함을 잊고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 부르
는 노래인데, 일의 효과적인 진행을 도울 뿐만 아니라 함께 사는 즐거움을 나누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옹헤야>는 도리깨질
에 맞추어 빠르게 불러 보리타작이라는 힘든 노동을 하는 농민들의 신명을 돋운다. 다음은 경북 경산 지방의 <옹헤야> 사설이다.
‘경상북도 지방 보리타작 소리
어절씨구 / 옹헤야 / 잘도 한다 / 옹헤야 / 이 보리가 / 옹헤야 <옹헤야> 국악 공연’ 영상

양반의 보린가 / 옹헤야 / 쉬미[수염]도 질다[길다] / 옹헤야


이 보리가 / 옹헤야 / 상놈의 보린가 / 옹헤야 / 몽글기도 / 옹헤야
몽글구나 / 옹헤야 / 어절씨구 / 옹헤야 / 잘도 한다 / 옹헤야
여보시오 / 옹헤야 / 일꾼네들 / 옹헤야 / 앞산 너머 / 옹헤야
비 들어온다 / 옹헤야 / 얼른얼른 / 옹헤야 / 때리라 패라 / 옹헤야
-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서

엮어 읽을 작품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보리’를 소재로 한 작품


정약용이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면서 의인화된 보리에게 말을 건네는 개성적
바라본 백성들의 삶을 그린 한시이다. 지 인 형식으로 된 수필이다. 고난을 견뎌 결
<탐진촌요> <보리>
방 관리에게 수탈당하는 농민들에 대한 안 실에 이르는 보리의 인내심과 생명력, 보
정약용 한흑구
타까움, 피폐한 농촌 현실, 관리들의 포악 리를 닮아 ‘순박하고 억세고 참을성 많은’
성을 고발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농부들의 인내심과 노동을 예찬하고 있다.

작품 보기 작품 보기

52 1. 문학과 삶
활동 안내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유추해 봄으로써 소설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활동이다. 제목과 같이 ‘가리봉동에 가
야’만 하는 이의 삶과 생각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제재 읽기 전에 이 소설의 제목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말해 보자.
➌ 다음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여 한 가족이 어느 하루에 겪은 일을 다룬 소설이다. 다른 사람을 오해하
다가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 주목하며 감상해 보자.
예시 답안|•1970~1980년대에 가리봉동에 공장이 많았다고 하는데 혹시 거기에 우산 공장도 있었던 건 아
닐까?
•비 오는 날이면 쌀쌀해지니까 따뜻한 집이 그리워 본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비 오는 날이면 작품 줄거리
영상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해제 이 소설은 1980년대 도시 변두리에 사는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한
양귀자
작가 소개
영상

연작 소설 《원미동 사람들》 중 한 편이다. 겉모습만 보고 오해했던 타자를 이해하


게 되고, 그를 통해 타자를 곡해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소시민의 마음의 흐름을 잘
그리고 있다.

발단·전개 앞부분의 줄거리


제재 개관
그와 아내는 어렵게 연립 주택을 장만하였다. 그러나 그 집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 보수하느라
갈래 단편 소설, 연작 소설
제법 많은 돈을 들이게 된다. 그러던 중 욕실 바닥에서 물이 새는 일이 생기자 이웃의 소개를 받아 성격 사실적, 비판적, 성찰적
임 씨에게 공사를 맡긴다. 하지만 곧 그는 임 씨의 본업이 연탄 배달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욕실 공사 •시간: 1980년대
‘그’와 ‘아내’가 임 씨를 불신하는 이유(집 수리 공사의 비전문가임.) 배경
10 를 맡긴 것을 후회한다. •공간: 부천 원미동
▶ 발단·전개:
‌ ‘그’와 ‘아내’가 처한 상황과 임 씨를 불신하는 이유 - 새로 장만한 집에 문제가 제재 욕실 바닥 공사
생겨 임 씨에게 집 수리 일을 맡김. 오해로 인한 타자와의
주제 갈등과 타자 이해를 통한
위기 “오늘 끝나기는 어렵겠죠?” 화해
① 실제
‌ 공간을 배경으로
아내는 내일까지 일이 계속된다는 게 벌써부터 지겨운 듯했다. 하여 소시민의 삶을 사
실적으로 그려 냄.
“그럴 거야.” 특징
② ‌등장인물의 대화와 행
동을 중심으로 사건을
움직일 때마다 발부리에 차이는 세간살이들을 이리저리 옮겨 놓으며 그는 건성 전개함.

15 으로 대답했다. 그 비슷한 말을 임 씨에게 해 보았더니 임 씨 역시 건성이었다.


‌“사장님이야 며칠이 걸려도 아무 상관 없지요. 견적 뽑은 대로만 주시는 거니
께요. 나머지는 지가 백 날이 걸려도 하자 없이 해 놀 일만 남은 셈입니다.”
예시 답안|•임 씨가 일을 똑바
임 씨 말대로라면 당일로 끝낼 속셈은 아닌 듯싶었다. 젊은 인부는 삼십 분쯤
로 하지 않고 대충한다고 생각
‘그’와 ‘아내’는 임 씨가 일부러 더디게 일함으로써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대충대충 일하려는 수작을 부릴 거라 생각함.
하여 초조하고 불안할 것이다.
일하고 나면 담배 한 대에 냉수 한 컵 하는 식으로 일을 질질 끌고, 젊은 녀석 단
•‌임 씨가 일부러 일을 더디게 함
임 씨의 보조 일꾼
으로써 수리비를 부풀릴 것 같
20 속하랴 자신이 하는 일에 신경 쓰랴 입으로 한몫하랴 임 씨 속도도 그가 보면 더
아 걱정할 것이다.

디기 짝이 없었다. 하기야 뭐 이런 공사가 국수 가닥 뽑아 내듯 쑥쑥 뽑혀 나오는 작업 속도가 더딘 것을 본


‘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재미를 주는 일이야 아니겠지만 깨고 들어내고 긁어 대고 하는 일은 한참 후에 들
여다보아도 그게 그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감독관마냥 문 앞에 버티고 서서 잔꾀 ‌세간살이 집안 살림에 쓰
는 온갖 물건.
부리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어서 그는 어슬렁거리며 집 안 이곳
‌건성 어떤 일을 성의 없이
: ‌막노동 일을 하는 인물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 소시민으로서 돈이 오고가는
25 저곳을 기웃거렸다. 일에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심리가 드러남.
대충 겉으로만 함.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53
: ‌일상의 크고 작은 거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적 초조함 혹은 피해 의식이 드러남.
‌“왔다 갔다 하지만 말고 가서 지켜보세요. 일꾼들이란 원래 주인이 안 보면 대
일꾼들에 대한 ‘아내’의 충대충 덮어 버리는 못된 구석이 있다구요.”
생각을 비판해 보자. 타인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
예시 답안| ‘아내’가 집수리 시금치나물을 무치면서 아내가 행여 들릴까 봐 낮은 소리로 소곤거렸다. 갓난
를 하는 일꾼들에게 보인 시
각은 편견이다. 실제 그들이 애나 징징 울어 대면 애 보기나 하련만 아이는 배만 부르면 쌔근쌔근 잠들어 버리
보인 행동과는 관계없이 그
들의 태도를 속단하여 비난 는 터라 사실 그가 할 일이 딱히 없는 형편이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다시 목욕탕 5

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
다. ‘일꾼들이란 원래 … 못 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임 씨가 젊은이에게 건재상에 가서 새 파이
된 구석이 있다구요.’와 같이
말하는 것은 몇몇의 문제나 프를 가져오라고 시키고 있을 때였다. 욕조에서 세면대로 구부러지는 이음새 쪽
일부의 경험을 토대로 일꾼
집단 전체를 부정적으로 본 에 사달이 생긴 모양이었다.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얼굴을 쳐들어 올리며 임 씨가
것이므로 근거가 부족한 인 열심히 일하는 임 씨의 모습
식이다. 말했다.
“사장님, 수도 좀 열어 보세요. 이곳에서 물이 솟구칠 것 같은데.” 10

임 씨가 시키는 대로 계량기의 꼭지를 비틀고 돌아와 보니 아닌 게 아니라 그


‌건재상 건축 재료를 파는
자리에서 물줄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가게.
‌사달 사고나 탈. “보세요. 요걸로 한 번만 내리치면 완전 분수처럼 솟구칠 테니까.”

‌등장인물 소개

부천 원미동의 연립 주택 집주인. 소심하지


‘그’
만 부끄러움을 아는 이성적 인물
인색할 정도로 알뜰한 주부. 꼼꼼하게 잘 따
‘아내’
지고 금전적 문제에 민감한 현실적 인물
전형적인 도시 빈민 노동자. 겨울에는 연탄
임씨 장수로, 여름에는 막일꾼으로 일함. 일처리가
꼼꼼하며 책임감이 강하고 정직한 인물

글의 구성
그와 아내는 생애 처음으로 자기 집을 장만하여
발단 이사하지만 집에 잦은 하자가 생겨 수리에 돈이 많
이 들어간다.
어느 날 목욕탕 욕실 바닥에서 물이 새는 문제가
전개
생겨 지물포 주인의 소개로 임 씨에게 일을 맡긴다.
임 씨의 본래 직업은 연탄장수이고, 부업으로 집
교과서 수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와 아내는 임 씨를
수록 위기
믿지 못하고 그가 공사비를 부풀릴 것이라고 생각
부분 한다.
예상과 달리 임 씨가 깔끔하게 공사를 마치고 양
절정 심적으로 견적보다 적은 돈을 받자, 그와 아내는
임 씨를 오해한 스스로를 부끄러워한다.
임 씨와 술자리를 가지게 된 그는 임 씨가 비 오는
결말 날이면 떼인 연탄값을 받기 위해 가리봉동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임 씨의 처지를 안타까워한다.

54 1. 문학과 삶
임 씨가 옆에 놓여 있던 흙손으로 파이프를 살짝 내리치자마자 이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완전 삭았어요. 사장님, 어서 계량기 잠그세요. 터진 데 찾았으니 일은 다한
거나 마찬가지라구요.”
5 임 씨는 젊은 인부를 기다리는 사이 아내에게 냉수를 한 컵 청했다. 일을 다한
거나 진배없다는 일꾼의 말에 기분이 좋아진 아내가 청량음료를 한 컵 가득 따라
주며 다짐했다.
“세면대나 변기는 손댈 것 없겠지요?”
‌“예, 사모님. 다른 데 파이프는 구부러지게 이을 필요가 없거든요. 이 자리는
10 맨 처음 시공 때부터 욕조를 앉히느라고 닦달을 해 댄 모양이에요.”
목울대를 울리며 임 씨는 맛있게 음료수를 들이켰다. 여름 한철 집수리 일이나
한다는 사내치고는 꽤 정확한 솜씨가 아닌가 하여 그는 새삼 사내의 몰골을 자세
임 씨가 ‘꽤 정확한 솜씨’로 작업한 것을 보고 임 씨에 대한 ‘그’의 인식이 바뀌는 부분임.
히 뜯어보았다. 원래는 자주색이었을 티셔츠는 잦은 세탁으로 누런빛이었고 얼
마나 오래 입었는지 검정 고무줄이 삐져나온 추리닝의 허리께는 서툰 손바느질로
15 터진 실밥을 꿰맨 자리가 어지러웠다. 작은 체구에 비하면 어깨 근육이나 팔목의
흥분이나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진
힘줄은 탄탄하게 보였고 더위로 상기된 얼굴은 이제 막 밭을 갈다 나온 농부처럼
임 씨가 칭찬이나 질책과
: ‌•임 씨의 초라한 차림새 - 넉넉하지 않은 형편임을 추측할 수 있음.
건장해 보였다. •임 씨의 탄탄한 체구 - 노동으로 신체가 단련되어 있음이 나타남.
같은 것에 좌우되는 타율적
인 인간일 것이라고 깔보는
“지물포 주 씨가 칭찬하던 대로 일을 잘하시네요.” 태도가 전제됨.
임 씨를 소개해 준 사람
그는 슬쩍 사내를 치켜세웠다. 인간이란 칭찬 앞에 약한 법이다. 하물며 저 단 ‘그’가 ‘임 씨’의 일솜씨를
정도 이상으로 크게 칭찬했다. 임 씨가 더욱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부추기려 함. 칭찬한 의도는 무엇일까?
20 순한 육체 노동자야말로 이런 귀 간지러운 말에 자신의 온 힘을 바치지 않겠는가. 예시 답안| 여전히 ‘그’가 임
씨를 믿지 못하고 있기 때문
그는 자신의 한마디가 잘 계산하여 내놓은 작품임을 은근히 자만하였다. 한데 임 에 임 씨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부추기기 위해서이다.
씨의 반응은 계산과는 다르게 빗나갔다.
‌“뭘입쇼. 누가 와서 일해도 마찬가지니까요. 목욕탕 하자 공사는 순서가 있어
: ‌임 씨는 자신의 기준에 따라 일을 진행하는 자율적인 인간으로, 자신만의 주관을
요.” 뚜렷이 지니고 있으며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인물임을 알 수 있음.

25 ‌“그래도…….” 그래도, 하고 입막음을 하려다 말고 그는 할 말이 마땅치 않아 ‌흙손 흙일을 할 때에, 이긴


흙이나 시멘트 따위를 떠
주춤거렸다. 그래도 당신 솜씨가 최상급이오, 하는 말도 이상하게 들릴 것이고 그
서 바르고 그 겉 표면을 반
래도 누군들 당신만 하게 일을 처리하겠느냐, 하고 말해도 속이 보여서 곤란했다. 반하게 하는
연장.
‌“사모님, 오늘 일이야 하자 없이 잘해 드릴 테니 겨울 연탄은 저희 집 것을 때세 ‌진배없다 그보다 못하거
: ‘그’의
‌ 칭찬에 호응하여 욕실 공사에 대해 언급하기보다는 나 다를 것이 없다.
요. 저야 뭐 연탄장수 아닙니까.” 본업인 연탄장수 일을 홍보함.
‌지물포 온갖 종이를 파는
30 이야기가 이쯤에 이르면 그는 더욱 할 말이 없어진다. 되려 임 씨의 자기선전 가게.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55
앞에서 스스로의 대답이 궁색해졌다. 아내 또한 딱히 연탄을 맡기겠다는 대답도
없이 웬일인지 굳어진 표정이었다.
“고향이 어디요?”
‘나’의 예상과 달리 흘러가는 대화를 돌리기 위해 한 말
아무려면 머리 굴리는 거야 임 씨보다 못하랴 싶어서 그는 말꼬리를 돌려 보았
다. 어딘가에는 반드시 임 씨를 달뜨게 할 함정이 있을 것이다. 부드러운 말로 꽉 5

움켜잡아야 일에 정성을 쏟아 완벽한 공사를 해 줄 게 아닌가.


계속해서 임 씨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부추기려 함.
“고향요?”
고향을 묻는 ‘그’의 말에 임 씨는 반문하고서 쓰게 웃었다.
‘임 씨’가 쓰게 웃은 까닭은 물음에 대답하지 아니하고 되받아 묻고서
무엇일까? ‌“고향이 어디냐고 묻지 말라고, 뭐 유행가 가사가 있잖습니까. 고향 말하면 기
예시 답안|•떠난 지 칠팔 10
년 돼가는 고향 생각에 고
가 막혀요. 벌써 한 칠팔 년 돼 가네요. 경기도 이천 농군이 도시 사람 돼 보겠
임 씨의 고향
향을 떠나온 것이 다시금
후회되기 때문이다.
다고 땅 팔아 갖고 나와서 요 모양 요 꼴입니다. 그 땅만 그대로 잡고 있었어
•‌고향에서 땅을 팔고 도시 :임
‌ 씨가 고향을 떠나온 것을 후회하고 있음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이는 임 씨가
로 나왔지만 소외된 계층
도…….”
돌아갈 고향이 없는 뿌리 뽑힌 도시 빈민이라는 자괴감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냄.
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
습이 씁쓸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생략된 부분의 줄거리
█: 임 씨에 대한 불신과 편견
그와 아내는 임 씨가 자신들을 속이고 공사비를 많이 받으려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조금씩 임 씨의 지난 삶에 대해 알게 된다. 공사가 끝나갈 무렵 임 씨는 수리할 곳이 더 있으면 고쳐 15

주겠다고 한다. 아내는 그런 임 씨를 믿지 못한다. 그러나 그와 아내는 가끔 물이 새는 옥상을 이번에


수리하기로 하고, 임 씨에게 옥상 방수 공사를 부탁한다. 임 씨는 군말 없이 일을 시작한다.
욕실 공사에 이어 옥상 방수 공사를 맡김.

임 씨는 그의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이 굴러가는지 알 바 없이 재빠른 솜씨로 방


수액을 섞은 시멘트 배합물을 깨부숴 놓은 자리에 이겨 바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실내 공사야 관계없지만 일껏 방수를 해 놓고 굳기 전에 비라도 내리면 산통이 깨 20

질 것이므로 그는 어두워 오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여름 하늘이 노상 그렇듯 서너


장의 먹장구름이 둥싯 떠 있고 먹장구름 뒤로 물결 같은 잔 구름이 남풍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여름날의 변덕 많은 날씨를 어찌 잡아 두랴 싶어서 그는 흙 묻은
손을 털었다. 임 씨의 하는 일이 대충 마무리 단계인 듯싶어 담배나 한 대 피우며
‌달뜨다 마음이 가라앉지 25
쉬어 볼까 해서였다.
아니하고 조금 흥분되다.
‌농군 농민. “여름엔 비도 잦은데 그러면 일을 못 해서 어쩝니까?”
‌일껏 모처럼 애써서.
‌산통 점을 칠 때 쓰는, 산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할 일이 있습지요.”
가지를 넣은 통. ‘산통이 깨 흙손을 내두르는 그의 손놀림이 더 빨라졌다. 어느새 주위가 군청빛으로 어두
지다’는 다 잘되어 가던 일
이 뒤틀리는 것을 뜻한다. 워 오고 있었다.

56 1. 문학과 삶
“비가 오면 또 다른 벌이가 있어요?”
“비 오는 날엔 아침부터 가리봉동에 가야 합니다.”
교과서 63쪽 학습 활동 3 ‘생략된 뒷부분’을 통해 임 씨가 못 받은 연탄값을 받으러 가리봉동에 가는 것임을 알 수 있음.
“가리봉동에?”
“예, 사장님은 몰라도 됩니다요. 암튼 비가 오면 난 가리봉동으로 갑니다.”
5 임 씨가 잠시 일손을 멈추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언뜻 지었다. 이렇게 힘든 일을
매일같이 계속했으면 비 오는 날 하루쯤은 쉬어야 할 게 아닌가, 하고 말해 주려
다가 그는 입을 다물었다. 누군들 쉬고 싶지 않을 거냐는, 하루에 두 끼는 라면으
로 배를 채우는 식구들을 거느린 가장으로서 어찌 비 오는 날이라 하여 아랫목에
임 씨의 넉넉하지 못한 형편
서 뒹굴기만 하겠느냐는 데 생각이 미쳤던 까닭이었다.
▶ ‌위기: 임 씨에 대한 ‘그’와 ‘아내’의 불신과 공사 도중에 알게 된 임 씨의 삶
절정 10 간단하게 여겼던 옥상의 공사는 의외로 시간을 끌었다. 홈통으로 물이 잘 빠질
아내가 추가로 부탁한 공사 : ‌옥상 공사가 생각보다 까다로운 일임.
수 있도록 경사면을 맞춰야 하는 것도 시간을 더디게 했고 깨 놓은 자리와 기왕의
자리의 이음새 사이로 물이 새지 않도록 면을 고르다 보니 조금씩 더 깨부숴야 하
는 추가 부담도 잇따랐다. 이미 밤은 시작된 것이나 진배없어 이웃집들의 창문에
시간의 경과
하나둘 불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임 씨는 만족하다 싶을 때까지는 일손을 놓고 싶
15 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그러고도 모자라 이왕 덮어 놓은 곳을
한 번에 으깨어 버리고 또 새로 흙손질을 거듭하곤 했다. 옆에서 보고 있자니 임
씨는 도무지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 일하는 모습을 통해 짐
작할 수 있는 ‘임 씨’의 성품
몇 번씩이나 옥상에 얼굴을 디밀고 일의 진척 상황을 살피던 아내도 마침내 질 은 어떠한가?
임 씨가 제대로 일하는지 감시하려 함.
예시 답안| 자기가 맡은 일
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을 꼼꼼하고 철저하게 해내
는 책임감이 있다.
20 “대강 해 두세요. 날도 어두워졌는데 어서들 내려오시라구요.”
“다 되어 갑니다, 사모님. 하던 일이니 깨끗이 손봐 드려얍지요.”
: ‌임 씨가 일에 임하는 태도 - 꼼꼼하고 책임감 있음.
다시 방수액을 부어 완벽을 기하고 이음새 부분은 손가락으로 몇 번씩 문대어
보고 나서야 임 씨는 허리를 일으켰다. 임 씨가 일에 몰두해 있는 동안 그는 숨소
리조차 내지 않고 일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저 열 손가락에 박인 공이의 대가가
25 기껏 지하실 단칸방만큼의 생활뿐이라면 좀 너무하지 않나 하는 안타까움이 솟아
임 씨의 궁핍한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
오르기도 했다. 목욕탕 일도 그러했지만 이 사람의 손은 특별한 데가 있다는 느낌
이었다. 자신이 주무르고 있는 일감에 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되어 날렵하게 움직
‌홈통 물이 흐르거나 타고
이고 있는 임 씨의 열 손가락은 손가락 이상의 그 무엇이었다. 처음에는 이 사내 내리도록 만든 물건.
임 씨의 뛰어난 일 솜씨에 대한 감탄
‌공이 ‘옹이’의 방언. ‘굳은살’
가 견적대로의 돈을 다 받기가 민망하여 우정 지어내 보이는 열정이라고 여겼었
임 씨가 견적대로의 돈을 받기 위해 일을 만들어 하는 것이라고 여김. 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0 다. 옥상 일의 중간에 잠시 집에 내려갔을 때 아내도 그런 뜻을 표했다. ‌우정 ‘일부러’의 방언.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57
‌“예상외로 옥상 일이 힘든가 보죠? 저 사람도 이제 세상에 공돈은 없다는 사실
노력의 대가로 생긴 것이 아닌, 거저 얻거나 생긴 돈
을 깨달았을 거예요.”
하지만 우정 지어낸 열정으로 단정한다면 당한 쪽은 되려 그들이었다. 밤 여덟
: ‌임 씨의 성실한 모습을 통해 ‘그’와 ‘아내’가 임 씨를 새롭게 보고, 오해를 풀어 가는 모습이 드러남.
시가 지나도록 잡역부 노릇에 시달린 그도 고생이었고, 부러 만들어 시킨 일로 심
옥상 공사
적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그의 아내 역시 안절부절못했으니까. 5

아내는 기다리는 동안 술상을 보아 놓고 있었다. 손발을 씻고 계단에 나가 옷의


먼지를 털고 들어온 임 씨는 여덟 시가 넘어선 시간을 보고 오히려 그들 부부에게
:임
‌ 씨는 자신이 작업을 늦게 마쳐 ‘그’의 부부에게 불편을 끼쳤다고 생각하며 사과함.
미안해하였다. → 상대를 배려하는 임 씨의 성격이 드러남.

‌“시간이 벌써 이리 되었남요? 우리 사모님 오늘 너무 늦게까지 이거 고생이 많으


십니다요. 사장님이야 더 말할 것도 없구, 참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10
‌잡역부 여러 가지 자질구
레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 안방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던 노모가 대신 임 씨의 노고를 치하해 주었다.

58 1. 문학과 삶
‌“젊은 사람이 일도 엄청 잘하네. 늦으문 낼 하고 쉬었다 하모 좋을 끼고만 일 무
서븐 줄 모르는 걸 보이 앞으로는 잘살 끼요.”
노모의 덕담을 임 씨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짚은 채 들었다.
어른을 공경하는 모습
‌“내사 예수 믿는 사람이라 남자들 술 마시는 꼴은 앵꼽아서 못 보지만 그렇기 일
5 하고는 안 마실 수 없겠구마는. 나는 고마 들어가 있을 테이 좀 쉬었다 가소.”
노모가 방문을 닫고 들어가자 임 씨는 그가 부어 주는 술을 두 손으로 황감히
받쳐 들고 조심스레 목울대로 넘겼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편히 드십시다. 나이도 서로 엇비슷할 텐데 말이오.”
그렇게 말은 했어도 그는 임 씨의 나이가 그보다 훨씬 많으면 왠지 괴롭겠다는
자신이 임 씨보다 젊은데도 더 넉넉한 형편이기 때문에
10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찬바람이 불면 다시 온몸에 검댕칠을 하는 연탄 배달에
나서야 하고 여름이 오면 정식으로 간판 달고 일하는 설비집 동료들이 손이 달려
야만 넘겨주는 일감에 매달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저 사내의 앞날이 창창하
고생을 하는 임 씨의 삶이 앞으로 나아지기를 바라지만, 그럴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함.
다는 게 위안이 될는지 그것도 모를 일이긴 했다.
“사장님은 금년 몇이시지요? 저는 토끼띠, 서른여섯 아닙니까.”
15 임 씨가 서른여섯에 토끼띠라면 그는 서른다섯의 용띠였다. 옆에 앉아서 지갑
을 열었다 닫았다 하던 아내가 얼른
“이 양반은…….”
하고 나서는 것을 그가 가로챘다.
‘그’는 왜 ‘임 씨’에게 나
“그래요? 나는 토끼띠지요. 서로 동갑이군요.” 이를 속여 말했을까?
나이를 속여서 말함.
20 아내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동갑 예시 답안| 집수리를 위해
‘그’가 나이를 속였기 때문에 임 씨를 고용한 ‘그’가 임 씨
기념이라고 또 한 잔의 술을 그의 잔에 넘치도록 부었다. 한 살 정도만 보태는 것 보다 어린 사실을 알게 된다
면, 임 씨가 비참한 마음이
으로 거짓말의 양을 줄일 수 있는 것이 몹시 다행스러웠다. 들까 봐 배려한 것이라 짐작
할 수 있다.
‌“토끼띠 남자들이 원래 팔자가 드센 편 아닙니까요? 여자 토끼띠는 잘 사는데
어떤 일 따위가 견디기에 힘들 정도로 거칠고 세찬
요상하게 우리 나이 토끼띠 남자들은 신수가 고단터라 이 말씀입니다. 헌데 사
25 장님은 용케 따시게 사시니 복이 많으십니다.”
저런, 그는 속으로 머쓱했다.
‌덕담 남이 잘되기를 비는 말.
토끼띠가 어쩌고 해 쌓는 게 아무래도 아슬아슬했던지, 아니면 준비한 술이 바 ‌앵꼽다 ‘아니꼽다’의 방언.
하는 말이나 행동이 눈에
닥나는 게 보였던지 아내가 단호하게 지갑을 열었다. 거슬려 불쾌하다.

“돈 드려야지요. 그런데…….” → ‘아내’가


‌ 임 씨에 대한 오해를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비를 ‌황감히 황송하고 감격스
견적 금액만큼 주지 않고 흥정하려 함. 럽게.
30 아내는 뒷말을 못 잇고 그의 얼굴을 말끄러미 올려다보았다. 그는 술잔을 들어 ‌신수(身數) 한 사람의 운수.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59
예시 답안|
•‘그’는 과도한 일반화를 통해 소시민적인 속물성을 여성 일반의 속성으로 확장하여 여성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그’도 공유했던 속물적인 생각을 아내에게 전가함으로써 자기 책임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이 표현과 관련하여 여 올리며 짐짓 아내를 못 본 척했다. 역시 여자는 할 수 없어. 옥상 일까지 시켜 놓
성에 대한 ‘그’의 생각을 비 여자가 계산적이고 인색하다고 생각하는 그의 편견이 반영됨.
판해 보자. 고 돈을 다 내주기가 아깝다는 뜻이렷다. 그는 아내가 제발 딴소리 없이 이십만
‘그’는 ‘아내’가 공사비를 견적만큼 다 주기를 바람.
원에서 이만 원이 모자라는 견적 금액을 다 내놓기를 대신 빌었다. 그때 임 씨가
먼저 손을 휘휘 내젓고 나섰다.
임 씨의 말 가운데 잘못 “사모님, 내 뽑아 드린 견적서 좀 줘 보세요. 돈이 좀 틀려질 겁니다.” 5
된 것을 찾아보자.
예시 답안| ‘돈이 좀 틀려질 아내가 손에 쥐고 있던 견적서를 내밀었다. 인쇄된 정식 견적 용지가 아닌, 분
겁니다.’는 견적한 것과 금액
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의 홍 밑그림이 아른아른 내비치는 유치한 편지지를 사용한 그것을 임 씨가 한참씩
말이므로 ‘틀려질’은 ‘달라질’ 견적 비용을 다시 검토함.
을 잘못 쓴 것이다. 이나 들여다보았다. 그와 그의 아내는 임 씨의 입에서 나올 말에 주목하여 잠깐
긴장하였다.
참고 자료 이 글에
사용된 ‘틀리다’의 표현 “술을 마셨더니 눈으로는 계산이 잘 안 되네요.” 10
‘틀리다’는 ‘셈이나 사
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임 씨는 분홍 편지지 위에 엎드려 아라비아 숫자를 더하고 빼고, 또는 줄을 긋
어긋나다.’, ‘다르다’는 ‘비 견적서를 꼼꼼하게 고치는 모습
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 고 하였다.
로 같지 아니하다.’라는
의미인데, 일상에서 이 둘 그는 빈 술병을 흔들어 겨우 반 잔을 채우고는 서둘러 잔을 비웠다. 임 씨의 머
의 용법을 구분하지 않고
‘틀리다’를 쓰는 경우가 릿속에서 굴러다니고 있을 숫자들에 잔뜩 애를 태우고 있는 스스로가 정말이지
종종 있다. 이 글에서 임
씨가 어법에 맞지 않게 역겨웠다. 15
‘틀리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러한 현실성과, 인 ‌“됐습니다, 사장님. 이게 말입니다. 처음엔 파이프가 어디서 새는지 모르니 전
물의 특성을 보여 주는 : ‌꼼꼼하게 견적서를 수정하고 이에 대해 설명함. - 성실하고 양심적으로 일하는 태도가 드러남.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체를 뜯을 작정으로 견적을 뽑았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일이 썩 간단하게
되었다 이 말씀입니다. 그래서 노임에서 사만 원이 빠지고 시멘트도 이게 다 안
‘그’의
‌ 타자 이해 과정
들었고, 모래도 그렇고, 에, 쓰레기 치울 용달차도 빠지게 되죠. 방수액도 타일
임 씨에 대한 편견과 오해
임 씨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도 반도 못 썼으니 여기서도 요게 빠지고 또…….” 20
공사비를 부풀릴 것으로 생각함.
 임 씨가 볼펜심으로 쿡쿡 찔러 가며 조목조목 남는 것들을 설명해 갔지만 그의
: ‌임 씨에 대한 오해가 완전히 풀리며 그것이 자책감으로 전환됨.
편견과 오해의 부분적 해소
귀에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기분, 이게 아닌데, 하
임 씨가 일을 솜씨 있게 잘함을
알게 됨. 는 느낌이 어깨의 뻐근함과 함께 그를 짓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임 씨의 삶에 대한 동정과 연민 “그렇게 해서 모두 칠만 원이면 되겠습니다요.”
견적 금액은 18만 원이었음. 훨씬 적은 금액을 제시함.
임 씨가 고된 삶을 살고 있음을
알게 됨.
선언하듯 임 씨가 분홍 편지지를 아내에게 내밀었다. 놀란 것은 그보다 아내 쪽 25

 이 더 심했다. 그녀는 분명 칠만 원이란 소리가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편견과 오해의 완전한 해소
임 씨가 공사비를 “칠만 원요? 그럼 옥상은…….”
정직하게 받음.
“옥상에 들어간 재료비도 여기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거야 뭐 몇 푼 되나요.”
“그럼 우리가 너무 미안해서…….”
‌노임 ‘노동 임금’을 줄여 이 임 씨가 한 일의 양에 비해 너무 적은 금액이기 때문에
르는 말. ‘품삯’으로 순화. 아내가 이번에는 호소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할 수 없이 그가 끼어들 30

60 1. 문학과 삶
었다.
“계산을 다시 해 봐요. 처음에는 십팔만 원이라고 했지 않소?” ‌ 씨에 대한 ‘그’와 아내의 생

각의 변화
‌“이거 돈을 더 내시겠다 이 말씀입니까? 에이, 사장님도. 제가 어디 공일 해 줬
이전
나요. 조목조목 다 계산에 넣었습니다요. 옥상 일한 품값은 지가 써비스로다 •‌일을 더디게 하는 임 씨를
못미더워하고 의심함.
5 가…….” •‌임 씨가 견적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할까 봐 긴장
“써비스?” 함.

그는 아연해서 임 씨의 말을 되받았다.
임 씨가 성실하게 일을
끝내고, 견적보다 낮은
“그럼요. 저도 써비스할 때는 써비스도 하지요.”
금액을 청구함.

그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뭐라 대꾸할 말이 없었다. ▼


이후
10 ‌“토끼띠면서도 사장님이 왜 잘사는가 했더니 역시 그렇구만요. 다른 집에서는 •‌임 씨가 열심히 일하고도
: ‌‘그’가 처음에 임 씨를 의심했던 상황과 연결되어 ‘그’의 반성과 부끄러움을 일으키는 부분
견적서의 금액을 낮게 수
노임 한 푼이라도 더 깎아 보려고 온갖 트집을 다 잡는데 말입니다. 제가요, 이 정한 것에 미안함을 느낌.
•임 씨를 의심했던 것에 대
무식한 노가다가 한 말씀 드리자면요, 앞으로 이 세상 사시려면 그렇게 마음이 해 부끄러움을 느낌.

물러서는 안 됩니다요. 저는요, 받을 것 다 받은 거니까 이따 겨울 돌아오면 우


예시 답안| 성실하게 일한
임 씨를 처음에 오해했던 것
리 연탄이나 갈아 주세요.”
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들
15 임 씨는 아내가 내민 7만 원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 층 현관까지 내려가 임 씨를 배웅하기로 했다. 어두워진 계단을 앞서거 ‘그’가 일 층 현관까지 내


려가 ‘임 씨’를 배웅한 까닭
니 뒤서거니 내려가면서 임 씨는 연장 가방을 몇 번이나 난간에 부딪쳤다. 시원한 은 무엇일까?

밤공기가 현관 앞을 나서는 두 사람을 감쌌고 그는 무슨 말로 이 사내를 배웅할


것인가를 궁리해 보았다. 수고했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이 사내의 그 ‘써비스’
‌공일 보수를 받지 않고 거
임 씨의 성실하고 정직한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낌.
20 에 대면 너무 초라하지 않을까. ▶ ‌절정: 임 씨의 성실하고 정직한 일처리에 ‘그’와 ‘아내’는 임 씨에 저 하는 일.
대한 오해를 풀고 선입견을 가졌던 자신들을 반성함. ‌아연하다 너무 놀라거나
어이가 없어서 또는 기가
결말 뒷부분의 줄거리 막혀서 입을 딱 벌리고 말
을 못 하는 상태이다.
미안함을 느낀 그는 임 씨와 함께 슈퍼에 가서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던 중 그는 임 씨로부터 비
‌노가다 막일. 일본어 ‘도카
오는 날이면 못 받은 연탄값을 받기 위해 가리봉동으로 스웨터 공장 사장을 찾아간다는 사연을 듣게 타〔土方〕’에서 온 말. 막일
된다.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임 씨를 선뜻 위로하지 못하던 그는 연탄값을 받으면 고 을 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
25 향에 가겠다는 임 씨의 말을 듣고 안타까워한다. 는 사람.
▶ 결말:
‌ ‘그’는 임 씨가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는 사연을 듣고, 불평등한
《원미동 사람들》
사회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임 씨를 동정하고 자신의 소시민성을 성찰함.
제재 정리

양귀자 (1955~ )
소설가. 도시 변두리에 사는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소설을 많이 썼다. 저서
에 《원미동 사람들》, 《길모퉁이에서 만난 사람》, 《모순》 등이 있다.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61
활동 안내 1
소설 속에 형상화된 등장인물의 특징을 파악하여 타자를 이해하는 활동이다. 소설 속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인물에 대한 정보는 물론, 인물의 행동이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는 성격까지 파악하도록 한다.

1 이 소설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임 씨’를 소개하는 인물 카드를 작성해 보자.

예시 답안|

지도 방법
① 인물에
‌ 대한 정보를 찾을 •이름: 임◯◯◯◯
수 있도록 작품을 꼼꼼하
게 읽도록 한다. •나이: 36세(토끼띠)
② ‌인물의 생활 수준을 알 수
•고향: 경기도 이천
있는 정보를 여러 가지 찾
도록 하고 그 정보의 신뢰
•사는 곳: 경기도 부천시 원미동
성을 판단하도록 한다.
③ ‌인물의 성품에 대한 대체 •하는 일: (‌본업) 겨울 – ‌ 판매·배달
겨울 연탄
적인 인상을 바탕으로 그
것을 잘 보여 주는 인물
(부업) 여름 - 집수리 일
의 행동과 말을 찾아 그 •생활 수준: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임.
것을 검증하도록 한다.
<근거> - 입고 있는 옷이 낡았다, 식구들이 하루에 두 끼는 라면으로 배를 채워야 한다,

- 지하실 단칸방에서 산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

•성품: 성실하고 정직하며 책임감이 있다.

활동 안내 2
소설 속에서 임 씨에 대한 ‘그’와 ‘아내’의 태도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타자에 대해 열린 태도를

2
갖는 것이 중요함을 이해하는 활동이다.
지도 방법 인물들의 태도를 살펴보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
① 서술자의
‌ 서술을 통해 드
러난 심리를 중심으로 인 (1) ‌‘임 씨’에 대한 ‘그’와 ‘아내’의 태도 변화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자.
물들의 태도 변화를 유추 예시 답안|
한다.
② ‌‘임 씨’의 행동에 따라 타 ‘임 씨’의 행동 ‘그’와 ‘아내’의 태도
자에 대한 이해를 조금씩
바꿔 가는 과정을 파악하
젊은 인부와 함께 부업으로 하는 일이라 실력도 없으면서 공사는
게 한다.
목욕탕 배수 공사를 함. 대충하고 많은 대가를 받아 가려 한다고 생각함.
③ ‌타자에 대한 이해와 더불
어 자기 성찰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
하게 한다.
④ ‌자기 성찰의 내용을 중심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성실하고 꼼꼼하
으로 태도 변화의 의미를 늦은 시각까지 최선을 다해 며 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의심을 풀
파악하게 한다. 옥상 방수 공사를 마무리함. 지는 않고 처음에 산정했던 금액을 다 받기가 민
망해서 그렇게 했다고 의심함.

임 씨가 성실하고 실력과 책임감이 있을 뿐만


처음 견적서에 적힌 비용보다
아니라 정직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처음에 가
훨씬 적은 비용을 청구함. 졌던 자신들의 오해를 부끄럽게 생각함.

(2) ‌‘그’와 ‘아내’의 태도 변화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한 바가 무엇일지 짝과 함께 이야


기해 보자.
예시 답안|•다른 사람의 외모나 복장 따위의 겉모습을 보고 사람에 대해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
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타자를 제대로 알기 전에 벽을 미리 세워 두고 있는 소시민의 모습과 자기반성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62 1. 문학과 삶
활동 안내 3
생략된 뒷부분을 읽고 제목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며 소설의 전체 주제를 파악해 보고, 이를 타자 이해와 자아
성찰로 확장하여 사회에 대한 이해와 비판으로 나아가는 활동이다.

3 다음은 생략된 뒷부분의 내용 가운데 일부이다. 잘 읽고, 아래 활동을 해 보자.

자료실
1986년 물가: 통계 자료를 “가리봉동에 가면 곰국이 나와요?”
살펴보면 1986년에 생활 물 임 씨가 따라 주는 잔을 받으면서 그는 온몸을 휘감는 술기운에 문득 머리를
가는 자장면 한 그릇 647원,
내둘렀다. 아까부터 비 오는 날에는 가리봉동에 간다는 임 씨의 말이 술기운과
라면 한 개 200원, 쌀 40kg
34,750원으로 나온다. 이로 더불어 떠올랐다.
볼 때, 그 당시 임 씨에게 팔 ‌“곰국만 나오나. 큰놈 자전거도 나오고 우리 농구 선수 운동화도 나오지요.
십만 원은 몇 달 치의 생활
마누라 빠마값도 쑥 빠집니다요. 자그마치 팔십만 원이오, 팔십만 원. 제기
비로 쓸 수 있는 큰돈이었음
을 짐작할 수 있다. 랄. 쉐타 공장 하던 놈한테 일 년 내 연탄을 대 줬더니 이놈이 연탄값 떼어먹
고 야반도주했어요. 공장이 망했다고 엄살을 까길래, 내 마음인들 좋았겠
‌공간적 배경의 의미
소. 근데 형씨. 아, 그놈이 가리봉동에 가서 더 크게 공장을 차렸지 뭡니까.
•서울 변두리 소도시
우리네 노가다들, 출신이 다양해서 그런 소식이야 제꺼덕 들어오지, 뭐.”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
으나 경제적 어려움 때
원 문에 서울에 정착해 살

수 없었던 사람들이 밀

려와 살던 위성 도시
(1)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이 소설의 제목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보자.
•‌소시민과 하층 노동자의 예시 답안|
생활 터전
•‌1980년대에 공장이 밀집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되어 있던 공업 지구
비 오는 날에는 임 씨와 같은 막일꾼이 일거리가 없어 시간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 •‌상층 자본가가 공장 경
•왜 ‘맑은 날’이 아니라 ‘비 오는 날’일까? 공장주에게 떼인 돈을 받으려
리 영을 통해 부를 축적하
봉 는 절박한 마음이 ‘가야 한다’
는 공간
동 •‘간다’가 아니라 ‘가야 한다’라고 한 까닭은 무엇일까? 라는 표현으로 나타났다.
•‌자본주의의 밑바닥 삶을
살던 공장 노동자들의 •연탄값은 ‘임 씨’와 그의 가족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 걸까?
생활 공간 떼인 연탄값은 식구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탱하는 생활비이다.

•제목에 담긴 의미: 부도덕한 부유층 또는 사회 구조적인 모순 때문에 생활난에 빠진 도시 빈민의 절박함.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 주는 공간

도움말 (2) ‌ 이 소설에 나타난 ‘임 씨’의 처지를 통해 작가가 비판하고자 한 당시 세태가 무엇일
교과서 57쪽 24행 ~ 26행 지 모둠원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자.
(저 열 손가락에 박인 ~ 안타 예시 답안|
까움이 솟아오르기도 했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사회를 비판하고자 했다.
• 남의 돈을 떼먹고 호의호식하는 부도덕한 부유층을 비판하고자 했다.
에 나타난 ‘그’의 생각을 참
고한다.

활동 안내 4
표현
다른 사람을 오해한 경우를 떠올리고 그를 통해 깨달은 바를 짧은 글로 써보게 한다.
도움말
언제, 누구와 관련된 경험
4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여 다른 사람을 오해한 경우를 소재로 삼아 짧은 글을 한 편 지어
보자.
인지, 무엇 때문에 그 사람의 예시 답안| 우리 반 친구 찬우를 오해한 경험이 있다. 찬우는 평소에 교복 넥타이를 하지 않거나, 교복을 급히
행동을 오해하였는지, 그러 입은 것만 같은 모양새로 등교를 하여 복장 불량으로 선도부에 여러 차례 지적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모습을 자
한 경험을 통해 성찰한 것은 주 목격한 나는 찬우가 게으르고, 학교에 오는 것을 귀찮아하는 친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중 자신의 하루 일
과로 수필을 써서 발표해 보는 수업 시간 때 나는 그 오해를 풀게 되었다. 찬우의 부모님께서는 주로 새벽 근무를
무엇인지가 드러나게 쓴다.
하시기 때문에 찬우가 아침에 동생들을 깨워 등교 준비를 시킨다는 것이었다. 찬우의 발표를 듣고 나서야 나는
찬우가 아침에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등교 준비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동
안 찬우를 오해한 것이 부끄럽고 미안하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상대방을 쉽게 판단한 것을 반
성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63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는 11편으로 이루어진 《원미동 사람들》 연작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서울에서 전세살이를 하다가 연립 주택을 사서 부천으로 이사한 한 회사원이 주인공이다. 시간 배경은 1980년대 중
반의 어느 해 광복절이다. 겉으로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지만, 대체로 주인공인 ‘그’의 시점에서 관찰되고 해석되며
‘그’의 시점에 따라 ‘그’가 관찰하고 해석하는 바를 전달하는 식으로 전개됨.(초점 화자)
서술된다. 작품의 전개를 따라 ‘그’는, 일은 대충하고 돈은 부풀려 많이 받을 것이라고 의심했던 일꾼이 사실은 성실
하고 정직하며 책임감 있는 사람이며, 어렵게 살아왔지만 그런 미덕을 잃어버리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다. 그리고 ‘그’는 편견에 사로잡혀 남을 의심하고 낮추어 보았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한다. ‘그’의 아내도 마찬가
지이다. 이로써 타자 이해와 자아 성찰이 이 소설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재
제재 정리
형성 평가

자료 창고 문학 작품 속 가리봉동 이야기

구로 공단과 가리봉동 지역은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산업화, 이촌향도, 도시화, 노동 운동 및 민주
화 운동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곳이다. 1980년대 말부터는 산업 재구조화, 인구 구조 변화,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등 매우 역동
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을 지닌 가리봉동 지역을 배경으로 한 문학 작품이 많이 나왔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 안의 삶> 영상

●‌신경숙의 소설 <외딴방>은 가리봉동을 떠난 16년 뒤의 시점에서 작가가 그 시절


의 기억을 고통스럽게 떠올리는 방식으로 쓰였다. 그녀에게 가리봉동은 스스로
발바닥에 쇠스랑을 찍어 내릴 정도로 강렬하고 독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
으로 선택한 곳이다.
●‌1980년대 노동 문학을 대표하는 노동자 시인 박노해의 시집 《노동의 새벽》이나
구로 공단에 위장 취업한 대학생 출신 공지영의 등단작인 단편 소설 <동트는 새
1990년대 구로 공단의 모습
벽>은 구로 공단의 뜨거운 노동 운동 열기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공선옥의 소설집 《유랑 가족》은 가난으로 삶의 기반이 파괴되면서 뿔뿔이 흩어져 유랑하는 가족들이 양산되고 있는 지금
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연작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 <가리봉 연가>에서는 가리봉동에 모여든 다양
한 유랑 가족이 나온다.
작품 보기
- 서울역사박물관, 《가리봉동》에서

엮어 읽을 작품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소외된 타자를 그린 작품


일상에서 만난 다양한 이웃의 삶을 따뜻 다소 모자라지만 우직하고 천진한 성품
<길모퉁이에서 한 시선으로 그려 낸 소설이다. 사람은 누 을 지닌 황수건이라는 인물이 각박한 현실
<달밤>
만난 사람들> 구나 저마다의 개성과 존재 이유를 가지고 에 부딪혀 아픔을 겪는 모습을 애정 어린
이태준
양귀자 있음을 이 소설은 알려 준다. 시선으로 그려 낸 소설이다.

작품 보기 작품 보기

64 1. 문학과 삶
정리하기 활동 안내
학습자가 이 단원에서 배운 작품뿐만 아니라 자신이 읽었던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도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할 수 있음을
확인하며 소단원 학습을 정리하도록 지도한다.
‌이 단원에서 배운 문학 작품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읽은 문학 작품 가운데 다음의 두 측면에서 자신에게 가장 의
미 있는 작품을 하나씩 들고, 그 까닭을 말해 보자.

자아 성찰 타자 이해

예시 답안|
작품(작가) 너에게 묻는다(안도현) 무소유(법정)
‘너는 /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 이 글은 난초를 키우면서 겪은 일을 바
람이었느냐’라는 묵직한 질문에 오랫동안 탕으로 하여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
그 까닭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던 시이다. 자신을 소 온 세상을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이
불태워 타인에게 온기를 전해 주는 연탄처 야기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스님들의 삶
럼 도저히 내가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 이나 스님이 아니더라도 물질에 얽매이지
었다고 답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미지근 않고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얻으려는 사람
한 사람쯤은 될까? 차가운 사람은 아닌 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가? 하는 물음이 꼬리를 물었다.

점검하기
 ‌활동 안내 학생들이 스스로 이 단원의 학습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해 보고, 점검 내용에 따라 이후의 학습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활동이다.
이 단원의 학습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해 보자.

학습 요소 점검 내용 학습 이해도
문학의 가치 •‌문학을 통해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할 수 있음을 이해하
(자아 성찰과 였다. 하 중 상
타자 이해, •‌문학 작품의 수용과 생산 및 타인과의 공유와 소통 등의 활동을
상호 소통) 통해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의 태도를 기를 수 있었다.

문학의 생활화, •‌문학의 생활화를 통해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려고 노


하 중 상
공동체 문화 발전 력하였다.

 ‌활동 안내 자신의 학습 과정을 돌아보면서 자신이 성취한 것을 확인하고, 이후의 학습 계획을 세우도록 하기 위한 활동이다.
자신의 학습 과정을 돌아보고,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자.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 더 알아보고 싶은 점


예시 답안| 생략 예시 답안| 생략

소단원 소단원
형성 평가 서술형 평가
(2) 자아 성찰과 타자 이해 65
활동 취지와 지도 중점
한 학기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으며 문학 활동을 생활화하기 위한 활동이다. 한 학기 동안 장기적이고 연속적으로 문학 작품
을 읽고 모둠원들과 소통함으로써 문학 작품 읽기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이 활동 이후에도 생활 속에서 꾸준히 문학 활동을 이
어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일 년에 몇 권 정도의 문학책을 읽는가? 친구에게 꼭 한번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는가? 책을 읽


고 나서 감동을 받거나 깨달은 내용은 따로 기록으로 남기는가? 여러분은 이러한 질문들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나요?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을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문학 작품 읽기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 보자.

활동2 활동3 활동4


활동은 활동1
이렇게 함께 읽을 문학 문학 작품 읽기 책 대화 하기 책 광고 만들어
작품 선정하기 (독서 일지 쓰기) 발표하기

활동 안내 1
한 학기 동안 모둠원들끼
1 한 학기 동안 우리 모둠에서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자.
리 함께 읽을 문학 작품을 선 (1) 다음을 참고하여 문학 작품을 선정하자.
정하기 위한 활동이다. 일상
생활에서 읽을 책을 고를 때
에도 참고할 수 있다.
•주변에서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하는 문학 작품
•우리 학교 권장 도서 목록 가운데 눈길을 끄는 문학 작품
•기회가 되면 꼭 읽고 싶은 문학 작품

예시 답안| 생략

(2) (1)의 활동을 바탕으로 하여 모둠별로 한 학기 동안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자.

도움말 우리 모둠이 정한 문학 작품 예시 답안|


모둠마다 각기 다른 책을
선정한다.
책 제목 작가 출판사(발행 연도) 전체 쪽수

비행운 김애란 문학과 지성사(2012) 350 쪽


참고 자료
추천 도서 참고 누리집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전자
그것으로 정한 까닭
도서관, 공공도서관 누리집 예시 답안| “비행운의 꿈을 꿀수록, 그러니까 비행운에 대한 동경이 핍절할수록, 비행운(非幸運)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누리집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비행운(飛行雲)과 비행운(非幸運) 사이의 속절없는 거리에서, 작가 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누리집 애란은 우리 시대의 의미심장한 서사 단층을 마련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그물을 짠다.”라는 서평이 호
•교보문고 누리집 기심을 끌어 함께 읽어 보기로 하였다. 김애란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본 친구들 중에서도 이 책을 읽어
•yes24 누리집 본 친구들은 아직 없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좋은 독서 경험을 한 것 같았다.

66 1. 문학과 삶
활동 안내 2
문학 작품을 꾸준히 읽고, 읽은 내용에 대해 기록하는 활동이다.
도움말
평소 자신의 책 읽는 속도
2 정해진
예시 답안|
시간에 모둠에서 선정한 책을 읽고, ‘독서 일지’를 작성해 보자.

에 맞추어 읽고, ‘독서 일지’


독서 일지
에는 읽은 부분에서 느낀 인
상을 간략하게 적는다. 줄거 읽은 날짜 월 일 교시 읽은 쪽수 ~ 쪽 선생님 확인
리를 기록할 수도 있다.
인상 깊은 내용과 인상 깊은 까닭
수업 운영·지도 안내 •주요 내용
①이‌ 활동은 모든 과정을 수 가진 것 없는 택시 기사 ‘용대’가 조선족 여인 ‘명화’를 만나 구애 끝에 결혼하지만 얼마 지
업 시간에 진행할 수도 나지 않아 명화가 위암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자신의 곁에 있었던 ‘명화’가 떠난 후 택시 운전
있고, 기간을 정해 ‘활동 일을 하며 듣게 된 명화의 중국어 녹음테이프로 인해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우연히
2. 문학 작품 읽기(독서 만난 사촌 ‘지훈’을 통해 가족으로부터, 고향으로부터 떠나올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회상하게
일지 쓰기)’를 수업 외의 된다. 상처뿐인 자신의 과거에서 유일한 행복이었던 명화가 너무나 빨리 자신을 떠나버린 것
시간에 진행할 수도 있다. 을날짜
읽은 원망하지만 명화가
월 일 남긴 테이프를
교시 통해 읽은아픔을
쪽수 치유받는다.~ 쪽 선생님 확인
② ‌독서 일지는 일정한 기간
에 한 번 또는 불시에 걷 인상 깊은
•인상 깊은내용과 인상 깊은그까닭
구절, 문장이나 까닭
어 책을 성실하게 읽었는 - ‌인상 깊은 구절: … 가출이라고 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 서른일곱 때의 일이다. 그러니 혈혈
지, 그 내용을 독서 일지 단신 상경한 그가, 사람들의 포기와 실망에 익숙해진 그가, 도시의 속도에 여전히 어리둥절
에 충실하게 작성했는지 해 하는 철딱서니 없는 노총각이, 눈 깊은 조선족 여자의 친절에 홀딱 빠져버린 건 이상한
를 살핀다. 그리고 적절한 일이 아니었다.
피드백을 통해 작성 방향 - ‌인상 깊은 까닭: 가족에게 외면받으며 갈 곳 없던 용대가 서울로 도망쳐오고, 그곳에서 유일
을 꾸준하게 제시한다. 한 자신의 편이었던 명화가 용대에게 어떤 존재였을지 잘 보여 주는 구절인 것 같다. 명화
③ ‌각자 이야깃거리를 적어 의 부재로 인해 그가 받은 아픔과 그의 외로움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낸 다음에는 대화 시간과
읽은 날짜 월 일 교시 읽은 쪽수 ~ 쪽 선생님 확인
대화 흐름을 고려하여 그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
가운데 몇 가지만 골라
인상과연
깊은내가
내용과 인상 깊은 까닭
명화나 용대였다면 어땠을지 상상해 보았다. 가족들과 조금만 다퉈도 속상한데,
적당한 순서를 정해 ‘책 가족과 연을 끊어야 했던 용대가 안쓰러웠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적
대화’를 나누게 한다. 이 있는 사람이라면 용대의 마음이 더 와닿을 것 같다. 글을 읽으면서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④ ‌‘책 대화’를 나눌 때는 대 떠올리게 됐고 혹시 나도 모르게 나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됐다. 그
화 내용을 메모해 두고, 리고 힘든 상황에서 상처를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용대의 모습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는 용
대화가 끝난 후 이를 바 기를 배운 것 같다.
탕으로 ‘책 대화 기록지’
를 작성하게 한다. 읽은 날짜 월 일 교시 읽은 쪽수 ~ 쪽 선생님 확인
⑤ ‌책 광고는 과제로 만들어
오거나 수업 시간에 만들 인상 깊은 내용과 인상 깊은 까닭
수 있다. 일련의 활동을
수행 평가로 진행하려면
교사용 지도서(상) 179쪽
을 참고한다.

읽은 날짜 월 일 교시 읽은 쪽수 ~ 쪽 선생님 확인

인상 깊은 내용과 인상 깊은 까닭

생활 속 문학 활동 67
활동 안내 3
학생들이 읽은 작품과 관련하여 친구와 소통하며 의미를 생성해 가도록 하는 활동이다.

3 함께 읽은 책에 대하여 모둠별로 ‘책 대화’를 해 보자.

도움말 (1)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이나 혼자 해결하기 어려웠던 의문점들을 간략하게 적
‘책 대화’는 함께 읽은 책 어 보자.
예시 답안|
에 관하여 인상 깊은 내용,
•모난 성격의 ‘용대’가 ‘명화’에게 반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제, 궁금한 점 등을 이야
깃거리로 삼아 대화를 나누 •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전달하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는 것을 말한다.
모둠원들과 함께 여기에
적은 것을 살펴보면서 어떤
순서로 대화를 나눌지 계획
을 세운다.

(2) (1)에서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책 대화’를 나누어 보자.


도움말
예시 답안|
활동 기록지는 다음과 같
책 대화 기록지
이 기록할 수 있다.
•‌책 소개: 함께 읽은 책을
책 소개 감상
간략하게 소개한다. 이 책
을 선정한 까닭도 함께 적 김애란 작가의 <비행운>. 선생님의 추천으 차고 습한 대기 속을 나는 비행기의 자취
는다. 로 흥미를 느끼게 되었는데, ‘비행운’이라는 를 따라 생기는 구름인 ‘비행운’처럼 말갛고
제목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책을 선택 포근한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왠지 우울하고
•‌감상: 모둠원들이 책을 읽
하게 되었다. 끝이 좋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고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
는다.
•‌이야깃거리: 가장 인상 깊
은 내용이나 주제, 궁금한
점 등과 관련한 대화 내용
을 요약한다.
이야깃거리
•‌글에 나타난 주인공 ‘용대’의 성격: ‘용대’는 천덕꾸러기에 좋지 않은 행동을 보여 주는 인물
이야. 이러한 인물의 성격이나, 주변 인물들의 반응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용대’와 ‘명화’의 사랑 이야기: ‘용대’와 조선족인 ‘명화’의 멋없는 사랑에 관해서도 이야기 나
눌 수 있을 것 같아. 근사하고 따듯한 사랑 얘기는 아니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었던 둘에 관
해서도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아.
•‌명화가 아프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상상해 보기: ‘명화’와 ‘용대’는 불같이 사랑했지만 결혼한
지 몇 달도 채 되지 않아 명화가 아프기 시작했고, 얼마 안 가 죽고 말았어. 만약 명화가 죽
지 않고 행복한 시간이 지속됐다면 어땠을지 이야기해 보자.
참고 자료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본 경험: ‘명화’는 ‘용대’에게 유일한 행복이자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는
실제 학생들의 책 대화 예시 데 한순간에 잃고 말았어. ‘용대’처럼 소중한 사람이나 물건을 잃었거나, 잃을 뻔 했다면 그
때의 상황과 함께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해 보자.
김애란, 《비행운》(문학과지성
•‌이야기의 결말과 책을 읽고 느낀 점: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것과 결
사, 2009)을 읽고 나눈 대화
말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느낀 점을 공유하며 감상의 폭을 넓혀 보자.
(http://wintertree91.blog.
me/220344613351)
- 출처: 구름배 블로그

68 1. 문학과 삶
활동 안내 4
책 대화를 통해 더 깊고 풍부하게 이해한 책 내용을 담아 압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활동이다.

도움말 4 ‘책 대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책 광고를 만들어 보자.


‘책 광고’는 인쇄물, 프레
젠테이션 자료, 영상물 등
(1) ‌어떤 매체를 이용하여 책을 광고할지 정해 보자.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 수 있 예시 답안| 포스터, 영상, SNS 등

다. 책 광고를 만들 때에는
책의 중심 내용, 주제나 가
치, 추천하는 까닭 등이 잘 (2) 책 광고에 꼭 담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자.
드러나도록 한다. 예시 답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애틋하게 사랑하다 이별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매 순간을 소중

‌ 광고 예시 - 인쇄물 히 하자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3) (1)과 (2)를 바탕으로 하여 책 광고를 만들어 보자.


예시 답안| 생략

▲ 혜민,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 (4) 모둠에서 만든 책 광고를 발표해 보자.
들》, 수오서재, 2018. 예시 답안| 생략
<책 광고 예시
- 영상물> 영상
활동 안내
대단원을 학습하면서 읽은 작품들을 떠올려 보고, 인상 깊었던 작품의 한 부분을 다시 살펴보게 한다. 왜 그 부
분이 떠올랐는지 생각해 보면서 스스로 작품과 관련하여 깊이 있게 성찰하고 내면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이 단원에서 읽은 작품 가운데 인상 깊은 작품의 한 부분을 정성껏 옮겨 적어 보자.

제목: 봄눈 오는 밤 (교과서     쪽)


16

글을 여러 번 곱씹으며
자신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글귀들에 집중해 보자.

참고 자료 필사의 의의
대체로 글이란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는 것보다 손으
로 직접 한 번 써 보는 것이 백 배 낫다. 손이 움직이는
대로 반드시 마음이 따르므로, 20번을 읽고 외운다 하
더라도 힘들여 한 번 써 보는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하
물며 가장 중요한 내용을 밝혀낸다면 일을 살피는 데
자세하지 않을 수 없고, 감추어진 이치를 반드시 끄집어
낸다면 생각하는 것이 정확하고 세밀하지 않을 수 있겠
는가? 또 그 가운데 같거나 다른 내용을 깊게 살피고,
옳고 그른 점을 판단해 의심나는 곳을 기록한 다음에
잘잘못을 가리는 자신의 이론과 논리를 덧붙여 보라. 그
렇게 되면 지혜는 더욱 깊어질 것이고, 마음이 누리는
안정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 이덕무, <사소절>, 조경국, 《필사의 기초: 좋은 문장
잘 베껴 쓰는 법》, 유유, 2016에서 재인용함.

대단원 대단원
종합 평가 수행 평가

생활 속 문학 활동 69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