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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문화

우리가 먹는 음식은 ‘맛’으로 결정되는 걸까?


‘과음 후의 시장기로 배 속이 무두질하듯이 쓰리다.
부엌에 식탁 놓고 식사하는 문화생활만 해도 아직도 서툴고 과람한데
언제부터 아침 한 끼 토스트 조각까지 먹게 되었더라?
오라, 그러니까 그게 바로 초희가 은행 그만두고
집안일을 거든답시고 집에 있고부터고나.
어쩌면 오래오래 아침에 토스트를 먹게 될지도 모르겠다.
허성 씨는 그게 끔찍스럽고 절망스럽다’

출처 : 박완서, 휘청거리는 오후, 세계사, e-book, 2012출간(1976년 동아일보 연재). P.154


MBC 드라마 전원일기
요즘 단백질, 지방질을 많이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많아 60대가 50대로 보이고,
50대가 40대로 보이는 등 많이 젊어졌다.
이들 고급음식들이 세포를 갈아 끼워줬기 때문이다.
돈만 벌면 며칠 후부터 식생활마저 서양화한다.
토스트, 돼지고기, 밀크를 마구 먹고 마시는 것이다.
특히 부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심장병, 고혈압, 간경화증, 당뇨병을 앓아
죽음도 서구식으로 한다.

출처 : 매일경제, 「식품과 영양 “지방질·단백질 과다 섭취는 해롭다”」, 1974.09.14., p.8


1962년 11월 시작된 ‘혼⋅분식 장려운동’은 밥상의 로망이었던 쌀밥 대신 밀가루 음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혼⋅분식으로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부 궐기 대회에서는 ‘
쌀밥 편식’을 지양하기 위해 밥에 15% 이상의 잡곡을 섞고, 주 3회 이상 분식을 해야 하며,
혼⋅분식을 하지 않는 요식 업체는 방문하지 않아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로망이었던 쌀밥 중심의 식단이 ‘편식’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분식은 주로 국수, 라면, 빵과 같은 밀가루 음식을 말한다.


가뜩이나 밀가루 예찬론이 펼쳐지던 시기 빵에는 ‘서양의 식문화’라는 환상까지 더해졌다.
1971년 삼미식품은 ‘분식을 주식으로 하는 구미 사람이 키와 몸무게가 동양 사람보다 월등히 크고 건강한 이유는
빵의 주성분인 밀가루 덕분’이라고 광고하기도 했다.

출처 : 양유진, 「토스터 : 취향의 재구성」, 디자인플럭스 2.0


조선일보, 1971.08.07
90년대, 변화의 분기점

- 80년대 : 해외여행 자유화, 수입 자유화

- 86 아시안 게임, 88 올림픽 : 세계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회 개혁의 바람


(국민들의 예절 교육, 영어 표지판 변경, 보신탕 가게를 없애는 등 거리 정비)

- 1986년-1988년 3저 호황 (저금리, 저유가, 저달러) > 1989년 1인당 국민소득 5,556달러 달성


(1986년 2,702달러의 2배가 넘는 수치)
90년대, 변화의 분기점

- 80년대 경제호황 > 주거 환경의 변화

- 80년대 후반 아파트 문화의 시장 규모 정점

- 아파트의 확산 > 서구식 입식 문화를 자리 잡게 함, 이전 시기 동경의 대상이었던 서양 음식 적극 수용


연도에 따른 주택 유형별 건설비율
출처: 박철수,『아파트: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 마티, 2013, p.117
한국의 내구재 보유가구 비율의 변화 추이 (단위 : %)
출처 : 장미혜, 『소비양식에 미치는 문화자본과 경제자본의 상대적 효과: 서울지역의 사례를 중심으로』, 연세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0, p142. 재구성
한국의 외식문화

- 경제력 확산과 더불어 자가용의 소유 증가는 이 시기 외식 문화를 확산 시킴 (국내 자동차 수 1985년 100만
대 > 1997년 1,000만 대)

- 88 서울 올림픽의 개최는 한국의 모습을 세계에 드러내는 효과를 냈을 뿐 아니라, 세계의 모습이 한국에 흡수되
는 효과를 낳기도 함

- 1979년 처음 국내에 외국 외식업체가 상륙(롯데리아) 88 올림픽이 열리기 두 달 전 한국에 맥도날드 제 1호점


개점. 1호점이 개점한지 5개월 뒤인 9월, 서울 종로 2가에 2호점이 개점
“…점포수 1만개, 연간 매출액 1백 30억 달러로 세계최대 외식 업체인 맥도널드사의 국내 제 1호점이
압구정동에 개점한지 2주가 지났다. 그동안 맥도널드 햄버거사 최초의 실패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완전히 개고 놀랄만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매장규모 2백평, 좌석수 1백 26석에 불과한 이 점포는
주말이면 1만 5천여명이 몰려들어 인도에까지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예상보다 대성황이다.
주차공간이 모자라 맞은편 쇼핑센터 주차장가지 몸살을 앓고 있다.…”

출처 : 매일경제, ‘맥도널드 바람’, 1988.04.13


압구정 맥도날드 1호점 개점
90년대 한국의 식문화

- 서양 음식에 대한 관심은 외식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쌀을 주식으로 소비하던 한국에서 빵을 식사의 대용으로 소
개하는 광고가 등장하기 시작

- 서양 음식으로 인식되어왔던 빵이 중산층의 식탁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가정에서 쉽게 빵을 제조해 먹을 수 있는


토스트기의 인기도 증가

- 마요네즈나 케첩과 같은 새로운 가공식품도 소개되기 시작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1980년 40억원에 머물렀던
마요네즈의 시장규모는 1987년 266억원으로 급성장, 케첩도 매년 20%씩 꾸준히 증가
1991년 가정용 토스트기 광고
1991년 마요네즈 광고
90년대 한국의 식문화
- 국내에는 유통되기 힘들었던 과일들 또한 식탁에 등장하기 시작
- 80년대 시작된 수입 자유화 > 국내에서 맛볼 수 없었던 바나나, 멜론, 자몽 등의 열대 과일을 접할 수 있게 해줌
- 당시 외국에서 수입된 열대 과일은 굉장히 고급 음식으로 대접 (1987년 짜장면 가격 600원, 바나나 1kg 3200원,
멜론은 4kg 4000원, 자몽 15kg 27000원
- 커피나 와인 등 서구의 음료를 가정에서 소비하게 된 것 또한 변화한 식문화의 큰 특징 중 하나
1992년 바나나를 소개하는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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