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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맹자
공자 맹자
제자백가의 사랑
-공자와 맹자의 ‘사랑’과 ‘원망’-
이석주*
ㅇ75)
<목 차>
1. 서론
2. 공자의 ‘원망’과 ‘역지천지(易地踐之)’
3. 맹자의 자기 사랑의 단속(斷續)과 원망의 역전
4. 결론
* 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 교수
94 철학·사상·문화 제35호
1. 서론
나가는 것이다. 공자와 맹자는 사랑을 원망의 마음을 조절하는 끊임없는 반성에
서 모색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는 다음 장에서 제시하겠다. 여기서 이들
은 성실함과 믿음, 그리고 배움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타자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
지 않는 베풂 그 자체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인’을 실천하는 소극적 방법으로서의 ‘서(恕)’는 원망의 마음이 발생하는 원
인을 원초적으로 차단하는 행위자의 대표적인 일례이다.4) 즉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행위의 실천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나와 타자는 원망의 마음자리에서 마주하게 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첫째, 내가 싫어하는 일은 나에게 불편한 일이 맡겨질 때 발생한다. 이때 사람
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일에 대해서 서로 다른 감정이 나타난다. 내
가 싫어하는 일을 타인이 시킬 때 나의 마음은 타자를 향한 원망으로 나타난다.
둘째, 싫어하는 일과 타인에게 억지로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은 언제나 일어난
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때 가장 큰 장해는 자신의 감정 조절에 실패할
때 발생한다. 이때 원망의 마음도 그대로 드러난다. 나에게 내재해 있던 본연의
마음이 한순간에 균형을 잃게 되면서 지속해서 견제하며 균형감을 유지했던 자신
을 위한 사랑의 단절을 드러낸다. 이때 원망의 마음으로 인해 사랑의 마음이 균
형을 잃는다. 원망의 발동은 마치 사단(四端)처럼 자기 사랑의 단속으로부터 긍
정적인 효과를 수반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정적인 증오심으로 증폭된다.
스토아학파가 쾌락과 욕망이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두 요소에 휩쓸리지 않
고 균형을 유지하는데 집중했듯이,5) 공자와 맹자도 끊임없이 사랑의 마음을 갈
망하는 인간의 욕망이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회
복할 수 없도록 원망의 마음에 휘둘릴 수 있는 부당한 공간의 발생을 경계했다.
1) 원망과 사랑의 발단
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으로 묘사했
다.8) 이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불치의 질병으로 얼마 남지 않는 삶을 정리해야
하는 환자는 죽음에 대한 강력한 부정으로부터 이를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서 현
실의 직시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현실을 직
시하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는 근저에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점진적으로 표출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점진적’이란 자신이 제어했던 자기 사랑에 대한
본연의 마음을 드러내는 시점을 의미한다. 이 시점에서 죽음에 대한 원망의 마음
은 사랑의 감정으로 전환되어서 드러난다.
둘째,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자신이 직면한 상황에 몹시 당황하면서
원망의 마음으로 드러낸다.9) 이 문제는 사랑이 원망의 마음으로 급변할 수 있는
실제 상황이다. 내가 타자를 위해 베풀었던 사랑의 마음에 대해서 어떤 반응도
없다면 타자와의 심각한 관계를 초래하게 된다. 내가 타자를 위해서 베풀었던 사
랑의 마음이 소통에 실패한 원인은 자신을 위한 사랑으로부터 타자를 위한 사랑
으로 전환할 때 변화한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데 기인한다. 기존의 자기
사랑의 방식과 동일하게 타자에게 이것을 적용한 결과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증자(曾子)의 ‘오일삼성(吾日三省)’10)
이다. 내가 타자와의 관계에서 ‘최선을 다한 일관된 행동[忠]’, ‘상호 간의 빈틈
없는 믿음[信]’, ‘소통을 위한 끊임없는 학습[習]’의 세 가지를 통해서 소통의
가능 계기를 열었다.
첫째, 타자와의 관계에서 최선을 다해서 상대방과 서로 마음의 부정적인 감정
이 남아서 원망의 마음으로 전환되지 않기 위한 반성이다. 자기 사랑에 익숙한
사람은 그 사랑의 완성도에 익숙해져서 자칫 상반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자
기 위주의 편견에 빠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자신에게 익숙해 있던 습
관으로부터 자기 편의성에 익숙해지면서 자기합리화에 빠진다. 이로부터 부조리
한 문제조차도 간과하면 결국 원망의 마음이 드러난다.
둘째, 자신의 행동이 타자에게 온전한 신뢰감을 반영하는 행동으로 일관했는
지에 대한 철저한 성찰의 시도를 통해서 원망의 마음의 불씨가 생성되지 않게 하
2) 사랑과 역지천지(易地踐之)
천지’이다.
공자가 제시한 나와 타자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부지(不知)의 상
태에서 원망의 마음이 발생하는 일례를 살펴보자.
먼저, 인(仁)을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서 실행하는 과정으로부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언급했다.30) 교언영색한 사람이 많은 말로서 자신의 불인(不仁)함을 감추
려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다. 사람다움의 본래적인 의미는 단지 능란한 말솜씨로
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말은 어눌하더라도 실천하는 행위에 있어서
민첩하다면, 오히려 이런 사람이야말로 인(仁)한 사람이라고 묘사했다.31)
또한, 그는 타인을 가르치는 핵심적인 두 가지 요소로서 ‘미숙’과 ‘재량’32)으
로부터 소통할 수 있음에 주목했다. 하지만 두 가지 요소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면[不知], 원망의 마음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타인을
가르치는데 미숙함에서 탈피하고 재량을 향상시킨다면 새롭게 발생하는 원망의
마음을 쉽게 차단할 수 있다. 비록 뜻이 아무리 깊다고 하더라도 일을 해결하는
능력이 미숙하면 항상 부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또한 모든 일에 대응할
수 있는 충실한 기본기가 있다고 해도 그 일에 대해서 적절하게 재량할 줄 모른
다면 일을 완성할 수 없다. 따라서 두 가지 요소의 결여는 결국 타자가 원망의
마음을 드러내는 기본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음으로, 지적 호기심[好學]과 성실함을 통해서 무지의 상태를 자각하는 것
이다. 그는 지적 호기심을 극대화해서 자신의 관심 영역에 집중한다면 의욕적인
삶을 위해 진력할 수 있음을 확신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노년으로서 진입하는
것마저 잊으며 노력하는 모습을 자찬했다.33) 하지만 이런 그의 언급은 자신의
행동이 균형을 잃었다는 반증의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모든 일은
중용의 상태로 나아가야 한다는 그의 일관된 논지와 비교할 때 혼란을 초래할 수
도 있다. 그렇다면 그가 노년이 되는 것마저 잊으며 ‘발분망식’했다는 것은 배움
에 대한 역설이다. 동시에 자신의 현실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할 것을 강조한
표현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자신이 노년이라는 현실을 올바로 인식할 수 있었
기 때문에 노년이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원망의 마음을 애초에 차단할
수 있었다.
또한, 자신이 뜻하는 바가 크다고 해도 정직하지 않고, 무지하면서도 배움의
즐거움을 실천하지 않고, 무능한데도 오히려 타인과 믿음을 파기하는 사람은 타
자와 관계에서 원망의 마음을 생기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공자는 올곧음
을 학문의 기본 요체로 삼아서 이것을 좋아하고 가까이해서 배우지 않게 되면 곧
바로 폐단34)이 드러난다고 했다. 즉 내가 타자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서는 ‘호학(好學)’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불호학(不好學)’
한다면, 원망의 마음이 타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타자가 올바른 바를 지향한다
고 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궁색해져서 원망의 마음의 소
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된다.
이것을 단지 모든 가치 판단의 원칙으로만 삼는다면, 끊임없이 타자와의 갈등이
지속된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실천적인 행동을 통해서 생활의 질서로서의 ‘예
(禮)’가 누락되지 않도록 경계했다.35) 만일 내가 타인에게 공손하고 신중하며,
용감하고 정직한 행동을 보이려고 한다면 ‘예’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결국 헛수고에 그치고, 두려우며, 혼란스럽고, 박절
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는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내가 타자와 인
간다운[仁] 관계를 형성하고, 또한 주변의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는 실천적인 행위
를 즉각 실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로써 나와 타인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원망의
마음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모든 행위는 원칙론을 토대로 ‘예’와 함께 병행될
때 나와 타자의 행위가 본래적인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게 됨을 역설했다.36)
그럼에도 내가 타자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원망할 수 있는 일례는 예(禮)를 알
면서도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하면서 마치 자신의 행동이 정당한 것처럼 속이는
것은 ‘예’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 일례로서 공자는 진나라 사패(司敗)는 ‘예’
가 있음에도 그 ‘예’를 실천하지 않고 소공(昭公)의 동성(同姓)과 결혼했던 비
례(非禮)의 사실을 폭로하면서 소공의 자질에 대해서 원망을 드러냈던 일화37)
34) 논어 「양화」, “好仁不好學 其蔽也愚 好知不好學 其蔽也蕩 好信不好學 其蔽也賊 好直不好
學 其蔽也絞 好勇不好學 其蔽也亂 好剛不好學 其蔽也狂.”
35) 논어 「태백」, “子曰恭而無禮則勞 愼而無禮則葸 勇而無禮則亂 直而無禮則絞. 君子篤於親
則民興於仁 故舊不遺, 則民不偸.”
36) 이석주, 나도 노인이 된다, 2020, 106-111쪽.
37) 논어 「술이」, “陳司敗問昭公知禮乎 孔子曰知禮. 孔子退 揖巫馬期而進之 曰吾聞君子不黨
君子亦黨乎. 君取於吳爲同姓 謂之吳孟子 君而知禮 孰不知禮. 巫馬期以告 子曰丘也幸 苟有
104 철학·사상·문화 제35호
過 人必知之.”
□ 이 석 주—제자백가의 사랑 105
- 공자와 맹자의 ‘사랑’과 ‘원망’
1) 자기 사랑의 단속(斷續)
38) 황순우, 「실천이성비판의 자기 사랑의 단절 의미로 읽어본 맹자의 사단」, 2010, 466쪽.
39) 이석주, 「원초유가(原初儒家)의 미의식(美意識)과 인문학(人文學)」, 2012, 369쪽.
106 철학·사상·문화 제35호
2) 원망의 역전과 성찰
46) 황순우, 「실천이성비판의 자기 사랑의 단절 의미로 읽어본 맹자의 사단」, 2010, 466쪽.
□ 이 석 주—제자백가의 사랑 111
- 공자와 맹자의 ‘사랑’과 ‘원망’
50) 맹자 「이루 하」, “仁者愛人 有禮者敬人. 愛人者 人恒愛之 敬人者 人恒敬之.”
51) 맹자 「고자 상」, “雖存乎人者 豈無仁義之心哉. 其所以放其良心者 亦猶斧斤之於木也 旦旦
而伐之 可以爲美乎. 其日夜之所息 平旦之氣 其好惡與人相近也者幾希 其旦晝之所爲 有梏亡
之矣. 梏之反覆 則其夜氣不足以存 夜氣不足以存 則其違禽獸不遠矣. 人見其禽獸也 而以爲未
嘗有才焉者 是豈人之情也哉.”
52) 맹자 「고자 상」, “舍其路而不由 放其心而不知求 哀哉.”
□ 이 석 주—제자백가의 사랑 113
- 공자와 맹자의 ‘사랑’과 ‘원망’
55) 맹자 「고자 상」, “體有貴賤 有小大. 無以小害大 無以賤害貴. 養其小者爲小人 養其大者爲大人.”
56) 맹자 「고자 상」, “曰鈞是人也 或從其大體 或從其小體何也. 曰耳目之官不思 而蔽於物 物交
物 則引之而已矣. 心之官則思 思則得之 不思則不得也. 此天之所與我者 先立乎其大者 則其
小者弗能奪也. 此爲大人而已矣.”
57) 맹자 「고자 상」, “孟子曰從其大體爲大人 從其小體爲小人.”
58) 맹자 「고자 상」, “孟子曰人之於身也 兼所愛 兼所愛 則兼所養也. 無尺寸之膚不愛焉 則無尺
寸之膚不養也. 所以考其善不善者 豈有他哉. 於己取之而已矣.”
59) 채인후 저, 천병돈 옮김, 맹자의 철학, 2002, 124쪽.
60) 맹자 「고자 상」, “食色性也.”
61) 맹자 「진심 하」, “養心莫善於寡欲 其爲人也寡欲 雖有不存焉者 寡矣. 其爲人也多欲 雖有存
焉者 寡矣.”
□ 이 석 주—제자백가의 사랑 115
- 공자와 맹자의 ‘사랑’과 ‘원망’
4. 결론
65) 헥토르 가르시아·프란체스크 미라예스 저, 이주영 옮김, 나이 들어가는 내가 좋습니다, 2020,
29쪽.
66) 전덕영·이윤환·김진희·이경은, The Association between Frequency of Social Contact and
Frailty in Older People: Korean Frailty and Aging Cohort Study, 2018, 2쪽.
□ 이 석 주—제자백가의 사랑 117
- 공자와 맹자의 ‘사랑’과 ‘원망’
참고문헌
Abstract
Lee, Seog-Ju*
This article compared and analyzed the existing discussions on the love of Confucius and
Mencius among the Hundred Schools of Thought based on the concept of 'resentment'.
Until recently, in previous studies related to the hundred schools of thought, discussions
on humans mainly focused on the concept of 'love' and analyzed the meaning of love by
focusing on the meaning of 'resentment' from comparative analysis. The Hundred Schools
of Thought overlooked that the discussions related to human love of the confessors
started from'resentment' and noted that the meaning of resentment is not just stopping
the relationship between me and the other, but always in practical a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