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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없는 사랑이 가능할까?

부제: 사랑은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는 선언이다.

2015378 윤다경

우리는 언제 사랑을 알아채고 또 그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할까? 그 노력이 영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랑의 섬광을 견디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잠시 지상에 머문다 – 윌리엄 블레이크.1
불완전하기 때문에 두려운 사랑의 유한성이 주는 슬픔은, 여러 문학 작품의 이야기가 되어왔다.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이고 나조차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꺼내주는 사랑은 책임이 뒤따를 때만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책임감 없는 사랑은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이 무엇일까? 비단 애인 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혹은 취미나 자기자신에도 쉽게 붙는 수식어구이다. 신형철 문학 평론가는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랑이란 느낌의 세계 안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 분명히 존재하지만 명확히 표명될 수 없는
느낌들의 기적적인 교류, 그러니까 어떤 느낌 안에서 두 존재가 만나는 짧은 순간2이라고 정의했다.
이 순간 너와 내가 소통하고 있다고 확신을 줄 수 없는 사랑은 사랑의 존재를 의심하게 한다.
스스로를 의심하게 하고 결국 너와 내가 층위에서 만났다는 느낌, 즉 사랑 자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랑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리의 교류에서 발생되는 사건들로부터 우리를 책임질 수
있다고 믿을 수 없다면 우리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믿을 수 없다. 따라서 책임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둘째, 책임감 없는 사랑은 사랑을 희귀하게 한다. ‘지구에서 한아뿐’의 주인공 한아의 애인이었던
경민은 우주로 가고 싶다는 자신의 욕심을 위해 외계인에게 자신의 껍데기를 내어준다.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한아와 사랑에 빠진 외계인은 경민의 껍데기를 이용해 한아와 가까워지고 정보들을
알아내는 데 성공한다. 뒤늦게 경민이 경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아챈 한아는 외계인을 원망하고
그와 잠시 멀어졌었다. 두번째 문단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스스로 존재를 의심하게 하는 사랑은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다.

셋째, 책임감 있는 사랑만이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애인 관계에서만 성립하는 말이 아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콜필드는 자아 확립에 혼란을 겪고 방황하지만 사랑하는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성장한다.

슬프게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타인의 선택을 받아들이지 못한


인물들의 행동은 비판뿐만 아니라 법적인 처벌까지 받게 됐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타인의
선택의 자유를 인정하고 설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스로의 자유를 포기하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불릴
수 있다. 책임감 있는 사랑을 위해 자유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은 모순적이게도 타인의 자유로운
사랑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자유로운 사랑을 하기 위해 타인의 자유로운 사랑을 보장하고자
사랑에 책임을 져야 한다.

참고문헌

1. 블레이크 시선 – 윌리엄 블레이크

2. 무정한 신 아래에서 사랑을 발명하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평론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756477.html

3. 느낌의 공동체 – 신형철


1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

2
신형철 [느낌의 공동체]
4.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5. 호밀밭의 파수꾼 – J.D. 샐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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