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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 on Writing a Theological Thesis

문병호

1. 본인에게 은혜로운 주제를 잡으시기 바랍니다. 신학의 기초는 하나님의 말


씀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객관적으로 주신 것일 뿐 아니라,
“나”에게 주신 주관적인 것입니다. 즉 말씀은 객관적이자 주관적으로 인격적
인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그러므로 doing theology는 doer를 온전히 초월하지
못하며, writing a theological thesis는 doer의 주관적이며 실존적인 사고을
100% 정제한 가운데서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생쥐를 연구하는 사람은 생쥐
를 통해서 피조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는 있으되, 그 사랑을 논문에 표
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신학논문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에 대한 연구자의 깊은 감명을 현저하게 반영합니다. 이런 고리가 끊어지거나
느슨해 졌을 때 신학하는 사람은 정체성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됩니다. 은혜로
운 주제를 잡았다는 사실은 복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자증성을 확보하는 동
시에 이미 자신을 어느 부분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표현하고 싶은 것이
없을 때 그림을 그리지 못하듯이, 말하고 싶은 것이 없을 때, 논문을 쓸 수는
없습니다.

2. 주제는 thesis statement로 표현되며, thesis statement는 title로 압축됩니다. 친


구를 모처름 만나서 차를 마시면서 무슨 대화를 할 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
가 없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를 잡고 회중 앞에 서는 사람은 뭔가 특정한 주제
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 주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 되어야 할 것
입니다. 논문의 잠재적 독자는 전체 인류입니다. 그러므로 논문을 통해서 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정확한 논지가 표현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thesis
statement입니다. 여러분께서 마이크를 잡았다고 가정합니다. 약 두 시간 동안
서론과 본론, 다섯, 여섯 부분의 몸글을 가진 연설을 한다고 합시다. 여러분은
연설을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청중이 돌아 갈
때, 그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박히는 뭔가의 주제가 없다면 여러분의 연설은
곧 잊혀지는 무미건조한 것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뭔가 할 말이 있을
때 이를 일단 임의로 기록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 관점에서 이를 정리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를 압축해서 thesis statement를 한 문장으로 만들
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를 또 압축해서 타이틀을 잡기 바랍니다. 타이틀, 정말
중요합니다. 타이들로 문제제기, 방법론, 결론을 동시에 묻혀 내야 합니다. Lex
Dei regula vivendi et vivificandi: Calvin’s Christological understanding of the law in
the light of his concept of Christus mediator legis. 문제제기는 칼빈의 율법을 기
독론적으로 이해 하자는 것입니다. 방법론은 그의 Christus mediator legis라는
관점에서 읽어 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 논문은 칼빈의 관점에서 칼빈을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논문을 통해서 제가 이르고자 하는 결론은 무엇입니
까? 바로 Lex Dei regula vivendi et vivificandi라는 것입니다.

3. 신학 박사논문은 text를 신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먼저 해석입니다.


석사논문이 관점을 두루 익혀 가는 과정이라면, 박사과정은 어느 관점을 적용
해서 해석하는 일입니다. 즉, 석사과정이 단순히 텍스트를 읽고 정리해서 “내”
가 감동을 받는 과정이라면, 박사과정은 텍스트를 해석해서, 텍스트에 생명을
주고, 이로 말미암아 “남”을 감동시키는 것입니다. 해석 없는 서론적인 지식으
로 박사논문을 쓸 수는 없습니다. text가 없는 논문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아무
리 잘 갖추어진 해석자라도 text가 없는 논문을 쓸 수는 없습니다. 간혹 text가
불명확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글은 저자 본인의 넋두
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박사 논문은 본인이 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해석을 하는 것입니다. text가
희미한 글은 허공에 쏘는 화살과 같습니다. 아무리 신궁이라 한들 과녁이 없
이 어찌 활을 쏠 것이며, 어찌 본인의 신기를 드러내겠습니까? a. 해석할 text
가 있는가? (text는 꼭 책을 의미하지만은 않습니다. context도 text가 될 수 있
습니다). b. text가 다룰 만한 것인가? 적당히 도전적인 text가 있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토인비의 원리를 인용해서). 적당한 text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theme이 있더라도 포기해야 합니다. 은혜가 되는 주제에다가 적당한 text를 발
굴하는데 성공한 사람이 논문에 실패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이 해석은 신학적인 해석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철학적 해석이 아닌
신학적인 접근을 해야 합니다. 신학은 신에 관한 신을 향한 신의 영감으로부
터 나오는 학문입니다. 그리고 신“학”적인 해석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묵상이
나 은혜받은 이야기로 논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신학과 신앙을 아직 구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학문에 냉소적이면서 신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신앙은 누구나 갖기를 원하는 바이지만 누구
나 신학을 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4. Bibliography
저자의 의도가 텍스트를 해석함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면, 해석의 객관성과 타
당성, 신빙성, 그리고 독창성은 주제와 관련된 other original sources와
secondary sources를 통한 연구를 통해서 확보됩니다. 대체로 저자별로 분류하
면 무난하나 특정한 주제는 따로 모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미국의 Grand Rapids에 살면서 많은 책들을 구입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무슨 책이든지 책을 사는대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보통 객관적이지만
상당히 주관적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왜 이 책을 샀고, 왜 이 부분을 복사했는
가하는 것은 어느 작품에 대한 제일차적이며 중요한 본인의 해석임에 틀림 없
습니다. 그러므로 그 “왜”를 꼭 기록하시든지, 아니면 최소한 확실히 기억하고
는 있어야 합니다. 자기 손을 거쳐서 모여진 bibliography는 꼭 활용되게 되어
있습니다. bibliography를 잘 분류하는 것 자체도 좋은 연구가 됩니다. 예컨데,
청교도 시대의 작가들의 작품들을 잘 분류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생각보
다 이 부분이 미진합니다. 그리고 bibliography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조
심해야 할 것은 어저중간한 작품들을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어저중간한 source
들이 사실 가장 광범위하게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런 source들에 매여 있다보
면 시간만 낭비하고 작품을 망치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자료들은 필히 분
류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부 specific한 자료들을 다루면서 해석해 가야합니다.
어저중간한 작품들을 어저중간하게 다루다가 보면 논문이 전체적으로 느슨해
지고 뭔가 새로운 것을 말한 듯은 한데 전혀 독창성은 없는 작품이 됩니다.
요사이는 먼저 기본 자료를 서론에서 도표 다루듯이 일괄적으로 다루고 본론
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bibliography와 연관해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은 학회 작품들과 festschrift 같은 작품들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대
체로 bibliography만 보면 작품이 그려 집니다.

5. 글 쓰기
a. 서론은 thesis statement를 풀어 쓰는 것이며, 왜 이러한 thesis가 필요한지지
를 설명하는 장소입니다. 이를 위해서 그동안 학자들의 연구를 소개하고 정리
해야 합니다. 여기서 큰 흐름이 감지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thesis
statement를 argue하기 위해서 이 후에 전개될 연구의 목차를 제시해야 합니
다.
b. 본론은 본격적으로 해석하는 곳입니다. 주제에 따라서 혹은 해석 방법론에
따라서 장을 구분하면 됩니다. 장마다 chapter statement가 있어야 합니다. 그
리고 이것을 압축해서 title을 잡아야 합니다. 장마다 text가 명확해야 하며 그
방법론이 잘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section마다 statement가 하나 이상 있
어야 합니다. 이를 section statement가 불러도 될 것입니다. 한 chapter는 아티
클 한나 정도의 분량이면 됩니다. 한 section은 한 reflection의 단위가 될 정도
이면 됩니다.
c. 결론은 내가 내 해석에 근거해서 내 말을 속 시원히 할 수 있는 자리입니
다. 그러나 속 시원한 말을 할 때 신중해야 합니다. 자칫 너무 앞서 가서, 결
론이 또 다른 서론이 되기도 하고, 결론에서 너무 많은 말을 하려고 하다 보
니 본론의 argument의 빛이 가려 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결
론에 맞는 text를 찾아 내는 것입니다. 그 text를 본론에 전개된 논지로 일관하
게 해석하고, 그 해석으로 자연스럽게 결론을 끌어 내는 것입니다. 저에게 있
어서 결론의 text는 칼빈의 설교였습니다. 설교는 종합예술입니다. 결론에서
저는 칼빈의 율법 사상에 나타난 기독론과 구원론의 일관성을 부각시키려고
했는데, 칼빈의 설교는 이런 관심사를 잘 반영합니다. 그래서 주제와 관련되는
그의 설교집을 꼼꼼히 읽으면서 정리해 보니까, 그 자체로 아주 훌륭한 결론,
신빙성 있는 argument가 되었습니다. “I”라는 주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저의
말을 속 시원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text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text 이상의 감동을 주려고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6. Viva
본질적으로 구두시험은 단순암기식이 아니라 임기응변식입니다. 시험관은 논
문 제출자가 전체적으로 주변지식을 갖고 글을 썼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구
체적인 질문은 이러한 탐색을 그친 후 합니다. 시험관은 결코 자신의 관심사
나 전문 분야를 뛰어 넘는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시험관의 전문 분
야에 대한 선지식이 필요합니다. 답은 철저히 논문 안에서 하시기 바랍니다.
비록 논문을 벗어 난 질문 같더라도 논문으로 끌고 와서 대답해야 합니다. 자
신의 논문을 충분히 읽고 가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답은 솔직하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논문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도
교수에 의해서 정상적으로 통과 된 논문이라면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될 것입니
다. 적극적이되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로 눈을 크게 뜨고 시험관을 바라 보면
서 혀에 힘을 주어 한 마디씩 하다 보면 좋은 답도 나오고 분위기에 맞는 농
담도 나오고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7. 학자들과의 교분 중요합니다
학회를 잘 이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학회를 다니는 것은 간혹 좋은 여행이
됩니다). 분야와 관련해서 최고 권위가 있는 학회라든지 (ex. International
Calvin Congress), 비록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학회나 국지적인 모임이라도
관심사를 공유하는 학자들이 모이는 모임은 참석해서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저는 Calvin Studies Society 모임에 두 번 참석한 적이 있었습
니다. 그곳에서 Lane, Zachman, Gerrish, Farley, Kingdon, Selderhuis, McKee 등
과 제 논문에 관해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Scotland Calvin
Group에서는 형인 T. F. Torrance와 함께 칼빈 주석을 편집했던 D. W.
Torrance와 만나서 칼빈의 율법에 관한 대화를, 특히 자연법과 관련해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유학 중 오늘날 가장 중요한 Calvinian들인 Richard
Muller, Eugene Osterhaven, John Hesselink와 함께 칼빈에 관한 주제들로 paper
를 쓸 기회를 가졌으며, Irena Backus와는 제네바에서 칼빈의 작품에 나타난
Humanism의 영향을 공부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Henry Meeter Center의
젊은 director Karin Magg와 Peter de Klerk을 이어서 칼빈의 비블리오를 해마
다 정리하는 일을 맡은 Paul Fields도 좋은 친구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동
시대 제 분야의 중요한 학자들 거의 대부분과 교분을 갖게 되었습니다. Alister
McGrath와 viva를 하면서 느낀 것은 비록 거의 한 아름의 책을 썼고, 다섯권
의 책을 동시에 쓰시느라 바빠서 저의 1월 viva를 2월로 연기하셨던 분도 중
요 관심사는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가능한 개인적으로 어느 학자분을 만
나기 전에 그 분에 관한 책을 대충이라도 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만나
서 대화를 나누어 보면 그 분의 사상의 핵심이 보이고 자연히 highlight할 부
분이 그려집니다. 학회참여는 자연스러운 fieldwork입니다.

8. 기도처가 필요합니다
가장 바쁠 때 일수록 기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자 했습니다. 기도는
저에게 과외가 아니라 일의 essence였습니다. 처음에는 교수님을 만난다거나
proposal board를 한다거나 하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sanctuary를 찾고는 했
습니다. 그러나 곧 기도가 습관이 되어서, New College에 들리게 되면 먼저
sanctuary에 앉아서 무릎 꿇고 기도도 하고,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며 찬송도
하고 하는 것이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논문 막바지 정리와 제출, 그리고
viva를 준비하는 중 Ross Chapel에서 일주일에 네번씩 드리던 새벽기도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고, 설
레는 맘 가다듬고 희망 중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찬송가 341). 제가 말씀 드
린대로 doing theology는 절대객관을 추구할 수 없습니다. 어떤 perspective든지
신학하는 자의 주관적 신앙이 논문에 체화되어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
러므로 기도에 열심을 다하시고, 일마다 기도하실 수 있음을 기쁘게 생각하
시면 많은 시름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viva 전날 저는 종일 사무엘서를 통
해서 다윗의 생애에 대한 말씀을 읽고 묵상했습니다. 그리고 viva 당일 새벽
약속된 시간에 맞추어 교회에서 홀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평강을 주셨습
니다. viva 시간 보다 한 시간 앞 당겨 처음으로 택시를 타고 학교에 가 보았
습니다. sanctuary에 가서 기도하며 저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따뜻함이 제 몸을
감싸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따뜻함은 viva 중에도 계속되었습니다.
그 따뜻함은 주님의 일을 주님께서 이루신다는 사실의 증거였습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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