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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학위논문
C.
G.융의 동시성에 관한 연구
「주역」과 노장에 대한 C.
G.융의 이해를 중심으로
지도교수 유 흔 우
요시무라 미카(
吉村美香)
20
12
석사학위논문
C.
G.융의 동시성에 관한 연구
「주역」과 노장에 대한 C.
G.융의 이해를 중심으로
요시무라 미카(
吉村美香)
지도교수 유 흔 우
요시무라 미카(
吉村美香)
의 문학석사학위논문을 인준함
2
012
년 월 일
위원장_
___
___
___
___
___
(인)
위 원_
___
___
___
___
___
(인)
위 원_
___
___
___
___
___
(인)
동국대학교 대학원
목 차
국문초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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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서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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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구목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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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구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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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동시성 개념의 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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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동시성과 우연의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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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동시성의 세 가지 유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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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도(
道)와 동시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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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역의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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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가의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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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주역과 동시성의 연관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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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역 영역본의 서문과 점단의 실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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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점단과 동시성 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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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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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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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Abst
rac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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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국문초록
- 1 -
기 때문에,물리법칙에 불과한 존재로 인간이 환원되어 의미나 가치를 상실한 회의
주의에 빠지지 않게 된다.과학적 세계관이 가져다 준 물질적 풍요의 댓가로 희생
되고 있는 전체성을 다시 도입함으로서,균형잡힌 인간의 이해방식을 건설하는 것
이 동시성원리의 의미이다.또한 동시성원리는 동양철학에서 도의 이름으로 불려온
것이기도 하다.이에 따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원리인 도(
道)가 동시성원리와 깊
은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을 주역뿐 아니라,노자(
老子)
와 장자(
莊子)
의 문헌을 통해
서 고찰한다.이러한 검토와 고찰을 통해서 동양사상이 우주의 전체적 실상을 잘
전달하고 있으며,이는 현재와 미래의 중요하고 본질적인 사유로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해명하고자 한다.
- 2 -
Ⅰ.서론
1.연구목적
- 3 -
斷)
이라는 방법과 원리를 제시하고 있는 매우 독특한 문헌이다.이런 이유에서 주
3)
역의 점단은 비합리적이고 주술적인 것으로 간주하여,그 효용성을 부정해왔다.
그러나 주역 은 비록 주술적 문헌이지만,동아시아 한자문화권의 문명을 특징지
우는 대표적인 자연철학을 담은 문헌이다.이 자연철학은 잘 알려진 것처럼,“
중국
인들이 발견한 것은 우주 구성의 기본인 이진법적 사유구조의 전개 패턴”
이면서,
“
주역의 체계 내에서 상징화할 수 없는 어떤 근원에서부터 전개하는 이 체계는 중
국 사상이 도(
道)로서 이해하며 지금까지 성취했던 것을 가장 정확히 정식화한 것”
4)이에 따르면 점단이라는 인식도 그것이 주술이나 비합리적 체계 이전에,도
이다.
의 한 가지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도가의 도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을 것
이다.
동시성원리는 과학적 세계관의 철학적 원리인 인과율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통
해서,인과율로 포착이 되지 않는 비인과율적인 연결 원리가 존재함을 역설하고 있
다.이 같은 원리는 근대세계 이후 인과율적 사고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 전
통 동아시아 사상의 정체를 해명하는데 일정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이런 측면에서 도의 전체성과 통일성에 대한 성격을 설명할 수 있는 단
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역의 점단을 합리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동양이 아닌
서양에서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C.G.융이 제안한 동시성원리에 입각한 것이 거
5) 동시성원리(
의 유일한 것이라 생각된다. 또는 동시성)
는 인과율(
caus
ali
ty)
과 짝이
되는 원리로서,우주의 가장 일반적인 사물과 사건의 연결원리를 가리킨다.
융에 따르면,우주의 모든 사물과 사건은 모두 관계된 존재들이며 이 존재들 간
의 연결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과학적 인과율이 대표적인 것이다.이러한 인
과율은 근대과학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그러나 현대과학의 여러 발견들은 인과
율이 자연의 유일한 연결원리가 아니며,자연의 질서는 과학적 인과율과 더불어 또
6) 이 같은 연결원리를 융은 무인과적 연결원리 즉
다른 연결원리를 암시하고 있다.
- 4 -
동시성으로 명명하고,인과율과 함께 우주를 설명하는 보편적 원리로 제안한다.이
런 해설은 도의 전체적 성격에 부합한다.
동시성은 주역의 점단,즉 산가지나 동전을 인간의 의도나 목적이 개입되지 않는
상태에서 분할하여,괘상을 도출하고,그것의 의미를 해석하는 주역의 절차를 해명
하는데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본 논문에서는 동시성원리가 도 즉 ‘
자연의 질서[
天
道]
와 인간의 질서[
人道]
’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데 유효한 설명원리라는 가정 아래
에서,동시성원리의 특성을 통해서,주역의 사유방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려고 한
다.이러한 해석이 올바르게 된다면,주역의 사유방식이 미신이나 주술로 오인되지
않고,우주의 전체적인 질서인 도를 이해하기 위해 주역의 사유방식이 여전히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연구방법
- 5 -
를 통해서,근대천문학의 창시자인 케플러(
Kepl
er)
를 해석한 물리학자 파울리
(
Paul
i)
와 공저로 자연의 해석과 정신 에 부록으로 실리게 된다. 자연의 해석과
7)
정신 은 동시성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원전에 해당한다.
융의 동시성 원리는 융학파의 정신치료사와 심리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그 가운데 동시성원리를 일상의 일반적 체험과 임상사례를 중심으로 평이하게 해
석한 진 시노다(
Jea
n Shi
noda)
의 심리학의 도 가 유명하다.그 밖에 심리학자나
정신의학자의 저술뿐 아니라,동시성원리를 다룬 많은 문헌이 있다.
한국에서 동시성에 관련된 문헌으로는 한국주역학회(
韓國周易學會)
에서 출간한
주역(
周易)
과 과학사상(
科學思想)(
199
3)이 있으며,다수의 논문과 저술이 지속적으
8)특히 융과 파울리의 주저가 2
로 제출되고 있다. 002
년에 번역되어 있다.
해외의 연구 가운데 일본에서는 동시성원리가 일찍부터 연구되었는데,그 수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대표적인 연구로는 심리학자 카와이하야오(
河合隼雄)
,종교학
자 유아사야스오(
湯浅泰雄)등을 들 수 있으며,동시성원리와 종교를 비교 연구한
종교학자 오노야스히로(
小野泰博)
의 「
종교에 무엇이 문제 삼아지고 있을까」
(19
85)
에서,융의 동시성원리와 주역의 관계를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특히 유아사 야수오(
湯浅泰雄)
는 Th
e Body,Sel
f
-Cul
ti
vat
ion,a
nd Ki
-Ener
gy
(
Yuas
aYas
uo,TheSt
ateUni
v.ofNY Pr
ess
,19
93)
에서 동시성원리와 현상학적
논의를 결합하여,한의학의 경락(
經絡)
과 같은 비실체적 기혈(
氣血)중심의 생리학
체계를 설명하는데 적용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융이 제창한 동시성 개념은,고전적인 과학적 방법에 의해서는 검증이 불가능하
고,그 개연성을 실제로 계산하는데 필요한 정확한 변수를 발견할 수 없으며,근대
과학적 세계관과 모순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이 때문에,세상으로부터 비과학
적 미신이라고 하는 비난이나 비판도 많이 받았다.그러나 동양의 많은 고전들이
자연철학을 전개할 때 역시도 이러한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이는 동양사상
의 본질이 과학적 사유방식이나 방법에 의해서 적절하고 온전하게 해석될 수 없다
- 6 -
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부분적인 것으로 전체적인 것을 파악하게 되면 반드시
왜곡된 축소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시성원리는 도라고 하는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우주의 실상을 설명하는데,인과
율에 의해서 파악되는 우주의 반쪽을 채워 줄 수 있는 다른 반쪽의 실상이라고 생
각한다.인과율과 함께 동시성이 모두 고려되어야 우주의 온전한 모습 즉 도의 전
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주역과 같은 동양사상의 정수 역시도 동시성
원리로 해명되면 그 새로운 모습이 현대적으로 들어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따라 연구의 구체적 내용은 동시성원리의 개념을 설명하고,도로 대표되는
동양철학의 노장 사상에서 동시성원리의 선구적 표현들을 탐색하며,주역의 점단에
배경이 되는 사유방식을 검토할 것이다.아울러 동시성 원리의 현대적 의미를 음미
하면서,천도와 인도 즉 자연과 인간의 분리가 주도적인 교의(
doc
tri
ne)
가 될 때,
인간의 소외,자연의 파괴,의미와 가치를 상실한 허무주의적인 풍조가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려고 한다.이는 또한 동양사상의 현대적 가치와 미래적 전망을
검토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 7 -
Ⅱ.동시성 개념의 정의
1.동시성과 우연의 세계
심리학자 C.G.융은 ‘
의미 깊기는 하지만 인과적으로는 연결되지 않은 2
개의
사건들이 동시에 발생한다’
는 것을 ‘
동시성’즉 ‘
무인과적 연관의 원리(
aca
usal
c
onne
cti
ngpr
inc
ipl
e,s
ync
hro
nic
ity)
’라 하고,“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 현상을 설명
하는 무인과적 연관의 원리” 9)
라고 정의했다.
융의 동시성 개념이 제기되자,주역의 특별한 사고방식 가운데 하나인 점서(
占
筮,di
vinat
ion)
를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었다.점서는 주역의 가장
기본적인 운용방식의 하나이었지만,합리적 세계관이 지배적인 현대 세계에서는 그
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없는 미신(
supe
rst
it
ion)
으로 취급되었기 때
문이다.하지만 동시성 원리를 통해 주역의 점서를 해석하게 되면,그것은 주역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하나의 사고방식이자,현대 세계에서 부당하게 제외된 전체적
인 인간의 인식 능력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연스럽게 동의할 수 있게 된다.
1
913
년 이래 융은 집단 무의식(
col
le
cti
vec
ons
cious
nes
s)의 모든 과정에 대하여
연구를 진행시켜가다가,아카데믹한 심리학의 영역을 초월하는 문제에 직면해,궁
지에 빠지게 되었다.그러한 때를 만나게 되었을 때,주역은 융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게 되었다.융의 제시한 동시성(
sync
hro
nic
ity)
은 인
과율에 있어서의 우연성과는 다른, “
의미있는 우연의 일치”
(me
ani
ngf
ul
c
oinc
ide
nce
)를 뜻한다.
동시성은 단순한 통계적 진리나,사건의 전개 과정에 대한 일종의 작업가설에 기
반하고 있는 인과성의 관념과는 다르다.동시성이라고 하는 관념은 공간과 시간에
있어서의 사건들 간의 특별한(
uni
que
)상호의존 관계를 단수 또는 복수의 관찰자의
주관적 심리 상태까지 포함해 취하는 것이다.
융은 동시성을 “
의미가 있는 일치”
(me
ani
ngf
ulc
onf
ide
nce
)라고 바꿔 말하고 있
다.예를 들면,어떤 사람을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정확히 그 사람이 자신
을 찾아 온 사건을 생각해보자.그 경우,자신이 그 상대를 생각하고 있다고 하는,
9)Je
an Shi
noda Bo
len 저,『The Tao ofPs
ych
ology:s
ync
hroni
cit
yand t
he s
el』,(
f NY:
Harpe
r· Row,1979)
,「서문」.
- 8 -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주위의 환경 즉 밖의 세계에서 일어난,바로 그
상대가 찾아 왔다고 하는 현실의 사건이란,그 “
의미”
에 대해 일치하고 있다.이 2
개의 사건은,한편은 심리적 사실,이미 한편은 물리적 사실이지만,이 양자는 바로
그 상대의 존재라고 하는 것(
즉 사건의 ‘
의미’
)에 관해서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그
러니까 이런 경험은,심리적인 사건과 물리적인 사건,혹은 내적인 사건과 외적인
사건이,그러한 정보가 갖는 의미의 인지(
認知)
에 대해 일치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그러한 일치가,의미가 있는지(
meani
ngf
ulc
onf
ide
nce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인지(
meani
ngl
essc
onf
ide
nce
)라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사건의 일치에 대해서 명확한 관계는 생각하기 어렵다.그것은 우
연의 일치,즉 ‘
의미가 없는 일치(
mea
ningl
essc
onf
ide
nce
)’라는 것이 된다.그러나
거기에 무엇인가 의미가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는,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인
가.
우선,그러한 일치가 있다고 하는 장면을 조우(
遭遇)
하면,예를 들면 매우 놀란다
고 하는 감정이 일어난다.그 감정은 주관적인 것으로,우선 그러한 감정(
혹은 직
감)
이라고 하는 마음의 움직임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그리고 밖의 세계에서 일
어난 사건,현상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만약,거기에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하면,인간과 세계와의 관계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라고 하는 세계관의 문제
에까지 진행되게 된다.많은 경우,그러한 일치를 경험해도 그것은 우연의 일치라
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을지도 모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심리적인 사건과 물리적인 사건 간에 일치가 일어나면,“
놀란
다”
고 하는 감정이 일어난다.이 때의 그 감정은 주관적인 것이며 측정할 수 없는
것으로,‘
그러한 경험은 올바른 것인지 어떤지’
라고 하는 추상적인 옳고 그름(
혹은
진위)
의 문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그러나 여기에서는 추상적인 일반론으로 대치
해서,‘
그러한 경험은 과연 있을까’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어느 특정의
개인이 특정의 상황 아래에서,그 사건에 대해서 강한 정서적 충격을 느꼈다고 하
는 심리적 사실을 우선 인정한다.그리고 그 심리적 사실에 주목하고,이러한 사실
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라고 생각해 갈 필요가 있다.
이런 현상이 이론적인 문제가 되기까지는,바꾸어 말하면 그러한 경험이 우연이
아니라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려면,몇 번이나 그러한 경험이 반복되어야 한
다는 것이 하나의 조건이 된다.즉,같은 사람이 몇 번이나 그러한 경험을 한다거
나,몇 사람의 별도의 인간이 같은 종류의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몇 번이나 그러
- 9 -
한 경험이 중첩되었을 때,그 사람은 이런 사건에는 무엇인가 의미가 있는 것은 아
닐까 생각하게 될 것이다.또 물리학자 데이비드 비트가,동시성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래와 같은 경우라고 한다.
- 10 -
다.이것은 내담자가 그 사건을 기분 나쁘게 느낀 것에,그 정서의 움직임이 그녀
의 마음의 지적인 껍질을 깨뜨리게 된 것이다.이는 내담자의 내면의 사건과 외부
의 사건이 의미상 일치하고 있는 하나의 예이다.
동일한 예가,융이 미국의 초(
超)심리학자 라인(
Rhi
ne)교수 앞으로 보낸 편지에
도 있다.그것은,융이 어느 내담자와 숲 안을 이야기면서 걷고 있었을 때다.‘
내담
자가 집의 계단을 여우와 같은 것이 내려 간 꿈을 꾸었다’
고 하는 이야기를 하자,
진짜 여우가 나타나 바로 옆으로 가까이 와서 가만히 보고 있었다고 하는 일이 있
었다고 쓰여 있다.
융의 체험 이외에도,프랑스의 철학자 베르그송(
Ber
gson)
이 1
913
년 강연에서 말
한 예에서는,어느 부인이 전장에 있는 남편이 전사한 바로 그 시각에 남편이 죽는
것을 꿈으로 보았다는 예를 보고하고 있다.그 밖에도 여러 가지 예는 있지만,융
자신이 그러한 독특한 경험을 자주 가지고 있던 것 같다.융은 이런 경험을 「원형
적 상황과 관련해 관찰되는 동시적 현상」이라고 한다.융은 그 자신의 긴 체험을
통해,이런 「의미가 있는 일치」라고 하는 현상이 있고 하는 생각을 가진 것 같
다.
‘
의미가 있는 일치’
라고 하는 현상이 있다고 해도 단지 그것만으로는 이론적인
설명이 되지 않지만,융이 주목한 요점은,도대체 어떤 조건의 아래에서는,의미 있
는(
mea
ningf
ul)일치가,확률적인 우연 즉 우연히 기대치 이상의 빈도를 가지고 일
어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보통은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라고 하는 주관적인 감
정으로 끝나 버리지만,그 조건에 대해서 물음을 진행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융은
생각했다.그것이 융이 동시성이라고 하는 문제를 생각하기에 이른 이유이다.
2.동시성의 세 가지 유형
- 11 -
홀에 들어간다고 하는 경우,이것들은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지만,그러한 ‘
일치’
에 대해서 무엇인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이에 비해
서,동시성의 경우는 그 인간의 주관적인 시간의 틀 속에서 의미가 있는 ‘
일치’
가
일어난다.2
개의 사건을 묶는 것은 인간이며,또 그러한 사건은 반드시 완전하게
동시적이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예를 들면,예지(
prognos
tic
ati
on)
에 대해서는,객관적인 사실이 이미 존재하고 있
는 것과 같이,현재 마음의 상(
像)으로서 체험되기 때문에,동시간적(
sync
hronous
)
이 아니라,역시 동시성적(
sync
hro
nis
iti
c)이라고 시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하는 문제
를 피하고 있다.
융은 세 가지 유형의 동시성을 설명한다.첫 번째 유형은 정신적 내용(
어떤 생각
이나 느낌일 수 있다)
과 외부의 사건 사이의 우연한 일치이다.여기에는 내 자신과
함께 네 살 난 딸 사이에 일어난 어떤 사건이 이 경우에 속할 듯하다.나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주방에 있었고 남편인 짐에게 식탁에 꽃을 갖다 두라고 말
하고 있었다.아이들은 밖에서 놀고 있었기 때문에 내 목소리가 들리기에는 너무
멀었다.잠시 후 딸이 집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서,분홍색 제라늄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
여기요,엄마”
하고 말했다.풍뎅이 사건이 이 범주의 사례가 된다.즉
외부 사건은 그 순간 심리학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이상스럽게 반영하고 있다.
동시성 사건들의 두 번째 유형은 이렇다.어떤 개인이 꿈을 꾸거나 무언가를 본
다.그리고 그것이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그리고 잠시 후에 확인되는)어
떤 사건과 부합한다.그것은 오관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어나는 것을 아는 경우이
다.예들 들어,내 할아버지는 친구나 친척이 죽었을 때를 아는 이상한 방법을 가
지고 계셨다.그 분들은 할아버지의 꿈이나 깨어있을 때,여행 가방을 챙기는 영상
속에 나타난다.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는 그 분들이 떠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곤
하셨다.우리 엄마는 할아버지가 아무개 양반이 돌아가실 때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계신다.할아버지는 그 분이 여행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서는 것을 “
보았다”
고 했다.
그런 뒤 몇 주 뒤에 부고가 도착했고,할아버지가 천리안처럼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이 사실로 확인되었다.할아버지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분이었고,친구나
친척 분들과는 수만리 떨어진 뉴욕에 살고 있었다.부고가 정상적인 방식으로 도착
하는 데는 태평양을 지나고 대서양 연안을 거처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오랜 시간
이 걸렸다.
동시성 사건들의 세 번째 유형은 이렇다.어떤 개인이 미래에 일어날 어떤 일에
- 12 -
대한 이미지(
꿈,영상,예감 등)
를 가지고 있으며,이후에 그것이 발생한다.내가 임
신했을 때 남편은 아주 강한 심리적인 인상에 의해서,태어날 아이가 아들인지 딸
인지를 안다고 확신했다.그리고 나는 직관적으로 남편이 실제로 알았을 것이라고
믿었다.우리는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신했기 때문에,첫 아이를
위해 딸 이름인 멜로디 진을 먼저 지었고,2
년 뒤에 낳은 아들 이름으로 앤드류 조
셉을 지어 놓고 있었다.링컨 대통령은 암살 직전에 자신이 의회에 누워 있는 모습
을 꿈에서 보았다고 한다.이것은 꿈과 미래에 일어날 사건 사이의 우연한 일치를
12
보여주는 역사적인 예이다.)
12)Jean Shi
nodaBo
len 저,『The Tao ofPs
ych
ology:s
ync
hroni
cit
y and t
he s
el』,(
f NY:
Ha
rper· Row,1979
),19
∼20쪽.
- 13 -
로 현실로 이어져 일어난 외계의 사건과 엮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에 대해 문제를 삼으려면,외계의 사건을 관찰해 논리적으로 생각하
는 능력이 필요하다.이에 비해 동시적 사건에 대해 문제 삼을 경우에는,내적인
주관적 상태,즉 사고,감정,비전,꿈,징조 등에 주의해서,그것들을 관계가 있는
외계의 사건과 직감적으로 묶는 능력이 필요하다.동시성은 사건의 참여자에게 있
어서 의미가 있는 복수의 사건이,거기에 ‘
함께-들어온다(
co-i
nci
denc
e)’
라고 하는
것이다.그러니까,각각의 동시성적 경험은 모두 개성적이며 독특하다.이에 비해
인과성은,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반복 가능한 사건들이 단선적(
li
nea
r)으로
정렬한 것에 토대를 둔다.
- 14 -
Ⅲ. 도(
道)와 동시성
1.주역의 도
도(
道)라는 개념은 중국 혹은 동아시아의 전체 절학사상에 배여 있다.살펴 본
것처럼,주역은 도(
道)와 관련되고 있다.주역의 성립은 이러한 도에 관한 여러 사
유방식이 복합적으로 결합하여,최종적으로 완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주역은 6
4괘를 가지고 있지만,그 기본 구성 요소는 8
괘이다.이 팔괘는 귀복을
계승하여 수의 관념을 기초로 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6
4괘의 의미는 8
괘를 중
심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이는 8
괘만으로 점을 쳤던 기간이 어느 정도 지속되
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역 「
설괘전(
說卦傳)
」에서 제시된 8
괘의 상징 내용은 주
1
역의 오래된 부분에 속한다.3) 이후 역은 6
4괘와 그것을 해석한 「
단전(
彖傳)
」을 포
함한 경문과 이것들에 대한 해석들인 십익(
十翼)
을 합해서 현행 주역이 성립된다.
십익 가운데 단전과 소상의 해석은 중정(
中正)
이라는 관념에 의해서 행해진다.
중정은 괘의 형태를 설명할 때,중(
中)은 안괘와 바깥괘 각각의 중앙의 위치,2
효
와 5
효의 위치를 가리키는 것이고,정(
正)은 각각의 위치에 알맞은 효(
爻)가 오는
것 즉 홀수(
1,3
,5)
의 위치에 양효(
陽爻)
가 오고,짝수(
2,4
,6)
의 위치에 음효(
陰爻)
가 오는 것이다.이는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을 선택하는 처세의 덕을 말하는
중용(
中庸)
의 사상에서 온 것이다.그런데 이러한 중정은 주역의 특징적인 사고방
식인 음양강유(
陰陽剛柔)
로 부호화되고,이는 도(
道)의 운동과 변화법칙을 뜻하는
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계사전」
의 “
한 번은 음이 되고 한 번은 양이 되는
것을 도라 한다(
一陰一陽之謂道)
” 14)
는 이것을 철학화한 것이다.
‘
一陰一陽之謂道’
의 도는 일원(
一元)혹은 태극(
太極)
이라는 말로 표현된다.천지
자연은 이 도와 음양에 의해 저절로 정연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며,인간도 본래
부터 이 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생활을 해야 하는 존재였다.이것은 이른바 천인합
일(
天人合一)
의 관념 즉 자연계의 법칙과 인간사회의 질서는 본래부터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확실한 주장으로서 제시한 것이다.
- 15 -
본뜨시며,하늘은 상징을 내려주시어 길흉을 드러내니 성인이 그것을 상으로 만들
었다.
15)
15)「繫辭傳」10
장,“是故天生神物,聖人則之,天地變化,聖人效之,天垂象見吉凶,聖人象之”
.
16)「說卦傳」2장,“
昔者聖人之作易也,將以順性命之理,是以立天之道,曰陰與陽,立地之道,曰柔
與剛,立人之道,曰仁與義,兼三才而兩之,故易六書而成卦” .
17)
카나야 오사무 저,김상래 역, 주역의 세계 ,(
서울:한울,19
99)
,12
4쪽.
- 16 -
이러한 표현은 거의 인격화에 가깝다.이는 마치 신적인 존재에게 조언을 구하는
듯 주역을 다루는 것이다.그러나 여기서 “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아무 일도 하
지 않는다”
는 것은 유가적이기 보다는 도가적,보다 포괄적으로 말하면 도를 공유
하는 동아시아 사상의 일반적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사
상사적으로 이러한 관념은 노장 사상의 영향이 주역에 미친 하나의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이것은 천도를 중심으로 사유를 전개했던 도가의 성격을 미루어보
면,당연한 것이다.하지만 주역은 유가의 인도와 도가의 천도를 융합하고 있는 독
19
특한 경전의 성격을 역사적으로 만들어나가게 된다.)
20)
귀한 것은 천한 것을 근본으로 하며,높은 것은 낮은 것을 기초로 하고 있다.
18) 周易 「繫辭上」9 장,
“易无思也,无爲也,寂然不動,感而遂通,天下之故,非天下之至神,基孰
能與於此”.
19)A.C.그레이엄 저,나성 역, 도의 논쟁자들 ,(서울:새물결,200
3),63
8∼6
39쪽.
20) 道德經 39장,“
貴以賤爲本,高以下爲基” .
21)카나야 오사무 저,김상래 역, 주역의 세계 ,(
서울:한울,199
9),180쪽.
22)「繫辭下傳」5장, “尺蠖之屈以求信也”.
- 17 -
에 폄이 있고,폄 속에 구부림이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 하여 곤괘
(
坤卦)
의 상육(
上六)효사(
爻辭)
에는 “
용이 들판에서 싸운다.그 피는 검고 누렇다
(
龍戰于野.其血玄黃)
”는 말이 있는데, 주역 「
문언전(
文言傳)
」에서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2.도가의 도
23) 주역 ,“
坤.陰疑於陽,必戰,爲其嫌於無陽也.故稱龍焉” .
24)카나야 오사무 저,김상래 역, 주역의 세계 ,(
서울:한울,1
999
),2
17∼2
18쪽.
- 18 -
도(
道)의 개념은 노자(
老子)
와 장자(
莊子)
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특히 노자의
사상을 가로지르는 것은 도이며,노자에 있어서의 도의 개념은 광대하고 심연(
深
淵)
이며 복잡하다.노자는 도덕경(
道德經)에서 도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 19 -
완전한 비움에 이르게 하고 참된 고요함을 지키라 온갖 것 어울려 생겨날 때 나
는 그들의 되돌아감을 눈여겨 본다.온갖 것 무성하게 뻗어 가나 결국 모두 그 뿌리
로 돌아가게 된다.그 뿌리로 돌아감은 고요함을 찾음이다.이를 일러 제 명을 찾아
감이라 한다.제 명을 찾아감이 영원한 것이다.영원한 것을 아는 것이 밝아짐이다.
영원한 것을 알지 못하면 미망으로 재난을 당한다.영원한 것을 알면 너그러워진다.
너그러워지면 공평해진다.공평해지면 왕같이 된다.왕같이 되면 하늘같이 된다.
하늘같이 되면 도같이 된다.도같이 되면 영원히 사는 것이다.몸이 다하는 날까지
두려울 것이 없다.
27)
30)
도道라는 개념은 중국의 전체 철학 사상에 배어 있다.
- 20 -
동양의 도라는 개념은 서구의 신,섭리 등과 같은 궁극적 관념에 부합하는 개념
이다.그러나 이러한 부합의 관계는 도에 대한 오해가 생겨날 수도 있는 ‘
임시방편
적인 것’
이라 할 수 있다.도라는 개념은 서구 사상에 중심적인 불변적 실체나 불
변하는 영원성이라는 관념과는 달리,변화를 중심으로 삼고 있으며,변화와 불변,
영원과 찰라 등과 같은 상반되는 관념을 하나로 통일시키고 있는 특별한 관념이다.
이를 노자는 무(
無)라고 부르고 있다.
도는 “
옷처럼 만물을 덮지만 만물의 주인을 주장하지 않는다”
(衣養萬物而不爲主.
3
4장)노자는 도를 무(
無,no
thi
ng)
로써 서술하는데,그것으로서 노자가 의미하는
것은 다만 무와 실재 세계와의 대조일 뿐이다.노자는 도의 본성을 다음과 같이 말
한다.
- 21 -
을 수 없기 때문에 희박하다고 부른다.손으로 느끼지만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극미
하다고 부른다.… 이것들은 형태없는 형태,형상없는 형상,희미한 모습이라 불리
33)
니.향해 나아가도 앞을 볼 수 없다.따라 나아가도 뒤를 볼 수 없다.
의미(
道)가 유행하는 곳에 질서가 생겨난다.
장자가 말한 “
당신의 눈을 존재의 아주 작은 부분에만 고정한다면 도道는 희미해
질 것이다,
”38) “
한계는 근본적으로 생명의 의미에 근거되지 않는다.본래 말이란
고정된 의미가 없었다.차이는 사물을 주관적으로 보는 것을 통해 일어날 뿐이다
33) 道德經 1 4
장,“ 視之不見曰夷.聽之不聞曰希.搏之不得名曰微 … 是謂無狀之狀,無物之象,
是謂惚恍.仰之不見其首.隨之不見其後” .
34) 道德經 32장,“道常無名.樸雖小天下莫能臣也.候王若能守之,萬物將自賓.天地相合以降甘
露,民莫之令而自均” .
35) 道德經 37장,“
道常無爲而無不爲”.
36) 道德經 73장,“
天網恢恢,疏而不失”.
37) 莊子․齊物論 ,“ 彼是莫得其偶,謂之道樞”.
38) 莊子․齊物論 ,“ 是非之彰也,道之所以虧也”.
- 22 -
.
”39)이런 언급들은 거의 우리의 과학적 세계관을 비판하는 소리로 들린다.
옛날 성인들은 “
사물의 존재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던 상태를 그들의 출발점으로
삼는다.저것은 진정 당신이 넘을 수 없는 극한이다.그 다음 가정은 비록 사물이 존
재했을지라도 아직 분리되기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그 다음은 비록 사물이 어
느 정도 분리되었다고 할지라도 아직 시비是非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가정이다.시
비가 생겨났을 때 도는 사라졌다.도가 사라지자 일방적인 집착이 일어났다.
”40)
- 23 -
전체성(
tot
ali
ty)속에는 그 의미 있음이 전적으로 자의적으로 나타나는 어떤 일치
에 의해 “
우연에 의해서”
만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물들이 포함되어
있다.이것이 전근대 시기의 상응의 이론(
the
ory ofc
orr
espo
nde
nti
a)이 들어서는
43
자리이다.)
- 24 -
Ⅳ.주역과 동시성의 연관성
이 정의 속의 중심 개념은,“
동시성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부합
44)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
igi
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45)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
igi
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46)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
igi
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 25 -
을 단순한 우연 이상의 어떤 의미 있는 무엇”
이라는 구절 속에 있다.인과 관계가
파악될 수 없는 우연한 사건들은 서로 분리된 두 개의 사건에 불과하다.그러나 그
것이 의미가 있다면,그 사건들은 그 어느 쪽이든 간에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동시에 일어나며 그것들은 서로 의미 깊게 관계하고 있다.이
는 주역의 점서에 기초가 되는 원리이다.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사건들 간에 조금
도 존재하고 있지 않아도,의미가 발생되기 때문에 두 개의 분리된 사건들로부터
중대한 의미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두 개의 사건들 중 하나는,물음을 묻고자 하는 어떤 사람이 ‘
바로 그 때’
에 처한
상황과 심리적 상태라고 할 수 있다.다른 하나는 주역의 절차에 해당하는 것으로
서,산가지를 이용해 설시(
揲蓍,산가지를 셈.괘를 뽑는 과정)
를 하고,생성된 괘상
에 부합하는 주역의 사(
辭,주역 경문의 글)
를 읽는 것이다.두 사건들은 서로에게
분명한 인과적 영향을 조금도 미치지 않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거의 항상 그
주역의 경문(
經文,본문)
은 그 사람의 현재적 상황에 ‘
신비적으로’관련하고 있다.
4
전통적으로 제시되어 온 점치는 방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7)융의 점단 실례를 통
- 26 -
지를 인(
人)과 합하면 4혹은 8 48)
이 된다.
소양(
少陽)
이나 소음(
少陰)
이 나오면 불변(
不變)
하는 효(
爻)가 되지만,노양(
老陽)
이나 노음(
老陰)
이 나오면 동효(
動爻)
가 되어,그곳에 신의 뜻이 깃들며,해당하는
효사(
爻辭)
를 읽고 해석하면 된다.
이 같은 정통적 방법의 수리적 근거를 이용하여,약식(
略式)
으로 동전점을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융은 이 방법을 사용하였다.
나는 동전법을 사용했고,대답은 5
0번째 괘인 정괘(
鼎卦,☲☴,Cal
dron)
였다.내
질문이 말로 드러난 방식과 일치해서,괘사는 주역이 스스로 말하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해야 한다.그래서 주역은 삶은 음식을 담고 있는 솥 곧 제사에 쓰는 ‘
그릇’
으로
서 스스로를 표현했다.여기서 음식물은 정신적 음식물로써 이해될 수 있다.49)
그런데 융은 구이(
九二)
와 구삼(
九三)
을 변효로 가지게 되었다.물론 융은 주자가
제정한 전통 점서법을 따른다.그러므로 구이와 구삼의 효사를 중심으로 해석을 하
게 되었다.
구이,‘
솥에 음식물이 있다.나의 동료들이 시기하는데,그러나 그들이 나에게 아
무 것도 해를 입힐 수는 없다.
’
구삼,‘
솥의 손잡이가 바뀌어 진다.사람이 그의 변화 속에서 방해받는다.‘
꿩의 맛
있는 기름’
을 먹지 못한다.문득 비가 오면,그때 후회가 없다.마침내 길할 것이다.
’
50)
- 27 -
이런 효사에 대해서 융은 정(
鼎)은 솥이며,그것은 ‘
정신적인 음식물을 담는 도
구’
이므로,‘
양육과 교육’
을 암시한다고 해석한다.그에 따라 ‘
이 위대한 것을 소유
함은 언제나 시기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시기하는 무리를 두는 것은 위대한 것을
소유한 자의 모습’
이며,주역의 이러한 정신적 음식물을 누구도 빼앗을 수 없을 것
51)
이라고,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어서 구삼에서,손잡이(
Gri
ff
)는 장악(
Gegr
if
fen,Be
gre
ife
n)이며,이것은 독일어
의 개념(
Begr
if
f)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이는 융이 자주 사용하는 언어연상
방법이다.곧 주역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
새로운 관념’
으로 해석했다.하지
만 이 새로운 관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그래서 ‘
맛있는 꿩 기름’
이라는 최상의 음
식을 먹을 수 없다.이는 교육과 양육을 받지 못하는 빈곤한 정신 상태를 초래한
다.
융은 정괘의 나머지 효(
爻)들을 살펴보면서,결국 주역이 서양에 잘 수용될 것이
라는 주역의 메시지를 확인한다.정괘의 상구(
上九)
는 ‘
솥에 옥으로 장식된 들막대
가 있으니 크게 길할 것이며,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
으로 끝맺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융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정괘의 구이와 구삼이 변효가 되어 변화한 지괘
(
之卦)
까지 검토한다.
정괘의 두 효가 변하면,화지진(
火地晉,☲☷,Pr
ogr
ess
)괘가 된다.서른다섯 번째
괘이다.여기서 융은 주역의 번역이 미국에서 출간되고,역자인 베인즈가 여자라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면서,진괘(
晉卦)
의 구사(
九四)‘
나아가기를 큰 쥐가 내
달리는 것처럼 하니,일을 처리하더라도 위태로울 것이다’
에서 약간 우려를 하다가,
육오(
六五)‘
잃고 얻음을 근심하지 말 것이며,가면 길하여,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
50)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i
gi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l
edge· Ke ganPaul
,19
67)
.
51)이창일, 주역,인간의 법칙 ( 서울:위즈덤 하우스,20 11),279쪽.
52)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i
gi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l
edge· Ke ganPaul
,19
67)
.
- 28 -
이다’
에서 나름 안심한다.결국 잘 되리란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융은 팔십 줄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도 합리적인 서구 사회에 이 ‘
고대의
마술’
을 전달하려고 하니,여간 불편하지 않다는 심정을 내비춘다.‘
우리를 싣고 무
의식의 대해(
大海)
로 노를 저어가는 이 배가 구멍이 뚫리지나 않을까’‘
주역 원문이
그릇된 것은 아닐까’‘
빌헬름이 번역을 잘 했을까’‘
우리가 망상에 빠져 해석하고는
53)
있지 않은가?’등등.
다시 주역의 점단을 통해 스물아홉 번째 괘인 감괘(
坎卦,☵☵,Abys
mal
)를 얻
었다.육삼(
六三)
이 변효이다.‘
와서 감(
坎)이 되고,또 감(
坎)이 된다.감의 구덩이
에 들어가니,은둔할 것이며 나서지 말지어다.
’
감(
坎)은 심연(
深淵)
처럼 깊은 구덩이며,위험을 상징한다.그것은 죽음의 유혹을
가져다주는 깊고 검은 물속이다.그런데 감괘의 육삼이 변하면,지괘는 마흔 여덟
번째 괘인 정괘(
井卦,☵☴,We
ll
)가 된다.
정괘(
井卦)
는 역시 ‘
구덩이’
다.초효부터 상효까지 우물에 대한 이야기이다.하지
만 이 우물은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탁하고 진흙으로 가득 차 있다.감괘에 이어 우
물이 아니라 구덩이인 것이다.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해서 오래된 우물을
정화하고,먹을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한다.그리하여 육오六五에 이르면,‘
우물의 물
이 맑고 시원하니,차가운 샘물을 먹음이로다.
’결국 ‘
생명의 물’
이 된다.이는 위험
과 죽음으로부터 생명과 양식으로 극적인 전환을 보여준다.
융은 네 가지 괘들 즉,정괘(
鼎卦)
,진괘(
晉卦)
,감괘(
坎卦)
,정괘(
井卦)
를 해석하
며,자신의 해석을 보여주었다.「
서문」
의 융은 주역을 합리적인 문화에 소개하는
일이 얼마나 고역스러운지,간간히 많은 고심을 내비추고 있다.
2.점단과 동시성 원리
융은 주역 「
서문」
에서 도대체 무엇이 역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특정한 이론을 적극적으로 제출하고 있지는 않다.그러나 동
시성원리를 통해서,괘상에서 도출된 점괘는 점치는 인간 혹은 점의 결과를 받는
인간이 가진 일정한 상황 하에서의 무의식의 심리 상태가 밖에 투영 된 것이라는
53)Jung,C.G.
,『Fore
wor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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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 29 -
이론을 제시한다.즉,6
4괘로 대표되는 역의 점괘는 사람이 중대한 문제 부딪쳤을
때의,그 사람을 둘러싸는 외적 상황과 거기에 따르는 인간의 심리 상태를,유형적
으로 분류해 패턴화한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심리 상태는 무의식 안에 숨겨져 있
고,본인에게도 충분히 자각되어 있지 않은 영혼(
Psyc
he)상태라고 할 수 있다.그
것을 점친다고 하는 행동에 의해서 인식 가능한 형태로 가져오는 것이 주역의 역
할이다.또,인간은 언제나 자기자신이 놓여 있는 운명적인 상황에 대해서,의식으
로는 파악되지는 않지만 무의식 중에 무엇인가 느끼고 있다.융은 그러한 느낌을
의식해서 인식 가능한 형태로까지 표현하는 것을 주역이 돕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
을 하고 있다.
54)Jung,C.G.
,『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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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 30 -
무엇을 이해하고 있든지,도는 그것보다 한층 더 깊은 원리를 포함하고 있어 한층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노자뿐 아니라 주역 역시도 도라는 생각을 통해서,현상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것
보다 그 이상의 더 본질적이고 심오한 무엇인가를 포함하고 있다는 철학적 견해를
나타내는 것이다.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을 목표로 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것은 결코 할 수 없다.이것이 확실히 주역의 본질인 것을 융은
나타내 보이고자 했었다.그리고 그 본질이란,주역에 속하는 원리는 언제,어떻게
세워지더라도,인과 조건을 넘는 것과 같이 일관해서 주역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
다.주역은 항상 현재 이상인 것이다.
융은 주역이 현재에도 유효한 특성이 어디에 있는지 현대의 합리주의적 문화 속
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주역은 철저하게 ‘
네 자신을 알라’
,즉 자각Se
lf-kn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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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역설하고 있다.
56)
55)Jung,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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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67)
.
- 31 -
융은 과학적 인과관계를 신뢰하여 인간과 자연의 모든 존재들이 맺는 오직 하나
의 관계성이라는 현대의 주도적인 사고방식이 강조되면,자각이라는 오래된 지혜의
전통이 단절되는 것을 경고한다.동시성은 의미를 통해서 연관되는 주관적 심리적
상태와 객관적 외계의 물리적 사건이 모종의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고안한 이론이다.그러나 그 이론은 주역에서 가정하고 있는 ‘
모든 존재는 다
른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
는 교의를 심리학적으로 다시 새롭게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동아시아 철학은 이를 도(
道)라고 불렀고,이 도는 정신과 물질,관찰자와
사건 간의 완전한 분리를 의미하지 않는다.더 깊은 질서의 수준에서 표면적으로
분리되어 보이는 사상(
事象)
들은 연관되어 있다.이 질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역
이 작동될 수 있는 것이다.
주역 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수의 문헌들에서도 가장 중요한 책들 가운데 하
나일 것이다.왜냐하면 중국 철학의 두 가지인 유가(
儒家)
와 도가(
道家)
가 주역 에
동일한 근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그것은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우주 속에서 영
원한 가치들을 강조하고,어떤 식별할 수 있으며 배후에 놓여 있는 근원적 패턴을
가진 우주를 가정하고 있다. 주역 은 내적 가치를 지키라고 강하게 충고하지만,
외적 상황에 적합한 행동과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주역 은 도,곧 눈에 보이
지 않는 의미를 부여하는 우주의 모체와 조화를 이루며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57
원리를 가르친다.)
56)Jung,C.G.,『For e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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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JeanShinodaBolen,『TheTaoofPs ychology:syn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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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NY:Har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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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w,1979)
,chap.6.
- 32 -
Ⅴ.결론
- 33 -
의 점서 행위에 전제되어 있는 철학적 가정으로 설명한다.만일 의미가 없다면,그
것은 단순한 동시간에 일어난 사건들이지만,의미로 묶여지면 그것은 인간에게 중
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이 의미를 융은 도라고 부르면서,자신의 동시성 원리가
동양의 주역이나 노장사상에서 오랫동안 강조해온 것이라 하여,이를 동시성원리의
선구자로 생각한다.
동시성 원리는 과거 전통 동아시아 사상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 자연과 문명
(
인간)
의 관계를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현대 과학적 세계관은 정신과 물질을 두
개의 독립적인 존재로 생각해서,양자의 관계를 설정하는데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
정신과 물질이 분리된 두 존재라면,우리의 생각(
정신)
이 우리의 신체(
물질)
을 움직
일 수 없을 것이고,우리의 뇌(
신체)
가 생각(
정신)
을 산출할 수도 없을 것이다.또
한 과학적 세계관의 철학적 원리 가운데 인과율은 원인과 결과의 단선적 연결을
가정하고 있으며,물리적인 세계에만 한정하고 있다.주관적 세계를 인과적인 관계
로 파악하게 되면,그것은 주관(
정신)
을 객관(
물리)
으로 환원하여 주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동아시아 사상은 자연을 물리적 인과관계로 파악하는 것은 부분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실제 현대과학이 미시세계를 탐구하면서,자연은 더 이상 엄
격한 인과율이 아닌 통계적 인과관계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이
는 자연의 법칙이 인과율뿐 아닌 다른 법칙과 원리가 존재한다는 암시이다.동시성
원리는 이처럼 자연의 법칙 및 원리가 보다 전체적으로 되기 위해서,인과율과 함
께 자연(
우주)
에 도입되어야 하는 정당한 원리이다.또한 이는 동아시아 사상이 자
연을 물리적 인과관계의 부분성이 아닌 전체적인 관계 즉 도로 연결되어 있는 만
물의 일체를 말한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역에서 점서는 인간의 주관적 상태가 자연의 객관적 상태와 단절되는 것이 아
니라,두 상태가 하나의 일치된 토대 즉 정신과 물질이 구별되지 않고,자연과 인
간이 미분화된 도의 상태에서 의미 있는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다.이를 통해 인간
은 자신보다 더 큰 질서에 의해서 움직이는 도의 원리에 입각하여 행동하여 전체
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다.전통적으로 이를 하늘의 명령 즉 명을 아는 것,지명
(
知命)
이라고 불렀다.
본 논고에서는 동시성원리의 개념과 그것이 주역과 노장사상에 연관되는 지점을
융의 언어를 빌어서 설명하였다.동시성원리가 현대에 제기되는 이유는 자연과 인
간의 분리가 더 이상 주도적인 교의(
doc
tri
ne)
가 되어서는 안 되며,인간과 자연을
- 34 -
관통해서 흐르고 있는 전체론적인(
hol
is
tic
)질서인 도가 새롭게 음미되어야 할 때
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도에 대한 이해는 자연과학적 이해와 반대되지도 않으
며,자연과학적 이해의 압도적인 영향에 의해서 망각된 자연(
우주)
과 세계의 의미
와 가치가 인간의 주관적인 신념이 아니라,자연 그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는 옛 지
혜를 다시 이 세계에 도입하게 위해 필요할 것이라 전망한다.
-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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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