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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학위논문

C.
G.융의 동시성에 관한 연구
­「주역」과 노장에 대한 C.
G.융의 이해를 중심으로

지도교수 유 흔 우

동국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요시무라 미카(
吉村美香)

20
12
석사학위논문

C.
G.융의 동시성에 관한 연구
­「주역」과 노장에 대한 C.
G.융의 이해를 중심으로

요시무라 미카(
吉村美香)

지도교수 유 흔 우

이 논문을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함


2
012
년 월 일

요시무라 미카(
吉村美香)
의 문학석사학위논문을 인준함
2
012
년 월 일

위원장_
___
___
___
___
___
(인)

위 원_
___
___
___
___
___
(인)

위 원_
___
___
___
___
___
(인)

동국대학교 대학원
목 차

국문초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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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서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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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구목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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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구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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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동시성 개념의 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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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동시성과 우연의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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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동시성의 세 가지 유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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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도(
道)와 동시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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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역의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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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가의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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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주역과 동시성의 연관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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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역 영역본의 서문과 점단의 실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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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점단과 동시성 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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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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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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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
rac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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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근대와 현대의 세계는 동양고전 가운데 주역(


周易)을 비합리적인 인식을 가지
고 있는 주술적 문헌으로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이는 주로 점단(
占斷)
이라는 점의
사유와 관련이 깊다.이런 태도라면,주역은 무가치한 것으로 폄하될 것이다.주역
의 사유방식과 점단에 전제가 되는 여러 원리를 현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
시성원리(
sync
hroni
ci
ty)
의 도움을 통해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이에 동시
성원리를 제창한 심리학자 융(
C.G.J
ung)
의 이론을 검토하고 그것을 통해 주역의
현대적 의의를 검토한다.
융에 의해 창시된 동시성원리는 정신의학자와 심리치료사로서 내담자의 치료에
종사하던 가운데,가끔 내담자의 정신 상태와 내담자의 신체적 상황 및 외적 물질
적 환경과의 사이에 기묘한 상응(
相應)관계가 성립되고 있는 경험에서 연유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들은 과학적 설명방식의 금과옥조인 원인과 결과의 필연적인
연관을 가정하는 인과율(
caus
ali
ty)
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연(
cha
nce
)의 세계에 속
한 것이다.그러므로 융은 이러한 우연하게 보이는 사건들을 설명하기 위해,인과
율과는 다른 또 하나의 연관원리를 가정하게 되었는데,이것이 무(
無)인과적
(
a-c
aus
al)연결원리로 불리는 동시성 원리이다.
동시성원리는 심리치료 분야에서 활용되었지만,주역과 같은 동양의 고전을 설명
하는데도 유용한 개념이었다.융은 주역 의 영역본에 쓴 「
서문」
에서 역점에 대한
심리학적 설명을 하고 있다.이는 역점을 현대적으로 이해하는 가장 널리 알려진,
체계적이며 지성적인 설명방식으로 평가받는다.역점에서는 점을 치는 사람의 심리
적 상황에 대해,마치 그에 답하는 듯한 지시가 점괘를 통해 개시되고,나아가서는
그 예측이 실현된다.
동시성원리는 과학적 세계관이 대두한 근대세계에서는 더 이상 고려하지 않는,
전근대적인 세계관에서 흔한 상식이었던 자연과 인간의 전체성에 토대를 둔 사고
방식을 다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동양사상의 태극(
太極)
이나
도(
道)처럼,자연과 인간,가치와 사실이 미분화된 전체성을 가리키는 궁극적 개념
은 과학적 세계관에 적합하지 않는 사고방식이지만,인간의 심층심리나 자연의 심
오한 질서는 인과율을 벗어나고,그것으로 완전히 포착되지 않는 의미로 연관된 전
체성을 가정해야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관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분리되지 않고 사실과 가치가 단절되지 않

- 1 -
기 때문에,물리법칙에 불과한 존재로 인간이 환원되어 의미나 가치를 상실한 회의
주의에 빠지지 않게 된다.과학적 세계관이 가져다 준 물질적 풍요의 댓가로 희생
되고 있는 전체성을 다시 도입함으로서,균형잡힌 인간의 이해방식을 건설하는 것
이 동시성원리의 의미이다.또한 동시성원리는 동양철학에서 도의 이름으로 불려온
것이기도 하다.이에 따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원리인 도(
道)가 동시성원리와 깊
은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을 주역뿐 아니라,노자(
老子)
와 장자(
莊子)
의 문헌을 통해
서 고찰한다.이러한 검토와 고찰을 통해서 동양사상이 우주의 전체적 실상을 잘
전달하고 있으며,이는 현재와 미래의 중요하고 본질적인 사유로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해명하고자 한다.

- 2 -
Ⅰ.서론

1.연구목적

이 글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구체적인 연구 영역이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첫


째, 융(
C.G.J
ung)
이 말한 ‘
동시성원리(
sync
hroni
ci
ty)
’1)
를 해명한다.둘째,동시성
원리를 통해서 주역(
周易)과 노장(
老莊)
의 도가(
道家)
의 새로운 이해를 기대한다.
주역 은 6
4괘(
卦)의 구조를 통해서 우주와 인간의 문명을 상징적으로 설명하는
체계이다.6
4괘의 성립과 주역의 체계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은 도(
道)라고
하는 개념이다.전통적으로 주역 의 핵심적 주제는 천도(
天道)
를 따라 인도(
人道)
를 확립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천도의 ‘
자연적 질서’
와 인도의 ‘
인문적 질서’

서로 관통하는 모종의 통합적 원리를 도(
道)로 천명하면서,천도와 인도의 조화를
추구한 것이다.
그러나 근대세계에 들어와서 천도와 인도는 자연의 질서와 인문의 질서로 구분
되면서,각각 독립적인 질서로 인식되어 왔다.이는 주역의 인식과는 다른 것이었
다.이에 따라 주역의 도가 해명된다면,주역이 가지고 있는 천도와 인도를 통합하
는 인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도에 대한 투철한 탐구를 통해서 사상을 성립시킨 노장(
老莊)

도가에도 적용될 수 있다.도가의 도는 노자(
老子)
의 도덕경(
道德經)에 따르면,
본래 인간 사회 내부에서의 바른 생활 양식이 아니라,우주가 운행하는 길 즉 자연
의 질서로부터 출발하였다.자연의 질서가 곧 도인 것이다.이러한 생각은 노자를
뒤이은 장자(
莊子)
에게서도 확인된다.장자 역시 도를 통해,자연에서 이루어지는
2)
작용의 통일성과 자발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에서 주역의 도와 도가의 도는 많은 부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그
런데 특히 주역의 도는 주역의 특별한 성격에 관련되고 있다.곧 주역은 점단(

1) 융·파울리 저,이승일 외 역, 자연의 해석과 정신 (


서울:청계,2002)
,47∼48쪽.
우리의 자연 법칙이란 관념이 기반한 철학적 원리는 인과율(c
aus
ali
ty)이다.그러나 만일 원
인과 결과 사이의 연관이 단지 통계적으로만 타당하며 상대적으로만 진리라면,이때 인과
원리는 자연의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상대적으로만 유용하다.그렇기 때문에 설명을 위해
필요한 하나 더 혹은 그 이상의 요인들의 존재를 가정한다.
2)니담 저,이석호 외 역, 중국의 과학과 문명 ,(
서울:을유문화사,1 9
91),49
∼5 0

- 3 -
斷)
이라는 방법과 원리를 제시하고 있는 매우 독특한 문헌이다.이런 이유에서 주
3)
역의 점단은 비합리적이고 주술적인 것으로 간주하여,그 효용성을 부정해왔다.
그러나 주역 은 비록 주술적 문헌이지만,동아시아 한자문화권의 문명을 특징지
우는 대표적인 자연철학을 담은 문헌이다.이 자연철학은 잘 알려진 것처럼,“
중국
인들이 발견한 것은 우주 구성의 기본인 이진법적 사유구조의 전개 패턴”
이면서,

주역의 체계 내에서 상징화할 수 없는 어떤 근원에서부터 전개하는 이 체계는 중
국 사상이 도(
道)로서 이해하며 지금까지 성취했던 것을 가장 정확히 정식화한 것”
4)이에 따르면 점단이라는 인식도 그것이 주술이나 비합리적 체계 이전에,도
이다.
의 한 가지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도가의 도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을 것
이다.
동시성원리는 과학적 세계관의 철학적 원리인 인과율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통
해서,인과율로 포착이 되지 않는 비인과율적인 연결 원리가 존재함을 역설하고 있
다.이 같은 원리는 근대세계 이후 인과율적 사고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 전
통 동아시아 사상의 정체를 해명하는데 일정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이런 측면에서 도의 전체성과 통일성에 대한 성격을 설명할 수 있는 단
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역의 점단을 합리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동양이 아닌
서양에서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C.G.융이 제안한 동시성원리에 입각한 것이 거
5) 동시성원리(
의 유일한 것이라 생각된다. 또는 동시성)
는 인과율(
caus
ali
ty)
과 짝이
되는 원리로서,우주의 가장 일반적인 사물과 사건의 연결원리를 가리킨다.
융에 따르면,우주의 모든 사물과 사건은 모두 관계된 존재들이며 이 존재들 간
의 연결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과학적 인과율이 대표적인 것이다.이러한 인
과율은 근대과학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그러나 현대과학의 여러 발견들은 인과
율이 자연의 유일한 연결원리가 아니며,자연의 질서는 과학적 인과율과 더불어 또
6) 이 같은 연결원리를 융은 무인과적 연결원리 즉
다른 연결원리를 암시하고 있다.

3)이창일,「주술과 주역 :점서역과 의리역의 통합적 이해의 역사」 ,(서울: 서강인문논총 제


23
집,200
8),1
96쪽.
4)A.
C.그레이엄 저,이창일 역, 음양과 상관적 사유 ,( 서울:청계,2 00
1).
5)加地伸行編,  『易経の世界』, (동경:新人物往来社,  1986)
,125
쪽.
6)융·파울리 저,이승일 외 역, 자연의 해석과 정신 ( 서울:청계,2 002)
,47∼4
8쪽.
이 원리는 전통시기 서양에서는 상응( c
orres
ponde
nce
)의 원리로 알려져 있었던,우연의 모습
을 띤 사물과 사건 간의 일치( co
inci
dence
)의 원리였다.상응 혹은 부합의 원리는 흔히 ‘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 (
meani
ngf
ulcoi
nci
dence)로 현실에서 드러나는데,이것은 과학적 인과율로

- 4 -
동시성으로 명명하고,인과율과 함께 우주를 설명하는 보편적 원리로 제안한다.이
런 해설은 도의 전체적 성격에 부합한다.
동시성은 주역의 점단,즉 산가지나 동전을 인간의 의도나 목적이 개입되지 않는
상태에서 분할하여,괘상을 도출하고,그것의 의미를 해석하는 주역의 절차를 해명
하는데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본 논문에서는 동시성원리가 도 즉 ‘
자연의 질서[

道]
와 인간의 질서[
人道]
’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데 유효한 설명원리라는 가정 아래
에서,동시성원리의 특성을 통해서,주역의 사유방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려고 한
다.이러한 해석이 올바르게 된다면,주역의 사유방식이 미신이나 주술로 오인되지
않고,우주의 전체적인 질서인 도를 이해하기 위해 주역의 사유방식이 여전히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연구방법

연구를 진행하면서,첫 번째 절차는 동시성원리의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


고 주역을 동시성원리로 해명하는 과정을 상세히 추적할 것이다.이어서 두
번째 절차는 주역의 사유방식과 많은 부분에서 일치점을 보이는 도가의 사유
방식을 비교하려고 한다.이는 도의 관점에서 우주와 세계를 설명하는 전통
동양사상의 특별한 사유방식을 탐색하는 것이기도 하며,동시성원리의 보편성
을 검토하는 것이다.
도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동시성원리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그것의 기본적
개념과 기원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이에 따라 동시성에 대한 기존 선
행 연구들의 내용을 종합할 필요가 제기된다.
융이 제시한 동시성 개념에 대해서는,융 자신의 저서와 논문들이 있다.대표적
인 것은 1
950
년에 리하르트 빌헬름(
R.Wi
lhe
lm)
이 독일어로 번역한 주역 을 대본
으로 하여,융의 여제자인 베인즈(
Bayne
s)가 영어로 번역한 영어판 주역(
IChi
ng)
의 「
서문」
을 들 수 있다.또한 1
951
년,에라노스(
Eranos
)의 회의에서 행한 「
동시
성:무인과적 연관의 원리」
라는 논문 등을 들 수 있다.이 강연은 후일 동시성원리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그러나 사건들은 과학적 인과율의 연결원리와는 다른 무인과적


연결원리(a
caus
alc
onne
cti
ngpr
inc
ipl
e)로 서로 간에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 5 -
를 통해서,근대천문학의 창시자인 케플러(
Kepl
er)
를 해석한 물리학자 파울리
(
Paul
i)
와 공저로 자연의 해석과 정신 에 부록으로 실리게 된다. 자연의 해석과
7)
정신 은 동시성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원전에 해당한다.
융의 동시성 원리는 융학파의 정신치료사와 심리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그 가운데 동시성원리를 일상의 일반적 체험과 임상사례를 중심으로 평이하게 해
석한 진 시노다(
Jea
n Shi
noda)
의 심리학의 도 가 유명하다.그 밖에 심리학자나
정신의학자의 저술뿐 아니라,동시성원리를 다룬 많은 문헌이 있다.
한국에서 동시성에 관련된 문헌으로는 한국주역학회(
韓國周易學會)
에서 출간한
주역(
周易)
과 과학사상(
科學思想)(
199
3)이 있으며,다수의 논문과 저술이 지속적으
8)특히 융과 파울리의 주저가 2
로 제출되고 있다. 002
년에 번역되어 있다.
해외의 연구 가운데 일본에서는 동시성원리가 일찍부터 연구되었는데,그 수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대표적인 연구로는 심리학자 카와이하야오(
河合隼雄)
,종교학
자 유아사야스오(
湯浅泰雄)등을 들 수 있으며,동시성원리와 종교를 비교 연구한
종교학자 오노야스히로(
小野泰博)
의 「
종교에 무엇이 문제 삼아지고 있을까」
(19
85)
에서,융의 동시성원리와 주역의 관계를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특히 유아사 야수오(
湯浅泰雄)
는 Th
e Body,Sel
f
-Cul
ti
vat
ion,a
nd Ki
-Ener
gy
(
Yuas
aYas
uo,TheSt
ateUni
v.ofNY Pr
ess
,19
93)
에서 동시성원리와 현상학적
논의를 결합하여,한의학의 경락(
經絡)
과 같은 비실체적 기혈(
氣血)중심의 생리학
체계를 설명하는데 적용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융이 제창한 동시성 개념은,고전적인 과학적 방법에 의해서는 검증이 불가능하
고,그 개연성을 실제로 계산하는데 필요한 정확한 변수를 발견할 수 없으며,근대
과학적 세계관과 모순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이 때문에,세상으로부터 비과학
적 미신이라고 하는 비난이나 비판도 많이 받았다.그러나 동양의 많은 고전들이
자연철학을 전개할 때 역시도 이러한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이는 동양사상
의 본질이 과학적 사유방식이나 방법에 의해서 적절하고 온전하게 해석될 수 없다

7)Jung,C.G·W.Paul i저,『Th eInter


pret
ati
on ofNa
tur
eand t
he Psyc
he』,(
London:
Routl
edge·KeganPaul
,1955
).
8)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논문과 저서를 들 수 있을 것이다.이은봉,「 주역과 동시성원리와
이상」( 서울: 종교학연구 vol .
3,1980
).이은봉,「동시성과 시간의 문제」 (서울: 종교학연구
vol.
4,1981
).이은봉,「 주역과 동시성이론」( 서울: 주역연구 ,제1집,19 96)
.이창일, 소강절
의 철학 ( 심산,2007
).이창일,「주술과 주역 :점서역과 의리역의 통합적 이해의 역사」 (서
울: 서강인문논총 ,제2 3집,2008
).이창일, 주역, 인간의 법칙 (서울:위즈덤 하우스,2 01
1).

- 6 -
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부분적인 것으로 전체적인 것을 파악하게 되면 반드시
왜곡된 축소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시성원리는 도라고 하는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우주의 실상을 설명하는데,인과
율에 의해서 파악되는 우주의 반쪽을 채워 줄 수 있는 다른 반쪽의 실상이라고 생
각한다.인과율과 함께 동시성이 모두 고려되어야 우주의 온전한 모습 즉 도의 전
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주역과 같은 동양사상의 정수 역시도 동시성
원리로 해명되면 그 새로운 모습이 현대적으로 들어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따라 연구의 구체적 내용은 동시성원리의 개념을 설명하고,도로 대표되는
동양철학의 노장 사상에서 동시성원리의 선구적 표현들을 탐색하며,주역의 점단에
배경이 되는 사유방식을 검토할 것이다.아울러 동시성 원리의 현대적 의미를 음미
하면서,천도와 인도 즉 자연과 인간의 분리가 주도적인 교의(
doc
tri
ne)
가 될 때,
인간의 소외,자연의 파괴,의미와 가치를 상실한 허무주의적인 풍조가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려고 한다.이는 또한 동양사상의 현대적 가치와 미래적 전망을
검토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 7 -
Ⅱ.동시성 개념의 정의

1.동시성과 우연의 세계

심리학자 C.G.융은 ‘
의미 깊기는 하지만 인과적으로는 연결되지 않은 2
개의
사건들이 동시에 발생한다’
는 것을 ‘
동시성’즉 ‘
무인과적 연관의 원리(
aca
usal
c
onne
cti
ngpr
inc
ipl
e,s
ync
hro
nic
ity)
’라 하고,“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 현상을 설명
하는 무인과적 연관의 원리” 9)
라고 정의했다.
융의 동시성 개념이 제기되자,주역의 특별한 사고방식 가운데 하나인 점서(

筮,di
vinat
ion)
를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었다.점서는 주역의 가장
기본적인 운용방식의 하나이었지만,합리적 세계관이 지배적인 현대 세계에서는 그
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없는 미신(
supe
rst
it
ion)
으로 취급되었기 때
문이다.하지만 동시성 원리를 통해 주역의 점서를 해석하게 되면,그것은 주역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하나의 사고방식이자,현대 세계에서 부당하게 제외된 전체적
인 인간의 인식 능력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연스럽게 동의할 수 있게 된다.
1
913
년 이래 융은 집단 무의식(
col
le
cti
vec
ons
cious
nes
s)의 모든 과정에 대하여
연구를 진행시켜가다가,아카데믹한 심리학의 영역을 초월하는 문제에 직면해,궁
지에 빠지게 되었다.그러한 때를 만나게 되었을 때,주역은 융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게 되었다.융의 제시한 동시성(
sync
hro
nic
ity)
은 인
과율에 있어서의 우연성과는 다른, “
의미있는 우연의 일치”
(me
ani
ngf
ul
c
oinc
ide
nce
)를 뜻한다.
동시성은 단순한 통계적 진리나,사건의 전개 과정에 대한 일종의 작업가설에 기
반하고 있는 인과성의 관념과는 다르다.동시성이라고 하는 관념은 공간과 시간에
있어서의 사건들 간의 특별한(
uni
que
)상호의존 관계를 단수 또는 복수의 관찰자의
주관적 심리 상태까지 포함해 취하는 것이다.
융은 동시성을 “
의미가 있는 일치”
(me
ani
ngf
ulc
onf
ide
nce
)라고 바꿔 말하고 있
다.예를 들면,어떤 사람을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정확히 그 사람이 자신
을 찾아 온 사건을 생각해보자.그 경우,자신이 그 상대를 생각하고 있다고 하는,

9)Je
an Shi
noda Bo
len 저,『The Tao ofPs
ych
ology:s
ync
hroni
cit
yand t
he s
el』,(
f NY:
Harpe
r· Row,1979)
,「서문」.

- 8 -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주위의 환경 즉 밖의 세계에서 일어난,바로 그
상대가 찾아 왔다고 하는 현실의 사건이란,그 “
의미”
에 대해 일치하고 있다.이 2
개의 사건은,한편은 심리적 사실,이미 한편은 물리적 사실이지만,이 양자는 바로
그 상대의 존재라고 하는 것(
즉 사건의 ‘
의미’
)에 관해서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그
러니까 이런 경험은,심리적인 사건과 물리적인 사건,혹은 내적인 사건과 외적인
사건이,그러한 정보가 갖는 의미의 인지(
認知)
에 대해 일치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그러한 일치가,의미가 있는지(
meani
ngf
ulc
onf
ide
nce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인지(
meani
ngl
essc
onf
ide
nce
)라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사건의 일치에 대해서 명확한 관계는 생각하기 어렵다.그것은 우
연의 일치,즉 ‘
의미가 없는 일치(
mea
ningl
essc
onf
ide
nce
)’라는 것이 된다.그러나
거기에 무엇인가 의미가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는,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인
가.
우선,그러한 일치가 있다고 하는 장면을 조우(
遭遇)
하면,예를 들면 매우 놀란다
고 하는 감정이 일어난다.그 감정은 주관적인 것으로,우선 그러한 감정(
혹은 직
감)
이라고 하는 마음의 움직임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그리고 밖의 세계에서 일
어난 사건,현상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만약,거기에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하면,인간과 세계와의 관계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라고 하는 세계관의 문제
에까지 진행되게 된다.많은 경우,그러한 일치를 경험해도 그것은 우연의 일치라
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을지도 모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심리적인 사건과 물리적인 사건 간에 일치가 일어나면,“
놀란
다”
고 하는 감정이 일어난다.이 때의 그 감정은 주관적인 것이며 측정할 수 없는
것으로,‘
그러한 경험은 올바른 것인지 어떤지’
라고 하는 추상적인 옳고 그름(
혹은
진위)
의 문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그러나 여기에서는 추상적인 일반론으로 대치
해서,‘
그러한 경험은 과연 있을까’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어느 특정의
개인이 특정의 상황 아래에서,그 사건에 대해서 강한 정서적 충격을 느꼈다고 하
는 심리적 사실을 우선 인정한다.그리고 그 심리적 사실에 주목하고,이러한 사실
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라고 생각해 갈 필요가 있다.
이런 현상이 이론적인 문제가 되기까지는,바꾸어 말하면 그러한 경험이 우연이
아니라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려면,몇 번이나 그러한 경험이 반복되어야 한
다는 것이 하나의 조건이 된다.즉,같은 사람이 몇 번이나 그러한 경험을 한다거
나,몇 사람의 별도의 인간이 같은 종류의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몇 번이나 그러

- 9 -
한 경험이 중첩되었을 때,그 사람은 이런 사건에는 무엇인가 의미가 있는 것은 아
닐까 생각하게 될 것이다.또 물리학자 데이비드 비트가,동시성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래와 같은 경우라고 한다.

동시성은 종종 변환의 시기와 결합되어 있다.예를 들면,탄생이나 죽음이나 연애


나 심리요법이나 집중한 창조적인 일이나 나아가서는 전직이라고 했을 경우에까지.
마치,이러한 내적인 구조의 변화가 외적인 공명을 낳든가,혹은 ‘
심리적 에너지’

폭발이,외부의 물리적 세계를 전해 나가는 것 같은 것입니다.10)

인생의 여러 단계로부터 다음의 단계로의 변환기,고비에 있는 인간에게 있어서


동시성은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하는 것이다.즉,인간이 현재 상태로부터 무
엇인가로 변환해야 할 때에,그에 적합한 의미를 가지는 동시성이 생겨,그 결과
근저로부터 인간이 변환해 나가는 작용을 한다.이러한 경우에 동시성이 의미를 가
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융이 동시성 개념을 창출하기에 이른 것은,심리 치료 중에 그러한 사건에 가끔
직면했기 때문이다.융이 동시성의 논문 중에 예로 들고 있는 그 일례를 들어 본
다.

어느날,나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창문에 등을 기댄 채 그녀의 유창한 (


매우 세
련된 데카르트 De
sca
rte
s식의 합리주의에 입각한)레토릭을 듣고 있었다.그녀는 전
날 누군가 그녀에게 값비싼 보석으로 만든 황금풍뎅이(
gol
dens
car
ab)하나를 주는
꿈을 꾸었다.그녀가 이 꿈을 한창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나는 내 뒤에서 창문을 가
만히 톡톡 부딪히는 어떤 소리를 들었다.나는 어두운 방안으로 들어오려고 애쓰며,
창유리에 대고 노크하고 있는 제법 큰 곤충을 발견했다.나는 즉시 창문을 열고 공
중에서 비행하고 있는 그 곤충을 잡았다.그것은 스캐러비이드 딱정벌레(
scar
aba
eid
be
etl
e)혹은 흔히 보이는 장미빛 풍뎅이(
ros
e-c
haf
er)
였다.나는 그 풍뎅이를 “
여기
당신의 풍뎅이가 있군요” 11)
하며 내 내담자에게 건네 줬다.

이 치료 경험은 내담자의 합리주의에 기대하고 있었던 구멍을 내었고,그녀의 얼


음장 같은 지적인 저항을 깨뜨렸다.그 치료는 곧 만족스런 결과로 진행될 수 있었

10)F.デピッッド・ピート 저,管啓二郎 역,『synchor


oni
ci
ty』,(
동경:朝日新聞社,1989).
11)융 ·파울리 저, 이승일 외 역, 자연의 해석과 정신 ,( 서울:청계,200
2),2
06∼20
7쪽.

- 10 -
다.이것은 내담자가 그 사건을 기분 나쁘게 느낀 것에,그 정서의 움직임이 그녀
의 마음의 지적인 껍질을 깨뜨리게 된 것이다.이는 내담자의 내면의 사건과 외부
의 사건이 의미상 일치하고 있는 하나의 예이다.
동일한 예가,융이 미국의 초(
超)심리학자 라인(
Rhi
ne)교수 앞으로 보낸 편지에
도 있다.그것은,융이 어느 내담자와 숲 안을 이야기면서 걷고 있었을 때다.‘
내담
자가 집의 계단을 여우와 같은 것이 내려 간 꿈을 꾸었다’
고 하는 이야기를 하자,
진짜 여우가 나타나 바로 옆으로 가까이 와서 가만히 보고 있었다고 하는 일이 있
었다고 쓰여 있다.
융의 체험 이외에도,프랑스의 철학자 베르그송(
Ber
gson)
이 1
913
년 강연에서 말
한 예에서는,어느 부인이 전장에 있는 남편이 전사한 바로 그 시각에 남편이 죽는
것을 꿈으로 보았다는 예를 보고하고 있다.그 밖에도 여러 가지 예는 있지만,융
자신이 그러한 독특한 경험을 자주 가지고 있던 것 같다.융은 이런 경험을 「원형
적 상황과 관련해 관찰되는 동시적 현상」이라고 한다.융은 그 자신의 긴 체험을
통해,이런 「의미가 있는 일치」라고 하는 현상이 있고 하는 생각을 가진 것 같
다.

의미가 있는 일치’
라고 하는 현상이 있다고 해도 단지 그것만으로는 이론적인
설명이 되지 않지만,융이 주목한 요점은,도대체 어떤 조건의 아래에서는,의미 있
는(
mea
ningf
ul)일치가,확률적인 우연 즉 우연히 기대치 이상의 빈도를 가지고 일
어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보통은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라고 하는 주관적인 감
정으로 끝나 버리지만,그 조건에 대해서 물음을 진행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융은
생각했다.그것이 융이 동시성이라고 하는 문제를 생각하기에 이른 이유이다.

2.동시성의 세 가지 유형

우선 동시성적 사건은 인간이 관여할 필요가 있다.그 이유는 인간이 그러한 사


건의 일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며,따라서 그것은 주관적인 경험이기 때문이다.

동시간적인 사건’
과 ‘
동시성적인 사건’
이란,‘
의미’
에 의해서 구별된다.‘
동시간적인
사건’
이라고 하는 것은,단지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같은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이
다.예를 들어,많은 시계가 모두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다든가,몇 대의 비행기
가 같은 시각에 이륙하도록 결정되어 있다든가,사람들이 같은 시각에 같은 콘서트

- 11 -
홀에 들어간다고 하는 경우,이것들은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지만,그러한 ‘
일치’
에 대해서 무엇인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이에 비해
서,동시성의 경우는 그 인간의 주관적인 시간의 틀 속에서 의미가 있는 ‘
일치’

일어난다.2
개의 사건을 묶는 것은 인간이며,또 그러한 사건은 반드시 완전하게
동시적이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예를 들면,예지(
prognos
tic
ati
on)
에 대해서는,객관적인 사실이 이미 존재하고 있
는 것과 같이,현재 마음의 상(
像)으로서 체험되기 때문에,동시간적(
sync
hronous
)
이 아니라,역시 동시성적(
sync
hro
nis
iti
c)이라고 시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하는 문제
를 피하고 있다.
융은 세 가지 유형의 동시성을 설명한다.첫 번째 유형은 정신적 내용(
어떤 생각
이나 느낌일 수 있다)
과 외부의 사건 사이의 우연한 일치이다.여기에는 내 자신과
함께 네 살 난 딸 사이에 일어난 어떤 사건이 이 경우에 속할 듯하다.나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주방에 있었고 남편인 짐에게 식탁에 꽃을 갖다 두라고 말
하고 있었다.아이들은 밖에서 놀고 있었기 때문에 내 목소리가 들리기에는 너무
멀었다.잠시 후 딸이 집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서,분홍색 제라늄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
여기요,엄마”
하고 말했다.풍뎅이 사건이 이 범주의 사례가 된다.즉
외부 사건은 그 순간 심리학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이상스럽게 반영하고 있다.
동시성 사건들의 두 번째 유형은 이렇다.어떤 개인이 꿈을 꾸거나 무언가를 본
다.그리고 그것이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그리고 잠시 후에 확인되는)어
떤 사건과 부합한다.그것은 오관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어나는 것을 아는 경우이
다.예들 들어,내 할아버지는 친구나 친척이 죽었을 때를 아는 이상한 방법을 가
지고 계셨다.그 분들은 할아버지의 꿈이나 깨어있을 때,여행 가방을 챙기는 영상
속에 나타난다.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는 그 분들이 떠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곤
하셨다.우리 엄마는 할아버지가 아무개 양반이 돌아가실 때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계신다.할아버지는 그 분이 여행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서는 것을 “
보았다”
고 했다.
그런 뒤 몇 주 뒤에 부고가 도착했고,할아버지가 천리안처럼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이 사실로 확인되었다.할아버지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분이었고,친구나
친척 분들과는 수만리 떨어진 뉴욕에 살고 있었다.부고가 정상적인 방식으로 도착
하는 데는 태평양을 지나고 대서양 연안을 거처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오랜 시간
이 걸렸다.
동시성 사건들의 세 번째 유형은 이렇다.어떤 개인이 미래에 일어날 어떤 일에

- 12 -
대한 이미지(
꿈,영상,예감 등)
를 가지고 있으며,이후에 그것이 발생한다.내가 임
신했을 때 남편은 아주 강한 심리적인 인상에 의해서,태어날 아이가 아들인지 딸
인지를 안다고 확신했다.그리고 나는 직관적으로 남편이 실제로 알았을 것이라고
믿었다.우리는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신했기 때문에,첫 아이를
위해 딸 이름인 멜로디 진을 먼저 지었고,2
년 뒤에 낳은 아들 이름으로 앤드류 조
셉을 지어 놓고 있었다.링컨 대통령은 암살 직전에 자신이 의회에 누워 있는 모습
을 꿈에서 보았다고 한다.이것은 꿈과 미래에 일어날 사건 사이의 우연한 일치를
12
보여주는 역사적인 예이다.)

이상 어느 타입에서도 현실의 사건은 생각,비전,징조와 일치하고 있다.


동시성이란,영혼과 외계의 사건을 의미 있는 일치로 묶는 것이며,그 사건의 참
여자가(
완전히 주관적인 생각에 의거해)그 일치에는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
하는 것이다.동시적 사건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는 것을 충분히 알기 위해서는,개
인적으로 이상한 일치를 경험할 때 저절로 일어나는 정서적 반응,예를 들면 등골
이 오싹해진다든가,두려움이라든지,혹은 따뜻함이라고 하는 감정 등을 느끼는 것
이 필요하다.이러한 감정은 자주 동시성에 수반된다.관념적으로 말하면,그러한
일치에 대해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은 없다.완전히 우연에 의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동시성과 인과성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몇 가지 있다.인과성은 객관적인 지
식에 관련된다.어느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부터 직접 어째서 일어났는가를 설명하
기 위해서는,관찰과 추리가 이용된다.돌을 유리창에 던지고 유리가 깨졌을 때,거
기에서는 원인과 결과를 찾아낼 수 있다.이 인과관계에서는,‘
누가 돌을 던졌는지’
,

언제,어디서 그 사건이 일어났는지’
,‘혹은 누가 보고 있었는지’라고 하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인과성에 의하면,던져진 돌은 언제라도,어디에서라도 유리창을 깰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된다.동시성은 이것과 반대로 주관적인 경험에 관련된다.만
약 어떤 사람이,돌연 창가에서부터 멀어지는 것이 좋다고 하는 예감을 갖고,몇
초 후에 돌이 날아 와 유리창을 깨었다고 하면,그가 예감을 가졌다고 하는 것과
유리가 깨진 것을 동시적인 사건으로 여기는 것이다.그 사람에게 있어서는,그 타
이밍이 의미가 있는 것이며,마음속으로 느낀 예감의 감정이 미지(
未知)
의 방식으

12)Jean Shi
nodaBo
len 저,『The Tao ofPs
ych
ology:s
ync
hroni
cit
y and t
he s
el』,(
f NY:
Ha
rper· Row,1979
),19
∼20쪽.

- 13 -
로 현실로 이어져 일어난 외계의 사건과 엮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에 대해 문제를 삼으려면,외계의 사건을 관찰해 논리적으로 생각하
는 능력이 필요하다.이에 비해 동시적 사건에 대해 문제 삼을 경우에는,내적인
주관적 상태,즉 사고,감정,비전,꿈,징조 등에 주의해서,그것들을 관계가 있는
외계의 사건과 직감적으로 묶는 능력이 필요하다.동시성은 사건의 참여자에게 있
어서 의미가 있는 복수의 사건이,거기에 ‘
함께-들어온다(
co-i
nci
denc
e)’
라고 하는
것이다.그러니까,각각의 동시성적 경험은 모두 개성적이며 독특하다.이에 비해
인과성은,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반복 가능한 사건들이 단선적(
li
nea
r)으로
정렬한 것에 토대를 둔다.

- 14 -
Ⅲ. 도(
道)와 동시성

1.주역의 도

도(
道)라는 개념은 중국 혹은 동아시아의 전체 절학사상에 배여 있다.살펴 본
것처럼,주역은 도(
道)와 관련되고 있다.주역의 성립은 이러한 도에 관한 여러 사
유방식이 복합적으로 결합하여,최종적으로 완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주역은 6
4괘를 가지고 있지만,그 기본 구성 요소는 8
괘이다.이 팔괘는 귀복을
계승하여 수의 관념을 기초로 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6
4괘의 의미는 8
괘를 중
심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이는 8
괘만으로 점을 쳤던 기간이 어느 정도 지속되
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역 「
설괘전(
說卦傳)
」에서 제시된 8
괘의 상징 내용은 주
1
역의 오래된 부분에 속한다.3) 이후 역은 6
4괘와 그것을 해석한 「
단전(
彖傳)
」을 포
함한 경문과 이것들에 대한 해석들인 십익(
十翼)
을 합해서 현행 주역이 성립된다.
십익 가운데 단전과 소상의 해석은 중정(
中正)
이라는 관념에 의해서 행해진다.
중정은 괘의 형태를 설명할 때,중(
中)은 안괘와 바깥괘 각각의 중앙의 위치,2

와 5
효의 위치를 가리키는 것이고,정(
正)은 각각의 위치에 알맞은 효(
爻)가 오는
것 즉 홀수(
1,3
,5)
의 위치에 양효(
陽爻)
가 오고,짝수(
2,4
,6)
의 위치에 음효(
陰爻)
가 오는 것이다.이는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을 선택하는 처세의 덕을 말하는
중용(
中庸)
의 사상에서 온 것이다.그런데 이러한 중정은 주역의 특징적인 사고방
식인 음양강유(
陰陽剛柔)
로 부호화되고,이는 도(
道)의 운동과 변화법칙을 뜻하는
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계사전」
의 “
한 번은 음이 되고 한 번은 양이 되는
것을 도라 한다(
一陰一陽之謂道)
” 14)
는 이것을 철학화한 것이다.

一陰一陽之謂道’
의 도는 일원(
一元)혹은 태극(
太極)
이라는 말로 표현된다.천지
자연은 이 도와 음양에 의해 저절로 정연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며,인간도 본래
부터 이 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생활을 해야 하는 존재였다.이것은 이른바 천인합
일(
天人合一)
의 관념 즉 자연계의 법칙과 인간사회의 질서는 본래부터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확실한 주장으로서 제시한 것이다.

하늘이 신령스러운 물건을 내시니 성인이 그것을 본받고,천지의 변화를 성인이

13)廖名春 외 저,심경호 역, 주역철학사 ,(


서울:예문서원,19
98)
,47
∼48쪽.
14)카나야 오사무 저,김상래 역, 주역의 세계 ,(
서울:한울,1
999
),1
16∼11
7쪽.

- 15 -
본뜨시며,하늘은 상징을 내려주시어 길흉을 드러내니 성인이 그것을 상으로 만들
었다.
15)

옛날 성인이 역을 지을 때 천성과 천명의 이치에 순응하고자 하는 것이다.그래서


하늘의 도를 세워 강과 유라하고,사람의 도를 세워 인과 의라 하였다.삼재를 겸하
여 이것을 둘로 곱하여서,역은 육회 한 괘를 이루게 된다.
16)

성인은 천지자연을 모범으로 해서 역을 만들고,이를 인륜의 법칙으로 삼았다고


하며,하늘의 도는 음양(
陰陽)
이고 땅의 도는 강유(
剛柔)
이며 사람의 도는 인의(

義)
로서,성인은 이 천지인(
天地人)삼재(
三才)
를 아울러서 역을 만들었다.이는 역
의 성립 이유 즉 천인합일 사상을 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천인합일 사상은 중국 또는 동아시아 전통 사상의 주류였다.공자의 천(
天)사상
에도 있으며,노장의 도나 자연 사상에서도 찾을 수 있다.주역의 오래된 부분인
경문에도 이러한 사상이 있지만,더 현저한 것은 「
십익」
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이러한 주역의 도는 그 기원이 어떤 사람들은 음양가(
陰陽家)
라고 불리는 고대 자
연철학자들의 사상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주역과 같은 점서(

筮)
의 책이 유가의 책으로 바뀌면서,노장 또는 음양가의 사상이 혼합되어 동아시
17
아 사상의 주류로 불리는 천일합일 사상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천일합일 사상은 주역의 점단에 이르러 매우 심오한 경지를 나타낸다.곧


점이 가능할 수 있는 철학적 토대가 성립되는데,이는 자연과 인간이 간격이 없기
때문에(
天人無間)
,자연의 필연적 과정 속에 있는 인간의 여러 사건들을 하나의 관
점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인간이 자연과 간격이 없는 경지는 무심(
無心)

무위(
無爲)
이며,이 무심 속에서 자연과 인간은 하나가 되는 천인합일의 경지에 이
르고,이 때문에 점단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역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요함 속에서 움직이지


않지만,감응하여 드디어 천하만사의 배후에 있는 것에 통달한다.천하에서 지극히
신묘한 것이 아니라면,어느 것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18)

15)「繫辭傳」10
장,“是故天生神物,聖人則之,天地變化,聖人效之,天垂象見吉凶,聖人象之”
.
16)「說卦傳」2장,“
昔者聖人之作易也,將以順性命之理,是以立天之道,曰陰與陽,立地之道,曰柔
與剛,立人之道,曰仁與義,兼三才而兩之,故易六書而成卦” .
17)
카나야 오사무 저,김상래 역, 주역의 세계 ,(
서울:한울,19
99)
,12
4쪽.

- 16 -
이러한 표현은 거의 인격화에 가깝다.이는 마치 신적인 존재에게 조언을 구하는
듯 주역을 다루는 것이다.그러나 여기서 “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아무 일도 하
지 않는다”
는 것은 유가적이기 보다는 도가적,보다 포괄적으로 말하면 도를 공유
하는 동아시아 사상의 일반적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사
상사적으로 이러한 관념은 노장 사상의 영향이 주역에 미친 하나의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이것은 천도를 중심으로 사유를 전개했던 도가의 성격을 미루어보
면,당연한 것이다.하지만 주역은 유가의 인도와 도가의 천도를 융합하고 있는 독
19
특한 경전의 성격을 역사적으로 만들어나가게 된다.)

주역의 도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서로 상반된 것이 하나로 통합되는 포괄성이


다.이는 전통적으로 대대관(
待對觀)
이라 부른다.그런데 이러한 대대관은 주역뿐
아니라 도가의 사상에서 잘 발전되어 왔다.

20)
귀한 것은 천한 것을 근본으로 하며,높은 것은 낮은 것을 기초로 하고 있다.

귀함과 천함,높고 낮음 등의 관계는 상반되지만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가


지고 있다.귀함이 귀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천한 것이 필요하고,높음이 높은 것
이 되기 위해서는 낮은 것이 필요하다.오히려 귀함에는 천함이 천함에는 귀함이
내포되어 있는 식의 상호관계를 형성하고 있다.이처럼 도가의 주된 관심은 현실의
21
상대성을 분명히 함으로써 사람들을 절대의 도의 입장으로 이끄는데 있다.)

주역에서도 이 같은 도의 개념은 분명하게 들어나 있다.

자벌레의 구부림은 펴기를 추구함이다.


22)

자벌레가 몸을 구부리는 것은 몸을 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여기서 구부리기와


펴기의 대립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로 생각되고 있다.더 나가자면 구부림 속

18) 周易 「繫辭上」9 장,
“易无思也,无爲也,寂然不動,感而遂通,天下之故,非天下之至神,基孰
能與於此”.
19)A.C.그레이엄 저,나성 역, 도의 논쟁자들 ,(서울:새물결,200
3),63
8∼6
39쪽.
20) 道德經 39장,“
貴以賤爲本,高以下爲基” .
21)카나야 오사무 저,김상래 역, 주역의 세계 ,(
서울:한울,199
9),180쪽.
22)「繫辭下傳」5장, “尺蠖之屈以求信也”.

- 17 -
에 폄이 있고,폄 속에 구부림이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 하여 곤괘
(
坤卦)
의 상육(
上六)효사(
爻辭)
에는 “
용이 들판에서 싸운다.그 피는 검고 누렇다
(
龍戰于野.其血玄黃)
”는 말이 있는데, 주역 「
문언전(
文言傳)
」에서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음이 왕성해져서 양과 비슷해질 정도가 되면,반드시 싸운다.양이 없다고 의심을


받는다.그래서 용이라 말했다.
23)

곤은 음효로만 되어 있다.그것이 맨 꼭대기까지 가면 양효와 같은 세력을 갖게


된다.그래서 양과 싸우게 되는 것이다.양과 싸운 다음에는 음효만 있는 곤에도
역시 양의 성분이 있게 된다.그것을 나타내기 위해 건괘에서 사용되는 용자를 쓴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전체적인 도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도의 전체성은 양이나
음의 한 부분만에 주목해서는 온전하게 이해될 수 없기 때문이다.전체적인 도는
변화하고 순환한다.이것은 자연의 순환성을 철학화한 것이다.인간 역시 이러한
자연의 순환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천인(
天人)
은 합일(
合一)
하기 때문에 인간은 자
연에 순응(
順應)
해야 한다.
자연에 순응하거나 자연을 모범으로 삼는다는 것은 인간과 자연을 다른 이질적
인 대립으로 보지 않고,오히려 동일한 것의 다른 양상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다.인간을 포함한 만물을 낳고 길러내는 움직임은 사계절의 순환이나 천체의 운행
과 같이,일정한 이치(
道理)
에 따르면서도 순간의 쉼과 그침도 없이 영원히 계속된
다.인간의 문제를 제일로 여기는 사고에서는 자연과 힘의 작용,그리고 그 이치에
대해서만 알면,이미 자연은 인간의 모범으로서 충분한 것이었다.그 이상의 문제
를 파고드는 것은 불가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어리석은 것으로 여겨졌다.도의 파악
이 어려운 것은 이 전체성이 불가지의 영역이며,그것은 지고의 영역인 천(
天)즉
24
대우주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2.도가의 도

23) 주역 ,“
坤.陰疑於陽,必戰,爲其嫌於無陽也.故稱龍焉” .
24)카나야 오사무 저,김상래 역, 주역의 세계 ,(
서울:한울,1
999
),2
17∼2
18쪽.

- 18 -
도(
道)의 개념은 노자(
老子)
와 장자(
莊子)
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특히 노자의
사상을 가로지르는 것은 도이며,노자에 있어서의 도의 개념은 광대하고 심연(

淵)
이며 복잡하다.노자는 도덕경(
道德經)에서 도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도라고 말 할 수 있는 도는 도가 아니다.이름 지을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


이 아니다.이름 붙일 수 없는 것이 천지의 원천이며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 만물
의 모태다.그러므로 언제나 욕심내지 많으면 그 오묘함을 볼 수 있으며 언제나 욕
심냄이 있으면 그 나타남만을 볼 수 있다.이 두 가지는 근원 같으나 나타나 이름이
다르다.같이 이를 신비롭다고 말한다.신비롭고 또 신비로우니 모든 신비의 문이
25)
다.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도는 진정한 도가 아니오.이름을 붙인다면 진정한 이름이


될 수 없다.이름이 없음은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의 것이라 그렇고 이름이 있는
것은 만물을 낳은 어머니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므로 무념․무상의 상태가 될 때
그 묘한 절대의 세계를 볼 수 있고 유념․유상의 상태일 때 그 차별함이 생기게
된다.절대세계와 상대세계는 영구불변한 도에서 나왔으나 그 이름을 달리 하니 이
것을 한가지로 말할 때 현(
玄)이라 한다.이 현하고 현한 것으로부터 세상의 모든
만물이 나왔다.“
도라고 말 할 수 있는 도는 도가 아니다”
라는 부분은 도의 영원한
불변성을 의미한다.
도덕경 이 우리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단지 도는 언표불가능하며,
모든 사물의 근원이며,욕망을 제거할 때만이 발견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언
어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언어는 언제나 불완전하다는 것이다.언어는
우리로 하여금 도를 향하도록 도와주지만,이것은 언어의 부적합성에 대한 명확한
26)
언표가 이와는 딴 방향을 향하는 정반대의 경우와 균형을 이룰 때만이 가능하다.
이러한 생각은 주역에 비추어 보면,음양의 사고방식을 떠올리게 만든다.이름을
붙이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양의 행위는 그 이면의 음이라는 행위를 포함하고 있
기 때문에,이름만으로는 실재의 전체를 드러낼 수 없다.

25) 道德經 1장, “道可道,非常道.名可名,非常名.無名天地之始,有名萬物之母.故常無欲以觀


其妙,常有欲以觀其徼.此兩者同出而異名.同謂之玄.玄之又玄,衆妙之門” .
26)A.C.그레이엄 저,나성 역, 도의 논쟁자들 ,(
서울:새물결,2
003
),3
91∼3
92쪽.

- 19 -
완전한 비움에 이르게 하고 참된 고요함을 지키라 온갖 것 어울려 생겨날 때 나
는 그들의 되돌아감을 눈여겨 본다.온갖 것 무성하게 뻗어 가나 결국 모두 그 뿌리
로 돌아가게 된다.그 뿌리로 돌아감은 고요함을 찾음이다.이를 일러 제 명을 찾아
감이라 한다.제 명을 찾아감이 영원한 것이다.영원한 것을 아는 것이 밝아짐이다.
영원한 것을 알지 못하면 미망으로 재난을 당한다.영원한 것을 알면 너그러워진다.
너그러워지면 공평해진다.공평해지면 왕같이 된다.왕같이 되면 하늘같이 된다.
하늘같이 되면 도같이 된다.도같이 되면 영원히 사는 것이다.몸이 다하는 날까지
두려울 것이 없다.
27)

마음 비우기를 끝까지 하고 고요한 상태를 꾸준히 지키면 만물이 다투어 모습을


드러낸다.만물은 아무리 무성하여도 각기 그 근본 되는 곳으로 돌아가게 된다.근
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고요함이라 한다.이것을 운명을 따라 돌아간다고 한다.운
명을 따라 돌아가는 것을 영구불변한 것이라 한다.영구불변한 것을 아는 것을 밝
다고 한다.영구불변한 것을 모르게 되면 쓸데없는 짓을 하게 되니 흉하다.영구불
변한 것을 알면 받아들이게 되고 받아들이면 공평하게 되고 공평하면 왕과도 같고
왕과 같아지면 하늘과도 같고 하늘과도 같아지면 도와 같아지고 도와 같아지면 삶
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이 도를 따르면 몸을 마치도록 위태로움도 없게 된
다.“
도같이 되면 영원히 사는 것이다” 28)
는 언급도 도의 영원함을 나타난다.
동시성을 제창한 융은 서구인으로서,동양의 도라는 관념을 서구의 맥락 속에 위
치시키고 있다.

중국 철학에서 가장 오래된 중심 관념 가운데 하나는 제수이트(


Jes
uit
)가 신(
God)
으로 번역했던 도道(
Tao)
라는 관념이다.하지만 그런 번역은 서양의 사유방식에서
만 합당하다.‘
섭리’
(pr
ovi
denc
e)와 같은 번역어 및 그 비슷한 번역들은 단순한 일시
적 임시방편이다.리차드 빌헬름은 훌륭하게 도를 의미(
meani
ng)
라고 번역한다.
29)

30)
도道라는 개념은 중국의 전체 철학 사상에 배어 있다.
 

27) 道德經 16장,“


致虛極,守靜篤,萬物竝作,吾以觀復.夫物芸芸,各復歸其根.歸根曰靜,是謂復命,
復命曰常.知常曰明,不知常,妄作凶.知常容,容乃公.公乃王.王乃天,天乃道,道乃久,沒身不殆”.
28)오오하마 아키라( 大濱皓)저,『老子の哲学』,( 동경:勁草書房,1962) ,10∼36쪽.
29)빌헬름․융 저, 太乙金華宗旨 ( TheSecre
toftheGol
denFl owe
r),(런던: 1 945
),9
4쪽.빌
헬름 저, 중국인의 삶의 지혜 (
Chine
sis
cheLe
benswe
ishei
t)
,( 독일,19 2
2).
30)융 ·파울리 저, 이승일 외 역, 자연의 해석과 정신 ,( 서울:청계,2 002)
,13
9쪽.

- 20 -
동양의 도라는 개념은 서구의 신,섭리 등과 같은 궁극적 관념에 부합하는 개념
이다.그러나 이러한 부합의 관계는 도에 대한 오해가 생겨날 수도 있는 ‘
임시방편
적인 것’
이라 할 수 있다.도라는 개념은 서구 사상에 중심적인 불변적 실체나 불
변하는 영원성이라는 관념과는 달리,변화를 중심으로 삼고 있으며,변화와 불변,
영원과 찰라 등과 같은 상반되는 관념을 하나로 통일시키고 있는 특별한 관념이다.
이를 노자는 무(
無)라고 부르고 있다.

아직 완전하지 않은 현태가 없는 무언가 있었는데 그것은 하늘과 땅 이전에 존


재했다.고요하고 비어 있구나 !무에 의지해서도 변치 않는다.모든 것에 스며들
어도 끊임없다.그것을 하늘 아래에 있는 모든 것들의 것들의 어머니로 생각할 수
의미’라고 부른다.만일 내가 이름을 붙인다면 위
있다.나는 그 이름을 모르지만,‘
대함으로 부를 것이다.  
31)

도는 “
옷처럼 만물을 덮지만 만물의 주인을 주장하지 않는다”
(衣養萬物而不爲主.
3
4장)노자는 도를 무(
無,no
thi
ng)
로써 서술하는데,그것으로서 노자가 의미하는
것은 다만 무와 실재 세계와의 대조일 뿐이다.노자는 도의 본성을 다음과 같이 말
한다.

서른 개의 바퀴살을 한데 모아 놓고 그것을 바퀴라고 부른다.그러나 바퀴의 통일


이 의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서이다.진흙을 빗어 그릇을 만든다.그러
나 그릇의 통일이 의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서이다.문과 창을 뚫어 집
을 짓는다.그리고 집의 통일이 의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이 공간들에서이다.
32)
때문에 있는 것을 이용하는 것처럼 있지 않은 것의 통일을 알아야 한다.
 

무無’
는 명백히 ‘
의미’
나 ‘
목적’
이며,감각의 세계에 드러나지 않고서도 그것을 조
직하므로 무無라고 부를 뿐이다.노자는 말한다.

눈으로 응시하지만 흘끗 볼 수도 없기 때문에 달아난다고 부른다.귀로 듣지만 들

31)융 ·파울리 저, 이승일 외 역, 자연의 해석과 정신 ,(


서울:청계,2
002
), 번역 참고(
이하
동일).有物混成,先天地生.寂兮寥兮!獨立不改.周行而不殆.可以爲天下母.吾不知其名,字之
曰道.强爲之名曰大.
32) 道德經 11장,“
三十輻共一轂.當其無有車之用.埏埴以爲器.當其無有器之用.鑿戶牖以爲室.
當其無有室之用.故有之以爲利,無之以爲用” .

- 21 -
을 수 없기 때문에 희박하다고 부른다.손으로 느끼지만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극미
하다고 부른다.… 이것들은 형태없는 형태,형상없는 형상,희미한 모습이라 불리
33)
니.향해 나아가도 앞을 볼 수 없다.따라 나아가도 뒤를 볼 수 없다.

의미(
道)가 유행하는 곳에 질서가 생겨난다.

도는 영원하지만 이름이 없다.통나무는 겉으로 보기에 작다 하지만 하늘 아래 어


떤 것보다도 더 크다.제왕들이 스스로 이것을 가진다면,만물은 그들에게 충성을
맹세하기 위해 모여들 것이다.하늘과 땅이 함께 호흡하여 감로甘露를 주듯이 법과
34)
강제없이 사람들은 조화롭게 살 것이다.

도는 결코 하지 않는다.하지만 그것을 통해 모든 사물들은 행해진다.35)

하늘의 그물은 넓다. 그물코들이 성기더라도 무엇하나 놓치지 않는다.


36)

이러한 언급들은 도라는 것이 상소(


常所)
-고정된 불변의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
라는 것을 알려준다.말하자면,도는 무한정이며,무한히 변동하는 것이므로,이것
을 도라고 하는 한정된 개념으로 제한하거나 고정시킬수 없다.또한,도는 만물의
자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도는 무나 유를 초월한 궁극의 실재이기 때문에,공
간,시공을 넘어 유일절대이며 무한하고 영원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장자는 도가 기초하고 있는 심리적 전제에 대해 말하였다:“
자아(
ego
)와 비非자
아(
non-e
go)
가 더 이상 반대되지 않는 상태를 도道의 추축(
道樞)
이라고 한다.
”37)

장자가 말한 “
당신의 눈을 존재의 아주 작은 부분에만 고정한다면 도道는 희미해
질 것이다,
”38) “
한계는 근본적으로 생명의 의미에 근거되지 않는다.본래 말이란
고정된 의미가 없었다.차이는 사물을 주관적으로 보는 것을 통해 일어날 뿐이다

33) 道德經 1 4
장,“ 視之不見曰夷.聽之不聞曰希.搏之不得名曰微 … 是謂無狀之狀,無物之象,
是謂惚恍.仰之不見其首.隨之不見其後” .
34) 道德經 32장,“道常無名.樸雖小天下莫能臣也.候王若能守之,萬物將自賓.天地相合以降甘
露,民莫之令而自均” .
35) 道德經 37장,“
道常無爲而無不爲”.
36) 道德經 73장,“
天網恢恢,疏而不失”.
37) 莊子․齊物論 ,“ 彼是莫得其偶,謂之道樞”.
38) 莊子․齊物論 ,“ 是非之彰也,道之所以虧也”.

- 22 -
.
”39)이런 언급들은 거의 우리의 과학적 세계관을 비판하는 소리로 들린다.

옛날 성인들은 “
사물의 존재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던 상태를 그들의 출발점으로
삼는다.저것은 진정 당신이 넘을 수 없는 극한이다.그 다음 가정은 비록 사물이 존
재했을지라도 아직 분리되기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그 다음은 비록 사물이 어
느 정도 분리되었다고 할지라도 아직 시비是非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가정이다.시
비가 생겨났을 때 도는 사라졌다.도가 사라지자 일방적인 집착이 일어났다.
”40)

귀로만 듣는 청각은 귀 이상을 관통하지 못하며,아는 자들은 갈라진 존재를 어떻


게 하고 싶어도 해보지 못한다.그래서 영혼은 텅비어 세계 전체를 흡수할 수 있다.
이 비어 있음(
虛)을 채우는 것이 도道이다.[
장자는 말하기를,만약 당신이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면]당신은 사물들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 당신 내면의 눈과 귀를 사용
하지 지식은 필요하지 않다.
41)

장자의 언급들은 노자의 도와 연결되어 있으며,대우주의 사건들이 인간이라는


소우주 안에서도 드러난다는 강한 암시라고 할 수 있다.이는 또한 주역에서처럼
동시성 원리가 인과율 못지않게,보편적인 우주의 특별한 연관성 즉 무인과적인 연
결원리가 될 수 있는 근거이다.
이러한 도가적 관점은 전형적인 중국인의 사유이다.그것은 중국 심리학의 탁월
한 권위자인 마르셀 그라네(
Mar
celGr
ane
t)가 세상에 발표한 것인데,곧 전체에서
42) 그러한 독특함은 중국인과의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엿볼 수
보는 어떤 사유이다.
있다.서양인에게는 수월하게 생각되는 것,몇 가지 세부 사항을 묻는 질문이 중국
의 사상가들에게는 뜻밖의 고심에 찬 대답을 만들어준다.예를 들어 풀 이파리 한
줄기를 물으면 풀밭 전체를 답으로 준다.서양인들에게는 세부 사항들은 그 목적
자체를 위해 중요하지만,동양의 마음에서 세부 사항들은 항상 전체의 그림을 완전
히 채우고 있다.원시 시대나 서양 중세 시대의 전前과학적 심리학에서처럼 이런

39) 莊子․齊物論 ,“夫道未始有封,言未始有常,爲是而有畛也” .


40) 莊子․齊物論 ,“有始也者,有未始有始也者,有未始有夫未始有始也者.有有也者,有無也者,
有未始有無也者,有未始有夫未始有無也者.俄而有無矣,而未知有無之果孰有孰無也” .
41) 莊子․人間世 ,“無聽之以耳,而聽之以心,無聽之以心,而聽之以氣,聽止於耳,心之於符,氣
也者,虛而待物者也.唯道集虛” .
42) 중국인의 사유 (
LaPens
éechi
noi
se)
,파리,1
934
.융 ·파울리 저, 이승일 외 역, 자연의
해석과 정신 ,(서울:청계,200
2).
원문 재인용.

- 23 -
전체성(
tot
ali
ty)속에는 그 의미 있음이 전적으로 자의적으로 나타나는 어떤 일치
에 의해 “
우연에 의해서”
만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물들이 포함되어
있다.이것이 전근대 시기의 상응의 이론(
the
ory ofc
orr
espo
nde
nti
a)이 들어서는
43
자리이다.)

43)융 ·파울리 저, 이승일 외 역, 자연의 해석과 정신 ,(


서울:청계,2
002
),1
45쪽.

- 24 -
Ⅳ.주역과 동시성의 연관성

1.주역 영역본의 서문과 점단의 실례

융에 따르면,주역은 가장 명확하게 동시성 원리를 표출하고 있으며,또 가장 세


련된 형식으로 그것을 응용하고 있는 것이다.주역을 독일어로 번역한 리하르트 빌
헬름을 만나기 전부터 융은 주역을 알고 있었지만,빌헬름을 통해서 고대 중국의
사고방식을 매우 잘 전달하고 있는 비인과적인 의미에 대한 지식을 접할 기회를
44)
얻었으며,이는 융의 동시성의 개념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융은 1
950
년의 주역의 영어판 번역 「
서문」
에서,비우호적인 서양의 동시대의 사
람들에 대해서,주역의 점서 방법과 독특한 사고방식의 진정성을 전하고 있다.융
은 「
서문」
에서 동시성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곧 주역은 6
4괘로 이루
어져 있으며,이 괘로부터 사람은 어떤 특정한 때에 있어서의 필연적인 사건의 추
이 즉 운명이 암시하고 있는 내용을 신탁을 통해 예측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이
방법은 6
4괘들은 “
그것이 생겨난 순간에 우세하게 존재하고 있는 본질적인 상황을
4
가리키고 있는 것”5)

이 가정은 내가 동시성이라고 명명한 다소 호기심을 끄는 원리와 관계되고 있다.


그리고 그 원리는 인과율에 완전히 반대의 관점을 정식화하는 개념이다.인과율이
란 단순한 통계적인 진리이며 진실하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그것은 어떻게 사건
들이 다른 사건들로부터 전개되는 가를 설명하는 일종의 작업가설이다.반면 동시
성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부합을 단순한 우연 이상의 어떤 의미
있는 무엇으로 간주하는 것이다.즉,관찰자 혹은 관찰자들의 주관적(
심리적)
인상
46)
태뿐만 아니라,객관적인 사건들 간의 어떤 특별한 상호 의존이다.

이 정의 속의 중심 개념은,“
동시성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부합

44)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
igi
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45)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
igi
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46)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
igi
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 25 -
을 단순한 우연 이상의 어떤 의미 있는 무엇”
이라는 구절 속에 있다.인과 관계가
파악될 수 없는 우연한 사건들은 서로 분리된 두 개의 사건에 불과하다.그러나 그
것이 의미가 있다면,그 사건들은 그 어느 쪽이든 간에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동시에 일어나며 그것들은 서로 의미 깊게 관계하고 있다.이
는 주역의 점서에 기초가 되는 원리이다.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사건들 간에 조금
도 존재하고 있지 않아도,의미가 발생되기 때문에 두 개의 분리된 사건들로부터
중대한 의미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두 개의 사건들 중 하나는,물음을 묻고자 하는 어떤 사람이 ‘
바로 그 때’
에 처한
상황과 심리적 상태라고 할 수 있다.다른 하나는 주역의 절차에 해당하는 것으로
서,산가지를 이용해 설시(
揲蓍,산가지를 셈.괘를 뽑는 과정)
를 하고,생성된 괘상
에 부합하는 주역의 사(
辭,주역 경문의 글)
를 읽는 것이다.두 사건들은 서로에게
분명한 인과적 영향을 조금도 미치지 않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거의 항상 그
주역의 경문(
經文,본문)
은 그 사람의 현재적 상황에 ‘
신비적으로’관련하고 있다.
4
전통적으로 제시되어 온 점치는 방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7)융의 점단 실례를 통

해서 주역과 동시성원리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주역점을 치기 위해서는 5
0개의 산가지가 필요하고,여기서 태극을 상징하는 1

를 불용(
不用)
하여 쓰지 않고,나머지 4
9개의 산가지를 의지가 개입하지 않토록 고
안된 절차를 따라 세 번의 과정을 거쳐 1
개의 효를 구한다.이러한 세 번의 과정은
3
변(變)
이라고 하며,3
변에 1
효가 생성되므로,전체 1
8변(
變)(
3변×6
번)을 거치면 6
효(
爻)를 가진 1
괘(卦)
를 얻을 수 있다.
1
변의 과정은 준비된 4
9개의 시초를 천지개벽(
天地開闢)
을 상징하는 절차로 무작
위적으로 양 손에 던다.여기서 왼손의 산가지 하나를 빼어서,새끼손가락 사이에
끼운다.이는 천지(
天地)
와 더불어 삼재(
三才)
가 되는 인(
人)을 상징한다.이어서 4
계절을 상징하여,양 손의 산가지를 넷씩 덜어간다.나머지는 1
∼4개 가운데 하나
가 되며,왼쪽이 1
이면 오른쪽은 3
이고,왼쪽이 2
이면 오른쪽도 2
,왼쪽이 4
이면 오
른쪽도 4
가 된다.왼쪽과 오른쪽을 바꾸어도 나머지는 동일하다.이 나머지를 인
(
人)과 합하면,5혹은 9
가 된다.이는 1
변의 과정이다.
2
변과 3
변은 동일하지만,나머지의 수가 다르다.그 이유는 1
변에서 5혹은 9

제외하였기 때문이다.2
변이나 3
변에서도,왼손의 나머지가 1
이면 오른쪽은 2
,왼쪽
이 3
이면 오른쪽은 4
가 된다.왼쪽 오른쪽을 바꾸어도 나머지는 동일하다.이 나머

47)점치는 방법은 이창일,주역,인간의 법칙 (


서울:위즈덤 하우스,2
011
).1
98∼2
13쪽 참고.

- 26 -
지를 인(
人)과 합하면 4혹은 8 48)
이 된다.
소양(
少陽)
이나 소음(
少陰)
이 나오면 불변(
不變)
하는 효(
爻)가 되지만,노양(
老陽)
이나 노음(
老陰)
이 나오면 동효(
動爻)
가 되어,그곳에 신의 뜻이 깃들며,해당하는
효사(
爻辭)
를 읽고 해석하면 된다.
이 같은 정통적 방법의 수리적 근거를 이용하여,약식(
略式)
으로 동전점을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융은 이 방법을 사용하였다.

나는 동전법을 사용했고,대답은 5
0번째 괘인 정괘(
鼎卦,☲☴,Cal
dron)
였다.내
질문이 말로 드러난 방식과 일치해서,괘사는 주역이 스스로 말하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해야 한다.그래서 주역은 삶은 음식을 담고 있는 솥 곧 제사에 쓰는 ‘
그릇’
으로
서 스스로를 표현했다.여기서 음식물은 정신적 음식물로써 이해될 수 있다.49)

그런데 융은 구이(
九二)
와 구삼(
九三)
을 변효로 가지게 되었다.물론 융은 주자가
제정한 전통 점서법을 따른다.그러므로 구이와 구삼의 효사를 중심으로 해석을 하
게 되었다.

구이,‘
솥에 음식물이 있다.나의 동료들이 시기하는데,그러나 그들이 나에게 아
무 것도 해를 입힐 수는 없다.

구삼,‘
솥의 손잡이가 바뀌어 진다.사람이 그의 변화 속에서 방해받는다.‘
꿩의 맛
있는 기름’
을 먹지 못한다.문득 비가 오면,그때 후회가 없다.마침내 길할 것이다.

50)

48)이 과정을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이창일,주역,인간의 법칙 (


서울:위즈덤 하우스,
2
011
).,2
11쪽 재인용.

1변의 시초수 2변의 시초수 3변의 시초수 산출 근거 사상(四象)의 수


5 4 4 (49-13=)36 4*9 9(老陽)
5 4 8
(49-17=)32 4*8 8(少陰)
5 8 4
5 8 8 (49-21=)28 4*7 7(少陽)
9 4 4 (49-17=)32 4*8 8(少陰)
9 4 8
(49-21=)28 4*7 7(少陽)
9 8 4
9 8 8 (49-25=)24 4*6 6(老陰)
49) J
ung,C.G.,『For
ewordtothe IChing,Psycholo
gy and Rel
igi
on:Westand East
,
TheColl
ect
edWor
kso fC.G.J
ung』 Vo
l.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67)
.

- 27 -
이런 효사에 대해서 융은 정(
鼎)은 솥이며,그것은 ‘
정신적인 음식물을 담는 도
구’
이므로,‘
양육과 교육’
을 암시한다고 해석한다.그에 따라 ‘
이 위대한 것을 소유
함은 언제나 시기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시기하는 무리를 두는 것은 위대한 것을
소유한 자의 모습’
이며,주역의 이러한 정신적 음식물을 누구도 빼앗을 수 없을 것
51)
이라고,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어서 구삼에서,손잡이(
Gri
ff
)는 장악(
Gegr
if
fen,Be
gre
ife
n)이며,이것은 독일어
의 개념(
Begr
if
f)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이는 융이 자주 사용하는 언어연상
방법이다.곧 주역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
새로운 관념’
으로 해석했다.하지
만 이 새로운 관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그래서 ‘
맛있는 꿩 기름’
이라는 최상의 음
식을 먹을 수 없다.이는 교육과 양육을 받지 못하는 빈곤한 정신 상태를 초래한
다.

주역은 말하자면 그의 훌륭한 특성이 오인(


誤認)
되고 있으며,그리하여 활용되지
않고 있음에 대하여 개탄한다.그러나 그가 다시 인정받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
52)
고서,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융은 정괘의 나머지 효(
爻)들을 살펴보면서,결국 주역이 서양에 잘 수용될 것이
라는 주역의 메시지를 확인한다.정괘의 상구(
上九)
는 ‘
솥에 옥으로 장식된 들막대
가 있으니 크게 길할 것이며,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
으로 끝맺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융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정괘의 구이와 구삼이 변효가 되어 변화한 지괘
(
之卦)
까지 검토한다.
정괘의 두 효가 변하면,화지진(
火地晉,☲☷,Pr
ogr
ess
)괘가 된다.서른다섯 번째
괘이다.여기서 융은 주역의 번역이 미국에서 출간되고,역자인 베인즈가 여자라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면서,진괘(
晉卦)
의 구사(
九四)‘
나아가기를 큰 쥐가 내
달리는 것처럼 하니,일을 처리하더라도 위태로울 것이다’
에서 약간 우려를 하다가,
육오(
六五)‘
잃고 얻음을 근심하지 말 것이며,가면 길하여,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

50)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i
gi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l
edge· Ke ganPaul
,19
67)
.
51)이창일, 주역,인간의 법칙 ( 서울:위즈덤 하우스,20 11),279쪽.
52)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i
gi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l
edge· Ke ganPaul
,19
67)
.

- 28 -
이다’
에서 나름 안심한다.결국 잘 되리란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융은 팔십 줄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도 합리적인 서구 사회에 이 ‘
고대의
마술’
을 전달하려고 하니,여간 불편하지 않다는 심정을 내비춘다.‘
우리를 싣고 무
의식의 대해(
大海)
로 노를 저어가는 이 배가 구멍이 뚫리지나 않을까’‘
주역 원문이
그릇된 것은 아닐까’‘
빌헬름이 번역을 잘 했을까’‘
우리가 망상에 빠져 해석하고는
53)
있지 않은가?’등등.
다시 주역의 점단을 통해 스물아홉 번째 괘인 감괘(
坎卦,☵☵,Abys
mal
)를 얻
었다.육삼(
六三)
이 변효이다.‘
와서 감(
坎)이 되고,또 감(
坎)이 된다.감의 구덩이
에 들어가니,은둔할 것이며 나서지 말지어다.

감(
坎)은 심연(
深淵)
처럼 깊은 구덩이며,위험을 상징한다.그것은 죽음의 유혹을
가져다주는 깊고 검은 물속이다.그런데 감괘의 육삼이 변하면,지괘는 마흔 여덟
번째 괘인 정괘(
井卦,☵☴,We
ll
)가 된다.
정괘(
井卦)
는 역시 ‘
구덩이’
다.초효부터 상효까지 우물에 대한 이야기이다.하지
만 이 우물은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탁하고 진흙으로 가득 차 있다.감괘에 이어 우
물이 아니라 구덩이인 것이다.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해서 오래된 우물을
정화하고,먹을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한다.그리하여 육오六五에 이르면,‘
우물의 물
이 맑고 시원하니,차가운 샘물을 먹음이로다.
’결국 ‘
생명의 물’
이 된다.이는 위험
과 죽음으로부터 생명과 양식으로 극적인 전환을 보여준다.
융은 네 가지 괘들 즉,정괘(
鼎卦)
,진괘(
晉卦)
,감괘(
坎卦)
,정괘(
井卦)
를 해석하
며,자신의 해석을 보여주었다.「
서문」
의 융은 주역을 합리적인 문화에 소개하는
일이 얼마나 고역스러운지,간간히 많은 고심을 내비추고 있다.

2.점단과 동시성 원리

융은 주역 「
서문」
에서 도대체 무엇이 역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특정한 이론을 적극적으로 제출하고 있지는 않다.그러나 동
시성원리를 통해서,괘상에서 도출된 점괘는 점치는 인간 혹은 점의 결과를 받는
인간이 가진 일정한 상황 하에서의 무의식의 심리 상태가 밖에 투영 된 것이라는

53)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
igi
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 29 -
이론을 제시한다.즉,6
4괘로 대표되는 역의 점괘는 사람이 중대한 문제 부딪쳤을
때의,그 사람을 둘러싸는 외적 상황과 거기에 따르는 인간의 심리 상태를,유형적
으로 분류해 패턴화한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심리 상태는 무의식 안에 숨겨져 있
고,본인에게도 충분히 자각되어 있지 않은 영혼(
Psyc
he)상태라고 할 수 있다.그
것을 점친다고 하는 행동에 의해서 인식 가능한 형태로 가져오는 것이 주역의 역
할이다.또,인간은 언제나 자기자신이 놓여 있는 운명적인 상황에 대해서,의식으
로는 파악되지는 않지만 무의식 중에 무엇인가 느끼고 있다.융은 그러한 느낌을
의식해서 인식 가능한 형태로까지 표현하는 것을 주역이 돕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
을 하고 있다.

상황들이 유일무이하고 반복될 수 없기 때문에,동시성을 동반한 실험은 평범한


상황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주역에서 동시성의 타당성을 위한 유일한 준거는 주
역의 괘상이나 글귀들이 점을 치는 사람의 심리적 조건을 참되게 표현하고 있다는
관찰자의 견해이다.이는 동전점이나 시초점이 반드시 어떤 주어진 ‘
상황’안에 있
어야만 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곧 그 순간에 일어난 어떤 것이 그 전체상의 없어
서는 안 되는 것으로 속하고 있기 때문이다.한 묶음의 시초(
*동전들)
가 탁자에 던
져졌을 때,그것은 그 순간의 특별한 패턴을 형성한다.그러나 이같이 분명한 진실
은 한편으로는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상황에 대한 관찰자의 지식과 어느 정도는 뒤
따르는 사건들의 성질 등에 의해서,그 패턴을 읽고 그 해석을 실증할 수 있는 한에
서,그 의미 있는 본성을 드러낸다.… 이런 설명은 전통적 방식으로 말해서,시초에
의미 있는 대답을 가져다주는 것은 신Spi
ri
tualAge
nci
es이다.말하자면,이 힘은 이
책의 살아 움직이는 영혼이다.54)

이 같은 융의 해석은 인과율로 대표되는 과학적 세계관의 일반적인 세계관에서


보자면 매우 이해하기 힘들며,때로는 거부되는 낡고 오래된 고태적(
古態的)인식
으로 평가받을 것이다.그러나 주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전통적 철학은 현상적 질
서의 인과관계를 포함하며,그 질서의 이면에 보다 심오하고 보다 포괄적이며 깊고
넓은 본질적인 질서가 존재하고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주역과 친화적인 사상
으로 평가받는 노자의 도(
道)가 함의하고 있는 것은 표면적으로 파악된 질서 즉 도
(
道)는 진정한 도(
常道)
가 아니라는 것이다.자신이 어떠한 사상적 입장에 있든지,

54)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
igi
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 30 -
무엇을 이해하고 있든지,도는 그것보다 한층 더 깊은 원리를 포함하고 있어 한층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노자뿐 아니라 주역 역시도 도라는 생각을 통해서,현상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것
보다 그 이상의 더 본질적이고 심오한 무엇인가를 포함하고 있다는 철학적 견해를
나타내는 것이다.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을 목표로 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것은 결코 할 수 없다.이것이 확실히 주역의 본질인 것을 융은
나타내 보이고자 했었다.그리고 그 본질이란,주역에 속하는 원리는 언제,어떻게
세워지더라도,인과 조건을 넘는 것과 같이 일관해서 주역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
다.주역은 항상 현재 이상인 것이다.
융은 주역이 현재에도 유효한 특성이 어디에 있는지 현대의 합리주의적 문화 속
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주역 은 증거와 결과를 거저 주지 않는다.그것은 스스로를 자랑하지 않고,접근


하기도 쉽지 않다.자연의 일부분처럼,그것은 발견될 때까지 기다린다.그것은 사
실이나 힘을 주지 않으며,자각이나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그런 사람들이
있다면,바로 그를 위한 책일 것이다.한 사람에게 그것의 정신은 대낮의 밝음처럼
드러나고,또 다른 사람에게 여명의 어스름처럼 나타나며,또 어떤 사람에게는 한밤
의 어둠처럼 보인다.그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굳이
찾을 필요가 없다.그것을 세상에 더 나아가게 해주라,그것의 의미를 알아챌 수 있
는 사람들을 위해.55)

어떤 사람이라도 똑같이 주역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거기에는 도(


道)
의 사고방식에 공명하는 철학적인 견해와 함께,의미를 직관하고,은유나 이미지를
올바르게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주역을 마치 신문에 실려 있는 별점을 대하는 것
같이,점괘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한 올바른 반성이나 이해도 갖지 않는 채,주문과
같은 말이나 구에 의거하고,자신의 독단적인 판단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이는 자
기인식(
sel
fknowl
edge
)라는 주역의 가장 중요한 특성을 오해하고,성숙과 성장이
라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목표에 주역이 이바지 할 수 없게 만들 뿐이다.

주역은 철저하게 ‘
네 자신을 알라’
,즉 자각Se
lf-knowl
edge
을 역설하고 있다.
56)

55)Jung,C.G.
,『Fore
wordt
othe ICh i
ng,Psychol
ogyandRe l
igi
on:WestandEast
,The
Col
le
cte
dWorksofC.G.J
ung』 Vol
.11,(London:Rout
ledge· KeganPaul
,19
67)
.

- 31 -
융은 과학적 인과관계를 신뢰하여 인간과 자연의 모든 존재들이 맺는 오직 하나
의 관계성이라는 현대의 주도적인 사고방식이 강조되면,자각이라는 오래된 지혜의
전통이 단절되는 것을 경고한다.동시성은 의미를 통해서 연관되는 주관적 심리적
상태와 객관적 외계의 물리적 사건이 모종의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고안한 이론이다.그러나 그 이론은 주역에서 가정하고 있는 ‘
모든 존재는 다
른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
는 교의를 심리학적으로 다시 새롭게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동아시아 철학은 이를 도(
道)라고 불렀고,이 도는 정신과 물질,관찰자와
사건 간의 완전한 분리를 의미하지 않는다.더 깊은 질서의 수준에서 표면적으로
분리되어 보이는 사상(
事象)
들은 연관되어 있다.이 질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역
이 작동될 수 있는 것이다.
주역 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수의 문헌들에서도 가장 중요한 책들 가운데 하
나일 것이다.왜냐하면 중국 철학의 두 가지인 유가(
儒家)
와 도가(
道家)
가 주역 에
동일한 근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그것은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우주 속에서 영
원한 가치들을 강조하고,어떤 식별할 수 있으며 배후에 놓여 있는 근원적 패턴을
가진 우주를 가정하고 있다. 주역 은 내적 가치를 지키라고 강하게 충고하지만,
외적 상황에 적합한 행동과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주역 은 도,곧 눈에 보이
지 않는 의미를 부여하는 우주의 모체와 조화를 이루며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57
원리를 가르친다.)

56)Jung,C.G.,『For ewo
rdtothe ICh i
ng,Ps ychol
ogyandRe l
igi
on:Westa ndEast
,The
Col
le
cte
dWor ksofC.G.J ung』 Vol
.11,( London:Routl
edge· Ke ganPaul,19
67)
.
57)JeanShinodaBolen,『TheTaoofPs ychology:synchr
onici
tyandt hese
lf,(NY:Harpe
r
· Row,1979)
,chap.6.

- 32 -
Ⅴ.결론

전통 동아시아 사상을 현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근대 과학적 세계관과 상


이한 부분을 잘 인식해야,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전통 동아시아 사상
의 양대 조류로 유가와 도가를 들 수 있을 것이다.유가는 인간 세상의 질서와 그
질서에 적합한 인간상의 탐구를 통해 인문학적 전통을 수립했다고 하면,노자와 장
자로 대표되는 도가는 인간 문명의 근원이 되는 자연을 순응하는 것이 인간의 순
수한 본성을 더 잘 보존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크게 보아,유가는 인간세에 중점
을 두었고,도가는 자연에 중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유가는 자연의 최
고 존재로서 인간과 그 문명에 강한 신뢰를 보였고,반면 도가는 자연의 존재들은
모두 평등(
제물)
하게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했다.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최고존재로서 군림하는 것을 경계했다.그러나 유가와 도가는 자연과 문명(
인간세)
을 규율하는 원리가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자연과 문명을 일관하는
원리가 도이다.
유가의 여러 경전에서 주역은 유가의 자연철학적 원리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으
로 평가받아왔다.우리가 주역을 잘 살펴본다면,자연과 문명을 일관하는 도의 참
된 성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주역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그것이 점
서 즉 신탁을 통해 자연의 뜻 혹은 신의 뜻을 예지할 수 있는 예측의 방법이 제시
되어 있다는 것이다.현대의 관점에서 예측은 자연과학적 접근을 통해서 진행되어
야 신뢰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지,신탁 등과 같은 비합리적인 방법은 적합
하지 않는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주역에서의 점서 행위는 미신시되고,진지한 접
근이 허용되지 않는 분야였다.그래서 주역의 점서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은 애초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그러나 융과 같은 동서양의 철학과 심리학을 오랜
기간 이론적,임상적으로 탐구해온 사람에게,주역의 점서는 우리 시대에 다시 음
미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인간의 참된 측면의 하나로 평가받게 된다.실제로 주역의
점서에 대한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은 융의 그것이 거의 유일한 것이었다.융은 주역
의 점서 행위를 설명하기 위해,동시성 원리를 도입한다.
동시성 원리는 흔히 우연한 사건으로 평가받는 것으로서,합리적 이해의 범위를
넘어가는 것이었다.그러나 융은 주관적인 심리상태와 객관적인 외계의 물리상태가
동시적으로 발생하면서,의미로 연결되는 사태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며,이는 주역

- 33 -
의 점서 행위에 전제되어 있는 철학적 가정으로 설명한다.만일 의미가 없다면,그
것은 단순한 동시간에 일어난 사건들이지만,의미로 묶여지면 그것은 인간에게 중
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이 의미를 융은 도라고 부르면서,자신의 동시성 원리가
동양의 주역이나 노장사상에서 오랫동안 강조해온 것이라 하여,이를 동시성원리의
선구자로 생각한다.
동시성 원리는 과거 전통 동아시아 사상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 자연과 문명
(
인간)
의 관계를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현대 과학적 세계관은 정신과 물질을 두
개의 독립적인 존재로 생각해서,양자의 관계를 설정하는데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
정신과 물질이 분리된 두 존재라면,우리의 생각(
정신)
이 우리의 신체(
물질)
을 움직
일 수 없을 것이고,우리의 뇌(
신체)
가 생각(
정신)
을 산출할 수도 없을 것이다.또
한 과학적 세계관의 철학적 원리 가운데 인과율은 원인과 결과의 단선적 연결을
가정하고 있으며,물리적인 세계에만 한정하고 있다.주관적 세계를 인과적인 관계
로 파악하게 되면,그것은 주관(
정신)
을 객관(
물리)
으로 환원하여 주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동아시아 사상은 자연을 물리적 인과관계로 파악하는 것은 부분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실제 현대과학이 미시세계를 탐구하면서,자연은 더 이상 엄
격한 인과율이 아닌 통계적 인과관계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이
는 자연의 법칙이 인과율뿐 아닌 다른 법칙과 원리가 존재한다는 암시이다.동시성
원리는 이처럼 자연의 법칙 및 원리가 보다 전체적으로 되기 위해서,인과율과 함
께 자연(
우주)
에 도입되어야 하는 정당한 원리이다.또한 이는 동아시아 사상이 자
연을 물리적 인과관계의 부분성이 아닌 전체적인 관계 즉 도로 연결되어 있는 만
물의 일체를 말한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역에서 점서는 인간의 주관적 상태가 자연의 객관적 상태와 단절되는 것이 아
니라,두 상태가 하나의 일치된 토대 즉 정신과 물질이 구별되지 않고,자연과 인
간이 미분화된 도의 상태에서 의미 있는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다.이를 통해 인간
은 자신보다 더 큰 질서에 의해서 움직이는 도의 원리에 입각하여 행동하여 전체
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다.전통적으로 이를 하늘의 명령 즉 명을 아는 것,지명
(
知命)
이라고 불렀다.
본 논고에서는 동시성원리의 개념과 그것이 주역과 노장사상에 연관되는 지점을
융의 언어를 빌어서 설명하였다.동시성원리가 현대에 제기되는 이유는 자연과 인
간의 분리가 더 이상 주도적인 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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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
ne)
가 되어서는 안 되며,인간과 자연을

- 34 -
관통해서 흐르고 있는 전체론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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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인 도가 새롭게 음미되어야 할 때
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도에 대한 이해는 자연과학적 이해와 반대되지도 않으
며,자연과학적 이해의 압도적인 영향에 의해서 망각된 자연(
우주)
과 세계의 의미
와 가치가 인간의 주관적인 신념이 아니라,자연 그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는 옛 지
혜를 다시 이 세계에 도입하게 위해 필요할 것이라 전망한다.

-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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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
ABSTRACT

  

Study on synchronicity concept by C.G.Jung


: interpretation to Yi-King and Taoism by C.G.Jung

Mika  Yoshimura
Department  of  Philosophy
Graduate  School
Dongguk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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