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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234-2885

Sogang
Law Review
2013년 9월 제5호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발 간 사

참으로 길고도 짧은 여름이었습니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였다는 올 여름


장마는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아 저희 편집위원들을 지치고 지루하게 만들었고, 한
편으로는 이 여름이 학업과 각종 실무수습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서강로리뷰를 발간
하기에는 너무 짧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서강로리뷰 편
집위원들은 알차고 내실 있는 제5호를 발간하기 위해 더욱 뜨거운 열정으로 지루한
장마의 눅눅함을 이겨내고 냉철한 사고와 판단력으로 더위를 식혔습니다.

서강로리뷰가 드디어 제5호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5회에 걸쳐 서강로리뷰가 나


올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마련하고, 단단히 다져준 선배 편집위원들에게 다시금 감사
의 마음을 전합니다. 동양의 사상에서 ‘5’라는 숫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
다. 맹자(孟子)는 인생에 있어서 대인관계를 위하여 지켜야 할 덕목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오륜(五倫)’이라고 명하였고, 『서경』에서는 인생에 있어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복(福)을 다섯 가지로 꼽아 ‘오복(五福)’이라 일컬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
서도 예부터 널리 쓰이고 있는 말입니다. 이외에도 오행(五行), 오곡(五穀), 오감(五
感) 등 숫자 5로 표현되는 단어들이 많이 있는데, 이처럼 동양에서 고금에 걸쳐 숫자
5가 즐겨 쓰이는 이유는 그 숫자가 ‘완성’, ‘조화’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서강로리뷰 제5호는 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간의 로리뷰가 창간부터 지금까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발간될 수 있는 체계를 마
련하였다면, 이번 제5호는 앞으로 로리뷰가 한 단계 발전하여 더욱 완성도 있는 학술
지를 발간할 수 있는 기점이 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를 위해 저희 편집위
원들을 포함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의 학생들은 법학을 공부하며 그 안에만 매몰
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세상과 현실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서강로리뷰 제5호는 현재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총 13편의 글


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국제간 거래에 관한 법적 고찰과 우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의 모습을 담았고, 현재 우리 국민이 지키고자 노력하는 민주주의와 헌법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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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해 되새겨 보았으며, 성별간 고용 차별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공항 소음으
로 인한 피해에 대한 구제 사례도 되짚어 보았습니다. 또한 ‘규제산업법실무 특집’을
마련하여 지나친 시장 경쟁과 무분별한 개발을 제한하고, 균형 잡힌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고민과 그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서강로리뷰의 편집위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발로 뛴 두 편의 특별기획 중 한 편은 얼


마 전 개소한 ‘서울국제중재센터’를 취재하고 우리나라 국재중재의 중심에 서 계신 두
분의 변호사를 인터뷰하였습니다. 또 다른 한편은 날로 심해지고 있는 학교폭력문제
에 맞서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의 계몽과 선도를 위해 법률가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계신 두 분의 법조인을 인터뷰하였습니다. 여기 실린 모든 글들은 저희 서강대 법학전
문대학원 학생들의 법학적 소양의 발현으로서 많은 노력과 고민의 산물들입니다. 혹
여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띄더라도 훗날 우리 법조계의 꼭 필요한 법률가가 되기 위한
과정상의 습작이라고 생각하시고 그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작은 책자 한권이지만 그 한권의 책이 발간되기 위하여 많은 분들의 도움을 입었습


니다. 항상 서강로리뷰를 격려해주시는 홍성방 원장님과 이상복 부원장님, 서강로리
뷰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조언자이신 김광수 지도교수님, 발간을 위한 실질적인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행정실과 법학연구소 직원여러
분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서강로리뷰 제5호의 발간을 위해 열의를 다해준 김세
연 부편집위원장, 이정수·이지훈 선임편집위원, 권병철·김용성·김하연·성신
영·안태연·장태훈 편집위원에게 무한한 감사와 신뢰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서강로리뷰에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서강로리뷰는 여러분께서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학생들이 정확한 법률 지식과 논리적 사고를 지닌 법
률가, 역사의식과 법적감수성을 지닌 법률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시고 성원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8월
서강로리뷰편집위원회 편집위원장 송 미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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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 려 사

2009년 봄에 입학했던 제1기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의 결혼 소식이 간간이 들린다.


벌써 몇몇 졸업생들은 직장을 옮기기도 하였다. 올해 초 졸업한 제2기 원생들도 취업
과 사회진출로 바쁘게 움직인다. SNS(social network service: 온라인 공동 연락망)를
통하여 졸업생들의 삶과 그 애환을 가끔 듣는다.

로스쿨 출범 이후 5년이 경과하고 있는 지금, 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나름 성공적


으로 정착하고 있는 가운데 내외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일부 인사들은 2017년 폐지
가 예정된 사법시험을 대체할 수 있는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비시험은 이를 통하여 로스쿨에서 수학하지 않더라도 변호사 시험의 응시기
회를 부여한다. 그간 로스쿨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빈곤층에서는 이용하기 어렵
다고 하는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면에서 사법시험 또한 저렴하지
않다. 긴 시험공부 기간과 기회비용 그리고 높은 고시학원 수강료를 생각하면 결코
값싸고 만만한 과정이 아니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이유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조한
합격률과 이로 인한 장기간의 수험생활 그리고 고시낭인의 양산이라는 폐해를 생각
하면 예비시험 제도는 과거의 잘못된 모습을 재현하려는 시도밖에 다름 아니다. 그리
고 서강 로스쿨은 상대적으로 낮은 학비와 많은 장학금 지원을 통하여 학생들의 법학
이수에 도움을 준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예비시험은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
과는 달리 평등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로스쿨 졸업생의 변호
사 시험 합격률을 높이고 장학금을 확충하는 일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번 2학기 학내의 최대 이슈는 엄격한 상대평가제의 완화가 될 전망이다. 현재 수


강생들에게 부여되는 점수는 각 과목에 따라서 A부터 D까지 그 인원이 정해져 있고,
이를 어기면 성적입력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학부 시절에 줄곧 우수한 성적
만 받아오던 학생들에게 C학점이나 D학점은 시쳇말로 멘붕(넋나감)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엄격한 상대평가제가 도입되기 이전의 상황을 좀 살펴볼 필요성이 있
다. 학점통제가 없던 로스쿨 초기에 일부 과목에서 모든 수강생에게 A 학점이 부여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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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일도 있었고, 전반적으로 학점 인플레가 진행되었다. 학점에 차별성이 없어지면
외부에서 이를 신용하지 않게 되고, 공부하지 않아도 좋은 학점을 유지 할 수 있기 때
문에 열심히 공부할 유인도 줄어든다. 현재 일부 대학 로스쿨에서는 수강생이 적은
과목은 절대평가제로 하고, 수강생이 많은 과목도 D를 반드시 주지 않아도 되는 쪽으
로 제도를 완화하는 움직임이 있다. 학생들이 좋아하고 교수들도 편한 제도가 왜 나
쁘겠는가? 그러나 세상일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학교 밖에서는 아예 성적도 없고
필수과목도 없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예비시험을 도입하라고 주문하고 있지 않은
가? 학점 부여 방법에 대하여 신중하고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로리뷰에 실리는 글들은 긴장된 수업 안에서 그리고 각종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이


얻어낸 성찰의 결과물이다. 변화하는 사회, 발전하는 법학교육 제도의 한 가운데서
로스쿨 학생들은 고민하고 분투한다. 졸업 후의 직업전선은 학교생활에 비할 수 없이
어렵고 힘든 과정이 될 것이다.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자기 앞가림 하면서도 사회
발전을 위하여 조그만 기여라도 할 수 있으려면 더 많은 공부와 단련의 시간이 필요
하다. 공부를 통하여 그리고 사색을 통하여 모색하는 사회의 정의와 비전이 이번 호
에 실린 글들에 투영되고 있다.

여름 방학 중에 법률신문사에서 주최한 청소년 여름 캠프 강사로 초청되어 강연을


하는 기회를 가졌다. 청중이 중고등학교의 어린 학생임을 감안하여 법조인의 역할과
법학과목의 특징을 쉽게 설명하여 호기심을 일으키려고 의도하였다. 물론, 어린 학생
들에게 법조인이 우리 사회의 정의를 구현하는 수호자라고 설명하였다. 그런데 강연
후에 학생들의 관심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구체적이었다. 가령 로스쿨에 들어가
기 위해서 대학은 어디를 나와야 하느냐, 전공은 뭐를 택하여야 하느냐, 학부 학점은
얼마여야 하느냐 등이었다. 그리고 일부 학생들은 졸업 후에 국제변호사가 되려면 어
떻게 공부하여야 하느냐고 질문하였다. 학생들의 질문을 듣고 대답하면서 법학전문
대학원은 이제 법학교육의 중심으로 발전하였다고 느꼈다.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선망하는 로스쿨에 입학하여 멋진 법조인이 될 구체적인 계


획을 세우고 있는 우리 학생들은 얼마나 행운아들인가? 그리고 그들이 시간과 정성
을 내어 꾸미는 로리뷰는 또 얼마나 보람된 작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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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5호 서강 로리뷰를 세상에 선보이기 위하여 노고를 아끼지 않은 송미현 편
집장을 비롯한 편집위원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넉넉하지 않은
재무 여건 속에서 변함없이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홍성방 원장님을 비롯한 교수님
들과 행정팀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13년 8월
서강로리뷰편집위원회 지도교수 김 광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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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次

∙ 발간사 ǀ편집위원장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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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려사 ǀ김광수 서강로리뷰 지도교수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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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ǀ곽상기ǀ ··························· 3


∙ 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ǀ김세연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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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ǀ김연진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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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ǀ박준범ǀ ··········································· 61
∙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ǀ박혜연ǀ ······································································· 85
∙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ǀ조혜진ǀ ···································································· 107

규제산업법실무 특집

∙ 서문 ǀ이성엽ǀ ············································································································ 135


∙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ǀ구재관ǀ ······························································· 137
∙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ǀ김원준ǀ ············ 159
∙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ǀ김지현ǀ ····································· 181
∙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ǀ이정수ǀ ···· 205
∙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ǀ전소라ǀ ······························································ 229
Sogang Law Review Vol.5, September 2013. Sogang Law School

특별기획

∙ 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ǀ권병철,김용성,안태연ǀ ································· 253


∙ 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법조인과 함께 한 수요일 ǀ김하연,성신영,장태훈ǀ ······· 277

부록

∙「서강로리뷰」편집위원회 운영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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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발행 및 심사 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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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연구윤리 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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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작성 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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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문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3-22 2013년 9월 제5호 3-22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곽 상 기*

目 次
Ⅰ. 서론
Ⅱ.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의 특징
1. 소비자의 혼동가능성 부존재
2. 원제품과 동일,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Ⅲ.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에 의한 규제가능성
1.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입법취지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구성요건
3.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에 대한 동 규정 적용가능성과 그 한계
4. 소결
Ⅳ.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에 의한 규제가능성
1.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의 입법취지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의 구성요건
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에 의한 해결
1. 서설 - 자목 검토의 필요성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의 신설배경 및 입법취지
3.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의 구성요건
4. 유사제품임을 위반한 제품에 대한 본 규정의 적용가능성
Ⅵ. 결어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3기.

3
서강로리뷰 제5호

Ⅰ. 서론

정품과 유사제품에 관한 법적 분쟁은 늘 있어왔다. 과거에 있었던 한 유사제품에


관한 분쟁에서 법원이 피고의 제품이 자신의 상품형태를 모방한 것으로서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자목 위반임을 주장한 원고의 손을 들어준 선례
가 있었다.1) 그런데 그 사건의 원고는 제품의 디자인을 처음 고안한 사람은 아니었
다. 원고는 이미 유명한 다른 제품의 상품형태를 본뜬 자신의 제품을 ‘○○스타일’이
라고 광고하고 판매하였다. 만일 이 사건의 원고를 상대로 원제품의 디자인 등을 처
음 고안한 사람이나 그 사용권을 정당하게 양도받은 자가 소를 제기했다면 원고도 동
법 위반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2)
그러나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은 여전히 존재한다. 소위 이미테이션 쇼핑
몰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이나, ○○스타일, △△st 식의 명칭을 병기하여 파는 제품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같은 유사제품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존재한다.3) 소위 명품
등 유명 브랜드 제품에 대한 욕구와 실리를 동시에 만족시켜주기 때문이다.4) 일반적
인 유사제품은 그것이 유사제품임을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유사제품임을 미리 명시
한 경우는 소비자가 사전에 유사제품임을 숙지한다. 그리고 이러한 유사제품 중 일부
는 원제품 상표의 사용 없이 특징적인 디자인만 차용하기도 한다.5) 이런 차이 때문
에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은 그 법적 문제가 그렇지 않은 유사제품과 다르게 전개
된다.
이 글에서는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의 특징을 개관하고, 그러한 제품에 부정경
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이 적용될 수 있

1) 서울동부지방법원 2006. 12. 1. 선고 2006가합1983 판결., 피고는 항소하였으나, 이후 양 당사자가


화해함으로써 사건이 종결되었다. (서울고등법원 2007. 11. 7. 선고 2007나14676 판결.)
2)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자목의 경우는 상품형태에 관한 권리를 주
장할 수 있는 사람이 권리를 창작한 사람이 아니라 그 투자자라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 사건의 원고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후술한다.
3) 진중권, 『호모 코레아니쿠스』, 웅진씽크빅, 2007, 241면.
4) 홍순도, 『짝퉁전쟁』, 올림, 2010, 72면.
5) 예를 들면 샤넬 핸드백의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이른바 ‘샤넬st' 핸드백의 경우는 샤넬 핸드백의 특징적
인 디자인인 퀼트무늬만을 사용하고, 원제품처럼 잠금장치 부분에 샤넬 상표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4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는지를 알아본다. 그리고 종전 규정에 의한 규제가 불완전한 경우 신설조문인 같은


조 자목에 의한 해결이 가능한지 검토하여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에 대한 법적 규
제가능성을 알아본다.6)

Ⅱ.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의 특징

1. 소비자의 혼동가능성 부존재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의 경우는 제품명에 유사제품임을 알 수 있는 표현을 병


기하거나 판매처 이름에 그러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임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
기 때문에 일반적인 유사제품들과는 달리, 소비자가 원제품과 혼동할 우려가 없다.
이러한 차이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위반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혼동
가능성의 결정요인으로 작용한다.

2. 원제품과 동일,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은 원제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도 있다.7) 특히 가방류 제품들은 원제품의 특징적인 디자인을 유사제품에 차용할 뿐
그 상표 등은 사용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호 가목의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있다.

6) 다만,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는 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등 개별법령이 적용되는


경우는 부정경쟁방지법의 적용이 배제됨을 규정한다. 그러므로 이 글의 논의는 문제가 된 상표, 디자
인 등이 해당 법률상 보호요건(등록 등)을 구비하지 못하여 부정경쟁방지법이 적용되는 경우에 한정
하도록 한다.
7)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귀고리 같은 작은 액세서리 등은 원제품을 제조한 회사
의 로고 형태의 유사제품인 경우도 있으나, 가방, 지갑 등은 로고 없이 특징적인 디자인만을 그대로
본뜬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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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Ⅲ.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에 의한 규제가능성

1.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입법취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이른바 상품주체의 혼동야기행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주지된 상품표지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자신의 영업
상 지위를 유리하게 함과 동시에, 그 타인의 고객을 유인함으로써 이익을 침해하기
위한 행위를 규제하기 위함이다.8)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구성요건

1) 보호요건 및 보호대상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 포장 등 상품표시표지를 보호하는 규정이다.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
함을 ‘주지성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보호대상이 이러한 주지성 있는 타인의 상품표
시표지이다.
주지성이란 당업자 및 거래자 또는 수요자 사이에 알려져 있는 사실 상태를 말한
다. 사용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상품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는지에 따라 주지성의 유무를 판단한다.9) 다만, 전국의 모든 사람에게 알려져
있을 것은 요하지는 않고, 일정 지역 내에서 거래자 및 수요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도
면 족하다.10)
보호대상인 상품표시표지란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포장, 그밖에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를 두루 포함한다. 그리고 이러한 표지는 상표법이나 디
자인보호법에 의해 등록되어 있을 것도 요하지 않는다.11)12)

8) 윤선희, 『지적재산권법』 13판, 세창출판사, 2012, 538면.


9)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10562 판결.
10) 정태호, “부정경쟁방지법상 주지성의 지역적 범위에 관한 소고-일본 부정경쟁방지법과의 비교법적
고찰,” 『산업재산권』 제26호,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 2008, 17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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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2) 권리침해행위 및 소비자의 혼동가능성

동 조항은 타인의 상품표시표지와 동일,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사용한 상품을 판


매․반포 또는 수입·수출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규제한다.
즉, 타인의 주지성 있는 상품표시표지의 사용에 따른 소비자의 혼동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13)
동일성, 유사성 판단은 전체적, 객관적, 이격적 관찰을 원칙으로 하되 표지의 구성
중 인상적인 부분, 즉 요부를 비교하여야 한다. 유사 여부의 판단 기준 역시 그 표지
가 사용될 상품이나 영업의 주된 수요계층과 기타 상품이나 업계의 거래실정을 고려
하여 평균적 수요자의 주의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14) 다만 표지의 동일성, 유사성
의 문제는 혼동가능성을 인정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구체적 사안에서
동일성, 유사성의 검토는 상품에 관한 혼동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관점의 연장선상에
서 이루어져야 한다.15)
혼동은 상품간의 혼동이 아니라, 상품주체간의 혼동이다.16) 그리고 여기에는 상품
출처를 동일한 것으로 오인하는 것을 의미하는 주체의 혼동과 사용된 표지의 동일,
유사성으로부터 두 영업자 사이에 영업상, 조직상, 재정상 특수한 관계가 있다고 오
신시키는 관계의 혼동이 있다. 본 규정의 혼동은 이 둘을 모두 포함한다.17)

3.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에 대한 동 규정 적용가능성과 그 한계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이라도 동 규정의 보호요건 충족, 침해행위의 존재는 비


교적 쉽게 인정할 수 있다. 원제품이 주지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만큼 인지도가 낮다

11) 정상조, 『부정경쟁방지법 원론』, 세창출판사, 2007, 35-36면.


12) 등록되어 있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에 의해 동법의 적용이 배제될 것이다.
(조지현,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의 관계,” 『한림법학포럼』 제16권, 한림대학교 법학연구소,
2005, 240면.)
13) 황의창·황광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6정판, 세창출판사, 2011, 44면.
14) 정상조, 앞의 책, 41면.
15) 윤선희, 앞의 책, 540면.
16) 황의창·황광연, 앞의 책, 44면.
17)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6도845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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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면 굳이 정품이 아님을 밝히면서까지 유사품을 제조․판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상품표시표지와 동일, 유사한 것의 사용 또는 사용한 상품의 유통도 유사제품
을 제조․판매한 사실이 명백하므로 쉽게 인정된다.
다만 보호대상인 타인의 상품표시표지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원제품의 디자인만
차용한 제품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 즉, 디자인도 본 규정의 상품표시표지로 볼 수 있
는지의 문제이다. 그러나 본 규정의 상품표시표지는 출처표시의 기능(식별력)을 갖
는 다양한 형태의 표지를 모두 포함한다. 디자인도 장기간의 독점적 사용, 혹은 강력
한 선전에 의해 주지성을 획득하면 표지로서 기능할 수 있다. 대법원은 그 요건으로
서 “상품의 형태가 다른 유사상품과 비교하여, 수요자의 감각에 강하게 호소하는 독
특한 디자인적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일반 수요자가 일견하여 특정의 영업주체의 상품
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식별력을 갖추고 있으며, 나아가 당해 상품의 형
태가 장기간에 걸쳐 특정의 영업주체의 상품으로 계속적·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
되거나, 또는 단기간이라도 강력한 선전·광고가 이루어짐으로써 그 상품형태가 갖
는 차별적 특징이 거래자 또는 일반 수요자에게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
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한다.18)
그러나 결정적으로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은 혼동가능성이 없다. 본 규정
은 본래 혼동의 방지를 통한 소비자의 보호가 목적인 규정이다.19) 그런데 유사제품
임을 사전에 명시한 제품은 소비자도 그 제품이 정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가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4. 소결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은 소비자에게 정품이라는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


다. 그러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을 통한 규제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
러한 유사제품이 원제품의 상표, 디자인에 관한 권리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사
실은 변함없다. 따라서 다른 조항에 의한 규제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8)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0도8383 판결.


19) 정상조, 『지적재산권법』, 홍문사, 2004, 5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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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Ⅳ.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에 의한 규제가능성

1.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의 입법취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은 타인의 상품·영업표지의 식별력 또는 명성


손상행위를 규제한다. 이 규정은 원래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로 타인의 유명상표를 도
메인 네임으로 선점하여 등록·사용함으로 인해 유명상표의 식별력이나 신용을 손상
시키는 행위가 빈발함에 따라 만들어진 규정이다. 즉, 표지에 내재된 가치를 인정하
여 그 보호범위를 지정상품과 관련 없는 상품으로 넓히기 위해 고안된 이른바 ‘희석
화 방지이론’을 명문화 한 규정이다.20)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의 구성요건

이 규정에서는 주지성의 의미가 동조 가목과 다르다. 그리고 소비자에 대한 혼동


야기 대신 타인표지의 식별력 또는 명성의 손상행위가 문제된다는 점도 다르다.

1)‘국내에 널리 인식된’의 의미

본 규정도 보호되는 상품·영업표시표지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표지이다. 그러나


법 문언이 동조 가목과 같음에도 불구, 본 조항의 표지는 ‘전국적으로’ 널리 인식되어
있을 것을 요한다.21) 주지성의 지역적인 범위가 가목의 경우 일정한 지역 내의 거래
자 또는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져 있을 것을 요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즉, 주지성을
넘어서 그보다 더 인지도가 높은 ‘저명성’까지 요구하는 것이다. 대법원도 본 규정에
서의 주지성은 ‘주지의 정도를 넘어 저명 정도에 이른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하였
다.22) 본 규정은 표지의 식별력 외에 ‘명성도 보호한다는 점에서 저명한 것임을 요한

20) 김정완·김원준, 『지식재산권법』,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1, 586면.


21) 황의창·황광연, 앞의 책, 53면.
22)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1378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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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다고 해석함이 타당할 것이다.

2) 표지의 식별력 또는 명성의 손상

본 규정은 소비자가 혼동을 일으킬 것을 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타인의 표지의 식


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를 혼동가능성이 없어도 금지한다. 그런데 그 구체적
인 내용은 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아 법원의 해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23)
판례에 따르면 ‘식별력 손상행위’란 표지의 신용 및 고객흡인력을 실추시키거나 희
석화하는 등 식별기능을 훼손하는 것을 의미한다.24) 그리고 ‘명성 손상행위’란 좋은
이미지나 가치를 가진 주지의 표지를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상품이나 서비스에 사
용함으로써 그 표지의 좋은 이미지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판시한
다.25) 그리고 명성 손상행위는 단순한 추상적 위험의 존재만으로는 부족하고, 객관
적인 명성손상의 결과가 발생하였거나 그 가능성이 극히 큰 경우만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본다.26)
그리고 학설은 ‘식별력 손상행위’란 주지성을 획득한 타인의 표지를 부당하게 이
종의 상품 또는 영업에 사용하여 당해 표지의 식별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한
다. 그리고 ‘명성 손상행위’는 주지성을 획득한 타인의 표지를 품질이 조악하거나 저
가의 상품, 또는 저급의 영업에 사용하여 당해 표지의 명성을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한다.27)

3)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에 대한 본 규정의 적용가능성

(1) 주지·저명성

23) 박준우, “상표의 희석행위 금지청구와 입증책임-실제 희석화 對 희석화의 가능성,” 『비교사법』 제
14권 제2호 (통권 37호), 한국비교사법학회, 2007, 437면.
24)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13782 판결.
25) 서울지방법원 2003. 8. 7. 선고 2003카합1488 판결.
26) 대전지방법원 2009. 12. 18. 선고 2009가합9489 판결.
27) 이승훈 외, 『지식재산권론』, 법문사, 2009, 152-15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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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본 규정에 의해 보호되는 표지는 주지성 외에, 전국적인 범위에서 널리 알려져 있


음을 요하는 저명성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유사제품임을 밝힌 제품의 원제품은 소
위 명품인 경우도 많다.28) 그런데 명품의 소비자는 상당한 경제력을 지닌 사람들로
서 전체 소비자 중에서도 극소수의 사람들이다. 게다가 명품 브랜드와 그 제품의 존
재가 잘 알려져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29) 그런 경우는 저명
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주지성만을 요한다면, 명품이라는 제품의 수요자 및 거래
자에게만 널리 알려져 있으면 족하고, 지역적 범위도 전국에 걸쳐있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저명성까지 요구하는 경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2) 식별력 또는 명성의 손상

식별력의 손상행위란 주지성 있는 타인의 표지를 부당하게 상품이나 영업에 사용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의 경우는 그 상품의 품질이나
가격, 소비자의 만족도에서는 큰 차이가 있지만 상품의 종류가 다르지는 않다.
그러나 ‘명성 손상행위’는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식별력 손상행위와 달리 학설에
따르더라도 반드시 이종의 상품이나 영업에 그 표지가 이용될 것을 요하지는 않기 때
문이다. 따라서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은 그것이 원제품보다 저가의 상품에 이용
된다는 점 때문에 명성 손상행위의 존재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명품보다는
낮은 가치의 브랜드로 평가받는 제품의 경우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명성의 손상까지
는 이르지 않았다고 볼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명성의 손상이 인정되는 제품군
과 그렇지 않은 제품군을 구별할 일의적인 기준도 정하기 어렵다.30) 즉, 명성 손상행

28) 그리고 행여 명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저가 브랜드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인식되는 제품이 원제품
이 된다. 이러한 경우는 주지․저명성보다는 유사제품 제조로 인해 명성의 손상을 입증하기가 어렵
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상세한 것에 관하여는 다음 단락에서 상술한다.
29) 이는 제품의 구매자 자체의 폭 자체가 좁은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이를테면 휴대폰 등 대체가능한
기기들이 많아짐에 따라 구매자가 종전보다 많이 줄어든 시계의 경우 이러한 제품군을 구매하는 수
요자의 수 자체가 적을 뿐만 아니라, 명품에 가까워질수록 그 안에서도 다시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
러한 상표와 상품의 존재를 알고, 구매하기 때문이다.
30) 어떤 제품의 유사제품이 제조된다고 해서 모두 명성이 손상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저가 브랜드의
제품은 유사품이 제조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명성이 손상된다고까지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이 글에서는 법적 개념이 아닌 ‘명품’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였지만, 소비자가 명품으로 인

11
서강로리뷰 제5호

위로서 유사제품임을 규제한 제품의 상당부분을 규제할 수는 있지만 그 사각지대 또


한 여전히 남아있어 문제가 된다.

4) 소결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은 대부분 소비자들에게 고가의, 그리고 높은 브랜드 가


치를 지니는 제품을 원제품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그러한 제품의 제조 및
판매행위는 원제품의 상품표시표지의 명성을 손상하는 경우로서 부정경쟁방지법제2
조 제1호 다목에 의해 상당부분 규제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제품은 유사품의 제조
로 인해 명성이 손상되고, 어떤 제품은 그렇지 않다고 구분하는 일반적 기준은 존재
하지 않는다. 소비자의 인식을 바탕으로 기준을 상정한다고 해도 그 상정된 기준 이
하의 제품도 유사제품의 원제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명성의 손상이 있음을 입
증하기가 매우 어려워 본 조항의 규제범위를 벗어난다.

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에 의한 해결

1. 서설 - 자목 검토의 필요성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소비자의 혼동가능성이 존재하지 않아 적용


의 공백이 존재한다. 그리고 동조 다목도 동조 가목보다는 규제범위가 넓지만, 모든
경우를 포섭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종전의 판례는 주로 동조 가목의 위반을 문제 삼
았다.31) 그 외의 규정이 당시의 부정경쟁방지법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4. 1.
20. 상품형태를 모방한 제품의 양도 및 대여행위를 규제하는 규정인 ‘자목’이 신설되
어 같은 해 7. 20. 자로 시행되었다.32) 그리고 이 규정에 의해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식하는지가 명성이 있는지의 일반적 기준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뿐더러, 입증도 용이하지 않다.
31)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4487 판결.
32)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2004. 1. 20. 법률 제1079호로 개정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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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제품도 규제할 수 있다.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의 신설배경 및 입법취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이 신설되기 전에는 상품형태는 원칙적으로 부


정경쟁방지법상의 보호대상이 아니었다. 다만, 상품형태가 오랫동안 독점적·배타
적으로 사용한 결과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표지로서 기
능할 정도가 되었을 때에 한하여 상품표지로서 보호받을 수 있었다.33) 상품형태는
본래 상품표지의 기능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보호요건을 충족
시키는 쉽지 않다.34) 그럼에도 최근의 유사제품은 상표를 모방하는 것 외에 소비자
의 소비경향을 결정하는 디자인 등 상품형태를 모방하는 사례35)는 계속하여 증가하
였다. 그러나 디자인보호법, 종전의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는 권리등록 혹은 권
리침해에 대한 주지성 획득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어 미등록 디자인을 제대로 보호하
지 못하였다.36)
디자인의 모방에 대한 제도적 보호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미등록디자인의 모
방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규정하여 규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37) 부정
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은 상품형태 모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그 형태가 동종 상품의 통상적인 형태인 경우에 모방의 범주에서 제외한다.38) 이는

33) 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4도7967 판결.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상품형태는 의장권이나 특허권
등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이를 모방하여 제작하는 것이 허용되며, 다만 예외적으로
어떤 상품형태가 장기간의 계속적․독점적․배타적 사용이나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하여 그 형태
가 갖는 차별적 특징이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특정한 품질을 가지는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
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경우에만 부차적으로 자타상품의 식별력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경
우 비로소 부정경쟁방지법 소정의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에 해당되어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34) 구회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자목에 규정된 ‘상품형태 모방’의
의미,” 『법조』 제56권 제3호, 법조협회, 2007, 122-123면.
35) 이러한 행위를 소위 데드카피(dead copy)행위라고 한다.
36) 황의창·황광연, 위의 책, 77면.
37) 배상철, “부정경쟁방지법상 미등록 디자인 보호강화를 위한 개선방안,” 『창작과 권리』 제55호, 세
창출판사, 2009, 38-39면.
38) 배상철, 위의 글, 4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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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본 규정이 신설되기 전의 판례의 태도와 원칙과 예외가 바뀐 규정이라는 점에서 큰


변화이다.39)

3.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의 구성요건

1) 주지성 및 혼동가능성을 요하지 않음

본 규정의 가장 큰 특징은 동조 가목과 달리 법문언에 소비자의 혼동을 일으킬 것


을 요하는 표현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본 규정의 제정 이전의 상품형태의 모방에 대
하여 법원이 혼동가능성의 존재를 요하는 동조 가목에 의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여
부를 판단한 것을 고려하면 보호범위를 크게 확장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이
다. 실제로 본 규정은 선행자의 자금과 노력의 성과인 상품형태를 도용하는 것을 금
지하는 규정이다. 그러므로 법 문언의 형태 그대로 혼동가능성의 존재를 요하지 않는
다고 봄이 타당하다.40) 그리고 본 규정의 상품형태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것임을 요
하지 않으므로 주지성도 요하지 않는다.

2) ‘타인’의 의미

본 조항의 타인은 그 의미가 넓다.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 법원은 상품의 형태를 창
작한 자가 아닌, 상품화를 위해 투자한 사람을 보호한다고 판시하고 있다.41) 즉, 선행
자는 자신이 상품화하여 판로를 확보하였다면 본 규정에 따른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3) 보호대상 - 상품의 형태

보호대상은 상품의 ‘형태’이다. 본 규정에서는 상품의 형태에 대하여 형상·모양·

39) 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4도7967 판결.


40) 구회근, 위의 글, 148면.
41) 서울고등법원 2010. 8. 19. 선고 2009나8809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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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색채·광택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을 말하며, 시제품 또는 상품소개서상의 형태를 포


함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는 명시하고 있지 않다.
먼저 본 규정의 보호대상인 상품의 형태가 창작성을 가질 것을 요하는가가 문제되
는데 요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42) 본 규정의 입법 취지가 미등록 디
자인을 폭넓게 보호하기 위함임을 고려하면 타당한 해석이다.43)44)
보다 중요한 것은 상품형태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논의이다. 상품형태란 이른바 ‘트
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라고 한다. 이는 물건이나 서비스의 전체적인 시각적 이
미지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의미의 개념이다.45) 이러한 개념정의와 법 문언에 비추어
상품형태란 상품의 형상·모양·색채·광택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46) 상품형태에는 입체적 형태뿐만 아니라 평면적인 형태47)도 포함된다. 상
품용기나 포장의 형태는 원칙적으로는 본 규정의 상품형태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
나 상품자체와 일체로 되어있어 분리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에는 본 규정의 보호대상
이 된다.48) 한편, 상품의 내부구조의 경우는 기능적인 측면이 강한 것으로서 특허법
이나 실용신안법의 보호대상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상품의 내부구조는 원칙적으로
본 규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49)
그리고 본 규정에서의 상품형태는 동조 가목과 달리 상품의 형태가 출처표시기능
이 없어도 무방하다. 즉, 상품형태의 차별적 특징이,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특정한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히 개별화되지 않았더라도 본 규정의 상품형
태에 포함된다.50)

42) 황보영, “부정경쟁방지법상 상품형태의 보호,” 『소담 김명신선생 화갑기념 논문집』, 법문사,
2004, 347면.
43) 안원모, “상품형태의 보호-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을 중심으로,” 『산업재산권』 제19권,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 2006, 308면.
44) 다만, 반대의 견해에 의하더라도 통설적 견해와 그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창작성이 없는
부분은 본 규정의 ‘상품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에 해당하여 본조의 적용이 배제되는 경우가 대
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45) 황의창·황광연, 위의 책, 73면.
46) 정봉현,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상품형태의 보호,” 『산업재산권』 제37호, 2012, 66면.
47)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0다67839 판결에서의 그릇에 그려진 과일그림이 그 예이다. 다만, 이
판결은 본 규정 신설 전의 판결로서 동조 가목 위반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48) 안원모, 앞의 글, 309면.
49) 구회근, 앞의 글, 1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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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4) 모방행위

이 규정의 모방이란 타인의 선행상품의 형태를 흉내 내어 동일하거나51) 실질적으


로 동일한 형태를 만들어내는 행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상품의 형태가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는 객관적 요건뿐만 아니라, 타인의 상품의 형태를 알고 이것에
의거하여 자기 상품의 형태를 결정하였다는 주관적인 요건도 요한다.52)
객관적 요건의 구비여부는 선행상품과 후행상품의 형태에 실질적 동일성이 존재
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실질적 동일성이란 선행상품과 후행상품의 형태를 비교하
여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상품의 형태적 특징이 동일하다는 의미이
다.53) 실제 사건에서는 후행상품이 선행상품의 형태를 모방하더라도 그대로 베끼기
보다는 약간의 개변을 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경우 개변한 부분에 아무런 효과
상의 차이가 없고, 후행상품의 제작 시점을 기준으로 그러한 개변이 용이하다면 실질
적 동일성이 있다고 본다. 즉, 후행상품의 개변이 경쟁상 의미 없는 개변이고, 타인의
비용과 노력 투입의 결과를 그대로 이용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정도라면 이러한 경우는
실질적 동일성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54)
그리고 주관적 요건인 모방의사가 필요하다. 모방의사란 같이 타인 상품의 형태를
알고 그것에 근거하여 후행상품의 제작자가 상품형태를 결정했음을 의미한다. 여기
에는 적극적 모방의도를 요하는 것은 아니다. 알면서 인용하는 정도의 심리상태만 있
으면 족하다.55)

4. 유사제품임을 위반한 제품에 대한 본 규정의 적용가능성

50) 이승훈 외, 앞의 책, 156면.


51) 이러한 완전복제행위를 소위 데드카피(dead copy)라고 한다.
52) 박성호,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상품형태의 보호,” 『산업재산권』 제23호, 한국산업재산권법학
회, 2007, 599-600면.
53) 구회근, 앞의 글, 139면.
54) 박성호, 앞의 글, 601-602면.
55) 박성호, 앞의 글, 6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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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1) 본 규정의 적용가능성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은 동조 가목에 의한 규제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본


규정에 의한 규제는 가능하다. 본 규정은 상품의 형태를 보호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상표의 사용 없이 원제품의 특징적인 디자인을 베낀 경우, 그 디자인도 상품의 형태
로 보는데 어려움이 없다.56) 그리고 그 디자인이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특정상품
의 표지로서 기능할 것을 요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본 규정은 상품표시표지의 주지성과 소비자의 혼동유발을 요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유사제품임을 미리 명시하고 판매하는 제품과 같이 소비자의 혼동가능성을
일으킬 염려가 없는 경우도 본 규정으로 규제함에 어려움이 없다.
마지막으로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의 제조가 모방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
다.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은 원제품의 유명세에 편승하여 원제품의 수요자 일부
를 자신의 고객으로 흡수하여 이윤을 창출한다. 그런데 오히려 원제품에 경쟁상 의미
있는 개변을 가한다면 소비자가 이를 구매할 유인이 사라진다. 그러므로 원제품과 유
사제품은 거의 동일한 형태를 띠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실질적 동일성도 쉽게
인정된다. 그리고 원제품의 유명세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비교적 분명하므로 모방의
주관적 요건 또한 충족된다.

2) 동조의 적용배제규정의 존재에 따른 문제

본 규정은 상품의 시제품 제작 등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한


상품의 형태의 보호에 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상품형태의 보호기간은
사실상 시제품 제작으로부터 3년까지로 제한되고, 그 후에는 더 이상 본조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57) 그러므로 권리자는 3년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본 규정에 따라 상대
방에 대하여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여야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56) 그리고 디자인은 본 규정의 상품형태로 보는 것은 입법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으로서 당연한 결과이
다.
57) 하급심 판결에 따르면 3년의 기산점이 되는 상품형태 구비의 장소는 국내, 국외를 불문한다. (수원
지방법원 2005. 4. 1. 선고 2005카합231 판결.)

17
서강로리뷰 제5호

Ⅵ. 결어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은 소비자의 혼동가능성, 전국적인 주지·저명성,


명성손상의 입증의 어려움으로 인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다목 만으로
는 모두 규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2004년 신설된 동조 자목은 그 보호범위가 기존의
규정들에 비해 광범위하다. 그러므로 동조 자목 신설 이전보다 그 규제의 공백이 현
저히 줄어들고, 유사제품임을 명시하고 제조·판매되는 제품도 규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상품형태가 구비된 이후 3년이 경과하면 동 규정이 적용되지 못한
다.58) 그러므로 권리자로서는 3년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조속히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 위반을 주장하여야 할 것이다.

58) 3년이 지난 시점에 설령 그 상품형태가 주지성 및 식별력을 획득하여 상품표시표지로서의 기능을


획득할 가능성은 있다. (이승훈, 앞의 책, 156면.) 그러나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제품이므로 혼동가
능성이 없어 가목에 의해서도 규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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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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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서강로리뷰 제5호

황의창·황광연,『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6정판, 세창출판사, 2011.

[법원판결]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0도8383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10562 판결.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6도8459 판결.
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4도7967 판결.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13782 판결.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0다67839 판결.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4487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0. 8. 19. 선고 2009나8809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7. 11. 7. 선고 2007나14676 판결.
대전지방법원 2009. 12. 18. 선고 2009가합9489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06. 12. 1. 선고 2006가합1983 판결.
수원지방법원 2005. 4. 1. 선고 2005카합231 판결.
서울지방법원 2003. 8. 7. 선고 2003카합1488 판결.

20
유사제품임을 명시한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

ABSTRACT

Regulation on Pre-noted Me-too Product


- Focusing on Unfair Competition Prevention and Trade
Secret Protection Act -

Kwak, Sang Kee

In legal aspect, there has always been a keen debate between the original
and me-too product. However, there are many types of me-too products in
the marketplace. On-line shopping mall is a proper place to see how the
demand and supply forms me-too product market. On the other hand, it
contains some different legal points when it comes to distinguishing general
me-too product from the one identified as me-too product in advance.
Firstly, customers are not deceived when they buy a pre-noted me-too
product because it said so. Secondly, some of pre-noted me-too product
makers only apply the original’s distinctive design without putting a
genuine product’s trademark.
This paper overviews theses general features of pre-noted me-too
product and tries to figure out whether the Unfair Competition Prevention
and Trade Secret Protection Act can be applied or not. If the antecedent
article of the law is not enough to cover pre-noted me-too product issue,
this paper would examine how newly established article in this law can
handle the issue.
In conclusion, it is impossible to regulate pre-noted me-too product
completely. However, the newly established article in the Unfair Com
petition Prevention and Trade Secret Protection Act allows you to find out a

21
서강로리뷰 제5호

way to regulate those products and protect the rights of the original owner
since it has wider regulatory scope than the former one.

Key words : trade dress, trademark, design, similar products, Unfair


Competition Prevention and Trade Secret Protection Act
주 제 어 : 상표, 디자인, 유사제품,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
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상품외장(trade dress)

22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23-39 2013년 9월 제5호 23-39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중심으로 -

김 세 연*

目 次
Ⅰ. 서 론
Ⅱ. 글로벌 경쟁법의 출현 과정
1. 다자 간 합의와 글로벌 경쟁법
2. 양자 간 논의와 글로벌 경쟁법
3. 소결
Ⅲ. Japan-Film(DS44) 사건과 Mexico-Telecoms(DS204) 사건의 비교
1. 사건의 개요 및 제소국의 주장
2. 패널의 판단
3. 검토
Ⅳ. WTO를 통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가능성 검토
1. 통상법과 글로벌 경쟁법의 관계
2. WTO를 통한 글로벌 경쟁법 수렴의 필요성
3. 글로벌 경쟁법의 구체적인 수렴 방안
Ⅴ. 결 론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4기.

23
서강로리뷰 제5호

Ⅰ. 서론

경제 분야에 있어서 세계화는 GATT 이후 1995년 WTO의 설립과 함께 가속화되어


왔다. 이와 더불어 2000년대에 접어들며 활발하게 체결되고 있는 국가 간 자유무역
협정(FTA)의 확산으로 물품, 서비스를 비롯한 모든 품목에 대한 전면적인 무역장벽
의 철폐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다.1) 이에 따라 국경을 뛰어넘는 기업 간 M&A, 다국
적기업(MNC)의 등장, 국제적 카르텔 결성 등의 영향으로부터 국내 시장과 소비자를
보호하는 공정거래법, 독점규제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이하 ‘경쟁법’으로 통칭)의 역
할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경쟁법에 대한 단일의 다자조약 또는 국제관습법이 존재하지 않
는 실정이며 국가들은 자국의 경쟁법을 독자적으로 집행하고 있기에, 글로벌 경쟁법
은 사실상 국내 경쟁법들 간의 조화를 의미하는 lex ferenda(법적 정의에 따라 있어
야 할 법)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2) 이러한 성격과 더불어 관할
의 문제에 주안을 두고 혹자는 글로벌 경쟁법의 출현에 대해 현실성이 부족하며 한
국가 내에서도 경쟁법이 추구하는 목적과 그 기능에 대한 견해 차이가 상존한다는 사
실, 그리고 이것이 국제적 차원이 되면 국가이기주의라는 무시하지 못할 변수가 작용
한다는 점을 추가적으로 들어 국제적으로 통일된 경쟁법규범의 출현이 힘든 상태라
는 분석3)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실무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미 우리나라를 비
롯한 세계 주요국들은 자신들의 경쟁법 집행을 역외로 확장하여 적용하고 있으며4),
이러한 개별적인 역외적용으로 인하여 관할권 충돌 문제를 비롯한 통상 및 외교 마찰
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글로벌 경쟁법의 출현 과정을 크게 다자 간 합의의 관점 그리
고 양자 간 논의의 관점에서 분석하여 검토한다. 이후 주된 쟁점인 Japan-Film 사건

1) WTO 홈페이지의 공식 집계(www.wto.org)에 의하면 FTA를 비롯한 지역무역협정의 발효건수는


348건(2013년 1월 기준)에 달하는 상태이다.
2) 주진열, “글로벌경쟁정책과 무역 이슈의 최근 동향,” 『통상법률』 제101호, 2011, 9면.
3) 이호선, “경쟁법의 전개와 글로벌 경쟁법규범 출현에 관한 전망,” 『법학논총』 제24호, 2011, 118면.
4) 미국 외에도 독일, 영국 등 대부분의 유럽 지역 국가들 또한 역외적용 조항을 신설한 바 있다. 우리나
라 역시 2004년 신설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의2(국외행위에 대한 적용)를 통하
여 국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라도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해당 법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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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중심으로 -

과 Mexico-Telecoms 사건 관련 사실관계 및 패널 판단의 비교를 통하여 기존의


WTO 틀 내에서 경쟁법 관련 문제들의 해결가능성을 모색하여 바람직한 글로벌 경쟁
법의 수렴 형태를 제안하고자 한다.

Ⅱ. 글로벌 경쟁법의 출현 과정

1. 다자 간 합의와 글로벌 경쟁법

1) WTO와 글로벌 경쟁법

WTO는 홈페이지를 통해 비차별적이며(non-discrimination), 추가 개방을 지향하


고(more open), 예측가능 및 투명하며(predictable and transparent), 더욱 경쟁력 있
고(more competitive), 개발도상국에 더욱 이익이 되며(more beneficial for less
developed countries), 환경을 보호하는(protect the environment) 무역을 그 기구의
핵심가치(core values)로 명시하고 있다.5) 이러한 핵심가치를 통하여 WTO가 실현
하고자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free and fair trade)이다.6)
이 가운데 특히 공정성의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법 문제가 대두되는데 이는 현 WTO
무역 체제에서 공정성은 이른바 ‘동등한 경기장 조건(level playing field)’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선행 연구7)에 따르면, WTO 협정을 구성하는 다양한 조항 가운데 “GATT 제17조
해석에 관한 양해각서 제1조, GATT 제6조 이행에 관한 협정 제3.5조, 무역관련투자
조치에 관한 협정 제9조, 선적전검사에 관한 협정 제2조, 무역관련기술장벽에 관한
협정 제3조,제4조, 제8조,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 제6조, 제15:5조, 긴급수
입제한조치에 관한 협정 제11:1조 (b)항, 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제8조, 제9조,

5) WTO 홈페이지, http://www.wto.org/english/thewto_e/whatis_e/what_stand_for_e.htm,


검색일: 2013. 6. 29.
6) WTO 사무국,『WTO 이해하기』, 외교통상부 세계무역기구과, 2007, 12면.
7) 주진열, 앞의 글, 12면.

25
서강로리뷰 제5호

기본통신서비스협정 부속서 Reference Paper, 무역관련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 제7


조, 제8.2조, 제40조, 금융서비스 약속에 관한 양해각서 제1조, 제10조 등”이 경쟁 관
련 조항의 범위에 포섭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개별 조항들이 경쟁 관련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적으
로 문제가 된 기업을 규제할 의무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점, 각국 경쟁법 간의 조화
또는 협력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8), 진정한 의미에서의 글로벌 경쟁법 조
항으로 보기는 아직까지 어려운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TO에서는 지난
2004년 7월 회의를 통하여 무역원활화를 제외한 경쟁 정책에 관한 이슈에 대해 WTO
작업 계획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하였다. 이후 현 시점까지 WTO 차원에서
의 경쟁 정책에 관한 공식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2) 여타 다자 체제와 글로벌 경쟁법

한편, 글로벌 경쟁정책과 관련하여 WTO 이외의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주의적 접


근이 시도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UNCTAD, OECD, 세계은행(World Bank)의 경
우 지속적으로 글로벌 경쟁법 관련 이슈들을 논의하고 있다. UNCTAD의 경우 지난
2007년 최초로 경쟁모델법(Model Law of Competition)을 제정하고 2012년에 해당
법을 일부 개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경쟁법에 관한 국제적 규범들을 제시하고 있는 상
태이다. 특히 UNCTAD에서는 경쟁법 및 경쟁정책 관련 전문가 그룹(Group of
Experts)을 별도로 운영하며 1997년부터 현재까지 총 13회에 거쳐 관련 논의들을 진
행하고 있기도 하다.9) 반면에 34개의 경제선진국들로 구성된 국제기구인 OECD의
경우, 국가별 경쟁 통계자료 및 단행본들을 지속적으로 발간함과 동시에, 각국의 선
진 사례들을 종합하여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10)
이와 더불어 국제경쟁네트워크(ICN; International Competition Network), 뭔헨그

8) 주진열, 앞의 글, 13면.
9)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홈페이지, http://unctad.org/en/Pages/Meetings/Group-of-Experts
–Competition-Law-and-Policy.aspx?ME=1,10, 검색일: 2013. 6. 28.
1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홈페이지, http://www.oecd.org/daf/competition/roundtables.htm,
검색일: 2013. 6. 29.

26
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중심으로 -

룹(Munich Group) 등의 단체 또는 포럼에서도 글로벌 경쟁 이슈에 관한 논의가 진행


되고 있다. 이 가운데 ICN의 경우 2001년 미국의 주도에 의해 출범된 단체로서, 오스
트레일리아,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남아공, 영국,
미국, 잠비아, 유럽연합 경쟁국과 우리나라가 초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직이
다. ICN에 있어서 특이한 점은 각국 정부가 아닌 그 산하 또는 지방의 반독점 당국 간
의 모임으로서 물리적인 본부(physical headquarter) 또는 사무국(secretaries)을 두
고 있지 않은 사이버 상의 단체라는 것이다.11)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근인 2013
년 4월에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연차총회를 개최하고 해당 총회에 우리나라 공정거
래위원회 상임위원이 대표로 참석하는 등12) 경쟁법의 국제적 수렴화를 위해 가장 활
발하게 노력하고 있는 단체이기도 하다.

2. 양자 간 논의와 글로벌 경쟁법

1) 양자 간 논의와 글로벌 경쟁법

2000년대에 접어들며 전 세계적으로 양자 간 지역무역협정(RTA; Regional Trade


Agreement)의 형식으로 체결되고 있는 FTA, BIT 등의 확산으로 경쟁 이슈에 관한 협
력 또한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국이 독일, 호주, EC,
일본, 칠레, 인도 등과 체결한 협력조약들이다. 미국은 지난 1976년 독일과의 독점금
지협정13)을 시작으로 2011년 칠레와의 반독점협력협정14)을 체결한 바 있으며, 최근
들어 2011년 중국과의 반독점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15), 2012년 인도와의 반독점 협
력에 관한 양해각서16)를 체결하며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를 통하여 경쟁법의 세

11) Hugh M. Hollman & William E. Kovacic, “The International Competition Network: Its Past,
Current and Future Role,” Minnesota Journal of Int’l Law Vol. 20, 2011, p.288.
12) 최성욱, “공정위, 국제공조 위해 ICN 연차총회 참석…23일 폴란드 바르샤바,” 『뉴시스 통신사』,
2013. 4. 22.,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30422_ 0012023500&cID,
검색일: 2013. 6. 29.
13) 1976 Germany-US Antitrust Accord.
14) 2011 Chile-US Agreement on Antitrust Cooperation.
15) 2011 China-US Memorandum of Understanding on Antitrust and Antimonopoly Coop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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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계화를 단계적으로 부추기고 있는 상태이다.


국가 간 통상협정은 관세 등 ‘공적’인 무역장벽을 없애는 것을 그 대상으로 하기에
‘사적’ 경쟁제한행위를 적용대상으로 하는 경쟁법과 FTA는 별개라는 주장이 존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적’ 경쟁제한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규제가 결여된 통상협정은 근
본적으로 시장접근(market access)을 높이지 못하여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
다고 볼 수 있다.17) 이러한 시각은 FTA 후발주자로서 WTO 협정의 보완재라는 인식
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시각과도 일치한
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2002년 루마니아 측과 경쟁정책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고 이후 호주, 러시아, 멕시코, 칠레, EU, 터키, 싱가포르, 캐나다
등과도 양해각서 또는 양자협력약정 등의 형태로 불공정거래행위의 관리·감독에 대
한 공조 수위를 높이고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을 추구하고 있는 상태이다.18)

2) 한미 FTA의 경우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4월 2일 타결된 한미 FTA 협정문19) 가운데 제16장 경쟁


관련 사안(competition-related matters)을 마련해 두었다. 협정문의 해당 부분에는
경쟁법과 반경쟁적 영업행위, 지정독점(designated monopolies), 공기업(state enter
prises), 소비자 보호 협력(consumer protection) 등의 구체적인 규정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가운데 특이한 점은 원칙적으로 경쟁법 집행에 관한 문제에서 각국의 재량
권이 인정되며 경쟁법의 집행은 FTA 협정상 분쟁해결대상이 아니라는 미국의 입장
이 채택되어 있다는 점이다.20)
하지만 한미 FTA 협정 제16.7조 제1항에 따르면 “양 당사국간의 이해를 증진하거
나 이 장에서 발생하는 특정 사안을 다루기 위하여, 각 당사국은, 다른 쪽 당사국의
요청이 있는 경우, 다른 쪽 당사국이 제시한 사항에 관하여 협의를 개시한다.”고 규정

16) 2012 India-US Memorandum of Understanding on Antitrust Cooperation.


17) 정영진, “한미 FTA와 경쟁정책,” 『한국공정경쟁연합회 논집』 제127호, 2006, 7면.
18)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한-EU 경쟁정책에 관한 협력협정의 체결 - 참고자료 2,” 5면.
19)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 (2011. 6. 3.)
20) 윤세리, “세계화시대의 공정거래법의 전개방향,” 『저스티스』 통권 제98호, 20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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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중심으로 -

되어 있는 동시에 동조 제2항에서는 “협의 요청을 받은 당사국은 다른 쪽 당사국에


의하여 제기된 우려사항에 대하여 충분하고 호의적인 고려(full and sympathetic
consideration)를 한다.”고 규정하여 우리나라에서 공정거래법 집행 시 미국이 해당
사건에 관심을 표명할 경우 이에 대한 설명의무가 부가되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
다. 한편, 우리나라는 한-미 FTA외에도 한-EU FTA, 한-칠레 FTA, 한-싱가포르 FTA
등의 협정문에도 경쟁법 관련 조항들을 삽입하여 경쟁 정책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
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태이다.

3. 소결

살펴본 바와 같이, 글로벌 경쟁법은 크게 다자 간 합의 그리고 양자 간 논의를 통하


여 실무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WTO, OECD, UNCTAD, ICN 등의 국제
기구 또는 단체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의 제3장에서는 WTO 분쟁
해결절차를 통해 다루어진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실시
하고 이를 통하여 제4장에서는 WTO라는 상설적인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그 실체 및
절차에 있어서의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가능성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Ⅲ. Japan-Film(DS44) 사건과 Mexico-Telecoms(DS204) 사건의 비교

1. 사건의 개요 및 제소국의 주장

1) Japan-Film 사건의 전개

Japan-Film(DS44) 사건은 1996년 6월 WTO 분쟁해결절차의 제1단계에 해당하는


협의요청절차(request for consultations)가 개시된 사건21)으로서, 미국 기업인 Kodak

21) Japan — Measures Affecting Consumer Photographic Film and Paper.


http://www.wto.org/english/tratop_e/dispu_e/cases_e/ds44_e.htm, 검색일: 2013. 6. 28.

29
서강로리뷰 제5호

과 일본 기업인 Fuji 라는 세계 필름업계의 거대기업 간 충돌을 의미한다. 당시


Kodak의 경우 일본 시장에서 Fuji가 자국 사진기 및 필름 업체들과 체결한 배타적
계약이 제대로 규제되지 않아 자신들의 일본 필름시장 접근이 방해받았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따라 일본의 수입 소비자 사진용 필름 및 종이 (imported consumer
photographic film and paper) 상품을 대상으로 i) 유통 과정에 대한 조치(distri
bution measures), ii) 대형 소매점에 관한 제한(restrictions on large retail stores),
iii) 판매 촉진에 관한 조치(promotion measures)에 관하여 WTO에 제소되었다.22)

2) Mexico-Telecoms 사건의 전개

Mexico-Telecoms(DS204) 사건은 2000년 8월 협의요청절차에 의해 시작된 멕시코


통신 시장에 대한 미국 측 제소사건이다.23) 당시 미국 기업인 AT&T, Sprint 등의 회
사들은 멕시코 통신시장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Teléfonos de México
(이하 “Telmex”)측의 미국 통신회사에 대한 접속료 과다 부과 행위가 멕시코 정부에
의해 제대로 조치되지 않아 시장 접근에 있어서 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하였다. 해당
사건에서는 기본적인 공공 통신 서비스에 관한 멕시코의 국내법과 규칙들이 문제가
되었다.24)

2. 패널의 판단

1) Japan-Film 사건과 패널의 판단

먼저, Japan-Film 사건에서 WTO 패널은 GATT 제23:1조 (b)항의 비위반제소(non-


violation claim), GATT 제3:4조의 내국민대우(national treatment – domestic laws
and regulations), GATT 제10:1조의 무역규제(trade regulations – prompt publication)

22) WTO, “WTO Dispute Settlement: One-Page Case Summaries - Japan-Film” p.20.
23) Mexico — Measures Affecting Telecommunications Services.
http://www.wto.org/english/tratop_e/dispu_e/cases_e/ds204_e.htm, 검색일: 2013. 6. 28.
24) WTO, “WTO Dispute Settlement: One-Page Case Summaries – Mexico-Telecoms” p.79.

30
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중심으로 -

등에 관하여 총 526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의 패널 보고서를 통해 각각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첫째, GATT 제23:1조 (b)항과 관련하여 제소국인 미국이 3가지 요건25)을 충족시
켜야만 하나, 특히 무효화 또는 침해된 이익(nullified or impaired benefits)에 관하여
그 입증을 다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둘째, 패널은 GATT 제3:4조와 관련하여 일
본 내 유통 과정이 대체적으로 원산지 중립적(origin-neutral)이며 수입산 필름 및 종
이에 이질적인 영향(disparate impact)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끝으로,
GATT 제10:1조에 대하여 2가지 요건26)을 제시하고 미국이 일본 당국의 행정처분이
이러한 요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입증하지 못하여 그 주장을 기각하였다.

2) Mexico-Telecoms 사건과 패널의 판단

반면에 Mexico-Telecoms(DS204) 사건에서는 GATS 제1:2조 (a)항의 국경 간 공급


(cross border supply), GATS Reference Paper under Mexico's GATS Schedule,
GATS Annex on Telecommunications 등이 문제가 되었다.
패널은 당시 멕시코가 이른바 ‘WTO 기본통신서비스협정(Agreement on Basic
Telecommunication)’에 부속된 Reference Paper Section 1에 규정된 경쟁제한적 영
업관행(anti-competitive practices)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여 경쟁하는 공급자간
의 경쟁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더불어 GATS Annex on
Telecommunications – Section 5 (a)항에 규정된 공공 통신 시장에 관하여 멕시코 정
부가 외국 공급자들에 대한 시장 접근을 합리적인 기간(reasonable terms) 내에 제공
하지 못하여 위반하였다고 했다. 끝으로 패널은 멕시코 정부가 이와 같은 IPLC
(International Private Leased Circuits) 방식에 대한 접근 및 이용에 관하여 어떠한 조

25) (i) application of a measure by a WTO Member; (ii) a benefit accruing under the relevant
agreement: and (iii) nullification or impairment of the benefit as the result of the application of
the measure. - Excerpts from the Panel Findings of DS44.
26) (i) administrative rulings of “general application”; and (ii) “administrative rulings addressed to
specific individuals or entities” that establish or revise principles or criteria applicable in future
cases. - Excerpts from the Panel Findings of DS44.

31
서강로리뷰 제5호

치를 취하지도 않아 GATS 제1:2조 (c)항의 상업적 주재(commercial presence)에 관


한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여 2004년 6월 미국의 신청을 인용한 바 있다.

3. 검 토

앞서 언급한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


는 무리가 있으나,27) WTO에서 경쟁법적인 이슈를 다룬 사건이라는 점, 전자의 경우
미국의 패소로 끝난 반면 후자의 경우 미국의 승소로 판단되어 WTO에서 글로벌 경
쟁법적인 이슈가 전면적으로 다루어졌다는 점 등에서 글로벌 경쟁법에 대한 필요성
내지는 수렴가능성을 제시하였다고 본다.
먼저 Japan-Film 사건의 경우, 자유무역의 이념에 배치되는 국가 또는 기업의 행위
에 대하여 WTO 패널이 개입하여 직접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측면으로 해석될 가능
성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측이 비위반제
소, 내국민대우, 무역 규제 등의 입증 요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승소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짓고 있는데, 이를 반대해석하면 미국 측이 만약 그러한 요건들에
대한 입증을 충분히 했다면 자국에 유리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
다. 따라서 향후 GATT상의 비위반제소, 내국민대우 및 최혜국대우 원칙 등의 적용으
로도 경쟁법적인 이슈들이 WTO 분쟁해결기구에서 다루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Mexico-Telecoms 사건에서는 앞서 Japan-Film 사건에서 문제가 되었던
GATT와 달리 GATS 또는 WTO 기본통신서비스협정에 명시되어 있는 경쟁제한적 영
업관행(anti-competitive practices)이라는 경쟁법적 조항이 문제가 된 것이다. 따라
서 이러한 경우 분쟁당사국들은 직접적인 규정에 근거하여 WTO 분쟁해결절차를 통
하여 경쟁법적 이슈에 대한 해결을 도모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7) 양 사건은 그 대상 및 적용 법규가 상이하다. Japan-Film 사건의 경우 그 대상이 물품 시장인 반면에


Mexico-Telecoms 사건은 서비스 시장이 그 판단 대상이 되었다. 또한 적용 법규에 있어서도 전자
에는 GATT 조항들이 원용되었으나 후자에서는 GATS뿐만 아니라 Annex on Telecommunication
등 다수의 협정들이 인용되었다.

32
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중심으로 -

Ⅳ. WTO를 통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가능성 검토

1. 통상법과 글로벌 경쟁법의 관계

글로벌 경쟁법의 이슈는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적용하는 반덤핑법, 정부가 정부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상계관세법 또는 긴급수입제한이라는 통상법의 범주에 속해있는
기존의 산업피해구제제도(trade remedies)와는 그 본질을 달리한다. 이는 산업피해
구제제도 등의 통상법과는 달리, 경쟁법의 경우 기본적으로 경쟁과정 및 소비자의 후
생을 보호하기 위해28) 그리고 경쟁질서의 위축을 통한 산출량 통제와 가격 인상을
초래하는 관행 및 시장구조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고29) ‘사적’ 경쟁제한행위를 그
적용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적’경쟁제한행위의 특성상 WTO가
미치지 못하는 범위에까지 경쟁 이슈들은 산재되어 있고, 이로 인한 각국의 관할권
문제에 기인하여 외교·통상적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각각의 범주를 달리하는 통상법과 경쟁법이지만, 학계 및 실무에서는 통상
법과 경쟁법의 접근 또는 국제적 수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
이다. 이는 국제무역에서 발생하는 경쟁제한의 문제를 경쟁 정책 또는 통상 정책 중
어느 한 가지 접근 방식에 의하여 실효성 있게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30) 또한 역
사적으로도 경쟁법의 영역에서 무역과 통상을 고려한 법리와 법규들이 발달되어 온
점,31) WTO 차원에서의 경쟁 분야에 대한 논의 역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속
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태인 점32) 등이 그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28) 정영진, 앞의 글, 10면.


29) 이호선, 앞의 글, 115면.
30) 권오승 외,『글로벌시대의 국제통상과 경쟁법』, 한국법제연구원, 2005, 75면.
31) 정영진, 앞의 글, 11면.
32) 이른바 WGTCP라고 불리우는 WTO 산하 Working Group on the Interaction between Trade and
Competition Policy의 경우 현재 비활동 상태이나, WTO 사무국은 해당 분야에 관한 기술적인 지원
요청에 관한 각국의 요청에 응답하고 있는 상태이다. (WTO 홈페이지, http://www.wto.org/
english/tratop_e/comp_e/comp_e.htm, 검색일: 2013. 6. 28.)

33
서강로리뷰 제5호

2. WTO를 통한 글로벌 경쟁법 수렴의 필요성

앞서 밝힌 바와 같이 WTO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free and fair trade)을 위해 존


재한다.33) 특히 공정성의 측면에서 현 WTO 무역 체제에서는 동등한 경기장 조건
(level playing field)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실체적 규범으로서 각종
WTO 법규들이 존재하는 것이며 절차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분쟁해결기구(DSB;
Dispute Settlement Body)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현실적인 차원에서 글로벌 경쟁법적 이슈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경
쟁 정책이라는 개념의 특성상 국가주권(national sovereignty)의 문제가 대두되고, 이
로 인하여 외교적·통상적 마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WTO라
는 단일의 국제기구를 통한 규율이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 과거 물품 및 서비스 교
역에 있어서 외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tariff) 부과, 자국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subsidies) 지급 등의 무역장벽이 국가주권의 문제로 출발하였지만 자유 무역이라는
이념에 부합할 수 있도록 WTO의 규율을 받게 된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독점 금지 또는 불공정거래행위 제한 등의 정책들 또한 국가주권을 일정 부
분 포기해야하는 측면이 존재하는 만큼, WTO와 같은 권위 있고 상설적인 기구를 통
하여 수렴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WTO를 통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을 도모하고자
하여도 국가 간 경제 발전의 차이, 시장 원리에 관한 시각의 차이, 자국이기주의 등의
문제점들이 존재할 것이다. 특히 분쟁해결절차에 있어서 패널의 전문성 문제 또한 현
시점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기존의 ICN, OECD, UNC
TAD에서 노력하고 있는 바와 마찬가지로 그 해결 방안들에 대한 실무적인 연구가 선
행적으로 이행됨으로써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3. 글로벌 경쟁법의 구체적인 수렴 방안

경쟁법의 국제적 수렴 방안에 관하여, 전세계적으로 단일한 국제독점금지법 협정


체결을 통한 방안, WTO에 경쟁정책국을 설치하여 관련 조사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33) WTO 사무국, 앞의 책, 12면.

34
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중심으로 -

EU의 준칙(directive)과 같은 접근법을 통하여 해당 준칙들을 특정하여 각국의 경쟁


법에 도입시키는 방안 등이 학계에서 제시되고 있는 상태이다.34)
이 가운데 WTO와 같은 다자주의협정 및 상설 기구를 통하여 글로벌 경쟁법을 규
율하고 집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물론 다자주의적 접근의
특성상 초기 합의 도출에 있어서 정책적 목표의 다양성, 시장 작동에 관한 각국의 견
해 차이, 자국중심주의 등35) 난관들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본 연구 제3장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에서 보듯,
경쟁법에 있어서 단지 실체법적인 규정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판단이 어느 기관
에서 행하여지는지 및 판단 후의 집행에 있어서 구속력이 확보되는지 여부가 핵심이
된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해당 방안이 국제사회적으로 승인되어 추진될 경우, WTO
의 분쟁해결절차를 통하여 강제력 있는 집행에 관한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그 집행뿐만 아니라 단일한 협정을 통해 그 실
체법적인 영역에 있어서의 통일된 법규의 마련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지향하는
데 있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Ⅴ. 결 론

2004년 이후 경쟁 정책에 관한 WTO 차원에서의 공식 논의가 종료하였음에도,


WTO 홈페이지에는 아직까지 글로벌 경쟁법이 현재 통상 분야에 있어서 이른바 ‘새
로운 이슈(a new issue)’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36) 이처럼 자유롭고 공정한 무
역이라는 최종 목표를 가지고 있는 현 WTO 체제에서, 관세 및 무역 장벽의 철폐가
형식적 의미의 공정성을 추구하는 방안이라면 경쟁 정책의 국제적 수렴은 관련 국가,
기업 및 소비자를 모두 보호하고 왜곡된 시장 구조를 정상화시키는 실질적 의미의 공
정성의 차원에서 논의되어야만 하는 주제인 것이다.

34) 김두진, “국제통상과 경쟁법,” 『한국공정경쟁연합회 논집』, 2005, 8면.


35) 이호선, 앞의 책, 117면.
36) WTO 홈페이지, http://www.wto.org/english/tratop_e/comp_e/comp_e.htm, 검색일: 2013. 6. 28.

35
서강로리뷰 제5호

따라서 서로 다른 법 영역으로 진화해 온 통상법과 경쟁법은 적극적인 조화를 모색


해야 하는 상태이며 이를 위해서는 통상법의 영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WTO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경쟁 정책을 간과한 통상 정책만으로는 자유롭고 공정
한 무역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글로벌 경쟁법의 출현이 미래가 아닌 현실의 문제이며 이미 일부 국
가들의 일방적 역외적용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는 점을 먼저 지적하고 Japan-Film 사
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 분석을 통하여 WTO를 통한 글로벌 경쟁법의 수
렴 필요성을 검토하였다. 본 연구의 결론에서는 i) 판단 기관의 권위 확보 문제, ii) 집
행에 대한 구속력 확보 문제, iii) 단일화된 법규 마련 문제 등이 글로벌 경쟁법 수렴
에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계가 제시하고 있는 구체적인 수
렴 방안들 가운데 WTO를 통한 글로벌 경쟁법 수렴이 가장 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
였다.

36
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중심으로 -

참고문헌

[단행본 및 간행물]
권오승 외,『글로벌시대의 국제통상과 경쟁법』, 한국법제연구원, 2005.
한국국제경제법학회(박노형 외),『신 국제경제법』, 박영사, 2013.
WTO 사무국,『WTO 이해하기』, 외교통상부 세계무역기구과, 2007.
WTO,『WTO Dispute Settlement: One-Page Case Summaries』, 2012.

[논문 및 학술지]
김두진, “국제통상과 경쟁법,” 『한국공정경쟁연합회 논집』, 2005.
윤세리, “세계화시대의 공정거래법의 전개방향,” 『저스티스』 통권 제98호, 2007.
이호선, “경쟁법의 전개와 글로벌 경쟁법규범 출현에 관한 전망,” 『법학논총』 제24
호, 2011.
정영진, “한미 FTA와 경쟁정책,” 『한국공정경쟁연합회 논집』 제127호, 2006.
주진열, “글로벌경쟁정책과 무역 이슈의 최근 동향,” 『통상법률』 제101호, 2011.
Hugh M. Hollman & William E. Kovacic, “The International Competition Network:
Its Past, Current and Future Role,” Minnesota Journal of Int’l Law Vol. 20,
2011.

[기타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한-EU 경쟁정책에 관한 협력협정의 체결”, 2009.
최성욱, “공정위, 국제공조 위해 ICN 연차총회 참석…23일 폴란드 바르샤바,” 『뉴시
스 통신사』, 2013. 4. 22., 검색일: 2013. 6. 29.
한미 FTA 정부포털, http://www.fta.go.kr, 검색일: 2013. 6. 28.
경제협력개발기구 홈페이지, http://www.oecd.org, 검색일: 2013. 6. 29.
세계무역기구 홈페이지, http://www.wto.org, 검색일: 2013. 6. 29.
미국 법무부 홈페이지, http://www.justice.gov, 검색일: 2013. 6. 28.

37
서강로리뷰 제5호

ABSTRACT

The Convergence of Global Competition Law


in International Trade
- Focusing on the Cases of Japan-Film (DS44) and Mexico-
Telecoms (DS204)

Kim, Saeyeon

This paper examines the development of so-called “global competition


law” in general and highlights the possibilities of the convergence of the
law in international trade by focusing on two of the most prominent WTO
cases.
In Japan-Film (DS44) case, the Panel found that the United States failed to
demonstrate that the measures at issue nullified or impaired benefits
accruing to the United States. However, this case is meaningful in a sense
that it implied that other principles of GATT such as the non-violation
claim, national treatment and trade regulations can be indirectly applied to
regulate competition issues. In Mexico-Telecoms (DS204) case, anti-
competitive clauses in the WTO Agreement on Basic Telecommunication
were directly violated by Mexico. Mexico’s domestic laws and regulations
that govern the supply of telecommunication services and federal com
petition laws became the main issues. This allowed the panel to rule in
favor of the Complainant and effectively resolve the dispute based on the
WTO agreements.
Some scholars point out lack of authority and binding powers in insti

38
국제 통상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법의 수렴
- Japan-Film 사건과 Mexico-Telecoms 사건의 비교를 중심으로 -

tutions, problems on reaching an agreement on a uniform competition law


as the largest obstacles in global competition policy. It is even argued that it
is unrealistic to expect any kind of comprehensive and binding international
law to govern the relevant issue. However, by analyzing the two cases dealt
in the Dispute Settlement Body of WTO, a conclusion can be reached that
the convergence of global competition law through the organization of
WTO is the best alternative among others in promoting global competition
practice in the area of international trade.

Key words : global competition law and policy, international trade,


convergence of global competition law, World Trade
Organization (WTO)
주 제 어 : 글로벌 경쟁법과 글로벌 경쟁 정책, 국제 통상, 글로벌 경쟁법
의 수렴, 세계무역기구 (WTO)

39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41-59 2013년 9월 제5호 41-59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김 연 진*

目 次
Ⅰ. 서론
Ⅱ. 국내 유통업시장의 변화 및 관련법제 제정
1. 사안의 요지
2. 문제의 제기
3. 사안의 검토
4. 사안의 적용
5. 소결
Ⅲ. 유통산업발전법의 WTO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사안의 요지
2. 문제의 제기
3. 사안의 검토
4. 사안의 적용
5. 소결
Ⅳ. 유통산업발전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사안의 요지
2. 문제의 제기
3. 사안의 검토
4. 사안의 적용
5. 소결
Ⅴ. 결론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4기.

41
서강로리뷰 제5호

Ⅰ. 서론

대형마트 및 기업형 수퍼마켓(Super Supermarket, 이하 SSM)은 2006년쯤 들어 눈


부시게 성장하였다. 현재 자동차로 10분 거리마다 롯데슈퍼, GS 슈퍼마켓, 킴스마트
가 위치하고 있으며, 대규모 점포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기존의 이마트와 월마
트, 하나로 마트를 넘어서서 홈플러스, 코스트코, 굿모닝마트, 에스엠마트, 탑마트 등
업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전통시장 및 중소유통업이 큰 타격을 받았으
며, 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여 대형마트 및 SSM의 의무적인 ‘매월 이틀 의무
휴업일’을 강제한 것은 이와 같은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대형마트가 우리나라에 자리 잡은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1993년, 서울 창동
의 이마트를 효시로 우리나라에 대형마트가 들어서기 시작하였고, 곧이어 1994년에
는 외국계 대형마트인 프라이스클럽(지금의 코스트코), 1997년에는 홈플러스가 대형
유통업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유통서비스 시장은 1996년 점포 수 및 매장 면적 제
한을 철폐하는 등 사실상 전면 개방되었다.1) 또한 1997년 유통산업발전법의 제정으
로 대형마트 허가제가 폐지되면서 대형마트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대형마트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왜곡된 구조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유통산업발전법이 제정 및 개정되기에 이르렀는데, 이에 대하여 WTO 규정
위반 및 헌법위반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유통서비스 부문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미국
및 유럽연합과 개별적으로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이하 ‘FTA’)을 체결
함으로써 기존 GATS (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Services)에 대한 양허표보다
도 개방의 폭을 확대하였다. 그러나 현재 비준 ․ 발효 전인 이들 FTA에 대한 위반 문
제는 일단 논외로 하고, 신설 ․ 강화된 SSM 규제조치가 GATS 규정 및 헌법을 위반하
였는지 여부를 이하에서 검토하고자 한다.2)

1)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WTO 유통 서비스 협상 동향 및 대책』, KOTRA, 2003, 8면.


2) 심영규, “기업형수퍼마켓(SSM) 규제에 대한 국제통상법적 고찰 : “기업형수퍼마켓(SSM) 규제법”의
최근 개정 내용과 WTO 서비스무역일반협정(GATS) 규정을 중심으로,” 『한양법학』, 한양법학회,
2011, 445-446면.

42
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이하에서는 국내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하여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유통산업발전법이 어떻게 제정되고 어떻게 개정되었는지를 살
펴볼 것이다. 또한 이러한 논의에 앞서 국내 유통업시장이 어떠한 개방과 어떠한 변
화를 하였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이후에는 대규모 점포 등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
휴업 지정이 WTO 규정 및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것인지 검토해볼 것이다.

Ⅱ. 국내유통업시장의 변화 및 관련법제 제정

1. 사안의 요지

국내 유통업시장은 경제구조, 유통구조, 소비환경 및 기술환경이 바뀌면서 변화,


개방, 발전을 거듭하였다. 특히 대형마트 및 SSM이 급성장하였는데, 시장개방과 유
통산업발전법의 개정이 그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2. 문제의 제기

국내 유통업시장이 발전하면서 대형마트 및 SSM도 같이 발달하여 전통시장 및 중


소상권을 위협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현 정부의 유통업시장에 대
한 규제현황이 어떠한지 살펴본다.

3. 사안의 검토

1) 국내 유통업시장의 발전과 개방

국내 유통업시장은 신유통업태의 성장과 기존업태의 쇠퇴, 대형 유통업체의 과점


화, 중소유통의 지속적 침체와 경쟁력 상실 등을 겪으면서 변화하고 발전해왔다.3) 이
러한 변화는 소비자 수요 및 구매형태가 다양해지고 전자상거래가 등장하면서 비롯

43
서강로리뷰 제5호

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통시장은 단계적 개방계획(1989년․1991년․1993년)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방되었고 1996년에 사실상 전면 개방이 되었다. 1996년부터 시행된 개
방조치로 말미암아 유럽계 마크로와 까르푸(1996년), 미국의 월마트(1998년) 등 외
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거 국내시장으로 진출하였다.4) 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의
대형마트 및 SSM이 본격 등장하고 매출액이 점차 증가하면서 전통시장의 매출액을
현격하게 감소시키기에 이르렀다.

2) 유통산업발전법의 제정 및 개정

(1) 유통산업발전법의 제정

유통산업발전법은 1997년 4월 10일 제정되면서 대규모 점포 등록제를 도입하였


다. 즉, 대규모 점포 개설시 기존의 허가제였던 것을 등록제로 전환한 것이다. 기존에
는 대규모점포가 지방자치단체 등에 점포 개정을 신청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점포
개설 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점포 개설이 불가능하였다. 하지만 유통산업발전법이 제
정되면서 대통령령에서 정한 기준만 충족하면 대규모점포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면
서 대규모점포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하였다(유통산업발전법 제8조).5) 이로 인
하여 전통시장과 중소유통업 시장의 매출액이 급감하고 상권이 크게 축소되었다.

(2)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최근 유통산업발전법은 현행 전통시장 및 중소유통 상권의 붕괴 등의 현상을 직시

3) 왕상한, 『WTO 유통업개방의 반성과 대안』, 법문사, 2007, 3-6면.


4) 이정희, “WTO DDA 유통서비스 협상의 대응방향,” 『산업경영연구』 제11권 제2호, 중앙대학교 산
업경영연구소, 2002, 190면.
5) 유통산업발전법 제8조 (개설등록) [법률 제5327호, 1997.4.10, 제정, 시행 1997.7.1]
① 대규모점포를 개설하고자 하는 자는 업태별로 시·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등록한 사항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규모이상으로 매장을 증설하고자 하는 때에도 또한 같다.
② 대규모점포의 업태의 종류, 등록절차, 업태의 종류별 시설기준, 매장의 분양제한 및 운영 등에 관
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44
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한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①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현행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의 범위 확대(동법 제12조의2 제2항, 제3항), ② 영업시간 제한 등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동법 제13조의4, 제52조 제1항), ③ 대규모점포 등 개설시 등
록요건 강화(동법 제8조 제1항).
대규모 점포 등에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한 것은 2012년 유통산
업발전법이 개정되면서 비롯되었다. 기존의 유통산업발전법이 대규모 점포와 전통
상업 보존구역에 개설하려는 준대규모 점포에 대하여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었다. 그
러나 대규모 점포 등의 입점추진과 관련하여 편법과 위장입점 등의 논란이 발생하자
동법을 개정하여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을 하게 된 것이다.6) 2012년 6월,
서울행정법원의 대규모 점포 규제법의 절차적 위배 결정에 따라 대다수 지방자치단
체에 시행되었던 대형마트, SSM 의무휴업제가 잠시 위기를 맞은 바 있다. 그러나
2012년 8월부터 서울행정법원이 지적한 행정상 절차적 문제점을 보완하여 관련 법
규제가 다시 시행되고 있다.7) 나아가 2013년 1월 23일 동법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
휴업일의 범위를 확대하고(오전 0시-오전8시에서 오전 0시-오전 10시), 영업시간 제
한 등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조문을 신설함과 동시에 대규모점포 등록요
건을 강화하였다(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 첨부). 이러한 개정은 대 ․ 중소
유통업의 상생발전 및 지역상권의 활성화와 대규모점포 등 종사 근로자의 건강권 보
호를 도모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루어졌다.8)

3)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대규모유통업거래공정법”)은


대규모유통업자의 유통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방지하고, 공정거래질서와 동
반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정되었다. 주요 내용으로는 계약 체결 시

6) 정윤석, 『유통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원광대학교,


2012, 4면.
7) 김우형, “대기업 유통자본 규제를 위한 국내 규제조치와 WTO 서비스무역협정에 관한 일반협정(GATS)
불일치 여부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 제53권 제4호, 부산대학교 법학연구소, 2012, 192면.
8) 유통산업발전법 개정문 [시행 2013.4.24.] [법률 제11626호, 2013.1.23., 일부개정]

45
서강로리뷰 제5호

계약사항이 명시된 서면의 교부(제6조), 대규모유통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 금지(제7


조, 제9조~제15조, 제17조 및 제18조) 및 상품판매대금의 지급기한, 연체이자율 및
지급방법 제한(제8조)이 있다. 이외에도 매장 설비비용의 보상(제16조), 대규모유통
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 설치 ․ 운영(제20조~제28조) 및 위반행위 조사 및 처리(제29
조, 제32조, 제33조 및 제35조)를 규정하고 있다.9)

4. 사안의 적용

국내 유통업시장은 대규모 점포의 증가와 중소유통업의 지속적 침체를 거쳐 변화


하고 발전해왔다. 국내 유통업시장은 1996년 시장개방과 유통산업발전법 제정으로
격변하였다. 앞서 언급한 세계적인 대형 유통업시장의 국내에 진출뿐만 아니라 1997
년 유통산업발전법이 제정되면서 종래의 허가제를 폐지하고 등록제로 전환됨에 따라
대규모 점포의 개설요건이 완화되어 대규모 점포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이로 인하여 전통시장 및 중소유통업 시장은 상대적으로 상권이 축소되
는 현상이 야기되는 반면 대형마트 및 SSM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유통산업발전법은 대규모 점포의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일에 대한 제한을
하고,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방향으로
개정되기에 이르렀다. 한편 대규모 유통업자의 유통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 남용 방
지를 위하여 대규모유통업거래공정법이 제정되었다.

5. 소결

국내 및 해외 대규모점포가 1996년 사실상 전면개방과 1997년 유통산업발전법의


제정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자 2013년 유통산업발전법은 대규모 점포의
등록요건 강화,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확대,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강화 등을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대규모유통업거래공정법을 제정하였다.

9)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 2012.1.1.] [법률 제11086호, 2011.11.14.,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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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Ⅲ. 유통산업발전법이 WTO GATS 관련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사안의 요지

코스트코 등 외국계 유통업체 등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확대 조치 및 등


록요건을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이 WTO GATS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
러나 유통산업발전법이 영업시간 제한을 확대한 것(오전0시-오전8시에서 오전0시-
오전10시로 개정)은 GATS 제16조가 금지하는 서비스 활동의 총 수(total number)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대규모 점포는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과 동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GATS 제17조 위반이 아니며 등록제 실시는 GATS 협
정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GATS 제6조를 위반한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2. 문제의 제기

GATS는 서비스무역에 직․간접 영향을 주는 WTO회원국의 모든 조치가 그 적용대


상이다.10) 그러나 WTO 협정은 공공복리 등을 위해 각 나라의 형편에 맞는 예외규정
을 두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11) 이에 대하여 미국계 유통업체 코스트코 코리아를 비
롯한 외국계 유통업체들은 유통산업발전법에 규정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확대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치가 WTO GATS 관련 규정에 위반
한 것인지의 문제가 제기된다.

3. 사안의 검토

1) GATS 제16조(시장접근) 위반 여부

10) 류병운, “WTO GATS 협정과 서비스 분쟁,” 『무역상무연구』 제53권, 한국무역상무학회, 2012, 266면.
11) 신석훈,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 입법논리의 문제점,”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보고』 제2009권
제10호, 한국경제연구원, 2009, 26면.

47
서강로리뷰 제5호

GATS 제16조는 WTO 회원국이 약속표에서 개방을 약속한 서비스 부문에 대하여
다른 회원국에게 시장 접근을 허용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개별적으
로 추가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다면 GATS 제16조 제2항에 열거된 각종의 양적인 제
한 조치를 취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12) 또한 제16조 제2항은 양적인 규제
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질적인 규제는 이 규정의 적용범위를 벗어난 것이다.13) 즉,
제16조 제2항은 6개의 한정적 유형을 열거함으로써 양적인 제한과 질적인 제한을 구
별하는 기준에 대하여 명시하고 있다.14) 따라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 휴업일 확대
등에 관한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정이 제16조 제2항에서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열거하
고 있는 조치에 해당한다면 GATS 제16조를 위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제16조 제2
항 (c)호는 서비스 활동의 총 수(total number)를 제한하는 경우를 금지하는 것으로
서 유통산업발전법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확대 등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는 155개 업종 중 개방하지 않은 77개 서비스업종 분야에서
는 GATS(1994)에서의 자유화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영업시간의 제한이나 의
무 휴일일수 제한은 GATS 규범의 구속을 받지 않은 사항이 된다. 즉, 어떠한 규제를
도입하느냐의 문제는 순전히 국내사항이다.15)

2) GATS 제17조(내국민대우) 위반인지 여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확대 등의 제한이 대규모 점포와 경쟁관계에 있는 재


래시장에 대하여는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GATS 제17조가 정하고 있는 내국민대우
의무 위반이 문제될 수 있다. 대규모 점포와 재래시장 및 중소상인은 동종서비스인지
가 결정되어야 하는 바, 이에 관한 일반적인 합의가 형성된 바가 없어 쉽게 판단하거

12) 왕상한, 앞의 글, 127면.


13) 정민정, “대규모소매점규제 법률과 WTO GATS,” 『국제법학회논총』 제55권 제4호, 대한국제법학
회, 2010, 244면.
14) 서철원, “WTO의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평가,” 『서울국제법연구』 제3권 제2호, 서울국
제법연구원, 1996, 121면.
15) 허정완, 『울산의 유통산업 균형발전 방안 연구 : SSM 확대진출에 따른 대응방향을 중심으로』, 석
사학위논문, 울산대학교, 2010, 32면.

48
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나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동종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단순한 경험 혹은 일반


적인 견해들(anecdotal evidence)을 근거로 할 수는 없으며 수요의 교차가격 탄력성
(cross price elasticity)이 있는지의 여부 역시 고려하여야 한다.16) 1996년
Japan-Taxes on Alcoholic Beverages에 대한 WTO 패널 보고서에 의하면 상품의 동
종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상품의 물리적 특성, 소비자의 기호, 상품의 최종 용도 등
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에 의해서도 동종 서비스인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SSM은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에 비하여 월등하게 우월
적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SSM이 전통 재래시장 또는 중소상인과의 동종성이 당연
히 인정된다고 예단할 수 없으며 따라서 제17조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17)

3) GATS 제6조(국내 규제) 위반 여부

GATS 제6조 제5항이 적용되는 경우는 회원국이 규제분야에 관하여 제16조 및 제


17조와 관련된 구체적 약속(specific commitments)을 하였을 때로 한정된다.18) 제6
조 제5항 (a) (ii)는 구체적 약속이 이루어졌을 당시 회원국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기
대할 수 없었던 방식을 규정하면서 이를 금지하고 있다. 즉, 대규모 점포 등록제가 구
체적 약속이 이루어졌을 당시 그 회원국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었던 방식
으로 이루어졌다면 GATS의 위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다.

4. 사안의 적용

1) GATS 제16조(시장접근) 위반 여부

코스트코 등 대규모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준수는 GATS 제16

16) 김희진, 『WTO GATS 협정 시장접근 및 국내규제 규정 간 관계에 대한 고찰 : GATS 제16조 및 제


17조 ․ 제6조를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숙명여자대학교, 2007, 41면.
17) 심영규, 앞의 글, 458면.
18) 정민정, 앞의 글, 24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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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조 제2항 (c)호에서 금지하는 제한이 아니다. 제16조 제2항 (c)호는 서비스 활동의 총
수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하루 영업시간 중 오전 0시에서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2항) 매월 이틀 의무휴업을 하도록 한 것(유
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3항)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2) GATS 제17조(내국민대우) 위반 여부

대규모 점포와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은 직 ․ 간접 판매를 하는지 여부, 등록제 실시


여부 및 장소 등 물적 요소 등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동종 서비스라고 할 수 없다. 따
라서 GATS 제17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GATS 제6조(국내 규제) 위반 여부

대규모 점포 등에 관한 등록제는 1997.7.1.시행이 된 것이며, GATS 협정은


1995.1.1.에 발효되었기 때문에 등록제는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서, 위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현 유통산업발전법 제8조도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다만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를 첨부할 것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등록
제를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은 GATS 협정 이후에 이루어졌으므로 충분히 합리적으
로 기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서 GATS 제6조 위반 여지는 없다.

5. 소결

유통산업발전법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확대(제12조의2 제2항 및 제3항)


와 등록요건 규정(제8조)은 WTO GATS 제16조(시장접근), 제17조(내국민대우), 제6
조(국내규제)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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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Ⅳ. 유통산업발전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사안의 요지

대규모 점포 등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을 확장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


의 제12조의2 제2항 및 제3항은 직업수행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며,
과잉금지의 원칙에 부합하는 적법한 제한이다. 한편 등록요건을 가중시키고 있는 제
8조는 헌법이 넓은 입법재량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위헌이 아니며, 조례에 포괄적으
로 위임하는 제12조의2 제4항도 조례에 대한 법률의 위임은 포괄적인 것으로 족하다
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문제의 제기

유통산업발전법은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고(유통산


업발전법 제12조의2 제2항), 의무휴업일 지정을 규정하고 있으며(동법 동조 제3항),
조례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동법 동조 제4항),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있다(동법 제8
조). 이에 대하여 헌법상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가 문제된다.

3. 사안의 검토

1) 영업시간 등 제한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19)

(1) 스크린쿼터 제도 판결(헌재 1995.7.21. 94헌마125)

① 직업선택의 자유

19) 왕상한, 앞의 글, 190-199면.

51
서강로리뷰 제5호

스크린쿼터 제도는 국산영화의 존립자체 등 공공복리를 위한 것이고, 국산영화의


제작과 상영의 기회를 보장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적정한 방법이다. 또한 국산영화의
내용, 종류 및 장소 등에 대하여는 공연장의 경영자가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고,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 3에 대하여는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제한으
로 입는 손해는 공동체 전체의 이익과 합리적인 비례의 관계가 있으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② 평등권 위반

국산영화 의무상영제와 다른 영상매체의 경우를 살펴보면 공연장의 경영자와 영


화인이나 영화업자 혹은 영화수입업자와 비교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공연장 경영
자만 차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③ 위임입법 한계

영화법 제26조가 의무상영일수의 상한이나 하한을 명시적으로 설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이 연간 상영일수의 일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그 대
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다.

(2) 유흥주점의 영업시간 제한 판결(헌재 2000.7.20. 99헌마455)

① 직업선택의 자유의 침해 여부

유흥주점의 영업시간 제한은 건전한 사회기풍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


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무도영업행위에 대해서만 제
한하고, 유흥주점 영업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건전한 사회기풍 및 선량한 풍속의
저해로 입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어 과잉금지의 원칙에 부합한다.

52
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② 평등권 침해 여부

카바레에 한정하여 영업제한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사실상 카바레에 대하여


만 제한이 가해지는 것이라 하더라도 주간 무도영업행위로 인한 폐해를 고려한 것으
로서 카바레영업자를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이 아니다.

2) 등록요건 가중이 헌법상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였는지 여부

유통산업발전법 제8조에서 등록 요건을 가중시키는 것이 허용되는지 문제가 되는


데, 헌법재판소는 정당한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애당초 등록을 요구하지 않
는 영업에 대하여 새로이 등록제를 도입하더라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다(헌
재 2003.9.25. 2001헌마447).20) 이렇듯 헌법재판소는 입법에 대하여 넓은 재량을 인
정하고 있는 바, 등록제에서 등록 요건을 가중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3) 조례에 대한 위임의 합헌성 여부

헌법재판소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담배자판기설치금지조례에 대한 포괄적인 위임


을 허용하고 있다(헌재 1995.4.20. 92헌마264). 조례의 제정권자인 지방의회는 주민
의 대표기관이고, 헌법이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포괄적인 자치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
으로 볼 때 조례에 대한 법률의 위임은 포괄적인 것으로 족하다고 보인다.21)

4. 사안의 적용

1) 영업시간 등 제한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20) 왕상한, 앞의 글, 175면.


21) 왕상한, 앞의 글, 200면.

53
서강로리뷰 제5호

대규모점포의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2항), 월 2회 의무휴업일 지정(동법 동조 제3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부합한다. 대․중소 유통업의 상생발전 및 지역상권의 활성화를 위
한 적절한 방법이며, 최소 침해의 원칙과 법익 형량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이러한 제
한을 가함으로써 얻어지는 유통질서의 확립이라는 공익이 대규모 점포의 사익보다
현저하다. 또한 대규모 점포의 부당한 지위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평등권도 침해하지 아니한다.

2) 등록요건 가중이 헌법상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였는지 여부

대규모 점포가 등록할 때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개정 유통산업발전법은 등록 요건을 가중시키고 있는데(동법 제8조 제1항), 헌법
재판소는 판결을 통하여 헌법상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
명한 바 있다(헌재 2003.9.25. 2001헌마447). 따라서 등록요건 가중은 헌법 제15조
위반이 아니다.

3) 조례에 대한 위임의 합헌성 여부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4항은 구체적인 사항을 조례에 위임하였다. 조례에


대한 법률의 위임은 포괄적인 것으로 족하다고 하는 헌법재판소의 판결(헌재
1995.4.20. 92헌마264)에 따르면 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소결

대규모 점포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은 직업수행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하고, 등록요건 가중도 입법재량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또한 조례에
대한 법률의 위임도 포괄적인 것으로 족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4
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Ⅴ. 결론

현재 국내․외 대규모 점포는 1996년 사실상 전면개방과 1997년 유통산업발전법의


제정으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늘어난 상태이다. 그로 인하여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들의 상권이 현저하게 축소되어 국내 유통업시장은 대규모 점포가 접수
하였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과 교차하여 1996년 국내유통업시장을
개방할 때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들을 위하여 어떠한 개별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을 찾
는 것이 시급한 바, 최근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고 대규모유통업거래공정법률이
제정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WTO 규정 및 헌법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비판을 하
고 있다. 하지만 앞서 WTO 관련 규정 및 헌법 규정을 검토한 바에 의하면 유통산업
발전법 및 대규모유통업거래공정법률은 WTO 관련 규정 및 헌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현재의 규제는 현행 WTO 규정 및 헌법 규정
하에서 적법하기 때문에 WTO 규정 위반이라든지 헌법 규정 위반이라는 비판은 타당
하지 못하다. 오히려 이러한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규제는 유통업시장의 균형적 ․ 궁
극적인 발전을 위하여 바람직하다. 이는 현행 유통 시장에서 대규모 점포 등이 전통
시장 및 중소상인에 대하여 지배적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라고
보여진다. 국내 유통업 시장은 대규모 점포, 전통시장, 중소상인 등 다양한 상권이 어
우러져야 균형적인 구조를 갖추게 되며, 이는 유통업계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하여도
필요하다. GATS 협정이 발효된 시점에 허가제를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허가
제로 전환하더라도 GATS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서 허가제 도입도 현 상황에 유
효적절한 수단으로 보인다. 더불어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에 대한 조직화 유도 및 지
역상권 중심지 활성화 방안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유통시장이 충분히 균형적으로 발
전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55
서강로리뷰 제5호

참고문헌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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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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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제·개정문]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문 [법률 제11086호, 2011.11.14.,
제정, 2012.1.1.시행]
유통산업발전법 개정문 [법률 제11626호, 2013.1.23., 일부개정, 2013.4.24.시행]

57
서강로리뷰 제5호

ABSTRACT

WTO and Balanced Development of the


Distribution Industry Market

Kim, Yeon Jin

Domestic and international large-scale stores have sharply increased due


to the opening of markets in 1996 and the enactment of the Distribution
Industry Development Act of 1997. Therefore, the commercial supremacy of
traditional markets and small merchants has been rapidly reduced and it is
not too much to say that the large-scale stores have taken over domestic
distribution industry market. Distribution Industry Development Act has
been recently revised(2013.1.23.) and the Fair Trade in Large-scale
Distribution Industry Act has been enacted(2011.11.14.).
Some criticized that these two laws are in violations of WTO GATS and
the Constitution of Korea. However, no violation is found in these two
laws. These regulations are proper steps to resolve the current problems of
distribution industry market in which large-scale stores achieved the
dominant position against traditional markets and small merchants.
Domestic distribution market could be balanced when large-scale stores,
traditional markets and small merchants are in harmony. It is necessary to
develop the distribution industry ultimately. Introducing a licensing system
would be effective and well-directed measures.
Since Korea have initiated the licensing system before the enforcement of
the GATS, it would not violate the GATS if Korea introduces the licensing

58
WTO와 유통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

system again. In addition, organizing and revamping traditional markets


and medium sized merchants would be an essential approach to make
domestic distribution industry prosperous.

Key words : Large-scale store, WTO GATS, The Constitu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Distribution Industry Development Act,
Fair Trade in Large-scale Distribution Industry Act
주 제 어 : 대규모 점포, WTO GATS, 대한민국 헌법, 유통산업발전법,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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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61-84 2013년 9월 제5호 61-84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박 준 범*

目 次
Ⅰ. 판례 개요
1. 사실관계
2. 소송 경과
3. 판결 요지
Ⅱ. 평석
1. 쟁점 정리
2. 관련 판례
3. 판례의 검토
4. 판례의 의미와 전망

Ⅰ. 판례 개요

1. 사실관계

이 사건 피고 대한민국은 1986년 12월 경 충남 보령시 웅천읍 소재에 공군사격장


(이하 ‘웅천사격장’)을 설치하여 지금까지 해상 및 지상 표적물에 대하여 대한민국 공
군소속 전투기와 공격용 헬리콥터 등에 의한 폭탄투하 및 기관총사격훈련을 실시하
고 있었다.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61
서강로리뷰 제5호

이 사건 원고 1외 2,287명은 대부분 웅천사격장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로서 현 거


주 지역 내에서 수십 년 간 농어업을 영위하면서 생활해 오고 있었다. 원고 중 일부는
웅천사격장이 설립된 이후 현 거주 지역에 전입하였다.
웅천사격장에서의 훈련은 주로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 등이 주산면 일대를 통과하
여 웅천읍에 위치한 지상 사격장인 웅천사격장에서 급강하·사격 후 급출력·급상승
하여 해상 사격장인 황죽도 사격장 부근을 통과하는 방법으로 행해지고 있었다. 주말
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기상조건이 양호한 경우 1주일에 5일 정도, 한 달 평균 15일가
량, 1일 평균 3-5시간 정도 이루어지며, 훈련시간은 매우 불규칙적이다. 훈련내용은
주야간 구분 없이 연습폭탄 투하 및 연습기총 사격 훈련으로 이루어졌으며, 야간에는
주로 조명탄 투하훈련을 실시하였다.

2. 소송 경과

원고들은 웅천사격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주·야간을 불문한 채 전투기가 급강


하하거나 급상승하면서 또는 폭탄이 투하되거나 미사일·기관총 등이 발사되면서 발
생하는 매우 불쾌하고 충격적인 소음으로 인해, 스트레스·정신적 불안 등 신체장애
를 겪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피고 대한민국에게 각각의 원고에게 월 각 금 200,000원
과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웅천사격장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를 인
정하여 원고들 중 80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지역에 거주하는 자에겐 월 금 100,000
원, 75dB이상 80dB 미만의 소음에 노출된 지역에 거주하는 자들에 대하여는 월 금
70,000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였다. 한편, 웅천사격장이 설치된 이후 전입한 원고들
에겐 이른바 ‘위험에의 접근’에 따라 형평의 원칙상 과실상계에 준하여 배상액을 감
액하였다(2004. 1. 20. 선고 2001가합75962 판결).
원고와 피고 모두 항소를 제기한 제2심(서울고등법원)에서는 웅천사격장 설치 이
후 전입한 원고들에 대해 과실상계에 준하여 배상액을 감액한 부분을 변경하여 피고
의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감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2008. 7. 4. 선고
2004나25934 판결).

62
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감경 주장을 배척한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하였다(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3. 판결 요지

1) 원심 판결의 요지

일부 원고들의 경우 웅천사격장이 설치된 1986. 12. 이후 자신들의 현 주거지에 전


입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이러한 원고들은 웅천사격장에서의 훈련 중 발
생하는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인식하거나 과실로 위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입주하
였다고 봄이 상당하나, 위 원고들이 위 소음으로 인한 피해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경우, 이러한 소음으로 인한 피해 상태를 이용하기 위하여 이주하였다는 등
특히 비난할 사유가 없는 한 자신들의 거주지가 소음피해지역 내에 있음을 인식하였
거나 과실로 인식하지 못한 것만 가지고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용인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위 원고들이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용
인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의 위 나머지 주장사유만으로는 위
원고들에게 ‘위험에의 접근’ 이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
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대법원 판결의 요지

소음 등을 포함한 공해 등의 위험지역으로 이주하여 들어가 거주하는 경우와 같이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거나 과실로 인식하지 못하고 이주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형평의 원칙상 과실상계에 준하여 감경 또는 면제사유로 고려하는 것이
상당하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다4956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웅천사격장의 소음피해를 인식
하거나 과실로 인식하지 못하고 이주한 일부 원고들의 경우, 비록 위 원고들이 소음
으로 인한 피해를 용인하고 이용하기 위하여 이주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

63
서강로리뷰 제5호

아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완전히 면제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의 손해


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정을 전혀 참작하지 아니하여 감경조차 아니 한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조치라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
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II. 평석

1. 쟁점 정리

대상판결에서는 원심과 대법원이 ‘위험에의 접근이론’을 적용하는 부분에서 의견


차이를 보였다. 두 심급 모두 이 이론에 따라 손해배상을 감면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는 동의했지만 원심은 이를 넓게 인정하여 감액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적용 요건을 엄격히 하여 면제의 경우 거의 인정하고 않고 있으며 과실상계
의 법리에 따라 손해배상감액사유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이
에 ① ‘위험에의 접근이론’을 항공기소음소송에 적용할 때 이를 제한적으로 적용한
대법원의 입장이 타당한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현재 대법원은 이 문제를 국가와 주민간의 공법관계로 보아 계속적으로 항공
기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국가배상법 제5조 영조물 책임의 법리로 해결하고 있다. 대
법원은 영조물의 설치·관리상 하자의 개념을 영조물이 공공의 목적 등에 이용됨에
있어 그 이용과 관련하여 이용자 및 제3자에게 사회통념상 참을 수 없는 위해를 발생
케 할 위험성이 있는 경우(이른바 ‘기능상 하자’)까지 확장하여 그 피해가 수인한도를
넘는 경우에 한해서 비행장 근처 거주민들의 피해를 전보해주고 있다. 이에 ② 항공
기소음소송을 영조물 책임 법리에 따라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대법원의 입장의 타당
성 여부를 검토가 필요하다.

64
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2. 관련 판례

대상판결 이전 항공기소음과 관련한 소송으로 이른바 ‘매향리사격장사건’, ‘김포공


항 사건’에 관한 판례가 있다. 매향리사격장사건의 경우 국가배상법 제5조의 하자를
‘기능적 하자’로 넓히고 위험에의 접근이론에 대해 설시했다는 점에서 소음소송과 관
련하여 leading case로 평가받는다. 1년 후 나온 김포공항 사건의 경우 민간항공에
대한 소송이었는데 여기에서는 매향리사격장사건에서의 하자 개념을 역시 인정했고
위험에의 접근 이론에 따른 손해액의 감액 가능성을 인정했다.

1) 매향리사격장사건(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2다 14242 판결)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정하여진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라 함은 공


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
태에 있음을 말하고(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9158 판결 참조), 여기서 안전성
을 갖추지 못한 상태, 즉 타인에게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상태라 함은 당해 영조
물을 구성하는 물적 시설 그 자체에 있는 물리적·외형적 흠결이나 불비로 인하여 그
이용자에게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영조물이 공공의 목적에
이용됨에 있어 그 이용 상태 및 정도가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사회통념
상 참을 수 없는 피해를 입히는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피해인지의 여부는 그 영조물의 공공성, 피해의 내용과 정도, 이를 방지
하기 위하여 노력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소음 등을 포함한 공해 등의 위험지역으로 이주하여 들어가서 거주하는 경우와 같
이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그로 인한 피해를 용인하며 접근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그 피해가 직접 생명이나 신체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정신적 고통이나 생활방
해의 정도에 그치고, 그 침해행위에 상당한 고도의 공공성이 인정되는 때에는 위험에
접근한 후 실제로 입은 피해 정도가 위험에 접근할 당시에 인식하고 있었던 위험의
정도를 초과하는 것이거나 위험에 접근한 후에 그 위험이 특별히 증대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해자의 면책을 인정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

65
서강로리뷰 제5호

다. 그러나 일반인이 공해 등의 위험지역으로 이주하여 거주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위험에 접근할 당시에 그러한 위험이 문제가 되고 있지 아니하였고, 그러한 위험이
존재하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없었으며, 그 밖에 위험에 접근하게 된 경위와 동기
등의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그와 같은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굳이 위험으로
인한 피해를 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책임이 감면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김포공항 사건(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3다49566 판결)

일반인이 공해 등의 위험지역으로 이주하여 거주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위험에


접근할 당시에 그러한 위험이 존재하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그
밖에 위험에 접근하게 된 경위와 동기 등의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그와 같은 위
험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굳이 위험으로 인한 피해를 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
는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형평의 원칙상 과실상계에 준하여 감액사유로 고려하
는 것이 상당하다.
이 사건 이후, 대법원 2010.11.25. 선고 2007다74560 판결1), 대법원 2012.1.12. 선
고 2009다84608,84615,84622,84639 판결2) 등에서 대법원은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판시를 하고 있다.

1) “대구비행장 주변 지역의 항공기소음으로 인한 피해의 내용 및 정도, 그 비행장 및 군용항공기의 운


항이 가지는 공공성과 아울러 그 비행장이 개설 당시와 달리 점차 주거지 및 도시화되어 인구가 밀집
되는 등으로 비도시지역에 위치한 국내의 다른 비행장과 확연히 구별되는 지역적, 환경적 특성을 갖
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구비행장 주변 지역의 소음 피해가 소음도 85WECPNL
이상인 경우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를 넘어 위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WECPNL(웨클)이란 Weighted Equivalent Continuous Perceived Noise Level의 약자로 항공기 소음
을 측정하는 단위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일반 항공기소음뿐만 아니라 사격과 폭격 등으로 인한
소음도 나타나기 때문에 WECPNL보다는 인간의 주관적인 반응과 대응관계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알
려진 등가소음도로 소음의 정도를 평가했다. 85WECPNL이 대략 72dB의 크기에 해당한다.
2) “어민 갑 등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상대로 수질오염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감정
인의 감정 결과 등에 의하면 갑 등이 조업하는 어장에 발생한 피해는 공사가 배출한 침출 처리수에
포함된 오염물질이 해양생물에 작용함으로써 발생하였다는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되므로 공사의 오
염물질 배출과 어장의 피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일응 증명되었고, 인과관계를 부정하기 위한 반증도
인정되지 않으며, 그 손해는 수인한도를 넘는 것이어서 위법성이 인정 된다”고 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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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3. 판례의 검토

1)‘위험에의 접근이론’을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

(1) 위험에의 접근이론이란

① 항공기 소음에서의 위험에의 접근(coming to nuisance)이란이란 피해자가 소


음의 영향이 미치는 위험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지역에 새로이 거
주를 시작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느
냐의 여부에 관한 이론이다.3) 이 이론은 소음, 진동 등 생활방해로 인한 소송이 빈번
한 미국에서 많은 사례들을 통해 발전하여 왔다.4) 다른 용어로는 위험감수이론
(assumption of risk), 독일에서는 선주(先住)성 이론 또는 자기위험에 의한 행위의
법리 등으로 논의되어 왔다.

② 위험에의 접근이론이 실제 소송에서 활용되는 양태

기존의 소음이 발생하여 그 영향이 미치던 지역에 피해자가 그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새로이 거주를 시작하였다면 이러한 사정이 수인한도에 영향을 미치
는지가 문제된다. 이에 ⒜ 토지이용의 선후관계와 관련된 수인한도의 판단요소라는
견해와 ⒝ 수인한도는 위법성의 판단기준 또는 객관적인 하자의 판단기준이라는 이
유로 위험에의 접근여부는 책임감면사유라는 견해로 나뉘고 있다.5)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23850 판결에 따르면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었
는지 여부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성질 및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 가해 건물의
용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가해방지 및 피해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의

3) 소정수, “항공기 소음소송과 관련된 몇 가지 문제점 - 수인한도를 중심으로,” 『송무자료집』 제11집,


2008, 서울고등검찰청, 81면.
4) 윤수진, “항공기 소음소송에 있어서의 위험에의 접근이론에 대한 검토,”『환경법 연구』 제32권 제2
호, 한국환경법학회, 2010년, 225면.
5) 강종선, “항공기소음 관련 민사소송의 제 논점,” 『사법논집』 제44집, 법원도서관, 2007, 303면.

67
서강로리뷰 제5호

위반 여부,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건축 후


에 신설된 일조권에 관한 새로운 공법적 규제 역시 이러한 위법성의 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수인한도를 판단하는데 있
어 토지이용의 선후관계를 중요한 요소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하는 주장이 있다.6)
반면 ⒜의 주장에 대해, 수인한도의 기준을 입증하기 어려운 개개인의 사정에 바탕
을 둔다는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고, 일반적으로 수인한도는 그 개념상 합리적이
고 평균적인 일반인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비판이 있다.7) 또한 대법원의 태도가
98다23850판결 이후 수인한도를 판단하는 기준에서 토지이용의 선후관계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매향리 판결, 김포공항 판결 등을 내놓으며 확립된 입장을 취했
다.8) 또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환경전담부 재판실무에서도 이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9)
생각건대, 위험에의 접근이론은 수인한도의 판단요소로 보기보다는 수인한도 자
체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하고 피해자의 구체적인 사정은 소송에서 책임감면의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2) 대법원의 태도에 대한 비판

대법원은 공항이 설치된 후 공항 근처로 이주한 주민들에 관하여 피해가 직접 생명

6) 채영근, “항공기소음피해에 대한 국가배상판결에 대한 고찰,” 『항공우주법학술지』 제20권 제1호,


한국항공우주법학회, 2005, 224면.
7) 윤수진, 앞의 글, 226면.
8)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피해인지 여부에 관한 기준(수인한도의 기준)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일반적
으로 침해되는 권리나 이익의 성질과 침해의 정도뿐만 아니라 침해행위가 갖는 공공성의 내용과 정
도, 그 지역 환경의 특수성, 공법적인 규제에 의하여 확보하려는 환경기준, 침해를 방지 또는 경감시
키거나 손해를 회피할 방안의 유무 및 그 난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
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9) 손윤하, “항공기소음에 의한 피해구제를 위한 민사소송의 문제점,” 『법조』제54권 제3호, 법조협회,
2005, 220면. (이에 따르면, 김포공항 사건에서는 항공소음피해예상지역 지정고시일 이후의 전입자
에 대하여는 대한민국의 책임을 70%만 인정하였고, 군산비행장 사건에서는 민간항공기 취항 후의
전입자에 대하여는 대한민국의 책임을 70%만을 인정하였으며, 이 사건 대상판결 웅천사격장 사건에
서는 사격장 설치 후의 전입자에 대하여는 대한민국의 책임을 전입시기에 따라 단계적으로 30%,
50%, 80%로 각 감액하였다.)

68
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이나 신체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정신적 고통이나 생활방해의 정도에 그치고 그 침해


행위에 고도의 공공성이 인정되는 때에는, 주민들이 이주한 후 항공기소음피해가 특
별히 증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할 수 있다고 하
면서도, 일반적으로 공항 근처로 이주한 사실만으로는 항공기소음피해를 정확히 인
식하였다고 볼 수 없고 공항주변으로 이주한 경위와 동기를 고려하였을 때 항공기소
음피해를 감수하며 생활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은 아니라고 하여 국가의 면책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손해배상액의 감액만을 인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대법원은 위험
에의 접근이론을 인정하여 책임감면사유로 보고 있으나 그 적용 요건을 엄격히 하여
실제 소송에서 면제는 거의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하에서 대법원의 태도에
대한 비판을 살펴보겠다.

① 지나치게 엄격한 적용 요건10)

대법원의 판시에 따르면 ⒜ 그 피해가 직접 생명이나 신체에 관련된 것이 아니고


정신적 고통이나 생활방해의 정도에 그치는 경우, ⒝ 침해행위에 고도의 공공성이 인
정되는 때에는 면책이 가능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소음소송에서 원고가 생명이나 신
체의 피해를 입증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고 정신적 고통, 생활방해 등을 주장
하여 청구원인을 구성한다는 점, 군사비행장의 운영은 국가안보의 목적으로 헌법상
부여된 국토방위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인데 과연 이러한 행위보다 더 고도의 공공성
을 가지는 행위를 상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이 대법원이 정한 면
책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임에도 이를 배척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다.

② 도덕적 해이현상11)

도덕적 해이현상을 우려하는 주장에 따르면, 군용비행장이 설치된 후 보통의 주의


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해 시설의 운영과정에서 소음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하

10) 윤수진, 앞의 글, 234-235면.


11) 채영근, 앞의 글, 244-2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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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고 그 주변에 거주하려면 그러한 소음을 용인해야 한다는 점을 알았을 것이라 주장한


다. 이는 곧 자발적 이주로, 자신의 과실로 인하여 소음피해를 스스로 용인한 경우이
므로 피고인 국가는 면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후행 거주자들은 소음피해로
인하여 하락한 지가 또는 임대료의 혜택을 입었기 때문에 위험에의 접근이론을 적용
하지 않을 경우, 위험시설이나 환경오염의 유발이 불가피한 시설에 배상금을 노리고
이주하는 악의의 당사자가 나타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기울였을 통상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도덕적 해이현상이 부추겨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③ 책임소재의 문제

소음피해의 책임소재와 관련하여, 현재 대한민국내의 모든 공항시설의 설치, 관리


자는 국토해양부장관이기 때문에(항공법 제75조12)) 국가가 공항의 설치 및 관리의
주체이다. 이에 따라 항공기 소음에 의한 피해구제를 위한 민사소송이 제기되는 경우
그 법리구성을 공항시설인 영조물의 설치, 관리의 하자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으
로 한다면 일반 공항은 물론 군사공항도 그 영조물의 설치 및 관리의 주체인 국가가
피고가 된다.13)
그런데 위험의 공평분담의 측면에서 국가만이 책임의 주체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
기하는 주장이 있다. 가령, 수인한도를 초과한 소음피해지역에 대하여 만연히 건축허
가 등을 내어진 지방자치단체 또는 건설업체 등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주택법(구 주택건설촉진법14))에서는 주택건축에 있어서 실내 소음도를 규

12) 제75조(비행장 및 항행안전시설의 설치)


① 국토해양부장관은 비행장 또는 항행안전시설(제89조부터 제91조까지, 제94조부터 제105조까지,
제105조의2부터 제105조의5까지, 제106조, 제106조의2, 제108조의2, 제110조 및 제111조에 따
라 설치하는 비행장시설 또는 항행안전시설 외의 것을 말한다. 이하 같다)을 설치한다.
<개정 2010.3.22>
② 국토해양부장관 외에 비행장 또는 항행안전시설을 설치하려는 자는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해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국토해양부장관은 허가할 때 시설의
설치에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비행장 및 항행안전시설의 설치기준 등 그 설치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
령으로 정한다.
13) 손윤하, 앞의 글, 2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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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제하고 있는바 대부분의 생활이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실내 소


음도를 반영해 이를 위반할 시 일정한 비율에 따라 실내소음피해를 방지하지 못한 건
설주체 등에 책임을 묻자는 것이다. 게다가 도로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 법원
은 분양회사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는 점도 그 근거로 한다.15)

(3) 검토 및 사견

① 생각건대, 대법원이 위험에의 접근이론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은 정책적인 측면


을 고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소음소송을 국가(강자)와 국민(약자)의 구도에서 바라
보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국민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여야 하는 헌법상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노력을 하지 않고 단지 공항이 먼저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
로 위와 같은 헌법상의 의무가 배제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16) 게다가 공항 인
근의 주민들의 소음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입법이 마련되지 않아 손해배상을 널
리 인정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② 악의의 이주자가 생긴다거나 도덕적 해이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소음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와 손해배상을 통해 받는 금액
을 형량해보면 과연 소음피해를 스스로 용인하면서 이를 악용하기 위해 고의로 이주

14) 제21조의2(주택성능등급의 표시 등)
① 사업주체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때에는 국토해양부장관이 지정하
는 주택성능등급 인정기관으로부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주택의 성능에 대한 등
급을 인정받아 이를 입주자 모집공고에 표시하여야 한다.
1. 경량충격음·중량충격음·화장실소음·경계소음 등 소음 관련 등급
15) 박태현, “도로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서 토지이용의 선후관계에 따른 관련당사자들의 민사
책임의 양상 고찰,” 『환경법과 정책』제1집, 강원대학교 비교법학연구소, 2008, 189면. (이에 따르
면, 법원은 “분양회사도 주민들이 정온하고 평온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아파트를 건설하여 공
급하여야 할 의무를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해진 부지 위에 아파트
건설을 해야 하는 회사로서는 현실적으로 소음원으로부터 충분한 이격거리를 두는 등의 방법으로
외부 소음도를 줄이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고 아파트를 공급한 이후에 주변 소음환경의 변화를 예측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움을 이유로 공급할 당시(입주시점)를 기준으로 소음도가 수인한도
를 넘는 경우에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한다.(같은 취지의 부산지법
2006.12.21. 선고 2003가합23819,23901 판결.))
16) 이준범, “소음특별법안 분석을 통한 소음대책 방안 검토,” 공군 항공 작전법 연구위원회, 2005, 1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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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하려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받는 피해에 비해 배상액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


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75dB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주민들에게 배상할 것을 요구
했다. 2심에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웅천사격장 주변지역 주민 117명에 대해 소음
에 의한 피해나 신체장애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화 통화나 대화방해, TV
나 라디오 시청 장애, 집중력 방해, 수면 방해와 같은 생활상의 방해를 겪는 주민이
80-98%였고, 타 지역으로 이주 고려, 주택 및 토지 매매시 불편, 가축 피해, 신체적 장
애, 자녀가 놀람, 병원진료의 경험(49-88%)이 있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한편, 사람이
60dB의 소리에 노출되면 조용한 곳에 비해 2배정도 수면불편을 겪게 되고 70dB의
소리에 노출되면 정신집중력이 저하되며, 80dB에 노출되면 혈관수축반응이 일어나
고 90dB에 노출되면 영구적 난청이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반면, 이와 같은 피해에 비해 각 주민들이 배상받게 되는 금액은 이 사건의 경우,
법원은 원고들 중 80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지역에 거주하는 자에겐 월 금 100,000
원, 75dB이상 80dB 미만의 소음에 노출된 지역에 거주하는 자들에 대하여는 월 금
70,000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17) 이렇듯 생활의 근거지인 주택에서 심
각한 항공기소음으로 인하여 입은 생활불편 등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하여
충분한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손해는 적어도 계속적인 손해의 발생으로 보아야 할 것
이므로 악의의 이주자가 민사소송법 제251조(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에 의하여
장래 계속될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인정한 법원의 판결례가 없으며 장래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성
부 및 내용을 미리 명확히 인정하기도 곤란할 것이다.18)

17) 김포공항 사건의 경우에는 90WECPNL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지역의 경우 최대 월 50,000원을 지급
하도록 하였고. 군산비행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매향리 사건의 경우에는 최대 월 170,000원
의 지급을 판시하였다.
18) 손윤하, 앞의 글, 225면. (이에 인용된 일본 최고재판소 판례 입장에 따르면, “장래의 항공기소음에
의한 침해행위가 위법성을 지니는지의 여부, 그로 인한 손해의 유무 및 정도는 공항의 관리자가 행
할 소음피해방지 및 경감대책의 내용 및 실시상황, 피해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의 생활사정
의 변동 등 복잡 다양한 요소들에 의하여 좌우될 수 잇는데, 이러한 점들에 대한 원고들의 주장, 입
증이 없어 그 장래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부 및 내용을 미리 명확히 인정하기에는 곤란하고, 따라
서 장래의 이행청구의 소의 권리보호의 요건을 흠결하였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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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③ 항공법시행규칙 제274조 별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시설물의 설치 및 용도를


제한하고 있다. 제 1, 2종 지역에서는 주거시설의 경우 엄격히 신축을 금지시키고 있
으며 증·개축의 경우에도 방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용도도 녹지 및
공업지역 등으로만 제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지방자치단체나 건축회사가 시행
규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주거시설을 신축할리 만무하고 설령 이를 위반하여 주거시설
을 신축한다 하더라도 이는 시행규칙 위반에 따라 처리하면 되는 것이고 굳이 소음피
해로 인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피고의 지위를 인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표 1> 시설물 설치제한(소음단위 : WECPNL)

<표 2> 시설물 용도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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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2) 항공기소음소송을 영조물 책임으로 해결하는 법리의 검토

(1) 대법원의 법리구성

항공기소음으로 인한 피해구제를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함에 있어 그 법률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특별한 입법이나 이론은 없다. 다만, ① 재판실무상 공항의
설치, 관리자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나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이나 ② 항공기 운항의 운항이익을 가지는
항공회사나 항공기 제작회사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
상청구를 하는 것도 법리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군사비행장의 경
우에는 국가안보를 위한 고도의 공익성이 있다는 점에서 군사비행장의 시설이나 비
행기술에 있는 소음배출에 대한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가 쉽지가 않다.19)
이로 인해 재판실무에서는 공항 주변의 항공기소음으로 인한 피해구제를 위하여
무과실책임인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의 소유자책임(공작물점유자의 경우는 과실 책
임)이나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20)의 영조물 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법리
로 해결하는 것이 통상의 경우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정
하여진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라 함은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고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9158 판결 참조), 여기서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 즉 ①타인에
게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상태라 함은 당해 영조물을 구성하는 물적 시설 그 자
체에 있는 물리적·외형적 흠결이나 불비로 인하여 그 이용자에게 위해를 끼칠 위험
성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②영조물이 공공의 목적에 이용됨에 있어 그 이용상태
및 정도가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사회통념상 참을 수 없는 피해를 입히
는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피해인지의 여

19) 손윤하, 앞의 글, 209-210면.


20) 제5조 (공공시설 등의 하자로 인한 책임)
① 도로·하천, 그 밖의 공공의 영조물(營造物)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瑕疵)가 있기 때문에 타인에
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을 때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2조제1항 단서, 제3조 및 제3조의2를 준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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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부는 그 영조물의 공공성, 피해의 내용과 정도,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한 정도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다.
영조물 하자책임에서 하자의 개념에 대하여 통상 갖추어야 할 물적, 외형적인 흠결
(①)이 없더라도 이용자나 제3자에게 수인할 수 없을 정도의 위해의 존재는 물론 위
해의 위험성이 있으면 하자가 있다(②, 이른바 기능의 하자)로 하여 그 범위를 확대하
고 있으며 하자의 유무는 군사비행장의 소음이 주변지역의 거주자의 수인한도를 넘
는지 여부로 해결하고 있다.

(2) 대법원의 태도에 대한 비판

① 무과실책임에 대한 비판

⒜ 민법 또는 국가배상법 소정의 영조물 책임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오류가 있다는


비판과 더불어 소음소송을 무과실책임이론으로 해결하는 점에 문제를 지적하는 주장
이 있다. 무과실 책임의 경우 잠재적인 피해자는 피해의 회피를 위한 노력을 덜 기울
이게 되고 가해자 역시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 여하를 떠나 배상책임을 지게 되
므로 결과회피 노력을 덜 기울이게 되므로 피해 방지 동기부여도 떨어지니 지극히 예
외적으로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 의견에 따르면21), 민법 제750조의 고
의·과실의 의미에 비춰볼 때, 본 사안을 적용해본다면 공항의 설치 또는 관리자인
국가와 한국공항공사가 인근 주민들에게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면서 또는 부주의로 그것을 알지 못한 채 공항을 설치 또는 관리하였어야 한
다. 항공기의 이·착륙시 큰 소음이 발생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공항에서 발생
하는 소음이 인근주민들의 주거지나 사업지에서 생활에 방해를 주거나 건강상의 위
해를 야기할 정도로 감지되는 점을 공항의 설치자 또는 관리자가 알았고 이러한 소음
피해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피고는 손해의 발생에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항의 설치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21) 채영근, 앞의 글, 237-2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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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따르고 있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소음방지 기


술과 기준들, 비교할 수 있는 다른 나라의 관련 기술수준과 기준들을 비교하면 공항
의 설치관리자의 고의 또는 과실 유무를 충분히 입증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 학설상으로 국가배상법 제5조상의 책임이 영조물에 ‘하자’가 있어야 하므로 과
연 무과실책임이라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22)한편, 판례에 따
르면 대법원 1967.2.21선고66다1723판결은 “영조물의 설치의 하자라 함은 영조물의
축조에 불완전한 점이 있어 그 때문에 영조물 자체가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정성을 갖
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고 할 것인 바, 하자 유무는 객관적 견지에서 본 안정
성의 문제이고 그 설치자의 재정사정이나 영조물의 사용목적에 의한 사정은 안전성
을 요구하는데 대한 정도 문제로서 참작사유에는 해당할지언정 안전성을 결정지을
절대적 요건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고 하여 무과실책임을 인정했다. 그
러나 대법원 1992.9.14선고93다3242판결, 대법원1997.4.22선고97다3194판결, 대법
원2000.2.25선고99다54004판결 등에서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영조물의 용도, 그 설치장소의 현황 및 이용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
려하여 설치 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
되는 정도의 방호설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그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며, 객관
적으로 보아 시간적·장소적으로 영조물의 기능상 결함으로 인한 손해발생의 예견가
능성과 회피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영조물의 설치 관리상의 하자를 인정할 수 없
다.”고 하여 과실(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근거하여 관리자의
설치 관리상의 하자에는 주관적 귀책사유가 요구된다는 것이다.23)24)

22) 홍정선, 『행정법특강』, 제9판, 박영사, 2010, 531면.


23) 홍정선, 위의 책, 529면. (이에 따르면 위에서 언급한 판례에 대해서 학자들마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
한다. 정하중, 김남진에 따르면, 안전의무위반설에 입각한 것이라 해석하여 국가배상법이 ‘영조물
의 하자’로 표기하지 않고 ‘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라고 표기하고 있으므로 ‘물적상태책임’이
아니라 ‘행위책임’이며 국가배상법 제5조가 제2조와는 달리 고의 또는 과실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
지 않으므로 과실책임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의 책임은 ‘행위책임’이자
‘위법무과실책임’이라는 것이다. ; 김연태·홍준형은 판례가 관리자의 객관설을 유지하여 여전히 고
의 과실을 문제 삼지는 않지만 예측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의 결여를 면책사유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
가하고 있다.)
24) 김동희, “국가배상법 제5조상의 영조물 설치관리상 하자의 개념,” 『서울대학교 법학』 제43권 제1
호,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2002, 121면. (이에 따르면 위에 언급한 일련의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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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② 소음피해를 ‘손해배상소송’으로 해결하는 법리 구성에 대한 비판25)

대법원은 군용비행장 소음이 수인한도를 넘는 위법한 행위로 판단된다면 이를 보


상이 아닌 배상의 형태로 피해구제를 할 것을 명하고 있다. 소음피해는 반복되는 특
성을 가지므로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손해배상소송을 반복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따
라서 이를 배상의 형태로 해결한다면 소음소송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반복적으로 제
기되는 소송에 의해 거주민과 국가가 부담해야하는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만만치 않
다는 지적이다.
⒜ 소음소송은 소음피해지역을 산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소음피해지역은
엄정한 감정을 통하여 소음지도가 그려져야만 가능한 것인데, 이 사건 원심법원의 판
결문26)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법원이 선정한 감정인의 감정결과에 있어서도 소송
양 당사자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소음
소송에서 기존의 소음지도를 가지고 그 피해여부를 판단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비행장 소음 역시 매년 비행경로, 취항횟수 등에 따라 일정하지 않으므로 새로운 소
송이 제기될 때마다 새로운 감정에 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국가
측에서 임의로 작성한 소음피해 지도를 통해 소음피해지역을 산출하기에도 문제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피해를 보는 주민들은 손해배상을 받기 위하여 새로운 감정을
기다려야 하고 이를 근거로 자신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된다. 주
민의 입장에서는 과거 피해를 배상받았을 때의 피해상황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느낄
지라도 감정에 따라 배상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으며 그 결과를 위해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 손해배상의 주체인 국가의 입장에서도 소송을 통하여 피해배상 문제를 해결하

국가배상법 제5조상의 책임이 과실책임을 선언한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했다. “왜냐하면 이 판
결 자체에서도 방호조치의무는 당해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것이라고 하고 있어서, 그러한 점에서는 이 의무는 객관적으로 설정되고 판단되는 문제라고
할 것이며, 이러한 방호조치의무의 위반은 주관적 관념으로서의 과실과는 다른 것이라 할 것이기
때문이다.”라 주장하고 있다.)
25) 윤수진, “군용 비행장 소음소송과 관련한 2010 대법원 판결에 대한 소고,” 『환경법 연구』 제33권
제1호, 한국환경법학회, 2011, 156-158면.
26) 실제로 이 사건 피고는 웅천사격장 주변지역의 소음측정방법의 적정성과 소음평가방법의 적정성에
다퉜으며 원심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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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는 것은 국가행정력의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피해를 입는 국민 대부


분이 소송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이에 응소하여 소송을 이끌어나가는 비용도 만
만치 않으며 소송을 통해 배상이 지연되어 발생하는 지연손해금만 하여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또한 소음소송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감정도 역시 국가가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소송을 계속적인 소음피해로 인해 무
한 반복하게 된다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3) 검토 및 사견

① ⒜ 생각건대, 공항 특히 이 사건과 같이 군용비행장의 소음으로 인한 피해구제


는 공법적인 규제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공법적인
규제가 미비한 편(특히 피해에 대한 배상·보상에 대한 명확한 문언이 존재하지 않는
다.27))인 반면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받는 거주민들에게 구제해줄 필요성은 큰 실정
이다. 따라서 재판실무상으로는 항공기소음으로 인한 명백한 피해에 대하여 불가피
하게 민사소송에 의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라 생각한다.
⒝ 고의 과실의 경우, 군용비행장 설치는 국가안보라는 고도의 공익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인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비행장의 공익성을 인정한다
면 비행장의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적법한 행위에 의한 피해로 볼 수 있다. 만약 보상
입법이 있었다면 원고들로서는 그 요건만 충족시킨다면 손쉽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보상입법이 없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손쉽게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었
던 원고들이 배상을 받기 위해 국가의 고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은 부당한 처
사다.28) 결국 법원은 국가배상법 제5조를 무과실책임으로 보아 구체적 타당성을 우
선시하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7) 이 사건 원심 판단에서도 “항공기 운항으로 발생하는 소음은 군사작전상 필연적인 결과라 하더라
도, 이러한 적법한 행위에 의해 일부 국민이 수인한도를 넘는 특별한 손해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
고 국가가 손실보상의 법리에 의해 보상입법을 마련해 보상해 주지 않고 있다면, 수인한도를 넘는
특별한 손해를 입은 일부 국민으로서는 국가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다.”고 판시하고 있다.
28) 대법원 1974. 12. 10. 선고 72다1774 판결, 대법원 1984. 6. 12. 선고 81다558 판결에서 공해와 손해
의 발생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입증하는 그 정도를 낮추려는 시도를 한 것도 눈여겨
볼만한 사항이다.

78
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② 소음소송 문제를 손해배상소송의 형태로 해결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은 소음피


해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현실의 목소리를 반영
한다. 생각건대, 대법원이 소음소송을 해결하는 법리에 대해 계속적인 비판의견이 나
오는 이유는 이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입법이 부재한 것에 기인한다고 본다.
이로 인해 법원은 법리상 문제를 차치하고 우선적으로 거주민의 피해를 구제해줘야
할 정책적 필요성에 의해 불가피하게 여러 법적 이론을 끌어들인 것이다. 결국, 소송
의 무한반복을 통한 손해배상이 아니라 소음피해에 대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효과적
으로 손해를 전보할 수 있는 입법 및 기구를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29)
구체적으로, 군용 비행장 주변의 소음기준을 설정하고 정기적인 측정과 실태조사
를 통하여 소음피해지역을 지정하도록 한다. 또한 군용비행장에 소음방지시설을 갖
추도록 하는 등 비행장 운영 관리 주체에 소음저감노력의무를 부과하고 일정한 소음
기준을 초과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주거 등 접근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
보다 소음피해지역 주민들이 소음피해를 구제받을 보상의 절차를 명확히 확정할 필
요가 있다. 더 나아가 군용비행장 등의 설치 또는 운용에 의하여 그 주변지역의 주민
생활 또는 사업 활동이 저해된다고 인정된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보조금을 지급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소음소송이 기본적으로 환경 분야의 전문적인 영역이고
기술적인 면이 주를 이루는 점을 감안하여 전문기구 설치를 통하여 소음관련 분쟁과
보상절차를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30)

4. 판례의 의미와 전망

이번 대법원 판결은 기존의 매향리사건, 김포공항사건 등과 같은 민간공항의 경우


와 그 내용에 있어서 크게 다를 바 없다. 군용비행장과 관련하여서 첫 소송이 2000년

29) 윤수진, 앞의 책, 160면.


30) 실제로 여러 국회의원과 국방부에서 군용비행장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 및 준비하였지만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하다는 등의 문제로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된 실정이다.
가령, 지난 2009년 2월에 김동철 의원 등 30인은 ‘군용비행장 소음피해 방지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안’
을 발의했으며 같은 달 김춘진 의원 등 14인은 ‘군용비행장 등 소음피해방지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안’
을 발의했다. 한편, 국방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용비행장등소음방지및주변지역에관한법
률안’을 마련하였지만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는 않은 상태로 보인다.

79
서강로리뷰 제5호

초 제기되어 최근에 이르기까지 원고의 수가 수십만에, 청구액이 수천억에 이르는 동


안 군용비행장의 경우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당연히 피해를 수인하여야 한다는 국가
측의 입장과 민간공항과 다를 것이 없다는 피해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아
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던 상황을 고려한다면 처음으로 군용비행장과 관련한 소음소
송에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비행장 소음의 특징상 비행장이 이전하지 않는 이상 소음이 항상 발생하여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결로 소음피해에 대한 배
상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 주민들은 비행장이 이전하거나 자신들이 소음이 발생
하지 않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지 않는 이상 첫 소송에서 청구한 기간 이후의 기간
을 특정하여 언제든지 새로운 피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계속적으로 소송이 계속된다면 국가와 거주민 모두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
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소음피해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안이 모색될
것이고 이는 새로운 입법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80
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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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서강로리뷰 제5호

[판례]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09다84608,84615,84622,84639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7다74560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다49566 판결.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2다 14242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4004 판결.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23850 판결.
대법원 1997. 4. 22. 선고 97다3194 판결.
대법원 1992. 9. 14. 선고 93다3242 판결.
대법원 1984. 6. 12. 선고 81다558 판결.
대법원 1974. 12. 10. 선고 72다1774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8. 7. 4. 선고 2004나25934 판결.
부산지방법원 2006. 12. 21. 선고 2003가합23819, 23901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1. 20. 선고 2001가합7596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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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비행장 소음소송에 대한 법적 쟁점 검토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8다57975 판결 -

ABSTRACT

Supreme Court Case Study


- Legal Issues in the Recent Lawsuits over Airbase Noise

Park, Jun Beom

This case is the first one that the court found the government’s liability to
residents’ sufferings due to airbase’s activities. Since 2000, this lawsuit over
airbase, so called ‘noise suit’, has been an issue for over a decade. Before
the Supreme Court’s ruling, the number of plaintiffs had reached to several
hundreds and the amount of claimed damages had reached to hundreds of
billions of Won.
The defendant argued that the airbase’s activities are distinguished from
those of airports’ due to the priority of security issues. On the other side,
the plaintiffs argued the noise from the air fighters’ should be dealt as same
as that of civil aviation. It is important that the Supreme Court found the
government’s liability in damages stemming from military activities for the
first time.
Unless the airbase moves out, this issue cannot be completely solved.
The lawsuits will continue to be brought up against the government seeking
another monetary compensation by arguing damages for the same reason.
This will happen during the specified time length even after the Supreme
Court decision until the residents agree to move out. Therefore, without any
specific action, it is unavoidable for both the defendant and the plaintiff to
bear the enormous cost. A new legislation is needed in order to solve this
issue ultimately.

83
서강로리뷰 제5호

Key words : a military airport, noise suit, coming to nuisance theory, the
State Tort Liability Act, an establishment responsibility
주 제 어 : 군용비행장, 소음소송, 위험에의 접근이론, 국가배상법, 영조
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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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85-105 2013년 9월 제5호 85-105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박 혜 연*

目 次
Ⅰ. 문제의 소재 및 대상
Ⅱ. 남녀고용평등법의 제정과 개정
1.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의 배경과 의의
2.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의 주요 의의
Ⅲ. 남녀고용평등법에서의 간접차별금지
1. 간접차별금지
1) 차별개념의 구조 - 간접차별 포함 여부
2) 간접차별의 판단 요건
3) 간접차별 개념을 적용한 사례와 판례
2. 외국의 간접차별 입법례와 판례
1) 북미
(1) 미국
(2) 캐나다
2) 유럽
(1)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
(2) 영국
(3) 독일
(4) 스웨덴
3) 일본
4) 시사점
Ⅳ. 결론 - 남녀고용평등법의 발전 방향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85
서강로리뷰 제5호

Ⅰ. 문제의 소재 및 대상

1987년 제정 이후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차별금지에 응하고자 남녀고용평등법의


개정이 끊임없이 이루어졌다. 남녀고용평등법은 헌법의 평등이념에 따른 고용에서
남녀의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보장하고 모성을 보호하며 근로 여성의 복지를 증진시
키고자 제정되었다. 1999년 제3차 개정에서는 간접차별의 개념이 포함되고 2007년
제8차 개정에서 법명을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여
일·가정 양립 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반영하였다. 이러한 법률 제·개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 부문에서의 여성 차별 특히 간접차별에 대한 사례들이 여전
히 쏟아지고 있다. 이 글은 남녀고용평등법의 제 ․ 개정 역사와 의의를 살펴보고 과연
남녀고용평등법이 간접차별과 같은 차별금지유형에 대하여 그 실효성을 제대로 발휘
하고 있는지 사례를 통하여 알아보고 만약 그러하지 못하다면 외국의 사례들과 비교
하여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관련 통계지표들을 통하여 우리나라 여성들의 현 위치를 살펴보
자. 첫째, 남성 대비 여성 임금 비율은 2009년의 62.3퍼센트에서 2012년에는 65퍼센
트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주요 OECD 회원국들 중에서는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1). 둘째, 여성 경제활동참가율2)은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된 1987
년 45퍼센트로 상승하고 2005년에 처음으로 50퍼센트를 넘어섰으나 2012년에도
55.2퍼센트로 큰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는다. 셋째, 여성 전문-관리직 구성비는 1995
년 11.4퍼센트에서 2012년 21.6퍼센트까지 상승하였으나 여전히 낮은 수치를 나타내
는 것으로 보아 유리천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통계지표 뿐만 아니라 현실의 고용 사례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함을 여
실히 드러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3년 7월 16일 발표한 ‘공공부문 청사관리

1) OECD Employment Outlook 2012, 단위: %.


OECD
연도 호주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영국 미국
평균
2010 15 14 19 12 14 21 29 39 18 19
2)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http://kosis.kr/, 검색일: 2013.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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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용역 고용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발주 및 체결된 용역계약 557건 가운


데 남녀를 구분해 모집한 경우는 331건이고, 경비인력의 경우 ‘군복무를 필한 자’를
요구하는 등 간접차별의 소지가 있었다. 또한 성별에 따라 임금을 달리 설정한 사례
도 3건으로 존재하였고, 해당 사례는 모두 청소원으로 제시받은 남성의 임금이 여성
에 비해 더 높았다.3)
각종 통계지표와 사례는 남녀고용평등법의 제정에서 25년 이상이 지났지만 우리
나라 노동 시장에 각종 차별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공공부
문 관리용역의 차별에서처럼 간접차별은 점점 큰 문제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하에
서는 남녀고용평등법의 제 ․ 개정의 배경과 의의를 살펴본 후 제3차, 4차 개정에서 도
입, 구체화된 간접차별에 대하여 보다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남녀고용평
등법 제2조 제1항에서는 간접차별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고, 간접차별로 인정하기 위
한 판단 요건들은 무엇인지 살펴보겠다. 마지막으로 미국, 캐나다, 유럽과 일본의 간
접차별 입법례와 판례들을 분석하여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있는지 알아보고 남
녀고용평등법의 발전 방향도 모색해보고자 한다.

Ⅱ. 남녀고용평등법의 제정과 개정

1.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의 배경과 의의

남녀고용평등법은 1987년에 제정되었다. 1953년 5월 10일에 제정된 근로기준법의


제5조 규정4)에 의존하여 1948년 건국헌법부터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기까지 30여
년의 기간 동안 성차별을 금지하였으나 근로기준법의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표현5)으
로 인하여 실제의 구체적인 성차별사건들에서 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김미희, “같은 청소원인데… 여성 임금 더 적고 채용도 차별,” 『국제신문』, 2013. 7. 16.


4) 근로기준법 제5조
사용자는 남녀근로자에게 차별적 대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5) 김엘림,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10년의 성과와 과제,” 『한국여성개발원 연구보고서』제42권, 한국여
성정책연구원, 1999, 4면.

87
서강로리뷰 제5호

이러한 상황에서 1980년대 들어 여성계에서는 여성 근로자들의 평등권과 같은 각


종 권리를 보장하라는 여성노동운동을 활발하게 펼쳤고 이와 같은 여성계의 요구와
함께 당시 우리나라가 국가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여 경제적 노동력이 부
족하다는 인식 하에 정부는 1984년 12월 27일 유엔의 여성차별철폐협약을 비준하였
다. 또한 1980년대에 여성계 관련 두 가지의 큰 사건이 일어났다. 첫 번째는 김영희
씨 사건(한국전기통신공사 전화교환원 43살 정년 무효 확인 소송)6)이고 두 번째 사
건은 이경숙 씨 사건(25세 여성 조기정년제 철폐 논쟁)7)이었다. 이 두 사건을 통하여
여성근로자들의 권리 주장이 더욱 거세진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결국 1987년 10월 17일 헌법 개정을 통하여 기존의 성차별금지규정(제11조 제1항)
외에 5개 여성관계규정들8)이 신설되어 남녀고용평등법을 제정할 수 있는 헌법적 근
거가 마련되었고 남녀고용평등법은 1987년 12월 4일 제정, 1988년 4월 1일부터 시행
되었다.
남녀고용평등법제정 법률은 근로여성복지의 기본계획을 수립, 모집·채용 시 남
녀의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모성을 보호하는 등 근로여성의 복지를 증진시키고자

6) 대법원 1996. 8. 23. 선고 94누13589 판결.


김영희 씨는 1982년 말 43세로 정년을 맞이한 후 1983년 1월 한국전기통신공사를 상대로 다른 공무
원 직종의 정년이 50~55세인데 비하여 전화교환원은 43세라며 정년퇴직무효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
과 2심은 직종의 특수성을 고려한 합리적 판결이라며 원고의 패소판결을 내렸으나, 1989년 4월 서울
고등법원재항소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시외전화국상담실장으로 복귀하였다.
7) 서울지방법원 1985. 4. 1 선고 84가합4162 판결.
이경숙 씨는 교통사고를 당한 직장 여성으로서 사고택시 소유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
하였는데, 이 소송에서 민사지방법원은 1985년 4월 여성의 정년을 평균 결혼연령인 25세로 규정하며
26세 이후의 가사노동일당을 4천원으로 계산한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 여성
단체들이 크게 반발하였고 특히 주부들의 가사노동가치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다. 1986년 미혼여
성의 정년을 55세로 한다는 판결로 이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8) 헌법 제32조
④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
한다.
⑤ 연소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
헌법 제36조
①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②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③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
는다.

88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하는 데 의의를 두었다.

2.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의 주요 의의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었으나 그 필요성 등에 대하여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고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주정의당이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선
거공약의 득표 목적에서 남녀취업평등법을 내세운 결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면서
동법의 개정이 요구되었다. 그에 따라 1989년 4월 1일 제1차 개정이 이루어졌다. 제1
차 개정에서는 차별 정의,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분쟁 해결 시 차별의 입증
책임, 육아휴직기간에 관련된 규정을 신설9)함으로써 제정법을 보완하였다. 또한 규
정의 실효성 강화를 위하여 벌칙 규정10)들도 개정하였다.
제1차 개정 이후 기업의 성차별적 제도를 개선하는 성과를11) 낳았으나 1차 개정은

9) 제2조의 2
① 이 법에서 “차별”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성별, 혼인 또는 가족상의 지위, 임신 등의 사유로 합리
적인 이유 없이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달리하거나 기타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제6조의 2
①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내의 동일가치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제11조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육아휴직 기간은 근로기준법 제60조의 규정에 의한 산전․산후 유급휴가기간
을 포함하여 1년 이내로 하며 이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한다.
제19조
이 법률과 관련한 분쟁해결에서의 입증책임은 사업주가 부담한다.
10) 제23조
① 사업주가 제6조의 2 제1항, 제8조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업주가 제6조, 제7조, 제11조 제1항․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250만 원 이하
의 벌금에 처한다.
11) 박선영, “남녀고용평등법의 실효성 고찰-시행 20년의 법적용 현황과 발전방향을 중심으로,” 『사회
법연구』제15호, 한국사회법학회, 2010, 116면.
1991년 7월 노동부는 전국 은행에 ‘남녀행원분리채용금지지침’을 내렸고 1993년 3월에는 보험‧증권
사 등 제2금융권과 30대 재벌그룹 주력 기업에 여사원제나 성별분리호봉제 등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하는 취업규칙을 개정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에 따라 대표적인 성차별 제도 중 하나인 여행
원 제도는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폐지되기 시작하였고, 주요 대기업에서도 이 시기를 전후로 남녀
분리호봉체계 등의 제도를 개선해 나갔다. 또 1990년 연세대 일용직 차별임금소송, 1992년 차별임금
개선을 요구하다 해고된 두산 문정숙씨의 민사소송 등 90년대 초반에 제기된 여러 법적 대응은 여성‧
노동단체들의 다양한 활동과 맞물려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대시켰다.

89
서강로리뷰 제5호

신인사제도(新人事制度), 여성의 비정규직화 등 새로운 성차별 문제에 적절히 대응


하지 못한다는 여성단체들의 비판12)을 받아야 했고 결국 1995년 8월 4일 2차 개정이
시행되었다. 그 결과 제2차 개정에서 제6조 제2항, 제6조의 3의 신설과 제6조의 2의
제2항의 개정13)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제2차 개정이 시행되어도 신인사제도 등과 같은 간접차별(indirect discri
mination)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고, 1995년 전국사무노동조
합 연맹 등 6개 산별연맹·노조와 한국여성민우회 등 5개 여성 단체로 구성된 ‘남녀
고용평등법내 간접차별·직장 내 성희롱 금지조항 신설 및 근로자파견법 제정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14)가 간접차별을 규제하는 남녀고용평등법의 개정을 요구하였
다. 결국 1999년 2월 8일 제3차 남녀고용평등법개정이 공포되었고 제2조의 2의 제1
항15)에 간접차별 정의가 삽입16)되었다.
간접차별은 직접차별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어떤 조건이나 기준을 적용함에 있어

12) 박선영 외 3인,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20년의 성과와 과제,” 『여성인권보장 및 차별해소를 위한 관


련법제정비연구(Ⅲ)』, 한국여성정책연구원, Vol.2009 No.7, 2009, 94면.
제2차 개정은 1994년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전교조 등이 고졸 여사원의 채용조건으로 일정
한 키와 몸무게 등 용모기준을 요구한 44개 기업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으로
촉발되었다.
13) 제6조
② 사업주는 여성근로자를 모집․채용함에 있어서 모집·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의 수행에 필요로 하
지 아니하는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조건 기타 노동부령이 정하는 조건을 제시
하거나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6조의 2
② 동일가치노동의 기준은 직무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 등으로 하고, 사업
주가 그 기준을 정함에 있어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고충처리기관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자의 의
견을 들어야 한다.
제6조의 3
사업주는 임금 외에 근로자의 생활을 보조하기 위한 금품의 지급 또는 자금의 융자에 있어서 여성
인 것을 이유로 남성과 차별대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4) 박선영, 앞의 글, 117면.
15) “사업주가 여성 또는 남성 어느 한 성이 충족하기 현저히 어려운 인사에 관한 기준이나 조건을 적용
하는 것도 차별로 본다.”
16) 김수정, 『남녀고용평등법상 간접차별의 실효적 규제 방안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연세대학
교, 2007, 58면.
간접차별 개념의 도입은 세계 각국에서 실질적인 남녀고용평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입법을 통하여
간접차별에 대한 개념을 규정하거나 결과적인 차별을 가져오는 조건들의 적용을 금지 또는 개괄적
인 금지 규정 등으로 간접차별을 명문화하고 있는 추세에 부응한 결과이기도 했다.

90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외형상으로는 성적 차별이 없거나 중립적으로 표현 되어 있더라도 그 조건이나 기준


을 충족하는 특정 성(性)의 비율이 다른 성에 비하여 현저히 적어, 그 한 성에게 불이
익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때 그 조건이나 기준이 성별에 관계없는 정당한 것이라거나
업무상 필요성에 부합한다는 것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외국의 간접차별 관련 주요 입법례로는 영국의 성차별금지법, 미국의 1991년 공민권
법(Civil Rights Act of 1991), 독일의 베를린 주 평등법, 스웨덴의 남녀고용평등법 등
이 있고, 우리나라의 관련 주요 사례로는 정리해고 대상 기준을 부부 사원 중 1인으
로 하는 ‘농협중앙회 사건’과 공무원 채용시험에 있어서의 제대군인 가산점 제도 등
이 있다.
이러한 간접차별은 2001년 8월 14일 제4차 개정에서 남성도 육아휴직을 할 수 있
게 하는 등 간접차별 철폐를 위하여 보다 구체화되었고, 또한 제4차 개정에서는 남녀
고용평등법을 여성차별 금지규정에서 남녀차별 금지규정의 내용으로 보완17)하였다.
모성보호 비용의 사회 분담화에 관하여 제4차 개정의 내용에서 보다 발전시킨 제5
차 개정은 2005년 5월 31일 이루어졌고, 제18조에서 국가가 산전 ․ 후 휴가에 대한 지

17) 제7조
① 사업주는 근로자의 모집 및 채용에 있어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사업주는 여성근로자를 모집·채용함에 있어서 모집·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의 수행에 필요로
하지 아니하는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조건 그 밖에 노동부령이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8조
①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내의 동일가치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② 동일가치 노동의 기준은 직무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 등으로 하고, 사
업주가 그 기준을 정함에 있어 제25조의 규정에 의한 고충처리기관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③ 임금차별을 목적으로 사업주에 의하여 설립된 별개의 사업은 동일한 사업으로 본다.
제9조
사업주는 임금 외에 근로자의 생활을 보조하기 위한 금품의 지급 또는 자금의 융자 등 복리후생에
있어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10조
사업주는 근로자의 교육·배치 및 승진에 있어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11조
①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퇴직 및 해고에 있어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사업주는 근로여성의 혼인, 임신 또는 출산을 퇴직사유로 예정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서는 아
니 된다.

91
서강로리뷰 제5호

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같은 해 12월 30일에 제6차로 개정된 남녀고용평


등법에서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규정들(제17조의 2~제17조의 7)의 신설, 직장 내
성희롱예방교육의 위탁 규정의 신설을 통하여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여성인력을 보
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2007년 4월 11일 개정·시
행된 제7차 개정에서는 실질적인 내용의 개정은 없었고, 같은 해 12월 21일 제8차 개
정에서 법명을 남녀고용평등법에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이하 남녀고용평등법)로 변경하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육아지원을 위한 그 밖의
조치와 직장복귀를 위한 지원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지원 내용의 신설과 개정
이 주를 이루었다. 2009년 10월 9일 이루어진 제9차 개정은 고용정책 기본법의 전부
개정에 따른 일부개정, 같은 날의 제10차 개정에서는 직업안정법의 일부개정에 따른
관련 법조문의 수정이 있을 뿐, 남녀고용평등법의 내용상 변화는 없었다. 이후 2010
년 2월 4일 제11차 개정에서 제38조 양벌규정의 전문이 개정되는 등 몇 차례의 개정
이 더 이어지고 가장 최근 2012년 6월 1일 개정이 이루어졌다.
남녀고용평등법의 개정 과정 중 제1차 개정에서 차별의 정의가 확립된 후, 제3차
개정에서 간접차별의 정의가 새롭게 규정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직접차별과 함께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더라도 특정 성에 더 불
리한 결과를 가져온다면 차별로 볼 수 있다는 간접차별도 차별의 개념으로 인정함으
로써 남녀고용평등법에서의 차별 개념의 확장을 의미한다. 이하에서는 남녀고용평
등법에서 차별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보다 자세히 살펴보고, 특히 간접차별의 경
우 실제 사례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Ⅲ. 남녀고용평등법에서의 간접차별금지

1. 간접차별금지

1) 차별개념의 구조 - 간접차별 포함 여부

92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남녀고용평등법은 차별금지법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제4차 개정 이전까지는 여


성차별 금지 규정이었고 제4차 개정부터는 남녀차별 금지규정으로 전환하는 차이가
있으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차별을 금지한다는 부분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남
녀고용평등법을 살펴봄에 있어 차별개념의 구조가 어떠한지, 즉 어떠한 개념까지 포
함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앞에서 살펴본 남녀고용평등법의 개정과정에 따르면 제1차 개정에서 제2조를 통
하여 차별의 정의가 처음으로 규정되었는데 이때의 차별은 직접차별을 의미한다. 이
후 제3차 개정에서 제2조의 2의 제1항에 간접차별의 개념을 포함시켰고 제4차 개정
에서는 간접차별 규정을 보다 구체화하고 차별의 예외조항까지 명시한 제2조 제1
항18)에서 차별개념을 새롭게 정의하였다.
이처럼 남녀고용평등법은 차별을 직접차별, 간접차별과 차별의 예외라는 3중 구조
로 정의하고 있고, 간접차별 개념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차별의 개념을 확장하였는데
이러한 포함은 단순히 차별의 외연적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금지 방향의
전환을 의미한다.19)

2) 간접차별의 판단 요건

간접차별로 판단되기 위하여 충족되어야 할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채용 또는


근로조건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그 조건은 남녀 모두가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둘

18) 제2조
① 이 법에서 “차별”이라 함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성별, 혼인 또는 가족상의 지위, 임신, 출산 등
의 사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달리하거나 그 밖의 불이익한 조치를 취
하는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은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그 조건을 충족
시킬 수 있는 남성 또는 여성이 다른 한 성에 비하여 현저히 적고 그로 인하여 특정 성에게 불리
한 결과를 초래하며 그 기준이 정당한 것임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에도 이를 차별로 본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는 차별로 보지 아니한다.
1. 직무의 성질상 특정 성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2. 근로여성의 임신, 출산, 수유 등 모성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
3. 현존하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하여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사업주가 잠정적으로 특정 성을 우
대하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
19) 박선영, 앞의 글, 120면.

93
서강로리뷰 제5호

째, 특정 조건을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남성 또는 여성


이 다른 한 성에 비해 현저하게 적어 그 현저성이 판단기준이 되어야 한다. 셋째, 사
업주가 채용 또는 근로조건을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해당 조치나 규정이 그 결과나
영향에 있어서 특정 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넷째, 특정 성에 불리한
결과를 발생시키는 해당 기준에 대해 사업주가 그 기준의 정당성을 증명하지 못해야
한다.20)

3) 간접차별 개념을 적용한 사례와 판례

남녀고용평등법이 간접차별 개념을 포함하고 그러한 간접차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들도 알아보았는데 이제 간접차별이 현실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보
기 위하여 사법부가 간접차별을 차별로 바라보는 사건들의 존재 여부를 살펴보겠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법부 판결에서는 간접차별이 적용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계속 존재해왔다. 대표적 판례들로 ‘농협중앙회 사건’과 ‘알리안츠
제일생명보험회사 사건’이 있다. 농협중앙회 사건21)은 사내 부부 사원을 대상으로 구
조조정을 한 결과, 퇴직대상자인 부부사원 752쌍 중 688명의 여성, 즉 사내 부부 중
퇴직한 여성 비율이 90퍼센트가 넘는 사건이다. 비슷한 유형의 알리안츠 제일생명보
험회사 사건22)에서는 부부사원 88쌍 중 86쌍이 아내가 퇴직하였다. 두 사건 모두 1
심 판결에서는 사직서 제출이 진의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므로 부당해고가 아니
라고 판시할 뿐이다. 이는 명예퇴직이 강요에 의한 것이어서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는
지를 쟁점으로 다룰 뿐 남녀차별 여부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는 등 간접차별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이후 사회적으로는 전반적으로 간접차별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해야 한다는 의
견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대한 주요 사례로 ‘하나은행 사건’이 있다. 2004년 전국 금
융산업노동조합 하나은행지부가 성차별적 인사제도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

20) 박선영 외 3인, 앞의 글, 70면.


21) 서울지방법원 2000. 11. 23. 선고 99가합48608 판결.
22) 서울지방법원 2001. 4. 12. 선고 2000가합38454 판결.

94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청은 하나은행의 차별적 인사제도를 개선토록 시정 지시를 내


렸다. 하나은행은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되는 행원 A와 전원 여성인 행원 B(전담 텔
러)를 분리 채용하여 배치에 차등을 두고, 행원 B 모집 시 연령은 24~25세 이하로 제
한하여 군필 대졸 남자가 지원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였고, 행원 A와 B의 승진 ․ 임
금체계를 달리하였다. 노동부는 해당 사건이 간접차별에 해당됨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2007 한국노총 고용평등 상담사례집을 보면, 임금에 있어서 군 경력을 호봉
에 인정해주는 것은 간접차별의 개념에 해당하여 남녀고용평등법위반에 해당될 소지
가 높다. 아울러 사례집에서는 군복무 경력을 호봉 및 승진 등에 반영한다는 것은 군
입대가 국가의 구조적 차별정책으로써 여성뿐만 아니라 장애인 등 군 미필자에 대한
간접차별을 가져온다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하에서는 외국의 간접차별 관련 입법례와 판례를 살펴보면서 우리나라와의 유
사함 정도를 비교해보고, 특히 차별금지 관련 판례들이 많이 누적되어 있고 발전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사례들을 통하여 우리나라 남녀고용평등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2. 외국의 간접차별 입법례와 판례

1) 북미

(1) 미국

미국에서는 간접차별이 하나의 확고한 차별개념으로서 정착하였으며, 이에 대한


입법례와 다양한 판례들이 존재한다. 주요 입법례인 1991년 공민권법(Civil Rights
Act of 1991)에 따르면 인종, 피부색, 종교, 성별, 혹은 원 국적 등을 근거로 차별적 고
용결과를 받게 되는 특정 고용기준을 사용자가 채택하고 있음을 원고인 근로자가 입
증함으로써 결과적 고용차별이 성립하게 됨을 규정하고 있다.23)

23) 1991년 공민권법으로 개정된 1964년 공민권법 제7편 703조의 K의 1항 규정.

95
서강로리뷰 제5호

또한 미국에서 간접차별 개념은 Griggs v. Duke Power Co. 사건24)에서 ‘차별적


효과’로 개념화되었다. 전력회사의 채용 ․ 배치전환의 조건에 고교 졸업 이상의 학력
이 포함되었는데 당시 흑인 중 고교 졸업자가 많지 않았던 이 사건에 대하여 연방대
법원은 어떤 고용 관행이 특정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을 결과적으로 현저하게 배제할
경우 그 고용 관행이 직무상의 필요성으로 정당화되지 아니하는 한 위법하다고 판단
하여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또 다른 대표적 판례로 Dothard v. Rawlinson 사건25)에서는 1976년 앨라배마 주
교도소의 교도관 모집에서 신체조건(신장 5.2피트, 체중 120파운드 이상)을 자격으
로 제시하였는데 당시 이러한 신체조건에 미달되는 미국여성은 41.3퍼센트인 반면
남성은 1퍼센트만 미달에 해당하는 것이 문제되었다. 이에 대하여 일단 차별적 효과
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었다.
미국에서는 위의 두 판례 외에도 다양한 판례들을 통하여 간접차별의 개념과 판단
기준이 결정되고 특히 판단기준에 있어 앞에서 언급한 우리나라의 간접차별 판단기
준보다 구체적 임을 알 수 있다. 차별적 효과를 입증하는 데에도 통계적 방법뿐만 아
니라 개인적 판단 등의 주관적 기준26)과 같은 비통계적 방법도 사용을 하고, ‘차별적
효과’를 가져오지 않는 다른 대체 수단이 존재하는지의 여부27) 등도 따져본다.

(2) 캐나다

O'Mally v. Simpsons-Sears 사건28)에서 법원은 “어떤 사람도 인종이나 사상 ․ 피부


색 ․ 나이 ․ 성별 ․ 혼인여부 ․ 국적 등을 이유로 고용상의 조건이나 형태를 달리하는 차
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판결을 내리며 고용에 있어 종교를 이유로 풀타임에서 파
트타임으로 전환 시킨 것은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법원은 ‘불평등 효과

24) 401 U.S. 424 (1971).


25) 433 U.S. 321 (1977).
26) Watson v. Fort Worth Bank & Trust. 108 S.Ct. 2777 (1988).
Sweeney v. Board of Trustees of Keene State College. 604 F.2d 106, 1st Cir. (1979).
27) Albemarle Paper Co. v. Moody. 422 U.S. 405 (1975).
28) (1985) 2 SCR 536.

96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adverse effect)’에 의한 차별개념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설령 진정한 사업상의 이유


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특정 집단에 불이익한 영향을 끼친다면 이 또한 차별에
해당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태도는 미국의 Griggs 사건에서보다 더 진보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29)

2) 유럽

(1)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은 영국을 비롯한 각국 재판소의 간접차별 판단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30) 대표적 판례로 Bilka 사건이 있는데, 이는 시간제 근로에
관련한 것으로 성(性)과 무관해 보이나 “Bilka 백화점의 시간제 근로자였던 Weber라
는 여성을 회사의 노후보장연금에서 배제하는 것은, 이러한 조치가 기본적으로 남성
보다 더 많은 여성과 관계되면 EC조약(로마조약) 제119조에 위배된다. 단, 위의 조치
가 객관적으로 정당하며 성차별과는 무관한 요인에 근거한다는 것이 입증되면 그러
하지 않다”고 판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성차별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간접차별이 성
립될 수 있다고 하였다.

(2) 영국

영국의 간접차별에 대한 대표적 입법례인 성차별금지법(Sex Discrimination Act)


은 그 성립요건이 우리의 남녀고용평등법과 유사31)하다. 주요 판례인 Watches of

29) 이주희, “연구논문: 간접차별의 개념과 판단기준-외국의 주요입법례와 사례를 중심으로,” 『청주법
학』 제32권 제2호, 청주대학교 법학과, 2010, 213면.
30) 위의 글, 199면.
31) 위의 글, 207면.
성차별금지법 제1조 제1항 (b)와 제3조 제1항 (b)에서 남성과 여성에 대해 적용하고자 하는 조건이
나 자격이 동일하고, 조건이나 자격을 충족시키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의 비율보다 현저히 낮고, 조
건이나 자격의 적용이 성별에 관계 없는 정당한 것임을 사용자가 입증할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여
성에게 불이익이 되는 조건이나 자격요건의 적용하는 행위를 간접차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97
서강로리뷰 제5호

Switzerland v. Savell32)에서 법원은 피해자가 모호하고 주관적이며 남성 중심적 승


진 과정에 의해 차별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영국은 성차별금지법에 제시된
간접차별의 성립 요건을 각 사건에 적용하면서 간접차별 관련 해석의 논쟁을 거듭하
였으나 간접차별 법리에 큰 진전을 가져오지는 못하였다.

(3) 독일

베를린 주의 평등법 제2조 제2항에서 “간접적 차별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규칙 또


는 조치가 성 중립적으로 표현되어 있더라도 실제로는 여성에 대하여 불리하게 작용
하는 일이 남성보다 많거나, 여성에 대하여 유리하게 적용하는 일이 남성보다 적으
며, 이러한 결과가 성별 또는 성역할에 근거하는 것이고 객관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
경우에는 간접적 차별이 된다.”고 규정하여 간접차별을 규제하고 있다.33)
또한 일반적 평등대우법 제3조에서 차별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는데
제3조 제2항 본문에서 간접적 차별을 “외관상 중립적인 규정(Vorschriften)이나 기준
혹은 절차라 할지라도 그것이 특별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을 불리하게 대우하게 할
수 있을 때 인정된다.”고 정의내리고 있다.

(4) 스웨덴

스웨덴은 남녀고용평등법이 1989년에 제정되었다. 제정 시기는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나 그 배경은 매우 다르다. 한국은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당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약 45퍼센트 정도였는데 스웨덴은 이미 80퍼센트가 넘어선 상태였고, 입법
목적은 노동시장에 만연된 성별 직종분리 문제를 해소함이었다. 스웨덴은 남녀고용
평등법 제15조에서 간접차별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성차별이란 불이익한
취급을 받는 자의 성별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관계되는 조건하에서 어떤 자가 불
이익한 취급을 받는 것을 말한다.”

32) (1983) IRLR 141.


33) 이주희, 앞의 글, 209면.

98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3) 일본

일본은 1985년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을 제정함으로써 여성의 평등 노동을 보장하고


자 하였다.34) 간접차별 관련 판례인 若手銀行35)에서 남편에게만 가족수당을 지급한
것에 대하여 법원은 노동기준법 제4조 위반이라고 판결하였다.

4) 시사점

우리나라 남녀고용평등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는 데 있어 앞에서 살펴 본


외국의 간접차별 입법례와 판례의 시사점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간접차별의 판단기준에 통계적 뿐만 아니라 비통계적 방법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 남녀고용평등법제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입증하여 간접차별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증거를 이용하여
입증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므로36) 간접차별의 주관적 판단 기준에 대
한 내용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Watson v. Fort Worth Bank & Trust 사건에서 미 법
원은 통계적 방법뿐만 아니라 비통계적 방법(Non-statistical evidence)에 의한 차별
입증이 필요하다고 판시하였다.
둘째,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의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은 형성 배경에 있어 비판을
받는다. 여성의 평등노동을 보장하기 위한 평등입법으로서 실효성 있는 형태로 제정
되기 위한 논의보다는 우선적으로 여성차별철폐조약 비준을 위하여 최소한의 요건
정도를 갖추는 것에 더 관심을 두었다는 점에서 법의 실효성과 내용의 충실성을 떨어

34) 제1조
이 법률은 법아래 평등을 보장하는 일본 헌법의 이념에 따라 고용분야에 있어서 남녀의 균등한 기
회 및 대우가 확보될 수 있도록 촉진시킴과 동시에 여성 근로자에 대해서 직업 능력의 개발 및 향상
재취직의 지원 및 직업 생활과 가정생활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조치를 추진하여 여성근로자의 복
지증진과 지위향상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35) 仙台高判 1992.1.10.
36) 이주희, 앞의 글, 217면.
우리의 경우 사회구조적인 특성상 통계적 입증방법이 실제로 활용되기 어려운 상황이고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간접 차별 행태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99
서강로리뷰 제5호

뜨린다는 비판이다.37) 우리나라의 남녀고용평등법역시 제정 당시 그 배경에 있어 비


판을 받았는데 앞으로의 현실에서 요구하는 바를 최대한 담아내고 그 실효성을 높이
기 위한 과정을 거친 개정을 이루어내야 한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 방안으로
개정하기 위해서는 이전 개정의 시행 후의 설문 등의 데이터를 구축하고, 관련 사례
들을 누적시키며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Ⅳ. 결론 - 남녀고용평등법의 발전 방향

1999년 4차 개정 이후 남녀고용평등법은 여성차별금지에서 남녀차별금지규정으


로 변경되었으나 여전히 고용 등 노동시장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고 특히
간접차별 문제는 공공기관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남
녀고용평등법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는 만큼 그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앞에서 살펴본 1980년대의 김영희 씨 사건에서는 여성이 대부분인 전화교환원의
정년퇴직연령이 43세로 타 직업에 비하여 낮다는 이유로 정년퇴직무효소송이 있었
고 소송 결과 김영희 씨는 복직을 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의 결과와 우리나라 남녀고용
평등법이 끊임없는 개정을 통하여 발전하였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후 김영희 씨
사건과 같은 고용 차별문제는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시간
이 지남에 따라 그러한 사례가 실제로 줄어들었는지는 의문이다.
김영희 씨 사건 이후에도 ‘정영임 40세 조기직급정년 사건’과 같은 사례들이 이어
졌다. 정영임 씨는 1985년 산업자원부 산하 H협회 행정직 6급 3호봉으로 입사하여
15년 후인 2000년 5급으로 승진하였으나 2001년 12월 직급 정년(6급과 5급의 정년은
40세로 규정)에 걸려 승진 1년여 만에 직위해제 되었다. 정씨는 H협회가 6급에는 모
두 여성을 5급에는 모두 남성을 채용하였고, 1986년 6급 직제를 없애 여성들로만 구
성된 상용직 제를 신설하는 등 직제간의 이동을 막아 여성들의 승진을 막았다고 주장

37) 오영란, “일본의 여성 노동정책 형성과정 고찰: 남녀고용 기회균등법의 제정과정을 중심으로,” 『한
국사회복지학회 2007년도 세계학술대회』, 한국사회복지학회, 2007, 380면.

100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협회의 특수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점임을 들어 차별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서울고법 특별7부는 하위 직급 조기정년제도
는 여성근로자를 차별한 것이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에서 결국 정영
임 씨가 승소하였다고는 하나 김영희 씨 사건 이후 2000년대에도 여전히 차별금지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남녀고용평등법이 사회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정영임 40세 조기직급정년 사건’과 같은 간접차별
사례 발생 시 간접차별의 개념과 범위 등에 관련된 해석을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나
라 현실에 보다 적합할지 연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앞에서 본 간접차
별에 관련한 입법례와 다양한 판례들이 존재하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간접차별에 대
한 시각의 차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경우 Griggs v. Duke Power Co. 사
건 이래 의도적 차별행위(disparate treatment)와 결과적 차별(disparate impact)을 혼
용하지 않고, 결과적 고용차별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는 모두 간접차별의 규제범위에
서 제외시키려 한다는 것이 미 연방대법원의 입장이자 학설의 주류로 자리잡아왔다.
반면 유럽에서는 의도적 차별행위와 간접차별의 개념을 철저히 구분하기보다는 숨겨
진 차별의도까지도 간접차별로 규제한다고 해석한다. 우리의 경우는 차별 의도는 추
정되나 그 현실적 입증이 곤란한 사례들이 상당수 존재하므로 미국식 이론을 따르기
보다 간접차별을 해석하는 데 있어 유럽식으로 차별의도까지 포함하는 것이 보다 타
당할 것으로 보인다.38) 이처럼 우리나라 상황에 보다 적합한 경우의 간접차별 해석
방법을 따르고 이후 관련 연구를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우리 현실에 최적인 해석 방법
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38) 최윤희,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의 간접차별 규정에 대한 비교법적 고찰,” 『비교사법』 통권 제32호,
한국비교사법학회, 2006, 672면.

101
서강로리뷰 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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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대법원 1996. 8. 23. 선고 94누13589 판결.
서울지방법원 2001. 4. 12. 선고 2000가합38454 판결.
서울지방법원 2000. 11. 23. 선고 99가합48608 판결.
서울지방법원 1985. 4. 1. 선고 84가합4162 판결.
Watson v. Fort Worth Bank & Trust. 108 S.Ct. 2777 (1988).

103
서강로리뷰 제5호

2 SCR 536 (1985).


IRLR 141 (1983).
Sweeney v. Board of Trustees of Keene State College. 604 F.2d 106, 1st Cir.
(1979).
433 U.S. 321 (1977).
Albemarle Paper Co. v. Moody. 422 U.S. 405 (1975).
401 U.S. 424 (1971).
仙台高判 1992.1.10.

[기타]
김미희, “같은 청소원인데… 여성 임금 더 적고 채용도 차별.” 『국제신문』, 2013. 7.
16.

104
간접차별과 남녀고용평등법

ABSTRACT

Indirect Discrimination and the Equal Employment Act

Park, Hae Yeon

The Equal Employment Act was enacted in November 1987 to prohibit


the sex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in labor markets. After the enactment
of the act, many times of revisions were achieved: definition of discri
mination was added to through the first revision and indirect discrimination
was prescribed in the act in 1999. Including indirect discrimination, a new
type of the discrimination, means expanding the scope of the discrimination
in the Equal Employment Act.
Despite revisions, there are still many actual cases concerning sex
discrimination in employment and the court would narrow the scope of the
discrimination at the ruling. To get rid of the possibility of ineffectiveness
usage of the act and to establish the key criterion on indirect discrimi
nation, we need to study foreign accumulated examples and precedents
about discrimination.

Key words : the Equal Employment Act, female labor, indirect


discrimination, wage discrimination
주 제 어 : 남녀고용평등법, 여성 노동, 간접 차별, 임금 차별

105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107-131 2013년 9월 제5호 107-131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조 혜 진*

目 次
Ⅰ. 서론
Ⅱ. 4.19 혁명과 제2공화국의 탄생
1. 4.19 혁명
2. 허정 과도내각의 성립
3. 제2공화국-장면 정권의 성립
Ⅲ. 제3차 개정 헌법의 특성
1. 자유권적 기본권 사상의 강화
1) 기본권의 수정
2) 기본권의 제한
2. 정치체제의 변화
1) 의원내각제의 채택
(1) 배경
(2) 의원내각제의 변형
(3) 민의원과 참의원
2) 대통령의 권한
3) 사법부
(1) 대법관의 선출
(2) 헌법재판소 신설
3. 그 외의 개정내용
1) 중앙선거위원회
2) 공무원의 지위와 경찰의 중립
3)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
Ⅳ. 제 3차 개정 헌법의 평가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107
서강로리뷰 제5호

Ⅰ. 서론

대한민국의 헌법은 1948년 제헌 이래로 짧은 기간 동안 총 9차례에 걸쳐 개정이 이


루어졌다. 모든 헌법은 그 당시의 정치적인 사건과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 개정의 과
정을 거치게 된다. 때문에 헌법의 변화 과정은 곧 한 사회의 법제사적인 의의뿐만이
아니라 사회정치사적인 의미 또한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1960년의 헌법은 이전의 헌법과는 그 의미를 달리한다. 1952년과
1954년의 헌법의 경우 대통령의 임기와 대통령의 선출과 관련하여 당시의 집권자의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 확보라는 의의를 갖고 있다. 반면 1960년의 헌법은 4.19 혁명
을 거치면서 분출된 시민들의 통치구조의 변화 요구, 기본권 사상에 대한 새로운 정
의 등을 반영한 헌법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이전의 개헌 이유가 위에서부터의 요구에
의한 것과 달리 제2공화국 헌법은 아래로부터 시작된 요구를 수용한 개정 헌법이라
고 볼 수 있다.
민중들의 변화 요구를 수용한 1960년 헌법 개정을 통해 제2공화국의 정치 체계 또
한 변화하였고 비록 짧은 시간이긴 하였으나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의
원내각제 통치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더불어 사법부에서의 헌법재판소의 신설과 지
방자치단체장의 선거, 선거관리위원회의 설치 등으로 공정한 선거를 위한 노력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그 당시 민주주의를 구현하고자 하였던 집단의 노력을 충실히 반
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글은 1960년 헌법, 특히 6월에 개정된 헌법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과 헌법의
내용을 살펴볼 것이다. 개정의 배경에서부터 두드러지는 특징으로서 국민의 요구에
서 비롯된 개헌의 의의를 짚어보는 것과 동시에 1960년 11월에 다시금 개헌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내용상 한계를 짚어보고자 한다.

108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Ⅱ. 4.19 혁명과 제2공화국의 탄생

1. 4.19 혁명

1960년 4월 19일 학생들이 부정선거에 반대하는 데모에 참가하였는데 정부의 발


포로 사태는 악화되고 혁명 사태로 진전하였다. 정부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하였으나
학생들의 데모는 그치지 않아 4월 24일에는 이승만이 자유당총재를 사임하고 이기붕
은 부통령 당선을 사퇴하였다. 이에도 데모는 끊이지 않았고 25일에는 교수들까지
데모(에 참여)하였고, 4월 26일에는 이승만이 하야할 뜻을 비쳤으며 결국 4월 27일에
대통령 사임서를 국회에 제출하였다.1)
1960년 6월 헌법은 같은 해 3.15부정 선거를 계기로 발생한 4.19 혁명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개헌의 의의를 잘 알 수 없을 것이다. 3월 15일에 치러진 정․부통령 선거에
대한 반발로 발발한 4.19 혁명은 부정선거의 중심에 위치한 대통령을 규탄하는 데모
였다. 초기에 학생들의 시위로 시작되었던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규모가 커져 정
부가 비상계엄령을 선포 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시위가 전혀 수습되지 않자
결국 이승만이 하야하게 되었다. 4.19 혁명은 그 결과로서 이승만 정권의 종결, 자유
당 독재의 종결이라는 의의를 갖는다. 동시에 혁명 자체에 대한 평가로서 주로 학생
들에 의해 추진되었기 때문에 ‘학생 혁명’으로 지칭된다. 학계의 주된 학설은 아니지
만 몇몇 학자들은 본질적으로 이는 정치학상의 ‘시민민주혁명’2)이라고까지 칭하고
있을 만큼 강하게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 사건이다.
대통령의 하야 이후에도 ‘혁명’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는 법
과 제도를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꾸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였
고, 그러한 혁신의 과정은 반드시 합법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믿음3)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대통령제를 갈음할 새로운 제도로 제기된 것은 내각책임제 정부였
다. 이승만 독재정치체제의 경험을 공유하게 된 시민들은 강력하고 카리스마 있는 대

1) 김철수, 『헌법학개론』, 법문사, 1991, 62면.


2) 신상초, “이승만정권의 종언,” 『사상계』 83호, 사상계사, 1960. 6., 82면.
3) 이상록, 『『사상계』에 나타난 자유민주주의론 연구』, 박사학위논문, 한양대학교, 2010, 78면.

109
서강로리뷰 제5호

통령의 지도보다 자유민주주의 정치제체를 보다 선호하게 된 것이다. 그에 따라 새로


운 사회를 위한 혁신의 목표는 ‘자유민주사회의 건설’로 귀결되었고 구체적 내용으로
는 내각책임제와 권력 집중의 방지, 공정한 선거의 보장 등이 언급되었다.
4.19 혁명의 정신은 단지 제2공화국의 성립과 당시 헌법 개정 과정에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제3차 개헌에서 전문에 관한 내용의 수정이 없었으나 박정희 정부의
1962년 헌법에서 4.19의 정신을 최초로 언급하였다. 이후 유신헌법으로 개정되면서
이 내용은 삭제가 되었으나 현행 1987년 헌법 개정에서 4.19 정신을 다시금 헌법 전문
에 삽입하여 헌법에서 저항권을 인정하고 있는 근거로 해석되는 등의 영향을 끼쳤다.

2. 허정 과도내각의 설립

이승만은 하야 하루 전인 1960년 4월 25일 허정을 수석국무위원이자 외무장관에


임명하고 새로운 내각을 조각하였다. 1954년 11월 19일에 개헌된 헌법에 의하면 대
통령의 궐위 시 부통령이 대통령이 대통령의 지위를 승계할 수 있었는데4) 장면이 부
통령직을 사임하여 수석국무위원에게 정권을 이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
에 허정은 극구 사양하였으나 결국 수락할 수밖에 없었고 4월 27일 국회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사표가 수리되고 난 이후 허정이 정권을 인수하여 과도정부의 수반이 되었
다.5) 당시 허정이 과도내각 수반 취임을 동의한 이유는 자유당이 4.19의 혁명의 수습
을 위한 조각 작업을 진행하고 이승만과의 긴밀한 관계형성을 통하여 안정적인 정부
구성을 기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에 국정 운영을 맡게 된 허정 정부는 부정선거의 원흉을 검거
하는 등 업무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허정은 과도정부의 집권기간은 짧을수록 좋다는
판단 하에 새 정부의 조속한 탄생을 과도정부의 목표로 삼고6) 평화적 권력 이양을 준
비하였다. 차기 정권 성립을 위해 4월 29일 이승만이 극비리에 하와이로 망명하던 당

4) 1954년 헌법 제55조
대통령이 궐위된 때에는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잔임 기간 중 재임한다.
5) 이인형, 『제2공화국 헌정사에 관한 고찰』, 석사학위논문, 경희대학교, 1994, 12면.
6) 이인형, 위의 글, 13면.

110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일, 개헌 기초 위원회가 첫 회합을 가졌다. 개헌 기초위원회 활동에서 자유당과 민주


당은 토론을 통해 의견을 조정해 나갔다. 개헌의 기초 안은 민주당과 자유당 양 측에
서 모두 제시하였으나 이승만 하야 결정 이전에 작성한 자유당혁신파 측의 안이 개헌
안 작성의 토대가 되어 개헌 논의가 시작되었다. 양 당은 국가 권력 구조는 의원내각
제로 한다는 내용을 암묵적으로 결정하였으나 크고 작은 여론을 계속 수용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입장을 통일하여 의원내각제 구성을 확단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
다. 대통령 선거 방법과 총리 선임 방법에 대하여서는 미묘한 의견 대립7)이 지속되
었으나 공청회를 하루 앞둔 5월 4일 의견을 조율하여 7월 29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실
시하였다.

3. 제2공화국-장면 정권의 성립

과도 정부 이후 개헌을 먼저 하느냐, 총선거를 먼저 하느냐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거듭되다가 결국 내각 책임제 개헌안을 통과시킨 후 민의원과 참의원 총선거
에 들어8)가게 되었다. 이전 정부의 독단적 정치는 변형된 형태의 대통령제 하에서
발생한 문제였기 때문에 4.19 혁명 후의 체제는 이를 방지하고자 이미 의원내각제로
결정되어 있었다.

“(전략)……헌법의 권력 구조를 내각 책임제로 하는 경우에 이 제도에 따르


는 최대의 단점인 정부의 불안정성과 또한 다수당의 전제를 방지하기 위한
특별한 제도적 장치가 요청되고 있다. 따라서 본 개헌안에 있어서는 정부에
대한 민의원의 불신임권에 대하여 정부의 국회해산권을 인정함으로써 입법
권과 행정권의 권력의 균형에 의한 정국의 안정을 도모하고 또한 정당에 관
한 규정을 헌법에 둠으로써 내각 책임제의 운용에 절대로 필요한 정당제의
발전을 기하는 동시에 파면에 있어서는 민주주의 그 자체를 부정하는 정당
의 발생을 금지하고 있다.……(후략)9)”

7) “1일부터 본격화 개헌기초위, 민주당안 모체로 착수,” 『동아일보』, 1960. 5. 1.


8) 운석 기념회, 『한알의 밀이 죽지 않고는』, 가톨릭출판사, 1999, 68면.
9) 김철수, 『신헌법학개론』, 법문사, 1991, 92-94면.

111
서강로리뷰 제5호

당시의 개헌 과정의 논의를 살펴보면 내각책임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보완할 방법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으며 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
고자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제2공화국은 권력집중의 방지와 책임 있는 정치 실
현을 위해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것이다. 6월 15일 개헌안이 공포된 이후 7월 29일 처
음으로 양원을 구성하는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 이후 8월 8일에 제2공화
국의 첫 국회를 개원하였다. 그리하여 8월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윤
보선이 당선되고 민주당의 신파와 구파의 대립 속에 김도연 다음으로 8월 17일 장면
이 지명되어 19일 근소한 표 차이로 인준10)을 받아 국무총리에 장면을 위임하였다.

Ⅲ. 제3차 개정 헌법의 특징

“(전략)…… 따라서 전후 52개 조항에 걸친 동 개헌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


이 그것을 요약할 수 있습니다. 즉 그 첫째는 헌법 제2장에 규정된 국민의
기본적 권리의 보장에 관한 그것이며 그 둘째는 현행법의 권력구조를 종래
의 대통령제에서 내각책임제로 변개(變改)하는 것이며 그 셋째는 사법의 독
립과 민주화를 위하여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선출제로 하게하는 그것이며
그 넷째는 위헌입법의 심사 및 그 밖의 헌법규정을 관할하기 위한 헌법재판
소의 신설에 관한 것이며 그 다섯째는 선거의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중앙선
거위원을 헌법기관으로 하게 하는 그것이며 그 여섯째는 경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기관의 설치를 헌법적으로 규정하게 한 그것
이며 그 일곱째는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지방자치체제의 장의 직선제
를 헌법적으로 보장하게 한 그것입니다.……(후략)11)”

국회에서 제출된 헌법의 개정안은 본문 55개 조항과 부칙 15개 항목에 걸친 전면


개정으로 규모면에서는 가히 신헌법의 제정이라고도 할 만한 것이었다. 국회의 속기

10) 운석 기념회, 앞의 책, 70면.


11) 국회사무처, 『제35회 국회임시회의속기록』, 제33차 부록, 1960, 2면.

112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록 머리말에는 “民의 머릿속에 아로새겨진 하나의 분노가 구년간이라는 긴 고난의 길


을 극복12)하여 개헌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개정된 헌법은 크게 7개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특징을 중심으로 당시의 사회 정치적 의식이 어떻게 반
영되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1. 자유권적 기본권 사상의 강화

1) 기본권의 수정

제3차 개헌의 첫 번째 목표는 국가적 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적 권리를 확실


하게 보장하는 것이었다. 이 같은 고민은 제 1공화국의 독재체제로의 파행을 비롯하
여 국민 억압적 정치 체제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보다 직접적
으로는 4.19 혁명으로 분출된 국민의 분노, 시위의 진압 중 발생한 공권력의 남용 등
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을 개헌 과정에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 1공화국 헌
법에 기본권 보장이 규정되어 있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실제적으로 이전 헌법은 국민
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측면보다 국가 운영의 수단과 통치수단의 의의가 더 강하였다
고 볼 수 있다.
일례로 1954년 헌법은 국민의 자유는 제한받지 않는다는 추상적인 규정을 두고 있
었다.13) 그러나 제 1공화국에서 개별적 법률유보 방식은 통치자의 자의에 따라 법률
에 의한다면 어떠한 내용의 기본권이라도 제한 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
가 있었다. 1954년 헌법에 규정된 개별적 법률유보조항에 대하여 헌법기초위원으로
활동했던 정운갑 민의원은 ‘이 기본권의 규정은 읽어보면 법률에 의한다면 무엇이든
지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14)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하였다. 즉 4.19
시위에서 계엄군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시민들을 탄압했다 할지라도 위의 규정에 따

12) 국회사무처, 『제35회 국회임시회의속기록』, 제33차 부록, 1960, 1면.


13) 1954년 헌법 제13조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제한받지 아니한다.
14) 국회사무처, 『제35회 제1차 헌법기초회의록』, 196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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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른다면 이는 대통령의 명령에 의한 합법적인 방법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헌법 해석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제2공화국헌법은 제28조 제2항을 신
설하여 일반적 법률유보의 방식으로 기본권 제한의 근거, 제한의 기준 및 정도와 한
계를 헌법적 차원에서 명시하였다. 그 결과 제2공화국 헌법에서는 기본권이 국가 권
력에 선행되는 초국가적 권리로서 의미15)를 갖게 되었다. 이는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다 강화하고 실질적인 권리 보호를 위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새로 개정된 헌법에서는 제13조의 기본권 보호 규정과 더불어 제28조 제
2항이 신설되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단 그 제한은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
을 훼손하여서는 아니 되며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 결사에 대한 허가를 규정
할 수 없다”16)라는 내용을 담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기본권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10조와 제11조, 제13조의 기본권 제한에 관한 내용에서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기본권을 제한받지 아니한다)’이라는 개별적 법률유보조항을 삭제함으
로써 자유권에 관한 포괄적인 보장을 하고자 하였다.

2) 기본권의 제한

앞서 언급한 헌법 제28조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방식에 대하여 사회 질서유지와 공


공복리를 위하여서는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
기본권을 필요 부득이하게 제한하게 되는 것인지,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와 같은 자세
한 내용은 헌법에 근거 조항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단 국회에서 입법의 과정을 거쳐
법률에 의한 규제만을 허용하는 것으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국민의 기본권
을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지 자유재량에 맡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국회의 의

15) 정태준, 『현행 헌법하의 기본권의 문제점과 올바른 개정방향』, 석사학위논문, 서강대학교, 2008,
23면.
16) 1960년 헌법 제28조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단 그 제한은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훼손하여서는 아니되며,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심회, 결사에 대한 허가를 규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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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사결정을 존중하여 기본권의 강력한 제재보다는 보장을 강화하자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전반적으로 개정 헌법의 기본권에 대한 태도에서 해석할 수 있는 제2공
화국 헌법에서 기본권의 성격은 국가에 선행되는 일종의 전국가적, 초국가적 권리로
서의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다.17)

2. 정치체제의 변화

1) 의원내각제의 채택

(1) 배경

제2공화국에서는 통치 권력으로부터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반드시 의원내각제로


전환해야한다는 것이 사회 전반에 걸친 국민적 합의였다. 당시 의원내각제는 자유 민
주정치를 대변하는 제도로서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어쩌
면 자연스러운 결과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는 의원내각제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내각책임제를 고려하였다. 당
시 고려하였던 의원내각제 형태로 프랑스 제3, 제4공화국 의원내각제가 있었는데 이
체제는 의회의 힘이 너무 강하여 정국의 불안정이 초래될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프
랑스 제2공화국의 의원내각제는 정부의 권한이 막강하여 의원내각제임에도 불구하
고 독재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채택된 정부 형태가 가장 순수한 내각
책임제라고도 불리는 영국의 내각책임제였다. 영국식 의원내각제는 양대 정당이 선
거에 의해 정권을 획득하고 다수당의 지도자가 수상을 맡아 내각을 조직하고 정부를
운영18)하는 형태였다. 당시의 헌법 기초위원들은 이 같은 형태의 영국의 의원내각제
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정부 형태의 근간으로 삼고자 하였다.
동시에 의원내각제로 인한 정부의 불안정성이 문제가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이 오갔던 것으로 보인다. 이 논의는 내각책임제가 어쩔 수 없이 내포하는

17) 이인형, 앞의 글, 40면.


18) 국회사무처, 『제35회 제33차 국회본회의속기록』, 1960, 10-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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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단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의도와 더불어 당시 혁명 전후의 불안한 사회상을 안정시키


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었던 것이다. 결국 당시의 개헌 과정을 살펴볼 때 의원내
각제 정부 구성은 원리적인 방향 설정에 의한 것이 아닌 역사적 경험의 산물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의원내각제의 변형

이전의 헌법들은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도 내각책임제적인 요소를 가미한 혼합적


정부 형태였다. 양원제를 수용한 개정 헌법 또한 영국의 의원내각제로 대표되는 순수
한 내각책임제를 기본으로 당시 한국의 정치 상황에 맞는 조항을 추가하였다.
첫 번째로 국회해산권이 국무원의 권한이라는 것이다. 대체로 국회 해산권은 각
국가 지도자의 권한이며 영국은 다수당의 의결을 거쳐 총리가 국회해산의 권한을 보
유하고 일본 또한 수상이 국회 해산권을 갖고 있다. 독일처럼 국민 청구에 의한 의회
해산의 형식도 존재하지만 제2공화국 헌법의 국회해산은 세계에 전례가 없는 독특한
형태이다. 개정 헌법은 제71조19)에 의하여 국무원은 민의원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진
다는 규정을 전제로 국회가 국무원을 불신임하게 할 수 있게 하였다. 국무원의 불신
임과 동시에 정부도 민의원의 불신임 의결이 있거나 또는 이에 준하는 경우20) 국회
를 해산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이는 국무원이 국회를 해산하는 경우 국회와 정
부 사이의 연대책임을 지도록 의도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헌법 제69조 제6항을 보
면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과반수는 국회의원이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결국 국회의원
스스로가 국회를 해산하는 국무원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비록 대통령의 권한
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반면 국정 운영에 있어서 각각의 주체가 국정 운영의 상호
책임을 지도록 구성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동시에 역으로 내각의 다수당에
의한 횡포가 가능할 수 있다21)는 문제점을 내포하기 때문에 정국의 불안정을 초래할

19) 1960년 헌법 제71조


② 국무원은 민의원이 조양비준에 대한 동의를 부결하거나 신년도총예산안을 그 법정 기일 내에 의
결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를 국무원에 대한 불신임결의로 간주할 수 있다.
20) 국회사무처, 『제35회 국회임시회의속기록』, 제33차 부록, 196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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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수 있었다. 그리하여 본 규정에 대하여 헌법기초위원회에서는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더불어 정국의 안정을 위해 정부 운영 1년 이내에는 정
부 불신임을 할 수 없도록 하자는 의견22)과 보다 높은 의결 정족수를 단서로 하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23)
두 번째로 국무총리의 권력 분산이다. 일반적인 의원내각제에서는 원칙적으로 내
각의 책임자인 수상 또는 국무총리가 정국을 주도하여 행정권이 국무총리에게로 집
중된다. 그러나 제2공화국 헌법에서는 대통령에게도 국무총리지명권과 정부 계엄선
포의 요구에 대한 거부권24), 감형이나 면책 특권에 관한 권리25), 헌법 재판소 심판관
등의 공무원 임명권26)을 부여하여 권력을 이분화 하였다. 국가 원수의 지위에서의
대통령은 행정권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
하면 제2공화국에서의 대통령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 의원내각제의 대통령보
다 많은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내각책임제하의 정당정치에서 발생 가능한 일
당 전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통령이 일당 전제에 대한 가장 유력한 견제 수
단27)으로서 그 역할에 보다 충실하기 위한 하나의 제도라는 의견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3) 민의원과 참의원

헌법 제정 당시부터 국회의 구성에 있어 양원제냐 단원제냐의 문제는 매우 중대한


문제였다. 제1공화국의 헌법기초위원이었던 유진오는 중요한 국가의 의사의 결정을
좀 더 신중하기 위해 양원제를 채택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단원으로 단번에 결정하는

21) 국회사무처, 『제35회 제1차 헌법개정안 기초위원회 회의록』, 1960, 124면, 이재학 의원, “이것도
국회의 권한을 너무 크게 해 놓은 것입니다. 무엇이냐고 하면 정부를 불신임 해야만 국회를 해산할
수 있다는 조항은 결국은 정부 불신임이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정부를 공격하고 비판하고 이러니까
는……(후략).”
22) 국회사무처, 『제35회 제1차 헌법개정안 기초위원회 회의록』, 1960, 114면.
23) 위의 책, 117면.
24) 1960년 헌법 제64조
25) 1960년 헌법 제63조 단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26) 1960년 헌법 제62조
27) 국회사무처, 『제35회 국회임시회의속기록』, 제33차 부록, 196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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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것은 너무 조급하므로 재검토의 기회를 갖기 위해 상원과 하원의 의원을 다른 방식으


로 선출하여 구상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건국 초기 참의원의 구성은 당시의 사무
를 진행시키는 데 있어서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우선은 참의원을 설치하지
않고 단원제로 나가기로 결정28)하여 결국 참의원은 1960년에 들어서 공화국이 바뀐
후에야 처음으로 구성된다.
제헌 당시의 결정과 제1공화국의 국회 구성은 그 내용으로 짐작하건데 일본의 영
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메이지 헌법 아래의 특권 계급을 대표하는 상원은 민
의를 대표하는 정치에 제동을 걸곤 하였다. 그러나 1911년 이후 하원의 권한을 증대
시키고 하원에 우월적 지위를 부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양원제의 의미는 점차 약
화되었다.29)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이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의 근대화된 각종
제도가 도입되고 모방되었던 시절이기에 일본의 하원 중심의 양원제 또한 제헌 과정
에서 참고가 되었을 것이다.
1960년 개헌기초위원회 구성 당시에는 기본적으로 양원제에 대해 자유당과 민주
당 양당이 모두 단원제를 배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참의원의 구성이 우리나라 현실에
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동시에 단원제에 대한 요구가 발생하면서 사
안이 복잡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1960년 5월 경향신문은 “국민이 정치에 관여하
는 방법으로서 일반 국민이 선출한 대표에 국회를 구성함에 있어 단원제로 하나 양원
제로 하나 본질에는 별 차이가 없다 할지라도 그 운용에 있어 여하히 하면 원활히 나
갈 것인가 관하여 역사적인 과정에 있어 최초 단원제로서 입법이나 예산심의 기타에
서 왕왕 있는 횡포 독선을 막을 길이 없어 이것을 견제하고 재고하는 역할을 담당하
는 기관이 필요함에 이르러 소위 상하양원제가 발달된 것이다.”30)라고 언급하면서
이전의 국정 운영의 독단적 방식에 대한 우려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견제 기구의 필
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결국 내각 책임제하의 단원제는 법률안을 비롯한 제반 심의의
졸속을 면하기 어렵고 하원이 다수의 전횡을 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양원제를 채
택31)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28) 국회사무처, 『제1회 제17차 국회본회의 회의록』, 1953, 10면.


29) 김현우, 『한국국회론』, 을유문화사, 2001, 11면.
30) “내각책임제개헌의 문제점,” 『경향신문』, 1960. 5. 4.
31) “양원제로 합의, 기본권의 법률제한엔 미결 개헌기초위,” 『경향신문』, 1960.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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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그리하여 1960년 헌법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면서 형식상 존재하였던 참의원이


처음으로 구성된다. 물론 모든 의원들이 찬성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참의원이 구성됨
으로 인하여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하였다. 그러나 대통령
중심제와는 달리 권력의 핵심적 기반이 행정부가 아닌 의회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의
원내각제에서는 민의원과 참의원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였다. 권력의 분립 차원에서
급진적 경향의 민의원과 보수적 경향의 참의원의 상호견제는 대통령제에서의 의회와
행정부의 관계 못지않게 중요한 측면이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1960년 7월에 민의원
과 참의원을 국민 선거로 선출하게 되었다.
참의원이 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원의 권한 범위에 있어서는 국민의 대표라
고 할 수 있는 민의원에게 더 많은 비중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권력의 무게 중심이
민의원에게 주어져 있었다는 사실의 근거로는 민의원은 법률안 및 예산안의 결정
권32)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민의원이 해산된 때에는 참의원이 동시에 폐회33)
되었고 양원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민의원의 재의로 국회의 최종의사를 결
정34)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또한 정부에 대한 불신임도 민의원의 고유권한이었
다.35)
민의원이 참의원에 비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규정상 큰 문제가 없었으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오히려 민의원의 권한 남용을 우려하는 측면이 있었다. 당시의
기록에 의하면 참의원 등록에 민주당의 공천 후보 외에는 자유당계와 전 고급공무원
직에 있었던 이가 많아서 자칫하면 초대 참의원은 그 질이 민의원보다 훨씬 떨어져
이른바 민의원의 횡포를 억제할 수 있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성 싶다36)는 의견
이 제기되었다. 제2공화국 의회 구성 과정에서 무너진 자유당 정권을 이어받아 새로

32) 1960년 헌법 제94조


…(전략) 전항의 경우에 민의원의원총선거가 실시된 때에는 정부는 다시 예산안을 제출하여야 하며
국회는 민의원이 최초로 집회한 날로부터 2월 이내에 예산을 심의 결정 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 제
39조 제3항 단서의 기간은 10일로 한다.
33) 1960년 헌법 제35조의2
…(전략) 단 국무총리는 긴급한 필요가 있을 시에 참의원의 집회를 요구할 수 있다.
34) 1960년 헌법 제37조
35) 백영철 외 9인, “제2공화국의 의회정치,” 『제2공화국과 한국민주주의』, 나남출판, 1996, 121면.
36) “민의원은 7대1 참의원은 4대1,” 『동아일보』, 1960.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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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운 정부를 세울 정당이 민주당밖에 없었음은 여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통해 알 수 있


다. 이 같은 기대의 연장선상에서 7.29총선은 예상대로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로 현실
화되었으며 참의원 의장에 백낙준, 민의원 의장에 곽상훈이 각각 피선되었다.37) 헌
법 규정상의 권리 자체에서도 민의원의 권한이 참의원보다 강화된 것과 더불어 당시
의 정치적인 경향을 반영한 선거 결과로 헌법 개정 과정에서 우려한 일당전제의 가능
성이 현실로 실현된 것이었다.

2) 대통령의 권한

제2공화국 헌법에서의 핵심은 권력집중 방지가 최대의 목적이었으므로 개헌 논의


에서 대통령제는 지양되었다. 때문에 새로운 정부의 대통령은 의원내각제 내에서 국
가 원수로서의 지위를 행정부의 총 수반의 지위보다 우선적으로 갖게 되었다. 제4장
의 국가 원수이며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조약의 비준, 외교사절단 파견, 국군 통
수, 공무원의 임면과 사면, 계엄선포 권한 등을 보유하는 것은 비록 순수한 의원 내각
제에서의 대통령 혹은 국가의 원수의 권한에 비하여 보다 강화된 내용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명목상의 권한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후 제5장에서 행정권을 국무
원에 귀속시켜 모든 정치적 지도와 결단은 국무원의 책임 하에서 국무총리 및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하고 수행38)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통령의 권한은 의례적
인 권한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헌법 제55조에 대통령의 임기를 5년으로 하고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고 규
정한 것 또한 대통령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대통령제에서
의 대통령직과는 달리 의원내각제에서의 대통령은 정국의 안정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그 임기는 장기적이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2공화국 헌법이 규정하는 대통령직 권한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대통령제
의 대통령에 비하여 어떤 권한이 약화되고 강화되었는지가 아닌 중립적인 지위에서
양 당을 조정하여 일당 전제를 방지하는 역할이라는 점이다. 헌법 제53조에서 대통

37) 운석 기념회, 앞의 책, 68면.


38) 국회사무처, 『제35회 국회임시회의속기록』, 제33차 부록, 196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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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령은 정당에 가입할 수 없다고 규정한 내용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민의원과 참의원 부분에서 다루었듯이 헌법 개정 당시에 가장 우려하였던 점은 내각
책임제가 일당독재로 흐르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일당독재의 방지를 위해 비록 명목
상의 권한일지도 모르나 앞서 언급한 국무총리지명권과 정부 계엄선포의 요구에 대
한 거부권, 정부의 정당 예산 소추에 대한 승인권, 헌법 재판소 심판관의 임명권 등을
부여하게 되었고 이 경우에 한하여 특별히 국무회의의 부서 없이 대통령 단독 행위를
가능하게 하였다.

3) 사법부

(1) 대법관의 선출

1960년 헌법에서 또 하나 특기할 만한 것이 있다면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선거를


통하여 선출하도록 하였다는 점이었다. 법관을 선거로 선출하도록 한 이유로는 사법
권의 독립과 재판의 공정을 기하기 위한 것39)이라고 하였으며 이를 헌법 제78조에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법관의 자격이 있는 자로 구성되는 선거인단이
선출하여 대통령의 확인만 받으면 되는 이전의 대통령이 지목하고 임명하는 것과는
상이한 방식을 선택하였다. 대통령에게 법관의 임명권이 있는 한 사법부는 행정부로
부터 독립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창설된 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
대법관의 선출 조항은 1958년 조봉암 사건을 계기로 하여 신설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하여 조직을 구성하였던 제1공화국에서는 친 정부적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았다. 조봉암 사건도 1심 재판에서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지만
2심과 3심에서 결국 사형이 선고되었는데 법원에 가해졌던 대통령의 영향력을 무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독립적인 권력기관으로서 행정부를 규제하는 사법부의 역할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헌법에 조문을 둠으로써 대법관 선출 과정에 행정부
의 영향력을 배제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법관 선거 관련 필요 사항은 법률로 정할

39) 국회사무처, 『제35회 국회임시회의속기록』, 제33차 부록, 196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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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수 있도록 한 헌법 제78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대법원장 및 대법관선거법이 제정되


었다.40)

(2) 헌법 재판소 신설

3차 개정에서 제8장을 새로이 창설하고 제83조의 3에서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명시


한 것, 특히 헌법재판소에서 위헌법률을 심사하려고 했던 것은 개헌 내용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 중 하나이다. 이전까지 헌법위원회에서 비정기적으로 위헌 법률 심사를 담
당하게 했던 것과는 다르게 상설 기구로서의 헌법재판소를 처음으로 명시하였다. 그
렇다면 왜 미국과 같이 대법원에서 위헌 법률 심사를 하도록 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서 국회에서의 헌법 개정 제1독회 자료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기술하
고 있다.

“(전략)…… 그러나 그 법원이 미국의 연방대법원에 있어서와 같이 전통적


기구와 경험을 가질 경우에는 별 문제이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있어가지고
는 법원은 헌법의 수호자로서의 그 업무를 담당하기에는 아직 어렵다고 생
각하는 것입니다.……(후략)41)”

제헌 헌법 당시부터 1960년 이전까지 법조계 전문가들은 식민지 시절 식민 통치에


협력하였던 학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당시까지 사법계에 남아있던 친일적 성격으
로 인하여 국회는 사법부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전까지 법원이 위헌 법률 심사를 전담할 만큼의 전문성이나 경험을 축적하지 못하였
다고 표현하면서 사법부에게 위헌 법률 심사권을 부여하지 않았던 것이다. 더 나아가
국가통치 근거와 국민의 기본권 수호의 의미에서 위헌 법률을 심사하는 것은 매우 중
요하다는 판단 아래 새롭게 전문적인 기구를 창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겼던 것
으로 추측된다.

40) 이인형, 앞의 글, 48면.


41) 국회사무처, 『제35회 제33차 국회본회의속기록』, 1960, 14면.

122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동 재판소는 근거 법률인 헌법재판소법이 1961년 4월 17일에서야 제정되고 1개월


후 5.16 군사쿠데타가 발발하여 실제로 설치되지는 못했다.42) 그러나 헌법재판소 창
설에 있어서는 헌법위원회를 대체하는 의의를 넘어서 탄핵 재판까지 관할하기로 하
여 헌법의 기능까지를 담당43)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
치를 부여받았던 헌법 기관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살펴보면
법률의 위헌심사와 헌법에 관한 최종해석, 국가기관 사이의 권한 쟁의, 정당의 해산
심판, 탄핵재판, 선거에 관한 소송 등을 관할하게 하였는데 현행 헌법에서 헌법재판
소에게 부여하고 있는 권한과 거의 비슷하다.

3. 그 외의 개정 내용

1) 중앙선거위원회

제2공화국의 시대적 요청인 국민의 자유보장은 그 실질적인 보장을 위해 공명정대


한 선거를 절실히 요구하게 만들었다. 이에 새롭게 헌법에 제6장 중앙선거위원회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였다. 그 중 특이한 것은 중앙선거위원회는 대법관 중에서 호선한
3인과 정당에서 추천한 6인의 위원으로 조직하고 위원장은 대법관인 위원 중에서 호
선한다44)고 한 점이다. 현행 헌법에서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구인 중앙선거관리
위원의 조직 구성에는 사법부와의 연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시 대법관이 중앙선거
위원회의 위원과 장을 겸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략)…… 대법관을 중앙선거위원회원으로 하게 하는 것은 대법관의 지


위에 대한 과중한 부담이 됨으로 해가지고…대법관이외에는 안됩니다마는
대법관 이외에는 거기에 대치할만한 적임자가 없습니다.……(후략)45)”

42) 권영성, 『헌법학 원론』, 법문사, 2007, 111면.


43) 국회사무처, 『제35회 제33차 국회본회의속기록』, 1960, 21면.
44) 1960년 헌법 제75조의2
45) 국회사무처, 『제35회 제33차 국회본회의속기록』, 1960, 23면.

123
서강로리뷰 제5호

당시의 기록을 살펴보면 대법관의 중앙선거위원회 겸임은 상당한 반대 의견을 불


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반대 의견이 대법관과 중앙선거위원을 겸직
할 경우에 발생되는 업무의 과중함이었다. 그렇지만 대법원 선출과 관련된 규정의 개
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정부 권력으로부터 가장 독립적일 수 있었던 사법부와의
연계를 통해 보다 공정한 선거의 이행을 더 우선시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3.15 부
정 선거를 겪은 사회의 경험에 비추어 선거 또한 사법부의 심판대상으로 하여 선거가
행정부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엄격한 권력 분립을 실현하려 하였
던 것으로 해석된다.

2) 공무원의 지위와 경찰의 중립

의원내각제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것 중에 하나는 공무원의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


다. 국가 작용의 기본이 되는 공무원이 정부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그 지위를 보장받
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공무원이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이다. 제1공화국에서 공무원의 지위가 불안정하여 생긴 사회적인 폐단에 비추어 개
정된 헌법 제27조 제2항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분을 법률로 보장한다는 규
정을 두었다.
공무원의 지위를 보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경찰의 중립 또한 중시하였다. 경
찰의 중립을 내용으로 하는 규정에 관하여서는 헌법에 직접 규정을 두지는 않았으나
헌법 개정의 이유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경찰의 중립을 보장하기에 필요한 기구의 설
치를 헌법에 규정46)하였다고 밝혀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법적으로 규정하기에 이
르렀다.

3)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

제2공화국 헌법은 중앙집권적인 권력 구조에서 국민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방

46) 국회사무처, 『제35회 국회임시회의속기록』, 제33차 부록, 1960, 14면.

124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지47)하기 위해 헌법 제97조 제2항을 통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 방식을 법률로


규정하고 시, 읍, 면의 장은 주민이 직접 지방자지단체장을 선출 하도록 하였다. 특히
시, 읍, 면장의 직선제는 하위 법률을 만들어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에 직접 이를
규정하여 보장하도록 하였다. 이전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을 중앙정부에서 임명하는
형식이었는데 지역민주주의의 활성화와 아래로부터의 정치적 의사를 보다 포괄적으
로 받아들이고 지방분권화를 확립하여 민주적인 정치질서를 회복하려는 것에 그 목
적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규정은 ‘경찰, 관리의 위협에도, 반·통장의 권유에도, 운동원의 금품에도 움직
이지 않고 자기 의사대로 좋은 사람을 골라 투표’48)할 수 있을 정도의 제도를 갖추어
야 한다는 사회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제도의 제도적인 감시를 통해
공정선거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국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서도 자율적
이고 투명한 선거를 꾀하였다고 볼 수 있다.

Ⅳ. 제 3차 개정 헌법의 평가

“(전략)……어떻든 이러한 내용을 가진 개헌안이 통과되고 그것이 실시되었


을 경우에 어떠한 정치적 현실이 결과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또한 금
후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중략)…그러나 정치적 책임의 요청에서 안출한
이러한 내각책임제가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그때 그때의 현실적인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시킬 수 있을 것만은 의심할 바 없다.……(후략)49)”

개정된 헌법에 대한 당시의 학계나 사회의 전반적인 기대는 의원내각제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정치적 불안정성이란 우려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특히 정치권력의 집중에
서 오는 폐해를 방지하고 국민을 존중하는, 국민의 의사와 기본권을 중시하는 헌법

47) 이인형, 앞의 글, 36면.


48) 이상은, “학생과 선거계몽,” 『사상계』 85호, 사상계사, 1960. 8., 92면.
49) 한태연, “제2공화국헌법의 경향,” 『사상계』 83호, 사상계사, 1960. 6., 173면.

125
서강로리뷰 제5호

내용에 비추어 제2공화국의 국정 운영 또한 민주적 합의에 의한 것이기를 바랐기 때


문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의사와 대표성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기성 정치세력들의 협
약에 의해 제2공화국 헌법은 국민투표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확정되었다.50) 개정된
헌법은 민주당 중심의 정치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했고 부정 선거와 독재 세력에 대한
사법적 처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4.19 사건에 대하여 표면적으로는
‘의거’ 혹은 ‘혁명’이라는 평가를 내렸으나 실질적으로 각각의 대상들에 대한 처벌과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4.19 혁명에 대한 의의가 혁명 이후에 곧
바로 이루어졌던 제3차 개정 헌법의 전문 혹은 헌법 전반적인 내용에 반영되지 않았
던 것이다. 이러한 개혁 과정에 대한 실망이 10월에 시민들의 항거의 원인으로 작용
하였으며 당시의 언론은 정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하였다.

“사월이십육일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하야하여 자유당정권이 붕괴된 직후 본


란은 당시의 반혁명국회는 즉시 해산할 것과 개헌은 새로 구성될 국회에 넘
길 것을 요구한바 있었다. 독재정권이 평화적 정권이양으로 물러간 것이 아
니라 혁명의 선풍에 휩쓸려서 도괴된 결과로 탄생하는 제이공화국의 헌법
은 단순한 책임내각제로의 전환으로써 족한 것이 아니라 혁명의 완수를 가
능케하는 법적 보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자유당의 관제의
원들이 주도권을 장악한 반혁명국회로서는 형식적인 제도의 개변은 가능하
여도 혁명의 완수를 가능케 하는 조치는 감이 못 할 일이었다.
그것은 마치 반혁명분자들에게 혁명과업이 실천을 맡기는 것이나 다름없는
노릇이었다. 과연 이 반혁명국회는 유루조잡한 내각책임제 개헌으로 국민
의 눈을 현혹케하고는 부칙한 조문으로 족할 혁명입법의 터전을 고의적으
로 말살하여버렸었다.”51)

의원내각제 실시 이후 벌어진 민주당 신파와 구파의 대립으로 자유민주주의의 이

50) 김수진, “제2공화국 정당과 정당절차,” 『제2공화국과 한국민주주의』, 나남출판, 1996, 167면.
51) “흐지부지된 원흉재판의 책임소재,” 『동아일보』, 1960. 10. 11.

126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행을 위한 내각의 책임정치에 흠결이 생긴 것은 분명하였다. 그리하여 장면 내각도 9


개월밖에 지속되지 못하였으며 5.16 군사 쿠데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는 평가가 내려질 만큼 사회는 혼란스러웠다. 제2공화국이 의회 민주주의의 한계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정권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헌법 개정의 본 의도와는 달리
실질적 의회 기능 수행은 실패한 정부였다. 하지만 동시에 제2공화국의 헌법 개정안
은 의회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실현하고 1945년도 헌법의 제정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던 의원내각제의 실행이라는 역사적 한 획을 그은 개정안이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제2공화국은 국민의 기본권을 국가권력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와 헌법에
기초한 국가의 구성과 국가 운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강구하였다. 특히 민중의 요
구를 충분히 반영하고자 헌법 기관의 구성에서 균등한 권력 분립을 통하여 권력의 집
중에서 오는 폐해 방지에 고심하였다. 또한 앞서 언급하였듯이 법률 체계의 수호를
위한 헌법재판소를 창설하고 현재의 헌법재판소와 매우 흡사한 권한을 부여하여 보
다 공정한 사회의 건설과 집행부 견제에 전문성을 기했다는 점 또한 그 의미가 크다
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헌법의 변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기본권에 대해서도 우
리나라 헌법상 최초로 초국가적 권리의 관점으로 보장하고자 하였다. 현행 기본권 조
문을 규정할 당시 직접적인 근거를 1960년 헌법에 두고 있지는 않으나 기본권이 국
가 작용에서 발생하는 반사적인 이익이 아닌 초국가적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권리임
을 인지하고 반영했다는 점이 우리 헌정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1990년 지방자치법의 제정으로 실질적으로 실현되었
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장을 직접 선거로 선출하고자 하였던 제3차 개헌안의 내용
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지방자치에 대한 논의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비록 개정 당시의 제1의 의도가 중앙정부의 권한 분산이었다고는 하나 수단적, 결과
론적으로는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한 주민자치의 실현을 가능케 하였다는 부분은 높
이 평가할만하다. 이와 같은 내용들을 모두 4.19 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논의되었던
내용에 대한 사회․정치 전반의 공론으로부터 비롯된 결과물이라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27
서강로리뷰 제5호

제3차 개정 헌법과 장면 내각은 이전, 이후의 정치 체제가 모두 대통령제로 진행됨


으로 인하여 대통령제 연구에 비하여 그 관심과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제2공화국도 그 존재 기간이 매우 짧고 5.16 군사 쿠데타로 인한 정권의 붕괴로 인하
여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3차 개정 헌법의 전‧후 사정을 고
려해 보았을 때 1960년 6월 개정된 헌법이 헌정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는 점에서 재조명할 필요성이 있다.
1960년 헌법은 그 자체로 헌정사상 매우 기린아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가치
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현재 반세기에 걸친 사회 정치적인 성숙을 기반
으로 의원내각제로의 변화가 제기되는 만큼 체제 변화에 대한 준비 자료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의원내각제로의 이행이 아니라 하더라도 차후에 있을
개헌 과정에서 1960년 헌법위원회에서 논의되었던 다양한 의견들과 고민, 국민의 의
사를 반영고자 하였던 노력들이 로드맵 설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데 그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128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참고문헌

[논문 및 단행본]
권영성, 『헌법학 원론』, 법문사, 2007.
김철수, 『헌법학개론』, 법문사, 1991.
김철수, 『신헌법학개론』, 법문사, 1991.
김현우, 『한국국회론』, 을유문화사, 2011.
백영철 외 9인, 『제2공화국과 한국민주주의』, 나남출판, 1996.
운석 기념회, 『한알의 밀이 죽지 않고는』, 가톨릭출판사, 1999.
이상록, 『『사상계』에 나타난 자유민주주의론 연구』, 박사학위논문, 한양대학교,
2010.
이상은, “학생과 선거계몽,” 『사상계』 85호, 사상계사, 1960. 8.
이인형, 『제2공화국 헌정사에 관한 고찰』, 석사학위논문, 경희대학교, 1994.
정태준, 『현행 헌법하의 기본권의 문제점과 올바른 개정방향』, 석사학위논문, 서강
대학교, 2008.
한태연, “제2공화국헌법의 경향,” 『사상계』 83호, 사상계사, 1960. 6.

[기타]
국회사무처, 『제1회 제 17차 국회본회의 회의록』, 1953.
국회사무처, 『제35회 국회임시회의속기록』제33호 부록, 1960.
국회사무처, 『제35회 제33차 국회본회의속기록』, 1960.
국회사무처, 『제35회 제1차 헌법기초회의록』, 1960.
“내각책임제개헌의 문제점,” 『경향신문』, 1960. 5. 4.
“양원제로 합의, 기본권의 법률제한엔 미결 개헌기초위,” 『경향신문』, 1960. 5. 4.
“1일부터 본격화 개헌기초위, 민주당안모체로 착수,” 『동아일보』, 1960. 5. 1.
“민의원은 7대1 참의원은 4대1,” 『동아일보』, 1960. 7. 3.
“흐지부지된 원흉재판의 책임소재,” 『동아일보』, 1960. 10. 11.

129
서강로리뷰 제5호

ABSTRACT

4.19 Civil Resistance and 3rd Revision


of the Constitution

Jo, Hyejin

This paper is to explain the process of formation, operation and


frustration of the 1960 Constitution of Korea. Especially I focused on the
history of the formation of the Constitution and difference between
Constitution of the First Republic and the Second Republic. After April 19,
1960 the First Republic fell, the Second Republic had been set up.
The main theme of 1960 Constitution was that “Presidential system is too
autocratic” so Changmyun cabinet adopted parliamentary government
system which guarantees rights of citizens better. Though the Second
Republic's Constitution was idealistic, political realities were unstable to
implement constitutional norms. The 1960 Constitution was based on the
will of people toward liberty and democracy. The Constitution was
designed to prevent dictatorship and protect the fundamental rights of
people. It included the change of power structure to the parliamentary
system, the enlargement of fundamental rights and the establishment of
independent Constitutional Court.
However, the Constitution of the Second Republic had some problems
that did not reflect political realities. So this constitution lasted only nine
months. Nevertheless, the study of the 1960 Constitution is meaningful in a
sense that it would contribute in setting a road map for the next revision of

130
4.19 혁명과 제3차 개정 헌법

the Constitution.

Key words : 4.19 civil resistance, the 1960 Constitution, 3rd revision
of the Constitution, Second Republic, presidential system,
parliamentary.
주 제 어 : 4.19 혁명, 1960년 헌법, 3차 개헌, 제2공화국,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131
규제산업법실무 특집
서 문

이 성 엽*

먼저 이번에 발간되는 Sogang Law Review에 규제산업법실무 강의에서 발표된 몇


편의 논문이 실리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당초 규제산업법실무 강좌는 규제산업에 적용되는 법률 이론과 실무를 소개하고
자 하는 의도로 개설되었습니다. 시장경제에서는 통신, 방송, 인터넷, 금융, 유통과
같은 규제산업에 대하여 특별한 행정규제법을 근거로 전문규제기관이 일반경쟁기관
을 대신하여 규제를 해왔습니다. 규제산업에 관한 행정규제법은 사실상 행정법 각론
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이 법들의 적용대상이 기업들의 경제활동이기 때문
에 로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법이기도 합니다. 동 강좌는 규제산업에 적용
되는 개별 산업규제법을 대상으로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규범적 사고의 기회를 제
공함으로써 관련 규제기관이나 기업의 법률 실무자로 종사할 경우에 필요한 심층적
인 전문 지식과 기술 및 가치관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에 수업 방식도 일방적인 강의를 지양하고 매 수업마다 수업 전에 부과한 과제물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한편 문답식 강의와 사례연구를 통해 수강생들의 자율적 연
구 능력과 실무 적응력을 함양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번호에 소개되는 5편의 규제산업법 논문은 방송, 게임, 유통, 개인정보에 관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구재관군의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 -공․사익 비교의 관점
에서-”와 이정수양의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은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개인 정보의 이용과 보호의 갈등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의 산업적, 역사적 활용을 위해서
빅데이터가 허용되고 잊혀질 권리도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하겠지만, 반대로 개인
정보의 엄격한 보호를 위해서는 잊혀질 권리가 보장되고 빅데이터도 개인의 엄격한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135
동의하에서만 이루어져 할 것입니다. 양 논문 모두 이러한 충돌하는 가치에 대한 비
교형량을 통해 조화로운 결과를 도출하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
절하면서도 실용적인 연구라고 생각됩니다.
김원준군의 “게임 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관한 소고”는 게임 산
업에 대한 규제 내용을 소개하고 과도한 규제가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지현양의 “유통 산업 발전법의 개선방향에 대한 소고”는 최근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미국에서는 논의되는 Zoning규제의 도
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연구라고 생각됩니다. 끝으로 전소라양의 “지
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소고”는 한국 방송시장의 오랜 과제로서 관련 사업자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우리사회의 갈등요소인 지상파재송신 문제에 대해 Must-offer
rule과 체약강제라는 새로운 대안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논문이라
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논문이 최근 우리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거나 이해관계자간의 갈등이 표출
되고 있는 분야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Sogang Law Review의 참신성과 품격을 높
이는데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려운 로스쿨 공부속에서도 변호사시험 과목이 아닌 규제산업법실무에 최선을
다해준 수생들의 앞날에 건승이 있기를 기원하며, 끝으로 이 책의 출간을 위해 많은
역량을 쏟아주신 Sogang Law Review 편집위원회와 홍성방 원장님을 비롯한 학교
측의 지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2013년 8월

136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137-157 2013년 9월 제5호 137-157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규제산업법실무 논문 1>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구 재 관*

目 次
Ⅰ. 서언
Ⅱ. ‘잊혀질 권리’의 도입 – 프라이버시 보호의 경과와 우리법제의 태도
1. 논의의 배경
2. 개인정보보호와 프라이버시권 보호를 위한 노력
3. 우리의 개인정보보호 법제
4. 소결
Ⅲ. ‘잊혀질 권리’와 공·사익의 비교 형량
1. ‘잊혀질 권리’를 정당화 하는 근거
2. ‘잊혀질 권리’ 제한을 정당화 할 수 있는 근거
Ⅳ. 결어

I. 서언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Viktor Mayer-Schönberger)가 정보에 ‘정보 만료일’을 부


여하여 일정한 기간만 유통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래1) 정보주체의
자기정보 통제권에 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그 핵심에 놓여있는 것이 바로 ‘잊혀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3기.


1)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구본권 옮김, 『잊혀질 권리』, 지식의날개, 2011, 250면.

137
서강로리뷰 제5호

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2)이다. 그러나 ‘잊혀질 권리’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명


확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개념의 범위와 내용이 명확한 것도 아니고, 계속적으
로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3)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2년 1월, EU 집행위
원회 부위원장이었던 비비안 레딩(Vivian Reding)의 주도로 EU 개인정보보호규정이
개정되어 명문으로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 and to erasure)’가 규정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잊혀질 권리’는 일상용어의 의미인 ‘본인이 원할 경우 온라인상의 모
든 개인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권리’라는 수준으로 통칭되고 있다.4)
‘잊혀질 권리’는 일반적으로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information privacy)에서 파
생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은 다시 프라이버시권의 한 종
류로 분류되는데, 현재에도 발전·형성 중인 권리라는 점5)에서 개념의 외연과 내용
을 명확히 하는 것이 어렵다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학계의 논의도 아직 시작단계
이고, 논점도 혼재되어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6) ‘잊혀질 권리’에 관한 논의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적용 범위와 작동방법을 명확히 함으로써 개념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일환으로서 보장되는 기본권

2) ‘잊힐 권리’와 ‘잊혀질 권리’라는 표현이 병용되고 있으나, 후자(‘잊혀지다’)는 이중피동형태의 표현으
로 어법상 어색한 표현이라 평가된다. 그러나 “학계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말들에 대해서는 국
립국어원에서 일방적으로 ‘써서는 안되는 틀린 표현’으로 간주하고 다른 표현만 쓰라고” 단정하기 어
렵다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의 견해가 있다. 이하에서는 ‘잊혀질 권리’로 기
재하기로 한다. 이에 대하여는, 문화체육관광부, 『잊혀질 권리 vs 잊힐 권리』,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6&dirId=60105&docId=170504923&qb=
7J6K7ZiA7KeI6raM66asIOyWtOuylQ==&enc=utf8&section=kin&rank=1&search_sort=0&spq=0&pi
d=Rjb1QU5Y7uGssab64V0sssssssG-408133&sid=UaG063JvLCEAAGQxJH0, 검색일: 2013. 5. 26. 참조.
3) 최경진, “잊혀질 권리-개인정보보호의 관점에서,” 『정보법학』 제16권 제2호, 한국정보법학회,
2012, 99면.
4) 김주영·손형섭, 『개인정보보호법의 이해』, 법문사, 2012, 205면.
5) 프라이버시권에 대하여 미국 연방헌법에서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1965년 Griswold 사
건이래 판례상 인정하고 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0조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에 포함시키거
나 제17조 사생활의 자유에 포섭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는 문재완, “프라이버시 보
호를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규제의 의의와 한계 - ‘잊혀질 권리’ 논의를 중심으로,” 『언론과법』 제
10권 제2호, 한국언론법학회, 2011, 4-11면 참조.
6) 하정철, “유럽연합(EU) 정보보호법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개정안상의 잊혀질 권리와
현행 우리 법의 규율 체계 및 앞으로의 입법방향에 관한 소고,” 『디지털정책연구』 제10권 제11호,
한국디지털정책학회, 2012, 88면.

138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으로서 보호법익을 기준으로 할 때 인격권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일신전속적 권리


이면서 자기정보의 열람·정정 뿐만 아니라 삭제까지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이해
된다.7) 따라서 국가는 이를 최대한 보장할 의무를 짐과 동시에 이를 제한하게 되더
라도 인격권의 특성상 본질을 침해할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8) 그러나 정보주체가
자신의 모든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삭제할 권한을 갖게 된다면 언론·표현의 자유와
갈등을 빚거나 개인의 알권리(액세스권)까지도 제한을 받게 될 수 있다.9) ‘잊혀질 권
리’로 인하여 타인의 알 권리를 침해하게 되는 경우에는 기본권의 충돌이론으로 해결
하고, 공권력 혹은 공익적 사유에 의하여 개인의 권리가 제한되는 경우에는 공·사익
의 비교형량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기본권의 충돌 외에 ‘잊혀질 권리’와 대칭점에 있는 공익적 사유 또는
‘잊혀질 권리’의 제한을 정당화할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먼저 프라이버시권 보장을 위한 그간의 경과를 살펴보고 ‘잊혀질 권리’에 관한 지금
까지의 논의를 간략히 정리하여 우리 법제의 태도를 분석한다. 그 후 ‘잊혀질 권리’를
정당화하는 요소와 포괄적 권리로서 인정될 경우 제한받게 되는 관련 권리들을 명확
히 하고, ‘잊혀질 권리’의 근거와 비교형량의 대상이 되는 제한 요소를 밝혀 보고자 한
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기본권 충돌이론, 공·사익 비교형량의 이론을 중심으로 논의
하려 한다.

II. ‘잊혀질 권리’의 도입 - 프라이버시 보호 노력의 경과와 우리법제의 태도

1. 논의의 배경

먼저, 이러한 논의의 근거로 급속한 정보화를 제시하는 문헌이 많았다. ‘잊혀질 권
리’에 대한 논의는 현대 사회의 급속한 정보화를 배경으로 한다. 정보의 평등을 구현

7) 권영성, 『헌법학원론』, 법문사, 2004, 404-407면.


8)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참조.
9) 하정철, 앞의 글, 91-92면.

139
서강로리뷰 제5호

하기 위한 기술적 노력으로 정보의 유통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으나, 오히려 개


인에 관한 정보를 사회에 무방비로 노출하게 되는 폐해를 가져오게 되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10) 다음으로, 사회학적 배경으로서 정보 망각의 필요성이 언급된다. 문명
은 정보의 저장을 기반으로 하여 발달하여 왔으나, 현대에는 디지털 메모리가 출연하
여 ‘망각이 인간 생리의 원칙’이라는 점이 전도되기에 이르렀고, 정보에 대한 접근성
이 보편화되면서 오히려 이로 인해 정보주체가 통제를 받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
다. 따라서 ‘디지털 메모리도 인간의 기억처럼 유통기한을 정한다거나 인위적으로 삭
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11)
‘잊혀질 권리(the right to be forgotten)’는 속성상 19세기 이후 발전되어온 인격권
과 결합하게 되었다.12) 실정법적으로는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어디서 어떻게 활용되는
지’ 알 수 있도록 하고(정보공개청구권), ‘정보의 생성·저장·유통의 과정에서 개인
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과 관련된 정보의 유통기한을 정하고 삭제·수
정·영구적인 파기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형성하였다.13)

2. 개인정보보호와 프라이버시권 보호를 위한 노력

개인정보보호와 프라이버시권 보호에 관하여 각국에서 법령을 제정한지 오래이


다. 독일은 1977년 연방정보보호에 관한 법을, 프랑스는 1978년 정보처리·축적·자
유에 관한 법을 입법하였고, 그 외에도 1990년에는 UN에서 컴퓨터화된 개인정보 파
일의 규율 지침을, EU에서 1995년 정보보호지침(DPD : Data Protection Directive)을
제정한 바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연방차원의 규제를 찾아보기 어렵다.

1) UN

10) 최경진, 앞의 글, 99-100면.


11)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앞의 책, 18면.
12) 최근 ‘정보인권’의 개념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이에 대하여는 장여경 외 2인, “정보 인권과 민주주의
를 위한 입법 과제,” 『서강법률논총』 제1권 제2호, 서강대학교 법학연구소, 2012, 51-53면.
13) 최경진, 앞의 글, 100-103면; 조소영, “잊혀질권리-정보의 웰다잉(well-dying)을 위한 법리 검토,”
『공법연구』 제41권 제2호, 한국공법학회, 2012, 434-435면

140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1990년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총회 안건 중 컴퓨터화된 개인정보 파일의 규율 지


침(Guidelines for the regulation of computerized personal datafiles, A/RES/45/95)
가 채택되어 국제적인 합의를 형성할 수 있었다. 주요한 내용은 개인정보의 수집·활
용에 관한 기본 원칙에 대한 합의와 국제적 정보 유통(Transborder data flows)에 대
한 보호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것이다.14)

2) 미국의 입법례

미국은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하여 1966년의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를 제정한 이래, 공공과 개인을 포괄적으로 총괄하는 개인정보보호에 관하여 연방
차원의 규제를 두고 있지 않고, 각 주별, 혹은 산업별(금융, 통신, 교육 의료, 근로자 정
보 등) 규제를 설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은 개인정보
내지 정보주체의 권리 그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규제를 통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에 초점을 더 두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개별법령을 통하여 특별히
보호가 필요한 영역을 구체적으로 한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관련 업계나 이해
관계자로부터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 외에 프
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2002년 전자정부법에서는 전자정부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전제로 프라이버시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15)

3) EU의 입법례

EU는 1995년 10월 24일 개인정보의 처리와 자유로운 유통에 관한 개인정보보호지


침(DPD)16)를 제정하였다. 주된 내용은 회원국에 법률의 제·개정과 독립된 감독기
구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EU 지침의 수준으로 맞출 것

14) 최경진, “개인정보 국외이전에 관한 합리적인 법제 개선방안,” 『개인정보보호 법제정비 연구포럼


토론회 자료집』, 한국인터넷진흥원, 2012, 55면.
15) 전은정 외 2인, “미국의 개인정보보호 법·제도,” 『한국정보보호학회지』 제22권 제1호, 한국정보
보호학회, 2012, 47-53면.
16) DPD : Directive of the European Parliament of individuals with regard to the processing of
personal data and on the free movement of such data, 95/46/EC.

141
서강로리뷰 제5호

을 요구하는 것이다.17) EU는 2017년을 목표로 정보보호법(GDPR)18)을 제정하여 정


보보호에 관한 법체계를 통일적으로 정비하는 플랜을 갖고 있다.19) 그 일환으로 지
난 2012년 1월에는 기존의 정보보호지침(DPD)을 대체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특
징적인 내용은 Article 17.에 규정된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 and to
erasure)’를 명문화한 것이다. “정보주체가 온라인상 자신과 관련된 모든 정보에 대한
삭제 및 확산 방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① 정보주체
는 자신의 정보를 삭제하거나 또는 확산 중지를 요구할 권리를 보유한다는 것, ② 정
보주체가 (A) 자기 자신이 게재한 자신의 정보를 포함하여, (B) 링크 및 복사, (C) 제3
자가 게재한 글에 자기정보 등을 포함하는 경우에는 삭제 및 확산 방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서 정보주체가 삭제하거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개인 정보의 범위는 매우 포괄적이라고 평가된다. 그 외에 정보 주체의 어린 시절에
관한 정보에 대하여 강력하게 보호한다. 반면, 사업자 등 정보처리자에게 부여되는
의무는 ①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삭제요청 시 개인정보를 지체 없이 삭제할 의무, ②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에 대한 복사, 복제 또는 링크의 삭제 요청 시 해당 정보를 처리
ㆍ취급하는 제3자에게 통지할 의무, ③ 개인정보를 공개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로 요약할 수 있으며, ④ 제3자의 공개 허락 시 정보처리자는 공개에 대한 책임
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 보도 게시물에는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잊혀
질 권리’의 적용을 제한하는 등 폭넓은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20)
EU의 새로운 입법에 관하여 미국에서는, 온라인상의 관할권 문제의 측면과 온라인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 제한의 문제의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 온라인 규제가
과거의 논의에 비하여 충분히 성숙하였다(“The Internet and regulations surrounding
it have matured greatly over the past generation.”)고 평가하는 견해도 있다.21) 그러

17) 최경진, 앞의 글, 56-58면.


18) GDPR :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19) 위키피디아,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
http://en.wikipedia.org/wiki/General_Data_Protection_Regulationhttp://en.wikipedia.org/wiki/
General_Data_Protection_Regulation, 검색일: 2013. 5. 20.
20) 고은별 외 2인, “EU와 한국에 구현된 '잊혀질권리'의 차이-개인정보보호측면에서의 비교분석,” 『정
보과학회지』 제30권 제10호, 한국정보과학회, 2012, 36면.
21) Steven C. Bennett, “The ”Right to be forgotten“: Reconciling EU and US Perspectives,” Berkeley

142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나 국내에서는 DPD와 같은 광범위한 삭제·삭제요구권을 도입한다면 표현의 자유


와 알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22)

4) 새로운 논의 소개

최근 ‘잊혀질 권리’와 관련하여 구글의 사내 변호사인 피터 플레이서(Peter


Fleischer)가 제시한 구분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잊혀질 권리’를 1) 정보주체 자
신이 온라인상에 올린 글이나 사진 등을 정보주체가 없앨 권리가 있는가(“If I post
something online, do I have the right to delete it again?”), 2) 만약 정보주체가 온라
인상에 올린 글 등을 제3자가 복사 등을 통하여 그대로 제3자 자신의 블로그 등에 올
린 경우 정보주체는 그 글을 없앨 권리가 있는가(“If I post something, and someone
else copies it and re-posts it on their own site, do I have the right to delete it?”), 3)
제3자가 정보주체에 대한 글 등을 올린 경우 정보주체는 그것을 없앨 권리가 있는가
(“If someone else posts something about me, do I have a right to delete it?”)로 나
누어 보고 있다.23)

3. 우리의 개인정보보호 법제

1) 입법 현황

우리 법제는 공공기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 개별법으로 개인정보보


호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었는데, 기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산재되어 있던 개인정보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Vol. 30, 2012 참조.


Jeffrey Rosen, “Symposium Issue – The Right To Be Forgotten,” Stanford Law Review Online
Vol. 64, 2012, 5-7면 참조.
22) 권헌영, “‘잊혀질 권리’의 제도적 수용방안,” 『개인정보보호 법제정비 연구포럼 토론회 자료집』,
한국인터넷진흥원, 2012, 82-85면; 고은별 외 2인, 앞의 글, 37-41면 등 다수의 글에서 같은 취지의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23) Jeffrey Rosen, “Symposium Issue – The Right To Be Forgotten,” Stanford Law Review Online Vol.
64, 2012, 89-92면.

143
서강로리뷰 제5호

보호 관련 사항을 일원화하기 위하여 2011년 3월에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하고 시행


령과 시행규칙을 공표하였다. 주된 내용은 개인정보보호법 적용대상 및 보호범위 확
대, 개인정보 처리 단계별 보호기준 마련, 고유식별정보의 처리제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의 통지・신고제도 도입, 개인정보피해 구제 강화를 위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설
치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24)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 법령은 ①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하여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요구할 수 있고(개인정보
열람권), 열람 후 개인정보의 정정 또는 삭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정정·삭제요
구권)25)과 ② 개인정보처리자가 이러한 요구를 받은 때에는 지체 없이 정보주체의
요구에 따라 개인정보 처리의 전부를 정지하거나 일부를 정지하여야 하며, 처리가 정
지된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해당 개인정보의 파기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처리·파기 의무)26)을 두고 있다. 개인정보 삭제요구권 외에 정보주체
의 포괄적 권리로서의 ‘잊혀질 권리’를 염두하지 않은 입법이라고 평가되기도 하지
만27), 이미 도입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다수의 견해이다.28)
현재 ‘잊혀질 권리’와 관련하여서는 두 가지 입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 하나는 정보에 대한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중시하여 ‘잊혀질 권리’를 보장해야 한
다는 유럽형”과 “‘잊혀질 권리’보다는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미국
형”이 그것이다. 우리는 ‘잊혀질 권리’ 개념 자체를 명문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별
법령에서 개별적인 삭제요구권을 규정하는 형태로 ‘잊혀질 권리’를 규정하고 있어 미
국의 입법례와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고 평가된다.29)

2) 최근의 동향

24) 남길현, “국내외 개인정보보호법 동향과 기업의 대응전략,” 『정보보호학회지』 제21권 제8호, 한국
정보과학회, 2011, 60-63면.
25)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 제1항,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30조 제2항, 제4항
및 제5항, 제44조, 제44조의 2 등 참조.
26)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 제1항 및 제4항
27) 권헌영, 앞의 글, 81-83면.
28) 최경진, 앞의 글, 113면 이하 등 다수
29) 홍명신, “서평 : 잊혀질권리,” 『문화경제연구』 제14권 제2호, 한국문화경제학회, 2011, 144면.

144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최근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기 위해 “권리침해 여부와 관계없이 온라인상에


게시한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자유로운 삭제권한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려는 것
을 내용으로 하는 저작권법 일부 개정안이 이노근 의원 등 18인의 발의로 국회에서
심사중이다.30)

4. 소 결

우리 법제는 개별법령을 통하여 개인정보보호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미국형의 규


제형태를 띄고 있다고 평가되었으나, 2011년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되면서 통일적
이고 일반법적인 규제근거를 갖게 되었다. 또한 자율규제를 근간으로 하는 미국형의
경우와 달리 정부주도의 규제형태를 띄고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점차 유럽형의 규제
형태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 발의된 저작권법
일부 개정안은 피터 플레이서(Peter Fleischer)의 구분법 중 첫 번째 카테고리에 해당
되는 것으로 보인다. 뒤의 두 가지 카테고리의 경우에는 여전히 기본권 제한 내지 충
돌, 권리간 또는 공익간의 이익형량의 문제가 발생한다.

III. ‘잊혀질 권리’와 공·사익 비교형량

1. ‘잊혀질 권리’를 정당화 하는 근거

많은 기록에서 개인정보보호와 ‘잊혀질 권리’의 첫 번째 존재 근거를 급속한 정보


화의 폐해에서 찾고 있다.31) 이는 ‘잊혀질 권리’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전
반의 강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나친 강조는 다

30) 저작권법 일부개정 법률안, 2013. 2. 12. (의안번호-1903675)


31) 민윤영, “인터넷 상에서 잊혀질 권리와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비교법적 고찰,” 『고려법학』 제63
권,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2011, 287-297면; 이재진·구본권, “인터넷상의 지속적 기사 유통으로
인한 피해의 법적 쟁점,” 『한국방송학보』 제22권 제3호, 한국방송학회, 2008, 172-176면; 개인정
보보호법안(대안:행정안전위원장), 2011. 3. 10. (의안번호-1811087), 3면 등 다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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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른 기본권 또는 권리를 제약하거나 이와 갈등을 빚게 될 우려가 있다. 한편, 인격권으


로서의 속성을 두 번째 근거로 드는 견해가 많은데, ‘잊혀질 권리’는 개인정보 자기결
정권에서 파생되는 것으로 인격권의 일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격권이란 통상 인격
의 주체로서 개인이 갖는 권리로, 인격에 전속하는 자유·명예·신체 등의 인격적 이
익을 총칭하는 것이라 이해된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에 대하여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
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즉 정보주체가 개인정보
의 공개와 이용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말한다.”고 설시한 바 있다.32) 인격
권은 그 성질상 일단 침해된 후의 구제수단(금전배상이나 명예회복 처분 등)만으로
는 완전한 회복이 어렵고 손해전보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사전(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 정지·방지 등의 금지청구권이 인정된다.33)

2. ‘잊혀질 권리’제한을 정당화 할 수 있는 근거

1) 권리의 내재적 한계

‘잊혀질 권리’가 사생활의 비밀과 관련된 기본권적 성격을 갖는다 하더라도, 이를


발현하기 위하여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이 가능하다. 이
와 관련하여서는 헌법적 한계를 설정하는 ‘헌법유보’와 기본권의 ‘법률유보’의 방법
이 고려된다. 특히 후자와 관련하여서는 입법권자가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범위 내에
서 기본권을 구체화 하는 법률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기본권의 내재적 한
계에 관하여는 3한계이론, 개념 내재적 한계이론, 국가공동체유보이론, 규범조화를
위한 한계이론 등이 논의되고 있다.34)

32)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99헌마513, 2004헌마190(병합) 결정.


33) 대법원 1996. 4. 12. 선고 93다40614 판결.
34) 허영, “기본권의 내재적한계에 관한 연구,”『법학연구』 제4권,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소, 1986,
388-396면.

146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2) 기본권 상호간의 이익교량(기본권의 충돌)

(1) 대칭되는 권리 :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액세스권)

표현의 자유와 ‘잊혀질 권리’의 갈등은 ‘잊혀질 권리’의 상대방이 표현의 자유의 주
체인 경우에 발생한다. 여기서 논의와 관련된 표현의 자유의 주체는 온라인으로 정보
를 보급하는 모든 정보처리자35)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알 권리는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의사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자유”36)를 말한다. 여기서 논의와 관련된 알 권리의 주체는 온
라인으로 정보를 얻게 되는 이른바 정보의 수요자 모두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2) 기본권 충돌의 해결방법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37)이 인정되면서 기본권간의 충돌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기본권의 충돌은 “상이한 기본권의 주체들이 여러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하여 나름
대로의 기본권규정들을 원용하는 경우에 원용된 여러 기본권 사이에 발생하는 현
상”38) 또는 “복수의 기본권주체가 서로 충돌하는 권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국가에 대
하여 각기 대립되는 기본권의 적용을 주장하는 경우”39)를 말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
한 방법으로 다양한 견해들이 주장되나, 규범조화적 해석 또는 이익형량으로 해결한
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헌법재판소는 “먼저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또 침

35) 기본권은 법인에게도 인정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홍성방, 『헌법학(상)』, 박영사, 2010,
344-345면; 헌법재판소 1991. 6. 3. 선고 90헌마56 결정 등 참조.
36) 허영, 『한국헌법론』, 박영사, 2003, 516면.
37) 기본권간의 충돌은 국가와의 관계에서 대국가적 공권으로서의 성격만을 인정하여 사인 상호간의
효력을 부정하였으나, 이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다만 적용 방법
에 있어서 직접적용설과 간접적용설, 절충설 등이 주장되고 있다. 노동3권을 제외한 나머지 기본권
은 원칙적으로 하위 법령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이에 대하여는
홍성방, 앞의 책, 359-369면 참조.
38) 홍성방, 앞의 책, 371면.
39) 권영성, 앞의 책, 306면.

147
서강로리뷰 제5호

해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을 중심으로 해서 그 제한의 한계를 따져보아야 한다”40)


는 입장이다.

(3) 검토

표현의 자유 또는 알 권리와 ‘잊혀질 권리’간의 기본권 충돌은 상호간의 기본권 제


한을 발생시킨다. ‘잊혀질 권리’의 측면에서는 기본권 제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먼저 규범조화적 해석의 방법으로 양자간의 조화를 꾀하여야 할 것
이나, 조화로운 해석이 어려운 경우에는 양자간의 이익형량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해
야 한다. 이익형량을 하는 경우에는 ‘잊혀질 권리’에 대한 제한이 비례의 원칙을 준수
하는 것인지, 즉 “잊혀질 권리가 터잡고 있는 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원리인 비
례성의 원칙, 명확성의 원칙, 목적구속의 원칙과 아울러 기본권 충돌의 해결원리인
법익형량의 이론’, ‘기본권 서열이론’, 등을 통하여 해결”하는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41)

3) 공익상의 이유로 인한 개인의 권리 제한

(1) 이익형량의 기준

우리 헌법 제37조 제2항은 공익상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법률로써 개인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경우에는 비례의 원칙에 따라 이익형량을 하여야 하는데,
대법원은 “인격권으로서의 개인의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의 보장이라는 두 법익
이 충돌하였을 때, 그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사회적인 여러 가
지 이익을 비교하여 표현의 자유로 얻어지는 이익·가치와 인격권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가치를 형량하여 그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해야 할 것이다”42)라고 하였다.

40) 헌법재판소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


41) 지성우, “소위 ‘잊혀질 권리’에 관한 탐색적 연구,” 『정보법학』 제15권 제3호, 한국정보법학회,
2012, 78-81면.
42)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결정.

148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이는 곧 이익형량의 대상이 공익적 가치와 사익으로 보호되는 가치임을 의미한다.

(2) 판단 요소

헌법재판소는 명예훼손과 관련한 사안에서 “당해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적 인


물인지 아니면 사인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인지, 피해자가 당해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사실(알 권리)로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인 표현내용과 방식
에 따라 상반되는 두 권리를 유형적으로 형량한 비례관계를 따져 언론의 자유에 대한
한계설정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43)라고 한 바 있다. 여기서 설시된 내용은 1) 정
보주체가 공적인물인지 사적인물인지 2) 내용이 공적인 관심사안에 대한 것인지 순
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 3) 정보주체가 이를 자초한 것인지 4) 객관적으로
공익에 관한 내용인지를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공적 인물론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자의 사회적 지위
에 따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한계가 결정되어야 한다는 이론으로, 공적 인물이란
자의로 유명인이 된 자 뿐만 아니라 타의에 의해 유명인이 된 자도 포함한다.44) 공익
여부를 기준으로 하는 이론은 국민의 알 권리의 대상이 되는 사항은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공공의 이익이 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공정한 해설, 범죄인의 체포·구금, 공
중의 보건과 안전, 사이비종교, 범죄피해자의 공개 등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침
해가 될 수 없다.45) 한편, 정보주체가 자초한 경우에는 자기책임의 원칙에 따라 손해
를 감수해야 할 것이고, 암묵적 동의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주체가 글을 등록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될 효과 내지 피해는 독일 행정법상 자초위험의 법리 내지
형법상 피해자의 승낙과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권리포기
이론과도 연결하여 고찰해 볼 수 있다.

43) 헌법재판소 1999. 6. 24. 선고 97헌마265 결정.


44) 권영성, 앞의 책, 409면.
45) 권영성, 앞의 책, 409면.

149
서강로리뷰 제5호

그 외에 개인정보의 내용에 대하여도 고려되어야할 것인데, 개인정보는 이름, 성


별, 나이,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로서 민감도가 높
지 않은 정보인 ‘일반정보’와 인종, 민족, 국적, 정치적 성향, 종교, 노조 등 사회단체
활동, 의료정보, 성생활, 전과·수형기록, 병역사항 등 기타 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현
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지방분권혁신
위의 개인정보 분류체계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분류될 수 있다.46)

<표 1> 정부지방분권혁신위의 개인정보 분류체계

유형구분 개인정보의 종류

이름, 성별, 나이,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이


속성정보 메일 주소, 혈액형, 신장, 체중, 사진, 지문, 장애, 기타 개인을
타인으로부터 식별하고 특성을 규정하는 정보

결혼·이혼경력, 가족관계, 습관, 주거, 여행, 레저활동, 자선단


가족, 출신 및 생활환경
체 가입 등

학력 및 교육 학력, 출신학교, 성적, 학교생활, 기능, 자격 등



동 고용 및 경력 취업, 사업경력, 구직·채용, 인사, 근태, 근무평정기록 등
정 수입, 임금, 투자, 지출, 채무, 보험, 재산, 연금, 보조금, 납세사
보 재산·신용·납세
실등

사회보장 및 행정서비스 정부로부터의 급부, 급여, 면허·특허·인가, 행정계약 등

기타 기타 개인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정보

인종·민족, 국적, 정치적 성향, 종교, 노조·사회단체활동, 보


건·의료, 성생활, 행정처분사실, 전과·수형기록, 병역사항,
민감정보
기타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현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
정보

<표 1>의 정부지방분권혁신위의 분류체계에 의한다면 적어도 활동정보의 내용에


관하여는 제한사유로서의 ‘업무처리의 목적’ 내지 ‘공익상의 사유’에 충분히 포섭될

46)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주요 국가의 개인정보보호 동향 조사』, 한국인터넷진흥원, 2009, 28면.

150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기타 주장 가능한 이론

먼저 권리 포기의 이론을 고려할 수 있다. 일정한 사정 하에서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이론으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포기한 경우에
는 그에 관한 권리가 소멸하게 되므로 사생활을 공개하더라도 침해행위가 되지 아니
한다는 이론이다.47) 사적자치를 인정하는 이상 자신의 권리를 자유롭게 포기하는 것
도 허용될 것이고, 생명권과 같이 포기가 제한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자신의 개인정
보에 대한 배타적인 관리권을 포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인다. 다음으로, 묵시적
동의(implied consent)의 이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정한 상황 하에서 침묵 또는
명시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 암묵적인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이론으
로, 정보주체가 정보의 유통에 관하여 명시적인 반대가 없는 한 이에 대하여 묵시적
으로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잊혀질 권리’가 삭제·정정
할 수 있다는 적극적 권리라는 점에서 적용하기 어려워 보인다. 마지막으로, 권리남
용금지 또는 신의칙(신뢰보호)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민사법 분야에서는 민법
제2조에 명시되어 있지만, 공법분야에서는 일반적 법 원리로서 인정되고 있는 원리
이다. 권리남용금지의 원리는 위에서 언급한 권리의 내재적 한계와도 관련이 있다.

IV. 결어

지금까지 ‘잊혀질 권리’의 도입배경과 각국의 입법례, 최근 개정된 EU의 정보보호


지침(DPD) 및 우리 법제에 관하여 살펴보고, ‘잊혀질 권리’와 관련한 공·사익 비교
형량의 요소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우리 법제가 과거 미국형에서 유럽형으로 가까워
지고 있다고 전제한다면 최근 EU의 정보보호지침(DPD) 개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47) 권영성, 앞의 책, 408면.

151
서강로리뷰 제5호

바가 크다. 이는 우리나라가 ICT 중심국으로서의 지위와도 관련이 깊다. 일상의 업무


가 대부분 전자화되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보의 생성·공급·저장·취득도 온라인
으로 이루어지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하여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의식
수준은 아직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48) 이는 EU의 정보보호지침(DPD)상의 ‘잊
혀질 권리’를 명문화할 근거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잊혀질 권리’는 다른 기본권 내지 권리와 갈등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직접
적으로 관련되는 것은 정보처리자의 언론·표현의 자유, 정보 수요자의 알권리(액세
스권)이다. 포괄적인 삭제권한을 ‘잊혀질 권리’로써 인정하게 된다면 민주주의의 근
본 요소가 되는 언론·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게 된다. 표현물에 대한 헌법상 금지된
사적 검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 수요자의 측면에서는 정보에 대한 자유
로운 접근을 봉쇄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복수의 기본권 주체 간에 서로 상충되는 기본권의 주장이 있는 경우에는 기본권의
충돌 이론에 따라 해결된다. 먼저 규범조화적 해석을 시도하고 불가능하면 가장 직접
적인 제한을 받는 기본권이 무엇인지, 효력상 우월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를 검토
하여 보다 우월한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기본권을 더 보장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
결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인
격권이 더 우월할 것이라는 점에서 헌법 제37조와 법의 일반 원리로서의 공·사익 비
교형량이론이 갖는 의의가 크다.
공·사익을 비교형량하는 경우에 고려할 요소로는 정보주체가 공적 인물인지의
요소, 공익에 해당하는지 여부, 정보주체가 자초한 것인지에 대한 고려 및 개인정보
의 내용에 의한 고려 등을 들 수 있다. 그 외에 정보 주체의 개인정보 관리권의 포기,
묵시적 동의(implied consent)의 이론, 권리남용금지 또는 신의칙(신뢰보호) 등도 고
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비교형량의 관점에서 본다면, 개인의 삭제요구권과 정
보관리주체의 정보비공개권이 공존하는 우리 법제의 태도는 비교형량을 통하여 이미
‘잊혀질 권리’를 실질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48)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인식여부 조사에서 47.7%의 응답자가 부정적으로 답하였다. 이에 관하여
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보호의식 어디까지 왔나,” 『정보보호뉴스』, 제130
호, 한국인터넷진흥원, 2008, 15-18면 참조.

152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최근 정보주체가 스스로 작성한 게시물에 관한 삭제권을 명문으로 할 것을 내용으


로 하는 저작권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소관 상임위에서 심사되고 있다. 이러한 개인정
보보호 강화의 움직임은 - 피터 플레이서(Peter Fleischer)의 구분법과 같이- 스스로
작성한 게시물 외에 제3자에 의하여 작성된 정보에 관하여도 논의가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나 공·사익을 비교형량하는 기준을 고려하여 ‘잊혀질
권리’의 범위와 내용을 형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53
서강로리뷰 제5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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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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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Online Vol. 64, 2012.

[판례 및 결정]
대법원 1996. 4. 12. 선고 93다40614 판결.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결정.
헌법재판소 1991. 6. 3. 선고 90헌마56 결정.
헌법재판소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
헌법재판소 1999. 6. 24. 선고 97헌마265 결정.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99헌마513, 2004헌마190(병합) 결정.

155
서강로리뷰 제5호

[인터넷 자료]
문화체육관광부, 『잊혀질 권리 vs 잊힐 권리』,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6&dirId=60105&docId=170504923
&qb=7J6K7ZiA7KeI6raM66asIOyWtOuylQ==&enc=utf8&section=kin&rank=1&
search_sort=0&spq=0&pid=Rjb1QU5Y7uGssab64V0sssssssG-408133&sid=UaG
063JvLCEAAGQxJH0, 검색일: 2013. 5. 26.
위키피디아,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
http://en.wikipedia.org/wiki/General_Data_Protection_Regulationhttp://en.w
ikipedia.org/wiki/General_Data_Protection_Regulation, 검색일: 2013. 5. 20.

[기타 자료]
개인정보보호법안(대안 : 행정안전위원장), 2011. 3. 10. (의안번호-1811087)
저작권법 일부개정 법률안, 2013. 2. 12. (의안번호-1903675)

156
‘잊혀질 권리’에 관한 소고(小考)
- 공·사익 비교의 관점에서 -

ABSTRACT

A Note on the Right to be Forgotten in Korean


Legal System
- From the Comparative Point of View of Public Benefit
and Private Interest -

Koo, Jae Kwan

To prevent the violations of the misusage of personal information,


DPD(Directive of the European Parliament of individuals with regard to the
processing of personal data and on the free movement of such data,
95/46/EC) has been reformed to establish ‘the right to be forgotten and to
erasure’ in 2012
For us, to keep legal balance with EU’s, some claims to establish this
rights definitely, despite the other standpoint of our having that rights in
legal system already, as comprehensive rights containing right to erase
on-line contents permanently without any interference. But that right also
should be defined or restricted by comparing private benefits to public
interests as judgments of the Supreme Court and the Constitutional Court.

Key words : Privacy Right, Privacy Act, Right to be forgotten (to erasure),
Personal Data, DPD(Directive of the European Parliament of
individuals with regard to the processing of personal data
and on the free movement of such data)
주 제 어 : 잊혀질 권리(잊힐 권리), 개인정보보호, 정보인권, 삭제요구권,
기본권 충돌

157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159-179 2013년 9월 제5호 159-179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규제산업법실무 논문 2>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김 원 준*

目 次
Ⅰ. 들어가며
Ⅱ. 규제의 내용 및 현황
1. 현행 게임 규제 제도의 개관
1) 심야 셧다운제
2) 선택적 셧다운제(게임시간 선택제)
3) 등급분류제
2. 게임심의기관
1) 게임물등급위원회
2) 게임물관리위원회 체제로의 변화
Ⅲ. 외국의 게임산업 규제 사례
1. 유럽(PEGI – Pan European Game Information)
2. 미국(ESRB -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3. 일본(CERO - Computer Entertainment Rating Organization)
Ⅳ. 현행 게임 규제 정책의 문제점
1. 정부의 중첩적 과도 규제 상황
2. 게임을 학교폭력 및 청소년 문제의 주원인으로 보는 관점
3. 게임규제의 헌법적 관점에서의 문제점
Ⅴ. 게임산업 규제의 바람직한 개선방안
1. 정부중심에서 민간중심의 자율규제로의 변화
2. 셧다운 방식의 게임 이용 규제의 폐지
3. 게임 업계의 사회에 대한 이해와 설득의 필요
Ⅵ. 결어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교 3기.

159
서강로리뷰 제5호

Ⅰ. 들어가며

최근 게임이 청소년들의 탈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셧다운제


(청소년 게임 접속 제한 제도)등을 비롯한 다양한 규제가 행하여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게임 산업에 어떠한 법률을 바탕으로 어떠한 규제와 제도들이 적용되고 있는지
에 대하여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본 글에서는 게임 산업을 대상으
로 한 규제의 내용 및 현황, 우리의 정부 중심 규제 방식과 해외의 자율 규제 방식의
비교 및 이에 관련된 사례와 통계 등에 대하여 정리한 후, 우리 게임 산업 규제의 올
바른 발전 방향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규제의 내용 및 현황

1. 현행 게임 규제 제도의 개관

현행 게임 규제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되며 i) 심야 셧다운제, ii) 선택적 셧다운제,


iii) 등급 분류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중 심야 셧다운제에 대하여는 각기 다른 사
유로 2건의 위헌법률심판이 제기되어 있는 상황이다.1)

1) 심야 셧다운제

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밤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2)으로,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되었다. 단, 스마트폰,

1) 청소년보호법 제23조의 3에 관하여 2011헌마683, 2011헌마659 두 개의 사건이 사전심리를 거쳐


2011년 12월과 11월에 각각 심판회부 단계에 들어섰으나, 현재까지도 별다른 진전 없이 선고가 이루
어지지 않고 있다.
2) 청소년보호법 제26조(심야시간대의 인터넷게임 제공시간 제한)
① 인터넷게임의 제공자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제공하
여서는 아니 된다.

160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태블릿PC에 대해서는 16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보급률이 낮아 심각한 중독의 우려가


없다는 판단 하에 셧다운제 적용을 2년간 유예하였다. 주무 부처는 여성가족부이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책 협의를 하도록 되어 있다.3) 또한 세부적인 절차는 게임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위임되어 있으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 8조
의 44)에 따라 구체적인 심사 및 평가를 하게 되어 있다.

2) 선택적 셧다운제 (게임시간 선택제)

청소년 게임 과몰입을 막기 위해 만 18세 미만인 게임 이용자 부모나 법정대리인


이 원할 경우 해당 이용자가 특정 시간에 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게임업체가 의무적으
로 차단하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의 35)에 도입되

3) 청소년보호법 제26조(심야시간대의 인터넷게임 제공시간 제한)


② 여성가족부장관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협의하여 제1항에 따른 심야시간대 인터넷게임의 제공
시간 제한대상 게임물의 범위가 적절한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2년마다 평가하여 개
선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른 평가의 방법 및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바
에 따른다.
4)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8조의4(평가 방법 및 절차)
① 여성가족부장관은 법 제12조의3제2항에 따라 심야시간대의 인터넷게임 제공시간 제한대상 게임
물의 범위가 적절한지를 평가(이하 이 조에서 "게임물 범위 평가"라 한다)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사항을 포함한 게임물 범위 평가계획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협의하여 수립하고 관보에 고시하
여야 한다.
1.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에 따른 평가 대상 게임물 및 평가 사항
2. 게임물 범위 평가 기준
3. 게임물 범위 평가 지표 및 척도
4. 그 밖에 여성가족부장관이 게임물 범위 평가에 필요하다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협의하여 정한
사항
④ 여성가족부장관은 게임물 범위 평가를 하는 경우 관계 전문가, 학부모 관련 단체, 청소년 또는 게
임물 관련사업자 단체 등으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다.
⑤ 여성가족부장관은 게임물 범위 평가를 완료하기 전에 최종 게임물 범위 평가안에 대하여 문화체
육관광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
5)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의3(게임과몰입·중독 예방조치 등)
① 게임물 관련사업자[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의 정보
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통하여 공중이 게임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자
에 한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게임물 이용자의 게임과몰입과 중독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내용을 포함하여 과도한 게임물 이용 방지 조치(이하 “예방조치”라 한다)를 하여야 한다.
1. 게임물 이용자의 회원가입 시 실명·연령 확인 및 본인 인증

161
서강로리뷰 제5호

었으며, 2012년 1월 22일 발효됨에 따라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2년 7월부터


적용되었다.
2012년 1월 법령 발효 당시에는 선택적 셧다운제로 불렸지만, 어감이 강압적이라
는 이유에서 ‘게임시간 선택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3) 등급분류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6)와 제21조7)에 규정되어 있는 바에 따라


“컴퓨터프로그램 등 정보처리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오락, 여가선용, 학습 및
운동효과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 또는 그 영상물과 관계된 기기 및 장치”
는 모두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즉, 게임물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에 제공할 목적으로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고
자 하는 사람은 당해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기 전에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
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2. 게임심의기관

2. 청소년의 회원가입 시 친권자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 확보


3.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요청 시 게임물 이용방법, 게임물 이용시간 등 제한
4. 제공되는 게임물의 특성·등급·유료화정책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과 게임물 이용시간 및 결제
정보 등 게임물 이용내역의 청소년 본인 및 법정대리인에 대한 고지
5. 과도한 게임물 이용 방지를 위한 주의문구 게시
6. 게임물 이용화면에 이용시간 경과 내역 표시
7. 그 밖에 게임물 이용자의 과도한 이용 방지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6)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게임물”이라 함은 컴퓨터프로그램 등 정보처리 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오락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이에 부수하여 여가선용, 학습 및 운동효과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 또는 그 영
상물의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제작된 기기 및 장치를 말한다.
7)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1조(등급분류)
① 게임물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에 제공하게 할 목적으로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고자 하는 자는
당해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기 전에 등급위원회로부터 당해 게임물의 내용에 관하여 등급분
류를 받아야 한다

162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1) 게임물등급위원회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物等級委員會, Game Rating Board)는 게임산업진흥에 관


한 법률 제16조8)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제작 및 배급되는 컴퓨터·비디오 게임의 내
용을 사전 심의하고, 소비자가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그에 등급을 부여하는 문
화체육관광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 기본원칙9)을 살펴보면 일단 (1)콘텐츠 중심, (2)전체적
인 게임물의 맥락, 상황을 보고 등급을 결정 (3)통용성·범세계적인 일반성을 갖도록
등급을 결정, (4)동일 게임물은 심의시기, 심의주체가 바뀌어도 동일한 등급결정 등
총 4개를 기본원칙으로 하며, PC/온라인/모바일/비디오 게임에 대해서는 누구나 이
용할 수 있는 ‘전체이용가등급’, 12세 미만은 이용할 수 없는 ‘12세이용가등급’, 15세
미만은 이용할 수 없는 ‘15세이용가등급’ 청소년은 이용할 수 없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4개 등급에 선정성, 폭력성, 공포, 언어의부적절, 약물, 범죄, 사행성 등 7개 세
부 설명이 따라 온다.

8)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6조(게임물등급위원회)
① 게임물의 윤리성 및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행심 유발 또는 조장을 방지하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
하여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등급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② 등급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1. 게임물의 등급분류에 관한 사항
2. 청소년 유해성 확인에 관한 사항
3. 게임물의 사행성 확인에 관한 사항
4. 게임물의 등급분류에 따른 제작·유통 또는 이용제공 여부의 확인 등 등급분류의 사후관리에 관
한 사항
5. 게임물의 등급분류의 객관성 확보를 위한 조사·연구에 관한 사항
6. 등급위원회규정의 제정·개정 및 폐지에 관한 사항
7. 제17조의2제2항의 규정에 따른 위원의 기피신청에 관한 사항
8.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제공되는 게임물 또는 광고·선전물 등이 제38조제7항의 시정권고 대상이
되는지의 여부에 관한 사항
9) 게임물등급위원회, “등급분류제도 안내”,
https://www.grb.or.kr/Institution/EtcForm01.aspx, 검색일: 2013. 6. 3.

163
서강로리뷰 제5호

2) 게임물관리위원회 체제로의 변화

2013. 5. 22. 자로 공포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6조 개정안10)에 따라 게임


물등급위원회는 2013년 11월경 폐지되고 게임물관리위원회로 대체될 예정이다. 또
한 동법 개정안 제24조의 211)에 의거하여 일부 게임물을 대상으로 등급심사의 민간
위탁이 가능하다. 이는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폐지하여, 신설될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의 등급분류 및 사후관리 업무를 맡게 하고 나머지 등급분류 기
능에 대해서는 자율규제 기관으로 이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Ⅲ. 외국의 게임산업 규제 사례

1. 유럽 (PEGI – Pan European Game Information)

현재 독일을 제외한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은 게임 규제와 관련해 범유럽게임


정보 (PEGI – Pan European Game Information)의 등급제를 따르고 있다. PEGI는
유럽 지역의 부모들이 게임을 구매할 때 자신의 자녀가 이용하기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게 등급제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주자는 취지에서 2003년 출범했다12). PEGI출범
이후 모든 국가가 이 등급제를 따르고 있으며, 현재 30개 국가에서 적용 중이다.

10) 개정안 -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6조(게임물관리위원회)


① 게임물의 윤리성 및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행심 유발 또는 조장을 방지하며 청소년을 보호하고
불법 게임물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하여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11) 개정안 -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4조의2(등급분류 업무의 위탁 등)
① 위원회는 제21조제2항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는 게임물에 대한 다음 각 호의 업무를 대
통령령으로 정하는 인력 및 시설 등을 갖춘 법인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정하는 등급분
류기관에 5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위탁할 수 있다.
12) “The Pan-European Game Information (PEGI) age rating system was established to help
European parents make informed decisions on buying computer games. It was launched in
spring 2003 and replaced a number of national age rating systems with a single system now
used throughout most of Europe, in 30 countries.”
PEGI, About PEGI,
http://www.pegi.info/en/index/id/28/, 검색일: 2013. 6. 3.

164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PEGI가 자율 규제 기구인 만큼 등급제 자체는 법적인 강제력은 없다. 이 때문에


PEGI의 회원과 소비자들은 등급제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접수된
불만 사항은 PEGI내 전담 부서에서 토의를 거쳐 수정되거나 설득 과정을 거친다13).
그러나 등급제 자체를 거부하거나 이를 어겨서 판매를 하는 기업은 거의 없으며 2012
년에만 20,000개 이상의 게임이 PEGI의 심사를 받은 바 있다14).

<그림 1> 유럽 게임소비자 대상 PEGI에 대한 인식 여론조사

13) “Complaints about ratings made by publishers or members of the public that cannot be resolved
by the Administrator will be heard by an independent Complaints Board. This board includes
experts in child protection and psychology, and, more generally, representatives of a wide
cross-section of society. The decision of the Complaints Board on an age rating is final and the
independent composition of the Board ensures a fair and consistent ruling. Complaints about
rating issues can be made through this website.”
PEGI, FAQ,
http://www.pegi.info/en/index/id/26#question_8, 검색일: 2013. 6. 3.
14) “With more than 20,000 games rated by the end of 2012, the PEGI system displays a proven
ability to rally virtually all publishers that make games available via retail in Europe.”
PEGI, Annual Report 2012, p. 6.
http://www.pegi.info/en/index/id/media/pdf/390.pdf, 검색일: 2013. 6. 3.

165
서강로리뷰 제5호

2. 미국 (ESRB -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지역은 1994년 만든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등급위원회


(ESRB -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에서 게임 등급 심의를 하고 있다.
1993년 모탈컴뱃과 나이트트랩이라는 게임이 ESRB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15).
당시 게임의 폭력성에 대해 반대해 오던 상원의원 Joseph Lieberman은 폭력적인 소
재를 규제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16).
이에 기업들은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ESA)를 만들고 ESRB를 통해 자율 규
제를 시작했다. ESRB에서는 하나의 게임을 심사할 때 최소 3명의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심사 위원들이 합의를 통하여 등급을 결정한다17). 미국 내에서 게임 기업의 등
급제 심의 참여는 자발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거의 모든 게임이 ESRB의 등급을 따르
고 있다. 또한 ESRB의 등급을 받지 않은 게임은 유통점이 판매하지 않는다18).
특히, 부모들이 게임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자녀들에게 적합한 내용의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ESRB의 등급은 등급 심볼과 콘텐츠 설명 등 2가지 부분으
로 크게 나뉜다. 등급 심볼은 게임을 할 수 있는 적합한 나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콘텐츠 설명은 게임 속 요소에 대한 설명이다.

15) “One of the reasons the ESRB was founded was due to violent content found in video games
such as Night Trap, Mortal Kombat , Lethal Enforcers, and Doom, as well as other controversial
video games portraying overly violent or intense sexual situations at the time.”
Wikia,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http://mortalkombat.wikia.com/wiki/Entertainment_Software_Rating_Board, 검색일: 2013. 6. 3.
16) “Mortal Kombat's advertisements have also received some criticism. In the 1993 hearings on
violent video games, U.S. Senator Joseph Lieberman criticized Sega for one of its TV
commercials saying that it promoted violence. The video, as described by Weekly Reader,
"shows a boy gaining the respect of his friends after winning Mortal Kombat.”
Wikipedia, Controversy of Mortal Kombat,
http://en.wikipedia.org/wiki/Controversy_of_Mortal_Kombat#cite_ref-15, 검색일: 2013. 6. 3.
17) “ESRB ratings are based on the consensus of at least three specially trained raters who
collectively deliberate about what rating should be assigned to a game.”
ESRB, FAQs,
http://www.esrb.org/ratings/faq.jsp#14, 검색일: 2013. 6. 3.
18) “Many retail stores prohibit the sale of unrated video games, and major console manufacturers
will not license games for their systems unless they carry ESRB ratings.”
Wikipedia,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http://en.wikipedia.org/wiki/Esrb#History, 검색일: 2013. 6. 3.

166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그림 2> ESRB User Guideline

3. 일본 (CERO - Computer Entertainment Rating Organization)

일본의 게임규제의 핵심인 청소년 보호는 일본 업계 스스로 시작된 자율 등급제를


통해 이루어진다. 일본의 CERO(Computer Entertainment Rating Organization, 特定
非営利活法人 コンピュータエンターテインメントレーティング機構)는 게임 심의
및 자율 등급제를 운영하는 업계 자율 단체다.
CERO는 기존의 게임센터협회나 컴퓨터소프트웨어협회 등 여러 단체가 있었지만
게임 규제의 핵심인 등급제를 운영하고 게임 소프트웨어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는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야겠다는 업계의 의지가 반영된 단체다19). CERO의
운영 근간은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정책이 없다는 데 있다.
CERO는 폭력적, 성적, 반사회적인 표현이나 언어 및 사상에 관하여 독자적인 윤리
규정을 책정하고 그것에 기반하여 심사된 게임 소프트의 대상 연령을 결정한다20).

19) “家庭用ゲーム機の技術の進歩やゲームユーザの年齢層の拡大によって、ゲームソフトは内容、
表現ともに多様化しております。それに伴い、社会的要請も増しており、その代表的なものとし
て、内容表現の青少年に与える影響などがあげられます。これらの社会的要請に応え、2002年6
月にコンピュータエンターテインメントレーティング機構(略称CERO)が発足いたしました。
本機構は、公正を期す為、特定の会社、団体などに依存することなく、独立した運営をおこなっ
ております。 本機構は、東京都より2003年12月、特定非営利活動法人として認証されました.”
CERO, 機構の槪要,
http://www.cero.gr.jp/outline.html, 검색일: 2013. 6. 3.
20) “暴力的、性的、反社会的な表現や、言語及び思想に関して独自の倫理規定を策定し、それに基づ
いて審査されるゲームソフトの対象年齢を決定するのを主な業務としている.”
Wikipedia, コンピュータエンターテインメントレーティング機構,
http://ja.wikipedia.org/wiki/CERO, 검색일: 2013. 6. 3.

167
서강로리뷰 제5호

CERO는 위와 같은 기준을 통하여 A, B, C, D, Z의 5가지 연령별 등급21)을 매기고 있


다.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CERO의 연령 마크에 대해 알고 있는가’에 대해,
일본 국민은 50% 정도가 알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이들 중 ‘연령 마크를 고려해 게임
을 구매하는 편인가’에 대해서는 ‘고려하는 편이다’가 61% 정도로 나타나 CERO의 일
본 내 인지도 및 영향력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 CERO 인지도에 대한 일본 내 여론조사 결과

일본 CERO는 자율 등급심사에 일반 사용자들의 문호를 개방했다. 나이는 20세


부터 60세까지 여러 연령 계층이 선별됐다. 여러 계층의 심사위원단이 있기 때문
에 나이, 성별, 직업 등이 겹치지 않도록 선별해서 심사위원단을 구성하게 된다22).

21) CERO 倫理規定 第4条 ゲーム系ソフトの審査


1. ゲーム系ソフトの審査においては、第7条(別表3を含む)に定める禁止表現の 有無を判
断し、これらの禁止表現があるものついては、レーティングを与えないも のとし、これらの
禁止表現がないゲームソフトについて別表2に記載する表現 種類・表現度合を総合審査し、
以下のレーティング(年齢別区分)を行う。
・「A」(全年齢対象)
・「B」(12才以上対象)
・「C」(15才以上対象)
・「D」(17才以上対象)
・「Z」(18才以上のみ対象)
CERO, CERO 倫理規定, 2012. 12. 20., p2.
http://www.cero.gr.jp/regulation.pdf, 검색일: 2013. 6. 3.
22) “20歳以上で、性別・職業を問わず、広く一般から募集いたします。偏りの無いよう様々な年齢、
職業等の審査員の方に審査をお願いします。審査対象となるゲーム作品の内容や表現についてそ

168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일반인이 등급심사에 참여하지만 심사위원이 되기 위한 조건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심사기준의 확정 및 실제로 어떻게 심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훈련을 적극적으로 진행
하고 있다.

Ⅳ. 현행 게임 규제 정책의 문제점

1. 정부의 중첩적 과도 규제 상황

현재 대한민국 게임은 심야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에 대해서는 여성가족부,


등급규제에 대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규제가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청소년보호법
은 여성가족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무 부처로서 연관
되어 있으며, 2012년에는 장시간 게임을 이용할 경우 인터넷이나 게임에 중독돼 결
국 학교폭력으로 이어진다는 이유로 정부는 쿨링오프23)(Cooling-off)제도를 도입하
려 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2013년 1월 손인춘 의원 외 17명은 게임 업체에게
연간 매출액의 1%상당의 부담금24)을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하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셧다운제와 부담금으로 인한 게임산업의 규모 위축효과를 합해서 연도별로 도
식화하면 아래 표와 같다. 이를 사회적 할인율 5.5%을 가정하여 2010년 기준 현가로
분석할 경우 향후 10년동안 13조 9천억에 달하는 매출 감소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
된다25).

れぞれ審査をおこなっていただきます。機構による審査マニュアルに準じておこない、その審査
結果をもとに年齢別に区分けします。”
CERO, 審査員募集,
http://www.cero.gr.jp/recruitment.html, 검색일: 2013. 6. 3.
23) ‘쿨링오프제(Cooling-off)’: 일정 시간 이상 게임을 이용하면 게임 자동 종료 및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
24)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 제12조
① 여성가족부장관은 인터넷게임 관련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00분의 1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
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이하 “부담금”이라 한다)을 부
과·징수할 수 있도록 함
25) 이덕주, “셧다운제 및 부담금 규제가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 평가,” 『ie 매거진』 제18권 제3호,
대한산업공학회, 2011, 43면.

169
서강로리뷰 제5호

<그림 4> 셧다운제 및 부담금을 고려한 게임시장 추이 변화

2. 게임을 학교폭력 및 청소년 문제의 주원인으로 보는 관점

정부는 2012년 2월 국무총리실 주재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위한 관계장관회


의를 개최, 국무총리가 직접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학교
폭력은 학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서 해결한다”라는
뜻에 따라 각계각층의 대안을 심층 검토하여 마련되었다는 이 대책안은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인성교육이 형식화된 교육현실’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7대
실천 정책을 수립하였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그 7대 대책 중 마지막 7번째가 ‘게임 인
터넷 중독 등 유해요인 대책’이다.

그 세부 대책으로서, 이 문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170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게임․인터넷 중독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추진26)

청소년에 대한 게임 제공 제한제도의 실효적 운영


- 쿨링오프제 (게임 시작 후 2시간 경과시 자동으로 게임 종료, 10분 후 1회에 한해
재접속 가능, 게임 시작 후 1시간 경과시 주기적으로 주의 경고문 표시)도입
- 피로도 시스템(일정 시간 경과시 게임의 진행 수준 저하) 전면도입 검토

게임물 청소년 유해성 심사 강화를 위해 게임물등급분류제도 보완


- 등급위원 구성시 교육 청소년 분야 전문가 참여 확대
- 여가부 교과부가 분기별 게임물 합동조사 실시하여 심의에 반영

게임산업계가 게임중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청소년 게임중독 치료, 등을 위한 기


금 확대 의무화

이번 정책 발표는 이제까지의 게임 비판 논란과는 여러 의미로 무게가 다른데, 무


엇보다 중요한 점은 바로 교육 현장에서 ‘게임중독’이 국가에 의하여 최초로 공인되
었다는 것이다. 그간 학계를 비롯해 연구자들 사이에서 게임에 중독성이 있을 수 있
느냐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으며, 미국 의학 협회에서는 게임중독을 정신 의학적
중독의 하나로 포함시키는 것을 과학적 연구의 불충분을 이유로 거부한바 있다.27)
이러한 이유로, 현재까지도 정신질환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정신질환 진
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28))』
에 게임 중독은 포함되지 않고 있으며, 2013년 현재 학계에서는 주로 ‘과몰입29)’이라

26) 국무총리실,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보도자료," 2012, 20-22면.


27)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on Wednesday backed off calling excessive video-game
playing a formal psychiatric addiction, saying instead that more research is needed.” AP, “AMA
Will Not Label Video-Game Playing as a Psychiatric Addiction”, FOX NEWS, 28 June 2007.
http://www.foxnews.com/printer_friendly_story/0,3566,286948,00.html, 검색일: 2013. 6. 3.
28) “The reason is that the DSM series, which is published by the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 has become the global standard for the description of mental illness.” “DSM-5 By the
book”, Economist, 18 May 2013.
http://www.economist.com/news/science-and-technology/21578024-american-psychiatric-associ
ations-latest-diagnostic-manual-remains-flawed?fsrc=nlw|hig|5-16-2013|5722602|131677817|A
P, 검색일: 2013. 6. 3.
29) “특히 게임의 금단증상은 알코올이나 마약과 같은 중독성 물질로 인해 생기는 금단 증상에 비해 덜
병리적이기 때문에 2013년 현재 학계에서는 게임중독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대신 게임 ‘과몰입’
이라는 표현을 쓴다.”
김은하, “게임중독(게임 과몰입),” 네이버캐스트, 2013. 3. 18.

171
서강로리뷰 제5호

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를 공식


적으로 사용하여 정책을 설계한 것은 섣부른 감이 있다.

3. 게임규제의 헌법적 관점에서의 문제점

강제적 셧다운제는 게임물 제작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 보호에 있어 주된 역


할 수행자인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양육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된다.
우선, 헌법재판소는 과외금지 사건에서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교
육권은 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존중되어야 하며, 다만, 학교교육에 관한 한, 국가는 헌
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모의 교육권으로부터 원칙적으로 독립된 독자적인 교육권한
을 부여받음으로써 부모의 교육권과 함께 자녀의 교육을 담당하지만, 학교 밖의 교육
영역에서는 원칙적으로 부모의 교육권이 우위를 차지한다30)”고 판시한 바 있다.
위 헌법재판소 판결의 논지에 따르면 학교 바깥의 교육 영역에서 청소년의 교육,
양육에 우선적 권리를 갖는 것은 국가가 아닌 부모이다. 가정 내 청소년 보호에 있어
부모와 청소년들이 소통을 통하여 보다 청소년의 의사를 반영하는 교육, 양육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자율적 메커니즘을 강제적 셧다운제라는 규제를 통하여 부인하고 있
다. 학교교육 등 공적인 영역에서의 교육이 아닌 사적 영역에서는 부모가 청소년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교육권을 갖는다. 그에 따라 청소년 보호에 관한 규제 입법이 부
모의 이러한 역할 수행에 간섭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 역시 Brown v. Entertainment Merchants Association31) 판결에서 폭력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3&contents_id=23272, 검색일: 2013. 6. 3.


30) 헌법재판소 2000. 4. 27. 선고 98헌가16, 98헌마429(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31) Respondents, representing the video-game and software industries, filed a preenforcement
challenge to a California law that restricts the sale or rental of violent video games to minors.
The Federal District Court concluded that the Act violated the First Amendment and permanently
enjoined its enforcement. The Ninth Circuit affirmed. Held: The Act does not comport with the
First Amendment. pp. 2–18.
This country has no tradition of specially restricting children’s access to depictions of violence.
And California’s claim that “interactive” video games present special problems, in that the player
participates in the violent action on screen and determines its outcome, is unpersuasive. pp.2–11.
BROWN, GOVERNOR OF CALIFORNIA v. ENTERTAINMENT MERCHANTS ASSOCIATION. No.
08–1448. Argued November 2, 2010—Decided June 27, 2011. pp.1-2.

172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적인 비디오 게임을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캘리


포니아 주법을 위헌 선언한 바 있다. 위 판결에서 다수의견은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
“의회는 표현의 자유,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법률도 제정할 수 없다.”를 언급
하면서 게임 역시 위 조항의 출판물에 포섭되며, 게임 업계가 ESRB라는 자율 규제 기
구를 적절하게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입법을 통하여 게임을 규제하는 것
은 수정헌법 제1조에 어긋난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이는 게임이 표현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어야 하는 창작물이며 이에 대한
규제는 정부 중심의 규제보다는 업계 중심의 자율규제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보
다 합리적인 방안임을 시사하고 있다.

Ⅴ. 게임산업 규제의 바람직한 개선방안

1. 정부중심에서 민간중심의 자율규제로의 변화

우리나라의 경우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통한 관(官) 중심의 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게임 산업의 규제와 관련하여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국무총리실 등이 중첩적
으로 관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부 중심의 과도한 규제는 게임업계에 이중
삼중의 부담을 짊어지게 하여 결국 국내 게임 산업의 경쟁력 약화 및 해외 종속화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는 위에서 외
국의 사례와 같이, 정부 중심의 규제가 아닌 업계와 일반인 등의 참여를 전제로 한 자
율 규제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하여, 민간에 등급
심사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판단된다. 그러
나, 이번 개정안 역시 ‘게임물관리위원회’라는 기구를 상급 기관으로 존속시켜, 완전
한 민간중심 규제가 아닌 사실상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규제하는 시스템을 취한 것
은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

173
서강로리뷰 제5호

2. 셧다운 방식의 게임 이용 규제의 폐지

국가가 법적 강제방식을 통해서 청소년의 게임이용을 자제시키는 것이 아무리 사


회에 의해서 강력하게 요구된다고 하더라도, 국가가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인 헌
법상의 기본권 보장이나 각종 헌법상의 원리들을 침해하는 방식은 인정될 수 없다.
만약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가 헌법적으로 허용된다면, 비슷한 맥락에 따라 '인터넷
셧다운제도'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초래된다32). 또한 게임의 이용
시간 자체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의 규제는 해외에서도 그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
운 것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결국, 셧다운 방식의 게임 이용 규제는 폐지
되어야 할 것이고, 외국의 사례와 같이 등급제 분류를 중심으로 한 게임 규제가 적절
한 방식이 될 것이다.

3. 게임 업계의 사회에 대한 이해와 설득의 필요

또한 게임 업계 역시, 학부모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게임이라는 문화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반대론자들을 상대로 ‘K-pop보다 수출을 많이
하는 우량 산업’ 등의 논리를 제시하는 것은 그들이 왜 게임 산업에 분노의 눈초리를
보내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오히려 아이들의 코 묻은 돈과 게임 중
독자들의 돈을 빼앗아 성장한 불량 산업이라는 역공을 받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미국의 PTA(Parent-Teacher Association)와 ESRB가 2009년 공
동으로 ‘부모를 위한 비디오 게임, 등급 제한, 온라인 안전 지침서 (A Parent’s Guide to
Video Games, Parental Controls and Online Safety)’를 제작하였던 사례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게임 업계와 학부모 단체가 협업하여 건강한 게임 이용을 위하
여 작성한 가이드 라인으로서, 우리 게임 업계 또한 학부모 단체와 협업하여 가이드
를 발간하는 것과 같이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설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야
할 것이다.

32) 황성기,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의 헌법적합성에 관한 연구,” 『한림법학 FORUM』 제16권, 한림대학
교법학연구소, 2005, 154면.

174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그림 5> ESRB - A Parent’s Guide to Video Games33)

Ⅵ. 결 어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현행 게임산업 규제는 헌법적 관점에서의 위헌 가능성,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 정부 중심의 규제 방식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과도한 정부 중심 규제는 기업들의 자유로운 비즈니스 활동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규제 순응주의를 양산해 전체 산업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고 게임업계 스스로 원칙과 기준을 정
해 자율 규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33) ESRB, A Parent’s Guide to Video Games, Parental Controls and Online Safety, 2009, p1.
http://www.esrb.org/about/news/downloads/ESRB_PTA_Brochure-web_version.pdf,
검색일: 2013. 6. 3.

175
서강로리뷰 제5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외국에 비하여 과도한 규제가 인정되어 왔던 이유는


우리 게임 업계가 사회, 특히 청소년 학부모들을 안심시키지 못하였고 그러한 사회적
불안이 정부의 규제를 통해 해소되어 왔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는 사회를 안심시키지
못하면, 언젠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사회 역시 ‘게임을 좀 더 명확히 알아야’
더 합리적으로 아이들로부터 게임을 제어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결국, 게임업계
와 학부모 및 사회 전반의 게임에 대한 이해와 협력의 시도, 정부 부처의 과도한 개입
자제 등이 조화를 이루었을 때, 우리 아이들의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과 게임 산업의
성장을 함께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176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참고문헌

[단행본]
국무총리실,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보도자료”, 2012.
CERO, 倫理規定, 2012.
ESRB, A Parent’s Guide to Video Games, Parental Controls and Online Safety, 2009.
PEGI, Annual Report 2012, 2012.

[논문]
이덕주, “셧다운제 및 부담금 규제가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 평가,” 『ie 매거진』 제18
권 제3호, 대한산업공학회, 2011.
황성기,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의 헌법적합성에 관한 연구,” 『한림법학 FORUM』 제
16권, 한림대학교법학연구소, 2005.

[판례]
BROWN, GOVERNOR OF CALIFORNIA v. ENTERTAINMENT MERCHANTS ASSO
IATION. No. 08–1448. Argued November 2, 2010—Decided June 27, 2011.
헌법재판소 2000. 4. 27. 선고 98헌가16, 98헌마429(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기타]
The Pan-European Game Information (PEGI), http://www.pegi.info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ESRB), http://www.esrb.org/
特定非営利活動法人 コンピュータエンターテインメントレーティング機構,
Computer Entertainment Rating Organization (CERO), http://www.cero.gr.jp/

177
서강로리뷰 제5호

ABSTRACT

A Study on the Current Status of the Game Industry


Regulation and Improvement

Kim, Won-jun

Recent juvenile delinquency matters stemming from games, the


“shut-down policy” and various regulations on game industry has been
initiated. This unprecedented regulations called “Legislation for promoting
game industry” is designed to curb game industry. These regulations are
very government-centered and unconstitutional. Also, many critics point out
that the government-centered policy is out of date. The excessive regu
lations will not only hamper the growth of game industry but also make
game industry conforming to government guidance. Consequently, it can
cause the failure of the whole industry. Thus, foreign governments do not
try to get involved in game regulations. At the same time, the game industry
takes voluntary self-regulations in usual.
Nevertheless, the reason why these immoderate regulations are permitted
in Korea can be found from lack of endeavor of game industry. They have
been failed to get the social support, especially the parents. And those
failures and public anxiety gave rise to the abnormal game regulations in
Korea. Eventually, game industry should be aware of the fact that if they fail
to get a social support, they will have to pay for it. Also, the parents should
admit that they can raise their kids more rightly when they recognize games
rightly.

178
게임산업 규제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한 소고(小考)

Not all problems can be solved by the law and the system that we make.
However, problems can be solved through the effort to understand games
may change our industry and children’s future. We are not just making the
law; we make games and society compatible.

Key words : Game industry, Game regulation, Shut down, ESRB, PEGI,
CERO
주 제 어 : 게임산업, 게임규제, 청소년 보호법,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셧다운제, 게임물등급위원회, 게임물관리위원회

179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181-203 2013년 9월 제5호 181-203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규제산업법실무 논문 3>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김 지 현*

目 次
Ⅰ. 서론
Ⅱ. 기존의 문제점
1. 직업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
2. 납품업체와 소비자에 대한 권익 침해
3. WTO GATS 협정 위반 문제
Ⅲ. 새로운 문제점의 지적
1. 국민 간의 형평성 문제
2. 시장 지배력의 고착화
Ⅳ. 미국의 규제 (Zoning)
1. 문제제기
2. 뉴욕시(NYC)의 규제(Zoning)를 중심으로
Ⅴ. 결론 – 우리나라 유통산업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
1. 용도지역제 신설 및 재정비 – 국토법에 따른 도시계획 재정비
2. 도시계획위원회의 재정비
3.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4기.

181
서강로리뷰 제5호

Ⅰ. 서론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와 그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많다.


2012년 1월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조항을 신설·도입한 이후로 줄곧 지자체를
상대로 하는 대형마트 측의 소송이 줄을 이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2012년 기준 영
업규제를 둘러싼 행정소송만 131건에 달했다고 한다.1) 한편 규제 시작과 동시에 대
형마트 측에서의 일방적인 반발로 촉발되었던 갈등의 양상은 2012년 중반부터 그 국
면이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대형마트의 중·소상공인살리기 대책위원회 및 전국유통
상인협회 주도의 SSM·대형마트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관련 이해관계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2013년 4월 24일 개정
안이 통과되었고 각종 규제의 강도를 높인 이 개정안은 그 갈등의 양상을 이어 나가
게 했다.

<표 1> 2013년 유통산업법 주요 개정사항

구 분 구 법 신 법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
법 제8조 제1항, 제2항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하 획서를 첨부하여…
(대규모 점포 등의
여야 한다. …미진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개설등록)
는…보완을 요청할 수 있다.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의 범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 범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
법 제12조의 2 제2항, 다. 다.
제3항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의 범위 하여야 한다. …공휴일 중에서 지
영업시간의 제한 등) 에서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 정하되,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다.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법 제52조 제1항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
(과태료) 한다. 다.

1) 김범수·설승은, “유통산업연합회 출범…자율상생 방안 모색(종합),” 『연합뉴스』, 2013. 3. 27.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3/27/0200000000AKR20130327182000003.HTML,
검색일: 2013. 5. 29.

182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현재 2013년 5월 7일을 기준으로 부산시에서만 11개의 지자체(해운대 구 등)를 대


상으로 행정소송이 제기되어 있고 앞서 언급했던 단체들은 그러한 행정소송의 취소
를 촉구하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그에 앞서 그 이전인 2013년 4월 23일
에는 대형마트 납품 업체들이 한데 모여 생존권·평등권 및 영업권 침해를 이유로 헌
법소원을 제기한 상태이다.
이러한 갈등의 양상 속에서 이미 유통산업발전법은 그 문헌 자체가 가진 법적 이슈
그리고 각 지자체 조례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된 바 있다. 먼저 전자의 문제로는 법 제
12조의2(대규모점포2)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3)의 제1항 그리고 제3항 간의
논리적 체계가 어긋난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위 법 제1항은 각 지자체 장들에게
의무 휴업일을 지정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
3항은 의무 휴업일 제정을 의무로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한편 후자와 관련하여서는 각 지자체가 제정한 조례가 법령이 지자체
장에게 부여한 재량을 박탈하였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현재의 조례들은 상당 부분

2) 유통산업발전법 제2조(정의)
~ 3. “대규모점포”란 다음 각 목의 요건을 모두 갖춘 매장을 보유한 점포의 집단으로서 별표에 규정된
것을 말한다.
가. 하나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둘 이상의 연접되어 있는 건물 안에 하나 또는 여러 개로 나누어
설치되는 매장일 것
나. 상시 운영되는 매장일 것
다.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일 것
3)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대규모점포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
①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및 대규모점포등
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相生發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대형마트(대규모점포
에 개설된 점포로서 대형마트의 요건을 갖춘 점포를 포함한다)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영업시간 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여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연간 총
매출액 중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5퍼센트 이
상인 대규모점포등으로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대규모점포등에 대하여는 그러하
지 아니하다.
1. 영업시간 제한
2. 의무휴업일 지정
②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은 제1항제1호에 따라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의 범위에
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③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은 제1항제2호에 따라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183
서강로리뷰 제5호

수정을 거쳐 이와 같은 문제들을 많이 해결한 상태이지만 그 이전 지자체들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령이 지자체 장에게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 휴업일 지정 여부에
대해 충분한 재량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치법규 해당 조항에 그것을 의무
로 규정함으로써 지자체 장의 재량권을 박탈하여 대형마트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었
다.4)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와 관련한 부분은 끊임없는 소송제기를 통하
여 연달은 승소판결을 이끌어 내었고 지금은 지자체별로 상당부분 개정이 진행되어
법과 조례와의 충돌은 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조례
와의 충돌 이외 절차법 상의 문제5)를 제기하여 소송을 진행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
다고 한다.6)
유통산업발전법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갈등의 양상은 위에서 언급한 법률적인 문
제 외에 사회·정치적인 문제까지 일으키며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리고 이 모든 분쟁의 근원은 결국 ‘경제 민주화’를 기치로 세우고 대기업 계열사인 대

4) 대표적으로, 서울특별시 송파구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준대규모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


한 조례 개정 전의 것(제1133호).
유통산업발전법 제18조의2(대규모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
구청장은 법 시행령 제7조의2에 따라 대형마트로 등록된 것과 준대규모점포에 대하여 다음 각 호와
같이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을 명하여야 한다. 다만, 연간 총매출액 중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
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1퍼센트 이상인 대규모점포 등은 제외한다.
1. 영업시간 제한은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로 한다.
2. 의무휴업일수는 매월 2회로 하며, 의무휴업일은 매월 두 번째 일요일과 네 번째 일요일로 한다.
5) 심규석, “청주시-대형마트 영업규제 공방 ‘3라운드’…승자는?,” 『연합뉴스』, 2013. 4. 15.,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4/13/0200000000AKR20130413042300064.HTML,
검색일: 2013. 5. 29.
6) 서울행정법원 2012. 6. 22. 선고 2012구합11676 판결 【판결요지】구의회에서 구청장이 유통산업발
전법에 의한 대규모점포 및 준대규모점포에 대하여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을 명하도록 하는 내
용의 조례를 의결함에 따라 구청장이 대형마트 등을 운영하는 甲 주식회사 등에 조례가 공포되어 시
행될 것이니 이를 준수하라는 내용의 통지를 한 사안에서, 유통산업발전법이 시장·군수·구청장에
게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필요성 판단과 시행 여부 및
범위설정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조례가 특별한 부가요건도 없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
른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범위의 최대치를 의무적으로 명하도록 구청장에
게 강제하는 것은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의 시행과 관련
한 판단의 여지 내지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공익상 필요와 충분한 형량을 할 수 있도록 한 유통산업
발전법의 취지에 반하여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된 판단재량을 박탈하는 것이고, 헌법상 보장된 영
업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면서 행
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22조 제3항에 따른 당사자에 대한 처분의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의 기회 부
여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분이 위법하다고 한 사례.

184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형 유통업체들을 규제하고자 하는 규제당국과 그 이익의 귀속 주체의 측 그리고 그


규제가 자유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규제라고 주장하는 대형 마트와 그 이해관계인들
측의 근본적인 이익 충돌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라 볼 수 있다. 즉, 규제의 존재 자체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게 되면서 그 갈등의 양상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기존의 연구들은 그 찬반 진영의 갈등 양상을 잘 드러내주고 있으며
그리고 그에 따른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다.7) 그런데 대체로 기존의 연구들이 제시하
는 갈등의 양상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들이거나 또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제시
할 수 있는 것들이며 나아가 그 해결책으로는 경제 활성화 정책 도입8), 지역상인 간
의 파트너쉽 강화9) 또는 정책적 대응10) 등 다소 추상적인 주장에 그칠 수 있는 방안
을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기존의 연구 중에서도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위하여 해외 동향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연구도 있었지만11)
그것 역시도 해외 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비교 제시 등은 생략된 채 결론만 제
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반대 의견을 검토해 본 뒤 표면
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갈등의 양상 또는 문제점을 제시해보고 그에 따른 갈등 해결
방안을 미국 ‘Zoning’ 규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고 제시해보고자 한다.

Ⅱ. 기존의 문제점

1. 직업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

7)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의 문제점과 대안”을 비롯한 이 글에서 후술하며 참고하는 문헌들을 가리킨다.
8) 신석훈,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의 문제점과 대안,” 『CFE Report』 제111호, 자유경제원, 2010.
1. 22., 25-26면.
9) 신기동 외 2인, “대형소매점 규제의 해외동향과 정책대응,” 『이슈&진단』 제40호, 경기개발연구원,
2012. 3., 16면.
10) 신석훈,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 입법논리의 문제점,” 『한국경제연구원 정책연구』 Vol. 2009
No. 10, 한국경제연구원, 2009., 85면
11) 박병형, “중소사업자 보호와 유통시장 경쟁정책,” 『LEG Working Paper』 제2011-03호, 한국 공정
거래 조정원, 2011. 3., 20면, 신기동 외 2인, 앞의 글, 13면.

185
서강로리뷰 제5호

규제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위 유통산업발전법의 법적 규제가 사업자의 직업의 자


유12)를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범위를 넘어 본질적으로 침해하였다고 주장한다.13) 기
본권의 침해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그 주장을 강화하기 위하여 정부가 자유시장주의
원리를 잠시 접어두고서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
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한 사례로서 1996년 시행되었던 자
도소주 구입 강제 명령의 위헌 결정 사건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당시에도 위 명령의
근거 법률 조항14)은 논란이 되어 위헌법률심판 대상이 되었었는데 심판의 주요 쟁점
으로 등장했던 것이 바로 헌법 제37조 제2항과 제119조 제2항 및 제123조와의 관계
였다. 헌법 재판소는 자도소주 구입 강제 명령이 헌법 제119조 제2항에 근거하였기
때문에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 제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다
음과 같이 설시한 바 있다. 즉, 경쟁자를 직접 보호하는 위 법률 조항은 독과점 규제
라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조치로 볼 수 없다는 점15) 그리고 나아가 비례의

12) 헌법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직업의 자유는 영업의 자유와 기업의 자유를 포함하고, 이러한 영업 및 기업의 자유를 근거로 원칙
적으로 누구나가 자유롭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 경쟁의 자유는 기본권의 주체가 직업의 자유를
실제로 행사하는데서 나오는 결과이므로 당연히 직업의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고, 다른 기업과의 경
쟁에서 국가의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않고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 헌법재판소
1996. 12. 26. 선고 96헌가18 결정 참조.)
13) 신석훈, 앞의 글, 6면.
14) 주세법(1950. 4. 28. 법률 제132호 제정, 1995. 12. 29. 법률 제5036호 최종 개정)
제38조의 7 (희석식소주의 자도소주 100분의 50이상 구입명령)
① 국세청장은 주류판매업자(주류중개업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 대하여 매월 제3조
의 3 제2호에 규정하는 희석식소주의 총구입액의 100분의 50 이상을 당해 주류판매업자의 판매
장이 소재하는 지역(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 및 경기도, 대구광역시 및 경상북도, 광주광역시
및 전라남도, 대전광역시 및 충청남도는 이를 각각 1개 지역으로 보며, 부산광역시와 그 밖의 도
는 이를 각각 별개의 지역으로 본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과 같은 지역에 소재하는 제조장(제5
조 제5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용기주입제조자는 제외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으로부터 구입하
도록 명하여야 한다.
15) 기본권인 직업행사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이 헌법에 저촉되지 아니하기 위하여는 그 기본권의 침
해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공익상의 이유로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유로운 직업행사에
대한 침해는 그 침해가 공익상의 충분한 이유로 정당화되고 또한 비례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비로소
직업의 자유와 조화될 수 있다. 즉 입법자가 선택한 수단이 의도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적정
해야 하고,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똑같이 효율적인 수단 중에서 기본권을 되도록 적게 침해
하는 수단을 사용하여야 하며, 침해의 정도와 공익의 비중을 전반적으로 비교형량하여 양자사이에
적정한 비례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한 구입명령제도는 지방소주업체를

186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원칙에 위반된다는 점을 판시 했고16) 헌법 제123조에 근거하였다는 논리에 대해서


는 그 보호 범위의 한계로서 지역 경제 육성과 규제 간의 합리적인 상관관계가 인정
될 것17) 그리고 우리나라 헌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중소기업 지원의 범위는 중소기업
의 경쟁에서의 불리함을 시정하여 대기업과의 경쟁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자도 소주 구입 강제 명령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18)
따라서 위와 같이 헌법 재판소가 판시한 논리에 비추어 보면 경쟁자를 직접적으로
보호하고 대형마트를 경쟁에서 배제하기 위하여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의 영업일 및
영업시간 제한 조항은 충분히 그 위헌성이 지적될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나아
가 현재 유통산업발전법과 전통시장 및 지역상권 활성화 간의 상관관계 즉, 효율성의
결과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 법의 정당성의 근거가 현저히 약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으로부터 직접 보호함으로써 오히려 경쟁을 저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유지하고 촉진하려는 목적인 “독과점규제”라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
16) 경쟁의 회복이라는 독과점규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되도록 균등한 경쟁의 출발선을 형
성함으로써 경쟁을 가능하게 하고 활성화하는 방법이어야 한다.(중략)구입명령제도는 독점화되어
있는 시장구조를 경쟁적인 시장구조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적정한 수단으로 볼 수 없으므로 위 법률
조항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
17) 입법자가 개인의 기본권침해를 정당화하는 입법목적으로서의 “지역경제”를 주장하기 위하여는, 각
지역에 하나의 기업이 더 존재하는 것이 지역경제에 어떠한 의미로든 기여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넘는, 문제되는 지역의 현존하는 경제적 낙후성이라든지 아니면 특정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
을 경우 발생할 지역 간의 심한 경제적 불균형과 같은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18) “우리 헌법은 제123조 제3항에서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해야 할 국가의 과제를 부과하고, (중략) 그
러나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하여 자금력, 기술수준, 경영능력 등에 있어서 열세하기 때문에 자력
으로는 경영의 합리화와 경쟁력의 향상을 도모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 헌법은 중소기업이 국
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에 “중소기업의 보호”를 국가경제정책적 목표로 명문화하고, 대기
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의 지원을 통하여 경쟁에서의 불리함을 조정하고, 가
능하면 균등한 경쟁조건을 형성함으로써 대기업과의 경쟁을 가능하게 해야 할 국가의 과제를 부과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주판매업자의 직업의 자유는 물론 소주제조업자의 경쟁
및 기업의 자유, 즉 직업의 자유와 소비자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된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침해하
는 위헌적인 규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 1996. 12. 26. 96헌가18 결정 참조.

187
서강로리뷰 제5호

2. 납품업체와 소비자의 권익에 대한 침해

다음으로 유통산업발전법은 경제민주화의 이념에만 치중하다 그 외의 주체들의


권리에는 소홀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19) 먼저 헌법 제10조20) 소비자의 선택
권을 침해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로는 맞벌이 부부나 자영업자들의 경우 대개 주말에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격주이긴 하지만 일요일 휴무로 인하여 이들에게 불편을
주게 된다는 것이고 또한 대형마트가 제공하는 문화생활의 공간제공 등의 역할도 상
실되어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것 등이 제시된다.21) 한편 2013. 4. 23. 대
형마트에 농·수산물을 납품하는 중소유통업체 또는 영농법인에서는 유통산업발전
법 제12조의 2(대규모점포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가 대형마트 등에 농·수산
물을 납품하는 청구인들의 매출을 줄어들게 하는 등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22) 최대 납품처인 대형마트가 일요일 영업을 못
하면 농민과 납품업체 매출이 급감해 생존을 위협받고, 평등권과 영업권이 침해된다
는 점이 주장되었다.23) 또한 신선함을 유지해야 하는 제품의 특성상 대형유통업체가
농수축산물에 대한 취급 자체를 꺼려하여 결국은 피해가 생길 것이라는 점도 지적되
고 있다.24) 따라서 대형마트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수많은 이해관계인
들의 권익까지 침해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직접 규제 조항들은 부당하다는 주
장이 기존 반대 측 의견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19) 신석훈, 앞의 글, 6면.


20)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
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21) 최우용, “대형마트와 SSM영업규제의 문제점과 제도적, 정책적 정비방안에 관한 고찰,” 『공법학연
구』 제13권 제3호, 한국비교공법학회, 2012. 10., 8면.
22) 헌법재판소 2013. 5. 7. 선고 2013헌마261 결정.
23) 최지영, “마트납품업체들 의무휴업 헌법소원,” 『중앙일보』, 2013. 4. 24.,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1319804&cloc=olink|article|defau
lt, 검색일: 2013. 5. 26.
24) 최우용, 앞의 글, 8면.

188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3. WTO GATS 협정 위반 문제25)

마지막으로 반대 측에서는 유통산업법에 의한 위의 규제들이 WTO GATS 협정문


에 위반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이 WTO GATS 제16조(시장접
근)와 제6조(국내규제)조항 간의 관계이다. GATS 제16조 제2항26)에서는 시장접근
약속이 행해진 분야에서 자기나라의 양허표27)상에 달리 명시되어있지 아니하는 한,
서비스 공급자의 수에 대한 제한, 서비스 거래 또는 자산의 총액에 대한 제한, 서비스
영업의 총 수 또는 총 산출량에 대한 제한을 유지하거나 채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6조 제5항28)에서는 제16조와 관련하여 국내규제 조치를 할 때에는
제16조 구체적 약속을 침해하지 않되 다만 일정한 요건29)을 충족할 때에는 그러한
규제가 정당화 될 수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첫째, 유통산업발전법 규제(GATS 제6조 상 국내규제)
조항들이 GATS 제16조의 ‘양적’규제에 해당되는 것인지 그렇다면 둘째, 제6조에 따
른 정당화 사유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인지의 여부이다.
규제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중소형 유통업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개설 허가제, 사전
개설영향 평가의 의무화와 의무휴무일수 준수 및 영업시간 제한 등의 양적 규제를 하

25) 정민정, “대규모 소매점 규제 법률과 WTO GATS,” 『國際法學會論叢』 제55권 제4호, 대한국제법
학회, 2010. 12., 237-264면 참조.
26) In sectors where market-access commitments are undertaken, the measures which a Member
shall not maintain or adopt either on the basis of a regional subdivision or on the basis of its
entire territory, unless otherwise specified in its Schedule, are defined as….
27) 우리나라는 소매서비스 관련 식품 일부(과일·채소·생선·해산물) 및 비식품 전체를 양허하였다
(협정문 제3부에 의하여 일부 비양허 품목도 제한 없이 양허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
28) In sectors in which a Member has undertaken specific commitments, pending the entry into
force of disciplines developed in these sectors pursuant to paragraph 4, the Member shall not
apply licensing and qualification requirements and technical standards that nullify or impair such
specific commitments in a manner which….
29) (i) does not comply with the criteria outlined in subparagraphs 4(a), (b) or (c); and (ii) could not
reasonably have been expected of that Member at the time the specific commitments in those
sectors were made.
(b) In determining whether a Member is in conformity with the obligation under paragraph 5(a),
account shall be taken of international standards of relevant international organizations(3)
applied by that Member.

189
서강로리뷰 제5호

는 것은 WTO GATS 제16조 시장접근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주장한


다. 한편 그것이 양적규제로써 제16조 제2항에 위반된다 하더라도 제6조에 근거하여
정당화 될 수 있지만 개정 법률의 입법목적은 기업형 유통업체와 중소형 유통업체의
자유경쟁을 제한한다는 데에 있기 때문에 그 정당화의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본다.
즉 규제의 목적이 대형마트 주변의 환경보호, 대형마트 주변의 주거생활의 질적 향
상, 소비자 생활의 질적 향상 그리고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도시 개발 도모 및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 등으로 변경되지 않는 이상 정당화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고 따라서 규
제의 목적이 변화될 것을 요구됨과 동시에 그에 부합하는 질적 규제(교통량 및 소음
제거, 휴식권 및 가정생활 보호 등을 위한 조항)가 행해질 것이 요구된다는 것이
다.30) 그러한 실행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이 법은 WTO 위반의 소지가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Ⅲ. 새로운 문제점의 지적

앞서 살펴본 세 가지의 문제점은 기존 연구들을 통해 이미 통감하고 있는 문제점들


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간과하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존재하는 바 그 문제점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유통산업발전법 규제와 그 개정안의 시행 과정 이면에는 다음
과 같은 문제점도 발생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 지적해보고자 한다.

1. 국민 간의 형평성 문제

우선 평등의 관점에서 제기될 수 있는 지적이다. 현재에도 기존의 연구들은 평등


의 문제를 지적한다.31) 즉 대규모 점포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영업이 가능한 편의점,

30) 실제로 일본은 1974년부터 대규모소매점포의 소매업 사업활동의 조정에 관한 법률을 통하여 대규
모 소매점을 상대적으로 엄격히 규제하였는데 중소유통업체의 보호가 규제의 목적이었다. 그러던
중 위와 같은 국제통상법적 문제가 제기되자 2000년 5월 대점법을 폐지하고 대규모 소매점 주변지
역의 생활환경의 유지와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질적 규제를 중심으로 한 대점입지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31) 김익성, 앞의 글, 6면.

190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오픈마켓, 인터넷 쇼핑 등 온라인 쇼핑과 대형전통시장, 백화점, 전문점, 개인 중대형


슈퍼마켓, 소형 슈퍼마켓은 제외되어 합리적이지 못한 차별이라는 점 등을 제시한다.32)
그런데 이에 더하여 또 다른 평등의 관점이 제시될 수 있다. 산업 간 그리고 국민 상
호 간의 차별이다.33) 그것은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이 대형마트 등의 지역상권 진출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기존 시장상인 등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되었는바 그
보호 범위 밖에 있는 산업, 나아가 그러한 산업을 영위하는 국민과의 형평성의 문제
를 의미한다. 헌법상 평등의 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
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는 것을 의미하고,
두 개의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해 법
률조항 즉, 유통산업발전법의 근거가 되는 헌법 제123조 등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 있
다.34) 따라서 산업 간 그리고 국민 간의 불평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교 집단
과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그 차별에 합리적인 사유가 없어야 하는 것이
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판시에 비추어 볼 때 국민 간 또는 산업 간 평
등이라는 관점에서 유통업 또는 그에 종사하는 국민들을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은 아
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35)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대기업(그 계열사를 모
두 포함)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산업분야 그리고 보호를 필요치 아니하는 중소사업
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각 산업에서의 중소상
공인들은 다 같은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하며 헌법 제123조는 그 모든 중소
사업자들을 보호함에 충실할 것을 천명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헌데 지금의 세태는
유통업 분야에서의 중소상공인들의 고충만이 이슈가 되고 다른 산업들에 비해 특히
보호받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나아가 ‘재래시장 정비사업’에 투입

32) 최우용, 앞의 글, 8면.


33) 법률의 제정이 국민 간의 불평등의 문제를 야기한 사례로써 헌법재판소 2000. 6. 29. 선고 99헌마
289 결정 국민건강보험법 제3조 제2항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1995. 7. 21. 선고 94헌마125 결정 영
화법 제26조 등 위헌확인 사건 및 청소년보호법 제23조의 3 셧다운제 관련 위헌 소송 계속 중.
34) 헌법재판소 1996. 12. 26. 선고 96헌가18 결정.
35) 헌법 소원에서의 자기 관련성 또는 위헌법률심판에서의 재판의 전제성 요건 충족이 쉽지는 않을 것
으로 보이나 그 여부와 상관없이 평등의 원리에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점을 살펴보
는 것으로 한다.

191
서강로리뷰 제5호

되는 자원36)들에 대한 부담 역시도 고스란히 나머지 국민들에게 지워진다는 점에 논


란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유통산업 특히 전통시장 분야에 있어서 상당한 정도의 보
호막이 제공되고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2. 시장지배력 고착화

다음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은 또 다른 관점


에서 보면 단기적인 시각에서의 문제 제기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기존
의 찬성 측 의견 중에는 대형마트들이 결국엔 지역상권 나아가 유통업을 잠식하고 결
국에는 소비자들을 착취하는 행위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포함되어있다. 하지만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대형마트의 영업활동을 규제 했을 때 그 피해는 더욱
심각해진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 그리고 상생법은 대형마트와 SSM37) 즉, 대기업이
운영하는 일정 요건 충족의 마트들을 모두 규제하고 있다. 이유는 대기업이 가진 모
기업 제조 및 유통계열화 확산에 따른 네트워크경쟁력, 높은 브랜드 인지도, 막대한
자본력, 그리고 이에 기반한 막강한 거래 협상력 등이 중소유통업체 또는 중소상공인
에게 생존권 위협으로 그리고 납품협력업체에게는 불공정거래 위협으로 나타난다는
주장이다.38) 그런데 유통산업발전법이 내어놓는 이러한 진입장벽이 오히려 소비자
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만 한다. 현 시대의 대형소매점의 출현은 근
본적으로는 경제여건과 소비자선호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것으로 이해되며 따라서
인위적인 제한 조치는 큰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39) 그렇기 때문

36) 황상욱, “지자체 “전통시장 살리자” 대거 투자,” 『서울경제』, 2013. 1. 14.,


http://economy.hankooki.com/ArticleView/ArticleView.php?url=society/201301/e201301141701
16120420.htm&ver=v002, 검색일: 2013. 5. 31.
37)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불리는 것으로, 대형마트보다 작고 일반 동네 수퍼마켓보다 큰 유통매장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는 개인 점포를 제외한 대기업 계열 슈퍼마켓을 지칭한다. 즉, 대규모 할인점
과 동네 슈퍼마켓 중간 크기의 식료품 중심 유통 매장으로, 할인점이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는 소규
모 틈새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삼는다.
원칙적으로 대규모점포에 포함되지 않아 유통산업발전법 규제 대상이 되지 않지만 같은 법 제2조
제4호에 의한 준대규모점포에 속하여 동일한 규제의 적용대상이 된다.
38) 김익성, 앞의 글, 4면.
39) 박병형, 앞의 글, 128면.

192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에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전통시장으로 이동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높은 진입장벽이 생기게 되면 규모력 있는 다른 대
기업에서 대형마트 시장에 진출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현재의 대기업이 분할 독점하고
있는 SSM 독과점 구도가 고착화 되어 버릴 위험이 있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
렇게 되면 전통시장을 대체재로 생각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그 독과점 구도를 유지하
게 된 대형마트들의 착취행위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볼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직된 규제로 인해 시장의 구조를 고정시킬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 그들의 진정한
경쟁자들을 시장으로 유도하여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
라 하겠다.

Ⅳ. 미국의 규제 (Zoning)

1. 문제제기

위와 같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에서 유통산업발전법이 입법적으로 개정


되어야 함은 자명한 일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 개정 방향이 문제가 된다. 즉, 규제를
포기하진 않되 공권력의 개입을 줄이고 경쟁을 촉진하며 산업 간의 불평등을 완화시
킬 수 있는 개정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사실상 기존의 연구들을 통해서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과 같은 다양한 해외 규제 사례가 다양한 문헌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미국은 특히 유통부문에서 규제가 사실상 거의 없는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
다.40) 현재 미국은 대형 유통점을 규제하기 위한 연방법 차원에서의 특별법은 없으
나 사회 정책적 차원에서 간접적으로 규제하고 있다.41) 즉, 미국의 대형소매점 규제
는 각 주나 지역단위로 용도지역제(Zoning)에 의한 입지규제를 기본으로 하고 공공
의 복리 및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을 중심으로 도시 계획적 측면에서 유통시설에
대한 설립을 규제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42) 따라서 중소기업을 직접적으로 보호하

40) 박병형, 앞의 글, 121면.


41) 신석훈, 앞의 글, 7면.

193
서강로리뷰 제5호

지 않되 간접적으로 그 지원이 행해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에 있어서 미국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그렇다면 실제로 미국의 각
지역에서는 대형소매점을 규제하기 위해 어떠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래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동부 도시 뉴욕(New york
City)시를 중심으로 연구해보고자 한다.

2. 뉴욕시(NYC) 규제(Zoning)를 중심으로

먼저 뉴욕주(New york State)차원에서의 규제를 살펴보면, 소관부처(Department


of state)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Zoning and the Comprehensive plan)이 존재한
다. 이 가이드라인에서 뉴욕주는 각 지자체가 용도지역제(Zoning ordinance or
codes)를 제정할 때 반드시 종합계획(Comprehensive Plan)에 부합하도록 할 것을
요구하며43) 그 종합계획의 설정은 New York State Land Enabling Acts §272-a. 의 정
의에 따라 각 지자체가 그 지역 사정과 비전에 맞추어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한 제시에 맞추어 뉴욕시(New york City)는 New York City Comprehensive
Waterfront Plan 202044)등 과 같은 시의 특성에 맞는 종합계획(Comprehensive
Plan)을 제정하고 그에 맞추어 Zoning Resolution of the City of New York(구획화
조례)와 같은 용도지역제를 위한 일종의 조례를 제정하였다. 사실 종합계획과 같은
경우 도시의 발전방향에 대한 지자체의 비전을 담고 있으며 지역도시계획 방향을 제
시하는 가이드라인으로서 그 내용이 추상적이고 선언적 의미를 가지는 것에 불과하
다고 보며45) 구획화 조례가 좀 더 실질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그리고 마침내 Zoning Resolution of the City of New York(구획화 조례)에 따라
뉴욕시의 각 타운은 크게 Residence, Commercial, Manufacturing district46)의 세 지

42) 신기동 외 2인, 앞의 글, 10면.


43) In New York, the zoning enabling acts continue to require that zoning be undertaken “in
accordance with a well considered plan” or “in accordance with a comprehensive plan”. New
york state, department of state, Zoning and the comprehensive plan.
44) New York, our global city possesses two other extraordinary physical assets: our waterfront and
waterways. New york state, department of state, Zoning and the comprehensive plan.
45) 신기동 외 2인, 앞의 글, 10면.

194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역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각 지역은 Special purpose district를 비롯하여 다른 지역구


와 중첩되어 지정될 수 있다. 한편 각 구역마다 지역의 문화재를 보존하거나 또는 도
시의 경관을 위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하여 건물의 용도는 물론 높이, 규
모, 간격, 주차시설 등을 각 특성에 맞게 규제하고 있다.
아래 그림 1.은 뉴욕시의 중심 맨하튼(Manhattan)의 구획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
림에서 C 로 표시되어 있는 부분이 Commercial district 즉 각종 소매점들이 입점할
수 있는 지역을 말하며 C1, C2 지역은 소형 유통 업체, C3는 유흥 산업 제공 서비스
그리고 C4는 좀 더 큰 규모의 유통 업체가 입점 가능한 지역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C5, C6은 중심상업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를 의미한다. 그리고 나머지 R구역
이 주거 지역 그리고 M 구역이 공장 제조지역을 표시한다. 즉, 뉴욕시는 시 전체를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위와 같이 용도지역제를 통해 세심하게 구획화함으로써 건물
즉 가게나 빌딩 등이 입점할 때 생기는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에
미리 구획된 시가지 용도에 맞게 10,000ft²이하 소매점의 경우에는 개발이 자유롭게
진행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림 1> Zoning Map, Manhattan, NYC Department of city planning. 2013

한편, 뉴욕시는 용도 지역제에 병행하여 도시토지이용에 관한 평가절차(ULURP47)

46) residential (R), commercial (C) and manufacturing (M).


47) The Uniform Land Use Review Procedure

195
서강로리뷰 제5호

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용도지역제를 통해서만은 적절한 규제가 되지 않을 우


려가 있는 일정한 토지사용, 예를 들어 10,000ft²초과의 소매점 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그 적합성을 검토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 평가절차는 관계 부처와 그 위원회, 지역
조합, 지자체 및 그 장의 의견이 모두 수렴되어야 하는 절차48)로서 매우 까다로운 절
차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WalMart49)와 같은 초대형 마트와 같은 경우 그 규모
가 워낙 커서 특별 허가 또는 용도지역제 변경이 필요한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으므로
그 개점을 위해 ULURP과정을 거쳐야 하는 대상이다.50)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전개해온 뉴욕시 입점을 위한 노력은 결국 현재까지도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뉴욕시 노동조합들이 월마트의 최저임금 등 근로여건을 문제 삼아
뉴욕시 개점을 반대하고 있으며 위에서 살펴보았듯 이 의견은 ULURP 과정에 반영되
고 나아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뉴욕시에서는 그 원래의 취지에 맞게 도시계획 차
원의 문제로 접근하여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51)

<그림 2> Zoning Map, Mantattan. 2013

48) Key participants in the ULURP process are now the Department of City Planning (DCP) and the
City Planning Commission (CPC), Community Boards, the Borough Presidents, the Borough
Boards, the City Council and the Mayor.
http://www.nyc.gov/html/dcp/ (뉴욕시 도시계획부처 공식홈페이지) 검색일: 2013. 5. 30.
49) 공산품 할인점, 수퍼마켓, 전문점 등이 결합된 업태로 국내 대형마트와 같으나 규모가 대형마트 보
다 큼.
50) 신기동 외 2인, 앞의 글, 11면.
51) Mark Hughes, NYC, “Walmart fails to crack New York City,” 『The Telegraph』, 2012. 9. 16.,
http://www.telegraph.co.uk/news/worldnews/northamerica/usa/9546569/Walmart-fails-to-
crack-New-York-City.html, 검색일: 2013. 5. 30.

196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미국 뉴욕주의 뉴욕시에서는 위와 같이 기본적으로 용도지역제에 기반한 구획화를


통해 소매점 입점을 간접적으로 그리고 사전적으로 규제하고 있고 나아가 특별한 경
우에 한하여 즉, 주변 경관과 도시계획 나아가 그 주민들에게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고 의심되는 대상에 한하여 평가제를 병행하며 주민들의 의견은 물론 관계 부처 및 전
문위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허가를 내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의견수렴이 반영될 때에도 항상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접근하도록 한다. 이러
한 규제방식은 우리나라 유통법 개정 방향에 있어서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본다.

Ⅴ. 결론 - 우리나라 유통산업발전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

1. 용도지역제 신설 및 재정비 – 국토법에 따른 도시계획 재정비

위 사례를 참고하여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방향을 설계해보기 위해 위와 같은 용


도지역제를 신설 또는 기존에 있던 국토이용에관한법률(이하 ‘국토법’)에 따른 용도
지역구분을 재정비52)하여 간접적으로 대규모점포의 입점 및 개설을 규제하는 방법
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골목상권과 전통상업지역 보존구역과 같
은 요보호 지역들을 도시관리계획53) 상의 용도지역 중 주거 지역 또는 준주거지역
등으로 선정하여 대형마트 등의 입점에 대비하고 명확한 입지 기준을 설시하여 사전
적으로 그리고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입점 및 개설에 대한 기준
이 명확해져 예측가능성이 제공됨과 동시에 불명확한 규제 기준으로 인하여 입점하
고자 할 때 마다 규제 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 번잡스러움을 덜어줄 수도 있고 나

52) 우리나라의 국토공간계획 체계는 “국토 및 지역계획 ― 도시계획 ― 개별건축계획”의 3단계로 나뉘


며 도시계획은 상위계획인 국토 및 지역계획과 하위계획인 개별건축계획을 연결하는 중간단계에
해당하게 된다. 또한 지방의회 의견청취와 관련부서 협의 및 필요시 도시계획 상임기획단의 의견을
들은 후 지방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도지사가 도시관리계획을 결정·고시한다.
* 이하 도시계획 관련 정의 모두 서울시도시계획포털(http://urban.seoul.go.kr/4DUPIS/index.do)
에서 발췌. 검색일: 2013. 5. 30.
53) 도시관리계획이란 광역도시계획 및 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된 도시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도시
공간에 구체화하고 실현시키는 중기계획이다.

197
서강로리뷰 제5호

아가 지자체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규제는 도시계


획적 차원에서 접근되기 때문에 산업 간의 불평등에 관한 문제도 해결 될 수가 있다
고 본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 용도지역 구획은 상당히 구체적이지 못하고 세분화 되어
있지 않아 사전 규제 성격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의
용도지역제도를 재정비하여 사용하기 위해서는 실제적인 측정을 통한 재정비가 필요
할 것으로 보이며 사전적 분쟁 해결 수단이라는 점에 중점을 두어서 필요한 용도를
최대한 고려하여 그에 맞는 구획을 마련해 놓을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도시계획위원회의 정비

위와 같은 재정비가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현재의 갈등 양상과 같이 지역주민, 대규


모점포 사업자 또는 잠재적 경쟁 사업자 그리고 규제 당국 간 분쟁은 끊이지 않을 것
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또는 나아가 용도지역제의 유연한 수
정과 적용을 위한 위원회 및 의견 수렴 절차가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국
토법 제106조 이하는 도시계획위원회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바, 현 위원회는 각 시·
도 마다 설립되어 현행 도시기본계획54)과 도시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절차에 있어서
마지막 심의 절차를 진행하는 일을 맡고 있다.55) 그리고 현재 각 지자체의 도시계획
위원회는 공청회 및 일반인에게의 공고 절차를 계획 수립 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
고 있다. 따라서 위 위원회의 운영 절차를 재정비하여 ULURP처럼 용도 지역제로 해
결할 수 없는 문제들(예를 들어 초대형 점포가 입점하는 경우 또는 한 지역에 대형 마
트가 과다 입점되는 경우 등)에 대하여 주민들의 의견 및 전문가의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고 또 해결 가능한 분쟁에 대해서는 그것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하
는 등의 역할을 부여하여 갈등을 조절하는 매개체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듯하다.

54) 도시기본계획이란, 국토종합계획·광역도시계획 등 상위계획의 내용을 수용하여 도시가 지향하여


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하고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정책계획이다.
55) 도시기본계획 수립내용은 서울시의회의 의견을 듣고 관계 행정기관의 장(국토교통부장관 포함)과
협의한 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198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3.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마지막으로, 위에서 제시한 방안이 모두 국토이용에관한법률의 재정비를 통해 달


성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니 그렇다면 유통산업발전법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개정되어
야 할 것인지의 문제가 남게 된다. 이 문제를 위해 앞서 언급했던 주요 개정 조항들을
살펴보면 사전 개설등록제, 의무휴업일 및 영업시간 제한,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개설 제한 등이 있었는데 이 중 사전 개설 등록제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에 관한
문제는 국토법으로 상당부분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무휴업일 및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사료된다. 그러한 직접적인 규제조항은
앞에서도 누차 언급했듯 사업자들의 직업의 자유 즉, 영업활동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질서 아래에서는 어떠한 기본권도 다른 기
본권에 대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유통산업발전법은 직접
적인 기본권 침해 조항 규제 조항 등을 폐지하고 그 법이 추구하는 목적56)에 맞게 진
정으로 유통산업의 진흥을 촉진하는 법률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행 유통산업법은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입법으로 방향을
개정해야 하며 그것은 도시 계획을 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이해당사자의 의견 수렴절
차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행 국토법 그리고 도시관리계획 체계에서
의 목적 재설정과 재정비를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방향이 이와 같은 방향으로 설정될 수 있는 때에 위에서 지적했던 권력 집중의
문제, 진입장벽의 문제 그리고 산업 간·국민 간의 불평등 문제 등이 해결되고 지역
주민들의 이익과 기업들의 이익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56) 유통산업발전법 제1조(목적)


이 법은 유통산업의 효율적인 진흥과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하고, 건전한 상거래질서를 세움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199
서강로리뷰 제5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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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1996. 12. 26. 선고 96헌가18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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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2. 6. 22. 선고 2012구합11676 판결.

200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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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서강로리뷰 제5호

ABSTRACT

Revision Direction for Distribution Industry


Development Act in Korea

Kim, Jihyun

When it comes to Distribution Industry Development Act in Korea, which


was revised recently in April 2013, there are a lot of controversial issues in
terms of legal, political and social aspects.
Originally, this law was designed to provide a legal support to distribu
tion industry. However, now it seems that the purpose of the law has been
changed from providing a legal support to imposing more regulations on
the operation of SSM and other entities. Moreover, with recent revision in
2013, current law puts more regulations not only on business days and
hours but also on the opening of a new store. However, it has worsened
the situation.
SSM and other entities who are primarily regulated their businesses by
the law insist that their rights to do business and to operate, supported by
the Constitution, is violated. And consumers who are in favor of SSM also
claim that their right to opt for better goods and services is interrupted. In
addition, there are more severe issues regarding the law including equal
opportunity, violation against GATS and monopoly problems. Considering
the fact that more controls on the market brings more intensive conflict of
interests, current regulations in Korea need to be eased.
This paper studies the U.S. approach which is a good reference to those

202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소고(小考)
- 미국의 규제 방식(Zoning)을 중심으로 -

states pursuing indirect regulation on distribution industry. The U.S.


authority regulates the industry based on zoning which is related to city
plan so it has never caused such conflicts between the entities in the
market. This type of regulation will be helpful for resolving the problem in
Korea.

Key words : Distribution Industry Development Act, SSM


주 제 어 : 유통산업발전법, 유통산업발전법의 문제점,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대형유통업체, SSM, 유통산업 해외 규제사례

203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205-228 2013년 9월 제5호 205-228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규제산업법실무 논문 4>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이 정 수*

目 次
Ⅰ. 서론
Ⅱ. 빅데이터 관련 개인정보 보호제도의 현황 및 내용
1. 관련 법령
1)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이전
2)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 (2011)
2. 해외 법제 동향
1) 미국
2) 유럽연합
Ⅲ. 빅데이터 관련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1.개인정보의 정의와 식별 가능성
2. 최소수집 및 최소처리원칙의 한계
1) 최소수집 원칙
2) 최소처리 원칙
3. 정보 수집·이용·제공에 관한 동의 - 엄격한 옵트인 제도의 채택
4. 정보 주체의 자기 정보 통제 장치 미흡
Ⅳ. 빅데이터 시대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선 방안
1. 개인정보 개념의 재설정
2. 최소수집 및 최소처리원칙의 예외 마련
3. 이용자 동의 제도 완화 – 옵트아웃 제도의 병용
4. 정보주체 권리 보호를 위한 장치 마련
1) DNT 장치의 의무화
2) 개인정보의 이전 및 복제요구권 보장
3) 개인정보 영향평가제도 확대
Ⅴ. 결론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4기.

205
서강로리뷰 제5호

Ⅰ. 서론

최근 ICT 분야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당연 ‘빅데이터(Big Data)’


이다. 디지털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 및 분석·저
장 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빅데이터를 이용한 정보의 분석 및 새로운 가치
창출은 단순히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는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복지
및 안보, 경쟁력 강화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최근에는 모바일 서비스 및
스마트 서비스가 제공·확산되어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집적화된 정보의 유통
이 가능해지고, 기존에 정형화 된 개인 정보 뿐만 아니라 비정형화·비구조화 된 정
보까지 가공하여 새로운 가치를 갖는 정보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빅데이터(Big Data)란 말 그대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양적인 의미를 벗어나 대규모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을 포괄하는 용어로도 사용된
다.1) 기술적 의미에서의 빅데이터는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분석하여 가치 있는 정
보를 추출하고, 생성된 지식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대응하거나 변화를 예측하기 위
한 정보화 기술2)’을 의미한다.
빅데이터의 개념은 그 속성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빅데이터를 규정하는 세 가
지 요소로서 거대한 크기(Volume), 다양한 형태(Variety), 빠른 속도(Velocity)를 들
수 있다.3)
빅데이터는 민간기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가치창출에도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

1) 윤형중, 『이제는 빅데이터 시대』, e비즈북스, 2012, 8면.


2) “빅데이터를 이용한 스마트 정부 구현,”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2011. 11.
3) 채승병 외 2인, “빅데이터: 산업 지각변동의 진원,” 삼성경제연구소, 2012. 5. 2., 2면.
● 분량(Volume) : 100테라바이트(일반 가정용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100개 분량) 이상. 현재는 일
반 기업에서도 테라바이트~페타바이트 급 이상의 데이터를 취급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며 미
국 기업 중 10TB를 넘는 분석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이 1/3 이상임.
● 다양한 형태(Variety) : 정형(Structured), 반정형(Semi-Structured), 비정형(Unstructured)의 모든
형태가 포함. 서버 로그 데이터나 날씨 정보와 같은 센서 데이터, 이미지, 비디오 등의 정형 데이
터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작성하는 글이나 사진과 같이 개인이 만들어내는 반정형 데
이터, 페이스북 친구 찾기 서비스, 링크드인(인맥찾기 서비스)과 같이 사람 또는 데이터 간의 관
계에 대한 비정형 데이터 모두 빅데이터가 된다.
● 속도(Velocity) : 데이터 생성 후 유통되고 활용되기 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수시간~수주 단위에
서 분, 초 이하로 단축.

206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다. 먼저 기업의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성향 분석 등을 통해서 기존의 사업 방식을 개


선하거나 고객에게 맞춤형 마케팅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정부의 입장에서
는 공공데이터 확보를 통해 국가경쟁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국토 보안, 복지, 의료,
국가적 위험 관리의 측면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구글은 자사의 ‘구글 트렌드(Google Trend)’ 사이트에서 빅데이터를 이용
해 검색창에서 발열, 기침 등의 검색 빈도로 독감 유행 수준을 파악하는 ‘구글 독감
트렌드(google flutrend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역별로 입력되는
감기 증상 관련 검색어들을 모아 그 빈도를 파악하고, 지역 및 시간대별로 데이터를
정리해 감기 바이러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감기예방 주의보를 내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정 지역에서 감기 관련 검색어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면 그것은 곧 그
지역에서 감기가 유행하고 있다는 뜻이란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실제로 구글에 따르면
'구글 독감 트렌드'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감기 경고보다 약 1주일에서 열
흘 앞당겨 감기 유행을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4)
그러나 빅데이터가 가지는 가장 큰 위험성은 바로 개인정보보호 문제이다. 빅데이
터를 통해 모든 개인정보가 수집 및 저장됨에 따라 빅데이터가 현대 사회의 ‘빅브라
더’가 될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빅데이터 환경에서의 개인정보보호에 대
한 구체적인 규제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이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 이
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등의 법률들이 있기는 하나 이 법률들은 급속히 발전
하는 빅데이터 기술에 대응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빅데이터는 정보를 수집하
고 분석하여 통계화하거나 예측함에 있어서 개인정보가 집적화되거나 다른 가공된
정보와 결합하여 새로운 정보서비스를 창출하기 때문에5) 기존의 법으로 규제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구체적으로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한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
법제의 현황을 알아보고 이와 관련한 문제점 및 개선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4) 이미아, “구글로 감기 예방하세요, 병원 가기 전 증상 검색어 빈도 통해, 美 각 지역별 감기동향 분석,”


『한국경제』, 2008. 11. 18.
5) 신영진, “공공분야의 빅데이터 추진과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연구: 개인정보보호법의 주요 내용과 개
선 과제를 중심으로,” Internet and Information Security 제3권 제3호, 2012, 102면.

207
서강로리뷰 제5호

Ⅱ. 빅데이터 관련 개인정보 보호제도의 현황 및 내용

1. 관련 법령

1)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이전

과거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제는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으로 나뉘어


공공부분은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 민간부분은 각 분야에 해당하
는 법률의 조항이나 특별법으로 규정되어 왔다. 이후 온라인상의 개인정보보호 문제
가 대두되면서 2001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그밖에도 개인 위치정보서비스의 등장으로 위치정보의 오남용을 막고자 2005년 위
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2)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 (2011)

2000년대 후반 대형 통신사 및 인터넷 사업자들에 의해 대규모의 가입자 정보가 유


출되거나 해킹당하는 사건들이 발생하자 소비자단체, 시민단체들로부터 개인정보보
호의 강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어졌으며 2011년 국회는 공공 및 민간의 모든 영역을 아
우르는 통합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하게 되었다.6) 이에 따라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포털, 금융기관, 병원 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아울러 규제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인해 주민등
록번호 수집이 전면 금지7)되는 등 전반적으로 개인정보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6) 손상영·김사혁, “빅데이터 시대의 새로운 정책이슈와 이용자 중심의 활용방안 연구,” 방송통신위원
회 정책연구12-15, 방송통신위원회, 2012. 11., 75면.
7) 제23조의2(주민등록번호의 사용 제한)
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용자의 주민등
록번호를 수집·이용할 수 없다.
1. 제23조의3에 따라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받은 경우
2. 법령에서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이용을 허용하는 경우
3. 영업상 목적을 위하여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이용이 불가피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하는 경우
② 제1항 제2호 또는 제3호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수집·이용할 수 있는 경우에도 이용자의 주민등록
번호를 사용하지 아니하고 본인을 확인하는 방법(이하 ‘대체수단’이라 한다)을 제공하여야 한다.

208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이 높아지고 이러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2. 해외 법제 동향

1) 미국

미국은 일반적으로 옵트 아웃(Opt-Out)방식을 채택하나, 예외적으로 의료정보, 통


신정보, 아동정보 등 민감 정보에 대해서는 옵트인(Opt-In) 방식을 적용한다.8) 따라
서 민감 정보가 아닌 이상 비교적 자유롭게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할 수 있다. 그
러나 최근 일련의 개인정보 침해 사고로 인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1) 오바마 정부의 소비자 프라이버시 권리장전(Consumer Privacy Bill of


Right) 제정

2012년 2월 오바마 정부는 ‘네트워크된 세계에서의 소비자데이터 프라이버시


(Consumer Data Privacy in a Networked World : A Framework for Protecting
Privacy and Promoting Innovation in the Global Digital Economy)’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의 중심에 있는 소비자 프라이버시 권리장전(Consumer
Privacy Bill of Right)은 소비자의 온라인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Individual
Control(개별통제권), Transparency(투명성), Respect for Context(목적 외 이용·제
공 금지), Security(보안성), Access and Accuracy(접근성, 정정요구권), Focused
Collection(데이터수집 제한 가능성), Accountability(설명 책임)이라는 7대 원칙을
포함하고 있다.9)

8) 옵트인 제도와 옵트 아웃 제도의 개요.


● Opt-In : 개인정보를 수집·처리하기 전 미리 정보주체에게 처리 목적을 고지하고 정보 주체의
명시적인 동의(affirmative authorization)를 받아야 하는 방식
● Opt-Out : 우편, 전자우편, 브로슈어, 팝업, 인터넷 알림 등을 통해 정보 주체에게 개인정보의 수
집·처리를 알리고 이에 대해 정보주체가 정식적으로(formally)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개인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방식.
9) 손상영·김사혁, 앞의 글, 72면.

209
서강로리뷰 제5호

(2) 연방거래위원회(FTC)10)의 소비자 프라이버시 권고

2012년 3월 26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프라이버시 정책담당자와 사업자들을 위


한 프라이버시 보호 가이드로서, ‘급변하는 시대의 프라이버시 보호(protecting con
sumer privacy in an era of rapid change)’라는 제목의 권고를 발간하였다.11) 이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수집 시와 다른 방법·목적으로 이용하거나 어떤 특정된 목적을
위해 민감 정보를 수집하고자 할 경우 수집·이용 전에 미리 정보주체로부터 “명시적
인” 동의를 받도록 하는 옵트인(Opt-In) 제도를 명시하였다. 또한 온라인 추적 차단
(Do not track, 이하 ‘DNT’라 함.) 기능12) 의무화, 모바일 서비스의 프라이버시 관행
개선, 대형 플랫폼 사업자의 개인정보 보호 의무 강화, 데이터 브로커에 대한 규제 강
화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으로 볼 때 개인정보 보호 규제를 강화하되
그 처리와 관련하여 무조건적인 규제 보다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3) Right to Know Act of 2013

2013년 2월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인 Bonnie Lowenthal은 소비자는 자신의 개인


정보가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알 권리 법안(Right to
Know Act)’을 발의했다.13) 이 법안은 기업들의 사용자 정보 수집 및 활용에 대해 캘
리포니아 주민의 요구가 있으면 30일 내에 정보 수집, 사용, 혹은 3자 제공 등에 대한

10) 미국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사항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없는 대신 각 영역별


로 개인정보보호 규범을 마련하고 있다. 공공부분에서는 1974년 프라이버시법(The Privacy Act of
1974)가 적용되는 한편, 민간부분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FCC: The Federal Trade Commission)가
아동의 온라인 프라이버시, 소비자신용정보, 공정한 거래관행과 관련하여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법
률을 집행하고 준수여부를 감독할 권한을 가진다.
11) 방송통신위원회, “해외 주요국의 빅데이터 관련 분쟁 및 동향,” 해외방송통신분쟁 ISSUE REPORT
NO. 36, 2012. 11., 19면.
12) 추적차단기능(Do Not Track)은 디지털 단말기 이용자들이 자신의 개인정보 추적 수준을 직접 제한
할 수 있도록 브라우저사업자들이 자신의 서비스에 추적차단옵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적
차단 옵션은 이용자가 개인정보 수집 거부에 대한 선택권을 갖는 시스템이며, 이용자가 자신의 개
인정보 추적 수준을 스스로 제한할 수 있다.
13) 한국정보화진흥원, “4월 2주 개인정보보호 주간동향 제6호,” 한국정보화진흥원, 2013. 4., 4면.

210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모든 기록들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기존에도 개인정보 활용 공개와 관련된


유사한 법안이 있었으나 이 법안은 사용자가 웹 사이트에 초기 가입 시 입력했던 정
보 이외에 사용자의 웹 사용 기록 정보(Browsing History) 및 사진, 텍스트, 위치 정
보 등과 같이 사용자가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며 생성한 정보(User-generated
content)들까지 포괄하고 있는 점에서 큰 시사점을 갖는다. 즉 기존 법안은 기업들의
우편, 전자 메일 등과 같은 정크메일(Junk Mail) 발송에 이용했던 제한된 사용자 정보
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새로운 법안은 사용자들이 Twitter, Facebook과 같은
SNS 서비스를 사용하며 만들어 낸 정보까지 포괄하며 개인정보 범위를 기존보다 더
욱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다.14)

2) 유럽연합

유럽연합은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미국보다 강화된 규제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를 비교적 균형 있게 조화시키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도록 통계처리 등 목적의 개인정보 처리에
대하여 상당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한 사생활 보호 장치로는 옵트인
제도의 도입, 사생활 친화적 설계(Privacy by Design), 개인정보 공개 설정 제한
(Privacy by Default), 잊혀질 권리, 프로파일링거부권, 개인정보 영향 평가, DNT 기
능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15)

(1) ePrivacy Directive 개정 (2009)

EU는 2009년 개인정보보호지침(ePrivacy Directive)을 대폭 개정하여 쿠키정보16)


수집을 제한하고 DNT 기능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신설하였다. 이에 따라 마케팅 등

14) 이승훈, “Big Data와 함께 팽창하는 개인정보 공개와 보호의 딜레마,” LG경제연구소, 2013. 5.
15) 방송통신위원회, 앞의 글, 13면 참조.
16) 쿠키정보란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자동적으로 만들어지는 임시 파일로 이용자가 본 내용, 상품 구
매 내역, 신용카드 번호, 아이디(ID), 비밀번호, IP 주소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일종의 정보파일을
의미한다.

211
서강로리뷰 제5호

의 목적으로 쿠키정보를 저장하거나 수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옵트인 제도의 채택) DNT 기능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의무화 한 규정은
없지만 법해석상 모든 온라인 광고주들은 DNT 프레임워크를 도입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EU의 DNT 프로토콜은 아이콘 기반으로서, 해당 맞춤형 타깃 광고 옆에 설
치된 아이콘을 클릭해 광고를 차단하는 방식이므로 온라인 추적 자체를 차단하는 방
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17)

(2)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개정 (2012)

EU 집행부는 2012년 1월 EU의 데이터보호 개선 패키지(Data Protection Reform


Package)를 제안하였다. 이는 ICT 발전과 글로벌화에 따라 데이터의 수집, 접근 및
활용 방법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가 발생하게 되면서 기존의 데이터 보호지침을 전면
개정할 필요성에 따라 제정된 것이다.18) 여기에 포함된 일반 개인정보보호규정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에는 다음과 같은 개인정보 보호 방침이 담겨
있다.

<표 1>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2012)의 주요 내용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하나 이상의 구체적


인 목적을 정해 정보주체로부터 동의를 구해야 함. 이 동의 사실에 대해
옵트인 제도의 채택 서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며 정보주체가 동의를 다른
문제와 관련된 서면 진술에 포함시킨 경우 이를 구별하여 동의를 받아
야 함.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처리 기준을 결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개인
사생활 친화적 설계 정보를 처리함에 있어서 법에서 요구하는 요건을 충족하고 정보주체의
(Privacy by Design) 권리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가 처리되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적절한 기술적·조직적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해야 함.
개인정보처리자는 특정한 처리목적에 필요한 개인정보만을 처리하도록
개인정보 공개 설정 제한
초기 설정을 해야 하고, 특히 처리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벗어
(Privacy by Default)
나서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보관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17) 방송통신위원회, 앞의 글, 18면 참조.


18) 손상영·김사혁, 앞의 글, 73면 참조.

212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개인은 자신과 관련된 특성, 업무 능력, 경제적 상태, 위치, 건강, 선호


등을 분석·예측할 목적으로 오로지 자동화된 개인정보처리에만 의존
프로파일링 거부권
하고 있는 측정수단을 거부할 수 있다. (명시적 동의 및 계약 이행 관련
하여서는 제외)
개인정보가 다이렉트 마케팅(direct marketing)을 위해 처리되는 경우
다이렉트 마케팅
정보주체는 비용 부담 없이 자신에 관한 개인정보가 마케팅을 위해 처
구분고지 의무
리되는 것에 반대할 권리를 가진다.
공개된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있는 제3자에게 정보주체가 해당 정보의
잊혀질 권리 링크·복제·복사의 제거를 요구해왔음을 알리기 위하여 기술적인 조
치를 포함, 모든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개인정보처리자는 처리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권리와 자유가 위협받을
개인정보보호
특별한 위험이 있는 경우 예상되는 개인정보처리과정이 개인정보보호
영향평가(PIA)
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 (민감 정보의 경우 평가 의무화)
개인정보처리자가 역사, 통계, 과학연구 목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통계목적 등을 위한
개인정보를 처리할 때에는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고 즉시 삭제하지 않
개인정보 처리
아도 된다. 민감정보의 경우도 마찬가지.

(참조 : 방송통신위원회, “해외 주요국의 빅데이터 관련 분쟁 및 동향,” 『해외방송통신분쟁 ISSUE


REPORT』 NO. 36, 2012. 11., 14면)

Ⅲ. 빅데이터 관련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1. 개인정보의 정의와 식별 가능성

현재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개별 법률상 ‘개인정보’에 관한 정의는 다음


과 같다.

<표 2>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주요 법률상 개인정보의 정의

법 령 규 정

제2조 제1호 :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


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
개인정보보호법
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
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

213
서강로리뷰 제5호

제2조 제1항 제6호 : “개인정보”란 생존하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명·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한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부호·문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자·음성·음향 및 영상 등의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
(이하 ‘정보통신망법’) 아볼 수 없어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정보를 포함한다)를 말한다.

제2조 제1항 제6호 : “개인정보”란 생존하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명·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한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부호·문
등에 관한 법률 자·음성·음향 및 영상 등의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
(이하 ‘위치정보법’) 아볼 수 없어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정보를 포함한다)를 말한다.

이와 같이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위치정보법은 모두 개인정보에 관


한 정의에서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괄호 부분을 둠으로써 개인정보의 정의를 무
한히 확장시키고 있다. 이는 물론 개인의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겠
지만 당해 조항을 통해서 개인정보의 정의 및 범위가 명확히 도출되지 않는다는 측면
에서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19)
또한 빅데이터 환경에서 여러 가지 데이터가 분석·결합됨으로써 비식별정보들의
결합만으로 개인의 식별이 가능해지는 경우20) 이것이 모두 개인정보의 범위에 포함되
어 법률상 강한 규제를 받게 된다. 결국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수집하는 정보는 모두
개인정보가 되는 것이다. 이는 개인정보처리자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빅데이터 기술의 이용을 불가
능하게 해 소비자 후생의 감퇴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동의를 받지 않은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해서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무리하여 빅데이터를 이용한 정보 분석을 활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9) 구태언, “현행 개인정보보호 법제상 ‘개인정보’ 정의의 문제점,” 『개인정보보호법제 개선을 위한 정
책연구보고서』, 프라이버시정책연구포럼, 2013. 2., 38면 참조.
20) 2006년 10월, 넷플릭스(Netflix)는 자사의 영화추천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백만 달러에 달하는 넷
플릭스 상을 공표했다. 동시에 연구목적으로 6년간 50만명의 고객들이 작성한 1억 개에 달하는 영
화 관련 데이터세트를 공개했다. 이 자료는 고객의 이름은 삭제되고 대신 숫자가 배정되었으며, 영
화 이름, 영화 평점 기록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되었지만 이 자료를 다른 데이
터베이스와 비교하면 의외로 실명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김형중, “통계적 익명성을 위
한 Privacy 보호 기술,” 『NIA PRIVACY ISSUES』 제2호, 한국정보화진흥원, 2012. 6. 20., 2면).

214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2. 최소수집 및 최소처리원칙의 한계

1) 최소수집 원칙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21)는 여덟 가지의 개인정보 보호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OECD의 프라이버시 8원칙을 국내 실정에 맞게 구체화 한 것이다.22) 이 중 빅
데이터와 관련하여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제1항의 수집제한원칙이다. 제1항
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을 명확하게 하여야 하고 그 목적
에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의 개인정보만을 적법하고 정당하게 수집하여야 한다. 다
시 말해 과도하고 필요 이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는
의미이다. 이 원칙은 개인정보보호법 제16조에 구체화되어있다.
그러나 빅데이터의 본질은 정보수집을 최대한으로 다양화하고 극대화하여 그 정
보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빅데이터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자 하

21) 제3조(개인정보 보호 원칙)


①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을 명확하게 하여야 하고 그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최
소한의 개인정보만을 적법하고 정당하게 수집하여야 한다.
②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적합하게 개인정보를 처리하여야 하
며, 그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개인정보의 정확성, 완전성 및 최신
성이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
④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방법 및 종류 등에 따라 정보주체의 권리가 침해받을 가능성
과 그 위험 정도를 고려하여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여야 한다.
⑤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 처리방침 등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여야 하며, 열람
청구권 등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하여야 한다.
⑥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의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처리하여야 한다.
⑦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익명처리가 가능한 경우에는 익명에 의하여 처리될 수 있도록 하여
야 한다.
⑧ 개인정보처리자는 이 법 및 관계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책임과 의무를 준수하고 실천함으로써
정보주체의 신뢰를 얻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22) OECD의 프라이버시 8원칙은 ① 개인 정보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보수집제한의 원
칙, ② 개인 정보의 위·변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보 정확성의 원칙, ③ 개인 정보 요청에 대한 목
적을 분명하게 하기 위한 명확성의 원칙, ④ 개인정보의 이용을 요청 받았을 경우 유효한 목적에만
이용할 수 있는 이용제한 의 원칙, ⑤ 개인 정보 노출에 의해 프라이버시 침해 위협에 대응하기 위
한 안전 확보의 원칙, ⑥ 개인 정보와 관련된 정책, 절차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공개의 원
칙, ⑦ 개인 정보에 대한 주체가 스스로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개인 참여의 원칙, ⑧ 개인 정보가 안전
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책임을 명시하는 보증의 원칙 등이다.

215
서강로리뷰 제5호

는 전 세계의 추세와 우리 정부 및 기업의 동향을 살펴보았을 때 데이터의 최소 수집


을 통한 개인정보보호를 꾀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 제1항의 최소수집의 원칙이
빅데이터 시대에도 유효한 원칙일지 의문이다. 물론 무조건적인 데이터 수집 및 축적
과 무분별한 이용은 막아야 하겠지만 빅데이터의 발전을 위하여 최소수집의 원칙이
엄격하게 유지되어야 하는지 고민해 볼 문제이다.

2) 최소처리 원칙

개인정보보호법제3조 제2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적합하게 개인정보를 처리하여야 하며, 그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최소처리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수집 목적 외에 개인정보를 활용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바, 별도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빅데이터의 정보분석의 목적은 비정형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원래 데
이터 이상의 상위 정보를 만들어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는 수집 당시의 정보
이용 목적과 분석 이후의 데이터 이용 목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
럼 빅데이터의 정보 분석으로 인한 새로운 효용가치 창출의 개념, 이용 목적의 유연
성을 고려하여 빅데이터 발전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 제2항의 최소처리원칙
의 예외 조항 마련 내지 수정이 요구된다.

3. 정보 수집·이용·제공에 관한 동의 - 엄격한 옵트인 제도의 채택

빅데이터 환경에서는 빅데이터의 수집 및 저장, 이용 등 전 과정에 걸쳐서 정보 주


체의 동의가 없는 개인정보 수집이나 모니터링, 분석, 동의 없는 광고 제공 등이 문제
될 수 있다. 개인의 자기정보결정권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23)이지만 빅데이터와 같이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저장되고 분석되는 시스템에서는 어느 범위까지 동의를 받아야

23)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99헌마513 등에 따르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즉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공개와 이용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말한다.

216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하는지 문제가 생긴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 제4조 제2호에서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동의 여부,
동의 범위 등을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인정하는 등 옵트인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현행 법제에 따르면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수집항목, 이용 및 보유기간을 정해서 개
별적으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회원가입이나 서비스 이용 시 필수정보
와 선택정보를 구분하여 사용 주체에게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는데 선택정보로 분류
해도 충분한 정보를 필수정보로 분류하여 상당한 정도의 개인정보가 회원 가입의 필
수적 전제조건처럼 되어 동의가 강제되고 있고, 소비자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
적, 개인정보처리지침 등의 세부적인 내용을 알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현실성이 떨어
진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빅데이터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생한 데이터의 결합, 다른 루트에서 수집
된 데이터의 자유로운 조합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결합과정에 대한 규제가 최소화
되고 자유로운 대용량 데이터의 결합이 어느 정도 인정되어야 분석을 통한 가치달성
이 극대화된다. 하지만 현행 규제와 같이 개인정보주체가 결합의 여부나 결합의 범위
를 결정하여 선택하고, 그 결과 개인정보 주체마다 결합정도를 따로 따로 정해야 한
다면, 결합 비용이나 유지비용 때문에 빅데이터의 실현은 거의 불가능할 수 있다.24)
따라서 정보주체의 동의와 관련하여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보호와 빅데이터 활용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4. 정보 주체의 자기 정보 통제 장치 미흡

정보 주체의 자기정보통제권은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관한 동의권 내지


동의철회권, 열람요구권 및 삭제요구권 등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정보보호법에도 이
러한 원칙들이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선언적인 규정일 뿐 실제로 정보주체의
자기 정보 통제를 위해서 실효적으로 이용되지는 않는다. 대부분 개인정보처리자는
최초 회원가입이나 서비스 이용 시작 당시에 포괄적인 동의를 받음으로써 개인정보

24) 김경환, “빅데이터와 개인정보보호법 상관관계 바로 알기,” 『보안뉴스』, 2012. 10. 30.

217
서강로리뷰 제5호

제공에 관한 자발적인 동의가 아닌 사실상 서비스 이용을 위한 강제 수단으로 이용되


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개인 정보의 동의철회권, 열람 및 삭제 요구권은 개인정보
동의절차보다 훨씬 복잡하고 까다롭게 되어 있어서 이용자들이 실제 이러한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러한 자기정보통제장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프로파일링 거부권, DNT 제도, 잊혀질 권리 등을 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는 정보 주체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자기 정
보 통제 장치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실정이다.

Ⅳ. 빅데이터 시대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선방안

1. 개인정보 개념의 재설정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가장 실효적인 방법은 익명화 기술을 통한 보안 유지이지 법령


상의 개인정보의 정의를 확장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법체계는
개인정보의 범위를 최대한 확장하는 방식을 통해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보 수집 및 이용
을 저해함으로써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려고 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개인정보란 ‘정보 주체의 신원이 확인되었거나 확인 가능한 정보’라고
하여 우리 법의 본문 조항에 해당하는 부분만 명시할 뿐 데이터의 통합을 통한 식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25) 즉 당해 데이터에 개인의 신원 정보 내지
신원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에만 개인정보로 보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식별정보나 식별 가능한 정보’에 한정하여 보아도 개인정보보호 법제
가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비식별정보 간의 통합을 통해 특정 개인을 식별

25) The term "record" means any item, collection, or grouping of information about an individual
that is maintained by an agency, including, but not limited to, his education, financial
transactions, medical history, and criminal or employment history and that contains his name, or
the identifying number, symbol, or other identifying particular assigned to the individual, such
as a finger or voice print or a photograph (The Privacy Act of 1974)

218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할 정보가 생성된다고 하더라도 이 자체로서 식별정보 내지 비식별정보가 되므로 개


인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괄호 안의 “해당 정보만으로
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라는 문구는 그 자체로서도 매우 불명확한 조항일 뿐더러 데이터의 통합
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의 활용을 매우 위축시킬 우려
가 있다. 따라서 괄호 부분을 삭제하고 데이터 통합 자체의 위법성 및 개인정보 침해
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거나 익명화 기술을 통해 사전에 식별성을 제거하는 예방적인
대책이 보다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를 통해 식별성이 없거나 식별가능성이
없는 데이터의 통합 역시 더 자유로워 질 것이다.

2. 최소수집 및 최소처리원칙의 예외 확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개인정보보호 원칙 중 최소 수집 및 최소 처리 원칙은 빅데


이터의 기술의 본질과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현재는 최소 처리 원칙과 관련하
여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매우 엄격하
게 제한하여,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
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에 처벌하도록 규정하
고 있다.26) 개인정보보호법제18조 제2항이라는 예외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26) 제71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7조제1항 제2호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같은 항 제1호를 위반하여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고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
2. 제18조제1항·제2항, 제19조, 제26조제5항 또는 제27조제3항을 위반하여 개인정보를 이용하거
나 제3자에게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
은자
3. 제23조를 위반하여 민감정보를 처리한 자
4. 제24조제1항을 위반하여 고유식별정보를 처리한 자
5. 제59조제2호를 위반하여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
도록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
6. 제59조제3호를 위반하여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훼손, 멸실, 변경, 위조 또는 유출한 자

219
서강로리뷰 제5호

빅데이터를 구성하는 정보를 결합하여 새로운 데이터를 창출하다보면, 목적 외의


이용이나 제3자 제공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
전에 정보주체에게 ‘빅데이터 이용’ 사항임을 세부적으로 명시하여 적법한 범위 내에
서만 이용·제공하도록 규제하는 조항을 만들어 해당 범위에서는 자유롭게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 밖에도 최소수집원칙과 관련하여 역사·통계·과학연구·신제품 개발 등 목적
의 데이터 수집·활용27)은 소비자의 이익 증진 도움이 되므로 지금보다 폭넓게 허용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3. 이용자 동의 제도 완화 – 옵트 아웃 제도의 병용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기 위해서는


계약의 체결 및 이행 등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정보주체의 사
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사전 동의를 받을 때에는 ①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
적, ② 수집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 ③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 기간, ④ 동의를 거
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및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그 불이익의
내용을 알려야 한다. 이용목적에 사소한 변경이 있는 경우에도 그 내용을 정보주체에
게 알리고 미리 동의를 받아야 한다(제15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규정도 이와 유사하다(제22조 이하).
이와 같은 옵트인 방식은 가능한 다양하고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하는 것을
그 본질로 하는 빅데이터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많다. 또한 개인정보를 세부
적인 단위로 구분하여 분리·저장, 배분, 활용 등의 절차에 대해 정보의 중요도에 관
한 규정을 두고, 그 세부적인 기준에 따라 별도의 동의를 받는데 한계가 있다.28)
따라서 빅데이터 기술을 통한 정보의 통합 및 분석의 경우 데이터를 세분화하여 개

27)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4호에 따르면 통계작성 및 학술연구 등의 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경
우로서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
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28) 신영진, 앞의 글, 98면.

220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별적인 동의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동의를 받기 어려운 경우 예외규정을 마련하


여 고지의무를 다하도록 해야 한다.29)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사용자의 동의가 꼭 필
요한 분야, 즉 마케팅 이용이나 영리 목적의 데이터 판매 등에 한해 엄격한 동의를 받
는 한편, 서비스 이용 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이용 및 고지의무를 간소화하는 방향으
로 나가는 것이 보다 효과적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이 될 것이다.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 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으로 개인
정보보호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개인정보 유출 등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관리를 소홀히 한 개인정보처리자 측의 책임을 부당하게 감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동의권 이외에도 개인의 자기정보통
제권을 강화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개인정보보호방안이 될 것이다.

4. 정보주체 권리 보호를 위한 장치 마련

개인정보처리자는 보다 많은 정보를 보다 오랫동안 수집·보관·이용하기 위하


여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겠지만, 아무리 사려 깊은 정보주체라도 개인정보 수집·활
용 동의서를 끈기 있게 읽어보고 동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일반인이 개인정보 수
집·활용 동의서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내용이 어렵고, 설사 주의 깊게 읽어본다고
해도 교묘한 방법으로 동의를 유도하거나 정보주체의 선택권 행사를 어렵게 하여 동
의는 단지 요식적인 절차로 전락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정보 수집·연동·조
합 및 결합·보존기간 등에 대하여 ‘정보주체의 동의’ 이외에 실질적인 보호장치가
필요하다.30)

1) DNT 장치의 의무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DNT, 즉 온라인 추적 차단 기능은 디지털 단말기 이용자들


이 자신의 개인정보 추적 수준을 직접 제한할 수 있도록 브라우저사업자들이 자신의

29) 신영진, 앞의 글, 98면.


30) 방송통신위원회, 앞의 글, 12면.

221
서강로리뷰 제5호

서비스에 추적차단옵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며, 추적차단 옵션은 이용자가 개인


정보 수집 거부에 대한 선택권을 갖는 시스템이다.31)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 도중 클
릭한 상품의 광고가 그 창을 닫은 이후에도 다른 창에서 배너 형식 등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온라인 추적이다. 인터넷기업들은 이용자들이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인터넷 접속정보 등 개인정보를 실시간으로 축적하고 나아가 이 정보
를 온라인 광고에 노출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에게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에 대한 거부권(제22조 제
4항), 처리 정지 요구권(제37조 제1항)을 인정하고 있고, 이 경우 정보주체의 처리 정
지 요구가 있으면 계약 이행이 곤란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 지체 없이 해당 개인정보
의 처리를 정지해야 한다(제37조 제2항).
그러나 이에 따르면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일일이 정보처리에 대한 차
단을 요구해야 하거고, 일단 추적을 차단하면 계속 차단된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이 불편해지거나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 정보주체가 언제든
지 자유롭게 추적을 차단하거나 차단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어야 한다.32)
정보통신망법에서 ‘인터넷 접속 정보파일 등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장치
의 설치·운영 및 그 거부에 관한 사항’을 개인정보취급방침에 포함시켜 공개하게 함
으로써(제27조의2 제2항 제6호) 간접적으로 DNT 기능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그
러나 아직 구체적인 제도는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해외에서도 DNT 기능 도
입을 의무화 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고 온라인 추적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점을 미루어볼 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법제화가 필요하다.

2) 개인정보의 이전 및 복제요구권 보장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에게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부여하고 있으나(제35조 제1항), 자신에 관한 모든 정보의 사본을 제공해 달

31) 방송통신위원회, 앞의 글, 20면.


32) 이창범, “비교법적 관점에서 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정방향 : 한국·EU·일본을 중심으
로,” 『Internet and Information Security』, 제3권 제2호, 2012, 80면.

222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라거나 자신이 지정한 다른 개인정보처리자에게 해당 정보를 이전할 것을 요구할 권


리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잊혀질 권리와 반대로 특정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보시스템 내에 정보주체
의 일상과 추억이 쌓이고 가치 있는 정보가 축적되면 될수록 정보주체는 해당 개인정
보처리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더 종속하게 된다.33) 얼마 전 국내 커뮤니티 포털 프
리챌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10년 넘게 서비스를 이용해온 고객들의 소중한 정보들
이 폐기되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이때에도 업체 측은 개인이 개별적으로 백업하
는 방법 외에는 데이터를 이전 내지 복원할 수 없다고 하여 이용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
EU의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에 따르면 이른바 ‘개인정보휴대권(Right
to data protability)’를 인정하여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하여 복제요구권 및 이전요구권
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34) 이처럼 개인정보보호법에도 구체적인 조항으로서
이전 및 복제요구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 권리는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통제권
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업자 간 서비스 경쟁을 촉발시키는 효과가 있어 개인정보
보호 뿐 아니라 소비자 이익에도 부합할 것이다.

3) 개인정보 영향평가제도 확대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제33조에 따르면 공공기관만 영향평가 의무대상에 포함된


다. 따라서 이를 민간기업이나 비영리단체 등에까지 확대시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고 소비자 사생활 보호에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개인에 대한 체계적
이고 집중적인 평가(개인의 경제상태, 지리적 위치, 건강, 취향·선호, 신뢰도, 품
행·행실 등), 성생활, 건강, 인종, 민족적 기원,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역학 연구, 정
신질환 검사, 전염병 조사를 위한 정보, CCTV 등 전자광학장비를 이용한 공개장소의
모니터링, 아동, 유전자정보 등은 정보주체의 권리 및 자유에 특별한 위험이 있는 것
이므로 영향평가를 엄격하게 시행해야 한다. 이는 현재 EU의 General Data Protec

33) 이창범, 위의 글, 82면.


34) Article 18

223
서강로리뷰 제5호

tion Regulation에도 규정되어 있는 사항이다.35)

Ⅴ. 결론

IT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IDC가 발간한 ‘전세계 빅데이터 기술 및 서비스 전


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2010년 32억 달러에서 오는 2015년에
는 169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연평균 39.4%의 성장률(CAGR)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성장률의 약 7배에 달하는 수치다.36)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최근 2013년 5월 10
일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함께 인터넷 신산업 육성을 위해 빅
데이터 센터 분석·활용 센터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37) 이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활용 센터에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분석·처리할 수 있는 HW, SW
등 분석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시범사업 및 공공데이터 포털(data.go.kr) 등과 연계
하여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 세트를 수집하여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사업화 지원 및 대학·연구기관의 기술개발, 인력 양성 등에 공동 활용할 빅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국내 최초로 제공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이다.38)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 빅데이터 기술로 인한 개인정보침해의 우려 또한 큰 것이 사
실이다. 빅데이터가 다루는 데이터의 양과 속도를 생각해보았을 때 개인정보 유출 사
고가 발생한다면 엄청난 피해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분별하게 정보주체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이를 불법 프로파일링 수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규제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이를
지나치게 규제하여 산업 활동을 저해한다면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해치는 결과가 될

35) Article 33
36) “IDC expects the Big Data technology and services market to grow from $3.2 billion in 2010 to
$16.9 billion in 2015. This represents a compound annual growth rate(CAGR) of 39.4% or about
seven times that of the overall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 market.”, IDC,
“Worldwide Big Data Technology and Services,” IDC, 2012. 3., p.1.
37) 윤현기, “공공, 민간 지원할 빅데이터 분석센터 생긴다,” 『IT데일리』, 2013. 5. 10.
38) 미래창조과학부 보도자료, “빅데이터 분석·활용 센터 구축,” 2013. 5. 10. 1-2면.

224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수 있다. 영업재산을 이루는 고객관계의 기본이 바로 고객정보이며 개인정보이기 때


문이다.39) 따라서 둘 간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
정보보호 규제의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39) 김현경, “상법상 영업양도의 ‘영업재산’으로서 ‘개인정보’법리에 관한 재검토,” 『법학논고』 38권,


경북대학교법학연구원, 2012, 288면.

225
서강로리뷰 제5호

참고문헌

[단행본]
윤형중, 『이제는 빅데이터 시대』, e비즈북스, 2012.

[보고서]
구태언, “현행 개인정보보호 법제상 ‘개인정보’ 정의의 문제점,” 『개인정보보호법제
개선을 위한 정책연구보고서』, 프라이버시정책연구포럼, 2013. 2.
김형중, “통계적 익명성을 위한 Privacy 보호 기술,” 『NIA PRIVACY ISSUES』 제2
호, 한국정보화진흥원, 2012. 6. 20.
방송통신위원회, “해외 주요국의 빅데이터 관련 분쟁 및 동향,” 『해외방송통신분쟁
ISSUE REPORT』 NO. 36, 2012. 11.
“빅데이터를 이용한 스마트 정부 구현,”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2011.11.
손상영·김사혁, “빅데이터 시대의 새로운 정책이슈와 이용자 중심의 활용방안 연
구,” 『방송통신위원회 정책연구』12-15, 방송통신위원회, 2012. 11.
이승훈, “Big Data와 함께 팽창하는 개인정보 공개와 보호의 딜레마,” LG경제연구소,
2013. 5.
채승병 외 2인, “빅데이터: 산업 지각변동의 진원,” 삼성경제연구소, 2012. 5. 2.
한국정보화진흥원, “개인정보 주간동향 제6호,” 한국정보화진흥원, 2013. 4.
IDC, “Worldwide Big Data Technology and Services,” IDC, 2012. 3.

[ 논문]
김현경, “상법상 영업양도의 ‘영업재산’으로서 ‘개인정보’법리에 관한 재검토,” 『법학
논고』, 경북대학교법학연구원, 38권, 2012.
신영진, “공공분야의 빅데이터 추진과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연구: 개인정보보호법의
주요 내용과 개선 과제를 중심으로,” 『Internet and Information Security』 제3
권 제3호, 2012.

226
빅데이터 시대 도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이창범, “비교법적 관점에서 본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정방향 : 한국·EU·


일본을 중심으로,” 『Internet and Information Security』 제3권 제2호, 2012.

[신문기사 및 보도자료]
김경환, “빅데이터와 개인정보보호법 상관관계 바로 알기,” 『보안뉴스』, 2012. 10. 30.
미래창조과학부 보도자료, “빅데이터 분석·활용 센터 구축,” 2013. 5. 10.
윤현기, “공공, 민간 지원할 빅데이터 분석센터 생긴다,” 『IT데일리』, 2013. 5. 10.
이미아, “구글로 감기 예방하세요.. 병원 가기 전 증상 검색어 빈도 통해, 美 각 지역
별 감기동향 분석,” 『한국경제』, 2008. 11. 18.

227
서강로리뷰 제5호

ABSTRACT

A Study on 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Act in the Age of Big Data

Lee, Jungsu

“Big Data” means a set of data so large and/or complex that it is impo
sible to process or analyze in a reasonable time using available resources.
Big Data technologies extract value economically from large volumes of a
wide variety of data by enabling rapid capture, discovery and analysis.
Companies are more and more interested in processing Big Data to analyze
customers’ trends and to find correlations between information they have
collected from their customers.
However, some clauses of 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Act in Korea
are not applicable to Big Data technologies for some reasons. In this study,
current problems of 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Act are reviewed.
Also, this paper attempts to propose some legislative improvements of
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Act in the age of Big Data such as redefi
ition of ‘personal information’, revision of ‘collection limitation principle’
and ‘use limitation principle,’ and applying ‘Opt-Out.’ In addition, ‘Do Not
Track’ system and the right to erase and copy users’ own personal
information can be reasonable ways to protect personal information.

Key words : Big Data, 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Act, privacy,


Opt-Out, Do Not Track.
주 제 어 :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법, 프라이버시, 옵트 아웃 제도,
온라인 추적 차단 장치.

228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229-250 2013년 9월 제5호 229-250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규제산업법실무 논문 5>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전 소 라*

目 次
Ⅰ. 들어가며
Ⅱ. 지상파 재전송 관련 규제의 개괄
1. 재송신 규제 개정 연혁
1) 유선방송수신관리법(‘61) 및 유선방송관리법(’86)
2) 종합유선방송법(‘91)
3) 방송법(‘00)
2. 지상파 재전송 관련 법령
Ⅲ. 지상파 재전송 법적 분쟁의 경과
1. 판결의 요지
1) 저작인접권의 인정
2) 피고주장에 대한 판단
2. 판결 이후의 현황
1) 재송신료 협상의 진행
2) 의무재전송 확대주장의 계속
Ⅳ. 해외 유사 규제 사례
1. 미국
2. 일본
3. 유럽
1) 프랑스
2) 영국
4. 소결
Ⅴ. 현행 지상파 재전송 규제의 문제점
1. 의무재송신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은 항상 무료로 이용해야 하는 것인가?
2. 의무인가 권리인가?
3. 지상파 콘텐츠의 경쟁력에 따른 재산권 및 자유권 침해
Ⅵ. 지상파 재전송 규제의 개선방안
1. Must-offer rules의 도입
2. 체약강제의 방안
Ⅶ. 결론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3기.

229
서강로리뷰 제5호

Ⅰ. 들어가며

불과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방송시장은 소수의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만이 존


재해 왔다. 이에 따라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사업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이하, ‘SO(System Operator)’라 한다.)의 재송신으로 난시청 문제를 해소해 왔고, 그
결과 보다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여 높은 단가의 광고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반면,
SO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보유한 지상파 재전송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홈쇼핑 채널
편성에 따른 수수료 수익에 도움을 얻었다.1) 이처럼 ‘관행적으로’ 케이블 사업자는
무료로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를 재송신하고 있었고, 양 당사자의 관계는 그동안 갈등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보완 관계에 있었다.
그러던 중, 2008년 7월 지상파 방송은 케이블방송을 대상으로, 허락 없이 지상파채
널을 재송신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다양한 플랫폼과 단말
기의 확산, 200개가 넘는 채널의 탄생 등 지상파 방송의 경쟁 사업자들이 급부상하여
예전과 같은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려워진 지상파방송사업자는 광고 수익의 감소를
보충하기 위하여 다른 수익원을 찾게 된 것인데, 고화질 디지털(HD) 방송 재송신에
저작권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그중 하나가 된 것이다.
이는 지상파 재전송 정책의 성격이, 상호 경쟁하고 있는 기존 지상파 방송과 신규
뉴미디어 매체간의 관계 설정 문제로 변모하는 등 미디어 환경이 변화함에 따른 것이
었다. 즉,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지상파방송사업자나 케이블방송 당사자의 잘못이 아
니라 미디어 생태계가 변하는 상황에서 나타난 문제인 것이다.2)
이하에서는 지상파 재전송을 둘러싼 갈등의 배경, 기존의 법적분쟁의 경과, 외국사
례 들을 토대로 현행 지상파 재전송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1) 김대호, “의무재전송 범위가 쟁점 미디어 변화에 맞게 정책정비를,” 『신문과 방송』, 한국언론재단,


2012. 1., 39면.
2) 김대호, 위의 글, 39면.

230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Ⅱ. 지상파 재전송 관련 규제의 개괄

1. 재송신 규제 개정 연혁

1) 유선방송수신관리법(’61) 및 유선방송관리법(’86)

기존의 유선방송은 본래 무선방송 즉 지상파방송의 난시청지역을 해소하기 위하


여 이를 중계하는 형태로 출발하였다. 이것이 현행 방송법상 ‘중계유선방송’3)이다.
이에 대하여 정부는 1961년 8월 24일, 유선방송수신관리법을 제정하여 유선방송 수
신사업을 처음으로 도입하였고, 동법의 시행령에서 텔레비전 중계방송에 관한 사항
을 규정하여 중계유선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후 1986년 12월 31일에 이르러
유선방송수신관리법은 유선방송관리법으로 대체되어 운영되었다.4)

2) 종합유선방송법(’91)

그 후 유선방송은 기술의 발달에 따라 자체적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이나 이미 제작


된 프로그램을 구입하여 송출하거나 각 채널 별로 프로그램 공급자로부터 전문프로
그램을 공급받아 송출하는 형태로 발전하여 왔는데, 이를 ‘종합유선방송’5)(혹은 ‘케이
블 TV’)이라 한다. 이때 케이블 TV와 기존 지상파 TV간의 관계정립의 문제가 최초로
대두된바, 1991년 12월 31일, 종합유선방송법을 제정하여 종합유선방송을 도입하였

3) 방송법 제2조 제4호


‘중계유선방송’이라 함은 지상파방송(방송을 목적으로 하는 지상의 무선국을 이용하여 행하는 방송
을 말한다. 이하 같다.)또는 이 법에 의한 한국방송공사 및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방송사업자가 행
하는 위성방송(인공위성의 무선국을 이용하여 행하는 방송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을 수신하여 중계송신(방송편성을 변경하지 아니하는 녹음·녹화를 포함한다.)하는 것
을 말한다.
4) 정상조·박준석,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지상파 재전송에 대한 저작권 쟁점 연구,” 『계간 저작권』
통권 88권, 한국저작권위원회, 2009. 12., 6-7면, 종합유선방송의 연혁 부분을 요약 정리함.
5) 방송법 제2조 제2호 나목
종합유선방송사업: 종합유선방송국(다채널방송을 행하기 위한 유선방송국설비와 그 종사자의 총체
를 말한다. 이하 같다.)을 관리·운영하며 전송·선로설비를 이용하여 방송을 행하는 사업.

231
서강로리뷰 제5호

고, 국내 지상파 재전송 정책은 동법 제27조 제1항6)에서 케이블 TV에 대한 공영방송


의 동시 재송신을 의무화하면서 제도로서 확립되었으며, 1995년 3월 1일부터 12개
분야에서 20개의 채널로 방송되기 시작하였다.

3) 방송법(’00)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은 유선전기통신설비(케이블)라는 동일한 수단을 이


용하여 행하여지는 같은 유형의 방송으로 기술적인 서비스 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
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선방송관리법과 종합유선방송법이라는 별도의 법과 규제기관
의 이원화로 양자의 정책이 각각 분리되어 추진되었다. 이에 따른 중복투자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자, 이를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이후 지상파 재전송 정책은 위성방송 도입에 따라 위성방송 도입의 근거를 마련하
고, 매체 간 균형 발전 등 변화하는 방송환경에 대처하기 위하여, 구 방송법, 종합유
선방송법, 유선방송관리법 및 한국방송공사법을 통합하여, 2000년 방송법(소위, (통
합)방송법이라 함)을 제정하였다. 이렇게 탄생한 (통합)방송법 제78조 및 동법 시행
령 제61조에서 종래 케이블TV 뿐만 아니라 중계유선방송, 위성방송에서도 공영방송
(KBS1, EBS)을 의무적으로 재송신해야 한다고 하는 ‘의무재전송’ 규정을 두었고, 이
것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2. 지상파 재전송 관련 법령

방송법 제78조 제1항 및 제3항에 의하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사업


자 등은 한국방송공사(KBS1, KBS2)와 교육방송공사(EBS)가 행하는 지상파방송에
변경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동시에 재송신(‘동시재송신’)을 하여야 한다.(의무재전
송). 이때 지상파방송사업자가 수개의 지상파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미래창

6) 종합유선방송법 제27조 제1항


종합유선방송국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무선방송국의 방송(라디오방송을 제외한다.)을 동시 재송신하
여야 한다. 다만, 동시 재송신하고자 하는 무선방송국의 방송 구역 안에 당해 종합유선방송국의 방송
구역이 포함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지 아니한다.

232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조과학부장관이 지정·고시하는 1개의 지상파방송 채널에 한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데, 방송통신위원회7)는 한국방송공사의 2개의 채널 중에서, KBS1채널을 지정하였
다. 이로써 KBS1과 EBS채널만이 의무재전송 채널에 해당하게 되었다. 또한 동조 제
3항은 위 의무재전송 채널의 동시재송신의 경우에는 저작권법 상의 동시중계방송권
(저작권법 제69조)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게 하여, 저작권법 상의 문제발생을 미
연에 방지하게 하였다.8)
다만, 당해 방송구역 내에서 임의재송신(MBC, SBS, KBS2)을 하는 경우에 대한 규
제규정은 미비하다. 즉, SO의 당해 방송구역 내에서 지상파방송 채널 중 의무재송신
채널을 제외한 KBS2, MBC, SBS채널에 대하여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승인을 받
을 필요가 없다. 이는 위성방송 사업자가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하고자 할 때 방송통
신위원회의 승인을 득하고 재송신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에 대하여 SO들은 지금
까지 ‘관행적으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 하였으며, 이는 별도
의 법적 규제 없이 시장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9)

Ⅲ. 지상파 재전송 법적 분쟁의 경과

2008년에 이르러, 이렇듯 ‘관행적으로’ 지상파 3사의 방송을 대가 없이 재송신 해오

7) 종전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관할에 해당하여 방통위가 고시하였으나, 2013. 3. 23. 부로 미래창조과


학부 소관이 되었다.
8) 방송법 제78조(재송신)
① 종합유선방송사업자·위성방송사업자(이동멀티미디어방송을 행하는 위성방송사업자를 제외한
다) 및 중계유선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공사 및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의한 한국교육방송공사가
행하는 지상파방송(라디오방송을 제외한다)을 수신하여 그 방송프로그램에 변경을 가하지 아니
하고 그대로 동시에 재송신(이하 ‘동시재송신’이라 한다.)하여야 한다. 다만, 지상파방송을 행하는
당해 방송사업자의 방송구역 안에 당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 및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방송구역
이 포함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지상파방송사업자가 수개의 지상파방송 채널을 운용하는 경우, 제1항 본문
의 규정에 불구하고 동시재송신하여야 하는 지상파방송은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이 지상파방송사업
자별로 방송편성 내용 등을 고려하여 지정·고시하는 1개의 지상파방송 채널에 한한다.
③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동시재송신의 경우에는 저작권법 제85조의 동시중계방송권에관한규정은 이
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9) 이종관, “방송시장 경쟁환경의 변화와 재송신정책,” 『전파방송통신저널』 통권 제 25호, 한국전파진
흥원, 2010. 5.

233
서강로리뷰 제5호

던 SO(CJ 헬로비전, 씨앤앰, HCN서초방송, CMB한강방송, 티브로드강서방송 등 5개


SO)에게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은 ‘저작권 등(동시중계방송권) 침해정지 및 예방청구의
소’10)를 제기하였다.
법적 쟁송 과정에서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은 저작인접권(동시중계방송권) 침해를
주장하는 한편, SO들은 ① 동시재송신 행위는 ‘수신보조행위’에 불과하여 저작인접권
을 침해하지 않으며, ② 원고들과의 묵시적 합의로 이 사건 동시재송신을 허락 받았
으며, ③ 또한 원고의 동시재송신에 대한 금지청구는 권리를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
였다. 그러나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고인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저작인
접권 침해 주장만이 인정되었다. 항소심에서도 마찬가지로 법원은 지상파방송사업
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1. 항소심 판결의 요지11)

1) 저작인접권의 인정

대상판결은 원고의 청구대로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저작인접권12)을 인정하였다. 방


송사업자의 저작인접권은 ‘복제권(제84조)’과 ‘동시중계방송권’(제85조)으로 규정되
어 있고, 이러한 저작인접권은 SO의 지상파방송 재송신에도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고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지상파방송사의 저작인접권이 SO의 재송신
에 언급되지 않았던 사정이, SO로 하여금 그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지 않아도
됨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10) 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8. 선고 2009가합132731 판결.


11)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1. 7. 20. 선고 2010나97688 판결.
12) 저작인접권이란 문학적, 예술적 저작물의 배포에 기여하는 노력의 제공으로 창작 자체는 아닌 것으
로 사진, 음반, 영화 등의 기술발전에 따라 저작자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만들어진 개념으로 국내 저작권법에서는 실연자,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에게 저작인접권을 부여
하고 있다. 이들은 저작물의 직접적인 창작자는 아니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전파함으로써 문화발전
에 이바지하는 공로가 크므로 일종의 정신적 창작성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희경, “지상파
재송신 유료화의 현황과 문제점: 저작권의 문제를 중심으로,”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2008년 정기
학술대회 발표논문』, 2008. 11. 8.에서 재인용)

234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2) 피고주장에 대한 판단

① 판결은 수신보조행위 여부에 관하여, “방송법 관련 규정이 케이블사업자에게


위와 같은 동시재송신을 허용하고 있다거나 동시재송신이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저작
인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정도로 사회통념상 단순히 수신의 영역에 머무
르면서 가입자인 수신자의 수신을 보조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② 묵시
적 합의 여부에 관하여, “자문기관인 디지털추진위원회가 재송신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을 전제로 양 당사자들과 협의했던 내용을 지상파방송사업자들과 유선
방송사들 간의 법적 구속력 있는 논의라고 할 수 없고, 지상파방송사업자가 장래의
권리까지 포기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위와 같이 지상파방송
사업자들이 2008년 7월경부터 명시적으로 유선방송사들에게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
중단을 요구하였다”는 이유로 양 당사자들 사이의 묵시적인 합의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
또한, ③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과 관련하여,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이 상당 기간
동안 SO들의 재송신 행위를 문제 삼지 않은 사정만으로는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이 장
래의 동시중계방송권을 일체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수 없고, SO의 행위는
저작권법 및 민법상 위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유선방송사들의 재송신행위로 인
하여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은 그 사용료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고, 지상파방송사업
자들이 SO가 아닌 위성방송사업자, IPTV사업자로부터 일정한 사용료를 받고 지상파
방송의 동시재송신을 허가해 온 것에 반해, SO로부터는 동시재송신에 대한 아무런
대가를 징수하지 않는 것에 위성방송사업자, IPTV사업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자신
들에 대한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거나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사실” 등을 바탕으로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의 권리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
반되거나 혹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13)

13) 이재경, “케이블방송의 지상파 재송신 금지 판결의 민법상 쟁점,” 『민사법학』 제51권, 한국민사법
학회, 2010, 344면.

235
서강로리뷰 제5호

2. 항소심 판결 이후의 현황

1) 재송신료 협상의 진행

SO들이 항소심에서 패소한 이후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 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 2월 지상파 방송사와 재전
송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현대 HCN과 티브로드에 “가처분 결정을 송달받은 날로부
터 50일 이후(4월 12일 이후) 신규 가입자에게 지상파 재전송을 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경우 하루에 간접강제비 3000만원 씩을 각 사에 지불해야 한다.”14)고 하는 간접
강제명령까지 나온 이상, 협상을 해야만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성방송사와 SO 그리고 지상파방송사업자 간의 재송신료 협상을 둘러싼
협의가 계속되어 오면서, IPTV, 위성방송 및 케이블 MSO(CJ헬로비전, 씨앤앰 등)와
체결한 가입자 당 과금액을 월 280원으로 하는 협상을 타결하였다.15) 이에 따라 업계
가 현재 케이블방송 전체의 디지털가입자(519만가구) 중 2009년 하반기부터의 신규
디지털가입자(270~280만 가구)에 대해 월 280원씩 부담한다고 가정할 경우 케이블
방송업계 전체의 최대 부담액은 연간 25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16)
이에 대하여 SO는 지상파 방송사의 저작권료를 인정하는 대신 재송신 대가 산
정17)및 의무재전송 범위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2) 의무재전송 확대주장의 계속

케이블방송사업자,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지상파 의무재

14) 민영상 외, “지상파 재전송료 관련 이슈 점검,” 『산업브리프』, 하이투자증권, 2013. 2. 19., 1면.
15) 저작권료와 재송신 대가를 손익상계한 점을 전제로 하여 SO 측이 제시한 금액은 가입자당 월 100원
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일보, “또 케이블-지상파 밥그릇 싸움, 시청자 불만 폭발,” http://www.munhwa.com/news
/view.html?mobile=false&no=20120117010323301360050, 검색일: 2013. 7. 24.
16) 민영상 외, 앞의 글, 1면.
17) 재송신 대가 산정에 관하여 지상파 방송의 ‘광고 수익 증가’, 유료방송의 ‘가입자 수신료 증가’ 및 ‘홈
쇼핑 송출수수료 증가’, ‘재송신 송출비용’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양 사업자간의 이익
형량을 실증한 논문으로, 홍종윤·정영주, “지상파방송 재송신 대가 산정을 위한 손익 요인 도출 및
이익형량에 관한 연구,” 『언론정보연구』 49권 1호,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2012.

236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전송 확대를 계속하여 요구하면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SO들이 의무재전송


문제와 재송신료 협상을 별개의 문제라고 선언하며 의무재전송 확대 문제를 지속적
으로 제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18) 또한 SO들은 “가입자당 재송신료
280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지상파 3사가 소송을 통해 요구한 막대
한 배상에 떠밀려 계약을 마쳤다”며 여전히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저작권료 산정 문
제는 보다 더 기술적인 접근을 요하므로, 이하에서는 의무재전송 범위의 지정 및 운
영 실태에 관한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겠다.

Ⅳ. 해외 유사규제 사례

1. 미국

미국은 1962년 난시청 지역의 해소를 위해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


mission)가 재송신 규정을 제정한 이후, 지역 지상파 방송의 보호와 보편적 서비스
차원에서 1965년 최초의 의무재전송을 시행하여, 케이블사업자는 지역방송들을 모
두 전송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케이블방송의 시청률이 높은 미국
의 사정상, FCC는 1992년 탈규제 하에서 케이블방송 산업이 누렸던 상대적 이익을
견제하고 지상파방송사업자들과 지역 규제기관의 개입 확보를 위해 케이블방송 소비
자 보호와 경쟁에 관한 법(The Cable Television Consumer Protection and Competi
tion Act)을 제정하여 수신료 규제, 의무재전송규정, 재송신동의, 프로그램 접근 등
강력한 규제를 추진했다.
이 중, 의무재전송제도에 있어서 Cable Act가 가지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골자는
지상파방송사업자가 ‘의무재전송(Must-carry)’ 혹은 ‘재송신동의(Retrans-mission
Consent)’ 중 하나를 선택하여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전자는 케이블방송사로
하여금 가능한 한 자신의 방송채널에 지상파 방송사가 요구하는 채널을 수용해야 한

18) 미디어스, “재송신료 타결에도 의무재송신 논란은 여전, 규제기관의 개입인가, 사업자 자율 사항인
가,” www.mediaus.co.kr/news/articlePrint.html?idxno=33314, 검색일: 201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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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다는 내용이고, 후자는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방송사업자가 일정한 보상 합의에 따


라 재송신을 동의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선택권은 3년마다 주기적으로 행
사할 수 있는데, 선택권 불행사시 전자의 의무재전송을 선택한 것으로 간주된다. 의
무재전송을 선택할 경우, 케이블사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기 때문에 케이블방송사
는 무상으로 자신의 채널중 하나를 통해 당해 지역방송사업자의 방송을 재송신할 의
무를 지게 된다.
이 중 ‘의무재전송’ 규제에 관하여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에 근거한 심각한
도전을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는데19), 그 중에서도 Turner 방송사 대 FCC 사건이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한 첫 번째 소송20)에서 연방대법원은 5:4의 치열한 논쟁 끝에
의무재송신 조항의 위헌성은 연방법률의 위헌성 심사의 3단계 기준21)중 ‘중간등급의
기준(intermediate test)’으로 심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 바 있다. 이 판결에서 연
방 대법원은 의무재전송 규정은 내용 기반 규제가 아니라 내용 중립규제이며, 합헌성
을 가진다는 구체적인 입증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그러나 이후,
1997년 Turner 방송사 대 FCC22)의 두 번째 소송에서 연방대법원은 4:5로 오브라이
언 기준인 중간 심사에 따라 의무재전송 규칙이 합헌이라고 판단하여, 의무재전송 규
제는 내용 중립적 규제의 성격이 강하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채널 전송용량, 방송사
업자 간 역학관계, 의무전송 대상 채널의 성격, 대체수단 존재 여부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후 세부적 내용을 결정해야 법적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렇듯 미국
의 경우 합헌-위헌-합헌을 번복하면서 현재의 제도에 이르고 있다.
현재는 ‘의무재전송’ 혹은 ‘재송신동의’의 이원적 적용에 있어서, 통상 인기 없는 독
립 지역방송 사업자가 전자의 방안을 선택하고, 반대로 인기 많은 콘텐츠를 보유한

19) Quincy Cable TV, Inc. v. Fcc, 768 F.2d 1434(D.C. Cir. 1985) 등.
20) Turner Broadcastion System, Inc. v. FCC, 512 U.S. 622(1994).
21) 특정 법률조항의 위헌성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미국 연방법원은 해당조항의 성격에 따라 strict
scrutiny test, intermediate test, rational basis test라는 서로 다른 수준의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것으
로 ‘오브라이언 기준(O’Brien test)라고도 한다. 이 중 intermediate test란 당해 법률조항이 ‘중요한
정부의 이익(important governmental interest)’을 ‘실질적으로 그에 관계된 수단(substantially
related means)’으로 추구하는 경우에 합헌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정상조·박준석,앞의 글에서 재
인용)
22) Turner Broadcastion System, Inc. v. FCC, 520 U.S. 180(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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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지역방송사업자이거나 ABC, NBC, FOX 등은 후자의 방안을 선택함으로써 자신들의


허락 없이 케이블방송사가 재송신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23)

2. 일본

일본의 경우 유선텔레비전방송법 제13조24)에서 의무재전송에 관하여 당사자 간의


동의를 기본적으로 요구하고, 추가로 체신부장관이 재정을 하는 ‘재정(裁定)제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케이블방송사가 우선 지상파방송사업자를 상대로 협의를 구해야
하며, 그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 협의를 할 수 없는 때에(지상파방송사업자가
협의를 거부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총무장관이 전기통신
역무이용 방송사업자가 그 텔레비전 방송 또는 전기통신역무이용 방송의 재송신에
관계된 동의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재정을 하는 것을 말한다.25) 이렇게 정해진 재정
이 당사자에게 지체 없이 통지된 때에는 당사자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실제로 재정제도가 활용된 사례는 5건 남짓에 불과하여 대부분
방송사업자와 케이블사업자간의 협의로써 해결되고 있다. 즉, 일본의 경우는 우선
지역 내 재송신에 대한 협의를 구하고 추가적으로 재정제도로써 그 협의를 뒷받침하
나, 그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아 대부분 당사자 간 협의로써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23) 정상조·박준석, 앞의 글과 윤성옥, “지상파방송 재송신료의 법적 분쟁에 대한 고찰,” 『지적재산


권』, 한국지적재산권 법제연구원, 2009, 12-13면의 미국의 사례부분을 통합하여 정리함.
24) 유선텔레비전방송법 제13조
③ 유선텔레비전 방송사업자(유선텔레비전 방송사업자로 되려고 하는 자를 포함함)는 방송사업자
또는 전기통신역무이용 방송사업자에 대하여 전항 본문의 동의(이하 단지 '동의'라고 함)에 대하
여 협의를 구했지만 그 협의가 이루이지지 않거나 그 협의를 할 수 없는 때에는 총무장관의 재정
을 신청할 수 있다.
25) 유선텔레비전방송법 제13조
⑤ 총무장관은 전항의 방송사업자 또는 전기통신역무이용 방송사업자가 그 텔레비전 방송 또는 텔레
비전 다중방송 또는 전기통신역무이용 방송의 재송신에 관계된 동의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정
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동의를 해야한다는 취지의 재정을 하는 것으로 한다.

239
서강로리뷰 제5호

3. 유럽

유럽연합의 재송신 관련규정은 보편적 서비스 지침(Article 31(2) Universal Ser


vice Directive, 2003)에 명시되어 있고 이는 전자통신망을 통해 라디오와 TV서비스
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적용된다. 의무재전송 부과는 합리적 절차를 따라 사전에 명
확하게 정의된 기준에 의해서만 적용되어야 하지만,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에 대해서
는 각 회원국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26)

1) 프랑스

프랑스의 경우 유럽 회원국 중 의무재전송이 가장 엄격하게 시행되고 있다. 전통


적으로 프랑스는 공영방송 등 방송의 전반적 위상이 높아 케이블사업자가 방송업자
에게 재송신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며, 모든 지상파 채널을 재송신해야 한다.

2) 영국

영국은 지상파방송채널에 대해 케이블사업자는 재송신에 대한 보상이 없는 반면,


위성방송사업자는 적절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협상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차별적 조건에 대한 케이블사업자의 반발로 케이블사업자와 전송사업자의 디지털전
환 비용과 망 투자비용을 고려하여 ‘경제적 보상이 있는 유연한 의무재전송’ 시나리
오를 채택하여 경제적 보상을 통해 사회적 비용과 혜택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유료방송시장의 지배적 사업자 Sky의 프리미엄 콘텐츠 독점으로 인한 경쟁
제한에 대한 치유책으로써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의 must-offer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26) 강만석, “케이블SO를 통한 지상파방송 재송신 정책방안,” 『KBI포커스』08-15호, 한국방송영상산


업진흥원, 2008, 21-24면의 해외 사례 부분을 통합하여 정리함.

240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4. 소결

미국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에게 ‘의무재전송’이나 ‘재송신동의’ 중 선택권을 주어,


케이블방송 사업자의 과도한 지배력에 대한 견제 및 균형책 역할로서의 지상파방송
재송신 정책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기본적으로 의무재전송의 합의를 유도
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시에 동의를 강제하는 재정제도를 두고 있으나, 대부
분 합의과정에서 분쟁이 해결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유럽의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케
이블사업자에게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강제하고 있으나, 오히려 케이블방송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이 킬러 콘텐츠가 되고 있으므로 재송신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지상파방송에 대해 적절한 보상체계가 주어지게 된다. 이러한 보
상체계는 국가마다 다른 양태를 보여서, 독일이나 벨기에의 경우 오히려 지상파방송
사업자가 케이블방송사업자에게 송신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경우에는 재송
신 비용을 받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Ⅴ. 현행 재송신 규제에 있어서의 문제점

우리나라의 경우, 지상파의 콘텐츠 장악력이 SO에 비하여 막강하므로, 미국과 같


은 이원적 체제로서 지상파방송사와 SO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일본과 같이 합의를 우선시하는 적용 법조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유럽과 같
이 의무재송신을 하되, 지상파 방송에게 적절한 보상체계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현재 SO들이 의무재전송의 범위 확장을 요구하는 현실에서 해당 규제에 대한 법적,
정책적 이슈를 살펴본다.

1. 의무재송신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은 항상 무료로 이용해야 하는 것인가?

방송법 제78조에서의 규정은 SO들에게 KBS1과 EBS에 대한 동시재송신 의무를 규


정하고 있으므로 그 의무를 이행한다는 점에서 SO들에게 해당 콘텐츠를 사용하는 데

241
서강로리뷰 제5호

에 따른 비용은 부담시키지 않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이는 국가에서 강제하는 의무이


행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용비용까지 지게 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는 의미라고 보
인다. 그러나 프랑스의 사례에서와 같이, 지상파 전송의무는 의무이고 콘텐츠 이용에
따른 비용은 별도로 부담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KBS1, EBS에 대하여 현행 의무 재
송신 제도로 인해 아무런 비용 부담 없이 SO가 해당 콘텐츠를 사용하고, 지상파 방송
사가 이를 용인하여야만 하는 지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 의무인가 권리인가?

현재 SO들이 주장하는 의무재전송 비율의 확대가 과연 SO에게 ‘진정한 의미의 의


무인가?’에 관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이는 법정의무이지만 당사자 간 법정 채권관
계가 아니므로 유료방송 플랫폼이 재전송 의무 이행을 해태하였다고 해서 지상파방
송사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제78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동
시재송신을 하지 아니한 자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뿐이다(방송법 제108
조 제2항 13호).27)
이렇듯 의무라면 보통 의무주체에게 부담이 되어야 하는 것이 그 속성인데 반하여
현재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은 SO에게 오히려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과 동일하여, 이것이 진정한 의무인지 의심하게 된
다. 방송시장에서 인기 콘텐츠를 지상파 방송사가 대부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재송신할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부담 없는 이익의 향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28)
의무재전송이 그 법규 형식상 의무일 뿐 실질적으로 권리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 권리를 무상으로 누리게 하는 것이라면, SO들이 주장하는 의무재전송의 범
위 확장은 결국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무상으로 그리고 독점적으로 이용하게 해 달
라’는 주장과 다를 바 없게 된다.

27) 한병영, “방송법 제78조, 제70조에 대한 비판적 고찰,” 『정보법학』 제14권 제2호, 한국정보법학회,
2010, 193면.
28) 한병영, 위의 글, 193면.

242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3. 지상파 콘텐츠의 경쟁력에 따른 재산권 및 자유권 침해

지상파 콘텐츠의 경쟁력이 높은 경우에는, 의무재전송 지정으로 인하여 해당 채널


전송 시에 SO는 무상으로 전송이 가능하나 동시에 지상파 방송의 재산권을 침해하게
되고, 지상파 콘텐츠의 경쟁력이 낮은 경우에는 SO의 채널 편성권 침해 및 표현의 자
유에 대한 제한 문제가 발생한다.
전자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가 재송신료 지불을 요청하더라도, 케이블 SO의 입장
에서는 가입자 확보를 위하여 재송신료를 기꺼이 지불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의무’
규정 형식이므로) 재송신료를 지불하지 않고 오히려 독점적으로 지상파 방송을 공급
받아 전송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게 되는 것과는 달리, 후자의 경우에는 SO의 제
한된 채널 용량 안에서 모든 지역의 방송신호를 재전송하는 것이 채널 편성권(표현의
자유)을 침해할 수 있다.29) 미국과 같이 지역채널이 다양한 경우, 제한된 채널 용량
안에서 모든 지역의 방송신호를 재전송하는 것이 채널 편성권을 침해한다는 소송으
로 이어진 사실이 이것을 뒷받침 한다.
이에 반해, 우리의 경우 의무재전송은 유료방송 플랫폼의 부담이라기보다는 아직
까지는 자발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 케이블TV 자체 프로그
램이나 일반 PP의 콘텐츠가 지상파TV의 콘텐츠의 수요를 능가할 때가 도래하면, 편
성권의 침해 문제를 유료방송 플랫폼들이 주장할 수 있을 것이므로, 양자의 이해관계
에 따른 조절가능성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

29) 의무재전송과 관련하여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재산권이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이 침해되었음을 이


유로 1992. 8. 29.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된 적은 있으나, 채널 편성권이 침해를 이유로 한 소송의 제
기는 국내에서는 있지 아니하다. 미국에서는 1985년 Quincy Cable TV v. FCC, 1987년 Century
Communication Corp. v. FCC에서 의무전송규칙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윤석민·김수정, "지상파TV 재전송정책의 도입과 발전: 미국과 우리나라의 사례 비교," 『방송과
커뮤니케이션』 6-1호, 문화방송, 2005.)

243
서강로리뷰 제5호

Ⅵ. 의무재전송제 개선방안

1. Must-offer rules의 도입

현재 의무송신제도(Must-carry)는 SO를 비롯한 유료방송플랫폼이 지상파방송을


재송신을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뿐, 지상파방송사가 자신의 콘텐츠를 제공
해 주어야 할 의무는 아니다.30) 따라서 지상파방송사가 콘텐츠의 제공을 거절하여도
무방한 것이다. 이 경우, 의무재전송 도입 목적인 보편적 시청권의 보장이 달성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의무송신의 반대개념인 의무제
공(Must-offer)제도를 생각 해 볼 수 있다.
의무제공은 지상파방송사가 유료방송플랫폼의 콘텐츠 제공 요구에 대해 거절 할
수 없게 하는 제도이다.31) 의무제공의 주체가 지상파방송사가 되는 것이다. 의무재
전송에서는 재송신자가 재송신이 자신에게 경제적으로 유리하지 아니할 때에도 의무
적으로 하여야 하지만, 의무제공(Must-offer)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할 경우에는 콘텐
츠 제공 요청을 하지 않으면 되므로, SO 등이 지상파방송사에게 콘텐츠 사용을 제공
해 줄 것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동시중계방송권의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것이 원칙
일 것이다.
이에 대하여 재전송 여부 결정권이 유료방송플랫폼(SO 등)에 있기 때문에(SO에게
재전송의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SO가 재전송을 하지 아니할 때에는 보편적 시청권
이 보장되지 아니 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그러나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것
이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
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방송법 제2조 25호)라는 정의에 비추어, 국민적 관심이 매
우 큰 행사일 경우, 시청률은 매우 높을 것이며, 이러한 콘텐츠의 송신가능 여부가 유
료방송플랫폼사업자(SO, IPTV, 위성방송 등) 각자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유
료방송플랫폼 사업자가 위와 같은 콘텐츠의 제공을 요청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

30) 현재 SO를 비롯하여 IPTV, 위성방송 등 여러 가지 플랫폼들이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SO를 통한 지상파 시청 비율이 높다는 상대적인 이유만으로, IPTV 등 다른 플랫폼으로부
터는 지급받고 있는 재전송료를 SO에게만 받지 않는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다.
31) 김희수, “융합에 따른 방송통신 경쟁정책의 쟁점과 과제,” KISDI통신정책그룹, 2009. 9. 9., 22면.

244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하는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32)

2. 체약강제의 방안

이는 특정한 계약의 체결이 법령에 의하여 강제당하는 것으로 공익적 독점사업이


나 공익적 직업에 관한 의무와 같이 법률상 계약의 체결을 강제하는 것33)으로, 제공
자에게 체약의무가 부과되고 있어서 일반계약과 달리 계약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다. 이는 국가 주도 등으로 독점적으로 운영되는 공공서비스의 경우 공급을 의무화하
지 않으면 국민이 생존의 위협에 처하기 때문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34)
지상파방송도 이러한 공익적 정보를 생산하는 자이자, 지상파라는 공공재를 이용
하여 필수적인 서비스를 독점 혹은 과점의 형태로 제공하는 자라면, 의무재전송의 성
격도 체약강제로 구성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공익적 성격을 가지는 KBS1이나
EBS의 경우, 법률상 계약의 체결을 강제할 수 있다고 보아, 체약은 하되 이용료를 부
담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그 외에 MBC, SBS, KBS2의 경우도 체약강제를 하게 하여
계약의 상대방이 원하면 강제적으로 계약은 성립하지만, 그에 따른 이용료는 부담하
는 것이 당연하므로 재송신료 부여 여부에 관한 재송신료 부담에 관한 문제는 극복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Ⅶ. 결론

이처럼 의무재전송이 ‘의무’의 성격보다는 현실에서는 오히려 의무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귀속된다면 이 제도를 폐지한다고 하여도 유료방송 플랫폼은 지상파 방송사
와 스스로의 경제적 유인에 따라 거래할 것이므로, 오히려 계약자유화를 인정하고 지
불해야 할 저작권을 지불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방송

32) 한병영, 앞의 글, 196-197면의 의무제공 규칙(Must-offer rules)의 도입방안을 요약 정리함.


33) 이병태, 『법률용어사전』, 법문북스, 2010. 1. 15.
34) 한병영, 앞의 글, 199면.

245
서강로리뷰 제5호

법 제78조의 지상파 재전송의 문제는 지상파방송사들의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권리


보호와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쟁유지와 사적자치의 확보에 초점을 두고 고찰할 필요
가 있으므로, 재전송을 의무로 하지 아니하더라도 SO들이 수익 구조를 위하여 스스
로 재송신할 동기가 강할 것이므로 굳이 사적자치를 제한하고 정부가 의무화할 이유
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상파 방송사와 SO 간에 재송신료 지불에 대한 동의는 되어 있다. 그러나 그
비용에 관한 협의로서 280원인가 100원인가 하는 논의가 계속되면서 협상 자체의 진
행이 지지부진하거나, 협상이 진행되었어도 양 측이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이 현 상황
이다. 이러한 분쟁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 정책적으로 확고한 목표설정
이 필요 할 것이다. SO의 주장과 같이 모든 지상파 방송을 의무재전송하게 한다면 보
편적 시청권은 확보될 수 있을 것이나, 다른 플랫폼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와 지상파
방송사의 재산권(저작권)을 침해를 묵인하게 되는 것이므로, 정책상 중요한 가치를
어느 쪽에 우선할 것인지 확고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246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참고문헌

[논문]
강만석, “케이블 SO를 통한 지상파방송 재송신 정책방안,” 『KBI포커스』, 한국방송
영상산업진흥원, 08-15호.
김대호, “의무재전송 범위가 쟁점 미디어 변화에 맞게 정책정비를,” 『신문과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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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학회 2008년 정기학술대회 발표논문』, 2008. 11. 8.
김희수, “융합에 따른 방송통신 경쟁정책의 쟁점과 과제,” KISDI통신정책그룹, 2009.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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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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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권 법제연구원, 200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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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조·박준석,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지상파 재전송에 대한 저작권 쟁점 연구,”
『계간 저작권』, 한국저작권위원회, 2009. 12.
한병영, “방송법 제78조, 제70조에 대한 비판적 고찰,” 『정보법학』 제14권 제3호,
한국정보법학회, 2010.
홍종윤·정영주, “지상파방송 재송신 대가 산정을 위한 손익 요인 도출 및 이익형량
에 관한 연구,” 『언론정보연구』49권 1호,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2012.

247
서강로리뷰 제5호

[판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8. 선고 2009가합13273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1. 7. 20. 선고 2010나97688 판결.
Quincy Cable TV, Inc. v. Fcc, 768 F.2d 1434(D.C. Cir. 1985).
Turner Broadcastion System, Inc. v. FCC, 512 U.S. 622(1994).
Turner Broadcastion System, Inc. v. FCC, 520 U.S. 180(1997).

[기타]
강현주, “유료방송, 지상파 재전송료 280원 → 400원되나,” 『아이뉴스 24』, 2013.
3. 7.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728966&g_menu
=020320
도형래, “재송신료 타결에도 의무재송신 논란은 여전, 규제기관의 개입인가, 사업자
자율 사항인가,” 『미디어스』, 2013. 4. 9. http://www.mediaus.co.kr/news/
articlePrint.html?idxno=33314
장재선, “또 케이블-지상파 밥그릇 싸움, 시청자 불만 폭발,” 『문화일보』, 2012. 1.
17. http://www.munhwa.com/news/view.html?mobile=false&no=201201170
10323301360050

248
지상파 재전송 규제에 관한 고찰
- 항소심 판결 이후의 의무재전송 규제 상황을 중심으로 -

ABSTRACT

A Study on Regulations on Re-transmission Systems


in Terrestrial Broadcasting

Jeon, Sora

Few years ago, broadcasting market was shared by very few analog
broadcasting companies such as MBC, KBS and SBS. Broadcasting com
panies have been solving the fringe area problems by re-transmission of
System Operator (platform), so that broadcasting companies can secure
advertising revenue. On the other hand, System Operators have been able
to procure pay members by re-transmission of broadcasting channels which
hold high quality programs. In this situation, two parties were in com
plementary relations rather than conflict relations.
Since the new media (IPTV, DMB etc.), existing broadcasting companies
have to compete those new media. In 2008, broadcasting companies (MBC,
SBS, and KBS2) accuse System Operators of violating copyright law
re-transmission of those channels which is not the object of obligatory
re-transmission channel (KBS1, EBS).
In Korea, broadcasting companies have the power of command of high
quality contents rather than System Operators, so that re-transmission
system becomes not a duty but a right of using high quality programs for
free. This depends on the contents’ quality. On the other hand, if the
content of broadcasting companies is not on demand, it violates the right of
program formation.

249
서강로리뷰 제5호

To improve the re-transmission regulation, Must-offer rules can be


considered. Contrary to Must-carry rules, broadcasting companies cannot
reject System Operator’s content supply offers. If the quality of content is
not good, System Operators do not have to supply, on the other hand,
when System Operators offers to get contents, they should pay for it. Also,
compulsory treaties can also be considered, since broadcasting systems can
be treated as public services.

Key words : must-carry, must-offer, compulsory treaty, Article 78 of


Korean Broadcasting Act, obligatory re-transmission system,
copyright law
주 제 어 : 의무재전송, 의무재송신, 의무제공, 체약강제, 방송법 제78조,
저작권법

250
특 별 기 획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253-275 2013년 9월 제5호 253-275
Sogang Law School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권병철*, 김용성**, 안태연***

소개의 글
지난 2013년 5월 27일 동북아 최초의 중재 전문 시설인 서울국제중재센터가 개소하였습니다.
본 특별기획은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를 맞아 국제중재제도 및 서울국제중제센터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국제중재는 아직은 생소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저희와 같은 로스쿨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 국제중재와
같은 신성장 분야를 적극 고려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보다 다양한 직역에서 활동하는 창
조적인 법조인들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하에서는 국제중재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고, 서울국제중재센터 운영의 중심에 있는 두 분 변호사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게시하
였습니다. 모쪼록 흥미와 정보, 모두 얻어갈 수 있는 지면이 되길 희망합니다.

目 次
Ⅰ. 들어가는 말
Ⅱ. 국제중재에 대하여
1. 국제중재의 의의
2. 국제중재제도 활용의 이점
3. 국제중재의 법원(法源)
4. 주요 국제중재기관
5. 국제상사중재절차
Ⅲ. 전문가 인터뷰
1. 김갑유 변호사(서울제중재센터 사무총장 / 법무법인 태평양)
2. 기미진 변호사(서울국제중재센터 상근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Ⅳ. 맺는 말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253
서강로리뷰 제5호

Ⅰ. 들어가는 말

인류 역사상 최악의 경험으로 불리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존재하지만, 기존의 경제블록간의 과열된 경쟁이 하나의 큰 원인이 되
었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제국주의 식민경제 체제하에서 자원과 시장을 안정
적으로 확보하며 번영을 구가하던 열강들이 내부적으로는 식민지경제의 종속화를 시
도하면서, 외부적으로는 다른 열강들과 영역 쟁탈전을 벌이며 축적된 갈등이 세계대
전의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사회는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범세계적으로 통
합된 경제를 지향해 왔다. 그 기저를 살피면, 보호 위주로 블록화된 경제보다는 통합
된 국제 경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자원의 최적 배분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국가
간 물리적 충돌의 가능성도 줄여줄 수 있다는 발상이 전제되어 있다. 현재의 세계 각
국은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합되고 ‘세계화된’ 시장 환경에서 자유롭게
상품과 서비스를 거래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의 세계화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법률서비스 시장은 그 동안 이러한 흐
름에 포섭되기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어 왔다. 가장 큰 이유는 국가별로 법제가 다양
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법은 탄생의 토대가 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법
의 존재형태와 적용방법 또한 서로 다르다. 또 다른 이유로, 국가 간 언어 장벽의 존
재를 꼽을 수 있다. 법률 서비스 분야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영역으로, 언
어 및 용어의 미묘한 차이가 분쟁 발생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rporation)들의 출현은 국제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
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상품․서비스가 국경을 넘기 시작하자, 이에 비례하여 국제거
래 분쟁도 늘어났다. 그러나 기존 국내 위주의 법제 시스템을 통해서는 이러한 분쟁
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국제중재’ 분야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다소
거칠게 말하자면, 법률의 세계화적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영국에서 시작되어(1892,
LCIA), 프랑스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ICC 중재법원, 파리), 국제연합(UN)이
산하의 무역법위원회(UNCITRAL)을 통해 모델법을 제정하여 회원국에 제공하는 등,
국제거래분야에서 법은 국제중재를 통해 일면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254
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우리 경제는 전후 괄목한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한국은 교역량 기준으로 세


계 7~8위(2012, CIA World Fact Book) 수준의 경제 대국이며, 많은 기업들이 전 세
계를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덕분인지, 한국은 국제중재 사건이 가장 많은 국가군
에 속한다. 이에 따라 국제중재 분야도 급성장하여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
된다. 더욱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의 활성화와 함께 법
률시장이 완전 개방(2017년 예정)되면 중재분야는 다양한 전공과 경력, 외국어 능력
을 갖춘 많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필요로 하는 매력적인 도전분야가 될 것 이라
고 확신한다.
금번 특별기획을 통해 국제중재분야를 조명하게 된 데에는 위와 같은 인식이 바탕
이 되었다. 때마침 개소한 서울국제중재센터 소식도 국제중재분야에 대한 본지 특별
기획팀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금번 기획이 국제중재 분야에 대한 일반적
인 내용을 소개하는 진부함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생생한 두 건의 인터뷰를 함께 첨
부하였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에서 그 이름 자체로 ‘중재’ 분야를 상징하는 저명한 선
배님이다. 한국 법조계에 생소한 분야였던 국제중재분야를 초석부터 다져온, 세계적
인 전문가가 로스쿨 학생에게 들려주는 국제중재 이야기를 담았다. 다음은 법조계에
입문한 로스쿨 선배다. 1기 졸업생으로서 국제중재센터의 상근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 여성 변호사의 이야기다. 두 선배님의 생생한 이야기가 중재분야 전문 변호
사를 꿈꾸는 로스쿨 원우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Ⅱ. 국재중재에 대하여1)

1. 국제중재의 의의

중재란 ‘당사자 간의 합의로 사법상의 분쟁을 법원의 재판에 의하지 아니하고 각


분야 전문가인 중재인의 판정에 의하여 해결하는 절차’로 이해되고 있다. 특히, 국제

1) 대한상사중재원 홈페이지(http://www.kcab.or.kr/intro.jsp) 참조. 검색일: 20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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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상사거래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분쟁을 중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을 국제상사중재제도


라고 한다. 최근 국제 거래 분야에서 중재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상거래
분야를 넘어 여러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2. 국제중재제도 활용의 이점

최근 국제중재의 활용도 및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에는 국제상사분쟁에서 중


재제도를 활용하는 것에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1) 당사자가 중립적인 중재판정부를 선임하는 과정에 합의할 수 있다.


2) 중재절차와 규정에 대하여 미리 합의하여 진행할 수 있어, 외국의 소송절차에
따른 생소함을 줄일 수 있다.
3) 중재언어를 미리 합의함으로써 언어적 생소함을 줄일 수 있다.
4) 국제중재의 법원(法源)이라 할 수 있는 뉴욕협약을 비준한 국가에서는 중재결
정에 따른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5) 중재의 절차가 비공개장소에서 이뤄지고, 기밀성을 유지할 수 있어 기업의 내밀
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3. 국제중재의 법원(法源)

1) 뉴욕협약

1953년 국제상공회의소 ICC가 국제연합에 국제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협약 초안을 제출하였고, 1958년 유엔협약의 형태로 체결되었다. 143개국이 뉴욕협
약 가입국이며, 대한민국 및 국내 회사들이 거래하는 외국회사가 속한 거의 모든 국
가들이 뉴욕협약의 가입국이다. 뉴욕협약에서는 협약 제5조에서 열거한 사유를 제외
하고, 승인집행이 보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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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2) UNCITRAL 모델법

국제연합산하의 무역법위원회(UNCITRAL)은 각국의 중재제도를 장려하기 위해


중재법의 모델이 될 모델법의 작성 작업을 1985년 시작하였다. 세계 각국 중재기관
의 실무적 공통점을 모아 조문화하고, 유엔가입국들이 이를 국내법으로 도입할 수 있
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대한민국 정부 역시 이를 바탕으로 1999년 중재법을
대폭 개정하였으며, 일본은 2004년에 UNCITRAL 모델법을 수용하였다. 홍콩은 1998
년, 마카오는 2010년에 당해 법을 수용하였으나 중국 본토 정부는 아직 이를 수용하
지 않고 있다.

3) 대한민국의 중재법

대한민국 역시 대외교역량이 급증하면서 늘어나는 국제거래에서 분쟁에 대한 법


적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분쟁해결방안으로서의 중재의 중요성이 부
각되었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요구수준에 합당한 중재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중재법을 UNCITRAL 모델법을 대폭 수용하여 전면 개정한 중재법이
1999년 12월 31일 이래로 시행되고 있으며 몇 차례의 용어와 표현에 대한 개정을 거
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중재법은 중재지가 국내인 경우인 중재절
차에만 적용된다.

4. 주요 국제중재기관

<세계의 주요 국제중재 기관2)>


기 관 설 명
[설립] 1923년에 설립되었으며, 현재 가장 활용도가 높고 국제적이며 중립적인
ICC3)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상공회의소 [특징]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중재의 속도가 빠르고, 중재인들의 pool이 넓으며
전문성이 높다.

2) 대한상사중재원 홈페이지(http://www.kcab.or.kr/intro.jsp) 참조. 검색일: 2013.8.5.


3) International Court of Arbitration of the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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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설립] 1892년에 설립되었으며, 영국의 소송제도와 비슷하다는 비판에 따라 영


LCIA4)
국인이 아닌 의장을 두고 중재인을 선정한다.
런던
[특징] 기관이 사건관리에 관여하는 정도가 낮고 중재판정의 심사가 없어 행정
국제중재법원
적 효율성이 높다.
[설립] 1991년 설립되었으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IAC5)
[특징] 대륙법계와 영미법계를 아우르는 폭넓은 중재실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
싱가포르
고, 이를 바탕으로 어느 곳에서나 적용 가능한 SIAC 중재규칙을 보유하
국제중재센터
고 있다.

5. 국제상사중재절차

국제상사중재절차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①중재합의 ②중재신청 ③답변서 제출


④중재판정부의 구성 ⑤심리의 진행 ⑥중재판정문의 송달 ⑦중재 판정 집행의 순으
로 진행된다. 이상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국제중재규칙에 따른 국제상사중재절차6)>

順 절 차 내 용
중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발생 분쟁을 중재를 통하여 해결한다는 합
의가 필요한 바, 당사자 간 계약에 중재를 통한 분쟁해결을 내용으로 하는
1 중재합의
분쟁해결조항이 있거나 당사자들이 이미 발생한 분쟁을 중재에 의해 해결하
기로 서면 합의한 경우에 당사자들은 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인은 중재신청 시 신청요금을 납입하여야 한다. 중재신청이 접수되면
2 중재신청 사무국은 양 당사자에게 정식으로 중재신청이 접수되었다는 사실을 통지하
고 동시에 피신청인에게는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함을 안내한다.
답변서 제출시 피신청인은 반대신청서를 함께 제출할 수 있으며, 반대신청
은 본신청과 병합하여 진행한다. 특별히 피신청인이 중재판정부의 관할에
3 답변서 제출
대하여 다투거나 중재절차의 진행에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피신청인은 답변서에서 이러한 내용의 주장을 할 수 있다.

중재판정부 국제중재규칙에 따를 경우 당사자들이 달리 합의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4
구성 당사자들에 의해 선정된 단독중재인이 판정을 내리게 된다. 당사자들이 요

4) London Court of International Arbitration.


5) Singapore International Arbitration Centre.
6) 대한상사중재원 홈페이지 참조. 검색일: 20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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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청할 경우 사무국은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춘 중재인들의 명단을 제공할 수


있고, 만약 당사자들이 중재인을 선정할 수 없거나 선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무국이 대신하여 선정한다. 이를 위하여 중재원은 중재인의 선정에 대하
여 국제중재위원회의 자문을 받을 수 있다.
중재판정부는 자신의 권한 하에 중재심리를 진행한다. 중재판정부가 달리
5 심리 진행 정하지 않는 한, 구두 또는 서면의 모든 교신은 당사자들 간에 또는 각 당사
자와 중재판정부 간에 직접 이루어진다.
중재판정문 중재심리가 종결되면 중재판정부는 판정을 내리게 된다. 미납된 중재비용
6
송달 이 없을 경우, 사무국은 중재판정문을 당사자들에게 송달한다.
중재판정부가 내린 중재판정은 당사자들에게 구속력을 갖는다. 사무국은
중재판정 중재판정문 원본과 판정문 정본의 송달증명서를 관할법원에 송부한다. 당
7
집행 사자들은 중재판정문에 대하여 한국법원 또는 외국법원에서 집행판결을 받
을 수 있다.

Ⅲ. 전문가 인터뷰

1. 김갑유 변호사 (現 서울국제중재센터 사무총장 / 법무법인 태평양)

지난 5월 27일, 서울시 종로구에 서울국제중제센터가 개소하


였습니다. 서강 로리뷰 특별기획팀은 7월 31일 서울국제중제
센터를 방문, 센터를 견학하고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
다. 아래는 서울국제중재센터 사무총장 김갑유 변호사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김갑유 변호사님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로, 현재 ICCA(국제상사중재협회) 사무총
장 및 서울국제중재센터 사무총장을 맡고 계시는 세계적인
국제중재 전문가입니다. 국제중재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
기와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진지하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법률시장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국가가 된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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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김갑유 변호사님께서는

Q 사무총장직을 맡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사무총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시는지요?

사무총장은 한마디로 중재센터의 살림을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아주 사소한 부분


부터 중요한 부분까지 모두 관여합니다. 중요사항은 위원장이신 신희택 교수님 및 이
사장이신 신영무 변호사님과 협의해서 처리합니다.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로 인해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시

Q 는지요? 특히, 중재인과 관련 인원이 머무르는 동안, 서울시의 관광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지요?

관광효과도 있지만, 법률시장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국가가 된다는 것이 더 의


미가 있습니다. 분쟁을 한국에서 해결하다 보면 자연스레 한국법률가도 많이 쓰게 되
고 한국법의 적용도 많아지고 한국이 법률분야에서 아시아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이 중재지로서 기존 아시아의 중재지 역할을 수행하는 홍콩, 싱가포르


Q 에 비하여 가지는 이점은 무엇이 있는지요?

영미법계 국가인 싱가포르나 홍콩에 비해 한국은 대륙법계 국가입니다. 아시아의


주요 국가인 중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이 모두 대륙법계 국가라
는 면에서 한국이 이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대륙법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영미법 제도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법률가들도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공부
한 사람들이 많아 대륙법과 영미법을 모두 잘 이해하는 법률가가 많다는 것도 큰 이
점입니다. 그리고 홍콩과 싱가포르는 아시아 남쪽으로 치우쳐 있으나 동북아시아에
서는 한국이 지리적으로 아주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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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서울국제중재센터는 기존 상사중재 사건을 맡고 있는 대한상사중재원과는


Q 어떤 관계를 갖게 되는지요?

저희 센터는 중재사건을 담당하는 곳이 아니라 중재의 장소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중재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며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사건이 저
희 센터의 시설을 이용해서 진행될 수 있는 것입니다. 대한상사중재원과는 협력관계
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한상사중재원뿐 아니라 ICC중재법원, 런던중재법원, 싱가
포르 국제중재센터, 홍콩국제중재센터, 미국중재협회 등이 우리 센터에 입주하고 있
기도 합니다.

“국제 중재는 기업 간 상사분쟁 이외의 분야에도 확장될 수 있어…”

국제중재는 주로 기업 간 상사분쟁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변

Q 호사님께서는 국제중재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가령, 국가 간 영토분쟁에도 중재법원의 역할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요?

국제중재는 기업 간 상사분쟁 뿐 아니라 국가 간의 영토분쟁에도 확장될 수 있습니


다. 물론, 국가 간의 합의가 있거나 국제협약 등 중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예컨대, 한일 간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위안부 사건의 경우에도 한일협
정상 중재로 해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 1965년 체결된 한일협정은 “양국 간 협정을 둘러싸고 분쟁이 일어났을 때 외교 경로를


통해 해결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중재위원회 결정에 따른다”는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 협정 제3조 제2항에 따르면 중재위는 한국인 1명, 일본인 1명, 한일 양국이 합의
한 제3국인 1명 등 총 3명으로 구성된다.

261
서강로리뷰 제5호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이 국제중재 사건 수나 금액에 있어서 다른 아시


아 국가들에 비해 앞서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Q 글로벌 기업이 많은 일본이나,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대만, 경제규


모가 큰 중국 등에 비해 한국이 유독 국제중재 비중이 높은 이유가 궁금합
니다.

한국기업은 국제거래가 활발하고 국내기업이 중재조항을 선택하는 경향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 높다고 평가됩니다. 그리고 분쟁을 제기하거나 대응하는 적극
성에 있어서도 국내기업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 법조계에 있어서 국제중재분야는 어떤 비전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국제중재가 가장 잘 발달한 국가이고 강대국에 둘러싸인


중립적인 중재 선진국이므로 이 점을 잘 활용해서 아시아 중재의 중심국가로 성장하
면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대한민국 중재법은 1999년 UNCITRAL에서 제정한 모델법을 상당부분 수


용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후 국내 중재법의
개정이 네 차례 있었으나 특이할 만한 변화가 없었던 데 비해,
UNCITRAL 모델법은 중재친화적인 내용으로 2006년 대폭 개정된 것으로
Q 알고 있습니다. 이미 중재에 있어 우리보다 먼저 앞서나가고 있는 홍콩 등
은 2011년 중재법을 개정하여 모델법의 변화를 수용하고 있는데요, 우리
중재법 개정안은 논의되고 있는 바가 있는지요? 논의되고 있다면 어떤 점
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고 있는지요?

중재법 개정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되어 현재 활동 중입니다. 저도 그 위원회에 속


해 있습니다. 다만, 2006년 개정은 일부 분야에 관한 한정적인 개정이라 대폭 개정이
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일부 개정안에 관해서는 아직 국제적으로 논란의 여지
가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위원회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수용여부를 검토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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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습니다. 개정안은 국제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모범적인 내용이


면서도 우리나라 중재발전에 도움이 되는 중재법을 만들고자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
고 있습니다.

UNCITRAL이 중재판정의 실효적 구속력을 강화하기 위한 임시처분으로


서의 소송금지명령(anti-suit injunction)등을 2006년 모델법 개정에 반영
Q 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규정의 국내법 도입이 중재지로서의 대한민
국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UNCITRAL Model Law 2006에 나오는 내용은 현재 중재법 개정 논의에서 검토되


고 있습니다만, 이 규정이 우리나라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정도의 의미를 가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국제중재에서 한국기업이 제대로 그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한국변호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

Q 김갑유 변호사님께서 국제중재 분야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저는 10년 정도의 변호사 경력을 쌓은 상황에서 국제중재를 처음 직접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사정으로 담당하게 되었지만, 사건을 진행하면서 국제중재에서
한국기업이 제대로 그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한국변호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
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시만 해도 국내변호사는 하지 않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던 국제중재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말리셨
는데, 운이 좋아서 좋은 경험도 많이 쌓고 시장도 많이 키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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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국제중재 분야의 변호사는 다양한 사건을 다루는 만큼 다른 분야의 법률가


Q 또는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으신지요?

그렇습니다. 다른 분야의 전문변호사들과 함께 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분쟁에


관여한 경험 없이 주로 자문에만 집중해온 법률가나 전문가의 경우에는 분쟁의 특성
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법률시장이 단계적으로 개방되면서 중재분야에도 해외로펌, 특히 중재분


야에 강점을 보여 왔었던 영미계 로펌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Q 요. 이에 대응하는 국내 로펌들의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쭈어 봐도 될
까요?

국제중재분야에 있어서 국내 로펌은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아시아 시


장에서 한국의 로펌들이 그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
다. 물론, 법률시장 개방으로 해외 로펌들과의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봅니다.
국내 로펌들도 이러한 시장상황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김갑유 변호사님께서는 최근, ISD 관련 사건에서 한국정부를 대리하고 계


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을 수임하시면서 가지는 특별한
Q 사명감이 있으신지요? 반대로 외국기업을 대리하여 국내기업이나 정부를
상대로 사건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어떤 심정이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건에서 한국정부를 대리하는 일은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외국기업을 대리하
여 국내기업이나 정부를 상대로 하는 사건을 진행하는 경우에도 그 사건에서 당사자
들의 정당한 이익을 대변하고 큰 그림에서 사회적 정의를 이루어 간다는 점에서 똑같
은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국내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우리 정부든, 외국 정부든
정당한 법률상의 이익이 보장되고 정의가 이루어지도록 되어야 우리 사회가 그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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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국제적 신뢰를 받게 되지 않을까요?

김갑유 변호사님처럼 국제중재 전문변호사로 성장하기 위해서, 법학전문

Q 대학원 재학생으로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요? 또는 변호사님처럼 되


고 싶은 후배 법학도를 위한 조언 한 마디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국제중재 전문변호사가 되고 싶다면, 우선 무엇보다 우리나라 민법·상법 공부를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민법 특히 계약법이나 불법행위법 그리고 상법 중에 상행위
법, 회사법에 관한 정확한 이해 없이는 국제중재사건을 진행해 나갈 수 없습니다. 다
른 나라의 법률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 변호사로서는 우리나라 민법·상법
의 정확한 이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에 집중하고
충실하는 것만큼 미래를 잘 준비하는 일은 없다고 봅니다. 다소 불필요하고 따분해
보이는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로스쿨에서 법을 배우는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을
중요한 순간입니다. 시험을 위해서, 학점을 위해서가 아니라 법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열심히 기본법과목을 공부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동시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꿈도 버리지 말고 잘 가꾸어 가시길 바랍니다. “꿈이 뭔가요?” 라고
누군가가 물으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자신의 미래상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내
가?” 라고 의문을 갖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내가 원하
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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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2. 기미진 변호사 (現 서울국제중재센터 상근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기미진 변호사님과의 인터뷰는 2013년 7


월 31일 진행되었습니다. 기미진 변호사
님은 학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시고
4년간의 항공사 근무 경험을 거쳐 법학
전문대학원을 1기로 졸업하신 후,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이자 공익사
단법인 서울국제중재센터 상근변호사로
근무 중입니다. 변호사님께 서울국제중재
센터 전반에 대한 소개와 국제중재모의대
회, 변호사와 법학전문대학원생의 진로에 대해 질문을 드렸습니다. 서울국제중재센
터의 유일한 상근변호사이자 지원인력으로서, 서울국제중재센터의 운영 및 변호사로
서의 삶에 대한 설명, 그리고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봉사할 수 있는 직역을 위해 변호사 선택,


중재는 결코 낯선 분야 아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변호사님 소개 부탁


Q 드립니다.

저는 충북대학교 로스쿨을 졸업(1기)하고 서울국제중재센터 상근변호사로 근무


중인 기미진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를 통해 채용되어 2월부터 업무를 시작했고, 국
제중재센터 개소 준비부터 현재까지 일해 왔습니다.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신 경험이 있으신데요, 변호사로 진로를 변


Q 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봉사활동을 별도로 시간과 돈을 들여서 하기가 굉장히 어렵잖아요? 사람들에게 도


움을 줄 수 있는, 봉사적인 측면이 있는 직업을 항상 원했어요. 승무원도 약간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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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면이 있고, 변호사도 전문직으로서의 매력도 있지만, 일 자체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직


업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변호사라면 다양한 직역으로 나가실 수 있는 기회가 있으셨을 텐데, 국재


Q 중재라는 분야를 특별히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학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법학을 전공한 학생들에 비해 법학지


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제가 대한항공 근무 등을 통해 국제적인 경험
이나 영어 쪽은 강점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단순히 법학지식으로는 경쟁이 어렵
지만 접목하면 특기를 발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당시 국제중재가 많은 주목을
받는 시점이었고, 마침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주최한 모의국제중재대회가 있어서 참여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학년 때 국제중재대회 나가고, 3학년 때 법무법인 태평양
국제중재팀 심화인턴을 했어요. 아무래도 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다양한 대회가 많이 열리고 있고, 국제적으로 비스무트(Vis Moot)


처럼 싱가포르나 비엔나에 가는 대회에 참가하는 로스쿨 학생들도 늘어나
Q 고 있습니다. 대회 참가가 학업에 부담이 많이 돼서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
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필요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도전 안하면 얻는 게 없습니다. 특별히 중재대회를 선택한 이유는 내 장점을 살려


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어요. 외국어로 말한다 뿐이지 법리로 다투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완전히 변호사시험과 별개로 볼 수는 없어요. 진로를 생각할 때 특기를 개발
안하면 오히려 더 묻힐 수도 있죠. 그리고 대회준비를 하게 되면 하나의 목적을 갖게
되어서 좋았어요. 저는 1학년 2명과 총 3명으로 했었는데, 제가 학생 명단을 보고 직
접 연락을 했죠. 매일 밤 10시~12시까지 남아서 서면준비 리서치 등을 함께 하면서
팀워크도 좋았고, 지금도 그 때 후배들과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267
서강로리뷰 제5호

Q 대회 준비할 때 팁이나 경험을 좀 더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팀을 구성할 때 각 분야에 장점이 있는 사람으로 구성해야 해요. 제가 대회에 대해


공부를 했고, 2학년으로 조금 더 법적 지식이 있으니 사실관계 판단을 하는 역할을
맡았죠. 기본적으로 팀 내에는 영어구술능력이 월등한 학생, 토론능력이 뛰어난 학
생, 사실관계 파악이 빠르고 리서치 잘 하는 학생이 있으면 좋다고 봐요. 그런 식으로
팀을 전략적으로 짜셔야 돼요. 그리고 팀원들을 믿을 수 있어야 하고 본인도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대회에서 어떤 사건이 나왔고 어떤 쟁점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가상의 외국 축구단/한국 기업이 주어졌어요. 예를 들


어 외국의 축구선수들을 한국 기업이 최대한 많이 데려와서 이벤트와 축구 경기를 열
려고 해요. 원래 구단에서 13명의 탑 플레이어를 보내기로 했었는데, 그 중에 중요한
5명의 선수가 못 온다고 했을 때 계약 위반이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느냐, 이런
내용이었어요. 계약법 법리가 적용되는 셈이죠. 준거법은 UNCITRAL이었고요. Moot
는 실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타 조건은 미리 세팅이 되어 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돼요.

그럼 그 정도만 알고 대회에 참여해도 괜찮을까요? 막연하게 공포심이 있


Q 거든요. 특히 외국어 같은 경우.

외국어는 잘해야 돼요. 정말 잘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중재인데, 언어가 외국


어다. 이런 생각으로 임하시면 돼요. 물론 대회를 준비할 때는 언어능력이 어느 정도
는 갖춰져 있어야 대회 자체를 준비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게 기본적인 요구조건이기
도 합니다. 그 다음에는 중재에 대해 공부하시면 돼요. 결국은 영어로 다투되 중재절
차 외의 사실관계는 다 민법, 준거법에 근거한 걸로 다투니까요.

268
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일반 재판과 국제중재는, 기본적으로는 똑같아요. 우리나라 재판은 3심제고, 중재는


단심으로 끝나죠. 중재인이 재판장 역할을 하는 거고, 신청인/피신청인이 이름만 다르
지 원고/피고 역할을 똑같이 해요. 훨씬 더 당사자 자치가 존중되고요. 당사자들이 원
하는 시점에 중재를 받을 수 있고, 우리들이 원하는 중재인을 선택해서 그 사람의 판단
에 복종하겠다, 그리고 단심이니까 빠르고, 공개재판이 아니라 비밀재판이거든요. 국
제중재와 국내중재의 차이는 국적이 다른 당사자들 사이의 사건이냐 아니냐죠.

Q 국제중재는 무조건 영어를 사용하나요?

그렇지 않아요. 선택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삼성과 애플이 계약을 한다면, 분쟁


이 생겼을 때 삼성은 한국법원 가고 싶고 애플은 미국법원 가고 싶겠죠. 자기한테 유
리하니까. 그걸 불식시키려고 중재를 하는 거잖아요. 이 때 중재조항에 필수적인 게
있어요. 중재규칙, 언어, 중재지 등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가 있어요. 그걸 당사자
가 계약상 명시를 해 놓기 때문에 나중에 분쟁이 발생하면 그 조항에 구속되는 거죠.

“중재시장의 비전 밝아… 서울도 중재지로서 매력 있어”

Q 서울국제중재센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에 대한상사중재원이 있는 것처럼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 국제중재원이


있고 이와 별개로 ‘Maxwell Chamber’라는 중재센터가 있어요. 서울국제중재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시설이죠. 5층으로 된 대규모 건물을 국가에서 제공하여 외국 중재
기관들이 사무실을 열고, 그 기관들을 중재기관으로 선정한 회사들이 싱가포르에 와
서 중재심리를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큰 경제적 부대효과가 있었죠. 그래서 우리나
라에도 이런 시설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대한변협, 대한상사중재원, 서울
시 그리고 법무부가 힘을 모아 함께 서울국제중재센터를 만든 겁니다. 그에 비해 싱

269
서강로리뷰 제5호

가포르나 홍콩은 이미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했고요, 홍보활동을 많이 하죠. 저희


서울국제중재센터도 사무국 조직이 정비가 되고 나면 홍보나 마케팅, 설명회, 세미
나, 해외 IR 활동도 활발하게 할 계획이에요.

Q 대한상사중재원과는 어떤 관계입니까?

서로 상생관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재원이 발전하면 저희 센터이용이 활성화 될


거고 반대로 센터 이용이 활성화 되면 중재원도 함께 발전하게 될 거에요. 대한상사
중재원은 저희 센터 개소에 있어서 그 시작부터 운영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움
을 주었고, 지금도 사무국에 인력을 파견해 센터 운영과 중재관련 노하우 전수뿐만
아니라 대한상사중재원 진흥전략팀장님께서 현재 서울국제중재센터 사무부총장을
맡고 계시는 등 계속해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요.

Q 대한상사중재원이 관여하지 않은 사건도 담당합니까?

그렇죠. 만약 대한상사중재원에 심리실이 있다면 대개 대한상사중재원을 중재기


관으로 선정한 사건이 주로 대한상사중재원 심리실에서 열리겠죠. 중재원은 중재규
칙을 가지고 있는 기관입니다. 저희는 대관업무를 하고요. 만약 당사자가 싱가포르
중재기관의 중재규칙을 사용하고 싶은데 중재지는 서울로 하겠다고 하면 서울국제중
재센터가 그 중재 장소를 제공할 수 있어요. 어떤 기관을 선택하고 어떤 중재규칙을
선택해도 저희 센터에서 할 수 있어요. 홍콩국제중재센터든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
든 대한상사중재원이든 저희 입장에서는 똑같은 중재기관, 고객인거죠.

Q 이 시설이 점점 더 커질 가능성도 있겠네요.

네, 중재 자체는 계속 커질 것이고, 무역회사 같은 경우에는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

270
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하는 방법이 대부분 중재죠. 그래서 앞으로 중재시장은 커질 수 밖에 없어요. 사건을


많이 유치하다 보면 앞으로 서울국제중재센터가 규모적인 측면에서도 더 확장될 것
으로 생각해요.

기존의 아시아 중재 강자인 싱가포르, 홍콩에 비해 서울이 가지는 강점은


Q 무엇일까요?

일본과 중국 사이에 있다 보니 동북아에서 지정학적으로 중립적인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중재지로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국내기업의 경우 가능
하면 본사가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하면 이점이 있죠. 싱가포르는 국가에서 시설을
제공하는 반면에 저희는 사단법인으로 독립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독립성과 중
립적인 측면을 장점으로 들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최첨단 IT시설, 훌륭한 지원인력
그리고 국제중재분야에서 대한민국 법조인들의 뛰어난 실력 또한 서울국제중재센터
가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어요.

기사에서는 주로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는 점에 비추어 시설적인 측면을


Q 강조하던데요.

네. 회의시설이나 LED 모니터, 컨퍼런스콜 장비, 화상회의 시스템이 정말 잘 갖춰


져 있어요. 카메라가 음성을 인식하는 마이크도 설치해 변호인이 발언을 하면 자동으
로 화면에 잡히죠. 문서공유프로그램(전자문서회의시스템)을 통해서 증거서류를 파
일화해서 서버에 업로드한 다음 모든 사람들이 태블릿 PC로 보면서 동시에 공유하고
각자 메모한 것을 저장해 메일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요. 그리고 속기사가 기
록한 속기내용이 각 자리에 놓인 아이패드 미니에 바로바로 뜨게 해 놓았습니다. 지
난 심리에서도 아이패드가 유용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심리 후 아이패드를 들고 회
의실로 가서 조금 전 심리실에서 무슨 말들이 오고 갔었는지 바로바로 확인해서 전략
을 짤 수 있거든요.

271
서강로리뷰 제5호

“학점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원하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라”

맡으신 일은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업무, 스케줄 조정 등이 주된 업무인가


Q 요?

그렇죠. 서울국제중재센터는 중재기관이 아니고 ‘중재시설’의 측면이 강해요. 저는


유일한 상근변호사로서 센터운영과 관련된 이사회와 운영위원회 개최부터 시작해서
사건 심리일정 확정을 비롯한 전반적인 업무를 하고 있어요. 심리가 있으면 원활히
진행되도록 제가 조율하고, 지원하는 사무국 역할을 수행해요. 추후에는 중재센터를
대표하는 변호사로서, 홍보나 마케팅 분야도 맡아서 하게 될 것 같아요.

Q 실무자로서 힘든 점은 어떤 점인가요?

여러 기관이 관여되어 있고 운영위원이 2~30명에 이르다보니 실무자로서 중간에


서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워요. 그리고 아직 초기 단계다 보
니 센터 자체 조직을 정비하는 일부터 규정을 제정하는 일까지 모든 업무를 관장해야
한다는 것이 가끔 힘에 부칠 때도 있어요.

국제중재센터에서 근무한다는 것에 대한 사명감이나 자부심이 있는지 궁


Q 금합니다.

그렇죠. 아무래도 최초니까. 국제중재센터가 동북아 최초잖아요. 대한민국 최초


로 국제중재센터를 탄생시키고 키워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런 생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월 27일 개소당일, 법무부장관님, 서울시장님, 외
국중재센터의 기관장님 포함해서 200명 이상의 귀빈이 참석하셨어요. 국재중제 분야
에서 한국 법조인들의 역량이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죠. 개소식 자체도 성공적으로
진행돼서 매우 보람 있었어요.

272
국제중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소에 부쳐 -

국제중재업무에 뜻을 두고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국제중재제도의 현황


Q 과 비전을 실무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전망은 매우 밝아요. 기업 활동에서 분쟁이 없을 수가 없고, 모든 분쟁은 우선 중재


로 해결이 되니까요. 사내변호사로 들어가서 국제거래계약을 할 때 계약 전후로 법무
팀에서 사건을 간접적으로 담당할 수 있고요. 그럼 그 후에 법무법인에서 중재를 담
당하는 변호사가 될 수도 있겠죠.

중재변호사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나 역량/자질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


Q 각하시는지요?

중재변호사에게 법적 지식은 필수고, 비교법적 사고가 있어야 한다고들 해요. 준


거법이 한국법이 되리라는 보장이 없고, 외국 출신 중재인들에게 우리나라 법제 하에
서는 당연한 관행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하니까 비교법적 지식이 있어야 하죠.
사고가 유연하고, 외국어 능력 뿐 아니라 소통할 수 있는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1기 선배님으로서, 후배 법학전문대학원생들에게 취업 조언이나 꼭 해 주


Q 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각 기관마다 채용 시기가 있으니까 자기가 관심 있게 찾아보는 게 필요해요. 자기


가 가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노크를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죠. 로펌에서 진행하는 사
건에 관심도 갖고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하는 거죠. 항상 대학원으로 다 공고가 오는
건 아니잖아요. 계속 찾아보고, 관련된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활동을 해야죠.
관련 실무수습, 자격증 취득 같은 활동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라면
공정거래대회도 있고, 결국 그 결과 자기만의 커리어가 생기니까요.
공부를 가장 열심히…(웃음) 하면 좋겠고요, 대신에 성적 자체에 연연하지 않고 즐
겁게 생활하면 좋겠어요. 보통 ‘내 인생 3년 버렸다 치고 공부하고 변호사 되면 그때
부터 놀자’,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근데 그 버리는 3년이란 기간도 저의 소중한 인생
이에요. 공부를 하되, 그걸 버린다는 생각으로 자기 모든 걸 억누르고 살진 말고 가능

273
서강로리뷰 제5호

하면 인생을 즐기면 좋겠어요. 흥미 있는 것 하고, 그래야 그 후에 후회나 원망이 없


어요. 너무 한쪽에만 치우치지 말고요. 학교생활 잘 하고, 자기 특기를 살린 다양한
진로 모색이 필요합니다.
후배 여러분! 모두 더운데 공부하느라 지치고 힘드시겠지만 파이팅하시기 바랍니다.

Ⅳ. 맺는 말

대한민국에서 국제중재는 생소한 분야였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13년 간 한국


기업이 당사자인 ICC 사건 건수는 모두 합쳐야 340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
한다.(같은 기관에서 집계한 2010년 단 한 해 동안의 사건 총 수는 793건이었다. 출
처: ICC, SIAC, 법무법인 태평양). 생소하다는 것은, 아직 널리 알려질 만큼 성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국제중재는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다. 대한민국
국제중재기관인 대한상사중재원이 2010년에 접수한 사건은 총 52건, 금액은 7,30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2년(10월까지) 접수한 사건은 71건, 금액은 무려 50,800만 달
러에 달한다.(출처: 대한상사중재원)
이런 상황에서 서울국제중재센터의 개소는 국제중재 분야에서 무척 반가운 소식
일 것이다. 서울국제중재센터가 자체 전망한 사건 유치건수는 올해 13건(340만 달
러), 4년 뒤인 2017년에는 70건으로 추산액은 무려 1억 6천만 달러에 달한다. 명실상
부한 동북아 유일, 최고의 국제중재시설이며 나아가 아시아 최고라는 의미가 숫자에
담겨 있다.
서울국제중재센터는 단순히 직접적인 경제효과 창출에 그치지 않는다. 간접적으
로 전국가적홍보효과를 낼 수 있다. 국제중재를 위해 서울을 찾는 중재 인력과 부대
인력들이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시를 접하면서 받는 인상은 한국의 첫인상이 되는 것
이다. 서울시가 서울국제중재센터의 서포터를 자처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취재를 위해 찾은 서울국제중재센터는 아담했지만 실내 정비가 잘 되어 있었고, 원
목을 이용한 인테리어로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특히, 최첨단의 IT 장비
로 무장된 대형 심리실은 IT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어 서울국제센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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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을 높여주고 있었다.
서울국제중재센터의 사무총장이자, 국제중재의 권위자이신 김갑유 변호사님은 전
문가로서 국제중재 전반과 중재변호사로서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답해 주셨다. 유일
한 상근 변호사이신 기미진 변호사님은 개소 초기, 밀려오는 바쁜 업무 스케쥴 속에
서도 로스쿨 후배들을 위해 너무나도 따뜻하고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 주셨다.
두 분 선배 변호사를 통해 한국 중재분야의 현재와 미래를 보았으며 서울국제중재
센터의 희망찬 비전을 확신했다. 모쪼록 두 분과 서울국제중재센터의 발전을 진심으
로 기원한다. 
Sogang Law Review 서강로리뷰
Vol.5, September 2013. 277-306 2013년 9월 제5호
Sogang Law School 277-306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김하연*, 성신영**, 장태훈***

目 次
Ⅰ. 들어가며
1. 상처의 공간 속 아이들: 차라리, 울게 하소서
2. 소년+범, 안길 곳은 어디에
3. 소년사법: 징계와 형벌사이 그리고 청소년
4. “너의 목소리가 들려”: 위기의 아이들에게 귀 기울이는 법률가
Ⅱ. ‘학교폭력전문’ 변호사의 길을 열다: 김용수 변호사
1. 학교폭력의 현장과 그 문제점
2. 학교폭력문제와 변호사로서의 사명
3. 거쳐 온 길과 가야할 길
Ⅲ. 일상 만사를 ‘소년’만 생각하는 소년범들의 아버지: 천종호 판사
1. 그가 법대에서 호통을 치는 이유
2. 청소년문제의 이면: 사회구조적 모순의 표출
3. 노력과 결실: ‘청소년 회복센터’에서 희망을 보다
Ⅳ. 나가며
1. 저울 위의 정의 vs. 관계의 회복을 위한 정의
2. ‘미성숙’의 다른 이름은 ‘가능성’ 이기에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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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I. 들어가며

1. 상처의 공간 속 아이들: 차라리, 울게 하소서

지난 2011년 11월에 발생한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의 피해자 권모군은 당시 14살


이었다. 초겨울, 우리 모두가 그 전날과 변함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던 시각, 아이는
동급생들로부터의 지속적인 괴롭힘과 학대를 멈추기 위해 아파트 7층 베란다에서 뛰
어내려 스스로 삶을 마감하였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원래 진실을
말해서 우리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다.”
사건 발생 1년 후, 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법원에 의해 가려졌다. 대구지방법원
은 “피고인 학교법인과 교장, 담임교사, 가해자 부모는 1억 34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일부승소판결을 내렸고, 앞서 대법원은 2012년 6월 28일 상고심에서 가해 학생
두 명에게 각각 장기 3년에 단기 2년 6개월, 장기 2년 6개월에 단기 2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였다. 사법부는 법의 잣대를 통해 이 사건에서 학교의 의무 소
홀과 가해 학생의 가해행위가 권모군의 죽음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음을 명시적
으로 인정한 것이다. 형벌을 통한 응보와 예방의 절충을 의미하는 형사 사법적 정의
의 개념에 입각해서 본다면 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일견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막내아들의 자살을 막을 수도, 사전에 손을 써 볼
수도 없었던 故 권 군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직도 우울증 치료제에 기대어 힘든 나
날들을 버텨가고 있다. 형은 동생의 죽음 앞에 “(가해자들을) 다 죽여 버리고 나도 죽
어버리겠다”고 울부짖었다.
청소년들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는 실로 우울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
다. 어떤 아이는 학교가 ‘지옥’이라고, 또 다른 아이는 학교는 ‘뭔가 나와는 맞지 않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또한 학교폭력문제는 링 위의 승자라는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의 전형이다. 어떤 학교폭력사건에 대해 재판부
가 판결을 내리게 되면 사건은 사법절차상 종결되는 것이지만 피해자가 자살을 하거
나 극심한 신체적 폭력을 당한 경우 혹은 완쾌되기 힘든 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시 실
제로 사건은 ‘제2막’으로 접어들게 된다. 즉, 가해자가 자신의 가해행위에 대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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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를 치르고 있는 동안에도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이 입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 것


이다. 또한 실제 학교폭력사건을 조사해보면 어제의 피해자가 오늘의 가해자가 되어
징계나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쯤 되면 학교는 꿈과 이상을 키우는 공간
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된 채, ‘정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것은 슬픈 현실이다.
학교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자 소세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소년+범, 안길 곳은 어디에

소년법 제1조 [목적]


이 법의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
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이 건전하
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소년법상 사법처리절차에 따르면 경찰은 소년범이 촉법소년1)이나 우범소년2)인


경우 직접 사건을 소년법원에 송치하고 범죄소년3)인 경우에는 검찰이나 법원에 송
치한다. 검찰에 송치된 소년사범은 검사의 재량에 따라 소년보호사건, 기소유예, 기
소 등으로 구분되어 처리된다. 법원은 소년에 대한 형사사건을 심리하여 보호처분에
해당할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사건을 관할 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게 된다. 소년부
판사는 검찰 혹은 법원으로부터 송치된 소년범죄사건을 조사 및 심리하여 불처분 혹
은 소년보호처분을 내리거나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 시 검사에게 송치함으로서
소년보호재판은 마무리 된다. 이와 같이 4)소년법원에 의한 비형벌적 개입을 요체로
하는 소년사법은 소년 범죄자에 대해 형벌이 아니라 보호와 사회복귀에 초점을 둔 제

1) 촉법소년이란,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이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경우를 의미한다.
2) 우범소년이란, 10세 이상 19세 미만 소년 중에서 ① 집단적을 몰려다니며 주위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② 정당한 이유 없이 가출하거나, ③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거나 유해환경에 접하는
버릇이 있고, 위 ① 부터 ③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서 소년의 성격이나 환경에 비추어 앞으로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3) 범죄소년이란,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이 죄를 범한 경우를 의미한다.
4) 이호중, “소년범죄자에 대한 경찰단계의 비범죄화 정책제안,” 『형사정책연구』 제15권 제3호, 한국
형사정책연구원, 2004, 5-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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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재수단을 사용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또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뿐만 아니라 범죄의 위


험이 있는 소년도 사법적 통제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대상과 제재 수단의 면에서 일
반 형사사법과 구별된다. 아울러 소년법상 소년형사사건과 소년보호사건은 구별되
어 이원적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범죄소년뿐만 아니라 촉법소년, 우범소년에 대해서
도 보호처분을 부과할 수 있게 되어있다.

<소년보호재판 절차의 흐름도>

출처 : 부산지방법원

소년법 제1조의 목적 및 소년법 제32조 제6항에 의거하여 소년보호처분은 소년의


장래에 불이익을 포함한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보호위주의
소년범 처리 방식에도 불구, 소년범죄는 점차 저연령화됨과 동시에 포악해지고 있으
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소년범죄의 60% 이상이 성인범죄로 발전한다는 점이다. 소년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들은 대부분 해체된 가정,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로 특히 높은
재범율을 보이는 소년들 중 결손 가정이나 빈곤층 가정 출신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압
도적이다. 열악한 가정환경은 청소년들의 내·외적인 성장을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정서 불안 및 애정결핍을 심화시켜 그들을 비행의 길로 접어들게 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을 교화하고 선도할 환경과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모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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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우 열악한 수준에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비교적 높은 비율로 선고되는 1호 처분


은 보호자 또는 보호자를 대신하여 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에게 감호를 위탁하는
처분을 의미하는데, 가정이 해체된 상황의 아이들에게 다시 돌아가 올바른 사회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즉, 보호능력이 결여되어 있거나 보호에 실패
했던 보호자에게 비행소년을 되돌려 보냄으로써 재범의 악순환이 현실화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소년원 송치를 의미하는 소년법상 8호 처분부터 10호 처분의 경우 그
곳에서의 재사회화 역시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과밀집단수용 등 소년원 운영 방식 자체에 인권침해의 요소가 산재해 있다
는 점, 소년원이 직업교육에만 치중하여 국민기초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고 사
회재적응 프로그램이 미비하여 퇴원 후에 아이들이 사회에서 오히려 도태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이 주된 문제점들이다.

3. 소년사법: 징계와 형벌사이 그리고 청소년

학교폭력문제의 심각성이 사회적 용인 한도를 넘어서면서 기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이 2012년 3월 개정되었고, 당시 교육과학기
술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었다.5) 개
정된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의 범위를 확대하여 6)‘학생 간’ 발생한 행위만을 학
교폭력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행위에 학교폭력예방법
이 폭넓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학교폭력의 종류에 사이버따돌림을 추가
하고,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였으며 가해학생의 처벌에 집중되어 있던 기존
의 접근법을 수정하여 가해학생에 대한 치료적 접근을 강화한 조치를 마련하였다. 또
한 학생폭력대책자치위원회 등 추진체계를 개편하고 교원에 대한 징계 및 인센티브
와 관련한 명확한 법적근거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될 점은 존재한다. 우선, 가해학생보호

5) 후속적으로 2013년 7월 23일에는 ‘현장 중심 학교폭력 대책’이라는 관계부처합동 대응전략이 발표된


바 있다.
6) 이승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개정내용 및 개선방안,” 『형사정책연구』 제23권 제
2호 (통권 제90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2, 169면-17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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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와 피해학생보호를 위한 개선방안이 각각 보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첨예한 의견대립을 낳았던 쟁점은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
재하는 방안을 도입한 것으로,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해학생에 대한 낙인효과
가 그의 인권에 대한 과잉침해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7) 아
울러 피해학생에 대한 실질적 피해지원을 위해서 정부차원의 충분한 회복 자금지원
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다음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드
러낸 한계를 지적하며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분쟁조정 시스템이 도입되어 피해·가해
학생이 민·형사상 절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만족스러운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편 궁극적으로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교육적 목적에서
제정된 학교폭력예방법은 일종의 징계법으로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8)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에 따라 가해학생에게 선도·징계 조치가 내린 후에 소년법

을 따로 적용한다 하더라도 헌법 제13조 제1항 후단의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후자의 소년법은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목적
으로 하기에 형사 사법적 성격과 복지적 성격을 상호 조화롭게 융합하여 운영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일반형사제도와 구분되는 소년사법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 소위 ‘복지
모델(welfare model)’의 관점에 따르면 소년범은 처벌의 대상이라기보다 보호의 대
상이며, 형벌보다는 필요에 부응한 처우에 초점을 두어 그들을 교정하고 재범을 저지
르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이다. 그러나 9)실제 우리의 실무관행 상 소년법이 일
반형사사법체계에 융합되는 양상으로 적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학교폭력 포
함 청소년 범죄의 문제가 괄목할 정도로 심각해지면서 소년범도 성인과 같이 엄중하
게 형사 처벌하여 응보와 예방의 효과를 동시에 누려야 할 것이라는 주장마저 제기되
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연구결과는 재범방지를 위해서는 엄한 처벌의 경험을 통해
그에 대한 두려움을 맛보게 하는 것보다 오히려 낙인효과를 차단하면서 각종 처우 프

7) 정제영 외, “학교폭력 사안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방안의 쟁점과 대안,” 『학교폭력과 관련된 현안연


구』, 이화여자대학교 학교폭력예방연구소, 2012, 18면-21면.
8) 이승현, 앞의 글, 162면.
9) 이호중 외, “(제1부) 청소년비행 및 소년사법정책 현황분석,” 『21세기 소년사법 개혁의 방향과 과제
(I)』,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7, 9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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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로그램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과제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10) 이는 소년법


상 각종 보호처분들이 향후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과 더불어 우리가
더 고민해보아야 할 점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4. “너의 목소리가 들려” : 위기의 아이들에게 귀 기울이는 법률가

학교폭력사건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교묘하며 잔인한 양상을 띠고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보다 자주 접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스쳐지
나가는 말로 애도 혹은 분노를 표하면 그만일 뿐 그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방관자’로서의 우리들의 현 주소가 아니던가. 이번 특별기획은 바로 그 지점에서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실 소년들의 문제가 아이들의 희생으로 인해 사후적으
로 사회여론의 조명을 받게 되었다는 점 자체가 우리 사회의 비극이다. 그나마 이것
은 학교폭력사안에만 국한되는 관심이다. 미성숙한 시기에 관심과 보살핌의 결여로
인해 너무도 쉽게 범죄의 길에 빠지고 갱생으로부터 점차 멀어져 사회로부터 도태된
소년들을 양산하는 소년범죄에 대한 우리사회의 대응은 미흡하기만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은 ‘나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일’이라는 식의 입장이 보편적인 것이다.
2007년 서울변호사협회의 ‘청소년 지킴이 변호사단’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전국의
법정과 사건 현장에서 학교 폭력에 대한 법률 자문과 분쟁 조정, 소송 대리를 담당해
온 김용수 변호사와 일상 만사를 소년범만을 생각하며 전국 최초의 사법형 홈그룹

10) 이승현, 앞의 글, 93-9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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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청소년 회복센터’를 탄생시킨 ‘萬事少年’ 혹은 ‘호통판사’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


판사, 두 분의 공통분모는 열정이다. 행동가 스타일의 두 법조인은 각각 변호인석과
법대에서 오로지 소년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맡은 바 역할을 120% 소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귀 기울이며 ‘진짜 문제’와 그 해결방향에 대
해 고민해왔다. 그들을 통해 법조인의 입장에서 본 현재 학교폭력사안 및 청소년범죄
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우리의 소년사법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 보고
자 한다. 인터뷰를 통해 여러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공통된 지적은 청소년 문제는 비
단 교육계나 청소년 계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며 더 나은
미래를 논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선결과제라는 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시급하게 요구되는 것은 ‘관심’이다. 두 법률가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우리 사회가 전
진할 것이냐 후퇴할 것이냐는 청소년 문제에 대해 온 사회가 얼마만큼이나 눈과 귀를
기울이고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II. ‘학교폭력전문’ 변호사의 길을 열다: 김용수 변호사

김용수 변호사
(現 김앤이합동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1. 학교폭력의 현장과 그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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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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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관련 범죄가 성인범죄의 처리절차에 비해 다른 점이 있다면 무


Q 엇입니까?

학교폭력예방법에 의해 ‘학교폭력’의 범주에 들어가는 행위들이 실체법상 형법 등


에는 명문 규정화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폭행이나 상해, 성폭력
과 같은 경우는 처벌규정이 형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사이버 따돌림과 같은 경우는
형법에 관련 조항이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모욕죄나 폭행죄가 적용될 여지도 있지
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또한 따돌림 피해자에게 단순히 말 한마디 붙이
지 않은 게 전부인 학생들을 과연 처벌할 수 있는지, 그 경우에 처벌해야 하는 학생의
범위는 어떻게 되는지도 불분명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본 학교폭력사안에 대한 대응과 관련한 문제점들은 무엇


Q 입니까?

학교 폭력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제도와 시스템이 많이 개선된 것이 사실


이고 그러한 제반 사정을 생각해본다면 대응을 위한 자원 및 역량은 충분하다고 봅니
다. 그러나 시스템상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 합니다.

제도적 문제: 현실과의 괴리

1) 정의와 대응은 제각각, 따라가지 못하는 실체법

학교폭력예방법상의 정의에 보면 학교폭력의 종류에는 명예훼손, 협박, 폭행, 따돌


림, 사이버 따돌림 등이 있으며, 교과부의 안내 책자에는 사소한 학교폭력도 범죄라
는 식으로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예컨대 강제적인 심부름에 대해 형법상 강요죄가
성립될 수 있겠지만, 따돌림을 범죄로 규정했을 때 이에 마땅한 처벌규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따돌림의 수단이 되는 협박, 폭행,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규정은 있지
만, 형법이나 형사특별법상 따돌림을 처벌하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건의
실질적인 피해정도와 괴리되는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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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2)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전문성 부족

학교폭력예방법상 사전절차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의 운영


상 문제가 있습니다. 자치위원회는 주로 학부모들로 구성되어 상대적으로 사안에 대
한 전문적인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자치위원회의 회의록
은 공개될 수 있기에 학부모 위원들이 소신 있는 발언을 하지 못하게 되고 가해학생
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기 일쑤지요. 이에 억울한 피해학생은 결국 사법절차
를 밟게 됩니다. 사실 사법절차에 이르지 않고 학교 내에서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
하고자 하는 게 자치위원회 도입의 취지인데, 그것이 무색한 상황이 된 것이죠.

3) 통고제도11)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

실질적으로 학교장이 바로 학생을 법원에 보내는 것은 비록 가해학생이 잘못했을


지라도 학생의 장래를 생각하는 교육자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현실
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통고 절차가 진행되면 소년법원에서는 가
해학생에게 보호관찰 처분 혹은 보호자 위탁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가해학생은 다시 학교로 돌아갑니다. 이 때문에 피해학생에 대한 2차 가해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소년재판을 통한 처분을 받게 되면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이중 처벌이 된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기존 예방 전략의 문제: “역부족”

학교폭력 예방차원에서 행해지는 학생 자치법정의 실효성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자치법정은 경미한 교칙 위반에 대해서 학생들이 구성원으로 참여하여 직접 다른 학

11) 통고란 소년법 제4조 제3항에 의거, 보호자, 학교장, 사회복리시설의 장, 보호관찰소장 등이 경찰서,
검찰청 등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사건을 법원에 접수시키는 절차를 말한다. 통고제도는 소년
문제의 초기 단계에서 간편하게 법원에 소년 문제의 해결을 의뢰할 수 있도록 한다는 특징이 있다.
<참고: 부산가정법원
(http://bsfamily.scourt.go.kr/bsfamily/protection/protection_01/protection_01_04/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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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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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들을 선도하는 제도입니다. 학교폭력사안과 교칙위반사안의 경중을 논하는 것 자


체가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두 사안은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이고요, 학교폭력사안에
대해 학생자치법정에서 해결방안을 도출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어려운 일입니
다. 학부모 위원으로 구성된 자치위원회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인데다
가 학교폭력문제는 실제 수사기관이 투입되어도 어려움이 있는데 학생들의 자치법정
에서 운영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것은 실상 거의 불가능한 것이죠.

후속조치의 문제: 멀기만 한 ‘학생’으로서의 일상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장기간 치료·요양을 하게 된다면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고


제도권 내의 교육과 단절됩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대안학교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만, 대부분 정신적 상처와 스트레스를 치유하기 위한 놀이식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
다. 문제는 그 이후 단계의 교육, 정상적인 교과과정과 이 학생들을 연결해 줄 수 있
는 교육이 부재한다는 것이죠. 피해 학생들이 치료를 마치고 학교에 돌아가면 사실
수업을 따라가는 것에 굉장한 어려움을 느낍니다. 이런 학생들은 학교폭력에 시달릴
적에도, 문제가 일단락 지어진 뒤 학교에 복귀했을 때에도 결과적으로는 학교에 제대
로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지적하신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을


Q 까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대한 제언

1) 절차적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의 담보

자치위원회의 실효적 운영을 위해서는 우선 객관적이고 공정한 전문가가 자치위


원회위원으로 참여하고, 학교 측은 학교폭력사건을 은폐하지 않고 자치위원회를 통
한 분쟁해결 의지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피해자 및 가해자에게 자치위원회를
통한 분쟁해결 방법 및 절차의 장단점을 설명 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자치위원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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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절차를 통해 행해져야 피해학생도, 가해학


생도 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 화해권고제도의 도입

합의내용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그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


할 것이 요구됩니다. 또한 분쟁해결과정에서 민․형사상 이의제기 금지 약속을 지켜야
자치위원회의 실효성이 담보될 것입니다. 자치위원회에서 분쟁조정이 되지 않을 경
우 피해학생이나 피해학생의 보호자는 가해학생을 형사고소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
하는 등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자치위원회에 피해학생과 가해
학생들에게 적정한 타협점을 찾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합의를 권유해볼
수 있는 화해권고 기능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명문으로 추가하는 것
이 바람직합니다.

3) 자치위원회의 분쟁조정기능 강화 및 외부 분쟁조정전문기관과의 연계

정도가 심각한 학교폭력사건의 경우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만한


실익이 있으나 대부분 경우는 소송비용 등을 고려하면 큰 실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
다. 그러므로 오히려 자치위원회가 다른 외부 분쟁조정 전문 기관과 연계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여 분쟁조정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4) 자치위원회의 책임성 있는 분쟁 해결의 사후관리

분쟁해결 후 피해자 및 가해자를 치료 및 교육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


그램을 운영하는 기관과 연계시켜야 하며, 자치위원회에서 합의 후 일정기간동안은
합의 사항을 이행 하는지를 점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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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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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운영 및 사후관리에 대한 제언

피해 학생의 연속성 있는 학습권 보장을 위한 대안학교의 운영이 필요합니다. 따라


서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위한 치료·요양·학업 병행 모델의 대안학교가 요구되며 이
곳에 근무할 교사들에게 기존일반학교의 교과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수법상의 전
문성과 더불어 치료·요양·심리치료와 관련한 경험도 요구됩니다. 또한 학교폭력 피
해학생에게 치료·요양·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각 전문기관의 역량을 집중시켜야 하
는데, 이를 위한 공식적인 개입을 할 수 있도록 광역시·도 규모의 지원체계가 이루어
져야 할 것입니다.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입니다.

2. 학교폭력문제와 변호사로서의 사명

학교폭력과 관련한 소송사안을 주로 담당하시고 계실 것으로 생각되는

Q 데, 현장에서 변호사로서 어떻게 활동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또한 학


교폭력사안관련 법률 상담 시 필요한 태도는 무엇입니까?

재판을 위한 소송과정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고, 분쟁 해결과정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 폭력 문제에 있어서 변호사의 역할은 분쟁 조정이 가장 큽
니다.

중재 대신 분쟁 조정

중재는 분쟁을 법원의 소송 절차에 의하지 않고 사인인 제삼자를 중재인으로 선정


하여 분쟁의 해결을 중재인의 결정에 맡기는 제도입니다. 강제 집행이 가능하며, 결정
번복을 위해서는 중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가 요구된다
는 특징이 있지요. 그러나 중재 제도는 결과에 단번에 승복하지 않는 한국인의 정서와
잘 맞지 않는 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재의 강제성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이를 번
복하기 위해 결국 소송을 제기하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소송을 거치지 않고 학교폭력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려면 사적인 자리에서 당사자들 간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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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선입니다. 그 가운데에서 변호사가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이 도출되는 것입니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사이에서

피해학생은 가해학생이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으며, 금전적인 보상역시 충분히 해


주지 않는다는 점에 불만을 갖습니다. 그러나 가해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섣불리 사과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사건이 재판으로 갈 경우 사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증거로 제시되어 불리한 입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면사과가 이러한
측면에서 악용되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가해학생의 입장에서는 피해학생이
피해 정도를 부풀려서 더 많은 보상금을 받고자 하는 게 아닌지 의심을 갖기도 하지
요. 사실 학교폭력사안을 보면 가해 학생과 피해학생 쌍방의 문제로 사건이 생긴 경
우도 더러 있습니다. 이러한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모두에게 최선인 해결방
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변호사에게 요구되는 것입니다.

동상이몽: 소송이 발생하는 이유

통상 피해자가 죽음에 이르게 되더라도 받게 되는 위자료의 최고액은 1억 4,5천만


원선에서 결정되고 자살을 하게 되는 경우는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려운 측면이 커
서 8천만 원 정도가 상한선입니다. 학생이 폭력행위로 상해를 입어 치료비를 받게 되
는 경우는 천만 원도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렇듯 학교폭력사안상 소송제기는
단적으로 금전상 이익이라는 측면만 고려해 보았을 때는 실익이 거의 없음에도 피해
학생이 많은 소송비용을 들여서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는 억울함을 풀고자함이 대부
분입니다. 반면, 가해학생 측에서는 대부분 학생의 장래 때문에 소송을 제기합니다.
소년법상 법원에 가서 받은 어떤 처분도 소년의 장래를 위해 기록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 학교폭력예방법상 받게 되는 처분은 생활기록부에 기록으로 남는다는 게 문제입
니다. 교육부 장관 훈령으로 생활기록부에 기록을 남기는 게 정당한지에 대해 문제가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논외로 하고 현실적인 문제만 생각해보면 생활기록부 기
록의 문제는 실질적으로 학생의 입시나 취업 등 장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
기 때문에 이를 재고해 달라는 입장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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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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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조정의 필요성

피해자 측에서는 학교폭력사건의 재발방지와 피해회복(치료비 병원비 및 위자료


청구와 빼앗긴 금전회수 등) 및 학습권 보장을 위한 원만한 분쟁조정을 요구하며, 가
해자 측에서는 형사처벌 회피 및 손해배상 사건의 원만한 해결과 불안한 지위에서의
조기해방 및 학습권 보장을 위한 분쟁조정을 요구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분쟁 조정을 통해 피해 학생의 억울함을 소송 전에 풀어주어 시간적, 경제적인 부담
을 줄여주고, 또 가해학생의 장래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게 바로
학교폭력 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해야 할 일인 것이지요.

결국, 변호사라면 ‘책임감’이 우선이다

학교폭력사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은 공익적 업무라는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안의 특성과 별개로 변호사라면 반드시 염두에 둘
사항이 있습니다. 변호사를 찾아오는 사람은 일생 최대의 순간을 맞았기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 따라서 피상적 법률 지식이 아닌 의뢰인에게 정말 ‘필요한’ 상담을
해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못한 상담은 피상담자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고, 변호사는 그로 인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담할
준비가 덜 되어 잘못 설명해주었을 경우엔 이를 인정하고 정정할 용기도 필요합니다.

학교폭력사안을 다루시며 어떤 마음가짐을 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Q 한 학교폭력문제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고민하거나 연구하시는 주제가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전문가의 정공법: 아이들과 눈높이 맞추기

학교폭력문제를 수임여부와 연결해서 생각하기 보다는 학부모된 사람으로서 하는


공익 활동이라 생각하고 그만큼 책임감 있게 사건에 임하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학생
들과의 상담이 많은 만큼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저씨가 듣
기에는 말이야’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부드럽게 이어가는 것입니다. 사건의 실체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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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을 정확히 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핵심인데, 부모님과의 삼자대면의 자리에서는 사실


이 작업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해학생의 경우는 부모에게는 혼날까
봐, 피해학생의 경우는 자존심 때문에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이
유로 부모님이 없는 자리에서 학생들을 접견하는 편이고, 대화중에 학생들이 반발심
을 가지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학교폭력문제에 대해)
더욱 효과적인 대응전략과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과 그들의
현실에 맞는 눈높이에서 고민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산재하는 문제들과 고민하는 변호사

이미 발생한 학교폭력문제의 해결이란 결국 피해자에 대한 사과, 피해회복, 재발방


지의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학교폭력 집단 괴롭힘 등으로 인한 손
해배상 청구 및 위자료 산정 시 참작할 요소”, “학교폭력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와 상해죄에서 상해의 개념”, “학교폭력피해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방안으로서의
대안학교 설립·운영에 대한 검토” 등 논문을 집필한 바 있습니다.
요즘에는 학교폭력예방법과 관련하여 가해 학생들에게 서면사과문을 작성케 하는
게 그의 양심의 자유에 반하는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합니다. 또
한 현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문제 중 하나는 각 급 교육기관에서 심리검사 결과와 같
은 학생들의 예민한 정보를 간단한 공개 요구에도 바로 공개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논의와 대안 도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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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3. 거쳐 온 길과 가야할 길

Q 가장 기억에 남는 학교폭력관련 사건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공주의 OO고등학교 자살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는 사건이기도 하고 기억에


남습니다. 피해학생의 경우는 중학교 1학년 때 실시한 심리검사를 통해 치유가 필요
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에 상담선생님이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위(Wee)센터12)에 피
해자 학생을 보냈는데요, 위(Wee)센터의 선생님이 바쁘다고 아이를 방치한 와중에
이런 일이 생긴 겁니다.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피해학생의 심리검사 결과가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공개되었고 원래부터 자살 고위험군에 속했던 학생이 결국 자살하여
오히려 다른 학생들의 ‘앞길을 가로막았다’는 식의 주장이 제기된 점입니다. 개인의
자기정보통제권과는 상관없이 피해학생 측에 정보공개결정이 미리 통보되지도 않았
습니다. 본래 학교폭력피해를 입은 학생의 상담 내용과 치료 내용, 심지어 학생이 상
담을 받았다는 사실도 학생의 개인정보에 속하는 것이므로 함부로 공개해서는 안 되
는 겁니다. 심지어 피해학생의 정보인데 영장과 같은 절차를 거쳐서 필요한 선에서
최소한의 정보공개만이 용인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규정
조차 명확하지 않아 답답했지요. 담당 양호교사는 자신이 피해학생의 정보를 공개한
것이 왜 잘못인지 아직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 점들이 한 데 어우러져 가슴
아픈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12) Wee는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가 연계하여 학생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다중의
통합지원 서비스망 제도이다. 학습부진 및 학교부적응 학생뿐만이 아닌 일반 학생들도 Wee를 이용
할 수 있도록 학교에는 Wee클래스, 지역교육청에는 Wee센터, 시·도 교육청에는 Wee스쿨을 마련
해 두고 있다. 특히 Wee센터는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설치하며, 단위학교에서 선도 및 치유가 어
려워 학교에서 의뢰한 위기학생이나 기타 상담을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진단-상담-치유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참고: Wee 위기학생 종합지원서비스
(http://www.wee.go.kr/home/main.php)>

293
서강로리뷰 제5호

변호사 본연의 활동 이외에도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문제와 관련된 활동

Q 을 다양하게 전개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 부탁드리며,


위 일들을 하시면서 특별히 있었던 일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청소년 폭력예방재단에서 시행되는 여러 가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교폭


력에 관한 법률 자문을 해주기도 하고, 피해자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 활동도 했
습니다. 청소년 폭력 예방재단과 서울에 있는 미술관들을 연계해 문화예술 치유 프로
그램을 시행하는 걸 돕기도 했지요. 지금까지 환기 미술관, 서울 미술관, OCI 미술관,
정선 미술관 등과 협약을 체결하여 관련 프로그램 또한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상담선생님과 가해학생, 피해학생, 그리고 이들의 보호자가 모두 모여서
그림도 보고, 미술에 관한 이야기도 들으며 상담도 받다 보면 마음에 뭉친 응어리들
이 많이 풀리게 됩니다. 이처럼 예술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만남에 동반되는 긴장을
풀어주고 법률적, 교육적 시각에서 벗어나 기존 문제에 대해 색다른 시각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학교폭력문제에 대한 제3의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III. 일상 만사를 ‘소년’만 생각하는 소년범들의 아버지: 천종호 판사

천종호 판사
(現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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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1. 그가 법대에서 호통을 치는 이유

소년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

Q 금합니다. 또한 원래 공개하지 않는 소년법정을 노출시키면서 방송출연


을 감행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창원지방법원에서 소년보호재판을 처음 맡아 본 후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는 것을


절감하였습니다. 단적인 예로 창원지법에서 근무할 당시 3주마다 소년보호재판을 열
어서 150건 정도의 사건을 하루에 처리했는데요, 오전 10시부터 12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총 6시간동안 100명의 아이들을 보게 되는데 한 아이 당 주어진 시간이 4~5
분도 안 되는 셈이죠. 만약에 어른들의 일반 재판이라면 강도 높은 비판이 이미 제기
되었을 겁니다. 이렇듯 열악한 사법현실에 대해서 아이들은 단체를 만들거
나 하는 행동으로 쟁점화를 시키지 못하니까 많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고,
소년범들의 처지를 대변해 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사실 법원에서도 많은 노
력을 기울였지만 제도 개선이 조속하게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년범 처우의 실상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지역신문사의 도움을 받아 소년보호재판과 관련된 이야기를 연재했습니
다. 아울러 희망하는 분들은 직접 재판을 참관하실 수 있도록 했고, 방송국에서 촬영
요청이 들어오면 최대한 허가를 받아 법정을 공개하였습니다. 사실 촬영된 장면이 방
송에 나갈 즈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원래 일반 재판과 달리 소년보호재판이
열리는 법정 자체가 소년법상 비공개입니다. 방송에 나갔는데 만약에 문제가 생기면
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니까 걱정이 많았지요.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을 촬영
할 때는 사실 법복을 벗을 각오도 했었어요. 청소년들에게 호통 치는 장면 때문에 국
민들에게 막말판사로 비춰질까봐 걱정했었거든요. 그래서 가족들에게는 방송한다고
말도 안했었고 무엇보다 이렇게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
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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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소년법정에 서는 소년범들 중에서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들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특히 요즈음에 들어 더욱 그 심각성이 부각되고

Q 있는 학교폭력사안에 대해 소년법정의 판사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시는


지요? 또한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판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
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학교폭력과 청소년비행,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비행은 크게 ‘학교폭력’과 이를 제외한 ‘좁은 의미의 청소년


비행’ 두 가지로 나누어야 합니다. 학생이 학교 내에서 저지르는 왕따, 폭행, 상해, 갈
취와 학생이 학교 밖에서 저지르는 절도, 강도, 상해는 완전히 다른 종류로 봐야 하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서 ‘좁은 의미의 청소년 비행’은 학생이 저지르는 범죄와 학교를
중도 이탈한 아이들이 저지르는 범죄로 구분해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선, 학교는 절대로 폭력이 있어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학교폭력은 기
본적으로 엄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호통을 치며 엄하게 재판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심각성 때문에 그랬던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엄하게 사법을 통
한 응징 격으로 대응하자는 논리가 아니고 그보다는 청소년 비행의 유형에 맞게 적합
한 처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부모와 가정의 울타리가 있음에도 학교 내
에서 친구(들)에게 학교폭력의 유형에 해당하는 피해를 가한 아이들에게는 경종을
울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해학생들을 혼을 낸 다음 피해자와 진심어린 화해를 성사
시키지 못하면 엄한 처분을 고려하는 편입니다.
한편 학교를 이탈해서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에 대한 대응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결손가정 아이들에 대한 엄벌의 결과로 그들이 소년원에 보내진다고 하
더라도 사회에 나온 후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특히 10
호 처분을 받는 소년범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방치되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함과 동시에 성인이 되기
전에 온전히 사회에 융합될 수 있는 기회를 한번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내려 대안가정에 보냈다가 아이가 성실하게 생활하지 않으면
바로 10호 처분을 내리기도 하는데 이렇게 제일 강한 처분을 내려도 아이들은 자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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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기회를 한번 받았다고 생각하니까 반항을 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소년보호재판과 ‘호통판사’만의 원칙

재판에서 우선 비행 내용을 본 후, 다음으로 가해자가 피해자의 마음을 위로해 주


고 용서를 받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느냐를 봅니다. 가해자가 사전에 피해자의
용서를 진심으로 구하지 않았다면 일단 제게 혼이 나게 되는 것이지요. 자식의 잘못
을 인정하지 않는 완강한 부모님들도 더러 계신데, 이 때 소년원에 가해자를 임시위
탁을 시키는 일종의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 경우 전체 가해자의 70~80%는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사과한 후 용서를 받고 옵니다. 개인적으로 학교폭력사안에서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용서를 구하는 절차를 엄정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입니다.
가해자를 엄벌한다는 취지에서 소년원에 보내거나, 단순히 소년이니까 기회를 주어
야 한다고 해서 약하게 처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는 재판을 할 때 항상
이 원칙만은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Q 학교 현장에서 범죄를 막기 위한 자원 및 역량은 충분하다고 보시는지요?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교폭력도 일종의 분쟁이고 갈등인데 학교


에는 갈등이나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또한 학교폭력예방법
상 징계절차를 통해 처분을 내려도 당사자들이 이의를 제기해서 재심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의 경우 지자체 산하 시·도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에 재심을 청
구할 수 있는데 대개 지역위원회의 위원장은 부시장이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재심사건이 급증하여 부시장이 다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정도라고 들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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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Q 소년재판절차 중 통고제도는 실제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까?

많이 활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소년재판절차를 밟게 되면 아이가 여러 단


계를 거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향도 보이고 다중처벌이 가해진다는 지적도 있
는데 통고제도를 활용하게 되면 법원의 인적구성을가지고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니까 법원에 통고할지를
과감하게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 상 잘 활용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2. 청소년문제의 이면: 사회구조적 모순의 표출

우리나라 소년범죄의 주된 발생 원인이나 배경은 무엇입니까? 소년법

Q 정의 판사의 입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절름발이 가정, 방치된 아이들

우리나라에서 부부가 이혼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엄마가 아이를 키우게 되는데 사


회 구조상 여성은 경제력의 부분에 있어서 취약한 점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대부
분 종사하는 식당종업원 등의 서비스 직종의 경우에 가장 바쁠 때가 저녁시간대인 까
닭에 엄마를 가장 필요로 하는 시간대에 아이들은 홀로 방치되고 맙니다. 결국 집에
서 TV를 보거나 PC방에 가게 되고 처지가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자연스레 함께 어울
리면서 선배로부터 나쁜 행동을 배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소년법정에 설 경우 비행정도가 경미하면 사회 내 처분(소년법 상 1
호~5호 처분)을 내려서 사회로 돌려보내게 되는데 가정의 보호력이 약해 재비행을
저지르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악순환 끝에 소년원을 가게 되고 최악의 경우 결국
일반교도소까지 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한 군데 있는 소년교도소의 청소년
수형자 중 80%가 결손가정 아이들입니다. 물론 이러한 굴레에서 빠져 나오는 애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사회에서 소위 ‘낙오자’로 살아가게 되요. 외국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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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런 경우에 국가에서 시스템적으로 주거나 대안가정을 만들어 주어 사회 양극화와 빈


곤의 악순환을 줄이려 노력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이들을 보호해줄 시설이나 대안가정
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악순환” : 소년문제가 사회문제로, 소년범이 성인범으로

현재 우리나라 가출청소년이 통계상 20만 명에 육박하는데요, 그들이 고등학교 졸


업장도 없이 사회에 나온다고 생각하면 문제는 심각합니다. 당장 실업급여 문제와 근
로관련 문제와 더불어 그들의 생계문제가 대두될 것이고 계층 간 사회통합은 요원할
것입니다. 대부분이 결손가정 혹은 경제적으로 저소득층 계층 출신인 이런 아이들에
게 새로운 기회를 줄 필요가 있어요. 비행소년이라고 해서 무조건 엄벌을 내리고 소
년원으로 보내는 것은 그들의 사회에서 격리하는 조치와 다를 바 없는데, 잊지 말아
야 할 것은 그 아이들도 우리 사회가 품어 보듬어야 할 소년들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성인범죄는 주로 사기와 주폭(酒暴)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이를 제
외한 나머지 범죄는 소년범이 성인범이 되어 저지른 사건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오래된 통계입니다만, 소년원 출신 아이들 중에 67%가 성인범이 된다고 합니다. ‘파
레토 법칙’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
는 현상을 설명하는 법칙인데, 결국 20%의 범죄자가 전체 범죄의 80%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앞으로 국가를 올바르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 지도자들은 이 20%를 잘 관
리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Q 소년범들의 교정을 책임지고 있는 소년원의 상황은 어떤가요?

지난 5월에 부산소년원에서 보호소년들의 집단난동사건이 발생했는데요, 현재 우


리나라 소년원의 과밀수용상태가 계속되는 한 이러한 문제는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당시 부산소년원은 정원이 130명인 시설에 190명을 수용하고 있
었습니다. 11평짜리 방에 덩치 큰 아이들이 16명 있다고 생각해보시면 이는 사실상
감금에 가깝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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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우리나라 소년원에는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소년원이 지나


치게 집단적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심적 순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
다. 두 번째는 폐쇄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자율성을 완
전히 잃어버린다는 점입니다. 아이들 대부분은 대인관계능력과 사회성이 부족한데
이를 개선시키지 않는다면 나중에 사회에 나가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합니다. 세 번째
는 당직 근무자 수가 너무 적어 야간과 주말 및 휴일 시간대에 아이들끼리만 있는 시
간이 많다는 점입니다.
소년원에 오게 되는 아이들 대부분은 외면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아픔을
먼저 다독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소년범 대부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 따뜻한 사랑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가족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사회에
적응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쉽게 좌절하게 되고 결국에는 성인범이 되
는 겁니다. 결국 소년원이 소규모의 환경으로 선진화 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아이들 하나하나 보살필 수 있고 치유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청소년 범죄는 가출과 연계적으로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

Q 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출청소년과 관련하여 기억에 남는 소년사건


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중학교를 중도포기하고 가출하여 친구들과 함께 상습절도를 벌이다가 소년재판을


받게 된 열일곱 살 먹은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소년분류심사원에 임시 위탁되어 신체
검사를 받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임신한 아이에 대해서는 대개 죄의 경중
에 관계없이 소년재판에서 사회로 돌려보내는 판결을 내리는데, 이는 소년원의 인력
과 시설 부족으로 임신한 아이를 수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그
소녀는 낙태에의 의지를 이미 밝힌 상황이라 아이를 사회로 돌려보낸다면 불법낙태
를 묵인하게 되는 셈이고, 소년원에 보내면 어린 소녀를 미혼모로 만드는 셈이 되어
스스로 큰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비록 어린 생명을 구할 수는 있어도 이 소녀
의 아버지가 된 입장이라면 과연 판사의 소년원 송치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
을까, 아니면 다른 판결을 내려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쳐가며 한 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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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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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했지요. 결국 경종을 울리는 측면도 있고, 불법낙태는 법관의 양심 상 용인할 수


도 없는 부분이기에 10호 처분을 내려 소년원에 보냈습니다. 그 해 11월 중순경 소년
원에서 출산을 위해 사회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연락이 왔기에 재판을 다시 열어 처분
변경을 하였고 소녀는 손수 아기에게 써온 편지를 법정에서 읽으며 눈물을 흘렸습니
다. 당시 저는 그 아이를 위해 베넷저고리를 준비하여 선물하였는데요, 지금 생각해
도 마음 한 편이 저려오는 느낌을 받는 사건입니다.

“소년재판에서 아이들은 인생의 기로에 서게


되기에 법정에 들어가기 전 저는 아집과
편견, 건성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사
기도합니다.
아집은 내 생각만 고집하고 다른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 편견은 비행소년들이
무조건 나쁜 아이들이라는 생각, 건성은 대충
기록을 보면서 정해진 대로 재판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3. 노력과 결실: ‘청소년 회복센터’에서 희망을 보다

대안가정인 ‘청소년 회복센터’(사법형 홈그룹)를 설립하시게 된 계기는


Q 무엇입니까? 아울러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에게 따뜻함이 있는 쉼터를 선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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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소년원 전 단계에서 소년들을 감화시키고 교정 시켜줄 공간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초점을 맞춘 것은 건전한 사회적 환경의 조성이었지요.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을 만큼 중한 죄를 짓지 않은 아이들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
면 재범을 저지르니 이들을 따뜻하게 보살필 수 있는 일종의 대안가정부터 만들어보
자고 주위 분들에게 제안했고 이렇게 해서 ‘청소년 회복센터’를 창원에 처음 열게 되
었습니다. 최신식 시설의 좋은 물질적 환경에서 아이들을 보살펴 주는 곳은 아니지만
봉사자분들의 진심어린 사랑을 받으며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치유가 됩니다. 그래서
인지 아이들이 청소년 회복센터에서 생활하면 재범율이 크게 줄어듭니다. 왜냐하면
초기비행단계에 있었고 실제로 비행에 접어들게 된 것은 따뜻한 관심과 애정의 부족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운영과 현실적인 어려움

청소년 회복센터는 창원에서 처음 시작해서 현재 부산과 경남지역에 10곳이 있습


니다. 사법부에서 교육비 명목으로 1인당 월 40만원씩 주는 지원금 이외에는 전부 자
비로 운영되는데요, 청소년 회복센터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사회에 대한 봉사와 희생
정신으로 버티고 계시지만 현실적으로 금전적인 어려움이 분명이 존재합니다. 미국
의 경우, 맡고 있는 아이들이 4명가량 되면 이러한 위탁가정에 대해 다른 직업을 가
지지 않고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국가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
리나라에는 아직 그런 제도가 없습니다. 현재 가출청소년 쉼터의 경우는 국가의 재정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청소년 회복센터 및 관련 제도의 경우 우리나라는 아
직 제도적으로 도입된 바 없어 국가의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
나름대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제가 쓴 책의 인세를 전액 기부하고 있습
니다.
이외에 청소년 회복센터 및 쉼터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 마련 상의 문제가 있
습니다. 비행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비행청소년을 위한 쉼터라고 목적을
밝히면 집을 구하기가 정말 힘이 듭니다. 일례로 울산에 청소년 회복센터를 하겠다고
한 분이 있는데 이분은 3개월째 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서울 대림동에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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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치한 쉼터의 경우, 이사를 가기 위해 조용히 한명씩 이사를 가고 있다고 하니 웃지 못


할 일입니다.

청소년 비행에 대해 근본적인 탈출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적절


한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청소년 회복센터’를 고안하시
Q 고 직접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런 부분은 앞으로 국가의 역할
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청소년 회복센터는 비행청소년 전용인데, 제 또 다른 바람은 이와는 다른 종류의


‘제도적 가정’이 운영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즉, 가정형편이 지극히 어려워 부모가
적절하게 아이들을 돌봐줄 수 없는 계층을 위해 국가가 아이들을 기간을 정해 대신
맡아주는 제도와 시설을 갖추는 것입니다. 일례로 한 어머니가 아이의 짐을 청소년
회복센터에 맡기고 아이가 그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다른 지역에 가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형편이 어려워 아이를 학원에도 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고 현실 개선을 위한 목돈을 마련하려 해도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죠.
아이가 청소년 회복센터에서 생활하는 동안은 어머니가 편한 마음으로 일 하실 수 있
었던 것입니다.
요컨대 아이들이 방치됨이 없이 저소득층 가정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
적 차원에서 청소년들을 돌봐줄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는 결손가정
아이들이 비행을 저지르면 모두 개인 책임으로 돌리고 있지요.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것은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자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굳이 법적으로 따지지
않아도 미성년자들은 시기에 맞게 단계별로 누군가의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한 시기
에 있습니다.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비행이 왜 일어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따져보
면 결국 해법은 해체된 가정의 재건에 있습니다. 가정의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친권
자가 감당하지 못할 처지에 놓여있다면 사회와 국가가 협력해야지요. 아이들은 곧 성
년자가 되고 사회로 나가게 됩니다.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이야
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그간 너무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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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로리뷰 제5호

IV. 나가며

1. 저울 위의 정의 vs 관계의 회복을 위한 정의

학교폭력 및 청소년범죄 사안이야말로 ‘회복적 정의’에 입각한 접근법이 요구되는


분야라는 주장이 관련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13)‘회복적 정
의’는 범죄의 핵심은 상처받은 사람에 의한 타인 침해이자, 사람 사이에 존재해야 하
는 올바른 관계에 대한 침해라고 정의하며, 범죄는 일차적으로 사람에 대한 침해라는
점을 출발점으로 하여 범죄는 결국 개인 상호간의 갈등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따라서
회복적 정의란 근본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어
야 한다고 하면서 손해를 배상하고 치유를 촉진하는 것이 그 내용이어야 한다고 한
다. 14)이러한 회복적 정의의 이념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 가족 및 지역사회를 함께
참여시키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범죄로 인해 발
생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복구함으로써 법적 평화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
한다.
이러한 회복적 정의의 개념이 기존 형사사법체계에서 중시되어온 사회 보호적 정
의를 완전 대체하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폭력
사안을 포괄하는 청소년 범죄의 특수성-가해자 및 피해자의 연령대의 특수성, 소년사
법의 사회적 함의, 교화와 선도의 중요성 등-과 소년법과 학교폭력예방법 등 청소년
문제에 적용되는 법률의 독특한 입법취지를 총체적으로 고려할 때, 적어도 소년사법
의 영역에서는 회복적 정의 개념에 입각하여 사법처리절차를 운영하고 국가적 차원
의 제도 정비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상기 두 법조인이 언급한 학교폭력 및
청소년범죄의 문제와 그에 대한 대안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즉, 김용수

13) 이용식, “회복적 정의와 형사사법 정의-두 정의의 ‘절충’은 가능한 것인가?,” 『동아법학』 제54호,
동아대학교 법학연구소, 2012, 421면.
14) 위의 글, 421면.

304
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전문 법조인과 함께한 수요일
- 법률가의 시선에서 본 소년사법의 현실과 대안의 모색 -

변호사와 천종호 판사는 공통적으로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범죄에 적절히 대응하고


올바른 사후처리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거나 최소한
중대한 허점이 존재함을 지적한 것이다. 향후 청소년 문제의 대안을 고민함에 있어
피해자와 가해자 간 소통 창구의 개방과 더불어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여 아
이들과 함께 문제를 조정하고 해결해 나가는 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춰볼 필요성이 제
기된다. 아울러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후속적으로 교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갱
생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아이들을 독려해야 할 것이다.

2. ‘미성숙’의 다른 이름은 ‘가능성’ 이기에

미국의 과학자이자 교육자였던 윌리엄 클라크(William Smith Clark)가 남긴 문장인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뒤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덧붙여져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Boys, be ambitious, not for money, not for selfish accomplishment,


not for that evanescent thing which men call fame.
Be ambitious for attainment of all that a man ought to be.”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을 위해서도 말고 이기적인 성취를 위해서도 말고,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말고
단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얻기 위해서“

클라크가 소년들에게 주문한 것은 크게 성공하거나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온전한 인간’이 되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지상명제를 잘 수행하기 위한 선결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소년기의 ‘야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만
큼 넓고 자유로운 곳이 되어야 한다는 과제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사회는 아이들
에게 그런 세상을 펼쳐 열어주고 있는가?
각자에게 허락된 삶이라는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나가 종국에는 하나의 멋진 작품

305
서강로리뷰 제5호

을 이끌어내는 것이 인생이라고 한다면 소년들은 아직 너무나 많은 부분이 백지로 남


아있는 존재들이다. 이 상태를 미성숙함으로 칭한다면 청소년기를 향유하고 있는 그
들의 시간의 또 다른 이름은 ‘가능성’이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애정과 관심
이 필요한 시기에 외로움을 먼저 배운 아이들도, 줄 세우기식 경쟁에서 도태되어 가
는 자신을 보며 그 어쩔 수 없음에 화가 난 아이들도, 또래집단에게 좀처럼 잘 받아들
여지지 않아 늘 겉도는 아이들도 저마다의 가능성의 공간들을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희망’이라 부른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의 문제와 청소년 비행은
우리의 ‘희망’이 실제로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렇다면 가
정이나 학교와 같은 작은 단위의 일차적 버팀목이 큰 도움이 되어 주지 못했다고 하
더라도 사회는 그들의 문제를 배척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인식과 관심으로부터
청소년 문제를 포괄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제도정비 및 소년들의 잘못
을 바로잡아줄 대안적 사법정의 구현에 대한 요구가 발현한다.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소통할 수 있는 통로와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을 마련해주어 그들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아이들이 다시 살아가면서 삶의 여백
을 채워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학교폭력문제와 청소년 범죄
의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해 온 두 법률가들의 주장의 핵심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
한 문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 모종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
하지만 대응책이 어설픈 것은 이러한 기본적인 생각이 제대로 공유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지를 반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고민, 적절한 국가적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타인과 사회에 대한 분노, 소외됨으로써 느끼는 고독감과
상실감, 이유 없는 타인 괴롭히기, 무분별한 유흥과 범죄에의 유혹 등 이 모든 것으로
인해 슬픔에 빠져 신음하고 있기에는 담대한 꿈과 야망을 키워나가야 할 소년들의 이
토록 아름다운 시절은 너무나도 짧다. 

306
부 록
「서강로리뷰」 편집위원회 운영규정

「서강로리뷰」 편집위원회 운영규정

제1조 (목적) 「서강로리뷰」 편집위원회(이하 편집위원회라고 한다)는 서강대


학교 법학전문대학원생 등이 연구·작성한 법학 관련 논문집인 「서강로리
뷰」를 발간함으로써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법학 발전과 원생들의
법학지식 함양에 목적을 둔다.

제2조 (본 규정의 목적) 본 규정은 편집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 (소재지) 편집위원회는 서강대학교에 둔다.

제4조 (사업) 편집위원회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한다.
1. 「서강로리뷰」의 발간
2. 연구발표회 및 논문대회의 개최
3. 기타 편집위원회의 목적에 관련된 사업

제5조 (구성) ① 편집위원회는 1인의 편집위원장과 편집위원으로 구성한다.


② 편집위원장과 편집위원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으로 구성
한다. 단, 휴학생의 경우 다른 편집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편집위원의 자격
을 부여받을 수 있다.
③ 편집위원장은 편집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되며, 임기는 6개월로
한다. 단,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
④ 편집위원의 임기는 1년으로 한다. 단,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

309
서강로리뷰 제5호

제6조 (총회) 편집위원회는 각 회차 「서강로리뷰」의 발간과 관련하여 매학기


1회 총회를 개최하여 필요한 사항들을 결정한다.

제7조 (총회의 소집과 의결) ① 총회는 편집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편집위원 3분의 1이상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 편집위원장이 소집하고, 편집
위원 3분의 2이상의 출석으로 개회한다.
② 총회의 의결은 편집위원 3분의 2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
으로 한다.

제8조 (총회의 의결 사항) 총회에서는 다음의 사항들을 의결한다.


1. 편집위원회의 운영에 관한 사항
2. 재정의 확보와 결산에 관한 사항
3. 「서강로리뷰」의 개선, 발전과 관련한 기타 사항
4. 구성원이 추천하는 사항

제9조 (편집회의) ① 편집위원회는 「서강로리뷰」의 발간에 관한 사항을 결정


하기 위하여 수시로 편집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
② 편집회의에서는 투고된 논문의 심사 및 「서강로리뷰」에의 게재여부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며,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1. 편집위원회에 투고된 각 원고의 심사는 편집위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
회에서 하되,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 주관하는 논문대회 입상작
의 경우 심사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2. 편집위원회는 투고된 원고를 심사하여 「서강로리뷰」에의 게재여부를
결정한다.

제10조 (권한) 편집위원회는 「서강로리뷰」에 게재될 논문 등 자료의 편집,


출판 및 심사에 관하여 권한을 가진다.

310
「서강로리뷰」 편집위원회 운영규정

제11조 (논문심사규정) 게재논문의 심사에 관한 사항은 ‘「서강로리뷰」 발행


및 심사규정’에서 따로 정한다.

제12조 (재정) 편집위원회의 재정은 다음으로 충당한다.


1. 본교에서 지급하는 보조금
2. 각종 후원금
3. 기타

311
서강로리뷰 제5호

「서강로리뷰」발행 및 심사 규정

제1조 (목적) 이 규정은「서강로리뷰」의 학문적 질과 이론적 수준을 제고하여


우수한 법학전문대학원 로리뷰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서강로리뷰」등의
발행 및 심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서강로리뷰」의 간행) ① 「서강로리뷰」는 연 2회 이상 발간을 목표


로 한다.
② 「서강로리뷰」의 정기 발간일자는 매년 학기 초(3월, 9월)로 한다.
③ 「서강로리뷰」에 논문을 게재하고자 하는 자는 매년 1월말, 7월말까지
원고를 직접 또는 전자적 방법, 우편 등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제3조 (논문의 투고요건) ①「서강로리뷰」에 투고하는 논문은 법학과 관련된


연구로 국한하며, 연구논문·판례평석·번역문·서평·연구자료 등으로 한
다.
② 논문은 독창성을 갖는 것으로서 다른 학술지 또는 간행물에 이미 게재
되었거나 게재될 논문이 아니어야 한다.
③ 법학박사학위를 소지하지 않은 자의 원고는 법학 전공 교수 1인 이상의
감수를 받아 그 확인서와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④ 연구논문이 아닌 다른 게재물에 대해서는 편집위원회가 논문심사 의뢰
여부를 결정한다.
⑤ 논문투고자는 본 규정에 따른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제4조 (논문의 심사) 「서강로리뷰」에 게재하기 위하여 제출된 각 논문은 편


집위원의 심사를 받아야 하며, 편집위원의 심사 결과에 따라 논문의 수
정·보완을 요구하거나 게재를 유보할 수 있다.

312
「서강로리뷰」발행 및 심사 규정

제5조 (심사기준) ① 논문 심사는 다음의 기준으로 한다.


1. 연구주제의 독창성
2. 연구관점의 참신성 및 연구방법의 논리적 완결성
3. 논문체제와 내용의 적합성
4. 논문초록의 질적 수준
5. 연구결과의 학술적 완성도 및 학계 기여도
6. 기타 투고규정에 따른 논문형식 평가
② 번역, 서평 및 판례평석 심사는 다음의 기준으로 한다.
1. 번역, 서평 및 판례평석의 필요성
2. 번역, 서평 및 판례평석의 완성도
3. 번역, 서평 및 판례평석의 기여도

제6조 (심사절차) ① 논문접수가 마감되면 편집위원장은 편집위원회를 소집하


여 접수논문에 대한 심사절차를 진행하여야 한다.
② 심사위원은 선임편집위원으로 한다.
③ 심사위원은 편집위원회로부터 논문을 수령한 날로부터 상당한 기간 안
에 논문에 대한 심사를 완료하고, 별첨1의 ‘논문심사결과보고서’를 작성
하여 편집위원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④ 심사위원은 ‘논문심사결과보고서’의 모든 사항을 기재하여야 하고,
‘종합판정’ 의견을 기재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요령을 따른다.
1. 별도의 보완이 없이도 게재가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게재’
에 ○표 한다.
2. 게재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게재 불가’에
○표 한다.
3. 내용의 보완 혹은 수정을 거치면 게재할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는 ‘수정 후 게재’에 ○표 한다.
④ 편집위원장은 심사위원 2인의 ‘논문심사결과보고서’가 접수되면 편
집위원회를 개회하여 아래 표에 따라 결정하고, 그 결정을 논문제출자에게

313
서강로리뷰 제5호

통보하여야 한다.
심사위원 판정 편집위원회 결정
○ ○
게재 확정
○ △
○ × 편집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게재
△ △
△ × 내지 게재불가 판정
× × 게재 불가
(범례 :○-“게재”, △-“수정 후 게재” ×-“게재불가”)

⑤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은 개별 심사위원에 의한 심사를 면제할 수


있으며, 편집위원회의 게재결정에 따라 게재한다.

제7조 (수정지시) ① 논문의 형식이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서강로리


뷰」 발행 및 심사 규정’을 준수하지 않거나 미흡하여 ‘수정 후 게재’
결정을 받은 논문에 대하여는 편집위원장이 수정지시를 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수정지시에 논문제출자가 불응하여 수정논문을 기간 내에 제출
하지 아니한 때에는 편집위원회의 결정으로 논문의 게재를 거부할 수 있
다.

제8조 (게재료) 「서강로리뷰」에 게재된 논문의 게재료에 관한 사항은 편집위


원회에서 정한다.

제9조 (배포) 발간된 「서강로리뷰」는 법학전문대학원과 로펌 등에 무상으로


배포한다.

제10조 (저작권) 「서강로리뷰」에 게재된 논문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귀속한


다. 다만, 저자는 논문의 투고 시에 법학연구소에 대하여 이를 CD-ROM
TITLE 이나 광디스크 기타 전자적 방법 및 인쇄매체에 의한 보관 및 출판
에 대하여 동의한 것으로 본다.

314
「서강로리뷰」발행 및 심사 규정

제11조 (연구윤리규정) 투고 논문의 연구윤리에 대한 사항은 ‘「서강로리뷰」


연구윤리 규정’에서 따로 정한다.

제12조 (비밀유지의무) 논문 등의 심사에 관여하는 자 또는 관여했던 자는 논문


등의 제출자 및 논문 등을 심사한 자의 인적사항, 심사결과에 대하여 비밀
을 유지하여야 한다.

제13조 (서류의 보관) 편집위원회에서의 심사관련 서류는 3년간 보관한다.

제14조 (개정 및 시행) ① 이 규정은 편집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할 수 있


다.
② 개정된 규정은 편집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날로부터 시행한다.

부 칙

제1조 (시행일)
이 규정은 2013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315
서강로리뷰 제5호

<별첨 1 : 논문심사결과보고서>

심사위원 소속 전공 성명

논문제목

1. 연구주제의 독창성

2. 연구관점의 참신성 및 연
구방법의 논리적 완결성

3. 논문체제와 내용의 적합성 .


심사요지
4. 논문초록의 질적 수준

5. 연구결과의 학술적 완성도


및 학계 기여도

6. 기타 논문형식 평가

종합의견

수정 후 게재
종합판정 게재
게재 불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서강로리뷰」 게재를 위해 제출된 논문에


대하여 위와 같이 심사 결과를 제출합니다.

20 년 월 일

심사위원: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서강로리뷰」 편집위원장 귀하

316
「서강로리뷰」 연구윤리 규정

「서강로리뷰」 연구윤리 규정

제1조 (목적) 이 규정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서강로리뷰」에 투고되


는 연구논문, 판례평석 등의 심사에 있어서 연구윤리를 확립하고 연구부정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며, 연구부정행위 발생시 공정하고 체계적인 진실성
검증을 위한 사항을 규정하고, 연구윤리의 확보에 필요한 기본적인 원칙과
기준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적용대상) 이 규정은 「서강로리뷰」 투고자에게 적용한다.

제3조 (연구윤리위반의 종류) 연구부정행위라 함은 연구논문의 투고 및 발표


등에서 행하여진 중복게재·표절·부당한 논문저자 표시행위 등을 말하며
그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중복게재”란 공표된 학술지 등에 이미 게재된 논문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서강로리뷰」 투고논문의 핵심적인 내용과 중복되는 경우를
말한다.
2. “표절”이라 함은 타인의 아이디어, 연구내용 결과 등을 정당한 승인
또는 인용 없이 도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3.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는 연구내용 또는 결과에 대하여 학술적 공헌
또는 기여를 한 사람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논문저자 자격을 부여하지
않거나, 학술적 공헌 또는 기여를 하지 않은 자에게 감사의 표시 또는
예우 등을 이유로 논문저자 자격을 부여하는 행위를 말한다.

제4조 (연구윤리위반행위 제보) ① “제보자”라 함은 부정행위를 인지한 사실


또는 관련 증거를 해당 연구기관 또는 연구지원기관에 알린 자를 말한다.
② 제보자는 연구윤리위원회에 직접 또는 전화, 서면, 전자우편 등으로 제

317
서강로리뷰 제5호

보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부정행위의 내용과 증거를 포함하여 제보하여야


한다.

제5조 (연구윤리위원회) ① 연구윤리위반에 대한 심의·의결을 위하여 연구윤


리위원회를 둔다.
② 연구윤리위원회는 편집위원을 전 학기에 역임한 「서강로리뷰」 편집위
원으로 구성되며 편집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선임된다.

제6조 (연구윤리위반행위의 조사) 연구윤리위원회는 제3조의 위반행위를 인지


하거나 제보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

제7조 (연구윤리위원회의 회의, 심의 의결) ① 연구윤리위원장은 연구윤리위


반행위에 해당한다는 제보에 의해 연구윤리위반의 의심이 있는 때 또는 학
회 회원 5인 이상이 서면으로 연구윤리위반행위에 대한 심의를 요청한 때
에는 연구윤리위원회 회의를 소집하여야 한다.
② 연구윤리위원회의 의결사항은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3분
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③ 심의와 의결의 공정을 기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는 위원은 당해 심의와
의결에 관여할 수 없다.
④ 연구윤리위원회는 의결에 앞서 연구윤리위반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제8조 (연구윤리위반에 대한 조치) 연구윤리위원회는 제3조의 연구윤리위반행


위에 대하여 결정으로 다음 각 호의 조치를 취한다.
1. 투고원고를 「서강로리뷰」 논문 목록에서 삭제
2. 연구윤리위반자에 대하여 3년 이상 「서강로리뷰」에 논문투고 금지
3. 위반사항을 「서강로리뷰」 홈페이지에 6개월 간 공고

318
「서강로리뷰」 연구윤리 규정

제9조 (연구윤리위원회 및 위원의 준수사항) ① 연구윤리위원회 및 위원은 제


보자의 신원 등 연구윤리위원회의 직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사항에 대하여
비밀을 유지하여야 한다.
② 연구윤리위원회는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연구윤리의식을 고취
시키기 위한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하여야 한다.

제10조 (규정의 개정) 이 규정은 연구윤리위원회의 의결에 의하여 개정한다.

부 칙

제1조 (시행일)
이 규정은 2013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319
서강로리뷰 제5호

원고 작성 규정

제1조 (목적) 이 규정은 서강대학교 Sogang Law Review에 게재될 원고의 작성


에 관한 사항의 규정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원고의 작성)


① 원고는 논문, 판례평석, 서평, 자료 등으로 구별하여 작성한다.
② 원고는 국문 또는 외국어로 작성하되, 외국어원고는 국문원고에 준한
다. 국문원고는 원칙적으로 국문으로 작성하되, 필요한 경우 한문 또는 외
국어를 병기할 수 있다.
③ 원고의 분량은 A4 편집용지, 글자포인트 10, 줄간격 160% 기준 10매 내
외로 한다.
④ 원고의 표지에는 원고의 종류, 제목, 필자의 인적사항(성명, 소속)을 기
재한다.
⑤ 논문 및 판례평석의 경우에는 초록을 작성한다. 초록은 국문 및 영문으
로 작성한다.
⑥ 논문의 구성은 다음 각 호의 순서를 따른다.
1. 국문원고의 경우
논문제목, 목차, 본문, 참고문헌, 외국어초록, 외국어키워드, 국문주제어
2. 외국어원고의 경우
논문제목, 목차, 본문, 참고문헌, 국문초록, 국문주제어, 외국어키워드

제3조 (원고의 세부 작성요령)


① 원고는 한글 프로그램 또는 Microsoft Word로 작성한다.
② 원고의 편집형식은 다음 각 호를 따른다.
1. 편집용지의 여백주기 설정

320
원고 작성 규정

위쪽:20, 아래쪽:15, 왼쪽:30, 오른쪽:30, 머리말:15, 꼬리말:15


2. 글자모양
장평은 100, 자간은 0으로 한다.
가. 제목
서체:휴먼고딕(진하게), 크기:14
나. 목차
서체:돋움(진하게), 크기:10
다. 본문
서체:바탕(소제목은 진하게), 크기:10
라. 각주
서체:바탕, 크기:9
3. 문단모양
가. 본문
왼쪽:0, 오른쪽:0, 들여쓰기:0, 줄간격:160%,
문단위:0, 문단아래 :0, 정렬방식 :혼합
나. 각주
왼쪽:0, 오른쪽:0, 내어쓰기:13.1, 줄간격:130%,
문단위:0, 문단아래 :0, 정렬방식 :혼합
4. 외국어원고의 경우 국문원고를 기준으로 작성하되 서체는 Times New
Roman으로 한다.
③ 원고의 목차는 예시를 참고하여 다음 각 호의 형식을 따른다.
1. 목차는 큰제목부터 I, 1, 1), (1), ①의 순서로 작성한다.
2. 목차는 큰제목부터 왼쪽에서 0칸, 2칸, 4칸, 6칸, 8칸을 띄어 들여쓰
기 한다.
3. 목차는 큰제목부터 1) 반괄호숫자 까지 진하게 작성한다.
4. 로마 숫자(큰제목) 간에는 두 줄을 띄운다. 다른 목차 간에는 한 줄을
띄운다.

321
서강로리뷰 제5호

<예시>
I. 로마 숫자(큰제목)

1. 아라비아 숫자

1) 반괄호숫자

(1) 양괄호숫자

① 원괄호숫자

Ⅱ. 로마 숫자(큰제목)

1. 아라비아 숫자

제4조 (인용방법)
① 본문의 표기는 각 호의 방법으로 한다.
1. 서적은 『 』, 논문 및 신문기사 그 밖의 문장인용은 “ ”, 용어 및 강조
는 ‘ ’로 표기한다.
2. 외국어 서적의 경우 이탤릭으로 표기하고, 외국어 논문 등 서적 이외의
경우에는 제 1호의 표기방법에 따른다.
3. 출처를 본문 속에서 내주로 처리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필자, 발행연
도, 페이지를 묶어 제시한다.
∙『憲法學』(홍길동, 2005, 234면)
∙ System of the Law of Nations-State Responsibility(I. Brownlie,
1983, p.29)
② 각주는 다음 각 호에 따라 통일한다.
1. 각주는 필자, 문헌명, 발행 판수, 출판기관, 발행연월일, 페이지의 순서로

322
원고 작성 규정

표기한다.
∙ 홍길동, 『憲法學』, 제2개정판, 대한출판사, 2005, 234면.
2. 필자의 표기방법
가. 필자가 2인 이상인 경우의 필자표기
2인인 경우, “○○○·○○○”의 형식으로 2인의 이름을 모두 밝힌다.
3인 이상인 경우, “○○○ 외 ○인”으로 표기한다.
나. 기관저자일 경우, 해당 기관명을 표시한다.
3. 발행연월일의 표기방법
가. 서적 및 기타 단행본인 경우 발행연도를 표기한다.
나. 논문집 기타 연간 이상 월간까지의 정기간행물인 경우, 권·호수 및 발
행연도를 표기한다.
다. 주간지 및 일간지인 경우, 발행연월일을 표기한다.
4. 페이지의 표기방법
가. 국문인 경우 “~면”으로 표기한다.
나. 외국어인 경우 “p.”로 표기하되, 두 페이지 이상에 걸쳐 인용했을 때
는 “pp.”로 표기한다.
∙ pp.78-80.
다. 페이지 수 뒤에는 구두점(.)을 표기한다.
5. 재인용의 경우 원전과 재인용문헌을 콜론(:)으로 연결하고, 마지막에 재인
용임을 표기한다.
∙ Daniel, Criminal Law, ABC Press, 2000, p.194. :김영희, 앞의 글,
98면에서 재인용.
③ 각주의 인용문헌별 표기
1. 저서
가. 지침
∙ 국문 서적의 경우에는 『 』로 표기하고, 외국어 서적의 경우에는 이탤
릭으로 표기한다.
∙ 바로 위의 각주가 아닌 앞의 각주의 문헌을 다시 인용하는 경우

323
서강로리뷰 제5호

“저자명, 앞의 책, 면수.” 로 표기한다. 외국어 서적의 경우


“op. cit.”로 표기한다.
∙ 바로 앞의 각주에 인용된 문헌을 다시 인용할 경우에는 “위의 책,
면수.”로 표기한다. 외국어 서적의 경우 "Ibid."로 표기한다.
∙ 번역서의 경우 저자명과 서명 사이에 옮긴이의 이름을 쓰고 “옮
김”을 덧붙인다.
나. 예시
∙ I. Brownlie, System of the Law of Nations-State Responsibility,
Oxford : Claredon Press, 1983, p.29.
∙ 홍길동, 『憲法學』, 제2개정판, 대한출판사, 2005, 234면.
∙ 위의 책, 298면.
∙ 홍길동, 앞의 책, 74면.
∙ I. Brownlie, op.cit., pp.272-275.
∙ Ibid., p.16.
2. 논문집 기타 정기간행물에 게재된 논문
가. 지침
∙ 논제명을 “ ”로 표기하고 뒤에 쉼표를 찍되, 쉼표가 인용부호 안
으로 들어가야 한다.
∙ 논문이 게재된 문헌명은 저서명 표기의 방식을 따르며, 논제명 뒤
에 표기한다. 권수 및 호수를 함께 표기한다.
∙ 반복 인용하는 경우 저서의 경우와 같은 방식을 따르되, “앞의
글” 또는 “위의 글”로 표기한다.
나. 예시
∙ 김서강, “주주지상주의와 이해관계자주의의 비교,” 『서강로리
뷰』 제1권,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2011, 101면.
∙ 박철수, “법학 연구방법론,” 『법학비평』1998년 4월호, 법학연
구학회, 1998, 326면.
∙ A. Rest, “International Environmental Liability in the Draft

324
원고 작성 규정

of the UN International Law Commission and the UN/ECE


Task Force,” Environment Policy and Law vol. 22 No. 1, 1992,
p.37.
3. 학위논문
가. 지침
∙ 저자명, 논문명과 함께 학위수여 대학명 및 제출연도를 명시한다.
∙ 반복 인용하는 경우 저서 및 논문의 경우와 같은 방식을 따른다.
나. 예시
∙ 박문수, 『계약교섭단계의 중도파기시 손해배상에 관한 문제』, 박
사학위논문, 서강대학교, 2005, 88면.
∙ D. Whiteface, The Jurisdictional Questions of the Criminal
Court, J.S.D. dissertation, Peace Univ., 1998, p.339.
4. 편집된 책 속의 일부로서의 글
가. 지침
∙ 해당 글의 필자 및 제목과 함께 그 글이 실린 책명과 편집자명을 함
께 명시한다.
∙ 반복 인용하는 경우 일반적인 논문과 같은 방식을 따른다.
나. 예시
∙ 이몽룡, “결과적 가중범의 공범인정여부,” 『형사법연구』 제1
권, 형사법연구회, 2005, 281면.
∙ E. J. de Aréchaga, “International Responsibility,” in M.
SØrensen(ed.), Manual of Public International Law, London :
Maccmillan, 1968, pp.53-57.
5. 자료
가. 국내 판결은 선고법원, 선고일, 사건번호, 판결 또는 결정의 순으로 표
시한다. 단, 외국의 판결은 그 나라의 표준적인 인용방법에 따른다.
∙ 대법원 2011. 1. 1. 선고 2010다1111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8. 5. 자 2008카합968 결정.

325
서강로리뷰 제5호

∙ 헌법재판소 2011. 8. 7. 선고 2009헌마293 결정.


나. 일간지
∙ 김유신, “사법절차개혁논의,” 『서강일보』, 2011. 6. 11.
다. 기타자료들은 발행기관명, 자료명, 권호수, 발행연월, 페이지의 순으로
게재한다.(권호수 및 발행연월 대신 이를 식별할 수 있는 해당자료의 고
유번호가 있는 경우, 이를 게재한다).
∙ United Nations, Report of the International Law Commission
on the work of its forty-seventh session, 2 May-21 July
1995, A/50/10, pp.21-24.
6. 인터넷 사이트
가. 지침
∙ 비온라인 자료와 같은 방식으로 인용하되, 인터넷 주소와 접속한
일자를 명기한다.
나. 예시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search/List_dic.jsp, 검색일:
2010.1.31.
④ 참고문헌은 저자 가나다순으로 정렬하되, 참고문헌의 종류별로 구분하
여 정리할 수 있다.
1. 각주와 동일한 형식으로 표시한다. 단, 페이지 수 및 검색 일은 생략한
다.
2. 판례는 선고일 순으로 정리한다.

제5조 (원고접수 및 철회)


① 원고는 작성 후 공고된 전자메일 또는 lawreview@sogang.ac.kr로 제
출한다.
② 심사를 거친 원고에 대하여 그 게재 의사를 철회할 수 없다.

326
원고 작성 규정

제6조 (개정 및 시행) ① 이 규정은 편집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할 수 있다.


② 개정된 규정은 편집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날로부터 시행한다.

부 칙

제1조 (시행일)
이 규정은 2013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327
서 강 로 리 뷰 제 5호
발행인 홍성방
편 집 인 서강로리뷰 편집위원회
발 행 처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 쇄 일 2013. 8. 26
발 행 일 2013. 9. 2
인 쇄 효일문화사 (T.02-2273-4856)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21-742 서울특별시 마포구 백범로 35 (신수동)
전 화 : 02-705-7833
팩 스 : 02-705-7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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