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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과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주 성 희

45)

목차
Ⅰ. 들어가는 말
Ⅱ. 「카니발 op. 9」
Ⅲ. 장 파울
Ⅳ. 표제의 해석
Ⅴ. 나가는 말
참고문헌
Abstract

* 이 연구는 2012년도 단국대학교 대학연구비의 지원으로 연구되었음.


- 논문접수일 (9월 20일), 수정일 (1차: 11월 19일, 2차: 11월 26일), 게재확정일 (11월 30일)
2 이화음악논집

Ⅰ. 들어가며

순수 음악을 지향하던 고전 시대와는 달리 낭만 시대에는 작곡자 개개인의 상이한


주관성의 전제하에 다양하고 복합적인 음악 형태가 성행하였다. 표제음악은 이와 같은
낭만주의의 경향에 힘입어 활성화되었던 문학-음악적 담론의 산물로 인정받고 있으며,
장미영은 그의 논문에서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피력한다.

계몽주의 이후 새로운 ‘시적・형이상학적’ 요소가 문학에 도입되고 관념과 현상, 감정과


이성 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현상에 비례하여, 음악에서도 자아 표출・주관주의에 대한
요구가 주조를 이루면서 낭만주의 음악이 태동하게 되며, 그중 낭만주의 문학의 정신을 가
장 효과적으로 구현한 음악이 표제음악이라 할 수 있다.1)

음악과 더불어 문학적 재능 또한 겸비하였던 슈만(Robert Schumann, 1810-56)은 자신


의 문학성의 표출로서 문학과 음악과의 접목을 시도, 다양한 장르의 표제음악 곡들을
남김으로써 낭만주의적 정신을 구현한 대표적 작곡가로 자리매김한다. 그의 작품들은
결코 부모로부터 비롯된 문학적 혈통과 예술적 재능의 대물림의 결과만은 아니며 창의
력을 바탕으로 문학에의 열정,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낭만주의적 정신이 모두
결합되어 탄생된 당대 예술사조의 중요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독일의 문학가 장 파울(Johann Paul Friedrich Richter, 1763-1825)은 일찍이 슈만
의 문학성을 일깨워 그의 문학적 음악관 형성에 큰 역할을 한 장본인이다. 그는 오늘날
슈만의 음악을 논할 시에 간과되어서는 안 될 중요인물로 꼽히고 있다. 장 파울은 괴테
(Johann Wolfgang Göthe, 1749-1832)와 쉴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
1759-1805) 등을 중심으로 하던 당시의 문예사조와 구분되는 독특한 작풍(作風)으로 자
신만의 길을 구축하였다.2) 짧은 단편들에 의한 모음집 형태는 그의 작품 특성중 하나
로 슈만의 초기 피아노 작품들, 즉 「나비(Papillions) op. 2」, 「간주곡(Intermezzo) op. 4」,
「다비드 동맹무곡(Davidsbündlertänze) op. 6」, 「카니발(Carnaval) op. 9」 등에 나타나는 모
음곡적 특성이3) 이와 매우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단순한 컬렉션(collection)의

1) 장미영, “파우스트 모티브의 음악적 현상학,” 󰡔외국문학연구󰡕 35 (2009), 237-39쪽 참조.


2) 장 파울은 통상적으로 고전시대와 초기 낭만시대의 특징들을 모두 포함하는 독자적인 스타
일을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3) 짧은 다수의 성격소품 악장들이 모여 하나의 큰 작품을 이루는 모음곡적 특성은 슈만의 초
기 피아노 작품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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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3

개념에서 발전되어 오늘날 ‘연곡’이라 명명되는데, 대 작품을 구성하는 소 악장들 간에


서 느껴지는 단편성과 유대감, 통일감 때문이다.
낭만연곡에 관한 연구는 1971년 코마(Arthur Komar)의 논문 「시인의 사랑」의 발표 이
후 본격화 되었으며4) 차후 분석, 이론적 측면과 더불어 역사적 접근에 의한 연구가 나
오게 되었다. 특히 연곡 장르의 발생과 발전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문학적 배경이 중요
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5) 대두됨에 따라 연가곡의 모태를 초기 피아노곡으로 보게 되
었는데, 이는 이들의 특징들이 슈만의 초년 시절부터의 우상이었던 장 파울의 작품들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에 직면하여서일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많은 학자
들이 슈만과 장 파울을 동시에 조명하는 연구를 다루어 왔으며6) 이는 연구 주제의 참
신성 측면에서 볼 때 더 이상 특별할 것이 없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무
엇보다도 장 파울의 독특한 작풍, 즉 서술 방식에서 기인하는 문학적 특성에 주목함으
로써 단순히 슈만의 음악에서 나타나는 ‘장 파울적’ 영향의 규명이 아닌, 보다 구체화
된 연구 취지로 나아갈 수 있겠으며 장 파울의 문학적 특성이 직접적으로 슈만의 음악
에 어떻게 투영되어 표출되었는가를 밝히는 작업으로 연결될 것이다.
상징적, 암시적, 은유적, 다중 의미적, 수수께끼, 미스터리 등의 여러 단어들로 형용될
수 있는 장 파울의 문학적 특성들은 감수성이 풍부한 문학 소년이었던 슈만에게 큰 의
미로 각인되었을 것이며, 훗날 모든 악장에 자작의 표제가 붙어 다분히 문학적 성향을
드러내는 피아노 연곡 「카니발 op. 9」에 차용되었을 것이라 유추 가능하다.7) 이 작품을
구성하는 21개의 표제들은 ‘카니발’이라는8) 대 제목으로 묶여 장편소설의 각 장(章)들

4) Arthur Komar, “The Music of Dichterliebe: The whole and its parts,” in Dichterliebe: An
Authoritative Score, ed. Arthur Komar (New York: W.W.Norton, 1971), pp. 63-94, 재인용: 배재
희, “슈만의 피아노 연곡에 나타난 단편성과 연속성,” 󰡔이화음악논집󰡕 10/2 (2006), 90쪽.
5)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대표 학자로는 털친(Barbara Turchin), 다베리오(John Daverio), 뉴콤
(Anthony Newcomb), 로젠(Charles Rosen) 등이 알려져 있다. 배재희, “슈만의 피아노 연곡에
서의 이중 조성구조,” 󰡔서양음악학󰡕 13/1 (2009), 188-89쪽 참조.
6) 연구 결과 슈만의 음악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이중자아’의 아이디어가 장 파울로
부터 비롯되었다는 많은 학자들의 주장이 있으며 대표적 인물로 괴츠(Hans Götz)가 있다. 한
편 슈만의 문학적 영감의 근원을 장 파울보다는 호프만(E.T.A. Hoffmann)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호이드라하임(Susanne Hoy-Draheim), 기젤러(Walter Gieseler)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김용환, “슈만의 다비드동맹 탄생 배경에 관한 연구,” 󰡔서양음악학󰡕 14/3 (2011), 97-100쪽
참조.
7) 한때 문학가가 되고자 했던 슈만의 내면 형성에 큰 역할을 한 장 파울이 슈만의 음악에까
지 영향을 끼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며, 장 파울로부터 비롯된 문학적 영감이 ‘표제’
로 나타난 최초의 피아노 연곡 「카니발 op. 9」는 슈만의 문학에의 의지와 작가적 입장의 표
명임이 사려 된다.
8) 사육제를 뜻하며 유럽과 남미 등지에서 매년 2월 중・하순경 열리는 대중적 축제이다. 사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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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화음악논집

을 연상케 하는데, 광대나 춤을 가리키는 표제인 제1곡 ‘삐에로’(Pierrot)와 제3곡 ‘고귀


한 왈츠’(Valse noble) 등은 대 제목 ‘카니발’과 내용적으로 부합하는 한편 제9곡 ‘스핑
크스’(Sphinxes), 제10곡 ‘나비’(Papillons) 등과 같이 축제와 무관한 표제들은 과연 이들
이 카니발의 정경을 묘사하는지의 의문을 유발함으로 ‘장 파울적’ 특성과의 관련성을
끌어온다. 더욱이 제9곡 ‘스핑크스’는 연주가 불가능한 옛 기보법 표기의 3개의 음렬
형태를 지녀 마치 암호나 수수께끼처럼 다가오기도 하는데, 이 ‘스핑크스’의 음악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형태적 모호성 또한 앞서 거론하였던 ‘장 파울적’ 특징과 매우
유사하다. 이처럼 몇몇의 표제에서 장 파울로부터의 영향이 나타나며, 이외에도 여러
의문점이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1개의 개별 악장들에 부여된 표제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이를 ‘장 파울적’ 영향을 규명하는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슈만이
본 작품의 표제를 통해 음악에 의한 문학에의 구현 의도를 충분히 내비친 것으로 사려
됨과 동시에, 표제에서 비롯되는 의문점, 모호성 등이 상징적이며 암시적, 다중적인 장
파울의 서술 방식과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슈만과 장 파울의 관계를 조명하는 연구와 「카니발 op. 9」의 표제를 연구한 사
례는 국내외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개 장 파울의 소설 󰡔플레겔야
레󰡕(Flegeljahre)를 토대로 작곡된 「나비 op. 2」의 연구이거나 「카니발 op. 9」의 표제들
을 음악적 묘사와 연결시킨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표제들을 다양한 관점에
의해 장 파울의 독특한 서술방식과 연계 분석하여 조명한 연구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본 연구자는 「카니발 op. 9」의 표제들에 표면적으로 인식되는 것 이상의
다중적, 상징적 의미들이 내재되어 있다고 보고 이를 장 파울의 서술 방식과 연계하여
분석, 앞서 거론하였던 장 파울의 문학적 특성과 슈만의 음악과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작품에 담긴 작곡자의 의도와 진의를 유추하고 본 작품을 문학 작품의
관점에서 재조명하여 작품 해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함을 연구의 최종목표로 삼는다.

제는 엄격히 말하면 공현절(1월 6일, 주님의 공현 대축일/천주교, 주현절/개신교)부터 기름진


화요일(Mardi gras)까지의 기간을 의미하지만 기간 자체보다는 이 기간 동안 열리는 다양한
행사를 뜻하게 되었다. 이 기간 동안 축제를 여는 것이 전통이 된 것은 이후 금육과 절제의
기간인 사순절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전에 마음껏 신나게 놀고 먹자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육제를 지칭하는 이탈리아어로 ‘carnevale’는 ‘고기를 금한다’의 뜻인데 이로부터
불어 ‘carnaval’, 에스파냐어 ‘carnaval’, 영어 ‘carnival’, 독어 ‘Karneval’ 등이 생겼다. 오늘날까
지도 계속되는 몇몇 사육제들은 애초의 종교적 의미로부터는 동떨어진, 크고 화려한 볼거리
로 변모하였다. 대부분, 가면이나 화장으로 분장을 하고, 기괴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나 대
형 인형들을 앞세워 거리를 행진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사육제,” http://ko.wikipedia.org/wiki/
참조(검색일: 2012년 10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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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5

이 연구의 취지는 대 제목 ‘카니발’과 부합하지 않는 일부 표제의 성격, 그리고 이들의


배열이 가진 특이한 질서, 즉 무질서라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게 느껴지는 배열 상의
모호성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목표를 위해 본 연구는 크게 세 가지에 초점을 두게 된다. 연구의 시작은 「카니발
op. 9」의 표제의 구성과 성격 등을 살펴 표제에서 인식될 수 있는 모호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한다. 다음으로는 장 파울의 문학적 특성에 관한 간략한 고찰이 이어지며, 마지
막으로 장 파울의 문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표제에 내재된 상징성과 다중적 의미를 다
양한 각도에서 분석, 이를 토대로 「카니발 op. 9」를 문학작품의 측면에서 새롭게 해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Ⅱ. 「카니발 op. 9」

1. 표제의 구성과 모호성 제시의 근거

「카니발 op. 9」는 1829년부터 10년간 지속되었던 슈만의 피아노 연곡 시대에9) 작곡


되었다. 이 시기는 슈만이 장 파울의 모든 작품에 대한 탐독을 끝내고 작곡 활동을 시
작했던 때로서 당시의 충만했던 장 파울로부터의 영감이 음악에 그대로 반영되었던 시
기로10) 알려져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본 작품에 앞서 작곡된 「아베그 변주곡(Abegg
Variationen) op. 1」과 「나비 op. 2」에서 공통적으로 장 파울로부터의 영향이 발견되는데,
주제 작법에서 나타나는 미스터리적이며 암시적인 특징과 장 파울의 소설의 일부분을
음악적 구성의 뼈대로 삼는 등의 시도가 그것이다.
「카니발 op. 9」에서도 작품 전반에 걸친 장 파울로부터의 영향이 나타난다. 특히 표
제는 그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다음 <표 1>은 「카니발 op. 9」의 표제 구성에 따라 그
내용 및 성격을 간략 정리한 것이다.

9) 슈만은 1829년에서 1839년에 이르는 10년 동안 그의 주요 피아노 작품들의 대부분을 작곡


하는데, 변주곡이나 소나타 등의 고전적 형식보다는 모음곡 형식의 순환 구조를 가진 작품
을 선호하였으며, 이는 오늘날 ‘연곡’으로 명명된다.
10) 슈만의 장 파울에 대한 관심은 1820년대 중・후반 경에 슈만이 썼던 일기나 편지 등에 잘
나타나고 있으며 슈만이 1828년 장 파울의 작품 탐독을 끝냄과 동시에 바이로이트의 장
파울 생가를 방문한 기록이 발견되고 있다. Erika Reiman, Schumann’s Piano Cycles and the
novels of Jean Paul (New York: Uni.of Rochester, 2004), p.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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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화음악논집

<표 1> 「카니발 op. 9」의 표제 구성

표제 내용 및 성격 표제 내용 및 성격
1. 서언 축제의 개막 12. 키아리나 인물: 실제인물
인물: 코메디아
2. 삐에로 13. 쇼팽 인물: 실제인물
델라르테의 광대
인물: 코메디아
3. 아를깽 14. 에스트렐라 인물: 실제인물
델라르테의 광대
4. 고귀한 왈츠 정경: 무도회의 춤 15. 재회 정경: 무도회의 상황
인물: 코메디아
5. 오이제비우스 인물: 슈만 자신 16. 판탈롱과 콜롱빈
델라르테의 광대들
17. 독일 춤곡 정경: 무도회의 춤
6. 플로레스탄 인물: 슈만 자신
(파가니니) 인물: 실제인물
7. 코케트 인물: 여자 광대 18. 고백 정경: 무도회의 상황
8. 리플리크 인물: (플로레스탄) 19. 산책 정경: 무도회의 상황
9. 스핑크스 ?
20. 휴식 정경: 무도회의 상황
10. 나비 ?
21. 필리스틴에
인물: 슈만의 상상 속
11. 글자들의 춤 ? 대항하는 다비드
가상인물
동맹군의 행진

본 작품의 표제들을 깊이 관찰해 본다면 모든 표제가 축제와 관련 있지는 않다는 사


실에 직면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카니발’이라는 대 제목으로 묶여 있는
점과 표제들의 배열에서 나타나는 무질서 또는 부자연스러움 등은 의문을 불러 결국
작품이 가진 모호성으로 확대, 인식될 수 있다. 한편 표제의 선택과 배열이 음악적 스토
리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 사항임을 숙지한다면 이러한 모호성이 우연이 아
닌 작곡자의 계획적 의도에 의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발전하게 되고, 이는
곧 장 파울과의 연관성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모호성은 그냥 간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슈만 음악과 장 파울의 문학과
의 연관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와 더불어 본 작품의 작곡시기 등 여러 방면
으로 연관 지어 볼 때 표제의 모호성이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상징, 다중의미, 은유, 암
시, 미스터리-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 짐작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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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7

2. 표제에서 나타나는 모호성의 제시

「카니발 op. 9」의 표제들 중 모호성으로 가장 먼저 인식되는 것은 ‘스핑크스’이다.11)


그 이유로는 두 가지를 들 수가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전설상의 동물 ‘스핑크스’의 뉘
앙스가 축제와 전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며, 두 번째 이유는 ‘스핑크스’의 옛 기보법
표기인 3개의 짧은 음렬 형태가 모호성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 ‘스핑크스’는 ‘나비’, ‘글자들의 춤’(A.S.C.H.-S.C.H.A., Lettres dansantes)의 표제와
함께 각각 제9곡, 제10곡, 제11곡의 순차적 배열을 형성한다(표 1 참고). 이들은 공통적
으로 대 제목 ‘카니발’과 그다지 관련이 없는 듯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카니발 op. 9」의 표제로서 존재함에는 어떠한 배경과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
며 이들을 단순한 표면적,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가령
‘스핑크스’에서 전설상의 동물인 스핑크스가 축제 가장행렬에 등장한다거나, ‘나비’가
축제의 무도회장에 날아 들어온 나비를 의미한다거나, ‘글자들의 춤’이 무도회에서 춤
을 추는 글자들일 것이라는 표면적인 해석은 작품 전개상 부자연스러울 뿐더러 축제의
상황과도 동떨어진 내용이 된다. 무도회장에 난데없이 전설의 동물 스핑크스가 왜 나타
났을까? 나비는 왜 갑자기 무도회장으로 날아 들어왔을까? 또한 무생물인 글자들이 어
떻게 춤을 춘다는 것인가? 등의 의문점을 부르는 이 표제들은 축제 상황에 들어맞지 않
는 ‘그로테스크적(grotesque)’ 설정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장 파울의 문학적 측면을
고려한 해석이 곁들여진다면 이들이 가진 그로테스크한 특성들이 장 파울로부터 비롯
된 상징적, 다중 의미적, 암시적 방식 차용에 의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나아가 이를
통한 올바른 스토리의 전개와 함께 작자의 진의를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앞서 거론한 모호성 이외에도 표제의 성격과 배열 면에서 그 외의 사항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스핑크스’와 ‘나비’, ‘글자들의 춤’의 표제들은 대 제목 ‘카니발’과 부합하지 않
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구성하는 표제로서 존재한다. 이들이 지닌 상징적

11) 그리스의 문법학자들에 의하면 ‘스핑크스’라는 말은 ‘묶다’ 또는 ‘압착하다’라는 뜻의 동사


‘스핑게인’(sphingein)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하나 그 어원은 분명하지 않으며 전설과도 무관
해 보인다. 전설상 가장 유명한 스핑크스는 보이오티아 테베의 날개달린 스핑크스로, 뮤즈
가 가르쳐준 수수께끼인 “목소리는 같지만 발이 4개가 되기도 하고 2개가 되기도 하고 3
개가 되기도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사람들에게 묻고 틀린 답을 말하는 사람을 잡아먹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고 전해진다.
“스핑크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13s1342a 참조(검색일: 2012년 10
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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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화음악논집

의미는 무엇인가? 둘째, 인물을 가리키는 표제들 중 ‘삐에로’와 ‘아를깽’(Arlequin), ‘판


탈롱과 콜롱빈’(Pantalon et Colombine), ‘오이제비우스’(Eusebius), ‘플로레스탄’(Florestan)
등은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의12) 광대이거나 슈만 자신이 만들어낸
가상인물이다. 그러나 ‘키아리나’(Chiarina), ‘쇼팽’(Chopin), ‘파가니니’(Paganini) 등은 슈
만과 당시 관련을 맺었던 실제 인물을 가리키는데, 이들이 슈만의 작품 속에 등장한 이
유와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가? 셋째, 악장이 배열된 순서에서 공통점을 가진 것들끼리
붙어 있기도 하고 떨어져 있기도 하는 등의 사항이 발견된다. 가령 ‘삐에로’, ‘아를깽’,
‘판탈롱과 콜롱빈’ 등은 모두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광대들로서, ‘삐에로’와 ‘아를깽’은
순차적 배열인 반면 ‘판탈롱과 콜롱빈’만이 따로 떨어져 작품의 후반부에 배열되어 있
다. 또한 실제 인물의 표제인 ‘키아리나’와 ‘쇼팽’, ‘에스트렐라’(Estrella), ‘파가니니’ 중
‘키아리나’와 ‘쇼팽’, ‘에스트렐라’는 순차적 배열을 보이는 반면 ‘파가니니’만이 동떨어
져 있다. 과연 이러한 악장 배열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일까? 만약 우연히 이루어진 것
이 아니라면 여기에 담긴 상징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슈만 음악이 가진 모호성은 「카니발 op. 9」에서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작품에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이 모호성의 인식-초기 피아노 작품에서의-은
슈만의 음악을 접할 시에 대체적으로 동반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 작품의 표
제의 모호성만을 따지더라도 조성, 화성 등을 기초로 하는 악곡 분석 방법만으로는 충
분한 해석을 할 수 없음이 드러난다. 따라서 이 모호성이 문학과 연관되어 있음을 이해
하고 문학적 측면의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 슈만 음악의 올바른 해석에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장 파울의 문학적 특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본 작품의 모호성 규명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사항으로서, 다음 장에서는 장 파울의 독특한 서술방식에서 기인한
문학적 특성에 대해 간략히 알아본다.

12) 14-18세기 사이에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가면 희극인 ‘코메디아 델라르테’는 가면을 착용한
배우들이 준비된 줄거리를 가지고 즉흥적인 기지(機知)를 발휘하여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하는 것으로, 유럽의 희극 성립에 영향을 주었다. 이는 앙상블 연기를 강조하는 대중연극
의 한 형태인데, 배우들의 즉흥 연기는 가면과 극적 상황이라는 고정된 틀 안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 특징이다. 점차 하나의 역할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배우들이 독보적인 희극 연기
술을 개발해 유럽 전역을 순회공연, 인기를 얻는 데 기여했다. “코메디아 델라르테,”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21k3006b 참조(검색일: 2012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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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9

Ⅲ. 장 파울

1. 장 파울의 평가

독일에서 성직자이자 음악가의 아들로 태어난 장 파울은 청소년기에 괴테를 중심으


로 하는 독일 순수문학의 영향을 받으며 문학가의 길을 걷게 된다. 󰡔보이지 않는 특별
석󰡕(Die unsichtbare Loge, 1793)을 시작으로 󰡔헤스페루스󰡕(Hesperus, 1795), 󰡔지벤케스󰡕
(Siebenkäs, 1796-97), 󰡔플레겔야레󰡕(1804-05), 󰡔타이탄󰡕(Titan, 1800-03) 등의 작품을 통해
독자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의 문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서술태도를 보이며 이런
방법을 통해 서정적이고 감상적인 내면의 환상세계에 몰입하는가 하면 희극적인 코믹
과 위트, 아이러니 등을 다양하게 구사”13)하여 당시의 독자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
였다. 하지만 “그의 문학적 매력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 얽매이지 않고 작
가의 감정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14)는 의견처럼 인간이 가진 본연의 모습인
상상과 이상세계로의 추구를 낭만적 자유로움으로 드러내어 독일의 초기 낭만주의 작
가이자 근대 상징주의와 표현주의 문학의 선구자로서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유머’
와 관련된 주관적 이론은 자신의 중요한 창작기법 및 서술 방식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설정인 ‘비정한 현실세계를 유머를 통해 극복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이것은 당시 전쟁과 산업혁명 등으로 피폐해진 사회와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참담한 심정을 무한하고 아름다운 이상향을 동경하는 예술 활동으로
보상하려 했던 낭만주의 탄생 배경과의 공통적인 부분이다. 작가가 처한 현실과 이상세
계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모순은 작품 속에서 대조적 성격의 인물설정으로 나타나는
한편 귀족사회의 비정함과 횡포에 맞서 견디는 힘없는 소시민들의 삶을 묘사하는 내용
으로 구현되기도 한다.

13) 전창배, “Jean paul의 소설 󰡔플레겔야레󰡕에 나타난 정체성의 문제,” 󰡔괴테연구󰡕 11/1 (1995),
258쪽.
14) 전창배, 위의 글, 259쪽.

85
10 이화음악논집

2.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15)

장 파울의 대다수의 작품에는 ‘대조적 이중 인물구도’가 나타난다. 이는 슈만이 가진


이중성(혹은 이중 자아)과 일치하는 부분으로서, 장 파울과 슈만 사이의 공감대 형성에
큰 역할을 하여 결국 슈만의 음악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오이제비
우스’와 ‘플로레스탄’의16) 탄생을 이끌어내게 된다.
장 파울은 슈만 이외에도 말러나 브람스 같은 당대의 낭만주의 예술가들에게도 영감
을 불러일으키는 등 현재 독일 문학사에 한 획을 긋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이유는 그의 소설이 가진 방대
함과 난해함 때문만은 아니며 소설 내용이 우리의 정서상 이해하기 결코 쉽지 않은 점,
문체가 가진 섬세함과 독특한 뉘앙스 등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에서 생기는 번역상의
어려움 등이 감안된 결과로 짐작 된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라도 장 파울의 작품을 국내
에서 모두 접해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그의 작풍에 대해 정확히 단정 짓는다
는 것은 현실의 여건상 매우 어려운 일에 속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읽혀지고 있는 몇몇
주요 작품들과 선행연구들을 통해 그의 문학적 특징을 대체적으로 알아볼 수는 있었으
며 본 논문의 취지인 슈만의 음악과의 연관성을 고려한 결과 총 6가지로 정리되었다.

(1) 대조적 이중 인물구도

장 파울의 작품에는 주로 ‘대조적 이중 인물 구도’에 의한 상반되는 캐릭터의 인물들


이 등장한다. 이는 현실과 이상세계 간에서 작가가 느끼는 괴리감과 모순을 표현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여진다. 소설 󰡔지벤케스󰡕의 ‘지벤케스’(Siebenkäs)와 ‘라이프
게버’(Leibgeber), 󰡔타이탄󰡕의 ‘알바노’(Albano)와 ‘쇼페’(Schoppe), 󰡔플레겔야레󰡕의 ‘발
트’(Walt)와 ‘풀트’(Vult) 등은 장 파울의 주요 소설에 존재하는 대조적 인물들로서 작가
자신이 항상 가지고 있던 불완전한 자아의 표현임과 동시에 작품 속에 투영된 장 파울
자신이기도 하다. 다음은 󰡔플레겔야레󰡕의 한 부분으로, 두 주인공인 발트와 풀트의 대
조적 성향이 잘 표현된 부분이다.

15) 이에 관한 내용은 본 연구자의 “슈만의 카니발 op. 9에 나타나는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의
고찰과 해석,” 󰡔음악과 민족󰡕 44 (2012), 154-57쪽의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16) 슈만이 창조한 가상인물 오이제비우스는 조용하고 명상적이며 우유부단한 슈만을, 플로레
스탄은 격정적이며 성급한 슈만을 상징하는데, 이들의 탄생이 장 파울의 소설 󰡔플레겔야레󰡕
의 쌍둥이 주인공으로부터 유래했을 것이라는 학자들의 의견이 있다(각주 6 참조). 이들은
음악작품과 평론 등의 다양한 방면에서 슈만의 이중자아의 상징적 표출의 의미를 지닌다.

86
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11

주인공인 발트는 판 데어 카벨씨가 남긴 유언에 따라 일정의 수련기간을 거쳐 성실한 청


년으로 성장했을 경우 그의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 총 9개의 기관이 발트의 활동상황을 지
켜보게 되는데 피아노조율사, 공증사 등의 교육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일원
이 되기를 바라는 후견인 판 데어 카벨 씨는 이미 발트의 사회성 부족을 깨닫고 있었고 그
렇기에 이런 조건을 내건 것이었다. 발트는 근본적으로 선한 인간이기는 하나 현실 도피적
이고 수동적이면서 공상적이고, 시적 감성에 너무 예민하여 현실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
고 생각한 때문이었다. 그에 반해 발트의 쌍둥이 형제인 풀트는 현실을 풍자하면서 부정적
인 비판을 즐기는 위트 있고 적극적인 인물이었는데 발트의 현실적이지 못한 성격을 일깨
워 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발트는 공증사 자격시험 중 시험관들 앞에서 “관의 열쇠”, “불
타는 무대커튼에서” 따위의 제목을 가진 자작의 시 두 편을 낭송하는 등의 이성적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행동으로 어머니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다.17)

(2) 풍자와 유머

장 파울의 작품은 당시 독일의 비참한 사회상-귀족사회의 횡포를 당해내던 서민들의


삶-을 소설의 배경으로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를 섞어 써내려간 것이 대다수이다. 그는
당시의 사회상을 집어내어 작품 속에서 풍자하기를 원했다. 또한 전혀 우습지 않은, 도
리어 비참하기까지 한 상황을 여러 가지 여담을 통해 체념 섞인 유머로써 묘사하여 독
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3) 인용

인용은 작품에 필요한 설정을 다른 작품에 있는 인물이나 상황에서 가져오는 방식이


다. 다시 말해 작품 전개상 구구절절 많은 설명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 분위기를 연상시
키는 상징적인 ‘어떤 것’, 특히 다른 작품에서 이미 사용되었던 상황이나 사물 등을 인
용함으로써 설명과 묘사를 대신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다른 작품 속에 포함된 어
떤 가능성도 함께 끌어와 독자들이 새롭게 작품을 해석하게 하거나 다른 작품과의 관
련성을 상상하도록 유도할 목적으로 사용된 것이다.

17) 전창배, “Jean Paul의 소설 󰡔플레겔야레󰡕에 나타난 정체성의 문제,” 259-60쪽 참조.

87
12 이화음악논집

(4) 암시와 수수께끼

장 파울은 낭만적이고 시적인 문체를 통해 내용을 은유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가 직접 드러나 있기보다는 암시와 은유로 가려
져 있기 마련이다. 소설이 꽤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인공들의 정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다만 그들을 상징, 암시하는 여담만을 늘어놓는다든가 중간에 수수께끼를
내고 문제를 맞히게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5) 이탈

‘이탈’은 여담과 수수께끼 같은 에피소드를 통한 간접묘사, 즉 소설과 직접적으로 관


련 없는 내용의 장을 작품 전개와 상관없이 불규칙하게 끼워 넣는 수법을 가리킨다. 이
는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다. 즉 관련 없는 사건이나 상황, 인
물들이 소설의 전개를 방해하며 중간에 끼어들 듯 묘사되는 것이 특징이다. 장 파울은
작품 속에서 종종 등장인물을 강조하고 사건들을 지나치게 나열하여 플롯이 발전하는
것을 방해하지만 은유와 상징을 통해 그림을 그리듯 묘사하는 그의 문체는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18) 이러한 방식에 의한 여담은 오히려 주 내용보다 양이 더 많은
경우도 있어 독자들을 당황과 혼란에 빠뜨려 자신이 어떤 소설을 읽고 있었는지에 대
해 의심하게끔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이탈적 요소들은 소설의 시작부터 주제로 인식되
던 내용의 흐름을 방해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다시 새로운 관점으로 작품을 대하게 하
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또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흐름에 새로운 호흡을 불어넣어 신
선함을 유지시키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이탈’은 장 파울이 추구하였던 시적 소설의 낭
만적이고 환상적인 작품 분위기 설정에 일조를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6) 단편

단편은 초기 낭만주의 문학에서 사용되던 개념이다. 전체 구조에서 독립적 분리가 가


능한 각각의 단편들은 대개 구조나 내용을 갖춘 완성된 작품이면서 동시에 전체작품의
연결에 없어서는 안 될 유기성을 지닌다. 장 파울의 단편성은 소설의 내용과 언뜻 관련
없어 보이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짧은 단편의 형태로서 나열함에 있는데, 그들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훌륭한 이야기가 되고 있으면서 전체적 내용 전개에 빠져서는 안 될

18) Dorothea Berger, Jean Paul Friedrich Richter (New York: Twayne pub., 1972), pp. 110-11.

88
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13

구성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슈만의 초기 피아노 작품들을 단순한 모음곡


이 아닌 연곡으로 파악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19)
Ⅳ. 표제의 해석

「카니발 op. 9」의 표제는 그 특성에 따라 인물, 상황, 축제와 관련 없는 것 등의 네 가


지로 구분될 수 있다.20)

<표 2> 「카니발 op. 9」의 표제 구분

‘서언’
축제의 시작과 끝
‘필리스틴에 대항하는 다비드 동맹군의 행진’
‘삐에로’
‘아를깽’
‘판탈롱과 콜롱빈’
가공
‘오이제비우스’
인물
‘플로레스탄’
등장인물 ‘코케트’
‘리플리크’21)
‘키아리나’
실제 ‘쇼팽’
인물 ‘에스트렐라’
‘파가니니’
‘고귀한 왈츠’

‘독일춤곡’
‘재회’
축제의 정경
‘산책’
상황
‘고백’
‘휴식’
‘스핑크스’
축제와 관계 없는 표제 ‘나비’
‘글자들의 춤’

19) 본 연구는 ‘표제에서 나타나는 모호성’을 바탕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해석 대상에 한계를 두게 된다.
20) 이 표제의 분류는 본 작품을 문학적 각도에서 보아 등장인물, 상황, 사건, 배경 등으로 나
누어 도출된 결과이며, <표 2>는 본 연구자의 “슈만의 카니발 작품 9에 관한 연구,” (단국
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1), 11쪽의 내용을 수정, 보완, 발전시킨 내용임을 밝혀둔다.
21) ‘리플리크’(Replique)의 원뜻은 응답, 화답이다. 그러나 작품의 전후 상황을 고려한다면 바
로 전의 ‘코케트’(Coquette, 요염한 여자 광대)의 애교에 화답하는 ‘플로레스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인물’의 범주로 구분한 것이다.

89
14 이화음악논집

그 중 대 제목 ‘카니발’과 의미적으로 전혀 부합하지 않음으로 의문을 불러 일으키는


‘스핑크스’, ‘나비’, ‘글자들의 춤’의 해석을 첫 출발로 삼는다.

1. 축제의 관련 없는 표제들의 해석

(1) ‘스핑크스’, 주제음형과 슈만 자신의 사적인 연애담을 답으로 하는


수수께끼

<악보 1> ‘스핑크스’의 세 음렬과 그 해석

<악보 1>에서도 나타나듯 ‘스핑크스’는 옛 기보법으로 표기된 세 개의 짧은 음렬들


이다. 이 형태는 참으로 모호하며 다분히 수수께끼적인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연주자
들에게는 연주의 여부와 방법에 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악장이기도 하다. <악보 1>
하단의 문자인 “SCHA”와 “ASCH”는 ‘스핑크스’의 음렬을 해석하여 얻어진 결과인데,22)
첫 번째(No.1)의 “SCHA”는 SCHUMANN의 이니셜 중 “ASCH”와의 공통 이니셜로서 슈
만 자신을, 두 번째(No.2)와 세 번째(No.3)의 “ASCH”는 본 작품의 주제음형이자 연인이
사는 곳(지명)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스핑크스’는 주제음형과 슈만 자신, 연인인
에르네스티네(Ernestine)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슈만과 그녀와의 사랑, 이별에 관한 이야
기까지23) 암시하는 등의 중첩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 ‘Es’를 ‘S’로 바꾼 이유는 이 두 문자의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Es’의 독일식 발음은 [εs]로
서 ‘S’의 발음과 같다. 또한 ‘As’를 ‘A’와 ‘S’로 나눈 이유는 As=A+S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 방법은 슈만에게 있어 언어와 음이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는 견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많은 선행연구의 결과로 나와 있다. 이 내용과 <악보 1>은 본 연구자의 논문 “슈만
의 카니발 op. 9에 나타나는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의 고찰과 해석,” 160쪽에서 부분 발췌
한 것이며, ‘스핑크스’의 자세한 내용은 위의 논문 158-66쪽을 참조하라.
23) 보헤미아의 귀족의 양녀인 에르네스티네(Ernestine von Fricken, 1816-44)와 슈만은 1834년
프리드리히 비크(Friedrich Wiek, 1785-1873)의 문하생으로 만나 약혼까지 하게 되었으나 그
녀의 양부는 같은 해 9월 그녀를 슈만과 헤어지게 할 작정으로 ASCH(보헤미아의 국경 부
근의 소도시)로 떠나보낸다. 슈만은 ASCH의 철자가 자신의 이름 SCHUMANN의 공통 철

자인 것을 우연히 발견, 이를 문자의 음형화 작업을 통해 A-E -C-H의 선율로 재탄생시킨

90
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15

‘스핑크스’는 결국 작곡자의 진의를 수수께끼의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판단된다.


모호성을 띠는 형태는 주의를 집중시킴으로써 주제음형과 그 창작 배경에 얽힌 슈만의
개인적 연애담을 효과적으로 암시하기 위한 작곡자의 의도적 장치로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며 이 표현 방식이 바로 장 파울의 문학적 특성 중 ‘암시와 수수께끼’로부터 비롯
된 것이라 유추된다.
‘스핑크스’라는 표제의 선택 또한 ‘수수께끼’, ‘암시’의 뉘앙스를 불러오는 데에 매우
적합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스핑크스의 9번째의 배열 순서 또한 축제가 한창 전개되고
있을 무렵의 ‘스핑크스’의 갑작스러운 등장을 연출하기 위한 슈만의 의도적인 설정이
다. 이는 축제의 분위기로부터의 신선한 ‘이탈’을 유도하는 한 방법으로, 작품을 관찰하
는 새로운 시선 도모에 일조하여 결과적으로 본 작품의 주제가 도입부의 ‘삐에로’나
‘아를깽’ 따위의 광대들을 통해 비춰지는 ‘축제의 묘사’가 아니라는 생각에의 중요한
단서로 이어진다.
장 파울의 작품에서 소설이 꽤 진행되었음에도 불구, 아직 주인공과 주제가 밝혀지지
않으며 이를 은폐하려는 목적으로 주제와 상관없는 에피소드, 즉 여담과 수수께끼 등을
늘어놓는 기법이 존재함을 앞서 기술한 바 있다. 이 기법의 사용 과정에서 작자는 기발
한 복선을 암시적, 상징적인 방식으로 작품 도중에 삽입하게 되고, 이를 통해 주제와 주
인공이 뒤에 가서 밝혀지게 된다. 독자들은 이러한 상상을 넘어선 플롯의 전개에 놀라
움을 금치 못하게 되는데, 이 장 파울의 문학적 특성이 ‘스핑크스’에 그대로 차용된 것
으로 본다면 다음과 같은 정리를 할 수 있다.
첫째, 슈만이 의도했던 「카니발 op. 9」의 주제 및 진의는 ‘스핑크스’에 수수께끼 방식
으로 암시되어 있으며 ‘스핑크스’가 작품의 도입부가 아닌 중간에 위치함으로 쉽게 드
러나지 않는 특성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에서 비롯되어
작품을 대하는 이들로부터 의문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효과를 창출한다. 둘째, 작품 도
입부의 제2곡 ‘삐에로’와 제3곡 ’아를깽’ 등의 등장은 이들이 축제에 통상적으로 참가
하는 광대라는 이유로 본 작품의 주제를 ‘축제의 묘사’로 믿게끔 만든다. 그러나 작품
의 도중에 삽입된 ‘스핑크스’는 주제음형인 “ASCH”, 헤어진 연인, 슈만 자신 등의 상징
적이며 다중적인 의미들을 내재, 결과적으로 주제의 반전을 유도하고 있다. 셋째, ‘스핑
크스’는 보편적으로 연주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과 슈만의 문학
적 음악관이 잘 표출되어 음악적으로 중요성을 지닌다.

다. 이 선율을 주제로 하는 변주곡 형식의 작품이 바로 「카니발 op. 9」이다.

91
16 이화음악논집

(2) ‘나비’, 기대를 뒤엎는 익살스러운 결말, 반전 혹은 제2막(幕)으로의


전환점

수수께끼를 품고 등장했던 ‘스핑크스’의 뒤로 ‘나비’가 배열되어 있다.

<악보 2> ‘나비’의 도입부

악보 상에 나타나는 빠른 템포의 경쾌한 리듬형은 나비의 가벼운 날갯짓의 묘사로


이어져 마치 축제의 무도회장에 날아 들어온 나비를 표현하는 듯하다(악보 2). 즉 표제
의 이미지와 음악적 묘사가 일치하기 때문에 모호성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 대부분의 국내 「카니발 op. 9」 연구에서는 본 악장을 단지 곤충 나비의 묘사라 하
고 있으며 자세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장 파울의 문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축제에 나타난 나비는 바로 전 악장인 ‘스핑크스’만큼이나 그로테스크한 설정인 동시에
상황 설명이 불가한, 슈만의 의도에 대해 의문점을 가질 만한 표제인 것이다. 이는 나비
의 표면적인 해석보다는 상징성에 염두를 둔 해석의 필요성을 끌어낸다.24)
나비의 의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아름다움과 신비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꿈
과 무의식의 환상적인 생명체로 표현되며 연약하지만 자유로운 인간정신을 반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나비는 알, 유충, 고치의 과정을 거쳐서 비로소 아름답게 형성되는데 이
과정은 나비가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데 중요한 동기가 된다.”25) 자연에도 정신이 있다

24) 슈만이 대학 동료 Töpkin에게 보낸 편지에는 “나비는 완전히 다른 어떤 것”이라고 되어 있


다. Eric F. Jensen, “Explicating Jean Paul: Robert Schumann’s Program for Papillons Op. 2,”
Nineteenth-Century Music 22/2 (Autumn 1998), p. 135.
25) “종교에 있어서 나비의 상징성을 살펴보면 기독교의 경우 나비는 부활의 상징이 되어왔다.
유충은 죽은 것으로 보이지만 고치의 단계에서 자신을 그 안에 감싸고 있다가 나중에 아
름다운 나비로 태어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죽음 후에 재생과 부활을 상징한다. 이런 이유
로 어린예수는 부활을 상징하는 나비를 손에 잡고 있는 모습으로 자주 그려져 그의 부활
을 나타낸다.…(중략)…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쉬케는 그리스어로 나비라는 의미와 영혼

92
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17

고 주장했던 낭만주의 철학자 셸링(Friedrich von Schelling, 1775-1854)은 자연 속에서 인


간이 도달해야 할 이상적인 단계를 발견하였으며26) 이 같은 당시의 낭만주의적 관점에
서의 나비의 이미지는 아름다운 날개와 자유로이 날 수 있다는 사실 덕분에 ‘이상향으
로의 동경’으로 연결되어 많은 예술가들의 소재로 채택되어 왔다. 또한 애벌레에서 번
데기를 거쳐 나비로 탈바꿈하는 과정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끝에 오는 아름다운 완
성, ‘또 다른 세계로의 도약’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러한 나비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생각한다면, ‘스핑크스’에 내재되어 있던 주제음형
과 슈만의 사적 연애담은 작곡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진실’, ‘진의’인 것이고 본 작품은
‘진실의 완성’, ‘진실의 밝혀짐’으로 결말을 맞은 것으로 파악된다. 나비가 상징하는 ‘완
성’ 혹은 ‘결말’-애벌레에서 번데기, 성충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유추되는-등은 본 작품
의 ‘완성’을 상징하며, 나비의 날개로 모두가 원하는 이상적인 세계로 날아가는 듯한
낭만적인 ‘결말’ 또한 끌어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 작품의 나비는 아름답고 숭고한, 이상적인 나비 대신 현란한 날갯짓으로
경박스럽기까지 한 곤충 나비, 바로 이름만 같은 ‘나비’이다. 이 부분에 바로 장 파울의
문학적 영향이 나타나는데, 뒤이어질 분명한 전개에 대한 기대를 어이없이 무너뜨리는
우스꽝스러운 설정이며 그런 대중들을 비웃는 듯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마치 푸치니
(Giacomo Puccini, 1858-1924)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 Butterfly)의 여주인공이 한껏
치장한 채로 무대에 나와 아름다운 아리아를 기대하는 관객을 향해 동요 “나비야 나비
야 이리 날아 오너라”를 불러 관객을 폭소하게 만드는 상황과 유사하다.
또 다른 혹자는 ‘나비’의 표제만을 보고 슈만의 또 다른 작품인 「나비 op. 2」를 떠올
릴 수도 있다. 두 작품들은 제목이 같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음악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
지 않다. 그러나 제6곡 ‘플로레스탄’에 「나비 op. 2」의 선율이 이미 차용되어 있는 점으

이라는 의미를 가지는데 그러한 연유로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나비가 영혼불멸의 상징으
로 인식되어 왔다. 프쉬케 신화의 내용에서 프쉬케가 나비의 생애처럼 온갖 역경을 겪은
후에 진정한 사랑을 얻게 된다고 하여 고난 끝에 오는 진정한 행복의 심리상태를 ‘프쉬케
의 정화’라고 하며 이 나비의 상태를 자아실현의 상태로 본다.” 이영선, “나비의 상징적 표
현에 관한 조형 연구,” (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5), 4-5쪽.
나비는 오랫동안 구도의 대상이자 영혼과 사랑의 상징으로 존재했다. 부처도 그의 마지
막 설법에서 고향의 나비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의 스승 그대에게 감사드린다
오. 나는 브라만교의 경전에서보다 그대에게서 더 많은걸 배웠다오.” 나비의 변신은 자연
의 신비 중에서도 가장 경이로운 현상으로서 생장 마지막 단계의 나비는 “가장 화려하고
삶의 무게를 지닌 어떤 생물의 최후요 최고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박미향, “꿈꾸는 나비
가 된다는 것…: 나비, Herman Hesse저 <서평>,” 󰡔국회도서관보󰡕 48/1 (2011), 98-99쪽.
26) 박영규, 󰡔생각의 정복자들: 탈레스에서 사르트르까지󰡕 (서울: 도서출판 들녘, 2001), 255쪽.

93
18 이화음악논집

로 보아 본 악장을 통해 「나비 op. 2」를 떠올리려 한 슈만의 의도가 짐작된다.

<악보 3> ‘플로레스탄’에 나타난 「나비 op. 2」의 선율

이는 장 파울의 ‘인용’기법으로부터 영향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결국 ‘나비’로부터 인


식될 수 있는 것은 완성, 결말, 보상, 곤충 나비, 혹은 슈만의 또 다른 작품 「나비 op. 2」,
스핑크스의 답이 풀림-번데기에서 성충이 되는 나비의 생태적 특성에서 연상될 수 있
는27)-등의 다중적이며 상징적인 의미인 것이다.
어쨌든 ‘나비’의 음악적 느낌은 숭고하고 고귀한 이상향에의 기대를 저버린, 이름만
같은 곤충 ‘나비’의 그것일지라도 ‘스핑크스’가 내었던 수수께끼를 푼 것에 대한 보상
으로서는 충분하게끔 매우 유쾌하게 다가온다. 또한 작품이 여기에서 대단원을 맞는 것
이 아니라 계속 진행되어 간다는 숨은 의미도 내포한다. 이 의미는 다음 악장인 ‘글자
들의 춤’에서 좀 더 확실해진다. 주제음형들이 더 이상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속의 답으
로만 존재하지 않고 공개되어 축제의 무도회에서 춤을 춘다는 설정인 ‘글자들의 춤’은
‘나비’에서 진실이 밝혀진 후 결말을 맺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세계(축제의 무도회)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전환, 연결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나비’를 기점으로 주제음형이 ‘스
핑크스’의 ‘No.3’에서 ‘No.2’로 바뀌고 가상인물의 등장에서 실제인물의 등장으로 전환
하는 사실 또한 앞서 거론하였던 내용의 단서가 된다(표 3).

27) 나비의 속성-번데기를 거쳐 고치를 벗고 나비가 되는 것-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풀림”


의 의미로 연결된다. 즉, 번데기와 고치는 훗날 아름다운 나비로 성장할 애벌레를 품고 있
으므로 “수수께끼를 품고 있는 스핑크스”를 떠올리게 하며, “수수께끼의 답이 풀린 스핑크
스”는 “번데기 속의 애벌레로부터 나비로의 궁극적인 완성”의 이미지와 유사하다. 또한 독
일어 ‘Larven’이 ‘애벌레’와 ‘가면’을 동시에 의미한다는 사실은 “애벌레에서 나비로 탈피하
다”가 “가면을 벗다”의 의미와 통하여 “가면을 벗고 진실에 다가서다”로 유추해볼 수 있
다. 이는 본 표제 ‘나비’를 기점으로 슈만의 본 의도가 ‘완성되어’ 혹은 ‘진실이 되어’, ‘가
면을 벗고’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을 상징, 암시한다.

94
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19

한편 ‘스핑크스’ 전(前)의 표제들, ‘삐에로’, ‘아를깽’ 등은 가상인물로서 진실과는 거


리가 먼 ‘거짓’의 상징으로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쓰고 있는 ‘가면’이 ‘은폐’, ‘거짓’,
‘이중성’의 상징으로 이어지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표 3> 각 악장에 사용된 ‘스핑크스’의 ‘No.2’, ‘No.3’ 음형28)

표제 ‘스핑크스’ No. 표제 ‘스핑크스’ No.


1. 서언 12. 키아리나 2
2. 삐에로 3 13. 쇼팽
3. 아를깽 3 14. 에스트렐라 2
4. 우아한 왈츠 3 15. 재회 2
5. 오이제비우스 3 16. 판탈롱과 콜롱빈 2
6. 플로레스탄 3 17. 독일 춤곡 2
7. 코케트 3 18. 고백 2
8. 응답 3 19. 산책 2
10. 나비 3 20. 휴식 2
21. 필리스틴에 대항하는
11. 글자들의 춤 2 2
다비드동맹의 행진

(3) ‘글자들의 춤’, 주제 혹은 진실의 표면적 노출

‘글자들의 춤’에서 글자들이란 “ASCH”를 뜻한다.29) 이는 작품의 주제음형으로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에 숨겨져 있던 답이 작품의 표면으로 노출된 것으로 유추된다.
이를 통해 ‘스핑크스’에 내재되었던 슈만의 진의가 축제의 묘사가 아닌 다른 것-주제음
형과 그 창작 배경 및 사적 연애담-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공개되는 설정으로 연결 지을
수 있다.
한편 ‘글자들의 춤’을 ‘스핑크스’, ‘나비’와 연계 해석한다면 또 다른 스토리가 도출될
수 있다. ‘스핑크스’가 품고 있던 답(고치와 애벌레)이 풀려 진실이 밝혀짐으로 대단원
(나비)을 맞는 대신 ‘글자들의 춤’(축제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무도회장)을 통해 현실
속에서 작품 전개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글자들의 춤’의 역할이란 바로 ‘현실에의 머무

28) 주성희, “슈만의 카니발 작품 9에 관한 연구,” 37쪽.


29) 원제는 “A.S.C.H.-S.C.H.A., Lettres dansantes”이다.

95
20 이화음악논집

름’이며, 이상향으로의 도약 대신 축제의 현장에서 「카니발 op. 9」의 전개를 계속해 나


가겠다는 슈만의 의지와도 통한다. 본 악장 이후에 등장하는 표제들이 도입부의 가상인
물인 ‘삐에로’, ‘아를깽’과는 달리 실제인물들인 ‘키아리나’, ‘쇼팽’, ‘에스트렐라’ 등인
사실이 이를 확인해 주며, 이에 따른 작품의 후반부는 ‘진실’을 토대로 전개될 것을 암
시하고 있다.

2. ‘인물’표제의 해석

(1) ‘삐에로’와 ‘아를깽’

축제의 개막을 뜻하는 ‘서언’ 이후 곧바로 등장하는 표제들은 ‘삐에로’와 ‘아를깽’이


다. 이들의 특징은 ‘가상인물’과 ‘가면’, ‘이중성’ 등이다. 캐릭터는 매우 대조적이어서
‘삐에로’는 우울하며 소심한 성격으로, ‘아를깽’은 대범하고 재치 있으며 능수능란한 캐
릭터로 그려지는데, 항상 짝을 이루어 극에 등장한다.

<악보 4> ‘삐에로’의 도입부

<악보 5> ‘아를깽’의 도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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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21

위의 악보들로부터 두 표제의 음악적 묘사가 서로 대조되고 있음이 발견된다. 축제의


시작을 뜻하는 제1곡 ‘서언’ 이후 처음으로 등장하는 이들은 축제에 의례히 등장하는
광대들이라는 이유로 작품의 주제가 “축제의 묘사”인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하는 역할
을 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들의 ‘가면’(은폐, 암시, 위장을 상징)과 ‘이중성’(대조되
는 성격들로 항상 짝을 이루어 등장하는 특성)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장 파울의 문학
적 측면의 해석을 하면 다음의 사항이 추측된다.
첫째, ‘삐에로’와 ‘아를깽’은 가면을 쓴 광대의 특성을 지니며 본 작품의 주제를 축제
의 묘사로 위장하기 위하여 채택된 표제이다. 둘째, 이들이 착용한 가면의 상징적 의미
는 은폐, 상징, 위장이다. 이 가면을 통해 슈만은 ‘가면으로 가려진 진실’에의 암시와 복
선을 작품의 도입부에 이미 깔아 놓은 셈이다. 셋째, 이들의 이중적이며 대조적인 캐릭
터는 슈만의 이중 자아(오이제비우스와 플로레스탄)의 이미지와 매우 흡사하다. 따라서
이들의 등장이 슈만 자신의 작품 속 투영이라 유추해볼 수 있다. 넷째, 가면을 쓴 이들
의 모습은 마치 ‘들키지 않으려 가면을 쓰고 자신의 작품에 직접 등장한 슈만’의 이미
지와 오버랩 된다. 즉, 가면으로 자신의 모습을 아직은 드러내지 않고 은폐하려는 슈만
의 의도를 짐작하게 한다. 다섯째, 작자 자신이 작품에 등장하는 점은 작품 주제가 자신
과 관련 있음을 의미하는데, ‘스핑크스’의 “ASCH” 음렬이 주제음형 혹은 슈만 자신과
헤어진 연인의 상징이라는 생각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 ‘오이제비우스’와 ‘플로레스탄’

이 표제들은 슈만의 이중적인 성격, 즉 침착함과 우유부단함, 열정적이며 성급함을


상징한다(악보 7, 8). 앞서 등장한 표제들인 ‘삐에로’, ‘아를깽’과 비교했을 때 이들은 가
면을 착용하지 않는 차이점을 가지는데, 이는 슈만 자신의 직접적인 표출의 상징으로
연결된다. 즉 이들은 작품 속에 작가 자신이 직접 등장함을30) 뜻하나 ‘삐에로’, ‘아를깽’
과는 달리 가면을 벗은 한층 대담한 자신의 노출이며, ‘진실로의 점차적 접근’ 또한 암
시하고 있다.

30) 장 파울의 ‘이탈’은 그 유형과 단계가 매우 다양하며 작가 자신이 직접 소설 속에 등장, 개


입하는 형태로도 나타난다. 이러한 다양한 탈선이 때때로 예기치 않았던 실마리와 당혹스
러운 결말을 가져온다. Robert Jacobs, “Schumann and Jean Paul,” Music and Letters 30/3
(1949), pp. 250-58, 재인용: 김경선, “슈만에 미친 장 파울의 영향,” (한양대학교 석사학위논
문, 2009), 9쪽.

97
22 이화음악논집

<악보 7> ‘오이제비우스’의 도입부

<악보 8> ‘플로레스탄’의 도입부

(3) ‘판탈롱과 콜롱빈’

이 두 표제는 ‘삐에로’, ‘아를깽’과 함께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극중 인물들이다. 대개


‘판탈롱’은 돈 많고 인색한 매부리코의 주인이나 아버지로, ‘콜롱빈’은 ‘판탈롱’의 설정
에 따라서 우아한 하녀이거나 연약하고 아름다운 딸로 설정되어 있으며 본 작품에서
서로 대조되는 음악적 묘사로서 나타난다(악보 9, 10).
이들은 슈만의 연인이었던 에르네스티네와 그의 양부인 프릭켄 남작의 상징으로 생
각된다.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한 대본 중 “인색하고 욕심 많은 아버지인 판탈롱이 그의
딸 콜롱빈을 집에 가두고 애인을 만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상황”이 슈만과 에르네스
티네의 결혼을 그녀의 양부가 방해하는 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이다.31) 또한 가면극의
캐릭터인 이들의 이미지는 “가면을 쓰고 작품 속에 등장한 에르네스티네와 그녀의 양
부”를 떠올리게 하여 슈만의 은유적 표현 의도를 짐작하게 한다.
또한 다른 악장들과는 달리 한 악장에 ‘판탈롱’과 ‘콜롱빈’ 두 인물의 표제가 동시에

31) 주성희, “슈만의 카니발 작품 9에 관한 연구,” 22쪽 참조.

98
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23

부여된 사실은 “판탈롱이 콜롱빈을 집에 가두고 있는 상황”과 유사점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악보 9> ‘판탈롱과 콜롱빈’ 중 판탈롱의 선율

<악보 10> ‘판탈롱과 콜롱빈’ 중 콜롱빈의 선율

3. 표제 배열의 해석

(1) ‘스핑크스’, ‘나비’, ‘글자들의 춤’

「카니발 op. 9」의 음악적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 이 표제들은 본 연구에서 제시한 문


학적 해석을 통해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을 지니고 있음이 관찰되었다. 이들의 의미를
연결 지어 문학적으로 구성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가능하다.

‘스핑크스’가 품고 있던 수수께끼의 답이 주제음형인 ASCH로 밝혀졌다. 답을 맞힌 대가


는 아름답고 고귀한, 이상적인 세계로의 인도를 뜻하는 ‘나비’이다. 그러나 정작 등장한 것
은 이름만 같은 실제의 곤충 나비이다. 이 나비는 슈만이 작곡한 동명의 작품 「나비 op. 2」
를 떠올리게 하지만 본 표제와 전혀 상관이 없으며 기대감에 가득 차 있던 이들을 익살맞
고 현란한 날갯짓으로써 비웃는 듯하다.
‘나비’의 방정맞기까지 한 등장 뒤로 ‘글자들의 춤’이 등장한다. A, S, C, H 4개의 문자들

99
24 이화음악논집


인 이들은 각각 A, E , C, B의 선율로 바뀌어 경쾌한 리듬으로 춤을 춘다. 무도회의 중간에
불쑥 나타났던 ‘스핑크스’가 낸 수수께끼의 답이 ASCH 자신들이라는 것을 축제의 모든 이
들에게 확인이라도 시키는 듯하다. 이로써 진실이 밝혀지고 축제는 제2장을 맞아 가면을
벗은 실제의 인물들에 의해 현실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32)

세 표제들과 그 배열에서 유추될 수 있는 위의 내용은 이들을 슈만에 의해 설정되어


진의를 담고 있는 작품 속 중요한 ‘장치’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2) ‘삐에로’, ‘아를깽’, ‘판탈롱과 콜롱빈’

이들은 모두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극중 캐릭터로서, 가상인물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다. 그러나 ‘삐에로’와 ‘아를깽’은 작품의 도입부에 순차적 배열을 보이는 반면 ‘판탈롱
과 콜롱빈’은 훨씬 뒤로 떨어져 ‘스핑크스’ 후(後)인 16번째로 배열되어 있는 것이 특징
이다. 또한 ‘판탈롱과 콜롱빈’이 가상인물임에도 불구하고 ‘키아리나’와 ‘쇼팽’ 같은 실
제 인물들의 배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 배열은 앞서 거론했던, 이들이 실제인물-에르네
스티네와 그의 양부 프릭켄 남작-을 모델로 하는 표제들이라는 앞의 생각을 뒷받침하
고 있다. 결론적으로 ‘삐에로’, ‘아를깽’, ‘판탈롱과 콜롱빈’에서 나타나는 불규칙적인
배열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나 결국 슈만의 계획에 의한 것이며 ‘스핑크스’에
서 내재되었던 슈만의 진의를 다시금 반복, 확인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3) ‘키아리나’, ‘쇼팽’, ‘에스트렐라’, ‘파가니니’

이들은 모두 슈만의 주변인물로서 가공인물이 아닌 실제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


고 있다. ‘키아리나’는 훗날 슈만의 아내가 된 클라라 슈만(Clara Schumann)을 상징하며,
‘에스트렐라’는 헤어진 연인 에르네스티네를 상징한다. 여성인 이들은 슈만에게 연인과
같은 존재인 까닭에 애칭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남성인 ‘쇼팽’과 ‘파가니니’는 슈만이
존경하는 음악가들을 그대로 표제로 등장시킨 것이다. 이 내용은 이미 많은 선행연구를
통하여 알려진 주장이기도 하다.
본 작품에 작곡가의 실제 주변인물들이 등장하는 점이 「카니발 op. 9」가 작곡가 자신
의 이야기라는 것을 시사한다는 내용은 이미 앞서 거론한 바 있다. 그런데 표제가 배열

32) 이 내용은 본 연구자가 슈만의 음악에서 나타나는 문학적 측면, 이른바 ‘문학의 음악적 전
환’을 ‘음악의 문학적 전환’으로 재구성하여 얻어낸 것이다.

100
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25

된 순서에서 또 다른 내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키아리나’와 ‘에스트렐라’사이에


‘쇼팽’이, ‘파가니니’는 뒤로 동떨어져 ‘독일 춤곡’의 도중에 간주곡 형식으로 등장하는
사실에서 다음의 사항이 유추된다.
첫째, 두 여성 표제 가운데에 쇼팽을, 독일 춤곡의 한가운데에 파가니니를 배치하여
밸런스를 맞추려고 한 작곡자의 의도가 짐작된다. 둘째, 가운데에 위치한 쇼팽과 파가
니니는 매우 특별해 보이며 이러한 배열은 ‘쇼팽’과 ‘파가니니’에 예외적으로 주제음형
인 ASCH가 쓰이지 않은 점과 더불어 이들에 대한 슈만의 존경심과 배려가 나타나는
부분이다. 셋째, 독일 춤곡 도중에 간주곡 형식으로 등장하는 ‘파가니니’는 계속되는 축
제의 별다를 것 없는 분위기를 쇄신하는 화려한 비루투오조(virtuoso)의 역할을 함으로
써 작품의 흐름으로부터의 ‘이탈’을 유도,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과의 연관을 나타낸다.

Ⅴ. 나가는 말

「카니발 op. 9」의 표제에서 나타나는 모호성을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을 바탕으로 연
구한 결과 일부 표제들이 문학과 깊은 관련을 맺으며 상징적, 다중 의미를 지니는 것으
로 파악되었다. 특히 ‘스핑크스’, ‘나비’, ‘글자들의 춤’은 슈만이 자신의 진의를 암시하
기 위해 마련한 플롯이자 복선이며 동시에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는 표제들로서 본 작
품의 문학적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고 판단한다. ‘문학의 음악적 전환’이라는,
그리하여 낭만주의 정신을 훌륭히 계승하고 있는 슈만의 음악사적 업적 면에서 볼 때
이들의 문학적 특징은 본 작품 「카니발 op. 9」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들은 작품
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성격상 오히려 축제와 동떨어져 있음으로 ‘장 파울적’
특성을 드러낸다. 축제를 의미하는 대 제목 ‘카니발’과 개막을 알리는 제1곡 ‘서언’, 광
대들인 제2곡 ‘삐에로’, 제3곡 ‘아를깽’, 무도회를 의미하는 제4곡 ‘고귀한 왈츠’ 등의
표제들로 조성된 축제의 분위기 속에 이 세 표제들은 ‘축제와 부합하지 않는’ 성격으로
등장, 그로테스크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그 중 슈만의 진의를 ‘수수께끼와 답’의 형
태로 품고 있는 ‘스핑크스’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연주 불가의 형태를 지녀 일종의
아이러니로까지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운 설정이 도리어 관심을 집중시키
는 효과적 장치로 이해되어야 하며 이 점이 바로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과의 공통점인
것이다. 또한 스핑크스가 의미하는 것이 “ASCH”이고, 이로부터 도출되는 복합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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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이화음악논집

슈만자신, 연인, 약혼, 헤어짐, 그리움 등-가 슈만이 본 작품에 담고자 했던 진의라 한다
면, 작품 도입부의 ‘삐에로’, ‘아를깽’-축제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광대들-등은 진의를 은
폐할 목적으로 설정된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은폐의 의도는 이미 이들이 착용
한 ‘가면’을 통해 암시되고 있으며 다만 대 제목 ‘카니발’과 ‘광대’에서 연상되는 축제
의 분위기-누구도 믿어 의심치 않는-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이 또한
장 파울의 문학적 특징이 슈만에 의해 음악으로 전환된 것으로 생각된다.
문학적 시각으로 바라본 「카니발 op. 9」에는 탄탄한 플롯의 전개와 함께 도처에 위와
같은 복선이 존재하며 다분히 상징적이며 다중적인 의미들이 내재되어 있음으로 장 파
울로부터 비롯된 문학적 특징이 드러나 있다. 이 의미들의 해석이 본 작품에 담겨진 작
곡자의 의도를 규명함과 더불어 작품 해석상의 새로운 방향 제시로 이어지길 바라는
바이다.

주 제 어 슈만, 「카니발」, 표제음악, 장 파울


Schumann, Carnaval, program music, Jean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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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28 이화음악논집

Abstract

Study of Multilayered Meaning and Symbolism


in the Program of Schumann’s Carnaval op. 9:
Based on Association with Johann Paul’s Literary Characteristics

Chu, sung-hee

Program music became popular as the product of music and literature in the 19th century,
which was the era of integrated art. It gained recognition as the genre which expressed
literary spirit of Romanticism most effectively.
Robert Schumann (1810-56) is the representative composer of Romanticism who combined
his literary talent with music, leading to the creation of program music. Among his early
piano cycles, Carnaval op. 9 is the piece which fully demonstrates the connection with
literature and this is evident in the program of the work. Consisting of 21 sections, the piece
has each movement with the program which describes scenes of carnivals Schumann has
named. However, all programs do not match with the title ‘carnaval’ content-wise and
representative programs include ‘Sphinx’, ‘Butterfly’ and ‘Dancing Letters.’ Also, in the
arrangement of programs shows ambiguity, leaving the listeners sensing unnatural quality in
the piece.
This study began with the question that the work is not simply a program music that
describes carnivals. It was designed to associate the ambiguity of the work with German
writer, Johann Paul Friedrich Richter (1763-1825).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composer’s real intention and purpose in the work. Specific goals include exploring the work
in depth from various angles including the interpretation of various programs including
‘Sphinx’, the impact of Johann Paul’s literary works, multilayered meaning and symbolism of
programs and arrangements.
Johann Paul is a writer who has influenced Schumann’s music the most. In this study, his
literary characteristics were examined from six aspects such as contrasting dual figure
structure, quotation, short story, suggestion and mystery, satire and humor and breakaway.
The ambiguity in the program of Carnaval op. 9 is newly examined in connection with
literary characteristics of Johann Paul. It was founded that ‘Sphinx’, ‘Butterfly’ and ‘Dancing
Letters’ are the intended devices placed by Schumann to suggest the most important theme of
the piece. Moreover, the hidden intention behind character programs and the arrangement of
programs is multilayered and implied in a symbolic manner. In short, Carnaval op. 9
resembles the air of carnivals with the description of clowns in masks and dance balls.
However in reality, it is a ‘literary-musical’ work with the critique and satire of the society

104
슈만 「카니발 op. 9」의 표제에 내재된 다중적 의미와 상징성의 고찰 29

at the time and the composer’s own story behind elaborate images such as ‘masks’ and
‘clow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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