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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The Musicological Society of Korea Vol. 24 No. 1 Pp. 11-47 Print ISSN 1598-9224
Journal of The Musicological Society of Korea Vol. 24 No. 1 Pp. 11-47 Print ISSN 1598-9224
정 세 은⋅송 무 경*
1. 들어가면서
부의 선적인 흐름이 중시되던 이 시기 종지에 나타난 수직적 음향에 대한 고려는 음악을 만드는
중요한 원리였다. 14세기 ‘다성음악의 활동적인 표면’이 ‘필수적인 협화음의 골격’을 기반으로, 수
평적 움직임이 수직적 음향을 근간으로 만들어졌다는 풀러의 명민한 해명은 본 연구를 기획하는
계기가 되었다.
14세기에 이르러 다성음악은 3성부를 표준으로 채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 음악의
수직성에 대한 오늘날 학자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미미한데, 그 까닭은 당시 음악이 갖는 음고
류 내용의 단순성, 그리고 그로 인해 음악이 펼쳐지는 공간의 다양성보다는 ‘시간적 확장’에 의존
했다는 사실에 기인할 것이다. 또한, 조성 및 이를 기본 환경으로 펼쳐지는 촘촘한 성부진행, 그
리고 이를 조직적으로 통제하는 통사론의 부재가 이론가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
이라는 추측도 합리적이다. 14세기 음악의 수직성에 대한 음악학계의 미진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풀러, 하르트(Jared C. Hartt), 베인(Jennifer Bain)은 이 시기 음악의 수직성을 분류하고 예측하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들의 기념비적 연구는 14세기 3성부 음향을 성향에 따라 명명하고 음향의
안정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뒤따르는 화음을 예측하려는 시도, 그리고 시작에서 끝까지 움직임의
전말을 가시화하려는 기획으로 이어졌다.
14세기 음악의 수직적 재료와 이것들의 움직임, 그리고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조성 구조에 대
한 논의는 20세기 이론가 콘(Edward T. Cone)의 3차원적 견해, 즉 ‘화음’, ‘연결’, ‘진행’을 통해
체계화될 수 있다.2) 콘의 ‘화음’이 음정의 결합을 의미하는 ‘음향’, 두 화음의 미시적 결합을 의미
하는 ‘연결’이 ‘연속’, 그리고 화음들의 거시적 흐름을 의미하는 ‘진행’이 ‘조성구조’의 개념으로 대
체되면, 이 시기 수직성에 대한 선행연구는 보다 세련되게 규합될 채비를 한다. 본 논문은 14세
기의 수직적 음향에 관해 탐구한 반세기 간의 주요 연구를 들여다보고 이를 비교⋅정리함으로써,
14세기 음향을 이름 붙이고 나아가 연결과 진행에서 논리를 찾으려 했던 학자들의 연구를 고찰
한다. 그리고 그들의 연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보법적인 명료성을 보완, 콘의 3차원적 패러다
임을 적용해 당시 음악의 수직적 음향을 탐구한다. 물론, 아르스 노바 음악의 수직성에 대한 관
심은 당시의 수평적 흐름에 대한 집중적 관심에서 볼 때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폄하될 수도
있겠으나, 14세기를 다음 세기의 보다 강화된, 풍부한 수직성의 음악을 향한 시발점으로 평가한
다면, 이 시기 새롭게 부상한 수직적 음향에 대한 검토는 필수불가결한 과제임이 명확해진다.
2) Edward T. Cone, “Sound and Syntax: An Introduction to Schoenberg’s Harmony,” Perspective of New Music 13 (1974),
21-22.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13
2.1. 개별 음향
3) 여기서 말하는 조성은 ‘공통관습’으로서의 조성이 아니라, 공통관습 시기 이전의 음악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의미에서의
조성을 의미한다. 주지하다시피 조성에 대한 폭넓은 정의는 페티(François J. Fétis)의 tonalité ancienne와 tonalité moderne에
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각각 평성가와 팔레스트리나의 조성, 그리고 몬테베르디와 그의 계승자들의 조성을
의미하는 용어로, 페티가 ‘조성 이전의 음악’(pre-tonal music)에도 ‘조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점을 상기할 수 있다.
Cristle C. Judd, Tonal Structure in Early Music (New York: Garland Publishing, 1998), 5.
4) Jared C. Hart, “Sonority, Syntax, and Line in the Three-Voice Motets of Guillaume de Machaut,” (Ph.D. Diss., Washington
University, 2007), 18; Fuller, “On Sonority in Fourteenth-Century Polyphony: Some Preliminary Reflections,” 40.
14 서양음악학 제24-1호
분류 명칭 해당 음정
완전(perfekte) 옥타브
완전 협화음정
준완전(semiperfekte) 5도
준불완전(semiimperfekte) 3도
불완전 협화음정
불완전(imperfekte) 6도
불협화 음정 불협화(dissonante) 2도, 4도, 7도
5) 이 논문의 저자는 세부 유형의 완전성을 위계적으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덜’의 의미를 갖는 접두어 “semi”을 사용하였는데,
필자는 이 번역을 ‘준’(準)으로 하였다. 용례는 결승전 이전 경기를 뜻하는 준결승에서 찾아볼 수 있다.
6) “대위법”의 저자는 6도와 10도를 ‘불완전’, 3도와 13도를 ‘준불완전’으로 분류하였다. 하지만 이는 저자의 실수로 보인다.
필자는 하르트가 제안한 바와 같이, ‘준완전’으로 해결하는 경향이 있는 3도와 10도를 ‘준불완전’으로, ‘완전’으로 해결하는
6도와 13도를 ‘불완전’으로 수정하여 기술하였다. Hart, “Sonority, Syntax, and Line in the Three-Voice Motets of Guillaume
de Machaut,” 20.
7) Hellmut Kühn, Die Harmonik der Ars Nova: Zur Theorie der isorhythmischen Motette, Berliner musikwissenschaftliche
Arbeiten 5 (Munich: Katzbichler, 1973), 75-76.
8) Kühn, 위의 글, 77-78.
9) 퀸은 준완전 음향을 다른 세 유형과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다. 세 유형은 가장 낮은 음과의 음정 관계를 통해 해당 유형을
정의하는데, 준완전 음향에 대해서는 상성부의 음정까지 반영하여 기술한다. 예를 들어, 완전 음향인 c-g-c’는 5도와
8도로 구성되었다고 설명하면서도, c-e-g는 완전5도와 두 개의 3도로 구성되었다고 설명한다. Kühn, 위의 글, 78.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15
[예 1] 퀸의 네 가지 음향 유형
10) Hart, “Sonority, Syntax, and Line in the Three-Voice Motets of Guillaume de Machaut,” 22.
11) Fuller, “On Sonority in Fourteenth-Century Polyphony: Some Preliminary Reflections,” 41-42.
12) 풀러는 불협화 음향은 대위의 영역에 포함될 수 없는 비(非)구조적인 음향이지만 축약의 첫 층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실제적 목적을 위해 불협화 음향의 유형을 가정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설명하며 이것을 (D) 유형이라고 명명하였다.
Fuller, 위의 글, 42.
16 서양음악학 제24-1호
1) P-유형
13) 풀러는 문헌마다 협화음정과 불협화음정의 분류가 다르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차이는 옥타브 너머의 음정들에 독립적인
지위를 주는지 혹은 단순 음정의 복합음정으로 취급하는지, 그리스어 이름이나 라틴어 이름이 사용되는지, 단6도를 협화음정으
로 인정하는지 등의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그는 유니즌과 옥타브, 5도, 단3도, 장3도, 장6도, 그리고
이것들의 복합음정을 핵심적인 협화음정으로 제시하였고, 단6도 또한 점차 협화음정으로 편입되었다고 설명하며 협화음정의
범주에 포함했다.
14) 풀러는 4성부 음향의 경우, (II) 유형에 가장 낮은 음의 옥타브가 포함될 수 있음을 명시한다. Fuller, “On Sonority in
Fourteenth-Century Polyphony: Some Preliminary Reflections,” 42.
15) 결국 퀸과 풀러의 차이는 ‘c-g-a’와 같이 가장 낮은 음과의 음정 관계는 모두 협화음이지만 상성부 사이에 불협화음이
만들어지는 음향을 분류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16) Fuller, “On Sonority in Fourteenth-Century Polyphony: Some Preliminary Reflections,” 43, Ex.3을 재생산.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17
2) I-유형
3) II-유형
17) 퀸은 자신이 제시한 네 가지 유형이 음향을 구성하는 음정들의 상대적인 완전성에 근거한다고 밝히지 않았다. 본문의
내용은 퀸이 제시한 각 유형을 검토한 필자의 견해이다.
18 서양음악학 제24-1호
18) Fuller, “On Sonority in Fourteenth-Century Polyphony: Some Preliminary Reflections,” 44.
19) Fuller, 위의 글, 44-45. 풀러는 이러한 문제 외에도, 모든 음향이 세 가지 유형에 정확히 들어맞을 수는 없다고 말하며
이 음향 분류 방식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설파한다.
20) Fuller, 위의 글, 45.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19
21) Hart, “Sonority, Syntax, and Line in the Three-Voice Motets of Guillaume de Machaut,” 24-28. [예3]의 악보 중 nulla
diversitas와 discors, dolce는 하르트의 논문에 제시된 “대위법 구성에 관하여”(De compositioner contrapunctus)의 악보를
현대의 기보 방식으로 재생산한 것이며, diversitas는 하르트가 기술한 내용을 토대로 생산한 악보이다.
20 서양음악학 제24-1호
만 nulla diversitas와 diversitas은 풀러의 유형들과 온전히 상응하지 못하는데, 풀러의 P-유형과
II-유형에 해당하는 음향들이 위 두 성부의 음정 간격에 따라 nulla diversitas 혹은 diversitas로
재편된다. 이것은 상성부 간의 음정 간격을 고려한 분류 방식으로, 하르트는 이러한 방식을 적용
하여 풀러의 세 가지 유형을 세분화한다.23) 하르트의 세분된 분류 방식은 퀸과 풀러의 분류 방식
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복잡하다. 하지만 동일한 특성을 가진 음향-유형으로 한데 묶여 있던 음향
들이 세부 유형별로 서로 다른 기능이 있음을 보이고, 이를 토대로 연속하는 두 음향의 분류와
기능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제공한 점은 복잡함에 대한 잠재적 논란을 완화하기에 충분하다.
하르트는 풀러의 ‘완전’ 유형을 P2, Pp, P, (P)로 나눈다.24) 이 네 가지 세부 유형들은 두 개의
완전음정으로 구성된 음향으로, 상성부의 음정 간격 및 성부의 개수에 따라 분류된다. 여기서
P2 유형은 , 음향과 같이 위 두 성부가 옥타브 간격이 아닌 음향들을 말하며 이와 반대로,
22) 네 가지 유형 중 첫 세 가지는 “대위법 구성에 관하여”의 저자에 의해 기술된 내용을 토대로 하르트가 정리⋅제시한
유형이며, 네 번째 유형은 앞선 세 가지 유형을 토대로 하르트가 추가로 제시한 것이다. 하르트는 네 번째 유형이 작품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 필수적인 음향이라고 설명하며 그 필요성을 역설한다.
23) 홑음정과 겹음정에 차이를 두지 않았던 풀러와 달리, 하르트는 홑음정과 겹음정을 구분하여 인식한다. 하르트는 여러
문헌에서 5도와 12도, 그리고 8도와 15도가 서로 다른 이름 및 다른 비율로 기술되어 있음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또한,
그는 홑음정과 겹음정이 해결에서도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Hart, “Sonority, Syntax, and Line in the Three-Voice
Motets of Guillaume de Machaut,” 36-41.
24) 하르트의 음향은 단순 음정과 복합음정을 다른 것으로 취급한다. 즉, 3도와 10도에 차이를 두지 않았던 풀러와 달리,
하르트는 두 음정을 다른 것으로 인식한다. 이에 대해 하르트는 여러 문헌에서 5도와 12도, 옥타브와 15도 등 옥타브
떨어진 음정을 별도의 챕터에서 기술하고 있으며, 이 음정들을 서로 다른 비율로 설명한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한다.
25) Hart, “Sonority, Syntax, and Line in the Three-Voice Motets of Guillaume de Machaut,” 33.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21
P2
하나의 완전음정 + 추가된 음과 옥타브
간격이 아닌 다른 완전음정
완전 ; 다른 세 음으로 구성
(Perfect)
Pp
하나의 완전음정 + 추가된 음과 옥타브
간격에 있는 다른 완전음정
; 다른 세 음으로 구성
26) Hart, “Sonority, Syntax, and Line in the Three-Voice Motets of Guillaume de Machaut,” 30. <표 1>은 하르트의 Table
22 서양음악학 제24-1호
P
동일한 두 완전음정, 혹은 하나의 완전
음정과 하나의 유니즌
완전 ; 다른 두 음으로 구성
(Perfect)
(P)
하나의 완전음정 ; 다른 두 음으로 구성
PI
하나의 완전음정 + 하나의 불완전음정
; 완전음정이 바깥 성부에 놓임
혼합 ; 다른 세 음으로 구성
(Mixed) Ip
하나의 불완전음정 + 하나의 완전음정
; 불완전음정이 바깥 성부에 놓임
; 다른 세 음으로 구성
(I)
하나의 불완전음정
; 다른 두 음으로 구성
I
불완전
동일한 두 불완전음정, 혹은 하나의 불완전
(Imper
음정과 하나의 유니즌
-fect)
; 다른 두 음으로 구성
II
하나의 불완전 음정 + 추가된 음과 옥타브
간격에 있는 다른 불완전 음정
; 다른 세 음으로 구성
I2
불완전
하나의 불완전 음정 + 추가된 음과 옥타브
(Imper
간격이 아닌 다른 불완전음정
-fect)
; 다른 세 음으로 구성
와 로 이어지게 된다.
24 서양음악학 제24-1호
11* A F G
12 F E D
13 A A G
14 F A G
15 D G F
16* D C D
17 C D C
18 C G F
19 A A G
20* F E F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퀸에서 시작된 14세기 3성부 음향에 대한 주요 논의의 줄기는 풀러,
그리고 하르트로 이어진다. 세 연구자의 음향 분류 체계는 유사한 네 가지 유형의 큰 틀 안에서
2.2. 음향의 연속
(a)
(b)
(c)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27
33) Fuller, “On Sonority in Fourteenth-Century Polyphony: Some Preliminary Reflections,” 48. [예4]의 (a)와 (b)는 풀러의
예 6, (c)는 풀러의 예 9-a)를 재생산한 것이다.
34) Fuller, 위의 글, 50.
35) Fuller, 위의 글, 50-51.
36) Fuller, 위의 글, 51. 두 가지 진행 유형을 묘사한 기호에서 X와 Y는 서로 다른 음향들을 의미하며, ‘-’는 인접한 두
음향의 병치, ‘→’는 첫 음향에서 두 번째 음향을 향한 방향성을 나타낸다.
37) Sarah Fuller, “Tendencies and Resolutions: The Directed Progression in Ars Nova Music,” Journal of Music Theory
36/2 (1992), 231. 여기서 ‘T’는 경향 음향(tendency), ‘R’은 해결 음향을 의미한다.
28 서양음악학 제24-1호
방향성 있는 진행과 중립적 진행(N)은 [예5]를 통해 쉽게 분별할 수 있다. [예5]의 (a)와 (b)는
테노르가 A에서 G로 움직이고, 모든 성부가 순차적으로 움직여 두 번째 음향 G 로 진행한다는
점에 있어 동일하다. 하지만 (a)의 첫 음향 A 은 G 을 향한 방향성을 가지며 모든 성부들이
대위법 규범에 따라 해결되는 반면,38) (b)는 첫 음향 A 이 불완전 음정을 포함하지 않은 매우
안정적인 음향이고, 이에 따라 해결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A G A G
(a) 방향성 있는 진행 (b) 중립적 진행
풀러는 이러한 방향성 있는 진행과 중립적 진행을 통해 ‘선한 목자’, 첫 탈레아의 통사론적 구
조를 설명한다.40) [예4-c]에서 볼 수 있듯이, ‘선한 목자’의 첫 탈레아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이
두 부분은 표면적으로 상당히 다르지만, 중립적 진행으로 시작하여 각 부분의 첫 음향으로 돌아
온 후 방향성 있는 진행으로 마침으로써 통사론적으로 동일한 구조를 보인다. 보다 거시적으로,
첫 부분은 C에서 A, 두 번째 부분은 A에서 F로의 3도 움직임으로 되어 있으며, 첫 탈레아 전체는
3개의 주요 음향, 즉 C-음향, A-음향, F-음향으로 요약된다. 풀러는 첫 탈레아를 C에서 F로의 움
직임으로 설명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A-음향과 F-음향이 모두 방향성 있는
진행을 통해 강하게 확립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풀러는 자신의 후속 연구(1992)를 통해 방향성 있는 진행에 대한 논의를 심화한다. 앞선
연구에서 그는 ‘선한 목자’의 여덟 탈레아를 종결하는 여러 형태의 방향성 있는 진행을 제시하며
예비 음향이나 해결 음향, 혹은 두 음향 모두를 수정함으로써 종결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38) 대위법적 성부진행 규범에 따르면, 단3도는 유니슨, 장3도는 완전5도, 장6도는 옥타브로 해결된다.
39) Hart, “Sonority, Syntax, and Line in the Three-Voice Motets of Guillaume de Machaut,” 60, 예 2-5 재생산.
40) Fuller, “On Sonority in Fourteenth-Century Polyphony: Some Preliminary Reflections,” 61.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29
주장한 바 있다.41) 여기서 제시된 방향성 있는 진행은 II→P와 I→P, I→I, D→P, D→I의 형태로,
이는 마쇼가 다양한 형태의 방향성 있는 진행을 통해 각기 다른 정도의 종결감을 도모했음을
짐작케 한다. 이를 토대로, 풀러(1992)는 마쇼의 모테트와 세속 음악, 그리고 미사의 한 단락 안
에서 거시적인 전략을 통해 사용된 방향성 있는 진행의 여러 사례를 제시한다. [예6]은 이러한
사례들 중 하나로, 마쇼의 모테트 4, ‘사랑 때문에 좋은 것을 바랐지만, 더 이상은 바라지 않으
리’(De bon espoir / Puisque la douce / Speravi), 롱가 1-13에 나타난 일련의 방향성 있는 진행
이 각기 다른 종결의 강도를 통해 하나의 목표로 향하는 것을 보인다.42) 여기에서 T-음향은 모두
A 위에서 나타나지만, 각각 배치와 해결이 다르다. 이 중 첫 번째 T-음향의 a-c 은 예상된 g-d로
해결되지 않고 b -d로 움직이며, 트리플룸 역시 관습적인 구성음인 f 을 피해 g와 결합한 후 f로
하행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T→⎟X’로 묘사되는데, ‘⎟’는 일반적인 해결의 억제, X는 예상된 R
이 아닌 다른 음향을 의미한다. 한편, 두 번째 진행에서는 T-음향에 f 이 추가되고, 모든 성부가
대위법 규범에 따라 해결함으로써 관습적인 진행을 회복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f 은 등장이
지연됨으로써 완전한 종결감이 형성되는 것을 막는다. 이후, 세 번째 진행은 지속시간, 리듬 등
다른 요소들과 결합하여 가장 강력한 종지를 형성한다. 이처럼, 세 번에 걸친 방향성 있는 진행
은 종결의 강도를 점차 강화해 가며 반복과 누적을 통해 효과적으로 (지엽적인) G-조 중심을 확
립한다.
A - B A G A G
T →| X T → R T →R
44) Hart, “Sonority, Syntax, and Line in the Three-Voice Motets of Guillaume de Machaut,” 61.
45) Hart, 위의 글, 61-63.
46) Hart, 위의 글, 62, Figure 2-2 재생산.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31
A G A G
N N
32 서양음악학 제24-1호
[예 8] 연장의 두 가지 유형48)
A A
Q+ Q-
50) Jennifer Bain, “Theorizing the Cadence in the Music of Machaut,” Journal of Music Theory 47/2 (2003), 327-328.
51) Kevin Moll, “Voice Function, Sonority, and Contrapuntal Procedure in Late Medieval Polyphony,” Current Musicology
64 (1998), 32.
52) ‘수직적 스트로크’에서 ‘스트로크’(stroke)는 번역 없이 그대로 사용했다. 독립적 움직임 중심의 대위적 음악 짜임새에서
모든 성부가 호모포닉하게 일격을 가하듯이 연주되는 부분을 의미한다.
34 서양음악학 제24-1호
3. 분석
53) 잘처(Felix Salzer)는 그의 저서 뺷구조적 들음뺸에서 중세의 오르가눔, 모테트, 롱도 및 르네상스 시대의 다양한 작품들에
기둥과 슬러, 빔을 사용하여 위계를 보인 바 있다. 노박(Saul Novak)과 샤흐터(Carl Schachter) 또한 각각 죠스캥(Josquin
Desprez, 1450년경-1521)과 란디니(Francesc Landini, 1325-1397)의 작품에 기둥과 슬러 및 빔을 사용하여 위계를 보였다.
Felix Salzer, Structural Hearing: Tonal Coherence in Music (New York: Dover Publications, 1962), 전지호⋅임우상
공역 뺷음악의 구조적 들음뺸 (대구: 계명대학교 출판부, 1988); Saul Novack, “Fusion of Design and Tonal Oder in
Mass and Motet: Josquin Desprez and Heinrich Isaac,” in The Music Forum 2, ed. William J. Mitchell and Felix
Salzer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70), 187∼263; Carl Schachter, “Landini’s Treatment of Consonance
and Dissonance: A Study in Fourteenth-Century Counterpoint,” in The Music Forum 2, ed. William J. Mitchell and
Felix Salzer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70), 130∼186.
54) Jennifer Bain, “Messy Structure? Multiple Tonal Centers in the Music of Machaut,” Music Theory Spectrum 30/2 (2008),
197.
55) 3장에서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마쇼의 발라드와 롱도는 14세기 고정형식(formes fixes)의 한 장르이다. 베인(2008)은
고정형식의 반복적인 구조로 인해, 음악적인 두 부분의 첫 음향(OP1, OP2)이 각각 열린 종지(OUV), 닫힌 종지(CLOS),
중간 종지(MED), 혹은 최종 종지(FIN)와 같은 중요한 도착 지점과 이어진다고 설명하며 발라드와 롱도의 각 음악적
형식 속에서 나타나는 종지와 첫 음향의 구조를 다음과 같이 나타낸다.
36 서양음악학 제24-1호
가사에 관한 면밀한 탐구는 성악음악 분석의 일반화된 접근이지만, 본 논문의 초점이 14세기 음
향과 진행에 맞추어진 까닭에 가사와 관련한 논의는 생략하였다.
a. 발라드 b. 롱도
통해 G-완전 음향에 이르는 이러한 움직임은 G-조 중심을 수립하며, 이어지는 G-음향의 반복적
인 출현은 G-조 중심성을 재차 확인하고 강조한다.
프레이즈 내부의 진행 및 종지들은 다른 방식으로 G-조 중심을 강화한다. 먼저, 불완전 음향(f
-a-c ) 상에서 멈추는 마디7의 첫 종지는 베인의 ‘불완전 음향 종지’에 해당하는 것으로, f -a는
g로 해결, a-c 은 g-d로 해결될 것을 기대하게 함으로써 G-조 중심을 암시한다. 이러한 첫 종지
역시 방향성 있는 진행의 한 유형이다. 이것은 하르트의 7가지 방향성 있는 진행 중 PI-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한 성부(테노르)만 해결이 되며 가장 약한 강도의 방향성 있는 진행을 보인다.
이어, 마디10-11에는 소위 ‘란디니 종지’라 불리는 진행이 나타난다. 이것은 전형적인 종지 진행이
지만 가사의 구두점과 일치하지 않는 위치에 나타남으로써 종지로 기능하지 못한다. 그러나 G를
향한 방향성을 통해 G-조 중심을 강조한다. 결국, 전반부의 열린 종지는 한 마디 후에 D 음향
상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는 첫 음향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기 위한 마쇼의 전략으로 여겨진다.
전반부의 닫힌 종지(마디13)에서는 앞선 열린 종지(마디12)와 다른 움직임이 나타난다. 열린
종지와 마찬가지로 란디니 종지를 거쳐 D-음향으로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G로 돌아가지 않고
테노르의 d-c-b 움직임을 통해 B 완전 음향을 향해 움직인다(마디14-15). 여기서 나타나는 C
→B 진행은 앞선 음향의 c-e가 다음 음향의 b -f로 해결되며 방향성을 확보한다. 이것은
긴 멜리스마의 중간에 위치함으로써 종지로 기능하지 못한다. 여기서 해결 음향은 긴 음가로 지
속되지 못하고 활동적인 리듬과 수식음을 통해 프레이즈 내부의 움직임으로 녹아든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B -조 중심으로의 이동이 이루어진다. 이후 테노르의 d-c-b 움직임이 다시 한
번 반복되는데, 이번에는 C →B 진행이 가사의 마지막 음절에 맞춰 나타남으로써 ‘도착’으로
기능하고, 마디15의 B -조 중심을 재차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궁극적으로, 마디15-18은 B -완전
음향을 ‘연장’하는 움직임에 해당한다.
[예9-c]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악곡의 전반부는 G-조 중심에서 B -조 중심으로의 이동으로 요약
될 수 있으며, 첫 조 중심인 G-음향과 이를 지지하는 열린 종지의 D-완전 음향, 그리고 두 번째
조 중심인 B -음향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두 조 중심은 여러 요소들에 의해 확인되고 강화되는
데, 모티브 또한 그러한 요소 중 하나이다. 마디1-2의 트리플룸에 나타난 4도 상행선 ‘d-e-f -g’는
G-조 중심을 강화하는 모티브(모티브α)로, 마디 10-11에서 하행하는 형태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반면, 마디14-15의 트리플룸에 나타난 ‘d-e-f’는 B -조 중심으로의 변화를 나타내는 모티브로 작
용한다(모티브β).
38 서양음악학 제24-1호
59) 김미옥, 뺷중세음악: 역사⋅이론뺸 (서울: 심설당, 2005), 307. 마쇼의 다성 발라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는
반복되는 a 부분의 끝에 열림/닫힘 종지가 붙여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작품에서는 b 부분에도 열림/닫힘 종지가
나타나는데, 이 악곡이 그러한 사례에 해당한다.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39
60) 마쇼의 ‘장미, 백합, 봄, 푸른 잎’은 본래 3성부 구성으로 작곡되었다가 후에 트리플룸 성부가 추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트리플룸 성부는 악곡의 필수적인 부분이기보다는 장식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3성부의 음향 및
연속에 초점을 맞춘 본 연구에서는 트리플룸 성부를 제외한 칸투스, 콘트라 테노르, 테노르 세 성부만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았다.
40 서양음악학 제24-1호
4. 나가면서
14세기 다성음악을 두 층위, 즉 ‘활동적인 표면’과 ‘필수적인 협화음의 골격’으로 나누어 인식할
것을 촉구한 풀러의 연구는 이 시기 음악에 대한 깊은 통찰의 초석이 되었다. 분주한 선적 움직
임이 두드러진 아르스 노바 음악에서 수직적 음향을 수평적 움직임의 근간으로 보았던 풀러의
주장은 가히 획기적인 것으로, 이를 필두로 14세기 다성음악의 수직성에 대한 담론의 줄기가 형
성되었다. 필자는 여기서 논의된 ‘음향’ 및 인접한 음향들의 ‘연속’, 그리고 이들의 거시적인 움직
임을 통해 형성되는 ‘조성 구조’에 주목하였고, 이 세 가지 측면에 기대어 14세기 다성음악의 통
사론을 살펴보았다.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에 대한 논의는 이 시기에 사용된 3성부 음향들의 분류 및 각 유형의
명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음향을 완전성에 따른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퀸, 그의 음향-유형들
을 안정성의 측면에서 재정비한 풀러, 그리고 이를 상세화한 하르트의 음향 분류 체계는 큰 틀에
서 상당히 유사한데, 네 가지 유형의 틀 안에서 점차 수정⋅보완되는 양상을 보인다. 한편, 이러
한 개별 음향들의 ‘연속’은 ‘진행’ 혹은 ‘연장’의 매우 다양한 가능성을 통해 실현된다. 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것들을 분류하고 명명하였는데, 부분적으로 혼란스러움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는 각 용어의 정의에 대한 학자들 간의 합의가 부재함으로 인해, 같은 현상에 서로 다른 명칭
혹은 다른 현상에 동일한 명칭이 사용되는 것에서 일부 기인한다. 필자는 이와 같은 사례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비교⋅정리함으로써 14세기 다성음악에 사용된 ‘연속’에 대한 분명한 이해
를 돕고, 향후 이어질 후속 연구들에서 혼란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이어, 필자는 앞선 논의의 분석적 효용성을 보이기 위해 마쇼의 발라드 19, ‘사랑은 나를 갈망
하게 한다’와 롱도 10, ‘장미, 백합, 봄, 푸른 잎’을 분석하였다. 음향과 연속에 대한 고찰, 특히
종지의 여러 가지 유형과 강도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악곡의 주요 지점에 사용된 음향-연속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들의 거시적인 진행을 통해 형성되는 조 중심과 구조에 대해 기술하였다.
이를 통해, 두 악곡이 각각 ‘번잡한 구조’와 ‘단일 조성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였으며, 이 대조
적인 조성 구조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확립되어가는 과정을 밝혔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자는
구조적으로 중요한 음향들에 기둥과 슬러를 사용하여 음향의 위계를 차등적으로 나타내는 분석
방식을 사용하였다. 이는 악곡의 처음 및 구조적인 종지 지점에 사용된 음향들을 제시하는 데에
그친 베인의 연구에서 진일보하여 음향들의 위계와 통시적 성부진행을 동시에 보임으로써 그 유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43
용성을 제고하였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본 논문은 14세기 다성음악의 수직성을 두 가지 갈래로 나누어 조명하
였다. 첫 번째 갈래는 개별 음향과 음향의 ‘연속’을 통해 지엽적인 움직임을 논의하였으며, 두
번째 갈래는 14세기에 작곡된 두 다성 세속 악곡의 분석을 통해 조 중심과 구조, 즉 거시적 움직
임을 보이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소고(小考)가 14세기 다성음악의 수직성에 대한 이해의
거점이자 향후 많은 후속 연구의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검색어
아르스 노바(Ars Nova), 기욤 드 마쇼(Guillaume de Machaut), 음향(sonority), 연속(succession), 조성
구조(tonal structure), 사라 풀러(Sarah Fuller), 방향성 있는 진행(directed progression), 롱도(rondeau),
발라드(ballade), 번잡한 구조(messy stru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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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Abstract
The paper critically examines previous primary studies that illuminate discrete
three-voice sonority, succession of two adjacent sonorities, and tonal centricity and
structure and finally seeks large-scale tonal aspects for Ars Nova polyphonic music.
Focusing on breve-longer sonorities in Machaut’s secular work, Sarah Fuller has classified
them into three types and their succession into a progression and prolongation. Fuller’s
insightful study toward polyphonic aspects of Ars Nova music provoked remarkable
subsequent research. By taking her contribution as a starting point, we have explored
vertical and syntactical aspects of 14th-century music.
The research consists of two parts. First, we provided a basis for a deep understanding
of Ars Nova music’s sonority by examining a classifying system for the sonority and
succession proposed by Hellmut Kühn, Jared C. Hart, Jennifer Bain, etc. Second, we
concentrated on how three-dimensional paradigms of a sonority⎯sonority, succession,
and tonal structure⎯work in Machaut’s Ballad 19, Amours me fait desirer and Rondeau
10, Rose, liz, printemps, verdure. Besides primary concepts such as directed/neutral
progressions reviewed in the literature, our analyses divided tonal structures into “messy”
and “mono tonal,” and hierarchically showed structural sonorities located at important
points by stemming and slurring.
아르스 노바 음악의 음향, 연속, 조성 구조 47
정 세 은⋅송 무 경
본 논문은 14세기 아르스 노바 음악에 사용된 개별 3성부 음향, 인접한 두 음향의 연속, 그리
고 조 중심과 구조를 조명한 선행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음악의 거시적 계획을 보이고자
기획되었다. 14세기 다성음악의 통사론적 관행을 밝히는 과정에서 풀러(Sarah Fuller)는 마쇼
(Guillaume de Machaut, 1300∼1377)의 작품에 한 브레베 이상의 길이로 지속되는 개별 음향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나아가 이 음향의 연속을 ‘진행’과 ‘연장’으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이
는 아르스 노바 음악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들에 대한 매우 통찰력 있는 연구로서
여러 후속 연구를 촉발했는데, 필자는 바로 이 기념비적인 논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14세기 음악
의 수직성과 통사론을 탐구하였다.
연구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14세기의 음향과 음향들의 연속을 조명한 첫 갈래
에서는 퀸(Hellmut Kühn), 풀러, 하르트(Jared Hart), 베인(Jennifer Bain) 등이 제안한 음향과
연속의 분류 체계를 심도 있게 검토하여 아르스 노바 음악의 수직성에 대한 논의의 기반을 마련
하였다. 다음 갈래에서는 앞서 구축한 토대 위에서 마쇼의 발라드 19, ‘사랑은 나를 갈망하게 한
다’(Amours me fait desirer)와 롱도 10, ‘장미, 백합, 봄, 푸른 잎’(Rose, liz, printemps, verdure)
를 음향, 연속, 구조의 차원에서 조망하여 분석적 효용성을 입증하였다. 필자의 분석 사례는 선행
연구에서 제시된 음향의 방향성에 대한 지시 외에도 구조적인 음향에 사용된 기둥과 음향들의
위계를 차등화 하는 슬러를 통해 음악의 거시적 흐름을 ‘번잡한 구조’와 ‘단일 조성구조’로 이분화
하는 것에서 시작, 중요한 지점들에 나타나는 구조적 음향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