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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Fi00264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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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현 주**
1. 들어가면서
* 이 논문은 2020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분야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20S1A5A8043994).
** 김현주: 강사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1) 1840년대 리스트에 대한 대부분의 평은 그의 ‘초월적인 연주’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살아있는 위대한 작곡가였음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지만 살아있는 위대한 피아니스트였음을 더 부인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비평의 해석은
Michael Saffle, Liszt in Germany, 1840-1845: A Study in Sources, Documents, and the History of Reception (Stuyvesant,
NY: Pendragon Press, 1994), 203-218 참조; 1850-1860년대 리스트의 교향시에 대한 혼합된 비평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Keith T. Johns, The Symphonic Poems of Franz Liszt (Stuyvesant, NY: Pendragon Press, 1997), 83-138 참조.
2) Dolores Pesce, Liszt’s Final Decade (Rochester, NY: University of Rochester Press, 2014), passim.
3) Keith T. Johns, The Symphonic Poems of Franz Liszt ; Joanne Cormac, Liszt and the Symphonic Poem (Cambridge;
New York, NY: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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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을 다했다.4)
이 글은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의 또 다른 모습인 ‘작가 리스트’와 ‘편곡자 리스트’를 조명한다.
사실 작곡가, 작가, 편곡자 리스트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우리는 리스트가 작곡가이기 때문에
그의 글을 읽지 않는가? 그의 편곡 또한 그의 작곡의 중요한 한 부분이지 않는가? 사실 그의 글과
편곡 모두 이미 초기부터 왕성히 해 오던 예술 작업인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바이마르 시절 출판된 그의 저서는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 했고, 작곡가 이미지 구축으로
그의 ‘오리지널’ 작품에 치중하다 보니 그의 오페라 판타지, 페러프레이즈(paraphrase), 편곡은
연구의 핵심에서 벗어난 상태이다.5) 물론 당대 바그너에 대한 새로운 집중으로 그의 오페라에
대한 편곡의 논의는 적지 않게 발견되지만 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필자는 작곡가-저자-편곡자 리스트라는 맥락 속에서 그의 예술세계를
고찰하고자 한다.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바이마르 시절 출판된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리스트
의 저서와 편곡 작품이다. 이는 당시 그의 커리어와 엇박자를 내는 예술 작업인 점에서 흥미롭
다. 바이마르 궁정과 리스트 모두 이탈리아 오페라보다 독일 오페라를 선호한 것은 당연했기 때
문이다. 독일 오페라는 바그너의 작품으로 대변되는 아방가르드적인 미학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리스트의 선호는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6) 결과적으로 벨리니(Vincenzo Bellini,
1801-1835), 도니제티(Gaetano Donizetti, 1797-1848),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의 이
탈리아 오페라의 연주는 열외일 수밖에 없었다. 바이마르 기간 동안 전체 오페라의 연주 횟수에
비해 이탈리아 오페라가 10분의 1정도를 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7) 이처럼 이탈리아 오페라가
4) 1840-1884년 동안 리스트가 지휘한 작품의 전체 목록은, Alan Walker, Franz Liszt (Ithaca, NY: Cornell University Press,
1987–1997), 3 vols., II: 285-295 참조; 바이마르 극장에서 연주된 작품의 특징에 대한 논의는, Allan Keiler, “Liszt and
the Weimar Hoftheatre,” Studia Musicologica 28 (1986), 431-450 참조.
5) 리스트의 편곡에 대한 용어는 다양하다. 이 논문에서 ‘편곡’은 넒은 범위의 의미로 기존 음악을 재작업(reworking) 하는
것을 모두 아우른다. 이 중에 오페라에 토대를 둔 재작업은, 리스트가 직접 제목으로 명명한 것을 따르며, 판타지 또는
페러프레이즈(paraphrase)로 부른다. 따라서 이 세 용어가 어느 정도 겹치고 혼용되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19세기
편곡을 가리키는 다양한 방식과 용어는 의미 있는 주제로 필자가 이어서 주력하는 분야이다.
6) 당대 리스트와 바그너의 길고도 세부적인 서신에서 리스트는 바그너의 음악에 무지한 연주자와 청중에게 그의 음악을
알려 주려는 노력을 상당히 보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1850년 바그너의 ≪로엔그린≫(Lohengrin)의 리스트의 초연과
준비에서 그 단적인 예를 보여주는데, 이에 대해서 같은 해 4월 21일과 7월 2일에 바그너가 리스트에게 보낸 편지를
참조할 수 있다: Richard Wagner, Correspondence of Wagner and Liszt, trans. Francis Hueffer and rev. W. Ashton
Ellis, 2 vols. (New York: C. Scribner’s Sons, 1897), I: 62-68.
7) 이 연주 횟수는 워커가 제공한 1840-1884년 연주 전체 목록(Walker, Franz Liszt, II: 285-295)에서 필자가 1848-1861년으로
제한해서 간추린 것이다. 전체 오페라가 111회 정도이고 이탈리아 오페라는 10회 남짓으로 추정된다. 같은 오페라의
반복적인 연주를 고려하면 10번 남짓에서도 더 작은 수에 해당하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연주를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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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Franz Liszt, “Franz Liszts Sämtliche Schriften,” Vol. 5: Dramaturgische Blätter, ed. Detlef Altenburg, Dorothea Redepenning
and Britta Schilling (Wiesbaden: Breitkopf & Härtel, 1989). 필자의 연구는 최근 새롭게 출판된, 권위 있는 영문 번역본을
참조한다: Janita Hall-Swadley, The Collected Writings of Franz Liszt, vol. 3. Part I: Dramaturgical Leaves: Essays
about Musical Works for the Stage and Queries about the Stage, Its Composers and Performers (Lanham, MD: Rowman
& Littlefield, 2014). 드라마에 대한 리스트의 저서는 그의 미완성 오페라 ≪Sardanapale≫(1845-1851)에 대한 논의의
한 부분으로 다뤄진 것이 전부이다: James William Bryan, “Liszt’s Sardanapale: Its Creation, Sketches, and the Reception
of Mid-nineteenth Century Italian Opera Conventions,” (Ph.D. Diss.,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2009), 34-37.
브라이언의 논의는 간결하지만 이 주제에 대한 연구의 시작점으로 유용한 자료이다.
9) 뺷음악학사의 편지뺸의 권위 있는 영문 번역본은, Franz Liszt, An Artist’s Journey: Lettres d’un bachelier ès-musique,
ed. and trans. Charles Suttoni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89) 참조; <라 스칼라 에세이>는 Gazette musicale,
1838년 5월 27일, 217-222에 발행; <음악과 이탈리아 에세이>는 Revue musicale, 1839년 3월 28일, 101-105에 발행.
각각의 영문 버전은 Liszt, Artist’s Journey, 72-85, 167-180 참조.
이 밖에 리스트의 라 스칼라 극장의 경험에 대한 자료와 <라 스칼라 에세이>에 대한 간단한 논의는, Charles Suttoni,
“Liszt à Milan,” Revue Musicale 405 (1987): 177-187; Bryan, “Liszt’s Sardanapale,” 30-3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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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개요
10) 위의 각주 9번 참조.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37
11) Liszt, “Bellini’s Montague and Capulet,” in Collected Writings of Franz Liszt, III, 163.
12) Ralph Locke, “Liszt on the Artist in Society,” in Franz Liszt and His World, ed. Christopher H. Gibbs, Dana Gooley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6), 293.<라 스칼라 에세이>에 대한 원작자 이슈는 Hamilton, “Reminiscences
of a Scandal—Reminiscences of La Scala: Liszt’s Fantasy on mercadante’s Il giuramneto,” Cambridge Opera Journal
5 (1993): 187-198, 참조.
13) 리스트와 원작자 이슈를 다룬 논의는 다음 연구 참조: Liszt, Collected Writings of Franz Liszt, I, 4-16; Suttoni, “Introduction”
and “Liszt as Author,” in Artist’s Journey, X.238-245; Allan Walker, “Liszt the Writer on Music and Musicians,” in
Reflections on Liszt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2005), 217-238; Hyun Joo Kim, “Interpretive Fidelity to Gypsy
Creativity: Liszt’s Representations of Hungarian-Gypsy Cimbalom Playing,” The Journal of the American Liszt Society
67 (2016), 25, 각주 7 참조.
14) 구조의 획일화에 대한 이슈는 일찍이 도르티그(Joseph d’Ortigue), 페티(Francois-Joseph Fétis) 등의 비평가들과도 뜻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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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를 지적하였는데, (1) 구조의 확립과 (2) 멜로디의 집중이다. 혹자는 구조의 확립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리스트에게 그것은 구조의 가변성, 다양성의 부족을 초래하는
문제였다. 한 마디로 구조의 일률성, 획일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당시 관습적 구조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리스트는 그 구조를 구체적으로 기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19세기 처음 반 세기동
안 아리아와 듀엣을 지배했던 ‘교과서적인’ 로씨니의 구조는 잘 알려져 있다. 로씨니 초기의 듀엣
의 경우 두 단계의 드라마적⋅음악적 진행, 즉 하나는 템포 아타코(tempo d’attacco)에서 느린
섹션으로의 진행,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된 상태로의 이동과, 다른 하나는 템포 디
메쪼(tempo di mezzo)에서 카발레타(cabaletta)로의 진행을 떠올릴 수 있다.15)
리스트가 지적한 구조의 획일성은 당대 이탈리아 오페라의 문화와 관습을 꿰뚫어 보는 그의
통찰력을 보여준다. 당시 새로운 오페라를 계속 요구하는 풍조에 부합하여 오페라는 신속하게
작곡되어야 하는 ‘상품’이었다.16) 어떤 드라마적 상황이라도 간단한 수정으로 조정될 수 있는 구
조적 확립이 필요했던 것이다. 따라서 구조의 확립은 오페라 작곡의 시간적 제한과 맞물리는 결
과물이었다. 리스트는 이러한 상황 속에 놓인 이탈리아 오페라를 “제조업 작업 과정”이라고 우려
하면서, “모든 것이 이미 알려져 있고 종이에 음을 기보하는 실제 시간 외에 그 어떤 것도 필요하
지 않다”고 비판했다.17) 즉 기계를 이용해서 대규모 생산하는 제품 같은 성격을 띠는 오페라는
메뉴얼이 이미 다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보할 종이와 시간만이 필요할 뿐이라는 말이다. 그의
강도 높은 비판이다.
리스트는 구조의 획일성을 드라마적 내용을 표현하는데 장애가 되는 요소로 보았다. 이는 드
라마보다 관습에 의지하는 작곡가들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그는 <음악과 이탈리아 에세이>
에서 드라마의 “다양한 감정과 상황들이” 작곡가들의 “관행적인 방식,” 즉 “규격 방식”으로 수렴
되는 점을 비판하였다.18) 리스트에게 당대 오페라 작곡가들은 로씨니의 관습에 의존적인 그룹이
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음악적 활동은 “단순히 결실이 없는 소동”이고 “아마도 역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모든 이유가 있는 정적인 움직임”이라고까지 질책할 정도였다.19)
15) Scott L. Balthazar, “The Primo Ottocento Duet and the Transformation of the Rossinian Code,” Journal of Musicology
7/4 (Fall 1989), 473.
16) Roger Parker, “The Opera Industry,” in The Cambridge History of Nineteenth-Century Music, ed. Jim Sams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87-89; Philip Gossett, “Gioacchino Rossini and the Conventions of Composition,”
Acta Musicologica 42 (1970), 50.
17) Liszt, “La Scala,” 77.
18) Liszt, “Musical Conditions in Italy,” 173.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39
혹자는 이탈리아 오페라 역사에서 로씨니 관습에만 초점을 둔 리스트의 시야가 제한적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로씨니 후의 벨리니, 도니제티, 베르디 같은 작곡가들의 구조의 확대를 생각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리스트의 대응을 궁금해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포스트-로씨니 작곡가들에
대한 그의 이해는 부족했던 것인가? 물론 아니다. 리스트는 그들의 스타일의 변화를 확실하게
알아차리고 있었다. <음악과 이탈리아 에세이>에서 그는 말하길, “스케일들, 어려운 부분들, 고도
의 기교가 필요한 화려함이 더 이상 유행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벨리니의 음악이 변화를
가져왔다고 인정한다.”25) 아마도 이는 1830-1840년대에 로씨니의 장식적이고 화려한 멜로디를
대체하려는 현상을 염두에 둔 언급이라 생각된다. 리스트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지만, 그의
언급에서 벨리니의 ‘서정적 형식’(lyric form, AA’BA’ 구조)과 관련된 멜로디, 즉 장식이 덜 하고
더 단도직입적인 멜로디나, 벨리니와 도니제티의 더 단순하고 직접적인 표현의 ‘칸토 데클라마
토’(canto declamato)를 미루어 헤아려 볼 수 있다.26)
24) 이 에세이는 Revue et Gazette musicale에 출판된 리스트의 “음악 학사의 편지”(Lettres d’un bachelier ès musique)
에세이 시리즈의 1838년도 부분에 나타난 것이다: Liszt, Sämltiche Schriften, ed. Detlef Altenburg et al., I, 1–75; Liszt,
Artist’s Journey, 157, 169쪽 등 1838년대의 글에서 빈번히 나타난다. 일부 영문번역의 해석과 주석은, Locke, “Liszt
on the Artist in Society,” 291–302 참조.
25) Liszt, “Musical Conditions in Italy,” 173.
26) 로씨니와 벨리니의 차별화 못지않게 그들을 연속성 상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Gary Tomlinson, “Verdi
After Budden,” 19th-Century Music 5 (1981-82): 174-175 참조; 후자의 경우, Balthazar, “Rossini and the Development
of the Mid-Century Lyric Form,” Journal of the American Musicological Society 41 (1988): 102-125, 특별히 106-107
참조. 칸토 데클라마토의 논의는, Balthazar, “Rossini and the Development,” 102; Gary Tomlinson, “Italian Romanticism
and Italian Opera: An Essay in Their Affinities,” Nineteenth-Century Music 10/1 (Summer, 1986), 52, 59 참조.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41
초기의 글에 비해서 뺷드라마적 조각들뺸에서 이탈리아 오페라의 논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27) Cornelia Szazbó-Knotik, “Tradition as a Source of Progress: Franz Liszt and Historicism,” in Liszt and the Birth of
Modern Europe: Music as a Mirror of Religious, Political, Cultural, and Aesthetic Transformations: Proceedings of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Held at the Villa Serbelloni, Bellagio (Como) 14-18 December 1998, ed. Michael Saffle,
Rossana Dalmonte (Hilsdale, NY: Pendragon Press, 2003), 143-156; 특별히 예술가와 인류의 진보를 위해 그들이 고양되고
교육받아야 하는 중요성은 151-15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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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독일계는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의 오페라가 대상이 되었고, 프랑스계는 글룩(Christoph Willibald Gluck, 1714-1787), 마이어베어(Giacomo
Meyerbeer, 1791-1864), 오버(Daniel Auber, 1782-1871)의 오페라가 화제가 되었다. 구체적으로 다룬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Beethoven’s Fidelio (1854), Schubert’s Alfonso and Estrella (1854); Weber’s Euryanthe (1854); Gluck’s Orpheus
(1854); Scribe and Meyerbeer’s Robert the Devil (1854), The Mute from Portici by Auber (1854). 이 밖의 드라마적
서곡에 대한 글은 “About Beethoven’s Music to Egmont(1854)”; “About Mendelssohn’s Music to Midsummer Night’s
Dream”(1854)이 있다.
29) Cormac, Liszt and the Symphonic Poem, 24.
30) Liszt, “Bellini’s Montague and Capulet,” 157-170; “Donizetti’s The Favorite (1854),” in Collected Writings of Franz
Liszt, III, 187-200.
31) Liszt, “Bellini’s Montague and Capulet,” 161.
32) Liszt, 위의 글, 161.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43
시작된 유산과 지금 유행하기 시작하는 낭만 학파의 새로운 원칙을 혼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
다.33) 다시 말해서 로씨니 관습에 의존하고 있는 특징을 지적함에도 불구하고, 그 관습과 새로운
학파의 고유한 특징의 결합에서 보이는 구조적 변화를 발견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포스트-로씨니
레퍼토리의 표현양식과 구조의 차이를 인정한 것이다.34)
또는 형식을 의미하고, 더 나아가 그들의 오페라는 장르의 새로운 학파를 형성한다고 그 의의를
밝혔다. 게다가 스크라이브와 마이어베어가 보인 주제에 대한 새로운 면모들을 지적하며 “심지어
절대적 멜로디의 대표자들인 이탈리아 거장들도” 그 요소들을 탐색하였다고 말하면서, 그 거장들
로 벨리니, 도니제티, 베르디를 꼽았다.37) 즉 혁신적 그랜드 오페라의 발전을 추종하는 이탈리아
거장들의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 밖에 그랜드 오페라의 논의를 이끌기 위해 이전의 역사적 선례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리스
트는 모차르트의 업적을 말하며 이탈리아 오페라의 어려운 상황을 다시 한 번 반증한다. 이에
대해선 모차르트가 그의 오페라에서 성취한 비극과 코믹의 대조는 “오페라 세리아에서 감정의
균일화에 대한 뻔뻔한 왜곡을 피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 점에서 확인할 수 있
다.38) 사실상 이탈리아 오페라의 명성은 “파리에서 그랜드 오페라에 의해 손상되었다”고 리스트
는 생각했다.39) 결국 이탈리아 오페라의 현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직격탄을 남긴다. “이탈리아
오페라는 [대본을] 쓸 수 있는 작곡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수들, 그들 자신이 듣는 것을 이해
할 수 있는 청중이 결여되어 있다.”40)
37) Liszt, 위의 글, 116. 마이어베어와 같이 글룩의 업적 또한 이탈리아 오페라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에 대한 글에서 리스트는 글룩의 주요한 개혁 중 하나를 드라마적인 장면을 위해 오페라의 종래의 관습들,
즉 스테레오타입의 조직과 만연된 형식에서 음악을 벗어나게 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Liszt, “Orpheus by Gluck,” in
Collected Writings of Franz Liszt, III, 42).
38) Liszt, “Scribe and Meyerbeer’s Robert the Devil,” 111.
39) Liszt, 위의 글, 120.
40) Liszt, 위의 글, 120.
41) Liszt, “Donizetti’s The Favorite,” 190.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45
44) 대표적으로 리스트와 프랑스 종교 철학자이자 급진적 가톨릭 개혁가인 라므네(Félicité Lammenais, 1782-1854)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다. Andrew Haringer, “Liszt as Prophet: Religion, Politics, and Artists in 1830s Paris,” (Ph.D. Diss., Columbia
University, 2012), 50-151.
45) 리스트는 폰 마이엔도르프에게 베르디의 ≪레퀴엠≫과 현악 4중주 연주를 들을 것을 권했다. Liszt, The Letters of Franz
Liszt to Olga von Meyendorff 1871-1886, trans. William R. Tyler (Washington, D.C.: Dumbarton Oaks Trustees for
Harvard University, 1979), 254.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47
아래의 <표 1>은 바이마르 시절 완성된 베르디 오페라의 편곡의 출처를 보여준다.48) ≪예루살
렘의 아베 마리아≫(1848)는 ≪롬바르디아인≫의 기도 부분인 “아베 마리아”를, 두 버전의 ≪에
르나니 콘서트 페러프레이즈≫(각각 1847, 1859)는 ≪에르나니≫의 3막 마지막 카를로의 아리아
“오 위대한 샤를이시여”와 앙상블을, ≪리골레토 콘서트 페러프레이즈≫(1859)는 ≪리골레토≫의
3막 유명한 4중창을, ≪트로바토레의 미제레레≫(1859)는 ≪일 트로바토레≫의 4막 레오노라의
그랜드 아리아와 합창의 미제레레(Miserere)가 있는 앙상블을 토대로 한 작품들이다.
46) 리스트가 지휘한 연주 목록 중 Walker, Franz Liszt, II, 287, 290 참조.
47) 편곡의 목록은 Michael Short and Leslie Howard, Ferenc Liszt (1811–1886): List of works : Comprehensively Expanded
from the Catalogue of Humphrey Searle as Revised by Sharon Winklhofer (Milano: Rugginenti Editore, 2004) 참조;
온라인상에서 “IMSLP: Versions of Works by Others (Liszt, Franz)”에서 간편하게 참고할 수 있다. 1882년의 설정은
바그너, 베르디의 작품의 마지막 편곡의 해이기 때문이다. 이는 바그너의 ≪파르시팔≫에 토대를 둔 ≪Feierlicher Marsch
zum heiligen Gral≫과 베르디의 ≪Réminiscences de Boccanegra≫로써, 후자는 베르디의 개정판을 라 스칼라에서 공연된
일 년 후 바로 착수한 작품이다. 베르디의 편곡의 경우 <표 1>의 중기의 5작품과 후기의 4작품이 있으며, 후자는 각각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라≫, ≪돈 카를로≫, ≪아이다≫, ≪레퀴엠≫에 토대를 둔 작품들이다 (Réminiscences de
Boccanegra(1882), Coro di festa a marcia funebre(1867-1868), Danza sacra e duetto finale(1871-1872), Agnus Dei
de la Messe de Requiem(1877)). 문헌에 따라서 총 7개의 작품으로 보고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중기의 작품 중 ≪에르나니
페러프레이즈≫를 독립된 2개의 작품으로 보고 후기의 작품 중 베르디의 ≪레퀴엠≫의 편곡도 포함하여 총 9개의 작품으로
본다.
48) 이 표는 리스트 전집 신판(Neue Liszt Ausgabe, 이하 NLA로 축약)의 주석을 토대로 한다. Liszt, Neue Ausgabe sämtlicher
Werke, Ser. II. Freie Bearbeitungen und Transkriptionen für Klavier zu zwei Händen, Band 11, ed. Imre Mező (Budapest:
Editio Musica Budapest, 1970–), XV. ≪리골레토 페러프레이즈≫, ≪트로바토레의 미제레레≫의 경우 1852-1856년 사이
작업을 하고 1859년 ≪에르나니 페러프레이즈≫의 두 번째 버전이 나오면서 함께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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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Liszt, Thematisches Verzeichniss der Werke, Bearbeitungen und Transcriptionen von F. Liszt (London: H. Baron,
1965, reprint), 48.
50) 리스트가 뷜로우에게 1859년 12월 6일에 보낸 편지 참조: “슈베르트[Julius Schuberth]는 또한 트로바토레의 판타지아
주제에 대해 나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네가 이 작품의 유일한 소유자이자 주인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나는 ≪에르나니≫,
≪리골레토≫, ≪트로바토레≫의 세 편곡이 동일한 출판사에 의해 동시에 출판되길 원한다. 네가 이 이탈리아 샐러드에
대해 100개의 프레데리크 도르[Fréderics d’Or, Friedrich d’or, 19세기 프리드리히 금화]를 세 부분으로 요청할 수 있을
것 같다” (Liszt, Briefwechsel zwischen Franz Liszt und Hans von Bülow, ed. La Mara (Leipzig: Breitkopf & Härtel,
1898), 281-282; NLA, Book 11, XI; Kenneth Hamilton, “The Operatic Fantasies and Transcriptions of Franz Liszt:
A Critical Study,” (Ph.D. Diss., University of Oxford, 1989), 246. 뷜로우를 위한 작품들이지만 사실 리스트는 그 어떤
출판에서도 그의 헌정을 포함하지 않았다. 초판에는 ≪트로바토레≫, ≪에르나니≫, ≪리골레토≫ 순으로 출판되었다(NLA,
Book 11, xi).
51) Liszt, NLA, Book 11, xi.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49
52) Charles Suttoni, “Opera Paraphrases,” in The Liszt Companion, ed. Ben Arnold (Westport, CT: Greenwood Press,
2002), 187.
53) Charles Suttoni, “Piano and Opera: A Study of the Piano Fantasies Written on Opera Themes in the Romantic Era,”
(Ph.D. Diss., New York University, 1973), 244–323; and Kenneth Hamilton, “The Operatic Fantasies and Transcriptions
of Franz Liszt: A Critical Study,” (Ph.D. Diss., University of Oxford, 1989); Charles Rosen, The Romantic Generation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1995), 528-541.
50 서양음악학 제23-2호
54) Hyun Joo Kim, “Liszt’s Composer-Mindset Response to the Critique of Opera Fantasy,” 뺷음악논단뺸 39/1 (2018), 183-184.
55) Rosen, Romantic Generation, 528-541.
56) Suttoni, “Piano and Opera,” 318; Hamilton, “The Operatic Fantasies,” 242-270. 이 밖의 연구는 대부분 피아노 전공의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51
MA, DMA 논문들(대표적으로 Peter Paul Dorgan, “Franz Liszt and His Verdi Opera Transcriptions,” (DMA, Ohio State
University, 1982))인데, 이들은 유용한 예제의 분석을 보여주지만 상당 부분의 내용이 서로 중복된다.
57) Julien Budden, The Operas of Verdi, Vol. I: From Oberto to Rigoletto, rev. and rep. (Oxford: Clarendon Pres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2), 505.
52 서양음악학 제23-2호
오’(a capriccio,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로 연주하는 반면, 이어서 나오는 질다의 두 음
의 훌쩍이는 선율은 그녀의 심리적 충격을 반영하듯 ‘아지타토’(agitato, 급하게)와 ‘린포르잔
도’(rinforzando, 특정 음을 갑작스럽게 세게 연주)로 표현된다.58) 작품의 초입부터 두 캐릭터의
조각의 병치로 그들의 대조를 극명하게 선보인다.
58) 막달레나의 주제에서 다음과 같은 리스트의 코멘트가 발견된다: “옥타브들을 매우 간결하게 [연주]하기 위해 처음에 두
손으로 연주해야 한다”(NLA, Book 11, 23). 그녀의 쾌활한 캐릭터 연출을 위해 연주방식까지 동원하는 그의 의도를
볼 수 있다. 막달레나와 질다의 대조는 리스트가 세심하게 접근한 오케스트라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막달레나의 스타카토
멜로디가 옥타브 버전으로 되는 것은 원래 오케스트라 버전에서 그 선율을 플루트가 이중으로 연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막달레나가 공작에게 행하는 발랄한 캐릭터 표현 못지않게 플루트의 소리까지 감안한 피아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59) Dorgan, “Franz Liszt and His Verdi Opera Transcriptions,” 61-62.
60) Liszt, NLA, Book 11, 25.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53
는데, 여기에서 주제의 레이어링을 통해 드라마는 심화된다. [예3]에서 보듯이, 친근한 막달레나
의 스타카토 주제가 오른손에서 표현되자마자 리골레토의 주제가 왼손에서 받아친다. 흥미롭게
도 여기에서 막달레나의 주제는 베르디의 악보에는 없는 리스트의 첨가이다. 리골레토와 중첩되
어 있는 주제는 질다의 것이다. 리골레토가 “조용하거라, 우는 것은 부질없다”(Taci, il piangere
non vale)라며 딸을 위로하는 동시에, 질다는 “배신당한 비참한 마음”(Infelice cor tradito)의 고
통을 토로한다.61) 그의 위로가 근엄한 어조로 ‘아파시오나토’(appossionato)의 마킹과 함께 표현
되며, 질다의 절규는 반음계의 옥타브 멜로디로 나타난다. 리스트의 주제의 레이어링은 본래 베
르디의 작품에 내재해 있는 것을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막달레나의 선율을 첨가함으로써 기존의
레이어링을 더 강화하고, 바로 이어지는 리골레토와 질다의 동시적인 중첩으로 그 진행이 더 조
밀하고도 급박하게 일어나면서 드라마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마지막 섹션에서 보이는 질다의 주제를 다루는 점도 흥미롭다. [예4]에서 보듯이, 질다의 선율
이 등장하면서 감정이 고조된 그녀를 반영하듯 두 음의 흐느끼는 모티브는 양손 모두에서 교대로
표현된다. 베르디의 악보와 비교하면 두 음의 모티브의 교환은 질다와 오케스트라의 텍스쳐의
특징이다. 리스트는 이를 피아노의 오른손과 왼손의 교환을 통해 반영하면서도, 베르디 반주의
두 음의 모티브를 동음에서 도약으로 변형하면서 질다의 모티브로 새롭게 하는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 결국 오케스트라의 모티브도 그녀의 것으로 합치되면서 그녀의 감정이 농후한 패시
지로 변모된 것이다. 질다와 병치, 대조되던 막델레나의 선율은 거의 들리지 않고 이제 그녀의
흐느낌으로 가득하다. 질다에게 집중하는 순간이다.
62) 더욱이 이 패시지는 브로큰 옥타브(broken-octave) 패턴을 피아니씨모로 섬세하게 터치해야 하는 기술적으로 난해한
부분이다. 아마도 리스트 시대에 가벼운 터치가 더욱 가능했던 피아노에서 이 패시지의 연주가 더 용이했을지도 모른다.
63) 여기에서 피아니스트는 질다의 모티브를 피아노 돌체(piano dolce)를 유지하면서도, 악센트와 릴리스를 잘 살리면서,
“더 큰 열정을 담아”(con somma passione) 그녀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요구된다.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55
이상의 논의를 통해 질다의 선율을 중심으로 리스트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구조적 방식을 이
해할 수 있을 것이다. 캐릭터의 특징이 되는 조각을 취하고, 대치되는 또 다른 캐릭터의 조각과
함께 소개하고, 독립된 도입부에 그 둘을 병치하고, 그 대조는 반복될 때 기보의 차이로 더 두드
러지게 되었다. 또한 질다의 주제는 다른 캐릭터들과의 레이어링에서 더 조밀하고 극적인 진행을
보이며, 그녀에게 집중되는 순간에는 오케스트라의 반주 또한 그녀의 텍스쳐에 동화되며, 그녀의
비르투오소적 절정에서 다른 캐릭터들과 혼재하며 복잡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하였다. 만약 리스
트의 페러프레이즈를 이탈리아 오페라의 선율을 중심으로—여기에서 공작의 선율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기존의 방향대로라면, 그 외의 다양한 드라마적 재작업을 놓칠 수 있다. 모델의 빌려온
선율을 넘어 그 자신만의 구조적, 드라마적 재해석과 재음미가 돋보이는 사례일 수 있다. 아래에
서 선율을 넘어 오케스트라와 합창까지 확장하는 그의 재작업을 이어서 살펴본다.
64) 1837년 픽테(Adolphe Pictet)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리스트는 피아노 건반에서 오케스트라를 아우르고 무수한 악기들을
56 서양음악학 제23-2호
연출할 수 있다는 믿음을 표현한다. Revue et gazette musicale, 1838년 2월 11일; Adrian Williams, Portrait of Liszt:
By himself and his Contemporaries (Oxford: Clarendon Pres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0), 92-93.
65) 이 주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Hyun Joo Kim, Liszt’s Representation of Instrumental Sounds on the Piano: Colors
in Black and White, Eastman Studies in Music (Rochester: University of Rochester Press, 2019) 참조. 여기에서 모델이
되는 작품은 기악음악으로 한정했다.
66) Hamilton, “The Operatic Fantasies,” 250. 1847년 작품은 출판되지 않았고, 반면 1859년 작품이 출판되었으며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57
67) 대표적 예로, 카를로의 선율은 피아노의 중간 영역에서 레가토로 표현되면서, 위아래의 바깥의 성부들이 하프의 반주를
모방하듯 아르페지오로 그 선율을 장식하고, 그 장식은 선율의 반복에서 더 화려하게 발전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리스트의
대적이었던 탈버그의 유명한 ‘세 개의 손’ 텍스쳐/테크닉이 더해지면서 지극히 비르투오소적인 오페라 판타지의 특성을
가미한다.
68) Liszt, “Weber’s Euryanthe,” 65-66.
69) Bryan, “Liszt’s Sardanapale,” 25.
58 서양음악학 제23-2호
5. 나가면서
본고는 리스트의 바이마르 시절에 완성된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그의 비평과 편곡을 살펴보
았다. 기존의 연구는 바이마르 시절 그의 작곡가 이미지와 함께 그의 오리지널 작품에 집중하면
서 ‘작가 리스트’와 ‘편곡자 리스트’의 이슈를 등한시 한 경향이 없지 않다. 이와 달리 필자는 바이
마르에서 이탈리아 오페라가 열외로 밀려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그의 열
망과 비평이 지속, 확대되는 흥미로운 상황을 포착하여 그 장르에 대한 그의 저서와 편곡 작품을
탐구하였다. 그의 초기 ⪡라 스칼라 에세이⪢와 ⪡음악과 이탈리아 에세이⪢에 이어서 중기 에
세이 모음인 뺷드라마적 조각들뺸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오페라의 문제를 거침없이 지적하고 개혁
을 시도하는 그의 비평을 분석하였고, 다른 한 편에서 그의 음악적 비판과 대응을 보인 베르디
오페라의 페러프레이즈의 몇몇 사례를 살펴보았다. 그가 이탈리아 오페라의 문제라고 지적한 이
슈들, 즉 구조의 획일화, 멜로디의 과도한 집중, 타성에 젖은 작곡가와 청중은 오페라의 관습과
드라마의 괴리를 예리하게 지적한 그의 통찰력 있는 비판의식을 보여 준다. 더욱이 그 비판이
장르의 개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음악적 진보에 대한 그의 믿음을 표출한 것이기도 하다. 같
은 개혁의지라는 맥락에서, 물론 다른 음악적 매체이지만, 베르디 오페라 페러프레이즈도 차용된
주제 선율의 다각적인 구조적 접근을 통해, 선율을 넘어 합창과 오케스트라로 재작업의 범위를
확장하면서, 결국은 드라마를 강화하는 그의 고유한 접근 방식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필자의 연
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리스트를 비롯한 19세기 낭만 작곡가들의 비평과 편곡을 계속 확충할
바이마르 시절 리스트와 이탈리아 오페라 61
검색어
리스트(Franz Liszt), 바이마르(Weimar), 19세기 초 이탈리아 오페라(early 19th-century Italian opera),
뺷드라마적 조각들뺸(Dramaturgische Blätter), 베르디(Giuseppe Verdi), 편곡(transcription), 재작업
(reworking), 페러프레이즈(paraphrase), ≪에르나니 페러프레이즈≫(Ernani, Paraphrase de concert),
≪리골레토 페러프레이즈≫(Rigoletto, Paraphrase de concert)
62 서양음악학 제2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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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서양음악학 제23-2호
Abstract
Liszt’s aspirations for Italian opera during his tenure as Kapellmeister at the court
of Weimar, especially prior to 1855, have received little attention by scholars. Yet his
critical writings as well as his paraphrases attest to his endeavors in this direction, although
the court and Liszt himself preferred German operas such as Wagner’s to Italian ones.
This study investigates the critical and aesthetic views about Italian opera as genre in
his Dramaturgische Blätter written in the mid-1850s, which expanded his earlier essays about
drama, “La Scala” and “Music and Italy,” and also explores his paraphrases of Verdi’s
current operas. Such an examination demonstrates several issues about his perception
of both Italian opera and operatic paraphrase as genres, including their structural
uniformity, their excessive focus on melody, and composer and audience being uncritical
of the conventions. A consideration of these factors provides valuable insights into Liszt’s
belief in progress and reform as the way to raise the level of music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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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현 주